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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부선 저격에 낸시랭 오열 “정신적 충격, 그림 못 그려”

    김부선 저격에 낸시랭 오열 “정신적 충격, 그림 못 그려”

    팝아티스트 낸시랭이 배우 김부선의 공개 저격을 당한 뒤 충격을 호소했다. 낸시랭은 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장문의 심경글을 게재했다. 그는 “어제 작업실방에서 혼자 앉아서 오열하며 펑펑 울었다. 하늘에 계신 엄마가 너무 보고싶다. 곧 8월 22일 내게는 중요한 개인전을 앞두고서 너무 큰 정신적 충격과 고통으로 작업 마무리에 몰두를 못하고 있다. 내게 제일 중요한 그림을 못 그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17년간의 수술과 재발의 연속된 긴 암투병으로 하늘나라로 가신 우리 엄마가 아픈 가정사 속에 홀로 남겨진 내 곁을 떠나신 지 십여 년이 흘렀다”며 “나는 나이를 먹어도 외동딸이라서 그런지 늘 길 잃은 어린아이같이 매일 엄마가 너무 보고싶어 눈물을 흘린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내가 우는 모습을 자꾸 보이게 되면 내 지인들이 마음 불편할까 봐. 또는 ‘또 울어?’ 하면서 혹시라도 나의 우는 모습을 지겨워하거나 힘들어할까 봐 걱정한다”며 “사람들 앞에서는 극복한 것 마냥 밝게 웃지만 나는 매일 밤 혼자 방에서 운다”고 말했다. 앞서 낸시랭은 채널A ‘입주쟁털전: 펜트하우스’에 함께 출연하는 김부선의 딸이자 배우인 이루안과 갈등을 빚었다. 해당 프로그램에서 낸시랭과 이루안은 인사 문제로 서로를 오해했고, 이루안이 “왕따 당하는 기분이 든다”며 눈물을 흘리자 김부선이 발끈하고 나서 것이다. 김부선은 지난 2일 유튜브 채널에 공개한 영상에서 “낸시랭 말조심해라. 싸가지 없는 ××× 같으니라고. 네까짓 게 뭔데 애가 인사를 안 했다고 왕따를 시켜서 빼려고 했냐. 그러니 맞고 살지 이×아”라는 등의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이후 4일 사과 영상을 통해 “내가 부적절했다. ‘그러니까 맞고 살지’는 정말 내가 가장 혐오하는 말인데 변명하자면 나도 어미고 딸 우는 걸 보니 꼭지가 돌더라. 그래서 심하게 말했다. 죄송하다”고 전했다.
  • “총기난사는 사기극’ 음모론자에 美 법원 ”643억원 물어내라”

    “총기난사는 사기극’ 음모론자에 美 법원 ”643억원 물어내라”

    지난 2012년 미국 코네티컷주 뉴타운의 샌디 훅 초등학교에서 일어난 총기 난사 사건을 정부가 총기 규제를 강화하기 위해 꾸며낸 사기극이라고 주장해 온 극우 음모론 방송인이 무려 4520만 달러(약 589억원)의 징벌적 손해배상을 법원으로부터 명령받았다. 전날 법원으로부터 명령받은 손해배상액 411만 달러(약 53억원)와 합쳐 4930만 달러(약 643억원)을 배상하게 됐다. 우리나라에서도 사실과 다른 주장을 그럴 듯하게 꾸며대 돈벌이를 하는 극우 성향 유튜버들 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는데 미국에서도 이만큼 단일 사건에 대해 거액의 손해배상이 법원 판결로 나온 전례가 없다. 그만큼 헛소리를 늘어놓는 음모론자들의 입에 재갈을 물려야 한다는 여론에 법원이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10년 전에 일어난 샌디 훅 총기 참사는 20명의 어린이와 6명의 어른이 한꺼번에 희생돼 이 나라에서 일어난 총기 참사 가운데 가장 많은 인명 피해를 낳은 사건으로 꼽힌다. 그런데 극우 방송인이자 음모론자인 알렉스 존스(48)는 이 참사를 정부가 총기 규제를 강화하기 위해 꾸며낸 사기극이라고 자신이 만든 음모론 사이트 인포워스(Infowars)에서 여러 차례 주장했다. 희생된 아이들의 부모들을 가리켜 “위기 연기자”라고까지 조롱했다. 10년 전 총부리에 아들 제시 루이스(당시 6세)를 잃은 닐 헤슬과 스칼렛 루이스(아들은 이혼한 어머니의 성을 따름)는 존스의 헛소리 때문에 오랜 시간을 지옥처럼 보냈다며 텍사스주 오스틴에 있는 트래비스 카운티 법원에 소송을 제기, 1억 5000만 달러(약 1956억원)의 손해 배상을 명령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 법원 배심원단은 2주 간의 심리 끝에 전날 손해배상 평결에 이어 5일(현지시간) 거액의 징벌적 손해배상을 평결했다고 영국 BBC가 보도했다. 이날 평결에 앞서 배심원단은 인포워스와 모회사 프리 스피치 시스템의 자산 가치가 2억 7000만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이코노미스트의 증언을 들었다. 다시 말해 존스의 회사들이 손해배상액을 감당할 능력이 된다는 점이 입증됐다. 아울러 그가 지난해 6200만 달러를 회사에서 인출해 어느 은행에 은닉해뒀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물론 원고들 청구액의 3분의 1 정도에 그쳤지만 이렇게 거액의 손해배상이 평결로 나온 것은 커다란 경종을 울린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전날 배심원단의 평결문은 “당신도 말할 자유가 있다. 하지만 거짓에 대한 책임도 져야 한다”고 훈계했다. 또 존스의 변호인이 배상액을 8달러로 제한해 달라고 주장해 온 데다 만약 배상액이 200만 달러(약 26억원)를 넘기면 “우리를 침몰시킬 것”이라고 말해 온 점에 비춰보면 이번 평결액만으로도 상당한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루이스 재판의 1심은 이렇게 마무리됐지만 그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여러 다른 소송들이 줄줄이 존스에게 제기돼 있기 때문이다. 코네티컷주의 한 법원 판사는 다른 희생자 유족과 이 사건 수사를 담당한 연방수사국(FBI) 요원이 제기한 소송에서 존스에게 불리한 판결을 내렸다. 오스틴에서도 다른 재판을 앞두고 있다. 그런데도 존스는 전날까지도 정신을 못 차린 것 같았다. 그는 배상액이 크게 줄어든 것은 “대승”이라고 자신의 웹사이트에서 밝혔다. 이어 “내가 틀렸고 실수했다는 것을 인정했다. 난 잘못된 정보를 따랐지만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니다. 난 가족들에게 사과했고 배심원들은 이해했다. 내가 그 가족들에게 한 짓은 잘못이지만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정말 뉘우치고 있는지 의문스러운 표현들이다. 인포워스가 앞으로도 명맥을 유지할지는 의문이다. 이미 유튜브와 스포티파이, 트위터에서 혐오 발언을 이유로 이용이 금지돼 있다. 존스는 또 최후진술을 통해 벌써 파산했다는 주장도 늘어놓았는데 그의 회사는 다이어트보충제, 총기 비품, 생존장비 등을 판매해 하루 매출이 80만 달러를 기록한 적도 있어 믿을 수가 없다고 방송은 전했다.
  • “우크라인 학살 즐겨” 러시아 ‘여성 고위장교’ 포격에 전사

    “우크라인 학살 즐겨” 러시아 ‘여성 고위장교’ 포격에 전사

    또 한 명의 러시아군 지휘관이 전사했다. 3일(이하 현지시간) 러시아투데이(RT)와 리아노보스티는 돈바스 해방을 위해 싸우던 올가 카추라(52) 대령이 우크라이나군 포격에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카추라 대령은 이날 도네츠크주 야시누바타시에서 우크라이나군 포격에 목숨을 잃었다. 우크라이나군이 쏜 미사일은 그가 탄 차를 명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추라는 이번 전쟁에서 전사한 97번째 러시아 지휘관이자, 최초의 여성 고위장교다. RT는 카추라 대령이 포병 부대 창설에 기여한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군대의 전설이었다고 설명했다. 다연장로켓(MLRS) 그라드를 주로 다루는 포병 사단의 유일한 여성 사령관으로서 휘하에 140명의 부하를 거느리고 있었다고 전했다. 2014년 제1군단 제3전동소총여단에서 복무를 시작해 포병 사단장 자리까지 올랐으며 다루지 못하는 포(砲)가 없었다고 추켜세웠다. 카추라 대령 전사 소식이 전해지자 러시아에선 애도 물결이 일었다. 카추라 대령 고향인 고를로프카시의 이반 프리호드코 시장은 “도네츠크인민공화국 창설에 앞장섰던 용감하고 현명한 여성이 비극적으로 사망했다. 고를로프카시에겐 암흑의 날”이라고 추모했다. RT 편집장 마르가리타 시몬얀은 “전설적인 인물이 죽었다. 그는 영웅 칭호를 받았다”고 강조했다. RT 군 특파원 알렉산더 슬라드코프는 “존경하던 인물이다. 돈바스에 큰 손실”이라고 덧붙였다.하지만 우크라이나에게 카추라 대령은 ‘변절자’에 불과했다. 우크라이나 매체 우니안은 “우크라이나 군대가 ‘혐오스러운’ 포병 사령관을 제거했다”고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이어 고를로프카시 경찰이었던 카추라 대령이 2014년 도네츠크인민공화국 선포 때 친러시아 성향 분리주의자 편에 섰다고 맹비난했다. 또 친러 반군 활동을 시작한 카추라 대령이 돈바스 지역에서 민간인을 무차별 학살했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카추라 대령은 얼마 전 RT 선전물에 등장해 기쁜 마음으로 우크라이나인을 죽였다고 자랑했다. “이번 전쟁은 도네츠크인민공화국이 자치국으로서 러시아와 함께 할 수 있게 된 행사”라며 “돈바스의 평화가 오랜 꿈”이라고도 밝혔다. 앞서 우크라이나군은 카추라 대령이 자국 정규군으로 위장해 전쟁 범죄를 일삼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 법원은 올해 1월 지명수배 명단에 올라있던 카추라 대령에게 테러 단체 조직 또는 가담 혐의로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 “발코니가 댕댕이 화장실입니다”…‘발코니 배변’ 아십니까

