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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한미관계 현실적 접근

    국민의 정부 출범과 아울러 본격화된 대북포용정책과 이를 계승한 참여정부의 평화번영정책은 다양한 차원에서 남북관계의 새로운 변화를 가져왔다.동해에서는 금강산관광유람선이 오가고,북한의 미녀 응원단이 남한에서 인기몰이를 하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변화는 이에 맞는 새로운 질서의 형성을 요구하는 관성을 지니며,이는 종종 과거의 질서와 충돌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것은 역사의 평범한 상식이다.남북관계의 변화는 냉전적 패러다임속에서 안주했던 우리에게 새로운 질서의 구축과 적응을 요구하고 있으며,이는 우리사회의 여러 분야에서 이미 나타나고 있다. 그 중 하나는 한반도 평화의 의미와 미국의 역할에 대한 인식의 변화이다.한·미관계는 2차세계대전의 종식과 분단,그리고 한국전쟁이라는 일련의 역사적 과정에서 그 기원이 형성되었다.이 과정에서 한국과 미국은 한·미동맹이라는 긴밀한 협력관계를 형성했다.이유야 어떻든 미국은 한반도에서 자신들의 피를 흘렸으며,우리의 젊은이들은 미국의 전쟁인 베트남에서 피를 흘렸다.이렇게 본다면피로 맺어진 동맹의 의미를 지니는 ‘혈맹’이라는 한·미관계의 상징 용어가 그리 어색한 것은 아니었다.이와 같은 끈끈한 한·미동맹은 냉전기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 대처하는 핵심적 수단이었다.따라서 과거 냉전기의 경우 한반도에서 전쟁을 일으킬 수 있는 유일한 문제아는 북한이었으며,‘전쟁=북한의 남침’이라는 등식은 남한사회의 삼척동자도 다 아는 상식에 해당했다.이 과정에서 미국은 한반도에서 전쟁을 억제하고 평화를 지켜주는 ‘수호자’였으며,이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것은 국민정서상 용납되기 어려웠다. 냉전의 해체는 이와 같은 한·미관계에도 새로운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그러나 한반도 문제를 보는 미국의 시각은 아직 과거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할 수 없다.부시행정부의 출범이후 미국은 북한에 대해 압박정책을 구사했으며,이 과정에서 미국에 의한 군사적 수단의 사용가능성도 공공연하게 제기되었다.특히 북한 핵문제가 부각되면서 군사적 해법에 대한 논의도 가속화되는 경향을 보인 바 있다.다자회담 등으로 북핵문제에 대한 해법이 평화적인 방식으로 해결될 기미를 보이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이 과정에서 우리는 과거 인지하지 못했던 평범한 상식 하나를 얻었다.그것은 미국도 한반도에서 전쟁을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이다.미국의 관료나 정치지도자들의 입에서 한반도 문제에 대한 평화적 해결이라는 단어가 나오기를 기대하는 오늘의 현실이 이를 대변하고 있다.물론 미국의 군사적 행동가능성은 불량국가에 대한 응징이라는 명분을 지닌 것이지만,북한은 우리의 잘려진 반쪽인 동시에 한반도의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각별한 의미를 지닐 수밖에 없다. 한·미관계의 변화는 주한미군의 감축가능성과 후방배치라는 문제의 제기에서도 부각되어 나타나고 있다.영원한 혈맹으로 한반도의 보루가 되어줄 것으로 믿어졌던 미국에 있어서도 국익은 핵심적 요소이며,국익에 따라 주한미군의 위상도 변화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이는 단순히 미국에 대한 흑백논리차원의 가치판단을 요구하는 문제가 아니라 2003년의 한반도의 현실을 직시해야 함을 의미한다. 한·미동맹은 역사적인기원과 명분을 가지고 있으며,양국간의 협력관계에서도 방기되어서는 안 될 의미를 지니고 있다.그러나 역사적 기원과 명분 때문만으로 새로운 한·미관계의 구축이 제약될 수는 없다. 지금 우리 앞에는 한·미관계가 새로운 상황에 맞게 발전적으로 변화되어야 한다는 숙제가 놓여있다.이라크 추가파병과 관련하여 관료와 정치인들이 입만 열면 국익을 외치고 있다.그러나 국익은 구호가 아니라 현실적 선택에 의해서 추구될 수 있는 것이다.한·미관계에 대해 감정이 아니라 냉정한 이성에 기초한 현실적 접근이 필요한 이유이다. 조 한 범 통일연구원 북한기초연구사업 본부장
  • 게임 커뮤니티의 힘

    지난 16일 오후 서울 압구정의 한 패밀리 레스토랑.게임 ‘스타크래프트’‘디아블로’‘워크래프트’ 등으로 유명한 세계 굴지의 게임 개발사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닐 허버드 부사장과 크리스 멧젠 이사가 모습을 나타냈다.올해 안에 베타 서비스를 시작하는 온라인게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한국 팬들에게 직접 설명하는 자리였다. 허버드 부사장은 줄곧 “한국의 게이머들은 세계 온라인 게임의 트렌드를 선도하는 중요한 존재”라면서 “본국과 동시에 외국 현지에서 베타 서비스를 시작하는 것은 세계 최초”라고 강조했다.그는 특히 “한국 온라인 게임 시장에 가장 잘 맞는 커뮤니티 서비스가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면서 “한국 현지인을 고용한 별도의 서비스 팀을 운용하는 등 최고의 커뮤니티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게임 커뮤니티,“단순한 팬 모임이 아니야” 어느 문화 분야든,콘텐츠의 수용자는 생산 과정에 직접 참여하고 싶어하는 경향이 있다.그러나 온라인게임 분야에서 이들은 ‘제2의 개발자’라고불릴 정도로 기획·개발 단계에서부터 게임 서비스 종료 때까지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게임 커뮤니티는 본래 게임에 대한 정보나 감상 등을 공유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생겨난 게이머들의 모임.그러나 요즘은 단일 커뮤니티의 회원 수가 최대 60만명(게임 커뮤니티 ‘플레이포럼’)에 달하는 등 업체들이 “온라인 게임 성공의 최대 변수는 바로 게임 커뮤니티”라고 공언할 만큼 막강한 힘을 발휘한다.보급된 인터넷 인프라를 기반으로 온라인 커뮤니티 문화가 발달한 한국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이들은 기존의 게임 관련 정보 제공 기능은 물론 아이템 교환·매매·시세 조정,버그 리포팅,게임 밸런스 조정 등의 역할뿐 아니라 고객 요구와 불만사항을 설문조사를 통해 자료화하고,게임내 쟁점을 여론화해 업체측에 전달하는 기능까지 하고 있다.업체 측이 만족할 만한 반응을 보이지 않을 경우 사이버 시위를 벌이기 때문에 업체들도 이들의 목소리를 소홀히 할 수 없다.게이머들간의 친목 도모는 기본이다. 게임 커뮤니티 ‘플레이포럼’ 관계자는 “게임커뮤니티는 일종의 ‘언론’과 비슷하다.”면서 “가치 있는 정보를 공유·보급하고 업체의 부당한 요구 등 쟁점을 공론화해 게이머들이 공동대응할 수 있게 해준다.”고 설명했다.1인칭 슈팅게임 전문 커뮤니티인 ‘나리카스’ 관계자도 “현재 1인칭 슈팅 게임의 열풍에는 나리카스의 역할이 지대했다.”면서 “초보자들에게 꾸준히 게임 정보와 에티켓을 전해 저변을 확대한 때문”이라고 자평했다. 넥슨과 함께 온라인게임 ‘테일즈위버’를 개발한 소프트맥스 관계자는 “게임 커뮤니티는 서비스 초기에 쉽게 게임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 새 이용자들을 계속 불러모은다.”면서 “나아가 업데이트와 피드백을 통해 여론 수렴의 창구로도 작용한다.”고 말했다.이용자들의 이탈을 막는 주원인으로도 작용하는 등 커뮤니티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언제 어떻게 왜 시작됐을까 게임 커뮤니티의 시작은 199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마리텔레콤에 의해 PC통신 ‘천리안’ 등에서 서비스되던 ‘단군의 땅’ 등 글자를 기반으로 한 MUD(Multiple User Dialogue) 게임 이용자들이 게임 정보 교환을 위해 업체측이 제공한 게시판에 모이기 시작한 것. 그러나 업체측이 제공·관리하는 공간에서는 이용자들이 목소리를 자유롭게 내기 힘들다는 태생적인 한계가 있었다.결국 진정한 게임 커뮤니티라 부를 수 있는 이용자들의 독자적인 모임은 인터넷 보급이 활성화된 90년대 말이 돼서나 가능했다. 96년 넥슨의 ‘바람의 나라’ 등 인터넷을 기반으로 다수의 접속자들이 플레이하는 제1세대 MMO(Massively Multiplayer Online) 롤플레잉 게임들이 선보이기 시작하자,게임 커뮤니티들의 초기 버전도 하나둘씩 생겨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바람의 나라’ 관련 커뮤니티인 ‘다꾸’(dakku.com)도 개인사업가 이동준(32)씨가 98년 사비를 털어 만들었다. 이들은 2000년을 전후해 온라인게임 시장이 본격적으로 확대되면서 폭발적으로 세를 불리기 시작했다.게이머들이 목말라하던 정보와 친교의 장을 제공하면서 이용자들을 결속했고,특히 2001년 특정 집단을 편든 한 유명 온라인게임 운영자의 퇴진을 이끌어낸 사건 이후게임 업체들에 대해 점점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 랭키닷컴 (www.rankey.com) 게임정보 분야 1위의 커뮤니티인 ‘플레이포럼’(www.playforum.net)을 비롯해 유서 있는 게임 커뮤니티들은 바로 이때 생겨났다.비디오게임 관련 커뮤니티로 유명한 ‘루리웹’(www.ruliweb.net),1인칭 슈팅게임 전문 ‘나리카스’(www.narics.net),게임 ‘스타크래프트’ 관련 ‘PgR21’(www.pgr21.com)가 모두 그런 것들이다. 1세대 온라인게임 ‘바람의 나라’를 서비스하는 넥슨 관계자는 “역사가 오랜 온라인 게임의 경우 관련 게임 커뮤니티의 수가 수천개가 넘는다.”면서 “넥슨만 해도 그 수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실제로 다음 카페(http://cafe.daum.net)에 개설된 ‘바람의 나라’ 관련 커뮤니티만 4000개가 넘는다.‘다꾸’(dakku.com)는 전체 회원 수가 17만명이 넘고 하루 평균 20여만명이 들르고 있다. 국내 최대의 회원 수를 자랑하는 온라인 게임 ‘리니지’(엔씨소프트)의 경우 다음카페에만 1만 1000여개의 관련 커뮤니티가 존재한다. 정확한 수를 알 수 없지만 ‘혈맹’모임 등 관련 커뮤니티가 1만개는 족히 될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추산이다.그라비티의 ‘라그나로크’,웹젠의 ‘뮤’ 등 대다수의 인기 온라인 게임들 역시 마찬가지다. 채수범기자 lokavid@
  • 이라크 전투병 파병 논란 / 진보·보수단체 찬반 팽팽

