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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년 위한 세상 못 만든 빚 있는데… ‘빈민’ 표현 부끄러웠다”

    “청년 위한 세상 못 만든 빚 있는데… ‘빈민’ 표현 부끄러웠다”

    지난주 서울 영등포구의 한 아파트가 서울시의 ‘청년임대주택’을 ‘빈민아파트’로 비유한 안내문을 단지 내에 붙인 사실이 서울신문 보도<[단독] ‘5평짜리 빈민’… 도 넘은 청년임대 혐오 안내문>로 알려지면서 큰 파장이 일었다. 청년들을 빈민으로 규정한 도 넘은 님비(NIMBY·내 지역에는 안 된다) 현상에 사람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분노를 터뜨렸다. 비판을 받자 아파트는 빈민이란 단어가 적힌 안내문과 현수막을 모두 철거했다.이 파장은 문제 아파트의 주민인 석락희(59)씨가 무심코 지나치지 않고 SNS를 통해 문제를 제기했기에 가능했다. 서울신문은 석씨를 직접 만나 ‘정의의 호루라기’를 거침없이 분 배경에 대해 듣고 싶었다. 그는 흔쾌히 수락했다. 석씨는 11일 서울시청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베이비부머로서 앞만 보고 달려 왔고, 청년들을 위한 세상을 만들지 못했다는 부채감에 항상 시달렸다”면서 “퇴근길에 안내문 제목에 (청년임대주택을) 빈민아파트라고 표현한 것을 보고 청년들을 빈민으로 매도했다는 생각에 화가 났다. 집단이기주의가 지나쳤다”고 밝혔다. 그는 또 “청년들로 인해 지역이 우범지역화된다고 주장하는데 청년들을 한낱 술 먹고 사고 치는 사람으로 인식한 것은 잘못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안내문 위에 ‘공존하며 사는 것이 마땅하지, 부끄러운 줄 아세요’라고 항의하는 글을 직접 적어 화제가 됐다. 네티즌들은 ‘사이다 발언’이라며 공감을 보냈다. 그는 “청년들에게 디딤돌이 되지는 못할지언정 희망은 꺾지 말아야지라는 생각에 바로 안내문 위에 내 생각을 쓴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나중에 아내한테 들으니 청년임대주택이 들어오는 것에 반대했던 한 주민이 내 글을 보고 ‘빈민이라는 표현을 못 봤는데 부끄럽다’고 말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석씨는 이 사안을 복지, 노후와 관련된 사회적 문제로도 바라봤다. 그는 “집 한 채가 평생 일해서 모은 재산인 동시에 유일한 노후 수단이라 그걸 지켜 내려는 욕망은 있을 수 있다”면서 “복지 안전망이 사회적으로 잘 마련돼서 공존하고 협력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돼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기업에서 일할 때 노사 관계, 인사 문제를 다뤘던 그는 현재 협동조합 ‘문화공간 온’의 이사를 맡고 있다. 2016년 5월 만들어진 이 조합은 낮에는 카페, 밤에는 주점으로 변신하며 일종의 시민운동 사랑방 역할을 한다. 지난 겨울 촛불집회 때 시민들을 연결하는 만남의 장이 되기도 했다. 석씨는 서울시에서 ‘시민감사 옴부즈만’으로 4년간 활동했던 이력도 있다. 시민감사 옴부즈만은 시민들이 불합리한 행정기관의 처분으로 권리를 침해받으면 구제하는 역할을 주로 한다. 석씨는 “2012년 옴부즈만 일을 시작한 뒤 ‘시민감사 옴부즈만 활동은 독립적으로 가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태스크포스(TF)를 만들었다”면서 “토론회를 열고 의견수렴을 거쳐 2016년 새로운 옴부즈만 위원회가 출범하는 데 일조했다”고 말했다. 2016년 이전에도 옴부즈만은 있었지만 시 감사관실 산하에 있어 단독으로 의사결정을 하지 못했다. 마지막으로 석씨는 마라톤대회(42.195㎞) 100회 완주라는 자신의 이력을 설명하며 ‘공존’이라는 단어를 다시 꺼냈다. “우리는 선수가 아니니까 경쟁은 무의미하다. 자신의 모든 역량을 발휘해서 출발선에서 결승선까지 갈 뿐이다. 함께 물도 떠다 주고 페이스를 유지할 수 있게 서로 도우며 달린다. 나약한 인간으로서 그렇게 공존하고 돕는 게 진정한 삶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디지털 문맹’ 美상원, 헛발질… 청문회 저커버그 선방에 페북 주가는 급등

    ‘디지털 문맹’ 美상원, 헛발질… 청문회 저커버그 선방에 페북 주가는 급등

    의원들 44명 5시간 동안 질문 기본 사실 모른 채 시간 끌기만 저커버그 “모두 내 책임” 정공법 청문회 뒤 페북 주가 4.5% 올라“페이스북이 유료 서비스를 하지 않는데 어떻게 사업(수익) 모델을 유지하죠?” (오린 해치 공화당 상원의원) “의원님, 저희는 광고를 운영하지 않습니까” (마크 저커버그) “아… 그렇군요, 대단하네요” (오린 해치 의원) 1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연방의회 의사당에서 열린 페이스북 개인 정보 무단 유출과 관련한 상원 법제사법위원회·상무위원회 합동 청문회의 승자는 마크 저커버그(33)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였다. 그는 침착하게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무엇보다 상원의원들의 ‘디지털 문맹’ 덕분에 선방할 수 있었다는 게 현지 언론의 평가다.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광고로 수익을 올린다는 기본적 사실도 파악하지 못한 의원들의 질문은 무딜 수밖에 없었다.이번 청문회는 상원의원 44명이 기업 경영자 1명을 5시간 넘게 몰아붙인 유례없는 자리였다. 하지만 평가는 ‘시간 낭비’ 수준이다. 온라인 매체 ‘더 버지’는 “의원들이 구글에서 검색하면 알 수 있는 내용들을 질문하느라 시간을 허비했다”고 봤다. 영국 정보분석업체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가 페이스북 이용자 8700만명의 정보를 2016년 미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캠프에 넘긴 사실이 지난달 17일 드러난 지 3주 만에 이뤄진 청문회다. 저커버그는 이날 트레이드마크인 티셔츠와 청바지 대신 검은색 양복과 감청색 넥타이 차림으로 출석했다. 그는 지난해 하버드대 졸업식 연사로 나설 때처럼 특별한 날이 아니고선 정장을 입지 않는다. 뉴욕타임스(NYT)는 “말로 하는 그 어떤 사과만큼이나 자신의 마음을 비우고 존중한다는 메시지”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다이앤 파인스타인 의원(민주당) 등은 “외국이 대선에 개입하기 위해 SNS를 어떻게 악용하는지 목격했다”며 책임을 추궁했다. 긴장한 듯 물을 마시며 질의를 경청한 저커버그는 “이상적이고 낙관적인 생각을 갖고 페이스북을 창업했지만 이용자의 사생활을 충분히 보호하지 못했다”면서 “이는 모두 내 책임”이라고 사과했다. 저커버그는 민감한 사안에도 침착하게 답변했다. 그는 CA 정보 유출에 대해 “이미 종료된 사건이라고 생각해 연방무역위원회(FTC)에 통보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앞서 2011년 FTC는 페이스북과 개인정보 공유에 대해 사용자들에게 알리도록 명한 바 있다. 그는 이어 “CA 측에 데이터를 삭제할 것을 요구했지만 CA를 믿었던 것이 실수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충실하고 겸손하게 설명하면서도 자신과 페이스북에 부정적인 질문이 들어올 때는 분명하게 ‘아니오’라고 답했다. 댄 설리번 의원(공화당)이 “페이스북이 너무 많은 힘을 가진 것 아닌가”라고 독점을 지적하자 저커버그는 “이용자 수가 반드시 권력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테드 크루즈 의원(공화당)이 페이스북의 ‘정치 검열’ 가능성을 제기하자, 그는 “페이스북은 테러, 자살 등의 부적절한 내용만 규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저커버그는 러시아 대선 개입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로버트 뮬러 특검팀으로부터 회사 직원들이 조사를 받은 사실도 털어놓는 한편 “올해 미국 중간선거와 브라질 대선 등에서 SNS 등을 악용하려는 세력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이어 “페이스북은 가짜뉴스를 분별하기 위한 새로운 인공지능(AI)을 도입했다”며 “5∼10년 뒤에는 ‘혐오성 발언’을 정확하게 집어낼 수 있는 AI가 개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커버그는 이를 두고 ‘쫓고 쫓기는 군비 경쟁’이라고 불렀다. 저커버그는 이날 정보 유출 사고를 이유로 페이스북 해체 요구가 나올 것에 대비해 ‘해체는 중국 기업들을 강화시킨다’는 답변을 준비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전했다. 중국과의 기술 경쟁에서 페이스북이 대항마임을 부각하려는 의도였으나 이런 질문은 나오지 않았다. 이날 페이스북 주가는 저커버그의 청문회 선방을 반영해 약 4.5% 오른 165.04달러를 기록하며 장을 마감했다. 정보 유출 파문이 불거지기 직전(지난달 16일)의 185.09 달러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2년 내 최대 상승폭을 경신했다. 저커버그는 11일에는 하원 에너지 상무위원회 청문회에 출두한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3세대 민변, 소수자 인권·환경 문제 앞장서겠습니다”

    “3세대 민변, 소수자 인권·환경 문제 앞장서겠습니다”

