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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섯줄의 울림, 그것만으로 행복”

    “여섯줄의 울림, 그것만으로 행복”

    1980~90년대 KBS ‘토요명화’의 시그널 음악으로 쓰여 더 친숙한 ‘아란후에스 협주곡’. 스페인 작곡가 호아킨 로드리고의 작품이다. 스페인 국민의 사랑을 받았던 로드리고의 서거 10주년 기념음악회가 2009년 마드리드 국립음악당에서 열렸다. 음악회의 대미인 아란후에스 협주곡을 산타체칠리아 오케스트라와 함께 협연한 기타리스트는 한국인 장대건(39)이었다. 전설적인 가야금 명인의 10주기 추모 공연에서 미국인이 산조를 연주한 격이다. 그가 기타를 만난 건 우연이다. 세 살 때부터 피아노를 배웠다. 딱히 흥미를 느끼진 못했다. 외려 격투기에 꽂혔다. 합기도를 배우다가 팔꿈치를 다쳤다. 그 무렵 친형이 클래식기타를 튕기기 시작했다. 샘 많은 꼬마는 형님의 어깨너머로 코드를 배웠다. 금방 앞질렀다. 주위에서 제대로 기타를 배워 보라고 권유했다. 그는 “기타리스트 내한 공연은 다 봤다. 인터넷으로 정보를 얻던 시절이 아니라서 팸플릿을 유심히 봤다. 공통 키워드가 있더라. 스페인, 안드레스 세고비아와 호세 토마스가 겹쳤다”고 설명했다. 고1 무렵 스페인 유학을 결심했다. 겁도 없이 세고비아의 수제자 호세 토마스를 찾아가겠다고 결심했다. 막상 유학을 알아보니 토마스는 어린 학생들은 제자로 거두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됐다. 가족끼리 알고 지내던 음악평론가 이상만 선생은 바르셀로나 리세오 왕립음악원을 권했다. “무모했다. 기타에 대한 열정이 엄청났으니까 가능했다. 스페인어를 몰라 손짓, 발짓으로 밥을 얻어먹는 수준이면서도 좋은 선생님을 만나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고 했다. 꿈은 이뤄졌다. 3년 뒤 알리칸테 고등음악원에서 토마스의 가르침을 받게 됐다. 토마스는 1990년대 초반 협심증으로 쓰러졌다. 기적적으로 회복했던 1994~97년 장대건과 만났다. 그리고 1998년 협심증이 재발해 세상을 등졌다. 장대건으로선 운도 따랐던 셈이다. 토마스를 사사하면서 당대의 기타리스트 알바로 피에리와도 인연을 맺었다. 배타적일 만큼 ‘라인’을 중시하는 한국에서였다면 꿈도 못 꿀 일. 장대건은 “운 좋게 양다리를 걸쳤다. 토마스 선생이 기타 교수법의 최고봉이라면 피에리는 현역 연주자로는 최고였다. 토마스 선생은 연주자의 개성보다는 작곡가가 요구하는 대로 연주하길 원했다. 한 3년쯤 지나니 머리가 좀 커진 모양이다. 내 정체성을 고민하던 무렵이라 (토마스 선생보다) 피에리 선생에게 끌렸다”고 설명했다. 3년 뒤 알리칸테를 졸업하고서는 스위스 바젤 국립음대로 떠났다. 토마스와 더불어 세고비아의 수제자로 꼽히는 오스카 길리아를 모셨다. 강호 고수들의 필살기를 모두 익힌 무협소설 주인공처럼 장대건은 당대 대가들을 흡수했다. “먼저 길리아 선생을 만나고 나중에 토마스 선생을 만났으면 이도 저도 아닌 사람이 됐을지도 모른다. 기본기와 작곡가의 의도를 중시하는 토마스 선생에게 배운 뒤 나만의 음악을 찾아 헤맬 무렵 길리아 선생을 만난 건 행운이다. 길리아 선생은 늘 ‘똑같은 도, 레, 미여서는 곤란하다. 너만의 소리, 분위기, 뉘앙스, 색깔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1997년 한국인으로는 처음 마리아 카날스 국제콩쿠르 기타부문 3위에 입상한 것을 비롯해 루이스 밀란(스페인), 칸(멕시코), 사라우츠(스페인) 콩쿠르 우승 등 20여개 대회에 입상했다. 하지만 그는 “콩쿠르에 목을 맨 건 아니다. 처음 몇 번 떨어지다가 입상을 하니 자신감은 생겼지만 자만하진 않았다. 순위나 명예는 신경 쓰지도 않았다. 입상으로 연주 기회가 생기고, 2등만 해도 두세 달 생활비가 나오니까 나갔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콩쿠르는 얼핏 근사해 보이지만 고약한 열매다. 심사위원 여럿을 만족시키려면 개성을 죽여야 한다. 그래서 콩쿠르에 목숨을 거는 어린 친구들을 보면 안타깝다. 자기만의 음악 세계를 고민할 나이에 콩쿠르에서 먹힐 스타일로 몇몇 곡들만 연습하다 보면 발전이 더딜 수밖에 없다. 일본 영향 같은데 세계 3대 콩쿠르란 식으로 줄 세우는 풍토도 이해가 안 간다”고 덧붙였다. 스페인의 고도(古都) 살라망카를 거점으로 유럽은 물론 일본과 멕시코 등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는 장대건이 모처럼 국내 팬들과 만난다. 2003년 귀국 독주회를 했으니 한국 무대 데뷔 10주년인 셈. 올 봄 발매 예정인 4집 앨범의 예고편이기도 하다. 오는 26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에서 에스테반 다사와 이사크 알베니스,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의 곡을 들려준다. 장대건은 “개인적으로는 바흐의 샤콘이 가장 기대된다. 10여년 만에 연주하는 만큼 새롭게 편곡하고 있다. 바이올린곡인 원곡과는 달리 풍부한 베이스의 화성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노련한 그에게도 리사이틀은 떨리는 모양이다. “사람들이 보기엔 (나 같은 연주자가) 팔자 좋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하하. 그런데 일년을 휴가처럼 보내도 실상 하루도 휴가가 없다. 연습을 하거나, 악보를 들여다보지 않으면 불안하고 죄책감까지 느껴진다”고 털어놓았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쓸모없던 약 오히려 藥이 되다

    쓸모없던 약 오히려 藥이 되다

    1990년대 중반 다국적 제약사 화이자 연구진은 절망에 빠져 있었다. 엄청난 시간과 돈을 쏟아부은 합성물질 ‘UK92480’이 임상실험에서 협심증 치료에 별 효과가 없다는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었다. ‘실데나필’을 주성분으로 한 UK92480 실험은 곧바로 종료됐다. 하지만 이 실험의 결말이 두고두고 회자될 최고의 해피엔딩으로 바뀌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UK92480 임상실험에 참가한 지원자들 중 남자들은 이상한 경험을 공유하게 됐다. 투약 3일 뒤 하나같이 성기가 발기했다는 보고가 이어졌다. 당시 연구에 참여했던 이언 오스테로는 최근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수요일에 협심증 치료제를 먹은 사람이 토요일에 발기가 됐다는데 누가 약이 문제라고 생각했겠는가.”라며 “연구진이 예상했던 모든 종류의 부작용 리스트에도 없던 현상”이라고 털어놓았다. 같은 증상이 모든 사람에게 동시에 나타나자 화이자는 후속연구를 시작했다. 그 결과로 1998년 등장한 것이 전 세계인의 성생활을 바꾼 파란약.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다. 비아그라는 지난해에만 전 세계적으로 20억 달러어치 이상이 판매됐다. 가디언은 “오래된 약이나 실패한 약이 새로운 사용처를 찾아 거대한 시장을 형성한 사례는 얼마든지 있다.”면서 “화이자의 또 다른 약인 ‘로게인’ 역시 비아그라와 비슷한 길을 걸었다.”고 소개했다. 로게인은 고혈압 치료를 목표로 개발됐지만 환자들의 혈압을 낮추는 대신 머리카락을 나게 했다. 현재 로게인은 탈모치료제 시장의 최강자다. 처음부터 특별한 목적을 가지고 치료제를 개발하기 시작하는 것은 위험하고도 지루한 여정이다. 안전성과 효과가 입증된 하나의 타깃치료제를 만들기 위해서 평균적으로 10~15년의 기간 동안 13억 달러가 투입된다. 성공한 사례만 모았을 때의 계산인 만큼 사라진 돈과 시간은 짐작조차 불가능하다. 실패한 약의 재활용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초반부터다. 획기적인 신약이 한동안 개발되지 않자 대학 기반의 소규모 제약 벤처들이 이미 개발됐다가 ‘효과가 없다’는 이유로 폐기처분됐거나 오래된 약을 다시 살피기 시작했다. 이들이 주요 자료를 구한 존스홉킨스대 도서관의 경우 3500개의 약품 정보를 값싸게 제공하기도 했다. 이런 시도는 수많은 약들의 또 다른 얼굴을 찾아냈다. 제약사 일라이 릴리가 개발했던 우울증 치료제 ‘심발타’는 현재 극심한 고통을 수반하는 희귀질환 섬유근육통의 치료제로 쓰인다. 항바이러스제였던 ‘젬자’는 항암제로 폐암, 유방암, 췌장암, 자궁암 등 대부분의 암에 가장 강력한 효과를 나타내는 약이 됐다. 역시 릴리의 ‘에비스타’는 피임약으로 개발됐지만 폐경기 여성의 골다공증 치료와 유방암 예방 효과가 뒤늦게 밝혀지면서 매년 10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개발된 지 아주 오래된 약들도 재활용의 예외는 아니다. 바이엘이 1897년 개발한 ‘아스피린’은 진통제의 대명사지만 최근 들어서는 심장병 예방약으로 주목받는다. 또 부츠가 1960년대 처음으로 선보인 ‘이부프로펜’은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였지만 파킨슨병 예방 효과도 인정받는다. 다국적 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 경영진이었던 파리드 칸 박사는 “효율적이지 않은 것으로 판명된 약의 경우 특허에 대한 부담이 없다는 장점이 있었고, 대부분의 약이 임상실험을 거쳐 최소한 인체에 안전하다는 것은 입증된 상태”라며 “개발 비용과 위험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는 최고의 기회”라고 강조했다. 칸 박사는 현재 1980년대 파킨슨병 치료제로 개발돼 1500만명 이상에게 투약됐던 화학물 ‘PK-048’을 알츠하이머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그는 “PK-048은 낮은 강도의 약으로 사용됐지만, 개발 단계에서 영장류 실험을 통해 뇌혈관류의 순환에 높은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면서 “이는 PK-048을 알츠하이머 치료제로 재활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칸 박사가 맨체스터대와 함께 진행하고 있는 실험은 PK-048이 알츠하이머 진행을 늦추는데 효과가 있다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가디언은 “2007년에서 2009년까지 미국에 출시된 약의 30%는 이미 존재했거나 오래된 약을 새로운 기능으로 전환한 것”이라면서 “모든 대형 제약사들이 새로운 시장을 만들기 위해 버려둔 약을 다시 살피고 있다.”고 전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오들오들 추운 날 무리한 야외활동 심장도 탈난다

