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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상훈의 호모 폴리티쿠스] 데칼코마니 양당제

    [박상훈의 호모 폴리티쿠스] 데칼코마니 양당제

    일상에까지 파고들어 험한 말을 쏟아내는 정당 현수막만큼 우리 정치가 얼마나 나빠졌는가를 잘 말해 주는 것도 없다. 현수막으로만 보면 한국 정치는 도저히 대화하고 타협할 수 없는, 아니 그래서는 안 될 상황 같다. 정당들의 협력은 비정상이요, 정치 대신 계엄을 하고 탄핵을 하는 것이 자연스러워 보일 정도다. 한 나라 안에 두 국가가 맞서는 형국이랄까. 어느 한쪽이 완전히 제압돼야 끝날 듯한 ‘전쟁 같은 정치’다. 정당들만 문제가 아니다. 시민과 시민사회조차 극단적이다. 폭동도 가능한 사회가 됐다. 당연한 일인지 모른다. 정당 현수막은 생각이 다르면 함부로 해도 된다고 가르치는 정치교육의 교재나 다름없었다. 화내지 않고 정당 현수막을 보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이대로 가다가는 곧 있을 조기 대선을 폭력 없이 치를 수 있을지 걱정이다. 처음엔 각 당이 자신들의 처지에 대한 이해를 구하느라 다소 과하게 표현하는 것 정도로 생각하고 넘겼다. 그런데 돌아보니 한국 정치는 정당 현수막 내용처럼 돼 왔던 게 아닌가 싶다. 정치가나 시민 모두 사납다. 유사 내전에 가까워졌다. 정당정치는 없고 대통령 싸움만 있다. 지금의 양당 정치는 시민 생활의 평화마저 위협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누가 승자가 돼도 안정적인 정부 운영은 기대할 수 없다. 가끔 그런 생각이 든다. 도대체 지금의 정당들은 자신들이 얼마나 옳고 서로 얼마나 다르다고 확신해서 저렇게까지 하는 걸까. 정책이나 이념으로 보면, 한국 정당정치의 역사에서 지금의 정당들만큼 비슷한 적이 있었을까 싶다. 모두가 경제성장을 지상과제로 삼는다는 점, 규제 완화나 기업 활력을 약속하는 점에서도 그렇다. 의원들의 예산 및 정책 활동도 마찬가지다. 지역 개발을 위한 예산 확보에 최우선의 노력을 기울인다는 점에서도 차이가 없다. 사회주의 정당이 있는 것도 아니고 분리독립이나 자치를 주장하는 정당이 있는 것도 아니다. 모든 정당이 수도권의 교육을 받은 중산층 요구에 취약하고, 그들을 위한 정책에 과도한 열정을 쏟는 것도 다를 바 없다. 정치 엘리트의 계층적 동질성도 놀랍다. 어느 정당이나 법률가, 행정 관료, 각 분야 전문가 출신이 다수다. 우리나라만큼 학력이 높은 국회도 없다. 서울대 법대 출신이 이렇게 많았던 적이 있었나 싶다. 그런데도 서로 완전히 다른 이질적 집단인 듯 혐오한다. 부조리한 정치다. 서로 달라서 혐오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같아서 혐오하는 것이라면, 문제를 이해하고 처방하는 접근도 달라야 할 것이다. 이념, 계층, 정책이 다르지 않기 때문에 억지로 차이를 만들어 상대를 없애는 것이 지금 정치의 본질이라면 이념, 계층, 정책이 서로 달라도 되는 정치로의 변화가 필요하다. 오히려 정당들이 서로 다르기에 조정하고 협상하고 연합하지 않으면 안 되는 다원주의적 압력이 작동해야 한다. 거울을 보듯 서로 똑같은 데칼코마니 양당제 때문에 문제라면, 종류가 다른 정당이 쉽게 등장할 수 있는 제도적 환경이나 기존 정당이 전과는 다르게 작동할 수 있는 당내 환경을 발전시켜야 한다. 민주주의 정당 이론은 두 차원으로 이루어진다. 하나는 정당 간 경쟁의 차원, 다른 하나는 정당 내 경쟁의 차원이다. 전자를 정당 다원주의, 후자를 당내 다원주의라고 한다. 사람들은 양당제나 다당제와 같이 정당 간 경쟁체계에만 관심을 둘 뿐 당내 경쟁체계를 중시하지 않는다. 하지만 몇 개의 정파가 어떤 쟁점을 두고 당내에서 경쟁하느냐의 문제는 중요하다. 정당의 수가 적은 양당제나 일당우위제에서는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당내 정파가 정당으로 독립하면 다당제가 돼 사회의 다양한 이해와 요구를 대변하겠지만, 양당제나 일당우위제에서는 당내 다원주의가 그 역할을 보완해 줘야 한다. 우리의 문제는 정당의 수가 줄고 양극화됐는데 당내 다원주의는 계속 억압됐다는 데 있다. 거대 양당 내부에서 이견이 허용되지 않고 정책 집단들 간의 토론, 조정, 합의는 없이 최고 권력자가 원하는 대로만 이끌린다면 정당 간 다원주의는 물론 당내 다원주의도 숨을 쉴 수가 없다. 윤석열과 이재명의 이름으로만 움직이고 두 사람만 신봉하는 양당 독과점 정치로 꿈꿀 수 있는 미래는 극지의 밤처럼 춥고 어둡다. 박상훈 정치학자
  • 타락 종교, 분노와 혐오, 리더십 부재, 가짜 뉴스… 최악 전쟁 ‘십자군’ 통해 오늘을 보다

    타락 종교, 분노와 혐오, 리더십 부재, 가짜 뉴스… 최악 전쟁 ‘십자군’ 통해 오늘을 보다

    타락한 종교, 분노와 혐오, 탐욕, 리더십의 부재, 가짜 뉴스…. 요즘 한국 사회를 대변하는 단어들 같지만 이는 1000년 전 최악의 전쟁으로 불리며 200년 동안 이어진 십자군 전쟁 당시의 상황을 압축한 단어들이다. ‘신께서 그것을 원하신다’는 핑계로 시작돼 여덟 차례나 이어진 십자군 전쟁은 현대인에게도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중세철학 전문가 박승찬 가톨릭대 교수는 최근 내놓은 ‘철학자의 눈으로 본 십자군 전쟁’(오르골)에서 십자군 전쟁의 시기별 양상과 그 의미를 역사철학적 관점에서 살펴봤다. 지금까지 십자군 전쟁을 다룬 책이나 방송은 서구나 이슬람 한쪽의 시각에서 바라보거나, 자극적이고 잔혹한 내용에 초점을 맞춘 경우가 많았다. 박 교수는 ‘밀리터리 덕후’나 ‘게임 마니아’처럼 십자군 전쟁의 세세한 상황을 설명하기보다는 철학적 측면에서 역사에서 드러난 잘못을 파악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를 분석했다. 십자군 전쟁의 시작과 1차 십자군 전쟁에서는 종교의 이름으로 자행된 만행과 가짜 뉴스의 폐해를 말하고, 2·3차 십자군 전쟁에서는 사자심왕 리처드와 살라딘이라는 전쟁이 낳은 영웅들의 리더십을 다룬다. 또 4차 십자군 전쟁에선 인간의 탐욕을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 박 교수는 6차 십자군 전쟁에 참여해 예루살렘의 순례권까지 찾아왔지만 전쟁을 통해 얻은 것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당대에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신성로마제국 황제 프리드리히 2세에 주목했다. 국가 간의 문제 해결에서 대화와 타협을 우선시한 프리드리히 2세의 태도는 현대의 시각에서 볼 때 매우 높게 평가할 만하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다른 문화나 종교에 대한 분노와 혐오는 단순하고 일시적 감정이 아니라 집단 이데올로기에 의해 형성된다”며 “이런 분노와 혐오가 교육되고 학습되면서 더 멀리, 더 빠르게 확산한다는 점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혐오의 기억에는 유통 기한이 없다는 말처럼 과거의 혐오라도 제대로 성찰하지 않으면 얼마든지 반복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역사상 가장 추악한 전쟁인 십자군 전쟁을 통해 평화를 위한 지혜를 역설한다. 전쟁으로 인한 고통과 어두움에도 불구하고 희망을 포기하지 말자는 의미에서 ‘7가지 무지개 원리’를 제시하는 것. 그가 말한 무지개 원리는 ▲종교의 이름으로 욕심을 정당화하지 말라 ▲정의를 무력으로 강요하지 말라 ▲모든 힘을 다해 전쟁을 피하라 ▲해로운 분노를 버리라 ▲적에게 자비를 베풀라 ▲전쟁을 피하려면 서로를 알라 ▲평화를 원하면 불의를 없애라 등이다. 박 교수는 “오늘날 세계 곳곳에서 계속되는 전쟁 양상이나 빈부, 성별, 세대, 종족이나 지역 간 만연한 혐오를 보면 십자군 전쟁 당시와 별반 다르지 않다”며 “십자군 전쟁에서 역설적으로 얻게 되는 지혜를 활용해 평화의 길로 나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 트럼프가 살린 틱톡…“어라, 이 영상이 안 올라가네?”

