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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균미 칼럼] 동맹은 일방통행이 아니다

    [김균미 칼럼] 동맹은 일방통행이 아니다

    한반도를 둘러싼 경제·안보 환경이 갈수록 심상치 않다. 미중 패권경쟁은 무역전쟁에서 환율전쟁으로 전선이 확장되면서 한국을 비롯해 국제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수출 심사 우대 대상국) 배제 조치로 한일 관계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으면서 올해 경제성장률이 2%도 어려울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 대세로 굳어져 가고 있다. 안보 상황은 어떤가. 지난달 23일 중국·러시아 군용기가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카디즈)과 영공을 무단 침범했고, 북한은 지난달 25일 이후 13일 동안 네 차례나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 와중에 미국은 방위비 분담금 증액에다 호르무즈해협 파병, 미국 신형 중거리 미사일 배치까지 한국에 ‘안보 청구서’를 한꺼번에 들이밀고 있다. 중국은 관영매체를 통해 한국에 “미국의 총알받이가 되지 말라”고 협박하고 있다. 사면초가에 빠진 한국에 미국이 기다렸다는 듯 안보 청구서를 내미는 것이 동맹에 대한 자세냐는 비판 여론이 들끓고 있다. 한일 관계 악화로 미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진 한국에 미국의 외교·안보 책임자들이 역할을 분담해 가며 안보 청구서를 날리는 현 상황에는 말문이 막힌다. 지난달 중순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방위비 분담금 증액 청구서를 던지고 가더니,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 4일 호주에서 열린 국방·외무장관 회의를 마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호르무즈해협 ‘호위 연합체’에 한국과 일본에 사실상 파병을 요구했다. 호주에서 지상 발사형 중거리 미사일의 아시아 배치에 대해 “우리의 동맹 및 파트너와 협의를 거쳐 배치할 것”이라고 밝힌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이 8일 한국에 온다. 한결같이 동맹을 강조하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해 미 정부 관계자들의 동맹 관련 발언은 철저하게 자국 이익에 치우쳐 진정성에 고개를 갸웃하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동맹에 경제적 잣대를 들이댔고, 취임 후에도 무역에는 동맹이 따로 없다고 말해 왔다. 특히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은 심히 우려스럽다. 트럼프는 지난달 26일 “소형 미사일일 뿐”이라면서 “그(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는 미국에 대해 경고하지 않았다. 그들 양측은 분쟁을 벌이고 있다. 오랫동안 그래 왔다”고 했다. 주한, 주일 미군뿐 아니라 한국과 일본 같은 동맹에 가해지는 위협을 무시하는 심각한 발언이다. 북한과 대화의 문을 열어 두겠다는 취지를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나, 동맹의 위협을 과소평가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전직 고위 외교관을 비롯해 미국 외교·안보 전문가들이 전하는 트럼프의 동맹관을 보면 더 걱정스럽다. 예를 들면 ‘트럼프는 동맹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관심이 없어 동맹국 간 단합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 ‘ 동맹국들의 관계 악화로 자신이 활용할 수 있는 지렛대가 늘어났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등이다. 최악의 상황까지 온 한일 상황에 대압해 보면 딱 맞아떨어진다. 뉴욕타임스가 최근 “한일 갈등이 커지는데 미국은 중재 의지도 능력도 없다”고 지적한 것은 인정하기 싫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동맹관이다. 동맹은 일방통행이어서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 미국의 힘과 위세에 밀려 한두 번은 어쩔 수 없이 무리한 요구라도 받아들일 수 있을지 몰라도 어느 나라가 동맹의 안위에는 관심 없는 미국의 리더십을 믿고 지지하며 공조하겠나. 이래서는 아시아에서 패권경쟁을 벌이는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의 목표는 달성되기 어렵다. 방한에 앞서 일본에 도착한 에스퍼 장관은 한일 양측에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도록 요청하겠다는 원론적 입장만 밝혔다. 한국과 일본 방문 일정을 통해 한일 갈등의 심각성을 직접 확인해야 한다.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이라는 큰 틀에서 한일 갈등이 가져올 부정적 결과를 트럼프 대통령이 금지옥엽으로 여기는 미국 국익 차원에서 보고 더 늦기 전에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보수 성향의 싱크탱크인 해리티지재단 이사장을 오랫동안 지낸 에드윈 퓰너.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자문으로 알려진 퓰너가 최근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강조한 “동맹은 거래 관계가 아니라 가치와 목표의 공유에 기반한다”는 조언에 트럼프가 주목하길 기대한다,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트럼프의 동맹관이 바뀌지 않으면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리더십은 미래가 없다.
  • 文대통령 ‘적반하장’ 발언에 일본인들 “우리가 도둑이냐”

    文대통령 ‘적반하장’ 발언에 일본인들 “우리가 도둑이냐”

    지난 2일 오전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한국을 ‘화이트 리스트’(수출절차 우대 대상국)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확정하자 문재인 대통령은 당일 오후 국무회의에서 “가해자인 일본이 적반하장으로 오히려 큰소리치는 상황을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일본 언론들은 문 대통령의 발언을 즉시 긴급뉴스로 타전했다. 이 과정에서 대부분의 일본 언론들은 자국어에는 없는 말인 ‘적반하장’을 ‘도둑이 뻔뻔하게 군다’는 의미로 번역해 기사화했다. 이에 자신들이 싫어하는 ‘가해자’라는 말로도 모자라 ‘도둑’에까지 비유했다며 흥분한 일본인들이 적지 않았다. 자위대 출신의 극우파인 사토 마사히사 외무성 부대신은 방송에 나와 적반하장을 가리켜 “대통령이 품위 없는 말까지 사용한다는 것은 정상이 아니다. 일본에 대해 상당히 무례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반발했다. 청와대와 외교부는 사토 부대신의 무례를 맹비난했다.마이니치신문은 7일 문 대통령이 사용한 적반하장이라는 표현이 너무 사전적인 의미의 일본어로 번역 보도돼 또다른 불씨를 낳았다고 전했다. 마이니치는 기사에서 “일본어에는 없어 직역이 안되는 표현이 한일의 상호불신을 바탕으로 비난과 응수로 발전한 모양새”라고 했다. 마이니치는 “적반하장은 도둑이 죄 없는 사람에게 봉을 휘두른다는 의미의 사자성어”라면서 “사전에도 그렇게 나와 있기 때문에 ‘도둑이 뻔뻔하게 군다’는 일본 미디어의 번역에 오류가 있다고 볼 수는 없다”고 전했다. 그러나 “본지(마이니치신문)는 적반하장에 대해 (‘도둑이 뻔뻔하게 군다’로 번역하지 않고) ‘정색을 하며 뻔뻔하게 나온다’로 번역했다”며 “대통령이 행하는 발언으로서의 무게감과 이미 앞서 ‘가해자인 일본이’라고 명확하게 밝힌 전체 문맥을 바탕으로 도둑에 대한 비유를 직접 할 필요는 없다고 봤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국 연합뉴스는 일본어판에서 적반하장을 ‘이나오리’(갑자기 태도를 바꿔 협박조로 나옴)이라고 번역한 사실도 소개했다. 마이니치는 “역대 한국 대통령들의 기자회견 등을 담당한 경력이 있는 동시통역사 최은주씨는 ‘나같았으면 잘못이 있는 사람이 큰소리를 친다는 정도로 번역하지 적어도 도둑이라는 표현은 안 썼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최씨는 “적반하장이 상대방을 강하게 비판하는 표현인 것은 틀림없지만, 뉘앙스상 ‘나쁜 쪽은 당신이잖아요’ 정도의 의미”라면서 “특히 사자성어는 교양있는 사람이 쓰는 것으로 품위없는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관계가 좋을 때에는 어지간한 표현의 차이는 서로에 대한 이해로 극복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때에는 사소한 단어 하나로도 격한 감정이 한층 더 고조되기 마련이다. 특히 언어의 모양 자체가 다른 경우라면 몰라도 한국과 일본처럼 동일한 한자어를 공유하는 국가에서는 각각의 나라마다 다르게 발전해온 쓰임새나 뉘앙스에 대한 인식 차이가 오해를 한층 더 확대시킬 수 있다.일본 언론들이 예로 들었던 비슷한 사례는 지난 2월에도 있었다. 문희상 국회의장이 일왕을 ‘전범의 아들’이라고 비판했을 때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은 “한일의원연맹 회장까지 지낸 인간이...”라고 발언, 막말 논란을 불렀다. 당시 외교부는 이 발언에 대해 “절제되지 않은 언사로 비난을 지속하고 있다”고 항의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아사히신문은 “일본에서는 별로 나쁜 의미를 갖고 있지 않은 ‘인간’이 한국에서는 문맥에 따라 모욕적인 의미를 줄 수 있기 때문에 고노 외무상의 발언이 한국 여론의 큰 반발을 불러일으켰다”고 전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소녀상 철거 안하면 휘발유로” 日아이치현 전시협박 경찰에 신고

