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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막 내리는 18대 국회] 폭력·식물·날치기… 숫자로 본 18대

    [막 내리는 18대 국회] 폭력·식물·날치기… 숫자로 본 18대

    ‘9, 35, 89, 99, 300, 1만 4762, 32억’ 29일 막을 내리는 18대 국회를 상징하는 숫자들이다. 이 가운데 ‘9’는 임기 4년 동안 질서유지권이 발동된 건수다. ‘폭력국회’의 상징인 셈이다. ‘35’는 의원(비례대표 제외)들이 대표 발의한 평균 법안 건수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조사했다. 무려 365개 법안을 대표 발의한 의원(자유선진당 이명수)도 있는 반면, 4년간 1건의 법안도 제출하지 않은 의원(선진당 조순형)도 있다. 단 1건의 법안을 대표 발의한 의원도 3명(새누리당 윤진식, 민주통합당 손학규·신건)이 있다. ‘89’는 18대 국회 임기 개시일(2008년 5월 30일) 이후 원 구성에 걸린 날짜이다. 이는 18대 국회가 ‘식물국회’라는 오명을 얻게 된 첫 번째 계기가 됐다. ‘99’는 국회의장이 직권상정한 법안 건수다. 역대 최대 규모다. ‘날치기 처리’ 논란을 낳은 비타협 정치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300’은 국회의원 정원을 뜻한다. 사상 처음으로 의석수가 300석 고지에 올랐다. 지난 4·11 총선을 앞두고 선거구 획정을 놓고 여야가 벌인 밥그릇 싸움의 결과다. 19대 국회에 한해 한시적으로 늘린다는 꼬리표를 달아 놓은 만큼 앞으로도 지켜볼 대목이다. ‘1만 4762’는 발의 법안 건수로, 역대 최대다. 여야의 극한 대립으로 쟁점 법안이 많은 데다, 의원들의 ‘건수 채우기’식 발의 태도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28일 현재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하고 계류돼 있는 법안이 전체의 43.9%인 6489건에 이른다. 이들 법안은 회기 종료와 함께 자동 폐기된다. 따라서 법안 폐기율 ‘43.9%’는 18대 국회 비효율의 상징이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에 따르면 지난 2월 현재 18대 의원들이 약속했던 공약 이행률은 35.1%다. 2008년 총선 때 내세웠던 공약 3개 중 1개꼴로만 실천했다는 얘기다. 나머지는 그야말로 ‘헛구호’에 그친 것이다. 이렇듯 ‘사상 최악’으로 평가받는 18대 의원 1인당 지원된 국민 혈세는 32억여원에 이른다. 의원 개인의 세비와 보좌진 9명의 급여, 각종 정부지원금과 정치후원금 등을 합친 것이다. 이러한 금전적 보상을 포함한 200여 가지의 특권을 누린 데다, 퇴임 후에도 65세가 넘으면 수당 명목으로 매월 120만원씩 받게 된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성남시 17년 공방 패소… 골프장 업자에 150억 배상

    경기 성남시가 17년을 끌어 오던 골프연습장 설치 인허가와 관련한 법정 공방에서 패소해 150억원이라는 배상금을 주민 세금으로 물어주게 됐다. 25일 시에 따르면 대법원은 서현근린공원 골프연습장 사업 시행자가 성남시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시의 불허 처분은 잘못이라고 지난 24일 판결했다. 이번 판결로 시는 골프연습장 건설 지연에 따른 손해 비용과 이자를 포함해 모두 150억원을 배상하게 됐으며 골프연습장은 계획대로 건설될 예정이다. 당초 서현근린공원 내 골프연습장은 1995년 1월 시가 조건부 승인했으나 사업 시행자가 인근 군부대의 동의를 구하지 못해 같은 해 2월 승인이 취소됐다. 이후 사업 시행자는 인근 군부대의 동의를 얻어 인가를 재신청했으나 시에서 반려 처분했다. 이에 시행자는 인가 신청 반려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심판을 청구했고 경기도 행정심판위원회가 인가 처분 이행 명령을 내리는 등 공방이 이어졌다. 하지만 시는 서현근린공원 인근 주민 2000여명이 모여 설치를 반대하자 경기도의 이행 명령을 받아들이지 않은 채 사업 시행사의 재인가 신청을 불허 처분했다. 이로 인해 사업 시행자와 시는 2000년부터 2002년까지 사업 시행 인가 신청과 불허를 반복했다. 결국 사업 시행자는 행정소송을 제기해 2003년 3월 1심에 이어 11월 2심, 2004년 4월 대법원 판결 모두에서 골프연습장 설치 인가 불허 처분을 취소한다는 판결을 받아냈다. 행정소송에서 승소한 사업 시행사는 2007년 3월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고 5년간의 소송에서 이번과 같은 최종 판결을 얻어냈다. 시는 판결에 따라 위법하고 잘못된 행정 처분으로 시민의 혈세를 낭비토록 한 관련 공무원을 문책하고 구상권도 청구할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법에 의해 행정 처분을 하기보다 다수의 민원에 밀려 원칙을 지키지 못한 결과로, 결국 시민의 혈세를 낭비하기에 이르렀다.”며 “뼈아프게 자성하고 지금이라도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아 법과 원칙을 바로 세우겠다.”고 밝혔다. 장충식기자 jjang@seoul.co.kr
  • ‘예산 보복삭감’ 충남도의회 비난 빗발

    의원재량사업비 삭감에 대한 보복으로 집행부 예산을 무차별 삭감한<서울신문 5월 24일자 12면> 충남도의회에 관련 단체의 반발이 잇따르고 있다. 충남도지체장애인협회 등 4개 장애인 관련 단체와 민주노총 충남도공공일반노조는 24일 충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도의회가 여성, 노인, 아동, 장애인 등 복지예산을 대폭 삭감한 것은 사회적 약자를 볼모로 자신들의 쌈짓돈(재량사업비)를 챙기겠다는 짓”이라면서 “원상회복을 시키지 않으면 도의회 해산촉구 결의대회를 열겠다.”고 주장했다. 이어 “예산삭감에 동조한 의원에 대한 ‘주민소환운동’도 전개하겠다.”고 압박했다. 충남시민사회단체연대회도 성명을 내고 “도의회의 무차별 예산 삭감은 도민을 볼모로 한 협박”이라고 비난했다. 이상선 상임대표는 “전국 시·도 대부분이 재량사업비를 편성하지 않고 있다.”면서 “이미 본예산에 의원 1인당 5억원씩 편성해 놓은 것도 환수하고 이번 기회에 주민 혈세로 쓰는 재량사업비를 전면 폐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충남도의회에는 아침부터 관련 사회단체와 장애인 복지관 관장 등이 대거 몰려와 항의하기도 했다. 이처럼 후폭풍이 거세자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의원재량사업비를 개선하려는 노력이 부족했다.”면서 “어제 1회 추경 계수조정 때 삭감된 예산이 예산결산위원회에서 원상회복될 수 있도록 힘쓰고, 앞으로 재량사업비를 요구하지 않겠다.”고 사과했다. 충남도의원 45명 중 민주당 소속은 14명이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의원회관 수리비 줄이라 요구 내년 국회예산 동결까지 검토 野요구 합당하면 100%수용”