    “발코니가 댕댕이 화장실입니다”…‘발코니 배변’ 아십니까

    “여름이라 냄새 때문에 미치겠다” , “배수구에서 악취가 납니다” 최근 한 아파트 단지에서 반려동물이 배설 과정을 발코니에서 해결하는 이른바 ‘발코니 배변’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발코니 쪽에 둔 배변패드를 주인이 제 때 정리하지 않으면 배설물의 냄새가 이웃으로 퍼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여름에 배설물 악취는 이웃들 입장에서 더욱 큰 스트레스로 다가올 수 밖에 없다. 현행법(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 제19조 제2항 제4호)에 따르면, 입주자는 가축(장애인 보조견은 제외)을 사육함으로써 공동주거생활에 피해를 미치는 행위를 하려는 경우 관리주체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공동주거생활에 피해를 미치는 행위’는 반려동물로 인한 소음이 다른 세대의 주거 생활에 지장을 주는 경우, 아파트 계단·승강기·주차장 등과 같은 공용 부분에 반려동물의 배설물 방치, 반려동물이 이웃을 빈번히 공격하려고 하는 경우 등으로 해석할 수 있다. 발코니 배변으로 이웃에게 피해를 끼칠 수 있는 경우, 입주민 등의 의견을 토대로 반려동물을 관리할 수 있다. 2008년 8월 대법원은 한 아파트 단지에서 대형견을 기르는 입주민을 상대로 한 건설사의 소송에서 건설사 측 손을 들어준 바 있다. 당시 대법원은 임대아파트의 임차인이 관리주체의 동의 없이 애완견을 사육하고 입주민들에게 피해를 끼쳤다면 임대차계약 해지는 정당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임차인은 임대인에게 아파트를 명도해야 한다고 한 원심을 인정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관련 법령의 규정 취지나 공동주거 생활을 영위하는 아파트 입주민들 사이의 다양한 이해관계의 조정 필요성 등을 감안하면, 공동주거 생활에서의 피해라는 것이 반드시 사람이 다치거나 물건이 훼손되는 등의 구체적·객관적 피해에 한정된다고 볼 수 없고, 공동시설 이용에 불편함을 느끼거나 지장을 받고 혹은 혐오감이나 공포감을 갖는 등의 주관적·심정적 피해도 포함된다”고 판시했다.
  • “그러니 맞고 살지” 김부선, 낸시랭 비난 하루 만에 “죄송하다”

    “그러니 맞고 살지” 김부선, 낸시랭 비난 하루 만에 “죄송하다”

    배우 김부선이 팝아티스트 낸시랭을 공개적으로 비난한 지 하루 만에 “죄송하다”고 말했다. 4일 김부선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 ‘김부선TV’에 ‘낸시랭 미안해요’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다. 김부선은 영상에서 “(시청자) 여러분께 사과드린다. 적절치 못한 발언을 했다. 낸시랭에게 ‘그러니 맞고 살지’라는 말을 하고 나도 아차 싶어서 편집하고 싶었는데 편집할 줄도 모르고 제 감정을 여과 없이 표현하면서 살잖아요”라고 말했다. 김부선은 “변명하자면 제 딸이 방송에 나가 펑펑 우는 것을 보고 이성을 잃었던 것 같다. 제가 괜히 (출연)하라고 했나 보다. 솔직하게 말씀드리자면 낸시랭과 같이하는 거면 추천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딸이) 배우인데 드라마나 영화 하고 싶지. 여배우들 다 자부심 하나로 산다. 그런데 어쩔 수 없이 어미가 못나서 불이익을 당했으니까 ‘연예계에서 성공하려면 힘든 것도 해야 한다’고 해서 보냈는데 방송 보면서 계속 낸시랭이 걸렸다”고 했다. 김부선은 “배우 이루안이 아니고 김부선 딸이란 시선을 갔을 테고, 그렇지 않더라도 우리 아이는 그런 눈치를 보면서 촬영을 했을 거다”라며 “우리 딸이 나중이 들어갔다. 저는 촬영 들어가면 후배들한테 먼저 인사한다. 그런데 낸시랭이 (방송에서) 굉장히 냉랭한 시선을 보내더라”고 말했다.김부선은 그러면서 “내 딸이 아니었다면 이런 절대적 박탈감 안 느꼈을 텐데. 딸이 아파하는데 (낸시랭이) ‘야, 나는 어땠는데. 죽는 소리하지 마, 얘. 너 방송 이렇게 치열한 거 몰랐어’ 그런 얘기를 하면서 애를 절벽으로 몰아넣는 것 같은, 여자만 느끼는 육감이랄까”라며 “혼잣말처럼 (유튜브 영상을 촬영한 후) 에라 모르겠다 하고 페이스북에 올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부선은 끝으로 “낸시랭씨, 죄송하다. 그건 정말 부적절했다. ‘그러니까 맞고 살지’는 제가 정말 가장 혐오하는 말인데 변명하자면 어미로서 딸이 우는 거 보니까 꼭지가 돌더라. 그래서 심하게 말을 했다. 죄송하다”고 덧붙였다.앞서 지난 2일 방송된 채널A ‘입주쟁탈전 - 펜트하우스’에서는 이루안과 낸시랭의 대립 장면이 그려졌다. 해당 방송에서 낸시랭은 인사를 하지 않는 이루안에게 “처음 만났을 때 인사할 줄 알았는데 앉아만 있더라. 내가 나이가 한참이나 많은데”라고 지적했다. 이에 이루안은 “사람마다 다가가는 속도가 다를 수도 있지 않냐. 안 다가갔다는 이유로 왕따 당하는 기분 든다. 사람 배신하고 거짓말하는 것을 못 견뎌서 4년 동안 떠나 살았었다”며 눈물을 보였다. 방송 후 김부선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낸시랭 이 여자 개인감정을 내 딸에게 막 구역질 나게 배설한다”는 글과 함께 자신의 유튜브 영상 링크를 게재했다. 이 영상에서 김부선은 “나이가 어린 사람이 먼저 인사하고, 윗사람을 무조건 대접해야 하는 건 아니다. 나이는 어려도 인격은 똑같다. 그런데 이런 사소한 거로 내 딸을 울렸다”며 “같은 늙은 여자로서 부끄럽다. 낸시랭 앞으로 말조심해라. 싸가지 없는 XXX”라고 비난했다. 한편 김부선은 이날 사과 영상을 올리면서도 낸시랭을 비난해 논란을 빚은 페이스북 글과 유튜브 영상은 지우지 않았다.
  • 인권위, 국가인권정책계획에 ‘AI 인권보호 강화’ 권고 담았다

    인권위, 국가인권정책계획에 ‘AI 인권보호 강화’ 권고 담았다

    제4차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 권고재난·참사 취약계층, 혐오·차별 대응 등 핵심과제 국가인권위원회가 인공지능(AI) 기술 발전과 관련된 인권보호 가이드라인과 법령 제·개정 등 100대 핵심과제를 담은 ‘제4차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2023~2027년)을 마련해 대통령에게 권고했다고 4일 밝혔다. 인권위가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에 AI 관련 권고를 담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인권위는 “AI의 발전과 확산은 개인의 삶의 질을 높일 것으로 기대되지만 ‘이루다 사태’에서 보듯 개인정보 및 사생활 침해, 차별 등과 같이 인권을 침해하는 문제가 증가하고 있다”면서 AI 개발 및 활용에 관한 인권보호 기준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 인권위는 정부가 최근 AI를 활용한 학력진단 시스템, AI 경호 로봇 도입 계획을 발표한 것과 관련해 “이는 인권위의 AI 가이드라인 중 완전히 자동화된 의사 결정만으로 개인에게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행위, 공공장소에서 얼굴 인식 등 원격 생체 인식 기술을 금지한 것 등과 어긋나 그대로 정책이 추진될 경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인권위는 또 “국제사회는 AI 개발 및 활용에 있어 위험성 정도에 따른 규제를 명시한 제도와 지침을 개발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법률 및 제도는 기술 및 산업 성장에만 중점을 둬 AI로 인한 인권 문제를 다루는 데 부족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번 권고안에는 재난·참사 취약계층에 대한 보호, 혐오 및 차별에 대한 대응, 감염병 상황에서 제기된 인권 과제, 디지털 환경에서의 인권 문제 등이 핵심 과제로 포함됐다.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은 2003년 정부기관 합의에 따라 인권위가 권고안을 작성하고 정부가 이를 바탕으로 5년 단위로 계획을 수립해 시행해 오고 있다.
  • “정규직은 능력이다”… 날 세운 공정, 약자 혐오의 무기가 되다[정중하고, 세련된 혐오사회]

    “정규직은 능력이다”… 날 세운 공정, 약자 혐오의 무기가 되다[정중하고, 세련된 혐오사회]

