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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강」 사칭품(외언내언)

    끝에 조그만 방울모양이 달린 돌잡이 팔찌같은 것을 팔목에 낀 어른들이 많이 눈에 띈다.그것을 끼면 혈액순환이 잘되고 불면증·신경통·생리통같은 것이 낫는다고 해서 안낀 사람이 없을 지경이다. 그런데 온갖 매체에 광고를 해가며 공공연하게 팔리던 이것이 허가도 안받고 과대선전하여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입건 조사를 받게 되었다고 한다.이것뿐만 아니라 건강상품의 허울을 쓰고 별의별게 다 나돈다.「다이어트 귀고리」「고혈압시계」「살빠지는 크림」등 새록새록이다. 더욱 한탄스런 것은 이런 것들이 한결같이 외화로 「수입」해 들이는 물품들이라는 점이다.자석팔찌의 경우 그 원산지에서는 한국을 상대로 특수를 누리고 있다고한다.『먼나라서 들어온 신비의 물건』인 것처럼 꾸미면 영낙없이 속아주는 우리의 습성을 이용한 상술이 여전히 먹혀드는 것이다. 이런 물건들은 으례 「패션장신구」거나 「화장품」등 보통의 물건으로 해서 들여온다.건강용품이나 의료용품이면 수입도 까다롭고 판매도 자유롭지 못한 제도를 이렇게 피하는 것이다.수입은 그렇게 하고 팔때 가서 온갖기능이 있는 것처럼 소비자를 현혹해서 판다.그러느라 들이는 외화가 막대하다. 이해할수 없는 일은 그런 과정을 거쳐 살 사람은 다 사버린 시점에 이르러서야 당국의 단속이 시작되었다는 사실이다.어차피 제도와 법의 빈곳을 노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이 상술이다.정작 타당한 의료용품이나 기기는 법과 제도에 묶여있는데 악랄한 편법으로 사이비 상술이 판을 휘젓는 것을 바라만 보다가 뒤늦게 단속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이런 모든 가능성을 사전에 탐지하여 미연에 차단하는 노력을 할수는 없는 것인지 모르겠다. 소비자가 싫것 당하고 국민건강이 위해를 입고 국가경제가 좀먹힌 다음에야 손을 쓴다는 사실이 안타깝다.건강에 관한한 미신의 미망에 쉽게 빠져드는 것이 우리다.광고심의를 피하기 위하여 상품이름으로 잔꾀를 도모하는 무서운 교지의 상술이다.좀더 치밀하게 감시할 수는 없는 것인지 답답하다.〈본사 고문〉
  • “돈벌이 급급” 무차별 물량공세/일부일간지 부수확장 경쟁 실태

    ◎5백부 확장에 1천만원 보너스 지급/공익 저버린 상업언론이 빚은 참극 15일 경기도 고양시 성사동에서 중앙일보 보급소 직원이 조선일보 보급소 직원을 살상한 사건은 최근 대부분의 신문사들이 부수확장만을 노려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벌이고 있는 무한경쟁때문에 일어났다. 특히 대부분의 신문은 실제로는 광고수입을 겨냥해 기사의 질이나 품격은 도외시한채 상업지를 만들면서도 마치 「지면 페이지나 발행부수가 많으면 좋은 신문」이라는 식으로 독자를 현혹,무분별하고 불법적인 독자확보경쟁을 벌이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일부 재벌신문의 경우 막강한 재력과 지방판매조직을 이용,일선 보급소 직원들에게 거액의 「확장 보너스」를 지급하며 발행부수 늘리기에 급급하고 있어 이같은 폐해는 더욱 확산될 조짐이다. 문제를 일으킨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남원당 보급소는 이미 독자를 서로 차지하기위해 심한 알력이 있었고 결국은 살인사건이라는 충격적인 사태로까지 번진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이번 사건이 빙산의 일각일 뿐 구조적인 문제를안고 있다는 것이 심각하다. 대부분의 신문사들의 몰지각한 판매 행태는 전국 어느 지역에서도 마찬가지이다. A신문은 인천광역시에 1부 확장때 9천∼1만1천원까지의 확장비를 보급원에게 지급하고 있으며 5백부를 확장하면 무려 1천만원의 확장공로금을 지급하며 무분별한 확장경쟁을 부추기고 있다. B신문도 보급원들 중 1개월 기본부수 50부 이상을 기준으로 최고부수 달성자에게는 1천3백만원,2위 1천만원,3위 8백만원 씩을 지급해 과열경쟁을 앞장서서 조장하고 있다. C일보는 각 보급소에 전략지원비 명목으로 때때로 1백만원을 지원하고 있으며 다소 양심적으로 신문을 팔고 있던 D신문도 최근들어 1부당 1만3천원씩의 공로금을 지급하고 있다. 주도권다툼이 한창인 수도권 일대 신시가지의 판매경쟁은 극에 달해 있다. 신문사들은 그동안 일산·분당 등 수도권 5대 신도시에 입주가 시작된 이후 입주민들을 대상으로 끝없는 확보경쟁을 벌여왔다. 입주초기에는 일정기간 무료구독은 물론 1년 구독조건으로 이삿짐 날라주고 체중계·뻐꾸기시계·커피세트·휴대용 버너 등 갖가지 물품을 「사은품」이라는 명목으로 구독자들에게 안기는가 하면 모 신문사에서는 6개월 구독료를 한꺼번에 내면 고가의 대만제 선풍기를 주는 등 신문사간의 불법경쟁은 극에 달하고 있다. 지난 3월20일에는 평촌 신도시 부영아파트 입주가 시작되면서 4개 중앙일간지 보급소 직원 2백여명이 몰려와 서로 이삿짐을 빼앗기 위해 집단 패싸움이 벌어져 경찰이 강제 해산시키기도 했다.또 주민들의 요청을 받은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들이 이들의 출입을 원천 봉쇄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신문의 사명을 저버린채 돈으로만 보급소와 연결고리를 맺어 온 이같은 현실이 지금도 도처에서 계속되고 있으나 언론이란 포장아래 쉽게 노출되지 않고 있어 더욱 문제가 되고 있다.〈박성수 기자〉
  • 현금지급기 일출 “뒷사람 조심을”

    ◎카드조회 훔쳐 보다 자리뜨면 작동/5초내 비밀번호 재입력… 현금인출/서울 지하철서 넉달간 3백23명 검거 「현금지급기 주위에는 범죄꾼이 도사리고 있다」 남의 신용카드 비밀번호를 알아내 현금지급기에서 돈을 빼내는 범죄가 빈발하고 있다.신용카드를 훔치거나 주워 사용하는 것은 구식이다.앞사람이 작동 완료를 확인하지 않고 자리를 떴을 때 곧바로 비밀번호만 재입력하면 카드 없이도 작동하는 현금지급기의 맹점을 이용한다. 서울 은평경찰서는 25일 유웅철씨(23·은평구 진관내동)를 특수절도 혐의로 긴급구속하고 박장우씨(21·은평구 갈현동)를 수배했다. 유씨 등은 지난달말 서울 은평구 진관내동 533 지하철 3호선 구파발역에 설치된 현금지급기에서 김모씨(51·여)가 신용카드를 이용,잔액조회를 할 때 뒤에서 비밀번호를 훔쳐본 뒤 화면이 완전히 지워지지 않은 상태에서 김씨가 자리를 뜨자 곧바로 비밀번호를 눌러 현금 20만원을 빼냈다. 유씨는 경찰에서 『앞사람이 작동을 완전히 끝내고 명세서를 가져가지 않은 상태에서 5초 안에 비밀번호를 누르면 현금지급기가 작동한다』고 말했다.같은 수법으로 11차례에 걸쳐 2백40만원을 빼냈다. 이같은 피해를 막는 방법은 비밀번호를 철저히 관리하는 것.주민등록번호나 전화번호를 비밀번호로 사용하지 말고,신용카드를 잃어버렸을 때 즉시 신고하는 것은 기본이다. 경찰관이라며 비밀번호를 묻는 전화가 걸려와도 신분을 확인하기 전까지 대답해서는 안된다.현금지급기 조작방법을 몰라 당황할 때 도와준다는 말에도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 서울경찰청 지하철수사대는 지난 1월부터 4월말까지 지하철역에 설치된 현금지급기를 이용한 신용카드 사범 3백23명을 붙잡아 56명을 구속했다.지하철수사대가 붙잡은 형사범의 55.7%에 해당한다.
  • 국보지정 신중히 하라(사설)

