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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희롱 73% “직장생활 중 당해”

    성희롱 73% “직장생활 중 당해”

    외국계 회사의 신입 여직원 A씨는 최근 남성 지사장 B씨로부터 노골적인 성희롱을 당했다. “가슴이 작아 보이니 큰 브래지어를 사 입으라.”며 신용카드를 준다든지 다짜고짜 “뽀뽀해 달라.”고 하는 식이었다. 견디다 못한 A씨는 2개월 만에 회사를 그만둔 뒤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넣었다. 인권위는 B씨의 언행이 성적 혐오감을 줬다며 인권교육 수강을 권고했다. 국내 성희롱 사건의 절반은 A씨의 경우처럼 직장 안에서 벌어진다. 피해자 4명 중 3명은 20~30대 여성이다. 인권위는 12일 성희롱 진정사건 백서를 발간했다. 2001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들어온 성희롱 진정사건 1209건에 대한 분석과 성희롱 성립요건, 판단기준 등이 실렸다. 성희롱 발생 장소는 사업장이 50.3%(644건)로 가장 많았다. 이어 회식장소 19.6%(251건), 출장지 3.2%(41건) 순이었다. 회사에서 중간관리자 이상 간부가 평직원을 성희롱한 사례가 전체의 80.2%나 됐다. 한 공단의 남성 주차관리부장이 부하 여직원에게 “사위는 잘 있어? 장모가 젊으니 끌어안고 자면 되겠네.”라고 말하는 등의 사례가 여기에 속한다. 스트립쇼를 하는 술집에서 회식하면서 여성에게 쇼를 본 소감과 성관계 경험 여부를 묻는 등 심각한 성적 농담을 한 사례도 있었다. 피해자의 나이는 20대 36.3%(418건), 30대 25.3%(292건), 40대 12.6%(145명) 순이었다. 사회생활 경험이 적어 성희롱 대처 능력이 약한 젊은 여성이 주로 피해를 봤다. 성희롱의 종류로는 성적농담 등 언어적 성희롱이 36.4%(419건), 원치 않는 신체 접촉 등 육체적 성희롱이 33.8%(389건)였다. 두 가지가 함께 발생한 경우도 20.7%(238건)였다. 학교에서 교사 등에 의해 이뤄진 성희롱 관련 진정도 123건으로 전체의 10.7%를 차지했다. 한 초등학교 교장은 교직원 워크숍을 가는 버스 안에서 3시간 동안 미리 종이에 써온 음담패설을 낭독했다가 진정을 당했다. 한 중학교에서 남자 교사가 학교폭력 피해 학생의 어머니를 불러 “첫 성경험은 언제 했느냐.”, “지금 성관계를 하고 싶다.” 등 언어적 성희롱을 했다는 진정도 접수됐다. 인권위 관계자는 “연말 술자리에서 분위기를 띄우겠다며 음탕한 말을 하거나 타인이 원치 않는데 자신의 성적 경험을 늘어놓아도 성희롱에 해당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女, 휴대전화 사용금지” 이유 들어보니 황당

    “女, 휴대전화 사용금지” 이유 들어보니 황당

    인도의 한 마을이 여성에게 ‘휴대전화 사용금지’ 라는 자체 법령을 만들어 논란이 일고 있다고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이 5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인도 동북부의 비하르 주 의회는 최근 여성들에게 휴대전화 사용금지를 명령했다. 이유는 ‘여성의 휴대전화 사용이 사회 분위기를 흐린다.’는 것. 비하르주 의원은 여성이 휴대전화를 사용할 경우 외도를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사용을 금지하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다. 미혼 여성이 휴대전화를 사용하다 적발될 경우 벌금 130파운드(약 23만원), 기혼 여성이 적발될 경우는 벌금 20파운드(약 3만5000원)를 내야 한다. 이 법안을 지지한 마누와르 알람은 “휴대전화는 우리에게 언제나 큰 난처함을 가져다 줬다.”면서 “바람을 피우거나 외도로 가출하는 사람들이 몇 달 새 크게 증가했다. 심지어 결혼한 여성들도 자신의 남편을 버리고 애인과 달아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일은 우리 사회를 매우 부끄럽게 만든다. 이러한 분위기의 중심에는 휴대전화가 있다.”면서 정당성을 주장했다. 하지만 여성의 권리를 주장하는 단체들은 의회의 이러한 결정이 여성의 자유를 침해하고 더욱 큰 문제를 만들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여성권익보호운동가인 수만 랄은 “어린 소녀들과 여성들은 충분히 스스로를 보호할 능력이 있다.”면서 “이러한 법적 조치에 혐오감을 느낀다.”고 지적했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사설] 남은 보름 박근혜·문재인 이름으로 싸워라

    안철수 전 무소속 후보가 사퇴 열흘 만인 어제 공개석상에 모습을 나타냈다. 선거캠프 해단식에 참석해 후보 사퇴의 소회와 함께 새 정치에 대한 의지를 피력했다. 그간 대선 막판의 주요 변수로 주목됐던 안 전 후보의 언급은 크게 두 가지로 정리될 듯하다. 먼저 직접화법은 아니지만,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에 대한 지지 표명이다. 그는 “지난달 사퇴 회견 때 단일후보인 문 후보를 성원해 달라고 말씀드렸다. 새 정치와 정권교체의 희망을 만들어 오신 지지자들께서 제 뜻을 받아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적극적인 문 후보 지원 여부나 대선 전 또는 그 이후 연대 구상 등에 대해선 언급을 삼갔다. 대신 “국민 여러분이 닦아 주신 새 정치의 길 위에서 더욱 제 자신을 단련해 항상 함께할 것”이라고 말해 이번 대선을 계기로 본격적인 ‘안철수 정치’에 나설 뜻임을 분명히 했다. ‘문재인 지지’와 ‘안철수 정치’로 엇갈리는 그의 발언을 놓고 어디에 방점을 두느냐는 이제 새누리당과 민주당 그리고 각 유권자들의 몫으로 남았다. 두 당이 어제 보인 반응처럼 여야는 제 입맛에 맞게 해석하고 그에 맞춰 선거 전략을 짜면 되고, 각 여론조사에서 드러난 10% 남짓의 ‘안철수 부동층’ 유권자들 또한 각자의 판단에 따라 표심을 정리하면 될 일이다. 분명한 것은 이제 보름 남은 18대 대선은 명실공히 새누리당 박근혜·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의 싸움이라는 것이다. 그 누구도 아닌 박근혜·문재인의 이름으로, 과거가 아니라 내일을 걸고 싸워야 한다는 것이다. 안 전 후보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지금 대선은 국민 여망과는 동떨어진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박정희와 노무현의 싸움’인가 싶더니 금세 ‘노무현과 이명박의 싸움’이 되고, 상대 후보의 사돈팔촌까지 끌어들여 헐뜯기에 여념이 없다. 안 전 후보 사퇴 전까지 그토록 양당이 외쳤던 새 정치와 정치 쇄신은 어디로 간 건지 알 길이 없다. 혹여라도 새누리당은 진흙탕 싸움이 선거 전략상 유리하다는 계산을 하고 있다면 당장 거둬야 한다. 정치 혐오를 부추겨 투표율을 낮출 생각이라면 거꾸로 유권자들의 혹독한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다. 민주당 또한 이제부터라도 ‘안철수’가 아닌 ‘문재인’으로 싸워야 한다. 안 전 후보를 내세울수록 문 후보의 존재감은 떨어지고, 표심으로부터도 멀어질 뿐이다
  • “충남 금산, 대전 편입 해달라”

    “대전으로 편입시켜 달라.” 충남 금산군 일부 주민들이 오래전부터 거론돼온 인접 대전시로의 편입을 다시 요구하고 나섰다. 12월 말 충남도청이 홍성·예산군에 조성 중인 내포신도시로 이전, 도청과 많이 멀어지는 게 계기가 됐다. 30일 금산군에 따르면 오는 5일 금산읍내 다락원에서 주민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대전시 금산군 행정구역 변경 추진위원회’ 창립행사를 갖는다. 창립 준비위원장은 심정수 전 충남도의원이 맡고, 고문은 곽영교 현 대전시의회 의장과 태진수 전 금산군의원이 대전과 금산쪽 인사로 참여한다. 이들은 “도청이 내포신도시로 가면서 충남 시·군 중 도청과 가장 멀어졌다.“면서 “20분이면 가는 대전을 놔두고 도청과 2시간가량 되는 충남에 남아 있을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대전에 편입되면 현재 5만 5000명인 인구가 많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 열악한 교육 및 교통 문제 등도 대부분 해결된다.”고 덧붙였다. 심 준비위원장은 “10여년 전 광역시에 편입된 부산 기장군, 대구 달성군, 울산 울주군 모두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고 10% 안팎이던 재정자립도도 40%대로 높아졌다.”고 강조했다. 대전 편입 문제는 10여년 전부터 거론됐으나 주민들 사이에 “땅값이 올라 좋다.”, “세금이 많이 오르고 쓰레기처리장 등 대전의 혐오시설만 금산으로 다 온다.” 등 의견이 엇갈려 번번이 무산됐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주민 의견이 엇갈리고, 도 눈치도 봐야 하는데 어떻게 군 입장을 밝히느냐. 이번에도 군의 입장은 없다.”고 말했다. 현재 금산읍내 곳곳에는 대전 편입 분위기를 띄우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심 준비위원장은 “2만명의 주민 서명을 받아 주민투표로 이어지게 하겠다.”면서 “주민투표가 실시되면 금산이나 대전 모두 편입 전제조건인 과반수 찬성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금산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安지지 부동표 잡아라” 朴 정치쇄신·文 용광로 선대위 승부수