    미국이 최근 한국 정부에 전투병 파병을 요청한 것과 관련,국내 진보·보수단체는 물론 네티즌간 찬·반 의견이 팽팽하다. 미국의 이라크 통치에 반대하는 국제반전공동행동조직위원회 산하 220여개 단체와 민중연대,여중생범대위,여성단체연합 등 361개 단체는 16일 오전 정부중앙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라크 전투병 추가 파병에 반대하며 이달중 파병반대와 반전 시위를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361개 시민단체 이달중 반전시위 또 추가파병안의 국회 처리를 막기 위해 국회 앞에서도 시위를 갖기로 했다.오는 27일에는 전 세계에서 공동으로 진행될 대규모 반전시위에 파병안 반대를 주요 쟁점으로 내세우기로 했다.이들은 “명분 없는 전쟁의 뒷수습을 한국에 떠넘기려는 미국의 의도에 말려들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보수단체 “파병규모 증대” 성명 반면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 등 보수단체들은 이날 성명을 통해 “정부는 국제사회의 공조 참여와 국익을 고려한 한·미 동맹 결속력 강화라는 두가지 측면에서 추가파병의 정당성을 극대화시켜야 할 것”이라면서 “파병 규모와 지원의 폭을 증대시킬 준비도 갖추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인터넷신문 오마이뉴스가 홈페이지를 통해 네티즌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16일 오후 4시 현재 응답자 3911명의 81%가 파병에 반대했다.그러나 조선일보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 2만 2079명 가운데 68.7%가 파병에 찬성해 대조를 이뤘다.이같은 현상에 대해 평화네트워크 정욱식(32)대표는 “네티즌이 투표하기 전 사이트에서 접한 사설 등 기사에 영향을 받은 결과”라고 분석했다. 일부 사이트에서도 네티즌간 의견이 엇갈렸다.‘푸살’이란 네티즌은 “지난번 미국과의 혈맹관계를 내세워 전투공병대와 의료지원단을 보냈지만 북핵과 경제문제에 전혀 도움이 되지 못했다.”며 파병에 반대했다.반면 ‘김윤길’이란 네티즌은 “석유수급,파병경비,전후복구 참여,한반도 안전이 보장된 전투병 파병으로 한국 경제는 월남전 이후 제2의 중흥기를 맞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영표기자 tomcat@
  • 기대 커지는 中역할 / 中 고강도 北압박

    |베이징 김수정 오일만특파원| ‘棄核換安全’(기핵환안전·핵포기로 안전을 바꾼다) 북핵 6자회담 의장국이자,나머지 5개국을 상대로 거중조정을 해온 ‘게이머’ 중국이 6자회담을 목전에 두고 북한에 던지는 메시지다. 중국측이 회담장인 베이징 댜오위타이로 회담 대표들을 모두 초청,분위기 조성용 리셉션을 연 26일 중국 외교부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말 북한이 핵동결 해제한 이후 6자회담이 성사되기까지 중국이 해온 노력을 설명하며 이같은 원칙을 밝혔다. ●北서도 조건부 핵포기의사 밝힌듯 이 관계자는 “중국은 핵으로는 안보우려 해소를 얻을 수 없다고 북한에 강력히 촉구해왔다.”고 전했다.핵무기와 핵개발계획을 포기해야만 안전보장을 받을 수 있다는 강도높은 메시지를 던졌고,북측으로부터는 핵포기를 하겠다는 의지를 읽었다고 말했다. 중국측은 왕이 외교부 부부장과 다이빙궈 수석 부부장을 통해 북측 의지를 미국과 한국·일본 등에 설명했다는 것이다. 그는 “북한이 27일 기조연설을 통해 미국에 바라는 최대한의 요구를 밝힐 것이고,향후 시간은 걸리겠지만 북한은 생존하기 위해 현명한 판단을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체제보장,경제지원이 되면 이미 만든 핵무기나 폐연료봉 등을 북한땅에서 가져가라고 미국측에 얘기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근 6자회담이 성사된 것이 북측 의지에 따른 것이란 정황을 설명하기 위해 그는 지난 2월 중국의 대북 송유관 일시 폐쇄 보도가 ‘사실 무근’이라는 점도 밝혔다. 중국은 송유관을 통한 대북 원유공급을 중단해본 적이 없으며,일단 원유의 흐름이 끊어지면 송유관이 막히기 때문에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중단은 힘들다는 것이다. 중국에 대해 대북 압박을 더 하라는 미 정부의 언론플레이일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한국 정부도 송유관지대에 인력을 파견,이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核놔둘땐 亞군비경쟁 우려 중국은 이번 6자회담에서 당사국들과 모든 채널을 가동,북·미간 ‘공정한 중재자’로서 완충작업에 나설 것이 확실하다. 이번 기회에 한반도 비핵화 및 안정화 기반을 구축해야겠다는 큰 원칙도 갖고 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의 성공적 개최와 중국 경제의 도약을 위해선 한반도 안정이 긴요하다.북한핵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주변국의 ‘핵도미노’와 러시아·일본·타이완의 군사력증강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미 정부가 중국에 대해 핵회담의 완전한 참여자이고,양국 관계를 솔직하고 협력적·건설적 관계라고 밝힌 점은 미국과 대북 코드를 상당 부분 공유하고 있다는 시사이기도 하다. 지난주 중국의 군 수뇌부와 당 대표단이 북한을 방문한 것도 6자회담을 앞둔 대북 설득의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다. 북한이 끝내 핵보유를 시도할 경우,중국은 혈맹 관계를 유지해온 대북 관계에서 ‘특단의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베이징 외교가의 공통된 견해다. crystal@
  • 6자회담은 北·러 합작품?

    북한이 북·중·미 3자 회담 주장을 철회하고 러시아가 포함된 6자회담을 전격 수용함으로써 향후 북핵 논의가 복잡다기한 양상을 띨 것 같다. 지난 1997∼99년 남북한과 미국·중국이 참여한 가운데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4자 회담이 열린 이후,제각각 이해 관계를 달리하는 한반도 주변국이 모두 참여하는 형태가 됐기 때문이다.미국은 당초 베이징 3자 회담 이후 확대 다자회담을 추진하면서 한·일의 참여를 주장해 왔다.물론 러시아의 참여를 배제하진 않는다고 했다.그러나 한·미·일·중 4개국 어느 나라도 러시아의 참가를 적극 주장하지 않았다.“어느 단계에선 러시아의 참여가 바람직하다.”는 외교적 발언에 머물렀던 게 사실이다. 지난주 러시아의 참여가 확정된 것으로 보인다.지난달 30일 부시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주석간 전화통화에서 이같은 내용을 서로 확인했고,러시아도 외무 고위 관리들을 통해 이를 밝혀 왔다. 러시아의 참여에 대해선 러시아·북한 모두의 의지가 담긴 것이란 풀이가 지배적이다.러시아 참여가 회담에 미칠 영향에 대해선 긍정과 부정 양 측면이 있다.외교적으로,특히 북한 문제에 있어서 그다지 신뢰를 얻지 못한 러시아가 자국 이익을 놓고 회담 진행속도를 가로막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북한 역시 최근 북핵 불용 입장에서 중재와 압박 작전을 동시에 펼쳐온 중국을 견제,북·러간 줄타기를 할 가능성도 많다. 전통적인 우방,혈맹 기준으로 보면 ‘3(한·미·일)+3(북·중·러)’의 내부 틀이 형성될 수도 있지만,실용적 외교노선을 걷는 후진타오 체제의 중국과 남북관계도 고려하는 한국 입장을 감안할 때 이를 단순화시킬 수는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러시아까지 참여하게 되면서 5자 회담으로 되는 것보다 회담 진행 속도가 갈지(之)자 행보를 보일 가능성도 높다.”면서 “반면 힘들게 진행될수록 북핵 폐기와 체제보장 등에 관한 합의들이 나오면 구속력은 더욱 세질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한 군축과 긴장 완화,북한의 안정 등으로 이어져 한반도에 진정한 평화체제 구축도 가능할 것이란 기대다. 김수정기자
  • [시론] 북핵 포기의 전제조건

    현재 북한의 지도부는 핵무기의 개발·보유만이 체제 유지에 있어 절체절명의 조건이며 최후의 생명선이라고 믿고있다.이것은 미국과 일본의 대북 압박 강도와 정비례되면서 더욱 확고한 생존전략으로 고착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마당에 남한이 북한과의 온갖 접촉을 통하여 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호소한다고 해도 변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다.다만 다음과 같은 두어가지의 조건만 충족되면 북한은 핵을 포기하거나 또는 개발을 중지할 것으로 보인다. 첫째,미국으로부터 체제유지를 보장하는 불가침조약을 약속 받으면서 현재의 대북 봉쇄정책을 중지하는 경우이다.그러나 부시 정권의 대북관은 김정일 정권을 극히 비민주적인 테러집단으로 규정하고 제거 또는 멸망시키려는 것이라고 볼 때 이 조건의 충족은 어려운 것이다. 최근에는 미국 정부가 북한 김정일 정권의 내부 붕괴를 유도하기 위해 새로운 작전계획 ‘5030’을 수립하고 있다는 보도까지 나오고 있다. 북한 군부 등 지도부는 10년전 1차 걸프전과 최근의 이라크 사태를 보면서 미국의막강한 군사력과 상상을 초월하는 최신예 신무기의 위력에 상당한 충격과 위기감을 가졌을 것이다. 이라크 전쟁이 한창 진행될 동안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상 활동을 갑자기 멈추고 지하 비트(비밀 아지트)에 은신해 있었다는 믿을 만한 정보도 북한이 미국의 침공 가능성에 대해 얼마나 큰 위기감을 가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다.군사적 약자로서 미국의 힘앞에 맞서는 유일한 선택은 핵무기를 손안에 쥐는 것뿐이다. 다음으로는 그래도 아직까지 맹방으로 남아있는 중국이 외부로부터의 어떠한 침공에도 북한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보호하면서 획기적인 경제원조로 현재의 북한정권에 대한 보호막이 돼 준다는 새로운 조약이나 협약이 있을 경우이다. 물론 북·중간에는 오래전부터 상호방위조약이 결성돼 있다.그러나 중국의 개혁·개방과 함께 서구적인 자본주의화와 합리화로 북·중간 1960년대식 감성적인 혈맹의식은 점점 사라지면서 형식적으로 바뀌고 있고 보면 이러한 핵무기개발 포기조건은 불충분한 것이다.신중국의 리더로 취임한 후진타오 국가주석의 합리적·실용적 외교 노선도 북한에 대한 과거의 온정주의적 대북 시혜 외교에서 벗어날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북한의 핵무기개발 포기조건이 모두 부정적인 상태에서 과연 남한 정부가 한반도의 평화와 민족통일을 위하여 취할 수 있는 선택은 무엇인가. 그것은 별수 없이 경제·군사 대국인 미국의 대북정책의 기조에 동참하면서도 가능한 한 군사적인 모험은 자제하도록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북·일간에도 국교정상화가 이루어지도록 적극 협조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앞으로 한반도 평화정착에 중요한 중심문제의 하나는 바로 중국이다.왜냐하면 북한을 설득할 수 있는,가장 영향력을 지닌 나라가 중국이기 때문이다.따라서 지금부터라도 노무현 정부는 중국과의 획기적인 경제협력으로 그들에게 이익을 안겨주고,지도부와의 긴밀한 인간관계를 맺어 북한으로 하여금 시대착오적인 권력구조의 개혁을 하도록 유도하는 역할을 맡기는 방법을 채택해야 한다. 한편 북한과의 관계는 지금까지의 방식대로 민간단체들의 상호교류나 원조활동은 장려하되 적어도 정부 차원에서는 그동안의 무원칙적인 경제원조는 지양하고 철저한 상호주의적인 대북관계를 가져야 한다.이제 북한도 떼쓰는 아이들이나 행패 부리는 청소년의 나이는 지났으니 주체정신에 투철한 어른으로 성장하여 국제사회로부터도 대접을 받도록 노력해야 할 시점이다. 김 동 규 고려대교수 북한학
  • [김영두의 그린에세이] 雨中골프

