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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영환차관등 40%가 1급이상 승진

    제1기 부처간 국장급 인사교류자 22명 가운데 9명이 1급 이상 직위에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교류자는 우대하겠다는 당초의 약속과는 달리 원 소속 부처에 복귀한 뒤 원치 않는 보직을 받은 사람도 있었다. 인사교류제도는 오는 7월 도입되는 고위공무원단제도의 성패를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 모든 부처에서 직위공모로 30%를 다른 부처에도 개방해야 하기 때문이다. 서울신문은 2일 제1기 국장급 인사교류자의 보직 경로를 확인했다. 이들은 2004년 1월부터 최대 2년 동안 다른 부처에서 근무한 뒤 지금은 원 소속 부처로 대부분 복귀했다.●22명중 9명이 차관 및 1급으로 승진 가장 높은 직위에 오른 사람은 유영환(행시 21회) 정보통신부 차관이다. 지난달 28일 취임한 유 차관은 우여곡절도 많았다. 정통부 정보통신정책국장에서 산업자원부 산업정책국장으로 옮겼던 그는 지난해초 정통부로 복귀했다.하지만 보직이 여의치 않자 사표를 던진 뒤 한국투자금융지주 부사장으로 ‘외도’를 하기도 했다. 정통부 관계자는 “1급을 거치지 않고도 차관이 된 것은 결국 기획력과 대외협상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지난달 초 산자부 기획홍보관리실장에 임명된 최준영(행시 20회) 실장은 당시 유 차관과 자리를 맞바꿨다. 최 실장은 산자부 복귀와 함께 1급으로 승진했다. 최 실장은 다른 부처에 파견을 가는 바람에 능력에 비해서는 요직기용이 다소 늦어졌다는 평가. 다양한 공직경험이 ‘롱런’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1급 승진이 가장 빨랐던 인물은 김석동(행시 23회) 재정경제부 차관보.금감위와 재경부를 오가다 지난해 1월 파견기간 중 1급으로 승진 임용되는 첫 케이스가 됐다. 이밖에 김용민(행시 17회) 재경부 세제실장, 윤성규(기시 13회) 환경부 국립환경연구원장, 정상호(행시 23회) 건설교통부 항공안전본부장, 송영중(행시 23회) 노동부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위원장, 이상석(행시 23회) 보건복지부 사회복지정책본부장, 황해성(기시 12회) 건교부 공공기관지방이전추진단 부단장 등이 1급이 됐다.●나가서는 ‘굴러들어온 돌’, 친정에선 ‘남의 식구’ 국장급 인사교류제에 대한 평가는 다소 엇갈린다. 해양수산부에서 건교부로 파견됐던 이인수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환경평가본부장과 건교부로 나갔던 전병성 환경부 자원순환국장은 부처간 협력을 강화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외교통상부로 파견됐던 임영록 재경부 금융정책국장은 한국·싱가포르간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공로를 인정받아 훈장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인사교류자 중에는 옮겨간 부처에서는 ‘굴러온 돌’로, 친정 부처에서는 ‘남의 식구’로 취급받았다며 불만이 가득한 이들도 있다. 한 인사교류자는 “부처별로 인사 적체가 심각한 상황에서 파견자에 대한 배려는 뒷전”이라면서 “친정으로 돌아온 뒤에도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보직을 받았다.”고 푸념했다. 또다른 인사교류자도 “인사교류제도를 활성화하려면 부처 이기주의, 인사교류자의 신분불안 등을 없애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앙인사위원회 관계자는 “인사교류제는 고위공무원단제도 도입에 맞춰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면서 “그동안 실시된 인사교류제도의 장·단점을 분석·보완한 뒤 이달중 향후 시행계획을 확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철도파업 이틀째] 해고자 67명 복직 ‘첨예 대립’

    철도노조의 불법파업을 몰고온 한국철도공사 노사 대립의 쟁점은 67명에 이르는 해고자 복직과 KTX 여승무원의 신분보장으로 압축되고 있다. 지난 1일 밤 9시15분부터 8시간 동안에 걸친 밤샘 마라톤 교섭에서도 노조는 1994∼2003년 해고자의 전원 복직과 원상회복을 요구하며 사규에 얽매이지 않는 전향적인 자세를 요구했다. 철도공사는 ‘해임 3년, 파면 5년이 지나야 다시 채용할 수 있다.’는 사규에 따라 결격사유가 없는 11명을 포함,2002년 해고자 17명 전원이 포함되는 규모로 수정 제안했다. 당초보다 다소 진전된 안이지만 노조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비정규직 3000여명과 관련해서도 노조는 KTX 여승무원의 정규직화를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공사가 먼저 계약직으로 채용한 뒤 단계적으로 정규직으로 전환시켜 달라는 것이다. 반면 사측의 입장은 단호하다. 비정규직 문제는 정부 입법과 연동되어 있는 만큼 철도공사가 단독으로 결정할 수 없는 사안이라는 것이다. 철도공사는 ‘KTX 여승무원의 자회사 정규직화’를 대안으로 내놓았다. 나아가 승무원들의 직급을 나누고, 객실내 판매서비스를 겸하는 대신 임금과 승진 등 처우개선 방안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노사간 불필요한 논쟁을 피하자며 노사가 각각 3인씩 추천한 인사들로 ‘시민사회중재위원회’를 구성, 권고를 받자고 제안했다. 노조의 ‘3조 2교대 및 주 5일 근무제’를 위한 3200명 인력충원 요구에 사측은 2004년 특단협 합의로 종결된 사안이며,830명의 관리지원 인력을 직무진단 결과에 따라 현장 배치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할인 유지 등 ‘철도의 공공성 확보’ 주장은 일부 의견 접근이 이뤄졌으나, 철도이용자 대표의 사외이사 참여 등을 놓고 분명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이처럼 쟁점의 대부분이 정부의 정책방향과 직접 연결되어 있는 만큼 철도공사가 협상력을 발휘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같은 이유에서 정부가 개입하면 쉽게 해결될 수도 있는 문제라는 점에서 노사 모두 정부쪽의 눈치도 살피고 있는 듯한 형국이다. 한편으로 철도공사는 더 이상 양보에 따른 경영개선 부담을 지지 않겠다는 강경한 자세를 고수하고 있다.공사는 2일 “대화로 해결이 안되면 단협안 가운데 잠정합의한 292건도 무효화될 수 있다.”며 노조를 압박했다. 그러면서도 “언제든 대화의 창구를 열어 놓고 조기 해결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타협의 여지는 남겨두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시론] 문화재 반환 ‘궁’을 꿈꾸며/ 이보아 추계예술대 영상문화학부 교수·박물관경영학 박사

