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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픈 코리아-소통하는 사회 만들자]1부 건강정치 원년으로 (1)KSDC 총선관련 여론조사

    ■여론조사 총평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다.민주주의가 시민에 의한 정치(by the people)라면,선거는 바로 민주주의를 실현시키는 가장 중요한 수단이다.따라서 선거는 민주주의의 질을 결정짓는 척도가 된다. 선거를 통해 정부의 정당성이 부여되고,적법성(legitimacy)이 부여된다.선거는 정치적 갈등을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최상의 방법이다.선거는 국민들로 하여금 정치의 주인이 되게 한다.선거가 다가오면 정치의 객체였던 유권자가 정치의 주인자리를 되찾게 된다. 지난 16대 대통령 선거가 끝나고 우리 국민은 정치의 주체에서 다시 객체로 전락했다.그동안 각종 정치적인 부정과 정치가들의 말장난과 싸움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한숨도 쉬어 보고,분통도 터트리고,울분도 삭여 왔다.이제 이러한 정치가와 정당을 심판할 수 있는 순간이 다가 오고 있다. ●우리당 지지도 따라 결정적 영향 그러면 우리 유권자들은 어떻게 이러한 정치적 주권을 행사해야 하는가? 이번 17대 총선은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노무현 정권이 수립된 후 1년 반이 지나서 치러지는 선거이기 때문에 중간 평가의 성격을 지닌다.소수정권으로 출발하여 야당이 지배하는 의회와 마찰을 빚어 왔으며,대통령은 자신의 신임투표를 제기했고,불법선거 자금문제로 정계은퇴까지 제기한 상태이기 때문에 대통령을 지지하는 여당인 열린우리당에 대한 지지도에 따라서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는 중대한 선거이다. 또 역대선거와 달리 오는 총선에서는 유권자가 두 표를 행사하게 된다.한 표는 지역구에 출마한 후보에게,한 표는 비례대표를 선출하기 위해 정당에 투표하게 된다.열린우리당이 소선거구에서 받는 표보다 전국선거구에서 받는 표가 적을 경우 노 정권은 결정적 타격을 입게 될 것이다. 이같이 중대한 의미를 지닌 선거이기 때문에 17대 총선은 깨끗하고 공명정대한 선거가 되어야 한다.우리 국민은 현재 정당과 정치가에 대해 불신감이 팽배해 있다.우왕좌왕 갈지자를 걷는 정책,불법선거 자금으로 만신창이가 된 정당과 정치가.국민을 불안하게 하는 대통령의 발언,위축된 경기로 고달파진 삶으로 보통사람은 선거에 불신감을 표시하고 있다. 또 선거 때마다 천문학적인 불법 선거자금 수수와 살포로 국민은 선거자체에 대해 혐오감을 나타내 이번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약 10%가 다가오는 국회의원선거에 절대로 투표하지 않겠다고 응답했을 정도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2000년 총선 투표율 57.2%나 2002년 지방선거 투표율 48.8%보다 더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정치에 대한 불신과 혐오감을 가중시키는 작태가 또 하나 있다.선거가 다가오는데 선거의 규칙을 정하는 선거법조차 정해진 기일내에 만들지 못하고 정당끼리 고성과 육탄전이 벌어지고 있는 현실을 보고 있는 국민들의 심경은 참담하기 이를 데가 없다. 이러한 한탄과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하여서는 이번 총선만큼은 가장 깨끗한 선거가 되어야 한다.타락과 불법을 추방하는 선거가 되도록 국민 모두가 나서야겠다. ●불법행위 고발 이어져아 법을 어길 때는 가차 없이 선관위에 고발하도록 해야 한다.유권자도 후보로부터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는 수준 높은 시민이 되어야 한다.법을 어기는 후보,돈을많이 쓰는 후보는 선거에서 단호히 추방해야 한다. 선거가 선거로서 진정한 의미를 갖기 위해서는 정당이 유권자들에게 정책을 택하도록 차별화된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그런데 우리의 정당들은 아직까지 차별화된 정책을 유권자에게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무엇을 보고 정당이 공천한 후보와 정당을 선택하라고 하는지 참으로 답답하다. 각 당이 차별화된 정책을 제시하지 못하면 유권자들은 또다시 지역을 보고 투표하게 되며,지역감정을 없애겠다는 정당의 구호는 공염불이 될 것이다. 한국의 민주주의 미래와 질 높은 민주주의 수립의 문제는 결국 우리 유권자들이 어떻게 정치적 주권인 표를 행사 하느냐에 달려 있다.냉소주의와 비탄과 울분에만 머물지 말고 법을 어기는 후보,깨끗하지 못한 후보,지역감정을 부추기는 후보,철새정치인 모두를 주인의식을 갖고 내 한 표로 심판하자. ■공명선거 어떻게 우리 사회는 지금 대선자금,측근비리 등으로 총체적 혼란에 빠져 있다.우리가 선거 때마다 겪어온 심각한 선거후유증은 비정상적인 선거자금의 조성과 유통을 둘러싸고 야기됐다.이러한 반복적인 현상은 많은 국민들로 하여금 정치불신을 증대시키고 정치적 냉소주의에 빠져들게 한다. 이번 조사에서 드러난 흥미로운 사실의 하나는 응답자들이 공명선거가 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으로 유권자의 의식변화를 지적하고 있는 점이다(41.1%). ‘유권자의 의식변화’란 불법선거 운동을 단호히 거부하고 더 나아가 적극적으로 신고,고발하는 행태를 포괄하는 개념이다.또한 불법선거운동을 하는 후보자나 정당에 대해 표로서 응징할 수 있는 행태이기도 하다.많은 응답자들이 유권자의 의식변화를 지적하고 있다는 것은 공명선거가 선거법만을 가지고 보장되는 것이 아니라 유권자의 행태변화가 보완적으로 작용할 때만이 보장된다고 생각하는 것을 의미한다. ●유권자 변화없이 공명선거 불가능 공명선거를 위해 유권자의 의식변화가 중요하다고 응답한 사람들의 비율은 1992년 26.6%,1996년 52.1%,2000년 40.2%로 나타났다.문민정부 출범 이후 유권자들의 의식변화가 공명선거를 위해 중요하다고 응답한 사람들의 비율이급상승하고 있다.이는 국민 스스로가 변하지 않고서는 민주적 정치과정을 완성할 수 없다는 성숙된 시민의식의 반영이라고 생각한다. 유권자의 의식변화 다음으로 많은 응답자들이 후보 및 정당의 선거법 준수(30.7%)를 들고 있다.이는 한국의 선거풍토가 불법·탈법으로 만연되어 있음을 반증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아무리 좋은 법일지라도 그 법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다면 사문화되어 공정한 규칙으로서의 실효성을 잃게 된다. 불법·탈법 선거에 의한 승리는 참다운 승리가 될 수 없다.공정한 게임의 룰을 지키지 않고 승리했다는 것은 정권차원의 정통성이 없음을 의미한다.선거에서 게임의 룰인 선거법을 지키지 않고서는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정치적 혼란을 비켜가기 어려울 것이다. 선거사범의 단속과 처벌 강화를 지적한 응답자는 약 7%에 이른다.선거범죄의 공소시효는 6개월이다.그리고 선거범의 재판기간은 2000년의 선거법개정에서 강행규정으로 제1심은 6개월,제2·제3심이 각각 3개월을 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사법부가 선거범죄의 폐해가 지대함을 인식하여 재판기간을 엄수하고 엄정한 처벌을 하여야만 선거법을 준수하는 풍토가 조성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중앙선관위의 활발한 활동(4.9%),언론의 감시활동 강화(4.4%)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최근 선거법 개정에서 선관위의 예방 및 감시활동을 무력화시키려는 정치권의 시도가 있었다.이는 국민의 의사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으로 위험한 발상이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정당 선호도 한나라당이 총선 과정에서 현역 의원들을 대폭 물갈이한 뒤 전당대회를 개최하여 당명을 바꾸는 등 제 2의 창당작업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민주당도 최근 새로운 지도체제를 선보였으며,열린우리당은 1월 전당대회를 열어 지도부를 경선한다. 이같은 일련의 정치 이벤트는 정당 이미지와 정당 선호를 대폭적으로 강화하여 총선에 승리하기 위한 전략이다. ●한나라당 좋아하는 비율보다 싫어하는 비율 높아 이번 조사에서는 기존의 여론조사에서는 없었던 일반 국민의 정당 선호도를 심층분석하였다.“현재 어느 정당을 가장 좋아하십니까?”라는질문에 대해 한나라당 15.9%,민주당 12.1%,열린우리당 11.6%,자민련 1.1%,민주노동당 1.5%로 나왔다.“좋아하는 정당이 없다.”는 응답이 가장 많아 51.3%였다. 한편,“현재 어느 정당을 가장 싫어하십니까?”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한나라당 26.0%,민주당 6.7%,열린우리당 11.4%,자민련 2.5%,민주노동당 0.5%순이었다.“싫어하는 정당이 없다.”는 응답도 42.1%였다. 한나라당의 경우 싫어하는 비율이 좋아하는 비율보다 훨씬 높았다.반면,민주당은 좋아하는 비율이 싫어하는 비율보다는 훨씬 높았다.한편,열린우리당은 좋아하는 비율과 싫어하는 비율이 거의 비슷했다.이러한 수치는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을 선호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혐오하는 정당으로 한나라당을 지목하고 있기 때문이다.따라서,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이 연합공천을 통해 선거 연합을 구축할 경우,반(反) 한나라당 결집효과가 증폭될 수 있음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열린우리당 좋아하는 비율 및 싫어하는 비율 비슷 한나라당을 선호한 사람 중 58.5%가 가장 싫어하는 정당으로 열린우리당을 지적했고,34.9%가 민주당을 지적했다.반면,열린우리당을 선호한 사람중 83.0%가 가장 싫어하는 정당으로 한나라당을 지적했고,9.6%만이 민주당을 지적했다. 노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내년 총선은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의 대결구도가 될 것”이라는 돌출 발언을 했는데,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을 선호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이러한 양자구도를 인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민주당을 선호한 사람 중 79.5%가 가장 싫어하는 정당으로 한나라당을 지적했지만,약 16%는 열린우리당을 지적했다.이러한 결과는 민주당을 선호하는 사람 중 민주당을 탈당한 열린우리당의 배신 이미지가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론된다. ■유권자 새정치 갈망 이번 조사에서는 “현역 국회의원이 다시 출마한다면 투표하겠느냐?”는 질문에 대해 응답자의 43.1%가 투표하지 않겠다고 응답,현역의원에 대한 유권자의 높은 불만도를 확인할 수 있었다.투표하겠다고 응답한 유권자는 19.6%에 불과하며,나머지 37.3%는 응답하지 않았다.특히 이러한 현역의원에 대한 불만은 남녀·세대·학력·지역에 상관없이 사회 전반에 골고루 확산되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현역의원에 대한 유권자의 높은 불만은 예상했던 결과이다.대선자금을 둘러싼 각종 비리가 폭로되는 한편,여소야대 상황에서 대통령과 국회가 서로 팽팽히 맞서 국정운영이 순탄치 못했기 때문이다.이러한 조사 결과는 한나라당을 비롯한 기존 정당들이 17대 총선에서 대폭적인 공천 물갈이를 추진하고 있는 분위기가 무관하지 않다. ■지역주의 사라질까 정당 지지율에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 것은 지역 변수였다.한나라당의 경우 서울(14.2%),인천·경기(14.5%),대구·경북(20.5%)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율을,그리고 광주·전라에서는 매우 낮은 지지율(1.8%)을 기록하고 있다.민주당의 경우는 예상대로 광주·전라에서 무려 23.9%라는 높은 지지율을 기록한 반면,대구·경북(4.9%) 및 부산·울산·경남(3.8%)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지지율을 보였다.열린우리당은 대전·충청(13.5%)과 부산·울산·경남(13.8%)에서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으며,반면 서울(5.3%),대구·경북(5.7%)에서 약세를 보였다. 한나라당이 영남에서,그리고 민주당이 호남에서 강세를 나타낸 것은 과거의 지역주의 선거와 관련,충분히 예상돼 왔다.또한 열린우리당이 대전·충청에서 상당한 지지를 얻은 것도 신행정수도 이전 공약으로 설명이 가능하다.특기할 만한 발견은 서울에서의 한나라당의 강세와 열린우리당의 약세,그리고 부산·울산·경남에서의 한나라당의 약세와 열린우리당의 놀라운 약진이다. ■노무현 투표자 향방 16대 대선에서 이회창에게 투표한 유권자 중에서 61.1%가 17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후보에게 표를 던질 것이라고 응답했다.민주당(4.3%),열린우리당(8.6%) 후보에게 표를 던지겠다는 응답자는 매우 적었으며,표를 던질 정당이 없다고 답한 응답자도 24.1%나 되었다. 반면 16대 대선에서 노무현에게 표를 던진 유권자는 17대 총선에서는 민주당(30.9%)과 열린우리당(28.1%)으로 거의 반반으로 나누어질 것으로 보인다.둘을 합하면 59%로 이회창 투표자의 한나라당 지지율인 61.1%와 비슷한 수치이다.반면,한나라당 후보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응답한 유권자는 6.8%에 불과했으며,투표할 정당이 없다는 응답자도 28.9%에 달했다. ■후보 평가기준 변화 다가오는 17대 총선에서 유권자들이 후보를 평가할 때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삼겠다고 답한 것은 이념과 정책(48.5%),인물(30.0%),소속정당(9.5%),그리고 지역연고(5.3%)의 순이었다.이념과 정책을 지적한 유권자가 많은 것은 다분히 모범답안을 제시하려는 응답자의 경향 때문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마찬가지로,지역연고를 지적한 응답자가 적은 것도 지역연고가 담고 있는 부정적인 이미지 때문이라는 설명이 가능하다. 보다 의미 있는 발견은 인물을 기준으로 투표하겠다는 응답자가 상당수 있었으며,그 중에 절반은 인물됨에서도 도덕성의 측면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점이었다.인물을 기준으로 투표하겠다고 응답한 유권자 중에서 46.7%가 도덕성을,21.7%가 경륜 및 경험을,17.7%가 참신성을,그리고 11.7%가 개혁성을 인물됨의 가장 중요한 측면으로 생각하였다.도덕성이 다른 요인보다 두배 이상 높은 응답률을 기록했다는 것은각종 비리 및 정치 부패 척결에 대한 유권자의 강력한 요구를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어느당에 투표할까 “17대 총선에서 어느 정당 후보에게 표를 던질 것인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13%가 한나라당,9.5%가 민주당,그리고 9.6%가 열린우리당 후보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답했다.자민련은 0.6%,민주노동당은 0.8%,기타 정당은 1.2%를 기록했다.또 조사대상자의 15%가 ‘없다’라고 응답,기존 정당에 대한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한편 50.3%는 응답을 하지 않아,아직도 많은 유권자가 부동층으로 남아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사회경제적 요인별로 정당 지지율을 분석해 보면,먼저 여성보다 남성이 상대적으로 열린우리당을 많이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연령별로는 40대와 50대에서 한나라당 지지가 높은 반면,20대와 30대에서는 열린우리당에 대한 지지가 상대적으로 높았다.민주당은 세대별로 별 차이 없는 고른 지지를 받고 있다. ■선거 판세 전망 정당태도의 선거 효과를 보다 심층적으로 살펴보기 위해 정당에 대한 선호와 혐오를 두 축으로 하여 4가지 ‘정당 태도 유형’을 분류했다. 제1유형은 좋아하는 정당과 싫어하는 정당을 모두 갖고 있는 ‘정당 차별 인식형’(30.3%)이다.이 유형에는 속하는 사람들은 정당에 대한 분명한 선호(preference order)가 있으며 20대(38.1%),광주·전라(33.6%),대전·충청(33.7%) 등 특정 지역과 특정 세대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제2유형은 좋아하는 정당은 있지만 싫어하는 정당은 갖고 있지 않는 ‘일방적 정당 선호형’(12.4%)이다.이 유형에 속하는 사람은 특정 정당에 대한 순응주의 투표를 보이는 경향이 많다. 충청(12.4%)과 호남(13.3%)보다 대구·경북(16.4%)과 부산·울산·경남(15.1%) 등 영남권에서의 비율이 높은 것이 특색이다.이 지역에서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 중 어느 정당에 순응투표가 이루어질지 초미의 관심사다. 제3유형은 싫어하는 정당은 있지만 좋아하는 정당은 갖고 있지 않는 ‘일방적 정당 혐오형’(17.5%)이다.이 유형에 속하는 사람은 특정 정당에 대한 불신과 냉소주의 경향이 강하다.서울(20.45),경기·인천(20.6%)등 수도권지역에서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제4유형은 좋아하는 정당도 없고,싫어하는 정당도 없는 ‘정당 무관심형’(39.8%)이다.이 계층은 투표에 참여할 가능성이 적은 편이다.서울(41.3%)과 강원(56.7%)지역에서 높게 나타났다. 특히 광주·전라(40.7%) 지역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는데 이는 지난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를 전폭적으로 지지하여 정권창출에 성공했지만 민주당이 제2야당으로 전락한데 따른 심리적 충격과 허탈감에 기인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수도권에서 제3유형과 제4유형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 것과 연계해 볼 때 어느 정당이 이 지역에서 돌풍을 일으켜 이 유형들을 투표장으로 이끌어낼지가 최대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한나라당,열린우리당,민주당 3강구도 가능성 높아 중요한 것은 정당태도 유형과 투표율간에 깊은 상관관계가 있다는 사실이다.제1유형과 제2유형의 경우,‘꼭 투표할 것’이라는 비율이 각각 71.4%와 72.2%로 높았지만 제3유형은 55.3%,제4유형은 46.1%로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제1유형의 경우,제17대 총선예상투표정당이 한나라당(35.0%),민주당(23.5%),열린우리당(29.6%),자민련(2.2%),민주노동당(2.2%),지지정당없음이 6.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이러한 조사결과는 기존의 예상과는 달리 다가오는 17대 총선에서는 한나라당,열린우리당,그리고 민주당 세 정당 간에 치열한 접전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 방법·필진 이번 조사는 서울신문사가 한국선거학회와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KSDC)와 공동으로 실시했다.조사는 지난달 26일부터 27일까지 전국의 만 20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전화통화로 이뤄졌으며,95% 신뢰수준에 오차는 ±3.1%이다.조사에 참여하고,기사를 집필한 학자 명단은 다음과 같다. ●어수영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한국선거학회 회장,미국 미시간대 정치학박사 ●이영란 숙명여대 법학과 교수,한국선거학회 부회장,서울대 법학박사 ●이남영 숙명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KSDC 소장,미국 아이오와대 정치학박사 ●김형준 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KSDC 부소장,미국 아이오와대 정치학박사 ●김욱배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한국선거학회 연구이사,미국 아이오와대 정치학 박사 ●이명진 국민대 사회학과 교수,한국선거학회 연구이사,미국 아이오와대 사회학 박사 ●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한국선거학회 이사,미국 미시간주립대 정치학박사
  • 하수처리장 ‘혐오’ 이미지 탈피/수원, 지하시설 위에 공원·골프장

