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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형소법 개정’ 잠정 타결] 사개추위·검찰 합의 안팎

    [‘형소법 개정’ 잠정 타결] 사개추위·검찰 합의 안팎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둘러싼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사개추위)와 검찰의 대립은 결국 ‘한국형 공판중심주의’로 결론날 것으로 보인다. 모든 진실은 법정에서 나타나는 증거와 진술을 토대로 판단하자는 공판중심주의의 원칙 하에서 수사과정의 결과물에 대해 법적인 증거능력을 인정하도록 한 것이다. 우선 검찰과 사개추위는 피고인 신문제도는 유지하되, 증거조사를 마친 뒤 피고인을 신문하도록하는 절충안을 마련했다. 그동안 검찰은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검사가 법정에서 피고인을 반드시 신문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피고인 본인만큼 사건의 내막과 진실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개추위는 검사가 고압적으로 피고인을 신문하거나 추궁하는 것은 전문법관이 아닌 배심·참심원들에게 피고인이 유죄라는 선입견을 심어줄 수 있다며 이를 폐지하려 했다. 사개추위와 검찰은 모두 지금까지 검찰이 작성한 피의자 신문조서를 그대로 법정에 제출해 증거로 인정하던 관행에 제동을 걸었다.‘종이조서’를 중심으로 재판하는 것은 법정에서 모든 진실을 가리자는 공판중심주의에 반한다는 데 양측 모두 공감했다. 사개추위는 또 법정에서 수사과정의 결과물을 증거로 인정받기 위해 검사외에도 검찰조사관, 경찰 등 조사자들의 법정 증언을 인정하자는 검찰의 의견에 동의했다. 검찰은 검사가 직접 담당한 사건마다 법정에 나가 증언을 하는 것은 인력·예산 등 현실적인 문제를 고려하면 불가능하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종이조서를 인정하지 않는 대신 피의자나 참고인을 수사하는 과정을 녹음·녹화한 결과물을 증거로 인정하느냐 여부는 아직 논의중이다. 사개추위는 녹음·녹화물은 편집과 연출 등 조작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증거로 보기에는 부족하다고 주장한다. 반면 검찰은 피의자나 참고인이 수사기관에 들어선 이후부터 나갈 때까지 전 과정을 녹음·녹화하는 만큼 편집이나 조작의 우려가 없으며 편집과 조작은 기술적으로 발견할 수 있다고 반박한다. 또 영국이나 미국, 호주 등도 녹음·녹화물을 증거로 인정하고 있으며 이는 세계적인 추세라는 게 검찰의 입장이다. 한편 사법방해죄 등 수사제도의 보완을 둘러싼 검찰과 사개추위의 의견은 여전히 대립하고 있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조직위기’ 수뇌부와 공감

    서울중앙지검 평검사들의 생각은 결국 검찰 수뇌부와 같았다. 공판중심주의가 시대적 대세이기 때문에 형사사법시스템은 개선해야 하지만 검증 절차와 보완 수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서울중앙지검에 이어 3일에는 부산지검에서 평검사 회의가 열리고, 전국 평검사 회의도 열릴 것으로 보여 사개추위와 검찰의 갈등은 계속될 전망이다. ●성명서 국민표현 4곳… 호소문 성격 검찰 수뇌부에서 시작된 사개추위 형소법 개정 초안에 대한 반발이 평검사들까지 확대된 것은 이 문제가 검찰의 ‘명운’과 관련돼 있기 때문이다. 사개추위 초안대로 형소법이 개정되면 검찰의 수사 기능은 사실상 무력화된다는 위기감에서 비롯된다. 검찰은 표면적으로는 크게 세 가지 반대 이유를 대고 있다. 피의자 신문조서를 증거로 인정하지 않고, 피고인 신문을 폐지하는 등의 방안이 시행되면 뇌물이나 조직범죄, 성범죄 등과 같이 은밀하게 이루어진 범죄는 사실상 수사가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오히려 피해자가 법정에 출두해 증언하는 과정에서 인권침해가 일어난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검찰은 사개추위가 모델로 삼고 있는 미국식은 사법방해죄나, 플리바게닝(유죄협상제도), 위증죄 등 보완책이 있으나 사개추위는 배심·참심제 등 재판제도만 수용, 사실상 ‘절름발이’라고 비판한다. 사개추위가 지난달 15일 공청회를 연 뒤 일주일만에 일방적으로 개정 초안을 결정하는 등 ‘졸속 추진’하고 있다고도 주장한다. 하지만 이런 표면적 이유보다는 검찰 조직의 위기감이 평검사와 수뇌부의 생각을 한데 묶고 있다고 해석된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최근 “국민들의 의사에 무조건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사개추위의 인적 구성상 검찰의 입장이 반영될 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이다. 서울중앙지검 평검사들이 이날 발표한 한장짜리 성명서에도 ‘국민’이라는 표현이 4곳이나 나온다. 성명이 국민의 뜻이라기보다는 국민들을 상대로 한 호소문 같다는 지적도 있었다. ●민변 “검찰 자백의존 관행 못버려” 회의는 검찰의 ‘위기감’을 반영하듯 굳은 표정속에 시작됐다.8시쯤 시작된 회의에는 서울중앙지검 평검사 거의 전원이 참석했다.127명중 유학, 파견,‘유전의혹’ 수사팀인 특수3부 소속 검사들과 일부 야근 검사들을 빼고는 다 나왔다. 회의실 뒤쪽에는 생수 4박스가 준비돼 있어 ‘마라톤 회의’를 예고했다. 박수 소리로 시작된 회의였지만 ‘수사력 약화’라는 위기감을 반영하듯 곧 난상토론이 이어졌다. 참석자들은 사개추위가 추진하고 있는 형사소송법 개정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평검사들은 오후 11시30분 회의 중간 결과를 알린 뒤 또다시 회의장에서 새벽까지 논의를 계속했다. 그러나 민변 등에서는 평검사들의 이같은 회의 결과에 대해 비난을 쏟아냈다. 사개추위가 이번 일을 성급하게 추진한 점에는 문제가 있겠지만 평검사들의 주장이 과연 옳은지는 더 논의를 해 봐야 한다는 지적이었다. 김효섭 홍희경 박경호기자 newworld@seoul.co.kr
  • 평검사 “형소법 개정 반대”

    서울중앙지검 평검사 100여명은 2일 밤 긴급 회의를 열어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사개추위)의 형사소송법 개정 초안을 놓고 논의한 뒤 “형소법 개정 논의는 국민들의 폭넓은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채택했다. 검찰 수뇌부와 같이 사개추위의 형소법 개정 초안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평검사들이 모은 것이다. 평검사들은 성명서에서 “사개추위의 형소법 개정 논의가 국민들의 의견수렴 없이 짜여진 일정에 맞추듯이 성급히 진행되고 있는 상황을 깊이 우려한다.”고 주장했다. 평검사들은 “인권보호와 국민편익 향상을 위해 기존 형사사법시스템을 개선하려는 사개추위의 노력에 공감한다.”면서도 “현재 진행되는 형소법 개정 논의는 사전 검증절차 없이 급격히 뒤바꾸는 변혁을 시도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들이 바라는 것은 피의자와 피해자의 인권이 모두 존중받고, 억울한 죄인을 만들지 않으면서도 부정부패 척결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는 조화로운 형사사법 절차”라고 밝혔다. 검사들은 전국 평검사 회의를 여는 방안도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의에 참석한 한 평검사는 “이렇게 중요한 사안을 공청회도 없이 진행하는 것은 옳지 않다.”면서 “사개추위의 개정안대로라면 성범죄나 조직폭력범죄, 뇌물범죄 등과 같이 은밀하게 진행되는 범죄에는 수사력이 미치지 못하게 되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전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은 이날 성명을 내고 “공판중심주의 논의에 대한 검찰의 반응은 반인권적 자백위주 수사, 시대에 뒤떨어진 조서 중심의 형사 재판에 미련을 버리지 못한 것”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효섭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논술이 술술] 시사 키워드 / 수사권 독립

