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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관급 인사] 사회·문화 분야

    ●설동근 교과1차관 부산발 공교육 혁신 주도 초등학교 교사 출신으로 2007년 부산광역시 민선 1기 교육감에 당선돼 3선 연임에 성공한 자수성가형 교육가. 교육감 재직 중에 부산발 공교육 혁신을 주도해 5회 연속 전국 최우수교육청에 선정되기도 했다. 부인 박현자(60) 씨와 2남 1녀. ▲경남 의령, 62세 ▲부산교대, 동아대 행정학박사 ▲제12·13·14대 부산광역시 교육청 교육감 ▲제2기 대통령자문 교육혁신위원회 위원장 ●김창경 교과2차관 출연연 의견수렴 등 소통 중시 산학협력 분야에 관심이 많아 대학 안식년 동안 한국산업기술재단에서 자발적으로 관련 프로젝트를 수행했을 정도. 2차관의 첫째 과제로 출연연 의견 수렴 등 과학계 ‘소통’을 꼽았다. 부인 진희원(48)씨와 1녀. ▲서울, 51세 ▲서울대 금속공학과 ▲미국 MIT 세라믹재료전공 박사 ▲한양대 신소재공학부 교수 ▲산업자원부 공학교육혁신센터지원사업 ▲청와대 과학기술비서관 ●김남석 행안1차관 조직 신망 두터운 외유내강형 강한 업무 추진력과 직원 의견을 경청하는 합리적 사고방식 등으로 조직 내 신망이 두터운 외유내강형. 2006년 전자정부본부장 때 ‘올해의 최고정보관리책임자(CIO) 대상’을 수상했다. 부인 김칼라(52)씨와 1남 2녀. ▲강원 삼척, 54세 ▲한양대 행정학과, 성균관대 대학원 정보처리학과 수료 ▲행시 23회 ▲행정자치부 기획예산담당관, 전자정부본부장, 기획조정실장 ●안양호 행안2차관 행정경험 많고 영어실력 수준급 청와대, 중앙인사위원회, 국민권익위원회 등에서 두루 행정경험을 쌓은 관료 출신. 영어 실력이 수준급으로 꼼꼼하고 치밀한 업무스타일. 김대중 정부 시절 청와대 법무비서실, 공직기강비서관실 행정관을 역임했다. 부인 강은정(47)씨와 2녀. ▲경북 김천, 53세 ▲고려대 행정학과, 영국 런던정치경제대학교 행정학 석사 ▲행시 22회 ▲중앙인사위원회 인사정책국장 ▲경기도 행정1부지사 ▲국민권익위 상임위원 ●모철민 문화1차관 실무·이론 갖춘 문화·관광통 행시 출신 정통 관료로 오랫동안 문화·관광 분야에 몸담았다. 미국에서 관광여가학으로 박사학위를 받는 등 실무와 이론을 겸비했다는 평가다. 업무 처리가 꼼꼼하며 추진력이 좋고, 성품이 온화하다는 평을 듣는다. 부인 김기영(50)씨와 1녀. ▲서울, 52세 ▲성균관대 경영학과, 미국 오리건대 관광여가학 박사 ▲행시 25회 ▲문화관광부 관광산업본부장 ▲청와대 관광체육비서관 ▲국립중앙도서관장 ●박선규 문화2차관 MB에 직언하는 靑대변인 출신 방송기자이자 시사 프로그램 진행자 출신으로, 청와대 대변인을 그만둔 지 한달만에 정부에 복귀하게 됐다. 대변인 시절에는 대통령 정례 라디오 연설에 주도적으로 관여하며 신임을 얻었다. 이 대통령에게 직언하는 몇 안 되는 인물로도 꼽힌다. 부인 박미연씨와 1남 2녀. ▲전북 익산, 49세 ▲고려대 교육학과 ▲KBS 국제부·정치부 기자 ▲KBS 2TV 뉴스타임 앵커·데스크 ▲청와대 제1대변인 ●최원영 복지차관 대외협상력·갈등조정 뛰어나 1981년 총무처에서 공직을 시작해, 1986년 당시 보건사회부 사무관으로 복지부와 인연을 맺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청 식품안전국장 등 주요 부서를 거쳤다. 대외협상력과 갈등 조정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부인 김현숙(51)씨와 1남 2녀. ▲경남 창녕, 52세 ▲경북대 사회학과 ▲연세대 사회복지대학원 사회복지학 박사 ▲행시 24회 ▲복지부 기획조정실장 ▲보험연금정책본부장·보건의료정책실장 ●오병주 대일강제동원 피해조사위원장 군 복무중 사시합격한 학구파 대학 3학년 때 행정고시(22회), 군 복무 중 사법고시(23회)에 합격한 학구파. 미국 UC버클리 법대 대학원을 거쳐 한양대에서 법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자신의 이름대로 다섯병 이상 술을 마신다는 애주가. 부인 강미라씨와 1남 1녀. ▲충남 공주, 55세 ▲서울대 법학과 ▲총무처 행정사무관 ▲대전지검 특수부장 ▲서울고검 검사
  • 선진국의 상생 전략

    경제 양극화는 국경을 넘은 세계의 고민이다. 많은 국가가 대·중소기업의 상생 전략 마련에 나선 것은 이 때문이다. 각국의 중소기업들은 질 높은 기술을 확보해 몸값을 높이거나 다른 중소기업과 손잡고 대기업의 힘에 맞서는 등 다양한 전략을 모색 중이다. 정부도 최소한의 개입을 통해 대·중소기업 간 협력 분위기 조성을 돕고 있다. 유럽국 중에는 중소기업 간 연합을 폭넓게 인정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돕는 곳이 많다. 독일이 대표적이다. 업종별 협동조합 체계가 자리 잡은 독일에서는 중소기업 간 연합체를 만들어 가격 협상력 등을 끌어올린다. 법령 또한 작은 규모의 기업 간 연합에 관대하다. 독일의 경쟁제한 억제법은 중소기업들의 카르텔을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조항을 둬 중소기업들의 협업과 제휴를 폭넓게 보장하고 있다. 의류산업이 발달한 이탈리아 또한 여러 중소기업이 손잡고 경쟁력을 키우는 문화가 뿌리내렸다. 이들 기업은 컨소시엄을 구성해 ‘집단의 힘’을 이용, 대기업과 협상을 벌인다. 예컨대 단추와 옷감, 지퍼 생산업체가 서로 연합체를 만들어 공동 수주하는 방식을 통해 가격 협상력 등을 높이고 있다. 덕분에 이탈리아의 대·중소기업은 수평적 관계를 보이며 협상 테이블에서도 팽팽한 장력을 유지한다. 중소기업 대국인 일본에서는 대기업이 중소기업에 지원성 협력을 하는 일이 거의 없다. 중소기업이 여러 원청기업과 거래하기 때문에 시혜성지원이 자칫 다른 기업에 득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대신 대기업은 납품가격 등 협력업체와 맺은 계약 내용을 성실히 지킨다. 정부의 역할도 하청대금법과 하청진흥법 등을 통해 공정한 거래질서가 유지되도록 감독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또 중소기업이 정보를 얻고 거래상대자를 찾을 수 있도록 상담회의를 개최하는 등 대·중소기업 간 거래 활성화를 돕는다. 전인우 중소기업연구원 기획조정실장은 “선진국 전문가에게 대·중소기업 상생정책에 대해 물으면 개념조차 이해 못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정책으로 추진할 필요가 없을 만큼 상생문화가 산업현장에 뿌리내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성남 구시가지 부동산 시장 ‘혼돈’

