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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검찰 7월부터 민간법정에 선다…법관·군 공판검사 인력 보강 과제

    군검찰 7월부터 민간법정에 선다…법관·군 공판검사 인력 보강 과제

    올 7월부터 군인 범죄의 상당수가 민간에서 재판을 받고 군 검사들도 민간법정에 서게 된다. 이예람 중사 사건 등 피해자의 극단적 선택을 유발한 폐쇄적인 군 사법제도를 개혁하는 군사법원법이 시행되면서다. 시행 초기 일선의 부담과 혼란이 예상되는 가운데 관련 인력을 꾸준히 보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1965년 창설 이후 57년간 국군의 항소심 재판을 도맡아온 고등군사법원이 다음 달 1일 폐지된다. 군 항소심 사건은 모두 민간에서 관할하고 성폭력 범죄와 사망사건, 입대 전 저지른 범죄는 1심부터 민간법원이 재판권을 갖는다. 고등군사법원 사건을 모두 넘겨받게 된 서울고법은 비상이 걸렸다. 1일자로 이송될 사건 수는 200여건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2020년 기준 서울고법에 접수된 형사사건이 월평균 281건인 점을 고려하면 한 달치 사건이 한 번에 밀려오는 셈이다. 서울고법은 늘어날 업무에 대비해 올 초 부장판사 셋으로 구성된 대등재판부인 형사4부를 신설했다. 현재는 성폭력 전담이지만 군사·성폭력 전담 재판부로 확대해 군 관련 재판을 주로 담당할 예정이다. 다만 지나친 업무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일부 사건은 다른 형사재판부로 나눠서 배당할 것으로 보인다. 법원행정처는 지난 3월부터 ‘개정 군사법원법 시행준비 태스크포스’를 꾸려 군사법원 측과 긴밀히 협의하며 업무 이관 준비를 해왔다. 그럼에도 시행 초기 혼란은 일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고법의 한 부장판사는 “오래 논의된 사안인 만큼 군사법원의 재판권을 축소하고 민간에 넘기는 입법 취지는 공감하지만 특정 날짜를 기준으로 모든 사건을 한 번에 보내는 방식에는 아쉬움이 남는다”면서 “일선에선 업무 부담을 우려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군 공판검사 인력도 꾸준히 보강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 군 고등검찰부 공판검사는 국방부와 육·해·공군 전체에 20명 안팎 규모인 터라 민간 법원의 각 재판부에서 동시에 사건이 진행되면 대응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는 군 검사를 증원하는 방안을 검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개정법 시행을 앞두고 궁극적으로 평시 군사법원 제도를 아예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계속 나온다. 군이 행정권과 사법권을 모두 갖는 구조에서는 상관에 의해 수사·재판에서 부당한 개입이나 은폐가 자행될 우려가 크다는 이유에서다. 또 실제 군사법원 심판사건 중 보안이 요구되는 군사범죄 비중은 극히 적다. 국방통계연보에 따르면 2019년 보통군사법원에 접수된 전체 사건(2839건) 중 군사범죄(228건)는 8.1%에 불과했다. 특히 기밀누설 범죄와 간첩·이적 범죄는 각각 2건과 0건이다. 군 법무관 출신 강석민 변호사는 “이번 개정안도 군사법제도 개혁 측면에서 나름 큰 진전이지만 결국 군사법원 폐지 방향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순환 보직과 전문성 부재 등 고질적 문제가 계속되고 있는데 일부 군사범죄를 위해 제도를 유지하는 게 효용이 있겠느냐”고 말했다.
  • [손정혜의 어쩌다 법정] 어쩌다 무고/법무법인 혜명 변호사

    [손정혜의 어쩌다 법정] 어쩌다 무고/법무법인 혜명 변호사

    무고하다는 말은 ‘아무런 잘못이 없다’(無辜)거나 ‘거짓으로 고소한다’(無告)라는 여러 의미로 해석되지요. 최근 채팅앱으로 만난 남성을 성범죄로 무고한 여성이 징역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수사받던 남성이 만남 당시의 상황 등을 녹음해 놔 가까스로 부당한 형사처벌을 피할 수 있었다고 하는데, 누군가가 나를 모함하기 위해 일을 꾸미고 허위로 고소한다면 우리는 얼마나 힘들고 외로운 싸움을 해야 할까요.  필자에게 상담을 신청한 의뢰인은 성폭행을 당했다고 울면서 피해를 호소했습니다. ‘아! 이건 반드시 구속시켜야 하는 사건이다’라는 마음으로 상담을 시작하고, 증거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중 실체를 알게 됐습니다. 의뢰인이 뭔가 숨기고 있다는 것을. 가해자로 지목한 사람에 대한 처벌 의지는 보이지 않고, 심지어 그를 사무실에 데려다 주기도 하고…. 남편에게 본인이 피해자인 것을 알리는 게 가장 중요해 보였지요. 허위 고소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변호사에게는 솔직히 이야기해야 한다고 설득했습니다.  또 어느 한 의뢰인은 회사 사장 A씨의 압박을 견디다 못해 상담을 의뢰했습니다. 세금 포탈에 따른 추징을 막으려고 직원을 사주해 이 직원이 회삿돈을 횡령하고 분식회계를 했다고 거짓 진술하도록 해 주면 자기가 그의 법률 리스크를 다 처리해 주겠다고 제안한 것을 자신이 거부하니까 A씨가 외려 자신을 횡령죄로 고소하고, 막대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여럿 제기해 압박했다는 겁니다.  민·형사 재판까지 간 이 사안은 형사재판부가 A씨의 허위고소를 인정해 무고죄 1년의 실형을 선고하며 그를 법정 구속하고 민사재판부는 피해자의 명예를 실추하고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게 해 유·무형의 손해를 입혔다며 위자료 6000만원 배상과 소송비용 전액 부담의 판결을 내렸습니다. 당시 재판부는 “‘재판을 받을 권리는 최대한 존중하나 민사소송에서 원고가 주장한 권리 또는 법률관계가 사실적, 법률적 근거가 없고 원고도 그와 같은 점을 잘 알고 있거나 알 수 있는 상황에서 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그 자체가 재판청구권을 남용하는 것으로 위법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검찰의 기소율은 2019년 기준 2.9%에 불과합니다. 반면 무고죄 발생은 계속 증가해 2020년만 해도 4685건에 이릅니다. 그렇지 않아도 고소고발이 넘쳐나는 대한민국에서 사실관계를 과장하는 차원을 넘어 적극적으로 허위사실을 가공하는 무고는 철저하게 책임을 물어야 하지 않을까요. 허위 주장에 따른 수사권 낭비도 막아야겠지만, 무엇보다 정말 무고한 피의자, 피고인이 생기지 않게요. 아울러 허위 고소인에게도 알량한 이익이나 위기를 모면하려는 얄팍한 수로 사법기관을 악용했다간 형사 처벌과 함께 막대한 위자료 배상 판결을 받게 된다는 점도 제대로 알려 줘야 하고요.
  • 정경심 재판, 고법 부장판사 3인 대등재판부가 맡는다

    정경심 재판, 고법 부장판사 3인 대등재판부가 맡는다

    정경심(59) 동양대 교수의 항소심 재판을 고등법원 부장판사 3명으로 구성된 대등재판부가 맡게 됐다. 서울고법에서 형사재판부에 대등재판부를 도입한 건 처음이다. 5일 서울고법은 오는 9일자 인사에 따른 고등법원 부장판사들의 사무분담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정 교수의 재판을 맡게 된 형사1부는 이승련(56·사법연수원 20기) 부장판사와 엄상필(53·23기) 부장판사, 심담(52·24기) 부장판사 셋으로 구성된 대등재판부로 구성되게 됐다. 해당 재판부는 선거·부패 사건을 전담하게 되며 형사1-1부의 재판장은 이 부장판사가, 1-2부는 엄 부장판사가, 1-3부는 심 부장판사가 맡는다. 정 교수 사건은 재배당을 거친 뒤 재판부와 주심이 결정될 예정이다. 셋 중 가장 경력이 긴 이 부장판사는 올해 서울고법으로 전보되기 직전 서울중앙지법 민사1수석 부장판사를 역임했다. 지난해 12월 대한항공의 아시아나 항공 인수를 위해 KCGI 산하 투자목적회사 그레이스 홀딩스가 한진칼을 상대로 제기한 신주발생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며 조현태 한진그룹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앞서 정 교수의 1심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임정엽·김선희·권성수)도 부장판사 3명으로 구성된 대등재판부였다. 정 교수의 재판은 형사25-2부(부장 임정엽)가 담당했으며 지난해 12월 23일 1심 선고에서 정 교수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을 명령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법서라] 30년간 이어진 동거… “끝내자”는 법원 vs 말 없는 검찰 속내는

