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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남 외국인근로자 복지센터 무산

    경기도가 외국인근로자 복지향상을 위해 지난 2년간 추진해온 ‘성남 외국인근로자 복지센터’ 건립이 주민반대 등으로 결국 무산됐다. 성남시는 4일 외국인근로자 복지센터 건립을 위해 지난 2002년 12월 교부받은 도비 15억원의 반환을 결정했다고 밝혔다.경기도는 조만간 사업비를 환수조치할 방침이다. 도는 당초 성남 수정구 태평동 연면적 201평 규모의 모 교회 건물을 매입,외국인 근로자들이 한국어를 배우고 한국문화를 체험하는 것은 물론 건강진료 등을 받을 수 있는 복지센터로 꾸미기로 하고 건물매입비 15억원을 성남시에 지원했다. 당시 성남시는 복지센터 관리·운영을 담당하기로 했었다. 그러나 성남시의회가 지역의 반대정서와 시의 관리계획 미비 등을 이유로 한때 사업자체를 반대한 것은 물론 최근에는 교회건물 매입 협상이 결렬되고 다른 건립부지 물색에도 실패했다. 이에 따라 시는 복지센터 건립이 사실상 어렵다고 판단,도에 사업비 지원금을 모두 반환하기로 했다. 도와 시의 이번 결정으로 결국 도민의 혈세인 도비 15억원만 2년 가까이 금고에서 낮잠을 잔 셈이 됐다. 도 관계자는 “성남 외국인근로자 복지센터 건립이 무산되더라도 다른 지역을 물색해 이 사업은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사설] 아쉬움 남긴 용산기지협상 타결

    한·미간 사실상 타결된 용산 미군기지 이전협상 내용은 세부적으로 개선된 점이 있지만 큰 틀에서 아쉬움을 남겼다.우리는 그동안 기지이전 비용의 일부라도 미국이 분담하는 방안을 절충해보도록 정부에 촉구했다.그러나 이 부분은 전혀 손을 대지 못한 채 협상이 마무리됐다.대체부지 규모도 주한미군 감축 협상과 맞물려 신축 대응이 필요했으나 미국측의 요구를 상당 부분 들어주었다. 한·미 양국은 1990년 용산기지 이전 기본합의각서(MOA) 및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당시 합의각서는 한국에 불리한 불평등 규정이 많아 사실상 이행이 힘든 것이었다.이를 대체키 위해 새로 마련된 포괄협정(UA)과 이행합의서(IA)에서는 여러 독소조항이 삭제됐다.청구권,영업손실 보상,건축기준,환경오염 복구 관련 조항이 한국측에 유리하게 개정된 점은 평가할 만하다.이전협상 난항으로 용산기지 터가 시민의 품으로 돌아오는 날이 대폭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이번 협상타결로 불식시켰다.2009년쯤에는 서울 한 복판의 외국군 주둔지가 역사의 장으로 사라지게 됐다. 협상은 타결됐지만 남은 과제는 만만치 않다.앞으로 국회 동의과정이 있고,이전비용에 대해 감사원 감사청구가 추진되고 있다.지금대로라면 수조원에 달하는 이전비용이 국민의 혈세로 충당되어야 한다.이전비용 부담을 어떻게든 줄이려는 노력은 계속되어야 한다.비용계산을 최소한으로 하고 추가협상에서 미국측이 부담할 여지가 없는지 타진할 필요가 있다.대체부지도 349만평 규모로 미국측 견해를 반영한 만큼 주한미군 감축 규모와 시기를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지렛대로 삼아야 한다.미군기지가 옮겨갈 평택 등 현지 주민들에 대한 설득작업도 성의있게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 예결특위 常委전환 추진 안팎

    “해마다 수조원의 정부 예산과 수천억원의 공적자금이 줄줄 새고 있는데도 국회는 ‘강 건너 불 구경하듯’ 방치하고 있다.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독립 상임위 전환과 기능 강화는 국민들의 예산주권을 찾는 것으로 개혁을 표방한 17대 국회의 최우선 과제다.” 초선인 한나라당 박재완 의원은 “국회의 핵심 기능은 국민들이 매년 적정한 세금을 내고 있는지,정부는 국민의 혈세를 제대로 쓰고 있는지 감시하는 것”이라며 “전 세계 선진국 가운데 예산·결산 심의를 특별상임위에 맡겨 주먹구구식으로 처리하는 나라는 어디에도 없다.”고 주장한다. 여야는 예결특위를 일반 상임위로 전환하고,예결위원의 상임위 복수 가입을 금지하자는 데 원칙적으로 합의한 상태다.다만 도입 시기를 놓고 지루한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을 뿐이다.열린우리당은 국회개혁특위를 구성한 뒤 시간을 갖고 논의하자는 입장인 데 반해 한나라당은 우선 정치적으로 합의하고,하루라도 빨리 일반상임위로 전환하자는 입장이다. 그동안 국회는 정부에서 편성한 예산을 꼼꼼히 살펴 삭감하기는커녕 해당 상임위와 지역,이익단체들의 이해관계와 맞물려 부풀려지기 일쑤였다.예결위가 예산 편성을 감시할 수 없는 데다 국회 차원의 명확한 예산심의 지침조차 없기 때문이다.16대 국회에서 예결위원을 지낸 한 재선의원은 “계수조정소위에 들어가면 당 지도부를 비롯해 온갖 민원들이 쏟아지는데 그것을 해결하느라 진땀을 흘리기도 했다.”고 털어놨다.정부 관계자도 “기획예산처 심의를 받아내기가 어렵지 국회 예산심의는 의원들만 잘 구워 삶으면 식은 죽 먹기”라고 말했다.예결특위가 독립 상임위로 전환되면 얘기는 달라진다.예산심의 기능은 물론 절차부터 바뀌기 때문이다.예결위는 정부의 예산편성 과정부터 관여하게 된다.‘밑빠진 독’이나 다름없는 공적자금이나 공적기금 역시 감시대상이다.예산심의 절차도 바뀐다.일단 정부 예산이 국회로 넘어오면 예결위부터 거치게 된다.예결위는 예산총액의 적정성을 검토한 뒤 부처별 예산한도와 예산편성지침을 정한 뒤 해당 상임위에 넘긴다.이 과정에서 정부 예산은 철저한 삭감과정을 거치게 된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공사중단 원주 ‘원일프라자’ 주변 상인들] 오광선 주민비상대책회의 부대표

    원일프라자 주민비상대책회의 오광선(60) 부대표는 “공사현장과 주변 건물들의 안전성 확보가 시급하다.”면서 “원일프라자 자리를 시민이 활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바꿔 상권을 되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부분은. -공사로 건물 벽에 금이 가고 지하는 침수가 되는 등 위험하고 불안해 살 수가 없다.현장에 구정물이 가득 차 여름이면 악취가 심하고 모기 등 해충이 들끓어 주민들은 피부병을 달고 산다.곧 장마철인데 물이 넘치거나 자칫 현장이 무너지기라도 하면 큰일이 아닌가. 시 당국과 가장 큰 이견은. -원주시는 처음부터 주민의사와 무관하게 일을 추진했고 시의회의 승인 절차도 무시했다.이 때문에 혈세를 버리게 됐는데 시는 아무 대책 없이 소송이 완전히 끝나야 한다는 둥 대우가 현장을 인도하지 않아 손쓸 방법이 없다는 둥 핑계만 대고 있다.우리가 가장 서운한 것은 ‘밑빠진 독상’으로 공론화가 되기 전에는 시에서 주민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 적이 없다는 것이다.생계를 위협받고 있는 주민을 나몰라라 하고 있는 것이다. 대우에 돌려줘야 하는 돈은 예산낭비로 볼 수 없다는데. -시는 44억원을 들인 터파기는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7년 동안 공사현장에 물이 차 있었는데 철근이며 자재가 녹슬지 않았겠나.그걸 고스란히 사용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원주시의 억지다. 원주시에 바라는 것은. -원일프라자 자리는 원주의 중심부다.이곳을 주차장을 갖춘 시민회관이나 극장 등 시민을 위한 공간으로 바꿔달라.그러면 자연스럽게 상권도 되살아나지 않겠는가.시는 우리가 피해보상으로 한몫 잡으려는 것처럼 생각하지만 우리가 바라는 것은 생업을 유지하는 것이다.이마저도 들어주지 않는다면 거리로 나서는 한이 있어도 더 이상 앉아서 당하지만은 않겠다. 원주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회사 망해도 社主는 ‘돈잔치’

