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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시 불지핀 연정론… 黨·靑 갈등 커질수도

    30일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 의원의 만찬에도 불구하고 대연정을 둘러싼 여권 내 이견은 봉합되지 않은 분위기다. 이날까지 이틀 동안 경남 통영에서 가진 열린우리당 워크숍의 연장선상인 셈이다. 특히 이날 만찬은 노 대통령이 ‘2선 후퇴’‘임기 단축’등의 ‘폭탄 발언’을 또다시 쏟아내면서 시종 무거운 분위기였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이 때문에 당초 예상보다 길어져 무려 3시간10분 동안 진행됐다. 참석 의원들은 “대통령이 왜 한나라당과의 연정까지 생각하게 됐는지 배경을 착잡하게 설명하는 자리였다.”면서도 “당청간 갈등과 이견은 전혀 해소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경기지역의 한 소장파 의원은 “이견이 봉합됐다고 할 수는 없고, 좀 더 진지하게 생각해볼 계기가 됐다는 정도”라고 말했다. 또다른 초선 의원은 “워크숍에서는 연정 논쟁을 자제하자는 분위기였는데, 만찬을 계기로 의원들이 다시 고민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광주지역의 한 의원은 “공감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니었으며, 말할 기회가 없었다.”고 말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전남 출신의 한 의원은 “대통령이 연정론 제기로 지역주의 구도에 대한 메시지를 던지는 등 소기의 성과를 충분히 거둔 만큼 이제 선거법 협상과 개헌 논의로 들어가야 한다.”면서도 “연정론 갈등은 여전히 봉합되지 않을 것”이라고 피력했다. 당에서는 당초 임채정·김동철·송영길·장영달 의원을 발언자로 선정했다. 그러나 부산 출신의 조경태 의원이 이의를 제기하면서 임종인 의원과 함께 발언자로 추가됐다. 노 대통령과 권양숙 여사는 만찬에 앞서 일일이 악수하면서 의원들을 맞았다. 당 소속 의원 131명이 참석했다. 다음은 발언록.●임채정 의원 어떻게 나갈 것인가 고민의 정점에 대통령이 있고 그곳에 지역구도가 있다. 다만 지역구도 해소에 대한 문제 의식은 공통으로 갖고 있지만 방법론이 다른 것 같다. 새로운 대통령 발상에 대한 당내 인식이 부족한 것 같다.●김동철 의원 분란과 논란보다는 갈등의 종결을 기대하는 것 같다. 국민들은 현명하기 때문에 현명한 판단을 할 것이다. 단기적으로 야당과 일부 언론으로부터 현혹될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현명한 선택을 해왔다고 생각한다. 최종적인 조정자 역할을 하시게 되셨으면 좋겠다.●송영길 의원 연정론과 관련해 지역주의 극복 헌신과 희생 역정에 대해서는 전폭적인 존경을 표한다. 그러나 굳이 연정론을 말할 필요 있겠는가. 영천 재보선에서 50% 가까운 지지를 얻지 않았나. 지역주의 문제는 영남만의 문제도 아니고 호남의 문제도 걸려 있다. 대통령의 노력을 이해하지만 현재 대로 노력하면 상당히 많은 진전과 성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장영달 의원 의원들은 한나라당과의 연정을 하게 되면 우리의 정체성 상실되는 문제 해결에 고민하는 것 같다. 지역구도 타파를 위해서 한나라당 연정한다면 호남의 문제는 어떻게 하는가 하는 문제 의식이다. 한나라당과 연정하면 지역구도 타파가 가능한 것인가 하는 의문이 있는 듯. 자세하게 말씀해주시면 이해하고 납득하는 데 도움이 되겠다.●임종인 의원 대통령 중심제에서 연정론은 일반적이지 못하다. 여소야대라고 하는데 지금은 민주개혁세력이 과반으로서, 여소야대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호남의 지역주의와 영남의 지역주의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한나라당과 정책 차이가 심각하다. 열린우리당은 인권 운동 등의 주체세력이고 한나라당은 반민족 세력의 후예들이다.●조경태 의원 발언자 선정에 문제제기를 한다. 연정 찬성론자 많은데 회의적인 입장에 있는 사람만 발언시키는 것 아닌가. 이것 또한 또다른 지역주의다.박정현 박준석 이지운기자 jhpark@seoul.co.kr
  • ‘머리에 쏘옥’ e러닝 100% 활용법

    ‘머리에 쏘옥’ e러닝 100% 활용법

    최근 전자학습(e러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교육방송(EBS)의 수능강의는 대입 수험생들의 ‘필수과목’이 됐고, 전국 16개 시·도교육청은 학생들이 방과후에 혼자 공부할 수 있도록 사이버 가정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사교육 기관들도 인터넷을 이용한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등 e러닝은 엄연히 학습의 또하나의 축으로 자리잡았다.e러닝의 100% 활용법을 살펴본다. 서울 S중학교 2학년인 이모(15)양은 요즘 공부에 부쩍 재미를 붙였다. 수업 시간에 질문도 늘고, 성격도 적극적으로 바뀌었다.1학년 때까지만 해도 신통치 않던 성적은 서서히 나아지고 있다. 올해 초부터 서울시교육청이 운영하고 있는 사이버 가정학습 시스템 ‘꿀맛닷컴’으로 공부하면서 자신감을 얻었다. 예전에는 친구들에게 ‘그런 것도 모르느냐.’는 핀잔을 들을까봐 모르는 것이 있어도 질문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젠 인터넷으로 해결하고 있다. 이양의 부모는 최근 얼굴조차 모르던 사이버 교사를 수소문해 고맙다는 인사를 전했다. ●학교공부 우선… e러닝은 보조수단 e러닝을 효과적으로 활용한 사례다. 그러나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인터넷이나 방송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답답해한다. 전문가들은 효과적인 e러닝 활용법을 조언하기에 앞서 학부모들이 생각부터 바꿔야 한다고 강조한다. 학교 공부가 우선이고,e러닝은 보조 수단이라는 것이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 정광훈 선임연구원은 “학교 수업이 주가 되고, 사이버 학습은 학교 공부를 어떻게 보완할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e러닝에 대한 학부모들의 부정적인 인식도 달라져야 한다. 인터넷은 익명성이 보장되기 때문에 내성적인 학생들에게는 ‘보약’이 될 수 있다. 주위의 눈치를 보느라 질문조차 못 하다가 사이버 가정학습으로 해결책을 찾은 이양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학술정보원 장상현 사이버학습팀장은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아이들이 인터넷으로 정말 공부를 할까.’라며 의아해한다.”면서 “양질의 콘텐츠는 교사보다 낫기 때문에 부모가 함께 적극적으로 콘텐츠를 골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일단 자녀에게 e러닝을 시키겠다고 마음먹었다면 가장 중요한 것이 부모의 지속적인 관심이다.e러닝의 최대 장점은 학부모들이 자녀의 학습 진도를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다. 자녀들이 현재 어떤 단원을 공부하고 있는지, 스스로 진도를 너무 빨리 나가버리는 것은 아닌지 꼼꼼히 점검하고 조언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인터넷 동영상 콘텐츠의 경우 학생 스스로 클릭해서 마음대로 진도를 빨리 나갈 수 있기 때문에 제대로 알고 넘어가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서울 광성중 김한주 교사는 “부모가 한 명의 가정교사로서 자녀를 돕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학부모가 학습진도 꼼꼼히 챙겨야 현재 대부분의 e러닝 콘텐츠들은 학부모가 자녀의 학습 진도를 자세히 살펴볼 수 있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전국 16개 시·도교육청에서 무료로 운영하는 사이버 가정학습 서비스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특히 제주교육청은 학생들이 사이트에서 공부하고 있는지 아닌지 여부를 학부모들에게 실시간으로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내준다. e러닝을 시작할 때는 처음부터 욕심부리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강 비용이 무료에서 한달에 3만∼4만원으로 비교적 싼 편이지만 이것저것 한꺼번에 하면 비용도 많이 들고, 효과도 거두기 어렵다. 한 달 이내의 단기 과정을 중심으로 한두 과목 정도 들어본 뒤 기간을 연장하거나 다른 과목으로 서서히 늘려가는 것이 효과적이다. 수능을 준비하는 고등학생이라면 교육방송의 수능 콘텐츠를 적극 활용하면 도움이 된다. 문제는 엄청난 교재와 강의 양. 수능강의 콘텐츠 제작 및 기획을 맡고 있는 유규오 PD는 “취약한 부분 위주로 공부하되, 교재를 먼저 보고 필요한 부분만 동영상 강의를 듣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예를 들어 언어 영역에서 소설문학을 공부한다면 교재에서 관련 부분을 먼저 풀어보고, 자주 틀리거나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만 동영상 강의를 들으라는 것이다. ●한두 과목 수강후 강좌 늘려야 올해 수능시험을 치러야 하는 고3은 동영상 인텍스 서비스를 활용해 취약한 부분만 골라 듣는 것이 효과적이다. 고2는 수능 대비 강의보다는 강의시간이 긴 기초 강의를 충실히 듣는 것이 바람직하다. 논술고사에 대비해야 하는 고1이라면 시간 날 때마다 교양강좌를 들어보는 것이 좋다. 고교생의 눈높이에 맞춰 분야별로 150개의 강좌가 올라와 있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콘텐츠 어떻게 고르나 수많은 교육 콘텐츠 가운데 자녀에게 맞는 것을 고르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e러닝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구체적인 목표와 이유부터 정하라.”고 조언한다.e러닝은 학교 수업으로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는 차원에서 이뤄져야 하는 만큼 자신에게 맞는 콘텐츠를 골라 필요한 만큼 적당히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남이 한다고 따라 해서는 시간만 낭비할 뿐이다. ●심화학습땐 동영상 중심 콘텐츠가 좋아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은 학교 수업을 이해하지 못해 보충하려는 것인지, 심화된 내용을 공부하려는 것인지부터 정해야 한다. 친구가 수준 높은 내용을 한다고 해서 따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중·고등학생의 경우 학교 수업을 따라가기 어려운 수준이라면 일대일로 공부 진도를 관리해주는 콘텐츠가 효과적이다. 반면 혼자 공부할 자신이 있고 학교에서 배우지 못한 내용을 더 많이 공부하고 싶다면 동영상 중심의 콘텐츠를 고르는 것이 좋다. 목표를 정했다면 곧바로 등록하지 말고 강의를 미리 들어볼 수 있는 ‘맛보기’ 코너를 반드시 들어보는 것이 좋다. 어느 정도 콘텐츠가 탄탄한 사이트는 대부분 강의를 미리 들어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자신의 수준에 맞는지,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인지 확인할 수 있다. 자녀 스스로 공부할 수 있도록 잘 설계된 것이라면 혼자 공부하는 습관을 기를 수 있기 때문에 금상첨화다. 초등학생이라면 부모가 함께 들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직 컴퓨터를 다루는 데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일단 부모가 조작해주고, 자녀가 지루해하지 않는지, 유해한 내용은 없는지 자세히 살펴야 한다. ●맛보기 코너 반드시 들어봐야 중·고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는 강의 내용을 꼼꼼히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학생들의 인기를 얻기 위해 대부분의 강의 시간을 공부와는 상관없는 우스갯소리나 은어 등을 써가며 진행하는 콘텐츠는 약보다 독이다. 초등학생의 경우 플래시나 애니메이션, 동영상 등 화려한 외양에 현혹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학부모가 내용 중심으로 잘 골라야 한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EBS수능 마무리학습 이렇게 교육방송이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에 대비해 내놓은 ‘수능 강의 활용 마무리 학습법’을 소개한다. 올해도 지난해처럼 교육방송의 수능 강의 내용에서 많이 출제될 예정이어서 참고할 만하다. ●언어 영역 문학에서는 문학 교과서에 있는 작품부터 정리해야 한다. 고전 문학의 경우 7차 문학 교과서에 나온 작품을 현대어로 풀이할 수 있을 정도면 충분하다. 현대시는 제목에 착안, 스스로 작품을 분석한 뒤 시 해설서와 비교해보는 방식으로 연습하는 것이 좋다. 어법은 문법 교과서를 한 차례 정리하되, 어휘의 존재 양상과 어휘 체계는 출제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기본 개념과 원리를 정리해둬야 한다. 언어 영역은 시간이 부족해 낭패를 겪는 일이 많다. 모의고사를 자주 풀어보면서 독해 습관을 고쳐야 한다. 교육방송 교재에 실린 낯선 지문을 주의깊게 살펴야 한다. 특히 수능특강,10주완성 수능특강, 파이널 실전모의고사, 고득점 언어영역 300제, 제재별 단기완성 특강 등에 실려 있는 낯선 지문에 주목해야 한다. 수능 출제위원들이 문제를 내기가 쉽고 교육방송 수능강의 내용과 연계하기도 쉽다. ●수리 영역 중급 교재를 중심으로 공부하되, 인터넷 교재 가운데 문제의 질이 우수한 교재를 보충으로 풀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수와 로그는 실생활 관련 문제나 다른 교과와 연계시킨 문제들을 모아 풀어본다. 행렬 연산의 원리가 쓰이는 문제나 실생활 문제와 결합된 문제가 나올 수도 있다. 수열에서는 원리합계나 실생활 관련 문제, 점화식 문제에 대비해야 한다. 이는 문제를 식으로 만드는 연습을 해보면 도움이 된다. 수열에서는 무한등비급수와 도형은 빠짐없이 출제된다. 수열이나 무한급수의 수렴, 발산과 관련된 성질을 참·거짓 문제로 연결시키는 문제는 새로운 경향이다. 순열과 조합에서는 수형도를 이용하는 방법을 확실히 정리하고, 순열과 조합의 문제 유형을 외워둘 필요가 있다. 확률은 직접 경우를 세는 문제인지, 곱셈정리나 독립시행의 확률을 묻는 문제인지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외국어 영역 듣기와 말하기에서는 상황별로 핵심어를 찾아내는 연습을 하되, 매일 30분 정도 꾸준히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독해는 교과서 뒤에 있는 어휘 목록을 활용해 보충·심화학습 단계인 2∼3학년 수준에 맞는 어휘와 구문을 정리해둬야 한다. 다양한 글을 읽되 이라크 파병이나 탄핵, 조류독감 등 시사적인 내용에도 관심을 가지는 것이 좋다. 어법은 기출 문제부터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특히 능동·수동, 시제, 수와 인칭의 일치, 과거완료와 과거, 현재완료, 시간조건 부사절, 가정법 등 시제 관련 사항, 간접의문문, 부정어구가 문장 앞에 나오는 경우, 가정법에서 ‘if’가 생략되는 경우 등의 사항은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 정리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33)묘청은 ‘정감록’의 숨은 뿌리였다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33)묘청은 ‘정감록’의 숨은 뿌리였다

