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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공산당 손바닥 위에서 놀아나야 하는’ 중국 국내외 기업들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공산당 손바닥 위에서 놀아나야 하는’ 중국 국내외 기업들

    중국의 국내외 기업들이 빠르게 ‘적화’(赤化)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수사와 직접 관련되지 않더라도 인터넷 기업이 관리하는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데다 상장기업에 대한 공산당 영향력을 강화하는 내용의 상장사 관리 규정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특히 민간기업과 외국 기업에 대한 공산당 통제력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중국 공안부는 6일 ‘인터넷 안전 감독·검사 규정’을 신설해 11월1일부터 시행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 규정이 시행되면 공안(경찰)은 ‘인터넷 안전’을 위해 인터넷 기업과 인터넷 사용자의 전산 센터, 영업 장소, 사무 공간에 들어가 조사를 진행하는 한편 조사 내용과 관련한 자료를 열람·복사할 수 있다. 공안 기관은 ‘안전상 문제’가 발견되면 책임자에게 문제를 해결하라고 지시할 수 있는 데다, 법규 위반에 해당하면 책임자를 행정·형사처벌도 할 수 있다. 비록 ‘안전상 문제’와 관련된 것이어야 한다는 단서 조항이 달렸지만 중국 공안은 법률상의 영장 없이 행정지도 형식으로 인터넷 기업과 사용자를 편리하게 감시할 수 있는 권한을 얻은 셈이다. 세계적으로 수사기관이 인터넷 기업이 관리하는 방대한 전산 정보에 접근하려면 법원 등 제3의 기관이 내주는 영장을 받는 것이 관행이다.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10월부터 ‘새로운 상장사 관리준칙’(上市公司治理準則)을 시행하고 있다. 새 준칙에는 ‘상장사가 공산당 당장(黨章·당헌)에 따라 회사에 당위원회(당조직)를 설립해야 하며 당위원회 구성과 활동에 필요한 조건을 반드시 제공해야 한다’는 조항이 들어갔다. 당위원회는 기업이 주요 의사결정을 할 때 이사회에 조언하는 역할을 하는 기구다. 상장준칙 개정으로 당위원회 설립이 사실상 의무화됐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상하이 증시에 상장된 1396개사와 선전(深圳) 증시에 상장된 2110개 기업 등 총 3506개 기업에 당위원회가 구성돼야 한다. 중국 경제 전문가들은 상장준칙 개정으로 공산당 입맛에 맞게 지배구조를 뜯어고치는 기업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정부는 앞서 지난해 10월 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 직전까지 중국 증시에 상장된 436개 기업이 정관에 ‘경영상 중요한 의사결정 사항이 있을 경우 당조직의 의견을 우선 듣는다’는 내용을 넣기도 했다. 중국 환구시보(環球時報) 영문판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유기업의 93%, 민간기업의 70%가 당위원회를 설치했다. 중국 현지에 진출한 외국 기업 10만 6000여곳에도 당위원회가 설립됐다. 미국에 거주하는 샤예량(夏業良) 전 베이징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업의)당 지도자가 (기업의) 최종 판결권, 통제권을 포함한 실권을 갖고 되고 기업 경영인은 월급쟁이로 전락했다”며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중국의 경제 현 상황을 유지하기 위해 국유기업을 밀어주고 이들 기업의 이익을 국가가 통제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이 같은 조치는 미국과의 무역전쟁으로 위기에 처한 공산당이 전면적인 조직 확대를 통해 당의 사회 장악력 강화를 꾀하고 있는 것과 맥락이 같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미국과의 무역전쟁과 날로 심각해지는 경기 침체로 중국 정부의 정책 노선이 비판받고 있는 상황에서 당 조직의 확장과 사회 장악력 강화가 더욱 절실해졌다는 것이다. 정치평론가인 천다오인(陳道銀) 상하이 정법대 교수는 “중국 공산당은 어렵고 중대한 상황에 부닥칠 때마다 당조직의 확장을 통해 사회에 대한 지도력을 강화하려는 전통을 지니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중국 현지에 진출한 외국 기업들은 전전긍긍하고 있다. 각종 불이익을 받을 것을 걱정해 울며 겨자 먹기로 공산당 소속 직원의 근무 중 정치활동을 용인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8월 중국 상하이(上海) 디즈니랜드에서 전 공산당원의 사상강연이 열렸다. 평일 근무시간이었지만 아랑곳 하지 않고 공산당 소속 직원 70명이 참석해 사회주의 사상에 대한 강연을 경청했다. 회사 책상에는 당내 지위를 나타내는 상징물을 꺼내놓기도 한다. 미국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월트디즈니의 중국 직원들 가운데 1.6%에 불과한 300명의 공산당원들이 아무런 스스럼 없이 공산당 행사를 갖고 있는 것이다. 이들 공산당원은 직원들의 복지상담까지 도맡으며 경영진과의 교섭단체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공산당원들을 위한 회관도 따로 마련했다. 프랑스 화장품 제조업체 로레알의 상하이지사 직원 식당에선 공산당을 상징하는 ‘망치와 낫’이 표시된 물건을 쉽게 볼 수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가 전했다. 르노 차이나에서는 외국인 신입 직원을 대상으로 공산당 교육을 시작했다. 독일 보쉬 중국지사의 공산당원은 매주 토요일 시 주석의 연설문을 학습한다. 다우케미칼과 프루덴셜도 중국 합작사에 공산당의 활동을 허용했다. 이런 만큼 일부 기업에서는 직원들이 공산당 행사에 참석하느라 자리를 비우며 근무 분위기를 흐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에 있는 컨설팅 회사 레드파고다리소시스의 책임자인 앤디 목은 “공산당이 기업의 새로운 주주가 되고 있다”며 “공산당의 경영 개입이 늘어나면서 외국기업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외국 기업들은 공산당 활동을 막을 방법이 현실적으로 없다. 외국 기업들이 공산당 활동을 제약하려고 하면 공산당 간부의 항의가 빗발치는 데다 중국 정부가 소방점검 등 행정조치를 통해 보복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외국 기업들이 공산당 활동을 비판한다는 것은 ‘자살행위’나 다름없다. 베이징 경영 컨설턴트 회사인 레드파고다의 앤디 목 이사는 “공산당이 각종 기업의 주주로 떠오르고 있다”며 “당이 기업의 중요 관계자가 되면서 기업의 의사결정 때 긴장감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중국 국영기업과 합작 투자한 서방 기업들은 회사 내부 공산당 세포(핵심당원)들에게 의사결정에 대한 명시적인 역할을 부여하라는 요구를 받았다고 털어놨다. 투자계획이나 인사 교체와 같은 중요한 경영 사안을 결정하는 데 공산당원들에게 의견을 들어보라고 요구한다는 얘기다. 제임스 치머만 전 주중국 미국상공회의소 회장은 “외국기업의 이사회에 공산당 조직의 침투가 시작되는 추세로 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주중국 유럽연합(EU)상공회의소 회장도 “추가적인 관리층의 등장은 합작사들의 독립적 정책결정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고 대중국 투자를 저해한다”고 말했다. 현재 외국인 지분율이 낮은 합작사가 입김을 강하게 느끼고 있으며 지분율이 50%인 합작사에서도 공산당의 요구가 커지고 있다고 서방 기업들이 전했다. 외르크 뷔트케 전 EU상공회의소 회장은 “유럽 투자자들은 이런 요구가 궁극적으로 100% 외국인기업으로도 향하는 게 아닌가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중국 주재 독일상공회의소는 공산당의 외국기업 내 당위원회 설치·확대 움직임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공산당의 경영권 침해를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며 공공연히 철수까지 거론했다. 주중 독일상의는 “공산당이 사내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 한다는 독일 기업의 보고가 잇따르고 있다”며 “이는 법적 근거가 없는 조치”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외부 간섭을 받지 않는 경영이 혁신과 성장의 단단한 기초”라며 “공산당의 간섭이 계속된다면 독일 기업은 중국 시장에서 철수하거나 투자를 철회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독일 기업은 지난해 모두 27억 1000만 달러(약 3조원)를 중국에 투자했다. 주중 유럽상공회의소도 비슷한 불만을 나타냈다. 유럽상의는 “당위원회가 이사회 권한을 침해하고 지배구조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복지안동 모드’에 들어간 찰리우드

