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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뜯어보기] ‘강남역 살인 사건’ 5개월, 끝나지 않은 논란

    [뉴스 뜯어보기] ‘강남역 살인 사건’ 5개월, 끝나지 않은 논란

    끔찍한 살인에도 조현병 참작 징역30년 선고수락산 살인범 등 잇단 조현병 주장…악용 가능성 우려도 ●‘강남역 살인 사건’ 재구성…“여성에게 무시당해 화가 났다” 지난 5월 17일 오전 1시 7분쯤. 서울 서초구 강남역의 한 상가건물 공용 화장실에서 20대 초반의 여성이 끔찍하게 살해됐다. 세면대 앞을 서성이던 남자는 여성이 용변을 마치고 나오자 흉기를 뒤로 숨긴 채 여성을 용변칸으로 밀어 넣었다. 여성이 다급히 휴대전화를 만지자 흉기로 한 차례 찔러 쓰러지게 한 뒤, 즉사할 때까지 흉기를 휘둘렀다. 그날의 폐쇄회로(CC) TV에는 숨진 여자친구를 발견하고 발버둥 치며 오열하는 남자친구의 모습이 담겼다. 도대체 누가, 왜… 범인은 곧 검거됐다. 그가 체포 직후 “여성에게 무시당해 화가 났다”고 진술하면서 ‘여성 혐오’ 논란과 함께 사건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세간을 충격과 공포에 빠뜨렸던 이른바 ‘강남역 살인 사건’이다. 범인은 사건이 발생한 상가 주점의 종업원으로 일하던 김모(34)씨. 눈빛이 어딘가 서늘한 느낌이 있지만 언뜻 보기엔 그저 평범한 남성 같았다. 그러나 그는 일면식도 없는 A(23·여)씨를 일말의 죄책감도 없이 잔인하게 살해했다. 수사 과정에서 그는 ‘조현병’(정신분열)을 겪어 온 것으로 나타났다. 법원과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중·고교 시절부터 ‘여자들이 내 흉을 보고 다니는 것 같다’는 망상 등으로 병원 진료를 받았고, 2009년 조현병(정신분열증) 진단을 받았다. 이후 정신병원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다 가출한 뒤 치료를 중단하면서 증세는 심해졌다. 여성들이 일부러 자신의 길을 가로막거나 어깨를 치고 간다는 등 피해 망상이었다. 검찰 조사에서 그는 살해 동기에 대해 다소 황당한 주장을 내놨다. 지난 5월 15일 공터에서 담배를 피던 중 젊은 여성이 담배 꽁초를 자신의 발등 위에 던져, 이를 계기로 여성을 살해하기로 결심했다는 것이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조사 중에도 반성하는 태도를 전혀 보이지 않았다. “피해자에 죄송하다”는 말을 한 적이 있지만 아무런 감정의 동요를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오히려 기사 검색 등을 통해 자신이 ‘유명인’이 된 것처럼 생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 조현병 참작, 징역 30년...‘타당한 결론이었나’ 논란 법원은 지난 14일 김씨에게 징역 30년형을 선고했다. 단일 사건에 대한 유기징역으로는 법정 최고형이었다. 그러나 ‘조현병’을 이유로 유기징역에만 그쳐 논란이 됐다. 앞서 검찰은 김씨에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당시 법정에서 A씨의 어머니는 하염 없는 눈물을 흘렸다. “우리 딸 눈도 못 감아주고 어떡해…” 그러나 김씨는 선고 전 결심 공판에서도 “자연스럽게 이뤄진 일로서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법원은 김씨가 일면식도 없는 여성을 대상으로 범행을 저질렀고, 범행 수법이 매우 잔인하며, 반성의 여지가 없고, 재범의 우려성도 있다고 봤다. 여성 혐오 논란과 관련해선, 평소 김씨가 여성보다 오히려 남성에 대한 피해의식을 갖고 있었고, 이를 상대적 ‘약자’인 여성에게 표출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김씨는 어릴 때부터 엄한 아버지 밑에서 혼이 나고 주눅들어 지내며 강제 입원을 당하기도 했다. 법원과 검찰의 판단을 종합해봤을 때, 김씨가 이번과 같은 잔인한 범행을 다시 저지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재판부도 이와 같은 입장에서 “재범의 위험성이 있는 피고인의 가석방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임을 지적해둔다”고 적시했다. 그럼에도 재판부는 “피고인의 형량을 정함에 있어 부득이 심신미약 상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조현병 때문”이라는 김씨 측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이를 놓고 여론은 들끓었다. ‘재범 위험성이 있음에도 영구 격리시키지 않는 것이 타당한지’, ‘국민의 혈세로 살인범을 치료하며 달라지길 기다려야 하는지’ 등 네티즌도 의구심을 표출했다. 잠잠했던 사형제 찬반 논란까지 제기됐다. 선고 결과에 수긍이 가지 않는다는 전문가들도 많았다. 특히 전문가들이 눈여겨 본 부분은 김씨의 ‘판별력’과 ‘계획성’이다. 김씨는 애초부터 남성은 제외하고 정확히 여성만을 범행 대상으로 지목했다. 무차별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이 아니라, 자신을 방어하기에 좀 더 쉬운 가녀린 여성을 피해자로 선택한 것이다. 미리 흉기를 준비하고 화장실에 숨어 있다가 남성들을 보내고 기다리는 치밀함도 보였다. 재판부도 “이 사건 범행이 계획적 범행이라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고 판결문에서 밝히고 있다. 그럼에도 재판부는 “계획성만으로 조현병의 영향 때문에 (범행이) 이뤄졌다는 사실을 부인하기는 어렵다”는 모호한 표현을 들어 피고 측의 주장을 수용했다. 사용한 흉기를 감추지 않은 점 등의 이유에서다. 고위 법관 출신의 한 변호사는 “판결문에 따르면 범행 당시 조현병이 발현된 상태였는지 명확하지 않고, 과거 행적이나 당시 정황에 비춰 추정하고 있다”면서 “살인과 같은 중대 범죄에 있어 심신미약 상태를 판단할 때에는 매우 엄격한 팩트 판단이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 “나도 조현병 환자에요”…‘조현병’ 악용하는 범죄자들 물론 김씨와 같이 정신질환으로 살인에까지 이르는 경우는 극히 드문 일이다. 의료계 등에선 조현병 환자들을 치료의 대상이 아닌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할 위험성을 지적하기도 한다. 그러나 일각에선 심신미약에 대한 폭 넓은 정상참작이 좋지 않은 선례를 남길 수 있다는 또 다른 이유를 제기한다. 주취 감경과 마찬가지로 범죄자들의 ‘방패막이’로 악용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최근 각종 사건·사고에서 검거된 범인들이 수사기관이나 법정에서 “나는 조현병 환자”라고 주장하는 경우들을 종종 보게 된다. ‘수락산 살인범’ 김학봉(61)씨가 대표적이다. 수락산에서 60대 여성 등산객을 살해한 그는 줄곧 자신이 환청과 망상으로 조현병 증세를 앓았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그러나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최근 대통령 암살 계획이 있다고 청와대에 전화를 건 50대 남성 역시 조현병을 주장하고 있다. 익명을 요한 한 법무법인 변호사는 “우울증 약을 복용한 전력이 있거나 정신과 진료를 받은 기록 등이 있으면 이를 근거로 의뢰인에게 정신질환을 주장하도록 하는 변호사들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정신질환이 법적 처벌을 최소화하는 전략적 수단으로 이용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승재현 형사정책연구원 박사는 “범행 당시 범인이 정신질환으로 인해 의사결정 능력 및 사물판단 능력이 미약함이 명확해야 한다”며 “과거의 병력 등을 바탕으로 ‘가능성’에 의해 심신미약 감경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승 박사는 “무고한 생명을 앗아가는 범죄에 대해서만큼은 관대한 판단을 해선 안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건에 “만족한다”던 김씨는 30년이 지난 뒤 과연 달라질 수 있을까.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뉴스 뜯어보기] ‘강남역 살인 사건’ 5개월, 끝나지 않은 논란