    ■朴측 安지지층에 공개 구애 새누리당은 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 후보의 빈 공간을 차지하기 위해 먼저 ‘정치쇄신’으로 치고 나갔다. 안대희 당 정치쇄신특위 위원장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누리당은 정치쇄신의 대장정을 시작한다. 박근혜 후보와 새누리당은 쇄신책을 이미 발표했으며, 구체적 실행안 역시 마련돼 있다.”면서 “박 후보와 새누리당은 쇄신안의 충실한 실천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위원장은 “정치쇄신의 시작은 선거쇄신”이라면서 “박 후보와 새누리당은 이번 선거에서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흑색선전을 하지 않을 것이고, 막말정치와 폭로정치를 비롯한 혐오정치를 배격하여 반칙이 없는, 원칙에 충실한 선거를 치를 것”이라면서 “문재인 후보와 민주통합당 역시 이러한 박 후보와 새누리당의 선거쇄신 노력에 동참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자신이 야권에 제안한 정치쇄신실천협의기구 구성에 안 전 후보가 호응해 온 것을 상기시키며 “민주당이 안 전 후보와 이른바 새 정치를 위해 야권 단일화를 논의한 것이라면 안 전 후보의 뜻을 존중해 즉각 기구 출범에 동의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이어 “새누리당은 협의기구와 별도로 쇄신안 실천 방안을 강구해 국민에게 보여 주겠다.”고 말하면서 검찰 등 권력기관 신뢰회복 방안과 관련해서는 “틀림없이 며칠 내로 발표하겠다.”고 약속했다. 당의 한 관계자는 “문 후보가 정치개혁 문제를 놓고 안 전 후보와 경쟁을 벌이다 내내 공격당하고 곤경에 처하기도 했다.”면서 “두 후보가 이 문제를 매듭짓지 못한 채 사실상 단일화가 결렬됐으므로 정치개혁 문제만큼은 새누리당이 우월적 위치에서 민주당을 공격할 여지가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이를 입증하듯 안 위원장은 “안 전 후보의 쇄신안을 적극 보완해 새 정치의 열망을 이룰 것”이라며 안 전 후보 지지자들에게 공개 구애했다. 안 위원장은 “안 전 후보 지지자들이 열렬히 원했던 정치쇄신 방향은 권력형 부패 척결, 친인척 비리 척결, 여야 정쟁 금지, 공권력 오남용 방지 등에 있었다.”면서 “(안 전 후보 측 쇄신안과 우리의 쇄신안은) 70∼80%가 같은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국회의원 세비심사위 등 구체적 안은 충분히 받을 수 있다고 특위에서 이미 검토했고 근본적 차이를 제외한 몇 가지 부분, 국회 개혁, 국정감사 강화 등은 충분히 받을 수 있는 안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당정치를 혐오해 ‘안철수식 새 정치’에 열광해 온 안 전 후보 지지층을 흡수하기 위한 전략인 셈이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文측 ‘국민연대’ 구체화 전략 고심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측이 ‘새정치공동선언’에서 밝힌 국민연대를 구체화하기 위한 공동선대위 구성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문 후보 측은 안철수 전 후보 측과 중도·무당파층, 합리적 보수세력까지 포함하는 ‘제2의 용광로 선대위’로 승부수를 띄운다는 복안이다. 하지만 야권 단일화 과정이 순탄치 않았던 만큼 안 전 후보 지지 세력을 이탈 없이 묶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문 후보 측은 공동선대위를 통해 양 세력이 유기적 결합을 이룰 것을 기대한다. 김부겸 전 공동선대위원장은 26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모든 것을 비워 놓고 안 전 후보 측뿐만 아니라 그동안 어느 세력 편도 들기 어려워 관망하던 분들까지 포함한 큰 선대위를, 제대로 된 의미의 용광로 선대위를 꾸려 보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외부 인사 영입 카드도 거론된다. 단일화 가교 역할을 자임했던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단일화 촉구 성명을 냈던 황석영씨 등 문화예술·종교계 인사 102명, 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교수, 문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사퇴한 심상정 진보정의당 전 대선 후보 등이 영입 대상이다. 당내 대선 후보 경선 패배 후 두 달여간 칩거해 온 손학규 상임고문도 27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는 집중유세에 참석하는 것을 시작으로 문 후보 지원에 나서며 정치활동을 재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 후보 측은 안 전 후보 측 핵심 인사들에게 연락해 공동선대위 합류를 조심스럽게 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 전 후보 측 관계자는 “문 후보 측으로부터 크게 바라보고 가자는 연락을 받았다.”고 말했다. 안 전 후보 측에서도 국민연대라는 큰 틀 아래서 문 후보 측과 결합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문 후보 측에 흡수되는 방식보다는 안 전 후보를 지원하는 독자적인 세력으로 남기를 바라는 기류가 감지된다. 안 전 후보 측의 한 인사는 “안 전 후보가 어떤 결정을 하느냐에 달려 있겠지만 지역 포럼은 남을 것 같다.”며 캠프 구성원들이 독자 세력으로 남는 쪽에 무게를 뒀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공동선대위가 1997년 김대중·김종필(DJP) 연합 당시의 매머드급 공동선대위와 같은 형태가 되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온다. 문 후보 측 관계자는 “1997년 당시에는 공동선대위에서 중요 사항은 결정하되 자민련 조직은 그대로 뒀다.”면서 “안 전 후보 측도 별도 조직을 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 전 후보가 선대위에 참여하지 않고 별도로 지원하는 형태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볼 수 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사설] 혐오시설 건립에 새 모델 제시한 춘천·홍천

    우리 사회에서는 언제부터인가 소위 혐오시설을 건립하는 일은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려운 과제가 됐다. 자신들이 사는 동네에 화장장을 비롯해 장애인 시설, 하수처리장 등이 들어설라치면 너나없이 머리에 띠를 두르고 시위를 했다. 심지어 해당 지자체장을 주민소환하겠다고 나서며 난리법석을 떨기도 했다. 혐오시설이 들어서는 지역뿐만 아니라 인근 지역까지 땅값, 집값 떨어진다고 항의하는 통에 지자체 간 갈등도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러니 긴요하기 짝이 없는 쓰레기 소각장 하나 짓지를 못해 몇년을 허송세월하는 일이 다반사였다. 그런데 최근 강원도 춘천시와 홍천군이 대표적인 혐오시설인 화장장을 공동으로 건립하기로 했다고 한다. 지자체들로는 드물게 상생의 길을 모색한 데 대해 박수를 보낸다. 이들 두 지역의 지자체장이 맺은 협약을 보면 참으로 합리적이다. 두 지역의 경계에 화장장을 짓고, 예산은 인구 비례에 따라 춘천시가 75억원, 홍천군이 25억원을 각각 내기로 했다. 양측 모두 예산절감 효과를 거뒀다. 홍천군은 그동안 화장장이 없어 인근 지역의 비싼 화장장을 이용해야 하던 불편이 해소됐다. 화장장이 행정적으로 속한 춘천시는 운영이익과 고용 효과를 얻게 됐다. 그야말로 서로 ‘윈윈’하게 된 것이다. 혐오시설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내 지역은 안 된다는 이른바 님비현상은 지방자치제가 진전되면서 더 심해진 경향이 있다. 대선 정국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후보는 지방분권 강화에 공감을 표시한 바 있다. 그렇게 되면 지방정부의 입김은 지금보다 훨씬 세질 것이고, 혐오시설 건립을 둘러싼 갈등도 더 심화될 수 있다. 이번에 춘천·홍천은 화장장 건립 같은 난제도 서로 지혜를 모으면 상생할 수 있다는 교훈을 제시했다. 다른 지자체들도 그 길을 따른다면 님비현상도 쉽게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 ‘혁신’의 경제학자 슘페터도 궁금해했다…그래서, 혁신이 뭔데?

    ‘혁신’의 경제학자 슘페터도 궁금해했다…그래서, 혁신이 뭔데?