    ‘복지안동 모드’에 들어간 찰리우드

    찰리우드가 ‘복지안동(伏地眼動·땅에 바짝 엎드리고 권력의 향방을 살피기 위해 눈알만 돌린다) 모드’에 들어갔다. 중국 최고 여배우 판빙빙(範氷氷)의 거액 탈세 사건이 일파만파로 확산되는 바람에 중국 당국의 엔터테인먼트산업 전반에 걸친 세무조사와 통제력이 강화될 것이라는 공포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찰리우드’(Chollywood)는 중국의 ‘차이나’(China)와 세계 영화의 본고장 ‘할리우드’(Hollywood)를 결합해 중국 영화산업을 의미하는 신조어다.판빙빙 파문을 계기로 중국 공산당이 엔터테인먼트산업에 대한 간섭 강도를 높일 것으로 우려해 투자가 꽁꽁 얼어붙는 바람에 찰리우드는 개점휴업 상태에 들어갔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5일 보도했다. 중국 세무당국은 앞서 3일 음양(陰陽·이중)계약서를 작성해 탈세한 혐의 등으로 판빙빙에게 벌금 5억 9500만 위안을 포함해 미납 세금 2억 8800만 위안 등 모두 8억 8394만 6000 위안(약 1446억원)을 내라고 명령했다. 판빙빙은 사과문을 통해 “최근 나는 전에 겪어본 적이 없는 고통과 교만을 경험했다”면서 “내 행동을 매우 반성하며 모두에게 죄송하며 전력을 다해 세금과 벌금을 내겠다”고 밝혔다. 중국 세무당국은 판빙빙이 탈세 문제로 처음 걸린 데다 그동안 세금 미납으로 처벌을 받은 적이 없다는 점을 들어 납부 마감일까지 돈을 제대로 내면 형사처벌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판빙빙은 관련법상 15일 이내에 이를 모두 납부해야 하나 납부액이 워낙 거액인 점을 고려해 연말까지 납부 시한을 늦춰줬다고 중국 경제관찰보가 전했다. 이에 따라 판빙빙은 아파트 41채를 팔아 이를 낼 자금을 마련하려 하고 있다고 홍콩 빈과일보 등이 5일 보도했다. 평소 부동산 투자에 관심이 많았던 판빙빙은 세금 납부를 위해 자신이 보유하는 다량의 부동산 중 일부를 급매물로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매물은 ‘개인 소유로서 재산권이 명확하고 관련 대출도 없지만 일괄 구매를 희망한다’는 조건이 붙었으며, 시가보다 최대 30% 싸게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매물의 총 가치는 10억 위안(약 1640억원)에 이른다. 빈과일보에 따르면 판빙빙의 재산은 70억 위안(약 1조 1500억원)에 이른다. 중국 세무당국은 연말까지 유명 연예인 등이 탈세 등을 ‘자수’하고 세금을 자진 납부할 경우 처벌하지 않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대대적인 세무조사를 통해 불법행위를 엄벌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찰리우드에서 이른바 ‘음양계약서’를 작성한다는 사실이 드러난만큼 이에 대한 당국의 수사도 계속될 전망이다. 판빙빙 사건의 발단도 음양계약서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지난 5월말 중국 관영 중앙방송(CCTV)의 유명 MC 출신인 추이융위안(崔永元)엔이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영화 ‘대폭격’(大轟炸)에 출연하면서 판빙빙이 작성한 것이 음양계약서라고 주장하는 자료를 공개했다. 그는 당시 1000만 위안을 받기로 한 계약서 외에 5000만 위안 규모의 이면 계약이 있다고 폭로했다. 금액이 적은 것은 세무서 납부용이고, 금액이 많은 것이 진짜 계약서라는 얘기다. 이 같은 폭로 이후 판빙빙은 중국 공안의 타깃이 되면서 잠적했다. 중국 국가세무총국이 직접 나서 판빙빙 사건을 조사했다. 이 때문에 찰리우드는 자칫 제작 계약을 체결했다가 중국 당국에 ‘미운털’이 박힐 수 있다는 두려움 속에 제작 일정을 늦추거나 신규 계약 체결에 극도로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 포착되고 있다. 텐키 틴 카이만 홍콩영화협회장은 “3개월 전 판빙빙이 사라진 시점부터 엔터테인먼트산업이 위축되기 시작됐으며, 영화는 물론 TV 드라마 제작도 대부분 보류된 상태”라고 밝혔다. 여기에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집권 2기 들어 공산당중앙선전부가 전면에 나서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정치적 색채를 강화하고 통제 일변도의 규제를 가하면서 문화산업 전반이 위축된 상태이다. 하지만 판빙빙 파문이 찰리우드의 장기적인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한 영화감독은 “판빙빙 사건 전에는 톱스타에게 천문학적인 금액의 출연료가 지급되면서 작가나 제작진이 받아야 할 돈마저 부족하기도 했으나 이제 이러한 문화가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 당국이 6월 영화와 TV쇼, 온라인 영상물 등을 만들 때 출연료가 전체 제작비의 40%를 넘지 못하도록 규정한 것이다. ‘출연료 독식’ 방지를 위해 주연배우의 출연료도 전체 출연료의 70% 이하로 제한했다. 이 지침이 나오기 전까지는 톱스타에게 주어지는 출연료가 전체 제작비의 50∼80%를 차지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판빙빙 사건 전에는 실제 받은 돈보다 적은 금액을 기재한 계약서를 만들어 세무당국에 신고해 세금을 탈루하는 ‘음양계약’ 관행도 만연했으나 이 같은 관행도 근절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판빙빙의 탈세 사건에 연루된 영화 ‘대폭격’ 개봉을 앞두고 있어 이 영화의 흥행 여부가 주목된다. 2차 세계대전을 무대로 한 영화인 대폭격은 배우 송승헌과 할리우드 액션스타 브루스 윌리스 등이 출연한다. 원래 8월이 개봉 예정이었지만 판빙빙의 사건이 터지면서 상영이 연기됐다. 대폭격이 오는 26일 전 세계에서 동시 개봉하면 송승헌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보복 조치에 따른 한한령(限韓令) 이후 3년여 만에 중국 개봉 영화에 출연하는 한국 배우가 될 전망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中 매체 “판빙빙, 아파트 41채 팔아 1450억 세금 낸다”

    中 매체 “판빙빙, 아파트 41채 팔아 1450억 세금 낸다”

    탈세 혐의로 중국 당국 처벌을 받게 된 중화권 배우 판빙빙이 아파트 41채를 팔기로 했다. 5일 홍콩 빈과일보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판빙빙이 자신이 보유한 아파트 41채를 팔아 1000억 원이 넘는 세금과 벌금을 납부한다. 해당 매체에 따르면 앞서 중국 세무당국은 이중계약서를 작성, 탈세한 혐의로 판빙빙에 벌금 5억 9500만 위안, 미납 세금 2억 8800만 위안 등 총 8억 8394만6000위안(한화 약 1450억 원)을 내라고 명령했다. 당국 측은 판빙빙이 납부 마감일까지 돈을 제대로 내면 형사처벌을 면하도록 했다. 또 관련 법상 15일 이내에 이를 납부해야 하지만, 납부액이 워낙 거액인 점을 고려해 연말까지 납부하게 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중국 다수 매체는 이날 “평소 부동산 투자에 관심이 많았던 판빙빙은 세금 납부를 위해 자신이 보유한 다량 부동산 일부를 급매물로 내놓았다”고 전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탈세 혐의 판빙빙 사과 “고통의 시간 보냈다”

    탈세 혐의 판빙빙 사과 “고통의 시간 보냈다”

    탈세 혐의가 불거진 배우 판빙빙(37)이 4개월의 침묵을 깨고 사과했다. 3일 판빙빙은 자신의 SNS 웨이보를 통해 직접 사과문을 올렸다. 판빙빙은 “최근 고통의 시간을 보냈다. 잘못을 반성한다. 공인으로서 모범이 되지 못해 죄송하다”고 탈세 혐의에 대해 인정하고 사과했다. 이어 “나를 사랑해준 친구들, 대중에게 죄송하다”며 “조사가 끝난 후 법에 따라 처분을 받겠다. 다시 한 번 진심을 담아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앞서 판빙빙은 탈세 의혹이 불거진 후 약 4개월 간 행적이 묘연해 여러 루머에 휩싸인 바 있다. 한편 중국 세무당국은 판빙빙에게 8억8300여만 위안(약 1437억 원)의 미납 세금과 벌금을 부과했다. 3일 중국중앙(CC)TV, 신화통신 등 관영매체에 따르면 중국 세무총국은 조세징수법에 따라 판빙빙과 소속 업체 등에 벌금 5억9600만 위안(약 967억 원), 미납 세금 2억8800만 위안(약 468억 원) 등을 내라고 명령했다. 중국 당국은 판빙빙이 출연료 이중 계약과 개인 작업실을 이용한 개인 보수 은닉 등 불법 행위를 저질렀다고 밝혔다. 중국 당국이 판빙빙에게 부과한 9억 위안 가까운 천문학적인 액수의 절반 이상은 판빙빙의 불법 행위에 대한 벌금이다. 중국 세무총국과 장쑤성 세무국에 따르면 판빙빙이 이중 계약, 수익 은닉 등의 방법으로 미납한 세금은 2억5500만 위안(414억 원 원)이이며, 연체금은 3300만 위안(약 54억 원)으로 총 2억8800만 위안(약 468억 원)이다. 이 금액의 2배에 달하는 5억9500만 위안(약 967억 원)을 벌금으로 물렸다. 중국 세법에 따르면 탈세액의 최대 5배까지 벌금을 물릴 수 있다. 판빙빙의 세금과 벌금 납부 마감일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중국 세무 당국은 판빙빙이 초범인 점을 고려해 납부 마감일까지 세금과 벌금을 모두 내면 형사처벌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판빙빙은 지난해에만 3억 위안(약 490억 원)을 벌어들이는 등 중국에서도 최상급 수입을 자랑하는 배우다. 미국 포브스에 따르면 2003부터 2016년까지 판빙빙이 벌어들인 누적 수입은 약 14억 위안(약 2288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군인권센터 “해사생도도 엄연한 군인, 몰카 사건 솜방망이 처벌 규탄”