    [뉴스 뜯어보기] ‘강남역 살인 사건’ 5개월, 끝나지 않은 논란

    끔찍한 살인에도 조현병 참작 징역30년 선고 수락산 살인범 등 잇단 조현병 주장…악용 가능성 우려도 ●‘강남역 살인 사건’ 재구성…“여성에게 무시당해 화가 났다”지난 5월 17일 오전 1시 7분쯤. 서울 서초구 강남역의 한 상가건물 공용 화장실에서 20대 초반의 여성이 끔찍하게 살해됐다. 세면대 앞을 서성이던 남자는 여성이 용변을 마치고 나오자 흉기를 뒤로 숨긴 채 여성을 용변칸으로 밀어 넣었다. 여성이 다급히 휴대전화를 만지자 흉기로 한 차례 찔러 쓰러지게 한 뒤, 즉사할 때까지 흉기를 휘둘렀다. 그날의 폐쇄회로(CC) TV에는 숨진 여자친구를 발견하고 발버둥 치며 오열하는 남자친구의 모습이 담겼다. 도대체 누가, 왜… 범인은 곧 검거됐다. 그가 체포 직후 “여성에게 무시당해 화가 났다”고 진술하면서 ‘여성 혐오’ 논란과 함께 사건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세간을 충격과 공포에 빠뜨렸던 이른바 ‘강남역 살인 사건’이다. 범인은 사건이 발생한 상가 주점의 종업원으로 일하던 김모(34)씨. 눈빛이 어딘가 서늘한 느낌이 있지만 언뜻 보기엔 그저 평범한 남성 같았다. 그러나 그는 일면식도 없는 A(23·여)씨를 일말의 죄책감도 없이 잔인하게 살해했다. 수사 과정에서 그는 ‘조현병’(정신분열)을 겪어 온 것으로 나타났다. 법원과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중·고교 시절부터 ‘여자들이 내 흉을 보고 다니는 것 같다’는 망상 등으로 병원 진료를 받았고, 2009년 조현병(정신분열증) 진단을 받았다. 이후 정신병원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다 가출한 뒤 치료를 중단하면서 증세는 심해졌다. 여성들이 일부러 자신의 길을 가로막거나 어깨를 치고 간다는 등 피해 망상이었다. 검찰 조사에서 그는 살해 동기에 대해 다소 황당한 주장을 내놨다. 지난 5월 15일 공터에서 담배를 피던 중 젊은 여성이 담배 꽁초를 자신의 발등 위에 던져, 이를 계기로 여성을 살해하기로 결심했다는 것이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조사 중에도 반성하는 태도를 전혀 보이지 않았다. “피해자에 죄송하다”는 말을 한 적이 있지만 아무런 감정의 동요를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오히려 기사 검색 등을 통해 자신이 ‘유명인’이 된 것처럼 생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 조현병 참작, 징역 30년...‘타당한 결론이었나’ 논란 법원은 지난 14일 김씨에게 징역 30년형을 선고했다. 단일 사건에 대한 유기징역으로는 법정 최고형이었다. 그러나 ‘조현병’을 이유로 유기징역에만 그쳐 논란이 됐다. 앞서 검찰은 김씨에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당시 법정에서 A씨의 어머니는 하염 없는 눈물을 흘렸다. “우리 딸 눈도 못 감아주고 어떡해…” 그러나 김씨는 선고 전 결심 공판에서도 “자연스럽게 이뤄진 일로서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법원은 김씨가 일면식도 없는 여성을 대상으로 범행을 저질렀고, 범행 수법이 매우 잔인하며, 반성의 여지가 없고, 재범의 우려성도 있다고 봤다. 여성 혐오 논란과 관련해선, 평소 김씨가 여성보다 오히려 남성에 대한 피해의식을 갖고 있었고, 이를 상대적 ‘약자’인 여성에게 표출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김씨는 어릴 때부터 엄한 아버지 밑에서 혼이 나고 주눅들어 지내며 강제 입원을 당하기도 했다. 법원과 검찰의 판단을 종합해봤을 때, 김씨가 이번과 같은 잔인한 범행을 다시 저지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재판부도 이와 같은 입장에서 “재범의 위험성이 있는 피고인의 가석방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임을 지적해둔다”고 적시했다. 그럼에도 재판부는 “피고인의 형량을 정함에 있어 부득이 심신미약 상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조현병 때문”이라는 김씨 측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이를 놓고 여론은 들끓었다. ‘재범 위험성이 있음에도 영구 격리시키지 않는 것이 타당한지’, ‘국민의 혈세로 살인범을 치료하며 달라지길 기다려야 하는지’ 등 네티즌도 의구심을 표출했다. 잠잠했던 사형제 찬반 논란까지 제기됐다. 선고 결과에 수긍이 가지 않는다는 전문가들도 많았다. 특히 전문가들이 눈여겨 본 부분은 김씨의 ‘판별력’과 ‘계획성’이다. 김씨는 애초부터 남성은 제외하고 정확히 여성만을 범행 대상으로 지목했다. 무차별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이 아니라, 자신을 방어하기에 좀 더 쉬운 가녀린 여성을 피해자로 선택한 것이다. 미리 흉기를 준비하고 화장실에 숨어 있다가 남성들을 보내고 기다리는 치밀함도 보였다. 재판부도 “이 사건 범행이 계획적 범행이라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고 판결문에서 밝히고 있다. 그럼에도 재판부는 “계획성만으로 조현병의 영향 때문에 (범행이) 이뤄졌다는 사실을 부인하기는 어렵다”는 모호한 표현을 들어 피고 측의 주장을 수용했다. 사용한 흉기를 감추지 않은 점 등의 이유에서다. 고위 법관 출신의 한 변호사는 “판결문에 따르면 범행 당시 조현병이 발현된 상태였는지 명확하지 않고, 과거 행적이나 당시 정황에 비춰 추정하고 있다”면서 “살인과 같은 중대 범죄에 있어 심신미약 상태를 판단할 때에는 매우 엄격한 팩트 판단이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 “나도 조현병 환자에요”…‘조현병’ 악용하는 범죄자들 물론 김씨와 같이 정신질환으로 살인에까지 이르는 경우는 극히 드문 일이다. 의료계 등에선 조현병 환자들을 치료의 대상이 아닌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할 위험성을 지적하기도 한다. 그러나 일각에선 심신미약에 대한 폭 넓은 정상참작이 좋지 않은 선례를 남길 수 있다는 또 다른 이유를 제기한다. 주취 감경과 마찬가지로 범죄자들의 ‘방패막이’로 악용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최근 각종 사건·사고에서 검거된 범인들이 수사기관이나 법정에서 “나는 조현병 환자”라고 주장하는 경우들을 종종 보게 된다. ‘수락산 살인범’ 김학봉(61)씨가 대표적이다. 수락산에서 60대 여성 등산객을 살해한 그는 줄곧 자신이 환청과 망상으로 조현병 증세를 앓았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그러나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최근 대통령 암살 계획이 있다고 청와대에 전화를 건 50대 남성 역시 조현병을 주장하고 있다. 익명을 요한 한 법무법인 변호사는 “우울증 약을 복용한 전력이 있거나 정신과 진료를 받은 기록 등이 있으면 이를 근거로 의뢰인에게 정신질환을 주장하도록 하는 변호사들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정신질환이 법적 처벌을 최소화하는 전략적 수단으로 이용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승재현 형사정책연구원 박사는 “범행 당시 범인이 정신질환으로 인해 의사결정 능력 및 사물판단 능력이 미약함이 명확해야 한다”며 “과거의 병력 등을 바탕으로 ‘가능성’에 의해 심신미약 감경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승 박사는 “무고한 생명을 앗아가는 범죄에 대해서만큼은 관대한 판단을 해선 안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건에 “만족한다”던 김씨는 30년이 지난 뒤 과연 달라질 수 있을까.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방치된 울릉군 ‘7080 문화관’