    공정은 수년간 한국 사회의 역린이었다. 잘나가던 정치인, 연예인도 공정하지 못한 처사를 했다는 이유로 몰락했다. 불공정 프레임(생각의 틀)은 외국인·비정규직 노동자 등 사회적 약자에게 씌워지기도 한다. 세상을 공정한지, 아닌지로만 나눠 보는 이분법 사회에서는 다른 가치로 현상을 바라보는 게 어려워졌다. 자칫 약자 혐오로까지 이어진다. ‘정중하고 세련된 혐오의 사회’ 3회에서는 공정이 때때로 혐오의 숙주가 되는 모습을 살펴봤다.“‘파업할 시간에 다른 직장이나 알아봐라’ 같은 댓글이 많이 달렸었어요. 그때는 그게 혐오인 줄도 몰랐죠.”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직원인 정연홍(42)씨는 청춘을 거리에서 보냈다. 그는 2004년 KTX 1기 승무원으로 입사했다가 2년 6개월 만에 해고당한 280여명 중 1명이다. 코레일은 “철도청에서 철도공사로 전환되면 정규직으로 해 주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회사만큼이나 정씨와 동료를 몰아붙인 건 일부 여론이었다. 승무원의 집단행동을 ‘떼쓰기’로 규정했다. 그들의 요구가 불공정하다는 것이다. 악플(악성댓글)뿐 아니라 얼굴을 드러낸 혐오도 있었다. 사회학자 오찬호 작가는 “2008년 대학 수업에서 KTX 승무원의 정규직 전환 문제를 다뤘는데 한 학생이 ‘날로 정규직이 되려 하면 안 된다’고 했다”며 “당시 수강생들의 주류 정서였다”고 전했다. 정씨는 “‘정직원이 되려면 시험을 다시 보라’는 악플이 많았다”면서 “우리는 단순히 정규직을 원해 싸운 게 아니라 승무원이 안전 등 주요 업무를 하는 만큼 약속대로 직접 고용하라고 요구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정씨와 동료들은 1·2심에서 해고가 무효라는 법원 판단을 받았지만 대법원이 이를 뒤집었다. 하지만 이후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상고법원 설립을 위해 청와대와 ‘재판 거래’를 시도했는데 이때 KTX 판결을 이용한 정황이 드러나 2018년에야 코레일 정규직 직원으로 복귀할 수 있었다. 이들은 불공정 채용의 수혜자가 아닌 불공정 재판의 피해자였던 셈이다. #문규직·하퀴벌레 ‘KTX 사건’은 공정이 약자를 공격하는 무기가 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취업난을 겪는 청년층과 근로 여건이 열악한 비정규직 등 동병상련을 느낄 법한 ‘을’(乙)들이 상대를 공격하는 일이 이후 흔해졌다. 특히 문재인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정책 추진 과정(2017~2022년)에서 갈등이 폭발했다. 국내 비정규직 비율은 28.3%(2021년 기준)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34개국 기준) 중 두 번째로 높았기에 고용 안정성과 질을 높이려면 조치가 필요했다. 하지만 주류 여론은 싸늘했다. 애초 정규직이었던 직원들은 ‘문규직’(문재인 정부 때 전환된 정규직)이라는 혐오성 짙은 표현까지 써 가며 비판했다. 이들의 분노와 혐오를 읽는 핵심 키워드는 ‘능력주의’와 ‘보상심리’다. 피나는 노력으로 좁은 취업문을 통과했고, 그 대가로 정규직 사원증을 받은 건데 제대로 된 시험도 없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바꿔 주는 건 역차별이라는 주장이다. ● 비정규직 혐오로 이어진 능력주의 문재인 정부 때 비정규직 수천 명을 정규직으로 전환시킨 한 공사의 직원 A씨는 “기존 정규직은 대학 졸업할 때쯤 어려운 시험을 봐 100대1의 경쟁률을 뚫고 들어왔는데 그저 오래 다녔다고 정규직을 시켜 주는 건 온당치 않다”면서 “막 입사한 사원일수록 반대가 심했다”고 말했다. 또 “휴양시설 이용권 등 회사의 복지 자원은 그대로인데 나눠 써야 하는 사람이 몇천 명 늘어나니 경쟁이 심해졌다”고 불만스러워했다. 정규직 전환에 대한 취업준비생의 분노가 컸던 이유도 비슷하다. 불공정한 인사 탓에 공채 시험을 통과한 능력주의의 승자가 차지할 몫이 줄어든다고 보기 때문이다. MZ세대(1980~2000년대 초 출생자)가 주축이 된 서울교통공사 올바른노조의 송시영(31) 위원장은 “저희 세대는 취업문이 워낙 좁아 여러 자격증도 따고 공부도 치열하게 해야 했다”며 “(밀어붙이기식 정규직화는) 그 노력의 대가를 완전히 무시한 행위”라고 말했다. 반면 김정희원 미국 애리조나주립대 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한국 사회는 시험만이 능력을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방식이라고 믿고 그 결과를 계급처럼 받아들인다”면서 “건강한 사회라면 다양한 방식으로 역량을 측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의 설익은 정책 추진이 분노와 혐오에 기름을 붓기도 했다. 특히 서울교통공사(2018년)와 인천국제공항공사(인국공·2020년)의 정규직화 추진 과정에서 불거진 논란이 결정적이었다. 김동배 인천대 경영학과 교수는 “서울교통공사는 무기직과 정규직의 직급체계가 완전히 달랐는데 이를 통합해 논란이 커졌다”며 “기획재정부가 공공기관 예산을 통제하는 상태에서 정규직화 속도만 올리다 보니 기존 정규직의 혜택이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던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대우조선해양 하청 노동자 파업 때 원청 정규직들이 ‘하퀴벌레’(하청+바퀴벌레)라는 멸칭까지 쓰는 등 혐오가 멈추지 않고 있다. # 치안조무사 특정 직군에서 일하는 여성에 대한 혐오도 그 바탕엔 능력주의가 깔려 있다. 여성경찰을 둘러싼 비난이 대표적이다. “직무수행 능력이 부족한데 여성이라는 이유로 쉽게 경찰이 됐다”는 주장이다. 문재인 정부는 공직 내 여성인력 확대 방침의 일환으로 2018~2021년 경찰 전체 채용 인력의 24.2%를 여성으로 뽑았다. 2016년과 비교해 14.4% 포인트나 늘어난 것이다. 여경 불신론은 몇 가지 사건 탓에 커졌다. 2019년 5월 한 여경이 취객 제압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퍼지면서 논란이 번졌다. ‘치안조무사’(물리력이 필요한 치안 현장에서 여성은 보조적 역할만 한다는 뜻)라는 혐오 표현까지 등장했다. 이후 여경들은 일상에서 혐오·차별적 시선을 마주한다. 경남 지역의 한 파출소에서 근무하는 B(32·여) 순경은 “같은 인적사항이라도 남경이 물으면 잘 대답해 주지만 여경이 물으면 ‘그걸 왜 얘기해 줘야 하느냐’고 따져 승강이하는 일이 많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정작 사건 처리에 써야 할 시간을 까먹기도 한다. 경찰청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여경 비율은 14.4%로 여전히 OECD 국가 중 꼴찌 수준”이라면서 “젠더·가정폭력 등이 발생하면 여경의 출동이 효과적이지만 이조차 감당이 안 된다”고 말했다.● 초교생도 “가난은 무능력 탓” 능력주의라는 안경을 꼈을 때 ‘실패자’로 보이는 이들을 혐오하는 건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몇 년 새 초등학생 사이에서 ‘휴거’(휴먼시아 거지), ‘엘사’(LH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 등의 단어가 쓰인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지은 임대아파트 입주자를 비하하는 표현이다. 오 작가는 “아이들이 교실이나 유튜브 등에서 성공 못 한 사람에 대한 혐오를 쉽게 접한다”며 “개인이 어려움에 처한 데는 사회구조적 문제 등 복합적 이유가 있는데도 무조건 노력 부족 탓으로만 보는 시선에 익숙해진 것”이라고 말했다. # 기균충·엘사 일부 대학 신입생은 ‘기균충’(기회균등전형+충(蟲)), ‘지균충’(지역균형전형+충(蟲)) 등의 표현을 쓰며 특정 입시 전형 합격자를 깎아내린다. 이들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점수로만 보면 자신과 같은 대학에 다닐 자격이 없으며 학업 능력도 떨어진다는 주장이다. 서울 한 유명 사립대의 ‘에브리타임’(익명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농어촌 전형 삭제가 시급하다’거나 ‘읍면 지역도 다 인강(인터넷 강의)을 들을 수 있는데 왜 별도 전형이 필요하냐’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이 대학 재학생인 C(23·남)씨는 “조모임만 해 봐도 특별전형으로 들어온 애들은 못하는 티가 난다”고 말했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상무(전 인천 문일여고 교사)는 “농어촌 지역 학생은 입시 정보가 도시권 학생에 비해 여전히 부족한 게 현실”이라며 “온라인에서 표면적 정보는 얻을 수 있겠지만 맞춤형 정보를 찾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 극우 사이트 ‘무임승차론’으로 공격 ‘일베’(일간베스트) 등 일부 극우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무임승차론’을 앞세우며 약자를 수시로 공격한다. 우리 사회에 기여는 하지 않고 잇속만 챙긴다는 것이다. 예컨대 “5·18 유공자가 형평에 어긋나게 과한 예우를 받는다”거나 “하는 일 없는 노인들이 지하철을 무료로 타는 건 불공정하다”고 말하는 식이다. 박권일 사회비평가는 “우리는 인간이라면 누려야 할 권리인 평등보다는 나를 중심으로 한 형평의 시선으로 사회를 바라보는 경향이 짙다”면서 “사회적 신뢰도가 낮은 데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그래픽 김예원 기자
  • “제2의 에이즈냐”…원숭이두창에 동성애자들 ‘낙인·혐오’ 우려

    “제2의 에이즈냐”…원숭이두창에 동성애자들 ‘낙인·혐오’ 우려

    미국에서 동성애자들을 중심으로 원숭이두창이 급격히 확산하면서 1980년대 후천성면역결핍증후군(AIDS·에이즈) 창궐 당시처럼 성소수자 혐오와 차별이 심화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일(현지시간)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5월 17일 미국 내 첫 환자가 나온 이후 현재까지 거의 5200건의 감염 사례가 확인됐다면서 환자의 압도적 다수는 동성과 성관계를 한 남성들이라고 전했다. 이 매체는 원숭이두창 자체는 에이즈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처럼 심각한 질병이 아니지만, 가뜩이나 미국 내에서 동성애 반대 움직임이 고개를 드는 시점에 발생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뉴욕에 거주하는 동성애자 인권 활동가 에릭 소여(68)는 “동성애자 공동체에서 원숭이두창 같은 질병이 대유행하는 것이 우리 공동체에 대한 직접적이고 계획적인 공격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 미국에선 최근 일부 주에서 이른바 반(反) 성소수자법이 시행되고, 성소수자를 겨냥한 폭력과 위협이 급증하는 등의 현상이 나타났다. 발진·수포 증상까지…에이즈 트라우마 붉은색이나 보라색의 육종이 피부에 발생하는 에이즈와 비슷하게 원숭이두창 역시 발진과 수포 등 외견상 쉽게 구별되는 증상을 일으킨다는 점도 미국 동성애자들이 에이즈 시대의 트라우마를 자극받는 요인이다. 최근 미국 성소수자 밀집 지역에선 서로 대화를 나누면서도 피부 상태를 확인하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일부 지역에선 동성애자 남성이 질병을 퍼뜨린다며 거리에서 야유를 받는 사례도 보고됐다. 원숭이두창 백신을 맞으러 온 동성애자 남성들이 의자 등 기물을 사용할 때마다 보호복을 입은 의료진이 소독을 한다. 감염 의심자에게는 혈액검사 등 의료서비스가 제공되지 않는다. 이런 일련의 조처와 관련해 미국 동성애자들은 “마치 80년대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WP는 전했다. “확진 판정 받자 낙인과 수치심”안전한 성관계 교육 강화해야 실제로 원숭이두창에 걸린 동성애자들은 상당한 심리적 어려움을 호소했다. 올해 6월 중순 확진 판정을 받은 워싱턴DC의 한 감염병 전문가는 병변 부위에 심한 통증을 겪었을 뿐 아니라 “낙인과 수치심이 유발됐다”고 말했다. 원숭이두창 감염이 난잡한 성관계에서 비롯된다는 일각의 인식 때문에 환자들이 사회적 낙인을 우려할 수밖에 없다는 것. 전문가들은 성소수자라는 특정 집단에 낙인을 찍는 대신 원숭이두창으로부터 안전한 성관계 방법을 알리는 등 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성소수자 일각에선 동성애자가 원숭이두창에 취약하다는 사실을 부정해서는 적절한 대응이 힘들다는 주장도 나온다. 에이즈 활동가 마크 S. 킹은 지난달 19일 공개한 ‘원숭이두창은 동성애자 사안이다. 우린 그걸 말해야 한다’ 제하의 에세이에서 “낙인과 비판, 동성애 혐오가 있을 것이고 이에 대응해야 한다. 하지만 그건 중대한 사실을 모호한 메시지로 묻어버리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원숭이두창은 1958년 원숭이에서 바이러스가 처음 발견되면서 붙여진 이름이다. 원숭이두창 사망자는 그간 아프리카에서만 나왔으나 최근 브라질, 스페인 등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이번 유행이 시작된 후 전 세계의 확진 사례는 2만3000건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달 23일 원숭이두창에 대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언했다.
  • 남아공 ‘모델 집단성폭행’ 일파만파…불법체류자 140여명 체포·3명 사살