    92년 한산도 앞바다에서 인양돼 국보로 지정된 거북선 총통이 가짜로 밝혀져 세상을 놀라게 하고 있다.임진왜란 당시 거북선에 장착돼 해전에 사용된 것으로 발표된 이 총통은 해군의 충무공해저유물발굴단장이 골동상에서 구입한 것을 바다에 빠뜨렸다가 인양,진품으로 위장발표했음이 수사당국에 의해 밝혀진 것이다.사안의 황담함과 문화재지정의 허술함에 우리는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이번 사건은 두세 사람의 사기공모로 터무니없는 가짜유물이 문화재중 최상급인 국보로 지정되었다는 데 문제가 있다.국보지정이 인양발표가 있은 다음날에 이루어졌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문화재지정에는 조사자의 보고서를 토대로 심의를 하게 되는데 이번 경우 발표현장에서의 조사가 전부였다고 하니 얼마나 졸속심의인가 알 수 있다. 유물의 진품여부 감정도 허술하기 짝이 없었다.대체로 금속유물은 정교한 가짜를 얼마든지 만들어낼 수 있고 실제로 10여년전 명문이 새겨진 고려시대의 가짜측우기가 나돌아 매스컴을 현혹시킨 일도 있다.이번에도 몇가지 의심할 점이 있었으나 기존 총통과의 비교검토나 성분분석등의 충분한 고증 없이 하루만에 지정의결을 한 것은 매우 신중하지 못한 처사였다.우리나라 최고의 문화재전문가의 기구인 문화재위원회의 심의과정이라고 하기엔 부끄러운 졸속심의였다. 해당분과의 심의운영에도 문제가 발견된다.총통을 심의한 위원중에는 무기류나 금속제품을 다루는 전문가가 한명도 포함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해당분야의 전문위원이 없을 경우에는 그 분야 전문가를 초빙,의견을 참고하는 절차가 있었어야 한다.또 확실한 결론이 도출되지 않을 경우에 전문학자들에 의한 토론회를 개최하는 방법을 도입할 수도 있다.감정에 따른 오류를 최소화하는 여러가지 방안이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 지정후 문화재연구소의 함량분석에서 문제의 총통에 아연이 8%나 포함돼 있음이 밝혀져 일부에서 의문이 제기되었다고 한다.이러한 과학적이고 정당한 의문이 묵살된 채 시정노력을 기울이지 않은 문화재관리국의 무사안일도 지탄받아 마땅하다. 국가에 의한 문화재지정은 엄청난 신뢰성과공신력을 수반하게 된다.따라서 엄정하고 신중하게 심의과정이 이뤄져야 함은 두말할 것도 없다.이번 사건을 계기로 국보·보물등 문화재지정에 당국은 신중을 다해주기 바란다.
  • “김 의장 대행 국회법 준수해야”/신한국 김철 대변인

    ◎“정파떠나 임무에 충실” 당부 신한국당의 김철 대변인은 11일 논평을 통해 『신한국당은 12일 본회의에서 사회를 맡게 될 자민련의 김허남의원에게 고언한다』면서 『김의원은 자민련소속이기 이전에 15대 국회의 최연장자이기 때문에 의장선출을 맡긴 관계법정신에 따라 「80평생을 이 순간을 위해 살아오신 것같다」는 얼토당토않는 어떤 찬사에 현혹되지 말고 정도를 걸음으로써 국민들로부터 진정한 찬사를 받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대변인은 이어 『신한국당은 지난 5일 김의장직무대행이 권한에도 없는 산회를 선포한 것에 대해 당연 무효를 선언한 바 있다』면서 『12일에는 김의장직무대행이 정파적 지시에 구애받지 않고 국회의 최연장자로서 임무에 충실해줄 것으로 바란다』고 덧붙였다.
  • 교직 세우기(외언내언)

    부산시 교육청이 찬조금품을 받아 물의를 빚은 관내 14개 초등학교 교직원 1백35명을 무더기로 징계위에 회부해 눈길을 끈다.교장 14명,교감 15명이 포함된 이들 교직자는 교육청이 지난 4월 교직사회부조리 신고센터에 들어온 학부모들의 제보를 근거로 실시한 특별감사에서 비위가 적발된 사람들이다. 특히 화제가 되는것은 대대적 징계에 즈음해 관내 초·중·고교 교육자 3만여명에게 보낸 교육감명의의 공한 내용이다.이 공개서한은 『선량한 다수의 교사들을 보호하고 사회로부터 존경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위해 교육계 부조리를 단호히 뿌리뽑겠다』고 전제,『5월31일 이전의 일은 더 이상 책임을 묻지 않겠지만 6월1일이후의 금품수수는 지위고하나 금액의 많고 적음에 관계없이 관계자를 아예 교단에서 물러나게 하겠다』고 경고하고 있다. 각급학교의 잡부금과 촌지는 어제 오늘의 문제는 아니다.그러나 종합생활기록부 제도가 도입되면서 촌지문제가 다시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다.최근 한 실태조사결과 60%가량의 각급학교 학부모들이 촌지를 주고 있는것으로 나타났다. 가정형편등의 이유로 촌지를 주지못하는 학생들이 겪게되는 정신적 갈등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근본적으로 교육자들이 금품에 현혹돼 교육풍토를 어지럽히게 될뿐 아니라 촌지와 잡부금은 모든 학부모들의 물적 심적 고통의 근원이 되고있는 실정이다. 부산시교육청은 또 관내 62개 인문계 중·고교의 지난5월 중간고사성적에 대한 실태조사를 벌여 12개 과목중 10개의 평균이 작년보다 10점씩이나 오르고 과목별 최고득점자가 5∼9명이나 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생활기록부 도입,그리고 촌지에 따른 「성적봐주기」 결과가 아니지 의심된다. 교육부는 3일부터 전국 중·고교의 시험관리실태 표본감사를 벌이기로 했다.부산 교육청의 앞선 조치가 전국으로 확산되는 셈인데 교육개혁차원에서 이번엔 정말 촌지를 뿌리뽑아줬으면 하는게 학부모들의 기대임을 강조해둔다.〈황병선 논설위원〉
  • 백화점 악덕행위 근절해야(사설)

    대형 유통업체와 유명 백화점들이 농축산물의 원산지를 속이고 폭리를 취하다가 당국에 적발돼 물의를 빚고 있다. 수입쇠고기를 한우로 속여 비싸게 팔았는가 하면 미국산 닭다리를 국내산으로 속여 엄청난 이익을 챙겼다고 한다.소비자를 봉으로 알고 사기판매를 서슴지 않는 악덕상행위에 분노와 개탄을 금할 수 없다. 농축산물의 원산지 표시는 법상으로나 상도의 상으로 당연히 지켜져야할 관행이다.원산지에 따라 값의 차이가 심하기 때문이다.뿐만아니라 경쟁력이 약한 여건하에서 우리 농축산물을 생산하고 있는 농가·축산가의 보호측면에서라도 반드시 필요하다.더욱이 구멍가게도 아닌 대형 유통업체나 유명 백화점들이 원산지표시를 속이고 부당한 이득을 챙겼다는 것은 어불성설의 파렴치한 행위다.더구나 재벌기업들이 운영하고 있는 대형 백화점에서 이런 사기수법이 자행된데 대해서 소비자들의 분노는 높아질 수 밖에 없다. 백화점이란 유통업의 가장 발달된 형태이며,신뢰도와 공신력을 생명으로 삼는 업종이다.소비자들은 적어도 백화점에서는 물건을 속지 않고 살 수 있다는 신뢰를 갖고 있는 것이다.백화점의 물건값이 다소 비싸더라도 유통업체의 공신력이 보장돼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백화점을 찾게 된다.그런데도 노점상이나 구멍가게나 할법한 「한우고기」「닭다리」속이기를 해왔으니 백화점의 공신력은 어디서 찾을 것인가. 유명 백화점들이 고객을 우롱하고 유통질서를 어지럽히는 사례는 자주 있었다.규정을 어기고 연중 변칙세일을 실시,소비자를 현혹하고 냉동·냉장식품의 제조일자를 허위로 기재하거나 불량식품을 판매하는 일 등이 지적돼 왔다.유명 백화점들은 불법상행위 근절에 앞장서 실추된 이미지를 회복시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또한 소비자들은 언제까지나 백화점의 횡포에 피해만 볼게 아니라 단합된 힘으로 소비자의 권익을 되찾을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 비디오작가 백남준(이세기의 인물탐구:96)

