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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정법원 탈바꿈…‘10분만의 이혼’ 없앤다

    가정법원 탈바꿈…‘10분만의 이혼’ 없앤다

    협의이혼은 너무나 간단하여 이혼을 조장하고,재판이혼은 너무나 까다로워 이혼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지적이 있었던 이혼제도가 하나로 통합되는 방안이 추진된다.통합방안 외에도 협의이혼 제도를 폐지하거나,협의이혼을 어렵게 하고 재판이혼을 쉽게 하는 방안 등도 검토된다. 또 청소년 피고인이 구치소에 수감되어 오히려 범죄를 배우는 부작용 사례가 없도록,미성년 피고인은 청소년분류심사원에 수감시키는 인권보호 방안도 폭넓게 논의된다. 가정법원이 가정의 해체 여부를 결정짓고 탈선 청소년을 처벌하는 수동적 기능에서 벗어나 부부의 문제를 치유하고 청소년 범죄를 예방하는 기관으로 탈바꿈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서울가정법원은 그 첫 단계로 이혼·청소년제도 개혁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가사·소년제도개혁위원회를 발족시킨다고 30일 밝혔다.법조·언론·종교·여성계 등 각계 인사가 참여하는 개혁위원회는 5일 1차 전체회의를 갖고 공식 활동에 들어간다.초대 위원장에는 한명숙 열린우리당 의원이 위촉됐다. 개혁위는 내년까지 ▲재판이혼과 조정제도 ▲협의이혼과 상담·조사관제도 ▲청소년범죄와 가정폭력 등 주요안건을 3개 분과로 나눠 논의한다.최종 의견이 나오면 개선방안을 마련,대법원에 제출한다.대법원은 이 보고서를 청와대에 전달하고,입법이 필요하면 위원으로 참여한 국회의원들이 법안을 국회에 제출한다.위원회는 서울가정법원 판사와 조사관 10명,여성부·법무부 추천인사,열린우리당 조배숙·한나라당 안명옥 의원,강지원 변호사,부산대 김상용 교수,가정법률상담소 곽배희 소장,서울가정법원 김영희 조정위원 등 각계 인사 38명을 위원으로 위촉한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이혼제도 어떻게 바뀌나

    지난해 이혼한 부부 16만 7000여쌍 가운데 협의이혼은 86%인 14만 4000여쌍이다.협의이혼의 문제점은 절차가 너무 단순하다는 점이다. 대전지법 유재복 판사는 “협의이혼에서 판사가 할 일이 전혀 없다.부부가 짜면,가장이혼도 가능하다.가끔 가정붕괴의 들러리나 서는 듯한 배반감마저 느낀다.”고 말했다.가정법률상담소 곽배희 소장은 “지나치게 절차가 간단해 대부분 준비없이 이혼한다.”면서 “그래서 이혼한 뒤 양육·재산분할·위자료 등 문제를 상담하러 다시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혼숙려기간·상담제도 도입 이혼숙려제도와 상담제도의 도입이 검토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가정법원이 교육프로그램으로 예비 이혼부부에게 자녀양육문제 등 이혼에 따른 제반 문제를 생각할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보건복지부가 추진하는 ‘이혼 전 상담의무화제도’와 비슷하지만 가정법원은 재판상 이혼까지 확대한다. 반면 재판상 이혼은 재산문제를 이혼과 결부시켜 개인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한다는 지적을 받는다.‘유책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선 가정이 이미 붕괴했더라도 잘못을 저지른 쪽은 이혼을 청구할 자격이 없다.한 변호사는 “재판상 이혼에서는 상대의 치부를 일일이 들춰내야 이길 수 있다.”면서 “외국과 달리 우리나라에선 이혼한 부부가 ‘원수’로 남는 것도 이러한 이혼제도 탓”이라고 강조했다. ●이혼과 재산분할·양육권·위자료 분쟁을 분리 일부에서는 이혼과 위자료·재산분할·양육권을 분리하자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가정이 완전히 해체된 상황이라면 잘못에 상관없이 이혼을 허가하되,피해를 입은 상대방에게 정신적 고통에 따른 위자료를 지급하도록 법률을 개정하자는 것이다. 개혁위원회는 합리적인 재산분할을 위해 한쪽이 재산을 빼돌리는 것을 막는 방안도 검토한다.이혼신청을 할 때 부부가 재산목록·소득내역 등을 신고하고,이를 어기면 과태료·감치 등 법적 제재를 하는 방안이다. 이찬진 변호사는 “이혼은 부부사이의 문제가 아니라 가족 전체의 문제”라면서 “자녀의 권리가 침해당하지 않도록 이혼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자녀가 꾸준히 양육비를 받도록 법원이 공탁을 받거나 세무당국이 달마다 일정금액을 압류하는 등 강제하는 방안도 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은주 박경호기자 ejung@seoul.co.kr˝
  • 이혼제도 무엇이 문제인가

    가정법원이 가사·소년제도개선위원회를 통하여 이혼제도를 대폭 개선하려는 것은 현행 이혼제도가 비합리적이란 법조계 안팎의 지적 때문이다. 신혼초부터 18년동안 가정폭력에 시달려온 아내 A(45)씨는 남편 B씨(48)의 그늘을 벗어나려고 2년이나 법원을 쫓아다녔다.남편과 합의하지 못해 재판으로 이혼을 하려는 탓이다. 이혼소송이 시작되자 남편은 때린 적이 없다고 발뺌했다.병원진단서 한장도 제대로 챙기지 못한 A씨는 자녀들을 증인으로 세워 결국 이혼에 ‘성공’했다. 그는 “남편이 때릴 때도 괴로웠지만,아이들 앞에서 남편의 잘못을 조목조목 들춰내야 했던 법정에서도 죽고 싶을 만큼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회계사 A(31)씨와 은행원 B(28)씨는 결혼 정보회사를 통해 만났다.명문대 출신에 집안 형편도 비슷해 두 사람은 6개월만에 결혼했다.그러나 혼수 문제를 놓고 시작된 갈등은 신혼초까지 계속됐다.게다가 양쪽 부모까지 합세,부부싸움은 집안의 자존심 대결로 확대됐다.결혼 5개월만에 두 사람은 이혼에 합의했다.법원이 이혼신고서와 호적등본 등을 확인하는데는 채 10분도 걸리지 않았다.두 사람은 혼인신고보다 간단한 이혼에 당황했다. “협의이혼은 너무 간단해 이혼을 조장하고,재판상 이혼은 너무 까다로워 이혼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대전지법 이동연 판사의 지적대로이다. 서울가정법원 김선종 수석부장판사는 “가정법원이 전문법원을 표방하며 설립된 지 41년이 지났지만,가사 분쟁해결에만 주력하다 보니 가정문제의 심각성을 반영할 기회를 잃었다.”면서 “시대의 변화에 맞춰 가정법원의 시스템을 뜯어 고칠 것”이라고 말했다. 재판상 이혼과 협의이혼을 일원화하는 등 총체적인 이혼제도의 재검토가 이뤄질 것이란 설명이다. 정은주 박경호기자 ejung@seoul.co.kr˝
  • 가정법원 탈바꿈…‘10분만의 이혼’ 없앤다

    협의이혼은 너무나 간단하여 이혼을 조장하고,재판이혼은 너무나 까다로워 이혼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지적이 있었던 이혼제도가 하나로 통합되는 방안이 추진된다.통합방안 외에도 협의이혼 제도를 폐지하거나,협의이혼을 어렵게 하고 재판이혼을 쉽게 하는 방안 등도 검토된다. 또 청소년 피고인이 구치소에 수감되어 오히려 범죄를 배우는 부작용 사례가 없도록,미성년 피고인은 청소년분류심사원에 수감시키는 인권보호 방안도 폭넓게 논의된다. 가정법원이 가정의 해체 여부를 결정짓고 탈선 청소년을 처벌하는 수동적 기능에서 벗어나 부부의 문제를 치유하고 청소년 범죄를 예방하는 기관으로 탈바꿈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서울가정법원은 그 첫 단계로 이혼·청소년제도 개혁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가사·소년제도개혁위원회를 발족시킨다고 30일 밝혔다.법조·언론·종교·여성계 등 각계 인사가 참여하는 개혁위원회는 5일 1차 전체회의를 갖고 공식 활동에 들어간다.초대 위원장에는 한명숙 열린우리당 의원이 위촉됐다. 개혁위는 내년까지 ▲재판이혼과 조정제도 ▲협의이혼과 상담·조사관제도 ▲청소년범죄와 가정폭력 등 주요안건을 3개 분과로 나눠 논의한다.최종 의견이 나오면 개선방안을 마련,대법원에 제출한다.대법원은 이 보고서를 청와대에 전달하고,입법이 필요하면 위원으로 참여한 국회의원들이 법안을 국회에 제출한다.위원회는 서울가정법원 판사와 조사관 10명,여성부·법무부 추천인사,열린우리당 조배숙·한나라당 안명옥 의원,강지원 변호사,부산대 김상용 교수,가정법률상담소 곽배희 소장,서울가정법원 김영희 조정위원 등 각계 인사 38명을 위원으로 위촉한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이혼제도 어떻게 바뀌나