    트럼프가 살린 틱톡…“어라, 이 영상이 안 올라가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동영상 앱 ‘틱톡’을 살려냈지만, 이전과 달라졌다는 느낌을 받는 사용자들이 많다. 틱톡은 지난 바이든 행정부 때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이유로 금지법이 제정됐다. 지난 19일 몇 시간 동안 중단된 틱톡을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즉시 75일 금지 유예 행정명령에서 서명해 부활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의 ‘틱톡 구하기’ 행정 명령은 틱톡의 모기업인 중국 바이트댄스가 미국 사업권의 절반을 내놓아야 한다고 규정했다. 첫 번째 재임 기간 중 트럼프 대통령은 틱톡과 함께 역시 중국산 앱인 위챗이 미국인의 개인 정보를 중국 정부에 넘길 수 있다며 금지하려 했다. 전임 바이든 정부가 틱톡을 금지한 것과 똑같은 이유다. 하지만 2024년 대선을 치르면서 틱톡을 통해 젊은 유권자들의 표를 얻는 데 도움을 받은 트럼프 대통령은 틱톡을 구하기로 결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틱톡 금지 유예 이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젊은이들을 염탐하는 것이 그렇게 중요하냐”며 “그들은 휴대전화, 컴퓨터 등 수많은 것들을 만드는데 그것이 더 심각한 위협 아닌가”라고 말했다. 부활한 틱톡을 사용하는 미국 네티즌들은 이전보다 검열이 더 심해졌다고 입을 모았다. 틱톡 사용자들은 라이브 방송이 줄어들었으며, 커뮤니티 지침을 위반했다며 게시물이 삭제되거나 신고되는 경우가 더 많아졌다고 지적했다. 또 이전에는 허용되었던 ‘팔레스타인 해방’이나 ‘루이지 해방’과 같은 댓글도 검열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루이지 맨지오니는 미국 보험회사 유나이티드헬스케어 최고경영자(CEO)를 총살한 혐의를 받고 있는데, 의료보험 제도에 불만이 많은 미국인이 그를 시민 영웅으로 떠받들고 있다. 코미디언 팻 롤러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나치식 경례를 풍자한 동영상을 틱톡에 올렸지만, 처음에는 잘못된 정보로 분류됐다고 로이터통신에 밝혔다. 이로 인해 동영상 조회수에 제약을 받아 구독자가 130만명임에도 조회수가 100만회에 불과했다. 또 다른 틱톡 사용자는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는 영상을 틱톡에 올리려고 여섯 번이나 시도했지만, 검열 때문에 금지됐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동영상은 트럼프 대통령이 참석한 취임 기도 예배에서 마리아나 에드거 버드 주교가 성소수자와 이민자에 대한 자비를 요청하는 내용이었다. 미사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마리아나 주교가 “극좌파 트럼프 혐오자”라고 비판했다. 200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틱톡커 다니샤 카터(27)는 머스크와 같은 미국의 부유한 기업인들이 대통령 선거에 미치는 영향을 비난했다가 계정이 아예 정지됐다. 카터는 통신에 “19일 틱톡이 중단된 직후 계정이 영구적으로 정지됐다”면서 “틱톡 금지가 해제된 이후 다시 접속을 시도했지만 실패했고, 여러 정책 위반 때문에 사용이 금지됐다고 들었다”며 자신이 정치적 이유로 표적이 됐다고 주장했다.
  • 그래도 찾아야지… 우리의 유토피아

    그래도 찾아야지… 우리의 유토피아

    고장난 휴머노이드를 태운 스마트카무너지는 상황서도 조금씩 나아가불완전한 존재들에게 힘이 된 ‘연대’“애도 자체가 변화 바라는 문제 제기” ‘필립 K 딕상’ 후보에… 역주행 기대 “상실하면 애도해야 하고, 상실을 기억하고 애도하기 위해서는 생존해야 하는 것이다. 내가 기억하지 않는다면 상실된 사람들은 누가 기억해 줄 것인가. 그리고 행동으로 애도하지 않는다면 나는 이런 상실을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 소설가 정보라(49)는 화가 많다. 누군가 소리 없이 얻어맞고 누군가 계속 소리 없이 죽어가는 모습을 가만히 볼 수 없는 사람이다. 세상이 당장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지만, 누군가는 살 수 있을지도 모르기에 그는 분노한다. 소설집 ‘너의 유토피아’는 무너지고 망해 버린 상황에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씩 나아가는 존재를 그린다. 이 책의 영문판 번역을 맡은 안톤 허의 말처럼 “이야기를 하는 것이 가장 약한 투쟁이면서 가장 질긴 투쟁일 수도 있음을” 작가는 몸소 실천하는 것이다. 2021년 출간된 작품이지만, 개정판에서 표제작을 바꾸고 새로운 순서, 다듬어진 문장으로 정비했다. 23일 정 작가는 서울신문과 전화와 서면으로 진행된 인터뷰에서 “지난해 2월 영어판을 출간하면서 ‘만나다’라는 주어가 없는 동사 원형을 영어권 독자들이 부자연스럽게 느낀다는 번역자의 의견에 맞춰 제목을 변경했다”며 “이후 추가 수출을 염두에 두고 이번 개정판도 영어판과 같은 제목으로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출간과 함께 낭보도 전해졌다. 지난 10일 발표된 필립 K 딕상 후보작 여섯 편 중 ‘너의 유토피아’가 포함됐다는 것이다. 현대 SF와 20세기 미국 문학을 대표하는 필립 K 딕의 이름을 붙여 1983년 제정된 상으로 휴고상, 네뷸러상과 함께 세계 3대 SF문학상으로 꼽힌다. 수상작 발표는 오는 4월 18일로 예정돼 있다. 2017년 출간된 ‘저주토끼’가 2022년 부커상 후보에 오르며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큰 인기를 얻었던 것처럼 ‘너의 유토피아’의 ‘역주행’도 기대되는 이유다. 국내보다는 부커상, 전미도서상 등 해외의 권위 있는 문학상 후보에 계속해서 이름을 올리는 것에 대해 그는 “한국에는 장르문학에 수여하는 문학상의 역사가 짧고 잘 안 알려진 경우가 많다”며 “앞으로 한국 문학계도 장르문학 혹은 장르적인 문학에 더 주목해 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표제작 ‘너의 유토피아’는 전염병으로 인류가 떠나 버린 행성에서 고장 난 의료용 휴머노이드를 태우고 한 발이라도 더 앞으로 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스마트카의 이야기다. 발전기를 분해해 가져간 인간들 때문에 태양광 전지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나’ 같은 기계만 살아남았다. 방전의 위험에 노출돼 망가진 타이어를 근근이 교체하며 언제까지 살아남을 수 있을지 알 수 없지만, 거대한 존재의 일부가 되는 것을 거부하고 나는 달린다. 나와 의료용 휴머노이드 모두 비루하고 불완전한 존재이지만, 이들의 연대는 전진하는 힘이 된다. 단편 ‘원 모어 키스, 디어’에서는 인공지능(AI) 엘리베이터가 파킨슨병을 앓는 입주자 할머니를 보살피며 서툰 사랑을 배워 가는 존재로 그려진다. 비록 통제를 받는 기계이지만 떠난 할머니의 흔적을 간직한 채, 멈추어 서서 그를 위한 단 하나의 음악을 영원토록 들려주고 싶은 의지를 보인다. 트랜스젠더를 향한 차별과 혐오로 생을 마감한 변희수 하사가 모티프가 된 단편 ‘그녀를 만나다’에서는 성 확정을 마치고 군대로 돌아가 복무하는 ‘그녀’의 팬미팅에 참석했다가 혐오 세력의 폭탄 테러를 당한 120살 할머니의 모습을 담았다. 쌍지팡이를 잃고 산산조각이 난 뼈를 나노봇으로 때우고 기우는 한이 있어도 그는 동지들과 연대해 나아간다. 정 작가는 “애도 행위가 예술에서도 굉장히 중요하다”며 “애도 행위 자체가 문제 제기이며,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해결과 변화를 바란다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여전히 화를 내며 싸우고 있는 그에게 ‘너의 유토피아’ 속 의료용 휴머노이드와 같은 질문(1부터 10까지 수치화한다면 너의 유토피아는)을 던졌다. 그는 “요즘 시국을 수치화하면 3”이라며 “좀더 편안한 날들이 빨리 오면 좋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 [훔치고 싶은 문장]

    [훔치고 싶은 문장]