    “의원회관 수리비 줄이라 요구 내년 국회예산 동결까지 검토 野요구 합당하면 100%수용”

    새누리당 이한구 신임 원내대표는 24일 “최근 몇 년 동안 국회 예산이 정부 예산보다 훨씬 높은 증가율을 보여왔다.”면서 “내년도 국회 예산은 동결 수준까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호화 논란에 휩싸인 제2 의원회관에 대한 비판 여론을 감안해 이같이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국회가 국민 혈세를 낭비하고 있다는 의미인가. -지난 몇 년간 국회 예산이 지속적으로 늘어났다. 국회 사무총장에게 내년도 예산을 동결 수준에서 검토하라고 요구했다. 최소한 정부 예산 증가율보다는 낮아야 한다. 구 의원회관 리모델링 공사비용도 대폭 줄이라고 요구했다. 업무를 위한 기능 향상은 필요하지만, 기존 25평짜리 방 2개를 터서 50평으로 확장하는 공사 등은 불필요하다. 시간·돈 낭비다. →통합진보당 이석기·김재연 당선자에 대한 국회 차원의 제명 결의안에 야권이 반발하는데. -이·김 당선자가 의원직을 스스로 내놓지 않으면 통진당은 이들을 출당시키겠다는 것 아닌가. 출당 조치 자체가 선거에 결정적 부정이 있었음을 인정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야권이 제명 조치는 안 된다고 주장하는 것은 이중적인 태도다. 이러한 문제 의원에 대한 징계는 물론, 허점이 드러난 퇴출 기준을 보완하는 방향으로 입법도 추진할 계획이다. →대선을 앞둔 만큼 19대 국회에서도 야당의 대여 공세 수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야당의 요구는 무조건 안 된다.’는 식으로는 절대 안 한다. 옳은 주장이면 100% 수용하고 한발 더 나아가 우리가 더 거들지도 모른다. 의혹은 철저히 밝혀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통령 측근·친인척 비리도 검찰이 덜 수사했다면 특검을 해야 하고, 사후처리가 미흡하다면 국정조사든 청문회든 해야 한다. 부정부패는 용납 못한다. 그러나 깔끔히 정리됐는데도(야당이) 트집을 잡으면 안 된다. →국회 운영의 대표적 문제점으로 이른바 ‘당론 정치’가 꼽힌다. -당론 정치는 최소화하겠다. 국회선진화법도 통과돼 거수기 노릇하는 의원들도 많이 줄어들 것이다. 헌법이나 체제처럼 정체성과 관련된 것, 공약 같은 핵심 정책에서만 제한적으로 당론을 정할 것이다. →국회 개원 후 100일 안에 4·11 총선 공약을 지키겠다고 했는데. -당정 협의를 진행 중이다. 공약 이행을 위해 100일 안에 관련 법안을 모두 발의할 계획이다. →정작 원 구성 협상은 난항이다. 상임위 구성이 안 된 상태로 개원만 하는 것은 무의미한 것 아닌가. -6월 5일 개원 목표는 단순한 대국민 홍보용이 아니다. 상임위 구성이 늦어지더라도 국회의장단이 구성되면 여야 협상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 →경제 민주화 문제는 어떻게 할 것인가. -경제 민주화의 핵심은 공정한 경제 체제를 만든다는 것이다. 경제 민주화의 기준을 철학적 배경을 갖고 확실히 세우고 싶다. 새누리당이 제시하고 있는 경제 민주화는 ▲공평과세 및 책임담세 ▲시장경제 질서 확립 ▲소상공인 지원 강화 등 3대 부문으로 압축할 수 있다. 자본소득에 대한 과세 강화와 고소득층 비과세 감면 축소, 탈세가 핵심이다. 일감 몰아주기 등 대기업의 무분별한 중소기업 영역 진출방지, 불공정거래 감시 강화, 소상공인 지원 강화 등도 포함된다. →대선후보 지원은 어떻게. -당의 대선후보 선출이 8월 하순으로 예정돼 있어 그때까지는 어느 편에도 서지 않겠다. 일각에서는 당내 경선이 재미있어야 한다고들 하는데 진지하게 치르는 게 더 중요하다. 경선을 흥행성을 고려해 수준 낮은 연예프로그램처럼 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의무를 저버리는 것이다. →황우여 대표 등 당 지도부와 호흡은 잘 맞나. -더 이상 잘 맞출 수가 없을 정도다(웃음). 황 대표와는 인간적으로도 가깝다. 진영 정책위의장과도 서로 잘 통하는 사이다. →훌륭한 정책통이라는 평가와 함께 고집이 세다는 인상도 받는다. -두 가지가 모두 맞다고 본다. 옳다고 생각하면 누가 뭐래도 (생각대로) 가는 사람이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원내대표는 당 의원들의 뜻을 받들어야 되는 자리이지 제멋대로 하라는 자리는 아니다. 장세훈·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전북 시·군 재정관리 총체적 부실

    전북도 일선 시·군의 ‘도비 반환금’이 해마다 100여억원에 이르러 재정 관리가 총체적으로 부실하다고 지적된다. 23일 전북도와 도의회에 따르면 도비를 시·군에 지원했으나 집행하지 못한 채 반환되는 예산이 지난 5년간 46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로는 2008년 70억원, 2009년 80억원, 2010년 100억원, 지난해 110억원, 올해 100억원 등이다. 올해 도비 반환금은 노인생활시설 지원금 23억원, 장애인 생활시설 사업비 8억원 등 복지 관련 예산이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대부분 대상 파악 어려운 복지예산 도비를 반환하는 것은 시·군에서 추진하는 사업이 취소됐거나 변경돼 예산 지원 명분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도비 보조금 신청-지원 결정-집행에 이르기까지 재정 관리의 모든 과정에 총체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지적된다. 일선 시·군에서 사업을 계획하고 도비 지원을 요청할 때 면밀하지 못했고 도에서도 지원 예산을 확정할 때 검토를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 같은 문제점이 발생한다고 분석된다. 실제로 복지사업의 경우 지원 대상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과도하게 국비와 도비 지원을 요구했다가 정산 과정에서 예산이 남아돌아 반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김철모 도 예산과장은 “도비 반환금은 시·군에서 사업을 추진하고 남은 집행 잔액과 복지사업 예산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면서 “복지예산의 경우 지원 대상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고 변동도 많아 국비 매칭 예산으로 지원한 도비가 반환되는 사례가 많다.”고 해명했다. 그는 또 “복지부가 일방적으로 배정하는 사업비에 대해 도비를 대응 지원했으나 실제 사업 대상이 축소되는 바람에 되돌아오는 예산도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道, 재정투자사업 이력제 등 대안 제시 이에 대해 도의회 관계자는 “도비 반환금이 많은 것은 재정 관리에 전반적으로 문제점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도민들의 혈세가 낭비되지 않도록 보조금의 체계적인 관리와 성과 분석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부분 자치단체가 재정 상태가 열악해 각종 사업을 추진할 때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상황임에도 보조금이 남아 반납하는 것은 예산 운용에 심각한 문제점을 나타내는 것”이라면서 보조금 반납 시 원금과 함께 보유했던 기간에 따른 이자 납부, 재정 투자 사업 이력제 도입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사설] 호화 의원회관 걸맞게 의정 수준도 높여라

