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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제형사재판소 내년 1월 첫 재판

    반(反) 인류범죄 처벌을 위해 네덜란드 헤이그에 설치된 국제형사재판소(ICC)가 내년 1월 첫 공판을 갖는다. ICC는 민주콩고공화국 민병대 지도자 토마스 루방가에 대한 공판을 내년 1월 26일 개시하기로 18일(현지시간) 결정했다. 이로써 지난 1998년 7월 ICC 설치 근거가 된 국제협약 ‘로마정관’이 채택된 지 10년 6개월 만에,2002년 7월 ‘로마정관’이 발효된 지 6년 6개월 만에 ICC가 피고인을 법정에 불러내 재판을 하게 됐다. ICC는 ‘로마정관’ 발효 이후 민주콩고공화국, 우간다,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수단 다르푸르 분쟁 등 주로 아프리카 종족 분쟁에서의 인종청소, 대량학살 등 혐의로 용의자를 기소했다. 하지만 이들의 신병을 확보하지 못해 그동안 정식 재판이 열리지 못했다.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단독]공개재판 기록 檢서 제한땐 법원 “당사자도 열람 못한다”

    공개 재판 때 증인진술 기록도 검찰이 제한하면 피고인조차 열람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행정5부(부장 조용호)는 간첩 혐의로 기소돼 징역 7년형을 받았던 김철(77)씨가 “재심을 청구하려 하니 형사재판의 기록을 공개해 달라.”며 서울중앙지검을 상대로 낸 사건기록 열람 및 등사 불허가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7일 밝혔다. 김씨는 1988년 재미교포 동업자의 부탁으로 일본에 있는 동업자의 아버지에게 사업자금을 받았다가 간첩으로 기소됐다. 그는 법정에서 고문으로 거짓 자백했다고 주장했지만, 이듬해 유죄로 인정돼 복역했다.2006년 9월 재심을 청구하려고 검찰에 수사·재판기록의 열람·등사를 요청했지만 검찰은 김씨의 진술서 1500장을 빼고는 나머지 기록의 공개를 거부했다. 김씨는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1심 법원은 사건 당사자인 김씨를 정보공개법상 ‘제3자’로 취급하며 구속영장, 공소장, 판결문까지 비공개로 결정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판결문 등을 공개 정보로 변경했지만, 대공수사관이나 남파간첩의 법정 증인신문은 비공개 정보로 판단했다. 공개되면 국가의 이익이나 생명·신체의 안정을 해칠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수사정보 유출 진보연대 간부 체포

    법원노조 직원의 수사정보 유출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공상훈)는 7일 진보연대 조직국장 김기완(32)씨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체포했다. 검찰은 이날 오전 김씨의 거주지에 수사관을 급파해 신병을 확보하는 한편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서류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김씨가 부산지법노조 상근직원 임모(구속기소)씨에게 수사정보를 넘겨받은 흔적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씨는 지난 6∼7월 노조 간부의 아이디와 비밀번호 등을 도용해 형사재판사무시스템에 접속한 뒤 공안사건과 관련된 압수수색 및 체포영장을 조회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현직 법관 첫 국제기구 파견

    우리나라 현직 법관이 29일부터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옛 유고국제형사재판소(ICTY)에 재판연구관(슈퍼 인턴)으로 파견된다고 대법원이 28일 밝혔다. 우리 사법부가 국제기구에 현직 법관을 파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파견되는 법관은 송영승(34·연수원 31기) 서울중앙지법 판사다. 앞서 지난 2001년 권오곤 재판관이 ICTY 상임재판관으로 선출돼 밀로셰비치 세르비아 전 대통령 사건의 주심 재판관을 맡은 바 있다. 권 재판관은 2005년 재선에 성공, 내년 11월까지 직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앞으로 11개월 동안 ICTY에서 권 재판관의 재판부에 배속되는 송 판사는 자신에게 배당된 사건의 기록 검토 및 법률 검색, 판결 초고 작성 등의 업무를 맡게 된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대법, 영장 조회 엄격히 제한

    대법원은 5일 체포·구속·압수수색 등의 영장 청구 및 발부에 대한 조회는 각급 법원의 영장사무 담당자만 할 수 있게 했다고 밝혔다. 최근 한 법원노조 상근직원이 법원 전산망을 통해 검찰의 공안사건 수사정보를 조회한 것으로 드러난 데 따른 것이다.그동안 전국 법원 직원 1만여명은 담당업무에 따라 형사·민사 재판시스템 등에 접속할 권한을 가졌다. 또 형사재판시스템 접속 권한이 있으면 전국 모든 법원의 영장정보 조회가 가능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이번 조치로 자신이 근무하고 있는 법원 말고 다른 법원에 대한 영장 정보 조회 기능을 없앴다. 대법원은 또 각급 법원 노조 사무실에서는 재판사무시스템에 접속할 수 없도록 했다.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최악의 전범 6인을 잡아라’

    ‘최악의 전범 6인을 잡아라’

    보스니아 인종청소의 주범 라도반 카라지치는 13년 만에 결국 체포됐지만 아직도 많은 전범 용의자들이 국제 사회의 수색망을 뚫고 도피행각을 벌이고 있다. 포린폴리시 인터넷판은 5일 전쟁과 반인도적 행위로 국제사법기관에 의해 1급 수배령이 내려진 최악의 전범 6인을 소개했다. 라트코 믈라디치는 카라지치와 더불어 보스니아 학살을 자행한 공범으로 국제유고전범재판소(ICTY)의 수배를 받고 있다. 현상금만 무려 600만유로(약 94억원)에 달한다.2001년 베오그라드 시내에서 목격되는 등 세르비아내에 은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나 여전히 행방은 묘연하다. ‘죽음의 의사’로 불리는 독일 나치 전범 아리베르트 하임도 공개수배 1순위 인물이다.2차 세계대전 때 오스트리아 유대인 포로수용소에서 의사로 근무하면서 수감자들을 대상으로 온갖 반인류적 실험을 자행했다.1962년 이후 종적을 감췄다. 독일과 오스트리아 정부는 현상금 49만달러(5억원)를 내걸고 행적을 뒤쫓고 있다. 최근 칠레에 은신 중이라는 첩보가 입수됐다. 오마르 하산 알 바시르 수단 대통령은 다르푸르 분쟁 전범 혐의로 지난달 24일 기소됐다. 국제형사재판소(ICC) 검찰은 바시르가 2003년 발발한 다르푸르 내전에서 반군과 민간인 등 3만 5000여명을 살해하고,250만명의 난민을 발생시킨 혐의로 체포영장을 신청했다. 하지만 바시르가 혐의를 부인하며 출두를 거부하는 데다 아프리카연합(AU) 등도 반발하고 있어 앞으로 추이가 주목된다. 콩고민주공화국의 전 반군 그룹 지도자 보스코 은타간다도 지난 4월29일 ICC에 의해 공개수배령이 내려졌다. 별명이 ‘터미네이터’인 은타간다는 2002∼2003년 콩고 동부 이투리지역에서 15세 미만 어린이들을 강제 징집해 전투에 참여하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우간다 반군단체 ‘신의 저항(LRA)’을 이끄는 조지프 코니는 2만 5000명의 어린이를 납치하고, 학살을 자행한 혐의로 2005년 기소됐다. 우간다 정부는 테러를 막기 위해 2006년 코니에게 특별사면을 제안하고, 정전 협정을 체결했다. 그러나 코니는 ICC가 170만달러의 현상금까지 내걸고 체포 시도를 강행하자 반군 해산을 거부하고 있다. 르완다의 백만장자 펠리시앙 카부가는 르완다 대학살 사건의 배후로 1998년 국제수배범 명단에 올랐다. 그는 94년 르완다 내전 당시 군부에 무기를 판매해 떼돈을 벌었다. 유엔은 그가 케냐에서 정부의 보호 아래 은신 중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500만달러를 현상금으로 내걸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2일 TV 하이라이트]

