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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상시 청문회법’ 부작용만 겁낼 것은 아니다

    국회 상임위원회 차원의 상시적인 청문회 개최를 가능케 한 국회법 개정안이 그제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그동안 새누리당이 반대해 처리되지 못하다가 비박계 일부와 탈당 무소속 의원들이 찬성으로 돌아서면서 가결됐다. 새누리당 친박계와 청와대는 격앙하고 있다. 청와대는 “정부를 상대로 사실상 매일 청문회를 열겠다는 것”이라면서 “행정부를 마비시키는 법안인 만큼 즉시 개정돼야 한다”고 밝혔다. 새누리당은 본회의에 앞서 부랴부랴 상시 청문회 내용을 삭제한 수정안을 발의했지만 부결됐다. 이번 개정안은 정의화 의장의 주도로 지난해 마련됐다. 기존 국회법은 청문회 대상을 국정조사 등을 위한 중요 안건으로 제한한 반면 개정안은 상임위 소관 현안이기만 하면 과반수 의결로 청문회를 열 수 있도록 했다. 청문회는 국회선진화법 적용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여소야대 국회에서 야당은 원하기만 하면 언제든지 청문회를 열 수 있게 됐다. 야당은 이미 가습기 살균제 사태나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어버이연합 지원 관련 청문회를 공언해 온 터라 20대 국회는 청문회 개최로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 청와대의 우려는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 그동안 국회 청문회가 파행적이었기 때문에 더 그렇다. 특정 인물 망신 주기는 예사였고, 고성과 삿대질, 일방통행식 문답 등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청문회 풍경에 국민들이 넌더리를 낼 정도다. 오류나 의혹을 바로잡기보다 자기 홍보에만 혈안이 된 의원들도 적지 않았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상시 청문회가 낳을 부작용이 만만치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정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는 국회 본연의 권한이고 의무다. 정부의 중요한 정책과 행정에 대해 국회는 끊임없이 살펴봐야 하고, 부족한 게 있으면 고치도록 채찍질해야 한다. 사실 그동안 정부와 공무원들은 주요 사안에 대해 지나치게 청와대 눈치만 보면서 국회, 특히 야당을 도외시하지 않았는지 자문해 볼 필요가 있다. 기존 청문회가 파행적으로만 비치는 것은 인사청문회에 대한 기억 때문인 측면도 있다. 반면 상임위의 상시 청문회는 대부분 정책 청문회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번 개정안에 대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점치는 이들도 있다. 바람직스럽지 않다고 본다. 박근혜 정부의 국정에 대한 평가는 총선에서 선명하게 드러났다. 일방통행식 국정 운영에 제동을 건 것은 바로 국민이다. 국회와 머리를 맞대고 정책을 고민해 행정을 펴라는 국민의 목소리를 새겨들어야 한다. 국회법 개정안은 이런 측면에서 청와대와 국회의 협치를 위한 연결 고리가 될 수 있다. ‘상시 청문회법’이 제 역할을 하려면 야당의 자제가 전제돼야 한다. 여소야대 국회에서 정부에 대한 야당의 견제 권한은 막강해졌다. 상시 청문회란 날개까지 달게 됐다. 그렇다고 사사건건 청문회를 열면 국정이 마비될 수 있다. 정치 공세로 악용한다는 비판에 맞닥뜨릴 것이다. 국민을 위해 꼭 필요한 사안만을 정선(精選)하는 자제력이 필요한 이유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어제 “(청문회를) 남용하지 않겠다”고 했다. 약속을 천금같이 지켜야 할 것이다. 상시 청문회의 성공은 야당에 달렸다.
  • [열린세상] 사회 세력 혁신으로 협치 넘어 ‘거버넌스 국가’로/이형용 거버넌스센터 이사장

    [열린세상] 사회 세력 혁신으로 협치 넘어 ‘거버넌스 국가’로/이형용 거버넌스센터 이사장

    거버넌스가 대세입니다. 총선 후 폭증한(?) ‘협치’를 비롯해 연정, 협업, 소통, 융화…. 모두 거버넌스 용어들입니다. 1년 전 서울신문에 기고한 글에서 ‘이러다 거버넌스가 공동체 문제 해결의 만병통치약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썼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어떤 학자는 부정적 의미로 거버넌스 신드롬을 이야기하고, 본말이 전도됐다고도 하고, 정치가 중요하지 뭔 협치냐, 시비하기도 하지만 좋은 일입니다, ‘새로운 흐름’이 형성되는 것이고, 사회적으로 새로운 패러다임이 본격 확산되는 시점에는 대개 비슷한 풍경이 펼쳐지곤 합니다. 이제는 한 단계 높은 국가 발전 전략이자 비전으로서 ‘거버넌스 국가’를 설정해도 좋겠습니다. 국가 사회 공동체의 제 부문 영역에서 거버넌스 패러다임이 주도적인 운영 원리가 되는 사회, 그것은 궁극에는 ‘차이를 다만 차이로 인정하면서 저마다 자아실현과 향상을 좇는 휴머니즘’이 꽃피는 다원적 문명 국가의 지향이기도 합니다. 거버넌스 국가는 정권 교체로 집약되는 20세기식의 ‘세력 교체론’으로는 성취할 수 없습니다. 세력 교체론은 그 자체가 구식의 반거버넌스 패러다임의 유물입니다. 21세기에 들어선 한국 사회, 특히 정치 사회가 골병들고 시대를 헤쳐 나아가는 역할을 하기는커녕 오히려 타락, 퇴락하며 거꾸로 가는 핵심 원인 가운데 하나가 그 같은 인식과 관점입니다. 이념 대립을 빙자한 적대적 공생 구조가 공고화한 속에서 상대가 망가지면 내게 득이 되고, 권력을 잡은 저들 세력이 실패해야 우리 세력에게 기회가 온다는 ‘대결과 대체’ 프레임은 거버넌스 패러다임과는 섞일 수 없습니다. 대결과 대체 프레임은 현실에서 선택의 지점들, 특히 국정 운영과 공동체 경영을 책임질 정치적 선택, 선거 프로그램에서 ‘누가 누가 잘하나’가 아니라 ‘누가 누가 망가졌나’, ‘누가 누가 덜 나쁜가’를 선택권자, 즉 국민 대중에게 강요하는 고약하고 질 나쁜 정치를 퇴행적으로 재생산해 왔습니다. 자신의 비전 역량을 키우고 더 나은 정책과 대안을 내놓는 것은 쉽지 않은 고민과 노고가 따르나, 상대를 망가뜨리는 것은 잔머리와 몇 번의 패턴 학습을 통해, 거기에다 후안무치에 익숙해지면-이것이 소위 ‘정치적 근육’이라고 논객이라는 이들이 공공연하게 설파하는가? 민망하고 서글픈 일입니다-너무나도 쉬운 일입니다. 그것이 국가 발전의 지체와 선량한 다수 공동체 구성원들의 삶의 질의 쇠락, 때로 참담함을 담보로 함은 물론입니다. 서민들을 괴롭히는 조폭 조무래기들이 나대는 말이 있지 않던가요? ‘누군가를 잘되게 하는 것은 어려워도 망가뜨리는 것은 식은 죽 먹기’라고. 거버넌스 패러다임은 종내에 ‘경쟁과 협력’의 파트너십을 통한 상호 향상과 전체의 시너지, 그를 통해 공동체 잠재 역량의 통합적 발현의 극대화를 기약하는 패러다임입니다. 거버넌스 국가는 그 결과이자 그 길목으로서 광범위한 ‘사회 세력의 21세기형 혁신’을 요구합니다. 사회 세력 혁신을 통한 거버넌스 국가 추동을 위해 거버넌스 문화의 확산을 주요한 전략 방침으로 삼을 수 있습니다. 크고 작은 공동체 속에 기초단체, 광역단체 차원의, 그리고 전 국가 사회적으로 ‘자율과 책임’, ‘참여와 합의’, ‘실천과 협력’, ‘조정과 통합’의 거버넌스 문화를 두루두루 전파, 확산, 정착시켜 패거리 문화나 다름없는 세력 교체론에 젖은 세력들이 스스로 열패감을 느끼고 새로운 거버넌스 문화의 자장(磁場)으로 들어오도록 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 거버넌스 패러다임 적용을 통한 공동체 혁신과 변화의 경험과 사례들을 만들고 축적하는 일이 매우 주효합니다. 그리고 혁신의 네트워크, 네트워크의 네트워크를 중첩적으로 조직하고 확산하는 것도 주효합니다. 제 부문 영역에서 실제 사례를 통해 거버넌스 패러다임의 혜택을 받고, 거버넌스 패러다임이 갖는 새로운 공동체, 새로운 역사 창출의 힘을 체험·체화한 다양한 개인들, 그룹들, 조직들이 성숙한 거버넌스의 주체가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주체들이 파트너십과 성찰성이 역동하는 거버넌스 시대를 열어 가는 저변의 역량, 거버넌스 국가 캠페인의 돌이킬 수 없는 대중적인 동력이 될 것입니다.
  • 여·야·정, 구조조정 재정 역할 원칙만 공감했다

