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혐오감
    2026-01-26
    검색기록 지우기
  • 디즈니
    2026-01-26
    검색기록 지우기
  • 김영삼
    2026-01-26
    검색기록 지우기
  • 사드 부지
    2026-01-26
    검색기록 지우기
  • 강제적
    2026-01-26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053
  • [이용원칼럼] 최악의 대선, 次惡이라도 뽑아라

    [이용원칼럼] 최악의 대선, 次惡이라도 뽑아라

    검찰이 어제 이번 대선의 마지막 뇌관이라던 BBK 사건 수사결과를 발표했다.‘반(反)이명박’ 진영의 기대와는 달리 이 후보가 무혐의 판정을 받음으로써 BBK 자체는 핵폭탄이 되지 못했다. 그렇다고 BBK 위력이 사라진 건 아니다. 피의자인 김경준 측에서, 검찰이 이 후보에게 유리한 진술을 해주면 형량을 낮춰주겠다는 회유를 받았다고 추가 폭로했기 때문이다. 이제는 검찰 수사의 신뢰성을 놓고 또 다른 싸움이 시작됐다. BBK 수사결과가 나오면 네거티브 공세는 줄고 선거판이 정책대결로 방향을 바꾸지 않을까 하던 실낱같은 희망은 끊어졌다. 하긴 이같은 진흙탕 싸움에서 정책대결이란 언감생심 어울리지 않는 기대이다. 정책대결은 대통령 감이 여럿이라고 여길 때, 그들이 내건 가치를 구현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놓고 비교·선택하는 과정이다. 하지만 이번 대선처럼 후보 개인의 도덕성·능력 등이 근본적으로 의심받는 마당에서 말 몇마디(정책)로 그 우위성을 판단한다는 생각은 호사(豪奢)일 뿐이다. 결국 정책에 앞서 이를 시행하겠다는 사람에게 믿음을 가질 수 없는 최악의 대선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대통령선거일이 열사흘 남은 지금 어떤 근거로든 지지 후보를 정해 놓은 사람은 일단 행복한 사람이다. 문제가 되는 건 아직도 37%(12월3일자 서울신문 보도)에 이른다는 부동층이다. 그 중에는 아예 투표를 포기한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투표는 꼭 해야 한다. 우리사회의 민주주의 체제가 아직은 확고히 자리잡았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불과 한세대 전에 저 대한민국의 남녘 땅에서는 무고한 시민 수백 또는 수천명이 정부군 총칼에 희생당했다. 그 희생을 바탕으로 국민이 대통령을 직접 뽑는 권리를 되찾은 지 20년 됐지만 그 사이에도 정권이 초래한 위기는 몇차례 더 있었다.10년 전 발생한 IMF 사태는 여태껏 그 후유증을 사회 곳곳에 남기고 있고, 지난 5년 세월에는 편가르기에 따른 반목·갈등이 더욱 심해졌다. 내 기본 인권을 보장받는 것도, 노력한 만큼 사회·경제적 보상을 받는 것도, 내 가족이 안정된 삶을 누리는 것도 정치가 잘돼야만 가능한 일이다. 현대사회에서 정치의 손길을 벗어날 길은 없는 것이다. 그러니 맘에 드는 후보가 없다고 투표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 최선·차선이 없으면 차악(次惡)이라도 뽑으라는 뜻이다. 그러러면 후보선택 기준을 스스로 정해야 한다. 그 기준은 각 후보의 과거 언행을 점검하는 일일 수 있다. 아니면 과거는 싹 무시하고 그가 앞으로 5년 무엇을 할 수 있나를 가늠해도 좋다. 후보가 정 싫으면 그가 속한 정당을 보고 투표하는 것 또한 방법이다. 차라리 이번 대선보다는 장기적 투자가치를 보고 후보 또는 정당을 선택해도 된다. 무슨 기준을 정하든 그건 유권자 개인의 몫이다. 다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국민이 무관심해서건 정치에 대한 혐오감에서건 투표를 포기하면 정치무대는 정상배들의 놀이터로 변한다는 사실이다. 정치 행위를 핑계삼아 법과 질서를 흐트러뜨리며 제 배나 채우는 자들에게 나와 가족의 미래를 맡길 수는 없지 않은가. 이번 대선이 비록 최악이라도 누군가는 대통령이 된다. 후보군 가운데 가장 나쁜 후보부터 하나씩 제외해 그나마 덜 나쁜 하나를 고르는 노력을 우리는 해야 한다. 남은 2주일이 앞으로 5년 우리 자신의 운명을 결정한다. 수석논설위원 ywyi@seoul.co.kr
  • 고용 불안이 ‘배타적 민족주의’ 만든다

    고이즈미 전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참배와 중국의 동북공정, 여기에 맞서는 ‘한반도류’의 반일 애국주의 영화와 ‘주몽’ 및 ‘대조영’,‘연개소문’류의 반중 역사판타지 드라마…. 요즘 한·중·일 3국 관계를 생각할 때 흔히 떠오르는 이미지들이다. 또 다른 단어군.‘후리타족’(취업을 하지 않고 아르바이트 등으로 살아가는 사람)과 ‘니트족’(학생도 직장인도 아니면서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사람),‘가치구미/마케구미’(돈 많고 성공한 ‘이긴 그룹’과 그렇지 못한 ‘진 그룹’) 등 일본 젊은이들의 생활세태를 묘사한 용어와 최근 유행하는 한국 신조어 ‘88만원 세대’(비정규직 평균 급여 119만원에 20대 평균급여에 해당하는 73%를 곱한 금액이 88만원으로,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한국 20대를 지칭)…. 대외관계를 중심으로 사고하는 첫 번째 단어군과 국내문제를 묘사하는 두 번째 단어군은 상당히 이질적이다. 이질적인 두 단어를 ‘민족주의’란 교집합으로 아우르는 시각이 제시됐다. 최근 출간된 ‘한·중·일 인터넷 세대가 서로 미워하는 진짜 이유’(삼인)의 저자 다카하라 모토하키는 전자를 민족주의의 과거로, 후자를 민족주의의 새로운 경향으로 파악한다. 그는 고도성장 시기 국가발전과 국민통합을 극대화하기 위해 활용된 민족주의를 ‘고도성장형 민족주의’로, 고용불안과 사회양극화 등 ‘사회유동화’ 속에 내던져진 계층에서 새롭게 싹트는 민족주의를 ‘개별불안형 민족주의’로 명명한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한·중·일 3국의 젊은 세대는 ‘국가 간의 아픈 과거사’가 아니라,‘국내 경제현실의 불안’으로 민족주의 정서에 휩싸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기존 민족주의의 중심엔 ‘국가 단위의 상호 배타적 정념’이 자리잡고 있다. 일본의 미진한 과거청산과 이에 대한 한국과 중국의 반발, 중국의 급성장에 대한 한국과 일본의 경계심 등 상호 공격과 방어심리가 주로 작용했다.반면 저자는 각 나라 내부의 사회경제적 요인을 ‘새로운 민족주의’ 발흥의 원인으로 지목한다. 그는 “개인화된 시장경쟁의 세계를 살아가는 사람들, 견고한 기업이나 공적부문의 비호 바깥으로 내몰린 사람들에게 고도성장형 민족주의는 자신의 생활과 별반 관계없는 문제일 뿐”이라면서 “대신 이들이 지닐 수 있는 것은 고용문제 등을 짙게 반영한 이른바 서구형 민족주의”라고 설명한다. ‘민족주의의 서구화’ 현상은 한국 젊은이들의 ‘배타적 공격성’을 설명하는 데도 유용하다.‘내 일자리를 빼앗아 간다.’는 이유로 이주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표출하는 극도의 혐오감 및 공포감과 중국의 동북공정에 대한 비판을 업고 확대되는 중국 상품에 대한 경계 및 모멸적 조롱을 포털 사이트 등에서 찾아보기란 어렵지 않다. 노동유연화와 사회양극화에 직면한 젊은이들의 심리적 불안이 ‘우리를 위협하는’ 외부의 적을 찾게 만든다는 게 저자의 분석이다. 한편에선, 국경 없는 자본통합에 누구보다 발 빠른 재벌이 ‘먹고 튀는 먹튀’ 투기자본에 맞선다는 논리 아래 민족주의를 지배구조 개혁 요구를 무마하는 경영권 방어논리로 활용한다. 한국에서도 민족주의 소비행태는 계층에 따라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저자는 “사회유동화란 상황 속에서 새로운 민주주의가 요청하는 바는 고용이나 사회보장에 관한 문제”라면서 “경제적 재분배 문제, 나아가서는 개발주의의 종언에 수반되는 기득권익의 개혁에 관련된 논의를 불러일으켜야만 한다.”고 강조했다.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씨줄날줄] 바이오 GDP/육철수 논설위원

