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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D수첩이 공개한 조두순의 천인공노 탄원서…“증거 있으면 잘라라”

    PD수첩이 공개한 조두순의 천인공노 탄원서…“증거 있으면 잘라라”

    방송, 조두순 얼굴 흐릿하게 공개…조두순, 2년 뒤 만기 출소 예정어린 초등학생을 납치해 성폭행한 죄로 복역 중인 조두순이 공판 당시 작성한 자필 탄원서 내용 일부가 공개됐다. MBC PD수첩은 4일 만기 출소를 2년 앞두고 재차 논란이 된 아동 성범죄자 조두순에 대해 다뤘다. 방송은 조두순의 얼굴이 담긴 흑백 사진을 흐릿하게 처리해 공개했다. 10년 전인 2008년 12월 경기 안산의 한 교회 화장실에서 등교하던 초등학생을 납치해 성폭행한 조두순은 2009년 1심에서 단일범죄 유기징역 상한인 15년에서 음주로 인한 심신미약이 인정돼 12년형으로 감형됐다. 당시 검찰은 항소를 포기했으나 조두순의 상고로 대법원까지 사건이 이어졌고,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이날 공개된 탄원서에서 조두순은 “준엄하신 재판장님”이라고 말문을 열며 “피고인이 아무리 술에 취해서 중구난방으로 살아왔지만, 어린아이를 강간하는 파렴치한 쓰레기 같은 인간이 아닙니다”면서 “그것도 대낮에 교회의 화장실에서 철면피한 행위를 하다니요”라고 썼다. 이어 “정말 제가 강간을 했다는 증거가 있다면 피고인에게 징역형 외에 할 수만 있다면 성기를 절단하는 형벌을 주십시오”라고도 했다.조두순은 1심 전까지 이 같은 내용의 탄원서 300장 분량을 7차례나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피해 아동은 얼굴은 심하게 물어뜯겼다. 현장에 출동한 구급대원은 “(범인이) 동물같다고 생각했다. 살인자보다 더 나쁜 사람이라 느꼈다”고 말했다. 3급 장애 판정을 받았을 정도다. 이날 피해 아동 측 변호인은 “범행현장에서 본인이 어떤 일을 했는지 자체를 기억 못 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범행 당시의 정황과 이후에 보인 행동들을 보면 만취 상태였나”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현실적으로 주취감경을 주장해서 손해 볼 게 전혀 없다.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그만인 거고 받아들여지면 심신미약으로 감형을 받을 테니 주취감경을 주장하면 굳이 따지고 들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어떻게 그걸 입증하겠느냐는 것”이라며 조두순이 이미 주취감형의 허점을 노리고 있었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조두순은 1996년 상해치사 사건에서 한차례 심신미약을 인정받아 감형됐다고 방송은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해공항 BMW 질주’ 피해자 중학생 딸 편지 “판사님 감사합니다”

    ‘김해공항 BMW 질주’ 피해자 중학생 딸 편지 “판사님 감사합니다”

    김해공항 청사에서 손님의 짐을 내려주다가 과속하던 BMW에 치어 전신마비 등 중상을 입은 40대 택시기사의 딸이 가해자에게 실형을 선고한 담당 판사에게 감사의 편지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3일 부산지법 서부지원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이른바 ‘김해공항 BMW 질주 사건’을 재판한 담당 판사에게 피해자 김모(48)씨의 중학교 2학년 딸이 보낸 편지 한 통이 도착했다. 김양이 보낸 편지에는 사건을 꼼꼼히 검토하고 피해자 측의 마음을 헤아려 준 담당 판사에 대한 고마움이 담겨 있었다. 김양과 김양의 언니는 사건 공판이 있을 때마다 법정을 찾아 재판 과정을 방청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가해자인 BMW 운전자 정모(34)씨에게 법원이 금고 2년의 실형을 선고하던 날 방청석에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정씨는 사건 당시 제한속도의 3배나 되는 속도로 과속 운전을 하다가 공항 청사 앞에 차를 세우고 손님의 짐을 내려주던 김씨를 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양은 이 사건을 다룬 뉴스에도 댓글을 달아 “금고 2년이라는 형량은 아쉽지만 잘했다고 생각한다”면서 “큰아버지 측에서 합의를 해주는 바람에 집행유예로 풀려나올 줄 알았는데 감사하다”는 취지의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가해자에게 금고 2년이 선고됐을 당시 누리꾼들은 교도소에서 노역에서는 제외되는 형벌인 ‘금고’가 선고된 것은 솜방망이 판결이라며 담당 판사를 비난하는 댓글을 달기도 했다. 이에 법원 관계자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에서 형벌의 종류를 ‘금고형’으로 한정하고 있기 때문에 판사가 다른 형벌을 선택하지 못했고, 대법원 양형 기준 내에서 가장 중형에 해당하는 금고 2년을 선고한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판사 개인에 대한 비판보다 기존 제도에 대한 고민이 더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김양도 법원에 보낸 편지에서 “판사님, 인터넷 댓글은 신경쓰지 마세요”라면서 위로의 말을 전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김해공항 ‘BMW 질주’ 운전자 금고 2년…피해 택시기사는 인공호흡기 의존

    김해공항 ‘BMW 질주’ 운전자 금고 2년…피해 택시기사는 인공호흡기 의존

    김해공항 국제선 청사 도로에서 질주하다 택시기사를 들이받아 중태에 빠뜨린 ‘BMW 질주사고’의 운전자에게 법원이 금고 2년을 선고했다. 이를 두고 피해 택시기사는 병원에서 인공호흡기에 의존하고 있는데도 네티즌들은 처벌이 가볍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부산지법 서부지원 형사 2단독 양재호 판사는 23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정모(34)씨에게 금고 2년을 선고했다. 금고형은 교도소에 수감은 하지만 노동은 하지 않는 형벌이다. 교도소에 복무하면서 노동을 하는 징역형보다 상대적으로 가벼운 처벌이다. 정씨에게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 3조 1항이 적용됐다. 이 조항은 운전자가 중대한 과실로 사람을 다치게 하거나 숨지게 하면 5년 이하 ‘금고’ 또는 2천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대법원 양형위원회가 정한 권고형량 기준을 보면 교통사고 치상의 경우 금고 ‘4개월∼1년’이고, 감경 사유가 있을 때는 8개월 이하로, 가중 사유가 있을 때는 8개월에서 2년이다. 재판부는 8개월에서 2년 사이를 고민하다 형량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에어부산 직원인 정씨는 지난 7월10일 오후 12시50분쯤 부산 강서구 김해공항 2층 국제선 청사 진입램프에서 도로 제한속도인 40km의 3배가 넘는 최고시속 131km로 달리다가 택시기사 김모(48)씨를 치어 의식불명 상태에 빠뜨린 혐의를 받고있다. 김씨는 전신마비 상태로 현재까지도 인공호흡기에 의지해 입원치료를 받고 있다고 법원은 밝혔다. 의식은 있지만 또렷한지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가 불가능하고 “눈 감으세요”, “입 벌려보세요” 등의 간단한 질문에 대해서는 반응하려고 한다고 병원 측은 법원에 전했다. 재판부는 “공항에서 근무하면서 해당 지리와 위험성을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위험하고 무모한 과속운전으로 사고를 냈다”며 “해당 범행이 통상의 과실범과 같이 볼 수 없는 점 등을 미뤄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재판부는 정씨가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있는 점, 피해자가 입은 피해를 조금이라도 회복시켜 주기 위해 별도의 형사합의금 7000만원을 지급한 점, 이전에 아무런 범죄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등은 유리한 정상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합의를 주도한 김씨의 아버지와 형제들은 정씨에 대한 선처를 탄원하고 있지만 앞으로 김씨를 간병할 부인과 두 딸은 합의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법원에 엄벌을 지속적으로 탄원하는 점 등은 불리한 정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유리한 정상들을 감안하더라도 위법성 정도와 피해 정도가 매우 커 실형이 불가피하다”며 “교통사고 처리특례법 위반(치상)죄에서 내릴 수 있는 형량 중 가장 중한 금고 2년을 선고한다”고 양형이유를 밝혔다.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살인행위에 가까운 범죄에 고작 금고 2년이라니 황당하다”는 취지의 댓글이 줄을 잇고 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특파원 생생리포트] 곤 닛산 회장 체포의 일등공신은 日 ‘사법거래’…어떻게 이뤄졌나