    최근 해군사관학교에서 발생한 불법 촬영 사건과 관련해 학교 측이 이를 은폐하고 피해자를 방치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군인권센터는 1일 서울 마포구 이한열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군사관학교가 상습 불법 촬영 가해자에 대해 구속 수사를 진행하지 않고 단순히 퇴교만 시켜 책임을 무마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을 진행한 해사 66기 출신 방혜린 상담 지원 간사는 “사관생도는 군형법을 적용받는 군인인데, 이번 퇴교 조치로 민간인 신분이 돼버렸다”면서 “일반 병사가 여군 대상으로 몰카를 찍었다면 전역시키고 조사하는 게 아니라 군형법에 따라 군사법원에서 다뤄졌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생도가 사관학교 안에서 벌인 일이니만큼 학교도 사건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면서 “피해자를 보호하지 않고 가해자를 방치한 해군사관학교장 부석종 중장(해사 40기)의 책임을 물어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방 간사는 “사건을 인지한 9월 11일부터 언론에 사건이 보도된 20일까지 약 열흘 동안 해사는 피해자와 가해자 간 공간 분리도 제대로 하지 않고 조사를 진행했으며, 급기야 가해자는 격리된 채 누구도 지켜보지 않는 상황에서 자살 시도까지 했다”면서 “학교가 1년이나 여생도 숙소를 드나들던 몰카범을 무방비 상태로 방치했다”고 말했다. 앞서 해군사관학교 3학년 생도 김모씨는 2학년 때인 지난해 10월 중순부터 최근까지 1년간 11차례에 걸쳐 여생도 숙소 내에 몰카를 설치, 촬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의 범행은 지난 11일 여생도 화장실을 청소하던 생도가 종이에 감싼 스마트폰을 발견해 훈육관에게 신고하면서 밝혀졌고, 해사는 21일 교육운영위원회를 열고 김씨에 대해 퇴교 조치를 내렸다. 사관학교 생도가 퇴교하면 민간인 신분이 되기 때문에 이후 장병이나 부사관으로 다시 지원할 수 있다. 형사처벌을 받으면 부사관에 임용될 수 없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경찰 “구하라 상해혐의 검토 중“ 전 남자친구 상태 직접 살핀 뒤..

    경찰 “구하라 상해혐의 검토 중“ 전 남자친구 상태 직접 살핀 뒤..

    남자친구 A씨와의 폭행 사건에 휘말린 가수 구하라에 대해 경찰이 상해 혐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일 연합뉴스TV는 구하라와 A씨의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서울 강남경찰서가 구하라에게 상해 혐의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경찰은 출석 당시 A씨의 얼굴 상태를 직접 살핀 뒤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폭행이 아닌 상해 혐의가 적용되면 구하라는 검찰 조사까지 받아야하며 피해자가 고소 취하 의사를 밝혀도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 상해죄는 반의사불벌죄에 해당되지 않기 때문. 반의사불벌죄는 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면 처벌할 수 없는 범죄를 뜻한다. 경찰은 소환 당시 구하라의 피해 정도와 회복 가능성을 따져 A씨에게도 적용할 혐의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두 사람을 다시 불러 조사할 것이며 필요하면 대질조사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13일 오전 0시30분쯤 강남구 논현동 소재 빌라에서 구하라가 A씨를 폭행했다는 신고가 접수되며 두 사람의 열애와 다툼이 세간에 알려지게 됐다. 경찰에 신고한 남자친구 A씨는 구하라의 일방적 폭행을 주장하고 있는 상태며 구하라는 이에 반박해 쌍방폭행을 주장하고 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미친 X!” 정부민원 상담원에 욕설하면 형사처벌

    “미친 X!” 정부민원 상담원에 욕설하면 형사처벌

    앞으로 정부민원 콜센터인 ‘국민콜110’ 상담사에게 폭언, 협박, 성희롱을 하면 형사처벌을 받게 된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이런 내용을 담은 ‘정부민원안내콜센터 상담사 보호에 관한 업무 운영지침’을 제정해 다음달 1일부터 시행한다고 28일 밝혔다. 국민콜110 상담사는 중앙부처,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 316개 행정기관 업무에 대한 민원을 안내하거나 상담업무를 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1~6월까지 조사한 결과 성희롱, 욕설, 내용불명, 상습·강요, 반복·억지민원 등 월평균 2143건의 악성·강성민원에 시달려 왔다고 권익위는 지적했다. 조사 결과 일부 악성민원인들은 ‘씨XX아! 해주면 될 거 아니야’, ‘X같은 소리하고 있네’, ‘미친 X아. 너 죽을래?’ 등의 입에 담기 어려운 언어폭력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심지어 최근 6개월간 민원인 1명이 1564건의 민원을 제기한 경우도 있고, 상담원을 붙잡고 2~4시간 동안 전화를 안 끊는 민원인들도 있었다. 이에 권익위는 상담사들의 근무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상담사 보호방안을 마련해 지난해 9월 11일부터 1년간 시범운영했다. 그 결과 매일 걸려오는 악성·강성민원이 하루 평균 71건에서 6건으로 크게 줄어 상담사 보호방안이 효과를 보인 것으로 분석됐다. 권익위는 이번에 제정한 운영지침을 통해 민원인의 폭언이 관계 법률에 위반된다고 판단되면 수사기관에 고발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상담사가 해당 민원인에 대해 고소, 고발, 손해배상 청구 등의 조치를 할 수 있도록 지원방안을 담았다. 상담사의 무조건적인 수긍과 장시간 응대를 없애고, 악성·강성 민원인은 일정 기간 상담서비스를 받을 수 없도록 ‘이용정지제도’도 도입했다. 예를 들어 민원인이 성희롱하면 상담사가 1차 법적 조치를 경고하며 통화를 끊고 팀장에게 보고한 뒤 법적 조치를 검토한다. 해당 민원인은 7일간 서비스 이용을 정지하고, 재발하면 1개월 이용을 정지한다. 욕설 등 언어폭력은 상담사가 1차 경고 후 팀장에게 보고하고, 2차에는 자동응답으로 넘기고, 3회 이상 재발 시 고소·고발을 검토한다. 운영지침은 상담사가 특정 민원인으로부터 분리해 달라고 요청하면 업무 담당자를 교체하고, 감정노동으로 인한 정신적·신체적 피해 예방 및 치료방안도 담았다. 황호윤 권익위 서울종합민원사무소장은 “공공기관과 민간기관의 콜센터로 확산시켜 상담사들의 권익을 향상시키는 계기가 되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박현갑의 틈새보기] 소년나이, 13세와 14세 차이