    1954년 스위스 베른 월드컵대회는 독일 국민을 패전의 실의에서 벗어나게 한 전환점이었다. 당시 독일팀은 예선에서 무적함대 헝가리에 3-8로 무참하게 졌다. 그러나 불굴의 투지로 나머지 경기에서 연승을 올려 결승에서 다시 헝가리와 맞붙었다. 독일은 전반 초반 2골을 먼저 허용했으나 곧 이어 추격·동점골을 넣은 뒤, 경기종료 7분을 남기고 역전골을 터뜨렸다. 이 경기는 월드컵사에 ‘베른의 기적’으로 길이 남았다. 전후 패배주의에 젖어 있던 독일 국민은 이를 계기로 심기일전해 ‘라인강의 기적’을 일궈냈다. 실로 축구공 하나가 국민의 정신에너지를 생산성으로 연결하고, 국가 부흥의 원동력이 되게 한 것은 놀라운 일이다. 한국도 돌아보면 그런 경험을 여러 차례 갖고 있다. 산업화 시대에 ‘하면 된다’는 국민적 신념은 빈곤 탈출과 ‘한강의 기적’에 밑거름이 됐다.20년 전 폭발한 6·10 민주정신은 신군부 정권의 항복선언과 함께 대통령 직선제를 되찾게 했다. 외환위기 직후 골프선수 박세리의 맨발 투혼은 국민의 시름을 달래줬고,2002 월드컵 4강 신화는 국민에게 자신감과 신바람나는 세상을 만들어줬다. 지난 주 중국이 달 탐사선 창어(嫦娥) 1호를 발사했을 때, 중국의 어느 저명한 심리학자는 눈길 끄는 표현을 썼다. 그는 13억 중국인들이 열광하자 “창어호가 인민에게 안긴 행복감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엄청난 규모의 바이오 GDP”라고 말했다. 우주선 발사가 중국인의 애국심과 자부심을 분출시켰으니,‘바이오 GDP’(생체공학적 국내총생산)란 용어는 절묘하게 어울린다. 이렇듯 한 나라의 국민은 국가적 주요 행사나 스포츠, 국가지도자의 말 한마디에 바이오 GDP가 오르락내리락한다. 이것은 때로 국민총력과 화합으로 직결되는 잠재력이자 무형의 국가자산인 것이다. 대선 경쟁이 한창인 요즘, 이명박 후보의 ‘국민성공’이나 정동영 후보의 ‘가족행복’ 같은 선거구호는 바로 바이오 GDP의 증가 전략이다. 그러나 서로 막가자 식으로 다투니 정치 혐오감만 키울 뿐이다. 성장률을 높여 국내총생산을 늘리려면 그 밑바탕인 국민의 신명을 이끌어낼 궁리부터 해야 할 것 아닌가.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사설] 법원 性에 관대한 건가, 무지한 건가

    법원이 사회통념상 납득하기 힘든 성(性) 관련 판결들을 최근 잇따라 내놓은 것은 우려할 만한 일이다. 서울고법 특별5부는 그제 여직원들을 성희롱했다는 이유로 해고된 대기업 지점장에 대해 “성희롱에는 해당하지만 직장 내 일체감을 이끌어내려는 의도에서 비롯됐다고 보인다.”라는 취지로 손을 들어주었다. 그보다 1주일쯤 전에는 술집 손님을 단골로 만들고자 여종업원들에게 성관계를 갖도록 지시한 주인에게 성매매 알선 혐의가 없다고 무죄를 선고한 판결이 서울중앙지법에서 나왔다. 우리는 이같은 판결들에 당혹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성희롱 건에서 재판부는 지점장의 행동을 “여직원들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로 인정했다. 그러고도 “관리자로서 직원에 대한 애정을 표시해 일체감ㆍ단결을 이끌어낸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는 이유로 면죄부를 주었다. 이 무슨 해괴한 논리인가. 직장의 일체감을 위해서라면 여직원은 성적 굴욕감쯤은 감내하라는 뜻인가. 성매매 알선 건도 마찬가지이다. 매상을 올리려는 목적에서 주인이 종업원에게 손님을 지정해 주고, 성관계를 통해 평상시 관리토록 했으면 당연히 술값과 성관계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다고 보아야 할 터이다. 그런데 성매매가 아니라니 참으로 이해심 넓은 판결이라 하겠다. 우리 사법부는 어찌 이처럼 상식을 뛰어넘어 ‘성범죄’에 관대한가. 아니면 성에 관해 무지하기 때문인가. 우리로서는 그저 남성우월적 시각이 사법부에 만연해 있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 [이종현의 나이스샷] 문신새긴 골퍼의 골프장 출입제한

    얼마 전 지인으로부터 다급한 목소리의 전화 한통을 받았다. 골프장에 왔는데 동행한 골퍼 중 한명이 라커룸에서 옷을 갈아입다가 골프장으로부터 정중하게 입장을 거절당했다는 것이다.이유는 몸에 문신이 있어 다른 골퍼에게 혐오감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돌아가 달라는 내용이었다. 지인은 문신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퇴장해달라는 것은 억울하다며 골프를 칠 수 있는 방법이 없느냐고 했다. 필자도 곤혹스럽긴 마찬가지였다. 각 골프장에 문신이 있는 골퍼는 입장할 수 없다는 안내 문구가 붙어 있어 지켜주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했다. 지인은 문신을 한 골퍼는 유명한 화가라고 했다. 그 화백 골퍼는 조폭도 아니며 혐오감을 주기 위해 문신을 한 것이 아닌 예술적 표현의 한 방법이었을 뿐이라고 했다. 결국 목욕탕과 라커룸 이용 때 문신에 파스를 붙이고 라운드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문신은 부정적인 인식으로 우리 사회 깊숙이 자리잡고 있다. 조폭이나 탈선 청소년, 바르지 못한 성인들이 하는 것으로 돼 버렸다. 실제로 한 조사에서 일반 골퍼들은 국내 골프장에 출입하는 문신한 골퍼의 70% 이상이 조폭이거나 혐오감을 준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기에 순수하게 표현된 문신마저도 골프장을 비롯한 공공시설에서 적잖은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 물론 문신 자체를 두둔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왜냐하면 아직도 국내서는 조폭이나 순수하지 못한 목적으로 문신을 하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신은 예부터 질병이나 재앙으로부터 보호해준다는 주술적 효과가 컸다. 또한 지위나 신분, 소속을 나타내기 위해 문신이 사용되기도 했다. 이후 미학적인 표현을 위해 많이 사용돼 왔다. 최근 연예인과 젊은 층에서 문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또 자연스러워지고 있다. 몸에 새겨 지워지지 않는 문신도 있지만 요즘엔 패션 문신이 유행이다. 일시적으로 몸에 남아 있는 미적 표현의 한 방법이다. 하루빨리 문신에 대한 편견과 인식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길 기대한다. 사실 골프장에 ‘문신한 골퍼 입장 금지’란 문구 역시 보기가 민망하다. 세계 어느 나라를 가봐도 문신한 골퍼 출입을 제한하는 곳은 없다. 국내 골퍼와 골프장도 문신을 한 골퍼에 대해 무조건적인, 부정적 시각은 지양해야 한다. 문화의 다양성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문신을 한 골퍼들이 골프장에서 룰과 에티켓을 성실히 이행하는 노력이 요구된다. 세월이 흐르면 가치관도 바뀌듯, 골프장에서 문신에 대한 생각도 바뀔 것으로 믿는다.레저신문 편집국장 huskylee1226@yahoo.co.kr
  • [女談餘談] 거식증 모델/홍희경 정치부 기자

