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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원 영장발부할까… 법조계도 의견 엇갈려

    법원 영장발부할까… 법조계도 의견 엇갈려

    경찰이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에 대해 공동폭행 등의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검찰이 빠른 시일 내 이를 법원에 청구키로 방침을 정함에 따라 법원의 판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구속 의견을 낸 법조인들은 ‘죄질이 나쁘고 증거인멸 및 도주우려가 있다.’고 이유를 댔다. 대검의 A검사는 “엄연히 국가에 형벌권과 사법권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사적인 보복을 했다는 혐의와 청계산과 S클럽을 오가면서 공동 폭행·상해를 저질렀다는 혐의 내용은 죄질이 나쁘다.”고 말했다. 대법원 B판사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사건 중에서도 특히 집단 흉기 상해는 통상 높은 처단형이 예상돼 도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구속시키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법 C판사도 “피해자 진술이나 휴대전화 위치추적 결과 범행 사실이 입증되고 있는데도 가해자가 계속 부인한다면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대 의견을 낸 법조인들은 증거 부족을 지적하고 불구속 수사·재판 원칙을 관철해야 한다는 논리다. 대법원의 D판사는 “범죄 소명과 피해자와의 합의 여부가 중요 판단 요소가 된다.”면서 “피해자들의 처벌 의사가 그만큼 많은지 불확실하고 충분한 변제 공탁이 가능하다고 보이는 상황에서 구속이 필요한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법의 E판사도 “대부분의 폭처법 위반 사건에서 집행유예가 선고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초범이고 공탁했다면 징벌적 구속을 없애고 불구속 수사·재판 원칙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검의 F검사는 ‘청부폭행’을 입증할 만한 증거 확보가 미약하다는 점을 거론한다. 우선 피해자의 피해 정도가 심하지 않고, 범행 자체가 우발적이라는 점에서 인신구속은 무리라는 지적이다. 특히 흉기 소지 대목에서도 현장에서 우연히 집어들어 1차례 타격을 가하는 정도에 불과했고, 피해자들이 가해자들의 제의에 동의해 청계산으로 움직였다면 납치·감금에 해당된다고 볼 수 없다고 말한다. 인신구속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홍성규·홍희경기자 cool@seoul.co.kr
  • 예비군 ‘양심적 훈련거부’ 위헌 제청

    양심적 병역 거부자에 대한 형사처벌의 정당성을 판가름할 책임이 또다시 헌법재판소에 맡겨졌다. 울산지법 형사5단독 송승용 판사는 지난달 18일 종교적 양심에 따라 예비군 훈련에 불참한 혐의(향토예비군설치법 위반)로 기소된 신모(24)씨 사건을 재판하면서 “예비역인 양심적 병역 거부자를 형사처벌하는 법률 규정은 위헌”이라면서 헌법재판소에 위헌 법률 심판을 제청했다고 1일 밝혔다. 신씨는 2005년 8월 육군 병장으로 제대한 뒤 여호와의 증인 신도인 어머니의 권유로 신앙생활을 하게 됐다. 신씨는 2006년 9월 예비군 훈련 통지서를 받고 ‘자신이 신봉하는 교리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훈련에 불참, 향토예비군설치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이번에 위헌 제청된 향토예비군설치법 15조8항은 ‘정당한 사유없이 예비군 훈련을 받지 않은 경우 1년 이하의 징역,2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송 판사는 “향토예비군설치법은 형사처벌이라는 제재를 통해 양심적 병역 거부자에게 양심에 반하는 행동을 강요하고 있어 양심 실현의 자유를 제한한다.”고 말했다. 이어 “입법자가 병역의무의 이행을 강제하면서 사회적 소수자인 양심적 병역 거부자들의 갈등을 해소해 조화를 도모할 최소한의 노력도 하고 있지 않다.”면서 “신씨와 같은 경우에는 국가 형벌권이 한 발 양보해 개인의 양심의 자유가 보다 더 존중되고 보장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헌재가 2004년 8월 병역거부자의 양심을 보호할 수 있는 대안 마련을 권고했는데도 2년 7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입법적인 보완 노력이 사실상 전무한 상태”라면서 “헌재는 더 이상 막연히 입법부의 노력을 권고하거나 기대하는 수준에 그칠 것이 아니라 이런 법률 조항에 대해 과감한 위헌 선언을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씨줄날줄] 아버지의 복수/황성기 논설위원

    고대 바빌로니아의 함무라비 법전은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보복주의에 기초한 성문법이다. 눈을 멀게 한 자는 눈을 멀게 하고, 아들이 아버지를 때리면 손을 자른다는 끔찍한 형벌을 세세히 담았다. 인간은 자신이나 가족이 위해를 당하면 응징하고 싶어진다. 복수의 본능이다. 응징할 권리를 신이나 공권력에 맡겨서는 성에 차지 않는 인간은 사적 징벌의 형태로 복수를 한다. 박찬욱 감독의 복수 3연작 ‘복수는 나의 것’‘올드보이’‘친절한 금자씨’가 그렇다. 영화가 갖는 메타포는 논외로 하더라도 한 인간이 겪은 폭력을 폭력으로 되갚아준다는 게 공통의 줄거리다. 집단화한 보복도 흔하다. 이라크 전쟁은 집단 보복의 악순환을 잘 보여주는 현재진행형 사례다.9·11테러로 촉발된 무자비한 전쟁은 누가 미국에 응징의 권리를 부여했는지 찬찬히 물을 새도 없이 순식간에 일어났다. 지금도 이라크 땅에서 벌어지는 희생의 뒷면을 들추면 문명 대 문명, 종족 대 종족의 복수와 적개심이 이빨을 드러낸다. 유대인 출신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 ‘뮌헨’도 수천년을 이어내려온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 유혈 보복의 부조리를 담담하게 보여준다. 현대는 사적인 보복을 허용하지 않는다. 국가가 법이란 이름으로 보복을 대신해 준다. 한국을 포함한 여러 국가가 폐지하지 않고 있는 사형제는 살인이란 최고의 폭력에 부과하는 최고의 응징이다. 형법상 인신구금, 민법상 배상이 있는데도 살인을 살인으로 징벌하는 것은 21세기 사고로는 용납하기 힘들다. 박찬욱의 복수 연작 속 주인공의 심정에는 공감한다. 그럼에도 꺼림칙한 기분인 것은 공권력에 의한 살인도 그럴진대 사적 살인으로 잔인한 보복을 가해서일 것이다. 대기업 회장이 술집에서 폭행 당한 아들을 위해 사설 경호원을 대동하고 보복 폭행을 했다고 한다. 해당 기업이 부인하고 있어 진위는 경찰 수사에서 가려질 것이다. 놀라운 일은 네티즌 반응이다. 재벌가의 조폭적 행태를 비난하는 한편에 “저런 아빠 둬서 좋겠다.”는 댓글이 눈에 띈다. 법보다 주먹이 가깝다지만 아들의 처신을 꾸짖지 못할망정 사적인 보복은 안 될 일이었다. 그의 옹호는 더더욱 유치하다. 황성기 논설위원 marry04@seoul.co.kr
  • 김법무 “사형 규정 축소”

    김법무 “사형 규정 축소”