    경제학자 조지프 슘페터(1883~1950)의 일생을 다룬 ‘혁신의 예언자’(토머스 매크로 지음, 김형근·전석헌 옮김, 글항아리 펴냄)에서 눈에 띄는 점은 세 가지다. 하나는 1942년 내놓은 슘페터의 말년 대작 ‘자본주의 사회주의 민주주의’에 대한 해석 문제다. 이 책은 흔히 슘페터와 마르크스주의의 대결로 꼽힌다. 마르크스주의가 폭력 혁명을 통한 사회주의로의 이행을 말했다면, 슘페터는 폭력 혁명보다 고도의 관료화와 비판적 사회여론에 따른 점진적 사회주의로의 이행을 내세웠다고 해석된다. 역사의 무대에서 자본주의는 마침내 비참하게 살해당하는 배역이 아니라, 악전고투 끝에 문득 자신의 얼굴이 사회주의로 이미 바뀌어 있음을 깨닫게 되는 배역이라는 것이다. 가령 1947년 슘페터는 바실리 레온티예프의 사회 아래 폴 스위지와 자본주의 미래에 대해 논쟁을 벌인다. 이 논쟁을 지켜본 폴 새뮤얼슨은 이렇게 정리해 뒀다. 스위지가 마르크스 이론에 따라 “자본주의라는 환자가 암으로 죽어 가고 있다.”고 주장한 데 대해 슘페터는 “자본주의라는 환자가 죽어 가고 있는 것은 분명하게 인정”했지만 “그 병은 암이 아니라 노이로제”라고 반박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자기 혐오로 가득 찬 자본주의라는 이름의 환자는 사실상 삶의 의지를 잃었다.”는 주장이었다고 했다. 그런데 저자는 이런 유의 해석은 슘페터 특유의 아이러니한 어투와 풍자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데서 오는 오해라고 비판했다. 저자는 사회주의에 대한 미묘한 환상이 있던 시절 슘페터가 ‘걸리버 여행기’의 조너선 스위프트처럼 아주 세련된 풍자 기법을 구사했다고 본다. 슘페터가 책이나 이런저런 주장에서는 ‘민주주의적 사회주의’가 가능하다고 했지만, 실상 엄청 까다로운 조건을 내걸었음을 유심히 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러니까 “할 수 있다면야 좋겠지만…” 뒤에는 “이걸 정말 할 수 있기는 한 거냐?”라는 반문이 생략됐다는 것이다. 저자는 아예 “‘자본주의 사회주의 민주주의’를 읽은 사람 가운데 한 비평가는 슘페터를 사회주의자라고 결론 내렸을 정도다. 그리고 분명 사회주의를 찬양하는 이들은 이 책을 흥미롭게 읽었을 것이다. 그들은 책을 자본주의에 대한 정면 공격이라고 여겼을 것이다.”라고까지 해 뒀다. 보고 싶은 것만 보려는 좌파의 오독에 대한 신랄한 비판이다. 다른 하나는 ‘혁신’, ‘창조적 파괴’, ‘기업가 정신’ 같은 용어들이다. 슘페터를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이들은 이 구호를 말 그대로 조금 ‘색다르게’ 활용한다. 시기와 질투로 범벅된 반기업 정서, 포퓰리즘, 종북 좌파를 공격하기 위한 수단으로 슘페터를 활용하는 것이다. ‘경제민주화’가 대선 이슈로 떠오르는 게 못마땅한 이들은 이미 ‘경제도 어려운데 돈 벌어다 주는 사람 기 좀 그만 죽이라.’고 외치기 시작했다. 이 입들은 대선이 끝나자마자 ‘대선 공약 따위는 잊으라.’고 속삭이기 시작할 것이다. 슘페터가 말한 ‘기업가 정신’은 정말 그런 것이던가. 슘페터가 대기업을 옹호한 것은 사실이다. “대기업은 그들이 벌어들인 이윤으로 기본적인 총액을 부담할 수 있고, 외부 금융시장으로의 접근이 더 쉽기 때문에 은행 대출은 덜 중요하게 된다.”고 했다. 선단식 경영을 했기에 모험적 분야에 엄청난 자본 출혈을 감당하면서 진출할 수 있었다는, 보수주의자들의 재벌옹호론이 떠오를 법하다. 또 케인스가 대공황의 해법으로 총수요를 강조한 데 비하자면, 슘페터의 창조적 파괴는 분명 기업가들에게 힘을 실어 주는 측면이 있다. 그런데 정작 슘페터는 자신의 보수적인 측면을 지지하는 이들에게 냉소를 보냈다. “나는 내 생각을 지지하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오히려 내 입장이나 생각이 과연 정말로 타당한 것인지 다시 의문을 갖게 된다.”고 했다. 그러면 무슨 차이인가. 그가 말하는 기업가는 ‘4227개 기업이 인수합병을 거쳐 257개의 대기업으로 재편’되던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까지 그 시절의 기업가다. 그래서 슘페터는 “19세기 중반 사회를 이끌던 부유한 가문 대부분이 3세대 이상 지탱하지 못하고 무너졌다.”는 사실을 지적하면서 “경제는 세습 계급을 적대시하는 능력주의로 진입”했고 “기업가 정신은 계급의 표시가 아니라 기능”이 됐으며 따라서 “거대한 회사의 기업가들은 가족이 더 이상 회사 경영에 개입하지 못하도록 막고, 대신에 전문성을 갖춘 인재에게 기대게 된다.”고 해 뒀다. 그래서 슘페터는 기업가 정신을 잘 발휘한 인물들로 구성된 상류층의 상황을 ‘호텔 로비’에 비유했다. 자신이 거둔 성공에 자부심 넘치는, 잘 차려입은 교양 넘치는 신사숙녀들이 오가는 곳이지만, 주의해서 봐야 할 점은 그곳의 화려함이 아니라 드나드는 사람이 늘 바뀐다는 점이라는 지적이다. 그러니까 ‘창조적 파괴’라 하면 다들 창조를 쳐다보지만 그보다 먼저 봐야 할 것은 파괴이고, 그 파괴의 대상은 다름 아닌 기득권층인 것이다. 마지막은 저자의 이런 관점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이냐는 대목이다. 저자는 미국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교수다. 2007년 출간된 이 책은 2007~2008년 미국에서 이런저런 출판상을 휩쓸었다. 책을 읽어 나가다 보면 상 받은 이유가 느껴진다. 슘페터처럼 학계의 중심에서 역사적 급변을 겪었던 사람이라면 주변 인물들 얘기만도 무궁무진하다. 대가를 다루는 책들은 대개 중심을 한두 번쯤 잃고 다른 얘기에 빠졌다가 비틀대며 본론으로 되돌아 오기 마련인데, 이 책은 그런 법이 없다. 슘페터와 주변 인물들의 일기와 편지, 연방수사국(FBI)의 슘페터 내사자료 등 1차 사료에 충실하면서도 문체는 간결하고 이야기 전개 속도는 빠르다. 저자는 중부유럽(오스트리아) 귀족 스타일의 수려하고 장황한 문체 때문에 슘페터가 실력에 비해 영미권에서 비교적 덜 주목받았다고 지적하는데, 그런 지적을 할 만한 솜씨를 보여 준다. 670여쪽의 본문이 술술 넘어갈 뿐만 아니라 각주까지 읽는 맛이 쏠쏠하다. 그런데 이 책이 그토록 박수받는 것은 정말 이런 이유뿐일까. 책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에 출간됐다. 그리고 책을 읽어 나가는 내내 ‘슘페터의 기업가 정신’이라 쓰고 ‘미국의 프런티어 정신’이라 읽으려는 저자의 모습이 엿보인다. 이 책이 서 있는 정확한 맥락은 어디쯤일까. 판단은 독자 몫이다. 4만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항일운동 투신 영국인 조지 루이스 쇼

    항일운동 투신 영국인 조지 루이스 쇼

    다음 달 1일 밤 10시 KBS 1TV 역사스페셜은 ‘50년 만에 찾은 훈장’을 방영한다. 일제강점기 때 한국 독립을 위해 투신한 영국인 조지 루이스 쇼의 자취를 따라 3년간 중국, 일본, 영국 3개국을 누볐다. 아일랜드계 영국인인 조지 루이스 쇼는 중국 단둥에서 ‘이륭양행’이라는 무역회사 겸 운수회사를 운영했던 사장님. 그런 그에게 붙은 별명은 ‘얼굴 없는 테러리스트’다. 왜 이런 별명이 붙었을까. 1919년 상하이 임시정부가 세워졌을 때 이륭양행 2층 사무실을 임시정부 비밀정보국에 제공해서다. 김구, 김가진 등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의 비밀 활동을 도왔을 뿐 아니라 독립운동에 필요한 무기를 운반하고 군자금을 전달했으며 독립운동가의 출입국을 돕고 국내 및 임시정부와 연락하는 등 중요한 창구 역할을 했다. 독립운동가 김산을 복원한 미국 작가 님 웨일스의 ‘아리랑’에는 김산의 목소리를 빌려 “그는 일본인을 거의 영국인만큼이나 싫어했다. 그래서 큰 위험을 무릅쓰고 한국의 독립운동을 열렬히 지원해 주었다.”고 쓴 대목이 있다. 보다 못한 일제가 영국과의 외교 마찰을 감수하면서 그를 내란죄로 체포했을 정도였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도 1963년 그에게 ‘건국공로훈장단장’을 추서했지만 전달할 방법이 묘연했다. 후손을 찾아 헤맨 끝에 올해 8월 16일 손녀에게 훈장을 전달할 수 있었다. 제작진은 석방 이후 그의 행적을 쫓았다. 영국 정부가 강력히 항의해 석방된 조지 루이스 쇼는 다시 독립운동 지원에 나섰다. 일제가 가만둘 리 없었다. 일본 외무성 외교사료관 문서에서는 일제가 그의 독립운동 지원을 막기 위해 별도의 해운회사를 세워 경쟁시키는 등 갖은 탄압에 나섰던 정황 등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그런데 묘한 인연이 있다. 그의 아내는 일본인이었고 여지껏 중국인으로 알려졌던 그의 어머니도 일본인이었던 것이다. 그의 아들 역시 일본인 여성과 결혼했다. 일본 제국주의에 대한 극도의 혐오감을 드러내면서 한평생을 항일운동에 바쳤던 인물이었는데도 3대가 일본인 여성과 결혼했다. 제작진은 조지 루이스 쇼의 부인이 일본인이었음에도 항일운동을 적극적으로 도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또 하나 재밌는 것은 임시정부의 비밀 아지트였던 이륭양행의 위치다. 중국 지린성 당안관(국가기록보관소)을 찾은 제작진은 이제껏 알려진 이륭양행의 위치가 잘못된 게 아니냐는 질문을 제기한다. 이와 함께 이륭양행과 이륭양행 창고, 조지 루이스 쇼의 집 위치와 공간 구성 등을 새롭게 정리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시론] 대선을 앞두고 한층 차분해진 SNS 정치/윤석민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시론] 대선을 앞두고 한층 차분해진 SNS 정치/윤석민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지난 1년간 미디어와 소통 현상을 연구하는 국내 최대 학회인 한국언론학회의 학술사업 기획책임을 맡았다. 첫 모임을 갖고 학회를 대표할 학술사업 아이디어 브레인스토밍에 들어간 게 지난해 12월 초다. 회의는 뜻밖에 간단히 끝났다. 참석자들이 한목소리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정치’ 문제를 지목했던 것이다. 이는 당연한 결과였다. 1년 전 당시 SNS는 한국의 사회과학이 고민해야 할 가장 중요하고도 핵심적인 주제였다. 무상급식, 서울시장 보궐선거, 한·미자유무역협정(FTA) 등을 둘러싼 논쟁 과정에서 SNS의 영향력은 단연 돋보였다. 안철수 후보의 무소속 대통령론이 최근 이 쟁점을 다시 부각시켰지만, 정치권 일각(친노무현 인사들이 주축을 이룬 ‘혁신과 통합’)에서 SNS가 기존정당을 대체할 수 있다는 주장이 처음 제기된 것도 이때쯤이다.? 주관적 판단일 수 있겠지만, 이른바 ‘SNS 정치’는 이로부터 채 1년이 지나지 않은 현재 훨씬 차분해진 느낌이다. 어떤 의미에서 미디어로서의 SNS 자체에 대한 관심이 한물 간 양상이다. 도대체 어떤 계기가 불과 1년 만에 이러한 변화를 만든 것일까.? 두말할 나위 없이 지난 4·11 총선이었다. SNS의 영향력은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인터넷 선거운동 규제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이 더해지면서 SNS 정치는 말 그대로 날개를 달았다. 총선의 향배는 SNS에 달린 듯했고 친SNS 속성이 강한 야당의 우위가 점쳐졌다. 그러나 결과는 참패라 해도 무방할 수준의 야권 패배였다. SNS 정치의 패배이기도 했다. 이는 SNS에 대한 지나친 기대상승만큼이나 과도한 기대상실로 이어졌다. 하지만, 이러한 인식 변화에도 문제가 있기는 마찬가지다. 19대 총선에 미친 SNS의 영향을 분석한 이소영 교수(대구대)에 따르면 4·11 총선에서 SNS의 영향력이 미미했던 가장 큰 이유는 SNS 이용자의 대다수(예를 들어 트위터 이용자의 67%)가 수도권에 분포했기 때문이다. 유권자의 지역별 편중분포에 따라 SNS의 영향력이 희석된 것이다. 후보들의 SNS 활용 수준 역시 대개 일방적인 홍보활동 보조의 차원에서 보도자료를 SNS에 올리거나 자원봉사자들을 풀어 대신 글을 쓰게 하는 등 제한적이었다. 대선은 양상이 크게 다를 것이다. 국회의원 선거와는 달리 전국 단위의 대통령 선거에서 SNS의 영향력은 강력히 발현될 소지가 크다. SNS 정치의 세부 내용 역시 후보 및 정당에 대한 일방적 홍보, 일부 파워 트위터리안 중심의 영향력 행사, 인증샷 날리기 식의 투표 참여 독려를 뛰어넘어 조직화되고 세련되며 체계화된 진화 양상을 보이게 될 것이다. SNS의 정치적 영향력이 약화되었다고 믿을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 그럼에도 대선을 50일 앞두고 SNS 정치가 무관심 수준의 차분함을 유지하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SNS는 여론을 좌지우지하거나 정당정치를 대체하는 마법의 시스템이 아니라, 폭넓고 충실하게 민의를 담아내는 또 하나의 채널일 뿐이다. 그간 SNS에 쏟아진 맹목적 찬사 즉, “SNS는 시공간을 뛰어넘어 소통하고 공감하는 이상적 도구로 절대적 자유가 보장되어야 한다.”거나 혐오증 즉, “SNS는 소수가 사실을 왜곡하고 호도하는 괴담의 진원지, 야비한 떼거리 공격 수단이다.”는 인식은 방향은 정반대지만 속성이 동일한 ‘이데올로기’에 불과했다. 정치권이 다시금 정수장학회니 서해 북방한계선(NLL)이니 연일 이전투구식 정쟁에 빠져드는 가운데, 정작 과열·혼탁정치의 온상 같았던 SNS가 청정함을 유지하는 것은 아이러니하다. 우리 국민이 과도기를 거쳐 SNS 이데올로기를 극복하고 성숙한 관계 맺기 단계에 접어든 게 아닐까하는 조심스러운 기대를 가져본다. SNS 정치에 대한 관심이 전과 같지 않은 바람에 학회가 야심차게 기획한 SNS 학술사업이 빛이 바랬을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이번 대선에서 차분한 SNS 정치가 끝까지 유지될 수 있다면 그렇게까지 아쉬워할 일은 아니다.
  • 朴 아버지 추도… 文 애국지사 뜻 기리고 … 安 민주열사 넋 위로