    그림자를 말하는 사람(안규철 지음, 현대문학) “내가 미술의 이름으로 해온 일 대부분은 사물의 그늘 속에서 모순과 부조리를 찾아내는 것이었다. 그 일을 예술가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라 여겨오는 동안 뭔가를 놓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슴 깊이 타인에 대한 실망과 분노와 혐오를 감춘 채, 세상을 사랑하기 때문에 이렇게 한다고, 그 일이 세상을 위해 좋은 일이라고 애써 믿어왔는지도 모른다.” 방탄소년단(BTS)의 RM이 인스타그램에 직접 소개하면서 화제를 모았던 미술가 안규철의 에세이 ‘사물의 뒷모습’의 후속작이다. 몸담았던 미술뿐만 아니라 문학, 철학에 이르기까지 치열하게 고민하며 작업한 안규철의 일과 공부, 사람과 사물에 대한 사유가 펼쳐진다. 300쪽, 1만 6800원. 마드리드 일기(최민석 지음, 해냄) “소설가가 서반아어 공부를 해서 어디에 써먹을 건가. 어학 자격증을 제출해서 승진을 할 건가, 무역상사에 취직을 할 건가. … 오히려, 소설 집필을 못 해서, 문학적 궤도에서 멀어질 뿐이다. 그럼, 대체 나는 왜 서반아어 따위를 공부하려는가. 그건, 돌이켜보면 내 삶을 풍요롭게 만든 건 언제나 금전적 보상과 아무 관련이 없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한데, 아이로니컬한 것은, 순수한 즐거움만 바라며 삶에 무용한 것을 꾸준히 하다 보면, 삶은 언젠가 보상을 전해준다.” 소설가 최민석이 ‘돈키호테’의 고장 스페인 마드리드에 당도했다. 도시의 열정만큼이나 뜨겁게 타오르는 그곳에서 최민석은 인간은 어디서, 어떻게든 만나게 돼 있다는 생각을 건져 올린다. 488쪽, 2만 2000원. 고양이가 키보드를 밟고 지나간 뒤(진수미 지음, 문학동네) “삶이란 모두 잠든 밤/삐걱대는 마루를 디디는 일//발끝을 뾰족 세워도/존재의 기척은 요란하다/당신을 깨우고야 만다” 1997년 등단한 시인 진수미의 세 번째 시집이다. 시집 제목은 마지막 수록작 ‘신적인 너무나 신적인’의 시구에서 따온 것이다. 함께 사는 고양이가 시집 원고가 담긴 파일을 삭제한 실화에 바탕을 두고 창작된 작품이다. 데뷔 후 28년 만에 세 번째 시집을 내는 건 이 업계의 관행에 비춰 봤을 때 매우 느린 편에 속한다. 그렇게 오래 공을 들여 쌓아올린 세계가 쉽게 무너졌을 때, 시인은 무엇을 느꼈을까. 신의 농간처럼 느끼지 않았을까. 144쪽, 1만 2000원.
  • ‘지킬 앤 하이드’ 뭘 볼까 이번엔 연극? 이번에도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뭘 볼까 이번엔 연극? 이번에도 뮤지컬?

    그동안 주로 뮤지컬로 즐겨 오던 ‘지킬 앤 하이드’를 올해는 뮤지컬과 연극의 두 장르로 만날 수 있어 눈길을 끈다. 원작은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미스터리 심리 소설 ‘지킬 박사와 하이드씨’로 변호사 찰스 어터슨의 시각을 통해 그의 오랜 친구인 지킬과 사람을 혐오하는 인물인 하이드 간의 기이한 관계를 다룬다. 연극과 뮤지컬 모두 지킬과 하이드의 비밀과 갈등, 그로 인한 사건을 풀어낸다. 국내 초연인 연극은 1인극 형식으로 오는 3월 4일부터 5월 6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TOM 2관에서 막을 올린다. 이 연극의 극작가인 게리 맥네어는 최근 스코틀랜드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작가이자 배우로서 인간 내면의 비틀림, 이중적 정체성에 대한 해학적 해석과 함께 방대하고 복잡하게 얽힌 고전을 한 명의 서술자가 이끌어 가는 현대극으로 명석하게 풀어냈다. 지난해 1월 영국 에든버러에서 첫선을 보인 연극은 ‘인간 본성과 정체성을 심오하게 탐구한 걸작’, ‘고전의 충격적 아름다움을 현대적으로 재구성한 최고의 공연’이라는 평을 받았다. 국내 초연에는 최정원, 고훈정, 백석광, 강기둥이 함께한다. 이들은 각각 4인 4색의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남성 캐릭터로 남자 배우의 전유물이었던 지킬 박사와 하이드 역을 여자 배우인 최정원이 맡았다는 점이 주목된다. 최정원은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와도 인연이 깊다. 2004년 국내 초연 당시 루시 역을 맡아 열연했다. 연극 무대는 2019년 이후 6년 만이며 1인극은 2004년 이후 처음. 연극 제작사 관계자는 “화려한 스펙터클을 보여 주는 동명 뮤지컬의 무대와는 확실히 대비된다”며 “최소한의 장치와 소품만으로 인물 심리를 상징적으로 표현하며, 마치 화자와 대화를 나누는 듯 관객은 주요 화자로 등장하는 어터슨의 시점을 따라가며 작품에 강렬하게 몰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는 지난해 11월 말부터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20주년 기념 공연으로 펼쳐지고 있다. 2004년 7월 서울 코엑스에서 첫선을 보인 이후 20년 동안 누적 관객 180만명을 돌파하며 대한민국 뮤지컬의 흥행 역사를 새로 쓴 작품이다. 뮤지컬에서는 이야기의 기승전결을 담아낸 극적인 선율의 음악과 강렬한 퍼포먼스 등이 어우러진다. 이번 10번째 시즌에는 홍광호, 신성록, 최재림, 전동석, 김성철, 윤공주, 아이비, 린아, 선민, 김환희, 조정은, 최수진, 손지수, 이지혜 등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이번 시즌부터는 더 극적인 무대 구현을 위해 발광다이오드(LED) 영상을 적극 활용하는 등 공간 구성의 현실감을 더함으로써 몰입도를 끌어올렸다. 디자인의 디테일을 변형해 세련미를 살린 의상도 고급스럽다. 무엇보다 배우들의 열연과 강렬한 퍼포먼스가 극강의 카타르시스를 선물한다. 특히 지난 13일 열린 제9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일 테노레’로 남자주연상을 받은 홍광호는 5차례 시즌을 함께하며 깊어진 캐릭터 해석으로 감정 표현의 디테일을 살린 연기를 선보인다. 공연은 오는 5월 18일까지.
  • 콧수염에 가발·문신 소매까지…밤마다 변장하고 달리는 여성 사연

    콧수염에 가발·문신 소매까지…밤마다 변장하고 달리는 여성 사연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여성 혐오가 증가해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며 야간 달리기를 할 때 남성으로 변장한다는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미국 뉴욕포스트의 지난 16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버지니아주 리치먼드에 사는 코미디 작가 클레어 와이코프(44)는 낮에만 달리는 것에 지쳐 밤에 안전하게 달릴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고 한다. 와이코프는 남편이 야간에 달리기를 즐기는 모습을 본 후 남자처럼 변장하기로 했다. 그는 가짜 콧수염을 붙이고 가발을 썼으며 문신 소매와 남성 운동복을 착용한 채 야간 달리기에 나섰다. 와이코프는 변장 후 즉각적인 차이를 느꼈다고 한다. 그는 “단 한 명도 내게 가까이 다가오지 않았고, 남자들이 휘파람을 불거나 추파를 던지는 걸 걱정하지 않아도 됐다”며 “그저 더욱 안전하다고 느꼈다”고 전했다. 와이코프는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영상에서 자신이 변장한 뒤 달리는 모습을 재미있게 표현했지만 사실 변장은 과거 야간 달리기를 할 때 늘 불안해해야 했던 자기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했다. 그는 “20년 가까이 달리기를 해왔고 2008년에는 하프 마라톤에도 참가했으며 그 이후로는 운동으로서 달리기를 즐기게 됐다”면서도 “밤에 혼자 밖에서 달리면서 이렇게 편안함을 느낀 건 처음”이라고 했다. 이어 “사람들이 내가 진짜 남자라고 믿는지는 중요하지 않다”며 “이제 완전히 새로운 관점에서 달리기를 할 수 있게 되었고 즐길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와이코프는 트럼프가 대선에서 승리한 이후 미국 여성들의 안전이 크게 후퇴했다며 대부분의 여성이 밤에 혼자 나가는 것을 피한다고 했다. 그는 “트럼프가 당선되고 ‘너의 몸은 나의 선택’(Your body, my choice)이라는 말이 떠돌았을 때 특히 밤에 공공장소에서의 내 안전이 걱정되기 시작됐다”며 “여성들이 밤늦게 달리기 위해 ‘달리기 그룹’을 만들고 있는 걸 알았지만 나는 한발 더 나아가고 싶었다”고 했다. 미 싱크탱크 전략대화연구소(ISD)는 지난해 미국 대선 이후 온라인 플랫폼에서 여성을 향한 괴롭힘과 학대, 혐오 표현이 급증했다고 밝혔다. 특히 SNS에서 확산한 ‘너의 몸은 나의 선택’이라는 말은 여성의 자기 결정권을 지지하는 말인 ‘나의 몸은 나의 선택’(My body, my choice)을 조롱하는 표현이다.
  • [데스크 시각] ‘GDP 킬러’의 계엄 청구서

