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형사소송법 개정
    2025-12-16
    검색기록 지우기
  • 민통선
    2025-12-16
    검색기록 지우기
  • 기획재정부
    2025-12-16
    검색기록 지우기
  • 마라톤대회
    2025-12-16
    검색기록 지우기
  • 현대차정몽구재단
    2025-12-16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249
  • [발언대] 음주운전사고 후에 의식불명이면 무죄?/이충상 변호사

    [발언대] 음주운전사고 후에 의식불명이면 무죄?/이충상 변호사

    대법원은 올 4월과 7월 영장이나 본인 동의 없이 채취한 혈액과 그 혈액에 의한 혈중알코올농도 감정서는 영장주의 위반이라서 유죄의 증거로 할 수 없다는 이유로 무죄판결을 했다. 피고인이 교통사고를 내고 의식불명인 채로 응급실로 옮겨졌고 술냄새가 많이 나서 경찰관이 피고인 친인척의 동의를 받아 채혈한 사례들이었다. 음주측정을 위한 채혈량은 3~5㏄일 뿐이라 1회 헌혈량의 100분의1쯤에 불과하며 건강을 해치지 않고, 음주피의자의 굴욕감도 거의 없다. 또 의식불명 상태라도 생체 내의 알코올은 계속 분해되므로, 야간에 사전영장을 신청해 발부받다 보면 수시간이 지나 사고 당시의 혈중알코올농도는 상당히 옅게 산출된다. 무영장 채혈도 일정한 경우에는 위법이 중대하지는 않다는 이유로 증거능력을 긍정할 수 있다는 대법원의 견해가 있으나, 올해 위의 두 사건에서 8명의 대법관이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를 확대하여 해석하면 의사가 진료 목적으로 채취한 혈액 중 일부를 경찰관이 받아 혈중알코올농도를 측정하는 것에도 위법성이 있다. 그러므로 현재의 법 아래에서는 음주운전 후 수시간 동안 의식불명이 되거나 의식불명인 척 행동하면 무죄가 된다. 사고 직후 풀풀 나는 술냄새에 비춰 음주운전을 했음이 명백한데도 처벌받지 않는 것은 명백히 정의에 반한다. 이것을 법치주의 대가로서 감수해야 한다는 학설에는 찬성할 수 없다. 개선방안이 있다. 독일처럼 형사소송법에 영장 없이 채혈할 수 있는 경우를 규정하는 것이다. 또 국회는 형사소송법 제216조 제3항의 ‘범행 직후의 범죄장소에서 긴급을 요하여 법원판사의 영장을 받을 수 없는 때에는 영장 없이 압수, 수색 또는 검증을 할 수 있다.’에서 ‘범행 직후의 범죄장소’를 ‘범행 직후에’로 개정하고, 법원은 범행 한두 시간 후를 ‘범행 직후’로 보아 사후영장을 발부하는 방안이 있다. 의식불명인 음주사고자에 대해 법 개정을 통해 처벌하자는 의견에 여야 모두 반대하지 않을 것이므로 국회가 빨리 법을 개정해야 한다.
  • 與, 정기국회서 처리할 법안 70여개 추려

    與, 정기국회서 처리할 법안 70여개 추려

    한나라당이 휴대전화 감청을 합법화하는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안 등 올해 정기국회에서 처리할 법안과 정책 70여개를 추렸다. 2일 당 소속 의원 연찬회에서 상임위별로 정리한 이 법안 가운데에는 ‘플리바게닝’(피의자가 혐의를 인정하는 대신 검찰이 형량을 낮춰 주는 제도) 성격의 ‘내부 증언자 형벌 감면·소추 면제제’ 도입을 담은 형법 및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들어 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과 북한인권법, 그리고 남북 간 교역사업자등록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남북교류협력법개정안도 처리할 방침이다. 한나라당은 또 제주도와 경제자유구역에 국내 투자 병원과 외국 병원을 유치할 수 있도록 관련 법을 개정하기로 했다. 대학 구조조정을 위해 오는 12월까지 부실 대학을 확정하고, 서울대 법인화는 올해 말까지 마무리짓기로 뜻을 모았다. 인천공항공사에 대한 국민주 매각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다만 대체공휴일제 도입 문제는 직장인과 자영업자 등 직군별 입장을 고려해 신중히 처리하기로 했다. 이명규 원내수석부대표는 “등록금 부담을 줄이고 부실 대학 구조조정을 촉진하는 법안, 한·미 FTA 비준동의안, 북한인권법은 반드시 처리한다.”면서 “전시작전권 전환에 대비한 국방개혁법, 학력차별금지법, 전월세 안정과 관련 민생법안 처리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공판중심주의’ 이용훈 대법원장 재임중 무죄선고율 4배 높아졌다

    ‘공판중심주의’ 이용훈 대법원장 재임중 무죄선고율 4배 높아졌다

    공판중심주의를 내세운 이용훈 대법원장 재임 중 무죄 선고율이 이전에 비해 무려 4배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이 대법원장이 취임한 2005년 0.18%였던 1심 재판부의 연평균 무죄율은 올 6월 말 현재 0.72%를 기록했다. 이 대법원장 재임 중 연도별 무죄율은 2006년 0.21%이던 것이 2007년 0.26%, 2008년 0.30%, 2009년 0.37%, 지난해 0.49%, 올해 0.72% 등으로 꾸준한 상승 추이를 보였다. 이에 따라 1심 재판부의 무죄선고 인원도 2006년 2362명이던 것이 2007년 3187명, 2008년 4046명, 2009년 4587명, 지난해 5420명 등으로 계속 증가했다. 이 같은 현상은 조서 대신 법정에서 제시되는 증거와 진술을 중시하는 공판중심주의가 강화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는 게 법조계의 분석이다. 피의자 심문조서와 참고인 조서 등을 바탕으로 하는 조서 재판과 달리 공판중심주의는 법정에서 판사와 검사, 변호사가 진실을 다투도록 하는 새로운 유형의 법정 소통 방식이다. 특히 “검사들이 밀실에서 받은 조서가 공개된 법정에서 나온 진술보다 우위에 설 수 있느냐.”며 공판중심주의를 강조한 이 대법원장이 취임한 이후 이런 현상이 더욱 심화됐다. 이처럼 공판중심주의가 뿌리를 내리면서 법원은 형사사건 피의자의 구속영장 발부에도 더욱 신중해지고 있다. 연간 구속영장 발부는 2005년 6만 4294명이던 것이 2006년 5만 1482명, 2007년 4만 6061명, 2008년 4만 3032명, 2009년 4만 2727명, 지난해 3만 2516명 등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법원의 구속영장 발부에 엄격해지면서 불구속 수사 부담이 커진 검찰로서는 “조서의 증거 능력을 폄훼하는 것”이라며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대검 관계자는 “이 대법원장 재임 6년은 검찰에게 정말 힘든 시기였다.”고 돌이켰다. 하지만 법원은 ‘불구속 수사 원칙’이 2007년 개정된 형사소송법에 이미 명문화됐으며, 무죄율 상승과 불구속 재판 확대는 당연한 결과라는 입장이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Weekend inside] 철회 478건·부결 5건… 18대국회 퇴짜법안들의 사연

