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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편 아니면 모두 틀렸어”… 기울어진 공감·자기확신, 혐오가 된다 [정중하고, 세련된 혐오사회]

    “내 편 아니면 모두 틀렸어”… 기울어진 공감·자기확신, 혐오가 된다 [정중하고, 세련된 혐오사회]

    <1회>혐오 택한 정의의 사도들 누구나 혐오자가 될 수 있다. 우리 곁의 보통 사람들이 사회 소수자를 공격하거나 차별을 요구하는 일들이 흔해졌다. 왜 그럴까. 서울신문 스콘랩은 선량해 보이는 이들이 어떤 이유로 혐오 감정을 품게 되고, 때때로 혐오 표현을 내뱉거나 차별적 행동까지 저지르는지 그 원인을 좇았다. 이를 위해 나은영 서강대 지식융합미디어학부 교수와 협업해 19~69세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인식조사(한국리서치 진행)를 하고, 혐오 감정을 드러낸 12명을 따로 인터뷰했다. 기울어진 공감과 자기 확신. ‘혐오의 평범성’을 읽는 열쇠말이다.1. 내집단만 향하는 공감 소속 집단 지키려 소수자 밀어내 애착 클수록 이주민에게 부정적 제한된 공감력… 외집단엔 무관심  “이슬람 사원이요? 그걸 짓겠다고 주도하는 사람은 평범한 유학생이 아니라 탈레반 세력이에요. 한국 여성들이 남성 우월주의자인 이슬람 남성과 결혼하면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모르게 될 거예요.” 인터뷰에서 험한 말을 쏟아 낸 이는 대구에서 작은 가게를 하는 A씨다. 평범한 자영업자인 그는 매주 하루 가게 문을 일찍 닫고 지역에서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곳에 선다. ‘이슬람 사원 건립과 동성애, 차별금지법 반대’. 그가 3시간 동안 거리에서 외치는 구호다. 경북대 인근인 북구 대현동의 한 주택가에는 2년 가까이 긴장감이 맴돈다. 이 지역 유학생 등은 이슬람 사원이 필요해 2021년 9월 북구로부터 건축 허가를 받고 공사를 시작했다. 하지만 사원이 들어선다는 걸 알게 된 주민들이 집단 반대 민원을 제기했고, 북구는 지난해 2월 공사 중지 처분을 내렸다. 법원은 이 처분이 부당하다며 공사를 재개하도록 했지만 주민들은 공사 차량 진입을 막으며 여전히 반대하고 있다. A씨는 18개월째 자비로 현수막과 피켓을 만들어 시위하고 있다. ‘무슬림 편드는 매국노들’, ‘이슬람 무서워 밤마실도 못 다닌다’ 등 혐오 표현으로 볼 만한 문구가 잔뜩 쓰여 있다. 페이스북에도 ‘다문화 정책은 피해자만 있고 수혜자는 딱히 없다’거나 ‘이슬람은 시민 인권팔이 단체들에 이용당하고 있다’는 글을 올렸다. 사실 그는 사원이 들어서는 동네에 살지도 않고, 직접적인 이해관계도 없다. 그럼에도 혐오 표현까지 내뱉으며 강경하게 나서는 이유는 뭘까. A씨가 말했다. “제가 교회에 다니는데 이웃들이 도와 달라고 요청했고, 정의감 때문에 가만히 있을 수 없었어요. 주민들이 말하지 않았으면 나서지 않았을 겁니다.” A씨가 특별한 사례인 것은 아니다. 자신이 속한 집단(내집단)을 지켜야 한다는 정의감이 발동해 나와는 달라 보이는 소수자를 밀어내는 일이 흔하다. 사회적 공감능력은 떨어지는데 소속 집단을 향한 애착만 깊을수록 혐오의 농도는 짙어진다. 사회 소수자 중에서도 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트랜스젠더(LGBT)는 내집단 애착이 강한 세력에 가장 쉽게 공격받는다. 조사 결과 성소수자를 ‘내 이웃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답한 비율은 35.8%로 이주민(59.4%)보다도 훨씬 낮았다. 동성애를 혐오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타고난 생물학적 성에 대한 자의식이 강하다. 자신들이 믿는 섭리를 벗어난 행위는 사회정의에 어긋나는 것으로 보고 용납하지 않는다. 지난 16일 서울퀴어문화축제가 열린 서울광장 인근에서 보수 기독교 단체가 반대 집회를 주도했지만 종교와 상관없는 ‘정의로운사람들’이라는 단체도 무대를 만들었다. 당시 연단에 오른 한 남성은 “군대에서 호모(동성애자를 낮춰 부르는 말) 상사가 신병을 엄청나게 성폭행하지만 신문에 보도조차 안 돼 정신이 망가진 이가 많다”는 등의 확인되지 않은 얘기를 퍼뜨렸다. 이은택 정의로운사람들 대표는 “좌우를 떠나 우리 기준에 바르지 않은 것들을 지적하는 게 (단체의) 목적”이라면서 “동성애는 인간의 본질을 훼손한 것”이라고 했다. 다만 행사 당일 무대 위 연사의 발언에 대해서는 “누가 그런 말을 했는지 모른다”면서 “우리는 동성애를 악이라고 보지는 않는다. 요즘은 잘못한 부분을 욕하면 혐오라고 한다”고 말했다. 사회적 공감력은 떨어지는데 내집단 애착이 큰 사람일수록 이주민을 더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경향도 확인됐다. 이들은 이주민을 혜택만 누리는 ‘무임승차자’로 본다. 이주민에게 혐오감을 느낀다는 김모(40)씨는 “조선족은 우리나라에서 건강보험 등 많은 사회적 혜택을 누리고 있다. 또 이주노동자들이 일자리를 빼앗아 한국인의 박탈감이 커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회 입법조사처에 따르면 외국인 직장가입자는 내국인과 같은 기준으로 건강보험료를 내고 있으며, 지역가입자는 소득 파악이 어렵다는 이유로 오히려 평균 보험료보다 많이 내고 있다. 특히 외국인 대상 건강보험 재정 수지는 내국인과 달리 흑자다. 자신이 속한 집단에 대한 공감력과 외집단에 대한 공감력이 어긋나는 이유는 왜일까. 장대익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교수는 “사람이 공감하는 데 쓸 수 있는 에너지의 총량은 제한돼 있는데 내집단에만 이를 강하게 발휘하면 외집단에는 오히려 무관심하거나 혐오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슬람 전문가인 이희수 성공회대 석좌교수는 “우리나라는 단일민족 의식이 강해 나와 다른 생각과 가치를 가진 사람들과 살아가는 훈련이 덜 된 부분이 있다”면서 “그게 강한 혐오로 나타나는 것 같다”고 했다.2. 비뚤어진 자기확신 내 견해에 도움되면 거짓도 믿어 부정적 고정관념·혐오 고리 굳혀 “거부할 권리도 존중돼야” 정당화 자기 확신도 혐오의 기폭제다. 인터뷰에서 소수자 등에 대한 부정적 감정을 여과 없이 표출한 사람들은 생각이 바뀔 가능성이 ‘0’에 가깝다고 했다. 이주민과 성소수자, 페미니스트에 대한 혐오 감정을 가진 김모(40)씨는 “(혐오 대상과) 토론해 봐야 물과 기름 사이처럼 섞일 수 없다. 대화로 설득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자신의 견해에 도움이 된다면 거짓 정보라도 선택적으로 받아들이는 ‘확증편향’ 탓에 거짓 주장을 믿기도 한다. 예컨대 이주민과 성소수자, 페미니스트에 대한 혐오 감정을 드러낸 송모(33)씨는 “진보와 보수 성향의 언론을 모두 찾아보면서 팩트체크한다”며 자기주장에 확신을 표했다. 그러면서 “성소수자는 정신병이라고 생각한다. 동물 중에는 동성애하는 사례가 없다”거나 “무슬림 등 이주민은 잠재적으로 범죄를 저지를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실상은 달랐다. 세계보건기구(WHO) 등은 동성애가 정신질환이 아님을 명확히 밝혔고, 거의 모든 동물종에서 동성애가 발견됐다는 것이 생태학자들의 의견이다. 또 경찰청에 따르면 국내 체류 외국인(203만명·2020년 기준)의 범죄율은 1.7%로 내국인 범죄율(3.0%)보다 훨씬 낮았다. 잘못된 정보는 특정 계층에 대한 부정적 고정관념과 혐오의 고리를 더 단단하게 만든다. 인식조사에서 사회 소수자에 대한 여러 고정관념에 얼마나 동의하는지 물었더니 ‘성소수자를 거부할 권리도 존중받아야 한다’는 주장에 54.9%가 ‘매우 그렇다’ 또는 ‘그렇다’고 대답했다. 이런 생각은 혐오 표출을 정당화할 위험을 키운다. ‘이주민을 거부할 권리도 존중받아야 한다’는 주장에도 긍정적으로 응답한 비율이 50.7%나 됐다.3. 접하지 못하면 커지는 편견 성소수자 만나본 이들 혐오 낮아 남성 나이들수록 성차별 완화돼  “만나서 다양한 가치 알아야 이해” 혐오와 부정적 고정관념은 당사자를 직접 만나 고충을 들어 봐야 줄어든다. 조사 분석 결과 성소수자를 직접 만나 보지도, 언론을 통해 접해 보지도 못한 응답자는 이들에 대한 부정적 정서가 평균 3.210(5점 척도)이었다. 반면 만나 본 적이 있는 응답자는 2.880으로 낮았다. 실제 정모(40)씨는 지난달 말 인식조사에서 성소수자에 대해 ‘싫다’, ‘혐오스럽다’고 답했지만 지난 14일 인터뷰에서는 “최근 아는 사람이 성전환 수술을 한 것을 보면서 그 사람들도 존중해 주자는 쪽으로 생각이 바뀌었다”고 했다. 남성들이 나이가 들수록 페미니즘을 온정적으로 보게 되는 것도 비슷한 이유 때문이다. 조사에서 20대 남성은 페미니즘에 대해 부정적 감정(싫다·불편하다·혐오스럽다·꺼려진다·측은하다)을 높게(평균 3.814·5점 척도) 드러냈다. 이런 감정은 연령이 올라갈수록 드라마틱하게 줄어 60대는 2.738까지 떨어졌다. 김수아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남성이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여성에게 우호적이 되는 건 과거부터 꾸준히 나타난 현상으로 ‘온정적 가부장주의’라고 부른다”면서 “결혼한 남성들은 딸이나 아내 등이 겪는 현실적 차별을 목격하면서 성차별적 성향이 완화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공감의 반경을 키워야 혐오를 줄일 수 있다. 장 교수는 “직접 만나 봐야 다양한 가치가 존재한다는 걸 알게 되고 서로 삿대질을 하다가도 동질감이 생길 수 있다”고 했다.※ 제보 부탁드립니다 서울신문 스콘랩은 일상에서 벌어지는 혐오, 차별 등 부당한 상황을 경험한 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습니다. 성별, 국적, 연령, 성적지향, 출신지역, 장애 등을 이유로 직장이나 학교, 군대 등 일상생활에서 혐오나 차별을 겪으셨거나 욕설, 폭행, 위협 당하셨던 경험이 있다면 제보(jebo@seoul.co.kr) 부탁드리겠습니다 끝까지 추적해 보도하겠습니다. 제보자 신원은 철저히 익명에 부쳐집니다.
  • “정의감 때문에”, “동료 지키려고” 평범한 혐오는 그렇게 시작된다

