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혐오 정치
    2026-03-12
    검색기록 지우기
  • 한겨레
    2026-03-12
    검색기록 지우기
  • 개편안
    2026-03-12
    검색기록 지우기
  • 추석 연휴
    2026-03-12
    검색기록 지우기
  • 지방자치
    2026-03-12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678
  • 공지영 “금태섭, 어떻게 국민 우습게 아는지 보여줘 감사”

    공지영 “금태섭, 어떻게 국민 우습게 아는지 보여줘 감사”

    공지영, 與총선기획단에 금태섭 포함된 데“금·민주당 귀머거리 행태에 정치혐오”“당신들 공수처 당론에 표 받고 세비 받아”금태섭, 공수처 관련 “대통령에 무조건 찬성하기보다 정책에 올바른 평가해야”작가 공지영씨가 7일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실명을 거론한 뒤 “어떻게 국민을 우습게 아는지 잘 보여줘 감사하다”면서 “금 의원과 민주당의 귀머거리 행태에 정치혐오가 오려는 나날들”이라고 비판했다. 공씨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을 통해 전날 금 의원이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발언한 내용을 반박하며 이렇게 말했다. 공씨는 “한 작은 가정의 부모가 놀이공원 가자는 계획을 취소해도 아이들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한다”면서 “하물며 당신들은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를 당론으로 정하고 우리에게 표를 가져가 4년 동안 세비를 받아왔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그런데 이제 와서 일개 국민인 제가 문재인 대통령 말만 믿고 아무것도 모르면서 공수처 설치를 원한다는 건가”라면서 “공수처 설치를 원하는 70%의 국민이 우습나”라고 지적했다. 공씨는 “선진국 검찰이 이렇게 제왕적 권력을 가진 예를 하나만 대달라”면서 “(금태섭) 의원이 안철수 따라 민주당 비판하고 다닐 때 사비로 기차타고 경남 오가며 발이 부르트도록 민주당 선거 도왔던 시민의 말도 귀를 좀 기울이셔야 할 듯하다”고 말했다.이날 공씨의 반응은 금 의원의 답변에 재반박한 것이다. 공씨는 지난 5일 민주당 총선기획단에 공수처 설치를 반대하는 금 의원이 포함된 것을 언급하며 “국민이 우습나”라고 비난했다. 민주당은 지난 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윤호중 사무총장을 단장으로 하는 총선기획단 인선을 발표했다. 금 의원도 총선기획단에 포함됐다. 이에 공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 대통령 평생 숙원인 공수처를 반대하는 금태섭을 앞세워 문 대통령 중간 평가니 표를 달라고 한다”라면서 “윤석열은 가족을 인질로 잡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괴롭히고 민주당은 문대통령을 인질로 잡으려 한다. 국민들이 우습지?”라는 비판글을 내놓았다. 이에 대해 금 의원은 지난 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출연해 자신을 비판한 공씨에 대해 “우리가 작가에게 기대하는 것은 비판 정신이 아닌가”라면서 “‘대통령이 하니까 무조건 찬성해야 한다’보다는 정책에 대해 올바른 평가를 해야 하지 않나 싶다”고 응수했다. 금 의원은 “권력 기관을 새로 만드는 일에 대해서는 마지막 표결에 이르기까지 아주 솔직한 의견을 얘기하면서 토론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조 전 장관 청문회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한 사람도 다른 목소리를 내지 않고 무리한 논리까지 동원해서 전부 방어에 나섰다면 국민 공감을 사고, 문재인 정부의 성공에 도움이 되겠느냐”라고 반문했다.금 의원은 같은 날 YTN 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 인터뷰에서도 민주당이 당론으로 추진하고 있는 공수처 신설 법안에 대해 “여당 의원들도 말은 안하지만 여러가지 걱정을 하고 있다”면서 “사실은 전 세계적으로 전례가 거의 없는 제도이기 때문에 많은 토론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책을 만드는 것은 어떤 의도를 가지고 만들었냐나 명분 같은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 정책을 만들었을 때 어떤 결과를 가져오느냐. 그리고 그것이 어떤 효과가 있는 것을 가지고 특히 집권여당은 평가를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금 의원은 “만약 이명박 정부하고 박근혜 정부 당시 공수처가 있었다면 이런 사건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인지, 아니면 혹은 정권이 악의를 가지고 공수처라는 기관을 이용하면 위험에 따른 다른 부작용이 있을 수 있는 것인지, 그래서 마지막까지 토론을 해서 고칠 부분이 있으면 고치고, 이런 식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자녀 입시 부정 철저 검증”… 민주 총선기획단, 청년 표심 공략

    “자녀 입시 부정 철저 검증”… 민주 총선기획단, 청년 표심 공략

    “한 명의 사퇴 요구라도 심각하게 여겨야” ‘불출마 선언’ 이철희, 이해찬에 쓴소리더불어민주당 총선기획단이 5일 첫 공식 회의를 열고 ‘공정·혁신·미래’를 콘셉트로 내년 총선에서 반드시 과반 이상의 의석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분명히했다. 이해찬 대표는 이날 국회 본청에서 열린 1차 회의에서 “문재인 정부의 임기가 이제 반이 지났는데 야당이 아주 심하게 발목 잡기를 하는 바람에 중요한 입법을 하지 못한 사례가 너무 많다”며 “다음 총선에서는 이런 발목 잡기가 반복되지 않도록 우리가 다수 의석을 얻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래야만 문재인 정부도 성공적으로 개혁 작업을 마무리할 수 있고 우리당으로서도 재집권할 수 있게 만드는 매우 중요한 선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총선기획단장을 맡은 윤호중 사무총장도 “총선 승리에 우리당이 아닌 대한민국의 운명이 달려 있다는 생각으로 선거에 임하고 있다”며 “총선기획단은 우리 시대 청년들이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는 도덕성, 공정성에 대한 강렬한 요구를 수용해 공천 과정에서부터 혁신적으로 준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또 “우리당의 후보자가 되려는 분들에 대해서 자녀 입시 부정이 있었는지에 대해 철저하게 검증하겠다. 국회의원들은 말로 정치를 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혐오 발언의 이력이 있는 분들에 대해 그 부분을 철저히 검증하겠다”고 했다. 한편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이철희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일종의 주권자인 당원들은 (이 대표를) 물러나라고 요구할 수는 있기 때문에 그 숫자가 1000명이다 그러니 별거 아니다 취급할 것은 아니다”라며 “제가 이 대표라고 하면 단 한 명이라도 물러나야 된다고 이야기하면 그 요구에 대해서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남편 수용소에 갇힌 위구르족 여성 잠자리에 한족 남성 보내”

    “남편 수용소에 갇힌 위구르족 여성 잠자리에 한족 남성 보내”

    중국 공산당이 지난 2년 동안 서부 신장 지역의 위구르족 탄압을 강화하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이런 가운데 정치범 수용소에 남편이 갇힌 위구르족 무슬림 여성들을 감시하기 위해 한족 남성들을 할당해 배치하고 있다는 폭로가 나왔다. 심지어 이들 남성 일부는 위구르 여성과 잠자리를 함께 하기도 한다고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두 명의 중국 관리가 주장했다고 자유 아시아 라디오(RFA) 방송이 보도했다고 비즈니스 인사이더가 4일(현지시간) 전했다. 중국 당국은 모든 위구르족을 테러리스트로 간주하고 있으며 이들에 대한 탄압을 정당화하기 위해 이슬람 혐오증을 이용하고 있다. ‘재교육 센터’로 미화된 정치범 수용소는 교도소와 열악한 처우를 강요하는데 현재 100만명 이상의 위구르족이 수용돼 있다. 인권단체들은 ‘인종 청소’가 자행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2017년부터 중국 당국은 “짝짓기와 가족 되기” 프로그램을 시행해 공산당 간부인 한족 남성들을 위구르 가정에 머무르게 하고 있는데 사실은 감시하는 것이 주된 임무란 것이다. 카슈가르의 공산당 간부는 이들 관리는 일주일에 엿새 동안 위구르 가정에 머무르며 이들에게 이데올로기 교육을 시킨다고 자랑스럽게 떠벌였다. 친척이란 명목으로 두 달에 한 번 카슈가르를 찾아 더불어 일하고 밥을 먹으면서 가족처럼 지낸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보통 한둘이 한 침대에서 자는데 날이 추우면 셋도 함께 잔다”면서 “짝지어진 남자 친척과 한 잠자리에 드는 것을 이제 여자들도 보통으로 여기게 됐다”고 주장했다. RFA는 또 카슈가르가 속한 옌기사르 관리 역시 친척과 여주인 사이의 거리가 밤에는 90㎝도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두 관리 모두 한족 남성이 여자들을 어떻게 해보려 하지는 않는다고 주장했다. 카슈가르 관리는 위구르족 가족들은 원래 한족 남성을 집에 매우 들이고 싶어한다고 덧붙였다. 해외의 위구르인들은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신장에 있는 가족이나 친인척들은 인터넷 온라인에 접근할 수 없거나 외부 세계와 접촉할 수 없는 경우가 태반이라고 설명했다. 런던과 워싱턴 DC 주재 중국 대사관들은 RFA의 기사를 확인해달라는 비즈니스 인사이더의 요구에 일절 대응하지 않고 있다. 신장 수용소에서 탈주한 경험이 있는 정통 카자흐 계열 위구르 여성인 사이라귤 사우이트바이는 일간 하레츠와의 인터뷰를 통해 지난달 다른 수용자들에게 의학 실험이 행해지는 것과 집단 강간을 목격했다고 털어놓았다. 다른 수감자가 그녀를 껴안았다는 이유로 구타와 굶김을 강요 당했다고 했다. 중국 관리들은 모든 외국 기자들의 신장 출입을 막고 있는데 최근 VICE란 매체의 기자 둘이 관광객으로 위장해 비밀리에 촬영한 영상들이 서구에 공개됐다. 정부는 고도로 통제된 상태에서 이들 수용소를 외국 기자들과 사찰단에게 보여주는 투어를 진행하기도 했다. 재키 스파이어 미국 캘리포니아주 공화당 하원의원은 이번 폭로가 “몹씨 역겹다”며 미국이 위구르인이 처한 “체계화된 노예화 정책과 문화 복속 시도에 대해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달 신장 위구르 지역을 감시하는 인공지능(AI) 장비를 개발하는 중국 최고의 스타트업 기업을 제재 명단에 올려놓았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과거 중국의 신장 조치를 여러 차례 비판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렇다할 언급을 하지 않았다. 지난주 중국은 위구르 문제를 비판하면 무역협상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미국에 경고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이주민 242만명 대표할 국회의원 ‘0’… “제2 이자스민들 나와야”