    몸무게 31㎏의 27살 거식증 모델 누드 사진이 인터넷에 퍼지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뼈와 거죽만으로 구성된듯한 모델의 사진은 이탈리아 일간지와 거리 광고판에 실렸다. 성인 여성의 몸 치수와 관련해 ‘31’이라는 숫자가 허리 사이즈(인치)가 아니라 몸무게가 될 수 있다니…. 지금까지 생애 어느 시점에서도 “깡말랐다.”는 유의 찬사를 듣지 못한 기자에게는 영 다른 세상 얘기다. 사진을 보다 보니 그동안 접했던 거식증에 대한 자료와 이야기들이 일제히 떠올랐다. 되짚어 보니 여성으로 살면서 거식증이라는 단어를 직·간접적으로 접할 기회는 의외로 많았다. 거식증을 정신질환의 하나로 본다면, 공황 장애나 분열증 등 다른 질환에 비해 훨씬 더 여성의 일상에 거식증은 확실히 가까운 증세다. 중학교 때 이 단어를 처음으로 접했다. 친구의 친구의 친구쯤 되는 사람이 거식증에 걸렸는데, 굶다가 폭식하고 폭식한 뒤 토한다는 것이다. 먹고 토하는 이해할 수 없는 행위는 살을 뺄 수 있다는 ‘보상’과 맞물리며 꽤 멋있게 보이기까지 했다는 게 당시 어린 마음의 솔직한 고백이다. 기자 초년병 시절에 조금 더 진지하게 거식증을 접했다. 정신병원 몇 곳을 취재할 일이 있었는데, 거식증을 앓는 여성들이 늘고 있어 전문병원들도 생기고 있다고 했다. 취재 중에 만났던 사회복지사는 거식증에 대해 “환자들의 마음 속에는 자신에 대한 혐오감과 도취감이 교차한다.”고 설명했다. 이후 거의 사고에 가까운 우연으로 또 한번 거식증을 접했다. 다이어트를 결심하고 마음을 다잡겠다며 ‘세상은 왜 날씬한 여자를 원하는가’라는 책을 샀는데, 이 책이 거식증에 대한 기록이었던 것이다. 저자는 요트 등 외부활동을 통해 근육이 꿈틀대는 자신의 몸을 발견하며 거식증을 극복했다. 철이 바뀌어 꺼낸 가을옷이 답답해져 한번 더 다이어트를 결심한 기자로서는 그저 거식이라는 극단에 빠지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이다. 거식증 모델에게도 다행한 일이 생기기를 바란다. 홍희경 정치부 기자 saloo@seoul.co.kr
  • [사설] 추석 가족토론서 대통령감 잘 고르자

    오늘부터 민족의 최대 명절인 한가위 연휴가 시작된다. 대통령선거를 앞둔 추석 연휴에는 오랜만에 가족친지들이 모여 각기 대선후보 품평을 하면서 자연스레 민심의 향방이 드러나곤 했다. 그러나 올해는 양상이 다르다. 범여권이 아직 후보를 정하지 못했고, 경선 과정마저 파행으로 얼룩지고 있다. 국민들로서는 정치에 더욱 혐오감을 느끼겠지만 이럴 때일수록 깨어있는 유권자 의식이 필요하다.5년간 나라를 이끌 최고지도자를 뽑는 궁극적 책임은 국민에게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한 언론사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범여권 신당의 대선후보 경선에 관심이 있다는 응답은 40%에 못 미쳤다. 지지율이 그만그만한 후보들이 나와서 이전투구를 벌이는데 식상했을 것이다. 그렇더라도 범여권을 무시해선 안 된다. 대칭되는 정파가 균형을 이루며 굴러가는 것이 국가적으로 바람직하다. 치열한 가족토론을 해보자. 대통합민주신당 손학규 후보의 최근 행보가 옳은 일인지, 정동영·이해찬 후보가 국가를 제대로 이끌 역량이 있는지 의견을 나눠보면 상식적인 해답이 나온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와 민주당 후보들의 장단점과 정당 밖 문국현 후보의 자질이 어떤지도 살펴야 한다. 한나라당 역시 이명박 후보가 확정돼 독주체제를 갖추면서 경선 때보다 국민 관심이 줄어들었다. 이 후보는 지금 여론조사 지지율에서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다. 그의 정책 비전들이 우리의 미래를 밝게 할 것인지 꼼꼼히 따져야 한다. 도덕성 시비에 대한 가족들의 판단을 들을 기회도 가질 수 있다. 범여권 신당 경선에서 지역감정을 자극하는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은 유감이다. 한국 정치의 고질인 지역주의가 이번 대선에서 힘을 못 쓰도록 유권자가 앞장서야 한다. 추석밥상에 대선후보들을 올리고 이 시대 우리 사회에 필요한 리더십을 갖춘 후보가 누군지 눈을 부릅뜨고 찾아야 할 것이다.
  • 욕망의 진화/사이언스북스 펴냄

    아프리카에 사는 베짜기새의 수컷은 암컷을 발견하면, 둥지 바닥에 거꾸로 매달려 요란스럽게 날개를 퍼덕거리며 자기가 막 지은 둥지를 광고한다. 수컷이 이 관문을 통과하면 암컷은 둥지로 들어가 내벽을 이리저리 찔러보면서 잘 지어졌는지를 검사한다. 암컷은 이 과정에서 둥지가 합격 기준에 못 미친다고 판단하면 언제라도 다른 수컷의 둥지로 날아가 버린다. 훌륭한 둥지를 지을 수 있는 수컷을 배우자로 선호하는 전략으로, 암컷은 장차 낳을 새끼들을 보호하고 잘 키워내야 한다는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이다. 진화심리학자인 미국 텍사스대학 심리학과 교수 데이비스 버드는 ‘욕망의 진화’(진중환 옮김, 사이언스북스 펴냄)에서 베짜기새처럼 여성도 ‘바람직한 둥지’를 가진 남성을 더 선호한다고 설명한다. 버드에 따르면 인간은 결코 무작위적으로 배우자를 선택하지 않는다. 짝짓기, 연애, 섹스, 그리고 사랑은 모두 근본적으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여성은 장기적인 애정관계에 기꺼이 헌신할 자세가 되어 있는 남성을 선택한다. 경박스럽고 충동적이며 바람둥이에다 오래 관계를 지속하지 못하는 남성을 택한 여성은 마땅히 제공받아야 했을 보호를 받지 못한 채 혼자서 자식을 키워야 하기 때문이다. 진화심리학은 인간의 모든 심리와 행동을 연구 대상으로 삼지만, 특히 인간의 짝짓기 행동에 중요한 비중을 둔다. 짝짓기, 즉 번식은 진화 과정의 핵심동력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책은 ‘여자가 원하는 것’,‘그리고 남자가 원하는 것’,‘하룻밤의 정사’,‘배우자 유혹하기’,‘성적 갈등’,‘여성의 은밀한 성 전략’ 등 각 장의 제목만 보면 대중잡지로 오해할 수 있을 만큼 성적으로 ‘진화’한 인간의 다양한 모습을 거리낌없는 필치로 분석해 내고 있다. 이 책의 성격을 가장 잘 설명한 사람은 하버드대학의 언어심리학자 스티븐 핑거 교수인 듯하다. 그는 “누구인들 섹스에 관심이 없겠느냐.”면서 “저마다 섹스를 하고, 섹스를 생각하고, 다른 사람이 섹스를 한다는 생각에 질투하거나, 흐뭇해하거나, 혐오감을 느끼지만, 정작 섹스를 이해하려는 노력은 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욕망의 진화’는 바로 섹스를 이해하려는 노력의 결과라는 것이다.2만원.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Seoul In] 종묘 집회금지 등 성역화 작업

    종로구(구청장 김충용)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종묘 입구광장에 대한 성역화 작업을 시작했다. 지난 5월 주류판매 금지, 포장마차 철거, 윤락호객 행위 근절 등 기초질서 위반에 대한 단속을 했다. 성역화 1단계로 확성기 사용 집회 금지, 행상의 판매행위 금지, 소음·악취 등 혐오감을 주는 행위 금지 등을 시행하기로 했다.2단계로 소음공해의 원인인 팔각정을 철거하고 진·출입로 차단문을 설치, 노숙자 급식장소 이전을 시행하기로 했다. 공원녹지과 731-1452.
  • [열린세상] 뒷간 문화와 화장실 문화/황규호 ‘한국의 고고학’ 상임편집위원