    “재개발만 믿고 방에 빗물이 새고 수도관이 터져도 참고 버텼는데 지금 와서 안 된다면 어쩌라는 건가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재개발사업을 포기하겠다고 밝히면서 가뜩이나 부동산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기 성남 구시가지가 패닉상태다. 집값은 연일 폭락하고, 수천가구에 이르는 이주민 임대아파트는 유령도시로 전락하고 있다. 12일 성남시와 구시가지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LH가 사업성을 이유로 성남시 구도심 재개발사업에서 손을 떼겠다고 공식 발표한 이후 3억 5000여만원을 호가하던 66㎡짜리 집값이 2억원선까지 곤두박질쳤다. 이마저 살 사람이 없어 주택 시장은 꽁꽁 얼어붙었고, 입주권 때문에 참고 살았던 세입자들까지 줄줄이 이사를 나가겠다고 해 보증금을 내주지 못한 집주인과 세입자 사이의 마찰도 잦아지고 있다. 주택순환재개발 2단계 지역에 있는 추진위원회 사무실은 개발중단 소식에 분통을 터뜨리는 주민들이 몰려들면서 업무가 마비되고 있다. 수진2동 이모(64)씨는 “이런 일이 터지기 전 집을 팔아야 했다.”며 “괜히 낡은 집에서 버티고 있다가 고생만 하고 손해만 보게 됐다.”고 말했다. 부동산중개업소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재개발계획이 무산됐다는 소식에 부동산을 매입한 투자자들이 몰려들어 아우성이다. 대출을 받고 투자한 주민들은 더 걱정이다. 사업이 무산될 경우 은행이자를 낼 수 없어 자칫 파산위기에 내몰릴 처지다. 공인중개사 김모(43·중원구 중동)씨는 “성남 구시가지 재개발은 세입자 수가 집주인 수의 2~3배에 이른다.”며 “민간 건설사가 들어와서는 도저히 사업성이 없어 공기업이 발을 뺄 경우 부동산시장이 혼돈에 빠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판교신도시에 건설된 대규모 순환용 임대주택도 ‘유령 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구시가지 재개발 공사를 하는 동안 주민들을 수용할 예정이었던 판교신도시 백현마을 국민임대주택 4993가구는 장기간 빈집으로 남을 공산이 커졌다. LH는 지난해 성남시 금광1·수진2구역과 상대원동 등 구시가지 재개발 2단계 사업을 추진하면서 이곳 거주자의 이주를 위해 판교에 소형 임대주택을 건설했다. 이들 아파트는 재개발 철거로 인한 서민들의 주거난을 덜기 위해 도입된 순환용 임대주택으로 관심을 끌었다. 임대주택은 지난해 말 준공 이후 7개월째 빈집으로 남아 있다. LH는 주민들에게 이주를 요청했지만 주민들은 관리처분도 진행되지 않은 현 시점에서 이주하면 협상력이 약해질까 우려하고 있다. 또 관리처분을 받아야 새 아파트에 입주하기 위해 필요한 추가 부담금을 알 수 있고, 새 아파트를 분양받을지 아니면 기존 집을 내주고 현금을 받을지를 결정할 수 있다는 이유로 이주를 외면하고 있다. 성남시의 모라토리엄(지불유예)선언을 원망하는 주민들도 늘고 있다. 성남시가 나서 LH의 재개발포기 조치는 지불유예와는 상관없다며 연일 보도자료를 내고 있지만 좀처럼 믿지 않는 분위기다. LH 관계자는 “최근 성남지역의 일부 재개발 사업 중단으로 순환형임대주택의 운영에 대해 다각도로 고심 중”이라며 “구시가지 개발사업 중단이 확실시되면 그때 가서 국민임대단지 등으로 전환해 공급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대기업에 기술 뺏기는 中企

    지난 1월 우리나라 굴지의 공기업은 한 중소기업에 기술 자문을 의뢰했다. 이 중소기업이 개발해 특허출원 중이던 ‘지하수를 이용한 냉방시스템’ 기술을 자신들이 관리하는 변압기 냉방시스템에 적용하기 위해서였다. 해당 업체는 공사 계약을 전제로 여러 차례 기술 자문을 제공했고 핵심기술이 담긴 사업제안서까지 건넸다. 그러나 이후 공기업 측에서는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 5월이 돼서 알고 보니 그 공기업은 이 업체의 고유 기술을 토대로 다른 업체에 공사를 맡겨서 냉방시스템 설비를 마친 상태였다. 이 공기업은 “처음부터 입찰 자격이 서울 소재 업체로 한정했기 때문에 경기 지역의 이 중소기업은 공사에 참여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을 뿐이다.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고유기술을 탈취하는 사례는 그 중소기업의 존립기반마저 위협한다는 점에서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의 하도급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술자료 제공을 요구받은 업체 중에서 기술자료 탈취 및 유용을 경험했다고 응답한 업체가 22.1%에 이르렀다. 기술 탈취의 흔한 유형은 거래를 조건으로 기술자료를 요구한 뒤 경쟁 협력업체에 기술을 넘기는 경우다. 고유 기술을 지닌 협력업체가 경쟁업체를 만나면 협상력을 잃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결국 기술 탈취가 단가 인하의 압박 수단으로 활용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대기업들의 기술 탈취를 막으면서도 도산 등에 따른 기술 유실을 방지하려면 ‘기술자료임치제도’를 활용하라고 충고했다. 이는 기술자료를 제3의 공인기관에 맡겨 중소기업의 기술을 보호하는 동시에 일정 조건 하에서 대기업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중소기업청 산하의 ‘대·중소기업협력재단’에서 관련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는 아이디어를 대기업에 제안했다가 그대로 뺏기기도 한다. 대기업이 아이디어 제안 당시에는 사업성이 없다며 무관심하다가 나중에 그 아이디어를 응용해 자체적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다. 외국에서는 이런 사례를 막기 위해 아이디어 공유 이전에 ‘비밀유지계약(NDA)’부터 맺는다. 국내에서도 NDA를 맺은 사례가 몇몇 있지만 문화적으로 정착되지 않아 강제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신진호기자 sayho@seoul.co.kr
  • [이것이 相生이다] “상생이전에 공정거래 자리 잡아야”

    [이것이 相生이다] “상생이전에 공정거래 자리 잡아야”

    “요즘 대기업들이 서둘러 내놓고 있는 상생 방안이 불공정거래 현실을 덮어버릴까봐 걱정스럽습니다.” 이민화(57) 기업호민관은 9일 대기업들의 시혜적 상생 방안과 불공정거래 현실은 구분돼야 한다며 이 같은 우려를 표시했다. 이 호민관은 “공정거래는 필요조건이고 자발적 상생은 충분조건”이라면서 “필요조건도 부족한 현실에서 충분조건만 가져가면 겉만 멀쩡해 보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아직은 보통 사람들에게 낯선 기업호민관은 중소기업의 규제 및 애로사항 해소를 위해 지난해 국무총리실에서 위촉한 독립운영기관이다. 국내 벤처인의 대부격인 이민화 한국과학기술원 초빙교수가 3년 임기의 초대 호민관이다. 그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에 가장 심각한 불공정 관행으로, 납품단가 협상 과정에서 중소기업의 가격협상력을 떨어뜨리는 행위를 꼽았다. 대표적인 것이 중소기업에 영업기밀인 원가계산서 제출을 강요하는 행위. 이 호민관은 “똑같은 납품업체라고 해도 외국 기업에는 원가계산서를 요구하지 않는다.”고 대기업의 이중적 행태를 꼬집었다. 또 대기업들은 독자적인 기술 공유를 요구하고 있다. 심지어 설계도면까지 내놓으라고 한다는 것이다. 이 호민관은 이럴 경우 기술위탁제도를 이용하면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납품 제품의 기술 자료를 제3 기관에 맡기고 일정 조건이 충족됐을 때만 대기업이 자료를 열람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아울러 대기업의 구두발주도 문제다. 대기업이 납품기일에 닥쳐 주문량을 갑자기 줄이는 바람에 피해가 생겨도 서면 증거가 없어 공정거래위원회 제소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 호민관은 중소기업들의 노력과 단결력도 함께 요구했다. 대기업의 불합리한 관행에 대해 협력업체가 이의를 제기할 때 함께 행동하기보다 그 틈을 타서 새 거래를 트려는 행위가 중소기업 전체의 힘을 약화시킨다는 것이다. 이 호민관은 2001년까지 메디슨의 창업주 겸 대표이사로 지냈다. 신진호기자 sayho@seoul.co.kr
  • 中企 납품가 협상력 악화

    올 들어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데도 중소기업들의 납품 단가가 현실화된 비율은 글로벌 경제위기 때보다도 더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25일 중소기업중앙회가 중소기업 208곳을 대상으로 매년 5월 실시하는 납품단가 반영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원자재 가격 상승분이 납품 가격에 일부라도 반영됐다는 업체는 51.0%였다. 반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는 업체가 절반 가까운 44.2%에 육박했다. 나머지 4.8%는 설문에 응하지 않았다. 이번 조사는 우리나라가 글로벌 경제위기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지난해 10월부터 올 4월까지의 납품단가 변동 상황을 기준으로 진행됐다. 그러나 경제위기가 한창이던 지난해 5월 조사에서는 납품단가에 비용 상승분이 반영됐다고 응답한 업체는 전체의 80.5%였고,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는 업체는 17.0%에 불과했다. 결국 경제 회복기의 납품단가 현실화 수준이 위기 당시보다도 못하고, 중소기업의 납품단가 협상력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는 뜻이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한·미 2+2회담 이후] “北, 추가 핵실험 등 무력시위 명분쌓기”

    21일 미국의 대북 추가제재 방침 발표와 22일 북한 리동일 외무성 군축과장의 반박에 대해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이 현재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는 것이 경제난 극복을 위한 제3국의 해외 투자 유치이기 때문에 미국의 추가 대북 금융 제재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면서 “북한은 한·미 양국이 유엔 안보리 의장 성명에 대해 수용했음을 강조, 대외적으로 2+2회의에서 거론된 바 있는 미국의 추가 대북 제재는 천안함 사건에 대한 유엔 안보리 의장성명에 위배됨을 국제사회에 주장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북한은 외무성 또는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성명을 통해 비난 수위를 높이고, 한·미 연합훈련이 실시되는 25일 이후부터는 북한군 총참모부, 국방위원회 담화 등을 통해 한반도 내 긴장감을 고조시킬 것”이라면서 “특히 미국의 추가 대북 금융 제재가 현실화될 경우 북한도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제3차 지하 핵실험, 북방한계선(NLL)에서의 무력시위 강화 등을 벌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수석 국가안보전략연구소 남북관계연구실장도 “실질적인 미국의 대북 제재가 이뤄질 경우 2005년처럼 핵 재처리 및 제3차 핵실험 초기 단계 상황을 만들며 핵 카드를 활용, 미국과의 협상력을 높이며 대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임태희 대통령실장 내정… MB 집권후반기 메시지는