    사형제 규정 가운데 시대 변화에 맞지 않은 조항(조문)을 줄이는 등 사형제가 대폭 손질된다. 현행 법률 중 형벌에 사형을 규정하고 있는 곳은 21개 법률에 113개 조항이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수십년 전 제정된 이후 제때 정비되지 않아 시대상황에 뒤떨어졌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는 정치권과 인권단체 등을 중심으로 사형제 존폐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면서 제기된 ‘시대 변화에 맞지 않은 사형 규정이 너무 많다.’는 지적과 궤를 같이 하는 것으로, 사형제 폐지를 위한 중간 과정으로 논의됐던 ‘사형 규정 정리 작업’이 탄력을 받을지 주목된다. 김성호 법무부장관은 ‘법의 날’(25일)을 앞두고 지난 19일 서울신문과 가진 단독 인터뷰에서 “사형제 존폐 여부에 대한 국민의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하지만, 사형 조문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소신을 밝혔다. 김 장관은 “사형 규정이 너무 많다는 의견들이 있어 각 규정별로 타당성을 살피고 있다.”면서 “타당성이 떨어지는 규정을 없애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리 대상으로 거론되는 법률 조항은 1951년 제정된 한국조폐공사법 19조가 대표적인 예다. 이 법은 은행권·주화, 국채·공채, 유가증권을 폭행 등으로 강취한 사람에게 사형을 선고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적과 싸움 중에 근무를 기피하기 위해 자해한 전투경찰’에게 사형까지 선고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 전투경찰대설치법 9조5항도 정리 대상으로 꼽힌다.5공화국 출범 초기인 1982년 12월 최고형이 ‘무기’에서 ‘사형’으로 개정된 이후 지금까지 남아 있다. 김 장관은 사형제 존폐 문제에 대해선 “‘어느 것이 옳다.’는 게 없는 상황에서 국민 여론을 수렴해 보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존치냐 폐지냐를 떠나 근본적이고 심층적인 연구를 통해 국회 계류 중인 법안의 심사가 마무리되도록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2004년 12월 열린우리당 유인태 의원 등 국회의원 175명이 제출한 ‘사형제 폐지를 위한 특별법안’은 현재 법사위에 상정돼 있지만 통과는 불투명한 상태다. 김 장관은 ‘측근 봐주기다.’,‘사법권을 무력화시킨다.’는 비판을 달고 다니는 대통령의 사면권 행사와 관련해서도 “기본적인 기준을 법제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혀 보다 엄격한 기준을 적용할 뜻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1948년 사면법을 만들고 단 한번도 손질한 적이 없다. 제도적인 장치가 필요하다.”면서 “대통령의 권한에 속하는 사항이어서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어느 정도의 기본적인 기준을 연구해서 법제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최근 불법 집회·시위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할 것임을 재확인하고 “마스크나 복면으로 얼굴을 가리고 하는 집회, 고성능 확성기를 이용한 소음 집회를 처벌하는 내용으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을 개정하는 방안에 대해 관련 부처와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로스쿨의 영화들/김성돈 지음

    “국가는 도박이나 복권에 중독된 자들을 호구로 삼아 부를 축적하는 타짜이고, 국가와의 합의를 통해 각종 복권을 발행하는 기관은 바람잡이이며, 이러한 일들을 성사시키기 위해 법안을 통과시키는 여야 국회의원들이나 정치인들을 도박판의 설계자라고 몰아붙이는 것은 지나친 비유일까.” 영화 ‘타짜’를 위와 같은 법적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는 김성돈 성균관대 형법학 교수이다. 형법의 해석과 정책을 주로 연구해온 소장 법학자는 30편의 영화와 법 이야기를 한데 엮어 ‘로스쿨의 영화들(효형출판 펴냄)’을 썼다. 조인성이 주연한 영화 ‘비열한 거리’에서는 폭력의 공급곡선과 수요곡선이 인간의 욕망이란 지점에서 만난다고 설명한다. 범죄단체 조직죄,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은 모두 폭력의 공급만 차단하는 법이다. 따라서 폭력의 수요를 없애는 자금세탁방지법이 강화되어야 한다고 제안한다. 대마초 재배를 생계수단으로 삼은 미망인이 대마초로 온 마을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든다는 영화 ‘오! 그레이스’에서는 대마초 합법화의 단초를 읽어낸다. 현재 대마초 금지의 유일한 근거는 1951년 헨리 안스링거가 만든 ‘관문이론’밖에 없다. 이 이론은 “대마초 자체는 위험하지 않지만, 헤로인에 중독된 젊은이들 50% 이상이 대마초를 했기 때문에 대마초를 금지해야 한다.”는 허구적인 내용이다. 지난 2003년 마약관련 단속대상 통계자료를 보면 연예인은 전체의 0.1%밖에 안 되는 7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권력은 연예인들을 희생양으로 삼아 ‘대마초는 치명적 마약’이란 대대적 여론몰이를 한다.70년대 제정된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은 경우에 따라 살인죄보다 중한 10년 이상의 징역과 사형 또는 무기징역이란 서구와 비교할 수 없는 중한 형벌로 대마초를 다스린다고 지적한다. 민사소송과 형사소송의 차이, 판결이 내려지기까지 적용되는 무죄 추정의 원칙, 변호사의 조력을 받을 권리 등 유용한 인권보호 원칙도 영화와 함께 소개된다. 법학자의 시선으로 읽어내는 영화는 그의 시선이 법전처럼 딱딱하지 않은데다 남보다 한발짝 앞선 것이기에 더욱 재미를 더한다.1만 10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檢 구속형벌권 지속… 인권 강화 빛바래

    형사절차에서의 인권보장 강화와 불구속 수사·재판 확대를 목표로 추진됐던 사법개혁추진위원회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대부분 수정돼 빛이 바래고 말았다. 특히 경제적 능력이 부족한 소외계층도 형사 절차에서 혜택을 볼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조건부 구속 영장 발부제’의 다양한 조건이 대폭 삭제됨에 따라 “구속을 형벌로 삼으려는 검찰의 관행이 계속되게 됐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의 한 판사는 17일 “미국의 보증금 납입조건부 석방제도를 모델로 삼으면서도 더 다양한 석방 경로를 열어주려던 사개추위의 의도가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면서 “차라리 피해액을 공탁하는 방법보다는 법원의 판단에 따라 일정 부분 보증금을 납입하도록 하는 방안이 남았어야 한다.”고 말했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소장인 한상의 건국대 법대 교수도 “국회 법사위가 다양한 석방 조건을 마련하고 불구속 수사 원칙을 확대하려는 사개추위의 취지를 왜곡했다.”면서 “검찰 출신이 많은 법사위가 구속을 형벌권으로 생각하는 검찰의 입장을 들어줌으로써 돈 있는 사람들만 도와주게 됐다.”고 말했다. 사실 사개추위 논의 과정에서도 검찰의 반대가 만만치 않았다.검찰은 “유전석방·무전구금 인식이 확산될 수 있다.”는 이유를 달았다. 또 속내에는 구속 수사가 주는 장점이 없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도 작용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법원의 한 관계자는 “이미 사개추위 논의과정에서 다 합의를 본 사항에 대해 검찰이 법안 심사 과정에 딴지를 걸었다.”고 털어놓기도 한다.이 관계자는 검찰 측이 조건부 구속 영장발부제를 도입하는 조건으로 사개추위에서 받아주기로 한 ‘영장항고제’도 관철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였다고 전했다. 법원의 영장 기각에 대해 항고라는 불복절차를 두는 제도인데 조건부 석방제가 사실상 물거품이 난 상황에서도 전원회의 상정을 요구하며 심의를 요청해 결국 18일에 다시 논의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사개추위가 정부를 통해 제출한 형소법 개정안은 이날 논의를 끝으로 사실상 마무리됐다. 아쉬움을 남기긴 했지만 공판중심주의 강화를 위한 규정들이 통과됐고 재정신청 대상 사건을 모든 고소사건으로 확대한 것도 큰 성과로 꼽힌다.이와 함께 국민의 사법 참여를 통한 사법절차의 투명성을 높인 것도 높이 평가된다.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판사를 사살한 법원의 검은 반란