    [박현갑의 틈새보기] 소년나이, 13세와 14세 차이

    “어리다고 놀리지 말아요” 최근 유튜브 인기스타 중에 초등학생 창작자들이 적지 않습니다. 어린이 놀이터의 미끄럼틀을 100번까지 어떻게 탈 수 있는지 알려주는 영상물로 조회수 110만여건을 기록한 12살 어린이도 있죠. 이처럼 창의성을 바탕으로 어른들을 놀라게 하는 어린이도 있지만 상상을 초월하는 범죄로 부모들을 충격에 빠트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지난 7월 인천의 13세 여중생이 또래 남학생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이후 극단적인 선택을 했습니다. 해당 남학생은 지난 2월에 이 여학생을 화장실에서 성폭행을 했다고 자백했습니다. 하지만 14세 미만이라 형사처벌은 받지 않습니다. 사회봉사명령이나 소년원 송치 등 보호처분 대상일뿐입니다. 이 여학생의 극단적인 선택과 성폭행 사이에 직접적 인과관계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알려져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분노가 강했습니다. 아버지를 흉기로 찌르기도 2년 전에는 어머니를 때리는 아버지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11살 초등학생 아들이 경찰에 붙잡힌 일도 있습니다. 2016년 1월 7일 경기도 김포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경찰에 따르면 이 학생은 오후 10시 47분쯤 자신의 방에서 아버지 B(55)씨의 배를 흉기로 한 차례 찔렀습니다. 학생은 경찰조사에서 “아버지가 평소 자주 폭행을 했고 사건 당일에도 집에 늦게 귀가한 어머니를 때리는 것을 보고 부엌에서 흉기를 가져와 홧김에 찔렀다”고 진술했다고 합니다. 이 학생 역시 만 14세 미만의 형사 미성년자이어서 형사 책임을 물을 수 없습니다. 지난 6월 26~27일에는 중·고생 10명이 여고생을 노래방으로 불러내 노래소리를 크게 한 상태에서 1시간 30분동안 폭행한 뒤, 얼굴을 가리고 관악산으로 데려가 성추행과 폭행을 한 일도 있습니다. 경찰은 가해청소년 10명 중 9명은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고, 만 14세 미만인 중학생 1명은 가정법원으로 넘겼습니다. 검찰로 송치된 9명 중 혐의가 무거운 7명은 구속된 상태입니다. 이 사건 피해자 언니는 지난 7월 3일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여고생이 중·고생에게 관악산으로 끌려가 집단폭행을 당했다. 경찰이 수사 중인데도 가해자들은 태연하게 SNS를 하고 있다. 한국은 나이가 어릴수록 처벌하기 어렵다”며 소년법 폐지나 개정을 청원하는 글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렸습니다. 잇단 청소년 강력범죄 발생으로 처벌강화를 외치는 여론이 높아지면서 정부가 소년법 개정을 추진 중입니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달 23일 국민청원 47번째 답변자로 나서 소년법상 형사 미성년자 상한연령을 14세에서 13세로 낮추는 소년법 개정을 추진 중이며 소년범죄 예방가 소년범 교화노력도 병행할 것이라고 답변했습니다.소년법 변천 소년법은 1958년 7월 법률 제489호로 제정·공포된 후, 지금까지 여러차례 개정되었습니다. 최초 제정당시 소년의 기준은 20세 미만이었으나 현재는 19세 미만을 소년으로 규정(2조)하고 있구요. 범죄소년은 어떤 범죄를 저질러도 최대 15년형까지만 유기징역을 내릴 수 있습니다. 촉법소년(4조)은 최초 제정당시에는 12세 이상 14세 미만이었으나 2007년 법 개정으로 현재는 10세 이상 14세 미만으로 바뀌었습니다. 촉법소년은 죄를 지었으나 형사처벌은 불가능하며 보호처분만 받습니다. 10세 미만은 보호처분 자체도 불가능합니다. 현재 국회에는 26건의 소년범죄 관련 개정 법률안이 발의된 상태입니다. 형사 미성년자 연령을 ‘10세 이상 14세 미만’에서 ‘10세 이상 13세 미만’으로 낮추는 방안이 핵심입니다. 흉악 범죄를 저지른 청소년을 성인처럼 취급하여 처벌의 상한을 높이는 방안도 있습니다. 사형 또는 무기형의 죄를 범할 당시 18세 미만인 소년에 대해 사형 또는 무기형으로 처할 경우, 15년 유기징역으로 한다는 것을 사형시에는 무기징역으로, 무기형을 내릴 때에는 20년으로 높이는 방안도 있습니다. 그리고 징역 또는 금고를 선고받은 소년에 대하여 가석방을 허가할 수 있는 형의 집행 기간도 늘림으로써 가석방을 어렵게 하려는 방안도 제안됐구요. 외국은? 우리나라처럼 형사미성년자 기준이 14세 미만인 나라는 독일, 일본, 오스트리아입니다. 13세 미만은 프랑스, 호주나 영국은 10세 미만입니다. 13세와 14세, 어떤 차이 있나? 형사 미성년자 상한연령을 14세 미만에서 13세 미만으로 한살 낮추면 13세 범죄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올 상반기 청소년범죄 통계에 따르면 형사미성년자 중 10~13세 범죄는 전년 동기 대비 7.9% 증가했습니다. 그런데 13세 범죄만 놓고 보면 14.7% 늘었습니다. 이 통계는 정부가 형사미성년자 연령을 13세 미만으로 낮출 필요가 있다는 주장하는 주요근거 가운데 하나입니다. 김상곤 장관은 “초등학생은 형사 미성년자로 남기고, 중학생부터는 형벌 법령에 저촉되는 행위를 할 경우, 범죄 기록이 남거나 교도소에 가게 될 수도 있습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즉, 같은 13세라고 하더라도 학교급에 따라 처벌수위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범죄소년에 대한 치료와 교육이 병행되지 않으면 단기적 효과에 그칠 수 있습니다. 보호처분의 핵심인 보호관찰이 제대로 이뤄지기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소년보호관찰관이 보호처분 대상자의 재범 위험 수준에 따라 상담과 장학금 지급 등 다양한 관리감독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인력이 부족하다고 합니다. 지난 8월 기준 소년보호관찰관 1명이 담당하는 소년은 118명입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27.3명의 4배 수준이죠. 정부는 이를 1인당 33명선으로 낮춘다는 계획입니다. 소년원 학생이나 보호관찰 청소년 치료와 교화가일반 학생 지도보다 훨씬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담당인력 증원을 서둘러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형사처벌 연령 인하가 형사책임주의 원칙에 어긋날 수 있고 처벌의 실효성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형사책임주의라는 것은 행위자가 책임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잘못했다는 것이 전제돼야 하는데 촉법소년이 저지른 잘못된 일이 빈번하다고 해서 형사책임 연령을 일률적으로 낮추면 형사법체계의 대원칙이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2015년 10월 경기도 용인 아파트 옥상에서 벽돌을 던져 50대 여성이 사망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범인은 이 아파트에서 사는 9살 초등학생이었습니다. 하지만 형사처벌은 물론 보호처분 조치 대상도 안 돼 정의에 부합하느냐는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청소년 성숙,법은 10여년 전이라면 형사미성년자 연령 인하 문제는 선택의 문제로 보입니다. 과거에 비해 지금의 청소년은 경제성장과 학교교육 보편화로 정신적ㆍ육체적으로 성숙한 상태입니다. 그리고 인터넷 발달로 청소년 모방범죄는 기승을 부리고 범죄수법은 성인범죄에 못지않게 흉포화되고 있습니다. 피해자 입장에서 보면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만으로 범죄행위에 걸맞는 처벌이 되지않는다면 분노할 수 밖에 없습니다. 법은 시대상황에 따라 수시로 바뀌기 마련입니다. 청소년 범죄행태의 변화와 국민의 법감정을 반영하여 국민 모두가 납득할 사회적 정의를 실천하는 지혜가 필요해보입니다. 형사처벌 대상 나이를 낮춰 청소년 범죄를 억제하는 한편 보호처분기간 다양화와 보호관찰인력 증원 등 실효성있는 교화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봅니다. 이같은 입법 및 행정조치와 별도로 사회공동체의 노력 또한 중요합니다. 청소년 보호와 교육책임은 가정과 학교만이 아니라 국가와 사회 전체의 책무입니다. 박현갑 논설위원 eagleduo@seoul.co.kr
  • “더치페이가 더 편해요”…청탁금지법 시행 2년, 우리 사회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더치페이가 더 편해요”…청탁금지법 시행 2년, 우리 사회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청탁금지법 시행 2년을 맞아 일반 국민 10명 중 7명은 ‘더치페이’가 편해졌다고 인식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박은정 국민권익위원장은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청탁금지법 인식조사 결과와 신고·처리 현황’을 발표했다. 청탁금지법은 일명 ‘김영란법’으로도 불린다. 2016년 9월 28일부터 시행됐다. 국민권익위원회는 한국 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10일까지 일반 국민(1000명), 공무원(503명), 공직유관단체 임직원(303명), 교원(408명), 언론사 임직원(200명), 음식점업 종사자(202명), 농수축산화훼 종사자(400명) 등 총 3016명을 대상으로 청탁금지법 인식조사를 실시했다. 전체 응답자 중 더치페이가 편해졌는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매우 그렇다’ 또는 ‘그렇다’고 응답한 인원이 1689명(56%)이었다. 특히 응답자 가운데 일반 국민은 69.2%가 더치페이하는 것이 편해졌다고 답했다. 일반 국민을 제외한 조사 대상자별로는 공무원이 더치페이가 편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77.7%로 가장 높았다. 언론인이 49%로 가장 낮았다. 한편 상대방이 더치페이를 제안했을 때 이를 이해하게 됐다는 응답은 공무원이 90.1%로 가장 높았고 공직유관단체 임직원이 89.1%, 교원 83.6%, 일반 국민 83.2%, 언론인 72.5% 순이었다. 청탁금지법 시행은 찬성하는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공직유관단체 임직원이 97%로 가장 높았고 공무원(95.6%), 일반 국민(89.9%), 언론사 임직원(74.5%)이 뒤를 이었다. 청탁금지법이 우리 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한 비율은 공무원이 95%로 높았고 일반 국민은 87.5%였다. 권익위가 지난 1월 직무 관련자에 대해 허용하는 음식물·선물·경조사비 상한액을 상향 조정한 것에 대한 설문조사에서는 잘했다고 응답한 일반 국민은 78.6%였다. 영향업종 종사자는 81.2%로 집계됐고, 소비 장려에 도움이 된다는 응답률은 일반 국민 61.4%, 공무원 67.4%였다. 한편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부터 지난해 말까지 공공기관에 접수된 청탁금지법 위반신고는 5599건이었다. 월평균 373건이고 공직자 1만명당 3건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형별로 보면 외부강의를 나갔는데 신고하지 않은 게 4096건(73.1%)으로 가장 많았다. 금품수수 967건(17.3%), 부정청탁 435건(7.8%), 외부 강의 초과사례금 수수 101건(1.8%) 순이었다. 외부강의 미신고를 제외한 1503건의 처리 현황은 1192건이 신고접수 기관에서 종결됐거나 조사 중이고 311건에 대해서는 법적 제재 절차가 진행됐다. 무죄·기각을 제외하고 실제로 형사처벌이 이뤄진 사건은 11건이다. 과태료 부과는 56건이고 각 기관이 자체적으로 징계부가금을 부과한 거은 16건 등이다. 총 83건에 대해 법적 제재가 이뤄졌다. 현재 수사·재판 절차가 진행 중인 사건은 170건이다. 형사처벌된 사건으로는 사립초교 신입생 모집 전형에서 탈락한 아동의 학부모가 부정청탁을 했는데 해당 아동을 정원 외로 입학시킨 교장과 교감에게 벌금 700만원과 500만원이 각각 선고된 것이 있다. 학부모에겐 5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됐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왜 의사·여자에게만 돌 던지나… 낙태, 사회적 합의로 풀어야”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왜 의사·여자에게만 돌 던지나… 낙태, 사회적 합의로 풀어야”