    [특파원 생생리포트] 곤 닛산 회장 체포의 일등공신은 日 ‘사법거래’…어떻게 이뤄졌나

    지난 7월 일본 최고의 엘리트 조직으로 평가받는 도쿄지검 특수부는 미쓰비시히타치 파워시스템스(대형 발전기 제조업체)의 뇌물 사건을 수사하면서 처음으로 ‘일본판 플리바겐’으로 불리는 ‘사법거래’를 적용했다. 뇌물공여 혐의로 이 회사의 전직 임원 등 3명을 기소했지만, 회사 법인에 대해서는 책임을 묻지 않았다. 정보를 제공해 수사에 협력한 대가였다. 그러자 일본 사회에서 “공연히 회사에 면죄부만 주었다”는 비판이 일었다. 도마뱀 꼬리자르는 식으로 임직원에게만 죄를 묻게 하고 회사는 살짝 빠져나가는 데 사법거래 제도가 악용됐다는 지적이었다. 도쿄지검 특수부는 사건을 해결하고도 적잖이 머쓱해지고 말았다. 그러나 도쿄지검 특수부가 이번에는 제대로 한 건 물었다는 박수를 받고 있다. 카를로스 곤(64) 르노·닛산 회장의 체포와 관련해서다. 도쿄지검 특수부는 이번에 곤 회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하면서 사법거래 제도를 두번째로 적용했다. 2016년 5월 법제화된 일본의 사법거래 제도는 2년의 준비기간을 거쳐 올 6월부터 발효됐다. 사법거래는 다른 사람의 범죄정보를 수사기관에 제공하는 대신 자신의 처벌을 가볍게 하는, 통상 ‘플리바겐’으로 불리는 제도의 일본식 명칭이다. 말단에서 범죄를 실행한 사람 등의 협조를 통해 고위직의 범죄나 조직 차원의 범죄를 파헤치는 데 도움을 얻기 위해 도입됐다. 뇌물수수, 사기, 탈세, 담합 등으로 적용대상은 한정돼 있다. 이번에 곤 회장의 부하 직원들은 수사에 협조하는 대신 형사 처분의 감면을 검찰로부터 약속받았다. 이를 통해 곤 회장과 그렉 켈리(62) 대표가 공모해 2010년부터 2014년까지 5년치 유가증권보고서에 곤 회장의 실제 보수가 합계 99억 9800만엔인데도 절반인 49억 8700만엔으로 허위 기재한 사실이 속속들이 드러났다. 검찰은 곤 회장이 회사 자금으로 브라질, 레바논 등에 저택을 장만한 사실도 처벌의 감경을 약속받은 부하 직원의 증언으로 밝힐 수 있었다. 프랑스와 일본의 국가 대항전과 같은 형태로 이번 사건이 전개되면서 일본에서는 곤 회장에 대한 사법거래 적용을 ‘검찰의 쾌거’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외국과 갈등이 있을 경우 자국 입장 중심의 논조가 특히 강한 일본 언론은 한결 같이 칭찬 일색이다. 특히 생산규모 등 외형에서 앞서는 자국 닛산자동차가 그보다 못한 프랑스 회사에 의해 지배되는 듯한 양상에 불만이 많았던 터라 찬사는 배가되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당초 사법거래의 입법취지에 걸맞은 첫번째 사례”라고 추켜세웠다. 세이조대학 법학부 이부스키 마코토 교수는 “범죄사실의 입증이 어려운 뇌물수수 등 경제사범을 추궁하는 새로운 접근법으로 사법거래를 평가할 수 있다”면서 “다만 수사에 협조하기로 한 말단의 실행자 등이 자기 형벌을 피하기 위해 거짓 증언을 할 수도 있기 때문에 물증 등에 의한 보강수사의 중요성도 매우 커졌다”고 말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文 “유치원 비리·갑질에 국민 분노…반부패 개혁 두려워 말라”

    文 “유치원 비리·갑질에 국민 분노…반부패 개혁 두려워 말라”

    “국민들 눈높이에 제도·정책 못미쳐 잠시 방심하면 부패는 다시 살아나 법령개정 없이도 속도감 있게 추진” 9대 생활적폐 청산 대책 집중 논의 범정부 ‘생활적폐대책협의회’ 가동문재인 대통령은 20일 “최근 사립유치원 비리 파동, 학사비리, 채용비리, 갑질 문화에 대한 국민 분노가 크다. 국민 눈높이에 제도·정책이 미치지 못한 탓”이라며 “관행이었다는 이유로 눈감고 있었던 게 아닌지도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관행 이유로 눈감고 있었나” 강한 어조 지적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제3차 반부패정책협의회를 주재한 자리에서 이렇게 밝힌 뒤 “국민은 권력형 적폐 청산 수사를 믿고 지지해 주셨다. 공정한 사회를 바라는 국민 기대가 크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반부패를 위한 과감한 개혁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며 “입법 여건의 핑계를 댈 수도 없으며 법령 개정 없이도 개선할 수 있는 부분부터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순차적으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회의에서는 ‘9대 생활적폐’(학사·유치원 비리, 공공기관 채용비리, 공공분야 불공정 갑질, 보조금 부정수급, 지역토착 비리, 편법·변칙 탈세, 요양병원 비리, 재건축 및 재개발 비리, 안전분야 부패) 근절대책이 보고됐다. 문 대통령은 “잠시 방심하면 부패는 다시 살아나고 대책을 세우면 회피하는 수법이 발전하고 새로운 부패들이 생겨난다”며 “인내심을 갖고 강력하게, 꾸준히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공직자의 청렴을 강조한 정약용 선생은 ‘타일러도 깨우치지 않고 또 가르쳐도 고치지 않으면 형벌로 다스려야 한다’고 했다”고 지적했다. ●요양병원 먹튀 등 언급하며 ‘핀셋 접근’ 주문 문 대통령은 “문제가 된 요양병원이 소위 ‘먹튀’를 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거나 “재개발 비리는 시행사가 돈 되는 재건축 장소를 발굴해 주민대표 등을 끌어들이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지금 대책은 접근 자체가 잘못됐다”고 밝히는 등 지금껏 쓰지 않던 표현을 써가며 근본적 접근을 주문했다. 정부는 9대 생활적폐 유형을 ▲출발선에서의 불평등 ▲우월적 지위 남용 ▲권력유착 및 사익편취로 분류하고, 국민이 실생활에서 느끼는 부조리·불공정을 근절하기 위해 범정부 차원의 ‘생활적폐대책협의회’를 꾸리기로 했다. ‘출발선에서의 불평등’은 유치원·학사비리 및 공공기관 채용비리가 꼽힌다. 사립유치원 지원금 부정 사용 및 서울교통공사 고용세습 의혹 등이 불거진 데 따른 것이다. 김의겸 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국민이 왜 분노하는가’라면서 ‘내가 낸 세금이 엉뚱한 데에 낭비되는 데 분노한다’고 말했다”며 “맥락상 유치원 문제를 얘기한 것으로 이해했다”고 했다. ‘우월적 지위남용’은 공공분야 불공정 갑질을 청산 대상으로 정했다. ‘권력유착과 사익편취’로는 ▲보조금 부정수급 ▲인허가 비리 등 지역토착 비리 ▲편법·변칙 탈세 ▲요양병원 비리 ▲재개발·재건축 비리 ▲안전분야 부패도 청산과제로 올랐다. ●‘김영란법’ 의식 흐려져… 처벌수위 높여야 김영란법 시행 실태 점검도 했다. 청와대는 “‘김영란 메뉴’가 사라지는 등 법 준수 의식이 흐려지는 상황도 보이고 있다”고 진단한 뒤 처벌 수위를 높이는 등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국민권익위원장을 비롯한 관련 기관장·장관 등 36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회의는 예정 시간을 40분 넘겨 2시간 동안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점심을 도시락으로 해결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런던 공원 벤치에 “사담 후세인을 사랑스럽게 추모하며” 명패

    런던 공원 벤치에 “사담 후세인을 사랑스럽게 추모하며” 명패

    영국 런던의 한 공원 벤치에 느닷없이 사담 후세인 이라크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명패가 붙여져 누가 어떤 의도로 벌인 짓인지 궁금증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런던 동부 완스테드에 사는 빅토리아 리처즈는 19일(현지시간) BBC와의 인터뷰를 통해 “전날 벤치에 ‘사담 후세인을 사랑스럽게 추모하며’ 명패가 붙여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며 지역 주민들이 모인 페이스북에는 이런 일이 벌어진 데 대해 “분노를 표현하는” 글들이 올라왔다고 전했다. 그녀는 “예전부터 있었던 건가, 어느 가족의 명패였을까, 어떤 동기에서 벤치에 명패를 붙였을까, 궁금한 점들이 한둘이 아니다. 장난일까, 메시지가 뭐지, 뭔가 암울한 일을 암시하는 걸까 등등이 궁금하다”고 털어놓았다. 어떤 이는 독재자와 같은 해에 태어나고 완스테드에서 살다 같은 해에 죽은 다른 이가 있었던 것이 아닐까 추측하기도 했다. 이라크 전직 대통령이었던 후세인은 1937년 4월 태어났는데 2006년 인권 유린에 대한 형벌로 교수형을 당했다. 그의 집권 시절은 잔혹함과 과대망상, 공포로 얼룩졌다. 따라서 독재자와 전혀 결부될 수 없는 사랑, 추모란 단어가 등장한 데 대해 재미있다는 반응과 충격적이라는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이 명패는 곧 떼어졌다. 주민 앤 홈스는 트위터에 정상으로 되돌아온 벤치 사진을 올리고 “내가 제거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레드브리지 시 의회가 먼저 해버렸다”고 적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윤창호 친구들 만난 이해찬·이정미 “희생 헛되지 않게 법안 조속히 처리”