    “소녀상 철거 안하면 휘발유로” 日아이치현 전시협박 경찰에 신고

    일본 아이치현이 최근 중단한 ‘표현의 부자유’ 전시에 대해 소녀상를 철회하지 않으면 휘발유를 뿌리겠다는 협박문이 전달됐다며 경찰에 신고했다고 아사히신문이 7일 보도했다. 지난 1일 개막한 국제예술제 ‘아이치 트리엔날레’에서는 ‘평화의 소녀상’이 포함된 ‘표현의 부자유전·그 후’ 가 선보였지만, 정치 개입과 극우 세력의 협박으로 전시가 3일 만에 중단됐다. 아사히 보도에 따르면 아이치현은 이번 기획전과 관련해 팩스로 협박문이 전달됐다며 지난 6일 히가시경찰서에 무력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로 피해 신고서를 제출했으며 이것이 수리됐다고 밝혔다. 아이치현은 지난 2일 오전 9시쯤 소녀상을 서둘러 철거하지 않으면 휘발유 통을 갖고 전시관을 방해할 것이라는 내용의 팩스가 전시장인 나고야시 아이치현미술관에 전달됐다고 설명했다. 관할 경찰서에 피해 신고서가 정식으로 접수됨에 따라 협박문에 대한 조사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번 전시 중단과 관련해선 지난 6일 트리엔날레 참가 작가 72명이 정치 개입과 협박 등에 반대한다며 항의 성명을 냈다. 기획전 실행위원들은 같은 날 전시 재개를 요구하는 한편 전시를 중단한 구체적 이유와 경위 등을 오는 10일까지 문서로 답변할 것을 오무라 히데아키 아이치현 지사에게 촉구했다. 트리엔날레 실행위원장인 오무라 지사는 우익들이 공격을 예고하며 위협하자 지난 3일 오후 작가들에게 사전 양해도 없이 안전을 명분으로 돌연 전시를 중단한다고 밝혔다.이에 아이치 트리엔날레 행사 주최 측은 지난 4일 아이치현 나고야시 아이치현문화예술센터 8층에 마련한 ‘표현의 부자유, 그 후’ 전시장 입구에 가설 벽을 세워 관람객들이 전시품을 보지 못하도록 출입을 막았다. 이 기획전에 참가한 조형 작가 나카가키 가쓰히사(75)씨는 5일 도쿄신문 인터뷰에서 “민주주의 국가에서 이런 일은 있을 수 없다”면서 “표현의 자유를 보장한 헌법에 반하고 문화의 독립성을 훼손했다”며 소녀상 전시 중단 압력을 행사한 일본 정부와 이를 수용한 주최측은 비판했다. 나카가기씨는 테러 위협 등을 이유로 기획전이 중단된 것에 대해 “폭력으로부터 시민을 지키기 위해 경찰이 있는 것”이라며 경비를 강화하는 절차를 건너뛰고 전시 중단을 결정한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전시 중단으로) 협박이나 폭력을 긍정하는 일이 돼 버렸다. 소란을 피우면 전시회를 중단시킬 수 있다는 선례를 만들고 말았다”고 우려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靑 ‘아동성폭행범 감형 판사 파면’ 청원 답변 “조치 어렵다”

    靑 ‘아동성폭행범 감형 판사 파면’ 청원 답변 “조치 어렵다”

    청와대는 7일 아동성폭행범 감형 판사 파면 국민청원에 대해 “대법원에서 어떤 판결이 내려질지 지켜봐야 한다”며 “재판관 파면에 대해서는 삼권분립 원칙에 따라 답변드리기 어렵다”고 밝혔다. 강정수 청와대 디지털소통센터장은 이날 공개한 답변에서 “사법권은 다른 국가권력으로부터 분리된 독자적인 국가권력으로 삼권분립에 따라 현직 법관의 인사, 징계에 관련된 문제는 청와대가 관여할 수 없으며, 관여해서도 안 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앞서 청원인은 ‘미성년 아동을 강간한 가해자를 합의에 의한 관계 그리고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이 없다는 이유로 감형한 판결은 상식을 벗어났다’고 주장하며 해당 판사를 파면시킬 것을 요구했다. 지난 6월 14일 시작된 청원은 한 달 만에 24만명의 동의를 얻었다. 지난 2018년 4월 보습학원을 운영 중이던 가해자는 한 채팅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만난 당시 10세 아동을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 술을 먹이고 성폭행했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가 사력을 다해 반항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가해자의 폭행·협박이 피해자의 항거를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에 이르지 않았다고 섣불리 단정해서는 안된다”며 가해자에게 징역 8년에 정보공개 5년, 취업제한명령 10년, 보호관찰 5년의 처분을 내렸다. 그러나 지난 6월 2심 재판부는 ‘원심의 형이 지나치게 무거워서 부당하다’며 1심 형량보다 낮은 징역 3년을 선고했다. 2심 판결에 대해 검찰과 피고인 모두 상고한 상태로, 현재 상고심 진행 중이다. 헌법 제103조는 ‘법관은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그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헌법 제106조는 ‘법관은 탄핵 또는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파면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며 재판을 수행하는 법관의 신분을 보장하고 있다. 청와대가 법관의 파면 청원에 대해 답변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김경수 경남지사 판결과 관련, 재판장 파면을 요구하는 청원에 대해서도 청와대는 “관여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강 센터장은 “삼권분립을 훼손할 소지가 있는 청원에 대해서는 답변드리기 어렵다는 점, 청원에 참여해 주신 국민께서도 이해해 주시리라 생각한다”고 양해를 구했다. 이어 “증가하고 있는 아동, 청소년 대상 성폭력 및 성범죄가 한국 사회에서 사라질 수 있도록 지금보다 더욱 적극 대응하라는 국민의 절박한 요구를 관련 정부부처에 다시 한번 전달하고, 그 이행을 점검하는 일에 나서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청와대는 20만명 이상 추천받은 청원에 대해서 답변을 하고 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사설] 북한의 막무가내 도발 더는 두고 보기 어렵다