    임태희 대통령실장 내정… MB 집권후반기 메시지는

    “축구선수가 경기장을 떠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의원직은 정치인의 직장에 불과하다. 직장은 떠났지만 정치인으로 해야 하는 일은 계속하겠다.” 8일 신임 대통령실장에 내정된 임태희 고용노동부 장관은 3선 의원직을 그만두는 심경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그러면서 대학시절부터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되뇌었다는 서산대사의 시 한 수를 즉석에서 읊었다. “생야일편부운기, 사야일편부운멸, 부운자체본무실, 생사거래역여연(生也一片浮雲起, 死也一片浮雲滅, 浮雲自體本無實, 生死去來亦如然)”. ‘태어남은 한 조각 뜬구름이 일어남이요, 죽음이란 그 뜬구름이 없어짐이라, 뜬 구름 자체는 본래 실체가 없으니, 태어남과 죽음, 오고 감도 또한 이와 같다.’는 뜻이다. 임 내정자는 “생사도 실체가 없다는 얘기인데, 그런데 집착하겠느냐.”면서도 “하지만 지역구에서 기대하는 정치적 동지들을 만나 설명하고 이해시켜야 하는 숙제가 남아 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그는 지금까지 순탄한 정치인의 행보를 걸어왔다. 특정 계파에 속하지 않고 정치적 색깔도 뚜렷하지 않았다. 2007년 대선후보 경선 때도 친이(친 이명박), 친박(친 박근혜)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은 중립 성향이었다. 본선에 들어서면서 이명박 후보 비서실장과 당선인 비서실장을 잇따라 맡으며 핵심 ‘MB맨’으로 떠올랐다. 그런 만큼 이번이 정치인생에서 보면 의미 있는 첫 번째 도전이다. 안정적인 지역구 국회의원(경기 분당을)직을 버리고 승부수를 던졌다. ‘빅3(총리·당대표·대통령실장)’ 이긴 하지만 소통정치를 보좌하는 역할이 주가 되는 대통령실장을 맡게 되면서 ‘참모형 인재’로 이미지가 굳어질 수도 있다. 실장 이후 ‘차기’를 생각해야 하는 정치인으로서는 고민이 되는 대목이다. 이런 이유로 임 내정자도 처음엔 대통령실장직 제의를 받고 고사했다. 하지만 지난 7일 이 대통령과 청와대에서 만난 뒤 마음을 돌렸다. 그는 “대학 다닐 때부터 무엇이 되겠다는 생각보다는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면서 “근본적 이유와 실체가 중요하지 자리가 실체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6·2지방선거 패배 이후 세종시 수정안이 무산되고, 총리실 민간인 사찰로 궁지에 몰려 있는 청와대로서는 ‘50대 젊은 대통령실장’을 발탁한 것은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처음부터 임태희냐, 아니냐의 게임이었지 여러 명이 거론되는 상황은 아니었다.”(이동관 홍보수석)는 데서 알 수 있듯 ‘최적의 카드’를 선택했다. 파격적이진 않지만 집권 후반기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이 대통령의 의지가 읽힌다. 만 54세인 임 내정자는 정정길 대통령실장(68)보다 열네 살이나 아래다. 청와대 권력의 핵심축이 고령층에서 장년층으로 이동하며 ‘세대교체’를 실현했다. 비영남권인 경기 성남 출신인 수도권인사를 선택하면서 지역안배도 고려했다. ‘명예목포시민증’을 받을 만큼 호남지역이나 야당 인사들과도 폭넓은 교류를 가져 왔다. 교수출신인 류우익 전 실장이나 정 실장과 달리 대야(對野) 관계에서도 협상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하지만 취임 후 첫 번째 시험대가 녹록지는 않아 보인다. 총리실 민간인 불법사찰과 관련한 청와대의 동요를 정리해야 하고 이와 주로 연루된 대구·경북(TK)인맥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조정을 해야 한다. 임 내정자가 이상득 의원과 가깝다는 점에서 이런 역할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김성수·유대근기자 sskim@seoul.co.kr
  • 가맹점 카드수수료 어떻게 매길까요

    가맹점 카드수수료 어떻게 매길까요

    대형마트에서 신용카드로 10만원어치의 장을 봤다. 같은 카드로 동네 슈퍼마켓에서 쓴다면 카드사에 내야 할 수수료는 얼마일까. 언뜻 생각하면 대기업이 거느리는 대형마트가 더 낼 것 같지만 대형마트는 최저 1600원에서 최대 2700원을, 소규모인 동네 슈퍼는 1850~3300원을 지급해야 한다. 가맹점과 카드사 간의 수수료율 분쟁은 정부가 올초 한 차례 요율 조정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끊이지 않는다. 최저 0%에서 최고 4.5%까지, 여전히 천차만별인 수수료율. 이런 격차는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4.5%의 ‘호된’ 수수료율을 무는 곳은 유흥주점, 성인오락실, 무도장 등 유흥·사치업종이다. 반면 수수료율 0%의 수혜를 받는 항목은 아파트관리비와 지방세 등 공공요금. 일부 은행계 카드사들은 대학교등록금에도 0%의 요율을 적용한다. 미래 고객의 확보 차원에서다. 업종별 수수료율은 어떻게 정해질까. 카드사들은 가맹점 수수료 업무 원가에 수익을 얻기 위한 프리미엄을 붙이고, 경쟁사 수준까지 고려해 수수료율을 매긴다. 업무 원가는 카드를 팔고 관리하는 데 드는 총비용으로, 마케팅비 등 간접비와 건물임대료 등 직접비, 대손비용 등이 포함된다. 이렇게 산출된 수수료율은 각 가맹점과의 개별 협상으로 결정된다. 협상력도 중요한 요인이다. 최근 삼성생명이 삼성카드에 보험료 결제 계약을 해지한 예에서 보듯 대형사와 모래알처럼 흩어져 있는 중소 가맹점들의 힘의 차이는 확연하다. 같은 인하 요구라도 보험사나 외국 자동차회사 등 대형사는 개별사별로, 중소상인들은 단체로 협상을 벌이는 이유다. 김병수 중소기업중앙회 소상공인지원실 과장은 “카드사도, 정부도 원가 기준을 공개하지 않고 협상력으로 수수료율을 결정하기 때문에 대형사와 중소업체 간 차별이 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수수료율을 둘러싼 카드사와 업계 간 공방은 십수년째 반복되고 있다. 음식료, 여행·관광, 보험, 개인택시, 주유소 등 각 업계가 저마다 요율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카드사와 가맹점 간의 갈등으로 정작 새우등 터지는 쪽은 소비자들이다. 서영경 YMCA 신용사회운동사무국 팀장은 “서로 소비자 이익을 내세우지만 결국 자사 이익이 주목적”이라면서 “업계와 카드사 간 제휴 마케팅에 따른 이면계약도 많고 수수료율 문제는 언제든 다시 불거질 가능성이 높아 합리적인 조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처럼 가맹점 계약 해지가 어려운 나라에서는 수수료 격차를 완화하는 게 급선무라고 말한다. 육태우 강원대 법대 교수는 “미국, 호주처럼 가맹점 거래은행(매출전표 매입기관)을 도입, 경쟁을 통해 수수료율을 인하하거나 주유소, 놀이공원 할인이나 포인트 적립 등 가맹점과 상관 없는 마케팅 비용을 줄이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일 잘하는 국회의원 더 많이 내각에 들어 갔으면…”

    “일 잘하는 국회의원 더 많이 내각에 들어 갔으면…”