    [데스크 시각] ‘GDP 킬러’의 계엄 청구서

    “윤석열 대통령의 이기적인 계엄령 실패에 대한 높은 대가는 5100만 한국 국민이 시간을 두고 분할 지불하게 될 것입니다.”(지난해 12월 20일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19일 현직 대통령으론 사상 처음 구속된 윤 대통령을 다룬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의 ‘윤석열의 필사적인 곡예가 한국 국내총생산(GDP) 살인자인 이유’란 기사의 마지막은 섬뜩하다. 그가 덜컥 긁은 ‘비상계엄 카드 청구서’는 무서운 속도로 쌓이고 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들썩거리던 환율은 12·3 이후 장중 1480원대 중반까지 치솟았다. 2009년 3월 이후 최고치를 찍었고 여전히 1450원대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계엄 등의 이유로 30원 정도 더 오른 것으로 분석된다”고 했다. 12월 소비자심리지수(CSI)는 88.4로 2008년 말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고 15세 이상 취업자도 전년보다 5만명 이상 줄었다. 시장은 불확실성을 혐오한다. 반헌법적 계엄 선포와 여당에 의한 탄핵소추안 불성립, “남미 마약 카르텔 수장”이란 얘기까지 들으며 요새화한 관저에서 43일을 버틴 대통령 등 20세기 개발도상국에서도 보기 힘든 사건들이 이어지자 외국인 투자자들은 ‘셀 코리아’에 나섰다. 12월 주식·채권시장에서 이탈한 외국인 투자자금은 5조 7000억원. 한국 증시 ‘밸류업’(가치 상승)을 외쳐 대던 그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촉발한 건 아이러니다. 거시경제·통화정책 스텝도 꼬였다. 어렵게 잡았던 물가는 환율 상승으로 다시 들썩거린다. 서민과 소상공인·자영업자를 옥죄는 불황에 숨통이라도 트이게 하려면 금리를 내려야 하지만 고환율에 통화당국의 손발이 묶였다. 음모론에 사로잡힌 리더의 선택이 초래한 고통과 부담을 온전히 국민이 떠안게 됐다. 날아올 또 다른 청구서는 경제성장률 하향 조정이다. 당장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은 0.2% 포인트 내려갈 가능성이 크다. 이 총재는 “2024년 성장률도 (기존 2.2%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연말부터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던 국내외 주요 기관들은 잠재성장률 2.0%를 한참 밑도는 1%대 중반까지 내릴 것으로 보인다. 국가신용등급 하향 조정도 우려된다. 현실화한다면 재앙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무디스, 피치 등 3대 신용평가사 중 2곳이 “정치적 혼란이 지속되면 신용등급이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S&P 신용등급이 1998년 외환위기 전 수준을 회복하는 데 18년이 걸렸다. 그날의 경제적 후과는 이처럼 현재진행형이다. 더 우려스러운 건 12·3 계엄과 이후 사태를 대통령과 그를 추종한 전현직 군인, 경호처 등의 일탈로만 볼 수 없다는 점이다. 사태가 길어지자 상업화한 극우팔이 소셜미디어와 태극기부대는 목소리를 키웠고 상당수 보수 유권자도 동조하는 모양새다. 계엄을 막을 의지도 탄핵소추안을 통과시킬 생각도 없던, 아스팔트 우파에 포획된 국민의힘 지지율은 계엄 전 수준을 회복했다. 계엄 후 전 세계가 감탄한 한국 민주주의의 회복탄력성도 회의적이다. 관저에서 경호처를 방패 삼아 버틸 때부터 서울구치소 구금 이후까지 그는 “국민 여러분의 뜨거운 애국심에 감사드린다”며 지지자들을 부추겼다. 급기야 19일 새벽 구속영장이 발부된 서울서부지법에 폭도들이 난입했다. 2021년 “부정선거”를 주장하며 미 의사당을 점거한 트럼프 지지자와 다를 바 없는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에 대한 정면 도전 행위다. 12·3을 계기로 극우 세력이 보수 주류의 어젠다를 꿰찼다. 정치적 양극화, 진영 간 극한 대립과 증오는 회복하기 어려운 지경이다. 헌법재판소의 단죄와는 별개로 민주주의 복원에 초점을 맞춘 87년 체제의 해체, 재구성이 절실한 까닭이다. 튼튼하게 뿌리내린 민주주의만큼 확실한 경제 밸류업 대책도 없다. 임일영 경제정책부장
  • “여자는 패도 돼요?” 트랜스젠더 혐오 여론에 고개 숙인 동물권단체 노조 왜 [넷만세]

    “여자는 패도 돼요?” 트랜스젠더 혐오 여론에 고개 숙인 동물권단체 노조 왜 [넷만세]

    동물보호 시민단체 ‘동물권행동 카라’ 노조가 “견디지 말고 다 패버립시다. 함께해요”라는 게시물을 소셜미디어(SNS)에 올렸다가 비난 여론이 빗발치자 사과하고 이를 삭제했다. 장혜영 전 정의당 의원을 옹호하다가 벌어진 일인데 이는 최근 온라인상에서 페미니스트를 자처하는 다수의 트랜스젠더 혐오 분위기 확산과 맞물려 있기도 하다. 카라 노조는 지난 16일 공식 엑스(옛 트위터)에 이같은 글과 함께 한 동물 캐릭터가 “꼭 짱이 돼야지. 꼭 짱이 돼서 맨날 싸움만 하고 애들 다 패버릴 거야”라고 생각하고 있는 장면이 그려진 만화 이미지를 올렸다. 카라 노조는 그러면서 전날 장 전 의원의 엑스 게시물을 인용했다. 장 전 의원은 “여성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여성 정치인의 일을 폄하하는 기현상을 언제까지 견뎌야 하나”라는 글을 올렸는데 카라 노조는 이같은 글에 “패버립시다”라는 게시물을 올리면서 장 전 의원에게 힘이 돼주려던 것으로 추측된다. 그러나 카라 노조는 이 발언 직후 이른바 ‘트페미’(트위터상에서 페미니즘 운동을 주도하는 이들)들의 집중적인 비난 포화에 맞닥뜨렸다. 애초에 장 전 의원의 한숨 섞인 메시지는 최근 트랜스젠더 혐오 분위기 조성에 열을 올리고 있는 적지 않은 수의 페미니스트들을 겨냥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이후 이에 저항하면서 윤 대통령 탄핵·체포를 요구하는 시민들이 민주주의 ‘촛불’을 들고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특히 이 과정에서 2030 여성의 집회 참여 비율이 눈에 띄게 높은 점이 주목받았는데 이로 인한 부작용이 엉뚱하게도 생물학적 여성과 트랜스젠더 여성을 포함해 트랜스젠더 인권을 지지하는 이들 간의 갈등으로 최근 온라인상에서 급격히 표출되고 있다. 일례로 18일 엑스에는 집회 현장에서 받았다는 스티커 사진 한 장이 퍼졌다. 해당 스티커에는 ‘그만하라고 했다. 동지들 부른다고 했다’는 문구가 쓰여 있고 그 아래엔 ‘우리는 함께 소리를 내며 연대한다’는 등 설명이 적혀 있었다. 이에 더불어 ‘노동자’, ‘장애인’, ‘농민’, ‘젠더 퀴어’, ‘연대 시민’을 각각 나타내는 5가지 픽토그램도 그려져 있었다. 대형 온라인 여초 커뮤니티 ‘더쿠’에는 이 게시물을 퍼온 글이 올라왔는데 더쿠의 글쓴이는 “여자들의 연대는 바라면서 연대 시민이라는 이름으로 2030 여자들의 이름은 지우는 게 너무 어이가 없다. 끼고 싶지도 않지만, 여성들 지울거면 응원봉도 빼주시길”이라고 썼다. 이는 집회에 모인 사람들을 특정 집단으로 구분지을 때 노동자, 장애인 등과 함께 ‘2030 여성’을 명시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으로 풀이된다. 특히 응원봉 픽토그램 아래에 적힌 ‘연대 시민’이라는 포괄적인 명칭은 보다 구체적인 ‘2030 여성’에게 응당 돌아가야 한다는 주장이다. 윤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 때부터 각양각색의 아이돌 응원봉을 들고 나온 시민들이 모두 2030이거나 모두 여성인 것은 아니겠지만, 엑스와 여초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를 2030 여성이 독점해야 마땅하다는 공통 인식이 팽배한 상태다. 대부분 자신을 페미니스트로 정체화하는 온라인상의 이들은 최근 집회에서 젠더 퀴어가 부각되는 것에 대한 불만도 공유하고 있다. 실제로 탄핵·체포 촉구 지지 집회 현장을 전한 일부 언론 기사 등에서는 2030 여성과 더불어 성소수자의 참여를 나란히 주목하기도 했는데, 여초 커뮤니티에서는 ‘한 줌’에 불과한 성소수자가 집회를 ‘주도한’ 2030 여성의 자리를 빼앗고 있다는 불만 섞인 목소리가 연일 터져나온다. 트랜스젠더에 적대적으로 변한 트페미와 일부 여초 커뮤니티 이용자들의 이같은 분위기는 지난 21대 국회에서 정의당 등이 앞장섰지만 논의가 지지부진한 채 끝났던 차별금지법(평등법)에 대한 여론 악화로도 이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온라인상에서는 차별금지법에 찬성하는 쪽과 반대하는 쪽으로 페미니스트 진영이 양분된 분위기다. “21대 페미니스트 국회의원”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장 전 의원은 당시 국회에서처럼 지금도 차별금지법 추진을 최우선 과제로 두고 있다. 장 전 의원은 최근 트랜스젠더 혐오 분위기에 대해 지난 2일 “‘페미니스트는 사람 취급 안 해도 된다’는 말과 ‘트랜스젠더는 사람 취급 안 해도 된다’는 말은 모든 사람의 평등한 존엄을 부정한다는 점에서 서로 같다”는 글을 올려 트랜스젠더를 비난·조롱하는 일부 페미니스트를 꼬집었다. 하지만 이에 비판적인 이들은 장 전 의원을 ‘정신적 트랜스젠더’, ‘(국회의원을 지낸) 기득권’ 등으로 폄훼하면서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 장 전 의원의 엑스 게시물에는 “여성차별금지법을 제정해야지 왜 (트랜스젠더를 포함하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지지하냐”, “당신은 평생 가도 2030 여성들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등 비판 댓글이 쇄도한다. 카라 노조의 “패버립시다” 발언 삭제도 이같은 페미니스트들간 갈등에서 비롯했다. 카라 노조는 18일 사과문을 올렸다. 문제의 게시글을 썼다는 카라 활동가는 “의제와 맥락에 대해 정확하게 파악하지 않고 남긴 글이다. 이제까지의 논의를 깊이 생각하지 못하고, 폭력적인 표현을 가볍게 사용했고, 이로 인해 상처 입으실 대상에 대해 깊이 헤아리지 못했다. 상처를 입으신 모든 분들께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여기에도 트랜스젠더와 장 전 의원에 적대적인 사람들은 “여자는 의제와 맥락에 따라서 패버려도 되는 존재인가. 동물에게도 그럴 거냐”, “카라 노조가 저지른 여성혐오에 대해 명확하게 다시 사과하라”, “이제는 동물보다도 여자가 밑이구나” 등 댓글로 비판을 계속했다. 애초 카라 노조가 “패버립시다”의 대상을 여성으로 한정해 명시한 적은 없으나, 장 전 의원과 온라인상 다툼을 벌이던 이들 대부분이 페미니스트 여성이었기에 이들은 스스로 이를 여성에 대한 폭력이자 ‘여성혐오’로 규정한 것으로 보인다. [넷만세] 네티즌이 만드는 세상 ‘넷만세’. 각종 이슈와 관련한 네티즌들의 생생하고 다양한 목소리를 담습니다.
  • 1년 전 ‘나쁜 기억’으로 지금도 괴롭다면…“밤에 ‘이것’ 도움된다”