    지난해 이혼한 부부 16만 7000여쌍 가운데 협의이혼은 86%인 14만 4000여쌍이다.협의이혼의 문제점은 절차가 너무 단순하다는 점이다. 대전지법 유재복 판사는 “협의이혼에서 판사가 할 일이 전혀 없다.부부가 짜면,가장이혼도 가능하다.가끔 가정붕괴의 들러리나 서는 듯한 배반감마저 느낀다.”고 말했다.가정법률상담소 곽배희 소장은 “지나치게 절차가 간단해 대부분 준비없이 이혼한다.”면서 “그래서 이혼한 뒤 양육·재산분할·위자료 등 문제를 상담하러 다시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혼숙려기간·상담제도 도입 이혼숙려제도와 상담제도의 도입이 검토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가정법원이 교육프로그램으로 예비 이혼부부에게 자녀양육문제 등 이혼에 따른 제반 문제를 생각할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보건복지부가 추진하는 ‘이혼 전 상담의무화제도’와 비슷하지만 가정법원은 재판상 이혼까지 확대한다. 반면 재판상 이혼은 재산문제를 이혼과 결부시켜 개인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한다는 지적을 받는다.‘유책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선 가정이 이미 붕괴했더라도 잘못을 저지른 쪽은 이혼을 청구할 자격이 없다.한 변호사는 “재판상 이혼에서는 상대의 치부를 일일이 들춰내야 이길 수 있다.”면서 “외국과 달리 우리나라에선 이혼한 부부가 ‘원수’로 남는 것도 이러한 이혼제도 탓”이라고 강조했다. ●이혼과 재산분할·양육권·위자료 분쟁을 분리 일부에서는 이혼과 위자료·재산분할·양육권을 분리하자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가정이 완전히 해체된 상황이라면 잘못에 상관없이 이혼을 허가하되,피해를 입은 상대방에게 정신적 고통에 따른 위자료를 지급하도록 법률을 개정하자는 것이다. 개혁위원회는 합리적인 재산분할을 위해 한쪽이 재산을 빼돌리는 것을 막는 방안도 검토한다.이혼신청을 할 때 부부가 재산목록·소득내역 등을 신고하고,이를 어기면 과태료·감치 등 법적 제재를 하는 방안이다. 이찬진 변호사는 “이혼은 부부사이의 문제가 아니라 가족 전체의 문제”라면서 “자녀의 권리가 침해당하지 않도록 이혼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자녀가 꾸준히 양육비를 받도록 법원이 공탁을 받거나 세무당국이 달마다 일정금액을 압류하는 등 강제하는 방안도 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은주 박경호기자 ejung@seoul.co.kr
  • 1년반만에 시트콤 복귀 김국진

    “뭐…다 그대로예요.일 열심히 하고,또 ‘다 잘될 것 같다.’고 좋게좋게 생각하려고 하죠.” 이혼 뒤 심경을 묻는 질문에 특유의 어눌한 말투로 더듬더듬 말을 잇는 그.담담했지만 살짝 붉어진 눈망울만은 숨길 수 없었다.하지만 스스로에게 주문을 걸듯 말 한마디 한마디에 희망을 담는 모습을 보니,이제 안방극장에서 활짝 웃어 보일 때가 됐나 보다. 17일 첫 방송되는 KBS ‘달래네 집’(극본 최성호,연출 김종윤)으로 1년반 만에 시트콤으로 복귀한 개그맨 김국진.얼마전 이윤성과의 협의이혼으로 한동안 연예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장본인이다.“아직 내가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그는 이제 한층 성숙된 모습으로 돌아온 듯했다. ‘달래네 집’은 서울 근교의 한 동물병원과 애견미용실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가족이야기를 유머러스하게 그리는 시트콤.달래는 동물병원장이 키우는 애견 이름이다.“황당무계한 사건 위주의 시트콤에서 탈피,평범한 가족들의 일상에서 건강한 웃음을 보여 주겠다.”는 것이 프로그램의 제작의도.김국진은 이 시트콤에서 온순하면서도 의외로 ‘성격 있는’ 교배 전문 수의사로 출연한다. “예전에는 주로 당하는 역을 맡았지만 이번에 상대방에게 맞받아치기도 하는 캐릭터로 변화를 줬어요.물론 시트콤은 극이 흘러가면서 상황에 따라 캐릭터를 만들어가지만요.” 바둑이,불독,치와와 등 유독 강아지와 연관된 별명이 많았다는 그는 실제로도 케이블 애완동물 전문 방송 ‘펫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자타공인 애견인.하지만 동물을 좋아하면서도 연기 중에는 개에 물릴까봐 초비상이라며 웃었다. 그와 함께 호흡을 맞출 배우는 대부분 정통 드라마 연기자.동물병원 원장으로 김용건,개털이 날리는 것을 참지 못하는 원장의 부인으로 김청,푼수기 다분한 부잣집 사모님으로 유지인,특전사 출신 애견미용실 사장으로 견미리가 캐스팅됐다.시트콤 연기라면 김국진이 한수 위일 것 같지만 아니란다.“처음엔 저의 독특한 억양 연기를 보고 ‘뭐 이런 연기가 다 있나.’하더니 금세 받아치고 나오시더라고요.오히려 제가 배울 게 많아요.” 그는 당분간은 시트콤 연기에만 주력하고,앞으로 더 출연할 기회가 온다면 “의미와 웃음이 잘 어우러진” 오락 프로그램 1편 정도만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전에는 3번 정도 파악했던 대본을 이번에는 5번도 넘게 읽고 또 읽고 있어요.새로운 모습 보여 드리겠습니다.” 김소연기자 purple@˝
  • KBS 새드라마 ‘4월의 키스’ 새달 21일 첫 방영

    KBS가 수목드라마 ‘꽃보다 아름다워’의 후속으로 ‘4월의 키스’(극본 박범수,연출 이응진·최지영)를 새달 21일부터 방영한다.24부작인 ‘4월‘는 사랑 때문에 상처를 주고받아야 하는 주인공들을 통해 사랑의 실체가 무엇인지를 되묻는 드라마.한 여자를 사랑하는 두 남자와 그 사랑으로 아파하는 여자,그리고 이들을 옆에서 바라보는 또 다른 여자 등 ‘사각관계’에서 가슴 시리도록 슬픈 사랑이야기를 보여주겠다는 것이 제작진의 포부다. 이 드라마는 한창 떠오르는 청춘스타들을 주인공으로 캐스팅해 벌써부터 화제를 모으고 있다.MBC ‘회전목마’에서 비련의 여인 역을 훌륭히 소화해낸 수애가 운명적 사랑을 믿는 팔색조 같은 여자인 미술강사 송채원 역으로 나온다.부와 명예에 대한 강한 집념을 보이며 ‘운명은 개척하는 자의 것’이라고 믿는 남자 강재섭 역은 조한선이 맡았다.‘좋은 사람’이후 5개월 만에 드라마에 복귀한 그는 성공한 20대 임원급 회사원으로 나온다.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에서 ‘싸움짱’ 우식으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한 이정진은 낭만적이고 감성적 코드를 지닌 아날로그적 인간 한정우 역을 맡는다.조한선과 함께 수애를 가운데 놓고 사랑의 전쟁을 치른다.이정진을 짝사랑하는 자유분방하고 거침이 없는 성격의 장진아 역은 소이현이 맡았다. 한편 개그맨 김국진과 최근 협의이혼한 탤런트 이윤성은 불치병에 걸려 시한부 인생을 사는 술집 마담 심순영 역으로 재기에 나선다. 최지영 프로듀서는 “경쟁관계에 있는 MBC·SBS의 드라마에 맞서기 위해 떠오르는 신예 연기자들을 대거 포진시키는 등 캐스팅부터 전방위 전략을 짰다.”면서 “이 시대 진정한 사랑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현실감 있게 그려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영표기자 tomcat@˝
  • 불화설 ‘김국진·이윤성’ 협의 이혼

    불화설에 시달리던 개그맨 김국진(39),탤런트 이윤성(32) 커플이 결국 갈라섰다.두 사람은 각각 변호사를 통해 서울가정법원에 협의이혼 확인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 [김영희 이혼클리닉] 헤어지기전 남편과 다시한번 대화를