    [법서라] 30년간 이어진 동거… “끝내자”는 법원 vs 말 없는 검찰 속내는

    [편집자주] 전국 최대 법원과 최대 검찰이 몰려 있는 서울 서초동에는 판사, 검사, 변호사뿐만 아니라 그들을 취재하는 기자들도 있습니다. 일반 국민의 눈으로 보는 법조계는 이상한 일이 참 많습니다. 법조의 뒷이야기와 속이야기를 풀어드리는 ‘법조기자의 서리풀 라이프’, 약칭 ‘법서라’를 토요일에 선보입니다.지난 3월 25일 서울 서초구에 있는 서울법원종합청사 외벽에 대형 현수막 4개가 걸렸습니다. ‘법원과 검찰의 유착의혹으로 철수한 법원 내 공판검사실! 전국에서 유일하게 여기에만 있습니다’, ‘기소하는 검사와 재판하는 판사가 한 곳에서 근무하는데 공정한 재판을 기대할 수 있겠습니까?’ 전국 공무원노동조합 법원본부 서울중앙지부에서 법원청사 서관 12층에 있는 공판검사실의 퇴거를 요구하며 설치한 현수막들입니다. 청사 외벽에 20일 동안이나 걸려 법원을 오가는 많은 법조인들과 시민들의 눈에 담겼고 서초동에서도 많은 화제가 됐습니다. 현수막이 떼어진 지 어느덧 석 달. 겉으로는 조용했지만 법원과 검찰은 여전히 신경전을 벌이고 있었습니다. 주고받은 공문과 전화 통화도 여러 차례. 그런데 공판검사실을 철수하라는 요구는 물론 정확한 입장이라도 밝혀달라는 법원의 요청에 검찰이 아무런 답을 하고 있지 않으면서 조용했던 신경전은 곧 수면 위로 드러날 조짐입니다. 다시 전운이 감도는 서초동 법원청사. 공판검사실을 둘러싼 법원과 검찰의 속내를 정리해 봤습니다. ●법원 건물에 판사와 검사 한 건물에… “유착 의혹 심각” 공판검사실은 말 그대로 재판에 들어가는 검사들이 일하는 사무실입니다. 법원청사 서관 12층에 413.98㎡(125평) 규모로 마련돼 있고 서울중앙지법 공판1부 검사들과 수사관 등 26명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법원노조는 공판검사실의 철수를 요구하는 데엔 매우 중요한 명분과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고 강조합니다. 공판검사들은 재판에 넘겨진 피고인들의 혐의를 입증해야 하는 책임이 있는 피고인, 변호인과는 또 다른 재판 당사자이기도 합니다. 재판을 심리하는 판사들과 판사를 설득시켜야 하는 검사들이 한 건물에 모여있는 자체가 부적절한 동거라는 지적이 철수를 요구하는 가장 큰 명분입니다. 실제로 서울중앙지법 형사법정과 형사재판부 판사실, 그리고 서울고등법원 판사실이 모여있는 서관 12층에 공판검사실이 있다 보니 재판을 오갈 때 검사와 재판부가 같은 엘리베이터를 타기도 합니다. 검사들에게는 법원 내 모든 층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출입증도 지급돼 있습니다. 물론 검사들이 판사실을 찾아다며 법정 밖에서 재판에 영향을 주는 행동이 이제는 불가능하다는 게 서초동 안팎에도 인식이 퍼져 있습니다. 하지만 그럴 가능성이 있다는 ‘의심’은 그 자체로 재판의 신뢰를 떨어뜨릴 수밖에 없습니다.변호사들이 판사실에 전화를 걸거나 직접 찾아와 의견을 피력하던 시절이 끝났다고 여겨진 것도 불과 10년 안팎이라고 합니다. 전관예우, 법조비리 등 많은 파문을 일으켰던 사법파동이 사실은 사적인 친분과 가벼운 만남에서 비롯됐다는 것을 대다수의 법조인들은 마음에 새기고 있습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이 재판까지 이르게 되면서는 판사들은 서로 간의 대화에도 많은 주의를 기울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마음가짐과 태도를 법조계 밖의 국민들은 알기가 어렵습니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으로 사법부와 재판을 바라보는 눈도 더욱 매서워졌습니다. 지난 3월 재판에 넘겨진 서울고법 부장판사들도 1심 재판을 하는 서울중앙지법 판사들과 한 건물을 사용하는 게 매우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거세져 결국 사법연수원으로 사무실을 옮겼습니다. 그렇다면 이토록 중요한 명분이 담긴 요구가 왜 올해 본격적으로 나왔을까요. 여기엔 법원 내부의 상황들이 얽혀있습니다. 공판검사실은 그동안에도 법원 안에서 오랜 숙제였다고 합니다. 그러다 지난해 법원노조 서울중앙지부가 최완주 당시 서울고등법원장과 단체협약을 맺는 과정에서 공판검사실을 철수시킨다는 합의를 이룬 것입니다. 서울고법은 올해 2월 청사 내 사무실 등을 전면 재배치하는 ‘청사 종합 재배치 계획’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6층에 있는 도서실 공간이 부족해 일부 서고가 등기국에 보관돼 있는가 하면 형사국 사무실 가운데 일부는 형사재판이 주로 열리는 곳이 아닌 다른 공간에 위치해 있는 등 건물이 매우 비효율적으로 쓰이고 있어 이를 바꾸겠다는 계획입니다. ●서울고법 ‘2020 청사 종합 재배치’ 계획…법원노조와 ‘검사실 철수’ 협약도 여기엔 공판검사실 철수를 촉구하는 법원 직원들의 현실적인 고충들이 담겼습니다. 서울법원청사는 동관과 서관으로 나뉘어 있는데요. 서울중앙지법의 형사재판이 모두 서관에서 열리고 형사재판부 판사들도 모두 서관에 사무실을 두고 있는데, 재판업무를 지원하는 직원들의 형사단독2과 사무실이 동관 7층에 있는 것입니다. 전자법정이 아닌 서류로 재판이 이뤄지는 형사재판이다 보니 형사단독2과 직원들은 수많은 서류뭉치를 올린 카트를 밀고 동관과 서관의 연결 통로가 있는 6층으로 이동했다가 다시 서관 엘리베이터를 타고 각 법정이나 판사실에 오가야 합니다. 공판검사실에서 일부 피의자들에 대한 조사도 이뤄지고 또 수사기록을 복사하기 위해 민원인이나 변호인들이 드나들 수 있는 스마트열람복사실까지 12층에 마련돼 있으니 직원들의 불만이 더 쌓여갔습니다. 노조와 법원의 단체협약 사항에 포함된 이유이기도 합니다. 공판검사실 철수가 공식적으로 올해 풀어야 할 과제가 되자 법원장은 관련된 기관들에 공문을 보내며 협의를 시작했습니다. 이제 법원과 검찰, 각 기관에서 주고받은 공문 등을 토대로 어떤 신경전이 벌어졌는지를 짚어보겠습니다. 3월 5일 법원노조로부터 공판검사실 철수가 빨리 이뤄져야 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받은 서울고법은 김창보 법원장 명의로 3월 20일 서울중앙지검 검사장에게 공문을 보냈습니다. ‘서울법원종합청사 서관 12층 공판1부 검사실 상주와 관련한 자료를 파악한 바, 우리 법원에서는 상주와 관련한 공문이나 협약서 등 자료가 없는 상황입니다. 이에 귀 기관에 관련 공문서 등 자료가 있으면 송부하여 주시고, 이와 관련한 귀 기관의 의견도 조속한 시일 내에 함께 보내주시기를 협조 의뢰합니다.’ 법원 안에 공판검사실을 두고 있는 객관적인 근거를 설명해 보라는 것이죠. 그러자 3월 28일 서울중앙지검에서 다음과 같은 답이 옵니다. ‘법원청사 내 공판부 사무실 사용은 과거 대법원과 법무부 상호 간 검찰 부지 일부는 법원에서 사용하고, 법원 건물 일부는 검찰에서 사용하는 것으로 양해되어 그 때부터 검찰이 법원 서관 12층을 사용하게 된 것입니다. (중략) 앞으로도 이 문제는 당시 양해 당사자인 대법원과 법무부에서 실질적으로 협의해야 할 사항임을 양지해주시기 바랍니다.’검찰은 1984~1986년 법무부와 대법원이 주고받은 기안을 근거 자료로 첨부했습니다. 당시 법원과 검찰청 건물을 신축하는 과정에서 재판에 출석해야 하는 구속 피고인들이 머무는 구치감을 법원 뒤쪽에 만들어 지하 통로를 연결하려는데 비용이 너무 많이 들고 공간적인 비효율이 발생한다며 구치감에 들르지 않고 바로 법정으로 갈 수 있도록 호송차 진입로를 법원에 마련해 달라고 법무부가 요청했고, 대법원은 땅의 일부를 내줄 테니 비용과 운영은 검찰에서 하라는 취지의 답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몇 차례 협의를 거쳐 검찰 부지를 침범해 만들어진 호송차 진입로와 법원 건물 내 공판검사실을 사실상 맞바꿨다는 게 검찰의 얘깁니다. 그런데 법원 입장에서는 호송차 진입로는 애초에 법원의 관할이 아니어서 그 부지를 지킬 이유도 없고 공판검사실 역시 법원 12층의 일부를 차지하며 오히려 동선을 꼬이게 했으니 골칫거리가 된 셈입니다. 또 과거 자료를 보더라도 서로 양해해서 땅을 나눠가진 게 아니라 검찰 쪽 필요에 의해 법원이 땅과 사무실을 내주었다고 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어쨌든 과거의 협의 대상이었던 법무부와 대법원이 해결해야 할 일이라는 서울중앙지검의 답이 왔으니 서울고법은 다시 법원행정처에 4월 1일 검토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습니다. 그런데 일주일 뒤 법원행정처는 ‘법원청사 관리내규에 의하면 청사의 관리책임자는 각급 법원의 법원장이고, 동일 청사를 2이상의 기관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최상급 청사관리관이 관리하므로 서울법원종합청사의 관리 책임자는 서울고등법원장’이라면서 서울고등법원장이 해결하라는 답을 줬습니다. 다시 김창보 서울고등법원장 명의로 법원노조와 검찰에 공문이 전달됐습니다. 4월 23일 서울고법은 법무부 장관에게 이 문제에 대한 입장을 요구했습니다. 법무부도 법원행정처처럼 내부적으로 검토한 결과 청사관리 문제는 서울고검에서 처리하는 게 맞다며 법원의 공문을 서울고검으로 보냈다고 합니다. 이어 서울고검에서 공판1부가 속해있는 서울중앙지검에 5월 9일 의견제시 요청 공문을 다시 보냈고, 서울중앙지검은 5월 21일쯤 법원에 “법무부와 의견 조율을 거쳐 종합적으로 서울고검에서 공문에 대해 답변할 예정”이라면서 “현재 법무부와 서울고검, 중앙지검이 협의중”이라는 답을 실무진을 통해 전달했습니다. 그런데도 뚜렷한 입장이 돌아오지 않자 서울고법은 5월 20일 다시 법무부에 ‘공문을 접수해 5월 10일까지 회신을 요청하였습니다. 회신 기한이 경과함에 따라 다시 요청을 드리니 귀 기관의 의견을 조속한 시일 내에 밝혀주시기 바랍니다’라고 독촉을 했습니다. 기관장들의 명의로 된 공문은 여기서 멈춰졌습니다. ●검찰 “인사청문회와 검찰 인사 앞두고 있어 결정 못 해” 그 뒤 한 달간 법원과 검찰의 실무진들의 핑퐁게임이 이어졌습니다. 5월 29일, 6월 11일, 6월 18일, 6월 24일, 그리고 7월 2일까지 서울고법의 관리담당 실무진은 서울고검 관리담당 실무진과 매주 통화를 했습니다. 5월 29일에는 “을지태극연습이 끝난 뒤 윗분들께 보고드려 지침을 받을 예정”, 6월 11일에는 “법무부와 중앙지검과 협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 6월 18일에는 “보고를 마쳤고 이번주 중으로 서울고검에서 회신 공문을 보낼 것”, 6월 24일에는 “최대한 빨리 보낼 것”이라는 답이 전달됐다고 합니다. 그리고 지난 2일. 서울고검 실무진은 “오는 8일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관련 문제로 공문 회신이 어렵다고 합니다”라면서 “인사청문회 결과에 따라 고검장, 지검장 인사이동이 있을 것이고 현재 고검장이 답변할지, 후임 고검장이 답변할지 결정되지 않아 공문을 언제 보낼 수 있을지 특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 법원으로 돌아왔습니다. 결국 검찰 쪽으로부터 어떠한 입장도 듣지 못한 채 다시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끝나더라도 후속 검찰 인사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어버린 겁니다. 법원노조는 “기관장끼리의 협의는 더 이상 어렵게 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공판검사실 철수를 위해 “강력한 조치들을 해나가며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현수막을 내걸고 기자회견을 했던 수준을 넘어 7~8월 본격적으로 싸워보겠다는 건데요. 행정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입니다. 김광준 법원노조 서울중앙지부장은 “법원이 신뢰를 회복하는 게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에 공판검사와 재판하는 판사들과의 유착 의혹을 심각하게 불러 일으키는 부적절한 동거를 반드시 끝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얼른 방을 빼달라며 재촉하는 집주인과 아무런 말이 없는 세입자. 법원과 검찰의 여름은 좀 더 뜨거울 것으로 보입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국민 눈높이 맞는 선진 양형 기준 만들 것”

