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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안함 사건’ 기로에 선 두 강국

    천안함 사건 조사결과 발표가 임박하면서 미국과 중국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이 사건의 운명은 한국의 맹방인 미국과 북한의 혈맹인 중국의 ‘선택’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결국 미·중은 이 사건 해결 국면에서 동맹관계에 손상을 주지 않으면서도 국익은 챙겨야 하는 난해한 숙제를 떠안은 셈이다. 양국의 속내를 들여다본다. ■“동맹의 신뢰문제” 美 단호 “천안함 사건에 대한 미국의 입장은 겉으로 비쳐지는 것보다 훨씬 더 단호하다. 북한이 어떤 식으로든 잘못을 인정하지 않으면 미국은 북핵 6자회담을 열지 않을 것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14일 “사건 발생 초기부터 이미 미국은 북한 소행으로 판단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미국이 분개하는 것은 ‘동맹’이 공격받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동맹이 공격받았는데도 주춤한다면 한국은 물론 세계 여러 나라와 동맹을 맺고 있는 미국 정부 전체의 신뢰 상실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또 도발을 묵과하고 넘어간다면 앞으로 주한미군이 공격받을 수도 있다. 미 의회에서 한·미동맹을 강조하는 내용의 결의안 채택이 추진되는 것과 이달 하순 방중하는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서울을 들르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물론 미국의 분노가 바로 무력보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북한 소행으로 판명 나더라도 미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부 등 외교적 수단으로 대북 압박에 나설 공산이 크다. 하지만 미국 입장에서 말 못할 딜레마는 이란 핵 문제다. 올해 안에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할 가능성이 높고, 그렇게 되면 미국의 중동외교가 붕괴할 우려가 있다. 때문에 미국이 이란 문제에서 중국의 협조를 얻기 위해 어느 순간 천안함 사건에서 발을 뺄지 모른다는 일말의 우려는 상존한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혈맹제재 可?否?” 中 난감 “천안함 사건이 유엔 안보리에 회부되는 상황을 중국은 가장 우려한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14일 “북한 소행으로 판명될 경우 중국은 유엔에서 공개적으로 가해자를 편들어야 할지를 고민해야 하는 난감한 처지에 몰리게 된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중국 입장에서 안보리 표결은 가(可)를 찍든 부(否)를 찍든 잃을 것만 많다. 대북 제재에 동참하자니 혈맹인 북한으로부터 원성을 들을 게 뻔하다. 특히 이 사건은 과거 중국이 제재에 동조했던 북핵 문제보다 부담이 크다. 핵실험은 북한이 자인했지만, 천안함 사건은 어쨌든 북한이 부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 소식통은 “최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방중했을 때 자신들의 소행이 아니라고 중국에 강변한 것으로 안다.”면서 “북한이 중국에 ‘혈맹의 말을 믿지 않고 어떻게 제재에 동참할 수 있느냐.’고 따지고 드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했다. 그렇다고 거부권을 행사하기도 쉽지 않다. 한국으로부터 엄청난 반발을 살 우려가 있는 데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로부터 가해자를 옹호한다는 지탄을 감수해야 한다. 앞으로 다른 유사사건 표결에서도 이 사건 표결과 일관성을 유지해야 하는 부담도 안게 된다. 정부 관계자는 “최근 북·중 정상회담에서 중국 측이 북·중 간 소통을 강조한 것은 북한 멋대로 일을 저지른 것에 대한 불쾌감을 표시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김정일 방중 결과] “北·中 6자 획기적 진전 등 성과 못낸 듯”

    [김정일 방중 결과] “北·中 6자 획기적 진전 등 성과 못낸 듯”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무엇을 얻었을까. 이에 대해 한국 정부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대부분의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 관영매체가 김 위원장의 베이징 방문 및 후 주석과의 회담 사실을 일절 언급하지 않은 점 ▲북·중 우호의 상징으로 꼽히는 ‘홍루몽’ 공연이 갑자기 취소된 점 ▲김 위원장이 6자회담 참가 의사를 표명하지 않았다는 점 등을 근거로 김 위원장이 거뒀을 ‘소득’에 회의적인 시각을 나타냈다. 북한은 과거 2000년, 2001년, 2004년, 2006년 김 위원장의 방중 때는 당시 장쩌민(江澤民) 주석, 후 주석과의 북·중 정상회담 내용을 주로 보도했었다.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7일 “이번 북·중 정상회담에서 양국은 성과를 이끌어내지 못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과거 전례를 볼 때 북한이 중국과의 정상회담에서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의 체면을 세워주며 6자회담 복귀와 같은 입장 표명을 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그런 내용이 없었다.”면서 “북은 중국이 제일 원하는 6자회담 복귀 입장을 밝히지 않는 선에서 나름의 몽니를 부린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서는 “천안함 침몰 사건 등 한반도 정세와 관련, 중국이 대규모로 경제 지원을 할 수 없음을 밝혔기 때문 아니겠느냐.”고 예상했다. 그는 또 “북·중 우호의 상징물로 불리는 홍루몽 공연을 마지막 순간에 취소한 것은 북한의 요구에 의한 것이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았다. 유 교수는 종합적으로 “우리로서는 이번 북·중 정상회담을 통해 혈맹관계인 양국 사이에 간극이 있음을 확인했으며, 김 위원장 방중에 지나치게 예민한 반응을 보이기보다는 대중 외교전략을 공고히 해 중국과 실질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구축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형중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김 위원장 방중 수행단에 외자유치 및 북·중 경협관계자들이 다수 포함돼 있지만 실질적으로 북·중 정상회담에서 당장 단기간에 해결해야 할 대규모 식량 지원 및 물자 지원을 중국 측으로부터 약속받지 못한 것 같다.”면서 “북핵 문제 해결에 대해선 비교적 기대 이하의 입장을 표명하며 중국 쪽에 불만을 드러낸 것 아닌가 싶다.”고 분석했다. 구갑우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방중 과정에서 김 위원장의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입장은 기존 입장에서 변화된 것이 하나도 없으며 김 위원장은 과거에도 한반도 비핵화는 김일성 주석의 유훈이라고 수차례 이야기했다.”면서 “적어도 한반도 비핵화, 6자회담 진전 등에 있어선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김 위원장과 후 주석의 만남이 국가 대 국가의 만남이 아닌 당 대 당의 관계에서 만난 것이며 중국은 김 위원장에게 최고위급으로 예우했기 때문에 북·중 정상회담 결과만을 놓고 양국 갈등이 표면화됐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고 평가했다. 구 교수는 이어 “한국 정부가 향후 중국이 국제사회에서 갖게 될 위치는 물론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해선 중국의 협력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이번 김 위원장 방중 과정에서 드러난 것과 같은 한·중 외교 갈등은 지양해야 할 필요가 있다.”면서 “대중외교와 관련, 전략적인 외교노선을 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김 위원장의 방중 의미를 애써 축소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후 주석과 김 위원장이 합의한 5가지 사항에 국제 및 동북아에서의 협력 강화, 전략적 소통 강화 등이 포함된 점을 들며 “6자회담에 대한 양국의 충분한 협의를 심화시킨 것으로 이해된다.”고 진단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北·中 정상회담] 홍루몽도 안보고… 왜?

    [北·中 정상회담] 홍루몽도 안보고… 왜?