    4년전 두 아이를 데리고 재혼했습니다.남편도 아이가 둘이었습니다.그는 성실하고 사심이 없는 착한 사람이었지만,애들 문제로 2년 동안 다툼이 많았습니다.결국 ‘협의이혼’을 했지요.아직 집 문제가 정리되지 않아 한 집에 살고 있지만요.돌이켜보면 제 잘못이 많았던 것 같은데,앞으로 살아갈 자신이 없습니다. -신경애- 보건복지부는 최근 급증하고 있는 이혼을 막기 위하여,‘이혼 숙려(熟廬)제’ 도입을 검토중이라고 하는데,개인의 사생활이나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는 여론도 만만찮아서,아직은 시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미국·영국·독일에서는 3∼18개월의 ‘숙려기간’을 두고 있지요.숙려제는 이혼에 합의했어도 3∼6개월의 ‘냉각기’를 갖고,다시 생각할 시간적 여유를 갖게 하여 ‘충동적 이혼’을 막아보자는 취지에서 생긴 제도입니다.현행법은 ‘재판상 이혼’이 아닌 ‘협의이혼’의 경우,당사자의 ‘협의이혼 의사확인 신청서’와 간단한 몇 가지 서류를 첨부하여 가정법원에 제출하면,단 10여분 만에 이혼이 성립되고 있습니다.신경애씨도 이와 같은 협의이혼을 한 것 같습니다. 올려준 사연을 접하고 정말 안타까웠습니다.어렵게 결심한 ‘재혼’이 또다시 실패했으니 본인의 심정이 오죽하겠어요.초혼의 실패로 내 인생에 ‘마지막 결혼’이라는 비장(?)한 각오로 재혼을 했었을 겁니다.이혼이 흉이 아닌 세상이라고들 하지만,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이혼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고 있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남편은 이혼 판결을 받고도 3개월 가까이 ‘이혼신고’를 미루고 있다가,마감 1주일 전에 한 것 같은데,그동안 많은 생각을 했었던 것 같습니다.보내주신 사연으로 보면 재혼한 남편이 무공해처럼 깨끗한 성품과 믿음직스러운 분이라고 하였는데,오늘의 불행은 아이들과 경애씨의 관계에서 시작됐던 것 같습니다.아이들을 바르게 키우고 싶은 마음으로 엄격하다보니 “엄마가 무섭다.”며 친가에 가서 보름 동안이나 돌아오지 않았다는데,잘잘못을 떠나서 어린 자식들을 바라보며,남편은 마음이 무척 아팠을 것입니다. 아이들에게 ‘사랑의 회초리’를 들 때,회초리를 맞고 있는 아이가 마음에 상처를 받지 않을 만큼이어야 한다는 것을 염두해야 합니다.새엄마가 ‘콩쥐 팥쥐’에 나오는 나쁜 엄마가 아닐 터인데도 많은 사람들은 “제 자식이 아니라서…”라는 눈으로 보기 때문에,재혼한 사람들은 그 점이 가장 괴롭다고 하는데,혈육 못지않은 정을 주고 받으며 오순도순 행복하게 살고 있는 가정도 많지요. 부모의 ‘이혼과 재혼’으로 아이들은 불안감·열등감·죄책감·불신감 등으로 정신적 혼란을 겪게 되어 정신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낯선(?)사람을 엄마,아빠로 불러야 하고,이쪽저쪽 아이들이 어울려 한 가족이 되기까지는,부모들의 세심한 ‘이해와 사랑,보살핌과 기다림’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아이들에게 따뜻한 정을 주어 마음을 다독여 주고,새엄마가 진정으로 ‘사랑’하고 있다는 ‘믿음’을 준 다음,잘못이 있으면 서서히 가르쳤어야 했는데,경애씨는 아이들이 정리정돈을 안하고,자신에게 애정 표현이 없으면 눈길조차 주기 싫어 잔소리를 하고 때렸다는데 잘못했던 것 같습니다.하지만 경애씨도 아이들로부터 소외당하지 않고,사랑받고 싶은 마음에서 그랬을 겁니다. 이혼신고를 마쳤으니 남남으로 헤어질 수밖에 없겠습니다만,지금이라도 경애씨가 남편과 헤어지기 싫은 간절한 마음이 있다면,대화를 해 보십시오.호적정리에 의한 이혼을 했더라도,두 사람 모두 ‘후회’하거나 ‘재결합 의사’가 있다면 다시 시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남편과 재결합할 수 없다 해도,두 아이들에게 당신의 괴로운 마음을 절대 보이지 마십시오.어린 마음에,자신들에게 또 불어 닥친 불행을 감당키 어려워 자칫 빗나가기라도 한다면,당신은 ‘이중삼중’의 고통을 겪게 됩니다.“부부는 헤어지면 남보다 못하다.”고 하는데,‘천륜’으로 맺어진 자식은 헤어질 수도,버릴 수도 없습니다.경애씨.또 다른 시작을 위해 ‘용기’를 내십시오.
  • [김영희 이혼클리닉] 헤어지기전 남편과 다시한번 대화를

    4년전 두 아이를 데리고 재혼했습니다.남편도 아이가 둘이었습니다.그는 성실하고 사심이 없는 착한 사람이었지만,애들 문제로 2년 동안 다툼이 많았습니다.결국 ‘협의이혼’을 했지요.아직 집 문제가 정리되지 않아 한 집에 살고 있지만요.돌이켜보면 제 잘못이 많았던 것 같은데,앞으로 살아갈 자신이 없습니다. -신경애- 보건복지부는 최근 급증하고 있는 이혼을 막기 위하여,‘이혼 숙려(熟廬)제’ 도입을 검토중이라고 하는데,개인의 사생활이나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는 여론도 만만찮아서,아직은 시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미국·영국·독일에서는 3∼18개월의 ‘숙려기간’을 두고 있지요.숙려제는 이혼에 합의했어도 3∼6개월의 ‘냉각기’를 갖고,다시 생각할 시간적 여유를 갖게 하여 ‘충동적 이혼’을 막아보자는 취지에서 생긴 제도입니다.현행법은 ‘재판상 이혼’이 아닌 ‘협의이혼’의 경우,당사자의 ‘협의이혼 의사확인 신청서’와 간단한 몇 가지 서류를 첨부하여 가정법원에 제출하면,단 10여분 만에 이혼이 성립되고 있습니다.신경애씨도 이와 같은 협의이혼을 한 것 같습니다. 올려준 사연을 접하고 정말 안타까웠습니다.어렵게 결심한 ‘재혼’이 또다시 실패했으니 본인의 심정이 오죽하겠어요.초혼의 실패로 내 인생에 ‘마지막 결혼’이라는 비장(?)한 각오로 재혼을 했었을 겁니다.이혼이 흉이 아닌 세상이라고들 하지만,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이혼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고 있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남편은 이혼 판결을 받고도 3개월 가까이 ‘이혼신고’를 미루고 있다가,마감 1주일 전에 한 것 같은데,그동안 많은 생각을 했었던 것 같습니다.보내주신 사연으로 보면 재혼한 남편이 무공해처럼 깨끗한 성품과 믿음직스러운 분이라고 하였는데,오늘의 불행은 아이들과 경애씨의 관계에서 시작됐던 것 같습니다.아이들을 바르게 키우고 싶은 마음으로 엄격하다보니 “엄마가 무섭다.”며 친가에 가서 보름 동안이나 돌아오지 않았다는데,잘잘못을 떠나서 어린 자식들을 바라보며,남편은 마음이 무척 아팠을 것입니다. 아이들에게 ‘사랑의 회초리’를 들 때,회초리를 맞고 있는 아이가 마음에 상처를 받지 않을 만큼이어야 한다는 것을 염두해야 합니다.새엄마가 ‘콩쥐 팥쥐’에 나오는 나쁜 엄마가 아닐 터인데도 많은 사람들은 “제 자식이 아니라서…”라는 눈으로 보기 때문에,재혼한 사람들은 그 점이 가장 괴롭다고 하는데,혈육 못지않은 정을 주고 받으며 오순도순 행복하게 살고 있는 가정도 많지요. 부모의 ‘이혼과 재혼’으로 아이들은 불안감·열등감·죄책감·불신감 등으로 정신적 혼란을 겪게 되어 정신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낯선(?)사람을 엄마,아빠로 불러야 하고,이쪽저쪽 아이들이 어울려 한 가족이 되기까지는,부모들의 세심한 ‘이해와 사랑,보살핌과 기다림’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아이들에게 따뜻한 정을 주어 마음을 다독여 주고,새엄마가 진정으로 ‘사랑’하고 있다는 ‘믿음’을 준 다음,잘못이 있으면 서서히 가르쳤어야 했는데,경애씨는 아이들이 정리정돈을 안하고,자신에게 애정 표현이 없으면 눈길조차 주기 싫어 잔소리를 하고 때렸다는데 잘못했던 것 같습니다.하지만 경애씨도 아이들로부터 소외당하지 않고,사랑받고 싶은 마음에서 그랬을 겁니다. 이혼신고를 마쳤으니 남남으로 헤어질 수밖에 없겠습니다만,지금이라도 경애씨가 남편과 헤어지기 싫은 간절한 마음이 있다면,대화를 해 보십시오.호적정리에 의한 이혼을 했더라도,두 사람 모두 ‘후회’하거나 ‘재결합 의사’가 있다면 다시 시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남편과 재결합할 수 없다 해도,두 아이들에게 당신의 괴로운 마음을 절대 보이지 마십시오.어린 마음에,자신들에게 또 불어 닥친 불행을 감당키 어려워 자칫 빗나가기라도 한다면,당신은 ‘이중삼중’의 고통을 겪게 됩니다.“부부는 헤어지면 남보다 못하다.”고 하는데,‘천륜’으로 맺어진 자식은 헤어질 수도,버릴 수도 없습니다.경애씨.또 다른 시작을 위해 ‘용기’를 내십시오.˝
  • 로또당첨금 이혼아내엔 안줘도 돼

    로또 당첨금이 이혼으로 인한 재산분할대상이 될 수 있을까.법원은 가압류 사건에서 “로또 당첨금은 부부가 공동 노력으로 얻은 재산으로 보기 어렵다.”며 기각했다. 서울중앙지법은 A(39)씨가 남편 B(40)씨를 상대로 “로또 당첨금 실수령액 51억여원의 절반인 25억여원을 지급하라.”며 서울가정법원에 낸 재산분할 청구소송에서 로또 당첨금이 예치된 K은행 예금에 대한 가압류 신청을 기각했다고 26일 밝혔다. 법원은 결정문에서 “로또 당첨금은 우연에 의해 얻게 되기에 부부 공동의 노력으로 벌어들인 재산으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들은 13년간 법률혼 관계를 유지하다 가정불화로 2000년 12월 협의이혼했다.그러나 부부는 한 집에 살며 두 자녀를 함께 키우는 등 사실상 부부생활을 지속했다. 아내는 이듬해 4월 남편 몰래 혼인신고를 다시 했다.그러나 남편이 이 사실을 알게 돼 두번째 이혼했다. 이후에도 동거를 계속하던 중 남편이 지난해 1월 로또 1등에 당첨되자 2억원을 주며 완전히 갈라설 것을 요구한 것이다. 아내는 “로또 당첨도 가사노동에 전념한 자신의 무형적 노력 때문”이라면서 재산분할 소송을 제기했다. 정은주기자
  • “강장관은 정치 안할 겁니다”前남편 김태경씨 인터뷰

