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혐오
    2026-08-03
    검색기록 지우기
  • 착취
    2026-08-03
    검색기록 지우기
  • 복어
    2026-08-03
    검색기록 지우기
  • 토지
    2026-08-03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6,565
  • “여자는 결혼하고 애낳으면 연구 못해” 日도쿄대 교수 중징계

    “여자는 결혼하고 애낳으면 연구 못해” 日도쿄대 교수 중징계

    일본에서 최고로 치는 국립 도쿄대학의 남녀 교수들이 여성 제자들에게 결혼, 임신 등과 관련해 성차별적 괴롭힘을 가했다가 나란히 징계를 받았다. 29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도쿄대는 지난 27일 대학원 과정을 가르치는 남자 교수 A씨와 여자 교수 B씨에 대한 징계 처분을 확정했다. 각각 40대인 두 사람은 같은 전공의 동료 사이로 A씨는 정직 6개월의 중징계를, B씨는 계고 처분을 받았다. A씨는 2018년 여름 자신의 수업을 듣는 2명의 여자 대학원생들에게 “여성 연구자들이 결혼, 출산, 육아와 연구활동을 동시에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성차별 발언을 반복적으로 하며 모욕감을 준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문제의 발언을 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괴롭힐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으나 학교 당국은 이례적으로 중징계 결정을 내렸다. B씨는 A씨의 수업에 참석한 자리에서 두 학생에게 “결혼 등 사생활에 충실하고 싶은 사람은 연구를 그만둬도 좋다”고 말했다. 도쿄대에서는 지난해 11월에도 정보학부 대학원 소속 오사와 쇼헤이(31) 교수가 인터넷상에서 ‘혐중 헤이트스피치‘(중국혐오 선동 발언)를 해 물의를 빚은 바 있다. 인공지능(AI) 개발회사의 대표를 겸하고 있던 그는 트위터에 “폐사에서는 중국인은 뽑지 않습니다”, “애초부터 중국인은 면접에 부르지 않습니다. 서류에서 탈락입니다”, “자본주의의 관점에서 볼 때 퍼포먼스가 낮은 노동자는 차별받는게 당연한 것입니다” 등 발언을 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현실을 눈감은 뉴요커의 삶… 잠이 그를 구원할 수 있을까

    현실을 눈감은 뉴요커의 삶… 잠이 그를 구원할 수 있을까

    내 휴식과 이완의 해/오테사 모시페그 지음·민은영 옮김/문학동네/360쪽/1만 5000원 일 년간 잠을 자기로 결심했다. 정신과에서 수면제를 비롯한 온갖 신경안정제를 처방받고 최소한의 생명 유지 활동만을 하면서. ‘내 휴식과 이완의 해’는 개성과 문학성을 동시에 인정받는 영미 문학의 유망주 오테사 모시페그의 장편소설이다. 전작 ‘아일린’(2015)에서 자기혐오로 뭉친 24세 여성의 젊은 날을 그린 모시페그는 이번에도 비슷한 또래의 여성을 등장시킨다. 주인공은 사망한 부모의 유산을 상속받아 말 그대로 가만히 앉아 있어도 돈을 버는 26세 뉴요커다. 명문대에서 미술사학을 전공해 유명 갤러리에서 일하며, 뭇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외모를 가졌지만 주인공은 절대 행복하지 않다. 일터에서도 틈틈이 낮잠을 즐기다 근무 태만으로 해고된 주인공은 일 년간 사흘에 한 번씩 깨어나는 ‘내 휴식과 이완의 해’를 꿈꾼다. 여기까지는 ‘금수저의 일탈’ 정도로밖에는 안 보인다. 그러나 일견 비틀리고 엉뚱한 캐릭터를 이해하도록 하는 게 모시페그의 힘이다. 술과 약에 취해 살다가 죽은 주인공의 엄마와 그런 엄마 옆에서 존재감 없이 살다가 암으로 죽은 아빠는 각자 자신의 문제에 사로잡혀 자식에게 사랑을 주지 못한 부모였다. 겉으로는 멀쩡한 금융맨인 전 남자친구는 연애 관계에서는 불쾌하고 일방적인 성행위만 요구한다. 유일한 친구 리바는 폭식증에 시달리고 가짜 명품으로 치장하며 주류사회 진입에만 관심을 둔다. 처참한 주변 인물들의 사정과 함께 자기 비하와 타인에 대한 혐오로 똘똘 뭉친 주인공. 마지막으로 이 대목에서는 적이 공감하게 된다. ‘뉴욕시에서는 많은 일이 벌어지고 있었지만 그중 어느 것도 내게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이것이 잠의 멋진 점이었다.’(14쪽)주인공은 ‘휴식과 이완의 해’를 위해 모든 공과금은 자동납부로 돌리고, 재산세도 일 년치를 선납한다. 일주일에 한 번씩 세탁물 수거가 이뤄지도록 했다. 아예 잠만 자는 것은 아니다. 눈을 뜨면 음식을 먹고 비디오를 보면서 다시 잠들기를 반복하며 하루에 두세 시간만 깨어 있다. 그러나 주인공의 계획은 약물 부작용과 숙면을 방해하는 해프닝들로 난항을 겪게 된다. 주인공은 자신도 모르는 새 온라인으로 만난 익명의 사람들과 음란한 메시지를 주고받고, 자주 들르는 식료품 상점의 외상값은 쌓여만 간다. 그러던 어느 날 잠에서 깨어 보니 약병이 모조리 사라졌다. 약을 가져간 사람은 이따금씩 집에 들르는 리바임이 틀림없다. 리바에게 절규에 가까운 음성메시지를 남긴다. “오늘밤까지 내 빌어먹을 물건들을 약장에 되돌려놓지 않으면 우린 끝장이야. (중략) 사랑하는 사람을 죽이는 일이 최악의 자멸적 행동이라는 건 잘 알 거야.”(295~296쪽) 잠으로만 꼬박 한 해를 보낸 주인공이 눈을 뜬 날은 2001년 6월 1일이었고, 그로부터 세 달 후 세계무역센터가 붕괴한다. 그는 비디오 영상으로 쌍둥이빌딩의 북쪽 건물 78층에서 뛰어내리는 여자를 보며 경외감에 사로잡힌다. 온전히 눈을 뜬 채 죽음으로 직진하는 여자와 있는 힘껏 눈을 감은 채 그 길을 가려고 했던 그의 인생이 상반되기 때문이다. 뛰어내리는 여자의 영상이 그에게 어떤 영감을 주었는지는 몰라도 ‘휴식과 이완의 해’가 끝난 것만은 자명해 보이는 엔딩이다. 피식피식 웃게 되는 블랙코미디 속 묵직한 주제 의식이 빛을 발한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정책·비전·인물 ‘3無’ 꼼수 대결에 묻혔다