    여·야·정, 구조조정 재정 역할 원칙만 공감했다

    도시락 점심 함께하며 3시간 회의… 유일호 “일자리 창출 안 돼” 협치 요청 3당 “누리예산, 중앙정부가 더 책임져야” 회의 月 1회 정례화…새달 둘째주 열기로 여야 3당과 정부가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제1차 여·야·정 민생경제현안점검회의’를 갖고 기업 구조조정 문제에 있어 재정의 역할이 있어야 한다는 원칙에 공감했다. 새누리당 김광림, 더불어민주당 변재일, 국민의당 김성식 정책위의장과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도시락으로 점심을 함께하며 3시간에 가까운 회의를 가졌다. 유 부총리는 “수출도 안 좋고 투자 부진과 민간 부문의 활력 둔화로 취업자 증가 폭이 둔화하고 있고 청년실업률도 상승해 일자리 창출 여력이 안 되는 상황이라는 말씀을 솔직히 드린다”면서 “구조개혁을 통해 극복해 나가야 한다. 그런데 구조개혁은 정부 혼자의 노력으로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여야와 정부가 협치를 통해서만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국회의 협조를 요청했다. 회의 뒤 새누리당 김 정책위의장은 “구조조정 문제에 있어서 이해관계자의 책임을 분명히 하고 현재의 부실과 잠재적 부실의 진단을 토대로 국민의 부담이 최소화되도록 해야 된다는 데 의견을 합치했고 재정의 역할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됐다”고 밝혔다. 여야 3당은 성과연봉제 도입과 관련, 지난해 노사정 합의대로 도입 기준을 마련하고 노사 합의로 진행돼야 한다는 점에 의견을 모았다. 특히 정부에 대해 성과연봉제 도입 강압 등 불법 논란이 있는 점을 지적했고, 이에 대해 정부 측은 “불법과 탈법이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누리과정 예산과 관련, 여야 3당은 올해 보육 대란이 예상되는 만큼 중앙정부가 좀 더 재정적 책임을 지고 대책을 마련해 다음 회의에서 보고하고 논의될 수 있도록 준비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유 부총리가 “금년 예산은 시·도 간의 형평성 문제 등이 있으므로 이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답했다고 김 정책위의장은 전했다. 여야 3당과 정부는 앞으로 여·야·정 민생경제현안점검회의를 월 1회 원칙으로 정례적으로 열기로 합의하고 다음 회의는 다음달 둘째 주에 열기로 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靑 “즉각 개정”, 거부권엔 신중… 野 “국회가 통법부냐” 반발

    국회법 개정안이 20대 국회 원 구성 협상이 시작된 여의도 정치권에 예기치 못한 변수로 등장했다. 정의화 국회의장이 발의한 개정안의 핵심은 국회 상임위가 법률안 이외 중요 안건 심사 혹은 현안 조사를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청문회를 상시 개최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청와대는 20일 ‘개정 필요’ 입장을 드러내면서도 거부권 행사에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입법부가 개별 현안들을 국회로 끌고 들어와 정쟁으로 비화할 경우 행정부의 기능이 마비된다’는 게 주요한 반대 이유다. 그러나 섣부른 거부권 행사는 앞서 ‘임을 위한 행진곡’ 기념곡 지정 논란으로 굳어진 여야 협치가 더욱 꼬일 수 있다는 점에서 조심스럽다. 새누리당도 ‘즉각 개정’ 목소리를 높이며 동조했지만, 정진석 원내대표 체제가 계파 갈등을 수습해야 하는 국면에서 내우외환을 맞게 돼 곤혹스러운 처지다. 정 원내대표로선 당내외 양면 압박 속에 대야 협상의 첫 고비를 맞게 됐다. 국회 사무처는 개정안을 이달 말에서 다음달 초 정부로 송부할 예정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송일 기준으로 15일 이내 개정안을 공포하거나 국회 재의를 요구하는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 거부권이 행사될 경우 여소야대 정국에서 여야가 힘겨루기를 해야 하는 만큼 위험부담이 높다. 상임위 구성이 난항을 겪거나 20대 원 구성 자체가 지연될 소지가 있다. 국회 결정사항을 뒤집은 데 따른 여론의 역풍도 감수해야 한다. 이런 만큼 박 대통령이 개정안을 일단 공포한 뒤 20대 국회에서 새누리당이 새 개정안을 내고 2라운드에 돌입할 가능성도 있다. 김도읍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국회가) 현안만 생기면 장관들을 불러 놓고 종일 정쟁을 한다”면서 “국회가 가장 기본으로 해야 할 법안 심사는 못하게 되는데 의장이 독단적으로 법안을 상정해 처리했다”며 정 의장을 정면 겨냥했다. 가습기살균제 피해 사태, 어버이연합 불법자금 지원 의혹 등이 국회 청문회로 사사건건 이어지면, 국정운영 마비 사태로까지 번질 것이라는 논리다. 반면 정 의장은 기자들과 만나 새누리당의 사과 요구에 대해 “의장에게는 의장의 권위가 있다. 국회의 권위가 의장의 권위”라며 “여야 합의가 안 되면 의장은 아무것도 못한다고 한다면 ‘꼭두각시’”라고 반박했다. 야당은 청와대와 여당의 개정론에 대해 “국회를 통법부로 보는 발상”이라며 반발했다.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구두 논평에서 “청문회를 상시화한다고 해서 이를 남발하거나 악용할 생각은 전혀 없다”며 “또다시 의회의 결정사항에 대해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재개정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입법부를 통법부로 만들겠다는 오만한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국회법 개정은 정 의장이 국회 개혁 차원에서 추진했고 운영위·법제사법위 합의로 통과됐다”며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근본적으로 국회를 무시하고 총선 민의를 또 한 번 짓밟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상시 청문회법, 협치 뒤흔들 ‘태풍’

