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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줌은 버릴게 없는 건강寶庫”/강국희 세계요료법협회 초대회장 교수

    하필 오줌을 마실까. 남에게 피해만 주지 않으면 그만이겠지만.‘오줌박사’를 인터뷰하러 가면서도 께름칙한 기분은 떨칠 수 없었다.혹시 ‘한번만 마셔보라.’고 자꾸 권할까봐 걱정도 됐다.그런데 누구라도 박사의 설명을 다 듣고나면 ‘나도 한번 마셔볼까.’하는 호기심으로 바뀌게 된다. ‘요료법(尿療法)’의 역사는 고대 힌두교 경전에 나올 정도로 오래됐지만 세계적인 구심점을 마련한 사람은 성균관대 생명공학부 강국희(姜國熙·62) 교수다.그는 지난 5월 ‘세계요료법협회’의 초대 회장으로 뽑혔다.눈코뜰새 없이 바쁜 강 교수에게 오줌을 마시고,몸에 바르며 건강을 관리하는 ‘요료법’의 모든 것에 대해 들어봤다. ●요구르트 박사님이 어째서… 오줌이 ‘혐오스럽다.’는 선입견부터 고쳐주려는 듯 강 교수는 요구르트에 비유했다.“요구르트가 처음 보급된 70년대에는 공짜로 나눠줘도 아무도 먹지 않았어요.시큼한 맛에 색도 이상하다고요.그렇지만 지금은 모두 건강음료로 생각하지요.오줌도 그렇게 될 겁니다.” 강 교수는 건국대 축산학과를졸업한 뒤 일본으로 건너가 도쿄대에서 유산균을 연구했다.귀국하면서 한국에 처음 요구르트를 알렸고 지난 30년 동안 유산균 연구에 매달린 그는 이제 ‘오줌박사’로 변신했다. 강 교수는 오줌에 들어있는 비타민·미네랄·아미노산·단백질·효소·신경안정물질·호르몬·세포증식촉진물질·항암물질·항산화물질 중에서 “어느 것이 더럽냐.”고 반문했다.우리가 상식적으로 생각하는 노폐물이 아니라는 것이다.무엇 하나 버릴 것이 없다고 했다.지금은 사람들이 잘 몰라서 괜히 꺼릴 뿐이라고 했다.오줌의 탁월한 성분과 효능을 묵묵히 연구하다보면 누구나 오줌을 마실 날이 올 거라고 강조했다. ●‘지식의 편향성’에 반성했다 강 교수가 요료법에 입문한 것은 그리 오래 되지 않는다.98년 3월 국가보안법 위반죄로 스물세해 동안 옥살이를 하고 나온 대학 동창이 마셔보라고 권한 것이 계기가 됐다.“친구가 ‘나는 감옥에서 이것으로 살았다.’며 일본 의사가 쓴 요료법 책을 건네더군요.연구해 보라고요.” 친구의 체험을 바탕으로 한 설득은 그를 짧은시간에 오줌 전문가로 이끌었다.강 교수는 “농학박사이자 과학자로서 해부·병리·생리학을 두루 공부했지만 정작 오줌에 대해서는 너무 모르고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면서 “한 쪽에만 치우친 지식으로 공부를 다했다고 자부했던 것에 크게 반성했다.”고 고백했다.책을 구해 요료법의 원리와 임상 사례 등을 학자로서 깊이 연구하는 동시에 직접 마시기 시작했다. ●건강에 짙은 안개가 걷힌 듯 아침 첫 오줌이 좋다고 했다.첫 두 숟가락 정도는 버리고 유리컵에 받았다.전에는 실수로 손에 오줌이 묻으면 비누로 박박 씻으며 난리를 쳤는데 이제 통째로 들이키려니 “천지가 개벽할 일”이었다고 한다.강한 호기심은 역하다는 느낌을 지우기에 충분했다.그렇게 처음으로 오줌 반 컵을 마셨다. 셋째날부터 뭔가 오기 시작했다.젊었을 때 당한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늘 오른쪽 어깨와 팔이 묵직하게 아팠는데 갑자기 개운해졌다.마치 안개가 자욱이 껴 있다가 햇빛이 비추면서 환해지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일주일 지난 뒤 사흘 동안 설사를 했지만,탈이났을 때와는 기분이 사뭇 달랐다.‘가뿐하다.’는 느낌이었다.아침에 일어나면 온몸이 개운했다.20년째 십이지장염을 앓아 만성 구토와 두통에 시달리던 육촌누님도 강 교수의 권유로 요료법을 시작한 뒤 입맛이 돌기 시작했다.기적이라고밖에 할 수 없었다. ●세계협회장 된 ‘오줌박사’ 요료법에 푹 빠진 강 교수는 각종 자료를 모으기 시작했다.99년에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제2회 세계요료법대회’에 참석하게 됐다.체험담과 임상 연구 사례를 듣는 자리였다.44개국 400여명이 참석한 대회에서 난치병이 씻은 듯 사라졌다는 발표도 나왔다. 결실은 지난 5월 브라질에서 열린 제3회 대회에서 맺었다.강 교수는 “주먹구구식으로 사례만 발표하지 말고 제대로 된 공식기구를 발족해 학술대회도 열고,이론적으로 연구해보자.”고 제안했다.전세계 40개국 1000여명이 동참할 뜻을 밝혔다.이렇게 해서 ‘세계요료법협회’가 출범했다.흔쾌히 한국의 ‘프로페서 강’을 임기 2년의 초대회장으로 뽑았다.4차 대회는 오는 2007년 경기 가평에서 연다.이달 말인터넷 홈페이지를 개설해 전 세계에 요료법을 소개할 계획이다. ●오줌 마시면 별다른 약 안써도 된다 강 교수는 “오줌은 온 몸을 돌아다닌 혈액이 신장에서 걸러진 것으로 인체에 대한 정보가 녹아 있다.”고 설명했다.외부에서 병원균이 침입하면 자연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우리 몸의 면역세포가 반응한다.반응정보는 혈액을 통해 온 몸으로 전달되는데 방금 몸 밖으로 나온 오줌에도 이런 정보가 담겨 있다.따라서 오줌을 마시면 병원균에 대한 정보가 임파선을 자극,뇌에 전달돼 이에 대응할 각종 호르몬과 면역세포에 명령을 내리게 된다.오줌의 ‘자연치유력’이란 바로 이런 것을 일컫는다. 그는 “이 때문에 오줌을 마시면 병에 걸렸다가도 별다른 약을 쓰지 않아도 낫는다.”고 말했다.오줌에 있는 성분 중 ‘EGF’같은 인자는 세포의 성장을 촉진시키기 때문에 상처를 빨리 낫게 하는 효과도 있다.인스턴트 음식이나 육류를 먹으면 으레 역한 오줌이 나오게 마련이므로 자연스레 먹는 것도 조절하게 된다.복용은 주로 아침에 나오는 오줌으로 하며 피부에 바르기도 한다.오줌과 생수만 마시면서 3박 4일 정도 ‘요단식’도 한다. ●웃음이 보약 늘 웃고 산다는 강 교수는 “잘 먹고,규칙적으로 운동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마음가짐이 건강의 세가지 비결”이라고 말했다.이런 건강 비결 때문인지 강 교수는 나이보다 훨씬 젊어 보였다.휴대전화는 쉴새 없이 울렸다.무턱대고 고맙다는 인사부터 처음 오줌을 마셨는데 부작용이 없냐는 걱정도 있었다. 강 교수는 한달에 한번씩 요료법 세미나를 열고,석달에 한번씩 요료법을 소개하는 ‘생명수와 건강’이라는 건강정보지를 낸다.자신이 운영하는 홈페이지와 ‘다음’ 카페를 통해서도 요료법을 알리고 상담도 해주고 있다.내년 4월에는 도쿄에서 ‘제1회 아시아요료법대회’를 열 계획도 세웠다.많은 사람에게 요료법을 알리고 싶다는 그는 “정부에서도 나서 요료법 연구에 투자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요료법의 역사 요료법은 동양에서 발원해 서양에 전해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힌두교 경전에는 오줌을 먹었다는 기록이 107군데 나올 정도로 요료법의 역사가 깊다.‘동의보감’에도 “성질이 차고 맛은 짜며 독이 없으니 피로의 갈증과 기침을 그치게 한다.”며 요료법 처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박지연기자 anne02@
  • 이라크 “터키파병 결사반대”/수니·시아파 갈등에 쿠르드족 문제등 얽혀