    한국에서 인공임신중절(낙태) 수술은 불법이다. 1953년 형법 제정 때부터 범죄로 규정했다. 다만 1973년 모자보건법을 만들어 성폭력에 의한 임신, 유전적 질환 등 극히 일부 경우에 한해 예외를 뒀다. 불법 낙태가 적발되면 여성은 1년 이하 징역 또는 200만원 이하 벌금, 의사는 2년 이하 징역의 형사처벌을 받는다. 법은 이렇게 엄하지만, 낙태율은 1000명당 29.8명(2005년 기준)으로 낙태 허용 국가인 캐나다(13.7명)보다 훨씬 높다. 법대로 하자면 상당수 산부인과 의사들은 범죄자가 될 수밖에 없다. 지난달 28일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보건복지부가 낙태 수술을 비도덕적 진료 행위로 규정하고, 수술한 의사의 자격을 1개월 정지하는 행정처분규칙 개정안을 공포한 데 반발해 낙태 수술 거부를 선언했다. 파장은 컸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낙태 의사 처벌 강화를 철회하라’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에 복지부는 헌법재판소에서 낙태죄 위헌 여부가 결정될 때까지 행정처분을 유예하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하지만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근본적인 해법이 아니다”라며 낙태 수술 거부를 유지하고 있다. 김동석(59) 대한산부인과의사회장을 지난 13일 만나 자초지종을 들었다. 김 회장은 서울 강서구에서 24년째 산부인과를 운영하는 개원의다. 지난 7월부터 대한개원의협의회장도 맡고 있다.→복지부가 행정처분을 미뤘는데도 낙태 수술 거부를 지속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국민의 혼란과 건강권 보호 등 사태의 심각성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해결의지 없이 임시방편으로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에 불과하다. 행정처분을 유예했으니 이제는 연간 수십만 건씩 이뤄지는 낙태를 허용하겠다는 것인지 묻고 싶다. 복지부는 헌재 판결이 나면 개정안도 자연스럽게 정리될 것으로 보고 있는데 그런 방관자적인 태도는 온당하지 않다. 당장 의사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가이드라인조차 마련돼 있지 않다. 정확한 기준의 개정안을 만들기 전까지는 우리 스스로를 보호하는 차원에서 수술을 할 수가 없다.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못하는 것이다. 지금처럼 사문화된 법이 아니라 공론화를 통해 법이 제대로 만들어지면 우리는 그 법을 지킬 것이다. →복지부는 이전에도 불법 낙태 수술을 한 의사에게 1개월 자격정지 처분을 내렸기 때문에 처벌 강화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이번 개정안이 왜 문제가 되는가. -이전에도 1개월 자격정지 처분을 내린 건 맞지만, 재판 결과가 유죄로 나와야 행정처분이 이뤄졌다. 이제는 개정안에 확실하게 비도덕적 진료행위로 규정이 돼서 즉시 처벌이 가능해졌다. 자격정지 몇 개월이 중요한 게 아니라 낙태 수술을 한 여성이나 의사를 비도덕적이라고 낙인찍은 게 문제의 본질이다. 현행 모자보건법은 45년 전에 만들어졌는데 당시엔 산아제한 때문에 보건소에서 낙태 수술을 권할 정도로 일반적이었다. 이후 수십 년 동안 국민이나 의사나 낙태 수술을 당연한 현실로 받아들였다. 형법에는 낙태 수술을 한 여성과 수술한 의사를 처벌한다고 돼 있고 한 해 수십만 건의 불법 낙태 수술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처벌은 드물다. 그런데도 유명무실해진 법을 내세워 불가피하게 수술을 택한 여성과 이를 도와준 의사를 비도덕적이라고 규정한 것은 부당하다. →모자보건법을 현실에 맞게 개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했다. 어떤 부분이 바뀌어야 하나. -산부인과 의사들은 모자보건법에서 허용된 낙태 사유가 적절치 않다는 의견을 지속적으로 제기했다. 의학적으로 문제가 있는 내용이 많은데도 어느 정권이나 해결할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 현행 모자보건법은 산모의 상황에 따라서만 낙태를 허용하고 태아와 관련한 사유는 포함돼 있지 않다. 일례로 무뇌아처럼 생존이 불가능한 태아라도 현행법에서는 낙태 수술을 할 수가 없다. 반면 유전이 되는 정신 장애가 아닌데도 정신질환 부모의 낙태를 허용해 정신장애 환자들의 인권을 침해하고 있다. ‘의학적으로 임신의 지속이 모체의 건강을 심각하게 해치는 경우’라는 조항도 매우 모호한 표현으로 논란의 여지가 크다. →낙태죄 처벌 강화에 따른 부작용이나 폐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처벌 강화로 산부인과 의사들이 낙태 수술을 할 수 없게 된다면 음성화가 더 심각해져 돌이킬 수 없는 사회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안전하지 않은 수술로 여성의 건강이 위협받고,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낙태를 금지한 필리핀이나 브라질 같은 국가에서 낙태 수술로 인한 모성사망이 많다는 자료가 세계보건기구(WHO)에 보고되고 있다. →그렇다면 의사회는 낙태 합법화를 주장하는 것인가. -아니다. 낙태 합법화에 대한 반대나 찬성은 의사 회원 각자가 가치관과 신념에 따라 결정할 문제다. 낙태 수술을 합법화하라는 게 아니라 입법 미비에 따른 혼란이 심각하니 바로잡아 달라는 것이다. 다만 일선 의료 현장에서 불가피하게 낙태를 해야만 하는 경우를 자주 봐 온 의사의 입장에선 외국의 사례처럼 사회적·경제적 사유로 인한 낙태를 허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중요한 건 사회적 합의다. 어느 쪽이든 공론을 거쳐 법이 만들어지면 의사는 지켜야 한다. →불법 낙태약인 미프진 도입을 허용해야 한다는 여론도 있다. -낙태가 불법인데 미프진을 합법화하라는 주장은 공허한 메아리다. 미프진은 외국에서도 산부인과 의사의 진단과 처방을 받아야 하는 전문의약품이다. 인터넷에서 미프진 불법 유통이 만연하면서 하혈 등 부작용으로 산부인과를 찾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가짜 약까지 나돈다. 그런데도 정부는 손을 놓고 있다. 낙태 처벌을 강화하겠다면서 왜 미프진 통용은 방치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하루빨리 실태조사를 해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저출산의 영향으로 산부인과의 어려움도 클 것 같다. 분만이 가능한 병원이 없는 지역도 상당수에 달한다는데. -합계출산율이 빠른 속도로 떨어지면서 산부인과도 덩달아 위기에 몰렸다. 그로 인한 분만 인프라의 붕괴는 이미 위험 수위를 넘었다. 분만 산부인과는 전국 600여곳으로, 지난 10년간 절반으로 줄었다. 우리나라 50여개 시·군·구에 분만 산부인과가 없다는 통계도 있다. 산부인과 전공의 배출도 감소 추세다. 저출산뿐만 아니라 분만 사고 시 의사의 책임이 무거운 점도 분만을 꺼리게 하는 주요 요인이다. 예전엔 산부인과 의사들이 태아와 산모, 두 생명을 살린다는 자부심과 사명감으로 밤낮없이 일했다. 요즘은 낙태 수술로 비도덕적 의사로 낙인찍히고, 분만 사고로 폐업 위기에 몰리는 이중고로 자괴감이 크다. 산부인과 간판 대신 피부 미용을 전문으로 하는 여성클리닉 병원이 늘어나는 현실이 안타깝다. →정부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화위원회에 산부인과 의사가 한 명도 없다. 분만 인프라가 망가진 걸 알면서도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 이런 안이한 인식부터 바뀌어야 한다. 외국 사례처럼 산부인과의 진료 환경 개선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 일본은 2006~2010년 약 3조원을 투입해 산부인과 살리기에 나섰다. 의사와 산모에게 분만 지원금을 주고 산부인과에 진학하는 의대생에게 장학금을 지급했다. 뇌성마비 아이가 태어나면 국가와 지자체에서 보험금 등을 전적으로 책임지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의료기관이 모든 책임을 떠맡는 실정이다. 분만에 따른 여러 가지 의료사고는 불가항력적으로 생기는 경우가 많다. 사고가 났을 때 산모와 산모 가족이 가장 힘들겠지만, 의료진도 어렵다. 저출산 정책에 많은 재원을 사용하는 대한민국에서 산부인과의 불가항력적 사고에 대해 국가가 더 적극적으로 책임을 분담하지 않는 것은 부당하다고 본다. 분만을 포기하는 경우는 대부분 의료사고를 경험한 이후다. 산부인과의 저수가 문제도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coral@seoul.co.kr
  • 살 찌워 4급… ‘현역기피 족보’ 공유한 성악과

