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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존재하지 않은 ‘인종’… 세뇌와 미신으로 만들었다

    존재하지 않은 ‘인종’… 세뇌와 미신으로 만들었다

    인종주의와 인종차별이 나쁘다는 것은 상식이다. 인종차별에 맞서야 한다고 우리는 주문한다. 그러나 모든 인간은 한 종(種)이며 집단 사이에는 어떤 차이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입증됐으며, 1950년에 이미 유네스코는 인종이 생물학적 실재가 아니라 신화에 지나지 않는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우생학 비판자이며 인종 간 차이에 생물학적 근거가 없다는 과학계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 힘을 보탠 로버트 월드 서스먼이 별세하기 2년 전인 2014년 내놓은 ‘인종이라는 신화’에는 ‘인류를 현혹한 최악의 거짓말’이란 부제가 붙어 있다. 그런데 우리는 왜 이런 잘못된 믿음에 여전히 붙들려 있을까. 인종이 실재한다는 믿음, 그 믿음에 수반되는 편견과 혐오가 뿌리 깊게 박혀 세계관의 일부가 돼 버린 것은 아닌가. 지능, 성적인 행동, 출산율, 영유아 돌봄, 노동 윤리와 역량, 개인의 절제, 수명, 법 준수 성향, 공격성, 이타심, 경제 및 기업 행위, 가족의 응집, 심지어 뇌의 크기까지 인종과 관련 있다고 믿고 있다. 이런 믿음 안에는 인종 간 우열도 존재한다. 스페인 종교재판, 식민 시대, 남북전쟁, 나치즘으로 거슬러 올라갈 것도 없다. 라틴아메리카와 중동 난민들이 유럽에서 어떤 시선과 마주하는지 떠올리면 된다. 이 책은 이미 과학적으로 규명된 일을 인류가 어떻게 오랫동안 숨겨 올 수 있었는지 파헤치는 데 중점을 뒀다. 많은 지도자들과 그 추종자들이 인종주의적 오류를 믿도록 우리의 눈을 가리고 오도했다는 것이다. 또 현대 삶의 방식을 계속해서 통제하기 위해 인종 개념과 인종주의에 바탕을 둔 정책을 개발해 온 치부를 드러내려 했다. 저자는 어떤 이들은 인종주의에 관한 한 중세를 살고 있다고 개탄했다. 무지와 감정, 증오, 불관용이 겉으로는 줄어든 듯하지만 특정한 계기를 만나 폭발하면 중세로 돌아가는 듯한 요즈음이다. 지식인, 정치인, 자금원들이 연결된 네트워크가 레토릭 뒤에 숨어 영악하게 어젠다를 개발하는 데 맞서 인종주의의 역사에 대해 교육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희생자 비방, 사자명예훼손으로 실형 처벌 가능

    희생자 비방, 사자명예훼손으로 실형 처벌 가능

    경찰이 이태원 참사 희생자와 유족을 비방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게시물에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희생자에 대한 허위사실을 악의적으로 퍼뜨리는 사자명예훼손의 경우는 실형 처벌도 가능해 주의가 필요하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태원 참사 이후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 참사 희생자와 유족을 비방하는 글이 잇따르면서 형법상 모욕죄와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죄, 사자명예훼손죄 등으로 처벌 가능성이 거론된다. 앞서 경찰은 “고인들의 명예를 훼손할 수 있는 행위, 개인정보 유출행위 등 온라인상 허위사실 유포행위에 엄정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형법상 허위사실을 적시해 사자의 명예를 훼손한 경우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있다. 대법원은 2019년 명예훼손범죄 최초 양형기준을 시행한 이래 피해자에 대한 혐오나 별다른 이유 없이 특정 집단이나 다수 피해자를 상대로 무차별 범행을 한 경우 비난할 만한 범행 동기를 인정해 양형 가중 요소로 적용하고 있다. 대법원은 세월호 참사 당시 희생자를 향해 음담패설을 올린 20대 남성에게 징역 1년의 실형 처벌을 내렸다. 세월호 희생자를 음식물로 빗대 모욕하는 사진을 올린 인터넷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 회원에게는 징역 4개월을 선고하기도 했다.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가 지난 3월 발표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세월호 참사 피해자 명예훼손 사건 46건 중 41건이 유죄 취지 판단이 내려졌다. 유형별로는 벌금형이 29건, 징역형이 11건(9건 집행유예), 선고유예가 1건이었다.
  • 이태원 참사 희생자 비방, 사자명예훼손 실형 처벌도 가능

    이태원 참사 희생자 비방, 사자명예훼손 실형 처벌도 가능

    경찰이 이태원 참사 희생자와 유족을 비방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게시물에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희생자에 대한 허위사실을 악의적으로 퍼뜨리는 사자명예훼손의 경우는 실형 처벌도 가능해 주의를 요한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태원 참사 이후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 참사 희생자와 유족을 비방하는 글이 잇따르면서 형법상 모욕죄와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죄, 사자명예훼손죄 등으로 처벌 가능성이 거론된다. 앞서 경찰은 “고인들의 명예를 훼손할 수 있는 행위, 개인정보 유출행위 등 온라인상 허위사실 유포행위에 엄정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형법상 허위사실을 적시해 사자의 명예를 훼손한 경우 2년 이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고 있다. 대법원은 2019년 명예훼손범죄 최초 양형기준을 시행한 이래 피해자에 대한 혐오나 별다른 이유 없이 특정 집단이나 다수 피해자를 상대로 무차별 범행을 한 경우 비난할 만한 범행 동기를 인정해 양형 가중 요소로 적용하고 있다.대법원은 세월호 참사 당시 희생자를 향해 음담패설을 올린 20대 남성에 대해 징역 1년의 실형을 확정했다. 세월호 희생자를 음식물로 빗대 모욕하는 사진을 온라인에 올린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 회원에게는 징역 4개월을 선고하기도 했다.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가 지난 3월 발표한 현황자료에 따르면 세월호 참사 피해자 명예훼손 사건 46건 중 41건이 유죄 취지 판단이 내려졌다. 유형별로는 벌금형이 29건, 징역형이 11건(9건 집행유예), 선고유예가 1건이었다. 차명진 전 의원은 세월호 유가족을 모욕하는 내용의 글을 썼다가 세월호 유가족 126명에게 위자료 100만원씩을 지급하라는 1심 판결을 받기도 했다.
  • 이태원 달려간 시민 영웅들…“더 살리지 못했다” 죄책감

    이태원 달려간 시민 영웅들…“더 살리지 못했다” 죄책감

    “도와달라며, 살려달라며 소리치는 시민들의 손짓과 행동, 표정이 잊혀지지 않습니다. (한 명이라도 더) 많이 살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이태원 사고 현장에 출동했던 30대 응급구조사가 구조 활동 이후 밤잠을 설치고 있다며 자책했다. 현장에서 최선을 다해 구조 활동을 펼친 경찰관도, 소방관도 그랬다. 네티즌들은 “최선을 다하셨으니 부디 죄책감은 덜어 놓으셨으면 좋겠습니다”라며 이들을 위로했다. 응급구조사 A씨는 1일 ‘많이 못 살려드려 죄송합니다’란 제목의 글이 올려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태원 참사가 발생했던 지난달 29일 지인과 서울 외곽에서 놀다가 일찌감치 헤어져 집에 돌아온 그는 잠을 청하려던 때 동료의 전화를 받았다. 이태원에서 발생한 압사사고로 지원 요청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에 부리나케 달려간 A씨는 처참한 현장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인터넷으로 접한 것보다 훨씬 심각한 현장 상황에 A씨는 동분서주하며 응급구조를 진행했다. 구급대원은 심폐소생술을 끊임없이 진행했고, 경찰관은 심폐소생술 할 줄 아는 분은 도와 달라며 소리쳤다. 미군은 사고 수습을 본인 일처럼 발 벗고 나섰고, 일반 시민들도 통제에 나서며 도와달라고 외쳤다. A씨는 “통제를 전혀 따르지 않는 사람들, 수군거리며 촬영하는 사람들, 통제가 어려웠던 외국인들의 행동이 머릿속에 지워지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A씨는 응급구조사 자격증을 취득 후 다양한 환자를 보면서도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없었지만 “이번 사건 이후 밤잠을 설치고 있다”고 고충을 털어놨다.“사망자들 시신이 머리에서 맴돈다” 이태원 압사 사고 현장에 출동했던 한 경찰관 역시 “아비규환이었던 현장 상황, 사망자들 시신이 아직도 머리에서 떠나질 않는다”며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B씨는 “눈앞에서 죽어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한 분이라도 더 살리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살리지 못했다. (더) 살리지 못해 죄송하다”며 시민에게 미안함을 전했다. B씨는 현장에서 고생한 경찰, 소방, 의료진을 비롯해 구조를 도운 시민에게 고맙다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애도를 표했다. B씨는 “마음이 무거운 밤”이라며 “안전한 사회를 위해 내일도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참사 현장을 지휘하던 최성범 용산소방서장 역시 사상자 집계와 현장 수습 상황을 브리핑하며 손을 떨었다. 그는 사고현장 인근에서 소란을 피우는 일부 시민을 향해 “조용히 하라” “지금은 구호가 우선”이라고 외치며 최선을 다했다.먼저 미안해하고 자책한 건 시민들 전국 곳곳에 마련된 분향소에는 수많은 시민들의 추모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방명록에는 ‘너무 마음이 아프다’ ‘더이상 아프지 말고 편히 쉬라’는 추모의 글이 남겨졌다. 사고 현장에서 구조대를 도와 심폐소생술을 함께 했던 생존자들 역시 자책과 미안한 마음을 지우지 못했다. 참사 현장에 있다가 구조된 생존자는 양쪽 다리 전체에 멍이 든 사진을 공개하며 “저는 구조돼 살아있긴 하지만, 같이 끼어있다 돌아가신 분이 너무 많아 죄송하고 마음이 너무 무겁다”라고 말했다. C씨는 “저도 제가 그날 이태원을 가서 이런 일을 당한 거 잘 알고 있다. 모든 게 다 제 탓”이라며 “그 누구도 원망하지 않는다. 단지 그날 같이 살아나오지 못한 피해자분들께 죄송스러운 마음뿐이다. 앞으로 감사하며 정말 착하게 살겠다”고 말했다.“트라우마 회복은 공동체 역할 매우 중요” 전문가들은 수백명이 숨지고 다친 이태원 참사로 인해 전 국민이 모두 심리적 불안과 트라우마를 겪을 수 있다며, 공동체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임상심리학회는 “트라우마 회복에는 공동체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피해자들에 대한 비방이나 혐오 발언은 초기 안정화에 악영향을 끼치고, 트라우마 회복을 어렵게 한다”고 자제를 당부했다. 학회는 특히 고통 속에 있을 생존자들을 위해 가족과 주변 사람들이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주고 심리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돕는 등 역할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의료진은 이태원 참사 현장에 있던 이들은 귀가했더라도 추가 진료를 받길 권고하고 있다. 압박으로 인한 골절 등 각종 외상을 입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신체 광범위하게 피멍이 든 경우 검사와 진료가 필수적이다. 손상된 근육이 대량으로 파괴되면서 신장에 급성 손상이 생기면, 신장 기능이 저하되고 혈뇨가 나타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사고 영상 반복해서 보면 악영향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의 의학학술단체인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사고 당시의 참혹한 영상과 사진이 SNS 등을 통해 일부 여과 없이 공유되고 있다”라며 “이러한 행위는 고인과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고 2차, 3차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다수 국민에게 심리적 트라우마를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학회는 “우리 모두가 시민의식을 발휘해 추가적인 유포가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라며 “현장 영상이나 뉴스를 과도하게 반복해서 보는 행동은 스스로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자제하는 것을 권한다”고 했다. 정부는 국가트라우마센터, 서울광역센터, 용산 등 기초센터로 이태원 사고 통합심리지원단을 구성해 상담에 나설 계획이다. 심리지원 대상자는 유가족 600여명과 부상자, 목격자 등 1000여명이다. 구조인력이나 목격자, 지인 등 간접적으로 사고를 경험한 사람도 트라우마가 나타날 수 있다. ‘이태원 참사’로 불안, 우울 등 심리적인 어려움을 겪는 분들은 정신건강위기상담전화(1577-0199)를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 전문가 “트라우마 시달리는 이태원 희생자에 이런 말 하면 안 돼”