    윤창호 친구들 만난 이해찬·이정미 “희생 헛되지 않게 법안 조속히 처리”

    두 대표 “양형 기준 검토해 법 제정 최선” ‘음주운전’ 이용주 오늘 당내 징계 결정만취 운전자가 몰던 차량에 치여 뇌사 상태에 빠졌다 지난 9일 숨진 고 윤창호씨가 남긴 마지막 울림을 지키고자 그의 친구들이 고삐를 다시 쥐었다. 윤씨 친구인 김민진씨 등은 음주운전 처벌 강화를 골자로 한 ‘윤창호법’을 15일 국회 본회의에 통과시키기 위해 13일 이정미 정의당 대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을 차례로 찾아 호소했다. 윤씨의 친구들은 지난달 5일 국회에서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등을 찾아 윤창호법 연내 처리를 촉구한 데 이어 다른 당도 찾아 윤창호법 처리를 촉구했다. 이정미 대표는 “음주운전 문제뿐 아니라 우리 사회에서 잘 해결되지 않는 고질적인 범죄의 가장 강력한 예방법은 처벌이라는 생각”이라며 “다만 처벌만이 능사는 아니기 때문에 윤창호 법에 이어 낼 수 있는 법안이 있는지 여러분과 상의해 제출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표는 이어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공직자에 대한 다섯 가지 기준을 정하며 음주운전자에 대한 기준도 정했고 저희도 그 기준을 동일하게 적용했다”며 “정의당도 철저하게 원칙을 지켜나가고 이런 기준이 정치권 안에서 보편화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해찬 대표는 “문 대통령은 음주운전이야말로 다시 있어선 안 될 중대한 범죄라고 했고 국회에서도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며 “정기국회에서 잘 처리할 수 있도록 여야 원내대표도 합의했다”고 말했다. 이어 “두·세 번째 음주운전에 형을 가중하는 나라가 많은데 늦었지만 법을 더 잘 만들어 윤씨의 희생을 잊지 않도록 하겠다”며 “다만 다른 형벌에 비해 양형 기준이 맞는지 검토해야 하는데 상임위에서 빨리 검토하도록 지시하겠다”고 밝혔다. 김민진씨는 “창호의 사고를 어떻게든 알리고 바꿔보자는 심정에서 시작에 작은 점을 찍었을 뿐이고 이만큼 키운 건 국민”이라며 “창호 친구들 10명의 여론이라 생각하지 말고 온 국민의 여론이라 생각하고 윤창호법이 최대한 빨리 통과될 수 있도록 대표들이 최선을 다해달라”고 강조했다. 윤창호법은 12일 문희상 국회의장과 더불어민주당 홍영표·자유한국당 김성태·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 회동에서 신속 처리에 합의해 오는 15일 본회의 처리에 청신호가 켜진 법안이다. 한편 윤창호법에 동의한 지 얼마 안 돼 음주운전을 저지른 이용주 민주평화당 의원에 대한 당내 징계가 14일 결정된다. 안전사회시민연대 등 15개 단체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이 의원의 의원직 사퇴와 정계 은퇴를 요구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생각나눔] 소년원 민영화? 과밀수용의 대안 VS 민간에 떠넘기기

    [생각나눔] 소년원 민영화? 과밀수용의 대안 VS 민간에 떠넘기기

    최근 김모(30)씨는 페이스북에서 법무부가 만든 ‘민영소년원’ 카드뉴스를 보고 깜짝 놀랐다. 소년원을 민영화한다는 점이 생소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국가가 해야 할 일을 민간에 떠넘기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민영소년원의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 제정안은 지난 8월 21일 국무회의를 통과하고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법인 또는 개인에게 소년원 운영을 위탁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 법이 통과되면 이르면 2023년부터 민간이 운영하는 소년원이 생긴다. 법무부는 올해 안 국회 통과를 목표로 추진 중이다. 법무부는 ‘민간 자원봉사자와 전문가 그룹 활용을 통한 교육 효과 재고’를 위해 민영소년원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법무부 관계자는 “민간이 제안하는 다양한 교정교육기법을 통해 재범률을 낮추고 범죄예방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제일 크다”고 설명했다. 민간이 소년원 건축비 등을 부담하기 때문에 재정절감 효과도 있다. 2010년 개소한 ‘민영교도소’의 2016년 기준 3년 내 재복역률이 국영교도소보다 2배 가까이 낮다는 점도 근거로 내세운다. 국영소년원의 과밀수용을 해소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기준으로 현재 10개인 국영소년원은 129%, 서울소년원은 164%의 수용률을 보이고 있다. 서울소년원장을 지냈던 한영선 경기대 교수는 “과밀수용하게 되면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맞는 처우를 해 재범을 방지해야 한다는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다”면서 “민영에서 시설을 짓고 운영하면 주민 반대가 덜하기 때문에 과밀 수용해소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실제 종교단체들에서 소년원을 운영할 수 있다는 의사표현을 법무부에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의 민영소년원 추진을 비판하는 의견도 있다. 민변은 당시 “국가공권력의 최후 수단인 형사적 제재는 처우의 형평성, 객관성, 공정성이 담보되어야 한다”며 민영소년원 반대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서를 쓴 박인숙 변호사는 “국가형벌권을 민간에 위탁하는 것은 패러다임의 변화라 할 정도로 큰 문제다”며 “제대로 된 공론화도 없이 추진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민영교도소가 모범수를 더 많이 데려가 낮은 재복역률을 보이는 것일 수도 있다”며 “재정절감을 하면서 동시에 처우향상을 하겠다는 목표에는 모순이 있다”고 덧붙였다. “민영교도소 도입 당시 노회찬 의원이 거의 유일하게 반대활동을 했다”고 밝힌 나경채 정의당 전 대표도 “민영교도소를 기독교단체에 줬으니까 이번에는 민영소년원을 도입해 불교단체에 위탁을 준다고 한다”며 “국가가 주민반대 때문에 운영하지 못하는 시설을 민간에게 지으라는 논리를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대법, ‘신연희 증거인멸’ 강남구청 공무원 징역 2년 확정

    대법, ‘신연희 증거인멸’ 강남구청 공무원 징역 2년 확정

    신연희 전 강남구청장의 횡령 혐의 관련 증거를 인멸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강남구청 공무원의 유죄가 확정됐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조희대)는 증거인멸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모(56) 전 강남구청 전산정보과장의 상고를 기각하고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김씨는 지난해 7월 업무추진비를 개인적으로 유용한 의혹으로 신 구청장을 수사하던 경찰로부터 관련 파일을 제출하라는 요구를 받았으나 거부한 뒤 구입한 삭제프로그램으로 해당 파일이 저장된 서버 전체를 삭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 재판부는 “개전의 정이 보이지 않는다. 공직자의 사명감이나 공익 수호를 위한 준법의식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김씨는 항소심 재판 과정에서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소지가 있어서 서버를 삭제한 것이고 위법한 압수수색영장인 만큼 따를 필요가 없었다”는 등의 주장을 내놨지만 재판부는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특히 “실질적인 수사 방해가 이뤄지지 않아 증거인멸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주장도 폈지만 재판부는 “서버를 통째로 삭제한 행위는 각 문서들 중 일부가 수사기관에 이미 확보돼 있거나 강남구청 업무관리시스템에 저장돼 있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그 자체로 증거인멸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사법부가 발부한 영장의 집행을 방해해 증거를 인멸한 것은 국가 형벌권 행사를 방해한 것으로 엄벌에 처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법원도 하급심의 판단이 옳다고 보고 김씨의 상고를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씨는 수사 및 1심 재판 과정에선 신 전 구청장의 지시 사실을 부인했다가 신 전 구청장이 횡령 혐의로 구속 기소된 뒤 열린 지난 4월 항소심 첫 공판에서야 “신 전 구청장의 지시에 따랐을 뿐”이라며 입장을 바꾸기도 했다. 신 전 구청장은 횡령 혐의에 더해 증거인멸 교사 혐의로도 추가 기소됐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정부 “36개월 교정시설 합숙” vs 시민사회 “27개월 복지시설”