    이라크 과도통치위원회(IGC)는 12일 터키의 이라크 파병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터키 의회는 앞서 지난 7일 1만여명의 전투병을 이라크에 파병하기로 최종승인했다.IGC는 이날 “우리는 터키뿐 아니라 다른 이웃 국가들의 파병에도 반대한다.”고 밝혔다.이라크가 이슬람 국가 중 유일하게 파병을 결정한 터키를 이토록 결사반대하고 있는 이유는 뭘까. 먼저 뿌리깊은 역사적 악연에서 비롯된다.이라크는 16세기부터 제1차 세계대전 종전 때까지 터키족이 세운 오스만 제국의 지배를 받았다.때문에 과거의 지배자가 다시 이라크 땅에 들어오는 것에 대해 본능적 거부감을 갖고 있다.그런 데다 양국은 터키가 지난 90년대 티그리스·유프라테스강 상류에 대규모 댐을 건설한 이후 물분쟁을 벌여왔다.터키의 친(親)이스라엘 노선도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이라크인들의 외세개입에 대한 혐오도 한몫한다.이라크인들은 치안이 불안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지만 외국 군대에 의존하는 것보다 스스로의 힘으로 나라를 지키고 싶어한다.때문에 터키군 파병이주변 이웃 국가에 영향을 주어 외국 군대의 이라크 주둔을 부추길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IGC는 지금까지 성명을 통해 이같은 우려를 여러 차례 표명했다. 이밖에 소수인 수니파의 지배를 받아온 시아파 지도자들은 수니파가 99% 이상인 터키군의 주둔에 대해 심한 적대감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다 이라크 내의 쿠르드족 문제도 만만찮다.이라크 북부의 쿠르드족 양대 파벌인 쿠르드민주당(KDP)과 쿠르드애국동맹(PUK)은 터키의 파병에 우려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터키는 6800만명 인구의 20%가 쿠르드족이며 이라크 내에는 약 440만명의 쿠르드족이 살고 있다.터키 정부는 1980년대부터 이라크 북부와 터키에서 독립운동을 벌이고 있는 쿠르드족과 끊임없이 마찰을 빚어 왔다.2600여만명으로 추산되는 세계 최대 소수 민족인 쿠르드족은 이란,이라크,시리아의 국경이 만나는 험준한 산악지역에 흩어져 살고 있다. 터키 국민들 사이에서 파병 반대 여론이 높은데도 불구하고 터키가 파병을 고집하고 있는 것은 쿠르드족의 분리 독립운동을 막고 이라크 북부유전지대 통제권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계산 때문이라는 설이 파다하다. 일부 이라크인들은 터키가 이번 파병을 계기로 그동안 자국의 영토라고 주장해온 북부 도시 키르쿠크와 모술을 재점령하려는 속셈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상숙기자 alex@
  • ‘원지동 국립의료원’ 청신호

    서초구 원지동 추모공원 부지에 현재의 을지로 국립의료원을 이전하는 대신,화장로와 납골당을 부설로 건립하려는 서울시와 보건복지부의 계획이 자치구와 주민들의 양보로 탄력받게 됐다.그러나 신분당선의 지하화가 새로운 조건으로 제시돼 주목된다. 서초구와 ‘청계산지키기 시민운동본부’는 13일 조남호 구청장,김열호 구의회 의장,주민대표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지역 현안에 대한 전체회의를 열었다.회의에서는 ▲국가중앙의료원 이전을 위해 도시계획시설로 변경 ▲그 부속시설로 화장로 설치 ▲화장로 적정수요 조사 ▲화장로 관련 소송에 대해 합리적 대안을 갖고 지속 협의 ▲2009년 완공 예정인 신분당선의 지하화 등을 결의했다. 이는 그동안 화장로 설치 등 서울시의 추모공원 계획에 대해 주민들이 탁상·밀실행정,절차상 문제 등을 들어 원천적으로 반대해 자치구와 서울시간 의견대립이 극심했다는 점에 비춰 상당히 진전된 타협안으로 받아들여진다. 현재 법원에 걸린 추모공원 관련 소송 두 건에 대한 결과를 앞두고 서울시와 서초구,지역주민들간의 알력도 상당히 완화돼 추모공원 건립이 한층 탄력받을 전망이다.주민들은 지난 2001년 서울시가 원지동 추모공원 건립 방침을 밝히자 행정법원에 도시계획시설 결정 취소 청구소송을 냈다.지난해 4월엔 건설교통부가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해제하자 건교부를 상대로 그린벨트 해제결정 취소 및 행정처분 효력정지 가처분소송을 냈다. 진전된 타협안이 나왔지만 건교부가 공원용도로 지정된 도시계획 변경에 계속 반대하거나 신분당선의 지상 건설을 고집한다면 ‘청계산 사태’는 다시 불거질 우려도 있다. 청계산지키기 운동본부 김덕배 사무처장은 “주민들이 이 문제로 더 이상 갈등의 불씨를 남겨서는 안된다는 차원에서 결단을 내린 것”이라면서 “의료원 건립 등 상황이 달라졌고 서울시가 노력한 점을 인정한 결과”라고 말했다.혐오시설이라는 인식을 불식시킬 수 있는 도시계획이 마련돼 청계산 등산객 유도 등 주민들에게 유익한 환경이 조성되고,복지혜택을 위한 의료단지가 들어선다면 반대할 이유가 없다는 설명이다.원칙적으로는 추모공원 문제를 양보하고,그 대신 주민생활환경과 밀접한 신분당선 지하화를 연계한 ‘일괄타결’을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시 방태원 노인복지과장은 “주민들의 양보는 파격적인 것으로,혐오시설을 둘러싼 갈등 해결에 좋은 사례”라면서 “이런 점에서 시민들의 건설적인 방안 제시에 대해 건교부가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송한수기자 onekor@
  • 후유증이 더 무서운 성폭행/실태와 대처법