    “내가 알고 있는 강 장관은 정치를 안할 겁니다.” 강금실 법무부장관의 전 남편인 출판인 김태경(사진·이론과 실천 대표·49)씨는 23일 “강 장관은 정치와는 맞지 않는 성격이다.본인도 안하겠다고 말하지 않느냐.”며 일각에서 일고 있는 내년 총선 출마설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 그는 “강 장관은 해야 할 일에는 미련할 정도로 몰입하지만 하고 싶지 않은 일은 안한다.누가 밀어낸다고 정치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며 “법무부장관은 판사생활의 경험이 있는 데다 사회에 기여할 부분이 있을 것으로 보고 맡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000년 강 장관과 협의이혼한 그는 “요즘도 가끔 만나고 통화한다.지난달에도 친구들과 만나기로 했다가 국회에 불려나가는 등 국사가 많아 만나지 못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사람관계가 결혼 아니면 원수 식으로 양분되는 것은 아니어서 이혼해도 서로 잘 되기를 바라며 살 수 있는 것 아니냐.”면서 “강 장관이 헤어질 때 부부관계는 끝나지만 자기 엄마와 언니들과의 관계는 지속해 달라고 당부했다.언니들과는 요즘도 서로 잘되고 있는지 안부도 묻고 전화통화도 자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강 장관이 국회에 불려나가 당하던 날 전화가 왔기에 ‘저런 쓰레기 같은 인간들이 있느냐.’며 흥분했다.”면서 “그러나 강 장관은 ‘정치인들이 다 쓰레기는 아니다.전문가 집단에서 배울 것이 많다.’며 마음을 흐트러뜨리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책장사 해서 돈도 많이 벌었지만 선후배들에게 퍼주느라 빚을 졌다.(이혼은)대부분 내가 잘못해서 생긴 일이다.강 장관이 빚을 받으려고 안하더라도 어떻게든 갚아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아무리 감정이 좋더라도 재결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문 열고 나가면 딴 세상이 있고 인간관계도 달라진다.미련을 갖고 과거로 돌아가려는 것은 미련한 짓이다.강 장관과는 지금 이 정도의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그는 “처음엔 걱정했으나 지금은 연착륙한 것 같다.(언론이)많이 도와달라.”며 말을 맺었다. 연합
  • [씨줄날줄] 남북 이혼소송

    “52년을 혼자 살았는데 어떻게 또 혼자 가요.나 집에 안 갈거야.이제 어떡하라고요.” 지난해 4월 정귀업 할머니는 52년 만에 만난 북녘의 지아비를 붙잡고 한바탕 투정을 부렸다.일흔을 훌쩍 넘긴 정 할머니의 새색시와 같은 투정은 당시 엄청난 화제가 됐었다.많은 이들은 이산가족 1세대들이 분단으로 겪었을 통한을 다소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고 했다.하지만 그게 다일까.전쟁의 소용돌이 속에 불과 6년여를 함께 산 남편과 헤어진 뒤 평생 수절하며 살아온 정 할머니에게서 우리 사회의 남성들은 전통적 여성상이 살아 있음을 확인하며,남모를 안도감을 느낀 건 아닐까. 국내에 정착하는 탈북자들의 수가 늘면서,또다른 이산의 아픔이 커져가고 있다.통일부에 따르면 6·25 전쟁 이후 국내에 정착한 탈북자 수는 3800여명.이들 중 극히 일부는 부모형제가 모두 왔지만,대부분은 외톨이로 남한 생활을 하고 있다.최근에는 탈북자중 남녀의 비율이 4대 6에 이를 만큼 여성의 수가 더 많다.사정이 이러하니 탈북자의 결혼과 이혼,재혼 문제가 도마에 오르는 게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일일 것이다. 북한은 1946년 남녀평등권 법령을 시행하면서 당사자간 ‘협의이혼’을 비교적 광범위하게 허용했다.이 결과 프롤레타리아 출신의 당 간부들이 ‘늙고 무식한 조강지처’를 버리고,젊은 지식인 여성들과 재혼하는 일이 빈발하자 1956년 협의이혼을 폐지하고,재판에 의한 이혼만 허용했다.그렇다고 이혼이 아예 불가능한 것은 아니어서,1987년의 통계에 따르면 북한주민의 이혼율은 1000명당 0.2건,100혼인당 2.3건이다.최근의 통계가 없어 단순 비교는 무리지만,전문가들은 지난해 남한의 1000명당 3.0건에 비해 10분의 1정도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30대 탈북 여성이 재혼을 위해 남한 법원에 북한에 있는 남편을 상대로 이혼소송을 제기했다.탈북자들은 통상 단독 호적을 만드는데,이 여성은 동반한 아이를 호적에 올리면서 남편의 이름까지 등재했고,이로 인해 재혼하는데 문제가 제기됐다고 한다.북한에 남편이 실재하고 있고,그 남편의 의사를 확인할 수 없는 상태에서 법원이 어떤 솔로몬의 지혜를 발휘할지 주목된다.“남편을 다시 보지 못할 가능성이 커 이혼하고 싶다.”는 이 여성의 바람에 대한 최선의 해법은 무엇일까. 각자 생각해 보자. 김인철 논설위원
  • 집중기획 할머니와 사는 아이들 / (하)중학교 들어가기 전에 엄마라고 부르겠다는 이은숙 양