    오들오들 추운 날 무리한 야외활동 심장도 탈난다

    10여일 전 이른 아침에 골프 라운딩을 시작한 김수환(62)씨는 갑자기 발생한 흉통 때문에 서울의 한 대학병원 응급실로 이송됐다. 평소 고혈압과 고지혈증을 갖고 있었지만 1시간가량 계속된 통증은 경험한 적이 없을 만큼 심했다. 검사 결과 급성심근경색이었다. 김씨는 “이른 아침이라 좀 추웠지만 해가 뜨면 괜찮을 것 같아 운동을 계속했던 게 문제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심장질환 12월에 집중되는 까닭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심장질환은 국내 사망원인 3위를 차지하고 있다. 70세 이상 노인은 2위로 더 높다. 특히 12월이 문제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노인 등 전 연령층에서 12월 사망자가 가장 많다. 주요 원인은 심장 및 뇌혈관질환이다. 협심증·급성심근경색 등의 심장질환은 관상동맥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심장 근육에 산소와 영양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에 문제가 생겨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히면서 문제가 된다. 콜레스테롤 등으로 혈관이 좁아진 상태에서 운동 등 무리한 활동을 할 때 심장 근육에 충분한 혈액이 공급되지 못해 흉통이나 호흡곤란이 생기거나(협심증) 좁아진 관상동맥이 갑자기 막히면서 흉통을 유발(심근경색증)하게 된다. 이런 협심증·심근경색 등과 함께 겨울에 특히 경계해야 할 문제가 대동맥질환이다. ●대동맥에도 관심 가져야 혈액의 핵심 통로인 대동맥은 의외로 확장·박리 등 다양한 문제에 노출되기 쉬운데, 일단 대동맥질환이 발생하면 혈액 공급장애로 인한 산소 부족으로 사망하거나 심각한 후유증을 겪기 쉽다. 특히 급성 대동맥박리증이 치명적이다. 대동맥 벽이 찢어져 혈액이 유출되면서 내강이 분리되는 질환으로, 뇌졸중 등 혈액 관류장애나 심장을 짓누르는 심장압전, 대동맥판막폐쇄부전증 등의 합병증을 초래하기 쉽다. 또 내강이 찢어지면 대동맥이 탄력을 잃어 순간적으로 직경이 확장되는데, 이런 상태에서는 약해진 혈관벽이 언제든 파열돼 돌연사로 이어지기도 한다. 급성 대동맥박리증은 50∼60대에서 빈발하며 사망률도 높기 때문에 갑자기 발생한 흉통이 지속되면 지체 없이 가까운 병원부터 찾아야 한다. 관상동맥질환이나 급성 대동맥박리증의 가장 흔한 위험 요인은 고혈압이다. 날씨가 추워지면 인체는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혈관을 수축시키는데, 이 때문에 혈압이 오르면서 대동맥 내막의 비대와 섬유화·석회화 등이 가속화돼 대동맥의 탄성과 크기에 변화를 부르게 된다. ●나이 들수록 과신 말고 ‘조심조심’ 그렇다면 이런 문제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먼저 추운 상황을 피해야 한다. 추운 날은 외출을 삼가되 불가피하다면 내복과 장갑·목도리 등을 갖춰 추위를 막아야 한다. 운동도 아침 대신 따뜻한 낮시간에 하며, 야외보다 실내운동이 바람직하다. 또 흉통 등 이상이 있을 때 쉽게 도움을 청할 수 있도록 사람이 많은 곳에서 운동을 하며, 술과 담배는 삼가야 한다. 고혈압을 가졌다면 약제 복용시간을 잘 지키고, 아침·저녁으로 혈압을 측정해 자신의 혈압 변화를 살펴야 한다. 관상동맥질환자라면 운동 전에 미리 전문의의 운동처방을 받도록 한다. 정진우 건대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중년 이후에는 고혈압이나 당뇨병이 없더라도 운동부하 심장초음파나 관상동맥CT 등을 통해 자신이 심장질환에 노출되지 않았는지를 확인해 봐야 한다.”면서 “특히 관상동맥질환이나 급성 대동맥박리증 가족력이 있다면 반드시 검진을 받아 불의의 사태를 예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도움말 정진우 건국대병원 흉부외과 교수
  • 김영삼 전 대통령 서울대병원 입원

    김영삼(85) 전 대통령이 감기와 가슴 통증 등의 증세로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3일 확인됐다. 김 전 대통령은 심장 혈류가 약해졌으니 예방 차원에서 수술을 하는 것이 낫겠다는 의료진의 조언에 따라 협심증 치료인 스텐트 시술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김 전 대통령은 일반 병실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으며 간단한 치료와 검사를 받은 뒤 별다른 문제가 없으면 4일 오전 퇴원할 예정이다. 하종훈기자 artg@seoul.co.kr
  • [심재억 전문기자의 건강노트] ‘엄포댁 흡연기’

    협심증이었을까. 아니면 역류성 식도염으로 식도에 생긴 화상이 만성화됐을 수도 있다. 그는 늘 가슴이 답답하다며 고통스러워 했다. 한번 속에서 ‘화’가 치밀면 한겨울에도 가슴을 풀어헤치고는 가쁜 숨을 몰아쉬곤 했다. 젊어서부터 그랬다. 보다 못한 시어머니가 “가슴앓이에 좋은 약”이라며 몰래 그에게 건넨 것은 궐련이었다. 처음엔 “제가 어떻게….”라며 한사코 마다했다. 그랬는데 하루는 꼭두새벽에 가슴앓이가 시작돼 혼자서 뒹굴다가 문득 생각이 났던지 장롱 속에 감춰둔 궐련을 꺼내 불을 붙였다. 그때부터 엄포댁은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다. “젊어서 홀로 돼 가슴에 한도 많을 것”이라며 마을 사람들도 모르는 척 했다. 담배라는 게 비명횡사한 무사귀신(無祀鬼神)이라도 붙었는지, 한번 사람에게 엉겨붙으면 여간해서는 떨치기 어려운 것인데, 엄포댁도 거기 덜미가 잡혔다. 밭일을 하다가도 두둑에 퍼질러앉아 궐련을 피우거나 마땅찮으면 독한 썰거리를 말아태우기도 했다. 혼자 살자니 엔간한 독기로는 감당하지 못할 일이 많아 그는 누구보다 억척이었다. 언젠가는 해가 꼬박 저물었는데도 추수 끝난 보리밭을 누비며 보릿목 낙수를 줍고 있었는데, 그걸 본 시어머니는 그게 또 안돼 보였던지 연신 혀를 말아차며 “아이고, 저 개대가리에서 등겨 털어먹을 년, 하마 뱃가죽이 등에 붙었을텐데….”라며 안쓰러워하기도 했다. 세월이 흘러 며느리를 보게 된 엄포댁은 귓볼 붉은 며느리 앞에서 대뜸 담배 꺼내물기가 그랬던지 장황하게 담배를 피우게 된 사연을 풀어놓더니 “그렇게 담배를 배웠는데, 내 병에 이만한 약이 또 있을까 싶다.”라며 넌지시 며느리의 이해를 구하기도 했다. 담배 얘기가 아니다. 사는 게 고해(苦海)라고, 누구나 돌이켜 보면 켜켜이 사연이 많다. 예전엔 배곯으며 살았고, 요새는 황금에 내몰리는 세상이니, 그 전에는 몰라서 병을 키웠고, 요새는 바빠서 병을 키운다. 그러나 내 몸의 병을 두고 세상만 탓할 일은 아니다. 바둑 격언인 ‘아생연후살타’(我生然後殺他)는 그래서 삶에도 어울리는 말이다. jeshim@seoul.co.kr
  • [한국만화 명작 100선] “동서양 아우르는 한국형 히어로작가 양성을”

    [한국만화 명작 100선] “동서양 아우르는 한국형 히어로작가 양성을”