    “정의감 때문에”, “동료 지키려고” 평범한 혐오는 그렇게 시작된다

    정중하고 세련된 혐오의 사회 <1회> 1000명 인식조사 등으로 본 ‘혐오의 원인’소속 집단 애착 클수록 ‘타인 혐오’ 가능성“나는 안 틀려” 삐뚫어진 자기 확신도 문제타인 만나 ‘공감 반경’ 넓혀야 혐오 줄어 누구나 혐오자가 될 수 있다. 우리 곁의 보통 사람들이 사회 소수자를 공격하거나 차별을 요구하는 일들이 흔해졌다. 서울신문 스콘랩은 일상이 돼 버린 혐오 이야기를 담은 ‘정중하고 세련된 혐오의 사회’ 연재를 시작한다. 첫회에서는 선량해 보이는 이들이 어떤 이유로 혐오 감정을 품게 되고, 때때로 혐오 표현을 내뱉거나 차별적 행동까지 저지르는지 그 원인을 좇았다. 이를 위해 나은영 서강대 지식융합미디어학부 교수와 협업해 19~69세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인식조사(한국리서치 진행)를 하고, 혐오 감정을 드러낸 12명을 따로 인터뷰했다. 기울어진 공감과 자기 확신. ‘혐오의 평범성’을 읽는 열쇠말이다.“이슬람 사원이요? 그걸 짓겠다고 주도하는 사람은 평범한 유학생이 아니라 탈레반 세력이에요. 한국 여성들이 남성 우월주의자인 이슬람 남성과 결혼하면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모르게 될 거예요.” 인터뷰에서 험한 말을 쏟아 낸 이는 대구에서 작은 가게를 하는 A씨다. 평범한 자영업자인 그는 매주 하루 가게 문을 일찍 닫고 지역에서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곳에 선다. ‘이슬람 사원 건립과 동성애, 차별금지법 반대’. 그가 3시간 동안 거리에서 외치는 구호다. 경북대 인근인 북구 대현동의 한 주택가에는 2년 가까이 긴장감이 맴돈다. 이 지역 유학생 등은 이슬람 사원이 필요해 2021년 9월 북구로부터 건축 허가를 받고 공사를 시작했다. 하지만 사원이 들어선다는 걸 알게 된 주민들이 집단 반대 민원을 제기했고, 북구는 지난해 2월 공사 중지 처분을 내렸다. 법원은 이 처분이 부당하다며 공사를 재개하도록 했지만 주민들은 공사 차량 진입을 막으며 여전히 반대하고 있다. A씨는 18개월째 자비로 현수막과 피켓을 만들어 시위하고 있다. ‘무슬림 편드는 매국노들’, ‘이슬람 무서워 밤마실도 못 다닌다’ 등 혐오 표현으로 볼 만한 문구가 잔뜩 쓰여 있다. 페이스북에도 ‘다문화 정책은 피해자만 있고 수혜자는 딱히 없다’거나 ‘이슬람은 시민 인권팔이 단체들에 이용당하고 있다’는 글을 올렸다. 사실 그는 사원이 들어서는 동네에 살지도 않고, 직접적인 이해관계도 없다. 그럼에도 혐오 표현까지 내뱉으며 강경하게 나서는 이유는 뭘까. A씨가 말했다. “제가 교회에 다니는데 이웃들이 도와 달라고 요청했고, 정의감 때문에 가만히 있을 수 없었어요. 주민들이 말하지 않았으면 나서지 않았을 겁니다.”●평범한 혐오를 읽는 키워드 <1> 내가 속한 집단만 향하는 공감 A씨가 특별한 사례인 것은 아니다. 자신이 속한 집단(내집단)을 지켜야 한다는 정의감이 발동해 나와는 달라 보이는 소수자를 밀어내는 일이 흔하다. 사회적 공감능력은 떨어지는데 소속 집단을 향한 애착만 깊을수록 혐오의 농도는 짙어진다. 사회 소수자 중에서도 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트랜스젠더(LGBT)는 내집단 애착이 강한 세력에 가장 쉽게 공격받는다. 조사 결과 성소수자를 ‘내 이웃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답한 비율은 35.8%로 이주민(59.4%)보다도 훨씬 낮았다. 동성애를 혐오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타고난 생물학적 성에 대한 자의식이 강하다. 자신들이 믿는 섭리를 벗어난 행위는 사회정의에 어긋나는 것으로 보고 용납하지 않는다. 지난 16일 서울퀴어문화축제가 열린 서울광장 인근에서 보수 기독교 단체가 반대 집회를 주도했지만 종교와 상관없는 ‘정의로운사람들’이라는 단체도 무대를 만들었다. 당시 연단에 오른 한 남성은 “군대에서 호모(동성애자를 낮춰 부르는 말) 상사가 신병을 엄청나게 성폭행하지만 신문에 보도조차 안 돼 정신이 망가진 이가 많다”는 등의 확인되지 않은 얘기를 퍼뜨렸다. 이은택 정의로운사람들 대표는 “좌우를 떠나 우리 기준에 바르지 않은 것들을 지적하는 게 (단체의) 목적”이라면서 “동성애는 인간의 본질을 훼손한 것”이라고 했다. 다만 행사 당일 무대 위 연사의 발언에 대해서는 “누가 그런 말을 했는지 모른다”면서 “우리는 동성애를 악이라고 보지는 않는다. 요즘은 잘못한 부분을 욕하면 혐오라고 한다”고 말했다. 사회적 공감력은 떨어지는데 내집단 애착이 큰 사람일수록 이주민을 더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경향도 확인됐다. 이들은 이주민을 혜택만 누리는 ‘무임승차자’로 본다. 이주민에게 혐오감을 느낀다는 김모(40)씨는 “조선족은 우리나라에서 건강보험 등 많은 사회적 혜택을 누리고 있다. 또 이주노동자들이 일자리를 빼앗아 한국인의 박탈감이 커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회 입법조사처에 따르면 외국인 직장가입자는 내국인과 같은 기준으로 건강보험료를 내고 있으며, 지역가입자는 소득 파악이 어렵다는 이유로 오히려 평균 보험료보다 많이 내고 있다. 특히 외국인 대상 건강보험 재정 수지는 내국인과 달리 흑자다. 자신이 속한 집단에 대한 공감력과 외집단에 대한 공감력이 어긋나는 이유는 왜일까. 장대익 서울대 자율전공학부 교수는 “사람이 공감하는 데 쓸 수 있는 에너지의 총량은 제한돼 있는데 내집단에만 이를 강하게 발휘하면 외집단에는 오히려 무관심하거나 혐오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슬람 전문가인 이희수 성공회대 석좌교수는 “우리나라는 단일민족 의식이 강해 나와 다른 생각과 가치를 가진 사람들과 살아가는 훈련이 덜 된 부분이 있다”면서 “그게 강한 혐오로 나타나는 것 같다”고 했다.●평범한 혐오를 읽는 키워드 <2> “내 생각은 틀리지 않는다”는 자기 확신 자기 확신도 혐오의 기폭제다. 인터뷰에서 소수자 등에 대한 부정적 감정을 여과 없이 표출한 사람들은 생각이 바뀔 가능성이 ‘0’에 가깝다고 했다. 이주민과 성소수자, 페미니스트에 대한 혐오 감정을 가진 김모(40)씨는 “(혐오 대상과) 토론해 봐야 물과 기름 사이처럼 섞일 수 없다. 대화로 설득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자신의 견해에 도움이 된다면 거짓 정보라도 선택적으로 받아들이는 ‘확증편향’ 탓에 거짓 주장을 믿기도 한다. 예컨대 이주민과 성소수자, 페미니스트에 대한 혐오 감정을 드러낸 송모(33)씨는 “진보와 보수 성향의 언론을 모두 찾아보면서 팩트체크한다”며 자기주장에 확신을 표했다. 그러면서 “성소수자는 정신병이라고 생각한다. 동물 중에는 동성애하는 사례가 없다”거나 “무슬림 등 이주민은 잠재적으로 범죄를 저지를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실상은 달랐다. 세계보건기구(WHO) 등은 동성애가 정신질환이 아님을 명확히 밝혔고, 거의 모든 동물종에서 동성애가 발견됐다는 것이 생태학자들의 의견이다. 또 경찰청에 따르면 국내 체류 외국인(203만명·2020년 기준)의 범죄율은 1.7%로 내국인 범죄율(3.0%)보다 훨씬 낮았다. 잘못된 정보는 특정 계층에 대한 부정적 고정관념과 혐오의 고리를 더 단단하게 만든다. 인식조사에서 사회 소수자에 대한 여러 고정관념에 얼마나 동의하는지 물었더니 ‘성소수자를 거부할 권리도 존중받아야 한다’는 주장에 54.9%가 ‘매우 그렇다’ 또는 ‘그렇다’고 대답했다. 이런 생각은 혐오 표출을 정당화할 위험을 키운다. ‘이주민을 거부할 권리도 존중받아야 한다’는 주장에도 긍정적으로 응답한 비율이 50.7%나 됐다.●평범한 혐오를 읽는 키워드 <3> 만나야 풀린다 혐오와 부정적 고정관념은 당사자를 직접 만나 고충을 들어 봐야 줄어든다. 조사 분석 결과 성소수자를 직접 만나 보지도, 언론을 통해 접해 보지도 못한 응답자는 이들에 대한 부정적 정서가 평균 3.210(5점 척도)이었다. 반면 만나 본 적이 있는 응답자는 2.880으로 낮았다. 실제 정모(40)씨는 지난달 말 인식조사에서 성소수자에 대해 ‘싫다’, ‘혐오스럽다’고 답했지만 지난 14일 인터뷰에서는 “최근 아는 사람이 성전환 수술을 한 것을 보면서 그 사람들도 존중해 주자는 쪽으로 생각이 바뀌었다”고 했다. 남성들이 나이가 들수록 페미니즘을 온정적으로 보게 되는 것도 비슷한 이유 때문이다. 조사에서 20대 남성은 페미니즘에 대해 부정적 감정(싫다·불편하다·혐오스럽다·꺼려진다·측은하다)을 높게(평균 3.814·5점 척도) 드러냈다. 이런 감정은 연령이 올라갈수록 드라마틱하게 줄어 60대는 2.738까지 떨어졌다. 김수아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남성이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여성에게 우호적이 되는 건 과거부터 꾸준히 나타난 현상으로 ‘온정적 가부장주의’라고 부른다”면서 “결혼한 남성들은 딸이나 아내 등이 겪는 현실적 차별을 목격하면서 성차별적 성향이 완화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공감의 반경을 키워야 혐오를 줄일 수 있다. 장 교수는 “직접 만나 봐야 다양한 가치가 존재한다는 걸 알게 되고 서로 삿대질을 하다가도 동질감이 생길 수 있다”고 했다.
  • “흑인에게 119발 퍼부은 적도 있지” 떠벌린 美 경찰서장 해고

    “흑인에게 119발 퍼부은 적도 있지” 떠벌린 美 경찰서장 해고

    미국 미시시피주의 조그만 소도시인 렉싱턴 경찰서장이 입이 근질거리는 것을 참지 못해 결국 해고됐다. 샘 도빈스 전 서장은 지난 4월 “난 복무 규정을 좇으며 총격을 가해 13명을 죽인 적이 있다”고 자랑했다. 한 흑인 남성 용의자에게 119발의 탄환을 퍼부은 적이 있다고까지 떠벌리며 인종차별적이거나 동성애 혐오 발언까지 거리낌없이 내뱉었다. 용의자들이 선을 벗어나면 유리창에 머리를 박아버릴 것이라고도 했다. 그런데 흑인 경관 로버트 리 후커가 몰래 녹음하고 있었다. 후커는 16분 분량의 녹음 테이프를 인권단체 줄리안에 넘겼고, 얼마 뒤 미디어에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이 조그만 도시에 사는 1600여명 가운데 1300여명이 흑인이다. 시의회는 지난 20일(이하 현지시간) 한 시간여 회의 끝에 도빈스를 해고하기로 결의했다. 표결 결과는 3-2였다. 서장대행으로 임명된 찰스 헨더슨도 흑인인데 22일 USA 투데이 인터뷰를 통해 “전임자가 썼던 언어는 내가 결코 사용하지 않을 것이며 우리 경찰서의 누구도 사용하게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첫 폭로가 나오자 도빈스 전 서장은 자신이 욕설을 퍼붓거나, 총격을 가한 사람과 죽인 사람 숫자를 결코 입에 올린 적이 없다고 완강히 부인했다. “난 그런 얘기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고까지 했다. 후커는 연초부터 경찰 일을 했는데 도빈스 전 서장과 크게 입씨름을 한 며칠 뒤 사표를 냈다. 줄리안의 변호사 카델 라이트는 후커가 경찰서에 복직해 일하다 도빈스의 리더십에 크게 실망하며 지내던 중 그와의 대화를 몰래 녹음했다고 전했다. 두 번째 사표를 내기 전에 그를 옭아맬 결정적 증거를 확보하겠다고 마음먹은 것이었다. 후커는 지역방송 WLBT 인터뷰를 통해 “당신이 사람들을 올바르게 대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됐어. 그럼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사람들이 알게 해주겠다고 마음 먹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줄리안 창업자겸 회장인 질 콜린 제퍼슨은 녹음 내용이 “지역사회와의 신뢰를 중차대하게 위반한 것”이라며 “어쩌면 이 사회의 모든 힘이 어떤 문화와 태도에서 기인하는지 알려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라이트는 경찰서 해체를 요구하고 있으며 헌법 위반 소지가 없었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로빈 맥크로리 시장은 코멘트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헨더슨 대행은 도빈스에 제기된 의심점 가운데 인종차별이 포함돼 있는지 알지 못한다며 새 진용이 인종차별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준수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 단 하루, 딱 3.8㎞만 허락된 해방… 퀴어퍼레이드, 공존 향해 걷다

