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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혐한 문서’ 배포한 日부동산 회사, 한인 직원에 배상 판결

    ‘혐한 문서’ 배포한 日부동산 회사, 한인 직원에 배상 판결

    日법원, ‘3300만엔 배상’ 소송에 “110만엔 배상” 판결 혐한 서적 등을 배포해 한국 출신 사원에게 정신적 피해를 준 일본 부동산 회사가 배상금을 물게 됐다. 오사카 지방법원은 도쿄증시 1부에 상장된 부동산 대기업 후지주택에 소송을 제기한 50대 여성 직원에게 110만엔(1228만원)을 배상하라고 명령했다고 2일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재일 한인 여성인 이 직원은 지난 2015년 8월 민족 차별적인 문서로 고통을 받았다며 후지주택과 회사 회장을 상대로 3300만엔(3억 6840만원)의 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 여성에 따르면 후지주택에서는 2013년부터 한국이나 중국을 비난하는 표현이 동그라미 등으로 강조된 서적이나 잡지가 전 사원을 대상으로 배포됐다. 게다가 이러한 서적이나 잡지를 읽은 사원이 “중국이나 한국의 국민성은 나도 정말 싫다”, “거짓말이 만연한 민족성” 등의 내용으로 감상문을 썼고, 회사 회장 명의로 모든 사원에게 이 감상문이 배포됐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가와사키시 혐한시위 처벌 日 첫 조례, 50만엔 벌금 부과

    가와사키시 혐한시위 처벌 日 첫 조례, 50만엔 벌금 부과

    일본 가나가와(神奈川)현 가와사키(川崎)시가 혐한(嫌韓)시위를 처벌하는 조례를 다음달 1일부터 시행한다고 연합뉴스가 30일 보도했다. 혐한 시위를 반복하는 개인이나 단체에 50만엔(약 56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한 ‘가와사키시 차별 없는 인권 존중 마을 만들기 조례’인데 혐한 시위를 비롯한 헤이트 스피치(혐오 연설)를 처벌하는 일본 내 첫 조례다. 일본의 다른 지방자치단체로 확산하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조례는 특정 민족에 대한 차별을 조장하거나 혐오감을 부추기는 언동이나 메시지 공표를 반복하거나 반복할 우려가 있으면 시장이 이를 중단하도록 권고할 수 있도록 했다. 길거리와 공원에서 확성기를 이용해 발언하거나 현수막과 간판을 내거는 행위, 소책자를 배포하는 행위 등을 모두 규제한다. 권고에 응하지 않으면 중단 명령을 내리고 위반하면 벌금을 물릴 수 있다. 벌금형 수위가 그리 높지는 않지만, 처벌을 가능하게 한 첫 법규인 만큼 혐한 시위에 억제 효과가 이전보다 커질 것으로 재일 교포들은 기대하고 있다. 혐한 시위 중단 명령을 어기고 헤이트 스피치를 하는 개인이나 단체의 이름과 주소를 공표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조례는 또 인터넷의 혐한 콘텐츠로 인해 가와사키 거주자 등이 피해자가 될 수 있으면 시가 확산 방지 조치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가와사키시는 지난 4월부터 이에 근거해 인터넷 관련 사업자에게 차별 조장 콘텐츠의 삭제를 요청하거나 게시자를 확인하기 위한 피해자의 정보 공개 청구를 지원하는 등 대응하고 있다. 조례 제정을 위해 앞장선 재일 한국인 3세 최강이자(47) 씨는 연합뉴스 인터뷰를 통해 두려움을 이기고 헤이트 스피치에 맞설 수 있었던 것은 재일교포들만의 힘으로는 어려웠다며 “처음에는 무서워서 달아나기도 했지만 역시 용납해선 안되는 일이었다. 많은 시민들이 함께 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털어놓았다. 2016년 혐한 시위 피해 구제를 요구하는 신고서를 법무성에 제출한 것을 계기로 몇년 동안 헤이트 스피치와 끈질기게 맞서 온 최씨의 노력이 열매를 맺은 셈이다. 그는 헤이트 스피치를 용서하지 않는 가와사키 시민 네트워크와 함께 활동하며 시민들과 문제의식을 공유했다. 최씨는 “20차례에 걸쳐 학습 모임을 열었고 매번 시민 200명 정도가 참석해 국제인권법, 표현의 자유, 타국 사례 등을 공부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혐한 시위 세력 앞에서 항의하거나 혐한 시위 주도하는 인물에게 연락처를 주고 대화를 시도하기도 했다. 최씨는 “우리들을 향해 ‘바퀴벌레’, ‘구더기’, ‘조선인을 내쫓아내라’, ‘공기가 오염되니 공기를 들이마시지 마라’고 말했다”며 헤이트 스피치가 “인간이라는 것을 부정하는 것이었다”고 돌아봤다. 그는 헤이트 스피치가 발생하는 순간, 그 때만 피해를 주는 것이 아니라 시위 일정이 다가올 때도 고통을 느끼게 하며, 시위가 끝난 뒤에도 재발 우려 때문에 불안에 시달리게 하는 등 피해가 장기간 이어진다고 털어놓았다. 혐한 시위 규제가 ‘표현의 자유를 해친다’는 일각의 반발에 대해 최씨는 “헤이트 스피치는 생각의 차이 혹은 논쟁의 대상이 아니다. 일방적인 가해와 압도적인 피해가 있을 뿐”이라며 “‘죽어라’고 얘기하는 사람과는 논쟁이 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헤이트 스피치를 억제하기 위해 ‘본국(일본) 외 출신자에 대한 부당한 차별적 언동의 해소를 향한 대응 추진에 관한 법’이 제정돼 2016년 6월 시행되면서 혐한 시위에 맞서는 움직임에 탄력이 붙었다. 법원이 헤이트 스피치 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거나 시가 혐한 시위 단체의 공원 사용을 불허하는 등 당국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온라인으로 확산하는 헤이트 콘텐츠가 문제다. 최 는 “학습 모임 등의 이름으로 헤이트 시위를 하고 이를 인터넷에 공개하는 등 형태를 바꿔 차별을 즐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례는 인터넷의 혐한 콘텐츠에 대응하는 규정도 두고 있지만 일개 기초지방자치단체가 대응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관련 업체와 연계해 지침을 만드는 등 국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면서 “가능한 사람이, 가능한 곳에서, 가능한 방법으로 대응하는 것이” 헤이트 스피치나 차별을 근절하는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아베, 韓 G7 합류반대에…송영길 “국내정치용 혐한정치”

    아베, 韓 G7 합류반대에…송영길 “국내정치용 혐한정치”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은 28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확대해 한국도 참여시키자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을 일본 아베신조 총리가 반대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국내정치용 혐한정치” 평가절하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송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지구적 대처가 필요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개인의 지지율 인상을 위한 ‘혐한정치’ 나서고 있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무책임한 행태에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송 의원은 “한국은 ‘K-방역’의 대표주자다”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적절하게 대표한다고 느끼지 못하는” G7을 확장, ‘K-방역’의 대표주자인 한국을 초청하겠다고 한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송 의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베 내각이 G7 확대계획에 반대하고 나선 것은 ‘아시아 종주국’ 위상을 뺏기지 않으려는 시도를 넘어, △방역 실패 △연이은 정치비리 등으로 인해 낮아진 지지율을 만회하기 위한 ‘국내용 혐한정치’. 세계 3위 경제대국의 위상에 맞지 않는 ‘하수정치’다”라고 비판했다. 송 의원은 아베 총리의 이 같은 반응을 “한국이 G7에 참여하는 것에 대한 질투 이전에 일본이 ‘J-방역’의 대표국가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먼저일 것이다. 부디 아베 내각이 속좁은 행태’에서 벗어나 책임 있는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라며 폄하했다. 이어 송 의원은 “그 시작은 75년 전 ‘전쟁범죄’에 대한 철저한 반성.”이라며 “아베 내각은 2015년 세계유산위원회(UNESCO)에서 군함도 등 일본 근대산업시설의 세계문화유산 등재 당시 국제사회에 약속한 ‘한국인 피징용자들의 강제노역 사실을 인정하고 희생자를 기리는 조치’를 즉각 이행해야 한다. 75년 전 ‘전범국가’ 일본에서 벗어나 ‘정상국가’로 돌아오는 첫 번째 길”이라고 촉구했다. 앞서 교도통신은 복수의 미일 외교 소식통을 인용, 트럼프 대통령이 G7 확대 구상을 밝혀 이 사안이 주목받게 된 직후 일본 정부가 한국의 참가를 반대한다는 뜻을 미국 정부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코로나 틈타 지지 기반 더 다진 日 극우 정치인들