    2010년 8월 ‘비정시공’ 출판기념회 이후 1년 8개월 만에 만난 이현세 화백은 수척해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올해 초 위암 초기 진단을 받았다. 이 화백은 수술 경과가 좋다며 웃는다. 그렇게 좋아하던 술도 일단 끊었다. 그랬더니 친구들과 동네 술집 주인들이 모두 비상이란다. 보리밥만 먹고 집에서 화실까지 걸어 다닌다. 창작 활동에 지장은 없느냐고 했더니 “평생 살면서 이렇게 머리가 맑은 상태인 적은 처음인 것 같다. 술 먹을 시간에 더 그릴 수 있으니 오히려 더 많이 그릴 수 있다. 전혀 지장이 없다.”고 손사래를 쳤다. →‘공포의 외인구단’이 한국 만화 명작 100선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 회화적 완성도에서 완벽한 작품도 아니고 더 좋은 작품이 많으니까…. 굳이 분석해보자면 캐릭터 설정, 갈등 구조, 중첩된 복선 등 당시로선 익숙지 않은 이야기 구조와 한국 전통 곡선에서 벗어나 직선의 미학을 사용한 점 등이 전문가들에게 인정받지 않았나 싶다. →사회적으로도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아동 만화가 아닌, 남녀노소가 모두 읽을 수 있는 만화를 그려보려 했다. 집요한 사랑 이야기가 여심을 사로잡았다. 강한 것이 아름답다, 도전하고 승리한다는 메시지는 남성층을 만족시킨 것 같다. 통과 의례를 거치면 적어도 하기 싫은 일은 하지 않고 살게 해 주겠다는 메시지는 암울한 사회에 좌절하고 번민했던 수많은 젊은이의 일성이 아니었나 싶다. →아쉬움이 많은 작품은. -‘천국의 신화’다. 우리 민족 상고사를 주제로 한 대작을 그리려고 했다. 필생의 역작으로 생각해 100권을 목표로 했다. 음란물 시비로 6년이라는 시간을 허비하다가 결국 절반가량 줄여 끝내야 했다. →최근 웹툰 심의 논란이 있었는데. -옛날 생각이 많이 났다. 아직도 우리 사회의 자정 능력에 대해 신뢰하지 못하는 분위기가 한심했다. 하지만 웹툰 작가들에게는 좋은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 요즘 웹툰 작가들은 상당히 개인적이라 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게 사실이다. 이번 일로 한자리에 모여 뜻을 나누게 됐다. →‘천국의 신화’ 사건 뒤 필력이 떨어졌다는 평가도 있는데. -‘천국의 신화’를 하며 신명이 없어졌다. 협심증과 당뇨도 그때 생겼다. 일단 의지도, 체력도 꺾였으니 그런 평가가 있을 수 있겠다. 그렇지만 이현세라는 작가 개인에겐 전환점이 된 것 같다. 처음으로 만화 인생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많이 부드러워지는 등 인간적으로 성숙해졌다. →한국 만화의 미래는. -출판 만화 시장이 위축된 게 문제지만 상황이 그렇게 나쁜 것은 아니다. 디지털이라는 새로운 공간을 찾았다. 일본을 제외하면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 비해 행복한 거다. 세계적으로 자체 시장을 갖고 있는 나라도 드물다. 일단 웹툰 체제가 계속 유지될 것으로 본다. 누구나 만화를 그릴 수 있기 때문에 또 그만큼 다양한 이야기가 쏟아져 영화, 드라마의 밑바탕이 될 것이다. 새로 제정된 만화 진흥법은 작가 스스로 해결하지 못했던 해외 마케팅에 도움을 줄 것이다. →만화가 한류 콘텐츠로 자리 잡으려면. -이미 일본과 유럽에 우리 작가들과 작품이 진출해 있는 상태다. 남은 게 미국 그래픽 노블 시장인데 작가를 직접 보내 현지에서 공략하는 게 어떨까 싶다. 동서양을 아우르는 한국형 히어로를 만들어 성공을 거둔다면 소녀시대나 빅뱅을 뛰어넘는 한류 만화 스타가 나오지 않을까 한다. →다음 작품 계획은? -‘천국의 신화’가 끝나니 세상이 달라져 있었다. 인기 캐릭터 베스트 10에 까치와 엄지가 없더라. 까치와 엄지로 밥 먹고 살 때는 지나갔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내 자리를 찾으려면 보통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를 리모델링하는 작업을 10년 동안 해왔다. 내 만화를 좋아하던 독자들이 골프를 즐기고, 아이 교육에 관심을 기울이는 세대가 됐더라. 그래서 세계사·한국사와 ‘버디’를 그렸다. ‘창천수호위’ 등 이현세류 작품도 냈지만 인기가 예전 같지 않았다. 이 때문에 앞으로 작업 방향에 대해 고민이 크다. 내년이면 환갑이다. 70세 이후엔 동화를 하기로 마음먹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10년이 정말 중요한 시기다. 눈이 보이는 한 붓을 놓지 않을 것이다. 글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사진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 입속 세균, 심장병 유발한다

    입속 세균, 심장병 유발한다

    믿기지 않겠지만 입속에는 대장균·포도상구균·녹농균·뮤탄스균 등 수백 종의 세균이 서식하고 있다. 이 가운데 뮤탄스균은 충치를 유발하는 세균이다. 그런데 이런 입속 세균이 구강질환만 초래하는 게 아니다. 심장병까지 유발한다. 최근 연구에서는 ‘고도니균’이 잇몸의 혈관을 타고 심장으로 들어가 염증을 일으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인체는 고도니균을 단백질로 착각해 면역시스템도 가동시키지 않는다. 세균이 심장으로 침범하는데 막힘이 없는 셈이다. ●잇몸병과 심혈관질환 깊은 연관 치주질환(잇몸병)은 고혈압·심근경색 등 심혈관 질환과 연관이 깊다. 특히 혈압약을 장기 복용하면 입속 세균이 증식할 가능성이 훨씬 큰데, 이런 세균이 혈관을 따라 심장에 침입해 여러 가지 심혈관 질환을 일으키게 된다. 구강 세균의 심장병 유발 경로를 살펴보자. 고혈압 환자는 혈압약을 복용하는데, 대표적 혈압강하제인 이뇨제를 장기 복용하면 침이 마르는 구강건조증이 생긴다. 침의 중요한 기능이 살균작용인데, 이 기능에 문제가 생기면 세균이 늘어나 충치·잇몸병 등을 유발한다. 물론 잇몸이 건강하면 이런 세균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다. 그러나 잇몸병으로 잇몸 출혈이 있는 경우에는 이런 세균이 관상동맥으로 옮아가 혈관 벽이 두꺼워지는 관상동맥경화증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협심증·심근경색 등 치명적인 심장병의 직접적인 원인이 될 수 있다. ●고도니균, 혈관에 염증 일으켜 지난달 아일랜드 왕립의대와 영국 브리스톨대 공동연구진은 입속에 기생하는 고도니균이 심장내막염을 유발하거나 혈관에 염증을 일으켜 심장과 뇌로 가는 혈류를 차단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에 따르면 고도니균은 치아 표면에 치태 형태로 서식하다 잇몸에 출혈이 생겼을 때 혈관으로 침투해 대동맥까지 침투한다. 이 경우 심장은 면역시스템을 작동시켜야 하지만 고도니균은 혈액응고인자인 피브리노겐으로 위장하기 때문에 면역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는다. 변욱 목동중앙치과병원 병원장은 “잇몸 관리가 허술할 때 심장병이 어떻게 발생하는지를 두고 국내외에서 활발히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며 “동맥경화나 고혈압 등 만성질환자는 특히 잇몸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강 청결 생활화해야 심장병을 가진 사람은 별다른 증상이 없더라도 3∼6개월마다 치과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검진을 받을 때는 치과의사에게 자신이 가진 심장병의 종류와 복용하는 약 등을 상세히 설명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도록 해야 한다. 평소 구강 청결에도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칫솔로 잇몸은 물론 치아의 씹는 면과 옆면, 치아 사이를 꼼꼼히 닦아 줘야 한다. 이쑤시개를 사용하는 습관도 버려야 한다. 잇몸에 상처를 낼 뿐 아니라 치아 사이를 벌어지게 하기 때문이다. 이쑤시개 대신 치간칫솔을 사용하되 치아 사이가 좁아 치간칫솔이 들어가지 않을 때는 치실을 사용하면 된다. 칫솔질 마지막에는 혀클리너를 이용해 설태를 제거해줘야 하며, 일상적으로 물을 조금씩, 자주 마셔 구강을 촉촉하게 해주는 것도 중요하다. 입이 마르면 세균이 왕성하게 번식하기 때문이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도움말 변욱 목동중앙치과병원 병원장
  • 수면시간 6시간 이하땐 심혈관질환 위험 2배로

    하루에 잠자는 시간이 6시간 이하이거나 8시간 이상이면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시카고대 의과대학 심장학과장인 로히트 아로라 교수팀이 전국 45세 이상 남녀 3019명의 표본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하루 수면시간이 6시간에 못 미치는 그룹은 6~8시간 수면을 취하는 그룹에 비해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위험이 2배, 울혈성 심부전 위험이 1.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또한 하루 8시간 이상 잠을 자는 그룹은 협심증 위험이 2배, 관상동맥질환 위험이 1.1배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하루 6~8시간 수면이 심혈관 건강에 문제가 발생할 위험이 가장 낮음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아로라 교수는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수면부족은 교감신경계 항진, 포도당 불내성, 당뇨병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잠이 부족하면 부신피질호르몬인 코르티손과 혈압, 안정 시 심박수, 염증표지가 상승하는데 이는 모두 심혈관질환 위험인자들이다. 그러나 잠을 많이 자는 것이 왜 심장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 25일 열린 미국심장병학회 학술회의에서 발표됐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굿모닝 닥터] 비만 예방 첫걸음 ‘니트 다이어트’