    방치된 울릉군 ‘7080 문화관’

    70억 사업 6개월째 문 못 열고 통기타 가수 자료 전시 등 부진 주민들 “선심성 행정… 혈세 낭비” 울릉도에 ‘세시봉’으로 대표되는 7080 가수들의 문화관이 국비 등 수십억원을 들여 건립됐지만, 6개월째 개관조차 못 한 채 방치되고 있다. 연간 운영비와 운영 주체 선정 등이 문제다. 19일 경북 울릉군에 따르면 지난 4월 예산 70억원(국비 및 도비 각 35억원)을 들여 북면 현포리 일대 1652㎡에 ‘7080 문화관’(가칭)을 준공했다. 연면적 1150㎡의 지상 4층 규모다. 공연장과 전시장, 카페테리아, 휴게실 등도 갖췄다. 이 사업은 김관용 경상북도지사가 2011년 11월 ‘경북도민의 날’ 기념식에 도민상 수상을 위해 참석한 7080 가수 이장희(69)씨에게 ‘7080 문화관’ 건립을 적극 지원하기로 약속해 시작됐다. 1970년대 ‘그건 너’,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 등을 노래한 이씨는 2004년부터 울릉도에 ‘울릉천국’이란 농장을 마련해 살면서 음악회를 여는 등 재능 기부를 해 왔다. 이씨는 땅 500㎡도 내놨다. 군은 ‘7080 문화원’을 건립해 통기타 가수들의 콘서트를 유치하는 등 복고문화의 중심지로 활용하기로 했다. 그러나 문화원은 송창식, 조영남, 윤형주 등 서울 무교동 음악감상실 ‘세시봉’에서 이씨와 함께 활동한 동료의 밀랍인형과 당시 유행했던 음반, 통기타 등을 전시할 예정이었으나 이를 확보하지 못했다. 운영 주체 선정 및 연간 1억원 정도에 이르는 운영비 확보도 문제다. 군은 이씨 측이 설립한 법인을 통해 민간 위탁한다는 방침이었지만, 몇 차례의 협의에도 합의에는 실패했다. 무엇보다 이씨가 울릉도에 거주하는 기간이 많지 않다는 사실이 문제다. 지역 주민과 관광객들 사이에서 7080 문화원이 ‘앙꼬 없는 진빵’이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울릉 주민 등은 “즉흥적인 선심성 행정으로 엄청난 혈세가 낭비됐다”면서 “7080 문화원이 애물단지가 되지 않도록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군 관계자는 “7080 문화원을 원활히 운영하려면 경북도가 직영하든지 아니면 울릉군에 위탁해 운영비를 지원하는 것이 최선책인데 경북도가 이를 거부하고 있다”면서 “차선책으로 이씨 측에 운영을 맡기려고 하는데 추가 협의를 통해 빠른 시일 내에 운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울릉군은 2011년 북면 현포리 이씨 소유의 농장 ‘울릉천국’에 이씨의 자작곡 ‘울릉도는 나의 천국’ 시비를 세웠다. 시비는 조영남, 송창식, 김세환, 윤형주, 김민기씨 등 세시봉 출신 가수들과 방송인 이상벽, 이두식, 김중만, 전유성, 강근식씨 등의 친필 사인이 새겨진 석주가 에워쌌다. 울릉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단독]울릉도 70억짜리 ‘7080 문화관’ 애물단지 전락

    [단독]울릉도 70억짜리 ‘7080 문화관’ 애물단지 전락

    울릉도에 ‘세시봉’으로 대표되는 7080 가수들의 문화관이 국비 등 수십억원을 들여 건립됐지만, 6개월째 개관조차 못 한 채 방치되고 있다. 연간 운영비와 운영 주체 선정 등이 문제다. 19일 경북 울릉군에 따르면 지난 4월 예산 70억원(국비 및 도비 각 35억원)을 들여 북면 현포리 일대 1652㎡에 ‘7080 문화관’(?사진?·가칭)을 준공했다. 연면적 1150㎡의 지상 4층 규모다. 공연장과 전시장, 카페테리아, 휴게실 등도 갖췄다. 이 사업은 김관용 경상북도지사가 2011년 11월 ‘경북도민의 날’ 기념식에 도민상 수상을 위해 참석한 7080 가수 이장희(69)씨에게 ‘7080 문화관’ 건립을 적극 지원하기로 약속해 시작됐다. 1970년대 ‘그건 너’,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 등을 노래한 이씨는 2004년부터 울릉도에 ‘울릉천국’이란 농장을 마련해 살면서 음악회를 여는 등 재능 기부를 해 왔다. 이씨는 땅 500㎡도 내놨다. 군은 ‘7080 문화원’을 건립해 통기타 가수들의 콘서트를 유치하는 등 복고문화의 중심지로 활용하기로 했다. 그러나 문화원은 송창식, 조영남, 윤형주 등 서울 무교동 음악감상실 ‘세시봉’에서 이씨와 함께 활동한 동료의 밀랍인형과 당시 유행했던 음반, 통기타 등을 전시할 예정이었으나 이를 확보하지 못했다. 운영 주체 선정 및 연간 1억원 정도에 이르는 운영비 확보도 문제다. 군은 이씨 측이 설립한 법인을 통해 민간 위탁한다는 방침이었지만, 몇 차례의 협의에도 합의에는 실패했다. 무엇보다 이씨가 울릉도에 거주하는 기간이 많지 않다는 사실이 문제다. 지역 주민과 관광객들 사이에서 7080 문화원이 ‘앙꼬 없는 진빵’이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울릉 주민 등은 “즉흥적인 선심성 행정으로 엄청난 혈세가 낭비됐다”면서 “7080 문화원이 애물단지가 되지 않도록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군 관계자는 “7080 문화원을 원활히 운영하려면 경북도가 직영하든지 아니면 울릉군에 위탁해 운영비를 지원하는 것이 최선책인데 경북도가 이를 거부하고 있다”면서 “차선책으로 이씨 측에 운영을 맡기려고 하는데 추가 협의를 통해 빠른 시일 내에 운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울릉군은 2011년 북면 현포리 이씨 소유의 농장 ‘울릉천국’에 이씨의 자작곡 ‘울릉도는 나의 천국’ 시비를 세웠다. 시비는 조영남, 송창식, 김세환, 윤형주, 김민기씨 등 세시봉 출신 가수들과 방송인 이상벽, 이두식, 김중만, 전유성, 강근식씨 등의 친필 사인이 새겨진 석주가 에워쌌다. 울릉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서울신문 보도 그후] ‘혈세로 집주인 돈벌이’ 논란… 조견당, 강원 문화재서 해제

