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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갑배 검찰과거사위원장 사의… 현직 검사들과 분란 탓인 듯

    김갑배 검찰과거사위원장 사의… 현직 검사들과 분란 탓인 듯

    金 “외압 때문 아닌 예정된 임기 마친 것” 법무부 만류에도 사직 땐 권한대행체제법무부 산하 검찰과거사위원회를 이끌어온 김갑배 변호사가 사의를 표명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배우 고(故) 장자연씨 성접대 의혹 사건 등 부실했던 과거 검찰 수사에 대한 정리 작업이 더 지지부진해질 가능성이 커졌다. 15일 과거사위에 따르면 김 변호사는 지난달 말 위원장직에서 물러나겠다며 법무부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김 변호사의 갑작스러운 사직 배경엔 지지부진한 검찰 과거사 정리 작업에 대한 부담감과 조사 대상인 검사들의 반발, 검사들의 반발에 맞서는 조사단의 재반발 등 조사위를 둘러싼 분란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과거사위 산하 검찰 과거사진상조사단을 이끄는 김영희 총괄팀장은 지난달 19일 기자회견을 갖고 현직 검사들의 조직적인 방해와 외압이 있었다고 폭로했다. 특히 김 팀장은 조사 대상인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사건’, ‘약촌오거리 사건’, ‘용산참사’ 등과 관련해 논란거리가 있었다고 구체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실제로 용산참사 사건을 맡은 3팀 소속 외부단원 2명이 최근 “공정한 조사가 어렵다”며 사퇴하기도 했다. 다만, 김 변호사는 분란 때문에 사퇴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김 변호사는 “무언가 있어서 나가는 것이 아니라 이미 (활동 종료가) 예정된 것을 두 차례 더 연장해서까지 최선을 다하고 임기를 마친 것”이라며 “남은 기간은 대행 체제로 이어갈 수 있다”고 밝혔다. 과거사위 활동이 연장된 만큼 새롭게 출발해야 한다는 뜻이다. 2017년 12월부터 시작한 과거사위 활동은 애초 지난해 12월 종료될 예정이었지만, 추가 조사·심의 필요성이 제기돼 연장된 상태다. 법무부는 사직을 만류하고 있다. 한 과거사위 관계자는 “법무부에서 김 변호사에게 ‘활동 기한이 얼마 안 남았으니까 어렵더라도 유종의 미를 거두면 안 되겠냐’고 설득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의 사표가 수리되면 정한중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권한대행체제로 운영될 전망이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김갑배 검찰과거사위원장 사의…현직 검사들과 분란 탓인 듯

    김갑배 검찰과거사위원장 사의…현직 검사들과 분란 탓인 듯

    법무부 산하 검찰과거사위원회를 이끌어온 김갑배 변호사가 사의를 표명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배우 고(故) 장자연씨 성접대 의혹 사건 등 부실했던 과거 검찰 수사에 대한 정리 작업이 더 지지부진해질 가능성이 커졌다. 15일 과거사위에 따르면 김 변호사는 지난달 말 위원장직에서 물러나겠다며 법무부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김 변호사의 갑작스러운 사직 배경엔 지지부진한 검찰 과거사 정리 작업에 대한 부담감과 조사 대상인 검사들의 반발, 검사들의 반발에 맞서는 조사단의 재반발 등 조사위를 둘러싼 분란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과거사위 산하 검찰 과거사진상조사단을 이끄는 김영희 총괄팀장은 지난달 19일 기자회견을 갖고 현직 검사들의 조직적인 방해와 외압이 있었다고 폭로했다. 특히 김 팀장은 조사 대상인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사건’, ‘약촌오거리 사건’, ‘용산참사’ 등과 관련해 논란거리가 있었다고 구체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실제로 용산참사 사건을 맡은 3팀 소속 외부단원 2명이 최근 “공정한 조사가 어렵다”며 사퇴하기도 했다. 다만, 김 변호사는 분란 때문에 사퇴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김 변호사는 “무언가 있어서 나가는 것이 아니라 이미 (활동 종료가) 예정된 것을 두 차례 더 연장해서까지 최선을 다하고 임기를 마친 것”이라며 “남은 기간은 대행 체제로 이어갈 수 있다”고 밝혔다. 과거사위 활동이 연장된 만큼 새롭게 출발해야 한다는 뜻이다. 2017년 12월부터 시작한 과거사위 활동은 애초 지난해 12월 종료될 예정이었지만, 추가 조사·심의 필요성이 제기돼 연장된 상태다. 법무부는 사직을 만류하고 있다. 한 과거사위 관계자는 “법무부에서 김 변호사에게 ‘활동 기한이 얼마 안 남았으니까 어렵더라도 유종의 미를 거두면 안 되겠냐’고 설득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의 사표가 수리되면 정한중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권한대행체제로 운영될 전망이다.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양승태 소환 D -2… 전직 대통령급 안전 준비