    이주민 242만명 대표할 국회의원 ‘0’… “제2 이자스민들 나와야”

    이주노동자 등 10년새 125만명 늘었지만 2012년 이자스민 비례 당선 후 배출 없어 이주민 관련 법안도 19년간 37건에 그쳐 “혐오 커지는 상황서 李 정치권 복귀 긍정 이민청·차별금지법 등 국회서 논의돼야” 19대 국회(2012~2016년) 당시 보수정당인 새누리당(자유한국당 전신) 비례대표를 지냈던 이자스민(42) 전 의원이 진보정당인 정의당으로 당적을 옮긴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주민의 정치적 대표성’이 사회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이주 인구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이들을 대표할 정치인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시민사회와 학계를 중심으로 넓어지고 있지만, 이주민 혐오 역시 커지고 있다. 국회의원 임기 내내 혐오와 차별의 장벽에 시달렸던 이 전 의원이 상처를 극복하고 제 역할을 할지,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전 의원은 최근 심상정 대표와 만나 정의당 내에서의 역할을 타진한 뒤 입당했다. 필리핀 이주여성인 이 전 의원은 영화 ‘완득이’에 출연해 인지도를 높였다. 2012년 총선 때 새누리당 비례대표 15번으로 공천받아 당선됐다. 이주민의 첫 국회 입성이었지만 재선에 나서지 못했고 이후 어느 정당도 이주민 국회의원을 배출하지 않았다. 정의당이 이 전 의원을 영입한 건 인구 지형 변화 속에 그가 갖는 상징성에 주목한 결과로 보인다. 법무부에 따르면 우리 정부의 허가를 받아 국내 체류 중인 이주노동자와 결혼이주여성, 이주아동 등은 모두 242만명이다. 10년 새 125만명이 늘었다. 하지만 이들을 대표할 정치인은 거의 없었다. 지방의회에서도 2010년 몽골 출신 귀화여성 이라(42)씨가 당시 한나라당 소속 비례대표로 경기도의원을 지낸 것이 처음이자 마지막 사례다. 이주민이 빠르게 늘면서 혐오 정서도 심각한 수준으로 번졌지만, 정치권은 관심을 두지 않았다. 무관심은 관련 법안 발의 현황만 봐도 드러난다. 16~20대 국회(2000년~현재) 때 접수된 법안 6만 9470건 가운데 이주민 관련 법안은 176건에 불과했다. 권리 보호뿐 아니라 차별을 조장하는 퇴행적인 법안까지 모두 포함한 수치다. 이 중 본회의 문턱을 넘어 실제로 시행된 법안은 37건에 그쳤다. 특히 최근에는 외국인 근로자 최저임금 차등 지급 법안 등 차별을 뼈대로 한 법안이 속속 나오고 있다.‘이주민 때리기’로 정치적 이득을 얻으려는 퇴행적 움직임 속에서 이 전 의원의 정치권 복귀는 긍정적인 신호로 평가된다. 이민청 등 이주민 정책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 설치,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등 이주민을 안착시키기 위한 정책이 정치권에서 논의될 가능성도 커졌다. 이주민들은 이 전 의원의 행보에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나타냈다. 원옥금 이주민센터 ‘동행’ 대표는 “이 전 의원이 열심히 활동해 좋은 변화가 있었으면 좋겠다”면서 “이 전 의원이 아니더라도 200만명이 넘는 이주민을 대변할 사람이 국회에 한 명쯤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우다야 라이 이주노조 위원장은 “이 전 의원이 19대 국회에선 이주노동자 관련 정책에 소극적이었다”며 “정당의 한계 때문에 그랬던 것이라면 이제는 당이 바뀐 만큼 못했던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민주당, ‘82년생 김지영’ 논평 철회…“당 공식입장과 다르다”

    민주당, ‘82년생 김지영’ 논평 철회…“당 공식입장과 다르다”

    청년대변인 “영화 내용, 일반화할 수는 없다…남자도 ‘남자다움’ 요구된 삶 살았다” 논평당 안팎서 “성평등에 대한 일그러진 사견” 비판 영화 ‘82년생 김지영’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청년 대변인이 발표한 논평이 논란이 되자 민주당이 이를 철회했다. 장종화 민주당 청년대변인은 지난달 31일 논평에서 “(영화 속) 김지영이 겪는 일들을 일반화할 수는 없다”면서 “이 사회의 모든 여성이, 특히나 영화의 제목처럼 82년생 여성이 모두 김지영의 경험을 ‘전부’ 공유한다고 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82년생 김지영’은 육아 등으로 인해 경력이 단절된 여성 ‘김지영’을 통해 우리 사회 여성들이 겪는 어려움과 차별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정유미, 공유 등이 출연했다. 장 청년대변인은 “‘82년생 장종화’를 영화로 만들어도 똑같을 것”이라며 “초등학교 시절 단순히 숙제 하나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풀스윙 따귀를 맞고, 스물둘 청춘에 입대하여 갖은 고생 끝에 배치된 자대에서 아무 이유 없이 있는 욕 없는 욕은 다 듣고, 키 180 이하는 루저가 되는 것과 같이 여러 맥락을 알 수 없는 ‘남자다움’이 요구된 삶을 살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지영을 통해 우리가 깨달아야 하는 것은 성별과 상관없이 우리가 얼마나 서로의 입장과 생각을 제대로 마주하지 않으며 살아왔나 하는 점”이라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당 안팎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같은 당 김민석 관악갑 대학생 위원장은 지난 1일 페이스북에 “논평을 읽어보면 정당, 그것도 집권 여당의 대변인이 한 논평이라기엔 그 수준이 처참하다”며 “페미니즘의 효용을 언급하는 대신 매우 피상적으로 ‘여자도 힘들지만, 남자도 힘들어’ 수준 이상의 논의를 발전시키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차별을 대하는 시선에서도 명백한 한계를 드러낸다”면서 “지금도 대부분의 경우 여성이 경력단절을 강요받은 후 사회에 복귀하지 못하지만, 남성은 그래도 일을 하면서 커리어를 유지하고 사회적 자아를 실현한다. 이 둘의 처지는 결코 같지 않다”고 반박했다. 국회 내 여성 근무자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만든 단체인 ‘국회페미’도 같은 날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 홈페이지에 공적인 자격으로 성 평등에 대한 일그러진 사견을 게재했다”며 “민주당 지도부의 처분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강민진 정의당 대변인은 페이스북에 “여성 인권에 관한 영화를 두고 여당 대변인이 낸 논평이 고작, 남자도 힘들다는 걸 알아줬으면 좋겠다는 내용이라뇨”라며 “소위 청년 세대의 젠더 갈등을 향한 민주당의 정치적 스탠스가 이런 거라면 너무 암울하다”고 비판했다. 강 대변인은 “가부장제는 남성에게도 해로운 게 맞다. 특히 ‘정상적 남성’ 이 아니라고 여겨지는 소수자 남성들은 차별과 혐오를 겪지만 그렇다고 ‘남자도 차별받는다’, ‘여자나 남자나 똑같이 힘들다’는 말이 맞는 말이 되는 건 아니다”며 “여성을 차별하고 착취함으로써 남성이 기득권을 누리는 세상이란 것도 부정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비판이 계속되자 민주당은 이날 오후 공지를 통해 “‘82년생 김지영’ 논평은 당의 공식적인 입장과 다른 점이 있어 철회한다”고 밝혔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금태섭 “정의당 간 이자스민 응원…민주당 놓쳐 안타까워”