    비만이 사회적 이슈가 된 지 오래다. 성인 남성 3명 중 1명, 여성 4명 중 1명이 비만이다. 비만이 당장 생명을 위협하진 않지만 고혈압·당뇨병·뇌졸중·협심증·심근경색 등 각종 질환을 유발한다. 실제로 세계보건기구(WHO)는 비만을 ‘21세기 신종 전염병’으로 분류하고 있다. 비만의 요인은 많다. 유전적인 요인도 있지만 약물이나 내분비계통의 질환으로 생기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은 섭취하는 열량과 소비하는 열량 사이의 불균형 즉 많이 먹고 적게 움직여서 생긴다. 겨울에 부쩍 살이 찌는 것은 이 때문이다. 살 중에서도 옆구리나 등쪽의 살은 운동부족과 나이에 따른 호르몬의 영향이 크다. 직장인의 잦은 회식과 불규칙한 생활습관, 종일 책상 앞에 앉아 있는 일상생활이 문제다. 특히 ‘러브핸들’이라 불리는 뱃살과 허리살은 약해진 복직근과 내장지방 및 피하지방의 합작품인 경우가 많다. 비만은 운동과 함께 섭취 열량을 조절하는 것이 최선의 예방법이다. 성공적인 체중을 유지하려면 열량 제한과 함께 미네랄과 비타민을 보충해 줘야 하며 기초대사량을 높여야 한다. 그래서 운동의 생활화가 중요하다. 굳이 시간을 내지 않더라도 평소 활동량을 늘려 체열을 충분히 방출하면 비만 걱정을 덜 수 있다. 가능한한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통해 오르내리며, 시내버스 한두 정거장 정도는 걸어다니는 ‘니트(NEAT) 다이어트’는 체열 발생을 높이는 좋은 방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만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전문의를 찾는 것도 한 가지 해결책이다. 최근에는 자가세포 사멸작용을 이용해 지방세포를 얼려 없애는 ‘젤틱’이 비만 치료에 상당한 효과를 보여주고 있다. 옷 두께가 더 얇아지기 전에 비만을 훌훌 털어내고 산뜻하게 봄을 맞자. 그러기 위해서는 살만 탓하지 말고 뭐든 행동으로 옮기는 결단이 필요하다. 이상준 아름다운나라 피부과·성형외과 원장
  • “아키히토왕, 쾌유하소서” 日국민 기원행렬

    심장수술을 받은 아키히토 일왕의 쾌유를 바라는 일본 국민들의 기원 행렬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아키히토 일왕이 18일 심장수술을 받는 동안 도쿄 왕궁의 정문인 사카시타문 앞에 설치된 특별 기장소(記帳所)에는 17일부터 19일까지 사흘간 2만여명이 다녀갔다. 수술 당일인 18일에는 오후 4시 마감 후에도 행렬이 이어져 20분가량 업무를 연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도 위해 사흘간 2만명 다녀가 도쿄 왕궁을 직접 찾은 아키타현 니카호시 출신의 나카지마 야스코(69)는 “(왕은) 지난해 몸 상태가 안 좋은데도 도호쿠 재해 지역을 방문했다.”며 “수술이 끝났다는 소식을 듣고 (이재민들이) 또 한 번 힘을 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지진 피해 지역에서도 일왕의 건강을 염려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심장수술 성공적… 2주후 퇴원 대재진 직후 미야기현 소마시 피난소에서 일왕과 대화를 나눴던 간노 세쓰코(74)는 “(왕이) 두 번째 수술을 받아 걱정을 많이 했다.”며 “피난소 방문 당시 건넨 손이 나보다 더 차갑게 얼어 있었다.”며 거듭 쾌유를 빌었다. 이와테현 오쓰치의 가설 주택에 사는 후지와라 시즈카(22)도 “지난해 5월 일왕 부부가 피해 지역을 방문했을 때 이재민 앞에서 무릎을 꿇고 이재민들과 눈높이를 맞추려 하는 등 겸손한 모습을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아키히토 일왕은 이날 협심증 치료를 위한 관상동맥 우회 수술을 성공적으로 받았다. 의료진은 올해 78세인 아키히토 일왕이 2주일 정도면 퇴원할 수 있을 정도로 수술 후 상태가 양호하다고 말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겨울철 피부·건강 관리 가이드

    겨울철 피부·건강 관리 가이드

    해가 바뀌어서도 추위는 여전하다. 이런 날씨 탓에 건강에 비상이 걸렸다. 하지만 크게 걱정할 건 없다. 정확한 정보를 토대로 차근차근 살펴가면 된다. 일상 속에서 마주치는 소소한 겨울 건강 문제,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추우니까 먹는다? 사람은 배가 고프면 추위를 더 탄다. 인체는 추위에 노출되면 대사율을 높여 체온을 늘리는데, 대사에 사용하는 에너지원이 음식이기 때문이다. 음식을 섭취하면 대사율이 높아져 더 많은 열이 발생하는데, 이를 특수역원작용이라 한다. 특히 단백질 음식에 이런 작용이 뚜렷하다. 또 음식을 섭취하면 혈중 포도당 농도가 높아지고, 인체는 포도당 대사를 위해 인슐린을 분비하는데, 이 인슐린이 포도당 대사를 촉진해 전신의 대사율을 높이므로 식사를 하면 체온이 약간 오르게 된다. ●안면홍조 겨울만 되면 볼이 빨갛게 달아오르는 사람이 있다. 안면홍조증이다. 피부혈관이 확장돼 혈류가 증가하면서 얼굴에 홍반과 온열감이 나타나는 현상이다. 원인은 많다. 혈관은 히스타민이 증가하거나 자율신경 이상에 의해 확장되는가 하면 고혈압 치료에 사용되는 칼슘길항제나 협심증에 사용하는 니트로글리세린 등 약물 부작용이 원인이기도 하다. 술도 원인이 된다. 술을 마시면 알코올 분해산물인 아세트알데히드의 혈중 농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또 매운 음식을 먹을 때, 내분비질환이나 췌장·신장·부신 등에 종양이 있거나 주사비(딸기코) 등 피부질환이나 폐경기 후 에스트로겐이 감소해 안면홍조가 나타나기도 한다. ●발바닥 각질 발꿈치와 발바닥에 형성되는 굳은살은 흉할 뿐 아니라 발 냄새의 원인이기도 하다. 하지만 무턱대고 없애려다가는 부작용을 겪기 쉽다. 각질층은 자극을 줄수록 더 두꺼워지기 때문이다. 따뜻한 물에 발을 담가 잘 불린 각질 부위에 로션이나 크림을 듬뿍 바른 뒤 랩이나 거즈 등으로 감싸고 잠자리에 들면 한결 부드러워진다. 목욕탕 바닥에 문지르거나 돌이나 칼로 긁어낼 경우 자칫 정상 조직까지 손상을 입을 수 있으며, 감염 위험도 있으므로 삼가야 한다. 정 불편하다면 부드러운 타월이나 브러시로 살짝 벗겨내거나 각질제거기를 이용하면 된다. 피부 균열이 심해 통증이 있을 때는 전문의를 찾는 게 좋다. ●언 살은 차갑게 푼다? 스키 등 겨울 스포츠를 즐기다보면 손발이 꽁꽁 얼어 빨갛게 붓거나 감각이 없어지는 등 동상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때 ‘언 살은 차가운 것으로 푼다’며 찬물에 담그기도 하는데 이 경우 통증은 억제되지만 동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손으로 비비거나 마사지하는 방법도 효과가 크지 않다. 일단 증상이 나타나면 혈관을 이완시켜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하고, 세포 사이의 결빙을 풀어줘야 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동상 부위를 40도 정도의 물에 20∼30분간 담가 따뜻하게 해주는 것이다. 몸을 덥힌다며 술을 마시는 것은 금물이다. ●겨울 사우나 겨울에 찜질방이나 사우나에서 땀을 흠뻑 흘리고, 거친 때수건으로 각질을 벗겨내고 나면 피부가 뽀송뽀송 부드러워진 느낌이 든다. 하지만 이는 착각이다. 일시적으로 피부가 부드러워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피부는 곧 거칠어지고 건조해진다. 온찜질이나 사우나를 반복하면 상태가 더 악화돼 나중에는 민감성 피부가 되기도 한다. 피부는 적당한 수분이 필요한데, 과도한 온찜질이나 사우나로 피부의 각질층이 파괴되고, 지질과 자연 보습인자가 소실되면서 건조하고 거칠어지는 것. 피부 건조를 막으려면 비누와 때수건 사용을 줄여야 하며, 저자극성 비누를 사용하되 피부에 비누찌꺼기가 남지 않도록 꼼꼼히 씻어내고, 보습제를 충분히 발라줘야 한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도움말 한림대성심병원 가정의학과 박경희 교수
  • 심장 혈관 막혀… 30분 넘는 흉통 위험신호