    북한이 어제 새벽 5시 30분을 전후로 황해남도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두 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또 쏘아 올렸다. 북은 그간 원산 일대 등 동해안에 가까운 지역에서 미사일을 발사했지만, 이번에는 서해쪽 황해남도에서 동해 쪽으로 쏨으로써 저고도 정밀타격 능력과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북한의 발사체 발사는 지난달 25일 이후 13일 동안 네 번째다. 북한은 이날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새로운 길 모색”을 거론하며 경고도 잊지 않았다. 김정은 북한국무위원장이 올 신년사에서 처음 언급한 뒤 이후 정치적 고비 때마다 써 온 표현이다. 한미는 지난해 4·27 남북 정상회담과 6·12 북미 정상회담 등을 계기로 기존의 대규모 연합훈련을 축소해 왔다. 이번 건은 병력과 장비를 실제 기동하지 않고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진행하는 지휘소연습(CPX) 형태다. 그나마 북한의 반발을 의식해 명칭에서도 ‘동맹’을 뺐다. 전작권 전환 프로그램 실행 차원에서 예정된 것으로, 휴전선 반격 등을 담은 훈련 내용도 바꿨다. 한미로서는 북의 입장을 최대한 배려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자주국방’을 위한 이 같은 기본적인 훈련에도 과거와 달라진 것이 없는 군사도발과 협박을 이어 간다면 도를 넘어서는 것이다. 게다가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 “남북 경협으로 일본을 따라잡겠다”며 내놓은 ‘평화경제론’에도 북한은 찬물을 끼얹었다. 우리 스스로 남북 협력의 공간을 훼손한 것이다. 김정은 위원장이 ‘문 대통령의 새벽잠을 설치지 않게 하겠다’고 한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 한미 군사훈련에 대한 반발이라고 해도 북의 미사일 발사가 일상화해서는 안 된다. 군사적 긴장감과 위협의 일상화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통일부가 당일 발표한 ‘최근 북한 정세 동향’ 자료에서 “최근 북한의 군사 행동은 내부 결속 및 협상력 제고 차원”이라고 한 것은 다소 한가한 평가가 아닌가 싶다. 청와대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관계 부처 장관회의를 열고 “현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했다”고 한 것과도 상충된다. 부처 간 인식도 일치시키고, 국민을 안심시킬 대책을 내놓길 바란다.
  • 노영민 비서실장, ‘문 대통령 의혹’ 곽상도 의원과 설전

    노영민 비서실장, ‘문 대통령 의혹’ 곽상도 의원과 설전

    곽 의원, 국회 운영위 중 ‘김지태씨 변론 의혹’ 제기노 비서실장 “정론관 가서 발언하라”…한국당 항의 문재인 대통령이 부적절한 변론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과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국회에서 격한 설전을 벌이며 충돌했다. 6일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곽상도 의원은 “문 대통령에게 과거 고 김지태씨 소송에서 위증하고 허위 서류를 제출한 부분에 가담했는지 묻고 싶다”고 노영민 실장에게 질문했다. 이는 곽상도 의원이 최근 꾸준하게 제기하고 있는 의혹으로, 문 대통령이 과거 변호사 시절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함께 변론을 맡았던 김지태씨의 상속세·법인세 소송에서 허위 증거를 제출해 소송에서 이겼다는 내용이다. 곽상도 의원이 “(이러한 의혹에 대해 문 대통령에게) 물어볼 것이냐”고 묻자 노영민 실장은 “지금 무슨 말씀이냐”고 되물었다. 서로 언성을 높이던 중 곽상도 의원은 “위증을 하고 허위 서류 낸 부분에 대해 대통령이 (관여)한 것인지 분명하게 밝혀 달라”고 재차 요구했다. 이에 노영민 실장은 “지금 말씀하신 것에 대해 책임질 수 있느냐”고 물었고, 곽상도 의원이 그렇다고 호언장담했다. 노영민 실장은 “여기서 말씀하지 말고 저기 정론관 가서 말씀하세요”라고 쏘아붙였다. 정론관은 국회 내 기자회견장이다. 이는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이 적용되는 운영위 회의가 아닌 정론관에서 의혹을 제기하고 발언의 책임을 지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에 곽상도 의원은 “정론관에서도 했다. 삿대질하지 마시고”라면서 웃었고, 다른 한국당 의원들은 노영민 실장의 발언에 이의를 제기했다.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어디서 협박을 하느냐”며 언성을 높였다. “국민들이 그런 것도 묻지 못하느냐”는 한국당 의원들의 항의에 노영민 실장은 “(문 대통령은) 그런 적 없다. 사법적 판단에 의해 사실관계가 밝혀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현재 일본의 경제 보복 상황에서 다들 국난이고 어렵다면서 국민들이 힘을 모아서 (어려움 극복에) 참여하고 있는데 국회에서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고 고소·고발하고 대통령을 모독하는 게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운영위원장인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에게 노영민 실장의 답변 태도에 대한 사과를 요구했다.이에 두 차례 정회 뒤 노영민 실장은 “곽상도 의원의 발언에 대해 ‘정론관에 가서 하라’고 한 발언을 취소한다. 제 발언으로 인해 원만한 회의가 이뤄지지 못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면서도 “이미 근거 없는 발언으로 (곽상도 의원이) 고소까지 당한 상황에서 또 다시 근거 없는 발언을 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는 의미였다”고 말했다. 곽상도 의원과 나경원 원내대표 등은 지난 5일 김지태씨 후손들로부터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당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윤소하 협박 소포’ 진보단체 간부, 법원에 구속적부심 청구

    ‘윤소하 협박 소포’ 진보단체 간부, 법원에 구속적부심 청구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에게 죽은 새와 흉기 등이 들어 있는 소포를 보내 협박한 혐의로 구속된 서울대학생진보연합 운영위원장 유모(35)씨가 자신의 구속이 부당하다면서 법원에 구속적부심을 청구했다. 구속적부심은 구속된 피의자가 구속 결정이 합당한지 다시 판단해달라고 법원에 요구하는 절차다. 서울남부지법은 유씨의 구속적부심이 오는 7일 오후 2시로 예정됐다고 6일 밝혔다. 앞서 유씨는 윤소하 원내대표 의원실에 죽은 새와 흉기, 그리고 편지를 소포로 보내 협박한 혐의로 지난달 29일 경찰에 체포됐다. 편지에는 “윤소하 너는 민주당 2중대 앞잡이로 문재인 좌파독재 특등 홍위병이 됐는데 조심하라. 너는 우리 사정권에 있다”는 협박 메시지가 적혀 있었다. 지난달 31일 유씨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서울남부지법은 “증거 인멸과 도망의 염려가 있다”면서 유씨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에 따르면 유씨는 지난 6월 23일 서울 관악구의 한 편의점에서 택배를 이용해 소포를 부쳤으며, 이 소포는 지난 6월 25일 국회에 도착했다. 경찰은 유씨가 서울 강북구의 거주지에서 대중교통으로 약 1시간 거리에 있는 관악구 편의점까지 이동해 택배를 부친 것으로 파악했다. 특히 유씨가 범행 당일 자정이 넘은 시각에도 모자, 마스크, 선글라스 등으로 얼굴을 가린 채 택시, 버스 등 대중교통을 필요 이상으로 여러 차례 갈아타고, 가까운 거리도 일부러 돌아가는 등 의도적으로 수사를 방해할 목적이 있었던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은 유씨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유씨는 체포된 이후로 묵비권을 행사하며 범행 이유 등을 진술하지 않고 있고, 식사를 거부하며 생수와 소량의 소금만 섭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씨는 건강 악화에 따른 치료에 대비해 의료시설이 갖춰진 서울 남부구치소에 수감된 상태다. 서울대학생진보연합은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의 서울 지역 조직이다. 대진연은 지난 4월 자유한국당의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며 나경원 원내대표 의원실을 점거하는 농성을 벌였다. 지난달 9일에는 일본 전범기업 미쓰비시 중공업의 한국 계열사 건물에서 기습 시위를 벌이다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입장 바꾼 일본 지사 “소녀상 전시 중단 요구는 검열·위헌”