    전문가 “트라우마 시달리는 이태원 희생자에 이런 말 하면 안 돼”

    서울 한복판에서 벌어진 이태원 참사가 사고와 직접 관련이 없는 이들에게도 트라우마를 남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참사의 진상을 규명해야 치유도, 진정한 애도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대체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가’라는 물음에 정부가 답을 해야 마음으로 희생자들을 떠나보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집단적 우울과 분노가 똬리를 틀 것이라고 경고했다. 2일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장인 백종우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와 이해국 의정부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에게 공동체의 상흔을 어떻게 치유해야 할지 들었다. -이태원 참사를 직접 겪은 생존자, 유족에게는 트라우마가 어떤 형태로 올 수 있나. →이해국 사고의 특성에 따라 다르다. 황당하게, 그리고 드물게 발생하는 사건 사고일수록 정상적인 애도 과정을 거치기 어렵다. 사고의 처리도 중요하다. 얼마나 공정하게, 피해자가 억울하지 않도록 처리되느냐에 달렸다. 그런 점에서 이번 사고는 최악이다. 대개 직·간접적으로 사고와 연계된 이들이 심리적 공황상태에 빠지는데, 얼마나 제때 도움을 받느냐가 중요하다.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깊은 슬픔에 빠졌다면 상담을 받아야 한다. 이후에도 정상적인 생활이 어렵다면 전문가에게 치료받아야 한다. 또한 사고의 처리가 빨리 이뤄져야 하며, 이들을 따듯하게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이 지속돼야 한다. →백종우 지금 시기의 트라우마 반응은 비정상적 상황에 대한, 또는 사고에 대한 정상 반응이다. 유족이라면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슬픔으로 창자가 끊어지는 듯한 고통을 느낄 것이다. 너무나 큰 고통이지만 이 역시 정상적 애도 반응이다. 이 시기에 유족과 생존자 대다수가 결국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겪을 것이라고 부정적으로 예측하는 것은 좋지 않다. 대신 그 고통이 오래가거나 만성화되지 않도록 초반에 적극적인 대처와 모니터링을 해야 한다.●‘대체 왜?’ 물음에 제대로 답해야 진정한 애도 가능 -애도에서 진상 규명과 안전 후속조치가 중요한 이유는 뭔가. →백종우 모든 유족들은 ‘대체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가’라는 의문을 가질 것이다. 우리 사회가 사고의 원인을 찾고 이를 반복하지 않도록 사회적 논의를 이어가야 한다. 노르웨이에서 해상침몰 사고로 100여명이 사망한 적이 있었다. 당시 노르웨이 국왕, 총리가 운구 행렬에 동행했고 운구차를 이송할 때 고속도로를 전면 통제했다. 시민들은 불편을 감수하고 희생자에게 애도를 표하는 사회적 장례를 치렀다. 이런 국가 사회적 노력이 있으면 애도 또한 병적 트라우마가 아닌 정상적 애도반응으로 갈 가능성이 커진다. 반면 미국에선 버팔로댐이 무너져 지역 주민들이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는데, 당시 주정부가 했던 약속들이 잘 지켜지지 않았다. 희생자를 자극하는 발언도 나왔다. 그러다 보니 트라우마가 오래갔다는 보고가 있다. 재난은 선진국에서도 일어난다. 그러나 재난 대응을 선진국처럼 하느냐, 이게 중요하다. 재난에 선진국처럼 대응한다는 건, 이런 일을 다시 겪지 않도록 안전 대책을 세우고 변화를 이끌고 희생된 이들을 기억하고 추모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다. →이해국 이번 참사를 빨리 잊게 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참사가 남긴 교훈, 나아갈 방향을 충분히 논의해야 한다. 정부는 사회·정치·행정적 책임에 대해 책임지겠다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래야 서로 용서하는 분위기로 전환할 수 있다. 이게 정상적인 애도의 과정이다. 국가가 애도의 기간을 오는 5일까지로 정한 것도 문제가 있다. ‘그럼 5일 이후에는 어떻게 애도하라는 건가’라는 의문이 들더라. 가족을 떠나보낼 때 우리는 49재를 지내기도 하는데, 그만큼 천천히 시간을 보내며 애도하고 잊어간다. 애도는 충분해야 하며, 인위적으로 기한을 정해선 안 된다.●불특정 다수 참사 노출, 희생자·유족 아니어도 치료 지원해야 -생존자·유족 심리치료는 어떻게 이뤄져야 할까. →백종우 유족과 부상자 등 1차 대상자에게는 10명당 1명꼴로 정신건강 전문가를 배치했다. 3~6개월 지난 시점에 별도의 팀이 필요할 수도 있다. 세월호 참사는 안산에 피해가 집중돼 안산 트라우마 센터를 건립했다. 지진 피해를 겪은 포항에는 포항지진 트라우마센터가 있다. 다만 이태원 참사는 전국적 참사여서 한 지역에 트라우마 센터를 지어서는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일단 현재는 응급 급성기 단계에서 심리적 응급처치가 필요하다. 전문가들이 장례식장에서 유족을 뵙고 연락처를 드려 도움을 요청하게 하고, 주기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이외에 심리적 응급처치가 필요한 사람이 있는지 수요를 따져야 한다. 이번 참사의 특징은 어떤 사고보다도 현장 목격자가 많다는 것이다. 구호와 구조를 도운 의로운 시민도 많다. 칭찬받을 일을 했는데도 이 중에는 죄책감을 느끼는 분들이 계실 수 있다. 세월호 때도 민간잠수사가 극단적 선택으로 돌아가셨고, ‘세월호 의인’으로 불린 일반인 생존자 중 지금까지 트라우마를 호소하는 이들도 있다. 현장 목격자, 재난 경험자를 지금부터 챙겨야 한다. 특히 현장에 있었던 소방·경찰 인력은 직업상 반복적으로 트라우마에 노출되는 이들이라 이런 일을 겪으면 이전의 트라우마와 합쳐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국민 생명을 살리려고 그 자리에 간 분들이 정신건강 피해를 겪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이해국 오랫동안 부담없이 정신건강을 추적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이분들이 헤매지 않고 마음을 굳힐 수 있고, 부담과 편견 없이 지속적으로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이태원 참사의 경우 서울에 상징적으로 이태원 트라우마센터를 지어 상담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다. 국립 트라우마센터들은 접근성이 낮고 인력도 충분치 않다. 민간에 위탁하거나 의료기관과 계약을 맺어 접근성을 높이고 무엇보다 실질적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문제는 유가족과 피해자, 이들의 지인 등은 특정되지만 당일 10만명 이상의 인파가 모여 불특정 다수가 참사에 노출됐다는 것이다. 현장을 목격했다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트라우마다. 관련해 심리적 트라우마를 호소하면 F코드(정신과 진단 코드)대신 Z코드(보건일반상담)로 상담 받을 수 있도록 해 환자들의 심적 부담을 덜고, 치료비 지원도 해야 한다. 서울 분향소에서 심리상담을 했는데, 무료로 치료받을 방법을 묻는 시민이 있더라. 현재 목격자 등은 무료 치료 대상이 아니다. 이번 사건은 트라우마가 개인의 문제로 생긴 게 아니니 국가가 책임지고 치료비를 지원해야 한다.●책임 회피성 발언, 심각한 사회갈등만 가져올 뿐 -SNS에 희생자들을 향한 혐오성 비난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이해국 SNS에는 어떤 사건이든 혐오성 비난을 하려고 기다리는 사람들이 존재하는 것 같다. 사실 법적으로도 명백한 명예훼손이 아닌가. 표현의 자유라는 이유로 언제까지 이런 혐오성 발언들을 감내해야 할지 의문이다. 그저 혐오성 발언을 자제하자는 자성의 목소리를 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백종우 참사를 극복하려면 모든 자원을 동원해야 한다. 이럴 땐 물적 자원, 인적 자원도 필요하지만 사회적 신뢰 자본이 가장 큰 역할을 한다. 희생자를 위로하고 분향소에 참배하는 행동이 유가족과 우리 사회가 빨리 회복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이 시기에는 책임 있는 위치에 있는 이들이 언행을 주의해야 한다. 특히 인재 성격의 사고일수록 책임 회피성 발언이 사회 갈등을 심각하게 가져온다. -참사 현장을 직접 목격하지 않은 일반 국민으로까지 트라우마가 확산할까. →백종우 기본적으로 이는 간접 외상이다. 내가 직접 겪지는 않았지만, 영상과 사진을 통해 간접적으로 접하면서 생긴 고통이다. 간접 외상도 상당한 불안, 분노 같은 감정 반응이나 불면. 심장이 벌렁벌렁 뛰고 호흡기 가빠지는 신체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다만 참사 직후인 현재 이런 감정을 느낀다면 정상적인 애도 반응이다. 도움이 필요한 정도인지, 정상 반응인지 궁금하다면 정신건강상담전화(1577-0199)를 통해 도움을 받으면 된다. 자신이 느끼는 어려움을 말하고, 잘 관리할 방법을 상담받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나아질 수 있다. 심각하게 고통스러운 분들에게는 의료기관 상담 연계를 권한다. →이해국 세월호 때도 마찬가지였다. 기존에 불안장애나 우울증, 공황 장애를 앓는 분들이 이런 참사 소식을 접했을 때 더 악화할 수 있다. 완전히 나았던 사람이 재발하는 일도 있다. 여러 이유로 정신건강이 취약한 이들에게서 증상이 발현될 수도 있다. 나도 아이들이 10대 후반, 20대 초반이어서 이번 참사로 큰 충격을 받았다. 희생자들과 비슷한 연령대의 자녀를 가진 부모 등 어떤 형태로든 연결고리가 없을 수 없다. 그러다 보니 전체적으로 우울해지고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평소의 즐거운 활동을 줄이게 되면서 알게 모르게 집단적 우울과 분노가 똬리를 틀게 된다.●절대 해선 안될 말 “거기는 왜 갔니” -주변에 이런 트라우마를 호소하는 이들을 보면 어떻게 도와야 할까. →백종우 우선 유족은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가장 큰 고통에 처한 분들이다. ‘뭐라 위로해야 할지 모르겠다’ 이게 솔직한 심정이다. 이런 마음을 표현하며 옆에 있어주고 지켜주는 것이 현명한 대처다. ‘살 사람은 살아야지’ 이런 말을 하면 유족이 ‘얼마나 힘든 줄 몰라주는구나’라고 여길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유족의 다양한 애도 반응을 그대로 받아들여 주는 게 도움이 된다. 목격자나 재난 경험자는 지나친 죄책감을 느낄 수 있다. 갑자기 일종의 전쟁 상황에 부닥쳤다가 빠져나온 것과 다름없다. 아픈데 내가 왜 아픈지를 모를 수 있다. 불면증이 지속되거나 심장이 뛰고 호흡이 가빠지고 일이 손에 잡히지 않고 집중이 안 되는 증상이 지속된다면 꼭 상담을 받아야 한다. →이해국 피해자들에게 가장 해선 안 될 말은 ‘쓸데없이 거기는 왜 갔느냐’는 말이다. 그간 우리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억눌렸고 여가를 즐기지 못했다. 즐겁게 놀고 싶어 핼러윈에 이태원에 간 것이지, 그 자체가 비난받을 행동은 아니다. 현장에 있었던 사람들을 탓해 그들이 자신을 스스로 비난하도록 해선 안 된다. 그들 책임이 아니다. 빨리 잊어버리라고 재촉하는 것도 좋지 않다. 충분히 슬퍼하되 일상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 된다. 만약 일상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참사 당시의 장면, 감정에 머물러 있으면 치료받아야 한다.
  • 언론 4단체 “이태원 참사 선정보도·혐오표현 않겠다”

