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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대북 비밀지원설 증거로 다퉈라

    ‘대북 4억달러 비밀 송금’ 의혹을 둘러싼 정쟁이 점입가경이다.한나라당 의원들은 어제도 현대상선에 들어간 자기앞수표가 산업은행의 3개 영업 점포가 발행한 것이라며 감사원 특감과 국정조사를 촉구하고 나섰고,이에 민주당은 “허위주장으로 밝혀질 경우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는 사퇴해야 한다.”며 막가고 있다.도대체 정치인들에겐 국리민복이 안중에나 있는지,울화가 치밀 지경이다.정녕 대선을 앞두고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할 양이면 상대가 꼼짝하지 못하도록 구체적인 증거와 자료를 제시하면서 시비를 가려야 할 것이다.‘아니면 말고’식의 폭로경쟁은 신물이 날 지경이며,정치에 대한 혐오감만을 부채질할 뿐이다. 어차피 대북 비밀지원설은 이제 되돌리기는 어렵게 되었다.정치권의 기세싸움까지 얽혀 있어 밀리면 끝장인 정치공방으로 국면이 전환됐기 때문에 사실여부를 밝히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다.따라서 증거로 시비를 가려야 할 것이다.그렇게 처리하는 것만이 ‘한건주의식 폭로정치’를 이 땅에서 추방하고 정치문화를 한단계 업그레이드시키는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을 수 있다고 본다.국민들은 비전과 정책의 경쟁은 실종되고 정략적 공방으로만 날을 지새우는 정치권을 마냥 방치한 채 바라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려면 무엇보다 당사자격인 청와대와 국정원,현대상선 등 관련사들은 한나라당이 더 이상 시비를 걸고 나올 수 없도록 모든 관련자료를 낱낱이 공개하고,필요하다면 감사원 특감을 받아야 한다.말로만 “떳떳하다.”고 외친다 해서 해결될 일이 아니다.국민들은 지금 의혹의 시선으로 국가기관을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나라살림을 언제까지 정쟁거리로 방치할 수는 없는 일이다.한나라당과 민주당 역시 ‘제보에 근거’ ‘추리소설 백일장’이라는 식의 말싸움 논리에서 벗어나 증거의 경쟁을 해야 한다.
  • “어른 위한 동화 기대이하”문학평론가 엄경희씨 비판

    1990년대 이후 시의 산문화와 더불어 출판붐을 이룬 ‘어른들을 위한 동화’가 지나치게 교조적일 뿐 아니라 작품의 질이 기대에 못미친다는 혹독한 비판이 제기됐다. 문학평론가 엄경희씨는 최근 출간된 계간 ‘오늘의 문예비평’가을호에 기고한 비평 ‘상상력을 억압하는 교조적 목소리’를 통해 정호승·안도현 시인이 잇따라 낸 ‘어른 동화’가 지나치게 교조적이어서 동화의 참된 묘미를 드러내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문제 제기는 ‘어른 동화’가 철학 등 전문적 담론과 달리,유명 작가들이 자신의 경험과 취향·인생관 등을 감성·정서적으로 기술한 기존 수필문학의 한계를 극복하고 산문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는 평가가 내려진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엄씨는 “정호승과 안도현은 ‘어른을 위한 동화’라는 타이틀을 전면에 내세워 여러 편의 동화를 출간한 대표적 시인들”이나 “이들이 지나치게 교조적 교사 역할을 감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미적 가치를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먼저 정호승의‘연인’(열림원·98년 간)을 문제삼았다.풍경에 달려있는 물고기가 비어(飛魚)가 돼 세상을 여행하면서 사랑의 의미를 깨닫는다는 이 동화의 근본구조는 참신하고 시적이나,지나치게 반복적으로 사랑과 삶의 의미를 설교함으로써 독자 수준을 무시하고,동화의 참맛을 삭감시킨다고 주장하고 19가지 예문을 함께 제시했다. 사랑을 전혀 모르는 사람들에게 말하듯 강한 노파심을 드러냈으며 문구들 통속하고 식상한 것이 대부분이어서 진부하다고 평했다. 작품에 내재된 리얼리티 문제도 꼬집었다.한송이 민들레가 차에 치일까 봐 다솜이가 목숨을 내던진다는 식의 설정은 “동화가 꿈과 환상을 제공해 줄수 있는 양식이라는 점을 전폭적으로 의식하더라도 리얼리티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런가 하면 작중 인물들의 대화가 특정한 주제에 대한 치열한 사유를 차단할 가능성을 가졌다든가,허술한 구성,주인공의 모순된 성격 등도 문제라고 적시했다. 안도현의 ‘연어’(문학동네,96년 간)와 ‘증기기관차 미카’(문학동네,2001년 간)도 ‘부정의식을 촉구하는 계몽적 교사’라고 비판했다. “연어라는 말속에는 강물 냄새가 난다.”는 등 ‘연어’가 안씨 특유의 서정적 문체로 쓰였으나,인간에 대한 지나친 부정의식을 드러내는가 하면 이와 관련한 반전조차 설득력을 잃고 있다고 밝혔다. 엄씨는 “인간에 대한 부정적 의식이 안씨의 동화에 일관되게 나타나지만 이같은 계몽적 목소리는 동화의 묘미를 떨어뜨릴 뿐 아니라,그것이 교조적으로 느껴지는 순간 거부반응을 유발한다.”고 주장했다. 정호승의 경우처럼 일부 문장이 진부하고 통속적이라는 점도 문제삼았다. ‘연어’중 “내가 지금 여기서 너를 감싸고 있는 것,나는 여기 있음으로 해서 너의 배경이 되는거야.”를 들어 엄씨는 “유행가 가사에나 나올 법한 얘기”라며 “이런 표현이 그의 동화를 읽히는 요인이 아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증기기관차 미카’에서 사건으로 구체화되지 않은 ‘말하기’에 대해 그는 “작품 중에서 사건화하지 않은 것들을 거듭 강조할 때 그가 주장하는 당위는 독자의 상상력을 억압하는 역효과를 낳을 가능성을 갖는다.”면서 이를 ‘허약한 산문성’이라고 꼬집었다. ‘빠름은 곧 자연에 대한 수탈이기 때문에 나쁜 것’이라는 등 단순하고 지나친 논리 비약,인간을 자연과 대립하는 관계로 도식화한 점 등이 작가의 ‘인간에 대한 혐오감’과 겹쳐지면서 배태할 ‘잘못된 고정관념’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대중의 호응과 작품의 질이 언제나 비례관계에 있는 것은 아니다.”는 엄씨는 “이들의 글에서 두드러지게 발견되는 교조적인 목소리는 독자를 가르치고 개도하려는 의도를 더 부각시킨다.”면서 “독자의 상상력에 간섭하거나 가르치는 동화가 아니라 어른의 삶에서 잃어버린 상상력을 되찾아 주는 동화가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그는 “출간과 관련한 전략을 뒷받침할 수 있는 작품의 질적 수준이 우선해야 한다.”며 “작품의 질은 차선이 되고 전략만 앞선다면 이는 상업주의에 영합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심재억기자 jeshim@
  • [대한포럼] 추석 민심과 정몽준

    국민들은 정치에 혐오감을 느끼면서도 이번 대선이 끝까지 다자(多者)구도로 갈 것인지,또 승패에 영향을 미칠 변수로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궁금해한다.그러면서 나름대로 자기 분석을 내놓고 좀처럼 굽히려 들지 않는다.추석민심이라는 것도 따지고 보면 대선에 관한 갖가지 추론과 예측을 한데 모아 가닥을 잡아가는 과정으로 이해된다.그만큼 후보들의 고정 지지층이 얇아 불가측성이 크다는 얘기다.아직까지 누구도 대세를 장악하지 못하고 지지도의 등락에 몸을 의탁한 채 가고 있는 중이다. 이런 흐름 속에서 현재 가장 큰 변수는 누가 뭐라 해도 최근 대선출마를 공식 선언한 정몽준 후보이다.정 후보의 지지도 추이와 다음 달 있을 신당 창당 행보는 대선구도를 근본적으로 뒤흔들기에 충분하다고 본다.그가 계속 달리건,아니면 ‘거품이 빠져’중도에 깃발을 내리건 이미 확보한 정치적 공간과 지지계층의 향배는 독자적인 위상과 위력을 갖추기 시작했기 때문이다.추석 연휴가 끝난 지난 22일 실시한 갤럽 여론조사 등이 이를 방증한다.보름 전 조사결과와비교할 때 선두인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1.1%포인트 오른데 반해 정 후보는 3.5%포인트 상승해 두 사람의 격차가 2.9%포인트에서 0.5%포인트로 줄었다는 것이다.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3.6%포인트가 떨어졌다고한다.앞서 지난주 중앙일보가 보도한 창간특집 여론조사에서도 정 후보가 다른 후보에 비해 큰 폭의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었다. 이러한 추세라면 국민경선으로 화려하게 등장한 노 후보가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게 분명하다.당내에서 좌우로 압력을 받아 최종 선택을 내려야 하는 상황에 부닥칠지도 모른다.굳이 노 후보와 정 후보의 차이점을 적시한다면 ‘진보’와 ‘실용’으로 들 수 있지만,지지층을 분석하면 정치적 토양이 엇비슷한 탓이다.정치의 변화를 바라는 20∼30대의 젊은층과 김대중 대통령의 퇴임으로 무주공산이 될 호남 유권자들의 기대치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 것이다.두 후보가 그걸 모를 리 없다.올 추석 민심이라는 것도 사실상 노 후보와정 후보의 장래 선택에 관한 궁금증이었다고 해도 틀리지 않는다.이회창 후보는이미 출마가 굳어져 흥미의 대상이 아닌 까닭이다.지지도의 하향곡선이 이어질 경우,후보 중간평가·재경선 용의 등을 거리낌없이 약속하는 ‘정치적 로맨티스트’인 노 후보의 성향으로 볼 때 훌훌 털고 다음을 기약하는 결단을 내릴 개연성도 없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정 의원은 현재의 변수일 뿐이다.검증 과정을 거치면서 정풍(鄭風)도 노풍(盧風)의 전철을 밟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가깝게 지난 1997년 대선 때 당락에 영향을 미친 막판 변수를 보자.‘병풍(兵風)’으로 당시 신한국당 이회창 후보의 지지도가 급락하면서 후보교체론이 불거졌고,급기야 이인제 의원이 뛰쳐나왔다.그리곤 국민신당을 창당한 게 선거를 한달 앞둔 11월 초였다.당시 국민회의 김대중 후보와 자민련 김종필 후보간 이른바 내각제를 매개로 한 ‘DJP 연합’이 예상을 깨고 성사된 것도 10월 말이니까,대선을 한달 반가량 남겨둔 시점이었다.DJP 연대는 DJ에 대한 보수층의 거부감을 누그러뜨렸고,국민신당 이인제 후보의 출마는 퇴임을 앞둔 YS의 텃밭을 뒤흔들어 DJ 당선에 기여했다.그런 점에서 대선까지는 아직 변수가 남아 있다고 봐야 한다. 올 추석 민심을 보면서 한가지 아쉬운 것은 유권자나 후보 진영이 과거와 똑같은 시각에서 대선전을 바라보고 있다는 점이다.지역주의를 기초로 합종연횡을 구사해온 3김 정치에 진저리를 내면서도 여전히 3김 정치의 패턴으로 판을 읽고 후보들의 선택을 추론하는 현장이었다.모순의 연장이 아닐 수 없다.민심에는 ‘고정 불변의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다.아직 후보들이 유권자들에게 보여줘야 할 게 많다는 것을 깨달았으면 한다. 양승현 논설위원 yangbak@
  • [사설] 핵 폐기물 편법저장 심각하다