    │베이징 박홍환특파원│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예상과 달리 가극 홍루몽을 관람하지 않고 귀국길에 오르자 베이징 외교가는 촉각을 곤두세웠다. 후진타오(胡錦濤) 주석 등 중국 최고지도부와 함께 관람함으로써 전 세계에 양국의 돈독한 혈맹관계를 보여줄 ‘이벤트’를 왜 외면했느냐는 것이다. 애당초 홍루몽 관람 일정 자체가 없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건강 문제가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다롄(大連)에서 카메라에 잡힌 김 위원장은 다리를 절룩거리고, 수행원의 부축을 받을 정도로 쇠약해 보였다. 나흘 이상의 일정이 무리라는 지적이 나온 것도 그래서다. 중국 최고지도부의 부담이 작용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가하게 홍루몽을 관람할 만큼 동북아 정세가 여유롭지 않은 데다 후 주석은 7일 러시아로 떠날 계획이 잡혀 있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방중 성과에 대한 불쾌감을 표현한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내놓고 있지만 전날 4시간30분 동안의 정상회담 및 만찬이 이어졌다는 점에서 설득력은 약하다. 때문에 김 위원장이 평양에 도착한 뒤 양국이 공동발표할 방중 보도 내용을 보면 배경 추론이 가능할 것 같다. 한편 김 위원장은 이날도 어김없이 첨단기술단지 시찰에 나섰다. 오전 9시10분(현지시간)쯤 숙소인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을 나와 베이징 최서북단 창핑(昌平)구의 대규모 생명과학 연구개발 단지인 중관춘(中關村)생명과학원을 찾아 1시간가량 둘러봤다. 이명박 대통령도 지난 2008년 5월 방문했던 곳이다. 김 위원장은 특히 바이오칩 등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찰을 마치고 돌아온 김 위원장은 원 총리와 약 2시간에 걸쳐 오찬회동을 갖고 방중 일정을 마무리지었다. 김 위원장은 만 4일간 모두 2400㎞의 강행군을 한 뒤 7일 오전 북한으로 돌아가게 된다. 김 위원장이 귀국길에 다른 곳을 방문할 가능성은 매우 낮은 편이다. 압록강 철교가 내려다보이는 중국 단둥(丹東)의 중롄(中聯)호텔 측은 “7일 오후부터는 투숙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stinger@seoul.co.kr
  • [北·中 정상회담] 中國 외교력 유지 안간힘

    │베이징 박홍환특파원│6자회담에 대해 중국 정부는 “6자회담만이 북핵 문제 해결의 유일하고도 가장 효율적인 틀”이라는 일관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한반도 긴장이 고조될 때마다 6자회담 카드로 중재 역을 자임해왔다. 실제 중국은 지난해 5월 북한의 2차핵실험 이후에도 냉각기를 거친 뒤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등이 잇따라 방북해 “6자회담은 이제 끝났다.”는 북한을 설득해 왔다. 중국은 6자회담을 통해 한반도 안정과 북한 및 동아시아에서의 영향력 유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손 안에서 놓치지 않으려 애쓰고 있다는 게 베이징 외교가의 분석이다. 한반도 긴장은 북·중 국경의 불안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중국이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다. 일종의 ‘계륵’이긴 하지만 북한을 ‘피를 나눈 혈맹’으로 대우하면서 영향력을 유지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천안함 사건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방중 국면에서도 중국은 6자회담 카드를 적절히 활용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는 천안함 사건이 사실상 북한의 소행으로 기울고 있던 지난달 13일 외교부 장위(姜瑜) 대변인의 정례 브리핑 발언에서도 그대로 확인된다. 장 대변인은 천안함 사건으로 야기된 한반도 긴장 고조상황에 대해 남북 양측의 자제를 촉구한 뒤 “6자회담의 재개 상황을 만들기 위해 각국이 접촉과 대화를 지속할 수 있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6자회담=한반도 안정’이라는 공식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다는 얘기다. 김 위원장과 후진타오(胡錦濤) 주석 간 정상회담에서 6자회담 재개 문제가 심도 있게 논의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stinger@seoul.co.kr
  • [北·中 정상회담] 中, 南·北사이 ‘이중플레이’… MB 안보외교 시험대에

    [北·中 정상회담] 中, 南·北사이 ‘이중플레이’… MB 안보외교 시험대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전격적인 중국 방문은 한반도 주변의 권력구도에 미묘한 파장을 낳고 있다. 특히 천안함 침몰에 대한 원인 조사가 한창인 가운데 북한의 6자회담 복귀 가능성에 힘이 실리면서 ‘선(先) 천안함 조사, 후(後) 6자회담’을 고수하는 한국과 6자회담 참가국 사이에 입장이 갈리는 형국이다. 특히 미국은 한국 쪽을 옹호하면서도 6자회담 재개에 한층 신경을 쓰고 있다.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과 북한은 천안함 침몰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하지 않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때문에 다각적으로 협력관계를 유지해온 미·중 양국 간에 천안함과 6자회담을 둘러싼 균열 조짐도 없지 않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해 말 사상 처음으로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원전 수출에 성공하자 ‘세일즈외교’의 개가라는 찬사가 뒤따랐다. 최고경영자(CEO) 출신답게 ‘뚝심’을 앞세운 개인기로 불리한 판세를 막판에 뒤집었다는 뒷얘기는 단번에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았다. 하토야마 유키오 일본 총리가 원전수주전을 펼치면서 이 방식을 ‘벤치마킹’할 정도였다. 앞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의 서울 유치권을 따내고 지난달엔 2차 핵정상회의 서울 유치에도 성공하자, ‘찰떡궁합’을 과시하는 미국의 도움이 컸고 남북관계에 진전이 없다는 흠결에도 불구하고, 이 대통령의 실용외교는 일정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지난달 30일 후진타오(胡錦濤) 주석과의 한·중 정상 회담 이후 이 대통령의 안보외교 실력은 시험대에 올라 있다. 청와대와 우리 정부는 천안함 사건과 관련한 중국의 역할에 주목하고 적극적으로 외교적인 노력을 폈지만 중국 측의 반응을 과잉해석하면서 ‘판’을 잘못 읽은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4·30 한·중 정상회담에서 후 주석이 이 대통령에게 천안함 희생장병에 대한 위로의 뜻을 전달하고, 한국 정부의 원인조사가 객관적이라는 평가를 하자 정부 당국은 ‘장밋빛 해석’을 했던 게 사실이다. 청와대 측의 “(천안함 사건에 대한) 양국 간 공식 협의의 첫 단추”, “중국의 깊은 관심을 반영하는 것”이라는 평가가 이를 뒷받침한다. 하지만, 후 주석은 같은 날 오전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먼저 만나서 북한에 대한 중국의 변함 없는 지지를 과시했다. 이어 사흘 뒤에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전격적으로 중국을 방문했고, 5·6일 두 차례 북·중 정상회담이 잇따라 열렸다. 더구나 우리 정부는 김 위원장의 방중사실을 중국으로부터 사전에 통보받지 못했다. 이 대통령이 정상회담 때 후 주석에게 천안함 사건 조사결과를 사전에 알려주겠다고까지 밝혔던 것을 감안하면, 중국에 뒤통수를 맞은 셈이다. 결국, 후 주석의 천안함사건과 관련한 발언은 외교적인 수사로, 조만간 나올 합동조사단의 발표에서 북한의 소행으로 볼 수 있는 증거가 나온다고 해도 중국이 혈맹인 북한의 손을 들어주지 않겠느냐는 쪽에 힘이 실리고 있다. 청와대와 정부 외교당국은 그러나 중국에 더 강한 압박을 가하기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중국을 설득하며 다독이는 노력을 지속하기로 했다. 오는 15·16일로 예정된 한·중·일 외교장관 회담과 이달 말로 예정된 한·중·일 정상회담을 통해 중국 측의 태도 변화를 적극적으로 이끌어낸다는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우리가 (정상회담에서) 중국 측에 한 얘기가 있기 때문에 중국이 천안함 사건에 대해 실제로 어떤 태도를 취할지는 더 두고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北·中 정상회담] “中, 北 불리한 상황 원치않아… 한·중 갈등 계속될 수도”