    [논술이 술술] 시사 키워드 / 수사권 독립

    검찰과 경찰이 수사권 독립 문제를 놓고 한치의 양보없이 맞서고 있다. 정권교체기마다 제기됐던 경찰의 수사권 독립 문제는 여지없이 경찰의 패배로 끝났다.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다르다. 노무현 대통령이 “제도 이상의 권력은 내놓아야 한다.”고 언급한데 이어 자신이 직접 토론회에 참석해 결론을 내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때문에 벼르고 벼르던 경찰은 공세의 강도를 높이며 이번에야말로 목적을 달성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따지고 보면 건국 이래 경찰은 수사에 있어서 검찰의 지시를 받는 부하에 불과했다. 형사소송법에도 검찰의 지휘권이 명시돼 있어 경찰서장이 검사에게 머리를 조아리며 지휘를 받아야 했다. 그러나 이제는 경찰도 자체적인 수사 역량이 많이 강화됐다고 자부하고 있다. 검찰의 지휘를 받지 않고도 스스로 사건을 풀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검찰은 기존의 권한을 내놓을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으며 경찰의 역량을 신뢰하지 않고 있다. ●논란의 핵심은 검찰의 수사권중 일부는 경찰에 넘기기로 합의된 상태다. 검찰과 경찰이 다투는 35개 안건 가운데 민생관련 범죄에 대한 경찰의 사실상 수사종결권 부여 등 19개 항목에는 합의를 했다. 그러나 현재 검·경이 다투는 것은 형사소송법 195조와 196조에 관한 것이다. 형소법 195조는 수사 주체를 검사로,196조는 검사의 경찰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 조항을 폐지 또는 개정하면 경찰은 더 이상 검찰의 명령과 지휘를 받을 필요가 없으며 대등한 지위를 차지하게 된다. 이 조항이야말로 수사권 조정 분쟁의 핵심이다. 다음은 경찰 자질론이다. 검찰은 우수한 법학도들이 사법시험이라는 관문을 통과한 검사로 구성돼 있지만 경찰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경찰은 지금은 경찰대학에서 우수 인력을 배출한지 20년에 이르고 경찰학과가 수십개 대학에 설립되어 있으며 일반 경찰직도 경쟁률이 매우 높다는 점을 들며 반박한다. 인권보호 문제가 있다. 검찰이 수사 지휘권, 기소 독점, 교정 및 보호관찰까지 많은 권한을 장악, 권력을 독점화함으로써 인권을 침해하고 권력형 부패를 유발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다음에는 사건을 실질적으로 초동 수사부터 다루는 주체가 경찰이라는 점과 경찰에서 조사받은 뒤 검찰에서 다시 조사받는 이중수사에 관한 지적도 있다. ●경찰의 주장 자치경찰제를 채택하고 있는 영국,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경찰에 독자적 수사권이 부여되어 있다. 검사를 수사 주체자로 하고 경찰은 수사보조자로 하는 현행 제도의 문제점들은 다음과 같다. 첫째, 경찰이 전체 범죄 약 150여만건의 96.7%를 처리하고 있음에도 보조자에 불과하다. 둘째, 범인 검거와 증거수집에 대한 책임을 경찰이 부담하고 수사 지휘를 하면서도 검사가 수사 주재자로서 권한을 가져 책임과 권한이 일치하지 않는다. 셋째, 소수의 검사로 연간 150여만건에 이르는 범죄 수사를 지휘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넷째, 경미한 사건도 검사의 검토와 판단을 거쳐야 해 사건처리가 지연되고, 사법경찰이 작성한 조서는 증거능력이 없어 이중조사를 받아야 해 국민의 부담이 가중되고 시간적 경제적 손실을 초래한다. 다섯째, 행정자치부의 외청인 경찰이 검찰의 지휘를 받도록 하는 것은 정부조직의 원리에도 어긋난다. 경찰의 인권침해나 법률소양 부족 및 법 적용의 형평성과 일관성 상실을 우려하여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영장실질심사 제도 도입 등 제도적 장치가 마련됐고, 고시 특채, 경찰대생 등 고급 인력이 대거 충원됐다.(경찰청 김학배 수사기획심의관=요약) ●경찰 수사권 독립 반대 수사권이 과도하게 행사될 때 인권은 심각하게 위협당할 수 있다. 인권침해의 위험이 있는 곳에는 안전장치가 반드시 필요하다. 여러 단계를 거쳐 중첩적으로 감시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기본원리이다. 경찰은 수사 외에도 정보·보안·작전·경비·교통·방범 등 광범위한 치안 공권력을 행사하는 최대 권력기관이다. 그런데 전체 15만 경찰중 10%에 불과한 1만 6000명의 사법경찰만이 수사에 국한하여 검사 지휘를 받는다. 결코 검사가 전체 경찰을 지휘하는 것이 아니다. 법률 전문가인 검사의 수사 지휘는 국민들의 편익 증진에 기여한다. 검사가 연간 76만건의 수사권 조정 대상 사건중 5만건만 지휘함으로써 경찰은 93%의 사건을 자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 수사권이 이원화될 경우 동일한 범죄에 대해 수사권이 항상 경합되고 충돌하게 된다. 무분별한 수사 경쟁으로 국민들이 불필요한 수사를 당할 수 있다. 또한 수사권 충돌을 조정할 장치가 없어 중요 사건마다 수사 주체 문제로 혼란을 겪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처럼 강력한 중앙집권적 국가경찰 체제에서 경찰권이 견제되지 않는 초권력으로 등장할 경우 야기될 폐해를 간과해서도 안 된다. 통제되지 않는 권력은 반드시 부패하고 남용될 수밖에 없다.(대검 김회재 수사정책기획단장=요약) ●어느 방향이 옳은가 검찰이나 경찰은 나름대로의 논리를 갖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기 때문에 양보와 타협이 없이는 합의점을 찾기 어렵다. 그러나 두 기관 모두 간과하고 있는 것은 똑같은 권력기관이라는 사실이다. 수사권을 독점한 검찰도 정권의 손아귀에서 자유롭지 못했으며 경찰 또한 수사권을 갖게 될 때 상위 권력과 상급자로부터 자유로워진다는 보장은 없다. 인권침해의 가능성은 어느 기관이나 갖고 있다. 국민들은 검찰과 경찰 모두 불신하고 있다. 국민들은 수사권을 누가 갖느냐 하는 문제보다는 얼마나 올바르게 행사하느냐에 더 큰 관심이 있다. 경찰이 수사권을 갖고 가서 부당하게 사용한다면 그대로 두는 것만 못할 것이다. 그러나 권력과 권한이 지나치게 검찰에 치우쳐 있는데 따른 문제점은 간과할 수 없다. 요컨대 수사권을 누가 갖고 있던간에 오남용을 막기 위한 철저한 감시 통제 체제가 제도적으로 갖춰져야 한다는 사실이다. 손성진기자 sonsj@seoul.co.kr
  • 檢·警 ‘지휘권 조정’ 마지막 협상 결렬…노대통령 직접 개입 가능성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 조정 문제를 논의하는 마지막 자문위원회가 2일 밤늦게까지 열렸으나 형사소송법 195·196조 등 최대 쟁점을 놓고 의견차를 좁히지 못해 사실상 결렬됐다. 이에 따라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달 21일 언급한 대로, 대통령이 수사권 조정에 개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검·경 자문위원들은 2일 오후 3시부터 자정을 넘겨 서울 소공동 프레지던트 호텔 회의장에서 10시간가량의 마라톤 협상을 벌였다. 비공개로 진행된 회의에서는 초반에는 웃음소리가 나는 등 부드러운 분위기로 시작됐으나 격론이 이어지면서 고함소리까지 새어나왔다. 오후 9시쯤 “경찰과 검찰이 한발씩 양보한 ‘제3의 조정안’이 만들어졌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합의안이 도출되는가 했지만 검·경 양쪽의 강한 반대에 부딪히면서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새 조정안은 5가지 안으로 압축됐다. 주요 안의 하나로는 “검사를 수사의 주재자로 인정하되 일반적인 지휘권만 인정하고 구체적으로는 경찰이 검찰의 지휘 없이 수사를 개시할 수 있다.”는 안이 있었다. 이는 현행 형사소송법 196조에 규정된 검찰의 수사지휘권은 그대로 인정하되, 사실상 경찰의 독립적인 수사개시권을 인정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또 다른 안은 196조를 유지하되 단서조항으로 “경찰이 검사가 지휘하지 않는 사안에 한해서만 자율적이고 독립적인 수사를 할 수 있다.”는 안이었다. 하지만 첫째 안에는 검찰이, 두번째 안에는 경찰이 만족스러워하지 않아 결국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다. 자정을 넘어 논의가 맴돌자 일부 위원들은 “이 자리에서 형소법 개정에 대한 권고안을 내는 것이 적당한지부터 토론하자.”“아예 논의 자체를 무효화하자.”며 고함을 지르는 등 회의는 감정 싸움으로까지 치달았다. 일부 경찰 자문위원들은 “부차적인 합의 내용이 합의안으로 나갈 경우 마치 합의에 이른 것처럼 오해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동안 검찰은 이미 합의된 18개 부분을 우선 시행하고 형소법 195,196조 개정 문제는 별도의 기구를 통해 연구·검토하자는 입장이었던 반면 경찰측은 형소법 개정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부분적인 합의 사항은 의미가 없다고 주장해 왔다. 회의는 기존의 입장만을 재확인한 셈이다. 결국 노 대통령이 개입해 실제 경찰이 요구하는 방향으로 형소법을 개정하는 쪽으로 논의가 모아진다 하더라도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으면 입법이 불가능한 상황이어서 수사권 독립 논의는 앞으로도 넘어야 할 산이 하나 둘이 아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사개위 실무자토론회 종결…전국 검사장회의여부 주목