    성폭행 사건이 갈수록 잦아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이제는 무덤덤한 반응을 보이기에 이르렀다.그러나 만약 내 가족이 피해자라면 어떻게 대처하고 수습할 것인가? 특히 아동이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성폭행은 모르는 사람보다 주변의 아는 사람이 저지르는 경우가 더 많아 70%나 되지만 대개는 “부끄럽고 창피하다.”거나 “애 장래 때문에…”라며 쉬쉬하고 지나간다.결코 바람직한 대응이 아니다.그렇게 해서 정신적 충격이 아물 리도 없거니와 자칫 신체적으로도 씻기 어려운 상처를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황당한 가운데 속만 끓이다 마는 성폭행,어떻게 대처하고 수습해야 좋을까. ■ 해마다 300만명 성피해 검찰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는 해마다 300만건이 넘는 각종 성추행·성폭행 사건이 일어나고 있다.그러나 가해자가 강간 등의 혐의로 처벌을 받은 사례는 지난해의 경우 9435건에 불과했다.세계 1,2위의 성폭행 발생 빈도를 보이고 있으나 신고율은 3%에도 못미친다는 것이 검찰의 분석이다. 특히 전체 피해자 가운데 18세 이하의 여자가 55%를 차지했으며,이중 절반이 넘는 35%가 13세 이하의 여자 어린이여서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 주고 있다. ■ 후유증 외상과 성병 등 신체적 상처 못지않게 행동 이상,정서적 혼란 등 정신적 상처도 심각하다.주로 나타나는 행동장애로는 집중력 장애,학업 부진,불면증,악몽,식욕 감퇴 등이 꼽힌다.불안감,수치심은 물론 자신에게 문제가 있었다고 여겨 자책감이 심하고,급기야 자신을 쓸모없는 사람으로 여기게 된다. 피해자는 대부분 심한 우울증에 시달리며,편두통과 신체 하부 통증,피부병 같은 증상을 보인다.때로는 분노와 증오심 때문에 음주,흡연,자살 등으로 자신을 학대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약물중독 등 부차적 피해를 입는 경우도 많다. ●만성통증 통증은 6개월 이상 치료해도 쉽게 호전되지 않는다.통증이 근심을 유발하고,근심이 다시 통증을 증폭시키는 악순환이 계속된다.통증에서 비롯된 근심,걱정,무력감,수면장애 등이 환자를 우울하게 하고 사기를 저하시킨다. ●외상후 스트레스 외상을 입는 사고를 당한 뒤 극도의 공포감과 자기 제어능력상실,죽음에 대한 공포감 등을 보이는 증상이다.이 증상을 보이는 사람들은 자신에게 두려움을 준 사고를 또렷하게,반복적으로 기억하거나 악몽을 꾼다.더러는 커다란 소리나 사고와 연관된 대상,즉 자동차 등에 매우 민감하다.가족이나 친구 등 예전에 소중하게 생각했던 활동 등에 대해서 관심이 없어지고,심각한 고립감을 느끼게 된다. ●우울증 성폭행으로 우울증을 겪는 사람은 비참함과 절망·죄책감,자신이 정말 살 가치가 있을까 등의 생각으로 고통을 겪게 된다.일반적인 우울증 증상인 식욕상실,불면증,격심한 두통과 잦은 식체,변비등을 보이기도 한다. ●약물중독 가장 흔한 중독은 알코올과 담배,약물이다.이런 중독 현상은 신체뿐 아니라 정신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치며 환자들의 반사회 성향을 높여 범죄를 유발하기도 한다. ●사회적·성적 후유증 등교 거부와 무단 결석,부모에 대한 지나친 의존이나 가출,매춘,알코올,마약을 가까이 하거나 일탈적 범죄를 저지르기도 하며,자위행위나 모든 성적 현상에 대해 극도의 공포·혐오감을 나타내기도 한다.■ 수습 및 예방 만약 가족이나 주변의 누군가가 성폭행을 당했다면 신고와 함께 당시의 정황을 보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양치질이나 목욕을 하지 않는 것은 물론 사건 당시 입었던 옷을 갈아입지 말고 곧장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병원에서는 피해자를 상대로 당시의 정황을 확인하고 가해자를 확인하기 위해 체모와 손톱 등을 잘라 보존한다.또 성병 감염 여부와 정자의 혈액형도 확인하게 된다. 많은 피해자들이 자신과 가족에게 피해가 돌아올지 모른다는 두려움,사회적 비난이나 고립감을 피하기 위해 숨기는 경우가 많으나 이는 피해자 개인이나 사회적으로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가정에서는 평소 자녀들에게 성폭행 예방법을 가르치고,불가피하게 피해를 입었을 경우 즉시 가족에게 털어놔 함께 고민하도록 교육하는 것이 중요하다. 차병원 산부인과 박지현 교수는 “성폭행의 경우 대부분 생식기에 심각한 외상을 입을 뿐 아니라 매독 간염 에이즈 등 성병을 옮는 사례가 많으나 경찰이 일반 병원의 진단 결과를 제대로 인정하지 않아 피해자가 경찰병원에서 다시 검진을 받는 등 제도적인 문제도 있다.”고 지적하고 “그러나 일반적인 진료는 간단하기 때문에 반드시 치료를 받아 정신적 안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또 대전 선병원 신경정신과 김영동 과장은 “우선 피해자가 무력감과 죄책감으로부터 벗어나도록 도와야 한다.”며 “특히 청소년들이 전문의를 찾아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털어놓으면 성폭행의 공포감과 그 후의 고립감을 떨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도움말 차병원 산부인과 박지현 교수.인하대병원 감염내과 정문현 교수.대전선병원 산부인과 최영렬·신경정신과 김영돈 과장 심재억기자 jeshim@
  • [메트로 인사이드] 도봉 공영차고지 건설 막판 진통

    도봉·미아로 중앙버스전용차로제 시행에 맞춰 서울시가 추진 중인 도봉구 도봉동 341의 1 일대 공영차고지(버스정류장) 건설이 도시계획위원회 통과를 앞두고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도봉구 주민들이 공영차고지 건설을 꺼리는데다 도봉구의회도 강력히 반대하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서울시는 24일 도시계획위원회를 열어 도봉동 노외주차장 3만 6389㎡ 가운데 3만 352㎡를 공영차고지로 변경하는 안건을 심의키로 했지만 다른 안건이 많아 다음 달 속개회의 때 다시 심의키로 했다고 25일 밝혔다. 시는 현재 지하철 1·7호선 도봉산역 환승주차장으로 사용되는 이곳에 52억원을 들여 내년 말까지 사무실,정비실,세차실,주유소,압축천연가스(CNG)충전소 등을 갖춘 공영차고지를 만들 계획이다.이 일대가 주차장에서 차고지로 바뀌면 승용차 218대와 버스 165대를 수용하게 된다.기사 임대아파트와 할인매장 등 각종 편의시설을 갖춘 주상복합건물을 시범 건립키로 했던 계획은 개발제한구역 해제 등 복잡한 절차에 막혀 백지화됐다. 시는 버스업체의 차고지 부족,업체 경영난 등을 해소하는 한편,버스노선을 간선·지선버스로 개편하고 중앙전용차로제를 시행하려면 공영차고지 건설이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다.완충녹지와 방음시설을 충분히 갖추고 매연과 오염물질 배출이 거의 없는 천연가스버스를 도입하기 때문에 환경오염도 거의 없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도봉구의회는 이미 도봉·미아로 중앙버스전용차로제와 공영차고지 건설에 대한 반대결의문까지 채택할 정도로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구의회 김용석 의장은 “공영차고지는 실효성도 없고 근거도 없는 도봉·미아로 중앙버스차로제 시행을 전제로 한 것이기 때문에 결코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이미 도봉동 345번지 일대에 음식물중간처리장이 있어 혐오시설을 한꺼번에 이 일대에 모아 놓을 경우 주민들의 반발과 환경오염이 심화될 우려가 있고 소음·매연·안전 등의 문제도 도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변 ‘안골’ 주민들도 구의회와 비슷한 입장이다.주민들은 또 CNG충전소가 위험시설인데다 버스노선을 간·지선으로 개편할 때 공영차고지보다는 작은 규모의 민영차고지를 분산설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반발하고 있다.이미 주변에 조성돼 있는 6000㎡ 규모의 차고지 확장 노력없이 또다른 차고지를 만드는 것은 예산낭비라고 비판했다. 시 관계자는 그러나 “이미 환승주차장으로 사용되고 있는 이 일대에 공영차고지를 조성하는 것이 주변 환경 훼손을 최소화하는 길”이라면서 “일부 주민들의 반발은 이해하지만 내년 말까지 완공하는데 큰 무리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류길상기자 ukelvin@
  • [나의 건강보감]한국 性의학 개척자 최형기 교수