    입장 바꾼 일본 지사 “소녀상 전시 중단 요구는 검열·위헌”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에서 열린 국제예술제에서 ‘평화의 소녀상’ 전시를 중단한 오무라 히데아키 아이치현 지사가 안전상의 이유로 내린 결정이라면서 일본 우익세력의 소녀상 전시 중단 요구 행위는 검열이고 위헌이라고 지적했다. 국제예술제 ‘아이치현 트리엔날레 2019’의 실행위원장을 맡고 있는 오무라 지사는 지난 5일 기자회견을 열고 소녀상 전시 중단 이유에 대해 “안전을 우선으로 생각했다”면서 이날 아침에도 석유를 뿌리겠다는 협박 메일이 도착해 경찰과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무라 지사는 또 가와무라 다카시 나고야 시장과 보수정당 ‘일본 유신의 회’ 소속 스기모토 가즈미 참의원(일본 국회를 구성하는 양원 중 상원) 의원이 소녀상 전시 중단을 요청한 일과 관련해 “공권력을 행사하는 사람이 전시물 내용이 좋다, 나쁘다고 얘기하는 것은 검열”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권력이야말로 표현의 자유를 지켜야 한다. 마음에 들지 않는 표현이 있어도 받아들이는 것이 헌법의 원칙”이라고 덧붙였다. 즉 오무라 지사는 자신의 소녀상 전시 중단 결정은 안전을 위한 것이지 표현의 자유를 훼손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는 점을 해명한 셈이다. 하지만 오무라 지사는 소녀상을 다시 전시하겠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앞서 가와무라 시장은 지난 2일 트리엔날레에 전시된 소녀상이 “일본 국민의 마음을 밟아 뭉개는 것”이라면서 전시 중단을 요구하는 항의문을 오무라 지사에게 보냈다. 스기모토 의원도 같은 내용의 항의서를 아이치현에 제출했다. 일본 정부도 예술제 보조금을 언급하며 소녀상 전시 중단을 압박했다. 일본 정부의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지난 2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보조금 교부와 관련해 적절히 대응하겠다”고 밝힌 적이 있다. 그러나 스가 관방장관은 이날 자신의 발언이 소녀상 철거에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는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전혀 없다”고 답했다. 소녀상 전시를 반대하는 우익세력의 협박·위협 행위에 대해서는 “폭력과 협박은 있어서는 안 된다”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트리엔날레에서 소녀상 전시가 중단되자 일본 작가들도 “민주주의 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민주주의 국가서 있을 수 없는 일” 소녀상 전시중단 분노한 日예술계

    “민주주의 국가서 있을 수 없는 일” 소녀상 전시중단 분노한 日예술계

    “표현의 자유 보장하는 헌법에 반하는 것”일본의 대형 국제예술제 기획전이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평화의 소녀상’ 전시를 이유로 지난 4일 강제 중단되면서 아베 신조 정권 체제하 문화·예술의 독립성 훼손 논란이 거세게 불거지고 있다. 예술가들은 “전후 최대의 검열”이라고까지 부르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일본의 조형작가 나카가키 가쓰히사(75)도 이번에 통째로 중단된 아이치현 나고야시 ‘아이치트리엔날레 2019’의 기획전 ‘표현의 부자유, 그 후’에서 자신의 작품을 거둬들일 수밖에 없게 됐다. 그는 5일자 도쿄신문 인터뷰에서 “민주주의 국가에서 이런 일은 있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번에 ‘헌법 9조 지키기’와 ‘야스쿠니신사 참배의 어리석음’ 등을 표현한 작품들을 내놓았다. 2014년 도쿄도미술관에 공개했다가 ‘정치색’을 이유로 철거됐던 작품들이다. 나카가키 작가는 “이번 일로 협박이나 폭력으로 소란을 피우면 전시회를 중단시킬 수 있다는 선례를 만들고 말았다”며 “행사 주최 측이 이렇게까지 쉽게 (외부 압력에) 꺾인 사례는 내가 알고 있는 한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평화의 소녀상에 대해서는 “순수예술은 아니지만 표현의 자유를 생각하는 전시회에 출품하는 것은 나쁠 게 없다”며 “작품을 보는 사람이 자유롭게 평가하고 반박하도록 하는 것이 좋은데 그런 자유가 없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나고야시 측이 소녀상 전시를 중단하라고 요구한 데 대해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헌법에 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정부 보조금 문제를 언급하며 소녀상 전시를 방해한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에 대해서는 “허용할 수 없는 발언으로 문화의 독립성을 훼손했다”고 비판했다. 글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사진 도쿄신문 제공
  • 일본 女승무원, 男승객이 발끝으로 ‘몰카’ 촬영하자…

    일본 女승무원, 男승객이 발끝으로 ‘몰카’ 촬영하자…

    일본 항공사의 여성 승무원들이 몰지각한 승객들의 ‘카메라 폭력’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5명 중 3명꼴로 승객들로부터 ‘몰카’ 또는 ‘무단촬영’의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분명히 증거를 잡고 적발하더라도 하늘에서 일어난 일이어서 해당 승객을 처벌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5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 항공업계 산별노조인 ‘항공연합’이 객실 승무원들을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0% 이상이 기내 객실근무 중 승객들로부터 도촬 또는 무단촬영의 피해를 본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 조사는 올 4~6월 전일본공수(ANA)와 일본항공(JAL) 등 6개 항공사의 객실 승무원 1623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도촬 또는 무단촬영을 직접 당한 적이 있다”고 답한 경우는 22.1%(359명)였으며 “단정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생각한다”(‘누군가 내가 도촬되고 있다고 알려줬다’ 또는 ‘승객의 휴대전화 카메라가 내 치마를 찍을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 등)는 응답도 39.5%(641명)에 달했다. 명확하게 “당했다“고 답변한 359명에게 그에 따른 대응을 물은 결과 경찰에 인도하거나 화상을 삭제하도록 요구하는 등 직접적인 조치를 취한 경우는 40% 남짓에 그쳤다. 나머지는 대응을 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는 ‘승객 카메라 내 사진의 확인을 거부당했다’, ‘승객에 부당한 대우를 한 것으로 SNS에 올리겠다는 등 협박성 언동에 위축됐다’ 등이 꼽혔다.한 대형 항공사의 30대 여성 승무원은 국내선 근무 중 남성 승객이 자신의 양말 맨 앞부분에 구멍을 뚤어 그 안에 카메라를 감춰 놓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 승무원은 그 승객에게 카메라를 보여줄 것을 요구했고, 결국 다른 여성 승무원의 치마속 사진이 그 안에 들어 있는 사실을 확인했다. 항공사는 승객을 경찰에 넘겼지만 그는 얼마 후 증거 불충분으로 풀려났다. 도촬을 하면 일반적으로 일본 내 47개 광역자치단체(도도부현) 별로 마련하고 있는 각각의 처벌조례가 적용되지만 기내 도촬의 경우, 비행기가 하늘에 떠있는 터라 해당 광역단체를 특정하기가 어렵다는 게 결정적인 걸림돌이다. 도촬 당시 정확히 어느 행정구역 상공을 지나고 있었는지 파악하기가 힘든 탓이다. 특히 국제선의 경우 일본 영공을 떠나면 국내의 조례는 적용이 불가능하다. 실제로 2012년 한 국내선 승객이 승무원의 치마 속을 촬영한 혐의로 체포됐지만 결국 불기소됐다. 경찰은 효고현 상공을 지날 때 범죄가 이뤄졌다며 효고현 조례에 근거해 검찰에 넘겼지만, 정작 검찰에서는 당시 효고현 상공을 비행한 사실을 입증하지 못했다. 전체적으로 기내 도촬에 대한 처벌법규가 정비되지 않은 것도 승객들의 카메라 폭력이 계속되는 이유가 되고 있다. 포괄적인 법률을 만들지 않고 광역단체 조례에 의존하는 현행 사법처리 방식이 가해자들에게 면죄부를 주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항공업계 모임인 정기항공협회는 주요 공항에 포스터를 내걸어 승객들에게 승무원들에 대한 도촬과 무단촬영을 하지 말 것을 촉구하고 있다. ANA 관계자는 “카메라로 인한 폭력은 승무원의 동요를 일으키고 기내 안전과 쾌적성을 해칠 수 있다”며 “기내 몰카 등을 명확히 금지하는 법적 정비를 반드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소녀상 전시 중단에 日조형작가 “민주국가서 있을 수 없는 일”

    소녀상 전시 중단에 日조형작가 “민주국가서 있을 수 없는 일”