    코로나 틈타 지지 기반 더 다진 日 극우 정치인들

    자민당보다 우익단체 소속… 물의 잦아코로나19 사태는 여느 나라처럼 일본에서도 주요 정치인의 명암을 극명하게 갈랐다. 아베 신조 총리처럼 무능력·무책임 비난 속에 최악의 상황에 빠진 경우도 있지만 반대로 평판과 인지도 측면에서 수직으로 도약한 인물도 있다. 대표적인 사람이 요시무라 히로후미(왼쪽·45) 오사카부 지사와 고이케 유리코(오른쪽·68) 도쿄도 지사다. 두 사람은 순위 매기기를 좋아하는 일본 미디어들의 각종 여론조사에서 ‘코로나19 대응을 잘한 정치인’ 1위와 2위 자리를 굳게 지켜 왔다. 한국의 질병관리본부와 같은 중앙 사령탑이 없는 일본은 현장 실무대응을 전국 47개 도도부현(광역자치단체) 지사들이 전담하는 체제다. 이를테면 ‘긴급사태’ 선언 주체는 아베 총리였지만, 실제 주민들의 외출·이동 자제나 상점 휴업 요청 등은 모두 해당 지역 지사들이 해야 했다. 그렇다 보니 지사들은 수시로 기자회견을 열어 지역 내 감염 상황이나 대응 방향을 주민들에게 설명하고 협조를 당부했다. 이 과정에서 요시무라 지사와 고이케 지사는 카리스마 있는 모습과 적극적인 대응으로 인지도를 확 높였다. 특히 아베 총리가 ‘아베노마스크’(가구당 천마스크 2장씩 배포) 등으로 여론의 집중포화를 맞으면서 두 사람의 존재감은 상대적으로 더 부각됐다. 그 결과 요시무라 지사는 지난 3월 말 30만명 정도이던 트위터 팔로어가 이달 초 100만명을 넘어섰다. 고이케 지사가 매일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 올리는 코로나19 관련 영상도 이례적으로 높은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두 사람의 인기가 높아질수록 이를 걱정하고 두려워하는 목소리도 점차 커지고 있다. 이들이 공통적으로 극우 성향의 정치적 이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2011년 오사카 시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한 변호사 출신의 요시무라 지사는 일본유신회의 부대표를 겸하고 있다. 일본유신회는 집권 자민당보다 훨씬 더 과격하게 일본 사회의 우경화를 지향하는 정당이다. 그의 성향은 오사카 시장 때인 2018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위안부 피해자 기림비가 설치된 데 반발, 도시 자매결연을 단칼에 파기한 데서 잘 드러난다. 지난 1일에는 트위터에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평화의 소녀상’ 전시를 용인했다는 이유로 우익세력이 펼치고 있는 ‘아이치현 지사 탄핵운동’에 “응원합니다”라는 글을 올려 물의를 빚기도 했다. 일본 최대 우익단체 ‘일본회의’ 회원인 고이케 지사는 방송 앵커 출신으로 2016년 현직에 당선됐다. 일제 위안부 강제연행 사실의 부정은 물론이고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도 참배하는 인물이다. ‘혐한 망언 제조기’로 불린 이시하라 신타로 전 도쿄도 지사조차 거부하지 못했던 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 희생자 추도식에 대한 추도문 전달을 2017년부터 중단했다. 두 사람은 각자 중요한 정치적 관문을 앞두고 있다. 이를 위해 필요 이상의 방송 출연과 광고 제작 등 코로나19 상황을 정략적으로 활용했다는 지적도 많다. 요시무라 지사는 오는 11월 ‘오사카도 구상’에 대한 주민투표를 통과해야 한다. 오사카부와 오사카시를 ‘오사카도’로 통합해 도쿄도와 같은 메가시티로 육성한다는 계획으로, 투표가 성공적으로 끝나면 정치 이력에 든든한 날개를 달게 된다. 곧 임기가 끝나는 고이케 지사는 오는 10일쯤 재선 출마를 선언할 계획이다. 다음달 5일 치러질 선거에서의 승리는 확정적이지만, 압도적인 지지율을 원하고 있다. 인기가 높아지면서 두 사람이 과연 총리의 지위까지 올라갈 수 있을지에 대한 설왕설래도 나오고 있다. 다수당의 총재가 총리가 되는 의원내각제의 속성상 당장 현실적으로는 무리다. 그러나 여론 흐름의 변화와 이에 기반한 정계 개편이 교묘하게 맞물릴 경우 상황은 예측불가로 전개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재일교포 3세가 인천서 경험한 ‘특별입국’ “혐한보다 이런 정보를”

    재일교포 3세가 인천서 경험한 ‘특별입국’ “혐한보다 이런 정보를”

    ‘일본 언론이 혐한이 아니라 이런 정보를 내보내 주면 좋겠다.’(트위터 아이디 koh_ma******) 코로나19의 국내 유입을 막기 위해 중국과 일본, 이탈리아 등에서 오는 입국자에 대해 검역을 강화한 특별입국 절차가 시행된 지난 1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일본 국적 누리꾼의 경험담이 소셜미디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고 연합뉴스가 17일 소개했다. 주인공은 한국 교포 3세인 가나야마 고헤이(金山浩平·47)씨. 그는 입국한 날부터 특별입국 절차를 소개했고, 나흘째인 14일까지 영상과 사진, 과정별 간략한 설명을 트위터에 올렸다. 그의 트윗 타래 https://twitter.com/koheikana/status/1237755828385415169?s=12]’(Tweet thread)는 6000회 이상 리트윗되고 8800여개의 ‘좋아요’를 받았다. 첫 타래에 게시한 1분가량의 동영상은 16일 현재 조회 수 29만 6000회를 기록했다. 도쿄 신오쿠보(新大久保)에 있는 한국어학원 대표이사로 일하고 있는 가나야마 씨는 1986년 부모가 일본으로 국적을 바꾸면서 덩달아 일본 국적을 얻었다. 그가 한국을 찾은 것은 한국인 아내가 출산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었다. 가나야마씨에 따르면 특별검역 절차 대상인 나라에서 온 입국자는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공항 검역소로 직행했다. 스마트폰에 ‘자가진단’ 애플리케이션(앱)을 깔고 여권 정보와 머무를 곳의 주소, 전화번호를 입력했다. 이어 당일 몸 상태를 앱에 기록한 신고서를 제출했다. 그 뒤 검역관과 면담하며 특별검역신고서를 내고, 자가진단 앱을 휴대전화에 깔았는지 재차 확인받았다. 체류지 주소가 정확한지와 제출한 휴대전화 번호로 실제로 통화가 가능한지 검역관이 꼼꼼히 확인했다. 가나야마씨가 찍어 올린 영상에는 특별입국 절차를 기다리는 입국자들이 길게 줄 서 있는 모습이 담겼다. 이들은 앱을 설치하는 방법과 주의사항, 빠른 설치를 돕는 QR(Quick Response) 코드 등을 안내한 게시판을 보면서 그 자리에서 휴대전화를 꺼내 조작하는 장면이 담겼다. 가나야마씨는 입국 후 국내에서 지내는 동안 자가진단 앱을 이용한 과정도 함께 남겼다. 그는 “특별검역 대상 지역에서 입국한 사람은 매일 자기진단 결과를 앱을 통해 제출하는 것이 의무”라며 12일 오전 9시, 13일 오전 10시, 14일 낮 12시 49분에 자가진단 결과를 제출했다고 적었다. 가나야마씨의 트윗에는 ‘과도한 부담이 생기지 않는 똑똑한 방법’(LDBpXKj********), ‘일본 언론이 혐한이 아니라 이러한 정보를 내보내 주면 좋겠다’(koh_ma******), ‘아시아 각국이 협력하면 (정보) 공유가 가능할텐데…’(TOBI****) 등 한국의 특별입국 절차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여럿 달렸다. 가나야마씨는 연합뉴스와 서면 인터뷰를 통해 “일본에서는 나흘 넘게 고열이 나도 코로나19 검사를 못 받은 사람이 실제로 적지 않다”며 “한국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하는 데이터 역시 트윗을 통해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출산을 위해 입원한 아내와 만나려면 유전자 증폭(PCR)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들었다”면서 “한국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일본인이 거의 없을 것 같아 조금 기대감도 있다”고 덧붙였다. 대한민국 정부는 지난달 4일 중국발을 시작으로 일본·이탈리아·이란 등에 적용하던 특별입국 절차를 16일 0시부터 유럽 전역으로 확대했다. 그리고 19일 0시부터는 모든 입국자를 대상으로 넓힌다고 17일 발표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손정의 “코로나19 검사 100만명분 무료 제공” 비난 여론에 철회

    손정의 “코로나19 검사 100만명분 무료 제공” 비난 여론에 철회

    재일교포 3세인 손정의(일본이름 손 마사요시)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이 11일 100만명분의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무료로 제공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가 비난 여론에 결국 철회했다. ‘의료기관의 혼란을 초래한다’는 등의 이유로 반대하는 여론이 형성됐는데, 일부 누리꾼들은 “한국이나 이탈리아처럼 의료를 붕괴시킬 계획이냐”고 반발했다. 손정의 회장은 지난 10일 3년여 만에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올린 게시글을 통해 “코로나19 상황이 걱정된다”고 밝혔다. 이후 11일에는 “코로나19에 불안을 느끼는 분들에게 간이 유전자 검서(PCR) 기회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싶다”면서 “우선 100만명분. 신청 방법 등은 지금부터 준비”라는 트윗을 올렸다. PCR은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검사다. 그러나 일본 내에서는 “의료기관의 혼란을 초래한다”는 등의 부정적인 여론이 빗발쳤다. 일본인으로 추정되는 트위터 이용자들은 “절대로 하지 말라. 감염자가 불필요하게 의료기관에 붐빌 것이다. PCR 검사법은 정확하지 않아 가짜 환자까지 병원에 몰린다. 당신의 행동은 그저 테러다”, “이탈리아와 한국의 현황을 알아서 그러는가. 의료 붕괴를 초래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심지어 “일본인 대량 살상이다”라든지 손정의 회장의 출신을 비하하며 “한국인이 왜 일본 일에 참견하나” 등의 혐한 발언을 하는 누리꾼도 있었다.손정의 회장은 이 같은 반응에 “의료 붕괴를 일으키지 않도록 제휴하면서 검사 도구를 기증하고 싶다”며 검사 키트를 기부한 게이츠 재단의 사례를 공유하기도 했다. 결국 손정의 회장은 2시간 뒤 “검사를 하고 싶어도 검사를 받을 수 없는 사람이 많다고 들어서 생각한 것인데, 여론이 안 좋으니 그만둘까…”라는 트윗을 올리면서 무상 검사 계획을 철회했다. 이 글에도 “부탁이니 불필요한 일은 하지 말길. 어떻게든 돕고 싶다면 마스크나 돈을 기부하라”, “자격 없는 사람이 가짜 환자로 나타나 테러가 속출할 것이다. 책임질 수 있나” 등의 부정적 댓글이 달렸다. 소프트뱅크 홍보실은 “(손정의 회장의) 개인적인 활동으로 (코로나19 검사 지원을) 검토했으나, 여러 의견을 고려해 철회했다”고 밝혔다고 요미우리신문은 전했다. 일본에서는 보건소를 통해서만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수 있는데 열이 37.5 이상 나흘 연속 이어지는 등의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검사를 받을 수 없다. 정부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제한된 경우에만 정부 비용 부담으로 검사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손정의 회장은 9년 전인 동일본대지진 때 개인적으로 100억엔(1143억원)을 기부한 바 있다. 손정의 회장의 제안을 향한 일본 누리꾼들의 부정적 의견을 보면 일본 내에는 한국의 신속한 대량 검사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존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국이 한꺼번에 너무 많은 검사를 시행하는 바람에 부정확한 확진이 대량 발생해 의료기관이 과부하를 겪고 있다는 인식이 퍼져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일본 내 전문가들은 코로나19 검사에 소극적인 일본 정부 방침을 비판하고 있다. 비영리 의료단체 ‘일본 의료거버넌스연구소’의 가미 마사히로 이사장은 지난 10일 참의원 예산위원회 공청회에서 “한국을 봐라. 감염자가 엄청나게 많지만 치사율이 별로 높지 않다”며 “전 세계에서 한 나라(한국)만 특별하다. 매우 많은 유전자 검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에서의 검사 횟수가 다른 나라에 비해 적은 것에 대해서는 “세계에서 이렇게까지 (검사를) 받지 않는 나라는 일본뿐”이라고 밝혔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황성기 칼럼] 아베 리스크