    “국민 눈높이 맞는 선진 양형 기준 만들 것”

    제7기 양형위원회를 이끌게 된 김영란 신임 양형위원장이 13일 “실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범죄에 합리적 양형 기준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양형위는 형사재판부에서 판사들이 형을 결정할 때 참고하는 구체적 양형 기준을 마련하고 심의하는 대법원 산하기구로 위원장을 포함해 13명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김명수 대법원장에게 임명장을 받은 뒤 열린 양형위 전체회의에서 “양형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기대 수준이 계속 높아졌다”면서 “7기 양형위가 한층 발전된 모습으로 선진 양형 제도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열성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양형이 설정돼 있지 않은 범죄 중 국민적 관심이 높고 실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범죄에 대해 공정하고 합리적인 양형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또 이미 만들어진 양형 기준도 합리적 개선이 필요하지 않은지 면밀히 검토해 수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2004년 8월부터 2010년 8월까지 대법관을 지낸 뒤 2011년 1월부터 다음해 11월까지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권익위원장 재직 시절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제정을 추진했다. 이후 이 법은 김 위원장의 이름을 따 ‘김영란법’으로 불리고 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사설] 사법농단 특별재판부 도입해 공정재판 우려 해소해야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가 그제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사법권 남용 의혹과 관련해 “특별재판부를 도입하고 연루 판사들 탄핵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별재판부 설치 법안이 발의되고 관련 법관 탄핵을 주장한 의원들이 있기는 있었으나 여당 지도부가 이를 공식화한 것은 처음이다. 민주당 박주민 최고위원 등 여야 의원 56명은 지난 8월 ‘양승태 전 대법원장 재임기간 중의 사법농단 의혹사건 재판을 위한 특별형사절차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했다. 일반적으로 재판부 배당은 비임의적 방식으로 이뤄진다. 특정 재판부로 특정 사건이 배당될 때 생길 공정성 훼손을 막기 위해서다. 이 때문에 특별재판부 도입에 대해 위헌 시비 등을 우려하는 법원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하지만 현재는 특별재판부를 도입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 사법부가 보여 준 ‘제 식구 감싸기’식 행태를 보건대, 실체적 진실 규명을 할 수 없다는 우려 때문이다. 사법농단 수사와 관련된 압수수색영장은 기각률이 90%로 일반 사건의 기각률(15~20%)보다 4배가 넘는다. 게다가 이 사건이 배당될 가능성이 큰 서울중앙지법은 홍 원내대표 말처럼 “형사합의부 7곳 중 5곳의 재판장이 사법농단 조사 대상이거나 피해자”다. 공정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특별재판부 도입 여부는 26일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여부에 따라 엇갈릴 전망이다. 사법부도 특별재판부 구성을 검토했다. 2014년 5월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은 ‘세월호 사건 담당재판부 검토’ 문건에서 재판부 배당 방안으로 일반 형사재판부나 수석재판부 배당, 특별재판부 구성 및 배당 등 세 가지 안을 제시했다. 당시 법원행정처는 ‘특별재판부는 정치적 이해득실에 따른 기존 재판부 배제 주장이 나올 우려가 있다면서도 사법부가 세월호 사건에 대해 관심을 쏟는다는 홍보 효과를 극대화하는 장점이 있다’고 해석했다. 사법부는 “내가 하면 로맨스요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편협한 사고를 버려야 한다. 국회는 위헌 시비 없이 공정한 재판을 할 수 있도록 특별재판부 구성 법안을 만드는 데 머리를 맞대야 한다.
  • 서울중앙지법, 국내 첫 ‘아동학대 전담 재판부’ 신설