    ●의대시절 테니스와 인연… 구력 34년 우리나라 성의학(sexology)의 개척자 가운데 한 사람인 연세대 의대 최형기(58·영동세브란스병원 비뇨기과) 교수.그는 테니스를 좋아한다.세미나나 학회 일로 지방엘 갈 때도 자동차에는 라켓과 운동화가 실려 있다.짬만 나면 테니스장으로 달려갈 요량이다.그의 전공 과목인 비뇨기과도 사실은 테니스와 무관하지 않다.“제가 70년도에 의대를 졸업했는데,당시만 해도 비뇨기과를 선뜻 지망하는 사람이 많지 않았어요.성병이나 고치는 곳으로 잘못 인식돼 있었거든요.그런데 내 판단기준은 달랐어요.여유롭게 테니스도 칠 수 있고,그러면서 개척의 여지가 많은 곳이 어딘가를 살폈지요.” 그렇게 해서 그는 비뇨기과를 선택했다.당시 비뇨기과는 환자수가 적어 상대적으로 일이 많지 않아 테니스를 칠 수 있었기 때문이다.미개척 분야라는 점도 한몫했다.그는 이후 34년의 구력(球歷)을 쌓아오고 있다. 테니스 치고 싶어 비뇨기과를 전공한 덕분에 그동안 쉬쉬하던 수많은 비뇨기질환을 치료의 영역으로 끌어들이는 등 ‘한국 성의학의 개척자’ 대열에 끼게 됐다.지난 83년에는 우리 나라에서 처음으로 발기부전을 치료하기 위해 임포텐츠 수술을 시작했는가 하면,85년에는 서울 영동세브란스병원에 역시 국내 처음으로 성기능장애클리닉을 설치했다.주변에서는 “대학병원에 이런 거 설치해도 되나.”라며 떨떠름해 했지만 그는 “인간적인 의학의 시도”라고 맞섰다.그의 정력적인 활동으로 98년에는 아시아 성의학회가 창립됐으며,순수 생약제제로 조루증 치료제를 발명하기도 했다.그는 “이런 성취가 건강해서 가능한 일이었고,건강은 테니스가 준 선물”이라고 했다. ●생약제제 조루증치료제 세계 첫 개발 그가 테니스를 처음 시작한 건 연대의대 예과 시절.체육시간에 라켓을 잡아본 것이 계기가 됐다. 그 전에 경기도 안성에서 중학교를 다닐 때 잠시 연식 정구를 맛보긴 했지만 테니스와는 달랐다.그러다 공부 때문에 한동안 놨던 라켓을 졸업후 인턴이 된 뒤에 다시 들었다.“테니스가 좋았어요.땀흘리는 운동이어서 건강을 다지는 건 기본이고,직업상 피할 수 없는 스트레스를 훌훌 털어버릴 수 있다는 게 매력이었죠.” ●“스트레스 풀고 어려운 수술 너끈히” 몰두하면 뭔가 이뤄내는 게 세상의 이치다.테니스에 미친 덕에 그는 벌써 70년대 초반에 전국 의사테니스대회를 석권했고 해군에 입대해서는 해군 대표로 활약했다.그러더니 금세 의사들 수준을 훌쩍 뛰어넘어 전국 아마추어대회에서 우승하기도 했다.아마추어 전국대회 2,3위를 차지한 것도 여러 번이다.“미국 유학 때도 그랬고 군에 있으면서도 틈만 나면 테니스를 쳐댔어요.사람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겠지만,제 경우 테니스로 스트레스를 풀고 몸의 컨디션을 유지하면 어렵겠다 싶은 수술도 아주 잘 되곤 해요.당연한 얘기지만 스트레스를 술이나 담배 등으로 감당하는 것과 운동으로 푸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 아니겠어요?” 그는 국내 성의학을 일군 의사다.그에게서 듣는 테니스의 효용론은 그래서 더욱 흥미롭다.“저를 찾는 환자는 누구든 운동부터 하라는 권유를 받습니다.꼭 테니스가 아니라 조깅이나 등산,자전거타기 등 하체를 단련하는 유산소운동이면 뭐든좋습니다.그렇게 해서 변화를 체험하면 그때부터는 운동이 ‘즐거운 중독’이 되는 겁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운동은 제쳐두고 혐오스러운 스태미나식만 찾는 왜곡된 정력문화를 못마땅해 했다.“운동이야말로 가장 쉽고 간단한 정력제인데,이상하게도 사람들은 이런 방법을 외면합니다.” 테니스 덕으로 자신의 생체 연령이 열살은 젊을 것이라는 그는 테니스를 ‘재미있어서 오래 할 수 있는 운동’이라고 했다.“재밌어요.지금도 가능하면 단돈 만원이라도 걸고 시합을 하는데,더 진지하게 운동을 하게 되더라고요.내가 지면 상대방이 좋아해서 좋고,이기면 최선을 다한 보답이어서 좋고요.그렇게 여러 사람과 어울리다 보면 인격 수양도 되는 것 같아 흡족합니다.” 고건 국무총리를 비롯,정몽준·박근혜 의원과 이명박 서울시장,임창열 전 경기지사 등 그가 테니스장에서 만난 사람은 셀 수 없이 많다. 테니스 말고 그가 즐기는 여락은 바둑.공인 아마3단인데,공인받은 게 오래 전이어서 지금은 ‘강 4단,약 5단’정도의 실력을 갖추고 있다.바둑을 여락으로 삼다 테니스를 좋아하는 윤기현 9단과 막역한 사이가 됐는가 하면 ‘돌부처’ 이창호 9단을 테니스에 입문시킨 이도 바로 최 교수다. ●이창호 9단에 테니스 입문시키기도 “뛰어라.뛴 만큼 강해진다.” 담배는 아예 입에 대지 않았으며 환자 진료를 의식해 술이래야 맥주 한 두잔을 마실 뿐이지만 건강한 삶,자신있는 삶을 일구는 데 일가를 이룬 그의 건강론은 너무나 평범했다.“뛰는 모든 운동이 다 건강에 좋겠지만,성 기능과 관련해 제게 비방이 없느냐고 묻는 많은 사람들에게 제가 한 말을 똑같습니다.테니스는 물론이고 축구,농구,태권도,수영,체조와 골프가 다 좋다.이런 운동이 회음부의 근육을 강화시키기 때문이다.단,어떤 운동이든 즐겁게,오래 해야 한다.나도 테니스를 30년이 넘도록 하고 있지 않은가.” 글 심재억기자 jeshim@ 사진 강성남기자 snk@ ■최형기교수의 테니스 건강론 최형기 교수의 ‘테니스 건강론’은 ‘테니스 신봉론’의 다른 이름이다.이창호 9단에게 “나이 40∼50쯤 되면 내가 테니스를 권한 뜻을 알 것이다.”는 ‘건강화두’를 남길 정도로 테니스의 효용을 신봉한다.일상적으로 주어지는 스트레스를 즐겁게 해소하는 것은 물론 비만으로 위협받는 성인들에게 운동,특히 테니스는 어떤 보약보다도 좋은 운동이라는 것이다. 물론 초창기에 팔관절에 통증이 오는 엘보를 겪기도 했지만 6개월 가량 페이스를 늦춰 극복해 냈다. 체중 75㎏인 사람이 한 시간에 최고 480∼490㎉의 열량을 태우는 테니스는 확실히 좋은 운동이다.게다가 다른 사람과 함께 하는 운동이어서 사교의 폭을 넓힐 수도 있으니 꿩먹고 알먹는 격이다. 한창 젊었을 때는 틈만 나면 테니스장으로 달려 나가곤 해 아내 눈치를 안살핀 건 아니지만 “내가 건강해 내 일을 충실하게 하는 것만큼 더 가정적인 배려가 있겠느냐.”며 설득했고,지금은 오히려 아내가 그의 건강을 고마워할 정도다. 그렇다고 그가 가족과의 단란을 등한시하는 건 결코 아니다.특별한 일이 없으면 거의 매일 아내와 1시간 정도 산책을 하며 담소를 나눈다. 진솔한 삶의 단면이기도 한 이런 부부애의 저변에는 ‘금실(琴瑟)의 운동’인 테니스의 위력이 숨어 있다. 얼굴에서 쉰여덟 나이의 흔적을 찾을 수 없는 그는 “몸이 건강하면 생각이나 판단이 바르고 긍정적이며,그런 마음가짐이 바로 건강한 삶의 전제”라며 “이렇게 말하면 이상할지 모르나 테니스는 비뇨기과라는 내 전공과목과 함께 나를 지지하는 두개의 버팀목”이라고 했다. 대한테니스협회 김웅태 과장은 “정해진 시간 동안 필사적으로 움직여야 하는 축구 등과 달리 경기 중에도 스스로 체력을 안배할 수 있어 노약자나 여성,어린이도 무리없이 소화할 수 있으며 하체를 비롯한 전신 근력 강화와 인체의 유연성,순발력을 길러주는 격조있는 운동”이라고 말했다. 심재억 기자
  • 징그러운 뱀? 알고보면 깜찍!/애완용 뱀 키우기

    전래동화 속의 뱀은 약한 이를 위협하는 존재이고,기독교에서 뱀은 사악한 동물이다. 간사하고 저주받은 동물로만 여겨진 뱀.이런 뱀이 외관이 아름답고 먹이를 자주 먹지 않아 기르기 쉬운 애완동물로 10∼20대 사이에 탄탄한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 “왜 뱀이 징그럽고 교활한 동물이라는 고정관념이 생겼는지 모르겠어요.우리 ‘스넥’(스트라이프 킹스네이크)은 눈이 마주치면 흠칫 놀라는 게 얼마나 귀여운데요.” 뱀을 사육한 지 한달을 갓 넘긴 오정훈(16·고2)군의 말이다. 정훈군이 이런 말을 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뱀을 키우겠다는 ‘선포’를 한 뒤 가족의 반대가 상당히 심했기 때문이다.반대에 부딪히는 것은 뱀을 키우기 위해 한번씩은 거쳐야 할 관문인 듯하다. 밴디드 킹스네이크를 구입한 지 3개월 됐다는 신은혜(15·고1)양은 “뱀을 데려오기만 하면 버려버리겠다고 하신 부모님도 지금은 아주 싫어하지는 않으세요.화려하고 멋진 것이 관상용으로는 제격이라 가끔은 집에 온 손님에게 자랑도 하시죠.”라며 활짝 웃어보인다. 애완동물로기르는 뱀은 캘리포니아 킹스네이크,알비노 콘스네이크,밀크스네이크,그린스네이크 등 40여종류.가격은 5만원에서 30만원까지 다양하다.유체의 크기는 40∼50㎝,성체가 되기까지 2∼4년이 걸리며,길이 1∼1.8m,지름 3∼4㎝ 정도로 커진다.그러나 생각만큼 큰 공간을 차지하지는 않아 뱀 전체 길이의 절반 정도 되는 사육장이면 충분하다. 첫날밤은 동물에게도 중요한 법.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하루쯤 사육장을 검은 천으로 완전히 가려 안정을 주는 것이 좋다.먹이는 먹이용 쥐, 미꾸라지, 물고기 등이며,간혹 종에 따라 곤충을 먹기도 한다.사육장의 온도는 28∼30℃를 유지한다.통풍이 잘 돼 서늘하도록 해주어야 피부병에 걸리지 않는다.뱀이 몸을 완전히 담글 수 있는 물그릇과 은신처가 필요하다.튼튼한 잠금장치는 필수.자칫하면 뱀이 탈출을 시도할 수 있다.수입종은 모두 독이 없다.1m 이상 크기의 뱀에 물렸을 경우에는 약품으로 소독만 해주면 된다. 단순히 호기심으로 뱀을 기르는 것은 피하고,자신이 기르는 뱀이 쥐를 먹는다는 것에 대해 혐오감을갖지 않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렙타일클럽(www.reptileclub.net)의 오성진 대표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가진 선입견처럼 뱀은 거북하고 징그러운 존재가 아니다.오히려 일주일에 한번 먹고 자체에서 풍기는 냄새도 없어 가장 기르기 쉬운 애완동물 중 하나”라고 말했다.이어 “만약 뱀을 키우기 어렵게 됐다면 공원,산 등에 내버리는 것보다 직거래 판매를 하거나 애완동물 매장에 기증을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최여경기자 kid@
  • 게으른 사람이 오래산다?/ 게으름에 대한 과학적 변론 잉에 호프만著 ‘오래 살려면‘