    “청년들이 주축이 된 ‘3세대 민변’은 시대의 변화를 보다 잘 읽어내고, 더 나은 민주주의로 향하겠습니다.”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이 다음달 28일 30주년을 맞는다. 51명으로 시작해 인권과 시국사건 변론에 앞장서던 진보적 변호사 단체는 어느덧 회원 1000여명을 넘었다. 촛불 혁명과 정권 교체 이후 맞이해 더욱 상징적인 민변의 30주년을 김호철(54·사법연수원 20기) 변호사가 이끌게 됐다. 김 변호사는 지난달 치러진 13대 회장 선거에 단독 출마해 95%의 지지를 받고 당선됐다. 임기는 오는 5월 25일부터 2년이다. 서울 종로구에 있는 법무법인 한결 사무실에서 만난 김 변호사에게 30주년을 맞이한 해에 민변을 이끌게 돼 어깨가 무겁겠다며 인사를 건네자 “민변에 적대적 인식을 갖던 지난 정권 시절 회장님들이 겪었던 고생에 비하면 저는 그런 고생은 면할 수 있지 않겠느냐”며 농담으로 맞받았다. 이어 “촛불 혁명과 정권 교체가 이뤄져 민변이 지향했던 민주주의 심화와 인권 신장이 더 나아질 거라는 희망이 있다”면서 “다만 입법과 제도를 통해 실제 적용이 돼야 하기 때문에 민변이 할 일은 여전히 많고 잘 해내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민변이 이제 ‘3세대’에 접어들었다고 정의했다. 인권 변호사 1세대였던 1970년대 이병린 변호사, 이돈명 전 조선대 총장, 한승헌 전 감사원장, 조준희 전 언론중재위원회 위원장 등이 전신이었다. 1980년대 민주화 열망을 담아 시국 사건을 주로 맡았던 2세대 조영래·이상수·박원순·박성민 변호사 등이 현재 민변의 토대가 됐다. 그는 “앞 세대는 시대가 요구하는 엄혹하고 시급한 과제들이 있어 몸이 고달파도 지향점이 분명했지만, 최근에는 절차적 민주주의가 확보되고 다양성이 중요한 사회가 되면서 인권 영역도 넓어지고 사회적 견해들도 매우 다양해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민변을 이끌 3세대인 청년 변호사들이 시대의 흐름을 잘 읽어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출신들도 300여명에 이르러 젊은 변호사들이 다양한 역할을 해내야 한다는 이야기다. 그는 무엇보다 우리 사회의 약자, 소수자들의 인권을 위해 힘쓸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당선 일성도 “소수자들의 인권을 지키겠다”는 것이었다. 빠르고 다양하게 사회가 변할수록 ‘그늘’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그는 “우리 사회에는 아직까지 성(性) 소수자나 양심적 병역거부자, 이주민과 난민, 여성 등에 대한 편견이 만연해 있고 다수의 혐오가 나아지지 못하고 있다”면서 “차별과 불평등의 고통에서 조금은 벗어나 이들이 사회 구성원으로 당당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기여하는 게 가장 큰 목표”라고 설명했다. 또 가습기 살균제를 비롯한 생활 화학제품에서 비롯된 각종 피해, 미세먼지 등 자신의 전문 분야인 환경·보건과 관련된 문제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그는 7년간 환경운동연합 간사를 맡는 등 1994년 개업 이후 환경과 보건 분야 사건을 두루 다뤘다. 2001년부터 5년여간 새만금 소송에서 지역 주민들과 환경단체들을 대리했고, 지난해 월성 1호기 원자력발전소 인근 주민들을 대리한 소송에서 승소 판결을 받아내기도 했다. 그는 “‘더 나은 민주주의’로 가는 길에서 안타까운 건 여전히 여야가 대립하고 있는 어려운 입법 환경”이라고 꼬집었다. 최근 청와대에서 주도한 개헌안에도 자문 활동을 통해 적극 의견을 개진하며 검·경 수사권 조정, 사법부와 헌법재판소 수장 선출방식 변경과 같은 여러 세부 사항을 반영시켰지만 “경제 기득권의 프레임은 너무 강고했다”는 걸 또 다시 실감했다고 했다. 정권 교체와 시민사회 세력의 부상으로 민변 자체의 권력화에 대한 우려도 잘 알고 있다는 그는 “우려는 그 자체로도 의미가 있다”고 평가하며 “끊임없이 자정 능력을 키워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한승헌 전 감사원장이 민변을 ‘사서 고생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라고 하셨는데, 더 나아가 ‘사서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는 사람들의 모임’이 되려고 한다”며 웃음 지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단독] ‘5평짜리 빈민’… 도 넘은 청년임대 혐오 안내문

    [단독] ‘5평짜리 빈민’… 도 넘은 청년임대 혐오 안내문

    알짜부지에 저렴한 청년주택 공급하자 이웃 주민들 “집값 하락·슬럼화” 반대 “정책 반대 넘어선 악의적 표현” 지적 서울 영등포구의 한 아파트가 서울시의 청년임대주택 정책을 반대하며 청년들을 빈민으로 규정한 안내문을 붙여 논란이 되고 있다. 정책에 반대할 수 있는 권리를 고려하더라도 님비(NIMBY·내 지역에는 안 된다) 현상의 정도가 지나치다는 비판이 나온다.6일 이 아파트 일부 주민으로 구성된 ‘하이마트 부지 기업형 임대아파트 반대 비상대책위원회’가 작성한 ‘5평형 빈민아파트 신축 건’이라는 제목의 안내문을 보면 “시가 5평짜리 빈민아파트를 신축하는 절차를 추진하고 있다. 주택이 허가되고 신축될 경우 우리 아파트는 막대한 피해를 입게 된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아파트 가격 폭락 ▲연약지반에 지하 6층 굴착 시 아파트 안전 문제 발생 ▲심각한 교통혼잡 문제 발생 ▲일조권·조망권 주변환경 훼손 ▲빈민지역 슬럼화 ▲아동·청소년 문제 불량 우범지역화 ▲보육권 교육 취약지역화 문제 발생 등을 언급했다. 주민 석락희(59)씨는 “지난 수요일에 퇴근하는데 엘리베이터에 안내문이 붙어 있었고 반대 서명도 받더라”면서 “청년들을 빈민이라고 표현했는데 악의적이다. 정책에 반대할 수는 있지만 과도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안내문에 ‘억지입니다. 그리고 공존하며 사는 것이 마땅하지, 부끄러운 줄 아세요’라고 직접 적었다. 주민들이 주장한 빈민아파트는 ‘역세권 2030 청년주택’이다. 도심 역세권에 주변보다 저렴한 임대주택을 공급, 청년 주거난을 해소하기 위해 도입됐다. 만 19~39세가 대상이다. 영등포구청역 인근에 지하 5층~지상 19층 건물 2개 동(전용면적 17~37㎡, 626가구)이 들어선다. 시는 지난달 주민 공람 공고를 마쳤다. 서울시는 비상대책위 주장이 과장되고 과도하다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지반안전 등의 문제는 안전과 직결돼 있어 당연히 철저히 관리, 감독하겠다”면서 “청년주택이 빈민아파트냐”고 반문했다. 이 아파트 관리소장은 “입주자대표회의 의결로 비상대책위를 구성했다. 오는 9일 서울시장과 (이 문제를 갖고) 면담할 예정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 같이 노력해야” 인권위 미투 연속 토론회 열려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 같이 노력해야” 인권위 미투 연속 토론회 열려

    “김생민씨 사건이 보도되자, ‘버티면 피해자가 꽃뱀 됐을텐데 왜 인정했을까’라는 댓글이 달렸습니다. 우리 미투 운동의 현주소입니다.” “하지만 이제 시작입니다. 우리가 노력할 때, 다가올 사회는 우리가 원하는 세상과 많이 닮아있을 것입니다.”국가인권위원회는 5일 서울 중구 서울YWCA회관 대강당에서 성폭력과 성차별의 근본적인 진단과 정책 대안을 제시하기 위한 ‘제1차 미투 운동 토론회-미투로 연대했다!’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일상화된 젠더 폭력 실태와 여성혐오 현상을 통해 미투 운동의 의미를 짚고, 직장과 미디어 안에서 성희롱·폭력이 어떻게 재현되는지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토론회에서는 “시민들은 성폭력과 차별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있는 반면, 정부의 대안 마련은 미흡하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은 “여성과 시민들은 변했는데 정부는 성범죄 대책으로 처벌 강화만 제시하고 실효성 없는 신고 센터만 넘쳐난다”고 꼬집었다. 또한 “성폭력의 법적 정의도 국제 기준을 따라 ‘폭행과 협박’이 아닌 ‘동의 여부’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직장 내 성폭력이 반복되는 원인이 조직 구조의 문제에 있다는 진단도 나왔다. 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는 “여성도 조직에 들어가야 하는 현 사회에서 이미 형성된 조직의 주류·헤게모니를 쥐고 있는 남성들이 소수자에게 폭력·차별적 압박을 가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박봉정숙 한국여성단체연합 성평등연구소장도 “여성 인력이 소수일 때, 관리 대상이 된다”면서 ”우리 사회에 노동시장 자체가 이미 젠더화돼있는 상황은 성별 차원의 한 두가지 대안으로 개선될 수 없으며, 이를 전체 노동시장의 문제로 접근하는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언론의 잘못된 보도 관행이 사회 젠더 감수성 형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홍지아 경희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언론이 가해 남성을 일반인과 구별된 괴물로 재현하는 것은 성폭력을 사회적 구조의 문제가 아닌 개인의 문제로 인식하게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언론의 보도 관행은 우리 사회에 살고있는 여성이라면 성범죄를 언제 어디서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것이라는 사실을 축소하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말했다. 이에 배나은 민주언론시민연합 활동가는 “좋은 보도를 하는 기사나 언론사에게 차별적 정보를 제공한다거나, 뉴욕타임즈의 젠더 에디터라는 직업 등을 참고해 언론 환경에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올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번 행사는 미투 운동을 정밀하게 진단하고 실제적인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 3차에 걸쳐 진행되며, 오는 12일에는 ‘도대체 법제도는 어디에?’, 19일에는 ‘문화예술계 성폭력, 원인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토론회가 개최될 예정이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다이노+] “공룡 멸종 원인, 소행성 이전에 ‘독초’ 있었다”

    [다이노+] “공룡 멸종 원인, 소행성 이전에 ‘독초’ 있었다”

    소행성과 지구의 충돌로 화산이 폭발하고 식물이 절멸하는 등의 영향으로 공룡이 멸종했다는 기존의 학설에 추가적인 멸종 원인을 주장하는 새로운 가설이 등장했다. 미국 뉴욕주립대학교 올버니캠퍼스의 진화심리학 교수인 고든 갤럽과 그의 제자이자 현재는 볼티모어대학에 재학중인 마이클 J. 프레데릭은 6500만년 전 공룡이 소행성과 지구의 충돌로 갑작스럽게 멸종하기 이전부터, 독초에 의해 이미 개체수가 극감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두 사람은 이 같은 가설을 뒷받침하기 위해 심리학적 개념인 ‘맛 혐오 학습’(taste-aversion learning)을 언급했다. 맛 혐오 학습은 특정한 맛을 가진 물질에 대한 혐오반응의 학습으로, 쥐들이 좋아하는 사카린 맛이 나는 물을 먹을 때 감마 방사선에 노출시킨 실험을 바탕으로 한다. 쥐들은 구역질을 일으키는 방사선에 노출되고 난 뒤 사카린 맛이 나는 물을 먹을 때마다 구역질을 했고, 이후 사카린 맛이 나는 물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갤럽 교수는 이러한 사실을 공룡에 적용시켰다. 현존하는 화석 기록에 따르면 지구상의 최초의 식물은 현존하는 민들레나 보리와 같은 속씨식물이다. 소행성이 충돌하기 이전부터 지구상에 존재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갤럽 교수와 그의 제자는 공룡이 생존했을 당시 일부 속씨식물에 위장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 독성이 함유돼 있음에도, 공룡들이 맛 혐오 학습을 하지 못한 채 이를 계속해서 먹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비록 이러한 식물이 정확히 얼마나 오래 번성했는지는 확인할 수 없으나, 공룡이 점차적으로 줄어든 시기와 이들 속씨식물이 존재했던 시기가 거의 일치한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공룡이 복통을 일으키는 독성의 식물을 지속적으로 섭취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를 이끈 고든 갤럽 진화심리학 교수는 “소행성 충돌이 공룡 멸종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공룡이 특정 식물을 먹는 것을 스스로 자제할 수 없었던 심리적 결핍 역시 멸종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행성 충돌에 기반한 공룡 멸종 가설은 공룡의 멸종이 매우 광범위하고 갑작스럽게 일어나야 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하지만 공룡은 소행성 충돌이전부터 개체수가 줄어들기 시작했고 이후 수 백 만 년 동안 점차 사라져갔다”고 덧붙였다. 공룡 멸종과 관련한 새로운 가설을 제시한 이번 연구는 미국 온라인 과학매체인 ‘Phys.org’에 4일 소개됐다. 사진=123rf.com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혐오를 혐오하자] “니애미·느금마·엠창”…혐오표현을 멈추게 할 방법