    국내 처음으로 지하에 건설된 수원 하수종말처리장 위에 생태공원과 골프장 등이 들어선다.경기 수원시는 하수종말처리장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덜기위해 최근 완공된 화성시 태안읍 송산리 수원 하수종말처리장 복개 상부 16만 6250㎡ 부지에 체육공원을 짓기로 했다고 24일 밝혔다. 시는 골프장을 건립하겠다는 계획에 대해 주민 반대를 이유로 난색을 표명해 온 화성시가 최근 전격 수용함에 따라 내년초부터 공사에 들어갈 계획이다.시는 전체부지 가운데 4만 6000㎡에는 자연생태공원을 비롯해 생태연못,산책로,놀이마당,어린이놀이광장,환경생태원 등을 꾸며 일반에 개방할 계획이다.체육공원내 4만 3489㎡에는 파3·9홀 골프장과 60개 타석의 골프연습장(거리 220m),2개 퍼팅연습장이 들어선다. 나머지 부지에는 축구장과 농구장 등 체육시설이 마련된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
  • [사설] 정치권, 개혁 외면할 것인가

    노무현 대통령과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가 앞서거니 뒤서거니하며 총선을 향한 기싸움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국회와 정당들의 정치개혁도 기득권에 밀려 선거법 하나 제대로 고치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지금 불법 대선자금과 관련해 국민들이 정치권에 요구하고 있는 것은 자숙과 정치개혁이다.그런데도 정치권은 이런 민심에는 아랑곳없이 세불리기와 기득권 챙기기에 여념이 없다.떡 줄 사람은 생각도 하지 않는데 김칫국부터 먼저 마시려고 덤벼드는 것이 요즘 정치권의 형국이다. 지난 주말 노 대통령이 ‘노사모’를 향해 시민혁명을 거론하면서 “다시 뛰어달라.”고 당부했다.사전선거운동 시비가 불거졌지만,무엇을 향해 뛰어달라고 요구한 것인지는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이에 뒤질세라 한나라당의 최 대표는 21일 방송 인터뷰에서 “노 대통령이 이끄는 열린우리당에 맞서 한나라당이 확실한 원내 제1당이 되지 못할 경우 책임을 지고 정계를 은퇴하겠다.”고 응수했다.당면한 정치개혁에 대해서는 실천의지조차 보여주지 못하면서 오로지 총선만 겨냥하고 있는 것이 한심스럽기까지 하다.정치지도자들이 재신임이니,정계은퇴니 하는 주장을 남발하는 것도 답답한 일이지만 이런 주장들에 대해 국민들이 극도의 혐오감을 느끼고 있음을 모른다는 사실이 더욱 한심한 노릇이다. 국회도 마찬가지다.정치개혁특위는 기껏해야 소위에서 국회의원 수나 늘리고,선관위의 단속권한을 줄이는 것을 정치개혁이라고 내놓았다.국회의원 수를 늘리고 선관위의 권한을 약화시키는 것이 정치개혁인가 묻고 싶다.여론이 개악이라고 반발하니까 선관위 권한 약화 부분은 슬그머니 철회했다. 하지만 다른 부분은 얼렁뚱땅 표결처리하려는 속셈이 들여다 보인다.정치개혁을 기득권 보호와 숫자싸움으로 결론짓겠다는 것 자체가 개혁과는 거리가 멀다.정치권은 지금이라도 국민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 분명히 알아야 한다.그래야 강제퇴출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 [나의 건강보감]‘15년 밥퍼사역’ 최일도 목사