    지난달 30일 열린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대한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사개추위)의 마지막 실무자토론회가 별 소득 없이 막을 내린 가운데 검찰의 전국 검사장회의 개최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검찰은 당초 2일 전국 검사장회의를 개최하려 했으나 같은 날 열리는 검·경 수사권조정 자문위원회 최종 회의 일정을 고려해 잠정 연기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검찰 내부에서는 사개추위 토론회가 서로의 입장 차이만을 확인하는 데 그치고 형소법 개정안의 윤곽이 결정되는 실무자 회의가 9일로 다가옴에 따라 ‘보다 분명한’ 의견 수렴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검찰은 사개추위 토론회에 앞서 일선에 사개추위의 논의 상황과 내용을 담은 이메일을 배포했으나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더군다나 현재 논의중인 검·경 수사권조정 문제도 이렇다 할 해결책이 안 보이는 상황에서 검찰 수뇌부의 결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전국 검사장회의가 열릴 경우 평일보다는 휴일 다음날이 지방 검사장들을 소집하기 쉽고 개최 시기도 빠르면 빠를수록 효과적이기 때문에 6일이나 9일에 개최될 가능성이 높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평검사도 조직적 반발 조짐

    사법개혁추진위원회(사개추위)가 추진하고 있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대한 검찰의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일선 검찰청 평검사들이 잇따라 내부회의를 열어 사개추위안의 문제점을 성토하는 등 ‘제2의 검란’ 국면으로 치닫는 양상이다.30일 사개추위의 마지막 토론회가 이번 사태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평검사 회의 잇따라 개최 29일 검찰에 따르면 전날 인천지검, 대전지검 천안지청, 광주지검 순천지청 검사들이 내부회의를 가진데 이어 30일에는 대전지검 공주지청 검사들이 회의를 갖기로 했다. 천안지청과 순천지청 평검사회의에서는 “사개추위안 대로라면 뇌물사범, 조폭, 성범죄자 등 범법자들이 거리를 활개치고 다니게 된다.”며 사개추위를 성토하는 분위기였던 것으로 전해졌다.“사표를 내자.”는 강한 의견도 제기됐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 김종빈 검찰총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피고인 인권 강화와 투명하고 공정한 재판 보장을 목표로 추진중인 사법개혁 노력에 원칙적으로 동의한다.”면서도 “하지만 균형된 수사와 재판을 위해서는 사개추위 개정안의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검찰은 ▲사법방해죄 신설 △플리바게닝(유죄협상제도) 도입 등의 보완책을 요구했다. ●졸속 추진 논란 검찰 고위관계자는 이날 “당초 지금 문제가 된 형사소송법상의 증거법은 가을쯤 논의할 것으로 예정돼 있었다.”면서 “우선 배심·참심제를 운용하면서 형소법상 증거법을 일부 적용해 보기로 했는데, 위헌 소지 등의 문제로 사개추위에서 이번에 한꺼번에 증거법 부분을 일괄 개정키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시급하지 않은 사안이라고 판단, 천천히 대처하려 했는데 ‘뒤통수’를 맞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사개추위측은 “출범 때부터 사법개혁안은 올 정기국회에 상정키로 예정돼 있었다.”면서 “증거법 부분을 따로 다룰 계획은 전혀 없었다.”고 반박했다. ●검찰 내부게시판은 ‘벌집’ 전날에 이어 이날도 검찰통신망인 ‘이프로스’ 게시판에는 사개추위의 형소법 개정안이 적용됐을 때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글이 잇따라 올랐다. 개정안을 적용, 소설 형식으로 ‘가상재판’을 묘사한 글도 실렸다.K검사가 쓴 ‘김미모씨 성폭행 무죄사건’이라는 제목의 가상소설은 이렇게 전개된다. 200자 원고지 80장 분량의 이 가상소설을 읽은 일선 검사들은 ‘대검에서 형사 모의재판을 해보자.’ ‘만화로 그려 홍보하자.’ 등의 대글로 공감을 표시하고 있다. 게시판에는 또 정부기관중 한 곳이 전방위적 대처를 통해 위기 극복에 성공한 사례를 소개하며 “검사장을 단장으로 검사 30명, 계장 및 주임 120명, 여직원 30명, 기타 20명 등 모두 200명으로 가칭 ‘민주적 형사사법제도 연구단’을 조직, 구체적 대응에 나서자.”는 글도 올라왔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검찰 검사장회의 돌연 연기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사개추위)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대한 파문이 일파만파로 번지는 가운데 검찰이 당초 다음달 2일 열기로 했던 전국 검사장 회의를 돌연 연기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검찰은 이번 회의에서 사개추위 개정안의 쟁점을 설명하고 대응책을 마련할 예정이었다. 검찰 관계자는 28일 “같은 날 열리는 검·경 수사권 조정 자문위원회의 마지막 회의와 겹치면 불필요한 오해의 소지가 있어 잠정 연기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검찰 안팎에서는 지난 27일 수도권 검사장들의 긴급회동 이후 검찰 내부통신망에 사개추위를 성토하는 평검사들의 글들이 잇따라 올라오는 등 사법개혁에 대한 집단적 반발이나 ‘검란(檢亂)’으로 비쳐질 수 있어 검찰 수뇌부가 수위조절에 나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사개추위의 개정안이 사실상 확정되는 차관급 실무위원회가 다음달 9일로 예정돼 있어 검찰로서는 느긋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김종빈 검찰총장도 이날 “사개추위 논의안대로라면 공수처 등 어떠한 수사기관도 사회부패와 강력범죄, 은밀한 범죄에 수사력이 미치지 못하게 될 수 있다.”면서 “부패척결이 필요한 나라에서 강력한 수사체계가 없어진다는 것은 우려할 만한 사건이다.”고 말할 정도였다. 그는 또 “경찰과 공수처도 약화되고 법원 권한만 강화될 것”이라고 강한 우려를 표시하기도 했다. 이러한 검찰 수뇌부의 위기감에도 불구하고 김 총장 취임 뒤 첫 전국 검사장 회의를 돌연 연기한 것은 자칫 불어닥칠지 모르는 여론의 역풍을 예방하고 내부 전열을 가다듬으면서 대응논리를 개발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한편, 긴급 검사장 회의 하루 뒤인 이날 검찰 내부 통신망에는 “사개추위 개정안은 수사기관을 무력화시키는 ‘법원중심주의’다.” “전국 평검사회의를 소집하자.”는 등 전국 일선 검사들의 격앙된 글들이 잇따라 오르는 등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서울북부지검 형사4부 검사들은 “미국식 증거법을 도입하려면 양형기준법 제정, 플리바게닝 제도, 사법방해죄 신설 등 수사ㆍ재판의 모든 면을 손대야 한다.”는 부서의견을 내놓기도 했다.“경찰대 폐지, 수사경찰의 독립, 수사결과에 대한 책임을 전제로 (경찰에)수사권을 주자.”는 방안도 제시됐다. 검찰은 사개추위의 추진상황과 내용을 이메일 등을 통해 일선 검사장들에게 배포했으며 의견을 수렴한 뒤 30일 사개추위 실무자 토론회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사개추위 관계자는 “사개추위는 검찰의 수사권이 아니라 재판제도의 개혁을 다루는 것”이라면서 “공판중심주의가 검찰의 수사권을 제한한다는 것은 논리비약이다.”라고 말했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형소법에 또 막힌 수사권조정