    野 “靑 거부권 행사 땐 민의 짓밟아”… 정치권 정면충돌 ‘제2 국회법’ 파동 이른바 ‘상시청문회’법이 20대 국회 개원을 앞둔 정치권의 ‘태풍의 눈’으로 비화하고 있다. 국회 상임위원회 차원의 청문회를 쉽게 할 수 있도록 길을 터 준 국회법 개정안이 지난해에 이은 ‘제2의 국회법’ 파동으로 번지며 청와대의 거부권 행사, 20대 원 구성 협상과 맞물려 여야 협치가 시험대에 올랐다. 여소야대로 전환된 정국이 ‘임을 위한 행진곡’ 논란에 이어 위기를 맞은 형국이다.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20일 국회 상임위원회 차원의 청문회를 쉽게 할 수 있도록 길을 터 준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각각 ‘행정부 마비법’, ‘20대 개원과 동시에 개정 추진’이란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정의화 국회의장과 야당은 “의회를 무시하는 처사”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행정부를 마비시키는 법안인 만큼 즉시 개정돼야 한다”면서 “현안마다 상임위 차원의 청문회를 개최할 경우 공무원이 어떻게 소신을 갖고 일할 수 있겠나. 입법부의 권한이 너무 비대해지고, 행정부가 거의 마비 상황에 올 수 있는 법”이라고 비판했다. 김도읍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도 “이렇게 큰 변화가 예상되는 법을 선진화법과 마찬가지로 19대 국회 마지막에 어수선할 때 여야 합의 없이 의장이 독단적으로 상정, 통과시킨 게 문제”라며 “20대 국회에서 개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 의장은 새누리당의 사과 요구에 대해 “의장 권위를 무시하는, 스스로 누워서 침 뱉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정 의장은 직권상정 논란에 대해서도 “의장이 (조종할 수 있는) 로봇이 아니다”라며 “법사위를 통과하면 특별한 하자가 없는 이상 본회의에 (의사)일정을 잡아야 하고, 그 일정을 잡는 건 전적으로 의장 권한”이라고 강조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도 “우리 당은 상임위 차원의 청문회가 (재적 위원) 3분의1 이상(요구 시 개최할 수 있는 것)으로 허용됐다 하더라도 남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청와대가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근본적으로 국회를 무시하고 총선 민의를 또 한 번 짓밟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만 청와대 측은 “거부권 행사는 현재로선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국회가 정부로 법안을 넘기면 그때 가서 대응 절차를 판단해 봐야 한다”고만 밝혔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유일호 “솔직히 일자리 창출 여력 안 되는 상황…여건 녹록지 않다”

    유일호 “솔직히 일자리 창출 여력 안 되는 상황…여건 녹록지 않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0일 “수출도 안 좋고 투자 부진과 민간부문의 활력 둔화로 취업자 증가폭이 둔화하고 있고 청년실업률도 상승해 일자리 창출 여력이 안 되는 상황이라는 말씀을 솔직히 드린다”고 밝혔다. 유 부총리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새누리당 김광림·더불어민주당 변재일·국민의당 김성식 정책위의장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제1차 민생경제현안점검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유 부총리는 “여건이 녹록지 않다. 세계 경기둔화가 우리 수출에 직격탄을 주고 수출 감소가 지속하고 있다”면서 “또 주력산업 경쟁력도 저하되는 가운데 기업의 연구·개발(R&D)과 설비투자 모두 우리 경제의 활력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구조개혁을 통해 극복해 나가야 한다”면서 “그런데 구조개혁은 정부 혼자의 노력으로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여야와 정부가 협치를 통해서만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유 부총리는 그러면서 “신산업투자를 과감히 해야 하는데 규제가 많이 있다”면서 “법률을 고쳐야 하는 것도 있다. 고용안전망 강화 등의 법안이 꼭 통과돼야 한다. 그러면 기업구조조정도 (부정적) 영향이 최소화되며 속도를 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모두발언을 마치면서 “이를 포함해 오늘 경제 전반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생각이고 앞으로도 주요 민생경제현안과 관련해서는 이 회의를 통해서 정부로서는 그야말로 성실하게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정진석 “오늘 중진연석회의 열어 의견 듣겠다”… 출구전략 시동

    비대위 재인선 등 집중 논의 예상 김무성 “분당론, 국민 배신 하는일” 친박 “원내대표·비대위장직 분리” 비박 “비대위·혁신위 투트랙으로”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20일 원내지도부·중진의원 연석회의를 긴급 소집하기로 하면서 내분 사태가 중대 기로를 맞았다. 정 원내대표는 19일 충남 공주 자택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일 중진연석회의를 소집해 말씀과 의견을 들어 보겠다. 그게 순서”라고 밝혔다. 비상대책위원회 구성·혁신위원장 인선을 둘러싼 친박(친박근혜)·비박계 충돌과 관련해 중진들의 의견을 구하기로 하면서 정 원내대표는 출구 전략 찾기에 나섰다. 지난 17일 상임전국위·전국위 무산으로 비박계가 전면 포진한 혁신 인선이 좌초된 이후 20일 회의에선 당내 갈등 수습 및 비대위 재인선 방안 등이 집중 논의될 전망이다. 초유의 지도부 공백 사태 속에 양 계파 모두 정 원내대표가 제시할 해법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이날 오전 정 원내대표는 천주교 대전교구청을 방문해 주교를 예방하고 공주 마곡사를 찾아 예불한 뒤 하루 만에 상경했다. 전날 공주에 체류하며 정국 구상에 돌입했다는 관측도 나왔으나 이날 오후 20대 국회 원 구성 협상을 위해 돌아왔다. 정 원내대표는 친박계에 대한 불편한 심경도 내비쳤다. 그는 “(계파에 대한) 대통령 생각도 (저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어느 쪽으로 싸우고 힘겨루기를 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제가 당선된 것은 중도 입장에서 엄정중립을 지키면서 하라는 것, 그리고 민심의 명령이 바로 협치·혁신하는 것 아니냐. 그거 수행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원내대표는 친박계 중진들과 이틀째 물밑 접촉을 했다. 한 친박계 핵심 중진 의원은 “오늘 오전 정 원내대표와 전화 통화를 했다”며 “사전에 의논을 하고 들어가야지, (회의 무산 사태를) 또 반복하면 안 된다고 (정 원내대표에게) 충고했다. 인선을 어떻게 바꿔 가지고 올지는 모르지만 정 원내대표가 ‘회의에서 의견을 들어 본 뒤 결정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김무성 전 대표와 비박계 낙선자 약 30명은 본회의 직후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20대 국회 ‘쫑파티’를 가졌다. 김 전 대표는 이 자리에서 분당론에 대해 “그런 얘기는 하면 안 된다. 그건 국민을 배신하는 일”이라고 못박았다. 혁신위원장에서 물러난 김용태 의원도 “정 원내대표가 혁신위원장을 제안할 때 ‘당이 깨지도록 해서는 안 된다’는 조건을 걸었다”며 “저도 혁신을 하더라도 마지막 순간에는 박 대통령을 버려서는 안 된다는 조건으로 수락했다”면서 확전보다는 봉합에 무게를 뒀다. 20일 회의는 20대 국회 4선 이상 의원 18명이 참석 대상이다. 친박계가 10명, 비박계는 중립 성향을 포함해 8명이다. 비박계인 김 전 대표를 비롯해 친박계 좌장 서청원 전 최고위원, 친박 핵심 최경환 의원 등의 참석 여부에도 시선이 쏠렸다. 이날 친박계는 ‘원내대표·비대위원장직 분리’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5선에 오른 이주영 의원은 통화에서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직을 내려놓고 원내 협상에만 집중하는 게 좋겠다”면서 “새로 비대위원장을 선출하고 비대위원 지명도 새 위원장의 몫으로 맡기되 혁신업무를 여기에 일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원유철 전 원내대표도 “원 구성과 전당대회 준비에서 효율적으로 짐을 나눠지는 게 어떻겠나”라며 원내대표·비대위원장직 분리에 힘을 실었다. 반면 비박계 정병국 의원은 통화에서 “비대위·혁신위를 투트랙으로 하고 비대위원장은 원내대표가 하라는 게 당선자들의 뜻이었다”며 “우선 당선자총회를 열어 현 인선에 대해 총의를 묻고, 전국위를 통해 절차를 다시 밟으면 된다”고 주장했다. 혁신위 재인선에 대해서도 “친박계가 그렇게 요구할 자격이 없다”고 못박았다. 김성태 의원은 “우선 원내대표가 전국위 무산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는 게 중요하다”며 “이후 현 위기와 당 지도 체제를 어떻게 정상화할지 긴급 의원총회를 통해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서울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공주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여·야·정 정책 협치 첫 화두는 구조조정