    누구라도 사흘쯤 밥을 거르면 살아있는 강아지 뒷다리라도 물어뜯고 싶어질 것이다.골프를 주식으로 삼고 사는 골퍼를 한 달쯤 골프라운드를 굶겨 보라.달걀을 부추단 위에 올려놓고 엎드려서 째려보지를 않나,파는 날로 씹어먹으면서 양파는 멀리 던져 버리지를 않나,주룩주룩 쏟아지는 비를 맞으면서도 우산은 펴지 않고 자루를 휘두르며 히뜩 웃지를 않나,국기 게양대에 걸린 태극기를 바라보며 돌팔매질을 하지 않나.지나가는 스님의 민둥머리를 바라보며 풀을 너무 짧게 밀었다고 투덜거리지를 않나,그런 작태를 보고 있는 사람은 앰뷸런스라도 부르고 싶어질 것이다. 지난달에는 골프라운드 날만 잡으면 비가 왔다.클럽하우스에 앉아서 까무룩히 비안개에 잠겨 있는 골프코스 70만㎡ 안에 몇 개의 빗방울이 떨어지는지 수학적으로 고찰하다가 돌아왔다. 우울한 심사를 달래려고 주(술)님을 찾아갔다.‘딤플’이라는 서양 주님을 알현하며,골프공의 딤플이 방향성과 부양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침튀기며 토론을 했다.볼에 딤플(보조개)이 있는 여자가 탄성이 좋다는,여성편력이 화려한 카사노바의 귀엣말을 그대로 믿고 거울을 바라보며 볼에 딤플만들기 연습도 했다. 골프공으로 당구도 하고 구슬치기도 했다.골프에 대한 허기를 메우려고 골프공을 삶아 먹어 볼 생각도 했다.그린에서 퍼트를 하다가 심장마비로 죽은 시체놀이도 하면서 간신히 한 달을 퍼내고 드디어 라운드를 하러 나왔다.그런데,또 비다. “죽음으로 항전하자.” 나와 비슷한 정도로 골프에 미친 혈맹동지들이 뒤를 따랐다.붉은 머리띠 대신에 방수모자를 쓰고,안경유리에 와이퍼를 달고,무릎까지 올라오는 장화를 신었다. 페어웨이는 워터 헤저드다.그린에서는,젖먹던 힘까지 퍼 올려서 공을 패도 공은 1m도 안 갔다.공은 물 속을 유연하게 헤엄쳤다. 날이 궂으면 미친 증상이 도진다더니,헛것도 보인다.나와 비슷한 몰골로 빗속을 헤매는 사람들이 내게 손을 흔드는 것 같다.하늘은 먹장구름으로 덮여 있고,천둥벼락이 곧 몰려올 조짐인데 겁도 없이 아이언을 휘두르는 사람들은 허상의 유령이든지 정신병원을 탈출한 환자일 것이다.나도 히뜩웃으며 그들에게 손을 흔든다. 소설가·골프칼럼니스트 youngdoo@youngdoo.com
  • [김영두의 그린에세이] 멀리건

    언제나 술집에 와서 위스키를 두 잔씩 마시고 가는 남자가 있었다.어느 날 남자가 술을 한잔만 시켰다.바텐더가 그 이유를 물었다. “언제나 같이 술을 마시던 친구가 있었죠.일 년전에 그 친구가 죽었어요.그 친구를 생각하며 내 것 한 잔 마시고,친구 것 한 잔은 대신 마셔주고…. 그런데 제가 어제 의사로부터 금주령을 받았어요.그래서 그 친구 술만 마시려구요.” 골프 라운드에서 잘 써먹는 ‘멀리건’의 유래 가운데 하나가 이와 흡사하다. 골프 혈맹동지 4명이 있었는데 그중 한 사람의 이름이 멀리건이었다고 한다.비가 오나 눈이 오나 그들은 떼로 모여 다니며 라운드를 즐겼는데,어느 날 동지들을 남겨두고 멀리건이 먼저 저 세상으로 갔다.멀리건은 떠났으나 나머지 세 사람은 라운드를 계속했고,친구가 생각날 때마다 고인을 추모하는 뜻으로,공을 하나 더 친 데서 멀리건이 유래했다고 한다. 일반적으로,처음 친 공은 타수에서 빼고 새롭게 공을 하나 더 치는 것을 멀리건이라고 한다.물론 정식 골프경기에서는 통용되지 않으며,골프 룰에도 나와 있지 않은 단어다.또 멀리건의 유래에 관해서도 ‘설’이 분분하다. 골프를 함께 하던 친구가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서라며 캐나다로 가버렸다.그 친구가 빠진 자리는 우리에게 치명적인 공백이었다.그녀는 충실한 기사였으며,언제나 돈을 잃어 주는 맛있는 ‘도시락’이었기 때문이다.그녀가 떠난 뒤로,우리는 운전도 서로 미루다가 간신히 윤번제로 하기로 합의했다.실력이 엇비슷한 우리끼리는,지갑의 돈이 바람 한번 쐬고 다시 돌아오는 식의 내기도 하지 않게 됐다. 그런데,그녀는 우리에게 멀리건을 남기고 떠났다. “이 사람,나 없어서 외로울 거야.니들 가끔 공도 같이 치고….” 친구가 자신의 애인을 우리에게 맡기고 떠나면서,곱게 봐달라고 한 말이다.착한 친구는 고양이 세 마리에게 생선가게를 통째로 넘겨준다는 생각은 못했나 보다. “떠 넘기는 거니,아니면? 솔직히 이제야 고백하지만 너처럼 맛있는 도시락이 없었는데….” “나 대신 멀리건이야.” 친구 대신 운전도 해주고,내기에서는 돈도 잃어 주겠다는 것인지,아니면 우리가 다른 용도로써먹어도 된다는 것인지,나는 잘 모르겠다. 소설가·골프칼럼니스트 youngdoo@youngdoo.com
  • 美, 한국손님에 ‘쌀쌀’

    |워싱턴 백문일특파원|노무현 대통령을 바라보는 미국의 기본적인 시각은 ‘반미주의자’다.우리 정부가 아니라고 수차례 해명하고 이라크 파병까지 결정했음에도 워싱턴 조야의 이같은 인식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노 대통령의 방미를 앞두고 미 주요 언론에 정부와 한국 기업들이 4억원짜리 광고를 냈지만 노 대통령에 보내는 의심쩍은 눈초리는 가시지 않은 듯하다.미 의회조사국(CRS)은 노 대통령이 반미 정서에 편승해 당선됐다고 최근 보고서에서 적고 있다. 14일(현지시간) 정상회담 일정만 보더라도 ‘혈맹’이니 ‘우방’이니 하는 기류는 잘 읽혀지지 않는다.양국 정상이 회담을 마친 뒤 공동 기자회견을 하는 것은 일종의 관행이다.그러나 이번에는 공동성명으로만 대체키로 했다.회담이 저녁에 시작,바로 만찬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불가피하다는 양측의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그보다는 현재 한·미관계가 언론의 질문공세조차 견디기 어려울 만큼 돈독치 않다는 얘기다.기자회견을 하면 대북 군사행동이나 반미정서,주한미군 철수 등 민감한 문제들이 거론될 것이고 자칫 정상들의 ‘솔직한 답변’이 한·미관계의 골을 더 깊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우리 정부가 강력히 밀어붙인 노 대통령의 상·하원 합동 연설도 끝내 성사되지 않았다.휴회중이어서 의원들을 소집하기가 쉽지 않다는 게 의회측 설명이지만 북핵 문제 등 노무현 정권의 스탠스에 미 의회가 거부감을 나타내 정책연설의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란 분석이다.대신 상하원 지도자들과 간담회를 갖기로 했다. 회담 장소도 다른 정상들과는 대조된다.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와는 23일 텍사스 크로퍼드의 부시대통령 목장에서 회담을 갖기로 됐다.당초 메릴랜드 캠프 데이비드 별장에서 갖기로 돼 있었는데 부시대통령의 의사에 따라 더 ‘격상’됐다는 전언이다.앞서 하워드 호주 총리와도 텍사스 목장에서 회담을 가졌다.노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저녁 회담에 이어 만찬을 갖는 게 전부다. 회담 장소가 양국의 동맹관계를 가늠하는 것은 아니지만 부시 대통령은 친소관계에 따라 회담장소를 결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푸틴 러시아 대통령이나 장쩌민 중국 국가주석 등 ‘코드’가 맞거나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정상들과는 초면이라도 자신의 텍사스 목장으로 초대한다.개인적인 친분이 있거나 의사소통이 원활한 경우에는 평일에도 대통령 별장에서 하루를 같이 보낸다. 우리 정부의 기대와 달리 노 대통령을 맞는 워싱턴의 기류는 아직 차가운 편이다. mip@
  • [열린세상] 韓美, 명분과 현실사이

    하나.지난 3월 초 미국 출장 길에 20여년 전 미국으로 이민 간 선배의 주선으로 교포들 몇 분과 자리를 함께했다.아무래도 한국에 관한 얘기가 주를 이루었는데 특히 애국심이라면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아 보이는 그들의 관심사는 오로지 ‘조국’이었다.그들은 대통령 선거결과에 대한 안타까움에서 시작,대북 비밀송금에 대해 울분을 토로했고,핵 문제에 관해 ‘악의 축’ 북한을 강력히 비난했다. 또 김정일 집단의 핵무기 개발은 세계평화에 대한 도전으로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막아야 한다고 열변을 토했다.“그 대가에 전쟁도 포함되는가.”라는 질문에 그들은 “서울이 피해를 좀 보고 피를 좀 흘리더라도 이번 기회에 화근을 뿌리뽑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러분의 아이들은 미국에 살고 있지만,내 아이들은 서울에 있다.난 어떤 경우에도 내 아이들이 피를 흘리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조국에 대한 걱정은 조국에 사는 사람들에게 맡겨 달라.”는 조심스러운 부탁에 그들은 무척 불만스러운 표정이었다. 둘.3월 중순,전직 군 고위인사가 참석한 회식 자리가 있었다.당연히 이라크 전쟁이 화제에 올랐는데,그는 정부의 ‘비전투병’ 파병 결정이 몹시 불만스러운 듯했다.당연히 전투병을 파병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그는 ‘북한을 적이 아닌 같은 민족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내린 결정에 매우 답답해 했다.그는 이렇게 주장했다.“미국만이 우리의 안보를 지켜 줄 수 있다.미군이 철수하거나 재배치되는 경우 안보가 뿌리째 흔들리게 된다.이번에는 우리가 먼저 전투병을 보내 미군과 함께 피를 흘림으로써 우리가 혈맹임을 확인시켜 주어야 한다.” “참 좋은 생각이다.단 이번 전쟁이 피를 흘릴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지원병을 조직해서 참전하면 어떨까.그러면 미국에 대해서도 면피가 되고,국론의 극심한 분열도 막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제안에 분위기가 썰렁해졌다.참 힘든 자리였다. 셋.3월 하순 미군 고위 장성 한 사람과 기업인 몇 사람이 저녁을 함께하는 자리가 있었다.미군 장성은 두 여학생의 죽음과 그로 인한 촛불시위가 노 대통령의 당선으로 이어졌는데,많은 미국인들이 촛불시위를 본 다음부터 주한미군의 철수를 주장하고 있어서 걱정이라고 했다. 또 이라크 전쟁과 북핵 문제를 얘기하던 끝에 “지구상에는 질서 있는 세계와 혼란한 세계가 있는데,한국은 어느 세계에 속할 것인지를 결정짓지 않으면 안 된다.”고 했다. 이 말을 받아 기업인 한 사람이 유창한 영어로 말했다.“50세 이상 세대는 노 대통령을 싫어했는데,그를 당선시킨 49세 이하의 세대 중에서도 상당수가 자신들의 선택을 후회하고 있다.5년만 기다려 달라.우리가 다시 질서 있는 나라를 만들겠다.” 자리가 끝날 무렵 난 장군과 악수를 나누면서 서툰 영어로 얘기했다.“한국인은 누구나 질서 있는 세계에 살고 싶어 하지만 그 기준은 한국인 스스로가 결정하기를 원한다.” 세상 만사가 그러하듯이 미국과 우리의 국가적 관계에도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이 공존하고 있다.그러나 남북분단과 혈맹 관계라는 ‘현실’에 가려진 부정적 측면이 남긴 상처도 돌아보아야 할 때가 된 것 같다.최근의 경험들을 통하여 나는 미국의 시각에 자신의 그것을 맹목적으로 일치시켜 온,이른바 ‘지도층’들이 자신들의 공과를 돌이켜 보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한·미간의 혈맹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이유로 며칠 전 비전투병 파병안이 국회를 통과했다.대통령은 ‘명분 없는 전쟁’이지만 ‘전략적이고 현실적인 판단’에 따라 파병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명분과 현실 사이의 선택이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라크전 파병을 계기로 앞으로의 한·미관계에 관한 생각과 논쟁은 보편적 가치관을 바탕으로 하는 우리 자신의 시각과 이해관계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게 되기를 바란다. 조 용 경 포스코건설 부사장
  • 이라크 반전활동 마치고 귀국한 본사 명예논설위원 서상섭의원“美 도덕적 민주주의 회복해야”