    [혐오를 혐오하자] “니애미·느금마·엠창”…혐오표현을 멈추게 할 방법

    혐오를 혐오하자 [3] 혐오표현을 멈추게 할 방법 “이 장애 새끼야”“지하철에서 (구걸하며) 껌 파냐”“(남학생이 여학생에게) 너 걸레 같아” 전북의 한 중학교 상담교사 김서연(가명·27)씨가 학교에서 종종 듣는 대화다. 학생들은 ‘니애미·느금마·엠창’처럼 부모를 모욕하는 단어도 거리낌 없이 쓴다. 김씨는 “아이들은 아무리 친한 사이라도 그 안에서 권력이 나누어진다”면서 “또래집단 안에서 더 강해 보이고 싶은 마음에 혐오표현이 들어간 욕설을 과시적으로 쓰려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문제가 되는 건 SNS에서 오가는 혐오표현이다. 김씨는 “아이들끼리 페이스북이나 카카오톡 메시지로 대화할 때 혐오표현의 정도가 훨씬 심해지는데 SNS 특성상 어른들이 통제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한 “실제 장애가 있거나 한부모 가정에 속한 학생들이 자신을 비하하는 혐오표현을 듣게 되면 깊은 상처가 된다”며 우려를 표했다.혐오와 차별이 없는 공간 국가인권위원회의 ‘혐오표현 실태조사 및 규제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혐오표현이란 “어떤 개인·집단에 대하여 그들이 사회적 소수자로서의 속성을 가졌다는 이유로 그들을 차별·혐오하거나 차별·적의·폭력을 선동하는 표현”이라고 정의했다. 주로 여성, 성 소수자, 이주민, 장애인 등 사회적·정치적 권력이 약한 집단이 그 대상이 된다. 이들은 사회로부터 배제돼 있고, 저항력이 약해 쉽게 공격 대상이 된다. ‘혐오표현, 자유는 어떻게 해악이 되는가’의 저자 제러미 월드론은 “혐오표현이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누릴 존엄한 삶을 파괴한다”고 주장했다. 공존하는 사회가 되려면 약자들도 폭력과 배제, 모욕, 종속으로부터 보호받고 있다는 확신이 있어야 한다. 혐오표현은 이런 확신을 무너뜨려 다양한 정체성을 가진 구성원이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공공선’을 붕괴시킨다. 1968년 미국에서 초등학교 교사 제인 엘리엇은 차별에 관한 실험을 했다. 아이들을 파란 눈 집단과 갈색 눈 집단으로 나누었다. 그리고 갈색 눈을 월등한 존재, 파란 눈을 열등한 존재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파란 눈을 가진 아이들은 점점 자신감이 떨어지고 학습에서도 뒤처졌다. 일주일 뒤 교사는 상황을 역전시켰다. 파란 눈을 월등한 존재, 갈색 눈을 열등한 존재로 바꿨다. 어떤 변화가 생겼을까? 차별을 한번 경험한 아이들은 친구들이 자신과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하지 않았다. 실험을 통해 차별과 혐오가 당사자에게 얼마나 큰 고통을 주는지 깨달았기 때문이다. 홍성수 숙명여대 법학부 교수는 “의무교육 단계에서부터 혐오표현이 일상화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서 교육이란 ‘혐오표현을 쓰는 건 나쁘다’는 사실을 가르치는 1차원적 접근이 아니다. 학교가 더욱 적극적으로 학생들의 윤리의식에 개입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홍 교수는 “궁극적으로 학교라는 공간 자체가 혐오와 차별이 없는 곳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교 현장의 부실한 인권 교육 문제는 학교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인권교육이 일회성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교사 김씨는 “전교생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인권교육은 아이들을 상세히 관찰하기 어려워 형식적일 수밖에 없다”면서 “동영상이나 유인물로 진행하는 인권교육 한두 번으로 인권의식이 향상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인권교육은 들인 시간과 비용에 비해 효과가 더디게 나타난다. 그렇기에 학교 현장에서 인권교육은 소외되기 쉽다. 법무부의 연구 용역 보고서 ‘인권교육의 실태와 질적 발전을 위한 제도적 개선 방안’을 살펴보면 인권교육의 문제점 중 하나로 ‘1~2시간 내외의 지식 위주 교육’이 꼽혔다. 한정된 교육시간 내에 학생들의 인권 감수성이 높아지는 것을 기대하기엔 무리라는 것이다. 때문에 인권교육만큼은 장기적인 목표를 잡고 접근해야 한다. 지난 2월 청와대는 초중고교를 대상으로 페미니즘 교육을 의무화해달라는 국민 청원에 답변했다.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교육부 주관으로 여성가족부, 국가인권위원회와 함께 학교 구성원들의 인권 관련 인식 수준이나 인권교육 수업 편성, 운영 방안과 여건 등을 조사할 계획”이라면서 “인권교육을 위한 교사 학습자료 개발에 교육부가 12억가량 투자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페미니즘 교육뿐만 아니라 보편적 인권을 증진하는 ‘통합 인권교육’에 방점을 찍었다.혐오표현을 종식할 선언 지난해 10월 유엔 사회권위원회는 한국이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이행하도록 권고했다. 국가인권위원회도 소외계층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는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권고한 바 있다. 차별금지법은 헌법의 평등 이념에 따라 성별, 장애, 병력, 나이, 인종, 종교, 사상, 성적 지향, 학력, 사회적 신분 등을 이유로 정치·경제·사회·문화의 모든 영역에서 불합리한 차별을 금지하는 법이다.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2007년 유엔 인권이사회의 권고로 추진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일부 기독교계와 반동성애 단체의 반대로 10년째 계류 중이다. 성적 지향을 보호하는 차별금지법이 동성애를 조장할 수 있다는 이유다. 홍 교수는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해 “극단적인 형태의 혐오표현 금지와 국가 차원의 의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조치”라고 설명했다. 즉 “선언적 의미에서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독일은 2006년 일반평등대우법을 제정했다. 인종, 민족적 출신, 성별, 종교나 세계관, 장애, 성 정체성을 이유로 차별할 수 없도록 한다. 현재 한국에서 논의되는 포괄적 차별금지법과 가장 유사한 형태다. 영국 역시 2010년 평등법을 만들었다. 연령, 장애, 성전환, 혼인 및 동성결혼, 인종, 종교 또는 신념, 성별, 성적 지향, 임신과 모성의 9가지 사유로 차별하는 것을 금지한다. 독일은 한발 더 나아가 올해부터 이른바 ‘헤이트스피치(혐오발언)법’을 시행 중이다. SNS에 혐오표현이 들어간 게시물이나 가짜뉴스를 올리면 강력한 처벌을 받는다. 트위터·유튜브·페이스북 등 플랫폼 기업은 자사 콘텐츠에서 혐오표현을 발견하면 24시간 안에 삭제해야 한다. 만약 위반하면 최대 5000만 유로(약 651억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혐오표현을 일삼는 개개인뿐만 아니라 이를 묵인하는 유통기업에도 책임을 묻는 셈이다. 헤이트스피치법이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킨다는 비판도 있다. 그러나 독일은 나치의 유대인 대량 학살을 역사로 경험했다. 혐오표현의 위험성을 절감하기에 국가가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이다.국가가 혐오를 방치하고 있다 일본이 혐오표현에 대응하는 방식도 주목할 만하다. 일본은 재일 한국인에 대한 혐오, 이른바 ‘혐한’이 2002년 한일 월드컵을 기점으로 기승을 부렸다. 한국인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혐한시위가 조직적으로 열렸다. 그러자 시민사회가 나서서 의회를 압박했다. 국제사회의 비판도 거세졌다. 결국 2016년 ‘본국 외 출신자에 대한 부당한 차별적 언동의 해소를 위한 대책 추진에 관한 법률’이 통과됐다. 국가가 주도해서 혐오표현에 대한 대책을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반면 미국은 법적 제재보다 자율적 규제를 추구한다. 수정헌법 1조에도 명시돼 있듯이 미국은 표현의 자유를 가장 중요한 가치로 여긴다. 그렇지만 미국이 혐오표현에 관대한 것은 아니다. 대통령을 비롯해 정치인들이 공식 석상에서 차별을 반대하는 발언을 꾸준히 한다. 대학과 기업은 자체적으로 차별을 규제하는 제도가 마련돼 있다. 국가의 개입 대신 사회적 공감과 연대를 통해 차별과 혐오를 몰아내는 셈이다. 물론 차별금지법으로 실질적 규제를 하기도 한다. 홍 교수는 저서 ‘말이 칼이 될 때’에서 “혐오표현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것은 현실의 권력 관계를 인정하고 시장의 실패를 방치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고 역설했다. 최근 ‘미투(#MeToo) 운동’으로 여성 혐오에 대한 경각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혐오표현이 일상의 언어처럼 쓰이는 현실을 염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인권교육은 형식적 절차에 불과하며 차별금지법 제정은 더디기만 하다. 곳곳에서 울리는 아우성을 방치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봐야 할 때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SCL, 32개국서 선거 개입… 탁신·와힛 승리 도왔다”

    “SCL, 32개국서 선거 개입… 탁신·와힛 승리 도왔다”