    험하고 힘든 세상이지만 우리 주위엔 마음이 따뜻한 사람들도 많다.이 사회를 대신해 아무런 연고도 없이 위탁아동을 친자식처럼 거두어 키우는 사람들을 소개한다. ●12월5일은 설희의 생일 김미심(金美心·37·여·서울 구로구 구로5동)·오진석(吳眞錫·38·목사)씨 부부는 부모없는 아이 3명을 데려다 키우고 있다.외동딸 하나(7)양을 두고 있지만 갈 곳 없는 김설희(7·유아원)양,신재민(8·신구로초등 2년)·강현호(12·신구로초등 5년)군을 대리양육하는 이른바 위탁가정이다. 설희는 지난해 11월,재민이는 98년 봄,현호는 지난해 10월 각각 데려와 주민등록에 얹었다.다행히 친딸 하나와는 친남매처럼 잘 지낸다. 설희의 부모는 이혼 후 각각 재혼했다.갓난애 적 사진이 있지만 부모의 얼굴은 기억 속에 희미하다. “오늘 이모에게 야단을 맞았다.엄마·아빠와 함께 살던 때가 그립다.하루빨리 벗어나고 싶다.두 달만 참으면 엄마가 데리러 온다고 했다.힘들어도 참아야지.” 어느 날 김씨는 우연히 현호의 일기장을 보고 깜짝 놀랐다.“주위의 편견이 두려워 친딸보다 더 잘해줬는데….데리고 올 때를 생각하면 애가 이럴 수는 없는데….”잠깐이나마 후회스러운 마음이 스쳐갔다고 털어놓는다. 재민이는 조용한 성격이면서도 살갑게 다가온다고 했다.“엄마,설거지 도와드릴께요.”라고 말할 땐 가슴이 뭉클해 힘껏 안아주곤 한단다.처음엔 말도 붙이기 어려웠던 재민이는 초등학교 입학하고 나서 표정이 꽤 밝아져 김씨 부부의 마음을 홀가분하게 만들었다고 했다.고민을 덜어주려고 “이제부턴 엄마·아빠라고 불러라.”고 말한 뒤부터다.엄마·아빠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있는 것만으로도 정신적 만족감을 얻었을 것이라고 김씨는 분석했다. 구로5동 강남교회 목사인 김씨의 남편 오씨는 “세 아이에게도 조부모 등 친인척이 있지만 이혼과 재혼을 거듭해 아이를 맡을 수 없는 가정”이라면서 “아이들 교육을 위해 성결대학에서 2년째 사회복지학 강의를 듣고 있다.”고 말했다.가정위탁아동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와 중·장기 대책이 절실하다는 조언도 빠뜨리지 않았다.재민이는 아주 어릴 때 데리고와 어쩔수 없이 동사무소에 가정위탁아동으로 등록해 적은 돈이나마 지원받고 있다.그러나 설희와 현호는 언젠가 부모들이 데리러 올 것이라는 생각에 등록을 미루고 있다. 최근엔 마음을 바꿨다.자꾸 불안해져서다.아이들이 행여 뜻밖의 사고로 다치기라도 한다면 지금껏 쌓아온 ‘공든 탑’이 무너지는 것은 물론,뒷수습할 경제적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오씨는 “신용카드 현금서비스를 받아 버티다 이마저 꽉 차는 바람에 얼마 전에는 교회 차량을 팔아 400만원을 마련했는데 앞으로가 더 걱정”이라며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 오는 12월5일은 설희의 생일.이들 ‘사랑의 여섯 가족’은 잠시나마 시름을 잊고 얘기꽃을 피울 이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중학교 졸업 전 엄마라 부르겠어요 유기봉(55·아산시 도고면 봉농리)씨는 부모없는 이은숙(15·아산 도고중 2년)양을 두 살 때부터 데려다 수양딸처럼 키우고 있다.유씨는 미혼인 막내 아들(28),은숙이와 한 집에 산다.아들 2명은 결혼해 분가했다. 유씨는 은숙이를 2살 때 만났다.13년 전,유씨집에 세들어 살던 은숙이 아버지는 30대 초반의 목수였다.한집에 1년쯤 같이 살았을 때 부부싸움 끝에 엄마가 은숙이를 데리고 친정으로 가버렸다.은숙이에게 외할머니 집에서의 생활은 악몽으로 남아 있다.은숙이는 “나만 집에 남기고 매일 외출하는 외할머니와 엄마가 미웠다.”고 말했다.외할머니 집에 온 지 10여일 후 엄마는 재혼하고 은숙이는 아빠 집으로 보내졌다. 딸이 다시 돌아오고 부인이 재혼했다는 얘기를 들은 은숙이 아버지는 목수일마저 팽개치고 술로 세월을 보냈다.급기야 딸이 초등학교 2학년 때 간암에 걸려 세상을 떠났다. 당시 교통사고로 남편과 사별한 유씨는 초콜릿회사를 다니면서 어렵게 살았지만 은숙이를 받아들였다.졸지에 고아가 된 은숙이는 부모 없는 스트레스 탓인지 머리숱이 모두 빠지는 병을 앓았다.유씨는 매일 약을 사와 정성스럽게 돌봤다.그는 “너무 불쌍하고 속이 상해 은숙이를 부둥켜안고 울기도 숱하게 울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유씨의 사랑 덕분에 은숙이는 밝게 자라주었다.성격이 밝아 친구가 많고 학교 성적도 좋은 편이다.은숙이는 아침 6시반에 친구들과 버스를 타고 수다를 떨며 등교한다.유씨는 “저것이 아니면 새벽 5시에 일어나지도 않을 것”이라며 애정어린 눈길을 보낸다. 유씨는 사춘기인 은숙이가 혹시 나쁜 길로 빠질까봐 걱정이다.어릴 적부터 친오빠처럼 은숙이를 챙겨준 유씨의 아들들도 요즘엔 신경을 더 쓴다.아주머니와 오빠들이 “아무 걱정 말고 공부만 신경써라.”라고 하지만 가끔은 부모없는 설움을 겪는다.은숙이는 “일부 친구 엄마가 ‘엄마없는 애’라고 깔봐 속상할 때가 많다.”고 했다. 유씨는 “남의 집 애를 3명이나 키웠지만 시집가니까 찾아오지도 않는다.”면서 “저것은 시집가면 찾아올라나 몰라.”라고 농담을 던졌다.은숙이는 “건축디자이너가 돼 남편,아줌마와 함께 살,잔디가 넓은 집을 짓고 싶다.지금은 부끄러워 아줌마를 엄마라고 못부르는데 중학교 졸업하기 전에 엄마라고 부르기로 다짐했다.”며 유씨의 손을 꼭 잡았다. 특별취재반 ■나현민 충남 가정위탁지원센터 팀장 “대화단절이 할머니·할아버지와 함께 사는 아이들에게는 가난 못지않은 심각한 문제입니다.” 한국복지재단 충남가정위탁지원센터 나현민(羅賢民·30) 팀장은 “조부모와의 세대차가 너무 커 할머니·할아버지에게 맡겨진 위탁아동들이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을 데가 없다.”며 “고민을 숨기면서 지내서인지 소극적이고 내성적인 아이가 많다.”고 말했다.핵가족시대여서 평소 할머니·할아버지와 함께 살아오지 않은 점도 이런 현상을 부채질한다. 자녀를 규제하는 엄마·아빠가 없다 보니 절제력도 떨어진다.나 팀장은 “할머니·할아버지는 ‘어미·아비없이 크는 불쌍한 손자’로만 여겨 아이들에게 관대하다.”고 설명했다. 경제력 부재도 문제다.손자를 떠맡은 할머니·할아버지들은 대부분 남의 논밭을 부치거나 식당에 다니는 등 어렵게 살고 있다.위탁아동에 대한 지원이 현실화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정부가 가정위탁지원센터에 맡겨 위탁아동을 돌보게 하고 있으나 시·도당 3명의 월급만 지원해 손이 모자란다.”며 세대간 단절을 막으려면 부모 나이의 후견인을 둬 그들의 고민을 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또 읍·면사무소에서 가정봉사자를 파견,할머니·할아버지를 도와 위탁아동을 돌보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 팀장은 “농어촌지역은 도시와 달리 친구 사이에 ‘왕따’가 심하지 않아 할머니·할아버지와 함께 사는 어린이들이 비행아동이 될 위험은 크지 않지만 농어촌도 가정해체가 가속화돼 위탁아동이 늘고 있는 만큼 사회적 관심과 보호가 절실한 때”라고 말했다. 특별취재반 ■‘가정위탁' 전문가 조언 전문가들은 가정위탁아동 문제에 대해 범정부 차원의 관심을 요구했다. 한국아동권리학회 이재연(李在然·53·여·숙명여대 아동복지학과 교수) 회장은 “아동문제만은 아직 ‘인권 사각지대’로 남아 있다.”면서 “아동에 대한 정책의 방치는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지불하게 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그는 “같은 약자층이지만 장애인,노인은 참정권 등을 통한 의사표시와 인권개선 요구가 가능하지만 아동에 대해서는 정부 등 사회적으로 보호의무가 있는 계층이 나서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현행 법률상 문제로는 협의이혼 때 양육자 지정 없이도 이혼이 가능하도록 한 허점을 꼽았다. 또 친부모 아닌 사람이 양육을 맡을 경우 ‘양육수당’의 현실화 등을 통해 정신적 부담에다 경제적 부담까지 떠안지 않도록 함으로써,아동이 정상적 여건 아래 자랄 수 있게 하는 것도 중요하단다. 이 회장은 “어릴 때부터 교육문제에 휘둘리는 등 우리 사회의 아동 방기(放棄)가 아동문제에 대한 무대책으로 이어지는 것”이라면서 “가정위탁아동 문제는 국가의 총체적인 문제를 함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박세경(朴世鏡·32·여) 책임연구원도 “가정위탁아동이 좋은 환경에서 생활해도 모자랄 판인데 새 삶을 꾸려나갈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으면 나라의 미래를 위해 나쁜 결과가 빚어진다.”면서 이 회장과 의견을 같이했다. 우선 정부가 ‘백년대계’ 차원에서 위탁가정을 대상으로 의료보험 혜택이나 교육비 지급 등 충분한 지원책이 따라야 한다고 덧붙였다.그는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가정해체로 조부모가 친손자,손녀를 키울 경우 조부모에게 부모와똑같은 법률적 지위를 부여해 최상의 여건에서 결손아동을 보호할 수 있도록 조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위탁가정이 모여 경험을 공유하는 일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입양과는 달리 위탁받은 쪽이나 아동이 모두 친부모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함께 생활하는 게 보통이기 때문에 알맞은 관계설정이 절실하다는 점에서다.더 나아가서는 가정위탁아동 문제에 대한 사회적 공론화와 체계적인 연구도 활발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특별취재반
  • 하루 이혼 6.5명·자살 7명… 생계난… ‘우울한 노년’/자식에 버림받고 나라에 홀대받고

    2일 노인의 날을 맞았으나 노인들은 전혀 즐겁지 않다.젊은 시절 고속성장을 이끈 주역인 노인들이 고령화사회 진입을 앞두고 총체적인 위기를 겪고 있는 것이다. 자녀의 외면에 따른 생계난,황혼이혼 등을 겪다 못해 자살하는 일이 속출한다.사회의 노인보호의식도 뒤떨어져 있어 안전사고로 숨지는 비율이 전 연령대를 통틀어 가장 높다.그러나 정부와 사회단체의 노인부양 비중은 10%도 미치지 못하는 등 사회의 관심은 차갑기만 하다. ●‘생계 스스로 해결’은 고작 30% 통계청이 1일 내놓은 ‘2002년 고령자 통계’는 우리 노인의 현주소를 숨김없이 보여준다. 이에 따르면 노인을 부양하기 싫어하는 자녀들 만큼이나 자녀와 함께 살고 싶지 않다는 노인들이 급격히 늘고 있다. 그러나 남에게 전혀 의지하지 않고 생계를 스스로 해결하는 노인(65세 이상)은 10명중 3명에 불과하다. ●“가족이 부모봉양해야” 19%P 급감 구체적으로 보면 ‘노부모를 누가 부양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가족’이라는 응답이 70.7%로 나타났다. 4년 전인 1998년(89.9%)에 비해 19.2%포인트나 급감했다.대신 ▲‘가족과 정부 사회’(18.2%)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9.6%)는 응답이 부쩍 많아졌다.이같은 세태의 변화를 수용해서인지,60세 이상 노인 가운데 2명중 1명에 가까운 45.8%는 ‘자녀와 같이 살고 싶지 않다.’고 응답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명중 7명은 남에게 생계를 일부 또는 전부 지원받고 있다.또 손을 벌리는 대상의 대부분(88.5%)은 ‘자녀’였다.정부와 사회단체 의존율은 9.3%에 불과했다. ●노인 최대걱정은 건강과 경제 노인들이 꼽은 최대 근심거리는 ‘건강문제’(39.3%) ‘경제적 어려움’(36.4%) 순이었다. 노인들이 학대받는다고 가장 많이 느끼는 순간은 ‘자신의 말에 대해 가족이 무관심 또는 냉담한 반응을 보일 때’였다.가족과 떨어져 혼자 사는 ‘독거노인’도 1990년 100명당 9명에서 2000년에는 16명으로 10년새 두배 가까이 늘었다. ●황혼이혼 하루 6.5명꼴 협의이혼을 포함,지난해 65세 이상 노인이 2345명 이혼했다. 하루 6.5명 꼴로 10년전과 비교해 3.2배 늘었다.올해는 3000명이넘을 전망이다.황혼 이혼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황혼이혼은 부모의 재산을 하루 빨리 상속받으려는 자녀들의 종용이 상당 부분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황혼 자살도 크게 늘어 지난해 노인들이 하루 7.5명꼴로 자살했다. ●노인 안전사고 최고 사단법인 한국생활안전연합(공동대표 이재연·윤선화)에 따르면 10만명 당 연령별 안전사고 사망자 숫자는 ▲65∼69세 139명 ▲70∼74세 182명 ▲75∼79세 263명 ▲80∼84세 403명 ▲85세 이상 655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9명에 불과한 10∼14세 안전사고 사망자 숫자보다 15배에서 많게는 70배 가까이 높은 수치다.청장년층은 전부 100명 미만이다. 고령자 안전사고의 원인별 사망률은 ▲교통사고 27% ▲자살 19% ▲추락사고 15% 등이었다. 10만명당 고령자 교통사고 사망자는 57.8명이나 돼 영국 7.3명,독일 9.8명,일본 17명,미국 19.1명 등 다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를 보였다. ●고령사회 진입…종합적인 노인대책 시급 강남대 이여봉 교수는 “자녀들에게 ‘경로효친’을 강요하는 시대는 지났다.”면서 “평균수명 증가,이혼 등으로 독거노인이 증가함에 따라 국가가 중장기노인복지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변재관 박사는 “노인복지시설 요양비에 대한 소득공제 등 보건복지부가 내놓은 노인복지정책이 시행되도록 부처간 의견을 조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미현 정은주기자 ejung@
  • [21세기 이혼풍속도] (1) “”그냥…같이 살기 싫어요””