    금태섭 “정의당 간 이자스민 응원…민주당 놓쳐 안타까워”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자유한국당을 탈당하고 정의당에 입당한 필리핀 출신의 귀화인 이자스민 전 의원을 응원한다고 밝혀 주목을 받았다. 금 의원은 이민자를 위한 정책 활동을 펼친 이자스민 의원을 치켜 세우면서 소수자를 품어야 할 진보 정당인 민주당이 이런 가치를 놓친 것이 아쉽다고 밝혔다. 금 의원은 2일 페이스북에 “2012년 보수정당인 새누리당(현 한국당)이 이주여성 이자스민을 비례대표 후보로 공천한 것은 정말 혜안을 보여준 일이며, 이 일에 대해서만은 아낌없이 박수를 보냈다”면서 “진보적 가치를 추구하는 우리 민주당이 먼저 이런 생각을 하지 못한 것은 참 안타깝다”고 했다. 금 의원은 이어 “소수자를 대표하는 목소리를 낼 수 있게 해야한다는 ‘진보적 가치’를 놓쳤을 뿐 아니라, 우리 사회의 중요한 아젠다를 파악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정치조직인 ‘정당’으로서 아쉬운 일”이라고 토로했다.금 의원은 이주민에 대한 차별과 혐오를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이슈 중 하나로 꼽았다. 그는 “우리 사회가 앞으로 해답을 찾아야 할 가장 중요한 이슈가 이주민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이자스민 전 의원은 임기 내내 이주민이라는 이유로 지독한 혐오와 차별의 말을 들어야 했고 이 문제에 관해서는 진보나 보수 모두 자유롭지 않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자스민 전 의원의 의정활동이 다른 어떤 국회의원들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았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정말 부끄럽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고도 했다. 금 의원은 “어떤 분들은 애초에 (이자스민 전 의원이)한국당을 선택한 것이 잘못이었다고 지적하지만 이러한 비판은 매우 부당하다”며 “당시 이자스민을 받아준 정당은 새누리당 뿐이었고 애초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했다.이어 “저와 소속한 정당은 다르지만, 정의당에서 이자스민 전 의원이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길 바라며 변함없이 응원한다”고 부연했다. 필리핀 출신의 이자스민 전 의원은 우리나라 최초의 귀화인 국회의원이다. 지난 1998년 귀화한 뒤 결혼이주여성 봉사단체인 ‘물방울나눔회’ 사무총장을 맡았다. 2011년 개봉된 영화 ‘완득이’에 출연해 얼굴을 알렸다. 2012년 제19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새누리당 비례대표로 당선돼 정계에 입문했다. 새누리당 인권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다. 현재 한국문화다양성기구 이사장이다. 이자스민 전 의원은 최근 한국당을 탈당한 뒤 정의당 지도부와 입당 논의를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범죄는 조선인’ 日극우세력 혐한 전시회, 공공기관에서 버젓이

    ‘범죄는 조선인’ 日극우세력 혐한 전시회, 공공기관에서 버젓이

    일본 극우세력들이 주도한 ‘혐한 전시회’가 일본 지방자치단체의 공공시설에서 버젓이 개최돼 파문이 일고 있다. 자지체장은 뒤늦게 법적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일 단교’, ‘반이민’ 등을 내건 극우세력 정치단체인 일본제일당은 지난 27일 ‘일본인을 위한 예술제 아이치 토리카에나하레 2019-표현의 자유전’을 열었다. 지난 8월 위안부 피해자를 상징하는 ‘평화의 소녀상’ 등을 전시했다가 일본 정부와 우익세력의 압력 및 협박에 전시가 중단됐던 진보진영 작가들의 전시회 ‘아이치 트리엔날레 2019-표현의 부자유전·그 후’의 제목을 비튼 것이다. 전시는 재일 한국인과 아이치 트리엔날레 관계자들에 대한 혐오를 부추기는 것들로 채워졌다. 이승만 전 대통령의 초상화가 불타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상영됐고 ‘범죄는 언제나 조선인’ 등 혐한 내용이 적힌 카드 등도 전시됐다. 일본제일당 대표이자 대표적 혐한단체 ’재일 특권을 용납하지 않는 시민의 모임‘(재특회)의 전 회장 사쿠라이 마코토가 흰색 저고리에 검정색 치마를 입고 평화의 소녀상을 조롱하는 퍼포먼스와 연설을 했다.‘헤이트스피치‘(혐오선동발언)에 반대하는 일본 시민단체는 전시 장소인 아이치현 여성종합문화센터 윌아이치에 “부당한 차별적 언동을 할 경우 시설 이용을 불허할 수 있다”는 아이치현의 시설이용규정을 근거로 행사를 중단시키라고 요구했지만, 윌아이치 측은 “판단이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거부했다. 아이치 트리엔날레 실행위원장을 맡았던 오무라 히데아키 아이치현 지사는 29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 전시회를 헤이트스피치 행사로 규정하고 “윌아이치 측이 행사를 중단시키지 않은 것은 부적절했다”고 지적했다. 오무라 지사는 “전시를 중단시키지 않고 진행한 윌아이치에 대해 법적 조치 여부를 포함해 가능한 대응 조치를 검토하라고 지시했다”며 일본제일당에 대한 법적 조치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런 (헤이트스피치) 활동을 어떻게 막을지는 솔직히 말해 매우 어려운 과제로, 많은 분들의 다양한 지혜를 모으고 싶다”고 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성소수자 콘텐츠 ‘노란 딱지’… 유튜브, 명확한 기준 없이 삭제

    성소수자 콘텐츠 ‘노란 딱지’… 유튜브, 명확한 기준 없이 삭제

    페미니스트 단어 들어간 영상도 제한 유튜브 “특정 단어만으로 제한 안 해”최근 일부 유튜버 사이에서 정치적 이슈를 다룬 영상이 광고 제한 조치, 이른바 ‘노란 달러’ 딱지를 받았다는 주장이 제기돼 유튜브의 광고 제한 기준이 논란이 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성소수자나 페미니즘을 다룬 영상들도 광고 수익 창출 제한이나 채널 삭제를 당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유튜브는 “특정 단어 사용만으로 영상이 제한되지 않는다”는 입장이지만, 유튜버들은 “명확한 기준을 알려주지 않아 영상 제작이 어렵고 자체 검열을 하게 된다”고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성소수자의 문화와 일상을 다루는 개인 채널을 운영 중인 유튜버 ‘기무상’씨는 2015년부터 지난 6월까지 올린 영상에 대해 유튜브로부터 100건 이상의 수익창출 또는 연령 제한 등 경고 메일을 받았다. 유튜브가 밝힌 경고 사유는 ‘광고주에게 친화적인 콘텐츠 가이드라인 위반’ 또는 ‘커뮤니티 가이드라인 위반’이었다. 그러나 기무상씨는 “위반으로 지목된 영상들이 왜 위반인지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경고 메일을 받은 영상은 ‘레즈비언 영화 추천’, ‘웹소설 리뷰’ 등의 내용이었을 뿐, 선정적이거나 자극적인 내용은 없었기 때문이다. 경고 메일을 받던 채널의 계정은 지난 6월 구글로부터 중지 조치를 받았고, 전체 520개의 영상도 삭제됐다. 기무상씨는 “정확한 이유를 알기 위해 이메일 문의를 했지만 답을 받지 못해 대응이 어려웠다”며 “성소수자 문화를 다루려고 만든 채널인데, 삭제 이후 관련 영상을 올릴 때는 스스로 검열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여성과 페미니스트를 위한 모터바이크 교육 등을 진행하는 기획단 ‘치맛바람 라이더스’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이들은 유튜브에 행사 후기, 면허 따기, 여성 라이더의 일상을 주제로 영상을 올렸는데, 이 중 ‘페미니스트’라는 단어가 들어간 영상 3개가 수익 창출 제한 조치를 받았다. 페미니스트 라이더들의 활동을 소개하는 내용이었다. 채널 관리자 윤진씨는 “페미니스트라는 단어가 들어간 영상만 제한을 받았는데, 채널 정체성과 연결된 말이어서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고민”이라며 “여성혐오 콘텐츠는 넘쳐나는데 페미니스트 콘텐츠는 제약을 받는 것이 납득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유튜브는 ‘커뮤니티 가이드라인’ 등 자체 기준에 따라 인공지능과 인력을 투입해 콘텐츠를 관리한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스팸 및 현혹 행위, 민감한 내용(과도한 노출 및 성적인 콘텐츠), 폭력적이거나 위험한 내용이 포함되면 계정이 중지되거나 경고를 받는다. 이외에 부적절한 언어, 폭력, 성인용, 증오성 콘텐츠, 비하 등 11개 항목을 어길 경우 ‘광고주에게 친화적이지 않은 콘텐츠’로 판단돼 노란 달러 표시가 붙고, 유튜버는 광고 수익을 얻을 수 없다. 유튜브 측은 “페미니즘이나 성소수자 등 특정 단어가 포함된 것만으로는 수익 창출이 제한되지 않는다”며 “채널에 관계없이 광고주와 시청자를 보호하기 위해 광고주 친화적 콘텐츠 가이드라인을 엄격하게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위반 내용에 대한 구체적인 공지에 대해서는 “경고 사실을 통보할 때 사용자가 받은 경고 유형을 알려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시카고보다 아프간이 안전” 트럼프, 민주당 텃밭 저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대통령 취임 후 시카고를 처음 방문한 자리에서 시카고의 치안 문제를 혹평해 논란을 일으켰다. 2016년 대선에서 자신에게 압도적 패배를 안긴 시카고를 ‘화풀이’ 대상으로 삼은 것이다. 미 정치매체 더힐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자신이 연설한 시카고 국제경찰청장협회(IACP) 연례 콘퍼런스에서 에디 존슨 시카고 경찰청장이 불참한 것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존슨 청장은 트럼프의 이민정책 등에 항의한다는 의미로 행사에 불참했다. 이에 민주당 J 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와 로리 라이트풋 시카고 시장 역시 존슨 지지 입장을 밝혔고 라이트풋 시장은 트럼프를 만나지도 않았다. 격노한 트럼프 대통령은 존슨 청장을 겨냥해 “그는 시민보다 불법 체류자를 우선순위에 둔다”며 “그런 가치는 내겐 불명예”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세계 사람들이 시카고 얘기를 한다. 아프가니스탄이 시카고보다 안전한 곳”이라고 말했다. 이에 라이트풋 시장은 “혐오스러운 말로 시카고를 깎아내리기보다 자신의 운명을 직시하라”고 되받아쳤다.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 텃밭을 매도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7월 민주당 흑인 중진의원의 지역구인 볼티모어를 “쥐와 설치류가 들끓는 난장판”이라고 공격했다가 인종차별 논란을 빚었다. 지난달에는 민주당 강세 지역인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해 노숙자들이 버린 쓰레기가 해양오염의 원인이 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연설이 끝난 뒤 정치자금 모금 행사에서 400만 달러(약 46억원)를 모금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행사장 바깥에서는 수천명의 반대자들이 ‘트럼프 탄핵’, ‘그를 감옥으로’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법·절차 무시하는 국회 절망… 법안 70% 정쟁에 심의조차 안 돼”