    검찰에 적발된 공적자금 비리 사범들의 행태는 모럴 해저드의 전형이다.국민의 혈세인 공적(公的)자금은 이들에게 말그대로 공짜로 얻은 ‘공적(空的)자금’에 지나지 않았다.때문에 기업인들은 사리사욕을 채우면서도 전혀 죄책감을 갖지도 않았다.또 일부 종교인들은 이들 주변에서 맴돌며 재산은닉이나 돈세탁에 적극 가담했다. ●유명 사찰,돈세탁 창구로 둔갑 평소 불심(佛心)이 깊었던 김성필 전 성원토건 회장은 유명 사찰의 이름을 이용,버젓이 회사돈을 빼돌렸다.김 전 회장은 지난 98년 7월 회사가 부도에 직면하자 T사찰 승려 김성택씨에게 사찰 명의 계좌를 개설케 한 뒤 회삿돈 47억 5000만원을 송금했다.김씨는 시주로 가장하기 위해 20억원의 허위 영수증도 발급했다.김씨는 김 전 회장으로부터 받은 돈을 사찰 명의의 30여개 계좌를 이용,2억원씩 나눠 입출금을 되풀이하는 방식으로 세탁한 뒤 김 전 회장에게 다시 되돌려줬다.김 전 회장은 승려들과 사찰 명의로 모두 634억여원의 재산을 빼돌렸다. 김 전 회장은 김씨 등의 이름을 빌려 세운 회사에 터미널과 주차장 등 모두 330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숨겨놓기도 했다.시가 204억원 정도 나가는 성북동 집과 대지 1200여평,부인과 여동생 이름으로 된 아파트 4채,점포 2개 등도 각각 김씨와 T사찰,Y사찰로 옮겨놨다. ●실내 골프장 갖춘 호화저택에서 은신 김 전 회장은 2000년 12월 사전영장이 청구되자 도주,서울 성북동의 호화저택에서 숨어지내다 붙잡혔다.이 집은 평당 1000만원을 호가하는 700평의 대지에 본관과 별채,법당 등 3채의 건물이 들어서 있다. 김 전회장 부부가 쓴 별관은 출입문이 3개나 되는 데다 집 주변에 CCTV 16개를 설치하여 외부의 접근을 철저히 차단했다.별관 1층은 중세풍 고전가구로 장식되어 있고,2층은 고급 양복 수백벌과 고급 양복지로 가득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김 전 회장은 지하에 골프연습장과 헬스클럽,노래방을 꾸며 놓기도 했다.그는 승용차 4대를 소유하고 운전기사와 경비원 등도 5명이나 뒀다. ●자금난 겪는 회사에 고가로 부동산 넘겨 최원석 전 동아건설 회장은 98년 4월 전처에게 회삿돈으로 우선 위자료 24억원을 지급한 뒤 자신이 보유한 서울 장충동의 시가 17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24억원에 회사에 파는 방식으로 상계 처리했다.최 전 회장은 회사가 금융기관으로부터 협조융자를 받는 등 최악의 자금난을 겪는 상황에서도 자신의 부동산을 고가에 팔아넘긴 것이다.최 전 회장은 자택관리를 위해 사적으로 고용한 운전기사·경비원 등 19명의 급여를 모두 회사에서 지급하는 방법으로 13억원을 썼다. 전윤수 성원그룹 전 회장은 99년 4월 회사가 부도 난 당일에도 계열사 소유 부동산을 매도한 대금 14억여원을 빼돌려 자녀 유학비용,주택부지 매입대금으로 사용했다.전 전 회장은 특히 회사 고문 법무사의 명의를 빌려 빼돌린 회사 재산으로 고급 주택가인 서울 성북동에 대지 530평을 매입한 뒤 건평 180평 규모의 호화주택(시가 35억원)을 짓기도 했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공적자금 관리 모럴해저드 실태

    공적자금 관리 모럴해저드 실태

    감사원의 공적자금 관리실태 2차 특감 결과는 2001년 1차 때의 연장선상에 있다.당시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관리소홀과 부실대출,횡령,은닉 등의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 사례가 그대로 재연됐다.여기에 관리기관의 무책임과 무능력까지 보태져 총체적 부실을 드러냈다. 공적자금 회수실태를 집중적으로 파헤친 이번 감사에서 문제가 있다고 지적된 금액은 총 1조 760억원.단순 관리소홀로 회수하지 못한 자금 3300억원,자산관리공사(KAMCO·캠코)의 잇속 챙기기로 새나간 3558억원,부실금융기관의 복리후생기금 등 살찌우기로 들어간 2320억원 등이다.국가부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조성된 국민의 혈세가 손에 쥔 모래처럼 술술 빠져나간 것이다. ●직원주택자금 2946억원 무이자 융자 무엇보다 공적자금을 지원받은 부실 금융기관들의 모럴 해저드가 심각했다.서울보증보험과 경남은행,수협중앙회,광주은행,우리은행,한국투자증권 등 6개 금융기관은 경영부실 상황인데도 2002년 직원들의 임금을 26%로 대폭 인상했다.임원들의 연봉도 1억 100만원에서 1억 8200만원으로 무려 80% 올렸다. 이들 6개 금융기관과 대한투자증권,우리신용카드 등 8개 금융기관은 임직원에게 주택구입자금 2946억원을 무이자로 융자하고 학자금·개인연금 등 1416억원을 무상 지원했다. 은닉과 횡령도 버젓이 자행됐다.금융기관의 부실을 초래한 장본인들이 부동산과 유가증권 등 1108억원의 재산을 보유하고 있었고,이들 중 2000여명은 직장이 있어 이들의 연 총소득이 165억원에 달했다.그런데도 예금보험공사나 캠코는 이를 파악하지 못해 압류나 가압류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아 은닉을 부채질했다.횡령금액은 8억 5900만원이다.파산관재인 보조자와 캠코 직원 6명이 경매배당금을 법원으로부터 받아 빼돌렸다. ●캠코직원, 경매배당금 8억 빼돌려 캠코는 1999년 부실채권 7724억원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정부가 보증한 채권 356억원을 무담보채권으로 매각해 272억원의 손실을 봤다.대한주택보증이 지급보증한 채권 356억원 중 99억원을 M사(미국투자회사)에 단돈 100원에 넘겼다.나머지 257억원어치의 채권을 G사(미국투자회사)에 143억원에 팔았다.덕분에 G사는 대한주택보증으로부터 이자까지 포함해 326억원을 챙겨갔다. 어처구니없는 촌극도 벌어졌다.부실채권을 매각하려면 자산유동화회사(SPC)를 설립해야 하는데도 캠코는 2개의 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CRC)를 설립,뒤늦게 SPC를 다시 설립했다.무용지물이 된 CRC 설립 자금과 이중부담케 된 관리수수료로 낭비된 공적자금은 무려 474억원이다. ●채권매각 절차 몰라 474억원 ‘헛돈’ 캠코는 2000년 10월 부실채권정리기금으로 5조 1723억원 상당의 부실채권을 2332억원에 매입했다.이 채권을 외국회사 등에 팔아 그 이익을 기금에 회수하는 게 정상이지만 일반회계자금으로 ‘딴주머니’를 찼다.공적자금 관리를 맡은 주 기관이 부실채권정리기금 관리자의 지위를 악용해 총 3134억원을 자사 이익으로 빼돌려 성과급 지급 등으로 사용했다.2002년 캠코의 직원 1인당 평균 임금은 97년에 비해 75% 올랐으며,지난해에는 임원들에게 연봉의 50%에 해당하는 액수의 성과급이 지급됐다.캠코는 또 과다 지원된 공적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약정을 맺어야 하지만 이를 누락해 부실채권정리기금에 585억원의 손실을 끼쳤다.예보도 2000년부터 4개 보험회사에 지원한 공적자금 가운데 검토 소홀로 투입할 필요가 없는 193억원이 포함돼 있었지만 사후정산 약정을 체결하지 않아 돌려받지 못할 상황을 불렀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사설]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 대책을