    아직도 ‘밥’이 위안이고,희망이고,또 눈물인 세상,그 세상의 낮은 곳 한 구석에 그가 있다.사람들은 그를 ‘밥퍼 목사’라고 불렀다.바쁜 김에 “어이,밥퍼”하거나 아예 ‘밥’이라고도 부른다.서울 청량리 속칭 ‘588’에서 밥퍼의 기적을 일군 최일도(48) 목사.똑 불거진 이마,거무튀튀 그을린 얼굴 어디에도 고상한 성직자의 모습은 없다.그러나 그에게는 이 땅의 목회자들이 잃어버린 성결(聖潔)이 있다.낮아서 눅눅한 곳,그 시린 어둠을 한사코 찾아드는 ‘인간적인,너무나 인간적인’ 그의 연민. ●많이 먹지 마세요… 탐식은 죄악입니다 성탄절을 앞두고 경기도 가평의 다일영성생활수련원에서 수련 중인 그를 만났으나 건강은 어떠냐는 인사 이상의 물음을 던지기가 왠지 면구스러웠다.지난 88년 이래 15년 동안 그는 청량리 매음굴에서 부랑자,행려자,무의탁 노인들의 ‘밥’으로 살아왔으며,지금도 주리고 외로운 이들의 ‘밥’이 아닌가.“너무 일이 많아 그것만으로도 힘에 부친다.”는 그는 자신의 건강을 살필 짬이 없이 사는 사람이다. 굳이 건강을 챙긴다고 말할 수 있는 게 있다면 짬짬이 맨손체조를 하고 가끔 등산을 하는 게 전부이다.“건강하게 살아야지.그것보다 중요한 게 어디 있어.”하는 마음으로 본격적으로 운동을 한 적은 없다.그는 하루 두 끼만 먹는다.다른 사람보다 소식이다.그가 적게 먹는 이유는 주변에 굶주린 사람이 너무 많아 세 끼 다 찾아 먹기 미안해서다.결과적으로는 그게 그의 건강에 좋은 역할을 했음에 틀림없다. “곧 성탄절이 다가옵니다.너무 많이 먹지 마십시오.북한 동포와 베트남,캄보디아,미얀마,방글라데시의 어린이들이 굶주림의 공포에 떨고 있습니다.이런 세상에 탐식은 죄악입니다.성탄절이 나눔의 계기가 된다면 정말 좋겠습니다.” 그의 ‘말씀’은 조용하지만 단호했다.“연간 10조원이 음식쓰레기로 버려지는 나라,그런데도 여전히 음식으로 건강을 지켜보려는 탐욕이 넘쳐나는 세태가 슬픕니다.조금 아깝더라도 주저없이 나누십시오.아까운 것을 나누는 것이 바로 베풂입니다.”그러면서 그는 배부르게 먹는 일을 부끄럽게 여기는 분수와 절제가 모든 이들의몸에 배었으면 한다고 했다. “지난해 세브란스병원 인요한 박사의 권고로 지리산엘 두번이나 다녀왔어요.그 분이 지리산과는 인연이 깊지 않습니까.사실은 그 분과 천사병원 최영아 의사께서 ‘국민목사를 지켜야 한다.’며 걸핏하면 잡아다가 링거도 꽂고 그래요.그렇게 지리산과 만났는데,그게 좋아서 내년엔 네번쯤 오를 계획입니다.”사역에 지쳤을 법도 한 그가 산길을 걸으며 더러는 영성의 명상에 젖거나 후들거리는 걸음에서 건강한 삶의 가치를 배운다는 얘기가 반가웠다.인 박사와의 인연은 그가 펴낸 밀리언셀러 ‘밥짓는 시인 퍼주는 사랑’의 인세 1억 5000만원을 북한동포돕기 성금으로 기탁하면서 시작됐다. “가끔 수련원 뒤 유명산도 오릅니다.짬짬이 맨손체조도 하고요.그러나 제게 진정 필요한 것은 몸보다 마음의 힘입니다.”그는 매달 한차례씩 이곳 수련원에서 갖는 4박5일의 영성 수련을 “피정으로 안식을 찾는 기회”라고 했다.그러나 하나님의 일에 어찌 시험이 없을까.청량리에서 밥퍼 사역을 시작한지 6년째 되는 해.그는 고통스러운시련과 맞닥뜨려야 했다.큰 교회의 목회자가 되기를 바랐던 어머니가 허구한 날을 거렁뱅이,노숙자,무의탁자들에 에워싸여 지내는 모습에 낙담해 모자의 정을 끊자며 등을 돌린 데다 큰 의지처였던 아내마저 “더는 이렇게 살 수 없다.”며 헤어지자고 나선 것.“그들의 고통을 저는 압니다.그러나 제가 밥주걱을 들지 않으면 200명의 밥식구들이 고스란히 굶는데 어쩝니까? 그날 일 마치고 수유리의 지하 셋집으로 돌아오며 하염없이 울었어요.” ●수련원뒤 유명산 오르고 짬짬이 맨손체조 이런 일도 있었다.한 5년쯤 밥퍼 사역을 해오던 어느 날,옥상 가건물을 예배당으로 쓰는 4층 건물 곳곳에 똥오줌을 갈겨대던 부랑자들이 서로 텃세한답시고 예배당 안에서 십자가까지 부러뜨리는 패싸움을 벌였다.그는 너무 참담하고 힘들어 ‘이제 그만두자.’고 다짐하며 정처없이 길을 떠나 다다른 곳이 용문산 계곡이었다.“계곡 너럭바위에 누워 사흘 밤낮을 울었어요.그러다 문득 밥냄새를 맡았는데,살펴보니 약초캐는 노인네가 홀로 밥을 짓고 계세요.너무 허기지고 지쳐 생각없이 다가가 밥 좀 달라고 했더니 이 분이 대뜸 호통을 치시는 거예요.‘이놈아,다 늙은 나도 이렇게 밥을 지어먹는데 젊은 놈 입에서 그렇게 쉽게 밥달라는 소리가 나와.’너무 부끄러워 휘청거리며 발길을 돌리자 그 분이 다시 절 불러 밥을 덜어주며 이래요.‘이 밥 먹고 딴데 가지 말고 서울 청량리로 가.거기 가면 최일도란 사람이 너같은 놈들한테 밥 거저 준대.’그 말 듣고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요.그 분은 하나님이 제게 보내신 천사였어요.”그 후 다시 청량리를 찾아 10년이 넘도록 곁눈질 한번 하지 않고 그 일에 신명을 바치고 있다. ●하루 세끼 먹으면 죄짓는 기분 듭니다 그때부터 그는 끼니를 하루 두 끼로 줄였다.‘굶주린 사람들 두고 어찌 배가 가득 차도록 음식을 넘길 수 있겠는가.’하는 아픈 자성 때문이었다.“‘함석헌 선생께서는 1일1식을 하셨는데,그렇겐 못해도 1일2식은 해보자.’이렇게 시작했는데,이젠 하루 세 끼를 먹으면 죄짓는 기분입니다.” 기독(基督)이 골고다를 오르듯 그렇게 외롭고 먼 길을 왔지만 그는 지금 외롭지 않다.이 땅에 남은 사랑과 희망의 편린이 낱낱이 모여 빛나는 밥알의 갑옷과 투구를 만들었기 때문이다.“많은 분들이 저의 사역에 힘을 보태고 계신데,그 중에서도 최낙정 전 해양수산부장관 얘기를 하고 싶어요.3년쯤 전에 그 분이 우리 교회를 찾아 오셨어요.다른 삶을 살고 싶으시다면서요.그래서 물었죠.‘평생 누군가를 위해 한번이라도 밥상을 차려본 적이 있느냐고요.’그랬더니 그 분께서 절 붙잡고 엉엉 우시는 거예요.28년 동안 공직에 계셨던 분이 지금은 청량리에서 밥퍼 사역을 하고 계십니다.” 그는 바쁘다.일을 하고자 해서 더욱 바쁘다.다일교회의 담임목사인가 하면 우리나라 개신교 최초의 무료진료소인 청량리 천사병원을 운영하는 다일복지재단 이사장에 밥퍼나눔운동본부의 다일공동체 대표이기도 하다.자신의 몸을 헐어 바닥 모를 나눔을 실천하는 일로 묵묵히 성결의 탑을 쌓는 그는 오늘도 살풍경한 지상의 빈 그릇에 더운 밥을 퍼담으며 이렇게 기도할 것이다.“이 땅에 밥으로 오셔서/우리의 밥이 되어 우리를 살리신/예수 그리스도를본받아/우리도 이 밥 먹고/밥이 되어/다양성 안에서/일치를 추구하는 삶을 살겠습니다.” 심재억기자 jeshim@ ■최일도목사의 소식 건강법 “나를 위해 뭘 더 먹을까를 고민하지 말고 가난한 이웃을 위해 한번만이라도 밥상을 차려보라.”는 최일도 목사의 말은 청량리에서의 밥퍼 사역과 함께 시작됐다.다르다면 여타 사람들이 건강을 위해 소식을 하지만 그는 ‘포만’에 대한 혐오와 금욕적 신념에서 소식을 시작했다는 것. 키 175㎝,몸무게 72㎏의 체구에 술과 담배를 모르고 살아온 그는 오랫동안 한 끼를 밥 한 공기로 때워 어쩌다 밥을 조금이라도 더 먹을라 치면 주변에서 더 놀라 무안해할 정도다.보통 아침은 오전 11시를 전후해서 ‘아점’삼아 들며,저녁은 오후 8∼9시쯤 든다.1일2식이라서 식사간 시간을 최대한 벌리되 대신 짬짬이 녹차와 생강차,계피차 등 전통차를 마셔 청정한 심신을 유지한다. 그의 섭생법 중 눈길을 끄는 대목은 된밥으로도 부족할 것 같은 하루 두번의 끼니를 누룽지로 때우는 경우가 많다는 것.“누룽지와 숭늉은 끼니마다먹습니다.담백하고 고소해 제 입맛에도 맞고 또 그렇게 담백하게 먹고 나면 속이 편해서 좋습니다.” 말이 누룽지이지 알고 보면 식은 밥의 재활용이다.“식솔이 늘어나면서 더러 밥이 남을 때가 있는데,그렇다고 버릴 수는 없잖아요.그걸로 누룽지를 만들어 먹곤 합니다.확실히 운동량은 부족하다고 느끼는데 그 틈새를 포식하지 않는 것으로 메우는 셈이지요.” 그는 “그러나 어떤 건강법도 사랑을 넘어설 수는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다양성 속에서 일치를 이뤄내기 위해서는 사랑이라는 구심점이 필요합니다.함께 울고 웃으며,서로 나누고 섬기는 정신이야말로 사랑의 구체적인 모습입니다.더 많이 가진 사람은 더 많이 나눠야 하며,못 가진 사람은 이걸 가슴으로 받아야 합니다.사랑하는 마음이야말로 모든 집단과 개인을 건강하게 하는 지고지선의 건강법 아니겠습니까?” 심재억기자
  • [사설] 지금이 맞불 기자회견할 때인가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의 17일 기자회견은 도대체 왜 했는지 의아스럽다.홍준표 전략기획위원장은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했는데 제1당 대표가 입장을 안 밝히는 게 이상하다.”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대통령이 기자회견을 하면 반드시 야당 대표도 기자회견으로 맞받아 쳐야 하는가.앞서 노무현 대통령의 기자회견도 부적절하기는 마찬가지다.노 대통령도 기껏 “불법 대선자금이 한나라당의 10분의1을 넘지 않는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면서 정계은퇴 주장까지 되풀이했다.나는 덜 더럽다면서 한나라당을 몰아세운 결과밖에 되지 않는다.한나라당이 발끈하는 것도 이해는 되지만 결과적으로 정치지도자들의 이런 행태는 정치혐오만 부추긴다는 사실을 당사자들만 모르고 있는 것 같다. 노무현 정부 들어서 정치권이 하루도 바람 잘 날이 없다.불법 대선자금과 관련해서도 정치권 전체가 피의자 상황에 처한 것이 현실이다.대선자금 수사는 누가 더 잘못했느냐를 가리는 게임이 아니다.잘못한 만큼 책임져야 하는 공동의 부채다.정치권은 자숙하고 반성하는 토대 위에서 개혁에 나서야 하는 것이 순서다.그런데도 지금 정치권은 주도권을 잡기 위한 세겨루기에만 날을 지새우고 있다. 최 대표의 기자회견 내용도 대선자금 특검 추진과 선거중립내각 구성 촉구 등 별반 새로운 게 없다.대선자금 특검은 검찰의 수사가 납득할 만한 수준에 이르지 못하면 수사종결 후 해도 늦지 않다.벌써 특검을 주장하는 것은 선거용이거나 시간끌기용이라고밖에 달리 해석할 수 없을 것이다.선거중립 내각도 야당이 수십년을 써먹은 낡은 주장이다.대통령중심제 국가에서 중립내각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은 경험으로 알고 있는 사실이 아닌가. 이제 정치권은 한쪽이 공격하고,다른 쪽은 해명하고 또다시 공격에 나서는 악순환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불법 대선자금 문제는 대치해야 될 사안이 아니라 겸손하게 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 사안이라는 점을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다.
  • 온라인 ‘헤어누드’ 허용되나