    판사를 사살한 법원의 검은 반란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부근 「상라파엘」지방재판소에서 일어난 재판중의 범인에 의한 재판관 납치 탈출 사건은 비교적 조용했던 미국의 여름을 온통 뒤흔들어 놓았다. 새로운 인종분규의 불씨를 지핀 이 사건은 그처럼 큰 피해를 내지 않고도 수습될 수 있었을 것이라는 확신과, 법정마저 흑인들에게 차별대우를 한다는 불만의 폭발이라는 여론이 들끓어 지금 미국에서는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흑인청년이 총나눠 판사인질로 총격전 이처럼 시끄러운 말썽을 일으키게 된 문제의 재판은 수년전의 강도사건으로 5년이상 무기의 부정기 징역선고를 받고 흉악범수용소로 유명한 「산쿠엔틴」형무소에 복역중 작년 간수를 칼로 찔러 부상시킨 흑인「매클레인」을 심판하기 위한 것이었다. 사건 경위는 재판이 시작된지 얼마 안되어 한 사람의 흑인청년이 「트렁크」를 들고 뛰어들어 피고쪽 증인에게 권총을 한 자루씩 던져줌과 동시에 자기는 「카빈」총으로 수위들을 위협, 손을 들게 했다. 「매클레인」피고는 권총을 「헤일리」판사(65)의 머리에 들이대고 「토마스」부검사를 시켜 피고와 2명의 피고쪽 증인의 수갑을 풀게 했다. 이어 흑인청년 피고, 2명의 피고 증인등 4명은 판사와 2명의 부인 배심원등 모두 3명을 「피아노」줄로 묶어 인질로 데리고 법정앞에 세워놓았던 「스테이션·왜건」을 타고 도망했다. 그러나 급히 달려온 경찰, 「산쿠엔티엔」형무소 형무관들은 차의 진로를 막고 차를 향해 총을 쏘기 시작했으며 범인 일당도 이에 응전 총격전이 벌어졌다. 목격자의 말로는 4인조의 한사람은 총격전이 벌어지기 직전 판사의 목덜미에 권총을 들이대고 사살했다고 전했으며, 사건이 있은뒤 경찰은 이 자동차 속에서 목덜미에 총을 맞고 턱이 달아나 버린 「헤일리」판사의 시체를 발견했고 「다이너마이트」도 8개나 찾아냈다, 이 사건으로 담당판사외에도 3명이 죽고 5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피고인 「맥클레인」(38), 피고증인 「크리스머」(27·흑인)와 침입한 흑인 청년(성명 미상)이 목숨을 잃었으며, 중경상자는 「토마스」지방부검사 또 한명의 피고쪽 증인, 부인 배심원 2명, 법정서기 1명이다. 법정서 실력행사로 피고 빼내가긴 처음 「상라파엘」시는 인구 4만, 「샌프란시스코」에서 금문교를 끼고 11km북쪽에 있으며 조용한 교외주택지다. 미국의 교도소안에서는 가끔 폭동이 일어나고 있지만 이번처럼 법정에서 실력으로 피고인을 뺏어 가려고 한 사건은 처음이었다. 이 사건이 전국에 알려지자 미국인들은 놀라움에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는데 인종문제와 관련, 벌써부터 큰 말썽이 엇갈리고 있다. 특히 범인들의 배후는 이미 무시무시한 폭력행패로 미국사회에 충격을 준바있는 「블랙·팬더즈」(흑표범)단이라는 징조가 보이고 있어 큰 말썽을 빚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흑인들이 과격단체 「블랙·팬더즈」의 「멤버」 인지 아닌지 그 배경이나 조직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인질을 연행할 때 『돼지새끼들아,(경관을 멸시해서 부르는 말) 꺼져라』고 소리쳤고 달려온 신문사 사진기자에게 『우리는 혁명주의자다. 마음대로 사진을 찍어라』 고 외친 것을 보면 백인권력에 반감을 가진 「그룹」 이었던 것만은 확실하다. 권총을 들이대고 부검사에게 수갑들 풀게 했을 때 피고 「매클레인」 은 배심원을 향해 『우리는 부당한 대우를 받아왔다』고 외쳤다. 같은 죄를 범해도 백인에 비해 차별적으로 무거운 형벌을 받아온 불만, 재판에의 불신이 이 사나이의 마음속 깊이 뿌리박혀 있었던 것 같다. 흑인에게 가혹했던 재한에 불만 들끓어 「예일」대학의 「블루스타」총장은 앞서 일방적인 「블랙·팬더즈」재판을 비판, 『미국의 흑인들이 공평한 재판을 받고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고 말하여 「애그뉴」부통령등 보수파의 총공격을 받았다. 흑백 결혼금지를 강행하기 위해 「캔서스」주 의회가 백인여성에게 결혼을 강요한 흑인청년에게는 「성기절단」(性器切斷)의 형을 과한데 반해 흑인 여성에게 결혼을 강요한 백인 청년에게는 「5년이하의 징역」을 결정한 것은 불과 반년전의 일이다. 이 차별적인 전통은 지금도 뿌리깊게 남아있다. 작년 「시카고」경찰은 「블랙·팬더즈」본부를 밤중에 습격했을때 살상당한 9명의 흑인지도자는 명백히 수면중이었거나 무저항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경찰쪽의 책임을 추궁했다는 얘기는 그뒤 들리지 않았다. 1960년부터 64년까지 사이에 「플로리다」주에선 백인 여성에게 폭행한 흑인청년의 54%가 사형판결을 받았다. 그런데 흑인여성에 폭행한 백인청년중 사형판결을 받은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 1930년부터 66년까지 미국 전역에서 3천8백53명이 사형을 받았다. 그중 흑인은 54%, 백인은 45%, 기타 유색인종이 1%였다. 미국인구중 흑인은 11%정도인데 사형수는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다. 사회문제 깔려진 채 흉악범죄 더욱 늘 듯 전미(全美)흑인변호사협회의 「번즈」회장은, 『법률을 만들고 재판하는 것은 인간이다. 따라서 흑인이나 빈자에 대한 백인의 적의가 없어지지 않는한 흑인에 대한 부당한 재판은 없어지지 않는다』고 말하고 미국사회 밑바닥에 있는 모순의 근절을 외치고 있다. 흑인들은 「닉슨」정권이 국민의 다수를 차지하는 「백인중간층」의 지지를 굳히기 위해 흑인등 소수족을 버리는 「남부전략」을 채택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그리고 반항하는 흑인을 경찰권력의 강화와 보수적인 대법원에 의한 「법과 질서」체제에 의해 탄압하려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그 탓은 아니겠지만 「닉슨」정권이 발족한 이래 조직적인 흑인폭동은 거의 발생하지 않고있다. 그러나 그만큼 흑인의 불만이나 반감이 쌓여 산발적인 흉악범죄는 반대로 늘어나고 있다. 진보파인사들은 범죄의 밑바닥엔 빈곤 실업 인종문제등 복잡한 사회문제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폭발직전의 차별에 대한 불만과 총기가 쉽게 결합된 수 있는 것이 오늘날 미국의 현실인 이상 이번 사건과 같은 흉악범죄는 되풀이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선데이서울 70년 8월 23일호 제3권 34호 통권 제 99호]
  • ‘대조영’서 설인귀役 이덕화 “애들이 날보면 울어”

    ‘대조영’서 설인귀役 이덕화 “애들이 날보면 울어”