    ●과학카페(KBS1 오후 7시10분) 일반인과 달리 낮은 심박수와 산소 운반능력을 가능하게 하는 ‘스포츠 심장’이란 무엇인지 마라톤 선수와 일반인의 비교 실험을 통해 그 비밀을 알아본다. 초고속 카메라를 이용해 마린보이, 박태환 선수의 근육 사용 모습을 분석하고 그를 지도하고 있는 노민상 감독을 통해 그의 신체 비밀을 밝힌다.●다큐멘터리 3일(KBS1 오후 10시10분) 검사, 변호사, 판사는 각각 어떤 일을 할까. 형사재판과 민사재판은 어떻게 다를까. 피고와 피고인은 어떻게 구분할까. 우리가 모르고 저지르는 죄목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문턱 높은 법원, 드라마에서만 본 재판. 서울남부지방법원의 재판과정을 통해 재판에 관한 모든 것을 알아본다.●엄마가 뿔났다(KBS2 오후 7시55분) 영숙이 떠난 후 충복의 상심은 점점 깊어지고 기력마저 떨어져 가족들은 걱정이고, 한자의 빈자리에 일석도 맥이 빠져 있다. 은아는 진규에게 지나쳤다며 사과를 하지만 진규가 이혼과 사과는 별개라고 하자 은아는 이혼서류를 찢어버린다. 한편, 소라는 엄마에게서 전화가 없자 영수에게 화풀이를 한다.●TV속의 TV(MBC 오전 11시) 일요일 아침 우리 사회 노인들의 삶과 문화를 전달하고 있는 프로그램 ‘늘 푸른 인생’.‘뽀빠이가 간다’,‘찾아라, 시니어 스타’,‘내가 좋아하는 우리 소리’ 등 다양한 코너로 구성돼 있는 노년층 프로그램을 집중 분석해본다. 또 ‘TV 시간여행’에서는 정겨운 옛 시골 장터를 찾아가본다.●잘먹고 잘사는 법(SBS 오전 9시50분) 대한민국 국민 애창곡 ‘남행열차’의 주인공 가수 김수희가 가족과 함께 살고 있는 보금자리를 최초로 공개한다. 오랫동안 살던 낡은 집을 그만의 감각으로 새롭게 꾸몄다. 집안 인테리어와 그가 즐겨마시는 건강음료, 다양한 차를 소개한다. 딸과 함께하는 요리시간도 공개한다.●내사랑 아프리카(EBS 오후 5시) 듀 플레시의 60세 생일을 맞아 레오파드 덴의 가족들은 깜짝 생일파티를 열어준다. 플레시는 도시의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고 ‘협심증’이란 진단을 받는다. 스스로가 늙고 병들었다고 생각하는 플레시는 만사에 의욕을 잃고 일을 그만두려 한다. 그리고 도시에 나가 아들과 함께 지내려고 생각을 한다.●미래포럼 2050(EBS 오후 10시30분) 20대 때의 학벌이 평생의 운명을 좌우하는 우리 사회. 평생학습을 하게 된다면 졸업장의 영향이 줄어들게 될까. 한 국가의 경쟁력을 판가름하는 지표역할을 하는 평생교육은 무엇이며, 현재 우리나라 실정은 어떠한지에 대해 알아본다. 또 이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어떤 것이 있는지 전문가들과 함께 살펴본다.●토마토(YTN 오전 8시25분) 제2의 심장이라 불리는 발. 관리가 제대로 안 될 경우 인체의 다른 장기에 영향을 줄 만큼 발은 중요한 신체기관이다. 잘못된 걸음걸이나 체중증가, 여성들이 즐겨 신는 하이힐과 통굽 등은 발의 통증을 유발시킨다. 발 건강의 중요성과 올바른 치료법에 대해 알아본다.
  • 사법부 ‘회갑잔치’ 풍성

    대법원이 대한민국 사법 60주년을 맞아 다채로운 기념행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27일 밝혔다. 대법원은 오는 9월26일부터 학술 심포지엄과 각종 책자 발간, 홍보전시관 개관, 전국 법원 서예·문인화전 등을 개최한다.9월26일은 헌법이 제정된 뒤 법원조직법이 처음으로 공포된 날이다. 법조인과 교수 등 법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학술 심포지엄은 사법부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다룬다. 사법제도, 민사재판, 형사재판, 가사·소년재판, 행정재판 등 5개 분야에 대한 주제발표와 토론 형식으로 진행된다. 1948년부터 2005년까지 법원의 역사를 돌아보는 서적과 미국·독일 등 세계 각국과 우리나라 사법제도를 비교분석하는 책도 발간된다. 특히 이용훈 대법원장이 취임 당시 사법부 과거 청산을 시사한 바 있어 이번에 발간될 법원사에서 군사정권 시절 사건 가운데 재심사유가 있는 사건이 다뤄질지 주목된다. 올해 3회째를 맞는 ‘전국 법원 서예·문인화전’에서는 출품작 100여점을 대법원 청사 내에 전시해 일반에 공개한다. 이와 함께 우리나라 법원의 역사와 사법제도를 소개하는 사법부 홍보전시관이 서울 서초동 대법원 청사 동관 1층에서 문을 열게 된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印尼, 동티모르 학살에 ‘반쪽 사과’

    印尼, 동티모르 학살에 ‘반쪽 사과’

    인도네시아가 1999년 동티모르 독립투표 과정에서 발생한 유혈사태의 책임을 처음으로 공식 인정하며 유감을 밝혔다. 그러나 사과라기보다는 유감 표명에 그쳐 국제사회에서 ‘반쪽짜리 반성’이란 비판도 일고 있다. 동티모르 학살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진실과 우정위원회(CTF)’는 15일(이하 현지시간) 발리에서 조사 결과 보고서를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 호세 라모스 호르타 동티모르 대통령에게 제출했다. 유도요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당시 발생했던 일들에 대해 깊은 유감을 전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과거의 어두웠던 시절에 희생된 이들을 잊지 말자.”고만 말해 직접적인 사과는 피해갔다. 300쪽 분량의 보고서는 지난 99년 인도네시아 민병대가 저지른 인권 침해 사건에 당국이 조직적으로 개입한 책임이 있다고 결론내렸다. 보고서는 “인도네시아 군과 경찰, 정부가 동티모르 독립 지지자들에 대해 살인, 성폭행, 고문, 불법감금 등 조직적 폭력을 행사했다.”고 밝혔다. 이어 “인도네시아가 참회를 통해 과거 상처 치유에 앞장서야 한다.”고 적시했다. 인도네시아측에 공식 사과를 권고한 것이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앞으로 어떤 후속 조치들을 취해 나갈지가 관심사다. 알자지라 방송은 16일 유도요노 대통령이 보고서를 수용한 것은 당시 정부와 보안군의 폭력행위를 처음으로 인정하는 의미를 지닌다고 전했다. 하지만 인권유린행위에 대한 공식 사과는 빠져 있어 논란의 불씨를 남겼다고 했다. 인권단체들은 “인도네시아가 보고서 제출과 유감표명으로 손을 털려 한다.”며 분노했다. 국제형사재판소(ICC) 기소 여부를 놓고 격론이 오갔던 동티모르 사태에서 손을 떼려 한다는 비판이다. 인도네시아의 과거 청산 의지는 아직까지 명확하지 않다. 지난 4월엔 친인도네시아 반군 지도자인 유리코 구테레스가 대법원으로부터 무혐의로 풀려나기도 했다. 그는 동티모르 인권유린 혐의로 유일하게 수감됐던 인물이었다. 인도네시아 군, 경찰 책임자 10여명도 이미 석방됐다. CTF는 폭력사태에 대한 진상조사 및 책임자 처벌을 위해 2005년에 설립된 조사위원회이자 특별법정의 성격을 지닌다. 양국에서 각각 5명의 위원이 선임돼 구성됐다. 그러나 범죄자 기소 등 강제력을 발휘할 권한이 부족한 점이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용어클릭 동티모르 사태 1976년 인도네시아에 합병됐던 동티모르가 1999년 독립운동 과정에서 유혈 탄압당한 사태. 인도네시아 정부는 1999년 1월 동티모르의 독립 가능성을 시사하고 독립 여부를 묻는 주민투표를 허용했다.8월30일 투표 결과 주민의 78.5%가 독립을 찬성했고 21.5%가 반대했다. 그러나 이에 불복하는 인도네시아군과 민병대가 동티모르 전역에서 학살·방화를 자행해 1500여명이 학살되고 주민들은 산속으로 숨어들었다.
  • [7·7 소폭 개각] 감사원장·장관 3명 평균재산 17억