    朴 아버지 추도… 文 애국지사 뜻 기리고 … 安 민주열사 넋 위로

    朴 “이제 아버지 놓아드렸으면… 피해자들에게 사과” “이제 아버지를 놓아 드렸으면 한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의 33주기인 26일 호소했다. 과거사 관련 피해자들에게도 한 번 더 사과의 뜻을 밝혔다. 더 이상 과거사에 얽매이지 않고 미래를 내다보겠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박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에서 거행된 박 전 대통령의 추도식에 참석, 유가족 인사말을 통해 “아버지 시대에 이룩한 성취는 국민들께 돌려드리고 그때의 아픔과 상처는 제가 안고 가겠다.”면서 “아픔과 상처를 치유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열어 가기 위해 최선을 다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과거사 관련 사과도 반복했다. 박 전 대통령을 두고 “당시 절실했던 생존의 문제부터 해결하고 나라를 가난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이 최고의 가치이자 철학이었다.”고 언급한 뒤 “그 과정에서 마음의 상처와 피해를 입으신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지난달 인혁당 사건 발언에 이어 최근 정수장학회까지 논쟁이 끊이지 않았던 과거사 문제를 이날을 기점으로 정리가 되길 바란다는 뜻으로 보인다. 박 후보 자신도 논란을 정리하고 앞으로 정책과 민생 행보에 더욱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산업화 시대의 역량과 민주화 시대의 열정을 하나로 모아 대한민국의 새로운 시대를 반드시 열어 가겠다.”면서 “한편으로 국민의 힘을 하나로 모으고 다른 한편으로는 잘못된 것을 과감하게 고치면서 대한민국의 대혁신을 위한 새로운 길을 걸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24일 기자회견에서 밝힌 국민대통합 의지에 더해 ‘혁신’의 가치가 보태졌다. 당시 박 후보는 “아픔과 고통을 치유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하겠다.”면서 대통합 구상을 밝힌 바 있다. 이날 추도식에는 1만 2000여명의 인파가 모였다. 매년 2000~3000명 수준의 추모객이 다녀갔지만 대선을 코앞에 둔 시점이라 박 후보 지지자들이 대거 몰렸다. 모든 추모객들과 일일이 악수를 했던 이전과 달리 박 후보는 가벼운 목례를 했지만 시간이 1시간 30분이나 소요됐다. 또 추도식에 빠지지 않고 참석했던 박 후보의 동생 박지만 EG 회장과 서향희 변호사는 이날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대신 조화만 전달했다. 서 변호사는 지난 8월 고(故) 육영수 여사의 추도식에도 불참했다. 삼화저축은행 비리 의혹 등 각종 논란을 의식한 듯하다. 유족 가운데에는 5촌 조카인 가수 은지원씨가 박 후보의 뒷자리에 앉았다. 최필립 정수장학회 이사장도 조화를 보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文 “친일 청산 못해… 역사 기억하고 배우겠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는 26일을 ‘안중근 의사 의거 103주년’에 초점을 맞췄다. 그러면서 백범 김구 등 애국지사 묘역을 참배하며 ‘항일 독립정신’을 기렸다. 이와 관련, 문 후보의 이날 행보가 박정희 전 대통령의 33주기 추도식이 열리는 날이라는 점을 감안했다고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최근 빚어진 정수장학회 논란에서 민주당 측이 “박 전 대통령이야말로 친일파”라며 새누리당을 공격한 바 있기 때문이다. 문 후보는 이날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을 방문해 김구 선생의 묘역을 비롯해 안 의사의 가묘(假墓), 삼의사(이봉창·윤봉길·백정기)의 묘역을 차례로 찾아 헌화하고 참배했다. 방명록에는 “역사를 기억하고 배우겠습니다.”라고 적었다. 문 후보는 이 자리에서 “해방 이후 친일 청산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그분들의 정신이나 혼도 제대로 받들지 못한 아쉬움이 많다.”고 말했다. 친일파로 지목되고 있는 박 전 대통령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그는 또 “참여정부 때 중국 정부의 협조를 얻고 남북 간의 협력도 해 가면서 안 의사의 유해 발굴에 노력을 기울였지만 찾아내지 못해 아쉽다.”면서도 “정부가 노력을 계속한다고는 하는데 실제로 보면 큰 노력들을 하고 있지 않은 것 같다.”며 현 정부에 대한 비판도 쏟아냈다. 그러면서 “애국 열사들의 넋을 기려야 현재도 있고 미래도 있다.”고 강조했다. 문 후보는 이날 박 전 대통령의 추도식과 관련해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진성준 대변인만 “오늘은 10·26 사태 33주기가 되는 날이다. 우리 현대사에서 다시는 일어나지 말아야 될 비극적 사건이 발생한 날이다. 박근혜 후보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는 짧은 논평을 남겼다. 앞서 문 후보는 오전 국회에서 크리스토‘퍼 힐 전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를 만나 “이명박 정부가 남북관계를 악화시켰다.”며 이 대통령을 비판했다. 문 후보는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비서실장 자격으로 6자회담 미국 측 수석 대표였던 힐 전 차관보와 만나 인연을 맺은 바 있다. 이어 그는 “미국(대선)은 TV를 통한 토론이 판세를 좌우하는 것 같다.”면서 “미국에서 어느 분이 대통령이 되든, 한국에서 어느 후보가 당선되든 한·미 관계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며 한·미 동맹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문 후보는 이날 오후 자신의 모교인 경희대 평화의전당에서 열린 인기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4’ 리허설 현장을 방문, 지원자들의 꿈을 격려하고 사기를 북돋웠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安 “민주주의 희생자 마음 잊지 않고 새 미래 열 것”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는 26일 국립3·15민주묘지를 참배하고, 안중근 의사 의거 103주년을 언급하면서 ‘민주주의’와 ‘역사 바로세우기’의 의미를 부각시키는 데 주력했다. 이날은 안 후보가 정치권 전면에 등장한 계기가 된 10월 26일 서울시장 보궐선거 1주년이 되는 날이기도 하다. 안 후보는 경남 방문 둘째 날인 이날 오전 창원시 마산회원구에 있는 국립3·15민주묘지를 참배했다. 3·15민주묘지는 1960년 이승만 정권의 3·15 부정선거와 독재에 반발해 싸운 희생자들이 묻힌 곳이다. 이날 3·15민주묘지를 찾은 것은 마산이 1979년 10월 박정희의 유신독재에 반대한 ‘부마항쟁’의 진원지로 박정희 유신독재와 대비되는 ‘민주주의’의 의미를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안 후보는 묘지 참배 후 방명록에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한 분들의 마음, 잊지 않겠습니다. 새로운 미래를 열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안 후보는 이날 경남 방문 중 통영에서 10·26 사태에 대해 “역사의 심판을 이미 받은 일이라 덧붙일 말이 없다.”면서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다. 유민영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불행한 일이 되풀이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짧게 말했을 뿐이다. 대신 안 후보는 경남 진주시 경상대학교에서 가진 강연에서 “10월 26일은 안중근 의사 서거 103주년”이라면서 “안중근 의사께서 여순 감옥에서 순국한 후 고국에 묻어 달라고 했는데 유해를 찾지 못해 효창공원에 가묘로 있다. 우리 민족의 역사 바로 세우기에 미완으로 남겨진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다. 안 후보는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시작됐던 정치권 변화에 대한 국민의 열망을 강조하며 최근 자신의 정치개혁안을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하는 정치권에 재반격했다. 안 후보는 “제일 가슴 아프게 들렸던 부분이 ‘국민의 정치 혐오에 맹목적으로 편승한 포퓰리즘’이라는 말이었다. 쉽게 풀이하면 안철수가 ‘국민들이 정치를 싫어하도록 부추기고 있다’는 건데, 그게 얼마나 교만한 생각인가.”라며 “새 정치를 갈망하는 국민들의 요구를 대중의 어리석음으로 폄훼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문제의 본질은 왜 국민이 정치를 혐오하게 됐는가에서 출발해야 한다.”며 “정치권이 이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는 게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또 안 후보는 “이번 국정감사가 안철수 감사가 됐는데, 국정감사 때 국정감사를 하지 않은 의원들은 자진해서 세비를 반납해야 한다.”고 꼬집기도 했다. 창원·진주·통영 송수연기자 songsy@seoul.co.kr
  • [씨줄날줄] 007 본드걸 50년사/최광숙 논설위원

