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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캠퍼스 밖 총여 2막, 성평등 응원하다

    캠퍼스 밖 총여 2막, 성평등 응원하다

    “대학 내 제도 변혁을 위한 이슈 파이팅에 더불어 20대의 섹슈얼리티 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20대 페미니스트 그룹으로, 대학의 경계를 가로질러 ‘총여 정치의 2막’을 열고자 합니다. 학생 사회에서 소멸하고 있는 대안 세력으로서, 누구도 시작한 적 없는 새로운 운동을 만들어 갑니다.” 지난해 9월 혐오와 차별이 없는 ‘새로운 대학’을 건설하기 위한 목적으로 탄생한 범대학 페미니스트 공동체 ‘유니브페미’의 소개글이다. 이 단단한 선언은 유니브페미가 지향하는 목표이자 대학을 평등한 공간으로 바꾸겠다는 의지 그 자체다. 각 대학의 내부가 아닌 대학 밖에서 페미니스트들이 연대할 수 있는 공동체가 탄생한 건 공교롭게도 대학이 생각만큼 평등한 공간이 아니기 때문이다. 2018년 여러 대학에서 총여학생회가 줄줄이 폐지되는 가운데 대학 내 페미니스트들은 공격의 대상이 됐고 여성주의 활동 역시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단과대 여학생위원회나 여성주의 학회 등 풀뿌리 조직의 활동도 타격을 입었다. 그럼에도 대학에서 여성 정치와 페미니즘에 대해 이야기하는 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활동가들은 대학 안에서 활동하기 어렵다면 대학 밖에서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들과 손을 잡으면 된다고 생각했다. 학내에서 고립된 페미니스트들을 잇는 구심점인 유니브페미가 탄생하게 된 배경이다. 대학 내 성평등 제도화와 20대 페미니스트 정치 세력화를 꿈꾸고 있는 유니브페미의 노서영 대표와 윤김진서 집행위원장을 만났다. 총여학생회 재건, 첫 단추를 끼우다2018년 미투 운동에도 총학생회 팔짱만 낀 채 방관 -유니브페미를 창립하게 된 배경에 대해 설명해 주세요. 노서영 2018년에 대학 내에서도 미투 운동이 있었는데 그 당시 총학생회의 학생 대표자들이 당당하게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것을 보고 당시 제가 다니는 학교에서 총여학생회(총여)를 재건해 보자는 운동을 펼치게 됐어요. 총여 새 회장을 뽑자고 제안했는데 오히려 총여를 폐지하자는 총투표가 열렸고 그 결과 우리 학교에서 총여가 폐지됐어요. 우리 학교뿐만 아니라 다른 학교에서 활동하고 있던 총여도 똑같은 형태로 총투표를 통해 폐지되는 일이 지난해까지 이어졌죠. 총여만 폐지된 것이 아니라 대학에서 활동하는 페미니즘 모임이나 여학생위원회, 성평등위원회 등도 영향을 받았어요. 이후 대학 내에서 페미니스트에 대한 낙인이 더 심해졌어요. 자연스럽게 학내 세력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주변 학교에 연대 요청을 하기도 하고 같은 위기를 겪고 있던 학교와 함께 대안을 만들면서 네트워크를 확장해 나갔어요. 처음으로 학교 바깥의 페미니스트들과 직접적으로 만난 계기였죠. 학교에서 물리적인 공간을 빼앗기고 쫓겨난 상황에서 학교 바깥에서 대학 페미니즘 운동을 이어 갈 수 있는 구심점을 만들어 보자는 이야기가 나왔어요. 그 결과 지난해 9월 뜻있는 사람들이 모여 유니브페미를 창립하게 됐습니다. 윤김진서 유니브페미는 회원제로 운영하고 있고 현재 회원은 170여명이에요. 자격 조건을 따로 정해 두지 않아서 재학 여부나 성별에 상관없이 대학 페미니즘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습니다. -단체를 창립할 때 설정한 목표는 무엇이었나요. 노서영 총여가 받았던 비판 중 하나는 학적부상 여성만을 위한다는 점에서 편향적이라는 것이었어요. 유효하지 않은 비판일 때도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페미니스트 내부 혹은 총여 활동가들 사이에서도 진행된 고민이었죠. 총여를 쇄신하려면 학적부에 근거하지 않고 가령 회원제를 운영한다든지 아니면 학생회의 일원으로서 성별에 상관없이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든지의 고민을 이어서 해 보자는 생각을 했어요. 돌이켜 보면 총여가 최근에 했던 활동들은 학적부상 여성에게만 해당하는 사업들은 아니었거든요. 학내 성평등한 분위기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에 대해 더 집중했고, 학내 소수자들의 사안에 가장 열심히 연대했던 단위였어요. 그간 총여가 존재해야 하는 필요성에 대해 설명할 기회조차 얻지 못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유니브페미를 통해 그런 고민을 해 보고 싶었어요. 쫓겨난 사람들이 서로 기대고 연대하는 것에서 시작해서 결국 우리가 계속해서 학내 사안에 목소리를 내고 다시 학생 사회에서도 지지를 얻어 갈 수 있는 페미니즘 정치를 펼쳐 보고 싶습니다.페미니스트들, 학교 밖에서 뭉치다서울 43개大, 성평등 현황 23가지 조사 ‘전무후무’ 유니브페미는 창립 이후 1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다양한 활동을 펼쳐 왔다. 대학 내외부에서 발생하는 여러 페미니즘 이슈에 연대의 목소리를 내고 각 대학의 총학생회 선거 때에는 후보들의 공약이 얼마나 성평등한지 점검하고 있다. 그 가운데 유니브페미가 가장 집중했던 프로젝트이자 구성원들도 주목할 만한 성과로 꼽는 것은 ‘대학 성평등 지수 프로젝트’다. 2016년 강남역 살인사건과 2018년 대학 미투, 불법촬영 규탄 시위 등을 지나오면서 페미니스트들은 끊임없이 성평등한 대학을 요구해 왔지만 기존 대학 평가 항목 중 성평등과 관련한 지표가 하나도 없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프로젝트다. -지난해 12월 ‘서울 소재 4년제 대학 성평등 제도 현황 연구 보고서’를 공개하셨죠. 노서영 교육부에서 매년 대학 평가 공시 자료를 내는데 기껏해야 교수 성비랑 반성폭력 필수 교육 이수율 정도만 공시하거든요. 그 외에는 전혀 알 수 없죠. 보고할 의무도 없고요. 대학 내 인권센터를 비롯해서 성평등 관련 제도 현황을 파악해 보자는 생각에서 각 대학에 정보공개를 청구하거나 학교 당국이나 총학생회에 직접 문의하는 방식으로 객관적인 통계 정보를 모아 보고서를 작성했어요. 지난해 9월부터 약 두 달간 서울 소재 4년제 43개 대학의 성평등 관련 23가지 제도 현황에 대한 연구를 조사했습니다. 대학 내 성희롱·성폭력 전담기구의 독립성, 전임교수 중 여성 비율, 강의평가 시 성인지 감수성 항목, 필수 정규 교과목으로서 인권 및 젠더 강좌 개설 여부, 성중립 화장실 설치 유무 등을 조사하고 각 대학의 종합 순위를 매겼어요. 윤김진서 처음엔 목표를 원대하게 잡아서 전국 대학의 현황을 조사하고 싶었는데 저희가 전문 연구 인력이 아니다 보니 역량적으로 부족해 서울로 한정해서 조사를 하게 됐죠. 그래도 유의미하다고 생각한 건 이걸 통합적으로 조사한 기록이 이전에 한 번도 없었다는 점이에요. 온라인 속 페미니즘, 목소리를 내다온라인 플랫폼, 신고 시스템 갖춰야 여성혐오 줄 것 유니브페미가 올해 집중할 사업의 키워드로 꼽은 건 ‘온라인 공간에서의 페미니즘’이다. 유니브페미는 지난 4월 대학생들이 많이 사용하는 온라인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n번방’ 사건 피해자들에 대한 2차 가해 게시물이 올라오고 있지만 이를 방치하는 회사 측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에브리타임 내 여성 혐오는 도를 지나칠 정도로 심각하다. 코로나19 사태 초기에는 중국인 여학생을 대상으로, 숙명여대 트랜스젠더 합격자 입학 포기 사건 당시에는 페미니스트들을 향한 혐오 발언이 쏟아졌다. -온라인 커뮤니티 내 여성 혐오가 왜 이렇게 심해진 걸까요. 노서영 생각해 보면 대학에 공론장이 없다는 것을 문제의 원인 중 하나로 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대학이라는 공간을 같이 쓰는 사람들이 어떤 사안에 대해 터놓고 이야기하고 문제를 함께 해결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런 환경이 전혀 마련돼 있지 않아요. 그런 상황에서 온라인은 유일하게 대화의 형태를 띤 논의를 할 수 있는 공간처럼 여겨지죠. 오프라인에서 공론장의 역할을 기대할 수 없게 된 상황에서 온라인 공론장이 활성화된 가운데 익명성이 더해지면서 사태가 심각해진 것 같아요. -에브리타임 측에는 어떤 사항을 요구했나요. 윤김진서 혐오 표현을 제재할 수 있는 플랫폼 내 자체 윤리규정을 만들라고 요구했어요. 현재 에브리타임 내 신고 시스템이 있기는 하지만 기계적이거든요. 신고 누적 수가 많으면 해당 게시물이 삭제되고 또 신고 건수가 너무 많으면 계정이 정지당하는 정도예요. 기계적으로 숫자가 많아서 글이 삭제되는 것이 아니라 내용에 따라, 예를 들면 성차별적이거나 혐오 표현이 포함돼 있을 때 삭제되는 시스템을 충분히 구축할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노서영 저희가 에브리타임의 행태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했을 때만 해도 ‘n번방’ 사건이 이슈화된 직후라서 이에 대한 2차 가해 게시물이 정말 많이 올라왔어요. 그런데 이게 어떤 사람을 특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현행법상 명예훼손죄나 모욕죄로는 처벌할 수 없고 저희 역시 ‘게시물을 올린 작성자를 바로 감옥에 보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게 아니에요. 2차 가해 게시물이 계속 양산되는 데에는 온라인 플랫폼의 책임이 있고 최소한 제대로 된 신고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는 거죠. 에브리타임 이용자 수가 약 440만명이에요. 최소한 이용약관 등에 해당 커뮤니티가 어떤 공간을 지향하고 이를 위해서는 무엇을 지켜야 하는지 명확하게 명시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을 했습니다.유니브페미, 그들만의 생존 전략은전국 단위 활동으로 페미니스트 네트워크 구축할 것 대학에서 총여 재건 운동에 참여했었던 두 사람은 ‘괜히 나섰다가 총여 폐지나 시켰다’는 비난을 들었던 적도 있었다. 죄책감이 들었지만 그보다는 책임감이 더 컸다. 대학 밖의 페미니스트들을 연결할 수 있는 단체를 만들고 대학 페미니즘 활동을 계속 이어 갈 수 있게 해야겠다는 목표가 지금의 유니브페미를 만들었다. 두 사람은 유니브페미는 “대학 안에서만 활동하기에는 너무 외롭고 동료가 충분치 않아 대안적인 공간을 필요로 한 페미니스트들의 요구에 응답한 결과”라고 말했다. “한 번 응답을 했으니 어쨌든 끝까지 해 보겠다”는 이들의 다짐이 가볍게 들리지 않았다. -유니브페미의 운영진으로서 앞으로 바라는 점이 있다면 어떤 것인가요. 윤김진서 ‘대학 페미니스트들의 단체’라는 대표성을 가지고 싶어요. 그런 맥락에서 장기적으로는 유니브페미가 전국 단위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단체의 물리적인 활동 반경을 넓히고 싶은데 생각만큼 쉽지 않더라고요. 지난 2월 서울에서 정기총회를 할 때도 전북대 페미니스트 네트워크 운영위원들이 왔었는데 그분들이랑 ‘앞으로 자주 만나요’ 했는데 각자 학교 다니느라 그 이후로는 못 만났어요(웃음). 이런 부분을 해소할 수 있는 대안을 열심히 탐색해 봐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노서영 단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내부적으로 토론을 많이 하고 있어요. 상근 체계나 회원 체계를 좀더 잘 구축했으면 좋겠다는 욕심도 있고요. 앞서 말씀드린 대학 온라인 커뮤니티 문제는 전국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이걸 기점으로 전국 페미니스트들이 연대하는 계기를 만들었으면 좋겠어요. 저희의 숙명과도 같은 페미니스트 간 네트워킹을 잘 하고 단체의 안팎을 단단히 다지는 한 해로 만들고자 합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성과 사회, 그 내밀하고 치명적인 폭력