    언론 4단체 “이태원 참사 선정보도·혐오표현 않겠다”

    한국기자협회·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한국여성기자협회·한국인터넷신문협회 등 언론 4단체는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에게 애도를 표하고 선정적 보도 거부를 선언했다. 언론 4개 단체는 지난 1일 공동 성명을 통해 지난달 29일 서울 이태원에서 발생한 압사 참사에 대해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에게 애도를 표한다”며 “다친 분들의 쾌유도 기원한다”고 밝혔다. 단체는 성명을 통해 “참사 피해자를 향한 낙인찍기와 유가족이 받을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뜻을 모아 입장을 발표한다”며 “선정적 보도를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2014년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제정된 ‘재난보도준칙’에 따라 과도한 감정 표현, 부적절한 신체 노출, 재난과 무관한 흥미 위주 등의 선정적 보도를 하지 않겠다”며 “편집에도 각별하게 주의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확인되지 않은 사실, 폄하와 비난을 담은 내용을 유포하는 행위는 명백한 명예훼손”이라며 “혐오와 낙인찍기는 재난극복과 국민통합에 방해가 될 뿐이다”라고 역설했다. 이어 정부와 국회에 “국가가 책무를 다하지 못한 원인과 책임소재를 밝히고,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촉구했다.
  • 이견을 이적으로 돌리며, 대통령게임에 매달린 정당은 ‘떴다방’ 전락[박상훈의 호모 폴리티쿠스]

    이견을 이적으로 돌리며, 대통령게임에 매달린 정당은 ‘떴다방’ 전락[박상훈의 호모 폴리티쿠스]