    “딩디리딩딩 딩딩딩~” 빠른 기타 선율의 테마곡이 흐르면서 한 남자가 총구의 한가운데서 걸어나와 총을 쏜다. 영화 ‘007시리즈’의 제임스 본드다. 스파이 영화 역사상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의 사나이다. 007 시리즈가 올해로 50년이 됐다. 1962년 영국 런던에서 첫선을 보인 ‘닥터 노’ 이후 이달 말 개봉되는 ‘스카이폴’까지 23편이 제작됐다. 그동안 숀 코너리 등 6명의 제임스 본드가 등장했지만 이 영화의 또 다른 매력은 단연 본드 걸이다. 본드 걸을 보면 여성사(史)가 보인다. 본드 걸에 ‘섹시의 아이콘’ 이미지를 입힌 이는 제1탄 ‘닥터 노’의 우르슬라 안드레스가다. 바닷가에서 비키니 수영복 차림의 젖은 몸으로 걸어나오는 본드 걸을 보고 본드는 물론 남성 관객들이 자지러졌다. 초창기 본드 걸은 본드의 놀이 상대로 국한되었기에 예쁘고 섹시하기만 하면 됐다. 미인대회 출신들과 ‘네버 세이 네버 어게인’의 킴 베이싱어처럼 섹시 스타들이 본드 걸을 맡았다. 하지만 “본드 걸이 창녀냐.”는 페미니스트들의 반기에 1990년대 들어 섹시 일변도에서 벗어나 지성을 갖추거나 근육질의 단단한 몸매로 과감한 액션을 마다 않는 여전사로 방향을 틀었다. 본드처럼 공작 활동을 할 수 있는 능력도 보여줬다. 그러면서도 본드 걸의 관능적인 면모는 결코 잃지 않았다. 1997년 ‘투모로 네버 다이즈’에서 중국 특수 정보요원으로 등장한 양자경과 2002년 ‘어나더 데이’에서 미국 중앙정보국(CIA) 특수요원 역할을 맡은 핼리 베리가 바로 지적이며 관능적인 신세대 본드 걸로 탄생했다. 백인의 금발미녀에서 흑인과 동양 여성이 본드 걸을 맡으며 인종 차별적 미(美) 인식에서도 벗어났다. 본드 걸의 역할도 본드의 여자친구에서 탈피해 본드의 임무수행에 동기를 부여하거나 파트너십을 발휘하는 등 영역이 한층 넓어졌다. 본드 걸은 단순한 ‘섹스 인형’에서 총칼을 든 여전사로 진화하며 점차 강한 여성의 캐릭터를 보여주고 있는 게 사실이다. 가장 큰 변화는 본드 걸은 아니지만 본드의 상관이자 영국정보국(M16)의 수장인 ‘M’이 여성이라는 점이다. ‘본드 영화’에서 여성의 사회적 의미는 한층 고양된 셈이다. 하지만 여전히 현대의 다양한 여성상을 그려내지는 못하고 있다. ‘골든 아이’에 나오는 본드의 상관 M은 본드에게 이렇게 말한다. “본드 자넨 성차별주의자야, 여자를 혐오하는 괴물. 구시대적 냉전의 유물이기도 하지.” 이 말에 본드의 가슴만 뜨끔한 게 아닐 것 같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생방송 뉴스 중 바퀴벌레가 기자 어깨 위에…

    생방송 뉴스 중 바퀴벌레가 기자 어깨 위에…

    생방송으로 뉴스를 진행하던 기자의 어깨 위에 바퀴벌레 1마리가 나타나 기어다니는 황당한 상황이 벌어졌다. 지난 18일(현지시간) 저녁 NBC방송국의 로버트 코바치크 기자가 웨스트 L.A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을 현장에서 생방송 리포팅하던 도중 난데없는 불청객이 나타났다. 불청객은 바로 혐오감을 자아내는 바퀴벌레. 이 바퀴벌레는 순식간에 기자의 왼쪽 팔을 기어올라 등뒤로 사라졌다가 다시 오른팔에 나타나기를 반복했다. 이같은 광경은 지역 내 안방에 고스란히 전달됐으며 일부 시청자들은 뉴스의 내용보다 바퀴벌레에 더 큰 충격을 받았다. 현지언론은 “코바치크 기자가 당시 바퀴벌레의 출연을 알고 있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면서도 “아마 알고 있었다면 ‘꼼짝마’ 상태가 됐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코바치크 기자는 방송 후 트위터에 “리포팅 중 게스트 출연을 알려준 시청자들에게 감사드린다. 나의 애완동물에게 이름이라도?”라며 재치있게 적었다. 인터넷뉴스팀 
  • 정책 대선, ‘과거’에 발목 잡히다

    정책 대선, ‘과거’에 발목 잡히다

    대선이 63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대선 후보들이 국민에게 약속한 정책 대결이 실종되고 있다. 국가의 미래를 결정짓는 대선이 과거에 단단히 발목이 잡혀 있는 형국이다. 정치권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 논란과 정수장학회 지분 매각 의혹을 둘러싼 정치 공방에 매몰되면서, 정작 국가의 운명을 좌우할 경제살리기와 복지 안전망 확충 등 핵심 정책 논쟁은 자취를 감춘 상황이다. 국정감사에서도 ‘검증’이란 이름으로 상대에게 치명상을 가할 호재 찾기에 혈안이다. 이런 정치권의 행태는 국민의 정치 혐오증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국정감사 NGO 모니터단(대표 김대인)이 16일 정쟁으로 얼룩진 국감에 D학점을 매긴 것도 같은 맥락이다. NLL·정수장학회 파문이 정책 논쟁으로 이어져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의 안보관과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역사관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도 있다. 하지만 현재는 여야가 오로지 정치공학적 접근법에 따른 상대 후보 흠집 내기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NLL·정수장학회 문제는 2007년 17대 대선 과정에서 이미 치열한 논쟁을 거쳤지만, 정치권은 이를 두고 재탕 삼탕의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당시 나경원 한나라당 대변인은 “노 대통령의 NLL에 대한 오도된 현실 인식은 50년 동안 지켜온 국민들의 NLL에 대한 개념과 안보관을 혼란에 빠뜨렸다.”고 공격했다. 정수장학회의 경우 당시 한나라당 당내 경선 과정에서 이명박 경선 후보가 배후 의혹을 제기하며 박 후보를 압박했던 주요 무기였다. 낡은 정치 청산을 주요 화두로 던진 정치권이 이번 대선에서 똑같은 카드를 들고나온 것 자체가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라는 비판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여야가 주장하는 국정조사 역시 올바른 해법이 아니라고 진단했다. 국정조사가 지닌 엄중함에 비춰 서로를 무고죄로 몰아 가는 맞고소 싸움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개탄의 목소리가 높다. 과거 정치권의 전례에 비춰 국정 좌표를 결정할 천금 같은 시간을 허비할 것이란 관측이다. ‘미스터 쓴소리’로 불리는 조순형 전 의원은 정수장학회와 관련해 “박 후보가 법적으로 어떻게 되든 원상회복을 해야 된다고 결심하게 되면 국민이 납득할 만한 해법이 나올 것”이라며 결자해지의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김민환 고려대 미디어학부 명예교수는 “정치권이 아닌, 독립적인 사회적 기구를 구성해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NLL 파문의 해법으로 여야 간 합의를 통해 문제의 대화록을 공동 열람하거나 국가 기관의 확인으로 조속하게 마무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음란쇼에 자살중계…막장 인터넷 개인방송