    단 하루, 딱 3.8㎞만 허락된 해방… 퀴어퍼레이드, 공존 향해 걷다

    전투에 나가는 마음. 유슬기(가명·35)씨는 지난 16일 아침 검은 원피스를 챙겨 입으며 생각했다. 레즈비언인 그는 이날 3년 만에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퀴어 퍼레이드’에 갔다. 17일간의 서울퀴어축제 기간 중 하이라이트다. 벌써 네 번째 참석인 까닭에 현장 분위기를 대략 상상할 수 있다. 과거 동성애 반대 집회자들에게 욕설 세례를 당한 기억이 또렷하다. 국내 성소수자들은 퀴어축제를 ‘명절’이라고 부른다. 1년에 한 번 연인과 탁 트인 광장에서 눈치 안 보고 시간을 보내는 날. 이날 수만명의 참가자(축제 조직위원회 추산 13만 5000명)는 서로를 알아보고 해사하게 웃었다. 올해 슬로건은 ‘살자, 함께하자, 나아가자’다. 양선우 조직위원장이 설명했다. “내 존재는 있는 그대로 가장 존귀한 것이고, 우리는 함께 있으므로 외로울 이유가 없다는 걸 말하고 싶었어요.”광장에는 기관과 단체의 부스 72개가 들어섰다. 특히 주한 외국 대사관의 참여가 눈에 띄었다. 한국에서는 민감한 이슈임을 알지만 인권 문제에 눈감을 수 없기 때문일 테다. 성소수자가 대사인 주한 뉴질랜드대사관과 미국대사관은 각각 호주, 영국과 함께 행사 부스를 꾸려 참가자들을 지원했다. 한 외교 공관 직원은 “한국에 동성애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다기에 동성결혼을 반대한다는 의미인 줄 알았다”면서 “그런데 차별금지법에 반대한다는 것이라기에 놀랐다”고 말했다. 수녀복과 승복, 성공회 사제복 차림의 참가자도 보였다. 성가소비녀회 소속 조진선 소피아 수녀는 “혐오와 배제 행위는 하느님 말씀에 맞지 않는다”면서 “교황께서도 성소수자와 소통할 것을 강조하셨다”고 했다. ●반동성애 단체들 “우리는 ‘인도자’” 이날 많은 이들의 관심은 ‘의상’에 쏠렸다. 서울시가 “신체 과다 노출을 제한하라”고 조건을 붙여서다. 오세훈 시장은 “채증을 하겠다”고 인터뷰하기도 했다. 막상 참가자들은 왜 그리 호들갑인지 모르겠다는 분위기였다. 성소수자들은 설빔을 준비하듯 자신에게 가장 어울리는 옷을 고를 뿐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크게 문제될 의상은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혐오는 바로 곁에 있었다. 광장 옆 세종대로의 5개 차선은 동성애·퀴어축제 반대 집회자들이 채웠다. 커다란 앰프들은 서울광장을 바라본 채 반동성애 발언을 뿜어냈다. 애플리케이션으로 소음을 측정해 봤다. 순간 최대 소음 114데시벨. 전투기 이착륙 소음(120데시벨)에 가까웠다. 이들은 “동성애는 자연 섭리에 어긋난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생태학 분야 석학인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는 “동성애는 거의 모든 동물종에 존재하는 현상임이 분명하다. 이는 부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반대 집회자들은 스스로를 ‘혐오자’가 아닌 ‘인도자’라고 말한다. A(78)씨는 취재하던 기자에게 “무지개가 원래 7개 색인데 쟤네들(성소수자)은 왜 6개를 쓰는지 알아? 6이 악마의 숫자라서 그래”라고 주장하면서 ”구원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6색 무지개는 1979년 미국 게이 퍼레이드에서 길 양쪽으로 세 가지 색깔씩 나누려고 남색을 뺀 것에서 유래했다. 보수단체 집회 때마다 붐비던 성조기 노점은 이날 영 인기가 없었다. 새로 부임한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가 동성애자로 알려져서다. 반대 집회자들은 “대사 놈을 쫓아내야 한다”는 표현까지 썼다. 골드버그 대사는 축제 무대에 올랐다. 한국에서의 첫 외부 일정이다. “꼭 참석하고 싶었다”면서 “우리는 그 누구도 두고 갈 수 없다. 인권을 위해 계속 싸우겠다”고 했다. 오후 4시 30분, 퍼레이드가 시작됐다. 갑자기 폭우가 쏟아졌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는 페이스북에 ‘(퀴어축제 탓에) 하늘이 노했을까, 슬펐을까’라는 글을 썼다. 서울이 고기압의 가장자리에 놓여 소나기가 왔을 뿐 노하거나 슬펐을 리 없었다. 참가자들은 우산을 쓰거나 비옷을 꺼내 입고 3.8㎞ 코스를 걸었다. 빗속에서 해방감을 느끼는 듯했다. 혐오에 유머로 대항하는 여유도 보였다. 행진 도중 반대 집회 사회자가 “제가 ‘동성애’ 하면 ‘반대’라고 외쳐 주십시오”라고 하는 말이 들렸다. 퍼레이드 참가자들은 “동성애” 하는 외침에 “찬성”이라고 답하며 웃었다. 축제는 평화롭게 끝났다. 현주 집행위원장이 말했다. “아빠가 예전에 ‘퀴어축제에 온 사람들은 행복하게 웃고 있는데 반대 측은 찡그리고 있더라’고 하셨어요. 결국 행복한 얼굴을 한 사람이 어려움을 딛고 설 수 있는 거라고. 그 말을 품고 나아갑니다.”※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세명대 기획탐사 디플로마 교육 과정의 일환으로 작성됐습니다.
  • “멀쩡한 애들이 동성애자래?”… 1인 시위, 날것의 혐오와 맞닥뜨렸다

    “멀쩡한 애들이 동성애자래?”… 1인 시위, 날것의 혐오와 맞닥뜨렸다

    두렵지만 혐오를 직면해보고 싶었다. 서울신문 스콘랩은 우리 사회에 점점 교묘하고 광범위하게 퍼지는 혐오 정서를 심층 분석한 특별기획 ‘정중하고 세련된 혐오 사회’ 시리즈를 다음 주부터 선보인다. 이에 앞서 혐오 피해자 옆에 서서 세상을 관찰해보는 작업이 필요했다. 마침 가장 첨예한 공간이 7월 펼쳐졌다. 23회째를 맞는 서울퀴어문화축제다. 사회적 거리두기 탓에 지난 2년간은 온라인으로만 진행됐다. 국내 성소수자가 시내에 모여 우리 곁에 자신들이 살고 있음을 증명하는 행사다. 동시에 ‘날것의 혐오’에 맞닥뜨리는 날이기도 하다. 이근아 기자가 6월 3일부터 7월 16일까지 서울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 사무국 활동가 등과 동행하며 44일간의 여정을 기록했다.6월 2일 - ‘찾아오는 길’ 없는 사무실  건물 1층에 걸린 흰색 안내도에는 ‘그 사무실’을 설명하는 글이 없었다. 홈페이지에도 ‘찾아오는 길’ 안내가 보이지 않았다. 초대 문자를 다시 확인한다. ‘마포구 OO로 OO빌딩 6층에 사무실이 있어요. 그리로 오세요.’ 안내도를 재차 올려 보니 6층에 무지개색이 작게 칠해져 있다. ‘맞구나.’ 곁에 있지만, 유심히 살피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사람들. 7월 서울퀴어문화축제를 준비하는 조직위원회 사무국은 우리 사회의 퀴어(성소수자)의 위치를 보여주듯 자리잡고 있었다. 우리 정부는 성소수자가 몇 명이나 사는지 파악조차 못 한다. 다만 해외 조사 등을 참고하면 약 143만~233만명으로 추산된다. 대전(145만명) 또는 대구(237만명) 인구와 비슷하다.  “예전보다 노골적 혐오자는 조금 줄었어요. 면전에 욕하거나 폭력을 행사하는 사람들 말이죠. 차별하는 방법이 미묘해졌달까요. 기자님이 생각하는 것과는 현장이 다를 수도 있는데 괜찮겠어요?” 사무실에서 마주한 양선우(활동명 홀릭) 퀴어축제 조직위원장은 옅게 웃었다. ‘사무국 안팎을 드나들며 한 달여 간 활동을 관찰하고 싶다’는 쉽지 않은 제안을 하러 온 자리다. 혐오가 노골적이지 않다니 더 나았다. 우리가 겪고, 관찰하고자 한 건 ‘아닌 척 포장된’ 혐오였으므로. 같은 자리에 있던 강명진 상임이사가 취재를 허락하며 말했다. “인권을 마치 파이 뺏기 경쟁처럼 생각해요. 우리 인권이 보장되면 마치 자신들의 인권을 빼앗기는 것처럼 느끼나봐요.” 6월 3일 - 몸을 훑는 미묘한 혐오 시선  사무국에서 내게 처음 제안한 활동은 1인 시위였다. ‘미묘한 혐오의 시선’을 겪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시위는 ‘서울광장 사용 신고를 즉각 수리해달라’는 요구를 전달하고자 진행했다. 시는 사무국이 축제를 위해 광장 사용신청서를 낸 지 52일(6월 3일 기준)째 승인해주지 않고 있었다. 광장 사용은 원칙적으로 신고제다. 하지만, 유독 퀴어축제에는 이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다.  점심 시간, 키 높이 만한 피켓을 들고 광장 분수대 앞에 섰다. ‘6월은 성소수자 자긍심의 달. 서울시는 광장 사용신고를 즉각 수리하라.’라고 쓰여 있었다. 늦봄 볕을 쬐러 온 유동인구가 제법 많았다. 얼어붙은 마음 탓일까. 사람들은 눈빛만으로 많은 말을 하는 것처럼 보였다. 한 중년 여성은 피켓 문구를 본 뒤, 내 머리카락의 길이부터 다리까지 훑었다. 여자인지 남자인지 확인하는 듯했다. 미간을 잔뜩 구긴 이들도 있었다. 곁에 있어준 서포터인 나윤(활동명)이 아니었더라면 도망쳤을지도 모를 일이다. 이후 닷새간 1인 시위에 더 했다. 단지 내 마음 탓에 혐오의 시선을 느낀 게 아니었음을 깨달았다. 미묘해진 혐오의 틈 사이로 노골적 차별을 드러낸 이들이 있었다. “멀쩡하게 생긴 애들이 무슨 동성애자래?”라며 삿대질하는 노년 남성, “나도 저 옆에 서서 ‘동성애 반대한다’라고 시위할까?“라며 키득대던 중년 여성들이 있었다. 동성결혼 등 성소수자의 법적 권리를 어디까지 보장할지를 두고는 찬반이 있을 수 있지만 동성애 자체는 반대의 대상이 될 수 없다. 홍성수 숙명여대 법학과 교수는 “개인의 정체성을 반대한다는 건 없는 사람 취급한다는 뜻으로 논할 여지가 없다”면서  “다른 소수자보다 더 안보이는 존재라고 생각하니 함부로 정체성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6월 9일 - 퀴어축제, 왜 반대할까  퀴어축제에 반대하는 이들의 논리가 궁금했다. 주로 보수 기독교단체를 중심으로 ‘동성애 반대’ 조직이 꾸려져 있다. 이들은 동성애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근거로 퀴어축제에 대한 거부감을 드러낸다. 전문가들에게 물어 ‘팩트체크’ 해봤다. 첫 번째는 동성애가 정신질환이라는 주장이다. 예컨대 윤석열정부 초대 종교다문화비서관이었다가 낙마한 김성회씨는 “동성애는 흡연자가 금연 치료받듯 치료받으면 바뀔 수 있다”고 했다. 동성애를 믿음으로 ‘극복’하고 목사가 됐다는 이도 있다. 김종명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에게 물었다. 단호했다. “동성애는 정신 질환이 아니에요.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들이 질환 여부를 판단할 때 보는 정신질환 진단·통계편람(DSM)에서 동성애는 1970년대에 제외됐어요. 세계보건기구(WHO) 의견도 마찬가지고요. 개인 정체성인 성적 지향을 바꾼다는 건 합리적이지 못한데다 억지로 하려다 우울, 불안 등만 높일 수 있어요.”  두 번째는 동성애 탓에 후천성면역결핍증(에이즈)에 걸리거나 퍼진다는 주장이다. 지난해 질병관리청 역학조사 결과 동성 간 성접촉에 의해 HIV에 감염됐다고 답한 비율은 꽤 높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HIV 감염 원인은 감염인과 성접촉 등을 통해 체액이 몸에 들어왔기 때문”이라면서 “이성이든, 동성이든 콘돔을 착용하고 관계하면 바이러스 확산에 큰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동성 간 성접촉 때 안전한 방식으로 하면 HIV 감염을 막을 수 있다는 얘기다. 운전자가 비운전자보다 사고 위험이 더 높다고 해서 운전하지 말라고 할 게 아니라 안전벨트를 매는 등 노력하라고 하는 편이 논리적이지 않을까.  올해 축제 반대 논리로는 원숭이두창이 더해졌다. 초기 환자 대부분이 남성 동성애자여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동성애자 집단에서 먼저 퍼져서 생긴 착각”이라고 말한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원숭이두창은 사람끼리 밀접하게 피부 접촉하면 퍼질 수 있는 전염병이라 꼭 남성 간 성접촉만으로 퍼진다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인류는 전염병이 퍼져 두려움이 커지면 희생양을 찾는다. 14세기 유럽의 흑사병 때도 그랬고, 코로나19 확산 초기에도 그랬다. 감염자를 숨게 하는 혐오는 방역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6월 15일 - “그들만의 축제” 정중한 혐오  서울시 열린광장시민위원회 회의가 예정된 이날 오전 8시 15분 서울시청 앞. 보슬비 소리 사이로 녹음된 갓난아이 울음소리가 들린다. “음란한 퀴어축제는 아이들 교육에 좋지 않습니다!” 확신에 찬 음성이 대형 앰프를 통해 퍼진다. ‘동성애퀴어축제반대 국민대회 준비위원회’가 연 집회다. 어린아이를 업고 나온 참가자도 보였다. 불과 스무 걸음쯤 떨어진 곳에는 퀴어축제 조직위가 집회를 열기 위해 모여 있었다.  서울시는 광장 사용신청을 받은 지 64일 만에 수리했다. 광장시민위의 권고를 따른 것이다. 6일간 신청했던 사용기간은 단 하루로 줄었다. 아쉬운 결정이었지만 시민위가 그나마 인권에 대한 최소한의 이해를 기초로 불허하지는 않은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회의록에 담긴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한 위원이 말했다. “저 사람들(성소수자)은 다른 세계(나라)에서 하니까 우리도 하겠다고 뛰쳐나온 건데 앞에 ‘서울’이라는 건 뺐으면 좋겠어요. 그냥 그들만의 문화축제…사실 저게 왜 문화인지도 잘 모르겠고요. 감정적으로, 눈으로 국민 대다수가 피해를 보니 강한 제재가 들어갔으면 좋겠어요.” 그는 발언을 쏟아낸 뒤 한마디 덧붙였다. “이 회의록도 공개되나요?”6월 27일 - 타인의 삶을 살듯 연기하다  숨어 살면 좋으련만 애꿎게 뛰쳐나와 불편하게 만드는 사람들. 광장시민위원 일부가 드러낸 이런 시선을 성소수자는 일상에서 겪는다. 다른 사람의 삶을 살듯 매일 연기하는 이들이 많다. 공무원 유슬기(가명·35)씨도 그렇다. 레즈비언인 그는 7년째 연인과 동거하고 있지만, 커밍아웃하지 않았다. 직장에는 친한 친구와 산다고 둘러댄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밝혔을 때 보수적 조직에서 어떻게 반응할지 가늠조차 안 되기에. 늘 가슴이 답답했지만, 타박 받는 쪽은 오히려 슬기씨다. “예전 직장에서는 ‘슬기씨는 우리한테 벽을 치는 것 같아. 사생활 얘기를 왜 안해?’라고 묻기도 했어요.”  365일 중 단 하루 솔직한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날이 퀴어축제다. 입장이 비슷한 사람들이 모이기에 용기 낼 수 있다. 맘껏 애인의 손을 잡고, 껴안아도 아무도 공격하지 않는 곳. 많은 성소수자가 광장에 모이는 이유다. 7월 9일 - 성소수자 부모로 산다는 것  평소 ‘내 아이가 성소수자일까’ 생각하는 부모는 많지 않다. 이 때문에 다른 성적지향을 가진 청소년이나 청년층이 벽장 문을 열고 나오는 일은 버겁다. ‘부모와 연이 끊길지 모른다’는 각오까지 해야 한다. 성소수자부모모임 운영위원인 지인(활동명)은 “LGBT(레즈비언·게이·양성애·트랜스젠더) 중 80% 이상이 커밍아웃하지 못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퀴어축제를 일주일 앞두고 성소수자 당사자와 부모 약 50명이 서울에서 만났다. 매주 모여 각자의 어려움과 사연을 나누고, 위로한다. 이날 처음 참석한 엄마는 딸이 레즈비언이라고 커밍아웃했던 당시 기억이 또렷하다. 평소 엄마를 품어주던 어른스러운 아이는 여행길에서 성적 지향을 고백했다. 마음을 털어놓기까지 시도 때도 없이 고민했다. ‘한국사회에서는 말하지 않는 게 효도가 아닐까’하는 생각도 했지만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신 뒤 더는 후회하고 싶지 않아 결심했다. 조부모 등은 여전히 모른다. 해외에서 자리 잡은 딸은 엄마가 늘 마음에 쓰인다. ‘나는 엄마에게 모든 걸 말했지만, 엄마는 이제 누구와 터놓고 이런 얘기를 할 수 있을까.’ 게이 아들을 둔 엄마 비비안(활동명)이 위로했다. 그는 항공사 승무원으로 일하며 동성애 커플 등을 많이 봤지만 아들의 성적 지향은 커밍아웃 전까지 전혀 알지 못했다. 이제는 아들과 손잡고 해외 퀴어축제에 참여할 만큼 마음이 단단해졌다. “결국 시간이 해결해주는 것 같아요. 혐오 가득한 사회에서 우리는 스스로가 지켜야 하니까요.” 7월 11~15일 - 이번엔 어떤 ‘벽’을 만날까  축제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조직위는 극도로 분주해졌다. 우선 서울시에서 광장을 사용하되 지키라고 한 조건이 애매했다. ‘신체과다노출을 제한할 것’. 어디까지가 과다한 노출일까. 조직위가 서울시에 직접 물었다. 그러나 명확한 기준을 내놓지 못했다. “상반신 탈의를 하면 안 된다는 뜻이냐”고 재차 물었지만, 딱 떨어지는 답을 하지 못했다. 서울시와의 회의에 참석한 현주(활동명) 퀴어퍼레이트 집행위원장은 답답해했다. “시는 ‘참여자에 과다노출을 금하라’고 공지해달라는데 기준도 없이 어떻게 공지하라는 것인지 모르겠어요. 수만명이 오는 행사에서 2~3명의 복장을 문제삼아 행사 성격을 규정할까 걱정됩니다.” 서울시도 퀴어축제 초창기에 노출 문제가 있었을 뿐 2019년 행사 때는 전혀 없었다는 걸 안다. 하지만, 오세훈 서울시장은 “(과다 노출 여부를) 채증하겠다”고 인터뷰하며 예비 참여자들을 자극했다.  23번째 축제. 그동안 성소수자의 인권은 한걸음도 진전하지 못했고, 혐오는 공기 속에 스며들어 곳곳에 퍼졌다. 며칠 전 퇴근길 덕수궁 대한문 인근에서 봤던 현수막 문구가 떠올랐다. ‘퀴어축제? 일반 국민들은 반대한다 -정의로운 사람들-’ 이번엔 또 얼마나 공고한 혐오의 벽을 만날까. 기대와 걱정을 안고 그들은 광장으로 향했다.※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세명대 기획탐사 디플로마 교육 과정의 일환으로 작성됐습니다.
  • 퀴어와 ‘인증샷’ 올린 런던 시장, 축제 돕는 코카콜라…우리와 달랐다