    1년 전 ‘나쁜 기억’으로 지금도 괴롭다면…“밤에 ‘이것’ 도움된다”

    수면이 과거의 나쁜 기억을 지우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14일(현지시간) 폭스뉴스가 보도했다. 홍콩대학교 연구진이 수행해 국제학술지 PNAS에 게재된 이 연구 결과에 따르면, 수면 중 ‘표적 기억 재활성화’(TMR) 과정을 통해 긍정적인 기억을 활성화하고 고통스러운 기억을 약화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TMR이란 과거 학습 시 연관됐던 단서를 다시 보여줘서 해당 기억을 되살리는 방법이다. 연구진은 “고통스럽거나 트라우마적인 경험을 다시 떠올리는 것은 매우 괴로울 수 있다”며 “수면은 이러한 고통을 낮추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연구진은 “수면 중에 긍정적인 새 기억을 재활성화해 오랜 혐오스러운 기억을 약화시키는 절차를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에는 총 37명의 참가자가 참여했다. 먼저 참가자들에게 48개 단어를 무작위로 보여주며 각 단어를 부정적 이미지와 짝지었다. 다음 날 저녁에는 이 중 24개 단어를 골라 동물, 아기, 사람, 풍경과 같이 긍정적인 이미지와 다시금 짝지었다. 긍정적인 이미지가 기존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대체할 수 있는지를 실험한 것이다. 이후 연구팀은 눈동자가 움직이지 않고 깊이 잠든 상태인 비렘수면(Non-REM) 단계에서 ‘기억 단서’를 청각적으로 찾을 수 있도록 했다. 실험 결과 잠에서 깨어난 참가자들은 부정적 기억이 줄어들고 긍정적인 기억이 강화됐다. 연구진은 “이전 연구를 넘어 이번 실험 결과는 TMR이 긍정적인 기억을 우선적으로 재활성화하고 오래된 혐오스러운 기억을 약화시켜 감정적인 경험을 변화시킬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TMR을 사용해 부정적 감정을 억제하고 긍정적인 기억을 강화하는 과정이 우울증이나 트라우마를 겪는 사람들에게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했다. 이 연구의 한계점도 지적된다. 실험실에서 의도적으로 조작된 혐오적·긍정적 이미지를 보는 것만으로는 사람들이 실제로 겪는 트라우마와 같은 고통스러운 경험에 미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심각한 트라우마 경험에서는 긍정적인 요소를 찾기 어려울 수도 있다. TMR을 이용한 이 새로운 접근법은 우울증이나 트라우마를 겪는 사람들에게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향후 연구를 통해 이 기술이 실제 임상 환경에서 어떻게 적용될 수 있을지, 그리고 장기적인 효과는 어떠할지 밝혀질 것으로 기대된다.
  • 멜라니아 “난 나만의 생각 있어… 트럼프에 조언도”

    멜라니아 “난 나만의 생각 있어… 트럼프에 조언도”

    “그의 생각에 늘 동의하는 건 아냐최우선 순위는 엄마, 영부인, 아내”주 거처 백악관 언급… “짐 챙겼다”1기 때와 달리 적극 행보 보일 듯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퍼스트레이디’(영부인)가 될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가 “나는 나만의 생각이 있고 나만의 ‘예’와 ‘아니요’가 있다”고 말했다. 멜라니아 여사는 13일(현지시간) 폭스뉴스 ‘폭스 앤드 프렌즈’에 출연해서 “어떤 사람은 나를 대통령의 부인 정도로 생각하겠지만 나는 두 발로 서서 독립적으로 행동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미국 역사상 최초의 슬로베니아 출신 영부인이자 두 번째 외국 태생 영부인인 그는 트럼프 1기 행정부(2017~2021년) 당시 대중 앞에 잘 나서지 않아 ‘은둔의 영부인’으로 불렸다. 2017년 정권 출범 당시 곧바로 백악관에 입주하지 않고 아들이 있는 뉴욕에서 6개월간 머물러 트럼프 당선인과 불화설이 돌았다. 그러나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는 전보다 적극적인 공개 행보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 대선에서 트럼프가 완승하면서 멜라니아 여사의 대중적 인지도도 높아져 (공개 행보에)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AFP통신은 분석했다. 이를 반영하듯 그는 워싱턴DC 백악관과 자택이 있는 플로리다 팜비치 마러라고 리조트, 대학생인 아들 배런이 사는 뉴욕 가운데 어느 곳에서 주로 생활할지 묻자 “백악관에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미 백악관으로 거처를 옮기려고 “짐을 챙겼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뉴욕에 있어야 하면 뉴욕에 있을 것이고 팜비치에 있어야 하면 팜비치에 있겠지만, 내 최우선순위는 엄마가 되는 것, 영부인이 되는 것, 아내가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집권 1기 때도) 나는 항상 내가 내 자신이라고 느꼈다”면서 “(당시) 사람들이 나를 받아들이지 못한 것 같다. 지금처럼 나를 이해하지 못했고 지지해 주는 사람도 많지 않았다”고 했다. 특히 멜라니아 여사는 “나는 내 남편(트럼프)이 말하는 것이나 하는 일에 항상 동의하진 않는다”면서 “그에게 조언해 준다. 그가 내 말을 듣기도 하고 듣지 않기도 하지만 그래도 괜찮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그는 지난 대선 기간에 여성의 출산 및 임신 중절 권리에 대해 정부의 간섭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남편의 견해와 정반대 주장이다. 끝으로 멜라니아 여사는 2018년부터 자신이 추진한 인터넷 혐오·차별 근절 캠페인 ‘비 베스트’(Be Best)에 대해 “더욱 확장하겠다”면서 “만약 그들(소셜미디어·스트리밍 플랫폼)이 나를 지지하고 아이들을 올바르게 가르치고 정신건강을 보호한다면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상상해 보라”고 덧붙였다.
  • 초등생 앞에서 “꺼져” “XX 사기꾼”… 혐오·욕설에 얼룩진 한남동