    ‘선거 개입’의 역사와 범위는 상상을 뛰어넘었다. 영국 데이터분석업체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가 페이스북 개인정보를 빼내 선거에 영향을 미친 것은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 같은 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뿐이 아니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라는 플랫폼에만 한정된 것도 아니었다.역사는 CA의 모기업 ‘스트래티직 커뮤니케이션 랩’(SCL)까지 올라간다. SCL은 1990년대부터 전 세계 각종 선거에 전방위적으로 개입한 사실이 드러났다. 미국 온라인 매체 쿼츠는 최근 SCL의 내부 문서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SCL이 2013년까지 5개 대륙 32개 국가에서 총 100여회의 각종 선거에 뛰어들었다”고 보도했다. 이 과정에서 SCL이 윤리적 테두리를 넘거나 불법을 저질렀을 가능성도 제기된다.●인도네시아 청년층 대규모 시위 사주 이 문서에 따르면 SCL은 1999년 압두라만 와힛(오른쪽)을 인도네시아 대통령으로 만드는 데 일조했다. 인도네시아는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와 1998년 30년간 독재해 온 수하르토의 몰락 이후 극심한 혼란에 빠져 있었다. 수하르토가 물러나고 바하루딘 유숩 하비비 대통령이 권력을 잡았다. 하비비는 그러나 사회 혼란을 막지 못했다. 무정부 상태가 계속됐다. SCL은 인도네시아 청년층의 대규모 시위를 사주해 하비비의 사임을 이끌어 냈고 와힛의 1999년 대선을 지원해 승리를 이끌었다. 와힛 전 대통령은 “SCL의 전략적 관리 덕에 선거에서 이겼다. SCL에 빚을 졌다”고 말했다고 쿼츠는 보도했다. 이 문서에서 SCL은 “당시 7만 20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해 젊은층의 불만이 많음을 확인했다. 대학생의 평화적 시위를 유도해 폭력사태를 막았다”고 주장했다.SCL은 탁신 친나왓(왼쪽)이 2001년 태국 총리가 되는 데도 관여했다. SCL은 유권자 성향 등을 분석해 약 10억 달러(약 1조 630억원)를 쏟아부어 표를 매수하기로 했다. 당시 직원 1200명이 79개 선거구를 분석해 어느 선거구에 얼마를 투입할지 결정했다. 이 결과 태국 최고의 부자 탁신이 선거에서 승리해 총리가 됐다. 탁신에 앞서 두 차례 총리직을 역임한 추안 릭파이는 “SCL은 이길 수 있는 싸움, 없는 싸움, 이기기 어려운 싸움을 명확하게 구분해 줬다”고 평했다. ●종교 갈등 조장·민족 간 분열도 개입 뉴욕타임스(NYT)는 “SCL이 2013년과 지난해 케냐 대선에 개입했으며 우후루 케냐타 케냐 대통령이 승리하는 데 기여했다”고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SCL은 케냐 시민 5만명의 정치적 성향을 분석했다. 현지에서는 대학 등을 중심으로 SCL이 케냐 시민의 페이스북 등 SNS 개인정보를 악용해 당시 대선 운동에 활용했는지를 검증하는 연구가 진행 중이다. SCL 측은 또 덴질 더글러스 세인트키츠 네비스 총리의 4선을 자신들이 이끌었다고 주장했다. SCL은 이외에도 선거에서 고객이 이기게 하려고 각국에서 종교 갈등을 조장하고 민족 간 분열을 획책했으며 청년 중심의 낙선 운동을 일으켰다고 BBC는 전했다. SCL이 선거 공작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면서 합법과 불법의 경계를 오갔을 가능성이 크다고 일부 해외 언론들은 보고 있다. SCL이 2013년 설립한 자회사 CA의 전략에서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지난달 19일 영국의 채널4 뉴스는 CA 고위 관계자가 불법 선거운동을 벌여 온 사실을 시인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CA의 최고경영자(CEO) 알렉산더 닉스는 고객으로 신분을 속인 채널4 취재진에게 “우리는 전 세계 각지에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비밀리에 선거운동을 벌이고 있다”면서 “후보 주변에 여성을 보낸다. 우크라이나 여성이 매우 예쁘고 효과가 좋다”고 말했다. 또 다른 CA 고위관계자는 “나이지리아, 케냐, 체코, 인도, 아르헨티나 등에서 200여 차례 정치 공작을 벌였다”고 했다. ‘페이스북 게이트’ 충격이 일파만파로 확산되면서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유럽연합(EU)은 가짜뉴스 방지법 제정에 착수하는 등 SNS를 통한 여론 조작 차단에 나섰다. 2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내년 5월 유럽의회 선거를 앞둔 EU는 페이스북 등 SNS에서 퍼지는 가짜뉴스를 단속할 방침이다. EU는 이날 “가짜뉴스가 민주주의 체계를 파멸시킨다”며 단속 이유를 설명했다. EU는 이달 말까지 온라인 허위 정보 대응 규정을 내놓을 계획이다. 줄리언 킹 EU 안보담당 집행위원은 “인터넷 알고리즘의 투명성 확대, 정치적 목적의 개인정보 수집 제한, 웹사이트 후원사 공개 등 선거 기간 중 공정한 자세를 취해 달라고 SNS 기업에 요구했다”면서 “자율 규제 대신 더 구속력 있는 접근이 필요하다. 신중하고도 분명한 기준을 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EU가 가짜뉴스 척결에 나선 것은 지난해 유럽 일부 국가의 선거에 러시아가 개입했다는 의혹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프랑스는 총선 기간 법원에 허위 콘텐츠를 삭제하거나 차단할 권한을 주는 법안을 준비 중이다. 독일은 올해부터 혐오 게시물 차단법을 시행하고 테러리즘, 인종차별, 가짜뉴스 등을 신속하게 삭제하지 않는 정보기술(IT) 기업들에 최대 5000만 유로의 벌금을 부과하고 있다. ●美 백화점 고객 500만명 정보 해킹 유출 한편 독일에서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기독민주당(CDU) 등 2개 정당이 우편업체로부터 유권자 정보를 구매한 정황이 포착됐다. 1일 독일 일요신문 빌트암존탁은 CDU와 자유민주당(FDP)이 작년 9월 총선을 앞두고 수천 유로를 들여 우편·물류 업체 도이체포스트 고객의 성별, 교육 수준, 소비 습관 등 투표 성향을 추측할 수 있는 인구통계학적 정보를 구매했다고 보도했다. CDU와 FDP는 유권자 정보를 산 사실은 인정했으나 독일의 정보보호 규칙을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같은 날 백화점체인 삭스피프스애비뉴와 로드앤드테일러의 미국 내 매장 고객 500만명의 카드정보가 해킹으로 유출됐다고 NYT가 보도했다. 이번 해킹의 배후에는 러시아 해커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오드아이에 입술 흉터까지…자신과 똑닮은 반려묘 찾은 소년

    오드아이에 입술 흉터까지…자신과 똑닮은 반려묘 찾은 소년

    두 눈의 색이 다르고 입술에 흉터까지 있어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해온 한 소년이 자신과 똑같은 상황에 처한 반려동물과 친구가 돼 화제가 되고 있다. 최근 미국 온라인매체 러브왓매터스는 미국 오클라호마주(州)에 사는 7세 소년 매든 험프리스가 자신처럼 입술이 갈라져 있고 두 눈이 색이 다른 고양이와 만나게 된 사연을 소개했다. 소년은 다른 사람들과 조금 다른 특별한 외모를 갖고 태어났다. 이른바 ‘오드아이’로 불리는 홍채이색증 때문에 두 눈동자의 색이 다르고 구순열로 불리는 선천성 입술갈림증 때문에 어렸을 때 받은 수술로 입술에 흉터가 남아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소년은 학교에서 또래 아이들에게 괴롭힘을 당해왔고 소외감마저 느끼고 있었다. 그런데 이제 소년은 자신과 완전히 똑같은 상황에 있는 고양이 ‘문’을 만나 동질감을 느끼며 점차 자신감을 되찾게 됐다. 소년의 어머니 크리스티나는 “지난주 한 친구가 구순열 자녀를 둔 어머니 모임 인터넷 카페에 고양이 사진 한 장을 게시했다”면서 “고양이는 미네소타주(州)에서 동물보호단체에 의해 구조된 ‘문’이었다”고 회상했다. 또 그녀는 “우리는 고양이를 보는 즉시 우리 가족이 될 운명임을 깨달았다”면서 “문은 7살 된 아들 매든처럼 구순열뿐만 아니라 홍채이색증을 지녔다”고 말했다. 험프리스 가족은 지난달 26일 오클라호마에서 미네소타로 직접 가서 고양이 문을 데려왔다. 그리고 소년과 고양이는 만나자마자 둘도 없는 친구가 됐다. 크리스티나는 “우리는 괴롭힘과 혐오스러운 말로 가득한 이 세상에서 사랑을 쫓는 걸 선택할 것이다. 난 문이 사랑으로 매든과 우리의 삶에서 일부를 차지하리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사진=크리스티나 험프리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상처받고 쫓겨난 이들 품었던 예수의 뜻 따라야”

    “상처받고 쫓겨난 이들 품었던 예수의 뜻 따라야”

    남북 평화-4·3 규명 위해 기도 “교회 전체에 정화와 쇄신 필요”기독교 최대 축일인 부활절을 맞아 1일 전국 성당과 교회에서는 부활절 미사와 예배가 잇달아 열렸다. 종교계는 남북 관계와 제주 4·3사건 등 사회 주요 이슈를 언급하고 우리 사회의 아픔에 동참해 이를 개선하는 데 함께할 것을 다짐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이날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예수 부활 대축일 미사를 열고 고통받는 이들을 위해 기도했다.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은 전날 부활절 성야 미사에서 “오랫동안 상처로 억눌려 있던 이들이 억울함을 호소하며 목소리를 내고 있다”면서 “교회가 그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일부 성직자들의 잘못된 행동이 약한 이들에게 깊은 상처를 입혔다”면서 “교회 전체에 정화와 쇄신이 필요하다”고 강론했다. 천주교 주교회는 이날 낸 부활절 선언문을 통해 “70주년을 맞은 제주 4·3이 절망과 고통의 상징이 아니라 치유와 생명, 희망의 상징이 되기를 바란다”며 제주 4·3사건의 올바른 진실규명을 촉구했다. 오는 7일에는 명동성당에서 제주 4·3 70주년 추념 미사를 봉헌할 예정이다. 개신교계의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연합예배 모임’은 이날 오후 광화문 광장에서 ‘예수, 쫓겨난 사람으로 오시다’를 주제로 젠트리피케이션 피해자들을 위한 부활절 예배를 진행했다. 참석자들은 “희생된 철거민, 민주화를 위해 희생당한 분들, 길 위에서 투쟁 중인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국가폭력, 혐오와 차별로 고통받는 이들을 기억한다”면서 “사회에서 상처받고 쫓겨난 사람들을 품었던 예수의 뜻을 이루며 살겠다”고 기도했다. 이날 모인 헌금은 모두 젠트리피케이션 피해자들을 위한 기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개신교 약 70개 교단은 이주노동자를 비롯한 소외 이웃을 초청해 연세대 노천극장에서 한국교회 부활절 연합예배를 봉헌했다. 이 예배에서는 대한민국의 안정과 통일을 위한 기도가 이어졌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전날 밤 11시 안중근의사기념관 앞에서 진행된 부활절 철야 예배에서 한반도의 평화를 기도했다. 교회협은 북한 조선그리스도교련맹과 “이 땅에 찾아온 평화의 기운을 살려 우리 민족 스스로의 힘으로 하나가 되게 해 달라”는 내용의 공동 기도문을 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고소영’ ‘사미자’… 특권층 안식처 한국 교회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고소영’ ‘사미자’… 특권층 안식처 한국 교회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권력과 교회/김진호 지음/강남순·박노자·한홍구·김응교 대담/창비/247쪽/1만 6000원지난해 11월 교인 8만명의 초대형 교회 명성교회가 ‘세습 논란’에 휩싸였다. 40년간 지도력을 행사해 온 원로목사가 아들에게 담임목사직을 넘겨준 것.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는 해에 불거진 대형 교회의 세습 행태는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이를 두고 개신교 내의 한 인사는 “이번 사건으로 가장 피해를 받는 존재는 바로 하나님과 한국교회”라며 “목회자로서 깊이 사과한다”는 뼈아픈 성찰의 목소리를 냈다. 이 사건은 오늘날 한국 교회가 ‘적폐의 성역’임을 보여 주는 한 사례다. ‘개독’이라는 네티즌들의 비아냥에서도 알 수 있듯, 오늘날 교회는 “한국사회가 지닌 지독한 문제들이 집약된, 한국사회의 축소판”(강남순)이라는 비판의 한가운데 있다. 사회 각계에서 민주화가 이뤄졌으나 대형 교회는 아직도 목회자 세습 등 전근대적 시스템이 굳건히 자리해 있다. 사랑과 포용을 이야기해야 할 교회에서 여성·성소수자·무슬림 등 소수자들을 향한 목사의 혐오 발언도 횡행한다. 이명박 정권 시기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 박근혜 정권 시기 ‘사미자’(사랑의교회·미래를경영하는연구모임)라는 말이 있듯 특권층의 배타적인 안식처로 자리잡기도 했다. 결혼과 취업을 위한 인맥공장으로 기능하면서 말이다. 책은 신학자이자 철학자인 강남순 미국 텍사스 크리스천대 브라이트 신학대학원 교수,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 국립대 교수,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 김응교 숙명여대 교수의 대담으로 엮였다. 대담을 진행한 저자 김진호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 연구실장은 “개신교 출신 파워엘리트 혹은 개신교라는 종교 자체는 사회에 좋은 존재인가”라고 반문하며 “안타깝게도 많은 사람들이 긍정적 평가보다는 부정적 평가에 한 표를 던질 것이며 책이 기획된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밝혔다. 대담자들은 한국사회의 적폐를 고스란히 답습하는 한국 교회의 문제들을 비판하며 개신교가 개혁과 쇄신을 통해 우리 사회에 좋은 영향을 미치는 영성을 발휘할 수 있을지 타진한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내년 정시 늘려라”… 교육부 차관, 대학에 직접 독려

