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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막대한 복지재원에 뜬구름 잡은 마지막 TV 토론

    [사설] 막대한 복지재원에 뜬구름 잡은 마지막 TV 토론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하는 사회분야 TV 토론회가 4개 정당의 대통령 후보가 참여한 가운데 어제 열렸다. ‘복지·인구 정책과 재원 조달 방안’ 등의 주제를 놓고 맞붙은 유력 후보들은 4∼5일로 예정된 사전 투표를 앞두고 중도층과 부동층 표심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퍼주기 약속이 주를 이뤘다. 선거전 판세가 초박빙으로 흐르면서 지지층 결집을 위한 전략이라고 하나 그 정도가 지나쳐 실망감을 샀다. 각 후보들은 청년, 서민층의 일자리 및 주거 그리고 여성, 노약자 등 주로 사회적 약자에 대한 복지 정책에 주력할 것이라 강조했다. 하지만 어떤 후보가 대통령이 되든 차기 정부는 ‘돈 풀기 정부’가 될 것이란 걱정이 앞선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공약 이행에 300조원,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266조원이 들 것이라고 했지만 즉흥적으로 쏟아 낸 지역공약 등을 감안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각 후보들은 재원조달 방안으로는 지출 구조조정, 조세감면 개혁, 지하경제·탈루세원 양성화 등 세입 기반 확충 등을 제시했다. 하지만 막대한 재원을 마련하기엔 턱없이 부족해 현실성이 떨어진다. 저출산 등 인구 절벽 문제에 대해서 이재명 후보는 “아이를 낳고 기르는 부담을 국가가 책임져 주겠다”고 했고, 윤 후보는 “출산율 제고를 위해 일자리 확대, 주거안정 등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는 등 원론적인 방법론에 그쳤다. 사회분야 주도권 토론에서 페미니즘과 젠더 문제 등을 둘러싸고 그동안의 발언에 대한 밑도 끝도 없는 비판과 공세가 이어졌다. 외주의 위험화 및 중대재해법 등 사회적 이슈들이 도마 위에 올랐지만 문제 해결의 본질을 떠나 상대 공약의 허구성을 지적하고 흠집 찾기에 급급했다. 마지막인 법정토론에서도 예외 없이 대장동 몸통이나 주가조작 의혹 등이 제기됐다. 이재명·윤석열 후보가 고성으로 맞서는 장면까지 나와 유권자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TV 토론과 같은 후보들의 한심한 공방이 선거일까지 지속된다면 유권자의 혼란은 클 수밖에 없다. 입만 거칠어지는 후보에 대해서는 유권자가 엄중한 심판을 내려야 한다. 승리에 눈이 먼 정치공학은 유권자의 정치 혐오증만 키울 뿐이라는 사실을 잘 알아야 한다. 이번 대선 총 5차례의 TV토론에서 봤듯, 후보들의 진정한 검증을 위해서는 현행 토론 방식의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하다.
  • [사설] 후보들 ‘깜깜이’ 중이라도 국민통합 구상 내놔라

    [사설] 후보들 ‘깜깜이’ 중이라도 국민통합 구상 내놔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지지율 초박빙 다툼이 선거 막판까지 이어진다. 오늘부터 선거일인 9일까지 여론조사 결과를 공표하지 못하는 ‘깜깜이 선거 기간‘’이다. 유권자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신냉전에 고물가, 성장력 저하 등 우리 경제의 앞날을 불안해하고 있다. 그런데 5년간 대한민국을 이끌겠다는 후보들에게 비전과 정책, 통합의 메시지를 찾아보기 어렵다. 여전히 각 후보들은 여론을 주도하기 위해 가짜 정보와 흑색선전, 비방에 집착한다.  경기관광공사 사장으로 내정됐다 사퇴한 황교익씨가 “윤석열은 푸틴을 닮았다”고 하거나, 윤 후보의 ‘유사시 일본 자위대의 한반도 개입 허용’ 발언을 두고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반일감정을 부추기는 것이 이 후보의 득표에 도움이 되는지 묻고 싶다. 문재인 대통령의 “첫 민주정부는 김대중 정부” 언급도 아쉽다. 최소한 김영삼 정부는 민주정부로 포함할 수 있었다. 민주당만이 민주정부를 창출했다며 갈라친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  유권자들이 이 후보의 ‘정치교체’, 윤 후보의 ‘정권교체’ 중 어느 쪽을 택할지는 오리무중이다. 남은 기간이라도 국민통합의 정책을 내놔야 한다. 문 대통령은 “나를 지지하지 않았던 국민도 나의 국민이고 우리의 국민으로 섬기겠다”고 약속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 편 가르고 진영만 강화했다.  우크라이나 국민의 거센 저항을 보면서 구심점으로서의 국가 지도자, 대통령의 역할을 되새긴다. 당선되면 곧바로 통합의 대통령이 돼야 한다. 그렇다면 분열된 국가를 하나로 묶을 구상을 밝히는 게 도리다. 그것이야말로 누구한테 투표할지 정하지 못한 중도층을 포용하는 전략이 아니겠나. 혐오와 보복의 언어로는 미래를 일굴 수 없다.
  • [사설] 후보들 ‘깜깜이’ 중이라도 국민통합 구상 내놔라

    [사설] 후보들 ‘깜깜이’ 중이라도 국민통합 구상 내놔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지지율 초박빙 다툼이 선거 막판까지 이어진다. 오늘부터 선거일인 9일까지 여론조사 결과를 공표하지 못하는 ‘깜깜이 선거 기간‘’이다. 역대 최고의 비호감 선거인 탓에 후보나 배우자 관련 비리나 의혹이 폭로될 때마다 여론이 뒤집히기도 한다. 각 후보 진영이 팩트체크가 어려운 가짜 정보와 흑색선전, 비방에 집착하는 이유다. 유권자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신냉전에 고물가, 성장력 저하 등 우리 경제의 앞날을 불안해하고 있다. 그런데 정작 5년간 대한민국을 이끌겠다는 후보들에게 비전과 정책, 통합의 메시지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 후보가 경기도 지사 시절 경기관광공사 사장으로 내정한 황교익씨가 “윤석열은 푸틴을 닮았다”고 하거나, 윤 후보의 ‘유사시 일본 자위대의 한반도 개입 허용’ 발언을 두고 유시민 전 노무현 재단 이사장이 반일감정을 부추기는 것이 이 후보의 득표에 도움 되는 것인지 묻고 싶다. 문재인 대통령이 3·1절 기념사에서 “첫 민주정부는 김대중 정부”라고 한 언급도 아쉽다. 6·10 민주화운동의 성과가 ‘6공화국 헌법과 87체제’ 아닌가. 그 시작은 노태우 정부였다. 광주시민의 죽음에 책임이 있던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례를 국가장으로 결정한 배경도 거기에 있다. 김영삼 정부마저 민주정부의 시작이 아니라고 함으로써 갈라치기를 통해 선거에 개입하려는 건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  유권자들이 이 후보의 ‘정치교체’, 윤 후보의 ‘정권교체’ 중 어느 쪽을 택할지는 오리무중이다. 지금까지 진영의 표를 한 표라도 더 끌어오고자 상대를 비방하고 모욕하며, 혐오를 유발했다면 남은 기간이라도 국민통합의 정책을 내놔야 한다. 그렇지 않고 갈수록 입이 거칠어지는 후보에 대해서는 유권자가 혹독한 심판을 내려야 한다. 문 대통령은 “나를 지지하지 않았던 국민도 나의 국민이고 우리의 국민으로 섬기겠다”고 약속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 편 가르고 진영만 강화했다.  우크라이나 국민의 거센 저항을 보면서 구심점으로서의 국가 지도자, 대통령의 역할을 되새긴다. 당선되면 곧바로 통합의 대통령이 돼야 한다. 그렇다면 분열된 국가를 하나로 묶을 구상을 밝히는 게 도리다. 그것이야말로 누구한테 투표할지 정하지 못한 중도층을 포용하는 전략이 아니겠나. 혐오와 보복의 언어로는 미래를 일굴 수 없다.
  • 어른 심판하는 ‘소년심판’ 넷플릭스 세계 7위 껑충