    초등생 앞에서 “꺼져” “XX 사기꾼”… 혐오·욕설에 얼룩진 한남동

    조롱 섞인 노래 스피커로 울려퍼져발언 수위 점점 높아져 분위기 험악체포영장 집행 소식에 한층 더 격화학생들 등하굣길, 집회 장소 가까워 “5학년 딸에 말 걸기도” 학부모 걱정“주민 권리는 안 지켜져” 고통 호소 “학교 가는 길인데 매일 욕설이 들려요. 흥분해서 소리치고 싸우는 어른들을 보고 있으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봐 무서워요.” 14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초등학교 앞. 바로 옆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성과 반대를 외치는 집회가 동시다발적으로 열리며 학부모와 어린이들도 불안과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집회가 장기화하면서 비속어는 물론 혐오와 조롱 섞인 발언 수위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집회 초기였던 이달 초와 비교해 분위기가 험악해진 상황이다. 한남초 정문 앞에서 자녀들을 기다리던 김모(44)씨는 “5학년 딸이 등하굣길에 10분씩 걸어서 다니는데 집회 참가자들이 아이에게 말을 걸기도 한다”며 “어른들이 서로 내뱉는 욕설을 아이들이 다 들으며 다니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자녀를 이 학교에 보내는 한 어머니도 “등하굣길 아이의 안전이 걱정된다”며 자녀 손을 잡고 서둘러 자리를 떴다. 실제로 서울신문이 한남동 일대 집회에서 2시간 동안 쏟아진 발언들을 분석해 보니 혐오·조롱·욕설 표현 등이 50여회나 됐다. 집회 현장에서 2~3분에 한 번씩 어른이 듣기에도 불쾌하고 껄끄러운 단어들이 등장한다는 얘기다. 이날도 집회 참가자들은 서로 손가락질하면서 “꺼져”라고 외쳤다. “밟아서 빨개지면 XXX”, “XX 사기꾼” 등 조롱 섞인 노래도 대형 스피커에서 연신 흘러나왔다. 탄핵 찬성과 반대를 주장하는 유튜버들까지 대거 한남동 일대로 몰려들면서 라이브 방송 중 수시로 욕설과 폭언을 하기도 했다. 고령인 집회 참가자들을 향해 “가서 박스나 주워라”라며 소리치는 이들도 있었고 “북한 가서 김정은과 살아라”는 등 정치색과 나이를 이유로 한 갖가지 모욕도 쏟아졌다. 15일 윤 대통령의 2차 체포영장 집행이 이뤄질 것이란 소식이 전해지자 집회 분위기는 한층 더 격화됐다. 탄핵 반대 집회 참가자들은 “한남동을 막자”며 “공수처와 경찰을 우리가 체포하자”고 외치기도 했다. 집회 양상이 과격해지면서 일대를 지나는 시민들과 인근 주민, 상인들의 고통도 커지고 있다. 버스를 타기 위해 집회 장소를 지나가던 고등학생 박수빈(17)양은 “왜 저렇게 과격하게 하는지 모르겠다”며 “이걸 보는 아이들이 어른들을 존중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이응표(19)군도 “이곳 주민들의 권리는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축제처럼 집회를 즐겼던 선진적 민주주의가 퇴색되고 있다”며 “이런 집회 현장은 아이들에게 공포감을 심어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항섭 국민대 사회학과 교수는 “한남동 집회를 통해 ‘증오의 담론’이 재생산되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이날 한남동 집회 장소 인근 육교에 걸어 둔 “내란 수괴 더 이상 못 참겠다”, “민주당 체포하라”는 문구 등이 적힌 현수막 20여개는 모두 철거됐다. 허가받지 않은 불법 현수막인 데다 현수막이 보행자와 운전자의 시야를 가려 사고를 유발할 수 있어 용산구청이 조치를 취한 것이다.
  • 혐오·욕설·위협 난무 ‘한남동 집회’...인근 초등생 “매일 욕설 들어요”

    혐오·욕설·위협 난무 ‘한남동 집회’...인근 초등생 “매일 욕설 들어요”

    집회 참가자들끼리 욕설, “밟아, 밟아” 구호도인근 초등생들 공포·불안 호소학부모 “아이 안전 걱정” “학교 가는 길인데 매일 욕설이 들려요. 흥분해서 소리치고 싸우는 어른들을 보고 있으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봐 무서워요.” 14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초등학교 앞. 바로 옆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성과 반대를 외치는 집회가 동시다발적으로 열리며 학부모와 어린이들도 불안과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집회가 장기화하면서 비속어는 물론 혐오와 조롱 섞인 발언 수위가 점차 높아지고 있어서다. 집회 초기였던 이달 초와 비교해 분위기가 험악해진 상황이다. 한남초 정문 앞에서 자녀들을 기다리던 김모(44)씨는 “5학년 딸이 등하굣길에 10분씩 걸어서 다니는데 집회 참가자들이 아이에게 말을 걸기도 한다”며 “어른들이 서로 내뱉는 욕설을 아이들이 다 들으며 다니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자녀를 이 학교에 보내는 한 어머니도 “등하굣길 아이의 안전이 걱정된다”며 아이 손을 잡고 서둘러 자리를 떴다. 실제로 서울신문이 한남동 일대 집회에서 2시간 동안 쏟아진 발언들을 분석해 보니 혐오·조롱·욕설 표현 등이 50여회나 됐다. 집회 현장에서 2~3분에 한 번씩 어른이 듣기에도 불쾌하고 껄끄러운 단어들이 등장한다는 얘기다. 이날도 집회 참가자들은 서로 손가락질하면서 “꺼져”라고 외쳤다. “밟아서 빨개지면 XXX”, “XX 사기꾼” 등 조롱 섞인 노래도 대형 스피커에서 흘러나왔다. 집회 참가자뿐 아니라 탄핵 찬성과 반대를 주장하는 유튜버들까지 대거 한남동 일대로 몰려들면서 라이브 방송 중 수시로 욕설과 폭언을 하기도 했다. 고령인 집회 참가자들을 향해 “가서 박스나 주워라”라고 소리를 지르는 이들도 있었고 “북한 가서 김정은과 살아라”는 등 정치색과 나이를 이유로 한 갖가지 모욕도 쏟아졌다. 집회 양상이 과격해지면서 일대를 지나는 시민들과 인근 주민, 상인들의 고통은 커지고 있다. 버스를 타기 위해 집회 장소를 지나가던 고등학생 박수빈(17)양은 “왜 저렇게 과격하게 하는지 모르겠다”며 “이걸 보는 아이들이 어른들을 존중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이응표(19)군도 “이곳 주민들의 권리는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콘서트와 같이 축제처럼 집회를 즐겼던 선진적 민주주의가 퇴색되고 있다”며 “이런 집회 현장은 아이들에게 공포감을 심어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항섭 국민대 사회학과 교수는 “한남동 집회를 통해 ‘증오의 담론’이 재생산되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이날 한남동 집회 장소 인근 육교에 걸어 둔 “내란 수괴 더이상 못 참겠다”, “민주당 체포하라”는 문구 등이 적힌 현수막 20여개는 모두 철거됐다. 허가받지 않은 불법 현수막인 데다 현수막이 보행자와 운전자의 시야를 가려 사고를 유발할 수 있어 용산구청이 조치를 취한 것이다. 용산구청 관계자는 “해당 육교 위는 집회 장소로 신고되지 않은 곳”이라며 “앞으로도 주기적으로 현수막을 철거할 방침”이라고 했다.
  • [이미경의 경이로운 미술] 푸른 뱀의 힘

    [이미경의 경이로운 미술] 푸른 뱀의 힘

    2025년 을사년은 지혜를 상징하는 ‘푸른 뱀의 해’라고 불린다. 고대 이집트 시기부터 파라오의 머리를 장식한 코브라는 신성한 권위를 상징하게 됐으며 숭배와 두려움이라는 상반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뿐 아니라 뱀은 관능, 악, 초자연적인 힘을 가지고 있다. 이브를 유혹해 타락하게 만드는 뱀은 사악하고 혐오감을 주는 동물이다. 머리카락 한 올 한 올이 뱀인 메두사의 눈을 바라보면 사람들은 돌로 변해 버린다. 또한 신의 노여움을 샀다는 이유로 라오콘과 두 아들을 칭칭 감아 질식하게 만드는 것 역시 바다뱀이었다. 이처럼 뱀은 사악하고 공포스럽고 두려운 힘으로 표현돼 왔다. 따라서 르네상스 미술에서 성모 마리아는 악을 상징하는 뱀을 짓밟고 승리하는 모습으로 묘사됐다. 그러나 뱀은 지혜와 의술의 상징으로 치유의 속성 역시 가지고 있다. 뱀이 허물을 벗는 것은 재생, 불멸의 상징이며 독은 치유를 상징하기 때문이다. 뱀이 치유하는 속성을 지니고 있다는 것은 죽은 사람마저 살리는 그리스 의술의 신 아스클레피오스와 관련이 있다. 아스클레피오스는 뱀 한 마리가 감긴 지팡이로 의술을 펼쳤는데, 이것은 현재 앰뷸런스와 세계보건기구의 상징이다. 이처럼 뱀에 대한 이미지는 선과 악, 독과 약, 죽음과 치유 등 상반된 개념을 포함하고 있다. 뱀에게는 악, 신성, 치유 외에 의외의 의미가 있다. 바로 영원한 사랑에 관한 것이다. 1839년 앨버트 공은 영국 빅토리아 여왕에게 머리로 꼬리를 무는 뱀 모양의 약혼반지를 선물했다. 누구보다 서로를 존중하며 사랑한 여왕 부부는 빅토리아 시기 부부상의 귀감이었다. 그러나 영원한 사랑을 약속한 앨버트 공은 1861년 이른 나이에 갑작스럽게 사망하고 말았다. 앨버트 공은 빅토리아 여왕의 남편이자 최초의 신하이며 최고의 조언자였다. 빅토리아 여왕은 남편을 잃은 큰 슬픔으로 군주로서 해야 할 일마저 하지 못했다. 뱀이 꼬리를 무는 형상의 이 반지는 끊어지지 않는 원의 형상으로 빅토리아 여왕 부부의 사랑을 상징한다. 앨버트 공 사망 후 평생 상복을 입은 빅토리아 여왕의 순애보가 곁들여져 뱀에는 영원한 사랑의 의미가 추가됐다. 필자는 푸른 뱀의 해에 연구자료 수집을 위해 미국 보스턴에 잠깐 머물고 있다. 매사추세츠주 의사당 관람 당시 미국인들이 한국의 정치 상황에 관심을 보였다. 그들이 내게 보여 준 관심과 걱정, 우려는 위로가 되기보다 민주주의를 지켜 온 한국인의 자존감에 상처를 줬다. 남의 나라 의회에서 지난해 12월 3일 밤 우리 국회가 보여 준 민주주의의 회복력을 설명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 미국은 새 대통령맞이로 어느 때보다 분주하고 활기차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2기를 맞아 외교, 안보, 경제회복 등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많다. 새해 벽두에 푸른 뱀에게 치유의 힘을 바란다. 훼손된 민주주의를 치유하고 상처받은 국민들의 자존감도 치유해 주길 간절히 바란다. 빅토리아 여왕의 반지처럼 뱀의 의미는 우리가 다시 만들어 가는 것이다. 이미경 미술사학자
  • ‘尹 방어권 보장’ 안건 올린 인권위… 내부서도 “내란공범 만드나”