    [열린세상] 뒷간 문화와 화장실 문화/황규호 ‘한국의 고고학’ 상임편집위원

    사람의 몸 안에서 빠져나온 생리적 찌끼를 점잖게 표현하면, 인분(人糞)이다. 여기 다른 찌끼 하나가 더 따라붙어 분뇨(糞尿)라는 말로 합성되었다. 그래서 두가지 찌끼가 함께 나와야 한다는 생각을 품었는지도 모른다. 한국민을 비롯한 몽골리안계는 거의가 이 두가지 일을 한꺼번에 해결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유럽계는 시차를 두어 두 볼일을 따로 본다는 것이다. 어떻든 찌끼라는 배설물 처리는 본디 측실(室)로 불렀던 뒷간에서 이루어졌다.‘뒷간과 사돈집은 멀어야 한다.’는 속담을 보면, 가까이 두기를 꺼렸던 공간이 뒷간이다. 그래도 더럽다는 혐오감은 접어두었던 모양이다. 이는 뒷간을 깨끗한 자리로 여겨 정랑(淨廊)과 정방(淨房) 따위의 고상한 이름을 붙인 데서도 알 수 있다. 더러는 뒷간을 매화간이라고 했으니, 구린내를 맡으면서 꽃향기를 그리워한 운치가 가상하다. 언제부터인가는 뒷간이 변소로 바뀌었다.15세기 문헌에는 대변과 소변이라는 말만 적어 변소의 유래는 알 길이 없다.1970년대 들어서는 주거환경 변화의 바람이 불어 화장실이라는 생뚱맞은 이름이 새로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물을 내려 분뇨를 바깥으로 밀어내는 양변기를 앞세워 마침내 집안으로 들어왔다. 지금은 어디를 가도 변소를 화장실로 부르는 시대가 되었다. 이 화장실과 앙변기 대목에 이르면, 격세지감이 든다. 그렇다고 주눅을 느낄 필요까지는 없다. 지난 봄 전북 익산시 왕궁리 백제 유적에서 정화조와 버금하는 시설을 갖추었던 뒷간이 발견되었다는 소식이 신문에 실렸다. 이보다 앞서 경주 불국사에서는 돌로 지은 고대의 수세식 변좌(便座)를 찾아낸 적도 있다. 한국의 유구한 뒷간 문화를 증거한 역사의 현장이자, 민족의 문화유산이 아닌가. 그래서 지레 겁을 먹고, 주눅들지 말자는 것이다. 한국의 뒷간에는 깊은 뜻이 스몄다. 더구나 수십년 전부터 전국 여러 절집은 해우소(解憂所)라는 새 이름표를 뒷간에 달았다. 모든 걱정을 훌훌 털어버리는 자리가 곧 해우소다. 서양의 화장실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심오한 현학적 의미를 함축한 해우소는 오늘날 대중이 열광하는 웰빙의 삶과 맞물린 공간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이 해우소는 불교권 국가 어디에도 없는 한국의 독창적 이름이라고 한다. 작명가는 한국전쟁이 끝날 무렵 세상이 어수선한 시절을 산 충남 공주 동학사의 한 스님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서울에서 마침 세계화장실협회(WTAA) 창립총회가 열린다고 한다. 오는 11월21∼25일 59개국이 참가하는 가운데 열릴 창립총회는 한국이 주관한다는 소식이다. 이에 따라 서울신문은 지난 4월 WTAA를 비롯, 행정자치부 및 유한킴벌리 등과 공동협약을 맺고, 총회도 공동주관하게 되었다는 기사를 읽었다.2002년 한·일 월드컵 축구대회를 계기로 한국의 공중화장실 분위기가 쾌적하게 바뀌어 또 다른 한류로 자리잡은 사실이 참으로 놀랍다. 문화나 문명은 때로 단절되어 부침을 거듭하기 마련이다.1596년 영국의 존 해링턴이 발명한 수세식 변기가 1840년대 이후 프랑스와 독일 등지로 퍼져나갔다고 한다. 분뇨를 그릇에 받아 창 밖으로 훌쩍 내던지던 서유럽 지역에 수세식 변기가 보급되기까지는 로마시대 이후 1000년이 넘는 세월이 걸린 것이다. 그러고 보면, 오늘날 한국의 익산 왕궁리 백제 유적에서 보여준 고대의 뒷간 문화가 이 시대에 재현되었다는 사실은 그다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이만큼 훌륭하게 가꾼 우리네 뒷간 문화를 유지하고, 또 발전을 부추기는 노력을 요구할 뿐이다. 이는 서양의 화장실 문화를 조금 비켜 한국 고유의 뒷간 문화에 깃든 함함한 정신세계를 얼마만큼 반영하는 일이기도 하다. 황규호 ‘한국의 고고학’ 상임편집위원
  • [씨줄날줄] 전여옥의 변신/구본영 논설위원

    오폭(誤爆) 혹은 오인 사격은 영어로 ‘friendly fire’라는 재미난 표현으로 번역된다. 적이 아닌, 친구를 쏜다는 얘기다. 오폭은 실제 전장에서만 일어나는 게 아닌 모양이다. 여론조사 지지율 1,2위를 달리고 있는 한나라당의 이명박·박근혜 두 유력 대선주자 진영 간에도 후보검증을 빌미로 총질이 한창이다. 대선고지가 눈앞이라는 ‘착각’ 때문인지 한솥밥을 먹는 아군인지 의심이 들 정도다. 이처럼 오인 사격이 난무하는 한나라당 ‘내전 무대’에 여전사격인 전여옥 의원이 다시 등장했다. 박근혜 전 대표의 복심(腹心)으로 통하던 그녀가 이명박 전 서울시장 캠프에 합류하면서 적잖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그녀의 선택을 놓고 ‘소신과 배신’으로 평가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단 얘기다. ‘여자의 변신은 무죄’라는 낯익은 광고 카피가 유독 그녀에게만 무색한 까닭은 뭘까. 아마 의리를 중시하는 우리네 문화를 거스른 듯한 선택이란 점이 한 요인일 게다. 대변인 시절 그녀는 박 전 대표를 위한 ‘심기 보필’을 마다하지 않는 로열티를 보여 줬다. 박 전 대표를 공격하는 같은 당 동료의원들을 ‘뺑덕 어미’에 비유, 오버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특히 지난 연말 펴낸 저서 ‘폭풍전야’에서 의리를 저버리는 정치 행태에 혐오감을 드러냈었다. 범여권 한 대권주자의 정치 스타일을 가리켜 “저를 낳아준 어미 배를 가르고 나오는 살모사를 닮았다.”는 독설과 함께. 이런 부담 탓인지 전 의원은 “지금은 경제살리기와 정권교체가 시대정신”이라며 이 캠프 선택이 소신임을 애써 강조했다.‘박근혜 저격수’역 같은 오폭을 않겠다는 ‘약속’도 했다. 그러나 박 캠프는 배신감으로 부글부글 끓는 기류다.“지역구 챙기려고 그러느냐.”,“어찌 사람으로서 그럴 수 있나.”는 등 볼멘 소리도 들린다. 하지만 이합집산이 일상화된 정치판에서 그녀의 변신을 일률적 잣대로 평가하기는 성급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한나라당의 8월 경선과 연말 대선에서 보여줄 그녀의 행보를 지켜 봐야 진의가 드러날 것이란 뜻이다. 그녀가 자신의 저서에서 밝혔듯이 정치인의 분장 안한 ‘쌩얼’은 꾸준히 지켜 봐야 볼 수 있기에…. 구본영논설위원 kby7@seoul.co.kr
  • 신부(新婦)는 고둥먹고 좋아하네

    신부(新婦)는 고둥먹고 좋아하네

    검은 머리가 파뿌리 되도록 고생을 해도 같이하고 즐거움도 함께 나누자는 남편과 아내로서의 백년가약(佳約)-. 남남이던 남녀가 오히려 낳아준 어버이보다 더욱 가까와지는 가약을 그대로 지켜 한 평생의 운명을 같이 하지 못하고 파경을 겪는 사연도 많지만 신부가 목욕 한번 않고 물고둥만 온종일 까먹고 있어 헤어지자는 신혼 3개월만의 이혼소송이 있으니…. 청년 사업가와 재원 남이 샘낼 학사부부 거짓말같은 이 사실의 부부는 대구시 대신동에서 아버지를 사장으로 모시는 S공업사 전무 김(金)모씨(27)와 그의 아내 이(李)모여인(24). 대구 Y대학교를 졸업하고 그 사업 수완이 촉망받는 청년 실업가인 남편. 서울 S여대 가정과를 갓나온 재원이며 미모의 여인인 아내-. 유복한 문제의 이 학사 부부는 남이 보기에 이혼커녕은 깨가 쏟아질듯한데「물고둥과 목욕」때문에 법정에까지 섰으니 세상일 남의 부부속은 참으로 모를 일? 친구 결혼식서 만나 아내가 목욕을 않자 더욱 이들은 친구의 결혼식에 축하객으로 나와 서로 만난 것이 인연이 되어 반년이란 뜨거운 연애를 거쳐「골·인」한 축복받았던 사이-. 지난 10월초순 원고인 김씨가 아내의 목욕 기피증(?)과 물고둥 식법(?)에 참다못해 이혼소송을 대구지법 가사심판부에 내자 이여인도 남편이 정신적인 학대를 한다는 이유를 들어 그녀 역시 덩달아 이혼소송을 제기. 몇차례의 가사심판부 조정에서 둘이는 서로가 상대방의 이혼신청 사유를 시인하면서도 각기 자기 주장을 버릴수 없다니 되레 재판부가 당황(?)할 지경…. 비린내 못참겠다에 물고둥 먹는건 식성 김씨는 지저분한 아내의 일상생활이 혐오감을 주게할뿐 아니라 옆에만 가도 고둥의 비린내가 풍겨 가까와질 수 없는 책임이 아내에게 있다는 주장이며, 목욕을 몇달 안하는 것도 내 식성인데 이를 핑계로 아내를 이해해주지 않으려한 것은 남편이 나를 학대함이니 버릴려거든 넉넉한 재산에서 2천3백만원의 위자료를 내라는 이여인의 주장. 물고둥 하루 3되나 단골장수, 매일 배달 이혼 소동까지 나게한 물고둥이지만 밥보다 좋아 그래도 안먹을 수 없다는 이여인은 지금도 보기싫다는 김씨 집에서 하루 평균 3되나 먹어치우고 있어 단골 고둥 장수 아주머니가 날마다 배달한다고. 연애하던 처녀때부터 그녀가 고둥을 좋아하는 줄은 알았지만 방에 진저리 나는 냄새가 배어 들도록 먹을줄은 몰랐다는 김씨는 정상적인 부부 생활의 피해자가 왜 위자료를 주어야 하느냐고 한푼도 어림없다는 태도…. 아내는 분해 맞고소 위자료 받아도 손해 그러나 이여인 역시 자기의 습벽을 고치지 못할뿐, 남편을 사랑하는 마음에는 변함 없으니 위자료를 받아도 희생을 당하는 것은 자신뿐이라는 맞선 주장. (이여인의 이혼소송 맞 제기는 본의는 아니나 분한김에 냈다고) 대구지법 가사심판부는 1년에 수백건의 이혼소송을 조정해 왔어도 이런 이혼재판은 처음 당한다고 참으로 난처해 하는 표정-. [선데이서울 70년 11월 15일호 제3권 46호 통권 제 111호]
  • 문신, 멋 내려다 피부 망쳐요