    [Weekend inside] 철회 478건·부결 5건… 18대국회 퇴짜법안들의 사연

    18대 국회에 제출된 법안은 19일 현재 1만 2203건이나 된다. 처리된 법안이 5519건이고, 계류 중인 법안은 6684건이다. 처리의 형태는 가결(원안 또는 수정), 부결, 폐기, 철회로 나뉜다. 이 중 철회나 부결의 형태로 ‘퇴짜’를 맞은 법안이 가장 딱하다고 볼 수 있다. 철회는 발의한 의원이나 정부가 법안을 스스로 거둬들였음을 의미하고, 부결은 상임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 관문을 통과했는데도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음을 뜻한다. 18대의 철회 법안은 478건, 부결 법안은 5건이다. 동의(승인)안 중에서도 10건이 철회됐다. 철회되거나 부결된 법안이 처리 법안의 10%에 가까운 셈이다. 최소한 의원 10명이 서명해 발의한 이들 법안이 왜 꽃을 피우지 못했을까. ●세종시 수정안 친이·친박 세대결 철회 사유부터 살펴보자. 한나라당 박준선 의원은 지난 4월 출퇴근 시간에 전세버스를 운행할 수 있도록 하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27명이 발의안에 서명할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 하지만 버스와 택시 노조가 반발했다. 노동계 출신의 동료 의원이 갑자기 명단에서 빼달라고 ‘배신(?)’했다. 공동 발의자 1명을 빼려면 철회 절차를 밟아야 한다. 철회는 발의자 과반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박 의원은 어쩔 수 없이 14명의 동의를 얻어 철회안을 냈다. 하지만 그는 6월에 다시 개정안을 냈고, 현재 국토해양위원회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민심’도 철회의 중요 요인이다. 한나라당 이명규 의원은 정부의 부탁을 받고 경제자유구역에 영리병원을 설립할 수 있도록 하는 ‘경제자유구역법 개정안’을 냈다가 최근 철회했다. 이 의원 측은 “영리병원에 대한 찬반이 첨예하고, 과연 이 법안이 국민 의료 서비스 향상에 부합하느냐에 대한 회의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심경 변화’도 한몫한다. 민주당 최재성 의원은 지난 6월 대학의 등록금 수입 중 85%를 교육비로 쓰도록 하는 ‘고등교육법 개정안’을 발의했다가 철회했다. 등록금 이슈가 커지자 교육비 환원율을 95%로 높이는 더 강력한 개정안을 내기 위해 계획적인 후퇴를 했다. 동의(승인)안 철회를 들춰 보면 정부의 아픈 ‘과거’가 나타난다. 김태호 국무총리 임명 동의안과 정동기 감사원장 임명동의안 철회가 대표적이다. 2008년 ‘해머 폭력’ 사태 끝에 외교통상통일위원회를 통과했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동의안은 미국이 재협상을 요구해 오는 바람에 철회됐고, 한·유럽연합(EU) FTA 비준 동의안은 번역 오류로 철회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부결 법안도 남모를 사연을 갖고 있다. 지난해 6월 본회의에서 부결된 ‘신행정수도 후속 대책을 위한 연기·공주 지역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을 위한 특별법 개정안’(세종시 수정안)은 한나라당 내 친이(친이명박)계와 친박(친박근혜)계 명단을 기록으로 남겼다는 평가를 받는다. ●‘형소법개정안’ 여론몰이에 밀려 한나라당 이한성 의원이 발의했던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일사천리로 법사위까지 통과했다가 본회의에서 불의의 일격을 당했다. 이 개정안은 약식명령을 받은 피고인이 정식재판을 청구할 경우 약식명령의 형보다 더 중한 형을 선고하지 못하게 하는 현행법을 고치자는 게 주요 내용이었다. 하지만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이 트위터를 통해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한다.”며 여론에 불을 지른 뒤 본회의에서 반대 토론에 나섰다. 결국 이 의원의 주장이 먹혀 개정안은 과반 득표에 실패했다. 학교체육 활성화를 위해 민주당 안민석 의원이 발의했던 ‘학교체육법 개정안’은 2009년 2월 국회에서 쟁점 법안이 아니었는데도 부결됐다. 한나라당 의원들이 교육과학기술위원회 파행의 ‘주범’으로 안 의원을 꼽았기 때문에 ‘괘씸죄’가 적용된 것이라는 말이 많았다. 본회의에 상정되지도 못한 채 시들어 버린 이들 ‘사산(死産) 법안’에는 이렇듯 ‘배신’과 ‘변심’, 그리고 세상의 변화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쟁점 현안을 둘러싼 여야의 대립과 매한가지로 여의도 국회의사당에 투영된 우리 사회의 자화상인 셈이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정치혐오증 실체는] “정치 냉소 부추겨 잇속 챙기는 세력 감시하고 심판해야”

    [정치혐오증 실체는] “정치 냉소 부추겨 잇속 챙기는 세력 감시하고 심판해야”