    박희태 국회의장과 인터뷰를 가진 25일은 국회 안과 밖이 모두 ‘열기’에 휩싸인 날이었다. 우선 국회 안에서는 국토해양위에서 부결된 세종시 관련법 수정안의 본회의 부의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개정 문제를 놓고 여야가 불꽃튀는 정쟁을 벌이고 있었다. 국회 밖에서는 국민의 관심이 ‘원정 16강’ 목표를 달성한 축구 국가대표팀을 성원하는 데 쏠려 있었다. 박 의장도 국회 현안은 물론 월드컵에도 관심이 많았다. 이날 새벽에도 월드컵을 보느라고 잠을 설쳤다고 한다. 인터뷰는 이도운 정치부장과의 대담으로 오후 2시30분부터 1시간 동안 진행됐다. →월드컵에 관심이 많은 줄 몰랐다. -프랑스 월드컵 때도 갔었고, 이번에는 우즈베키스탄에서의 지역 예선도 직접 가서 봤다. →스포츠는 국민을 통합시키는데, 정치는 국민을 분열시킨다는 비판이 있다. -허허허…. 스포츠는 선수들이 감독 말을 잘 듣지 않나. 정치는 그러지 못하고. →잘 싸운 우리 대표팀에 어떤 격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은가. -정치가 국민을 기쁘게 하지 못하는데, 축구가 해줬다. 북쪽으로부터 천안함 공격을 당해서 불안한 국민들의 마음을 확 풀어줬다. →여야가 집시법 개정과 세종시 수정안 처리를 놓고 대립하고 있다. -집시법이야 상임위에서 얘기되고 있으니 아직 괜찮다. 행복도시(세종시)법 문제는 아직 본회의에 부의되지 않았다. 여야 원내대표가 잘 풀 것으로 믿는다.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나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 모두 뛰어난 협상력과 타협능력을 갖고 있다. 두 분을 전적으로 신뢰한다. 나 한테 올리지 않고 잘 해결할 것이다. →국회법에는 본회의 부의 뒤 7일 이내에 처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6월 임시회가 3일밖에 안 남았으니, 다음 임시회나 정기회에서 4일 내에 처리할 가능성도 있지 않나. -그런 방법이 있나? 그게 가능하다면 7일이 참 긴 기간이네. (배석한 관계자에게) 왜 그런 것을 나한테 보고하지 않았나. 한번 알아보세요. →지난해부터 국회의장 직권상정 제도에 대해 논란이 많다.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는데. -법에 있는 대로 하면 된다. 직권상정도 필요하니까 만든 것 아니겠나. 어떻게 폐지하자는 것인지 모르겠다.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찬반을 역사의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그럴 필요가 있다고 보나. -어느 쪽이 더 명예로운 것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지 않겠나. →세종시 문제가 다음 대선에서도 이슈가 될 것으로 보나. -행복도시 문제는 국민적인 관심 대상이다.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하는지 새롭고, 진전된 의견이 나올 수 있다. →정운찬 총리가 세종시 수정안과 관련해서 도와달라고 부탁하지 않았나. -전혀 없었다. 내가 총리가 아니어서 이럴 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맞는지 모르겠다. →청와대와는 어떤 협의가 있었나. -전화 한 통 받은 적이 없다. →국민은 어떤 국회를 원한다고 보는가. -법대로 하는 국회를 원하지 않겠나. 법을 잘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법을 잘 지키는 국회가 돼야 한다. 법만 잘 지키면 국민들이 눈살 찌푸릴 일이 없다. 국민은 하나 하나의 사건을 계속 지켜보다 때가 되면 모든 과정을 다 종합해 심판한다. 그때 당시의 승패와 관계없이 전 과정을 심판하는 것이다. →대 정부 질문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개선 필요성이 있다. 운영위 등에서 연구를 좀 했으면 한다. 선진국에는 대정부질문이 거의 없다. 대정부 질문을 하루종일 해도 의원 6~7명밖에 참여하지 못한다. 다른 의원들은 모두 앉아서 듣기만 해야 한다. 그러니 본회의장이 텅 비는 것이다. 정부를 상대로 질문하는데 다른 국회의원들이 꼭 앉아 있을 필요가 있나. →국회는 기본적으로 다선 위주로 운영되는데, 초·재선 의원들이 활약할 공간을 마련해 줄 계획이 있나. -기회를 줘야 한다. 국회가 상설화돼야 활동 무대가 넓어진다. 지금 본회의와 상임위원회 제도로는 의원들의 수요를 감당할 수가 없다. 국회 상설화의 핵심은 소위원회 활동 강화다. 소위원회가 움직이면 1년 내내 국회가 열리는 것처럼 보인다. 현행 예산소위, 법안소위 위주에서 좀더 소위가 세분화돼 다양한 활동을 해야 한다. →스폰서 검사 특검, 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 등 검찰개혁 요구가 높다. -일반적으로 사회 이슈가 되는 범죄가 생기면 우리는 주로 법이 없어서 그렇다고 비판하는데, 그건 좋지 않은 사고다. 결국 법 하나 만들어 놓고 할 일 다했다는 식으로 넘어가지 않나. 공수처 신설도 지난 17대 국회에서 논의해 옥상옥이기 때문에 불필요하다고 결론낸 것 아니냐. 기존에 있는 제도를 갖고도 얼마든지 고위공무원 수사를 할 수 있다. 과거에 이미 타결된 문제를 왜 다시 리바이벌해야 하나. →정부 내에 일 잘하는 사람을 꼽으라면. -다른 사람들은 모르겠고, 국회에서 활동하다 간 장관들이 잘한다. 정당, 국회, 국민과의 관계를 잘 풀 줄 안다. →의원외교도 중요해지고 있다. 어느 국가에 중점을 둘 것인가. -선진국보다는 앞으로 우리가 뻗어나갈 수 있는 나라가 좋겠다. 자원외교를 할 수 있는 곳, 베풀 수 있는 곳에 초점을 맞추겠다. 의원들의 해외 활동도 너무 단발적이다. 특정 테마를 잡아 한 달 정도 장기적으로 연수를 갈 필요가 있다. →초선 시절 세대교체나 쇄신을 생각했나. -나는 6·29 선언이라는 거대한 정치적 쇄신이 이뤄진 이후에 정치권에 들어 왔다. 그때 헌법이 바뀌었고, 국회법도 새로 제정되다시피 했다. 요즘 정치개혁과는 비교가 안 되는 상황이었다. 쇄신은 하루이틀만에 이뤄지는 게 아니다. 일순간에 폭발적으로 요구한다고 성공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매일매일 꾸준히 쇄신해야 한다. →대선에 도전할 생각은 하지 않았나. -(쓴웃음을 지으며) 대통령감이 돼야지. 나는 아니다. 찬스도 놓쳤다. 우리 세대에는 3김(김영삼·김대중·김종필)이 너무 오래 큰 영향력을 차지했다. 젊은 세대가 뭘 어떻게 할 방법이 없었다. →술을 좋아하신다. 최고의 술 파트너는 누구였나. -1988년 처음 국회에 들어오니 ‘폭탄계’가 있었다. 이한동 전 국무총리와 김영구·박재홍 전 의원이 멤버였는데, 그들과 많이 마셨다. 그밖에는 기자들과 가장 많이 마셨다. →최고의 술 파트너와 정치 파트너는 일치하나. -그건 아니다. 술 한 잔도 못하는 민주당 박상천 의원이 내 최고 정치 파트너였다. 박 의원이 이번에 국회부의장이 안 돼 섭섭하다. 같이 일 해보고 싶었는데 아쉽다. 정리 이지운·이창구기자 jj@seoul.co.kr
  • [글로벌 시대]천안함과 중국, 안자의 고사 /민귀식 한양대 중국문제연구소 연구교수

    [글로벌 시대]천안함과 중국, 안자의 고사 /민귀식 한양대 중국문제연구소 연구교수

    천안함 침몰원인 조사결과가 발표되었다. 그런데 여전히 해명하지 못한 의문점이 남아 있다. 그래서 국내의 논쟁뿐만 아니라 주변국을 완벽하게 설득시키지 못하고 있다. 특히 김정일 국방위원장 방중을 둘러싼 한·중 외교갈등과 우리 정부의 미숙한 대응은 천안함 폭발 증거능력에 대한 중국의 애매한 태도와 맞물리게 되었다. 즉, 앞으로 중국을 설득하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중대한 문제에서 우리 정부의 미숙한 대응과 아전인수식 해석으로 외교협상이 늘 수세적이라는 점이다. 또한 중국 외교를 너무 모르거나, 우리가 바라는 대로 해석하는 잘못을 반복하고 있다. 청와대는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조사를 기대한다.”는 후진타오의 발언을 “중국이 우리 편에 섰다.”고 해석하며 자랑했다. 하지만 김정일의 방중이 실현되자 중국에 대한 배신감을 공개 표시했고, 다시 중국이 “방중 허용은 주권사항”이라고 반발하는 일이 벌어졌다. 그러자 대통령이 직접 나서 “중국이 한국의 입장을 고려해 김정일 방중을 며칠 늦췄다.”고 진화하는, 외교가에서 드문 일이 연출되기도 했다. 중국의 행위를 배신으로 생각하는 순진함도 문제이고, 대통령이 곧바로 해명하는 모양새도 궁색했다. 중국인은 어떤 일에 대해 절대적 기준으로 시비를 가리기보다 잘잘못의 정도를 상대적으로 나누는 데 익숙한 현실적인 사고를 한다. 이렇게 ‘다중적 가치기준’을 가진 중국인은 명분과 실리라는 대립되는 개념을 ‘모순의 통일 혹은 모순의 극복’이라는 논리로 합리화하는 데 익숙하다. 이는 외교협상에서도 ‘전략적 원칙 고수와 유연한 전술 전개’라는 형태로 자주 나타난다. 이는 우리가 바라는 대로 중국이 움직이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김정일 방중에서 보여주었듯이 중국은 스스로 주권에 관한 사항이라고 판단되면 절대 양보를 하지 않는다. 여기에는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아니오.”라는 메시지를 분명히 전달하는 것도 포함되어 있다. 즉, 우리의 천안함 외교에 대한 요청이나 북한의 경제지원 요청에 거절의사를 분명히 한 것이 그 사례이다. 우리가 중국의 냉정함을 탓하기 이전에 중국의 외교원칙과 외교방식을 알아야 할 이유이다. 중국인은 협상에서 이기기 위한 조건으로 독심술과 인내력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오죽했으면 공자까지도 상대를 이기려면 조급하지 말고, 자신의 속마음을 숨겨야 한다고 가르쳤을까. 우리가 외교무대에서 중국에 밀리는 경우는 이런 ‘기다림의 기술’이 약하기 때문이다. 천안함 외교를 보면 우리의 조급증이 또 도지지 않을까 걱정된다. 중국은 냉정하게 기다리면서 이 사건을 남북한과 미국까지 겨냥한 카드로 활용하려는 의도가 농후하다. 춘추시대 제나라 안자(晏子)가 황금복숭아 두 개를 가지고 장수 셋을 제거한 고사가 떠오르는 대목이다. 안자는 정적인 세 명의 장수를 제거하기 위해 제후 경공(景公)에게 황금복숭아를 두 개 하사토록 해서 그들의 경쟁심을 유도했다. 공적이 많은 사람이 복숭아를 갖도록 했기 때문에, 공적이 크지만 복숭아를 갖지 못한 장수가 먼저 분에 못이겨 자살했다. 다른 두 장수도 부끄러워 자살함으로써 안자는 힘 안 들이고 셋을 모두 제거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이 고사는 국내 정적을 제거하는 내용이지만, 본질적으로 이해관계가 같은 것을 서로 차지하려 다투도록 유도함으로써 주도권을 쥐게 되었다는 측면에서 현재 남북한과 중국이 처한 상황에 비유된다. 안자가 계략을 쓴 연회장에는 마침 노나라 제후(昭公)가 함께 하고 있었는데, 이 장면이 미국을 겨냥하여 중국의 존재를 과시하려는 상황과 오버랩되는 것은 상상력이 지나친 것일까. 한동안 남북관계는 경색국면을 벗어나기 어려운 상황이다. 문제는 이 와중에서 우리와 북한이 냉정을 잃을수록 한반도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는 우울한 시나리오가 써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이 안자의 고사를 활용할까 걱정하기 전에 우리가 좀더 밝은 시나리오를 쓰는 게 우선돼야 하지 않을까.
  • [천안함 ‘北소행’ 이후] “北 전면전 운운 국제사회 제재 피하려는 엄포”