    [7·7 소폭 개각] 감사원장·장관 3명 평균재산 17억

    ■ 내각 인선 배경·뒷얘기 7일 정부가 개각 명단을 발표하기까지 거의 한 달이 걸렸다. 그만큼 청와대가 시기와 폭, 교체 대상 등에 대해 고심을 거듭했다는 증거다. 일처리에서는 ‘불도저’라고 알려진 이명박 대통령이 인사 문제만큼은 ‘햄릿’ ‘거북이’임이 다시 한번 드러났다. 이번에 교체된 3명의 장관과 1명의 차관은 각각 충북, 전남, 경북, 충남 등으로 지역 안배에 신경을 썼다. 감사원장과 장관 3명의 평균 재산이 17억원이라는 점에서 ‘강부자’라는 지적을 벗어나고자 고민한 흔적도 엿보인다. ●철통보완속 재산문제 철저 검증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인선 과정에서 많은 분들이 검토됐었다. 그러나 재산이나 이런 것들 때문에 탈락한 분들이 생각보다 많았다.”면서 인선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인선작업은 이 대통령과 정정길 대통령실장, 김명식 인사비서관을 중심으로 철통보안 속에서 진행됐다.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에 내정된 장태평 전 국가청렴위 사무처장은 막판까지도 베일에 가려 있었다. 재경부와 농림부를 두루 거쳐 세제와 농업분야에 밝은 데다 호남 출신이라는 점이 발탁 요인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에는 한때 김도연 장관의 유임도 검토됐으나 결국 안병만 미래기획위원장이 낙점됐다. 의외의 인물을 포함해 제3의 인물까지 폭넓게 검토됐다가 검증 단계에서 모두 탈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에는 일찌감치 한나라당 전재희 의원이 내정됐다. 한때 부동산 문제로 검증 과정에서 논란이 있었으나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명됐다고 한다. 개각의 또다른 관심은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3명+α’에 포함되느냐로 모아졌었다. 강 장관을 교체하는 대신에 최중경 차관을 경질한 것에 대해 청와대 이동관 대변인은 “실무적으로 협력이나 기조설정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면서 “환율을 최종 책임졌던 차관을 경질하는 것으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강 장관을 대신한 희생양 성격의 경질이라는 논란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최 차관은 강 장관과 더불어 수출 위주의 경제성장 정책을 강조한 인물이다. 민주당 차영 대변인은 “경제팀을 바꾸라고 했는데 기획재경부 차관 정도 교체하면서 개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부처 행정공백 많아 조기 개각 국회 등원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은 시점에서 정부가 내던지듯이 개각을 발표한 시점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 대통령이 G8 확대정상회담에서 귀국한 뒤 해도 늦지 않다는 지적이다. 감사원장에 내정된 김황식 대법관도 헌법상 보장된 임기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 자리를 옮겨 논란을 낳고 있다. 이 대변인은 “국회와의 관계를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다.”면서 “그러나 일부 부처에서 눈에 안 보이는 행정공백이 많이 있어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는 차원에서 발표하게 됐다.”고 말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고환율 유탄에 최중경 차관 ‘대리 경질’ 강만수 재정부장관 유임 기획재정부 최중경 제1차관의 경질은 고환율 정책에 따른 고물가 파동의 책임을 물은 것이다. 강만수 재정부장관은 개각에서 살아 남은 대신 오른팔 격인 최 차관을 잃었다. 그러나 환율 정책의 잘잘못은 가리지 않고 이례적인 차관 경질로 넘어가려 한다고 말이 많다.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역대 개각에서 장관은 남은 채 차관만 경질된 사례는 거의 없다. 장·차관의 일괄 교체 또는 일괄 잔류가 아니면 장관 개각 뒤 시일이 지난 뒤 차관을 교체하는 게 일반적이라는 것이다. 강 장관의 유임 가능성은 일찌감치 관측돼 왔다. 이명박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데다 ‘747’ 공약의 입안자를 교체해야 하는 정권의 정권의 부담도 만만치 않았다. 재정부 안에서는 강 장관의 유임에 대해 ‘경제정책의 연속성을 위해 다행’이라는 반응이지만 최 차관의 경질에 대해서는 납득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최 차관은 평소 부처 후배들을 잘 챙기면서 신망을 받아 왔다. 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고유가 등 대외변수에 따라 어려워진 경제의 책임을 장관 대신 최 차관이 짊어진 셈”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고환율 정책을 채택한 것은 성장위주 전략을 기조로 잡은 MB노믹스 자체인 만큼 최 차관이 ‘747 공약’의 희생양이 됐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최 차관도 이날 이임식에서 “정책의 효과를 내려면 최소한의 시간이 걸리는 만큼, 후에 평가해 줬으면 좋겠다.”고 섭섭한 속내를 드러냈다. 최 차관이 강력한 환율주권론을 주창, 시장에서 ‘최틀러’라는 별명을 처음 얻은 것은 지난 2003년. 당시 재정경제부 국제금융국장으로 일하면서 원·달러 환율의 하락을 막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시장에 퍼부었다. 덕분에 2004년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140원이라는 ‘최중경 라인’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과도한 환율방어는 2조원의 손실이라는 부메랑이 되었고, 끝내 세계은행 상임이사로 자리를 옮겨야 했다. 실용정부 출범 이후 최 차관은 강 장관과 함께 ‘최강 라인’을 구성, 수출증대를 위한 고환율정책을 다시 펼쳤다. 그러나 이번에는 원화값 약세에 따른 인플레이션 가중의 주범으로 몰렸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부처 첫 여성 장·차관 라인 떴다 복지부, 4년만에 女수장 전재희 의원이 복지부 장관에 내정되면서 정무 부처를 제외한 일반 부처 가운데 처음으로 여성 장·차관이 함께 일하는 장면이 연출될 전망이다. 복지부에는 이미 2월부터 이봉화(55) 차관이 근무하고 있다. 이는 문민정부 시절 여성업무를 담당해 여성만 임명하던 정무제2장관실 장·차관(당연직) 이후 한 부처에서 여성 장·차관이 함께 일하는 10년 만의 일이기도 하다. 특히 복지부는 참여정부 초대 김화중 장관 이후 4년만에 여성장관을 맞게 된다. 7일 행전안전부와 복지부에 따르면 역대 정부 부처 가운데 여성 장·차관이 동시에 재임한 사례는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김영삼 정부 때 정무제2장관실에서 권양자 장관, 김영순 차관을 필두로 4차례나 여성 장·차관이 함께 일했지만 독립된 부처가 아니었다. 문민정부 시절 정무제2장관실의 역대 장·차관 8명 모두 여성이었다. 결국 1998년 이연숙 장관, 신태희 차관이 정무제2장관실에서 퇴임하면서 이같은 모습은 더이상 찾아볼 수 없었다. 때문에 전재희 장관 내정자, 이봉화 차관을 바라보는 주변 눈빛도 남다르다. 전 내정자는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정책을 보좌한 ‘측근’으로, 이 차관은 대통령직 인수위원(사회교육문화분과)을 지낸 ‘실세’로 불리기 때문이다. 전 내정자가 ‘여성 최초의’ 행시패스, 중앙부처 국장, 민·관선 시장 등의 타이틀을 달고 다니는 동안 이 차관도 7급 지방공무원으로 시작해 ‘여성 최초’라는 수식어를 달고 승진과 영전을 거듭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감사원장 - 장·차관급 내정자 프로필 ■ 법조계 신망 높은 외유내강형 성품 김황식 감사원장 온화하고 합리적인 성품의 전형적인 ‘외유내강형’. 판사시절부터 대법관감으로 불릴 정도로 일찌감치 법조계 내부에서 신임을 받았다. 14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사법연수원을 수석으로 수료, 정통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법원행정처 법정국장, 기획조정실장 등 행정처 요직을 거치며 행정경험도 겸비했다. 