    퀴어와 ‘인증샷’ 올린 런던 시장, 축제 돕는 코카콜라…우리와 달랐다

    세계 주요 3개 도시 퀴어축제 관찰기 ‘폭력적 단속’ 항의하며 시작된 축제6월 ‘자긍심의 달’로 지정해 행사 개최런던 축제에는 테스코, 구글 등이 지원토론토, 혐오 공공연히 표현 어려워샌프란시스코, 낙태권 불인정에 시위化 코로나19 탓에 지난 2년여간 전세계적으로 멈췄던 퀴어 축제가 올해 다시 시작됐다. 서울신문 스콘랩 2명의 통신원(홍지수(28·영국 런던)·김한나(31·캐나다 토론토))과 함께 세계의 퀴어 축제를 취재했다. 또, 미국 샌프란시스코 축제 사무국 관계자와 직접 인터뷰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퀴어들의 행진’을 벌인 세계 각국의 이야기를 전한다. 6월은 전세계적으로 ‘프라이드 먼스’(Pride Month·자긍심의 달)다. 1969년 6월 미국 뉴욕의 ‘스톤월 항쟁’(경찰이 술집 ‘스톤월 인’에서 성소수자들을 폭력적으로 단속하자 이에 저항하며 터져 나온 항쟁)을 기념하기 위해 시작됐다. 프라이드 먼스를 축하하는 퍼레이드가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뉴욕, 영국 런던, 캐나다 토론토 등 주요 도시에서 열리고, 길거리에는 한 달 내내 무지개 깃발이 내걸린다. 축제 기간동안 성소수자들이 공유하는 키워드는 ‘자긍심’이다. 성적 지향 등을 이유로 차별받거나 숨죽여 살아야 하는 성소수자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자신을 마음껏 드러내며 소속감을 느낀다. 비단, 성소수자만의 축제가 아니다. 누구나 참여해 즐길 수 있다. 그런 면에서 모두가 평등하며, 존중받아야 한다는 원칙을 확인하는 자리다. 애플 등 글로벌 기업도 동참한다. 퍼레이드를 후원하고, 무지개를 입힌 상품을 판매하며, 지지 광고도 한다. LGBT(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트랜스젠더) 커뮤니티를 돕는 대기업을 보기 어려운 우리나라와는 사뭇 다르다. 오히려 “지나치게 상업적”이라는 비판을 들을 정도다. ● 50주년 맞은 런던 프라이드…시장 참여해 ‘축하 메시지’세계적 유통기업 테스코, 구글, 코카콜라, 어도비, 유나이티드 항공 등 쟁쟁한 기업이 런던 프라이드를 후원했다. 런던교통공사(TFL)도 후원업체로서 이름을 올렸다. 퍼레이드에 참가한 트랜스젠더 엘리자베스는 “LGBTQ와 시민들이 모두 사랑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순간이라는 점에서 뜻깊다”면서 “퍼레이드는 일종의 시위기도 하지만 우리의 신념이 존중받고 있음을 확인하고 축하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유럽 퍼레이드에서도 반대집회, 더 나아가 혐오 범죄의 위험성은 늘 있다. 런던의 행사가 있기 딱 일주일 전인 지난달 25일에는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프라이드 퍼레이드가 갑작스럽게 취소됐다. 퍼레이드 몇시간 전, 도심 유흥가에서 발생한 총격으로 2명이 사망하고 10명이 중상을 입어서다. 정확한 범행 동기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경찰은 증오 범죄 가능성을 열어두고 주최 측에 행사 취소를 권했다. 런던 프라이드 퍼레이드 관계자들 역시 혐오세력의 공격에 대비한 훈련 등을 받는다. 자원봉사자로 퍼레이드에 참가한 샬리니는 “2019년에는 반대 시위를 비롯한 여러가지 이슈가 있었지만, 올해는 다행히 문제가 없었다”면서 “모두가 프라이드 행사를 자랑스러워하기에 어떠한 이유로든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6월 내내 무지개빛…캐나다 토론토 프라이드 캐나다 토론토의 프라이드 행사는 지난달 26일 열렸다. 하지만, 이미 6월 초부터 한 달 내내 도심에는 무지개 깃발이 휘날렸다. 주최 측에 따르면, 행사에는 180만명 이상이 참석했다. 스코티아뱅크 같은 은행이나 캐나다 최대 이동통신사인 로저스 등이 부스와 행진에 참여했다. 퍼레이드에 참가한 레즈비언 커플 렌(32)·마리아(33)는 “우리의 고향은 필리핀인데, 캐나다에서는 자유를 훨씬 더 보장해주고 누구도 우리를 비난하지 않는다는 느낌을 늘 갖게 된다”면서 “특히 프라이드 행사는 우리에게 자유뿐만 아니라 지지받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고 했다.토론토에서도 ‘예수님은 당신을 사랑하십니다’라는 팻말을 든 1인 시위 등 반대 집회가 열렸다. 그러나 공공연한 혐오는 허락되지 않는다. 토론토 시민인 카메론은 “캐나다에도 프라이드 축제에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이 있지만 공공연하게 혐오를 드러내는 표현은 사회적으로 받아 들여지지 않는다”면서 “무지개 깃발을 내건 교회가 있을 정도로 갈수록 더 많은 교회에서 성소수자들의 권리를 인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 연대 보여준 미국 샌프란시스코 프라이드 축제 LGBT에 포용적 도시로 알려진 미국 샌프란시스코 퍼레이드에서는 연대의 물결이 이어졌다. 퍼레이드 3일 전인 지난달 24일 미국 연방대법원이 ‘로 대 웨이드 판례’(미 전역의 24주내 낙태를 헌법상 권리로 인정한 것)를 뒤집었기 때문이다. 행진에서는 ‘법원은 멈춰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이 등장하는 등 축제와 시위가 뒤섞였다. 프라이드 관계자인 수잔 포드는 서울신문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샌프란시스코 프라이드가 의미하는 것은 성소수자 공동체에 대한 인정과 포용”이라고 말했다.● 서울에선 축제 참여 유명 기업은 구글·이케아뿐 한국에서는 유명 대기업이 퀴어축제를 후원하거나 정치인들이 성소수자를 지지하는 발언을 하는 일이 거의 없다. 이번 서울퀴어퍼레이드 부스에 이름을 올린 기업은 세계 최대 가국업체인 이케아와 구글 내 성소수자 지지 모임인 프라이드앳구글뿐이다. 이케아 관계자는 “모든 사람은 나 다울 수 있고 환영 받아야 한다는 믿음이 우리 회사가 추구하는 방향”이라면서 “그런 사회를 만들기 위해 목소리를 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치인 중에서는 정의당 장혜영·류호정 의원이 서울퀴어퍼레이드 참가해 인증샷을 공개했다.※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세명대 기획탐사 디플로마 교육 과정의 일환으로 작성됐습니다.
  • 단 하루 3.8㎞에 허용된 자유…퀴어 혐오에 웃음으로 맞서다