    남아공 ‘모델 집단성폭행’ 일파만파…불법체류자 140여명 체포·3명 사살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모델 8명이 무장 괴한에게 집단 성폭행당한 사건과 관련해 현지 경찰이 대대적인 단속 작전에 돌입했다. 2일(이하 현지시간) 남아공 일간 소위탄과 타임스라이브 등에 따르면 경찰은 사건이 있었던 지난달 28일부터 2일 현재까지 불법체류 광부 140여 명을 잡아들였다. 지난달 28일 남아공 가우텡주 요하네스버그와 30㎞ 거리에 있는 광업도시 크루거스도프시 한 광산에서 집단성폭행 사건이 발생했다. 총을 든 무장 괴한들은 광산을 배경으로 뮤직비디오를 촬영하던 19~37세 사이 여성 모델 8명을 번갈아 성폭행하고 금품을 빼앗았다. 모델들은 흑인 집단거주지 소웨토와 알렉산드라 출신이었다. 뮤직비디오 촬영 책임자는 현지 매체 타임스라이브와의 인터뷰에서 광부들이 모델들을 한 명씩 끌고 가 성폭행했다고 밝혔다. 이 책임자는 “모델들을 보호하려다 내가 제일 먼저 성폭행당했다. 19세 모델은 위기를 모면하려 유산했다는 거짓말까지 했지만 소용없었다”고 털어놨다. 괴한들의 범행은 4시간 동안 계속됐으며, 10명에게 성폭행당한 모델도 있다고 책임자는 설명했다. 책임자는 또 괴한들이 웬 소년들을 범행에 끌어들였다고 덧붙였다. 그는 “괴한들이 소년들을 때리고 위협하며 모델 성폭행을 강요했다”고 지적했다. 악명 높은 불법광부 ‘자마 자마스’총을 들고 광산에 난입해 모델들을 성폭행하고 강도 행각을 벌인 괴한들은 모두 ‘자마 자마스’로 불리는 불법 광부들이었다. ‘자마 자마스’는 남아공 줄루어로 ‘운수를 시험해보는 사람들’이라는 뜻이다. 현재는 다이아몬드를 캐기 위해 불법체류 중인 광부 무리를 일컫는 말로 쓰인다. 남아공에서 이 불법 광부들은 무리 지어 다니며 갖은 범죄를 저지르는 것으로 악명 높다. 크루거스도프시 한 주민은 “이번 집단 성폭행 사건에 놀라지도 않았다. 자마 자마스는 오랫동안 주민을 공포에 떨게 했다. 우리는 밤마다 총성에 시달렸다. 전에도 자마 자마스들이 여성들을 덤불 속으로 끌고 가 성폭행한 적이 있다. 오래전부터 이어져 온 고질적 문제”라고 설명했다. 사건 직후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은 “여성이 자유와 안전 속에 살고 일할 권리를 침해하는 끔찍한 잔혹 행위”라며 “강간범은 우리 사회에 설 자리가 없다”고 경찰에 엄정 수사를 지시했다. 합동 단속에 나선 경찰은 한나절 만에 용의자 3명을 체포한 것을 시작으로 2일 현재까지 140명 넘는 불법 광부들을 잡아들였다. 경찰은 29일과 30일 80여 명의 불법 광부를 체포한 데 이어 2일 60명을 추가로 붙잡았다. 개중에는 14세 미만의 청소년 20여 명과 여성도 다수 포함돼 있었으며, 진압 과정에서 벌어진 총격전으로 광부 3명이 사망했다. 경찰은 이들의 DNA를 채취해 성폭행 사건과 직접 관련이 있는 인물들을 따로 추릴 계획이다. 불법체류자 추방 요구 봇물, 인신매매 의혹도 제기먼저 붙잡힌 불법 광부 등 85명은 1일 치안법원에 출두했다. 일단 검찰은 신원을 확인해야 할 피의자가 너무 많다며 재판 연기를 요청한 상태다. 현지언론은 피의자들이 불법 이민, 무기 밀매, 강간, 절도, 불법 총기 소지 등의 혐의로 기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피의자 대부분이 불법 체류 외국인이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법원 밖에서는 ‘반외국인’ 시위가 벌어졌다. 여성 단체 등 여러 시민 단체 회원들은 이날 법원 앞에서 집회를 열고 ‘다음 피해자는 나인가’, ‘불법체류자를 추방하라’고 외쳤다. 불법체류자, 즉 미등록 외국인에 대한 반감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남아공 신생 야인 ‘액션SA’ 대변인 레라토 은고베니는 불법 체류자 단속 등 이민법 강화를 요구했다. 은고베니 대변인은 “불법 이민자에 대한 강경한 조치가 필요하다. 우리 액션SA의 허먼 마샤바 대표는 요하네스버그시장 재임 시절부터 외국인 혐오자라는 낙인이 찍혀가면서까지 꾸준히 이민법 강화를 주장했다. 남아공은 전 세계 모든 사람을 환영하지만 ‘문서화’는 필수”라고 강조했다. 한편에선 불법 광부들의 인신매매 의혹을 제기했다. 2일 단속 현장을 직접 찾은 베키 셀레 남아공 경찰부장관은 “불법 광부들 사이에서 모잠비크에서 온 미성년자들이 눈에 띄었다.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라며 인신매매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어 “가우텡주 외에 프리 스테이트, 림포푸, 노스웨스트, 음푸말란가 등 다른 주 역시 불법 광부로 인한 심각한 문제를 겪고 있다. 정상이 아니”라며 “합동단속을 다른 4개 지역으로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글로벌 In&Out] 이사 갈 수 없는 이웃, 한중관계 30년의 명암/이희옥 성균관대 성균중국연구소장

    [글로벌 In&Out] 이사 갈 수 없는 이웃, 한중관계 30년의 명암/이희옥 성균관대 성균중국연구소장

    8월 24일은 1992년 한국과 중국이 수교한 지 30년이 되는 해이다. 양국은 2021~2022년을 한중문화교류의 해로 지정한 데 이어 한중관계 미래발전위원회를 조직해 양국 정부에 건의할 공동보고서를 만들고 있다. 그러나 수교 20주년 당시와 같은 들뜬 분위기는 없으며 중국에 진출한 기업의 기념행사도 상대적으로 조용하다. 여기에는 코로나 팬데믹이란 물리적 환경도 있지만, 그보다는 수교 당시의 탈냉전과 세계화 시대에 대한 전략적 공감대가 크게 약화되었고 미중 전략경쟁의 파고가 높아지면서 축제 분위기를 만들 수 없는 요인이 더 크다. 한중수교 30주년을 맞아 상호존중과 호혜협력 정신을 잘 발현했던 수교 초심을 기억하자는 말을 자주 언급한다. 당시 한국은 북방외교를 통해 외교적 지평을 확대해 세계무대에 진출하고자 했고, 중국도 천안문사건 이후 국제제재를 뚫고 다시 개혁개방을 심화하는 등 이익의 균형을 절묘하게 찾았다. 여기에는 새로운 사고로 무장한 양국 정부 지도자의 의기투합이 있었다. 이후 양국 정부가 교체될 때마다 외교형식을 격상할 정도로 모범적 양자 관계를 구축했다. 물론 마늘 파동, 동북공정, 천안함·연평도 사건, 사드 배치 등과 같은 갈등이 있었지만, 여전히 중국은 한국의 가장 큰 무역상대국이며 한국은 중국의 제3의 무역상대국이다. 그리고 코로나가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이전에는 1000만명에 달하는 폭발적인 인적 교류가 이루어졌다. 또한 양국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협력했으며, 소통 부재에서 오는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46차례의 정상회담을 비롯해 다양한 고위급 전략대화 기제를 가동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과 중국의 세계적 위상이 동시에 변했을 뿐 아니라, 한미동맹, 북핵과 북한 문제, 한미일 군사협력 등의 외생변수가 한중관계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면서 전례 없는 도전요인이 증가했다. 이렇다 보니 이념과 제도를 넘어 협력하자던 양국의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가 한중수교 30년을 계기로 새로운 변곡점을 맞고 있다. 더구나 중국은 올 하반기 중국공산당 제20차 대회를 앞두고 시진핑 주석을 ‘인민의 영수’로 추켜세우고 공산당 중심 체제를 강조하는 ‘정체성의 정치’를 추구하고 있다. 한국도 새 정부 출범 이후 한미동맹 강화, 민주주의 규범의 강조, 미국의 공급망 정책에 참여하면서 선진국 정체성을 발신하면서 새로운 전선이 만들어지고 있다. 여기에 한국과 중국의 여론은 서로에 대한 전략적 가치를 인색하게 평가하면서 부정적인 문화 현상을 경쟁적으로 들춰내고 있다. 실제로 중국에서 한류는 더는 일류문화가 아니며, 공자학원을 비롯한 중국의 대한국 공공외교도 성과보다는 한계가 많았다. 그러나 한국과 중국은 지정학, 지경학적으로 이사 갈 수 없는 이웃이자 숙명적으로 얽혀 있다. 한반도에서 전쟁을 막아야 하는 죽고 사는 문제와 세계 최대의 중국시장을 목전에 두고 먹고 사는 문제를 분리할 수 없게 되었다. 따라서 한미동맹을 강화하고 한중 간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내실화하는 진짜 해법을 찾아야 한다. 이를 위해 한미동맹을 확대할 때, 중국의 처지를 염두에 둘 줄 알아야 하고 한중관계를 발전시킬 때 미국의 시선도 세련되게 의식할 줄 알아야 한다. 역사가 증명하듯이 한중수교 30년은 수많은 사람들의 지혜와 용기가 축적된 결과이며 그냥 흘려버릴 수 있는 시간은 아니다. 서로가 어려울 때 “눈 속에서 땔감을 보내주었던” 소중한 기억이 있고, 개인들 사이의 아름다운 경험의 교류는 혐오와 반목을 극복하는 버팀목으로 자랐다. 철학 없는 중국경사론을 벗어나면서도, 거대 중국을 한마디로 재단하는 차이나드렁크(China Drunk)의 무모함을 동시에 경계하면서 미래 30년을 준비하는 한중관계의 새로운 위상을 정립할 때다.
  • 지식인도 시민운동도 ‘팬덤’에 굴복… 그 막강한 영향력, 이젠 따져보자 [박상훈의 호모 폴리티쿠스]

    지식인도 시민운동도 ‘팬덤’에 굴복… 그 막강한 영향력, 이젠 따져보자 [박상훈의 호모 폴리티쿠스]