    정책·비전·인물 ‘3無’ 꼼수 대결에 묻혔다

    민주·통합 ‘비례정당’이 판세 좌지우지 거대당 싸움에 소수정당 존재감 실종 올드보이 살아남아 신인 설 자리 없어 내로남불 경쟁에 유권자 혼란만 가중4·15 총선 D-20인 26일 여야는 후보자 등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선거전 채비에 나섰다. 27일 후보 등록이 끝나면 여야는 향후 4년간의 입법 주도권을 쥐기 위한 한판 대결을 펼치게 된다. 그러나 이번 총선은 여야 1, 2당이 앞다퉈 비례위성정당을 만들어 공직선거법 정신을 훼손한 사상 초유의 ‘꼼수 대결’로 치러진다. 이에 ‘다당제 정착’을 기대했던 소수 정당은 빈사 상태로 총선전에 던져졌고, 유권자들은 ‘차악’(次惡)의 선택지조차 고르기 힘든 상황에 몰리게 됐다. 이날 기준으로 총선에 참가한 정당은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을 비롯해 원내 정당만 12곳이다. 그러나 민생당과 정의당을 제외하면 민주당의 비례연합정당인 더불어시민당, 통합당의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 안철수 대표의 국민의당, 친문(문재인)·친조국을 표방한 열린민주당 등 지역구 후보 없이 비례만을 노리고 나온 ‘반쪽 정당’들의 난립이다. 여기서는 정책이나 비전에서 뚜렷한 차별성을 발견하기 힘들다. 대신 유례없는 ‘의원 꿔주기’, ‘꼼수 제명’으로 정당의 형식만 갖춘 채 유권자들에게 표를 강요하고 있다. 정책적 선명성을 갖춘 소수 정당들은 비례위성정당 간 대결 구도에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녹색당, 미래당 등 대안 정치를 표방한 정당들은 민주당의 연합정당 구성 과정에서 상처를 입고 물러났다. 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는 “비례정당의 등장으로 정당 정치가 파괴되는 퇴행적 정치 현실이 만들어졌고, 유권자를 투표 동원 수단으로 전락시켰다”고 진단했다. 인물의 참신성도 담보하지 못했다. 민주당은 ‘시스템 공천’을 내세웠지만 현역 86세대와 친문 인사들은 자리를 지켰다. 통합당은 김형오 전 공관위원장이 ‘혁신 공천’을 감행해 40%가 넘는 현역을 교체했지만 황교안 대표의 ‘막판 뒤엎기’로 빛이 바랬다. 각 정당의 비례후보 명단에는 전현직 정치인, 특히 ‘올드보이’들이 이름을 올려 비례대표의 명분도 훼손시켰다. 이날 발표된 민생당, 우리공화당, 친박신당의 비례명단 2번에는 각각 손학규(4선) 전 대표, 서청원(8선) 의원, 홍문종(4선)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특히 이번 총선은 코로나19 국면에서 치러져 투표율 제고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주이탈리아대사관 등 17개국 23개 재외공관의 재외선거 사무를 중지했다. 이런 중에 여야의 꼼수 경쟁으로 ‘정치 혐오’가 고개를 들면서 투표율은 최악으로 치달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는 “비례정당 논쟁으로 정치권이 유권자들에게 정치 불신을 일으켰다”며 “양극단의 지지층만 결집하면서 중도층의 투표율을 떨어뜨릴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국민을 지킵니다, 더불어민주당’이라는 총선 슬로건을 내놨고, 통합당은 ‘힘내라 대한민국, 바꿔야 산다’는 슬로건으로 맞섰다. 극단의 대결을 조장하는 ‘정권지원론’과 ‘정권심판론’이 고스란히 담겼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여직원 허벅지 쓰다듬은 50대가 무죄? “다시 재판하라”

    여직원 허벅지 쓰다듬은 50대가 무죄? “다시 재판하라”

    1심 유죄→2심서 무죄…대법 “다시 판단” 회식 자리에서 여직원의 허벅지를 쓰다듬었다가 강제추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5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으나 유죄 취지로 다시 재판을 받는다. 26일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허모씨(52)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한 후 사건을 창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 허씨는 지난 2016년 초 경남 밀양시의 노래방에서 직원들과 회식을 하던 중 20대 피해 여성 A씨를 옆자리에 앉힌 후 볼에 입을 맞추고 허벅지를 쓰다듬은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한 것은 불리한 정상”이라며 “다만 동종 범행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점을 고려했다”며 허씨에게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 반면 2심은 “폭행행위라고 평가할 수 있을 정도의 유형력 행사가 있는 경우에만 강제추행죄가 성립한다고 봐야한다”며 “허씨가 피해자의 허벅지를 쓰다듬은 사실은 인정되지만, 폭행행위로 평가할 수 있을 정도의 유형력 행사가 없어 강제추행죄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1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피고인이 여성인 피해자가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는 부위인 허벅지를 쓰다듬은 행위는 피해자 의사에 반해 이뤄진 것인 한,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유형력 행사로서 추행행위라고 봐야 한다”고 지적하며 2심 판단을 다시 하라고 결정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혐오표현 없는 21대 총선 만들기 동참해달라”

    “혐오표현 없는 21대 총선 만들기 동참해달라”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이 25일 성명을 내고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후보자들에게 “혐오표현 없는 선거 만들기에 적극 동참해달라”고 촉구했다. 최 위원장은 “26일 후보자 등록으로 시작되는 4·15 국회의원 선거는 우리 역사상 처음으로 만 18세 이상 국민에게 투표권이 부여되는 의미 있는 선거”라면서 “우리 사회에 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차별이 드러나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그는 “이와 같은 상황에서 혐오표현 없는 선거 만들기는 우리 사회의 차별적 인식을 개선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다가올 국회의원 선거가 혐오표현 없는 민주주의의 공론장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정책 결정을 담당하고 민주주의 가치를 실현해야 하는 정치인들은 혐오표현을 예방할 사회적 책임이 더욱 크다”면서 “후보자들의 혐오표현은 인권을 침해할 뿐만 아니라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포용사회로부터 멀어지게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들도 정치인의 혐오표현에 적극적인 대응을 요구한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인권위가 진행한 국민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8.8%는 국회의원 등 정치인이 혐오를 조장한다고 했고, 82.3%는 정치인의 혐오표현 반대표명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그동안 전·현직 국회의원들이 상대 정치인을 장애인에 빗대 비하하는 등 혐오표현 문제가 여러 차례 지적되기도 했다. 언론와 시민에게도 “미디어와 시민사회가 정치인 혐오표현의 부정적 파급력을 드러낸다면 그 표현들은 오히려 힘을 잃게 된다”면서 동참을 촉구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김유빈 뮤지컬 아역 “N번방을 내가 봤냐 XX” 발언 논란

    김유빈 뮤지컬 아역 “N번방을 내가 봤냐 XX” 발언 논란

    아역 뮤지컬배우 김유빈(15)이 일명 ‘텔레그램 n번방 사건’에 대한 발언으로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24일 김유빈은 자신의 페이스북 스토리에 ‘남성들이 뭐 XX. N번방을 내가 봤냐 이 XX들아. 대한민국 X가 27만 명이라는데 그럼 너도 사실상 X냐? #내가_가해자면_너는_X다“라는 글을 공유한 후 ”’내 근처에 X 있을까 봐 무섭다‘ 이거랑 다를게 뭐냐고“라는 글을 올렸다. 해당 게시물이 논란이 되자 김유빈은 인스타그램과 트위터 계정 등을 비활성화했다. 이후 25일 그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제가 잘못했습니다“라는 글을 올린 뒤 ’텔레그램 n번방 용의자 신상공개 및 포토라인 세워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와대 국민청원 링크를 올렸다. 또한 김유빈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제가 아무생각 없이 올린 스토리를 보고 기분 나쁘셨던 분들께 죄송하단 말씀을 드린다. 해당 스토리는 저에게 N번방에 들어가 본 적 있냐고 했던 사람과 모든 대한민국의 남자들을 범죄자 취급하던 사람들이 있어서 홧김에 저지른 글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저는 텔레그램 N번방과 박사방 모두 혐오하는 사람이다. 절대 그들을 옹호할 생각은 없었다. 여러분들이 뭐라고 하던 더 이상 제 논리 펼치지 않고 조용히 받아들이겠다. 이번 일로 깨달은 게 많고 더 이상 말실수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유빈은 지난 2013년 오페라 ’토스카‘로 데뷔했다. 지난 2014년 EBS 1TV 어린이 프로그램 ’먹보공룡 티노‘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렸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기다릴 수 없어… 결국 개봉열차 탄 영화들