특히 부동산등기 및 독일법 분야에서 실력자로 꼽힌다. 독일에서 민법과 부동산 등기법을 연구하고 이를 우리나라에 적용, 부동산 등기제도의 기틀을 마련했다. 형사재판에서 피고인에 대한 무죄추정의 원칙을 엄격히 적용하는 판결을 다수 선고했다. 공안사건 등에서는 보수성향을 보였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법조계 기독교 모임인 ‘애중회’ 회장이며, 예술품을 보는 눈이 남다르다. 법조계 테니스대회에 법원 대표로 출전할 만큼 테니스실력이 수준급인 스포츠맨이다. 부인 차성은(58)씨와 1남1녀. ▲전남 장성(60) ▲광주제일고, 서울대 법대 ▲사시 14회 ▲서울민사지법 판사 ▲전주·광주지법 부장판사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 ▲광주지법원장 ▲법원행정처 차장 ▲대법관 ■ 外大총장 역임한 행정학계 원로학자 안병만 교육과학부장관 이명박 대통령의 동갑내기 측근 가운데 한 명이다. 이 대통령 당선 전부터 외곽자문기구인 바른정책연구원 이사장직을 맡아 정책자문 역할을 했다. 이런 인연으로 새 정부의 초대총리 후보로 자주 거론됐다. 한국외국어대 총장을 두 차례나 역임한 행정학계의 원로학자이기도 하다. 한국외대 총장 때는 용인외고와 사이버외대를 설립하고 학내 분규를 해소해 ‘정이사’ 체제로 전환시키는 등 대학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다. 또 총장 시절 졸업식 때 학생들에게 일일이 직접 졸업장을 수여해 화제가 됐다. 무난하고 모나지 않은 성격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좋은 게 좋은 것 아니냐.’는 식의 경영스타일로 다소 우유부단하다고 지적하는 사람도 있다. 미국 플로리다 대학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고,20대 후반부터 대학강단에 섰다. 기독교 신자로, 취미는 테니스와 골프다. 부인 박정희(68)씨와 1남1녀. ▲충북 괴산(67) ▲경기고 서울 법대 ▲한국행정학회 회장 ▲한국외대 총장 ▲한국대학총장협의회 회장 ▲서울시정개발연구원 이사장 ▲대통령 자문 미래기획위원회 위원장 ■ 조세·정책홍보 업무 밝은 경제관료 장태평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행시 20회로 공직에 입문해 옛 경제기획원, 재정경제원 등에서 예산·세제·정책홍보 등 업무를 두루 거친 정통 경제관료다. 특히 재경원 국제조세과장·법인세제과장과 재정경제부 법인세제과장·재산세제과장, 국세심판원 상임심판관 등을 거쳐 조세분야에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다.2004년에는 ‘국장 교류제’를 통해 1년8개월 동안 농업정책국장·농업구조정책국장을 맡으면서 농수산식품부(옛 농림부)와 인연을 맺었다. 당시 농업·농촌종합대책 및 119조원 투·융자 계획과 농협법 개정 등의 마무리 작업을 원활하게 처리해 농림부 안팎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온화한 성품이며,2001년에는 ‘강물은 바람을 따라 길을 바꾸지 않는다’는 제목의 시집을 낼 정도로 문학적 조예도 깊다. 부인 강명희(58)씨와 1남 1녀를 두고 있다. ▲전남 무안(59) ▲경기고 ▲서울대 사회학과 ▲경제기획원 소비자정책과장 ▲재정경제원 국제조세과장 ▲재경부 법인세제과장 ▲재산세제과장 ▲국세심판원 상임심판관 ▲농림부 농업정책국장 ▲재경부 정책홍보관리실장 ▲ 국가청렴위원회 사무처장 ■ 여성 첫 행시합격·시장 지낸 정책통 전재희 보건복지가족부 장관 여성 최초의 행정고시 합격자(13회), 민·관선 시장(광명시)으로 공직사회의 각종 여성 관련 기록을 갈아치웠다. 노동부에서 중앙부처 첫 여성국장을 지낸 뒤 1994년 관선 광명시장에 임명됐고 이듬해에는 지방선거에서 여성 최초의 민선 시장에 선출됐다. 16대 국회에 한나라당 비례대표로 입문한 뒤 18대까지 내리 3선을 기록했다. 당의 대표적인 정책통으로 2004년 예결위에선 소액 연체자가 본인의 국민연금 일시 반환금을 이용해 신용불량에서 구제받는 방안을 당론으로 관철시켰다.2005년 유시민 복지부 장관 내정자의 인사청문회에서 내정자의 국민연금 미납 사실을 지적,‘송구스럽게 생각한다.’는 답변을 이끌어 냈다. 국회 보건복지위에서 오래 활동해 이 분야에 두루 밝으며, 대선 과정에선 일류국가비전위 산하 제2공약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이명박 대통령의 복지·교육분야 대선 공약 작업을 주도했다. 조달청 차장을 지낸 남편 김형률(58)씨와의 사이에 1남 1녀. ▲경북 영천(59) ▲영남대 법정대 ▲노동부 직업훈련국장 ▲경기 광명시장 ▲16,17,18대 국회의원 ▲한나라당 정책위의장 ▲한나라당 최고위원 ■ 노동현안 두루 밝은 ‘6·3사태’ 출신 김대모 노사정위원장 6·3사태 당시 서울대 총학생회장과 공대 학생회장을 동시에 맡아 법대 학생회장을 지낸 정정길 대통령실장과 함께 학생운동을 했다. 노동계와는 지난 1992년 최저임금심의위원회 공익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연을 맺었다. 1993∼1996년에는 한국노동연구원 원장을 역임해 노동계 현안에 두루 밝고, 원장으로 일하면서 방향 제시 등 선 굵은 행정업무를 선보였다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기존 노사정위원회의 기능과 역할에 대한 재조정을 시도할 것이라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부인 진양희(63)씨와 1남2녀. ▲평양(65) ▲서울고, 서울대 화학공학ㆍ경제학 ▲미 라이스대학 경제학박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 ▲최저임금심의위원회 공익위원 ▲한국노동연구원장 ▲중앙대 정경대 학장 ▲중앙대 신문방송대학원장 ■ 정책 조정력 뛰어난 거시경제통 김동수 기획재정부 1차관 물가 관리 분야를 두루 거친 거시경제 관료다. 경제기획원 사무관을 시작으로 재정경제부에서 생활물가과장·물가정책과장 등 물가관리 부서를 모두 섭렵했다. 물가 부문을 담당하면서 제조물책임법·소비자생활협동조합법 등을 제정해 소비자 보호를 위한 기본법의 토대를 마련했고, 서민 주거생활 안정을 위해 주택보급을 확대하고 전세보증금 융자제도도 도입했다. 인화를 중시하며 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데 능숙하고 합리적이어서 정책 조정에 뛰어나다는 평가다. ▲충남 서천(54) ▲행시22회 ▲고려대 경영학과 ▲미 하와이대학원 경제학 박사 ▲경제기획원 예산실 ▲재정경제부 물가정책과장 ▲국무조정실 규제개혁2심의관(2급) ▲재정경제부 정책홍보관리실장 ▲기획재정부 차관보 ■ 유엔 차석대사 거친 국제법 전문가 신각수 외교부 2차관 30년 경력의 국제법 전문 외교관으로 유엔 차석대사 등을 거쳐 다자외교를 총괄하는 제2차관에 적임자라는 평가다. 외무고시 9회로 1977년 입부, 주로 대일 외교를 맡다가 91년 국제법 박사 학위를 받은 뒤 유엔 참사관, 조약국장, 유엔 차석대사 등을 맡아 다자외교로 전공을 바꿨다.2006년부터 이스라엘 대사로 활동해 왔다. 차분하고 꼼꼼해 복잡한 다자교섭에서 능력을 발휘하면서도 성격이 소탈하고 인간관계도 원만하다는 평가다. 새 정부 출범 당시 차관 등 물망에 올랐지만 유명환 외교장관의 고교 후배라는 점이 불리하게 작용했다는 후문도 있다. 부인 홍소선(50)씨와 1남1녀. ▲충북 영동(53) ▲서울고 ▲서울대 법학과 ▲외시 9회 ▲동북아1과장 ▲장관보좌관 ▲유엔 참사관 ▲조약국장 ▲유엔 차석대사 ▲이스라엘 대사 ■ 김덕룡 대통령 국민통합 특보 ▲전북 익산(67)▲서울대 사회학과 제적 ▲13·14·15·16·17대 국회의원 ▲한나라당 원내대표 ▲한나라당 부총재 ▲정무 제1장관 ■ 이성준 대통령언론문화 특보 ▲서울(63) ▲서울대 인류학과 ▲한국일보 편집국장 ▲한국일보 대표이사 편집인(부사장) ▲관훈클럽 총무 ▲한나라당 제17대 중앙선대위원회 언론위원회 본부장 ▲대통령직인수위 자문위원 ■ 민봉기 황해도 지사 ▲황해(72) ▲국제대 중퇴 ▲인천광역시 지방행정동우회장 ▲인천시 북구청장▲인천시 남구청장 ▲16대 국회의원 ■ 한원택 함경남도 지사 ▲함남(67) ▲성균관대 사회과학부 행정학과 교수 ▲성균관대 행정대학원장 ▲한국도시행정학회 부회장 ▲한국지방자치학회 부회장 ■ 김정기 대통령실 교육비서관 ▲경북(52) ▲서울대 사회교육과 ▲교육인적자원부 평생학습국장 ▲교육인적자원부 교육인적자원연수원장 ▲교육인적자원부 차관보 ▲선문대 부총장 ■ 박찬모 과학기술특보 ▲충남 천안(73) ▲서울대 화학공학과 ▲포항공대 총장·대학원장 ▲한국컴퓨터그래픽스학회장 ▲재미한국과학기술자협회장 ▲한국과학기술한림원종신회원
  • [문화마당] 문화적 차이의 의미/김성곤 서울대 영문학 교수·문화평론가