    모두가 “정치가 문제”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무엇이 문제라는 것인지 통찰력 있는 진단과 처방은 좀처럼 듣기 어려운 것 또한 사실입니다. 정치가 살아야 나라가 산다고 믿는 정치학자 박상훈 정치발전소 학교장이 정치혐오에 기대거나 소수 팬덤을 동원하려는 얕은 유혹을 넘어선 정치의 본뜻을 고찰합니다. 3주마다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1. 정치학 개념 중에는 현실에서 먼저 만들어져 사용되다가 뒤늦게 이론화된 사례가 많다. 대표적인 게 ‘민주주의’다. 처음 이 말은 ‘데모스’로 불리는 일반 시민들도 ‘크라토스’, 즉 통치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견해를 비난하고 조롱하려는 사람들이 사용하기 시작했다. ‘옳고 그름을 교육받지 않은 이들이 공익을 어떻게 판별해서 통치를 할 수 있단 말인가. 민주주의? 그건 일종의 광신자들의 잘못된 신념에 불과하다.’ 그런 생각으로 만들어진 말이 민주주의였다. 민주주의가 군주정이나 귀족정과 구분되는 정치체제의 한 유형을 뜻하는 개념으로 발전한 것은 한참 지나서였다. 이마누엘 칸트 말마따나 “이성이 자신에게 필요한 힘을 획득하기 전까지” 그전에 없던 새로운 생각이나 주장들이 광신으로 비난받곤 했는데, 민주주의야말로 그런 사례가 아닐까 싶다. 2. 포퓰리즘도 마찬가지였다. 처음 이 말은 19세기 말 미국과 러시아에서 등장했다. 당시 미국에서 포퓰리즘은 산업화에 밀려나기 시작한 농민들의 정서를 대변하는 일종의 정치적 대중운동이었다. 철도의 확장이 몰고 온 변화 속에서 유대인들이 지배하던 은행 대출에 자신의 토지가 결박당한 자영농민들의 박탈감을 반영했다. 그들 대부분은 유럽에서 이주해 온 백인들이었고, 자연스럽게 그들의 포퓰리즘에는 농본주의와 인종주의 거기다 반유대주의까지 복잡하게 섞여 있었다. 러시아 포퓰리즘은 로마노프 왕조 시대 농민들이 겪는 곤경을 안타깝게 생각한 도시 인텔리겐치아의 문화운동에서 출발했다. 일부는 황제 암살 같은 방식으로 농민들이 가졌던 원한을 해결하려 했고, 일부는 러시아 농촌의 전통을 찬미하는 문예운동으로 나아갔다. 마르크스주의가 지식인들 사이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기 전까지 러시아 포퓰리즘의 영향력은 오랫동안 지속되었다. 포퓰리즘이 농촌에서 산업 도시로 이주해 온 하층 도시민들의 광범한 정치운동으로 나타난 것은 1930년대 대공황 이후였다. 라틴아메리카가 그 중심이었다. 이 시기 포퓰리즘은 사회주의 내지 공산주의 운동과 나란히 발전했는데, 이 두 이념 운동보다 하층민의 정서에 잘 부응하면서 큰 정치세력으로 등장했다. 포퓰리즘은 초기엔 기득권과 엘리트, 제국주의에 모두 반대하는 성격이 강했다. 하지만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특정 정치지도자에 대한 추종 현상이 포퓰리즘의 지배적인 형태가 되었다. 그 뒤에도 자본주의와 민주주의의 확산과 더불어 세계 도처에서 다채로운 특징을 갖고 등장하고 사라지기를 반복한 것이 포퓰리즘이다. 특히나 특정한 이념적 지향과 상관없이 좌우를 넘나들며 대중적 불만을 정치쟁점화하는 데 성공한 경우라면 언제든 위세를 떨쳤던 정치운동이 포퓰리즘이다. 3. 처음부터 이런 복잡한 이야기를 꺼내는 건 민주주의가 만들어 내는 대중적 현상의 하나로서 팬덤 정치를 좀더 깊고 넓은 맥락에서 생각해 보고 싶기 때문이다. 우리는 모두 민주주의를 꽤나 합리적인 개념으로 사용한다. 하지만 그건 사실과 다르다. 인간이 만든 모든 정치체제가 그러하지만 민주주의는 특히나 더 인간의 나약한 정념과 불합리한 기대를 동반한다. 대중이라는 이름으로 꽤 규모 있는 요구가 표출될 때는 더더욱 일관성 없는 무정형성이 두드러진다. 이것이 민주주의를 역동적이게도 하고 또 어렵게도 만든다. 우리는 민주주의를 합리적으로 이해하고 가치 있게 운영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민주주의가 우리 생각대로만 되지는 않는다. 그러니 뜻대로 안 된다고 화를 내거나 실망할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인간 현실 속에서 민주주의를 이해하고 그 장점과 단점을 균형 있게 다뤄 가는 노력을 계속하는 것만이 민주주의를 제대로 선용하는 길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지금 논란이 되는 팬덤 정치 역시 찬반의 소모적 논란에 맡겨 두지 말고 가능한 한 우리 민주주의가 가진 문제점을 포착하고 또 개선해 가기 위해 의미 있는 정치 용어로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광적인 사람이라는 뜻의 ‘패나틱’(fanatic)에서 유래한 팬덤은 우리말로 광신과 열광에 가까운 의미를 갖는다. 그것은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서는 긍정적인 의미일 수도 있고 그 반대일 수도 있다. 그 이유는 이성(reason)과 대비되는 의미의 열정·정념(passion)의 존재를 이해하는 방법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계몽주의와 같은 합리주의 관점에서 보면 팬덤은 긍정적으로 수용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성 비판적인 사유의 계보에서는 얼마든지 다른 주장을 발전시킬 수 있다. 그런 점에서 팬덤 정치는 포퓰리즘과 유사한 면을 갖는다. 한쪽에서는 민주주의를 위협한다고 보는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민주주의를 급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토론 가능한 주제로 따져 보려면, 논의에 참가하는 사람들이 공유할 수 있도록 개념화가 필요하다. 그래야 유형론은 물론 인과론, 나아가 규범적 평가를 위한 기준을 발전시킬 수 있다. 팬덤 정치는 기존 정당정치와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를까? 팬덤 정치는 전통적인 정당정치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 팬덤 정치가와 정당 정치가, 팬덤 지지자와 정당 지지자는 어떻게 다른가? 국민경선·권리당원·여론조사 등 정당의 결정구조에 영향을 미치는 제도들은 팬덤 정치 확산과 어떤 관련이 있을까? 팬덤 정치가 진영 양극화에 미친 영향은 무엇일까? 이런 질문들 역시 팬덤 정치에 대한 개념화 없이는 제대로 따지기 쉽지 않다. 4. 팬덤 정치란 정당의 공식적 가치나 이념보다는 정치 엘리트 개인의 ‘개성적 힘’에 의존하는 대중 정치를 가리킨다. 팬덤 정치가의 관점에서 팬덤 정치는 ‘자신만의 사인화(私人化)된 권위자원’의 빠른 축적을 목적으로 하는 지지 동원정치다. 정치가가 더 많은 지지를 추구하고 자신에게 권위자원을 집중시키고 싶어 하는 것은 대중 정치에 부수되는 ‘귀여운 비용(費用)’이다. 안철수 현상 같은 사례에서 보듯 그리 공격적이지 않은 양상으로 나타날 때는 특정 인물을 통해 변화의 욕구를 표현하는 사회현상 내지는 특별한 조치를 하지 않아도 주목을 받다 사라지는 자연스럽고 일상적인 정치 현상일 때도 많다. 그러나 팬덤 정치는 다르다. 그 핵심은 기존의 정당 규범이나 정치 규범을 무시하거나 우회, 혹은 때로 공격하고 파괴하는 방식으로 대중으로부터의 지지를 추구하고 이를 통해 정치를 좀더 격렬하고 열정적으로 만든다는 데 있다. 팬덤 정치가는 정당 정치가 기득권과 특권 집단에 의해 지배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자신을 정당 정치의 아웃사이더로 여긴다. 정상적인 방법으로 공정하게 경쟁해서는 당도, 권력도 장악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는 정당을 바꾸고 지배하고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싶어 한다. 그는 동료 정치인과의 공존과 협력을 통해 정치하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팬덤을 이용해 기존 정치를 제압하기를 원하는 사람이다. 팬덤 정치를 개별 정치인의 개성으로만 설명할 수는 없다. 더 중요한 특징은 제도화된 정치과정 밖에서 정치과정 안으로 밀고 들어오는 지지자들의 ‘정형화되지 않은 방식의 집합적 열정’에서 찾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팬덤 정치는 새로운 형태의 대중운동이다. 운동으로서의 팬덤은 제도화를 거부하는 대중적 열정에 그 본질이 있다. 제도화는 정념과 열정을 배제한 이성적 기획을 뜻한다. 팬덤은 그럴 수 없다. 팬덤은 계속 열정을 동원해야 하고 계속 움직여야 한다. 팬덤 지지자들은 정치를 평화로운 조정보다는 적대적 싸움에 가까운 것으로 이해한다. 종북, 친일, 적폐 세력과 싸우는 건 소명이나 다름없다. 팬덤 정치가의 존재도, 정당의 공식적 가치나 이념도 그것에 복무할 때만 가치를 갖는다. 정형성이나 안정성은 팬덤의 본질과 충돌한다. 새로운 운동성을 끊임없이 보충해야 팬덤은 지속가능하다. 팬덤 정치는 가변적이고 유동적이다. 심지어 길지 않은 주기로 수혜자와 피해자가 교차할 때도 있다. 한때 팬덤 정치의 수혜자였다가 지금은 ‘친명’ 팬덤의 공격을 받게 된 ‘친문’ 팬덤이 대표적인 예다. 그런 가변성, 운동성, 비전형성 때문에 팬덤 정치는 관점에 따라서는 민주주의를 혁신하는 대중적 에너지로 이해되기도 하고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유사 포퓰리즘처럼 보이기도 한다. 5. 팬덤 지지자들이 적극적 시민성을 이상으로 삼는다는 건 틀림없어 보인다. 하지만 그들은 정치의 자율성을 인정하지 않는다. 정당의 문화나 전통, 규범, 가치를 중시하지 않는다. 정상적인 정치 과정과 절차를 신뢰하고 기다려 주지 않는다. 그 긴 과정의 끝에서 최종적 결정자로서 역할을 하는 것에 만족하지 않는다. 그들은 정치에 일상적으로 관여하고자 하고, 정치를 변화시키고 싶어 한다. 다만 그것이 연대와 협력, 공익에 대한 의무와 책임감보다는 자신들의 생각과 다른 자들을 제압하고자 하는 열정으로 움직인다는 차이는 있다. 그들은 정치, 정당, 의회, 언론, 지식인을 신뢰하지 않고 정치가를 믿지 못한다. 그런 점에서 그들은 자유주의적 시민성은 물론 공화주의적 시민성의 이상과도 거리가 먼 특별한 시민이다. 때로는 혁명적이고 때로는 반동적이다. 격렬한 선의는 있으나 자신의 선의가 불완전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한다. 돈과 표와 열정을 가진 팬덤 시민들이 세상에 미치는 영향력은 막강하다. 야심을 가진 정치인일수록 자신도 힘을 키워 가다 보면 언젠가 팬덤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놓을 수가 없다. 언론이나 시민운동, 지식사회 역시 팬덤 시민들의 영향력에 굴복한 지 오래다. 강렬한 정견을 가진 팬덤 시민들의 요구에 맞게 두 개의 큰 진영으로 나뉘어 서로 사나운 얼굴을 하고 공격을 주고받는 일에 이들도 익숙하다. 싫든 좋든 팬덤 정치는 오늘의 한국 민주주의가 가진 특징을 가장 잘 나타내는 시대적 현상으로 자리를 잡았다. 이것이 어떤 변화를 몰고 올 것인지 본격적으로 따져 볼 때다. 정치발전소 학교장
  • “동양인이라 당했다”…美 뉴욕 한복판 아시아계 여성 ‘커터칼 테러’

    “동양인이라 당했다”…美 뉴욕 한복판 아시아계 여성 ‘커터칼 테러’