    [시론] 문화재 반환 ‘궁’을 꿈꾸며/ 이보아 추계예술대 영상문화학부 교수·박물관경영학 박사

    최근 모 방송사에서 인기리에 상영중인 드라마 ‘궁’은 21세기 대한민국이 입헌군주국이라는 가정 하에 전개되는 팬터지적인 가상 역사물로서, 비록 고전적인 내러티브에서 출발했으나 그 방식은 다분히 21세기를 지향한다. 원작이 청춘만화이고 주인공들 또한 신세대 스타들이 대거 출연하고 있지만, 이 드라마가 나의 관심을 사로잡은 것은 방영 초기 ‘해외 불법 유출문화재의 반환’이 거론되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황제는 황태자에게 해외 불법 유출 문화재의 목록을 건네면서 이들 문화재의 반환이 그가 앞으로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책임 가운데 하나라는 것을 강조한다. 뿐만 아니다. 중반 정도에는 대영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는 ‘기사 진표리 진찬의궤’의 자발적인 반환을 위해 영국에서 윌리엄 왕자가 방한하여 상호양해각서를 교환하기도 한다. 이 의궤는 1866년 병인양요 당시 프랑스군이 외규장각 도서와 함께 불법으로 가져간 7000여권 가운데 하나로서, 프랑스로 건너간 이후 영국의 치즈 상인에게 10파운드에 매각되어 현재는 제3의 장소인 대영도서관에서 소장하고 있다. 우리나라 최고의 의궤로 손꼽히는 이 고문서는 유일본으로서 저주지로 만든 일반 의궤와는 달리 최고급 초주지로 제작된 외규장각 도서와 같은 어람용 도서이다.1941년부터 엘긴 마블스라고도 불리는 그리스 최고의 문화유산 ‘파르테논 마블스’의 반환 요청을 시종일관 거부하고 있는 영국 정부가 ‘기사 진표리 진찬의궤’를 자발적으로 반환하다니…. 실로 꿈같은 일이 이 드라마에선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 외규장각 도서반환 협상이 프랑스와 재개되고 있다.1993년 이래 10년이 넘는 기간동안 진행되어 온 이 협상은 정부의 협상력, 전문가, 선행연구 등의 부재로 결국 ‘등가교환’이라는 결말을 낸 채 여전히 양국간에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문화재 반환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문화주권에 대한 ‘정부의 의지’이다. 현재 해외로 반출된 문화재의 환수 작업에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는 중국 정부는 작년까지 5만여점을 반환받는 결실을 거두었다. 중국정부의 문화재 되찾기는 다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첫째는 중국인 수집가들이 자신의 본토에서 열리는 경매뿐만 아니라 해외 경매시장에 참여해서 직접 고미술품을 수집한다. 둘째 중국정부가 몇 해 전 ‘문화재보호계획’을 발표하면서 불법 반출된 문화재의 반환을 각국에 요구하는 한편 미국정부에는 모든 중국 고미술품의 수입에 대해 규제를 취해 줄 것을 공식 요청했다. 이와 함께 중국의 시민단체 ‘중국문화재반환운동본부’도 아편전쟁이 발발하고 일본이 패망한 시기인 1840∼1945년 사이에 약탈된 문화재의 반환 운동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문화재반환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는 것은 비단 중국만이 아니다. 이탈리아 정부는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그동안 밀반출된 작품의 반환을 꾸준히 요청해왔다. 최근 이 미술관은 그리스 화가 유프로니오스의 작품이 그려진 2500년 된 도자기를 비롯, 소장품 20여점을 반환하겠다는 입장을 이탈리아 문화부에 전달했다. 앞의 사례처럼, 문화재 반환은 정부, 컬렉터, 시민단체, 해외박물관 등의 긴밀한 협조하에 이루어져야만 그 성과를 담보할 수 있다. 현재 구한말 불법적으로 도쿄대로 반출된 ‘조선왕조실록’의 반환이 논의되고 있다. 혹자에게는 문화재 반환이 오늘날과 같은 문화 다양성 시대의 흐름을 역행하는 것으로 비칠 수도 있겠지만, 분명한 것은 우리 스스로가 패배의식에 사로잡혀 문화재반환에 대한 발언권조차 포기해서는 결코 안 된다는 점이다. 이보아 추계예술대 영상문화학부 교수·박물관경영학 박사
  • [옴부즈맨 칼럼] 한미 FTA 제대로 못짚었다/진정회 성균관대 경제학과 4학년

    ‘국익’. 언젠가부터 여론을 뜨겁게 달구는 논쟁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낱말이다. 6자회담이나 북핵문제 같은 데서 이 말이 쓰이는 것은 당연하지만, 여중생 촛불시위를 자제하라는 주장에나 논문조작사건을 고발한 언론인을 비판하기 위해서도 ‘국익’을 들이대는 것은 어색하다. 최근 뜨거웠던 스크린쿼터 축소 찬반논란에도 어김없이 ‘국익’이 등장했다. 축소를 지지하는 쪽에서는 쿼터의 완전폐지가 아닌 일부 축소인 만큼,‘국익’을 위해 영화계가 일부 희생을 감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축소를 반대하는 편에서는 아무리 ‘국익’이라도 문화다양성이라는 가치가 매매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맞받아쳤다. 그런데 살펴보면, 두 주장 모두 자유무역협정(FTA)체결은 ‘국익’에 부합한다는 전제를 수용하고 있다. FTA는 정말 국익인가? 국익이란 도대체 뭔가? FTA로 이득을 보는 분야는 분명히 있겠지만, 특정 산업의 이익을 국익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FTA로 손해를 보는 분야에 대한 대책이 분명하지 않은 상황에서,‘FTA=국익´이라는 논리를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여도 되는 것일까? 스크린쿼터 논란의 열기에 눌려 정작 중요한 FTA 실익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시작조차 되지 못하고 있는 동안, 정부는 재빨리 협상 개시를 선언했다. 처음부터 언론은 쿼터 문제를 포함해 FTA의 실익에 대해 차분하게 따지기보다는 정부측 보고서의 내용을 일방적으로 전달하기에 바빴다. 서울신문도 여타 언론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서울신문은 2월1일과 4일 사설에서 “대외의존도가 70%를 웃도는 우리 경제가 생존하려면 세계 질서에 적극 편승하는 길밖에 없다.”며 FTA의 불가피성을 전제하였다. 피할 수 없는 선택이니만큼 미국의 시간표에 끌려 다니지 말고 미국과 마찬가지로 FTA를 전략적·경제적 이해를 극대화하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기사를 읽어봐도 FTA가 불가피하다는 인식에 동의하기 힘들다.2일자 6면 “국내총생산(GDP) 1.99% 늘고 농업생산 2조∼8조 줄 듯” 기사에서는 FTA를 맺은 이후 나타날 경제적 파장을 예측하고 있다. 1.99%의 GDP 상승 효과가 매년 나타난다는 것인지, 개방 이후 장기간에 걸쳐 조금씩 이루어진다는 것인지 분명하지 않은데다, 어디에서 발표한 자료인지도 기사에 나타나 있지 않았다. 수치로 나타나는 전망이 부차적 문제라 할지라도, 이렇게 모호한 전망치를 기사의 제목으로까지 삼는 것은 문제가 있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GDP 성장률과 같이 수치로 나타나는 계량경제학적 기대효과는 현실에서 별로 의미가 없다는 점이다. 그것은 경제학의 일반균형모형 자체가 완전경쟁시장에 가까울수록 효율적이 되도록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무역장벽이 완화되어 관세율이 낮아지면 모형은 경제가 완전경쟁에 가까워진 것으로 인식하고, 그러면 GDP 성장률은 언제나 (+)값으로 나오게 되는 것이다. 한편, 같은 기사에서는 한·미 FTA의 효과를 ‘동전의 양면’에 비유하면서, 내년 3월까지 협상을 마무리할 만큼 정부가 전문성과 협상력을 보유했는지의 문제를 ‘위험’ 측면으로 꼽고 있다. 미국에 비해 훨씬 문제가 간단한 칠레와의 FTA도 협상에 3년이 걸렸다는 점을 생각하면,1년 안에 미국과 원만하고 모범적인 협상을 맺겠다는 정부의 태도도 분명 안일하고 위험하다. 개방에 따른 국내의 산업구조조정 과정에서 발생할 사회적 비용을 간과한 채,FTA의 실익을 따지는 것은 더 ‘위험’한 일이다. 나는 언론이 일부러 이 사안의 공론화를 피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결과적으로 언론은 이 사안을 공론화시키지 못했다. 보도에 있어서도 정부 보고서의 관점과 근거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해 실망이 컸다. 늦었지만 이제부터라도 언론이 한·미 FTA의 실익에 대한 공론의 장을 열어주길 기대한다. 진정회 성균관대 경제학과 4학년
  • “자주·동맹파 갈등… 기밀 유출 불러”

    23일 국회 통일·외교·안보 분야 대정부 질의에서 여야 의원들은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문건 유출 파문의 경위와 대책을 집중 추궁했다. 열린우리당 안영근 의원은 “참여정부 출범 이후 자주파와 동맹파의 정책갈등 속에서 기밀 문건이 외부로 유출되는 사태까지 발생하고 있다.”면서 “정부내 정책을 총괄적으로 조정하는 ‘컨트롤 타워’가 부족한 탓”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김형주 의원은 “주한미군기지 반환에 따르는 미군기지 환경오염 문제와 관련해 협상과정을 공개해야 하고 반환기지의 환경오염 정화비용을 미군이 부담해야 한다.”며 정부의 협상력 강화를 주문했다. 국민중심당 정진석 의원은 “최근 잇단 기밀 문서 유출은 외교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소지가 있다.”면서 “(문서 유출이)한·미동맹을 해체시키려는 의도가 포함돼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우려했다. 한나라당 주호영 의원은 “북한 동포의 인권이 절박한 위기에 처해 있음에도 정부는 한반도 평화 안정만을 주장하고 있다. 북한 인권 개선과 한반도 평화안정은 양립이 불가능하다는 태도를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열린우리당 윤호중 의원은 ”한·미 FTA 협상을 둘러싸고 벌써 농업분야, 의료, 교육 등 공공서비스 분야, 영화 예술분야에서 많은 우려의 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취약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세부대책 마련을 주문했다.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사설] 북 경수로 청산비용 뒤집어 쓰나