    서울중앙지법, 국내 첫 ‘아동학대 전담 재판부’ 신설

    최근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아동학대 사건 재판을 전담하는 재판부가 국내 법원에 첫 도입된다. 전국 최대 법원인 서울중앙지법(법원장 강형주)은 22일자로 법원 조직과 사무분담을 개편해 기존 형사재판부 3개를 아동학대 전담부로 지정한다고 21일 밝혔다. 법원 관계자는 “단독 재판부, 합의 재판부, 항소 재판부 한 곳씩을 전담으로 지정했다”면서 “아동학대 문제에 높아진 사회적 관심을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가정법원이 아닌 일반 법원에서 아동학대 사건만 전담으로 하는 단독·항소·합의 재판부를 모두 만든 것은 서울중앙지법이 처음이다. 인천지법이 지난해 6월 전담 단독 재판부를 만든 바 있지만 죄질이 무거운 아동학대 사건을 다루는 합의부나 2심을 맡는 항소부는 없었다. 서울중앙지법은 전담 판사들이 아동학대 사건을 전문적으로 다루며 기존보다 개선된 재판 진행이나 처벌 등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운용 결과에 따라 향후 다른 법원에도 설치될 가능성이 있다. 서울중앙지법은 이밖에 ‘생활밀착형 분쟁’ 재판의 소요 시간을 줄이고자 전담 재판부 4개를 신설한다. 생활밀착형 분쟁이란 대여금, 임금, 신용카드 사용대금, 자동차사고 손해배상, 임대차 보증금 등을 둘러싼 분쟁이다. 지난해 서울중앙지법에 1만 1825건이 접수됐다. 법원은 다툼이 적은 사건은 소장 송달 후 2∼3주 안에 첫 재판을 열고, 첫 재판 후 2주일 내에 선고하기로 했다. 전국 법원의 민사단독 사건 평균 처리 기간은 161일이다. 접수부터 선고까지의 절차가 5개월에서 빠르면 1개월로 줄어들게 된다.법원은 “생계형 분쟁을 신속하게 처리해 국민이 생업에 하루 빨리 전념할 수 있도록 하려는 조치”라고 말했다.서울중앙지법은 이와 함께 형사합의부를 2개 증설하고 성범죄 전담 합의·항소부엔 여성법관을 1명 이상씩 배치했다. 부채 30억원 미만 소기업의 ‘간이회생’(일반 회생보다 절차와 비용을 줄인 제도)을 맡는 전담재판부도 1개에서 2개로 늘렸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완구 홍준표, 재판장 사법연수원 동기 변호사 선임…왜?

    이완구 홍준표, 재판장 사법연수원 동기 변호사 선임…왜?

    이완구 홍준표 이완구 홍준표, 재판장 사법연수원 동기 변호사 선임…왜? 서울지방변호사회(김한규 회장)는 ‘성완종 리스트’ 사건으로 기소된 이완구 전 국무총리와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재판장과 사법연수원 동기인 변호사를 선임했다며 재판부 재배당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서울변회는 23일 성명을 내고 “재판 직전에 이르러 재판장과 동기인 전관 변호사를 추가 선임하는 것은 국민의 시각에서 볼 때 재판장과의 연고관계나 전관의 영향을 이용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받기에 충분하다”며 이같이 요구했다. 서울변회는 서울중앙지법이 내달 1일부터 형사재판부와 학연·지연 등 연고가 있는 변호사가 선임된 사건은 재판부 스스로 재배당을 요청하겠다고 한 점은 언급하며 “재배당 제도가 시행되면 재판의 공정성에 대한 의심의 여지가 없도록 법원에 재배당을 요청할 것을 정중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22일 첫 공판준비기일을 한 이 전 총리는 변호인으로 서울고법 판사 출신인 이상원 변호사를 선임했다. 이 변호사는 노태우 정부 시절 실세 박철언 전 의원의 사위로 이 사건 재판장인 엄상필 부장판사와 같은 연수원 23기다. 홍 지사 역시 23일 공판준비기일을 앞두고 법무법인 엘케이비(LKB)앤파트너스 이철의 대표변호사 등을 선임했다. 이철의 변호사는 사건 재판장 현용선 부장판사와 연수원 24기 동기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커버스토리] “실형은 마땅” vs “정당한 폭행” 법조계 뜨거운 갑론을박

    [커버스토리] “실형은 마땅” vs “정당한 폭행” 법조계 뜨거운 갑론을박

    정당방위 인정 범위와 관련, 폭행 혐의 여부를 판단하는 경찰·검찰 등 수사기관은 물론 유무죄를 판단하는 법원에서도 다양한 입장이 나온다. 이른바 ‘도둑 뇌사’ 사건의 경우 “뇌사에 이를 정도로 과도한 폭행이어서 실형이 마땅하다”는 의견과 “어떠한 돌발 행동을 할지 모르는 도둑을 제지하기 위한 정당한 폭행”이라는 주장이 팽팽히 맞선다. 법을 다루는 이들 사이에서도 논쟁이 오가는 만큼 고질적인 정당방위 논란을 해소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도둑 뇌사 사건을 놓고 보면 “무죄판결이 나왔어야 한다”는 일반 여론과 달리 법관들 사이에서는 “충분히 실형도 가능한 사건”이라는 의견이 많다. 이미 제압당해 도망치거나 저항할 수 없었던 도둑을 빨래건조대와 허리띠 등으로 수차례 때린 것은 과잉 방어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위법성 있다” vs “실형 너무해” 재경지법의 한 판사는 “야심한 시간에 도둑을 맞닥뜨린 피고인이 너무 놀라기도 하고, 흉기를 갖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위력을 행사한 것까지는 이해할 수 있다”면서도 “이미 손과 발로 때려 저항을 할 수 없는 상태가 됐는데도 추가 폭행해 뇌사에 이르게 한 것을 정당방위로 인정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형사재판부를 이끌고 있는 한 부장판사는 “정당방위라고 해서 상대방을 아무렇게나 폭행해도 된다는 것이 아니다”라며 “부당한 침해가 지속되지 않는 상황에서 가해지는 위력은 위법성을 면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식물인간 상태에 빠진 도둑의 증언이 없는 상태에서도 실형이 선고된 것은 이번 사건의 폭행 정도가 결코 가볍지 않다는 방증”이라면서 “무죄가 선고됐다면 앞으론 집에 들어온 도둑에게 무조건 과도한 폭행을 가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항소심에서도 무죄가 선고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럼에도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은 지나치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김현 전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은 “우리나라는 범행 직후 곧바로 경찰이 달려와 현장을 정리할 수 있는 정도의 치안력을 갖고 있지 못하다”며 “자신을 스스로 보호할 수 있는 권리인 국민들의 자유권을 지나치게 제약하는 것은 국가의 도리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김 전 회장은 또 “새벽 3시 어머니와 누나가 함께 살고 있는 집에 침입한 도둑에게 맞서 가정을 지키려고 싸운 것인데 실형 선고는 너무하다”고 덧붙였다. 다른 나라에 비해 지나치게 엄격한 정당방위 잣대를 두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법조계 내부의 의견은 엇갈린다. 법무법인 정도의 이한본 변호사는 “사건 발생과 재판 과정을 보면 경찰과 검찰에서는 정당방위로 인정받은 행위들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미국 등과 달리) 우리 법체계에서 정당방위는 한마디로 사문화돼 있다고 봐도 된다”고 지적했다. ●경찰, 정당방위 인정 기준 확대 재경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도둑과 맞닥뜨리면 누구라도 경찰에 신고해 도둑을 붙잡고 싶어 할 것”이라며 “그렇지만 도둑이 얌전하게 있지 않을뿐더러 기회를 봐서 나에게 어떤 위해를 가하려 할지 모르니 이를 완벽하게 제압할 수 있도록 정당방위의 범주를 넓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너무 좁게 정당방위를 해석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같은 맥락에서 경찰도 최근 정당방위 인정 기준을 좀 더 확대했다. 8개항의 ‘폭력 사건 정당방위 처리 지침’ 가운데 ‘맞은 사람이 전치 3주 이상을 진단받으면 정당방위로 인정받을 수 없다’는 기준을 ‘장기간 상당한 치료를 요하는 상해를 입히지 않았을 것’으로 완화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너무 경직된 사건 처리를 피하기 위해 지난 4월 정당방위 인정 기준을 넓혔다”고 말했다. 반면 또 다른 한 판사는 “미국은 각종 범죄에서 총기가 사용되기 때문에 정당방위를 폭넓게 인정할 수밖에 없다”며 “총기 소유가 제한적인 일본은 정당방위에 대한 인정 범위가 우리나라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부장검사는 “우리나라의 경우 아무리 절도범이라고 하더라도 그를 무작정 총으로 쏜다면 정당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기 힘들 게 분명하다”면서 “정당방위라는 것은 역사·사회적 상황에 따라 인정 범위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태훈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정당방위는 원래 예외적으로 인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폭넓게 확대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참여재판 통해 국민 중론 반영돼야” 정당방위 논란을 해결하는 방안에 대한 의견도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 법무법인 세한의 고정욱 변호사는 “정당방위가 필요한 상당성의 범위를 좀 더 넓히는 쪽으로 법률 정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전 회장은 “이런 성격의 사건은 국민참여재판을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국민들이 갖고 있는 상식이 법원 판단에 적극 반영됐다면 이런 논쟁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막말 판사 안되기’ 가이드라인 제시