    앞으로 온라인에서 ‘헤어누드’를 합법적으로 볼 수 있을까? 남녀의 체모가 드러나는 사진이나 동영상을 뜻하는 헤어누드에 대한 규제가 내년부터 완화될 예정이어서 네티즌의 관심을 끌고 있다.헤어누드는 지금까지 음란물로 취급,사실상 유통이 금지됐다. 정보통신부 산하 정보통신윤리위원회는 지난 15일 서울 지식산업재단센터에서 열린 공청회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정보통신윤리심의규정 개정안을 발표했다.개정안이 정보통신윤리위 본회의에서 의결되면 내년 1월부터 적용된다. 개정안은 ‘성적인 욕구를 지나치게 자극하거나 혐오감을 주는’ 식으로 모호하게 돼 있는 음란물 기준을 ‘구체적’,‘사실적’,‘직접적’ 등으로 적시했다. 특히 개정안 21조는 미풍양속을 저해하는 규제 대상을 ‘남녀의 성기,국부,음모 또는 항문이 구체적으로 묘사되는 내용’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현행 15조 ‘남녀의 성기,국부,또는 항문이 노출되거나 투명한 의상 등을 통해 비치는 내용’보다 규제 대상이 대폭 축소된 셈이다. 지금까지는 성기나 음모가 단순히 ‘보이기만’ 해도 규제 대상이 됐지만 한두장의 컷이나 사진에서 흐리게 노출되는 것은 허용한다는 뜻이다. 국제법률경영대학원 김형진 교수도 이날 “단순히 헤어누드물이나 둔부가 보인다고 해서 예술적 요소 없이 성적 호기심과 수치심을 유발하는 음란물이라고 보기 어렵다.”면서 “유통 자체를 금지하는 음란물은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조심스럽게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온라인에서 성기 노출과 헤어누드가 전면 허용된다고 보기는 어렵다.음란물 판단의 절대 기준이 되는 ‘예술성’이라는 개념 자체가 애매한 탓에 사안별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또 최근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는 연예인 누드 사진은 적용 대상이 되지 않는다.예술적이라고 주장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정보통신윤리위 심의조정1팀 한명호 팀장은 “완화된 것은 사실이나 상업적인 누드물의 노출까지 허용된 것은 분명 아니다.”면서 “‘음란물은 일반 정상인의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고 극히 혐오스러운 내용으로서 성적 도의에 반하는 것’이라는 법원 판례대로 음란한 성기 노출이나 헤어누드는 계속 강하게 규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두걸기자
  • 이런 책 어때요

    메콩의 슬픈 그림자, 인도차이나 유재현 지음 창비 펴냄 격변의 현대사를 경험한 베트남·캄보디아·라오스 등 인도차이나 3국의 역사와 문화를 소개.소설가인 저자는 베트남 공산당 지도자 호치민이 남긴 최악의 유산은 인도차이나에서 베트남패권주의의 기틀을 마련한 것이라고 비판한다.인도차이나 공산당의 주도권을 쥔 호치민은 캄보디아와 라오스 공산당운동의 자주성을 인정하지 않았고 스탈린식 비타협 노선을 앞세웠다.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 사원,메콩 삼각주에서 농사짓는 사람들의 모습,한때 마약과 섹스의 낙원으로 불린 프놈펜,라오스의 고도 루앙파방 등 인도차이나의 매혹적인 자연과 유적도 다룬다.1만 5000원. 저널리즘의 기본요소 빌 코바치 등 지음 / 이종욱 옮김 한국언론재단 펴냄 미국 애리조나 주 출신 상원의원 존 매케인은 하노이에서 5년6개월간 전쟁 포로로 지낼 때 가장 그리웠던 것은 안락이나 음식,자유,심지어 가족이나 친구도 아니었으며 “검열하거나 왜곡되지 않은 풍부한 정보였다.”고 술회한 적이 있다.‘인식에 대한 본능(awareness instinct)’이라 할 만하다.그만큼 뉴스는 우리 삶에 간절한 것이다.이 책에서는 언론의 기본 원칙을 논한다.영국 ‘맨체스터 가디언’의 편집인인 C.P.스콧의 “논평은 자유로운 것이지만,사실은 신성하다.”라는 말은 오피니언 저널리스트에게 퍽 시사적이다.1만 5000원. 레오나르도 다빈치 최초의 과학자 마이클 화이트 지음 / 안인희 옮김 사이언스북스 펴냄 동물은 모두 고통을 느낄 수 있다고 여겨 고기를 먹지 않은 채식주의자이자 사람을 죽이는 전쟁기구를 만드는 데 열광한 발명가.인간의 시체를 며칠 밤낮으로 해부하면서 인간의 신체가 가치없는 인간이 지니기엔 너무 훌륭하다고 경탄한 과학자.아름다운 성모와 여성을 즐겨 그리면서도 여성을 혐오하고 미소년만 사랑한 화가.그가 ‘르네상스 맨’이란 한마디로 표현되는 레오나르도 다빈치다.그는 모든 기록을 다른 사람이 쉽게 읽지 못하도록 왼손을 이용해 ‘거울글씨’를 쓴 것으로도 유명하다.남들이 자기 생각을 훔쳐갈까 두려워 했던 것이다.1만 8000원. 이거룡의 인도사원 순례 이거룡 지음 한길사 펴냄 세계 사상의 요람인 인도 곳곳에 널려 있는 사원들을 종교학자의 눈으로 살폈다.“참된 것은 아름답고 아름다운 것은 참되다.참되고 아름다운 것은 선하다.이 셋은 영원하며,하나의 실재를 드러내는 세 측면에 지나지 않는다.”는 말이 전해오는 카주라호 사원,태양사원으로 불리는 코나락 사원 등 힌두교 사원을 탐방.불탑의 원형으로 일컬어지는 산치의 마하스투파,카를라 탑원 등을 둘러보면서 흔히 인도 불교학자들이 인도에서 불교가 사라진 이유로 드는 ‘불교의 자연사’,즉 불교가 소멸해 힌두교의 넓은 바다에 용해되었다는 견해를 소개한다.1만 5000원. 리더십 3막 11장 존 휘트니·티나 팩커 지음 / 송홍한 옮김 씨앗을 뿌리는 사람 펴냄 아일랜드 소설가 제임스 조이스는 하나님 다음으로 가장 많은 ‘창조’를 해낸 사람은 셰익스피어라고 했다.그가 탐색하지 않은 주제란 하늘 아래 거의 없다.선과 악,사랑과 증오,정의와 불의,오만과 겸손,죄의식과 결백,전쟁과 평화 등 세상사의 온갖 주제를 다뤘다.그 중에서도 특히 되풀이해 다룬 주제가 리더십이다.이 책은 셰익스피어 작품을 통해 권력의 본질과 리더십의 기본 원리를 살핀다.저자들은 세상은 하나의 무대이며,리더십은 연극적 능력이라고 말한다.1만 7500원.
  • [사설] 뒤늦게 제 길 찾은 부안 해법

    윤진식 산업자원부 장관이 어제 위도 원전수거물 관리시설 부지 선정 과정에서 부안군민의 의사가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다고 사과하면서 다른 지역에서도 유치 신청을 추가로 받기로 했다고 발표했다.지난 5개월 동안 부안군민과 환경관련 단체 등의 반대를 무시한 채 힘으로만 밀어붙이려던 원전 건립정책이 비로소 제 길을 잡았다고 평가된다.하지만 이번 발표는 원전시설 부지 선정을 위한 보다 합리적인 ‘로드맵’일 뿐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라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유치 신청을 희망하는 자치단체가 한두 곳 있다는 전제 아래 최상의 시나리오만 가정하고 있다는 인상을 떨치기 어렵다. 우리는 무엇보다 먼저 폭력사태와 무정부 상태로까지 비화됐던 지난 5개월의 경험에서 뼈아픈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본다.군의회 부결,현금보상 약속 후 백지화,주민투표 실시시기 혼선 등 절차상의 하자와 오락가락한 정책이 부안의 갈등을 키우고 정부를 불신하도록 만드는 데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했기 때문이다.과거 17년 동안 원전 유치 문제로 수차례 되풀이됐던 유혈사태에서도 아무런 학습효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지적이 따르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따라서 정부는 ‘선 주민의사 확인,후 부지 선정’이라는 약속을 충실히 지키는 한편 부지 선정에 집착한 나머지 지키지 못할 약속을 남발해서는 안 된다.환경관련 단체 등도 주민들 스스로 결론을 내릴 수 있도록 한발 비켜서야 한다. 우리는 엄청난 갈등과 비용을 초래한 정책 당국자에 대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본다.사과만으로는 부족한 것이다.그리고 원전 등 혐오시설 유치를 둘러싼 갈등을 최소화하는 방안으로 신도시 등 대규모 시설을 개발할 때 기반시설과 함께 혐오시설을 먼저 건립하는 것도 고려해봄직하다.
  • [사설] 트럭으로 실어나른 불법 대선자금