    심근경색의 원인은 대부분 관상동맥경화증이며, 위험인자로는 고혈압·흡연·당뇨병·고지혈증·비만 등이 꼽힌다. 관상동맥에 경화현상이 생겨 70%가량 막히면 협심증이 오고, 이어 혈관이 완전히 막히면 심근경색증이 유발된다. 대표적인 증상은 흉통이다. 호흡곤란·구역·발한·심계항진 등이 동반되기도 하는 흉통은 최소한 30분 이상 지속되며, 통증은 점차 팔이나 목, 등 쪽으로 퍼진다. 노약자에게서는 호흡곤란·혼돈·기절·복통 등 비전형적인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특히 환자의 25% 정도는 증상 없이 발생해 더 무섭다. 이런 심근경색이 아침에 잘 생기는 것은 호르몬의 일종인 카테콜아민 수치 상승과 혈소판 응집이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게 의료계의 시각이다. 심근경색증은 임상증상과 심전도 소견 및 혈청효소의 상승 등으로 진단한다. 심전도에서 환자의 20% 정도는 정상으로 나타나는데, 이때는 심초음파로 심기능과 심근벽의 운동장애를 관찰해 진단한다. 심근경색의 치료는 시간이 생명이다. 치료를 위해서는 산소 공급과 함께 니트로글리세린, 진통제 모르핀과 헤파린·베타차단제·ACE억제제 등을 사용하며, 특히 막힌 혈관을 뚫기 위해 혈전용해제를 투여하거나 혈관성형술 또는 관동맥우회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글리코프로틴 억제제나 혈관을 넓혀주는 스텐트시술의 임상 결과가 좋은 편이다. 치료 방법은 환자 상태나 주치의에 따라 다르지만 어느 경우든 최단시간에 막힌 혈관을 뚫어줘야 생명도 구하고 후유증도 최소화할 수 있다. 특히 심근경색에 뒤따르는 부정맥이 위험한데, 병원 도착 전에 숨지는 환자의 60%가 부정맥의 일종인 심실세동이 원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심혈관계 질환의 무서움은 돌연사로 이어진다는 점 때문이다. 추운 날씨는 말초혈관을 자극해 심장에 과부하가 걸리게 하고, 이는 급성 심근경색증의 또 다른 원인으로 작용한다. 이런 심근경색을 예방하려면 먼저 과음과 흡연을 피해야 한다. 과음은 혈압변동 폭을 넓힐 뿐 아니라 관상동맥에 경련이 일어나면서 발생하는 변이형 협심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흡연은 동맥 속 지질 등이 응집돼 만들어진 경화반을 파열시켜 급성 심근경색증을 유발하는 매우 위험한 인자다. 이런 겨울에는 걷기나 조깅·수영 등 유산소운동을 통해 적극적으로 혈액 순환을 촉진시키는 게 좋다. 노약자들은 아침·저녁보다 기온차가 적은 낮시간에 운동을 하며, 운동 전후에 스트레칭으로 충분히 몸을 덥혀줘야 한다. 또 실외운동을 할 때는 방한복은 물론 모자, 마스크 등으로 보온을 잘 해야 혈관 수축에 따른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1) 데이트 강간을 위한 ‘악마의 술잔’ 한모금에 블랙아웃…24시간내 검사 못하면 미제사건 2) 죽음의 性도착증 ‘자기 색정사’ 혼절직전의 성적 쾌감 탐닉…‘질식에 중독되다’ 3) 친구와 함께 차안에서 아내에 몹쓸짓 한 남편 사고로 위장한 최악의 선택 4) 살해당한 아내의 눈속에 담긴 죽음의 비밀 흔해서 더 잔인한 위장 살인의 실체는 5) 강간 후 살해된 여성, 그리고 부검의 반전 죽을 때까지 여성이고 싶었던 여성의 사연 6) 천안 母 女살인범, 현장에서 대변만 보지 않았더라도… ‘미세증거물’ 속에 숨은 사건의 진상 7) 정자가 수상한 정액…‘씨없는 발바리’ 과학수사 얕봤다가 정관수술까지 한 연쇄 성폭행범 8) 변태성욕 30대 살인마의 아주 특별한 핏자국 혈흔속 性염색체의 오묘한 비밀 9) “그날 조폭은 왜 하필 남진의 허벅지를 찔렀나?”… 칼잡이는 당신의 ‘치명적 급소’를 노린다 10) 소변 참으며 물 마시던 20대女, 갑자기 몸을 뒤틀며… 생명을 앗아가는 ‘죽음의 물’ 11) 자살한 40대 노래방 여주인, 살인범은 알고 있었다 생활반응이 알려준 사건의 진실 12) 불탄 시신의 마지막 호흡이 범인을 지목하다 화재사망 속 숨어있는 타살흔적 증거는 13) 車 운전석에서 질식해 숨진 그녀의 주먹쥔 양팔 14) 백골로 발견된 미모의 20대女, 성형수술만 안 했어도… 가련한 여성의 한 풀어준 그것 15) 무참히 살해된 20대女…6년만에 살인범 잡고보니… 274만개의 눈이 잡은 연쇄살인범의 정체 16) 이태원 옷집 주인 살인사건…20대 여성이 지목한 범인은? 찢어진 장부의 증언 17) 물속에서 떠오른 그녀의 흰손…토막살인범 잡고보니 바다에서 건진 시신 신원찾기 18) 헤어드라이어로 조강지처 살해한 50대의 계략… 몸에 남은 ‘전류반’은 못 숨겼네 19) 자살이라 보기엔 너무 폭력적인 죽음…왜? 가해자·피해자는 하나였다 20) 아파트 침대 밑 女 시신 2구…잔인한 ‘진실게임’ 결과는? 누명 벗겨준 거짓말 탐지기 21) 자다가 갑자기 세상을 뜨는 젊은 남자들…누구의 저주인가? 청장년 급사증후군의 비밀 22) 70% 부패한 시신 유일한 증거는 ‘어금니’ 억울한 죽음 단서 된 치아 23) 살인현장에 남은 별무늬 운동화 자국의 비밀 60대 노인의 치밀한 트릭 24) 택시 안에서 숨진 20대 직장女 살인범은 과연… 돈 버리고 납치한 이상한 택시 강도 25) 그녀가 남긴 담배꽁초 감식결과 놀라운 사실이 살인 현장에 남은 립스틱의 반전 26) 목졸리고 훼손된 60대 시신… 그것은 범인의 속임수였다 ‘파란 옷’ 입었던 살인마 27) 40대 여인 유일 목격자 경비 최면 걸자 법최면이 일러준 범인의 얼굴 28) 소리없이 사라진 30대 새댁, 알고보니 들짐승이… 부러진 다리뼈가 범인을 지목하다 29) 살인자가 남기고 간 화장품 향기, 그것은 ‘트릭’이었다 강릉 40대女 살인사건의 전말 30) 동거女 잔혹하게 살해한 30대, 시신이 물속에서 떠오르자… 살인후 물속으로 던진 사건 그후 31) 최악의 女연쇄살인범 김선자, 5명 독살과 비참한 최후 청산염으로 가족, 친구 무차별 살해 32) 살해된 20대女의 수표에 ‘검은 악마’의 정체가 담기다 완전범죄를 꿈꾸던 엽기 살인마 33) 억울한 10대 소녀의 죽음…두줄 상처의 비밀 추락에 의한 자살? 몸을 통해 타살 증언하다 34) 하얀 피부와 사후강직이 일러준 토막살인의 진실 전철역 화장실에 유기된 30대女의 시신
  • ‘널뛰는 혈압’ 뇌졸중 부른다

    ‘널뛰는 혈압’ 뇌졸중 부른다

    지난해 정년 퇴직한 A씨는 최근 심한 두통과 어지럼증에 시달렸다. 증상이 점점 심해지더니 한쪽 얼굴과 팔다리에 힘이 빠지면서 결국 의식을 잃고 말았다. 원인은 뇌졸중. 고혈압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가 뇌혈관이 막혀 혈관 파열로 이어진 것. 다행히 생명은 구했으나 정상 상태로 돌아가기는 어렵게 되고 말았다. ●치명적인 뇌졸중, 고혈압이 주범 뇌졸중은 단일질환으로는 국내 사망원인 1위 질환이다. 이런 뇌졸중의 주요 위험인자는 고혈압·고지혈증·당뇨병·심혈관질환·흡연·비만·가족력 등이 꼽힌다. 이 중에서도 고혈압이 가장 심각한 위험인자. 고혈압은 뇌동맥을 경화시켜 혈관이 막히는 ‘뇌경색’이나 혈관이 터지는 ‘뇌출혈’을 유발한다. 실제로 뇌경색 환자의 50% 이상, 뇌출혈 환자의 70∼88%가 고혈압을 앓고 있다. 고혈압이 있으면 뇌졸중 발생 위험이 정상인의 2∼4배까지 치솟으며 반대로 수축기 혈압을 10㎜Hg, 확장기 혈압을 5㎜Hg씩 낮출 때마다 뇌졸중으로 인한 사망위험은 40%씩 감소한다. 혈압을 정상치인 120/80㎜Hg에 가깝게 유지하는 것이 뇌졸중 예방의 첫 걸음임을 말해 주는 대목이다. ●혈압변동폭에 주목해야 뇌졸중 위험을 줄이려면 혈압과 함께 ‘혈압변동성’을 줄여야 한다. 혈압변동성이란 일상적으로 혈압이 변하는 폭을 말한다. 계절적인 변수나 개인차가 있지만 보통 동맥 혈압은 하루 중 최대 50∼60㎜Hg 정도 오르내리며, 주·야간에도 15∼20㎜Hg 정도 차이가 난다. 이런 변동성은 하루 중 아침에 특히 크다. 의료계에서는 이런 혈압변동성을 뇌졸중 등 심혈관질환의 발생 지표로 간주한다. 나정호 인하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수축기 혈압과 혈압변동성은 뇌졸중의 중요한 지표”라며 “뇌졸중을 예방하려면 수축기 혈압을 목표까지 낮추는 것이 중요하지만 수축기 혈압이 아주 높지 않더라도 혈압변동성이 크면 역시 뇌졸중 위험이 급증하기 때문에 고혈압 약을 복용할 때 이런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지혈증도 뇌졸중 위험요인 총콜레스테롤이 240㎎/㎗를 넘거나 중성지방이 200㎎/㎗을 넘으면 고지혈증으로 진단한다. 고지혈증은 특별한 증상이 없어 대부분 심각하게 보지 않으나 전체 고혈압 환자의 49.7%는 고지혈증을 함께 갖고 있으며, 허혈성 뇌졸중 환자의 20%가 고지혈증을 앓고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수치가 높은 사람은 동맥경화증 발생 위험이 높고, 이는 심근경색·뇌졸중 발생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 된다. 특히 총콜레스테롤과 저밀도 콜레스테롤(LDL)을 경계해야 한다. 총콜레스테롤이 40㎎/㎗ 증가하면 뇌졸중 위험도는 25%가량 증가한다. ●뇌졸중, 철저한 복약이 중요 뇌졸중을 예방하려면 고혈압·고지혈증 등 뇌졸중 위험인자를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특히 뇌졸중을 경험한 환자라면 혈압·콜레스테롤을 더 엄격하게 관리해야 한다. 문제는 대다수 뇌졸중 환자들이 보통 2∼3가지의 위험인자를 가진 탓에 많은 처방약을 정확하게 복용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 이주헌 강동성심병원 신경과 교수는 “뇌졸중 환자들은 항혈소판제 등 보통 3∼4종의 약을 복용하는데 이렇게 먹을 약이 많으면 정확하게 복용하지 않게 되고, 이 때문에 뇌졸중이 재발해 심각한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면서 “이런 문제 때문에 고혈압과 고지혈증을 함께 앓는 뇌졸중 환자들을 위해 ‘카듀엣’ 같은 치료복합제를 처방해 치료효과와 함께 복약의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실제로 최초의 고혈압·고지혈증 치료복합제로 개발된 카듀엣의 경우 고혈압 치료제만 복용할 때보다 뇌졸중 발생 위험을 31%나 추가로 감소시키며, 협심증·심근경색 등 심혈관질환 위험도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Weekly Health Issue] 관상동맥우회술