    [문화마당] 문화적 차이의 의미/김성곤 서울대 영문학 교수·문화평론가

    여중생 장갑차 사건이 그 대표적인 예지만, 문화적 차이에 대한 이해부족은 때로 두 나라 사이에 불필요한 마찰과 심각한 오해를 불러온다. 예컨대 고의가 아닌 ‘사고(accident)’의 경우 처벌하지 않거나 가벼운 벌을 내리는 미국에서는 교통사고(traffic accident)를 일으킨 운전자가 형사재판에 회부되어 유죄판결을 받는 일은 거의 없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교통사고 피해자가 사망하면 피해자 가족과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는 한 구속대상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미군 운전병들이 무죄로 풀려났을 때, 한국인들은 분노했고 미국인들은 한국의 그런 반응을 이해하지 못했다. 또 한국인들은 시위를 할 때 우선 공공기관부터 점거하지만, 사유지 침입이 심각한 범죄가 되는 미국문화에서는 그런 일이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그래서 한국문화를 잘 모르는 미국인들은 단순히 항의의 표시일 뿐인 한국 데모대의 공공기관 진입시도를 엄청난 위협으로 받아들인다. 한·미 두 나라의 문화적 차이는 최근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문제에서도 잘 드러나고 있다. 한국인들은 재협상이 가능하다고 믿는 반면, 비즈니스 마인드를 가진 미국인들은 국가 간에 한번 맺은 조약에 재협상이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재협상을 하면 애초의 협상이 의미가 없어지고 상호신뢰가 무너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파이낸스 센터 앞에서 촛불시위에 반대해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한 용기 있는 대학생은 한국문화에서 특이한 경우에 해당된다. 한국인들은 모여서 단체행사를 하려고 깔아놓은 멍석을 치워서 흥을 깨는 사람을 용납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그 대학생은 수많은 촛불시위대에 대항해 홀로 멍석을 치우고 있다. 촛불집회 지지자들이 그를 둘러싸고 했다는 위협적인 말들에서도 한국문화의 특징은 발견된다. 시위대는 그를 향해 “너나 미친 소 먹어라.”,“너와 같은 신방과 학생인 것이 부끄럽다.” “사진 찍어서 블로그에 올리겠다.” “친일파.” 그리고 “ 고등학교는 어디 나왔느냐.”라고 위협했다고 한다. 외국인들에게 앞의 세 가지 비난은 이해가 가지만, 뒤의 두 비난은 마치 스핑크스의 수수께끼와도 같을 것이다. 도대체 미국산 쇠고기와 친일파가 무슨 상관이며, 출신 고등학교는 또 무슨 연관이 있단 말인가? 그러나 한국문화와 한국인의 정서를 알면 그 숨은 의미를 깨닫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즉, 데모대가 볼 때 촛불시위에 반대하는 것은 반민족적 행위인데, 한국에서는 반민족적 행위가 곧 친일행위와 상통하기 때문에 그 대학생은 “친일파”라는 비난을 받게 된 것이다. 또 한국에서 출신 고등학교는 대단히 중요하다. 대학사회나 정치판이거나 간에 우리는 언제나 같은 고등학교 출신들끼리 파벌을 만든다. 세계에 유례가 없는 그 이상한 현상의 이면에는, 감수성이 예민한 사춘기 시절 사귄 친구가 가장 순수하고 진실한 평생친구라는 사고방식이 숨어 있다고 한다. 외국인들에게는 그것이 참으로 유치한 유아적 발상처럼 보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고등학교 어디 나왔는가.”라는 질문은 곧 우리 편인지 아닌지를 가르는 중요한 척도가 된다. 미국에 귀화한 영국시인 W H 오든은 “문화적 오해는 우리가 태어나면서부터 익숙해져온 것들과 반대되는 편에 다른 사람들이 살고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기 때문에 일어난다.”고 말했다. 우리는 이제 우리와 다른 타자의 존재를 인정하고, 그들의 문화를 이해해야만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다른 목소리가 허용되지 않는 사회는 전체주의 사회다. 진정한 선진국 시민이 되기 위해서는 자신과 다른 것들을 용납하고 포용할 줄 알아야만 한다. 김성곤 서울대 영문학 교수·문화평론가
  • 美법원 “김경준 횡령혐의 증거 부족”

    ‘BBK 주가조작’의 핵심인물인 김경준씨와 그 가족이 옵셔널캐피털에 663억원을 배상하라고 결정한 배심원의 민사소송 평결을 미국 연방법원 판사가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뒤집은 것으로 4일 확인됐다. 김씨의 횡령 혐의를 인정하지 않은 미국 판결이, 국내에서 같은 사건을 놓고 진행 중인 김씨의 형사재판 항소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1심 재판부는 횡령 등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 김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었다. 미국 민사소송과 한국 형사재판의 핵심 쟁점은 김씨 쪽이 ▲허위 사실을 유포해 의도적으로 옵셔널벤처스 주가를 띄웠는지 ▲회사자금을 몰래 빼돌렸는지 ▲부당한 이익을 챙겼는지 등으로 거의 일치한다. 때문에 김씨 쪽은 미국 재판에서 승소한 것이 한국의 형사재판에서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선식 변호사는 “미국 판결문을 우리 법원에 증거로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2월 오드리 콜린스 판사가 주재한 로스앤젤레스 연방법원 재판에서 배심원단은 김씨와 부인 이보라씨, 김씨 누나 에리카 김씨 등이 옵셔널캐피털에서 횡령한 371억원과 사기로 얻은 부당이득 3100만달러(약 292억 2680만원)를 배상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그러나 콜린스 판사는 지난달 29일 재판에서 “사기·횡령 혐의에 대한 확실한 근거가 없는 상황에서 내려진 평결이라 인정하기 어렵다.”며 김씨 쪽 손을 들어 줬다. 이로써 김씨 쪽은 BBK 사건과 관련한 미국 소송에서 모두 승소하게 됐다.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자랑스러운 서울법대인’ 시상

    서울대 법대 동창회(회장 이재후 김&장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는 4일 오후 6시30분 서울프라자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정기총회를 연다. 이상우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총장, 이영준 변호사, 권오곤 유엔 국제형사재판관이 ‘자랑스러운 서울법대인’으로 선정돼 수상한다.
  • [68혁명 40돌] (4) 미국의 1968년

    |워싱턴 김균미특파원|미국 역사가들은 1968년을 모든 것을 바꿔놓은 한 해로 평가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그만큼 1968년이 미국 정치·사회·문화에 미친 영향은 지대하다. 미 역사상 최초의 흑인 또는 여성 대통령이 등장할 가능성이 점쳐지는 2008년.‘변화’가 대통령 선거의 화두로 떠오른 2008년을 격동의 시기였던 1968년과 비교하며 공통점과 차이점을 모색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2008년 미국에서 1968년 미국의 그림자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68혁명을 촉발시킨 베트남전 대신 그 자리를 이라크전이 차지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1960년대 이후 드물게 활발하게 정치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20대가 과연 기성 정치를 바꿔놓을 수 있을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반전시위·유력 정치인 암살…美역사 흐름 바꿔 미국 민주당의 유력한 대선 후보인 버락 오바마는 1960년대와의 차이를 강조한다. 기존의 정치인들, 정치문화와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은 오바마 의원이 비록 68세대에는 속하지 않지만 그에게서 1968년 대선 경선 유세과정에서 변화를 강조했던 로버트 케네디와 마틴 루터 킹 목사를 떠올린다. 1968년 대학생이었던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은 미국의 대표적인 68세대이다. 베트남전 반대와 여성운동·민권운동에 앞장섰던, 기존 질서에 반항했던 인물이다. 그런가 하면 존 매케인 공화당 대선 후보는 베트남전쟁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인물이다. 그는 해군 장교로 베트남 전에 조종사로 참전했다가 6년간 포로생활을 했다. 이처럼 민주·공화당의 미 대선 후보들은 1968년과 밀접한 관계들이 있다. 이번 대선은 흑백·남녀대결이라는 역사적·상징적 의미가 크다.1968년이 40년간 미국 사회에 미친 영향과 한계를 평가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과연 흑백과 성 차별의 벽을 극복했는지 가늠해볼 수 있기에 더욱 관심이 높다. 1968년은 연초부터 미국 역사의 흐름을 바꿔놓은 굵직굵직한 사건들이 잇따라 터졌다. 베트남전쟁의 흐름과 여론을 180도 바꿔놓은 ‘테트 대공세’(북베트남·베트콩의 음력 정월 기습 대공격)와 반전시위, 마틴 루터 킹 목사와 대선 출마를 선언한 로버트 케네디의 암살, 유혈폭력사태로 얼룩진 민주당 시카고 전당대회, 공화당의 리처드 닉슨 미 대통령 당선. 그리고 상업주의와 성의 상품화에 반대하며 속옷을 불태우며 미스 아메리카 반대 시위를 벌였던 여성운동가들. 뉴욕 컬럼비아대 점거농성 사건 등등. 브루스 슐만 보스턴대 역사학 교수는 미 국립라디오방송(NPR)과의 인터뷰에서 “1968년은 미국 사회를 근본적으로 바꿔놓은 한 해였다.”고 평가했다. 그는 케네디와 킹 목사의 암살과 폭력시위로 1960년대 피어오르던 평화적인 개혁에 대한 희망은 산산조각났다고 했다. 킹 목사의 암살은 미국 소수민족들에게 새로운 자각을, 각성을 가져왔다고 슐만 교수는 평가한다. 더 이상 다민족·다인종이 용광로에서 섞여 하나인 양 살 수 없다는 현실을 직시하면서 민족적·문화적 자각을 하게 된다. 이를 계기로 아프리카계 미국인 문화가 전성기를 맞게 되고, 아메리칸 인디언, 아시아계, 히스패닉 등 다문화가 발전하게 된다. 문화적으로는 정치와 대중문화의 결합이 본격화된다. 닉슨은 대선 후보로는 처음으로 TV 오락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정치와 대중문화의 벽을 허문다. ●같은 20대지만 올해 오바마 세대는 다른 특징 올해 미국 대선의 가장 큰 특징 가운데 하나는 20대 젊은층의 높은 관심과 참여다. 그동안 정치적 무관심층으로 분류됐던 20대는 올해 대선에서 변화의 선두주자인 민주당의 오바마를 열렬하게 지지하며 적극적으로 선거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40년 전 미국사회와 문화의 변화를 외쳤던 선배들의 맥을 잇고 있지만 차이점도 극명하다. 1968년 당시 컬럼비아대 반전시위를 주도했던 마크 러드와 로버트 프리드만은 뉴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자신들과 같은 68세대와 2008년 ‘오마바 세대’는 이상주의와 변화를 추구한다는 점에서는 유사하지만 전술적인 면에서는 큰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68세대는 기존 체계와의 대결을 통해 변화를 추구한 반면 오바마 세대는 기존 질서와 체계 내에서의 변화를 모색한다는 것이다. 두 사람은 이같은 차이의 근본 원인을 시대상황의 변화에서 찾고 있다.1968년 당시에는 징병이라는 엄연한 현실이 자리하고 있었지만 2008년에는 이라크전에 징병당할 가능성이 없는 만큼 절실함이 덜하다는 것이다. ●보수·진보의 갈등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과제 68혁명은 민권운동과 여성운동 등 미국 사회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왔지만 동시에 보수·진보간 첨예한 갈등이라는 부정적인 결과가 낳았다. 이같은 갈등, 분열적인 양상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과제로 남아 있다. 68세대와는 달리 2008년 오바마 세대는 충돌·대치를 통한 변화보다는 체제 속 변화를 표방함으로써 근본적으로 변화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같은 분석 틀의 옳고 그름을 오바마 세대가 오는 11월 대선과 이후 미국사회의 방향을 통해 입증해보일 것으로 평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kmkim@seoul.co.kr ■ 직업은 달랐지만 치열하게 살았다 그해 4월 컬럼비아대 시위 지도자의 12일 |워싱턴 김균미특파원|1968년 4월23일부터 7일 동안 미국 뉴욕의 명문 컬럼비아대학에서는 수백명의 학생들이 학교 건물을 점거하며 시위를 벌였다. 대학측이 할렘 인근의 공원에 체육관을 지으려는 것을 인종주의 문제로 판단해 학생들이 실력행사에 나섰다. 저변에는 베트남전에 반대하는 반전 메시지가 강했다. 단식투쟁, 대학건물 점거, 경찰의 강제해산으로 이어진 컬럼비아대 사태는 당시까지는 최대 규모의 학생시위였고, 이후 다른 대학 시위의 모델이 됐다. 당시 스무살이 갓 넘었던 컬럼비아대학 시위 주도자들은 어느새 환갑이 훌쩍 넘었다. 워싱턴포스트는 최근 전문직에서 활동하고 있는 시위 주도자 4명의 어제와 오늘을 추적한 기사를 실었다. 마크 러드(60)는 당시 반전 시위를 주도한 미국 최대 대학생 조직인 ‘민주사회를 위한 학생연맹’의 컬럼비아대 학생회장이었다. 대학시위 이후 미국에서 혁명을 꿈꾸는 ‘웨더 언더그라운드’라는 조직을 만들어 활동하다 탈퇴,7년간 도피생활을 했다. 뉴멕시코 핵폐기물 처리, 쓰레기처리장 건립 반대운동과 이라크전 반대 운동 등에 참여하고 있다. 뉴멕시코주의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수학을 가르치다 은퇴했다. 로버트 프리드만(60)은 당시 컬럼비아대학 신문인 컬럼비아 스펙테이터의 편집장을 맡고 있었다. 이후 빌리지 보이스 편집장을 거쳐 월스트리트저널과 경제잡지 포천 기자로 활동했다. 현재 블룸버그통신의 국제경제뉴스 편집국장으로 일하고 있다. 1968년 당시 시위 속보 뉴스레터를 제작하고 시위대간에 연락책을 맡았던 낸시 비버만(여·60)은 하버드대와 뉴욕대, 뉴욕시립대에서 법률을 강의하다 현재 뉴욕에서 여성을 위한 주택과 경제개발회사 사장으로 일하고 있다. 레이먼드 브라운(61)은 현재 뉴저지에서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국제형사재판소에서 수단 다르푸르 피해자들을 변호하고 있으며, 법률 관련 TV프로그램을 진행한다. kmkim@seoul.co.kr ■ 1968년 미국의 주요 사건 ▲1.30 테트 대공세(북베트남·베트콩의 음력 정월 기습 대공격) ▲3.16 미군, 베트남 미라이 대학살, 로버트 케네디 민주당 대선 후보 출마 선언 ▲3.31 린든 존슨 미 대통령 재출마 포기 선언 ▲4.4 마틴 루터 킹 목사 암살 ▲4.23∼30 미 컬럼비아대학생 점거시위, 반전시위로 확대 ▲6.5 로버트 케네디 암살 ▲8.22 시카고 민주당 전당대회, 반전시위대와 경찰 유혈충돌 ▲9.7 미스 아메리카 선발대회 반대시위,2차 페미니즘 운동의 시작 ▲11.5 리처드 닉슨 공화당 후보 미 대통령 당선 ▲12.24 유인 우주선 아폴로 8호, 사상 처음으로 달 주위 공전 성공
  • [태안피해 보상 제대로 받자]마지막 희망은 법원