    공적자금 관리 실태에 대한 감사원의 특감 결과는 예금보험공사와 자산관리공사 등의 잇속 챙기기와 도덕적 해이,전문성 부족이 어우러져 혈세를 낭비했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공적자금 회수에 매진해야 할 자산관리공사 직원이 공적자금을 횡령하는가 하면,99억원의 부실채권을 단돈 100원에 매각한 사례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우리는 부실 금융기관 등에 대한 공적자금 지원이 외환위기의 조기 극복과 금융기관의 건전성 제고 등에 기여했음을 잘 안다.그러나 이런 성과도 공적자금 관리기관의 낭비와 횡령 등으로 반감됐다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정부는 외환위기가 발생한 1997년 11월부터 지난 4월 말까지 총 164조 5000억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했으나 회수율은 40.4%에 불과한 실정이다.100조원에 가까운 미회수금 가운데 69조원은 25년 동안 정부의 재정 지원과 금융권이 부담하는 방식으로 상환하게 돼 있다. 정부는 관련자들에 대한 엄중한 문책과 처벌을 하는 동시에 공적자금 회수를 극대화할 수 있는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그러지 않으면 또 다른 부실이 발생해 경기침체에 허덕이는 국민의 부담은 더욱 커진다.정부와 공적자금 관리기관은 우선 부실채권 매각 등 공적자금 회수 분야의 전문가 양성에 힘써야 한다.외환위기 직후 나라경제를 살리는 것이 급한 나머지 공적자금이 집중 투입되다 보니 부실채권 매각 등 전문가를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업무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부실채권 매매시장을 활성화하는 것도 과제다. 공적자금 관리기관의 최고경영자와 임직원들의 투철한 직업 의식과 도덕적 해이 방지책도 요구된다.공적자금 회수를 많이 하는 직원들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도 모색해 볼 만하다.더욱 중요한 것은 향후 공적자금 투입은 최소화해야 한다는 점이다.그러기 위해서는 부실기업이 인수·합병(M&A) 등 시장에 의해 자연스럽게 처리되는 시스템이 잘 작동되어야 한다.˝
  • 공적자금 관리 모럴해저드 실태

    감사원의 공적자금 관리실태 2차 특감 결과는 2001년 1차 때의 연장선상에 있다.당시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관리소홀과 부실대출,횡령,은닉 등의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 사례가 그대로 재연됐다.여기에 관리기관의 무책임과 무능력까지 보태져 총체적 부실을 드러냈다. 공적자금 회수실태를 집중적으로 파헤친 이번 감사에서 문제가 있다고 지적된 금액은 총 1조 760억원.단순 관리소홀로 회수하지 못한 자금 3300억원,자산관리공사(KAMCO·캠코)의 잇속 챙기기로 새나간 3558억원,부실금융기관의 복리후생기금 등 살찌우기로 들어간 2320억원 등이다.국가부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조성된 국민의 혈세가 손에 쥔 모래처럼 술술 빠져나간 것이다. ●직원주택자금 2946억원 무이자 융자 무엇보다 공적자금을 지원받은 부실 금융기관들의 모럴 해저드가 심각했다.서울보증보험과 경남은행,수협중앙회,광주은행,우리은행,한국투자증권 등 6개 금융기관은 경영부실 상황인데도 2002년 직원들의 임금을 26%로 대폭 인상했다.임원들의 연봉도 1억 100만원에서 1억 8200만원으로 무려 80% 올렸다. 이들 6개 금융기관과 대한투자증권,우리신용카드 등 8개 금융기관은 임직원에게 주택구입자금 2946억원을 무이자로 융자하고 학자금·개인연금 등 1416억원을 무상 지원했다. 은닉과 횡령도 버젓이 자행됐다.금융기관의 부실을 초래한 장본인들이 부동산과 유가증권 등 1108억원의 재산을 보유하고 있었고,이들 중 2000여명은 직장이 있어 이들의 연 총소득이 165억원에 달했다.그런데도 예금보험공사나 캠코는 이를 파악하지 못해 압류나 가압류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아 은닉을 부채질했다.횡령금액은 8억 5900만원이다.파산관재인 보조자와 캠코 직원 6명이 경매배당금을 법원으로부터 받아 빼돌렸다. ●캠코직원, 경매배당금 8억 빼돌려 캠코는 1999년 부실채권 7724억원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정부가 보증한 채권 356억원을 무담보채권으로 매각해 272억원의 손실을 봤다.대한주택보증이 지급보증한 채권 356억원 중 99억원을 M사(미국투자회사)에 단돈 100원에 넘겼다.나머지 257억원어치의 채권을 G사(미국투자회사)에 143억원에 팔았다.덕분에 G사는 대한주택보증으로부터 이자까지 포함해 326억원을 챙겨갔다. 어처구니없는 촌극도 벌어졌다.부실채권을 매각하려면 자산유동화회사(SPC)를 설립해야 하는데도 캠코는 2개의 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CRC)를 설립,뒤늦게 SPC를 다시 설립했다.무용지물이 된 CRC 설립 자금과 이중부담케 된 관리수수료로 낭비된 공적자금은 무려 474억원이다. ●채권매각 절차 몰라 474억원 ‘헛돈’ 캠코는 2000년 10월 부실채권정리기금으로 5조 1723억원 상당의 부실채권을 2332억원에 매입했다.이 채권을 외국회사 등에 팔아 그 이익을 기금에 회수하는 게 정상이지만 일반회계자금으로 ‘딴주머니’를 찼다.공적자금 관리를 맡은 주 기관이 부실채권정리기금 관리자의 지위를 악용해 총 3134억원을 자사 이익으로 빼돌려 성과급 지급 등으로 사용했다.2002년 캠코의 직원 1인당 평균 임금은 97년에 비해 75% 올랐으며,지난해에는 임원들에게 연봉의 50%에 해당하는 액수의 성과급이 지급됐다.캠코는 또 과다 지원된 공적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약정을 맺어야 하지만 이를 누락해 부실채권정리기금에 585억원의 손실을 끼쳤다.예보도 2000년부터 4개 보험회사에 지원한 공적자금 가운데 검토 소홀로 투입할 필요가 없는 193억원이 포함돼 있었지만 사후정산 약정을 체결하지 않아 돌려받지 못할 상황을 불렀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당정회의, 민생안정 추경 5조 편성 추진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12일 민생안정을 위해 추가경정 예산안을 편성,이르면 6월 17대 개원 국회에서 통과시키기로 했다.추경 규모와 시기 등은 6월 초까지 결정키로 했다.당정은 이와 함께 연·기금의 대폭적인 주식투자에도 합의했다. 이번 추경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등을 지원하기 위한 신용보증기금 및 기술신용보증기금 확대,공공부문 일자리 창출,재래시장 지원 등 내수 진작이 주목적이다. 당정은 이날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이헌재 경제부총리와 천정배 신임 원내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정례 정책회의를 갖고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고 홍재형 정책위원장이 전했다. 홍 위원장은 “6월 초까지 정부 입장이 결정되지 않으면 추경이 본예산과 겹칠 수 있다.”며 “6월 초까지 정부안을 만든 뒤 6월 개원국회나 7월 임시국회에서 추경안을 처리토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추경 규모는 국제통화기금(IMF)에서 올해 6조원 규모의 적자재정 운용을 정부측에 권고한 바 있고 정부에서 1조원선의 국채 발행을 준비 중이어서 5조원 규모가 유력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나라당 이한구 정책위부의장은 “현재 경기악화는 기업의 의욕저하가 근본문제인 만큼 혈세를 통한 미봉책에는 찬성할 수 없다.”고 반대 입장을 밝혀 추경안의 통과 여부가 주목된다. 당정은 증시 수요기반 강화를 위해 연·기금의 주식투자를 대폭 허용하기로 했다.이를 위해 이달내 기금관리기본법 개정안,사모주식 투자펀드를 활성화하기 위한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 개정안,퇴직연금제 도입을 위한 근로자 퇴직급여보장법안 등을 마련하기로 했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연·기금의 대폭적인 주식투자 허용에도 반대하고 있다. 한편 홍 위원장은 재벌계 금융회사의 의결권 허용 축소를 골자로 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대한 재계의 반발과 관련,“정부내에서도 의견 조정을 끝내지 못하고 입법예고했다는 설명을 들었다.”며 “의결권 제한 문제는 당정협의를 거치는 등 다시 검토될 것”이라고 밝혔다.그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의 의결권 제한 부분이 변경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정부가 입법예고한 내용은 국회 제출시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고 설명,공정거래법 개정안이 크게 바뀔 것임을 시사했다.당정은 또 고유가 대책으로 휘발유와 경유,등유 등에 붙는 특별소비세와 석유수입 부과금을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에너지 절약차원에서 문제가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박현갑기자 eagleduo@˝
  • [사설] 장성비리 수사, 軍개혁 출발점으로