    미국 뉴욕 한복판에서 아시아계를 겨냥한 ‘커터칼 테러’가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일(이하 현지시간) WABC뉴스는 뉴욕 주요 관광지인 타임스스퀘어 근처에서 아시아계 여성이 증오범죄에 휘말렸다고 보도했다. 31일 오전 10시쯤 뉴욕 맨해튼 최고 번화가인 타임스스퀘어 근처에서 한 흑인 남성이 59세 아시아계 여성을 공격했다. 피해 여성 뒤로 접근한 가해 남성은 다짜고짜 커터칼을 휘둘렀다. 일면식 없는 남성이 다짜고짜 휘두른 커터칼에 피해 여성은 팔을 크게 베였다. 사건 현장 근처 폐쇄회로(CC)TV에는 붐비는 도로에서 가해 남성이 피해 여성에게 달려들어 커터칼을 휘두르는 것이 찍혔다. 마치 처음부터 피해 여성을 노리고 접근한 듯 행동에 거침이 없었다. 범행 직후 가해 남성은 유유히 현장을 빠져나갔다.현지언론은 피해 여성의 상처가 크고 깊어 방송에 그대로 내보낼 수 없을 정도였다고 전했다. 피해 여성은 근처 병원에서 치료받고 퇴원했다. 피해 여성은 WABC와의 인터뷰에서 “식료품점에서 장을 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등 뒤에서 갑자기 누군가 나타나 나를 때리는 것 같더니 손과 팔이 너무 아프더라”라고 설명했다. 이어 “출혈이 심했다. 너무 무서웠다”며 “집 밖을 못 나가겠다”고 밝혔다. 피해 여성은 타임스스퀘어 지하철역을 주로 이용하는데, 사건 충격으로 출근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자신이 아시아인이라 범행 표적이 된 것 같다며 두려움을 표했다. 뉴욕경찰 증오범죄수사대는 이번 사건을 ‘이유 없는 공격’으로 규정하고 증오범죄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현지언론에 따르면 경찰은 30세 흑인 남성 앤서니 에반스를 용의자로 지목한 상태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미국에서는 아시아인에 대한 혐오 범죄가 급증했다. 25일 아시안 증오 사건 신고 사이트 ‘아·태계 증오를 중단하라’(STOP AAPI Hate)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가 본격화한 2020년 3월 19일부터 지난 3월 31일까지 미국에서는 1만 1467건의 아시아계 증오범죄가 발생했다. 한인 대상 범죄는 1835건(16%)으로 중국계(43%)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지역별로는 캘리포니아에서 4333건으로 가장 많은 증오범죄가 발생했고 뉴욕(1840건), 워싱턴(556건), 텍사스(446건) 등 순으로 나타났다.
  • 예능이 품은 ‘커밍아웃 로맨스’…“내 가족·친구의 얘기로 봐주길”

    예능이 품은 ‘커밍아웃 로맨스’…“내 가족·친구의 얘기로 봐주길”

    2012년, KBS Joy에서 딱 1회 만에 폐지된 비운의 프로그램이 있다. 트랜스젠더 토크쇼 ‘XY 그녀’. 국내 성소수자들이 직접 출연해 얘기하는 획기적인 시도였지만, 첫 회 직후 보수·종교 단체 등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방송이 중단됐다.   그로부터 꼭 10년 뒤, 이번엔 성소수자 커플의 소소하지만 달달한 일상을 그리는 프로그램이 탄생했다. 국내 온라인 동영상플랫폼(OTT) 웨이브의 오리지널 예능 ‘메리 퀴어’다. 드라마가 아닌 예능에서 실제 퀴어 커플의 진심과 고충을 보여 주는 신선한 기획은 웨이브 신규 유료 가입자 수를 끌어올리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메리 퀴어’의 MC를 맡은 홍석천에게 이 프로그램의 의미는 특히나 남다르다. 커밍아웃한 지 22년째인 국내 대표 ‘톱 게이’ 입장에서 반가운 게 첫 번째고, 10년 전 그날 차별과 혐오의 벽에 부딪혀 프로그램 중단 사태를 겪어야 했던 방송인의 입장에서 벅찬 게 두 번째다. 신동엽, 하니와 함께 ‘메리 퀴어‘를 진행하는 홍석천은 최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이제는 이런 방송을 만들 수 있다는 게 정말 놀라운 변화”라며 “한국에서 이때까지 시도하지 못한 프로그램에 참여한 게 너무 뿌듯하고 재미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메리 퀴어’에는 성소수자 커플 세 쌍이 등장해 혼인 신고에 도전하는가 하면 여성에서 남성으로 성별 정정을 하기 위해 수술을 결심하기도 한다. 이들의 모습에선 이성애자와 다를 바 없는 성소수자의 사랑이, 상대방에 대한 애정이 오롯이 드러난다. 홍석천은 프로그램 기획 단계부터 제작진과 긴밀히 협업하며 아이디어를 내놨다고 한다. 그는 “처음부터 자극적인 설정이나 재미를 위한 인위적인 장치를 배제하고, 담담하게 그려 보자는 부탁을 드렸다”며 “있는 그대로 이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 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스스로 성소수자인 만큼 출연진의 모습을 통해 감격과 안타까움을 동시에 느낀다. 그는 “보성·민중 커플의 얘기를 보면 나의 과거가 당연히 생각난다. 부모님께 커밍아웃하는 장면이 있는데, 그게 성소수자에겐 굉장히 큰 사건”이라며 “어린 친구들이 부모와 가족에게 자신의 애인을 소개하고, 한국에서 인정되지 않는 결혼에 도전한다는 게 정말 용기 있는 행동”이라고 말했다.  ‘메리 퀴어’는 성소수자가 비로소 사회의 구성원으로 인식되고 있는 최근의 분위기 변화와 궤를 같이한다. 미디어에서 성소수자 주인공이 여럿 등장하며 퀴어에 대한 담론도 활발해졌다. 하지만 존재 자체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혐오의 손가락질은 늘 생채기를 남긴다. 홍석천은 “자신과 다른 삶을 잘 지켜보자는 목소리가 늘었지만, 반대하는 사람들도 여전하다”며 “‘XY 그녀’ 때도, 지금도 방송국과 채널 앞에서 반대 시위를 하고 유튜브로 비난하는 걸 보면 당연히 상처가 된다”고 털어놨다.   그럼에도 성소수자의 정체성을 부단히 드러내고, 말하고, 행동하는 건 책임감 때문이다. 국내 대표 성소수자 연예인으로 인식되는 데 대해 그는 “부담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이제는 부담보다 책임감이 더 큰 것 같다”고 말했다. “제 커밍아웃은 개인적이지만 공적인 행동이기도 해요. 성소수자의 권리를 책임지고 싶다는 생각이 마음속에 늘 있었죠. 최소한 우리나라에 사는 소수자 친구들이 자신의 삶을 포기하지 않고 살아가도록 돕고 싶다는 생각이요.”   이 때문에 지난 20년간 알게 모르게 성소수자 청소년과 부모님의 상담사 역할도 자처해 왔다고 한다. 홍석천은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SNS)로 정말 많은 문의가 온다. 식당을 운영할 땐 부모님들이 직접 찾아오신 적도 많다”며 “아이들 상담도 필요하지만, 부모의 상담도 정말 중요하다. 얘기를 듣다 보면 2~3시간이 훌쩍 지날 때도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부모님 대부분이 성소수자에 대해 아는 게 없다 보니, 그들도 받아들일 시간이 필요하다”며 “힘은 부치지만 꼭 해야 하는 일이라 생각한다. 이야기를 들어 주는 것만으로 누군가 계속 꿈을 꿀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유튜브를 통해 노래 ‘케이 톱스타’를 공개한 것도 이런 생각과 맞닿아 있다. 그는 “쉰 살이 넘고, 코로나19를 거치며 하고 싶은 걸 빨리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며 “차별하고 혐오하는 사람도 있지만, 모두가 이 위기를 잘 극복하고 같이 힘내자는 메시지”라고 설명했다. 뮤직비디오에는 성소수자인 필립 터너 주한 뉴질랜드 대사와 이케다 히로시 부부도 등장해 화제가 됐다. 홍석천은 “동성혼이 합법인 뉴질랜드는 한국보다 훨씬 전부터 성소수자 인권에 대해 논의된 곳”이라며 “우리가 항상 G7 국가에 포함되고 싶다고 말하지만, 결국 정치나 경제뿐 아니라 혐오와 차별의 인식까지 바뀌어야 선진국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메리 퀴어’에서도, 다른 콘텐츠에서도 용기를 갖고 정체성을 드러내는 친구들이 많아질수록 제가 져야 할 짐도 가벼워지는 것 같아요. 성소수자가 어떤 이상한 나라의 이야기가 아니라 내 가족, 친구, 이웃의 얘기라고 생각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봐 주시면 좋겠어요. 이 간단한 걸 설명하기가 참 어렵네요. 하하.”
  • 로마제국 역병 그리고 흑사병… 이타주의가 흥망성쇠 갈랐다 [차용구의 비아 히스토리아]

    로마제국 역병 그리고 흑사병… 이타주의가 흥망성쇠 갈랐다 [차용구의 비아 히스토리아]