    77㎏현역 대상자, 재검 땐 106.5㎏ 증량2010년 이후 개연성 있는 200명도 조사 현역병 판정을 피하고자 고의로 체중을 늘린 서울 소재 A대학의 성악 전공자 12명이 병무청에 적발됐다. 병무청은 11일 고의로 체중을 늘려 병역을 회피한 서울 소재 대학 성악 전공자 김모(22)씨 등 12명을 적발해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병무청은 다만 개인정보 침해와 명예훼손 우려 등을 이유로 이들의 대학 명칭과 실명을 공개하지 않았다. 이들은 단백질 보충제를 복용하고 병역판정검사 당일 알로에 음료를 1~2㎏ 마시는 등의 수법으로 체중을 늘려 4급 사회복무요원 소집대상 처분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알로에 음료는 알갱이가 있어 체내 흡수가 느린 점을 악용해 체중 중량에 이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병무청이 디지털 포렌식 장비로 복원한 카카오톡 대화 내용에는 “지금 101㎏야”, “난 한 달에 15㎏ 쪘는데”, “하루에 5끼 먹으면 돼”, “알로에 주문 많이 해야겠다” 등 집단으로 몸무게 늘리기를 시도한 정황이 있다. 적발된 성악 전공자 B(24)씨는 2013년 최초 신체검사에서 키 175㎝, 몸무게 77㎏으로 현역 판정 대상이었으나 2016년 재검사 때 몸무게가 106.5㎏으로 늘어 4급 판정을 받았다. 이들은 같은 대학 성악과 동기 및 선후배로서 체중을 늘려 4급 판정을 받은 후 2명은 이미 복무를 마쳤고, 4명은 현재 복무 중이며 나머지 6명은 소집대기 중에 있다. 병무청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제보를 받고 체중 증량에 의한 병역 면탈 범죄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집단으로 현역병 판정을 피한 사례를 적발하게 됐다”고 말했다. 병무청은 이들이 현역으로 복무하면 성악 경력이 중단되는 것에 대한 우려와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 시 퇴근 후 자유롭게 성악 활동이 가능하다는 점을 노려 현역병 복무를 피한 것으로 보고 있다. 병무청은 동일한 개연성이 있는 2010년 이후 체중을 이유로 4급 처분을 받은 성악 전공자 200여 명의 신체검사 결과에 대해서도 전반적인 조사를 하겠다는 방침이다. 김태화 병무청 차장은 “적발된 사람 중 복무 중이거나 복무를 마친 사람도 병역법 위반으로 유죄가 확정되면 형사처벌과 함께 다시 병역판정검사를 받고 병역의무를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체중 늘리는 수법으로 병역 회피한 대학 선후배들 적발

    체중 늘리는 수법으로 병역 회피한 대학 선후배들 적발

    고의로 체중을 늘려 현역병 판정을 피한 대학 성악과 선후배들이 적발됐다. 병무청은 11일 편법으로 시회복무요원 판정을 받은 서울 소재 A대학의 성악 전공자 12명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평소 단백질 보충제 등으로 체중을 늘린 뒤 신체검사 직전 알로에 음료를 다량 섭취해 몸무게를 1~2㎏ 더 늘렸다. 같은 대학에서 성악을 전공하는 이들은 현역으로 복무할 경우 성악 경력이 중단될 것을 우려해 이 같은 방법을 고안해낸 것으로 알려졌다. 단기간에 체중을 늘리는 방법은 성악과 학년별 카톡방에서 공유됐다. 병무청이 디지털포렌식으로 복원한 카톡방 대화 내용 중엔 “난 한 달에 15㎏ 쪘는데”, “하루에 5끼 먹으면 돼”, “알로에 주문 많이 해야겠다” 등 현역병 회피를 위해 시도한 정황이 드러나 있다. 이들 중 2명은 이미 복무를 마쳤으며 4명은 현재 복무 중이고 나머지 6명은 소집 대기 중이다. 현재 복무 중이거나 복무를 마쳤더라도 병역법 위반으로 유죄가 확정되면 형사처벌과 함께 다시 병역판정검사를 받고 병역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병무청은 2010년 이후 성악 전공자 중 체중 과다로 보충역 판정을 받은 대상자가 200명이 넘는 것으로 보고 이들에 대한 전수조사를 검토하기로 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법원 영장 3번 기각한 사이… ‘재판거래 키맨’은 대법 기밀 없앴다

    법원 영장 3번 기각한 사이… ‘재판거래 키맨’은 대법 기밀 없앴다

    “유 前연구관이 문서 파쇄” 궁색한 변명 “증거인멸 방조 넘어 수사 방해” 비판 고조 윤석열 중앙지검장 “책임 묻겠다” 격앙사법농단 수사 초기부터 일부 문건만 검찰에 전달하는 등 비협조로 일관하던 법원이 압수수색 영장을 번번이 기각한 데 이어 사실상 증거 인멸까지 방조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유해용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이 대법원 기밀자료를 유출한 의혹에 대해 법원행정처는 고발이나 자료 회수 조치를 하지 않았고, 검찰이 청구한 영장이 거푸 기각되는 사이 유 전 연구관은 관련 자료를 파쇄한 것이다.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증거인멸 행위에 대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정한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법원행정처는 10일 저녁 8시 30분쯤 “유 전 연구관에게 자료 제출을 문의했는데 ‘영장이 기각된 후 출력물은 파쇄했고, 컴퓨터 저장장치는 분해해 버렸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지난 3일 이후 검찰은 유 전 연구관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세 차례나 청구했고, 통합진보당 소송 관련 문건을 제외하고는 번번이 기각됐다. 법원은 이런 사실을 세 번째 영장이 기각된 지 한 시간 조금 지나서 공개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박범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대법원 입장에서 재판 자료 반출이 부적절한 행위지만 죄가 되지 않고, 수사기관이 해당 자료를 갖게 되면 재판의 본질적인 부분을 침해할 수 있다’고 유 전 연구관에 대한 영장 기각 사유를 설명했다. 법원으로부터 자료가 인멸됐다는 통보를 받은 검찰은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본인 사건과 관련된 증거인멸은 형사처벌받지 않는다. 검찰 관계자는 “유 전 연구관에 대한 증거 인멸 혐의가 성립되지 않더라도 그에게 자료를 건넨 것으로 보이는 현직 대법원 판사에 대한 증거 인멸이 될 수 있고, 이를 방조한 행정처도 수사 대상”이라며 “유 전 연구관과 변호인은 자료를 보존하겠다는 서약서까지 검찰에 제출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법원의 잇단 영장 기각에 대해서도 검찰은 비판 수위를 높였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정보통신망법 위반, 공공기록물관리법 위반, 형사사법절차 전자화 촉진법 위반, 절도, 공무상기밀누설 등 여러 혐의가 얽힌 행위에 대한 형사처벌 여부를 가려야 하는 데 죄가 안 된다고 미리 단정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기관이 자료를 갖게 되면 재판 침해이고, 민간 변호사(유 전 연구관)가 취득하는 것은 죄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냐”며 “최종 본안 판단을 영장전담판사가 할 수 있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유 전 연구관은 검찰 조사 과정에서 변호사 개업 뒤에도 대법원 내부 자료를 갖고 있는 것에 대해 “퇴직할 때 직접 들고 나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검찰은 유 전 연구관이 퇴직 뒤에도 대법원 현직 관계자들에게 관련 서류를 지속적으로 전달받았을 가능성을 강하게 의심하고 있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법원이 ‘제 식구 감싸기’를 넘어 ‘수사 방해’ 수준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지난 6월 “사법행정의 영역에서 필요한 협조를 마다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법원은 사법행정권 남용 특별조사단이 조사한 문건 410개만 제공하고 업무추진비, 관용 차량 이용 내역 등의 제공을 거부했다. 이후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 전 법원행정처 처장에 대한 하드디스크 제출 요구도 디가우징(복원이 불가능하게 파기하는 것)됐다며 거부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초등생 성추행한 한의사, 10년 만에 처벌…‘미투’로 용기내