    군대가 너무 썩었다.신일순 대장의 구속으로 끝날 것 같더니 또 다른 대장의 억대 뇌물 비리가 터져 나왔다.검찰도 예비역 장성 3명의 예산 횡령과 뇌물수수 혐의를 조사중이라고 한다.비리 장성들이 인사에 개입해 뭉칫돈을 받은 것도 지탄받아 마땅하지만 부대 예산과 복지기금까지 횡령했다니 놀라울 뿐이다.사병들은 몸바쳐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있는 사이 장성들은 국민의 혈세를 빼돌려 자신들의 배를 채웠다는데 우리는 분노한다. 군은 올해 정부 재정의 16.1%인 19조 1288억원의 예산을 쓰는 거대 조직이다.그런데도 예산 집행이 투명하지 않다.특히 일선부대의 경우 돈을 어떻게 조달해 어디에 쓰고 있는지 알 길이 없다.군이 국민과 감독당국의 눈에서 벗어난 폐쇄적이고 특수한 집단이기 때문이다. 더욱 어이없는 것은 장성들이 공금 유용을 관행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점이다.관행이기 때문에 죄가 안 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검찰과 군검찰은 공금 유용의 불법성을 밝혀 장성들에게 경종을 울려야 할 것이다.관행으로 여기며 공금을 쓰고 있을지도 모르는 다른 장성들도 비리 조사에서 자유롭지 못함은 물론이다.군에서는 이번 일을 계기로 잘못된 관행을 고쳐 죄의식 없이 불법을 저지르는 행위를 막아야 할 것이다. 장성들의 비리가 드러난 것을 계기로 군은 개혁의 대열에 동참해야 한다.군 개혁의 출발점이요 촉발제로 삼아야 할 것이다.정부는 강도높은 군 개혁 방안을 수립해야 한다.객관적인 인사제도를 마련해 돈이 오가는 밀실 인사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것을 촉구한다.시급한 것은 군 예산을 감독하는 시스템의 확립이다.부대의 살림살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등의 현실적인 방안이 필요하다.
  • 당정회의, 민생안정 추경 5조 편성 추진

    당정회의, 민생안정 추경 5조 편성 추진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12일 민생안정을 위해 추가경정 예산안을 편성,이르면 6월 17대 개원 국회에서 통과시키기로 했다.추경 규모와 시기 등은 6월 초까지 결정키로 했다.당정은 이와 함께 연·기금의 대폭적인 주식투자에도 합의했다. 이번 추경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등을 지원하기 위한 신용보증기금 및 기술신용보증기금 확대,공공부문 일자리 창출,재래시장 지원 등 내수 진작이 주목적이다. 당정은 이날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이헌재 경제부총리와 천정배 신임 원내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정례 정책회의를 갖고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고 홍재형 정책위원장이 전했다. 홍 위원장은 “6월 초까지 정부 입장이 결정되지 않으면 추경이 본예산과 겹칠 수 있다.”며 “6월 초까지 정부안을 만든 뒤 6월 개원국회나 7월 임시국회에서 추경안을 처리토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추경 규모는 국제통화기금(IMF)에서 올해 6조원 규모의 적자재정 운용을 정부측에 권고한 바 있고 정부에서 1조원선의 국채 발행을 준비 중이어서 5조원 규모가 유력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나라당 이한구 정책위부의장은 “현재 경기악화는 기업의 의욕저하가 근본문제인 만큼 혈세를 통한 미봉책에는 찬성할 수 없다.”고 반대 입장을 밝혀 추경안의 통과 여부가 주목된다. 당정은 증시 수요기반 강화를 위해 연·기금의 주식투자를 대폭 허용하기로 했다.이를 위해 이달내 기금관리기본법 개정안,사모주식 투자펀드를 활성화하기 위한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 개정안,퇴직연금제 도입을 위한 근로자 퇴직급여보장법안 등을 마련하기로 했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연·기금의 대폭적인 주식투자 허용에도 반대하고 있다. 한편 홍 위원장은 재벌계 금융회사의 의결권 허용 축소를 골자로 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대한 재계의 반발과 관련,“정부내에서도 의견 조정을 끝내지 못하고 입법예고했다는 설명을 들었다.”며 “의결권 제한 문제는 당정협의를 거치는 등 다시 검토될 것”이라고 밝혔다.그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의 의결권 제한 부분이 변경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정부가 입법예고한 내용은 국회 제출시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고 설명,공정거래법 개정안이 크게 바뀔 것임을 시사했다.당정은 또 고유가 대책으로 휘발유와 경유,등유 등에 붙는 특별소비세와 석유수입 부과금을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에너지 절약차원에서 문제가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박현갑기자 eagleduo@
  • [사설] ‘安風자금’ 실체 국정원이 밝혀라