    법관 일부가 최근 재판 도중 부적절한 언어를 사용해 물의를 빚고 있는 가운데, 전국 최대 법원인 서울중앙지법이 판사들의 올바른 언행 방식을 제시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서울중앙지법은 최근 이상훈(사법연수원 19기) 형사9부장 판사를 위원장으로 한 ‘법정언행연구 소위원회’를 구성, 판사들의 언행을 점검하고 올바른 재판운영 방안을 논의했다고 15일 밝혔다. 위원회는 ▲“이 주장이 말이 되느냐.”는 식의 핀잔을 삼갈 것 ▲피고인과 적절한 눈맞춤 유지 ▲검사·변호사·증인·피고인에게 적절한 호칭 사용 ▲어려운 법률용어는 상세히 풀어 설명해줄 것 등을 제언했다. 위원회는 또 법정 질서가 흐트러지거나 당사자가 장황한 주장을 하더라도 평정심을 잃거나 짜증을 내서는 안 된다고 밝혔고, 경어 사용이나 표정 등도 적절하게 유지할 것을 주문했다. 위원회는 변호사 및 검사와 간담회를 갖고 법정의 바람직한 언행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기도 했다. 변호사들은 이 자리에서 “변론기회를 충분해 제공해 달라.”고 요구한 반면 검사들은 “피고인의 무리한 변론을 적절히 제한해 달라.”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지법은 23일까지 형사재판부의 공판 모습을 촬영하고, 판사들이 위원회의 제언대로 적절한 언행을 사용하는지 등을 모니터링한다. 김상우 중앙지법 형사공보판사는 “재판 결과에 대한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법관들의 바람직한 언행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서울중앙지법 사무분담] 모든 형사재판부 국민참여재판 가능

    [서울중앙지법 사무분담] 모든 형사재판부 국민참여재판 가능

    서울중앙지법이 확정한 올해 재판 사무분담 내용은 재정합의부 신설과 고참 법관의 전진 배치로 요약된다. 법관 300여명이 근무하는 전국 최대 법원인 서울중앙지법의 이 같은 사무분담은 전국 다른 법원의 사무분담에도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국법원 사무분담 기준될 듯 이번 사무분담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재정합의부 4개를 신설한 것이다. 형사 단독판사가 맡은 사건을 단독판사 3∼4명으로 구성된 합의부에 맡길 수 있도록 했다. 사건 배당권을 행사하는 형사수석부장판사는 배당에 앞서 1심 단독사건 중 사회적 영향이 큰 중요 사건을 재정결정에 회부, 합의부가 심판할 것인지를 결정하게 된다. 재정합의 결정이 이뤄질 경우 당초 사건을 배당받은 단독판사도 재정합의부의 구성원으로 재판을 맡는다. 재정합의부 신설은 사회적으로 민감한 이슈에 대해 법원이 불필요한 정치적 논란의 중심에 서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읽힌다. 재정합의제는 지난해 신영철 대법관이 서울중앙지법원장으로 재직할 때 ‘촛불 재판’ 개입 논란이 벌어진 이후 사문화됐다. ●색깔론 의식 단독판사 중량감 높여 중앙지법은 형사 단독판사에 부장판사 6명을 포함해 모두 임관 9년차(연수원 31기) 이상의 고참 법관들을 배치했다. 형사 단독 재판부는 징역·금고 1년 미만형에 해당하는 사건에 대해 형사 판사 1명이 형사재판을 맡는 것으로, 통상 경력 5∼15년차 정도의 법관이 배치된다. 이들 중에서도 즉결과 약식, 영장, 정식재판 담당을 제외한 일반 형사사건의 단독판사들은 연수원 20∼29기로 11∼20년차여서 중견판사에 해당한다. 법조계 안팎에서 이른바 젊은 판사들의 ‘튀는 판결’에 대한 지적이 높자, 법원이 형사 단독판사들의 중량감을 더욱 높인 것이다. 이 같은 결과는 보수진영과 정치권의 ‘색깔론’ 등 정치 공세를 다분히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 특히 일반 형사단독 재판부인 1단독부터 16단독은 모두 법관 경력 10년 이상의 판사로 채웠다. 형사단독 재판부 가운데 법관 경력 10년차 이하의 판사들 대부분도 10년에 육박하는 법관 연륜(연수원 30기, 31기)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지법의 한 판사는 “서울중앙지법이 전국 최대 법원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번 사무분담은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범위에서 가용 인력을 최대한 동원해 형사 단독판사로 배치한 것”이라고 말했다. ●민사·형사합의부 1개씩 늘려 또 하나 눈에 띄는 대목은 국민참여재판 담당 재판부의 확대이다. 이전에는 형사 27부와 28부에서 국민참여재판을 전담했지만 이번 사무분담으로 모든 형사재판부에서 담당할 수 있게 했다. 이는 이용훈 대법원장이 주장하는 공판중심주의의 완성도를 높이는 차원에서 사건배당 후 피고인이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하면 해당 재판부가 국민참여재판 방식으로 사건을 심리하게 된다. 이와 함께 서울중앙지법에 소송이 몰리는 점 등을 고려해 민사합의부와 형사합의부를 1개부씩 더 설치한 데 이어 파산부에도 회생단독을 담당하는 판사 2명을 추가 배치했다. 파산부는 미국발 금융 위기 이후 경제 침체가 확산되면서 회생이나 파산을 신청하는 기업·개인이 늘어나 지난해에도 부장판사 1명을 포함해 3명의 법관을 증원하기도 했다. 한편 중앙지법의 ‘입’을 맡게 될 공보판사에는 강병훈(25기) 판사와 김상우 판사(25기)가 각각 임명됐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노 前대통령 서거] “가족압박 등 10년전 방식 되풀이”

    “과거 거물의 입을 열 때 치사하지만 아들, 딸을 소환해 압박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과학수사를 하는 중수부가 그럴 일은 없을 것이다.” 올해 초 대검에 근무했던 한 검사장이 ‘박연차 게이트’ 수사전망을 하며 내놓은 말이다. 10여년 전에는 특수 수사의 최고봉이라는 대검 중수부도 가족을 압박하는 방법을 사용했지만 과학수사가 발달한 현재의 대검 중수부는 ‘치사한’ 수사는 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검찰은 수개월간의 수사로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노 전 대통령 주변으로 640만달러의 돈이 흘러간 정황을 포착했다. 중수부는 이 돈이 노 전 대통령에 대한 ‘포괄적 뇌물’이라고 규정했다. 반면 노 전 대통령은 ‘몰랐던 일’이라고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다. 수사가 검찰과 노 전 대통령 간 진실게임으로 변하자 검찰은 저인망식 수사로 노 전 대통령을 압박했다. 노 전 대통령을 소환한 지난달 30일까지 검찰은 아들 건호씨를 다섯 차례나 불러 조사하고 조카사위 연철호씨도 체포해 조사했다. 또 권양숙 여사를 비공개 소환조사했으며 노 전 대통령 소환 이후에는 딸 정연씨와 사위까지 검찰로 불러 조사했다. 권 여사의 재소환도 계획하고 있었다. 가족들에 대한 꾸준한 압박이 이어진 셈이다. 재경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가족을 압박하는 것이 효과적인 수사기법이기는 하지만, 사실 가장 비인간적이고 피의자를 벼랑 끝으로까지 몰고 갈 위험성이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도덕성’에 대한 결벽증까지 있는 노 전 대통령에게 충격적인 사실이 언론을 통해 나오기 시작했다. 노 전 대통령 부부가 박 전 회장으로부터 억대의 시계를 선물로 받았다거나 이 시계를 권 여사가 집 부근에 버렸다는 내용 등이었다. 검찰은 ‘나쁜 빨대’를 색출하겠다면서 강한 반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정연씨가 미국 뉴저지주에 160만달러짜리 아파트를 사려 한 정황이 포착됐다며 노 전 대통령을 몰아붙였다. 하지만 계약서는 정연씨가 검찰 수사에 대비해 찢어 버렸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서 결국 검찰은 박 전 회장의 진술 외에 640만달러가 노 전 대통령의 돈이었다는 점을 밝히진 못했다. 명확한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노 전 대통령을 정신적으로 압박하기만 한 셈이다. 법원 형사재판부의 한 부장판사도 “법원은 진술에 의존한 뇌물 사건을 엄격히 심리하고 있으며 검찰이 진술의 구체성, 공여자의 진실성 등을 최대한 입증해야 한다.”면서 “이번 수사에서는 노 전 대통령이 뇌물을 수수하거나 이를 지시했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할 검찰이 오히려 노 전 대통령 쪽에 정말 몰랐다는 증거를 대라고 입증 책임을 지우는 양상이 엿보여 의구심이 들기도 했다.”고 전했다. 오이석 유지혜기자 hot@seoul.co.kr
  • [강남 귀족계 해부] 악성계주 처벌수위 낮고 곗돈 반환도 어려워