    국내 원전에서 사용후 핵연료를 편법으로 임시보관하고 있다고 밝힌 과학기술부의 국회 국감 자료는 듣기만 해도 아찔하다.사용후 핵연료가 무엇인가.핵폐기물로 99%가 방사능물질이다.자칫 사고가 나면 지역주민 전체가 목숨을 잃거나 자손들까지 후유증에 시달리게 된다.이런 끔찍한 물질이 이곳저곳으로 옮겨지고,콘크리트사일로에 임시보관되고 있다는 것이다.당장 사용후 핵연료의 보관 상태 등에 대해 안전성을 확인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보다 근원적으로 안전한 보관시설을 지어야 한다.보관시설은 원전이 가동되는 한 반드시 필요하다.현재 우리는 원전을 포기하기가 매우 어렵다.이는 전력사정을 보면 한눈에 알 수 있다.국민의 전력소비량은 세계 4위에 이른다.가동중인 원전 17기의 발전량은 총 797억kwH로 전체 발전능력의 40%를 차지하고 있다.이같은 전력소비량은 향후 더 늘어날 전망이다.따라서 산자부는 앞으로 원전을 8기 더 지을 예정이다.원전을 가동하면 찌꺼기가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정부는 당초 2006년쯤이면 보관능력이 포화상태에 이를것으로 내다보았다.이번 자료는 이 시한이 앞당겨지고 있음을 알려준다.핵폐기물 보관시설 건설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이다. 그러나 보관시설을 짓는 일은 전례를 보면 지난하다.1990년 안면도 주민반대 시위,95년 굴업도 활성단층 발견에 따른 백지화 등 실패가 잇달았다.핵폐기물 보관시설은 대표적인 혐오시설로서 주민의 결사적인 반대를 부르고 있다.이제는 보관시설을 짓기 위해 적극적으로 정부가 나서야 할 때다.입지선정,시설의 안전성 등에 관한 모든 객관적인 정보를 사전에 충분히 해당 주민에게 제공하고 해당지역을 신도시 개념으로 탈바꿈시키는 반대급부를 제공해야 할 것이다.아울러 에너지 절약의 생활화에도 신경을 쏟아야 한다.
  • 오피니언 중계석/이용성교수 ‘대선보도 준칙’-색깔론 보도 지양하고 선거참여 부축을

    언론단체나 언론사의 대통령선거 보도준칙에 유권자의 선거참여 분위기를 조성하고 매카시즘적 보도태도를 지양하는 항목을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언론개혁시민연대가 최근 국가인권위원회 배움터에서 개최한 대통령선거 보도준칙 토론회에서 이용성 한서대 신방과 교수는 “유권자들의 정치 냉소주의나 무관심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치 일반과 선거를 분리해 선거의 의미를 강조하는 보도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다음은 그 요지다. ■이용성교수 ‘대선보도 준칙' 선거보도에서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는 무엇일까.그것은 국민의 정치적 냉소주의와 무관심을 극복하는 일이다.물론 지자체선거나 보궐선거와 달리 대선 투표율은 지난 97년 대선까지 80%를 넘어섰다.그러나 2002년 대선에서도 그러한 대선 투표율을 기록할지는 예단하기 어렵다. 따라서 선거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고 투표참여 동기를 부여하는 보도가 선행해야 한다.그러기 위해서는 후보자 간의 작은 차이라도 유권자들이 인식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고,대선의 의미를일상생활과 연관지어 부각시켜야 한다.대선의 부정적인 양상에 대한 보도도 정치적 냉소와 혐오로 연결되지 않도록 자제해야 한다.이를 위해서는 정치 일반과 선거를 분리해 선거의 의미를 강조하는 보도자세가 필요하다.예컨대 선거란 부패하고 무능한 정치인을 교체해 정치개혁을 가능케 하는 중요한 제도라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 우리 선거보도의 두드러진 부정적 양식 가운데 하나가 색깔론이다.이러한 색깔론을 확대재생산하는 역할은 오랫동안 언론의 몫이었다.특히 색깔론은 후보검증과 연관돼 있어 언제든 재등장할 수 있다.지금까지 여러 언론사가 제정한 보도준칙에는 이른바 색깔론과 같은 매카시즘적 보도에 관해서는 명확하게 언급하고 있지 않다.또한 국정수행 능력이나 도덕성,민주주의에 대한 소신,개혁의지 등을 따져보는 계기가 돼야 할 언론사의 후보검증이 이념검증의 형식으로 흐르지 않도록 경계할 필요가 있다.같은 맥락에서 국가관의 검증과 같은 후보검증은 보다 엄밀한 관점과 용어를 통해 이루어져야 하며,시민단체와 공동으로 실시해 객관성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그동안 선거보도의 객관성과 공정성에 관해서는 많은 논의가 있었지만 결론이 내려진 것은 아니다.객관성은 엄밀하게 정의하기도 어렵고 ‘사실숭배의 신화’도 이미 와해된 상황이다.그런 현실에서 객관성은 공정성의 원칙으로 대체되고,공정성은 다시 균형의 원칙으로 대체되곤 한다.이제는 또 양적 균형보다는 질적 균형이 더욱 중요한 만큼 각 사안에 대한 강조가 당사자들에게 얼마나 유·불리하느냐를 판단하는 것이 관건이다.따라서 일관된 뉴스가치의 적용과 뉴스언어의 세심한 사용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정상적인 보도를 방해하는 대표적인 보도행태로 경마식 저널리즘이 지적돼왔다.경마식 보도가 안고 있는 문제점은 분명하다.경마식 보도는 주로 여론조사를 통해 후보들의 우열이나 서열을 드러내어 국민에게 판단을 강요하기도 하고 궁극적으로 대립지향,갈등지향적으로 선거를 구도화한다.하지만 상업주의 보도형태인 경마식 보도는 언론의 취재보도 시스템이 미비한 내적 한계와 선거보도의 공정성이라는 부담,시청자와독자의 관심을 끌어야 한다는점 등 때문에 쉽게 포기하기 어렵다. 경마식 보도는 선거에 대한 대중적인 관심을 견인할 수 있다는 측면이 있는 반면 후보들의 우열을 드러내 국민에게 판단을 강요하고 대립과 갈등 지향적으로 선거를 구도화하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이를 대체할 수 있는 흥미로운 선거보도 양식을 고안해야 한다. 여러 언론의 선거보도 준칙에서는 경마식 보도에 대한 지적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그런데 문제는 과연 경마식 보도를 대체할 수 있는 정책과 쟁점 중심의 보도모델이 제시돼 있는가 하는 것이다.정책과 쟁점 중심의 선거보도는 일반적으로 국민의 관심을 끌어낼 수 있는 보도형식이 되기 어렵다.때문에 경마식 보도를 대체할 수 있는 선거보도 양식을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다. 정리 김종면기자 jmkim@
  • [글로벌 시각] 美, 이라크 공격 안된다