    요즘 “마누라(남편) 잘 있냐.”는 질문은 거의 하지 않는다고 한다.결혼한 부부 세쌍중 한쌍이 이혼한다는 세태에 맞춰 친척·선후배 모임 등에서 ‘지뢰 밟기’수준인 사생활 질문은 가능한 한 피해가자는 것이다.한국무역협회의 최근 조사에서도 우리나라는 인구 1000명당 2.8쌍(5.6명)이 이혼해,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가운데 이혼율이 미국·영국에 이어 세 번째로 높았다.이혼의 원인과 해결책은 무엇인지,4차례에 걸쳐 진단한다. ■젊은 부부들 ‘그냥 갈라서기' 많다 “이혼하는 진짜 이유가 뭐냐.” 손석봉(37)변호사는 젊은 부부를 대상으로 이혼 상담을 하다 보면 이런 질문이 목젖까지 올라오는 것을 꿀꺽 삼키기 일쑤라고 한다.그가 최근 맡은 이혼 변론 3건은 모두 결혼 1∼2년째인 20∼30대 남자와 여자.이들 모두 특별한 사유 없이 “그 남자(여자)와 살기 싫다.”며 이혼소송을 의뢰했다.손 변호사는 “그렇게 막연한 이유는 소송거리가 아니다.”라면서 “다시 찬찬히 생각해 보라.”고 권하지만 당사자들은 막무가내다.소송에서 이길 수없더라도 소송을 내 이혼하겠다는 의지를 상대방에게 보이겠다는 것이다. 때문에 손 변호사는 의뢰자의 배우자 쪽 꼬투리를 잡아서,즉 법률에서 정한 재판상 이혼사유에 꿰어맞춘 뒤 소송을 제기하고 상대방의 협의을 이끌어내 사건을 종료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화가인 최정원(33·가명)씨가 그랬다.그는 치과의사인 남편과 결혼 2개월만에 각방을 쓰기 시작했고,결혼 1년6개월만에 이혼했다.최씨는 “소개로 만나 사귀는 동안은 사이가 좋았다.그런데 결혼한 직후 남편은 ‘너랑 살기 싫다.’며 별거에 들어갔다.”고 말한다.친정오빠는 다른 여자가 생겼나 하는 의심에 심부름센터 직원을 시켜 6개월 넘게 뒷조사까지 했지만 ‘이상 증후’는 없었다.남편의 이혼소송에 ‘갈 때까지 가 보자.’며 버티던 그녀는 결국 협의이혼하고 말았다. 현재 법률(민법 840조)상으로는 재판상 이혼 사유를 구체적인 다섯 가지 행위와 ‘기타 사유’로 한정해 놓고 있다.배우자의 부정한 행위,배우자의 악의적 유기,폭력행위 등 배우자(직계존속)의 부당한 대우,자신의 직계존속이 받은 부당한 대우,3년 이상 배우자의 생사 불분명,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다.구체적인 행위가 없을 때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에 호소하는데 경제적 무능력,성격 불일치,배우자의 범죄,부당한 피임,성관계 거부,애정상실 등이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가 내놓은 상담통계(2002년 3월)에 따르면,전체 이혼상담의 43.5%가 ‘기타 사유’로,남녀 모두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변호사들은 재판에서 이혼이 결정되는 사례는 대부분 배우자 외도,폭력,악의적 유기 등의 원인이 압도적이라고 말한다.하지만 그들도 20∼30대 젊은 부부들 사이에서 “그냥,싫다.”며 이혼을 요구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여성 이혼상담을 전문으로 하는 이명숙(40)변호사는 “계류 중인 100여건의 이혼 소송을 살펴 보면,외도나 가정폭력 등 전형적인 이혼사유가 주가 된다.”면서 “그러나 협의이혼에 이르지 못하는 부부들의 경우,양육권이나 재산분할청구 등 변호사를 찾는 절박한 사유가 있지 않겠느냐.”고 말한다.협의이혼이 11만 9005건으로,재판이혼 2만 3025건을 5배(사법연감,2001년)나 웃도는 상황에서 법원이 현실을 적절하게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도 평가한다. 이화여대 사회학과 함인희 교수는 싫어서 못 살겠다는 젊은 부부의 주장에는 불평등한 사회적 환경이 뒤섞여 있다고 봐야 한다고 주장한다.그는 “결혼이 과거에는 누구나 다 해야 하는 필수사항이었다면,최근엔 선택사항이 됐다.또 과거에는 부부관계나 정서적 친밀도에 관한 여성(남성)의 기대치가 낮았지만,요즘은 대단히 높다.그런데 막상 결혼을 하면 기대하던 사랑은 오간데 없고,시집·처가 등 가족·사회관계는 억압으로 느끼기 때문에 이혼이 느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한다.그는 결혼을 통해 행복을 추구하지만,가족적 책임과 의무는 피해 보려는 20∼30대의 이기적인 성향도 한몫을 한다고 지적했다.그러나 함 교수는 “과거로부터 내려오는 결혼의 가치관이나 규범이 젊은 층에게는 설득력이 없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시집간다.’는 가부장제적 결혼제도에 여성의 거부감이 점차 커진다는 것이다. 시집·처가 등 가족이 문제를 심화시킨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박동섭(60)변호사는 “장인이 사위 뺨을 때리는 세상이 왔다.”며,미성숙한 상태에서 결혼한 자녀(마마걸·마마보이)들이 해결해야 할 문제에 시집이나 처가가 끼어들어 상황을 악화시킨다고 말한다.이를 테면 아내가 아침밥을 안 해준다든지,남편이 외박했다든지 하는 문제를 각자의 부모에게 고자질하듯 알려 이혼으로 가는 경우도 많다는 것이다.해결책을 찾지 못한 상황에서 감정이 상한 당사자들은 “가족인 줄 알았더니,남이구나.”하는 소외감을 느끼고 쉽게 이혼을 결심한다는 것이다. 문소영기자 symun@ ■‘동거' 결혼의 탈출구 될수 있나? “20∼30대 부부의 이혼 증가는 현 결혼제도로부터의 탈출이지만,대안이 없는 위태로운 움직임”이라고 이화여대 사회학과 함인희 교수는 말한다. 함 교수는 지난 5월 공동저자로 ‘우리 동거할까요’라는 책까지 펴냈지만,결혼제도의 대안으로서의 동거에 대해서는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그는 “미국이나 유럽의 동거문화는 남자가,이혼할 경우 알거지가 되는 현실을 피하기 위해서 하는 경우가 더 많다.반면 우리는 시집 등 가족관계가 부담스러운 여성이 원하는 경우가 더 많다.”며 “결혼제도가 남녀 평등한 쪽으로 개선되지 않으면 동거의 사회적 필요는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진단한다. ‘35세 이상 미혼 여성이 결혼하지 않은 이유’를 연구한 여성학의 박사논문에는 ‘여성에게 불리한 결혼제도’에 대한 불만과 함께 ‘결혼이 주체적인 삶을 살려는 여성에게 걸림돌이 된다.’는 주장이 실리기도 했다.박동섭 변호사는 “동거를 선량한 풍속에 위반되는 풍속사범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많은데 가능하겠느냐.”며 “양가 부모가 인정한다면 무리가 없겠지만,과연 딸 가진 집에서 허용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을 던진다.특히 경제적·정서적으로 자립하지 못한 대학생들이 ‘실험 동거’를 하는 것에는 반대하는 의견이 많다. 현재의 결혼제도에서 당사자(부부)들의 문제에 부모가 끼어들 수 있는 틈새가 바로 경제적·정서적으로 독립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인터넷 동거사이트를 운영하는장기홍씨도 “동거는 주거공간과 경제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며 “무엇보다 동거의 성공도 결혼과 마찬가지로 상대방의 성격 차이를 서로 인정하는 성실한 자세에 달렸다.”고 말한다. 문소영기자
  • 작년 하루 476쌍 부부 이혼하려 법원 찾아