    조선 광해군 때였다. 술관 이의신이 상소하여, 경기도 교하현(현재는 파주군 교하)으로 서울을 옮기자고 주장했다. 한양의 지기가 쇠했기 때문이라 했다. 당파싸움과 청나라 세력의 등장으로 골치아파하던 광해군은 이의신의 천도론에 솔깃해 했다. 그러자 예조 판서 이정구는 이의신의 천도론을 거세게 공격했다. 풍수설은 유교 경전과 거리가 먼, 한낱 방술(方術), 아무 근거 없는 낭설이라는 거였다. 이 때 이정구는 멀리 고려 때의 일을 들먹였다.“요승 묘청(妙淸)이 음양가의 설을 빌려 임금을 현혹했습니다.‘송경은 왕업이 이미 쇠하였는데, 마침 서경에 왕기가 있으니 도읍을 옮겨야 한다.’고 하여 서경의 임원역(林原驛)에 새로 궁궐을 짓기까지 했습니다. 그러나 끝내 변란이 일어났던 것입니다.”(실록, 광해 4년 11월 15일 을사) 이정구의 이 같은 주장으로 이의신의 천도론은 무너졌다. “요망한 승려” 묘청을 연상시키는 것만으로 충분했다. 한국 역사상 묘청만큼 천도문제를 개혁과 맞물려 철저하게 내세운 이는 없었다. 그는 국정을 쇄신하고 종속적인 기왕의 대외관계를 청산하기 위한 방편으로 천도론을 폈다. 잘 따져 보면 묘청의 천도론은 ‘정감록’과 일맥상통한다. 정감록의 주요 골자는 계룡산에 도읍해 세 세상을 열자는 것인데, 묘청의 생각이 바로 그런 것이었다. ●예언가 묘청의 비극 묘청은 서경(평양)의 승려다. 그는 인종 5년(1127) 검교소감(檢校少監) 백수한의 천거로 조정에 알려졌다. 서경의 천문 지리 관계 분사(分司)를 이끌던 백수한은 묘청의 제자였다. 이후 8년 동안 묘청은 인종의 신임을 받으며 국정을 좌우하다시피 했다. 그 무렵 내외정세는 무척 혼란했다. 권신이 날뛰고 북방의 금(金)나라가 압력을 가해오는 상황이었다. 인종은 수도 개경 출신의 귀족들을 억제할 생각이 없지 않았다. 혹시 금나라가 쳐들어올지 모르는 상황이라 그에 대한 대비책도 강구해야만 되었다. 묘청은 인종의 이런 고민을 잘 헤아렸다. 묘청이 제시한 해결책은 서경천도였다. 인종7년(1129) 묘청의 강력한 추진력에 힘입어 서경에 신궁이 낙성되었다. 이 기회를 빌려 묘청 일파는 칭제건원(稱帝建元 황제를 칭하고 연호를 세움)을 주장했다. 금나라에 대한 선제공략도 건의했다. 실로 국가의 명운을 건 과감한 시책이었다. 인종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묘청은 풍수지리설을 비롯해 여러 도참설을 이용하였다. 신비한 이적을 조작하기도 했다. 예컨대 인종이 신축된 서경의 궁궐에 처음으로 자리를 잡는 순간 공중에서 음악 소리가 들려온다고 허풍을 친 일이 있었다. 그런가 하면 서경 한 가운데를 흐르는 대동강에 상서로운 기운이 나타났다고 야단이었다. 신룡(神龍)이 침을 토해 강물에 오색빛깔이 영롱하다는 것이었다. 이런 신이한 현상에 대해 묘청 측은 위로 천심에 따르고 아래로 인망을 잃지 않은 결과라며 장차 고려는 동북아 최강의 패자로 급부상하던 금나라도 제압할 수 있다고 했다. 물론 공중에서 풍악소리가 저절로 날 수는 없었다. 그것은 일종의 환청 같은 것에 불과했다. 대동강물에 서기가 비친 것도 역시 조작된 것이었다. 묘청 등은 남몰래 큰 떡을 빚어서 속을 빼내고 볶은 기름을 채운 뒤 구멍을 뚫었다. 그런 다음 이 떡을 대동강에 가라앉힌 것이었다. 떡에서 나온 기름방울이 햇빛에 비쳐 오색을 뿜는 것은 당연한 이치였다.(‘고려사’, 권 127) 처음에 인종은 묘청의 개혁안에 적극 찬동하였다. 그러나 왕은 결국 묘청과의 약속을 배반했다. 본래 왕의 성격이 우유부단한데다 개경의 구 귀족들이 벌인 반대공작이 큰 역할을 했다. 당시 묘청과 대립한 개경파의 거두는 김부식이었다.‘삼국사기’의 저자로도 유명한 김부식은 문무를 겸전한 인물이었다. 그는 개경의 구 귀족 세력을 결집시켜 우선 인종과 묘청을 이간시키고, 이어서 묘청을 비롯한 서경파를 완전히 제거할 생각이었다. 인종13년(1135) 묘청은 더 이상 인종을 믿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는 자력으로 개혁을 추진하기로 결심해 평양에 새 나라를 세웠다. 국호를 대위(大爲)라 정하고 연호를 천개(天開)라 했다. 묘청의 군대는 천견충의군(天遣忠義軍, 하늘이 보낸 충의로운 군대)이라 불렀다. 그러나 김부식이 이끌던 고려군의 전술적 능란함을 당해내기엔 역부족이었다. 마침내 묘청은 한 때 그의 충실한 부하였던 조광에게 암살되었다. 이로써 묘청의 개혁안은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조선말까지도 유학자들은 묘청을 단죄해 왔다. 앞에 예로 든 이정구처럼 유학자들의 눈에 비친 묘청은 한갓 요망한 승려에 불과했다. 예언과 이적을 빌려 나라를 망치려 든 역적이란 것이다. 이런 악평을 처음으로 뒤집은 이는 아마도 단재 신채호(1880~1936)일 것이다. 그는 묘청과 김부식의 대결을 한국사에 있어 자주노선과 사대노선이 격돌한 일대사건으로 보았다. 신채호에 따르면, 묘청의 실패는 한 개인의 패망이 아니라 한민족의 주체성이 외세의존적인 세력에 완전히 무릎을 꿇고만 중대사건이었다. 나는 신채호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해서 묘청의 행적을 부정적으로만 볼 수도 없다는 생각이다. 예언가 묘청은 개혁의 웅지를 품었던 역사상의 일대 거인이었기 때문이다. ●서경 궁궐터와 36국 조공설 ‘정감록’을 신봉하는 이들은 흔히 이런 말을 한다.“정씨가 계룡산에 도읍하면 나라의 수명은 6백 년이요,36국의 조공을 받게 된다. 사실상 세계 통일 정부가 한반도에 출현할 시운이 오는 것이다.” 지리산 청학동 골짜기에 있는 어느 신종교의 본부 건물에 부착된 주련(柱聯)에도 비슷한 구절이 적혀 있는 것을 보았다.“세계의 운이 돌고 돌아 이제 동방의 작은 나라로 들어오리라.”는 것이다. 36국이라면 적은 숫자가 아니다.36이란 숫자는 자연수 이상의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전통적인 지리 관념에 따르면 이 세상은 동, 서, 남, 북의 4방으로 나뉜다.4통8달이란 말도 있지만 4방은 다시 여럿으로 세분화된다.12 간지를 모방해 지관의 나침반에서 보듯 4방은 다시 12로 나뉜다. 이것이 36으로 더욱 미세하게 갈라지기도 한다. 요컨대 36은 온 세상을 포괄하는 상징적 표현이다. 장차 한국이 36국으로부터 조공을 받게 된다는 말은, 다시 말해 한국이 세계의 중심 국가로 등장한다는 뜻이다. 물론 세상 모든 나라가 한국에 굴복할 거라는 기대는 전근대적인 사고방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알다시피 고대로부터 중국대륙에는 강대한 정치세력이 연이어 들어섰다. 그들 나라를 중심으로 동아시아엔 독특한 세계 질서가 형성되었다. 조공체제란 것이다. 한 편엔 당연하다는 듯 조공을 받는 문명한 큰 나라가 있고, 다른 한 편엔 조공을 바칠 의무를 걸머진 여러 개의 미개한 나라들이 있다고 보는 위계적인 세계관이다. 역사적으로 볼 때, 한국은 여진과 유구 등 몇몇 나라의 조공을 받은 적이 있었다. 그러나 남의 나라에 조공을 바쳐야만 되었던 경우가 좀더 많았다. 사정이 이러하다 보니, 한국 사람들은 언젠가 다른 나라들에서 조공을 받는 날이 오기를 꿈꾸게 되었다. 근원을 헤아려 볼 때 ‘정감록’ 신봉자들이 36국 조공설을 주장하는 것은 민중의 오랜 갈망을 드러낸 것이다. 어찌 보면 그것은 조공 자체에 비중을 둔 것 같지가 않다. 그보다는 오히려 자립적이고 주체적인 새 국가의 건설을 바랐던 염원으로 봐야 옳지 않을까 한다. 36국 조공설을 처음으로 편 사람은 다름 아닌 묘청이었다. 그것도 서경천도론을 펴는 과정에서 등장했다. 인종 6년(1128) 고려 수도 개경의 인덕궁과 남경(뒷날의 한양)에 있던 궁궐이 연이어 화재를 입었고, 이 무렵 묘청은 이렇게 주장했다.“서경에 있는 임원역의 지기를 살펴 보았습니다. 이 곳이 음양가에서 말하는 이른바 대화세(大華勢)입니다. 만약 그곳에 궁궐을 세우고 수도를 옮기신다면 천하를 아우를 수 있습니다. 금나라가 조공을 바치게 되고 저절로 항복해올 것입니다.36국이 모두 조공을 바치게 될 것 입니다.”(‘고려사’, 권 127) 이 말에서 보듯 묘청은 한국의 지세를 하나의 유기적인 조직체로 인식했다.“대화(大華)”란 대화(大花)다. 국토를 한 그루의 나무로 볼 때 가지마다 크고 작은 꽃이 핀다. 이것이 각지의 길지 또는 명당이다. 이들 명당 가운데서 가장 훌륭한 명당이 큰 꽃이다. 그 자리가 평양 임원역에 있으므로, 그곳에 궁궐을 지으면 나라가 가장 융성하게(大華) 된다는 것이다. 인종은 묘청의 36국 조공설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그동안 개경의 귀족들에게 억눌려 지내온 자신의 처지를 일거에 개선하고, 나아가 쇠약해진 국운을 개척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이 생겼기 때문이다. 왕은 묘청의 건의에 따라 서경에 궁궐을 지은 뒤, 개혁의 꿈을 이렇게 담아냈다.“해동 선현(海東先賢 옛날의 어진이들 즉, 예언가들)이 말하기를,‘대화세(大華勢)에 궁궐을 창립하여 나라의 운명을 연장할 것이다.’고 했다. 이제 이미 그 터를 잡아 새로 궁궐을 지었다. 나는 때때로 그곳을 순회하여 은혜와 덕택이 안팎에 고루 미치게 하려 한다. 이를 기념하여 죽을죄를 범한 자는 감하여 유배형에 처하고, 유배 형 이하의 죄를 지은 자는 모두 용서하겠다.”(‘고려사’, 권 16) 인종이 내린 글에서 보듯, 묘청은 ‘대화세´에 관한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근거를 앞 시대의 예언서에서 찾아 놓고 있었다.‘해동선현’이 했다는 말이 그것이다. 그런 예언이 묘청 일파에 의해 조작됐을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어쨌거나 인종은 서경에서 발견된 대화세 명당에 큰 기대를 걸고 있었다. 당시 조정 대신들 가운데서도 문공인과 임경청 등 일부 인사들은 묘청을 추종했다. 그들은 묘청을 “성인(聖人)”이라며 떠받들었다. 묘청의 제자 백수한 역시 그들에겐 존경의 대상이었다. 문공인 등은 왕에게 이런 말을 한 적도 있다.“모든 국가의 일을 묘청과 백수한 두 사람에게 일일이 자문한 뒤에 시행하십시오. 그들의 견해를 따른다면 나라가 다스려져 평안할 것입니다.”(‘고려사’, 권 127) 이 말대로 인종은 한동안 묘청의 말이라면 무조건 다 좇았다. 그러나 의심 많고 나약한 왕은 결국 묘청을 두려워하게 되었다. 왕은 신하들이 “성인”이라 추앙하는 묘청의 종교적 카리스마를 감당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훗날 조선조의 중종이 개혁파 조광조를 중용하다가 겁을 내어 처단한 것과 마찬가지로, 고려 인종은 본래 자기의 적이었던 송경의 귀족들을 앞세워 묘청을 제거했다. 묘청의 죽음과 더불어 36국 조공설은 끝장났다. 하지만 그 꿈은 민중의 뇌리에 오래도록 남았다. 묘청이 죽은 지 900년 가량 지난 오늘날에도 ‘정감록’ 신도들은 여전히 36국 조공설을 말하고 있지 않은가. ●묘청의 팔성당과 십승지 묘청이 국토를 한 그루의 나무로 인식했다는 점은 이미 앞에서 말했다.‘대화세´로 집약되는 묘청의 풍수 이해 가운데서 나는 ‘정감록’에 언급된 십승지의 원형을 본다. 이런 짐작은 인종9년(1131) 묘청이 인종에게 올린 글에서 더욱 뚜렷이 확인된다. 그는 궁궐 안에 “팔성당”(八聖堂)을 설치하자고 제안하였다. 국토의 수호신인 여덟 성인을 위해 사당을 마련하자는 것이었다. 이들 여덟 성인은 풍수지리와 관계가 깊었다. 동시에 종교적인 의미를 가지기도 했다.“팔성”에 관한 묘청의 말은 이랬다. “첫째는 호국(護國) 백두악(白頭嶽 백두산) 태백선인(太白仙人)인데 실체는 문수사리보살(文殊舍利 菩薩)입니다. 둘째는 용위악(龍圍嶽 금강산으로 추정) 육통존자(六通尊者)로 실체는 석가불(釋迦佛), 셋째는 월성악(月城嶽 경주 남산으로 추정) 천선(天仙)으로 실체는 대변천신(大變天神), 넷째는 구려(駒麗) 평양선인(平壤仙人)으로 실체는 연등불(燃燈佛), 다섯째는 구려(駒麗) 목멱선인(木覓仙人 목멱은 남산)으로 실체는 비파시불(毗婆尸佛), 여섯째는 송악(松嶽) 진주거사(震主居士)로 실체는 금강색보살(金剛索菩薩), 일곱째는 증성악(甑城嶽 속리산으로 추정) 신인(神人)으로 실체는 륵차천왕(勒叉天王), 여덟째는 두악천녀(頭嶽天女 이른바 지리산 聖母)로 실체는 부동우파이(不動優婆夷)입니다.”(‘고려사’, 권 127) 묘청의 주장은 ‘정감록’의 십승지설과 일맥상통하는 점이 있다. 그가 거론한 지명을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백두산을 비롯해 백두대간의 주요 마디가 중시되었다. 백두산, 금강산, 속리산 및 지리산을 비롯해 송악산과 서울 및 경주의 남산 등이 언급되었다.‘정감록’에 언급된 길지들이 이들 여러 산과 관련이 있다는 점은 이미 여러 차례 말했다. 얼핏 보기에 ‘정감록’과 전혀 다른 점도 눈에 띈다. 전국 8대 명산의 실체를 도교의 신선이자, 불교의 불보살로 인식한 점이다.‘정감록’에는 이런 종교적 관점이 쉽게 감지되지 않는다. 그러나 아주 없지는 않다. 부안의 변산이나 보은 속리산처럼 미륵불교의 성지가 십승지에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일례로 ‘정감록’의 핵심 예언서에 해당하는 ‘감결’을 살펴보더라도 불교 최고의 성지 금강산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다. 오랫동안 한국인들의 마음속에는 불교의 성지가 바로 최고의 명당이요, 국가의 운명을 지켜주는 수호신이었다. 이런 믿음이 풍수지리사상과 결합해 팔성당이나 십승지라는 관념을 낳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선후기에는 불교의 위세가 많이 위축되었다.‘정감록’에는 불보살의 존재가 그저 간접적으로 드러나게 된 것은 그 때문이다. 더욱이 ‘정감록’을 전국에 전파시킨 술사들이 유교적 교양을 갖춘 평민 지식인들이고 보니 이런 경향은 더욱 심해졌다. 그러나 묘청이 팔성당의 건립을 주장했을 당시만 해도 사정은 아주 달랐다. 왕은 화공을 시켜 팔성의 모습을 그림으로 그리게 했다. 당대 최고의 명문장 정지상은 팔성의 덕을 이렇게 찬양했다.“오직 천명(天命)만이 만물을 제어할 수 있고 오직 땅의 덕(土德)만이 사방에 왕 노릇을 하게 돕는다. 이제 평양 한 가운데 대화(大華)의 지세를 골라서 궁궐을 새로 짓고 음양의 이치에 순응하여 팔선(八仙)을 모시노라. 백두산을 받들어 우두머리로 삼으니 밝은 빛이 어리누나.” 묘청은 한국 풍수지리의 비조(鼻祖) 도선국사의 정맥(正脈)을 이었다고 했다. 도선의 후예답게 그는 팔성당 이론을 폈고, 이는 훗날 십승지설로 다시 피어나게 될 운명이었다. ●묘청의 새 상원(上元)과 후천개벽 더욱 놀라운 사실은 ‘정감록’의 이면에 간직된 후천개벽(後天開闢)의 사상도 실은 묘청에 기원을 두었다는 점이다. 인종10년(1132) 왕이 반포한 글 가운데 이런 구절이 있다.“옛 가르침(예언서)에 다음과 같이 적혀 있다.‘천지가 생긴 뒤 수만 년이 지나면 반드시 동지(冬至)가 갑자일이 되리라. 그때가 되면 해와 달 그리고 수화목금토 다섯별이 모두 정북(正北,子)에 모여든다. 이 때를 상원(上元)으로 삼아 일력의 출발점을 삼으라. 천지가 열린 뒤 성인(聖人)의 도(道)가 이때부터 행해질 것이다.’(‘고려사’, 권 16) 하늘을 수놓은 일곱 개의 주된 별이 정북에 모이는 동짓날이 되면 후천이 개벽된다는 예언이었다. 이런 예언에 생명을 불어넣은 이는 묘청이었다. 그는 그해 동짓날을 기점으로 후천개벽이 시작된다며 왕에게 정치의 혁신을 요구했던 것이다. 그러나 왕은 결국 묘청의 제안을 실천에 옮기지 못했다. 그건 그랬지만 한국 민중은 묘청이 한 번 싹을 틔운 이상세계의 꿈을 끝내 접지 않을 것이다. (푸른역사연구소장) ■ 알림 지난 18일자에 게재된 정감록 32회 기사중 경북 울진 ‘불영사’의 한자 표기는 ‘不影寺’가 아닌 ‘佛影寺’이기에 바로잡습니다.
  • 단순한’걸’이 아름답다