    어른 심판하는 ‘소년심판’ 넷플릭스 세계 7위 껑충

    소년범죄의 실태를 정면으로 다룬 넷플릭스의 새 오리지널 시리즈 ‘소년심판’이 글로벌 순위를 조금씩 높여 가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2일 온라인 콘텐츠 서비스(OTT)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 패트롤’에 따르면 ‘소년심판’은 지난 1일 기준 넷플릭스 TV 프로그램 부문 전 세계 7위에 올랐다. 지난달 25일 공개된 다음날 31위로 출발한 뒤 27일 10위로 올라섰고, 28일에는 9위로 한 계단 더 상승했다. 7위를 차지한 지난 1일 국가별 순위를 보면 한국을 포함해 일본, 홍콩,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대만, 태국, 베트남 등 아시아 8개국에서 정상에 올랐다. 캐나다에서는 7위, 프랑스에서는 10위에 오르는 등 북미와 유럽권에서도 반응을 보이고 있다. ‘소년심판’은 소년범을 혐오한다고 서슴없이 말하는 판사 심은석(김혜수)이 한 지방법원의 소년재판부에 부임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우배석 판사인 심은석과 좌배석 판사 차태주(김무열), 부장판사 강원중(이성민)과 나근희(이정은) 네 명이 서로 다른 시각으로 소년범을 바라보는 과정이 담겼다. 심은석이 소년이 범죄를 저지른 만큼 처벌받아야 한다고 믿는 반면, 차태주는 소년들에게 기회를 주면 이들 역시 제자리를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기존 영화나 드라마에서 소년범죄가 그저 철없는 아이들이 저지르는 흉포하고 잔인한 범죄 정도로 그려진 데 비해 ‘소년심판’은 그 소년들의 이면에 주목해 눈길을 끈다. 드라마는 소년들에게 내리는 처분이 합당한지를 돌아보는 한편 이들을 이렇게 만든 부모와 사회에는 죄가 없는지 재차 묻는다.
  • [황성기 칼럼] 그래도 한 걸음은 나아가야 할 대선/논설실장

    [황성기 칼럼] 그래도 한 걸음은 나아가야 할 대선/논설실장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나라를 들썩이게 한 힘찬 기운들을 기억한다. ‘문민’, ‘국민’, ‘참여’, ‘실용’, ‘신뢰’에 이어 ‘촛불’까지 새 대통령은 그 시대 정신에 맞는 이름을 걸고 등장했다. 유권자 성향이나 지지 여부를 떠나 정권 재창출이든 교체든 새 대통령의 리더십에 거는 국민들 희망이 컸고, 그런 기대는 득표율을 뛰어넘는 정권 초기의 높은 지지율로 나타났다. 20대 대통령은 뭘 들고 나올지. 3·9 대선이 딱 일주일 남았다. 최후의 승자는 오리무중이다. 단일화가 극적으로 이뤄지든, 무산되든 양강 구도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여론조사까지 나왔다. 대선에 시동이 걸린 작년 이후 선거가 주는 감동 하나 없이 대선날 밤을 맞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무감동의 이유는 여럿 있다. 먼저 민주화 이후 7차례 대선이 보여 준 역동성, 스케일이 이번 대선엔 없다. 거기에 침을 뱉고 싶을 만큼 혐오와 증오로 얼룩진 역대급 네거티브 선거였다. 대선이 5년에 한 번 있는 축제라는데 관중의 수준을 낮춘 허접한 축제였다. 그래서 부정적인 순간들밖에 기억에 안 남는 대선이다. 그렇지만 찾기로 마음먹으면 아주 의미가 없는 선거는 아니다. ‘원래 보수’ 민주당, ‘처음부터 보수’ 국민의힘 두 거대 정당이 보수본색을 드러내놓고 맞붙는 변곡점이 됐다. 2017년 기세등등한 민주당과 탄핵 후유증의 자유한국당 공방은 결과가 뻔했다. ‘보수 대 진보’ 구도에서 국민은 ‘진보’를 택했다. 하지만 문재인 5년 실정(失政)을 거쳐 이재명 후보의 민주당은 진보색을 빼(혹은 진보의 탈에 가려진) 보수가 드러나고 국민의힘과 정책이나 공약, 구호 면에서 거의 비슷하게 됐다. 국민의힘 또한 구악 보수에서 일신해 30대 대표가 이끄는 당답게 보수색을 조금은 탈색시켰다. 후보와 당명만 다를 뿐 민주당의 우클릭, 국민의힘의 좌클릭에 중도화가 양쪽에서 진행됐다. 그래서 정당 기호 1, 2가 아니면 변별력을 찾기 어려워졌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기득권 양당의 공수교대”라고 비난했지만, 두 정당의 권력 주고받기는 보다 공고해질 것이다. 정의당 같은 진짜 진보가 원내 교섭단체를 구성하고 대선에서도 양당 체제를 위협해야 하는데도 갈수록 존재감을 잃어 간다. 아쉽지만 정의당의 빈틈을 어줍잖은 진보, 꼴통 보수가 중도좌, 중도우로 변신하며 메운 이번 대선은 정치사에서 기억할 만한 장면으로 남을 것이다. ‘소소한 선거’이기도 했다. 한국이 선진국에 근접해 가면 갈수록 제왕적 대통령 권력이 할 수 있는 일은 과거와 달리 제한될 수밖에 없다. 문재인 정부에서 운만 뗀 탈원전이 대선을 앞두고 돌연 “원전은 60년 주력 전원”으로 둔갑한 예만 봐도 그렇다. 국가 대사를 대통령이 주도할 권한이 있다지만 결정과 실행까지 임기 5년은 너무나 짧다. 입법부, 국민 여론의 행정부 견제도 만만치 않다. 이재명·윤석열 후보는 ‘탈원전’ 같은 담론을 들고나오지 않았다. ‘거대 프로젝트’ 사술(詐術)이 영리해진 유권자에게 먹히지 않는다는 걸 몸으로 느껴서일 것이다. ‘탈모인 대책’ 등 자잘한 약속들을 260조, 350조원짜리 공약으로 뭉쳐 파고든 점 기억해 둘 만하다. 긍정적 측면은 또 있다. 이재명에게 양아치, 사기꾼, 거짓말쟁이 이미지를 덧씌워 야당이 공격하지만 종북·친북 딱지는 거의 없었다. 술꾼, 검찰공화국, 김건희 등으로 윤석열을 여당이 조롱해도 ‘독재자 후예’라는 프레임 또한 거의 없었다. 그것만 해도 진전이다. ‘586’의 대선 이후 용퇴를 권한다. 권력을 돌려 먹던 보수의 악행을 답습한 후과는 정리돼야 한다. 그래야 세대교체란 화룡점정도 이뤄진다. 반드시 그러길 바란다. 답답한 대선이었고 뒷걸음도 쳤지만 한 걸음 나아가야 한다. 누가 대통령이 되든 미래가 밝을 것 같지 않지만 대한민국의 조그만 진전이 위안이 됐으면 싶다.
  • “누구나 소수가 될 수 있다”… 1% 트랜스젠더의 현실

    “누구나 소수가 될 수 있다”… 1% 트랜스젠더의 현실

    국내 최초 트랜스젠더 군인이었던 변희수 하사가 세상을 떠난 지 1년, 그사이 얼마나 많은 사람이 트랜스젠더에 대해 좀더 알게 됐을까. 돌베개가 변 하사의 1주기를 맞아 트랜스젠더들의 목소리를 담은 책 두 권을 펴냈다. 서로 다른 시간과 공간을 살아 내고 있는 이들이 자신들이 마주한 현실을 자세히 풀어내며 편견 너머의 시선을 간절히 외친다. 영국 작가 숀 페이의 ‘트랜스젠더 이슈’(왼쪽)는 우리나라보다는 성소수자의 존재가 더 가시화된 영국에서 살아가는 트랜스젠더들의 현실을 조명한다. 사회주의를 주창하는 활동가이자 노년의 성소수자들을 인터뷰하는 팟캐스트 운영자인 저자 역시 트랜스여성이다. 영국은 국가 의료 보험으로 성전환 과정 일부를 보장할 만큼 트랜스젠더에 대한 인식이나 제도가 우리보다 앞서 있다. 그럼에도 저자는 “개인적인 영역에서의 차별과 혐오는 계속되고 있다”며 트랜스젠더들이 부딪히는 현실의 벽을 구석구석 훑는다. ‘트랜스젠더 여성이 여자 화장실이나 탈의실을 써도 되나’와 같이 시스젠더 관점에서 던지는 물음이 아닌, 미성년자 트랜스젠더가 느끼는 성별 위화감, 가족과 일터에서 버림받아 노숙인이나 실업자가 된 트랜스젠더, 고령 트랜스젠더의 요양 시설 등 매우 구체적인 문제들을 열거한다. 아직은 남의 나라 이야기 같지만 언젠가 우리 사회에서도 지적될 수 있는, 또 누군가는 이미 마주하고 있는 벽이기도 하다. 그림 에세이 ‘다채로운 일상: 어느 트랜스젠더 이야기’(오른쪽)는 변 하사뿐 아니라 이은용 연극 작가, 숙명여대 입학을 포기한 트랜스여성 등 벽에 부딪힌 이들의 안타까운 소식이 잇따라 전해진 한 해를 보낸 우리의 현실을 더욱 직관적으로 풀어낸다. 트렌스젠더인 다채롬 작가가 어린 시절 겪어야 했던 혼란과 갈등을 비롯해 성전환 전후의 삶을 생생하게 그려 내며 이 세상을 채우는 다양한 빛과 모양은 서로 존중돼야 한다고 거듭 호소한다. 책에는 국내에 트랜스젠더가 “최소 6000명에서 어쩌면 20만명 이상까지” 있을 것이란 추정이 나온다. 영국과 마찬가지로 전체 인구의 1% 미만에 불과하다. 다만 아직까지 정확한 통계를 내기 위한 시도조차 없었다. 두 책의 저자는 공통적으로 “누구나 소수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자신들의 존재를 알아주기만 해도 좋겠다는 바람을 덧댄다.
  • 한국 우려대로…보그 ‘한푸’, 중국 왜곡 주장 근거 됐다