    문신이 유행이다. 다양한 색상에 예전의 영구적인 문신에 반영구적인 문신도 더해졌으며, 미용 목적의 문신이 있는가 하면 패션 소품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그러나 조심할 필요가 있다. 문신 때문에 피부 트러블을 일으켜 병원을 찾는 사람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피부염 문신이란 피부층에 인공적으로 색소를 주입하는 행위를 말한다. 과거에는 주로 눈썹 등 신체의 특정 부위에 제한적으로 문신을 했으나 최근에는 반영구 문신이나 스티커까지 더해져 전신형으로 바뀌고 있다. 그러나 어떤 경우든 후유증을 피하기가 쉽지 않다. 사회적인 혐오감은 물론 피부염이나 흉터, 육아종 등이 잘 생기기 때문이다. 특히 문신이나 보디페인팅에 산업용 물감을 사용할 경우 피부에 유해한 화학성분 때문에 문제가 된다. 천연염료라는 헤나물감에서 피부염이나 호흡 장애, 실명 등을 일으킬 수 있는 유해성분이 검출된 것이 한 사례이다. 문제는 이렇게 새긴 문신을 지우기가 쉽지 않았다는 점. 지금처럼 문신을 제거하는 시술법이 없었던 과거에는 문신을 지우기 위해 문신 위에 피부색과 흡사한 문신을 다시 새기는 치료를 하거나 아예 문신 부위에 화상이나 상처를 내는 경우도 없지 않았다. ●민감한 피부 문신은 금물 문신이나 보디페인팅으로 인한 피부 트러블을 막으려면 아예 문신을 하지 않는 게 좋다. 특히 영구 문신은 지우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그럼에도 꼭 문신을 하고 싶다면, 반영구 문신을 하되 바른 관리 요령을 알아둬야 한다. 우선, 문신은 유사 의료행위이므로 반드시 피부 전문가의 시술이 필요하며, 시술 후 일주일 정도는 금주하고, 찜질방, 목욕탕을 가지 않는 게 부작용을 막는 길이다. 또 아토피나 건선 등 예민한 피부를 가진 사람은 보디페인팅을 피해야 한다. 특히 얼굴 페인팅은 기초 화장 위에 무독성 전용물감으로 그려야 하며, 물감이 피부 호흡을 막지 않도록 클렌징 제품을 이용해 가능한 빨리 지우는 게 좋다. ●문신을 지우려면 요즘에는 레이저로 흉터없이 문신을 지울 수 있다. 그러나 속눈썹 문신을 지울 때는 자칫 레이저가 안구를 해칠 수 있으므로 숙련된 전문가의 시술이 필요하다. 레이저로 문신을 치료할 경우 문신의 재료나 깊이에 따라 치료 횟수가 달라진다. 보통은 피부 회복상태를 봐가며 4∼8주 간격으로 치료하는데, 문신이 옅다면 1회로도 없앨 수 있지만 넓고, 깊게 새겨진 경우라면 4∼6회 정도 시술해야 한다. 레이저치료 후에는 7∼30일 정도의 간격을 두고 점차 문신이 사라져 보통 2∼3개월 후면 문신 전의 피부를 되찾게 된다. 초이스피부과 최광호 원장은 “최근들어 문신을 지우려는 사람이 늘고 있다.”며 “특별히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안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미국적 가치’ 반감 높아졌다

    ‘미국적 가치’ 반감 높아졌다

    조지 부시 대통령의 미국이 ‘신뢰의 위기’에 빠져들며 세계인으로부터 이미지가 악화되고 있다. 미국의 가치에 대한 폭넓고 뿌리깊은 혐오감 때문이다. 반면 미국적인 사고방식 확산에 반감이 컸지만 미국의 기술이나 대중문화는 여전히 높이 평가됐다. 28일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의 여론조사기관인 ‘퓨 리서치센터’가 2000년부터 2007년까지 전세계 47개국 4만 523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미국의 대외 이미지가 크게 손상됐다. 중국의 군사력·경제력 확대는 공포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조사결과 미국에 대한 호감도는 지난 5년간 흐름을 비교할 수 있는 33개국 가운데 26개국에서 떨어졌다. 특히 전통적인 미국의 동맹국인 서유럽 국가들에서 이런 경향이 두드러졌다. 프랑스에서는 지난 5년 동안 미국에 대한 호감도가 62%에서 39%로, 독일은 60%에서 30%로 떨어졌다. 맹방인 영국인들조차 미국 호감도가 75%에서 51%로 떨어졌다. 특히 이슬람 국가들의 미국에 대한 호감도가 매우 낮았다. 터키에서는 9%만이 미국에 우호적인 시각을 보여 조사대상국 중 선호도가 가장 낮았다. 미국은 아프리카와 아시아, 동유럽 상당수 국가들에서 인기가 높았다. 한국인들도 미국에 대한 호감도가 58%로 비호감도 38%를 앞질렀다. 이춘규기자 taein@seoul.co.kr
  • “여선생님들 잔 비우고 한 잔씩 따르세요” 대법 “성희롱 아니다”

    회식자리에서 부하 여직원에게 술을 따르라고 한 발언은 성희롱으로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경북 안동 M초등학교 교감 김모(57)씨는 2002년 9월 한 횟집에서 교장과 함께 최모(33)씨 등 여교사 3명과 남교사 3명이 참석한 회식자리에 동석했다. 교장이 교사 6명의 소주잔에 각각 맥주와 소주 등을 따르고 함께 술을 마셨다. 김씨가 여교사들에게 “여선생님들, 잔 비우고 교장선생님께 한 잔씩 따라 드리세요.”라고 말했지만 여교사들은 답하지 않았다. 남교사들이 교장과 김씨 등에게 잔을 권했고 김씨는 한 차례 더 “여선생님들 빨리 잔을 비우고 교장선생님께 한 잔 따라 드리지 않고.”라고 채근했다. 결국 2명의 여교사가 마지못해 교장에게 술을 따랐지만 최씨는 끝까지 거부의사를 표시하다 자리를 마칠 무렵 교장으로부터 술을 한 잔 더 받은 뒤에야 맥주를 따라줬다. 최씨는 결국 성적 모욕감과 불쾌감을 느꼈다며 여성부 남녀차별개선위원회에 진정했고 여성부는 김씨의 행위를 성희롱으로 보고 시정조치를 권고했다. 하지만 대법원 3부(주심 이홍훈 대법관)는 15일 “김씨에게 성적의도가 있었다기보단 직장 상사인 교장에게 술을 받았으면 답례해야 한다는 차원이었고 다른 여교사 2명이 성적인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지 않았다고 말한 점에 미뤄 성희롱으로 성립될 수 없다.”고 판결했다. 대법원 배현태 공보판사는 “신체적인 접촉이나 성적인 언어표현이 아니라 단순히 술만 따르라고 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최씨가 성희롱을 느낄 수 있을 만한 객관적인 정황이 되지 못한 것으로 봤다.”고 말했다. 반면 전교조 김복희 여성위원장은 “술자리에서 술을 따르게 하는 행위 자체가 성희롱이라고 무조건 규정할 순 없지만 김씨가 재차 따르라고 했음에도 최씨 스스로 성적 굴욕감 등을 느껴 거부했다면 성희롱에 해당된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버자이너 문화사/옐토 드렌스 지음