    북한 신포 경수로 청산비용을 한국이 부담하는 쪽으로 한·미 양국이 합의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정부 당국은 일단 “아직 협상 중이며, 결정된 것이 없다.”고 부인했으나 석연치 않다. 보도가 사실이라면 유감이 아닐 수 없다.1997년 신포 경수로 착공 이후 우리 정부가 들인 돈은 전체 건설비용의 70%가 넘는 11억 3700만달러다. 그러나 이 돈은 지난해 9월 6자회담에서 신포 경수로 청산이 결정되면서 사실상 휴지조각이 되고 말았다. 여기에 2억달러 안팎의 청산 비용마저 우리가 떠안는다면 10년 세월을 허비하고 14억달러의 막대한 금액을 허공에 날리는 꼴이 되는 것이다. 더욱 답답한 것은 이 돈이 이미 날아간 돈이 아니라, 앞으로 국민 세금으로 갚아야 할 돈이라는 점이다. 경수로는 무용지물이 됐는데 경수로 중단의 책임이 없는 남한이 국민세금으로 그 빚잔치를 해야 하는 것이다. 정부는 올해 예산에서만 경수로 건설비용 원리금 상환에 2000억원을 책정해놓고 있다. 비용부담은 여기서 그치지 않을 듯 하다. 북한이 경수로 중단 책임을 들어 위약금까지 요구하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정부는 신포에 남아 있는 455억원 상당의 자재와 중장비를 회수할 방침이라지만, 이마저 북한이 순순히 내어줄지 불확실하다. 이 밖에도 경수로 대안으로 남측이 제시한 200만㎾ 대북송전이 추진된다면 7조∼11조원이라는 천문학적 자금이 추가로 투입돼야 한다. 우리는 새 경수로 건설보다는 신포 경수로 회생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지금이라도 북한이 즉각 6자회담에 복귀, 청산절차를 중단하고 신포 경수로 재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여의치 않다면 정부는 최대한 협상력을 발휘, 청산비용을 몽땅 우리 국민이 떠맡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 [오늘의 눈] 외환은행 인수전과 ‘러시안룰렛’/이창구 경제부 기자

    서울신문이 지난달 26일 론스타가 무차별적으로 비밀유지협약서(CA)를 뿌리며 외환은행 매각을 서두르고 있다고 보도한 이후 정치권과 세무당국 그리고 여론은 “3년 전 인수 과정의 문제도 해결되지 않았는데 거액을 챙기고 떠나려 한다.”며 론스타의 행보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이런 의심이 부담스러웠던지 론스타는 지난 6일 “매각을 서두르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금융권에서는 론스타가 마음대로 팔아치우고 떠나지 못하도록 시간을 벌었다며 다행스러워 했다. 그러나 착각이었다. 론스타의 “서두르지 않겠다.”는 표현은 “천천히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애초 일정보다 빨리 하지 않겠다.”는 뜻이었다. 실제로 론스타의 일정대로 유력한 인수후보자인 국민은행과 2∼3개의 해외 금융기관은 CA를 맺고 외환은행 실사에 돌입했다. 하나금융지주 역시 동참하지 않을 수 없는 분위기다. 국민은행과 하나금융이 론스타가 제시한 일정에 맞춘다고 해서 “론스타의 계략에 끌려 다닌다.”고 비난할 수는 없다. 하지만 두 금융기관이 보이는 행태는 우려스럽다.‘인수에 실패하면 은행문을 닫아야 한다.’는 식의 초조감이 팽배해 있다. 국민과 하나가 몸이 달아 오를수록 매물 가격은 높아지고, 론스타의 이익은 커진다. 은행 인수·합병(M&A)은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으로 볼 때 일반 산업의 M&A와 다르다. 더구나 이번 M&A는 누가 승자가 되든 ‘국부유출’ 논란을 불러올 게 뻔하다. 국민은행은 과연 독과점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가. 하나은행은 외자를 끌어들이지 않고 인수할 능력이 있는가. 두 기관 모두 자문해 봐야 한다. ‘러시안룰렛’이란 게임이 있다. 연발식 권총에 총알을 한 발만 장착한 채 번갈아가며 방아쇠를 당기는 것이다. 공포를 최대한 인내하는 자가 승자다. 국민과 하나는 각각 론스타와 이 게임을 해야 한다. 협상에서 최대한 끈질기게 버텨야 국부유출을 최소화하고, 정당하게 외환은행을 인수할 수 있다.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과연 방아쇠를 몇번이나 당길 배짱과 협상력을 가졌는가. 이창구 경제부 기자 window2@seoul.co.kr
  • [열린세상] 한·미 FTA와 정치의 죽음/이성형 이화여대 정치외교학 교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시작한다고 한다. 통상교섭본부장이 워싱턴 미의회 앞에서 미국과 공동으로 협상 개시를 발표했다. 갑자기 머리가 뻐근해진다. 이렇게 중요한 사안이 어떻게 한번도 제대로 공론화 과정을 거치지 않았는지 나로서는 그저 신기롭기만하다. 언론도 애써 공론화를 피하는 것 같고, 정치인들은 아예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시민사회 단체는 갑자기 날아든 소식에 어안이 벙벙한 모양이다. 향후 한국의 산업, 문화, 심지어 방위정책과 통일에 이르기까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사안이 정치의 손을 떠나 관료의 입으로 발표되었다. 정치는 명백히 죽어 있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한·미 FTA는 무역과 투자를 넘어선 메가톤급 쓰나미가 될 것이다. 김영삼 정부가 추진했던 세계화 정책보다 더욱 큰 해일이 몰아닥칠 것이다.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스크린 쿼터나 농산물 개방만이 문제가 아니다. 산업의 구조조정을 넘어서, 문화에 이르기까지, 남북경협과 안보정책에서 대중관계에 이르기까지 모두 그 영향권에 들어간다. 미국측이 이구동성으로 협상개시를 자축하는 것은 불안한 한·미동맹에 쐐기를 박는 효과가 있기 때문으로 봐야 한다. 나도 FTA를 지지하는 입장이다. 하지만 수순이 틀렸고, 협상하는 방식이 졸속이다. 정말 조마조마한 느낌마저 든다. 일단 경제규모의 압도적 차이에서 오는 협상력의 비대칭성에서 출발해보자. CIA의 2005년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미국의 7% 수준에 불과하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맺은 멕시코의 GDP 규모가 8% 수준이다. 이런 수준이라면 미국에 한·미 FTA는 밥상에 숟가락 하나 더 올려놓는 것에 불과하다. 하지만 한국이 겪어야 하는 것은 쓰나미 수준의 해일이다. 업계는 공산품 수출이 늘어날 것이라고 반기는 분위기다. 하지만 대미관세가 그다지 높지 않은 마당에 업계가 한·미 FTA를 목 놓아 기다리던 분위기는 아니었다. 대신 농촌은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큰 피해를 입을 것이고, 이제 겨우 기지개를 켜기 시작한 문화산업은 송두리째 무너져버릴 것이다. 경쟁력이 허약한 서비스 산업도 크게 바뀔 수밖에 없다. 멕시코의 예를 보자면 금융업과 유통업은 너무 쉽게 미국의 손으로 넘어갔다. 교육, 의료, 법률 서비스 부문도 미국화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그나마 위로거리를 찾는다면 기러기 아빠들이 줄 것이고 과거보다 영어 발음이 조금 유창해질 것이라는 점이다. 하지만 실업은 더욱 늘어나고 양극화는 더욱 가속화된다. 논란을 거듭한 한·미투자협정의 핵심내용도 고스란히 FTA에 옮겨지게 될 것이다. 미국인투자는 내국인 수준으로 보장되고, 노동의 유연화는 무역협정에 내장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노사관계도 적지 않은 변화를 겪게 되리라. 그래서 나는 한·미 FTA가 무역을 넘어서 한국 사회의 미래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가히 혁명적 수준이 되리라 예견한다. 혹시 공론화는 정책결정을 더디게 만드는 비용이라 생각해서 은근슬쩍 넘어가는 것일까. 한·미 FTA는 제2의 개국에 버금가는 사안이다. 돌아오지 못하는 다리를 건너는 것이다. 준비가 덜 된 김영삼 정부의 세계화 정책으로 IMF 사태를 맞았던 우리가 아닌가. 성장과 안정이 보장되는 한·미 FTA가 되기 위해서 시민사회, 학계, 언론은 향후 1년 내내 토론회와 공청회를 열어야 한다. 당연히 이 사안은 다음 대선후보들의 공약이 되어야 하고 협상도 차기정부에서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시간은 우리 편이 아닌 것 같다. 이성형 이화여대 정치외교학 교수
  • “최종합의문 盧대통령 직접검토”