    지난 2009년 여론조사 기관인 미디어리서치는 한 시사잡지의 요청으로 우리나라 33개 직업군의 신뢰도를 조사했다. 소방관, 간호사, 직업운동선수의 신뢰도가 가장 높았고 검사, 목사, 정치인 등의 신뢰도가 낮았다. 올해 2월 특임장관실도 비슷한 조사를 했다. 신뢰받는 집단을 조사했는데, 학계와 언론계에 대한 신뢰도가 높은 반면 청와대, 국회, 경찰의 신뢰도는 바닥이었다. 두 여론조사를 비교해 보면 다른 직업군은 조사 기관별로 신뢰도에 편차가 있으나 유독 정치인들은 공통적으로 꼴찌였다. 정치 불신, 정치 혐오는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그러나 정치 불신이 정책 불신으로 이어지고, 이는 곧 국민 피해로 직결되는 수준에 이르렀다는 게 문제다. 국회의원들은 국민들의 무관심과 냉소를 빌미로 자신들을 포함한 특정 기득권 세력의 이익을 위해 입법 활동을 벌이며, 정부와 이익집단은 이런 국회의원들을 교묘하게 활용한다. 정치 불신이 국민의 감시를 무디게 해 국민과 정치 사이의 틈을 벌려 놓는 사이에 특정 계층과 집단은 자신들의 잇속만 차리는 셈이다. 지난 6월 임시국회에서 여야는 대기업과 단체의 ‘입법 로비’를 합법화하는 정치자금법 개정안을 기습적으로 법제사법위원회에 상정했다. ‘쪼개기 후원금’이 발단이 된 청목회 입법 로비 사건에서 자유롭지 못한 의원들이 아예 법을 개정해 편법 시비를 차단하겠다는 생각이었다. 여론의 반발이 불을 보듯 뻔한 상황에서 국회의원들은 왜 이런 무리수를 뒀을까. 이유는 검찰의 압박 때문이었다. 당시 검찰과 경찰은 수사권 조정 문제를 놓고 조직력을 총동원해 국회에 로비를 벌이고 있었다. 국회가 검사의 수사 지휘 범위를 법무부령이 아닌 대통령령으로 규정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려 하자, 검찰에선 “쪼개기 후원금에 연루된 모든 의원들을 다 소환하겠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국민의 정치 혐오증을 불러일으켜 국회를 압박하려 한 것이다. 이에 여야 의원들은 아예 법을 바꾸려고 했다. 법 개정을 둘러싼 검찰과 경찰, 국회의 힘겨루기 속에서 국민의 이익은 뒷전이었다.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는 “정치의 기본적인 기능은 갈등을 조정하고 통합하는 것인데 지금은 오히려 정치가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다.”면서 “선거 때마다 ‘심판 투표’를 하고 있지만 권력 교체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집권 세력이 실패를 거듭해 청와대와 국회, 중앙 및 지방 정부 등 어느 정치 조직도 신뢰받지 못하게 됐다.”고 말했다. 임현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정치 구호만 난무할 뿐 정책을 통해 유권자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가지 않는다.”면서 “정치 혐오가 무관심으로 변하면 정치권을 감시할 세력이 없어지고 결국 개선 가능성이 사라진다.”고 강조했다. 임 교수는 “형식적인 득표를 위한 전략이 아니라 주민과 접점에 있는 국회의원의 의견이 정책에 반영돼야 하고, 지역 이해관계를 넘어선 국가적인 어젠다가 일반화를 거쳐 국민 공통의 문제로 전환되는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고 말했다. 황상민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정치인들은 공적 시스템을 유지하고 운영하는 사람들인데, 국민 눈에는 끼리끼리 해먹는 사람으로 인식되고 있다.”면서 “부정부패 척결 등을 통해 정치인과 공무원의 공적의식에 대한 학습이 다시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창구·강주리기자 window2@seoul.co.kr
  • “정치적 사건 檢이 수사, 일반 범죄는 경찰이”

    “정치적 사건 檢이 수사, 일반 범죄는 경찰이”

    조현오(56) 경찰청장은 13일 “고도의 법률적인 지식이 필요하거나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 등은 검찰이 맡고 (나머지) 일반적인 범죄는 경찰에게 맡겨 두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밝혔다. 조 청장의 발언은 검경 수사권의 범위에 대한 경찰총수의 첫 구체적인 입장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조 청장은 이날 서울 미근동 경찰청사에서 열린 ‘전국 지방청 및 경찰서 수사·형사과장 워크숍’ 인사말을 통해 “경찰이 독자적인 수사권을 갖게 된 지금 검경 간 관계가 재정립된다면 그런 방향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조 청장은 “앞으로 눈물 나는 노력으로 달라진 모습을 보이면 경찰에게 이 정도 수사권을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나올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조 청장을 비롯한 경찰 수뇌부는 이날 전국 경찰서의 형사·수사과장 등 수사 지휘라인 576명을 전원 소집해 구수환 KBS 프로듀서 등 11명의 학계, 언론계, 시민단체 외부 인사들로부터 경찰 수사의 문제점과 개선 방안에 대한 쓴소리를 들었다. 워크숍은 개정 형사소송법에 따라 수사 주체로서의 자격을 인정받은 경찰이 검사의 지휘 범위를 규정하는 대통령령 제정을 앞두고 국민의 소리를 경청하고 수용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조 청장은 “대통령령 제정 등 수사권 조정 문제는 검찰과 싸워 쟁취한다기보다 제대로 된 수사를 해서 국민에게 인정을 받고 그만큼 수사권을 가져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패널로 참석한 참여연대 박근용 시민위원회 팀장은 “부산 한진중공업 ‘1차 희망버스’ 때 경찰이 월담 등 불법행위자뿐 아니라 얼굴이 찍힌 모든 사람에게 소환장을 보냈더라.”면서 “불법 집회로 규정하면 근처 기지국 전파를 조사해 마구잡이로 감청하고 포털 등에 개인 정보를 요청하는 것도 과잉수사”라고 비판했다. 이 밖에 오승근 한국소프트웨어 저작권협회 팀장 등도 경찰의 잘못된 수사 관행을 지적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내부증언자’ 감형·불기소처분 도입