    정부와 여야 3당이 민생 경제 현안을 논의하고 대응책을 찾는 ‘민생경제현안점검회의’가 20일 국회에서 처음 열린다. 이번 회의는 지난 13일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3당 원내지도부 간 회동에서 합의된 사안으로, 이들이 약속한 ‘정책 협치’의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김광림, 더불어민주당 변재일, 국민의당 김성식 정책위의장은 20일 국회에서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정부 관계자들이 참석하는 가운데 첫 민생경제현안점검회의를 개최하기로 합의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는 최대 현안인 부실기업 구조조정 문제와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국책은행의 자본 확충 방안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또 정부와 여당은 노동개혁법,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규제프리존특별법 등 중점 법안 처리를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회의는 여야 3당의 정책위의장이 정부의 대책을 청취하고 각 당의 해법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새누리당 김 정책위의장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정부 측에서 경제 전반에 대해 설명하는 것을 들어 보려고 한다”며 “앞으로의 회의체 운영 방향도 안건으로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더민주는 청년 일자리, 서민 주거, 가계 부채, 사교육비, 누리과정 등을 경제 민생 5대 현안으로 꼽은 뒤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할 방침이다. 이재정 원내대변인은 “정부가 5대 현안에 대해 전향적인 자세로 진정한 대책을 만드는 데 함께해 줄 것을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은 정부가 추진하는 공공기관 성과연봉제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구조조정의 신속한 대응을 주문할 것으로 보인다. 김성식 정책위의장은 “정부가 민생의 엄중한 현실에 대해 성의 있게 보고하고 상황 진단을 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박 대통령과 여야 3당 원내지도부는 앞서 민생경제현안점검회의 개최에 합의했지만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불가를 둘러싼 갈등이 지속되면서 성사 여부가 불투명했었다. 그러나 3당 정책위의장들이 ‘민생 우선’ 원칙에 공감하면서 회의 일정이 확정됐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열린세상] 다시 ‘행정 민주화’를 생각한다/이창길 세종대 행정학과 교수

    [열린세상] 다시 ‘행정 민주화’를 생각한다/이창길 세종대 행정학과 교수

    최근 우리 사회는 ‘행정 민주화’라는 말을 잊어버린 듯하다. 행정을 담당하는 공무원들은 물론 행정을 연구하는 학자들의 기억에서도 사라진 것처럼 보인다. 1980년대와 1990년대 정치 민주화와 함께 행정 민주화는 모든 행정기관들이 수시로 사용하는 행정용어였음에도 이제는 한 세대의 유행어처럼 흔적만 남아 있다는 느낌이다. 이렇듯 기억하지 않아도 될 만큼 행정 민주화가 충분히 이루어진 것일까. 우리의 지난 역사를 돌이켜보면 작은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해방 후 행정 민주화는 이른바 ‘신민’(臣民)에 대한 수탈과 억압의 주체였던 일제강점기의 행정 악습에서 벗어나기 위한 시대적 과제였다. 이는 공무원들에게 자기편이 돼 달라는 힘없고 굶주린 백성들의 작은 소망이기도 했다. 이에 따라 1948년 경찰들을 총괄하는 경무부장은 ‘고마운 경찰, 미더운 경찰, 반가운 경찰’을 표방하며 주민에 대한 친절과 봉공의 자세를 강조했고, 1960년대 초 내무장관은 새해 첫 기자회견에서 행정 민주화를 첫 번째 행정 목표로 제시하기도 했다. 이러한 행정 민주화 노력들은 대부분 선언적 구호나 표어에 그쳤지만, 위민행정(爲民行政)의 씨앗을 뿌린 공로는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1980년대 들어 행정 민주화는 국민의 행정 참여에서 출발했다. 그동안 경제발전과 산업화로 가려진 그늘이 하나씩 드러나면서 행정 민주화에 대한 요구가 봇물처럼 터져 나왔다. 결과만 좋으면 모든 것이 합리화되는 행정은 더이상 가능하지도 효과적이지도 않게 됐다. 절차적 정당성과 민주성이 행정의 중요한 가치로 인식되기 시작한 것이다. 지방자치제를 실시해 지방 행정의 민주화를 실현하고, 행정절차법과 정보공개법을 제정한 것도 바로 이 시기였다. 2000년 이후에도 행정 민주화를 위한 노력은 계속됐다. 정보화와 세계화로 인해 지식과 정보의 공유가 확산되면서 행정은 급격하게 수평적 구조로 전환됐고, ‘위원회 공화국’이라고 불릴 만큼 전문가와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들을 수렴하기 시작했다. 권력자의 일방적인 통치가 아닌 개방과 공존의 협치 행정으로 변모한 것이다. 과거에 누리던 권력과 권위를 내려놓고 행정 내부의 분권과 자율을 실천한 것 또한 행정 민주화를 향한 발걸음이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우리는 어떤가. 국민들의 다양한 의견은 수렴되지 못하고 좌절되는 경우가 많았고, 여전히 침묵하는 다수는 ‘대나무숲’을 찾고 있다. 지난 역사가 보여 준 행정 민주화의 궤적은 지나친 성과주의와 실용주의에 매몰돼 희미해지고 있다. ‘피로사회’의 저자 한병철에 따르면 “규율사회는 광인과 범죄자를 낳는 반면 성과사회는 우울증 환자와 낙오자를 만들어 낸다”고 한다. 이제부터라도 우리 뇌리에서 잊혀 가는 행정 민주화를 다시 깨워야 한다. 국민 중심, 인간 중심의 행정 민주화를 시작해 보자. 첫째, 정부는 국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 ‘권력의 종말’의 저자 모이제스 나임이 지적했듯이 현대 사회는 정부와 군대 같은 거시적 권력들이 개인을 중심으로 하는 미시적 권력으로 대체되고 있다. 특히 우리 국민들은 미시적 권력을 발휘할 만한 능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 국민들이 정책 과정에 참여해 충분한 토론과 논의의 기회를 갖도록 해 주어야 한다. 공무원들도 정책의 동반자로 인식하고 그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수렴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둘째, 따뜻하고 인간적인 과정의 가치를 소중히 여겨야 한다. 눈에 보이는 목표와 성과만을 강조하느라 눈에 보이지 않는 공공성과 인간성이 무너지는 모습을 우리는 너무나 자주 목격했다. 가습기 살균제 사태만 보더라도 오랫동안 말없이 피눈물만 흘려야 했던 국민들을 보듬지 못한 행정 시스템에 분노와 함께 자괴감이 느껴진다. 행정이 왜 존재하는지를 깊이 숙고해야 한다. 최근 논의되고 있는 경제 민주화도 행정 민주화 없이는 성공할 수 없다.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지 않는 권위적인 행정 운영이 경제적인 불평등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행정 민주화를 통해 정부와 국민이 함께한다면 어떤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다 함께 ‘행정 민주화’를 소리 높여 불러 보자.
  • [사설] 19대 국회 민생법안 결자해지해 오명 씻어야