    [황성기 칼럼] 아베 리스크

    사스, 신종플루, 메르스에 이어 코로나19까지 17년 사이 4개의 감염병이 우리를 괴롭히고 있다. 인류의 역사와 함께한 감염병 경험이 축적됐을 법도 한데 여전히 국가에 따라, 정치 지도자에 따라 대처가 다르고 결과도 하늘과 땅 차이다. 그건 아마도 역사의 교훈에서 배우냐 못 배우냐 차이일 것이다. 코로나19 위기에서 아베 신조 총리가 내놓은 정책은 졸작 중 졸작이다.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실패나, 노벨 생리의학상을 5명이나 배출한 의료 선진국인데도 코로나19 검사가 하루 1300여건에 불과한 불가사의는 사스나 메르스를 겪지 않은 ‘바이러스 불감증’이라 치자.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두 번째 하계올림픽을 치르는 저력의 일본인데 곧 좋아지겠거니 낙관에 응원까지 했다. 하지만 하루 2만건에 육박하는 양을 신속하게 검사하는 한국의 진단·치료 체계에 비해 느려터진 일본 정부의 코로나 대응에 겁 먹고 화난 일본인들이 “목숨보다 올림픽이 중요하냐”며 아베 정권 지지를 하나둘씩 철회하자 허겁지겁 내놓은 정책이 기가 막힌다. 사실상의 한국인과 중국인 입국금지이다. 코로나19 증가세가 꺾이고 있는 한국·중국으로부터의 입국 거부와 일본에서 번지는 코로나와 어떤 관련성이 있는지 과학적 데이터나 검증 결과도 제시하지 않았다. 후생노동성의 11일 발표를 보면 크루즈선을 제외한 일본 국내 확진자는 전날보다 무려 9.5%나 증가한 568명에 달했다. 일본 각지에서 확산하는 코로나를 막는 방책이 기껏 ‘미즈기와 대책(물 가장자리인 공항이나 항만에서 바이러스를 막는다는 뜻)의 근본적인 강화’라니 섬나라다운 발상이다. 국민의 불안을 해소하지 못하는 정치의 무기력을 보는 듯하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일본 방문 연기를 발표한 날 나온 한중발 입국 금지는 아베 정권의 콘크리트 지지층인 핵심 보수세력을 만족시키려는 ‘정략적’ 결정이다. 아베도 “정치적 판단”임을 시인했다. 초록은 동색인가. 한일 보수의 ‘중국(한국)인 입국 금지’ 주장이 어찌나 닮았는지 신기할 정도다. 국민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게 정치인이라지만 코로나19라는 미지의 감염병에 의학과 과학으로 대처해야 하는데도 정치가 개입하면서 의료 선진국이면서도 후진국처럼 대응하는 일본을 세계가 주목하는 건 아이러니다. 지난해 7월 일본은 반도체 핵심소재 3개 품목에 대한 대한국 수출규제를 내놓았다. 강제동원 피고 기업의 한국 내 자산 현금화도 이뤄지지 않았는데 아베는 보복의 칼을 꺼내 국제사회를 경악하게 했다. 당시 참의원 선거를 앞둔 대한국 강공책은 아베와 그를 둘러싼 우익 인사들의 작품이다. 일본에서조차 반발을 부른 이 조치로 선거에 큰 재미는 보지 못했지만 한일 관계를 국내 정치에 주저없이 이용하는 아베의 진면목을 또렷이 확인시켰다. 이번도 그 연장선상이다. 한국인 입국금지에 대해 한국인이나 한국 정부가 맹렬히 반발할 걸 예상하고 아베는 선공을 가했을 것이다. 한국은 일본의 코로나 확진자 증가세, 숫자에 잡히지 않는 ‘투명한 감염자’가 더 있을 거라는 공포에도 불구하고 일본인 입국금지에 신중한 자세를 견지해 왔다. 코로나 진단키트 기술을 일본에 제공하겠다고 보건복지부 장관이 공언까지 한 한국이다. 당연히 한국은 일본의 발표 다음날인 6일 저녁 신속히 상응조치를 내놨다. 울고 싶은데 뺨 때려 준 격이다. 한국을 가볍게 정치에 써먹는 일본과 동일선상에 놓는 것은 모독이자 한국을 비하하는 혐한 행위이다. 일본의 비자 효력 정지에 상호주의에 입각해 비자 효력정지를 택한 한국 정부를 ‘반일’이라 공격하는 일본 보수와 일부 언론·언론인의 어림 반푼어치도 없는 소리를 듣자니 딱하기까지 하다. 일본의 대구·청도 등 확진자 발생이 많은 지역의 입국 제한은 타당했다. 하지만 전면적 제한은 납득하기 어렵다. ‘특별입국절차’ 같은 중간 단계를 왜 생략했는지 아쉽다. 수출규제조치나 한국인 입국금지는 역대 어떤 일본 총리도 하지 않았을 외교적 일탈이다. 식민지배의 부채 의식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던 전직 총리들과는 달리 한일을 보통 이하의 관계로 낮추려는 아베 총리는 한국에 큰 리스크다. 한중, 한일, 일중은 외교 현안을 항상 안고 사는 이웃이다. 비전통적 안보 영역인 감염병만큼은 국경을 넘어 협조하는 틀을 만들어야 하는데도 일본은 혼자서 거꾸로만 간다. 아베 리스크가 어디까지 폭주할지 걱정이다. marry04@seoul.co.kr
  • 호사카 유지 “일본 우파들, 한국 보수야당과 똑같아 경악”

    호사카 유지 “일본 우파들, 한국 보수야당과 똑같아 경악”

    일본계 귀화 한국인인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는 8일 일본 우파들이 ‘혐한’(嫌韓) 차원에서 주장한 한국인 입국금지를 수용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 대해 “지지율 올리겠단 속셈”이라며 비판했다. 호사카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일본 우파들이 아베에게 중국인 입국금지를 요구했다’는 내용의 일본 현지 언론의 기사를 공유했다. 호사카 교수는 “우파들은 한국인 입국금지를 ‘혐한’(嫌韓) 차원에서 주장해 왔는데 그것도 수용한 게 아베가 혐한을 이용해 지지율을 올리겠단 속셈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일본 우파들은 ‘코로나19’를 여전히 우한폐렴·중국폐렴·우한바이러스 등으로 부르고 있다고 하니 한국 측 보수야당과 똑같다는 사실에 경악한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아베정권은 머지않아 천벌을 받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우리 정부는 한국발 입국자를 2주간 격리하는 조치를 일방적으로 발표한 일본 정부에 대한 상응조치로 오는 9일부터 일본발 입국자에 대해 특별입국절차를 적용하기로 했다. 이에 미래통합당은 ‘정치적 유불리에 오락가락하는 아마추어 정부의 민낯’이라며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통합당은 어느 나라 정당인가”라고 반문했다. 민주당은 “일본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한국인 입국자와 무관하다는 점, 코로나19 대응실패로 아베 정권이 위기를 맞았다는 점, 도쿄올림픽 취소 목소리가 대두된다는 점에서 일본의 조치는 역학적 판단이 아닌 정치적 결정”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민주당은 “일본의 조치가 옳다는 말인가. 우리가 맞대응하면 안 된다는 주장인가”라며 “통합당이 코로나19 종식을 위해 어떤 미래 지향적인 방향을 보였고 어느 국가의 실리를 위해 움직이고 있는지 돌아보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일본에서 4년 활동한 최성근, ‘조센징’ 맥락 정말 몰랐을까.

    일본에서 4년 활동한 최성근, ‘조센징’ 맥락 정말 몰랐을까.