    단 하루 3.8㎞에 허용된 자유…퀴어 혐오에 웃음으로 맞서다

    #퀴어 퍼레이드 관찰기 성소수자에게 퀴어축제는 ‘명절’ 같아1년에 하루 연인과 눈치 안 보고 활동주한 외국 대사관, 이케아도 축제 지원반 동성애단체, 인근 도로서 앰프 시위폭우 속 평화롭게 퍼레이드 마무리돼“행복한 얼굴 한 사람이 이기는 것”전투에 나가는 마음. 유슬기(가명·35)씨는 지난 16일 아침 검은 원피스를 챙겨 입으며 생각했다. 레즈비언인 그는 이날 3년 만에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퀴어 퍼레이드’에 간다. 17일간의 서울퀴어축제 기간 중 하이라이트다. 벌써 4번째 참석인 까닭에 현장 분위기를 대략 상상할 수 있다. 과거 동성애 반대 집회자들에게 욕설 세례를 당한 기억이 또렷하다. ●“내 존재는 있는 그대로 존귀…외로울 이유 없어” 국내 성소수자들은 퀴어축제를 ‘명절’이라고 부른다. 1년에 한번 연인과 탁트인 광장에서 눈치 보지 않고 시간을 보내는 날. 이날 수만명의 참가자(축제 조직위원회 추산 13만 5000명)는 서로를 알아보고 해사하게 웃었다. 올해 슬로건은 ‘살자, 함께하자, 나아가자‘다. 양선우 조직위원장이 설명했다. “내 존재는 있는 그대로 가장 존귀한 것이고, 우리는 함께 있으므로 외로울 이유가 없다는 걸 말하고 싶었어요.” 광장에는 기관과 단체의 부스 72개가 들어섰다. 특히 주한 외국 대사관의 참여가 눈에 띄었다. 한국에서는 민감한 이슈임을 알지만, 인권 문제에는 눈감을 수 없기 때문일 테다. 성소수자가 대사인 주한 뉴질랜드 대사관과 미국 대사관은 각각 호주, 영국과 함께 행사 부스를 꾸려 참가자들을 지원했다. 독일대사관과 유럽연합(EU) 대표부, 프랑스대사관, 캐나다 대사관, 태국정부관광청 등도 함께했다. 한 외교 공관 직원은 “한국에 동성애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다기에 동성결혼을 반대한다는 의미인 줄 알았다”면서 “그런데 차별금지법에 반대한다는 것이라기에 놀랐다”고 했다. 수녀복과 승복, 성공회 사제복 차림의 참가자도 보였다. 성가소비녀회 소속 조진선 소피아 수녀는 “혐오와 배제 행위는 하느님 말씀에 맞지 않다”면서 “교황께서도 성소수자와 소통할 것을 강조하셨고, 서울대교구도 최근 성소수자 신자를 만나 어려움을 들었다”고 했다. 한 승려는 참가자들에게 성소수자의 상징인 6가지 색깔(빨강·주황·노랑·초록·파랑·보라색)로 된 끈을 손목에 묶어주기도 했다.●“복장이요? 가장 잘 어울리는 옷 고를 뿐이죠” 세계 최대 가구업체인 이케아도 수년째 서울퀴어축제를 후원하고 있다. 이케아 관계자는 “모든 사람이 나다울 수 있고 환영받아야 한다는 게 우리 회사가 추구하는 방향이어서 사회적 목소리를 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반대하시는 분들을 배제하자는 차원은 아니며 누구나 포용해야 한다는 취지”라고 했다. 구글 내 성소수자 지지 모임인 ‘프라이드앳구글’도 서울광장에 부스를 차리고 이벤트 등을 벌였다. 반면, 우리 기업들은 소극적이다. 삼성전자는 미국에서 ‘프라이드 위크’(성소수자 주간) 기간에 성소수자를 위한 문화 행사를 열기도 했지만, 국내 퀴어축제는 지원한 적이 없다. 이날 많은 이들의 관심은 ‘의상’에 쏠렸다. 서울시가 “신체과다노출을 제한하라”고 조건을 붙여서다. 오세훈 시장은 “채증을 하겠다”고 인터뷰하기도 했다. 막상 참가자들은 왜그리 호들갑인지 모르겠다는 분위기였다. 성소수자들은 설빔을 준비하듯 자신에게 가장 어울리는 옷을 고를 뿐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크게 문제될 의상은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우리는 ‘혐오자’가 아닌 ‘인도자’”라는 반동성애 단체들 혐오는 바로 곁에 있었다. 광장 옆 세종대로의 5개 차선은 동성애·퀴어축제 반대 집회자들이 채웠다. 커다란 앰프들은 서울광장을 바라본 채 반동성애 발언을 뿜어냈다. 애플리케이션으로 소음을 측정해봤다. 순간 최대 114데시벨. 전투기 이착륙 소음(120데시벨)에 가까웠다. 이들은 “동성애는 자연 섭리에 어긋난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생태학 분야 석학인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는 “동성애는 거의 모든 동물 종에 존재하는 현상임이 분명하다. 이는 부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반대 집회자들은 스스로를 ‘혐오자’가 아닌 ‘인도자’라고 말한다. 집회를 주최한 단체 중 한곳은 스스로를 ‘정의로운 사람들’이라고 이름 붙였다.A씨(78)는 취재하던 기자에게 “무지개가 원래 7개 색인데 쟤네들(성소수자)은 왜 6개를 쓰는지 알아? 6이 악마의 숫자라서 그래” 라고 했다. 구원해야 한다는 말을 덧붙였다. 하지만, 6색 무지개는 1979년 미국 게이 퍼레이드에서 길 양쪽으로 세 가지 색깔씩 나누려고 남색을 뺀 것에서 유래했다. 보수단체 집회 때마다 붐비던 성조기 노점은 이날 영 인기가 없었다. 새로 부임한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 대사가 동성애자로 알려져서다. 반대집회자들 사이에서는 “내정간섭”이라거나 “대사 놈을 쫓아내야 한다”는 표현까지 나왔다. 골드버그 대사는 아랑곳하지 않고 축제 무대에 올랐다. 한국에서 첫 외부 일정이다. “꼭 참석하고 싶었다“면서 “우리는 그 누구도 두고 갈 수 없다. 인권을 위해 계속 싸우겠다”고 했다. ●빗속의 퍼레이드…해방감을 느끼다 오후 4시 30분, 퍼레이드가 시작됐다. 갑자기 폭우가 쏟아졌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는 페이스북에 ‘(퀴어축제 탓에) 하늘이 노했을까, 슬펐을까’라는 글을 썼다. 서울이 고기압의 가장자리에 놓여 소나기가 왔을 뿐 노하거나 슬펐을 리 없었다. 참가자들은 미리 준비해온 우산과 비옷을 꺼내입고 3.8㎞의 코스를 걸었다. 빗속에서 오히려 해방감을 느끼는 듯했다. 혐오에 유머로 대항하는 여유도 보였다. 행진 도중 반대 집회 사회자가 “제가 ‘동성애’하면 ‘반대’라고 외쳐주십시오”라고 하는 말이 멀리서 들렸다. 퍼레이드 참가자들은 “동성애”하는 외침에 “찬성”이라고 답하며 웃었다.축제는 평화롭게 끝났다. 현주 집행위원장이 말했다. “아빠가 예전에 ‘퀴어 축제에 온 사람들은 행복하게 웃고 있는데 반대 측은 찡그리고 있더라’고 하셨어요. 결국 행복한 얼굴을 한 사람이 어려움을 딛고 설 수 있는 거라고. 그 말을 품고 나아갑니다.” 스콘랩
  • “美 주도 열차 타되, 반중 깃발 흔들면 안 돼”[오일만의 글로벌 패권경쟁]

    “美 주도 열차 타되, 반중 깃발 흔들면 안 돼”[오일만의 글로벌 패권경쟁]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지난 6월 29~30일)는 글로벌 안보 전략의 변곡점이자 신냉전 시대를 알리는 신호탄으로 표현된다. 러시아와 중국에 대한 나토의 신개념 전략 때문이다. 더 큰 틀에선 중러를 표적으로 삼아 미국이 대서양 및 인도·태평양 전략을 하나로 묶어 미국의 절대적 패권 지위를 유지하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나토 회의 이후 달라질 국제 질서에 대한 우리의 대응 전략을 살펴본다. 2010년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정상회의에서 러시아를 ‘전략적 파트너’로 명시했던 나토는 12년 만에 러시아를 “가장 심각하고 직접적 위협”으로 명시했다. 중국에 대해선 “중국의 명시적 야망과 강압적 정책이 나토의 이익, 안보, 가치에 도전한다”고 규정했다. 이런 나토의 변화 뒤엔 미국이 그리는 글로벌 전략이라는 큰 그림이 숨어 있다. 변화의 원인은 첫째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와 서방의 대립에 있고, 둘째 자본주의 국제 분업체제에서 중국을 배제하려는 ‘경제 안보 시대’가 도래했으며, 셋째 남중국해에서 공격적 확장 정책을 펴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에 맞서 손을 잡고 있다는 데 있다. 미국 입장에서는 복잡한 국제 정세를 나토 정상회의에서 종합해 새로운 이정표를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대서양·인태 동맹의 반중 연합전선 미국은 그동안 대서양 동맹의 공간과 역할을 유럽으로 한정하고 집단안보체제를 구축해 러시아에 대항했다. 인도·태평양 지역은 ‘주요 거점’ 형태로 공동 대응이 아닌 개별 국가와의 양자 동맹을 통한 방어체계였다. 이번 나토 정상회의를 통해 미국은 두 동맹체제와 ‘연맹하는’(federated) 형태로 중국·러시아·북한 등의 도전에 대응하려 한 것이다. 미국이 한국 외에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4개 우방국을 초청한 것은 이들 국가에 나토의 모자를 씌워 반중 전선으로 끌어들였다는 분석(이수형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도 나온다. 하지만 미국과의 동맹을 축으로 자유민주주의 선진국들과의 협력을 중시하는 보수 정권의 전통적 외교정책으로 회귀했다는 분석이 많다. 한국 입장에서 보면 문재인 정부의 ‘균형외교’나 전략적 모호성이 국익을 실효적으로 담보하지 못했고 대북정책에서도 무원칙과 혼선을 불렀다는 판단에서 나토 정상회의 참가가 결정됐다. 미중 ‘경제전쟁’을 축으로 국제 관계가 과거 냉전기의 동서 대립을 방불케 하는 신냉전 체제로 재편되는 상황에서 과거처럼 우리가 어중간한 ‘중립’을 유지하기 어려워진 것도 현실이다. ●11월 美 중간선거… 일시휴전 가능성 미중의 패권 경쟁이 장기화하면서 ‘적대적 공존’의 가능성도 제기된다. 당분간 적대적 공존체제를 통해 미중이 글로벌 헤게모니를 분점할 것이란 의미에서 ‘미중 카르텔’이란 용어도 등장했다. 양국의 국익 극대화 전략에 따라 협력과 대결을 오가는 모양새가 예상된다. 당장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지지율이 취임 이후 최저치로 떨어져 수세에 몰린 상태다. 선거 판세를 뒤집기 위해선 ‘발등의 불’인 인플레이션 문제부터 해결해야 하는 처지다. 이런 와중에 지난 5일 미중 무역전쟁 최고 책임자들이 ‘휴전’을 타진하는 화상회의도 있었다. 초인플레이션 압박에 시달리는 미국으로선 대중국 관세 인하로 물가를 낮추는 방안을 염두에 둔 것이란 분석이다.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전화 회담을 앞두고 ‘일시 휴전’의 길을 탐색 중이다. 미 재무부는 “양국 간 거시경제와 원자재 가격 상승, 식량 안보 문제에 대해 실질적인 대화를 나눴다”고 했고 중국 외교부는 정례 브리핑을 통해 “대중국 고율 관세를 모두 철폐하는 것은 중미 양국과 전 세계에 이롭다”고 밝혔다. ●차이나리스크 대비책 세워야 급변하는 국제 질서와 정부 대외정책 변화의 핵심은 ‘경제안보’(economic security)의 개념이다. 국제 정치와 군사협력을 축으로 움직였던 기존의 안보외교가 자국의 경제안보를 최우선하는 쪽으로 변화한 것이다. 미국 주도의 국제 분업화 체제에서 성장한 중국이 부품·소재·중간재 공급을 장악한 상황이 싫은 미국은 중국을 배제해 패권을 유지하려는 게 제1의 목표다. 미국 중심의 새로운 ‘글로벌 공급망 재편’ 전략도 같은 맥락이다. 그동안 자유무역에 기반한 기존 국제 무역의 판 자체가 바뀐 것이다. 전략적 모호성을 버리고 미국·서방과 함께 반중 전선에 한발 더 다가선 것은 우리의 현실에선 피할 수 없는 선택이지만 ‘차이나 리스크’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중국에 대한 경제 의존도를 줄이자는 시장 다변화의 목소리도 높지만 현실을 무시할 수 없다. 우리 수출의 25%, 수입의 23%를 차지하는 경제 의존성이 단시간 내 해결되긴 어렵다. 북핵 문제 해결의 주요 지렛대를 잃을 수 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반중 전선 구축이란 미국의 목적을 위해 우리의 국익을 훼손하면서까지 미국에 무작정 끌려가선 안 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주도하는 열차(질서)에 올라타되 노골적으로 반중 깃발을 흔들지는 말라”고 조언한다. 미국이 의도적으로 우방국들을 한데 모으는 상황에서 중국이 특정 국가를 콕 찍어 사드 때처럼 보복할 명분을 찾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것이다. 점점 커지는 반중 정서를 국내 정치에 이용할 경우 외교안보 차원의 국익 극대화 전략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정치인들의 노골적인 대중 혐오나 선동성 발언은 한중 관계에 독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다.
  • “미국의 반중 전선에 무작정 끌려가는 것은 韓 국익 훼손” [오일만의 글로벌 패권경쟁]

    “미국의 반중 전선에 무작정 끌려가는 것은 韓 국익 훼손” [오일만의 글로벌 패권경쟁]