    문화재 보존가치를 놓고 논란을 빚어 오던 강원도 영월 김종길 가옥(조견당)이 문화재자료 지정(강원도 문화재자료 제71호)에서 해제됐다. 14일 강원도에 따르면 1985년 도 문화재자료로 지정됐던 영월 김종길 가옥에 대해 이날부로 지정 해제했다. 해제 사유로는 지정 이후 가옥의 원형이 훼손돼 지정가치를 상실한 것이 꼽혔다. 문화재보호법(제33조)과 같은 법 준용규정(제74조), 강원도 문화재 보호조례(제23조)에 따라 문화재 소유자가 해당 문화재를 관리·보호해야 하지만 소유자가 멋대로 부엌을 개조하는 등 원형을 바꿔 가옥이 기울어지는 등 훼손을 가져온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밝혔다. 조사 결과 김종길 가옥에 남아 있는 부엌 옆 사랑방은 애초 광이나 부엌이었던 곳을 고쳐 만든 방으로 확인됐다. 또 고쳐 만든 사랑방 외에 부엌이 다시 개조돼 방이 하나 더 추가 설치됐고 이후 다시 헐어 내는 과정을 거치며 원형이 훼손됐다. 이상준 강원도 문화예술과 학예사는 “부엌과 뒷마당으로 이어지는 문은 애초 1개였으나 벽을 헐고 문을 추가 설치했으며 2012년에는 소유자가 창고를 개축하면서 담장이 헐리는 등 원형이 훼손됐다”고 말했다. 그동안 문화재 해제 등을 주장해 온 김종길 가옥 국가문화재 저지 비상대책위원회 남기영 위원장은 “11억 5000만원의 혈세를 들여 불법으로 지어 놓은 사랑채와 행랑채 등의 환수 조치와 개인 영리사업을 펼쳐 온 데 대한 명쾌한 해명, 주민에 대한 사과가 반드시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월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단독] 軍, 5000억 붓고도 ‘GPS 없는 정찰무인기’… 北 교란에 무방비

    우리 군이 5000억원 규모를 투입해 전력화를 추진 중인 사단 정찰용 무인기(UAV)가 정작 북한의 위성위치정보시스템(GPS) 전파 교란(재밍) 공격에 무방비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김학용 의원 분석… 軍, 2018년까지 전력화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김학용 의원에 따르면 군은 2010~2014년 280억원을 투자해 사단 정찰용 무인기 체계개발을 마쳤고, 2015~2018년 4526억원을 들여 전력화를 진행하고 있다. 2018년까지 16식(64대)의 초도양산 및 전력화를 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64대의 무인기에는 북한의 GPS 재밍 공격에 대응할 수 있는 군용 GPS가 전혀 탑재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사업을 기획할 당시에는 북한의 GPS 교란 사례가 많지 않아 군용 GPS 기능을 포함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반면 북한은 총참모부 예하 1개 전자전 연대(평양 인근)와 전방 4개 군단에 각각 1개 대대씩 전자전 부대를 편성, 평양~원산선 이남에 수십 곳 분산 배치해 교란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2010년 8월부터 올해 4월까지 총 5차례에 걸쳐 우리 GPS에 대한 교란 작전을 벌였고, 이 때문에 항공기 2153대, 선박 519척(군함 4척), 기지국 670곳에서 피해가 발생했다. ●성능개량 땐 수십억 혈세 추가 소요 군은 현재로서는 미국의 군용 GPS 도입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는 입장으로, 우선 전력화 이후 성능 개량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 군용 GPS 도입은 미 의회의 승인을 거쳐야 해서 시기가 불투명하다. 김 의원은 “후속 전력화 일정을 고려하면 성능 개량 시기도 1년 이상 늦어지고, 성능 개량에도 수십억원의 혈세가 추가 소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軍, 5000억 붓고도 ‘GPS 없는 정찰무인기’…北공격에 무방비

    軍, 5000억 붓고도 ‘GPS 없는 정찰무인기’…北공격에 무방비

    우리 군이 5000억원 규모를 투입해 전력화를 추진 중인 사단 정찰용 무인기(UAV)가 정작 북한의 위성위치정보시스템(GPS) 전파 교란(재밍) 공격에 무방비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김학용 의원에 따르면 군은 2010~2014년 280억원을 투자해 사단 정찰용 무인기 체계개발을 마쳤고, 2015~2018년 4526억원을 들여 전력화를 진행하고 있다. 2018년까지 16식(64대)의 초도양산 및 전력화를 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64대의 무인기에는 북한의 GPS 재밍 공격에 대응할 수 있는 군용 GPS가 전혀 탑재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사업을 기획할 당시에는 북한의 GPS 교란 사례가 많지 않아 군용 GPS 기능을 포함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반면 북한은 총참모부 예하 1개 전자전 연대(평양 인근)와 전방 4개 군단에 각각 1개 대대씩 전자전 부대를 편성, 평양~원산선 이남에 수십 곳 분산 배치해 교란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2010년 8월부터 올해 4월까지 총 5차례에 걸쳐 우리 GPS에 대한 교란 작전을 벌였고, 이 때문에 항공기 2153대, 선박 519척(군함 4척), 기지국 670곳에서 피해가 발생했다. 군은 현재로서는 미국의 군용 GPS 도입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는 입장으로, 우선 전력화 이후 성능 개량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 군용 GPS 도입은 미 의회의 승인을 거쳐야 해서 시기가 불투명하다. 김 의원은 “후속 전력화 일정을 고려하면 성능 개량 시기도 1년 이상 늦어지고, 성능 개량에도 수십억원의 혈세가 추가 소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더민주 권칠승 의원 “산업부, R&D 사업 평가 미비해 혈세 낭비”

    더민주 권칠승 의원 “산업부, R&D 사업 평가 미비해 혈세 낭비”