    성과 사회, 그 내밀하고 치명적인 폭력

    고대 로마에선 `무누스 글라디아토리움´이라는 처형이 공개적으로 열렸다. 칼에 의한 죽음과 불에 의한 죽음, 야수에 의한 죽음으로, 범죄자가 굶주린 맹수에게 갈기갈기 찢겨 죽는 야수에 의한 죽음은 영화에서도 흔한 장면이다. 이런 죽임의 폭력은 황제 숭배의 본질적 요소이며 화려하게 연출된다. 만인 앞에 무시무시한 피의 폭력을 보여 줘 지배자의 권력과 위엄을 다지는 양식이다. 이런 국가 차원의 전시적 폭력은 이제 거의 찾아볼 수 없다. 하지만 약자에 대한 물리적 폭력과 혐오 범죄가 쏟아지고 은폐된 폭력을 까발리는 증언이 폭발한다. 과연 무슨 차이가 있을까. 베를린예술대 교수를 지낸 재독 철학자 한병철 박사는 `폭력의 위상학´을 통해 그 폭력의 역사성과 본질을 날카롭게 파고든다. 특히 지금 시대의 폭력이 오히려 과거의 야만적인 전시성 폭력보다 더 위험하다고 강조해 눈길을 끈다. 폭력의 위상은 다양하게 변해 내려온다. 태고의 희생 제의에서 흔한 `피의 폭력´, 참수를 명하는 고대 `주권자의 폭력´, 중세의 무자비한 `고문 폭력´과 가스실의 `무혈 폭력´, 감정을 짓밟는 `언어 폭력´까지. 폭력은 점차 정당성을 상실해 갔지만 지금 세계에서 폭력은 더 내면화하고 심리화하고 있다는 게 저자의 지론이다. `성과사회는 자기 착취의 사회´라고 단정한 저자는 타인이나 외부에서 오는 테러보다 내재적 테러가 더 위협적이라고 경고한다. 효율성에 쫓긴 사람들은 가해자인 동시에 희생자가 되며 자기 착취와 우울증, 소진의 덫에 걸린다. 이런 `긍정성´의 폭력은 경고도 없고 뚜렷한 적도 없기 때문에 `부정성´의 폭력보다 더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역자의 후기가 인상적이다. “이 책의 어조는 성과사회의 필연적인 파괴와 몰락을 강조하는 것처럼 들리지만 역설적으로 이 저주스러운 굴레에서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 것인가를 묻고 또 묻는 저자의 번민을 드러내 준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떠오른 국가와 버려진 국민(강상중 지음, 노수경 옮김, 사계절 펴냄) 2018년 메이지 150주년을 앞둔 일본 전역에 관한 기행문. 재일 한인 2세로 대표적인 비판적 지식인인 저자가 전국 30여개 일간지에 동시 연재했던 기행문 ‘강상중 사색의 여행 1868년부터’를 묶었다. 그에 따르면 메이지 이후 일본의 역사는 국민을 버리는 정책들로 가득했다. 228쪽. 1만 3800원.조선영화라는 근대(정종화 지음, 박이정 펴냄) 1901~1945년 한국 근대 영화의 역사를 정리했다. 일제강점기 영화를 ‘조선영화’라 부르며 초창기 무성영화 전·후기, 발성영화기, 전시체제기로 구분해 살핀다. 친일 혹은 저항이라는 이분법적 잣대 외에 조선영화를 만드는 데 있어 일제와 식민지 조선의 교섭, 조선과 일본 영화인들 교류의 역사에 초점을 두고 서술했다. 472쪽. 2만 4000원.어떻게 동물을 헤아릴 것인가(셸리 케이건 지음, 김후 옮김, 안타레스 펴냄) 인간과 동물의 도덕적 지위와 의무론적 권리, 윤리적 공존에 관한 고찰. 8년 전 ‘죽음이란 무엇인가’로 인생의 의미를 탐구했던 저자는 사람과 동물의 도덕적 차이를 철학적으로 살피며 무엇이 인간을 가치 있는 존재로 만드는지 곱씹게 한다. 512쪽. 1만 9800원.혐오와 한국 교회(권지성 지음, 삼인 펴냄) 민중신학자인 저자가 한국 개신교는 어떻게 혐오의 첨병이 됐는지 들여다본다. 개신교 교회는 1945년 해방 이래 공산주의, 북한, 국내 좌파에서부터 성소수자, 여성, 장애인, 이슬람교도, 난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대상을 혐오해 왔다고 주장한다. 이런 혐오는 역설적으로 한국 개신교를 성장시킨 동력으로 기능했다. 312쪽. 1만 6000원.플랫폼 노동은 상품이 아니다(제레미아스 아담스 프라슬 지음, 이영주 옮김, 숨쉬는책공장 펴냄) 앱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배달대행, 대리운전, 가사노동 등의 수요가 폭발한다. 빠르며 유연한 플랫폼 노동은 노동자들에게 불안정과 저임금, 위험을 떠안긴다. 옥스퍼드대 막달렌칼리지 법학 교수인 저자는 노동법 사각지대에 놓인 플랫폼 노동이 건강하게 진보할 방안을 제안한다. 316쪽. 1만 6000원.우리는 같은 곳에서(박선우 지음, 자음과모음 펴냄) 2018년 자음과모음 신인문학상으로 등단한 작가의 첫 소설집. 대체로 퀴어 정체성을 가진 인물들이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정체화하면서 마주하는 내적 불안과 분열, 대립과 갈등, 화해와 통합의 여정을 서사화했다. 퀴어의 사랑과 관계성 속에서 드러나는 미묘한 감정의 갈래를 섬세하게 묘사한다. 252쪽. 1만 3000원.
  • 반기문 “北, 북미 정상회담으로 사실상 ‘핵보유국 지위’ 얻어”