    형소법에 또 막힌 수사권조정

    검찰이 경찰의 수사를 지휘하는 근거 조항인 형사소송법 195,196조를 놓고 검·경이 공청회에서 설전을 벌였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11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검·경 수사권 조정에 관한 공청회’에는 김종빈 검찰총장과 허준영 경찰청장 등 검·경 관계자 500여명이 참석, 불꽃튀는 공방전을 펼쳤다. 공청회장은 주장이 첨예하게 맞서 한때 고성이 오가는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검사의 수사지휘권을 명시한 형소법 개정 문제는 검·경 수사권 조정에 있어서 가장 핵심적인 사항이다. 검·경은 그동안 내란과 외환·살인 등 12개 중요범죄와 사회적 이목을 끄는 사건 등은 검찰이, 기타 사건은 경찰이 맡기로 합의했지만 형소법 개정에서만은 양보할 수 없다는 태세다. ●경찰 “일제의 유물 개정은 시대적 요구” 김학배 경찰청 기획수사심의관은 “검·경 관계를 지휘와 복종관계로 규정한 형소법을 그대로 두는 것은 근본 해결책을 회피하는 것”이라면서 “일제의 유물인 형소법을 개정하는 것은 더 미룰 수 없는 시대적 요구”라고 말했다. 경찰측 조정자문위원인 서보학 경희대 교수는 “범죄 수사의 97%를 경찰이 처리함에도 경찰이 검찰에 종속돼 있는 것은 세계적으로 유례없다.”면서 “한 기관이 수사권과 기소권을 독점하는 것은 권력 비대화의 측면에서 득보다 실이 많다.”고 주장했다. ●검찰 “경찰의 편파·청탁수사 감시해야” 그러나 검찰은 관련 조항을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경찰이 절도·강도·살인 등의 수사를 전담하는 대신 인권 침해 등 문제가 발생했을 때 검찰이 개입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주제발표자로 나선 서경대 정웅석 교수는 “‘지존파 사건’이나 ‘박종철군 고문치사 사건’은 경찰이 단순 교통·변사사건으로 끝내려던 것을 검찰이 적극적으로 수사, 진실을 밝혀냈다.”고 지적했다. 그는 “수사를 맡는 사법경찰은 전체의 10%인 1만 6000명에 불과하다.”면서 “검사의 수사지휘권을 완전 배제하면 행정 경찰인 간부들이 인사권 등을 빌미로 부당한 압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주덕 변호사도 경찰의 수사 오류와 인권침해 문제를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2003년 경찰 의견이 검찰에서 바뀐 경우가 8.8%인 16만 9390건이고, 경찰이 피의자를 긴급체포하고도 영장을 청구하지 않은 비율이 33.1%에 이른다.”면서 “검찰이 계속 경찰의 편파 수사를 감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검 수사정책기획단장 김회재 검사는 “경찰 수사권 독립의 실체는 ‘치안’과 ‘사정’을 독점, 검사를 배제해 사법경찰이 행정경찰을 장악하려는 의도”라면서 “이는 국민을 도외시한 경찰의 이기주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맞서 경찰측은 “권력에 기생해 인권을 탄압하는 수사를 한 것은 검찰도 만만찮다.”고 되받아쳤다. 이 과정에서 방청석에서는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합의안 대통령령으로 우선 시행하자” 현실적인 타협점을 마련하자는 의견도 제시됐다. 서울대 조국 교수는 “수사권은 헌법이 아니라 법률상의 문제”라면서 “형소법이 개정되지 않는다면 합의사항을 대통령령으로 시행한 이후 앞으로 형소법을 개정하는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이미 여러 부분에 합의했는데도 형소법 문제로 시간만 끌고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자문위는 이달 18일 한번 더 회의를 연 뒤 권고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유영규 정은주 이효용기자 whoami@seoul.co.kr
  • [클릭이슈] 검 · 경 수사권 논쟁

    [클릭이슈] 검 · 경 수사권 논쟁

    경찰의 수사권 독립 문제를 놓고 검찰과 경찰의 ‘기싸움’이 치열하다. 검·경은 수사권 조정 협상이 진전을 보지 못하자 민간인을 참여시킨 ‘수사권 조정자문위원회’까지 구성했지만 여전히 의견 접근을 보지 못하고 있다. 최대 쟁점은 수사주체와 지휘권을 규정한 형사소송법 195조와 196조. 검찰은 “토씨 한 자도 고칠 수 없다.”고 주장하는 반면 개정을 요구하는 경찰은 “독립적인 수사권이 확보돼야 한다.”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수사권 독립을 창설 60년의 숙원으로 여기는 경찰과 수사권을 양보하면 위상이 흔들린다고 우려하는 검찰. 양측 모두 “절대로 양보할 수 없다.”며 버티기로 일관하고 있는 협상 현장으로 들어가 본다. 지난달 28일 자정 경찰청 회의실. 수사권 조정자문위원회 회의가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고성이 새어 나왔고, 결국 검·경측 조정위원들은 형사소송법 개정 여부를 놓고 절충안을 내지 못한 채 등을 돌렸다. 양측 인사들은 이날 오후 3시부터 9시간에 걸쳐 마라톤 공방을 벌였다. 한 조정위원은 “양측이 타협 없이 서로를 비토하는 상황에서 국민이 납득할 합의안이 나올지 걱정”이라고 심경을 밝혔다. ●‘검찰vs경찰’ 점입가경 기싸움 지난해 12월 출범한 수사권 조정자문위원회는 검·경이 6명씩 추천한 12명의 민간위원과 양측 인사 1명씩 모두 14명으로 구성됐다. 경찰의 수사권 독립을 놓고 양측이 3개월 동안 벌인 자체 협상이 결렬된 직후였다. 양측 인사가 절반씩 참여하다 보니 회의는 팽팽한 긴장의 연속이었다. 서로 자기쪽 인사를 세우기 위해 세대결을 벌이면서 위원장 선출부터 삐걱거렸다. 결국 검찰측인 김일수 고려대 교수가 위원장으로 선출됐지만 13차례 회의에서는 줄곧 회의 방식과 회의록 작성을 둘러싼 신경전이 되풀이됐다. 회의록 문구를 놓고 검찰은 사안마다 ‘합의’라는 표현으로 회의록을 정리하자고 주장했지만 경찰이 ‘의견일치’를 내세우면서 한 시간씩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참다 못한 조정위원들은 “미리 문구를 합의해 회의에 나오든지 아니면 위원들이 없는 데서 싸우라.”고 경고하는 모습도 연출됐다. 갈등은 상대 기관에 대한 흠집내기로 이어졌다. 검찰측이 경찰 수사의 인권침해 가능성을 제기하자 경찰측은 “검찰이 인권침해 개선을 위해 한 일이 얼마나 있느냐.”고 맞불을 놓는 등 여과없는 격론이 벌어졌다. ●조정위원 앞세운 대리전, 원점에서 맴돌아 이런 상황에서 핵심 쟁점인 형소법 개정 여부를 놓고 조정위원들은 자체적인 절충안을 마련했다. 조국 서울대 교수는 경찰이 수사권을 민생범죄에 한해 행사하는 대신 선거·공안·마약·조직범죄 등 12개 중요 사건은 검찰의 지휘를 받는 방안을 제시했다. 반면 황덕남 변호사는 형소법 195조에 경찰을 수사주체로 명기하지 않는 대신 대통령령으로 경찰의 수사권 독립을 민생 범죄에 한해 위임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경찰이 조 교수안을, 검찰이 황 변호사안을 지지하면서 ‘누구의 안을 절충안으로 할 것인가.’를 놓고 논의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위원회는 오는 11일 공청회를 연 뒤 18일쯤 14차 회의를 갖는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공청회도 양측의 이견만 확인하는 자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위원들조차도 실효성에는 부정적이다. 한 조정위원은 “검찰은 다른 건 양보해도 형소법 195·196조 조항만큼은 결사 사수를 전략으로 삼았고, 경찰도 배수진을 치고 강경 자세를 고수해 위원들도 양측 입장을 대변하느라 맘고생이 많았다.”고 전했다. ●잘못된 수사 관행은 고치자 검·경을 대표해 나온 조정위원들이었지만 두 수사기관의 문제점은 한목소리로 질타했다. 집중적인 질타를 받은 사안은 내사(內査) 관행. 위원들은 한 해 경찰의 내사가 15만건, 검찰도 5000여건에 달하지만 적절한 규정이나 제한없이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위원회는 내사도 정식 수사절차에 편입시켜 수사기록을 남기고 피내사자의 방어권도 보호하도록 권고했으며, 두 수사기관도 동의했다. 검·경의 유치장 감찰 방안에도 위원들은 ‘야간 불시감찰’이라는 제3의 방안을 권고했다. 민간 조정위원회를 꾸리면서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진 것은 아닐까. 검·경의 수사권 조정 협상은 결국 뚜렷한 합의를 기대하기가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조직 논리를 앞세운 ‘그들만의 협상’은 정작 사법서비스의 수요자인 국민들에게서는 점점 멀어지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모든 구속피의자 국선변호