    “이럴 줄 알았으면 고구려 쪽 인물을 맡을 걸 그랬어요.” KBS1 대하드라마 ‘대조영’에서 거란족 출신 당나라 장수 설인귀 역을 맡은 이덕화가 ‘농담반 진담반’으로 던진 말이다. 설인귀는 발해를 건국하는 대조영에 맞서 고구려 항당세력 토벌에 앞장 서는 인물. 한마디로 대조영과 반대 지점에 서있다. 이덕화는 강원 속초시 한화리조트에서 지난 5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같은 영웅인데 대조영만 부각되고 설인귀는 욕을 먹어 섭섭하기도 하다.”고 털어놓은 뒤 “나를 보고 무섭다고 우는 아이도 있더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 쪽에서 보면 설인귀도 국보급 인물인데 고구려가 뜨는 바람에 제대로 평가를 못받아 연기하면서 속상하기도 하다.”며 “우는 아이에게는 나도 예전에는 ‘춘향전’의 이도령 역을 했던 사람이라고 말해줬다.”고 껄껄 웃었다. 이덕화는 ‘악역’ 연기에 있어서 최고의 경지를 보여준다. 이번 설인귀 배역도 이덕화가 스스로 선택했다. 그는 “모든 역할이 중요하지만 고구려 쪽에서 평범한 인물을 연기하는 것보다 당나라에서 개성 있는 캐릭터를 맡고 싶었다.”며 악역 캐릭터에 대한 열정을 나타냈다. 지난 2005년 MBC 드라마 ‘제5공화국’에서는 박정희 대통령 서거 이후 군부 쿠데타를 성공시키는 전두환 전 대통령 역을 맡았다. 당시 가발을 벗고 출연했으며 전 전 대통령의 말투를 그대로 따라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1994년에는 KBS2 대하드라마 ‘한명회’에서 수양대군의 책사로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계유정변을 성공시키는 주인공 한명회 역을 맡았다. 실제 한명회는 죽은 뒤 연산군에 의해 부관참시(관을 파내서 시체를 들어내 다시 죽이는 형벌)를 당하기도 했다. 이덕화는 “‘제5공화국’에서와 마찬가지로 설인귀도 입지전적인 인물”이라며 “대국의 남성상을 보여주는 역할이기도 하고 때로는 해학적인 면도 있어 연기하는 맛이 있다.”고 덧붙였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사설] 검찰수사 환골탈태하는 계기 돼야

    검찰이 서울동부지검 제이유 수사팀의 ‘거짓진술 강요 의혹사건’ 특별감찰 결과를 발표하면서 피의자와 참고인의 정신적 인격까지 존중하는 방향으로 수사시스템을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위해 중요사건 수사과정에 국민의 의견을 반영하고 피의자에게 반말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등 40항의 정책목표와 추진과제를 제시했다. 지금까지 검찰개혁의 목소리가 제기될 때마다 단편적으로 검토했던 모든 대책을 한데 모아놓은 듯하다. 검찰로서는 고심 끝에 내놓은 대책이겠으나 ‘실적’ 위주의 수사 관행이 낳은 각종 폐단을 불식시키기에는 미흡하다는 게 우리의 판단이다. 대검이 발행하는 전자신문 ‘뉴스프로스’ 창간호의 인터뷰에서 드러났듯이 검찰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각은 ‘비리’‘권력 유착’ 등 불신의 골이 깊다.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국가 형벌권을 남용하거나 출세의 도구로 활용하는 등 인권의 최후보루로서 제역할을 하지 못한 사례가 적지 않았던 탓이다.‘거짓진술 강요 의혹사건’만 하더라도 검찰은 검사의 품위를 손상시킨 정도로 결론을 내렸지만 국민의 법 감정이나 검찰에 기대하는 자정 수준과는 한참 거리가 멀다. 백화점식 대책을 쏟아부어 사건의 초점을 흐렸다는 느낌을 떨치기 어렵다. 검찰은 과거 법조비리 등 각종 비리가 불거질 때마다 ‘뼈를 깎는 각오’로 거듭나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국민들이 달라진 모습을 체감하지 못하는 것은 검찰이 여전히 자신들만의 아성에 둘러싸여 기득권에 집착하는 것처럼 비쳤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국민의 요구와 시대의 흐름에 검찰의 의식 변화가 함께 맞물려 돌아가지 못한 것이다. 검찰은 이번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마지막 기회로 여기고 환골탈태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 [시론] ‘性맹수’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하자/표창원 경찰대학 교수

    [시론] ‘性맹수’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하자/표창원 경찰대학 교수

    ‘폭력적인 성 범죄자’,‘상습 성범죄자’ 그리고 ‘어린이 대상 성범죄자’, 범죄심리학과 형사사법 전문가들이 ‘성 맹수(Sexual Predator)’라고 칭하는 부류다. 사자나 표범 등 맹수가 약한 초식동물을 노리고 몰래 다가가 공격해서 죽이듯 이들은 약한 대상에게 접근해 위력을 이용해 성폭력을 행사하고 공격을 반복한다. 미국 여러 주에서 시행하는 ‘성맹수법’은 이들이 형기를 마치고 출소한 이후부터 죽을 때까지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시킨다.1997년 미 연방대법원은 이 법이 이중처벌이나 적법절차 위반 등 위헌이 아니라고 판시했다. 지극히 위험하고 재범가능성이 높은 이들로부터 잠재적 피해자와 사회를 보호할 필요가 더 크다는 이유다. 스위스에서는 치료가 어려운 아동대상 성범죄자와 폭력적 범죄자를 종신형에 처하자는 아동성폭행 피해자 어머니의 입법청원이 국민투표에서 54%의 지지로 확정되었다. 영국에서도 딸을 여섯 둔 아버지가 모든 성범죄자에게 전자팔찌를 채우라고 요구하며 단식 농성한 끝에 시범적으로 성범죄자에게 전자팔찌를 채우기 시작했다. 2005년 미 플로리다주에서는 제시카 런스포드라는 9세 여아가 아동성범죄 전과자에게 납치된 뒤 성폭행 당하고 피살당하는 사건이 벌어지자 피해 어린이의 이름을 딴 ‘제시카법’을 만들어 어린이를 성폭행하면 최저 25년의 무거운 형벌과 가석방 금지, 만기출소 이후에도 재범가능성이 없어졌다는 의학적 진단이 있을 때까지 전자팔찌를 차고 ‘화학적 거세’라고 부르는 성욕감퇴제 투약 등 강제치료를 받도록 했다. 성범죄자를 알면서도 신고하지 않은 사람도 ‘중죄(felony)’로 처벌하는 불고지죄도 신설했다. 외국의 수많은 연구결과는 스스로 문제와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 성도착자, 특히 아동을 성도구로 삼는 ‘소아성기호증’은 감금 등 강제성이 동반되지 않으면 치료 자체가 어려우며, 치료가 이루어진다 하더라도 복합적인 요법이나 투약 등을 통해 일시적으로 조절 혹은 통제할 수는 있으나 ‘완치’는 할 수 없다고 한다. 우리와는 상관없는 ‘남의 나라’ 이야기일까?우리나라에서 한 해 신고되는 성폭력은 약 5000건이며 그 피해자의 3분의1은 13세 미만 어린이다. 성범죄 신고율이 3∼6%에 불과하고 어린이 피해자의 경우 신고율이 더 낮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실은 훨씬 더 심각하다. 한국의 아동성폭행범들은 사법부의 온정과 동정을 끌어내 집행유예, 벌금형을 선고받곤 다시 무방비 상태로 사회에 나와 어슬렁거린다. 2001년 5월 4세 윤지양이 아동성폭행 전과자 최인구에게 납치, 성폭행 당하고 피살되었어도 우리 사회는 재발을 방지할 ‘윤지법’을 만들어주지 않아 이후로도 많은 어린이와 그 부모들이 피눈물을 흘려야 했다.1년 전, 서울 용산에서 또다시 아동성폭행 전과자가 초등생 여아를 납치해 성폭행하려다 살해하고 시체를 불태워 유기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우리 사회에도, 연약한 어린이를 노리는 ‘성맹수’들이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자. 이들을 우리에 가두고 치료하고, 사회에 나오면 주거와 이동, 활동을 제한하고 통제하고 감시하자. 이미 너무 늦었지만 이제라도 우리 어른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우리 소중한 아이들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보호하자. 그것만이 이유도 모른 채, 고삐 풀린 성 맹수들에게 유린당한 우리 아이들에게 어른들의 책임을 인정하고 속죄하는 길이다. 표창원 경찰대학 교수
  • 벌금 못내면 노역장 대신 사회봉사