    정부 “36개월 교정시설 합숙” vs 시민사회 “27개월 복지시설”

    시민단체 “정부안은 명백한 형벌” 비판 심사기구도 “국방부 산하” “총리실” 맞서 인권위 “현역 2배 과도… 1.5배 바람직” 정부 “국민감정·현역 형평성 무시 못해”대법원이 종교·양심적 병역 거부자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이후 ‘대체복무안’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정부와 시민사회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정부는 국민감정을 고려해 엄격한 대체복무안을 구성한다는 입장이지만, 정부안이 징벌적 성격이 강하다는 비판이 잇따른다. 5일 국방부·법무부·병무청 등에 따르면 애초 이번 주에 발표할 예정이었던 병역 거부자 대체복무안 확정안이 이달 내 발표로 연기됐다. 정부는 그동안 대체복무 기간을 육군 병사의 2배(36개월)로 하고, 교정과 소방시설에서 합숙 형태로 복무하며, 대체복무 심사기구를 국방부 산하로 두는 것을 검토해 왔다. 이 같은 정부안은 앞서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참여연대 등 5개 단체가 정부에 제출한 ‘시민사회안’과 차이가 크다. 지난 7월 5개 단체는 복무기간은 현역 복무의 1.5배 이내, 복무분야를 의무소방과 치매노인 돌봄, 장애인 활동 지원 등 사회공공분야로 제시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심사기구는 독립성 확보를 위해 총리실 산하에 두거나 행정안전부, 보건복지부 등에 둘 것을 요구했다.시민단체들은 정부의 대체복무안 발표를 앞두고 우려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이날 오전 53개 사회·종교단체들은 국방부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헌법재판소 결정 취지와 인권 기준에 맞는 대체복무제를 도입하라”고 촉구했다. 박승렬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센터 소장은 “대체복무제는 징벌의 방식을 바꾸는 게 아니라 평화를 위하는 마음으로 병역과는 다른 방식으로 나라를 위해 봉사할 방법을 찾으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정부가 마련하고 있는 대체복무안에 처벌적 요소가 많다고 본다. 특히 ‘복무기간’이 화두다. 36개월간 사회로부터 격리돼 있는 것은 명백한 형벌이라는 주장이다. 정부가 비준을 추진하고 있는 국제노동기구(ILO) 강제노동금지 협약 내용(1.5배)과 어긋난다는 지적도 나온다. 게다가 36개월 교정시설 복무는 양심적 병역 거부자들이 약 1년 6개월형 선고를 받고 교도소에서 복역하던 것과 비교했을 때 오히려 기간만 늘리는 것으로, 제도 도입 취지에 어긋난다고 보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도 2배의 복무기간은 과도하다고 보고 있다. 인권위는 지난 9월 국회에 ‘군과 관련 없는 영역에서 현역 복무 기간의 1.5배가량 복무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하지만 정부는 양심적 병역 거부 자체를 받아들이지 않는 여론을 무시하기 힘든 상황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현역 복무자들과의 형평성에 문제를 비롯해 다양한 의견이 있기 때문에 최대한 국민이 수용할 수 있는 안을 도출하려고 논의를 계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여기는 중국] 아이 학대해 식물인간 만든 계모, 징역 16년 논란

    계모의 끔찍한 학대에 6살 남자아이가 1년 7개월째 혼수상태에 빠졌다. 최근 중국 법원은 계모 손 씨에게 징역 16년을 구형했지만, 형량이 지나치게 낮다는 비난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계모의 학대가 드러난 것은 지난해 3월 말 의식불명에 빠진 아이가 웨이난시(渭南市) 제일병원에 실려 오면서다. 심장이 멈춘 상태였던 아이는 응급조치를 받고 살아났다. 하지만 의사들은 아이의 신체 곳곳에서 학대받은 흔적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즉각 수사에 나선 경찰은 계모 손 씨를 체포했다. 아이는 지난 2015년 12월 부모의 이혼으로 아빠와 함께 지냈다. 양육권 소송에서 진 친모는 전남편이 연락을 일방적으로 끊어버리면서 더는 아들을 볼 수 없었다. 지난해 남편은 손 씨와 재혼했다. 하지만 장기간 외지로 나가 일을 해야 했고, 아이는 오롯이 손 씨의 손에 맡겨졌다. 이때부터 손 씨의 끔찍한 아동학대가 시작됐다. 조사 결과, 손 씨는 지난해 3월 아이가 말을 듣지 않는다면서 무릎을 꿇게 하고, 손, 발을 묶은 뒤 몽둥이로 구타했다. 또 아이가 침대보를 더럽혔다는 이유로 아이의 머리를 수차례 내려쳐 아이를 의식불명 상태로 만들었다. 아이가 병원에 실려 왔을 당시 아이는 심장과 호흡이 멎은 상태였다. 의사들은 가망이 없을 것으로 판단했지만, 아이는 5시간의 수술 끝에 간신히 살아났다. 하지만 아이는 두개골의 75%가 손상을 입어 혼수상태에 빠졌다. 또한 두 눈의 망막 분리, 2개의 갈비뼈 골절, 치아 손실 등 온몸이 상처투성인 채였다. 이후 아이는 580일 동안 반혼수 상태에 빠져 계속해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병원에서는 평생 치료를 받아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손 씨는 “아이가 화장실에서 넘어지면서 머리를 다쳤다”고 항변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손 씨에게 고의상해죄와 학대죄를 적용해 유기징역 16년을 구형했다. 하지만 아이의 변호사는 검찰 항소나 상급법원에 심판 감독 절차를 신청해 손 씨가 무기징역 이상의 형벌을 받을 수 있도록 항소할 방침이다. 한편 이번 사건이 전해지면서 끔찍한 학대를 받은 아이에 대한 동정과 가해자에 대한 형벌이 가볍다는 비난 여론이 뜨겁게 일고 있다. 아이의 치료비를 위해 7만 명이 넘는 누리꾼들이 281만 위안(4억5900만원)을 기부했다. 지금은 친모가 아이를 돌보고 있다. 사진출처=이투 이종실 상하이(중국)통신원 jongsil74@naver.com
  • ‘도도맘’ 김미나씨 前남편이 강용석 법정 구속에 “죄송하다”고 한 이유

    ‘도도맘’ 김미나씨 前남편이 강용석 법정 구속에 “죄송하다”고 한 이유

    24일 법정 구속된 강용석(49) 변호사의 불률 상대였던 ‘도도맘’ 김미나(36·여)씨의 전 남편은 “판결을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25일 SBS funE에 따르면 도도맘의 전 남편인 조모씨는 ‘강용석의 유죄 판결을 예상했나’라는 질문에 “판결에 대해 섣불리 예상하지 못했다”며 “지난 4년간 일들이 머리를 스쳐 지나가서 만감이 교차한다”는 소회를 밝혔다. 조씨는 “여전히 법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판사님이 알아서 잘 판단해주셨으리라 생각한다”라며 “1심 판결이 나온 만큼 나도 일상으로 돌아가서 나를 필요로 하는 일을 통해 열심히 봉사하고 일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말했다. 재판부에 엄한 처벌을 탄원한 이유에 대해서는 “다시는 나와 같은 피해자가 나오면 안 되기에”라며 말끝을 흐렸다.또 “많은 분들에게 우리 가정과 관련된 여러 얘기들이 보도가 돼 불쾌하게 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죄송했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다”라고 말했다. 앞서 조씨는 2015년 1월 강 변호사를 상대로 “아내와 불륜을 저질렀다”며 손해배상금 1억 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강 변호사는 같은 해 4월 김미나씨와 공모해 이 소송을 취하시키기 위해 조씨 명의로 된 인감증명 위임장을 위조하고, 소송 취하서에 조 씨의 도장을 몰래 찍어 법원에 제출한 혐의로 올 2월 기소돼 재판을 받아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8단독 박대산 판사는 조 씨의 인감증명 위임장을 위조한 혐의(사문서 위조) 등으로 기소돼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던 강 변호사를 법정 구속하면서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이와 관련해 도도맘의 전 남편 조씨의 변호인인 손수호 변호사는 “피고인에 대한 개인적 악감정은 없습니다. 단지 의뢰받은 일을 열심히 했을 뿐입니다. 행동에는 책임이 따르기 마련입니다. 범죄에는 형벌이 따르기 마련입니다. 방심하지 않고 끝까지 잘 마무리하겠습니다.”고 밝혔다. 한편 강 변호사와 같은 혐의로 기소된 김미나씨는 2016년 12월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뒤 항소하지 않아 형이 확정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노태우 전 대통령, 취소 훈장 12년째 반납 안 해