    한국 우려대로…보그 ‘한푸’, 중국 왜곡 주장 근거 됐다

    일부 중국인의 한국 비하 근거 된 보그 ‘한푸’ 화보“한국에 역사 없다” 황당 왜곡 주장까지패션잡지 화보, 역사적 근거로 활용하려는 일부 中 여론이달초 미국 패션잡지 보그가 한국 한복을 ‘한푸’로 소개하는 인스타그램 게시물을 게재해 논란이 됐던 가운데 일부 한국 네티즌들이 우려했듯 중국 네티즌들은 이 잡지 기록을 토대로 ‘한복공정’ 주장을 이어가는 모양새다. ● “보그 게시물, 韓 자극…웃기다” 중국 인터넷 포털 넷이즈에는 1일 ‘미국 대중잡지의 한푸 소개는 한국의 잘못된 역사 교육 편견을 깨줄 것’이라는 취지의 글이 게재됐다. 작성자는 자신을 글로벌 소식을 전하는 에디터라고 소개하고 있다. 그는 이 글에 보그의 인스타그램 화면을 다수 포함했다. 에디터는 “한푸는 최근 몇 년동안 중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중국 전통 의상이다”라며 “보그가 올린 게시물은 한국 네티즌들에게 예상하지 못한 반응을 불러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 네티즌들은 보그 인스타그램 게시물 댓글을 통해 ‘저것은 한복’이라고 말한며 욕한다”면서 “웃기다”고까지 적었다. 그러면서 “한국인들은 보그에게 역사를 공부한 적은 있느냐고 묻고있다”며 “나는 이 지점에 의문을 제기한다. 한국인에게 역사가 있느냐. 무엇을 가르치느냐”고 주장했다. 또한 “한국사는 한국을 중심으로 가르치는 것”이라며 “전세계의 우수한 문화가 한국의 역사에 섞여있다. 신세대들은 자신에게 멋진 전통이 있다고 생각한다. 오랜 역사 교육을 받고 한심하고 혐오스러운 생각을 가진 것”이라고 왜곡했다. 에디터는 “한국인들 자신의 문화·역사적 자산이 많지 않은 것은 안타깝다”며 “한국엔 그들만의 의복 체계가 없었다. 다 한푸의 개량된 버전이다. 아니, 어쩌면 개량된 게 아닐지도 모른다”고 극단적 주장도 내놓았다. 그러면서 “한국 네티즌들에게 역사를 제대로 이해하고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보라고 조언하고 싶다”며 “왜곡된 역사를 기록하며 열등감을 극복하려 하지 말라. 우리 중국인들은 우리 문화를 더 보호하며 왜곡되지 말게 하자”고까지 했다. 이는 사실과 다른 황당한 주장이다. 한복은 한국의 전통의상이며 영국 옥스퍼드 사전 등에도 명백히 기재돼 있다. 또한 중국이 자신들의 소수민족의 독립을 막기 위해 인근 국가들에 대한 지나친 ‘문화공정’을 시도, 마찰을 빚는다는 것은 이미 익히 알려진 바다. 또한 해당 글이 ‘한푸에 대한 올바른 기록’이라고 언급한 보그의 해당 화보는 캐나다에 거주하는 유튜버 쉬잉(Shiyin)을 촬영한 것이다. 중국 본토에서는 유튜브 서비스 활용이 불가능하다. 쉬잉은 인터뷰에서 분명히 자신은 캐나다에 살았으며 한복의 존재를 몰랐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다 중국에 돌아갔을 때 룸메이트로부터 한푸라고 소개를 받았고 이를 유튜브에 업로드하자 반응이 좋아 지속적으로 입게 됐다고 설명했다. ● 보그 한푸 화보, 어떤 내용 담았나 앞서 이달초 미국 패션 잡지 보그의 Wang씨 성을 가진 에디터가 작성한 한푸 화보 논란이 재점화됐다. 인터뷰는 지난해 3월에 진행됐는데 이 때 기사에 발행됐던 사진과 글귀를 2일쯤 보그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것이다. 한복공정에 국내 여론은 자극받았다.  기사는 에디터가 ‘스타일 부흥’ 꼭지로 작성한 것이다. 기사에는 쉬잉이 한복으로 보이는 복장을 입은 사진이 다수 포함됐다.  미국 매거진이 역사적 검증도 없이 한푸라는 중국의 일방적 주장을 실었다는 점도 국내 여론이 민감하게 반응했던 지점이다. 보그는 기사에서 “중국의 옷은 몸에 핏되는 치파오를 일반적으로 일컫는다”면서도 “그러나 한 왕조가 지배하던 시대의 전통 복장인 한푸는 중국에서 가장 지배적이고 역사적인 의상으로 보인다. 당나라, 송나라, 명나라 시대의 옷들은 가장 인기가 좋다. 아름답게 드리운 흘러내리는 로브 형태에 장식이 가미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매체는 해당 인플루언서가 한복으로 보이는 복장을 입고 촬영한 사진을 게재한다. 이 사진에 대한 설명에는 “명나라 시대의 의복”이라는 왜곡된 설명이 첨부됐다. ● ‘브리저튼’ 관련…시대극 의상 조명 취지 매체는 “현재 중국의 젊은이들은 넷플릭스 인기 시리즈 ‘브리저튼’의 영향을 받아 (시대극 속) 헤어·메이크업을 한다”며 “한푸에 빠진 사람들은 2019년에서 2020년으로 넘어가며 크게 늘어났다”고 주장했다. 매체는 한복을 지속해서 한푸라고 적었다. 브리저튼은 2020년 OTT 플랫폼 넷플릭스에 공개된 영국 배경 다룬 시대극이다. 미국에서 제작했다. 공개 당시 넷플릭스 시청순위 1위를 기록하며 높은 인기를 구가했다. 중국 본토에서는 넷플릭스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 이 때문에 기사가 중국 현지의 한복에 대한 제대로 된 시선을 담은 것인지 모호한 지점이 존재한다.  다음은 인플루언서와의 질의응답이 이어진다. 해당 인플루언서는 “캐나다에서 자라면서 중국 시대극을 많이 봤다”며 “한푸를 살 수 있는지 몰랐다. 2016년에 중국으로 이주한 후 내 룸메이트가 한푸를 소개했고 그 때부터 (한푸를) 수집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나는 한푸를 계속 입고 있다”며 “한푸는 내 문화권에 속했다는 자신감을 준다. 캐나다에서는 중국인으로서 전통 복장을 입고 가는 날이 되면 무슨 옷을 입을지 몰랐다. 하지만 이제 나는 한푸가 있다는 걸 안다”고 했다. 보그는 황당하게도 자신은 전문가가 아니라 한복 애호가일뿐이라는 인플루언서에게 한푸 디자인의 역사적 고증은 어떻게 따지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인플루언서는 “많은 한푸 브랜드들이 역사적 사료를 갖고 있다”며 “7~10세기 당나라의 기록이 적지만 10~13세기 송나라 기록은 많다. 그리고 15~17세기 명나라 기록도 참고한다”고 주장했다.  보그는 해당 인플루언서가 자신의 SNS에 공유하는 서양 복식 브랜드에 대해서는 “western fashion”이라고 명백히 밝히며 다른 질문을 이어갔다. 질문에 전부 한복을 “hanfu”라고 말한 것과는 극명히 대조적이다. 인플루언서는 일본 전통 복장 기모노에 대해서는 명백히 “kimono”라고 설명했고, 보그는 이를 그대로 적었다. 보그는 자사 인스타그램에 해당 인플루언서의 사진을 공유하며 “한푸의 인기가 소셜미디어에서 높다”며 “한족이 중국을 지배할 때 입었던 옷”이라고 같은 왜곡 주장을 전하고 있다. 한국 네티즌들은 이런 상황을 우려해 한복에 대한 글을 영문으로 작성해 댓글을 달고 있다. 1일 현재에도 보그 인스타그램, 쉬잉의 유튜브 댓글에도 이런 정정 댓글들은 확인할 수 있다.
  • “여군 복무 희망” 고 변희수 하사 지지 광고, 이태원역 게시