    앞으로 경제형편 때문에 벌금을 내지 못했을 때 노역장 대신 사회봉사를 하면 된다. 현행 ‘12세 이상 19세 미만’로 규정된 소년범 연령은 ‘10세 이상 19세 미만’으로 하향 조정된다. 김성호 법무장관은 23일 이같은 내용의 ‘2007년 법무부 업무계획’을 발표했다.김 장관은 “17대 대선이 있는 올해 흑색선전 등을 일삼는 선거사범을 엄정 처벌하는 등 법과 원칙을 세우고 서민의 권익을 보호하는 데 역점을 두겠다.”고 설명했다. 법무부는 또 질병보험 등 최근 판매가 활성화된 보험 계약 규정을 신설하고, 보험 사기 가입자에 대해 계약을 무효로 하는 등 보험 사기 방지를 위한 규정을 새로 만드는 방안도 검토키로 했다. 개인간의 거래에서 연이자율을 최대 40%로 묶는 이자제한법 신설, 불법 집단행동에 대한 무관용원칙 적용, 변호사 제도 개선, 국가인권정책 기본계획(NAP) 수립 등의 현안도 계획대로 추진키로 했다.벌금 미납자를 노역장 대신 사회봉사명령에 처하도록 한 것은 노역형에 처해지는 사건이 1997년 8000건에서 지난해 3만 4000건으로 급증하는 등 경제 불평등이 형벌의 불평등으로 이어지고 있는 데 따른 조치다. 법무부는 사회봉사로 대체할 수 있는 벌과금 상한을 100만∼300만원 수준으로 정하고, 사회봉사 시간 등 구체적인 내용을 조만간 마련키로 했다. 또 성장 속도에 맞춰 소년범의 연령을 10세 이상 19세 미만으로 낮추는 한편, 소년범에 대한 보호처분 종류도 사회봉사·수강명령·구금·대안교육 등으로 다양화하기로 했다.17대 대선에 앞서 사용자 제작 콘텐츠(UCC)를 이용한 선거사범 등 새 유형의 선거 범죄에 대해서도 엄정 대처키로 했다. 한편 김 법무장관은 발표에 앞서 여수 화재 참사 희생자의 명복을 빌고 다시 한번 대국민 사과를 한 뒤 사상자와 가족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1차적인 사고 수습이 끝난 뒤 피해자 보상 대책위를 구성키로 했다.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충격 ‘아동 성범죄’ 울고있는 아이들 (중)] 男兒성폭행은 ‘경범죄’?

    [충격 ‘아동 성범죄’ 울고있는 아이들 (중)] 男兒성폭행은 ‘경범죄’?

    A(23)씨는 지난 2004년 집으로 돌아가던 B(12)군을 위협해 길거리에서 몸을 만지며 성추행했다.B군과 같은 동네 주민인 A씨는 몇 달 뒤 PC방에서 게임을 하고 있는 B군을 찾아내 협박을 하면서 몸을 만지는 등 다시 성추행을 했다. B군 같은 13세 미만의 남자아이를 대상으로 한 성범죄가 남자 청소년 대상 성범죄의 절반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남자아이와 남자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는 크게 증가하고 있다. 21일 청소년위원회에 따르면 성범죄 피해를 입은 남자아이는 2004년 14명(남자 청소년·어린이 31명),2005년 19명(27명), 지난해 26명(47명)이다. 한국성폭력상담소 이미경 소장은 “최근들어 시민의식이 높아지면서 남자아이와 청소년이 성폭행·추행당했다는 신고 건수가 늘고 있기는 하지만 실제 발생 건수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남자 청소년과 남자아이가 변태 성인들의 표적이 되는 데는 처벌이 약하다는 법적 허점도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51세의 남성 C씨는 2004년 길에서 14살 D군을 협박해 자신의 집으로 끌고가 옷을 벗긴 뒤 성추행을 했다. 그는 11살 남자아이를 성추행해 2년 동안 옥살이를 마치고 나온 지 불과 1년 반 만에 범행을 저지른 것이다. 형법은 강간의 대상을 ‘부녀자’로 정하고 있기 때문에 남자 청소년과 남자아이들은 강간의 피해자로 인정받지 못한다. 대신 강제추행 혐의가 적용될 뿐이다. 청소년위가 지난해 하반기 신상공개 심의대상자의 최종심 평균 형량을 분석한 결과 강간범은 41개월, 강제추행범은 16.5개월이었다. # 변태성욕자 재범 많아 13세 미만 남자아이를 성폭행하면 유사강간으로 처벌하도록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법이 개정됐지만, 남자 청소년은 대상에서 빠져 있다. 유사강간이 적용되더라도 최고 형벌은 3년으로 강간(5년 이상 징역)보다 낮다. 검찰 관계자는 “유사강간의 경우 가해자와 피해자가 합의하면 3년형 이하로도 감형받을 수 있고, 집행유예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청소년위원회는 강간죄의 대상으로 남성을 포함시키도록 청소년 성 보호법을 개정하자고 요구하고 있으나 법무부는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법무부 범죄기획과 이성규 검사는 “형법은 놔두고 청소년 성 보호법만 남성을 강간 피해자로 인정하도록 하면 법 체계에 혼란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 외국처럼 남성피해도 인정돼야 한국성폭력상담소 이윤상 부소장은 “성폭력은 강자가 힘을 이용해 약자를 유린하는 행위라는 점에서 남성을 대상으로 하는 성범죄도 다를 바가 없다.”면서 “성폭력에 의한 피해는 남녀가 똑같기 때문에 모두 피해자로 인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영국과 프랑스, 독일 등에서는 남성도 강간죄의 대상으로 정하고 있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충격 ‘아동 성범죄’ 울고있는 아이들] “외국처럼 강간으로 엄벌해야”

    성매매여성 보호 쉼터에 있다 환각 등 정신병적 증세를 보여 병원에 입원한 경아(가명·17세)는 초등학생 때 동네 아저씨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 아저씨는 성폭행을 하고 나서 항상 용돈이나 먹을 것을 줬다. 이런 일이 되풀이되자 경아는 성을 이용해서 필요한 것을 얻는 것이 너무 자연스러운 ‘생존의 방법’이 되어버렸다. 심지어는 병원에서 친절하게 돌봐주는 남자 직원들에게도 육체적으로 보답을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몸을 접촉하는 등의 성적인 행동을 보이곤 했다.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성매수는 이처럼 피해자의 청소년기는 물론 인생과 성적 관념을 바꿀 수 있는 엄청난 중범죄에 해당되지만 처벌은 솜방망이 수준에 그치고 있다. 악순환의 고리는 그래서 끊어지지 않는다. 서울신문이 청소년위를 통해 ‘13세 미만 아동 성매수’ 혐의로 판결이 확정된 62명의 형량을 입수, 분석한 결과 실형을 선고받은 경우는 8명(12.9%)에 불과했다. 징역형을 받은 범죄자들의 평균 형량도 1인당 12.4개월에 그쳤다. 집행유예가 29명(46.8%)으로 가장 많았다. 절반 가까운 40.3%는 벌금을 내고 풀려났고, 이들이 낸 평균 벌금은 고작 364만원이었다. 아동의 인생에 지울 수 없는 상처에 비하면 터무니없는 형벌이다. 청소년위 관계자는 “청소년 대상 성범죄 중 청소년의 의사가 반영됐다고 해석될 수 있는 성매수에 대해서는 성범죄자의 책임을 상대적으로 가볍게 여기는 사회적 분위기가 판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13세 미만 아동과의 성관계를 ‘합의’에 의한 성매매로 분류하는 법적 판단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경찰대 경찰행정학과 표창원 교수는 “13세 미만의 아동에게 금품을 주고 성관계를 맺는 가해자들은 상대방도 원한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는 굉장히 무책임한 것이고, 사실상 돈이나 환경을 이용한 강간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법원의 재량이 개입될 여지가 없도록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하지 못하게 하는 등 처벌의 원칙 자체를 못박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미국과 영국, 북유럽 등에서는 청소년이 성적 자기결정권을 갖고 있다고 판단되는 16∼18세 이하의 청소년과 성관계를 맺는 행위는 당사자와의 합의 여부와 상관없이 무조건 강간으로 간주해 중벌을 내리고 있다. 아동성폭력상담을 맡고 있는 해바라기아동센터 최경숙 소장은 “성폭력 특별법에서도 미성년의 기준을 13세 미만으로 정하고 있는 것은 어른들이 만들어놓은 기준일 뿐”이라면서 사실상 13∼14세 청소년도 성에 대한 가치 판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적어도 통합적 인지능력을 주관하는 전두엽이 완전히 성장하는 만 16세 정도로 기준 연령을 올리고 그 이하의 청소년, 아동과 성관계를 맺는 행위는 모두 강간으로 간주해야 한다.”고 말했다.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공정위 ‘동의명령제’ 무산