    유조선이 부서졌다. 검은 기름이 푸른 바다를 뒤덮고 해안가까지 밀려온다. 기름을 닦아내려고 수십만명이 몰려든다. 삶의 터전을 잃은 주민들은 완전 보상을 요구한다. 피해 보상을 맡은 국제기구나 유조선 보험사는 손사래친다. 합의는 실패하고, 주민들에게는 법원이 ‘마지막 희망’으로 남는다. 그러나 우리나라 법원은 때로는 가해자보다도 모질었다. 1995년 유조선 씨프린스호가 전남 여수시 소리도 앞바다에서 좌초됐다. 조업이 전면 중단돼 여수 수협의 수산물 위탁판매도 확 줄었다. 판매액의 3.5%를 수수료로 받던 여수 수협은 14억 2500만원을 손해봤다. 어업 피해를 조사하기 위해 감정인을 선임하고, 장비를 빌리는 데도 꽤 많은 비용을 썼다. 기름유출 사고 피해 보상을 전담하는 국제기구인 국제유류오염보상기금(IOPC)에 16억여원을 청구했다.IOPC는 1억원만 인정했다. 여수 수협은 IOPC를 상대로 광주지법 순천지원에 소송을 냈다. 법원은 “기름유출 사고와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여수 수협의 청구를 기각했다. 그러나 IOPC 보상청구 매뉴얼에는 수협의 수수료 감소나 전문가 조사 비용이 원칙적으로 보상 가능한 손해라고 적혀 있다. 해상법 전문가인 문광명 변호사는 “씨프린스호 사건은 우리나라가 IOPC에 가입한 직후에 일어난 대형 기름유출 사고”라면서 “법원이 IOPC 보상기준에 생소했던 상황이라 잘못 판단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해외에서는 피해자보다 사려 깊은 법원 판결을 찾을 수 있다. 2000년 7월 그리스 피레우스 항구에서 슬롭호가 폭발했다. 슬롭호는 94년 석유를 운반하는 배로 제조됐지만, 이듬해부터는 항구에서 기름찌꺼기를 저장하는 용도로 쓰이게 됐다. 폭발 사고가 일어날 때도 슬롭호는 항구에 닻을 내리고 있었다. 폭발로 산산조각난 슬롭호에서 흘러내린 기름은 항구를 뒤덮었다. 방제회사가 153만여유로(약 24억원)를 들여 기름을 치웠다. 그러나 IOPC는 방제비 지급을 거부했다.IOPC는 배의 기름유출 피해를 보상하는 국제기구인데 슬롭호를 ‘배’로 볼 수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방제회사는 IOPC를 상대로 그리스 지방법원에 소송을 냈다. 1심에서는 방제회사가, 항소심에서는 IOPC가 이겼다. 대법원은 다수의견(17대5)으로 슬롭호를 ‘배’라고 판단,IOPC에 방제비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기름을 실을 수 있다면 운항하지 못한다 해도 ‘배’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IOPC는 “피해보상과 관련해 각국 법원의 판결은 무조건 수용하는 게 원칙”이라고 밝혔다. 각국 법원의 판단이 IOPC 결정보다 우위라는 얘기다. 프랑스에서도 ‘보상혁명’이 일어났다.99년 12월 프랑스 남부 브르타뉴 해안에서 발생한 에리카호 사고와 관련해 파리 형사법원은 지난 1월 기름유출로 인한 환경손해를 인정하는 첫 판결을 내놓았다. 환경손해란 해양생물이 멸종 위기에 처하거나 자연경관이 회복 불가능할 만큼 훼손된 것을 말한다.‘피해자’는 폐사한 수만 마리의 새가 된다. 새를 대신해 지자체가 파리법원에 소송을 냈다. 지자체는 환경세의 일종인 ‘자연보호지구 지방세’를 징수하기 때문에 환경손해 배상금을 받을 자격이 있다며 손해배상액으로 피해 지역의 2년간 지방세 101만유로(약 16억원)를 청구했다. 법원은 환경손해를 인정, 에리카호를 빌려 사용한 토탈 등에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지자체를 대리한 코린 르파주 변호사는 “IOPC가 보상하지 않은 환경손해를 유류오염 책임자에게 물어 배상받은 것”이라면서 “법원이 환경손해의 심각성과 손해배상의 필요성을 인정해 만족한다.”고 말했다. 태안 기름유출 사고와 관련해서는 현재 대전지법 서산지원과 홍성지원에서 형사·민사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형사재판은 사고 당시 유조선과 삼성중공업이 잘못을 저질렀는지를, 민사재판에서는 피해 규모와 보상 여부를 판단한다. 우리나라 법원이 어떤 결론을 내릴지 주목된다. <특별취재반> 파리·도쿄·런던·마드리드 정은주 오이석특파원 ejung@seoul.co.kr
  • 원외재판부란?