    미국의 이라크 공격이 임박하면서 반전·평화운동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17일에도 일부 여야 의원들이 ‘한국군 이라크 파병 반대’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측의 파병방침 재고를 촉구했다.주식시장을 비롯한 금융 시장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등 이라크 전쟁 임박설의 파장이 심대하다. 반전활동을 위해 3명의 의원과 함께 바그다드를 방문하고 지난 15일 귀국한 한나라당 서상섭(徐相燮·53) 의원은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특히 이라크 방문동안 대한매일에 5회에 걸쳐 ‘바그다드 통신’을 연재한 것이 계기가 되어 방송사나 잡지사 등의 인터뷰 요청이 쇄도하면서 평화운동 확산에 주력하고 있다. 서 의원은 이번 주부터는 그동안 밀린 지역구 활동에도 주력할 예정이다.그의 지역구(인천 중·동·옹진)는 북한과 접경을 이룬 서해 5도 등을 포함하고 있어 안보문제에 민감한 곳이다. ●반전활동은 평화 위한 것 서 의원은 인터뷰 내내 이번 7박8일간의 이라크 방문은 반전보다는 평화 활동에 무게가 실렸음을 강조했다.특히 우리와는 혈맹관계인 미국 주도의이라크 전쟁에 반대하는 활동이 반미로 비쳐지는 시각을 극히 경계했다. 그는 “미국 내에서도 도덕적 민주주의를 원하는 요구가 많다.”면서 “이번 이라크 방문활동은 미국에 반대한 것이 아니라 유엔결의 없이 일방적으로 이라크를 공격하려는 부시 행정부에 경고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라크 정신세계 파괴(?) 미국이 이라크 전쟁을 감행하는 의도에 대해 서 의원은 우선적으로 “대부분 중동국가가 친미정권인데 이라크는 이슬람 정신에 입각한 국가로,미국은 전쟁을 해서라도 이라크 정신세계를 파괴하고 이슬람 세계의 정신적 지주를 없애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물론 추정매장량 1200억 배럴에 이르는 이라크의 석유자원 주도권 확보도 전쟁의 목표로 보았다.그는 “이라크인들은 알라신의 선물로 보는 석유자원이 ‘신의 저주’가 돼 총알·포탄으로 날아오는 것으로 보더라.”고 현지의 분위기를 전했다. 아울러 이라크 전쟁은 미국 군수산업 팽창 의도의 일환이라고도 분석했다.군수산업의 세계 1위 공급능력을 가진미국이 전쟁산업을 통해 수요를 창출,미국경제의 버팀목으로 삼으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는 내용이다. ●유엔 무력화 의도의 일환 서 의원 본인의 이라크전에 대한 시각도 독특했다.그는 이라크 사태 전개과정이 “미국이 유엔 기능의 정지 내지는 무력화 의도가 작용하는 것 같다.”면서 “유엔이 최근엔 미국의 의도대로 되지 않자 유엔 분담금을 내지 않는 등 유엔 자체를 약화시켜,유엔의 국제분쟁조정 기능도 약화시키려는 의도가 감지된다.”고 분석했다. 9·11테러 이후 미국이 반전 분위기 확산이란 추세를 돌파하기 위해 ‘방어적 선제공격’의 개념을 도입,유엔을 무력화시키면서 세계의 패권을 유지키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한반도 문제해결 선례 우려 서 의원은 인터뷰에서 여러차례 유엔결의 없이 미국이 이라크 공격을 감행하면 이것이 한반도위기 해결의 선례가 될 가능성을 크게 우려했다.그는 “미국이 이라크 사태 해결 이후 일방적으로 북한을 치겠다면 어쩌겠나.”라고 의문을 던졌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이 한반도에서 북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겠다고 보장하는 대신 이라크 공격에 협조해 달라는 것은 미국의 유인책이고,우리 측에서 ‘남의 불행을 나의 행복으로 삼겠다.’고 생각하는 건 패배주의적인 허위 의식일 뿐”이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후세인 제거에 나서는 건 이라크 국민의 자주권을 침해하려는 주장이라며 “이라크 문제나 북한문제는 해당국 국민이 스스로 선택할 사안”이라고 ‘국민주권론’을 주장했다. ●후세인은 이라크의 상징 후세인 대통령의 행적에 대해 서 의원은 “1급 암살의 표적이기 때문에 아무도 거처를 모른다더라.”면서 “이라크 방문 때 라마단 부통령 등을 전쟁비상체제 돌입 때문에 못만난 게 아쉽다.”고 했다.그러면서 “후세인은 개인이 아니라 이라크 지도력의 상징인 것 같더라.”고 의미를 해석했다. 이라크 현지의 분위기와 관련,서 의원은 “후세인의 독재에 반기를 든 국민들도 엄연히 존재하지만 걸프전 이후 이라크 상·하층부의 유대감이 자동적으로 강화된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라크 사태를 포함한 중동분쟁의 원인과 관련,“이라크와 이란 전쟁처럼 중동분쟁은 ‘물전쟁’이란 측면도 강하다.”면서 “또 한편엔 2500만 쿠르드 민족의 독립국가 건설 문제도 이라크 및 중동분쟁 해결의 주요 변수”라고 소개했다. 향후 계획에 대해 서 의원은 “각국의 국회의원들이 연대,반전 평화활동을 펼치는 문제도 동료 의원들과 협의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이라크 반전활동 의원들에 대해 ‘인기영합주의’‘소영웅주의’라는 시각엔 단호히 거부했다.이날도 동료의원으로부터 이같은 빈정거림을 받은 서 의원은 “이라크행은 목숨을 건 행동이었다.”고 강조했다. ●서상섭 의원은 누구인가 서울대 신문대학원 재학 시절 ‘민청학련 사건’에 연루돼 긴급조치 9호 위반으로 3년여 수배와 옥살이를 했던 민주화운동가 출신 초선 의원.지난 92년 3김 청산을 통한 정치개혁을 기치로 내건 ‘나라정책연구회’에 참여한 뒤 시민운동단체에서 활동했다. 이춘규기자 taein@
  • 이라크전 美지지 이유분석 “블레어 제2의 처칠 꿈꿔”

    ‘블레어,부시의 애완견 푸들인가 현대판 처칠인가.’ 프랑스와 독일이 미국의 독자적인 이라크 공격에 반대를 분명히하고 전세계에서 반전여론이 비등하는 가운데 영국만이 초지일관 미국을 지지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인가.그리고 영국의 지지는 과연 끝까지 흔들리지 않을까. 영국은 유럽연합(EU) 국가중 유일하게 지금까지 걸프지역에 3만여명의 병력을 파병했다.이는 전체 영국군 규모의 4분의 1에 해당한다. 영국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이어 이라크 사태를 계기로 명실상부 미국의 가장 강력한 혈맹으로 부상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의 이런 행보는 그가 이라크 문제를 계기로 궁극적으로 윈스턴 처칠 전 총리처럼 국제사회의 영향력 있는 지도자가 되려는 강한 욕구에서 비롯된다고 분석한다. 지금까지 블레어 총리는 국제무대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해 왔다.러시아의 대륙간탄도미사일협정(ABM)폐기에 일조하고 미국과 함께 아프간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그러나 블레어 총리의 선택은 자칫하면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미국의 친이스라엘 정책과 이라크전에 대한 국내외의 반감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에서 섣불리 전쟁에 동참하는 것은 위험한 결말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집권 노동당내에서도 높아지고 있다. 이라크 공격에 가담할 경우 내각의 분열은 불보듯 뻔하고 노동당내에서 블레어의 입지도 크게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 일각에서는 그의 이러한 국내 정치적 입지를 감안,영국이 계속 미국의 이라크 공격을 지지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프랑스,독일을 중심으로 거세게 일고 있는 유럽의 반전 분위기를 영국이 끝까지 외면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박상숙기자 alex@
  • 오피니언 중계석/미 전문가 2인 LA타임스 공동 기고 - 美 어설픈 대처가 반미감정 부채질

    여중생 사망 사건으로 인해 한·미 관계의 기본적인 틀이 흔들리고 있다는우려가 팽배한 가운데 미국 당국의 어설픈 대처가 한국내 반미감정 확산에불을 지폈다는 주장이 미국의 학자들에 의해 제기됐다.빅터 차 조지타운대교수와 마이클 오핸런 브루킹스연구소 연구원은 11일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에 공동 기고한 ‘어정쩡한 미국,한국과 관계를 위협’ 제하의 글에서 조지 W부시 미 대통령의 때늦은 유감 표명은 확산 일로에 있는 한국민의 감정을 다독이지 못할 것 같다고 꼬집었다.다음은 기고문 요지. 한반도에서 위기가 감지되고 있다.위기는 북한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이나 19일 대통령 선거를 둘러싸고 조성되는 것이 아니라 주한미군 문제에서기인한다.미국은 한국 정부와 관계를 아주 서투르게 다뤘다. 오랜 혈맹관계에도 불구하고 반미 감정은 갈수록 커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한국인의 눈에 미국은 점령군의 모습으로 비쳐지고 있다. 북한의 위협이 상존하고 한국이 다른 극적인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엷기 때문에 이런 긴장이 당장 동맹관계를 훼손할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그러나지난 8일 서울 광화문의 여중생 추모시위에 1만 5000여 시민이 운집하는 등반미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작금의 상황은 2년전 상황과 비슷한 면이 있다.그때 부시 대통령의 강경한대북관과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이 갖는 차이점은 한국민들 사이에서 남북화해 기류를 손상시키는 것으로 이해됐다. 두명의 미군 장병은 공무중 여중생 두명을 치었기 때문에 구태의연한 주둔군지위협정에 의거해 은밀한 미군법정에 세워졌다.둘 다 무죄평결을 받았다. 그리고 몇달이 지난 뒤 부시 대통령은 유감을 표명하는 서한을 보냈지만 때늦은 데다 인간미마저 담기지 않은 제스처는 한국 국민들과 언론,정부 사이에 커지고 있던 분노를 잠재울 것 같지 않아 보인다. 어쩌면 미군에 대한 무죄 평결이 옳은 결론일 수도 있다.하지만 두가지 사실만은 분명하다.첫째,미군 당국이 사고에 대한 기초 정보를 충분히 갖고 있지 않아 사건 진상을 호도하려는 것처럼 비쳤고 둘째,사건 현장에서 일어난일에 대한 더 자세한 정보가 매우 느리게 발표됐다는 사실이다. 미 국방부도 의사소통 불일치를 노출했다.국방부의 법률가들은 새로운 선례를 남겨서는 안된다는 두려움 때문에 법률적 논쟁을 피해가려고만 했고 전략팀은 무죄 평결이 장기적 관점에서 동맹관계의 결속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주판알만 굴리고 있었다. 오만함과 비밀주의의 결합은 치명적이다.초강대국은 약소 동맹국들에 흔히이런 식으로 대하곤 한다.이런 일은 미군이 따라 해야 할 만한 일이 결코 아니다.이건 잘못됐다. 미 당국의 이처럼 둔감한 대처는 먼저 한국의 운동권 집단을 자극했고 지금은 광범위한 계층을 아우르는 반미 정서 확산으로 번져있는 상태다. 지난 2주 동안 미군기지 근처에서 일어난 시위들은 80년대 미국을 몰아내자는 급진 이데올로기 운동과는 거리를 두고 있다.당시 반미는 화염병을 든 학생으로 상징됐지만 오늘의 반미 감정은 주부와 은행원으로 상징되고 있다. 비극적인 사건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이해관계와 돈독한 선린관계는 시간이 흐르면 동맹관계를 제자리에 올려놓을 것이다.사건에 책임있는 이들이 책임을 인정하고 마음을 비울 때 동맹관계의 복원은 그만큼 빨라질 것이다. 정리 임병선기자 bsnim@
  • [사설]왜 反美인가(2)-분출하는 한국민의 자긍심