    모든 구속피의자 국선변호

    일부 구속 피고인에게 적용되던 국선변호제도가 이르면 내년부터 구속영장이 청구된 모든 피의자로 확대된다.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사개추위)는 21일 서울 종로구 수송동에서 2차 전체회의를 열고 국선변호 적용 범위를 구속영장이 청구돼 영장실질심사를 받는 모든 피의자로 확대키로 확정, 형사소송법을 개정한다고 22일 밝혔다. 국회가 개정안을 정기국회에서 통과시키면 내년부터 시행된다. 현행 형사소송법은 ▲농아자나 미성년자 ▲중범죄를 저지른 자 ▲경제적 이유로 피고인이 신청한 경우에만 법원이 국선변호인을 선정토록 규정하고 있다. 지난해 국선변호인 사건수는 8만 9591건에 이르렀다. 사개추위는 구속영장이 청구된 모든 피의자가 영장실질심사를 받을 때 사선변호인이 없으면 반드시 국선변호인을 선정하도록 결정했다. 법무부가 영장실질심사를 의무적으로 받도록 형사소송법을 개정할 방침이어서 매년 추가 대상자는 10만여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사개추위 관계자는 “국선변호인 사건이 3배 정도 증가해 소요예산도 올해 173억원에서 400억원 정도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사개추위는 또 피해자가 수사를 받을 때나 재판에서 증언할 때 보호자와 동석하도록 법령을 개정키로 했다. 특히 13세 미만 아동과 장애인은 원칙적으로 동석토록 확정했다. 피해자 사망 때 유족에게 지급하는 구조금 신청기한도 1년에서 2년으로 연장한다. 사망 피해자 수입으로 생계를 유지했다는 증명요건도 없앴다. 한편 대법원은 이날 경력 5년 이상의 검사·변호사 중에서 판사를 뽑는 법조일원화 실시 계획을 발표했다.2012년부터 신규 임용법관의 50%인 75명을 검사·변호사 중에서 선발키로 확정하고, 내년에 20명,2008년 30명,2010년 50명을 임용하는 등 선발 인원을 꾸준히 확대키로 했다. 대법원은 내년 임용자의 경우 오는 6월 접수를 받아 10월쯤 최종 선발할 계획이다. 심사는 법관 5명과 변호사·교수·언론인 등 외부인사 4명으로 구성된 법관임용심사위원회가 맡는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클릭 이슈] 수사기록 공개 공방

    [클릭 이슈] 수사기록 공개 공방

    공무원 A씨는 뇌물수수 혐의로 검찰에서 조사를 받았다. 건설업자 B씨가 그에게 8000만원을 건넸다고 자백했기 때문이다.A씨는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지만 사흘간 검찰에 불려가 꼬박 12시간씩 신문받았다. 검찰은 집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본인은 물론 가족 등 참고인 20여명에 대한 계좌추적을 실시하는 한편 통화기록도 조회했다. 이런 수사기록만 수백장에 이르렀다. 검찰의 기소로 법정에 선 A씨는 다시 한번 당황했다. 검찰이 수사기록을 법정에 제출하지 않아 변호인이 아무런 사전 준비를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런 가상사건은 검찰이 수사기록을 법원과 변호인에게 제출하지 않아서 생긴 것이다. 검찰은 실제로 수사기록을 제출하지 않고 있다. 지난 2월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는 철거업자로부터 아파트 재개발과 관련해 1억 4000만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조합장 김모씨를 기소했다. 검찰은 1차 공판에서 관행을 깨고 수사기록을 제출하지 않았다. 재판이 시작되면 검찰은 수사기록을 법원에 넘긴 뒤 확정 판결 후 돌려받는다. 불기소·무혐의 사건기록은 검찰이 관리하고 있다. 이런 관행을 깨고 현재는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만 기록을 제출하지 않고 있지만 앞으로 다른 지검으로 확산될 분위기다. 검찰이 수사기록을 내지 않는 이유는 표면적으로는 수사기록을 읽고 피고인이 증인을 회유하거나 협박하는 일이 일어나는 등 공소유지를 방해한다는 점이다. 또 수사기록에 등장하는 다른 관련자의 명예를 훼손하지 않기 위해 필요하다는 것도 이유다. 수사기록의 의존도를 낮추고 법정 진술과 증거로 유·무죄를 판단하자는 공판중심주의와도 일맥상통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면에는 법원의 잦은 영장 기각과 관대한 판결에 대한 불만이 숨어 있다. 검찰은 어떤 자료를 법정에 낼지, 제출한다면 언제 어떻게 공개할지 등 수사기록에 관한 모든 결정권을 갖고 있다고 주장한다. 재판에서 효과적으로 유죄를 입증하려면 피고인에게도 수사기록을 모두 공개할 수 없다고 한다. 서울중앙지검의 한 검사는 “검찰은 피고인의 유죄를 입증할 증거만을 선별해 법원에 제출하고 그밖의 수사기록은 유·무죄 판단에 영향을 주지 않으니까 판사도, 피고인도 볼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대검찰청은 이에 대해 일률적인 지침을 내려보내지는 않고 각 지검과 지청이 자체적으로 대응하도록 하고 있다. 대검 관계자는 “수사기록을 제출하지 않는 것은 공식적인 대검 입장은 아니고 일선 검사의 재량사항”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대검 예규는 피고인이 수사기록 중 본인의 진술만 열람·등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법무부가 입법예고한 형사소송법 개정안도 수사기록 전체가 아니라 검찰이 법원에 제출할 기록만 피고인에게 미리 공개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변호사들은 제3자가 아닌 피고인의 수사기록 열람을 막는 것은 위법이라고 주장한다. 한 변호사는 “원칙적으로 피고인의 개인 기록인 수사기록은 검찰이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해 수집, 활용할 것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대한변호사협회도 피고인의 방어권 확보를 위해서도 수사기록 열람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피고인이 첫 재판에 섰을 때 검사는 이미 수개월간 사건을 파헤친 전문가지만, 피고인은 무방비 상태라는 설명이다. 따라서 변호인은 수사기록을 읽으며 사건을 분석, 허점을 찾아내 피고인을 방어해야 하는데 수사기록도 보지 못하면 방어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소동기 변호사는 “증거수집 능력이 탁월한 국가기관이 유리한 증거만 법정에 제출하는데 개인이 맞서 이길 수 있겠느냐.”면서 “법원 제출 여부와 상관없이 모든 수사기록을 피고인과 공유해야 대등한 재판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미국·독일도 피고인에게 원칙적으로 수사기록을 공개하고 있다. 김선수 변호사는 “수사기록은 무죄를 밝힐 자료가 될 수도 있다.”면서 “실체적 진실을 밝혀야 하는 국가기관이 진실을 은폐한다는 의혹을 받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헌법재판소도 1997년 검찰이 수사기록의 열람을 이유 없이 거부한 것에 대해 “피고인의 신속·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다.”며 위헌이라고 결정했다. 서울중앙지법도 김씨 사건에서 검찰은 수사기록을 피고인에게 공개하라고 명령했다. 수사기록은 국가기관인 검찰이 국민의 세금을 받아 수집·작성한 공문서란 주장도 있다. 피고인 등 이해 당사자뿐 아니라 언론매체나 사회단체도 역사를 재조명하고자 공개를 청구하면, 원칙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해석이다. 대법원은 “공개될 경우 국가 안보나 국민의 생명·신체 및 재산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다는 구체적 설명 없이 단순한 가능성이나 주관적 추측으로 검찰이 수사기록의 공개를 거부해선 안 된다.”고 판시하고 있다. 실제로 5·18 광주민주화운동,KAL858기 사건기록이 지난해 공개됐다. 방송사의 청구로 지난달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 암살 미수사건 수사기록도 빛을 봤다. 지난 1월 서울고법은 2002년 미군 장갑차에 의한 ‘여중생 사망사건’ 수사기록을 공개하라고 판결했다. 검찰의 공개 거부 결정은 대부분 행정소송을 통해 뒤집혔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司試수석 합격기](하) 상법 요약서만으론 턱없이 부족