    “법·절차 무시하는 국회 절망… 법안 70% 정쟁에 심의조차 안 돼”

    지난 24일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의 갑작스러운 내년 총선 불출마 선언은 정치권 전체에 큰 충격파를 던졌다. 국회의원 배지를 달려고 온갖 수단을 동원해 아등바등하는 세태에 대중적 인지도가 높고 전도가 유망한 정치 신인이 훌쩍 기득권을 던져버린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무엇이 표 의원의 등을 떠밀었을까. 2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표 의원을 만나 속마음을 들어 봤다.-3년 반의 국회의원 생활이 불만족스러웠나. “나도 정치하기 전에는 정치를 혐오하는 사람이었다. 국회의원이란 억대 연봉을 받고 보좌관을 거느리고 위세 부리며 서로 정쟁만 하고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 하는 건 하나도 없는 직업이라는 생각이었다. 그래서 국회의원이 됐을 때 남과 다르게 하겠다는 각오를 했다. 근데 막상 해 보니 혼자 힘으로 안 된다는 걸 느꼈다. 무엇보다 나를 절망시킨 건 법과 절차의 경시였다. 국회의원이 국회법에 나와 있는 법과 절차를 무시한다. 야당의 문제가 아니라 국회 전체의 문제다. 여당이 되면 야당이 발목 잡는다고 하고 야당이 되면 여당 때 했던 얘기는 싹 잊어버린다.” -20대 국회를 최악의 국회라고 평가했는데. “제일 피부로 느끼는 건 법안 심사율이다. 20대 국회 들어 지금까지 28% 정도의 법안만 심사가 됐다. 나도 2016년 당선되자마자 어린이 안전 기본법이라는 법안을 만들었는데 지금까지 처리되지 않고 있다. 동물보호법, 데이트폭력방지법, 검시에 관한 법, 경찰위원회법 등 무수한 법안을 고심해서 전문가 의견을 다 듣고 만들었는데 심의가 안 됐다. 의원들이 온 힘을 들여 낸 법안 중에 70% 이상이 정쟁으로 상임위 일정이 파행해 아예 심의조차 제대로 안 되고 있다는 건 최악이다. 왜 이래야만 할까. 우리가 싸울 땐 싸우더라도 할 일은 제대로 했으면 지금 이렇게까지 자괴감이 들진 않았을 것 같다. 불출마라는 방법을 통해 거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싶은 마음이 컸다. 꼭 야당 탓만 하고 싶진 않았다. 두 번째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을 둘러싼 추악한 몸싸움이었다. 자신에게 정당성이 있다는 논리로 국회법을 짓밟는 모습을 보인 건 최악이다. 세 번째는 국회 보이콧이 20번이 넘었고 원내대표의 서명까지 이뤄진 합의가 두 번이나 파기된 거다. 정치는 말과 약속이 핵심인데 그 말과 약속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최악이 아니겠느냐.”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다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과정에서 내가 탄핵 찬반 의원 명단을 공개했더니 당시 새누리당 의원들이 나를 개인정보법 위반으로 고소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탄핵 표결 이후 있었던 국회 전시회 파동도 기억난다. 지금도 그걸로 공격받고 있지만 나로서는 억울한 점이 많다. 내가 의도한 것도 아니었고 블랙리스트 피해자라고 주장하시는 예술인협회에서 시사풍자 전시회를 국회에서 하고 싶다고 해 장소 마련에 도움을 드린 것뿐이었다. 박 전 대통령을 에두아르 마네의 작품 ‘올랭피아’에 빗대서 만든 그 작품 때문에 엄청난 파장이 있었다. 우리 당의 여성 의원들조차 나를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내가 스스로 당에 징계를 요청했고 당직 정지 6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지금까지도 그것 때문에 우리 가족을 대상으로 비난을 하고 있다. 내 아내는 그것 때문에 너무 힘들어서 정신과에서 약도 처방받았다. 그런 고통들이 정치를 최대한 빨리 그만둬야 되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 출발점이었다.” -다음 국회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내 불출마가 조금이라도 여야 선배 의원들에게 ‘어린 초선 의원이 저렇게 나자빠질 정도였으니 이제는 우리가 바꿉시다’라는 인식을 줬으면 하는 불가능한 희망을 갖고 있다. 지금 우리가 느끼는 자유한국당의 심리는 복수, 보복 심리다. 너희가 우리 대통령을 탄핵시키고 장차관, 동료의원을 감옥에 넣었으니 똑같이 해 줘야 되겠다는 게 확 느껴진다. 이런 식으로 가면 끝이 없다. 20대 국회에서 끊었으면 좋겠다. 나는 할 수 있는 게 없으니까 내 몸을 던지는 걸로 부탁을 드리는 거다. 새로운 인재들이 많이 영입돼서 새 출발하는 국회가 됐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범죄는 언제나 조선인” 日 혐한 행사, 시민단체 항의에도 ‘강행’

    “범죄는 언제나 조선인” 日 혐한 행사, 시민단체 항의에도 ‘강행’

    27일 일본 아이치현의 한 회관에서 개최된 혐한 행사에 ‘헤이트 스피치’(혐오발언)를 반대하는 시민단체 등이 격렬하게 항의하며 회관 측에 중단을 요청했으나 관계자는 “중단을 판단할 수 없다”며 행사를 속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사히신문 보도에 따르면, 나고야시 히가시구에 있는 윌 아이치 회관에서 열린 이 행사는 일본 각지에서 헤이트 스피치를 반복해온 악명 높은 극우단체 ‘재일특권을 용납하지 않는 시민모임’(재특회)의 전 회장이 당수를 맡은 한 정치단체가 개최했다. 아사히신문은 ‘일본인을 위한 예술제 아이치 토리카에나하레 2019 ‘표현의 자유전’’이라는 이름의 이 행사에 대해 아이치현이 회관 사용을 허가했다고 전했다.이번 행사를 관람한 시민들에 따르면, 전시 작품에는 “범죄는 언제나 조선인”이라고 적힌 가루타(놀이딱지) 등 재일교포에 대한 증오나 혐한을 부추기는 내용이 주류를 이뤘다. 또한 시민단체의 항의를 받은 회관 측 역시 이번 전시 내용이 사실임을 인정했다. 한편 이번 행사는 같은 지역에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평화의 소녀상’을 전시한 국제예술제 ‘아이치 트리엔날레 2019’를 의식해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아이치 트리엔날레’는 ‘평화의 소녀상’ 전시로 우익 인사들의 거센 항의와 테러 협박에 시달렸고, 일본 정부가 국가 보조금을 일방적으로 취소하면서 검열 논란에 휘말렸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인사청문회 이대로 안돼…도덕성·정책 검증 분리해야”