    ◎규격을 거부하는 첨단예술가/텔레비전 주사선 조작으로 비디오예술 “창시”/기존관념에 도전… 어떤 일에도 의미부여 안해/개관이래 외부 나간적 없는 뉴욕 휘트니비엔날레 93년 국내 유치도 멜빵 달린 바지에 두꺼운 신문뭉치를 옆구리에 끼고 뉴욕의 「남준 백」은 상오 11시께 아침식사를 하러 소호로 나온다.단골식당은 그의 스튜디오가 있는 스프링스트리트 코너바.아주 천천히 야채샐러드 한접시를 다 비우고 스테이크나 생선,롤빵을 더 시켜먹는다. 식사를 하는 동안에는 신문을 읽는다.뉴욕타임스,인터내셔널헤럴드튜리뷴,월스트리트저널을 샅샅이 읽고 한국신문도 훑어본다.임대료가 비싼 남의 스튜디오를 빌려 쓰기 때문에 주로 밤샘작업을 하는 편이고 취미는 낮잠과 산책.세계적인 명성에도 불구하고 그의 겉모습은 언제나 천진무구하기만하다. 그러나 어눌한듯 하면서 거침없이 쏟아내는 말의 성찬은 상대방의 질문에 선문선답식으로 우회하거나 때로는 정곡을 찌르면서 그속에 해학과 사물에 대한 통찰이 숨겨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중에서도84년,34년만에 고국땅을 밟으면서 「예술은 사기」라고 한 말은 당시 우리의 지적분위기에서는 폭탄선언이었고 『왜 무엇을 근거로 예술이 사기인가』라는 논란과 함께 오랫동안 문화예술계에 혼란의 파장을 불러일으킨바 있다. 그가 비디오아트를 하게된 동기는 너무나 「간단」하다.기술잡지에서 본대로 텔레비전의 주사선만을 조작했는데도 『펑펑 새로운 그림이 쏟아져나왔다』는 것이고 『비디오무용만 해도 세상만사 아무거나 찍어서 이어붙이면 무용이 된다』고 대수롭지않게 말해버리기 때문이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92년 8월,동숭동 문예극장 대극장에서 열린 무용가 김현자와의 퍼포먼스를 예로 들수 있다. 그날 그는 직접 무대에 나와 피아노에다 못을 박거나 피아노건반을 의미없이 튕겨보기도 하고 손가락을 허공중에 찔러보는 지루한 되풀이를 계속하고 있었고 김현자는 김현자대로 이와 상관없이 자신의 춤을 추어대고 있었다. ○“예술은 사기” 충격선언 동양철학을 하는 도올 김용옥은 이 공연을 보고 처음엔 『공연자체로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면 그 사람은 다른 범인이 느끼지 못하는 것을 느낀 천재이거나 범인이 느끼는 것을 느끼지 못하는 천재』일꺼라고 비꼬았다.반대로 가야금명인이자 현대음악에도 조예가 깊은 황병기는 『우리가 얼마나 부질없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부자연스럽게 살고있는지를 너무도 강렬하게 반영해준 천재의 공연』이라고 호평해 마지않았다.그러나 『왜 공연을 한시간만에 끝냈느냐』는 질문에 백남준은 『그렇게 지루한걸 뭣하러 오래해, 빨리 끝내는게 좋지』 두사람의 엇갈린 비평을 일시에 일축했다. 그후 국립현대미술관이 주최한 대규모 회갑전을 본 도올은 『광대한 화폭이 끝없이 움직일뿐만 아니라 눈길이 닿는 순간마다 변화무쌍을 구사하는 그의 색채예술에 현혹되지 않을수 없었다』고 고백하게 되었다.『그는 무엇보다 정감이 가는 인간이며 해탈한 인간,그리고 그 인간이 훌륭하다』고 전제하고 「무위적 행동속에 유위」를 창조하는 백남준에게는 『참으로 광막한 지식의 세계가 엄존하고 있으며 관심의 초점이 맞닿는 곳마다 확고한 전거와 자기류의 해석을 가지고 있었다』고 감탄했다.실제로 그는 「한국의 역사는 물론 중국 노장과 주자학의 도덕적 엄격주의,명대사회의 개인주의와 시민정신을 표방한 양명학,삼국유사에 이르기까지 정확하고 디테일한 정보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있다. 그러나 막상 백남준은 「천재의 둘째」라면 서러워할 김용옥이 누구인가를 전혀 알아보지 못했고 오히려 머리를 빡빡 깎았다는 이유하나만으로 「절깐의 중놈취급」하여 도올이 그의 저서를 증정하자 『왜 스님이 한글로만 책을 썼느냐?한문 없는 거는 책두 아니다. 난 그런 책은 안본다』고 묵살한 웃지못할 에피소드를 남기고 있다. 일탈한듯 방심한 듯한 그의 움직임을 세세히 뜯어보면 서구사회에서 물든 개인주의와 합리주의,세속적 관심과 유행의 흐름을 정확하게 예측하고 있고 디컨스트럭션(비구조)과 디포메이션의 철학을 바탕으로 작품에서도 정통성과 엄숙성,현실에 대한 야유와 풍자,시니시즘과 현란미까지도 치밀한 계산에서 종횡무진 모자이크하고 있음을 간파할수 있다. ○6·25 나던해 도일 63년 독일 부퍼탈 파르나스화랑에서 열린 「존케이지에 대한 경의」만해도 단순히 케이지의 넥타이를 가위로 자른 행위예 불과한것 같지만 「넥타이는 맬 뿐만 아니라 자를수도 있으며 피아노는 연주뿐만 아니라 두둘겨 부술수도 있다」는 기존관념에 대한 과감한 도전과 파괴의 실천임은 말할것도 없다. 콩을 던지고 쉐이빙 크림을 바르고 자신의 웃통을 벗은채 「인간첼로」가 되는가 하면 바이올린을 강아지처럼 끌고 다니는 그의 뒷모습에선 틀에 박힌 모든 일상에서 훨훨 벗어나고 싶은 현대인의 묘한 아이러니와 비애감이 물씬 풍겨난다. 대표작의 하나인 「달은 가장 오래된 TV이다」도 마찬가지다.「초승달에서 그믐달까지 달의 차고 기우는 과정을 교교한 시적차원으로 창출한 반면 TV모니터와 대좌한 「TV부처」의 경우는 「동양적 사유와 첨단기술이 서로 깊이 조응하는 무시무종의 윤회」를 구사하면서 기계의 철학화와 종교화를 꾀하고 있다. 그가 한국에서 산것은 6·25가 나던해 일본에 건너가기 전까지 18년 뿐이다.태창방직 설립자인 백낙승씨와 조종희씨의 3남2녀중 막내,종로구 서린동에서 그가 어린시절 「가장 재미있게 가지고 놀던 장난감은 피아노」였고 경기중시절에는 마르크스주의자였으며 「분배의 정의없이는 의를 실현할수 없다」는 사상이 지금까지도 「남의 모방이나 티내는 예술을 거부」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말한다. 오는 7월17일 독일의 다름슈타트 현대음악제 50주년 기념행사 오프닝콘서트등 전세계를 누비는 전시와 공연에 쫓기는 중에도 기업체로부터 의뢰받은 작품제작을 위해 1년에 한번은 서울에 오고 그때마다 「부자가 많은 서울」에 익숙지 못한 그는 호텔비가 저렴한 변두리쪽에 숙소를 정하고는 반드시 만날 사람들을 구별하기 위해 호텔프런트에 「암호」를 대게하는 여전한 장난기를 누리기도 한다. 알뜰하고 낭비가 전혀 없지만 지난 93년에는 1억원이 넘는 돈을 내놓아 개관이래 외부에 나가본 적이 없다는 뉴욕 휘트니비엔날레를 국내에 유치했고 지난해 광주비엔날레 정보예술전에는 세계적인 미술인등 컴퓨터천재 60여명을 초청,고국의 미술계발전을 위한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일본인 부인인 구보타 시게코(구보전성자)와는 77년 뉴욕에서 결혼,시게코도 비디오작가이지만 둘이는 서로의 작업을 존중하고 철저히 방해하지 않는다. ○부인도 비디오 작가 그에대해 확신할수 있는 것은 그는 규격화를 거부하는 첨단예술가,행위예술가로서 어떤 일에도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며 『모든 상식과 틀은 사람을 「바보」로 만들기 때문에 수시로 파괴되고 변해야 마땅하다』고 주장한다.프랑스의 미술평론가 장폴 파르지에는 그런 그를 향해 「피카소이후 20세기작가 중에서 유일하고도 진정한 새로운 구상형식의 창시자」로 단정짓고 도올역시 「그는 한국이 낳은 예술가이긴 하지만 한국예술가는 아니며 마르셀 뒤상 막스 에른스트 쉔베르크와 머스커닝햄,그가 친애해 마지않던 존케이지 조셉 보이스와 함께 세계적 예술가」로 정의를 내리는데 주저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누구의 어떤 형태의 표현에도 불구하고 한가지 확실한 것은 그는 무엇에도 얽매이지 않은 「이세상에서 가장 자유로운 예술가」이며 더욱 확실한것은 예술가의 온상인 뉴욕하늘에 뜬 수많은 「별」들중에서도 특히 특별한 광채를 발하는 「아주 눈부신 존재」임에 틀림없다는 사실이다. □연보 ▲1932년 서울출생 ▲1956년 동경제대 졸업,독일 뮌헨대 쾰른콜로뉴대서 작곡수업 ▲1957년 프라이부르크 뮤직콘설바토리 입학,다름슈타트 강좌참가 ▲1960년 플럭서스결성 ▲1963년 독일 첫비디오 개인전 ▲1965∼77년 미국 첫개인전이후 유럽및 남미 전미국연속순회 ▲1978년 뒤셀도르프 국립미술대 초빙교수,파리·도쿄개인전 ▲1982년 뉴욕휘트니미술관주관 백남준 회고전,플럭서스 20주년기념전 ▲1984년 우주오페라 △1부작 「굿모닝 미스터 오웰」,도쿄·몬트리올개인전 ▲1986년 우주오페라 2부작 「바이바이 키플링」,체이스맨해튼소장전 ▲1988년 서울현대화랑 개인전,국립현대미술관에 「다다익선」설치.우주오페라 3부작 「손에 손잡고」발표 ▲1989년 서울현대화랑서 조세프 보이스를 위한 진오귀굿 추모공연 ▲1991년 스위스 독일 오스트리아 「백남준 대회고전」순회전시 ▲1992년 국립현대미술관백남준회갑기념전,「92 춤의 해를 위한 김현자와의 퍼포먼스」(서울문예회관) ▲1993년 대전엑스포 비디오아트쇼,뉴욕 휘트니비엔날레 서울유치 ▲1994년 밀라노 두오모성당광장 공연,파리 퐁피두센터공연 ▲1995년 광주비엔날레특별전,제네바 유엔창립 50주년기념행사참가,조선일보미술관·갤러리현대·박영덕화랑 개인전등 수백여회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기념전 〈수상〉 독일 캐피탈지 「세계의 톱미술가」5위(93∼95년),스웨덴 스톡호름 아트페어 「올해의 미술가」(95),93,베니스비엔날레 황금사자상,호암상예술상(95년)
  • 「민족통일과 국가주권」 위르겐 하버마스 강연