    지난해 9·11테러는 국제 정세를 급격하게 변화시켰다.미국은 초강국에 도전하고 파괴를 도모하려는 세력이 있을 수 있음을 깨닫고 그 세력을 새로운 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심장부를 공격받은 미국은 처음에 범상치 않은 적에게서 받은 위협과 상처로 동맹국들에 도움을 청했다.러시아가 내민 손길을 고마운 마음으로 받아들였고 회교 국가들과 중국에도 우호적으로 다가섰다.얼마동안은 이러한 새로운 관계 정립으로 인해 미국이 그 동안의 일방주의적인 성향을 벗어던지고 국제관계에 있어서 다른 강대국들과 협력해 나갈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다원주의는 미국의 외교 정책에 뿌리깊게 자리잡지 못했다.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 정권을 무력으로 붕괴시킨 미국은 또다시 우월의식과 불패의식에 빠져버렸다.이러한 자만심은 미국이 인류를 더 나은 미래로 이끌어야 한다는 운명에 대한 확신을 배가시키고 미 정부를 일방주의로 되돌아 가도록 부추겼다. 미국은 만약 지금 공격하지 않으면 9·11테러와 같은 끔찍한 일이 다시 반복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또 지금행동하지 않으면 야만적인 공격으로부터 세계를 구할 기회를 놓치게 될 거라고 생각한다. 미국인들은 미국이 세계를 구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믿는데 미국만이 그 일을 수행할 수 있고,해야 한다고 확신하고 있다.미국인들이 믿는 잠재력이란 미국의 군사력이다.이는 쓰지 않으면 녹슬기 때문에 작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자극들은 미 정부가 이라크를 공격하겠다는 결의에서 분명하게 나타난다.미국은 여전히 새로운 전쟁에 대해 국제 사회의 지지를 촉구하고 있다.하지만 지지를 받지 못하더라도 미국은 어떻게든 공격을 시작할 것이다. 이러한 사태가 발생한다면 모두에게 불행한 일이 될 것이다.우선 이라크에 대한 미국의 일방적인 공격은 유엔을 기초로 하는 국제사회의 합법체계 전체를 위협할 것이다. 세계에는 이웃국가와 다른 국가들 때문에 불쾌함을 느끼는 나라가 많다.그들은 모두 상대국을 벌할 충분한 명목이 있다고 생각케 될 것이다. 만약 미국이 미국의 의지로 적을 공격한다면 다른 나라라고 그러한 선례를 따르지 않겠는가.머지않아그 선례는 되풀이될 것이고 인류는 정글의 법칙 즉,약육강식이 지배하던 때로 되돌아가게 될 것이다.21세기의 약육강식의 법칙은 20세기 때보다 더 위험하다. 공격은 또한 인도주의적인 관점에서도 정당화될 수 없다.우리는 야생동물의 삶조차도 보호할 만큼 문명화된 시대에 살고 있다.그런데 어떻게 그런 인류가 오직 이라크의 지도자 사담 후세인이 외국 정부의 눈에 혐오스러운 사람이라는 이유 때문에 죄없는 이라크 국민들이 폭탄세례를 받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마지막으로 이라크에 대한 계획된 공격은 중동지역 전체를 혼란에 빠뜨릴 수 있다.이스라엘과 이란뿐만 아니라 이웃의 아랍국들도 이 싸움에 휘말릴 것이다.역사를 통해 우리는 그러한 싸움은 완전히 통제불능의 단계로 발전돼 인류의 대학살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그러나 최악의 시나리오가 일어나지 않는다 하더라도 새로운 전쟁은 분명 새로운 테러리즘의 물결을 초래할 것이다. 미 정부는 지금의 감정을 누그러뜨리고 테러리즘,대량파괴무기의 확산,세계를 향한 협박등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다른 나라들과 공유하고 협력해야 한다.아직 늦지 않았다. 예브게니 바자노프/ 러 외교아카데미 부원장
  • 의사 ‘경력광고’ 내년 4월 허용

    의료인의 경력,수술건수,분만건수,병상이용률 등에 대한 추가 광고가 내년4월부터 허용된다.현재는 의료인의 성명,진료과목,진료일,진료시간 등 8개기본 사항에 대한 광고만 허용돼 있다. 보건복지부는 10일 환자의 의료기관 선택을 돕기 위해 의료기관 홈페이지인증 고시를 만들어 의학적으로 합당한 내용의 의료기관 홈페이지 광고를 허용하되 ▲객관성 없이 과장된 내용 ▲진료비 할인 등 환자 유치 행위 ▲혐오감을 주는 치료장면의 동영상 게재 등 비윤리적 행위는 계속 규제할 방침이다. 특히 홈페이지 의료광고에 대해서는 의사협회,한의사협회,치과의사협회 등 해당 의료기관이 속한 단체 혹은 산하 전문위원회가 자체 인증을 통해 자율규제토록 할 계획이다. 노주석기자
  • [대한포럼] 마광수와 파시즘

    1993년 10월 미국 아이오와주에서는 아이오와 주립대학에서 음식을 나르는 잭슨 워런을 놓고 한바탕 논쟁이 벌어졌다.대학 당국은 한 팔에는 나치당,다른 팔에는 KKK의 문신을 한 워런이 혐오감을 준다며 공중과 접촉할 수 없는 자리로 재배치했다.그러자 아이오와주 에임스 데일리 트리뷴의 주필 마이클가트너는 ‘문신과 자유’라는 사설로 반론을 제기했다.“…여기는 말할 자유를 신봉하는 학교다.여기는 이견을 존중하는 학교다.그것이 아이오와주가 해야 할 말이다.잭슨 워런은 증오의 상징이 아니라 자유의 상징이 되어야 한다.”미국신문편집인협회(ASNE)는 다음 해에 ‘문신과 자유’를 93년의 ‘명사설’로 선정했다. ‘원조 보수’를 자처하는 한나라당의 김용갑의원은 지난 1월31일 청와대와 민주당,한나라당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DJ와 민주당,좌파 세력은 반통일세력’이라는 논평을 올렸다.7월1일에도 서해 도발 사태와 관련해 “입으로만 안보를 외치는 친북 좌파적 정권의 한계를 명백히 보여준다.”고 DJ 정권을 비판했다.진보주의 성향의 인사들은 김 의원의 말에 반감을 가질 것이다.냉전 시대의 반통일적인 사고의 소유자라고 비난할 수도 있다.그러나 그들도 김 의원이 그런 말을 하지 못하도록 막아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연세대 마광수(51) 교수가 우울증에 걸려 아주 쇠약해졌다.병문안을 갔던 후배와 제자들이 ‘저 모습으로 살아있다는 것이 놀라울 정도’라고 했다. 마 교수는 검열이 두렵고,동료가 두렵고,누군가를 만나는 것이 두렵다고 얘기했다고 한다.마 교수의 병은 2000년 6월 교수 재임용에서 탈락한 데서 비롯됐다.동료 교수들은 논문 실적이 없다는 이유로 부적격 판정을 내렸다.마교수는 “나는 교수일 뿐 아니라 작가인데 그동안 써온 수필과 소설 등을 깡그리 무시하는 것은 수긍할 수 없다.”고 항의했지만 인정받지 못했다.현재는 일부 소명이 받아들여져 형식적으로는 휴직 상태라고 한다. 마 교수의 ‘원죄’는 92년 9월에 펴낸 소설 ‘즐거운 사라’이다.부모가 미국에 이민을 가면서 혼자 남게된 ‘사라’가 학교 선배,친구의 애인,대학교수 등을 만나 성관계를 맺으면서도 전혀 죄의식을 느끼지 않는다는 줄거리이다.마 교수는 ‘계몽주의적 잣대’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으나 그해 10월 음란 문서 반포 등의 혐의로 검찰에 구속돼 95년 6월 대법원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의 확정 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즐거운 사라’가 요즘의 잣대로도 유죄일지는 의문이다.가설(假說)이지만 ‘즐거운 사라’가 97년 장정일씨 소설 ‘내게 거짓말을 해봐’나 2000년 영화 ‘거짓말’,최근 70대 부부의 실제 성생활을 다룬 영화 ‘죽어도 좋아’와 동시대에 나왔다면 외설물이라는 얘기조차 듣지 않았을 수도 있다.소설을 읽고 영화를 본 사람들이 그런 의견을 피력한다.사법기관도 유연해졌다.서울지법은 98년 2월 ‘내게 거짓말을 해봐’를 펴낸 장정일씨에 대해 음란문서 제조죄 등을 적용해 징역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지만,2년여만인 2000년 7월 검찰은 ‘내게 거짓말을 해봐’를 원작으로 해서 만든 영화 ‘거짓말’에 대해 “음란성 여부는 사법기관이 결정하기보다 국민의 판단에 맡기는 것이 적절하다.”며 무혐의 처분했다. ‘즐거운 사라’를 단죄한 것이나 논문 실적을 강조하는 재임용 제도는 우리 안의 검열이요,파시즘인지도 모른다.마 교수는 차이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획일주의 성향의 희생양일 수 있다.자신만이 정의이고 기준이며 도덕적으로 무결한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일종의 파시즘이다.마 교수의 생각에 찬성한다는 말이 아니다.누구라도 우리가 좋아하는 생각을 할 자유가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가 싫어하는 생각을 할 자유도 있는 것이다.미국의 잭슨 워런이 자유의 상징이었듯이 마 교수도 떨치고 일어나 자유의 상징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황진선 논설위원jshwang@
  • 지혜로운 생활/여주 ‘음식쓰레기 자원화 사업장’, 지렁이 이용 하루28t 퇴비로