    “여군 복무 희망” 고 변희수 하사 지지 광고, 이태원역 게시

    성 전환 뒤 여성으로서 군 복무를 희망했던 고 변희수 육군 하사의 생전 뜻을 지지하는 지하철역 광고가 두 차례 불승인된 끝에 결국 게재됐다. ‘변희수 하사의 복직과 명예회복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에 따르면 서울교통공사는 이달 25일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 1·4번 출구 벽면에 ‘변희수의 꿈과 용기,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문구와 변 하사의 사진을 담은 광고판을 게시했다. 게시 기간은 다음 달 24일까지 한 달간이다. 앞서 군인권센터 등 33개 단체가 참여한 공대위는 지난해 8월 9일 생전 복직 소송을 진행 중이던 변 하사를 응원하는 광고를 게재하고자 서울 교통공사에 광고 심의를 요청했다. 그러나 공사 측은 작년 9월 2일 외부위원들이 참여하는 광고심의위원회를 열어 찬성 3, 반대 5로 불승인하기로 결정했다. 결정 이유는 별도로 밝히지 않았다. 이후 공대위는 재심의를 요구하는 한편 불승인 사유를 명시적으로 공개하지 않는 관행에 대해 서울시 시민감사옴부즈만위원회(옴부즈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또 불승인 결정은 소수자 혐오이자 차별 행위라며 국가인권위원회에도 진정을 넣었다. 그러나 작년 9월 30일 재심의에서도 광고 게재가 불허됐다. 심의위원들은 “해당 사안에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광고 게재가 공사의 중립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불승인을 결정한 것으로 인권위 조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같은 해 10월 인권위는 공사 측 결정이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차별이자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행위라고 판단하고 광고관리규정 개정을 권고했다. 옴부즈만위도 공사가 의견 광고 게재를 심의한 경우, 결과 사유를 신청인에게 통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대위는 지난달 17일 공사에 광고 심의를 재요청했다. 공사는 다시 심의를 열고 “심의 기준을 위반한 부분이 없고 공적 취지에 부합한다고 판단된다”며 찬성 8,반대 1로 승인했다.
  • [월드피플+] “전쟁 멈춰라” 부부가 된 러-우크라 ‘국기 연인’의 호소

    [월드피플+] “전쟁 멈춰라” 부부가 된 러-우크라 ‘국기 연인’의 호소

    2019년 11월 27일(이하 현지시간),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벨라루스 가수 막스 코르쉬의 공연이 펼쳐졌다. 유럽 각지 팬이 몰린 이날 공연에서 가수보다 더 눈길을 끈 건 연인 관객이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국기를 두르고 나타난 남녀는 함께 공연을 관람하며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두 사람은 각자 조국의 국기를 두른 채 이마를 맞대고 입을 맞췄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국의 무력 갈등 속에서 피어난 사랑은 단번에 화제에 올랐다. 러시아 여성과 우크라이나 남성의 사랑은 골이 깊어질 대로 깊어진 양국 관계와 극명한 대조를 이루며 세계인의 주목을 받았다. 워싱턴포스트는 두 사람의 사진이 ‘시기적 특성과 맞물려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고 전하기도 했다.특히 앙숙인 두 나라가 정상회담을 앞둔 터라 양국의 화합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컸다. 당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을 둘러싼 양국 갈등은 최고조에 이른 상황이었다.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강제 병합 이후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친러 분리주의 반군이 돈바스 지역에서 교전을 거듭한 탓이었다. 물론 정상회담을 의식한 러시아의 선전선동 책략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도 있었다. 이에 대해 ‘러-우 연인’의 주인공 줄리아나 쿠즈네초바는 과거 워싱턴포스트에 “그 어떤 정치적 의도도 없는 사진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 여성인 내가 우크라이나 남성과 약혼했다는 사실이 적어도 혐오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긍정적 반응을 보이는 사람이 더 많았다. 그만큼 양국 관계 개선과 평화를 기대하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다”라고 강조했다.쿠즈네초바와 그의 약혼자가 화제가 된 지 꼭 2주 만인 2019년 12월 9일, 모두의 기대 속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처음으로 얼굴을 마주했다. 앙겔라 메르켈 당시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함께 ‘노르망디 형식’ 4자 정상회담을 한 양국 대통령은 같은 해 말까지 돈바스 지역 내에서 전면적인 휴전을 이행하기로 합의했다. 포로 교환에도 뜻을 같이했다. 이후 외신들은 잇따라 양국이 분쟁 해소와 신뢰 형성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했다. 양국 관계 개선 신호탄이 터진 후 쿠즈네초바도 우크라이나인 약혼자와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렸다. 러시아에 터를 잡은 부부 사이에는 아이도 생겼다. 하지만 양국의 평화를 상징하는 이들 부부의 행복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함께 위기를 맞았다. 쿠즈네초바는 25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미디어(SNS)를 통해 전쟁 중단을 요구했다.쿠즈네초바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시민으로서 우리 부부는 전쟁 중단을 촉구한다. 세계 지도자들에게는 전쟁 반대 입장을 표명할 것을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우리 부부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가족과 친구가 있다. 그들이 죽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달라. 평화를 원한다. 전쟁을 멈추라”고 말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닷새째인 28일, 양국은 벨라루스에서 개전 후 첫 회담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국제사회에서는 회담 시작 전부터 회의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27일 대국민 연설에서 “이번 회담의 결과를 믿지 않지만, 대표단에 시도해 보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 와중에 러시아 최우방으로 꼽히는 벨라루스가 곧 우크라이나에 병력을 파병할 것이라는 미국 측 예상이 나와 장기전에 대한 우려가 짙어지고 있다.
  • 소년범 문제 메시지 던지는 ‘소년심판‘, 글로벌 10위

    소년범 문제 메시지 던지는 ‘소년심판‘, 글로벌 10위

    소년범을 주제로 한 법정 드라마 넷플릭스 새 오리지널 시리즈 ‘소년심판’이 지난 25일 공개 이후 이틀만에 글로벌 10위에 진입했다. 첨예한 사회문제를 법정 드라마로 풀어내며 아시아 국가에서 높은 순위를 기록한 점이 반영됐다. 28일 온라인 콘텐츠 서비스 순위 사이트 ‘플릭스 패트롤’에 따르면 ‘소년심판’은 전날 기준 넷플릭스 TV 시리즈 세계 10위에 올랐다. 국가별 순위는 한국을 비롯해 말레이시아·베트남·일본·태국 등 5개 국가에서 1위를 차지했으며, 대만·싱가포르 2위, 홍콩에서 3위였다. ‘소년심판’은 소년범을 혐오한다고 말하는 판사 심은석(김혜수)이 한 지방법원의 소년부에 부임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총 10회에서 살인, 가출팸, 성매매, 입시 범죄 등 소년범의 유형을 다양하게 다룬다. 초등생 유괴 살인 사건, 시험지 유출사건, 조건만남 사기 등 뉴스에 실제 등장했던 사건들을 연상시키며 “소년범은 어른들과 사회의 문제”라는 메시지를 강하게 던진다. 교훈적 내용의 대사가 많은 점은 호불호가 갈리지만 김혜수·김무열·이성민·이정은 등 배우들은 균형잡힌 연기를 선보인다. 한편 전날 기준 ‘지금 우리 학교는’은 세계 4위를 기록했으며 손예진 주연의 ‘서른, 아홉’은 10위권을 벗어났다.
  • [사설] 北, 이 판국에 탄도미사일로 도발 의지 과시하나