    다음 달 5일 개원하는 19대 국회가 집들이를 크게 한다. 의원 사무실용으로 활용되는 제2 의원회관이 오늘 개관한다. 의원 300명과 보좌진 2700명 등 최대 3000명이 상주하지만, 공무원 1만명이 근무하는 서울시 청사와 맞먹는 2213억원이 투입됐다. 집을 크게 지어서 그런지 개원 비용만 18대 국회의 16억원보다 3배 많은 48억원이 들어간다. 의원들이 제 돈을 들였으면 이렇게 큰 집을 지었을까 싶다. 혈세가 들어간 호화 의원회관을 지켜보는 국민의 마음은 씁쓸하다. 제2 의원회관의 개원으로 19대 의원들은 82.64㎡(25평)의 소형 아파트에서 148.76㎡(45평)의 대형 아파트로 옮겨 사는 셈이 됐다. 대형 아파트를 장만함에 따라 의원 집무실은 36.0㎡(10.9평)에서 40.6㎡(12.3평)로 넓어졌고, 비서진이 머무는 보좌관실은 35.3㎡(10.7평)에서 76.2㎡(23.1평)로 두배 이상 커졌다. 회의실(17.8㎡), 창고(2.64㎡)도 새로 마련됐다. 190명의 의원들이 이곳에 입주하고 나머지 110명은 구의원회관을 사용한다. 리모델링이 끝나면 구의원회관의 의원 사무실 면적은 165.29㎡에 이르러 그들이 평소 목이 터지게 외치던 장관 집무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의원들의 호사와 낭비벽, 특권의식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국회는 경치 좋은 강원도 고성에 500억원을 들여 의정연수원을 짓고 있다. 기존의 의원연수원이 지방 의원들의 연수에까지 이용되고 헌정회도 사용해 비좁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강의실 외에 수영장, 체력단련실도 갖춘다고 하니 연수시설이라기보다는 휴양시설에 가깝다. 의원들은 또 해외출국 시 출국수속 면제, KTX·선박·항공기 무료이용 등 200여 가지의 특권을 누리고 있다. 기름값이 가장 비싼 국회 앞 주유소는 주유하려는 의원들 차량으로 늘 문전성시다. 의원회관이나 의정연수원이나 되돌리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이제 의원들이 시설을 잘 활용해 의정활동의 생산성을 높여주기를 바랄 수밖에 없다. 알맹이 없는 호통만 칠 게 아니라 입법활동과 대정부 견제를 위해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줘야 한다. 정당과 정파의 이익이 아니라 국민과 국가를 위한 국회가 되도록 해야 한다는 말이다. 더 이상 후진 국회로 남는다면 국민의 혈세가 너무 아깝지 않겠는가.
  • [사설] 종북 국회의원에게 혈세로 세비줄 수 없다

    통합진보당의 구 당권파가 어제 이른바 ‘당원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통진당에는 이미 신 당권파를 중심으로 하는 혁신비상대책위원회가 구성돼 있다. 하나의 당에 두 개의 비상대책위가 구성돼 서로 다투는 상황이다. 좋게 보면 한 지붕 두 가족이지만, 비판적으로 말하면 ‘콩가루 집안’이나 다름없다. 당원비대위의 오병윤 위원장이 기자회견에서 “허위와 날조로 가공된 진상조사보고서를 폐기해 당과 당원의 치욕과 누명을 벗겠다.”고 말했다. 전 국민을 충격에 빠뜨린 총체적인 비례대표 후보 부정 및 부실 선거를 허위와 날조로 치부하는 정신 상태를 보면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어 보인다. 혁신비대위도 당의 물적·조직적 기반인 민노총의 지지를 받고 있지만 사태를 수습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통진당이 이처럼 두 개의 세력으로 나뉘어 싸우는 이유는 이미 분명하게 드러나 있다. 그 핵심 가운데 하나는 구 당권파인 이석기·김재연 비례대표 의원 당선자의 사퇴이다. 두 사람은 통진당이 4·11 국회의원 총선을 앞두고 사상 초유의 경선 부정을 저지르고, 지난 12일 열린 중앙위원회를 난장판으로 만든 과정의 핵심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혁신비대위 측은 두 사람을 포함한 경선 비례대표 후보 4명이 오늘까지 사퇴하라고 ‘최후 통첩’을 보냈다. 그러나 이·김 당선자가 사퇴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현재 벌어지는 통진당의 갈등이 단순한 당권다툼이나 계파싸움이라면 대부분의 국민은 관심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김 당선자의 국회 진입은 얘기가 다르다. 우선 두 사람의 정체에 대해 많은 국민들이 의구심을 갖고 있다. 두 사람이 그동안 해온 행동과 발언을 보면 우리의 헌법적 가치인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갖고 있는지가 매우 불투명하다. 또 무슨 수를 써서라도 두 사람을 국회에 보내려는 구 당권파의 의도도 매우 의심스럽다. 이처럼 정체성이 불투명한 인물을 국회로 보내고, 국민의 혈세로 의정활동을 지원하는 것은 용납하기 어려운 일이다. 만일 혁신비대위 측이 결국 이·김 당선자를 사퇴시키지 못한다면 통진당은 차라리 분당으로 가는 것이 옳다고 본다. 당을 쪼갠 뒤 각자가 자신의 정체성을 명확히 밝히고 국민의 심판을 받아야 할 것이다.
  • 통진, 얼마나 지원받나