    “징그럽게만 여겼던 지렁이,알고 보니 환경을 지키는 파수꾼이네요.”환경친화적으로 만들어진 지렁이 사육장을 찾은 방문객들이 시설견학을 마치고 돌아갈 때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다.지렁이가 음식물쓰레기를 분해시키고,지렁이의 배설물(분변토)은 양질의 유기질 비료가 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기 때문이다. 경기도 여주군 점동면 처리 산86에 들어선 2600평 규모의 친환경 음식물쓰레기 자원화사업장.이곳에는 97년부터 여주군 관내(10개 읍·면 3만2000여가구)에서 나오는 전량의 음식물쓰레기(하루 28t)를 퇴비로 만들어 지렁이 먹이로 사용하고 있다. 1일 오후 관내 초등학교에서 견학온 어린이 20여명이 관리인의 설명을 듣고 있었다.지렁이에 대한 갖가지 질문도 쏟아졌다. “지렁이는 어떻게 새끼를 낳나요.약으로도 쓰인다는데 어디 아플 때 먹는건가요….” 학생들의 계속되는 질문에 관리인 홍승찬씨(기능직공무원)는 지렁이를 아예 손바닥에 올려놓고 열심히 설명한다. “지렁이는 7∼10일마다 알을 낳고 4개월이 되면 개체수가 10배 이상 늘어납니다.암예방 진통제 등의 약제로 사용되고 화장품 원료로도 쓰입니다….” 처음엔 징그럽다며 한발두발 뒤로 물러서던 학생들은 어느새 홍씨 곁에 바짝 다가서 “만져봐도 되느냐.”며 조심스레 손을 갖다댄다. 이곳에는 학생들 외에 전국 지방자치단체 관계자들의 방문이 잇따르고 있다.지자체마다 골칫거리인 음식물쓰레기 처리의 대안으로 ‘음식물쓰레기 제로화’에 성공한 비법을 한 수 배워보자는 의도다.더욱이 2005년부터 시 단위이상에서는 음식물쓰레기 매립이 금지되기 때문에 유사한 방법의 처리시설들이 많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여주군에서 나오는 음식물쓰레기는 모두 이 곳으로 반입된다.음식물찌꺼기는 비닐이나 각종 이물질을 걸러낸 뒤 파쇄기로 잘게 부서진다.이 과정에서 나오는 침출수는 하수종말처리장으로 보내진다.분쇄된 음식물들은 커다란 관로 속에서 말린 뒤 15일 동안 발효공정을 거쳐 지렁이 먹이로 사용된다. 여주군청 환경보호과 정상구(鄭相九·47)과장은 “처음 시설을 만들 때는 혐오시설이란 이유로 지역주민들의 반대도 심했다.”며 “지금은 주민들의 일자리 창출과 유기질비료·지렁이 판매로 수익도 올리는 1석3조의 효과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유기질비료는 20㎏에 2500원을 받고 판매된다.지렁이는 1㎏당 8000원을 받는데 주로 화장품회사와 낚시용품점,제약회사 등에 팔려 나간다. 특히 지렁이 배설물로 만든 유기질 비료는 토양의 환기와 배수성을 키워줘 화초나 묘목들의 최고 영양 공급원이 되고 있다. 혐오스럽다고 여겨져온 지렁이가 환경보전의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것이다. 정 과장은 “최근 지렁이를 이용, 2차적 오염을 방지할 수 있는 기술들이 개발되는 등 활용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면서 “친환경농사 방법으로 각광받고 있는 유기농법 역시 지렁이와 분변토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동고속도로 여주 나들목에서 빠져나와 장호원방면으로 5분정도 달리다보면 ‘친환경 음식물쓰레기 자원화사업장’이란 입간판이 보인다.문의는 자원화사업장(031-880-1785)이나 여주군청 환경보호과(031-880-1258)로 하면 된다. 여주유진상기자 jsr@ ■지렁이 어디 쓰이나/ 질병치료제·화장품 원료등 사용 지렁이는 토양환경을 개선시키는 역할 외에 질병 치료제나 화장품 원료 등으로도 이용되고 있다. 한방에서는 지렁이를 일명 토룡,지룡 또는 백경구인 등으로 부른다. 동의보감에는 지렁이의 몸속에 약용성분이 있어 용혈,해열 등에 탁월한 효능이 있다고 기록돼 있다.항균작용과 피를 맑게 하는 성분을 가지고 있어 항암치료제나 해열·진통제를 만드는데 쓰이고 있다. 지렁이는 화장품 원료로도 사용된다.지렁이의 유출물(체내추출물·점액분비물)에는 프로테아제 등의 효소 단백질 성분이 함유돼 있어 피부보습효과가 뛰어나다.특히 여자들의 입술화장품인 ‘루즈’에도 지렁이 원료가 들어간다고 한다. 이처럼 사람들에게 여러가지 유용함을 주는 지렁이에 대한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현재 지구상에 존재하는 지렁이 종류만도 3000여종.이 가운데 사육이 가능한 것은 8종에 불과하다. 미국은 지렁이 연구를 시작한 지 50∼60년의 역사를 갖고 있으며 관련 산업으로 등록된 업체가 224개사에 이른다.등록되지 않은 것까지 포함할 경우 2000개 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일본 역시 20년의 역사 속에 지렁이 관련 산업을 육성시키고 있다.우리나라에서도 5∼6개의 환경업체들이 상업화에 나섰으며 전국적으로 지렁이를 이용한 친환경적 실험장들이 늘고 있는 추세다. 유진상기자
  • [시론] 인사검증 하기는 했나

    국무총리 임명동의안이 국회에서 두번이나 거부되었다.이에 따라 국정공백으로 인한 국정혼란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지만 잃는 것보다는 얻는 것이 더 많은 민주화 완성의 필수적인 과정이라고 생각된다.이번 부결은 2000년 2월 개정 국회법 이후 이한동 총리를 시작으로 여러차례 실시된 인사청문회가 제도화되는 계기를 제공,우리 민주주의의 공고화에 커다란 기여를 하게 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번 청문회 과정에서 국민들이 보여주고자 했던 의지는 명료하다.고위공직자나 정치후보자의 도덕성에 대한 잣대가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다.장대환 전 총리 지명자도 만일 몇년 전에 지명되었더라면 재산등록누락,재산형성과정의 불명확성,각종 세금탈루,자녀위장전입 등의 문제점이 국민들에게 제대로 노출되지 않고 여야의 정략적 타협에 의해 쉽게 총리가 되었을 것이다.앞으로 인사청문회제도가 인사정책의 중추적인 시스템으로 정착되어 각 부처의 장관,국정원장,검찰총장,경찰청장을 비롯한 정부의 많은 직책으로 확대된다면 도덕성이 결여된 인물은 아예 공직이나 정치에 발을 들여놓을 생각조차못하게 될 것이고,TV 인사청문회는 이미 도덕성이 공인된 후보자의 국정수행능력을 검증하는 장으로 발전될 것이다. 이번 청문회 과정을 지켜보면서 가장 안타까웠던 점은 후보인선을 총괄하는 청와대의 안이한 상황인식이다.모든 검증을 완료했고 하자가 없는 것으로 파악되었다던 총리 지명자의 도덕 불감증과 범법행위들은 일반 서민이 받아들이기에는 지나친 수준으로 드러났다. 기업의 성장을 위한 관행을 문제시하는 등 지나치게 엄격한 잣대를 인준의 기준으로 삼는다면 아무도 인사청문회를 통과할 수 없을 것이라는 논리는 그야말로 민심과는 동떨어진 기득권층의 현실인식이다.억대에 달하는 돈과 토지가 잘 기억나지 않는다는 대답을 들으면서 국민들은 허탈감과 자괴감에 빠지지 않을 수 없었다. 왜 청와대는 훌륭한 인격을 가지고 정직한 삶을 살아가는 총리 후보감을 일반 국민들과 같은 눈높이에서 찾아내지 못하는 것일까? 국회 임명동의안이 부결된 직후 청와대는 다음 지명자도 총리서리가 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총리서리제의 위헌성을 학계 전문가와 시민단체가 지속적으로 지적하고 있음에도,왜 총리서리제를 강행해야만 하는지를 국민들은 이해하지 못하고 있고 비합리적인 집착으로 보고 있다는 것을 파악해야 할 것이다.정부조직법에 규정된 총리 대행체제로 왜 갈 수 없는지,부총리가 총리대행이 된다면 총리서리가 임명되는 것에 비해 국민들에게 어떤 불이익이 있는지,국정운영에서 어떤 문제점이 발생하는지를 명쾌하게 설명해야 할 것이다. 이번 인사청문회에서 나타난 또 다른 문제점은 자유투표의 상실이다.장상전 총리서리의 임명동의안 처리에서 한나라당은 당론을 정하지 않고 의원들의 자율 의사에 맡겨 모처럼 국회가 자율성을 발휘하는 모습을 보여줘 국민들을 기쁘게 하였다.그러나 이번에는 민주당과 한나라당 모두 당론을 정해투표에 임했다.의원이 양심에 따라 투표하는 자유투표제가 국정운영은 물론이고 국가발전을 좌우할 고위공직자를 뽑는 인사청문회에서만큼은 제대로 정착되어,국회가 당리당략을 떠나 국가이익을 위해 일할 수 있는 후보자를 인준하는 데 기여하기를 기대한다. 마지막으로,총리 지명자를 추궁하는 국회의원들도 도덕성 요구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인사청문회를 통해 공개된 기득권층의 불법적이고 부도덕한 행위가 국민들의 정치혐오감을 증폭시키는 계기가 되지 않도록 국회의원들도 상대방을 비판하기에 앞서 자신들의 부족한 점을 반성하고 도덕성 회복에 한층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윤종빈 명지대 교수 정치학
  • ‘정신과’ 명칭 바꾼다

    병·의원의 ‘정신과’란 명칭이 사라질 전망이다.대체 명칭으로는 ‘정신스트레스의학과’ ‘심신의학과’ 등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정신과개원의협의회는 27일 정신과라는 명칭이 미친 사람을 연상시키는 등 혐오감이 커 환자들의 병·의원 방문을 꺼리게 만든다고 판단,명칭을 변경키로 했다. 협의회가 최근 시민 171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90%가 “자녀를 정신과에 보내야 한다면 망설일 것”이라고 응답했다.또 80%는 정신과 환자가 사회적 편견이나 불이익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복수 응답했다는 것이다.협의회 관계자는 “이같은 정신과 기피현상 때문에 건강보험 혜택이나 전문성이 없는 각종 사설 심리연구소가 서울에만 130여곳이나 성업중인 점도 명칭 변경의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이 협의회 홈페이지(www.mindcare.co.kr)에서 진행 중인 여론조사에서 이날 현재 314명의 네티즌이 참가,▲정신스트레스의학과(58명) ▲심신의학과(47명) ▲신경정신과(40명) 등을 대체명칭으로 꼽았다. 노주석기자 joo@
  • 민원 이유 장례시장 불허는 부당