    [사설] 北, 이 판국에 탄도미사일로 도발 의지 과시하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으로 국제사회의 긴장이 높아진 상황에서 북한이 거듭 무력시위에 나섰다. 어제 오전 7시 52분 평양 순안 일대에서 발사체 1발을 동해상으로 쏜 것이다. 합참은 탄도미사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북의 미사일 발사는 올해 벌써 8번째로 한반도 평화·공존에 대한 위협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우크라이나 사태 후폭풍으로 ‘대만 위기설’ 등 동북아 정세의 변화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나온 무력 도발이라는 점에서 심각하다. 북한은 그제 외무성 연구사 명의로 “미국이 간섭하는 지역과 나라들마다에서 불화의 씨가 뿌려지고 국가들 사이의 관계가 악화되는 것이 하나의 법칙”이라고 엉뚱하게 미국을 비난하고 러시아를 두둔하는 논평을 내놓았다. 그러나 북의 주장은 이율배반이 아닐 수 없다. 러시아의 침략은 1991년 이래 독립국가의 길을 걷는 우크라이나의 영토와 주권을 명백히 침해한 것이다. 미국의 패권주의를 비난하며 국가 존립의 위협과 자주권 침해를 주장하는 북한이라면 이번 사태 앞에서 어느 나라를 비난해야 할지 명확하지 않은가. 물론 세계 3위 핵무기 국가의 지위를 내려놓고 미국과 영국 등이 안전을 약속한 일명 ‘부다페스트 각서’를 수용한 우크라이나가 겪는 고통을 돌아보면 북측이 핵무장을 포기하지 않을 명분을 쌓은 것은 문제라 할 수 있다. 북한의 이번 무력 도발이 미국에 거듭 존재감을 드러내며 협상력을 극대화하려는 의도라면 그 뜻은 충분히 전달됐다고 본다. 다만 북한도 한반도가 전쟁터가 된다면 남북 모두 큰 피해를 입는다는 사실을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충분히 인식해야 한다. 군사력 경쟁과 위협 대신 남북 대화와 북미 대화로 회귀해야 한다. 더불어 남측의 대선이 눈앞인데 무력시위로 내부 혐오를 더 조장해서도 안 된다.
  • [사설] 北, 이 판국에 탄도미사일로 도발 의지 과시하나

    [사설] 北, 이 판국에 탄도미사일로 도발 의지 과시하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으로 국제사회의 긴장이 높아진 상황에서 북한이 거듭 무력시위에 나섰다. 어제 오전 7시 52분 평양 순안 일대에서 발사체 1발을 동해상으로 쏜 것이다. 합참은 탄도미사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북의 미사일 발사는 올해 벌써 8번째로 한반도 평화·공존에 대한 위협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우크라이나 사태 후폭풍으로 ‘대만 위기설’ 등 동북아 정세의 변화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나온 무력 도발이라는 점에서 심각하다. 북한은 그제 외무성 연구사 명의로 “미국이 간섭하는 지역과 나라들마다에서 불화의 씨가 뿌려지고 국가들 사이의 관계가 악화되는 것이 하나의 법칙”이라고 엉뚱하게 미국을 비난하고 러시아를 두둔하는 논평을 내놓았다. 그러나 북의 주장은 이율배반이 아닐 수 없다. 러시아의 침략은 1991년 이래 독립국가의 길을 걷는 우크라이나의 영토와 주권을 명백히 침해한 것이다. 미국의 패권주의를 비난하며 국가 존립의 위협과 자주권 침해를 주장하는 북한이라면 이번 사태 앞에서 어느 나라를 비난해야 할지 명확하지 않은가. 물론 세계 3위 핵무기 국가의 지위를 내려놓고 미국과 영국 등이 안전을 약속한 일명 ‘부다페스트 각서’를 수용한 우크라이나가 겪는 고통을 돌아보면 북측이 핵무장을 포기하지 않을 명분을 쌓은 것은 문제라 할 수 있다. 북한의 이번 무력 도발이 미국에 거듭 존재감을 드러내며 협상력을 극대화하려는 의도라면 그 뜻은 충분히 전달됐다고 본다. 다만 북한도 한반도가 전쟁터가 된다면 남북 모두 큰 피해를 입는다는 사실을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충분히 인식해야 한다. 군사력 경쟁과 위협 대신 남북 대화와 북미 대화로 회귀해야 한다. 더불어 남측의 대선이 눈앞인데 무력시위로 내부 혐오를 더 조장해서도 안 된다.
  • [부희령의 다초점 렌즈] 차별은 있다/소설가

    [부희령의 다초점 렌즈] 차별은 있다/소설가

    우리나라에서만 100만부가 넘게 팔린 ‘82년생 김지영’을 읽으면서 놀란 것은 60년대에 태어난 여성인 나의 경험이나 80년대에 태어난 여성의 경험에 그다지 큰 차이가 없다는 사실이었다. 약 20년의 세월 동안 경제 발전과 정치적 민주화가 상당히 이루어졌음에도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소설 속 여성들은 큰 맥락에서는 여전히 비슷한 차별을 경험하고 있었다. 물론 소설의 내용을 모두 사실로 간주할 수는 없으나, 그렇다고 완전한 허구로 볼 수도 없다. 소설의 기능은 징후를 읽어 내는 것이기도 하니까. 한 가지 희망적인 부분이 있었다. 경험한 내용에서는 큰 차이가 없었으나 그것을 바라보는 시선과 대응은 달랐다. 60년대생들 대부분은 남성 중심의 가치를 내면화하고 있어서 차별을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울분을 느껴도 ‘여자로 태어난 죄’로 체념하곤 했다. 성희롱을 ‘지나친 농담’ 정도로 넘기거나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기도 했다. 하지만 80년대생은 차별에 대해 사회적으로, 그리고 여성이라는 보편적 정체성을 가진 집단의 차원에서 대응하기 시작했다. 2016년 강남역 여성 혐오 살인사건에 대한 폭발적인 반응이나 2018년에 정점을 이룬 미투 운동은 마치 없는 일인 양 숨겨져 있던 여성에 대한 차별과 폭력을 선명하게 드러내는 효과를 가져왔다. 페미니즘 리부트라 불리는 이 시기에 남녀를 불문하고 지나간 언행과 현재의 언행 속에 여성 혐오의 기미가 있는지 점검하기 시작했다. 어떤 사건을 접하고 이해할 때 당사자들의 성별과 자신의 성별을 예민하게 의식하게 됐다. 물론 이런 식의 긴장이 오래 지속되기는 힘들다. 갈등과 반발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우호적 중립지대’가 사라졌고, 서로에 대한 ‘혐오만 만연하고’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든다. 그러나 ‘우호적 중립’이란 기득권자인 남성들 입장에서 불편하지 않은 태도일 뿐이다. 지금 ‘불편’이라고 느끼는 것이 누구에게나 당연한 일상이 돼야 비로소 성평등이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유력한 대선후보가 얼마 전 여성가족부 폐지를 공약으로 내걸면서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 차별은 개인적 문제”라는 발언으로 논란을 빚었다. 다시 “차별이 없다는 게 아니라 개인적 불평등에 더 집중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해명했다. 이렇듯 혼란스러운 말들이 오고 가는 이유는 개인적 불평등과 구조적 차별이 긴밀히 연관돼 있음을 외면하기 때문이다. 단순하게 보면 성매매나 유흥업소 종사자의 대다수가 여성이라는 현실, 여성은 누구나 쉽게 성폭력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 아직 구조적 차별이 견고하다는 증거다. 여가부는 성폭력, 가정폭력, 성매매에 관련된 문제를 다룰 뿐 아니라 결혼이주여성이나 다문화가족의 사회통합을 지원하면서 오랜 기간 현장을 모니터링하는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이런 중요한 역할이 다른 부처로 이관될 수는 있는지, 굳이 그렇게 하겠다는 공약을 내건 진짜 의도가 무엇인지 알고 싶다. 2022년은 82년생 세대보다 약 20년 뒤에 태어난 여성들이 20대 청년으로 접어드는 시기다. 가정에서 딸보다 아들을 선호하거나 학교에서 남학생과 여학생을 다르게 대하는 경험을 상대적으로 적게 한 세대일 것이다. 앞선 사람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기에 세상이 나아졌다고 믿고 싶다. 걱정스러운 건 정치적 주체로서의 20대 여성들을 보이지 않게 하려는 시도가 계속되는 상황이다. 유의미한 변화를 얻기 위해 갈등은 피할 수 없다. 여성들이 두려움 없이 서로의 자리를 지켜 주면서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길 바란다. 청년 여성들을 지지하고 응원한다.
  • [오늘의 눈] 지하철 시위 잠깐 불편에 민낯 드러낸 장애인 혐오/곽소영 사회부 기자