    ◎“한반도 통일 「독일식 급속통합」 답습말라”/전쟁겪은 남·북한은 동서독의 대립과 비교안돼/상호기대치 논의없는 통독의 후유증 교훈 삼길 20세기 최고의 석학중 한사람으로 평가되는 위르겐 하버마스박사(독일 프랑크푸르트대 명예교수)가 처음으로 방한,30일 하오 2시 서울대 문화관 대강당에서 강연회를 가졌다.하버마스박사는 이날 「민족통일과 국민주권」이란 주제의 강연에서 『동서독과 남북한 사이에는 커다란 상황차가 존재한다』면서 『한국은 조급하게 통일의 수순을 밟았던 독일의 통일방식을 사려깊게 점검해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다음은 강연요지이다. 남북한간과 동서독 사이의 유사성을 볼때 한국인들이 독일통일의 예에서 배울 것이 있다는 생각에 대해 충분히 동의한다.독일민족과 한민족의 분열은 2차 세계대전 종식후 명백하게 드러난,미국과 소련 사이에 형성된 적대관계의 산물이다.두 나라에서는 양 진영 사이의 이념적,군사적 대립이 새로운 문제로 등장했는데 독일에서는 냉전으로 머무르던 상황이 한반도에서는 전쟁이라는군사적 대립으로 비화됐다.이 전쟁의 충격때문에 남한에서는 북한의 공산주의자들과의 관계가 악화될 수밖에 없었다.그 정도의 심각성은 독일의 경우 반공주의 때문에 동독의 실력자들과의 관계가 냉각된 것과는 본질적으로 달랐다. 세계적 강대국들 사이의 군사대결이 막을 내린 이후 민족통일에 관한한 얼핏 보기에 한국에서도 동서독간과 유사한 정세가 지배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그러나 양극적인 세계질서가 초래한 두 나라의 2차대전 이후의 운명에서 드러나는 여러가지 유사성들에 현혹돼 양자 사이에 존재하는 구조적인 차이점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바로 이러한 본질적인 차이점들 때문에 우리는 독일에서의 경험을 너무 성급하게 한국의 경우에 확대 적용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북한과 이전의 동독을 비교해보자.동독에는 전체 독일 인구의 약 5분의 1밖에 살고 있지 않았던 반면,북한의 특징은 (동독에 비해) 인구가 많다.또 북한은 정치적 자주성을 견지하고 있었다.동독이 소련의 위성국가 역할밖에 수행하지 못했던 것과는 달리,북한은 주체사상에기초해 중국및 러시아에 대해서도 이데올로기 및 정치에서 나름의 독자성을 주장하고 있다.소련이 지배권을 상실한후 동독에서는 관료주의적 사회주의가 몰락하면서 자신이 존재해야 할 정당성을 상실한 반면,북한은 89·90년 이후에도 중국이 견지하고 있는 「사회주의적 시장경제」노선과 더불어 서구의 발전모델에 대한 하나의 대안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으며,북한은 이러한 입장을 앞으로도 계속 견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이러한 사실 때문에 북한은 비록 절박한 어려움에 처해있긴 하지만 나름대로의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북한정권이 특별히 안정적인 상황에 놓여 있지는 않지만 내부적인 이유로 어쩔 수 없이 자체 붕괴될 확률은 동독의 경우보다 훨씬 낮은 것으로 보인다.따라서 북한이 폭력의 사용없이 변신하거나 해체될 전망은 일차적으로 남한에서의 경제적 성공뿐 아니라 사회적 관계및 정치적 자유등이 북한 주민들에게 얼마나 매력적인 것으로 보이는가에 달려있다. 오랜 역사를 가진 국가들이 제국주의적 세력경쟁의 결과 두 쪽으로 분열되고서로 이해관계를 달리하는 두 집단에 귀속됐을 경우 민족통일의 완성이란 논의의 여지없이 전적으로 정당한 목표라 할 수 있다.이 부분에서 나는 민주주의가 동일한 민족의 혈통적 유대감에 기초해 있어야 한다는 종족적인 민족이념의 전제가 경험적으로 볼때 틀린 주장이며,정치적으로 볼때도 위험한 것이라고 본다.장기간에 걸쳐서 볼때 민주주의는 전적으로 민족주의에 의지하지 않고 자신을 지탱할 수 있었다. 민주주의는 자신의 존립을 위하여 더이상 민족주의가 지닌 결속력에 의지하지 않게 되었는데 그 이유는 지속적으로 주민들을 국민의 지위에 편입시킴으로써 법을 통해 매개된 새로운 차원의 유대성이 생겨났기 때문이다.민족국가와 민주주의에 대한 이러한 이해를 통해 우리는 독일 통일과정을 뒤돌아보면서 거기서 발견되는 문제점들을 인식할 수 있는 시각을 갖게 됐다. 동서독의 주민들이 서로 상대방에 대해 기대하는게 무엇이냐에 대한 공개적인 논의가 없었기 때문에 오늘날 서독에서는 의기소침한 분위기가 쌓여 있으며 동독에서는 다소 원한이번져 나가고 있다.이와 관련해 나는 세가지 사실을 언급하고 싶다.콜 총리가 이끄는 서독 정부는 동서독 사이에 짚고 넘어갔어야 할 부담조정 문제를 꼭 다루어야만 했을 시점에도 논의하지 않은채 지나갔다.또 동독의 국가주도 기업들을 처분해 6천억 마르크의 자금을 마련하려 했던 신탁협회의 사유화 전략은 엄청난 부채만을 남겨놓았고,한때 고도로 산업화됐던 동독의 지역들이 탈산업화돼가는 경향조차도 차단하지 못했다.경제,법,행정부터 대학,대중매체,군사조직까지 서독의 기존구조는 전문가들의 지도하에 동독의 모든 생활영역 및 조직속에 인수돼 동서독 주민의 태도 및 심성 차이가 더 예리하게 드러났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부정적인 경험으로부터 무엇인가를 배운다.누구도 남한과 북한이 시대의 흐름에 따라 언제쯤 운좋게 통일을 맞게 될지 예견할 수 없다.앞으로 오게 될지도 모를 그날,빠른 길과 느린 길 사이의 선택이 문제가 될 경우가 있다면 나는 여러분에게 독일인들이 조급하게 걸어간 짧은 길이 남기고 간,긴 그림자를 사려깊게 되돌아보도록 권하고 싶다.〈정리=김성호 기자〉
  • 북한/대남 「용어혼란전술」 강화