    ‘尹 방어권 보장’ 안건 올린 인권위… 내부서도 “내란공범 만드나”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윤석열 대통령의 방어권 보장을 촉구하는 안건을 전원위원회에 상정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하고 있다. 인권위 내부뿐 아니라 인권학자, 시민단체들은 “비상계엄의 위헌성과 불법성, 인권침해에는 침묵하고 계엄 주동자들을 옹호하고 있다”며 “인권위가 아니라 ‘내란동조위원회’로 전락한 상황이 참담하다”고 규탄했다. 13일 인권위는 2025년 제1차 전원위를 열고 ‘계엄 선포로 야기된 국가 위기 극복 대책 권고’ 안건을 비공개로 논의해 의결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인권위 직원들과 시민단체가 안창호 인권위원장과 안건을 발의한 김용원 상임위원 등을 막아서면서 회의는 무산됐다. 인권위 직원 100여명은 이날 회의장 앞 복도에서 ‘내란동조 세력은 국가인권위를 당장 떠나라’ 등의 피켓을 들고 “안건을 철회하라”고 외쳤다. 인권위는 오는 20일 다시 전원위를 열고 같은 안건을 심의할 계획이다. 김 상임위원과 한석훈·김종민·이한별·강정혜 비상임위원 등 5명이 발의한 이 안건에는 윤 대통령의 탄핵심판 방어권을 보장하고 불구속 수사 등을 각 기관장에게 권고하는 내용이 담겼다. 시민단체와 인권단체는 ‘인권 옹호’를 목적으로 하는 국가 독립기관이 비상계엄을 두고 편향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인권위 바로잡기 공동행동 등 시민단체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인권을 짓밟는 내란 세력을 옹호하는 안건이 의결된다면 인권위는 존재 의미가 없어진다”고 지적했다. 인권위 내부 반발도 거세다. “차별금지법을 도입하면 에이즈 등 질병이 확산한다” 등의 발언으로 취임 전부터 차별·혐오 논란을 빚어 온 안 위원장에 대한 비판도 커지고 있다. 지난달 안 위원장 주재로 열린 전원위에서는 ‘비상계엄 선포에 관한 직권조사 건’이 기각되기도 했다. 인권위 간부급 직원들은 “인권위 구성원 모두를 ‘내란공범’으로 내모는 사태를 좌시할 수 없다”며 긴급 성명문을 냈다. 헌법학자들도 이날 안건 상정에 반대하는 의견서를 인권위에 제출했다. 헌법학자 100여명으로 구성된 ‘헌정회복을 위한 헌법학자회의’는 인권위 안건 내용 중 ‘윤 대통령의 탄핵심판 절차의 정지를 검토할 것’, ‘체포 및 구속된 피의자들에 대해 불구속 재판과 수사를 할 것’이라는 권고에 대해 “인권 관련성이 없고 헌재와 법원, 수사기관의 고유 권한”이라고 일축했다.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소추 철회 권고에 대해선 “탄핵소추권을 국회에 부여한 헌법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인권위를 항의 방문한 야당 의원들도 “인권위가 본분을 완전히 망각하고 권력의 시녀를 자처하고 있다”며 “인권위가 내란 수괴 인권 보장을 위해 발 벗고 나섰다”고 비판하면서 안건을 발의한 김 위원 등 위원 5명의 사퇴를 촉구했다.
  • 교황청 “성관계 멀리하는 게이는 신학교 입학 가능…‘이 경우’는 안 돼”

    교황청 “성관계 멀리하는 게이는 신학교 입학 가능…‘이 경우’는 안 돼”

    교황청이 성관계를 멀리하는 순결한 동성애자 남성일 경우 신학교에 입학할 수 있다는 새로운 지침을 승인한 가운데, 동성애적 성향을 과시하는 남성은 교육에서 배제된다고 밝혔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 주교회는 전날 동성애자 남성이라도 사제를 양성하는 신학교에 입학할 수 있다는 교황청의 지침을 주교회 웹사이트에 올렸다. 지침에 따르면 신학교 책임자는 사제 후보자의 성적 취향을 고려하되 그것을 인간 성격의 한 측면으로만 고려해야 한다. 다만 동성애적 성향을 과시하는 남성은 사제 교육에서 배제된다. 지침에 따르면 교회는 해당 인물을 깊이 존중하지만 동성애를 실천하거나 뿌리 깊은 동성애적 성향을 보이거나, 소위 말하는 ‘게이 문화’를 지지하는 사람은 신학교와 성직에 받아들일 수 없다. 교황청은 그간 동성애자 남성의 사제직 입문을 명시적으로 금지하지는 않았지만, 지난 2016년에 발표된 지침에는 신학교가 ‘동성애 성향이 깊은’ 남성의 입학을 허용할 수 없다는 내용이 있었다. 이탈리아 주교회는 지침이 바티칸에서 승인된 것이라고 밝혔다. 새 지침은 시범운영 기간인 3년간 유효하다. 다만 동성애를 터부시하는 나라들의 주교회는 이번 지침을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전망했다. 역대 교황 중 가장 진보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해에 사제들이 동성 커플에 대한 축복을 집전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앞서 그는 교황으로 즉위한 2013년 “만약 동성애자인 어떤 사람이 하느님을 찾고 선의를 가졌다면 내가 누구를 심판하겠나”라고 말하며 성소수자(LGBTQ)를 포용하는 태도를 보였다. 다만 교황은 지난해 이탈리아 주교단과의 비공개회의에서 남성 동성애자를 경멸적으로 부르는 용어인 ‘프로차지네’(frociaggine)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동성애 비하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교황은 당시 신학교가 이미 프로차지네로 가득 차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교황청은 이례적으로 사과문을 내고 “성애 혐오적인 용어로 불쾌감을 주거나 자신을 표현할 의도가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 홍준표 “국민 이재명 혐오도 60%…범죄자 대통령 원치 않는다는 증좌”

    홍준표 “국민 이재명 혐오도 60%…범죄자 대통령 원치 않는다는 증좌”

    홍준표 대구시장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국민들이 정권 교체를 원한다고 해서 윤석열에서 이재명으로 교체를 원한다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홍 시장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생각이 다르고 통치방식이 다르다면 같은 당내 세력 교체 일지라도 그건 정권교체에 해당한다. MB(이명박) 정권에서 박근혜 정권으로 교체될 때 국민 상당수는 그걸 정권교체로 봤다”며 이같이 밝혔다. 홍 시장은 “그건 여론조사에서도 확연하게 드러난다. 정권교체를 원한다는 국민은 65%나 되는데 이재명 의원의 지지율은 35% 근처에 불과하다”며 “정권교체 지수가 아무리 높아도 이재명으로 정권교체가 30% 이상 낮게 나오고 이재명 혐오도가 60%에 가깝다면 우리 국민들이 범죄자·난동범 대통령은 원치 않는다는 증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헛물 켜지 말고 무리하지 마시라. 절대 이 의원은 집권 못할 것이다. 그건 본 게임이 시작되면 알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 시장은 앞서 지난 8일에도 이 대표를 겨냥해 강한 비판 메시지를 내놓은 바 있다. 당시 홍 시장은 페이스북 글에서 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 사유에서 내란죄를 철회한 것을 두고 “조급하게 대선 치러서 문재인 정권 때처럼 대통령 거저먹어보려고 모략을 꾸미니 꼬일 수밖에 (없다)”라고 지적했다. 홍 시장은 또 “내란죄는 철회 해놓고 내란 행위는 심판 대상에 포함시킨다? 내란 행위 하고 내란죄는 무엇이 다른가. 내란 행위가 확정되면 그게 내란죄 아닌가. 세 글자와 네 글자 차이인가”라고 비꼬았다.
  • [마감 후] 뱀과 재생