    후4법의 경우, 이미 공부해왔던 기본 3법과는 달리 1년이라는 길지 않은 시간 내에 정리를 해야 했기 때문에 많은 부담감을 느꼈다. 하지만 기본 3법에 비하면 그 범위가 적은 편이고, 대다수의 수험생이 엇비슷한 출발선에 있기 때문에 오히려 고득점 전략과목이 될 수 있다. 개인적으로도 민사소송법과 상법에서 60점대 후반의 고득점을 올려 수석의 밑거름이 되었다. ●행정법 이론·통설 달라 어려움 겪어 행정법은 학교 수업을 열심히 들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후4법 중 가장 자신있는 과목이었다. 하지만 수업시간에 배웠던 이론체계와 학계의 통설이 달라 시험에 적합하게 정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그 결과, 기본서도 자주 바꾸게 되는 시행착오를 범하기도 했다. 또한 행정소송법의 개정 논의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는데, 이에 대해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 공부에 반영해야 할 것인지도 가늠하기 어려웠다. 고민을 거듭하다 장태주 교수의 저서를 기본으로 기존의 교과서에 나와 있는 내용을 일단 충실하게 공부하기로 했다. 더불어 최근 대두되는 입장을 약간씩 첨언하는 식으로 답안을 구성하고자 했고, 크게 논란이 되지 않는 부분들을 오히려 집중적으로 공략했다. 실제로 시험을 치러 보니 출제된 문제들은 그간에 쏟은 근심과 걱정에 비하면 평이한 편이어서 안심할 수 있었다. ●수표법은 전체적인 조감만 상법은 상법총칙·상행위, 회사법, 어음·수표법, 보험·해상법 이렇게 네 분야를 모두 공부해야 해서 분량이 많았다. 뿐만 아니라 아무래도 학생의 입장에서 현실의 상거래 실정을 잘 알 수 없다 보니 생소하기 그지 없었다. 특히 어음·수표법이 처음에는 무척이나 난해하게 느껴졌다. 강약을 조절해서 이론과 판례가 집약된 부분은 심도 있게, 그렇지 않은 부분은 조문과 취지만을 확인하는 정도로 공부하는 요령이 필요했다. 그런데 대부분의 수험생이 보고 있는 요약서는 중요부분은 비교적 잘 소개되어 있는 반면,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부분은 아예 빠졌거나 지나치게 부실해서 전체적인 이해의 흐름을 방해한다는 흠이 있었다. 그래서 내용을 빠짐없이 소개하고 있는 교과서를 기본으로 삼되, 이러한 요약서를 적절하게 첨가해 보완을 했다. 수험가에서는 인기가 낮은 편이지만 현실 거래에 대해 이해가 쉽게 가도록 설명하고 있는 이철송 교수 상법 시리즈도 자주 참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저히 볼 시간이 나지 않아 건너뛰어야만 했던 부분이 있는데, 회사법의 주식회사 이외의 회사제도들(주식회사와 비교하는 데 필요한 한도 내에서만 조문을 참조했다.)이다. 그리고 수표법의 경우 고시잡지에 정리된 ‘수표의 신용증권화 방지를 위한 제도’라는 주제를 통해 전체적인 조감 정도만 했고, 해상법은 내용이 너무 전문적이라 시험에 출제되긴 어렵다고 느껴져서 수험가에서 아주 중요하게 꼽히는 쟁점 몇 개 정도만 정리를 했다. ●민·형사 소송법 ‘바이블’ 기본으로 민사소송법은 소위 ‘바이블’이라고 불리는 이시윤 교수 교재가 있기 때문에 교재를 택하는 데에는 큰 어려움이 없었다. 다만 이 책은 한 문장에 매우 난해한 내용을 압축적으로 담고 있는 것이 단점이었다. 때문에 행간의 의미를 파악하고 시험에 쓸 수 있는 논거들을 마련하기 위해 참고서, 판례 평석집, 그리고 호문혁 교수 교과서 등으로 상당히 많이 보충을 해야 했다. 교과서에 실린 모든 내용이 중요하지만 특히 2002년 개정법에 관련된 내용을 집중적으로 공부했고, 교과서에서 비중 있게 다루지 않은 조문이라도 법무부에서 나온 개정 민사소송법 해설집을 보면서 취지만이라도 이해하려 했다. 실제로 출제된 문제를 보니, 개정법의 내용을 요구하는 질문이 압도적으로 많아 이러한 전략이 주효했음을 느꼈고 실제로도 고득점을 했다는 것을 나중에 확인할 수 있었다. 형사소송법 역시 ‘바이블’로 통하는 이재상 교수 교과서를 기본으로 삼되, 전략과목으로 정해서 다른 많은 교재들을 참고했다. 교과서나 참고서만으로 이해가 잘 안 되는 부분이나 좀 더 공부하고 싶은 부분은 ‘형사판례연구’에 실린 논문들을 찾아 읽었다. 논문을 다 읽지는 못하더라도, 이 논문집의 목차를 일별하는 것은 형사법과 관련된 최근의 학계의 관심사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됐다. 또한 형사소송법은 헌법재판소가 사법적극주의적인 경향을 띠며 법의 변화를 선도해온 대표적인 분야이기 때문에 교재에 간략하게 소개돼 있는 것이라도, 헌법 판례집을 찾아보고 정리함으로써 단문 대비를 했다. 각각의 제도들을 파악함에 있어서 직권주의와 당사자주의가 어떻게 녹아 있는지도 항상 생각하고자 했다.
  • 부방위 “공직자 수뢰 자진신고땐 처벌 감면”

    정성진 부패방지위원장은 27일 “뇌물을 받은 즉시 자진신고하는 공직자에 대해 페이버(혜택)를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가진 오찬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하고 “이를 위해 관련법을 개정하거나 별도 법안을 만드는 방안을 관계부처와 협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김성호 사무처장도 “공직자가 수뢰사실을 자진신고할 때는 처벌을 면제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면서 “검찰도 이를 긍정 검토하는 것으로 안다.”고 소개했다. 정 위원장은 “현행 형사소송법상 공직자는 직무를 행하면서 알게 된 범죄사실을 즉각 고발하도록 돼 있으나, 공직자가 뇌물을 거부한 뒤 이를 신고하지 않았을 경우 법 위반이 되는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면서 “이같은 혼선을 없애는 차원에서도 법제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부패방지위는 지난해 안상수 인천시장의 2억원 굴비상자 사건이 발생한 뒤 이같은 법안을 검토해 왔다. 부방위의 이같은 구상은 공직자의 부정부패를 사전에 효과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방편으로 검토되고 있지만 일반인과의 법 형평성 문제도 있는 만큼 입법과정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부방위 관계자도 “뇌물인 줄 알고 받았다가 돌려준 경우, 뇌물인 줄 뒤늦게 알고 돌려준 경우, 뇌물을 받지 않고 신고하지 않은 경우 등 여러 정황이 있을 수 있으므로 법 조문화 과정에서 구체적 사례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한화의 대한생명 인수 당시 전윤철 감사원장이 한화측의 로비를 고발하지 않았다는 논란과 관련,“검찰이 수사하는 사안인 만큼 부방위가 간여할 일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방위는 신고가 접수된 사건에 대해 비리여부를 조사하도록 돼 있다.”고 전제한 뒤 “(전 감사원장의 경우도)관계법령에 따라 신고가 접수된다면 이에 따라 조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전 원장은 한화측이 돈봉투를 건네려 했으나 이를 거절했다는 수사결과와 관련,“당시 지인이 출근길에 찾아와 대한생명에 대해 자문을 구하겠다고 해서 ‘자문할 일이 없다.’며 화를 내고 그대로 출근했을 뿐 돈과 관련한 제의는 받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대법, 국선 전담변호사제 3월부터 전국확대

    대법, 국선 전담변호사제 3월부터 전국확대

    대법원은 지난해 9월부터 시범실시해 온 ‘국선 전담변호사제도’를 오는 3월부터 확대키로 했다고 23일 밝혔다. 다른 사건을 수임하지 않고 국선변호 사건만을 맡는 이 제도가 좋은 반응을 얻음에 따라 서울동부·남부·북부·서부, 대전지법에 각 1∼2명씩, 인천·수원·부산지법에 각 1명씩 새 국선 전담변호사를 임명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총 7개 지역,11개 지법에 전담 변호사제가 시범실시된다. 대법원 관계자는 “전담변호사제도가 국선 변론의 질적·양적 향상에 상당히 기여했다.”면서 “전국적 도입에 앞서 1년 동안 시범 실시를 확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대법원은 경력 2년 이상으로 제한하던 국선 전담 변호사의 지원자격을 없애 사법연수원을 수료하면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구속 피고인을 대상으로 한 현행 국선변호제도가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영장이 청구된 피의자까지 확대 적용되면 전담변호사를 대폭 늘릴 계획이다. 국선 전담의 사건당 수임료는 25만원으로 일반 국선(15만원)보다 많다. 그러나 업무량이 많아 변론의 질이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변호사 1명당 매달 21∼25건 정도만 맡도록 조정한다. 한편 대법원은 국선전담 변호사를 도입한 이후 5개월 동안 변론요지서·양형 참고자료 제출, 법정 변론활동, 피고인 접견 여부 등을 점검, 평가해 왔다. 계량화된 평가결과, 전담변호사가 일반 국선보다 20∼30% 더 충실한 변론활동을 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은주 김효섭기자 ejung@seoul.co.kr
  • 北 체포영장 의무화·주택상속 등 ‘법치 강화’