    [오늘의 눈] 지하철 시위 잠깐 불편에 민낯 드러낸 장애인 혐오/곽소영 사회부 기자

    장애인 단체의 출근길 지하철 시위가 지난 23일 잠정 중단됐다. 지난 3일부터 21일 동안 이어진 이번 시위에선 장애인을 바라보는 비장애인의 시선이 여과 없이 드러났다. 열차 지연으로 불편을 겪은 시민 일부는 분노를 이기지 못하고 장애인 단체 홈페이지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욕설을 남겼다. “너네 다 아사로 죽어 사회가 깨끗해지면 좋겠다. 쓰레기들아”, “도움도 안 되는 불량품들. 민폐 끼치지 말고 숨어 지내라”는 등 입에 담기 어려운 말로 도배됐다. “기름을 붓든 염산을 뿌리든 반드시 피해를 주고야 말겠다”는 협박은 약과다. 특정 활동가 개인의 이름을 언급하며 ‘동대문역 지나갈 때 만나면 모가지를 썰겠다’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보내거나 실제 사무실로 찾아와 활동가의 팔을 자르겠다고 난동을 벌이기도 했다. 20년 넘게 장애인 이동권 운동을 한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는 “지금처럼 욕설과 혐오의 수위가 높았던 적은 처음”이라고 했다. 이 단체 활동가들은 갈수록 심해지는 협박 수위에 혼자 밖을 나서기 두려워하는 등 일상생활에도 지장을 받는 상황이다. 이들이 서울 시내 지하철역에서 승하차 시위를 진행한 것은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우리 사회가 장애인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을 것이다. 지난해 말 국회는 저상버스 도입과 장애인 콜택시 보급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법 개정안을 통과시켰지만 국비 사용을 ‘의무’가 아닌 ‘임의’ 조항으로 만드는 바람에 예산 지원이 불투명해졌다. 지방자치단체에만 맡겨서는 해결되지 않는다는 걸 지켜본 장애인들은 대선후보로부터 약속이라도 받아 낼 수밖에 없는 처지다. 시위 중단을 선언하면서 다음달 2일 대선후보 TV 토론에서 후보들이 장애인 이동권 예산 확보를 약속해 달라고 조건을 내건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물론 시위 방식의 정당성에 대해선 논박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어떤 이유로도 장애에 대한 혐오가 정당화될 수는 없다. 시위를 빌미로 터져 나오는 혐오 표현은 지금껏 사회 기저에 깔렸던 장애에 대한 인식을 날것 그대로 보여 줄 뿐이다. 장애인 기본권을 지키기 위한 시위는 다시 한번 우리 사회에 장애에 대한 혐오가 만연하다는 것을 확인시켜 줬다.
  • 대만, 대러 경제 제재 동참 선언…러시아와 반도체로 경쟁할 듯

    대만, 대러 경제 제재 동참 선언…러시아와 반도체로 경쟁할 듯

    대만이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러시아에 대해 경제제재에 동참한다고 25일 오전 대만 외교부와 총통부가 잇따라 밝혔다.  지난 24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를 침공, 약 9시간 정도만에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북부에 진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만 언론들은 각종 외신들을 인용해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북부 지역에서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우크라이나 국경수비대의 발표 전하기도 했다.  25일 오전 대만 외교부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침략을 중단하고 가능한 한 빨리 모든 관련 당사자 간의 평화로운 대화를 재개할 수 있도록 강제하기 위해 대만 정부는 러시아에 대한 국제 사회 경제 제재에 동참한다”고 밝혔다.  대만 외교부는 “러시아가 유엔 헌장을 위반하고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우크라이나의 영토를 무력으로 점거한 전쟁을 시작한 것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행동은 지역,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위태롭게 했다”며 “모든 국가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유지하고 보호한다는 국제 질서와 국제법 체계에 가장 심각한 위협과 도전을 제기했다”고 덧붙였다.  외교부는 그러면서 “대만은 국제 민주 동맹의 일원으로서 자유, 민주주의, 법치, 인권이라는 보편적 가치를 확고히 수호한다”며 “(대만) 정부는 러시아가 평화적 외교 협상을 통해 분쟁을 해결하는 대신 무력과 협박을 통해 타인을 괴롭히는 방식을 택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강조했다.  대만은 또 “대만은 무력 또는 강압에 의한 일방적인 현 상태를 바꾸려는 시도를 반대하고 국제법에 의거해 이견을 좁히는 국가 간의 평화롭고 합리적인 대화와 협상을 지지한다”며 “대만은 계속해서 미국 및 기타 비슷한 생각을 가진 국가들과 긴밀히 협력하여 우크라이나를 전쟁의 공포로부터 해방시키고 지역과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조속히 회복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비슷한 시간, 대만 총통부도 “공식적으로 대만이 국제 사회의 러시아 경제 제재에 동참하기 위해 세계 민주주의 파트너 국가들과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둔한 총통부 대변인은 “러시아의 일방적인 군사행동에 대해 대만 정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주권 침해와 지역 및 세계 평화와 안정에 대한 파괴를 엄중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든 당사자가 평화로운 대화를 재개하고 분쟁을 합리적으로 해결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대만은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분쟁의 평화적 해결에 기여하고자 하는 노력에 동참하고자 한다”며 “글로벌 민주주의 파트너와 긴밀히 협력하여 러시아에 대한 국제 사회의 경제 제재에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국의 대만 침공과 연결? 대만에서는 현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두고, 중국의 대만 침공 여부와 연관 지어 보고 있는 경향이 있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면서 이를 거울 삼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중국의 대만 침공설은 오래 전부터 거론되어 왔지만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지 않는 독립성향의 차이잉원 민진당 정부가 2016년 출범한 뒤 더욱 대두되기 시작했다.  쑤전창 대만 행정원장은 25일 오전 입법원 앞에서 기자들의 관련 질문에 “대만의 상황은 우크라이나 상황은 다르다”며 “대만은 세계 산업 공급망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뿐만 아니라 지정학적, 지리적 환경과 관계없이 대만 전체가 단결하고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는 외국의 일부 세력이 의도적으로 인지 작전을 펼치고 있다는 사실에 공감한다”며 “매우 혐오스럽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행위는 전 세계로부터 엄중히 규탄과 제재를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만의 대러 경제 제재 '핵심'은 반도체가 될 것  대만이 우크라이나에 경제적 제재를 직접적으로 가할 수 있는 목록은 공식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으나 대만이 반도체가 강한 만큼 반도체가 최우선 제재 품목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23일 대만 중앙통신에 따르면, 대만을 대표하는 반도체 파운드리 업체 TSMC는 대만 정부가 러시아에 대한 수출을 통제하기로 결정하면 이에 협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러시아는 대만 반도체 수출국 중 35번째 국가로 기록됐다. 대부분은 컴퓨터, 스마트폰 등 소비성 전자제품에 국한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반도체의 대외 의존도가 약 70% 가량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러시아에 대한 반도체 제재가 대만 경제에 미칠 영향이 크지 않아 보인다.  대만 싱크탱크 대만경제연구원 류펑전 데이터베이스연구소장은 대만 반도체의 주요 수출국이 미국, 중국, 유럽, 일본, 한국 및 동남아시아 국가이기 때문에 러시아에 대한 수출 통제는 대만의 전체 반도체 수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이어 “대만이 앞으로 미국과 일본이 러시아에 부과한 제재에 동참하면, 대만 반도체에 대한 국제적 가시성이 향상되고 미일 동맹에서 대만의 위상이 상대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많은 다른 국가가 러시아에 대한 반도체 수출 통제에 합류하면 러시아의 전자 제품 측면에서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러시아가 반도체 제조의 핵심 재료인 네온, 팔라듐, 니켈 등을 통제하고 있다며, 러시아가 향후 대응 조치로 이를 제재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 여야 4인 대선후보, 우크라이나 사태 두고 안보관 공방