    민주주의지수(Democracy Index)라고 있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2006년부터 매년 167개국의 민주주의 상태를 조사해 발표하는 지수다. ▲선거 과정 ▲시민 권리 ▲정부 기능 ▲정치 참여 ▲정치 문화 등 다섯 범주로 60개 항목을 조사한다. 이를 바탕으로 각 나라를 ▲완전한 민주주의 ▲결함 있는 민주주의 ▲(민주주의와 권위주의가) 혼합된 체제 ▲권위주의 체제로 분류하고 국가별 순위도 발표한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은 완전한 민주주의로 분류됐다. 민주주의 발전 순위는 세계 16위였다. 일본과 영국, 오스트리아, 프랑스, 스페인, 미국, 이탈리아, 벨기에보다 높은 순위다.1. 여러 면에서 그간 대한민국이 빠르게 발전해 왔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세계 10위의 경제 규모, 세계 6위의 군사력, 세계 7위의 우주 강국이라는 평가도 과장만은 아니다. 문화나 예술 분야에서도 한국인의 활약은 놀랍다. 제2차대전 이후 독립한 100여개 나라 가운데 개발도상국이나 신흥개발국의 단계에 머물거나 거기서 좌절하지 않고 선진민주주의 국가 대열에 들어선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엇이 빠른 발전을 가능케 했을까. 그리고 빠른 발전을 위해 감수하고 희생해야 했던 가치들은 무엇이었을까. 과도한 발전지상주의, 아니면 성장의 목표 이외에 다른 것을 생각할 수 없게 만드는 과도한 집단적 압박은 빠른 발전의 명암이 아닐 수 없다. 성장과 발전이 필요한 일이고 또 가치 있는 변화라는 사실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발전의 목표나 또 거기에 이르는 길이 하나라고는 말할 수 없다. 2. 우리 사회는 다른 목표나 다른 길을 잘 허용하지 않는다. 경제는 물론이고 정치 영역에서도 세계 일류의 선진·선도 국가가 돼야 한다는 것이 논란 없는 사회적 합의처럼 주장될 때가 많다. 대통령이 되려는 사람마다 내세우는 국가 목표, 국정 과제라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국민, 민생, 민의, 협치, 국민통합 같은 용어가 과용되는 것도 같은 문제를 드러낸다. 이것들은 한결같이 너무 웅대하고 너무 당연하고 옳아서 반대할 수 없는 ‘절대명령’에 가깝기 때문이다. 이견과 토론의 여지가 없는 목표나 과제, 가치는 맹목일 수 있다. 그것의 부작용은 다른 생각을 말하기 어렵게 만든다는 데 있다. 이견은 민주주의의 핵심 원리다. 다원주의를 가능케 하는 토대이기 때문이다. 이견(異見)이 이적(利敵)이 아니듯이 생각이 다르다고 적대하고 혐오하는 자유까지 허용되는 것은 아니다. 의견이 달라도 안전하고, 또 달라서 협력할 수 있어야 다원주의다. 다름과 차이를 조정하고 갈등과 합의의 비용을 분담하기 위해 타협할 수 있어야 다원주의다. 다른 것을 반(反)개혁 세력, 기득권 세력, 특권 집단으로 규정하려는 욕구가 앞서면 다원주의는 죽고 양극화만 남는다. 3. 정치에서의 양극화는 유일 가치를 신봉하는 투쟁의 결과다. 생각이 다른 사람을 가리켜 빨갱이, 친일, 종북으로 몰고 그를 공론장 밖으로 내쫓는 열정을 절제할 수 없게 하는 힘이다. 한마디로 이견을 억압과 배제의 대상으로 삼는 것이 양극화다. 양극화된 갈등 구조에서 허용되는 것은 적대와 증오다. 상대의 의도는 의심돼야 할 음모다, 상대는 교활하다, 상대에게 기회를 주어서는 안 된다. 패배는 죽음이고,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양극화는 이런 심리 상태를 갖게 한다. 양극화는 전쟁 못지않게 모든 것을 승패와 싸움의 문제로 보게 하기에 양극화된 정치는 필연적으로 권력 투쟁에 매달리게 만든다. 지금 우리 정치가 그런 길로 접어든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할 때다. 산업화도 되고 민주화도 되고 정보기술(IT) 성장이나 정보화 속도도 빨랐지만, 혹여 그에 비례해 다원화는 점점 더 어려워지는 것은 아닌지 말이다.4. 정치학자들은 한국의 민주화가 보여 준 특징을 ‘협약에 의한 이행’으로 정의하곤 한다. 권위주의 세력의 온건파와 민주화 세력의 협상파가 협력을 약속하고 실천해 점진적으로 민주화를 진척시켰다는 뜻이다. 덕분에 군부는 큰 저항 없이 평화적으로 병영으로 돌아갔고, 정치는 권위주의 시절 야당을 이끌었던 ‘3김’(김영삼·김대중·김종필)이 주도했다. ‘3김’에게도 겉으로 보기엔 오늘의 팬덤 정치가들처럼 열정적 지지자들이 있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그들은 의회주의자였다. 정당을 통해 정치의 기반을 다진 사람들이다. 권력 독점보다는 세력 연합이 그들의 정치 방식이었다. 대통령이 돼서도 집권당 운영에 개입하지 않는, 이른바 ‘당정분리’의 원칙을 수용했다. 문제는 그 이후였다. 노무현 전 대통령 이후 4명의 대통령은 모두 민주화 이후 정치 경력을 시작한 사람들이다. 합리적 기대로만 보면 ‘반독재 민주화’의 열정에 매달리기보다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를 다원주의의 방향으로 이끌어야 했지만, 3김 이후의 정치는 더 독점적이고 더 양극화된 방향으로 치달았다. 이를 집약적으로 나타내는 것이 이른바 친노·친이·친박·친문·친윤 등 대통령 파벌이다. 3김도 자신만의 파벌이 있었지만, 대통령 당선을 기점으로 그 영향력은 빠르게 소멸했다. 반면 그 이후 당내 파벌은 현직 대통령들이 만들고 주도했다. 이는 곧 대통령이 당과 의회의 역할을 존중하기보다 지배하고 압도하려 했음을 의미한다. 과거 3김 정치에서의 파벌은 ‘동교동계’나 ‘상도동계’처럼 오랫동안 정치를 함께한 인연이 중심이 되거나, 호남이나 영남 같은 지역 기반에 따라 분류되곤 했다. 하지만 3김 이후 이른바 대통령 파벌은 그런 역사성도 공통의 기반도 없다는 점에서 새로웠다. 오로지 현직 대통령이 가진 권력 그 자체가 파벌을 정의하는 모든 것이었다. 대통령 권력이 당내 세력화의 노골적 원천이 되자 정치는 곧 대통령 게임으로 협소화됐다. 5. 대통령이 되기 위한 싸움이 정치를 지배하고, 대선 승패에 과도한 몫이 걸린 정치 이야기를 했는데, 아마도 거기에서 그쳤으면 다행이었을지 모른다. 대통령이라는 최고 권력을 둘러싼 정치 양극화는 몇 번의 단계 변화로 이어졌다. 첫째는 전직 대통령(노무현)과 현직 대통령(이명박)의 싸움이었고 그 결과는 불행했다. 둘째는 대통령 권력과 의회 권력의 싸움이었다. 이명박 정부 시절이던 2009년 이른바 대통령 공약 사안을 실현해야 한다는 명목으로 이루어진 ‘입법 100일 작전’이 대표적인 예다. 당시 국회는 유사 전쟁터처럼 변했다. 셋째는 대통령과 집권당 사이의 당정분리 원칙이 폐지되고 ‘당정통합’으로 대체된 변화였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친박 공천’에서 시작된 이 변화의 끝은 ‘내부총질’, ‘배신정치’ 등의 신조어를 만들 정도로 집권당 안에서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허용하지 않는 양상으로 이어진 것이다. 이것이 가져다 준 부정적 영향은 컸다. 대통령과 정당이 한 몸이 돼 한국 정치의 사이클을 극단적 양극화로 몰아가는 변화가 본격화됐기 때문이다. 전쟁에서 내부총질은 반역이겠지만, 민주정치에서 당내 비판과 이견을 내부총질로 규정하는 것은 사실 전체주의와 그리 다르지 않은 일이다. 6. 혹자는 대통령 권력이 정당정치의 중심으로 자리잡은 것이 다원주의적 민주주의의 발전에는 부정적이겠지만, 정당의 안정과 통합에는 기여하지 않았을까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현실은 그 반대였다. 대통령이 정치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이 커질수록 정당은 분열, 지도부 붕괴, 비상대책위원회를 겪어야 했다. 이것이 앞서 살펴본 세 단계의 변화에 이은 네 번째 단계의 변화로, 3김 이후인 2004년 이후 정치의 가장 큰 특징이 바로 여기에 있다. 여야를 막론하고 지도부 총사퇴, 비대위, 전당대회를 무한 반복했다. 노무현 정권 동안엔 여당인 민주당 계열이 2004년 열린우리당 출범 이후 수시로 지도체제가 바뀌었다. 2005년에 임채정 비대위, 정세균 비대위가 있었고 이듬해엔 유재건 비대위 체제였다. 그리고 2007년 대통합민주신당 체제로 대선을 치른 뒤에도 당명 교체, 지도부 교체, 비대위 체제는 이어졌다. 이명박 정권 역시 임기 후반인 2010~2012년 동안 여당인 국민의힘 계열 정당에선 연 1회꼴로 비대위가 수립됐다. 김무성 비대위, 정의화 비대위, 박근혜 비대위다. 여야의 비대위 정치는 이후로도 이어져 이제는 비대위가 일반적인 당 지도체제처럼 여겨질 정도다. 당장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국민의힘은 짧은 주호영 비대위 체제를 거쳐 정진석 비대위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야당 역시 윤호중·박지현 비대위, 우상호 비대위를 거쳐 이재명 대표 체제가 들어서기 전까지 비대위 체제 안에서 갈등을 반복했다. 여야 양당만 계산해도 2020년 이후 지난 3년이 채 안 된 기간 동안 지도부 붕괴는 아홉 차례나 발생했다. 7. 민주주의에서 정당은 사회의 다양한 이해관계와 갈등적 요구를 정부와 국가로 연결하는 기능을 할 때 그 가치가 빛난다. 그러지 않고 국가 권력과 같은 사이클로 움직이는 정당은 ‘당·국가체제’의 특징으로, 이는 전체주의 국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이다. 아마 체제가 전체주의라면 이런 정당은 작동할 수 있을 것이나, 체제는 민주주의인데 정당의 역할이 권력을 옹호하고 보호하는 것으로 좁아지면 정당은 유지될 수 없다. 이 단계에서 나타난 다섯 번째 변화가 팬덤 정치다. 팬덤 정치는 대통령을 위한, 대통령이 되기 위한, 전직·현직·차기 대통령들의 게임이다. 당의 내부는 대통령을 둘러싼 권력 투쟁의 쟁투장이 되는 정치가 지배한다. 당내 경선은 물론 당권 장악에 과도한 열정이 동원되면서 정당은 사회의 다양한 이해와 요구를 대표하고 매개하고 집약하는 본래의 기능을 상실한다. 대신 당은 대통령 게임의 보조적 수단으로 전락한다. 이것이 팬덤 정치다.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도, 대통령 권력의 안정화를 위해서도 당을 자기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조바심만 있는 정치다. 당내 이견과 반발을 팬덤을 통해 통제하고 지배하고 싶은 욕구를 감추지 못하는 정치가 팬덤 정치다. 8. 팬덤 정치는 계속될 것이나 그 때문에 정당은 위기에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 정당이 자생적 기반을 갖지 못한 채 대통령이 되려는 사람, 대통령이 된 사람에 휘둘리는 정치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자리는 그 끝이 명확하다. 최고의 공직이기 때문에 그 이후는 없다. 권력의 부침은 필연적이고, 그 생명은 길어야 5년이다. 그래서 정당의 기능과 역할이 전직이든 현직이든 차기든 대통령을 보호하는 역할로 좁아지면 정당이 ‘떴다방’처럼 변한다. 정치인들은 공직이든 당직이든 권력의 몫을 선점하는 데만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결국 부질없는 일이다. 큰 선거가 있을 때 승리한 정당은 살아남고 패배한 정당은 존폐 위기를 겪는다. 최소한 지도부 몰락은 피할 수 없다. 과거에는 대선 패배 정도가 돼야 정당의 위기가 발생했다. 그 뒤에는 총선은 물론 지방선거 패배로도 정당의 지도부가 붕괴했다. 이제는 보궐선거 패배나 여론조사 결과만 나빠도 위기를 겪는다. 대선을 치른 올해 패자가 된 민주당만이 아니라 승자가 된 국민의힘도 지도부 붕괴를 겪었다. 한 해 동안 양당 모두 두 번씩 비대위만 네 번 있었다. 전례가 없는 일이다. 이것으로 끝일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 팬덤 정치는 정당을 끊임없이 괴롭힌다. 의원도, 당직자도, 대의원도, 오래된 당원도 안정된 당 생활을 하기 어렵다. 팬덤 리더도 편안한 것은 아니다. 언제 지지율이 떨어질지, 언제 조사받고, 언제 감옥에 가게 될지 그들도 늘 지옥문 앞을 서성여야 한다. 팬덤 정치는 정치를 적(敵)과 아(我), 우리(us)와 그들(them)로 단순화시키지만 그 누구도 행복할 수도, 안심할 수도 없는 민주주의를 낳고 있다. 정치발전소 학교장
  • 대구 이슬람사원 2년 갈등… 이번엔 돼지머리 올려놨다

    대구 이슬람사원 2년 갈등… 이번엔 돼지머리 올려놨다

    대구 북구 대현동 이슬람사원 공사 현장에 무슬림이 금기시하는 돼지머리(사진)까지 등장했다. 이곳에선 공사를 강행하려는 무슬림 측과 이를 막는 주민들 간 갈등이 2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돼지머리는 이슬람사원 공사 현장 출입구 인근 주택 대문 앞 의자 위에 놓여 있다. 무슬림 유학생들이 기도하는 임시 기도 구역 바로 옆이다. 무슬림은 돼지를 더러운 생물이라고 여겨 먹지 않는다. 무슬림 유학생들은 지난달 28일 처음 돼지머리를 발견했다. 곧바로 ‘대구 이슬람사원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대책위원회’에 치워 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돼지머리는 1일 현재까지 그대로 있다. 파리 등이 들끓고 있다. 무슬림 유학생들은 돼지머리로 인한 심리적 충격을 호소하고 있다. 이들은 “이전에도 사원 공사현장 앞에서 주민들이 돼지고기를 구웠다”고 말했다. 외국에서는 무슬림을 혐오하는 의미로 돼지머리를 두는 일이 종종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현동 이슬람 사원 건축허가 반대 비상대책위원회’ 측은 비대위 차원에서 돼지머리를 놔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주민들은 사유재산인 자택 앞에 돼지 머릿고기를 둔 것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관할 북구청은 구청과는 관련이 없는 일이며 이 문제에 대해 알지도 못한다는 입장이다. 이슬람사원 공사와 관련해 대법원은 무슬림 건축주의 손을 들어주었지만, 주민들의 반대가 계속돼 공사에 진척이 없다.
  • 與 “가짜뉴스 폐단…사고수습 최우선” vs 野 “진상 규명 정쟁 아냐”

    與 “가짜뉴스 폐단…사고수습 최우선” vs 野 “진상 규명 정쟁 아냐”