    고등법원은 현재 서울, 대전, 광주, 부산, 대구 5곳이 있다. 제주도는 섬이라는 지역적 특성 때문에 1995년 광주고법 제주부가 설치돼 최초의 원외재판부로 운영되고 있다. 원외재판부란 원래 고등법원에서 담당해야 할 항소심 사건을 고법과의 접근성이 좋지 않은 관할내 재판당사자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관할내 지방법원에 설치·운영하는 재판부를 말한다. 고등법원 청사 밖에 있다는 뜻에서 원외라고 하며 법률상 기능은 고법 내 행정, 민사, 형사재판부와 똑같다. 원외재판부는 고법 부장판사 1명과 배석판사 2명으로 구성돼 있다. 법원조직법상 대법원장이 재판업무 수행상의 필요에 따라 고등법원의 부(部)가 지법 소재지에서 사무를 처리 할 수 있도록 사법부의 재량에 따라 설치된다. 현재 원외재판부는 제주지법과 전주지법에 각각 설치된 광주고등 원외재판부 2곳이 유일하다. 올 9월에는 청주지법에도 대전고법 원외재판부가 설치될 예정이다. 한편 지난 2월 개정된 대법원 규칙은 사건의 중량도 등에 따라 원외재판부 사건을 본원(고법)에 배당 또는 재배당할 수 있도록 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재판의 전문성 확보를 위해 사건 배당 규칙을 개정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바뀐 대법원 규칙 4조2항은 고법원장은 사건의 성격, 전문성, 복잡성, 소송물의 가액 등의 사정을 고려해 필요할 경우, 대법원장의 허가를 얻어 재판사무 중 일부를 고법에서 재판하는 것으로 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3항은 고법원장은 재판장의 요청에 따라 고법 원외재판부에 접수된 사건 중 고법에서 재판할 사건과 원외재판부 담당 사건을 나눠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고법 관할 지역에 원외재판부가 있어도 고법의 전문재판부가 담당하는 것이 적정하거나 원외재판부가 맡기 어렵다고 판단되는 사건의 경우 대법원장 허가를 받아 고법에 재배당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이런 내용은 원외재판부의 기능을 축소하려는 것 아니냐는 반발을 낳고 있다. 원외재판부가 설치된 전주지법의 경우, 행정사건 18건 중 6건이 광주고법에 재배당되자 원외재판부의 기능을 축소시키려는 것이라고 반발하기도 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지방에서 고법 원외재판부에 대한 의견이 법원에 전달되고 있으며 지난 3월 국회의 건의안도 있는 만큼 원외재판부 운영에 대해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대구 초등생 성폭력 3명 구속

    ‘초등학생 성폭력 사건’을 수사 중인 대구 서부경찰서는 4일 가해 학생 중 만 14세가 넘는 3명을 ‘성폭력 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중학생인 이들은 같은 동네에서 알게 된 다른 중학생 2명 및 대구 서구의 모 초등학교 학생 6명과 함께 지난달 21일 오후 5시쯤 같은 구의 모 중학교 교정에서 초등학교 3학년 여학생 8∼10명에게 집단 성폭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에 대한 법원의 영장 발부는 비록 미성년자이기는 하지만 사안의 중대성 등이 고려됐던 것으로 전해졌다.이에 따라 이들은 검찰로 송치돼 보호처분이나 형사재판 등 법적 처분을 받게 된다. 하지만 나머지 가해학생 중 12∼14세 사이인 3명은 가정법원 소년부로 송치되고 이들보다 나이가 어린 5명은 귀가 조치된다. 한편 대구 서부경찰서와 함께 ‘초등학생 성폭력 사건’을 수사 중인 대구 성서경찰서는 4일 “‘피해 학생들’을 대상으로 사실 확인 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강제추행을 당한 것으로 알려진 5명이 ‘피해 사실이 없다.’면서 진술을 번복함에 따라 조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 학생과 학부모는 학교 상담에서 강제 추행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으나 이후 경찰조사에서 ‘그런 사실이 없었다.’고 피해 사실을 부인했다. 학생 등은 경찰에서 ‘학교 상담에서 교사가 계속 (성폭력 피해 여부를) 캐묻는 바람에 귀찮아서 그렇게 답했다고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빚탈출 희망찾기-김관기 채무상담실] 신불자도 해외취업 가능할까요

    QIMF 사태로 금융기관에 채무를 지고 10년 동안 떠돌며 힘들게 지내왔습니다. 해외 취업이 될 것 같은데 지금과 같은 신용불량 상태에서 가능한지요. 벌어 먹고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나가는 것인데 해외취업도 못하게 된다면 절망입니다. 듣기로는 나중에라도 일시 귀국했다가 기소중지 때문에 잡혀가는 경우도 있다는데요. -임성훈(가명·47세) A헌법에 규정되는 거주 이전의 자유, 직업의 자유는 국민이 국외로 나가는 경우에도 적용되는 것이 원칙입니다. 따라서 개인의 신용이 좋지 않다는 것만으로는 국민의 국외 여행, 해외 취업, 이민을 제한하지 못합니다. 다만 국가의 가장 기본적인 권능인 형벌권과 과세권을 확보하기 위해 중대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국외 여행이나 해외 취업 등이 제한됩니다. 출입국관리법 제4조는 범죄의 수사를 위해 출석을 확보할 필요가 있거나 형사재판을 받고 있는 사람, 형 집행이 끝나지 않은 사람, 거액의 벌금·세금을 내지 않은 사람 등의 출국을 금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언론의 주목을 받는 대형 사건에 관계된 사람에게 출국금지 조치가 내려지는 것은 바로 이 조항에 의한 것입니다. 채무 이행을 연체하고 있는 사람이 형사입건되어 도피 중이거나 거액의 세금을 포탈한 경우에도 출국의 자유가 제한될 수 있겠으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형사 사건 또는 조세 채무 때문이지 속칭 신용불량 때문은 아닙니다. 즉 해외 취업이나 이주에 통상의 금융채무 불이행이 영향을 주는 경우는 없다고 단정할 수 있습니다. 과거 신용카드 회사들이 채무불이행자를 형사고소해 놓았던 사건들이 아직도 해결되거나 취하되지 않고 기소중지 및 지명수배 상태로 남아 있는 사례도 종종 발견됩니다만, 경미한 사건이므로 경찰서에 출석하면 즉시 해제하여 줍니다.21세기의 대한민국 정부는 중대한 이해관계도 없이 국민의 출국을 막지 않으니 안심하시기 바랍니다. 한편 사람이 국경을 넘을 수 있는 요건은 위와 같이 출국에 이상 없는 것뿐만 아니고, 입국하려고 하는 외국 정부의 허가도 필요합니다. 이것은 실무적으로 비자, 즉 입국허가를 신청할 수 있는 형식적 자격을 보통 우리나라에 주재하는 외국의 대사관에서 받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이 비자의 발급 여부, 즉 외국인을 수용할지 말지는 그 외국 정부의 고유 권한에 속하는 것이고 법적 판단의 대상이 되지 않는 재량행위라서 전문가가 책임지고 법적 의견을 낼 수 없는 영역에 속합니다. 대략 관광 여행 및 상용 방문을 위한 비자는 대부분의 나라에서 우리나라 국민에 대하여는 면제하고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도 인도주의에 반하는 중한 죄를 지은 전력이 없으면 즉시 발급해 주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장기 체류를 하면서 취업 또는 취학을 하기 위한 목적의 비자신청에 대하여는 그에 상당하는 심사를 엄격히 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일부 국가에서 비자신청자의 신분에 따라 최근의 은행 거래 경력과 현황자료를 요구하는 것이 그 전형적인 예입니다. 물론 이것은 각 나라의 현황, 체류로 추구하는 목적, 기간에 따라 다를 것이므로 구체적인 사항은 해당 나라의 영사 업무를 취급하는 곳에 확인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외국인의 입국을 받을지 여부는 그 나라 정부 마음대로이기 때문입니다.
  • [Seoul Law] 보이스피싱, 수법은 진화중…대책은 어수룩