    서울고법 민사특별4부(부장 李鴻薰)는 27일 “”주민민원을 이유로 장례식장의 건축허가를 내주지 않는 것은 부당하다.””며 서울대병원이 성남시장을 상대로 낸 건축허가반려처분취소 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측이 교육환경을 저해한다는 집단민원 등을 이유로 건축허가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은 아무런 근거가 없다.””면서 “”고인의 죽음을 애도하고 명복을 빌기 위한 장례식장은 혐오 시설이 아닐 뿐더러 공공복리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도시계획시설 기준에 의하면 의료기관이 직접 관리하는 장례식장은 의료시설의 일부로 인정되기 때문에 학교환경 위생정화구역내에 설치가 제한되는 장례식장과는 구별된다.””고 덧붙였다. 서울대병원은 지난 96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종합병원을 세우기 위해 건축허가를 받았으나 당초 지하에 영안실 및 장례식장을 만들겠다는 설계를 변경, 지상에 장례식장을 짓겠다며 다시 건축심의를 신청했으나 반려되자 소송을 냈다. 홍지민기자
  • [2002 대선 대해부] 鄭風 허실과 신당/ 바람직한 짝짓기

    ■新黨, 정책·이념 차별화 돼야 ◇이념·정책노선 다른 집권연합은 국민적 공감 얻기 어려워 12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신당 창당과 정계개편이라는 이름의 ‘연합게임'이 시작되고 있다.이번 KSDC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로 이회창 후보를 추월한 정몽준 의원은 정파를 넘나들며 이 게임을 즐기고 있다.이번 조사결과 분석에서 나타났듯이,정 의원에 대한 지지는 이념과 정책노선에서 비롯되는 견고함은 없다.하지만 ‘정풍'(鄭風)이 불고 있고 정 의원이 선거연합게임의 주역이라는 사실을 부정하기는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 정 의원은 민주당이 추진하는 신당에 무임승차하는 것과 독자신당 창당을 저울질하다가 박상천 민주당 최고위원과의 ‘합의파동' 이후 신당 창당 쪽으로 기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물론 일각에서는 정 의원이 박근혜·이인제·이한동 의원,김종필 자민련 총재를 포함하는 이른바 5자(者)연대에 참여하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더구나 정 의원 자신은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한나라당으로부터의 ‘연락'을 기대하는 듯한 발언까지 한 것으로 보도되었다.정 의원의 무색무취한 연합게임이 확산되고 있는 양상이다. ◇무소속,무검증,무임승차? 기성 정당에 대한 반(反)정당 분위기와 정치적 냉소주의가 만연한 가운데 무(無)소속,무(無)검증에서 비롯된 참신성이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과연 정의원은 국민들 머리 속에서 어떤 인물로 그려지고 있을까? ▲민주당 중심의 신당 ▲독자신당의 창당 ▲5자연대 등 세 가지 연합 시나리오를 유권자들은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정치지도 그림의 위치에서 볼 수 있듯이,정 의원은 노무현 후보와 함께 가기에는 이념적으로나 정서적으로 너무 동떨어져 있다.유권자들에게 각인된 정 의원의 행적과 이미지가 민주당의 이념과 노선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정치지도에 반영되어 있다는 것이다.따라서 정몽준-박상천 합의파동 이후 민주당 내에서 ‘왜 신당을 해야 하냐.' ‘신당은 꼼수다.' ‘왜 재벌2세 출신의 정몽준과 무원칙하게 연합해야 하느냐.'는 등의 정체성 논란이 이는 것은 당연한 이치라 할 수 있다. 심지어 정 의원이 남북대화나 구조조정 등에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모른다는 자성론이 나오고,정 의원에게 민주당 의원 113명이 망신당했다는 자괴감까지 토로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 의원이 노 후보의 장벽을 넘어 신당에 무임승차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반 이회창(反 李會昌)과 비 노무현(非 盧武鉉)인 5자 연대 역시 쉽지 않을 것임이 예고되고 있다.정치지도는 기본적으로 유권자들이 정치사를 통해 느끼고 경험한 이념적 의미를 요약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5자 연대는 노무현-정몽준 연합보다는 정치노선 면에서는 일견 합리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그러나 이인제 의원과 정몽준 의원은 물론 5자간의 정책적·정서적 거리감이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에 반 이회창 5자 연대 역시 유권자의 생각을 반영한 연대라기보다는 정치인들간에 자리를 나누는 정략적 야합이라는 인상을 줄 가능성이 크다. ◇5자 연대,유권자들의 생각과 달라 유권자들은 5자 연대를 영남과 충청,경기를 포함하는 지역연합으로 볼 가능성이 크다.이러한 지역연합은 5자의 중앙 부근에 위치한 이회창 후보와의 지역기반 경쟁이 불가피하다.현재 이회창 후보가 이 경쟁에서 상대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것이 5자 연대의 취약점이라 할 수 있다.5자 연대와 이회창후보의 보수진영 경쟁 역시 불가피할 전망이다.현재 정 의원의 지지기반은 젊은 층에서 노무현 후보와 중첩되는 양상이지만,정 의원이 5자 연대에 나설 경우 이들의 정치지도상 위치는 궁극적으로 영남과 보수층에서 이회창 후보와 경쟁하게 될 수밖에 없음을 나타낸다.이 경쟁에서 역시 현재는 이 후보의 상대적 우위가 공고한 상황이기 때문에 5자 연대가 취약하다고 볼 수 있다. 정 의원이 진지하게 대통령이 되길 원한다면 정 의원의 선택은 좌회전해서 노무현 후보와 경쟁하느냐,우회전해서 5자 연대를 통해 이회창 후보와 경쟁하느냐에 있다.물론 일단 독자신당을 창당하는 방법도 있지만,이 경우에도 정 의원은 당의 노선을 분명히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처한다.정 의원은 월드컵을 통해 국민 모두를 기쁘게 할 수는 있었지만,정치에서 모두를 기쁘게 할 수는 없다.정책과 연계되지 않은 ‘정풍'(鄭風)은 허상일 뿐이고,노선 없는 정치는 인기 위주의 이미지 정치에 지나지 않는다.이제 정몽준 의원의 오리무중 연합게임은 막바지에 다다랐다. ■여론조사 상세분석/ 鄭 지지율 한달새 6%P 껑충 대한매일과 KSDC가 지난 16일부터 20일까지 전국 성인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정몽준 의원이 오는 12월의 대통령선거에서 제 3후보로 출마할 경우 29.3%를 얻어 한나라당 이회창(26.9%) 후보와 민주 신당 노무현(17.3%) 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 결과를 7월의 조사와 비교해 보면 대선 후보 가상대결 추이에서 두 가지 중요한 특징이 발견된다.한 가지 특징은 이 후보와 노 후보의 지지도는 동반하락한 반면 정 의원의 지지도는 계속해서 상승했다. 이 후보의 지지도는 7월보다 9.8% 포인트,노 후보의 지지도는 5.3% 포인트가 각각 떨어졌다.반면 정 의원의 지지는 6% 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대별로 살펴보면,20대에서 정 의원의 지지도가 16.7% 포인트 급상승한 반면 이 후보의 지지는 11.2% 포인트가 낮아졌다.30대에서도비슷한 양상이 나타났다.정 의원의 지지는 5.9% 포인트 상승한 반면 이 후보와 노 후보의 지지는 각각 7.9% 포인트와 4.3% 포인트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40대에서는 후보별 지지도에서 큰 변화가 없었다.이 후보의 핵심지지 연령층인 50대 이상의 고연령층에서는 이 후보의 지지도가 18.7% 포인트 하락했지만 노 후보와 정 의원의 지지도에는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수도권과 영남지역에서 정 의원 지지도 상승이 주목할 만하다.서울과 인천·경기지역에서 정 의원의 지지는 각각 8.5% 포인트와 6.4% 포인트 상승했다.반면 이 후보의 지지는 각각 9.6% 포인트와 8.1% 포인트 떨어졌다.한편 영남지역에서도 이 후보의 지지도 하락과 정 의원의 지지도상승 현상이 뚜렷했다. 이 후보는 7월까지만 해도 자신의 텃밭인 영남지역에서 50% 이상의 높은 지지를 받았지만 8월 조사에서는 대구·경북에서 41.9%,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는 38.1% 지지를 얻는 데 그쳤다.반면 정 의원의 지지도는 대구·경북에서 8.5% 상승했고 부산·울산·경남지역에서는 27.3%로 7월보다 4.7% 높은 지지를 받았다. 더욱 관심을 끄는 부분은 호남지역에서 정 의원의 지지가 33.5%로 노 후보(31.1%)보다 2.4% 포인트 앞섰다는 점이다.이러한 결과는 민주당이 추진하는 신당에 정 의원이 참여할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된 결과로 여겨진다.8월 조사에서 나타난 또다른 특징은 무응답층의 규모가 크게 늘어난 점이다.7월 조사에서는 무응답층의 규모는 17.4%였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26.4%로 9% 포인트높아졌다. 특히 ▲중졸 이하의 저학력층(41.3%) ▲150만원 이하의 저소득층(38.3%) ▲호남지역(31.7%) 등 친여(친 민주당) 계층과 ▲50대 이상의 고연령층(36.2%) ▲전문직(37.5%)에서 부동층의 규모가 크게 늘어났다.이러한 결과는 여야간 5대의혹 및 3대 공작 제기 등 네거티브 공방이 가열되면서 국민들의 정치불신과 혐오가 증폭된 결과로 여겨진다. ■유권자 정치지도 분석/ 盧·李후보 좌우대칭 형태 최근 대립구도 극명히 표출 다차원 척도법에 의해 형상화된 한국의 정치지도는 오늘의 한국정치를 마치 사진 찍은것처럼 보여준다.이 지도상의 평면공간은 이념적 의미를 가지는데,공간이론에서 이념은 유권자 개개인이 자신을 둘러싼 정치환경을 이해하는 데 활용하는 도구다. 정치지도는 김대중 대통령과 민주당의 노무현 후보,한나라당의 이회창 후보를 각각 좌우에 위치시킴으로써 유권자들이 인지하는 최근의 여야 대립구도를 보여주고 있다. 지도상의 붉은선은 대북지원정책에 대한 찬반으로 좌우를 각각 진보와 보수로 구분한다.각 정치인을 이 선에서 직각으로 이어보면,대북지원 정책에서 이회창 후보,자민련 김종필 총재,이인제·박근혜 의원 등은 상당히 보수적이다.정몽준·이한동 의원,고건 전 서울시장은 중도 내지 온건한 진보다.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후보는 진보적 인사로 자리매김돼 있음을 알 수 있다. 녹색선은 경제 측면에서 분배와 성장의 정책 차원으로 역시 좌우를 진보와 보수로 구분한다.대북지원정책에서 중도적 입장에 있는 정몽준 의원이 경제정책에서는 성장위주 정책으로 치우친 것으로 인식된다.반면 김종필 총재와 이인제 의원은 중도적 위치에 속한다. 파란선은 영·호남의 지역구도를 보여준다(왼쪽은 지지기반이 호남,오른쪽은 영남).또 지도상에는 표현되지 않았지만 우측 상단 지역은 충청권의 영역이다.여기서 가장 큰 특징은 지역주의가 여야 대립구조와 거의 유사한 갈등구조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지역주의는 여전히 지배적인 균열 요소로 작용하고 있고 현재 정치권의 이합집산은 궁극적으로 지역연합의 성격을 띠게 될 가능성이 크다.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는 무응답층이 많아 정치지도에서 빠졌다. 한편 신당 창당과 정계개편의 분위기가 고조되는 최근의 정치기류 속에서 유권자들이 머릿속에 그리고 있는 정치지도는 앞으로의 정국을 전망하고 정당,정치인들의 정략적 움직임을 평가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92·97년 연합 교훈/ 선거승리 노린 연대 국정운영 실패 초래 ◇대통령 선거와 집권 연합의 실패 대통령제의 가려진 장점 중 하나는 대통령 선거과정에서 커다란 연합이 형성된다는 점이다.물론 이러한 연합은 선거 승리를 목표로 한 집권연대의 성격을 가지지만,다른한편으로는 선거를 통해 효율적인 국정운영의 주체가 자연스럽게 형성된다는 의미도 함께 갖는다.선거연합이 선거 승리 이후 얼마나 잘 유지되느냐가 그만큼 중요한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양대 정당구도가 공고하지 못한 대통령제 국가에서는 집권연합의 유지 여부가 정권의 성패를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선거연합이 지속되는 가운데 국정운영의 책임을 다한다면 대통령제는 높은 수준의 국정수행능력을 발휘할 수 있지만,선거연합이 집권 이후 붕괴될 경우에는 좋지 않은 결과로 이어진다.그렇기 때문에 선거연합은 이념과 정책노선에 기초한 공고한 연대기반을 바탕으로 이뤄져야 하는 것이다. 지난 92년 대선에 앞서 형성된 노태우-김종필-김영삼의 연합과 97년 대선을 승리로 이끈 이른바 DJP연합(김대중-김종필-박태준)은 집권을 위한 선거연합의 성격을 가진다.김종필 자민련 총재가 중간매개자 역할을 한 이 두 선거연합은 집권 초·중반에 붕괴됨으로써 결국 실패한 연합이 되었고,궁극적으로는 국정수행능력이 심각하게 떨어지는 위기를 초래하였다. ◇무원칙한 연대는 국정운영의 실패 초래 이러한 두 선거연합의 실패는 우리 정치에 값진 교훈을 주고 있다.무엇보다도 인물과 지역중심의 연대가 주는 위험성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지역의 맹주를 자처하는 인물간의 친소관계나 감성에 바탕을 둔 연합은 그만큼 쉽게 붕괴될 수밖에 없다.인물간의 합의는 선의의 협력을 바탕으로 하지만 개인 수준의 선의는 사소한 이해관계에 의해서도 쉽게 나쁜 감정으로 변화될 가능성이 있다. 이른바 3김(金)간의 연합과 결별과정은 이념과 정책노선의 합리적 조율이나 제도적 뒷받침이 결여된 인물연합과 지역연합이 국정운영과 정치발전에 악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잘 말해주고 있다. 국민의 기대와 예측을 무시한 정략적 연대는 국민을 정치로부터 멀어지게 하고 궁극적으로는 나라와 국민을 불행하게 하는 국정실패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3김의 성공과 실패를 목격한 우리 국민들이 집권을 위해서는 무엇이든지 하겠다는 형태의 무원칙한 집권연합에 또다시 나라의 미래를 맡기기는 어려울 것이다.
  • 이라크 “美공격땐 시가전”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할 경우 사막이 아닌 바그다드등 주요 대도시에서 미군을 상대로 시가전을 벌인다는 전략을 세워 놓았다고 8일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보도했다. 이같은 전략은 지난 걸프전 때 미군의 탱크와 전투기가 사막 전투에서 위력을 발휘해 이라크의 피해가 컸던 데서 교훈을 얻은 것이다. 이를 위해 바그다드 시내의 군사 목표물들이 인구밀집지역으로 분산 배치됐으며,지하벙커와 탈출통로도 구축됐다. AP통신은 또한 후세인이 미군과 민간인 피해를 최대화하기 위해 시가전을 택한 것으로 보이며 이는 미국과 유럽 동맹국들이 가장 혐오하고 두려워하는 것으로 후세인이이 점을 간파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후세인 대통령은 8일 대국민 TV연설을 통해 미국과 영국을 가리켜 “악의 세력들”이라고 지칭하고 “만약 이라크를 침공한다면 불명예스러운 실패 속에 죽음을 당할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미국은 이라크에 대량살상무기를 폐기하라고 재차 요구했다.션 매코맥 백악관 대변인은 유엔무기사찰을 재개하려는 궁극적인 목적은 “대량파괴무기를 폐기하라는 것”이라며 이같이 요구했다. 필립 리커 국무부 대변인은 이라크가 유엔무기사찰단을 무조건 받아들이고 ,유엔 결의들을 완전히 준수하도록 동맹국들 및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콧 맥클린 백악관 대변인도 이라크의 경고가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견해에 조금도 영향을 주지 못한다며 “이라크는 걸프전 종전 당시 합의했던 책임 사항들을 준수해야 할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박상숙기자 alex@
  • 오피니언 중계석/ 강준만교수 ‘인물과 사상’ 기고