    [北·中 정상회담] “中, 北 불리한 상황 원치않아… 한·중 갈등 계속될 수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전격 방중을 둘러싸고 한·중 간 외교전선에 미묘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김 위원장 방중 사흘 전 한·중 정상회담이 열렸음에도 불구, 중국이 이에 대한 사전 통보가 없어 한·중관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제정치 및 중국 전문가들로부터 양국 관계에 대한 구조적 문제 및 해결 방안 등을 들어봤다. ●“국익차원서 中에 유화적 제스처 필요” 백진현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5일 “김 위원장의 방중 과정에서 한국과 중국 정부 간의 정보 공유가 전혀 이뤄지고 있지 않다는 점이 드러났다.”면서 “혈맹국가인 북한과 전략적 동반자 관계인 한국을 바라보는 중국의 전통적 인식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은 북한의 후원국으로서 북한의 혼란이랄지 불리한 상황을 원치 않고 있는 반면 한국은 북측의 비합리적 돌발 행동 등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 등을 고려하는 측면이 커 향후에도 북한을 둘러싼 한·중 간 갈등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백 교수는 이어 “정부가 중국에 대해 냉철하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면서 “정치·경제적으로 중국과의 협력을 무시할 수 없는 만큼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한반도의 평화, 북핵 비핵화 문제 등에 대한 한국의 입장을 분명히 설명하는 한편, 한국과 미국, 일본 등과 함께 북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것이 중국 정부 이익에도 부합될 수 있음을 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승함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중국 정부가 김 위원장 방중 전 관련 정보를 공유하지 않은 것은 한국 정부를 비교적 가볍게 보고 있음을 드러낸 것”이라면서 “중국 정부는 한국의 현 정부가 미국과의 관계 공조를 중시하는 데 불편함을 느꼈고 이에 대한 견제 차원에서 이같은 행태를 보인 듯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이 생각하는 한·중 전략적 동반자 관계는 정치·경제·사회 등 전반적인 관계인데 비해 한국 정부는 군사·안보 면에서 동반자 관계를 강조하는 측면이 있다.”면서 “북한의 후원국인 중국의 태도에 대해 과도하게 반응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정부가 미국 중심의 외교를 드러내며 하기보다는 다변적 외교, 균형외교를 지향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임혁백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중국에 있어 북한은 전쟁을 함께하며 피를 나눈 혈맹국가이고, 한국 정부는 말 그대로 동맹이 될 수 있고 전략적으로 경쟁관계가 될 수도 있는 전략적 동반자 관계이기 때문에 중국 정부에 북한과 남한에 대한 동일한 외교 수준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면서 “국제정치는 철저히 국익에 부합돼 움직인다는 점에서 우리 정부는 이번 중국의 행동에 대해 실망감을 드러내거나 외교적 결례를 범할 게 아니라, 전략적으로 중국과의 관계 발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 교수는 이어 “현 정부 출범 이후 한·미동맹강화론이 힘을 얻으면서 중국 정부는 참여정부 때와 달리 한국 정부가 중국을 경시하고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면서 “전략적으로 정부도 국익 차원에서 중국 정부에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양국 정치·군사 협력관계로 나아가야” 윤덕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는 “중국은 북한이 지정학적, 정치적 중요성을 갖기 때문에 늘 남한보다 북한을 중시해 왔다. 중국이 변했다기보다 한국 정부의 기대치가 높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한국 정부가 무조건 중국에 대한 기대치를 높이기보다는 전략적으로 긴밀한 한·중관계를 구축하고, 중국이 북한을 감싸면 감쌀수록 국제사회에서 입장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을 일깨워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병곤 통일연구원 연구위원도 “한국과 중국의 전략적 동맹관계는 사실 선언적 의미를 지닐 뿐 실질적 의미를 갖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면서 “한·중 양국이 경제뿐만 아니라 정치, 군사적인 협력관계를 이루기 위해 노력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사설] 북·중 정상회담 후 한·중 관계 흔들려선 안된다

    탄탄대로를 걷는 듯하던 한·중 관계가 이상조짐을 보이고 있다. 천안함 사건이란 돌출 변수를 둘러싸고 진단과 대처 등에서 미묘한 갈등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는 북한 소행일 가능성을 짙게 보고 필요한 수순을 밟고 있지만 중국의 북한 편들기는 요지부동이다. 그러다 보니 중국의 협력을 이끌어 내려는 우리 정부의 외교적 노력에 대해 중국은 압박으로 받아들이고 반발하는 형국이다. 자칫 한·중 관계가 흐트러지는 상황으로 악화될까봐 걱정이 앞선다. 이는 어느 누구에게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최근 북한 문제를 놓고 한·중 간에 전개된 일련의 상황을 보면 유감스러운 면이 한둘이 아니다. 무엇보다 중국 정부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방중을 허용한 것은 시기적으로 부적절했다. 미국 정부도 이같은 입장을 중국 측에 전달했다는 외교 소식통의 전언이 사실이라면 이는 뭘 말하는가. 2년 전 이명박 정부 출범과 함께 심화 발전된 한·중 전략적 동반자 관계보다는 북·중 혈맹 관계가 더 우위에 있다는 점을 입증한 게 아닌가. 나아가 중국이 천안함 사건에 관한 한 한국 정부의 요구를 모두 들어줄 수 없고, 북한 편을 들겠다는 전략적 선택을 시사한 것이라는 게 우리의 판단이다. 김 위원장이 중국을 전격 방문하기 사흘 전 한·중 정상회담이 이뤄졌다. 이 자리에서 중국 측은 북한문제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 우리를 실망시켰다. 더구나 김 위원장의 방중에 대해 중국 측은 사전 언질이나 통보조차 없었다. 중국 측이 우리에게 알려줄 외교적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후진타오 주석이 이명박 대통령에게 귀띔이라도 해주는 외교적 배려가 있었다면 섭섭함은 한결 덜했을 것이다. 신각수 외교통상부 1차관에 이어 현인택 통일부 장관까지 장신썬 주한 중국대사에게 항의한 데 대해 중국 측은 불만을 표시할 게 아니라 우리의 입장에서 한번 되돌아봐야 한다. 김 위원장은 어제 톈진을 거쳐 베이징에 도착, 후 주석과 회담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오늘도 중 지도부와 만나 현안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중 정상회담 이후에도 한·중 관계가 흔들려선 안 된다. 북·중 정상회담의 메시지가 잘못 전달되어서는 안 된다. 6자회담 공조는 물론, 천안함 제재 공조 역시 마찬가지다. 북한이 핵실험을 했을 때 어렵지만 중국의 협력을 이끌어 냈듯이 한국 정부도 외교적 노력을 더 강화해야 한다. 한·중 간에 감정적 앙금을 낳을 수 있는 소아적 접근 대신 통 큰 외교가 절실하다.
  • [北·中 정상회담] 中역할 절실한 金… 베이징 입성 2시간만에 후주석 만나