    단순한’걸’이 아름답다

    2005년 여름은 화려함이 극에 달한 계절이었다. 주름 리본 레이스 등 온갖 장식을 단 빨주노초파남보 무지개색 패션이 거리를 누비고 다녔다. 많은 패션 전문가들은 “올 여름 패션은 더 이상 화려해질 수 없는 정점의 것”이라고 표현했고, 많은 이들은 “패션에 소심했던 나조차도 핫핑크나 라임그린이 아니면 손이 가지 않았다.”며 스스로의 변신을 놀라워했다. 올 가을 패션은 클럽에서 정신없이 춤을 추고 잠시 휴식을 취하려는 여인으로 정의할 수 있겠다. 눈앞에 현란하고 발랄한 스타일에 이제는 지쳤는지 차분하면서 우아한 이미지가 진가를 발휘한다. 파리, 밀라노, 뉴욕 컬렉션에서 프라다, 루이 뷔통,YSL(이브 생 로랑) 등이 패션쇼에서 선보였듯이 검정, 회색 등을 중심으로 한 미니멀리즘이 다시 떠오르고 있다. 꽃, 잎사귀 모양의 고급스러운 자수, 황금·크리스털이나 부분 모피 장식 등으로 화려한 기운은 살짝 남겼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올 가을 女心은 안나 카레리나처럼 ●열정의 폭발, 러시안 스타일 올해 상반기부터 강세를 보인 에스닉 무드는 가을을 앞두고 동유럽 지역으로 관심을 돌렸다. 특히 감춰둔 열정을 폭발하고 있는 러시아를 패션 곳곳에 담았다. 러시안 스타일의 문양과 벨벳, 모피 장식 등으로 우아하면서 개성있는 가을 여인으로 변신시킨다. 황금빛의 정교한 자수나 크리스털 디테일 등으로 귀족적인 느낌을 표현해 톤다운된 미니멀리즘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양털이나 여우털 등을 모자나 신발, 가방, 소매끝 등 곳곳에 사용해 풍성하고 우아한 느낌을 더욱 강조한다. 올 시즌 유행에 따라 귀족적인 러시안 스타일을 연출할 때는 가슴선이 위로 올라온 엠파이어 라인의 벨벳 원피스에 자카드 재킷을 활용한다. 러시아 전통적인 문양이나 러시아 캐릭터 티셔츠에 자수가 들어간 티어드 스커트를 매치하고 화려한 액세서리로 마무리하면 고급스러운 빈티지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다. ●올 가을, 세계를 입는다 개성지향적인 패션 트렌드가 더욱 강세를 보임에 따라 각각의 문화에서 특색있는 모티브를 차용해 다양하게 전개하기도 한다. 러시아를 비롯해 영국, 집시 풍의 다양한 아이템을 섞어 멋지게 연출한 스타일도 사랑받는다. 특히 영국풍의 브리티시 체크와 보헤미안의 페이즐리 문양을 재킷, 바지, 치마 등에 다양하게 활용했다. 스코틀랜드의 작은 도시에서 이름을 딴 페이즐리는 실크와 새틴 블라우스 또는 스커트에 주로 사용돼 이국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이들 페이즐리 패턴의 아이템을 겹쳐 입어 보헤미안의 자유를 표현하기도 한다. 컬러는 블랙과 브라운이 주류. 블랙은 가죽, 새틴, 실크, 벨벳 등에서 소재 특유의 광택감으로 다양한 느낌을 연출할 수 있다. 브리티시 체크 또는 보헤미안 룩에서 주로 나타나는 브라운은 가을의 풍요로운 색감을 전한다. 지난해 유행했던 보라색은 지난해에 비해 다소 어두운 색조로 깊이 있게 전개된다. ■ 도움말 닥스 유영주 디자인실장·베스띠벨리 박성희 디자인실장·쿠아 문미영 디자인실장·조이너스 전미향 디자인실장·구호 정구호 상무 ●김동수 패션제안 40~60대 가을패션 “당당하게 뽐내세요” 40대 후반의 나이에도 뱃살 하나 없이 깔끔한 몸매 라인을 유지하면서 패션모델이자 패션 컨설턴트 김동수(이오디김동수 대표)씨. 최근 신세계백화점 본점에서 열린 명사초청 강좌에서 그는 “내 몸에 붙어 있는 살을 부끄러워하며 펑퍼짐한 옷만 입지 말고 당당하게 멋진 스타일을 만들어 보자.”며 객석에 앉은 40∼60대에게 용기있는 패션 연출을 제안했다. “(날씬한 몸매를 가진) 극소수의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진 스타일에 현혹되면 안된다. 평소에 원하던, 또 내게 맞는 스타일을 찾아 두려워하지 말고 멋진 모습을 연출하면 된다.”고 멋내기 비결을 소개했다. 40∼60대를 위한 김동수씨의 올 가을 패션 제안, 더 깊이 들어 보자. ●멋을 부리는 데 두려워하지 말자 40∼60대라고 못입을 옷이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니다. 무릎 아래로 내려오는 긴 치마 위에 세련된 디자인의 청재킷을 입거나, 청바지 위에 유행하는 트위드 재킷을 입어 젊은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다. 트렌치코트는 가을에 가장 무난하게 입을 수 있는 패션 아이템이다. 이 안에 화사한 색상의 블라우스는 입으면 전체적인 분위기가 살아난다. 빨강, 자주, 분홍 등은 화려한 분위기를 내는데 가장 적절한 색상이다. 하지만 즐겨입지 않았다면 너무 튀어서 거부감이 느껴진다면 포인트 색상으로 활용한다. 예를 들어 빨간색 상의라면 하의는 검은색과 같이 어두운 색상을 입고, 하의가 자주색이라면 상의를 톤다운된 재킷을 입는 식이다. ●소품 활용을 많이 하자 모던한 것뿐만 아니라 여러 디테일(세부 장식)을 많이 활용한 것도 사용해 본다.‘로맨틱’한, 여성스러운 연출이 올 가을 트렌드다. 전체적인 분위기가 어둡다면 화려한 색상의 가방이나 구두, 숄 등으로 멋진 연출을 할 수 있다. 특히 숄은 청바지나 니트 위에 살짝 걸쳐만 주어도 분위기를 고급스럽게 만든다. 단순한 디자인의 구두에 보석을 붙이는 것만으로도 화려한 포인트 아이템으로 활용할 수 있다. 커다란 목걸이나 코르사주를 이용해 세련된 스타일을 표현한다. 날씨가 추워지면 사용하는 장갑으로도 멋스러운 연출이 가능하다.(자신은 10가지 다른 색의 장갑을 구입했다고 자랑) 실내에 들어선 뒤 날렵한 디자인과 화사한 색상의 장갑을 우아하게 벗는 것만으로 시선을 집중시키기 충분하다. ●갖출 것은 갖추자 속옷은 속에 감추어져 있는 것이 아니다. 옷을 입을 때 라인으로 드러날 수도 있는 것이 속옷이다. 또 나이 먹은 것이 확 티나는 것이 처진 엉덩이와 눌린 살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뒷모습이다. 팬티 라인을 언제나 신경쓰고, 스커트 중심선이 돌아가지 않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엉덩이가 붙는 옷을 입었을 때는 티(T)팬티를 입어도 좋다.(이것은 젊은 여성에게도 해당된다.) 혹 불편할까봐 못입는 경우라면 자기 치수보다 하나 크게 입으면 된다. 또 하나. 빨간립스틱을 하나쯤 갖자. 나이가 있다고 우아하게 연한 베이지나 핑크를 고수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더 아파 보이기만 한다. 빨간립스틱으로 얼굴에 생기를 불어넣어 보자.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패션 다이어리 캉골 9월9일 8시 3번째 런칭기념 파티를 진행한다. 서울 청담동 클럽 ‘어바웃(ABOUT)’에서 열리는 파티의 주제는 ‘럭셔리 힙합’. 파티 티켓은 구매고객과 마니아 중심으로 홈페이지(www.platformshop.co.kr)에서 판매할 예정이다.(02)742-4628(교환 5). 코데즈컴바인 스타일리시하고 개성이 강한 21∼25세의 남성을 타깃으로 한 ‘코데즈컴바인 포맨’을 런칭했다. 실용적이고 감각적인 캐주얼 스타일. 카멜·베이지·스톤·브라운·디프퍼플 등 다양한 컬러를 겹쳐 입는 레이어드로 코디하면 더욱 세련된 멋을 풍긴다. 코트는 17만∼23만원선, 점퍼·재킷은 13만∼18만원선, 셔츠 5만∼8만원선, 바지 8만∼11만원선 등. 에뛰드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 화장품 컨셉트 매장인 ‘에뛰드 하우스’를 개장한다.‘달콤한 상상의 집’을 주제로, 공주의 방을 연상시키는 아늑한 인테리어와 구석구석 예쁜 소품으로 꾸며 소공녀 세라, 빨강머리 앤 등 귀여운 상상을 충족시켜 준다. 침실·욕실·옷방·아틀리에 등으로 구성된 매장을 따라 다양한 상품을 접할 수 있다. 더베이직 하우스 31일까지 베이직하우스와 마인드브릿지 전 구매고객에게 무료 인화권 20매를 증정한다. 가을 신상품을 구매하고 즐거운 휴가의 추억을 담은 사진을 인화할 수 있는 기회다. 디시인사이드 포토(www.dcinsidephoto.com) 페이지에 인화를 원하는 사진을 올린 후 구매시 제공받은 쿠폰의 시리얼 번호를 입력, 인화 버튼을 클릭하기만 하면 된다. DHC코리아 31일까지 홈페이지에서 ‘재이의 다이어리 플래쉬 애니메이션’ 이벤트를 연다. 애니메이션을 감상하고 쿠폰을 출력해 가까운 매장을 방문하면 스킨푸드의 베스트 아이템인 블랙 슈가 마스크, 라이스 마스크, 허브 샐러드 에센스, 허브 샐러드 크림 등 4종 샘플을 무료로 받을 수 있다.(www.theskinfood.com), 080-012-7878. 31일까지 ‘바캉스애프터 케어전’을 펼친다. 바캉스 후 피부관리를 위한 필수 아이템으로 브라이트닝 효과가 뛰어난 아세로라 시리즈, 아이케어, 각질 및 진정 화장수 등을 20%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한다. 홈페이지에서 피부 타입별 케어팁도 배울 수 있다.(www.dhckorea.com), 080-7575-333.
  • 수돗물 깎아내리는 정수기업체 ‘꼼짝마’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는 서울 수돗물의 안전성에 대해 거짓·과장정보를 흘리는 행위를 막기 위해 ‘수돗물 불신조장 행위 시민신고제’를 실시한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조치는 그동안 일부 정수기 판매업자들이 서울 수돗물 ‘아리수’에 대해 허위·과장광고를 일삼아 수돗물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정수기·이온수기·연수기 등을 팔면서 수돗물이 오염돼 있다는 등의 불신조장, 거짓·과장광고로 소비자를 현혹시키는 행위는 모두 ‘먹는물 관리법 시행규칙’에 따라 신고 대상이 된다. 실제로 일부 판매업체들은 수돗물 전기분해를 통해 몸에 이로운 미네랄 성분이 앙금처럼 가라 앉으면 이를 인체에 유해한 중금속 또는 바이러스가 발생했다고 주장하거나, 잔류염소 확인실험·전구실험 등을 통해 나타나는 인체에 유익한 미네랄 성분을 유해성분으로 과장해왔다고 본부는 설명했다. 본부는 이에 대해 “서울 수돗물은 잔류염소가 매우 낮고, 건강에 좋은 미네랄 성분이 풍부하므로 안심하고 마셔도 된다.”고 말했다. 신고는 거주지 수도사업소의 민원실·수질팀이나 본부 홈페이지(121.seoul.go.kr)로 하면 된다. 신고내용이 사실로 밝혀지면 문화상품권 5만원권을 지급한다. 허위·과장 광고를 한 업체에 대해서는 형사상 고발 등 법적대응을 할 계획이다.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31)중국인 술사 두사총과 ‘정감록’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31)중국인 술사 두사총과 ‘정감록’