    [Seoul Law] 보이스피싱, 수법은 진화중…대책은 어수룩

    “법원에서는 ARS 전화를 이용하거나 직원이 직접 전화를 걸어 개인정보를 물어보는 경우가 없으므로 절대 그러한 시도에 응하지 않도록 하시기 바라며, 그러한 사례가 발생할 경우에는 즉시 가까운 수사기관에 신고하시기 바랍니다.” 전화금융사기(보이스 피싱·Voice Phishing)에 대한 주의를 촉구하는 서울중앙지법 인터넷 홈페이지 팝업 창의 글이다. 지난해 6월 현직 법원장이 “아들을 납치했다.”는 말에 6000만원을 송금하는 보이스 피싱을 당하는 등 전화금융사기가 여전하다.(그래픽 참조) 날뛰는 보이스 피싱 범죄로 불특정 다수의 국민들이 정신적 금전적 고통을 받고 있으나 대책은 오리무중이다. ●내 돈, 찾기 어려워 2006년 6월부터 집계된 보이스피싱 피해사례는 지난 2월말 현재 5700건을 넘었다. 피해금액은 569억원이다. 고스란히 은행에 남아 있다. 엄연히 돈 주인이 있으나 이 돈을 돌려받기란 쉽지 않다. 법리 문제 때문이다. 피해자들은 “입금시킨 계좌의 돈을 거꾸로 피해자에게 계좌이체시켜 주면 되지 않느냐.”고 말한다. 하지만 한 번 범죄에 이용된 계좌로 들어간 돈은 쉽게 나오지 않는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일단 신고로 범죄에 이용된 계좌에 대해 은행이 지급정지를 시켜 돈이 인출되지 않았더라도 이 돈을 찾아 피해자에게 돌려주는 것은 매우 복잡한 문제”라고 말했다. 범죄에 이용된 계좌라 하더라도 일단 은행은 계좌명의자와 예금계약을 체결한 것이어서 특정계좌로 입금된 돈의 권리자는 통장을 개설한 사람이라는 얘기다. 결국 명의자가 그 돈이 잘못 입금된 돈임을 확인하고 돌려 주어야 한다. 그러나 보이스 피싱 범죄단이 사용하는 계좌는 이른바 ‘대포통장’이나 ‘깡통계좌’로 명의가 있지만 명의자를 찾기란 쉽지 않다. 압수한 피해자의 재산을 돌려주는 압수물 환부라는 방법도 있다. 그러나 이 방법으로도 돈을 찾기란 어렵다. 법원의 한 판사는 “압수는 영장을 발부받아 이뤄지는데 이는 증거를 취득하려는 방법”이라면서 “계좌 압수 자체는 가능하지만 돈 인출은 압수영장 발부소명으로 부족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7월 정부는 지급정지된 계좌를 신속히 처리하도록 법적 검토를 하겠다는 범정부종합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검토 결과 재산권 침해에 따른 위헌소지가 높다는 결론이 나오면서 현재는 유야무야된 상태다. 대국민 홍보와 금융계좌 이체한도나 외국인 명의 계좌개설 자격요건 강화 등이 대책의 전부다. 금융당국은 중국인이나 조선족이 같은 날짜에 여러 계좌를 개설하거나 대포통장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계좌개설을 제한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행법상으로는 먼저 소송해 승소한 사람이 자기 피해 범위 안에서 찾아가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한 가정주부는 이 방법을 시도 중이다.1000만원을 이체시켰다가 보이스 피싱을 당한 것을 알고 경찰과 은행에 신고했으나 몇 달이 지나도록 아무런 성과가 없어 은행을 상대로 부당이득금 반환청구소송을 내고 법원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소송은 보통 몇 달이 걸리고 받을 수 있다는 보장도 없다. ●금융실명제법 등 제도 보완 필요 이에 대해 판사들은 범죄로 인한 재산상 피해 등을 피고인을 상대로 한 별도의 민사소송 없이 형사재판에서 원스톱으로 결정하는 배상명령제도를 활용하라고 조언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단독 재판부의 한 판사는 “6개월 이상 걸리는 민사소송보다 배상명령을 통해 돈을 돌려받는 방법이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배상명령제도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배상명령을 받으려면 피고인과 피해자가 합의해야 한다. 하지만 보이스 피싱이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한 범죄고 피고인이 보이스 피싱의 주범인지 명확하지 않다면 배상명령 받기도 쉽지 않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현행 법을 보완하는 것만으로도 이런 범죄를 줄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금융사건을 전문으로 하는 한 변호사는 “금융실명제에 따라 불법인 대포통장이 보이스 피싱에 악용되는 것은 금융실명제 위반 처벌이 가볍고 은행 협조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면서 금융실명제 위반을 엄하게 처벌하고 무분별한 통장개설에 따른 보이스 피싱 범죄에 은행들의 책임을 일정 부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광장 박광배 변호사는 “정부가 보이스 피싱으로 인한 사기성 계좌임을 판단할 수 있는 공신력 있는 기관을 설립하거나 지정해야 한다.”면서 “그 기관이 은행에 사기성 계좌를 지정해주면 은행은 피해자에게 피해금액을 되돌려주는 시스템을 대안으로 생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오이석 강국진기자 hot@seoul.co.kr ●보이스 피싱(Voice Phishing) 전화(음성)로 개인정보를 불법적으로 알아내 이를 토대로 예금을 인출해가는 사기수법이다. 피싱은 개인정보(Personal Data)와 낚시질(Fishing)의 합성어라는 설과 그 어원은 fishing이지만 위장의 수법이 ‘세련되어 있다(sophisticated)’는 데서 철자를 ‘phishing’으로 쓰게 되었다는 설이 있다. 초기엔 온라인 게임의 아이템을 훔치는 수준이었으나 인터넷이 발달하고 전자금융거래가 확산되면서 금융 사기로 진화했다.
  • [열린세상] ‘떼법’은 없다/한상희 건국대 헌법학 교수

    [열린세상] ‘떼법’은 없다/한상희 건국대 헌법학 교수

    천하에 ‘떼법’은 없다. 억눌린 대중의 하소연이 있고 답답한 군중의 함성이 있을 뿐 떼법은 없다. 자유와 민주가 귀하게 여겨지는 사회라면 말이다. 아니, 적어도 폭압의 과거사를 조금이라도 반성할 줄 아는 사회라면 그런 조악한 언어폭력은 남세스러워서라도 더이상 하지 못한다. 그러나 문명을 말하고 선진화를 내세우는 새 정부는 공공연히 퇴행의 길을 선택한다. 법무부는 ‘떼법문화’를 청산하고 ‘법질서 확립과 경제 살리기’를 선언하는 업무계획을 발표하였다. 이명박 대통령은 한술 더 떠 떼법이 없으면 GDP가 1%는 상승할 것이라고 맞장구친다. 그래서 이 나라는 국민의 외침을 떼쓰는 것으로 폄하하고 그들의 아픔을 애써 외면하는 패악의 국가로 전락하고 만다. 물론 제2의 ‘IMF 위기’까지 거론되는 이 어려운 시기에 법질서도 중요하고 경제 살리기도 필요하다. 하지만, 사람이 있고 질서가 있으며 민생이 있고 경제가 있는 법이다. 억울함을 탄원하는 목소리를 떼잡이로 호도하고 민원을 호소하는 사람들을 떼꾼으로 몰아 두들겨 잡으면서 구축하는 법질서가 무슨 의미를 가질 것이며, 그렇게 서민들만의 고통에 빌붙어 회생되는 경제라는 것이 무슨 가치가 있을까. 소위 ‘불법’시위에 대해 ‘능동적 검찰권’을 행사하고 형사재판 절차에서 손해배상 책임까지 물리겠다는 발상은 단적인 예다. 애초부터 집회와 시위를 사회악으로 간주하는 현행 집시법은 경찰이 마음만 먹으면 어떤 집회·시위도 불법으로 규정할 수 있게 만들어 놓았다. 여기에 검찰까지 나서서 능동적 검찰권을 행사하여 집회·시위자들을 형벌로 처단하고, 그것도 모자라 손해배상이라는 경제적 형벌까지 가중하겠다고 나선다. 헌법이 보장하는 집회·시위의 자유이든 노동3권의 발현이든 일단 대중이 하나의 목소리로 거리에 나서기만 하면 떼법의 오명을 뒤집어씌우며 불법·폭력시위로 규정하고 무자비한 진압과 형사처벌, 경제적·사회적 매장의 수순을 밟아내고자 하는 것이다. 시위진압 경찰에게 면책권을 부여하겠다는 발상은 더욱 가당찮다. 우리 경찰은 폴리스라인의 설정기준은 무엇이며 그것의 위반여부는 어떻게 판단하며, 위반자는 어떤 절차와 방식으로 제재하며, 집회·시위의 안전 보장에 필요한 재량권은 어떻게 행사되어야 하는지 등에 대한 구체적이고도 일반화된 매뉴얼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다. 오로지 그때그때 자의적이고 직관적인 판단에 의존하여 집회와 시위를 통제하는 셈이다. 면책권 논의가 폭력이 되는 것은 이 지점에서이다. 경찰의 이런 후진성이 새 정부의 초입에서 야경국가의 악몽을 되살리게 하는 것이다. 이 지경이 되면 새 정부의 떼법론은 거의 점령군이 내리는 포고령 수준이 된다. 역사적으로 정치와 사회의 진보는 하나같이 길거리에 나선 민중의 힘에 의해 이루어졌다. 하지만 새 정부는 민중의 권력이 터잡게 되는 유일한 공간인 길거리의 정치를 소거하고자 한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집회와 시위라고 이름 짓는 바로 그 대중의 열정을 떼법문화로 비아냥거리며, 문명사회에서는 인권이라는 최고의 의미를 부여하는 그 다중의 목소리들을 불법시위로 오도하고, 신자유주의가 극에 달한 미국에서조차 최고의 가치로서 보호하는 길거리 정치를 형사처벌과 사회적 매장의 대상으로 삼아 처단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래서 한국의 정치는 또다시 야만의 국면으로 회귀한다. 경제개발이라는 장밋빛 환상을 내세우며 억압을 일상화하였던 과거 권위주의 정권의 폭압이 이제 ‘경제 살리기’라는 이름으로 되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민주화를 자랑하던 이 대명천지의 한국땅에서 말이다. 한상희 건국대 헌법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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