    [천안함 ‘北소행’ 이후] “北 전면전 운운 국제사회 제재 피하려는 엄포”

    천안함 침몰이 북한의 소행으로 결론 나면서 동북아 안보지형이 요동치고 있다. 남북 간 가파른 대치 속에 미국과 중국, 일본, 러시아 등 한반도 주변 4국의 복잡다단한 외교행보가 펼쳐지기 시작했다. 천안함 사태 이후의 한반도는 어디로 갈 것인가. 워싱턴과 베이징, 도쿄 특파원들을 통해 잭 프리처드 한미경제연구소(KEI) 소장과 장롄구이 중국 공산당 중앙당교, 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교수 등 미·중·일 3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을 연결, 지상좌담을 마련했다. 한결같이 한국 측의 강경한 입장을 옹호하면서도 실질적인 대북 제재에 있어서는 분명한 온도차를 보였다. →천안함 조사결과가 한반도 정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프리처드 소장(이하 프리처드) 국제조사단의 조사결과가 북한이 이번 사태의 배후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남북 간 긴장 고조는 불가피하고, 당분간 관계개선도 어려울 것이다. 장롄구이 교수(이하 장롄구이) 한반도가 아주 심각한 긴장상태로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국이 보복에 나선다면 제어할 수 없는 국면으로 치닫게 될 수도 있다. 기미야 교수(이하 기미야) 6자회담이 재개될 조짐이 보이던 상황에서 이번 사태로 인해 상황이 완전히 반전됐다. 유일한 타개책은 북한이 책임을 인정하고 사죄하는 것이지만, 절대 그렇게 되지는 않을 것 같다. 따라서 당분간 남북관계를 축으로 긴장이 고조될 것으로 봐야 한다. →북한이 ‘전쟁불사’를 외치고 있다. 향후 북의 대응은. 프리처드 위협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수는 없다. 전례를 봐도 말만 앞세우고 실제로 이행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북한이 현재 상황을 매우 불편하게 여긴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조사 결과를 부인하고 제재나 보복행위를 중지시키고 싶어하는 것 같다. 확실한 것은 북한의 반응 때문에 국제사회와 한국이 제재를 중단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장롄구이 전면전 운운은 일종의 협박일 뿐이다. 북한은 유엔 안보리에서 이번 사건을 한국이 조작했다며 대대적인 선전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전쟁은 북한 입장에서는 자살행위라는 점에서 선택할 수 있는 카드가 아니다. 기미야 북한 입장에서는 당연한 대응이다. 여기서 고려해야 할 점은 북한이 6자회담 재개에 뜻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번 사태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의사가 작용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우발적 사건일 수도 있고, 남북관계 타협 분위기를 원치 않는 군부의 독단적인 행동이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이 때문에 북한정부 역시 군사적 행동은 피할 것으로 본다. →유엔 안보리의 강도 높은 대북제재가 가능할 것인가. 프리처드 가능하다. 관건은 중국을 설득하는 절차인데 개인적으로는 중국이 거부권 행사 대신 기권할 것으로 생각된다. 다만 북한에 대해 새로운 결의안을 채택하기보다 쉽게 의장성명을 채택할 가능성도 있다. 기미야 중국이 적어도 찬성하지는 않을 것 같다. 결국 국제사회의 일치단결로 북한에 제재를 가하는 구도는 만들어지기 어렵다. 한국 정부도 남북관계에 필요 이상의 긴장이 고조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 만큼 강한 제재에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장롄구이 아주 어려운 문제다. 한국 정부가 어떤 안을 제시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본다. 북한의 소행을 구체적으로 입증하는 것도 결국 한국의 몫이다. 북한의 소행을 명확하게 검증한다면 합의도 손쉽게 이끌어낼 수 있다고 본다. 이 경우 한국의 의도에 맞는 내용도 담길 것으로 본다. [포토]천안함 ‘北소행’ 결정적 증거 →대북 제재가 실효성을 가지려면 어떤 내용을 담아야 하나. 프리처드 의장성명이라면 북한에 대한 추가적인 제재가 포함되지 않을 것이고, 안보리 결의안이라면 기존에 시행되는 것 이외에 딱히 생각나는 게 없다. 실질적인 타격을 줄 수 있는 것은 결국 한국 정부다. 남북한 교역의 전면 중단, 특히 개성공단 폐쇄 여부 등 대부분의 열쇠는 한국이 쥐고 있다. 장롄구이 외교적 수단 이외에는 방법이 없다. 중국은 제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기미야 (군사적인 부분을 제외한) 북한에 대한 제재는 이미 다 해 봤기 때문에 더 이상의 제재가 실효를 거두기는 어려울 것 같다. →중국은 왜 조사결과를 쉽사리 수용하지 않는 것인가. 장롄구이 외교부 대변인의 설명처럼 중국 정부는 한국의 조사결과를 평가하고 있는 단계다. (합동조사단이 제시한 증거가) 변치 않는 강력한 증거냐 아니냐에 따라 중국의 평가가 나올 것이다. 중국 입장에서는 지금까지 북한과의 특수한 관계 때문에 쉽지 않은 문제다. 오랫동안 중국은 북한 문제에서 수동적일 수밖에 없었다. 이번 사태처럼 북한이 몰래 일을 저질러 놓고 긴장이 조성되면 중국을 끌어들이는 경우가 반복돼 왔다. 기미야 김정일 위원장의 지난 중국 방문에서 어떤 얘기가 오갔느냐가 중요하다. 중국 입장에서는 지금 단계에서 북한을 버리기가 어렵다. 결국 이번 사태에 대해서는 애매한 태도를 취할 수밖에 없다. 프리처드 중국은 국제사회의 분위기를 확인할 때까지 최종 입장을 유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만약 완곡한 내용의 의장성명을 채택한다면 중국이 전면적은 아니더라도 북한이 관련됐다는 정도는 인정할 수도 있다. →24일 열리는 미·중 전략경제대화에서 이 문제가 어느 정도 비 중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나. 혹시 양국 갈등의 요소가 되지는 않을까. 프리처드 북한 문제가 미·중 두 나라의 갈등 요소가 될까. 난 그런 의문이 든다. 그렇다고 이번 대화에서 미국과 중국이 북한 문제에 대해 합의점을 찾을 것으로도 생각되지 않는다. 천안함 사태는 이번 대화 목적과 전혀 별개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이 문제를 꺼낼 수는 있겠지만, 공개되지는 않을 것이다. 장롄구이 중국과 미국은 결코 대립만 하는 사이가 아니다. 지역안정이라는 대국적인 차원에서는 양국이 일치된 입장을 보이고 있는 만큼 이번 대화에서도 천안함이 논의될 것이다. 물론 미국 측의 의도대로 중국이 따라가지는 않겠지만, 이 문제가 양국 관계를 악화시키는 요인은 되지 않는다. →이 문제와 관련한 한·미 공조강화, 서해상 합동훈련 강화 등이 한·중 관계의 악재가 될 가능성은. 장롄구이 한·미 군사훈련은 대북 억제력을 강화하려는 양국 간의 사정이지 중국이 관여할 문제가 아니다. 물론 코앞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을 한다면 주시는 하겠지만 한·중 관계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다. 프리처드 북한이 천안함 사태에 책임이 있는 것으로 나타난 이상 재발방지를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것은 당연하다. 중국이 이를 원치 않는다면 원인을 제공한 북한과 논의해야 한다. 기미야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한국 정부가 이 문제에 대해 중국과 긴밀하게 연락을 주고 받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 정부는 북핵보다 천안함을 우선과제로 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6자회담은 사실상 열리기 어려울 것 같다. 향후 북핵 문제는 어떻게 처리될까. 기미야 북핵보다 납치문제를 우선시해 온 일본 정부 입장에서는 한국의 대응이 당연해 보인다. 그런데 과연 합리적 선택인지는 의문이다. 한때 한국에서는 납치문제에 매달리는 일본을 비판적으로 봤다. 한국 정부가 천안함을 우선하는 것은 국내 여론조성에는 좋지만 국제사회 속에서의 득실은 따져볼 필요가 있다. 6자회담은 빠른 시일안에 재개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프리처드 천안함 사태로 6자회담을 미루는 것은 당연한 선택이다.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행동할 수는 없지 않은가. 어차피 6자회담이 아무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던 만큼 천안함 사태에 집중해야 한다. 미국 역시 한반도 비핵화와 확산금지 문제를 잠시 제쳐두고 천암함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장롄구이 6자회담으로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 이미 증명된 사실이다. 지난 7년간 아무 진전이 없었다. 북핵 문제는 북한이 스스로 핵을 포기하게 하는 강력하고 새로운 대응책이 나와야 한다. →천안함 사태와 관련해 한국 정부에 조언을 한다면. 프리처드 사건 조사와 발표 과정에 국제사회를 참여시켜 사태를 국제이슈화하고, 유엔 안보리에 회부하기로 한 것은 적절했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 1~2주 안에 한국 정부가 독자적으로 취할 조치들이 어떻게 나타나느냐에 달려 있다. 장롄구이 피해당사자인 한국이 유엔에 이 문제를 가져가는 것은 당연한 권리다.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기 때문에 보복을 해야 한다는 한국인의 심정을 이해한다. 하지만 군사충돌이 발생하면 한국에도 좋을 것이 없다. 한국이 다른 해결방안을 모색하길 바란다. 기미야 지금까지 6자회담에서 소외됐던 한국 정부 입장에서 이번 사태는 잘 이용하면 목소리를 높일 수 있는 기회다. 단기적으로는 북한에 대한 강경책을 취할 수 밖에 없지만 장기적으로는 북한에 대한 협상력을 높이는 기회를 만들기 바란다. 북핵에 대해 공통적 이해가 있는 일본정부와 협력을 강화하는 것도 방법이다. 정리 워싱턴 김균미·도쿄 이종락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 [日외교청서 ‘독도 영유권’ 논란] 지도에 명기→교과서 표기→분쟁지역화 ‘수위 높이기’