    사람이 죽는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산다는 것이 자신에게 주어진 에너지를 소비하는 과정이라면 죽음은 곧 에너지의 고갈을 의미한다. 특히 사람처럼 빠른 속도로 에너지를 소비하는 유기체는 에너지를 사용하면서 인체라는 기관을 빠르게 마모시킨다.결국 유기체는 에너지를 필요 이상으로 소비하고,그 과정에서 유기체의 마모도가 높아지며,마침내는 감당할 수 없는 피로를 쌓아 죽음에 이르는 병을 부르게 된다는 이 가설은 아직도 유효하고 앞으로도 설득력을 가질 것이다.적어도 인체라는 유기체가 무한정 에너지를 확보할 수 있거나,유기체를 전혀 손상시키지 않고 에너지를 소모할 수 있다는 또다른 가설이 입증되기 전까지는…. 이런 관점에서,생명에너지는 유한한 만큼 가능한 과소비하지 말고 유기체의 훼손을 막아야 하며,그렇게 해서 더 건강하게,더 오래 살 수 있다는 요지를 담은 잉에 호프만의 책 ‘오래 살려면 게으름을 피워라’(이영희 옮김,나무생각,8900원)는 확실히 ‘평범한 비범’을 담고 있다. 과학저널리스트로,이전에도 이미게으름의 효용성을 주창한 바 있는 작자 호프만은 “생물학적 게으름이란 유기체,즉 몸을 조심해서 다루고 도우며,무리한 부담을 주지 않아야 한다.”고 전제하고 이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론으로 “한계에 도달할 때까지 절대로 일하지 말라.”고 주문한다.매사에 너무 쉽게 움직이다가는 긴급 상황을 위해 마련돼 있는 생체에너지가 바닥나 곧 탈진에 이르고 만다는 것이다. 호프만의 ‘게으름론’은 사실,게으름에 대한 선동이라기보다는 너무 바쁘고,너무 빠르고,너무 강한 것에 대한 비판적 경고라는 편이 옳다.그는 “이런 숨막히는 상황에서 인체가 얼마나 더 버틸 수 있겠느냐?”고 반문하고,사회나 직장에서 무슨 과제가 주어졌을 때 “강인한 의지력으로 젖먹던 힘까지 짜내서 일하라.”는 강요야말로 생명의 탈진을 부추기는 악의의 모럴이라고 비판한다. 이 쯤에서 많은 사람들은 의구심을 가질 것이다.“그렇게 살아서야 어떻게 이 심각한 경쟁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있겠는가.”라고.그러나 그렇든 말든 그는 진지하고 태평하게 “선택은 당신의 몫”이라며 이렇게 말한다.“현대적인 기술이 당신의 바이오프로그램을 과속으로 운전하도록 방치하지 마라.당신의 삶은 당신 스스로 프로그래밍해야 한다.” 책을 읽고 나면 느끼겠지만,그의 게으름론은 결코 대책없는 선동이 아니다.오히려 차분하고 냉정해 게으름에 특별한 혐오감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면 누구나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생명의 담론’이다.그만큼 과학적이고 구체적이다.예컨대,간을 위한 게으름은 과도한 지방과 알코올의 섭취를 제한하는 것이며,혈관과 근육을 위한 게으름은 운동,인체의 면역체계를 위한 게으름은 유해성분을 피하고 신체를 단련시키는 것이라고 명쾌하게 답안을 제시한다. 이쯤 되면 그가 말하는 게으름이 꼼짝하지 않고 눈만 끔벅이는 부동(不動)자세나 의욕상실의 지경이 아님을 어렵잖게 알 수 있다.오히려 그는 생물학적 이기주의자가 되라고 권고한다.스트레스를 피해 생체에너지의 무의미한 낭비를 차단하되 서두르지 말고 느긋하게 할 일은 다하라는 충고다. 마지막으로 호프만이 우리에게 전해 주는 잠언같은 건강론-“잊지 마라.생명에너지의 탱크는 한번 탕진되면 끝이다.다시는 빈 탱크를 채울 수 없다.” 심재억기자 jeshim@
  • ‘둥글둥글’ 푸근한 우리네 모습/김창희 정년퇴임 조각전

    조각가 김창희(65·서울시립대 환경조각학과 교수)의 작품세계는 인체를 중심으로 하는 전통 구상조각에서 출발한다.인체의 사실성과 비례 등을 중시하는 구상조각은 일반인들이 감상하거나 이해하는 데 별 어려움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하지만 시대의 변화에 따르지 못하는 단점 또한 없지 않다.종종 장식적 매너리즘에 빠져 예술적인 가치를 손상하곤 한다.그래서였을까.김창희는 1980년대 들어 작품세계에 새로운 변화를 모색한다.개성과 인간의 감성을 담고자 하는 ‘표현조각’의 기미를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눈에 보이는 대로 묘사하기보다는 한층 단순화되고 왜곡된 형태의 인물 조각으로 나아갔다.1990년대 초 마침내 김창희의 인체상은 구체적인 형상을 잃는다.비바람에 씻긴 듯 둥글둥글하게 ‘해체된’ 그의 인체 조각상은 더없이 푸근한 느낌을 준다. 17일부터 30일까지 서울 신사동 청작화랑에서 열리는 ‘김창희 조각전’은 정년퇴임을 앞둔 작가의 조각인생 40여년을 되돌아보는 의미있는 자리다.‘환상가족’ ‘환상여인’ ‘고향마을’ ‘모자상’등 25점이 관람객을 맞는다.변형된 인물 조각들은 풍부한 볼륨을 강조한 영국 조각가 헨리 무어의 인체 조각을 연상케 한다.김창희의 조각은 비교적 뚜렷한 주제의식을 드러낸다.그의 작품세계를 관통하는 정신은 인간과 자연의 하나됨.병풍처럼 둘러쳐진 숲 속의 인물상은 마치 강보에 싸인 어린아이처럼 평화롭기만 하다. “조각이란 브론즈가 아닌 관념의 덩어리”라고 말한 것은 프랑스계 미국 화가 마르셀 뒤샹이다.그렇듯 현대조각은 건전한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을 만큼 혼란을 안겨주기도 한다.전통적인 의미의 조각이 무의미한 장식물로 전락하는가 하면,혐오감을 주는 물건이 오브제 조각이란 이름으로 융숭한 대접을 받는다.그런 작품들에 비하면 김창희의 ‘고전적인’ 조각은 너무나 쉽고 편안하게 다가온다.그것이 바로 그의 조각이 갖는 장점 아닌 장점이다.(02)549-3112. 김종면기자 jmkim@
  • [열린세상] 安分知足의 정치를 펴라