    반기문 “北, 북미 정상회담으로 사실상 ‘핵보유국 지위’ 얻어”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북한의 계속되는 미사일 발사 시험에 “매우 우려스럽다”면서 “미국이 북한에 대해 ‘용인할 수 있는 행동’에 대한 입장을 바꿨다”고 지적했다. 반 전 총장은 17일(현지시간) 미 시사주간지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가진 세차례의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북한이 ‘사실상의 핵보유국 지위’를 얻는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좋은 기여를 할 수 있었지만, 유감스럽게도 3차례에 걸친 단독 정상회담을 부여했고, 회담은 트럼프의 ‘에고’(ego·자아)와 ‘허식’에 대한 취향에 맞춰줬다”고 평가했다. 이번 인터뷰는 각 분야 인사들에 대한 연쇄 인터뷰 ‘타임100 토크‘중 하나로 이뤄졌으며, 북한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로 한반도 긴장이 높아진 가운데 이뤄져 관심을 끈다. 반 전 총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일부 단거리 미사일을 시험 발사하는데 대해, ’미국 본토에 도달할 수 없다‘는 이유로 ‘오케이’라고 말해왔다”면서 “그러나 북한 미사일은 미국 본토의 안보·안전에 대한 문제일 뿐 아니라, 인류 전체에 대한 안보·안전의 문제이자 위협”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세 번에 걸친 정상회담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비핵화에는 실질적인 진전이 없었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타임은 지적했다. 반 전 총장은 미국을 비롯해 브라질, 동남아시아 등 일부 지도자들을 ‘기회주의적 리더’라고도 비판했다. 그러면서 “특정 인물들이 사회적 불평등에 대한 분노를 이용하면서 글로벌리즘, 유엔 등에 `국가적 가치‘에 대한 적이라는 프레임을 씌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유엔에 대한 공격이 새로운 것이 아니지만, 이들은 사람들의 분노를 이용하고 있다”면서 “외국인 혐오와 인종차별, 반(反)유대주의, 성차별의 수위가 포퓰리즘의 부상과 동시에 위험스레 증가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반 전 총장은 “당혹스럽게도 우리는 트럼프 행정부 이후 미국의 리더십 부재를 목격하고 있다”면서 “미국의 리더십이 가장 필요한 시기에 정작 미국은 글로벌 이슈를 돕는 것에서 물러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2016년 트럼프 당선 이후 유감스럽지만 ‘아메리카 퍼스트’(America First) 정책이 사실상 글로벌 무대에서 미국을 고립시켜 왔다”면서 “국제협력은 모두를 함께 묶어주는 아교 역할을 하고, 민족주의와 보호주의는 협력과 파트너십을 대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난민은 낯선 존재 아닌 우리 이웃’…인권단체 “난민 거부법 폐기하라”

    ‘난민은 낯선 존재 아닌 우리 이웃’…인권단체 “난민 거부법 폐기하라”

    오는 20일 세계 난민의 날, 시민단체 법 개정 촉구20일 세계 난민의 날을 앞두고 난민인권단체가 난민 인권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법을 개정하라고 촉구했다. 국가인권위원회도 성명을 발표하고, 난민을 낯선 존재가 아닌 우리의 이웃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18일 시민단체 난민인권네트워크는 서울 마포구 인권재단사람 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행 7주년을 앞두고 있는 난민법은 사실상 난민 거부 정책”이라면서 “21대 국회가 난민 인권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법을 개정하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은 오는 20일 ‘세계 난민의 날’을 맞이해 열렸다. 유엔은 인종이나 종교, 정치적 신념 등을 이유로 한 박해로 고국을 떠난 난민에 대한 국제적 관심을 촉구하기 위해 6월 20일을 세계 난민의 날로 지정해 기념하고 있다. 법무부에 따르면 올 4월까지 국내에서 난민 인정을 받은 외국인은 1052명이며, 난민 인정을 받지 못했으나 임시로 국내 거주를 허가받은 인도적 체류 허가자는 2294명이다. 시민단체 “난민들, 한국 땅조차 못 밟아” 그러나 시민단체들은 난민법 시행이 7주년을 앞두고 있지만, 실질적인 난민정책의 부재로 많은 난민들이 한국 땅을 밟는 것조차 어려운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공익법센터 어필의 이일 변호사는 “우리 정부의 난민 정책으로 어렵게 도착한 난민들이 강제로 송환되거나 장기간 구금을 견디지 못해 떠나가고 있다”면서 “난민 지위를 얻은 극소수도 정부의 무관심과 사회 차별, 빈곤 등을 이기지 못하고 사회 안전망 바깥에 방치됐다”고 지적했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난민들을 향한 대중의 혐오도 커진 상황이다. 에티오피아 난민 인정자 A씨는 “난민들은 언어 장벽 등으로 정보에 접근하지 못해 혼란과 공포가 가중됐다”면서 “특히 경제가 위축되자 가장 먼저 일자리를 잃은 것 역시 불완전고용된 난민신청자와 여성 난민들이었다”고 발언했다. 이어 “코로나19로 불안함과 경제적 고통이 심해졌지만, 우리가 한국에 함께 사는 생명공동체라는 것을 확인하면서 기뻤다. 우리의 고통도 한국 사회의 고통의 일부분이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인권위도 “난민 인권 해결방안 찾아야” 성명 한편 인권위“도 성명을 발표하며 “난민을 우리 이웃으로 받아들일 때”라고 강조했다.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은 “난민들은 우리가 의식하지 못한 사이 우리의 이웃이 되어 있다”면서 “난민에 대한 우리의 시선이 ‘낯선 존재’에서 ‘이웃’으로 바뀔 때 난민 문제에 대한 해결점이 가까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 위원장은 “난민법에 따르면 난민 인정을 받은 외국인은 대한민국 국민과 같은 수준의 사회보장을 받아야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못하다”며 “국제 난민협약 이행과 국내 난민 인권 현안 해결을 위해 법적·제도적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카카오, 뉴스 댓글 개편했더니... “악플 신고 늘고, 욕설은 줄고”

    카카오, 뉴스 댓글 개편했더니... “악플 신고 늘고, 욕설은 줄고”

    카카오가 뉴스 서비스 댓글 제재 강화와 운영 정책 개편 후 악성 댓글 관련 신고와 조치는 늘고, 욕설과 비속어는 줄고 있다고 18일 밝혔다. 카카오는 지난 2월 26일 포털 다음과 카카오톡 #탭의 뉴스 댓글 서비스에서 댓글 신고 기준에 ‘차별·혐오’ 항목을 추가하고, ‘덮어두기’, ‘접기’ 등 댓글 노출 관리 기능을 신설했다. 개편 후 3월 한 달간 댓글 신고 건수는 이전보다 약 2배, 악성 댓글 삭제 건수는 65% 증가했다. 총선이 끝난 5월에는 신고 건수 14%, 삭제 건수는 7% 각각 늘었다. 카카오는 “욕설·비속어가 포함돼 있지 않더라도 불쾌감을 주는 댓글이 이용자들의 자발적 참여와 선한 영향력을 바탕으로 조치됨으로써 댓글 환경이 청정해지고 있다는 신호”라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악성 댓글 신고 및 조치 건수도 감소하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욕설과 비속어가 섞인 댓글은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카카오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댓글의 욕설·비속어를 음표 모양으로 바꾸는 ‘욕설 음표 치환 기능’을 운영하고 있는데, 댓글 개편 후 음표 치환된 댓글이 2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새로 생긴 기능 중에는 댓글을 보이지 않게 하는 ‘덮어두기’가 가장 많이 쓰였으며, 댓글 영역 자체를 안 보이게 하는 ‘접기’, 특정 댓글 작성자를 보이지 않게 하는 ‘이 사용자의 댓글 활동 숨기기’ 도 애용됐다고 카카오는 전했다. ‘이 사용자의 댓글 활동 숨기기’ 기능은 설정한 이용자의 91%가 해제하지 않고 유지했다.여민수·조수용 공동대표는 “이번 개편으로 플랫폼 사업자와 이용자들의 선한 의지로 더 나은 커뮤니케이션 생태계를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발견했다”며 “지속적인 노력과 서비스 개편으로 기업의 디지털 책임(CDR)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與 “북한, 특사 파견을 공개해? 저급한 불량 행동 엄중 경고”

    與 “북한, 특사 파견을 공개해? 저급한 불량 행동 엄중 경고”