    청와대는 3일 최재천 열린우리당 의원이 공개한 외교안보 기밀문서의 유출경위 조사에 들어간 가운데 한·미간 전략적 유연성 협상 논란에 대해 “최종 합의된 문안은 대통령이 직접 검토한 것”이라면서 강한 톤으로 진화에 나섰다.여당 안에서는 최 의원에 대한 비난과 함께 책임론이 제기됐으며 야당에서는 국정조사를 주장, 파문이 수그러지지 않고 있다. 최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이 직접 진화에 나서자 “당분간 가만히 있겠다.”며 한발 물러설 뜻을 내비쳤다.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전략적 유연성 합의와 관련한 청와대 입장을 통해 “패배주의적 문제제기는 실익이 없다.”면서 “조항의 해석에 매달려 문제제기를 하기보다는 앞으로 우리의 교섭력과 협상력을 높이는 데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입장 발표는 노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조치이다. 김 대변인은 “최종 합의된 내용은 미국만의 의도대로 되지도 않았고 한국측의 의도대로만 되지도 않았다.”면서 “상호 현실을 존중해서 나온 적절한 합의”라고 설명했다. 또 “대통령은 이 문제가 제기된 초기부터 관여하여 방향을 설정했고, 이를 연설 기회에 언급하기도 했다.”고 강조했다.박홍기 황장석기자 hkpark@seoul.co.kr▶관련기사 4면
  • [한·미 FTA] GDP 1.99% 늘고 농업생산 2조~8조 줄듯

    [한·미 FTA] GDP 1.99% 늘고 농업생산 2조~8조 줄듯

    미국은 3일 새벽(한국시간) 한·미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위한 협상 개시를 공식 선언한다. 1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한·미 두 나라는 워싱턴에서 통상장관회담을 갖고 롭 포트먼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이날 협상 개시를 선언할 예정이다. 포트먼 대표는 앞서 미 의회에 협상개시를 위한 설명을 갖고 3개월 뒤인 5월부터 본격적인 협상에 들어간다고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통상부는 ‘2004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고위관리회의 의장’을 지낸 김종훈 대사를 우리측 협상수석대표로 내정했다. 정부는 FTA협상에서 다른 현안들과 함께 적어도 투자와 관련된 기업인들의 비자면제 문제를 의제로 상정한다는 계획이다. 한·미간 FTA는 시장 규모나 경제적 효과를 감안할 때 그 ‘폭발력’이 파괴적이다. 칠레나 싱가포르와의 FTA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0.42∼1.99% 증가한다든가 곡물류 관세가 50%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부차적인 문제에 지나지 않는다. 한·미 FTA는 우리 산업의 틀을 바꾸고 경제의 선진화를 이룰 계기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동전의 양면’과 같은 두가지 측면을 지니고 있다. 세계 최대의 시장을 ‘무혈입성’하고 경제·사회 전반에 걸친 제도개선 등으로 대외신인도는 높아질 수 있다. 선진 경영기법의 도입으로 국내 산업의 고부가가치화도 촉진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우리에게는 ‘기회’이다. 정부가 스크린 쿼터(국내영화 상영의무일수) 축소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허용한 것도 이같은 측면을 중시해서다. 그러나 ‘위험’도 도사리고 있다. 내년 3월까지 협상을 마무리할 만큼 정부가 전문성과 협상력을 보유했느냐는 문제다. 정부 관계자는 “아직 준비가 덜 됐으며 부처간 협력 시스템도 갖추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다른 관계자는 “FTA 협상이 맺어지면 지금까지 시장을 개방하는 방식을 ‘포지티브’에서 ‘네거티브’로 바꿔야 하는데 서비스 분야에서 어떤 부문을 막아야 할지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도 최근 보고서에서 “경제 선진화를 가속화할 모멘텀이지만 피해가 예상되는 부문의 개방 전략과 국내 산업정책이 효과적으로 연계되지 못하면 국가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내년 3월까지 마무리해야 할 촉박한 일정속에 이해집단의 반발과 국내정치 상황에 밀려 협상이 좌초될 경우 한·미 관계 전반에 상당한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과의 FTA를 고려하지 않고 있는 일본조차 한·미협상의 후폭풍에 민감한 반응을 보일 정도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사설] 김정일 訪中 개혁개방 전기되길

    중국을 방문 중인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광저우와 선전 등 개혁개방의 상징 지역을 집중 둘러본 것으로 확인되면서 그의 행보에 국제적 관심이 더욱 쏠리고 있다. 오늘의 중국을 낳은 덩샤오핑의 ‘남순(南巡)행로’를 되짚었다는 점에서 그가 2002년 7·1 경제관리 개선조치 이후 제2의 과감한 개혁개방 정책을 구상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인 것이다. 향후 조치를 지켜봐야겠으나 일단 중국식 개혁개방의 현장을 관심있게 살펴본 사실만으로도 이번 방중은 경제적으로나 국제안보적 측면에서 적지 않은 의미를 지닌다고 하겠다. 김 위원장이 둘러본 광저우와 선전은 14년전 중국식 개혁개방이 처음 시작된 곳이자, 지금도 세계 4위의 중국경제를 이끌어가는 동력이다. 특히 중국 최초의 경제특구인 선전은 인구 3만명의 작은 어촌이 25년만에 인구 750만명의 국제적 하이테크 중심지로 탈바꿈한, 중국 개혁개방을 상징하는 곳이다.2004년 4월 중국 방문 때 “선전에 가보고 싶다.”라고 한 김 위원장이 2년도 안돼 대규모 수행단을 이끌고 이곳을 찾았다는 점에서 개혁개방 의지가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더욱이 경제관료뿐 아니라 김일철·김영춘 등 군부 실세를 대거 동행시킨 점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개방경제의 눈부신 성과를 확인케 함으로써 강경보수파가 향후 개혁개방 추진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뜻이 담긴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이미 신년 공동사설에서 올해를 식량 증산과 경공업 육성을 통해 먹는 문제를 해결하는 해로 삼을 것임을 천명한 바 있다. 노동신문도 얼마 전 ‘정론’을 통해 “올해 어떻게든 일대 비약을 해야 봉쇄와 압살의 사슬을 끊을 수 있다.”고 경제도약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의 중국 개혁개방 현장 방문도 이같은 흐름을 담고 있다고 하겠다. 우리는 김 위원장의 방중이 북·미 위폐갈등과 교착 상태인 6자회담에 순기능으로 작용하길 기대한다. 중국과의 경제협력 강화를 대미 협상력을 높이는 수단으로만 삼아선 안 될 것이다. 미국도 보다 유연한 자세로 북한의 변화를 지켜보길 바란다.
  • ‘親이명박’ 이재오 원내대표 당선이후 한나라