    ◎올들어 사회 분열·동조세력 규합전술 차원/「혁명」→「변혁」 「대중투쟁」→「대중운동」으로 순화 국가안전기획부는 25일 올들어 북한이 우리 사회를 분열시키거나 대남 혁명역량 강화 차원에서 이른바 「용어혼란전술」을 크게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기부는 특히 최근 북한의 흑색선전 매체인 「민민전」방송과 국내 좌익세력들이 「용어혼란전술」에 입각해 선전선동과 동조세력을 규합하는 사례가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며 국민적 경계를 당부했다. 「용어혼란전술」이란 폭력성을 띤 혁명용어를 유연한 용어로 대체하거나 본래의 뜻과는 전혀 다르게 사용하는 등 크게 두가지 침투 방식으로 대별된다.어느 것이든 우리 사회 각계각층에 효과적으로 파고들어 선전·선동 목적을 최대한 달성하려는 전술로 풀이된다. 이를테면 「혁명」이라는 용어 대신에 「변혁」이라는 말을 사용하는게 전자의 대표적 사례다.즉 일반국민들이 과격성을 띤 「혁명」이라는 용어에는 거부감을 갖지만 「변혁」은 「변화와 개혁」 또는 그 준말로 해석할 수 있는 점을교묘하게 노린 것이다. 「대중투쟁」을 「대중운동」으로 표현을 유연하게 바꾼 것도 같은 범주에 든다.이 또한 남한 국민들을 현혹시키려는 의도인 까닭이다. 다른 한편 「민족·민주주의」라는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용어를 「무산계급 독재」라는 사회주의 혁명용어로 혼용해 쓰는 게 후자의 방식이다.「평화통일」을 현정권 타도와 용공정권 수립후 합작통일이라는 개념으로 대치하는 것도 마찬가지 맥락이다.또 북한이나 그 동조세력들이 흔히 쓰는 「자주」라는 용어는 곧 주한미군 철수와 한미 안보체제 와해를 겨냥하고 있다는게 안기부측의 분석이다. 북한이 남한내 방송이라고 위장하고 있는 대남 흑색선전 전문방송인 「민민전」방송은 올들어 이같은 「용어혼란전술」을 집요하게 구사하고 있다.
  • 해킹은 절도보다 더 큰 범죄다/이재일 과학정보부장(데스크시각)

    청와대와 안기부,정보통신부등 10여개 국가기관의 전상망에 해커가 침입한 사실이 밝혀졌다 해서 야단들이다. 하기사 국가기관의 전산망이 얼마나 허술했기에 해커가 제집 안방 드날들듯이 활개를 쳤으며,행여 매우 중요한 국가기밀이 해외에 유출됐을 가능성도 없지 않으니 법석을 떨 수 밖에 없겠다. 검찰이 이번에 적발한 범인 2명 가운데 특히 20대 컴퓨터전문가는 장관을 비롯한 고위공직자들의 인터넷 비밀번호를 훔치는등 피해자만도 무려 2백70여명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커다란 충격을 주고 있다. 여기서 우리는 이 사건이 국가정보 보안망에 구멍이 뚫렸다는 것 이상으로 심각한 문제를 내포하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그것은 바로 정보통신에서의 윤리문제이다. 전산망침입은 두말할 필요도 없이 범죄행위이다.남의 창고에 들어가 물건을 훔치거나 파괴시키는 행위와 전혀 다를 바 없다.정보가 재화의 가치로 인정되는 정보화사회에서는 그 정보를 손상시키거나 훔치는 행위를 범죄시하는 것은 당연하며,법률적으로도 범죄로 분류되고 있다.○해킹에 죄의식 없어 그런데도 컴퓨터에 눈을 뜬 젊은이들이나 학생들은 전혀 죄의식없이 남의 전산망에 함부로 들어가 온갖 「범죄」를 저지르고 있으니 정말 큰 일이다.컴퓨터를 잘 모르는 기성세대는 해킹이 단순히 「컴퓨터장난」으로만 여길 뿐 그것이 얼마나 심각한 범죄인가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어 더욱 걱정이다. 더구나 몰지각한 일부 기업체에서는 해커의 실력(?)을 인정해 특채까지 하는 풍토이니 이같은 사회분위기는 결국 컴퓨터범죄꾼을 양산하는 결과까지 초래하고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닐 것이다. 해킹은 한해에 적어도 5백건 이상이 발견되고,침입여부를 인지하지 못하는 것을 합하면 1천건이 훨씬 넘으리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추산이다. 이제 우리나라도 현재 컴퓨터통신 가입자수가 1백30만명에 이르고 이동통신이용자수는 1천2백만명을 돌파할 만큼 정보화사회의 기반이 구축된 상태라 할 수 있다.PC통신인구가 많아졌으니 당연히 인터넷을 「항해」하는 사람도 증가했다. 이번 검찰수사에서도 알 수 있듯이 문제는 인터넷을 이용해전산망을 불법침입하는 사례도 함께 늘어나고 있으며,해킹을 잘하는 사람을 존경하는 경향마저 없지 않다는 사실이다. 지난 94년 청와대전산망에 침투했던 김모씨(25)는 컴퓨터실력(해킹실력이라고 해야 옳을 것 같다)을 인정받아 대기업에 특채되는 어처구니없는 일까지 벌어졌다. ○해커 존경 경향까지 지난해 3월에는 「아래아 한글」의 암호를 풀어 스타덤(?)에 오른 이모씨(27)가 「한글과 컴퓨터」등 소프트웨어회사뿐만 아니라 심지어 특허청으로부터 스카웃제의까지 받았었다. 며칠전 검찰에 구속된 추모씨(24)도 교도소에서 풀려나자 마자 정부기관이 아니면 유수기업에서 그를 모셔갈지 모를 일이다.이같은 발상은 「사기꾼」을 머리가 좋다고 해서 기획참모로 채용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래서 요즘을 가히 「해커 전성시대」라고 해도 무리는 아닐 듯 싶다.해킹이 사회문제가 되면 일부 언론에서는 당사자를 영웅으로 만드는 잘못을 범하기도 한다.만일 이에 현혹된 어린 싻들이 「영웅」이 되고자 하는 마음을 갖게 된다면 실로 심각한 문제가 아닐수 없다. ○컴퓨터 윤리 교육을 전산망에 침입해 각종 정보를 훔치거나 파괴하는 행위는 남의 물건을 훔치거나 사람을 폭력하는 범죄보다 더 큰 죄악임을 알아야 한다.그렇지 않고서는 우리가 지향하는 정보화사회는 결코 앞당겨질 수가 없다. 컴퓨터범죄,특히 해킹을 막기 위해서는 우선 컴퓨터를 다루는 사람들에게 그것이 얼마나 나쁜 짓인지를 인식시켜야 한다.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학교에서 실시하는 컴퓨터교육과정에 컴퓨터윤리항목을 추가하는 일이 시급하다.
  • 「무소속 바람」 주춤 대구·경북(4·11총선 테마르포:7 끝)