    지난해 하루 평균 476쌍의 부부가 협의이혼 또는 소송으로이혼을 하기 위해 법원을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이혼 소송을 낸 이유는 배우자의 부정행위가 가장 많았다. ■이혼 청구 증가=법원행정처가 7일 발간한 2001년판 사법연감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법원에 접수된 이혼소송은 모두 4만3,588건으로 99년보다 6.2% 늘어났다. 또 쌍방간 합의로 재판없이 하게 되는 협의이혼 확인사건이 99년에 비해 2.8% 늘어난 13만40건이나 됐다.이혼소송과 협의이혼을 합쳐 모두 17만3,628쌍의 부부가 이혼 목적으로 법원을 찾은 것이다. 이혼소송을 낸 부부 가운데 실제 이혼에 이른 건수는 1만2,866건이었다.이혼소송을 낸 이유는 배우자의 부정 행위가 42.1%로 가장 많았고 본인에 대한 부당 대우(23.1%),동거·부양의무 유기(17.3%),3년이상 생사불명(6.5%),자신의 부모에대한 부당 대우(5.5%) 등이 뒤를 이었다. 연령대는 30대(42.3%)와 20대(30.9%)가 주류를 이뤘지만 40대(19.5%)와 50대(5.8%)도 상당 부분을 차지했고 60대 이상의 ‘황혼이혼’도 1%나 됐다.동거기간은5년 미만이 전체의 64.2%를 차지했으며 신혼기인 1년 미만도 10.9%나 됐다. ■전체사건 감소=지난해 전국 법원에 접수된 총 사건수는 1,434만1,951건으로 99년보다 11.1% 줄었다.국민 3명당 1건씩은 법원에 사건을 접수한 셈이다. 지난해 법관 1명이 맡은 사건은 평균 3,997건이었으며 고등법원 판사가 191건인데 비해 지방법원 판사들은 4,563건을맡은 것으로 나타나 큰 차이를 보였다. 장택동기자 taecks@
  • [대한광장] 이혼절차 개선 시급하다

    TV드라마 ‘아줌마’의 바람이 거세다.전업주부로 맏며느리고 ‘월급없는 파출부’이자 ‘새경없는 몸종’이던 오삼숙이 크게 달라졌다. “솔직히 한국사회가 여태까지 나 사는 데 뭐 하나 보태준거 있어? 나같은 사람 속여먹고 주눅이나 들게 했지?”라며당당하게 치고나가는 순간,나부터 아찔했다.드디어 지난 1월9일 밤 오삼숙과 장진구의 이혼판결이 나는 그 순간,마치 축구 한ㆍ일전에서 홍명보의 역전 왼발슛이라도 성공한 양,아파트 단지 곳곳에서는 박수소리와 환호가 진동했다고 어느주간지는 과장보도까지 할 정도다. 현실에서는 이미 세 쌍중 한 쌍의 부부가 이혼하는데도 불구하고,마냥 거북한 이야기인 양 쉬쉬해 왔는데,오삼숙이 당당하게 포문을 열기 시작하자 새삼 가면쓰고 행복한 척하던아줌마들과,호박씨 까면서 출세에 목매달던 아저씨들이 반성을 시작하는 것 같다. 여기서 이혼이 바람직한 현상이냐 아니냐를 따지는 것은 보류하기로 하자.엄연히 중요한 사회현상의 하나로 자리잡았는데도 정면으로 직시하지 않는 사이에,헤어지는 마지막 순간까지 의연함과 품격을 유지하려는 사람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물론 지금 이순간 사회적 지위나 물질적 부에서 소외된사람에게는 더욱 불리해질 수밖에 없다. 남녀 양성 사이의 평등문제는 논외로 치더라도,서로 헤어지는 상대방의 앞길을 축복하며 이혼절차를 밟는 아름다운 부부조차도 현행 제도에서는 가는 발길 곳곳에서 모욕을 감수해야만 하는 것이 현실이다. 현행 우리 민법에 따르면 이혼의 자유는 보장되며,따라서부부는 협의에 의하여 이혼할 수 있다.나는 변호사이지만 가급적 미래의 행복을 위하여 협의이혼을 권하고 있다. 물론 서로 헤어짐에 있어 해결해야 할 난제는 무척 많다.우선 자녀양육은 누가 할 것이며,재산분할 문제도 만만하지 아니하다.이혼이 정녕 이 시대의 뚜렷한 사회현상이라면 가사노동의 가치를 정당하게 인정한다든지,양육문제,미성년자의권리보장 등 좀 더 세분화된 조문을 미리 마련할 필요성이크다.이혼하는 부부마다 모두 그 문제를 법원으로 가져가는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아니하다. 나는 기쁘게 주는 1,000만원이 억지로뺏는 2,000천만원보다 더,남은 인생을 행복하게 할 것이라고 권해 보지만,공허하다.좀 더 진지하게 제도적으로 기준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현재의 협의이혼 절차 중에는 판사 면전에서의 확인절차가꼭 필요하다.물론 과거 일부 권위적 가장의 아내인장 도용사례 때문에 여성의 권리를 지키고자 출발한 제도지만,사회의성숙도에 비추어 이제는 너무 불친절한 제도로 남아 있다.우선 대부분의 판사는 과중한 재판업무에 시달리며,협의이혼의사확인 절차를 귀찮아 하는 것으로 느껴진다.신청을 접수하면 바로 처리하는 것도 아니어서,대기실 구석에서 기다리는 동안 당사자는 눈길 둘 곳을 몰라한다.이혼이 죄인가? 기왕에 정부는 공증제도를 도입한 만큼 당사자들의 인격이 보호될 수 있도록,친절한 공증으로 대신하는 방법을 생각해 봐야 한다. 결혼 경험이 없는 혼전의 판사가 협의이혼의 의사확인 업무를 보는 것도 자연스럽지 아니하며,재판이혼의 경우는 더욱그러하다. 나는 부득이하게 재판이혼을 청구하는 경우라 하더라도,첫이혼청구서는 간략하게 적는 것을원칙으로 하고 있다.우리법률도 조정전치주의라고 하여,이혼소장은 바로 재판에 회부하지 아니하고,또 한번 서로 평화적으로 해결할 것을 권한다.그런데 이혼소장에 사는 동안 있었던 온갖 부끄러운 일들을 미주알고주알 다 적어버린다면,그 소장을 읽는 순간 상대방 마음에는 복수의 분노심만 이글거리지 않을까. 기왕에 조정제도를 두었다면,부득이 판결로 가야하는 그 순간까지는 쌍방이 적어내는 서면은 조정위원만 읽게 하는 것도 좋은 방편이 될 것이다. 만남도 중요하지만 아름답게 헤어지는 것은 더 중요하다.외면만 하지 말고,사회의 평화를 위해서라도 지혜를 모을 때인 것 같다. 박 은 수 변호사
  • 집중취재/ 남북교류 특별법 제정 시급