    마드리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6월29~30일)는 글로벌 안보전략의 변곡점이자 신냉전 시대를 알리는 신호탄으로 표현된다. 러시아와 중국에 대한 나토의 신개념 전략 때문이다. 더 큰 틀에선 중러를 표적으로 미국이 대유럽 및 인도태평양 전략을 하나로 묶어 미국의 절대적 패권 지위를 유지하겠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포스트 나토회의’ 국제질서의 우리의 대응전략을 살펴보자. 지난 2010년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정상회의에서 러시아를 ‘전략적 파트너’로 명시했던 나토는 12년 만에 러시아를 “가장 심각하고 직접적 위협”으로 명시했다. 중국에 대해선 “중국의 명시적 야망과 강압적 정책이 나토의 이익, 안보, 가치에 도전한다”고 규정했다. 이런 나토의 전략 변화 뒤엔 미국이 그리는 글로벌 전략이란 큰 그림이 숨어있다 변화의 직접적인 원인은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러시아와 서방의 대립이지만 남중국해에서의 공격적 확장 정책을 펴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의 협력과 자본주의 국제분업 체제에서 중국을 배제하려는 ‘경제 안보 시대’의 도래 등 다층적 원인이 작용한 결과였다. 미국의 입장에서 복잡한 국제정세를 나토정상회의에서 종합해 새로운 이정표를 만들었다고 볼수 있다. 대서양·인도태평양 동맹의 반중 연합전선미국은 그동안 대서양 동맹의 공간과 역할을 유럽으로 한정해 집단안보체제를 구축해 러시아에 대항했다. 인도·태평양 지역은 ‘주요 거점’ 형태로 공동대응이 아닌 개별 국가와의 양자 동맹을 통한 방어체계였다. 이번 나토 정상회의를 통해 미국은 두 동맹체제를 ‘연맹하는(federated) 형태’로 중국 러시아 북한 등의 도전에 대응하려 한 것이다. 미국이 아시아 태평양 4개 우방국을 초청한 것은 아태국가들에게 나토의 모자를 씌워 반중전선으로 끌어들였다는 분석(이수형 수석연구위원)도 나온다. 하지만 미국과의 동맹을 축으로 자유민주주의 선진국들과의 협력을 중시하는 보수정권의 전통적 외교정책으로 회귀했다는 분석이 많다. 문재인 정부의 균형외교나 전략적 모호성이 국익을 실효적으로 담보하지 못했고 대북정책에서도 무원칙과 혼선을 불렀다는 판단에서다. 미중 ‘경제전쟁’을 축으로 국제관계가 과거 냉전기의 동서 대립을 방불케 하는 신 냉전 체제로 재편되는 상황에서 과거처럼 어중간한 ‘중립’을 유지하기 어려운 것도 현실이다. 11월 중간선거 앞두고 미중 일시휴전 가능성 미중의 패권경쟁이 장기화되면서 ‘적대적 공존’의 가능성도 제기된다. 당분간 적대적 공존체제를 통해 미중이 글로벌 헤게모니를 분점할 것이란 의미에서 ‘미중 카르텔’로 용어도 등장했다. 양국의 국익 극대화 전략에 따라 협력과 대결을 오가는 모양새가 예상된다. 당장 조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지지율이 취임 이후 최저치로 떨어져 수세에 몰려있다. 선거 판세를 뒤집기 위해선 ‘발등의 불’인 인플레이션 문제부터 해결해야 하는 처지다. 이런 와중에 미중 무역전쟁 최고 책임자들이 ‘휴전’을 타진하는 움직임도 포착된다. 초인플레이션 압박에 시달리는 미국으로선 대중 관세 인하로 물가를 낮추는 방안을 염두에 둔 것이란 분석이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전화 회담을 앞두고 ‘일시 휴전’의 길을 탐색 중이다. 미 재무부는 “양국 간 거시경제와 원자재 가격 상승, 식량안보 문제에 대해 실질적인 대화를 나눴다”고 했고 중국 외교부는 정례 브리핑을 통해 “대중국 고율 관세를 모두 철폐하는 것은 중미 양국과 전 세계에 이롭다”고 밝혔다. 정교한 차이나 리스크 대비책 세워야 급변하는 국제질서와 정부 대외정책 변화의 핵심은 ‘경제안보(economic security)’의 개념이다. 국제정치와 군사협력을 축으로 움직였던 기존의 안보외교가 자국의 경제안보를 최우선하는 쪽으로 변화된 것이다. 미국 주도의 국제분업화 체제에서 성장한 중국이 부품·소재· 중간재 공급을 장악한 상황에서 중국을 배제해 패권을 유지하려는 것이 미국의 제1의 목표다. 미국 중심의 새로운 ‘글로벌 공급망 재편’ 전략도 같은 맥락이다. 그동안 자유무역에 기반한 기존 국제무역의 판 자체가 바뀐 것이다. 전략적 모호성을 버리고 미국·서방과 함께 반중 전선에 한발 더 다가선 것은 우리의 현실에선 피할수 없는 선택일 수도 있지만 ‘차이나 리스크’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중국에 대한 경제의존도를 줄이자는 시장 다변화의 목소리도 높지만 현실을 무시할 수 없다. 우리 수출의 25% 수입의 23%를 차지하는 경제 의존성 해결이 단시간내에 어렵다. 북핵 해결의 주요 지렛대를 잃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반중 전선 구축이란 미국의 목적을 위해 우리의 국익을 훼손하면서 미국에 무작정 끌려가선 안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주도하는 열차(질서)에 올라타되, 노골적 반중 깃발을 흔들지는 말라”고 조언한다. 미국이 의도적으로 우방국들을 한데 모으는 상황에서 특정 국가를 콕 찍어 사드 때처럼 보복할 명분을 찾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점증하는 반중정서를 국내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할 경우 외교안보 차원의 국익 극대화 전략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지적이 많다. 정치인들의 노골적인 대중 혐오나 선동성 발언은 한중 관계에 독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다.
  • [박홍환 칼럼] 살얼음판 위의 한중, 그 위험한 도박/평화연구소장

    [박홍환 칼럼] 살얼음판 위의 한중, 그 위험한 도박/평화연구소장

    중국 대륙을 여행하다 보면 곳곳에서 우리 역사 속 인물들의 발자취를 마주하게 된다. 아예 여행 목적을 그런 흔적을 찾는 답사로 정한 뒤 비행기에 몸을 싣는 이들도 많다. 특히 상하이와 충칭의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 유적도 그렇거니와 하얼빈과 뤼순의 안중근 의사 거사 및 순국 장소도 마찬가지다. 이런 곳들은 감염병 확산 이전만 해도 늘 우리 국민들로 붐볐다. 나라를 빼앗긴 선열들은 이웃 국가인 중국으로 건너가 목숨을 건 항일독립투쟁에 몰두했고, 곳곳에 피땀 어린, 두고두고 지워지지 않을 진한 흔적을 남겼다. 시간의 흐름을 되돌려 80~90년 전 그들의 의지와 열정을 확인하는 것은 후손들로선 가슴 벅찬 일이다. 안 의사 거사 100주년 되던 해인 2009년 10월 그의 고달팠던 압송 길을 따라가 본 일이 있다. 안 의사는 1909년 10월 26일 하얼빈역에서 일본의 이토 히로부미에게 총탄 세 발을 안기고 체포돼 닷새 뒤 뤼순 형무소로 압송됐다. 포박당한 채 장장 1000㎞에 이르는 하얼빈~뤼순 철도로 이송되던 이틀간 안 의사 심정은 어땠을까. 그는 순국을 각오하고 거사를 치른 군인답게 매우 당당했다고 한다. 다음달 24일은 한국과 중국이 외교관계를 수립한 지 꼭 30년이 되는 날이다. 후손들이 안 의사의 당당했던 정신, 충칭 임시정부의 남루했지만 고결했던 기개 등 선열들의 물적·정신적 유산과 교훈을 비교적 자유롭게 접할 수 있게 된 것도 그때부터다. 그런 의미에서 한중 수교는 우리 입장에서는 분단 이후 잊혀졌던 역사적 사실을 재인식하는 계기가 됐다고 할 수도 있다. 지난 30년 한중 관계는 국제 정세 변화 등에 따라 부침을 거듭했지만 지금처럼 위태로웠던 적은 없었다. 양국 국민들의 상대국에 대한 혐오와 반감은 점점 깊어지고 있고, 국제 정세 또한 양국 간의 거리감을 넓히는 쪽으로 변화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이 충돌하는 신냉전 구도 속에서 윤석열 정부는 한미동맹의 성격과 내용을 한층 강화하는 길을 선택했다. 우리가 중국을 고립시키는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깊숙이 참가했다는 것만으로도 중국은 긴장하고 있다. 한국과 중국은 마치 언제 깨질지 모르는 살얼음판 위에서 조심스럽게 한발 한발 내딛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페인 마드리드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 경제참모의 발언은 그나마 살얼음판마저 깨버리겠다는 선언처럼 들렸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나토 정상회의 참석 의미를 설명하면서 유럽연합(EU) 시장 개척과 연계했는데, 문제의 발언은 이때 나왔다. 최 수석은 “지난 20년간 누렸던 중국을 통한 수출 호황의 시대는 끝났다. 중국의 대안 시장이 필요하다”며 “생존을 위해 EU와의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발언 그대로라면 대중국 수출을 끊고 대EU 수출로 그 빈자리를 메우면 된다는 논리다. 우리 수출경제의 높은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시장을 다변화해야 한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지만 그 방식은 마이너스가 아닌 플러스여야 한다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중국산 굄돌을 빼내 EU산으로 대체하는 것보다는 중국산 굄돌에 EU산 굄돌을 덧대 보강하는 게 훨씬 나은 방안 아니겠는가. 어릴 적 마치 트램펄린 같은 탄성을 가진 저수지 살얼음판 위에서 친구들과 익스트림 경주처럼 위험한 놀이를 즐기곤 했다. 지금의 한중 관계가 그런 위험한 상황에서 벌어지고 있는 무모한 도박처럼 보인다. 대등하고 원칙 있는 외교는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그 어떤 상황에서도 국익은 최우선적으로 지켜 내야 한다. 급격한 변화는 탈이 나게 마련이다. 새롭게 30년을 준비해야 하는 한중 수교 30년의 해, 균형외교를 위한 연착륙 방안을 찾지 못한다면 한중 관계의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다.
  • “김정숙 XXX아” 文사저 앞 욕설·성희롱… 장경태 “尹, 방관으로 일관”

    “김정숙 XXX아” 文사저 앞 욕설·성희롱… 장경태 “尹, 방관으로 일관”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문재인 전 대통령 양산 사저 인근 시위 동영상을 공개하며 “욕설, 인격침해, 희롱 등 차마 귀에 담기도 힘든 말들이 평산마을의 일상을 송두리째 파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장 의원이 지난 5일 페이스북에 올린 약 3분 분량의 동영상에는 일부 극우단체 시위대가 문 전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를 “재인아”, “정숙아” 등으로 지칭하며 욕설과 성희롱을 일삼는 모습이 담겼다. 시위대는 문 전 대통령을 “간첩”, “살인마”, “부정선거범” 등으로 부르며 “문재인을 감옥으로”라고 외쳤다. “문재인 XXX야, 양산을 떠나라”며 원색적인 욕설을 쏟아붓기도 했다. 김 여사를 향해서는 성희롱성 발언이 이어졌다. 시위대는 “정숙아, 네 XX 몇 개냐. XX에 금테 둘렀냐”며 저속한 발언들을 이어갔고 외모를 비하하는 욕설을 퍼부었다.장 의원은 “이 영상을 보신 분들께서는 경악을 금치 못하실 것”이라며 “지난 주말 대통령님을 뵙기 위해 갔던 평산마을은 평온하던 마을이 아닌 거주조차 고통스러운 곳이었다. 혐오스럽고 살인적인 소음은 잠시 머물렀던 저도 견디기 힘들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어 “두 달 동안 평산마을에는 시위라는 이름의 광기 어린 폭력이 자행되고 있다”며 “윤석열 대통령은 강 건너 불구경하듯 방관하는 태도로 일관하지 말고, 평산마을의 주민이 겪고 있는 고통을 멈출 수 있도록 조치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국회가 정상화되는 대로 관련 입법을 하루속히 통과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장 의원은 최근 민주당의 김용민, 김남국, 박주민, 이동주, 천준호, 권인숙, 이수진(비례) 의원, 현근택 전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과 함께 양산 사저를 찾았다. 앞서 현 전 대변인도 YTN 라디오에 출연해 “정치를 오래 하신 문 전 대통령보다 김정숙 여사가 더 힘들어 한다”며 “이건 시위 보장 문제가 아니라 괴롭힘의 문제다. 정치적인 해결뿐만 아니라 법적인 해결도 필요하다. 정치권에서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 원숭이두창, 환자 밀접 접촉으로 감염… ‘동성애가 전파’ 편견 없애야