    [北·中 정상회담] 中역할 절실한 金… 베이징 입성 2시간만에 후주석 만나

    │베이징 박홍환특파원│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예상을 깨고 베이징 도착 후 2시간도 채 안 돼 후진타오(胡錦濤) 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전광석화와 같은 행보다. 그만큼 후 주석과의 만남이 급했다는 얘기일 수도 있다.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만찬 시작전 1시간여 동안 이뤄진 회담에서는 양국 간 경제협력 강화 방안을 중점 논의한 뒤 6자회담 재개 문제를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논의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후 주석이 6자회담 재개에 대한 북한의 협조를 요청하며 대규모 경제지원 의사를 피력했을 공산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김 위원장은 최근 설립한 조선대풍국제투자그룹과 국가개발은행에 대한 중국의 적극적인 참여를 요청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김 위원장은 또 6자회담 재개 필요성에 공감의 뜻을 나타내면서도 이를 위한 미국과 한국 정부의 태도 변화, 그리고 중국의 보다 적극적인 중재 노력을 당부했을 것으로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보고 있다. 베이징의 한 북한 전문가는 “김 위원장이 보다 진전된 비핵화 조치를 내놓고 중국에 중재를 요청했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국제사찰 수용 등을 천명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럴 경우 한·미 양국은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다. 특히 이달 중 베이징에서 열리는 미국과 중국의 제2차 전략경제대화에서 미국은 북한의 입장을 자세하게 전달받고, 자국의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감한 현안인 천안함 사태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이 오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후 주석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이 무엇보다 긴요하며 이를 위해 남북 간 대화 필요성을 강조하는 식으로 우회적인 유감의 뜻을 나타내고, 김 위원장은 한반도 문제의 국제적 논의에 있어서 혈맹국으로서 중국이 보다 적극 역할을 해 줄 것을 당부했을 공산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김 위원장의 3남 정은으로의 권력 이양 문제는 공식적인 정상회담 의제로 삼기에 부적절하다는 점에서 거론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외교소식통들은 입을 모았다. stinger@seoul.co.kr
  • [北·中 정상회담] 中 ‘홍루몽’ 띄워 간접환영… 도심 10㎞통제 특급경호

    │베이징 박홍환특파원│중국이 ‘홍루몽 띄우기’와 ‘특급 대우’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방중을 간접적이면서도 대대적으로 환영하고 있다. 중국중앙방송(CCTV)은 5일 오전 첫 뉴스시간부터 거의 30분마다 한 번씩 주요 뉴스로 홍루몽 공연 소식을 전했다. 방송은 특히 홍루몽이 북·중 우호관계의 50년 된 상징물이고, 김 위원장 지도를 거쳐 새롭게 창작됐다는 점을 집중 강조했다. 방중 소식을 전하지 않는 대신 홍루몽 보도를 통해 김 위원장에 대한 환대를 나타낸 셈이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김 위원장과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 등이 공연을 함께 관람해 돈독한 관계를 대내외에 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피바다가극단 소속 연기자 198명이 출연하는 홍루몽은 중국 고전소설을 개작한 가극이다. 수교 60주년이었던 지난해 김 위원장이 직접 지도해 현대판 가극으로 탈바꿈했다. 그만큼 김 위원장의 애정이 대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톈진 빈하이(濱海)신구 산업시설을 방문했던 김 위원장 일행이 탄 37대의 차량 행렬이 베이징에 입성할 때 심장부인 창안제(長安街) 10㎞를 전면통제하고, 무장경찰을 10m마다 배치하는 등 김 위원장에 대한 ‘특급대우’와 특급경호를 실시했다. 김 위원장이 1시간30분 정도 휴식을 취한 뒤 오후 5시10분 숙소인 댜오위타이(釣魚臺) 영빈관을 출발하기 전에 이미 인민대회당에는 레드카펫이 깔렸고 톈안문(天安門) 광장도 전면 통제됐다. 후 주석을 비롯한 중국 최고지도부는 4시간 넘게 김 위원장과 함께하며 돈독한 혈맹관계를 보여줬다. 베이징의 한 외교관은 “미국 대통령이 왔을 때도 창안제가 전면 통제되지는 않았다.”며 “북·중 간의 독특한 외교관계를 보여주는 의전”이라고 비꼬았다. 정부 당국과 언론의 침묵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통제 조치와 인터넷 등을 통해 상당수 베이징 시민들은 김 위원장의 방중 사실을 알았고, 교통 불편에 따른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stinger@seoul.co.kr
  • [사설] 안보구멍 민·관·군 협력체제로 메워라

    어제 이명박 대통령이 건군 이래 처음으로 전군 주요 지휘관회의를 주재했다. 천안함 참사의 배후가 북한이란 정황이 짙어져 가는 가운데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혈맹’격인 중국을 방문 중인 긴박한 상황에서였다. 이 대통령은 국가안보총괄점검기구를 구성해 위기관리시스템의 재정비를 약속하면서 군의 전방위 개혁을 주문했다. 그러나 우리는 천안함 침몰이 상징하는 국가안보상의 허점은 민·관·군이 혼연일체가 되어야만 온전히 메울 수 있다고 믿는다. 천안함 사태가 안보 태세 전반을 총체적으로 재점검하는 계기가 되어야 함은 불문가지일 것이다. 작전 중인 초계함이 경계에 실패해 피침된 뒤 즉각적 대응은커녕 공격 배후조차 제때 집어내지 못한 일이 어디 보통 상황인가. 그래서 군의 긴급대응태세와 보고지휘체계, 정보 능력 등이 군 개혁의 과제로 집약된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사후약방문이지만 청와대 안보특보 신설이나 국방개혁안의 수정 등도 응당 지켜져야 할 약속이다. 잠수함과 특수부대 등 북의 비대칭전력을 통한 게릴라식 기습에 대비하는 역량을 기르는 것도 과제다. 군사적 차원의 안보 인프라 구축 못지않게 중요한 게 느슨해진 안보의식을 다잡는 일이다. 이 대통령은 군의 매너리즘을 지적하며 “국민들도 불과 50㎞ 거리에 장사정포가 우리를 겨누고 있음을 잊고 있다.”고 첨언했다. 민·관·군의 협력이 군기강 확립만큼 중시돼야 할 근거다. 민간 어선이 천안함 함미를 먼저 찾아냈듯이 말이다. 안보에 도움이 되는 민간의 역량이 크게 신장하고 있으니, 이를 끌어내야 한다. 그 연장선상에서 안보 이슈마저 정쟁의 대상으로 전락시키는 일이 더는 없어야 한다. 군함이 침몰하고 함께 사는 공동체에 물이 새고 있는데 내부 폭발설 등 근거 없는 유언비어성 주장으로 분열을 자초한 일은 자성해야 한다. 일사불란하게 외적에 대응해도 시원치 않을 터에 총구를 안으로 돌려서야 될 말인가. 군이 천안함 참사 초기 대응 과정에서 갈팡질팡한 사실은 통렬히 지적되어야 하고 책임도 물어야 한다. 하지만 더욱 타기해야 할 일은 ‘천안함 국난’을 두고 지방선거에서 어느 당이 유리할 것인지 주판알을 튕기는 행태다. 나라가 무너진 뒤 여야, 진보·보수가 어디 따로 존재할 수 있겠는가.
  • [데스크 시각] 후진타오(胡錦濤)의 딜레마/오일만 경제부 차장