    4년간 일본 프로 축구선수로 활동했던 최성근(29·수원삼성 블루윙즈)이 ‘조센징’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게시글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3일 최성근은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수원 동료 김민우, 조성진과 함께 찍은 사진과 함께 ‘조센징 행복하장’이라고 쓴 게시물을 올렸다. 최성근은 조성진의 이름과 비슷한 ‘조센징’ 단어를 썼다. 조센징은 ‘조선인’을 일본식 발음으로 읽은 표현이다.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한반도 출신을 비하하는 혐한 단어로 자리 잡았다. 4년간 일본에서 생활한 최성근이 ‘조센징’ 담긴 한국인 혐오의 맥락을 몰랐을 리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논란이 일자 최성근은 사과문을 올렸지만 팬들의 분노는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최성근은 2014 인천아시안게임 대한민국 국가대표로 뛰며 금메달로 병역 특례 혜택을 받았다. 누리꾼들은 “최성근의 군 면제 혜택을 반납해야 한다”며 분노했다.24시간이 지나면 자동 삭제되는 인스타그램 스토리의 특성 상 최성근이 올린 게시물은 현재 볼 수 없다. 최성근의 인스타그램 계정에는 현재 사과문만 남아 있다. 최성근은 사과문에서 “부족하고 생각이 짧아 저의 의도와는 다르게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리게 됐다”며 “앞으로 더 주의하고 반성하겠다”고 썼다. 최성근은 2009년과 2011년 국제축구연맹(FIFA) U-20(20세 이하) 월드컵 국가대표로 발탁됐다. 2012년 일본의 J2리그(2부리그) 반포레 고후에서 프로 선수로 데뷔한 뒤 2016년까지 일본에 있다가 2017년 수원 삼성으로 이적했다. 2018년부터는 수원의 부주장을 맡고 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특파원 칼럼] 혐한 서적 대놓고 밀어주는 아베 정권/김태균 도쿄 특파원

    [특파원 칼럼] 혐한 서적 대놓고 밀어주는 아베 정권/김태균 도쿄 특파원

    ‘제2의 히틀러 문재인’, ‘문재인은 탈북자 학살범’, ‘문재인은 시진핑의 충견’, ‘가랑이 찢어지는 문재인’. 인용을 위해 글자를 옮기는 것 자체가 민망한 수준의 이 말들은 언뜻 인터넷 기사에 달린 악성 댓글 같아 보이지만, 나름 활자와 제본의 형태를 갖추고 세상에 나오는 한 일본 월간지의 올 1월호, 2월호 표지 제목들이다. 하나다 가즈요시(78)라는 극우 인사가 편집장을 맡고 있는 ‘월간 Hanada(하나다)’라는 잡지다. 아무리 ‘혐한’이 일본 출판계의 효자상품이 돼 너도나도 벌거벗고 달려든다 해도 최소한의 품격조차 상실한 조잡한 단어들의 조합은 일본에서 많이 쓰이는 ‘선(一線)을 넘어섰다’라는 말 자체를 무색하게 만든다. 하지만 단체 작품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절륜의 다작(多作) 기술을 과시하는 닳고 닳은 극우 논객들의 ‘막말 대잔치’는 수위가 아무리 높아진다 해도 그 자체로서 크게 새로울 것은 없다. 그보다 더 놀랍고 무서운 것은 따로 있다. 골방에서 만들어진 혐오와 날조의 문언에 자신들의 이름값을 더함으로써 지원을 아끼지 않는 일본 정치권력 핵심 인사들의 행태다. 2016년 창간돼 4년이 채 되지 않은 월간 하나다는 다른 어떤 동종 잡지들보다 화려한 출연진을 자랑한다. 당장 2월호 톱기사의 주인공이 아베 신조 총리다. 그는 ‘아베, 시진핑과 문재인에게는 한 발짝도 양보하지 않는다’는 제목의 인터뷰를 통해 이 잡지에 힘을 불어넣어 줬다. 일간지를 비롯한 주요 매체들의 인터뷰 요청에 거의 응하지 않으면서 자신을 추종한다는 이유로 여기에는 모습을 비치고 있는 것이다. 그가 이 잡지에 등장한 것은 이게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8월에는 지나친 언행으로 일본 내 일부 우익 인사들로부터도 비판받는 극우 논객 사쿠라이 요시코와 대담을 하며 자신에게 비판적인 언론과 야당을 비난했다. 총리가 이럴진대 다른 인사들은 불문가지. 정부 2인자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지난해 8월 야당에 일본을 맡겨서는 안 된다는 내용의 인터뷰를 한 데 이어 12월호에서 역시 사쿠라이와 대담했다. 정권의 지원을 등에 업고 월간 하나다는 매월 신문에 전면광고를 내는 등 비슷한 성향의 극우·혐한 잡지 중 가장 왕성한 선전활동을 하고 있다. 이 잡지가 나오는 곳은 ‘한국의 2가지 거짓말-징용공과 위안부’, ‘붕한론’(崩韓論), ‘왜 일본인은 한국에 혐오감을 느끼는가’, ‘한민족이야말로 역사의 가해자다’ 등 숱한 혐한 서적을 펴낸 아스카신사라는 출판사다. 두 차례에 걸쳐 8년 넘게 집권하며 일본 최장수 총리 기록을 세운 아베 총리는 잘잘못에 대한 평가와는 별개로 현대 일본을 대표하는 정치인이다. 그가 나오는 것만으로 많은 일본 국민들은 해당 매체에 높은 신뢰도를 보낼 수밖에 없다. 사쿠라이 같은 선동가들에 회의적인 사람이라도 당장 현실 정치권력의 정점에 있는 아베 총리나 스가 장관 같은 사람이 그녀와 대담을 하는 것을 보면 생각이 달라지기 쉽다. 이 잡지를 살지 말지 망설이던 사람은 구매에 대한 믿음이 생기고, 매월 한 권씩 사보던 사람은 연간구독에 대한 확신을 얻게 될 수 있다. 혐한을 전도하려 애쓰는 사람에게는 권력의 1인자와 2인자가 등장하는 이 잡지야말로 극우와 혐한의 전도에 더할 나위 없는 수단이 된다. 월간 하나다 2월호를 우리나라 버전으로 바꿔 보면 ‘아베는 트럼프의 충견이다’, ‘가랑이 찢어지는 아베’라는 글들이 실린 월간지에 문재인 대통령 인터뷰가 톱기사로 실리는 꼴이 된다. 이런 수준으로까지 바닥에 떨어지지 않은 우리나라가 다행스러운 것과는 별개로 이런 상황이 앞으로 일본에서 더욱 공공연하고 활발하게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 인식할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windsea@seoul.co.kr
  • “반일이라며 손가락질… 그래도 바른 한국 뉴스 전해야”

    “반일이라며 손가락질… 그래도 바른 한국 뉴스 전해야”

    아베의 징용배상 주장 허구성 알리는 등 日 언론이 전하지 않는 한국 뉴스 올려 “쏟아지는 혐한 보도 두고 볼 수 없어 시작 객관적 시선 가진 일본인 늘리는 게 목표”“2018년 10월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 이후 아무런 근거도 없이 한국을 매도하는 혐한 뉴스가 일본에 넘쳐나고 있습니다. 아베 신조 정권의 입맛에 맞춘 보도들이 일본 국민들의 한국에 대한 오해와 비하, 혐오를 심화시키고 있는데 더이상 두고 보기 힘든 상황이 됐습니다.” 왜곡되지 않은 한국의 참모습을 전달하기 위해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서 ‘일본 언론이 전하지 않는 한국 주간뉴스’라는 이름의 채널방송을 운영하는 니시다 다카시(46)는 한국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일본 국민을 단 한 명이라도 늘리는 것이 자신의 목표라고 했다. 지난 28일 저녁에 만난 그는 자신이 일하는 고령자 요양시설에서 막 퇴근해 달려온 참이었다. 돌봄서비스 노동자인 그는 평일에는 수발이 필요한 노인들을 돕고 주말을 이용해 유튜브 활동을 하고 있다. 출발점은 지난해 3월 시작한 페이스북 동영상 콘텐츠였다. “한국에서 방송되는 TV 뉴스 가운데 일본 국민들이 한국을 제대로 바라보고 이해하는 데 유용하다고 판단되는 것들을 고른 뒤 거기에 일본어 자막을 입혀 페이스북에 올렸습니다.” 징용 배상 해결에 대한 아베 정부 주장의 허구성 등을 알리는 내용을 중심으로 총 150개 정도의 뉴스를 가공해 올렸고, 많은 것은 8만 6000회의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유튜브 채널로 전환, 재일교포 활동가 김상헌씨와 함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에 대한 한국 관련 뉴스와 해설을 매주 한 차례 1시간씩 전하고 있다. 그의 고향은 간사이 지방 효고현의 아마가사키. 어릴 적 이곳에는 오사카, 고베 등 대도시에서 일하는 가난한 노동자들이 많이 모여 살았다. 특히 니시다의 동네에는 재일교포가 전체 주민의 70%를 차지했다. 조선인 친구들이 많았고 자연스레 한국어를 접하게 됐다. “제가 살던 지역은 일본인들조차 가난하다는 이유로 멸시와 차별을 받았어요. 하물며 재일교포들은 오죽했겠습니까.” 가난과 차별에 대한 경험은 그가 도쿄 호세이대 경영학부에 입학하자마자 노동운동에 투신하는 계기가 됐다. 본격적인 사회 참여를 위해 대학을 중도에 그만둔 니시다는 낮에는 사회복지시설에서 일하고 밤에는 기타를 치고 노래를 부르며 각종 집회와 시위를 선두에서 이끌었다. “우리가 몰랐던 한국을 제대로 알려 줘서 고맙다”는 감사와 찬사도 따르지만 비난과 위협도 만만치 않다. 이 때문에 그는 자신이 어디에서 일하고 유튜브 작업을 하는지 등을 외부에 일절 알리지 않고 있다. 그냥 “수도권에서 살고 일하며 활동한다”고만 써 달라고 했다. 이날 인터뷰 장소도 비공개를 요청했다. “지인들 중에도 저에게 ‘반일’이라고 손가락질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반일의 궁극적인 목적이 일본에 손해를 끼치는 것이란 점을 생각할 때 지금 가장 심하게 반일을 하고 있는 쪽은 역사를 거꾸로 되돌리며 국민을 호도하고 있는 아베 총리 등 집권세력 아닐까요.” 글 사진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사설] 신종 코로나 가짜뉴스, 적극 대응해야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사태가 최소 수개월은 지속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가운데 허위 조작 정보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하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과 관련한 상황이 6개월 이상 9개월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사스 사태 때도 종료까지 8개월이 걸렸다. 정부는 어제부터 우한 지역 입국자 3000명을 대상으로 전수조사에 들어가고 우한에 30~31일 전세기를 파견해 재외국민을 귀국시키기 위한 본격적인 움직임을 시작했다. 현재 사회적 안정성 유지 여부는 정부 역할에 달렸다. 투명성만이 의심을 잠재울 수 있고, 일관성이 안정감을 줄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그제 “과하다는 평가가 있을 정도로 강력한 조치들이 시행될 필요가 있다”고 한 것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의료기관들의 대응이라는 측면에서 꼭 필요한 지시였다. 또한 중국인의 한국 입국을 아예 금지시키자는 청와대 청원에 수십만명이 찬성했지만 어제 청와대가 “WHO도 이동 금지 조치를 내리지 않았다”고 답변해 합리적으로 판단하고 대응하길 요청한 것도 바람직하다. 야당도 국가감염병 사태 조기 종식을 위해 정부에 협력해야 한다. 지금 정부가 무엇보다 역점을 두어야 할 일 중 하나는 사회적 불안감을 관리하는 일일 것이다. 현 시점에서 불안감 자체를 탓할 수는 없다. 국민은 최악의 사태를 대비하길 원하기 때문에 불안이 고조될 수 있다. 그렇다고 해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중국인이 지하철역에서 쓰러졌다”거나 “중국인이 사용한 피 묻은 마스크 사진”, “세 번째 확진자가 고양 스타필드 활보했다” 등의 괴담을 생산·유통하는 일에 가담해서는 안 된다. 이런 괴담들은 과도한 중국 혐오증을 불러올 수 있고, 결과적으로 혐한증이 부메랑 돼 돌아올 수 있다. 이런 가짜뉴스가 신종 코로나 감염 사태 조기 종식에서 멀어지는 등의 역효과를 낼 수 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관련한 허위 조작 정보를 그제부터 집중 모니터링에 들어간 것은 오히려 늦은 감이 있지만, 이제라도 모니터링을 강화해 괴담의 확산을 막아야 한다.
  • [글로벌 In&Out] ‘반일 종족주의’ 제대로 읽기/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교수