    초등생 성추행한 한의사, 10년 만에 처벌…‘미투’로 용기내

    한 여성이 최근 확산된 ‘미투’ 운동에 힘입어 10여년 전 자신을 성추행한 한의사를 고발했다. 당시 피해 여성은 초등학생에 불과했다. 자신이 운영하는 병원에 치료받기 위해 찾아온 초등학생을 성추행한 70대 한의사가 10여년이 지나서야 처벌받는다. 광주지법 순천지원 제1형사부(부장판사 김정아)는 6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 된 A(74)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40시간의 성폭력치료 강의 수강을 명령하고,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의 5년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의료인인 피고가 어린 피해자에게 범행을 저지른 죄질이 나쁘다”며 “피해자와 원만히 합의해 피고의 처벌을 원치 않고, 피고가 고령인 점,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밝혔다. A씨는 2007년 10월부터 2008년 1월까지 치료를 위해 찾아온 환자 B(당시 11세)양을 수차례 성추행한 혐의로 지난 6월 구속기소 돼 재판에 넘겨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중화권 톱스타 판빙빙, 미국 망명설 제기

    중화권 톱스타 판빙빙, 미국 망명설 제기

    중화권 톱스타 판빙빙이 미국에서 망명을 모색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대만 뉴스비저(NEWSBEEZER)는 지난 2일 판빙빙이 LA에서 정치적 망명을 요청했다고 로스앤젤리스(LA) 월드저널을 인용해 보도했다. 판빙빙은 LA를 통해 미국에 입국했으며 L1 비자(주재원 비자)도 정치망명 비자로 전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판빙빙의 LA 체류는 출입국 관리소에서 지문을 채취하면서 알려졌다. 판빙빙이 망명을 신청한 이유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판빙빙이 최근 탈세 의혹을 받아 베이징에서 가택연금 상태로 당국의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이와 연관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판빙빙은 탈세 조사와 관련된 보도 이후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소문이 확산됐다. 하지만 판빙빙은 탈세에 의한 형사처벌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캐나다 최고의 발레단 ‘미투’로 발칵

    캐나다 최고의 발레단 ‘미투’로 발칵

    60명 집단소송… ‘로열’ 칭호 명예 실추영국 연방 가운데 여왕으로부터 ‘로열’ 칭호를 받은 캐나다 ‘로열위니펙발레단’ 소속 발레학교가 성폭력 스캔들로 인한 집단소송에 휩싸였다. 전 발레학교 교사 겸 사진작가였던 브루스 멍크가 거의 30년에 걸쳐 학생들의 도발적인 나체 사진을 찍고 일부를 온라인에서 판매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고 가디언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1990년대 로열위니펙 발레학교에 재학했던 사라 두셋 등 피해자들은 최근 멍크와 학교 측을 상대로 집단소송을 시작했다. 당시 16~17세였던 두셋은 처음에는 스튜디오에서 포트폴리오 사진을 몇 장 찍은 멍크가 개인 사무실로 자리를 옮긴 후 끈질기게 자신의 어깨끈을 내릴 것을 요구했다고 증언했다. 두셋은 상반신이 드러난 사진을 몇 장 찍었으며, 자신의 발레 경력에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멍크의 요구를 거부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2015년부터 이 같은 증언이 하나둘 나오기 시작하자 위니펙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멍크가 찍은 학생들의 누드 사진 일부가 온라인에서 판매된 정황도 드러났다. 하지만 멍크의 성폭력 의혹은 검찰에서 불기소 처분됐다. 멍크가 누드 사진을 찍은 행위가 입증되더라도 1993년 이전에는 불법이 아니었다는 것이 검찰의 설명이었다. 두세 등 피해자들은 멍크에 대한 형사처벌이 여의치 않자 학교를 포함한 민사소송에 돌입했고, 지난 7월 온타리오 법원은 발레학교 출신들이 참여한 집단소송을 허가했다. 원고 측 변호사에 따르면 1984~2005년에 재학했던 집단소송의 잠재적 참가자는 60명에 달한다. 로열위니펙 측과 2015년 해고된 멍크는 관련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가명정보는 개인 동의 없이도 기업이 사용할 수 있다

    가명정보는 개인 동의 없이도 기업이 사용할 수 있다

    앞으로 개인을 식별할 수 없도록 처리한 가명정보에 대해서는 당사자의 동의가 없어도 기업이 활용할 수 있다. 가명정보를 고의로 개인정보를 식별할 수 있도록 하면 형사처벌이나 과징금이 내려진다. 정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데이터 경제 활성화 규제혁신 방안’을 판교 스타트업캠퍼스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행정안전부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31일 발표했다. 내년까지 빅데이터 센터 100곳을 만들고 중소·벤처기업에 데이터를 구매하고 가공할 수 있는 바우처를 제공하는 등 1조원을 투자한다. 가장 큰 쟁점은 개인정보를 당사자의 동의가 없어도 기업이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개인정보를 식별할 수 없도록 처리하는 방법은 크게 가명정보와 익명정보로 나뉜다. 익명정보는 어떤 수단을 동원해도 개인을 알아볼 수 없어서 기업이 활용해도 문제가 없다. 가명정보는 ‘홍길동(33세·남성)’이란 정보를 ‘임꺽정(30대)’로 바꾸는 것을 말한다. 그 자체로는 개인을 식별할 수 없지만 추가 정보랑 결합하면 알아볼 여지도 있다. 앞으로는 가명정보를 당사자가 동의하지 않아도 기업이 활용할 수 있다. 기존에도 통계작성이나 학술연구에선 사용할 수 있었다. 이제는 기업이 시장조사를 하는 목적으로도 가명정보를 쓸 수 있다. 다만 해당 정보를 가지고 곧바로 영업을 하는 것은 제한된다. 2016년 6월 박근혜 정부에서 마련했던 ‘개인정보 비식별 처리 가이드라인’에도 이런 내용이 담긴 바 있다. 그땐 익명정보와 가명정보를 제대로 구분하지 않았다. 비식별 정보를 무분별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비판이 일자 정부는 이번에 가명·익명정보를 법으로 명확히 규정하겠다고 밝혔다. 하반기 내에 국회 통과를 목표로 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등 관련 법을 개정할 계획이다. 여전히 우려는 있다. 이름을 지운 가명이라도 다른 정보가 주어지면 누구인지 특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는 식별이 안 돼도 앞으로 기술이 발전하면 누군지 알아볼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일단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정보를 결합할 권한을 줘서 이런 우려가 생기지 않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앞으로 공공기관에서 전문기관까지 확대돼도 기록 등 관리 절차를 엄격히 하겠다는 게 정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누군가 고의로 가명정보를 식별할 수 있도록 하면 형사처벌과 과징금을 받는다. 고의로 하지 않았다면 형사처벌까지는 하지 않고 해당 정보를 즉시 삭제하는 등 안전조치를 취하겠다는 게 정부의 방침이다. 형사처벌의 수위나 과징금의 규모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를 포함해 비식별 조치의 방법과 절차 등은 외부 전문가와 부처 협의를 거쳐 최종적으로 정하겠다는 입장이다. 개인정보가 어떤 방식으로도 활용되길 원하지 않는 국민은 기업에 처리 중지를 요청할 수 있다. 정윤기 행안부 전자정부국장은 “현행법엔 자기정보처리중재 요청 권한이 있다”면서 “개인정보를 가명조치하는 것도 원하지 않으면 요구할 수 있는데 이 절차가 아직 상세하게 나와있지 않아 세부 규정 만들 때 (국민이) 쉽게 이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대법 ‘양심적 병역거부’ 공개토론... 검찰 vs 피고측 4시간 격론