    의정부 여중생 사망사건에 대한 미군 무죄 평결에 항의하는 시위 행렬엔 남녀노소가 따로 없다.사건 초기만 해도 시민단체 회원과 일부 대학생들로 한정됐던 시위 참가자들은 날이 갈수록 세대와 종교,신분의 차이를 뛰어넘어전 계층으로 번져나가고 있다. 부시 미국 대통령은 허바드 주한 미국대사에 이어 10일엔 방한한 리처드 아미티지 국무부 부장관을 통해 ‘심심한 사과’를 표명했다.그러나 미측의 거듭되는 유감·사과 표명에도 불구하고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까지 거대한 분노의 물결을 이루며 그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지금 한국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시위는 과거와는 달리 하나의 커다란 사회운동의 모습을 띠고 있다.일부 운동권 학생들이나 진보 성향의 시민단체들이 외치는 거리의 구호가 아닌 것이다.지난달 30일 서울 광화문에서 시작돼전국으로 확산된 촛불 시위도 처음에는 ‘앙마’라는 아이디를 쓰는 한 학원강사가 인터넷을 통해 제의한 것이다. 첫날 집회에 참석한 5000여명의 직업별 분포는 대략 대학생이 절반 정도였고,중·고생이 10%,나머지 40%는 회사원,자영업자,주부들로 매우 다양해 보였다고 한다.그 이후의 집회들도 대학별 깃발을 든 그룹은 소수였고,오히려친구·동아리·연인들끼리 삼삼오오 손잡고 나온 이들이 주류를 이뤘다. 촛불 집회는 주최자와 구경꾼이 따로 없는 전혀 새로운 양상을 보여주는 것이특징이다.누구든지 연단에 올라가 저마다 가슴에 담아온 울분을 토해내고 있다. 이들은 스스로를 ‘반미주의자’로 불리는 것을 거부하며,‘불합리한 한·미관계’에 분노하고 ‘힘없는 민족의 서러움’을 절규하는 ‘상식적인 시민’인 것이다.집회 참가를 알리는 방법도 인터넷에서 인터넷으로 하는 릴레이식 전파다.어쩌면 한국 인구의 절반에 해당하는 2400만 인터넷 인구,세계 최고의 정보화 수준을 누리고 있는 한국사회의 새로운 사이버 문화현상이 민족의 자긍심과 연결되면서 확산에,확산을 거듭하고 있는지도 모른다.오는 14일에는 10만 시민이 서울시청 앞 광장에 모일 예정이라고 한다.치안당국은 물론 전세계가 긴장한 가운데 주목하고 있다.그러나 지난 6월 월드컵축구대회때의 뜨거웠던 거리 응원의 열기와 질서를 지구촌에 과시했듯이 한국민의 억눌린 자긍심을 분출은 할지언정,결코 폭력과 무질서가 판치는 일은 없을 것임을 우리는 확신한다. 지금 한국사회에 풍미하고 있는 ‘반미 운동’은 본질적으로 반미가 아니다.그것은 한국민이 오랫동안 안으로만 삭여온 자존심과 ‘한·미 혈맹관계’때문에 억압되어온 정당한 권리 의식을 분출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한국민들의 이러한 의식과 가치 추구는 월드컵을 통해 그 실현의 가능성을 확인했으며,‘반미’문제 해법도 한·미 양국이 그런 인식의 바탕 위에서 시각을 좁혀 나가야 할 것이다.
  • 젊어진 중국/ 한반도정책 전망 - 남북 등거리외교 유지할듯

    (베이징 오일만특파원) 후진타오(胡錦濤) 체제는 당분간 장쩌민(江澤民)체제가 견지했던 외교노선의 큰 틀을 유지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이는 일차적으로 차세대 주역 대부분이 외교경륜이 부족한 인물들이라는 한계에 기인한다. 후진타오 총서기는 대부분의 관직생활을 티베트와 간쑤(甘肅)성에서 보냈다.또 차기 총리로 유력시되는 원자바오(溫家寶)도 국내 경제통이다.이에 따라 외교문제는 당분한 장쩌민 주석이나 다른 원로들의 조언을 구하는 형식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맥락에서 한반도 정책도 같은 흐름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수교 10주년을 넘어선 한·중 관계는 그 동안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해 왔다.최근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홍콩을 포함한 중국은 대외 수출면에서 20.3%를 차지,미국(20.2%)을 제치고 올들어 한국의 최대 수출국이 됐다. 하지만 양국의 정치 외교적 관계는 경제분야에 비해 발전속도가 느린 것이 사실이다.중국으로서는 전통의 혈맹,북한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외교전략면에서 볼 때 중국은 앞으로도 한반도에서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등거리 정책을 추구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남북한이 모두 중국의 이익에 부합되도록 적절히 대처하면서 남북한 모두를 배려하는 정책이다. 후진타오 등 4세대 지도자들에게 북한은 곧 혈명이라는 정서적인 유대감은 묽어졌을지 모르지만 북한을 매개로 한 중국의 조정자 역할은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북한의 지나친 폐쇄와 고립을 견제하고 개혁과 개방을 유도하는 한편 다른 방면에서는 미국과 일본의 반대 축으로서 북한의 존재를 활용하는 전략을 앞으로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이러한 등거리 전략 속에서 이른바 탈북자 문제의 처리과정 등 인도적 현안과 조선족 정책,타이완 문제 등에 있어서는 앞으로도 한·중 양국간 미묘한 긴장이 조성될 가능성이 있다.또 신의주 특구 문제 등에서 보듯 북한의 개혁 개방이 중국의 이해와 엇갈릴 때는 북한에 대해서도 적절한 견제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 대선후보 이사람이 좋다/ 이회창-노무현후보