    [데스크 시각] 후진타오(胡錦濤)의 딜레마/오일만 경제부 차장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1942년생 동갑이다. 나이는 같지만 광폭정치를 즐기는 김 위원장과 달리 후 주석은 애민과 실사구시가 정치 모토다. 후 주석은 2002년 11월 대권을 쥐면서 북한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중국의 유일한 ‘동맹국’인 북한에 대해 특혜를 철회하고 ‘정상국가’로 격을 낮추는 문제였다. 경제 제일주의를 표방하던 중국은 통제 불능의 북한에 발목이 잡히길 꺼려 했던 것이 주요 이유였다. 당시 중국이 가장 우려하는 대목은 1961년 7월11일 체결한 ‘조·중 우호협력 및 상호원조조약’이다. 일방이 무력침공을 당하거나 개전상태에 놓이게 되면 상대방도 지체 없이 군사 및 기타 원조를 제공토록 규정되어 있다. 더욱이 이 조약은 일방이 조약의 수정이나 폐기를 요구해도 다른 한쪽이 동의하지 않는 한 계속 유효하다. 경제에 전념하기 위해 한반도 내부의 갈등과 전쟁의 수렁에 빠져들지 않겠다는 중국의 결심이 어느 때보다 강렬한 시기였다. 이런 이유에서 후 주석 집권 초기 당시 외교가를 중심으로 상호원조조약의 문구에 구애받지 말고 조약을 백지화 또는 ‘무력화’하자는 목소리가 높았다. 당시 후 주석은 “인민을 굶기는 지도자는 자격이 없다.”는 말로 북한을 이끄는 김 위원장에게 반감을 표시했다. 엄격한 언론통제국인 중국에서 대북 외교노선을 수정하자는 논문들이 흘러나왔다는 것 자체가 중국과 후 주석의 고민 강도를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이런 분위기 때문에 북·중 정상회담은 당총서기 취임 이후 1년5개월이 지난 20 04년 4월 베이징에서 열릴 수 있었다. 일종의 냉각기가 필요했던 것이다. 중국은 극심한 내부 논란 끝에 군부와 당 원로를 중심으로 혈맹인 북한의 안보 전략적 가치에 손을 들어줬다. 당시 중국의 선택은 미국의 세계전략, 대중 포위전략과 무관치 않았다는 것이 정설이다. 중국의 한 외교 전문가는 “중국 수뇌부들은 미국의 제국주의 세력이 일본과 타이완, 인도 등을 중심으로 중국을 압박했으며 북한이 전략적 요충지인 동북아 최전방에서 미국을 막아주는 안보적 가치를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북한은 중국이 매년 막대한 원유와 식량을 원조하는 것도 결코 ‘공짜’가 아니라는 논리를 편다. 중국 역시 김정일 정권 붕괴 후 미국세력과 압록강 국경선을 맞대는 시나리오는 생각하기도 싫은 악몽이다. 역사적으로 중국의 변란은 늘 만주에서 시작됐다는 그들의 공포의식과 강박관념이 녹아 있는 대목이다. 북한은 중국의 이런 ‘아킬레스건’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수차례 핵실험과 핵보유 선언 등으로 한반도를 갈등의 도가니에 몰아넣었다. 중국이 북한카드를 버릴 수 없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알기 때문이다. 지난해 북한의 핵실험 직후에도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대규모 사절단을 이끌고 조·중 수교 60주년 행사에 참석한 것도 이런 맥락인 것이다. 중국 역시 공짜 지원은 아닐 것이다. 장기적인 포석에서 북한의 동북 4성화와 자원개발이라는 실리를 착실하게 챙기는 중이다. 탐탁지 않더라도 김정일 정권의 유지를 거들면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친중국 세력을 확대하겠다는 이중의 의미가 담겨 있다. 이런 와중에 김 위원장이 지난 3일 방중 일정을 시작했다. 후 주석은 베이징에서 김 위원장을 기다리며 많은 생각에 빠져 있을 것이다. 6자회담 재개와 한국민의 분노가 가득한 천안함 사태, 그리고 북한의 경제지원 요청 등 난제가 얽혀 그의 머리를 어지럽게 할 것이 분명하다. 돌이켜 보면 중국이 부르짖는 ‘한반도 평화와 안정’은 후 주석 취임 6년이 지나도 해결될 길이 보이지 않는다. 그동안 중국의 대북 정책이 실효가 없었다는 의미도 될 것이다. 중국이 북한 지렛대로 ‘꽃놀이패’를 즐기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엉거주춤한 지금의 대북 외교로 한반도 평화와 안정이 결코 찾아 올 수 없다는 점, 누구보다 후 주석이 잘 알고 있을 것으로 믿는다.
  • [김정일 전격 방중]후진타오 해법은 6者재개로 천안함사건 물타기?

    [김정일 전격 방중]후진타오 해법은 6者재개로 천안함사건 물타기?

    │베이징 박홍환특파원│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회담에서는 어떤 식으로든 천안함 문제가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포토] 김정일 위원장 중국 다롄 도착 ●韓 협조요청 이어 北 SOS 후 주석은 지난달 30일 상하이(上海)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만나 천안함 사건 희생자에 대한 위로의 뜻을 전하면서 “한국 정부가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조사를 하는 데 대해 평가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당시 후 주석에게 천안함 자체의 내부폭발이 아닌 비접촉 외부폭발로 추정된다는 내용의 1차 조사결과를 설명한 뒤 “최종 조사결과가 나오는 대로 중국 측에 사전에 알리겠다.”며 협력을 요청했다. 이 대통령이 직접 거론하진 않았지만 사실상 북한이 유력하게 ‘용의선상’에 올라있다는 점을 후 주석도 잘 알고 있다. 그날 후 주석은 북한의 2인자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도 만났지만 천안함 문제는 거론하지 않고, 북·중 우호관계만 강조했다. 중국의 고민은 바로 여기에 있다. 북한과는 피로 맺어진 혈맹관계이고, 한국과는 경제적으로 밀접한 동반자관계라는 점에서 이번 천안함 사건이 후 주석에게 ‘솔로몬의 지혜’를 요구하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중국의 대(對)한반도 외교전략은 기본적으로 ‘현상유지’에 방점을 두고 있다. 김 위원장도 이런 중국의 고민을 알고 있기에 방중을 서둘렀던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김 위원장의 방중을 천안함 조사결과가 나오기 이전에 경제원조 등 실리를 챙기려는 시도로 보고 있다. 천안함 사건 거론 방식은 김 위원장의 해명과 후 주석의 답변 형식이 될 가능성이 높다. 장롄구이 중앙당교 교수는 “중국의 외교관행상 북한의 소행이라는 최종 조사결과나 증거가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먼저 이 문제를 꺼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국제사회의 여론이다. 김 위원장으로서는 어떤 식으로든 중국측에 이 문제를 해명하고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협조를 구하려 할 것이라는 게 베이징 외교가의 분석이다. ●6자재개 논의 속도낼 듯 이 문제가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킬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중국측은 최대한 현상유지에 가까운 쪽의 카드를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 6자회담 등 다자회담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폭발력을 약화시키는 노력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장위(姜瑜) 외교부 대변인이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도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를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북한의 소행이 확실한 물증이 드러나기 전까지는 중국측은 6자회담 지렛대를 이용해 ‘물타기’를 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때문에 김 위원장과 후 주석간 회담에서 오히려 6자회담 재개 문제가 심도있게 논의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stinger@seoul.co.kr
  • [김정일 전격 방중] 요동치는 한반도 정세