    ‘정감록’엔 중국인 술사 두사총(杜師聰)이 썼다는 ‘두사총비결’(杜師聰秘訣)이 포함돼 있다. 외국인의 이름을 빌린 예언서란 점에서 이채를 띤다. 자세히 알고 보면, 때로 중국 술사들이 한국에서 활동한 적이 없지 않았다. 특히 임진왜란 때 명나라 군대를 따라 중국의 술사들이 많이 왔다. 그들 가운데 어떤 이는 조정의 후대를 받았다. 위세를 부리다 못해 사회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도 있었다.‘조선왕조실록’에 그런 내용이 비교적 자세히 기록돼 있다. 뒷날 한국 민중은 그런 몹쓸 중국 술사들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민중들이 칭찬하는 중국 술사도 없지 않았다. 그 대표적인 존재가 두사총이다. 이상하게도 조선왕조의 공식 기록에는 그 이름이 한 번도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두사총은 민간설화와 함께 민중의 기억 속에 길이 간직되었다. 그가 저술했다는 ‘두사총비결’은 늦어도 19세기 말부터는 ‘정감록’의 일부가 되었다. 전라북도 김제군 만경에 가면 묘라리(妙羅里)란 마을이 있다. 그곳 사람들은 이 마을 이름을 처음 지은 이가 바로 두사총이었다고 기억한다. 명나라 장수 이여송을 따라 조선에 온 두사총은 중국 군대를 따라 전국 각지를 누볐다. 한 번은 이곳을 지나게 됐다. 두사총은 이곳의 지세를 자세히 살핀 다음 ‘풍취라대’(風吹羅帶)라고 결론지었다. ●술사 두사총은 명나라군대의 일원 비단 허리띠가 바람에 펄럭이는 모양이란 이야기다. 비단 띠는 고관대작이나 두르는 귀한 물건이라, 장차 이 마을 사람들은 부귀를 누리게 된다는 풍수예언이었다. 그런 뜻을 새겨 두사총은 마을 이름을 ‘묘라’(妙羅 매우 고운 비단)라고 했다. 훗날 묘라리는 번영을 누렸고, 묘라, 후리, 두무동 등 3개 마을로 발전했다. 따지고 보면, 두사총은 조선에 파견된 명나라 군대의 일원이었다. 그에겐 조선의 지세를 자세히 염탐해 중국에 보고할 사명이 있었을 것이다. 만일 조선에 어마어마한 명당이 있다면 그 맥을 끊어 땅 기운을 약화시킬 임무를 띠었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두사총은 그런 일에 종사한 흔적이 없다. 그는 전국을 유람하다 좋은 자리가 나오면 스스럼없이 조선 사람들에게 알려줬다. 조선에 명당이 있다면 그 복은 당연히 조선 사람들이 누려야 한다고 믿었던 모양이다. 이런 두사총의 마음은 한국 민중에게 전해졌고, 민중은 그를 자기들 편으로 믿게 됐다. 두사총의 행적에 관해 많은 설화가 남아 있는 까닭이 바로 거기 있다. 경상북도 문경시 동로면에도 한 가지 흥미로운 설화가 전해진다. 생달리란 마을 입구에 ‘마총’(馬塚)이란 비석이 서 있고, 깊은 곡절이 있는 말 무덤이 있다. 경상도까지 살펴보게 된 두사총은 이곳에서 ‘연주패옥(連珠佩玉)’이라 불리는 대명당을 발견했다. 구슬을 꿰고 옥을 단다는 뜻의 이런 명당에 묘를 두면, 그 집안에 금관자·옥관자를 단 정승 판서 벼슬이 수없이 나온다고 한다. 이 천하제일의 명당을 두사총은 정탁(鄭琢·1526~1605)에게 전해줄 생각이었다. 정탁은 지조 높은 선비였다. 그는 임진왜란 때 이순신(李舜臣), 곽재우(郭再祐) 및 김덕령(金德齡)과 같은 명장을 발탁해 나라를 구하려고 애쓴 문신이었다. 정탁은 자기 한 몸의 안락보다는 국가의 안위를 위해 노심초사했다. 두사총은 정탁이야말로 장차 이런 명당의 주인이 되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남몰래 정탁의 하인에게 그 명당 터를 일러줬다. 임진왜란이 끝나고 얼마 되지 않아 정탁이 세상을 떴다. 정탁의 아들은 아버지가 묻힐 명당을 찾아 하인과 함께 생달리까지 찾아왔다. 그런데 그들 일행이 생달리 동구 밖에 도착했을 때 불행히도 그 하인은 말 뒷발에 차여 그 자리에서 죽고 말았다. 아들은 몹시 억울하고 분심이 치밀어 올라 그 자리에서 말을 칼로 베어 죽였다. 생달리의 마총에 관한 전설에서 거듭 확인되듯 중국 술사 두사총은 ‘우리 편’으로 기억되었다. 전설 속의 그는 정탁과 같은 충신을 알아볼 줄 아는 사람이었다. 아무런 대가도 요구하지 않고 조선 최고의 명당을 조선 최고의 신하에게 전해주려고 했다. 이것이 과연 역사적 사실이었는지 누구도 확인할 수는 없다. 다만 한 가지 명백한 사실이 있다. 민중은 중국인 술사 두사총을 의리 있고 믿을 만한 지관으로 손꼽았다는 점이다. 두사총은 국적을 떠나 도선 및 무학대사 등과 더불어 한국 민중이 가장 존경하는 풍수의 대가였다. 사실 임진왜란 때는 다수의 중국인 술사들이 전국을 훑고 다녔다. 명나라 군대가 가는 곳마다 그들이 보였고 그 기세도 높았다. 조선 사람들은 중국 술사들에 대해 깊은 혐의를 두고 있었다. 그들 술사는 아무래도 중국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일할 것이기 때문이었다. 중국인 술사들에 대한 불신이 깊어가는 가운데 민중은 그 반대편에 선 인물을 찾고 있었다. 민중이 보기에 진정 훌륭한 지관이라면 조선의 길지를 조선인들에게 돌려줘야 마땅했다. 위에서 살핀 두사총과 정탁에 관한 설화는 이런 민중의 바람을 형상화한 것이다. ●호종단이란 나쁜 중국인 술사 두사총과는 영 딴판인 중국인 술사들이 대부분이었다. 그 가운데 가장 오래되고 가장 악질적인 인물로 기억되는 이가 호종단(胡宗旦)이다. 그는 멀리 중국 송나라 때 인물로 제주도에 파견돼 명당기운을 해칠 사명을 띠었다 한다. 당시 세상엔 한 가지 소문이 횡행했다. 제주도엔 13개의 명당이 있어 천하제일의 인재들이 쏟아져 나와 세상을 주도하리라는 것이었다. 이 소문을 듣고 중국 황제는 무척 당황했다. 황제는 압승지술(壓勝之術 명당기운을 억누르는 기술)의 대가 호종단을 제주도로 보내 13혈(穴)을 찾아 침질을 하게 했다. 비밀리에 호종단은 북제주군 표선면 의귀리에서 작업을 시작했다. 이어 서귀읍 서홍리로 옮겨 혈을 죽이려 했다. 이렇게 13곳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지기(地氣)를 억눌렀다. 제주도 동부지방에는 샘이 별로 없고 서쪽에는 샘물이 많은 편인데, 그것은 호종단의 소행과 관련이 있다 한다. 더러 호종단의 뜻대로 된 곳이 있었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대개는 천지신명의 방해로 호종단은 뜻을 이루지 못했다. 서둘러 일을 끝낸 호종단은 중국으로 돌아가려 했다. 그가 탄 배가 북제주군 한경면 고산리 앞바다의 한 섬에 이르렀을 때였다. 갑자기 한 마리 날쌘 매가 배 위로 날아왔고 그러자 사나운 폭풍이 일어나 배를 물속에 가라앉혔다. 호종단은 물고기 밥이 되고 말았다. 제주도 사람들의 해석이 재미있다. 호종단의 횡포에 분노한 한라산신이 매로 변해 복수했다는 것이다. 호종단의 귀로를 차단했다는 뜻에서 사람들은 고산리 앞바다의 그 섬을 차귀섬(遮歸島)이라 부른다. 호종단의 활동과 죽음에 관한 설화는 과장된 것이 분명하다. 역사상 제주의 풍수지리를 염탐할 목적으로 외부에서 술사들을 파견했을 법은 하다. 하지만 그 때문에 제주도의 어느 지역에선 샘물이 메마르고 인재의 배출이 멎었을 리는 없다. 도리어 사태는 그와 반대로 진행됐을 것으로 생각된다. 특정 지역에서 샘과 인재가 메마르자 그것을 호종단과 같은 악질적인 술사들의 행위 탓으로 돌렸다고 생각된다. 때로 민중은 자신들을 괴롭히는 두려움의 근본적 원인을 외부로 돌리는 경향이 있다. 이런 점에서 호종단은 민중이 공동의 기억 속에 불러들인 가공인물일 수도 있다. 그 점은 민중의 희망을 대변하는 두사총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극히 선한 것과 극히 악한 것은 역사적 실체가 없는 기억의 창조물일 가능성이 많다. ●망각된 중국 술사 섭정국 역사 기록을 살펴보면 임진왜란 당시 국왕 선조는 명나라에 술사의 파견을 요청하기도 했다.“특별히 방술에 정통한 사람을 보내 주시어 지리를 명백히 살피게 하여 주신다면 매우 다행이겠습니다.”(실록, 선조 26년8월8일 기축) 조선 측은 왜란이 터지자 수도 이전을 비롯해 궁궐과 능묘의 이전을 검토 중이었다. 국내엔 이처럼 큰일을 감당할 마땅한 전문 인력이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그래서 중국 측에 도움을 구했던 것이다. 그러지 않아도 이미 명나라 군대를 따라 조선에 들어온 술사들이 여러 명이었다. 김상(金上), 풍중영(馮仲纓), 왕종성(王宗盛), 양문성(楊文成), 이문통(李文通), 유원외(劉員外 이름은 미상)가 이를테면 그 대표적인 존재였다. 그들 가운데 풍중영과 왕종성은 수도 한양의 풍수를 논하기도 했다.“건국된 지 2백년 만에 재액(災厄)이 있겠으나 그 뒤로는 무사하다.”(선조 26년8월10일 신묘) 1392년에 건국된 조선은 1592년 임진년에만 한 차례 난리를 겪을 뿐 운수가 무궁하다는 일종의 덕담이었다. 선조는 그 말에 무척 감격해했다. 중국의 여러 술사들 가운데서 가장 각광을 받은 이는 섭정국(葉靖國)이었다. 그는 해평부원군(海平府院君) 윤근수(尹根壽)와 가까워 왕실을 제집처럼 드나들며 풍수에 관한 일이라면 모두 관여했다. 선조비(宣祖妃)의 능을 정하는 문제에도 깊이 간여했다. 외국인이 조선 왕비의 능묘를 정하는 일에 뛰어들자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았다.“설사 섭정국 같은 이가 풍수에 능해 길지를 얻는다 하더라도 우리나라에서 쓰는 격국(格局)과는 다르다. 그는 심지어 길가의 낮은 지역과 집 뒤의 조그마한 동산을 가리키며 가장 좋은 곳이라 하니, 무슨 증거로 그 말을 믿겠는가?”(선조33년7월14일 을묘) 본래 풍수지리에 관한 이론은 고대 중국에 기원을 두고 있지만, 한·중(韓·中) 두 나라의 풍수 보는 법은 상당히 달랐다. 각 시대마다 새로운 풍수지리설이 등장하기도 했고, 지역마다 유행하는 이론도 달라 서로 일정할 수가 없었다. 당시 한국에는 김여견(金汝堅), 김덕원(金德元), 송건(宋健) 및 이의신(李懿信), 박상의 등이 술사로 이름을 떨쳤다. 그러나 조정에서는 조선인 술사들의 능력을 불신했다. 결과적으로 섭정국의 활동영역은 하루가 다르게 확대되었다. 서울에 관왕묘(關王廟)를 건립하는 것까지도 그의 견해를 참고할 정도였다(선조32년4월29일 무인). 자기의 능력을 과신하게 된 섭정국은 남대문에 벽보를 붙여 명나라의 도망병들을 불러 모아 독자적인 세력을 키우고 있었다. 그는 조선 측에 물자 공급을 독촉하면서 관리를 구타하고, 도망병들을 거느리고 못할 짓이 없었다 한다. 선조는 풍수설(風水說)에 현혹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왕은 섭정국의 터무니없고 괴이한 주장을 맹신해 왕비를 장사지내는 일정을 몇 달씩이나 지연할 정도였다. 그러나 섭정국은 거만을 피우며 도리어 조선왕조의 관리와 백성들을 마음대로 때리고 짓밟는 등 만행을 자행했다. 얼마 후 섭정국은 명나라로 송환되었으며 한국 민중은 그를 깡그리 잊었다. 민중은 사기꾼 같은 섭정국이란 존재를 오래 기억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두사총비결’에 담긴 뜻 두사총은 조선의 중앙 정치무대에 한 번도 발을 들여놓지 못했다. 그러나 한국 민중은 그를 무척 친근하게 여겼으므로, 예언서의 저자로 둔갑시켰다. 섭정국의 경우와는 확연히 달랐다. 크게 보아 ‘두사총비결’의 요지는 두 가지로 요약된다. 어떤 곳이 길지며, 어느 곳이 흉한 땅인가를 밝혀 놓은 것이다. 이런 논의는 ‘정감록’에 실린 다른 예언서들과 공통되는 점이 대부분이다. 물론 ‘두사총’에서만 발견되는 특이한 주장도 전혀 없지 않다. 길지에 관한 ‘두사총’의 견해를 살펴보면 우선 “태백산과 소백산은 백두산에서 갈려 내려와서 산맥이 나뉘었는데 본래부터 왕성한 기상이 있어 화기(和氣)가 넘쳐흐른다.”고 하였다. 같은 맥락에서 영천의 백운산, 동주, 용해를 먹을 것이 풍족해 대를 이어 길이 보존할 땅으로 보았다.‘정감록’은 어느 것이나 태백산과 소백산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두사총’ 역시 예외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좀 더 부연하면 ‘정감록’은 백두산에서 시작돼 지리산까지 뻗어나간 백두대간의 주요 명당을 무척 중시한다.‘두사총’도 그런 입장이다.“화산, 가야산, 지리산, 두류산과 삼풍의 네 평야는 곧 어진 정승이나 좋은 장수가 계속해서 나올 곳으로서 땅은 기름지고 풍속은 순후해서 오래 갈수록 더 좋으나 누가 주인이 되겠는가?” 그밖에 영가의 백운산, 화약산, 대아산, 도성산, 명주(강릉), 소양의 기린산과 낭읍의 대미산을 길지로 손꼽은 것도 백두대간에 대한 깊은 신앙심을 표현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두사총’은 충청도와 경기도 일대의 명산을 꽤 중시하는 편이다. 오서산과 성주산, 강화의 마니산, 약수산을 “병화(兵火)가 들어가지 않고, 간사한 것이 침입하지 않는다”고 했다.“태령의 수양산과 곡산의 밝고 아름다움은 재앙과 어지러움이 이르지 않아서 길이 복된 땅이 될 것이오”라고 한 것도 마찬가지다. 이들 여러 산은 ‘정감록’에서 말하는 이른바 십승지(十勝地)에 속하지 않으며 ‘두사총’에만 길지로 나와 있다. 그런데 누구나 길지에 들어갈 수 있는 것은 아니라 한다.“덕을 쌓고 오랫동안 어진 일을 한 집이 아니면 어떻게 여기에 살 수가 있겠는가?” ‘두사총’은 이렇게 반문한다. 이런 자격 검토도 실은 ‘정감록’ 요소요소에서 발견되는 일반적인 메시지다. ‘두사총’의 개성은 흉한 땅에 대한 주장에서 좀더 뚜렷이 부각된다.“호남의 산은 등을 돌리고 달아난 것이 많아서 좋지 못한 일이 많이 생긴다. 이것은 내버려두고 말할 것이 없다.” 조선 후기에 이르러 호남의 지세를 배역(背逆)으로 본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일례로 이중환의 ‘택리지’(擇里志)가 그렇다. 그와는 달리 ‘정감록’에는 부안 변산, 무주, 운봉, 해남 등지를 길지로 간주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웬일인지 이런 전통을 ‘두사총’은 따르지 않는다. 그 대신 “신안 몇 고을은 겨우 화를 면할 수 있으리라.”고 하여 예외를 인정하고 있다. 어쨌거나 호남을 푸대접하는 경향이 농후하다. 흔히 길지로 취급하는 경기도 양근의 용문산 등에 대해서도 ‘두사총’의 평가는 몹시 부정적이다.“양근 용문산과 유양산은 안으로 세 가지 안목의 정교한 것이 없으면서도 오로지 깊고 궁벽한 것을 숭상하여, 이 때문에 사람들이 다투어 여기에 산다. 그러나 용문산 기운은 삼각산에 빼앗겼으니 이는 아마도 헛된 꽃이요 죽은 굴혈일 것이다. 게다가 산 안의 형세도 돌아서서 버리고 끌고 나갔다. 지각 있는 군자라면 내 말이 없더라도 알 것인즉 삼가고 삼가라.” 인용문에는 많은 사람들이 이미 용문산으로 들어와 피란하고 있었음이 밝혀져 있다. 그런데 이것은 19세기 말의 사정이었다. 앞에서 말하기를,‘두사총’은 충청도와 경기도 일원의 새 길지를 언급한 점에 한 가지 특색이 발견된다고 했다. 그에 덧붙여 19세기 말 경기도 용문산 일대의 형편도 사실적으로 기술돼 있음이 확인되었다. 이를 종합해 보면,‘두사총’은 19세기 말 경기도를 비롯한 중부지방에서 저술되고 읽혔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것도 임진강 동쪽, 철령 이남을 이상향으로 상정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유행한 것으로 봐야 옳겠다.“임진강 서쪽과 철령 북쪽은 무엇을 족히 의논하랴?”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서북 지역은 극히 흉한 땅이란 얘기다. 굳이 새삼스러울 것은 없는 주장이다. 어찌 보면 새로운 듯하면서도 ‘두사총’은 ‘정감록’의 상궤를 그리 멀리 이탈하지는 못한 것이 틀림없다. (푸른역사연구소장)
  • [도청 파문] “DJ때 정치공작용 도청 없었다”