    불법 대선자금 수사가 진행될수록 정치권과 정치인에 대한 혐오는 커져가고 있다.불법 자금이 천문학적으로 늘어나는 것도 경악할 일인데,자금을 끌어모은 수법도 충격적인 것이어서 혀를 내두르게 한다.구속된 한나라당 이회창 전 총재의 측근인 서정우 변호사는 LG그룹으로부터 150억원의 현금을 실은 트럭을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자동차 키와 함께 통째로 넘겨받았다고 한다.앞서 SK로부터 100억원을 받은 최돈웅 의원은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현금 쇼핑백을 넘겨받았다.게다가 고압적으로 돈을 요구했다고 하니 권력을 조폭처럼 휘두른 것이 아닌가.음습한 갱 영화에나 나옴직한 수법이다. 한나라당이 끌어모은 불법 대선자금은 드러난 것만도 700억원이 넘는다.한나라당은 서 변호사가 받았다는 150억원 가운데 당에는 50억원만 들어왔다고 주장하고 있다.이제는 한나라당내에서 책임 미루기를 하는 꼴이 됐다.사라진 돈은 당시 이회창 후보의 측근과 사조직에서 썼거나,누가 착복했거나,남겨서 숨겨놓았거나 크게 이 셋 중의 하나일 것이다.실제 후보의 사조직과 핵심 측근인물들이 비밀리에 끌어모은 불법 자금을 한나라당이 전모를 파악하지 못할 수도 있을 것이다.그래서 우리는 한나라당은 아는 만큼 솔직히 고백하고,이회창 전 총재와 측근들도 진실을 밝히라고 촉구했었다. 그런데도 한나라당과 이 전 총재측은 최소한의 반성의 기미도 보이지 않고 당내에선 책임 미루기에 골몰하고 당 밖으로는 편파수사니 하면서 본질을 흐리는 것은 옳은 태도가 아니다.노무현 후보측이든 이회창 후보측이든 대선과정에서 불법과 비리가 있다면 당연히 책임져야 한다.수사는 검찰의 몫이고 판단은 국민들이 할 것이다.한나라당과 이회창 전 총재측은 수사에 협조하고 책임지는 일 외에는 할 일이 없다.이런저런 주장들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변칙으로 보일 뿐이다.검찰도 수사의 속도를 올리되 만에 하나라도 편파수사라는 말이 나올 여지가 없도록 더욱 자세를 가다듬어야 할 것이다.
  • [사설] 정치권 이제 민생에 전념하라

    국회가 노무현 대통령의 측근비리 의혹 특검법을 재의결함으로써 대치정국이 일단 마무리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노 대통령이 특검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던 것이나,국회가 거부된 특검법을 재의결한 것은 모두 법에 의한 정당한 권한 행사였다.노 대통령은 두차례나 특검법을 가결시킨 국회의 뜻을 존중해 지체없이 특검법을 공포하고 행정부를 다독거려 후유증을 최소화해 나가야 할 것이다.무엇보다 검찰이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지 않고 특검이 발동될 때까지 수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것은 성숙한 판단이라고 평가한다.한나라당도 특검법 통과가 힘겨루기에서 이긴 것이 아니라 소모적인 정쟁을 혐오하는 국민들의 뜻이 반영됐다는 점을 새겨야 할 것이다. 열흘이나 국회를 방치한 특검대치는 소모적인 정쟁에 불과했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청와대나 국회가 이처럼 법에 주어진 권한만 행사하면 될 일을 투쟁과 등원거부로 맞서 민생을 내팽개친 것은 무엇으로도 변명할 길이 없을 것이다.여당이 국회의 다수를 차지하지 못한 상황에서는 언제든지 특검대치와 같은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하지만 지금처럼 거부와 투쟁 방식이어서는 안 된다.행정부와 국회의 견제는 법테두리 안에서 국정과 민생을 우선 고려하면서 이루어져야 한다.정략적인 자세를 버린다면 국회와 행정부가 얼마든지 협조할 수 있는 길이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이제 정치권이 반드시 해야 할 일은 민생과 국정을 챙기는 것이다.국회에는 새해예산안은 물론 민생과 직결된 현안들이 산적해 있다.정기국회 회기가 불과 닷새밖에 남지 않아 아무리 속도를 높인다고 해도 현안들을 처리하기에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남은 기간 최선을 다하고 이어서 임시국회를 열어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또다시 국회에서 총선을 겨냥해 폭로나 정쟁을 되풀이한다면 방탄국회라는 비난은 물론 국민들의 엄청난 저항에 부닥치게 될 것이다.
  • 모성 - 여성사이 번민 시인의 몸짓으로 표현/ 고정희상 수상 김승희교수

    “내가 여성주의적 시각의 글을 쓰지 않은 것은 여성이란 사실을 드러내기를 두려워한 것인지도 모른다.왜 사람들은 ‘인어 공주’를 좋아하지 않느냐,말 못하는 여성을 말이다.그러나 내 궁극적 관심은 여성이다.” 시인 김승희(51·서강대 교수)씨가 제2회 고정희상을 수상했다.고정희는 14년 전 타계한 시인이요 여성 운동가였다.지난 28일,이화여대 학생문화관에서 있었던 수상식에서 그는 칠순의 노모와 대학생인 딸과 함께 참석해 기쁨을 나눴다.김 시인은 수상 소감에서 “이제 도망갈 수도 없는 자리에 섰다.”며 여성적인 삶에 대해 더욱 진지하게 이야기할 것을 천명했다. 고정희상 수상위원회는 “김 시인은 ‘김승희 윤석남의 여성이야기’란 책에서 시적 진실을 통해 사회를 변화시키고 특히 자매애를 통해 그것을 이루어 내려는 면에서 고정희 시인의 궤적과 매우 흡사한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고 수상 이유를 밝혔다. 고 시인이 쓴 책은 일상에서 심리적으로 구속당하는 모성과 여성이라는 자아를 건지려고 발버둥친 시인의 몸짓을 적나라하게 내보인다.이는 비단 그의 이야기가 아니라 이 시대 여성들,특히 직장을 가진 여성들에게는 꼭 자신의 이야기같다. “어머니들의 끈질긴 사랑과 구속은 ‘치명적 모성’이다.미국 현대 여성시를 모은 ‘엄마와 딸,그 얽힌 넝쿨들’에서도 그것을 발견하면서 크게 놀랐던 적이 있다.어머니에 대한 사랑,연민,혐오,족쇄,그리움으로부터 도망치려고 발버둥치는 것은 세상의 여자들이 모두 같다는 사실을 통해 세상의 여성이 거의 비슷한 원형질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나는 엄마처럼 살지 않을 테야.”라고 선언한 ‘엄마죽이기 선언문’을 낭독한 1세대라고 자신을 설명하는 시인은 그러나 결국은 캥거루의 주머니 속에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고 말했다. 그는 여자로서 자식으로서 어머니로서 또 한 사람의 직업인으로서,한 사람의 예술가로서 세상의 이모저모를 쉴새없이 관통해 나가야 하는 자신의 삶을 ‘119 소방 대원’이라고 말했다.한국적 문화에서 가정과 자기의 일을 가진 ‘겸직’ 여성들은 누구나 119 소방 대원 같은 삶을 살고 있다며,이런 삶을 ‘아프거나 바쁘거나’라고 정리해 공감을 얻어냈다. 서늘한 눈매와 시원시원한 말투의 김 시인은 “평등을 위해 싸울 줄 아는 사람만이 꿈꿀 자격이 있다.”고 여성들을 향해 말했다. 김 시인의 뒷자리에 앉은 백발의 노모가 딸의 어깨에서 티끌을 떼내느라 바빴다.책에서와 달리 시인도 이를 마다하지 않았다. 허남주기자
  • [열린세상] 이제는 여성이다

    1970년대부터 분출하기 시작한 여성들의 사회참여 요구가 최근에는 괄목할 만한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여성지위 향상의 중요한 지표가 되는 정치분야를 보면,20세기 들어 대통령이나 정부수반으로 선출된 여성정치인 중 절반이 1990년대에 등장했다.그래서 90년대를 ‘여성정치 혁명의 시대’로 일컫는다. 이러한 추세는 21세기에 더욱 탄력을 받아서 의회와 내각의 40%가 여성인 국가가 다수 등장했고,지방의회에서의 여성의원 비율도 평균 30% 이상으로 급상승 중이다.현재 핀란드의 경우 대통령과 국무총리가 모두 여자다.브룬틀란트라는 여자가 15년동안 총리를 했던 노르웨이에서는 어린이들이 “남자도 총리가 될 수 있나요.”라고 물어볼 정도라니 가히 여성의 정치참여수준을 가늠해 볼 수 있을 정도다. 21세기 여성의 능력은 국력이다.매킨지보고서에 의하면 21세기의 격렬한 국제경쟁 시대에 모든 나라가 심각하게 겪는 문제가 인재난으로서 이제는 어떤 국가가 얼마나 뛰어난 인재를 확보하느냐가 그 국가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주요한 잣대가 된다는 것이다.따라서 선진국일수록 그동안 소홀했던 여성인재 활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개도국 여성들의 부당한 정치적 불평등과 소외현상은 미래를 낙관하기가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어서 여성의 정치적·사회적 지위와 참여에 관한 평가와 통계를 접할 때마다 큰 실망과 분노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현재의 여성의 정치적 대표성은 국회의원과 광역의회의원이 비례대표를 포함해 각각 5.9%,그리고 기초의원이 1.6%로 전 세계 의원 평균비율 14%에 훨씬 못 미치는 상황이다.전체 공직자중 5급이상 여성비율 역시 5%미만으로 유엔권고치인 30%에도 턱없이 모자란다. 우리가 국가의 경제성장면에서는 늘 선진국과 비교하면서 유독히 여성의 지위와 권한면에서는 세계의 후진국들과 우위를 다투는 수모를 지금껏 되풀이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여성참여가 저조한 주요인은 첫째,가부장제의 전통이 한국 사회에 뿌리깊은 가운데 학연·지연 등의 인맥으로 연결된 남성중심의 정치권에 여성들이 진입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둘째,지방자치의 실시 등 우리 정치·사회의 민주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성의 참여 증대를 위한 법과 제도를 획기적으로 보완하지 않은 점이다.2000년 프랑스가 지방선거에서 ‘남녀동수 공천제’를 전격 도입함으로써 지방의원 여성비율을 22%에서 두배 이상으로 신장시킨 사실은 귀한 교훈이 된다.셋째,여성 스스로의 책임도 크다.여성에 대한 잘못된 편견을 불식시키고,여성의 참여증대에 비우호적인 남성과 여성들을 설득하고 계몽하는 일,그리고 정치권에 직접 압력을 가해 여성참여 확대를 위한 법과 제도를 고치는 과정에서 여성 스스로의 노력들이 좀 더 조직적이고 체계적이지 못하였다는 것이다. 앞으로 지방분권이 추진되면 단순히 여성의 복지문제뿐만 아니라 사회의 여러 가치들을 재분배하는 데 있어서 여성의 적극적인 참여는 필수불가결한 요소가 된다.특히,세계은행에서 발간한 최근의 정책보고서에도 여성들은 도덕 관념이 대체로 높고 위험을 혐오하기 때문에 정치 및 공공분야에서 여성의 부패정도는 남성에 비해 훨씬 낮은것으로 나타났다.고질적인 부패의 고리를 끊고자 하는 정치개혁이 불가피한 우리 사회에 던져 주는 충고와 희망이 아닐 수 없다. 여성의 참여 활성화는 더 이상 지체하거나 거부할 수 없는 대세이자 지금이 절호의 기회이다.분권과 참여의 시대 여성참여 증대를 종합적으로 모색해야 하는 현 시점에서,여성을 소외시킨 민주주의는 진정한 민주주의가 아님을 확실히 해둘 필요가 있다.국가의 경쟁력 강화와 진정한 민주주의의 실현 그리고 국민 대화합의 길을 찾고자 한다면 여성이 그 해결책이다.즉 이제는 여성이다. 육 동 일 충남대 사회과학대학장
  • 오늘 개봉 ‘인터스테이트’/미래를 알면 사는게 쉬워질까