    정부 보조금 이유 중단 압박하자 “문화 독립성 훼손”일본 최대 국제예술제인 ‘아이치 트리엔날레’ 주최 측이 외부 압력에 굴복해 ‘평화의 소녀상’이 출품된 기획전(표현의 부자유전·그 후)을 돌연 중단한 데 대해 일본 작가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소녀상 전시 중단을 계기로 일본에서 문화·예술의 독립성이 침해됐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아이치 트리엔날레 행사 주최 측은 지난 4일 아이치현 나고야시 아이치현문화예술센터 8층에 마련한 ‘표현의 부자유, 그 후’ 전시장 입구에 가설 벽을 세워 관람객들이 전시품을 보지 못하도록 출입을 막았다. 주최 측은 위안부를 표현한 ‘평화의 소녀상’ 작품을 전시하는 것에 대해 일본 내 우익 진영의 테러 예고와 협박성 항의가 잇따른다는 이유로 작가들에게 사전 양해도 없이 기습적으로 전시를 중단시켰다. 일본 정부가 전시를 중단하도록 압박한 것도 결정적인 요인으로 분석됐다. 외신 등에 따르면 이 기획전에 참가한 조형 작가 나카가키 가쓰히사(75)씨는 5일 도쿄신문 인터뷰에서 “민주주의 국가에서 이런 일은 있을 수 없다”며 소녀상 전시 중단 압력을 행사한 일본 정부와 이를 수용한 주최측은 비판했다.나카가키씨는 이번에 ‘헌법 9조 지키기’와 ‘야스쿠니신사 참배의 어리석음’ 등을 표현한 작품을 전시에 내놓았다. 이들 작품은 2014년 정치적으로 논란이 되면서 도쿄도미술관에서 철거됐다가 이번 기획전에 선보였다. 그는 테러 위협 등을 이유로 기획전이 중단된 것에 대해 “폭력으로부터 시민을 지키기 위해 경찰이 있는 것”이라며 경비를 강화하는 절차를 건너뛰고 전시 중단을 결정한 것은 잘못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5년 전에도 죽이겠다는 얘기를 들었고, 협박 전화가 미술관과 자택에 잇따라 걸려 왔다”면서 “(이번 전시 중단으로) 협박이나 폭력을 긍정하는 일이 돼 버렸다. 소란을 피우면 전시회를 중단시킬 수 있다는 선례를 만들고 말았다”고 일침을 놓았다. 그러면서 “행사 주최 측이 이렇게 쉽게 꺾인 사례는 내가 알고 있는 한 없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카가키 작가는 ‘평화의 소녀상’에 대해선 “순수예술은 아니지만 표현의 자유를 생각하는 전시회에 출품하는 것은 나쁘지 않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작품을 보는 사람이 자유롭게 평가하고 반박하게 하는 것이 좋다”면서 “(일본에서) 그런 자유가 없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나카가기 작가는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이번 전시행사에 대한 보조금 지급 문제를 거론하면서 전시 중단을 압박한 것은 “허용할 수 없는 발언으로, 문화의 독립성을 훼손한 것”이라고 분노했다. 또 가와무라 다카시 나고야 시장이 “일본 국민의 마음을 짓밟는 것”이라는 이유로 ‘평화의 소녀상’ 전시 중단을 요구한 것에 대해선 “표현의 자유를 보장한 헌법에 반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다만 잘 알고 지내는 화랑업자로부터 “(한일관계가 악화한) 이런 시기에 위안부상을 전시하는 것은 (일본사회) 통념에 맞지 않는다는 얘기를 듣기는 했다”고 덧붙였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소녀상 협박범은 놔두고 왜 전시회만 중단하나”

    “소녀상 협박범은 놔두고 왜 전시회만 중단하나”

    日우익, 준비 과정부터 전시 제동 움직임 日작가·시민들과 24시간 작품 철거 막아 “전시 중단 취소 가처분소송 진행할 것” 트리엔날레 참여 작가들도 보이콧 나서“일본 우익의 테러 협박이 있었다면 협박범을 잡아야지 왜 전시회를 중단합니까. 나고야 시장 본인이 위안부와 난징학살까지도 인정하지 않는 우익입니다. 애초 전시 자체를 굉장히 싫어하니까 우익 협박 핑계로 전시를 막은 거죠.”일본 최대 국제예술제인 ‘아이치 트리엔날레 2019’에서 기획전 ‘표현의 부자유, 그 후’가 결국 4일 중단됐다. 이날 안세홍 사진작가는 나고야시 아이치현문화예술센터 기획전 부스 앞을 지키고 있었다. 기획전에 참여한 그는 일본 위안부 피해자를 조명한 ‘겹겹’ 프로젝트를 통해 국내외에 위안부 문제를 알려 왔다. 전화 인터뷰를 통해 만난 안 작가는 이번 전시 중단을 “전시회 협박 전화를 내세운 우익 정치인들의 정치적·감정적 결정”이라고 봤다. 지난 3일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과 가와무라 다카시 나고야 시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전시 관련 항의 전화가 쏟아진다는 이유로 “안전한 운영이 우려된다”면서 중단 결정을 알렸다. 이에 안 작가는 “먼저 전시 중단을 결정하고 명분 쌓기용 기자회견을 한 것”이라고 반발했다.그는 “트리엔날레 집행위원인 오무라 히데아키 아이치현 지사는 위안부 관련 전시 내용을 보고받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현장 사진 유포 금지’ 등 조건을 내걸어 제동을 걸었다”며 준비 과정부터 이미 조짐이 보였다고 했다. 지난 2일 전시장을 찾은 가와무라 시장은 위안부 문제가 “사실이 아니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망언을 내뱉기도 했다. 현재 소녀상과 위안부 피해자 사진 등이 포함된 전시장은 대형 구조물로 출입이 막힌 상태다. 실행위가 내부 전시물을 강제 철거할 수 있어 전시 참여 작가와 일본인 작가, 일반 시민들이 24시간 교대로 작품을 지키고 있다. 안 작가를 포함한 참여 작가들과 일부 실행위원들은 일본 법원에 전시 중단 결정 취소 가처분 신청을 낼 방침이다. 안 작가는 2012년 일본기업 니콘이 자신의 전시회 취소를 통보하자 가처분 신청을 해 관객들을 만나기도 했다. 안 작가는 “법원 결정에 따라 전시를 이어 갈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번 사태가 해결될 때까지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트리엔날레의 다른 전시에 참여한 박찬경·임민욱 작가는 자신들의 작품을 철수시키기로 했다. 박 작가는 숲속을 배회하는 인민군복 차림의 소년을 그린 영상물 ‘소년병’(2017)을 출품했고, 임 작가는 김정일·박정희 장례식장 장면을 교차 편집한 이전 작업에 한복 등 오브제를 추가한 ‘아듀 뉴스’(2019)를 선보였다. 한 미술계 인사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두 작가는 이런 상황에서 자신들의 작업이 한 시간이라도 관람객에게 보이길 원치 않는다고 했다”면서 “전시 중간에 이렇게 작품을 빼는 것은 기본적으로 검열이며 가벽을 세워 막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日정부 압력·우익 협박에… ‘평화의 소녀상’ 전시 강제 중단