    [김정일 전격 방중] 요동치는 한반도 정세

    지금으로부터 60여년 전 북한의 김일성은 6·25 남침을 앞두고 소련과 중국을 찾아가 지원을 부탁했다. 이런 역사의 희미한 ‘흑백필름’이 지금 한반도에서 선명한 ‘컬러필름’으로 재생되고 있다. ☞[포토] 김정일 위원장 중국 다롄 도착 일촉즉발의 험악한 남북관계에서 뭔가 확실한 것을 얻어내야 하는 방중길,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3일 중국 방문은 60여년 전 그의 아버지가 걸었던 여행길을 연상시킨다. 공개된 동선은 극구 피하는 그가 남한을 비롯한 전 세계의 눈길이 주시하는 와중에 서둘러 중국행 열차에 올라탔을 만큼 지금 한반도는 숨가쁘다. 북한이 천안함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라는 정황증거들이 속속 나오고 있고, 조사 결과 발표 시기는 시시각각 임박하고 있다. 만일 한·미를 비롯한 다국적 조사단이 북한의 혐의를 입증해 낸다면, 한반도는 각국의 이해관계와 여론 등이 얽히면서 예측불허의 소용돌이에 빠져들 것이다. 따라서 김정일의 이번 방중은 이전의 어느 중국행보다 무게가 남다르다. 물론 지금 한반도의 역학관계는 60여년 전과 다른 면이 많다. 남북한의 국력은 크게 역전됐다. 6·25 직전 미국은 태평양 방어선(애치슨라인)에서 한국을 제외시키며 천덕꾸러기 취급을 했지만, 지금 한·미관계는 “역대 최상”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끈끈하다. 가장 큰 변화는 한·중관계가 가까워졌다는 것이다. 과거 북한의 혈맹이었던 중국은 지금 한국과 ‘전략적 동반자 관계’다. 중국은 여전히 북한의 강력한 우방이지만 한국과의 관계도 무시할 수 없을 만큼 성장한 것이다. 좁혀서 보면, 바로 이 대목에 한반도의 장·단기적인 미래가 걸려 있다. 물론 한국 정부는 중국이 하루아침에 북한한테서 등을 돌리기 힘들다는 현실을 직시하고 있다. 그럴 거면 아예 김정일의 방중을 받지도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그동안 공들여 쌓은 중국과의 ‘우정’이 이번에 빛을 발하기를 기대하는 눈치가 역력하다. 여기에 한·미·일이 똘똘 뭉쳐 중국을 압박하고 갈수록 북한으로부터 멀어지는 러시아까지 ‘포섭’하는 데 성공한다면, 의외의 ‘전과’(戰果)를 거둘 수도 있다. 마침 일각에서는 북한에 대한 중국의 애정이 예전 같지 않다는 얘기가 나온다. 지난해 북한의 2차 핵실험은 느닷없이 중국의 뺨을 때린 격이라는 비유도 있다(중국은 실제 이 건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대북제재에 동참했다). “자본주의로 돈맛을 알게 된 중국이 예전처럼 북한에 퍼주지 않는다.”는 말도 들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김정일을 만난 뒤 ‘그래도 친구는 옛 친구’라는 식으로 북한에 관성적인 편들기를 계속한다면 천안함 사건과 북핵문제 해결은 미로를 헤맬 공산이 크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韓·中 정상회담] 中, 北소행 판명땐 국제제재 동참?

    [韓·中 정상회담] 中, 北소행 판명땐 국제제재 동참?

    │상하이 김성수특파원│30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이명박 대통령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은 불과 30분에 그친 ‘간이회담’이었다. 하지만 천안함 사건 이후 한국과 중국 두 나라 정상이 처음 만나는 자리인 만큼 무게가 남달랐다. 두 정상의 회담은 이번이 6번째였지만, 이번만큼 관심을 끈 적은 없었다. 천안함 사건이 북한 소행으로 드러날 경우 북한에 대한 제재 등에서 중국이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인지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대북 제재를 결의할 수 있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상임이사국이자 북한에 경제지원을 하고 있는 거의 유일한 나라가 중국이다. ●열흘전 ‘주목’서 ‘평가’로 진전 이런 배경에서 나온 이날 후 주석의 “한국 정부가 과학적이고 객관적으로 조사하고 있는 데 대해 평가한다.”는 발언은, 우리 입장에서는 ‘기대 이상’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지난 20일 중국 외교부가 “한국이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조사를 하겠다고 밝힌 것을 주목한다.”고 밝힌 것을 상기하면, “주목한다.”→“평가한다.”로 진전된 셈이다. 후 주석의 언급을 적극적으로 해석하면, 앞으로 한국 정부의 사고 원인 조사 결과가 북한 소행으로 판명될 경우 중국이 그것을 신뢰할 수 있다는 얘기도 될 수 있다. 중국을 혈맹관계로 여기는 북한 입장에서는 충격이 될 수도 있다. 더욱이 이날 상하이에는 북한 정권 서열 2위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와 있었다.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후 주석의 발언에 대해 “후 주석의 언급은 우리의 조사결과에 대해 기대를 표시한 것으로 볼 수 있으며, 괜찮은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중국이 북한 편을 드는 자세를 보여 왔으나 이번 사건을 계기로 매우 조심스러워진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날 후 주석의 ‘천안함 메시지’는 이달초 중국 칭하이(靑海)성 위수(玉樹)현에서 발생한 강진 피해와 관련해 이 대통령이 보낸 위로 전문에 대한 답례에서 비롯됐다. 후 주석은 “얼마전 중국 지진 때 이 대통령이 위로 전문을 보내주고 한국 정부가 긴급하게 원조를 제공한 데 대해 감사드린다.”고 말한 뒤 “또한 이 자리에서 천안함 침몰사고 희생자와 가족들에게 위로와 위문의 뜻을 표한다.”고 말했다. 이에 이 대통령이 “위로의 뜻을 한국 국민과 유가족에게 전달하겠다.”고 화답하면서 “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중국 측에 사전에 알리겠다.”고 약속하자, 후 주석은 “한국 정부가 이번 사건을 과학적이고 객관적으로 조사하고 있는 데 대해 평가한다.”고 말했다. ●‘쓰촨성 위로’ MB에 보은 해석도 대화 맥락을 보면, 이 대통령이 취임 초기 쓰촨성 지진 현장을 몸소 찾아 위로한 것을 시작으로 이후에도 중국의 각종 재난에 한국 정부가 보인 성의에 중국 지도부가 보은의 제스처를 보였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이동관 청와대 홍보수석은 “오늘 정상회담은 (천안함 사건과 관련한) 양국 간 공식협의의 첫단추”라면서 “5월 중순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이 방한하고 이어 5월 말에는 한·중·일 정상회담이 열리기 때문에 향후 긴밀한 협력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후 주석이 미리 정해진 틀에서 원론적인 발언을 한 것뿐이며, 실제로 북한의 소행임이 드러날 때 중국이 국제사회의 대응에 동참하는 행보를 취할지는 예단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없지는 않다. sskim@seoul.co.kr
  • BBC방송 국가별 선호도 여론조사

    BBC방송 국가별 선호도 여론조사

    세계 각국의 국민들 가운데 32%가 ‘한국이 세계에 좋은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하는 반면 ‘세계에 나쁜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하는 비율도 30%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영국 BBC방송은 전 세계 2만 9977명을 대상으로 작년 11월부터 올해 2월에 걸쳐 공동실시한 국가별 여론조사를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한국에 대한 응답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유럽에서 부정적인 응답이 상당히 높게 나온 것이다. 독일(긍정 28%, 부정 53%), 스페인(긍정 22%, 부정 46%), 이탈리아(긍정 23%, 부정 46%), 프랑스(긍정 30%, 부정 45%) 등이다. 특히 스페인, 이탈리아에선 ‘나쁜 영향’ 답변이 ‘좋은 영향’ 답변보다 두 배 이상 높게 나왔다. 반면 한반도 주변 4대 강대국에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많았다. 미국인들은 ‘좋은 영향’ 46%, ‘나쁜 영향’ 28%로 답했으며, 중국의 경우 57%와 20%, 일본은 36%와 9%, 러시아 28%와 23%였다. 세계에 가장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뽑힌 나라는 59%를 기록한 독일이었다. 일본과 유럽연합(EU)이 53%로 뒤를 이었다. 특히 독일은 캐나다와 함께 세계에 ‘나쁜 영향’을 끼친다는 응답도 14%로 가장 적게 받았다. 이는 조사대상 국가 가운데 독일과 캐나다가 세계에서 가장 ‘미움을 덜 받는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미국은 2005년 조사를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좋은 영향’(46%)이 ‘나쁜 영향’(34%)보다 높게 나왔다. BBC방송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취임에 따른 긍정적 이미지 상승 때문으로 분석했다. 2005년 조사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38%에 그쳤던 미국은 2007년에는 28%로 10% 포인트나 폭락했지만 지난해(35%)를 거치면서 신뢰를 적잖이 회복 중인 것으로 보인다. 중국도 ‘좋은 영향’이 41%를 받아 ‘나쁜 영향’(38%)보다 약간 높았다. 세계에 가장 ‘나쁜 영향’을 미치는 나라로는 이란이 꼽혔다. 응답자들 중 56%는 세계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국가로 이란을 꼽았다. ‘좋은 영향’을 끼친다는 대답은 15%에 그쳤다. 파키스탄, 이스라엘, 북한이 각각 ‘나쁜 영향’ 면에서 51%, 50%, 48%로 뒤를 이었다. 북한에 대해 가장 부정적으로 응답한 나라는 일본으로 ‘나쁜 영향’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90%나 된 반면 ‘좋은 영향’이라고 답한 비율은 1%에 그쳤다. 한국에서도 북한에 대해 ‘나쁜 영향’ 응답이 90%나 됐지만 ‘좋은 영향’ 답변은 5%를 차지했다. 독일도 부정적 답변이 86%에 달했다. 북한과 ‘혈맹’ 관계인 중국에서도 ‘좋은 영향’ 응답은 24%, ‘나쁜 영향’ 응답은 40%로 부정적인 인식이 높았다. 이번 조사는 국가 이름을 제시한 뒤 그 국가가 “세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지 혹은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지” 묻고 ▲주로 긍정적 ▲주로 부정적 ▲상황에 따라 다르다 ▲중립 ▲모름·해당없음 등으로 답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질문 자체는 단순해 보이지만 특정 국가에 대한 긍정적 평가 정도는 상대국 국민들의 자발적 동의에 호소하는 ‘소프트 파워’의 수준을 보여 준다는 점에서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불붙는 백령도 ‘국제 정보전’