    기다릴 수 없어… 결국 개봉열차 탄 영화들

    코로나19 시국을 뚫고 25~26일 이틀간 총 11편의 신작 영화가 개봉한다. ‘극장 공동화 현상’이라 불릴 만큼 관객이 급감해 지난달 말부터 개봉을 늦추던 영화들이 한꺼번에 터져 나오는 모양새다. 이 사태가 언제 진정될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극장가 비수기를 틈타 스크린이라도 확보하려는 작은 규모의 영화들이 몸을 던졌다. 국내외 영화제에 소개됐거나 이달 초 개봉을 염두에 두고 이미 마케팅 비용을 소진해 더이상 개봉을 늦출 수 없는 영화들도 개봉 열차를 탔다.●한국 영화 ‘이장’, ‘사랑하고 있습니까’ 출격 한국 영화로는 ‘이장’과 ‘사랑하고 있습니까’가 25일 함께 개봉한다. 신예 정승오 감독의 첫 장편 데뷔작인 ‘이장’은 아버지 묘 이장을 위해 오랜만에 만난 다섯 남매가 겪는 좌충우돌 스토리를 그렸다. 살림 밑천 노릇을 했던 장녀 혜영(장리우 분)은 홀몸으로 말썽꾸러기 아들을 돌보고, 둘째 금옥(이선희 분)은 멀쩡해 보이지만 실은 남편의 외도에 시달리는 처지다. 결혼을 앞두고 한 푼이 아쉬운 금희(공민정 분)와 돌직구 혜연(윤금선아 분), 누나들을 딛고 금이야 옥이야 자란 막내아들 승락(곽민규 분)과 동생 유골을 화장할 수 없다며 끝끝내 뻗대는 큰아버지(유순웅 분)까지. 가족이라 쓰고 가부장제라 부르는 제도의 허와 실을 섬세한 연출과 배우들의 연기로 생생히 그렸다. ‘사랑하고 있습니까’는 김하늘·유지태를 일약 스타덤에 올려놓았던 ‘동감’(2000)을 연출한 김정권 감독의 로맨틱 코미디다. ‘츤데레’ 카페 사장(성훈 분)과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돌보며 꿋꿋하게 살아가는 파티셰(김소은 분)의 러브 스토리다. 그러나 달달할 것 같은 영화는 직장 갑질에 가까운 남자 주인공의 행태와 ‘캔디 캐릭터’에서 곧잘 ‘민폐’를 끼치는 여성 주인공의 모습으로 아쉬움을 산다.●일본 영화 네 편…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주디’도 외화 중에서는 일본, 미국발 공포 영화 두 편이 눈에 띈다. 26일 개봉하는 ‘온다’는 ‘불량 공주 모모코’(2004),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2006)으로 흥행과 작품성 모두를 인정받은 나카시마 데쓰야 감독의 호러물이다. 사람의 무의식 속 원죄를 건드리는 일본 호러 특유의 작법이 잘 녹아든 작품이다. 해사한 얼굴처럼 행복이 가득한 육아 블로그를 꾸리는 가장 히데키(쓰마부키 사토시 분)와 묵묵히 가사를 하면서도 얼굴에 알 수 없는 그늘이 드리워진 가나(구로키 하루 분) 부부의 비밀이 화려한 비주얼과 함께 폭발적으로 스크린에 옮겨진다. 일견 ‘82년생 김지영’의 호러 버전이기도 하고 ‘배틀로얄’(2000)의 현시점 버전처럼 보이기도 한다.같은 날 개봉하는 미국발 호러 ‘스케어리 스토리: 어둠의 속삭임’은 전 세계 박스오피스 흥행수익 1억 달러를 돌파한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영화다. 1968년 미국 펜실베이니아, 핼러윈을 맞아 특별한 밤을 준비하던 소년·소녀들이 폐가에서 우연히 발견한 책을 펼치면서 벌어지는 판타지를 다뤘다. 미국 내 히스패닉계에 대한 차별 등 무거운 주제 의식을 함께 담았지만 무섭다기보다는 ‘틴에이지 공포’에 가까운 느낌이다. 개봉 신작 중 실시간 예매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주디’(25일 개봉)는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차지한 러네이 젤위거의 열연이 돋보인다. 뮤지컬 배우이자 가수로 할리우드의 20세기를 장식한 ‘주디 갈랜드’의 화려했던 삶과 그 이면을 집중 조명했다. 당초 지난 12일로 예정됐던 개봉일을 한 차례 연기했는데 워낙 입소문이 난 작품이니만큼 더이상의 연기는 어려웠다는 후문이다.‘온다’ 외에도 일본 영화만 3편이 더 개봉한다. ‘첫 키스만 50번째’, ‘모리의 정원’, 애니메이션인 ‘바이올렛 에버가든-영원과 자동수기 인형’(이상 26일 개봉)이다. ‘첫 키스만 50번째’는 애덤 샌들러·드루 배리모어 주연의 동명 할리우드 영화를 리메이크했다. 체코 출신 바츨라프 마르호울 감독의 영화 ‘페인티드 버드’(26일 개봉)는 최고의 문제작이다. 나치가 지배하던 시기 동유럽의 한 유대인 소년의 삶을 다룬 영화는 근친상간, 강간, 토막살해 등 잔혹한 장면을 포함하고 있다. 그 때문에 상영 중 일부 관객이 극장을 떠나려 했다는 외신 보도가 전해지기도 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위성정당은 막장” 욕하다 비례대표 갈아탄 시민단체

    “위성정당은 막장” 욕하다 비례대표 갈아탄 시민단체

    민주당 비판·1인 시위 양이원영·용혜인시민당 비례대표 상위순번 나란히 배치 시민사회 비례 위성정당 해산 연서명 SNS에선 위성정당 반대 시민모임 출범거대 정당들의 위성정당 창당을 비판하다가 영입 제안이 들어오자 갑자기 태도를 바꿔 더불어민주당의 사실상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으로 입당해 비례대표 후보 타이틀을 획득한 시민사회단체 인사들의 태도가 비판의 도마에 오르고 있다. 시민사회 활동이 결국 금배지를 향한 발판이었음이 드러나는 한편 이들이 빠진 시민사회는 더 황폐해지고 있다. 시민당 비례대표 순위 9번인 양이원영 에너지전환포럼 사무처장은 후보 출마를 결정하기 불과 사흘 전인 지난 20일 페이스북에 “이런 식으로 비례연합정당을 만들면 유권자들이 표를 줄까”라며 민주당을 비판했다. 21일에는 “저는 이러니저러니 해도 녹색당 찍을 것”이라며 녹색당 지지를 선언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녹색당을 비례연합에서 제외한 민주당의 위성정당에 아무런 해명도 없이 들어가 버렸다. 시민당에 참여한 정당인 시대전환의 이원재 공동대표는 지난 1일 페이스북에 “하승수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이 비례민주당을 추진하겠다고 쓴 페이스북 글을 보고 눈물이 왈칵 났다”며 “내가 한때 존경하고 따르던 586 운동권 선배들이 결국 이런 막장 정치를 하면서 세상을 망치고 마는구나 하는 생각 때문”이라며 강하게 힐난했다. 하지만 이 대표와 함께 시대전환을 이끈 조정훈 공동대표는 당선 안정권인 시민당 비례순위 6번을 얻었다. 시민당 비례순위 5번을 거머쥔 기본소득당 출신 용혜인 후보는 2016년 3월 민주당사 앞에서 1인 시위를 했다. 당시 용 후보는 “국민의 권리보다 혐오할 권리가 더 중요합니까”라고 적힌 피켓을 들었다. 당시 민주당 박영선 의원이 “동성애법, 차별금지법, 인권 관련 법 그리고 이슬람 문제, 저희는 결코 이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발언한 것을 문제 삼았다. 최근 민주당 윤호중 사무총장이 녹색당을 배제하며 “성소수자 논쟁은 소모적”이라고 언급했지만, 용 후보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이들이 떠난 시민사회에서는 위성정당 반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수호 전태일문화재단 이사장,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 명진 스님 등이 ‘비례 위성정당 해산 요청 연서명’을 받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헌법파괴 위성정당 반대 시민 네트워크’라는 자발적인 모임이 만들어져 4일 만에 400여명이 위성정당 반대 행동에 나서기도 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배지가 좋아” 위성정당 비판하다 후보로 달려간 명망가들의 민낯