    북한이 체포영장제도를 의무화하는 등 인권보호용 안전장치를 대폭 확충하고 주택 상속을 허용한 상속법과 손해보상법을 제정, 재산권 보호를 위한 법률 장치를 마련했다. 또 장애자보호법 제정으로 사회적 약자에 대한 보호에 나서고 첨단 소프트웨어산업의 육성과 보호를 위한 법적 인프라도 갖추었다. 2004년 8월 발간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법전(대중용)’을 연합뉴스가 입수해 16일 보도한 것에 따르면 모두 112개 법률을 수록한 이 법전을 통해 상속법, 소프트웨어산업법, 마약관리법, 장애자보호법 등 13개 새 법률 내용이 확인됐고 지난해 5월 크게 손질한 형사소송법 전문도 공개됐다. 개정 형사소송법은 체포와 구속처분에 대한 조문을 별도 장(章)으로 신설, 법이 정하지 않았거나 법 규정 절차를 따르지 않는 불법 체포·구속을 금지하고 ‘체포영장 없이는 체포할 수 없다.’며 체포영장 발급절차를 구체적으로 규정했다. 또 피심자(피의자)에 대한 밤샘 조사를 금하고 예심(기소 전 단계)과 기소단계에서 구류 기간을 대폭 줄이는 등 피심자·피소자(피고인)의 권리보호 규정을 보강하는 한편 공개재판과 재판 독립성 보장, 만기전 석방제도(가석방) 등을 명시했다. 2002년 3월 제정된 상속법은 국가 소유로 국가가 장기 임대하는 주택을 상속 대상에 포함시켰고, 부모를 고의로 돌보지 않은 자녀는 상속을 받지 못하도록 했다. 컴퓨터소프트웨어보호법(2003년 6월 제정)은 소프트웨어 저작권 등록제를 실시, 저작권 등 지적재산권은 1차 30년에 20년까지 연장 가능해 최고 50년간 보호토록 했다. 한편 법전에는 호적법은 들어 있지 않아 호적법이나 호주제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다는 그간 탈북자들의 증언과 일치했다. 실제 북한 ‘조선대백과사전’에도 ‘호적법’이라는 단어는 없다. 다만 ‘조선말대사전’은 호적을 과거의 유물로 묘사하고 있다.‘호적’은 낡은 사회에서 호주와 호주에 속한 가족을 등록한 문건으로,‘호적계’는 일제 때 관청에서 호적을 맡은 부서로,‘호적등본’은 낡은 사회에서 한 집안의 호적을 베낀 문건,‘호적리’는 일제 때 호적을 다루던 관리로 각각 설명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지자체 생활사범 단속업무 ‘스톱’

    지자체 생활사범 단속업무 ‘스톱’

    ‘이젠 자치단체가 맡아야 한다.(경찰)’‘우린 아직 준비가 덜 됐다.(지자체)’ 지난해 7월 대구 수성구는 불법 음란 전단물 배포와 관련,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가 거절당했다. 행정법 위반 사범에 대한 수사기능이 자치단체로 이전됐으니 수성구가 직접 조사를 해 검찰로 송치하라며 사건 접수를 반려한 것이다. 대구 달서구도 식품사범에 대해 경찰에 수사를 요청했지만 경찰이 이를 돌려보내자 책임 시비를 우려, 또다시 ‘등기’로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겉도는 단속 경찰은 지난해 5월 특별사법관리 집무규칙이 개정돼 환경, 위생, 교통분야 수사기능이 자치단체에 이전된 만큼 당연히 자치단체가 수사를 떠 맡아야 한다며 자치단체의 요청을 모두 거절한 것이다. 그러나 이들 자치단체는 수사기능만 이전됐지 뒤따라야할 자치단체 사법경찰관리에 대한 수사 실무교육 등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사실상 수사기능 수행이 불가능하다고 버티고 있다. 이에 따라 대구지역 자치단체와 경찰은 지난해 연말까지만 한시적으로 자치단체의 고발을 받아 주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 그러나 광주지역 등은 지난해 7월부터 경찰이 고발장을 접수하지 않았다. 올들어 대구 등 전국의 기초 자치단체는 경찰이 더 이상 고발장을 접수하지 않기로 해 자체적으로 특별사법경찰관리를 배치했지만 담당공무원들은 ‘수사는 능력밖의 일’이라며 대부분 소극적인 자세다. 자치단체 대부분은 본격적인 수사업무 수행을 위한 조사실을 설치하지 않았다. ●부실 교육이 문제 특별사법경찰관리로 배치된 공무원들은 지난해말 검찰과 경찰로부터 하루 2∼3시간씩 일주일간 수사절차 및 조서작성 요령, 인권보장, 품위유지 등에 대해 교육을 받았다. 그러나 해당 공무원들은 “짧은 교육 탓인지 수사업무에 도무지 자신감이 생기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대구 달서구 관계자는 “평소 전문분야가 아닌데다 한차례의 교육으론 뭐가 뭔지 모르겠다.”면서 “수시로 형사소송법 등을 뒤지고 있지만 실무에는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또 대구 중구 관계자는 “수사능력도 없는데 무조건 업무를 떠 넘기는 것이 문제”라며 “단속을 하지 말라는 것과 다를 게 없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자치단체들은 올들어 단속업무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분위기다. 대구 서구 관계자는 “적극적으로 단속을 할 경우 수사업무가 늘어나게 돼 수사능력이 숙련될 때까지는 단속 자체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이 같은 수사기능 이전으로 국민의 식생활과 직결돼 있는 식품·위생사범 등에 대한 단속업무가 겉도는 것이 아닌가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대구 참여연대 관계자는 “준비 부족으로 앞으로 자치단체의 단속업무에 공백이 불가피할 것”이라면서 “주민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는 식품 위생사범 단속에 빨간불이 켜진 만큼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안은 없나 시민단체들은 “일방적인 전달식 수사교육보다 행정공무원이 수사 경험을 쌓도록 일정기간 경찰에 파견근무토록 하는 등 경찰과 자치단체가 함께 실효성 있는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부에서는 자치단체의 전문성 결여와 준비부족 등을 들어 자치경찰제가 도입될 때까지 한시적으로 경찰이 예전처럼 수사기능을 계속 맡아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하고 있다. 정부가 2006년 도입을 목표로 추진중인 자치경찰제가 실시되면 어차피 이들 수사업무는 자치경찰이 맡게 되기 때문이다.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가 지난해 9월 마련한 자치경찰제 도입 방안에는 현재 기초자치단체에 부여한 보건, 위생 등 20여개 특별사법경찰권을 자치경찰이 맡도록 하고 있다. 이외호 대구시 위생과장은 “수사 업무의 전문성과 특수성 등을 감안, 자치경찰제가 도입될 때까지 경찰이 수사기능을 계속 맡는 것도 시행착오를 줄이는 한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경찰은 부정적인 반응이다. 고소, 고발, 진정사건이 갈수록 늘어나는데다 경찰 고유의 치안업무에 몰두하기 위해서는 더 이상 자치단체 고발사건 등을 받아 주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김성환 대구 서부경찰서 조사계장은 “자치단체가 단속 계획의 수립부터 현장 조사후 검찰 송치까지 신속하게 업무를 처리하면 단속업무의 효율성이 높아지게 될 것”이라면서 “자치경찰제가 도입되면 그때 다시 논의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교통행정과 신계장의 호소 “기소중지자가 도망갈까봐 오줌 한번 못 누고 곧바로 데려왔어요.” 대전 대덕구 교통행정과 신철용 계장은 12일 서울 동대문경찰서로부터 차량을 무단 방치한 혐의로 기소중지된 김모(36)씨를 체포했다는 연락을 받았던 지난해 9월 초를 잊지 못한다. 당시 신 계장은 난감했다. 호송차량은 구청 차량이면 되겠지만 수갑이 없었다. 할 수 없이 인근 경찰 지구대에서 빌렸다. 경찰이 동행해 줬으면 하고 바랐지만 오불관언이었을 뿐. 별 수 없이 이날 오후 4시쯤 동료 직원 3명과 함께 상경, 동대문서로 찾아갔다. 김씨를 인계받은 신 계장 등은 휴게소에 한번 들르지 못하고 곧바로 대전으로 내려와 동부경찰서 유치장에 넣었다. 별도 수감시설이 없기 때문이다. 밤 11시를 넘긴 시간이었다. 신 계장은 “전과 20범이 넘는 사람을 데려오려니 무척 무서웠다.”며 “시간이 너무 늦어 조사는 다음날 유치장에 다시 가서 받았다.”고 말했다. 신 계장은 “낮에 가면 대부분 없고 밤에 가면 아이를 시켜 ‘아빠 없어요.’라며 문을 열어주지 않아 애를 먹는다.”고 말했다. 소재지가 추적되면 법원으로부터 영장을 발부받아 체포에 나선다.2003년 7월에도 태모(34)씨를 체포했다. 태씨는 덕암동에 승용차를 버려 기소중지됐었다. 경험이 없고 무서워 경찰을 설득, 동행한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신 계장은 “기소중지자는 조사도 대부분 경찰서에서 하고, 수갑도 경찰로부터 빌리고, 전과조회도 경찰에서 한다.”면서 “구청에서 할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전화로 출석요구를 하면 ‘너희들이 멋대로 폐차하고 왜 벌금까지 내야 하느냐.’고 큰소리치는 등 영이 서지 않는다.”고 불만스러워했다. 이런 험한 일을 하다 보니 교통 관련 부서는 구청 직원 사이에 기피부서로 통하는 실정이다. 지난해 대덕구는 1000건의 무단방치 차량을 적발, 이 가운데 244명을 조사한 뒤 검찰에 송치했다. 직원 2명이 무단방치 차량 단속을 맡고 있다. 이들에게는 검찰이 신분증을 발급하고 있다. 차량 무단방치로 검찰에 송치되면 3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식약청등 성공사례 현재 특별사법경찰관리제도를 실시중인 식품의약품안전청이나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등은 이 제도의 정착을 위해서는 사전교육과 철저한 준비가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수입농산물 단속에 특별사법경찰관리제를 활용하는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의 한 관계자는 “지난 1998년 특별사법경찰관리제를 처음 시작했을 때 조서작성이나 수사요령 등을 몰라 어려웠지만 지속적으로 교육을 받아 현재는 제도운용에 무리가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도입 초기 예상됐던 단속업무 공백과 같은 문제도 발생하지 않았다.”면서 “피의자의 전과조회 등 관련 정보도 지방검찰청을 통해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며 예상되는 우려를 일축했다. 특별사법경찰관리제를 이용해 불량·위해식품사범을 적발하고 있는 식약청 관계자는 “새로운 수사기법을 배우기 위해 중·장기적으로 교육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시로 검찰 수사관 등을 초빙해 수사실무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경찰이나 검찰에 담당공무원을 보내 1개월 이상 수사실무를 배우기도 한다는 것이다. 관련 교육을 받은 서울시 한 자치구 관계자는 “관련 공무원들을 지방검찰청에 모아 놓고 3∼4시간 교육을 실시한 것이 전부였다.”면서 “관련 업무를 맡는 검사들이 수사요령 등을 교재를 이용해 강의했지만 짧은 교육시간 때문에 효과는 별로였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공무원은 “진행된 교육은 행정직 공무원에게 하루아침에 수사관련 업무를 파악하라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홍익대 법학과 김성태 교수는 “업무의 전문성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수사실무를 익힐 여유없이 특별사법경찰관리제가 시행된다면 상당기간 시행착오를 겪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 특별사법경찰관리제도란 검사장이 지명하는 행정공무원이 특정한 직무의 범위 안에서 단속계획의 수립, 단속, 조사, 송치 등의 업무를 모두 맡아 수행하는 제도. 형사소송법 제197조에 근거, 경찰 등 일반사법경찰관리의 수사권이 미치기 어려운 삼림, 해사, 전매, 세무, 군(軍), 교도소 등 특정지역 및 시설에 대한 수사나 조세사범, 마약사범, 관세사범 수사시 전문가에게 수사권을 위임하는 제도다.
  • ‘한국판 FBI’ 신설 검토