    고·연대 등 2020학년도 적용 여부 논의 다음달 대학 입시 제도 개선 시안 발표와 6월 지방선거 등을 앞두고 교육부가 주요 대학들에 내년 입시 때부터 정시모집 확대를 독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 학부모가 학생부종합전형(학종)으로 대표되는 수시 전형에 극심한 불신을 보이자 수시 확대에 제동을 걸려는 취지로 보인다. 교육부 관계자는 30일 “최근 대학과 의견을 나눴으며 학생들이 다양한 상황에 놓여 있는데 수시만 급격히 확대하고 정시를 축소하면 수험생의 기회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교육당국이 수시모집 확대에 부정적이라는 점을 대학들에 전달했다는 얘기다. 박춘란 차관은 최근 서울 주요대학 10여곳의 총장 등을 직접 만나거나 전화해 정시모집 인원을 늘릴 수 있는지 물어봤고, 일부 대학은 실제 정시 확대를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고려대·연세대를 비롯한 주요대학 입학처장들은 30일 회의를 열어 현 고2 학생이 치르는 2020학년도 입시 때 정시모집 확대 여부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가 직접 나서서 대학에 정시모집 확대 여부를 문의한 건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대입과 관련한 세부사항은 대학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사항이기에 교육부는 공정성 강화나 창의적 인재 선발 등 큰 원칙만 강조해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학종에 대한 학생, 학부모의 불신이 혐오감으로까지 번지자 교육부도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 관계자는 “대입 개편안 마련을 위해 학부모와 교육 전문가 등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수시와 정시 비율이 8대2까지 벌어진 현 상황에 대한 현장 우려가 너무 절박했다”고 말했다. 향후 대학 입학 정원은 점점 줄어들 예정인 가운데 고교 때 활동이나 내신 성적 위주로 뽑는 수시 비율만 늘고 수능 위주 정시 비율은 줄면 재수생, 검정고시생, 만학도 등의 기회는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도 크다. 특히 학종은 학부모, 학생 다수로부터 ▲각종 ‘스펙’(소논문 작성, 동아리 활동 등 서류에 적을 각종 경력)을 챙겨야 해 부유층에 유리한 ‘금수저 전형’ ▲불합격 이유를 알 수 없는 ‘깜깜이 전형’이라고 비판받는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따르면 전국 4년제 대학은 2016학년도에 전체 모집인원의 67%가량을 수시모집으로 뽑았지만 2019학년도에는 76%를 수시로 선발한다. 정시모집 비율은 20%대 초반까지 줄었다. 교육부는 다음달 10일 전후 발표할 2022학년도 대입 제도 개편 시안에 수시 축소, 정시 확대 방침을 담을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 관계자는 “다만 수시와 정시로 뽑을 정확한 비율을 못박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연합뉴스
  • [사설] 또 난장판 된 특수학교, 패럴림픽 정신 어디 갔나

    지난해 9월 장애인 학부모의 ‘무릎 호소’로 국민적 관심을 모았던 서울 강서구 가양동 특수학교 설명회가 그제 반년 만에 다시 열렸지만 학교 설립을 반대하는 일부 주민들의 폭언과 고성으로 아수라장이 됐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주민들에게 둘러싸여 입장이 늦어졌고, 설명회는 진행 내내 격앙된 주민들의 욕설 등으로 파행을 겪다 한 시간도 안 돼 서둘러 끝났다고 한다. 장애인 학부모가 무릎을 꿇어야 하는 현실에 모든 국민이 가슴 아파하면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서로 이해하고 양보하며 상생하는 계기가 된 줄 알았는데 하나도 달라진 게 없는 모습을 보니 안타깝고 참담하다. 이날 설명회는 교육청이 내년 9월 개교 예정인 강서구 서진학교와 서초구 나래학교 2곳의 설립 추진 현황과 주민 편의시설을 설명하는 자리였다. 특수학교 설립은 ‘무릎 호소’ 이후 서울시의회의 동의 등 절차를 밟아 설립 일정이 이미 확정됐다. 그런데도 반대 주민들은 “임기 3개월밖에 남지 않은 교육감이 설립을 강행한다”며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반대가 강경하니 개교해도 정상적인 학교생활이 가능할지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사회 여러 영역에서 차별받고 있는 장애인이 기본 권리인 교육 기회마저 온전히 누리지 못하게 해서는 안 될 일이다. 더욱이 평창동계패럴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하며 그 어느 때보다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고 있다고 여기는 시점에 장애인 학교를 혐오시설로 보는 후진적 시각을 이처럼 적나라하게 보여 주고 있으니 낯부끄럽다. 지난 9일부터 18일까지 열흘간 펼쳐진 패럴림픽은 장애를 뛰어넘은 인간의 도전 의지가 얼마나 감동적인지를 깨닫게 했다. 특히 개최국으로서 모처럼 패럴림픽에 쏠린 관심과 응원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경계를 허물고 공존하는 열린 사회로의 가능성을 보여 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특수학교를 둘러싼 충돌에서 드러나듯 내 주변에 있는 장애인에 대한 편견의 벽은 높고 단단하다. 특수학교가 들어서면 집값이 내려갈 수 있다는 그릇된 인식이나 그 자리에 상업시설을 건립해 지역 개발에 기여해야 한다는 논리가 장애인의 인권보다 앞서는 한 우리가 지향하는 선진 사회는 요원하다. 장애인에 대한 차별이 아니라 다름과 차이를 인정하고, 배려하는 패럴림픽 정신을 일상에서 구현하는 일이 시급하다.
  • IMC 게임즈 ‘페미니즘 사상검증’ 논란에 민주노총·민우회 항의 성명

    IMC 게임즈 ‘페미니즘 사상검증’ 논란에 민주노총·민우회 항의 성명

    게임회사 대표가 페미니즘 사상검증을 했다는 논란과 관련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등 시민·노동단체가 항의 성명을 발표했다.민주노총은 27일 ‘IMC 게임즈는 여성노동자에 대한 페미니스트 사상 검증과 전향 강요를 중단하라’는 제목의 성명을 냈다. 민주노총은 “IMC 게임즈는 26일 밤 ‘원화 작가가 메갈 트위터 이용자로 의심된다’는 게임 이용자 항의에 따라 회사 대표가 직접 당사자를 개인 면담한 내용을 게시했다”면서 “여성이 반사회적인 사상인 페미니즘에 물들었다는 이유로 해고까지 불사하겠다는 여성혐오 게시글을 큰 충격과 공포를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은 “여성혐오주의자와 반 페미니스트들은 ‘한남’이라는 표현이 불쾌하다면 그 어원을 생각해보고 그간 여성에 행한 차별과 폭력을 돌아봐야 할 것”이라면서 “IMC 게임즈는 지금 당장 여성노동자에 대한 사상검증과 전향 강요를 중단하고 성 평등한 일터를 만들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한국여성민우회도 ‘IMC 게임즈의 노동권 침해 및 페미니즘 사상검증을 규탄한다’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민우회는 “성차별에 강경히 반대하는 것이 메갈이라면 우리는 메갈이다”라면서 “우리는 변질된 페미니즘과 그렇지 않은 페미니즘을 판별하여 허락하는 것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민우회는 “한국사회는 더이상 기존의 남성중심적 권력 구조를 유지하기 위해 페미니스트를 공격하는 행위를 용납해선 안 된다”면서 “또 사측이 직무와 무관하게 노동자의 정치적 입장을 검열, 판별, 검증하여 유무형의 불이익을 가하는 것은 노동권과 기본권을 침해하는 명백한 불법행위”라고 주장했다. 한편 넥슨이 서비스하는 게임 ‘트리 오브 세이비어’의 콘셉트를 그릴 원화가 A씨는 페미니즘 커뮤니티 ‘메갈리아’와 관련한 게시물을 트위터에 옮기고 민우회 계정 등을 팔로했다는 이유로 네티즌들의 지적을 받았다. A씨는 “논란을 일으켜 죄송하다며 팔로를 취소하고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IMC게임즈의 김학규 대표는 “A씨와 직접 면담한 결과 메갈 활동에 동참한 적 없는 평범한 사람”이라면서 “당사자가 정직원이기 때문에 회사에서 쉽게 해고가 곤란하다던가 하는 문제를 떠나 정말로 반사회적인 사상을 추구하는 사람은 동료로서 함께 일하고 싶지 않다”는 내용의 글을 공지해 ‘페미니즘 사상검증’을 했다는 논란이 일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성폭력 피해자가 나약하지 않음을 보여주고 싶었다