    ‘섹스 앤 더 시티’는 성(性)에 대해 알 만큼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도 충격을 안겨준 드라마였다. 드라마는 여성들의 자위 기구로 알려진 바이브레이터로 칭얼대는 아기를 달랜다거나(아기 등 뒤에 바이브레이터를 대줬더니 놀랄 정도로 울음을 뚝 그치고 방글댔다), 절정에 오른 여성의 사정을 직접 보여줬다(우유를 넣은 풍선을 쏘는 등의 장치였지만 여성의 사정액이 튀어나가는 장면은 TV드라마에서 보긴 힘든 것이었다). ‘버자이너 문화사(옐토 드렌스 지음, 김명남 옮김, 동아시아 펴냄)’ 역시 마찬가지다. ‘세상의 근원’‘신비의 샘’‘즐거운 입술’‘아랫도리’‘아래쪽’‘거기’‘악마의 낙인’‘지옥의 문’…. 이 책은 이처럼 갖가지 이름으로 불리며 여전히 공공연히 이야기하는 것이 금기시되는 여성 성기에 대해 총체적으로 다룬다. 의학 문헌, 신화, 소설 등 다양한 자료를 통해 중세시대 정조대부터 할례, 처녀성 검사와 같은 기괴한 풍습까지 흥미롭게 소개한다. 오르가슴·G스팟·질경련·성교통(痛)과 같은 의학상식도 설명한다. 여성 성기에 대한 문화인류학적 기록이자 성(性)백과사전이라 할 만 하다. 아프리카 적도 윗부분에서 주로 행해지는 여성 할례(클리토리스 절제)는 성의 어두운 면이다. 음핵 포피의 일부만 잘라내는 것부터, 항문 위로 자그만 구멍만 남기고 모두 잡아 엮는 음부 봉쇄까지 할례도 여러 가지가 있다. 마취 없이 유리조각이나 면도날로 하기도 하는 할례 현장은 상상 이상으로 야만적이다. 음부가 봉쇄된 여성들은 나중에 결혼하면 신랑이 직접 칼을 휘두르거나 산파가 칼을 들어야만 한다. 여성과 마찬가지로 남성들의 할례(포경 수술)도 ‘건강’과 관련이 없다. 할례받지 않은 음경은 위생에만 신경을 쓰면 된다. 자위에 대한 혐오감이 깊고 할례의 전통이 있는 유대인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포경 수술의 오랜 ‘유행’을 낳았다는 것이다. 1980년대 히피와 같은 공동체들은 대안적 산파술을 사용하기도 했다. 미국의 작가 앨리스 워커는 자신의 경험을 다음과 같이 묘사했다. “산파인 이모는 내 외음부에 오일을 바르고 끊임없이 마사지를 해서 엉덩이가 열리고 질액이 흘러나오게 했다. 나는 급기야 오르가슴을 느꼈고 꼬마 피에르는 사실상 내 환희가 최고조에 달한 시점에 세상으로 미끄러져 나왔다. 아기는 눈을 뜨기 전부터 평온하게 웃고 있었다.…” 해리포터가 소녀들에게 끼친 엉뚱한 성적 영향도 특기할 만하다. 바비 인형으로 유명한 세계 최대 완구업체 마텔 사는 2003년 ‘님부스 2000’이란 장난감 빗자루를 출시했다. 아이들이 다리 사이에 끼고 놀게 만들어진 빗자루는 원격조종이 가능한 데다 무엇보다 진동 기능을 갖췄다. 자신이 선물한 빗자루를 어린 여자 아이가 ‘완전히 탈진할 때까지’ 하루종일 갖고 논다고 불평한 사례도 있었다. 이 책의 저자 옐토 드렌스는 네덜란드의 유명한 성과학자이자 페미니스트 의사. 여성 성기라는 민망할 수도 있는 주제에 대해 저자는 시종 유머 감각을 잃지 않고 냉정하면서 차분하게 이야기한다.2만 2000원.윤창수기자 geo@seoul.co.kr그래픽 김선영기자 ksy@seoul.co.kr
  • ‘6개월 빨라진’ 부시 레임덕

    ‘6개월 빨라진’ 부시 레임덕

    2009년 1월까지 임기를 2년여 남겨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레임덕(권력누수)’ 현상이 역대 대통령보다 6개월 이상 빨라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부시 행정부내 고위직의 사임 행렬도 가속화되고 있다. 이는 딕 체니 부통령이 2008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지 않는 것과 깊은 연관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 3일 시사주간지 타임이 발표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서 탈락하는 수모를 겪는 등 최근 지지율도 역대 최저인 28%로 집계되고 있다. 그의 레임덕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8일 AP통신 등 미 언론들에 따르면 최근 6개월 동안 백악관, 국무부, 국방부 등 국가안보 핵심 라인에서 사임을 발표한 고위직은 20명을 넘어섰다. 부시 대통령이 안간힘을 쓰고 있는데도 백악관, 국무부, 국방부 등 고위직 전반에서 ‘탈출 러시’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뉴욕대학 폴 라이트 교수는 “이는 매우 많은 숫자로 공석인 자리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면서 “대규모 탈출 현상이 과거보다 6개월 이상 빨라졌다.”고 지적했다. 가장 큰 이유는 워싱턴 정계뿐 아니라 행정부 전반에 큰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인식 때문이다. 체니 부통령이 이번 대선에 출마하지 않는 게 확실시되면서 누가 승리하더라도 물갈이를 피할 수 없다는 전망이다. 체니 부통령은 수차례 심장수술을 받았고 심장박동기를 착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부시 대통령의 강력한 신임을 받는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도 현재로선 대선 출마를 고려치 않고 있다. 그녀는 “대선 출마에 관심이 없다.”고 강조하는 등 퇴임 후 대학으로 돌아갈 뜻을 내비치고 있다. 이라크 전쟁도 갈 길이 먼 부시 행정부의 발목을 잡는 수렁이다. 네오콘(신보수주의자)이 무대 뒤로 사라졌고 이라크 전쟁에 대한 미국민의 혐오감도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미국인 10명 중 6명이 이라크 전쟁을 실수라고 인식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치적 부담을 지게 되는 ‘전쟁 책임론’에 휘말리고 싶지 않다는 정서도 한몫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 6개월 동안 12명이나 물러난 국무부는 위기의 한가운데에 있다. 부시 행정부의 외교 정책이 수명을 다해가고 있다는 진단까지 나올 정도다. 톰 케이시 국무부 부대변인이 “(잇따른 사임은) 지극히 정상적인 것으로 또 다른 기회를 찾아 떠나는 일상적인 현상에 불과하다.”고 역설했지만 위기론을 잠재우기엔 역부족이라는 게 중론이다. 라이트 교수는 “라이스 국무장관이 아무리 뛰어도 부시 외교정책의 퇴조를 막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김숙기 가족클리닉-행복만들기] 어린 시절 성폭행 상처로 부부생활 장애