    국가정보원은 이른바 안풍(安風) 자금의 실체를 밝혀야 한다.이른 시일안에 자체 파악한 내용을 국민앞에 공표해야 한다.지금 한나라당사 가압류를 놓고 야당과 국정원·법무부가 대치 중이다.모처럼 조성되던 상생의 정치가 기로에 섰다.1996년 총선과 1995년 지방선거 당시 한나라당의 전신인 신한국당이 안기부 계좌에 있던 1000억원대의 불법자금을 끌어쓴 것이 안풍 사건이다.정부는 ‘안기부 예산’이라고 하고,한나라당은 ‘김영삼 전 대통령 정치자금’이라고 주장한다.김 전 대통령이 침묵하는 상황에서 실체에 대한 열쇠는 국정원이 쥐고 있다. 국정원 고위관계자가 과거 안기부의 비자금 운용 양태를 털어놓은 것은 일단 평가할 만하다.예산을 금융권에서 굴려 이자로 불법자금을 조성했다는 것이다.그 돈이 신한국당 선거자금으로 쓰였다는 설명이다.그러나 이런 비공식 언급으로는 정치공방을 잠재울 수 없다.더욱 분명한 증거 제시와 공개적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 국정원은 그동안 국회 국정감사 및 정보위원회 답변에서 애매한 태도를 취해왔다.지난 정권의 일이긴 하지만 불법적 예산운용을 인정하기 싫었을 것이다.예산을 시중은행에 적금 들거나 양도성 예금증서(CD)를 구매해 이자소득을 만들고 선거자금으로 유용했다면 엄단해야 할 일이다.김기섭 전 안기부 차장이 혼자 책임 질 일은 아니다.관련자의 잘못이 추가로 드러나면 문책이 필요하다.현재도 그와 유사한 전용 사례가 있는지 따져야 한다.또 하나,국정원이 정치적 논쟁에 끼어들지 않으려고 모호한 자세를 보여왔다면 그것도 문제다. 한나라당도 무조건 반발할 일은 아니다.국정원 관계자의 말이 맞다면 당시 신한국당이 쓴 자금은 명백한 국가예산이다.법무부나 국정원으로서 이를 환수하려는 노력을 않는다면 직무유기다.한나라당은 기업으로부터 받은 불법 대선자금을 돌려주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국민의 혈세를 썼다면 법적 환수 절차에 더욱 협조해야 한다.˝
  • “安風자금은 안기부 비자금”

    국가정보원 고위관계자는 5일 “1995년 지방선거와 1996년 15대 총선 때 신한국당에 유입된 1000억원대의 자금은 안기부가 불용액과 이자를 모아 조성한 비자금이었다.”고 밝혀 ‘안풍(安風)자금은 김영삼 전 대통령의 비자금’이라는 강삼재 의원의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이같은 주장은 안풍자금의 실체에 대한 논란을 증폭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과거 안기부는 1년 예산을 한번에 받아 한국은행에 예치하라는 규정을 무시하고,시중은행에 적금으로 예치하거나,수익률이 높은 CD(양도성 예금증서)를 구매해 이자소득을 추구하는 식으로 관리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안기부는 그간 집행하고 남은 예산을 반납하지 않고,자체적으로 영수증 처리해 왔다.”고 말해 안기부의 예산 유용을 통한 불법자금 조성 부분도 시인했다. 국정원 고위관계자가 과거 안기부 자금의 운영방식과 비자금 조성 경위 등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최근까지 국정원이 안풍자금의 실체와 관련,“재판이 진행 중인데 답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침묵해온 것과는 사뭇 다르다. 그는 “강 의원이 안기부 차명계좌 잔고내역서에 나타난 운영자금의 대거유입과 빈번한 CD구입 등을 근거로 정치자금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그것은 과거 안기부 예산의 운영방식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결과”라고 지적했다.이어 “안풍자금은 김기섭 전 운영차장이 안기부가 10년 가까이 남은 예산과 이자소득 등으로 조성한 1000억원대의 비자금을 ‘주인없는 돈’으로 판단,신한국당에 제공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안풍자금이 안기부 자금임을 분명하게 하는 과정에서 남은 예산을 반납하지 않거나,이자소득을 추구하는 등 조직의 치부가 드러난 것에 대해서는 “과거의 일”이라고 잘라 말했다.그는 “현재로서는 국고 유용에 대해 한나라당과 강삼재 의원,김 전 차장으로부터 환수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면서 “유용된 국고를 환수조치하지 않는다면 이는 직무유기이자 혈세낭비”라고 주장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安風자금은 안기부 비자금”

    국가정보원 고위관계자는 5일 “1995년 지방선거와 1996년 15대 총선 때 신한국당에 유입된 1000억원대의 자금은 안기부가 불용액과 이자를 모아 조성한 비자금이었다.”고 밝혀 ‘안풍(安風)자금은 김영삼 전 대통령의 비자금’이라는 강삼재 의원의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이같은 주장은 안풍자금의 실체에 대한 논란을 증폭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과거 안기부는 1년 예산을 한번에 받아 한국은행에 예치하라는 규정을 무시하고,시중은행에 적금으로 예치하거나,수익률이 높은 CD(양도성 예금증서)를 구매해 이자소득을 추구하는 식으로 관리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안기부는 그간 집행하고 남은 예산을 반납하지 않고,자체적으로 영수증 처리해 왔다.”고 말해 안기부의 예산 유용을 통한 불법자금 조성 부분도 시인했다. 국정원 고위관계자가 과거 안기부 자금의 운영방식과 비자금 조성 경위 등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최근까지 국정원이 안풍자금의 실체와 관련,“재판이 진행 중인데 답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침묵해온 것과는 사뭇 다르다. 그는 “강 의원이 안기부 차명계좌 잔고내역서에 나타난 운영자금의 대거유입과 빈번한 CD구입 등을 근거로 정치자금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그것은 과거 안기부 예산의 운영방식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결과”라고 지적했다.이어 “안풍자금은 김기섭 전 운영차장이 안기부가 10년 가까이 남은 예산과 이자소득 등으로 조성한 1000억원대의 비자금을 ‘주인없는 돈’으로 판단,신한국당에 제공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안풍자금이 안기부 자금임을 분명하게 하는 과정에서 남은 예산을 반납하지 않거나,이자소득을 추구하는 등 조직의 치부가 드러난 것에 대해서는 “과거의 일”이라고 잘라 말했다.그는 “현재로서는 국고 유용에 대해 한나라당과 강삼재 의원,김 전 차장으로부터 환수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면서 “유용된 국고를 환수조치하지 않는다면 이는 직무유기이자 혈세낭비”라고 주장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인권없는 중국” 日의원 발언 파문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 집권 자민당 국회의원이 이라크 무장세력에 납치됐던 일본인 인질을 ‘반일분자’라고 비판하고 중국에는 “인권 따위는 아예 없다.”고 국회에서 주장해 물의를 빚고 있다. 특히 중국 관련 발언에 대해선 그 자신이 국회 회의가 끝난 뒤 정정했으나,중·일 관계가 미묘한 시점이라 외교 문제로 비화될 가능성도 있다. 27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가시무라 다케아키 의원은 전날 참의원 결산위원회에서 일본인 인질 석방에 든 비용문제를 거론하면서 “인질중에는 자위대 이라크 파견에 공공연히 반대한 사람도 있다.”면서 “그런 반정부·반일적(反日的)분자를 위해 국민의 혈세를 쓰는 데 대해 강한 위화감과 불쾌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또 중국인을 비롯한 외국인 범죄가 늘고 있다면서 “중국 같은 곳에는 제대로 된 재판도 없으며 형무소 안이든 밖이든 인권 따위는 아마 없을 것”이라면서 “거기에 비하면 일본의 형무소는 낙원”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야당의원들이 반일분자 발언이 부적절하다며 속기록 삭제와 정정을 요구했지만,“나는 내 생각을 말했을 뿐”이라며 자세를 굽히지 않았다. taein@˝
  • 단체장 재보선 평균7대1 경쟁