    “북한, 파국 원치 않으면 자중자애하라”“더는 실망시키지 마라…무력도발 결코 없어야”더불어민주당이 정부의 비공개 대북특사 파견 제안을 공개한 북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태도를 맹비난했다. 민주당은 “북한의 저급한 불량 행동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18일 정책조정회의에서 북한이 우리 정부의 특사 파견 제안을 공개한 것과 관련, “당국간 비공개 대화를 공개한 것은 정상 국가에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불량 행동”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고립에서 벗어나 국제사회 일원으로 행동하기를 원한다면 다시는 이런 행태를 보여서는 안 된다”면서 “파국을 원하는 게 아니면 자중자애할 것을 엄중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에 대해 “가장 충격받은 분은 우리 국민”이라면서 “그런 점에서 사무소 폭파는 국민의 마음을 폭파시킨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은 더 우리 국민이 실망하게 하지 말아야 한다”면서 “상황을 악화시키는 무력도발은 결코 없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원내대표는 또 미래통합당에 “국가 위기 앞에서 초당적 협력이 무엇인지 행동으로 보여달라”면서 “통합당은 국회 정상화의 결단을 내려달라”고 말했다.北 “文이 대북특사 간청, 김여정이 불허”“특사파견 간청, 서푼짜리 광대극 연출” 북한은 전날(17일) 남측이 지난 15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을 특사로 파견하겠다는 제안을 했으나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이를 거절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중앙통신은 “15일 남조선 당국이 특사파견을 간청하는 서푼짜리 광대극을 연출했다”면서 “우리의 초강력 대적 보복공세에 당황망조한 남측은 문재인 ‘대통령’이 우리 국무위원장 동지(김정은)께 특사를 보내고자 하며 특사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으로 한다면서 방문시기는 가장 빠른 일자로 하며 우리측이 희망하는 일자를 존중할 것이라고 간청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남측이 앞뒤를 가리지 못하며 이렇듯 다급한 통지문을 발송한 데 대해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은 뻔한 술수가 엿보이는 이 불순한 제의를 철저히 불허한다는 입장을 알렸다”고 전했다. 통신은 특히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 “남조선 집권자가 ‘위기극복용’ 특사파견놀음에 단단히 재미를 붙이고 걸핏하면 황당무계한 제안을 들이미는데 이제 더는 그것이 통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똑똑히 알아두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김여정 제1부부장은 남조선 당국이 특사파견과 같은 비현실적인 제안을 집어들고 뭔가 노력하고 있다는 시늉만 하지 말고 올바른 실천으로 보상하며 험악하게 번져가는 지금의 정세도 분간하지 못하고 타는 불에 기름끼얹는 격으로 우리를 계속 자극하는 어리석은자들의 언동을 엄격히 통제관리하면서 자중하는것이 유익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덧붙였다.김여정, 文에 “채신머리 역겹게 돌아가” 김 제1부부장은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지 하루 만인 17일 오전 ‘철면피한 감언이설을 듣자니 역스럽다’는 자극적인 제목의 담화에서 문 대통령을 겨냥해 도가 넘은 막말을 퍼부었다. 그는 문 대통령의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 축사에 대해 “외세의 바짓가랑이를 놓을 수 없다고 구접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문 대통령이 축사 당시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넥타이를 빌려 착용한 것까지 거론하며 “상징성을 애써 부여하려 했다는데 내용을 들어보면 새삼 혐오감을 금할 수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김 제1부부장은 “항상 연단 앞에만 나서면 어린애같이 천진하고 희망에 부푼 꿈 같은 소리만 토사하고 온갖 잘난 척, 정의로운 척, 원칙적인 척하며 평화의 사도처럼 채신머리 역겹게 하고 돌아간다”면서 “그 꼴불견 혼자 보기 아까워 우리 인민들에게도 좀 알리자고 내가 오늘 또 말 폭탄을 터뜨리게 된 것”이라고 자신의 언사를 정당화했다. 청와대 “北, 전례없는 비상식적 행위”“사리분별 못하는 언행 감내 안 할 것” 이에 대해 청와대는 17일 “북측은 또 우리 측이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대북특사 파견을 비공개로 제의했던 것을 일방적으로 공개했다”면서 “전례 없는 비상식적 행위며 대북특사 파견 제안의 취지를 의도적으로 왜곡한 처사로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렇게 밝힌 뒤 “최근 북측의 일련의 언행은 북에도 도움 안 될 뿐 아니라 이로 인한 모든 사태의 결과는 전적으로 북측이 책임져야 할 것”이라면서 “북측은 앞으로 기본적 예의를 갖추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윤 수석은 김여정 제1부부장이 문 대통령의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 기념사를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담화를 낸 것과 관련해서도 “취지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매우 무례한 어조로 폄훼한 것은 몰상식한 행위”라면서 “북측의 이런 사리 분별 못 하는 언행을 우리로서는 감내하지 않을 것을 분명히 경고한다”고 말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1444번째… 계속되는 수요시위

    1444번째… 계속되는 수요시위

    17일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에 1444차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를 알리는 팻말이 놓여 있다.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은 이 자리에서 “예단과 억측, 책임 전가성 비난과 혐오 표현이 난무하고 있다”며 언론과 일부 정치인을 비판했다. 연합뉴스
  • 특사 거부·막말 폭탄·군사 행동… 北, 3종세트로 끝내 ‘단절 쐐기’

    특사 거부·막말 폭탄·군사 행동… 北, 3종세트로 끝내 ‘단절 쐐기’

    남북 경색에 대해 “후회·한탄뿐” 비난 개성공단 등 대남 군사행동 계획 알려 통전부·총참모부 이례적 동시 입장 밝혀북한은 4·27 판문점선언의 상징인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다음날인 17일 노동신문 지면에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과 장금철 통일전선부장,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의 ‘대남 말폭탄’을 총동원해 문재인 정부와의 결별과 대결을 선언했다. 청와대가 특사 파견을 타진한 사실도 북측은 “불순한 제의를 불허한다”며 조롱하듯 일방적으로 공개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 부부장이 지난 4일 탈북자들 대북 전단(삐라) 살포와 남한 정부의 대응에 불만을 표출한 이후 순차적으로 입장을 밝혀온 통전부와 총참모부가 이례적으로 동시에 입장을 밝히면서 북측은 완전한 단절에 쐐기를 박은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이날 ‘남조선 당국이 특사파견을 간청’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청와대가 지난 15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을 특사로 제안한 사실을 일방적으로 공개하며 “서푼짜리 광대극을 연출했다”고 비아냥댔다. 특히 김 부부장은 직접 거부결정을 내리고 “정세도 분간하지 못하고 타는 불에 기름 끼얹는 격”이라고 경고했다. 김 부부장은 더 나아가 문재인 대통령의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 기념사를 겨냥한 담화문도 발표했다. 김 부부장이 지난 3월 첫 실명 담화를 발표한 이후 문 대통령을 직접 거론하고 비난한 것은 처음이다. 그는 문 대통령이 대북 전단 사태의 책임을 회피하고 지금의 남북 경색에 대해 ‘남의 탓’만 하고 있다며 “앞으로 남조선 당국자들이 할 수 있는 일이란 후회와 한탄뿐”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의 ‘독자적 남북협력론’에 대해서도 대북 제재의 틀을 벗어나지 못했다며 “고질적인 친미주의”라고 비난했다. 특히 김 부부장은 “꼴불견을 혼자 보기 아까워 인민에게 알리려고 말폭탄을 터뜨린다”며 내부 주민들에게 전달될 것임을 알렸다. 동시에 인민군 총참모부는 대변인 발표문을 통해 금강산관광지구와 개성공업지구의 군 배치와 대남 전단 살포 등이 포함된 대남 군사행동 계획을 공개했다. 중앙군사위원회의 비준 절차를 남겨뒀으나 전날 공개보도에 이어 군의 도발 행동 프로세스를 재차 확인한 것이다. 장 통일전선부장도 담화문에서 “혐오스러운 남측 당국과 더는 마주 앉고 싶은 생각이 없다”고 단절 의지를 밝혔다. 노동신문은 폭파로 연기에 휩싸인 연락사무소의 처참한 모습이 담긴 컬러사진 6장도 실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이 특사 파견을 거절하고 통전부장의 메시지를 통해 대화 단절 의사를 밝힌 동시에 총참모부 대변인 담화를 통해 앞으로의 시행 절차를 예고했다”고 평가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법원, ‘중국동포 비하 논란’ 영화 ‘청년경찰’에 사과 권고

    법원, ‘중국동포 비하 논란’ 영화 ‘청년경찰’에 사과 권고

    법원이 중국동포 비하 논란에 휩싸였던 영화 ‘청년경찰’에 사과를 권고했다. 지난 3월 서울중앙지법은 ‘청년경찰’의 제작사 무비락에 “조선족 동포에 대한 부정적 묘사로 인하여 불편함과 소외감을 느꼈을 원고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할 것”을 권고했다. 법원은 제작사 측 본의가 아니었더라도 불편함과 소외감 등을 느낀 원고들에게 사과 의사를 전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또한 향후 영화를 제작 시에도 특정 집단에 편견이나 반감을 일으킬 소지가 없는 혐오표현이 없는지 검토할 것을 권고했다. 2017년 서울 대림동에 거주하는 중국 동포 60여명은 ‘청년경찰’이 중국 동포들을 집단 범죄인으로 매도했다며 무비락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전국적으로 560만명을 동원한 ‘청년경찰’은 영화 속에 대림동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중국동포 폭력조직이 가출 소녀들을 납치해 난자를 강제로 적출, 매매하는 내용이 등장해 중국동포와 대림동 지역민을 중심으로 거센 반발에 부딪쳤다. 1심은 ‘표현의 자유’라며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했지만, 2심 재판부는 화해권고결정을 내렸다. 이에 무비락은 지난 4월 원고들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무비락 측은 사과문을 통해 “조선족 동포에 대한 부정적 묘사로 인해 불편함과 소외감 등을 느꼈을 원고들께 사과드린다”며 “앞으로 영화를 제작함에 있어 혐오표현은 없는지 여부를 충분히 검토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중국·인도 다시 핏빛 국경… “맨손 난투극 수십명 사망”

    중국·인도 다시 핏빛 국경… “맨손 난투극 수십명 사망”