    “인사청문회 이대로 안돼…도덕성·정책 검증 분리해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임명을 놓고 최악의 갈등을 겪은 국회가 인사청문회 제도 개선을 위해 머리를 맞댔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전 원내대표와 김관영 바른미래당 전 원내대표, 장병완 전 민주평화당 원내대표,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23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인사청문회 이대로는 안된다’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토론회에 참여하지 않았다. 참석자들은 후보자의 도덕성 검증과 정책 검증을 분리해 실시하자는데 의견을 모았다. 민주당 김종민 의원은 토론회 발제자로 나서 “현 인사청문회는 윤리성 검증을 넘은 ‘신상털기’이자 정쟁 중심 청문회”라며 “예비 공직 후보자들에게 인사청문회에 대한 거부감이 생기고 여야 공방 가열로 국민에게 정치 혐오를 유발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청문회를 비공개 윤리성 검증 청문회와 공개 업무능력 검증 청문회로 나누어 실시하고, 비공개 청문회 결과는 인사청문 경과보고서에 별도 기재하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이어 “윤리성 검증 청문회를 우선 실시하고 정책역량 검증을 실시하되, 윤리성 검증은 경찰청과 국세청, 감사원 등 전문기관 공무원을 파견받아 조사토록 해 그 내용을 보고 적격·부적격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현직 원내대표들도 도덕성 검증과 정책 검증을 분리실시 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홍 전 원내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조 전 장관이 장관 후보자가 돼 부인과 아들·딸, 친인척까지 검찰 수사대상이 되면서 검찰이 개입하게 됐다”며 “정파적 이해관계로 인해 국가적인 소모 과정이 돼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요즘에는 장관을 하라고 하면 다 도망가는 세상이 됐다”며 “내가 알기에 문재인 정부 들어 ‘장관을 해보시라’고 했는데 27명이 ‘못하겠다’고 해 (고사한 사람이) 최고로 많은 것으로 안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 전 원내대표는 “능력 있는 사람이 사소한 도덕성 검증에 휘말리는 것을 보면서 (예비 공직 후보자들이) ‘망신당할 텐데 하지 말아야겠다’고 고사해 1류가 아닌 2류, 3류가 장관직을 수행한다”며 “그러다 보니 도덕성과 정책 검증을 분리하는 것이 좋겠다는 공감대가 있다”고 말했다. 장 전 원내대표는 “현 인사청문회는 제도 본연의 취지를 넘어 여야 정치 공방의 장으로 변모됐다”며 “도덕성과 정책 역량 검증 분리, 자료 제출·열람권 강화, 청문보고서 채택 강제화, 명확한 도덕성 검증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윤 원내대표는 “윤리성·도덕성 문제와 정책적인 부분을 분리해서 청문회를 실시하고 청문 기간도 늘려야 한다”며 “후보자가 옳든 그르든 반드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는 채택하도록 법제화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혐오·차별 거둬야”…차별금지법제정연대 서울 도심서 집회

    “혐오·차별 거둬야”…차별금지법제정연대 서울 도심서 집회

    성소수자, 장애인, 이주여성, 청소년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혐오를 근절하기 위한 차별금지법을 제정할 것을 촉구하는 집회가 19일 서울 도심에서 열렸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중구 서울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집회를 열고 “국가가 혐오와 차별로 정상과 비정상을 구별하고 통제해서는 안 된다”며 “차별금지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집회에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빈곤사회연대,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이주여성연합회, 성소수자차별반대무지개행동, 비정규직없는세상만들기네트워크 등이 참여했다. 이들 단체는 공동결의문을 통해 “정치인들의 비겁한 침묵을 끝낼 것”이라며 “혐오 선동 세력의 눈치를 보며 평등을 모르는 체한 결과, 혐오가 민주주의를 능멸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차별금지법안의 철회가 혐오의 자양분이 됐다”고 지적하며 “국회와 청와대가 평등을 말하고, 즉시 차별금지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집회를 마친 뒤 종로 1가·종로 2가·을지로·광화문 등을 지나 청와대 사랑채 앞까지 행진한다. 이후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집회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표 계산 앞에서 외면당한 차별금지법…“정당은응답하라”

    표 계산 앞에서 외면당한 차별금지법…“정당은응답하라”

    차별금지법제정연대, 8개 정당 질의2개 정당 회신, 6개 정당 무응답총선 앞두고 예민 이슈 피하는 정당성소수자,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혐오를 막을 대안으로 꼽히는 ‘차별금지법’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의 외면을 받고 있다. 각 정당에서는 반대 표심을 의식해 차별금지법 논의를 외면하고 있다. 최근 차별금지법제정연대에서 8개 정당에 차별금지법 의견을 물었지만 단 2곳만 입장을 내놨다. ‘선거 공학’이라는 명목으로 성소수자 이슈 등을 담고 있어 예민한 이 법안을 애써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차별금지법제정연대에 따르면 이 단체는 지난달 30일부터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우리공화당, 민중당, 정의당 등 8개 정당 대표에 ‘혐오와 차별 해소를 위한 각 정당의 입장에 대한 질의서’를 보냈다. 이 법 제정 필요성에 대한 정당의 의견과 국내 여성·장애인·성소수자·이주민 등에 대한 혐오 차별 해소를 위한 각 정당의 계획 등을 묻는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이날까지 2개 진보정당(정의당·민중당)만이 회신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연대에 보낸 답변서를 통해 “차별금지법 제정은 정의당 당론”이라면서 “이번 20대 국회에서 법안발의를 추진했으나 발의요건 10명을 충족시키지 못한 어려움이 있었다”고 회신했다. 그러면서 “내년 총선에서 교섭단체가 돼 정의당 제21대 국회 제1호 법안으로 차별금지법을 발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상규 민중당 대표도 “멈추어 있고 진전하지 않는 평등은 혐오에 대한 용인”이라며 “정부와 여당이 하루빨리 차별금지법 제정을 추진하기를 촉구한다”고 전했다. 또한 “얼마 남지 않은 2020년 총선에서도 많은 후보자가 차별과 혐오로 선동을 일삼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민중당은 선거철 혐오발언들에 대해 좌시하지 않고 대응하겠다”고도 덧붙였다. 민주당 등 남은 6개 정당 대표는 아무런 견해를 내놓지 않았다. 이에 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이날부터 질의 답변을 보내지 않은 각 정당 청사 앞에서 릴레이 시위를 진행한다. 이날 오전 10시에는 서울 여의도 민주당 청사 앞에서 정당의 입장을 공개하라는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정치인들이 차별금지법 제정에 침묵할수록 평등은 멀어진다”면서 “차별과 혐오가 심각해지는 한국 사회에서 정당이 책임감 있게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는 24일에는 민주평화당, 31일 자유한국당 청사 앞에서 시위가 예정돼 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인터넷 실명제만으로 ‘악플의 비극’ 막을 수 있을까

    인터넷 실명제만으로 ‘악플의 비극’ 막을 수 있을까

    ‘표현의 자유 침해’ 실명제 위헌 결정 “다른 본인 인증 방법 찾으면 가능할 것” “공교육으로 악플러 인식 바꿔 놓아야” 악플방지 관련법 방치한 국회 책임론도 설리 부검 결과 ‘범죄 혐의점 없음’ 소견가수 겸 배우 설리(25·본명 최진리)의 갑작스런 사망 이후 악성 댓글(악플)의 심각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연예인, 정치인처럼 이름이 알려진 인물은 물론 성범죄 피해자 등에게도 악플이 쏟아지는 현실을 벗어나려면 실효성 있는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가장 확실한 방법으로는 인터넷 실명제가 거론된다. 최씨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이후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도 “악플러를 처벌하고 인터넷 실명제를 도입하라”는 글이 여럿 올라왔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15일 전국 성인 50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인터넷 댓글 실명제 도입에 3명 중 2명(69.5%)이 찬성했다. 그러나 인터넷 실명제는 2012년 8월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결정을 받았다. 당시 정보통신망법상 ‘본인확인제 적용대상 사업자’로 지정돼 익명 게시판을 운영할 수 없게 된 한 언론사와 독자 3명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받았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다만 인터넷 실명제 재도입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보는 전문가들도 있다. 정완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당시 헌재의 결정은 주민등록번호 대조에 의한 본인 확인 절차가 위헌이라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뉴스 서비스를 제공하는 포털이 주민번호가 아닌 다른 인증 방법을 활용해 자체적으로 실명제를 도입한다면 문제가 없을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네이버 등 포털 관계자는 “특별법이 제정되지 않는 한 사업자 주도로 댓글 실명제를 도입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악플 피해자들은 그냥 참거나 명예훼손·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악플러에게 법적 대응을 하는 방식으로만 맞서고 있다. 교육을 통해 악플러의 인식을 바꿔 놓는 게 궁극적인 대안이라는 의견도 있다. 이수연 한국여성정책연구원 평등문화교육연구센터 선임연구원은 “실명제 도입이 전부는 아니다.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본인 얼굴을 드러내놓고도 혐오 발언을 쏟아내기도 한다”면서 “공교육에서 인터넷을 올바르게 사용하는 방법을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악플 방지법’을 방치한 국회 책임도 있다. 국회 관계자는 “관련 법안들이 이미 수없이 발의됐지만 잠만 자고 있다. 이 법들만 통과됐어도 설리의 비극은 막을 수 있었을지 모른다”고 했다. 예컨대 국회 상임위원회에 계류된 법안 중 무소속 이언주 의원이 지난해 4월 발의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은 인터넷 게시판 이용자의 댓글이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대안신당(가칭) 김정현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제 비인간적 풍조에 대해 사회적 대안을 마련할 때”라며 “인터넷 강국이라는 명성에 걸맞은 명실상부한 사회적 통제장치를 갖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16일 최씨 부검 결과 “범죄 혐의점이 없다”는 구두 소견을 경찰에 통보했다. 이에 경찰은 최씨가 극단적인 선택으로 사망한 것으로 보고 ‘공소권 없음’으로 수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조영학의 번역과 반역] 이디오크러시 2019