    노태우 전 대통령, 취소 훈장 12년째 반납 안 해

    대한민국 정부 수립 뒤로 지금까지 취소된 정부 포상 가운데 4분의 3가량이 아직 환수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인재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행정안전부에서 받은 ‘역대 정부포상 서훈취소 현황’에 따르면 정부 수립 이후 현재까지 정부 포상 서훈 가운데 541건이 취소됐다. 종류 별로는 훈장이 376건으로 가장 많았고, 포장 130건, 대통령표창 23건, 국무총리표창 21건 순이다. 취소 사유는 징역·금고 이상 ‘형벌’로 인한 취소가 205건으로 가장 많았고, ‘거짓 공적’ 128건,‘12·12,5·18 관련’ 108건, ‘5·18 특별법 관련’ 77건 등이다. 하지만 서훈 취소자에게서 정부포상을 환수한 실적은 24.7%인 134건에 그쳤다. 환수 불가 사유는 분실·멸실이 143건, 대상자 사망 101건, 주소 불명 43건 등이다. 120건은 환수가 진행 중이다. 특히 12·12 사태와 5·18 특별법 등으로 2006년 서훈이 취소된 사례 가운데 상당수가 지금까지도 제대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 노태우 전 대통령이 11건, 5·18 민주화운동 당시 계엄사령관을 지낸 이희성 전 교통부 장관 2건, 5·18 민주화운동 당시 제7특전여단 소속 박병수 대위 1건 등이 대표적이다. 같은 사유로 서훈이 취소된 사례 중 전두환 전 대통령(9건)과 장기오 전 육군교육사령관(5건), 장세동 전 3공수특전여단장(6건) 등은 환수가 마무리됐다. 12·12 및 5·18 관련자인 정호용과 최세창, 허화평 등은 ‘분실·멸실’을 이유로 훈장을 반납하지 않았다. 인 의원은 “서훈이 취소된 이가 고의로 훈장을 반납하지 않을 경우 강력히 제재할 수 있도록 관련 법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단독] ‘제천 어린이집 학대 사망’ 법원, 안전공제회도 배상 책임 판결

    [단독] ‘제천 어린이집 학대 사망’ 법원, 안전공제회도 배상 책임 판결

    2016년 낮잠을 자지 않는다며 세 살배기 아이를 이불로 덮어 숨지게 한 ‘제천 어린이집 학대 사망사건’에 대해 법원이 해당 어린이집과 공제계약을 맺은 어린이집 안전공제회에도 손해배상의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다. 어린이집 안전공제회는 보건복지부 소관 특별 법인으로, 모든 어린이집이 공제회에 의무 가입하고 있다. 아동학대 사건에 대해 공제회에도 배상 책임을 묻는 판결이 나온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4부(부장 이상윤)는 어린이집에서 학대로 사망한 최모(당시 3세)군의 부모와 동생이 어린이집 안전공제회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지난 12일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공제회가 최군의 가족에게 총 3억 40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밝혔다. ●어린이집 다닌 지 일주일도 안 돼…낮잠 안 잔다고 이불로 덮어 2016년 9월 1일부터 제천시의 한 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한 최군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은 9월 6일과 7일 낮잠시간에 잠을 자지 않는다는 이유로 학대를 당했다. 보육교사 천모씨는 최군을 엎드려 눕게 한 뒤 이불을 머리 위까지 덮었고, 손으로 발버둥치는 최군을 강하게 눌러 움직이지 못하게까지 했다. 사망 당일에는 이불을 덮어둔 상태로 50여분간 최군을 방치했고, 결국 최군은 7일 오후 질식으로 숨졌다. 천씨는 아동학대범죄처벌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치사)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지난해 징역 4년을 선고받았고, 형이 확정돼 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재판부는 “영·유아를 보육하는 어린이집 보육교사는 영·유아의 생명·신체에 대해 친권자에 준하는 보호감독의무를 진다”면서 특히 “공제회는 어린이집에서 발생하는 영·유아의 생명·신체피해 등의 사고에 관해 공제계약을 체결한 공제사업자로서 공제한도액인 4억원의 범위 안에서 피공제자인 천씨의 행위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공제회는 이 어린이집의 원장인 김모씨와 함께 2016년 3월부터 2017년 2월까지 영·유아의 신체피해에 대해 4억원 한도에서 배상책임을 담보로 하는 공제계약을 맺었다. ●안전공제회 “학대사건은 배상 책임 없다” vs 법원 “보육활동 중 일어난 사고” 그러나 공제회 측은 ‘영·유아 배상책임 담보조항’ 및 관련 약관에 따라 학대사건에 대해서는 배상 책임이 없다고 맞섰다. 공제회 측은 우선 약관 29조에 ‘보육활동 중에 업무수행으로 생긴 우연한 사고로 인한’ 신체피해나 재물손해에 대한 손해배상을 해준다고 돼있는데 낮잠시간은 ‘보육활동 중’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 약관 31조에 ‘고의로 생긴 손해에 대한 배상책임(1항)’과 ‘벌과금 및 형사상 책임(16항)’에 대해선 보상하지 않는다고 명시돼 있어 형사처벌을 받은 천씨의 학대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은 책임질 수 없다고 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어린이집에서 보통 점심식사 후 아동들이 낮잠을 자는 시간을 가졌고, 낮잠시간은 영·유아의 신체적 발달 정도를 고려해 적절히 휴식을 취하도록 하는 것으로 영·유아를 건강하고 안전하게 보호, 양육하기 위한 ‘통상적인 보육활동’에 포함된다고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가장 쟁점이 된 고의로 인한 손해에 대한 면책 주장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이 사건으로 발생한 손해는 학대 자체만으로 인한 것이 아니라 사망으로 인한 손해임이 분명하다”면서 “천씨가 학대행위에 대한 고의 외에 사망의 결과에 대해서도 예견가능성을 넘어 미필적으로나마 고의를 갖고 있었다고 볼 수는 없다”며 공제회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천씨의 학대는 고의로 일어난 일이 맞지만 사망까지 고의가 있었는지는 증명되지 않았다는 것으로,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형사처벌을 받은 천씨는 ‘결과적 가중범’이라는 설명이다. 공제회가 강하게 주장한 31조 16항의 ‘벌과금 및 형사상 책임’에 대해서는 재판부는 “우연성이 결여되고 반(反)사회성이 높아 보험으로 보호할 필요가 없거나 보험사고로 인해 벌금과 같은 금전적 형벌을 부담하는 경우 등으로 한정해 해석하는 게 타당하다”고 봤다. ●어린이집 민사소송은 항소심 진행 중…새달 14일 선고 한편 최군의 부모들이 어린이집 원장과 천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은 지난해 12월 청주지법 제천지원에서 원장과 천씨가 공동으로 최군 가족에게 3억여원을 지급하라는 1심 판결이 나왔다. 어린이집 측과 부모들 모두 항소해 대전고법 청주민사부에서 항소심이 진행됐고 다음달 14일 판결이 선고된다. 원장 김씨는 “학대 보육교사를 선임·감독한 데 대한 과실이 없어 사용자 책임을 부담할 수 없다”면서 “설령 사용자 책임을 지더라도 최군의 체질적인 소인이나 질병 등이 사망에 기여했다는 점에서 손해배상책임이 제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군 가족의 소송대리인인 법무법인 그린 이정신 대표변호사는 “그동안 약관에 따라 아동학대 행위는 ‘고의로 생긴 손해’로 판단해 공제회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었지만, 학대로 인해 사망이라는 중대한 범죄에 대해선 공제회의 책임을 강조한 것”이라면서 “공제회가 어린이집 학대사고로 인한 피해자 구제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어떻게 사법이 그래요] 5년 넘도록 끝나지 않는 1심… “피고인 탓”이라는 사법부