    오는 6월5일 실시될 전국 기초자치단체장 재·보선 분위기가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이번 재·보선은 총선 출마를 위해 사퇴했거나 선거법 위반이나 뇌물죄 등으로 기소돼 법원판결이 확정됨에 따라 물러난 기초단체장 18명을 새로 뽑는다. 지난 4·15총선 결과 열린우리당을 중심으로 지역에 따라 한나라당 및 민주당·자민련으로 전선이 형성돼 있다.대부분 출마예정자들은 지역별로 유력 정당의 공천을 희망,소지역주의가 꿈틀대고 있으며,예선을 앞두고 벌써부터 상대방을 헐뜯는 흑색선전이 난무하는 등 과열·혼탁 양상을 보이고 있다. ●‘돈 안드는 선거’로 후보 난립 25일 현재 자천타천으로 거명되는 후보는 135명으로 평균 7.5대1의 높은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가장 경쟁이 치열한 지역은 경남 양산으로 무려 15명이나 나섰다.각 당의 공천작업이 마무리되면 실제 출마자는 절반 이하로 줄어들겠지만 선관위를 긴장시키기에 충분하다. 이처럼 후보들이 난립하는 이유는 큰돈이 없어도 선거를 치를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돈은 묶고 입과 발은 풀었다.’는 개정 선거법의 효력은 지난 총선에서 이미 입증됐다. 대구 동구와 북구청장 후보로는 한나라당 4명,우리당 3명,무소속 3명 등 10명이 경합중이다.본선은 한나라당과 우리당의 대결이 예상된다.지난 총선에서 우리당이 전멸한 것을 놓고 지역내에서 자성의 소리가 나오고 있어 결과는 예측불허다. 대전·충청지역은 5명의 자치단체장을 뽑는데 30명이 예비후보로 등록했지만 대부분 우리당 간판을 달려고 한다.행정수도 이전으로 지난 총선에서 표심을 사로잡은 우리당의 바람을 실감케 하고 있다. 과열양상으로 선관위를 긴장시키는 지역도 있다.경기 평택시장 보궐선거의 경우 이날 현재 8명이 예비후보로 등록했으나 뚜렷한 선두 주자가 없어 후보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부천시장 후보로 한나라당에서 전 시장과 구청장이 뛰고 있으며,우리당에서는 전 도의원과 시민단체 간부출신이 물밑에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민주당에서는 전 시의회 의장이 출마를 준비중이다. ●공천권이 당선증? 전북 임실군수 후보 7명은 모두 우리당 공천을 받기 위해 뛰고 있다.예선전이 본선이라는 관측도 있으나 단체장의 경우 인물 위주로 뽑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결과를 예측하기는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반면 전남 화순군과 진도군의 상황은 다르다.지난 총선때 화순에서 무소속 후보가 당선됐고,진도는 민주당 후보가 우리당 바람을 뚫고 당선돼 이번 선거도 안개속이다.화순군에는 무려 11명이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6명이 선관위에 예비후보로 등록했다.모두 민주당과 우리당 인사들이다. 경남 창원시장과 양산시장 선거는 예비후보가 각각 10명이 넘어 예선이 본선보다 치열하다.이 지역의 맹주임을 자처하는 한나라당과 적진에 교두보를 구축하려는 우리당의 한판 승부가 예고돼 있다.후보로 거명되는 인사들이 거의 양당의 공천을 희망하고 있는 가운데 민주노동당 후보 2명이 창원시장 자리를 넘보고 있다. ●보궐선거 비용 구상권 청구해야 이어지는 선거로 인한 주민들의 불만도 만만찮다.단체장 및 지방의원들의 중도 사퇴로 인한 보궐선거를 치르느라 주민들의 혈세가 낭비된다는 지적이다.아울러 후보간 흑색선전도 유권자들을 짜증나게 한다. 경남도는 이번 재·보선 비용으로 98억 3600만원의 예산을 책정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훨씬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도지사를 비롯,시장 2명과 도의원 4명,시·군의원 2명 등 모두 9명을 선출하는데 필요한 금액이다.도 선관위는 선거법 개정으로 비용이 늘어나 100억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내다봤다.대구 동구의 경우 보선 경비로 이미 5억 7700만원을 선관위에 지원했으며,북구도 6억 6230만원을 지원했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단체장이 임기중 국회의원 등으로 출마하는 것을 법적으로 금지시켜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중도 사퇴로 인한 보궐선거 비용은 단체장에게 구상권을 청구,혈세를 보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귀담아 들어볼 만한 대목이다. 전국·정리 이정규기자 jeong@seoul.co.kr˝
  • [방황하는 과학영재] ② KAIST의 현주소

    ‘아시아 최고에서 세계 최고를 목표로.’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구성원이면 누구나 이런 꿈을 가슴에 품고 있다.학부생의 3분의2가 과학고를 2년 만에 졸업하고 특별전형으로 진학한 영재들이어서 자긍심이 대단하다.수업·실험·연구,모두 세계 수준이다.1971년 설립 이후 30여년 동안 연구중심 교육으로 학문적 탁월성을 국내외에서 인정받았다.석·박사는 미국대학의 상위 10% 이내,학사는 30% 이내로 평가됐다. ●세계 최고를 꿈꾼다 최근 3년간 국제논문색인(SCI) 게재 실적은 4370건,교수 1인당 11.23건으로 미국의 MIT·스탠퍼드·버클리 등을 앞질렀다.연구수행 실적은 72년부터 지난해까지 1만 3325건(8582억원)으로 산업계에 미치는 영향도 막강하다.일본 혼다사의 로봇 아시모를 능가할 만한 두 발로 걷는 로봇을 조만간 발표할 정도로 연구능력은 세계 최상급이다. 국내 이공계 교수 1만 5000여명 가운데 2000여명이 카이스트 출신으로 학계에도 널리 진출해 있다.벤처기업은 물론 삼성전자 등 국내 주요 기업의 연구분야엔 카이스트 출신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카이스트 교수 390명 가운데 27.1%인 106명은 연구실적 인센티브를 받아 연간 수입이 1억원을 넘는다.특허등록실적은 설립 이후 국내 1167건,국외 336건 등이며 최근 들어 급증하는 추세다. 카이스트가 세계적인 연구중심 대학으로 발돋움하고 있다는 것을 두루 보여주는 증거다. ●갈수록 줄어드는 지원 그러나 카이스트에 재학중인 학생들은 학업에 몰두하면서도 장래에 대한 불안감 등으로 방황하는 경우가 많다.국가발전에 이바지하는 과학자가 되겠다는 사명감에 불타지만 정부는 거꾸로 각종 지원과 혜택을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정부는 우수과학자 양성을 위해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발표하지만 ‘구호’에만 그치고 있다는 게 카이스트인들의 불만이다. 카이스트에 지원되는 정부예산비율은 해마다 줄고 있다.지난 91년에만 해도 정부의 출연금 비율이 80.7%에 달했지만 올해는 전체 예산 2342억원의 35.5%인 831억원에 불과하다.지난 96년,하루 2454원이던 급식보조비는 98년부터 1500원으로 줄었다.연간 17만 6000원이었던 학사과정 1인당 실험실습비 역시 98년부터 16만 7000원으로 감소했다. 남학생의 경우 예전에는 석사과정만 입학해도 병역특례 혜택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박사과정부터 혜택받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외국유학 등을 계획하는 경우 큰 걸림돌이 된다.장래에 불안을 느낀 카이스트인들 중에는 과학자의 길을 포기하고 의·치대나 한의대에 편입하는 학생도 늘어나고 있다. ●화두는 이공계 위기 외환위기 이후 카이스트인들 사이에서도 화두는 ‘이공계 위기’다.연구원과 기업에서 젊음을 불사르던 선배들이 구조조정의 칼날 아래 하루아침에 실업자로 전락하는 것을 보고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이들이 말하는 이공계 위기는 다른 대학과 사뭇 다르다.지방대학을 비롯한 일반대는 이공계에 지원하는 학생수가 줄어든 현상을 이공계 위기로 본다.카이스트 홍창선 총장은 “이같은 현상은 이공계 대학의 위기이지 이공계의 위기는 아니다.”고 못박았다.이·공학도 수의 문제가 아니라,우수한 인재들이 의·치대로 빠져나가기 때문에 ‘질적인 저하’가 심각하다는 얘기다. 지난해 카이스트 자퇴생수는 114명으로 2002년 78명보다 46% 늘었다.이중 박사과정 자퇴생수가 61명으로 2002년 34명보다 79% 증가했다.사유야 다양하겠지만 이공계 위기 현상과 무관치 않다. ●스타 과학자를 키워라 카이스트는 이공계 위기를 극복하는 방안으로 ‘스타 과학자’ 육성을 제시한다.이를 위한 정부와 기업의 투자 확대도 절실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국민의 혈세를 여러 대학에 무차별적으로 나눠주는 것은 ‘밑빠진 독에 물붓기’나 마찬가지로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만큼 ‘선택과 집중’으로 이공계 위기를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한다. 과학영재들에게 병역면제 혜택을 주어 지속적으로 학업과 연구에 몰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여론도 높다. 올림픽 메달리스트에게 병역혜택과 연금이 주어지는 것처럼,국가사회 발전을 위해 밤낮 연구에 매달리는 과학자에게도 같은 수준의 혜택과 지원을 하고,과학자들의 직업 안정성도 강화해야 이공계가 산다는 주장이다. 대전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서울광장] ‘국회의원 단병호’/우득정 논설위원