    비례대표 국회의원 부정 선거로 극심한 내홍을 겪고 있는 통합진보당이 19대 국회 임기 4년 동안 182억원 이상의 혈세를 국고보조금으로 지급받을 전망이다. 진보시민사회계는 이석기·김재연 등 부정 선거 의혹에 휩싸인 구당권파 당선자들이 의원직 사퇴를 거부하며 일찌감치 의원 등록을 마친 데 대해 “진보정당이 죽든 말든 자신의 권력욕에 눈이 먼 이기주의자들”이라며 절망하는 분위기다. 현행 법상 이들은 스스로 사퇴하지 않는 한 당 차원에서 제명, 출당 조치를 해도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통진당은 19대 국회 임기 동안 경상보조금, 선거보조금 등을 합쳐 182억원을 국고보조금으로 지급받을 것으로 전해졌다. 분기마다 약 6억 5000만원의 경상보조금을, 올해 대선과 2014년 지방선거, 2016년 총선 때는 각각 26억원의 선거보조금을 별도로 지급받을 예정이다. 당장 통진당은 2분기 국고보조금 6억 6900만원을 포함해 4·11 총선 선거보조금 22억원 등 올해 들어서만 34억 2000만원을 국고를 지원받았다. 의석수가 18대 7석에서 19대 13석으로 두 배가량 늘면서 국고지원금도 늘었다. 올 하반기에는 39억원을 지급받을 예정이다. 올해 유권자 한 명당 910원을 부담한다는 게 선관위 측의 설명이다. 국고보조금과는 별도로 일반 개인이 선관위에 기부한 기탁금도 매 분기 정당별로 배분하는데, 지난해 4분기 통진당은 기탁금으로 5억 2600만원을 받았다. 이에 대해 부당한 방법으로 의원직에 선출된 경우 국고보조금을 제한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 그러나 현재 정치자금법에는 이를 제재할 마땅한 규정이 없는 상태다. 정태호 경희대 교수는 “당내 민주주의 원칙에 위반해 선거를 치른 사람들이 국회의원이 됐을 때 국고보조금을 규제, 반환, 감액하는 등의 규정은 없다.”고 말했다. 감액 규정(29조)은 국고보조금을 지급받은 정당이 회계에서 누락, 은폐 시에만 2배를 감액한다고 돼 있을 뿐이다. 의원직 사퇴를 거부하는 당권파 당선자들의 의원 유지 활동에 필요한 월급 및 차량 지원비 등을 합치면 국고 지원 규모는 더욱 늘어난다. 한편 통진당 비상대책위의 경쟁부문 비례대표 후보 전원 사퇴가 관철되더라도 이를 승계할 나머지 후보들의 전력도 여전히 논란이 될 전망이다. 이석기·김재연 당선자를 비롯해 경쟁부문 비례대표 후보 14명이 전원 사퇴할 경우 ‘가카 빅엿’으로 이명박 대통령을 조롱했던 서기호(14번) 전 판사와 간첩 논란으로 장기간 복역했던 강종헌(18번) 한국문제연구소 대표 등이 의원직을 승계하게 된다. 강주리·송수연기자 jurik@seoul.co.kr
  • [사설] 19대 국회 첫 작품이 제 밥그릇 늘리기인가

    현행 18개(상설 특위 포함)인 국회 상임위원회를 많으면 6개나 더 늘리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가 며칠 전 공론화했다. 의정활동의 효율성 제고로 포장하고 있지만, 여야가 나눠먹을 자리를 늘리려는 속내가 훤히 읽혀진다. 19대 국회의 문을 열기도 전에 제 밥그릇부터 늘리려는 꼼수를 부려서야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겠는가. 상임위 1개가 늘면 연간 예산이 3억원으로, 임기 4년간 12억원이 더 소요된다. 6개 상임위를 증설하면 19대 국회 임기 내 총 72억원의 혈세를 쏟아부어야 하는데 이마저도 상임위 직원들의 인건비는 감안하지 않은 액수다. 그렇잖아도 민생 현안조차 외면하며 정쟁만 일삼는 통에 의원 정수를 줄여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하는 상황이다. 상임위 증설은 어떤 구실을 내세우더라도 염치 없는 발상이다. 당장엔 새누리당이 여론의 눈치를 보는지 부정적 반응을 내놓고 있지만, 언제 짬짜미에 나설지 사뭇 걱정스럽다. 19대 총선 직전 선거구 획정 협상에서 여야는 위헌 논란에도 불구하고 의원 정수를 300명으로 꽉 채운 전력이 있다. 그럼에도 못된 송아지 엉덩이에 뿔난 격인가. 비례대표 경선 부정 파문에 휩싸인 통합진보당까지 원내 교섭단체도 아니면서 상임위원장 1석 배정을 요구하고 있다고 한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에서 방송통신위를 떼어내는 방식을 예시하며 의정의 효율을 높이는 차원임을 부각하려 했다. 하지만 상임위를 쪼개 위원장을 여럿 늘린다고 생산성이 높아질리는 만무하다. 민주적 토론과 합리적 절충, 당리당략보다 국리민복을 앞세우는 문화부터 제대로 정착시키지 않으면 괜히 싸움터만 더 만드는 꼴이다. 국회 운영방식을 개혁하려면 민생법안 처리가 당략적 쟁점 현안에 발목이 잡히지 않도록 하는 쪽으로 대안을 찾아야 한다. 그런 맥락에서 민주당 내에서도 “상임위를 늘릴 게 아니라 소위원회를 강화해야 한다.”(원혜영 전 원내대표)는 등 양식 있는 대안이 나오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처럼 관장 범위가 커서 문제라면 ‘문화소위’ ‘방통소위’ ‘체육소위’ 등으로 나눠 밀도 있는 심의를 하면 된다. 민주당은 다선 의원들에게 자리를 챙겨 주려는 불순한 저의가 아니라면 상임위를 증설하려는 꿍꿍이를 당장 철회하기 바란다.
  • 문도 열기 전 ‘자리’부터 만드는 19대

    여야가 현행 18개인 국회 상임위원회 수를 대폭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다음 달 1일 19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벌써부터 제 밥그릇부터 챙긴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15일 여야에 따르면 두 곳 이상의 정부부처를 관할하는 상임위를 분할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초점은 외교통상통일위(외교통상+통일)와 환경노동위(환경+노동), 교육과학기술위(교육+과학기술) 등에 맞춰져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박지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는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와 정무위를 둘로 나누는 방안을 새누리당에 제안했다. 박 원내대표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19대 국회에서 문방위를 문화체육관광위와 방송통신위로 구분, 위원회를 분리·신설하는 방안을 여당에 제안할 것”이라면서 “정무위도 경제 부문과 비경제 부문으로 나누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차기 정부 조직개편과 맞물려 18대 국회 때 사라진 해양수산위를 다시 부활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럴 경우 상임위는 지금보다 최대 6개까지 늘어날 수도 있다. 다만 새누리당 김기현 원내수석부대표는 “전혀 그런 내용을 협의하거나 검토한 적 없다.”고 선을 그었다.그러나 향후 여야 협상 과정에서 ‘상임위 쪼개기’가 일부 현실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여야의 상임위원장직 나눠 먹기라는 비판이 거세질 전망이다. 상임위 하나를 늘릴 경우 직원 인건비를 제외하더라도 위원장 업무추진비 등으로 임기인 4년 동안 12억원의 혈세가 추가로 투입돼야 한다. 최대 6개까지 늘어난다면 72억원의 예산이 추가되는 셈이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사설] 점점 비리백화점으로 변해가는 어린이집