    [마감 후] 뱀과 재생

    천경자 화백의 ‘생태’라는 그림이 있다. 한두 마리도 아니고 무려 서른다섯 마리의 뱀이 뒤엉켜 꿈틀거리는 그림이다. 1951년 작인 이 작품은 이듬해 화단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여성 작가가 흔치 않은 시절, 젊은 여성 작가가 그려 낸 파격적인 뱀 그림은 사람들에게 그의 이름을 각인시켰다. 당시 천 화백이 놓인 상황은 처참했다. 망해 버린 친정집, 가장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던 남편의 죽음, 여동생의 죽음까지 겹쳤다. 또 다른 사랑을 통해 새로운 생활을 꿈꿨지만 상대는 유부남이었다. 그는 자신을 짓누르는 고통스러운 감정을 뱀을 그리는 것으로 풀었다. 서로 견주는 듯한 녹색과 갈색의 뱀들이 켜켜이 엉켜 있는데 그 속에 뱀의 머리, 눈망울, 표피의 질감을 세세하게 묘사했다. 원래 뱀은 서른세 마리였지만 사랑했던 뱀띠 연인의 나이에 맞추기 위해 아래 두 마리를 더 그려 넣어 서른다섯 마리가 됐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천 화백은 뱀을 소재로 한 이유에 관해 “오직 인생에 대한 저항을 위해”라고 말했으며 에세이에서는 “뱀 수십 마리를 화면에 집어넣음으로써 이별을 극복하고 살 수 있을 것 같았다”고 회고했다. 그에게 뱀은 생명이자 숨줄이었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복희여와도’에도 뱀이 등장한다. 중국의 천지창조 신화 속 복희와 여와는 상반신은 사람의 모습을 하고 하반신은 뱀의 모습을 하고 있다. 그림의 두 신은 서로 마주 보는 자세로 표현돼 있는데 왼쪽이 여신인 여와, 오른쪽이 남신인 복희다. 이들이 천지창조와 영생의 상징으로 읽히는 것도 탈피를 반복하면서 성장하는 뱀의 생태가 반영된 것이다. 2025년 을사년(乙巳年)은 푸른 뱀의 해다. 뱀에 대한 인간의 감정은 양가적이다. 길고 털이 없는 매끈한 몸, 몸에 치명적인 독을 품고 있는 존재로 혐오의 대상이 된다. 반면 복과 부를 불러다 주고 다산을 상징하며 영원한 삶을 기원하는 재생의 의미로 해석되는 측면도 있다. 설화 속에서도 뱀은 양가적이다. 제비 새끼나 까치, 꿩을 잡아먹으려다 사람에게 혼쭐이 나는 동물보은담의 조연이자 악역을 도맡지만 때로는 약초가 있는 곳을 아는 지혜로운 동물이자 은혜를 잊지 않는 존재로 묘사된다. 지난 연말 비상계엄 선포와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참사라는 연이은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새해를 맞았다. ‘을사년스럽다’는 말에서 비롯됐다는 ‘을씨년스럽다’는 말이 절로 나오는 요즘이다. 겨울잠을 자는 뱀은 일시적으로 나타났다가 사라지고 성장할 때 허물을 벗는다. 탈피를 통해 상처를 치유하고 기생충과 같은 질병을 예방하기도 한다. 억센 풀이나 바위의 마찰을 이용해 탈피하는데 이 과정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죽게 된다. 새로운 시작, 지혜로운 변혁, 성장과 발전의 의미로 해석되는 푸른 뱀처럼 상처는 보듬고 그릇된 것은 과감하게 벗겨 내는 새해가 되길 고대한다. 윤수경 문화체육부 기자
  • “韓여당 일부, 尹탄핵서 시선 돌리려 중국인 개입 과장”-中관영지

    “韓여당 일부, 尹탄핵서 시선 돌리려 중국인 개입 과장”-中관영지

    국민의힘 일부 의원이 ‘중국인 탄핵찬성 집회 참여’ 주장을 한 것에 대해 중국 관영지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집중된 관심을 돌리고자 한 어리석은 행보라고 비판했다. 중국 관영 영문매체 글로벌타임스는 7일 “한국의 보수 여당 일부 정치인들이 중국인의 정치활동 개입을 과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글로벌타임스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윤 대통령의 탄핵을 피하기 위해 ‘반중 감정’을 자극하고 있다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를 인용하면서 이러한 처사는 “현명하지 못하다”(unwise)는 전문가 언급을 소개했다. 중국 외교부 직속 중국국제문제연구원 샹하오위 연구원은 한국 내 중국인 커뮤니티 규모가 크고 한국 시위문화가 대립적이기보다는 문화적이라는 점에서 일부 중국인이 호기심 때문에 집회에 참여할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윤 대통령 탄핵과 관련한 국내 관심과 압박을 피하려고 중국의 개입을 부풀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샹 연구원은 또 역사적으로 국민의힘 보수 정치인들이 미국 등 서방과 동조해 중국에 대한 부정적 이야기를 조장해왔다면서, 한국에서 정파 간 갈등이 계속되며 정치적 혼란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큰 가운데 중국을 한국 국내 정쟁에 끌어들이는 것은 현명한 행동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른바 중국 개입설은 지난달 7일 탄핵 촉구 집회 현장에 등장한 우유갑이 SBS 카메라에 포착되면서 본격적으로 확산했다. 논란이 일자 서울에서 제로웨이스트샵(모든 제품과 포장, 자재를 태우지 않고 재사용해 환경오염을 최소화하는 상점)을 운영하는 고금숙 대표는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전후 상황을 설명하며 음모론을 불식시켰다. 고 대표는 대만을 다녀온 상점 매니저가 현지 우유갑을 재활용한 것이며, 집회 참석 전부터 해당 유유갑으로 집회 물품을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여권 정치인 일부는 중국 개입설을 꾸준히 주장하고 있다. 앞서 이날 SCMP는 국민의힘 소속 김민전·유상범 의원이 탄핵 지지 집회에 중국인들이 참여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등 ‘중국 혐오’ 발언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 의원은 지난주 용산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열린 윤 대통령 지지 집회에서 “가는 곳마다 중국인들이 탄핵에 찬성한다고 나선다”고 말했다. 또 유 의원은 페이스북에 “탄핵 찬성 집회에 중국인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고 썼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12일 대국민 담화에서 중국인이 연루된 간첩 사건과 중국산 태양광 시설을 부정적으로 언급해 중국 측이 반발하기도 했다.
  • 제주항공 참사 관련 허위사실 더 이상 용납 못해

    제주항공 참사 관련 허위사실 더 이상 용납 못해

    제주항공 참사와 관련한 사이버상 범죄행위에 대해 경종이 울리고 있다. 광주·전남 청년 당원을 중심으로 ‘사이버 정의감시단’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정의당은 지난 6일 ‘제주항공 참사 관련 허위사실 유포 고발 기자회견’을 열고, 가짜뉴스와 유족분들에 대한 명예훼손·유언비어 등에 적극 대처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정의당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지난 참사들과 같은 실패를 반복하게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다”며 “이 끔찍한 참사를 함께 목격하고도, 악의적인 가짜뉴스를 배포하고 조직적으로 유가족을 음해하는 자들이 있다는 사실에 분노를 참기 어렵다”고 이같이 강조했다. 이어 “유족들을 향한 사이버 공간의 명예훼손과 모욕 행위는 우리 사회가 묵인하거나 용납해서는 안 되는 반인륜적 범죄다”며 “이들을 제대로 처벌하지 못하면 혐오와 증오를 조장하는 가짜뉴스와 음해는 끊임없이 확산되고 확대되는 만큼 경찰이 참사 대응과 해결에 있어 하나의 모범적인 전기를 세워주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대책위는 “지난 3일부터 사흘간 시민들의 제보를 받은 결과 무려 90여건에 달하는 가짜뉴스, 음모론, 유가족 음해 사례들을 수집했다”며 “게시자가 특정되거나 그 내용이 특히 악질적인 5명을 먼저 고발한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가짜뉴스 제보센터를 꾸준히 가동한다”며 “온라인에서 무분별하게 확산되는 가짜뉴스와 음모론, 유가족 음해를 발견한 시민들께 적극적인 제보를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박명기 대책위 공동위원장은 “가짜 뉴스 대응과 관련해 지역에서 활동하는 시민사회단체가 아직은 없지만 우리와 같은 뜻을 가질 경우 서로 연대해 적극 대처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희생자와 유가족의 명예를 훼손하는 악성 게시글에 대해 엄정 수사 방침을 재차 강조하고 있다. 전남경찰청은 현재 악성 게시글 총 144건을 수사 중이다. 이중 검거 1건, 압수영장 집행 5건, 영장 신청 51건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희생자·유가족을 조롱하거나 음해하는 게시글 262건을 삭제·차단 조치했다. 전국 시도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희생자·유가족을 비방하는 악성 게시물뿐 아니라 사실이 아닌 각종 허위 정보를 생성하고 확산시키는 유튜브 채널에 대한 수사도 확대하고 있다. ‘제주 참사는 우리의 소행’이라며 폭탄 테러 예고 내용이 담긴 협박 이메일 사건과 관련해서도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이다. 이 협박 메일은 일본 IP를 사용한 주소로 우리나라 법무부에 보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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