    Q착한 남자를 만나 결혼한 지 2년이 지났지만 어린 시절 친족에게 당한 성폭행 상처 때문에 아내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습니다. 낮에는 남편과 사이좋게 지내다가도 밤만 되면 과거의 악몽이 생각 나 남편을 밀쳐내게 됩니다. 성에 대해 폐쇄적이었던 제 모습에서 순결한 여자를 기대하고 결혼했던 걸 알기에 늘 남편에 대한 죄책감에 시달리고 죽고 싶습니다. 이젠 밤이 두렵고 남편에게 언제까지 참아달라고 말할 수도 없어 이혼하려 하는데 어쩌면 좋을까요? -송인숙(가명·33세)- A 어린 시절 충격 받은 상처로 얼마나 많은 시간을 혼자 힘들어했을까요? 남편에 대한 죄책감에 이중으로 고통 받고 있는 지금의 절규가 너무나 가슴 아프게 느껴집니다. 그러나 이제는 두려움의 과거에서 당당히 걸어 나올 때라 생각합니다. 이혼은 상처를 회피함으로써 또 다시 과거 사건의 노예가 되어가는 불행한 과정일 뿐입니다. 다소 고통스럽더라도 회피하고 싶었던 과거의 사건과 직면하여 극복해야 합니다. 남편과의 애정어린 신뢰와 친밀한 관계 유지를 통해 어둠의 터널에서 빠져나오겠다는 의지로 상황을 직면하고 고통을 극복한다면 앞으로의 결혼생활은 행복해 질 수 있습니다. 우리는 충격적인 사건을 당하면 그 고통을 잊기 위해 몸부림치며 무의식의 세계로 자신을 억압시킵니다. 특히 어린 시절 성폭력 피해를 당했을 때 보호자가 어린이에게 책임추궁이나 야단을 치거나 피해를 묵인 또는 비밀유지를 요구하는 경우, 이해나 지지를 통해 충분한 보살핌을 받지 못한 경우에는 자기 존중감에 상처를 받아 부정적인 자아상을 갖고 스스로 과잉희생이나 통제를 하게 되고 불안, 공포, 분노, 좌절감으로 피해의식에 시달립니다. 성폭행은 어린 나이에 겪을수록, 가까운 친족에게 당할수록, 오랜 기간에 걸쳐 거듭될수록 후유증이 더 클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피해자의 심리적 후유증이 극복되지 않으면 성폭행 당한 원인이 자신에게 있다고 자책하게 되고, 자기학대나 공격 등으로 이어져 남자에 대한 혐오감과 원망감, 특히 결혼 후 배우자가 자신을 통해 성적 욕망을 채운다는 피해의식이나 강박관념으로 성관계를 가질 수 없어 원만한 부부생활을 하는데 커다란 장애를 갖게 됩니다. 성폭행당한 사건이 내 잘못으로 일어난 것이 아니며, 수치스럽거나 비난받을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죄책감과 수치심을 버리고 이제는 과거의 내가 아니며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깨닫도록 하세요. 지나친 결벽이나 순결에 대한 강박관념으로 더 이상 과거 피해의식의 노예가 돼 자신과 사랑하는 남편, 가정을 파괴하려는 나약한 생각은 금물입니다. 어떻게 인식하고 사고하느냐에 따라 삶의 방향이 바뀝니다. 과거를 회피하거나 덮지 말고 직면하면서 성숙되고 강해진 자기 자신과 만나야 하며 무엇보다 성폭력의 고통을 극복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적극적 의지를 가지고 남편과의 친밀감을 높여나가기 바랍니다. 남편에게 무리한 성관계 등은 당분간 서둘지 말고 기다려 줄 것을 요청하고 기분 좋을 만큼 따뜻한 시선교환과 대화, 안아주기, 키스 등 가벼운 스킨십부터 순차적으로 늘려나가면서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세요. 남편의 따뜻한 사랑과 배려를 받아야 남성에 대한 피해의식을 벗을 수 있으며 몸과 마음이 치유되는 긍정적인 체험을 통해 건강한 성을 되찾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지금 현재의 감정을 적절하게 직접적으로 표현하고 남편이나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세요. 원가족에서 분리되어 독립된 결혼생활을 시작한 것처럼 어린 시절 상처받았던 가족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에서 벗어나 남편과의 긍정적인 체험을 자연스럽게 즐기다보면 고통이나 악몽에서 많이 자유로워질 수 있습니다. 또한 전문가의 도움을 통해 빠른 상처 치유와 부부생활의 중요성, 가족의 소중함을 느껴보기 바랍니다. <나우미가족문화연구원>
  • [신연숙 대기자의 금요 초대석] 여성운동 대모 이효재 이화여대 명예교수

    [신연숙 대기자의 금요 초대석] 여성운동 대모 이효재 이화여대 명예교수

    진해에서 여생을 보내고 있는 원로 여성학자 이효재(83) 전 이화여대 교수가 오랜만에 서울에 왔다. 한국여성단체연합 창립 20주년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한 여성학자는 “아무 말씀도 안 하시는데 선생님 곁에만 가면 깊은 감화를 받는다.”며 그의 존재를 불교의 ‘큰스님’에 비유한 적이 있다. 그래서 1년에 두 번씩은 그 ‘기’를 받기 위해 진해에 다녀온다는 것이다. 이런 사정을 알아서인지, 이 교수도 서울에서 후학들이 청하면 마다하지 않고 올라온다. 그러나 근래 들어 언론과의 인터뷰는 거절해 왔다. 언제부턴가 자신의 말이 너무 길어지고, 반복이 많다는 걸 발견하고부터라 했다. 그러나 서울 나들이길에서 어렵게 만난 이 교수는 매우 정정했고 흐트러짐이 없었다. 중간중간 가쁜 숨을 한꺼번에 몰아쉬었던 것 외에는. ▶진해로 낙향하신 지 10년이 됐습니다. 연구 열정이 여전하신 것 같아요. “내려갈 때 조선시대 가부장제를 본격적으로 연구해야겠다는 목표가 있었어요. 그 결과가 2004년 ‘조선조 사회와 가족’ 책으로 나왔습니다. 작년에는 평전 ‘아버지 이약신 목사’를 냈습니다. 개인적 동기도 있었지만 식민지와 분단시대를 살아온 한 가족의 삶을 통해 역사를 들여다보는 것 자체가 재미있었어요. 서울사람의 역사만이 역사는 아닙니다. 지방의 민중사도 소중한 사회사라고 느꼈어요. 그래서 주위 사람들에게도 가족사를 쓰라고 권합니다.” 그 뒤로 약 1년 쉬었지만 이제 새로 일을 시작하기는 어렵다고 느낀다. 대신 ‘죽을 준비’로 쌓아놓은 강의노트와 사회운동 자료, 사진, 문건들을 정리해 자신의 ‘지성사’를 엮어보고 싶다고 했다. ▶유치하신 ‘기적의 도서관’이 개관 3주년을 맞았지요. “이곳 청소년들을 조사해 봤더니 75%가 이곳을 떠나고 싶다는 답이 나왔어요. 문화욕구를 풀 길이 없었던 거지요. 마침 방송캠페인이 있기에 백방으로 뛰어 어린이도서관을 설립했습니다. 자원활동가 엄마들과 어린이들이 책과 그림, 비디오, 각종 문화 프로그램들을 즐기며 얼마나 활기있게 움직이는지, 파급효과가 이루 말할 수 없어요.” 사장됐던 여성들의 능력을 끌어내 지역사회를 변화시키고 공동체의식을 강화하는 것. 이 교수는 진해 도서관 사례에서 앞으로 여성운동이 가야 할 길을 본다고 한다. ▶진보적 여성운동단체라 할 수 있는 여성단체연합과 여성민우회가 올해로 창립 20년이 됐습니다. 감회가 남다를 것 같습니다. “사회개혁을 위한 여성운동 단체가 가능할지, 처음에는 걱정을 많이 했어요. 가족법개정 운동이 있긴 했지만 여성해방, 평등사회를 요구하는 급진적 여성운동은 처음이었거든요.20년 동안 우리 사회에 뿌리를 내려 성장했다는 것 자체가 의미있다고 생각됩니다.70년대 여성노동자투쟁과 더불어 활성화된 여대생운동 조직기반이 있었던 덕에 가능했다고 봅니다. 권인숙사건, 정신대문제 제기에 이어 가족법 개정, 공보육도입, 호주제 폐지 등 많은 제도개혁 성과를 이뤄냈어요.” ▶국민의 정부 이후 여성운동단체가 행정부, 입법부 등에 많은 정치인을 배출하면서 권력화됐다는 비판이 있는데요. “민주사회에서는 정치를 비롯한 광범위한 분야에서 여성의 사회참여가 이뤄져야 합니다. 여성운동가도 개인의 선택에 따라 정치참여를 할 수 있지요. 개혁적 정부가 개혁성과 경험을 갖춘 여성운동가를 요직에 기용하는 것 또한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다만 활동가들이 운동을 정치적 출세의 수단으로 삼는다거나 권력으로부터 분별없이 혜택을 얻기 위해 종속적 관계를 유지한다면, 이는 바람직하지 않겠지요. 그러나 운동단체가 정의와 인권을 위해 투쟁하는 ‘독립적 권력’을 갖는 한 이를 ‘권력화’라고 비판하는 건 옳지 않다고 봅니다.” 이 교수 자신은 평생 정치와는 선을 긋고 학자와 사회운동가로서 자리를 지켰다. 이는 순전히 독재정부에 대한 혐오감 때문이었다고 한다. 박정희 정권 때 회유를 물리쳤고,1980년 ‘서울의 봄’ 이후 각종 민주화요구 서명을 주도한 결과 돌아온 것은 해직교수라는 멍에였다. ▶여성운동이 중산층 여성들의 이익옹호에만 치중하고 있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70년대부터 80년대 초까지는 여성운동도 노동문제에 관심이 컸어요. 그러나 노동운동이 자체 조직화돼 여성운동과 거리를 두게 되면서, 대학출신 주부들과 사무직 여성들이 여성민우회를 조직하게 된 겁니다. 이후 민주화운동과 법개정, 제도개혁운동에 집중하면서 빈민층, 노동자계층의 삶을 이슈화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지요. 이번에 서울에 와서 보니 이 부분을 반성하고 빈민여성과 소외계층 문제를 새 과제로 삼겠다고 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여성운동이 가야 할 방향은 어디라고 생각하십니까. “지방화시대와 풀뿌리민주주의 발전 쪽으로 변화해야 합니다. 평등을 위한 법적, 제도적 개혁은 웬만큼 이뤘습니다. 이제는 일상생활 속에서 평등을 구체화하여 진정한 변화를 실현하도록 해야 합니다. 민법 개정, 성매매 금지 등 여성운동의 성과들이 사회의 역공(逆攻)을 받는 것은 아직도 우리의 관습 속에 차별과 대립, 폭력과 억압이 있기 때문이에요. 지역의 풀뿌리 단위, 혹은 각 전문분야별 수준에서 새로운 문화를 싹틔워 가도록 하고 중앙 여성단체는 이를 연결시키는 미디에이터( mediator) 역할을 해야 할 겁니다.” ▶그런데 요즘 젊은이들은 통 사회의식이 없습니다. “그동안 여성들이 짓눌려 산 데 대한 반작용으로 정체성 찾기와 전문성 개발, 열심히, 당당히,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살기가 행해지는 것 같아요. 그러나 자기주장, 개성만으로는 고립되어 성장에 한계가 온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어요. 친지, 이웃, 직장동료, 지역사회 등과 연대를 넓혀가야만 능력이 증가되고 사회적 역할을 할 수 있어요.” ▶민주화운동을 하신 입장에서 참여정부의 지지율 저하를 어떻게 보십니까. “참여정부가 제도개혁, 절차적 민주주의, 비리척결, 가부장적 권위주의 청산 등 한 일도 많았죠. 문제는 내가 지방에 있어 보니까, 열린우리당이 아무것도 하는 게 없어요. 정당이 풀뿌리들의 지지를 받아서 활동해야 하는데, 서울에서 자기들끼리 오직 대통령, 국회의원 되기 위한 목적으로 합쳤다, 헤어졌다 하는 겁니다. 민주화세력들 이제는 흩어져야 합니다. 서울에서 지방으로 파고들어 풀뿌리민주주의 싹을 틔워야 해요. 그동안 뿌려놓은 씨앗들이 여기저기 보이긴 하거든요.” ▶진보세력 일각에서는 차별화를 위해 앞으로 한나라당이 집권해봐야 한다는 주장도 있는데요. “민주적인 정당정치에서 집권세력은 언제든 바뀔 수 있지요. 그러나 보수 정당이 아직도 냉전시대적 사고에 머물러 있는 것은 안타깝습니다. 언제까지 보수는 반북·반공·친미를 해야 한다고 할까요. 진보 진영도 마찬가지예요. 친북·반미로 언제 우주화시대를 따라가겠습니까. 과학이 발전해 환경문제가 심각하고 여자 난자를 팔아 줄기세포를 만들자는 세상이에요. 보수·진보 모두, 우리가 진정 지키고 보호해야 할 가치는 무엇인가를 심각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다양한 가치관을 가진 새로운 질서와 문화가 생겨나고 있는 것을 잘 봐야 합니다.” 서울 일은 잘 모른다면서도 시대를 읽는 통찰력이 예리하게 느껴졌다. yshin@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이 효재 그는… 1924년 경남 마산 출생(만 83세). 이화여대 영문과를 2년 다닌 뒤 미국 앨라배마대, 컬럼비아대,UC버클리에서 사회학 석·박사과정을 마쳤다. 귀국 후 1958년부터 이대에서 교편을 잡기 시작. 여성학과 가족사회학 분야에서 선구적인 연구업적을 쌓는 한편, 실천적 운동에도 앞장서 평우회,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등 진보적인 여성단체들을 주도적으로 결성했다. 지은희, 신혜수, 이미경, 장하진, 최영희 등이 그의 제자.1980년 반체제 지식인으로 분류돼 해직되기도 했다.1990년 이대교수직 은퇴 후 1997년부터 제2의 고향인 경남 진해로 낙향. 이곳에서 부친이 세운 경신사회복지재단 부설 사회복지연구소 소장직과 진해어린이도서관 운영위원장을 맡아 지역사회운동을 벌이고 있다.‘여성해방의 이론과 현실’(1979)‘분단시대의 사회학’(1985)‘조선조 사회와 가족’(2004) 등 저서. 제1회 비추미 여성대상(2002), 제4회유관순상(2005) 등을 수상했다.
  • [열린세상] 동화와 이화/성석제 소설가