    ‘민족 대이동’이었다고 한다.언론에서 즐겨 쓰는 말이다.길 나선 국민이 3000만명은 되지 않겠느냐는 어림셈이 의심없이 통한다.도대체 어디로들 몰려간 것일까. 한가위는 본래 ‘계절의 한가운데’를 뜻하는 말이다.“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고 한 것은 이 계절이 ‘풍요의 한가운데’임을 말해준다.가득차고,넉넉하고,넘치는 때라는 뜻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더도 말고 덜도 말고’라고 겸손되이 말하는 것은 우리 민족의 안분지족(安分知足)하는 세계관의 표출이다.이런 생활 철학은 놀랍고 또 자랑스럽다. 그러나 ‘더도 덜도’의 철학과는 무관하게,‘오늘 여기’의 현실은 아주 난감하다.안분이고 지족이고 겨를이 없다.당장 가서 목격한 고향의 농사는 지나친 비와 모자란 햇볕으로 드물게 보는 흉작이다.흉작보다 근본적인 것은 나라 경제가 어둡고 괴롭다는 사실이다.정치는 갈수록 저능(低能)이고 퇴영인데,사회는 리더십을 잃고 바야흐로 ‘만인과 만인의 투쟁’ 양상이다.서민들은 “외환위기 때보다 더 힘들다.”고 하소연한다.신자유주의라는 이름의 벼랑 끝에 내몰려,그 벼랑에서 끝내 떨어져가는 사람들로 우리 사회는 지금 ‘자살의 계절’을 맞이했다.비극이다. 우리나라의 자살자 수는 지난 2002년에 1만 3055명으로 교통사고 사망자 7090명을 크게 앞질렀다.문제는 자살자의 급증이 ‘빈곤 자살’에 기인한다는 점이다.통계는 올들어 7월까지 자살자 6005명 가운데 6.7%인 408명이 빈곤 자살이었다고 기록했다.빚에 몰려서,생활고로 목숨을 버리는 생계형 자살자가 한 달에 58명,하루 2명꼴이라는 얘기다. 카드빚에 쫓기고,부도내고,마침내 신용불량자 낙인이 찍혀서,시장경쟁에서 원천적으로 배제되고 생존권마저 박탈될 위기에 놓인 인구가 350만명을 헤아린다.이들을 벼랑 끝에서 받아줄 ‘생명의 그물’은 없다.‘이 세상의 모든 자살은 사회적 타살이다.’라고 하는 정의(定義)는 적어도 이들에게는 틀린 말이 아니다. 우리 사회의 안정을 해치고 통합을 불가능하게 하는 구조적인 문제는 두말할 것 없이 빈부격차이고,그 심화다.우리 시중은행에 월 1000만원 이상을 정기 저축하는 계좌가 6만 3575개나 된다는 금감원 자료가 다시 놀라게 한다.그 중 8000개 가까이는 10대와 20대가 주인이다.다달이 1억원씩 쌓을 수 있는 ‘나이 어린 부자’를 상상해야 하는 처지는 괴롭다.고문이고 폭력이다. 우리는 경제규모 세계 13위,선진국 클럽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일원이지만 그 복지수준은 명함조차 내밀기 어렵다.“돈 없으면 치료를 받을 길이 없는” 의료 사각(死角)에 방치된 인구가 300만명을 넘고,전구 몇 개 밝히는 가정용 최저 전력요금이 3개월 이상 밀려서 단전(斷電) 조치된 집이 전국에 3만 1000가구라는 통계도 있다. 빈곤을 넘어서는 문제도 쌓였다.심각한 청년실업은 그 중 하나다.이민박람회에 몰리는,어디서도 받아 주는 곳이 없어 길을 헤매는 젊은이들이 겪는 지독한 절망을 위무할 방안이 우리에게 없다.그들이 누구인가.우리의 미래이고 희망이어야 할,지금 우리사회를 힘차게 움직여 가야 할 주력(主力) 세대가 그들이지만,그들의 눈물을 닦아줘야 할 정치는 지금 무슨 일에 몰두하고 있는가. 우리 정치인들은 ‘그들만의 기 싸움’에 죽기살기다.그들이 민생과는 무관한 일로 드잡이하는 사이 청년들의 절망은 깊어가고,정치는 더욱더 혐오의 대상이 되고,카드빚에 몰린 젊은 엄마들은 아파트 베란다를 찾는다.대인의 풍모라고는 구경할 길이 없는,천박한 아귀다툼의 명수만이 정치를 하는 듯한,너죽고 나죽기 식의 우리 정치 판에서,‘더도 말고 덜도 말고’의 정치,아름다운 관용의 정치를 소망하려는 이런 칼럼은 얼마나 어리석은가! 정 달 영 칼럼니스트 ssisi61@hanmail.net
  • 한나라 “金행자 대응 속타네”/강경대응땐 여론 역풍 우려… 수위조절 고심

    한나라당은 9일 김두관 행자부장관의 정치권 ‘쓰레기’ 발언을 비난하며 해임안 수용을 거듭 촉구했다.그러나 국정감사나 예산안 심의 등 정기국회를 볼모로 할 경우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도 있어 대응수위를 놓고 고심 중이다. 일단 김 장관 발언 자체의 부적절성이 도마에 올랐다.박진 대변인은 “공직자가 해서는 안될 수준 이하의 언동으로 이 정부의 편향성과 독선,오기정치를 극명히 보여줬다.”면서 “본인이 해임돼야 할 이유를 스스로 밝히는 꼴”이라고 논평했다. 대꾸하기도 싫다는 반응도 보였다.최병렬 대표는 주요당직자 회의에서 “무슨 눈에는 뭐만 보인다더라.”며 혀를 찼다.박주천 총장은 총선 출마설을 흘리고 있는 김 장관을 겨냥,“왜 쓰레기장에 들어오려고 안간힘을 쓰느냐.”고 비아냥댔다. 한나라당은 김 장관이 정치권을 여야 불문하고 ‘쓰레기 집단’이라고 칭하면서 재활용품 ‘분리수거론’을 편 것과 관련,기성정치권에 대한 혐오감을 부추겨 신당을 띄우겠다는 조직적 노림수로 보고 있는 듯하다.홍사덕 총무는 “(드라마 ‘야인시대’의)이정재는 이승만 대통령의 뜻에 따라 여야 의원에 해악을 피우는데 김 장관도 똑같다.”면서 “노무현 대통령이 꼭두각시놀음을 하고 있는 김 장관의 돌출행동을 중단시켜야 한다.”고 요구했다. 박 대변인은 노 대통령이 “국감이 끝날 때까지 국회가 압박해도 정부로선 불편함이 없다.”면서 “국회가 국감을 거부하면 직무유기가 될 것이며 국회도 잘못하면 국민의 지탄을 받아야 한다.”고 말한 점을 주목했다.해임안 거부로 야당의 강경대응을 유인,국감을 파행시키려는 정략적 의도가 아니냐는 것이다. 박정경기자 olive@
  • 클로즈업/ SBS다큐, 불고기에 얽힌 韓日 역사

    일본의 한 TV가 시민들의 음식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아키니쿠(燒肉)’가 당당히 3위를 차지했다.우리나라의 불고기이다. SBS 다큐멘터리 ‘불고기 혹은 야키니쿠’(오전 9시)는 80년전만 해도 일본에서 혐오 식품으로 취급받던 불고기가 어떻게 대중적으로 사랑받는 음식이 됐는지를 더듬어본다. 원래 일본인은 생선 외에 고기를 먹지 않았다.메이지유신 이후 정부가 정책적으로 육식을 장려했음에도 소고기에 대한 거부감은 컸다.그러니 소고기를 직접 불에 구워 먹는 불고기는 상상조차 못했다. 우리나라 대표음식인 불고기에 얽힌 이야기를 통해 한국과 일본,두 나라의 문화와 역사,정서적 차이를 살펴보는 의미있는 프로그램이다. 이순녀기자
  • 편집자에게/ “등교거부 부추기는 행위 즉각 중단을”

    -‘부안 초·중생 상경시위’ 기사(대한매일 9월4일자 11면)를 읽고 핵폐기장 유치 반대와 관련,열흘째 등교를 거부하고 있는 전북 부안의 초·중·고교생들을 보고 있자니 갑갑하기만 하다.3일에는 어린 학생들이 국회를 찾았다.물론 학생들도 지역에 기피·혐오시설이 들어서는 것을 좋아할 리 없다.하지만 학생들은 교육을 받아야 한다.현재 초·중학생에 대해서는 선택교육이 아닌 의무교육제도가 적용되고 있다.법으로 규정한 교육권도 저버리고 주민들과 같이 행동하는 것은 학생 신분으로 바람직하지 않다.책임은 부모 즉,주민들에게 있다.주장이 제대로 정부측에 반영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자녀들의 등교 거부를 수단으로 들고 나온 것은 주민들이다.한편으로 오죽하면 그렇게 하겠느냐며 이해하려 해도 주민들이 자녀들의 등교거부를 부추기는 행위는 옳지 못하다.한국전쟁 중에도 학교 수업은 계속됐다고 하지 않는가.주민의 문제는 주민들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주민들은 앞으로 등교거부가 자녀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곰곰이 생각해봐야 한다.자녀들이 무엇을 배울 수 있겠는가를 말이다.수업 결손이 장기화되면 학생들만 손해를 본다.일이 해결되면 주민들은 일상으로 돌아가면 된다.자녀의 교육은 그렇지 못하다.하루빨리 주민들이 자녀들의 등교 거부를 철회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박창기 회사원·서울 광진구 구의동 우성아파트
  • 말말말˙˙˙