    지난 6월 역사상 유례없는 열기가 온 나라를 휩쓸었다.강준만 전북대 신방과교수는 월드컵 열기의 원인을 스트레스 해소 욕구에서 찾고,이제 정치를 새로운 스트레스 해소 산업으로 만들자고 주장한다.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정치를 생활화하고 전면적인 정치개혁을 이뤄내자면서 ‘노풍(盧風)’을 그 가능성으로 제시한다.강교수 스스로 열성적인 노무현 민주당 대통령후보 지지자임을 공언하기에,그의 주장은 오히려 거부감 없이 들릴 듯하다.그가 “월드컵 광기와 ‘노무현 바람’”이라는 제목으로 월간지 ‘인물과 사상’최근호에 쓴 글을 소개한다. **정치를 스트레스 해소산업으로 만들자 축구는 사람을 미치게 만든다.월드컵 기간의 축구 광기를 바라보는 수많은 관점 중 스트레스 해소 기능에 주목해 보자.자신조차 느끼지 못하는 억눌린 스트레스,거대한 스트레스 없이 어찌 그 뜨거운 광기가 가능했을까. 월드컵 광기는 질서정연한 광기였다.이는 개인적 스트레스 못잖게 사회·정치·국가적 스트레스도 강했다는 것을 시사한다.전세계에 긍정적인 것을보여줘야만 한다는 강박관념.일부 사람들에게 축구 광기는 애국주의와 공동체의식의 한 표현이었을 것이다. 이제 정치가 축구처럼 새로운 국민 스트레스 해소 산업으로 부상한다고 가정해 보자.정치가 모든 국민에게 개방된다고 가정해 보자.모든 정당의 지구당에 시민들이 들끓고 모든 후보는 순수한 민의에 의해서만 선택된다고 상상해 보자.나는 이른바 ‘노풍’에서 그 가능성을 찾는다. 이제껏 한국사회에 ‘정치’는 없었다.있는 것은 정치를 빙자한 이권다툼뿐이었다.시민들의 뿌리깊은 정치혐오는 바로 거기에서 기인한다.그리고 그 정치혐오에서 소극적 정치참여가 나온다.“나는 정치개혁은 원하지만 적극적인 정치참여는 하지 않겠다.” 그런 식으로는 정치개혁이 영원히 불가능하다.당당히 정치라는 무대에 뛰어들어라.직접 배우들을 물갈이하면서 기존구조와 관행 자체를 엎어버려야 한다.지금까지의 드문드문한 ‘수혈’이 아니라 전면적인 참여,그야말로 우후죽순적인 참여가 필요하다.개탄하는 일보다 떼거리로 뛰어드는 일이 필요하다.‘순수’한사람들은 정치영역을 ‘비순수’로 간주하며 변두리에만 있겠다고 떼를 쓰지만,밖에서의 지지에는 명백한 한계가 있는 법이다.정치를 생활화해 보자. 순수성을 강조하면서 자신과 의견을 달리하는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것은 외곬,순수를 가장한 폭력이다.수구신문들의 ‘노무현죽이기’가 바로 그 ‘순수의 잣대’로 이루어진다.그러나 노무현은 순수만으로는 대통령이 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을 잘 아는 ‘프로 정치인’이다.우리시대의 많은 정치혐오주의자들과 냉소주의자들이 바로 이 순수를 앞세운 폭력성에 감염되어 있다. 노풍 재가동을 위한 핵심은 ‘투명성’이 될 것이다.‘순수’는 외곬로 이데올로기화할 위험성이 있지만 ‘투명’에는 그런 위험성이 없다.부정부패가 생활화된 우리사회를 투명하게 만드는 것,이것은 우리 모두가 동참해 벌이는 ‘국민사기극’을 뒤엎는 ‘투명성 전쟁’이다.사회의 부패구조,선거의 부패구조를 이미 알고 있으면서도,운 없는 공직자·당선자가 쇠고랑을 차면 그제서야 분노하는 뻔한 사기극을 언제까지 계속할 것인가. 배신이 필요하다.정치하는 사람들이 돈 대준 사람들을 배신해야 한다.시민들 또한 그러한 공적 배신을 돕기 위해 행정의 투명성을 계속 요구해야만 한다.사회를 투명하게 만드는 비용을 고려하더라도 기존의 부패한 사회구조를 계속 운용하는 것보다는 훨씬 싸게 먹힐 것이다. 월드컵 광기와 노풍의 공통점은 오랫동안 억눌린 스트레스의 탈출구를 마련해 주었다는 점이다.그렇다면 정치를,그 거대한 스트레스를 해소해 주는 새로운 산업으로 만들어 보자.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정치를 생활화하고 전면적인 정치개혁을 이루어내자.이것이 바로 우리의 시대적 소명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정리 채수범기자 lokavid@
  • [사설] 한나라당 압승과 정치권 할 일