    반세기 넘게 이어진 국경 분쟁으로 갈등의 골이 깊은 중국과 인도가 충돌해 45년 만에 처음으로 사망자가 발생했다. 양측의 사망자만 수십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불거진 라다크 지역의 국지전을 평화적으로 풀겠다고 선언한 지 열흘도 되지 않아 최악의 유혈사태가 벌어졌다. 인도 “군인 20명 숨져…중국군도 43명 사상” 17일 AP통신에 따르면 인도 육군은 15일 밤 라다크 지역에서 중국군과 충돌해 군인 20명이 숨졌다고 발표했다. 중국 정부는 자국 사상자 수를 밝히지 않았지만 인도 당국 관계자는 “중국군도 43명이 죽거나 다쳤다”고 밝혔다고 ANI통신이 보도했다. 이번 충돌은 지난달 5일 라다크에서 양국 군인 250명이 난투극을 벌이면서 시작됐다. 이틀간 이어진 총격전과 투석전으로 양측 군인 11명이 부상을 입었다. 사흘 뒤에는 라다크에서 1200㎞ 떨어진 시킴에서 재차 충돌했다. 그러자 중국군은 인도가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는 지역으로 병력 5000여명을 들여 보냈다. 이에 맞서 인도군도 국경 지대에 1만명을 배치해 긴장감이 커졌다. 난투극 이후 “대화” 선언 열흘도 안 돼 유혈사태 양측은 지난 8일 “합의에 따라 접경지역 문제를 대화로 해결하기로 했다”고 선언했지만 15일 해질 무렵 순찰을 하던 인도 병력이 좁은 산등성이에서 중국군과 마주쳐 싸움이 시작됐다고 가디언이 당시 상황을 전했다. 평소 두 나라 병사들은 긴장 고조를 피하고자 무기를 휴대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양측 병력 600명이 맨손으로 싸우거나 쇠막대기를 무기로 썼다. 그럼에도 양국의 충돌로 1975년 이후 처음으로 사망자가 나왔다고 AP통신은 설명했다. 중국과 인도는 국경을 3500㎞ 가까이 맞대 분쟁이 일상화돼 있다. 두 나라는 1950년대까지 긴밀히 협력했지만 1959년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가 인도로 망명하면서 관계가 틀어졌다. 1962년에는 전쟁도 벌였다. 1993년 평화협정 체결 뒤로 심각한 충돌은 사라졌지만 아직도 국경선이 확정되지 않아 불씨가 남아 있다. 카슈미르와 시킴, 아루나찰, 프라데시 등 곳곳에서 영유권 다툼을 벌이고 있다. 유엔 “양국 자제력 발휘하라” 했지만 유엔은 두 나라 모두에 “최대한 자제력을 발휘하라”고 촉구했다. 에리 가네코 유엔 부대변인은 16일 양국 간 국경 역할을 하는 실질통제선(LAC)에서 사망자가 발생한 데 대해 “우려한다”면서 “양국이 상황을 진정시키고자 협의하기로 한 점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미국도 평화적인 사태 해결을 기대했다. 미 국무부는 “양국이 모두 (상황을) 진정시키길 원한다”면서 “미국은 상황 해결을 위한 평화적 해법을 지원할 것이며 상황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번 분쟁이 코로나19 등으로 고조된 자국 정부에 대한 혐오 분위기를 (외부갈등을 통한) 민족주의로 돌파하려는 시도”라고 분석했다. 두 나라 모두 속내가 같기에 이른 시일 안에 사태 해결이 이뤄질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SCMP는 내다봤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정의연 “억측 그만 쏟아내라”…의혹 제기한 언론에 날 선 비판

    정의연 “억측 그만 쏟아내라”…의혹 제기한 언론에 날 선 비판

    부실 회계와 후원금 횡령, 배임 등 여러 논란에 휩싸인 정의기억연대(정의연)가 각종 의혹을 제기하는 정치권과 언론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나영 정의연 이사장은 17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444차 수요시위에서 “일부 정치인이 앞장서고 언론이 판을 키우며, 연구자가 말과 글을 보탠다”며 “원인 규명과 질문을 가장한 각종 예단과 억측, 책임 전가성 비난과 혐오 표현이 난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책임지지 못 하는 말과 글을 그만 쏟아내 주시기 바란다”며 “아집과 편견, 허위사실, 사실관계 왜곡, 교묘한 짜깁기에 기초한 글쓰기를 중단해달라”고 덧붙였다. 이 이사장은 특히 지난 6일 극단적 선택을 한 마포구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쉼터 ‘평화의 우리집’(마포 쉼터) 소장 손모씨를 언급하면서 언론의 보도 행태를 비판했다. 이 이사장은 “16여년간 피해 생존자들과 함께한 소장님에 대한 최소한의 이해와 예의조차 갖추지 않은 채 고인의 생애를 송두리째 부정하고 있다”며 “고인의 죽음을 비인권적, 반인륜적 호기심과 볼거리, 정쟁 유발과 사익추구, 책임 회피용 도구로 전락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지난 11일 마포 쉼터를 떠난 길원옥 할머니에 대해서도 “(언론이) 활동가들과 피해 생존자 가족 간 갈등을 조장하고 분쟁을 즐기며 살아계신 길원옥 인권운동가의 안녕과 명예에 심각한 손상을 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의연은 최근 언론사 7곳에 정정보도와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조정신청서를 언론중재위원회에 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청와대, 김여정 담화에 “무례하고 몰상식…예의 갖춰라” 경고(종합)

    청와대, 김여정 담화에 “무례하고 몰상식…예의 갖춰라” 경고(종합)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17일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역스럽다”는 등 원색적 비난을 쏟아낸 담화를 발표하자 청와대가 “몰상식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의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 기념행사 발언을 비난한 김여정 제1부부장의 담화에 대해 “취지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매우 무례한 어조로 폄훼한 것은 몰상식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자제하던 청와대, 이례적으로 강력한 경고 발언 이어 “그간 남북 정상 간 쌓은 신뢰를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일이며, 북측의 이런 사리분별 못 하는 언행을 우리로서는 감내하지 않을 것을 분명히 경고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북한이 우리 정부의 대북특사 파견 제의를 “간청했다”고 표현하면서 김여정 제1부부장이 불허했다고 밝힌 데 대해 청와대는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대북특사 파견을 비공개로 제의했다”고 인정하면서도 “북한이 이를 일방적으로 공개한 것은 전례 없는 비상식적 행위이며 대북특사 파견 제안의 취지를 의도적으로 왜곡한 처사로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근 북측의 일련의 언행은 북에도 도움이 안 될 뿐 아니라 이로 인한 모든 사태의 결과는 전적으로 북측이 책임져야 할 것”이라며 “북측은 앞으로 기본적인 예의를 갖추기 바란다”고 경고했다. 김여정, 문 대통령 향해 “온갖 잘난 척…꼴불견” 원색 비난 이날 오전 김여정 제1부부장은 ‘철면피한 감언이설을 듣자니 역스럽다’는 제목의 담화를 통해 문 대통령의 지난 15일 발언과 6·15선언 20주년 기념축사를 두고 “자기변명과 책임 회피, 뿌리 깊은 사대주의로 점철됐다”며 “철면피함과 뻔뻔함이 묻어나오는 궤변”이라고 혹평했다. 이와 함께 “명색은 ‘대통령’의 연설이지만 남측 당국자의 연설을 듣자니 저도 모르게 속이 메슥메슥해지는 것을 느꼈다”며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또 남측이 4·27 판문점 선언과 9·19 평양공동선언 등을 통한 남북 합의를 이행하지 않았다며 “외세의 바짓가랑이를 놓을 수 없다고 구접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특히 문 대통령이 6·15 공동선언 20주년 축사 당시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넥타이를 빌려 착용한 것까지 거론하며 “상징성을 애써 부여하려 했다는데 내용을 들어보면 새삼 혐오감을 금할 수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또 담화 말미에는 “항상 연단 앞에만 나서면 어린애같이 천진하고 희망에 부푼 꿈 같은 소리만 토사하고 온갖 잘난 척, 정의로운 척, 원칙적인 척하며 평화의 사도처럼 채신머리 역겹게 하고 돌아간다”며 “그 꼴불견 혼자 보기 아까워 우리 인민들에게도 좀 알리자고 내가 오늘 또 말 폭탄을 터뜨리게 된 것”이라고 최근 쏟아낸 비난을 합리화했다. 靑 고위 관계자 “현 상황에서 판문점선언 비준은 무리” 한편 김여정 제1부부장의 연이은 원색적인 비난에 청와대도 강하게 비판하는 입장을 발표하면서 여권 일각에서 추진하고 있는 4·27 판문점선언 비준도 추진력을 잃는 양상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첫 합의인 판문점선언의 비준 문제와 관련해 “제 판단으로는 현 상황에서 판문점선언 비준은 무리가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의 추가 대남 비난에 대한 상응조치 가능성에 대해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이 대북특사 파견 제의를 거절한 데 대해선 “미래에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를 가정하지는 않으나, 여러 상황을 지켜보며 신중히 파악하고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브리핑 전문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5일 6·15 공동선언 20주년 기념사 등을 통해 현 상황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전쟁의 위기까지 어렵게 넘어선 지금의 남북관계를 후퇴시켜서는 안 되며 남과 북이 직면한 난제들을 소통과 협력으로 풀어나가자는 큰 방향을 제시한 것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측이 김여정 제1부부장 담화에서 이런 취지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매우 무례한 어조로 폄훼한 것은 몰상식한 행위입니다. 이는 그간 남북 정상 간 쌓아온 신뢰를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일이며 북측의 이러한 사리 분별 못 하는 언행을 우리로서는 더이상 감내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경고합니다. 북측은 또한 우리 측이 현 상황 타개를 위해 대북 특사 파견을 비공개로 제의했던 것을 일방적으로 공개했습니다. 이는 전례 없는 비상식적 행위이며 대북 특사 파견 제안의 취지를 의도적으로 왜곡한 처사로서 강한 유감을 표명합니다. 최근 북측의 일련의 언행은 북측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사태의 결과는 전적으로 북측이 책임져야 할 것입니다. 특히 북측은 앞으로 기본적인 예의를 갖추기 바랍니다.』
  • 美 흑인운동에 등장한 백인여성 ‘삭발 챌린지’ 알고보니 극우 세력 선동