    목돈을 마련하기 위해 시작된 계는 계가 유지될 수 없게 되면 민·형사상 소송에 휘말린다. 하지만 계를 둘러싼 법적 분쟁의 해결점을 찾는 것은 쉽지 않다. 제도권 금융상품이 아니다보니 법의 보호를 받기 힘들기 때문이다.게다가 악성 계주들은 수차례 형사처벌을 받아도 또다시 계를 만들어 피해자들을 양산해낸다. 악성 계주들에게는 형법상 사기와 배임, 횡령 혐의 등이 적용된다. 서울중앙지법의 한 형사재판부 판사는 “수법이 교묘하고 피해금액이 커도 사기나 배임, 횡령 혐의 적용만 가능해 다른 범죄에 비해 처벌수위가 낮다.”면서 “재발을 예방하는 법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수백억원에 달하는 계를 만들어 놓고 ‘먹고 튀는’ 악성 계주들이 특별법의 적용을 받는 다른 경제사범에 비해 상대적으로 형량이 가벼운 법 적용을 받는 셈이다. 계는 외형적으로 유사수신행위와 비슷하다. 유사수신행위란 법률이 정한 금융기관이 아니면서 고수익을 미끼로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로부터 투자를 명목으로 자금을 끌어모으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법조계는 계모임에 불법 유사수신행위를 적용하는 것은 어렵다고 말한다. 계가 사람들이 돈을 모아 만든 조합에 가까워 불법 금융기관으로 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게다가 곗돈은 투자금이라기보다는 대여금 성격이 짙다. 또 유사수신행위는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자금을 끌어모으는 것인데, 계원들은 주로 친분관계로 만나기 때문에 불특정 다수로 보기도 어렵다. 이렇다 보니 결국 악성 계주는 주로 형법상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다. 한 부장판사는 “계모임에 사기보다 처벌이 무거운 불법 유사수신행위를 적용하기 어렵다.”면서 “서민의 목돈 마련 목적을 넘어선 계가 많지만 처벌할 수 있는 근거가 많지 않다.”고 말했다. 또 계주는 비록 형량이 낮더라도 처벌이 되지만, 계원들은 대부분 돈을 찾지 못한다. 곗돈 또는 대여금 반환 소송을 제기하지만 계주가 돈을 모두 사용하거나 빼돌린 상태라면 돈을 돌려받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원외재판부란?

    고등법원은 현재 서울, 대전, 광주, 부산, 대구 5곳이 있다. 제주도는 섬이라는 지역적 특성 때문에 1995년 광주고법 제주부가 설치돼 최초의 원외재판부로 운영되고 있다. 원외재판부란 원래 고등법원에서 담당해야 할 항소심 사건을 고법과의 접근성이 좋지 않은 관할내 재판당사자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관할내 지방법원에 설치·운영하는 재판부를 말한다. 고등법원 청사 밖에 있다는 뜻에서 원외라고 하며 법률상 기능은 고법 내 행정, 민사, 형사재판부와 똑같다. 원외재판부는 고법 부장판사 1명과 배석판사 2명으로 구성돼 있다. 법원조직법상 대법원장이 재판업무 수행상의 필요에 따라 고등법원의 부(部)가 지법 소재지에서 사무를 처리 할 수 있도록 사법부의 재량에 따라 설치된다. 현재 원외재판부는 제주지법과 전주지법에 각각 설치된 광주고등 원외재판부 2곳이 유일하다. 올 9월에는 청주지법에도 대전고법 원외재판부가 설치될 예정이다. 한편 지난 2월 개정된 대법원 규칙은 사건의 중량도 등에 따라 원외재판부 사건을 본원(고법)에 배당 또는 재배당할 수 있도록 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재판의 전문성 확보를 위해 사건 배당 규칙을 개정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바뀐 대법원 규칙 4조2항은 고법원장은 사건의 성격, 전문성, 복잡성, 소송물의 가액 등의 사정을 고려해 필요할 경우, 대법원장의 허가를 얻어 재판사무 중 일부를 고법에서 재판하는 것으로 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3항은 고법원장은 재판장의 요청에 따라 고법 원외재판부에 접수된 사건 중 고법에서 재판할 사건과 원외재판부 담당 사건을 나눠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고법 관할 지역에 원외재판부가 있어도 고법의 전문재판부가 담당하는 것이 적정하거나 원외재판부가 맡기 어렵다고 판단되는 사건의 경우 대법원장 허가를 받아 고법에 재배당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이런 내용은 원외재판부의 기능을 축소하려는 것 아니냐는 반발을 낳고 있다. 원외재판부가 설치된 전주지법의 경우, 행정사건 18건 중 6건이 광주고법에 재배당되자 원외재판부의 기능을 축소시키려는 것이라고 반발하기도 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지방에서 고법 원외재판부에 대한 의견이 법원에 전달되고 있으며 지난 3월 국회의 건의안도 있는 만큼 원외재판부 운영에 대해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사설] 전관예우가 변호사 탈세 주범이다

    최종 근무지에서 개업하는 형사재판부 부장판사나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2년내 30억원 이상 벌 수 있다는 게 법조계의 정설이다. 전관예우를 기대해 사건이 집중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차피 세무조사로 뜯기게 될 테니 수입의 5분의1만 신고하라.”는 게 법조 선배들의 조언이다.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이 그제 대법원 국정감사에서 폭로한 ‘변호사 조사요령과 세원관리방안’이라는 국세청 내부보고서는 이러한 소문이 사실임을 확인시켜 주고 있다. 수임료는 줄여서 신고하고 성공보수나 비공식 착수금 등은 신고에서 누락해 개업 2∼3년만에 평생 쓸 돈을 벌어들인다는 것이다. 판·검사 출신 변호사들에 따르면 형사사건의 경우 지방부장판사 출신은 수임료(착수금)가 평균 1000만∼2000만원, 고등부장판사 출신은 2000만∼3000만원, 대법관 출신은 5000만원 이상이다. 착수금 외에 구속영장 기각, 기소유예, 구속적부심, 보석 등 재판 단계별로 최소 500만원에서 수억원대까지 성공보수가 추가된다. 모두 현찰이다. 수임료 신고대상에서 누락되는 것은 물론이다. 검찰과 법원의 최고위층 출신은 변호사 선임계도 내지 않고 전화 한 통화로 1억원 이상을 챙긴다. 변호사들은 사건 알선 리베이트로 수임료의 30%를 지급하기 때문에 탈루는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현직에서는 ‘정의’를 외치다가 개업하자마자 리베이트 지급이라는 불법을 감추기 위해 탈세를 합리화하는 셈이다. 따라서 우리는 전관예우가 법조 비리와 탈세의 주범이라고 본다. 법원과 검찰은 전관예우를 근절하기 위해 지금까지 숱한 대책을 내놓았지만 ‘인간적인 정리’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전관예우가 사라지지 않는 한 사법제도 선진화도 공염불일 따름이다.
  • 사건따라 본 법정방청석 풍경