     13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의원실이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R&D(연구개발) 평가관리기관이 제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사업성 평가를 제대로 하지 못해 예산을 낭비하는 사례를 다수 발견했다고 밝혔다.  의원실에 따르면 평가관리기관인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한국산업기술진흥원,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한국산업단지공단 등 5곳에 제출한 2009년부터 올해까지 중도 퇴출 시킨 사업은 전체 사업의 65.9%에 달했다. 이 5곳은 R&D 과제를 연도별·단계별로 평가하며 사업의 적합성을 지속적으로 평가한다. 이 가운데 계획한 기간보다 앞서 사업을 완수해 ‘조기종료’로 평가한 것은 일부였을 뿐이고 시장 예측 부족, 개발가능성 희박, 타 과제와 통합 등으로 중도 퇴출 시키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디스플레이 분야의 A과제는 2010년부터 2015년까지 76억원이 투입됐다가 기존 투명전극 기술 개발 사업 내용을 대면적 디스플레이 터치 개발로 변경하려다 과제 지속 여부 재검토 평가 시 중도 퇴출됐다. 76억원은 환수되지 않았다.  또 표준화 총괄 분야 B과제는 2012년부터 2014년까지 25억원이 투입됐다. 그러나 의장 수임, 국제회의 개최, 국제협약·협력체결, 국제공동연구, 네트워크·포럼구성, 표준화 사회이슈 발굴 및 조회 등의 항목에서 목표를 미달성해 신규 사업 전환으로 중도 퇴출됐다. 마찬가지로 25억은 환수되지 않았다.  권 의원은 “이 과제들은 최종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지만 그동안 개발한 기술을 인정받는 등 중도퇴출 전까지 투입된 정부예산에 대한 어떠한 책임도 지지않는다”면서 “애초 산업부가 과제를 기획하면서 시장성과 개발 가능성 등을 제대로 보지 못한 것이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사설] ‘쪽지예산’ 김영란법 적용하는 게 맞다

    ‘쪽지예산’을 둘러싸고 논란이 거세다. 국민권익위원회는 “국회의원이 공익을 위해 지역구 사업 등을 쪽지예산 형태로 요청하는 행위는 부정청탁 행위로 볼 수 없다”는 취지의 유권 해석을 내렸지만 기획재정부가 최근 권익위 해석에 정면으로 반기를 들었다. 기재부는 예산과 관련한 모든 요구는 국회 상임위나 예결위 등 공식적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원칙을 정하고 쪽지예산을 부정청탁으로 간주해 2회 이상 반복되면 김영란법 위반으로 기관장에게 신고하기로 했다. ‘특정 개인이나 단체에 예산이 배정되도록 개입하는 것’을 부정청탁으로 규정한 김영란법을 적용하겠다는 의지다. 쪽지예산은 의원들이 지역구 민원성 예산을 정상적인 심의를 거치지 않고 막판 흥정을 통해 계수조정소위에 슬쩍 끼워 넣는 것으로 국회법 규정조차 위반하는 행위다. 국회법에는 ‘각 항의 금액을 증가시킬 때는 소관 상임위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분명하게 규정해 놓고 있다. 김영란법이 예외로 인정한 ‘선출직 공직자가 공익적 목적으로 제3자의 고충 민원을 전달’하는 행위와도 분명히 다르다. 해당 조항은 국민이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헌법적 권리인 청원권과 의사전달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지만 쪽지예산 자체는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에 치중돼 있고 대부분 지역 주민보다 특수·이익집단에 유리하도록 배분돼 왔다. 기재부 역시 공식 절차가 아닌, 비공식적으로 관련 예산을 요구하는 것을 부정청탁으로 해석하고 있는 것이다. 쪽지예산으로 정부 예산을 받아 건네주고, 이익집단은 집단 정치후원금 등으로 보답하는 은밀한 거래에도 악용돼 온 정황도 적지 않다. 쪽지예산을 김영란법과 연관 짓지 않아도 위헌적 요소는 많다. 헌법 46조는 국회의원에게 ‘청렴의 의무’와 ‘국가이익을 우선해 일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지위를 남용해 누군가의 재산상 이익이나 직위의 취득을 알선할 수 없다’고 명시함으로써 알선 금지를 분명히 밝히고 있다. 헌법 제57조는 ‘정부 동의 없이 항목의 금액을 늘리거나 새 비목을 설치할 수 없다’고 못 박고도 있다. 한마디로 쪽지예산은 여의도 정치권의 이익을 위해 눈감아 온 구태 정치의 대명사다. 의원들 스스로 정치 개혁 차원에서 쪽지 예산과 결별할 필요가 있다. 김영란법을 적용해야 한다는 여론을 수용해 이번 기회에 국민 혈세 낭비는 물론 예산 편성권까지 왜곡하는 쪽지예산을 반드시 근절해야 한다.
  • [오늘의 눈] 재난과 문화재, 재산권과 시민권/이재연 사회2부 기자

    [오늘의 눈] 재난과 문화재, 재산권과 시민권/이재연 사회2부 기자

    지난해 봄 영국 런던에서 짧게 어학 공부를 했다. 중심지인 러셀스퀘어 바로 길 건너의 5층짜리 학원 건물은 빅토리아 양식으로, ‘200년이 다 돼 문화재로 지정된 건물’이라며 학원 자랑이 대단했다. 하지만 역사 따위와 별개로 일상은 불편함의 연속이었다. 내부 인테리어·시설을 거의 원형대로 보존한 탓에 계단은 가파르고 엘리베이터는 겨우 4명이 들어서면 꽉 찼다. 무엇보다 건물 전체에 에어컨이 없었다! 기상이변으로 때 이른 고온현상이 찾아왔지만, 사람 열기로 후끈한 교실에서 할 수 있는 건 고작 창문을 열고 선풍기를 켜는 것뿐이었다. 불평할 때마다 돌아온 대답은 “다 같이 감수해야지. 그래도 우린 자랑스러워”였다. “런던에는 이런 건물이 많다”는 설명까지 곁들여서. 하루는 수업 중 요란하게 비상벨이 울렸다. 즉시 선생님 인도 아래 학생들이 일어나더니 일사불란하게 비좁은 계단을 타고 대피했다. 우왕좌왕하거나 뭉그적대는 기색도 없었다. 한두 달에 한 번씩 하는 화재대피훈련. 오리엔테이션 때 “놀라지 말고 줄 맞춰서 건물 바깥으로 탈출하기만 하면 된다. 예외는 없으니 반드시, 꼭 나오라”는 신신당부를 들었지만 막상 닥치니 귀찮았다. 구시렁대며 빠져나왔더니 눈앞 풍경이란. 반별로 일렬로 맞춰 서 있고, 살수차를 끌고 온 소방관들은 학생들과 ‘1, 2, 3, 4…’ 머릿수를 세고서 대피 인원이 맞는지 교사마다 일일이 확인을 했다. 연습이지만 실제 상황을 방불케 했다. “소방훈련 때 건물 안 모든 인원을 5분 안에 대피시켜야 하고, 모두 대피했다는 확인 보고까지 마쳐야 한다”고 했다. 100년 이상 오래된 건물이 많은 영국 상황을 반영한 것이다. 이 상황이 낯선 외국인에게 한 소방관이 윙크하면서 “런더너들에게는 시내 건물 85% 이상이 잿더미로 변했던 350년 전 런던 대화재의 트라우마가 세대를 지나도 생생히 전수됐다”며 “그래서 학교 재난 교육부터 철저하다”고 알려 준다. 태풍 ‘차바’로 부산의 대표적 부촌 해운대 마린시티가 바닷물이 넘쳐 초토화됐다. 조망권과 집값 하락을 이유로 일부 주민·상인들이 반대하면서 애초 3m였던 방수벽이 1.2m까지 낮아진 게 주원인이라고 한다. 부산시가 이곳에 높이 7m짜리 방파제를 예산 665억원을 들여 지을 예정인데 ‘주민 스스로 반대한 무방비 지역에 왜 혈세를 투입하느냐’는 반론도 만만찮은 것 같다. ‘불편하기 짝이 없던’ 런던 생활과 영국인들이 불쑥 생각났다. 서울시가 추진 중인 송파구 ‘한성백제’ 유적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는 주민 반대로 불투명한 상황이다. 왕궁·성터 등 역사적 고증이 불충분하다는 주장도 있지만, 결국 논란은 주민들의 재산권 행사로 귀결된다. 이미 20여년간 문화재 보호구역으로 묶이는 바람에 집값 인상 혜택을 못 봤는데 충분히 보상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일방 행정은 어림없는 시대다. 하지만 재산권을 중심에 놓은 시민권의 범위 혹은 그 정당성의 경계에 대해 우리는 항상 큰일을 치르고 나서야 돌아보게 되는 것 같다. 이웃과의 동거, 과거와의 동거를 택하는 격 높은 시민, 설득 잘하는 정부가 부럽다. oscal@seoul.co.kr
  • [사설] 남는 쌀 수매에 의존해선 농업 경쟁력 못 높인다