    어린이집이 ‘비리 백화점’이 되고 있다. 전국 어린이집 200여곳이 비리를 저질렀다가 당국에 적발됐다. 영어 등을 가르쳐주는 특별활동 업체로부터 억대의 리베이트를 받는가 하면, 유아와 보육 교사의 숫자를 뻥튀기해 국가보조금을 챙겼다고 한다. 부모들이 낸 돈과 국민의 혈세가 어린이집 원장 호주머니로 들어갔다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인건비를 지원받는 서울형 어린이집 94곳도 적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비리 행태도 갈수록 요지경이다. 유아와 교사들의 숫자를 부풀리는 것은 규모의 차이일 뿐 다반사다. 관행으로 굳어질까 걱정될 정도다. 어떤 어린이집 원장은 영수증을 꾸며 매달 100만원어치씩 자신의 승용차에 휘발유를 넣고, 원아들이 먹지도 않은 우유값을 챙기기도 했다. 심지어 주말에 10만원어치 고기를 사다가 집에서 구워먹고 급식에 쓴 것처럼 서류를 조작한 경우도 있다. 드러나지 않아서 그렇지 교구를 살 때 간이영수증으로 액수를 키우고, 정규 보육교사 대신 파트타임 교사를 써 인건비를 빼돌리기도 한다고 한다. 나랏돈을 지원 받아 보육의 질을 높일 생각은 하지 않고 저마다 뒷돈 챙기기에 바빴던 것이다. 다른 곳도 아닌 교육의 현장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니 과연 부모들이 아이들을 믿고 맡길 수 있겠는가. 정부나 지자체가 보육료를 지원하면서 그 돈이 제대로 쓰이는지 관리·감독을 못하면 언제든지 이런 일은 일어날 수 있다. 벌써 지난 3월 무상보육을 실시한 이후 두 달 만에 어린이집이 30%나 증가했다고 한다. 돈이 된다고 하니 너도나도 뛰어드는 ‘수익형 비즈니스’로 떠오른 것이다. 권리금을 붙여 사고팔기도 한다고 한다. 앞으로 어린이집에 대한 현장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감시체계를 상시화해야 한다. 나랏돈을 쌈지돈처럼 쓰는 악덕 어린이집과 원장에 대해서는 엄벌에 처하는 것은 물론 실명 공개도 필요하다고 본다.
  • 보육교사 허위 신고해 딴 주머니 유아 식자재는 원장 가족 입으로

    보육교사 허위 신고해 딴 주머니 유아 식자재는 원장 가족 입으로

    #1 충북의 한 민간어린이집 원장은 지난해 8월 고용하지도 않은 보육교사 2명을 당국에 허위로 신고하고 7개월간 근무한 것처럼 꾸며 처우개선비 288만원을 받아 가로챘다. 또 이들에게 급여를 지급한 것처럼 서류를 꾸며 매달 200여만원씩 총 1300여만원을 챙겼다. #2 서울 강서구 화곡동의 어린이집 원장 김모(75·여)씨는 2010년 4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학부모들로부터 영어·체육 등 특별활동비를 2~3배 부풀려 받은 뒤 특별활동 업체로부터 1억 1000여만원을 차명계좌로 되돌려 받았다. 전국 어린이집 곳곳이 보조금 부정 수령, 특별활동비 부풀리기 등 각종 비리를 자행했다가 덜미가 잡혔다. 어린이집을 믿고 자녀를 맡긴 부모들이 피땀 흘려 번 돈과 국민의 혈세가 이들 어린이집 원장의 주머니로 들어간 셈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25일부터 지난 8일까지 전국 어린이집 500곳을 대상으로 지자체와 함께 합동점검을 실시해 39개 어린이집에서 48건의 위반 사항을 적발했다고 14일 밝혔다. 적발된 주요 사항은 ▲보육교직원을 허위 등록하는 등의 방법으로 보조금 부정 수령 ▲유통기한이 지난 식자재를 보관하는 등 급식·간식 관련 규정 위반 ▲운영비를 원장의 사적 용도로 지출하는 등 회계 관련 규정 위반 ▲통학차량 미신고 등 운영기준 위반 등이었다. 광주의 한 어린이집 원장은 지난해 1월부터 올 4월까지 한 달에 2~3번, 한 번에 10여만원씩 고기 등 각종 식자재 400여만원어치를 어린이집 운영비로 구입했다. 원장은 그러나 이 식자재를 어린이를 위해 사용하지 않았다. 식자재를 자신의 집으로 가져가 가족들이 함께 먹어 치웠다. 보조금을 가족 식비로 전용한 셈이다. 이런 가운데 서울 양천경찰서는 학부모들로부터 특별활동비를 실제 비용보다 부풀려 걷은 뒤 특별활동 업체로부터 이 가운데 일부를 되돌려 받거나 보육교사와 아동을 허위로 등록한 뒤 정부와 지자체로부터 보조금을 받아 챙긴 서울·인천·경기 지역 어린이집 181곳을 적발해 김씨 등 46명을 영유아보육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2010년 4월부터 최근까지 이들 어린이집이 특별활동비를 부풀려 받아 챙긴 차액만 16억여원에 달했고, 이 중 9곳은 각종 수법을 총동원해 8000여만원의 보조금을 부정 수령하기도 했다. 적발된 어린이집 181곳 중에는 정부와 지자체로부터 인건비 보조를 받는 서울형어린이집 94곳이 포함돼 있었다. 경찰에 따르면 서울 양천구 신월동의 한 어린이집 원장은2010년 5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소속 아동 140여명의 절반인 70명분의 우유만 구매하고도 140명분을 납품받은 것처럼 허위 청구서를 제출하도록 해 1200여만원의 차액을 받아 챙기기도 했다. 이에 대해 복지부 관계자는 “적발된 어린이집에 대해서는 보조금 환수와 운영정지, 폐쇄 등 행정처분을 내리는 한편 경찰에 형사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소라·신진호기자 sora@seoul.co.kr
  • [감사원 지방행정 감사결과] 지자체 비리에 국민 세금만 줄줄