    19대 국회가 오는 19일 본회의를 끝으로 사실상 막을 내린다. 그제 새누리당 김도읍, 더불어민주당 박완주, 국민의당 김관영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번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처리할 법안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유종의 미를 거둘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그런 다짐이 공허하게만 들린다. 3당이 이날 “무쟁점 법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했다”고는 하나 기껏 100여건에 불과해 19대 국회에 계류돼 있던 1만여건의 법안이 자동 폐기될 운명이기 때문이다. 노동개혁 4법 등 해묵은 쟁점 법안들과 함께 전국 시도지사들이 입법을 촉구했던 ‘규제프리존특별법’ 등 민생 안건들이 덩달아 사장될 판이다. 여야는 추가 협상으로 각종 민생 법안들만이라도 이번 회기에 처리해 역대 최악이란 19대 국회의 오명을 씻기 바란다. 19대 국회는 의원 1명당 연간 6억여원의 예산도 모자라 국회 운영비를 물 쓰듯이 사용해 왔다. 예컨대 평창동계특위는 딱 한번 ‘21분 회의’를 했지만, 4400여만원의 지원을 챙겨서 나눠 쓰는가 하면 각종 상임위마다 외유성 출장을 가는 명목으로 혈세를 펑펑 썼다. 심지어 여야의 일부 상임위원장들이 특수활동비를 부인에게 생활비로 주거나, 아들 유학 자금으로 유용한 사실이 들통나 망신을 자초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여야 간 무한 정쟁에다 이른바 국회선진화법의 덫에 걸려 법안 처리율은 역대 어느 국회에 비해서도 터무니없이 낮았다. 도덕적 해이에다 가성비마저 바닥 수준인 19대 국회는 국민의 지탄을 받을 수밖에 없었던 셈이다. 이런 19대 국회의 행태가 마지막 가쁜 숨을 몰아쉬는 순간까지도 달라지지 않는다면 통탄할 일이다. 지난번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3당 원내지도부 간 청와대 회동에서 이른바 ‘협치’의 물꼬가 트이는가 했다. 하지만 주요 쟁점 법안을 놓고 여전히 평행선 대치다. 3당은 총론에서 청년 일자리 창출 법안을 최우선 처리하기로 합의해 놓고도 서비스산업발전법과 청년고용촉진법 등 각론에서는 딴소리다. 의원들 스스로 쌈짓돈처럼 쓰던 특수활동비의 내역을 공개하는 법안을 발의해 놓고는 슬그머니 자동 폐기를 기다리는 것을 보면 쓴웃음이 날 지경이다. 이처럼 후진적인 국회의 모습이 20대 국회로 이어진다는 것은 상상만 해도 끔찍한 일이다. 여야 3당이 4·13 총선 민의를 받들어 대화와 협력으로 새로운 의정상을 정립하기로 했다면 굳이 이를 20대 국회까지 미룰 까닭이 뭔가. 20대 국회에서 19대 때는 없던 감춰 둔 요술 방망이가 있는 것도 아니지 않나. 여야 3당이 당장 이번 임시국회에서 협치를 실천해야 할 이유다. 19대 국회가 각종 민생 현안을 포함해 1만건의 법안을 이대로 팽개친 채 끝내 야반도주하듯 해산할 것인가. 이 경우 헌정사에 씻을 수 없는 오점으로 남게 될 것은 불문가지다. 19대 국회는 해묵은 숙제를 가급적 임기 내에 결자해지하도록 해야 한다. 여야는 최소한 규제프리존특별법이나 서비스산업발전법 등 각종 민생 및 경제활성화 법안들에 관한 한 이견을 절충하는 마지막 성의를 보여 주기를 당부한다.
  • “운동권 구분 없애고 통합 에너지 강화해야”

    “운동권 구분 없애고 통합 에너지 강화해야”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와 함께 ‘86세대’(80년대 학번·60년대생)의 리더로 불리는 이인영 의원은 향후 나아갈 방향에 대해 “우리는 민생의 현장으로 ‘하방’(下放) 해야 하고, 당내에서는 ‘전방’으로 나가 책임지고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과정이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생은 ‘하방’… 당내선 ‘전방’으로 이 의원은 16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그동안은 선배(의원)들 수청이나 들고 하는 게 오히려 문제였던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앞으로 당내 주도 세력으로 발돋움해 ‘하청정치를 한다’는 비판에서 벗어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지난 9일 우 원내대표가 북한을 강하게 비판한 것에 대해서는 “(북한에) 할 말은 해야 한다”고 동의하면서 “기본적으로 우리는 실사구시적이고 매우 실용적인 경제 통일을 강조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일부에서 우리를 이념적으로 ‘종북’이라 덧씌웠지만 앞으로 국민들도 (86세대가 하는 걸 보고) 위험한지 안 위험한지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 의원은 86세대의 조직화 여부에 대해서는 “지금 시점에 (86세대가) 집단적인 역할을 하고 다 같이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면 차라리 좋을 거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이미 이전 과정에서 (86세대가 계파별로) 분화되는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쉬워 보이지는 않는다. 이제 와서 ‘다시 하나 되자’고 외치는 것도 촌스러워 보인다”고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그러면서 그는 “운동권과 비운동권의 구분을 없애고 당이 새롭게 나아갈 수 있는 통합의 에너지를 강화시키는 게 오히려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대 출마 여부는 진행 상황 보고 결정 한편 본인의 전당대회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여전히 고민을 드러냈다. 이 의원은 “이번 전당대회는 국민들이 부여한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 변화에 대한 메시지를 내놓지 못하면 큰일 난다”면서 “전대 진행 상황을 지켜보고 결정하겠다. 지금 던져야 할 메시지는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2015년 2·8 전대에 출사표를 던졌던 이 의원은 당시 “친노(친노무현)·비노(비노무현)를 뛰어넘어 협치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더민주 “국정운영 큰 흐름 바뀔 수 있다”… ‘협치’ 3일만에 충돌