    ‘한국판 FBI’ 신설 검토

    검찰이 경찰의 수사권 독립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비슷한 법무부 소속의 특별수사기구의 설치 방안을 검·경이 구성한 ‘수사권 조정 자문위원회’에 제시한 것으로 19일 확인됐다. 또 치안감과 치안정감도 검사 지휘대상에 새로 포함시키기로 하는 등 검·경 수사권 조정을 놓고 해묵은 이견차가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20일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송광수 검찰총장과 최기문 경찰청장이 참석한 가운데 열리는 자문위원회 첫 회의에서는 양측이 제시한 35개 안건에 대해 협의에 들어간다. 이날 발족되는 자문위는 학계·법조계·시민단체·언론계·여성계 등 외부 인사 12명과 검·경 내부인사 2명 등 모두 14명으로 구성됐다. 핵심 쟁점은 검사만 수사 주체로 인정하는 현행 형사소송법 195조의 개정으로 경찰을 수사 주체로 인정하는지를 놓고 검·경의 신경전이 재연될 것으로 예상된다. 검·경의 위상 관계도 집중 논의된다. 경찰은 상호협력 관계로 재정립하자고 주장하는 반면 검찰은 치안감 및 치안정감도 검사 지휘대상에 포함시키는 등 검찰의 수사 지휘권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긴급체포때 요구되는 검사의 ‘사후승인제도’에 대해서는 양측이 합의안을 마련, 자문위원회에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의안은 검사의 사후승인제도는 긴급체포의 남용을 막기 위해 유지하되 석방때 필요한 검사의 사전지휘제도는 폐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현재 검사가 갖고 있는 변사자의 검시 권한 문제도 검·경이 접전을 벌이는 쟁점의 하나다. 경찰은 검시 권한의 이관을 주장하고 있지만 검찰은 부정적이다. 시민단체측 자문위원들은 보건복지부 산하의 별도의 검시기구를 설치하는 제3안의 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검·경은 지난 9월 ‘수사권 조정협의체’를 구성한 뒤 5주 내에 논의를 마친다는 방침을 세웠지만 3개월이 넘도록 합의를 이끌어 내지 못하고 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미성년 진술 보호자 동석 의무화

    미성년자나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의 수사 및 재판과정에 반드시 보호자 등이 동석하는 방안이 제도화됐다. 또 범죄 피해자가 법정에서 피해자 자격으로 진술할 때 법원이 충분한 진술기회를 주도록 의무화됐다. 법무부는 15일 이같은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20일의 입법예고를 거쳐 국회에서 통과되는 대로 시행된다. 개정안은 수사기관이나 법원에서 조사 또는 신문을 받는 범죄 피해자가 불안감 등을 느낄 우려가 있을 때 ‘신뢰 관계자’의 동석을 허용하는 포괄적인 규정을 신설했다. 신뢰 관계자는 피의자나 피고인과 직접적 관계가 없는 제3자까지 아우르는 개념이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사설] 문자메시지 보관하라는 발상

    고객의 문자메시지를 멋대로 보관해 비난을 받았던 이동통신회사들이 이를 중지하려고 했다가 다시금 정보를 저장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검찰의 반발 때문이라고 한다. 검찰은 “전기통신은 공공재인 만큼 개인이나 개별 통신사업자가 임의로 자료를 처리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관련법을 바꿔서라도 보관토록 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됐다. 사실이라면 난센스다. 검찰의 눈치를 보며 우왕좌왕하는 통신회사나, 수사편의를 위해서라면 전 국민을 범죄자 취급해도 좋다는 사법기관이나 어이없기는 오십보 백보다. 수능부정 수사에서 경찰은 단기간 내에 1000여명의 혐의자를 가려내는 개가를 올렸다. 그러나 우리는 이번에 전 국민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에 대해 법원과 경찰이 영장을 발부하고 집행한 것은 잘못됐다고 본다. 형사소송법이나 통신비밀법을 거론할 것도 없다. 국민적 분노로 수사는 문자메시지까지 확대됐지만 통신회사간 보관정보량 차이로 형평성 문제는 풀 길이 없게 되지 않았는가. 여기에 법 근거도 없이 시행된 문자메시지 저장을 계속하라니, 이 나라에는 개인의 사생활도 없고 비밀도 없어야 한다는 말인가. 문자메시지 보관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 통신회사들은 요금시비 때문에 메시지 보관을 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런 논리라면 모든 전화통화 내용도 보관했어야 한다. 검찰의 전기통신 공공재 주장도 마찬가지다. 범죄수사에 문자메시지 보관이 필요하다면 같은 전기통신인 전화나 이메일 내용도 보관해야 할 것이다. 아무리 국가가 중요하지만 개인의 기본적 자유는 보장돼야 한다. 당국은 이번 일을 계기로 개인정보 보호를 강화해야 한다. 통신비밀보호법을 개정해 아예 개인메시지 보관 금지를 명문화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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