    경계를 넘나드는 역사 전문가로 널리 알려진 차용구 중앙대 역사학과 교수가 국내외 이슈를 역사적 관점에서 해석하고 진단하는 ‘비아 히스토리아’(via historia)의 연재를 시작합니다. 라틴어로 via는 ‘길’과 ‘여행’, historia는 ‘역사’를 뜻합니다. 따라서 비아 히스토리아는 역사가 걸어온 길, 즉 ‘역사의 길’을 의미합니다. 3주마다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안토니누스는 로마제국의 황제이자 철학자로서 어떻게 해야 훌륭한 통치자가 될지 성찰하는 ‘명상록’을 펴내기도 했다. 하지만 이 철인황제(哲人皇帝)도 후대에 그의 이름을 따서 ‘안토니누스 역병’으로 불린 감염병으로 재임 기간 내내 어려움을 겪었다. 당시 로마제국은 ‘팍스 로마나’, 즉 평화와 번영의 시기를 구가했지만 서기 165년부터 20여 년간 계속된 질병으로 서서히 위기에 빠져들었다. 천연두로 알려진 이 감염병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인구의 20~30%가 사망하자 세계 최강대국이었던 로마제국은 사회적 혼란이 가중되면서 국력도 약해졌다. ● 인류와 공존해 온 감염병 로마제국은 3세기 중반에 ‘키프리아누스 역병’이 번지면서 다시금 큰 혼란을 겪었다. 도로에 버려진 시신이 먼지처럼 취급될 정도로 전염병 앞에서 감염된 사람들은 속수무책으로 방치됐다. 부모가 자식을 버리고 자식이 늙은 부모를 방치하면서 거리에서는 감염자가 굶어 죽었고 감염된 시신 또한 넘쳐났다. 무엇보다 나라도 살아야겠다는 이기적이고 무책임한 행위가 거의 당연하게 여겨졌다. 가급적 ‘빨리 그리고 멀리 도망가서 되도록 늦게 돌아오는 것’이 유일한 대안이었던 시절에 도망치지도 못하고 하루 벌어서 하루 먹고사는 대다수에게 감염병은 가혹한 형벌과 같았다. 하지만 감염병을 대하는 그리스도인의 모습은 동시대 로마인들의 이기적 태도와는 정반대였다. 교회를 이끄는 지도자인 주교 키프리아누스는 신자들에게 병에 걸린 이웃들을 외면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돌보라고 권했다. 부유한 신자들은 기금을 출연하고 가난한 자들은 봉사를 하도록 했다. 공동체에 대한 신자들의 사회적 책무를 강조하면서 신자와 비신자 구분 없이 모든 취약 계층을 도와주고 치료하도록 고무했다. 심지어 그리스도교를 박해하고 살해했던 사람들도 도와주었다. “너희 원수를 사랑하며 너희를 박해하는 자를 위하여 기도하라”는 계명을 준수하며 모든 인간에 대해 인자(仁慈)를 실천한 것이다. 키프리아누스는 감염된 자들을 돌보는 것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훈련이라고 신자들에게 강조하면서 “악을 선으로 이기고, 관용을 베풀고, 원수를 사랑하고, 핍박하는 자의 구원을 위해 기도하라”고 가르쳤다. 위기 상황일수록 지도자의 통치철학과 리더십이 중요함을 깨닫게 하는 대목이다. 그리스도교 신자들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순교를 갈구하면서 환자에게 음식물을 주고 그들을 보살폈다. 그러다가 감염되기도 했지만 이를 자발적 순교로 받아들였다. 그래서 당시 그리스도인들은 감염 위험을 무릅쓰고 환자를 돌보는 자들이라는 ‘파라볼라노이’라는 영광스러운 칭호를 얻었다. 이러한 끊임없는 자선과 선행은 가난한 자와 부자 사이에 공동체적 연대를 불러왔다. 교회의 지속적이고 조직적인 빈민 구호 활동은 박해받던 종교를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가 됐고, 결국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 자기희생 정신이 자기중심적인 로마인들에게 깊은 감동을 준 것이다. 질병 치료에 앞장서서 살신성인의 순교정신을 실천한 그리스도인들의 이타적 행동은 재난 상황에서 더 많은 감동과 공감을 불러일으켰다.‘안토니누스 역병’과 ‘키프리아누스 역병’이 발병하던 시기에 그리스도교 신자의 수가 4만명에서 600만명으로 급증했다. 교회 규모가 150배 늘어난 것이다. 로마제국 인구가 전반적으로 줄어들고 전염병이 유행하던 때 희생양을 찾으려고 그리스도교 신자들을 박해했다는 사실을 고려한다면 이는 비약적인 성장이다. 교회 지도자들의 솔선수범, 공동체의 끈끈한 유대감, 비신자들과 함께 살아가는 사회에 대한 고민, 이를 신학적으로 뒷받침하는 교리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던 이러한 성공 사례는 코로나19로 절망에 빠진 우리 국가와 사회 조직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필사즉생(必死卽生), 즉 대의를 위해 자신을 기꺼이 희생할 준비가 돼 있으면 오히려 살 수 있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 유럽을 강타한 최악의 재앙 흑사병 14세기 중반 유럽 사회에는 흑사병이라는 뜻밖의 전염병이 널리 유행했다. 불과 6년 만에 인구의 3분의1에서 2분의1 정도가 사망한 엄청난 재앙이었다. 격리를 뜻하는 영어 ‘쿼런틴’(quarantine)은 ‘40일’을 의미하는 이탈리아어 ‘quaranta giorni’에서 유래했다. 이는 흑사병이 유럽을 휩쓸 때 항구로 들어오는 배의 선원들을 지정 장소에서 40일 동안 격리한 데서 비롯했다. 도시 간 왕래와 모임 금지, 공중위생과 환경 개선 조치를 취했지만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 시신을 주거지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구덩이를 깊게 파고 매장하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나마 부유한 자들은 비축한 음식물로 격리 생활을 할 수 있었고, 인근 교외로 피신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가난한 자들은 생계를 위해 거주지 인근에 머물러야 했기에 전염병에 집중적으로 희생됐다. 결국 흑사병은 생활 환경이 열악한 ‘방역 사각지대’인 빈민 지역에서 발생했다. 이는 코로나 상황에서도 매일 출근하지 않고는 생계를 유지하기가 어려운 일용직 노동자, 택배·배달 노동자, 재택근무가 불가능한 콜센터 노동자 등에게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처음부터 불가능에 가까웠던 것과 같다. 고위 성직자들은 근무지를 무단으로 벗어나 교구 외곽의 안전한 곳에 머물렀다. 지도층은 자기희생이라는 결단을 내리지 않았을뿐더러 위기를 극복할 지혜도 부족했고 장기적인 안목도 갖추지 못했다. 무능한 지도부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자 불안한 시민들은 허위 정보, 음모론에 의존하고 상식에서 벗어나는 언행을 일삼았다. 패닉에 빠진 사람들은 유대인들이 우물에 독을 타 사람들을 죽이려 한다는 거짓 소문을 퍼뜨렸고, 평소 유대인에게 좋지 않은 감정을 갖고 있던 사람들은 이를 빌미로 유대인을 잔인하게 학살했다. 유대인이 많이 거주하던 오늘날 중부 유럽 지역에서만 1348년에서 1351년 사이에 400여 개가 넘는 도시와 마을에서 유대인이 죽임을 당했다. 1923년 일본의 관동대지진 당시에도 ‘조선인이 일본인들이 마시는 우물에 독을 탔다’는 유언비어가 나돌았다. 그 소문을 믿은 일본인들이 수많은 조선인을 학살했던 뼈아픈 기억이 새삼 떠오른다. 전염병이 발생하면 거짓 소문, 정치 프로파간다, 부정확한 정보가 반복적으로 떠돌아다니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하지만 공동체 내부의 긴장과 불만을 해소한다는 명목으로 힘없는 약자에게 행하는 차별과 폭력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자 문제의 원인을 외부가 아니라 내부에서 찾으려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흑사병을 신이 인간의 죄를 징벌하는 것이라고 보아 진정한 참회를 해야 한다며 스스로 몸에 채찍질을 하는 채찍질 고행단이 등장했다. 비과학적으로 보일 수도 있으나 이웃을 대신해 모든 것을 내 탓(mea culpa)으로 돌리는 자발적 고행은 많은 사람에게 감명을 주었다. 고통 분담을 외면하지 않고 솔선수범해 사회적 책임을 온몸으로 떠맡았기 때문이다. 감염병 때문에 두려움에 사로잡힌 사람들은 살을 파고드는 채찍 소리에서 잠시나마 위안을 얻었다. 감염병 위기 상황에서 사회 지도부의 우왕좌왕하는 모습은 몸담은 조직의 무능함과 모순을 드러내고 개혁의 필요성을 부각하는 요인이 됐다. 흑사병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던 교회의 영향력은 약해지고 위신도 크게 떨어졌다.● 역사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특정 종교 단체의 사례이지만, 고대의 역병과 중세의 흑사병이 불러온 위기에 대응했던 서로 다른 양상은 코로나 팬데믹을 겪고 있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첫째, 위기 상황에서 사회의 흥망성쇠는 지도자의 올바른 상황 인식 능력에 달렸다. 둘째, 지도부는 문제의 근원을 신속하게 파악하고 의사결정을 합리적이고 효율적으로 해야 한다. 셋째, 위기를 이겨 내려면 신뢰를 얻어야 한다. 국민이 정부를 신뢰하고 따를 때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된다. 팬데믹의 한복판에서 가짜뉴스를 만들거나 약자를 혐오하고 차별하는 사회는 국제적 신뢰를 잃을 것이다. 초대 교회의 그리스도교인들이 자신들을 핍박했던 원수에게조차 자비를 베풀었기에 감염병이 돌 때마다 개종자 수가 늘었음을 기억하자. 위기 상황에서 진정성이 신뢰라는 자본을 쌓은 덕분이다.마지막으로, 이타주의는 감염병 위기를 헤쳐 나가는 주요 대처 방안이다. 프랑스의 세계적 석학 자크 아탈리도 “타인의 불행은 내게 재앙이 된다”고 했다. 타인을 배려하는 것이 내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래서 아탈리는 이타주의를 앞세운 국가와 국민만이 코로나를 극복하고 살아남을 수 있다고 예측했다. 역사는 타인의 고통에 공감해야만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음을 보여 준다. 중앙대 교수·작가
  • “무당의 나라” 이재명 거친 입 연일 논란… 국민의힘 “궤변” 비난

    “무당의 나라” 이재명 거친 입 연일 논란… 국민의힘 “궤변” 비난

    李 “참고인 사망, 아무 관계 없는 일”‘저소득층 與지지’ 등 부적절 발언대구 토크쇼에선 “尹 성공 바란다”박용진 “민주 변해야… 李, 남 탓만”더불어민주당 8·28 전당대회 당 대표 본선에 오른 이재명 후보가 거침없는 화법으로 논란을 낳고 있다. 이 후보는 지난 30일 강릉에서 열린 당원·지지자들과의 토크콘서트에서 부인 김혜경씨 법인카드 유용 의혹과 관련해 경찰 조사를 받던 참고인이 숨진 채 발견된 데 대해 “‘무당의 나라’가 돼서 그런지 아무 관계도 없는 일을 특정인에게 엮지 않나. 이재명과 무슨 상관이 있나”라고 받아쳤다. 이에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이 후보가 직접 주재한 회의에 (법카 의혹) 관련자가 참석한 당시 사진이 공개됐는데도 무슨 상관이냐라니, 정상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도무지 할 수 없는 궤변”이라고 비난했다. 이 후보는 29일 당원·지지자를 만나기 위해 춘천으로 가는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저학력·저소득층에 국민의힘 지지자가 많다. 안타까운 현실인데, 언론 환경 때문에 그렇다”고 말해 부적절하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이 후보는 30일 대선 후 처음으로 고향인 경북 안동을 방문한 데 이어 31일 대구를 찾았다. 이 후보는 이날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시민 토크쇼 ‘만남, 그리고 희망’에선 “나라와 국민을 위해 윤석열 대통령이 성공하길 바란다”며 “노인 일자리를 줄인다든지, 코로나 감염자 지원을 줄여서는 안 된다. 안 될 일을 한다면 싸우고 견제할 것”이라고 했다. 86그룹(60년대생·80년대 학번) 용퇴론에 대해선 “정치는 실용적이어야 하기에 일률적 기준으로 누군가를 배제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 후보는 이어 경북 경주에서 열린 경북 동남권 당원들과의 토크콘서트에선 자신을 향한 국민의힘의 비난 공세에 “상대 정당이 남의 당 전당대회에 왜 이리 말이 많으냐. 이재명이 약체면 좋아서 박수 치지, 왜 비난하는 것이냐. 이거 무서워서 그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치가 도를 벗어나고 있다. 금도를 벗어나지 않는 정치를 해야 한다”고 했다.이날 이 후보와 나란히 대구를 찾은 당권주자 박용진 후보는 대구시당 기자간담회에서 “이 후보가 대표가 되면 계속 언론 탓하면서 언론 변화와 혁신을 촉구하지 않겠는가. 민주당이 변화하고 혁신해야지 왜 남한테 탓을 하느냐”며 이 후보에 대한 공세를 이어 갔다. 박 후보는 페이스북에서도 “저소득층은 저학력이고, 따라서 왜곡된 정보와 정보의 비대칭으로 제대로 된 사리 판단을 못한다는 선민의식, 빈자를 향한 혐오다. 참 부끄럽다”고 이 후보를 비판했다.
  • 이수진 “남편의 옛 애인, 에이즈 걸렸다”

    이수진 “남편의 옛 애인, 에이즈 걸렸다”