    여야가 ‘이태원 압사 참사’ 이후 정쟁을 멈추기로 했지만, 야당에서 본격적으로 ‘정부 책임론을 거론하는 등 신경전이 시작되는 분위기다. 더불어민주당은 1일 ‘이태원 참사’ 관련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지방자치단체·경찰에 대한 비판 수위를 끌어올렸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야당의 정부 책임론을 차단하는 동시에 가짜뉴스 폐단을 거론하며 “지금은 사고 수습에 힘쓸 때”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가짜뉴스는 피해자와 유족에 대한 2차 가해일 뿐만 아니라 국민 분열과 불신을 부추기며 많은 사회적 비용을 치르게 하고 있다”며 “이태원 사고와 관련해서 무책임한 가짜뉴스들이 생산, 유포되고 있다”고 자제를 촉구했다. 주 원내대표는 광우병,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세월호 사례를 언급하며 “가짜뉴스는 자극적 단어로 국민감정을 자극할 뿐 아니라 진실을 바로잡는 데 상당한 시일이 소요되고 진실이 밝혀지더라도 그에 따르는 국론 분열과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는 점에서 큰 폐단이 예상된다”며 “고인의 명예를 훼손하고 국민 혼란을 가중시키며 혐오와 갈등을 유발하는 등 사고 수습에 전혀 도움 되지 않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지금은 슬퍼해야 할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김기현 의원도 페이스북에 “대형 사고의 트라우마를 키우는 민주당 일각의 남탓이나 아니면말고식 가짜뉴스를 내지르고 보는 무책임함은 자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ICT미디어진흥특위 공정미디어소위는 성명서를 내고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이 이태원 사고 이후 선동방송을 벌이고 있다고 규탄했다. 소위는 ‘일방통행 조치를 한 적이 없다’는 경찰과 용산구청 답변을 소개하면서 “이런 사실들은 경찰과 용산구청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이라며 “하지만 김어준은 자기가 봤다는 시점도 불분명한 영상만을 근거로 과거에는 일방통행이 시행됐던 것처럼 공개적으로 주장한 것”이라고 비판했다.반면 민주당은 오는 5일까지 국가 애도기간임에도 이날부터 본격적으로 진상 규명과 책임 추궁에 시동을 걸었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정책 의원총회에서 “정부 당국자들은 대통령부터 총리, 장관, 구청장, 시장까지 하는 말이라곤 ‘우리는 책임이 없다’가 전부”라며 “제도 부족으로 생긴 사고가 아니라 명백한 인재이고, 정부의 무능과 불찰로 인한 참사”라고 쏘아붙였다. 이어 “지금부터 왜 천재지변도 아닌데 가족·친지·이웃이 영문도 모른 채 죽어가야 하는지 원인을 규명하고, 책임 소재를 따져야 한다”며 “이 사고가 왜 발생했는지, 피할 수 있는 사고였는지 철저히 규명해야 할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원내대책회의에서 “행사 주최자가 없으면 재난안전법의 대원칙에 따라 서울시, 용산구청, 서울경찰청, 용산경찰서 등 정부 당국이 나서야 할 일”이라며 “예전과 달리 무방비·무대책으로 수수방관하다 보니 끔찍한 대형 사고가 생긴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성만 의원은 MBC에서 “진상 규명은 필연적”이라며 “이를 정쟁이라고 하는 건 너무 민감하게 대응하는 것”이라고 했다. 한편 민주당은 국가애도기간 중 술자리에 참석한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장을 비판했다. 이수진 원내대변인은 “대통령실은 물론 국무위원들도 예정된 오·만찬 일정을 전면 취소했지만 김 위원장은 저녁 식사 일정을 강행했다”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전날 경기도 수원의 한 식당에서 노동계 인사들과 저녁 식사를 했으나, 본인은 술을 마시지 않았다고 밝혔다.
  • 아태교육원, ‘제7회 세계시민교육 국제회의’ 온라인 개최

    아태교육원, ‘제7회 세계시민교육 국제회의’ 온라인 개최

    유네스코(UNESCO) 아시아태평양 국제이해교육원(APCEIU·아태교육원)은 교육부·외교부 공동주최로 3~4일 이틀간 세계시민교육 국제회의를 온라인으로 개최한다고 밝혔다. 2016년부터 매년 개최된 세계시민교육 국제회의는 세계 각국의 학계, 정부, 시민사회 등 세계시민교육과 연관된 다양한 관계자들이 모여 모범적인 교수학습법과 세계시민교육의 효과적인 이행 방안을 공유하는 국제적인 행사로 인정받고 있다. 올해 제7회 세계시민교육 국제회의에서는 ‘디지털 시대의 세계시민교육(GCED)’을 주제로 세계시민교육의 관점에서 디지털 전환이 가져온 변화와 교육의 미래에 대해 논의한다. 3일 개회식에는 장상윤 교육부 차관, 이상화 외교부 공공외교 대사, 스테파니아 지아니니 유네스코 교육사무총장보, 콘드커 모함마드 탈하 주유네스코 방글라데시 대표부 대사, 임현묵 아태교육원 원장 등이 환영과 축하 메시지를 전할 예정이다. 이어지는 대담과 기조세션에서는 닐 셀윈 호주 멜번 모나쉬대의 교육문화·사회학과 석좌교수와 엘리사 게라 멕시코 필라델피아 밸리 학교 설립자 등 유네스코 교육의 미래보고서 작업에 참여한 교육전문가들이 디지털 전환과 세계시민교육의 미래에 관하여 논의할 예정이다. 국내 전문가로는 박순용 연세대학교 교육학과 교수, 조벽 고려대 교양교육원 석좌교수, 변순용 서울교육대 윤리교육과 교수 등이 참여해 디지털 시대에 세계시민교육이 직면한 주요 가능성과 과제에 대해 제시한다. 또 디지털 시민성, 미디어 정보 리터러시 전문가인 재니스 리차드슨 인사이트 SA 국제 고문과 세실리아 바비에리 유네스코 세계시민 및 평화교육과장 등이 참석해 온라인상의 혐오와 차별, 확증편향 같은 문제들을 극복하는 데 세계시민성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논의하고 구체적 실천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이어 분과토론에서는 디지털 기술이 발전하면서 생기는 문제들을 검토하면서 이에 대응하는 우수사례를 공유한다. 4일에는 변화하는 교육환경에서 세계시민교육을 어떻게 실천할 것인지에 대한 분과세션이 진행된다. 분과세션의 논의를 토대로 디지털 전환에 대응해 세계시민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 이번 회의 특별세션으로 유네스코 1974년 ‘국제이해, 협력, 평화를 위한 교육과 인권 및 기본적 자유에 대한 교육 권고’ 개정 작업에 관한 현황과 의의에 대해 공유하는 시간이 마련돼 있다.
  • ‘이태원 참사’ 조롱한 베트남 ‘시신 코스프레’?…논란의 진실

    ‘이태원 참사’ 조롱한 베트남 ‘시신 코스프레’?…논란의 진실

    155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태원 참사’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 국내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선 넘은 베트남’이라는 내용의 게시물이 논란이 됐다. 해당 게시물들에는 핼러윈을 앞둔 지난 주말 베트남 호치민 응후옌 후에 거리에서 시신이 길에 놓여있는 것처럼 꾸며진 코스프레와 그 앞에서 시민들이 즐거운 표정을 짓고 있는 사람들의 사진이 올라와 있다. 돗자리가 바닥에 눕혀진 무언가를 덮고 있고, 그 옆에는 향도 피워져 있다. 길거리에서 사망한 사람의 시신을 연상케 한다. 일부 네티즌들은 이를 두고 ‘베트남이 한국의 이태원 참사를 조롱했다’며 분노했고, 이후 해당 사진은 ‘혐오주의’, ‘베트남 선 넘는 코스프레’ 등의 제목으로 퍼져나갔다.실제로 페이스북에서 검색한 결과, 총 3곳의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해당 사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문제의 사진들은 지난 주말 호치민 거리에서 핼러윈 코스프레를 한 시민들이 촬영한 것이라는 주장도 사실로 확인됐다. 그러나 국내 일부 네티즌의 주장처럼, 현지 시민들이 ‘이태원 참사’를 코스프레 했는지 여부는 확실하지 않다.페이스북에 올라온 사진들에는 여러 댓글이 달렸는데, 현재 ‘이태원’이 포함된 댓글은 찾아볼 수 없었다. ‘한국인’이라는 단어가 포함된 댓글이 있다는 주장도 있었으나, 현재 시점에서는 이 역시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일부 현지인은 "(이런 지나친 핼러윈 열기 때문에) 다른 나라에서 100명이 넘게 숨졌다"면서 간접적으로 이태원 참사를 언급하는 동시에 과도한 핼러윈 축제 분위기를 지적했다.  이 밖에도 지나친 코스프레가 불쾌하다는 글과 댓글은 쉽게 볼 수 있다. 현지 언론도 핼러윈의 과도한 관심을 우려하는 내용의 보도를 내놓았다.탄니엔, 단비엣 등 현지 언론은 지난달 31일 “한 청년이 전날 저녁 응우옌 후에 거리에서 죽은 척 돗자리를 덮고 향을 피우는 장면을 연출했다”면서 “독특하다는 반응이 있었지만, 터무니없고 선을 넘었으며 불쾌감을 자아낸다는 지적도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많은 사람이 이를 두고 ‘말도 안 되는 농담’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현지 시민과 한 인터뷰 내용을 공개했다. 회사원이라고 밝힌 25세 시민은 탄니엔과 한 인터뷰에서 “지난 며칠 동안 SNS에서 젊은이들에 대한 무섭고 부정적인 소식을 많이 봤는데, (호치민의 핼러윈 코스프레 같은) 농담이 분위기를 더욱 무겁게 만든다”면서 “코스프레에 활용할 캐릭터가 많은데도 그런 공격적인 이미지를 사용하는 건 좋지 않다고 본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이태원 참사 희생자 중에는 베트남 국적의 20대 여성도 포함돼 있다. 유일한 베트남 국적 희생자인 이 여성은 2년 전 홀로 한국에 들어와 대학교에 진학했고, 친구와 함께 이태원을 찾았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 이번엔 돼지머리 갈등이다...2년째 이슬람사원 공사 몸살

    이번엔 돼지머리 갈등이다...2년째 이슬람사원 공사 몸살

    대구 북구 대현동 이슬람사원 공사 현장에 돼지머리가 등장했다. 이 곳은 공사를 강행하려는 무슬림측과 이를 막는 주민들 간 갈등이 2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돼지머리는 이슬람사원 공사 현장 출입구 인근 주택 대문 앞 의자 위에 놓여 있다. 무슬림 유학생들이 기도하는 임시 기도 구역 바로 옆이다. 돼지고기는 무슬림들이 더러운 생물이라며 금기시한다. 무슬림 유학생들은 지난달 28일 처음 돼지머리를 발견했다. 곧바로 대구 이슬람사원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대책위원회에 치워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돼지머리는 1일 현재까지 그대로 있다. 파리 등이 들끓고 있다. 무슬림 유학생들은 돼지머리로 인한 심리적 충격을 호소하고 있다. 이들은 “이전에도 사원 공사현장 앞에서 주민들이 돼지고기를 구웠다”고 말했다. 외국에서는무슬림을 혐오하는 의미로 돼지머리를 두는 일이 종종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슬림 유학생은 “주민들이 이외에도 기도시간에 음악 소리를 크게 하고 기도가 끝나면 음악도 꺼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구 이슬람사원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대책위원회는 돼지머리를 두는 행위는 무슬림 혐오이며, 행정기관이 이를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대현동 이슬람 사원 건축허가 반대 비상대책위원회 측은 비대위 차원에서 돼지머리를 놔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사유재산인 자택 앞에 돼지 머릿고기를 두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관할 북구청은 구청과는 관련이 없는 일이며 이 문제에 대해 알지도 못한다는 입장이다. 대구 이슬람사원 공사와 관련 대법원은 건축주 손을 들어주었지만 지난달 18일에는 건축주 측과 주민 각 1명이 천막 설치 문제를 놓고 실랑이를 벌이다 폭행 혐의로 입건되기도 했다
  • “밀어!” 외쳤다는 토끼머리띠男 등장…“절대 밀지 않았다”

    “밀어!” 외쳤다는 토끼머리띠男 등장…“절대 밀지 않았다”