    [Weekly Health Issue] 관상동맥우회술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심근경색이나 협심증 등 치명적인 심질환을 오로지 심장의 문제로만 인식한다. 그러나 이는 오해다. 이런 질환이 심장의 문제인 것은 맞지만 심장의 문제를 초래한 직접적이고도 중요한 요인을 간과하고 있어서다. 바로 관상동맥의 문제다. 심장은 이 혈관을 통해 산소가 풍부한 혈액을 공급받는데, 만약 이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히면 우려하는 심근경색이나 협심증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심장 근육에 산소가 공급되지 않으면 근육이 괴사해 종국에는 심장이 제 기능을 못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런 관상동맥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유효한 의료적 해결책인 관상동맥우회술에 대해 서울성모병원 흉부외과 송현 교수로부터 듣는다. ●먼저, 관상동맥이란 어떤 혈관인가. 온몸의 혈액 순환은 심장의 펌프질에 의해서 이루어지는데, 아이러니컬하게도 혈액 순환을 담당하고 있는 심장 자체도 피를 공급받아야 제 기능을 다할 수 있다. 이런 심장의 근육에 피를 공급해주는 혈관이 바로 관상동맥(冠狀動脈)으로, 혈관 모양이 마치 왕관처럼 생겨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런 관상동맥에 생길 수 있는 질환은 무엇인가. 심장의 근육에 피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으면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한다. 심한 경우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듯 흉통 때문에 가슴을 움켜쥐고 쓰러지는 급사 및 돌연사가 있는가 하면 좀 덜 심한 경우로 심장에 피가 잘 공급되지 않아 심장근육의 괴사가 진행되는 상태인 심근경색, 경미한 경우에는 가슴이 조이는 듯한 흉통(협심증)과 가슴이 답답한 증상 등을 꼽을 수 있다. ●대표적 관상동맥 질환인 협심증의 원인과 발생 경위를 짚어 달라. 고혈압·당뇨·흡연·과체중·고지혈증 등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모든 성인병의 원인이 다 원인이라고 보면 된다. 이런 원인들이 작용해 혈관 벽에 죽전이 형성되고, 이 때문에 혈관이 좁아져 혈류의 공급량이 줄어들면서 심장 근육에 공급해야 할 산소의 절대량이 부족하게 된다. 이처럼 산소가 부족하면 심장 근육이 점차 괴사해 심장 기능이 떨어지게 된다. ●그렇다면 협심증의 증상은 어떤 양상을 보이는가. 모든 관상동맥질환의 증상이 관상동맥의 막힌 정도와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평소에 증상이 전혀 없는 경우도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주로 운동할 때나 계단 또는 산을 오를 때 가슴 통증, 즉 흉통이 나타난다. 따라서 운동할 때 가슴이 조이는 듯한 흉통 증상이 나타나면 일단 관상동맥질환으로 의심하고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검사는 운동을 하면서 운동부하 심전도를 측정하는 트레드밀테스트와 핵의학검사 등이 있으며, 최근에는 해상도가 좋은 CT로 진단을 하기도 한다. 이런 과정을 거쳐 관상동맥 조영술을 통해 확진을 하게 된다. ●협심증을 중증도에 따라 단계별로 구분해 달라. 협심증은 일단 환자가 느끼는 상태에 따라 분류한다. 가장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캐나다의 협심증 분류기준에 따르면 1.협심증 없음(0) 2.심한 운동을 할 때 발생하는 흉통(1) 3.2층 정도의 계단을 올라갈 때 생기는 흉통(2) 4.1층 정도의 계단을 올라갈 때에도 생기는 흉통(3) 5.약간의 운동만으로도 발생하는 흉통(4) 등 5단계로 구분한다. 그러나 당뇨 환자는 소위 ‘무증상 허혈’, 즉 관상동맥에 심각한 협착이 있음에도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 증상과 질환의 중증도가 반드시 일치하지 않을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협심증은 중증도별로 어떤 치료법을 적용하나. 병이 심하지 않을 때는 비수술적 치료가 가능하지만 증상이 심할 때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관상동맥의 협착증 정도가 심하지 않다면 아스피린이나 니트로글리세린 계통의 심혈관 확장제 등을 복용하도록 한다. 이보다 상태가 더 심한 경우에는 좁아진 부위를 풍선으로 넓힌 뒤 도관 형태의 스텐트를 삽입해 혈류의 통로를 확보해주게 된다. 그러나 상태가 심한 경우, 예컨대 병변이 여러 곳에 있거나 심장근육의 기능이 떨어져 있는 경우, 또 좌측 관상동맥이 막힌 경우에는 스텐트를 넣어도 재발 위험이 높아 급사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관상동맥우회술을 적용하게 된다. ●협심증이 심하면 관상동맥우회술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그 상태를 상세히 설명해 달라. 미국 심장학회에서는 약물치료나 스텐트 삽입 대신 반드시 외과적으로 수술해야 하는 경우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좌측 관상동맥의 입구가 막힌 경우(좌주 관상동맥 협착증),중요한 세 혈관이 모두 막혔으면서 심실의 기능이 떨어져 있는 경우라면 반드시 수술을 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 밖에 스텐트 삽입술에 실패했거나 심근경색의 합병증으로 심근 파열 및 심실중격 결손이 발생한 경우, 심한 부정맥이 동반된 경우에도 수술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관상동맥우회술은 어떤 수술이며, 치료 효과는 어떤가. 관상동맥의 막힌 곳을 우회해 새 혈관을 만들어주는 방법이다. 우회술에는 자신의 내흉동맥(내유동맥)·요골동맥·대복재정맥 등을 떼어내 사용하게 된다. 그러나 관상동맥은 혈관의 직경이 1.5∼2㎜로 매우 작기 때문에 수술자의 숙련도와 정확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런 관상동맥우회술은 예후가 매우 좋아 한번 수술을 받으면 평생 같은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우회술에 사용되는 대체 혈관 중 내흉동맥은 조직학적으로 내탄성층이 발달해 지방이 잘 안 끼는 체내 유일한 혈관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수술만 잘된다면 10년 개통률이 95%를 넘고, 재발률도 매우 낮다. 물론 심장수술은 환자의 생명이 달린 큰 수술이지만, 최근에는 각종 환자 감시체계가 발달해 수술 사망률도 고위험군이 아닌 경우 1% 이하로 매우 안전한 편이다. ●관상동맥우회술이 초래할 수 있는 부작용이나 후유증도 짚어 달라. 수술 후 합병증은 다른 수술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일반적인 상처 감염이나 폐렴 등 각종 감염, 수술 부위에서 떨어져나간 혈전이 유발하는 뇌경색 가능성이 없지 않다. 그러나 뇌혈류 및 마취 심도를 모니터링하면서 수술을 하기 때문에 그 빈도는 1%도 되지 않는다. 따로 걱정할 필요가 없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이제 우리의 절규가 들리기 시작”

    “이제 우리의 절규가 들리기 시작”