    유튜버 겸 치과의사 이수진이 전남편과 이혼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지난 30일 방송된 MBN ‘속풀이쇼 동치미’(이하 ‘동치미’)에서는 이수진이 게스트로 출연해 전남편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이수진은 “살 빼는 건 성공했는데 다른 이유로 이혼했다”며 이혼 사유를 언급했다. 그는 “임신을 하고 체중이 70kg까지 갔다. 조절이 안 되어서 방귀를 뀌었더니, (남편이) 굉장히 혐오스러운 표정을 지었다”며 “이젠 여자로 안 보는 눈빛을 (보냈다)”라고 밝혔다. 이어 “20년 전 이야기다. 두 번째 남편이 전 여자친구 병문안을 다녀왔었다”며 “아이 백일잔치 준비하고 있을 때, 에이즈가 유행이었다. 그런데 (남편이) 여자친구가 에이즈로 입원을 했는데 병문안을 다녀왔다는 거다. 한번이 아니라 여러 번”이라고 말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또 “따졌더니 ‘네가 무슨 상관이야. 내가 내 옛날 여자친구 병문안 가는데, 걔가 나한테 얼마나 잘했는지 알아?’라고 하더라. 그게 결정적 이유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수진은 “굉장히 배신감을 느꼈다”며 “그때부터 생각했다. 언제 이혼할 것인가”라고 덧붙였다. 현재 이수진은 4살 차이 나는 예비 신랑과 세 번째 결혼을 준비 중이다. 
  • 이재명 거침없는 입 논란…박용진 “부끄럽다” 국힘 “궤변”

    이재명 거침없는 입 논란…박용진 “부끄럽다” 국힘 “궤변”

    더불어민주당 8·28 전당대회 당 대표 본선에 오른 이재명 후보가 거침없는 화법으로 논란을 낳고 있다. 이 후보는 지난 30일 강릉에서 열린 당원·지지자들과의 토크콘서트에서 부인 김혜경씨 법인카드 유용 의혹과 관련해 경찰 조사를 받던 참고인이 숨진 채 발견된 데 대해 “‘무당의 나라’가 돼서 그런지 아무 관계도 없는 일을 특정인에게 엮지 않나. 이재명과 무슨 상관이 있나”라고 받아쳤다. 29일 당원·지지자를 만나기 위해 춘천으로 가는 차 안에선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저학력·저소득층에 국민의힘 지지자가 많다”며 “안타까운 현실인데, 언론 환경 때문에 그렇다”고 했다. 일각에서 이 발언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오자 이 후보는 30일 트위터에서 지난 대선 때 월 소득 200만원 미만 유권자 10명 중 6명이 당시 윤석열 후보에게 투표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소개하며 “안타깝지만 실제 현실은 이렇다. 일부지만 자신에게 피해를 끼치는 정당을 지지하는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이런 현실은) 정보를 왜곡·조작하는 일부 언론의 책임이 크다. 지금도 제 발언 앞뒤를 자르고 왜곡해 공격한다”고 했다.그러자 박용진 후보는 31일 페이스북에서 “저소득층은 저학력이고, 따라서 왜곡된 정보와 정보의 비대칭으로 제대로 된 사리 판단을 못한다는 선민의식, 빈자를 향한 혐오다. 참 부끄럽다”고 이 후보를 비판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이 의원의 ‘저학력·저소득층에 국민의힘 지지자가 많다’는 발언은 국민 분열을 획책하려는 전형적인 편 가르기이고, 이 의원이 직접 주재한 회의에 (법카 의혹) 관련자가 참석한 당시 사진이 공개됐는데도 무슨 상관이냐라니, 정상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도무지 할 수 없는 궤변”이라고 비난했다. 본선 레이스가 시작되면서 ‘어대명’(어차피 당 대표는 이재명)에 맞선 97그룹(90년대 학번·70년대생) 박용진·강훈식 후보의 단일화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강 후보는 28일 컷오프(예비경선) 후 전화 통화에 이어 30일 만찬에서도 단일화 논의를 했지만,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인지도가 높은 박 후보는 강원·대구·경북 지역 당원투표일인 오는 3일 이전에 단일화하자는 입장이다. 반면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떨어지는 강 후보는 31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정치공학적인 단일화보다 아직 증명되지 않은 제 잠재력을 전당대회에서 증명하는 데 집중하겠다”며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 與 “이재명, 연이은 죽음에 추모·사죄부터 해야”

    與 “이재명, 연이은 죽음에 추모·사죄부터 해야”

    ‘당권주자’ 김기현 “정치 접는 건 어떤가”국민의힘은 30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향해 “연이은 네 사람의 죽음에 대해 추모하고 사죄부터 해야 인간 된 도리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앞서 이 의원이 부인 김혜경씨 법인카드 유용 의혹과 관련해 조사를 받던 참고인의 죽음을 놓고 “이재명과 무슨 상관”, “무당의 나라” 등 발언이 나온 것을 지적한 것이다. 박형수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이 의원은 연속적인 죽음에 대해 해명하라는 권성동 대표의 지극히 당연한 요구를 무리하게 무속신앙과 연결하고 대한민국을 무당의 나라로 폄훼했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변인은 “목숨을 잃은 사람 대부분은 과거 이 의원 수하에서 이 의원을 위해 일했던 사람들이며 본인이 연관됐다는 의혹 사건들로 인해 죽음을 맞게 된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아무런 근거도 없이 이들의 죽음을 검찰과 경찰의 강압수사 탓으로 돌리면서 검찰과 경찰의 명예를 훼손하기도 했다”며 “제1야당 유력 당 대표 후보 수준이 이처럼 천박하고 상스럽다는 것에 참담하기까지 하다”고 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전날엔 학력과 소득으로 국민을 갈라치기 한 것에 이어 오늘의 망언까지 이 의원이 국가 지도자는커녕 과연 대한민국 국민의 평균적인 인성과 상식을 가졌는지조차 의문스럽다”며 “연이은 망언에 대해 국민과 함께 규탄한다”고 덧붙였다. 당권주자로 꼽히는 김기현 의원은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개딸’들에 둘러싸여 정치 혐오와 불신을 조장하는 일은 이제 그만하고 그냥 정치 접는 건 어떤가”라고 적었다. 김 의원은 “이 의원이 직접 주재한 회의에 이 관련자가 참석한 당시 사진이 공개됐는데도 ‘무슨 상관이냐’라니, 정상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도무지 할 수 없는 궤변”이라고 했다.
  • “JTBC 언론노조 아냐, 허위사실” 권성동 주장 반박한 언론노조

    “JTBC 언론노조 아냐, 허위사실” 권성동 주장 반박한 언론노조

    전국언론노동조합이 29일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향해 “허무맹랑한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나섰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이 주최한 ‘공영언론 블랙리스트 논란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에 참석해 “제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KBS·MBC 불공정 보도에 대해 비판하는 인터뷰를 했더니 민주노총 산하 언론노조들이 저를 집중 공격했다”면서 “제 사촌이 60명이다. 1년에 한 번 보는 사촌도 있고 안 보는 사촌도 있는데 그 사촌의 행위에 대해 제가 관여한 것처럼 보도하는 것을 보면서 민주노총이 무섭긴 무섭다, 언론노조가 대단한 집단이자 조직이라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언론노조는 “권 원내대표가 언급한 사촌 관련 보도는 지난 20일 JTBC의 보도를 일컫는 것으로 짐작된다”면서 “JTBC는 그날 저녁 뉴스룸에서 ‘[단독] 권성동 사촌동생 업체, 감찰 뒤에도 강릉시와 76건 수의 계약’이라는 제목의 보도를 했다”고 했다. 국민의힘 미디어국은 해당 보도가 나가고 1억원의 손배소를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또다시 ‘언론노조’를 거명했다”고 짚은 언론노조는 “JTBC노조는 언론노조 소속이 아니다”라고 사실 관계를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당연히 해당 보도와 언론노조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권 대표는 제대로 사실 확인도 하지 않은 채 자신을 향한 의혹 제기 보도의 배후가 있는 것처럼 말하고 심지어 허위사실까지 유포한 것”이라고 꼬집었다.언론노조는 “이미 언론노조에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된 상황에서 위법행위를 추가하는 이유가 무엇인가”라며 “대통령 지지율이 출범 3개월도 되지 않아 20%대까지 주저앉는 등 사정이 딱한 것은 알겠지만 그렇다고 거짓과 노조혐오에 기반한 언론노조 마녀사냥에 골몰하고 있으니 어처구니가 없을 따름”이라고 비판했다. 언론노조는 권 대표가 사과하지 않으면 책임을 엄히 묻겠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미디어특위는 ‘언론노조는 헛발질을 멈춰라’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내고 “오늘 오전 토론회에서 권 원내대표가 언급한 언론사는 JTBC가 아니라 사촌동생 특혜 의혹을 최초 보도한 뉴스타파”라면서 “뉴스타파는 민주노총 언론노조 소속”이라고 밝혔다. 이어 “JTBC는 뉴스타파의 두 달 전 보도를 사실상 받아쓰기 했으면서 ‘단독’이라는 타이틀을 붙여 새로운 사실이 있는 양 시청자들을 속였다”고 지적했다. 특위는 “권 원내대표 사촌동생 의혹을 보도한 ‘뉴스타파-JTBC’ 커넥션은 민주노총 언론노조가 어떻게 방송을 장악하는지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는 게 국민의힘 입장”이라고 말했다.
  • [책꽂이]

    [책꽂이]

    굿바이 R(전경린 지음, 문학동네 펴냄) 등단 27년에 이르는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 치열했던 사랑이 저문 뒤의 풍경을 담은 7편의 이야기가 실렸다. 표제작 ‘굿바이R’은 주인공인 소설가가 자신의 소설 속 인물 R에 대한 꿈에 시달리다 발리로 떠나 그곳에서 만난 인물을 통해 R을 떠나보내고 새 출발의 길을 찾는 서사를 담았다. 304쪽. 1만 4500원.공정 이후의 세계(김정희원 지음, 창비 펴냄) 한국 사회를 가장 뜨겁게 달군 키워드인 ‘공정’에 대해 날카롭게 분석해 온 저자의 첫 단독 저서. 공정이 어떻게 능력주의와 만나 차별과 혐오를 조장하는지 인천국제공항공사 정규직 전환, 여성할당제 등 익숙한 사례를 통해 분석하고 소모적인 공정 논란을 넘는 대안적 비전을 제시한다. 264쪽. 1만 7000원.롱 게임(러시 도시 지음, 박민희·황준범 옮김, 생각의힘 펴냄) 바이든 행정부의 국가안보회의 중국 담당 국장인 저자가 초강대국 미국을 대체하기 위한 중국의 대전략과 그들이 100년간 이어 온 ‘롱 게임’을 다뤘다. 중국 대전략의 기원부터 실체, 전망에 이르기까지 촘촘하게 다뤄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국 정책 방향과 세계 질서를 이해하는 길잡이가 된다. 632쪽. 2만 7000원.위기와 ESPIONAGE(서정순·이일환 지음, 인트루스 펴냄) 정치, 경제, 안보, 환경 등 모든 분야에서 위기가 작동하는 ‘복합위기 시대’를 극복하는 가장 효과적인 무기는 정보다. 복합위기 시대 국가 정보와 위기 속 정보 공작과 첩보전을 다루는 이 책은 실패 및 성공 사례를 통해 불확실한 미래를 헤쳐나갈 통찰력을 준다. 348쪽. 1만 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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