    대선 전초전으로 인식되어온 8·8 재·보선의 투표율이 29·6%로 집계돼 지난 1965년 재·보선 이래 가장 저조했다.악천후에다 휴가철까지 겹치긴 했지만,유권자들의 정치불신과 혐오가 극에 달한 것도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본다.5년 전인 97년 대선정국을 뒤흔든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아들병역면제 의혹이 망령처럼 되살아나면서 정치권에는 살벌한 언어폭력이 난무했다.어디에도 국민 대의기관으로서 민의를 살피는 모습은 찾기 어려웠고,그 결과가 유권자들의 투표 불참으로 이어진 게 아닌가 한다. 이런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정치권이 사활을 걸고 다퉈온 선거결과가 11석 대 2석이라는 한나라당 압승으로 나타난 만큼 정치권은 그 의미를 정국운영에 반영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무엇보다 유권자들이 한나라당의 ‘부패정권 심판론’ 주장에 손을 들어줬다고 볼 수 있어 정부는 반부패 입법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정치권도 관련법의 제·개정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특히 한나라당은 139석으로 국회 재적 과반수를 넘은 만큼 정국주도권을 한층 강화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이는 역으로 한나라당의 책임이 그만큼 커졌다는 것을 의미해 새로운 정국운영 방식을 마련하지 않으면 화를 자초할 수도 있을 것이다. 민주당의 처지에서는 이번 참패로 노무현 후보의 위상이 급속히 위축되면서 신당 창당 움직임에 가속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신당은 결국 한나라당의 대칭 정당이 될 수밖에 없어 나름대로 명분과 실질적인 비전을 갖춰 출범시켜야 할 것이다.몇몇 정치지도자들간의 밀실 정치흥정물이 되어서는 결코 국민의 지지를 얻지 못한다.지난번 국민경선과 같은 절차를 거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이제 국회는 재·보선이 끝난 이상 그동안 미뤄온 민생현안을 시급히 처리해야 한다.특히 다시 지명될 총리서리에 대한 인사청문회 준비 등 개점휴업중인 8월 임시국회를 어떻게든 생산적으로 운영해야 할 것이다.대선을 앞둔 정기국회는 새해예산을 처리하기도 벅찬 만큼 지금부터 민생 의안 처리를 서둘러야 한다.
  • 헤밍웨이 1·2-알듯말듯 기행 연속 헤밍웨이 인생 탐구

    ‘그 일요일 아침 7시경에 헤밍웨이는 파자마와 실내복을 입고 총과 한 상자의 탄알을 가지러 지하실로 내려갔다.(중략)그는 12구경 보스엽총에 탄알 두개를 장전해 총열의 끝을 입에 집어넣고는 방아쇠를 당겨 머리를 날려 버렸다.’ ‘위엄있는 패배자’헤밍웨이는 그렇게 스스로가 용납하지 못하는 삶을 제 손으로 정리했다. 자신의 약점은 물론 장점까지도 철저하게 은폐한 기행에,눈부신 문학적 성취에도 불구하고 죽을 때까지 반지성적 태도를 견지한 어니스트 헤밍웨이.세계에서 가장 많이 탐구된 작가중 한명이면서도 그는 여전히 가장 알려지지 않은 인물로 존재한다.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이른바 ‘로스트 제너레이션’의 중심에 섰을 뿐 아니라 전쟁터를 누빈 치열한 삶과 여성편력,강인한 남성에의 집착과 하드보일드문체,그리고 자살 등 그는 결코 말 몇마디로 정의되지 않는 작가이다.그의 존재는 그가 산 당대의 역사이기도 했다. 이런 헤밍웨이를 샅샅이 해부한 제프리 메이어스의 평전 ‘헤밍웨이 1·2’(이진준 옮김,책세상)가 출간됐다.지난 85년 출간 당시 미극에서 ‘올해 최고의 책’으로 선정된 책이다. 사실 우리 주변에서도 헤밍웨이의 흔적이나 영향력을 찾아내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자살 담론의 주인공이라는 점 말고도 간결하고 명쾌한 문체를 창안해 지금까지 위력을 행사하는 그다.알베르 카뮈가 ‘이방인’에 적용한 짧고 쉬운 문장이 바로 헤밍웨이의 영향력이다. 그러나 모두가 외경의 눈으로 바라본 헤밍웨이의 삶도 자신에게는 불만투성이에 불과했을까.그는 작품 ‘크리스마스 선물’에서 이렇게 회고한다.“나의 과거의 삶은……내가 저지른 실수들과 그 슬픈 일에 관련된 여러 사람들에게 끼친 재난 때문에 종종 아주 혐오스럽다.”각권 1만8000∼2만원. 심재억기자 jeshim@
  • 지자체 집단민원 골머리, 혐오시설 반대·택시월급제등 요구 봇물

    민선 3기 출범 한달째를 맞은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봇물처럼 불거지는 주민들의 집단민원성 반대시위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내용도 도시형 폐기물처리장·노인전문요양시설·래프팅 장소·장례식장 반대를 비롯,택시 완전 월급제,고속철 통과 저지,레미콘공장 허가 취소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30일 강원도 춘천시에 따르면 시내 칠전동 주민 1000여명은 아파트단지와 1.6㎞ 떨어진 신동면 팔미1리가 ‘도시형 폐기물처리장’ 후보지로 유력하게 거론되자 최근 시에 반대입장을 전달하는 등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동내면 거두리 주민들도 중풍·치매 노인 치료를 위한 ‘노인 전문요양시설’이 마을에 들어오는 것으로 알려지자 반대 플래카드를 설치하고 전면백지화를 촉구,시가 난감해하고 있다. 강릉시 주문진읍 통발 어민 90여명은 최근 강릉시청앞 도로에서 생계 보장요구 시위를 했고,경포도립공원 인근 주민들은 장례식장 설치 불가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영월군 하동면 각동리 주민들도 “고씨동굴 앞과 각동리 배터가 래프팅 출발지여서소음과 교통사고 위험이 높다.”며 출발장소 이전을 요구한다. 지난 5월부터 완전월급제를 요구하며 파업을 해온 인천민주택시노조원들은 안상수(安相洙) 인천시장이 취임하자 아예 인천시청 앞에서 텐트농성을 벌인 끝에 안 시장의 중재로 지난 27일 사용자측과 ‘전액관리제 시행요령을 성실히 준수해 월급제를 시행한다.’는 합의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부산에서는 경부고속철도의 부산 금정산 및 경남 양산의 천성산 통과 방안을 둘러싸고 생태계와 환경 파괴를 우려하는 부산지역 종교·환경단체의 항의성 집회가 잇따르고 있다. 전남 장흥군 안양면 주민과 지역내 7개 사회단체 회원 등 100여명은 25일과 29일 장흥군청 앞에서 관내 레미콘 공장 허가 취소를 요구하는 결의대회를 잇따라 가졌다. 주민들은 “최근 허가가 난 레미콘 공장 두 곳의 부지가 교통사고가 빈번한 국도 18호선과 가깝고 먼지와 소음,교통사고 위험 등으로 농작물 피해와 주거권 침해가 예상된다.”고 주장했다.J레미콘은 장흥군이 허가를 내주지 않자 전남도에 행정심판을 청구해 ‘불허가 처분 취소’ 결정을 받아낸 뒤 지난 20일 안양면 수양리 산 21에서 공장 건립에 들어가,장흥군만 중간에서 애를 태우고 있다. 자치단체 관계자들은 “무조건 반대부터 하는 것은 우리사회에 님비현상이 만연돼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모든 사업을 용역결과와 주민공청회 등을 거쳐 정당하게 결정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는 자치단체의 밀어붙이기식 행정도 이제는 사라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국종합·정리 조한종기자 bell21@
  • 여성부 “제주지사 성희롱” 결정

    여성부 남녀차별개선위원회(위원장 한명숙 여성부장관)는 29일 모 여성단체 제주시 지부장(여성)이 우근민(禹瑾敏) 제주지사로부터 성추행당했다고 신고한 사건을 ‘성희롱’으로 결정,제주도에 1000만원의 손해배상과 재발방지대책의 수립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여성부 황인자 차별개선국장은 “개선위원들의 현장조사 등 심층·보강 조사결과,우 지사의 행위가 신청인에게 성적 굴욕감과 혐오감을 준 것으로 파악됐다.”고 결정이유를 밝혔다. 제주여민회 등 제주도 내 3개 여성단체 대표들은 지난 2월21일 기자회견을 갖고 “1월25일 우 지사가 자신의 집무실에서 여성단체 활동과 관련한 대화를 하던 모 여성단체 제주시 지부장의 블라우스 단추를 풀고 가슴을 만지는 등 성추행을 했다.”고 폭로했었다.이어 모 여성단체 제주시지부장은 우 지사를 성추행 혐의로 여성부에 신고했었다. 황수정기자 sjh@
  • 수도권 쓰레기매립지 / 환경종합 연구단지 탈바꿈