    日정부 압력·우익 협박에… ‘평화의 소녀상’ 전시 강제 중단

    작가들 “전후 일본 최대 검열 사건” 일부 언론 “정치인 압력 행사” 비판 獨 전시 ‘10㎝ 소녀상’도 철거 압력한국에 대한 일본 정부의 경제 보복 와중에 위안부 피해자들을 기리는 ‘평화의 소녀상’ 전시가 일본에서 강제로 중단됐다. 일본 우익세력의 협박과 함께 일본 정부의 압력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독일에서도 대사관을 통해 압력을 가해 고작 10㎝도 안 되는 소녀상을 전시 품목에서 끌어내렸다. 지난 1일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에서 개막된 국제예술제 ‘아이치 트리엔날레 2019’ 주최 측은 평화의 소녀상이 설치돼 있는 ‘표현의 부자유, 그 후’ 기획전 전시장을 4일 오전부터 폐쇄했다. 위안부 소녀상이 일본 공공미술관에서 원래 모습대로 전시된 것은 처음이었으나 결국 3일밖에 유지되지 못했다. 지난 3일 오후 아이치 트리엔날레 실행위원회 회장인 오무라 히데아키 아이치현 지사는 기자회견을 갖고 “안전한 운영이 우려된다”면서 “3일을 끝으로 ‘표현의 부자유전, 그 후’ 기획전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소녀상 철거 요구가 1일과 2일 각각 전화 200건, 이메일 500건씩 왔다고 했다. 실제로 우익인사들은 소녀상 앞에서 “최악”이라며 고함을 치거나 이상한 포즈를 취하며 조롱을 하거나 소녀상의 머리에 종이봉투를 씌우는 등 방해행위를 해 많은 관람객의 항의를 받았다.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압력도 전시 중단에 강하게 작용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지난 2일 “아이치 트리엔날레에 대한 정부 보조금 교부 결정 과정을 정밀 조사한 뒤 적절히 대응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전시 중단에 참여 작가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이와사키 사다아키 등 전시 실행위원들은 “전후 일본 최대의 검열 사건이 될 것”이라며 분노했다. 도쿄신문과 아사히신문 등 일부 일본 언론은 4일 전시 중단을 1면에 보도하며 일부 정치인의 압력 행사와 우익들의 협박을 강력히 비판했다. 한편 4일 독일 소재 한국 관련 시민단체 코리아페어반트 한정화 대표에 따르면 2017년 4월부터 베를린 북부 소도시 라벤스브뤼크의 옛 나치 강제수용소 기념관에 상설 전시하던 ‘작은 소녀상’이 최근 전시에서 제외됐다. 주독 일본대사관 측이 지난해 1월부터 브란덴부르크주 당국과 기념관 등에 전방위적으로 항의하며 전시물에서 제외해 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베를린 여성예술가 전시관인 ‘게독’이 지난 2일 시작한 ‘토이스 아 어스’ 전시회에 출품된 소녀상에 관해서도 주독 일본대사관은 주최 측에 철거 공문을 보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서울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아사히·도쿄신문, 소녀상 등 전시 중단 1면 비판 보도

    아사히·도쿄신문, 소녀상 등 전시 중단 1면 비판 보도

    “비열한 협박 결코 용납돼선 안돼”“정치가의 중단 요구는 검열행위”“역사 문제를 직시 않는 불관용” 일본 최대 국제 예술제에 출품된 ‘평화의 소녀상’ 전시가 사흘 만에 협박 등으로 인해 중단된 것에 대해 아사히신문과 도쿄신문 등 일부 일본 언론이 1면에 보도하며 검열 압박을 강력히 비판했다. 앞서 ‘아이치 트리엔날레 2019’의 실행위원장인 오무라 히데아키 아이치현 지사는 지난 3일 오후 기자회견을 통해 전시에 항의하는 전화와 팩스, 메일이 쇄도한다는 이유로 소녀상이 포함된 ‘표현의 부자유, 그 후’ 전시를 중단한다고 밝힌 바 있다. 아사히신문은 다음날인 4일 ‘표현의 부자유전 중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해당 전시에서 소녀상 외에도 헌법 9조를 주제로 한 일본의 전통 시가 장르인 하이쿠, 히로히토 전 일왕을 포함한 초상이 타오르는 듯한 영상 작품 등 각 미술관에서 철거된 작품들이 선보였다고 전했다. 아사히는 “(전시 중단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는 비열한 협박성 전화 행위는 결코 용납돼서는 안 된다”면서 향후 전시가 위축될 가능성을 우려했다. 아사히는 “숨을 죽이고 지켜보던 사람들에게 찬반이 있겠지만, ‘표현의 자유’에 대해 생각했을 것”이라면서 “그 기회가 닫혀버리고 말았다”고 지적했다.지난 1일 예술제 개막 이후 항의 전화와 이메일은 1400여건에 달한다고 일본 언론은 전했다. 아이치 트리엔날레의 쓰다 다이스케 예술감독에 따르면 이 중 절반 정도가 소녀상에 대한 것이고, 40% 정도는 히로히토 전 일왕을 상기시키는 작품에 대한 것이다. 히로히토 전 일왕은 태평양전쟁의 개전을 결정, 일본을 패망으로 이끈 역사적 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쓰다 감독은 전시 중단에 대해 “(작가의) 승낙을 얻은 것이 아니어서 미안하지만 어쩔 수 없다”면서 “연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결정이 전시 중단을 요구한 가와무라 다카시 나고야 시장과 예술제에 대한 교부금 지원 여부에 대해 적절히 대응하겠다고 밝힌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의 발언이 영향을 줬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관계없다”고 주장하며 “안전 관리 문제가 커졌다는 점이 거의 유일한 이유”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전시 중단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을 밝혔다. 다지마 야스히코 조치대 교수는 “정치가가 전시 내용에 대해 중단을 요구하고 보조금에 대해 점검하는 등 이번 일은 넓은 의미에서 표현의 자유의 침해와 검열적 행위가 있었다고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도나미 고지 와세다대 명예교수는 “소녀상 등의 설치가 불쾌하다는 이유로 전시를 그만두게 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에 반하고, 비판이 강하다는 이유로 주최 측이 전시를 중단하는 것도 용납할 수 없다”면서 “혼란을 이유로 중단하는 것은 반대파의 의도대로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도쿄신문도 소녀상 전시 중단 소식과 “전시를 계속해야 한다”는 일본펜클럽의 성명 내용을 1면에 함께 전했다. 작가 기타하라 미노리 씨는 전시 중단에 대해 “역사 문제를 직시하지 않는 불관용을 나타내고 있다”고 신문에 말했다. 기타하라 씨는 이번 일이 트리엔날레라는 국제 예술제에서 일어난 사태라는 점에 대해 “인권 의식이 없는 국가라는 점이 세계에 드러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평화의 소녀상’ 일본 전시 사흘만에 중단

    ‘평화의 소녀상’ 일본 전시 사흘만에 중단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에서 개막한 국제예술제에서 전시 중인 ‘평화의 소녀상’이 사흘만에 전시장에서 쫓겨나게 됐다. 아이치트리엔날레는 3일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과 오오무라 히데아키 아이치현 지사의 일방적인 통보로 평화의 소녀상 전시를 오늘 오후 6시부터 중단한다”고 밝혔다. 소녀상 전시와 관련한 테러 협박 전화가 이어지자 주최측이 부담을 느껴 철거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스토킹에 사기까지’…1년간 전남친에게 전화 4270통 한 여성

    ‘스토킹에 사기까지’…1년간 전남친에게 전화 4270통 한 여성

    호주의 한 30대 여성이 헤어진 전 남자친구와 그의 새 여자친구를 스토킹하고 사기를 친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호주 브리즈번 최대 일간지인 쿠리어메일 등 현지 언론의 1일 보도에 따르면 퀸즐랜드에 사는 사라 앤 키엘리(38)는 2016년 9월부터 2017년 9월까지 1년간 헤어진 남자친구에게 집요한 집착을 보였다. 검찰에 따르면 그녀는 1년 동안 전 남자친구에게 총 4270통의 전화를 걸었다. 하루 평균 약 12번의 전화를 매일 쉬지 않고 건 셈이다. 전 남자친구의 집이 내려다보이는 곳에서 그의 모습을 담은 사진을 전송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전 남자친구에게 생긴 새 애인에게는 협박이 담긴 메시지 약 700통을 보낸 사실도 확인했다. 그의 스토킹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전 남자친구에게 그의 아이를 가졌다고 주장한 뒤 자신이 가정 폭력의 피해자라며 경찰에 신고하겠다는 협박을 수시로 했다. 전 남자친구의 집을 찾아가 자동차를 망가뜨리거나 차량 유리창을 깨는 등의 행위도 일삼았다. 키엘리의 스토킹에 두려움을 느낀 전 남자친구와 그의 애인은 집을 이사해보기도 했지만 소용없었다. 결국 전 남자친구는 키엘리를 사생활 침해와 사기 등의 혐의로 고소했고, 최근 열린 재판에서 키엘리는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키엘리의 변호사는 “의뢰인은 심리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으며, 자신이 어린 시절 친부모에게서 버려진 뒤 양부모 아래에서 자랐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버려진다는 것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했다”면서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진=123rf.com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악마가 너의 이름을 부를 때’ 정경호, 악마와 ‘밀당’ 끝 계약 연장