    ◎후보난립이 참여의 축제 확대안 무관/정치적 비전 제시보다 한풀이 성격 짙어 며칠동안 옷깃을 여미게 했던 꽃샘바람도 수그러들었다.봄비가 그친뒤 화창한 햇살이 봄기운을 완연히 느끼게 한다. 대구·경북지역은 이번 총선에서 무소속후보 출마율 전국 1,2위를 각각 기록했다.이 지역이 「무주공산」처럼 보여서일까.어쨌든 심상찮은 TK정서가 이들의 출마를 부추긴 것 같다. 6일과 7일.이틀동안 대구·경북지역에서 일제히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정당후보들은 「무소속 무용론」을 외치며 무소속바람 잠재우기에 바빴다.신한국당 강신성일 후보(대구 동갑)의 한 운동원은 『지방선거에서 대구는 무소속시장을 선택했지만 힘이 없는지 위천공단유치나 외자도입 등 숙원사업이 지지부진하다』고 말했다.그러나 무소속후보들은 「지역의 자존심을 살리자」「본때를 보여주자」라며 지역여론에 호소했다. 이번 선거에서 전국최고 경쟁률 13대1을 기록한 경북 경산·청도.무소속후보만 8명이 나섰다.지난 4일 상오 청도읍사무소앞 놀이터.신한국당 정당연설회에서박찬종 수도권선대위의장은 「틈새정치 추방론」을 펼쳤다.『지역갈등을 이용한 틈새를 파고드는 정치,이 정부가 마치 남의 정부인 것처럼 갈라놓는 틈을 벌리는 정치,지역마다 새로 금을 긋고 골을 파는 틈을 만드는 정치는 영원히 추방하자』 7일 하오 2시 대구 서구 인지초등학교.각당의 선거운동원들과 밝은 봄옷을 차려입은 시민들이 엇갈리는 가운데 마지막 서구을 합동연설회가 열렸다.신한국당의 강재섭 후보는 『민심을 현혹시키고 TK정서를 악용하는 소신없고 철학없는 사람은 청산해야 한다』며 무소속후보들을 겨냥했다. 이보다 사흘전.비산동 인지초등학교에서 열린 신한국당 정당연설회에서 지원연사로 나선 김윤환 대표위원은 『자민련 몇사람 당선시킨다고 우리 대구·경북을 지킬수 있겠습니까.무소속 몇사람 당선된다고 우리 대구·경북을 보호할 수 있겠습니까』라고 목청을 높였다. 7일 아침 경북 포항북지역의 포항공단 버스정류장.옥중출마한 무소속 허화평 후보를 대신해 부인 김경희씨가 딸 시영씨(26)와 함께 출근하는 근로자들에게 허후보의 옥중서신이 담긴 홍보물을 돌리며 인사를 하고 있었다.김씨는 매일 새벽시장에 들른뒤 출퇴근 근로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그동안 개인 또는 합동유세에서 대부분 대구·경북지역 무소속후보들이 내세운 것은 정치적 비전이라기보다는 일종의 한풀이 성격이 아닌가 여겨지기도 했다.지금의 정치현실이나 골깊은 지역정서로 볼때 무소속의 난립은 「참여의 축제마당」을 나타내 주는 바로미터가 아닌 것은 분명하다.상대적으로 호남지역이나 부산·경남지역은 무소속출마율이 전국에서 최하위수준이다.무소속출마자가 많다는 것은 공천탈락,한풀이,명예회복,단골출마,지역정서를 노린 「틈새정치」 때문이 아닐까.지난 14대에 당선된 무소속 24명 가운데 단 한사람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정당에 입당했다는 사실은 무엇을 말해주는 것일까.〈대구=김경홍 기자〉
  • 막판혼탁에 감시와 경계를(사설)

    총선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불법과 혼탁이 우려되는 막판이다. 후보자나 정당으로서는 당락을 가르는 절체절명의 기간이다.선거경험으로 봐도 그렇고 대선 전초전의 성격으로 끌고 가려는 움직임 때문에도 과열·혼탁이 재연될 우려가 크다. 어느때보다 부동표가 많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중앙당까지 가세한 폭로전이 가열되는 것도 그 때문일 것이다. 이제야말로 유권자가 정신 바짝 차릴 때다.당선만이 지상목표인 후보자에게서 냉정을 기대하기는 무리다.유권자가 부정·불법에 넘어가지 말아야 됨은 물론 공명선거를 위한 능동적인 감시와 경계에 나서지 않으면 안된다. 막바지로 갈수록 금권·타락의 구태가 선거판을 흐릴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유권자의 태도는 대단히 건전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공보처 조사에 의하면 유권자 88.5%가 투표하겠다,그중에서도 78.2%가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응답을 했다.또 이번 선거가 전반적으로 공정한 선거문화로 나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82%를 넘었다.그리고 혈연·지연등 지역연고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 의견이 63.1%로 나타났다.우리 유권자가 대단히 건전하고 성숙된 의식을 가지고 있음을 말해주는 고무적인 자료다.주권자로서의 책무를 다할 각오가 되어 있음은 믿음직한 일이다. 이제 단순한 의사표시를 넘어 모두가 공명선거의 주체로서 행동에 나서야 한다.빠짐없이 투표에 참여함은 물론 투표전야인 지금은 유권자를 우습게 보는 금품·향응·흑색선전등 불법·혼탁을 거부하고 과감히 고발도 해야 한다.누가 보더라도 선거전까지는 확인이 불가능한 막판의 폭로전에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유권자가 스스로 연고의 사슬을 끊는 정도의 높은 수준을 보인다면 후보자의 허튼짓은 사라질 것이다. 이번에는 선관위와 관계당국도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끝까지 당선무효를 불사하는 엄정한 처리를 하도록 해야 한다.북한의 도발로 긴장까지 조성되고 있는 선거막판에서 선거혁명과 국가안보의 열쇠를 쥔 유권자의 슬기로운 선택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
  • 서울 동작갑/“정치를 바꾸자” 사구동성(합동연설 이모저모)