    美 흑인운동에 등장한 백인여성 ‘삭발 챌린지’ 알고보니 극우 세력 선동

    얼마 전 미국에서 난데없이 ‘삭발 챌린지’가 대두됐다.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BLM)라는 구호를 내건 흑인인권운동을 삭발로서 지지하자는 게 요지다. 4일(현지시간) 밤에는 트위터와 인스타그램을 중심으로 ‘#gobaldforBLM’ 즉 BLM을 위해 삭발하자는 해시태그도 퍼져나갔다. 특히 백인 여성이 연대해 삭발 챌린지에 동참했다며 다른 백인 여성의 관심을 호소하는 트윗이 주를 이뤘다. “머리카락은 다시 자란다. 삭발로 지지와 연대를 보여주자”는 독려의 글도 많았다.그러자 챌린지에 동참한다며 삭발 전후 인증 사진을 공개하는 백인 여성이 속속 등장했다. 스테파니 맥필즈라는 여성은 자신의 트위터에 “가부장제와 백인 우월주의를 거부한다”는 글과 함께 삭발한 자신의 모습을 공개했다. 영국 유명 여배우 엠마 왓슨이 삭발을 감행했다는 ABC뉴스의 기사도 확산했다. 그러나 챌린지에 동참했다는 여성들의 사진과 관련 보도는 모두 가짜로 확인됐다. 11일 국제보도전문채널 프랑스24는 온라인상에 떠도는 삭발 챌린지 사진이 모두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으로 촉발된 흑인인권운동이 일어나기 훨씬 전에 촬영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사진 속 여성들은 각각 2016년과 2017년, 2019년에 지병과 항암치료 등의 이유로 삭발했으며, 챌린지와는 무관하다는 설명이다. 배우 엠마 왓슨이 챌린지에 동참하며 삭발을 했다는 ABC뉴스의 보도 역시 누군가 짜깁기 한 가짜뉴스로 밝혀졌다.미국 시사지 뉴스위크는 특정 집단이 챌린지를 기획하고 사진을 도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여기에는 인터넷사이트 ‘포챈’(4chan) 사용자가 주로 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챈’은 극우 성향 커뮤니티 원조 격으로, 2014년 무렵 혐오 표현 규제를 시작했지만 이용자 대부분이 극우 성향을 띄고 있다. 프랑스24는 극우파가 인종차별 항의 운동의 본질을 흐리기 위해 가짜 챌린지를 만들어 온라인 이용자들을 선동했다고 분석했다. 백인 여성의 ‘특권’이나 마찬가지인 밝은색 머리카락을 깎으라고 요구하는 가짜 챌린지로 시선을 분산시키고 물타기를 시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가짜 챌린지는 프랑스로까지 확산하는 듯했으나 실제로 챌린지에 동참해 머리를 삭발한 여성은 현재까지 없는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뉴스위크는 “흑인인권운동에 지지를 표하고 연대를 보여주는 더 좋은 방법이 많다”면서 “BLM을 위해 머리를 밀지 말라”고 당부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수위 높아진 김여정 ‘독설’…‘미국’ 향한 불만 남한에 쏟아내

    수위 높아진 김여정 ‘독설’…‘미국’ 향한 불만 남한에 쏟아내

    올 초부터 “저능하다” “쓰레기” 막말“더는 남측에 기대할 것이 없다” 비난‘대북제재’에 대한 비판 남한에 쏟아내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은 17일 문재인 대통령의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 기념행사 발언을 “철면피한 궤변”이라고 혹평했다. 북한이 2인자라는 위치에 어울리지 않게 “철면피함과 뻔뻔함” 등 독설을 그치지 않았다. 겉으로 드러낸 형식은 그동안 누적된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을 향한 불만을 쏟아내는 모양이지만, 내용을 자세히 보면 미국을 향한 강한 불만이 포함돼 있다. 김 제1부부장은 이날 ‘철면피한 감언이설을 듣자니 역스럽다’는 제목의 담화에서 문 대통령의 15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 발언과 6·15선언 20주년 행사 영상 메시지를 두고 “자기변명과 책임회피, 뿌리 깊은 사대주의로 점철됐다”고 주장했다. 김 제1부부장은 표면적으로는 남북 갈등의 직접적인 단초가 된 것이 탈북민 대북전단 살포와 남한 정부의 ‘묵인’이라고 주장했다. 심지어 문 대통령 연설에서 이에 대한 “사죄와 반성, 재발 방지에 대한 다짐”이 아닌 “변명과 술수로 범벅된 미사여구”만 있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신뢰가 밑뿌리까지 허물어지고 혐오심은 극도에 달했는데 기름 발린 말 몇 마디로 북남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겠는가”고 되물었다. 특히 문 대통령이 남북관계 교착의 원인을 외부로 돌렸다면서 “과거 그토록 입에 자주 올리던 ‘운전자론’이 무색해지는 변명이 아닐 수 없다”면서 “철면피함과 뻔뻔함이 묻어나오는 궤변”이라고 비판했다. 김 제1부부장은 또 남측이 4·27 판문점 선언과 9·19평양공동선언 등 남북 합의를 이행하지 않은 채 미측에 굴종했다는 비판을 이어가면서, 더는 남측에 기대할 것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남한에 대한 불만의 핵심이 미국의 대북제재임을 시사한 것이다. 그는 남북 합의가 ‘한 걸음’도 이행되지 못한 것에 대해 “남측이 스스로 제 목에 걸어놓은 친미사대의 올가미 때문”이라면서 ‘남북합의에 대한 난폭한 위반’으로 이어진 예로 한미워킹그룹 출범, 한미연합훈련 등을 열거했다. 그는 이어 “뿌리 깊은 사대주의 근성에 시달리며 오욕과 자멸로 줄달음치는 이토록 비굴하고 굴종적인 상대와 더이상 북남관계를 논할 수 없다는 것이 굳어질 대로 굳어진 우리의 판단”이라고 못 박았다.마지막으로 “어쨌든 이제는 남조선당국자들이 우리와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나앉게 됐다. 남조선 당국자들이 할 수 있는 일이란 후회와 한탄뿐일 것”이라는 기존 경고를 반복했다. 남한과의 대화를 진전시키는 것으로는 미국의 대북제재를 풀 수 없을 것이라는 뜻이 녹아있다. 불과 2년 전 평창동계올림픽 때만 해도 남북 정상 간 평화의 메신저로 활약했던 김 제1부부장이 이처럼 ‘독설’을 내뱉기 시작한 건 올해 초부터다. 그는 지난 3월 3일 북한의 합동타격훈련에 대한 청와대의 우려 표명에 즉각 담화를 내고 “저능하다”, “적반하장의 극치” 등 거친 언사로 맞대응했다. 지난 4일 담화에서는 대북전단을 살포하는 탈북민을 ‘쓰레기’, ‘똥개’ 등 거친 표현으로 난타하며 강공모드를 이어갔다. 지난 13일에는 남측을 ‘남조선 것들’, ‘말귀가 무딘 것들’이라고 비하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김여정, 문 대통령 6·15 연설에 “역스럽다…뻔뻔한 궤변”(종합)