    [어떻게 사법이 그래요] 5년 넘도록 끝나지 않는 1심… “피고인 탓”이라는 사법부

    “신속하게 재판이 이뤄질 수 있도록 검찰을 지도·감독 하겠습니다”(2015년 법무부장관), “검찰에서 낸 (증거) 부분에 약간의 문제가 있다는 것만 알고 있습니다”(2016년 법원행정처장), “(검사의 사법공조 은폐 의혹은) 파악 못하고 있어서 죄송합니다”(2017년 서울중앙지검장)….저작권 침해 혐의로 기소했지만, 범행을 입증할 ‘기본 증거’인 원저작물을 확보하지 못한 검찰 때문에 2013년 12월부터 2016년 5월까지 2년 6개월 동안 공판 대신 공판준비기일만 열리고 기소 뒤 5년이 지난 지금도 1심 형사재판이 진행 중인 ‘미국 대입시험(SAT) 기출문제 유출 사건’은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감에서 여러 법사위원들의 지적 대상이 됐다. 서울신문이 26일 국회 회의록 시스템을 검색해 보니 19, 20대를 거쳐 모두 9차례 국감 회의장에서 이 사건이 거론됐다. 검찰과 법원 고위 관료들은 국감장에서 “검토 뒤 조치”를 약속했지만, 실제 파행적인 재판에 시정은 없었다. 결국 다음달 국감에서도 관련 지적이 이어질 전망이다. 법사위원들은 ▲3개월 안에 끝내도록 법으로 정해진 공판준비기일을 검찰이 제대로 된 증거를 제출할 때까지 법원이 무작정 연장해 주는 이유 ▲원저작물을 갖고 있는 미국 칼리지보드 측이 SAT 시험지를 제공하지 않아 검찰이 끝내 제대로 된 증거를 못 냈음에도 재판을 이어 간 배경 ▲원저작권자인 칼리지보드가 피고인들을 고발한 사건도 아닌데, 대한민국 검찰이 미국 회사인 칼리지보드 측 피해 구제를 추구하는 근거 ▲형사재판이 길어져 유학생 신분인 피고인들의 진학·해외 취업에 차질이 빚어진 실태 등을 지적해 왔다. 사법당국 고위 관료들은 “(사건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하기 일쑤였고, 시간이 지날수록 “(재판 지연에) 죄송하다”던 답변은 “(혐의를 수용하지 않는) 피고인이 문제”란 식으로 변해 갔다. 질의 3년째인 지난해 김소영 당시 법원행정처장은 “재판 절차상 하자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가 반박당하기도 했다. 김 전 처장은 “사건 당사자가 많았는데 대부분은 다 (벌금형) 확정이 됐고 한 명인가 두 명인가밖에 안 남았는데 그분은 불출석에다 재판에 별로 협조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같은 해 대검도 서면 답변을 통해 “피고인 24명 중 1명운 군사법원 이송, 22명 선고, 1명은 1심 재판 시작 이후 계속 불출석 상태”라고 밝혔다. 재판이 5년 넘게 지연된 책임을 피고인에게 떠넘긴 셈이다. 하지만 이 재판을 모니터링해 온 사법감시배심원단은 “남은 피고인 1명은 2013년 12월 1회 공판준비기일에 참여했고 지난해 3월 현 재판장이 심리한 첫 공판기일에도 참석해 진술하는 등 한 번도 이유 없이 불출석한 사실이 없다”면서 “2016년 5월까지 진행된 공판준비기일엔 피고인 참여가 필요 없을뿐더러 그 기간에도 변호인을 통해 방어권 보장을 촉구했다”고 반박했다. 검사와 변호사, 재판부가 모여 심리 절차를 논의하는 공판준비기일엔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다. 그런데 막상 국감장에선 유례없이 긴 공판준비기일 기간을 초래한 검찰과 법원이 피고인이 그 준비기일에 오지 않았다고 질책했다. 국회 소관 상임위가 3년째 국감에서 같은 내용을 지적했음에도 재판 진행이 고쳐지지 않은 배경으로 사법 당국의 ‘무오류 주의’가 꼽힌다. 일단 검찰이 발표, 기소한 사건이라면 유죄 증거가 부족하더라도 수사·기소 당시 오류를 인정하기보단 새롭게 적용할 다른 형벌 조항을 찾거나 별건 혐의를 들춰내 추가 기소하는 행태가 문제란 얘기다. 법원은 ‘사법부 독립’이란 허울 아래 ‘재판·판결 비판’을 금기시하고 있는데 SAT 기출문제 유출 사건을 다룬 국감에서도 사법부 고위직들이 “개별 재판 내용을 말하기 부적절하다”고 회피한 경우가 많았다. 이제까지는 오직 검찰만이 무죄 선고에 대해 강력 반발하는 등 ‘판결 무비판 성역’의 예외가 돼 왔다. 수사 당국이 범죄자로 낙인찍은 뒤 범행 입증 증거를 찾지 못할 때 조작된 증거나 회유·협박에 따른 자백 증거를 활용한 일은 서울시공무원 간첩조작 사건 등 역대 간첩조작 사건에서 심심치 않게 알려져 왔다. 대공 사건뿐 아니라 일반 형사 사건에서도 비슷한 수사 기법이 활용되는 현상에 대해 검찰 출신 한 변호사는 “검찰과 법원은 자신들이 염두에 둔 범죄자를 잡기 위해서라면 수사 당국은 불법을 저질러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박현갑의 틈새보기] 소년나이, 13세와 14세 차이

    [박현갑의 틈새보기] 소년나이, 13세와 14세 차이

    “어리다고 놀리지 말아요” 최근 유튜브 인기스타 중에 초등학생 창작자들이 적지 않습니다. 어린이 놀이터의 미끄럼틀을 100번까지 어떻게 탈 수 있는지 알려주는 영상물로 조회수 110만여건을 기록한 12살 어린이도 있죠. 이처럼 창의성을 바탕으로 어른들을 놀라게 하는 어린이도 있지만 상상을 초월하는 범죄로 부모들을 충격에 빠트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지난 7월 인천의 13세 여중생이 또래 남학생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이후 극단적인 선택을 했습니다. 해당 남학생은 지난 2월에 이 여학생을 화장실에서 성폭행을 했다고 자백했습니다. 하지만 14세 미만이라 형사처벌은 받지 않습니다. 사회봉사명령이나 소년원 송치 등 보호처분 대상일뿐입니다. 이 여학생의 극단적인 선택과 성폭행 사이에 직접적 인과관계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알려져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분노가 강했습니다. 아버지를 흉기로 찌르기도 2년 전에는 어머니를 때리는 아버지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11살 초등학생 아들이 경찰에 붙잡힌 일도 있습니다. 2016년 1월 7일 경기도 김포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경찰에 따르면 이 학생은 오후 10시 47분쯤 자신의 방에서 아버지 B(55)씨의 배를 흉기로 한 차례 찔렀습니다. 학생은 경찰조사에서 “아버지가 평소 자주 폭행을 했고 사건 당일에도 집에 늦게 귀가한 어머니를 때리는 것을 보고 부엌에서 흉기를 가져와 홧김에 찔렀다”고 진술했다고 합니다. 이 학생 역시 만 14세 미만의 형사 미성년자이어서 형사 책임을 물을 수 없습니다. 지난 6월 26~27일에는 중·고생 10명이 여고생을 노래방으로 불러내 노래소리를 크게 한 상태에서 1시간 30분동안 폭행한 뒤, 얼굴을 가리고 관악산으로 데려가 성추행과 폭행을 한 일도 있습니다. 경찰은 가해청소년 10명 중 9명은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고, 만 14세 미만인 중학생 1명은 가정법원으로 넘겼습니다. 검찰로 송치된 9명 중 혐의가 무거운 7명은 구속된 상태입니다. 이 사건 피해자 언니는 지난 7월 3일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여고생이 중·고생에게 관악산으로 끌려가 집단폭행을 당했다. 경찰이 수사 중인데도 가해자들은 태연하게 SNS를 하고 있다. 한국은 나이가 어릴수록 처벌하기 어렵다”며 소년법 폐지나 개정을 청원하는 글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렸습니다. 잇단 청소년 강력범죄 발생으로 처벌강화를 외치는 여론이 높아지면서 정부가 소년법 개정을 추진 중입니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달 23일 국민청원 47번째 답변자로 나서 소년법상 형사 미성년자 상한연령을 14세에서 13세로 낮추는 소년법 개정을 추진 중이며 소년범죄 예방가 소년범 교화노력도 병행할 것이라고 답변했습니다.소년법 변천 소년법은 1958년 7월 법률 제489호로 제정·공포된 후, 지금까지 여러차례 개정되었습니다. 최초 제정당시 소년의 기준은 20세 미만이었으나 현재는 19세 미만을 소년으로 규정(2조)하고 있구요. 범죄소년은 어떤 범죄를 저질러도 최대 15년형까지만 유기징역을 내릴 수 있습니다. 촉법소년(4조)은 최초 제정당시에는 12세 이상 14세 미만이었으나 2007년 법 개정으로 현재는 10세 이상 14세 미만으로 바뀌었습니다. 촉법소년은 죄를 지었으나 형사처벌은 불가능하며 보호처분만 받습니다. 10세 미만은 보호처분 자체도 불가능합니다. 현재 국회에는 26건의 소년범죄 관련 개정 법률안이 발의된 상태입니다. 형사 미성년자 연령을 ‘10세 이상 14세 미만’에서 ‘10세 이상 13세 미만’으로 낮추는 방안이 핵심입니다. 흉악 범죄를 저지른 청소년을 성인처럼 취급하여 처벌의 상한을 높이는 방안도 있습니다. 사형 또는 무기형의 죄를 범할 당시 18세 미만인 소년에 대해 사형 또는 무기형으로 처할 경우, 15년 유기징역으로 한다는 것을 사형시에는 무기징역으로, 무기형을 내릴 때에는 20년으로 높이는 방안도 있습니다. 그리고 징역 또는 금고를 선고받은 소년에 대하여 가석방을 허가할 수 있는 형의 집행 기간도 늘림으로써 가석방을 어렵게 하려는 방안도 제안됐구요. 외국은? 우리나라처럼 형사미성년자 기준이 14세 미만인 나라는 독일, 일본, 오스트리아입니다. 13세 미만은 프랑스, 호주나 영국은 10세 미만입니다. 13세와 14세, 어떤 차이 있나? 형사 미성년자 상한연령을 14세 미만에서 13세 미만으로 한살 낮추면 13세 범죄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올 상반기 청소년범죄 통계에 따르면 형사미성년자 중 10~13세 범죄는 전년 동기 대비 7.9% 증가했습니다. 그런데 13세 범죄만 놓고 보면 14.7% 늘었습니다. 이 통계는 정부가 형사미성년자 연령을 13세 미만으로 낮출 필요가 있다는 주장하는 주요근거 가운데 하나입니다. 김상곤 장관은 “초등학생은 형사 미성년자로 남기고, 중학생부터는 형벌 법령에 저촉되는 행위를 할 경우, 범죄 기록이 남거나 교도소에 가게 될 수도 있습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즉, 같은 13세라고 하더라도 학교급에 따라 처벌수위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범죄소년에 대한 치료와 교육이 병행되지 않으면 단기적 효과에 그칠 수 있습니다. 보호처분의 핵심인 보호관찰이 제대로 이뤄지기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소년보호관찰관이 보호처분 대상자의 재범 위험 수준에 따라 상담과 장학금 지급 등 다양한 관리감독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인력이 부족하다고 합니다. 지난 8월 기준 소년보호관찰관 1명이 담당하는 소년은 118명입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27.3명의 4배 수준이죠. 정부는 이를 1인당 33명선으로 낮춘다는 계획입니다. 소년원 학생이나 보호관찰 청소년 치료와 교화가일반 학생 지도보다 훨씬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담당인력 증원을 서둘러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형사처벌 연령 인하가 형사책임주의 원칙에 어긋날 수 있고 처벌의 실효성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형사책임주의라는 것은 행위자가 책임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잘못했다는 것이 전제돼야 하는데 촉법소년이 저지른 잘못된 일이 빈번하다고 해서 형사책임 연령을 일률적으로 낮추면 형사법체계의 대원칙이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2015년 10월 경기도 용인 아파트 옥상에서 벽돌을 던져 50대 여성이 사망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범인은 이 아파트에서 사는 9살 초등학생이었습니다. 하지만 형사처벌은 물론 보호처분 조치 대상도 안 돼 정의에 부합하느냐는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청소년 성숙,법은 10여년 전이라면 형사미성년자 연령 인하 문제는 선택의 문제로 보입니다. 과거에 비해 지금의 청소년은 경제성장과 학교교육 보편화로 정신적ㆍ육체적으로 성숙한 상태입니다. 그리고 인터넷 발달로 청소년 모방범죄는 기승을 부리고 범죄수법은 성인범죄에 못지않게 흉포화되고 있습니다. 피해자 입장에서 보면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만으로 범죄행위에 걸맞는 처벌이 되지않는다면 분노할 수 밖에 없습니다. 법은 시대상황에 따라 수시로 바뀌기 마련입니다. 청소년 범죄행태의 변화와 국민의 법감정을 반영하여 국민 모두가 납득할 사회적 정의를 실천하는 지혜가 필요해보입니다. 형사처벌 대상 나이를 낮춰 청소년 범죄를 억제하는 한편 보호처분기간 다양화와 보호관찰인력 증원 등 실효성있는 교화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봅니다. 이같은 입법 및 행정조치와 별도로 사회공동체의 노력 또한 중요합니다. 청소년 보호와 교육책임은 가정과 학교만이 아니라 국가와 사회 전체의 책무입니다. 박현갑 논설위원 eagleduo@seoul.co.kr
  • 성경 20장 필사 않는다고 딸 때린 40대 엄마에 징역형