    ‘親이명박’ 이재오 원내대표 당선이후 한나라

    12일 치러진 한나라당 원내대표 경선은 ‘이변’에 비유할 만하다. 혼전 가운데서도 김무성 후보가 우세하리라던 예상을 뒤엎고 이재오 후보가 22표 차이로 이긴 것은 당 안팎으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먼저 ‘친박’(親朴·친 박근혜)인 김무성 후보 대신에 ‘친 이명박’의 이재오 후보가 원내사령탑을 장악하면서 박 대표 ‘친위그룹’의 위상이 약화되리라는 분석이다. 대여 투쟁의 강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DJ 정권시절 강도높은 대여 투쟁을 이끈 이재오 신임 원내대표의 이력에 바탕한 것이다. ●반박 이미지 탈색이 주효했나 ‘이재오 카드’를 선택한 것은 사학법 파동과 여권의 역동적 움직임 등으로 당이 어려움에 처했다는 위기 의식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여 투쟁 경험이 풍부한 이 후보의 ‘투쟁성’과 여권과의 협상력을 높이 샀다는 얘기다. 이 후보의 ‘구당 이미지’가 먹혔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그는 반박(反朴) 이미지를 불식하기 위해 박 대표와의 ‘동행’을 거듭 강조했고 ‘트로이 목마’나 ‘위장 취업자’가 아니라고 강변해 왔다. 러닝메이트로 친박 인사로 통하는 이방호 의원을 선택했다. 선거 당일에는 7월 전당대회까지만 원내대표직을 유지하겠다는 배수진을 치면서 ‘구당 차원의 출마’임을 각인시킨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시험대 오른 박근혜 대표의 리더십 박 대표의 입지가 약화될 것이라는 섣부른 전망도 일각에서 나온다. 하지만 박 대표에 대한 반발보다는 박 대표가 ‘친위세력’에 둘러싸여 있다는 데 대한 거부감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시각이 많다. 결국 대표적 ‘반박’인사와 투톱체제를 구축하게 된 박 대표로서는 반대 세력을 안으며 큰 지도력을 보일 수 있느냐는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대여 투쟁의 수위와 폭은 세고 넓어질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이재오 원내대표는 선거전에서 “사학법 투쟁과 함께 노무현 정권의 총체적 실정에 맞서는 총력전을 병행해야 한다.”고 소리를 높여왔고, 당선 인사에서 “과거 어느 때보다 확고한 야당을 만들어 강하게 대여 투쟁에 나서겠다.”고 기염을 토했다. 당 일부에서는 병행투쟁론 주장이 힘을 얻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이 원내대표가 협상의 전제조건으로 ‘사학법 재개정’방안을 제시했고, 재개정에 대한 여당의 의지가 희박한 점 등을 볼 때 정국 정상화보다는 가파른 대치국면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사설] 신포 경수로 청산 후유증 우려된다

    북한 신포 경수로사업이 사실상 종료됐다. 경수로 유지·보수를 위해 남아있던 한국과 미국 인력 57명이 어제 모두 철수했다.10여년 동안 한국이 11억 3700만달러(1조 3655억원)를 부담한 것을 포함,15억 6200만달러라는 거금을 쏟아부은 결과가 이렇게 되다니 허망하다. 핵개발을 포기하지 않은 북한 책임이 크다. 한국·미국 등 관련국의 협상력 부족도 비난받아야 한다. 특히 건설비 대부분을 국채 발행으로 충당했던 한국이 문제다. 국민부담으로 그대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일련의 과정에서 책임질 일이 있다면 숨기지 말아야 한다. 무엇보다 걱정되는 것은 북한 핵문제 해결에 미칠 부정적 영향이다. 신포 경수로사업은 북한이 1994년의 제네바합의를 깸으로써 이미 지속하기 어렵게 됐었다. 우리측은 200만㎾ 대북 송전을 대신 제안했지만 북측은 송전과 경수로 지원을 함께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베이징 6자회담에서 경수로 부분은 모호하게 넘어가 아직 논란이 되고 있다. 북측이 청산절차가 남았음에도 한·미 인력의 신포 철수를 요구한 것은 경수로 지원을 추가로 받아내려는 의도를 깔고 있다고 봐야 한다. 위조달러 공방으로 가뜩이나 어려움에 처한 북핵 6자회담이 더욱 표류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청산비용과 경수로건설 관련기업과의 청산절차도 합리적으로 풀어나가야 한다. 이제까지 투입한 돈의 70% 이상을 내놓고, 대북 송전경비까지 떠맡게 될 한국에 2억달러로 추산되는 청산비용을 부담시키는 것은 옳지 않다. 미국·일본·유럽연합(EU)이 성의를 보여야 할 것이다. 북한은 신포 경수로 중단에 따른 보상을 거론하고 있으나 쓸데없는 억지를 거둬야 한다.455억원 상당의 현장 자재·장비를 빠른 시일 안에 돌려주기 바란다.
  • [사설] 유로콥터 선정 이후의 과제

    동서냉전이 해소된 뒤 국제무기시장은 치열한 경쟁체제에 들어섰다. 싸고 좋은 조건에 성능이 우수한 무기를 사려는 구매자의 논리가 우선하는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의 사정은 달랐다. 여전히 미국이라는 공급자가 주도권을 갖는 모양새가 이어져 왔다. 국방부가 한국형헬기사업(KHP)의 국외업체로 유로콥터를 선정한 것은 무기구매 다변화라는 의미를 넘어 국방 및 기술분야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된다고 본다. 한국군 무기체계와 주한미군 존재를 감안할 때 프랑스·독일 합작사인 유로콥터의 기술을 이전받은 헬기가 우리 무기·연합전술 체계에 얼마나 부합할지 우려스러운 측면이 있다. 그러나 미국·유럽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안보협력이 무기체계 차이로 흔들렸다는 지적은 없다. 자주국방이 궁극 목표라면 미국무기 의존도를 일정 부분 줄이는 게 옳은 방향이다. 일각에서 이번 일로 미국이 섭섭해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지만, 한·미동맹을 훼손하지 않고 오히려 건전하게 발전시키기 위해 불가피했다는 점을 미국에 잘 설명해야 한다. 유로콥터 선택은 특히 산업·기술면에서 평가해야 한다. 유로콥터는 대폭적 기술이전과 함께 조인트벤처를 통한 공동수출에 나설 것을 약속했다. 경쟁사인 미국의 벨은 자신들이 개발을 주도하는 면허생산방식을 고수해 제대로 협상이 진행되지 않았다고 한다. 공중조기경보기(E-X) 등 다른 대형무기사업에서도 실리추구와 한·미 안보동맹이 조화를 이루도록 협상력을 발휘하길 바란다.
  • M&A주관사 쟁탈 ‘후끈’

    M&A주관사 쟁탈 ‘후끈’