    [日외교청서 ‘독도 영유권’ 논란] 지도에 명기→교과서 표기→분쟁지역화 ‘수위 높이기’

    일본 정부가 지난달 30일 초등학교 5학년의 모든 사회교과서에 독도를 자국 영해에 포함시킨 지도를 삽입했다. 6일 발표한 외교청서에서도 독도 영유권 주장을 노골화했다. 초등학생 때부터 독도를 ‘자국의 땅’인 듯 왜곡된 역사를 가르쳐 세뇌시키려는 야욕을 드러낸 것이다. 내년에 예정된 중학교의 지리·사회교과서 검정과정에서도 초등교과서의 기준을 적용, 독도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할 것이 분명하다. 독도를 끊임없이 노리는 일본 정부의 주도면밀한 침탈 전략을 분석해 본다. │도쿄 이종락특파원│일본 정부가 초등학교 모든 교과서에 이어 6일 발표한 외교청서에도 독도는 자국의 영토라고 기술, 독도 영유권 문제가 한·일 관계의 최대 현안으로 떠올랐다. 한국 정부는 그동안 독도문제를 국제 이슈로 삼으려는 일본정부의 전략에 말려들지 않는다며 최대한 목소리를 내지 않는 ‘조용한 외교’로 정치적 타협을 노렸다. 하지만 결국 일본의 교과서 게재를 막지 못했다. 일본 정부는 외교적 협상력을 발휘해 한국 정부의 발을 묶어놓은 뒤 교과서 검정을 강행하는 치밀함을 보인 셈이다. 일본 정부는 독도뿐만 아니라 중국과의 센카쿠 열도, 러시아와 북방 4개섬 등의 영토 분쟁에서도 이중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실효적 지배에 있는 센카쿠 열도에 대해서는 중국의 어떤 주장도 단호하게 일축하고 대응하지 않는 등 수세적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 반면 독도와 북방 4개섬 문제와 관련해 일본 정부의 시각은 사뭇 다르다. 집요하게 문제를 제기하며 국제적인 분쟁지역으로 부각시키는 데 힘쓰고 있다. 수년에 걸쳐 교과서 학습지도요령과 해설서에 분쟁지역을 자국의 영토라고 명기한 뒤 교과서에 기입토록 출판사에 강제하는 등 갈수록 수위를 높이고 있다. 총리가 바뀌고 정권이 교체되는 등의 정치적 변화에도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다. 예정된 수순을 밟을 뿐이다. 궁극적으로는 국제사법재판소의 판결을 받자는 전략이다. 일본 정부는 1952년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 이후 지속적으로 독도의 영유권 주장을 해오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 제2조 A항에서 일본의 영토에 포함되지 않는 지역에 들어 있던 독도를 집요한 로비를 통해 끼워넣었다. 1982년 교과서 문제가 한·일 간 외교 마찰로 비화되자 교과서에 독도 영유권을 싣지 않는 모양새를 갖췄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독도를 차지하기 위한 작업을 쉼없이 추진해왔다. 1998년 신한일어업협정에서 어민의 피해를 염려하는 한국 정부의 입장을 역이용해 독도를 중간수역의 법적 지위에서 제외시키는 성과를 거둔 뒤 영유권 주장을 당연시해 왔다. 2005년 중학교 교과서 검정 때 후소샤 교과서에 “한국이 불법 점검하고 있다.”고 표기하라고 지시한 뒤 해마다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조치를 단행해 왔다. 2008년엔 중학교 신학습지도요령 해설서에 독도 영유권을 적시했다. 지난해 12월 공표된 고교 신학습지도요령 해설서에서는 ‘중학교 학습에 입각한 영토 교육’이라며 에둘러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다 지난달 내놓은 초등학교 교과서에서 노골적으로 독도를 자국 영토로 써넣도록 했다. 치밀함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새로 집권한 민주당 정권이라고 해서 영유권 주장은 달라지지 않았다. 자민당 정권 시절인 2008년 문부과학성이 결정한 ‘일본 영토에 관한 기술을 강화하라.’는 교과서 검정 규정을 그대로 답습했다. 독도 영유권 문제를 역사 문제라기보다는 영토문제로 접근해 자민당 정권과 동일한 입장을 취한 셈이다. 한국 정부의 감정적 대응을 이끌어 내면서 점차 실리를 챙기는 전법을 구사하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jrlee@seoul.co.kr
  • [열린세상]원자력, 결국 사람이다/박녹 한전원자력연료㈜ 감사·영남대 겸임교수

    [열린세상]원자력, 결국 사람이다/박녹 한전원자력연료㈜ 감사·영남대 겸임교수

    지난해 우리가 상용원전 수출이라는 국가적 쾌거를 이룩하기까지 지난 30년간 우리 원전 역군들은 원전 건설과 운영 경험을 토대로 전 세계를 누비고 또 누볐다. ‘무모하고 어림없는 일’이라는 비아냥을 무릅쓰고 뛰어다녔고, 마침내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가진 프랑스를 물리치고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원전 사업자로 당당하게 선정됐다. UAE에 수출할 원전 4기는 운영권을 합해 400억달러(47조원)의 경제적 효과를 지니고 있다. 중형 승용차 200만대를 수출하는 것과 맞먹는 역대 단일 규모 최대의 수출이다. 국내 원자력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기반 확보는 물론 향후 전개될 국가 간 원전 수주전에서도 큰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매우 크다. 역사는 돌고 돈다고 했던가. 우리의 원전 도입시기와 비슷한 1972년에 프랑스 정부는 자국 원전 회사인 프라마톰으로 하여금 미국 웨스팅하우스 기술을 도입해 원전을 짓도록 했다. 이때 프랑스는 아주 중요한 결정을 내렸다. 바로 이전받은 기술로 10년간 내리 한 기종으로 6기를 건설하면서 기술 자립을 이룩한 것이다. 한국은 웨스팅하우스의 기술 전수에 대한 비협조로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였다. 이를 놓치지 않았던 프랑스는 수많은 정치적 역경을 딛고 첫 해외 수주를 한국에서 찾았다. 울진원전 1, 2호기 수주에 성공하면서 원자력 강국으로 발돋움하는 기회를 포착하게 된 것이다. 지금은 국내 전력의 약 80%를 원자력이 차지하는 세계 최고의 원자력 기술력을 자랑하는 나라로 발전했다. 그런 나라와의 싸움에서 한국이 승리한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국제사회의 원자력 건설판도를 볼 때 우리의 원전 수출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라고 평가한 것도 이런 배경을 담고 있다. 이번 원전 수출에서 보여준 정부의 외교력과 협상력, 그리고 전폭적인 지원은 온 국민이 두고두고 칭찬해도 마땅할 것이다. 더불어 한국전력을 비롯해 원자력계에 종사했고 현재 종사하는 사람들의 노력과 수출을 향한 집념에 기립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가 없다. 세계가 깜짝 놀랐던 이번의 기적은 원자력분야 종사자들의 피와 땀의 결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원자력 분야 공기업들의 원가 절감과 기술력 향상을 위한 부단한 노력은 세계 최저가의 원전 생산으로 이어졌으며 그것이 바로 원자력 기술력 경쟁에서 승리하는 밑바탕이 되었다. 지난 30년 동안 그들의 노력으로 우리나라는 원전기술 자립도가 95%에 이르렀고, 나머지 핵심기술도 3~4년 내면 자립할 수 있게 되었다. 그토록 염원하던 원전수출의 물꼬는 이제 후련하게 터졌다. 지금부터는 선진국들의 견제 또한 심할 것으로 예상이 된다. 그렇지만 이번에 검증된 기술력과 건설단가의 경쟁력은 현재 검토 중인 요르단과 터키 등에서도 우리에게 더 유리한 상황이 될 것이다. 상술에 밝은 중국 또한 가만히 있지 않을 거다. 앞으로 100기 정도의 원자로를 건설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으로 미국 기술을 도입한 중국은 아마 지금쯤 우리나라의 UAE 원전 수출 내용을 파악했을 것이다. 미국과의 계약에서 손해를 보지 않았는가 열심히 머리를 굴리면서 계산이 한창일 것이다. 이재(理財)에 밝은 그들은 가격 싸고 품질 좋은 우리나라 원자로에 관심을 가질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이런 절호의 기회를 맞은 한국 원자력 산업분야에 대해 정부는 정책적으로 더 도와주고 산업계에서는 좀더 땀을 흘려 경쟁력 강화를 위한 모든 방법을 총동원해야 한다. 국민들도 조선, 자동차, IT산업에 이어 원자력이 21세기 대한민국 신성장동력이 되도록 관심을 보내자. 일부 언론에서도 흠집만 낼 것이 아니라,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칭찬해주는 성숙함을 보여줘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원자력계 종사자들이 더 많은 자부심과 사명감을 가지고 매진할 수 있도록 모두가 응원해주고 합당한 대우를 해주는 사기 진작책이 신속히 마련돼야 한다. 원자력은 국력이요, 국력은 인력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 中 - 아세안 FTA 출발부터 ‘삐그덕’