    불붙는 백령도 ‘국제 정보전’

    천안함 침몰 사건 원인 규명 작업을 위한 국제 공조는 표면적으로는 인도주의와 군사협조의 모습을 띠고 있다. 하지만 참가국과 불참국의 면면을 보면 이 작업의 이면에 군사정보를 둘러싼 미묘한 이해관계가 형성돼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합동조사단 참여를 결정한 미국과 영국, 호주, 스웨덴 등 4개국은 6·25전쟁 참전국이란 점에서 우리를 돕는 게 자연스럽다. 또 이들은 각자 독자적인 잠수함 모델을 갖춘 ‘잠수함 강국’이어서 우리가 실질적인 도움을 얻을 만한 나라들이다. 미국 해군은 시울프급·버지니아급 원자력 잠수함, 영국 해군은 아스튜트급·뱅가드급 원자력 잠수함을 보유한 잠수함 강대국이다. 호주는 콜린스급, 스웨덴은 고틀랜드급 독자 모델 잠수함을 보유했다. ●군함 침몰 ‘현장 공부’ 기회 하지만 이들 4개국 입장에서도 뭔가 얻는 것이 있기 때문에 선뜻 협조의사를 밝혔을 것이란 분석이 그럴듯하다. 천안함 침몰은 사고 2주가 다 되도록 원인이 미궁에 빠져 있는 사건이어서 각국이 호기심을 가질 만하다. 특히 군함 침몰이란 것이 좀처럼 잘 일어나지 않는 사건이라는 점에서 이 분야 전문가들 입장에선 ‘현장 공부’로서 이보다 좋은 기회가 없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9일 “1982년 발발한 영국과 아르헨티나 간 포클랜드 전쟁 이후 잠수함에 의한 군함 침몰 사례는 없었던 것으로 안다.”면서 “이번 사건은 해양 전력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나라들에게 매우 중요한 사례”라고 말했다. 침몰이 잠수함 공격 등 외부 충격에서 비롯됐다는 관측이 있는 점도 잠수함 강국인 이들의 참여욕구를 부추겼을 것이란 분석이다. 나아가 이렇게 세계적인 사건에서 전문적인 식견을 발휘한다면, 그 자체로 이름을 날리면서 앞으로 무기수출 등 군수산업 전반에 이익이 될 수도 있다. 군 관계자는 “이들 4개국은 모두 자발적으로 조사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왔다.”고 말해 이런 관측을 뒷받침했다. ●기밀노출 우려 中·日은 배제 반면 우리와 지리적으로 가까운 중국과 일본이 이번 조사단에 포함되지 않은 점도 의미심장한 대목이다. 중국으로서는 혈맹인 북한군의 개입 가능성이 논란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조사단에 참여하는 것 자체가 한국 편을 드는 것처럼 오인될 소지가 있다. 우리 입장에서도 중국과의 관계가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되긴 했지만, 아직은 북·중 관계가 더 두텁다는 점에서 군사기밀이 드러날 수 있는 이번 조사작업에 중국을 끼워 주기가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다. 일본의 경우 한·미·일 3각 동맹의 한 축으로 군사적으로는 중국보다는 가까운 사이지만, 한·일 간 역사적인 대립과 독도 문제 등으로 미묘한 관계라는 점에서 우리가 모든 것을 다 드러내기에는 적절치 않은 측면이 있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씨줄날줄]김정일의 초읽기 심리/구본영 논설위원

    어차피 ‘시간과의 싸움’에서 이길 수 없는 게 인간의 운명이다. 자연인의 수명이든, 절대적 지배자가 누리는 권력이든 매한가지다. 그래서 인생 황혼기나 권력 말기에는 누구든 초조해지는 게 인지상정이다.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요즘 “신경질 증세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 정보당국의 판단이다. 특히 국정원은 그제 국회 정보위에서 “김 위원장이 (김일성의)유훈을 관철하지 못했다고 자탄하는 등 현안 해결에 대한 초조감을 많이 피력하고 있다.”고 보고했다는 후문이다. 물론 100% 신빙성 있는 정보분석인지 확인하기 어려운 내용들이다. 그러나 그럴듯한 정황적 근거는 많다. 김일성 주석의 유훈은 “이(쌀)밥에 고깃국, 비단옷에 기와집을 베풀겠다.”는 수사로 요약된다. 하지만 북한의 보통사람들은 여전히 강냉이밥으로라도 허기를 못 채우는 상황이 아닌가. 김 위원장도 건강이상설에 시달리며 후계구도와 국제사회와의 핵게임 등으로 인한 중압감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그런데도 아사히 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혈맹인 중국조차 지난해 북 정권의 세습을 반대하고 핵포기를 요구했다고 한다. 최근 남북관계나 북한 내부 노선이 오락가락하는 양상이 김 위원장의 ‘초읽기’에 몰린 듯한 심리를 반영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정상회담을 타진하면서 서해상에 해안포를 쏴대는 일이 그렇다. 전격적인 화폐개혁을 단행해 시장을 폐쇄했다가 다시 푸는 등 갈팡질팡하는 듯한 모습도 마찬가지다. 조훈현이나 이창호 같은 바둑 고수도 초읽기에 몰리면 왕왕 실수를 하는 법이다. 문제는 신산(神算)의 절대 고수라도 임기응변으로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사실이다. 초반 포석이나 행마가 근본적으로 잘못됐을 경우다. 중국 개방의 총설계사인 덩샤오핑은 생전에 김일성과 모두 11차례 만나 개혁·개방을 권유했다고 한다. 중국 공산당 중앙문헌연구실이 편찬한 ‘덩샤오핑 사상연보’ 등에 나오는 비화다. 김일성이 “창문을 열면 신선한 바람과 함께 모기(체제에 위험한 외부사조)도 들어온다.”며 소극적 반응을 보였다는 것은 알려진 얘기다. 결국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노선이 오늘날 중국을 국제사회에서 G2 반열에 올려놓았음은 불문가지다. 이제라도 김 위원장이 김 주석의 유훈 관철에 매달리기 전에 이를 위한 수단인 노선 선택부터 잘못됐음을 알았으면 싶다. 북한주민에게 쌀밥을 주기 위해서뿐만 아니라 북한체제의 지속을 위해서라도 개혁·개방 이외엔 다른 대안이 없다는 사실 말이다. 구본영 논설위원 kby7@seoul.co.kr
  • [독자의 소리] 中무비자 입국 부작용 최소화해야/서울 성북구 윤상국