    성폭력 피해자가 나약하지 않음을 보여주고 싶었다

    편견에 맞서 인생의 ‘다크 챕터’ 넘길 수 있어… 가해자 잘못인데 수치심 갖지 않길… 예술·문화 통해 성폭력 ‘토론의 장’ 활발해져야“흔히 사람들은 성폭력 피해자들은 나약하고 자신이 겪은 일을 수치스러워할 것이라고만 생각합니다. 실제론 그렇지 않아요. 엄연히 그 사건이 있기 전 그들이 보내온 과거가 있었고 또 그들 앞엔 밝은 미래가 놓여 있습니다. 저는 이 책을 통해 피해자들이 (세상의 편견에 대해) 저항하고 회복할 수 있는 힘을 지닌 존재라는 것을 밝히고 싶었습니다.” 대만계 미국인 작가 위니 리(40)는 2008년 4월 북아일랜드 수도 벨파스트에서 하이킹을 하던 중 성폭행을 당했다. 가해자는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15세의 북아일랜드 유랑민 소년이었다. 예상치 못한 이 사건은 그녀의 인생을 크게 뒤흔들었다. 성공한 영화제작자로서 활동하던 그는 사건 이후 외로움과 고립감 때문에 힘든 시간을 견뎌야만 했다. 그럼에도 그는 인생의 어두운 ‘챕터’에 대해 말하기로 결심했다. 장편소설 ‘다크 챕터’(한길사)는 그가 뼈아픈 상처를 극복하는 과정에 대한 자전적 고백이다. 작가의 첫 소설인 이 작품은 지난해 영국 가디언의 ‘독자가 뽑은 최고의 소설’로 선정됐다.아시아 지역에서 처음으로 책이 출간된 한국을 찾은 위니 리는 26일 기자들과 만나 “한국에서 현재 미투 운동이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는 기사들을 많이 접했는데 이런 시기에 맞물려 책을 출간하게 돼 기쁘다”면서 “그동안 권력을 유지하고 있었던 가해자로부터 피해를 당한 피해자, 생존자, 페미니스트들과 만나 여러 이야기를 나누고 연대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어쩌면 평생 숨기고 싶었을지도 모르는 자신의 내밀한 경험을 타인에게 털어놓기는 쉽지 않았을 터다. 작가는 “사건 발생 직후 5년간 내 삶을 재건하는 동안 나의 경험을 가까운 사람들에게 털어놓았는데 뜻밖에 그들로부터 나와 비슷한 이야기를 많이 듣게 됐다”면서 “그만큼 우리 사회에 성폭력이 만연하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이를 글로 옮기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에 용기를 냈다”고 집필 계기를 밝혔다. 이어 “피해자들이 수치심 때문에 자신의 피해 사실을 공개적으로 말하거나 신고하는 것을 꺼리는데 수치심은 피해자 내면에서 ‘만들어지는’ 감정”이라면서 “성폭행은 무조건 가해자의 잘못이기 때문에 피해자가 그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작가는 자신이 그랬듯이 피해 경험을 적극적으로 밝히고 공유하는 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서구에서도 중상류층 여성들이 성폭행을 당하면 언론에 보도되지만 이민자나 외국인 노동자 여성들이 성폭행을 당하면 이슈가 되지 않는데 이는 큰 문제다. 그래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경험을 공유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SNS에서는 피해자들이 익명성을 보장받으면서 편안하게 이야기할 수 있고 사회적으로 이런 이야기들이 공유되면 여러 개의 점이 연결되듯 연대를 구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작품에서 주목할 점은 작가가 가해자와 피해자의 시선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균형감 있게 당시 상황을 서술했다는 점이다. 작가는 여성에 대한 혐오와 성폭행을 가볍게 여기는 태도를 가해자의 목소리로 옮겨놨다. 위니 리는 “그 소년은 내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지만 한편으로는 무엇이 이 아이를 이렇게 만들었을지 궁금증이 생겼다”면서 “사회 하층민인 이 아이가 가해자가 될 수밖에 없었던 사회적인 요인 등을 파악하고 공유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성폭력 문제가 지속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가해자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있어야만 피해를 근절하고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작가는 현재 런던정치경제대학에서 커뮤니케이션·미디어 박사 과정을 밟으며 성폭력에 대한 공개적인 담론과 SNS의 역할을 연구하고 있다. 2015년 자신과 비슷한 경험을 한 여성들을 대변하는 단체 ‘클리어 라인스 페스티벌’을 설립했으며 아트디렉터로 활동하고 있다. “연극, 코미디, 문학, 영화 등 예술과 문화를 통해 성폭력에 관한 토론의 장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실제로 2015년, 2017년에 행사가 열렸을 당시 참여자들 간의 토론이 많이 이루어졌죠. 현재 미국과 스코틀랜드에서 같은 형태의 페스티벌을 준비 중입니다. 한국판 ‘클리어 라인스 페스티벌’에 관심 있는 분들이 많다면 앞으로 열릴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봅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甲男세상, 乙女의 반격] 과음 술자리 줄고 性 인식 개선… 남녀간 대결·갈등은 부작용

    [甲男세상, 乙女의 반격] 과음 술자리 줄고 性 인식 개선… 남녀간 대결·갈등은 부작용

    우리 사회를 휩쓸고 있는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운동이 단순히 성폭력 피해를 폭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회 전반에 뿌리내린 왜곡된 성 인식을 개선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남성과 여성 사이에 대결 구도를 형성해 갈등을 유발하는 등 그 부작용도 만만찮다.무엇보다 직장의 과도한 회식과 음주가 예전보다 상당히 절제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변화로 꼽힌다. 직장인 A(25·여)씨는 최근 회식을 가벼운 마음으로 즐겼다. 술을 강요하던 분위기가 싹 사라졌고, 2차 참석 여부도 자율에 맡겼기 때문이다. 또 무조건 ‘부어라 마셔라’하는 모습도 찾아볼 수 없게 됐다. 남자 직원들은 실내야구장으로, 여자 직원들은 카페로 각각 발걸음을 옮겼다. A씨는 26일 “미투 운동 이후 노래방 가자는 말은 이제 금기어가 됐다”면서 “남성 중심의 회식 문화와 그 속에서의 ‘강요’가 사라졌다는 점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각 기업도 직장 내 성폭력 예방 교육을 강화하는 등 선제 대응에 나서고 있다. 공직사회 역시 최근 잇따른 미투 폭로에 긴장하면서 실태조사와 예방에 힘을 쏟고 있다. 대학의 신입생 예비교육(OT)과 모꼬지(MT)도 거의 ‘상전벽해’ 수준으로 달라졌다. 얼마 전에 과 MT를 다녀온 B(19)씨는 “가기 전 성희롱·성추행 예방교육을 받았고 별 탈 없이 MT가 마무리됐다”면서 “혹시 모를 성추행 상황이 벌어질까 봐 여학생들과는 술자리를 따로 했고, 술도 강요하지 않고 원하는 사람만 자연스럽게 마시도록 해 과음하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고 귀띔했다. 한 지방대에 다니는 황모(20)씨는 “미투 운동 이후 남자들의 성감수성이 크게 높아진 것 같다”면서 “여성을 비하하는 욕설을 자주 쓰던 친구도 말버릇을 고쳤다”고 전했다. 여성의 권리를 중시하는 ‘페미니즘’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 높아졌다. 지난 25일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인 ‘텀블벅’에서 펀딩이 마감된 강릉 명륜고 최승범 교사의 저서 ‘저는 남자고, 페미니스트입니다’는 목표 금액 200만원을 훨씬 뛰어넘는 2500만원을 모아 출간에 성공했다. 프랑스의 페미니스트 만화가가 한국의 여성 혐오를 그렸다는 ‘어쩌면, 나의 이야기’와 페미니즘 소설집 ‘사바트’ 등도 목표를 초과해서 달성했다. 페미니즘 굿즈도 인기다. ‘걸 파워’(Girl Power), ‘위 슈드 올 페미니스트’(We Should All Feminist) 등의 문구가 적힌 티셔츠, 휴대전화 케이스, 엽서, 텀블러, 에코백 등 다양한 상품들이 10~30대 여성을 중심으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판매자들은 수익금 일부를 성폭력 피해자들을 위한 단체에 기부하는 등 페미니즘 마케팅에 나섰다. 물론 ‘상업성’에 물들었다는 비판도 끊이지 않는다. 그러나 미투 운동의 역풍도 예사롭지 않다. 최근 트위터와 페이스북에는 ‘미투, 페미니즘, 남성 차별을 미러링한다’고 소개한 ‘유투’(YouToo) 계정이 생겼다. 이 계정의 운영자는 “성범죄 무고죄로 인한 피해를 고발하고 남성이 당하는 차별을 공론화하겠다”고 밝혔다. 한 크라우드펀딩 사이트에는 ‘90년생 김지훈’ 프로젝트 글이 올라왔다. 일상 속 여성이 겪는 성차별을 담아낸 베스트셀러 ‘1982년생 김지영’에서 제목을 따온 소설로 남성이 겪는 역차별을 말하겠다는 취지다. 가해자에 대한 ‘역가해’도 문제시되고 있다. 최근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이화여대 조형예술대학 교수와 음악대학 관현악과 교수의 연구실 입구에 학생들이 붙인 메모지에는 인신공격성 내용도 적잖이 발견됐다. ‘교수님 뻥 아니고 진짜 연주 못해요?’, ‘네 바이올린이 불쌍하다’, ‘니 몸매 레고’ 등과 같이 성폭력과 무관한 내용의 메모들이다. 한 이화여대생은 “죄는 미워해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아야 한다”면서 “가해자에 대해 정당한 비판을 해야지, 아무런 근거 없이 비난을 위한 비난을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미투 운동이 남녀의 성대결로 변질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조회정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폭력예방강사는 “유투 운동은 기본적으로 젠더 폭력을 구조 속에서 읽지 못하는 성감수성 부족에서 발생한다”면서 “일반적으로 권력을 가진 직업으로 생각되던 검사도 언론을 통해서야 미투 폭로를 했는데 그보다 힘이 없는 피해자들에게 ‘얼굴을 공개하라. 우리가 판단해주겠다’고 하는 것은 입을 막는 것과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곽도원 협박 호소 “전화로 돈 요구..너도 한마디면 끝나”

    곽도원 협박 호소 “전화로 돈 요구..너도 한마디면 끝나”