    “원폭 피해 1세는 물론 2세들도 아주 기뻐하고 있습니다. 2세 환우 1000여명의 하나 된 절규가 이제 정부당국에 들리기 시작한 것 같아 다행입니다.” 한정순(52) 한국원폭2세환우회 회장은 31일 전화 통화에서 들뜬 기색이 역력했다. 전날 헌법재판소가 원자폭탄 피폭 피해자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외교적 노력을 다하지 않은 것은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해 위헌이라고 결정한 데 대해 “2004년부터 환우회를 만들어 줄기차게 요구했지만 정부 안의 누구도 제대로 들어주지 않았는데 우리의 존재, 우리의 절박한 호소가 들리기 시작한 것이라고 생각하니 흐뭇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주말에 강원도 인제로 야유회를 떠나는 인원을 파악하느라 피해자들의 집을 방문하고 있다는 그는 “원폭이 투하된 지 66년의 세월이 흘러 많은 피폭 1세들이 세상을 뜨고 있지만 아무런 잘못 없이 부모의 고통을 떠안은 2세들도 치료 한 번 제대로 받아보지 못한 채 눈을 감는 실정”이라며 2세 환우들은 정신질환으로 평생을 병동에 갇혀 지내거나 40대를 못 넘기고 사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전했다. 이어 “야유회 같은 사소한 일 하나만으로도 그렇게 기뻐하는 우리 환우들에게 헌재의 결정은 그야말로 오랜 가뭄 끝에 내린 단비”라고 덧붙였다. 그는 2004년 보건복지부가 피폭 2세들의 실태를 조사해 심근경색이나 협심증, 우울증 등의 각종 질환 발병률이 보통 사람보다 현저히 높다는 결과가 나왔는데도 정부는 지금까지 이들 2세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듯 아무런 입장 표명도 하지 않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한 회장은 “언제까지 일본 정부와 협상 타령만 하고 책임 공방만 벌이느냐. 그 사이 사람들은 죽어나가는데.”라며 말을 채 끝맺지 못했다. 피폭 2세인 한 회장은 대퇴부 무혈성 괴사증 등의 질환 때문에 여러 차례 수술대에 올랐고 큰오빠는 뇌출혈로 숨졌으며 작은오빠 역시 협심증과 심근경색 수술을 받았다. 맏아들도 선천성 뇌성마비로 종일 누워 지내고 있다. 한 회장은 조진래 한나라당 의원의 발의로 17대에 이어 두 번째로 국회에 제출된 특별법안이 빨리 통과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허혈성 심장질환자 75%는 협심증

    허혈성 심장질환자의 75%가 협심증 환자로 조사됐다. 식생활의 서구화와 노령화로 환자가 크게 늘고 있는 허혈성 심장질환은 혈관벽에 지질이 쌓이는 죽상경화증과 여기에서 비롯된 혈전으로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혀서 나타나는 질환으로, 협심증·심근경색증·심장돌연사 등이 대표적이다. 전남대병원 순환기내과 안영근 교수팀은 2003∼2010년에 허혈성 심장질환으로 치료받은 환자 12만 472명(남자 7만1761명, 여자 4만 8711명)을 분석한 결과, 관상동맥이 부분적으로 막히면서 심장 근육에 혈액이 잘 공급되지 않는 협심증 환자가 전체의 75%인 9만 182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최근 밝혔다. 이어 관상동맥이 완전히 막힌 심근경색증 환자 17%(2만 8명), 만성 허혈성 심장병 환자 8.4%(1만 64명)였으며, 급성 허혈성 심장질환자도 218명이나 됐다. 특히 협심증 환자를 연령대별로 분석한 결과, 60대가 전체의 34%인 3만 601명(남자 1만 6225명, 여자 1만 4376명)을 차지했으며, 이어 50대 25%(2만 2295명), 70대 22%(2만 254명), 40대 11%(1만 48명) 등이었다. 연도별로는 2003년 9808명이던 환자가 2006년 1만 4326명, 2010년 2만 807명 등으로 꾸준히 늘어 2003년 대비 2.1배의 증가세를 보였다. 심근경색증의 경우 급성이 1만 9012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연령대별로는 60대 30.7%(6136명), 70대 26%(5209명), 50대 22.7%(4536명), 40대 10.3%(2062명) 등이었다. 안영근 교수는 “허혈성 심장질환은 고지혈증·흡연·고혈압·당뇨·비만 등 위험인자들에 대한 일상적이고 철저한 관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한국의 히로시마 합천] 원폭 피해 67년째… ‘代를 이은 피울음’ 끝나지 않았다

    [한국의 히로시마 합천] 원폭 피해 67년째… ‘代를 이은 피울음’ 끝나지 않았다

    여느 농민과 다를 바 없어 보였다. 경남 합천군 초계면의 강상기(45)·상원(40)씨 형제. 정신지체 2급인 형제는 자신들의 생년월일도, 부모의 제사 기일도 알지 못한다. 4년 전 세상을 뜬 어머니 윤말순씨는 돈벌이가 된다는 소문에 히로시마로 건너가 일하던 1945년 8월 6일, 원자폭탄에 피폭돼 크게 다쳤다. 당시 징용으로 끌려 갔거나 먹고 살기 위해 건너갔던 한국인 7만여명이 피폭됐고 그 중 4만여명이 숨졌다. 그런데 한국인 피폭자의 60%가 이곳 합천 출신으로 추정된다. 광복된 뒤 합천으로 돌아온 피폭 1세들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세상을 떠 이제 2000명 남짓 남았다지만 2세들은 역사의 형벌을 고스란히 물려받아 고통 속에 신음하고 있다. 27일 오전 7시와 오후 7시 케이블 채널 서울신문STV를 통해 방영되는 ‘TV 쏙 서울신문’ 취재진이 지난 21일 ‘한국의 히로시마’로 불리는 합천을 찾아 그 피울음을 담았다. 어머니가 세상을 뜨자 형제만 남았다. 이웃의 허드렛일을 돕지만 셈을 할 줄 몰라 제 품삯을 챙기지도 못한다. 전날도 일했다고 해서 얼마 받았느냐고 묻자 “만원 하고 오백원”이라고 답한다. ‘오백원’이 뭔가 이상하다 싶어 물었더니 “할매 그려진 거?”라고 되묻는다. 취재진을 안내한 한정순 한국원폭2세환우회 회장 등이 그제야 “아! 형은 일 잘하니 5만원, 동생은 일 못하니 만원 받았다는 얘기구나.”라고 정리한다. 형제 모두 정신지체 2급이라 정상적인 대화가 힘들다. 형 상기씨는 그나마 어느 정도 되는데 동생 상원씨는 그저 빙긋이 웃기만 한다. 취재진과 일행이 들고간 빵과 음료수가 담긴 봉지만 쳐다보고 있었다. 여느 농촌에 견줘 손색없는 경관을 갖춘 합천, 국도에서 빠져나와 읍내로 들어서니 ‘대장경 천년’ 을 자축하는 플래카드가 여기저기 내걸렸다. 그러나 이곳의 아름다운 풍경은 비극의 역사를 떠안은 이들의 신음 소리를 품고 있었다. ●피폭 2세,일반인보다 질병 유병률 훨씬 높아 2005년 국가인권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피폭 2세의 질병 유병률은 일반인에 견줘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은 빈혈이 88배, 심근경색·협심증이 81배, 우울증 발병률이 65배나 높았다. 여성은 심근경색·협심증이 89배, 우울증이 71배, 유방 양성종양이 64배나 높게 나왔다. 그러나 정부는 “방사능 피폭과 2세 질환의 상관관계가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았다.”는 1995년 일본 정부의 견해를 그대로 좇아 지원에 뒷짐을 지고 있다. 노무현 정부 때 건강진단 비용을 2년에 한 번씩 두 차례 지급하고는 없어진 것이 고작이다. 형제의 집에서 20분 떨어진 거리의 문택주(60)·종주(58) 형제 역시 선친이 물려준 후유증에 신음하기는 마찬가지. 부친 문홍수씨는 온몸에 화상을 입은 채 귀국했다가 환갑이 되던 해에 암으로 세상을 떴다. 형 택주씨는 스무살 무렵부터 시력이 약화되기 시작해 전혀 앞을 볼 수가 없고 귀조차 들리지 않는데 이제 당뇨까지 얻어 밤마다 고통 속에 지새운다고 했다. 동생 종주씨마저 시력이 나빠지고 있다. 관절염으로 다리가 퉁퉁 부어 지팡이를 짚어야 겨우 걷는 노모 박달순(85)씨는 이날 교회에 다녀오던 길에 한 순간도 택주씨 손을 놓지 못했다. ●방사능 피폭과 2세 질환 연관성 입증 안돼 얼굴에 검버섯 투성이인 박 할머니는 “딴 거는 걱정 안 돼. 이거 놔두고 어찌 가노. 같이 죽으면 좋을 텐데. 같이 가면 좋을 텐데, 그게 되나.”라고 말하면서 고개를 떨어뜨렸다. 다운증후군 환자인 정영현·허진영(44)씨 부부는 15년 전 결혼했지만 남편 정씨에게 언제 결혼했느냐고 묻자 엉뚱한 대답이 돌아온다. “1년.” 기자가 나이나 건강과 관련된 질문들을 던지자 계속 답이 엇갈린다. 정씨의 아버지와 허씨의 어머니 모두 피폭자. 허씨는 한 차례 유산하고 난 뒤 영 아이가 생기지 않는다고 했다. 취재진과 마주한 내내 아내를 향해 연신 애정공세를 퍼붓던 정씨는 정신분열증세까지 있어 밤잠을 못 이룬다고 했다. 정씨의 어머니 안해숙(65)씨는 “아이가 얼마나 답답했는지 밤에 자면서 제 살을 마구 뜯어요.”라고 말하며 혀를 찼다. ●원폭 2세 환우 전국 1만여명 추정 2005년에 환우회가 출범하면서 지금까지 가입한 2세는 1000명 남짓. 하지만 1만명으로 추정되는 이들 2세 환우의 대다수는 피폭 2세란 사실을 밝히길 꺼리고 있다. 정부의 지원을 기대할 수 없으니 차라리 이웃의 불편한 시선이라도 피하겠다는 요량이다. 2세를 넘어 3세까지 병마가 찾아든 예도 심심찮게 있다. 2세인 한 회장은 대퇴부 무혈성 괴사증으로 인공관절 수술 등 여러 차례 수술대에 올랐고 큰오빠는 뇌출혈로 숨졌으며 작은 오빠 역시 협심증과 심근경색 수술을 받았으며 자매들도 피부병과 관절 통증으로 고생한다고 했다. 맏아들(28)도 선천성 뇌성마비로 종일 누워 지낸다고 했다. 2005년 조승수 민주노동당 의원 등이 특별법안을 발의했지만 17대 국회에서 폐기됐다. 18대 국회 들어 조진래 한나라당 의원이 다시 특별법안을 냈지만 여태껏 논의조차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읍내에 환우들의 쉼터인 ‘합천 평화의 집’을 열었다. 치료·요양시설을 마련할 재원을 충당하기 위해 ‘땅 한 평 사기’ 운동도 벌이고 있다. 그나마 희소식은 건강이 상대적으로 나은 2세들이 위중한 2세들을 돌봐 병원도 다니고 집안 일도 돕는 시스템이 다음 달 중 도입된다는 것이다. 한 회장은 “한국과 일본 정부가 가해 책임을 둘러싸고 논쟁만 벌일 것이 아니라 우선 죽어가는 사람들을 살려놓고 나서 옳고 그름을 따져야 하지 않나.”라고 되물었다. 합천을 떠나 고속도로를 몇시간 달렸지만 그곳에서 머물렀던 시간이 던진 막막함으로부터 벗어나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렸다. 합천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후원 계좌:국민은행 804201-01-184087 진경숙(한국원폭2세환우회)
  • 심평원, 77개 병원 첫 분석결과…‘심장이 웃는다’