    “배지가 좋아” 위성정당 비판하다 후보로 달려간 명망가들의 민낯

    “비례민주당은 가짜정당” 주장하다 시민당으로 시민사회에서는 ‘위성정당 반대네트워크’ 조직 위성정당과 더불어민주당을 비판하다 급작스럽게 더불어시민당으로 입당한 인사들의 ‘태세 전환’이 주목받고 있다. 신념을 저버리고 당선권에 안착하고자 갑작스레 태도를 바꿨다는 비판이 나온다. “녹색당 찍을 것”에서 사흘 만에 더시민 후보로시민당 비례대표 9번인 양이원영 에너지전환포럼 사무처장은 후보 출마를 결정하기 불과 사흘 전인 지난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런 식으로 비례연합정당을 만들면 유권자들이 표를 줄까”라고 꼬집었다. 21일에는 “선거판 관전포인트와 상관없이 저는 이러나 저러나 해도 녹색당 찍을 것”이라며 녹색당 지지를 선언하기도 했다. 양 후보는 급작스럽게 입장을 바꾸는데 대해 24일 “남 얘기하던 게 제 얘기가 되어버렸다”며 “제가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후보 9번을 받을 거 같다”고 해명했다. 비례 순위 5번을 받은 기본소득당 출신 용혜인 후보는 2016년 3월 민주당사 앞에서 1인 시위를 한 경험이 있다. 노동당 소속이었던 용 후보는 “국민의 권리보다 혐오할 권리가 더 중요합니까”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민주당 박영선 의원을 비판하는 시위를 벌였다. 당시 박 의원은 “동성애법, 차별금지법, 인권 관련 법, 그리고 이슬람 문제, 저희는 결코 이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발언해 논란이 됐다. 최근 민주당 윤호중 사무총장도 “성소수자 논쟁은 소모적”이라고 언급해 논란이 됐지만 용 후보는 이와 관련해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시민당에 참여한 시대전환 이원재 공동대표는 지난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새벽녘에 하승수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이 비례민주당을 추진하겠다고 쓴 페이스북 글을 보고 눈물이 왈칵 났다”며 “내가 한때 존경하고 따르던 586세대 운동권 선배들이 결국 이런 막장 정치를 하면서 세상을 망치고 마는구나 하는 생각 때문”이라며 강하게 힐난했다. 이어 이 대표는 “또 다른 가짜 정당인 비례민주당까지 만들어지면 21대 국회는 가짜국회가 된다”고 언급했다. 시대전환에서는 조정훈 공동대표가 시민당 비례순위 6번으로 선정됐다. 연서명부터 위성정당 반대모임까지…시민사회 우려 한편,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위성정당에 대해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태일 재단 이수호 이사장,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 명진 스님 등 시민사회 인사들은 ‘비례 위성정당 해산 요청 연서명’을 시민사회에 배포해 받고 있다. 연서명 제안에 참여한 이 이사장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연동형 비례대표가 졸속으로 처리된 데 이어 이조차도 비민주적인 위성정당으로 악용하고 있는데 위기감을 느끼고 연서명에 동참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연서명 요청서에서 이들은 “21대 총선을 기점으로 우후죽순 개정의 취지를 무력화하는 비례용 위성정당이 등장했다”며 “이는 거대보수 양당체제에 의해 봉쇄돼 온 소수자의 목소리를 다시 한 번 짓밟는 반역사적인 폭거”라고 말했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는 ‘헌법파괴 위성정당 반대 시민 네트워크’라는 자발적인 위성정당 반대 모임이 만들어져 4일 만에 400명에 가까운 참여자가 행동에 나서기도 했다. 이들은 “4.15 총선 연기와 위성정당 해산을 위한 국민운동을 제안합니다”라는 입장문을 통해 온라인에 뜻을 알리고자 노력하고 있다. 한 참가자는 “위성정당, 망쳤당, 괴뢰당 등으로 불러보면 어떻겠느냐”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지난 23일에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민주노총·참여연대·한국여성단체연합·환경운동연합 등 26개 단체로 구성된 2020총선넷이 “온라인 저항행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선언하는 등 위성정당을 중심으로 한 찬반 논란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트럼프 “아시아계 ‘미국인’ 완전히 보호…코로나19 그들 잘못 아냐”

    트럼프 “아시아계 ‘미국인’ 완전히 보호…코로나19 그들 잘못 아냐”

    트럼프 “중국에서 시작됐다는 의미, 인종차별 언사 아냐”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중국 바이러스’로 부르며 아시아계에 대한 혐오를 부추겼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미국과 전 세계의 아시아계 미국인 보호가 중요하다면서 코로나19 확산은 이들 잘못이 아니라고 트위터에 글을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과 전 세계에서 우리의 아시아계 미국인 사회를 우리가 완전히 보호해야 한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면서 “그들은 놀라운 사람들”이라고 트위터에 썼다. 이어 “바이러스의 확산은 어떤 식으로든 그들의 잘못이 아니다”면서 “그들은 바이러스를 없애는 데 우리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우리는 함께 승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늦게 한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TF) 브리핑에서도 아시아계 미국인 보호의 필요성을 거론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코로나19의 확산 속에 중국계를 비롯한 아시아계에 대한 혐오가 커진 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아시아계에 대한 혐오를 부추기는 데 있어 다름아닌 트럼프 대통령이 역할을 했다는 비판이 이어져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들어 코로나19를 연일 ‘중국 바이러스’로 부르면서 코로나19 확산의 책임을 중국에 돌리는 데 열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바이러스’란 말은 이 바이러스가 그 나라에서 시작됐다는 의미일 뿐 인종차별적 언사가 아니라고 강변했다. 케빈 매카시 하원 원내대표, 폴 고사 상원의원 등 공화당 중진들도 ‘중국 바이러스’, ‘우한 바이러스’ 등의 표현을 쓴다. 미국 내 사망·확진자의 속출로 트럼프 행정부의 대응 미숙에 대한 비판 여론이 커지자 중국에 책임을 돌린 것인데 세계보건기구(WHO)가 인종 차별 야기 가능성을 들어 ‘중국 바이러스’ 표현을 사용하지 말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도 22일 논평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아시아계 미국인을 인종 범죄의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美서 코로나19 아시아인 혐오·차별 고발 사이트 개설 이런 가운데 미국에서는 코로나19에 아시아인 혐오·차별 사례를 고발하는 사이트(http://www.asianpacificpolicyandplanningcouncil.org/stop-aapi-hate/)가 지난 19일 개설됐다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한국어, 일본어, 중국어 등 6개 국어로 지원되는 사이트에는 이미 150여 건의 신체적·언어적 폭력 사건이 접수됐다. 아시아퍼시픽 정책기획위원회(A3PCON)와 긍정행동을 위한 중국인(CAA) 등 두 단체가 이 사이트를 개설했다. 이들 단체는 “많은 사람이 코로나19 진원지로 중국을 언급하면서 많은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늘어나는 차별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사이트 개설을 도운 샌프란시스코 시립대학 러셀 정 교수는 지난 2월 9일부터 이달 7일 사이에 아시아계 차별을 다룬 뉴스가 약 50% 증가했다고 말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임지연의 내가갔다, 하와이] 38일 동안 외출 금지령…주민들 사재기에 아수라장