    ◎“공작정치 노하우 가진 인물 단호거부”­서울 종로/“15대 국회서 「정치자금」 청문회 개최” 서울 용산/“아름답고 깨끗한 선거문화 조성 앞장” 서울 서초갑 여야는 총선 선거기간 중 마지막 일요일인 7일 전국 1백63개 선거구에서 일제히 정당연설회를 열고 부동층 흡수를 통한 막판 대세몰이에 총력을 기울였다. 특히 신한국당 김운환후보와 민주당 이기택 후보가 격돌하는 부산 해운대·기장 갑 연설회에는 2만여명의 청중이 운집,높은 관심도를 반영했다. ▷서울 종로◁ 효제초등학교에서 열린 종로구합동연설회는 3천여명의 청중이 모인 가운데 9명의 후보들이 열띤 공방을 벌여 이곳이 「정치 1번지」임을 입증. 국민회의 이종찬후보는 『정치란 인간을 어루만지는 것이지,물건을 사고 팔듯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사람을 빼돌려 정보를 캐내는 짓이 아니다』며 이명박후보를 비난.또 북한의 「DMZ 의무포기」와 관련,『정부가 이 사건이 선거에 유리하게 작용하리라는 계산아래 국내정치에 이용하려고 한다』면서 『그러나 우리 국민들은 절대현혹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 이어 등단한 신한국당 이명박후보는 『다가오는 21세기는 기술경제시대이므로 나와 같은 전문가가 나와야지 공작정치의 노하우를 가진 정치인은 필요없다』고 이종찬의원을 겨냥. ○기술경제 전문가 필요 또 『김대중씨에게 사형선고를 내린 정권에서 요직을 차지했던 사람이 지금 호남표를 달라고 한다』『북한의 위협이 심각한 지금 안보를 정치에 이용한다고 비판하는 사람이야말로 과거 5·6공때 안보를 정치에 이용한 장본인 아니냐』는 등 맹공. 자민련 김을동후보는 『국회에 들어가면 종로한복판 왕실터에 있는 일본대사관과 문화원을 외곽지역으로 옮겨 민족정기를 바로 세우겠다』고 주장. 민주당 노무현의원은 『전직대통령에게 뇌물을 주면서 「신화」를 이룬 이명박후보야말로 노태우씨와 함께 법정에 서야 한다』『과거 군사정권에 몸담았던 이종찬후보는 호남표를 요구할 자격이 없다』고 말하며 두 후보를 싸잡아 비난. ▷서울 용산◁ 다소 쌀쌀한 날씨에도 3천여명이 금양초등학교에서 열린 서울 용산 합동연설회에 참석,후보자들의 연설에 귀를 기울였다.연설도중 타 후보운동원의 구호연호에 연설자가 이의를 제기,한때 연설이 중단되기도 했다. 신한국당 서정화후보는 『북한의 군사도발에 여야를 초월해서 대응해야 한다』고 밝힌 뒤 『우리 체제의 불안은 곧 북한의 모험주의를 자극할 우려가 있다』며 정치안정을 위해 집권당에 압도적인 지지를 몰아줘야 한다고 강조했다.또 『용산을 서울의 중심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용산에 거주하며 지역발전에 많은 일을 해낸 인물이 당선되어야 한다』며 지지를 호소. ○집권당 압도적 지지를 국민회의 오유방후보는 『북한의 군사도발을 금방 전쟁이라도 일어날 것처럼 선거에 악용하지 말라』며 『서울시의 제 1당이 국민회의이므로 자신만이 시청용산유치,이태원관광특구지정 등을 해낼수 있다』고 역설. 민주당 강창성후보는 『북한의 움직임에 너무 서두르거나 충격적으로 대응하기 보다는 정상적인 남북대화를 이루어내도록 해야한다』며 『15대 국회에서는 청문회를 개최,구정치권이 받아 온 모든 정치자금을 밝혀내야한다』고 일갈. 자민련 김재영후보는 『현 정권의 철학없는 개혁으로 인한 총체적인 위기로 안정을 희구하는 국민들이 자민련을 지지한다』며 『국민들의 생활에 불편하지 않도록 여러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약속. 무당파연합 정한성후보는 『8백만원의 가장 적은 선거비용을 사용하는 깨끗한 후보를 뽑아야한다』며 『가장 젊고 패기있는』자신에 대한 지지를 호소. 무소속 이천형후보는 『현정권은 많은 정책에서 일처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공격하며 『국민이 잘 살기 위한 법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서울 동작갑◁ 서울 동작구 노량진 초등학교에서 열린 동작갑 2차 합동연설회에는 접전 지역답게 3천여명의 청중이 운집한 가운데 4후보가 각기 다른 시각에서 『정치를 바꾸자』고 역설. 첫번째 연사로 나선 민주당 장기표후보는 『지금의 잘못된 정치 풍토에 책임이 있는 사람들마저도 정치를 바꿔야 한다고 말한다』며 『3김이 주도하는 정치판은 짜고 치는 고스톱이며,3김 주도하에서는 지역 분할과 부패 정치가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나머지세 후보를 싸잡아 비난. 이어 등단한 국민회의 박문수후보는 『신한국당 서청원후보가 1차 연설회에서 정치를 바꿔야 한다고 했으나 사람이 바뀌고 정당이 바뀌어야 정치가 바뀌는 것』이라며 『호박에 줄 긋는다고 수박이 되는게 아니듯 신한국당으로 이름만 고쳤다고 정치가 바뀌지는 않는다』고 일침. 신한국당 서청원후보는 『변화의 시대인 21세기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대화와 타협을 통한 생산성 높은 정치를 해야 한다』고 말하고 『상식과 순리가 통하는 나같은 사람을 국회로 보내야 21세기를 준비할 수 있다』며 지지를 호소. ▷서울 서초갑◁ 서울 방배초등학교 교정에서 열린 서초갑 합동연설회는 7백여명의 청중이 모인 가운데 후보자들이 마지막 합동연설회임을 의식,열변을 토하는 등 진지한 분위기. 특히 이날 유세장에는 신한국당의 최병렬 후보와 가까운 사이인 김학준 전 청와대대변인,김세원 서울대교수,이상우 서강대교수등이 격려차 참석,눈길을 끌었다. 첫 연사로 나선 신한국당 최병렬후보는 『서초갑은 정치의 태를 묻은 영원한 정치적 고향』이라며 『무너져 가는 한강다리를 바로 세운 서울시장의 경험을 살려 서초를 새로운 서울의 중심지로 만들겠다』고 사자후를 토했다. 이어 등단한 국민회의 조소현후보는『현 정권 출범이후 엄청난 인명이 희생됐다』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지 못하는 정권에 절대로 투표해서 안된다』고 맹공. ○3김 짜고치는 고스톱 민주당 곽일훈후보는 『처음 하는 선거운동에서 야만적인 정치풍토를 경험했다』면서 『꽃과 같이 아름답고 깨끗한정치문화를 건설할 민주당에 표를 몰아달라』고 호소. 무소속 도승희후보는 『당의 눈치를 안보고 소신껏 일하기 위해 무소속으로 출마했다』며 『나라를 망친 3김정치를 청산하기 위해 개혁이 아닌 개벽을 해야 한다』고 기염을 토한 뒤 미리 준비한 삭발기로 서너차례 자신의 머리를 깎는 등 3∼4분 동안 소동을 벌여 눈길을 끌었다. 무소속 배종달후보는 『4당 모두「검은 돈」에 깊숙이 관련돼 있다』며 『정치자금의 진실을 밝힐 용기있는 신세대 정치인을 뽑아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북한이 일깨운 총선의 의미(사설)

    문민시대에 와서 상당히 불식되었지만 안보문제의 정치적이용은 끝없는 불신과 경계의 대상이 되어왔다.이번 북한의 긴장조성사태에 올바르게 대응하기위해서는 그런 편견과 정파적 유·불리를 따지는 시각의 탈피가 필수적이다.그런 전제에서 이번 사태는 역설적으로 그동안의 정치와 총선에 대한 우리의 행태를 되새기고 일깨우는 고맙고 유익한 채찍질로 받아들여진다. 첫번째로 느끼게 되는 것은 정치와 선거의 주제가 정치인과 그 집단들의 권익이 아니라 국가와 국민의 장래와 공익의 극대화로 바뀌어야한다는 점이다. 우리는 그동안 3김의 정치적 생존과 기득권의 유지확대를 알맹이로 하는 지역할거의 권력정치에 지배당함으로써 국가적 쟁점의 부재와 정책대결의 실종,그리고 탈선과 방종에 빠진 정치를 겪어왔다.작년 6.27지방선거이후 고착된 지방분할의 구도위에 지역맹주들의 유혹과 선동에 현혹되어 그들의 원적지별로 나라와 국민이 분열될 심각한 불안에 빠져있다.그래서 총선후의 정계개편전망이 기정사실로 여겨질만큼 정치판의 불안정과 분열현상이 우려되고 있는 것이다. 정치적 분열과 불안은 민주화와 선거에 으레 따라다니는 해체와 해이현상으로 볼수도 있겠지만 국가와 사회적 안정의 위협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이번 북한의 안보위협은 안정과 안보의 과제를 소홀히해서는 안된다는 교훈을 안겨준다.이런 상황에서까지 정치싸움을 벌일때 누구에게 도움이 될지는 뻔한 일이다.이번 총선은 어떤 형태로든 국민을 통합시키고 국가적 역량을 결집하는 전기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우리는 그동안 민주화가 가져온 긴장의 이완속에서 국민이기전에 소지역이나 원적지,혈연,학연등으로 나뉘어 소모적인 갈등에 몰두해온 느낌이 없지않다. 북한의 도발적 행동은 국민으로 돌아가 단합하고 협력할 것을 요구한다.정치인들이 뭐라고 하든 유권자들은 이번 총선에서 나라의 주인으로서 책임을 다해야한다.국민의식과 애국심을 가지고 지역주의에서 벗어나 국가적 안보와 큰 이익을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으면 안된다.
  • “후보선택은 옷고르기와 같다 ”/PC통신 게시판