    봄이 되면 자연의 색깔이 살아난다. 산수유와 진달래, 개나리, 목련처럼 잎보다 꽃을 먼저 내미는 봄꽃들을 보면 모두 고유하고 화려한 원색을 자랑한다. 하늘의 선녀가 나무로 하강한다면 봄꽃을 피우는 나무가 되지 않았을까. 꽃 하나하나가 놀라움으로 마음을 생동하게 하며 그 향기는 어떨지, 가까이 가면 꽃잎의 세부는 어떻게 생겼을지 궁금하게 만든다. 그것들은 단순히 피는 것이 아니라 실로 ‘피어난다.’는 것이라고 할 만하다. 우리의 일상 일년 365일 52주, 하루 24시간 8만 6400초를 언제나 물들이는 현란한 원색의 경연장이 있다. 간판이다. 간판은 사람의 시선을 끌기 위해 머리를 짜낸 끝에 만들어진 갖가지 크기와 형태, 갖가지 문구, 갖가지 색깔로 거리를 장악하고 있다. 밤이면 발광(發光)까지 하는 이 간판들은 지나친 현란함으로 그 간판을 내건 사람이 끌어들이려고 한 손님으로 하여금 자신이 뭘 하러 왔는지 헷갈리게 하기 십상이다. 간판끼리의 그악스러운 경쟁은 표현을 위한 표현이 됨으로써 간판이 가진 기본적인 지시, 정보로서의 기능조차 잃어버리고 만다. 마찬가지로 가게들에서 스피커를 내놓고 틀어대는 음악과 외쳐대는 광고 내용도 알아듣기 힘들다. 확실한 건 시끄럽다는 것뿐이다. 별로 궁금할 것도 없는 그 내용을 알려면 귀로 들을 것이 아니라 눈으로 보거나 안으로 들어가 봐야 한다. 곧 확성기의 소리는 성(聲)을 확대한 것일 뿐, 그 성에 실어서 알리고자 하는 바를 전달하는 데는 실패한다. 시끄러움을 싫어하는 대다수 사람의 귀를 막게 만들고 발길을 돌리게 한다. 손님을 끌기 위해 시간과 비용을 들여서 머리를 짜내 만든 간판이며 가두방송이 오히려 손님을 쫓아버리거나 심한 경우 혐오감을 안겨준다는 것을 안다면 누구도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까 거리를 어지럽히는 간판과 무슨 뜻인지 알아듣기 힘든 큰 소리는 그런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이 만들어낸다고 봐야 한다.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니까 돈 들이고 핏대 세워가며 그렇게 하는 것이다. 산수유는 이른 봄 산간에 연초록의 구름처럼 피어난 것으로 발견될 때 더욱 아름답게 느껴진다. 벌써 산수유가 필 때가 되었구나, 하는 느낌에 가슴 한 곳이 서늘해지면서도 언제나 다른 봄을 누리려는 복된 마음을 가지게 한다. 자연이어서 그렇다. 손득의 이해타산, 성패의 아귀다툼이 없는 자연은 자연 속에 있는 사람을 자연스럽게 자연의 일부로 동화(同化)한다. 반면에 겉이 번드르르하고 기능을 극대화한 공산품과 상업적인 인공물은 그를 보는 사람을 이화(異化)시키기 십상이다. 봄이 되면 피어나는 것이 꽃만은 아니다. 천지지간 만물지중에 가장 귀하다는 사람, 그 중에서도 남보다 높이 솟아 뭇사람을 좌우하려는 사람들의 얼굴 역시 여기저기서 필 것이다. 화려하게 성장하고 말을 꾸며 다른 사람의 간판, 확성기를 깎아내리게 될 것이다. 그게 그들 삶의 의미라고 믿고 있다면 뭐라고 할 수는 없다. 도가 지나쳐서, 이를테면 꼭두새벽부터 확성기를 들고 간판 위에 올라가서 자기들끼리 싸우는 소리가 우리의 사유와 평온함을 깨뜨리면 문제가 되겠지만. 그들 역시 그들이 내세운 간판, 들고 있는 확성기에 문제가 있다고 한다면 그걸 쓰지 않을 것이다. 이미 질릴 만큼 질렸다는 걸 안다면 똑같은 행동을 되풀이하지는 않을 것이다. 계산과 눈치가 빠르고 여러 사람의 보좌를 받고 있다면 더욱 그렇다. 몰라서 그런다고 할 수밖에 없다. 자연이 왜 우리를 질리지 않게 하는지, 피어나는 꽃이 왜 경외감을 가지게 하며 세부의 신성함에 다가서게 만드는지 모른다고 할 수밖에 없겠다. 그러기에 그들의 곁을 지나치는 사람들은 그들이 내세운 간판, 확성기 소리의 내용, 세부를 궁금해 하지 않고 남들끼리의 싸움 구경하듯 보게 되는 것이다. 성석제 소설가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