    [감사원 지방행정 감사결과] 지자체 비리에 국민 세금만 줄줄

    건설공사 계약 과정에서 특정업체에 수백억원이나 더 퍼주고 수천만원짜리 해외여행 향응을 받은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이 덜미를 잡혔다. 주민들의 혈세는 그야말로 ‘눈먼 돈’이었다. 감사원은 지난해 11~12월 경기 용인시 등 전국 9개 시·군·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지방행정 취약 분야 비리점검’ 결과를 14일 공개했다. 감사 결과 공사계약, 인허가 등의 과정에서 크고 작은 특혜를 준 대가로 향응을 받은 비리가 곳곳에 만연했다. 특히 공사비나 자문료를 과다지급한 뒤 해외여행 향응을 받는 간 큰 짬짜미 사례들이 여럿 적발됐다. ●지방의원 친인척에 ‘특혜 허가’ 경전철 비리로 시끄러운 용인시가 또 걸렸다. 2008년 시는 사업비 1300억여원을 투입한 주민편익시설 설치사업을 진행하면서 경쟁입찰을 실시해야 하는데도 A업체와 수의계약했다. 지방계약법 시행령에는 300억원 이상의 공사는 최저가 방식 경쟁입찰을 하도록 돼 있다. 해당 업체에 실제 공사비보다 무려 284억원을 더 퍼주기도 했다. 감사원은 “100억원이 넘는 사업은 조달청의 원가검토를 받아야 하는데도 이를 어겼고 이후 조달청 계산 결과 284억원이 과다계상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감사원은 전 시장과 해외여행 향응을 받은 담당자 등 3명에 대한 자료를 수사기관에 넘겼다. 전남 나주시에서도 자문료를 십수억원이나 더 퍼준 대가로 해외여행 답례를 받은 사례가 들통났다. 투자유치업무 담당자 B팀장은 지난해 도시개발사업 자금조달을 위한 자문용역을 주면서 통상 기준액보다 최대 12억 5000만원이나 과다지급하는 특혜를 줬다. 몇달 뒤 B팀장은 3박4일간 업체가 보내준 해외여행을 다녀왔다. 지방의원 친인척들에게 ‘묻지마 특혜’를 주는 고질병폐도 없을 리 없었다. 경남 함안군 농업기술센터 직원 3명은 토석 채취 허가기준을 위반한 업자에게 전 의회 의장의 여동생이라는 이유로 허가를 계속 연장해 줬다. 감사원은 “5차례에 걸쳐 변경 허가 및 신고를 부당하게 수리한 결과 토사유실로 재해위험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경기 양주시는 공개경쟁이나 특별임용 방식으로 뽑아야 하는 보건진료소장 자리에 청탁인사를 앉혔다. 청탁을 받은 시 인사 담당자 2명은 하남시 보건간호 6급을 전입시켜 그가 보건진료소장에 임명될 수 있도록 꼼수를 부렸다. ●공개경쟁 어기고 청탁인사 지역 토착 비리의 온상으로 지목돼 온 건설공사 계약 현장에서는 짜고 치는 고스톱이 거의 ‘상식’으로 통했다. 이날 감사원이 함께 공개한 ‘지방건설공사 계약제도 운용 실태’에 따르면 전남 무안군의 C사업소장 등 3명은 24억여원짜리 시설공사를 진행하면서 무자격자인 D복지회에 수의계약 특혜를 줬다. 이후 계약자 부적격 문제가 불거졌는데도 이들은 자격을 갖춘 업체를 끌어들여 처음부터 합법적인 공동계약을 진행한 것처럼 속였다. 이와 엇비슷한 계약 비리는 부산·인천시, 경기 부천시, 성남시 분당구, 용인시 기흥구, 전남 신안군 등 감사 대상 기관 대부분에서 적발됐다. 감사원은 49건의 건설 비리를 적발, 18명에 대해 파면 등 징계를 요구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사설] 통진당 국민 눈높이에 맞춘 결론을 내라

    비례대표 부정 경선 파문에 휘말린 통합진보당이 갈수록 깊은 수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그제 조준호 진상조사위원장은 부정 선거 증거를 추가 공개했다. 하지만 당권파 이정희 공동대표는 외려 손해배상 소송 위협으로 맞섰다. 국민 여론은 물론, 당 안팎 진보진영의 고언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오로지 당권파 몫 비례대표를 사수하려는 태도로 비쳐진다. 그제 열린 통진당 전국운영위에서 비당권파는 문제가 되고 있는 비례대표와 당 지도부 전원 사퇴를 전제로 한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제안했다. 반면 이 공동대표는 진상보고서가 잘못됐다며 법적 대응 방침으로 맞받아쳤다. 이 과정에서 황당한 논리가 총동원됐다. 주민등록번호 뒷자리가 같은 투표용지가 다수 발견돼 유령투표 의혹이 일자 그는 “동일지역 출생신고자의 경우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강변했다. 하지만 주민번호가 일치하는 사람들이 한데 모여 동일 IP로 투표할 가능성은 마른 하늘에서 벼락이 칠 확률보다 높지 않다는 게 상식이다. 주민번호 뒷자리 2000000에 대해서도 유럽에 거주하던 당원이라고 둘러댔지만 궁색하긴 마찬가지다. 현행 정당법에는 외국인은 당원이 될 수 없다. 지엽말단적이거나 괴이한 논리로 부정 선거라는 본질을 가리려 한다는 비판을 받아도 할 말이 없을 정도다. 이러니 “끝까지 지저분하게 군다.”(진중권 동양대 교수), “더 이상 망가지지 말라.”(김세균 서울대 교수)는 등 같은 진보진영에서조차 혀를 내두르고 있지 않은가. 오늘 열리는 중앙위는 통진당이 부정 경선 파문을 수습할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 당권파가 배후 실세라는 관측을 낳고 있는 이석기 비례대표를 보호하기 위해서 온갖 꼼수를 동원하는 동안 당 지지도는 이미 반토막나다시피 했다. 혹여 당권파 측이 전 당원 투표를 내세워 19대 국회의원의 임기가 시작되는 5월 30일까지만 버티면 된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국민의 상식과 어긋나는 그런 선택은 진보진영의 앞길을 막는 퇴영일 뿐이다. 당권파는 1인당 연간 약 6억원의 국민 혈세로 유지되는 비례대표 의석을 한낱 전리품으로 여겨선 안 된다. 국민의 눈높이에서 수습책을 강구하기 바란다.
  • [사설] 산골에 혈세 내다버린 책임 물어야 한다

    산림청이 전국에 만든 생태마을이 제 기능을 못하면서 국민의 혈세만 낭비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올 2~3월 비교적 최근에 건립된 전국 16곳의 생태마을을 표본 조사한 결과 10곳은 관광객 유치에 실패해 사실상 적자를 내고 있었고, 6곳은 적자를 감당하지 못해 펜션과 부대시설을 방치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산림청은 1997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300억~400억원씩 모두 3300여억원을 들여 전국에 생태마을 270곳을 조성했다. 이처럼 생태마을이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은 관리·감독 주체와 정책적 지원 창구가 다른 데다, 소득원 창출을 위한 사전 조사 등이 철저하게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생태마을의 관리·감독은 지방자치단체가 맡는 반면 정책적인 지원은 산림청 등에서 해왔다. 그러다 보니 효율적인 운영이 되지 못하고 적자만 늘어났다. 당초 생태마을 조성이 일자리 창출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된 측면도 없지 않아 소득원 확보 노력은 미흡할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 2009년 이후 각 부처가 주먹구구식으로 운영하던 각종 산촌 민박사업, 농어촌 민박사업, 오지 개발 등 생태마을과 관련된 예산 지원이 국가균형발전특별법의 특별회계에 따라 농림수산식품부로 일원화돼 다행스럽다고 하겠다. 그럼에도 정책적 지원을 관리·감독과 연계해 효율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산촌 생태마을의 경우에는 관광객이 적은 만큼 연중 유치할 수 있게 가공식품 및 특산물 판매, 문화재와 연계한 관광코스 개발 등에 관심을 쏟아야 한다. 해당 부처와 관할 지자체는 열심히 잘해 성과를 내는 곳에는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운영이 부실하고 적자를 면치 못하는 곳은 불이익을 주는 등 차등화해야 한다. 그런 맥락에서 이번에 드러난 문제점을 분석해 혈세 낭비자에게는 엄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 올랑드 “내 급여부터 30% 깎을 것”