    원숭이두창, 환자 밀접 접촉으로 감염… ‘동성애가 전파’ 편견 없애야

    “사회적인 낙인은 국민 안전과 방역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행동이라는 점을 잘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지난달 28일 중앙방역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임숙영 상황총괄단장은 “원숭이두창은 감염병 환자와 밀접 접촉한 누구든지 감염될 위험이 있다”면서 “감염병 대응 및 관리 과정에서 환자에 대한 잘못된 편견과 차별이 생기지 않도록 공동체 모두가 노력해 달라”고 말했다. 최근 위기감이 높아진 원숭이두창과 ‘편견과 차별’은 어떤 관계가 있는 것일까. 임 단장이 말한 구절에 해답이 있다. “감염병 환자에 대한 편견과 사회적 낙인은 자발적 신고가 중요한 감염병 발생 초기에 의심환자를 숨게 만들어서 감염병 피해를 더욱 키울 수 있다.” ●유럽 ‘두창 감염자’ 2주 새 3배 급증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방역 당국이 가장 걱정한 것 가운데 하나가 ‘숨은 감염자’를 어떻게 찾을 것인가였다. 중국처럼 강제로 모든 주민들에게 검사를 시킬 수 없다면 결국 자발적으로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게 해야 한다. 검사시설을 전국 각지에 세우고 비용도 무료로 해 줬다. 하지만 사회적 취약계층이 사회적 편견과 낙인, 차별 때문에 검사를 기피하지 않도록 하는 적극적인 유인책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사회적 취약계층이 코로나19 확산의 진원지가 되는 악순환에 빠지기 때문이다. 2020년 5월 발생했던 이태원발 코로나19 집단감염은 사회적 낙인이 감염병 대응에 얼마나 치명적인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적절한 대응이 편견과 낙인을 극복하고 감염병 확산을 막을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준 전형적인 사례였다. 당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했을 때 진원지였던 이태원 클럽들이 ‘동성애자 클럽’이라는 사실이 부각되면서 일부 확진자들은 사회적 차별과 낙인을 두려워해 조사 자체에 응하지 않는 사례가 많았다. 초기 전파 차단에 어려움을 겪었던 방역 당국은 익명 철저 보장을 기회 있을 때마다 강조하며 PCR 검사를 받으라고 독려했다. 이태원발 집단감염 때문에 큰 어려움을 겪었던 방역 당국으로선 최근 위험성이 높아지는 원숭이두창과 동성애 차별이 연결되는 게 불안할 수밖에 없다고 할 수 있다. 원숭이두창은 이제 국내도 안전지대가 아니다. 지난달 21일 입국한 내국인 1명이 국내 첫 원숭이두창 확진자로 판정된 이후 방역 당국은 확산 가능성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제통계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를 보면 지난 1일(현지시간) 기준 세계 50여개국에서 확진 사례가 6100건을 넘어섰고, 유럽에서는 감염 건수가 2주 동안 3배 급증했다. 원숭이두창은 아프리카 중서부 열대우림 지역에서 주로 발생하던 인수공통감염병이다. 영국에서 지난 5월 7일 첫 발병 보고가 있었고 그 뒤 전 세계로 빠르게 확산됐다. 그런 와중에 원숭이두창은 동성애자들이 잘 걸린다는 오해가 퍼졌다. 과거 에이즈 발생 초기를 떠올리게 하는 양상이라고 할 수 있다.●보수종교, 퀴어문화제 반대 집회 예고 원숭이두창과 동성애 관련성은 확산 초기 특정 감염 경로가 부각되면서 굳어진 측면이 있지만 그 뒤 연구가 축적되면서 근거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질병관리청에서는 원숭이두창 바이러스에 감염된 동물이나 사람, 바이러스에 오염된 물질과의 밀접한 접촉을 통해 감염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특히 사람을 통한 감염은 감염된 사람의 혈액, 체액, 피부, 점막 병변과의 접촉, 감염 환자의 체액·병변이 묻은 의복이나 침구류 등의 접촉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성행위 역시 감염 경로 가운데 하나인 건 맞지만 그게 꼭 동성애와 관련한 것도 아니다. 굳이 따지자면 동성애뿐 아니라 이성애 역시 원숭이두창의 주요 감염경로라고 할 수 있다. 원숭이두창과 동성애를 둘러싼 편견과 혐오는 오는 16일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서울퀴어퍼레이드로 번지고 있다. 보수종교단체들이 대규모 퀴어축제 반대집회를 예고하는 등 혐오 발언과 혐오 행동이 난무하는 건 사실 예년과 다르지 않은 익숙한(?) 모습이지만 올해는 원숭이두창과 엮이면서 논란이 더 커졌다. 동성애 혐오자들은 이제 “동성애자들 때문에 원숭이두창이 확산된다”거나 심지어 “퀴어축제 때문에 외국 동성애자들이 입국해 원숭이두창을 확산시킬 것”이라는 주장을 혐오 발언 목록에 추가하고 있다. ●“콘돔·페미돔 안 쓴 이성애 불안전” 성소수자들로선 원숭이두창 이전에 에이즈만으로도 버겁기만 하다. 의학 관점으로만 볼 때는 고혈압이나 간염, 당뇨 같은 만성질환과 큰 차이가 없지만 현실 속에선 전혀 다른 맥락으로 성소수자들을 옭아매는 낙인으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에이즈는 인간면역결핍 바이러스(HIV)에 감염돼 신체 면역체계가 일정 수준 이하로 손상돼 생기는 질환으로 정의할 수 있다. HIV 감염인, 즉 체내에 HIV를 가진 사람이라 하더라도 반드시 에이즈 환자인 건 아니다. HIV는 감염인의 혈액, 정액, 질 분비물, 모유에 존재하며 감염인과의 성접촉, 감염된 혈액 제제 및 수혈 등에 의해 감염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90% 이상이 성관계로 감염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간단하게 말해 성 정체성과 상관없이 안전하지 않은 성관계가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감염인과의 악수, 포옹, 입맞춤, 식사하기, 화장실 공동 사용 등 일상생활 접촉으로는 HIV에 감염되지 않는다. 그럼 ‘안전한 성’이란 무엇일까. 세계보건기구(WHO)는 이에 대한 명확한 규정을 내놓은 바 있다. 첫째 평생 금욕, 둘째 평생 단 한 명과의 성행위, 셋째 성기를 사용하지 않는 성행위, 넷째 콘돔이나 페미돔을 사용하는 모든 성행위 등이다. 다시 말해 동성애자가 콘돔이나 페미돔을 사용한다면 안전한 성생활을 하는 것이다. 반대로 이성애자가 콘돔이나 페미돔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안전하지 않을 수 있다. ●HIV 환자도 ‘70세 건강’ 누릴 수 있어 분당서울대병원 감염내과 송경호 교수는 “효과적인 치료제가 없던 시절에는 면역결핍에 따르는 감염병, 종양 등이 중요한 건강 문제였지만, 최근에는 오랜 기간 지속적으로 복용해야 하는 HIV치료제의 부작용 또는 건강인과 마찬가지로 당뇨, 심혈관질환 등의 만성질환 관리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면서 “건강한 25세 성인의 기대수명이 80세라고 하면, HIV에 감염됐더라도 적절히 치료하면 최소 70세 이상까지 건강하게 삶을 영위할 수 있다”고 말했다.
  • “무함마드, 6살과 결혼” 발언 옹호한 힌두교도, 무슬림에 참수 피살

    “무함마드, 6살과 결혼” 발언 옹호한 힌두교도, 무슬림에 참수 피살

    인도에서 이슬람교 창시자 무함마드에 대한 ‘모욕 발언’을 옹호한 한 한두교도가 참혹하게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29일(현지시간) 더힌두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전날 인도 서부 라자스탄주 우다이푸르에서 재단사 칸하이야 랄(40)이 그의 가게에서 참수당했다. 이후 무슬림 남성 2명이 소셜미디어(SNS)에 살해 장면을 올리며 범행을 시인했다. 경찰은 이날 오후 이들을 체포했고, 연방정부 내무부는 광역 수사기관인 국가조사국(NIA) 요원을 현지로 급파했다. 살해범들은 랄이 무함마드 모욕 발언을 한 인도국민당(BJP) 대변인 누푸르 샤르마를 지지한 점에 앙심을 품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샤르마는 지난달 말 무함마드와 그의 3번째이자 가장 어린 아내인 아이샤의 관계를 언급하면서 무함마드가 6살의 아주 어린 여자아이를 아내로 맞았다는 발언을 했다. 같은 당 미디어 책임자인 나빈 진달도 이와 관련된 내용을 SNS에 올렸다. 이에 인도 각지의 무슬림들은 샤르마 등의 체포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힌두교도나 경찰과의 충돌과 폭동도 빚어졌다. 특히 금요예배가 있었던 지난 3일에는 2명 이상이 사망할 정도로 격렬한 항의가 벌어졌다.방글라데시, 파키스탄 등 이웃의 다른 이슬람 국가에서도 인도 정부를 비난하는 시위가 이어졌다. 사우디아라비아 외교부는 성명을 내고 “신념과 종교에 대한 존중”을 촉구했습니다. 카타르는 공식 사과를 요구하며 자국 주재 인도 대사를 초치했다. 아랍에미리트(UAE), 오만, 이란, 몰디브, 요르단, 바레인 등도 잇따라 규탄 대열에 합류했다.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국가들까지 합세하면서 논란은 일파만파 확산됐다. 이슬람권 최대 국제기구인 이슬람협력기구도 규탄 성명을 발표하고 “인도 내 심각해지는 이슬람 혐오를 살펴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랄의 피살 소식이 알려지자 무슬림과 힌두교도 간 긴장이 고조되며 갈등이 더욱 심화하는 분위기다. 라자스탄주는 우다이푸르 일부 지역의 인터넷을 차단하고 통금령을 내리며 대응에 나섰다. 아쇼크 게로트 라자스탄주 주총리는 “피의자 2명은 체포됐고 신속한 조사 후 법정에서 엄격하게 처벌될 것”이라며 모든 이가 평화를 유지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美·EU ‘테크 공룡’ 독과점 규제…한국만 채찍 대신 당근 ‘역주행’

    美·EU ‘테크 공룡’ 독과점 규제…한국만 채찍 대신 당근 ‘역주행’

    윤석열 정부가 최근 온라인 플랫폼 산업 보호와 육성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민간 주도 자율규제 방식에 힘이 쏠리는 모양새다. 미국과 유럽 등에서 온라인 플랫폼 독점을 규제할 법안을 마련하고 있는 세계적인 추세와는 대조적으로 새 정부 기조가 플랫폼 독과점의 부작용을 키울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27일 정보기술(IT) 업계와 전문가들은 정부의 온라인 플랫폼 자율규제 방향을 두고 서로 엇갈린 입장을 보였다. 앞서 지난 22일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간담회를 열고 ‘디지털 플랫폼 정책협의체’를 구성해 기업 규제보다 육성에 방점을 둔 논의를 이어 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네이버·카카오·쿠팡 등 국내 주요 온라인 플랫폼 기업 대표들이 모인 간담회에선 민간 주도의 플랫폼 자율규제 기구를 만들고, 기업들이 이에 협조하는 방향에 대해 공감대를 이뤘다.하지만 주요 선진국들은 새 정부의 플랫폼 자율규제 기조와 달리 대대적으로 플랫폼 규제 법안을 마련하고 있다. 이른바 GAFA(구글·애플·페이스북·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들의 본거지인 미국에선 지난해 6월 하원에서 ‘플랫폼 반독점 패키지 5대 법안’이 발의됐고, 모두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다. 해당 법안은 플랫폼 기업의 독점 행위를 직접적으로 규제하는 4개의 법안과 예산 확충을 목적으로 하는 1개의 법안(기업인수합병 신청 비용 현대화에 관한 법률)으로 구성됐다. 플랫폼 반독점 패키지 5대 법안 가운데 ‘플랫폼 독점 종식법’은 온라인 플랫폼이 해당 플랫폼을 이용해 재화 등을 판매 또는 공급하는 경우 이해 충돌로 규정하고 강제 매각을 결정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았다. ‘미국 선택 및 혁신 온라인법’은 자사 우대 및 차별 취급을 금지하고 제재한다. 유럽연합(EU)은 플랫폼 사업자와 입점업체(P2B) 간 거래의 불공정행위를 규제하기 위한 ‘온라인 플랫폼 공정성 및 투명성 규칙’을 2020년 7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제정 당시 EU 내 중소기업의 42%가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하고 있었고 이 가운데 50%가량이 온라인 플랫폼과 분쟁을 한 경험이 있었다고 EU 집행위는 조사했다. 특히 계약 관련 분쟁 중 38%가 해결되지 않았고 26%는 분쟁 해결에 어려움을 겪는 등 최대 23억 5000만 유로(약 3조 2000억원)의 매출 손실이 발생했다. EU는 지난 3월과 4월에 각각 독과점 규제를 위한 ‘디지털시장법’과 소비자 보호를 위한 ‘디지털서비스법’을 도입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디지털서비스법이 시행되면 구글, 메타 등 온라인 플랫폼 기업들은 인종·성별·종교·세대 등에 대한 혐오 발언이나 테러리즘 선전, 아동 성착취물과 같은 불법·유해 콘텐츠를 식별해 삭제하는 절차와 장치를 갖춰야 한다. 디지털시장법에서는 연매출 및 시가총액, 서비스 이용자 수, 기업 고객 수 등이 일정 규모를 넘는 플랫폼 기업을 ‘게이트 키퍼’로 분류해 이들이 공정한 시장 경쟁 질서를 방해하는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한다. 가령 애플리케이션(앱) 마켓 사업자가 자사 앱을 경쟁사 앱보다 사용자 눈에 더 잘 들어오는 곳에 배치하거나 구글이 ‘인앱결제’만 허용하는 등의 행위가 금지 대상이다.일부 전문가들은 정부의 빅테크 자율규제 기조가 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온플법)의 백지화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서치원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민생경제위원회 변호사는 “플랫폼 규제를 먼저 시행한 EU도 2016년 전후 자율규제를 논의했지만 문제 해결이 되지 않자 플랫폼 사업자와 입점업체 간 규칙이 제정된 것”이라며 “독과점 상태에 이르러야 수익 창출이 가능한 플랫폼의 특성상 자율규제로 시간을 지체하면 할수록 입점업체와 소비자의 피해가 손쓸 수 없이 커지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참여연대와 국회에서도 온플법의 조속한 처리를 강조했다. 온플법은 ‘중개 수익 1000억원 이상’ 또는 ‘중개 거래 금액 1조원 이상’인 플랫폼이 입점업체에 갑질을 하지 못하도록 계약서 교부 및 필수 기재 사항 등을 규정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카카오가 계열사 확장에 따른 골목상권 침해 논란, 중복 상장, 경영진의 보유 주식 대량 매도 등으로 홍역을 앓았다. 온라인 유통 기업 쿠팡도 적자를 감수하고 경쟁 플랫폼보다 가격을 낮게 매겨 시장점유율을 높인 이후 멤버십 가격을 올리거나 고객마다 차등적인 혜택을 제공해 반발을 샀다. 우아한형제들의 배달의민족은 ‘실거리 기준 배달료’ 논란 등으로 배달노동자·소비자들의 비난을 피해 가지 못하고 있다. 국내 업계에서는 GAFA처럼 글로벌 기업과 네이버·카카오 등 내수 기업을 동일 선상에 놓고 규제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업계 관계자는 “너무 강력한 규제가 시행되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국내 플랫폼 기업들이 구글이나 아마존 같은 글로벌 공룡 기업과 경쟁을 할 수 없다”며 “앞으로 공정한 시장 경쟁을 위해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방향으로 시장이 나아가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 마블 공계 장식한 ‘남남 키스’… 남초 커뮤 ‘동성애 혐오’ 폭발 [넷만세]

    마블 공계 장식한 ‘남남 키스’… 남초 커뮤 ‘동성애 혐오’ 폭발 [넷만세]