    박지원 “합창 최종 결정은 靑”… 우상호 “국정 협조 불가” 경고 與도 당·청관계 악영향 우려… 여·야·청 이념갈등 격화 가능성 국가보훈처가 16일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합창 방식으로 부르기로 결정하면서 ‘협치’를 다짐했던 여·야·청이 이념 갈등의 후폭풍에 내몰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대통령의 다른 제안들에 대해서도 진정성에 의구심을 보내고 있고,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은 재고를 요청하긴 했지만 두 야당과 청와대 사이에서 난처한 입장이다. 이처럼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3당 원내지도부가 회동한 지 사흘 만에 여·야·청 협치가 시험대에 오른 형국이다.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임을 위한 행진곡’의 제창 불가 방침의 최종결정권자로 박 대통령을 지목했다. 청와대와 직접적으로 대립각을 세운 것이다. 박 원내대표는 당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박승춘 보훈처장이 (‘임을 위한 행진곡’ 기념곡 지정 문제는) 자기 손을 떠났다고 한 것은 바로 윗선이 박 대통령이었다는 게 입증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원내대표는 또 ‘20대 국회, 협치 가능한가?’ 토론회에 참석, “협치를 하기 위해서는 이제 우리나라도 개헌할 때가 됐다”고 주장했다. 더민주도 국민의당과 보조를 맞추며 청와대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더민주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날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5·18 당일 이 정권이 어떻게 태도를 취하느냐에 따라 국정 운영에 큰 흐름이 바뀔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한다”고 했다. 더욱이 더민주는 2013년과 2015년 두 차례에 걸쳐 박 보훈처장 해임촉구결의안을 제출하는 등 악연도 있다. 이번에는 더민주와 국민의당의 거센 반발이 단지 으름장으로만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여소야대 정국으로 이전과는 상황이 다른 데다 두 야당이 호남 민심 잡기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점에서 강경 노선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크다. 더민주 관계자는 이날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박 보훈처장에 대한 공동 해임촉구결의안을 20대 국회가 개원하는 대로 제출하기 위해 실무 작업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새누리당은 두 야당의 반발에 대해 겉으로는 보훈처에 유감을 표명하고 재고를 요청했다. 하지만 당·청 관계에 미칠 영향으로 난처한 분위기다. 새누리당 민경욱 원내대변인은 “보훈처의 재고를 요청한다”면서도 청와대의 입장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친박(친박근혜)계의 한 중진 의원은 “박 대통령이 ‘임을 위한 행진곡’이 제창될 수 없는 이유를 회동 자리에서 설명했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한편 윤장현 광주시장은 “제창 불허는 국민의 뜻을 무시한 처사”라고 반발하며 “행사 참석자가 모두 제창할 것”을 제안했다. 서울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하태경 “보훈처장, 대통령 지시 제대로 이해 못하고 있어” 비판

    하태경 “보훈처장, 대통령 지시 제대로 이해 못하고 있어” 비판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은 16일 정부의 ‘임을 위한 행진곡’ 5.18 공식기념곡 지정 불허와 관련 “보훈처장이 대통령의 지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라며 박승춘 보훈처장 탓으로 돌렸다. 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같이 말하며 “대통령께서 ‘국민 분열의 문제가 있으니 좋은 방안을 강구하라’는 것은 현행대로 하지 말라는 뜻”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행대로 합창을 하겠다는 게 보훈처의 결정이라뇨? 보훈처는 ‘이 문제가 국민 분열로 이어지고 있다’는 대통령의 판단에 동의할 수 없다는 거냐?”라며 “노래 한곡에 이 정도 포용력도 없는 보훈처, 협치와 국민통합을 내세운 정부의 기조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거듭 박 처장을 비난했다. 또 “제창과 합창의 차이를 자꾸 이야기하는데, 애국가 제창할 때 따라부르지 않는다고 처벌받나”라면서 “제창 결정해도 원하는 사람만 부르면 된다”고 보훈처의 입장을 반박했다. 하 의원은 “보훈처는 일부 단체들의 반발에 대해 말할 자격이 없다”며 “임을 위한 행진곡이 김일성 찬양곡이라는 유언비어가 확산돼도 이를 적극 막지 않고 오히려 부추겼기 때문”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우상호, 임을 위한 행진곡 기념곡 무산에 “대통령 지시를 보훈처장이 어긴 거냐”

    우상호, 임을 위한 행진곡 기념곡 무산에 “대통령 지시를 보훈처장이 어긴 거냐”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6일 “‘임을 위한 행진곡’ 문제에 대해 5·18 당일 이 정권이 어떻게 태도를 취하느냐에 따라 국정운영의 큰 흐름이 바뀔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한다”고 밝혔다. 우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 회의에서 “지난번 청와대 회동을 통해 총선 민심을 반영, 국가적 사안에 대해 서로 협조하자, 야당 의견도 겸허히 반영하겠다는 합의정신을 확인했는데 2~3일도 안 지나서 야당 워원내대표들이 강하게 부탁드리고 대통령도 좋은 방안을 찾아보라고 제시한 ‘임을 위한 행진곡’ 문제에 대해 국가보훈처가 제창을 못하겠다고 통보했다고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우 원내대표는 이어 “오늘 내일 시간이 있기 때문에 보훈처장은 이 문제를 다시 검토하고 청와대는 다시 지시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박지원 원내대표가 이같은 내용을 청와대 현기환 정무수석으로부터 통보받았다고 자신의 SNS에 공개한 것을 두고 “청와대는 국민의당과만 파트너십을 만들겠다는 건지 왜 국민의당에만 통보했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국론분열을 일으키지 않는 좋은 방법을 찾으라는) 대통령 지시를 보훈처장이 거부한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우 원내대표는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이 협치를 위한 하나의 시금석이 될 것이라는 얘기를 여러번 강조했고 대통령도 지시하겠다고 했다”면서 “이 문제에 대한 진실을 청와대가 밝혀달라. 대통령이 지시한거 맞나, 보훈처장이 거부한건가, 지시한다고 야당 원내대표에 얘기하고 사실은 지시 안한거냐”고 반문했다. 우 원내대표는 “총선 민심을 반영하는 건 사람을 바꾸는 인적쇄신과 정책쇄신 등 두 가지가 있다”면서 “정책을 바꿔서 민심을 받아들이겠다는 태도를 보여야 하는데 현재는 인적 쇄신, 정책 쇄신 다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박지원 “보훈처·청와대, ‘임을 위한 행진곡’ 기념곡 불허 통보“

    박지원 “보훈처·청와대, ‘임을 위한 행진곡’ 기념곡 불허 통보“

    국가보훈처가 ‘임을 위한 행진곡’의 5·18 기념곡 지정과 제창에 대해 국론 분열의 문제를 이유로 현행대로 ‘합창’으로 결정했다고 청와대가 16일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오늘 아침 7시 48분 청와대 현기환 정무수석으로부터 어제밤 늦게까지 보훈처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의 기념곡 지정에 대한 논의 결과 국론분열의 문제가 있어 현행대로 합창으로 결정, 청와대에 보고한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이해를 바란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이는 대통령께서 지난 13일 청와대 회동과 소통 협치의 합의를 잉크도 마르기 전에 찢어버리는 일이라며 강한 항의를 했다”고 전했다. 지난 13일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3당 원내지도부 회동 당시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박 원내대표는 ‘임을 위한 행진곡’을 기념곡으로 지정할 것을 강력 요구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박 대통령은 국론분열을 일으키지 않는 좋은 방법을 찾도록 국가보훈처에 지시하겠다고 답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구조조정 속도 내려면 결국 국회가 협력해야