    올랑드 “내 급여부터 30% 깎을 것”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당선인이 엘리제궁(대통령 집무실)에서 가장 먼저 서명하는 안건은 ‘대통령 임금 삭감안’일 것으로 보인다. ‘무슈 노르말’(평범한 남자)로 불리는 올랑드는 대선 유세 기간 자신의 급여부터 깎아 모범을 보이겠다고 공약하면서 ‘서민 배려, 부자 희생’을 강조해왔다. 올랑드 측의 피에르 모스코비치 선거본부장은 8일(현지시간) 현지 TV에 출연해 “대통령·장관 급여 30% 삭감안을 15일 취임식 직후 대통령령으로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휘발유 가격 동결, 빈곤층에 대한 학교 보조금 인상, 41년 이상 근속 직장인의 60세 은퇴 허용 등도 바로 실시하겠다고 덧붙였다. 올랑드가 유세 때 대통령의 임금 삭감을 약속한 대로 급여가 30% 삭감되면 매달 1만 3000유로(약 1900만원)를 받게 된다. 올랑드 당선인은 ‘자진 연봉 삭감’으로 전임자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과 대조되는 이미지를 만들려는 듯 보인다. 사르코지는 사치스러운 생활로 악명 높았다. 5년 전 대통령 취임 뒤 자신의 연봉을 무려 170%나 올렸다. 또 고급 롤렉스 시계를 찼고 엘리제궁 차고에 차량 121대를 보유 중이라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국가 재정을 튼튼하게 한다며 국민에게는 허리띠를 졸라맬 것을 강요하면서 정작 대통령은 혈세를 펑펑 쓰고 있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올랑드는 재정 건전성 확보를 위해 ‘지출 삭감’을 택했던 사르코지와 달리 ‘증세’ 카드를 빼 들겠다고 약속했다. 연간 100만 유로 이상을 버는 고소득자에게 최대 75%의 세금을 물릴 계획이다. 또 대기업 법인세는 올리고 중소기업 법인세는 삭감하는 등 부유층에 더 많은 세금을 거두려 한다. ‘프랑스 갑부들이 집단적으로 이민을 떠날 기미가 보인다.’는 보도가 끊이지 않을 정도로 부유층의 불만이 높다. 이 때문에 올랑드는 선제적 자기 희생을 통해 여론전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듯하다. 올랑드 당선인은 푸근한 외모와 소탈한 이미지 덕에 민심을 얻었다. 의원 시절 스쿠터를 타고 곧잘 출근하던 그는 “엘리제궁에도 스쿠터를 타고 가면 안 되느냐.”고 측근들에게 물었다는 후문이 있다. 이런 평범한 이미지와는 달리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 국립행정학교(ENA)와 파리정치대학(IEP) 등을 졸업하며 엘리트 코스를 밟아왔다. 유대근기자 dyhnamic@seoul.co.kr
  • [사설] 의원들 임기말 외유 정말로 공무인가

    임기를 불과 20일 남긴 18대 국회의원들이 상임위원회별로 줄줄이 해외 시찰에 나서고 있다. 시찰단 상당수는 4·11 총선에서 낙천됐거나 낙선·불출마한 의원들이라고 한다. 외국의 재정·국방 정책 시찰, 재외국민 투표 실태 파악 등이 목적이라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믿는 국민은 별로 없다. 공무라는 간판을 내걸었지만 단순 외유에 지나지 않으며, 낙천·낙선 인사의 위로여행 성격이 짙다. 서민은 팍팍한 살림살이에 고통의 깊이가 더해 가는데 혈세로 끝까지 호사를 누리겠다는 것인가. 이 같은 행태에 국민이 분노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4년마다 되풀이되는 ‘후안무치’를 언제까지 지켜봐야만 하는가. 해머와 공중부양, 최루탄으로 얼룩진 18대 국회는 헌정사상 가장 형편없는 국회로 평가받고 있다. ‘폐장’을 앞두고 지난 4년을 깊이 반성해도 부족할 마당에 동부인하고 앞다퉈 외유를 떠나는 이들이 정녕 우리 국민의 손으로 뽑은 대표가 맞는지 의심스럽다. 이들이 쓰는 돈은 자기 주머니에서 나온 게 아니다. 행안위 소속 여야 의원 3명은 재외국민 투표 실태를 파악하겠다며 어제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순방길에 올랐다. 이들은 모두 19대 총선 낙천 및 불출마 인사들이다. 정말로 공무를 보기 위함인가. 예결위는 재정이 파탄난 스페인에서 어떤 재정정책을 살핀 건지, 국방위는 누가 봐도 관광코스인 오스트리아·폴란드·스위스를 돌며 과연 어떤 국방정책을 파악했는지 국민 앞에 소상히 설명해야 한다. 그래야만 국민의 대표가 하라는 일은 제대로 하지도 못한 채 마지막 순간까지 국민의 혈세만 축냈다는 비판을 조금이라도 피해 갈 수 있다. 이달 말부터 임기가 시작되는 19대 국회에서는 더 이상 이런 구태가 반복돼서는 안 될 것이다. 그동안 국회의원의 해외시찰은 대부분 상세 일정이 누락돼 해외여행이 아니냐는 의심을 샀다. 해외 시찰이 단순한 해외여행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상세 일정과 예산 사용 내역, 구체적 활동 내용 등이 시간대별로 기록된 시찰 결과보고서를 작성해 국민 앞에 낱낱이 밝혀야 한다. 국민도 혈세를 쌈짓돈쯤으로 여기는 국회의원은 똑똑히 기억해 설사 다시 출마하더라도 결코 표를 줘서는 안 될 것이다.
  • [사설] 민주질서 거스르는 정당 견제 필요하다

    통합진보당의 비례대표 경선 부정 파문이 제동장치마저 풀린 채 나락으로 굴러가고 있다. 어제 당권파 이정희 공동대표가 비당권파 측이 제시한 ‘대표단과 경선 비례대표 후보 총사퇴’수습책을 공식 거부하면서다. 진보당 지지층조차 선거 부정에 실망감을 쏟아내고 있는데도 당권파는 비례대표 2·3번 당선자를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한 것이다. 정파적 이익에 매달려 민주주의의 근간을 부인하는 꼴이다. 이정희 공동대표는 ‘진상조사보고서 검증을 위한 공청회’를 제안했다. 당권파도 인정한 진상조사위에서 드러난 진상마저 거부하면서 버티기에 들어간 형국이다. 민주사회에서는 어떤 정치적 결사체도 국민의 비판과 감시에서 예외일 수 없다. 무오류의 리더십은 파시즘이나 공산주의 1당독재체제에서나 통용되는 주장이 아닌가. 어느 정당이든 큰 실수를 할 수 있지만, 사후에라도 자정능력을 보여줘야 한다는 뜻이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진보당의 진짜 위기는 선거 부정 자체보다 자정능력마저 상실하고 있다는 사실일 것이다. 이번 경선 부정 파문은 유시민 공동대표 말마따나 외부의 공격 탓이 아니라 진보당이 자초한 일이다. 그럼에도 당권파는 “국민보다 당원이 우위”라는 식의 억지논리로 내부의 문제점을 호도하려는 자세다. 이러니 지지세력의 입에서조차 “소름이 끼친다.”는 절망의 탄식이 터져나왔을 게다. 정당법 제2조는 정당을 ‘공직선거 후보를 추천·지지함으로써 국민의 정치적 의사 형성에 참여하는 조직’으로 규정하고 있다. 민주적 경쟁체제를 원천적으로 무력화시키는 선거 부정은 정당이 저지를 수 있는 가장 큰 죄악인 셈이다. 시민단체도 아닌, 헌법과 법령상의 보호를 받는 공당이 선거 부정을 당 내부 문제로 치부하며 면책을 요구한다면 어느 국민이 납득할 수 있겠는가. 헌법기관인 국회의원 1명을 유지하려면 연간 약 6억원의 예산이 소요된다. 진보당은 현 의석대로라면 연간 60억원의 정당 지원금을 받게 된다. 민주주의의 기본이자 존립 기반인 공정선거마저 부인하는 정당이라면 국민 혈세로 육성할 이유는 없다. 진보당이 끝내 선거 부정을 스스로 광정하지 않는다면, 정치자금법이나 선거법을 고쳐서라도 민주적 질서를 거스르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 [사설] 저축은행 계기로 서민금융체계 다시 짜라