    여야 4인 대선후보, 우크라이나 사태 두고 안보관 공방

    여야 주요 4인 대선후보들은 2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2차 TV토론에서 우크라이나 사태를 두고 안보관을 강조하며 갑론을박을 벌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무력으로 억지해서 전쟁에서 이기는 건 하책이다. 다 부서지고 죽고 이기면 뭐하나? 우크라이나 심각하지 않나”라며 “중요한 건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고 더 중요한 건 싸울 필요가 없게 만드는 평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만큼 중요한 게 어딨나? 한반도를 안전하게 관리해야 한다”며 “위협하고 거칠게 대해서 전쟁의 위험을 제고시키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반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평화는 힘에 의한 상대의 도발에 대한 억지력에서 나오는 것”이라며 “우리가 1950년도에 북한의 침략에 대해 우리 힘과 군사력으로 억지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다면 6·25와 같은 참극을 겪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상대의 비위를 맞추고 굴종하는 것은 지속가능한 평화가 얻어지질 않는다”며 “2차 세계대전 직전에 뮌헨 협정이 나치와 히틀러에 의해서 어떻게 유린되는지 아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강력한 안보는 민생과 경제 번영의 기초가 된다”고 강조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는 “저는 자주·실용·평화에 기반한 책임외교 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며 “튼튼한 한미 동맹을 중간에 놓고 기본적으로 다른 여러 동맹국의 보편적 가치, 규범에 입각해서 외교 정책을 수행하는 원칙을 가져야만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에 대해서는 대화에는 진정성을 갖지만 북핵 문제나 도발에 대해서는 단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는 “외교 안보에서 지도자의 실수는 돌이킬 수 없다. 특히 지금 분단과 지정학적 위치로 볼 때 대한민국 대통령의 외교 안보 역량은 매우 중요하다”며 “감정과 혐오가 아니라 이성과 국제 규칙에 의거해서 국익을 최우선으로 두는 평화 외교를 펼치겠다”고 했다. 이어 “한 발은 동맹에 고정하고 다른 한 발은 평화 국익을 위해서 쓰겠다”며 “외교를 국내 정치에 끌어들이는 포퓰리즘과 결별하겠다. 반미·반중·반일을 정치에 이용하지 않겠다. 미국과 중국의 눈치 보기 외교, 줄서기 외교를 탈피하겠다”고 강조했다. 여야 주요 4인 대선후보들은 ‘핵 공유’를 놓고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이 후보는 “전술핵 한반도 재배치를 여전히 주장하나”라고 윤 후보를 직격했다. 그러자 윤 후보는 “그런 주장을 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고 해명했다. 이 후보는 “다행이다. 그렇게 말씀했다는 기사를 봤다”며 “유럽식 핵 공유도 수송과 투발은 유럽이 맡아도 핵 통제권은 미국이 갖고 있다. 새로 말씀하신 핵 공유는 어떤 것인가”라고 재차 물었다. 이에 윤 후보는 “저는 핵 공유 얘기한 적 없다”며 “안 후보에게 여쭤보라”고 답변을 넘겼다. 이 후보는 “하도 왔다 갔다 하셔서”라고 비난했고, 윤 후보는 “왔다 갔따 한 적 없다”고 일축했다. 안 후보는 윤 후보를 향해 “북핵 확장 억제의 구체적 방안은 어떤 것인가”라고 질문했다. 이에 윤 후보는 “미국이 보유하고 있는 핵무기를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이라든가 미국이 아시아 지역에 배치하고 있는 전술핵으로 북핵 위협에 대응하는 것”이라며 “한미 간에 확장 억제를 위해 긴밀히 협의하고 핵의 사용과 그 절차에 대해 우리가 깊은 관여와 참여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을 확장 억제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안 후보는 “저는 이런 확장 억제 정도가 아니라 좀 더 확실하게 핵 공유 협정이 필요하다”며 “지금 하시는 말씀은 오히려 미국 본토에 있는 ICBM을 쓰자는 것이라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에 윤 후보는 “전술핵 규모로 대응하는 게 시간상으로 더 적게 걸린다”고 반박했고, 안 후보는 “잘 모르는 말씀이다. 미군기에 탑재된 핵에 대해 미국과 한국이 협의해서 사용할 건지 의논하자는 것”이라며 이견을 보였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는 윤 후보를 향해 미국 미사일 방어체계(MD) 참여 여부를 물었다. 윤 후보는 “저는 필요하지 않나 싶다”며 “초음속, 극초음속 미사일이 개발되면 대응하는 데에 한미 간 MD는 필요하지 않겠나 싶다”고 답했다. 이에 심 후보는 “전략적인 균형을 근본적으로 흔드는 발언”이라고 비판했고, 윤 후보는 “많이 잘못 알고 있는 것 같다. 국가 안보를 위해서는 중층 미사일 방어가 필요하고 방어를 위해서는 한미 간 감시·정찰 자산이 공유돼야 하는 것은 명확하다”고 반박했다. 윤 후보는 이 후보를 향해 “우크라이나 사태가 지금 원자재, 에너지 가격이 폭등하고 금융 불안이 일어날 수 있고 국내 안보 위협이 벌어지고 있는데 이 후보께서 우크라이나 침공이 터지니까 지구 반대편의 먼 나라 일이고 우리하고 무관한 일이라고 처음에 말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금 다른 이야기를 하지만, 대통령직에 도전하는 사람으로서 안보에 대한 준비가 전혀 안 돼 있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에 이 후보는 “윤 후보는 정말로 거짓말을 아주 자주 하는 것 같다”며 “제가 드린 말씀은 ‘먼 나라 일인데 우리나라의 주가가 떨어질 만큼 영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 일부를 떼어서 그렇게 왜곡하지 말라. 6개월 초보 정치인이 어떤 결과를 빚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되받았다.
  • 이재명 “싸울 필요 없애는 평화”…윤석열 “힘에 의한 도발억지력”

    이재명 “싸울 필요 없애는 평화”…윤석열 “힘에 의한 도발억지력”

    주요 정당 대선후보 4인이 25일 중앙선관위 주관 2차 TV토론에서 ‘한반도 평화 정착과 통일 문제’와 관련해 견해 차를 드러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평화’를,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도발 억지력’을 강조했다. 이재명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중요” 이 후보는 “무력으로 억지해서 전쟁에서 이기는 건 하책이다. 다 부서지고 죽고 이기면 뭐 하나. 우크라이나 심각하지 않나”라며 “중요한 건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고, 더 중요한 건 싸울 필요가 없게 만드는 평화”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 생명과 안전만큼 중요한 게 어딨나. 한반도를 안전하게 관리해야 한다”며 “위협하고 거칠게 대해서 전쟁의 위험을 제고시키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굴종으로는 지속가능한 평화 못 얻어” 반면 윤 후보는 “평화는 힘에 의한 상대의 도발에 대한 억지력에서 나오는 것이다. 우리가 1950년도에 북한의 침략에 대해 우리 힘과 군사력으로 억지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다면 6·25와 같은 참극을 겪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상대의 비위를 맞추고 굴종하는 것은 지속가능한 평화가 얻어지질 않는다. 2차 세계대전 직전에 뮌헨 협정이 나치와 히틀러에 의해서 어떻게 유린되는지 아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며 “강력한 안보는 민생과 경제 번영의 기초가 된다”고 밝혔다. 안철수 “북과 대화엔 진정성, 도발엔 단호해야”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저는 자주·실용·평화에 기반한 책임외교 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튼튼한 한미 동맹을 중간에 놓고 기본적으로 다른 여러 동맹국의 보편적 가치, 규범에 입각해서 외교 정책을 수행하는 원칙을 가져야만 한다”고 말했다. 또 “북한에 대해서는 대화에는 진정성을 갖지만 북핵 문제나 도발에 대해서는 단호해야 한다”고 밝혔다. 심상정 “반미·반중·반일, 정치에 이용 않겠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외교 안보에서 지도자의 실수는 돌이킬 수 없다. 특히, 지금 분단과 지정학적 위치로 볼 때 대한민국 대통령의 외교 안보 역량은 매우 중요하다”며 “감정과 혐오가 아니라, 이성과 국제 규칙에 의거해서 국익을 최우선으로 두는 평화 외교를 펼치겠다”고 밝혔다. 이어 “한 발은 동맹에 고정하고, 다른 한 발은 평화 국익을 위해서 쓰겠다. 외교를 국내 정치에 끌어들이는 포퓰리즘과 결별하겠다”며 “반미·반중·반일을 정치에 이용하지 않겠다. 미국과 중국의 눈치 보기 외교, 줄서기 외교를 탈피하겠다”고 했다.
  • AI가 인간을 대체하는 시대에 왜 시를 읽어야 할까