    “절대 사람들을 밀지 않았다. 너무 억울하다. 내가 밀지 않았다는 증거, CCTV 등을 구하러 이태원역에 가고 있다.” 156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태원 압사 참사와 관련, 사고 현장에 있던 목격자나 생존자들 사이에선 누군가 고의로 밀었다는 증언이 다수 나왔다. 골목 위쪽에서 “밀어! 밀어!” “우리 쪽이 더 힘세 밀어” 등의 말이 나온 뒤 순식간에 대열이 내리막길로 무너졌다는 내용이다. “5~6명 무리가 밀기 시작했다” “한국인 남자 무리에 외국인도 섞여 있었다” “토끼머리띠를 한 남성을 잡아야 한다” “유명인이 오며 인파가 몰렸다” 등의 글이 연이어 올라왔다. 네티즌들은 온라인에 올라온 사고 당일 영상을 살피며 토끼 머리띠를 쓴 남성을 찾아냈다. 토끼 머리띠를 한 남성과 일행이 고의로 밀면서 시작됐다는 소문이 확산되자 당사자로 지목된 남성이 나타나 “사실이 아니다”며 직접 해명에 나섰다. 이 남성은 “저와 친구가 핼러윈 사고 현장 범인으로 마녀사냥 당하고 있다. 토끼 머리띠를 하고 그 날 이태원에 방문한 사실은 맞지만, 사고 당시 저와 친구는 이태원을 벗어난 후다”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이 남성은 증거로 지하철 탑승 내역을 공개했다. 이태원 사고의 최초 신고 시각은 오후 10시 15분인데, 이 남성은 오후 9시 55분 이태원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오후 10시 17분 합정역에서 내렸다. 이 남성은 “오해는 할 수 있겠지만 마녀사냥은 그만 멈춰주시길 바란다”며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네티즌들을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이태원에서 겨우 살아 나왔다는 네티즌은 10월 30일 새벽 3시 35분 “내 뒤에 20대 후반처럼 보이는 놈이 ‘아 XX. X같네 밀자 애들아’ 이러고 친구들끼리 ‘밀어! 밀어!’ 이 XX함. 사람들은 뒤에서 밀어버리니까 우수수 넘어짐”이라고 후기를 전했다. 경찰, CCTV 확보해 규명 나서 경찰은 토끼 머리띠를 한 인물 등이 앞사람을 고의로 밀어 사고를 일으켰다는 의혹에 대해 “목격자 조사, 영상 분석 등을 통해 정확한 경위를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사고 직전 사람들이 갑자기 밀려 내려오는 상황이 담긴 영상도 공개됐다. 1분가량 분량의 영상을 보면 사람들이 붐비긴 했지만 비교적 원활하게 통행하고 있다. 그러다 갑자기 내리막길 위쪽에서부터 사람들이 한꺼번에 밀리기 시작했다. 이 같은 밀림 현상은 영상에서 2~3차례 반복됐다. 이 과정에서 골목 안에 있던 사람들이 양쪽 상점으로 힘겹게 탈출하는 모습도 담겼다.  남구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목격자 진술이 엇갈려 추가로 경위를 확인할 예정”이라며 “(지금은) 현장 목격자들 진술의 신빙성을 검토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이어 “사실관계에 따라 혐의 적용 여부 등이 다를 수 있다”며 “상황이 되면 강제 수사까지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참사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수사본부를 꾸린 상태다. 지금까지 목격자 44명을 조사했고, 사고 현장에 설치된 42곳의 52개 CCTV 영상을 확보해 분석 중이다. 전문가들은 이들의 혐의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미필적 살해, 과실치사죄 등을 적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증언 사실이라면 형사 처벌” 증언이 사실이라면 고의로 밀기 시작한 이들은 형사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엄건웅 유원대 경찰소방행정학과 교수는 YTN과의 인터뷰에서 “누군가가 누구를 위해를 가할 의도로 밀었다면, 여러 형법적 부분이 걸려 있을 수도 있다”며 “고의 상해나 살인죄,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해 등의 죄목이 적용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자발적 행사 참여 행사에서 누구 하나를 특정해 꼭 집어 말하긴 어려운 부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형법은 상해치사죄에 대해 사람 신체를 상해해 죽음에 이르게 한 사람에겐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형법은 과실치사상죄에 대해선 과실로 인해 사람을 사망 또는 상해에 이르게 하는 죄다. 과실치사는 2년 이하의 금고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과실치상은 500만원 이하의 벌금·구류·과료에 처한다고 형법은 규정한다. 사고 예측도 가능했고, 사고 회피를 위한 조치 필요성도 있었다는 점에서 국가배상책임이 인정될 것이라는 법조계의 의견도 나왔다.개인정보 유출·허위사실 유포 엄벌 경찰청은 사상자의 명예를 훼손할 수 있는 행위를 비롯해 개인정보 유출 행위, 온라인상 허위사실 유포 행위에 대해서도 강력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일부 사이트에서 피해자에게 책임을 돌리거나 조롱하고 혐오하는 게시물이 올라와 경찰도 관련 게시물을 모니터링하며 위법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사실로 확인되지 않은 가짜뉴스 유포는 혼란을 더 키웠다. “처음에는 가스 유출이 있었다”거나 “일대 업소에서 마약 성분이 들어 있는 사탕이 돌았다”는 소문도 나왔다. 하지만 경찰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참사와 관련한 마약 신고는 접수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트위터코리아도 “이태원 사고 현장 이미지와 영상을 트위터에 올릴 때 미디어 관련 정책을 참고하고 문제 있는 게시물을 발견하면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 “홍대 가서 마저 마실까? 이태원, 끔찍”…트라우마 빠진 의사

    “홍대 가서 마저 마실까? 이태원, 끔찍”…트라우마 빠진 의사

    대한민국이 슬픔에 빠진 가운데 국립암센터에 근무하고 있는 한 의사가 이태원 압사 참사와 관련해 돌아보며 “끔찍했다”고 토로했다. 의사 A씨는 직장인 앱 블라인드를 통해 지난달 30일 “이태원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다가 사고 소식을 듣고 CPR을 할 줄 아니 현장에 갔다. 무딘 편이라 괜찮을줄 알았는데 가보니 끔찍했다”며 이 같이 적었다.  그는 “구급차 사이렌, 울음소리에 아수라장이었다. 경찰에게 의료진이라고 밝히고 사고 현장에 가니 이미 누운 사람들은 얼굴이 질리다 못해 청색증이 와있는 수준이었다”고 털어놨다. A씨는 “응급구조사가 눕힌 사람 한 명에게 CPR을 하는데 증상을 보니 이 사람을 살릴 수 없겠구나 싶었다”며 “가장 끔찍했던 것은 가지 않고 구경하던 이들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CPR하다가 환자가 실려 떠나고 잠시 물을 마시는데 지나가던 20대로 보이는 이가 ‘○○ 홍대 가서 마저 마실까?’라고 말하는 걸 듣고 인간이라는 존재 자체에 몸서리가 쳐졌다”고 토로했다. 그는 “아무리 CPR을 해도 맥박이 돌아오지 않던 사람들 앞에서 무능한 의사가 된 기분도 끔찍했지만 다른 사람의 죽음 앞에서 아무 것도 느끼지 못하고 다음 술자리를 찾던 그들을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고 했다. 자신을 의사라고 소개한 다른 이도 이 글에 공감했다. “처음으로 인간에 대한 혐오를 느꼈다”며 “시체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너무 많았다. 여태까지 꽤 많은 죽음을 봤다고 생각했는데 충격이 컸다. 가망이 없는데도 친구를 살려달라고 울더라. 그만 둘 수 가 없었다. 자꾸 떠오른다”고 했다. 앞서 핼러윈 데이를 맞이해 지난달 29일 서울 이태원에서 인파에 짓눌려 155명이 압사하는 대규모 참사가 발생했다. 이와 관련, 현장을 찾은 구급차 옆에서 팝송을 부르며 춤추는 이들의 모습이 SNS를 통해 퍼지며 공분을 일으키기도 했다.
  • “이태원 생존자입니다…끼어있는 압박감에 온몸에 피멍”

    “이태원 생존자입니다…끼어있는 압박감에 온몸에 피멍”