    금융위원회가 지난해 9월 적기 시정조치 유예를 해 준 저축은행 6곳 가운데 솔로몬저축은행, 미래저축은행, 한국저축은행 등 4곳에 대해 영업정지 조치를 내렸다. 지난해 1월부터 세 차례에 걸쳐 방만·부실 저축은행에 대한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20곳이 문을 닫거나 주인이 바뀌게 됐다. 대수술 1년 5개월 만에 사실상 일단락된 것이다. 정부는 2009~2010년 부실 저축은행 정리에 5조 5000억원가량을 쓴 것 외에 지난해에만 저축은행 특별계정에서 16조원가량을 꺼내 썼다. 모두 혈세다. 문제는 골머리를 썩인 20곳을 솎아 낸다고 해서 저축은행 문제가 끝난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정부는 그동안 예금자 보호 한도 확대, 저축은행 간 인수·합병(M&A) 허용을 통한 대형화 유도, 이른바 ‘8·8클럽’을 통한 여신 확대 허용 등으로 저축은행의 체질을 기형적으로 바꿔 놓았다. 여신은 갈수록 늘어나는데 이를 굴릴 데가 없다 보니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에 뛰어들었다가 부동산 경기 침체로 철퇴를 맞고 구조조정 대상이 되고 만 것이다. 그래서 구조적으로 취약한 자산 건전성 제고, 대형화 유도 자제, 대주주 횡포를 막기 위한 지배구조 개선 등이 앞으로의 과제다. 더 중요한 건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정부가 서민금융 체계를 다시 짜야 한다는 점이다. 저축은행이 그동안 지역밀착형 서민 금융기관으로서의 역할을 방기하고 부동산 PF 대출에 몰두하다 망가졌지만 서민과 영세업자를 지원하는 게 저축은행의 본질이라는 점을 외면해선 안 된다. 우선 옛 상호신용금고인 저축은행의 역할을 서민들의 예금만 받는 곳으로 한정할 것인지 생각해 봐야 한다. 특히 서민금융 상품으로 햇살론, 미소금융 등이 있지만 지속성을 담보할 수 없어 탄탄한 서민금융으론 보긴 어렵다. 이런 가운데 재벌 계열사들은 서민금융이란 이름으로 카드론을 들고나와 저축은행의 영역을 침범하고 있다. 그래서 저축은행이 서민금융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정부가 칸막이 역할을 제대로 해 줄 필요가 있다. 또 정부가 저축은행에 부동산 PF 대출을 하지 못하게 할 경우 누가 이 역할을 해야 할지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 부동산·건설 시장에서 마중물 역할(PF 대출)은 누군가는 해야 한다. 저축은행의 역할을 포함한 거시적인 서민금융 체계를 다시 그려야 할 때다.
  • 힘 얻는 ‘저우융캉 책임론’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重慶) 서기의 ‘조폭과의 전쟁’ 비리와 천광청(陳光誠) 인권변호사에 대한 공안들의 불법 연금 사건이 잇따라 드러나면서 사건의 불똥이 사법 업무의 최고 사령탑인 저우융캉(周永康) 중앙정법위 서기에게로 옮겨 붙고 있다. 중국 당국이 그동안 웨이원(維穩·안정유지)이란 명목으로 권력남용과 인권유린을 일삼아 온 것으로 확인된 만큼 사법 총책임자인 그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조폭과의 전쟁’ 비리와 불법 가택연금 사건 모두 웨이원이란 미명 아래 법률을 무시하고 공권력을 남용한 공통점이 있다며 저우 서기가 책임을 피할 수 없게 됐다고 미 브루킹스연구소 리청(李成) 연구원의 말을 인용해 로이터통신이 1일 보도했다. ‘조폭과의 전쟁’의 경우 조폭 소탕을 명목으로 누명을 씌워 정적을 숙청하거나 뇌물을 받고 무고한 사람을 감옥에 잡아넣기도 했던 것으로 드러난 바 있다. 천과 그 가족에 대한 불법 연금 및 구타는 권력남용 인권유린뿐만 아니라 세금의 부정 전용으로 의심되는 부정부패 문제와도 직결된다. 천광청은 지난달 27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에 대한 3가지 요구 사항’이란 제목의 동영상에서 지방정부가 자신을 연금하기 위해 쏟아붓는 혈세인 웨이원 비용만 연 6000만 위안(약 107억 3000만원)에 달한다고 폭로했다. 그가 감금된 자택은 3m 높이의 시멘트 담장과 여러 대의 폐쇄회로 TV 외에도 70명 이상의 인원이 경비를 섰는데 당국이 인당 월 100위안씩을 주고 지역 주민들까지 동원해 보초를 서게 했으며 동네에는 이 일로 먹고사는 사람들까지 생겨나면서 일명 ‘천광청 경제권’이란 말까지 나오기도 했다는 것. 천은 “일명 천광청 감시 관련 예산만 2008년 3000만 위안에서 2011년 6000만 위안으로 두 배나 뛰었는데, 국민 세금을 시각장애인 감시에 낭비한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고 성토한 바 있다. 국방비보다 많은 웨이원 비용을 쓰면서 중국 당국이 천의 탈출을 미 대사관의 통보를 받은 뒤에야 알게 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법위 본연(?)의 역할에도 구멍이 뚫렸다는 내부의 비판도 받고 있다. 상하이 퉁지(同濟)대 셰웨(謝岳) 교수는 “보시라이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저우 서기가 천광청 사건으로 심한 비판을 받고 있다.”면서 “그러나 18차 당대회를 앞두고 저우 서기가 실각한다면 정권교체에 끼치는 악영향이 더 크다는 판단이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해 저우 서기가 ‘무사’할 것임을 시사했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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