    민주당과 한나라당의 시정잡배식 막가파 싸움질을 지켜 보는 국민은 양당에 대한 혐오감을 넘어 차라리 이 땅에서 영원히 사라져 주기를 바라고 있다.대통령제를 고수하는 한 이런 갈등은 더욱 심화될 것이다. -자민련 유운영 대변인이 최근 내각책임제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 독자의 소리/ 지폐훼손 부추기는 ‘마술’ 안돼 외

    지폐훼손 부추기는 ‘마술’ 안돼 최근 모 언론매체가 몇 차례에 걸쳐 지폐를 도구로 사용한 마술을 소개하면서 지폐를 심하게 접어 훼손하는 것을 보았다.‘펜으로 뚫은 지폐 구멍이 사라졌다’는 제목아래 지폐에 구멍을 내는 과정을 사진과 함께 설명하는 데 몹시 혐오감을 느꼈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금융기관에 입금된 지폐를 대상으로 손상여부를 조사한 결과 화폐의 25.6%가 사용하기에 부적합할 정도로 훼손됐다고 발표했다.이는 현재 유통중인 지폐 4장 가운데 1장은 찢어지거나 심하게 닳아 사용하기에 부적합하다는 것이다.한때 신세대들이 지폐의 여백에 편지를 써 보내거나 지폐로 반지나 하트,복주머니 모양 등을 접어 친구들에게 선물하는 유행이 번졌는데 이제는 청소년들이 따라하기 쉬운 마술을 보고 지폐를 훼손하지 않을지 걱정이 앞선다. 매년 우리나라는 새 돈을 찍어내는 데 1000억원의 국고를 소요하는데,돈을 귀하게 다루지 않는 습관 때문에 훼손된 지폐의 폐기처분에 매년 수백억원의 국고를 낭비하고 있다.돈을 깨끗하고 소중히 다루는습관을 가져야 할 것이다. 박승일(o72bak@yahoo.co.kr) 병원 영수증 발급 제도화 필요 연말이 되면 봉급생활자들은 흔히 연말정산 증빙서류 구비에 어려움을 겪는다.일반 병·의원의 진료비 영수증 발급제도상의 문제 때문이다.카드결제 또는 현금결제를 막론하고 진료비를 영수하였다면 현지에서 즉시 영수증을 발급해 주는 것은 상거래상의 관행이며 병·의원 측의 의무이다. 그럼에도 의료법상 영수증 발급은 임의조항으로, 영수증 미발급에 대한 벌칙조항이 없는 맹점을 이용하여 특별한 요구가 없는 한 발행치 않거나 연말에 한꺼번에 발행해준다는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 1만원 이하의 진료비를 가지고 의료수혜자들이 다툴 수 없는 것도 의료보험 가입자 수혜자들의 불합리한 조건이며 현실이다. 2003년 7월부터 보험가입자 부담액이 명시된 영수증만 의료공제에서 인정한다는 발표가 있었음에도 영수증 발행을 임의로 시행하지 않는 병·의원이 너무나 많다. 병·의원의 서비스 개선과,제도화·생활화된 영수증발행을 간절히 촉구한다. 송영창(금산경찰서 정보보안과)
  • 출연자 목 매고…지네 먹이고…갈데까지 가는 가학적 오락프로

    게임에 진 팀원들은 표정을 찡그리며 각자의 머리를 ‘벌칙박스’에 집어넣는다.곧이어 상자 안에 쏟아지는 미꾸라지,개구리….카메라는 놀라 소리를 지르는 출연자들의 모습을 집요하게 확대한다.(SBS ‘뷰티풀선데이’ 중 ‘판도라의 상자’ 코너) 물론 웃자고 하는 일이다.그런데 ‘웃어야 할’ 대목에서는 언제나 웃음소리 효과음과,익살스러운 배경음악,자막을 이용하여 ‘지금이 웃을 때’라고 친절히 가르쳐준다.고통을 당하는 출연자들도 괜스레 심각한 반응으로 분위기를 깨지는 않는다. 가학성 오락 프로그램의 웃음 공식은 간단하다.고통받는 사람이 있고,그 것을 안전한 곳에서 감상하는 사람이 있다.그 과정이 ‘강자에 대한 간접적이고 우회적인 공격’ 이라면 해학과 풍자로 승화되기도 한다. 그러나 지상파 방송들의 가학행위는 좀 더 안일하고 노골적이다.아예 벌칙을 목적으로 출연자를 직접적으로 괴롭힌다.웃음의 기본 공식이 비슷하다 보니 비슷한 자극에 갈수록 익숙해지는 시청자들을 만족시키려면 더 많은,더 강한 자극이 필요하다.결국 요즘 오락 프로그램은 “누가 더 인기있는 연예인을 데려다가 더 괴롭힐 수 있느냐.”를 놓고 경쟁하는 것 같다. 물벼락이나 물대포,머리에 쟁반 떨어뜨리기 등은 이제 예사로운 풍경이다.엉덩이를 때리고,목을 매는가 하면 지네 같은 혐오식품을 억지로 먹인다.아예 방청객들이 우르르 몰려나와 출연자에게 물풍선을 던지는 ‘공개처형’방식으로 ‘참여’를 유도하기도 한다. 그러나 모든 시청자들이 이러한 오락 프로그램을 즐겁게만 보는 것은 아니다.해당 방송사의 인터넷 게시판에는 “갈수록 눈살이 찌푸려지는 일이 많다.”며 제작진의 ‘자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방송위원회 연예오락제1심의위원회 황정태 위원장은 “오락 프로그램의 ‘연예인 괴롭히기’는 주시청층인 청소년들에게 가학이나 ‘왕따’를 당연시하도록 만들 우려가 높다.”면서 “이런 프로그램을 중점심의하여 경종을 울리겠다.”고 말했다. 채수범기자 lokavid@
  • NGO / 환경시설등 건립 논쟁 주민투표제로 풀릴까

    ‘주민투표법 시행이 친환경정책 추진에 득이 될까,실이 될까.’ 행정자치부가 내년 하반기부터 시행하려는 주민투표법 제정을 앞두고 환경단체들의 저울질이 한창이다. 주민투표법이 새만금사업을 비롯해 위도 핵폐기장 건립,북한산 관통도로 등 교착상태에 빠진 대형 환경사업을 해결할 유력한 실마리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대다수의 환경단체는 주민투표제가 주민들의 의사를 직접 반영해 친환경정책을 추구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는 점에서 도입을 반기는 분위기다.반면 지역분열과 정치적인 이용 가능성,단체장과 지방의회의 책임회피 수단으로 악용될 수도 있다며 우려하는 목소리도 만만찮은 실정이다. 하지만 주민투표제가 적용될 여지가 가장 많은 곳이 환경분야라는 점에는 별다른 이견이 없다.심지어 주민투표제가 실시되면 보다 환경적인 개발은 물론 정보공개도 한층 활성화될 것이라며 곧바로 시행해야 한다는 성급한 지적도 나오고 있다. 녹색연합 관계자는 “위도 핵폐기장 부지선정,성미산 배수지 사업,북한산 관통도로 건설 등 대형사업을 비롯해 사회적 현안이 되고 있는 소각장,화장장,하수처리장 등 논란시설들에 대해 주민투표를 실시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거창한 문제뿐만 아니라 땅속에 묻힌 지역하천을 청계천처럼 자연형 하천으로 바꾸는 ‘작은 일’에도 적용 가능하다.”고 밝혔다. 위도 폐기장문제와 관련,환경단체뿐만 아니라 정치권에서도 주민투표제를 유력한 해결대안으로 꼽고 있다. 개혁국민정당 김원웅 대표는 최근 “주민투표제가 유력한 사태해결 방안이 될 수 있다.”면서 “주민투표제를 실시한다면 절차와 방법,시기를 양측이 잘 합의할 수 있도록 중재하겠다.”고 말했다. 환경정의시민연대 박용신 정책기획팀장은 “주민투표제는 각종 개발사업을 시행할 때 주민들의 의사가 반영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그러나 쓰레기매립장 같은 혐오시설이 인구가 적고 힘이 약한 쪽으로 떠넘겨질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환경운동연합 박진섭 정책실장은 “지방자치의 근간으로서 주민투표제 도입은 바람직하지만 찬반으로만 논의를 단순화시켜 형식적인 절차에 그쳐서는안 된다.”면서 “위도의 사례에서 보듯 자치단체장이 주민의사를 무시하는 상황이 개선되지 않는 한 주민투표제 논의는 본질을 흐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환경부 관계자는 “주민투표제가 실시되면 혐오시설에 대한 님비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면서 “공정한 의사가 반영될 수 있도록 세부적인 절차 등이 먼저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진상기자 jsr@
  • 은평뉴타운 ‘혐오시설’ 지하화