    [글로벌 In&Out] ‘반일 종족주의’ 제대로 읽기/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교수

    2019년 한일서 화제가 된 책은 ‘반일 종족주의’ 이다. 한국 20만부, 일본 40만부 이상 팔렸다. 한국에서는 역사왜곡에 가담하는 친일 서적이라며 부정적인 시각이 지배적인 반면 일본에서는 제대로 된 한국 역사서가 나타났다는 긍정적 평가가 많다. 일본의 평가는 한국의 ‘비합리적인 반일’에 질려 있던 터에 책을 읽고 속이 후련해졌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의 내용을 다룰 생각은 없다. 다만 한일 간 평가가 왜 이렇게 대조적인지 살펴볼까 한다. 이 책의 집필 동기는 ‘대한민국 위기의 근원’이라는 부제에 드러나 있다. 보수 입장에서 진보 문재인 정권을 비판한 것이다. 문재인 정권이 한국 사회에 뿌리박힌 반일 정서를 이용함으로써 대일 역사 인식을 왜곡하고, 합리적인 정책 선택을 가로막아 한국의 외교를 위기에 빠뜨리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한국인은 거짓말쟁이’라고 단언함으로써 진보·보수 언론 모두에서 비판을 받고 있다. 이 책을 번역·출판한 곳은 우파 논단을 대표하는 문예춘추사이다. 문예춘추의 웹 사이트에는 저명인의 독후감 등도 실려 있다. 국경을 초월한 한일 보수우파의 연대를 과시하는 것 같기도 하다. 한국에서 이런 책들이 출판되고 널리 읽히는 것은 일단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한국의 대일 인식에서 가장 큰 문제는 다양한 시각이 봉쇄되고 있다는 점이다. 근대 이후의 한일 역사를 ‘올바른 피해자 대 잘못된 가해자’라는 틀로 해석하는 것이 정통 역사관이며, 거기서 벗어나는 ‘반일 종족주의’ 같은 역사관은 이단으로 취급된다. 균형을 잃은 역사인식이 군데군데 발견되는 이 책의 역사인식이 옳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 책이 비판하는 한국의 ‘정통 역사 인식’이 반드시 균형 잡힌 것이라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사실(史實)에는 정오(正誤·맞고 틀림)가 있다고 보지만 역사관에 정오가 있다 할 수 있는가. 역사에는 가해자와 피해자가 있기 때문에 종래 역사에 묻혀 있는 피해자의 역사가 역사를 재해석하는 데 있어서 더욱 존중되어야 한다. 한국 현대사에서는 피해자의 시각에서 역사의 재해석이 부단히 이루어져 왔다. 광주 민주항쟁, 해방 직후 역사의 재해석 등은 그러한 지적 활동을 통해서 가능했다. 한국인 입맛에 맞는 역사관만 ‘올바른 역사’로 여길 뿐 나머지는 ‘틀린 역사’로 배척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일본은 한국에 ‘악’이라는 전제가 뿌리 깊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에서 자명한 전제로 생각됐던 담론을 다시 묻는 작업에 이 책이 도전한 것은 외면할 게 아니라 진지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그렇지만 이 책은 정치적인 선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한일 관계를 진지하게 다룬다기보다는 자신들이 싫어하는 세력의 대일관을 진보 정권 비판의 도구로 이용한 데 불과하다. 이 책에서는 어떤 한일 관계를 구상할 것인가 고민에 찬 지적 격투의 모습도 찾아볼 수 없다. “한국 사회는 왜 이토록 비합리적인 반일인가”하는 의문을 가진 일본인에게 그것은 일본의 책임이라기보다는 한국에 내재하는 문제라고 주장하는 이 책은 일본인에게 일본의 책임을 면죄해 주는 기분 좋은 것일지 모른다. 한마디로 말해 이 책은 한국 내 권력투쟁의 산물에 불과하다. 한국인은 거짓말쟁이로 시작하는 자학관을 한국 정통 보수세력이 지지할 리 없다. 일본 사회는 극단적인 논의를 ‘소비’할 게 아니라, 이런 대일관이 한국 내에서 극소수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그리고 왜 이런 의견이 극소수인지 그 이유를 일본 스스로의 책임으로 삼아야 하는 것이다. 이 책을 ‘드디어 한국에서 나온 제대로 된 역사서’라고 치켜세우는 일본 일부 논단의 자세가 걱정스럽다. 형편없는 혐한론이 서점에 넘쳐나고, TV에서 일본 예찬이 넘쳐나는 일본 사회와 비교하면 이런 자국 비판의 책이 주목받고 읽히는 한국 사회가 어쩌면 훨씬 건강한지도 모르겠다.
  • 뒷담화 즐기면서 정 많다는 한국인 혐한의 이유 108개

    뒷담화 즐기면서 정 많다는 한국인 혐한의 이유 108개

    읽는 내내 얼굴이 화끈거리고 머리가 지끈거린다. 들키고 싶지 않은 치부를 들킨 듯한 느낌이다. ‘서울증후군’은 한류에 빠진 일본 여성이 한국에서 5년 동안 살면서 혐한이 되기까지 과정을 108개 에피소드로 폭로한다. 친하다는 이유로 다른 사람의 프라이버시를 고려하지 않은 채 들러붙는, 뒤에서 수군거리기 좋아하고 상대를 감정적으로 비난하는, 그러면서 세상에서 가장 정이 많은 사람은 한국인이라며 자랑스러워하는 모습이 불편하다. 더치페이 할 여지조차 주지 않는 한국 남성, 입으로는 여성 평등을 외치면서 데이트 비용을 남성에게 전가하는 한국 여성 등은 쓴웃음을 자아낸다. 특히 실생활에서 직접 겪은 사례로 한국의 고질적인 사회문제까지 짚어낸 부분은 통렬하다. 평소 안전 불감증에 빠져 있으면서 대형사고가 발생하면 매우 놀라고 이를 위정자의 탓으로만 돌린 채 일이 어떻게 마무리됐는지 관심도 보이지 않는 모습이라든가, 직업을 물려주는 일을 경시하면서도 정작 재벌가 대물림은 용인하는 행태, 한국의 겉치레 관혼상제와 어른이 돼서도 아이 다루듯 하는 부모와 이를 당연하게 생각하는 자식 등은 곰곰이 씹어 볼 만하다. 그러나 한국의 노숙자를 보고 “한국인은 독립심보다 의존심이 강하다”거나, 한국 음식에 관해 “마늘과 고춧가루로 범벅한 쓰레기”라고 평가절하하고, 한국인의 그릇된 성문화를 지적하면서 정작 일본 성문화에 관해서는 관대하게 여기는 식의 내용은 읽을 때 다소 고려할 필요가 있겠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2000자 인터뷰 27]노윤선 “일본 혐한 5단계 중 4단계 위험수위, 방치해선 안 돼”

    [2000자 인터뷰 27]노윤선 “일본 혐한 5단계 중 4단계 위험수위, 방치해선 안 돼”