    화가를 꿈꾸는 닐(제임스 마스덴)은 자신의 뜻과 상관없이 로스쿨 진학을 강요하는 아버지 때문에 괴롭다.22번째 생일날,그가 미래를 알고 싶다는 소원을 빌자 요정 위시(게리 올드먼)가 나타나 무슨 질문에든 답하는 매직볼을 준다. ‘백 투 더 퓨처’시리즈의 시나리오 작가 밥 게일이 연출한 ‘인터스테이트’(Interstate 60·14일 개봉)는 팬터지 로드무비다.‘미래를 볼 수 있으면 인생이 더 수월해질까?’라는 물음을 던져놓고,관객들에게 제각기 그 해답을 찾아보라고 주문한다. 매직볼을 받아들고 이상형의 여자를 찾아나선 닐은 별난 인물들을 잇따라 만난다.아무리 많이 먹어도 배가 고픈 노인,섹스 파트너를 찾아 떠도는 젊은 여자,거짓말쟁이를 병적으로 혐오하는 남자,마약이 합법이어서 청소년까지 맘놓고 복용하는 마을,가짜그림들을 전시해놓은 미술관…. 삶의 아이러니에 시간이 갈수록 닐과 관객은 혼돈스러워진다.거짓말같은 일들이 펼쳐지는 영화 속의 세계는 유토피아일까,디스토피아일까. 크리스 쿠퍼,커트 러셀,마이클 J 폭스 등 선 굵은배우들이 줄줄이 등장한다.생의 불가해성을 놓고 너무 난삽하게 고민하도록 만들어서인지 스타 캐스팅이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그러나 영화는 골치 아파진 관객들을 한줄기 희망으로 위로해준다.시계바늘을 과거로 되돌려주면 과연 닐이 행복해질까.과거로 돌아간 닐에게 더 큰 불행이 닥치는 화면을 보여주며 영화는 ‘No’라고 대답한다.설령 미래를 아는 신통력을 가진다 해도 인생의 정답을 찾을 순 없다는 얘기다. 황수정기자
  • [씨줄날줄] 총선 희망돼지

    내년 4월 총선에서 또 ‘희망돼지’가 등장할지도 모르겠다.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모임)가 13일로 예정된 온라인 상임위원회에서 희망돼지를 부활하는 방안을 논의키로 했다고 한다.이번엔 노사모 회원 각자 지지하는 정치인,그러니까 국회의원 후보자를 선정해 경제적으로 지원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한다.희망돼지 본래의 초심을 되살려 시궁창 같은 한국 정치에서도 희망을 찾아 보자는 취지일 것이다.싹수 있는 정치인을 선거 자금의 질곡에서 벗어나 ‘뜻’을 펴게 해 주자는 것이다. 그러나 희망돼지가 국민적 관심과 기대를 다시 모을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요즘 한달 이상 계속되고 있는 대선 자금 소용돌이와 무관하지 않다.그러니까 1년 전 쯤이다.세상 사람들은 특정인의 지지 여부를 떠나 노사모의 희망돼지에 정말 희망을 품었다.반전을 거듭하던 대통령 선거가 끝나자 세상은 희망 돼지가 승리했다며 정치에서 희망의 싹을 틔운 것으로 애써 믿으려 했다.그러나 기대는 부서졌다.희망의 돼지 저금통이 줄을 이을 때 뒤안길에선 기업의 돈줄이꼬리를 물고 있었다는 대목에 이르러선 허탈감에 진한 배신감마저 느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돼지라는 말에 귀가 번쩍 쫑긋해지는 것은 무슨 까닭일까.정치에 대한 지독한 혐오와 뒤범벅되어 있는 정치에 대한 기대 때문일 것이다.사람이 모여 사는 세상이면 구성원의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사회 동력을 극대화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역할이 필수적이고 바로 정치의 몫이다.한국 정치는 현대사의 온갖 곡절에도 불구하고 갈등의 조정자 역할은커녕 분란을 일으키는 요동의 진원이 되었다.예전엔 독재 권력의 탄압 때문이었다면 요즘엔 지독한 무관심이 정치 불신으로 확산되고 있다. 정치를 세상에서 추방할 수 없다면 필요선(必要善)으로 바꾸는 게 현명한 선택이다.1년 전 희망돼지는 해프닝이었지만 지금부터는 속보이게 떠벌리지 말고 각자의 희망돼지를 키워 볼 일이다.대통령 선거 치른다고 뒤편에서 기업 돈을 챙겨 놓고 이제와 말도 안 되는 변명으로 날을 새우고 있는 요즘을 잊어선 안된다.‘그들’의 이름과 언행을 내년 4월17일 총선까지 똑똑하게기억해 두어야 한다.돼지 저금통에 매일 매일 동전을 넣듯 요즘의 분노를 되새겨 둘 일이다. 정인학 논설위원
  • [건강칼럼] 聖女와 性女

    70대 노인이 병원을 찾았다.단정한 태도에 묵직한 품위를 갖춘 분이었다.알고보니 전문직 원로로 존경받는 분이었다.쑥스러워하는 환자에게 조심스레 말을 걸어보니 병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비특이성 요도염,사면발니,음부포진,곤지름 등등 가히 ‘성병의 백과사전’ 격이었다. 70대의 점잖은 노인이 질병으로 고생하는 배경이 궁금했다.적당히 뜸을 들여 혼자 사느냐고 물었다.“아닙니다.늙긴 했지만 아내가 있습니다.”“아,그러세요.그럼 혹시 여자 친구라도…”라고 말을 잇자 고개를 젓던 그 분은 “조심하려고 했는데 이렇게 됐다.하고 싶어 한 일이 아니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의 말은 이랬다.30대 초,둘째아이를 낳은 뒤부터 아내가 각방을 요구하며 성생활을 거부하더란다.부부관계도 정상이었고,바람을 피운 것도 아니었다.독실한 종교인이었던 그분의 아내가 성생활을 혐오한데다 부부관계를 아이를 낳는 과정으로만 이해한 게 문제였다.집안 분위기 때문에 이혼은 생각도 못한 채 그 때부터 40년을 헤아리는 바깥생활이 시작됐다. 얼마 전,남편의 성 불능은 이혼사유라는 판결이 있었다.그렇다면 여성의 성 불능은 어떨까?우리나라의 경우 성불감증 여성이 성인의 70%에 이른다는 보고가 있었다. 성욕을 못느껴 부부답게 살려는 남편을 혐오의 눈으로 보기 일쑤인 이들 앞에서 수많은 남편들이 ‘짐승’취급을 당하거나 심인성 발기부전에 빠지게 된다.그러다 보니 그 노인처럼 ‘외도’를 할 수밖에 없다.거절된 남성은 외로운 법이다. 가끔 여자의 성욕을 감당하지 못해 고민이라는 환자들을 만난다.그럴 때면 나는 “참,복도 많다.”고 인사한다.그도 그럴 것이 남자와 달리 여성의 성 불능은 아직 특별한 치료법이 없다.임상 경험에 따르면 심인성 발기부전을 가진 남자의 경우 불감증 아내가 원인인 경우가 많다.너무 성스러운 아내들이 죄없는 남편을 죄인으로 만드는 세상이다.그래서 나는 ‘聖女’보다는 ‘性女’가 좋다. 김영철 선릉 힐비뇨기과 원장
  • 美외교전문지 ‘포린 폴리시’ 분석/“김정일 암살로 실각 가능 결국 한국으로 흡수통일”

    김정일 유고시 북한 사회는 무정부 상태를 거쳐 결국 한국으로 흡수통일 될 것이라고 미 국방연구소의 오공단 동아시아 책임연구원과 랠프 해시그 메릴랜드대 교수가 미국의 격월간 외교 전문지 ‘포린 폴리시’ 최근호 공동 기고문에서 주장했다. 이들은 김정일의 유고 가능성과 관련,내부 통제가 워낙 확고하기 때문에 북한내 세력에 의한 정변의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전제하고 유고가 일어난다면 그것은 외국 군대의 개입에 의한 암살 가능성이 가장 높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김 위원장이 실각하면 북한은 권력을 장악할 세력이 없어 장기간 무정부 상태에 빠져들 것이라고 전망하고 이후 과도기를 거쳐 궁극적으로 북한은 한국으로 흡수통일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일 체제 아래서 온갖 특혜를 누리고 있는 정치 엘리트 계층,경제 관료,군부가 김정일 정권 붕괴 이후 북한에서 국가와 주민을 선도할 중추세력이 되지 못한다고 진단했다. ●北군부·경제관료 국정 능력 없어 이들은 김정일 이후가 50년이 넘는 전제 지배와 외국에 대한 배타적 국수주의에 길들여진 북한 주민들이 21세기 시민으로 변화될 수 있는지에 대한 시범 사례가 될 것이라며,북한 주민은 세계에서 가장 고통스런 변혁기를 체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에 따르면 100만∼200만명으로 추산되는 북한 엘리트 계층은 김정일의 비위를 맞춰 식량 및 주택 배급,의료시설 이용에 있어서 특권을 누려왔다.이들은 부정부패에 능숙하기 때문에 김정일이 실각하면 국부 차지에만 신경을 쓸 것이다. 소수의 경제 관료들 또한 김정일의 비전문적이고 왜곡된 경제논리를 거스를까 두려워 자신들의 역량을 키우지 못했다.때문에 이들은 국가와 경제를 운영할 능력이 없고 군부도 국정을 수행할 능력과 의지가 없다고 기고문은 진단했다. 혼란기를 거쳐 결국 북한은 한국으로 흡수통일될 것이며 남북한간 경제 격차로 진정한 통일을 이루는데는 수십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이들은 특히 북한 주민들이 갖고 있는 한국 정부에 대한 반감이 통일 작업을 더욱 요원하고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들은 김정일 이후 대규모 난민 탈출이 예상된다며 수백만명의 굶주린 북한 주민이 한국을 비롯한 중국,러시아,일본 등 이웃 국가로 유입될 것으로 전망했다.이들 나라들은 이에 대책을 수립중에 있으며,탈북 러시를 막기 위해 한국 주도 아래 이들 국가가 북한에 대한 대규모 식량 지원과 더불어 경제 인프라 구축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주변국들 파장 우려 체제유지 희망 그러나 북한의 경제 상황이 워낙 안좋아 경제 수준을 끌어올리는데 수년이 걸릴 것이며 북한 주민의 악화된 건강 상태 또한 경제 부담을 증가시키는 요인이다.이들은 이처럼 김정일 정권 붕괴가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주변국들은 김정일 정권을 혐오하면서도 은근히 북한 체제가 유지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박상숙기자 alex@
  • [열린세상] 깨끗한 대선 ‘국민 사기극’