    올 12월 대선이 50일도 채 안 남은 상황에서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국민통합21의 정몽준(鄭夢準) 의원,민주노동당 권영길(權永吉) 후보 등 주요 후보진영의 세싸움도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각 후보 진영은 지지율을 끌어 올리기 위해 전력투구 중입니다.이를 위해 후보들을 지원하는 각계각층 인사들도 분주히 움직이고 있습니다. 대한매일은 후보들에 대한 독자들의 이해도를 높이고 새로운 각도에서 후보 검증을 시도하는 차원에서,각 후보들을 지지하는 유명 문인들로부터 ‘내가 추천 또는 지지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주제로 글을 받았습니다.유권자 여러분들이 지지후보를 선택하는 데 또 하나의 판단기준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이회창후보는 - 3府 경영능력 ‘공인' 사람마다 오늘의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고질적인 병폐를 개탄한다.날로 그 도를 더해 가는 비리와 부정이 권력에 기생해서 사회를 썩게 하고 있다.뜻있는 국민들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깨끗한 정부,정의로운 사회를 열망해 왔지만 단 한 번도 그러한 꿈은 실현되지 못했다.“그 때나 이 때나,그 사람이 그 사람이다.” 라는 자조적(自嘲的) 불신풍조가 우리 사회에 팽배해지면서 우리로 하여금 실현 불가능하다는 뜻의 백년하청(百年河淸)이란 고사만을 되씹게 하고 있다. 그러나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하지 않았던가.나는 이러한 국민적 허탈감을 바꾸어 줄 지도자를 찾아왔고 올해야말로 이러한 국민의 숙원이 이루어질 수 있는 해가 되리라 굳게 믿고 있다. ◆권모술수 모르는 준법인 우선 이회창 후보는 지금까지의 삶을 통해 기본과 원칙에 충실한 모습을 보여 주었고,공직자로서 청렴결백한 생활태도를 지켜왔다.또한 권모와 술수를 몰라 오히려 정치판에서 비난을 받을 정도였다. 그는 법조인이었던 아버지의 슬하에서 제대로 된 가정교육을 받았고,경기고와 서울대를 거치면서 실력의 기초를 닦았다.그리고 법관 생활을 명예롭게 마친 후에는 중앙선거관리위원장과 감사원장,국무총리를 역임함으로써 국가경영의 역량을 착실하게 터득하고 발휘했다.우리의 반세기 헌정사를 통해 이렇게 반듯한 능력을갖춘 지도자는 일찍이 없었다.그래서 이번에는 제대로된 대통령의 탄생을 보고 싶은 것이다. 사실 개인적인 입장에서만 본다면 존경받는 대법관에 총리직까지 거친 그가 더 이상 부러울 게 무엇이 있었겠는가.그러나 이회창 후보는 깨끗한 사회건설을 위해 이미 일신상의 안일을 버렸다. ◆의협심 강한 젊은 날의 의기 그는 정의감에 불타는 사람이다.불의의 현장을 본 이상 그대로 지나칠 수 없는 것이 그의 태생적 성품인 듯싶다. 이미 5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피란지 부산에서 중학교에 다니던 때의 일이다.학교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는데,앞에 가던 학생세 사람이 여러 명의 불량배 학생들한테 봉변을 당하고 있었다.이런 뜻하지 않았던 상황을 목격한 그는 갑자기 웃통을 벗어 던지고 불량배의 우두머리를 향해 돌진했다.마구 타격을 가했다.다시는 약한 학생들을 괴롭히지 않겠다는 다짐을 받고야 놓아주었다. 또한 고3 때에도 비슷한 사건이 있었다.이때에는 여학생을 구출하는 과정에서 코뼈가 부러져서,총리직 사임 후에 수술했다는 이야기는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이렇듯 좀처럼 믿어지지 않는 그의 일화는,함께 가던 친구들도 그가 언제부터 그런 힘과 용맹성을 지녔는지는 전혀 몰랐다.하지만 그는 원래 허약한 체질의 소유자였기 때문에 남몰래 권투클럽에 들어가 체력을 단련하고 있었던 것이다.그 일이 있은 후 이회창 학생의 주변에는 많은 친구들이 모여들어 뜻하지 않은 보스 노릇을 하게 되었던 것이다. 일찍부터 이와 같은 정의감으로 다져진 그의 성품은 지금 난마처럼 얽힌 부정부패와 일그러진 정치 행태(行態)를 도저히 그대로 묵과할 수 없게 되었다.일종의 의용 소방대원이라 할까.만사를 제쳐두고 깨끗한 사회 건설에 뛰어든 것이다. ◆위정자가 본을 보여야 “위정자가 백성을 속이는 일이 많아지면 백성들 역시 거짓을 취하지 않을 수 없다.지혜가 자라면 속이고 재물이 없으면 도둑질을 하게 되나니,이토록 속이고 도둑질하는 백성이 늘어나는 사회풍조는 마땅히 위정자에게 그 책임이 있다.”라고 설파한 장자의 교훈을 자신의 정치철학으로 삼고 있는 그는 지금이야말로 위정자가 본을 보여야 할 때라고 굳게 믿고 있다. 그동안 김대중 정권이 내치(內治)와 외치(外治),그리고 인사와 경제 문제에 이르기까지 법과 원칙과 합리성에 의해 운용되었다고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지난 반세기 동안 혈맹의 우의를 다져온 강력한 우방 미국을 불편한 관계로 만든 외교적 실책을 비롯하여,무원칙한 대북 접촉을 통해 막대한 외화를 퍼주어 우리를 겨냥하는 핵무기를 개발토록 함으로써 국내외에 한국의 위상을 추락 불신케 한 일 등은 앞으로 수십 년이 지나가더라도 쉽게 회복하기 어려운 판국으로 만들어 놓았다.지난 5년간 우리가 겪은 혼돈과 위기는 다름 아닌 리더십의 부재와 그 위기로부터 온 것이었다. ◆새 시대는 새 리더십으로 이제 새로운 리더십을 바로세워야 할 때가 온 것이다.지금 우리는 산업화시대와 민주화 시대를 넘어 선진화의 시대로 가고 있다.그동안 우리를 이끌어 왔던 리더십은 크게 보아 산업화 시대의 권위주의적 리더십과 민주화 시대의 인기 영합형 리더십이었다. 김영삼,김대중 두 대통령이 이끌던 시대의 혼돈과 무질서가 계속되어서는 안 된다.법과 원칙을 확고히 세워야 한다.권위주의적 강압에 의한 국민동원이 아니라 합리적 설득과 민주적 방식으로 국민의 자발적인 동참을 불러일으킬 수 있어야 한다.이것이 곧 국력을 하나로 결집할 수 있는 강력한 리더십이라 할 것이다.따라서 지금은 국정경험이 없는 아마추어들에게 나라를 맡길 만큼 한가한 시대가 아니다.합리적인 사고와 강력한 추진력,그리고 풍부한 국정 경험이라는 삼박자를 갖춘 리더십이 우리에겐 필요하다. 이회창 후보가 판사시절에 여성의 재산권에 관련된 재판을 다룬 일이 있었다.그것은 남편의 수입으로 아내의 재산을 늘린 경우의 사건이었다.그 시절의 재산개념은 거의가 다 남편의 고유권리로 귀속되고 있었다.그런 상황 속에서 이 후보는 지금까지 답습해 온 관례를 깨고 부부 공동의 재산으로 인정하는 새 판결을 내림으로써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이 어찌 미래를 통찰하는 형안이라 하지 않겠는가. 나는 이회창 후보야말로 이 시대가 요구하는 리더십의 삼박자를 고루 갖췄다고 자신있게 말하고 싶다.이회창 후보는 평생을 법과 원칙에 충실한 깨끗하고 정직한 삶을 살아왔다.그래서 그에게는 항상 ‘대쪽’이나 ‘15분 맨’이라는 별명이 따라 다닌다.그리고 이회창 후보의 민주적 리더십은 6년 전혈혈단신으로 정치권에 투신했을 때부터 읽을 수 있다. 이 후보가 몸담고 있는 한나라당은 여러 계열의 다양한 구성원을 가진 정당이다.그리고 우리 헌정사상 가장 큰 야당이기도 하다. 이회창 후보는 이러한 큰 정당을 원만하게 이끌면서 4·13 총선과 6·13지방선거 그리고 8·8 재보궐선거에 이르기까지 모든 선거에서 국민의 압도적 지지를 받을 수 있도록 리더십을 발휘했다.이것은 오랫동안 그의 몸에 밴 합리성과 민주적 마인드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상생의 정치,국민우선의 정치 그는 원칙과 기본에 철저할 뿐만 아니라 ‘상생’과 ‘국민우선’이라는 이 시대 새로운 정치 모형을 구상하고 있다.상생의 정치란 서로 권력쟁취에만 매달려 극한적 투쟁을 벌이는 상극의 정치가 아니라 국가와 국민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며 선의의 경쟁 관계를 유지하는 정치를 의미한다.또한 국민우선의 정치는 정책의 모든 혜택이 소수 권력층에게만 돌아가지 않고 국민 모두의 이익이 되게 하는 정치를 뜻하는 것으로서,이는 이회창 후보가 정치에 입문하면서 줄기차게 주창해 온 그의 정치철학이다. 지난날 보릿고개를 넘던 시절의 구호가 “우리도 한 번 잘 살아보세.”였다면 선진국의 문턱에 선 오늘날에는 “우리도 한 번 바르게 살아보세.”라는 구호를 외쳐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은 우리의 꿈은 바로 이회창 후보와 함께 성취해 나가는 것이 가장 확실한 보장책이라 믿으며 나는 그를 지지한다. 김병권 수필가 ■노무현후보는 - 舊惡단절 유일한 희망 ◆희망돼지를 키우면서 내 책상머리에서는 얼마 전부터 투명돼지 한 마리가 자라고 있다.노무현 민주당 대통령후보의 선거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수십만 명의 사람들이 기르는 이른바 희망돼지이다.하루의 일과를 마치면 고단했던 삶의 잔해인 양 주머니속 동전을 털어 돼지밥을 준다.이 돼지가 만삭이 되면 나는,묵직한 손맛이 마음을든든하게 하는 이 돼지를 안고 자원봉사자들이 관리하는 돼지우리에 노무현을 위한 정치자금으로 내놓을 것이다. 선거 때마다 선심을 팍팍 쓰는 낡은 정치인들이 보기엔 이 돼지저금통이 낳을 몇 만원의 동전이 우습게 느껴질 게다.하지만,이 돈에는 버스비를 아껴 걸어다니거나 24시간 편의점의 삼각김밥 두 개로 점심을 먹는 서민적 삶의 간절함이 배어 있다.나는 조금씩 무거워지는 돼지의 무게만큼 내 희망도 자라나고 있음을 의심치 않으면서 기도하는 심정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선거에 막대한 비용이 든다는 것은 일종의 어두운 상식이 되어 있다. 말로는 깨끗한 정치를 원한다면서도,돈을 받고 표를 파는 것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유권자들이 엄청 많다.상상을 넘는 돈을 주고 장차 정치가를 수족으로 부릴 권력을 예약하는 재벌과 기업들은 또 얼마나 될까.심지어 세금도둑질까지 서슴지 않던 정치가도 있다.이런 관행이 우리 정치를 몇십년 뒤로 되돌리고 정치가를 부정부패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게 했음을 우리 모두는 잘 알고 있다.그런데도 왜,그 관행으로부터 탈출할 방법이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을까. 정치의 계절은 월드컵보다 자주 돌아오지만,정작 정치는 언제나 잘 보이지 않는 어딘가에서 수행되는 아주 특별한 무엇이었다.많은 피와 눈물로 독재자의 손에서 빼앗아온 주권은 어느새 직업정치꾼들에 의해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해 있었다. 그러나 이번 대선은 무척 다르다.노무현이 있으니까.이 사람은 우리 정치의 틀을 영원히 다르게 만들 것이다.희망돼지는 재벌의 검은 돈으로부터 자유로워지겠다는 선언이며,국민들에게서 빚을 얻어 정책으로 상환하겠다는 야심찬 기획이기 때문이다.이는 내가 자판기 커피 한 잔을 아끼고 치부해둔 몇개의 동전,당신이 담배가게 앞에서 망설이다가 “그래!”하며 거두어 쥔 한장의 지폐가 나날이 쌓여 만드는 깨끗한 정치혁명이다.이런 발상을 할 줄 아는 정치인이 있다는 것은 가슴 떨리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국민에게 희망돼지를 분양한다는 것,그것은,단순히 정치자금을 마련할 새로운 방법만은 아니다.이는 정치의 실제주인이 누구인지를 노무현이정확하게 안다는 뜻이자,국민에게 바로 그 주인됨의 가치와 의미를 정확하게 깨달아내라는 요구이기도 하다. 투명돼지 저금통을 나누어주는 행위는,십시일반의 모금이라는 의미를 훌쩍 뛰어넘는다.동전을 모으기 위해 하루의 삶을 점검하는 나날이 모여 정치를 일상 가까이 머물게 하고 정치에 대해 생각하라는 요구,내 삶의 손때가 묻은 돈으로 수행하는 선거라는 각성을 통해 바로 나 자신이 정치에 연루되어 있음을 인정하라는 요구이기도 하다. ◆제가 바로 노무현입니다 87년 6월 시민항쟁의 와중에서였다.나는 6월10∼29일 기나긴 시기를 거지반 병원 중환자실에서 보내고 있었다.정상분만에 실패한 후유증 때문이었다.어느날,간호사가 시커먼 다이얼 전화기를 품에 안고 내게로 왔다.수화기에서는 후배의 흥분된 외침과 엄청난 소음이 들려왔다.내가 알아들은 것은 “노벤,노벤,노벤”이라는 외침뿐이었다.아무리 꽁꽁 닫아놓아도 스며드는 최루가스에 신생아실 아기들은 흡사 개구리떼처럼 울어대다 천식과 폐렴에 걸리고,죽었다가 살아난 어미는 일어나 앉을 수도 없는 몸으로 아기에게 젖물릴 고민에 온 정신이 팔렸던 그 순간을 헤집고 역사의 한 장면이 엄습해왔던 것인데,“노벤,노벤,노벤”이란 무슨 말일까.일반병실로 옮긴 뒤 면회온 다른 후배에게서 전말을 들었다. 노무현 변호사가 6월 시민항쟁의 중심이었던 부산가톨릭센터 중앙계단에서 시민들을 모아 즉석 대토론회를 개최했더라는 거다.그의 연설을 듣던 후배 하나가 감격에 겨워 전화를 해서 “노변이 지금,노변이 어쩌구,노변이 이렇게”라며 그 연설을 들려주려고 거리로 송화기를 들이대주었던 것이다. 그 사건의 의미를 나는 시간이 갈수록 새삼 사무치게 경탄하게 된다.노무현은 시민항쟁의 한복판에서 넥타이부대의 적극적 참여를 이끌어낸 지도자 중한 사람이다.그런데 그 방법은,그 두려운 항쟁의 복판에서도 토론하고 비전을 나누는 그런 방법이었다.토론회에는 국제시장 노점상 아주머니들과 부두노동자들,부랑자들까지 참여했다고 하는데,소위 기층 민중이랄 수 있는 사람들이 변호사와 나란히 민족의 장래에 대한 열망을 토해내는 광경을,보지 않았어도 가슴 뜨겁게 추억한다. 노무현을 발견하면서,나는 내가 많이 달라졌다는 것을 느낀다.역사와 일상의 삶이 멀지 않음을 깨달았고,실천한다는 것이 단순히 착한 일 하고 봉사하는 것과는 질적으로 다른 행위임을 깨달았다.이를테면 나는 내 안의 수많은 타자들을 위해 내가 발언해야 함을 자각한 정치적 인간이 되었다. 내가 그럴 수 있었던 것은,노무현을 통해 바라보는 정치는 대단히 참여적이라는 특징이 있기 때문이다.노무현은 자신의 지지자들과 비전을 주고받으면서 발전하는 특별한 정치가이다.이번 대선을 통해 또 다른 많은 국민들이 노무현을 발견할 것이며,역사의 주인이 되어갈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대선은 국가의 역사적 발전방향을 결정짓는 중요한 과정으로 자리매김되어 왔다.군부독재 청산,민간정부 수립,문민정치,정권교체 등,그시기의 가장 중요한 정치적 비전을 가장 많이 충족시키는 선택이 이루어지지 않을까봐 사람들은 노심초사해왔다.이번 선거에서도 그 비전은 존재한다.부패청산,평화통일기조 정착,국민통합 등 중대한 목표들이 있다.이러한 비전을 충족시킬 유일한 대안이 노무현이라는 것은 물론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런데,노무현에게는 이를 훨씬 넘어서는 새로운 종류의 정치적 비전이 있다.그것은,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 속에 불을 질러 정치적 인간으로 탄생하게 하는 것,그리하여 우리 역사의 주인이 되기를 결심하게 만드는 것이다.정치를 주인이 하지 않고 하인인 정치가들이 주인행세를 하게 내버려둘때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를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이 선거는 노무현 대 여러 후보들의 대결이 아니라,낡고 더러운 구시대 정치와 또 다른 노무현인 나 자신,바로 국민들의 대결이 되어가고 있다. ◆국민이여,노무현을 배신하지 말자 노무현이 역사를 보는 정확한 시각을 지녔고 부패로부터 자유로우며 국민통합에 대한 의지를 지닌 완벽한 대통령감이라는 것은 물론 중요하다.그러나 그가 국민들에게 새 시대를 향해 나아갈 수 있다는 영감을 주고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이 나라의 주인이라는 것을 깨우치게 해주는 능력에 비하면 그것은 아무 것도 아니다. 그러니 나는 왜 노무현을 지지하는가? 그것은,오직 노무현만이 내게 희망돼지를 주었기 때문이다.오직 노무현만이 나더러 정치는 바로 나의 것이라고 말해주기 때문이다.그는 “당신들”을 위하여 “내”가 하겠다라고 말하지 않는다.그는 이것이 바로 “우리”의 삶입니다라고 말한다.그는 나에게 말할 입과 기회와 자격을 준다.그는 내게 내가 꾸는 소박한 꿈이 소중한 꿈이라고 말한다.그는 내가 사용하는 말로 세상을 설명하고,내가 보는 잣대로 세상을 본다.각성한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손을 내밀어 밝은 미래와 연대하는것,그것이 바로 대통령 노무현의 의미이다.그러니 생각해보자,생각해보면 왜 노무현인지를 알게 될 것이다.물러서지 말자,국민들이여,노무현을 배신하지 말자.노무현은 바로 우리들 자신이므로. 노혜경 시인
  • [한·중 수교10돌] (下-2)좌담·인터뷰