    ◎잘못선택하면 4년간 무를수 없어 「국회의원은 저렴해야 하고,유행을 타서도 안되며,아프터 서비스도 좋아야 한다」 4·11총선을 앞두고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된 가운데 PC통신 천리안 게시판에 후보선택의 기준을 옷 고르기에 비유한 글이 실렸다. 첫째는 저렴할 것. 아무리 그럴듯한 옷이라도 효용가치보다 비싸면 사치품이다. 남대문시장에서 값싸고 질좋은 옷을 고르듯 실속있는 후보를 선택해야 한다. 유행에 민감해도 안된다. 유행이 바람처럼 지나가면 쓸모가 없어진다. 마찬가지로 시류에 편승하거나 대중의 인기에만 연합,순간적으로 「튀는」 후보는 재고해야 한다. 확실한 아프터 서비스도 필수적이다. 온갖 감언이설로 소비자를 현혹해 흠이 있는 물건을 팔고 환불 또는 반품해주지 않는다면 다시는 그 회사 제품을 사지 않게 된다. 유권자는 가장 확실한 공약을 내건 후보를 뽑아야 한다. 잘못 선택하면 4년동안 무를 수도 없다. 여름옷은 겨울에,겨울옷은 여름에 사야 경제적이듯 장기적인 안목으로 후보를 선택해야 한다. 이 글을 쓴 김규원씨(24·성균관대 4)는 『옷 고르는 요령도 중요하지만,소비자 자신이 먼저 용모와 자세를 청결하고 바르게 해야 하는 점도 잊어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 “탈법운동 끝까지 추적 엄단”/이 총리

    ◎“모해·흑색선전 선거 끝나도 추궁” 이수성 국무총리는 27일 4·11총선과 관련,『정부의 공명선거 의지는 확고하다』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당선되고 보자는 그릇된 인식을 불식시키도록 결연한 의지로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총리는 이날 취임 1백일을 맞아 기자들과 오찬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불법을 방조하고 혼탁한 선거풍토를 방관하는 것은 역사와 후세에 씻을 수 없는 잘못을 저지르는 일』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총리는 또 『선거와 관련한 일체의 탈법·위법행위에 대해서는 여야를 막론하고 끝까지 추궁,법의 심판대에 세울 것』이라면서 『특히 선거에 임박해 모해나 흑색선전으로 국민을 현혹하면 즉각 진상을 밝혀 국민에게 알리고 선거가 끝난 뒤에도 추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총리는 이어 『선거에 편승한 무질서와 기강해이를 용납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라고 설명했다.〈서동철 기자〉
  • 양김에 포화 뿜는 김철 대변인(정가 초점)

    신한국당의 공격수로 변신한 「보수논객」 김철 선대위대변인의 포화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김대변인은 평소 『인신공격성 논평에서 벗어나 논리와 이성으로 야권 공세에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그동안 여러차례 지원사격이 참신하면서도 설득력이 있었다는 평가다. 그는 22일에도 논평을 통해 국민회의 김대중 총재의 견제세력론과 자민련 김종필 총재의 내각제 개헌론을 통렬히 공박했다.그는 양김씨의 주장을 모두 『지역이간 술책에 입각해 유권자를 현혹시키려는 논리』라고 포문을 열었다.국민회의 김총재를 겨냥,『정치보복적인 청문회나 약속하면서 견제세력을 호소하는 가면적 술책을 유권자들은 경계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5·16쿠데타로 민주정부를 강탈하고 20년동안 이땅의 민주발전을 지연시킨』 자민련 김총재가 『민주주의를 방어한다고 이른바 방어민주주의를 주창한데 대해 실소를 금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김대변인은 이날따라 특유의 필치로 4·11총선의 성격을 『개혁을 통한 안정을 추구하는 국민본류와 복수주의의 지역당및 소수당이라는 국민 방류의 일대 회전』으로 규정했다.양김씨에 대한 공격도 『이번 총선을 통해 복수주의와 복고주의를 한꺼번에 추방해야 한다』는 소신에서 출발하고 있는 듯 하다.〈박찬구 기자〉
  • 도쿄 지하철 독가스 테러 일 옴교 1년

    ◎교단 강제해산… 일부 신도 집단생활/교주 살인 등 17개 혐의 기소… 새달 첫 공판/실종 등 미제 사건 수두룩… 전모파악 못해 일본 도쿄 지하철에 독가스 사린이 살포돼 11명이 죽고 5천여명이 부상(공판청구자는 3천8백명)당한지 20일로 1년이 된다. 옴진리교단이라는 한 광신적 종교집단에 의해 저질러진 지하철사린사건은 현대사회의 병리현상을 적나라하게 보여 준 사건으로 일본은 물론 전세계에 전율을 안겨준 세기적 사건이었다.또 지난해 1월 일어난 한신대지진과 함께 일본의 안전신화를 하루아침에 무너뜨리기도 했다.한신대지진이 자연이 일으키고 「하드웨어」의 안전에 문제를 제기했다면 사린사건은 인간이 일으켰으며 정신세계 즉 「소프트웨어」의 안전에 의문을 던졌었다. ▷수사·재판◁ 옴진리교 신자들 가운데는 납치·감금·살인등의 혐의로 기소된 자들이 많지만 지하철 사린사건과 관련돼 기소된 옴진리교 간부는 13명.이 가운데 가장 중요한 인물은 역시 교주였던 아사하라 쇼코 피고인이다.그는 현재 살인등 17개의 혐의로 기소돼 있으나 재판은 열리지 못하고 있다. 그는 변호사없이 재판이 열리지 못한다는 점을 악용,사선변호사 선임과 해임을 되풀이하는 얄팍한 수법으로 지난해 재판시작을 막았다.첫 재판은 4월24일 열릴 예정이다. 아사하라는 체포후 한동안 묵비권을 행사했으나 요즘에는 「자기포아」라는 말을 자주 쓰고 있어 사형판결을 각오한 듯한 모습이다.포아라는 단어는 영혼을 끌어 올린다는 말로 아사하라가 살인을 명령할 때 사용한 말이다. 간부들의 재판을 받는 태도도 갖가지.속죄하는 피고가 있는가 하면 아직도 「아사하라는 존사」,「교주는 구세주」라고 떠받드는 피고인들도 있다. 그동안의 수사로 지하철 사린사건 말고도 마쓰모토사린사건과 사카모토변호사 일가 납치 살인사건,가리야씨 납치살인사건등 옴교단이 저지른 사건의 전말이 밝혀졌으나 실종사건등 미제사건들도 많이 남아 있다. 옴교단이 독가스를 만들고 무력으로 무장한 것은 쿠데타를 일으켜 아사하라 왕국을 세우려 했다는 점까지는 어느 정도 밝혀져 있으나 광신적 교단에 도쿄대,쓰쿠바대,게이오대등 명문대 출신자와 변호사·의사등이 줄줄이 들어가 어떻게 현혹됐는지 아직도 시원한 답은 나오지 않고 있다. ▷교단처리와 치안대책◁ 옴교단은 종교법인법에 의해 해산됐고 파괴활동방지법으로 모든 활동을 금지시키는 절차가 진행중이다. 하지만 아직도 교단시설에는 신자들이 집단생활중이고 일부 간부들은 도피중이다.도피처 등에서는 청산가리를 보관했던 흔적도 발견된 바 있다.일본경찰은 위험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치안대책 검토작업에 들어가 있다. ▷신자들의 사회복귀◁ 재산을 모두 교단에 기탁한 출가신자들이 사회복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이들은 적대의식,애정경험결핍,공격적 성격등으로 정신적 상처가 깊이 남아 있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도쿄=강석진 특파원〉
  • “아들 낳는 비법 없다”/의협

    ◎“속지말라” 포스터 제작 적극 홍보/불법 성가별·유산 의사 신고 당부 아들을 낳는 비법은 없다. 대한의사협회(회장 유성희)는 19일 암암리에 이뤄지는 이른바 「아들 낳는 비법」은 의학적으로 전혀 근거가 없으며 또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리는 포스터 3만장을 만들어 이달말부터 병원과 지하철·기차역,터미널 등 공공장소에 붙이기로 했다. 포스터는 ▲첨단 의술이라도 「아들 낳는 비법」은 의학적으로 불가능하고▲항간에 떠도는 민간요법 뿐 아니라 산부인과 전문의들이 과학적 근거를 대는 방법 역시 검증된 적이 없다며 아들만 낳게 해주겠다는 꾐에 현혹되지 말라고 권한다. 태아의 성별을 알기 위해 하는 양수검사와 이를 통해 여자로 밝혀진 태아를 인공으로 유산시키는 행위는 의료법과 형법으로 금지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려준다. 의사협회는 불법적 성감별과 선택 인공유산을 의사에게 요구하지 말고,이같은 불법을 권유하거나 저지르는 의사는 의사협회(794―2475)와 보건소에 신고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의사협회는 최근 남자아이가 여자아이보다 뚜렷하게 많은 성비(성비)의 불균형은 남아선호 풍조의 확산과 이를 이용해 돈벌이에 나서는 비양심적 의료인들 때문이라고 지적했다.〈조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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