    [임지연의 내가갔다, 하와이] 38일 동안 외출 금지령…주민들 사재기에 아수라장

    태평양 한 가운데 고립된 하와이에 잠정적인 ‘이동 제한령’이 내려졌다. 하와이 주 데이비드 이게 주지사는 22일(이하 현지시간) 오전 브리핑을 개최, 코로나19 사태가 안정화 단계에 이를 때까지 재택근무와 주민 자가격리 방침을 밝혔다. 해당 정책 대상자에는 하와이 방문객 및 현지 주민이 모두 포함됐다. 오는 23일 오후 4시 30분부터 내달 30일까지 하와이 내의 모든 거주민에게 사실상의 외출 금지령이 발부된 것. 해당 명령을 어길 시 최대 5000달러의 벌금과 징역 1년의 강력한 처벌이 뒤따를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은행 업무와 시장, 마트 등 식료품 구입을 위한 외출, 건강이 위독한 가족의 병의원 방문 및 애완동물 산책 등 법률이 허용하는 범위에서의 외출은 제한적으로 허용됐다. 해당 명령이 발부된 직후 현지 주민들은 크게 동요하는 분위기다. 향후 약 38일 동안 외출이 불가능해지면서, 이 기간 동안 섭취할 수 있는 식료품과 비상약품, 휴지 등을 구매하기 위한 이들로 도심 대형마크에는 긴 줄을 선 행렬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는 식료품과 생활 필수품을 실은 대형 선박에 대한 봉쇄가 진행 중이라는 소문이 번지면서, 한때 시내의 대형 마트에서는 주민들의 사재기 현상이 가중되기도 했다.많은 주민들이 몰리자, 대형 유통업체 측은 사재기를 방지를 위해 세대 당 또는 1인당 구매 가능한 물품의 수를 제한한 안내문을 부착하고 매장 곳곳에 직원을 배치해 만일의 폭력 등의 사태를 방지할 정도로 현지 사정은 악화된 양상이다. 특히 식수와 라면, 쌀, 밀가루, 빵, 통조림 식품 등은 수 일 째 구매가 어려울 정도로 품귀 현상이 심각한 상황이다. 더욱이 앞서 일부 매장에서 장기간 보관 가능한 식료품과 휴지 등을 구매하던 주민들 사이에 각종 폭행, 욕설 등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하면서 현지의 모든 대형 마트와 상점들은 매일 오전 6~7시까지 매장 개점 후 1시간 동안을 60세 이상의 노령 주민에게만 개방하는 등 자구책을 강구하는 모습이다. 또, 식수와 라면, 통조림 식품 등에 대해서는 사재기 방지를 위해 각 세대마다 1박스 또는 8개 이상 구매가 불가능하도록 하는 구매 제한 정책을 도입했지만 해당 물품을 구매하기는 여전히 하늘의 별따기 수준이다. 여기에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마스크와 손소독제 등의 용품은 이미 수 주째 마트 진열장에서 찾아보기 힘든 형편이다. 때문에 일부 주민들은 마스크 대신 목소리와 스카프 등을 활용해 코와 입 주변을 차단한 채 이동하는 모습도 거리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이와 함께 같은 날 커크 캘드웰 호놀룰루 시장은 빠르면 4월까지 하와이 주 내의 감염 확진자 수가 최대 4~4만 5000명에 달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커크 캘드웰 시장은 이날 마우이 섬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장 비관적인 시나리오를 가정할 경우 내달 중 4만~4만 5000명에 달하는 추가 확진자가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면서 상황이 ‘악화일로’를 걸을 경우 주 정부는 자체적으로는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 ‘자가격리’와 ‘재택근무’ 등을 통한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에 주민들의 협조를 요청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 같은 ‘사회적 거리두기’ 움직임이 인종 간의 차별로 이어질 것에 대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된 상황이다. 정부가 마련한 코로나19 확산 방지 정책이 ‘사회적 거리두기’에만 방점을 찍은 탓에 향후 주민들 사이에 인종과 국가 간 차별로 이러질 우려가 있다는 목소리가 동시에 제기된 것. 특히 최근 ‘코로나19’를 겨냥,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바이러스’, ‘우한 폐렴’ 등으로 지칭된 언론 브리핑이 보도되면서 아시아인에 대한 차별 사례가 곳곳에서 목격됐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지난 1월 중국 내에서의 감염자 수 폭증 소식이 전 세계에 알려진 직후 하와이 현지 차이나타운 상권이 큰 타격을 받은 바 있다. 코로나19 발병의 주요 원인과 발병지에 대한 정확한 연구 결과가 발표되기에 앞서 중국인과 아시아인에 대한 혐오 분위기가 조성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호놀룰루=임지연 통신원 808ddongcho@gmail.com   
  • 전북교육청 대규모 행사 강행 논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고 있으나 전북도교육청은 대규모 행사를 강행할 예정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23일 전북도교육청에 따르면 오는 26일 오후 도교육청 2층 대강당에서 ‘2020년 3월 기관장 인권 아카데미’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번 아카데미는 학교장들의 인권 의식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심리학자를 초청해 ‘학교에서의 혐오와 차별’을 주제로 강연을 할 계획이다. 참석 예상자는 232명이다. 이때문에 오는 4월 6일 개학을 앞두고 코로나19 감염 예방에 적극 나서야 할 교육기관이 너무 안이하게 대처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대해 전북교육청은 “26일 행사를 미룰까 고민했으나 일정 조정이 쉽지 않고 코로나19 발생 전 희망자 신청을 받았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개최할 계획”이라며 “참석자들이 충분한 거리를 두고 앉는 등 방역조건을 엄격히 적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앞서 전북교육청은 지난 19일과 20일에도 59~85명이 참석하는 ‘학교 휴업 추가 연장에 따른 중등교육과정·학사운영 방안 회의’를 가졌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다른 교회에 코로나 퍼뜨리자?” 신천지, 가짜뉴스 신고로 반격

    “다른 교회에 코로나 퍼뜨리자?” 신천지, 가짜뉴스 신고로 반격

    반격 나선 신천지 “1000건 신고 접수”코로나19 관련 루머 법적 대응 처음 알려져앞서 서울시 등 신천지 살인죄·사기죄 고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비난을 받아왔던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이 가짜뉴스를 퍼뜨리는 이들에 대해 신고 등으로 반격에 나섰다. 20일 신천지 측 관계자는 “코로나19 관련 현재까지 1000건이 넘는 가짜뉴스를 신고했다”고 밝혔다. 종교계에 따르면 신천지는 지난달 18일 신도중 첫 코로나19 확진자인 31번 환자가 발생한 이후 인터넷상에서 사실과 다른 정보를 공유한 내용에 대해 신고 조치를 취했다. 접수된 사례에는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에서 신천지 신도 행세를 하면서 ‘다른 교회에 코로나19를 퍼뜨리자’고 말한 뒤 이를 캡처해 퍼뜨리는 경우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신천지는 지난달 26일 “코로나19와 관련해 신천지 성도 신상유출로 인한 강제퇴직, 차별, 모욕, 혐오 피해 등 인권침해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며 “신상 유출 피해를 당한 성도님께서는 해당 지방자치단체, 질병관리본부에 항의하시고 증거자료가 있을 시 경찰서, 국가인권위원회에 신고하시길 바란다”고 공지했다. 또 신천지 측은 “신도를 향한 혐오를 멈춰달라. 신도 인권침해 사례를 수집해 강력히 법적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페미니즘이 뭐죠?… 쉽게 정리한 입문서

    페미니즘이 뭐죠?… 쉽게 정리한 입문서

    페미니즘 앞에선 그대에게/강남순 지음/한길사/324쪽/1만 7000원 ‘페미니즘’이란 무엇일까. 대다수는 막연하고 모호한 생각만 할 가능성이 크다. 학교에서 제대로 배우지 않아서일 수도, 혹은 그다지 신경 쓰고 싶지 않아서일 수도 있다. 이런 편협함은 자칫 여성이나 남성에 관한 혐오만 키울 수 있다. 서울신문에 ‘강남순의 낮꿈꾸기’를 연재하는 강남순 텍사스 크리스천대 신학대학원 교수의 신간은 페미니즘과 관련한 개념을 알기 쉽게 정리한 책이다. 저자는 성차별이란 무엇인가, 여성혐오란 무엇인가, 페미니즘은 어떤 세계를 지향하는가 등 7개 질문으로 페미니즘을 풀어낸다. 첫 번째 질문 ‘페미니즘이란 무엇인가’에서는 페미니즘을 ‘여성중심주의’로 여기는 오해를 설명한다. 페미니즘이 지닌 복합성과 다양성을 제기한다. 페미니즘은 시대와 정황에 따라, 또는 페미니스트의 여러 사회정치적 관점에 따라 의미와 목적이 다르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 두 번째 질문 ‘성차별이란 무엇인가’에서는 여성뿐 아니라 남성에게도 가해지는 차별에 관해 말한다. 차례대로 질문을 거치면서 강 교수는 마지막으로 평등 사회를 향한 다섯 가지 과제를 내놓는다. 한쪽에 치우치지 않게, 알기 쉽게 설명한 게 미덕이다. 각 장마다 관련 키워드를 정리해 이해를 돕는다. 가히 ‘페미니즘 입문서’라 할 만하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대구 다녀온 공보의에 ‘방역가스’ 살포…예정된 방역?