    사건따라 본 법정방청석 풍경

    ‘일심회’ 사건 첫 공판에서 피고인들이 입장할 때 방청석은 박수와 “힘내세요.”라는 구호로 이들을 반겼다. 재판 진행이 능숙하기로 소문난 서울중앙지법 김동오 부장판사는 몇 차례 경고를 한 뒤 감치 재판 회부라는 강경책을 썼다. 방청객들이 재발 방지를 약속한 뒤 감치 재판은 취소됐다. 서울중앙지법 이효제 공보담당 판사는 24일 “지난해 9월부터 올해 8월까지 서울중앙지법 형사재판부에서 감치 명령이 내려진 경우는 3차례로 집계될 정도로 드물다.”고 말했다. 피고인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서란 게 이 판사의 설명이다. 그는 “방청객이 법정모독죄로 처벌받는 모습을 보면, 방어권을 충분히 보장받아야 할 피고인이 위축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지난해 초 법정에서 흉기난동 사건이 일어난 뒤 재판진행 세미나를 여러 차례 연 법관들이 잠정적으로 내린 결론이다. 일심회 사건에서는 지지자들이 문제가 됐지만,“한국전쟁은 통일전쟁”이라는 발언을 해 불구속 기소된 강정구 동국대 교수 재판에서는 반대파가 “헛소리하지 맙시다.”라고 외치며 돌출행동을 해 감치 재판에 회부됐다. 재판부는 이 남성을 훈방조치하고 풀어줬다. 판사들은 공안사건뿐 아니라 여론의 이목이 집중되고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는 사건을 재판할 때 방청석과 교감하는 법을 연구해 왔다. 정치인이나 재계 인사가 연루된 사건도 포함된다. 선거법이나 정치자금법을 위반한 정치인들의 재판이 열리면, 방청객들이 번호표를 받기 위해 길게 줄을 선다. 판결문을 읽는 동안 박수와 야유가 교차된다. 벌금형이 내려져 의원직이 유지되면, 함께 기쁨을 나누려는 지지자들 덕에 주변 설렁탕집이 때아닌 호황을 맞는다. 반면 지난 23일 대법원 선고를 받은 한화갑 민주당 대표처럼 정치인이 의원직 상실형을 선고받으면 지지자들은 반대 구호를 외치며 썰물처럼 법원을 빠져 나간다. 정몽구 현대차 회장, 두산그룹 총수일가, 삼성 에버랜드 전·현직 대표 등 재계 인사들의 공판이 열리면 법정이 검정 양복 일색이다. 공판 분위기를 보기 위해서이기도 하고, 일반 방청객이 자리를 잡지 못하게 하기 위한 편법이기도 하다. 정·재계 인사들에 대한 사건이 법관들을 부담스럽게 한다면, 피해자와 가해자가 많고 관계가 복잡한 사건은 법관들을 당혹스럽게 한다. 곗돈이나 다단계 사기사건 재판 증언 도중에 방청석에 앉아 있던 피해자들이 “거짓말하지마.”라고 외치는 일이 다반사다. 이에 비해 항상 흥행에 실패하는 재판부도 있다. 마약사건 재판부가 한 예다. 한산한 탓에 이 법정이 법원 단체견학 코스로 자리잡았을 정도다. 마약 전담 재판부 경험이 있는 모 부장판사는 “약식명령을 받고 벌금을 내는 게 아니라 재판까지 받게 되는 마약 사범들은 대부분 재범 이상”이라면서 “마약을 끊지 못하고 가족들까지 괴롭힌 탓에 부모·형제에게도 버림받은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밝혔다. 그는 “가족도 한명 안 온 방청석을 보면 피고인이 사회적으로 재기하기 어렵겠다는 생각에 마음이 무겁다.”고 털어놨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檢의 역습-증거분리 제출 전국 전격확대

    검찰이 25일 공판중심주의의 한 방편인 증거분리제출 제도를 다음달부터 전국적으로 시행하겠다고 나선 것은 사법부에 대한 역공의 성격이 짙다. 검찰의 발표는 공판중심주의를 적극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대외에 천명한 것이기는 하지만 법원과 검찰의 갈등 와중에 시행 일정을 앞당김으로써 공판중심주의를 강조하는 데서 촉발된 이용훈 대법원장의 발언에 정면 대응하겠다는 뜻도 담겨 있다. ●증거분리제출, 법원에 대응 수단으로 이용돼 수사기록을 법원에 제출하지 않는 것은 공판중심주의의 취지와 원칙을 따르는 것이다. 증거분리제출은 검사가 공소를 제기할 때 오직 공소장 하나만을 제출하고 다른 증거물을 제출하지 않는 공소장 일본주의와 통한다. 이는 검찰이 제출한 수사기록과 증거물을 보고 법관이 예단과 선입견을 갖는 것을 방지하자는 데 목적이 있다. 현행 형사소송법은 공판중심주의의 주요 내용인 공소장 일본주의를 채택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검찰은 공소장과 함께 수사기록을 모두 제출해 왔다. 따라서 검찰의 발표는 표면적으로는 공소장 일본주의, 즉 사법부가 강조하는 공판중심주의를 충실하게 따르겠다는 뜻으로 비쳐진다. 그러나 수사기록과 증거를 재판 전에 제출하지 않으면 법관의 예단을 막아 피고인에게 유리하다고 하겠지만 실질적으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피고인과 변호인이 증거서류를 미리 열람해 파악하지 못한다면 재판에서 방어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법관도 사건의 개요를 미리 파악할 수 없는 것은 마찬가지다. 검찰은 이런 배경에서 수사기록을 제출하지 않는 것을 법원에 대항하는 수단으로 이용해 왔다. 실제로 지난해 검찰조서의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기로 한 대법원의 판례 변경에 맞서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남기춘)는 서울 강동시영아파트 재건축 비리사건에서 수사기록을 제출하지 않았다. ●형사재판부 대폭 늘려야 그러나 증거분리제출, 즉 공소장일본주의는 공판중심주의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반드시 시행해야 한다. 검찰의 제도 확대에 따라 앞으로 재판 횟수나 재판에 참석하는 증인들의 수가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또 재판시간도 길어지고 서류보다는 법정 진술이 중심이 되는 재판이 된다. 지금은 “제출한 서류로 대신하겠다.”로 끝나던 것을 일일이 설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런 공판중심주의를 제대로 실시하기 위해서는 우선 형사 재판부 수가 지금보다 훨씬 늘어나야 한다. 대법원은 2002년 157개에서 2004년 220개로 40% 늘렸지만 아직도 형사재판부가 부족하다. 검사도 재판에 매달리는 시간이 늘어나기 때문에 검사 수도 늘려야 한다. 이에 검찰은 우선 18개 지검에서 운영해 왔고 점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었다. ●檢, 민사소송에 형사기록 송부 불리할 것 없어 민사소송 재판부에 제출하는 형사기록 송부 심사를 강화하는 것도 검찰로서는 불리할 것이 없다. 지난해 검찰의 고소사건 기소율은 16.2%에 불과했다. 특히 고소사건 중에서도 사기·횡령·배임 등 돈과 연관된 사건이 36만 5070명으로 전체 고소사건 중 87.8%를 차지했지만 기소율은 12.2%에 불과했다. 민사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형사고소를 남발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때문에 이용훈 대법원장이 판사들에게 “민사사건에서 검찰의 형사사건 기록을 집어던져라.”고 말을 한 것은 검찰로서는 그야말로 “울고 싶은데 빰을 때려주는 격”이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공판중심주의 검찰 조서와 변호사 의견서 등 서류에 의존하지 않고 법정에서 증언과 피고인 신문을 토대로 진실을 밝히고 이를 근거로 유ㆍ무죄를 가리고 형량을 정하는 제도. 법적공방이 말로 이뤄진다는 구두변론주의 등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 증거서류 분리제출 검사가 기소하면서 사건에 대한 법관의 선입관을 방지하기 위해 공소장 외에 기타 수사기록이나 증거물을 일괄 제출하지 않는 것으로 공소장 일본주의와 같은 말이다. 검찰은 증거서류는 내지 않더라도 증거서류 목록은 제출해야 한다. ■ 문서송부촉탁 재판에 증거가 될 문서를 가지고 있는 상대방에게 문서를 제출할 것을 명령하는 제도. 이번에 논란이 된 민사재판의 형사기록의 문서송부촉탁의 경우, 민사재판에서 재판부가 형사사건의 증거나 기록 등을 요청하는 것을 말한다.
  • 서울중앙지법 수석부장 “검찰·변호사 동료아니다”

    이용훈 대법원장의 발언에 대해 검찰과 대한변호사협회가 반발하는 가운데 법원 내부에서 이 대법원장을 물밑에서 지지하는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어 법조 3륜간 갈등양상이 계속되고 있다. 24일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이 법원 이상훈(50·사시19회) 형사수석부장은 이 법원 형사부 판사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대법원장이 법관과 법원 직원을 상대로 말씀하신 것을 갖고 외부 사람들이 반발하는 것부터가 옳은 일이 아니다.”며 검찰와 변협을 향해 포문을 열었다. 서울중앙지법은 국내 법관의 14% 정도인 280여명의 판사가 근무하고, 대형 사건 1심 재판 대부분을 처리하는 곳이다. 이 부장판사는 대법원장의 고교 후배다. 또 형사재판부를 총괄하는 차관급 인사로 대법원장의 발언파문 이후 지금까지 공개적으로 의견을 밝힌 최고위 법관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대법원장의 말 외부사람들 반발 옳지 않아” 이 부장판사는 “검찰의 상대방은 피의자나 피고인이다. 변호사는 당사자의 대리인이거나 변호인일 뿐이다. 다른 직역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함부로 동료의식을 내세우는 표현 같아 불쾌하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이 부장판사는 “부장검사 출신 피고인은 ‘검찰에서 조사받을 때 구속한다고 위협해서 사실과 다르게 진술할 수밖에 없었다.’고 법정에서 주장한다. 부장검사였던 사람까지 그런 주장을 하니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느냐.”며 검찰을 꼬집었다. 그는 또 “공개되지 않고 변호인이 참여하지 않은 조사실에서의 조사를 인정할 수는 없는 일이다. 검사는 수사만 잘하면 된다는 생각을 버리고, 공판정에서 입증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수사는 공소유지를 위한 검찰의 준비작업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 부장검사는 “형사소송체계는 원래 국가의 기능이었던 소추와 심판을 검찰과 법원에 배분한 것이며 검찰은 국가 형벌이라는 공익적 차원을 실현하는 곳이다. 법원이 우위에 있다는 것은 편협한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부장판사는 “국민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여전히 검찰이나 경찰에서는 조서를 ‘꾸민다.’고 한다. 변호사를 선임하는 게 아니라 ‘산다.’고 한다. 이것이 국민들의 의식이고, 그런 의식을 갖게 된 데에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며 검찰·변호사협회 모두를 질타했다. 그는 “법관은 스스로 오해받을 만한 재판을 해왔는지 항상 반성해야 한다. 재판 잘하면 된다. 검사, 변호사에게는 맡은 일을 잘하게 해야 한다.”며 법관들의 자성을 촉구하며 글을 마무리했다. ●현직 경찰서장도 같은 취지의 글 올려 앞서 대전고법의 이동연 판사는 23일 간담회에서 대법원장의 발언 취지가 잘못 전달됐다는 내용의 글을 법원 내부 통신망에 올렸다. 고양지원의 정진경 부장판사는 “현재 변호사협회의 모습은 지나친 직역이기주의에 기울어 있는 것 같다.”,“검찰이 수사권과 기소권을 함께 갖고 있는 한 공익의 대변자가 될 수 없다.”며 변협과 검찰을 비판했다. 한편 경찰청 수사구조개혁팀장이었던 황운하 대전서부경찰서장은 경찰 내부통신망에 23일 정 판사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법치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매우 중대한 범죄행위라며 정 판사에 동조하는 글을 올렸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부동산명의신탁 논란 재연