    지난 대통령선거 당시 SK비자금이 정치권에 유입된 사실이 밝혀지면서 파문이 점차 커지고 있다. 지난 대선은 역대 어느 선거보다 적은 비용으로 깨끗하게 치러져서 한국정치의 진일보를 내딛는 선거였다는 긍정적 평가를 받은 바 있다.그러나 잇따라 터진 불법 정치자금관련 사건으로 그 평가는 무색해졌고,오히려 정치에 대한 국민의 불신만 가중시켰다. 불법 정치자금 문제는 늘상 그래왔듯이 국민들의 정치 혐오를 초래하고,그 결과 정치에 식상한 국민들을 선거판에 끌어들이기 위해 돈의 필요성을 더욱 증대시켜 정치자금을 또다시 음성적으로 조성하는 악순환을 되풀이하게 한다.이제사 다급해진 각 정당 대표들은 긴급 회동을 통해 SK비자금 파문을 정치제도 개선의 계기로 삼기 위해 이달 말까지 각 당이 정치개혁 방안을 만들고 다음달 말까지 최종안을 확정짓자는 졸속적인 합의를 도출해 내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정치개혁의 주체인 동시에 대상인 국회의원들이 스스로 개혁을 추진한다는 것은 이번에도 크게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다.지난 8월 정치자금을 관장하는 주무기관인 선관위는 선거운동의 자유를 대폭 확대하는 대신 선거비용의 통제를 강화하고,정치자금의 합법화를 추진하면서 투명성을 높이는 방안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정치관계법 개정 의견을 국회에 제출한 바 있다.또 부패방지위원회도 정치자금의 투명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법개정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정치자금제도개선 권고안을 국회의장에게 전달하기도 하였다.그러나 대부분의 국회의원들은 개정안의 내용에 반대한다는 의견만 개인별로 제시했을 뿐 정치개혁안의 입법화를 위한 어떤 노력도 보이지 않고 있다. ‘독재자보다는 위원회를’‘시가전보다는 선거를’,그리고 ‘혁명재판소보다는 토론회를’ 선택하여 의회민주주의체제를 정립한 정치선진국가들은 선거제도의 민주주의화를 목표로 정치개혁을 추진해 왔다. 근대민주정치를 다른 유럽국가들보다 근 백년 이상 앞당긴 영국의 정치사도 혁명의 역사라기보다 올바른 선거법을 정착하기 위한 역사이며,선거제도의 공정성과 자유성을 확보하기 위한 긴 인내와 투쟁의 역사이다. 대의민주제에 있어 의회는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만약 국민의 대표기관인 의회가 불공정한 선거방법을 마련해서 각종 선거전에 임하게 된다면 그 국가의 정치와 사회에 엄청난 부패와 비리를 만연시킬 수밖에 없다는 사실은 민주주의 역사에 깊게 새겨져 있다.불완전한 선거법과 비현실적인 선거제도,그 운영으로는 참다운 민의를 대변하는 대표자를 선출하지 못할 뿐 아니라,의회민주체제의 정통성과 신뢰성에 치명적인 타격을 주게 되어 ‘투표 대신 탄환’‘언어 대신 폭력’,그리고 ‘의회 대신 내란’이라는 불행한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19세기 말까지 영국에서조차 부패와 부정,매수와 향응이 선거에서 판을 친 것으로 기록돼 있다.웨스트민스터 리뷰지는 1847년의 선거결과를 놓고 “가장 부도덕하고 치욕적인 것으로,병원마다 불구된 자,얻어맞은 자,만취하여 정신을 잃은 자들로 만원을 이루었다.”고 묘사한 것으로 미루어 당시의 선거부패상을 짐작할 만하다. 그런데 이러한 극심한 선거부패를 타개해 나갈 수 있는 결정적 계기를 마련한 것이 ‘부패행위방지법’의 제정이었다.이 법은 수뢰와 매수 등 부패행위에 대해 중형에 처하도록 하였으며,선거비용을 제한하고 회계보고의 의무를 엄격히 규정함으로써 정치인과 유권자들의 잘못된 관행을 교정해 나갈 수 있었던 것이다. 우리도 지긋지긋한 정경유착과 정치부패의 고리를 끊고 내년 총선부터 선거를 보다 투명하고 공정하게 치르려면 정치개혁에 대한 정치권의 저항을 단호히 배격하면서 선거법과 제도를 혁명적인 수준으로 바꿔야 한다. 육 동 일 충남대 사회과학대학장
  • [녹색공간] 노인의 자기 혐오증 벗어나기

    ‘노인’이라는 말이 사라지고 있다.노인 스스로 자신을 노인이라고 부르지 않으려 하고 또 그렇게 불리는 것을 꺼리고 싫어한다.이 점을 간파한 젊은이들은 ‘어르신’이라는 말을 끌어들여 쓰곤 한다.이 틈에 ‘실버’라는 외래어가 지배어의 자리에 들어섰다.노인이라는 말이 얼마나 싫고 미웠으면 이렇게까지 되었겠는가? 현재 65세 이상 인구는 전체 인구의 8%에 가깝고 15년쯤 뒤에는 그 배가 될 것으로 내다 보인다.유례없이 빠른 속도로 고령 사회에 들어설 조짐이다. 이 판국에 약삭빠른 사업가들은 이른바 실버산업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실버 시장의 규모도 한 해 20조 안팎에 이른다고 한다.이들에게는 노령 인구의 성장이 노인 소비층의 증대이자 투자의 기회인 셈이다. 그러나 모두 걱정한다.급증하는 노인층을 어떻게 먹여 살릴 수 있으며,그들이 시달려야 하는 질환의 치료비용은 또 얼마나 큰 부담인가 하며 야단들이다.실버타운에 들어갈 수 있는 극소수 특권층을 빼면 대다수 노인은 빈한하다.자녀들이 주는 용돈으로 겨우 산다.노부모를 모시며산 세대지만 자녀들로부터는 대접받지 못하는 서러운 ‘과도 세대’이다.이들은 그저 죽을 날을 기다리며 어쩌지 못해 하루하루를 산다고 한다.쓸쓸히 내뱉는 푸념섞인 말이다. 나이 든 노인이 존경을 받던 때가 있었다지만 이제 그러한 습속은 사라졌다.지난 습속으로 빚어진 노인의 자기 이미지가 새로운 상황에 채 적응할 겨를도 없이 바스러지고 있다.핵가족화된 오늘 이들이 자녀들과 함께 살면서 부양받기란 어렵다.그렇다고 국가의 복지 혜택을 받는 것도 아니다.받아주는 데도 없고 기댈 데도 없는 버림받은 연령층이며,따돌림받고 업신여김을 당하는 사회층이다.이러한 사회 이미지에 대한 거부 반응의 결과로 노인의 자기 혐오증이 생긴 것이다.노인이면서도 노인이기를 거부하고 증오하는 것이 이 시대 노인의 신드롬이다. 하지만 노인의 문제는 자기 혐오감으로 해결될 것이 아니다.노인이 겪는 문제를 드러내 함께 걱정하고 서로 돕는 일에 동참할 때 비로소 문제의 돌파 가능성이 열리는 것이다.감추거나 덮어두고 피해서는 결코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없다.적극 대응의 마음가짐이 요청된다는 말이다. 이제 노인은 자기 혐오의 늪에서 벗어나야 한다.머리를 맞대고 문제를 함께 해결하려는 결의에 찬 ‘시민’으로 나서야 한다.어려운 사람들의 처지를 모른 척하며 좁다란 삶의 공간으로 퇴거하여 오직 자기 안락을 꾀하려는 이기주의를 걷어내고,‘그들’의 문제가 ‘우리’의 문제라고 ‘동감’할 수 있는 시민 덕목을 실천해야 한다. 그리하여 시민된 노인은 연대한다.실버산업에 휘둘려 ‘소비자’로 사는 ‘피동의 삶’의 방식에서 떨쳐 나와 노인의 목소리를 함께 담아내는 ‘시민’의 운동에서 만나고,‘치자’의 선처를 앉아 기다리는 ‘피치자’의 태도를 벗어 던지고 공동체에 참여하고 기여하는 ‘시민다움’의 짐을 함께 져야 한다. 시민은 자기 혐오증으로부터 벗어날 때 비로소 ‘참 시민’이 된다.그 시민은 일체의 온정주의에 맞서 수혜의 대상으로 떨어진 객체가 아닌 주체로 참여하고,참여자로 주장한다.일찍이 시민의 투쟁 없이 사회 문제가 해결된 적은 없다.노인 문제도 예외가 아니다.박 영 신 연세대 명예교수 녹색연합 상임대표
  •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 中 성형수술 열풍