    국가정보원의 ‘DJ정부 도청’ 발표로 정치권은 극심한 혼돈양상을 빚고 있다. 당초 여야간 대치 국면을 보였던 도청 파문이 여권내 신·구세력간 갈등양상으로 번지면서 한치 앞을 가리기 힘든 안개정국으로 치닫는 조짐이다. 급기야 야당이 ‘DJ정부 도청’ 발표가 고도의 정치전략에서 비롯됐다는 음모론을 제기하자, 여당은 근거없는 음해론을 응징하겠다며 대립각을 세웠다. 국정원 발표 이후 열린우리당의 공세는 크게 두 갈래로 펼쳐지고 있다. 하나는 야당이 제기하고 있는 정치적 음모론이다. 진앙지인 민주당에 당 지도부가 공개적인 경고 메시지까지 보냈다. 문희상 의장은 7일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국정원 발표의 순수한 취지를 호도해 정치 음모론을 제기하거나 정파간의 이간질에 이용하려는 시도에는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5·16 쿠데타 이후 지속된 권위주의 체제에서 음습한 모든 비리의 종합결정판이며, 정·재·언론계의 추악한 뒷거래가 그 본질”이라는 논리를 내세웠다. 장영달 상임중앙위원은 민주당 한화갑 대표의 ‘정치적 의도 개입’ 주장에 “지역감정으로 반사 이익을 얻으려는 모습으로 비칠 수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민주당이 지역감정을 조장해 호남에서 정치적 이득을 볼 수 있지 않겠느냐는 계산이라면, 호남 민중들이 그런 얕은 주장에 현혹될 주민이 아니라는 점을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같은 기류는 도청 파문에 따른 호남 민심의 잠식을 차단하려는 당 지도부의 속뜻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DJ 정부 차원의 조직적인 도청 사실’을 애써 부인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문 의장은 간담회에서 “DJ정부 시절 정치공작을 위해 미림팀을 운영하는 일이 없었다는 것은 분명하고 확실하다.”면서 “당시 불법도청이 있었다는 사실을 지금도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칼날은 한나라당으로 향하고 있다. 국정원 발표 직후 수세에 몰리던 분위기를 뒤집기 위해 맞불을 놓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전병헌 대변인은 한나라당 권영세 불법도감청 조사단장을 겨냥,“권 의원은 공안검사 출신으로 YS정부 시절 안기부 파견 검사였으며, 미림팀이 재가동된 시절 안기부장 특보실에서 3년이나 근무했다.”면서 “무책임한 정치공세를 하기 전에 고해성사부터 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장영달 상중위원도 “도청 원조당인 한나라당은 끽소리 말고 침묵을 지키고, 국민에게 석고대죄하는 게 맞다.”고 공세를 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짝퉁경유’ 판친다

    ‘짝퉁경유’ 판친다

    ‘가짜 경유’가 넘쳐나고 있다. 정부의 에너지세제 개편에 따른 경유 가격의 인상으로 경유에 등유 등을 섞어 파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이다. 경유 가격이 1100원대를 넘어서면서 이런 현상이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최근 들어 경유의 소비자 가격은 ℓ당 100원 이상 올랐다.7월 첫주에 ℓ당 1073.79원 하던 것이 넷째주에는 1208.57원으로 뛰었다. 이달 들어 약간 소강 상태이지만 1200원대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반면 등유는 오히려 가격이 내리거나 가격 변동이 거의 없었다. 보일러등유는 7월 첫주 ℓ당 948.94원에서 넷째주에는 945.24원으로 내렸다. 실내등유도 ℓ당 945.11원에서 947.10으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이런 이유로 경유에 등유 등 혼합물을 첨가해 판매하는 경우가 부쩍 늘고 있다. 한국석유품질검사소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주유소에서 가짜 경유를 팔다 적발된 건수는 229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1% 늘었다.2003년은 한해동안 270건,2004년 406건으로 집계됐다. 유형별로 보면 경유보다 값이 싼 등유를 섞어 판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솔벤트나 면세유를 혼합한 사례도 있었다. 이 수치는 정상적으로 영업중인 주유소를 상대로 한 조사여서 길거리나 카센터 등에서 몰래 파는 비석유사업자를 포함시킬 경우 가짜 경유 판매실태가 이미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경유값 인상따라 더욱 기승을 부릴 듯 이처럼 가짜 경유가 늘고 있는 이유는 세금이 매년 큰 폭으로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2001년만 해도 경유 1ℓ에 붙은 세금이 283원이었지만 지난해 7월 이후 477원으로 껑충 뛰었다. 휘발유의 경우 유사 휘발유에 대한 행정당국 감시나 소비자 관심이 집중돼 제조·유통이 어렵지만 유사 경유나 유사 등유는 상대적으로 관리·감독이 소홀한 것도 원인이다. 특히 유사 경유는 경유에 등유 또는 부생연료유(나프타를 정제한 뒤 생기는 등유와 유사한 연료유)를 섞는 방법으로 손쉽게 제조된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특히 올해부터 경유(디젤)승용차가 첫 선을 보이고, 정부가 지난 7월 이후 3년간 1년 단위로 경유가격을 인상키로 함에 따라 유사 경유가 더욱 기승을 부릴 것으로 전망된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내년 1월부터 ℓ당 황함량이 30PPM 이하인 초저황 경유 공급이 의무화되면 유사 경유 제조나 유통은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걱정했다. ●탈세 목적도 한 몫 제조·유통업자들이 탈세를 목적으로 유사경유를 제조·판매하는 것도 가짜 경유가 판을 치는 요인으로 꼽힌다. 경유값은 7월부터 2007년 7월까지 매년 휘발유값 대비 5%포인트 인상된다. 올해 7월 휘발유:경유:LPG의 상대가격 비율이 100:75:50에서 100:80:50(2006년 7월),100:85:50(2007년 7월)으로 경유 가격의 지속적인 인상이 불가피하다. 이렇게 되면 경유세금도 3년간 200원 이상 오른다. 또 경유승용차의 등장으로 경유 사용량이 지금보다 늘어날 수밖에 없어 탈세에 대한 유혹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대한석유협회는 유사경유 적발률이 지난해 1.3%인 점을 감안해 이로 인한 세금탈세액은 1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석유품질검사소 관계자는 “유사 경유를 넣으면 엔진이 마모돼 차량의 수명이 단축된다.”면서 “연비가 많게는 20%까지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소비자들이 유사 경유 판매에 현혹되지 말 것을 주문했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살인을 둘러싼 ‘TV쇼’같은 수사극

    8월의 극장가는 ‘아이디어맨’ 장진 감독의 것이 됐다. 그가 원작을 쓰고 연극무대에도 올렸던 ‘웰컴 투 동막골’이 흥행몰이할 기세가 등등한 이즈음. 역시 대학로에서 인기검증을 받았던 동명 연극을 그가 직접 연출해 그 제목 그대로 스크린으로 옮겼다. 11일 개봉하는 영화 ‘박수칠 때 떠나라’(제작 어나더썬데이)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감독의 재기발랄함이 또 한번 강렬한 어조로 투사된 작품이다. 그러나 이번엔 사뭇 달라진 면모가 눈에 띈다. 새 영화는 감독의 그 어떤 전작보다 작품 내·외적 스케일이 커졌으며 진중한 맛이 더해졌다는 느낌이 앞선다. 영화는 살인을 둘러싸고 사건의 진실과 범인을 추적해가는 과정을 그린 수사극이다. 그런데 연극 원작이라는 태생적 배경 탓에 이 수사극의 행동반경은 다분히 제한적이다. 한 여자가 살해된 호텔 현장에서 용의자가 붙잡히고,‘전설’로 통하는 유능한 검사가 사건을 맡아 48시간 동안 진실을 파헤치는 상황극의 얼개이다. 한정된 공간에서 이어지는 수사드라마는 자칫 답답하고 소극적일 수도 있겠지만, 감독은 끊임없는 재치로 드라마의 스케일을 키워놓는다. 상황극이 실제 규모보다 더 커보이게 하는 ‘착시효과’를 유도한 구체적인 설정은, 과학수사본부를 무대로 한 수사 진행상황이 시종 TV를 통해 전국에 생중계된다는 것. 미모의 카피라이터 정유정(김지수)이 치정에 얽혀 살해된 다음, 베테랑 검사 최연기(차승원)와 용의자 김영훈(신하균)의 신경전은 처음부터 숨이 막힐 듯 긴박하다. 자신감과 카리스마로 김영훈을 몰아세우던 최연기, 혐의를 처절하게 부인하는 김영훈 등 완강한 두 캐릭터가 빚어내는 파열음 자체만으로도 관객들은 색다른 수사극의 여운을 맛볼 수 있다.‘투캅스’의 자지러지는 웃음 대신 냉소하듯 비튼 유머,‘살인의 추억’의 소름돋는 스릴러 대신 기묘한 미스터리를 뿜어내는 영화에는 감독만의 스타일이 구석구석에서 살아 숨쉰다. 두 남자 배우의 강렬한 에너지로 관객을 매혹시킨 영화는, 수수께끼 같은 새로운 단서들을 하나 둘 보태며 수사극에 복잡한 거미줄을 쳐나간다. 정유정을 둘러싼 주변인물들이 개연성을 갖고 차례대로 화면에 소환되는 과정에서 영화는 IQ를 있는 대로 뽐낸다. 장감독의 주특기인 ‘수다에 가까운 재담’은 다소 줄었다.“언론이나 소문에 매몰되는 진실의 의미를 찾고 싶었다.”는 연출의도는, 한판 TV쇼 같은 수사극을 통해 충분히 흥미롭게 반영된 듯하다. 수사가 미궁에 빠지자 무당까지 동원해 신비주의로 대중을 현혹하는 등 방송과 권력의 함수관계가 감독의 재기발랄함에 ‘화려하게’ 조롱당했다.15세 이상 관람가.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군산 방폐장 유치 지지”