    *상속-경협등 법적분쟁땐 속수무책. 이산가족 상봉과 남북교류 확대에 따라 가족법과 남북교류협력법을보완할 수 있는 특별법 제정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8·15 남북한 이산가족 상봉이 남북간 화해분위기를 달구고 남북 교류의 활성화를 가져와 이산가족간의 중혼(重婚)과 상속문제,북한의부동산 문제와 남북 문화·경제교류 확대에 따른 이중계약·지적재산권 등 법적 분쟁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북한 주민의 대한민국 법률 적용이나 반대의 경우가 발생할가능성도 예상돼 법적 문제해결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가족법과 관련해서는 ▲고령 이산가족의 중혼인정 여부와 효력 범위 ▲북한주민의 호적취득 여부와 절차 ▲북한 상속인의 상속권 인정여부와 상속대상과 범위 등이 주요 대상이다. 남북교류 증가에 따른 경협이나 관광 등을 통해 남북이 법률상의 갈등을 빚을 개연성도 있다.남쪽의 개인이나 회사가 북한 법정에서 재판받을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북한법 전문가들은▲투자보장협정 ▲2중과세 방지제도 ▲결제제도 ▲지적재산권제도 ▲상사 등 민사분쟁 해결제도 ▲기업가들의 안전보장 제도 등에 대한법적 인프라 마련이 시급하다며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법무부는 이와 관련 지난 92년 남북기본합의서 이행에 따른 통일정국에 대비,대통령령으로 ‘특수법령과’를 신설했다.동·서독 통일과정에서 나타난 법률문제 등 외국사례연구와 남북한 법령을 비교하며‘통일법’을 준비해 오고 있다.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연구실도 지난 94년부터 통일에 대비한 사법정책을 마련하고 북한과의 교류협력에 따라 예상되는 법적 문제에 적절히 대처하기 위해 북한법과 사법정책에 대한 연구작업을 계속해왔다. 법률 전문가들은 “법무부와 대법원을 중심으로 진행돼 온 가족법과남북교류협력에 대한 연구를 이제는 공론화해 공감대를 모아 나가야할 때”라면서 “남북 이산가족과 경협과 관련해 예상치 못했던 법적 문제가 대두될 수 있으므로 ‘이산가족특별법’ 등 특별법 제정이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종락기자 jrlee@. *외국의 사례. 중국과 대만은 이미 70년대부터 통일에 대비,법적인 문제를 정비해왔다. 이들 국가는 우선 중혼문제에 대해 87년 ‘중혼에 있어서는 후혼(後婚)이 유효하고 부부가 각기 재혼한 경우에도 중혼한 날로부터 옛 혼인관계가 소멸한다’고 규정했다. 대만은 이 법이 적용되기 시작한 87년 11월1일 이전에 중혼 또는 사실혼 관계가 있어도 간통죄 처벌을 면해주고 있다. 또 상속문제에 관해서도 대만과 중국은 ‘대륙지구와 대만지구 인민 관계법’에 따라 양국민이 동등한 권한을 갖도록 했다. 중국은 상속재산이 중국에 있는 경우 대만거주 상속인은 본인과 대리인을 통해 상속에 참여할 수 있으며 분쟁이 발생하면 중국 인민법원에 제소할 수 있게 했다. 대만은 ‘대만지구와 대륙지구 주민관계 조례’를 통해 훨씬 상세하게 상속문제를 규정하고 있다.중국 주민의 상속권을 인정하되 상속개시 2년이내에 서면으로 상속의사를 표시해야 하며 이를 어기면 상속권을 포기한 것으로 본다.중국인이 대만내 재산을 상속할 경우에도 총액은 200만 대만달러를 초과할 수 없으며 부동산 상속은 불가능하다. 역시 분단국가였던 독일은 재산권에 대해 ‘동독지역의 토지에 대해 원칙적으로 지주에게 반환하고 예외적으로 금전보상을 한다’는 원칙을 세웠지만 막대한 보상비용으로 갈등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종락기자. *남북 가족법 어떻게 다르나. 남북한 가족법은 남녀평등과 일부일처제,중혼(重婚) 금지 등 기본원칙에 큰 차이는 없다.그러나 남한은 개인을 중심으로 한 가족의 행복을 추구하는 반면,북한은 집단주의 원칙과 혁명적 이념에 기초하고있어 상속·이혼 등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다. ◆결혼과 이혼=남한은 금치산자(심신상실의 상태에 있어 법원으로부터 금치산 선고를 받은 자)도 부모나 후견인의 동의를 얻어 결혼할수 있지만 북한은 정신장애자의 결혼을 금지하고 있다.북한은 또 법적으로 만혼(晩婚)을 장려하고 있다.중혼의 경우 남한은 전혼(前婚)이 해소되면 후혼(後婚)을 인정하지만 북한은 극단적 일부일처제를강조,전혼이 해소되더라도 후혼은 무효로 규정하고 있다. 남한은 협의이혼과 재판상 이혼을 모두 인정하고 있지만 북한은 ‘경솔한 이혼’을 방지하기 위해 재판상 이혼만을 인정하고 있다. ◆부모자녀 관계=결혼외 자녀에 대해 남한은 부모의 인지(認知)절차를 거쳐야 결혼중 자녀와 동등한 지위를 인정하는 반면 북한은 결혼외 자녀도 결혼중 자녀와 동등한 지위를 인정하고 있다.계부·계모나 양부·양모와 법적 관계를 맺더라도 친부모와의 관계가 소멸되지 않는 남한과 달리 북한은 새 부모와 관계가 성립되면 친부모와의 관계가 소멸된다. ◆가족과 상속=북한은 지난 55년 호주·호적제도를 폐지하고 남한과다른 신분등록제를 시행하고 있다.남한은 피상속인의 재산 일체를 상속대상으로,채무도 포괄승계(재산에 관한 포괄적 권리의무 승계)가원칙이다.반면 북한은 사실상 소비재에 한정된 개별재산만이 상속대상에 포함되며 채무의 한정승계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이상록기자 myzodan@. *사법정책담당관 韓勝판사. “세밀한 부분까지 말할 수 없지만 남북관계의 진척 여부에 따라 호적 등 다양한 법적 쟁점이 부각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사법부 차원에서도 철저하게 준비하고 있습니다” 통일에 대비,남북한 사법체계의 통합방안 등을 연구하고 있는 법원행정처 사법정책담당관 한승(韓勝·사시 27회) 판사는 “이산가족의재결합이 현실화하면 복잡한 가족법적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미 형성된 가족관계의 법적 안정성을 도모하면서 이산가족 본인들의 의사가 존중되는 방향으로 특별법을 제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한 판사는 “이산가족 재결합에 따라 야기될 가족법적 문제는 크게호적상의 문제,중혼(重婚)관계,상속관계,부모자녀관계가 있다”면서“이 가운데 특히 중혼관계와 상속관계가 중요한 문제로 대두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헤어지기 전 맺었던 전혼(前婚)의 인정 여부,전혼에서 태어난 2세들의 입적문제,북한 또는 남한 가족들에 대한 상속 가능 여부 등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다양한 케이스들을 생각해볼 수 있겠지요.그러나 중요한 것은 아직 이들이 재결합하지 않은 시점에서 무엇이라 딱 잘라 말할 수 없습니다.차분히 준비하면서 법적 문제를 대비해야겠지요” 그러면서도 한판사는 이산가족 재결합에 따른 가족법적 문제의 해결책은 결국 정부의 ‘정책적 결정’에 따라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전망했다. 대법원은 지난 90년대초부터 관련 학계,검찰 등과 함께 ‘특수제도연구위원회’를 구성,남북관계 변화에 따른 사법통합 방안 등을 연구해왔다. 박홍환기자 stinger@. * 소송사례와 예상 쟁점. 6·15 남북공동선언으로 이산가족의 거리는 한층 가까와졌지만 중혼(重婚)이나 상속,부동산 등 법적 문제들이 현실화돼 이들의 ‘완전한 만남’을 방해하고 있다.이로 인한 소송도 잇따라 관련 법규 정비가 시급한 실정이다. ◆북의 가족에게 재산을 물려주고 싶다=북에 아내와 두 자녀를 남겨둔 채 6·25때 월남,자수성가해 수백억원대의 재산을 모은 S씨(지난달 사망·당시 86세)는 지난 5월 “북에 남은 가족에게 물려줄 재산30억원을 남에서 재혼한 뒤 얻은 자식들이 가로챘다”며 소유권이전등기 말소 청구소송을 서울지법에 제기했다. 실향민 2세인 Y씨도 지난 2일 “어머니가 북에 있는 큰 형 몫으로 남겨둔 재산을 막내 동생이 가로챘다”며 막내 동생을 상대로 상속등기 무효확인 청구소송을 서울지법에 냈다. ◆살아있는 내 가족,호적에 올려달라=8·15 이산가족 북측 상봉자 명단을 통해 북에 있는 동생의 생존을 확인한 김재환씨(70)는 지난달 27일 “죽은 줄 알고 사망신고했던 동생의 호적을 되살려 달라”며 서울가정법원에 호적정정 신청을 냈다. 호적상에 사망이나 실종선고된 월북 가족의 생존이 확인된 경우,각각 ‘호적정정 신청’과 ‘실종선고 취소신청’을 통해 회복이 가능하다. ◆관련 법 정비 시급=남에서 재혼한 사람이 북에 두고 온 아내의 호적을 되살리려면 현행 민법이 금지하고 있는 중혼에 해당된다.남북가족간 재산 상속이나 증여의 경우 남북을 넘나드는 재산반출·반입을 해야하지만 이에 대한 관련법도 마련되지 않은 상태.북한 부동산에 대한 소유권 문제도 벌써부터 제기되고 있다.법조계 관계자들은“이산가족의 법적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현행법에 우선하는 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상록기자
  • 경제사범 줄고 가정해체 가속

    지난해 경기불황이 진정국면으로 돌아서면서 국민경제 생활과 직결되는 민사,부동산경매,도산사건과 형사사건중 부정수표단속법 위반 사범 등의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그러나 지난해 전국 법원에는 98년보다 5.3% 늘어난 4만1,055건의 이혼소송이 접수돼 경제회복 이후에도 ‘가정해체’ 현상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사실은 법원행정처가 11일 펴낸 2000년판 ‘사법연감’에서 밝혀졌다. [경제회복 상황] 지난해 법원에 접수된 사건은 98년에 비해 0.8% 감소한 1,612만9,861건.이중 소송사건은 37.4%인 603만582건이었다. 특히 소송사건중 민사사건은 전년보다 16.4% 감소,346만7,710건이었으며 경매사건도 13.5% 줄어 경기불황으로 인한 가계파산 등이 현저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IMF 사태가 엄습한 98년 부정수표단속법 위반사범은 전체 형사공판 피고인의 6.2%로 5대 형사사범중 4위에 올랐으나 지난해에는 점유율이 4.6%로 떨어지면서 주요 순위권 밖(7위)으로 밀려났다. [가속화되는 가정해체] 지난해 전국 법원에 접수된 이혼소송은98년보다 5.3% 증가한 4만1,055건으로 하루평균 113건이었다. 쌍방이 합의,재판없이 하는 협의이혼 확인 사건은 12만6,500건으로 98년보다 2.4%나 증가했고 10년전에 비해서는 무려 159.8%나 폭증,가정해체 현상이가속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혼소송 쌍방의 나이별 분포는 30대(42.4%),20대(31.5%),40대(19.0%),50대(4.6%) 순으로 많았고 ‘황혼이혼’(60대 이상)이 0.6%에 달해 최근의 황혼이혼 증가추세를 보여주고 있다. 박홍환기자 stin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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