    ‘내부증언자’ 감형·불기소처분 도입

    앞으로 범죄 규명에 기여한 ‘내부증언자’에 대해서는 형벌을 감면해 주거나 기소하지 않는다. 정부는 12일 오전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형법 개정안과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심의, 의결했다. 법무부는 지난 5월에도 같은 내용의 법안을 제출했지만 인권침해에 대한 우려 등이 제기돼 처리가 유보된 바 있다. 이에 법무부는 이른바 ‘플리바게닝’(plea bargaining·유죄협상제)과 구분하기 위해 ‘사법협조자’라는 용어를 내부증언자로 수정하고, 법령 적용 기준을 보다 엄격히 바꿔 법안을 다시 냈다. 우선 뇌물·마약·조직폭력범죄 등 은밀하게 이뤄져 직접적인 증거를 확보하기 어려운 일부 범죄에 있어 내부 가담자가 필수적인 증언을 할 경우에는 불기소처분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내부증언자 소추면제제도’가 마련된다. 또 여러 사람이 관여된 사건의 수사나 재판 과정에서 범죄의 진상을 밝히는 데 기여한 내부증언자에게는 법원이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해줄 수 있도록 했다. 중요참고인 출석의무제도 도입된다. 현재 법률상 참고인은 수사기관 출석 및 진술 의무가 없지만, 이 제도가 시행되면 두 차례 이상 연속해서 출석요구에 불응한 중요참고인은 강제소환할 수 있다. 단, 살인·강도·성폭행·방화 등 사형·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범죄에 대해 중요한 사실을 알고 있는 참고인에게만 적용된다. 이와 함께 수사과정에서 범죄를 구성하는 중요한 사실에 대해 허위진술을 한 사람을 처벌하는 사법방해죄 관련 조항도 신설했다. 또 선서하지 않은 증인의 허위진술도 처벌할 수 있게 된다. 지금은 법정에서 선서하지 않은 증인은 거짓말을 해도 위증죄가 성립되지 않는다. 이날 형소법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하자 검찰은 적극 반기고 있다. 일단은 개정안이 수사권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마련돼 검찰 수사가 한결 손쉬워졌기 때문이다. 검찰은 특히 가장 비중 있게 다뤄지는 부패 범죄, 즉 뇌물수수에 대한 특별수사가 더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조직적으로 이뤄지는 마약이나 조직폭력 범죄 수사도 효율성이 높아질 전망이다. 한 검사는 “지금까지는 제보자도 그대로 처벌돼 자백을 받기가 쉽지 않았다.”며 “뇌물공여자의 형벌을 감면해 주면 아무래도 자백을 받기가 유리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요참고인 출석의무제, 사법방해죄 등도 검찰 수사에 큰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중요참고인 출석이 의무가 되면 기존처럼 참고인의 장기 해외 체류 등으로 검찰 수사가 무한정 중단되는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은 적어진다. 또 사법방해죄 신설로 수사 과정에서의 허위증언을 처벌하고, 법정에서의 위증까지 가중 처벌하면 참고인 진술의 신뢰성도 어느 정도 보장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명숙 전 국무총리 정치자금법 사건에서 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가 “불법 자금을 건넸다.”는 진술을 번복하며 한바탕 곤욕을 치른 바 있는 검찰로서는 반가운 입법인 셈이다. 그렇다고 검찰 수사가 무작정 탄탄대로로 나아가는 것만은 아니다. 참고인 진술을 받아내기는 쉬워지겠지만 관련 물증이나 정황증거를 수집하는 건 여전히 검찰이 해야할 일이다. 또 참고인을 강제로 출석시킨다고 해도 진술까지는 강제할 수가 없다. 검찰 관계자는 “진술만으로는 처벌이 불가능한 건 당연한 얘기”라며 “기본적인 수사는 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유지혜·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장기근무 형사 전출안 하루도 못넘기고 번복

    장기근무 형사 전출안 하루도 못넘기고 번복

    조현오 경찰청장은 경찰이 앞으로는 검찰과 대등한 관계로 가야 한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그러나 7년 이상 근무한 형사를 전출한다는 내용의 인적쇄신안은 발표한 지 채 하루도 안 돼 번복해 빈축을 사고 있다. 조 청장은 8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사에서 진행한 본청 직원과의 간담회 모두 발언에서 “(형사소송법) 법률 발효와 동시에 검찰과의 관계도 이전과 달라져야 한다.”면서 “기존의 명령·복종 관계에서 상호대등·상호협력 관계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청장은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통과된 개정 형소법은 경찰의 수사권을 법제화했다는 점에서 경찰 66년사에서 획기적인 전환점”이라면서 “경찰은 이제 독립적인 수사주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앞으로 (검사 지휘 범위를 규정하는) 대통령령 제정 때 현장 경찰관이 수사주체로서 제대로 수사를 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수사권 조정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고 설명했다. 대통령령 제정과정에서 검경 간의 수사권 충돌을 예고했다. 조 청장은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의 신뢰”라고 말했다. 이 같은 관점에서 ▲국민중심 경찰활동 ▲인사 정의 실현 ▲부정부패 척결 ▲인권보호 ▲수사공정성 확보 등 5가지를 중점 추진 과제로 제시했다. 한편 최근 조 청장의 인사 교류안 발표 뒤 경찰을 범죄집단으로 매도한다는 비판이 터져 나오자, 조 청장은 지난 7일 오후 늦게 전국 경찰을 대상으로 서한문을 보내 “오해가 있었다.”며 한발 물러섰다. 서울은 강남권 3개서로 한정하며, 지방청의 경우 인사위원회를 개최해 대상자를 정한다는 것이다. 즉, ‘전출한다’에서 ‘전출할 수 있다’로 인사 범위 및 교류 강도를 상당 부분 완화한 것이다. 이 때문에 일선 경찰관들은 “전국을 들쑤셔 놓고 이제 와서 실무착오라니 한심하다.”면서 “개혁도 좋지만, 현장 상황과 분위기를 파악하고 방안을 내야지 보여주기식 이벤트는 비웃음만 살 것”이라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검·경 다툼에 학자·시민 의견 궁금/정용찬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동향분석실 연구위원

    [옴부즈맨 칼럼] 검·경 다툼에 학자·시민 의견 궁금/정용찬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동향분석실 연구위원

    지난 한 주 서울신문 1면은 정부와 공공기관 기사로 넘쳤다. 비위사실에 비해 턱없이 가벼운 조치에 그친 ‘도 넘은 공직사회 온정주의 처벌’(6월 27일), ‘성과급 450% 챙긴 몰염치 공기관’(6월 29일)에 이어 토요일자 신문은 커버스토리로 ‘5년마다 어김없이…관료사회 집권 4년차 증후군’(7월 2일)을 다뤘다. ‘정책 오리발, 부패 마당발, 사정엔 반발’이라는 굵은 글씨가 태풍 피해나 물가인상보다 더 독자를 걱정에 빠지게 하였다. 그중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 조정 기사는 단연 눈길을 끌었다. 기사의 양에서도 압도했다. 수사권 조정 협상이 결렬되자 ‘檢·警 수사권 조정 실패’(6월 20일)라는 제목이 1면 머리에 올랐고, ‘警 중단한 내사, 檢 전격 수사 착수’(6월 23일)를 1면 머리기사로 알리면서 ‘수사권 갈등 검·경 낯 뜨거운 영역 싸움’이라 표현했다. 앨빈 토플러가 그의 책 ‘권력이동’에서 묘사한 정보화사회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정부 개편의 압력을 받는 관료들의 모습을 연상케 했다. 6월 29일에는 검사 수사 지휘권을 대통령령으로 수정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한 기사를 1면에 실었고, 이에 반발해 대검 검사장급 5명 전원이 사의를 표명한 ‘檢 6·29 사표 반란’(6월 30일)과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한 기사(7월 1일) 모두 1면 머리를 차지했다. 독자들은 ‘검·경 수사권 조정 갈등’과 ‘검경 수사권 갈등 2R’라는 지면 제목을 달고 수사권 조정에 대한 총리실 중재안은 물론 내사(內査)에 대해 설명한 분석 기사를 통해 검찰과 경찰의 견해 차이를 상세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 특히 범죄 혐의를 확인하는 경찰의 활동인 ‘내사’에 대한 두 기관의 시각차를 실제 사건에 적용해서 도표로 정리한 기사는 어려운 용어를 알기 쉽게 풀어 고개를 끄덕일 만했다. 하지만 ‘내사 전쟁 하루 만에…檢, 조현오 청장에 선공 날렸다’(6월 23일), ‘174(찬성):10(반대) 정치권 檢을 치다’(7월 1일), ‘진짜 전쟁은 대통령령…앙다문 檢·警’(7월 1일) 같은 표현은 과했다. 마치 스포츠 중계를 하듯이 ‘전쟁’, ‘선공’과 같은 용어는 독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데는 효과적이지만 검찰과 경찰 간의 갈등을 지나치게 과장하고 말았다. 그 과정에서 정작 중요한 시민의 ‘인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따져보는 노력이 부족했다. 권력기관의 이해 다툼을 시민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법률전문가와 학자의 의견은 어떤지를 차분하게 짚어보는 기사가 아쉬웠다. 서울변호사회도 이런 시각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수사권 조정은 경찰의 인권침해에 대한 수사관행의 제도적 개선을 전제로 이뤄져야 하지만 그렇게 하지 못했다.”라고 비판했다. 서울신문이 이를 단순히 보도(7월 2일)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서울변호사회가 제안한 사법경찰의 정치적 중립성 확보, 자치경찰제 전면 도입, 수사 인력의 인권교육 강화에 대한 심층 분석 기사를 실었다면 독자의 주목을 받았을 것이다. 보도 과정에서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두 기관의 움직임에 쏟았던 관심 일부를 할애해서 영미권과 유럽의 주요 국가에서는 검찰과 경찰의 역할이 어떻게 다른지, 서로 다른 제도가 정착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지 소개했다면 독자들도 이를 통해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고민하는 데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영국 맨체스터 사법 당국은 폭력범죄율 1위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페이스북을 이용한 범죄신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누구나 휴대전화 영상을 촬영해 실시간으로 범죄를 신고할 수 있고 익명으로 범죄에 대한 단서를 제공할 수 있다. 소셜 네트워킹이 실시간 범죄 수사대로 활용되는 웹 2.0 시대에 공권력이 지향해야 할 키워드는 분산과 협력임을 말해주는 사례다. ‘협력하는 권력’의 시대에 신문의 역할은 과연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 본다.
  • “강남권 경찰, 업소로부터 수천만원씩 받는다고…”