    혐오시설로 주민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았던 수도권 쓰레기 매립지가 자원화·환경종합연구단지로 탈바꿈하고 있다.매립가스를 이용,6500KW(2만가구 사용가능)의 전력을 생산하고 유휴부지를 활용,생태공원화하는 작업도 추진중이다.쓰레기매립단지에는 2000년 6월 국립환경 연구원을 비롯 한국자원 재생공사 환경관리공단 환경연수부 등이 잇따라 들어섰다.이에 따라 환경연구 단지에 들어선 환경관련 기관은 기존의 수도권매립지공사를 포함,5곳으로 늘었다.19일에는 환경종합연구단지 준공식이 열린다.지역주민과의 갈등과 반목을 잠재우고 친환경 시설로 거듭난 수도권 쓰레기 매립지를 집중조명한다. ◆ 수도권매립지 현황 = 인천광역시 서구 검단·검암동,경기도 김포군 양촌면에걸쳐 조성된 세계 최대의 해안 광역매립지로 면적은 약 628만평에 이른다.세부적으로는 1∼4매립장 부지가 454만평,환경연구단지 100만평,경인운하 74만평 등이다.이곳에는 서울시와 인천시(옹진군 제외),경기도 22개 시·군에서 나오는 하루 2만여t의 폐기물이 매립되고 있다.1992년부터 쓰레기를 묻기시작,이미 제1매립장 124만평은 2000년 10월 매립이 끝난 상태고 현재는 제2매립장 112만평에 매립이 진행되고 있다.오는 2022년까지 31년 동안 약 3억3000만t의 쓰레기를 묻을 계획이다. 지난해까지 반입된 쓰레기량은 7200만t(10t트럭 720만대분)에 이른다.매립초기 연간 쓰레기 반입량이 1170만t까지 치솟은 해도 있었으나 95년부터 실시한 쓰레기 종량제 등으로 지난해는 634t으로 줄었다.지자체별로는 서울시가 전체 반입량의 58%,경기도 24%,인천시 18%를 차지한다. ◆ 매립지관리공사 출범 = 매립이 시작되면서 서울·인천·경기도가 합동으로 매립지운영 관리조합을 설립해 운영을 총괄했으나 매립 및 복토공사,침출처리장 등 기술관련업무는 환경부 산하 환경관리공단이 수탁계약으로 맡고있다.이 과정에서 쓰레기처리와는 상관없이 매립지 운영을 둘러싼 이권싸움과 책임전가,의사결정지연 등 운영관리상의 여러가지 문제점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매립지의 효율적 운영관리와 주민들과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지방공사 설립을권고했다.그러나 3개 지자체는 2년이 넘도록 해결책을 찾지못해 결국 국가 관리체제로 전환,2000년 7월 환경부 산하에 수도권 매립지 관리공사를 설립했다.공사는 3본부 7처 1실로 구성돼 있으며 194명의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 주민갈등 해소 = 매립지 직접 영향권에는 3개 동·면,9개 동·리 등 7509세대 2만2500여명이 거주하고 있다.환경부는 공사출범과 함께 주민들의 반발을무마하기 위해 환경연구단지 조성,쓰레기 위생매립을 약속했다.이에 따라 2000년 6월 국립환경 연구원이 처음으로 이곳에 이전한 뒤 한국자원 재생공사,환경관리공단,환경연수부(구 환경공무원교육원) 등이 잇따라 입주했다.연구단지에는 1000여명의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다.아울러 이르면 내년쯤 환경부의 생물자원 보전관도 들어설 예정이다. 매립공사는 무엇보다 주민 협력체제를 만들어 투명하고 공개적인 매립지 운영,지역민 일자리 창출 등의 노력을 통해 신뢰를 쌓았다.특히 주민들에게 위생매립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 매립을 야간에서 주간으로 전환했다.새벽 5시부터 쓰레기 반입을 시작,오후 5시에 종료함으로써 운반시 나오는 소음문제를 최소화했다.반입이 종료되면 악취를 저감하기 위해 곧바로 복토작업에들어가 오후 8시면 모든 작업이 끝난다.또한 특허를 획득한 침출수 처리기술로 일반 생활하수보다 70∼330배 높은 악성물도 맑고 투명하게 처리할 수 있는 복합처리공정 시스템도 갖춰 환경오염의 불신을 해소했다. ◆ 견학명소로 인기 = 독일·일본·중국 등 쓰레기처리 관계자 160여명이 기술자문을 받기 위해 다녀가는 등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또 유치원생을 비롯초·중·고생들의 환경 현장학습장소로,시민환경교실에 참여하는 일반인들의 견학코스로 각광을 받고 있다.홍보팀은 연인원 2만여명이 이곳을 다녀가고 있으며 올해는 5000명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특히 외국인들을 위해 외국어 더빙 및 자막이 나오는 홍보비디오물도 제작 방영하고 있다. ◆ 향후 발전계획 = 철저한 위생매립을 통해 주변을 친환경적으로 관리한다는계획이다.매립위주의 처리방식을 폐기물을 자원화하는 순환 관리체계를 구축,자원화단지로 전환시키는 청사진도 내놓았다.자원화단지로 바꾸기 위한 최초사업으로 현재 6500KW 전력을 생산하는 발전소가 있지만 2004년에는 5만KW(18만 가구 사용가능) 발전시설을 추가로 건립할 예정이다. 특히 매립이 완료된 제1매립장과 유휴부지에는 생태공원·화훼단지·유수지·골프장 등을 만들어 수도권매립지를 드림파크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김포 유진상기자 jsr@ ■종합생태공원 어떻게 - 1000만그루 나무숲속 유수지엔 철새들이 매립지 주변에는 환경연구단지가 조성돼 준공을 앞두고 있다.환경연구단지에는 현재 4개 환경연구기관이 들어서 있고 생물자원보전관도 추가로 입주하게 된다. 환경연구단지 바로 앞에는 경인운하가 건설될 굴포천이 흐른다.운하가 건설되면 개천 남쪽에 경인지역 물류중심으로 활용될 경인운하 터미널이 만들어진다.2000년 10월 매립이 완료된 124만평의 제1매립장은 용도변경을 기다리고있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는 매립이 완료된 제1매립장과 유휴 공간에 골프장과 잔디광장을 조성한다는 계획아래 매립지 위에 흙을 덮는 안정화 사업을 벌이고 있다.2020년까지 매립이 완료되는 제2,3,4매립장에도 태양력과 풍력을 이용한 발전소,모형헬기장,서바이벌 게임장,습지생태공원 등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또 매립지 주변지역의 상습적인 침수피해를 막기 위해 총 720억원의 예산을들여 2003년 말까지 유수지 건설도 추진중이다.유수지가 완성되면 철새가 찾아드는 친환경적 자연 생태공원이 만들어져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또하나의 볼거리를 제공하게 될 전망이다. 매립지공사는 올해를 생태공원조성 기반을 구축하는 해로 정하고 ‘100만그루 나무심기’ 운동을 전개,지금까지 71만 그루의 나무를 심었다.앞으로 10년간 1000만그루의 나무를 심어 매립지 전체를 나무숲으로 조성한다는 복안이다.또한 매립지에 적합한 수목을 자체생산하기 위해 4만4000여평의 부지에 나무와 화훼류 등을 파종 이식할 양묘장도 만들었다. 유진상기자 ■이정주 수도권매립지 관리공사 사장 “고용창출 자원순환시스템 구축” “수도권 매립지를 최고의 친환경 드림단지로 조성,수도권 시민들의 편안한 휴식공간으로 제공할 계획입니다.” 오는 22일로 창립 2주년이 되는 수도권 매립지관리공사 이정주(李定柱·59)사장은 이같이 밝혔다. 이 사장은 “쓰레기는 매립되면 끝이 아니라 에너지자원으로 재활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매립지에서 나오는 가스를 전기·지역난방 등에 활용하는 한편 지역주민들의 고용창출 효과를 끌어내는 ‘자원순환관리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수도권 매립지에 반입되는 폐기물의 70∼80%는 가연성 폐기물.따라서 가연성 폐기물을 태움으로써 발생하는 열에너지를 이용,전력·난방열을 생산해낸다는 복안이다.이렇게 되면 쓰레기량 매립량이 줄어매립지 사용연한이 연장될 수 있다는 것이다. 공사출범 후 초대사장으로서 지역주민들과 각종 매립지 현안을 해결하는데 어려움도 많았다고 토로하는 그는 “자원순환 관리시스템에 대해 일부에서 반대의견도 있지만 고용창출·지역발전 효과가 큰 만큼 오히려 지역민들이 나서서 추진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사장은 특히 수도권 쓰레기매립장을 대규모환경 드림동산으로 만들기 위해 매립지를 공원화한다는 복안을 세우고 이미 실행에 들어갔다. 그는 “매립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악취·먼지 등 환경피해를 최소화하고 매립예정부지에 생태공원,화훼단지,유수지 등을 건립하겠다.”며 “이미조성된 환경종합연구단지와 함께 매립장은 종합생태공원으로 바뀔 날이 멀지않았다.”고 말했다. 유진상기자 ■경제특구 김포매립지 휴양·레저 종합도시로 김포해안매립지 면적은 총 1100만평.이 가운데 628만평은 수도권매립지로이용되고 나머지 부분은 김포매립지로 남아있다.신공항고속도로가 건설되면서 자연스럽게 수도권매립지와 구획선이 그어졌다.수도권매립지내 시설단지부지를 가로지르는 공항고속도로 건너편이 김포매립지다. 얼마전 정부는 이 김포매립지를 국제 금융중심지로 개발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국제금융기능 업무를 담당할 초고층 빌딩과 쾌적한 주거공간을 조성,외국인을 적극 유치하고 스포츠·레저단지도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처럼 김포매립지가 경제특구로 지정,개발되고 인접한 수도권매립지가 종합생태공원으로 조성되면 서해안 김포매립지는 경제·휴양·레저 종합도시로 되살아나 관심을 모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진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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