    [조영학의 번역과 반역] 이디오크러시 2019

    ‘이디오크러시’(Idiocracy)는 2006년 개봉한 마이크 저지 감독의 할리우드 영화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영화는 바보, 멍청이(idiot)들이 지배하는 미래의 디스토피아를 그리고 있다. 실험이 어긋나는 바람에 500년 후 깨어난 조 바우어스는 세상에 온통 바보들만 산다는 사실을 알고 기겁을 한다. 거리는 쓰레기로 덮이고 언어는 퇴보해 사람들은 속어와 욕설을 남발한다. 대통령은 프로레슬러에 포르노 스타 출신이며 반쯤 벌거벗은 남녀 앵커들이 방송에 등장해 거짓과 혐오 발언을 쏟아낸다. 지적 호기심과 사회적 책임은 사라지고 정의와 인권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 주인공 조 바우어스가 피실험자로 선발된 이유는 지능, 외모, 지위, 모든 점에서 가장 평범하기 때문이었다. 감독은 지극히 평범한 시민을 내세워 미국 사회가 얼마나 터무니없고 어리석은지 고발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런데 500년 후의 미국만 그럴까? 지능, 외모, 지위가 대한민국 평균임을 자부하는 나이건만, 내 눈에 비친 대한민국 사회도 그다지 다르지 않은 듯싶다. 말은 분명히 말이건만 너무나 황당해서 말인지 막걸리인지 헷갈리는 말들이 정치인의 입에서, TV에서, 신문에서 걸러지지 않은 채 흘러나온다. 광화문에 나가 보았는가? 태극기, 성조기를 흔들며 대통령을 독재자니 빨갱이니 우기는 사람들이 있다. 정부는 김정은의 끄나풀이고 우리나라는 일본이든 미국이든 쳐들어와 구해야 할 지옥이다. 그중에는 전·현직 국회의원도 있고 정부 장관 출신도 있다. 정말 저런 얘기를 사실이라고 믿는 걸까? 저 멍청한 얘기를 믿는 멍청이가 있기는 한 걸까? 아니면 믿지 못하는 나만 멍청이인 걸까? “한국은 무슨 낯짝으로 일본의 투자를 기대하나?” “문재인 정권발, 한일 관계 파탄의 공포” 어느 신문의 일본어판 제목이란다. 설마, 잘못 알았겠지? 한글 제목을 일본어로 바꾼 게 아니라 원래 일본 신문의 일본어 제목일 것이다. 바우어스는 타임머신을 타고 미래 세계로 갔건만 나는 과거로 날아와 일본 식민지에 갇혔는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여기가 바로 ‘이디오크러시’란 말인가? 난 애먼 뺨을 꼬집어도 본다. 도대체 누구를 웃기려고 이렇듯 집요하게 B급 코미디를 만드는지 모르겠다. 진영의 이익이라면 논리와 윤리는커녕 최소한의 양심도 고민도 없다. 내가 괴로운 건 바로 이 점이다. 500년 후 미국에서나 가능한 일들이 지금 내 눈앞에, 코앞에 펼쳐진 것이다. 마음만 먹으면 온 국민을 눈먼 바보로 만들 수 있는 사람들. 그런 생각도 해 본다. 실제로 멍청한 건 우리가 아닐까? 저들은 늘 그랬다. 검찰, 경찰, 소위 보수언론 등 기득권 세력은 그렇게 한통속이 돼 우리 눈과 귀를 막고 바보로 만들었다. 간첩을 조작하고 인권을 유린하고 지식인을 협박하고 기업의 불법을 눈감아 주었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을 보호하고 장자연 자살의 내막은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 엉터리 수사 결과를 공표해 전직 대통령을 죽음으로 내몰고 입맛에 맞는 정권에서 특권을 공고히 다졌다. 그때도 지금처럼 법과 정의와 형평성을 내세우고 진실만을 얘기한다고 큰소리를 쳤지만 우린 멍청하게도 그 말을 믿었다. 이제 그들이 다시 뭉쳤다. 며칠 전 서초동에 갔다. 적어도 이곳은 광화문과 달리 혐오 발언이 없고 막무가내가 없고 민망한 폭력이 없다. 이곳에서 지능, 인물, 지위가 평균인 나도 속이 편하다. 거짓과 협박은 웃음거리로 전락하고, 단식, 삭발 등 야당의 정치 쇼는 해학과 풍자 속에서만 존재감을 드러낸다. 광장의 구호는 사실 조국 수호도, 검찰, 언론 개혁도 아니었다. 시민들은 다시는 멍청이가 되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있었다. 더는 바보로 살지 않겠다고 외쳤다. 터무니없는 세상에 터무니를 세우고 어처구니없는 세상에 어처구니를 돌려놓으라고 명령하고 있었다. 적어도 내 눈에 비친 광장은 그런 모습이었다. 2019년 우리는 이 시대의 ‘이디오크러시’를 끝낼 수 있을까?
  • ‘보좌관2’ 신민아, 더 강력해진 걸크러시 예고 ‘송곳 눈빛 포착’

    ‘보좌관2’ 신민아, 더 강력해진 걸크러시 예고 ‘송곳 눈빛 포착’

    ‘보좌관2’ 신민아가 더 강하고 단단해졌다. JTBC 새 월화드라마 ‘보좌관: 세상을 움직이는 사람들 시즌2’(극본 이대일, 연출 곽정환, 제작 스튜디오앤뉴, 이하 보좌관2)는 금빛 배지를 거머쥔 국회의원 장태준(이정재)의 위험한 질주, 그 치열한 여의도 생존기를 그린다. 여당 비례대표 초선의원으로 당대변인까지 맡았던 강선영(신민아)은 전 국회의원이자 현 법무부장관 송희섭(김갑수)과 러닝메이트였던 조갑영(김홍파) 의원의 숱한 견제 속에서도 꿋꿋이 소신 행보를 이어나갔다. 그러나 송희섭의 비리를 파헤치다 자신의 수석보좌관 고석만(임원희)이 의문사하는 충격적인 사건을 겪으며 시즌1을 종료했다. JTBC는 오늘(9일) 강선영 의원의 ‘보좌관2’ 스틸컷을 공개하며, 아픔과 위기를 딛고 한층 더 강력해진 걸크러시를 예고했다. 초선의원인 강선영이 꿈꾸는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은 험난했다. 송희섭의 법무부장관 임명을 저지하고자 함께 청문회를 준비했던 전 성진시 국회의원 이성민(정진영)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물심양면 그녀를 돕던 고석만(임원희) 보좌관마저 의문의 죽음을 당했다. 믿고 의지했던 연인 장태준(이정재)은 그토록 혐오하던 권력 앞에 무릎을 꿇고 국회의원이 됐다. 충격적인 사건의 연속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을 강선영 의원은 그러나, 무너지지 않고 더욱 강해져서 돌아왔다. 소중한 사람들의 희생을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 다시 앞으로 나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시즌1에서 신민아는 당차고 능력 있는 여성 정치인 강선영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창조해내며 ‘신민아의 재발견’, ‘新여성 캐릭터의 탄생’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보좌관2’에서 더욱 깊어진 카리스마로 돌아올 그녀가 어떤 활약을 펼칠지 기대를 모으는 이유다. ‘보좌관2’은 ‘미스함무라비’, ‘THE K2’, ‘추노’를 연출한 곽정환 감독과 ‘라이프 온 마스’, ‘싸우자 귀신아’를 집필한 이대일 작가, ‘미스 함무라비’, ‘뷰티 인사이드’를 통해 연타석 흥행에 성공한 제작사 스튜디오앤뉴가 시즌1에 이어 의기투합했다. ‘조선혼담공작소 꽃파당’ 후속으로 오는 11월 11일 월요일 밤 9시 30분 JTBC에서 첫 방송된다. 사진 = 스튜디오앤뉴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인구절벽 대비 ‘이민청’ 도입 고려할 때