    “그 누구도 원망하지 않는다. 단지 그날 같이 살아나오지 못한 피해자분들께 죄송스러운 마음뿐.” 이태원 참사 사망자가 직전 집계보다 1명 늘어 총 155명이 됐다. 중상자는 3명 줄어든 30명, 경상자는 6명 늘어난 122명으로 부상자는 총 152명이다. 추가된 사망자는 중상자였던 24세 내국인 여성으로, 상태 악화로 31일 오후 9시 사망했다. 현재까지 이태원 사고 사망자는 남성 55명, 여성 100명으로 집계됐다. 연령별로 보면 20대가 103명으로 가장 많고, 30대 31명, 10대 12명, 40대 8명, 50대 1명 등이다. 외국인 사망자는 이란, 중국, 러시아 등 14개국 출신 26명이다. 참사 현장에 있다가 구조된 생존자는 양쪽 다리 전체에 멍이 든 사진을 공개하며 참혹했던 당시 상황에 대해 전했다. A씨는 31일 보배드림에 ‘이태원 생존자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저는 구조돼 살아있긴 하지만, 같이 끼어있다 돌아가신 분이 너무 많아 죄송하고 마음이 너무 무겁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A씨는 “끼어있을 당시 압박감이 어느 정도 강했는지 알려드리기 위해 제 다리 사진만 올려보겠다”면서 사진 3장을 첨부했다. 성인 남성으로 보이는 A씨의 양쪽 다리는 허벅지부터 발목까지 전체에 피멍이 심하게 든 모습이다. 네티즌들은 빨리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아보라고 입을 모아 조언했다. 근육 괴사나 장기 손상 등 보이지 않는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었다. A씨는 이후 “병원에 갈 생각도 못하고 있었는데 너무 많은 분들이 걱정해주시고 힘이 되어주셔서 지금 막 응급실 가서 검사받고 왔다. 현재 큰 이상은 없다고 들었다. 앞으로 외래진료를 받으면 된다고 한다. 걱정 많이 해주시고 힘을 주셔서 감사하다”고 추가 글을 올렸다. 그는 “저도 제가 그날 이태원을 가서 이런 일을 당한 거 잘 알고 있다. 모든 게 다 제 탓”이라며 “그 누구도 원망하지 않는다. 단지 그날 같이 살아나오지 못한 피해자분들께 죄송스러운 마음뿐이다. 앞으로 감사하며 정말 착하게 살겠다”고 말했다.“당신 잘못이 아닙니다” 비난 자제 목소리 친구, 연인 등과 함께 처참했던 사고 현장에 있다 살아남은 생존자들을 위해서라도 비난, 힐책은 안 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생존자인 이선민씨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쟁터가 아닌 일상에서 이토록 많은 사람이 한 번에 죽는다는 게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 밤”이라면서 참사에 대해 안타까움을 전했다.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는 1995년 6월 29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의 삼풍백화점이 무너지며 502명이 숨지고, 937명이 다친 초대형 참사로 우리 사회에 큰 충격과 슬픔을 안긴 사건이다. 그는 특히 “참사는 사람을 가려오지 않는다. 이번에는 ‘운 좋게’ 당신이 아니었을 뿐”이라면서 생존자들을 향해서도 “이 말만은 하고 싶다. 당신 잘못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맘카페, 지역 커뮤니티, SNS에도 “젊음을 즐기고 거리에 나간 것이 죄가 아니다”며 자제하자는 목소리가 퍼지고 있다. 20대 자녀를 뒀다는 한 네티즌은 2002년 월드컵 당시 시청 광장이 붉은 옷을 입은 인파로 빼곡히 채워진 사진을 올리면서 “그런 날 굳이 이태원 갔다고 피해자를 탓하기 전 2002년을 생각해보자. 이때 당신은 어디 있었나”고 반문했다. 그는 “사고 원인은 규명해야겠지만, 우선은 조의 표하고 싶다. 추억 만들고, 자유를 누리고 싶었던 젊은이들의 명복을 빈다”고 적었다. 소설가 겸 드라마 작가 소재원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서 이태원 참사의 희생자들을 향한 애도의 뜻을 표하면서 “젊음을 즐기는 것이 잘못된 건가”라면서 “거리 나간 것이 잘못이 아니다”고 강조했다.“트라우마 회복은 공동체 역할 매우 중요” 전문가들은 수백명이 숨지고 다친 이태원 참사로 인해 전 국민이 모두 심리적 불안과 트라우마를 겪을 수 있다며, 공동체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임상심리학회는 “트라우마 회복에는 공동체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피해자들에 대한 비방이나 혐오 발언은 초기 안정화에 악영향을 끼치고, 트라우마 회복을 어렵게 한다”고 자제를 당부했다. 학회는 특히 고통 속에 있을 생존자들을 위해 가족과 주변 사람들이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주고 심리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돕는 등 역할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의료진은 이태원 참사 현장에 있던 이들은 귀가했더라도 추가 진료를 받길 권고하고 있다. 압박으로 인한 골절 등 각종 외상을 입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신체 광범위하게 피멍이 든 경우 검사와 진료가 필수적이다. 손상된 근육이 대량으로 파괴되면서 신장에 급성 손상이 생기면, 신장 기능이 저하되고 혈뇨가 나타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사고 영상 반복해서 보면 악영향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의 의학학술단체인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사고 당시의 참혹한 영상과 사진이 SNS 등을 통해 일부 여과 없이 공유되고 있다”라며 “이러한 행위는 고인과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고 2차, 3차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다수 국민에게 심리적 트라우마를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학회는 “우리 모두가 시민의식을 발휘해 추가적인 유포가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라며 “현장 영상이나 뉴스를 과도하게 반복해서 보는 행동은 스스로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자제하는 것을 권한다”고 했다. 정부는 국가트라우마센터, 서울광역센터, 용산 등 기초센터로 이태원 사고 통합심리지원단을 구성해 상담에 나설 계획이다. 심리지원 대상자는 유가족 600여명과 부상자, 목격자 등 1000여명이다. 구조인력이나 목격자, 지인 등 간접적으로 사고를 경험한 사람도 트라우마가 나타날 수 있다. ‘이태원 참사’로 불안, 우울 등 심리적인 어려움을 겪는 분들은 정신건강위기상담전화(1577-0199)를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 “이태원 후 강남 조심” “토끼 머리띠 찾자” “태그 말라” 공분에 ‘시끌’

    “이태원 후 강남 조심” “토끼 머리띠 찾자” “태그 말라” 공분에 ‘시끌’

    압사 참사로 촉발된 ‘혐오물결’사고 영상 속 남성 정보 찾고인스타그램 일상 글 찾아가 ‘악성댓글’지난 29일 핼러윈데이를 앞두고 발생한 이태원 압사 참사로 인해 온라인 여론도 분열됐다. 가르마 펌, 토끼 머리띠를 한 남자를 찾는 ‘네티즌 수사대’의 ‘원인 색출’이 이어지는 한편 인스타그램을 통해 ‘이태원’ 해시태그를 단 일부 네티즌에 대한 비판 여론도 거세다. 핼러윈데이를 이틀 앞두고 인파 10만명이 몰리며 축제를 방불케 했던 현장은 순식간에 사고의 현장이 됐다. 지난 31일 자신을 이태원 가게에 있던 직원이라고 소개한 한 네티즌은 온라인을 통해 “어안이 벙벙해 (현장의) 생각나는 것을 말해본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태원역에 내리는 순간부터 줄이 이어졌다. 50m를 올라가는데 50분이 걸렸다. 현재 온라인에 퍼지고 있는 ‘밀어’ 발언의 주인공을 잡을 수 있다”며 “프로스트, 와이키키 인근에 폐쇄회로(CC)TV가 있다. 그 거리가 사람이 많은 핵심 장소로, 얼굴 분간이 가능할 것이다. 무조건 잡아낼 수 있다”고 썼다. 이어 “이제 와서 말하지만 솔직히 사고난 곳에 평소 하루에도 여러 번 사람들이 엎어지고 자빠졌다”며 “보도블럭이 튀어나와 있고 각종 쓰레기에 밟고 넘어지기 좋은 물병, 맥주병이 있다. 경사가 가파른 곳이라 이 같은 부분들이 맞물려 조짐은 수도 없이 많았다”고 썼다. 또한 “정신차리려는 여성을 CPR 하는 척하면서 성추행한 악마는 처벌받을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끝으로 “당분간 이태원은 전업장 술집, 음식점, 클럽 할 것 없이 휴업에 들어간다”며 “핼러윈 시즌은 이태원이지만 이번 참사로 홍대, 강남에 사람이 몰릴 것이다. 조심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다른 증언도 있다. 한 네티즌은 “이태원 1번 출구랑 클럽 많은 골목이고 와이키키가 있다”며 “사람들이 사방에서 모였다. 길이 막혀 앞으로도 뒤로도 오갈 수 없었다. 내 뒤에 있던 20대 후반으로 보이는 남성이 ‘아 ○같네. 밀자 얘들아’라고 말하고 친구들끼리 밀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유사한 증언도 존재한다. 한 네티즌은 “내 친구도 똑같이 얘기했다”며 “반대편에서 건장한 남자들이 밀어 밀어 하면서 들어왔다고 한다. 친구는 숨을 못 쉬겠어서 나왔단다. 집 와서 확인해보니 팔쪽에 멍이 들었단다. 어떻게 하면 팔에 멍이 드는가. 지옥이었다”고 썼다. 다른 네티즌은 “가르마 펌, 토끼 머리띠를 한 남자가 밀었다”고 인상착의를 적기도 해 영상을 통해 이 남성을 찾으려는 움직임이 있었으나, 사실이 확인된 바 없다. 각종 언론과 인터뷰를 한 목격자와 생존자도 “5~6명이 밀면서 사람들이 넘어지기 시작했다”는 증언을 했다. 이를 종합하면 일관된 주장이 성립한다. 경사진 도로에 밀집한 사람들 뒤로 익명의 무리가 밀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경찰은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일대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보해 분석하고 있다. 한편 인스타그램에 사고 현장과 관련된 해시태그를 달고 게시물을 올리는 이들에 대해 일각에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1일 현재 인스타그램에 ‘이태원’을 검색하면 핼러윈 분장을 하거나 ‘셀카’를 찍은 일상 사진에 이태원 해시태그를 단 30일 이후의 게시물이 다수 존재한다. 일부 네티즌들은 이 같은 게시물에 악성 댓글을 남기며 삭제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개그맨들의 채널 유튜브 숏박스에 사고 전에 올라온 핼러윈 영상에도 삭제하라는 댓글이 이어진다. 한 네티즌은 이 같은 비판에 대해 “나라가 갈리치기 되고 있다”며 중재에 나서기도 했다.
  • [사설] 참사 피해자와 유족에 대한 2차 가해 없어야

    [사설] 참사 피해자와 유족에 대한 2차 가해 없어야

    이태원 참사의 사망자와 유가족에 대해 입에 담지도 못할 비방과 비난을 가하는 비열한 2차 가해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들 가해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댓글에서 “이태원에 놀러 가 사고 났는데 국가가 왜 지원금을 주느냐”는 등 불의의 사고를 당한 피해자를 비방하고 유족의 가슴에 못을 박는 글을 올린다. 심지어는 인터넷, SNS에서 참사 당시의 동영상을 공유하면서 모자이크 처리를 하지 않아 현장에 있던 피해자 등의 얼굴이 그대로 노출되는 일도 부지기수로 일어나고 있다. 일부이지만 신상 정보까지 인터넷상에 버젓이 공개돼 유족들이 이중삼중의 고통을 겪고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어제 오전 피해자들을 혐오하는 발언이나 허위·조작 정보, 자극적인 사고 장면 공유를 자제해 줄 것을 당부했다. 경찰도 사이버상의 악의적 비방 등에 대해 엄정한 대응을 하겠다며 현재 6건에 대해 입건 전 조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들 악의적 가해자들을 철저히 추적해 선처 없는 처벌을 해야 할 것이다. 지상파와 종편 등 방송도 문제다. 모자이크 처리를 했다지만 사고 전후의 동영상을 끊임없이 내보낸다. 유족은 물론 일반 국민들에게까지 심리적 상처를 안기는 방송은 자제해야 한다. 2001년 9·11 테러 직후 미국 방송사들은 비행기가 세계무역센터에 부딪치하거나 건물이 무너져 내리는 영상을 반복해 내보내다가 유족이나 관계자, 어린이들에게 트라우마를 남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자 자숙했다. 2011년 동일본대지진 때도 쓰나미가 사람을 덮치거나 시체가 떠다니는 영상이 방송됐으나 생존자와 유족 반발이 커지자 영상 사용을 크게 줄였다. 우리 방송사들도 미국과 일본의 사례를 참조해 2차 가해가 없도록 신중하길 바란다.
  • [마감 후] 타인의 죽음을 대하는 태도/홍인기 사회부 기자