    정부와 한국은행은 당면한 기업 구조조정에 나서야 하는 주체다. 이들은 여전히 ‘골든타임’이 지나가면 먹구름이 몰려올 수밖에 없다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경고한다. 하지만 입으로만 ‘속도와 타이밍’을 외칠 뿐 서두르는 기색 없이 한가하게만 보인다. 구조조정 재원 마련을 위한 관계 기관 협의체가 첫 회의를 한 것이 지난 4일이다.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기업은행, 수출입은행은 당시 국책은행의 자본 확충 필요성에 뜻을 모았다고 했지만 벌써 열흘이 훌쩍 넘었다. 그동안 각 주체는 자신들이 주장하는 구조조정 방안을 놓고 설왕설래만 했을 뿐이다. 각 주체가 효율적인 구조조정 방안을 찾기보다 책임 회피에 급급하다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런데 가만히 살펴보면 정부가 몸을 사리는 데는 이유가 있다. 웬만하면 국회는 피해 가고 싶다는 뜻이 곳곳에서 읽힌다. 구조조정이 속도를 내지 못한 것은 국책은행 자본 확충 방안을 놓고 정부와 한은이 엇갈린 목소리를 냈기 때문이다. 정부는 부실기업 구제에 재정을 투입하려면 시급성에 비춰 절차가 복잡한 만큼 한은이 발권력을 동원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처음부터 주장했다. 한은은 한은대로 국책은행에 대한 자금 지원은 회수가 쉽지 않은 출자 방식이 돼서는 안 된다며 맞서 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면서 한은은 출자 대신 시중은행의 채권을 담보로 대출해 주는 은행자본확충펀드 방식을 제시했다. 이리저리 돌려서 이야기한 꼴이지만 결국 정부는 국회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것이 귀찮고, 한은은 손실 책임을 떠안고 싶지 않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어떤 방식이든 돈은 결국 같은 곳간에서 나올 수밖에 없는 만큼 곳간 주인인 국민들이 보기에는 기가 막히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와 한은 사이에 국책은행 자본 확충 방안으로 자본확충펀드에 대해 상당 부분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소식이 들린다. 2009년 은행자본확충펀드의 변형 모델로 한은이 대출해 준 돈으로 펀드를 만들면 이 펀드가 은행에 출자해 자기자본비율을 높여 주는 방식이다. 하지만 정부와 한은 사이에서는 여전히 줄다리기가 한창이라고 한다. 한은이 대출금에 대한 담보나 정부의 지급보증을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는 반대하고 있다. 지급보증은 재정이 투입되는 것이나 다름없는 데다 지급보증을 하려면 국회의 동의도 얻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정부는 골치 아픈 국회를 피해 가려 고심하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원내지도부는 경제부총리와 3당 정책위의장이 만나는 민생·경제 현안 점검회의를 조속히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각종 현안이 적지 않다지만 구조조정보다 시급한 과제는 없다고 본다. 소통의 통로도 마련된 만큼 유일호 경제부총리는 이제부터라도 국회에 대한 정공법을 펴야 할 것이다. ‘국회는 피해 가야 할 대상’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안 된다. 정치권도 왜 정부가 국회를 기피 대상으로만 생각하는지 돌아봐야 한다. 경제부총리와 3당 정책위의장의 첫 번째 민생·경제 점검회의에서 구조조정의 해법에 합의하는 협치(協治)의 구체적 모습이 제시되기를 기대하는 것은 꿈인가.
  • [사설] 소통과 경제에 방점 찍은 靑 인적 쇄신

    박근혜 대통령이 4·13 총선 한달여 만인 어제 비서실장과 경제수석, 정책조정수석을 교체하는 청와대 개편을 단행했다. 신임 비서실장에는 이원종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장을 임명했고, 경제수석에는 새누리당 강석훈 의원을 기용했다. 전임 안종범 경제수석은 정책조정수석으로 자리를 옮겼다. 청와대 개편은 시기만 불투명했을 뿐 어느 정도 예견됐었다는 점에서 크게 놀랄 만한 일은 아니다. 이번 총선 민심은 박 대통령의 국정 운영 스타일에 대한 불만과 변화 요구도 한 축을 이루고 있는 만큼 참모진의 책임을 묻는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이 신임 비서실장은 정통 행정 관료 출신이면서도 민선 충북도지사를 연임했다. ‘행정의 달인’이지만 정치적 감각 또한 남다르다고 할 수 있다. 청와대는 ‘소통 능력’을 높게 평가했다. 집권 후반기에 직면한 여소야대 상황에서 정치권과도 말이 통할 수 있는 이 신임 비서실장을 발탁한 데는 국정을 안정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뜻이 담겼다고 볼 수 있다. ‘위스콘신대’ 동문인 강 수석과 안 수석은 새누리당의 각종 경제정책 추진 과정에서 호흡을 맞춰 왔다. ‘경제통’ 중심의 청와대 참모진을 통해 4대 개혁과 경제활성화에 힘을 쏟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것으로 보인다. 이번 청와대 개편 소식이 반가운 것은 비록 전면적인 인적 쇄신으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박 대통령의 ‘화답의 정치’가 확인됐다는 점에서다. 총선 후 박 대통령은 편집국장·보도국장 간담회를 통해 시중의 민심을 전격 청취했고, 지난주에는 여야 원내 지도부와의 회동을 통해 협치(協治)의 기대감을 한껏 높여 줬다. 이제 석달에 한 번씩 여야 대표와의 정례 회동을 통해 각종 현안에 대한 정치적 조율에도 나서게 됐다. 청와대 개편을 포함해 이 모든 것은 ‘독불장군식 국정 운영’과 ‘불통의 리더십’은 더이상 안 된다는 국민적 요구에 대한 화답인 것이다. 이제 중요한 것은 새 진용을 갖춘 박 대통령과 청와대가 여야 정치권 및 국민들과 진정으로 소통, 조율하면서 경제와 안보의 중첩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협치 드라마를 펼쳐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미 박 대통령은 여야정 민생경제현안점검회의 개최와 안보 정보의 공유 확대 등을 선제적으로 야당 측에 제안하지 않았는가. 중요한 국정 현안을 세간의 ‘기브 앤드 테이크’ 관행처럼 야당 측과 주고받을 수는 없는 것이지만 서로 역지사지하면서 배려·공감하지 않는다면 협치는 공허한 외침에 불과할 따름이다. 그런 점에서 새 참모진의 책임이 막중하다.
  • 여야 “19일 본회의서 무쟁점 법안 120개 처리”

    여야 “19일 본회의서 무쟁점 법안 120개 처리”