    전북지역 14개 시·군의회의장단협의회(회장 주재민 전주시의회 의장)가 27일 군산시의회의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분시설 유치 신청 동의안 승인을 환영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협의회는 성명에서 “군산시의회가 최근 전국 최초로 원전센터 유치 신청 동의안을 승인한 것에 대해 진심으로 찬사와 격려를 보낸다.”며 “원전센터 유치는 전북지역 발전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원전센터 유치를 반대하는 시민 사회단체는 더 이상 군산 시민과 도민들을 현혹하는 과격한 행동을 중단하라.”고 지적하고 “200만 도민은 원전센터 군산 유치에 적극 동참해 줄 것을 간곡히 호소한다.”고 말했다. 군산시의회는 지난 18일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분시설 유치 신청 동의안’을 전국처음으로 승인했다. 군산시는 다음달 31일까지 산업자원부 장관에게 유치 신청을 하고 10월 중에 주민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영화속 수능잡기] 왓 위민 원트

    영화 ‘왓 위민 원트(What Women Want)´에서 잘나가던 광고 기획자 닉 마셜은 승진의 기회를 경쟁사 여직원인 달시 맥과이어에게 빼앗겨 버린다. 달시는 강력한 소비력을 가진 여성들을 위한 제품 광고를 기획할 팀을 꾸리고, 이에 밀릴 수 없는 닉은 여자를 이해하기 위해 자신이 ‘여자가 되어 보기’로 결심한다. 여자들처럼 화장도 하고 여자들 속옷도 입어보던 닉은 욕실 바닥에 넘어지는 사고로 여자의 마음을 훤히 꿰뚫게 된다. 여성의 속마음을 읽게 됨으로써 여성에 대한 풍부한 정보를 확보하게 된 닉, 과연 그에게 문제는 없는 것일까. 노름을 할 때 상대방이 가진 패를 보는 것은 명백히 규칙 위반이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라고 했다. 상대방의 패를 알면 상대방이 어떤 수를 쓰고 어떤 전략을 세울지 대충 짐작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노름에서는 상대방에게 자신의 패를 읽히지 않게 하려고 애쓴다. 한쪽은 상대방에 대한 풍부한 정보를 갖고 있는데, 다른 한쪽은 상대방에 대한 정보를 거의 갖고 있지 않은 상태, 이것이 이른바 ‘정보의 비대칭성’이다. 이는 곧 정보의 불평등이다.A는 주가에 대한 정보가 풍부한 반면 B는 주가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다면 승패는 뻔하다. 주식 투자자들이 경제신문을 하루도 빠짐없이 열심히 읽는 것도 승리를 위한 양질의 정보를 얻기 위함이다. 정보화 사회는 정보가 곧 힘이요, 권력이 되는 사회다. 만약 어떤 관리가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고급 정보들을 취급하는 자리에 있다면 이 관리는 자신의 정보를 이용해 많은 돈을 벌 수도 있다. 건설 계통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어떤 지방에 대규모 공업단지가 들어선다는 정보를 입수하면 곧바로 그 공업단지가 유치될 인근의 땅을 미리 매입함으로써 상당한 시세차익을 남길 수도 있다. 한 회사가 제품을 출시할 때도 정보의 비대칭성 문제가 발생한다.1970년대 후반, 세계 굴지의 자동차 회사인 포드(FORD)는 서민을 겨냥한 주력 품목으로 핀토(Pinto)라는 자동차를 시장에 내놓았다. 그러나 이 차는 충돌시 연료탱크가 폭발하는 치명적 결함이 있었다. 그런데도 포드사는 이 차의 양산을 강행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 결함을 사전에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알면서 왜 그랬을까. 결함을 가진 차를 회수해서 교정하는 비용이 사고가 났을 때 보상에 소요되는 비용보다 더 크다는 계산이 이미 나왔기 때문이었다. 회사는 정보의 비대칭성을 해소하려는 노력을 기울여 가급적 제품에 대한 많은 정보를 소비자들에게 알려주어야 한다. 자신의 영업 이익에 도움이 되는 정보만을 소비자들에게 알려주고 그렇지 않은 정보는 통제함으로써 소비자들을 현혹시켜서는 안 된다. 그것이 정의다. 닉 마셜의 도덕적 문제는 혼자서 정보를 독점한 데 있다. 레드카드! 낸시 마이어스 감독, 멜 깁슨·헬렌 헌트 출연,2001년작. 김보일 서울 배문고 교사 uri444@empal.com
  • ‘쾌도난마 한국경제’ 저자 국민대 정승일 겸임교수

    ‘쾌도난마 한국경제’ 저자 국민대 정승일 겸임교수

    “그러니까 보수지요.” 최근 경제개혁과 관련된 이슈를 담은 ‘쾌도난마 한국경제’를 낸 국민대 정승일 겸임교수의 목소리는 의외로 담담했다. 이 책을 크게 다룬 기사들이 재벌이나 박정희에 우호적인 측면만 부각한 것 같지 않으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다. 제도학파적 입장에서 케임브리지대 장하준 교수와 한국경제를 다룬 이 책은 사실 껄끄러운 내용으로 가득 차 있다. 책의 핵심은 경제의 세 기둥이라 할 수 있는 ‘정부’‘재벌’‘노동’ 모두 ‘자유와 시장’에 현혹돼 제정신을 못차리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박정희에 대한 반감 때문에 외려 더 종속적인 경제구조를 옹호하고 있고, 재벌은 사실 이데올로기 공세 외에는 별 쓸모도 없는 ‘자유와 시장’을 덥석 물었고, 노동은 신자유주의·재벌·비정규직의 함수관계에 대해 기초적인 이해조차 없다는 얘기다. 여기에 언론도 문제를 보탰다.‘연봉이 얼만데 파업이냐.’는 소리나 ‘부자를 적대시하는 정책 때문에 투자가 안 된다.’는 소리나 모두 한심한 얘기기는 매한가지다. 언론자유를 빙자한, 도를 넘어선 정부 욕해대기 역시 비판 대상이다. 이들의 주장은 정부와 관료집단이 금리 가지고 노닥거릴 게 아니라 일관되고 강력한 정책으로 광범위하게 경제에 개입해야 한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배경 아래 북유럽식 사회적 타협 모델을 책 말미에 결론으로 제시하고 있다는 점은 당연한 귀결로 보인다. 이런 내용임에도 책을 다룬 기사는 약간씩 비틀렸다. 가장 크게 기사를 다룬 곳은 중앙일보와 문화일보. 기사 내용은 그나마 책에 충실한 편인데 제목이 튄다. 중앙일보는 ‘경제야, 경제야, 진보가 밥 먹여 주니’, 부제는 ‘재벌 총수가 미워 투기자본에게 재벌의 운명을 맡겨도 좋다는 발상까지’로 잡았다. 문화일보는 ‘신자유주의 경제개혁 저성장 불렀다’는 제목 아래 ‘박정희 경제성공은 자유주의 제한의 결과’,‘재벌은 현재까지도 우리 경제의 견인차다’,‘투자없이 효율성 개선으론 고용창출 한계’ 등을 부제로 배치했다. 그러나 이 책이 과연 진보와 현 정부(현 정부의 진보성 여부와는 별도로)만을 겨냥하고, 박정희와 재벌을 옹호만 하는 것인지는 의심스럽다. 물론 정 겸임교수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아무래도 지금 정책을 만들어 내는데 대한 책임이 있기에” 현 정부가 비판의 대상이라고 했다. 그는 “‘관치’의 주역 격인 재경부가 외려 자유니, 시장이니 하는 것 자체가 어처구니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정부가 움직이기만 하면 ‘관치’ 운운하고 노사정위원회나 유럽식 사민주의 모델에 수시로 ‘빨간칠’을 해댄 쪽은 어느 쪽인지 모를 일이다. 정 겸임교수도 이를 감안한 듯 진보·보수로 꼽히는 신문 2∼3곳을 지목해 “아마 다루지 않을 것”이라고 얘기했다. 진보쪽은 재벌 옹호론적인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을 것이고, 보수쪽은 책의 맥락을 이해하고 있기에 다루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본 것. 실제로 전혀 다루지 않았거나 다루더라도 간략하게 단신 정도로 처리한 경우가 많았다. 정 겸임교수는 “사실 합리성과 투명성이라는 시장의 원칙을 내세우는 측이 지금 경제학의 주류”라면서도 “그러나 합리성과 투명성에도 국적이 있다.”고 선을 그었다.“그렇게 서구적 합리성과 투명성이 좋다면 나라를 들어다 그들에게 바치지 왜 우리가 어떻게든 해보려고 아둥바둥하는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론은 현실의 반영이고 그렇다면 이론에 국적이 없을 수 없는데, 미국식 자유시장이론만 배워서 우리나라에 갖다 붙이는 일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비판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평화재향군인회’ 주도 표명렬씨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평화재향군인회’ 주도 표명렬씨