    슈퍼히어로물의 명가 마블이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린 ‘남남 키스’ 일러스트 한 장에 국내 여러 남초 커뮤니티들이 일제히 들끓었다. 마블 세계관과 작품 속에 성소수자가 등장하는 것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대부분으로 해당 글들에는 노골적인 혐오 표현 댓글들이 난무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마블엔터테인먼트 인스타그램 계정에는 두 남자가 진한 키스를 나누는 모습의 캐릭터 일러스트 한 장이 올라왔다. 일러스트 속 주인공은 위칸과 헐클링으로 이들은 ‘영 어벤져스’ 소속의 청소년 슈퍼히어로다. 각각 롤모델로 삼고 있는 성인 슈퍼히어로를 따라 ‘토르 주니어’와 ‘틴 헐크’라는 별명으로도 불린다. 위칸과 헐클링은 마블의 자체 세계관인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arvel Cinematic Universe·MCU)의 새로운 슈퍼히어로로 처음 소개된 2005년부터 청소년 동성 커플로 등장해 이후 작품 속에서 결혼식을 올리기도 했다. 마블은 해당 일러스트와 함께 “우주 커플인 위칸과 헐클링은 서로에게 돌아가는 길을, 그리고 그들의 해피엔딩을 찾을 수 있을까? 전체 ‘헐클링 & 위칸’ 인피니티 코믹이 지금 출판되고 있다”는 설명을 올려 자사 작품을 홍보했다. 위칸과 헐클링의 키스 일러스트는 ‘극혐’, ‘혐주의’ 등 말머리와 함께 국내 여러 남초 커뮤니티로 퍼졌고, 해당 커뮤니티 이용자들로부터 반발을 샀다. 19일 온라인 남초 커뮤니티 에펨코리아(펨코)에 게시된 관련 글은 15만건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고 200개 넘는 댓글이 달렸다.“(마블 계정) 팔로우 취소해야 하나”라는 내용의 해당 글에 펨코 이용자들은 “애들도 보는 만화에 저딴 걸 넣네”, “마블 불매는 없나. 너무 비정상적이다”, “마블 제대로 망해서 정신 좀 차렸으면”, “디즈니플러스 이럴 줄 알고 진작 구독 취소했다” 등 호응 댓글이 달렸다. 게드립넷에서는 “저렇게 티내고 가르치려는 호모들은 싹 다 수용소에 가둬야 함”, “LGBTQ고 뭐고 지들끼리 하면 누가 뭐라 하나. 역한 걸 전시하니까 그렇지”, “게이를 실제 인간 관계에서는 한 명 볼까 말까인데 마블에서는 절반이 게이네” 등 동성애 혐오 댓글들이 이어졌다. 디시인사이드에서는 “마블만 그러냐? (DC코믹스의) 슈퍼맨 아들 슈퍼맨도 게이임. 상대는 무려 동양 남자”, “정신병, 돌연변이는 치료할 생각을 해야지. 저렇게 정상으로 치부하면 미래에 더 많아질 듯”, “백번 양보해서 흑인 나오는 건 그럴 수 있다 쳐도 왜 성소수자를 굳이 보여주려고 함?” 등 댓글이 달렸다. 이밖에 뽐뿌, 인벤 등 다른 남초 커뮤니티에서도 해당 일러스트에 대한 혐오 반응이 주를 이뤘다.반면 위칸·헐클링 커플에 대해 우호적인 반응이 주를 이루는 커뮤니티도 있었다. 루리웹의 경우 같은 내용의 게시물에 “그럼 남녀 키스 장면 그리는 건 이성애자들의 도를 넘어서는 주장이냐”, “동성애자 혐오를 조장하기 위해 올린 글이다”, “(위칸·헐클링은) 원래 게이인데 여기다 극혐이라 하면 호모포비아 말고 더 되냐” 등 혐오 반응을 비판하는 댓글이 많았다. 한편 마블을 대표하는 슈퍼히어로 중 한 명인 캡틴 아메리카를 연기해 한국에서도 유명한 크리스 에반스는 최근 로이터TV와의 인터뷰에서 “언제나 두려움에 떨면서 이전의 것들을 유지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그 사람들은 공룡처럼 멸종할 것”이라며 “우리의 목표는 그 사람들을 신경 쓰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성장을 포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에반스의 이 같은 발언은 그가 목소리 주연으로 출연한 디즈니·픽사의 신작 애니메이션 ‘버즈 라이트이어’가 극중 레즈비언 커플의 키스 장면이 등장한다는 이유로 전 세계 14개국에서 상영 금지 처분을 받은 것과 관련, 호모포비아(동성애 혐오)를 비판하며 나왔다. [넷만세] 네티즌이 만드는 세상 ‘넷만세’. 각종 이슈와 관련한 네티즌들의 생생하고 다양한 목소리를 담습니다.
  • “너희 나라로 돌아가” 뉴욕서 동양인에 후추 스프레이 난사

    “너희 나라로 돌아가” 뉴욕서 동양인에 후추 스프레이 난사

    미국 뉴욕 한복판에서 동양인을 상대로 한 혐오 범죄가 또 발생했다. 14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그래픽 디자이너 니콜 청(24)은 지난 11일 오후 6시쯤 일행 3명과 뉴욕 맨해튼 미트패킹 거리에서 화려한 옷차림의 한 여성으로부터 인종차별적인 발언과 함께 후추 스프레이 공격을 받았다. 당시 청은 일행이 가방을 잃어버린 사실을 알고 길 모퉁이에 잠시 서 찾고 있었다. 이 때 이 여성이 갑자기 다가와 “나를 괴롭히려는 것이냐”고 따지기 시작했다. 청 일행은 “당신을 괴롭히는 게 아니라 길을 보고 있었다”고 해명했으나 이 여성은 재차 “날 괴롭히려고 하는 걸 안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결국 청 일행 중 한 명은 “미안하다. 당신의 영역을 침범했다면 우리가 떠나겠다”며 사과했다. 그러나 이 여성은 되레 청 일행에게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내뱉었다. 그는 “날 괴롭히는 거냐. 왔던 곳으로 돌아가라.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고 소리쳤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청 일행 중 한 명이 휴대전화로 상황을 녹화하자 이 여성은 휴대전화를 툭툭 치며 위협하고, 구경하는 사람들을 향해 “너희 나라로 저 X들을 데려가”라고 외쳤다. 이후 그는 청 일행의 얼굴에 후추 스프레이를 뿌리고 달아났다. 청은 “물로 눈을 씻어내 봤지만, 30여분 간 앞을 볼 수 없을 정도로 고통스러웠다”면서 “통증이 여전해 병원 치료도 받을 계획”이라고 뉴욕포스트에 전했다. 미국에서 태어나 자랐다는 청은 “이곳은 내 집”이라며 “스프레이를 맞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일부 미국인이) 동양인에 대한 증오를 분출하고 있다”며 “이제는 도심에서도 혼자서는 안전하지 않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뉴욕경찰 증오 범죄 전담반은 50대로 추정되는 용의자의 뒤를 쫓고 있다고 밝혔다. 뉴욕경찰 통계에 따르면 뉴욕 내 혐오 범죄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 전년 대비 3.4배 증가했다. 지난해 동양인을 상대로 한 혐오 범죄는 전체의 25%를 차지했다고 뉴욕포스트는 전했다.
  • 경찰, 文사저 앞 합법 집회 보장…주민 사생활 해치면 엄정 대응

    경찰, 文사저 앞 합법 집회 보장…주민 사생활 해치면 엄정 대응

    소음기준 초과하면 법과 원칙 따라 대응양산 사저 앞 집회 관련 경찰 첫 입장문경찰이 문재인 전 대통령이 사는 경남 양산 평산마을 사저 앞 시위와 관련해 합법적인 집회·시위는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청은 10일 ‘양산 사저 집회’ 관련 입장을 내고 “사저 주변에서 여러 단체가 집회 시위를 개최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합법적인 집회시위는 보장하되 소음 기준을 초과하거나 지역주민의 사생활 평온을 뚜렷하게 해치는 등 불법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대응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경찰은 그간 집회·시위 과정에서 과도한 소음이나 모욕적인 언사 등에 대해 지역주민이 제출한 피해호소 탄원서 및 집시법 등 관련 법령에 근거해 집회·시위를 제한 또는 금지통고하고 불법 집회에 대해선 수사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찰이 양산 사저 앞 집회 관련 입장을 낸 것은 처음이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7일 ‘문 전 대통령 양산 사저 앞 시위가 계속되는데 어떻게 보고 있는지 궁금하다’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통령 집무실(주변)도 시위가 허가되는 판이니까 다 법에 따라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후 브리핑에서 “집회의 기준에 맞으면 집회를 할 수 있는 것”이라면서도 “집회 과정에 만약 불법 행위가 있거나 허가 범위를 넘어서는 범법 행위가 있다면 당연히 법에 따라 처벌을 받겠죠”라고 말했다. 경찰의 이 같은 입장은 대통령실이 언급한 취지와 크게 다르지 않다.그간 경남 양산경찰서는 평산마을 앞 집회 시위 도중 욕설, 소음 등이 지나치면 집회제한 통고를 했다. 지난 3일에는 집회를 신고한 단체에 대해 금지 통고를 했다. 주거지역 집회로 피해가 발생하거나 사생활 평온을 해칠 우려가 있으면 집회를 금지할 수 있다는 집시법 규정에 의해서다. 집회 금지 통고를 어기고 집회를 강행하면 경찰이 해산명령을 할 수 있고, 따르지 않으면 집시법 위반으로 처벌할 수 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의원은 지난 8일 이른바 ‘헤이트 스피치(특정 집단에 대한 공개적 차별·혐오 발언)를 금지하는 조항을 신설한 집시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집회·시위 금지 사유에 ‘소음과 진동, 타인의 인격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모욕 등으로 사생활의 평온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를 추가했다.
  • 진보 유튜버들 “朴에 보복집회”… 尹발언에 커진 ‘사저 앞 시위전’

    진보 유튜버들 “朴에 보복집회”… 尹발언에 커진 ‘사저 앞 시위전’

    보수단체들의 문재인 전 대통령 경남 양산 사저 앞 시위에 윤석열 대통령이 “법대로 하자”고 언급하면서 정치권으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진보 성향의 유튜버들도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저에서 보복시위를 하겠다고 예고하면서 ‘사저 앞 시위전’이 ‘강대강’ 대치로 맞붙는 형국이다.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7일 페이스북에 “(문 전 대통령 사저 관련 질문은) 충분히 예상되는 질문이었다”면서 “‘법으로 시위를 막을 수는 없는 일이지만, 자제를 호소드린다. (중략) 불편을 겪고 계신 문 전 대통령께도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라는 정도의 답을 했으면 어땠을까”라고 비판했다. 금 전 의원은 이어 “‘양념’ 발언을 했던 문 전 대통령과 비교가 되면서 지지도에 상당히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과거 민주당 내 대표 쓴소리꾼 ‘조금박해’(조응천·금태섭·박용진·김해영) 중 한 명이었던 금 전 의원은 지난 21대 총선에서 민주당 공천을 받지 못해 의원직을 잃은 뒤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캠프에 합류해 전략기획실장을 맡은 바 있다. 보수단체 시위에 맞서 진보 성향 유튜브 채널인 ‘서울의소리’도 박 전 대통령 대구 사저 앞에서 보복시위를 하겠다고 나섰다. 백은종 서울의소리 대표 등은 지난 6일 문 전 대통령 사저 앞에서 방송을 진행하며 “(보수 유튜버가) 일주일 내로 (시위) 철수를 안 하고 계속해서 이런 짓을 벌이면 너희들이 추종하는, 너희들이 존경하는 박근혜 집 앞에 가서 너희들 이상으로 하겠다”며 경고장을 던졌다. 한편 박광온 의원 등 민주당 의원 15명은 8일 사안의 심각성을 강조하며 ‘헤이트 스피치’(특정 집단에 대한 공개적 차별·혐오 발언)를 금지하는 조항을 신설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 민주, 文 사저 앞 100m 이내 시위 금지법 발의…“헤이트 스피치 규제해야”

    민주, 文 사저 앞 100m 이내 시위 금지법 발의…“헤이트 스피치 규제해야”

    더불어민주당이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 앞 시위를 막기 위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개정안을 추가로 발의했다. 8일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의원은 이른바 ‘헤이트 스피치(hate speech, 특정 집단에 대한 공개적 차별·혐오 발언)를 금지하는 조항을 신설한 집시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집회 주최자나 질서유지인, 참가자가 반복적으로 특정 대상과 집단에 대한 혐오와 증오를 조장하거나 폭력적 행위를 선동해 국민의 안전에 직접적 위협을 끼치는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했다. 또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유발하는 음향·화상·영상을 반복적으로 재생하는 행위도 금지 대상에 포함시켰다. 일부 유튜버들의 문 전 대통령 사저 앞 집회가 사실상 ’헤이트 스피치‘에 해당한다고 보고 법으로 금지하도록 한 것이다. 개정안은 또 집회·시위 금지 사유에 ’소음과 진동, 타인의 인격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모욕 등으로 사생활의 평온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를 추가했다. 박 의원 측 관계자는 “현행법은 사생활의 평온을 뚜렷하게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라고 규정했는데 모호하다는 지적이 많았다”며 “금지 사유를 더 상세하게 규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의원을 포함해 총 15명의 민주당 의원들이 법안 발의에 함께했다. 8일 경남 양산 하북면 평산마을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 인근 도로에 한 보수단체 회원이 최근 설치한 모조 수갑이 걸려 있다. 
  • 민주,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 시위 겨냥 ‘헤이트 스피치’ 금지법 발의

    민주,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 시위 겨냥 ‘헤이트 스피치’ 금지법 발의

    문재인 전 대통령이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 사저로 귀향한 후 반대단체 욕설 시위가 이어지면서 논란이 이어지자 더불어민주당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개정안을 추가 발의했다. 8일 민주당에 따르면 박광온 의원은 이날 이른바 ‘헤이트 스피치’(hate speech, 특정 집단에 대한 공개적 차별·혐오 발언) 금지 조항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집회 주최자나 질서유지인, 참가자가 반복적으로 특정 대상·집단 혐오·증오를 조장하거나 폭력적 행위를 선동해 국민 안전에 직접적 위협을 끼치는 행위를 못하도록 했다.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유발하는 음향·영상을 반복 재생하는 행위도 금지 대상에 포함했다. 일부 유튜버들의 문 전 대통령 사저 앞 집회가 사실상 헤이트 스피치에 속한다고 보고 법으로 금지한 것이다. 개정안은 또 집회·시위 금지 사유에 ‘소음과 진동, 타인의 인격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모욕 등으로 사생활 평온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를 추가했다. 박 의원 측 관계자는 “현행법은 사생활의 평온을 뚜렷하게 해칠 경우가 있는 경우라고 규정했는데 모호하다는 지적이 많았다”며 “금지 사유를 더 상세하게 규정한 것”이라고 했다. 법안 발의에는 박 의원을 포함해 민주당 의원 15명이 함께했다. 앞서 민주당은 ‘악의적 표현으로 청각 등 신체나 정신에 장애를 유발할 정도의 소음을 발생해 신체적 피해를 주는 행위 금지’(한병도 의원), ‘집회나 시위를 금지하는 장소에 전직 대통령 사저 추가’(정청래 의원)를 골자로 한 집시법 개정안을 잇따라 발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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