    혐한, 전 미디어 통해 급격히 확산 중 일부 극우의 일탈행위를 넘어서 주일대사도 혐한의 문제 지적 국내 인식 확산, 국제무대 공론화돼야 일본의 한국 혐오, 즉 혐한(嫌韓)의 역사와 뿌리는 생각보다 깊다. 도쿄의 책방에 가보면 혐한 서적이 널려 있고, 코리아타운이 있는 도쿄, 오사카 등지에서는 툭 하면 헤이트스피치(증오발언)로 가득찬 혐한 시위가 열린다. 뿐만 아니다. 신문과 방송, 인터넷, 주간지 등 미디어를 통해 혐한이 보통 일본인들에게 스며드는 속도도 빨라졌다. 일본의 혐한을 현지에서 체험하고 있는 남관표 주일한국대사가 우려하는 것처럼 혐한은 이제 강 건너편의 불로 인식하고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게 됐다. 이런 와중에 일본 혐한의 뿌리와 전개과정을 잘 엮은 책이 나왔다. 본격적인 혐한 연구로는 제1호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2019년 12월 초 ‘혐한의 계보’(글항아리 출판)를 펴낸 저자 노윤선씨는 고려대학교에서 ‘일본 현대문화 속의 혐한 연구’로 올해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고려대 강사로 재직하고 있다. 책은 박사논문을 기반으로 썼다. 그의 결론은 “일본의 혐한은 5단계 중 위험수위인 4단계에 와 있으며,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저자를 만나 혐한의 현주소를 물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내용.Q. 일본의 혐한을 정의하면. A. ‘K-Hate’라 새롭게 명명하고 싶다. K-Wave인 한류와 K-Hate인 혐한의 상관관계가 존재한다. 부정적 의미라도 상응하는 용어가 있어야 한다. 혐한에 대한 영문표기가 제각각이어서 더욱 그렇다. Q. 혐한의 뿌리, 확산 경위는. A. 먼저 알아야 할 게 있다. 일본의 출판시장 규모는 우리보다 훨씬 크다. 일본 출판계에서 혐한을 부추기는 문학작품들이 다수 등장하는데, 혐한은 출판뿐만 아니라 방송, 애니메이션, 영화, 온라인 등 일본 사회 전 분야에 걸쳐 나타나고 있다. 그 뒤에서는 일본 정치권이 같이 움직인다. 일본의 민족주의를 강화하려는 일본 국내 정치 상황이 문화계에 한쪽 방향으로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쌍방향으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스펙트럼을 넓혀가고 있다. 일본의 역사를 보면, 자국의 내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웃인 우리나라를 공격한 사례가 다수 있다. 신라 침공계획, 임진왜란, 정한론, 관동대지진 당시 조선인 6000여명 대학살, 버블경제 붕괴 이후의 혐한 등이 그 예이다. 1990년대 일본군 ‘위안부’가 전면에 노출됨으로써 일본과 한국 언론에서 혐한 문제가 대두되기 시작했다. 1991년 8월 14일 일본군 ‘위안부’였던 김학순 할머니가 피해를 증언한 이후, 1992년 2월 10일에 발매된 일본의 종합 월간지 ‘분게이슌주’(文藝春秋) 1992년 3월호에 실린 특집 대담 기사가 한국 일간지에 실리고, 이것이 다시 일본 일간지에 게재됨으로써 일본 언론에서 현재까지 혐한 담론이 반복적으로 재생산되고 있다. Q. 2019년말 현재, 일본 속 혐한은 어떤 상태인가. A. 혐한 용어는 현대에 등장했다. 그러나 증오의 피라미드인 1, 2단계에 해당되는 선입견과 편견으로 인한 한국인에 대한 증오는 과거와 현재가 다르지 않다. 지진이라는 사건을 중심으로 바라보았을 때, 관동대지진 당시 1, 2단계인 선입견과 편견을 바탕으로 결국 5단계인 조선인 학살까지 일어났다. 2011년 동일본대지진 이후에도 2단계에 해당되는 유언비어(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넣었다는 식의)와 함께 여전히 한국인에 대한 선입견과 편견에 바탕을 두고 3, 4단계인 차별과 폭행이 행해지고 있다. 이미 일본의 혐한은 4단계이다. 마지막이 5단계인 제노사이드(의도적·제도적 민족말살)인데 어떤 일을 계기로 나올지는 알 수 없지만, 그런 5단계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즉 일본 미디어의 ‘혐한 장사’와 거리로 나선 인터넷 우익, 직접적인 공격 행위들을 일부 극우 집단의 일탈로만 바라볼 수 없는 상황이 되고 있는 것이다. Q. 혐한을 고바야시 요시노리의 만화, 요코이야기, 반딧불의 무덤, 그리고 햐쿠타 나오키의 저작과 함께 그것과는 대칭적인 작품 ‘초록과 빨강’을 분석 대상으로 삼고 있다. 이들의 저작을 분석대상으로 삼은 이유는. A. 가장 대중적인 소재를 분석 대상으로 삼아보고자 했다. 또한 일본 정치권에서 주도적으로 제작한 작품들을 우선적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작가 햐쿠타 나오키는 아베 신조 총리와도 가까울 뿐만 아니라 일본 국영방송인 NHK에서 요직을 맡은 인물이다. 혐한 뒤에 일본 정치권이 있다고 생각해서 분석대상으로 삼았다. 햐쿠타의 작품 ‘영원한 제로’와 ‘해적이라 불린 사나이’는 영화와 드라마, 만화책으로까지 제작됐다. 영화의 경우 야마자키 다카시 감독이 두 작품의 연출을 맡았다. 햐쿠타 작품의 영화 연출을 맡은 야마자키 감독은 2020년 동경 하계올림픽의 개막식과 폐막식의 총감독을 맡게 된 인물이다. 이는 일본의 정치와 현대문학, 영화산업이 상호 영향을 주고받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 주는 사례일 것이다. 혐한을 정치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아베 정권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햐쿠타의 작품 속에서 활용된 가족애가 애국정신의 수단으로 응용되고 있는데, 가족애라는 주제를 소재로 삼고 있는 ‘반딧불이의 무덤’과 ‘요코 이야기’를 분석대상으로 삼았다. 태평양전쟁을 배경으로 하는 작품들 속에서 가족애와 함께 전쟁배경에 관한 언급과정에서 나타난 전쟁 가해 책임의 희석을 중심으로 분석했다. 일본에서는 일본군 ‘위안부’의 존재를 부정하는 담론 형성의 장으로서 언론 뿐 아니라 인터넷 등 서브컬처의 비중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특히 일본군 ‘위안부’와 관련된 서브컬처의 발단을 1990년대 초반에 고바야시 요시노리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만화로 그리기 시작한 이후로 분석할 수 있다. 이때 형성된 일본군 ‘위안부’ 담론들이 현재 혐한 논자들의 기반이 되고 있다. 즉 지식인들이 특정한 사안에 대해 일정한 시각에서 이를 규정하고 담론을 생산한 뒤에 유통시킨 지식 담론이 권력을 생산해낸 것이다. 혐한 시위와 관련하여 외교부가 처음으로 2013년 10월 30일에 공개한 주일 공관별 전수조사에 의하면, 2011년의 동일본대지진 이후 혐한 시위 건수가 늘어났음을 알 수 있다. 2009년 30건에 불과하던 혐한 시위 건수는 2010년에 31건, 2011년에는 82건으로 늘어나더니 2012년에는 301건을 기록하였다. 3년 사이에 10배가 급증한 것이다. 이러한 2013년의 혐한 시위를 작품의 배경으로 한 후카자와 우시오의 ‘초록과 빨강’을 증오의 피라미드 구조에 대입하여 분석했다. Q. 일본 사회에서 혐한을 배척하기 위한 자정노력은 있다고 보는가. A. 2013년 일본에 카운터스(Counters)라는 시민단체가 등장했다. 카운터스는 일본의 혐한 시위나 혐오 발언에 반기를 들고 행동으로 나선 사람들을 칭한다. 최근에 다큐멘터리 영화로도 제작되어 이들의 활동상이 대중에게 알려졌다. 혐한 시위대를 반박하는 시위도 최근 들어 자주 일어나고 있다. 그러나 일본은 우리나라에 비해 시민단체의 활동이 약하고, 혐한 뒤에는 일본 정부가 있는 이상 근본적으로 해결되기는 어렵다고 본다. Q. 가와사키시에서 헤이트 스피치 처벌 조례를 만든 것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A. 장족의 발전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입법이 아닌 조례에 불과하다는 점으로 보아 여전히 일본 정부에서는 이를 방관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혐한은 그 자체가 언어폭력인 동시에 물리적 폭력을 유인한다는 점에서 단순한 표현을 넘어서는 위험성을 내포하는 만큼 이러한 조례들을 더욱 더 확대하고 궁극적으로는 일본에서 처벌조항을 제정하여 입법으로 이어져야 된다고 생각한다. Q. 일본에서 혐한시위,헤이트 스피치에 대한 법률에 의한 제재가 확산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 때문이라고 생각하는가. A. 혐한은 일본의 정치권과 밀접한 관계를 지닌다. 그들에게 한국은 국내 정치의 난관을 돌파시켜주는 중요한 수단이다. 일본 정치는 매우 보수적인 성향을 띠고 있으며, 선진국임에도 불구하고 모순된 점을 많이 지니고 있다. 일본 정치가 천지개벽하지 않는 이상 혐한에 대한 법률 제재가 확산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여진다. Q. 이대로 혐한을 방치하면 관동대지진 한국인 학살 같은 제5단계 제노사이드가 현대 일본에 재현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가. A. 만약 일본에서 관동대지진급의 재난이 발생했다고 생각해보자. 지금까지 일본 정치권이 걸어온 방향으로 볼 때 가장 손쉬운 한풀이 대상은 누구라고 보는가. 물론 현대 사회에서 제노사이드 같은 극단적인 사태가 일어나기는 쉽지 않지만 일본 국민들에게 혐한이 구호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물리적 행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본다. Q. 바람이 있다면. A. 혐한 연구가 연구로만 그쳐서는 안 될 것이다. 일본의 혐한 문제에 대해 한국에서 공론화가 되어야 한다. 그래서 일본의 정화운동을 유도해야 하며, 나아가서는 국제무대에서 공론화될 수 있게 노력해야 한다. 황성기 평화연구소장 marry04@seoul.co.kr
  • 1000년 혐한의 뿌리, 그 증오의 피라미드