    김여정, 문 대통령 6·15 연설에 “역스럽다…뻔뻔한 궤변”(종합)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최근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 연설을 두고 “철면피한 궤변”이라며 “역스럽다”고 비난했다. 특히 남측이 판문점합의 이후 2년간 한미동맹만을 우선시해왔다며 문 대통령의 6·15 공동선언 20주년 발언을 꼬투리 잡아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불만을 쏟아냈다. 김여정 제1부부장은 17일 ‘철면피한 감언이설을 듣자니 역스럽다’는 제목의 담화에서 문 대통령의 지난 15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 발언과 6·15선언 20주년 행사 영상 메시지를 두고 “자기변명과 책임 회피, 뿌리 깊은 사대주의로 점철됐다”고 혹평했다. 그러면서 “명색은 ‘대통령’의 연설이지만 저도 모르게 속이 메슥메슥해지는 것을 느꼈다”며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김여정 제1부부장은 남북 갈등의 직접적인 단초로 삼은 대북전단 살포를 비난하고, 이를 남측 정부가 묵인했다고 재차 주장하면서 문 대통령 연설이 “사죄와 반성, 재발 방지에 대한 다짐”이 아닌 “변명과 술수로 범벅된 미사여구”만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신뢰가 밑뿌리까지 허물어지고 혐오심은 극도에 달했는데 기름 발린 말 몇 마디로 북남 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겠는가”고 되물었다. “구접스럽다”, “잘난 척”, “꼴불견”…원색적 비난 그는 남측이 4·27 판문점 선언과 9·19 평양공동선언 등 남북 합의를 이행하지 않았으며 “외세의 바짓가랑이를 놓을 수 없다고 구접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문 대통령이 6·15 공동선언 20주년 축사 당시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넥타이를 빌려 착용한 것까지 거론하며 “상징성을 애써 부여하려 했다는데 내용을 들어보면 새삼 혐오감을 금할 수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담화 말미에는 “항상 연단 앞에만 나서면 어린애같이 천진하고 희망에 부푼 꿈 같은 소리만 토사하고 온갖 잘난 척, 정의로운 척, 원칙적인 척하며 평화의 사도처럼 채신머리 역겹게 하고 돌아간다”며 “그 꼴불견 혼자 보기 아까워 우리 인민들에게도 좀 알리자고 내가 오늘 또 말 폭탄을 터뜨리게 된 것”이라고 최근 쏟아낸 비난을 합리화했다. 특히 문 대통령의 남북 관계 교착의 원인을 외부로 돌렸다면서 “과거 그토록 입에 자주 올리던 ‘운전자론’이 무색해지는 변명이 아닐 수 없다”면서 “철면피함과 뻔뻔함이 묻어나오는 궤변”이라고 비판했다. 김여정 제1부부장은 또 남측이 4·27 판문점 선언과 9·19평양공동선언 등 남북 합의를 이행하지 않은 채 미국에 굴종했다는 비판도 더하면서, 더는 남측에 기대할 것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남조선 당국자, 이제 우리와 아무것도 못해” 그는 남북 합의가 ‘한 걸음’도 이행되지 못한 것에 대해 “남측이 스스로 제 목에 걸어놓은 친미사대의 올가미 때문”이라고 규정하면서 ‘남북 합의에 대한 난폭한 위반’으로 이어진 예로 한미워킹그룹 출범, 한미연합훈련 등을 열거했다. 그는 이어 “뿌리 깊은 사대주의 근성에 시달리며 오욕과 자멸로 줄달음치는 이토록 비굴하고 굴종적인 상대와 더 이상 북남 관계를 논할 수 없다는 것이 굳어질 대로 굳어진 우리의 판단”이라고 향후 대화 가능성을 차단했다.이날 조선중앙통신이 “남측이 지난 15일 특사 파견을 간청했지만 김여정 제1부부장이 불허했다”고 전한 것처럼 남측의 대화 시도를 북측은 받지 않겠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어쨌든 이제는 남조선 당국자들이 우리와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나앉게 됐다. 남조선 당국자들이 할 수 있는 일이란 후회와 한탄뿐일 것”이라는 기존 경고를 반복했다. 통일전선부장 “손해볼 것 없다…앞으로 남측과 교류 없어” 우리의 통일부 격으로 대남사업을 담당하는 장금철 당 통일전선부장도 이날 별도 담화에서 전날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에 대한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회의 발언을 겨냥해 “북남 관계가 총파산된 데 대한 책임을 진다고 하여 눈썹 하나 까딱할 우리가 아니다”라면서 “득실 관계를 따져보아도 우리에게는 아무런 실도 없다”고 밝혔다. 장 부장은 “지금까지 북남 사이에 있었던 모든 일은 일장춘몽으로 여기면 그만”이라면서 “앞으로 남조선 당국과 무슨 교류나 협력이란 있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날 조선중앙통신은 ‘파렴치의 극치’ 제목의 논평에서 전날 통일부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장의 성명을 거론하며 “입 건사를 잘못하면 그에 상응하여 이제는 삭막하게 잊혀져가던 서울불바다설이 다시 떠오를 수도 있고 그보다 더 끔찍한 위협이 가해질 수도 있겠는데 그 뒷감당을 할 준비는 되어 있어야 하리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정치권 시동 건 차별금지법… 종교계 일단 ‘연대의 손’

    정치권 시동 건 차별금지법… 종교계 일단 ‘연대의 손’

    불교·진보 개신교 “더 못 미룬다” 입장 보수 개신교 “성소수자 위한 법 안돼” 실제 법제화까지 과정 순탄치 않을 듯최근 정치권에서 차별금지법 제정의 시동을 건 데 이어 종교계가 법 제정을 촉구하고 나서 주목된다. 불교계와 진보 개신교계가 법 제정에 찬성, 연대 행동에 나설 태세인 데 비해 보수 개신교계는 여전히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아 대조를 이룬다. 따라서 이번 국회에서도 차별금지법 제정 여부는 보수 개신교계의 입장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높다. 차별금지법은 합리적 이유 없이 성별과 나이, 장애, 성적 지향, 국가와 인종, 언어 등을 빌미로 차별하지 못하게 하려는 취지의 법이다. 한국은 유엔 인권이사회가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권고한 2007년과 2010년, 2012년 등 세 차례에 걸쳐 입법을 시도했지만 실현하지 못했다. 21대 국회 개원 이후 가장 먼저 차별금지법 제정에 나선 건 정의당이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지난 14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차별금지법은 ‘우리 모두’를 보호하는 법”이라며 여야 국회의원의 동참을 호소했다. 이에 앞서 한무경 미래통합당 의원 등 초선 의원 9명은 지난 10일 “우리는 헌법에 규정된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고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그 어떠한 형태의 차별에 대해서도 반대한다”며 ‘#모든 차별에 반대한다’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국회 중앙홀에 서기도 했다. 20대 국회에서 차별금지법 제정과 관련해 발의조차 되지 못했던 것과는 크게 다른 모습이다. 정치권의 움직임에 종교계가 가장 먼저 반응했다. 불교, 개신교, 천주교, 원불교 등 4대 종단 이주인권협의회는 17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명동 가톨릭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주민 혐오와 차별을 금지하는 법률 제정을 촉구할 예정이다.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는 18일 시민단체 ‘차별금지법제정연대’와 함께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를 위한 ‘국회 둘레 오체투지’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날 행사는 조계종 사회노동위가 지난 1월부터 격주 목요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어 온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 기도의 일환이다. 오체투지에는 조계종 사회노동위 소속 승려들뿐 아니라 차별금지법제정연대 집행위원인 트랜스젠더 박한희 변호사와 ‘성소수자차별반대무지개행동’ 이종걸 집행위원장이 함께한다. 진보 성향 개신교 연합기구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일찌감치 차별금지법 제정을 언급했다. NCCK는 총선 이튿날인 4월 16일 성명을 통해 “차별금지법 제정은 더이상 미룰 수 없는 당면 과제”라며 “21대 국회에서 차별금지법을 조속히 제정,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불교를 비롯한 진보 성향의 종교계와 달리 보수 개신교는 기존의 입장을 바꾸지 않고 있다. 지난 11일 국가인권위원회와 보수 개신교 최대 연합기구인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의 면담에서 이런 의향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보수 기독교 단체의 반발 탓에 비공개로 1시간여 동안 진행된 이날 회동에서 김태영 한교총 대표회장은 최영애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에게 ‘현재 인권위가 추진하고 있는 차별금지법은 성 소수자를 염두에 두고 추진하는 특별법으로서 다수의 인권을 침해하는 역차별을 가져와 오히려 보편적 인권정책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류정호 대표회장도 “이 법이 제정되면 우리 사회의 건강한 가치관이 파괴된다”며 “결과적으로 인구감소를 고민하는 우리나라의 인구정책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에 최 위원장은 “앞으로도 계속 대화하면서 접점을 찾아보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소강석 한교총 사회정책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데에는 동의하지만 차별금지법은 한국 교회 전체가 반대하고 있다”며 “잠시 멈춰 서서 국민의 의견을 듣길 바란다”고 전했다. 정치권에서 일단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시동은 걸었지만 원활한 운행에 적지 않은 어려움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한편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21대 국회 개원에 맞춰 발표한 ‘21대 국회, 국민이 바라는 성평등 입법과제’에 따르면 응답자 중 87.7%가 ‘성별, 장애, 인종, 성적지향 등 다양한 종류의 차별을 금지하고 피해를 구제하기 위한 법률을 제정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조현병 환자 ‘묻지마 범죄’, 5명 중 1명은 감형받았다

    조현병 환자 ‘묻지마 범죄’, 5명 중 1명은 감형받았다

    환자 범죄율 0.9%… 전체 0.1% 그쳐 “정신질환 탓 기계적 감형 경계해야”“여성 혐오에서 기인한 무차별적 범죄라기보다 평소 앓던 조현병 등에 따른 우발적, 돌출적 행위로 보인다.” 지난 15일 서울중앙지법이 이른바 ‘서울역 묻지마 폭행’ 피의자 이모(32)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재차 기각하면서 밝힌 사유다. 최근 1년간 법원이 판결한 ‘묻지마 범죄’ 사건의 피고인 5명 중 1명이 조현병을 앓는다는 이유로 감형받았다. 범죄 전문가들은 조현병 환자가 저지른 묻지마 범죄의 원인을 기계적으로 정신질환에서 찾아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여성, 노인 등 사회적 약자를 노린 범죄가 대다수이고 병증도 개인마다 달라 신변 비관, 사회에 대한 불만 등이 진짜 범행 이유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법원이 조현병 환자 피고인의 감형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16일 서울신문이 지난해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1년 동안 선고된 형사사건 가운데 ‘묻지마’를 키워드로 검색한 판결문은 모두 26건(항소심 포함)이었다. 이 중 5건의 가해자는 조현병 등 정신질환자로 집계됐다. 이들은 주로 약자인 여성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 가해자 5명에게 피해를 본 사람은 모두 24명이었다. 남성이 16명, 여성은 8명이었다. 폭행 등 신체 피해를 입은 피해자가 남성은 4명뿐이었지만 여성 피해자 8명은 모두 강제추행, 폭행, 살인미수 등의 신체 피해를 당했다. 나머지 남성 12명은 재물손괴, 업무방해 등 비신체적 피해를 당했다. 조현병 환자가 노인을 마구 때려 죽음에 이르게 한 사례도 있었다. 지난해 10월 항소심 재판에서 조현병을 주장한 피고인은 81세 노인을 이유 없이 넘어뜨린 후 얼굴을 수차례 밟고, 피해자의 지팡이를 빼앗아 여러 번 내리쳤다. 의식을 잃은 피해자는 병원에 이송됐지만 숨을 거뒀다. 이 피고인은 여성 두 명을 강제추행한 혐의를 포함해 징역 8년형에 처해졌다. 전문가들은 조현병 환자라고 해서 기계적으로 감형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민주 서울대 의대 의료관리학교실 교수팀 연구에 따르면 2016년 조현병 환자(28만 2233명)의 범죄율은 0.9%로 집계됐다. 전체 범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1%에 그치고 일반인 범죄율의 5분의1 수준으로 낮다. 대다수 조현병 환자는 타인에 대한 공격성을 보이지 않는다는 얘기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수사기관과 법원은 조현병을 실제로 앓는 것인지 핑계나 구실로 삼는 것인지 따져 봐야 한다”며 “개인적·사회적 원인 등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차별금지법’, 인구정책에 도움 안된다는 보수 개신교 논리는