    과연 ‘제2의 향군’으로 자리잡을까. 요즘 색다른 ‘색깔론’ 공방이 한창이다. 무대가 정치권이 아닌 전통 보수성향의 제대군인단체라는 점에서 초미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재향군인회(향군)와 가칭 평화재향군인회(평군). 향군은 50여년 역사를 간직한 700만 회원의 거대 조직이다. 반면 평군은 현재 인터넷상에서 회원을 모집 중이며 아직 공식적인 출범식은 하지 않은 상태. 향군은 최근 평군의 움직임에 대해 “반미·친북성향의 불법단체”로 규정하고 법적 대응까지 하겠다며 벼르고 있다. 그러자 평군은 향군을 향해 “친일·군부독재에 의해 왜곡된 이권단체에 불과하다.”며 헌법소원까지 불사하겠다고 맞서고 있다. 아울러 우리나라의 군대는 일제 때의 시스템을 답습하고 있다며 개혁의 필요성을 대의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다. 두 단체의 대립은 색깔론 시비로 이어지면서 점입가경이다. 향군은 최근 “불법단체 평군에 현혹되지 맙시다.”라는 호소문을 통해 “평군의 주장은 반미·친북성향의 허무맹랑한 논리에 불과하다.”며 (평군의)‘군비축소론’ 주장은 북한의 적화통일론에 동조하는 것이라고 색깔을 칠했다. 특히 평군 설립자인 표명렬(67·육사 18기) 예비역 준장의 선친이 남로당 간부와 빨치산 전력이 있다고 정면으로 비판했다. 평군측은 이를 마녀사냥이라며 오히려 향군이 평군의 탄생을 자초했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아이로니컬하게도 이상훈(육사 11기·예비역 대장) 현 향군회장과 표씨는 육사 선·후배이기도 하지만 현역시절 지휘관과 참모로 동고동락을 해 더욱 눈길을 끈다. 발화의 주인공인 표씨는 과연 어떤 인물일까. 지난주 경기도 남양주시 와부읍 도곡리 자택에서 표씨를 만났다. 평군은 오는 8월15일 광복 60주년에 맞춰 출정식을 갖고,9월17일(광복군 창설일)에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준비상황을 물었다.“홈페이지에 매일 1000여명이 방문할 정도로 날로 반응이 좋아지고 있다. 두고 보라.”며 자신했다. 출정식 때에는 전국적으로 수만명이 참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현재의 향군이나 성우회 등은 사실상 극우라면서, 평군의 이념은 ‘건전보수’를 지향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우리 군은 일제의 잔재를 하루빨리 벗어던지고 정체성과 자부심을 새로이 가져야 할 때라고 역설했다. “향군은 냉전체제하에서 해왔던, 아직도 시대착오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군사정권의 이권에서 출발한 태생적 한계도 있지요. 그동안 누려온 기득권을 잃을까봐 걱정도 많이 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결국 향군은 국민의 혈세를 지원받고 있지 않습니까. 독점적 권리는 헌법에도 위배되는 것입니다.” 평군의 주요 지향점에 대해 ▲친일·군부독재 세력에 의해 왜곡 형성된 군대문화를 개혁하는 일에 앞장서고 ▲자주적 안보관을 국민의식 속에 확산시켜 동북아의 평화와 조국의 평화통일에 기여하며 ▲세계의 평화단체와 협력, 남북 제대군인간의 화해증진·군비축소 종용 등 평화정착 운동을 전개한다는 것 등이라고 역설했다. 이쯤에 이르러 그는 “군개혁의 핵심은 사관학교의 개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군 간부 양성의 요람인 사관학교의 훈육이 ‘일제의 굴레’에서 아직도 못 벗어나고 있다는 것. 육사의 경우 5·16 때 쿠데타를 찬성하는 시가행진에 가담한 뒤 오히려 일제화된 경향이 뚜렷해졌다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12·12 쿠데타 후 육사는 ‘하나회’로 인해 개혁이 더욱 후퇴했으며, 김영삼 정권 때에는 이같은 하나회를 치는 것을 군 개혁으로 착각하는 오류를 범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육사를 개혁하려고 해도 그동안 붙박이 교수들의 반발,2년마다 다른 부대로 전출가는 간부들의 냉소적 분위기, 동창생들의 반대 등으로 사실상 개혁은 어림도 없는 일로 간주돼 왔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육사 출신 장교들은 오로지 진급에만 관심을 갖는, 이른바 정치장교·정치군인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순수성을 잃은 지 오래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최근 전방 GP소초 총기난사 사건도 따지고 보면 일제식 교육풍토에서 비롯된다고 설명했다. 한 예로 사병들간에는 병장(분대장)이 유일한 공적인 명령을 내릴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간 사병끼리 서로 존비어를 써가며 욕지거리가 오고 가는 군대는 우리나라밖에 없다는 것. 이등병, 일병, 상병 등은 전쟁에 대비해 편의상 서열을 정해놓은 것이지 평상시에는 계급 구분이 없다는 논리를 폈다. 미국의 경우도 장교와 사병간에 서로 장난질까지 할 만큼 얼핏 보기엔 무질서한 것처럼 보이지만 결과적으로 세계를 움직이는 합리적인 군대가 아니냐고 반문했다. 게다가 우리나라 사병들은 상급 지휘관에게 잘 보이기 위해 사역작업에 자주 동원되다 보니 사병들의 불만이 늘 상존해 있다는 것이다. 화제를 바꿔 문제가 된 선친의 남로당 전력에 대해 물었다.“아버지는 일제 때 중앙고보에 다니던 중 사회주의운동에 가담했다가 종로경찰서에 붙잡혀 퇴학을 당했다.”고 털어놨다. 그래서 중앙고보에서 경성전기학교로 옮겨 졸업한 뒤 한국전력의 전신인 ‘남선전기’(남전)에 취업했다는 것. 남전의 군산지점에서 일하던 선친은 차별대우의 부당함을 알리는 데 앞장서다가 수배대상이 되자 만주로 도망을 갔다. 광복 직후 선친은 다시 남한으로 돌아와 남전 광주지점에서 근무하게 됐고, 이때부터 본격적인 남로당 활동에 가담했다. 이때 표씨는 광주 대성초등 3학년이었다. 6·25전쟁이 나자 선친은 전남지역 노동조합 책임자로 부역을 하게 된다. 유엔군의 인천상륙작전으로 인민군이 퇴각하자 선친 역시 백두대간을 따라 숨어서 월북길에 올랐다. 그러나 충북 영동경찰서에 붙잡혔다. 이어 대전형무소로 이감되던 중 영어실력을 인정받아 미군 고문관 역할을 하게 되면서 겨우 목숨을 유지한다.6·25가 끝나자 부역활동이 들통날까봐 표씨 선친은 고향인 완도로 내려가지 못하고 거지나 다름없이 떠돌이 생활을 하게 된다. 표씨가 아버지를 오랜만에 만난 것은 고등학교에 진학할 무렵. 아버지한테 6·25 당시 부역했던 기록이 분실돼 고향에서는 그저 ‘사상가’로만 인식돼 있다고 귀띔해주자 그때서야 고향에 내려와 농사지으며 살았다고 회고했다. 특히 박정희 전 대통령보다 먼저 새마을운동을 펼칠 정도로 고향생각을 많이 했다고 부연했다. 표씨 선친은 90년 4월 90세의 나이로 세상을 떴다. 표씨는 전남 완도 출신. 사범학교에 진학하라는 어머니의 권유를 뿌리치고 육사에 들어갔다. 생도시절 대대장 생도를 맡아 5·16 때 선배들의 강압에 못이겨 후배들과 함께 서울시청앞 시위에 가담했다.65년에는 맹호사단 기갑연대 11중대 부중대장으로 베트남전에 참전했다. 귀국 후에는 군개혁을 위해 나름대로 헌신하고자 전투병과에서 정훈으로 변경했다. 5·18 때에는 국방부 정신전력 연구팀장(대령)으로 광주파견 요원으로 차출됐다. 하지만 이때 신군부의 주문대로 보고서를 작성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3군단 정훈참모(중령 직급)로 좌천됐다. 이때 3군단장은 현 향군회장인 이상훈 중장이었다. 이어 표씨는 2군사령부 정훈참모로 자리를 옮겼고, 곧 이어 육본 정훈감으로 장군 진급을 했다. 표씨는 이때 군개혁과 관련된 로드맵을 작성하는 등 남다른 열의를 보이기도 했다.87년 전역 후에도 ‘개혁이 혁명보다 어렵다’는 저서를 통해 군 개혁을 설파했다. “남북한 제대군인이 만날 수 있도록 하고, 또 남북 합동으로 ‘6·25진혼곡’도 만들 생각입니다. 평군은 회비로 운영되며 이권사업과 정치적인 일체의 행위를 철저히 배제합니다. 평군의 목적은 뭐니뭐니해도 군 개혁이지요. 더 이상 ‘까라면 깔 것이지.’하는 식의 군대는 안됩니다.” 슬하의 1남1녀가 모두 결혼했으며, 아들 정훈씨는 현재 출판평론가로 활동 중이다. 표씨는 ‘맷돌에서 나온 온보리’ 철학을 거론하며 평군을 통해 군 개혁이 이루어지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는 지론을 거듭 강조했다. 글 김문기자 km@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1938년 전남 완도 출생 ▲58년 광주고 졸업, 육군사관학교에 입학. ▲62년 육사 18기 임관. ▲65년 중위 시절 베트남전 참전. ▲67년 전투병과에서 정훈병과로 변경. ▲79년 타이완 국방부 정치작전학교 수료. ▲80년 5월 국방부 정신전력 연구팀장으로 광주항쟁 현장 파견,3군단 정훈참모. ▲85년 2군 정훈참모에서 장성 진급. ▲87년 육군본부 정훈감으로 예편. ▲2003년 평화재향군인회 준비. ▲2005년 6월 평화재향군인회 발기 선언. ▲현재 군사평론가, 천주교인권위원회 위원, 민족문제연구소 지도위원 ■ 저서 개혁이 혁명보다 어렵다(2003년) 등.
  • 儒林(381)-제4부 百花齊放 제1장 浩然之氣(7)

    儒林(381)-제4부 百花齊放 제1장 浩然之氣(7)

    제4부 百花齊放 제1장 浩然之氣(7) 이러한 맹자의 행동은 그의 생애를 통해 점차로 밝혀지겠지만 맹자의 뛰어난 투장으로서의 언변을 엿볼 수 있는 대표적인 일화를 우선적으로 소개한다. 그 무렵에는 이른바 농가(農家)라는 학파도 세력을 떨치고 있었는데, 그 이름이 가리키듯 일반 농민들 사이에서 크게 번창하였던 서민사상이었다. 농가는 맹자와 동시대인물인 허행(許行)이 창설한 학파였다. 그에게는 수백명의 추종자들이 있었고 그들은 모두 거친 베로 짠 옷을 입고 멍석을 만들고 돗자리를 짜는 일로 생업을 삼았다. 농가의 주장은 이런 것이었다. 모든 백성들은 직접 농사를 짓고 옷을 짜 입어야 한다. 사회의 모든 갈등은 남보다 더 소유하려고 착취하고 빼앗는 데서 생겨난 것이니, 군주 역시 일반 백성과 함께 농사를 지으면서 자급자족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마치 영국의 통치에 대항하기 위해서 스스로 물레를 돌려 옷을 만들어 입고 자급자족해야 한다는 20세기의 성자, 간디의 논리를 연상시키는 사상이었다. 기존의 왕권과 제후들의 통치에 염증을 느끼고 있던 농민들은 농가의 사상에 현혹되었다. 그러나 맹자의 입장은 달랐다. 즉 정신의 노동(勞心)과 육체노동(勞力)은 엄연히 분리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맹자는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마음을 수고롭게 하는 자는 남을 다스리고, 몸을 수고롭게 하는 자는 남에게 다스림을 받는다(勞心者治人 勞力者治於人·노심자치인 노력자치어인).” 얼핏 보면 농가의 주장은 만민평등의 이상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실현불가능의 공염불이라고 맹자는 보고 있었던 것이다. 맹자의 이러한 주장은 18세기 영국에서 시작된 이른바 산업혁명(Industrial Revolution)을 연상시키는 진보적 발상이었다. 맹자의 주장은 왕권을 강화시키기 위한 궤변을 편 것이 아니라 ‘사람들은 각자 자기가 맡은 직능의 전문화가 보다 효율적이며 이를 위해서는 반드시 분업화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혁신경제논리였던 것이다. 맹자가 등()나라에 있을 때 허행의 수제자인 진상(陳相)이 일부러 찾아와 논쟁을 벌인다. 이때 진상은 자신의 스승 허행의 농가에 대해서 설명하고 자급자족에 대한 평등사상을 설법하자 맹자는 논쟁을 벌이기 시작한다. 싸움을 먼저 걸어 기선을 제압한 사람은 진상이지만 치열한 반격을 개시한 사람은 맹자였다. “당신의 선생님 허행은 반드시 곡식농사를 지어서 먹습니까.” 이에 진상이 대답한다.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반드시 천을 짜서 옷을 입습니까.” “아닙니다. 저희 선생님은 갈옷을 입습니다.” “허행은 관을 씁니까.” “관을 씁니다.” “그것을 자기가 직접 짜서 씁니까.” “아닙니다. 손수 농사 지은 곡식과 바꿔서 씁니다.” “허행은 왜 자기가 직접 그것을 짜지 않습니까.” “농사 짓는 데 방해가 되기 때문입니다.” “허행은 솥과 시루로 취사를 하고 쇠로 만든 쟁기로 농사를 짓습니까.” “그렇습니다.” “자기가 직접 그것을 만듭니까.” “아닙니다. 역시 직접 지은 곡식과 바꾸었습니다.”
  • ‘땅 브로커’ 서부전선까지 진출

    남북관계 개선 분위기에 편승해 서부전선 최전방 지역의 토지를 겨냥, 땅 브로커들이 사기행각을 벌이고 있다는 첩보가 입수돼 군 당국이 내사에 착수했다. 군 관계자는 1일 “땅 브로커들이 통일대교 북단 경의선 인근지역에 자주 나타나 사기행각을 벌이고 있다는 첩보를 군 당국이 입수해 내사에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브로커들은 남북관계 개선에 따라 경의선 인근 지역이 관광지나 남북 합작 공장부지 등으로 활용돼 땅값이 크게 오를 것이란 말로 투자자들을 현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사기 피해 신고는 아직 정식 접수되지 않았지만 사기 행각이 음성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돼 해당 주민과 토지 소유주 등을 대상으로 은밀히 탐문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군 당국은 서부전선 민통선 출입 절차도 강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밖에 부산광역시 남구 대연동에 있는 육군 군수사령부 부지도 브로커들의 사기 행각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육군 관계자는 “브로커들이 군수사 부지에 대해 ‘잃어버린 지주들의 권리를 찾는다.’‘보상을 받는다.’‘환매를 받게 해주겠다.’‘군수사 전체 부지를 수의매수 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등의 말로 속여 투자를 유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군수사 부지는 1972년 증권(국채)으로 매수해 30년이 지난 현재까지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환매권은 소멸됐으며, 올해 매각 계획도 없다고 육군측은 밝혔다.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금융사 승부처로 부상

    금융사 승부처로 부상

    금융권에 ‘복합상품’과 ‘교차판매’의 마케팅 열기가 거세다. 은행과 증권사, 보험사들이 단순한 고유상품만으로는 영업에 한계를 느끼면서 이같은 판매전략을 통해 금융대전을 준비하고 있다. ●우리금융등 복합점포 수십곳 확대 나서 우리금융지주는 지난 달 중순 서울 강남구 역삼동 GS타워에 국내 첫 복합금융센터를 개설했다. 예금과 대출, 주식투자, 신용카드, 보험 등 모든 금융서비스를 한 곳에서 해결할 수 있다. 접견실에는 세무사, 증권 애널리스트, 부동산 컨설턴트 등이 항상 대기하고 있다. 우리금융지주는 4곳을 더 늘릴 계획이다. 신한금융지주도 신한은행 점포에 굿모닝신한증권 출장소가 붙어있는 ‘브랜치 인 브랜치(BIB)’ 점포를 11곳에서 연내에 20곳으로 늘리기로 했다. 복합형 점포는 교차판매의 활성화에서 비롯됐다. 교차판매의 원조격은 방카슈랑스 제도다. 복합상품은 한 상품에 다른 상품이나 서비스를 끼워팔기 식으로 한데 묶어 판매하는 상품을 말한다. 금융사는 단일 상품을 판매했을 때보다 매출과 수익을 늘릴 수 있고, 고객은 개별 상품에 따로 가입할 때보다 편리하고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올 1·4분기에 8개 시중은행의 수수료 이익은 보험, 수익증권 등의 판매호조에 힘입어 1조 4451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18.2% 늘었다. ●은행선 주가지수연동상품 봇물 이 때문에 은행권에선 예금과 투자를 결합한 상품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KB리더스정기예금 개별주가연동(3호)’을 한시적으로 판매했다. 만기 때 삼성전자 등의 주가가 기준주가보다 상승하면 연 8.0% 고금리를 지급한다. 신한은행의 ‘에이스(Ace)패키지예금’은 정기예금과 주가지수연동예금을 합친 복합상품이다. 복합상품의 원조격은 손해보험사의 통합보험이다. 생명보험업계에선 대한생명이 최근 CI(치명적질병)보험과 변액보험을 결합한 신상품을 처음 내놓았다. 증권업계에선 동양종합금융증권이 처음 출시한 종합자산관리계좌(CMA)가 복합상품으로 꼽힌다. 삼성증권도 이를 적립식펀드와 다시 연계한 신상품을 출시했고, 교보증권은 CMA계좌를 담보로 야간 소액대출을 받을 수 있는 기능을 추가했다. 소비자 눈을 현혹시키는 ‘조삼모사형’ 상품들도 뒤섞여 있어 주의가 요망된다. 최근 한 은행은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뒤 대출금의 40∼60%를 갚으면 마이너스 대출을 추가로 받을 수 있는 연계상품을 내놓았다. 그러나 은행측은 마이너스 대출도 사실상 주택을 담보한 대출임에도 불구하고 높은 이자를 무는 신용대출로 간주했다. ●“금융종합유통기업 변신해야” 주문도 금융연구원 지동현 연구위원은 “금융대전의 핵심은 고객을 만족시키는 교차판매에 달렸다.”면서 “지급결제, 모기지, 투자, 보험를 두루 취급하는 금융상품종합유통기업으로 변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중앙PSAT연구소 실전풀이]