    1000년 혐한의 뿌리, 그 증오의 피라미드

    피차별 부락민 혐오역사서 기원 극우 세계관 만나 인종차별 확산 일본 미디어·문화계 폐악 부추겨 재일동포 6세대 폭력 고통 반복 아베 정부의 우경화가 끝 모를 지경으로 치닫고 있다. 그와 맞물려 일본의 혐한(嫌韓) 수위도 위험 수준에 도달했다. 시위 현장에선 ‘한국인 쫓아내라’, ‘좋은 한국인도 나쁜 한국인도 모두 죽여라’ 같은 발언이 쏟아진다. 혐한은 어떻게 시작됐고 왜 이 지경일까. 노윤선 고려대 강사는 ‘혐한의 계보’를 통해 혐한의 궤적을 세밀하게 추적해 눈길을 끈다.지난해 10월 문화체육관광부가 공개한 ‘2018년도 국가이미지 조사보고서’는 일본의 혐한 정도를 가늠하게 한다. 16개국 8000명 대상의 조사에서 한국을 가장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나라는 일본이었다. 긍정적 답변 20%에 비해 부정적인 응답은 절반에 가까운 43.4%나 됐다. 부정적인 답변 0.4%, 긍정적인 응답 96.4%인 인도네시아와 비교하면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 그 혐한은 어디서부터 시작됐을까. 일본의 혐한 연구로는 맨 처음 박사 학위를 받은 저자는 1000년간 이어져 온 피차별 부락민 혐오와 극우 세계관에서 뿌리를 찾고 있다. 일본에서는 ‘에타’(穢多), ‘히닌’(非人)처럼 28종이나 되는 ‘불가촉천민’을 엄격히 분류해 사회제도며 언어 관습을 통해 삶을 옥죄 온 역사가 깊다. 저자는 이 대목에서 “2000년대 이후 확산 중인 혐한 담론에서 ‘불결하다’, ‘저능하다’, ‘추하다’, ‘범죄가 많다’는 등 생물학적 인종주의가 관찰되는 게 이런 역사와 무관하지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 극우 세계관은 지금의 혐한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는 게 저자의 해석이다. 패전 이후 5년간 미군정 지배 아래 있었던 일본은 경찰예비대 창설, 보안대 설치, 자위대 발족 등으로 보수 우익의 목소리가 부상하기 시작했다. 1960년대 초반엔 안보 파동 여파로 좌익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됐고 자민당을 비롯한 우익은 조직폭력단과 결탁했다. 결국 20세기 이후 일본에선 정당과 폭력조직, 사회단체가 트라이앵글을 이루며 평화헌법 가치에 반하게 일본사회를 우익화, 군국주의화해 왔다고 저자는 풀어내고 있다. ‘혐한’ 용어가 처음 등장한 건 1992년 3월 4일자 마이니치신문을 통해서다. 저자는 ‘혐한’ 신조어는 현대에 등장했지만 그 양상은 예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1923년 간토대지진 때 조선인 학살과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무렵 혐한 시위의 유사성은 대표적이다. 간토대지진 발생 이튿날부터 일본에선 ‘조선인이 폭동을 일으킨다’, ‘폭탄을 소지한 채 방화하고 우물에 독극물을 집어넣고 있다’는 소문이 떠돌았다. 군대, 경찰과 함께 각지에서 조직된 자경단이 죽창, 일본도 등으로 무장해 조선인을 무려 6000여명이나 죽였다. 동일본대지진 때도 비슷했다. ‘조센진(朝鮮人)을 죽이자’, ‘학살하자’는 구호까지 등장했다. 외교부가 주일 공관별로 전수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009년 30건에 불과한 혐한 시위는 동일본대지진이 발생한 2011년 82건으로 늘었고 2012년엔 301건으로 3년 새 10배나 급증했다. 저자는 “도쿄는 아직도 90년 전의 트라우마에 사로잡혀 있다”며 “살육에 대한 기억은 억압되고 위험한 조선인의 이미지만 남아 있지만 간토대지진 당시의 학살이 일어나지 않으리라 단정할 수 없다”고 경고한다. 책에서 특히 눈여겨볼 대목은 혐한을 부 추기는 일본 미디어와 문화계의 폐악이다. 아베 신조 정권과 두터운 관계인 작가 하쿠타 나오키의 ‘영원한 제로’와 ‘해적이라 불린 사나이’는 영화와 드라마, 만화책으로 제작되며 혐한의 최전선에 서 있다. 특히 두 작품의 영화는 2020년 도쿄올림픽 개·폐막식 총감독인 야마자키 다카시 감독이 연출을 맡았는데 이는 정치와 현대문학, 영화산업이 긴밀히 얽혔음을 보여 준다고 저자는 말한다. 일본 속 혐한을 저자는 “증오의 피라미드는 현재 재일코리안 6세대에 걸쳐 일어나고 있으며 차별의 공포와 폭력의 고통을 되살아나게 해 차세대에까지 평생 반복될지 모른다는 절망감을 수반하고 있다”고 결론 짓는다. 아울러 “독일의 혐오발언 규제조항이 극우 정치가에게도 적용되는 것처럼 혐한도 엄격한 법률조항을 제정해 금지시킬 필요가 있다”며 “일본의 근현대사에서 생략된 내용이 교육으로 실천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아베 “지소미아 종료 연기, 아무 양보 안 했다”…산케이 “퍼펙트게임”

    아베 “지소미아 종료 연기, 아무 양보 안 했다”…산케이 “퍼펙트게임”

    日 아사히신문 보도…“외교전 승리” 국내 선전전무토 전 주한 대사 “강경 정책 효과…좋은 전례”강경화 만난 일본 외무상 “국제법 위반 시정하라” 한국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를 정지한 것에 대해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외교적 성과’라고 강조하고 나섰다. 일본 언론들도 일제히 ‘일본의 외교전 완승’이라고 평가했다. 24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한일 지소미아 종료 정지 직후 아베 총리는 주위 사람들에게 “일본은 아무것도 양보하지 않았다. 미국이 상당히 강해서 한국이 포기했다는 이야기다”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또 미국이 지소미아 유지를 한국에 강하게 요구했으며 일본도 이런 미국을 지원했다면서 미국이 일본에게 협정 종료를 피하기 위한 대응을 하라고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아사히신문은 일본이 미국 정부뿐 아니라 미국 의회에 대해서도 물밑 작업을 해 미국 상원이 21일 협정의 중요성을 재확인하는 내용의 결의를 가결했다며 “워싱턴의 파괴력은 엄청나다. (한국 측을) 옥죄었다”는 총리 관저 관계자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일본 정부와 언론들은 지소미아 종료 정지를 아베 정권의 외교 성과라고 평가하고 있다. 이날 마이니치신문은 협정 종료가 7시간 남았던 지난 22일 오후 5시에 한국이 협정 종료 통고의 효력을 정지할 것이라는 보고를 받고 “제대로 된 판단이다”라고 담담히 말했다며 한국 정부로부터 이와 관련한 외교 문서가 한일 양측이 기자회견을 연 오후 6시 조금 전에 일본 정부에 도착했다고 전했다. 마이니치는 ‘한국이 양보를 했고, 일본은 이를 받아들였다’는 식으로 보도하며 한일 양측의 협상 결과가 일본에 유리하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의도를 가진 것으로 보인다.보수 성향의 요미우리신문은 혐한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무토 마사토시 전 주한 일본대사의 발언을 인용하며 아베 정권의 외교 성과를 강조하기도 했다. 무토 전 대사는 신문에 “문재인 정권이 지소미아 종료를 피한 것은 일본의 의연한 태도 앞에 종래의 주장이 통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면서 “(일본의) 강경한 대한국 정책이 효과를 봤다. 한일 관계에서 한국이 (주장을) 굽힌 것이 거의 없어서 좋은 전례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번 ‘소동’(지소미아 종료 결정과 종료 정지)은 한미 관계에 그림자를 드리웠다”면서 “한국은 주한미군 주둔비 협상에서 미국의 요구가 심해질 것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산케이신문은 전날 일본 정부 고위 관계자가 “거의 이쪽(일본)의 퍼펙트 게임이다”라고 말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일본 정부가 수출 관리를 둘러싼 당국간 협의 재개에는 응할 것이라면서도 “일절 타협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한국 대법원의 강제동원 판결 문제를 부각시키는 데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22일 한일 정부는 지소미아 종료 정지와 수출 규제와 관련한 당국 간 협의 계획을 발표했지만 강제동원 판결 문제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은 바 있다.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은 전날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만난 뒤 강제동원에 대한 자국의 입장을 밝혔다는 점을 강조했다.그는 기자들에게 한국에 국제법 위반 상황의 시정을 요구했다며 한국 대법원의 강제동원 손해배상 판결 이후 압류된 일본 기업의 자산이 현금화된다면 한일 관계가 심각해질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는 회담 전에도 기자들에게 “징용공(강제동원)을 둘러싼 문제를 중심으로 한일 간의 과제에 대해 솔직히 의견 교환을 하고 싶다”고 말했었다. 마이니치신문도 한일 외교장관 회담과 관련해 “강경화 장관이 웃는 얼굴이었지만 모테기 외무상의 표정은 여전히 딱딱했다. 징용 문제 해결에 대한 전망이 서지 않았기 때문이다”면서 “모테기 외무상이 회담에서 재차 한국 정부에 징용 문제에 대해 대응할 것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그러면서 일본 정부가 ‘징용 문제’와 관련해 한국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면서 사태에 진전이 없으면 다시 한국과 일본의 악순환에 빠질 우려가 있다고 예상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아베, ‘지소미아 종료 정지’에 “아무 양보 안했다”