    “강남권 경찰, 업소로부터 수천만원씩 받는다고…”

    조현오 경찰청장이 수사개시권 명문화를 계기로 경찰 내부 개혁에 들어갔다. 조 청장은 4일 “서울 강남권 경찰서에서 총 5~7년(누적)을 근무한 형사들을 다른 지역으로 전출시키는 인사 제도를 이달부터 시행할 것”이라고 밝혀 대규모 인사를 예고했다. 강남권 경찰서로는 강남·수서·서초서 등이 포함된다. 조 청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강남 인근의 경찰서에 근무하면 명절에 안마시술소 등 업소로부터 수천만원씩을 받는다는 얘기를 오래전 들은 적이 있다.”고 말하면서 “최근 (투서) 메일을 받고 감찰을 했더니 열흘 사이에 3명이 적발됐다. 이에 따라 대대적인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실제 경찰청 조사 결과 2009년 9월 강남서 형사과에 근무하던 A경사가 사건 조사과정에서 잘 봐 달라는 부탁을 받고 200만원 상당의 향응을 제공받은 혐의로 서울청에 직무고발됐다. 또 지난해 서초서 경제팀에 있던 B경감과 C경사 역시 사건처리를 도와 달라는 요청을 받고 300만원 상당의 향응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조 청장은 그러나 수사권 조정을 둘러싼 검찰의 반발과 관련, 논란 확대를 피하려는 듯 “내가 말할 게 아니다.”며 극도로 말을 아꼈다. 그는 또 “대통령령 제정이 밥그릇 다툼으로 비쳐서는 안 된다.”면서 “대통령령 제정은 국가와 국민을 위한 것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 청장은 “지난달 말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된 것은 경찰이 잘했기 때문이라고 보지 않는다”면서 “국민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부정부패를 없애는 등 대대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경찰이 수사 공정성 확보를 통해 국민 신뢰를 향상시키는 데 주력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조 청장은 “다음 주중 시민단체와 대학교수 등 경찰에 가장 비판적인 전문가들과 지방청 수사·형사과장들이 모인 가운데 간담회를 열 것”이라면서 “이들로부터 경찰 수사의 발전 방안을 수렴하겠다.”고 말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검찰 “여론은 처참했다” 조직 추스르기 안간힘

    이명박 대통령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김준규 검찰총장의 입장변화가 없는 것으로 확인되자 청와대는 김 총장 사퇴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사표 만류 입장에서 하루 만에 ‘내겠다면 어쩔 수 없다.’는 식으로 청와대의 분위기가 180도 바뀐 것은 더 이상 김 총장을 잡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검찰도 김 총장의 사퇴는 외길 수순이라는 점에 토를 달지 않는다. 김 총장이 검찰 수장으로서 이번 파동의 모든 것을 떠안고 가는 것이 김 총장 말대로 흔들리는 조직에 안정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집단 사의를 표명했던 대검찰청 부장(검사장급)들은 정상 출근해 평소처럼 업무를 봤다. 김홍일 중앙수사부장과 조영곤 형사·강력부장, 신종대 공안부장은 오전 박용석 대검차장이 주재한 회의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박 차장은 “조직을 추스르는 데 힘을 모아 달라.”고 당부했으며, 김 중수부장은 회의 후 부산저축은행 수사팀으로부터 보고를 받는 등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외견상 빠르게 안정을 찾아가는 듯한 분위기지만 김 총장 사퇴가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는 미지수다. 서울에서 열린 ‘제4차 유엔 세계검찰총장회의’의 조직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병두 공판송무부장도 회의 장소인 삼성동 코엑스로 출근, 김준규 검찰총장 등을 수행하며 평소처럼 일상적인 업무를 소화했다. 김 총장은 이날 세계 각국의 검찰총장들을 맞았고, 세계 총장들의 범죄척결 의지 및 상호 공조 다짐을 담은 ‘서울선언문’(World Summit Seoul Declaration 2011)을 채택한 뒤 행사를 폐회했다. 그러나 병가를 낸 홍만표 기획조정부장은 출근하는 대신 서울시내 한 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홍 기조부장은 최근 과로 등으로 인해 안구의 혈관이 파열되는 등 건강이 악화됐었다. 대검 선임연구관과 기획관, 과장 등 다른 간부들도 비교적 덤덤한 모습으로 일과에 매달렸다. 지난달 29~30일 강한 불만을 표출한 것이 오히려 ‘악재’로 작용, 국회 본회의에서 압도적인 표 차이로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의결되자 조직 안정화에 나서면서 암중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검 참모진과 중간 간부들의 사의표명은 ‘받아들이지 않는 것’으로 정리될 전망이다. 지도부 공백도 공백이지만 검찰이 다시 요동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홍 기조부장만큼은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안정을 되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검찰이 이번 사태에서 느낀 ‘현실인식’과 ‘위기의식’은 컸다는 게 중론이다. 재경지검의 한 검사는 “조간 신문을 보니 검찰에 대한 여론이 처참했다.”면서 “검사 생활을 한 이후 조직이 가장 큰 위기에 봉착한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또 다른 검사는 “국민의 마음을 얻는 데 실패한 것이 가장 큰 ‘패인’”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검찰이 끝까지 함구만 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대통령령 갈등이 고비가 될 전망이다. 그렇지만 수사권 조정 파동이 정치권과 국민들에게 검찰 이기주의적이라고 인식됐다는 점은 큰 부담이다. ‘국민의 검찰’이라는 큰 숙제를 떠안게 됐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175→174’ 사라진 찬성표