    [마감 후] 타인의 죽음을 대하는 태도/홍인기 사회부 기자

    타인의 죽음은 때로는 전혀 상관없는 이들의 일상을 파고든다. 지난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해밀톤호텔 일대에서 발생한 압사 사고로 154명이 목숨을 잃었다. 핼러윈 축제를 앞두고 10만명의 인파가 몰린 이태원은 차마 눈 뜨고 보지 못할 참상의 현장이 됐다. 2014년 304명이 희생된 세월호 참사 이후 가장 많은 인명 피해 사고다. 압사 사고로는 역대 최다 피해자를 기록했다. 참사 당시 폭 3.2m, 길이 40m의 좁은 골목에는 쓰러진 사람이 겹겹이 쌓였다. 상황은 긴박했지만 통제 불능 인파에 안일한 시민의식, 미비했던 안전 조치로 피해는 커졌다. 참사 현장 인근에는 누군가 놓고 간 국화꽃이 쌓였고, 온라인에서도 추모와 애도가 이어지고 있다. 대다수 사회 구성원들은 예정됐던 행사, 공연, 축제를 취소하고 안타까운 사고를 함께 슬퍼하고 있다. 참사 직후 아이가 다니는 어린이집에서도 공지 사항이 올라왔다. “간밤에 뉴스를 보면서 잠을 이룰 수 없었습니다. 가족을 잃은 슬픔, 고통의 시간을 보내는 누군가가 있을 텐데, 이런 시점에 핼러윈 행사를 한다는 것은 어른으로서 또 부모로서 올바른 교육이 아닌 것 같습니다. 미리 준비해 주신 부모님께는 죄송하다는 말씀 전해 드립니다.” 31일로 예정됐던 원내 핼러윈 행사를 취소한다는 내용과 함께 올라온 장문의 글에는 “당연한 결정이다”, “동의한다”, “아이에게 슬프고 안타까운 일이 생겼다고 잘 설명해 주겠다” 같은 댓글이 달렸다. 타인의 죽음을 대하는 전혀 다른 태도도 존재한다. 참사 당일 사고 현장 인근의 클럽은 전광판에 ‘압사 ㄴㄴ(아니다), 즐겁게 놀자’라는 문구를 띄웠다. “술 먹으러 갔다 죽은 걸 왜 슬퍼해야 하나”, “저기 간 애들은 기본적으로 정상이라고 볼 수 없다”, “애도하기엔 너무나 창피한 사고”라는 기사 댓글도 보였다. 상대적으로 표현의 수위가 심하지 않은 것들이 이 정도다. 경찰은 사이버상의 악의적 비방 글이나 신상 정보 유포 행위 6건에 대해 입건 전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또 63건에 대해서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와 운영자에게 삭제·차단을 요청했다. 세월호 참사 때도, 일터에서 노동자가 죽었다는 소식에도, 이름 모를 여성의 죽음에도, 또 다른 수많은 죽음에도 따라붙었던 조롱과 혐오는 이번에도 어김없이 등장했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지난 30일 성명을 통해 “재난 상황에서 온라인상에 나타나는 혐오 표현은 큰 고통 속에 있는 유가족과 현장에 있었던 분들의 트라우마를 더욱 가중시키고 회복을 방해한다. 혐오와 낙인은 사회적 갈등을 유발해 재난 상황을 해결하는 데 어떠한 도움도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매일 누군가는 생을 마감한다. 일터에서 일하다 죽기도 하고, 어처구니없는 사고를 당하기도 한다. 하지만 마땅하고 당연한 죽음은 어디에도 없다.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불행한 사고로 하룻밤 새 150명이 넘는 이들이 목숨을 잃었다. 함께 아파하고 서로 위로해야 할 때다. 타인의 죽음에 추모와 애도를 강요할 순 없겠지만, 마찬가지로 그 죽음을 함부로 조롱과 혐오의 대상으로 삼아서도 안 된다. 우리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겠지만, 타인의 죽음에 무감각했던 때로 그냥 돌아가지는 않았으면 한다. 안타까운 사고로 목숨을 잃은 희생자들의 명복을 빕니다.
  • [2030 세대] 그의 열매로 그들을 알 것이라 하지만/김현집 공군사관학교 교수부 역사·철학과

    [2030 세대] 그의 열매로 그들을 알 것이라 하지만/김현집 공군사관학교 교수부 역사·철학과

    철학을 읽거나, 글을 생각하거나, 음악을 고민하거나, 강의를 준비할 때, 그리고 내 미래를 생각할 때 나는 결과보다 과정, 즉 결과를 만들어 내는 재료와 방법에 관심을 두는 편이다. 결과가 두근거리는 한 ‘점’에 불과하다면 그 이전의 준비 시간은 길고 넓기 때문에, 그리고 양으로만 따져도 삶의 대부분은 준비이자 과정이기에, 나는 아직은 결과에 집착하지 않으려 한다. 뒤돌아봤을 때 그 어떤 성과도 없다면 오싹하겠지만 말이다. 아직 DVD를 빌리던 시절에 영화보다도 ‘스페셜 에디션’에 부록으로 있는 영화를 만드는 과정의 다큐멘터리나 인터뷰를 즐겨 보았던 기억이 있다. 셰익스피어 책 가운데 왼쪽에는 연극 대본이, 오른쪽에는 해설이 있는 판본이 있었는데 해설 부분을 더 재밌게 읽은 기억도 있다. 그런 이유로 창조적이기보다는 주석을 달고 해석하는 수준 이상으로 성장하지 못할까 두려워하기도 했다. ‘결과’는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낯설어진다. 남의 생각, 남의 글, 남의 인생 같다. 하지만 과정에 대한 생각은 흥미롭게도 늘 친근하다. 오래전 메모해 둔 ‘좋은 예술에 대한 생각’은 더이상 동의하지 않아도 고민했단 것 자체로도 애착이 간다. 끝나지 않은 고민이기 때문이다. 끝난 글은 끝난 글이다. 그래서 니체처럼 ‘좋은 철학자가 되는 법’에 대해 말한 철학자를 특히 좋아한다. 니체의 자서전 ‘이 사람을 보라’를 보면 어이없다. 빌라도가 예수를 가리키며 라틴어로 한 말(ecce homo)을 자기 자서전 제목으로 썼으니, 무언가 심상치 않다. 나는 왜 이렇게 좋은 책을 쓰는가, 나는 왜 똑똑한가, 나는 왜 운명인가. 하지만 우습지 않다. 내가 궁금했던 부분이다. 그 과정 전부를 친절히 알려 주겠다는 니체에게, 자신의 공방으로 초대해 준 니체에게, 너무 감사하지 않은가. 철학자 비트겐슈타인은 같은 빈 출신인 작가 오토 바이닝거의 ‘성(性)과 성격’이란 책을 여러 사람에게 추천하곤 했다. 바이닝거의 책은 여성 혐오, 유대인 혐오 내용으로 가득한 듯했다(본인이 유대인이었고 ‘여성스러운’ 동성애자였다.- 결국 자기혐오였을까. 그는 ‘성과 성격’을 남기고 23세에 자살했다). 하지만 책이 묻는 질문은 따로 있다. 천재는 누구인가? 천재는 어떻게 살고,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천재로 거듭나는가? 이 ‘과정’에 대한 고민에 비트겐슈타인이 끌리지 않았을까? 예수는 나무를 그 열매를 보고 판단하라 했지만, 결실이 없이 천재의 삶을 숨어 살고 있는 사람들이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 궁금하다. 그리고 그런 생각을 하면 기쁘다. 우리 역시 그 과정을 시작할 가능성이 있다는 믿음이 있어 희망에 찬다. 죽음과 내가 묻힐 무덤에 대해 생각하면 몸이 차가워지는 것을 누구나 경험할 테지만 더 높은 곳에 다다를 수 있다는 생각은 몸을 따뜻하게 해 준다.
  • “정부·지자체 대응 미숙” vs “추궁 아닌 추모를”… 여야 책임공방

    “정부·지자체 대응 미숙” vs “추궁 아닌 추모를”… 여야 책임공방

    더불어민주당은 31일 ‘이태원 핼러윈 압사 참사’를 ‘인재’로 규정하고 윤석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대응 미숙에 대해 비판을 쏟아 냈다. ‘초당적 협력’을 약속한 만큼 특검법 등 정쟁거리와는 거리를 두되 참사 진상 규명과 책임 추궁은 철저히 하겠다는 ‘투트랙 전략’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은 “추궁이 아닌 추도의 시간”이라며 정부 책임론 부각을 진화하는 데 나섰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지금은 유가족 여러분의 위로, 사건 수습에 만전을 기할 때”라면서도 “정부당국도 ‘나는 책임이 없다’, ‘할 만큼 했다’는 태도를 보여 국민을 분노하게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막을 수 있던 예고된 인재라는 지적도 많다. 비극적 참사의 원인과 책임을 정확히 규명하고,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는 일도 국회가 해야 할 중요한 책무”라며 “당 대책기구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서울시의회 등을 통해 사건의 진상을 밝히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일방통행 조치만 있었어도, 안전 요원을 배치만 했어도, 인파 흐름을 모니터링만 했어도 막을 수 있었던 대형 참사, 인재”라고 했고, 고민정 최고위원은 “어제오늘 책임 있는 정부 당국자 가운데 누구 하나 진심 어린 사과를 하는 분을 보지 못했다”며 “무능한 정부도 감당이 어려운데 슬퍼할 줄 모르는 정부, 미안해할 줄 모르는 정부는 감당하기 참 괴롭다”고 비판했다. 우상호 의원은 TBS에서 “용산구 쪽의 대응이 과거에 비해 좀 미흡해 보이고, 서울시도 마찬가지”라며 “인재”라고 했다. 다만 민주당은 정쟁으로 비춰질 수 있는 일정들은 모두 연기했다. 1일 당론 발의가 예정됐던 감사원법 개정안과 대장동 특검법을 뒤로 미뤘고, 오는 3일 예정된 국회 운영위원회의 대통령실 국정감사도 8일로 미루는 것으로 여야 간사 간 합의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정부의 수습과 애도가 먼저라는 데 방점을 찍으며 민주당의 협력을 강조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비대위 회의에서 “사고로 희생된 분들에 대한 혐오 표현과 낙인찍기가 SNS에 번져 나가고 있다”며 “경찰관과 소방관을 비난하는 근거 없는 유언비어도 벌써 유포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추궁의 시간이 아닌 추모의 시간이다. 슬픔을 나누고 기도해야 할 시간”이라며 “국민들께서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정부의 사고 수습과 원인 규명, 지원책 마련을 차분히 지켜봐 주셨으면 한다. 이번 예산국회에서 국가·사회 안전망을 전면 재점검할 것”이라고 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일체의 정치 활동을 중단하고 정부의 사고 수습과 치유 대책에 전적으로 협조하기로 한 민주당과 이 대표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필요한 협력은 요청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정치권의 움직임과 관련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국민적 슬픔을 정쟁의 소재로 활용해서는 안 된다”며 “현재는 참사를 수습하기도 바쁜 시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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