    성경 20장 필사 않는다고 딸 때린 40대 엄마에 징역형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딸을 때리고 성경 필사를 강요한 40대 어머니가 재판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4단독 정원석 판사는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A(45·여)씨와 미국인 선교사 B(53·여)씨에게 각각 징역 4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고 15일 밝혔다. 또 A씨와 B씨에게 각각 40시간의 아동학대 재발 방지 프로그램 수강을 명령했다. A씨는 2016년 3∼7월 인천시 연수구 B씨 자택 등지에서 안마봉과 드럼 스틱으로 딸 C(16)양의 엉덩이와 팔 등을 수십차례 때려 학대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그는 같은 해 8∼11월 성경 필사를 하라고 딸에게 강요한 뒤 하루에 20장을 다 써내지 못한 날에는 또 안마봉으로 마구 때렸다. A씨는 허락을 받지 않고 대안학교 친구에게 연락했다거나 말대꾸를 한다며 딸을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학대에 가담한 B씨도 쇠로 된 50㎝ 길이의 피리로 C양의 온몸을 수십 차례 때린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인 선교사로 활동한 B씨는 2015년 7월 같은 종교를 믿으며 알게 된 A씨로부터 부탁을 받고 그의 딸을 함께 교육했다. C양은 이들의 학대를 견디다 못해 지난해 2월 한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신고했다. 그는 학대 신고를 한 뒤에도 어머니와 대화를 나누던 중 비웃었다는 이유로 뺨을 맞기도 했다. 정 판사는 “피고인들은 피해자를 대상으로 일종의 의식에 가까운 징벌을 했다”며 “경미하거나 개선할 수 있는 일탈을 가혹하게 응징했고 정당한 훈육의 테두리를 벗어난 신체적 폭력을 행사했다”고 전제했다. 이어 “어린 시절 부모 등으로부터 빈번하게 학대받은 경험은 성장과 발달에 직접 악영향을 끼치고 성인이 된 이후에도 자아에 고착된 트라우마로 남을 수 있다”며 “피고인들에게 재산형에 그치는 처벌을 하면 형벌의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고 밝혔다. 다만 정 판사는 “피고인들이 초범이고 수사와 재판 과정을 통해 재범 억제에 필요한 성찰의 시간을 가진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여진 “남의 불행 전시하는 대신 곁에 앉는 법 택했죠”

    김여진 “남의 불행 전시하는 대신 곁에 앉는 법 택했죠”