    # 지난 6월 한 인터넷 개인 방송에서 자살 퍼포먼스가 생중계됐다. 동영상 진행자는 칼로 자신의 손목을 그었고 피를 뚝뚝 흘리며 “아파, 너무 아파.”라고 신음했다. 바닥에 흥건히 고인 피는 여과 없이 방송을 탔다. 당시 방송을 봤던 한 네티즌은 “너무 끔찍해 차마 볼 수 없어 영상을 끄고 바로 빠져나왔다.”고 말했다. 인터넷 방송 아프리카 측은 진행자가 실제로는 손목을 긋지 않았으며 피도 물감으로 만든 가짜 피인 것으로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진행자의 아이디는 영구 정지시켰다. 하지만 당시 방송을 갈무리한 사진은 아직도 ‘자살 생중계’라는 이름으로 유포되고 있다. # 지난달 말 유튜브에서 무심코 ‘롤리팝’ 뮤직비디오를 클릭한 김샛별(26)씨는 깜짝 놀랐다. 가요 ‘롤리팝’의 가사를 ‘롤리타’(Lolita Complex·소아애호증의 준말) 등으로 개사해 성폭행 피해 아동인 A양을 성적으로 비하하는 내용이 흘러나왔기 때문이다. 이 뮤직비디오는 지난 2월 ‘은정’이라는 아이디를 가진 네티즌이 직접 개사해 부른 것이었다. 최근까지도 개인 방송 등에서 아무 제약 없이 유통되다 “성폭행 피해자를 두 번 죽이는 행위인 만큼 고소하자.”는 등 여론의 뭇매를 맞자 당사자로 추정되는 이가 스스로 영상을 지운 상태다. # 야심한 시간, 가슴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옷을 입은 여성들이 스트립 댄스를 추거나 시청자와 야한 농담을 주고받는다. 이른바 ‘별창’이라고 통하는 일반인이 진행하는 인터넷 개인 방송이다. 별창은 ‘별풍선 창녀’의 줄임말로 개인 방송을 하며 사이버 머니인 별풍선이나 솜사탕 등 현금화가 가능한 아이템을 얻고자 노출 수위를 점점 높여 가며 돈벌이를 하고 있다. 문제는 청소년도 가입만 하면 별 제약 없이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인터넷 개인 방송이 음란물과 혐오물의 바다로 변질하고 있다. 도가 지나친 콘텐츠들이 빠른 속도로 대량 유통되고 있지만 공공기관은 뾰족한 수가 없다며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지난해 5월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별창 논란이 일었던 인터넷 개인 방송 사이트를 집중 감시하겠다고 나섰지만 성과는 거의 없었다. 콘텐츠가 너무 많아 실시간으로 증거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였다. 한 방통심의위 관계자는 14일 “같은 시간대 3000~4000건의 방송이 실시간으로 중계되지만, 방송은 실시간 검색어 제한에도 걸리지 않는다.”면서 “10명의 모니터링 요원으로 24시간 점검하지만 한계만 확인할 뿐”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방통심의위는 서버 운영자로 하여금 각 개인 방송에서 다루는 내용의 선정성 등을 감안, 성인용으로 분류하도록 하고 있으나 선정적이고 혐오스러운 방송은 계속되고 있다. 안진걸 참여연대 민생경제팀장은 “법과 규제가 기술의 발전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면서 음란·유해 콘텐츠가 담긴 개인 방송이 확산되고 있다.”면서 “정부가 인터넷상의 정치적인 발언을 규제하는 데만 예산을 증액할 것이 아니라 반사회적인 내용의 음란물, 유해 콘텐츠를 단속하는 데 더 많은 인력과 시간을 투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명희진기자 mhj46@seoul.co.kr
  • 경찰청, 아동 음란물 단속 기준 발표

    “인터넷을 통한 음란물 게시·유포, 음란사진 촬영은 모두 취업 제한 대상이 된다.”(트위터 아이디 @psAyakO) 검찰이 이달 초 아동·청소년 음란물을 갖고만 있어도 처벌하는 등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겠다고 밝히자 인터넷 세상이 크게 요동쳤다. 동영상 한 번 잘못 내려받았다가는 패가망신한다는 수준의 근거 없는 소문들이 눈덩이처럼 커지면서 불안감이 확산됐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경찰청은 14일 법 규정과 판례 등을 토대로 단속 대상이 되는 음란물 종류와 행위를 구체적으로 예시하고 설명했다. 경찰은 아동 음란물의 개념에 대해 ‘아동·청소년 또는 그렇게 인식될 수 있는 사람이나 표현물이 등장해 성교, 유사성교, 자위, 신체의 전부 또는 일부를 노출해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주는 행위를 표현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경찰에 따르면 아동·청소년 음란물을 파일 형태로 컴퓨터나 USB, CD, DVD 등에 보관하기만 해도 소지 행위로 간주돼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 대상이 된다. 해당 음란물을 내려받았다가 바로 삭제한 경우도 마찬가지다. 다만 아동·청소년 음란물인지 모르고 내려받았다가 이를 알고서 바로 삭제하면 소지할 의도가 없다고 보고 단속 대상에서 제외한다. 예를 들어 ▲인터넷 메신저로 ‘재미있는 자료’라고 해 받은 파일이 아동 음란물로 확인돼 바로 지웠다거나 ▲이메일로 ‘좋은 자료’라고 해 첨부된 파일을 내려받았는데 아동 음란물로 확인돼 바로 삭제했을 경우 ▲웹하드에서 일반 음란물인 줄 알고 내려받은 파일이 알고 보니 아동 음란물에 해당돼 바로 지우는 경우는 처벌받지 않는다. 웹하드 등에 게시된 아동·청소년 음란물 사진이나 동영상을 실시간으로 본 경우는 소지 행위에 해당하지 않아 역시 단속 대상에서 제외된다. 경찰청은 또 교복 차림의 성인 배우가 출연한다고 해서 모두 아동·청소년 음란물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전반적인 내용과 상황을 종합할 때 등장인물을 아동·청소년으로 인식하기 어렵다면 아동·청소년 음란물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전통사회 낭만·목가적 노인상은 ‘신화’일 뿐이다

    늙음과 죽음. 정상적인 삶을 사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겪게 되는 과정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인간 삶의 끝 부분인 노년을 연구하는 학문은 그다지 발달하지 않았다고 한다. 가정과 사회에서 권위를 누리고 존경받는 존재였던 노인이 산업화, 도시화 등 근대화를 거치면서 입지가 크게 축소됐다는 게 일반적으로 알려진 통념. 정말 그럴까. ‘노년의 역사’(팻 테인 엮음, 슐람미스 샤하르 외 6인 지음, 안병직 옮김, 글항아리 펴냄)는 노년의 삶이 아주 다양하고 복합적이었음을 보여주고 있어 흥미롭다.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노년의 사회사와 문화사를 조망한 책. 7명의 역사가가 고대 그리스, 로마, 중세, 르네상스 등 시대별로 나눠 역사 속 노인의 삶을 들춰낸 시각이 독특하다. 특히 노년의 위상과 존재가 알려진 것과는 달리 그리 단순하지 않다는 사실들이 다양한 사례를 통해 풀어진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주장은 ‘전통사회의 낭만적이고 목가적인 노인상은 신화일 뿐’이라는 것이다. 저자들의 주장대로라면 아주 먼 옛날 노인들이 존경과 배려 속에서 행복한 만년을 보냈을 것이라는 생각은 잘못이다. 셰익스피어가 쓴 ‘리어왕’은 그 일례로 등장한다. 노후에 자식에게 재산을 넘긴 뒤 얹혀살았을 때 겪는 굴욕과 냉대가 ‘리어왕’의 모티브다. 연륜과 경험을 전수하며 국사에 적극 관여했을 것이라는 전통적 노인상도 소수의 탁월한 노인들이 만들어낸 환상일 뿐이며 고대나 중세에도 노인 집단이 정치권력을 장악한 경우는 드물다는 게 저자들의 공통된 주장이다. 그러면 노년의 삶은 무의미하고 암흑과도 같은 것일까? 서기 1세기 사람 세네카는 이런 말을 남겼다. ‘모든 이에게 노년이 하나의 유형만 있는 것은 아니다.’ 책에서도 그런 교훈은 곳곳에 깔려있다. “노년은 많은 것을 동반한다. 일부는 좋은 것, 일부는 나쁜 것이다.” 7세기 초 세비야의 대주교 이시도루스가 정의한 노년상이 인상적이다. 그에 따르면 노인이 되면 쾌락과 욕망으로부터 벗어나 삶의 경험에서 터득한 지혜로 현명한 조언을 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노년은)그것이 초래하는 신체의 장애, 그것이 불러일으키는 혐오 측면에서 비참하기 때문에 나쁘다. 책의 말미에 붙인 보통 노인들 인터뷰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책을 번역한 안병직 서울대 서양사학과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역사적으로 어느 시대에나 노년의 삶은 빈부와 계급, 성별, 도농 주거지역 등에 따라 큰 차이가 있었으며 노년의 경험도 개별 노인의 경제적 지위, 신체적 건강, 사회적 적응 능력 등에 따라 대단히 상이한 것이었다.” 결국 노년의 삶은 자기 하기 나름이라는 것이다. 2만 8000원.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정치·도덕 분리… 유권자, 자신 버리는 후보 찾아야”