    ‘175? 174? 어느 쪽이 맞는 거야.’ 1일 국회에선 검찰·경찰 수사권 조정안을 담은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대한 전날 본회의 표결 결과를 놓고 뒤늦게 소동이 벌어졌다. 서울신문과 소수 언론만이 전날 찬성 쪽에 투표한 의원 수가 174명이라고 보도한 반면, 대다수 신문과 방송은 175명이라고 보도해 혼선이 빚어졌다. 결론부터 말하면 174명이 맞다. ‘변수’는 백성운 한나라당 의원이었다. 표결 당시 백 의원은 정의화 국회 부의장이 ‘투표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하자 의원석 전자투표 모니터 화면의 재석 버튼을 누른 뒤 무심코 찬성 쪽에 손가락을 댔다. 그러나 곧바로 기권하려던 자신의 의사와 달리 투표가 됐다는 사실을 알아채곤 정정을 요청했다. 국회 사무처 직원에 의해 정정 요청이 받아들여졌지만, 이미 전산 집계는 정 부의장에게 넘겨진 뒤였다. 이에 따라 정 부의장은 “재석 200인 중 찬성 175인, 반대 10인, 기권 15인으로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가결됐다.”고 선포했다. 본회의장 전면 양 옆에 걸려 있는 대형 모니터에도 같은 결과가 표시됐다. 하지만 국회 사무처는 “백 의원의 정정에 따라 ‘찬성 174인, 반대 10인, 기권 16인’이 정확한 표결 결과”라고 판정했다. 한 관계자는 “의원들이 종종 표결기 오작동을 이유로 곧바로 정정을 요청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때는 표결 결과를 수정해 준다.”면서 “의장이 선포한 뒤라도 실제 법적 효력을 갖는 회의록에는 정정된 표결 결과가 기재된다. 전날 형소법개정안 표결도 같은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일각에선 ‘찬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설 때 사후 정정의 효력을 놓고 큰 파문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국회 사무처 관계자는 “가정적인 상황에 대해 답변하긴 곤란하다.”면서도 “표결기 오작동에 의한 정정 요청은 그 즉시 현장에서 이뤄진 경우에만 가능하다. 조금이라도 시차가 있을 때는 국회법 111조2항에 따라 변경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국회법에 따르면 의원은 표결에 있어서 표시한 의사를 변경할 수 없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서울변회 “경찰 인권침해 개선 전제돼야”

    서울지방변호사회는 1일 경찰 독자적으로 수사개시권을 명문화하는 형사소송법개정에 대해 인권침해가 우려된다고 발표했다. 서울변회는 서초구 서초동 변호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사권 조정은 경찰의 인권침해에 대한 수사관행의 제도적 개선을 전제로 이뤄져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서울변회는 양천경찰서 고문사건과 위헌 결정이 난 서울광장 ‘경찰차벽’ 봉쇄 등을 언급하면서 형사소송법 개정에 대한 간접적인 반대의사를 밝혔다. 또한 지난 3월 회원 78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경찰의 수사관행이 고압적이고, 변호인 조사참여권과 접견권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고 있다는 문제점을 확인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반경찰과 사법경찰의 인사권 이원화, 사법경찰에 대한 정치적 중립성 확보, 자치경찰제 전면 도입, 수사인력에 대한 인권교육 강화, 과학적 수사기법 정착 등이 필요하며 장차 일선 경찰서 수사과장을 변호사 자격이 있는 법률가 가운데 임명하자고 제안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與野 “검찰은 자숙하라”

    정치권이 검찰·경찰 수사권 조정안을 담은 개정 형사소송법의 국회 통과과정에서 빚어진 검찰 수뇌부의 줄사표 사태에 대해 잇따라 경고메시지를 보냈다.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는 1일 국회에서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서 “행여라도 검찰권행사에 정치적 간섭이 있어서는 절대로 안 된다.”면서 “입법과 국회의 행정부 감시권을 동원해서 철저히 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검찰의 집단 반발이 정치권을 겨냥한 수사로 되돌아올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황 원내대표는 또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은 마땅히 지켜야 할 가장 중요한 국민적 대원칙”이라면서 “대통령령으로 검사의 지휘에 관한 구체적 사항을 규정하기로 법에 명시한 것은 검경 간의 조화로운 권한조정을 위하여 상위 법칙으로 격상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검찰 수뇌부의 줄사표 반발과 관련, “자중자애해서 국민의 우려가 없도록 잘 마무리해 달라.”고 당부했다. 민주당 이인영 최고위원도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의 반응이 참 실망스럽다. 국민의 눈으로 볼 때는 기대에 100분의1도 못 미치는 실망스러운 검찰 개혁안조차도 검찰의 고위간부들이 받아들이지 못해 사퇴한다고 의사를 밝히고 저항하고 있다.”면서 “오히려 검찰은 자숙할 때”라고 지적했다. 박주선 최고위원도 검사들의 줄사표 반발에 대해 “수사지휘는 국민을 위해 하는 것이지, 법무부나 검찰을 위해 수사지휘를 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조사권 강화 ‘한은법’ 표결 직전 상정 취소