    AI가 인간을 대체하는 시대에 왜 시를 읽어야 할까

    인공지능(AI)이 문학 작품을 쓸 수 있다고 여겨지는 포스트 휴먼 시대가 도래하면서 시의 가치를 되묻고 성찰하며 더 나은 미래를 꿈꾸기 위한 책이 출간돼 문학계가 주목하고 있다. 문학평론가인 이경수 중앙대 국어국문학과 교수와 공현진 중앙대 다빈치교양대학 강사 등 시 연구자 여섯 명이 펴낸 ‘아직 오지 않은 시’(소명출판)는 현실에서 짚고 넘어가야 할 시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고민을 담았다. 빠른 속도로 변화해가는 시대적 요구에 대응하는 시 담론 연구서가 발간된 것이다. 총 3부로 이뤄진 이 책은 포스트휴먼 시대를 맞아 시의 미래를 어떻게 예측하고 교육할 수 있을 것인지를 탐구하며 모색하는 내용을 담았다. 총론에 해당하는 제1부 ‘인공지능, 포스트휴먼, 그리고 시’에서는 인공지능에 대한 지나친 비관주의와 근거 없는 낙관주의를 넘어, 다가올 포스트휴먼 시대에 시가 어떤 역할을 수행할 수 있으며 어떤 방향으로 시 교육이 이루어져야 하는지 논의했다. 특히 저자들은 타자에 대한 혐오가 만연한 시대에 공감의 원리로서 시 교육의 필요성과 그 구체적인 역할과 방향에 대해 논의하면서 포스트휴먼 시대에 대비한 인문학으로서의 역할을 시 교육이 적극적으로 수행해야 함을 제안했다. 제2부 ‘포스트휴먼 시대 시의 변화’에서는 전통적 시론의 개념적 틀을 벗어나 변화하는 시를 다각도로 살펴보며 포스트휴먼 시대에 읽고 가르쳐야 하는 시의 내용과 형식을 본격적으로 탐구했다. 비주체, 젠더, 감정, 언어, 이미지라는 주제를 통해 최근의 시들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며 포스트휴먼 시대 시에 요구되는 가치와 지향을 전망한 글이다. 3부 ‘플랫폼의 변화와 미래의 독자’에서는 최근 문학장에서 일어나는 변화의 흐름을 포스트휴먼 시대와 관련지어 적극적으로 해석하고 의미를 부여했다. 3부에 실린 두 편의 글 ‘플랫폼의 변화와 시의 미래’, ‘당신은 어떤 독자입니까?’는 문학장의 변화 추세에 적극 대응하면서 시의 미래에 대해 새 비전을 제시하고 적극적으로 대안을 모색한다. 330쪽. 2만 2000원.
  • 어쩌면 여성의 삶은 다 마릴린 먼로가 아니었을까

    어쩌면 여성의 삶은 다 마릴린 먼로가 아니었을까

    좌우 이념 대립과 독재의 상흔이 남은 한국 현대사에서 국가 폭력 희생자에 대한 진상 규명과 명예 회복은 중요한 과제다. 하지만 주류 집단에 의해 배제된 사람들 사이에서도 이질적 존재는 더욱 큰 고통과 침묵을 강요당했다. 여성이나 성소수자가 당한 성폭력이나 혐오 범죄는 상대적으로 ‘작은 문제’로 간과돼 온 것이 사실이다. ‘줄리아나 도쿄’(2019)로 오늘의 작가상을 탄 한정현(사진) 작가의 두 번째 장편소설 ‘나를 마릴린 먼로라고 하자’는 주류 역사에서 잘 다루지 않는 소외된 이들의 삶을 재조명했다.작가는 추리소설의 형식을 빌려 이야기를 시작한다. 일본에 사는 연구자 설영은 6년여 전 우연한 사고로 기억 일부를 잃었다. 어느 날 사고가 난 즈음부터 연락이 끊긴 친구 ‘셜록’에게서 암호 같은 말이 잔뜩 쓰여 있는 이메일 한 통을 받는다. 둘은 남북한 모두에 버림받은 빨치산 여성 생존자에 대한 논문을 같이 썼던 사이였다. 교수 임용 문제로 서울로 돌아온 설영은 셜록의 담당의였던 성형외과 의사 연정과 함께 셜록이 남긴 수수께끼 같은 이메일의 단서를 추적해 간다. 설영과 연정이 설영의 잃어버린 기억을 찾는 과정에서 작가는 다양한 연령대의 여성과 성소수자들이 겪은 고통을 풀어낸다. 연정의 환자 춘희는 1950년대에 함께 빨치산 활동을 하던 혁명 동지들에게 성폭력을 당하고 자신에게 고통을 준 남자와 강제로 결혼했다. 설영의 할머니 영옥은 임금을 달라는 정당한 요구만으로도 구금되고 성폭행 위협을 당했다. 연정의 의붓딸이었던 도영은 레즈비언이라는 이유로 동급생들에게 성폭력을 당하고 친구들에게서 고립됐다. 이 밖에 불법 촬영 및 유포 사건, 청소년 집단 성폭행 등 대의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은폐된 사건들을 다루며 작가는 역사적 격동기뿐 아니라 우리 일상에서도 자행되는 혐오와 배제의 논리를 재현했다.특히 “우리 다 마릴린 먼로 같지 않나요? 아름답다고 추앙하다가 거부하면 부숴 버릴 듯 달려드는 사람들. 여자로서의 삶은 평생 어딘가에 전시되는 것만 같았어요.”(314쪽)라는 춘희의 말은 남성에게 인정받는 무대 위가 아닌 곳에서는 남성과 같이 주체가 돼선 안 된다는 남성의 젠더 권력을 꼬집는다. 아름다움에 집착하길 권하면서도 아름다워지려는 노력에 대한 경멸을 숨기지 않는 사회의 모순을 강남 성형외과 의사인 연정의 입을 빌려 이야기한다. 셜록을 추적하는 설영은 폭력이나 범죄의 경과보다 셜록의 경험과 감정에 집중해 폭력의 근원을 추적한다. 작가는 “많은 국가 폭력 희생자의 복권이 시급하지만, 그 안에서 더 약한 사람들이 피해자가 되는 구조가 있다는 부분을 좀더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작가는 폭력과 혐오에 대한 분노만을 내보이지 않는다. 빨치산 내 성폭력 피해자 춘희와 의선은 폭력의 구조를 파악하고 스스로를 치유해 내며 다른 누군가를 도우며 살아갔다. 연정에게 아빠를 좋아하냐고 묻는 도영처럼 사랑의 흐름을 기억하려 한다. 이를 통해 우리의 삶은 여전히 살 만하다고 속삭이는 듯하다. 코로나19로 자가격리가 일상화된 최신 풍경을 반영한 소설은 신선하다. 이렇게 우리 역사의 빈틈과 가려진 오늘을 메우려는 작가의 열정이 경이롭다. 자신이 발 딛고 선 곳에서도 스스로를 이방인으로 여길 수밖에 없던 약자들의 삶이 오롯이 존중받는 세상이 오길 바라게 된다.
  • ‘뚱뚱한 여성은 아름답지 못하다’는 악담에 깔린 권력의 이데올로기

    ‘뚱뚱한 여성은 아름답지 못하다’는 악담에 깔린 권력의 이데올로기

    매년 새해가 되면 ‘살과의 전쟁’을 선포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 기저에는 지방이 온갖 병을 일으키는 살인자이자 자기 절제력 부족의 증거라는 지방 혐오가 깔려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지방은 인간 생존에 없어서는 안 될 물질이며, 인류가 자랑하는 뇌 기능 역시 지방이 없으면 작동을 멈춘다. 그런데 이토록 중요한 지방이 왜 ‘악의 메타포’로 내몰리게 된 것일까. 역사학자이자 젠더연구가인 한네 블랭크의 ‘지방은 어쩌다 공공의 적이 되었나?’는 지방이 ‘사회악’이 된 이유에 대해 정치·문화사적으로 파헤친다. 또한 서구의 제국주의와 인종주의, 계급주의 및 성차별 문화와 궤를 같이하는 지방 혐오의 뿌리 깊은 기원을 추적한다. 오랜 인류사에서 건강과 신체에 대해 해박했던 중세 페르시아의 의학자들은 보통 사람의 몸에 지방이 풍부할 경우 영양 상태가 좋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같은 시기 서구 유럽 사회에서는 신앙심을 증명하는 도구로서 마른 몸을 고결하다고 여기는 풍조가 생겨났고, 노예제로 막대한 이익을 올리던 제국주의자들은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 및 낙인찍기에 열을 올렸다. 그들은 ‘흑인은 뚱뚱하고 게으르고 성적으로 타락했다’는 잘못된 선동으로 자신들의 부도덕과 잔인함을 감추기에 급급했다. 의학을 발판 삼아 공공연하게 자행되던 비만 혐오는 인종차별이나 젠더 폭력을 정당화하고 백인 남성의 계급주의 지배 체계를 강화하는 데 유용한 도구였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행한 체중감량 산업은 정상적인 사람들의 몸에 비만이라는 딱지를 붙여 천문학적인 돈을 긁어모으기 시작했다. 평생 비만인으로 살아온 저자는 어린 시절 엄마로부터 “너는 뚱뚱해서 백인 남자를 만날 수 없을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며 뚱뚱한 여자에 대한 주변의 악담을 견디기 힘들어 성전환 수술을 결심한 한 여성의 사례를 소개한다. 저자는 “지방 과잉이 건강을 해친다는 논리는 일부 인정한다 쳐도, 뚱뚱한 여성이 아름답지 않다는 미의 기준은 여성 스스로 뚱뚱하면 사랑받지 못한다고 예단하고 수치심을 느끼게 만들었다”면서 “지방 혐오 너머에서 작동하는 소외와 권력의 이데올로기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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