    아베, ‘지소미아 종료 정지’에 “아무 양보 안했다”

    日 아사히신문 보도…“외교전 승리” 국내 선전전무토 전 주한 대사 “강경 정책 효과…좋은 전례” 한국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를 정지한 것에 대해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외교 성과라고 강조하는 일본 내 선전전에 공을 들이고 있다. 24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한일 지소미아 종료 정지 직후 아베 총리는 주위 사람들에게 “일본은 아무것도 양보하지 않았다. 미국이 상당히 강해서 한국이 포기했다는 이야기다”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또 미국이 지소미아 유지를 한국에 강하게 요구했으며 일본도 이런 미국을 지원했다면서 미국이 일본에게 협정 종료를 피하기 위한 대응을 하라고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아사히신문은 일본이 미국 정부뿐 아니라 미국 의회에 대해서도 물밑 작업을 해 미국 상원이 21일 협정의 중성을 재확인하는 내용의 결의를 가결했다며 “워싱턴의 파괴력은 엄청나다. (한국 측을) 옥죄었다”는 총리 관저 관계자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일본 정부와 언론들은 지소미아 종료 정지를 아베 정권의 외교 성과라고 평가하고 있다. 이날 마이니치신문은 협정 종료가 7시간 남았던 지난 22일 오후 5시에 한국이 협정 종료 통고의 효력을 정지할 것이라는 보고를 받고 “제대로 된 판단이다”라고 담담히 말했다며 한국 정부로부터 이와 관련한 외교 문서가 한일 양측이 기자회견을 연 오후 6시 조금 전에 일본 정부에 도착했다고 전했다. 마이니치는 ‘한국이 양보를 했고, 일본은 이를 받아들였다’는 식으로 보도하며 한일 양측의 협상 결과가 일본에 유리하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의도를 가진 것으로 보인다. 보수 성향의 요미우리신문은 혐한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무토 마사토시 전 주한 일본대사의 발언을 인용하며 아베 정권의 외교 성과를 강조하기도 했다. 무토 전 대사는 신문에 “문재인 정권이 지소미아 종료를 피한 것은 일본의 의연한 태도 앞에 종래의 주장이 통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면서 “(일본의) 강경한 대한국 정책이 효과를 봤다. 한일 관계에서 한국이 (주장을) 굽힌 것이 거의 없어서 좋은 전례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번 ‘소동’(지소미아 종료 결정과 종료 정지)은 한미 관계에 그림자를 드리웠다”면서 “한국은 주한미군 주둔비 협상에서 미국의 요구가 심해질 것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이슈있슈] 유니클로 공짜 내복 정말 ‘감사’해서 주는 걸까

    [이슈있슈] 유니클로 공짜 내복 정말 ‘감사’해서 주는 걸까

    불매운동에 매출 급감 후 공격적 할인행사 역사학자 전우용 “전형적인 혐한 마케팅” 일본 SPA(제조·유통 일괄) 의류브랜드 유니클로는 지난 15일부터 오는 21일까지 ‘감사제’라는 이름으로 매장에서 상품을 구입하면 발열내의인 ‘히트텍’을 증정하는 행사를 하고 있다. 일본의 부당한 수출규제에 불매운동이 시작된 지난 7월 이후 유니클로는 매출에 큰 타격을 입었다. 지난달 대표상품을 최대 50% 할인하는 15주년 감사 세일을 했는데도 매출이 전년 대비 61%나 급감했고, 유니클로는 전에 없던 ‘무료 증정’이라는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관심을 끄는 데는 성공했다. 총 10만장을 준비한 히트텍을 받기 위해 매장 별로 줄이 길게 늘어섰고, 이를 두고 “개인의 선택이다”, “최소한의 자존심도 없냐” 등의 다양한 반응이 나왔다. 무료라고는 하지만 상품을 구입해야 받을 수 있고, 기본적인 색상과 사이즈를 선택할 수 없다는 점에서 인기없는 제품을 처분하고 겨울 성수기 매출을 늘리려는 ‘꼼수’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부분이다. 유니클로가 대표적 불매운동 기업이 된 데는 한국 비하 발언과 전범기·욱일기 티셔츠 판매,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 모욕·조롱 광고 등이 주효했다. 유니클로 일본 본사 임원은 ‘한국 불매운동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가 매출 급감에 뒤늦게 사과했지만 불매운동 중 공식 광고에 “맙소사, 80년도 더 된 일을 기억하냐고?” 등의 역사를 뉘우치지 않는 다는 번역으로 그 진정성을 의심하게 했다.불매운동 강요될 순 없지만…일본 반응은 ‘비웃음’ 일본의 인터넷 매체들은 유니클로의 대규모 세일 행사 당시 매출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한국 언론의 소식을 전하고 “일본 불매운동에 벌써 질렸나? 유니클로 사장의 말이 헛말이 아니었다”고 전했다. 일본 네티즌들은 SNS를 통해 “한국은 작심삼일 같은 곳이네” “역시 유니클로 사장의 예언대로군” “불매운동에 질린 게 아니다. 일제가 없으면 아무 것도 남지 않는다는 걸 이해하고 불매를 포기한 것이다” “역시 자존심이란 없는 민족이군” 등의 조롱하는 반응을 보였다. 불매운동에 앞장서고 있는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공짜라고 나눠주는 내복을 꼭 받으러 가야만 하냐”면서 “일본 우익과 언론이 얼마나 비웃고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서 교수는 “불매운동이 절대 강요될 수는 없다. 개개인의 선택을 존중한다”면서도 “우리 한 번만 더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 우리 모두 최소한의 자존심만은 지켰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묻고 더블로’…탑텐, 애국 마케팅으로 맞불 국내브랜드 SPA 탑텐은 지난 14일부터 오는 21일까지 매장 구매 고객에게 발열내의 온에어 제품 20만장을 선착순 무료로 증정하고 있다. 유니클로의 2배 수량을 증정하는 데다 사이즈도 선택할 수 있다. 패딩의 경우에도 ‘1+1’ 이벤트를 자주 하고 있어서 품질과 가격 면에서도 우위를 점하고 있다. 실제로 탑텐의 9월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1% 증가했고, 지난달 매출액도 70% 가량 증가했다. 유니클로 대체 브랜드로 떠오르면서 관심을 받았지만 탑텐은 이전부터 기업 차원에서 강원도 산불 피해 지역 주민과 소방관을 지원, 포항 지진 물품 지원, 삼일절과 광복절, 독도의 날과 군함도 등에 꾸준한 관심과 지원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광복절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 티셔츠 등을 출시해왔다. 일제강점기 일본인들은 대표적 ‘혐한’ 담론으로 “조선인들은 공짜라면 오금을 못 편다”, “조선인들은 외상이라면 소도 잡아 먹는다” 같은 말들을 했다고 역사학자 전우용은 소개했다. 전우용은 “가난 때문에 생긴 현상을 ‘민족성’ 문제로 치환한 거다. 지금은 그렇게 가난하지도 않은데, 일본 기업이나 일부 한국인이나 여전히 ‘혐한’을 실천하고 있다. 유니클로의 한국인에 대한 히트텍 무료 배포는 ‘공격적 마케팅’ 아니라 ‘혐한 마케팅’이다”라고 밝혔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지소미아 종료 1주 앞두고 한일 국장급 협의… 의견 차 여전

    지소미아 종료 1주 앞두고 한일 국장급 협의… 의견 차 여전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종료를 한 주 앞두고 한국과 일본의 외교 당국 국장이 15일 오전 일본 도쿄 외무성 청사에서 협의를 가졌으나 한일 갈등 현안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김정한 외교부 아시아태평양국장과 다키자키 시게키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은 이날 협의에서 일본 정부의 한국 수출규제 조치와 한국 대법원의 강제동원 배상 판결, 지소미아 등을 논의했다. 김 국장은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가 부당한 보복적 성격임을 지적하고 이를 조속히 철회할 것을 강력히 요청했고, 이에 대해 다키자키 국장은 일본 측 입장을 설명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일본 측은 수출규제 조치가 한국 대법원의 강제동원 판결 등과는 무관하게 취해졌다는 입장이다. 김 국장과 다키자키 국장은 강제동원 판결 문제와 관련한 양측의 입장과 문제해결 방향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일본 측은 한국 대법원의 강제동원 판결이 국제법 위반이기에 한국 정부가 이를 시정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이에 한국 정부는 지난 6월 한일 양국 기업이 강제동원 피해자에게 위자료를 지급하는 ‘1+1’ 안을 제안했으나, 일본 측은 거부했다. 이후 한국 정부는 1+1 안을 기반으로 대안을 모색하며 일본 측과 협의하고 있으나 양국은 아직 접점은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국장과 다키자키 국장은 오는 23일 종료되는 지소미아 문제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측은 한국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이 잘못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한국 측은 일본이 한국 수출규제 조치를 철회해야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재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김 국장은 일본 내 혐한 분위기와 관련해 한국 국민 및 재일동포의 보호와 피해 발생 방지를 위해 일본 정부가 각별한 관심을 가져줄 것을 요청했다. 김 국장은 후쿠시마 원전 처리 오염수 문제에 대한 한국 측의 엄중한 우려를 재차 상기하면서 이 문제에 대한 일본 측의 투명한 정보 공유와 신중한 판단을 당부했다. 한일 양국은 갈등 악화에도 외교 당국 간 소통은 계속해야 한다는 공감대에 따라 한 달에 한 차례씩 서울과 도쿄에서 번갈아 외교 국장급 협의를 하고 있다. 한일 양측은 이번 국장급 협의에서도 대화를 계속해 나가자는 입장을 확인했다고 외교부는 밝혔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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