    ‘차별금지법’, 인구정책에 도움 안된다는 보수 개신교 논리는

    21대 국회 초선의원들이 쏘아올린 ‘차별금지법’ 제정정의당 입법 나서… 한무경 등 9명 ‘#차별 반대’ 손팻말최근 정치권에서 차별금지법 제정의 시동을 건 데 이어 종교계가 법 제정을 촉구하고 나서 주목된다. 불교계와 진보 개신교계가 법 제정에 찬성, 연대 행동에 나설 태세인 데 비해 보수 개신교계는 여전히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아 대조를 이룬다. 따라서 이번 국회에서도 차별금지법 제정 여부는 보수 개신교계의 입장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높다. 차별금지법은 합리적 이유 없이 성별과 나이, 장애, 성적 지향, 국가와 인종, 언어 등을 빌미로 차별하지 못하게 하려는 취지의 법이다. 한국은 유엔 인권이사회가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권고한 2007년과 2010년, 2012년 등 세 차례에 걸쳐 입법을 시도했지만 실현하지 못했다. 21대 국회 개원 이후 가장 먼저 차별금지법 제정에 나선 건 정의당이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지난 14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차별금지법은 ‘우리 모두’를 보호하는 법”이라며 여야 국회의원의 동참을 호소했다. 앞서 한무경 미래통합당 의원 등 초선 의원 9명은 지난 10일 “우리는 헌법에 규정된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고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그 어떠한 형태의 차별에 대해서도 반대한다”며 ‘#모든 차별에 반대한다’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국회 중앙홀에 서기도 했다. 20대 국회에서 차별금지법 제정과 관련해 발의조차 되지 못했던 것과는 크게 다른 모습이다. 정치권의 움직임에 종교계가 가장 먼저 반응했다. 불교, 개신교, 천주교, 원불교 등 4대 종단 이주인권협의회는 17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명동 가톨릭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주민 혐오와 차별을 금지하는 법률 제정을 촉구할 예정이다.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는 18일 시민단체 ‘차별금지법제정연대’와 함께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를 위한 ‘국회 둘레 오체투지’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날 행사는 조계종 사회노동위가 지난 1월부터 격주 목요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어 온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 기도의 일환이다. 오체투지에는 조계종 사회노동위 소속 승려들뿐 아니라 차별금지법제정연대 집행위원인 트랜스젠더 박한희 변호사와 ‘성소수자차별반대무지개행동’ 이종걸 집행위원장이 함께한다. 진보 성향 개신교 연합기구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일찌감치 차별금지법 제정을 언급했다. NCCK는 총선 이튿날인 4월 16일 성명을 통해 “차별금지법 제정은 더이상 미룰 수 없는 당면 과제”라며 “21대 국회에서 차별금지법을 조속히 제정,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불교를 비롯한 진보 성향의 종교계와 달리 보수 개신교는 기존의 입장을 바꾸지 않고 있다. 지난 11일 국가인권위원회와 보수 개신교 최대 연합기구인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의 면담에서 이런 의향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보수 기독교 단체의 반발 탓에 비공개로 1시간여 동안 진행된 이날 회동에서 김태영 한교총 대표회장은 최영애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에게 ‘현재 인권위가 추진하고 있는 차별금지법은 성 소수자를 염두에 두고 추진하는 특별법으로서 다수의 인권을 침해하는 역차별을 가져와 오히려 보편적 인권정책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류정호 대표회장도 “이 법이 제정되면 우리 사회의 건강한 가치관이 파괴된다”며 “결과적으로 인구감소를 고민하는 우리나라의 인구정책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에 최 위원장은 “앞으로도 계속 대화하면서 접점을 찾아보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소강석 한교총 사회정책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데에는 동의하지만 차별금지법은 한국 교회 전체가 반대하고 있다”며 “잠시 멈춰 서서 국민의 의견을 듣길 바란다”고 전했다. 정치권에서 일단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시동은 걸었지만 원활한 운행에 적지 않은 어려움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한편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21대 국회 개원에 맞춰 발표한 ‘21대 국회, 국민이 바라는 성평등 입법과제’에 따르면 응답자 중 87.7%가 ‘성별, 장애, 인종, 성적지향 등 다양한 종류의 차별을 금지하고 피해를 구제하기 위한 법률을 제정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서울역 묻지마 폭행’ 영장 또 기각…피해자는 SNS에 호소(종합)

    ‘서울역 묻지마 폭행’ 영장 또 기각…피해자는 SNS에 호소(종합)

    30대 피의자 구속영장 두 차례 기각“구속영장 청구 당시 체포 자체 위법하다”조사 태도, 조현병 등을 들어 다시 기각기각 사유 놓고 논란 지속될 듯 이른바 ‘서울역 묻지마 폭행’ 사건의 피의자인 이모(32) 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또 기각된 가운데 피해가 가족 측이 “다신 이런 일이 생기지 않으려면, 많은 분의 지지와 연대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16일 피해자 가족 측은 이 씨에 대한 두 번째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이 사건에 대해 더 많이 이야기해주세요. 의견을 나누고 분노해주고 알려주고 공유해주고 기억해달라”며 “다신 이런 일이 생기지 않으려면, 또 피해자가 스스로 상처 입으며 억울함을 호소하지 않으려면 많은 분의 지지와 연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법 김태균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5일 상해 등 혐의를 받는 이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법원은 지난 4일 ‘위법한 체포’를 이유로 구속영장을 기각한 것에 대한 논란을 의식한 듯 기각 사유를 상세하게 밝혔다. 김 부장판사는 “수집된 증거자료의 정도, 수사의 진행 경과 및 수사에 임하는 태도 등에 비춰보면 이씨가 새삼 도망하거나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범죄혐의 사실이 소명되고, 본건 범행으로 인한 피해 내용과 정도 등에 비춰 사안이 중대하다. 하지만 범죄 혐의사실의 입증에 필요한 증거 대부분이 이미 충분히 수집된 것으로 보이고, 피의자 역시 객관적인 사실관계 자체에 대하여는 다투고 있지 않다”고 했다. 또 “범행은 이른바 여성 혐오에 기인한 무차별적 범죄라기보다 피의자가 평소 앓고 있던 조현병 등에 따른 우발적, 돌출적 행위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씨는 사건 발생 후 가족들이 있는 지방으로 내려가 정신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고, 이씨와 그 가족들은 재범방지와 치료를 위해 충분한 기간 동안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김 부장판사는 “이씨는 그동안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기관의 조사에 성실히 응했다. 자신의 잘못을 깊이 반성하면서 앞으로 피해자에 대한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함과 아울러 수사 및 재판절차에 충실히 임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며 “피의자의 재범방지는 ‘정신건강 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의 관련 규정에 따른 적절한 조치를 통해서도 가능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철도경찰의 긴급체포는 위법…받아들이기 어렵다” 이씨는 지난달 26일 오후 1시50분쯤 공항철도 서울역 1층에서 처음 보는 30대 여성 A씨의 얼굴 등을 때려 상처를 입히고 도주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당시 이씨의 폭행으로 인해 광대뼈가 함몰되는 등 중상을 입었지만, 사건이 발생한 장소에 CC(폐쇄회로)TV가 없어 경찰은 일주일 가까이 용의자를 찾지 못한 상황이었다. 이에 A씨 가족은 SNS와 라디오 프로그램 등을 통해 피해 사실을 알렸고, 온라인상에선 여성 혐오 범죄가 또다시 일어났다며 공분이 일었다. 이후 철도특별사법경찰대(철도경찰)는 경찰과 함께 지난 2일 이씨를 서울 동작구 자택에서 긴급체포한 뒤 검찰에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그러나 서울중앙지법 김동현 영장전담판사는 지난 4일 철도경찰의 긴급체포가 위법했고 여기에 기초한 구속영장 청구도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이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A씨 가족 측은 법원의 기각 사유 중 “한 사람의 집은 그의 성채인데 비록 범죄혐의라 할지라도 주거의 평온 보호에 예외를 둘 수 없다”는 부분을 들며 “최근 본 문장 중 가장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어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은 잠도 못 자고 불안에 떨며 일상이 파괴됐는데 가해자의 수면권과 주거의 평온을 보장해주는 법이라니, 대단하다”며 “제 동생(피해자)과 추가 피해자들을 보호하는 법은 어디서 찾을 수 있나?”라고 반문했다. 석방된 이씨는 가족의 권유로 지방의 한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철도경찰은 보강 수사를 벌인 후 지난 12일 구속영장을 다시 신청했고, 검찰은 이 영장을 법원에 재청구했다. 이씨에 대한 3차 구속영장을 신청할지 여부에 대해선 아직 밝히지 않았다. 첫번째 구속영장 청구 당시에는 체포 자체가 위법하다며 기각했고 이번에는 조사 태도, 조현병 등을 들어 다시 기각했다. 기각 사유를 두고 논란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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