    정부는 올해 수요를 초과하는 쌀을 전량 수매하는 내용의 ‘쌀 수급 안정 대책’을 발표했다. 4년째 대풍이 이어져 쌀값이 폭락하자 정부가 또다시 농심 달래기용 ‘당근’을 꺼내 든 것이다. 올해 쌀 생산량은 420만t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들어간 직불금(1조 8000여억원)과 수요 초과분 30만t 구매금액(5000여억원)을 합치면 올해에만 2조 3000여억원의 나랏돈이 나가야 한다. 정부 재정에 갈수록 부담만 안기는 쌀 정책을 이대로 둘 수는 없다. 쌀의 공급 과잉은 구조적인 문제다. 소비가 줄면 공급도 주는 것이 당연한 이치인데 쌀값이 폭락해도 그 하락분을 정부가 보전해 주는 직불금제도가 있어 공급이 줄지 않고 있다. 남는 쌀마저 정부가 전량 사 준다. 그러니 농민으로서는 쌀농사를 접어야 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밥심으로 산다는 것도 옛말이 될 정도로 식문화의 변화로 쌀 소비는 갈수록 줄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외국 쌀을 연간 40만t 의무적으로 수입해 와야 하니 쌀 재고량 역시 늘 수밖에 없다. 남는 쌀의 관리비용만도 연간 2000억원이 넘는다. 쌀 농사는 혈세를 잡아먹는 하마인 셈이다. 이제 인위적으로 쌀 가격을 정부가 떠받치는 것에는 한계가 왔다. 그런 측면에서 정부가 절대농지를 점차 줄여 쌀 생산량 감축을 유도하기로 한 것은 만시지탄이다. 2005년 직불금제도를 도입한 이후 지난해까지 11년간 직불금 예산만 11조 4000억원에 이른다고 한다. 하지만 그런 천문학적인 보조금을 투입해 농민들이 잘살게 됐다거나 농업의 경쟁력이 강화됐다는 소리를 들어 본 적이 없다. 헛돈만 쓰고 있다는 얘기다. 외려 농민들로부터 매년 쌀값 하락에 대한 항의만 듣는 처지 아닌가. 농업의 구조조정을 하지 않고서는 이런 악순환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지금 쌀산업은 총체적 위기다. 돈 되는 농업으로 농업정책의 대혁신이 이뤄지지 않으면 안 된다. 이를 위해 벼농사 외에 농가의 다양한 소득원이 창출되도록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우선 벼 재배 대신 자급자족률이 낮은 콩과 밀 등 다른 작물을 심도록 하는 쌀 생산 조정제도의 확대 시행이 필요하다. 농업이 단순 1차산업이 아닌 융복합 고부가가치 산업, 이른바 6차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미래의 농업 인력 육성에도 힘을 기울여야 한다. 그러려면 직불금제도의 전면적인 개편이 불가피하다. 농심표가 무서워 정부나 정치권이 불편한 진실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농민들 역시 다 같이 죽는 길이 아니라 다 같이 사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
  • 태국서 104억·필리핀서 90억…수공, 해외 물사업 혈세만 낭비

    한국수자원공사가 추진한 태국 물관리 사업에서 수공과 국내 기업들이 수백억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드러났다. 3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전현희·안규백 의원은 수자원공사 국정감사에서 수공과 기업들이 태국 물관리 사업에 뛰어들었다가 380억원을 날렸다고 밝혔다. 전 의원에 따르면 수자원공사는 2012년 ‘태국판 4대강 사업’으로 불리는 11조원 규모의 물관리 사업에 입찰참여 비용 40억원과 인건비 등에 64억원을 사용했지만 태국 쿠데타로 지난해 2월 사업이 전면 중단됐다. 전 의원은 “수공이 사업 계약 체결 과정에서 귀책사유가 태국 정부에 있어도 클레임을 걸지 않겠다는 독소 조항에 합의하는 바람에 104억원을 지출하고도 배상은커녕 이의 제기조차 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안 의원은 “태국 사업에 동참한 기업들도 투자금 276억원을 떼이게 됐다”고 지적했다. 전 의원은 또 “수자원공사가 필리핀 앙갓댐 수력발전 사업에 지분을 투자했다가 90억원을 전액 손상처리했다”며 무리한 해외사업 진출에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학수 수공 사장은 “태국 물관리 사업에서 104억원의 매몰비용이 발생한 것은 맞고, 소를 제기해도 승소 가능성이 매우 낮다”며 “그러나 태국 정부가 다시 추진 중인 6800억원 규모의 후웨이룽강사업 수주가 기대된다”고 답했다. 대전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대우조선해양 상장폐지 위기 넘겼다

    수조원대 혈세 투입 논란과 적자 지속, 전직 임원 횡령 혐의 등으로 총체적 난국에 빠진 대우조선해양이 가까스로 상장 폐지를 피했다. 한국거래소는 28일 대우조선에 대한 기업심사위원회 심사 결과 상장폐지 대신 경영정상화를 위한 개선기간을 2017년 9월 28일까지 1년간 부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상장 적격성 심사는 회계처리 기준 위반과 관련한 검찰 기소와 전직 임원의 횡령·배임 사건에 따른 것이다. 상장폐지라는 최악의 상황은 피했지만 주권의 거래정지는 경영 개선기간 부여 기간 1년간 더 연장되게 됐다. 대우조선 주권은 지난 7월 15일부터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대우조선 소액주주 비율은 37.8%이며 인원수로는 10만 8000여명에 이른다. 개선기간이 종료되면 15일(영업일 기준) 이내에 기업심사위원회를 개최해 개선계획의 이행 및 상장적격성 유지 여부를 심의하고 상장폐지 여부를 다시 결정하게 된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대우조선해양 상장폐지 면했다…1년간 거래정지 지속

     수조원대 혈세 투입 논란과 적자 지속, 전직 임원 횡령 혐의 등으로 총체적 난국에 빠진 대우조선해양이 가까스로 상장폐지를 피했다.  한국거래소는 28일 대우조선에 대한 기업심사위원회 심사 결과 상장폐지 대신 경영정상화를 위한 개선기간을 2017년 9월 28일까지 1년간 부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상장 적격성 심사는 회계처리 기준 위반과 관련한 검찰 기소와 전직 임원의 횡령·배임 사건에 따른 것이다.  상장폐지라는 최악의 상황은 피했지만 주권의 거래정지는 경영개선기간 부여기간 1년간 더 연장되게 됐다. 대우조선 주권은 지난 7월 15일부터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대우조선은 소액주주 비율은 37.8%이며 인원수로는 10만 8000여 명에 이른다.  거래소 관계자는 “투자자 보호 문제와 시장에 미칠 충격 등을 고려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개선기간이 종료되면 15일(영업일 기준) 이내에 기업심사위원회를 개최해 개선계획의 이행 및 상장적격성 유지 여부를 심의하고 상장폐지 여부를 다시 결정하게 된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서울시의회 김창수의원 “작년 지방세 결손 1363억... 징수 소홀로 세수 빨간불”