    ◆윤 소장 = 한류 열풍을 경제적 시각에서 보고 싶다.한류는 중국 수출에 긍정적인 쇼크를 줄 수 있는 굉장히 좋은 아이템이다.이를 지속시켜야 한다.정부가 민간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민간과 협력해 대대적인 사업을 벌여 경제적인 효과를 볼 수 있도록 확대시켜야 할 것이다. 교육부문과 관련,관계 발전을 위한 밑거름으로 인식하고 정부정책이 세워져야 한다.언어가 문제다.중국에 투자계획을 세우는 것과 동시에,몇 만명씩 단기간에 중국 언어를 습득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었으면 한다.정부가 국공립 대학교에 투자하는 돈의 일부를 돌려 중국에 유학하는 학생들에 투자를 한다면,앞으로 5∼10년 뒤에는 큰 수익을 낼 수 있는 자원이 된다고 본다. ◆박 심의관 = 동감한다.유럽인들의 경우 보통 사람들도 주변국의 언어를 할 줄 안다.우리는 중국·일본과 빈번히 교류하면서도 일본어나 중국어를 할 수 있는 국민이 많지 않다.영어는 당연히 제1외국어로 초등학교 때부터 가르쳐야겠지만,중학생 때부터는 제2외국어로 일본어나 중국어를 동시에 가르쳐야한다.지금까지 제2외국어로 사용돼 왔던 불어,독일어는 이를 필요로 하는 일부 학생들만을 가르치면 된다는 생각이다.교사 확보 등 어려움이 많겠지만,교육 당국에서 획기적인 결심을 해,중국어와 일어를 중학교 때부터 가르치는 교육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문 교수= 중국의 대 한반도 역할과 관련,남북한의 특수상황은 한·중관계발전의 걸림돌이 돼왔다.중국은 북한과는 우호협력,남한과는 호혜협력관계를 지향한다고 공식화하고 있다.북한과는 정치이념적 우호관계를 형성하고,남한과는 경제적 측면에서 호혜관계를 만들어 간다는 입장이다.따라서 중국은 나름의 기준으로 남북한간 균형을 맞추고 있다. 사실 우리가 중국에 바라는 것이 지나치게 많다.북한을 압박하거나 설득하는 등 남북한간 다리 역할을 요구한다.하지만 중국이 우리의 요구에 따라 행동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중국 나름대로 주판을 굴려 이로운 쪽으로 행동방침을 정할 뿐이다.따라서 남북문제와 대 중국 정책을 분리할 필요가 있다.뒤섞어 놓으면 문제 해결은어렵고 언제나 중국에 한수 물리고 협상하는 꼴이 돼 버린다. 한·중관계에서 현재 북한은 걸림돌이지만 북·중관계 역시 변하고 있음에 주목해야 한다.‘혈맹관계’라 말하지만 혁명 1·2세대가 권력을 장악할 때와 분명 달라졌다.중국 지도부도 북한의 정책에 회의적이며 엘리트간의 교류 단절도 심각하다.중국혁명 3·4세대는 북한과 동지애를 느끼지 못한다. 과거에 북·중 사이엔 제3국이 끼어들 틈이 전혀 없었다.요즘은 미국,유럽연합,일본 등이 두 나라 사이에 파고 들고 있다.러시아도 마찬가지다.이제 탄탄하고 배타적이던 혈맹관계는 흔들리고 있다.북·중관계는 한·중관계의 큰 변수다. ◆박 심의관 = 중국과 북한은 과거 혈명관계였다.중국은 다른 나라와의 관계를 여러 단계로 구분하는데,그 중 최상의 단계가 혈맹관계이다.그러나 92년 한·중수교와 김일성 주석 사망 이래 북·중관계는 일시적으로 소원해졌다.2000년 5월과 지난해 1월 김정일이 중국을 방문하면서 다시 양국관계가 정상화됐지만,과거와 같은 혈맹관계로 복원된 것은 아니다. 중국 정부는 그간 우리 정부의 대북 포용정책과 남북한의 자주적 평화통일을 적극 지지해 왔다.한반도의 통일을 위해 중국의 역할이 대단히 중요하지만,중국에게 북한에 압력을 넣어 통일이 빨리 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하는 방식으로 접근해선 안된다.앞으로 우리가 가야할 방향은 중국이 한반도의 평화적 통일에 관해 우리와 같은 생각을 갖도록 하는 것이다. 현재 중국 지도자들은 북한보다는 한국의 지도자들과 더 자주 접촉하고,생각을 공유하고 있다.따라서 우리와 중국이 한반도의 평화·안정 문제에 같은 인식을 공유하도록 설득하는 일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문 교수 = 탈북자문제는 남북한과 중국이 얽혀있는 대표적 경우다.탈북자와 남북한,중국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해결책은 없다.인식의 차이가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중국의 탈북자문제 처리방식을 보면 분명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중국은 탈북자 문제에 대해 두가지 상반된 정책을 세우고 있다.하나는 옌볜등 북·중 국경지대의 탈북자를 계속 북한으로 송환하는 작업이다.그 수가 1주일에 600명에 이른다는 말도 있다.하지만 외국공관에 진입,국제여론의 주목을 받게 된 탈북자에게는 인도주의적 입장에서 제3국을 거쳐 한국으로 보낸다. 사실 탈북자는 중국에게 있어 귀찮은 존재다.인권문제로 대두되면 중국내 민주화 운동,종교문제들과 얽히지 않을 수 없다.중국이 국제무대에서 제자리를 찾기 위해 타협안을 모색하고 있는 중이다.우리도 중국의 입장을 인식하고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 정치권 일부에선 모든 탈북자을 한국으로 데려와야 한다고 주장한다.하지만 탈북자들이 배가 고파 북한을 탈출한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북한경제가 회생하도록 도와줘야 함에도 ‘퍼주기식 외교’라며 핏발을 세운다.남북관계는 정치적 논리로만 계산해서는 안된다. ◆윤 소장 = 중국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전후로,사고방식이 점점 국제화된다는 느낌을 받는다.탈북자 인권 문제에 있어,중국 정부가 대외적으로 과거의 방식을 답습하는 것 같지만,되도록 마찰을 만들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다.이를 보면 인권 문제 등 다방면에서 국제적인 패러다임이 점차 중국에 침투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중국 정부 지도부도 글로벌화된 국제사회에서지도적인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 변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을 모르지 않을 것이다. ◆박 심의관 = 앞으로 중국은 경제적으로 동아시아 경제를 리드하는 강국으로 등장할 것이며,언젠가는 미국에 필적하는 경제강국이 될 가능성도 있다.따라서 우리는 중국과의 관계를 확대 심화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또한 우리는 한반도의 평화 통일을 달성하기 위한 노력의 하나로 동북아 지역에서의 다자협력의 틀을 발전시키고 이를 위해 중국과의 협력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 ◆문 교수 = 한·중 관계와 함께 한·미 관계의 중요성을 잊어선 안된다.어떤면에서는 대립도 있겠지만 분명 21세기 우리가 풀어야 할 과제임에 틀림없다.우리는 언젠가 중국과 안보적 측면에서 동반자적 관계를 맺길 원한다.이는 동맹관계인 미국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사실 조화되기 힘든 관계다.어떤 학자는 우리가 용과 독수리 사이에서 갈팡질팡하고 있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대북정책에대한 남남갈등이 존재하는 가운데 중국의 위상이 국제적으로 높아지고 한국과 중국 사이의 정치·문화·안보관계가 심화되면 우리는 어디에 좌표를 설정해야 할지 혼란스럽다.냉엄한 현실인식 속에서 현명한 대처가 필요한 시점이다. ◆윤 소장 = 독일의 빌리 브란트 전 총리는 “독일이 통일된 것은 경제력 덕분”이라고 말했다.우리는 경제부문에서 중국과의 협력관계를 강화하고,중국의 거대한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지금이 위기인지,호기인지 논쟁이 되고 있는데,나는 지금 중국과의 관계에서 제2의 중동 오일 특수를 맞이했다고 생각하고 우리에게 새로운 광대한 시장이 열리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정리 오석영·정은주 기자 palbati@ ■리쭝루 타이완 주한대표부 대표 “韓·타이완 경제 보완협력 가능” 대한매일은 한·중 수교 10주년에 즈음해 1992년 중국 수교와 함께 단교된 타이완의 주한 대표부 리쭝루(李宗儒·57) 대표를 만나 양국간 우호증진 방안에 대해 인터뷰를 가졌다.이 대표는 “나라와 나라간에는 서로의 이익이 존재하고,그것을 상대방 국가가 존중해줘야 한다.”고 밝혀 한·중 수교 등 국제적 현실을 인정하고 있다는 것을 완곡하게 표현했다.리 대표는 “양국의 경제발전 과정이 비슷하기 때문에 상호 보완적 경제협력이 가능하다.”며 양국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리 대표는 33년 경력의 직업 외교관으로 특히 ‘옥(玉) 전문가’로서 문화·예술 분야에 조예가 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과 타이완의 정치외교 관계는 단절됐지만 경제협력은 강화되고 있는데. 양국간 교역규모는 2000년 130억달러,지난해는 100억달러 규모다.지난해는 세계 경제불황 여파로 줄어들었지만 앞으로 경제협력을 비롯한 각종 교류가 활발하게 이뤄질 것으로 전망한다. ◆양국의 경제협력 방향은. 양국 모두 농업국에서 공업국으로 전환됐고 상당한 수준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해왔다.특히 양국이 컴퓨터 관련 부품 분야에서는 세계적 수준에 도달했다.한국의 경우 자동차와 건설분야,전자부품 분야에서는 타이완보다 한발 앞서가고 있다.전자·컴퓨터 부품에서 양국이 상호 보완되는 부분에서 경제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경제협력을 위한 가시적 조치가 필요한데. 정부 차원에서 민간 기업이 상호 많은 왕래를 할 수 있도록 ‘구조적 틀’을 만들어줘야 한다.양국의 투자협정,과세감면 협정 등 안전장치를 만들게되면 보다 많은 민간 기업들이 투자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이런 장치는 특히 정치외교 관계가 없는 나라로서 더욱 필요하다.타이완은 정치외교 관계가 없는 많은 나라들과 이같은 협정을 체결했지만 아직 한국과는 협정체결이 안됐다. ◆중국의 ‘1국(一國) 2체제(二體制)’ 정책으로 양안관계가 매우 유동적인데. 타이완이 지방정부로 취급받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타이완은 홍콩과 마카오와 달리 분명 하나의 국가다.현재 천수이볜(陳水扁) 총통은 중간노선을 유지하고 있다.독립과 통일을 요구하는 계층은 20∼30%에 불과하고 대다수는 지금의 현상유지를 원한다.하지만 우리는 양안관계 개선를 위해 항공·바다·우편 개방 등의 3통(三通)정책을 주장하고 있으며 중국정부와 실질적 협상이 이뤄지길 기대한다. ◆정치 관계와 달리 중국과 타이완의 경제교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데. 현재 타이완의 중국대륙 투자액은 400억달러를 넘었고 심지어 1000억달러를 초과했다는 설도 있다.중국은 경제개혁을 진행함으로써 국제추세에 맞는 국가발전을 할 것으로 본다.1인당 국민소득이 약 3000달러에 도달하면 경제개혁이 곧 정치개혁으로 전환되고,나아가 민주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우리들의 관측이다. ◆중국의 경제개혁이 결국 정치개혁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인데. 대학에서 정치학과 국제관계를 공부한 학도로서 이론적으로 이렇게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아마 과거 한국과 중화민국의 성장과정 역사를 돌이켜 보면,오늘날 중국 대륙이 발전하는 유사한 점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최근 천수이볜 타이완 총통이 10월쯤 자유민주연맹(CALD) 총회 참석차 방한한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우리도 외신 보도를 통해 알았다.아시아 자유민주연맹은 지역조직이며 한국의 민주당이나 타이완 집권당인 민진당도 회원으로 가입된 상태이다.10월에 서울에서 회의가 개최된다는 것을 외신보도에서 알았다. ◆최근 타이완이 중화민국이라는 국명으로 유엔 가입을 신청했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타이완이 현재 세계 18대 경제대국이고 외환보유액은 세계 제4위인데도 불구하고 유엔이 타이완의 참여 기회를 주지 않는 것은 불공평하다.중국은 22년 동안 노력해서 유엔에 가입했다.타이완은 93년부터 9년밖에 노력하지 않았다.따라서 우리는 앞으로 더욱 더 노력해야 할 것으로 믿는다. ◆한국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한·중 수교에 대해 불만은 없다.나라와 나라간에는 서로간의 이익이 존재하고,그것을 상대방 국가가 존중해야줘야 한다.하지만 한국 정부와 국민들이 좀더 확실히 염두에 둬야 할 것은 중국이 민주주의 국가가 아니라는 사실이다.중국의 헌법을 보면,아직까지 명확히 공산당이 일당 독재로 통치하고 있다는 것이 문헌에 있다. 중국이 향후 경제개혁을 통해 정치개혁을 가져옴으로써 민주화도 될 것이라 기대하지만,그때까지 한국 정부와 국민들이 보다 마음속 깊이 새겨둬야 할것은 중국은 인민공화국이라는 사실이다. 오일만 오석영기자 oilman@
  • 시청앞등 설치 본선진출 32개국 국기 ‘월드컵 깃발’ 인기 폭발