    대구 다녀온 공보의에 ‘방역가스’ 살포…예정된 방역?

    대구 파견 공보의 방역가스 봉변에 공분하는 醫의협전라남도 행정당국 “원래 예정된 방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및 진료를 위해 대구로 파견됐던 공중보건의사의 관사에 방역 가스가 살포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의료계는 크게 공분했고, 해당 지역 주민들과 전남도는 가짜 뉴스라고 해명했다. 누구 말이 맞을까? 19일 대한의사협회에 따르면 대구지역으로 파견을 다녀온 공보의 A씨의 숙소로 방역직원이 들어가 강제적으로 방안에 방역 가스를 살포했다. 사전에 어떤 설명도 듣지 못한 공보의는 방안에서 얼굴과 몸에 그대로 연기를 맞고 방안에 있던 음식까지 버려야 했다. 항의를 받은 전라남도 행정당국은 ‘원래 예정된 방역이었다’고 해명했지만 치과와 한의과 공보의 숙소에는 방역이 이뤄지지 않았다. 사건이 벌어지자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와 전라남도의사회가 당국과 접촉해 해당 공보의의 보호를 위해 즉시 섬에서 나올 수 있도록 협의했으나 의료공백을 이유로 거절당했고, 결국 해당 공보의는 4일 동안 섬에서 불안한 상태로 지낼 수밖에 없었다. 이에 대해 의협은 지난 18일 성명을 통해 “해당 지역은 보건지소 이외에 의료기관이 없는 섬으로 공보의 두 명이 교대로 24시간 근무를 하고 있어 ‘한 사람이 차출되면 나머지 한 사람이 쉬지 못하고 계속 근무를 해야 돼 차출이 어렵다’는 점을 당국에 호소했음에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대구지역에서 돌아온 해당 공보의는 그동안 격무에 시달린 다른 공보의를 위해 선택사항인 2주간 자가격리를 포기하고 근무에 복귀했다”면서 “이런 와중에 인권유린적인 숙소 강제 방역이 벌어졌다”고 비판했다. 의협은 “이번 사건은 공보의를 그저 중앙에서 파견해준 값싼 의료인력으로 보고 오로지 의무와 책임만 지우고 어떤 보호나 지원도 제대로 해주지 않는 지방자치단체의 무책임 막가파식 삼류행정의 끝 장판”이라며 “특히 섬과 벽오지 공보의의 열악한 처우와 행정당국의 무책임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또 의협은 ‘싼값으로 젊은 의사 100% 활용하기’ 제도로 전락해버린 공보의 제도를 이제는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전라남도와 여수시 당국은 이번 사건에 대해 해당 공보의와 대공협에 정식으로 사과하고 책임자를 엄중하게 문책하라고 촉구했다. 의협은 “이번 사건은 코로나19로 인한 위험지역 파견을 다녀온 의료진에 대한 혐오가 발단이 됐다는 점에서도 매우 충격적이며 이러한 분위기는 결국 의료진의 사기를 꺾고 적극적인 진료를 저어하게 해 코로나19 사태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면서 “정부가 신속하게 책임 있는 후속 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피력했다.“까마귀 날자 배 떨어졌다는 식이다” 앞서 대구로 코로나19 진료 파견을 다녀온 공중보건의를 향해 방역용 소독약품을 뿌렸다는 기사가 나가자 주민들은 “내용이 틀리다”며 발끈하고 나섰다. 전남도에 따르면 공중보건의 A씨는 지난달 26일부터 지난 10일까지 2주 동안 대구로 파견돼 선별진료소에서 우한 코로나 의심 환자들의 검체 체취 작업을 했다. A씨는 파견을 마치고 2주간 자가격리로 업무를 쉴 수 있었지만 응급환자가 생길 경우를 대비해 지난 11일 밤늦게 본래 근무지로 복귀했다. 그는 섬 주민과 직접 접촉을 피하고자 다음날인 12일부터 전화로만 진료를 봤다. 공교롭게도 이날 여수시는 일제 방역 소독을 하면서 이 섬에서도 작업이 진행 중이었다. 느닷 없이 A씨가 대구를 다녀온 사실을 안 일부 주민들이 관사에 찾아와 방문을 향해 방역 가스를 살포하고 “대구 의사가 왜 여기 와 있느냐”, “섬사람 다 죽일 일 있느냐”고 항의했다는 식으로 둔갑 됐다는 것이다. 황복철 마을 이장은 “주민들을 나쁘게 매도해 너무 화가 난다”며 “공중보건의도 오해를 풀고 그런 사실이 없다는 내용을 소셜미디어(SNS)에 올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황 이장은 “마을 청년이 연막 분사를 하는 과정에 간호사가 의사 방을 노크하자 A씨가 곧바로 나오면서 공중보건의 얼굴에 뿌려지게 된 상황이다”며 “서로 간 앞이 안 보이면서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지는 식이 됐다”고 설명했다. 양 측간 오해가 있는 상황이다. 섬에서 근무하는 공중보건의사들의 인권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제기하고 나선 의료계와 통상적 방역 과정이었다는 전남도의 입장이 대립 중이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홍콩 지하철 난간에 침 바른 펀드매니저 ‘기 막힌 해명’

    홍콩 지하철 난간에 침 바른 펀드매니저 ‘기 막힌 해명’

    홍콩 지하철 좌석 옆 난간에 침을 묻히는 것처럼 연출한 동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올린 헤지펀드 매니저가 결국 머리를 숙였다. 1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영국 BBC에 따르면 헤지펀드인 ‘솔리튜드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최고투자책임자(CIO) 조엘 워너(43)는 전날 지하철 좌석 옆 난간에 서서 손가락에 일부러 침을 묻힌 뒤 이를 난간에 바르는 모습을 동영상에 담아 메신저 왓츠앱에 올려 “한 줌의 친구들”과 공유했다. 하지만 문제의 동영상은 페이스북 등으로 급속히 퍼져 나갔다. 마침 홍콩에서는 잠잠해지는 것 같던 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룻새 25명이나 신규 발생해 비상이 걸린 상황이었다. 홍콩 누리꾼들은 “제정신인가. 회사는 당장 그를 해고하고, 홍콩 정부는 당장 그를 추방하라”, “이런 사람에게 어떻게 돈을 맡길 수 있겠는가. 당장 해고하고 법적 처벌을 받게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난이 쏟아지자 그는 “미국 군인이 중국 우한의 지하철에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퍼뜨렸다는 음모론을 듣고 이 영상을 만들기로 마음먹었다. 가짜 뉴스가 얼마나 잘 퍼지는지 사람들에게 널리 알리고자 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실제로 난간에 침을 묻힌 것은 아니며, 촬영 전후에 알코올로 난간을 소독했다”고 덧붙였다. 물론 홍콩 주민들은 그의 해명조차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홍콩지하철공사(MTR)는 “워너의 행동은 지하철 안에서 혐오스럽거나 공격적인 행동을 금한 법규에 어긋난다”며 “코로나19가 확산하는 시기에 공중위생을 철저하게 무시한 이런 행동을 묵과할 수 없어 경찰에 고소했다”고 밝혔다. 사태가 걷잡을 수 없어지자 워너는 18일 밤 페이스북에 사과의 글을 올려 “해서는 안될 행동을 했다. 결코 세계적 감염병은 웃어넘길 일이 아니란 것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MTR과 홍 콩 경찰에도 직접 전화를 걸어 사과했다고 덧붙였다. 전염병 전문가 조지프 창은 “지하철 난간 등에 묻은 바이러스는 몇 시간 생존할 수 있다”며 “지하철 난간이나 손잡이를 맨손으로 잡는 것조차 위험하며, 이를 잡을 때는 휴지를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이동구 칼럼] ‘이 풍진 세상을…’