    서울시의회 김창수의원 “작년 지방세 결손 1363억... 징수 소홀로 세수 빨간불”

    서울시가 지방세 체납액이 매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데도, 무사안일하고, 뒷짐만 진다는 비판이 서울시의회에서 제기됐다. 제9대 서울시의회 후반기 행정자치위원장에 취임한 김창수 위원장(더불어민주당, 마포구2)은 제270회 임시회를 마치고, 서울시가 지방세 징수에 무사안일하고 소극적인 행정으로 일관하여 서울시민의 혈세가 부실하게 관리되고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김 위원장에 따르면, “2015년 서울시 지방세 체납액이 1조3,025억원에 달해, 전국 지방세 체납액(4조1,654억원)의 32%에 해당 체납액 규모는 매년 2천억원씩 늘어나고 있는 추세”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서울시 지방세 체납율은 7.4%로 전국 평균 지방세 체납률인 5.5%를 상회하고 있고, 지난해 서울시 지방세 결손처분액이 1,363억원, 2014년도엔 2,625억원 등 2006년부터 2015년말까지 결손처분액은 2조 4,039억원(최근 10년간 2005년부터 2015년까지 누계액) 규모로 서울시가 부과한 후 받지 못한 세금은 2015년도 체납액을 포함해 3조 7,772억원에 달하고 있어 서울시의 지방세수 관리에 빨간불이 켜졌다”고 우려했다. 김 위원장은 “서울시의 지방세 체납액이 매년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것은 무사안일하고 소극적인 재무행정의 난맥상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하며, “지방세입 증대에 보다 적극적이고 다각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그는 “결손처분은 징수가 불가능한 체납자에 대하여 과세행정청에서 내부적으로 체납관리대상에서 일시적으로 제외시켜 놓은 것일 뿐 납부의무가 소멸되는 행정처분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체납액의 규모를 축소하는 목적으로 결손처분제도를 활용하는 경우도 있을 것으로 본다”며, “이 문제와 관련해서는 2016년 행정사무감사에서 철저하게 들여다 보겠다”고 밝혔다. ※ 세금의 결손처분이란 소멸시효의 완성, 체납자의 무재산, 행방불명 등 일정한 사유의 발생으로 인하여 부과한 세금을 징수할 수 없을 경우 납세의무를 소멸시키는 행정처분. 끝으로 김 위원장은 “늘어나는 복지수요와 국세와 지방세 75:25비율의 고착화에 대한 우려가 크다”고 밝히면서, “서울시의회에서도 서울시 자주재정 확충을 위해 서울시와 머리를 맞대고 대책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의정 포커스] “의원 역량 키워 정책 생산하는 의회로”

    [의정 포커스] “의원 역량 키워 정책 생산하는 의회로”

    “지역 주민의 혈세를 낭비하는 것이 아니라 정책을 생산하는 구의회로 만들겠습니다.” ●외부전문가 더 많은 정책연구회 만들어 김창현 광진구의회 의장은 21일 구의회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기초자치단체 의회를 바라보는 따가운 시선을 의식한 듯했다. 김 의장은 “지난 임시회 때 조례로 ‘정책연구위원회’ 설치 규정을 만들었다”면서 “정책연구회는 각종 지역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을 고민하고 집행부와 함께 문제를 풀어가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의원 4명과 외부 전문가 5명으로 구성된 연구회는 광진구가 가진 각종 구조적 문제나 민원을 주민과 해결하는 창구다. 그는 ‘광진 사회적경제 네트워크’를 예로 들었다. 지역 내 흩어져 있는 사회적기업을 한군데 모아서 간담회를 열었다. 여러 가지 어려운 점을 듣고 가능한 것부터 한두 개씩 고충을 처리했다. 첫 만남은 김 의장 등 몇몇 구의원이 만들었지만, 다음 모임부터는 사회적기업인 스스로 회장과 총무를 뽑아 각자 처해 있는 문제점을 해결했다. 김 의장은 “정책연구회는 광진구의 주택, 교통, 문화 등 각종 문제 해결을 위한 마중물 같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위원 등 구의회 사무국 인력 충원 또 김 의장은 구의원 역량 강화를 위해 전문위원 3명과 구 직원 2명 등 모두 5명의 인력을 구의회 사무국에 충원했다. 그는 “의원 개별 교육은 물론 정책 입안과 예산 심의, 변화대응 능력, 소통 강화 등 각종 분야의 교육에 나설 것”이라면서 “지원 인력 강화와 의원 능력 향상은 일하는 구의회, 생산적 구의회로 가는 필요충분조건”이라고 강조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정부·고양시 보상 갈등 1900억 낭비

    정부·고양시 보상 갈등 1900억 낭비

    토지 수용 지체… 공정률 73% 공사비 618억↑… 보상비 4배↑ 정부와 경기 고양시가 당초 5년으로 계획한 도심 우회도로 건설공사를 13년째 계속하는 바람에 약 1900억원의 혈세가 낭비되게 됐다. 토지수용보상비를 서로 더 부담할 수 없다며 맞서면서 빚어진 일이다. 20일 서울신문 취재 결과 서울지방국토관리청(이하 서울국토청)은 고양시 덕양구 일대 교통혼잡을 덜기 위해 2004년 국도 39호선 대체우회도로 개설공사에 착수했다. 덕양구 토당동(능곡고가)에서 관산동(통일로)까지 9.3㎞에 왕복 4차선 도로를 신설하는 것이다. 서울국토청에 따르면 정부와 고양시는 2003년쯤 공사비 1544억원은 정부에서 부담하고, 토지 수용보상비 375억원은 경기도와 고양시가 나눠 내기로 협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도로에 편입되는 땅값이 2배 이상 폭등하면서 예산 부족으로 수용보상이 제때 이뤄지지 않았다. 정부와 고양시가 보상비를 서로 덜 내기 위해 줄다리기하는 가운데 2010년에는 국도 대체우회도로 개설 때 보상비가 전체 사업비의 30%를 넘길 경우 보상비 일부를 국비에서 지원할 수 있도록 법령이 바뀌었다. 고양시가 정부의 추가 보상을 요구, 완공 기한이 2009년에서 2013년으로 미뤄졌다. 고양시는 2014년부터 남은 보상비 376억원을 지급하지 않아 최근에 다시 내년으로 연기됐다. 공사와 보상이 늦어지면서 공사비는 설계 때보다 618억원 증액된 2162억원으로, 토지보상비는 1272억원 늘어난 1647억원으로 급증했다. 서울국토청 측은 “2014년 공정률 70%에서 공사가 사실상 멈춰 공사 기간 연장으로 매년 20억원 상당의 간접비·감리비 등이 낭비된다”고 밝혔다. 국비 지원 결정권을 가진 기획재정부는 “2010년 법이 바뀐 뒤 보상비를 181억원 지원했다”며 추가 지원은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고양시 관계자는 “그동안 도비를 포함해 모두 1090억원을 투입했기 때문에 나머지 376억원 대부분은 국비에서 지원하는 게 마땅하다”고 주장한다. 내년 예산에도 보상비를 반영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양측의 입장이 맞서면서 시공업체들과 지역주민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 한 시공업체 관계자는 “공사가 지연되면서 물가상승률에 따른 자재비, 인건비 인상은 물론 간접비 추가 지출로 큰 손실을 보고 있다”며 “공사가 끝난 뒤 정부와 지자체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말했다. 고양시민들은 “총사업비 3700억원 가운데 겨우 376억원의 보상비를 남겨 두고 정부와 지자체가 다투는 꼴이 한심하다”고 지적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강병원 의원 “외국항공사만 배불리는 기상청 항공 기상정보 사용료”