    지난 월드컵의 열기가 ‘월드컵 깃발’로 이어지고 있다. 서울시가 시청앞 등 시내 주요 도로변에 내걸었던 월드컵 깃발을 일반에 나눠주기로 하자 신청자가 구름처럼 몰리고 있는 것. 시가 10일 인터넷 접수를 시작한 지 불과 1시간도 안돼 접속이 다운되는 등 깃발을 차지하기 위한 쟁탈전이 폭발적이다.한국과 혈맹인 터키,우승국 브라질 깃발은 이미 예정된 배부 수량이 동났다. 시의 관계자는 “한달전부터 깃발을 나눠 줄 수 없느냐는 문의 전화가 줄을 이었지만 이렇게 인기를 끌 것으로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월드컵 깃발은 월드컵 본선 참가국 국기와 서울시 로고기가 한조를 이루고있다.각국 언어별 환영 문구도 표기돼 있다.시는 모두 8500조의 깃발 가운데 상태가 양호한 2940조를 시민과 외국인에게 무료로 배부한다. 서울시 홈페이지(www.metro.seoul.kr)나 월드컵 홈페이지(worldcup.seoul.go.kr)에 접속후 신청하고 접수기간은 10일부터 13일 오후 1시까지다.추첨 결과는 오는 16일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된다. 최용규기자 ykchoi@
  • ‘터키, 신화와 성서의 무대~’

    동양과 서양이 만나는 아나톨리아 반도에 터를 닦아 1000년 영화의 비잔틴제국을 복속시키고 유럽의 맹주로 군림했던 오스만 트루크제국.그 후예들이 일군 ‘동양도 아닌,서양도 아닌 나라’ 터키가 새삼 우리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번 월드컵에서 우리의 축구팬들은 ‘가까운 나라’ 중국 대신 ‘혈맹’터키를 열렬히 응원해 중국 언론이 이탈리아의 판정시비를 비호하는 등 적잖은 보복성 ‘해코지’도 있었다. 역사적으로는 돌궐 혹은 흉노로 불리며 우리와는 불가분의 관계를 형성했으며 6·25때는 미국 다음으로 많은 병력을 보내 우리의 위난을 도운 나라.그래서 그들은 지금도 우리를 ‘칸카르데쉬’(피로 맺어진 형제)라고 부르며 각별한 우애를 표하고 있으며,한국전 참전용사들은 우리나라를 ‘바탄’(제2의 조국)이라고까지 부른다. 반면 유럽인들은 터키를 ‘역사의 불행’이라고까지 혹평하며 노골적인 냉대를 감추지 않는다.기독교제국을 평정하고 회교를 강요한 오스만트루크제국이 끼친 영욕중 ‘욕’에 해당하는 굴욕을 강요당하고 사는 민족.그래서 우리처럼 의식 속에 ‘뭉쳐야 산다.’는 각성을 무기처럼 감추고 사는 나라다. 이런 터키의 면모를 살필 수 있는 책 ‘터키-신화와 성서의 무대,이슬람이 숨쉬는땅’(리수·이희철 지음)이 마침 때를 맞춰 나왔다. 흔히 소피아사원과 보스포러스 해협 정도로 알고 있는 ‘멋진 도시’이스탄불이 있는 나라 터키는 약 1만년 전 구석기시대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히타이트제국을 필두로 프리기아·우리르투·리디아·페르시아·헬레니즘·로마·비잔틴제국과 오스만제국에 이르기까지 상상 이상으로 많은 문명이 명멸해 간 인류사의 보물창고다. 그런가 하면 자칫 지금의 그리스나 로마를 연상하기 쉬운 미다스왕과 트로이 목마의 유적도 사실은 터키에 있으며 지금까지도 회교와의 갈등을 표면화하고 있는 기독교유적, 이를 테면 노아의 방주가 묻혀 있는 곳으로 알려진 아라랏산과 요한계시록에 기록된 초기 일곱 교회 등 기독교의 오랜 유적이 남아 있는 곳이기도 하다. 터키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은 뒤 터키 주재 한국대사관에 근무하는 외교관인 저자는 이런 터키의 역사와 현재를 현지인의 시각으로 낱낱이 살펴 해부하고 있다. 기독교와 회교의 역사가 양대 종교의 갈등과 화해를 정점으로 현실감있게 기술되고 있으며 아르테미스 신전 등 터키에 있는 세계 7대 불가사의도 깊이 있게 살폈다. 특히 지금은 수도 앙카라에 밀려 제2의 도시로 주저앉은 ‘제국의 왕도’이스탄불.이 나라의 정복자들에게는 신성(神聖)이 깃든 성도(聖都)요,피지배자들에게는 공포와 증오의 대상이었던 이 도시의 매력이 상세히 기술돼 눈길을 끈다. 회교국가이면서도 원리주의 같은 경직성을 버려 배꼽티와 터번이 공존하는 나라,서너명의 식대가 1억리라가 넘을 정도(1달러가 약 143만 9000리라)로 인플레가 심하지만 이 나라가 가진 구매력 때문에 서구 제국의 추파가 끊이지 않는 나라 터키의 면면이 ‘역사’와 ‘현실’이라는 표제로 우리 앞에 아주 가깝게 다가선다.1만 2000원. 심재억기자 jeshim@
  • 월드컵/ 한·터키전 길거리응원 표정

    “코리아팀 파이팅,터키팀 파이팅” ‘태극전사’한국팀이 ‘투르크 전사’터키팀과 3,4위전을 벌인 29일 전국에서는 마지막 ‘붉은 물결’의 장관이 연출됐다.이미 ‘4강 신화’의 짜릿함을 맛본 시민들은 패배의 아쉬움보다는 넉넉한 마음으로 양국 선수들을 응원했다. 일부 응원단은 뜻밖의 서해교전에서 숨진 해군들을 위해 검은 리본을 달고 애도를 표했으나 축구 경기는 열성적으로 응원했다. -아쉬운 피날레- 이날 서울 시청앞 광장 50만명,광화문 30만명 등 전국 311곳에서 214만명이 거리응원에 나섰다.연휴와 서해교전 등의 여파로 지난 25일 독일전 당시 700만명에 비해 훨씬 줄어든 규모였지만 이번 월드컵 마지막 길거리 응원이라는 아쉬움 때문인지 응원열기는 더 뜨거웠다. 경북 영주에서 시청까지 왔다는 김형준(24·강릉대 4년)씨는 “지난 한국전쟁때 우리를 도와준 터키에 승리를 내줬기 때문에 크게 분하지는 않다.”면서 “비록 4위에 머물렀지만 축구도 응원도 후회없이 온힘을 다했다.”고 말했다. 3살된 아들을 데리고 광화문에 나온 주부 이영숙(34)씨는 “아들이 크면 월드컵으로 행복했던 2002년 6월의 추억을 말해 주겠다.”면서 “이제 선수들이 마음의 짐을 벗고 푹 쉬었으면 한다.”고 기원했다. 서울시청 앞에서는 인터넷 동호회 ‘터키팀을 응원하는 모임’회원 500여명이 응원전을 펼쳤다.허윤정(30·여)씨는 “터키팀이 너무 잘해 박수를 보내고 싶다.”며 아쉬움을 달랬다. 호주인 마이클 앤더슨(33)은 “고액연봉을 받으면서도 몸을 사리는 유럽 선수들과 달리 최선을 다한 한국 선수들을 존경한다.”고 말했다. -붉게 물든 달구벌- 지난 10일 미국전에 이어 두번째 한국팀의 경기를 치른 대구는 온통 붉은 물결과 함성으로 뒤덮였다.시민들은 한국전쟁 당시 혈맹국인 터키와의 경기를 화합과 평화의 상징으로 여기며 잔치 분위기를 연출했다.거리 곳곳에는 ‘우리는 터키를 사랑합니다’라는 터키어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와 함께 태극기,터키 국기가 나란히 게양됐다.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 등 길거리 응원장에 나온 시민들은 패배를 아쉬워하면서도 밤늦게까지 폐막을앞둔 월드컵 열기를 만끽했다. 김종술(24·대구시 달서구 상인동)씨는 “평생 잊을 수 없는 월드컵 추억을 남겼다.”면서 “월드컵의 열기가 계속 이어져 우리가 새롭게 도약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서해교전 여파- 이날 거리 응원에 나선 시민들은 서해교전 소식이 전해지자 “잔치 한마당에 어떻게 이런 일이 있어날 수 있느냐.”며 한때 술렁거렸으나 곧 안정을 되찾았다.유상호(47)씨는 “북한이 월드컵 녹화방송을 주민들에게 내보내 기뻐했는데 뜻밖의 사건이 터져 남북관계가 경색될까 염려스럽다.”며 정부가 현명하게 대처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날 숨진 해군을 추모하는 뜻에서 검은색 리본을 단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가슴에 검은색 나비 모양 리본을 단 한명우(28·서울 성동구 성수동)씨는“우리가 즐겁게 응원을 할 수 있도록 나라를 지키다 어처구니없는 죽음을 맞은 군인들의 명복을 빈다.”고 안타까워했다. 한편 인천시 옹진군 백령도에 주둔하는 해병부대는 그동안 월드컵 한국전이 있을 때마다 인근 농협 마당에 대형 스크린을 설치,장병과 주민 700∼800명이 함께 응원전을 펼쳐왔으나 이날은 남북 해군간에 교전이 발생하자 계획된 응원전을 취소하고 경계강화에 나섰다. -홀가분한 선수가족- 이날 대표선수 가족들은 경기종료 휘슬이 울리자 “이제야 두 다리를 펴고 잠잘 수 있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송종국 선수의 아버지 송민배(53)씨는 “4년뒤 독일 월드컵때는 더 체계적으로 준비해 4강은 물론이고 우승까지 가자.”고 다짐했다.박지성 선수의 아버지 박성동(44)씨는 “한국전쟁 때 참전한 우방국인 터키와 거친 플레이를 할 수 없는 일”이라며 “4년 후엔 우리 지성이가 대표팀의 주축이 되어 더 멋진 경기를 펼칠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날 아침 남편에게 ‘승리의 선물을 보여 달라.’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낸 유상철 선수의 아내 최희선(30)씨는 “딸 다빈이가 아빠를 너무나보고 싶어 한다.”면서 “남편이 돌아오면 가족끼리 즐거운 시간을 마련할것”이라고 기대했다. 대구 황경근·이창구 윤창수기자 window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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