    공정거래위원회가 추진하던 동의명령제와 자료보전조치권한 도입이 결국 무산됐다. 법무부 등이 나서서 제동을 건 탓이지만, 공정위도 법논리 검토와 의견 조율 노력 없이 정책을 추진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결국 부처간 ‘밥그릇 지키기’ 양상 속에 아무런 성과 없이 시간만 낭비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일 공정위에 따르면 정부는 이날 열린 차관회의에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당초 공정위는 개정안에 공정거래법 위반 기업과 합의를 통해 사건을 종료하는 동의명령제도를 포함시키려 했지만, 법무부 등의 반대에 부딪혀 삭제하고 상정했다. 또 기업 등에 대한 현장조사를 벌일 때 각종 자료의 훼손이나 변조를 막기 위한 보전조치 권한도 개정안에서 뺐다. 카르텔 등 위법 행위를 한 기업이 자진 신고할 경우 고발 대상에서 제외하는 고발면제 규정도 제외했다. 특히 동의명령제의 경우 지난해 재정경제부가 발표한 기업환경 개선대책에 핵심 대책으로 포함돼 있었고, 공정위도 ‘세계적인 추세’라는 명분으로 야심차게 추진해 왔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서도 미국 측이 요구해왔던 사안이다. 그러나 법무부의 반대로 도입이 무산됐다. 한마디로 “공정위가 기본 법리도 모른 채 정책을 추진했다.”는 것이다.법무부는 “형벌이 부과될 수 있는 사항을 당국과 기업이 협의해서 시정명령을 내리는 것은 법체계에 맞지 않는다.”고 밝혔다. 자료보존 권한도 강제 수사권이 없는 공정위에 주는 것은 맞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공정위도 이같은 오류를 어느 정도 인정하고 있다. 김병배 공정위 부위원장은 “동의명령제 도입은 세계적인 추세이지만, 법논리는 인정한다.”면서 “법무부와 다시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올해 말로 시한이 끝나는 금융거래정보요구권(계좌추적권)은 규제개혁위원회의 권고안대로 2010년까지 3년간 연장하는 방안이 확정됐다. 위법행위를 한 기업이 피해 당사자와 피해구제에 합의하는 조정제도는 도입하기로 했다. 앞서 규제개혁위원회는 금융거래정보요구권을 상호출자 금지 위반 행위에는 적용하되 출자총액제한제도 위반이나 담합(카르텔) 행위에는 적용할 수 없도록 하고, 조사를 방해할 경우 부과하는 이행강제금도 도입을 보류시킨 바 있다.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소년범 사형제부터 폐지를”

    소년범(소년법상 12∼20세) 범죄가 매년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소년범들에 대한 사형제와 6개월 이하의 단기 자유형, 벌금형 등은 폐지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주목을 받고 있다. 25일 인하대 법학과 원혜욱(45) 교수가 쓴 ‘소년형벌제도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에 따르면 소년범에 대한 교정·교화를 위해서는 현행 형법상 소년범들에게 적용하는 사형제를 폐지하고,6개월 미만의 단기자유형 제도와 벌금형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논문은 최근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발간한 ‘형사정책연구’에 실렸다. 현행 소년법에 따르면 12∼13세가 범죄를 저지르면 보호처분만 내려져 소년원에 수감되고,14세 이상은 징역형이 가능한 형벌과 보호처분 중 하나가 적용된다. 또 특별규칙으로 18세 미만은 사형과 무기형에 해당하는 형벌이 내려졌을 때 15년 유기징역으로 대체하도록 돼 있다. 다시 말해 18∼19세 소년범에겐 사형집행이 가능하다.1995년 19세 소년범에 대해 사형집행이 이뤄진 적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자신의 행위에 대해 완전히 책임질 수 있을 정도로 성숙하지 못한 소년범들에게 사형을 적용하면 환경을 제공한 사회적 책임은 묻지 않고 소년범에게만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꼴”이라면서 “성인에 대한 사형폐지 논의와는 별도로 우선 폐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소년범에 대한 징역형 최저 기준이 없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현행법에는 1개월 징역형도 가능하다. 그는 “독일의 경우 소년범에게 6개월 미만 형벌은 교육 효과가 없는 구금이라고 보고 징역형 최저 기준을 6개월로 정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도 6개월 미만의 단기 자유형은 폐지하거나 보호처분을 대안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그는 “소년범의 50% 이상이 학생 신분으로 벌금형은 곧 노역장 유치를 의미하는 만큼 벌금형도 폐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검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검찰ㆍ경찰 조사를 받은 소년범은 9만 2638명으로 전년도 8만 614명보다 1만명 이상 늘었다.이 중 66.3%인 5만 7026명은 기소유예 처분을 받는 등 불기소됐으나 3875명은 재판에 회부됐고,9412명은 벌금형에 처해졌다.1만 8157명은 가정법원 소년부로 송치됐다.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법따로 현실따로 (6)끝] 생색용 입법 남발…일반형법<특별형법 ‘기형적 법체계’

    [법따로 현실따로 (6)끝] 생색용 입법 남발…일반형법<특별형법 ‘기형적 법체계’