    중국 전역은 요즘 성형수술 바람이 거세다.자본주의 물결과 함께 가치 기준이 외형 중시의 사회로 옮겨가면서 중국 내부가 급격한 가치관의 변화를 맞은 것이다.연예계 스타들이 매일 TV를 주름잡고 이들을 모방하려는 중국의 샤오제(小姐·소녀)들은 성형수술을 통해 자신들의 미적 열망을 표출한다.최근 들어 실업난이 심화되자 구직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는 남성들이 외모를 위해 성형수술 대열에 가세하는 이상기류도 보인다.중국 언론들과 전문가들은 외모가 능력을 가늠하는 잣대가 될 수는 없다고 강조하지만 성형수술 열풍을 잠재우는데는 역부족이다. |베이징 오일만특파원|베이징에서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중국의학과학원 성형외과 병원은 서쪽 교외 스징산(石景山)구 바다추(八大處)관광구 부근에 자리잡고 있다. 지난 50년대 지어진 청조(淸朝)식 전통 건물로 병원의 분위기가 별로 나지 않는다.300개의 병상을 갖춘 이 병원은 매년 1만여명의 성형수술 환자를 받아들이고 연 평균 4000차례 이상의 수술이 진행된다.매일 100여명의 환자들이 찾아오고최고 112차례의 성형수술을 기록한 날도 있다. 정문에 들어서면 접수처가 나오고 접수처 로비에는 소속 의사들의 사진과 간단한 약력이 첨부된 게시판이 보인다.‘고객’들이 자신이 원하는 수술 ‘부위’에 따라 의료진을 선택해 10위안(1500원)을 내면 바로 수술 등록이 가능하다. ●10명 중 1명은 남성 게시판 앞에서 서성이고 있던 한 젊은 여성은 “부모의 동의를 받고 넓은 턱을 깎기 위해 병원을 찾았다.”며 “주위의 친구들도 보다 좋은 직장을 찾기 위해 성형수술을 하는 것이 보편적”이라고 전했다. 이 병원의 전문의 천환란(陳煥然·57) 박사는 “점점 더 많은 여성들이 성형 수술대에 오르고 있고 최근에는 10명 가운데 한 명 정도가 남성”이라고 밝혔다. 성형수술을 원하는 남성들은 대인관계가 활발한 직종의 사람들이 90%를 차지한다.베이징 방송학원,중앙희극학원 베이징 영화학원 학생 등 연예계 지망생들이나 매일 고객을 상대하는 세일즈맨들이 주류를 이룬다고 한다.20% 가량은 40∼50대의 남성들로 주름살 펴기나 눈 주위의 주름 제거 등보다 젊게 보이려는 것이 목적이다. 천 박사는 “여성 수술자들은 유명 탤런트의 사진을 갖고 와 눈,코,입술,턱 등을 표준으로 성형수술을 요구하는 것이 대부분”이라고 밝혔다. ●성형수술 연령 점차 낮아져 매년 여름·겨울 방학이나 연휴는 성형수술의 계절이다.성형수술을 위해선 수술 전 검사,수술 및 수술 후 휴식시간이 충분해야 한다. 올해 7∼8월 상하이 제2 의과대학 부속 제9 인민의원 성형외과에서는 3000여차의 성형수술을 진행했는데 그중 80%가 고등학생과 대학생들이다.난징 중다(中大)병원 성형외과 주임의사는 “이번 여름 휴가기간에 수술을 받은 시민들의 95%가 여성이었으며 이중 70%가 대학생과 고등학생”이라고 밝혔다.외모에 대한 혐오감을 없애고 자신감과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라고 한다. 난징의 캉메이(康美)성형외과의 경우 지난 1일부터 7일까지 국경절 연휴에 예약 손님이 평소보다 두 배나 많았다.베이징완바오(北京晩報)는 최근 1997년부터 2001년까지 18세 이하의 청소년들이 성형수술을 받는 수가 5배 정도 늘었고 전체 성형수술자 가운데 5%까지 육박한다고 보도했다. 딸(14)의 주근깨 제거 수술을 위해 병원을 찾은 한 40대 주부는 “외모 콤플렉스 때문에 울고불고 난리치는 딸을 바라보면서 자신감을 심어주기 위해 성형수술을 결정했다.”며 “예쁜 얼굴이 사회에서 경쟁력을 갖추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웃는다. 성형수술의 가격은 부위별로 다양하다.중국의학과학원 성형외과에서 제시한 가격표에는 최소 1000위안에서 7000위안까지 수술 부위별로 다양하다. 가장 유행하는 쌍꺼풀 수술은 1000위안∼2000위안이다.‘코 높이기’는 1500위안이고 유방 확대수술의 경우 4000∼7000위안 선이다.이외에 보조개 파기(15만원)와 턱올리기(50만원) 등이다.숙련된 전문의사가 시술할 경우 500위안(7만 5000원) 정도 추가된다. ●무허가 성형수술 성행 성형수술을 원하는 중국인들에게 수술비는 만만치 않다.이때문에 우후죽순처럼 생기는 것이 무허가 성형시술소다. 현재 중국은 성형수술 관련 법률 규정이 명확하지 않아 병원측과 간단한 협의를 거치면 가능하고 미성년자에 대한 성형수술 제한 조건도 없다. 베이징이나 상하이 등 웬만한 대도시 거리에 흔히 볼 수 있는 메이룽위안(美容院)들은 버젓이 ‘성형수술’이란 간판을 내걸고 있다. 원래 메이룽위안은 피부관리로 허가를 받았지만 성형병원보다 50∼60%나 싼 수술 비용 때문에 고객들이 몰린다.과거엔 간단한 쌍꺼풀 수술을 주로 했지만 최근 들어 코 높이기나 유방 확대 수술로 영업 범위를 넓혀가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문제는 엉터리 수술이 적지 않아 피해자들도 속출하고 있다는 점이다.베이징 청년보는 지난 10년 동안 20만명 이상이 성형수술의 부작용으로 고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대부분 이러한 무허가 미용원에서 시술한 사례였다.한국처럼 수술 후유증 때문에 자살하는 사례가 보도될 정도로 심각하다. ●성형수술을 부추기는 사회 하지만 성형수술자들만 탓할 것이 못된다.취업난이 가중되면서 구직자들의 용모에 대해 갈수록 높아지는 기준도 성형수술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신문 지상이나 인터넷에 올라오는 회사의 구인광고에는 ‘신장 몇㎝ 이상,미모 여성 우대’등의 문구가 노골적으로 기재돼 있다. 매년 대학고시 후 면접에서 외모 때문에 입학이 거절된 사례도 심심치 않게 보도된다.“미모를 갖추지 못하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자조섞인 대학생들의 대화에서 중국 사회의 단면을 엿볼수 있다. 인바오윈(尹保雲) 베이징대 교수(사회학)는 “모든 것이 상품화되고 있는 시장경제체제에서 포장(외형)이 중시되는 사회 분위기가 어린 학생들에게 감염되고 있다.”며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면서 학교 성적이나 개인 능력 이외에 외모도 중요한 요소가 됐다.”고 진단했다. 천환란 박사도 “최근 들어 구직을 위하여 성형수술을 하는 사람들이 전체의 30∼40%를 차지한다.”고 밝혔다.구직 시즌인 6∼8월 3개월간 성형수술이 가장 많은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이 때문에 수술 범위도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과거 쌍꺼풀 수술에서 지금은 얼굴 전체를 뜯어 완전히 새롭게 고치는 것이 유행이다.사회 초년생들의 6개월치 월급에 해당하는 1만위안 안팎의 수술비도 아깝지 않게 사용하는 추세다. 최근 쏟아지는 여성·패션 잡지에는 약속이라도 한듯이 성형을 주요 화제기사로 싣고 있다.국제적으로 알려진 연예계 스타들의 성형 얼굴과 코,눈,가슴,히프 등의 사진을 클로즈업시킨 뒤 수술비까지 상세하게 소개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성형수술을 둘러싼 찬반 양론이 치열하다.혐오감을 주는 외모 때문에 번번이 퇴짜를 맞던 한 20대 여성이 성형수술 뒤 취직에 성공한 것이 계기가 됐다. 톈진(天津)에 사는 장징(張靜·25)이란 여성이 장본인이다.현지 언론이 즉각 ‘톈진의 추녀,드디어 직장 입성’으로 기사화하자 인터넷에선 “성형수술로 새 인생을…” 같은 성형수술 찬미론자들과 “수술보다는 내면의 자신감을 회복하는 게 급선무다.사회적 편견에 용감히 맞서지 못했다.”는 반대론도 적지 않았다. oilman@ ■“김희선처럼 해주세요” 한류스타 따라하기 유행 |베이징 오일만특파원|“한국의 진시산(金喜善)처럼 고쳐주세요.” 성형수술에 있어서도 한류(韓流) 바람은 예외가 아니다. 중국의 젊은 여성들은 성형외과에 가서 한국의 연예스타들의 사진을 보여주며 성형수술을 요구하는 것이 유행이다. 베이징의 중국의학과학원 성형외과에서 만난 장홍(張紅·20)은 “한국의 진시산 등 여배우의 99%가 성형수술을 했다고 들었다.”며 “자기가 좋아하는 스타처럼 얼굴을 고치는 것은 우리 또래에서 자랑거리”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지난 1일부터 시작된 일주일간의 국경절 황금연휴 기간에 상하이(上海)와 광저우(廣州) 등 대도시 성형외과에서 한국 연예인들의 사진을 든 여학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고 홍콩 언론들이 전했다. 상하이 런아이(仁愛)병원의 경우 수술 예약자들이 제시한 닮고 싶은 한국의 여배우로 김희선이 가장 많았으며 송혜교,심은하,채림 등의 순이었다. 김희선의 경우 90년대 후반부터 중국인이 꼽는 인기 순위 1위이고 송혜교의 경우 최근 중국 TV에 ‘가을동화’가 방영되면서 ‘주가’가 치솟고 있다. 런아이 병원의 주임 의사는 “최근 들어 한국 관광붐에 편승,현지 일부 여행사에서는 ‘한국 성형관광’이란 새로운 상품을 내놓아 화제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보통 한국 상품 쇼핑 코스나 제주도나부산,서울 관광정보 이외에 유명 한국 성형외과의 주소와 전화,가격표까지 상세히 소개할 정도다. 베이징 소재 중국여행사측은 “한국의 성형수술 기술은 중국에서 최고의 기술로 꼽힌다.”며 “고소득 계층 중국 여성들의 호응이 좋아 앞으로 성형관광 상품을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국의 성형 수술 희망자들은 인기 TV 드라마 환주거거(還珠恪恪)의 주인공 자오웨이(趙薇)의 눈과 타이완의 유명 여배우 수치(舒琪)의 입술,할리우드를 주름잡고 있는 여배우 줄리아 로버츠의 코 등을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 위기맞은 ‘원지동 추모공원’

    서초구 원지동 추모공원 부지 활용방안에 대해 서울시와 서초구 주민들의 양보로 어렵사리 접점을 찾았으나 정부 부처들이 원래 입장만 고수해 도리어 안개 속으로 점점 빠져드는 양상이다. ●“주민양보 없이는 국책사업도 없다.” 서울시 이봉화 복지여성국장은 “원지동 추모공원 예정 부지에 국가중앙의료원을 조성하고 의료단지 안에 화장장을 건립하겠다.”고 20일 발표했다. 이는 지난 12일 서초구와 구의회,청계산지키기운동본부 등 주민대표들이 의료단지 부속시설로 하는 화장장 건립에 합의를 이끌어낸 뒤,서울시가 적극 수용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과 같은 맥락이다.시는 특히 원지동 화장장 문제가 장묘정책의 ‘백년대계’나 다름없고,주민들의 양보가 국책사업을 둘러싼 갈등해결의 모델이라는 점에서 정부측이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새 만금,부안 방폐장과 같은 혐오시설 건립을 주민 반대에도 불구하고 강행하면서 정부가 겪은 시행착오를 원지동 문제에서 되풀이할 수 없다는 현실적 결론이다. ●시-주민과 중앙부처 ‘힘겨루기’ 양상 서울시는 여론을 앞세워 요구를 관철하려는 모습이다.그러나 건교부는 공원지역으로 지정된 이 부지의 용도를 변경할 경우,새로운 장묘문화 정착의 필요성과 청계산의 자연생태 보전을 주장하며 추모공원이 아닌 의료단지 건립에 반발해온 환경단체들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따라서 겉으로는 2001년 서울시가 추모공원 계획과 함께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를 요구,사업이 시급하다는 점을 인정해 수용했는데 2년이 넘도록 아무런 진척도 보지 못하고 또 다시 용도변경을 고집하면 그린벨트 해제 자체를 취소할 수도 있다고 맞받아치고 있다. 복지부는 “애초 서울시에 원지동 의료단지 건립을 타진하면서 용도변경에 협조해 달라는 조건을 달았다.”며 “법적 근거가 마련되지 않으면 다른 지역을 후보지로 물색할 수밖에 없다.”고 밝혀 몇 발짝 물러선 상태다. ●또 다른 갈등? 아니면 아예 없던 일? 어렵게 타협안을 낸 서초구와 원지동 주민들이 더 물러서서 5만여평의 부지 전체를 추모공원 건립으로 낙착볼 가능성은 전혀 없어 보인다.이 문제에 대해 모처럼 합의점을 찾은 서울시도 이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2년 전의 추모공원 계획으로 돌아갈 명분이 약하다. 문제는 건교부의 도시계획 변경 수용 여부에 달렸다고 봐야 한다.끝내 용도변경 불가능 결정을 내린다면 원지동 화장장 문제는 완전 백지화될 수밖에 없다. 송한수기자 onek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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