    배우 곽도원이 ‘미투’ 폭로 협박을 당한 사실이 밝혀졌다.곽도원 소속사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곽도원이 ‘미투’ 폭로를 빌미로 협박을 당했다”는 내용이 담긴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곽도원 소속사 대표를 맡고 있는 임사라는 지난 24일 “그저께 곽도원 배우가 연희단거리패 후배들로부터 전화를 받았다”며 “힘들다고 도와달라는 내용이었는데, 그 분들 입에서 나온 말은 당혹스러웠다. 곽도원이 연희단 출신 중 제일 잘나가지 않냐며 ‘다 같이 살아야지. 우리가 살려줄게’라는 말을 듣고 촉이 왔다”고 운을 뗐다. 이어 임사라는 “후배들을 아끼는 곽도원의 마음을 알기에, 4명의 피해자 뿐 아니라 17명 피해자를 도울 방법을 찾기 위해 스토리펀딩을 해보면 적극 기부를 하겠다. 부담스러우면 변호인단에 후원금을 전달하겠다고 했는데, 돈이 없어서 그러는 줄 아냐면서 버럭 화를 냈다”며 “적극적 활동하는 것은 우리 넷 뿐이니 우리한테만 돈을 주면 된다. 계좌로 돈을 보내라고 했다”고 고백했다. 특히 이들은 협박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사라 대표는 “여러 차례 전화와 문자가 오면서 협박성 발언들도 서슴치 않았다”며 “너도 우리 한 마디면 끝나라는 식이었다. 걸리는 일이 있으면 글을 쓸게 아니라 그들 말대로 돈을 보냈을 것이다. 같은 여자로 너무 부끄러웠고, 마음을 다친 피해자를 생각하는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고 말했다. 이에 임사라 대표는 많은 고민을 하며 미투 운동의 퇴색을 염려했다. 당초 곽도원이 허위 미투를 고소하지 않은 것 역시, 함께 하겠다는 뜻이었던 만큼, 이번에도 고소는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가만히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있을 수는 없다”며 미투 운동이 퇴색되면 안된다는 뜻을 강하게 어필했다. 끝으로 임사라 대표는 “어느 순간부터 우리는 미투운동의 흥분에 사로잡힌 것 같다. 미투운동이 남자 vs 여자의 적대적 투쟁이 되어버렸다”며 “이번 일을 보면, 미투운동은 남자들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은 분명하다. 성에 이용 당하고 성을 이용하고, 이용 당하는 것을 또다시 이용한다. 미투운동이 흥분을 좀 가라앉히고 사회 전체가 조화롭게 변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바라고 있다”고 생각을 밝혔다. <이하 임사라 대표 페이스북 글 전문> 오랜만에 글을 올립니다. 변호사가 되고 얼마 되지 않아 우리나라에 ‘성폭력 피해자 국선변호사’ 제도가 생겼습니다. 관할 기관이 검찰청이라는 것 외에는 담당자도, 보수도 아무것도 정해진게 없을 때였지만 기꺼이 신청하고 첫 성폭력 피해자 국선변호사가 되었죠. 대전에 변호사 수가 500명이 되가는 상황에서, 신청자는 20명. 그 중에서도 여자변호사는 4명이어서 2년동안 대전 지역 성범죄 사건의 3분의 1 이상이 제 손을 거쳐갔다고 할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한달에 50건 이상 사건을 했지만, 정작 저를 지치게 만든 건 업무량이 아닌 피해자가 아닌 피해자들이었습니다. 회의감이 들었습니다. 목소리, 말투만 들어도 이건 소위 꽃뱀이구나 알아맞출 수 있을 정도로 촉이 생기더군요. 변호사를 그만두고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들어온지 이제 두 달이 되었습니다. 아시다시피, 대표가 됐단 소식이 나가고 얼마 되지않아 큰 해프닝이 있었습니다. 곽도원 배우 허위 미투. 스티브잡스가 ‘connecting the dots’란 말을 했었죠. 점처럼 찍어왔던 무관한 경험들이 하나의 선이 되었다는.. 홍보회사 출신, 변호사, 성폭력 전담 업무.. 이 경험들이 다행히 하나의 선을 이루어 해프닝을 해프닝으로 끝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제 곽배우가 연희단거리패 후배들(이윤택 고소인단 중 4명)로부터 전화를 받았습니다. 힘들다 도와달라는 내용이었습니다. 물론 선배로서 도울 수 있습니다. 돕고 싶었습니다. 어젯밤 만나기로 약속했고 약속장소에 나갔는데, 변호사인 제가 그 자리에 함께 나왔단 사실만으로도 심하게 불쾌감을 표하더군요. 그 분들 입에서 나온 말들은 참 당혹스러웠습니다. 곽도원이 연희단 출신 중에 제일 잘나가지 않냐, 다같이 살아야지, 우리가 살려줄게(???!!!!!) 안타깝게도... 촉이 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배들을 아끼고 사랑하는 배우의 마음을 알기에, 저는 이 자리에 있는 4명의 피해자 뿐만 아니라 17명 피해자 전체를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 스토리펀딩을 해보는건 어떠냐, 그럼 거기에 우리가 나서서 적극 기부를 하겠다, 스토리펀딩이 부담스러우면 변호인단에 후원금을 전달하겠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왜 슬픈 예감은 틀리지 않는걸까요.. 우리가 돈이 없어서 그러는줄 아냐면서 싫다고 버럭 화를 내더군요. 그 후, 제가 자리를 비운 사이 배우에게 피해자 17명 중에 적극적으로 활동하는건 우리 넷뿐이니 우리한테만 돈을 주면 된다. 알려주는 계좌로 돈을 보내라. 고 했다더군요. 더 이상 듣고 있을 수가 없어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오늘 여러 차례 전화와 문자가 왔습니다. 불쾌했다 사과해라.. 뿐만 아니라 형법상 공갈죄에 해당할법한 협박성 발언들까지 서슴치 않았습니다. ‘너도 우리 말 한마디면 끝나’라는 식이죠. 이런 협박은 먹힐리가 없습니다. 뭔가 걸리는 일이 있었다면, 여기에 글을 쓰는게 아니라 그들 말대로 돈으로 입부터 막아야 했을테니까요. 같은 여자로서 너무나 부끄러웠고, 마음을 다친 내 배우와 다른 피해자들을 생각하니 분노가 치밀어 올랐습니다. 이 분들을 만나고나서 참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언론에 제보를 할까, 공갈죄로 형사고소를 할까, 우리 배우가 다시 이러한 일로 언급되는게 맞는 일일까. 무엇보다도 나머지 피해자들의 용기가, 미투운동이 퇴색되는 것은 아닐까 걱정이 되었습니다. 곽도원 배우에 대한 허위 미투 사건 이후, 상처는 남았습니다. 출연하기로 했던 프로그램이 취소되기도 했고 영화 촬영 일정도 한 달 이상 미뤄졌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허위 글을 올린 사람을 고소하지 않은 것은, 그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withyou 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이번 일도 마찬가지입니다. 언론 제보나 형사 고소는 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그렇지만 가만히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있을 수는 없었습니다. 이 사람들이 이러한 행동을 지속한다면 자신을 헌신해 사회를 변화시키려던 분들의 노력까지 모두 쓰레기 취급을 받게 될 수도 있으니까요. 변화에는 진통이 수반됩니다. 저는 미투운동으로 우리 사회가 변화하고 있다고 믿습니다. 오늘 제가 겪은 혐오스럽고 고통스러운 일들이 변화에 따른 일종의 진통과도 같은 것이겠지요. 어느 순간부터 우리는 미투운동의 흥분에 사로잡힌 것 같습니다. 미투운동이 남자 vs. 여자의 적대적 투쟁이 되어버렸죠. 이번 일을 보면, 미투운동은 남자들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은 분명합니다. 성에 이용당하고 성을 이용하고, 이용 당하는 것을 또다시 이용하는... 저는 미투운동이 흥분을 좀 가라앉히고 사회 전체가 조화롭게 변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혐오를 혐오하자] 일상화한 혐오표현에 무딘 사회