    화폐 단위인 ‘환’이 아직도 살아 있다.1962년 통화개혁에서 ‘환’이 ‘원’으로 바뀐 지 45년이 됐지만 법에는 여전히 ‘환’이란 표현이 있다. 민법 97조는 ‘법인의 이사, 감사 또는 청산인은 다음 각호의 경우에는 5만환 이하의 과태료에 처한다.’고 정하고 있다. 법무부 박민표 법제심의관은 18일 “5만환을 500만원으로 바꾸는 등의 민법 개정안이 지난 2004년 국회에 제출됐으나,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고 계류중”이라고 말했다. 법제처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시행되고 있는 우리나라의 법령은 4122개. 연도별 통계를 잡기 시작한 1978년의 2864개보다 1258개 늘었다. 한국법제연구원 전재경 박사는 “정부 수립 이후 7900여개의 법령이 생겼고, 이 가운데 10분의1가량만이 실생활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대대적인 법령정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배보다 배꼽이 큰 형법체계 우리나라 형법은 살인·절도·사기·강간·폭행·(공무원의)직무유기·낙태·뇌물수수 등의 범죄에 대해 형벌을 규정하고 있다.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 도로교통법, 정치자금법, 약사법, 여권법 등이 모두 특별형법에 해당한다. 특별형법은 600여개로 추정된다. 살인죄의 경우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하도록 형법은 정하고 있다. 특별형법인 특정범죄가중처벌법에서는 뇌물 1억원 이상을 받으면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형을 처하도록 규정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살인죄보다 뇌물죄의 형량이 높을 수도 있다. 2005년 법원의 1심 공판에서 형법으로 8만 4734명, 특별형법으로 14만 1784명에게 형벌이 내려졌다. 법제처 한영수 재정기획관은 “사회가 복잡해지면서 특별형법이 많이 만들어졌다.”면서 “불가피한 측면도 있지만 문제의식을 갖고 법령심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형법을 건드리기 어렵기 때문에 특별형법을 만들고 있어 행정편의주의라는 비판도 나온다. 건국대 법학과 홍일표 교수는 “특별형법은 제대로만 만들면 좋지만 체계를 갖추지 않고 만들어서 문제”라고 지적했다. 고려대 법학과 배종대 교수는 “특별형법이 필요했던 상황은 일정시간이 지나면 일상화되고 특별법의 효과는 떨어지게 마련”이라면서 “특별형법은 형법을 보완하기보다는 어미에 해당되는 일반 형법의 원칙을 해치는 살모사”라고 말했다. ●국회는 ‘법 공장’인가? 엉터리 법이 쏟아지고 있어 문제로 지적된다. 특히 최근 들어 국회의원들의 생색내기용 입법이 급증하고 있다.16대 국회에서 발의된 의원입법안은 1912건으로 15대 때보다 768건 늘었다.17대 국회에서는 무려 4501건이 발의돼 16대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의원들이 활발한 의정활동을 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내부 실정을 들여다보면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국회는 법안을 만드는 ‘법 공장’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사무처 법제실 고위 관계자는 “사회 현상을 고발하는 신문기사 하나를 달랑 들고와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법을 만들어 달라고 떼를 쓰는 의원도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런 경우에는 ‘절대 법제실에서 만들어 줬다고 얘기하지 말라.’고 신신당부하면서 법안을 만들어 준다.”고 말했다. 이렇게 마련된 법안이 의원입법이란 이름을 달고 국회에 제출된다. 법제실의 다른 관계자는 “의원들은 지역구 민원이나 유권자 관리를 위한 생색내기 차원에서 법안을 대량 생산해 내고 있다.”면서 “이런 법안은 본회의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전했다. 한 국회의원 입법보좌관 김모(39)씨는 “법안 마련을 위한 공청회나 연구단체 설립을 국회 예산으로 지원해 주고 있기 때문에 정치자금 마련을 위해 법안을 내놓는 경우도 있다.”면서 “상임위에 법안을 던져 놓고 제안설명조차 하지 않는 의원들도 많다.”고 말했다. 한국법제연구원 장병일 입법평가연구팀장은 “입법 만능주의가 문제”라면서 “사회적 문제가 생기면 법을 만들곤 한다.”고 말했다. ■ 선진국의 ‘입법영향 평가’ 대부분의 선진국은 입법영향평가와 같은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독일·스위스·오스트리아 등 대륙법 국가들은 1990년대 초부터, 영·미법계 국가들은 1980년대 정부 규제 평가를 하면서 법의 사회적 비용과 편익을 분석하고 있다. 입법영향평가제도가 가장 발달한 나라는 스위스. 연방 의회 내에 1000여명의 입법평가전문위원으로 구성된 평가기구를 두고 있다. 서울대 정종섭 교수는 “스위스는 국가 규모가 작아 법률평가 시스템 개발이 쉬웠다.”고 말했다. 스위스는 입법과정에서 사전·병행·사후 평가를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있다. 사전평가는 법률 초안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특정 사회문제를 규율할 필요성이 제기되는 단계에서 진행된다. 병행평가 단계에서는 마련한 법률안의 효과, 비용추계, 실용성을 분석한다. 사후평가는 법령이 공표된 이후의 일정 시점에서 실효성을 점검한다. 법령의 목표달성 여부를 분석하고 수정·폐지 여부를 결정한다. 한국법제연구원 박영도 기획실장은 “스위스의 입법영향평가는 다차원적·지속적으로 진행되는 법의 사회화 과정”이라면서 “법이 사회 현실과 따로 놀지 않고 정치·사회 문제를 조정하는 역할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도록 법에 대한 세심한 평가가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 [특별기고] 왜 법과 현실은 떨어져 있는가/김욱 배재대 정와과 교수 요사이 한국 사회에서 법과 현실의 괴리 현상이 아주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정치관계법은 물론이고 교육정책, 부동산정책 등에서도 법과 현실이 따로 돌고 있다. 사실 법과 현실 사이의 괴리는 필연적이다. 어느 사회나 늘 법을 안 지키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만약 모든 사람이 법을 잘 지킨다면, 많은 돈을 들여 경찰, 검찰 등과 같은 공무원 조직을 만들고 유지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문제는 우리 사회의 경우 그 간극이 너무 크다는 것이다. 어떤 경우에는 너무 많은 사람이 법을 지키지 않아 법을 지키는 사람이 오히려 바보 취급을 당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왜 우리 사회에서는 이처럼 법과 현실이 떨어져 있는가? 크게 두 가지 설명이 가능하다. 하나는 문화적 설명이다. 법치보다는 인치를 중시하는 우리의 전통적 문화 때문에 많은 국민들이 법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화적 설명은 우리에게 매우 익숙한 것이지만, 왜 우리가 이러한 문화를 가지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설명할 수 없다는 약점을 갖고 있다. 또 다른 설명은 법을 만드는 과정에 초점을 맞추는 것으로서, 이는 다시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 법을 만드는 사람들이 이상이나 명분에 치우쳐 현실과 너무 동떨어진 법을 만들 수 있다. 부동산 정책, 교육정책의 실패가 좋은 사례다. 둘째, 법 만드는 사람들이 시대의 급속한 변화를 미처 따라잡지 못할 수 있다. 정치관계법이 정치인 팬클럽, 사용자 제작 콘텐츠(UCC) 등에 대한 정확한 규정을 마련하지 못한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셋째, 법 만드는 사람들이 국민 전체의 이익보다는 자신들 소수만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정치자금에 대한 규제는 풀어주면서 선거운동의 방법과 기간을 강력하게 규제하는 현재의 정치관계법은 기성 정치인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이라는 비난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이 중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세 번째다. 앞의 두 가지는 합리적인 절차와 사고를 통해 차차 개선이 가능하다. 그러나 세 번째는 민주정치의 기본 정신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으로서, 국민 의사의 심각한 왜곡을 초래할 수 있다. 이럴 경우 국민들이 법을 잘 지키기를 기대하는 것 자체가 무리다. 사실 우리 사회에 법을 경시하는 문화가 생겨난 이유도 바로 오랜 기간 위정자들이 국민보다는 자신들만을 위한 법을 만들어 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법을 만드는 사람들, 즉 권력자들의 입장에서 보면 이러한 유혹은 엄청나게 큰 것이다. 이들이 이러한 유혹을 물리치도록 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바로 견제와 감시이며, 이는 곧 민주정치의 기본 원리이기도 하다. 아무리 훌륭한 선생님도 학생의 날카로운 질문이 없으면 긴장이 풀어지면서 수업 내용이 느슨해질 때가 있다. 마찬가지로 국민의 견제와 감시가 없는 권력자는 국민보다는 자신의 이익을 앞세우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힐 가능성이 매우 높다. 민주정치의 성패가 궁극적으로 국민의 손에 달렸다고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김욱 배재대 정와과 교수 ●기획탐사에 대한 독자 여러분들의 제보를 받습니다. (02)2000-9261∼9263 또는 tamsa@soeul.co.kr 기획탐사부 이창구 강혜승 유지혜 박지윤기자 tamsa@seoul.co.kr
  • 주거침입 추행·강간죄 동일처벌 합헌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주심 이공현 재판관)는 29일 남의 집에 들어가 여성을 강제추행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모씨가 “주거침입 강제추행죄의 법정형을 주거침입 강간죄와 동일하게 규정한 성폭력범죄처벌법 조항은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에서 재판관 6대 2의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강제추행은 그 범위가 매우 넓기 때문에 강간보다 죄질이 나쁘고 피해가 중대한 경우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면서 “강간에 비해 강제추행을 가볍게 처벌한다면 오히려 불균형적 처벌 결과를 가져올 염려가 있다.”고 밝혔다.또 “주거에 침입해 피해자를 강제추행한 경우 비난 가능성의 정도가 피해자를 강간한 경우에 비해 반드시 가볍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반면 주선회 헌재소장 권한 대행과 조대현 재판관은 “형법에서는 강간을 강제추행보다 중하게 처벌되고 있는 등 책임에 알맞은 형벌이라는 형벌 개별화의 원칙에 미흡한 조항”이라며 반대의견을 냈다. 이씨는 2004년 10월 남의 집에 들어가 여성의 팔과 허리를 쓰다듬는 등 강제추행한 혐의로 구속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년3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후 항소심 재판부에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가 기각되자 헌법소원을 청구했다.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사설] 구속기준 확대 반대한다