    [이동구 칼럼] ‘이 풍진 세상을…’

    “이 풍진 세상을 만났으니 너의 희망이 무엇이냐~(중략)~세상만사를 잊었으니 희망이 족할까.” 최근 한 종편TV 프로그램에서 4명의 경연자들이 함께 불러 방청객과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렸던 ‘희망가’의 노랫말이다. 방청객뿐 아니라 기성 가수들조차 눈물을 훔치기도 했고 관련 소셜미디어 접속 조회수가 족히 200만회를 넘었다. 100여년 전 일제강점기에 만들어진 대중가요에 많은 사람이 뜨겁게 공감한 이유는 무엇일까. 대중문화는 시대상을 반영하기 마련이다. 가요뿐 아니라 아카데미상 4개 부문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도 마찬가지다. ‘희망가’가 일제강점기 민족의 애환이 담겼다면 ‘기생충’은 빈부의 차는 존재해도 가족 사랑은 인간 본성이라는 것으로 공감을 이끌어 냈다. 100년 전의 대중가요가 다시 사랑을 받고, 영화 ‘기생충’이 다른 인종과 지구 반대편의 먼 나라에서조차 사랑받는 이유는 대중문화가 자신들의 처지를 잘 이해해 주고 달래 준다고 느끼기 때문일 것이다. 온 세상이 뒤죽박죽이다. 중국에서 시작된 코로나19가 아시아권을 넘어 유럽, 미국, 남미 등 전 세계로 번졌다. 이란과 이탈리아 등지에서는 사망자가 이미 1000명을 넘어섰다니 안타깝기 그지없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뒤늦게 팬데믹을 선언했지만 코로나19의 확산세는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덩달아 각국은 국경을 봉쇄해 왕래를 막고 있다. 세계 경제가 곤두박질치는 것은 당연하다. 코로나19가 세계와의 교감을 중요치 않게 여겨 왔던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나 EU를 탈퇴한 영국의 고립주의 등을 더 견고히 하는 계기가 될까 걱정이다. 코로나19는 조만간 사라지거나 통제 가능한 날이 올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우리 국민들이 겪은 고통과 상처는 쉬 아물지 않을 것 같다. 환자나 희생자 가족뿐 아니라 자영업자 등 전 국민이 큰 고충을 겪었다. 여전히 말 그대로 ‘한 번도 겪어 보지 못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이런 시민들을 두고 자신들의 공치사를 먼저 내세우는 정치인들과 진영 논리나 포퓰리즘에만 혈안이 된 위정자들이 막말들을 쏟아냈다. 특히 “대구 봉쇄, 대구는 손절해도 된다, 코로나 사태는 대구 사태, 대구 폐렴, 지역민들의 무능과 특정 정당을 광신하기 때문에 집단 발병했다”는 등의 발언은 대구·경북 시민들에게 비수를 꽂았다. 공감 능력이 상실된 행위로 관련 주민들에게 큰 상처를 남긴 것이나 다름없다. 평소엔 입을 열 때마다 ‘국민’, ‘소통’, ‘정의’ 등을 외치던 사람들이다. “대구·경북 힘내라”라는 격려의 말 백마디보다 더 아픈 상처를 안겼다. 정의는 선언이나 이념이 아니라 구체적인 실천이어야 한다. 그 첫 시작은 이웃이나 약자에 대한 관심과 배려이다. 이런 배려 없이 자신만이 정의로운 듯 외쳐 댄다면 대중들의 마음에 지워지지 않을 흉터가 되기 마련이다. 언제부턴가 우리는 사회·경제·정치적인 큰 이슈 때마다 ‘국민의 뜻, 국민적 공감대’라는 명분으로 희생양을 찾는 게 문제 해결보다 더 중요한 과정이 되고 있다. 대통령이나 좋아하는 정치인, 연예인이 비난받거나 궁지에 몰린다고 생각되면, 실체적 진실을 가리기도 전에 소셜미디어 등으로 테러에 가까운 공격을 퍼붓는다. 지난해 조국 전 장관 일가족을 둘러싼 논란이 대표적이다. 사실관계를 정치적인 명분으로 희석시키려다 사회정의의 혼란을 일으킨 사례다. 최근엔 한 외신기자가 코로나19 대응을 자화자찬하는 우리 정부를 꼬집는 동영상을 트위터에 올렸다가 댓글테러를 당했다. 성차별적 발언부터 ‘토착왜구’, ‘매국노’ 등의 반일 감정을 부추기는 막말까지 마구 쏟아졌다. 다른 의견을 인정하지 않는 도 넘은 혐오와 분노가 표출된 것이다. 그는 “정부를 비판했다가는 ‘친일’, ‘친미’ 딱지가 붙으며 배신자·반역자 취급을 당한다”고 토로한다. 정치적 이해관계나 이념, 지역주의 등으로 형성된 거대 집단의 특징 중 하나는 골치 아픈 사회문제에 대해 원인 규명과 근본 치유보다 ‘희생양’을 찾는 경향이 강하다는 점이다. 중세의 마녀사냥이나 나치의 유대인 학살 등이 대표적인 예로 꼽힌다. 희생양으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면 당장은 편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모두가 사회정의에 눈감게 돼 결국 그 사회는 큰 혼란에 빠지거나 붕괴한다는 게 역사의 교훈이다. 100년 전 그 어지럽고 모진 세상을 한탄했던 심경에 지금의 대중들이 공감하는 이유가 아닐까.
  • ‘성소수자 혐오’ 휩싸인 민주

    ‘성소수자 혐오’ 휩싸인 민주

    당내 사과 요구 빗발… 진보정당도 비판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사무총장이 성소수자 문제를 ‘불필요한 소모적 논쟁’으로 치부하는 발언을 하면서 민주당이 되레 ‘성소수자 혐오 논쟁’에 휩싸였다. 윤 사무총장은 지난 17일 비례연합정당 창당 계획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성소수자 문제로 불필요한 소모적 논쟁을 일으킬 정당과의 연합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당장 당내 성소수자들이 윤 사무총장의 사과를 요구했고, 녹색당 등 진보정당들도 강하게 반발했다. 민주당 성소수자위원회 준비모임 관계자는 18일 “아직 (윤 사무총장의) 사과나 답변은 오지 않았다. 더 기다려 보고 어떻게 할지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준비모임은 전날 ‘윤 사무총장은 성소수자 당원과 시민들에게 사과하십시오’라는 논평을 냈다. 이 관계자는 “사무총장 본인도 혐오 발언을 하는 사람을 공천에서 배제하겠다고 인터뷰를 한 적이 있다. 그런 말씀을 지켜 달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사무총장의 발언은 민주당 강령에도 위배된다. 민주당 강령에는 ‘여성, 아동, 청소년, 어르신, 장애인, 이주민 등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인권을 존중하고 안전을 보장하며, 어떠한 차이도 차별로 이어지지 않는 사회를 만든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윤 사무총장의 발언을 듣고 상당히 불편했다”면서 “그런 시대는 지났다”고 말했다. 비례연합정당 참여 문제로 보이지 않는 갈등을 겪고 있던 진보정당들도 윤 사무총장의 발언을 ‘혐오 발언’으로 규정하고 모처럼 한목소리를 냈다. 우선 녹색당은 “윤 사무총장의 발언은 선거연합을 앞두고 녹색당이 당원투표로 뽑은 비례 후보, ‘논바이너리 트랜스젠더’(본인 성정체성을 남녀로만 규정하지 않는 사람) 김기홍 후보에 대한 거부로밖에 읽히지 않는다”고 밝혔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도 “매우 유감”이라며 “인권과 기본권을 훼손하는 발언은 많은 실망과 오해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기도하는 대통령 없어 코로나 위기” 대형교회 목사 논란