    |문제|아래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스폰서십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반드시 지켜야 할 기본적인 원칙들이 있다. 첫째는 독점성이다. 독점성은 월드컵 공식파트너를 제외하고는 다른 어떤 기업도 월드컵 자산(월드컵,FIFA,2002 등 월드컵을 암시하는 어떤 용어나 이미지)을 활용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규정이다. 공식파트너는 FIFA와 조직위원회에 앰부시 마케팅(Ambush Marketing)에 대한 엄격한 통제를 요청하는 것은 물론 상호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독점적 권한을 최대한 활용해 경쟁우위를 갖도록 해야 한다. 둘째는 세계성이다. 월드컵 공식파트너는 세계시장을 목표로 하는 다국적기업들이 참여해야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특정 지역만을 목표로 하는 지역브랜드인 경우에는 스폰서십에 대한 비용 효과성이 떨어진다. 셋째는 지속성이다. 월드컵 마케팅 활동은 계속 진행 중인 프로그램이다. 월드컵에 참여해 수행한 커뮤니케이션 활동은 대중들의 기억 속에 존재하였다가 다음 대회 때로 이월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월드컵 스폰서십에 한 번 참여하게 되면 지속적으로 참여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김 부장은 최근 월드컵 공식 파트너 자격을 따내지 못한 회사를 위해 혁신적인 마케팅 방안을 찾고 있다. 월드컵 공식파트너의 독점적 지위를 지키는 동시에 최대한 적극적이고 활발한 마케팅을 펼치려 하는 김 부장에게 도움이 될 만한 가장 적절한 이론은 무엇인가? (1)A마케팅은 감성을 활용한 마케팅으로 기업 입장에서는 ‘필(feel)을 꼽는 것’을 말하고, 고객입장에서는 ‘필이 통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이러한 필을 꼽고, 통하도록 하는 수단으로 고객의 필을 자극할 수 있는 다양한 이상형, 경험, 느낌, 오감 등의 총체적 감성들을 활용하는 것이다. (2)B마케팅은 유행(fashion)의 흐름을 고객욕구의 하나로 파악하여 제품이나 서비스에 반영하는 마케팅이다. 고객이 수용하는 중요한 유행요인이 무엇인지를 파악하여 이를 반영하거나 예측하여 유행을 선도하는 활동까지를 포함한다. 그러므로 소비자의 변화에 대한 끊임없는 욕구를 충족시켜 주기 위한 소비자 지향적인 마케팅 개념이다. (3)C마케팅은 강력한 기업 인지도를 바탕으로 통합된 이미지를 앞세워 마케팅을 하는 토털브랜드 기법과 반대되는 개념이다. 다국적기업이나 대기업 등 초일류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회사와 정면대결을 피하기 위해 후발 군소업체들이 주로 사용하는 마케팅 전략으로, 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특정 브랜드를 대표로 내세워 이 브랜드를 중심으로 마케팅 활동을 집중하는 것을 말한다. (4)D마케팅은 전통적 마케팅 수단의 한계를 극복하고 변화하는 시장환경의 위협을 판매신장과 이익증진의 기회로 바꾸기 위해 사회 전체의 이익과 복지 증진을 기본입장으로 기업 외부의 다양한 요소들과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것을 말한다. (5)E마케팅은 공식스폰서가 아닌 일반기업이 마치 공식스폰서처럼 대중들을 현혹하여 공식스폰서가 기대하는 효과의 일부를 획득할 목적으로 스포츠이벤트와 결부시켜 활동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그레이엄, 골드블랫과 델피(1995)는 권리가 없는 기업이 마치 공식스폰서의 모습을 창조하기 위해 활용하는 전략이라고 정의하였고, 글라덴과 샤니(1999)는 공식스폰서는 아니지만 특정 이벤트와 결합하려는 경쟁기업을 약화시키기 위한 기업의 노력이라고 정의하였다.  |풀이 및 정답|A마케팅은 감성마케팅,B마케팅은 제품이나 서비스에 유행을 반영하는 패션마케팅(Fashion Marketing),C마케팅은 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특정 상품을 중심으로 판촉활동을 하는 플래그십 마케팅(Flagship Marketing),D마케팅은 기업 외부의 다양한 요소들과 협력 관계를 맺는 릴레이션십 마케팅(Relationship Marketing),E마케팅은 앰부시 마케팅을 설명하고 있다. 앰부시는 ‘매복’을 뜻하는 말로, 교묘히 규제를 피해 가는 마케팅기법이다. 대개 월드컵 공식 스폰서와 같은 독점적 우위에 오르지 못한 기업이 사용하는 마케팅 전략의 하나다.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공식 후원업체로 선정되지 못한 모 업체가 붉은악마와 함께 매복마케팅으로 성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정답은 (5).  
  • [부동산in]재건축 아파트 ‘투자주의보’

    [부동산in]재건축 아파트 ‘투자주의보’

    서울 재건축사업이 개발이익환수제 시행과 소형 평형 의무비율 강화로 지지부진해졌다. 재건축조합들이 사업 추진에서 손을 놓고 리모델링 등을 생각해보지만 그마저 여의치 않다. 그런 가운데 거래는 없고 호가만 계속 오르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투자자는 잔뜩 부풀려진 호가에 현혹되지 말고 사업 추진 속도 등을 꼼꼼하게 살핀 뒤 구입하는 자세가 요구된다. ●용적률 250%는 돼야 타산 맞아 서울시 재건축사업이 답보상태로 빠져든 것은 개발이익환수제 시행 여파가 크다. 작은 평형 아파트를 지어야 하는 것도 수익률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 사원아파트의 한 주민은 “금싸라기 땅에 임대아파트를 지으면 사업성이 있겠느냐.”면서 “재건축이 불가능하다면 일찌감치 팔아치우는 것이 낫겠다.”고 말했다. 대규모 주거 밀집지역인 개포동 주공아파트는 허용 용적률이 180% 안팎으로 예상되면서 사업이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주민들은 용적률이 250%는 허용돼야 사업이 제대로 추진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개포주공2단지 이영수 추진위원장은 “소형 아파트 의무비율 때문에 8평 아파트를 재건축해도 14∼15평 아파트를 배정받을 수밖에 없는 경우가 나온다.”면서 “획일적인 소형 평형 의무 비율이 사업 자체를 묶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송파구 가락시영아파트는 아예 2종 주거지역으로 묶여 용적률 제한을 받는다.3종 지역으로 바뀌면 최대 250%까지 용적률이 허용되지만 2종 지역은 200%로 밖에 지을 수 없어 사업 추진에 애를 먹고 있다. ●사업승인난 곳은 평당 9000만원 넘기도 전반적으로 재건축 사업이 멈춰 있지만 이미 사업승인을 받은 단지는 값이 계속 오르고 있다. 부동산랜드에 따르면 서울지역 평당 가격 랭킹 1∼13위에 재건축 대상 아파트가 올라왔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주공3단지 16평은 부르는 값이 15억원. 재건축 이후 큰 평형을 배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미래 가치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송파구 잠실동 주공1단지 15평도 12억원을 호가한다. 잠실 주공2단지 15평 역시 5800만원을 호가한다. 수도권에서는 과천 아파트가 재건축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 원문동 주공3단지 15평이 5억 5000만원(평당 3667만원)을 호가한다. 특히 원문동은 동(洞)별 아파트값으로 평당 3201만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동별 아파트값 상위는 과천 원문동, 송파 잠실동, 과천 중앙동, 강남 개포동, 강남 압구정동 순이다. ●전문가들 “덩달아 뛰는 단지 매입 자제” 당부 때문에 부동산 전문가들은 재건축아파트 투자에 세심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특히 재건축 추진의 걸림돌이 제거돼 값이 오르는 아파트의 영향으로 막연한 기대감에 주변 재건축 대상 아파트값까지 덩달아 뛰는 경우가 많아 개포주공 1단지는 최근 한달 사이에 호가가 5000만∼1억원 올랐다. 아직 사업 초기단계라서 용적률이 250%선에서 결정되지 않으면 사업성이 예상했던 것과 달리 크게 떨어진다. 강동구 고덕동 주공아파트 2단지 17평형은 거래는 없고 호가만 뛰어 7억 5000만원을 부르고 있다. 그러나 재건축사업은 아직 초기 단계라서 사업성을 예상하기 어렵다. 김태호 부동산랜드 사장은 “재건축 아파트는 사업 이후 중대형 아파트 입주를 바라보고 투자하는 것인 만큼 중대형 아파트 입주가 확실한 단지를 골라야 한다.”면서 “조합원간 분쟁이 없고 사업 속도가 빠른 단지를 고르는 것이 성공 투자의 지름길”이라고 조언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맞춤형 이색펀드 봇물

    맞춤형 이색펀드 봇물

    ‘영웅시대, 백두대간, 생로병사, 알부자참스승, 충성!신고합니다….’ 요즘 증권사에서 내놓은 펀드의 이름이다. 고객의 입맛에 맞는 맞춤형 이색펀드가 쏟아지고 있다. 바야흐로 펀드 전성시대를 맞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는 현상이다. 적금식으로 매월 일정액을 불입해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하는 적립식 펀드는 가입계좌가 이미 250만개나 된다. 일반 펀드까지 합치면 500만 계좌가 넘는다. 현대증권은 최근 ‘영웅시대’와 ‘백두대간’이라는 펀드를 출시했다. 영웅시대는 한국 재벌의 창업기를 다루다 얼마전 종영된 TV드라마에서 착안했다. 현대그룹 계열사 주식에 50%를 투자하고 나머지 50%는 안정형 우량주식에 투자한다. 백두대간은 기업의 지배구조가 개선돼 기업가치가 높아진 종목을 골라 펀드액의 50% 이상을 투자한다. 높은 수익률이 예상되는 만큼 출시되자마자 펀드액이 100억원을 훌쩍 넘었다. 바이오 주식에 주로 투자하는 ‘생로병사’, 금융주에 투자하는 ‘머니마니’ 등 톡톡 튀는 이름의 펀드들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은 지난 4월 교사만 가입할 수 있는 ‘알부자참스승’ 펀드를 내놓아 두달 만에 3억 3000만원을 팔았다. 투자는 투자대로 하다가 학생에 대한 집단따돌림(왕따)이나 체벌 등으로 교사 책임의 문제가 발생하면 배상액과 법률비용을 물어주는 보험서비스가 장점이다. 각종 보너스 상품도 고객들을 유혹한다. 한국투자증권은 군 입대 예정자나 직업군인을 위한 ‘충성!신고합니다’ 펀드를 팔고 있다. 적립기간이 군 의무복무 기간과 비슷한 2∼3년. 군 복무중 상해사고가 생기면 최고 3억원까지 보상되는 보험에 무료로 가입해준다. 현대증권 이하영 차장은 “사내 관련 실무자들이 매월 1회 이상 모여, 딱딱한 펀드명에서 벗어나 신선한 아이디어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상품개발 전략회의를 한다.”고 말했다. 굿모닝신한증권은 펀드 홍보를 위해 ‘우리 아들 잘 되라고 알부자∼’로 시작되는 경쾌한 리듬의 ‘알부자 송’을 만들었다. 미래에셋증권은 개그맨 김용만이 출연하는 경제교육 드라마를 DVD로 제작, 무료 배포하고 있다. 이색펀드가 빠르게 진화하며 눈길을 잡고 있지만 펀드에 가입할 때에는 여건과 형편에 맞는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 자녀를 위해 어린이 펀드를 불입하다 나중에 수익을 자녀 학자금으로 사용하려면 내지 않아도 될 증여세를 따로 물어야 한다. 자산운영업계 관계자는 “투자의 본질과 동떨어진 기발한 마케팅에 현혹돼 펀드의 생명인 수익률을 고려하지 않고 불필요한 펀드에 가입한다면 원금을 까먹었을 때 당황할 수 있다.”고 충고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野 ‘뻣뻣한 총리’ 맹공

    10일 국회 본회의 교육·사회·문화분야 대정부질문에서는 이해찬 총리의 답변 태도와 우리 사회의 최대 화두인 양극화 현상이 도마에 올랐다. 한나라당 고흥길 의원은 이 총리가 지난 7일 대정부질문에서 한나라당 김정훈 의원의 병풍 개입 의혹 주장에 대해 “선하고 곧은 정치를 하는 것이 좋겠다.”“정책질의를 하라.”는 등 ‘훈계’한 것을 문제 삼았다. 즉 “이 총리의 의원 시절 한 일을 알고 있다.”는 식으로 역공을 폈다. ●“이회창씨를 타이슨에 비유해 공격” 고 의원은 “(이 총리는) 지난 1997년 10월 대정부질문에서 ‘이회창 의원은 공인으로서 도덕적 품격을 잃은 모습이며, 세계헤비급 권투경기에서 상대방의 귀를 물어뜯은 타이슨의 모습을 연상시킨다. 그때 타이슨의 눈빛과 입은 사람의 눈과 입이 아니었다. 섬뜩한 느낌이 든다.’며 상대 정당의 대통령 후보를 인간도 아니라는 식의 표현으로 공격했다.”고 지적했다. 또 “2002년 4월 대정부질문에서는 당시 제1야당 총재인 이회창 총재를 ‘나치’에 비교했다.”고 주장하며 “과거 총리의 질문에는 ‘국민들을 현혹시키고 왜곡하는 행위’로 보이는 발언이 수도 없이 많았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몰아세웠다. 고 의원은 “이해찬 의원의 원색적 질문을 좀더 소개하겠다.”면서 “총리는 한때 서울시장으로 직접 모셨던 조순씨에 대해서는 ‘조순 후보께서 건전세력연합이라는 말씀을 하시며 기웃거리는 모습을 보면서 인간적인 서글픔과 비애를 느낀다. 우리는 몸을 파는 여자가 번 돈을 아주 천시한다. 그러나 영혼을 팔아서 권력을 얻은 권력은 그보다 나을 것이 무엇이 있겠느냐.’는 발언까지 서슴지 않았다.”며 비판 수위를 높였다. ●李총리 제주포럼 참석… ‘궐석’ 비판 그러나 이 총리는 이날 오전 제주평화포럼에 참석하느라 본회의에 불참한 상태였고, 이 총리 대신 불려나온 김진표 교육부총리는 난감한 표정으로 듣기만 했다. 이날 본회의에서는 우리 사회의 양극화 현상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비판도 쏟아졌다. 열린우리당 구논회 의원은 “참여정부 출범 2년반 동안 성장과 분배의 동반성장 전략을 펴왔지만 국민 10명 중 1명이 ‘절대 빈곤층’으로 전락한 실정”이라며 “사정이 이렇다 보니 출범초기의 초심을 잃어 ‘참여정부’라는 정체성마저 상실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실정”이라고 질타했다. 한나라당 배일도 의원도 “현 정부의 복지정책은 물질적 지원에만 급급하고 개인과 기업이 스스로 변화를 인식하고 시장경쟁에서 살아날 수 있도록 하는 복지정책이 없다.”고 비판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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