    심평원, 77개 병원 첫 분석결과…‘심장이 웃는다’

    “불과 20년 전만 해도 그냥 죽었지. 방법이 없었잖아. 하지만 요새는 이것 때문에 죽는 사람이 이상하지.” 최근 협심증으로 쓰러졌다가 관상동맥우회술(CABG)로 생명을 구한 박건중(68)씨의 말이다. 심혈관질환을 다루는 의술의 발전이 놀랍다. 발전상을 체감하기 어렵다면 환자 대비 사망자 비율을 보면 금방 체감할 수 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의료비용절감위원회(PHC4) 조사 결과, 관상동맥우회술의 병원 내 사망률은 1994년 3.23%이던 것이 2009년 1.54%로 무려 52.3%나 감소했다. 국내의 경우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최소한 이보다는 나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게 의료인들의 주장이다. 서구 의료 선진국에서도 우리나라의 의료술기를 주목하고 있을 정도다. ●서울성모·건대병원등 10곳 수도권 안전한 수술을 위한 다양한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과거에는 심장을 정지시킨 뒤 ‘인공심폐기’를 사용하는 수술이 일반적이었지만 최근에는 부정맥 등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심장을 정지시키지 않는 ‘무심폐기 수술’이 대세다. 또 수술 후 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흉골 절개수술 대신 ‘최소침습 수술’이 자리를 잡았다. 예전처럼 정맥 혈관을 사용하는 대신 동맥혈관을 사용해 예후를 개선하고 부작용을 크게 줄였다. 관상동맥우회술이란 심장에 피를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좁아졌거나 막혔을 때 인체 다른 부위의 혈관을 떼어내 새로운 혈관을 만들어주는 외과 수술이다. 관상동맥이 막혀 생기는 ‘협심증’, ‘심근경색’ 등 이른바 허혈성 심장질환자에게 주로 시행한다. 허혈성 심장질환은 암과 뇌혈관질환에 이어 국내에서 3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질병이다. 인구 10만명 당 환자 수는 2003년 1032명에서 2005년 1173명, 2007년 1289명, 2009년 1342명으로 해마다 크게 증가하고 있다. 원인은 다양하지만 비만·고지혈증·음주 및 흡연습관·운동부족 등이 흔히 문제가 된다. 여기에다 빠른 노령화가 더해져 문제를 더욱 심각하게 하고 있다. 바꿔 말하자면 먹고살기 좋아서 생기는 병인 셈이다. 이런 가운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8일 국내 의료기관의 관상동맥우회술 실적을 평가한 결과를 공개했다. 특정 질환의 치료에 따른 정확한 정보를 환자들에게 제공한다는 취지다. 종합병원 및 상급종합병원 77곳을 대상으로, 2008년 하반기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2년 동안 실시한 수술 자료를 평가했다. 평가 결과, 국내에서 최고 수준의 관상동맥우회술을 시행하는 병원으로는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건국대병원·분당서울대병원·삼성서울병원·서울대병원·서울아산병원·세종병원·아주대병원·연세대 세브란스병원·강남세브란스병원 등 10곳이 1등급으로 꼽혔다. 모두 수도권 병원이다. 1977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수술을 시작한 지 34년만에 이뤄진 첫 평가였다. 심평원은 ▲수술 횟수 ▲장기 생존에 유리한 내흉동맥(흉골 안쪽의 동맥) 사용률 ▲퇴원시 혈전용해제 처방률 ▲합병증으로 인한 재수술률 ▲환자 사망률 ▲수술 후 입원일수 등 6개 지표를 기초로 평가했다. 1등급 외에 2등급 37곳, 3등급 20곳, 4등급 1곳 등이었다. 5등급은 없었다. 병원별로 수술 횟수는 1~975건, 내흉동맥 사용률은 60~100%, 혈전용해제 처방률은 22~100%, 재수술률은 0~38.5%로 병원 간 격차가 컸으나 1등급 병원의 경우 의료선진국과 대등한 치료성공률을 보였다. ●무심폐기·최소침습, 부작용 줄여 환자들은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최근 심근경색으로 관상동맥우회술 치료를 받은 정우권(63·의사)씨는 “사실 처음엔 후유증을 걱정하기도 했으나 워낙 치료 예후가 좋아 수술을 결정했다. 결과는 매우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협심증으로 인한 흉통으로 입원, 관상동맥우회술을 받은 남광현(57)씨 역시 “평소 운동을 거의 하지 않은 데다 술과 고기를 즐겼던 것이 문제였던 것 같다. 죽는 줄 알았으나 천행으로 목숨을 건졌다.”면서 “이런 치료법이 있는 줄도 몰랐다.”고 말했다. 이재원 서울아산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심장수술의 위험률은 지난 10여년 전과 비교했을 때 수술기법의 발전으로 크게 개선됐고 서구 선진국과 비교해 비슷하거나 더 나은 성적을 보이고 있다.”면서 “심장이 뛰는 상태에서의 관상동맥우회술의 시행, 최소침습적 심장수술의 보편화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조기검진으로 적기에 병만 찾아낸다면 치료는 걱정할 필요가 없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덧붙였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상’ 노태원·백기엽·박승정 교수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상’ 노태원·백기엽·박승정 교수

    대한민국 최고 과학기술인상 수상자로 노태원(54)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 백기엽(60) 충북대 원예과학과 교수, 박승정(57) 울산의대 교수가 각각 선정됐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는 ‘2011년도 대한민국 최고 과학기술인상’ 수상자로 이들을 선정했다고 30일 밝혔다. 2003년 제정된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상은 세계적 연구개발 업적이나 기술혁신으로 국가 발전과 국민 복지에 기여한 과학기술인에게 주어지는 상이다 노 교수는 금석과 산소가 결합한 화합물인 금속산화물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물리현상의 기본 원리를 밝혀냈다. 특히 F램·R램·스핀트로닉스 등 금속산화물을 기반으로 한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소자의 원리와 문제 해결 방안을 제시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백 교수는 세계 최초로 10t 규모의 생물반응기(bioreactor)를 만들고, 학문적 체계를 확립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생물반응기를 이용하면 희귀성 자생식물이나 약용식물을 어렵게 채취하지 않고도 대량 생산할 수 있다. 박 교수는 협심증과 심근경색증의 치료법인 중재시술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자로, 2008년에는 심장혈관 중에서 이상이 생기면 협심증이 생기는 ‘좌주간부’(Left Main) 부위에 대한 스텐트 삽입술이 외과적 수술 못지않게 안전하고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입증해 주목받았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고혈압·고지혈증 복합치료제 ‘카듀엣’ 관상동맥질환 발병 27% 줄여

    한국화이자제약(대표이사 이동수)은 고혈압-고지혈증 복합치료제 ‘카듀엣’이 기존 치료제를 따로 복용할 때보다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을 27%나 감소시킨다고 최근 밝혔다. 카듀엣은 고혈압 치료제 ‘노바스크’(성분명 베실산 암로디핀)와 고지혈증 치료제 ‘리피토’(성분명 아토르바스타틴 칼슘)를 한 알로 결합해 고혈압과 고지혈증을 동시에 치료할 수 있도록 개발된 복합제제다. 국내 발매 5주년을 맞아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오병희 교수 등 연구팀이 19개국 1531명을 대상으로 수행한 연구에 따르면 12개월 동안 카듀엣 기반투여군(우선적으로 카듀엣 투여 후 필요할 경우 다른 약 투여)과 일반 치료군을 비교한 결과, 카듀엣 기반투여군이 일반 치료군에 비해 10년 내 관상동맥질환 발생 위험이 27%나 낮았다.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 역시 기반투여군이 일반 치료군보다 23%가 낮았다. 심혈관질환은 전체 사망자 3명 중 1명이 가져 전 세계 사망원인 1위(29.2%)를 차지하며, 위험인자로는 고혈압과 고지혈증이 꼽힌다. 오병희 교수는 “고혈압과 고지혈증을 동반한 환자는 협심증과 심근경색 등 심혈관질환과 뇌졸중 등으로 사망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를 효과적으로 치료하기 위해서는 고혈압과 고지혈증을 함께 치료해야 하는데, 이런 점에서 카듀엣은 복약성과 치료효과를 높인 대표적 약제”라고 평가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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