    인구절벽 대비 ‘이민청’ 도입 고려할 때

    혐오 표현 막을 차별금지법 제정 문화적 수용성 높인 정착 지원을‘이주민 242만명을 포용하려면 이것만은 반드시 해야 한다.’ 현장에서 이주민이 겪는 문제를 관찰하며 고민해 온 전문가들은 정부 정책이 대전환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구체적으로는 ▲이주민 문제를 총괄할 주무 부처를 만들고 ▲차별을 금지할 대표 법안을 제정하며 ▲같음을 강요하기보다 다름을 인정할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의 제언을 정리했다. ① 이주민 정책 컨트롤타워를 만들어라 현재 이주민 정책 주무 부처는 출입국 관리를 맡는 법무부다. 하지만 교육부, 여성가족부, 고용노동부, 보건복지부 등이 관련 업무를 쪼개 조금씩 맡고 있다. 이 때문에 비효율이 생긴다. 법무부는 2015년 내놓은 보고서에서 “이민정책이 분절화되고 중복적이면서 비효율적인 형태로 수립·집행되고 있다”고 시인했다. 인구절벽에 선 우리 현실을 감안할 때 향후 더 많은 이주민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에서 일하는 외국인은 지난해 88만 4000명이었다. 이민정책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잠재경제성장률이 3%라는 가정하에 2020년에는 133만명, 2030년에는 182만명의 이주노동자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강동관 이민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정주 인구를 현재 수준으로 유지할지 또는 더 늘릴지 등 국가 전략을 정한 뒤 이민청 같은 이주정책 총괄부처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총괄부처가 만들어지면 이주민 입장에서는 생활이 편리해진다. 입국부터 출국까지 단일 기관이 관할하면 내국인이 주민센터에서 누리는 것처럼 원스톱으로 민원 등을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정부가 지난달 18일 저출산·고령화 대책을 내놓으면서 “이민청 설립은 검토하지 않았다”고 밝혀 당분간 관련 논의가 큰 진척을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②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하라 ‘똥남아’(동남아시아 출신 이주민을 비하하는 말), ‘파퀴벌레’(파키스탄 출신 이주노동자를 바퀴벌레에 빗대 비하하는 말)처럼 노골적 혐오 표현이 아니더라도 이주민들은 한국 사회에서 일상적 차별을 당한다. 이주민이나 성소수자, 장애인 등 사회 소수자를 보호하기 위한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은 이 같은 배경에서 나온다. 이 법은 성별, 성 정체성, 외모, 나이, 출신 국가, 혼인 여부 등을 이유로 정치·사회·경제적으로 차별받아서는 안 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물론 혐오 표현을 남발하는 사람은 지금도 형법상 명예훼손 등으로 처벌할 수 있다. 하지만 차별금지법은 단순히 처벌이나 금지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는 인식을 확산시키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영국의 ‘인권법’과 독일의 ‘평등법’, 캐나다의 ‘동등대우법’ 등이 차별금지법과 같은 법안이다. 한국에서도 2007년, 2010년, 2012년 세 차례에 걸쳐 입법이 추진됐지만 일부 기독교단체 등이 “동성애를 부추길 수 있다”는 등의 이유로 반대해 법제화되지 못했다. 유엔은 2007년부터 우리 정부에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채택하라고 권고하고 있다.③ 동화에서 통합으로 정책 전환하라 다문화가족이나 이주민을 정책의 수혜자로만 보는 정책은 오히려 역차별을 불러일으킨다. 박경태 성공회대 사회학과 교수는 “우리나라의 다문화·이주민 정책은 정부가 주도하는 동화주의 방식으로 진행돼 왔다. 정착 지원 프로그램으로서의 의미가 강했던 것”이라며 “다른 나라 문화에 대한 수용성을 높여 가는 다문화 정책과 보편적 인권의식을 높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사회통합 정책의 구체안으로는 한국인 대상의 다문화 교육 강화, 이주민과 내국인의 공동 문화 형성, 이주민 네트워크 사업 등이 거론된다. 석인선 동아대 국제전문대학원 교수는 “특히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다문화 교육이 매우 중요하다”며 “성인과 달리 아이들에게는 학교 교육을 통해 변화하는 사회에 맞춘 가치관을 심어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도움 주신 분들 강동관(이민정책연구원 연구위원), 김사강(이주와 인권연구소 연구위원), 김윤철(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 박경태(성공회대 사회학과 교수), 석인선(동아대 국제전문대학원 교수), 윤인진(고려대 사회학과 교수), 정혜실(이주민방송 대표), 홍성수(숙명여대 법학부 교수)
  • 투표권 없는 이주민 242만명… 정치로 다문화 인권 품어야

    투표권 없는 이주민 242만명… 정치로 다문화 인권 품어야

    [2019 이주민 리포트-코리안드림의 배신] <6·끝> ‘선거 공학’에 외면당하다국내 이주민(이주노동자·결혼이주여성·이주아동)은 규모나 역할로 볼 때 우리 사회의 중요한 한 축이 됐다. 하지만 이들을 대변해 줄 세력은 국회에도, 거대 노조에도 없다. ‘표’가 되지 않아서다. 이주민을 위한 버팀목이 마련되지 않는 사이 그들을 공격하는 혐오 표현이나 범죄는 무서운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242만명의 국내 이주민이 겪는 문제를 심층 취재한 서울신문의 ‘2019 이주민 리포트: 코리안드림의 배신’은 오늘 6회로 연재를 마친다. 마지막 회에서는 이주민과 함께 살기 위해 꼭 필요한 정책이나 시스템을 이민·노동정책 전문가, 현장 활동가 등의 조언을 받아 정리했다. 이들은 “가장 큰 문제는 정치”라고 입을 모았다. 귀화한 이주노동자나 결혼이주여성을 비례대표로 공천하는 등 이주민을 정치 안으로 품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국내에서 살면서 철이 들고 세상 물정을 배워 온 한국 사람들과 달리 외국인들은 몸만 어른이다 뿐이지…(중략) 한국 사람과 비슷한 인식과 수준이 되기까지 한 3년이 걸린다는 거죠.” 무소속 이언주 국회의원이 지난 1월 자신의 유튜브 방송 ‘이언주티비’에서 이주노동자를 두고 한 말이다. 보수 지지층을 겨냥한 주장일 수 있지만, 이주민을 얕보는 대중 정치인의 태도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국회의원 등 기성 정치인들이 이주노동자와 결혼이주여성, 이주아동의 인권에 큰 관심을 두지 않는 건 ‘선거 공학’ 탓이다. 정부의 공식 허가를 받고 한국에 체류 중인 이주민은 242만명. 대전·광주·울산 등 웬만한 광역시 인구보다 많다. 만약 이들 모두가 투표권을 가지고, 한 지역에 모여 산다면 선출 가능한 국회의원은 최소 9명에서 최대 19명이나 된다. 그러나 이는 무의미한 상상이다. 현실에서는 투표권이 없는 데다 사회적 영향력조차 미미해 이주민의 말에 귀 기울일 정치인은 별로 없다. 선거에 도움이 되지 않는 이주민 관련 법안은 우선순위에서 밀린다. 16~20대 국회(2000년~현재)에서 발의된 이주민 관련 법안 172건 가운데 26.7%(46건)는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은 채 회기 만료로 자동 폐기됐다. 이번 20대 국회에서는 이주민 관련 법안 중 4건만 본회의를 통과했다. 역대 국회에서 통과된 법안들은 다문화가족지원법 일부개정안, 외국인근로자고용법 일부개정안 등으로 대부분 기존 법을 손질하는 수준이지 이주민의 인권과 노동권을 획기적으로 강화한 법안은 없다. 오히려 최근에는 이주민 차별을 부추기는 반인권 법안이 나오고 있다. 20대 국회에서는 외국인 근로자 최저임금 차등 지급 법안이 5건이나 발의됐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6월 “우리나라에 기여한 것 없는 외국인들에게 똑같이 임금을 주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고 발언한 것과 같은 맥락의 법안들이다. 한국당 소속 엄용수, 송석준, 박대출, 이만희, 김학용 의원이 비슷한 법안을 각각 대표 발의했다. 국적에 따른 임금 차별은 근로기준법과 국제노동기구(ILO) 협약 위반인데도 황 대표와 이 의원들은 ‘이주민 때리기’로 정치적 이득을 노린 셈이다. 이주민 지원단체인 ‘이주공동행동’ 측은 “이주노동자들은 내국인이 일하지 않는 최하층 3D 업종에서 일하며 한국 경제를 지탱해 왔다”고 비판했다. 이주민을 보는 정치인의 속내는 말실수를 통해서도 드러난다. 정헌율(민주평화당 소속) 전북 익산시장은 지난 5월 다문화가족 운동회 행사에서 이주아동을 ‘잡종’으로 표현하며 “똑똑하고 예쁜 애들을 사회에서 잘못 지도하면 프랑스 파리 폭동처럼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발언했다. 지난해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베트남 정부 관계자와 만난 자리에서 “한국 사람들이 베트남 여성들과 결혼을 많이 하는데, 다른 (국가) 여성들보다 베트남 여성들을 아주 선호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세금도 내지 않는 이주민에게 왜 권리를 보장해 줘야 하느냐”고 비난한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 비자를 받고 들어와 국내 공장, 농장 등에서 일해 월급을 받는 외국인도 소득세를 낸다. 국세청에 따르면 2017년도 연말 소득 신고에서 외국인 55만 8000명이 근로소득세 7707억원을 냈고, 외국인 일용근로자 49만 9000명은 700억원을 냈다. 박경태 성공회대 사회학과 교수는 “프랑스에서는 신자유주의의 폐해 탓에 구조조정을 당하는 등 피해를 보는 시민들이 생기자 이 중 일부가 억울함을 사회 소수자인 이민자에게 돌렸다”며 “극우 정치인은 이를 악용해 표심을 잡으려 했는데, 한국에서 비슷한 흐름이 최근 보인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제도 정치권에서 이주민을 대표할 국회의원이나 지방의원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2012년 총선 당시 필리핀 이주여성 이자스민(42)이 보수정당인 새누리당의 비례대표 15번으로 공천돼 당선된 건 ‘사건’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재선에 나서지 못했고, 이후 이주민 국회의원은 맥이 끊겼다. 지방의회에서도 2010년 헌정 사상 최초로 몽골 출신 귀화여성 이라(42)가 한나라당 소속 비례대표로 경기도의회에 입성했으나, 이후 더 많은 이주민 의원은 배출되지 않았다. 이주민의 자녀가 정치 요직을 차지한 선진국 사례는 먼 얘기다. 프랑스 총리를 지낸 마뉘엘 발스와 첫 여성 파리시장을 역임한 안 이달고는 스페인 이주민 가정 출신이다. 독일에서는 베트남 전쟁고아 출신 입양아 필리프 뢰슬러가 자유민주당 대표 겸 부총리를 지냈다. 국내 정당들도 이주민의 정치 참여가 중요하다는 점은 알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주민과 그 가족의 수를 고려할 때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집단”이라면서 “내년부터 이주민을 대상으로 한 정치 아카데미를 개설해 인재를 양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의당 관계자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이주민 인권을 다루는 위원회를 발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한국당은 비례대표제 폐지를 지지하는 상황이라 이주민 비례대표 공천 등 관련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이주민 인구가 240만명이 넘고 그 가족까지 포함하면 다문화 인구가 1000만명에 육박하는 한국은 이미 경제·사회 모두 ‘멜팅포트 사회’(여러 인종이 융화돼 사는 용광로 같은 사회)로 가고 있다”며 “이들의 목소리가 억눌리면 장기적으로는 집단 저항으로 터져 심각한 사회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위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서울신문과 베트남 국영통신 VNA가 공동 취재해 작성한 기사입니다.
  • 투표권 없는 이주민 242만명… 정치로 다문화 인권 품어야