    지난 1996년 봄 노동부는 노사개혁 분위기를 확산시키기 위해 20분짜리 홍보용 영상물을 만들었다.1987년부터 봇물을 이룬 극렬한 노사분규와 화염병 시위 등으로 시작된 이 영상물은 노사화합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내용으로 매듭지어져 있었다.노동부 직원과 출입기자 등을 대상으로 몇차례 시연을 갖고 수정 작업을 거쳤던 이 영상물은 마지막 관문인 진념 장관한테 퇴짜를 맞았다.단병호 전국민주금속노동조합총연맹위원장의 얼굴이 두 차례나 등장한다는 게 퇴짜 이유였다. 단씨는 영상물 도입부 초반에 붉은색 머리띠를 두르고 구호를 외치는 모습이 ‘클로즈 업’됐고,말미에 다시 교도소 문을 나서면서 마중나온 노동 동지들을 향해 ‘슬로 모션’으로 달려가는 모습이 찍혀 있었다.과격 투쟁의 상징 인물인 단씨에게 영상의 초점을 맞춤으로써 메시지를 분명히 하려고 했던 게 실무자들의 의도였던 것 같다.하지만 진 장관은 불법파업을 부추겨 온 단씨를 홍보하려고 국민의 혈세를 낭비했느냐며 실무자와 노동부 간부들을 질타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여섯번에 걸쳐 5년 2개월을 감옥에서 보내고,3년 3개월간 수배생활을 한 이력에서도 드러나듯 단씨의 인생역정은 이 땅의 과격 노동운동과 궤를 같이한다.노동관계법 개혁을 추진하면서 ‘법외단체’라는 이유로 권영길 당시 민주노총위원장과의 만남도 끝내 거부했던 진 장관이었던 만큼 단씨에 대해 알레르기 반응을 보였던 것도 어쩌면 당연한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이처럼 붉은색 머리띠와 파업,그리고 수배와 구속 노동자의 대명사처럼 꼽히던 단병호 전 민주노총위원장이 17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국회의원에 당선됐다.지역구에서 당선된 권영길 민주노동당 대표가 이론과 실전을 겸비한 노동투사라면,단씨는 철저한 전사다. 검게 탄 얼굴,실제 나이보다 20살이나 더 늙게 보이게 하는 굵은 주름에서 삶의 궤적을 그대로 읽을 수 있다.이 땅의 굴절된 노동현실과 온 몸을 부딪치며 살아왔던 단씨가 원했든 원치 않았든 상관없이 지금 여의도 국회의사당 문턱에 서 있다.그는 삶의 현장에서 보고 들은 노동자와 농민,서민들의 목소리를 국회에서 제대로 대변하겠다며 머리띠 대신 신발끈을 동여매고 있다.과거 수많은 선량들이 서민의 대변자임을 자처하고 의사당에 입성했다가 ‘카멜레온’처럼 변신하곤 했다.그럼에도 단씨만큼은 ‘여의도 변절사’를 답습하지 않으리라는 데 많은 사람들이 공감한다.좋든 싫든 그것은 국민들이 소망하는 단씨의 숙명이다. 단씨가 원칙을 고수하면서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려면 전투 외에도 새로운 기술을 익혀야 한다.토론과 타협,양보하는 기술이 그것이다.그리고 결과에 책임지는 자세도 가다듬어야 한다.노동현장에서 했듯이 시원하게 투쟁하는 것만으로는 ‘왕따’가 되기 십상이다.여론과 동료 의원들의 동의를 구할 수 있어야 서민과 노동자들을 위한 실리를 챙길 수 있는 것이다. 요즘 민주노총 간부들은 빨간 조끼 대신 검은색 조끼를 입는다.때를 덜 탄다는 게 이유지만,남에게 거부감을 주지 않겠다는 게 본심이다.여론의 중요성을 인식한 자그마한 변화로 읽혀진다.단씨 역시 이들처럼 목표한 결과물을 얻으려면 의도적일지라도 전략적 유연성을 보일 필요가 있다고 본다. 몇년 전 민주노총 지도부와 출입기자들이 가진 오찬간담회에서 부위원장 H씨는 “과격 노동운동의 시대가 지났다는 사실을 우리도 잘 알고 있다.”면서 “하지만 투쟁노선을 버리면 민주노총에서 설 자리를 잃게 된다.”고 고민을 토로했다.이에 단 위원장도 공감을 표시하면서 “정부와 기업주들이 나를 극단행동으로 내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이제 ‘단병호 국회의원’이 그 말을 실천할 때라고 본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
  • [열린세상] 이라크파병을 다시 생각한다/이철기 동국대 국제관계학 교수