    내년에 펼쳐질 대규모 인수·합병(M&A) 시장을 겨냥해 국내외 금융사들의 ‘자문기관(딜러)’ 쟁탈전이 벌써부터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매각·인수자를 대신해 M&A 협상을 주도하는 자문기관은 그동안 외국 금융사의 독무대였으나 몇해 전부터 삼성증권이 꾸준히 실적을 쌓았고 올해 하반기엔 산업은행이 혜성처럼 등장하면서, 내년 기업 인수전은 국내외 금융사들의 각축전이 될 것 같다. ●산업은행, 삼성증권 10위권 포진 12일 금융계에 따르면 미국의 블룸버그 통신이 최근 집계한 올해 한국의 ‘M&A 리그 순위(확정치 기준)’에서 산업은행은 52억 3440만달러의 기업 매각·인수를 성사시켜 3위에 올랐다. 삼성증권은 12억 3730만달러로 9위로 집계됐다.1위는 지난해 씨티그룹(43억달러)을 제치고 UBS(71억달러)가 차지했다.2위 모건스탠리(61억달러) 등 나머지 순위에도 줄줄이 외국사가 포진했다. 삼성증권은 2001년 외국사들의 틈새를 비집고 7위(20억달러)를 기록, 혼자 ‘톱 10’에 진입한 뒤 이듬해에도 7위(9억달러)를 지켰다.2003년(51억달러)과 지난해(22억달러)에는 모두 3위였다. 그동안 이끈 대규모 계약은 해태·필라코리아·조흥은행·KTF·한국냉장·서울은행 등 20여건에 이른다. 산업은행은 부실기업을 떠맡아 매각하는 과정에서 노하우를 터득, 대우종합기계·두루넷에 이어 1조원대 진로 인수전을 성공적으로 마무리지었다. 내년 3월 대우전자를 선두로 본격화될 국내 M&A 시장에는 LG카드·외환은행·하이닉스반도체 등 20개 기업들이 잇따라 매물로 나올 예정이다. 대우전자(2조 5000억원)를 포함해 시장규모는 50조원이나 된다. ●선진 노하우 vs 내부 신뢰감 인수 자문기관은 매물 기업에 대한 실사와 가치평가를 한 뒤 매물 기업 대주주의 대리인(자문기관)과 한 테이블에 앉아 밀고당기는 가격협상을 하는 딜러다. 정확한 정보력과 분석력, 협상력 등을 고루 갖춰야 하기 때문에 그동안에는 외국 금융사끼리 주로 경합을 했다. 자문기관이 받는 수수료는 성공보수 등을 합쳐 인수대금의 0.5∼2.0%로 알려졌다.50조원 M&A 시장에 걸린 수수료는 최소 2500억원으로 추산된다. 대우건설의 자문기관을 맡은 삼성증권은 내년 1월 군인공제회 등 10여곳의 인수의향서 제출기업을 대상으로 예비 입찰을 받은 뒤 기업실사를 거쳐 2차 입찰을 치를 예정이다. 이르면 3월쯤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본격적인 가격협상을 하기로 했다.LG카드 채권단은 지난달 중순 자문기관을 JP모건으로 정했다. 하이닉스의 채권단은 우리투자증권과 씨티그룹 등 국내외 7곳을 공동 자문기관으로 했다. 산업은행 한대우 M&A 실장은 “산업은행은 국내 기업에 대한 구조조정과 내부 역량을 가장 잘 파악하고 있어 적극적으로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M&A 전문가는 “돈이 많은 외국 금융사들은 딜러 자격으로 국내 기업을 세밀히 해부한 뒤 수익성이 좋으면 아예 인수자로 돌변해 기업을 사버린다.”면서 “국내 금융사가 불리한 입장이지만 차츰 신뢰를 쌓으면 인수전 참여가 선진 금융사로 가는 지름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캐티 젤베거 “이젠 북한 가면 버선발로 맞아줘”

    캐티 젤베거 “이젠 북한 가면 버선발로 맞아줘”

    “오늘날 한반도의 긴장은 남북한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전세계의 문제인 만큼, 지속적인 관심과 인내심을 갖고 북한 원조사업을 펼쳐나가겠습니다.” 가톨릭교회 사회사업의 총본산인 국제 카리타스 소속 홍콩 카리타스의 대북지원 책임자인 스위스인 캐티 젤베거(54) 국제협력국장. 한국 가톨릭 민간기금인 ‘지학순정의평화기금’(이사장 김병상 몬시뇰)이 제정한 ‘지학순정의평화상’ 올해 수상자로 6일 선정됐다. 올해로 9회째인 지학순정의평화상이 유럽인에게 수여되는 것은 처음이다.8일 열리는 시상식에 앞서 그와 e메일로 인터뷰를 나눴다. “상을 받는다고 하니 지난 1995년 봄 북한에 대한 정보도 없이 처음 북한 땅을 밟았던 때가 생각납니다. 그해 11월 카리타스에서 쌀을 실은 첫 배가 북한에 도착했지요.” 젤베거 국장은 지난 10년간 50여차례에 걸쳐 북한을 방문,3200만달러 규모의 순수 종교적 지원활동을 통해 국제사회와 북한을 연결시키는 데 힘써왔다. 이 결과, 한반도의 긴장완화와 세계평화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고 있다. 78년부터 홍콩 카리타스에서 일해온 그가 북한과 인연을 맺은 것은 92년 베이징에서 열린 유엔 가족관련 회의를 통해 북한 사람들을 만나면서부터. 이듬해 열린 동아시아지역 카리타스 회의에서 북한 접촉계획이 결의된 뒤 북한과 인도적이고 평등한 동반자 관계를 유지하면서 뛰어난 협상력을 발휘, 국제기구 중 최초로 북한에 식량을 전달하는 데 견인차 역할을 했다. 젤베거 국장은 “95년 북한 대홍수를 기점으로 단기간 응급처방적인 접근이 아니라, 학교급식 제공이나 장애인 식량지원 등 지역의 생계와 수용력을 강화하는 구체적인 프로젝트를 시작했다.”면서 “경직된 북한의 입장과 정서를 고려해 순수한 이웃사랑 원칙을 갖고 접근했더니 북한도 마음의 문을 열었다.”고 말했다. 이후 북한 전역의 구호조직을 총괄하면서 효율적인 원조 및 체계적인 모니터링 체계를 갖춰 대북지원의 모범사례를 만들었다. 식량지원 중심에서 의료·농업·교육 등 새로운 프로그램도 도입했다. 덕분에 ‘북한의 마더테레사’라는 별명도 얻었다.“이제는 북한에 갈 때마다 사람들이 버선발로 반갑게 맞이해주고 선물을 주거나 노래도 불러줘 너무 고맙게 생각해요.” 그러나 북한을 위해 일하는 것은 큰 도전이었고, 때때로 극복하기 힘든 딜레마도 많이 따랐다고 회고했다. 이 때마다 빈곤과 고통의 근본 원인을 찾아 궁극적으로 북한을 변화시키는 것이 국제기구의 역할이라는 사명감으로 무장했다.“우리의 원조가 북한에 실제로 도움이 되는지 끊임없이 자문했어요. 다행히 몇몇 탈북자들이 긍정적인 답변과 함께 격려해줘 힘을 얻었습니다.” 그는 “북한 사람들과 직접 접촉하면서 한민족이 걸어온 질곡의 역사와 상황을 깊이 이해하게 됐으며, 어느 누구보다 한반도를 사랑하게 됐다.”면서 “남북이 하나가 되는 그날까지 헌신과 인내로 북한에 대한 인도적인 지원을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남북이 서로 대화하고 협력하도록 가교역할을 강화할 뿐 아니라, 북한이 궁극적으로 모든 면에서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지학순정의평화상은 사회정의와 민주화 실현을 위해 노력한 고(故) 지학순 주교의 뜻을 기리기 위해 제정됐으며, 국내 유일의 순수 민간기금을 통한 국제 인권상이다. 전세계에서 인간의 자유·평등을 위해 헌신함으로써 인류의 정의평화에 기여한 개인이나 단체에 주어지며 민주노동조합총연맹을 비롯, 방글라데시·인도네시아·파키스탄·태국 등에서 활동하는 인권운동가 등이 이 상을 받았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北 “핵폐기 논의 유보”

    |베이징 김수정특파원|북한이 10일 미국의 마카오 은행에 대한 북한 거래 금지 조치를 빌미로 “핵문제 논의를 유보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9·19 공동성명 채택 이후 이행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5차 6자회담이 중대 기로를 맞고 있는 형국이다. 북한의 김계관 외무상 부상은 이날 댜오위타이에서 열린 제5차 6자회담 이틀째 전체회의 직전, 핵문제와 관련된 의견을 내놓지 않은 채 “기본 신뢰를 저버리는 조치로 핵 문제를 논의할 수 없는 엄중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부상의 이같은 강경 발언이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특유의 벼랑끝 전술인지, 아니면 6자회담이 자칫 파국에 빠질 가능성을 예고하는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는 이날 저녁 숙소앞에서 기자들의 관련 질문을 받고 “북측이 문제를 제기했고, 우려를 표명했다.”면서 “그렇지만 법 집행 이슈는 6자회담이 아닌, 미 재무부가 다루는 문제로 내가 관여할 입장이 아니다.”고 답변했다. 북한은 또 최근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해 ‘폭군’이라고 언급한 것과 관련해서도 과거 라이스 장관의 ‘폭정의 전초기지’ 발언까지 거론하며 강하게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2시간 동안 이어진 회의 분위기는 매우 무거웠으며 공동성명 이행 방안 논의는 거의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지난 9월 마카오의 중국계 은행 ‘방코 델타 아시아’가 북한의 위조달러 유통 및 불법자금 세탁 등에 관여해 왔다고 발표하고 국내법인 애국법에 따라 이 은행을 ‘우선적 돈세탁 우려’대상으로 지정했다. 이어 ‘방코델타 아시아’는 북한과의 거래를 중단했다. 이날 회의 발언은 일본 북한 미국 러시아 한국 순으로 이어졌는데, 우리측은 북한측이 이같은 입장을 밝히자 “6자회담에서는 공동성명의 틀을 벗어나지 말아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힐 차관보는 “6자회담의 목표가 한반도의 검증가능한 비핵화이며 그 목표점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하고 북측의 핵폐기에 따라 우리도 분명히 상응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5차 6자회담은 부산에서 개최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정상회의 일정 때문에 11일 오전 양자접촉에 이어 10시 전체회의를 열고 결과를 정리한 의장성명만 내고 폐막될 예정이다. 참가국은 12월 둘째주에 5차 회담 2단계 회의를 열려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으나, 이날 ‘마카오 은행’변수가 돌출함에 따라 일정을 확정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북한 대표단은 10일 저녁 열린 중국 주최 연회에는 모두 참석했다. crystal@seoul.co.kr
  • [혁신 공기업 탐방] (30) 곽결호 한국수자원공사 사장