    한국은행의 금융기관에 대한 조사권을 강화하는 내용의 한국은행법 개정안이 또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한국은행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가 한편이 되고, 금융위원회와 국회 정무위원회가 한편이 돼 2년 동안 ‘밥그릇 싸움’을 벌인 끝에 본회의에 올랐지만, 의결 직전에 상정이 취소됐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30일 오전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 관계자들을 불러 최종 타결을 유도했고, 한국은행이 금융기관에 대한 공동조사를 요구할 경우 금융감독원은 의무적으로 1개월 안에 조사에 착수해야 한다는 내용을 시행령에 규정하도록 한 개정안을 의결했다. 한국은행이 금감원을 배제하고 단독으로 조사를 벌일 수 있는 ‘단독조사권’은 개정안에서 삭제했다. 이 개정안은 곧바로 본회의 51번째 안건으로 올라갔다. 그러나 오후 들어 한나라당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들을 중심으로 반발 기류가 형성됐다. 허태열 정무위원장과 이성헌 간사 등은 통화정책과 물가안정 등 한국은행의 정체성을 규정한 한은법 제1조에 금융시장 안정을 포함시킨 개정안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금융시장 안정이 포함되면 한은에 단독 조사권을 주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논리였다. 한나라당 정무위원들은 개정안이 상정되면 모두 나서 반대토론을 하기로 했다. 결국 여야 원내대표가 본회의 사회를 보던 홍재형 부의장에게 상정을 취소할 것을 요청했고, 홍 부의장은 이를 받아들였다. 한편 본회의에서는 형사소송법 개정안 외에도 국회 사법제도개혁특위에서 의결한 법원·검찰 개혁 관련 법안이 일괄 처리됐다. 법원조직법 개정안은 법관의 임용자격을 ‘검사·변호사·법학교수 등 법조경력 10년 이상’으로 강화했다. 검찰청법도 고쳐 법무장관이 검찰총장 후보를 제청할 때는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의 추천을 받도록 하는 한편 경찰의 복종의무 조항도 삭제했다. 기업의 무분별한 퇴직금 중간정산을 금지하는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개정안도 의결됐다. 한편 법사위는 법인·단체의 정치인 후원을 허용하는 정치자금법 개정안을 전날 밤 기습 상정했지만 입법 로비 합법화라는 여론의 역풍을 고려해 6월 국회에서 처리하지 않기로 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175? 174? 논란의 진상

     ‘175? 174? 어느 쪽이 맞는 거야.’  1일 국회에선 검찰·경찰 수사권 조정안을 담은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대한 전날 본회의 표결 결과를 놓고 뒤늦게 소동이 벌어졌다. 서울신문과 소수 언론만이 전날 찬성 쪽에 투표한 의원 수가 174명이라고 보도한 반면, 대다수 신문과 방송은 175명이라고 보도해 혼선이 빚어졌다. 결론부터 말하면 174명이 맞다.  ‘변수’는 백성운 한나라당 의원이었다. 표결 당시 백 의원은 정의화 국회 부의장이 ‘투표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하자 의원석 전자투표 모니터 화면의 재석 버튼을 누른 뒤 무심코 찬성 쪽에 손가락을 댔다. 그러나 곧바로 기권하려던 자신의 의사와 달리 투표가 됐다는 사실을 알아채곤 정정을 요청했다. 국회 사무처 직원에 의해 정정 요청이 받아들여졌지만, 이미 전산 집계는 정 부의장에게 넘겨진 뒤였다. 이에 따라 정 부의장은 “재석 200인 중 찬성 175인, 반대 10인, 기권 15인으로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가결됐다.”고 선포했다. 본회의장 전면 양 옆에 걸려 있는 대형 모니터에도 같은 결과가 표시됐다.  하지만 국회 사무처는 “백 의원의 정정에 따라 ‘찬성 174인, 반대 10인, 기권 16인’이 정확한 표결 결과”라고 판정했다. 한 관계자는 “의원들이 종종 표결기 오작동을 이유로 곧바로 정정을 요청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때는 표결 결과를 수정해 준다.”면서 “의장이 선포한 뒤라도 실제 법적 효력을 갖는 회의록에는 정정된 표결 결과가 기재된다. 전날 형소법개정안 표결도 같은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일각에선 ‘찬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설 때 사후 정정의 효력을 놓고 큰 파문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국회 사무처 관계자는 “가정적인 상황에 대해 답변하긴 곤란하다.”면서도 “표결기 오작동에 의한 정정 요청은 그 즉시 현장에서 이뤄진 경우에만 가능하다. 조금이라도 시차가 있을 때는 국회법 111조2항에 따라 변경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국회법에 따르면 의원은 표결에 있어서 표시한 의사를 변경할 수 없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수사권’ 조정업무 부서 한단계 격상

    검경 수사권 조정안을 담은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3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것에 대해 경찰은 대체로 차분한 반응을 보였다. 경찰은 개정안이 완전히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지만 세부안을 ‘대통령령’으로 정하기로 하는 등 실리를 챙겼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검찰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표정관리를 하는 모습이다. 경찰청은 대통령령 제정 준비에 들어갔다. 조현오 경찰청장은 오후 3시 40분쯤 간부 회의를 열어 “향후 대통령령 제정 과정에서 경찰과 검찰이 상호 존중하며 바람직한 수사구조를 만들기 위해 적극 협의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경찰청은 전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경찰이 수사권을 가져온 것이 아니라 법률과 현실의 괴리를 해소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면서 “앞으로 세부안을 정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경찰청은 “국민의 기대와 바람에 부응할 수 있도록 인권보호와 수사절차의 투명성·공정성, 범죄수사의 효율성을 조화시켜 나갈 것”이라고 천명했다. 경찰청은 수사권 조정 업무를 주도하는 실무조직을 총경급이 팀장인 기존의 ‘수사구조개혁팀’에서 경무관급이 단장을 맡는 ‘수사구조개혁전략기획단’으로 한 단계 격상했다. 전략기획단은 형사소송법 개정안 196조 3항에 따라 향후 6개월간 검사의 지휘에 대한 구체적 사항을 규정하는 대통령령을 검찰과 협의해 만드는 역할을 수행한다. 반면 일선 경찰들은 “수사권 조정안을 통해 검찰의 수사 지휘권이 강조돼 검찰 권력을 더욱 견제하기 어렵게 됐다.”며 여전히 불만을 드러냈다. 서울 지역 A경찰관은 “경찰에게 기존안이 마이너스 100점이라면 수정안은 20점 정도”라고 평가했다. 이어 “완전히 만족하기는 어렵지만 이제까지 상하관계로 굳어져 온 검찰과 경찰의 관계가 다시 설정된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동현·윤샘이나 기자 moses@seoul.co.kr
  • “檢 줄사표는 반란” 여야 ‘압도적 응징’

    “檢 줄사표는 반란” 여야 ‘압도적 응징’