    원 구성 협상 새달 14일 마무리 노동개혁 등 쟁점은 이견 재확인 상임위 배분 문제도 수싸움 치열 여야 3당의 원내수석부대표들이 15일 국회에서 회동을 갖고 오는 19일로 예정된 19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120건에 해당하는 무쟁점 법안을 처리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원(院) 구성 협상은 늦어도 다음달 14일까지는 마무리 짓기로 하고 속도감 있게 협상에 임하기로 했다. 노동개혁 법안, 가습기살균제특별법, 세월호특별법 개정안 등 쟁점 법안들에 대해서는 이견만 확인했다. 새누리당 김도읍, 더불어민주당 박완주, 국민의당 김관영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회동을 갖고 19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처리할 법안들에 대해 논의했다. 더민주 박 수석부대표는 회동 뒤 기자들에게 “본회의에 계류된 법안 37개는 처리하기로 합의했으며, 이를 포함한 120여개 무쟁점 법안의 처리 문제를 각 당 지도부와 협의해 최종적으로 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견을 좁힌 부분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몇 년 동안 쟁점 법안으로 평행선을 달렸던 것을 한 시간 반 만에 다 협의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새누리당은 쟁점이 그나마 적은 법안으로 규제프리존법을, 더민주와 국민의당은 가습기살균제특별법과 세월호특별법 개정안 등의 처리를 요구했지만 의견을 교환하는 데 그쳤다. 박 수석부대표는 “각자 법안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말씀을 나눴다”면서 “주장했던 법에 대해 각자 의견들을 듣고 다시 한번 더 논의를 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의료분쟁조정법(신해철법) 등 현안에 대한 논의도 일부 이뤄졌으나 뚜렷한 결론은 내리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원 구성 협상과 관련한 논의도 진척을 보지는 못했다. 이날 회동에서는 국회의장 선출, 상임위원장 배분 문제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논의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국회의장직은 당초 제1당인 더민주가 맡아야 한다는 분위기였지만 새누리당 내에서 이를 양보하면 안 된다는 주장이 나와 향후 협상도 상임위 분할 또는 배분 문제와 맞물려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박 수석부대표는 원 구성 협상에 대해 ”물리적으로 6월 14일까지 가능하다는 내용을 서로 확인하고 법적 기일을 지키기 위해 속도를 내서 협상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와 환경노동위원회 등 거대 상임위 분할 문제와 상임위 배분 문제에 대해서는 “전체적으로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데 3당의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특정 상임위만 얘기하는 게 아니고, 큰 원칙에서 18개 상임위를 유지하는 게 맞다”면서 “정말 불가피한 경우 한 개를 늘리는 것도 만만치 않다는 정신에 동의했다”고 밝혀 향후 협상에서도 3당 간 수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청와대 참모진 개편] 정치권 엇갈린 반응

    15일 발표된 청와대 참모진 개편안에 대해 여야는 엇갈린 반응을 내놨다. 새누리당은 ‘소통의 인선’이라고 치켜세웠지만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민의와 한참 거리가 있는 인선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새누리당 김정재 원내대변인은 구두 논평을 통해 “국민 소통과 민생경제 활성화에 집중하겠다는 대통령의 의지를 보여 준 결과”라며 “3당 원내대표 회담 이후 높아진 소통과 협치에 대한 국민의 기대에 부합하는 인선”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원종 신임 비서실장에 대해 “풍부한 행정 경험과 국민 소통 역량을 갖춘 인물”이라면서 “청와대의 대국민 소통 강화 의지를 보여 준 것으로, 정치권의 지속적인 소통과 협치에 큰 역할을 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안종범 정책조정수석과 강석훈 경제수석에 대해서도 “현 정부의 경제정책과 국정 운영에 대한 이해도, 전문성, 추진력을 바탕으로 민생경제 활성화 등 각종 현안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정책 운영의 효율성이 극대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반면 더민주 이재경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총선 민의와 거리가 있는 인사”라며 “교체 폭과 인사의 내용이 총선에서 드러난 성난 민심에 최소한의 답도 되지 못한다”고 힐난했다. 특히 안 수석이 자리 이동을 한 것에 대해 “경제정책 등 국정 기조에 대한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 또한 실망스럽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박근혜 대통령은 총선 민의를 무겁게 받아들여 청와대와 내각에 대해 국민이 납득할 수 있을 정도의 실질적 변화를 보여 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국민의당 손금주 수석대변인도 “이번 참모진 개편의 폭과 내용에 대해 깊은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이 실장이 여소야대의 상황에서 경제·노동 문제 등 난마처럼 얽힌 정국을 풀어 나갈 정치력과 추진력을 가졌는지 의문으로, 대통령께 민심을 가감 없이 직언할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논평했다. 이어 안 수석의 자리 이동에 대해 “현재 경제 위기 상황에 책임이 있는 분을 자리 이동만 시키는 것은 회전문, 수첩인사의 반복일 뿐 구조조정 등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국정 기조의 변화로 볼 수 없다”고, 강 수석을 두고선 “낙선 인사에 대한 배려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청와대 참모진 개편] 기민해진 朴대통령 ‘靑변화’ 시그널… 여권 수뇌부 모두 충청권

    [청와대 참모진 개편] 기민해진 朴대통령 ‘靑변화’ 시그널… 여권 수뇌부 모두 충청권

    정치권 교체 요구 전 미리 단행 靑 내부서도 “전혀 예상 못 했다”국정 지지도 회복세 더 빨라질 듯 박근혜 대통령이 최근 정치 행보에서 기민함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26일 언론사 편집·보도국장 초청 오찬 간담회, 지난 13일 여야 원내지도부와의 청와대 회동에 이어 15일 청와대 참모진 개편이 발표되자 청와대 내부에서도 “예상보다 빠르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총선 직후 “민의를 겸허히 수용하고 20대 국회와 긴밀히 협력하겠다”는 첫 반응이 나올 때만 해도 여권 내부에서조차 ‘부족하다’는 평가와 함께 “총선 패배 수습이 쉽지 않겠다”는 우려가 많았다. 박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정권 출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한 것도 이즈음이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비서실장 교체를 통해 가장 상징적으로 ‘청와대의 변화’를 암시했다. 앞서 김기춘 비서실장 교체에 대한 요구가 빗발쳤을 때 박 대통령은 긴 시간 이에 부응하지 않아 ‘버티기’라는 비판을 받았었다. 이날 인사는 상대적으로 신속하고 분명한 메시지로 받아들여지는 효과를 냈다. 자리 이동을 통한 인사이긴 했지만 ‘정책 조정의 수장’을 교체함으로써 교체의 폭도 확대돼 보였다. 박 대통령이 보인 일련의 정치 행보는 “피동적이거나 수동적인 위치에 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예컨대 여야 원내지도부와의 회동에서 박 대통령은 ‘협치’의 틀을 ‘선제적으로’ 제시했다. 유일호 경제부총리와 3당 정책위의장 간 민생경제현안점검회의 개최 방안은 참모진과도 미리 공유하지 않고 ‘주도적으로’ 내놓은 것으로 알려진다. 안보 분야에서 야당에 정보 공유를 활성화하겠다고 한 것도 마찬가지다. 이날 인사 역시 정치권에서 교체를 요구하기 전에 미리 단행했다. 정치 행보 외에서도 박 대통령은 상시 일정을 통해 안보와 정책 관련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던져 왔다. 게다가 이 실장이 충청 출신이라는 점은 정치적 함의가 적지 않은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새누리당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에, 마침 이날 혁신위원장으로 선임된 김용태 의원 등 여권의 핵심 포스트가 모두 충청권 출신이다. 청와대는 앞으로 여권 내부에서의 질서 재편, 야당과의 협치에서 총선 직후의 예상보다는 좀더 유리한 위치를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국정 지지도의 회복세가 더 빨라지면서 여권뿐 아니라 3당 체제의 정치권에서도 일정한 영향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날 인사 개편이 개각으로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박 대통령은 인사청문회 등으로 시간을 낭비할 수 없을 만큼 현 경제 및 외교안보 상황을 ‘위기’로 규정하고 있다. 사회 분야에서 일부 인사 요인이 제기되고 있으나 문을 닫으려는 19대 국회에 인사안을 제출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종합적으로 볼 때 박 대통령은 4·13 총선 이후 위기 극복에 있어 ‘모멘텀’을 잃지는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한고비는 넘겼다’는 게 대체적인 진단이다. 총선 후 한 달여 만이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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