    며칠 전 외교통상부에서 중국과의 상호 무비자 입국을 추진한다는 보도를 봤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오는 2020년까지 관광시장을 3배로 키우겠다는 비전을 담은 관광산업 선진화 방안에 맞춰 내놓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긍정적 부분과 함께 부정적인 면도 많다는 것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첫째, 사실상 중국과의 혈맹을 주장하고 있는 북한의 입장에선 무비자 입국이 간첩을 우회 침투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아닐 수 없다는 점이다. 둘째, 손쉽게 산업기술을 유출할 수 있는 창구가 마련되는 셈이라는 사실이다. 셋째, 불법체류하고 있는 외국인들에 의한 각종 범죄행위도 증가하고 있어 자칫 국제범죄 조직들이 공공연하게 활개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관광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중국과의 상호 무비자 입국 추진을 무조건 반대할 국민은 많지 않다. 하지만 무비자 입국으로 발생할 각종 사회적 폐해에 대해서도 사전 대책을 마련하는 데 소홀해서는 안 될 것이다. 서울 성북구 윤상국
  • [오바마 첫 방한] 동북아 기존구도 붕괴… 한국 주도국 부상 호기로

    [오바마 첫 방한] 동북아 기존구도 붕괴… 한국 주도국 부상 호기로

    ■ 급변하는 한반도 주변정세 한반도 주변 동북아 정세가 급변하고 있다. 동서냉전 이후 수십년간 굳어졌던 구도가 어지럽게 흐트러지면서 예측불허의 합종연횡이 펼쳐지고 있다. 냉전 시대 적대국이었던 미국과 중국은 오바마 대통령의 방중을 계기로 동반자 관계를 천명하면서 협력 수위를 급속히 높이고 있다. 반면 오키나와 미군기지 이전 문제 등으로 분출된 미국과 일본간 균열은 심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지난 9월 출범한 일본의 하토야마 유키오 정권은 ‘동아시아 공동체’ 구상을 천명하며 그동안 역사문제 등으로 갈등을 빚었던 중국, 한국 등과 적극적인 관계개선을 모색하고 있다. 일본은 나아가 일본인 납치 문제와 상관없이 북한과의 관계개선을 천명하는가 하면 출범 두 달밖에 안 된 하토야마 총리의 방북설까지 나오고 있다. 중국과 혈맹관계인 북한은 미·중이 손을 잡는 새로운 흐름에서 ‘핵 카드’를 운용하는 데 복잡한 메커니즘을 고려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이 같은 기존 구도 붕괴는 중국의 부상(浮上)과 미국 일극체제 약화라는 시대변화에 따른 필연적 수순이라는 분석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18일 “지난해부터 미국 내 경제 위기가 심화되면서 오바마 행정부는 자국의 최대 채권국인 중국의 도움이 필요했고, 관계개선의 필요성이 제기된 것이 사실”이라고 해석했다. 잠재력이 큰 아시아에서 중국에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일본의 자세변화가 구도 변화를 촉발했다는 시각도 있다. 한편으로는 일본이 2차대전 패전국의 멍에를 벗고 국제사회에서 정상적인 보통국가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중국, 한국 등 주변 피해국의 협조가 절실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전략변화를 꾀하고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일본 국내 정치적으로 하토야마 정권이 이전 자민당 정권과 차별화를 위해 대북 및 미일 정책 등을 차별화하려는 것이란 분석도 곁들여진다. 하지만 미·일관계가 근본적인 수준까지 균열하긴 힘들 것이란 관측이 있다. 무엇보다 안보적으로 너무도 절실히 서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미국 입장에서는 북한은 물론 군사대국으로 부상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일본 내 미군 기지 등 일본의 협조가 절실하다. 일본 역시 인접한 중국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하려면 미국에 거의 절대적으로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다. 중국이 지금은 경제성장이란 당면목표 때문에 몸을 웅크리고 미국에 협조적이지만 지금보다 국력이 더 커질 경우 미·중 양측간 갈등이 촉발될 가능성은 언제든 상존한다는 관측도 여전하다. 윤덕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는 “미국이 중국과 공조하고 일본과의 관계는 껄끄러운 정세급변 상황은 한국 입장에서 주도국가로 거듭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두바이서 날아오른 F-22, 수출 목적?

    두바이서 날아오른 F-22, 수출 목적?

    중동지역 최대의 에어쇼인 두바이 에어쇼에 참가한 ‘F-22 랩터’(Raptor) 전투기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F-22는 ‘세계 최강의 전투기’라는 칭호를 얻고 있는 미공군의 최신예 스텔스기로, 이 전투기의 뛰어난 기술이 유출되는 것을 우려한 미 의회는 수출조차 허가해주지 않고 있다. 그만큼 가격도 비싸 F-22 한 대당 1억 5000만 달러(약 1730억 원)를 상회한다. 또 전 세계에서 스텔스 전투기를 실전배치한 나라는 미국 밖에 없고, 향후 10년 안에 F-22를 대적할 만한 전투기가 개발될 가능성도 적어 미국도 187대를 끝으로 생산을 끝낼 예정이다. 그런 F-22가 지난 15일 개최된 두바이 에어쇼에 참가해 다양한 공중기동을 선보인 것에 대해 많은 추측들이 난무하고 있다. F-22는 지난 6월, 파리 에어쇼에 참가를 예정했다 갑자기 불참했었기 때문이다. 파리 에어쇼는 격년제로 열리는 세계최대의 에어쇼로, 관람객수가 두바이 에어쇼의 6배인 30만 명에 달하고 참가업체수도 두바이의 두 배가 넘는다. 따라서 단순히 홍보가 목적이라면 파리 에어쇼에 참가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당시 미공군은 작전상의 문제로 에어쇼에 참가할 여력이 없다고 공식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6월 이후 아프가니스탄이나 이라크의 전황이 크게 바뀌지 않았고, F-22가 늘어난 것도 아닌 상황에서 두바이 에어쇼에 참가한 것은 다른 목적이 있어서가 아니냐는 추측을 가능케 하고 있다. 일부에선 ‘F-22를 사장시키기 위한 노력’이라고 의미를 한정짓고 있다. F-22의 개발사인 록히드마틴(Lockheed Martin)사는 막대한 개발비를 투입한 만큼, 미공군이 애초 계획대로 400대 이상을 구매해주길 바라고 정치권에 대한 로비를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막대한 전비 지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오바마 행정부는 “F-22 추가 구매 예산이 포함될 경우 예산안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밝혀 추가생산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런 상황에서 파리 에어쇼 직후로 예정된 2010년 국방예산 의결을 앞두고 우수한 성능의 F-22를 에어쇼에 참가시켜 홍보하면 추가생산을 주장하는 쪽에 힘이 실리지 않겠냐는 것이다. 다른 한편에선 F-22의 수출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언급하고 있다. 특히 이번 에어쇼가 석유부국인 아랍에미리트(UAE)의 공군이 운용중인 ‘미라지 2000’(Mirage 2000) 전투기를 대체할 차세대 전투기 사업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 개최됐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내년 초, 미 의회에 제출될 ‘수출 금지 항공기의 수출 가능성’에 관한 보고서에 ‘수출형 F-22’와 관련된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런 추측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이번 에어쇼에는 ‘유러파이터 타이푼’(Eurofighter Typhoon)과 ‘라팔’(Rafale) 등 각국을 대표하는 차세대 전투기들이 참가했다는 점에서 미래의 전투기 시장을 염두에 둔 행보라는 해석이다. 물론 미 의회의 결정이 바뀌지 않는한 F-22의 수출은 불법이기 때문에 UAE가 당장 F-22를 도입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하지만 이스라엘과 일본 등 F-22를 원하는 미국의 혈맹들이 있어 수출 전망은 밝은 편이다. 사진 = 미공군 서울신문 나우뉴스 최영진 군사전문기자 zerojin2@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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