    대통령 선거가 70일 정도 남았다. 여당은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로 결정됐지만, 야권의 주요 후보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가 단일화의 과정을 남겨 두고 있어서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주요 야권 후보는 최종적으로 한 사람이 될 수도 있고, 단일화에 실패해 두 사람이 될 수도 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내놓은 2012년 유권자를 위한 대선 가이드 ‘선택’(자음과모음 펴냄)은 ‘누구에게 투표하라.’고 답을 주지는 않는다. 다만 민주주의 사회에서 정치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민주화 이후 한국인들은 어떻게 투표해 왔는지를 분석해 앞으로 어떻게 투표해야 할지 방향을 제시한다. 유권자 모두가 가장 궁금해하는 것부터 해결해 나가자. 안철수가 완주를 선언한 가운데 과연 야권의 단일화는 가능한가. 신 교수는 안철수와 문재인의 단일화에 대해 부정적이다. 게임의 룰이 간단치 않기 때문이다. 단일화가 성공하려면 박근혜 후보가 엄청 앞서 나가고, 안철수와 문재인 두 후보의 지지율이 하향 곡석을 그려야 한다. 또한 문 후보와 안 후보 사이의 지지율 차이가 15% 포인트 이상 벌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민주당이 최악의 경우에 과연 ‘불임정당’이란 오명을 받아들일 것이냐 하는 점도 변수다. 정치에 대한 국민 의식의 변화도 요구했다. 한국인들은 ‘정치’ 하면 국가와 민족을 먼저 떠올리는데 정치를 도덕과 분리해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치인들은 특정 집단이나 계층의 이익을 제도권 내로 끌어들여 실현시키는 이른바 ‘용병’들이기 때문이다. A당은 자본가나 부자를 대변하고 B당은 노동자나 서민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이 당연하기 때문에 싸움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다만 정치권의 싸움은 ‘제도라는 링’ 안에서 일어나므로 무한투쟁에 가까운 사회적 갈등과 달리 제한적이고 더 합리적이며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것이기 때문에 격려할 만하다는 것이다. 싸우지 않고 A당과 B당이 특정 계층에 이익을 몰아준다면 그것이 더 문제다. 여당과 야당의 ‘정당한 싸움’을 진흙탕 싸움으로 보도하는 언론 탓에 정치 무관심층이나 혐오층이 양산되기도 한다. 15대 총선부터 매번 국회의원의 50% 이상을 갈아치우지만 한국의 정치가 개선되지 않는 이유는 뭘까. 지연과 혈연, 학연에 의지하는 투표행위 탓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정치라는 맹수가 국민에게 충성하도록 끊임없이 감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다. 이때 주의해야 할 것은 정치는 도덕이 아니라 현실적 존재이니 크리스털처럼 깨끗하라고 요구할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의 더러움은 인정하되 그 이상의 더러움을 규제하는 현실적 해법을 국민이 내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또 한국 정치나 정치인만 더러운 것이 아니라 선진국인 독일이나 미국도 마찬가지이니 너무 실망하지 말라고 격려한다. 신 교수는 또한 2002년과 2007년 대통령 선거에서 한국인들의 선택을 분석했다. 비주류의 정치인(노무현·이명박 후보)들이 주류 정치인(이회창·정동영 후보)에 승리한 선거이고, 상대적으로 더 심각한 가난을 극복하고 민주화 경력(노무현·이명박 후보)을 강조한 후보가 더 많은 표를 받았다. 신 교수는 국민이 자신들과 비슷한 모습의 후보, 즉 ‘우리 중의 하나’를 선택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2012년 대선에서는 두 번의 대선과는 다른 선택을 할지도 모른다고 예상하고 있다. 그는 최종적으로 “지역과 인물을 떠나 시스템으로 정치를 운영하는 자신을 버릴 수 있는 후보를 찾아보라.”고 조언한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국가보조사업 2건중 1건 ‘엉터리’

    국가보조사업 2건중 1건 ‘엉터리’

    교육과학기술부의 영어능력평가시험(NEAT) 개발·운영 사업에는 2008년부터 해마다 수십억원의 국고가 지원된다. 내년에도 46억 6000만원의 예산이 배정됐다. 하지만 법적 근거가 없는 사업이다. “문제풀이 위주의 수능 영어를 대체해 보라.”는 대통령 말 한마디에 추진된 사업이다. 시작이 졸속이다 보니 어떻게 활용할지 타당성 검토조차 거치지 않았다. 게다가 1급 시험은 민간 컨소시엄을 정부가 지원하는 형태여서 특혜 논란 소지도 있다. 8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이같이 엉터리로 추진되고 있는 국고보조사업이 141개나 된다. 재정부는 국고보조사업을 둘러싸고 예산 낭비 등의 비판이 잇따르자 지난해 시범평가를 한 데 이어 올해 처음 정식 평가를 벌였다. 그 결과 평가 대상 304개 사업 가운데 ‘합격’(정상 추진) 판정을 받은 사업은 163건(54%)에 불과하다. 두 개 가운데 하나는 미흡(46.4%) 판정을 받은 셈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방식을 바꿔 추진 104개 ▲단계적 폐지 11개 ▲단계적 감축 14개 ▲통폐합 6개 ▲즉시 폐지 6개다. 부처별로는 교과부가 영어능력평가시험을 포함해 19개 사업(86.4%)을, 고용노동부가 4개 사업(80%)을 퇴짜맞았다. 영어능력평가시험은 평가항목 8개 가운데 법적 근거·재정지원 규모·추진방식·관리 감독 등 무려 6개 항목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교과부의 ‘한국공학한림원 지원’, ‘아태이론물리센터 지원사업’, ‘대학 자율역량 기반조성 사업’ 등도 목적이나 법적 근거가 불분명한 사업으로 분류됐다. 내년에 12억 2400만원의 예산 지원을 요구한 ‘대학 자율역량 기반조정 사업’은 ‘대입제도의 공공성과 신뢰성을 높인다’는 사업 목적과 ‘대학의 자율역량 기반을 조성한다’는 이름 자체가 모순된다. 평가단은 “사업 전체를 재설계하거나 재검토하라.”고 주문했다. ●법적 근거·추진 방식 ‘부적절’ 보건복지부의 ‘군인·전·의경 금연 지원’은 대표적인 전시성 사업으로 꼽혔다. 군인들이 담배를 끊도록 할테니 해마다 9억원을 지원해달라는 사업이었다. 2009년부터 올해까지 벌써 36억원이 지원됐다. 내년에도 요청한 상태다. 하지만 장병들의 금연율(48~49%)은 수년째 제자리다. 헛돈을 쓴 셈이다. 평가단 측은 “장병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부대장이 신청한 일부 부대만을 대상으로 하는 데다, 군 특성상 사업 진행에 대한 감시·감독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한글의 가치 확산’도 국고보조금을 ‘눈먼 돈’으로 취급한 대표 사례로 지적됐다. 77개인 세종학당을 90여개로 늘리겠다며 올해(51억 300만원)의 두 배인 102억 1700만원을 요청했다. 평가단의 판정은 “이미 개소된 세종학당도 제자리를 잡지 못하는데 무슨 확대냐.”는 핀잔이었다. 같은 부의 ‘생활체육 국제교류 지원’ 사업은 목적이 너무 추상적이고 수혜자가 모호해 ‘전형적인 예산낭비 사업’이라는 판정을 받았다. ●사업 이름만 바꿔 국고보조금 중복신청 농림수산식품부는 ‘어촌관광을 활성화시키겠다’며 내년에 27억 9400만원의 예산을 요구했다. 하지만 이미 책정받고도 다 쓰지 못한 돈이 해마다 수억원에 이르고 ‘아름다운 어촌 찾아가기’, ‘바다 콘서트’ 등과 중복된다는 비판을 받았다. 결국 통폐합 판정을 받았다. 산림청의 ‘백두대간 보호’ 사업도 ‘산림복원’ 사업과 합쳐질 처지에 놓였다. 재정부는 평가결과를 토대로 예산 지원 여부를 최종 확정할 방침이다. 당장 84개 사업은 조건부 존치 또는 폐지해 1455억원을 절감할 계획이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용어 클릭] ●국고보조사업 혐오시설·주민기피시설을 설치하거나 전국적인 공공서비스가 필요할 때 국가가 아닌 기관이 벌이는 사업에 나랏돈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2011년 10월 시행된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외부전문가로 구성된 평가단의 타당성 검사를 3년에 한번씩 받아야 한다.
  • 朴 40대 부동층 잡고, 文 호남 홀대론 넘고, 安 검증공세 뚫고