    강병원 의원 “외국항공사만 배불리는 기상청 항공 기상정보 사용료”

     외국 항공사의 항공기가 한국 항공에 착륙하거나 인천비행정보구역을 통과할 때 한국 기상청에서 외국 항공사에 부과·징수하는 ‘항공 기상정보 사용료’가 영국과 독일, 프랑스 등 주요 선진국과 비교해 최대 5배 이상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강병원 의원이 기상청으로부터 제출 받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영국 기상청은 항공 기상정보 사용료로 편당 2만 5000원을 징수했다. 프랑스는 3만 3000원, 독일은 1만 5000원을 각각 징수해 편당 6170원인 한국보다 배 이상 높았다.  바꿔 말하면 대한항공이 프랑스에 취항하면 3만 3000원을 프랑스 기상청에 납부하지만 외국항공사나 대한항공이 한국에 취항하면 6170원을 낸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한국 기상청이 지나치게 저렴한 가격으로 항공 기상정보 사용료를 제공함으로써 항공사에 지나친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강 의원실에 따르면 항공 기상정보 사용료를 선진국에 맞춰 현실화하자는 필요성도 제기됐지만 그때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국내 주요 항공사는 영업이익 손실과 경영악화를 이유로 반대해왔다. 또 기상청과 국토교통부 등 관계부처 역시 항공사의 입장을 그대로 수용해왔다.  강 의원은 “최근 5년간 항공 기상정보 사용료 산출원가는 749억이었지만 같은 기간 징수금액은 고작 54억에 불과했다”면서 “690억원이 넘는 차액이 국민의 혈세로 메워졌고 항공사 혜택으로 돌아갔다”고 비판했다. 이어 “기상청은 항공 기상정보 사용료를 현실화해서 국가 재정의 구멍을 국민혈세로 메우는 악순환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초라한 퇴계 묘소 정부 지원 0원, 왜

    초라한 퇴계 묘소 정부 지원 0원, 왜

    ‘서애·학봉 168억원, 퇴계 0원’. 경북도와 안동시가 100억원이 훨씬 넘는 막대한 예산으로 임진왜란을 수습한 서애 류성룡(1542~1607)과 학봉 김성일(1538~1593)의 기념사업을 추진하는 가운데 이들의 스승인 퇴계 이황(1501~1570)의 후손들은 선생의 기념사업 예산 지원을 모두 거부해 대조를 이룬다. ●문중 “검소함 추구 유지 따를 것” 12일 안동시 도산면 도산서원에서 열린 추계향사에 참석했다가 인근 퇴계 이황 묘소를 찾은 A(71·서울)씨는 깜짝 놀랐다. 조선 최고 성리학자로 평가받는 이황의 묘소가 너무 초라해서다. 묘소 앞에는 이끼 낀 한 쌍의 문인석이 있고 묘소의 잔디도 듬성듬성했다. 안동시 홈페이지에도 퇴계 묘소를 새로 단장해야 한다는 글이 자주 올라와 시를 곤혹스럽게 한다. ●퇴계기념관 건립 제안도 거절 하지만 퇴계 문중은 선생의 묘소 관리와 관련한 단 한 푼의 예산 지원도 마다한다. 이는 퇴계가 임종을 앞둔 1570년 형의 아들 영(寗)에게 “내가 죽으면 반드시 조정에서 예장(현대의 국장)을 내릴 것인데 이를 사양하라. 비석을 세우지 말고 작은 돌의 앞면에 미리 지어둔 묘비명 ‘퇴도만은진성이공지묘’(退陶晩隱眞城李公之墓)만 새기라”고 유언한 데 따른 것이다. 퇴도만은은 도산(陶山)으로 물러난 만년의 은사라는 뜻이다. 퇴계 문중은 또 최근 경북도와 안동시가 국책사업으로 퇴계기념관 건립 사업 추진을 제안했지만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퇴계의 17대 종손 이치억(41) 성균관대 초빙교수는 “퇴계 할아버지께서 마지막까지 화려한 예우를 거부하고 겸양과 검소함을 추구한 뜻을 받들기 위한 것으로, 다른 의도는 없다”고 말했다. ●서애·학봉 기념사업엔 168억 경북도 등은 2018년까지 류성룡과 김성일의 애국충절을 기리기 위한 임란역사문화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국비 및 시·도비 각 84억 등 168억원이 들어간다. 서애기념공원(3만 7802㎡)은 안동 풍천면 도청신도시에, 학봉기념공원(5만 3723㎡)은 서후면 금계리에 들어선다. 당초 도 등은 200억원을 들여 서애·학봉기념관 건립에 나섰으나 지역 시민단체 등이 혈세 낭비, 특혜 의혹 등을 제기하자 사업 명칭 등을 변경했다. 이에 대해 서애·학봉 문중에서도 찬반 논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7월 안동시의회에서 사업 예산이 통과되자 학봉의 후손인 한 30대가 대시민 사과문에 이어 시의원 전원에게 예산 통과 이유를 묻는 내용증명을 발송했다. 글 사진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서울시의회 예산결산특위 위원장에 박운기의원 선출

    서울시의회 예산결산특위 위원장에 박운기의원 선출

    서울시의회는 9월 9일 제270회 임시회에서 박운기 의원(더불어민주당, 서대문2)을 제9대 3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했다. 예결위원장으로 선출된 박운기 의원은 서대문구 의회에서 재선(4대, 5대)하였으며, 서울시의회에서는 재선의원(제8대, 제9대)으로서 도시계획관리위원회 위원, 재정경제위원회 위원,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2011년), 환경수자원위원회 위원, 부모교육과 행복가정네트워크 특별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했다. 2016년도 서울시 예산안 분석토론회 및 2015회계연도 서울시 및 교육청 결산토론회에 참가하는 등 활발한 의정활동 경험을 바탕으로 서울시와 교육청의 예산을 견제하고 감시하는데 최적화된 예산전문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운기 예결위원장은 “그동안의 의정활동경험을 살려 예결위원들과 긴밀히 협의하여 의원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겠다”며“서울시 및 교육청 예산에 대하여 시민의 혈세가 헛되이 사용되지 않도록 하여 1천만서울시민이 부여한 최일선의 재정감시자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9대 3기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서울특별시의회 기본조례」에 따라 선임된 날로부터 1년간 재임하며, 서울시 및 서울시교육청이 제출하는 2017년도 예산안, 수시로 제출되는 추가경정예산안 및 2016회계연도 결산안 등을 심사하게 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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