    中 - 아세안 FTA 출발부터 ‘삐그덕’

    전 세계 자유무역협정(FTA) 중 세 번째로 규모가 큰 중국과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간 FTA의 출발이 순탄치 않다. 중국 저가 상품과의 경쟁을 우려한 인도네시아가 제동을 걸고 나섰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인도네시아 정부가 아세안에 FTA 발효 1년 연기를 요청하는 등 재협상을 원하고 있다고 13일 보도했다. 인도네시아 산업부 대변인은 “이번 협상을 통해 수입 관세가 사라지는 섬유, 스틸, 화학 관련 기업에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을 주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FTA 체결 이후 인도네시아에서는 정부가 협상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 값싼 중국산 의류, 장난감, 전자제품 등이 밀려들면서 관련 산업들이 이미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에 관세까지 면제될 경우 피해는 불보듯 뻔하다는 얘기다. 소프잔 와난디 인도고용자협회 회장은 “우리는 중국과 절대 경쟁 상대가 될 수 없다.”면서 “분명 공장 문을 닫아야 할 것”이라고 걱정했다. 특히 섬유 산업계의 반발이 거세다. 지난주 자바섬의 자바바라트주 주도인 반둥에서는 수천명의 노동자들이 FTA 발효 연기를 주장하는 시위를 벌였다. 지난 2년간 중국산 수입으로 문을 닫은 섬유공장은 전국적으로 271곳에 달한다. 하지만 연기 요청은 받아들여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FTA 발효를 1년 늦추기 위해서는 나머지 9개 회원국의 동의가 필요한데 대부분의 아세안 국가들은 해외 시장 확대 차원에서 중국과 좀더 긴밀한 관계를 맺고 싶어 한다. 인도네시아 외에 필리핀과 태국도 자국 산업 피해를 걱정은 하고 있지만 발효 연기나 재협상을 주장하고 있지 않다. 중국이 이 같은 요구를 받아들일 가능성도 낮다. 이샤오준(易小准) 중국 상무부 부부장은 지난주 인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인도네시아가 제조업 분야에 대해 걱정하는 것을 이해는 한다.”면서도 “FTA는 서로에게 도움이 되고 무역 장벽을 없애면 지역경제 통합과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 언급한 바 있다. 아세안은 주로 천연자원과 농산물을 수출하고, 중국은 공산품을 수출하고 있다. 2008년 양측 교역량은 1930억달러에 달한다. 1990년대 초 아세안의 대 중국 적자 규모는 크지 않았지만 최근 몇년간 100억~200억달러 수준으로 늘어났다. 양측은 2004년 FTA를 체결했으며 발효를 앞둔 지난해까지 무역 관세를 5%까지 단계적으로 낮췄다. 또 인도네시아 등 자국 산업 피해를 우려하는 국가들의 입장을 고려, 일부 민감 품목에 대해서는 향후 몇 년간 10%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대법, 인천시 투자유치조례 5건 무효판결

    인천시는 시의회가 일방적으로 제정한 투자·외자유치 관련 조례 5건에 대해 대법원이 무효 판결을 내렸다고 28일 밝혔다.시는 2007년 11월 시의회가 시의 반대에도 ‘외국인 투자 유치 및 지원 조례’, ‘시의회 운영에 관한 조례’, ‘시세감면 조례’ 등 5건의 제정을 강행하자 대법원에 조례안 재의결 무효확인 및 집행정지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 조례는 시장이 민간투자자와 기본협약을 체결할 때 시의회 의결을 거치도록 하고 인센티브를 받는 외국 투자기업의 업종과 투자규모도 엄격하게 제한했다. 따라서 투자자와의 협상력을 약화시키고 외국인들이 투자를 회피케 한다는 문제점이 지적됐다. 시의 의무부담, 권리 등에 관한 면적이 15만㎡를 넘거나 사업비가 300억원 이상인 개발사업의 협약, 대행, 위탁 등도 시의회 의결사항으로 정했다.시는 이들 조례가 공기업법, 외국인투자유치촉진법 등 상위법령에 위배된다며 제정에 반대했지만 시의회는 시가 시의회의 의견을 듣지 않고 대규모 민자사업을 추진해 특혜시비에 휘말리거나 집단민원이 급증한다며 조례를 제정·공포했다. 시 관계자는 “시의회가 제정한 조례들은 지나친 행정절차로 문제가 많았다.”면서 “대법원에서 판결문이 도착하는 대로 관련 조례 개정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고 말했다.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사설] UAE원전 수주, 원자력史 새로 썼다

    ‘한국형원자로 컨소시엄’이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이 발주한 원자력 발전소 건설 최종사업자로 선정됐다. 이달 초 한국원자력연구원과 대우건설 컨소시엄이 요르단 연구용 원자로 건설사업 최우선 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원자력 수출시대를 열었지만 그것과는 규모나 의미가 비교할 바 아니다. 기술력에서 세계 최강을 자랑해 온 프랑스 아레바 등 막강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우리가 따낸 UAE 원전건설 사업은 수주액수 400억달러(약 47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우리나라 플랜트 수출 사상 최대 규모다. 한국형 원자력발전소의 첫 해외진출 사례이기도 하다. 지난 1959년 미국차관으로 도입한 연구용 원자로로 원자력 연구개발을 처음 시작한 이래 반세기만에 이룬 쾌거다. 국가경제 파급효과는 물론이고 국제사회에서 한국형 원전 시대를 여는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 틀림없다. 한국 원자력 역사를 새로 쓰게 한 이번 수주는 우리의 기술력과 외교력·협상력이 거둔 총체적 승리이다. 원자력기술 자립을 위해 밤낮없이 열정을 바친 원자력 공학자들과 ‘열사의 나라’에 한국형 원전을 첫 수출하기 위해 지난한 공을 들여 온 한국전력·현대건설·삼성물산·두산중공업 등 컨소시엄 참여 기업들, 그리고 수주전 막바지에 UAE를 급거 방문해 지원 외교로 힘을 실어준 이명박 대통령 등 정부 관계자들의 노고에 찬사를 보낸다. 민·관이 이렇게 힘을 모을 때 불가능한 일은 없고, 국가경제가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셈이다. 분열과 당리당략에 사로잡힌 정치권은 반성해야 한다. 1970년대 세계 21번째 원전보유국이 된 우리나라는 현재 20기의 원전을 보유한 세계 6위(발전설비 용량 기준)의 원전강국이다. 운영기술의 척도인 원전 이용률은 90%를 웃돈다. 건설 및 운영기술 측면에서 선진 경쟁국에 견줘 손색이 없지만 플랜트 수출경험이 전무해 지금껏 해외에서 인정받지 못했다. 한국은 2004년 이후 중국, 캐다나 등지에서 수주에 도전했지만 원전 선진국에 밀려 탈락했다. 이번 UAE 원전 수주는 한국의 기술력이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확실한 계기가 됐음은 물론이다. 현재 전 세계에서 원전을 설계부터 가동까지 원스톱으로 수출할 수 있는 나라는 6개국에 불과하다. 여기에 한국이 포함됐다는 사실만으로도 한국의 국가브랜드 파워는 몰라보게 강해질 것이다. 마침 원자력이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최적의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세계 원전시장은 갈수록 확대되는 추세다. 2030년까지 전 세계 30개국에서 약 430기의 추가 건설 수요가 예상된다고 한다. 1조달러에 이르는 신규시장이 우리 앞에 놓여 있는 셈이다. 원전 1기의 수출효과는 6조원에 이른다고 한다. 녹색산업의 대표주자인 원자력은 반도체, 조선, 자동차에 이어 앞으로 50년간 대한민국이 먹고 살 미래 성장동력으로 충분하다는 게 우리의 견해다. 이번 수주로 한국은 무궁무진하게 펼쳐질 시장 쟁탈전에서 일단 유리한 고지를 확보하게 됐다. 정부가 UAE 외에도 요르단, 터키, 중국 등 주요 발주국들에 전 부처의 수주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만큼 제2, 제3의 낭보가 이어지길 기대한다. 내친 김에 우리가 아직 확보하지 못한 설계코드, 원자로 냉각재 펌프, 원전제어 계측장치 등 핵심 원천기술의 국산화를 서둘러 100% 기술자립을 빨리 이뤄줄 것을 당부한다. 원자력 전문인력 양성은 필수다.
  • MB, 26일 UAE 전격방문… 原電수주 담판