    스페인이 자국군대의 철군을 밝히는 등 이라크 파병국가들이 이라크에서 발을 빼려고 하고 있는데,왜 우리정부는 이라크에 추가파병을 하지 못해 안달인지 모르겠다. 이라크 파병과 관련해 정부가 보여온 태도는 국민에 대한 기만과 억지,무책임과 뻔뻔스러움의 연속이다.처음부터 잘못된 결정을 합리화시키려다 보니 계속 무리수를 두고 있고 파행으로 치닫고 있다.당초 비전투병 위주로 파병하겠다던 공언과는 달리 파병부대는 슬그머니 전투병 위주로 구성되었다.키르쿠크는 안전한 지역이라며 강변하더니,말을 바꿔 갑자기 파병지역을 변경하겠다고 한다.그런데도 납득할 만한 해명도 없고 책임지는 사람도 한명 없다. 파병론자들이 이라크 파병의 중요한 명분으로 삼았던 국익론에 대한 해명도 없다.우리의 이라크 파병 여부는 부시행정부의 대북정책과 북한핵문제 해법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했음이 드러나고 있다.미국이 6자회담장에 앉아 있는 것은 한국의 이라크 파병 때문이 아니라,대선이라는 미국의 국내적 상황과 이라크에 발목이 잡혀 있기 때문이다.미국의 태도와 정책은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북한을 구실 삼아 동해에 이지스함을 배치하면서 미사일방어(MD)체제 구축을 본격화했고,대량파괴무기 확산방지구상(PSI)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또 한·미전시증원연습 등 북한을 대상으로 한 군사훈련을 오히려 강화했다. 주둔지도 정하지 않은 상태에서,이번달 안에 자이툰부대의 의무공병부대와 선발대를 파견하겠다고 한다.스페인이 자국군대의 철군을 밝히는 등 이라크 파병국가들이 이라크에서 발을 빼려고 하고 있는데,왜 우리정부는 이라크에 추가파병을 하지 못해 안달인지 모르겠다.이라크 최대종파인 시아파와 미국간에 충돌이 격화되면서 이라크내 상황이 악화일로를 겪고 있는데도,무리수를 두어가며 파병을 강행하려는지 도대체 이해가 안 된다. 우리군의 이라크 파병은 이미 명분과 실리 모두를 상실했다.쿠르드 자치지역인 아르빌과 술라이마니야가 대체 파병지로 거론되면서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전쟁피해가 전무한 지역에 전후복구와 평화재건을 위해 파병한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미군이 각기 100∼200여명씩을 주둔시키고 있는 지역에 3600여명의 대규모 부대를 보내겠다는 것도 우스운 일이다.경제가 어려운 마당에,국민의 혈세를 이렇게 마구잡이로 쓸 수는 없다.3000억원에 가까운 1년 파병예산과 2억 6000만달러에 달하는 이라크경제지원금이 쌈짓돈인가. 게다가 정치적으로 민감한 쿠르드 자치지역에 주둔하는 것은 치안불안지역에 주둔하는 것보다도 더 위험하다.쿠르드 자치지역 주둔은 자칫 한국군이 쿠르드족의 독립을 지지 내지는 지원한다는 인식을 주어서,이라크인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아랍권 전체에서 반한감정을 촉발시킬 가능성이 높다. 대체 노무현 정부는 뒷감당을 어떻게 지려고 하는 것인지 그저 안타깝고 답답하다.파병이 몰고 올 파장과 후폭풍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야당이 무리하게 노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했다가 엄청난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지만,사실 침략전쟁을 부인하고 있는 헌법을 무시하고 단행한 이라크 파병이야말로 노무현 대통령에게 충분한 탄핵사유다.예기치 않은 불행한 사건이라도 발생한다면,노무현 정부의 존립 자체를 위협할 수 있는 태풍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야당의 오판이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가를 교훈으로 되새겨야 한다. 이라크 파병은 원점에서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주둔지 변경 등 이라크 상황이 크게 변했고,게다가 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이 직무정지된 상태에서 국가중대사를 이처럼 졸속으로 처리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헌재에서 결정이 내려지고 17대 국회가 개원될 때까지 정부는 일단 이라크 파병 계획을 전면 중단해야 한다. 17대 국회가 개원과 함께 우선 해야 할 일은 이라크 파병문제에 대한 청문회 개최이다.이라크의 대량파괴무기 보유 주장이 허위로 드러나면서,미국과 영국에서는 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청문회를 개최한다고 난리이다.우리도 청문회에서 파병의 명분으로 삼았던 이라크의 대량파괴무기 보유와 국익론에 대해서 면밀히 따져 보아야 한다.만약 이라크 파병이 무리하게 졸속으로 추진되었다면,파병을 주도한 책임자들을 문책해야 한다.그리고 파병동의안은 철회되어야 한다. 이철기 동국대 국제관계학 교수˝
  • [시론] 사면법 개정안 거부권행사 이후/김거성 반부패국민연대 사무총장 목사

    앞으로 제17대 국회는 실질적으로 사면권의 남용을 막을 수 있도록 시민사회의 의견을 반영하여 사면법을 개정해야 한다. 대통령의 사면권은 제한 없이 행사될 수 있는가? 사면권은 헌법에 규정된 대통령의 권한이다.따라서 사면권을 헌법 정신의 범위를 벗어나게 행사하는 것은 제한되어야 마땅하다.마찬가지로 헌법 정신의 범위를 벗어나게 사면권을 제한하거나 통제하려는 시도 또한 거부되어야 옳다. 무엇보다도 시민사회에서 대통령의 사면권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 데에는 역대 대통령들이 분별없이 사면권을 남용해왔던 까닭이 있었다.김영삼 전 대통령은 1995년 12월2일의 일반사면을 포함하여 모두 아홉 차례에 걸쳐,그리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2002년 월드컵 경축 사면까지 여섯 차례에 걸쳐 사면을 단행하였다.그 과정에 부패와 반인권,선거법 위반 등을 저지른 여야 정치인,고위 공직자들,그리고 재벌 기업인 등이 늘 특별사면 대상에 포함되었던 것이다. 민간인 등의 학살에 책임있는 자들이나 5공,6공,문민정부,국민의 정부 등에서 위세를 떨치며 국민의 혈세를 축내고 온갖 비리를 저지른 자들이 단지 권력자와 가까운 자들이라는 이유만으로,또는 야당 쪽의 입막음을 위해 ‘국민화합’이라는 미명하에 사면되었던 것이다. 헌법 제79조는 “대통령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사면,감형 또는 복권을 명할 수 있다.”(제1항)고 되어 있고 그중 “일반사면을 명하려면 국회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제2항)고 규정하고 있다.그런데 국회가 통과시킨 개정 법안은 특별사면 등을 행할 때에는 그 내용을 “1주일 전에 국회에 통보하여 그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 규정하였다.단순 통보가 아니라 의견을 들어야 하도록 규정한 것이다. 그러므로 개정안이 국회에 대한 통보 절차를 규정하고 있을 뿐이라 할 수 없으며,또 사면 절차를 공개하고 투명하게 만드는 매우 훌륭한 법률이라는 판단에도 동의할 수 없다.사면권 남용을 막을 수 있는 장치를 요구하는 시민사회의 목소리는 이번 사면법 개정안에는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개정안은 정치권의 사면 관련 담합을 방지하려는 제도의 개선이 아니라 오히려 이를 조장하는 개악이다. 이와 더불어,일반 사면 외의 사면권 행사에 “국회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수정 개정안도,“형의 확정 이후 1년이 초과되지 않은 자에 대하여 특별사면 등을 행할 때에는 국회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규정하려 했던 개정안 원안과 마찬가지로 헌법의 권력분립의 원칙에 반하는 것으로 비판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대통령 권한대행이 사면법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고 재의를 요구한 것은 마땅한 일이라 하겠다.앞으로 제17대 국회는 실질적으로 사면권의 남용을 막을 수 있도록 시민사회의 의견을 반영하여 사면법을 개정해야 한다.부패나 비리,선거법 위반 등에 연루된 정치인들이나 고위 공직자들,그리고 재계 인사들이 권력과 유착하여 상호간의 이익을 보장해 주기 위한 수단으로 사면권을 악용하는 것은 더 이상 용납되어서는 안 된다. 이를 위해 특별사면 등에 대해서 정부 스스로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부패방지위원회,국가인권위원회를 경유하여 그 의견을 들어” 사면을 상신하도록 하는 사면법 개정안을 마련하는 이니셔티브도 적극 검토해야 할 것이다.이 사면법 개정을 통해서 단지 힘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사면되고 또 불법을 저지르는 악순환의 고리가 제도적으로 해체되어야 한다.반면에 합당한 과제를 실현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불법적인 수단을 동원했다가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들에 대한 인권위의 고려도 진정한 ‘국민화합’ 차원에서 빠지지 않아야 할 것이다. 김거성 반부패국민연대 사무총장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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