    ‘악마가 너의 이름을 부를 때’ 정경호, 악마와 ‘밀당’ 끝 계약 연장

    ‘악마가 너의 이름을 부를 때’ 정경호가 악마 박성웅과 위험하고 달콤한 거래를 시작했다. 지난 1일 방송된 tvN 새 수목드라마 ‘악마가 너의 이름을 부를 때’(연출 민진기, 극본 노혜영 고내리, 제작 (주)이엘스토리/ 이하 ‘악마가(歌)’) 2회에서는 스타 작곡가 하립(정경호 분)이 꿈속에서 만나온 영감(靈感)의 비밀을 알게 됐다. 자신만의 영감인 줄 알았던 노래가 다른 이의 것이라는 걸 알게 된 하립은 악마 모태강(박성웅 분)을 찾아가 영혼 계약 연장의 ‘딜’을 시도했다. ‘영혼의 갑을관계’ 두 사람이 그려낸 짜릿한 긴장감과 코믹 반전은 시청자들을 단숨에 몰입시켰다. 괴한에게 머리를 맞고 죽음에 이르렀던 하립. 그러나 악마와 영혼 계약을 한 그는 목숨마저도 자신의 것이 아니었다. 죽었던 하립은 멀쩡하게 깨어나 김이경(이설 분)을 다시 만나게 됐다. 왜 찾아왔었냐고 묻는 하립에게 김이경은 과거에 녹음했던 자신의 노래를 들려줬다. 지서영(이엘 분)이 건넸던 돈에 자존심이 상했던 그녀는 하립과 자기가 어떻게 두 번이나 똑같은 악상을 그리게 됐는지 더 의문을 품었던 것. 김이경은 하립에게 살던 대로 살 테니 제발 자신을 괴롭히지 말고 가만히 두라며 호소했다. 김이경을 만난 후, 꿈속에서 들은 멜로디가 자신의 영감이 아닌 악마가 훔쳐다 준 곡이란 사실을 알게 된 하립은 모태강의 팬미팅 대기실로 쳐들어갔다. 하립은 자신을 도둑으로 만든 걸 책임지라며 계약 파기를 외쳤지만, 모태강은 “계약 불이행 시 계약 시점의 과거로 돌아갑니다. ‘을’의 영혼계약으로 인해 인생이 바뀐 인물들 역시 과거의 시점과 똑같은 상태에서 다시 시작합니다”라는 약관을 읊어주고는 순식간에 하립을 과거의 서동천(정경호 분)으로 돌려놨다. “다시 서동천으로 살아갈 자신이 있냐”는 모태강의 말에 겁에 질린 하립. 영혼 계약서를 태우며 “이러면 누가 죽겠네”라고 협박하는 모태강은 서늘한 공포를 유발했다. 악마의 본색을 드러낸 모태강이 하립을 불구덩이로 떨어뜨리려는 순간, 하립은 “너도 노래 잘 할 수 있어”라는 황당한 제안으로 악마를 설득하기 시작했다. 악마도 어찌 못하는 ‘절대 음치’ 모태강은 자신의 노래를 원하는 팬들 앞에서 당장의 곤궁을 면하기 위해 그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단 한 번이라도 내 영혼을 담은 음악을 하고 죽겠다며 종신 계약을 해달라는 하립에게 모태강은 3개월의 노래 레슨과 다른 사람의 영혼 계약서를 받아오라는 조건을 제시했다. 얼떨결에 악마의 갑질 사기 계약에 휘말린 하립. 그가 악마와 위험한 거래를 시도하면서까지 계약서 소원들을 지켜내려는 이유를 궁금케 했다. 한편, 소울엔터는 하립의 뮤즈를 찾기 위해 오디션을 열었다. 하립은 수많은 지원서 사이에서 김이경의 이름을 보게 됐고, 자신을 거슬리게 하는 그녀가 마음에 걸렸다. 그 시각 김이경은 오디션에 가지 않고, 돌잔치 무대에서 노래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계부 중상해 사건으로 전과가 있었던 김이경. 돌잔치에서 그녀를 알아본 아이의 엄마와 동창들은 막말을 퍼부었다. 처량한 신세로 바닥에 떨어진 돈을 줍고 있던 그때, 김이경의 앞에 하립이 나타났다. 하립은 “이러려고 날 기다리게 했냐”며 자신의 외투를 벗어 그녀의 꺾인 날개를 감싸주었다. 인연인 듯 악연인 듯 얽혀 들어가는 두 사람의 관계는 미묘한 설렘을 자극했다. 여기에 이를 바라보고 있는 모태강의 시선은 하립과 김이경의 운명에 궁금증을 더했다. 시작부터 파격적인 전개와 ‘귀 호강’시키는 음악으로 시청자들의 영혼을 강탈한 ‘악마가’. 판타지 소재를 디테일하게 살린 감각적인 연출은 몰입도를 제대로 상승시켰다. 특히, 마침내 모습을 드러낸 진짜 악마 ‘류’의 형상은 정교하고 리얼한 표현으로 보는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인간의 목숨마저도 쥐락펴락하는 악마의 위압감은 독창적인 시각적 효과가 더해져 한층 더 신선한 재미로 다가왔다. 여기에 독특한 판타지 세계관을 낯설지 않고 흥미롭게 풀어낸 배우들의 하드캐리 열연도 돋보였다. 무엇보다 위험한 거래를 시작한 정경호와 박성웅의 차진 호흡은 기대 그 이상이었다. 리드미컬하게 주고받는 대사와 강렬한 존재감은 현실과 판타지를 오가는 독특한 설정 속에서 더욱 빛이 났다. 다채로운 모습으로 ‘만능캐’의 매력을 뽐낸 정경호는 적재적소 웃음을 유발하는 코믹 연기까지 선보이며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박성웅 역시 틀에 박히지 않은 악마 모태강 캐릭터를 노련하게 그려내며 진가를 발휘했다. 만났다 하면 레전드 시너지를 발휘하는 정경호와 박성웅의 연기 포텐은 예측 불가 코믹 판타지에 대한 기대를 한껏 끌어올렸다. 하립과 깊숙이 얽혀 들어가며 미묘한 관계로 발전해가는 김이경, 구남친 모태강을 다시 만난 지서영의 이야기도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여기에 소울엔터의 새 공동대표로 등장한 이충렬(김형묵 분)은 하립의 정체를 수상하게 여기는 듯한 모습으로 또 다른 흥미로운 전개를 예고했다. 모태강과 하립의 곁에서 깨알 재미를 더하는 강과장(윤경호 분), 강하(오의식 분)의 활약도 극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tvN 새 수목드라마 ‘악마가 너의 이름을 부를 때’는 매주 수, 목요일 밤 9시 30분 tvN에서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차량통제 안 해줘” 유벤투스 생트집에 경찰 “국익·공공 안전에만”

    “차량통제 안 해줘” 유벤투스 생트집에 경찰 “국익·공공 안전에만”