    한 지방법원의 판사가 명의신탁 후 재산복원을 인정할 수 없다고 대법원의 판례와 배치되는 판결을 내리면서 대법원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서울서부지법 이종광 판사는 지난 9일 부동산 강제집행을 피하기 위해 외삼촌 정모씨에게 부동산 소유권을 넘긴 박모씨가 “명의신탁된 부동산을 되돌려 달라.”며 정씨를 상대로 낸 소유권이전등기 청구소송에서 “불법적 목적의 소유권 이전에 대해 명의 회복을 요구할 수 없다.”며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명의신탁 물려줄 유산 못돼 이번 판결은 타인 명의의 부동산 거래를 일종의 관습으로 인정해 온 대법원 판례와 배치되는 것으로 법원 안팎에서도 파문이 예상된다. 이 판사는 판결문에서 “대법원은 강제집행을 면할 목적으로 부동산 명의를 신탁하는 경우는 불법원인급여가 아니고, 양도소득세 회피 방법으로 명의신탁한 것이라도 무효라고 할 수 없다는 견해를 적용하고 있다.”며 문제점을 지적했다. 또 “정부가 명의신탁 제도를 폐지하기 위해 도입한 부동산실명제가 시행 10년이 넘어가지만 대법원은 명의신탁의 유효성에만 집착해 신탁자의 재산을 보호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법원이 오히려 부동산실명제의 정착을 방해하거나 지연시키는 면이 없는지 살펴볼 시점”이라고 화두를 던졌다. 이 판사는 “법원은 이름을 빌린 사람과 빌려 준 사람 사이에 누가 보호받아야 하는가를 고민하다 부동산 소유권을 대내ㆍ대외적으로 나누는 세계에 유례 없는 이론이 나왔지만 명의신탁 제도는 후세에 물려줄 자랑스러운 유산이 아니다.”고 못박았다. 판결문 말미에서는 “수천억원의 형사추징금을 받았던 전직 대통령이 재산이 29만원밖에 없어 추징금을 납부하지 못한다고 하면서 그 자식들은 수억원대의 부동산을 갖고 기업을 경영하는 것이 우리의 사법 현실”이라고 질타했다. 그는 “타인의 이름을 빌려 투기를 통해 부를 축적하고 정당한 세금을 타인의 명의를 빌려 포탈하고 그 돈으로 투기를 하다가 빚을 지면 재산을 타인의 명의로 해둠으로써 채권자가 아무 권리도 행사하지 못하는 상황은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명의신탁 판례 변경될까 1995년 부동산 실명제가 도입되면서 무효가 된 명의신탁에 대한 논의는 계속돼 왔다.2003년 11월 당시 서울중앙지법 민사20부(부장 조희대)는 “명의신탁 약정은 온갖 탈법·위법 행위의 수단으로 악용돼 왔고 부동산실명법에 반하기 때문에 무효이며 사회질서에 반하는 불법원인에 의해 신탁한 소유권은 되돌려 받을 수 없다.”고 판결했다. 도박 등 불법행위에 사용될 줄 알면서 빌려 준 돈은 받을 수 없다는 논리와 같다. 하지만 같은 시기 대법원 1부(주심 박재윤 대법관)는 또 다른 소유권이전등기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명의신탁 그 자체로 선량한 사회질서에 위반한다고 단정할 수 없고 명의신탁자에 대해 행정적 제재나 형벌을 부과하고 있으므로 타인 명의로 등기가 완료됐다는 이유만으로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면서 “명의신탁한 부동산은 부당이득에 해당하므로 되돌려 줘야 한다.”고 판결했다. 당시 하급심의 판결은 상고가 되지 않아 대법원에서 논의되지 않았고 이런 취지의 대법원의 판례가 유지돼 왔다. 따라서 이번 판결과 같이 대법원의 판례와 달리하는 하급심의 판결들이 상고가 돼 대법원에서 다시 심리할 경우 전원합의체를 통해 판례가 변경될지 주목된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이종광 판사는 이종광(38) 판사는 지난해 11월 수원지법에서 재직할 당시 친일파의 후손이 제기한 토지반환청구 소송을 기각, 친일파 후손들의 토지 환수에 제동을 걸어 주목을 받았다. 이 판사는 “친일재산은 3·1운동의 정신으로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는 헌법 전문에 위반되는 행위”라고 판결 이유를 밝혔었다. 이 판결을 위해 그는 1년간 역사 공부를 하고 석달간 판결문을 썼다고 밝히기도 했다. 사시 36회로 연세대 법대 87학번인 이 판사는 ‘무죄추정의 원칙’을 중시해 형사재판부에 있을 때 다른 판사들보다 무죄를 선고한 사건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 檢, 증거분리제출 전면시행

    장면1.친구를 흉기로 찌른 피고인에 대한 재판이 열렸다. 검사는 “피고인은 친구를 찔렀나요.”“언제 찔렀나요.”“어디를 찔렀나요.”“왜 찔렀나요.”“찌른 뒤 어떻게 했나요.” 등 꼼꼼히 묻는다. 이어지는 변호인의 변론도 같은 방식으로 반대 의견을 펼친다. 마치 법정영화를 보는 것처럼 재판정에서 공방이 펼쳐진다. 장면2.또 다른 재판장.“공소장 진술합니다.”“답변서 진술합니다.”“변호인 변론 서면으로 제출하겠습니다.”라는 말이 이어진다. 방청객들은 물론 피고인조차도 자신의 재판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수 없다. 재판이 제출한 서류를 중심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앞으로 재판장에서 점점 두 번째 장면은 보기 힘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검찰청은 21일 다음달부터 서울중앙지법, 대전·대구·광주·부산지법의 형사재판부에서 ‘공판중심주의 재판’을 시범 실시한다고 밝혔다. 공판중심주의 재판은 피고인의 유·무죄를 법정공방을 통해 가리는 것이다. 법정공방을 중시하기 때문에 재판에서 ‘말’로 이뤄지는 ‘구두변론’과도 맥락을 같이한다. 그동안 재판은 말보다는 이미 만들어진 ‘서류’인 조서를 중심으로 진행돼 왔다. 공판중심주의 재판은 ▲재판 시작 때 공소내용을 요약 진술하고 ▲피고인에게 범행동기ㆍ정황 등도 구체적으로 묻고 ▲검사의 질문은 짧게, 피고인이나 증인의 답변은 길게 하고 ▲검찰이 구형 이유를 구체적으로 상세히 진술하는 등을 들 수 있다. 검찰의 이번 시범실시는 변화한 재판환경에 적응하려는 노력으로 풀이된다. 이미 사법개혁추진위원회는 공판중심주의 재판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또 이용훈 대법원장도 일선 법원에 구두변론 강화를 적극 주문했다. 조근호 대검 공판송무부장은 “검찰이 공판중심주의 재판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있었는데 앞으로 이에 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이와 함께 다음달부터 ‘증거 분리제출 제도’도 전국 검찰에서 시행할 예정이다. 증거 분리제출은 검찰이 피고인을 기소할 때 공소장만 내는 것이다. 이후 검사는 법정에서 피고인이 보는 앞에서 증거를 제출한다. 조 공판송무부장은 “검찰이 그간 기소 때 공소장 외에 증거물과 수사서류를 제출, 판사가 재판도 하기 전에 유·무죄에 대한 예단을 갖는 문제점이 있었다.”고 설명했다.한편 검찰은 변호인들이 검찰측 증거를 알 수 없어 피고인 방어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증거조사 기일 전에 변호인이 검찰에 요청하면 증거를 열람·복사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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