    [혐오를 혐오하자] 일상화한 혐오표현에 무딘 사회

    혐오를 혐오하자 [2] 일상화한 혐오표현에 무딘 사회 최근 여자 연예인들을 향한 ‘페미니스트 공격’이 반복되고 있다. 지난달 한 연예인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GIRLS CAN DO ANYTHING’(여성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이라는 글이 적힌 스마트폰 케이스가 보이는 사진을 올렸다. 그러자 일부 팬들이 그 글은 ‘페미니스트를 대변하는 문구’라면서 비난을 쏟아냈다. 이후 사진은 삭제됐다. 얼마 전에는 또 다른 연예인이 휴가 중에 책 ‘82년생 김지영’을 읽었다는 이유로 일부 팬들이 인신공격성 ‘탈덕’(팬에서 탈퇴한다는 뜻) 인증샷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리며 그를 공격했다. 결국 두 사람은 페미니즘을 남성을 향한 혐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로부터 혐오를 당했다.‘혐오’는 단순히 상대방을 감정적으로 싫어하는 것을 넘어서 어떤 집단에 속하는 사람을 모욕하고, 차별하고, 그에 대한 편견을 부추기는 행위 등을 망라한다. 심하게는 신체와 생명을 위협하는 행위로 나타나기도 한다. 혐오는 차별이 존재하는 위계구조 안에서 발생한다. 불평등한 관계 속에서 상대방에게 수치심과 모욕감, 두려움을 주고 차별을 조장하는 말과 행동, 즉 혐오표현은 주로 여성, 성소수자, 이주민, 장애인 등 힘없는 ‘소수자’를 겨냥하고 있다. 여성혐오적 악성 댓글 등으로 여자 연예인들에게 고통을 준 사람들, 그들은 가부장제를 기반으로 한 오랜 성차별 구조를 없애고, 모두가 자유롭고 평등하게 공존하는 사회를 만드려는 페미니즘을 남성혐오라고 낙인 찍는다. 하지만 실제로 차별과 혐오의 대상이 되고 있는 쪽은 주로 여성이다. 지금도 노동시장에서 저임금에 시달리고, 고용률도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일을 하면서도 가사·육아노동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면서 성폭력 등 강력범죄 피해를 수시로 겪는 쪽은 여성이다. 여전히 이 사회는 남성 중심적이고 남성 편의적이다. 일상적 차별과 폭력에 노출된 여성 여성가족부와 통계청이 지난해 공동 발표한 ‘2017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2016년 기준)에 따르면 남성 임금노동자 중 비정규직이 차지하는 비율은 26.4%이지만 여성 임금노동자 중 비정규직 비율은 41.0%다. 또 남성 고용률은 71.1%인 반면 여성 고용률은 50.2%에 그쳐 있다. 여성 월평균 임금도 186만 9000원으로 남성 임금의 64.1% 수준에 불과하다. 또 대검찰청의 ‘범죄분석’ 자료에 따르면 살인·강도·방화·성폭력 등 강력범죄로 인한 여성 피해자는 2010년 2만 930명에서 2015년 2만 7940명으로 증가한 반면, 남성 피해자는 같은 기간에 4403명에서 3491명으로 줄었다. 특히 강력범죄 여성 피해자 중 성폭력 피해자의 비중은 2010년 85.3%에서 2015년 94.1%로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공익 인권변호사 모임 ‘희망을 만드는 법’의 류민희 변호사는 “남성인 어느 개인도 빈곤에 시달리고, 차별과 폭력 등 많은 불행을 겪었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차별은 여성혐오의 역사적, 체계적, 제도적인 맥락에 견줄 수 있는 정도의 남성혐오가 직접적인 원인인 경우는 드물 것”이라면서 “남성혐오라는 단어도 실제 남성임을 이유로 차별을 겪은 사람들이 자주 사용했다기보다는 페미니즘을 악마화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오용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류 변호사는 “페미니즘은 배제받고 차별받는 사람들을 위한 사회 정의 운동이다. 전통적인 남성성과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차별을 겪은 남성, 이를테면 출산휴가를 사용했다는 이유로 차별을 받거나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해고를 당한 남성 등의 가장 큰 연대자는 사실 비슷한 차별을 겪었던 소수자, 그리고 페미니스트였다”고 강조했다. 점잖아 보이지만 알고 보면 혐오표현 ‘저는 동성애는 반대하지만 동성애자를 차별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정치인을 비롯해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유력 인사들이 자신은 성정체성에 대해 개방적인 태도를 갖고 있다는 식으로 자주 사용하는 어법이다. 겉으로는 점잖은 표현 같다. 하지만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이 현존하는 상황에서 이런 어법 역시 당사자들에게 고통을 주고, 당사자들에 대한 사회적 배제를 강화하는 해악을 초래한다. 이주영 서울대 인권센터 전문위원은 “동성애를 반대한다고 하면서, 동성애라는 성적지향을 자신의 정체성의 한 부분으로 갖고 있는 사람을 동등한 존재로 인정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면서 “이런 모순적인 말이 아무 문제가 없는 것처럼 통용되는 사회에서는 성소수자들의 존재 자체가 찬반의 대상이 됨으로써 성소수자들이 동등한 인격적 존재로서 함께 살아가는 것을 어렵게 한다”고 밝혔다. 이 전문위원은 “사람의 존재는 찬성과 반대의 대상이 될 수 없다. 특히 공적인 위치에 있어 발언의 사회적 영향력이 큰 사람들이 이런 발언을 하는 것은 성소수자들에게 미칠 차별적 효과가 더 크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류 변호사도 “어떤 존재를 반대한다는 생각은 대체로 ‘당신은 존재 자체로 옳지 않으니 고치게 해주겠다’는 시혜를 가장한 인권침해로 이어지거나, ‘당신은 존재 자체로 옳지 않으니 차등 대우는 정당하다’는 차별로 이어진다”면서 “평등은 낯설 수 있는 이웃의 소수자성을 모두 좋아하라는 의미는 아니지만 존재에 대한 반대는 허용하지 않는다. 가장 무서운 차별과 폭력이 저런 표현에서부터 시작되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어떤 표현이 혐오표현인지를 결정하는 기준은 겉으로 드러난 표현의 수위보다는 사회적 맥락 속에서 그 표현이 갖는 효과다. 이를테면 장애인에게 ‘제가 기도를 하면 나을 수 있다’는 식의 말은 당사자에게 배려가 아닌 혐오로 다가온다. 이 전문위원은 “‘기도하면 나을 수 있다’는 말은 장애를 가진 사람의 현재 상태가 ‘온전하지 않고 고쳐져야 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즉 장애는 극복의 대상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면서 “장애가 삶에 있어 어려움이 되는 것은 비장애인 중심의 사회 환경과 제도 때문”이라고 밝혔다. 혐오할 자유란 없다 일각에서는 혐오표현도 결국 하나의 표현이기 때문에 표현의 자유로서 존중받아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표현의 자유를 보장한다고 하더라도 그 표현이 다른 사람의 존엄성과 평등권, 차별로부터 보호받을 권리 등을 훼손한다면 표현의 자유가 우선시될 수는 없다.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해 공개한 ‘혐오표현 실태조사 및 규제방안 연구’ 보고서는 “타인의 존재와 자존감을 부정할 정도로 적대적 감정을 분출하거나, 오로지 타인에게 경멸과 혐오의 감정을 전달해 피해를 주려는 의도로만 이루어지는 감정 표현들은 표현의 자유의 보장 취지에 맞지 않는다”면서 “혐오표현이 당연히 표현의 자유의 보호 범위에 포함된다고 이해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 전문위원도 “표현의 자유는 두텁게 보호돼야 하지만 표현의 자유에도 한계가 있다. 특히 다른 사람들을 차별하고 배제하는 효과를 나타내는 표현은 그들의 인권을 침해하기 때문에 제한 대상이 될 수 있다”면서 “더군다나 혐오표현으로 인해 사회적 소수자들이 사회에서 위축되고, 사회적 발언을 통해 자신들의 권리를 주장하는 일이 어렵다면 표현의 자유의 내재적 가치 측면에서도 혐오표현은 사회적 규제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할아버지 어때요?”…트럼프 손자, 상어 낚았다

    “할아버지 어때요?”…트럼프 손자, 상어 낚았다

    할아버지가 보면 흐뭇해 할 만한 사진이 인스타그램에 게재돼 화제에 올랐다.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USA투데이 등 현지언론은 지난 주말 플로리다주의 해상에서 한 소년이 커다란 상어를 낚았다고 보도했다. 소년의 '월척' 사진에 전미 언론이 주목한 이유는 주인공이 다름아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40)와 손자 트럼프 3세(8)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주니어는 "지난 주말 아들이 생애 첫번째 황소상어를 낚았다"면서 "몸무게가 350~400파운드 정도로 힘들게 잡았다"고 인스타그램에 적었다. 이어 "상어는 사진 촬영 후 다시 친구들에게 풀어줬다"고 덧붙였다.       특히 현지 언론이 트럼프가의 상어 낚시에 주목한 이유는 하나 더 있다. 바로 트럼프 대통령이 상어 혐오론자로 유명하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과거 자신의 트위터에 "상어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으며 베트남 방문시에는 상어 지느러미 수프를 먹어 구설에 오른 바 있다. 만약 손자의 상어 낚시 사진을 할아버지가 봤다면 흐뭇해 할 이유인 셈. 한편 트럼프 주니어 역시 최근 이혼 소송으로 언론의 주목을 받고있다. 얼마 전 부인 바네사 트럼프가 뉴욕주 법원에 이혼소송을 제기했으며 이유는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두 사람은 지난 2005년 결혼해 슬하에 자녀 5명을 두고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윤서인, ‘조두순 웹툰’ 청와대 답변에 “표현의 자유 없는 나라” 불만

    윤서인, ‘조두순 웹툰’ 청와대 답변에 “표현의 자유 없는 나라” 불만

    아동 성폭행범인 조두순이 복역을 마치고 출소해 피해 여아를 찾아가는 만화를 그린 웹툰작가 윤서인씨를 처벌해 달라는 국민 청원에 청와대가 “예술의 자유 영역은 지켜져야 하지만 타인의 명예나 권리를 침해할 경우 명예훼손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윤씨는 이런 답변을 의식한 듯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이 나라에는 표현의 자유가 없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청와대는 극우성향의 인터넷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 폐지를 요구하는 국민청원에 대해서는 유보적인 입장을 밝혔다. 김형연 청와대 법무비서관은 23일 청와대가 SNS에 중계하는 생방송 ‘11시 50분 청와대입니다’에 나와 이렇게 말했다. 김 비서관은 논란이 된 윤씨의 웹툰과 관련해 “어떤 만화가를 섭외하고 어떤 내용의 만평을 게재하느냐는 언론의 자유영역”이라면서 “만화가가 어떤 내용의 만평을 그리느냐는 예술의 자유영역”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김 비서관은 “언론과 출판이 타인의 명예나 권리를 침해해서는 안 된다는 헌법 규정과 형법 및 정보통신망법에 따라 명예훼손죄로 처벌받을 수는 있다”고 덧붙였다.김 비서관은 “청와대는 개별 사건에 대해 수사 지휘나 지시를 하지 않는다”면서 “명예훼손이나 모욕죄는 피해자 의사가 무엇보다 중요한데 해당 만평에 대한 피해자 측 대응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해당 만평은 당시 거센 비판 속에 공개 10여분 만에 삭제됐다. 윤씨는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에게 사과문을 게재한 바 있다. 이와 관련, 김 비서관은 “국민 비판을 통해 문제 만평이 10분 만에 퇴출되는 ‘자율 규제’가 작동했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면서 “가짜뉴스나 명예훼손·혐오 표현 등은 그 표현의 대상에게만 해악을 끼치는 게 아니라 우리가 힘들게 쌓아온 민주주의 가치, 평등과 공존의 가치를 훼손한다”고 밝혔다. 이날 청와대의 답변이 발표된 뒤 윤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서인의 짧은 <표현의 자유> 강의’란 글을 올렸다.윤씨는 “표현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는 것은 ‘도(道)’가 아니라 ‘법(法)’이어야 한다”면서 “표현의 영역에서 ‘자율규제’란 국민이 서로서로 자율적으로 감시하고 규제하는 공산주의식 5호 담당제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윤씨는 “이 나라에는 이미 표현의 자유가 없다”고 적었다. 김 비서관이 언급한 ‘자율규제’에 직접적인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청와대는 일베를 폐지해 달라는 청원에 대해 당국이 그간 일베의 불법유해 정보에 대한 삭제를 요구해왔지만 이를 사이트 폐쇄기준에 해당하는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김 비서관은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가 그동안 불법유해정보 신고 내용을 중심으로 일베에 게시글 삭제 등을 요구해왔다”면서 “일베의 불법정보 게시글 비중 등이 사이트 폐쇄기준에 이르는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 비서관은 “명예훼손 등 불법정보에 대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통심의위) 심의 후 방통위가 해당 정보의 처리 거부·정지·제한을 명할 수 있다”면서 “개별 게시글이 아니라 웹사이트 전체를 불법정보로 보고 폐쇄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있고, 웹사이트 전체 게시글 중 불법 정보 비중과 해당 웹사이트의 제작 의도 등이 사이트 폐쇄기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그는 “방통위가 방통심의위와 협의해 차별·비하 사이트에 대한 전반적인 실태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실태조사 결과에 따라 문제가 심각한 사이트는 청소년 접근이 제한되는 청소년 유해 매체물로 지정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최근 5년간 차별·비하 내용으로 문제가 돼 심의 후 삭제 등 조치가 이뤄진 게시물 현황을 살펴보면 2013년 이후 제재 건수가 가장 많은 곳이 일베 사이트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일베 사이트는 2013년 이후 2016년에만 2위로 밀렸을 뿐 거의 해마다 1위 제재 대상이었다. 김 비서관은 “이번에 발표한 대통령 개헌안에서 정부는 ‘언론·출판의 자유’를 ‘언론·출판 등 표현의 자유’로 바꿔 표현의 자유를 더 강조했다”며 “표현의 자유는 중요한 가치이지만 헌법에도 명시됐듯이 모든 국민은 언론·출판의 자유를 갖는 동시에 타인의 명예나 권리를 침해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세월호 희생자에 대한 험담 글을 올린 일베 회원에 대해 징역 1년을 선고한 대법원 확정판결을 비롯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불법정보와 가짜뉴스 등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에 따라 엄벌에 처해질 수 있다”고 관련 처벌 사례를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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