    경찰 “유벤투스, 에스코트 요청한 적 없다” 반박유벤투스 회장 “호날두 제외한 모든 선수 뛰었다”‘호날두 노쇼’ 사태를 초래한 이탈리아 프로축구 구단 유벤투스의 적반하장식 태도에 축구팬들이 공분하고 있다. 특히 유벤투스는 경기에 한시간가량 늦은 것에 대해 사과는커녕 우리 경찰이 에스코트를 해주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핑계를 댔다. 이에 대해 서울지방경찰청은 교통순찰대 에스코트는 국익과 외교에 필요한 의전, 공공 안전사항에만 제공되는 것이며 유벤투스 측의 별도 요청도 없었다고 밝혔다. 1일 로이터통신은 안드레아 아넬리 유벤투스 회장이 권오갑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 앞으로 보낸 편지를 공개했다.지난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치러진 K리그 올스타팀과 유벤투스의 친선전에 최소 45분 이상 출전하기로 했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결장에 대해 아넬리 회장은 “호날두는 의료진 조언에 따라 의무적으로 쉬어야 했다”며 “호날두를 제외한 모든 선수가 경기에 나왔다”고 변명했다. 그러면서 아넬리 회장은 한국에서의 상황에 대해 불평을 늘어놓았다. 그는 “유벤투스는 (경기 당일) 오후 4시 30분에 호텔에 도착했고, 휴식을 취하거나 사전 준비 운동을 할 시간도 없었다”고 말했다. 또 “유벤투스 버스에 경찰 에스코트가 제공되지 않은 상황에서 차가 막혀 코치가 거의 2시간가량 오가지도 못하는 상황이었다”면서 “이런 일은 우리 경험상 전 세계에서 한 번도 일어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주장에 대해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유벤투스 선수단 에스코트와 관련해 구두나 서면 등의 요청이 전혀 없었다”며 “교통순찰대 에스코트는 국익과 외교상 필요에 의한 의전이나 공공의 안전상 필요한 경우에 실시하고 있다”고 반박했다.사실 유벤투스 일정은 서울 도착 전 출발지인 중국 난징의 날씨 때문에 전세기가 약 2시간 가량 늦게 뜨면서 꼬이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아넬리 회장은 이에 대한 사과나 최소한의 유감 표명도 없이 우리 측에 책임을 돌렸다. 앞서 프로연맹은 유벤투스가 지난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치러진 ‘하나원큐 팀K리그’와의 친선전에서 호날두가 출전하지 않은 것을 비롯해 여러 가지 계약서 내용을 충실히 이행하지 않은 것을 질타하는 공문을 29일 발송했다. 유벤투스는 당시 오후 8시로 예정된 킥오프 시간을 제대로 맞추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경기 당일 킥오프 시간 조율 과정에서 경기 시간을 전·후반 각 40분에 하프타임을 10분으로 줄여달라는 무리한 요구를 했다. 더불어 이러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위약금을 내고 경기를 취소하겠다’는 협박에 가까운 제안까지 내놨던 것으로 알려졌다. 호날두는 당시 친선전에 최소 45분 이상 출전하기로 했지만, 약속을 지키지 않고 벤치를 지켰다. 경기를 마친 뒤에는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취재진의 질문에도 응하지 않고 떠나 국내 팬들로부터 ‘날강두’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윤소하 협박 소포’ 진보단체 간부 구속

    ‘윤소하 협박 소포’ 진보단체 간부 구속

    윤소하 정의당 의원실에 협박성 소포를 보낸 진보단체 간부가 경찰에 구속됐다. 서울남부지법 영장전담 문성관 부장판사는 31일 협박 혐의로 서울대학생진보연합 운영위원장 유모(35)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날 유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문 부장판사는 “증거인멸과 도망의 염려가 있다”고 영장 발부 사유를 설명했다. 유씨는 지난 1일 윤 의원실에 협박 메시지와 흉기, 동물 사체 등을 담은 소포를 보낸 혐의를 받고 있다. 유씨는 소포에 동봉한 메시지에서 스스로 ‘태극기 자결단’이라고 칭하며 윤 의원을 ‘민주당 2중대 앞잡이’라고 비난하고 ‘너는 우리 사정권에 있다’는 등의 메시지로 협박한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경찰 조사 결과 유씨는 수사기관의 추적을 어렵게 하기 위해 서울 강북구 수유동 주거지에서 1시간가량 떨어진 관악구 신림동의 한 편의점에서 해당 소포를 보냈으며 또한 이동 중에는 대중교통을 수차례 갈아타고 도심을 돌아다니기도 했다. 하지만 경찰은 끈질긴 폐쇄회로(CC)TV 추적 끝에 유씨의 신원을 특정한 뒤 지난 29일 그를 체포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진보단체 외피를” 정의당 충격, 윤소하 협박범 구속에 처벌 요구

    “진보단체 외피를” 정의당 충격, 윤소하 협박범 구속에 처벌 요구

    정의 “탄압·조작? 일말의 설득력 없어”피의자 옹호 대학생진보단체 주장 일축유씨, 소포에 동물사체·흉기 등 동봉“민주당 2중대 앞잡이, 너 사정권에 있다” 협박윤소하 정의당 의원실에 동물의 사체와 흉기 등 협박 소포를 보낸 대학생진보단체 간부가 구속됐다. 이에 대해 정의당은 “피의자가 두른 외피가 진보단체여서 더 충격적”이라며 “철저한 수사와 단죄를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정의당은 31일 자당 윤소하 원내대표 앞으로 협박성 소포를 보낸 혐의로 진보단체 간부가 구속된 데 대해 “그 누구의 어떤 테러 행위도 용납돼서는 안 된다”며 이렇게 밝혔다. 여영국 원내대변인은 서면 논평에서 “이런 테러는 진보의 이름 뒤에 감춘 극단적 행위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서울남부지법 영장전담 문성관 부장판사는 협박 혐의로 검찰이 청구한 유모(35) 서울대학생진보연합 운영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문 부장판사는 “증거인멸과 도망의 염려가 있다”고 영장 발부 사유를 설명했다. 유씨는 과거 한국대학생총연합(한총련) 15기 의장으로 활동하면서 ‘이적 표현물’을 제작·배포하고 북한 학생과 이메일을 주고받은 등의 혐의(국가보안법 위반) 등으로 징역형에 집행유예를 선고 받은 인물로 전해졌다.유씨가 현재 소속된 것으로 알려진 서울대학생진보연합은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의 서울 지역 조직이다. 대진연은 주로 대학생들이 모여 만든 진보 성향 단체로, 나경원 의원실 점거, 후지TV 서울지국 비판 시위, 미쓰비시 중공업 계열사 사무실 앞 기습시위 등을 주도해 최근 이름을 알리고 있다. 대진연은 “적폐 자유한국당을 규탄하는 대진연이 적폐청산을 함께 이뤄나갈 정의당 원내대표를 협박하는 것이 말이 되지 않는다”면서 “유 운영위원장에 대한 체포 소동은 철저한 조작사건이자 진보 개혁세력에 대한 분열 시도”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정의당은 봐주지 않겠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 여영국 정의당 원내대변인은 “일각에서 제기하는 ‘탄압’이니 ‘조작’이니 하는 주장은 피의자의 성의 있는 진술과 철저한 수사 없이 일말의 설득력도 가질 수 없다”면서 “검찰은 범행 동기와 배경을 철저히 밝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유씨는 지난달 23일 서울 관악구의 한 편의점에서 택배를 이용해 윤소하 의원실에 협박 메시지와 흉기, 동물 사체 등을 담은 소포를 부쳤다. 이 소포는 같은 달 25일 의원실에 도착했다. 의원실에서는 이 소포를 이달 3일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유씨는 소포에 동봉한 메시지에서 스스로 붉은 글씨로 ‘태극기 자결단’이라고 칭하며 윤 의원을 “민주당 2중대 앞잡이”, “문재인 좌파독재 홍위병”이라고 비난하고, 욕설과 함께 “너는 우리 사정권에 있다” 등 위협적인 메시지로 협박했다고 경찰은 전했다.경찰은 유씨가 택배를 붙일 때 굳이 집에서 1시간이나 떨어져 거리에 있는 편의점을 이용한 점, 범행 당일 필요 이상으로 잦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수사에 고의적으로 혼선을 끼치려 한 점 등을 구속영장 신청 사유로 들었다. 경찰 측은 “유씨는 서울 강북구가 거주지인데도 대중교통으로 약 1시간 거리에 있는 관악구 편의점까지 이동해 택배를 부쳤다”면서 “특히 유씨가 범행 당일 택시, 버스 등 대중교통을 필요 이상으로 여러 차례 갈아타고, 가까운 거리도 일부러 돌아가는 등 의도적으로 수사를 방해할 목적으로 도심지를 돌아다녔다”며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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