    朴 40대 부동층 잡고, 文 호남 홀대론 넘고, 安 검증공세 뚫고

    10월 한달은 유력 대선후보 3인 모두에게 진검승부의 시간이다. 추석 전후로 요동치는 지지율이 큰 줄기를 만들면서 대선 판도를 결정짓는 시기인 만큼 후보마다 자신의 아킬레스건을 돌파하고 상대방에게 일격을 가할 승부수를 준비하고 있다. 박근혜·문재인·안철수 3인 후보 간 물고 물리는 수싸움도 유권자들에게 새로운 관전 포인트다. ■박근혜, 추석민심 1위 탈환했지만… ‘텃밭’ 판세 與 50% vs 野 40% “이대로는 힘들다” 위기의식 추석 연휴를 보낸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 캠프는 희비가 교차한다. 과거사 사과와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의 의혹 검증에 따른 지지율 하락에 힘입어 박 후보는 추석 여론조사 양자대결 부문에서 지지율 1위를 회복했다. 그러나 ‘추석 밥상’ 여론은 부산·경남(PK) 민심 절대우위 회복과 40대 유권자 공략을 대선 레이스 중반기의 과제로 던져 줬다. ●PK 출신 文·安… 여당 우위 지형 흔들어 PK 지역 출신인 문재인·안철수 두 야권 후보가 전통적인 여당 텃밭인 이 지역에서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상황에서 박 후보는 집토끼인 PK 표심을 사수하면서 산토끼인 40대 표까지 확보해야 안정적 독주를 기대할 수 있다. 일단 박 후보는 지난달 24일 과거사 사과 직후 맞은 추석 연휴를 계기로 지지율이 반등한 뒤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그러나 PK 지역만 놓고 보면 속사정이 다르다. 수치상으로는 역시 ‘지지율 1위 회복’이 눈에 띄나 내용 면에서는 그렇지 않다는 게 캠프의 분석이다. 여당 지지율이 압도적인 이곳에서 야권 후보들과의 판세가 5대4로 팽팽해지면서 전체적인 대선 가도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각각 거제·부산 출신인 문·안 후보가 지역 명문인 경남고·부산고 출신으로 지역 민심을 흔드는 등 여당의 절대우위 지형이 깨진 탓이다. 캠프 관계자는 “PK 지역에서 이대로는 힘들다. 2002년 대선 때도 이회창 당시 한나라당 후보가 노무현 후보를 6대3으로 146만여표 앞섰지만 다른 지역에서 역전당했다.”면서 “저축은행 관련 부산 민심도 달래야 하고 동남권 신공항 공약도 내놔야 하는데 이는 대구·경북(TK) 여론과도 상충돼 뾰족한 수가 없어 고민이다.”고 전했다. ●목돈 안드는 전세·일자리 공약… 40대 표심잡기 박 후보가 지난달 24일 부산 방문에 이어 열흘 만인 4일 울산·부산 지역을 다시 찾는 것도 이런 고민을 반영한 것으로 읽힌다. 여기에 야권후보 선호도가 확연한 20·30대, 박 후보 지지도가 절대적인 50대 이상과 달리 부동층이 다수인 40대 유권자의 마음을 잡는 것도 관건이다. 캐스팅보트를 쥔 이들 40대의 향배에 따라 박 후보의 당락이 좌우될 수 있다. 추석 연휴를 계기로 40대 표심은 상당수 박 후보에게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일보·글로벌 리서치의 1일 양자대결에선 박 후보가 안·문 후보를 각각 50.4% 대 42.3%, 47.1% 대 43%로 모두 제쳤다. 그러나 야권후보 단일화라는 폭발력 있는 변수에 따라 40대 풍향계는 언제든 바뀔 수 있다는 맹점이 있다. 캠프 측은 진정성 있는 민생정책으로 40대 유권자를 다잡겠다는 계산이다. 공약 1호로 ‘목돈 안드는 전세 정책’을 발표한 데 이어 일자리 공약을 2호로 준비 중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문재인, 단일화 관건 호남 잡아라 安 지지율 바짝 추격…민주지지층 결집 총력 ●“광주·전남서 민심 공략 주효”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의 승부수는 ‘호남의 적통’을 회복하고, 상대적으로 보수화된 50~60대를 포함해 중도·무당파층을 끌어들이는 전략이다. 아직도 희석되지 않고 있는 ‘호남 홀대론 민심’을 다독거리면서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기반을 확고히 다지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문 후보가 추석 연휴 이후 안철수 무소속 후보의 호남 지지율을 바짝 추격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평가다. 문 후보는 안 후보와 호남 지지율 경쟁에서 승리하지 못할 경우 심각한 위기에 직면할 것이란 우려가 높다. 추석 직후 여론 추이는 일단 문 후보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 전국적으로 지지율이 ‘견고한 상승세’를 탔다는 것이 캠프의 자체 판단이다. 우상호 공보단장은 3일 기자간담회에서 “호남 방문이 상당히 주효했다고 본다.”면서 “자신 있게 가자고 캠프의 방향을 잡았다.”고 전했다. 문 후보는 호남에서의 지지율 상승이 민주당 지지자들의 결집 현상 때문이라고도 보고 있다. 문 후보는 추석을 앞두고 광주·전남을 1박 2일 일정으로 방문했고, 추석 직후 첫 공식일정도 ‘민주화운동의 성지’인 마석 모란공원을 방문해 유신 피해 유가족들을 위로하는 행보를 하면서 박근혜 후보를 압박했다. 전통 민주당 지지층의 표심을 파고드는 전략을 택한 것이다. 문 후보는 이런 ‘집토끼’ 잡기 전략 외에 상대 후보를 위한 일격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문 후보가 이날 ‘인문카페 창비’에서 열린 온라인 카페 여성회원들과의 만남에서 “우리나라 노인자살률이 세계에서 유례없이 높다.”고 발언한 부분도 박 후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5060을 겨냥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대선의 최종 승부는 중도·무당파층을 얼마나 가져오느냐에 달려 있다. 현재 여론조사에서 나타나고 있는 10% 안팎의 무당파 공략전에 막판 승부수를 던질 가능성이 높다. 강도 높은 정치쇄신을 통해 민주당에서 떠난 정치혐오적 부동표를 끌어들이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다. 앞서 ‘보수의 책사’로 불리는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을 깜짝 영입하면서 중도층 흡수 전략을 편 것도 이런 맥락이다. ●취약층 5060 정책마련도 부심 이와 함께 문 후보는 정당과 조직을 갖춘 수권능력을 강조하면서 무소속 안 후보와 차별화하는 전략도 병행하고 있다. 최근 이해찬 대표와 캠프 참모들이 안 후보의 민주당 입당을 촉구하는 발언을 하고 있는 것도 정당정치의 중요성을 강조해 문 후보에게 유리한 국면을 만들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안철수, 사과·해명·반박…정면대응 조목조목 반박…단호해져 “정책비전 제시 선제대응”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는 본격 개시된 각종 검증 공세에 정면으로 대응하는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실제 거래가보다 낮추어 신고한 다운계약서 논란과 관련해서는 안 후보가 공식 사과했으나, 논문 재탕 및 표절 의혹에 대해선 이를 제기한 언론에 공식 사과를 요구하는 등 사안별로 분리해서 대응하고 있다. ●캠프내 현역의원 한명도 없어… 국감 불리 안 후보는 검증공세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판단하는 것 같다. 이에 따라 사안별로 차별대응할 예정이다. 사실에 근거한 검증에는 즉각 해명하고 사과하는 수순을 밟을 것이지만, 네거티브 공세에는 단호하게 반박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경륜이 부족하고 미숙하다.”는 아킬레스건을 극복하고 단호한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준다는 복안인 듯하다. 필요할 경우에는 상대 후보에게 결정적인 일격을 가할 공세적 승부수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모범생 이미지로 일관하면 물고 물리는 대선판에서 판세를 주도할 수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후보들 간 공방에 차분하게 대응하면서도 필요시엔 단호하고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 유권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주기 위한 전략 같다. 안 후보 측이 1990년 서울대 의대 박사학위 논문이, 같은 대학교 서 모 교수의 논문을 표절한 것이라고 주장한 MBC의 보도에 대해 강경하게 대응한 것은 향후 검증공세에 대한 대응 수위를 엿보게 한다. 보도 뒤 금태섭 상황실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조목조목 반박했고, 반박하는 수위도 한껏 올라가는 단호함을 보였다. ●국민 판단에 기대… SNS 소통 강화 하지만 꼬리를 무는 검증공세에 안 후보 측의 고민은 깊어가고 있다. 의혹 제기시 마땅한 대응 수단이 없기 때문이다. 특히 선거캠프에 현역 국회의원이 1명도 없기 때문에 5일부터 시작되는 국정감사 기간 중 새누리당의 검증 공세에 즉각적으로 대응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단일화 상대인 민주통합당이 협력적 방어를 해주겠다고 공언했지만, 안 후보가 후보단일화의 경쟁 상대라는 점에서 실질적으로 흠집을 차단해 줄지는 미지수다. 따라서 안 후보 측은 국민과의 직접 소통을 통해 검증공세를 돌파해 나간다는 복안이다. 검증 공세에 대한 반박은 우선 페이스북을 통해 시도하고, 심각한 것은 기자회견도 할 예정이다. 유민영 대변인은 3일 검증공세에 대해 국민의 현명한 판단에 기대를 건다고 밝혔다. 앞으로는 검증국면을 선제적으로 뛰어넘는다는 계획이다. 안 후보가 7일 정책과제를 설명한 뒤 구체적인 공약들을 내놓아 확실한 비전을 보여주면 유권자들에게 신뢰와 안정감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수도권 쓰레기매립지 해법 ‘제각각’

    수도권 쓰레기매립지 해법 ‘제각각’

    2016년 쓰레기 매립이 종료되는 인천시 서구 수도권매립지 해법을 놓고 수도권 지자체 간에 복잡한 함수관계가 펼쳐지고 있다. 인천시는 대체매립지 조성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환경부와 서울시, 경기도가 2044년까지 매립기한 연장을 강력하게 원하는 상황에서 법대로 하기 위해서는 시 스스로 대체매립장 조성에 앞장서야 하기 때문이다. 인천시는 2016년 이후 인천에서 배출되는 쓰레기를 자체 매립지를 만들어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환경부와 서울시 등에 여러 차례 통보했다. 우리 입장이 이러니 당신들도 알아서 하라는 통첩이다. 시는 대체매립지 후보지로 남부지역과 강화·옹진 섬지역 등을 물색했으나 구체화하지는 못했다. 내년 예산에 2억원을 편성해 관련 용역을 발주할 계획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2017년부터 대체매립지에 쓰레기를 매립할 계획”이라면서 “서울과 경기도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시가 이처럼 초강수를 두는 데는 인천에 LNG기지, 화력발전소 등 위험·혐오시설이 많지만 경제자유구역과 인천아시안게임 등과 관련, 중앙정부로부터 홀대를 받고 있다는 판단도 작용하고 있다. 서울시는 인천시만 쳐다보는 실정이다. 한때 환경부와 함께 대체매립지를 모색했지만 님비현상 때문에 대체지를 조성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다. 서울시는 인천시를 달래기 위해 수도권매립지에 인천아시안게임 4개 경기장 건설을 동의해 주고, 매립지 일부 매각대금 1025억원을 매립지 환경개선기금으로 활용키로 결정했음에도 인천시가 요지부동이자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수도권 유일의 폐기물 처리시설인 수도권매립지가 폐쇄되면 대안이 없다.”면서 “다른 곳에 입지를 마련하려면 10년 이상 걸릴 뿐 아니라 막대한 경제적, 사회적 비용을 치러야 한다.”고 밝혔다. 환경부와 서울시는 수도권매립지의 현재 매립량이 54%에 불과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들은 당장 인천시 입장이 변할 것으로 보진 않지만, 대승적 차원에서 막판 타결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경기도는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으면서 사태의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하지만 매립기한 연장은 결국 매립지 지분의 71.3%와 28.7%를 각각 소유한 서울시와 환경부가 인천시와 협상해 풀어야 할 문제로 파악하고 있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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