    [혁신 공기업 탐방] (30) 곽결호 한국수자원공사 사장

    물은 생명체의 근원이자, 국가 산업발전의 원동력인 자원으로 관리되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국내 수자원의 종합적인 관리책임을 맡고 있다. 수자원의 총체적인 예측·확보·관리·공급하는 공기업으로 시대흐름에 맞춰 경쟁력있는 기업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혁신과 변화의 중심에 서 있다. 과거 개발우선 정책으로 무작정 댐을 막아 수자원을 확보하던 방식도 자연과 인간이 공생하는 친환경적이고 차원높은 다목적 기술이 요구된다. 그런 의미에서 환경부 장관을 거쳐 지난 9월21일 수자원공사 사장이 된 곽결호 사장에 거는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7일 곽사장은 대전 수자원공사 집무실에서 서울신문과 인터뷰를 통해 현안문제 해결과 혁신방안에 대한 구상을 밝혔다. ●일하는 공기업 지향 조직·제도 개편 ▶수자원 관리 전문기업으로 향후 역점을 두고 추진할 내용을 소개해달라. -먼저 경영혁신을 통해 한 차원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 최고수준의 물관리 전문기관으로 거듭나고자 한다. 공기업도 이제 변화와 개혁 없이는 살아남기 힘들다. 일 잘하는 기업, 경쟁력 있는 기업, 국민들로부터 사랑받는 기업이 되도록 조직과 제도, 관행을 바꿀 것이다. 수자원시설에 대한 설계·운영 기준도 국제수준에 맞게 바꿔 나가겠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수자원 및 광역상수도 관리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고자 한다. 수자원 공급시설을 꾸준히 확충하고, 이상 기후에 대비한 치수·방재기능도 보완해 나갈 것이다. 지하수를 비롯한 해수담수화·해양심층수 등 대체 수자원 개발에도 활발히 나서겠다. 수익성있는 사업영역을 더욱 확대하고 댐과 하천을 연계한 통합 물관리 체계도 구축하겠다. 또한 해외 프로젝트 참여도 적극 추진하겠다. ▶중점을 두고 추진할 내부혁신 내용도 소개해달라. -깨끗한 공사로서의 이미지 쇄신에 진력하겠다. 모든 업무 프로세스를 고객중심으로 개선하고, 성과와 능력에 따라 엄정한 인사관리를 할 것이다. 객관적인 기준과 투명한 절차에 따른 업무처리로 윤리경영은 물론 사회공헌기업으로서 위상을 정립해 나갈 것이다. 특히 내부혁신과 관련해서 3개월 단위로 ‘혁신프런티어’ 그룹을 만들어 운영할 방침이다. 이미 2∼3급을 주축으로 한 99명의 제1기 프런티어 그룹이 구성돼 효율적인 조직개편, 인력운영, 신규사업 등에 대한 전략을 가다듬고 있다. 내부혁신을 통해 시대에 맞는 물관리 능력을 키우겠다. 기술력을 세계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지속적으로 흑자를 낼 수 있는 성장기반도 마련하겠다. ▶지금까지 외부로부터 평가받은 성적표를 공개한다면. -올해 3월 기획예산처가 주관한 212개 공공기관에 대한 혁신수준진단에서 전체 6등급 중 5등급(3위)으로 평가받았다.2002년과 2003년도 경영혁신 점검평가에서도 공공기관 가운데 최우수기관으로 평가받았다. 혁신 선도기관의 위상을 다지기 위해 모든 업무와 가치관을 고객중심으로 재정립하겠다. 한편 내부 시스템도 강화, 국가 물관리 공기업으로서 위상을 확고히 다지겠다.‘물, 자연 그리고 사람’을 생각하는 국민기업으로 사랑받을 수 있도록 힘을 쏟을 생각이다. ●환경과 개발논리 상생관점서 풀어야 ▶오래 전부터 추진하고 있는 한탄강댐 등이 답보상태인데 이들 사업의 추진방향은. -개발이 우선시되던 시대에는 경제적 논리에 의한 효율성이 중시됐다. 하지만 이제는 자연환경과 생태계 보존을 중시하는 쪽으로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있다. 자연환경 변화가 불가피한 댐 건설사업 등이 반대에 부딪히는 것은 시대적인 변화에 따른 당연한 사회현상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전국민에게 맑고 안전한 물을 공급하고, 물로 인한 재해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수자원개발은 아직도 필요한 과제이다. 이에 못지 않게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 환경보존도 중요한 문제다. 환경과 개발의 논리는 대결보다는 상생의 관점에서 풀어야 한다. 이해 관계자들과 만나 폭넓게 대화를 나누다 보면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다국적 물기업들이 공격적인 시장개척에 나서고 있는데 맞선 대응전략은. -현재 전세계의 물시장 규모는 500조원 규모로 이 중 8% 정도는 민간기업이 공급하며 다국적기업(베올리아·온데오 등)이 민간시장의 70% 이상을 독점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이들 다국적 물기업이 진입하여 베올리아의 경우 산업용수 시장에서 연간 2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에 수자원공사는 국내의 수도시장을 보호하고, 장차 세계 물시장진출을 위해 ‘세계 3대 물서비스기업’이라는 발전전략을 세웠다. 수도시장에서 수자원공사가 대표 수도기업이 돼 고품질의 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한편 국가 수도사업 경쟁력 강화를 선도하자는 뜻을 담고 있다. ●年매출 1조 5000억원 세계 6위수준 ▶공사의 매출규모는 얼마나 되고, 정책상 개선이 절실한 부분은 없나. -1조 5000억원으로 세계 6위 수준인데 2010년대에는 5조 5000억원으로 세계 3위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방상하수도와 해외사업 등 신규사업 매출비중을 2010년까지 50% 이상 끌어올릴 계획이다. 현재 활발히 논의중인 광역과 지방 상하수도 관리주체 재조정 문제는 국민들 입장에 서서 효율성에 비중을 두고 정책결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수자원공사는 정부정책 수행기관으로서 결정을 충실히 이행할 따름이다. 대전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물박사’ 곽결호 사장은 31년간 공직생활에 몸담아 온 곽결호 사장의 이력과 공적은 대부분 물과 인연이 깊다. ‘물박사’라는 별칭이 말해주듯 물에 관한 전문가로 통한다. 그만큼 국내 수자원 정책과 그는 궤를 같이해온 셈이다. 상하수도와 토목관련 분야의 기술사 자격증만도 4개나 되고 환경공학박사 학위도 갖고 있어 수자원 분야에 대한 열의와 애정을 짐작케 한다. 곽 사장은 1974년 경기도 건설국 치수과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1976년 건설부로 자리를 옮겨 상하수도 과장과 한강홍수통제관리소장 등을 거쳤다. 1994년 5월 상하수도국 업무가 환경부로 이관됨에 따라 함께 이동, 하수도국장과 수질보전국장을 맡아 물관리 정책의 기틀을 다졌다.‘두주불사형’으로 협상력도 뛰어나다. 특히 한강을 비롯해 낙동강, 금강, 영산강 등 ‘4대강 특별법’을 제정한 숨은 주역으로 수계관리의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구 달성(59) ▲영남대 토목공학과·한양대 환경공학박사 ▲기술고시(9회) ▲환경부 환경정책국장·기획관리실장·차관·장관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시화 멀티테크노밸리사업 첨단복합 생태도시 조성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시화 멀티테크노밸리(MTV)로 조성되는 복합생태도시는 시화호 수질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시화·반월공단 환경개선과 지역발전이란 측면에서 오래전부터 구상돼 왔다. 시화 MTV사업은 올해 6월 환경영향평가가 완료됨에 따라 행정절차를 마무리하고 이르면 내년 상반기 중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다만 당초 예정된 317만평의 토지이용계획에 대한 축소방안 용역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이 사업에는 4500억여원의 환경 개선비용이 투입되고 첨단 산업단지를 비롯, 시화호 주변을 첨단복합도시로 육성한다는 복안이다. 이미 2001년 8월 부처와 관할지자체 협의를 통해 개발계획이 확정됐고 인구·재해·교통협의까지 마쳤다. 특히 국내최초로 시민단체와 정부기관이 공동으로 협의체를 구성, 친환경적인 지역 개발방안에 대해 논의해왔다. 한 관계자는 “MTV사업이 추진되면 9조원에 이르는 직접적인 생산효과 및 연 7만명 이상의 고용창출 효과를 거둬 경제 활성화에도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사업은 환경오염으로 몸살을 앓았던 시화지구의 지속적인 수질·대기질 개선을 염두에 두고 주거·산업단지를 조성하고 방조제를 연계한 각종 테마파크 조성사업 등이 병행 추진된다. 시화호 수질과 시화·반월공단 대기개선을 위한 특별대책이 마련된다. 또한 시화호 주변을 축으로 연결한 녹지대 확대와 철새서식지, 인공갯벌 등 생태보전을 위한 시설도 들어선다. 시화방조제에는 세계 최대규모의 조력발전소가 이미 착공에 들어갔다. 이어 수변공원을 활용한 각종 테마공원까지 조성되면 시화호 주변은 여러가지 볼거리를 제공하는 생태종합 관광도시로 탈바꿈돼 많은 관광객들이 찾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열린세상] 럼즈펠드 방한기/안인해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