    감당할 수 없는 비통과 고통 앞에서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 낼까. 완전한 용서나 애도란 가능할까. 영화 ‘살아남은 아이’는 이처럼 영원히 답을 구할 수 없을 것 같은 물음을 내놓고 그 답으로 가는 길을 낸다. 아이를 잃은 부모와 아이가 목숨 걸고 구한 아이. 세 사람이 겪는 감정의 굴곡을 찬찬히 따라가면서다. 영화는 이들의 불행과 죄책감을 ‘포르노’처럼 선정적으로 전시하지 않는다. 대신 절제된 거리 두기와 배려의 시선을 통해 그들의 슬픔과 상실감을 조용히 쓰다듬는다. 순제작비 2억원, 손익분기점 3만명인 이 작은 영화는 그 묵직한 성취로 개봉 전부터 국내외 영화제에서 먼저 눈도장을 찍었다.지난 2월 제68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포럼 부문에 공식 초청됐고 지난 4월 제20회 우디네극동영화제에서는 신인 감독에게 주어지는 최고 작품상인 화이트멀베리상을 수상했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국제영화평론가협회상을, 서울독립영화제에서는 최우수장편상을 각각 받았다. 배우 김여진(46)이 ‘아이들’(2011) 이후 7년 만의 스크린 복귀를 다시 아이 잃은 엄마 역으로 하게 된 것도 영화의 그런 미덕 때문이다. “이야기의 무게에 압도될까 봐 처음엔 대본을 받고 쳐다도 안 봤어요. 그래도 대본은 보고 거절을 해야겠다 싶어 들여다보는데 마음이 출렁이더라고요. 미숙의 감정이 처음부터 끝까지 생생하게 그려지는데 다른 사람이 하는 건 보고 싶지 않았죠.” 인테리어 가게를 운영하는 미숙(김여진)과 성철(최무성)은 익사 사고로 고교생 아들 은찬을 잃었다. 슬픔을 삭이고 토해 내는 일상을 반복하던 그들은 아들이 목숨 바쳐 구한 아이 기현(성유빈)과 인연을 맺게 된다. 아들의 의사자 신청에 힘쓰던 성철은 기현의 결핍에 마음이 쓰이고, 미숙은 처음엔 거부감을 갖지만 차츰 아이를 품게 된다. 하지만 은찬의 죽음에 관한 기현의 뜻밖의 고백 이후 세 사람의 관계와 감정은 격렬하게 요동친다. “고대로부터 현재까지 아이 잃은 부모의 고통은 이름 지을 수 없는 것이죠. 과부, 홀아비, 고아는 있어도 아이 잃은 부모에 대한 호칭이 없는 건 그게 가장 무섭고 힘겨운 형벌이어서라고 하잖아요. 굉장히 극적으로 풀 수 있는 소재지만, 영화는 무슨 일이 벌어졌는가를 캐지 않고 세 사람의 감정을 따르며 서사를 엮어 가요. 무엇을 떠올리든 영화를 보면 그 생각에 변화가 있을 거예요.”그는 촬영 전 유가족에 대한 대상화를 경계했으면 좋겠다는 뜻을 신동석 감독에게 전했다. 유가족을 대하는 우리 사회와 사람들의 태도에 대한 문제의식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저를 포함해 많은 사람들이 내가 겪고 싶지 않은 불행을 겪은 사람들에 대한 일반화가 있는 것 같아요. ‘애 잃은 부모가 어떻게 저럴 수 있어’, ‘저것 봐, 웃어’라면서요. 자신이 생각하는 슬픔이란 상을 그려 놓고 그 상에서 벗어나면 잘못된 거라고 생각하는 거죠. 작품에서도 힘든 일 겪은 이들이 어떻게 반응하나 호기심을 갖고 불행을 클로즈업해서 보여 주고요. 그렇게 남의 불행을 자극적으로 전시하는 건 안 된다고 감독님께 말씀드렸고 그 점에 유념했죠.” 영화에서도 비통에 잠긴 부부에게 지인들은 “보상금 얼마 받았냐”고 묻고 죽음의 진실을 캐려는 부부에게 학교에서는 “아들이 피해자보다 의사자가 되는 게 낫지 않겠느냐”며 서둘러 사건을 봉합하려 한다. “기본적으로 사람들은 슬픈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 것 같아요. 슬픔이 지속되는 사람들을 보면 ‘그만 좀 하지’, ‘작작 좀 하지’라고 하죠. 감당할 자신이 없으니 직시하고 싶지 않은 거죠. 이 영화는 굳이 말을 덧붙이지 않아도 된다는 것, 잠시 곁에 앉아 있어 주는 것이면 어떨까 하고 일러 주죠. 슬픔은 위로될 수도, 작아질 수도, 사라질 수도 없는 거니까요.” ‘완전한 애도나 용서란 가능한가’란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간다면 영화가 돌려주는 답은 감독의 말로 갈음할 수 있겠다. “사람이 그나마 윤리적인 태도를 유지하려 애쓰는 것은 애도의 감정 덕분일지 모릅니다. 애도와 용서가 완전하거나 완벽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를 위해 사람들이 애쓰는 것이 아예 무의미한 일은 아닐 것입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김광섭 시인 첫 신작 ‘내일이 있어 우리는 슬프다’ 발간

    김광섭 시인 첫 신작 ‘내일이 있어 우리는 슬프다’ 발간

    김광섭 시인의 첫 신작 시집 ‘내일이 있어 우리는 슬프다’가 지난 7월 30일 발간됐다. 김광섭의 첫 시집은 검은 성경이 되려고 하는 음악 또는 악의(惡意)이다. 죽음으로 들끓는 이 세계를 처단한 후 애도하는 시인. “죽어 있는 모든 것의 참모습은/살아 있는 것에 대한 애도”(「애도의 시대」)이다. 시집의 표지에 루오(Georges-Henri Rouault)의 검은 예수가 어른거린다. “내가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살아 있는 비애를 알게 되는//(중략)//부끄러움의 역사는 다시 써야 하”는 것이다. 김광섭이 이룩해 놓은 흑암의 비명(碑銘)이 낙인처럼 선명하다. 김광섭은 순절(殉節)한다. “나는 난파”하여 “내가 없는 영원에서” “질병으로 떠돌” 것이다.(「싸움에서 잊힌 자」) 이것이 시인이 짊어진 형벌이다. 김광섭의 시집은 순결한 면류관이다. 책을 덮는 순간 검정이 파열된다. 서쪽 하늘이 운다. 추락한 천사가, 시인이, 우리 대신 죽어 간다. 노래가 뱀의 눈빛처럼 퍼져 온다. “언제나 그렇듯이 희망도 회색으로 변해 가네.”(King Crimson, 「Starless」)”(이상 장석원 시인의 서평 「검은 성경과 검은 예수」에서) 문학평론가 문종필은 “‘죽음’과 ‘삶’ 사이를 오고 가며 자신의 기울기를 적는 시인의 시 쓰기를 무엇이라고 이름 붙여야 할까. 보도블록 틈 사이에 서서 외롭게 흔들리는 시인의 몸짓을 어떤 방식으로 만져야 하는가. 그는 그 ‘사이’에서 삶을 살아내는 유령이자 귀신이다. 믿는 행위는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해 주는 기도와 같다”며 “그가 ‘살아 본 자’와 ‘죽어 본 자’의 옷깃을 붙잡고 놓지 못하는 행위는 간절한 믿음 안에서 작동된다”고 말했다. 한편 김광섭 시인은 1981년 서울에서 출생했으며, 2013년 ‘시작’을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檢 “병역거부 객관적 지표 있어야 구제” 변호인 “양심, 보호받아야 할 헌법가치”

    檢 “병역거부 객관적 지표 있어야 구제” 변호인 “양심, 보호받아야 할 헌법가치”

    종교와 양심 등의 이유로 병역을 거부하는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을 처벌해야 하는지를 두고 최종 판단을 내려야 하는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30일 공개변론을 열었다. 지난 6월 헌법재판소가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제를 규정하지 않은 병역법 조항이 헌법에 어긋난다고 판단한 뒤 종교적·양심적 병역거부자들에 대한 대체복무제 도입 논의가 활발해진 만큼 공개변론에서도 격론이 벌어졌다.핵심 쟁점은 종교나 양심이 병역법 88조와 예비군법 15조에서 규정한 병역을 거부할 수 있는 ‘정당한 사유’가 될 수 있는지였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여호와의 증인 신도 3명이 현역병 입영을 거부하거나 예비군 소집에 응하지 않아 병역법 위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상고심 사건 3건을 심리하고 있다. 이 가운데 현역병 거부 피고인 1명과 예비군 불참 피고인 1명이 유죄를 선고받았고, 나머지 현역병 입영을 거부한 1명은 정당한 사유에 해당한다며 무죄를 선고받았다. 검찰 측 변론에 나선 김후곤 대검찰청 공판송무부장은 “법에 규정된 ‘정당한 사유’는 병역의무이행 의지가 있음에도 천재지변 등 객관적인 사정이 발생할 때 구제해 주기 위한 것”이라면서 “주관적 사유가 포함되면 측정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모든 형벌 조항을 피하는 만능열쇠가 되고 형사법 체계가 무너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검찰은 최후 변론에서도 “국민 합의로 대체복무가 도입되고 소수자 중심으로 국가 정책이 전환되는 것도 긍정적이지만, 현행법 체계에서 병역면제에 최소한의 형벌을 부과하는 것도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변호인 측 오두진 변호사는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에 대한 무죄 판결이 108건이나 나온 것은 양심이 보호받아야 하는 헌법적 가치 때문이라는 취지”라면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는 존엄한 인간이 자신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거부를 표현하는 소극적이고 최소한의 것”이라고 맞섰다. 오 변호사는 특히 “(국민의 의무 가운데) 양심상의 결정을 보호받는 것은 양심적 병역거부가 유일하고, 대체복무가 도입되면 충실히 이행할 것이기 때문에 무죄 판결이 나오더라도 사회 혼란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심을 맡은 박상옥 대법관은 변호인 측에 “종교적 이유로 병역의무를 거부하는 600여명을 대신해 또 다른 젊은이들이 군대에 가 기본권이 제한되는 생활을 하게 된다”면서 “어떻게 정당성이 있다고 할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오 변호사는 “위험하고 힘들어서 가지 않으려는 현장에 군 복무보다 강도가 낮지 않은 대체복무를 시행하면 국민도 수긍할 것이고, 국가 전체를 볼 때도 골고루 인적 자원을 쓰는 길이 열린다”고 설명했다. 김재형 대법관이 “양심, 신념의 기준을 어떻게 판단할 수 있는가”라고 묻자 변호인은 미국 등 해외 사례를 들며 “서면·진술 등 심사 절차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고 답했다. 판결 선고일은 추후 심리 경과에 따라 공개될 예정이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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