    검경 수사권 조정을 골자로 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174대10’이라는 압도적인 표차로 통과된 데는 검찰에 대한 정치권의 견제 의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전날 법제사법위원회의 수정 의결에 반발한 검사장들의 ‘줄사표’ 사태에 대한 ‘응징’의 뜻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국회 본회의의 형사소송법 개정안 표결 직전 찬반 토론에서도 ‘3대1’로 찬성 의견이 더 많았다. 경찰 출신인 이인기 한나라당 의원, 변호사 출신인 유선호 민주당 의원, 같은 당 정범구 의원은 검찰에 대한 반감을 드러내며 찬성 표결을 요청했다. 반면 검찰 출신인 박민식 한나라당 의원만 반대편에 섰다. 경찰청 소관 상임위인 행정안전위 위원장인 이 의원은 “검찰 개혁의 핵심사안인 특수수사청 설치와 대검 중앙수사부 폐지는 무산됐고, 수사권 조정 문제에서조차 검찰의 눈치를 보면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라 할 수 없다.”면서 “수사는 어느 한 부처의 소관사안이 아닌 만큼 법무부가 아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유 의원은 검사장 ‘줄사표’ 사태와 관련, “대검 간부들이 사표를 던지며 항의하는 초유의 사태에 대해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며 “(검사장들의 줄사표는)국민에 대한 반란이자 입법과 헌정질서에 대한 도전”이라고 질타했다. 정 의원도 “검찰은 여야가 오랜 논의 끝에 합의한 중수부 폐지를 집요한 압력과 로비로 좌절시키더니 이제 검경 수사권 조정문제도 자신들의 입맛에 맞지 않는다며 조직적으로 항명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박 의원은 “국무총리실에서 어렵사리 이끌어낸 검찰·경찰 합의안의 잉크도 마르기 전에 법사위가 월권해서 원안을 수정한 작금의 실태가 개탄스럽다.”면서 “법사위에서 원안의 핵심부분을 수정하기 시작하면 여야, 상임위, 정부의 합의는 필요없게 된다.”며 부결 표결을 요청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사개특위 심의 과정부터 ‘친정’ 입장을 대변해 왔던 검찰 출신 한나라당 의원 상당수도 ‘되돌리기엔 너무 늦었다’는 회의적인 시선이 대다수였다. 검사장 출신인 이한성 의원은 검사장들의 집단 사퇴 움직임에 대해 “정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으면 검찰총장이 진작에 목을 걸고라도 막았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검찰 출신인 주광덕 의원도 “기본적으로 수사권이라는 공권력도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것”이라면서 “일부 검찰에 만족스럽지 못한 부분이 있다고 해서 줄사표를 내는 것은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내년 총선을 앞둔 민감한 시기에 경찰이 조직표를 앞세웠다는 주장도 흘러나왔다. 한 의원은 “지역구 경찰서장들까지 쫓아다니며 조르고 어르는데 의원들이라고 물리칠 수 있었겠느냐.”면서 “검사장들이 이제 와서 사표를 낸들 막강한 조직력을 앞세운 경찰을 이기기엔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검찰 출신 한나라당 의원 일부는 오전까지 수정안을 내놓고 표대결을 벌이는 방안을 놓고 고심을 거듭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검사장들의 ‘줄사표’ 사태로 여론이 더 악화되면서 도리어 경찰 쪽의 수정안이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포기했다. 이 과정에서 황우여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까지 나서 “도리어 분란만 부추기게 된다.”며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사설] 檢엔 제 밥그릇만 보이고 국민은 안 보이나

    대검찰청 지휘부가 일괄 사의를 표명하는 검찰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검경 수사권 조정을 둘러싼 갈등이 급기야 ‘검란’(檢亂)이라는 태풍을 몰고 왔다. 대검을 떠받치는 핵심 부서인 기획조정부, 중앙수사부, 공안부 등의 검사장급 부장 5명이 그제 사퇴 의사를 밝혔다. 전국 일선 검찰청의 활동을 기획·평가·조정하는 사령탑인 대검 지휘부의 공백이라는 전대미문의 사건이 터진 것이다. 김준규 검찰총장도 조만간 거취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검찰의 이런 집단 행동은 이유 여하를 떠나 국민에 대한 봉사자이자 공익 대표자로서의 책무를 방기(放棄)한 처사라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검찰 반발의 핵심은 어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형사소송법 개정안 제196조 3항이다. 법제사법위원회가 지난 28일 검경이 당초 합의한 3항 가운데 ‘검사의 지휘에 관한 구체적인 사항은 법무부령(令)으로 정한다.’에서 법무부령을 대통령령으로 고쳐 의결하자 검찰은 즉각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항변하고 나섰다. 수사지휘에 관한 구체적인 사항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것은 검사의 지휘체계를 붕괴시킬 뿐만 아니라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훼손하고 검찰권을 권력에 복속시키는 시대역행적 조치라는 것이다. 대통령령은 검경 상호 간의 ‘협의’가 아닌 정부 부처 간의 ‘합의’를 전제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렇지만 검찰 수뇌부의 극단적인 대응은 국민의 호응을 받거나 공감을 얻기에는 적절하지 못하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부장검사들의 긴급 심야회동도 마찬가지다. 검찰권의 수호라는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이라면 더 신중하게 접근해야 옳다. 국민은 안중에도 없고 조직 이기주의와 기득권, 즉 밥그릇을 지키려는 ‘조폭과 같은’ 몸부림으로 비쳐지기 때문이다. 검찰은 법률적으로 사법정의 실현을 위해 광범위한 권한을 부여받은 국가기관이다. 국민의 인권과 편익에 앞장서야 할 검찰이 오히려 국민에게 불편과 불안감을 줘서는 안 된다. 이명박 대통령의 “국민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성숙한 자세를 보여주기 바란다.”는 당부도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국회의 고유 권한도 존중하면서 슬기롭게 대처해야 한다. 국민을 납득시켜야 하는 것이다. 검찰은 국민의 신뢰를 바탕으로 존재할 수 있는 공익 대표자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 서울변회 “수사권 조정, 국민 인권보장과 경찰개혁 전제돼야”

     서울지방변호사회는 1일 경찰 독자적으로 수사개시권을 명문화하는 형사소송법개정에 대해 인권침해가 우려된다고 발표했다.  서울변회는 서초동 변호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사권 조정은 경찰의 인권침해에 대한 수사관행의 제도적 개선을 전제로 이뤄져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서울변회는 양천경찰서 고문사건과 위헌 결정이 난 서울광장 ‘경찰차벽’ 봉쇄 등을 언급하면서 형사소송법 개정에 대한 간접적인 반대의사를 밝혔다. 또한 지난 3월 회원 78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경찰의 수사관행이 고압적이고, 변호인 조사참여권과 접견권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고 있다는 문제점을 확인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반경찰과 사법경찰의 인사권 이원화, 사법경찰에 대한 정치적 중립성 확보, 자치경찰제 전면 도입, 수사인력에 대한 인권교육 강화, 과학적 수사기법 정착 등이 필요하며 장차 일선 경찰서 수사과장을 변호사 자격이 있는 법률가 가운데 임명하자고 제안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