    제37차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 참석차 한국을 방문한 럼즈펠드 미국방장관과 일행이 중국을 거쳐 한국에 도착한 날 저녁 리셉션에 참석했다(10월20일). 윤광웅 국방장관에 이어 축사를 한 럼즈펠드 장관은 한국에서 지금까지의 평화와 안정을 지킬 수 있었던 배경이 무엇인지 잊지 말아야 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었다. 그것은 동맹(alliance)이라는 것이다. 한·미양국은 13개항에 이르는 공동성명을 채택함으로써 한·미동맹에 대한 공통의 인식을 확인하였다. 그동안 꾸준히 제기되었던 한·미간의 전시작전권 이양 문제에 대해 ‘적절히 가속화한다(appropriately accelerate)’는 데 동의하였다. 럼즈펠드 장관은 한국이 자국 방위를 위해서 더욱 많은 역할을 맡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평가하면서 이에 따라 지휘관계가 자연스럽게 조정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양국간에 민감하게 여겨졌던 문제를 협의하는 과정에서 순조롭게 합의점을 찾을 수 있게 된 것을 계기로 한·미동맹은 보다 성숙한 단계로 발전될 수 있어야 한다. 그동안 한·미동맹은 ‘비대칭적(asymmetrical)’관계에서 ‘대칭적(symmetrical)’관계로 나아가야 한다는 의미에서 한국의 자주국방이 논의되어 왔다. 이번에 미국이 자주 국방을 핵심으로 하는 한국의 국방개혁을 이해하고 지원 의사를 표명함에 따라 향후 미국측과의 사전협의 부족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어야 한다. 미행정부 내에서 대표적인 ‘매파’로 통하는 럼즈펠드 장관이 남북간의 화해·협력 노력과 6자회담의 성과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도 한·미동맹 관계의 심화된 발전을 기대할 수 있게 한다. 반면 한국에서 맥아더 장군 동상 철거 움직임과 미국이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고 있다는 일부 시각에 대한 질문에 럼즈펠드 장관은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 한국이 자유를 얻기까지 많은 미국인이 목숨을 바친 희생을 해왔고 한·미동맹관계는 한반도의 불안정요소를 제거함으로써 경제발전에 이바지해 왔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이러한 의미에서 그는 주한미군의 지속적인 주둔 필요성과 미국의 대 한반도 방위공약의 공고함을 재확인하였다. 일부에서 거론되는 주한미군 추가감축설과 주한미군 사령부의 후방 이전설에 대해 계획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럼즈펠드 장관일행이 한국을 떠나는 날, 북한은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대변인 담화를 통해 미국은 북한을 겨냥한 모든 작전계획을 폐기해야 한다고 요구했다(10월22일). 한국의 국정감사에서 한 야당 의원이 언급한 ‘작전계획 5027-04’가 알려진 만큼 북한의 주권을 존중한다는 미국의 공약의 진실성에 대한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북한은 미국이 대북 적대정책을 버리지 않는다면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보장은 이뤄질 수 없으며 북한은 오히려 ‘전쟁억제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발표하였다. 그렇지만 북한은 여러 경로를 통해서 다음 달 초에 열릴 예정인 5차 6자회담에 무조건 참석한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북한핵문제에 대한 평화적 해결의 실마리를 놓치지 않겠다는 의사표시로 볼 수 있다. 한국은 한·미동맹을 핵문제해결을 위한 민족공조의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전략적 사고를 해야 한다. 중국과의 군사교류 정례화를 위해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한 럼즈펠드 장관은 중국의 군사능력과 전략적 영향력에 주목하고 있다. 한·미동맹을 굳건히 유지함으로써 한국은 6자회담 주최국인 중국에 대한 협상력을 강화할 수 있다. 또한 북·미관계 개선을 원하는 북한을 위해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미국이 신뢰하지 않게 된다면 한국은 주변국이나 북한의 신뢰도 모두 잃게 될 것이다. 안인해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
  • [재계 인사이드] 최재원 SK엔론 대표선임 ‘사연’은

    [재계 인사이드] 최재원 SK엔론 대표선임 ‘사연’은

    SK그룹은 지난해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충격적인 발표를 했다. 그룹 지배구조개선과 관련해 최태원 회장의 동생인 최재원 SK텔레콤 전략지원부문장 겸 부사장의 퇴진을 밝힌 것이다. 최 부사장은 고종사촌인 표문수 SK텔레콤 사장과 함께 ‘오너 일가’의 경영인으로서 책임지는 모습을 보인다는 취지로 사퇴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후 최 부사장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있다가 3개월 뒤인 지난해 5월 SK엔론 자문역 부회장을 맡으면서 사실상 경영에 참여했다. 당시 SK그룹측은 최 부회장의 선임에 대해 “SK엔론측의 외국인 경영인들도 최 부회장의 뛰어난 기획능력과 재무구조 설계 능력을 인정해 자문역으로의 복귀를 환영하고 있다.”며 실질적인 경영일선의 복귀가 아니라며 의미를 축소했다. 실제로 최 부회장은 SK텔레콤 근무 시절 신세기이동통신의 인수합병 등 여러 계약건을 성사시키는 등 뛰어난 협상력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그러나 당시 일각에서는 최 부회장의 복귀는 경영일선에 나서기 위한 ‘사전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최 부회장은 특유의 기획력과 재무구조 설계 능력을 인정받아 이번에 SK엔론의 경영권 안정에 중심적인 역할을 했다.SK㈜는 최근 프리즈마(엔론의 대주주)가 갖고 있던 SK엔론 지분 1%를 추가로 사들여 경영권을 확보했다. 나머지 49%는 호주계 투자은행인 매쿼리가 매입했다. 이에 대해 SK그룹 관계자는 “SK그룹은 전통적으로 대주주 일가의 형제들이 회사 밖에서 머무르며 권한을 행사하기보다는 제도권 안에 들어와서 책임경영을 펴왔다.”며 “최 부회장의 복귀도 엔론의 지분매각 과정에서 SK㈜에 유리한 새로운 파트너 유치와 협상에 주도적 역할을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최 부회장도 대표이사로 선임된 직후 “대표이사로 선임된 것은 책임을 지고 경영 전면에 나서게 됐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SK엔론 계열사들의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의욕을 보였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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