    서울 은평구 진관내·외동,불광동 일대 359만 3000㎡에 오는 2008년까지 아파트 1만 1900가구,연립주택 1500가구,단독주택 600가구가 들어선다. 서울시는 24일 이같은 내용의 ‘은평뉴타운 도시개발구역 및 개발계획’을 확정했다.은평뉴타운 일대는 또 이날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에서도 해제돼 이 지역 주민들은 그린벨트 상태에서의 땅값이 아니라 인근 자연녹지 지역 땅값과 비슷한 수준의 보상비를 받게 된다.도시개발구역 지정 및 그린벨트 해제는 건설교통부의 승인을 얻어 10월 말쯤 공식 발효된다. 단독·연립주택은 진관근린공원과 북한산에 면한 제1종 전용주거지역에 지어져 주변 경관과 조화를 이루게 된다.아파트가 세워질 지역은 2종 주거지역으로 지정돼 7∼12층,용적률 200% 이하를 적용받는다.뉴타운에는 모두 3만 9200명이 살게 되며 초등학교 5곳,중학교 2곳,고등학교 3곳이 신설된다. 열공급설비,쓰레기적하장,하수처리장 등 ‘혐오시설’은 모두 지하로 내려가고 지상에는 운동장이 조성된다.현재 폭 35m인 통일로를 40m로,25m인 연서로를 30m로 각각 확장하고 25m도로 3개,20m도로 10개 등 모두 46개의 8∼40m 도로를 정비·신설한다. 류길상기자 ukelvin@
  • 날새면 비방… 여야 대화실종… 국정 갈수록 혼란/相生의 리더십 없다

    연일 폭우가 퍼붓는 가운데 정치권에 드리운 먹구름도 좀체 걷히지 않고 있다.노무현 대통령의 취임 6개월을 맞아,여야는 서로를 비방하는 ‘천둥과 번개’의 강도를 더욱 높였다. ▶관련기사 4·5면 정치의 3대 축인 청와대와 민주당,한나라당의 대화 실종은 지난 6월 말 한나라당에 최병렬 대표체제가 들어선 뒤 극명해지고 있다.노 대통령과 최 대표의 회담은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았다.지난주 최 대표가 대통령-국회의장-여야 대표간 4자회동을 제안했지만,청와대와 한나라당의 신경전으로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대화가 사라진 정치 경기침체 속에 대북송금 특검과 굿모닝게이트,대선·총선자금 논란 등 굵직한 정치적 사건이 잇따랐다.보·혁 갈등도 갈수록 첨예해지고 있고,화물연대 파업 등 노사문제도 심각하지만 이를 치유하고 극복할 공동의 노력은 정치권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 민주당과 한나라당은 24일에도 상대를 비방하는 논평을 한무더기 쏟아냈다.한나라당은 공식회의석상에서 ‘노무현과 개구리의 공통점’과 같은 저급한 우스갯소리를거론하는 등 대통령 흠집내기에 열중하고 있다.노 대통령이 리더십의 불안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거대야당은 과거처럼 상대 헐뜯기로 반사이익을 노리려 하고 있고,여당은 ‘신당 투쟁’에 빠져 국민들의 정치 혐오감만 심화시키고 있다. ●여야 영수의 ‘나홀로 정치’ 여야,특히 청와대와 한나라당의 대화 실종은 무엇보다 노 대통령과 최 대표의 정치스타일에서 기인하는 바가 크다.두 사람 모두 대통령과 대표가 되기 이전 이른바 ‘비주류군(群)’에 속했던 인물이다.부단한 대립과 긴장,갈등 속에서 자신의 주장과 색깔을 내보이며 지명도를 넓혀 왔다.이같은 도전적 리더십은 통합 결여라는 치명적 약점을 안고 있다. 자극적이고 직설적인 두 사람의 화법도 대화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최 대표는 지난 17일 “대통령 잘못 뽑았다.”며 정권퇴진운동까지 언급했다.노 대통령은 언론과 야당을 향한 불편한 심기를 가감없이 드러내고 있다. ●“서로를 인정하는 정치가 필요” 전문가들은 정치가 본연의 역할을 되찾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여야 지도자들이 상대를 인정하고 협력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강원택 숭실대 교수는 “한나라당이 총선에 대비,여권과 대립할 필요를 느끼고 있을지 모르지만 진정 국정안정과 경제회생을 생각한다면 무차별 대여공세보다는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고 주문했다.그는 노 대통령에 대해서도 “민주당의 리더십 부재를 당내에서 해결하라는 것은 무책임한 것으로,여당과 국회에 대한 대통령의 인식에 문제가 있다.”며 적극적인 갈등조정을 당부했다. 어수영 이화여대 정치학과 교수는 “취임 6개월 동안 정치가 이렇게 삐걱거리고 여야가 적대적이었던 적이 없다.”며 “현재로서는 여당에 대화파트너가 없는 만큼 대통령이 직접 나서 야당과 대화,국정을 정상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진경호 박정경기자 jade@
  • 이슈 따라잡기 / 원지동 추모공원 논란 ‘재점화’

    서울 서초구 원지동 추모공원 터를 의료타운으로 용도 변경하려는 보건복지부와 서울시의 방침에 환경시민단체들이 발끈하고 나섰다. 복지부와 서울시는 원지동 추모공원 터 5만여평에 국가중앙의료원을 2010년까지 신축,이전한다는 방침을 정했다.이에 대해 경실련,환경운동연합 등 환경·시민단체들은 병원건립 계획 전면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다. ●용도변경의 전말 원지동 추모공원은 2001년 고건 당시 서울시장이 매장위주의 잘못된 장묘문화를 화장·납골 방식으로 바꾸기로 하고 각계 전문가가 참여한 추모공원건립추진협의회를 구성해 추진했다.당시 서울시는 화장로 20기,납골당 5만위,장례식장 12실을 갖춘 최대규모 추모공원 조성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후임 이명박 시장은 주민들의 반대를 이유로 추모공원 건립계획을 백지화하는 대신 종합 의료타운 부지로 용도를 바꿨다.계획대로 병원건설이 추진된다면 이곳에는 초현대식 국립병원(900병상)과 한방병원(400병상)을 비롯,중앙응급의료센터,장기이식센터,간호대학 등 부속 의료시설이 들어서게 된다. 복지부 관계자는 “원지동은 저소득층 시민들이 쉽게 찾을 수 있어 국가중앙의료원 부지로 최적의 여건을 갖췄다.”고 선정배경을 설명했다. ●병원건립이 웬말 이에 대해 시민단체들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시민단체들은 20일 성명을 통해 “환경단체 대표가 포함된 협의회까지 구성해 결정된 사항을 해당지역주민들이 반대한다는 이유를 들어 용도 변경을 추진하는 것은 장묘문화 개선을 후퇴시키는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서울환경운동연합 이철재 팀장도 “서울시가 시민들의 편의보다 정치적 논리에 의해 정책을 손바닥 뒤집듯 하고 있다.”면서 “반대집회는 물론 감사원에 정책변경 사유 등에 대한 시민감사를 청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실련 서울시민사업국 김건호 간사는 “추모공원의 규모를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것은 모르겠지만 ‘혐오시설’입주를 반대하는 지역주민들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대체시설로 용도를 바꾼 것은 용납될 수 없다.”고 못박았다.건교부 역시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있던 원지동은 추모시설 건립을 위해 풀어준 것인 데 협의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병원건립 계획을 발표한 것은 난센스”라고 꼬집었다. 유진상기자 js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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