    “기도하는 대통령 없어 코로나 위기” 대형교회 목사 논란

    전북의 한 대형교회 목사가 “백성을 위해 기도하는 다윗 왕 같은 대통령이 없어 코로나19라는 위기를 맞았다”면서 “하나님이 명령하면 그날부로 코로나19는 소멸한다”고 주장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15일 A교회에서 열린 주일예배에서 담임목사는 ‘다윗의 범죄와 전염병’이라는 제목의 설교에서 이같이 말하며 “코로나19 확산의 원인을 하나님의 은혜를 잊어버린 백성들에게서 찾았다”며 “하나님 덕분에 대한민국이 잘살게 됐는데 그 은혜를 잊고 교만해져서 하나님이 코로나19라는 전염병을 재앙으로 내린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은 지금까지 1명밖에 안 죽었다. 왜? 잘 막아가지고”라면서 “(대통령이) 백성은 아랑곳없다. 다른 어떤 목적이 있는가 모르지만. 얼마나 더 죽어갈지 알 수가 없다. 이게 재앙으로 떨어진 거다. 성경에 보니깐 하나님 재앙 중에 하나지 않나. 우리는 성경을 믿으니깐, ‘재앙이다, 재앙이다’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다. 또 “중국 공산당이 십자가 다 떼고 거기 재앙으로 왔는데, 우리 문 닫아야 하는데 문 안 닫고 공산당 좋아하다가 지금 같이 재앙을 맞이했다”며 “안 믿는 대통령이 다윗같이 회개하겠나. 그러니깐 우리는 거기에 희망을 걸 수가 없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사를 겨냥해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가 뭔 나라입니까? 나 어려서부터 이렇게 마스크 차고 예배드리는 거 처음 봤다.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일을 경험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이 담임목사는 “예배의 소중함, 중요함, 필연성은 오늘 우리에게 두말하면 잔소리”라면서 “예배 안 드리면 축복은 바뀌어서 저주가 찾아오고, 예배 안 드리면 영적으로 우리가 망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설교에서는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 발언도 쏟아졌다. 목사는 “하나님이 인간을 창조할 때 남자도 만들고 여자도 만들었다”며 “이들이 부부가 돼서 아이를 태어나게 해야 인구가 유지되는 건데 자기 기분에 ‘아니야’ 하면서 남자가 여자로 돌아가는 것은 정신병자”라고 했다. 또 특정인을 언급하며 “남자 ××가 분명히 신체 구조가 남자인데 몇천만원 들여서 여자가 돼서 화장하고 그런 옷을 입고 다닌다”며 “타락한 세상의 정치인들은 또 그런 소수 인격을 존중해야 한다면서 차별금지법이라는 법까지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나님이 미워하는 그 법이 시행되면 이런 말 했다고 벌금도 물리고 징역도 가게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교회는 41분가량의 설교 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해당 목사는 18일 “그 발언은 대중이 아닌 신앙을 가진 신도를 대상으로 한 것”이라며 “유튜브에 올라가 일반 시민들도 그 영상을 볼 줄은 몰랐다”고 해명했다. 이어 “그 발언은 신앙심에서 나와서 한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열린세상] 거리두기 그리고 함께하기/남시훈 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

    [열린세상] 거리두기 그리고 함께하기/남시훈 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퍼져 나가고 있다. 한 달 만에 유럽에서 엄청난 환자가 발생하고 있으며 한국에서 마스크가 부족하다고 했던 것이 무색하게 유럽과 미국의 마스크 가격은 크게 높아졌으며 사재기로 인한 생필품 부족까지 나타나고 있다. 여러 나라와 지역에서 국경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완전 통제는 간단한 선택이 아니다. 전염병의 개인 간 전파를 막기 위해서는 개인 청결과 함께 사회적 거리두기가 필요하다. 종교적 모임을 포함한 모든 모임을 자제하고 다른 사람과의 물리적 거리를 어느 정도 확보해야 한다. 이탈리아에서는 마스크를 사기 위해 줄을 선 사람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지 않고 멀찍이 떨어져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인구 밀집지역에서 살아가는 한국인들도 보다 더 주의해야 한다. 물리적 접촉은 줄여도 협력은 강화돼야 한다. 각 지역에 있는 시민들은 의료진이 최상의 환경에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면마스크를 착용하되 공적 마스크는 나보다 더 필요한 사람들에게 양보하는 것도 좋다. 국회는 추가경정예산을 신속하게 통과시켜야 한다. 미국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제안한 25억달러 긴급예산안이 국회에서 83억 달러로 확대 편성되기도 했다. 상황이 악화되면 추가 추경을 하더라도 현재 계획된 추경은 신속성이 생명이다. 야당의 빠른 협력이 절실한 이유다. 더 중요한 것은 국가 간 협력이다. 세계화 시대가 시작된 이래 세계는 모든 면에서 연결돼 있으며 최종재와 중간재들이 거미줄처럼 세계를 이동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가 간 협력의 고리가 약해지고 눈앞에 있는 자국의 이익을 우선하게 되면 단기적으로는 이득을 볼 수 있을지 모르지만 큰 틀에서 보면 모두가 손해를 보는 결과로 돌아온다. ‘용의자의 딜레마’ 상황이 국가들 사이에서 재현되는 것이다. 일본 아키타현에서는 주택 건설이 지연되고 있다는 뉴스가 나왔다. 변기 재료가 중국에서 오는데 중국으로부터 수입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초반에는 중국의 코로나19 확산으로 공장 가동 중단이 문제가 됐지만, 이제는 일본의 중국발 입국금지가 교역을 더 어렵고 느리게 만들 것이다. 마스크 재료를 비롯한 수많은 제품이 중국에서 온다. 중국은 현재 마스크를 비롯한 각종 물품을 대대적으로 선전하면서 한국으로 보내고 있다. 사태 초반에 한국이 중국과 협력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중국이 한국에 대해 부당한 조치를 한다면 맞서야 하겠지만, 기본은 협력이 돼야 한다. 대규모 전염병에 대한 정책은 의학적 자연과학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 정치경제적 사회과학적 접근이 동시에 고려돼야 한다. 실제로 이탈리아를 비롯해 코로나19 사태의 초반에 중국 전역에 대한 입국금지를 한 국가들 중 뒤늦게 코로나19가 심하게 퍼진 국가들도 많다. 의료 및 방역 시스템이 열악한 국가들이 아니라면 무리한 통제는 국가협력을 훼손하고 교역을 지연시켜 더 큰 피해로 돌아올 수 있다. 돌이켜 보면 2016년부터 모든 국제 질서가 크게 변하기 시작했다. 영국이 유럽연합(EU)을 탈퇴하고 미국이 자국우선주의를 선언하면서, 국가들 사이의 진지한 다자간 협력이 대단히 어려워졌다. 통상 문제 외에도 지구 온난화 문제와 환경 문제를 비롯해 국가 간 협력이 필요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거의 중단됐다. 그 사이에 문제는 계속 심해졌다. 다자 간 협력을 위해 한국이 할 수 있는 일은 제한적이다. 단기로는 현재 바이러스에 잘 대처하고 있는 한국의 노하우와 정보를 다른 나라에 제공해 국제협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지난 정권의 과오를 반복하지 않고 미국과 중국 어느 쪽으로도 치우치지 않는 조심성이 필요하다. 더 근본적으로는 외교적 선택이 포퓰리즘에 좌우되지 않는 현명한 정부를 선택해야 한다. 특정 정치 세력이 인기를 얻기 위해 소수를 공격하고 사람들의 혐오감을 이용하는 경우는 전 세계 어디에나 많다. 특히 외국을 공격하면 당장 외국인들은 투표권이 없으니 정치세력에게는 이득이지만, 국익에는 상당한 피해가 된다. 극우 지지세력의 지지를 얻고자 한국과 중국에 무리한 강경조치를 한 일본 정부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