    대법 ‘양심적 병역거부’ 공개토론... 검찰 vs 피고측 4시간 격론

    양심적 병역거부와 관련, 30일 대법관 전원이 참여하는 전원합의체 공개변론에서 검찰 측과 피고인 측이 약 4시간 동안 난상토론을 벌였다. 이번 공개변론은 헌법재판소가 지난 6월28일 대체복무제 없는 병역법 5조1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상태라 안팎의 관심을 받았다. 대법원에서 이날 오후 2시에 열린 공개변론은 오후 6시를 넘겨 종료됐다. 가장 큰 쟁점인 정당한 사유 해석과 병역의무 형평성 관련해 검찰 측은 ‘측량이 불가능한 주관적 영역은 법적으로 정당한 사유가 될 수 없으며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주장한 반면, 피고인 측은 ‘심사과정을 거쳐 대체복무에 임할 경우 형평성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고 맞섰다. 검찰 측 김후곤 대검찰청 공판송무부장은 “개인신념 등 주관적 영역은 측량과 평가가 불가능하기에 정당한 사유에 포함된다고 해석할 경우 같은 구성요건을 포함하는 납세 거부 등의 경우에도 처벌을 피할 ‘만능 열쇠’로 기능하며 형사법 체계를 무력화할 수 있다”며 “누구라도 개인신념으로 거부한다면 통제할 방법이 없다”고 주장했다. 피고인 측 오두진 변호인은 “병역 거부자는 병역 기피자들과 분명히 다르며 형사처벌로 양심의 자유가 침해된다”며 “내면적인 것이지만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는 보호받을 가치가 있으므로 헌재가 위헌 소지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 반박했다. 이와 관련해 박상옥 대법관은 “여호와의 증인으로서 종교적 신념으로 병역을 거부하면 다른 젊은이가 일정한 병력 형성을 위해 현역으로 복무하게 된다”며 “입영 젊은이들은 생명과 신체의 위험이 있는 병역 근무로 기본권이 제한되는데 어떤 근거로 정당성 있는 사유로 해석할 수 있나”라고 형평성 문제를 지적했다. 오 변호인은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은 어차피 병력 자원이 될 수 없기에 국가와 사회 전체에 도움되도록 형평성에 맞게 수용한다면 인적 자원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메르스 사태, 경주지진 등 위험한 영역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군복무보다 강도가 낮은가에 대해서는 일반인들도 수긍하고 있는 것 같다”고 답변했다. 검찰 측 참고인 장영수 고려대 법대교수는 “양심적 병역거부가 정말 개인의 확고한 소신이냐는 점에 대해서는 엄격한 객관적 검증이 필요하며, 특혜가 되지 않도록 하는 합리적 대체복무를 전제했을 때만이 정당한 사유로 인정될 수 있을 것”이라 의견을 밝혔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해묵은 낙태죄·현대車 노조·국보법… 헌재 ‘사이다 결정’ 내릴까

    해묵은 낙태죄·현대車 노조·국보법… 헌재 ‘사이다 결정’ 내릴까

    새 재판부로 공 넘어간 낙태죄 ‘핫 이슈’ 가장 오래된 현대차 노조 업무방해건 한정위헌 전망 속 사법농단 맞물려 주목 ‘軍 동성애 관련 형사처벌’ 위헌 가능성 국보법 8수째… 전향적 결정 나올 수도 전기료 누진제, 국민 눈높이 반영 관심헌법재판관 5명이 교체된 후 다음달 출범하는 6기 재판부가 심리할 주요 사건은 낙태죄를 포함해 각종 사회 이슈와 연관돼 있다. 30주년을 맞은 헌재가 앞으로 결정할 사건을 국민 관심사에 맞춰 선정했다. 재판 중인 사건에 대한 헌법소원인 규범통제형, 공권력으로 인한 기본권 침해 여부를 따지는 권리구제형 헌법소원과 법원에서 직접 청구하는 위헌법률 심판으로 나눠 뽑았다. 29일 헌재에 따르면 당초 5기 재판부가 선고할 것으로 예상됐던 낙태죄는 새 재판부로 공이 넘어갔다. 부녀의 낙태를 처벌하는 형법 269조 1항과 270조 1항에 대한 헌법소원이다. 헌재는 지난 5월 공개변론을 열어 임부의 자기결정권 등을 침해한다는 청구인의 주장과 태아의 생명권도 국가가 보호해야 할 기본권이라는 법무부의 입장을 들었다. 이진성 헌재 소장 등 재판관 6명이 인사청문회에서 낙태죄 손질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적도 있어 위헌 결정이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 있다. 가장 오래된 사건인 현대차 노동조합의 업무방해 사건은 대법원의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가 불거지며 관심사로 떠올랐다. 헌재가 이 사건에 대해 한정위헌 결정을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법원행정처가 대응책을 마련한 사실이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특별조사단’ 조사 결과 밝혀졌다. 노조가 특근 등 연장·휴일근로를 거부한 것에 대해서도 업무방해죄를 적용해 처벌할 수 있을지가 쟁점이다. 청와대 100m 이내 집회 금지에 대한 헌법소원은 앞서 결정된 유사한 사건과 마찬가지로 헌법에 어긋난다는 결정이 나올 수 있다. 헌재는 외교기관, 국회, 총리공관, 법원 100m 이내 집회를 금지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조항에 대해서는 이미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위헌법률 심판사건에는 일명 ‘군 동성애 사건’으로 불리는 군대 내 성추행 형사처벌 사건이 눈에 띈다. 헌법 재판관으로 지명된 이석태 변호사가 대리인 단장을 맡았다. 군형법은 항문성교 등을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군대 밖에서 동성과 합의하에 성관계를 한 육군 대위도 이 법 조항을 근거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2011년 결정에서 근소한 차이(5대4)로 합헌 결정이 난 데다, 이 변호사가 재판관으로 합류하면 위헌 결정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김해원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법 조항이 명확하지 않아 이성 군인 간 항문성교까지 처벌할 수 있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위헌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국가보안법상 찬양·고무 조항은 헌재의 8번째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다른 사람으로부터 이메일 계정으로 4건의 이적표현물 문서파일을 전송받은 뒤 또 다른 사람에게 전송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사건이다. 이석태 변호사가 민변 회장 시절부터 국가보안법의 완전한 폐지를 주장해 왔고, 남북 간 화해 무드 등을 반영해 기존과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의료인이 2개 이상의 의료기관을 개설하거나 운영할 수 없다고 규정한 의료법 사건도 있다. 네트워크 병원들은 의료인의 직업수행 자유를 침해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보건복지부 등은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제한할 수 있다고 맞선다. 헌재는 2016년 공개 변론을 열었지만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생활과 밀착한 사건들도 있다. 한남연립 재건축조합이 제기한 재건축 초과이익환수 사건은 2014년부터 4년째 심리 중이다. 전기요금 누진제 사건에 대해 위헌법률제청한 법원은 “전기요금은 조세적 성격을 갖고 있는데, 현행 전기사업법은 전기요금의 실질적 내용에 대해 규정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노동일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여름마다 전기요금 누진제에 대한 비판이 나오지만 정부나 헌재 어느 곳도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있다”며 “헌재는 위헌 결정을 해야 하고, 정부도 생활 패턴에 맞게 누진제를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사할린 징용 피해자들이 제기한 대일청구권협정 부작위 사건은 6년째 헌재에 계류돼 있다. 유사한 사건인 일본군 위안부 대일 배상청구권 관련 행정부작위 사건은 2011년 5년 심리 끝에 헌법에 반한다는 결정이 나왔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국민이 뽑은 헌재 결정 1위 ‘위안부 해결 의무’

    2위 노무현·박근혜 탄핵 심판사건 제쳐 공무원시험 연령 상한·간통죄 위헌 順 2011년 8월 헌법재판소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배상청구권을 놓고 한일 양국 간 분쟁이 있음에도 우리 정부가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구체적인 (외교적) 노력을 다하지 않은 것은 위헌이라고 결정했다. 사건이 접수된 지 5년 만에 결과가 나온 이른바 ‘위안부 배상 관련 행정부작위 위헌 사건’이다. 헌재 창립 30주년을 맞아 실시된 ‘국민이 뽑은 헌법재판소 결정 30선’ 설문조사에서 ‘위안부 배상 관련 행정부작위 위헌’이 1위를 차지했다고 26일 헌재가 밝혔다. 헌재는 그간 내려진 3만 3000여건의 결정 중 헌재 30년사에 등재된 180개 결정을 내부 검토와 출입기자 설문 등을 거쳐 50개로 압축했다. 또 이를 네이버 지식인에 공개해 지난 10일부터 열흘간 설문조사를 벌였고 네티즌 1만 5754명(1인 최대 5개 선택)이 참여했다. ‘위안부 배상 관련 행정부작위 위헌’은 모두 3848명의 선택을 받아 ‘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심판 사건’(3113표)을 제쳤다. 당초 2004년 노 전 대통령과 2017년 박 전 대통령의 운명이 엇갈렸던 탄핵 심판 사건이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최근 사법농단 사태와 관련해 위안부 및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국민 관심이 높아지며 이 같은 결과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 3위는 2547명의 선택을 받은 ‘공무원시험 응시 연령 상한 위헌’(2008년)이 꼽혔다. 5급 임용 시험의 응시 연령 상한을 32세로 정한 것이 공무담임권을 침해한다는 내용의 결정이다. 4전5기 끝에 62년간 유지된 간통죄를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한 ‘간통죄 형사처벌 위헌’(2015년)은 1780표를 얻어 4위를 기록했다. 이 밖에 ‘인터넷 실명제 위헌’(2012년·1699명), ‘동성동본 결혼 금지 헌법불합치’(1997년), ‘통신제한조치 기간 연장 헌법불합치’(2010년·이상 1502명) 등이 뒤를 이었다. 올해 결정 중 가장 파장이 컸던 결정인 ‘양심적 병역거부 대체복무 미비 헌법불합치’와 전무후무한 정당 해산 심판이었던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2014년)은 각각 996표(13위)와 877표(18위)를 얻는 데 그쳤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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