    MB, 26일 UAE 전격방문… 原電수주 담판

    한국이 수주전에 뛰어든 수십조원에 달하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원자력발전의 공개입찰 최종승자가 곧 결정된다. 이명박(얼굴) 대통령은 26일 UAE의 수도 아부다비를 전격 방문, 마지막 담판을 짓는다. 이 대통령은 칼리파 빈 자에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28일 귀국할 예정이다. 한국이 이번에 최종티켓을 거머쥐면 1978년 고리 1호기로 원전을 시작한 이후 한국형 원전이 해외에 수출되는 첫 사례가 된다. 플랜트 수출 사상 최대 규모가 된다. 청와대 이동관 홍보수석은 “이번에 한국이 최종 사업자로 선정된다면 기술력뿐 아니라 외교력, 협상력의 총체적 승리로 볼 수 있다.”면서 “앞으로 국제 원전시장에 진출하는 결정적인 교두보를 확보하게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지난 5월 한국전력을 중심으로 현대건설, 삼성물산(건설부문), 두산중공업등이 참가한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개입찰 자격 심사에 참가했다. 한국 컨소시엄을 비롯해 프랑스의 아레바, 미국의 제너럴일렉트릭(GE)·일본의 히타치, 미국의 웨스틴하우스(WEC), 일본의 도시바, 미쓰비시 등 4개국의 대표적인 기업들이 이 심사에 응했다. 이 중 한전 컨소시엄, 아레바, GE·히타치가 지난 5월 입찰자격을 획득했다. 7~8월 입찰 및 현지 실사, 9월엔 계속협상대상자 선정을 거쳐 현재는 한국 컨소시엄과 프랑스 아레바의 ‘양강’이 막판 경합을 벌이고 있다. 이번 UAE 원전 건설은 우리 국가 경제에 파급효과가 큰 대규모 수출 프로젝트다. 수주에 성공하면 국내 경제 회복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은 1970년대 석유파동을 계기로 500㎿급 원전 2기를 건설, 세계 21번째 원전 보유국이 됐다. 현재는 세계 6위의 강국으로 성장했다. 국내 총 20기의 원전을 운영 중이며 기술자립도는 95%나 된다. 녹색성장을 국가비전으로 제시하고 있는 이 대통령은 취임 초부터 줄곧 ‘원전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 이 대통령은 지난 21일 지식경제부 업무보고에서도 “과거 방식으로는 지구를 살릴 수 없으며, 이런 위기 속에서 우리가 기회를 찾을 수 있는 사업은 원자력”이라며 “원자력은 탄소배출을 줄이는 현실적인 대안이자 원가대비 가장 경제성 있는 친환경 사업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가 일부 원천 기술을 확보하고 있지는 않지만 2015년까지로 설정한 원전기술 자립화 목표를 몇 년 더 앞당기려 한다.”면서 “우리도 꾸준히 원자력 건설 사업에 투자해 왔고, 기회의 가능성이 열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세계 원전 시장이 갈수록 확대되는 추세여서 이번 수주전에서 승리하면 한국의 첨단 원자력 기술은 반도체, 조선, 자동차에 이어 또 다른 주요 수출산업으로 성장하는 결정적 계기를 맞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주요국 득실

    미국과 중국은 웃었고 유럽은 울상을 지었다. 코펜하겐 기후변화회의 ‘성적표’를 받아든 각국의 표정이 다양하다. 막판 협상을 주도하며 코펜하겐 협정을 이끌어 낸 미국과 중국은 국제무대에서 양강(G2) 구도를 굳힌 반면 이 과정에서 배제된 유럽연합(EU)은 ‘환경 지킴이’ 이미지에 먹칠을 하며 빈손으로 퇴장해야 했다. 한국과 아프리카 국가들은 기후변화 협상의 핵심 플레이어로 성공적인 데뷔를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번 회의를 통해 국제무대에서 협상력을 과시하는 동시에 국내 정치에서 유리한 위치를 확보하는 일석이조의 성과를 거뒀다. 그는 2주간 열린 회의 마지막날 단 하루 참석해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와 담판을 짓고 협정의 틀을 짰다. 중국은 경제성장 추진의 걸림돌이었던 온실가스 감축 부담을 떨쳐냈다는 게 가장 큰 수확이다. 협상에서 시종일관 선진국의 책임을 강조하며 개도국 재정지원을 줄기차게 요구하면서도 정작 중국은 돈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자신감도 보여줬다. 반면 코펜하겐 회의 전부터 지구환경 지킴이로 선도적 역할을 해온 EU는 막판 결정과정에서 소외되면서 씁쓸히 퇴장해야 했다. EU는 17일 교착상태에 빠진 회의를 풀기 위해 주요 당사자 회의를 제안했다. 그러나 정작 미국과 중국, 브라질 등 5개국이 모여 코펜하겐 협정문을 작성하는 자리에는 빠지면서 “멍석만 깔아주고 미국과 중국의 들러리에 그쳤다.”는 비판을 받게 됐다. 이런 가운데 한국은 이번 회의에서 얻은 것이 더 많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명박 대통령이 정상회의 연설을 통해 국정과제인 저탄소 녹색성장을 새로운 글로벌 성장 패러다임으로 제시하고 ‘글로벌 녹색성장 연구소(GGGI)’ 설립 계획을 발표해 환영을 받았다. 아프리카 국가는 기후협상의 명실상부한 ‘캐스팅보트’를 쥐게 됐다. 이해득실에 따라 선진국 또는 중국, 인도 등 거대 개도국과 협상을 벌이면서 실속을 챙겼다는 평가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코펜하겐기후회의 폐막] 이모저모

    │코펜하겐 김경두특파원·서울 강국진기자│제15차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 총회는 18일(현지시간) 폐막 직전까지 구체적 합의안을 마련하기 위해 긴장 속에 진행됐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원자바오 중국 총리 등 기후변화 주요 당사국 정상들은 이날 오전부터 공동선언문 초안을 놓고 휴회와 회의 속개를 거듭하면서 열띤 논쟁을 벌였다. 지구 평균 온도 상승분을 산업혁명 이전 기준 섭씨 2도와 섭씨 1.5도를 놓고 선진국과 개도국이 맞서 휴회를 하는 등 진통을 거듭했다. 그러자 반기문 유엔총장은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며 합의안 마련을 촉구하기도 했다. 앞서 17일 밤 11시에 라르스 뢰게 라스무센 덴마크 총리가 ‘미니 정상회의’를 긴급 제안했다. 28개국 정상들이 모여 폐막 공동선언문 초안을 마련하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18일 새벽까지 회의를 진행하면서 정치적 입장이 담긴 포괄적 선언(umbrella declaration)을 한 문장으로 담아 공동선언문에 넣는 방안을 논의했다. ●화려한 겉모습과 달리 성과 미약 이런 가운데 주최국인 덴마크는 조정력 부재 등으로 폐막 당일까지 도마에 올랐다. 어설픈 협상력과 부실한 조정력, 시위대 과격 진압 등으로 각국 관계자와 시민단체(NGO)의 비판을 받았다. 능력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이번 회의 개막 다음 날에 공개된 덴마크의 ‘코펜하겐 합의서’ 초안은 중재자로서의 지위를 위협했다. 선진국의 의견을 주로 반영한 이 초안이 많은 개도국의 반발을 야기해 협상을 더디게 했다는 평가를 낳았다. 덴마크의 과도한 욕심도 협상의 질을 떨어뜨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회의는 사상 최대의 ‘정상회의’로 기록될 전망이다. 하지만 화려한 겉모습과 달리 성과는 미약했다. 협상 실무진들이 자국의 정상 보좌와 수행에 신경쓰면서 막판 협상에 집중할 수 없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협상 조율도 매끄럽지 못해 밤 10시에 시작하기로 했던 협상이 이견 조율 실패로 새벽 4시에 열리기도 했다. 한편 한국의 ‘녹색 조명’이 회의가 열린 덴마크 코펜하겐의 밤거리를 밝혀 눈길을 끌었다. ●한국 中企 녹색조명 코펜하겐 밝혀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업체인 ‘아모럭스’는 지난달 코펜하겐 인근의 타스트럽시 주택가에 LED 가로등을 설치했다. 한국의 중소업체가 세계 유수의 대기업들을 제치고 덴마크 최초의 녹색 조명 시범사업을 따낸 것이다. 이에 따라 일반 가로등 200만개를 단계적으로 교체할 덴마크에서 본 사업을 수주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아모럭스 김병규 사장은 “(아모럭스의 덴마크 진출은) 친환경 제품을 선호하는 유럽에서 인정 받았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golder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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