    투표권 없는 이주민 242만명… 정치로 다문화 인권 품어야

    이주민과 함께 사는 사회로 국내 이주민(이주노동자·결혼이주여성·이주아동)은 규모나 역할로 볼 때 우리 사회의 중요한 한 축이 됐다. 하지만 이들을 대변해 줄 세력은 국회에도, 거대 노조에도 없다. ‘표’가 되지 않아서다. 이주민을 위한 버팀목이 마련되지 않는 사이 그들을 공격하는 혐오 표현이나 범죄는 무서운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242만명의 국내 이주민이 겪는 문제를 심층 취재한 서울신문의 ‘2019 이주민 리포트: 코리안드림의 배신’은 오늘 6회로 연재를 마친다. 마지막 회에서는 이주민과 함께 살기 위해 꼭 필요한 정책이나 시스템을 이민·노동정책 전문가, 현장 활동가 등의 조언을 받아 정리했다. 이들은 “가장 큰 문제는 정치”라고 입을 모았다. 귀화한 이주노동자나 결혼이주여성을 비례대표로 공천하는 등 이주민을 정치 안으로 품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국내에서 살면서 철이 들고 세상 물정을 배워 온 한국 사람들과 달리 외국인들은 몸만 어른이다 뿐이지…(중략) 한국 사람과 비슷한 인식과 수준이 되기까지 한 3년이 걸린다는 거죠.” 무소속 이언주 국회의원이 지난 1월 자신의 유튜브 방송 ‘이언주티비’에서 이주노동자를 두고 한 말이다. 보수 지지층을 겨냥한 주장일 수 있지만, 이주민을 얕보는 대중 정치인의 태도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국회의원 등 기성 정치인들이 이주노동자와 결혼이주여성, 이주아동의 인권에 큰 관심을 두지 않는 건 ‘선거 공학’ 탓이다. 정부의 공식 허가를 받고 한국에 체류 중인 이주민은 242만명. 대전·광주·울산 등 웬만한 광역시 인구보다 많다. 만약 이들 모두가 투표권을 가지고, 한 지역에 모여 산다면 선출 가능한 국회의원은 최소 9명에서 최대 19명이나 된다. 그러나 이는 무의미한 상상이다. 현실에서는 투표권이 없는 데다 사회적 영향력조차 미미해 이주민의 말에 귀 기울일 정치인은 별로 없다. 선거에 도움이 되지 않는 이주민 관련 법안은 우선순위에서 밀린다. 16~20대 국회(2000년~현재)에서 발의된 이주민 관련 법안 172건 가운데 26.7%(46건)는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은 채 회기 만료로 자동 폐기됐다. 이번 20대 국회에서는 이주민 관련 법안 중 4건만 본회의를 통과했다. 역대 국회에서 통과된 법안들은 다문화가족지원법 일부개정안, 외국인근로자고용법 일부개정안 등으로 대부분 기존 법을 손질하는 수준이지 이주민의 인권과 노동권을 획기적으로 강화한 법안은 없다. 오히려 최근에는 이주민 차별을 부추기는 반인권 법안이 나오고 있다. 20대 국회에서는 외국인 근로자 최저임금 차등 지급 법안이 5건이나 발의됐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6월 “우리나라에 기여한 것 없는 외국인들에게 똑같이 임금을 주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고 발언한 것과 같은 맥락의 법안들이다. 한국당 소속 엄용수, 송석준, 박대출, 이만희, 김학용 의원이 비슷한 법안을 각각 대표 발의했다. 국적에 따른 임금 차별은 근로기준법과 국제노동기구(ILO) 협약 위반인데도 황 대표와 이 의원들은 ‘이주민 때리기’로 정치적 이득을 노린 셈이다. 이주민 지원단체인 ‘이주공동행동’ 측은 “이주노동자들은 내국인이 일하지 않는 최하층 3D 업종에서 일하며 한국 경제를 지탱해 왔다”고 비판했다. 이주민을 보는 정치인의 속내는 말실수를 통해서도 드러난다. 정헌율(민주평화당 소속) 전북 익산시장은 지난 5월 다문화가족 운동회 행사에서 이주아동을 ‘잡종’으로 표현하며 “똑똑하고 예쁜 애들을 사회에서 잘못 지도하면 프랑스 파리 폭동처럼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발언했다. 지난해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베트남 정부 관계자와 만난 자리에서 “한국 사람들이 베트남 여성들과 결혼을 많이 하는데, 다른 (국가) 여성들보다 베트남 여성들을 아주 선호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세금도 내지 않는 이주민에게 왜 권리를 보장해 줘야 하느냐”고 비난한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 비자를 받고 들어와 국내 공장, 농장 등에서 일해 월급을 받는 외국인도 소득세를 낸다. 국세청에 따르면 2017년도 연말 소득 신고에서 외국인 55만 8000명이 근로소득세 7707억원을 냈고, 외국인 일용근로자 49만 9000명은 700억원을 냈다. 박경태 성공회대 사회학과 교수는 “프랑스에서는 신자유주의의 폐해 탓에 구조조정을 당하는 등 피해를 보는 시민들이 생기자 이 중 일부가 억울함을 사회 소수자인 이민자에게 돌렸다”며 “극우 정치인은 이를 악용해 표심을 잡으려 했는데, 한국에서 비슷한 흐름이 최근 보인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제도 정치권에서 이주민을 대표할 국회의원이나 지방의원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2012년 총선 당시 필리핀 이주여성 이자스민(42)이 보수정당인 새누리당의 비례대표 15번으로 공천돼 당선된 건 ‘사건’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재선에 나서지 못했고, 이후 이주민 국회의원은 맥이 끊겼다. 지방의회에서도 2010년 헌정 사상 최초로 몽골 출신 귀화여성 이라(42)가 한나라당 소속 비례대표로 경기도의회에 입성했으나, 이후 더 많은 이주민 의원은 배출되지 않았다. 이주민의 자녀가 정치 요직을 차지한 선진국 사례는 먼 얘기다. 프랑스 총리를 지낸 마뉘엘 발스와 첫 여성 파리시장을 역임한 안 이달고는 스페인 이주민 가정 출신이다. 독일에서는 베트남 전쟁고아 출신 입양아 필리프 뢰슬러가 자유민주당 대표 겸 부총리를 지냈다. 국내 정당들도 이주민의 정치 참여가 중요하다는 점은 알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주민과 그 가족의 수를 고려할 때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집단”이라면서 “내년부터 이주민을 대상으로 한 정치 아카데미를 개설해 인재를 양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의당 관계자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이주민 인권을 다루는 위원회를 발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한국당은 비례대표제 폐지를 지지하는 상황이라 이주민 비례대표 공천 등 관련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이주민 인구가 240만명이 넘고 그 가족까지 포함하면 다문화 인구가 1000만명에 육박하는 한국은 이미 경제·사회 모두 ‘멜팅포트 사회’(여러 인종이 융화돼 사는 용광로 같은 사회)로 가고 있다”며 “이들의 목소리가 억눌리면 장기적으로는 집단 저항으로 터져 심각한 사회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위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서울신문과 베트남 국영통신 VNA가 공동 취재해 작성한 기사입니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