    김성호 법무장관이 그제 기자간담회에서 “증거 인멸 및 도주 우려가 있을 때로 제한돼 있는 구속기준에 ‘사안의 중대성’을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법무부는 ‘사안의 중대성’과 관련, 장기형 선고가 예상되거나 재범 또는 보복범죄 우려가 높을 때 법원은 구속영장을 발부토록 명문화할 방침이라고 한다. 론스타 사건 관련자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시위자 등에 대한 잇단 영장기각으로 수세에 몰린 검찰이 법원과 검찰의 견해차를 입법으로 대응하려는 것 같다. 우리는 국가 형벌권을 위임받아 집행하는 검찰이 줄잇는 영장 기각사태에 느끼는 곤혹스러움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다. 하지만 지금도 구속기준이 추상적이라는 논란이 제기되는데 자의적 판단 소지가 큰 ‘사안의 중대성’을 새로 추가하려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본다. 구속해야만 혐의를 입증할 수 있다는 수사편의적인 구습에 집착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킨다. 거듭 강조하지만 불구속재판과 무죄추정원칙은 형사소송의 기본원칙이다. 그리고 불구속재판은 사법부의 은전이 아니라 피의자의 당연한 권리다. 따라서 우리는 구속기준 완화를 노린 영장 재청구나 항고, 재항고, 형사소송법 개정 추진 등 무리수를 동원할 게 아니라 증거로써 법원을 설득하는 것이 먼저라고 본다. 그리고 법원도 영장발부 및 양형기준을 제시했으나 여전히 들쭉날쭉하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검찰에 공세의 빌미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국민들 역시 구속은 처벌, 불구속은 특혜라는 잘못된 법 인식에서 탈피해야 한다. 그래야만 어렵게 쌓아온 불구속재판 원칙이 뿌리를 내릴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구속기준 확대 시도는 중단하는 것이 옳다.
  • “여성이여 몸을 사랑하라”

    “여성이여 몸을 사랑하라”

    연말 각종 모임에서 내일 아침이면 부어오를 얼굴과 1㎏은 족히 늘어날 몸무게 때문에 주린 배를 움켜쥐는 이들이라면 꼭 봐야 할 연극이 있다. 연극 ‘버자이너 모놀로그’로 여성들의 사고에 일대 충격을 가했던 극작가 이브 앤슬러의 최신작 ‘굿바디’가 내년 3월14일까지 대학로 두레홀 3관에서 공연된다. ‘굿바디’는 뚱뚱하든 말랐든 건강한 몸에 대한 예찬이다. 다이어트로 몸을 학대하며 살아왔던 여성들이 자기 몸에 대한 사랑을 새삼 확인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김세아, 김광덕, 박수민, 하재숙 등 쟁쟁한 여배우들이 1인당 3∼4역을 해내며 연기력을 뽐낸다. 리듬체조 선수 출신으로 ‘몸짱 연예인’으로 불리는 김세아는 처음 연극에 출연, 성형수술이 신체 고문과 다를 바 없음을 성형외과 의사의 아내역을 통해 들려준다. 드라마 ‘연애시대’에서 프로레슬러 역할로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던 하재숙은 뚱뚱한 여성들이 겪는 비애를 다이어트 캠프에 참가한 소녀의 목소리로 이야기한다. 극을 끌어가는 주인공 역할은 연기파 배우 김광덕과 박수민이 공동으로 맡았다. 70살에도 윗몸 일으키기를 멈추지 않는 여성잡지 편집장, 죽음의 형벌을 각오하고 아이스크림 한 스푼의 맛을 즐기는 아프가니스탄 여성 등 몸 때문에 세계 여성들이 겪는 고통이 얼마나 많은지 확인할 수 있다. “당당해져라. 자기 몸을 사랑하라, 그리고 함부로 고치지 마라.”고 외치는 극작가 앤슬러는 관객을 가르치려 들지 않는다. 끝없는 웃음 속에서 “어쩜, 내 얘기랑 똑같네.”란 공감을 저절로 끌어낸다. ‘헤드윅’ ‘그리스’ 등 뮤지컬과 앤슬러의 전작 ‘버자이너 모놀로그’를 연출했던 이지나씨가 이번 연극도 한국적 상황에 맞게 재해석했다. 우리나라 네티즌들이 몸에 대해 쏟아내는 폭언을 고발하는 장면은 이씨가 배우들과 함께한 각색작업의 결과물이다. 하지만 아무리 극에 공감하더라도 여성의 몸에 대한 사회의 편견으로부터 완전히 해방되기는 어렵다는 체념이 웃음 뒤에 찾아오는 허탈함을 낳는다. “날씬한 몸매가 자유와 개성을 대신할 수 없다.”는 대사를 부르짖지만 무대에서 뚱뚱해 보이지 않을까 신경쓸 수밖에 없는 배우들처럼 말이다. (02)3485-8700.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美, 무력통한 北정권교체 없다는 약속

    “북한이 핵을 포기한다면 한국전의 종료를 선언할 수 있다.”는 18일 미국의 입장 발표는, 과거에 비해 전향적인 자세 변화로 일단 평가된다. 결과적으로 미국이 무력을 통한 북한 정권 교체를 포기한다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곧 김정일 정권의 최우선 걱정거리를 겨냥한 제스처란 점에서, 미국으로서는 북한의 핵 포기를 유도하기 위해 거의 마지막 카드를 내놓은 셈이다.●종전선언 제안의 의미 한국전은 지난 1953년 ‘종전’(終戰)이 아닌 ‘정전’(停電)상태로 마무리됐다.‘언제든 전쟁 재개가 가능한 상태’로 정리됐다는 의미다. 때문에 북한은 세계의 절대강자인 미국으로부터의 체제 전복 위협을 느껴왔다. 북한이 줄곧 ‘정전체제→평화체제 전환’ 주장을 펴온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반면 미국은 북한의 태도 변화가 우선이라며 평화협정 체결에 소극적이었다. 지난해 ‘9·19 공동선언’에서 “별도 포럼에서 평화체제에 관한 협상을 가질 것이다.”라는 식의 다소 긴장감이 떨어지는 수준의 문구에 그친 것도, 미국이 이 문제를 북·미관계 개선의 최후 수순으로 여기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그러던 미국이 갑자기 자세를 고쳐앉은 데는, 김정일 정권에 대한 체제보장 정도의 당근이 아니고는 이미 손에 쥔 핵을 포기토록 할 방도가 없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수 있다.‘자위권’을 핵 보유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는 북한에 자위권이 불필요해지는 상황을 제시함으로써 명분 자체를 포기토록 유도하는 노림수인 셈이다. 한국국방연구원 백승주 박사는 “북핵 문제를 군사적으로 해결하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보다 진전된 언급”이라며 “교전상태를 청산해 체제안전을 보장하고 북·미 관계를 정상화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선문대 북한학과 윤황 교수도 “한국전 종료를 선언하겠다는 것은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하겠다는 것과 같은 의미”라면서 “북한을 군사·안보 협의상대로 인정하겠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종전선언 현실화될 수 있을까? 하지만 실제로 종전선언에 이르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게 중론이다. 무엇보다 미국의 선(先) 핵포기와 북한의 선 평화협정 체결 요구가 맞설 경우 ‘시차적으로’ 이를 어떻게 정리할지가 난제가 될 수 있다. 이 “네가 먼저”의 문제는 그동안 북핵 협상의 길목에서 번번이 발목을 잡아온 ‘시시포스의 형벌’이었다. 천신만고 끝에 정전체제의 평화체제 전환 협의의 장이 마련된다 해도, 한국 입장에서는 여기에서 반드시 주도적인 자리를 점해야 한다는 과제가 남는다. 정전협정 체결 당시 서명국이 미국, 북한, 중국 등 3자라는 점을 들어 북한이 남한을 배제하려 들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궁극적으로 협상이 잘 돼 정전협정의 평화협정으로의 전환이 완료될 경우 유엔군의 한국 주둔 근거가 약해지는 등 반세기 넘게 지속돼 온 한반도 안보지형에 일대 변환이 예상된다.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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