    양승태 소환 D -2… 전직 대통령급 안전 준비

    검찰이 헌정 사상 처음으로 실시하는 전직 대법원장 조사를 앞두고 막바지 준비 작업에 나섰다.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오는 11일 예정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 소환에 대비해 과거 전직 대통령 출석 당시와 유사한 안전조치를 준비하고 있다고 8일 밝혔다. 지난해 3월 이명박 전 대통령 출석 당시에도 일반인의 검찰청사 출입이 제한되는 조치가 있었다. 다만 검찰은 대법원장 예우 차원이라기보단 주변에서 관련 시위 신고가 들어오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양 전 원장의 핵심 혐의는 박근혜 정부와의 재판 거래를 위한 일제 강제 징용 피해자 손해배상 소송 개입이다. 검찰은 최근 양 전 원장이 강제 징용 상고심 주심이었던 김용덕 전 대법관에게 “배상 판결이 확정되면 국제법적으로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는 취지를 전달했고, 김 전 대법관이 다시 재판연구관에게 관련 지시를 내린 정황을 포착했다. 이 외에 통합진보당 지위확인 행정소송, 국가정보원장 댓글 조작 사건 등에도 개입하거나, 법관 블랙리스트 작성 및 대법원 비자금 조성에도 관여한 의혹이 있다. 검찰은 양 전 원장 조사에 그간 실질적인 조사를 담당해 온 서울중앙지검 특수 1~4부 부부장들을 투입할 방침이다. 조사실은 앞서 공범인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을 조사했던 서울중앙지검 15층에 설치된다. 검찰은 양 전 원장에 대한 혐의가 방대한 만큼 하루 안에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당일 조사는 가능한 한 밤 12시 이전에 마무리 짓고, 이후 추가 소환을 통해 나머지 조사를 이어 갈 계획이다. 검찰 관계자는 “주로 본인의 입장을 듣는 방식으로 진행할 것”이라며 “(검찰이) 추궁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한편 검찰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에 연루된 현직 대법관에 대한 서면조사도 실시했다고 이날 밝혔다. 검찰은 지난해 11월에 이동원·노정희 대법관에 대해, 지난해 12월엔 권순일 대법관에 대해 서면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검찰은 이들이 참고인 신분인 데다 현직 대법관이라는 점을 감안해 직접 소환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공권력의 피해자들] “모든 죄를 철거민에 씌워, 도대체 왜?… 국가는 10년간 사과 안 해”

    [공권력의 피해자들] “모든 죄를 철거민에 씌워, 도대체 왜?… 국가는 10년간 사과 안 해”

    “벌써 10년이 흘렀습니다. 뭐 하나 제대로 진실이 밝혀지지 않은 채 이렇게 시간만 지나가니 마음이 아픕니다.” 이충연(46) 전 용산4구역 철거민대책위원장은 예전의 삶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했다. 평범한 장사꾼으로서의 삶 말이다. 3년 전 호프집도 다시 차렸다. 상호도 예전처럼 ‘레아’로 정했다. 하지만 과거로 돌아가려고 발버둥칠수록 ‘그날’의 아픈 기억이 생생하게 떠오를 뿐이다. 철거민 목소리를 들어달라며 아버지와 함께 올랐던 ‘망루’. 그날 그는 아버지를 잃었다. 동료 넷도 세상을 떠났다. 그 또한 참사의 주범으로 지목되면서 결혼식을 올린 지 6개월 만에 철창 신세를 져야 했다. “도대체 왜?” 이 물음은 지난 10년간 계속 그를 따라다녔다. “아직도 납득이 안 된다”는 그를 지난 2일 서울 용산구 남영동의 호프집 레아에서 만났다. 이 전 위원장은 “용산 진압 이후 모든 죄를 철거민한테 뒤집어 씌웠다”면서 “10년이 지난 지금도 국가는 사과 한마디 없다”며 울분을 토했다. 다음은 이 전 위원장과의 일문일답.→오는 20일이 용산참사 10주기다. 아홉 번째 맞는 아버지 기일이기도 한데 심정이 어떤가. -슬퍼도 울 수가 없다. 얼마나 억울한 죽음이었는지 밝혀내지도 못한 채 어떻게 아버지 묘소 앞에 가서 눈물을 보일 수 있겠나. 자식된 도리로서 진상규명이 되는 날까지 싸워야지. →어머니도 많이 힘드실 것 같은데. -남편을 잃고 355일 동안 장례를 치르지 않은 채 국가의 사죄를 요구했다. 얼마나 힘들었겠나. 당시 구치소에 수감돼 어머니 곁을 지켜드리지도 못했다. 지금은 저보다 더 많이 아픈 곳을 찾아다니신다. 최근에는 고공농성 중인 파인텍 노동자들을 응원하기 위해 희망버스를 타셨고,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씨의 추모제도 다녀오셨다고 들었다. 옆에 같이 있어준 사람들 덕분에 어려운 시절을 버텨왔기 때문에 그들에게도 똑같은 버팀목이 되어주고 싶은 마음일 것이다. →그때 망루를 꼭 지었어야 했나. -경찰도, 구청도 우리 얘기를 듣지 않았다. 아버지 유품 중에 검게 그을린 용산구청 공문이 있다. ‘절차상 세입자 대책이 세워지지 않았다고 해도 구청이 상가 세입자에게 해줄 게 없다. 이점 양해해주길 바란다’는 내용이다. 얼마나 답답했으면 이 공문을 안주머니에 넣고 망루에 올랐을까. 당시 엄정한 법 집행이 이뤄졌다면 우리는 망루를 짓지 않았을 것이다. →법 집행이 엄정하지 않았단 말인가. -철거용역 업체들이 먼저 시비를 걸고 주먹질해서 경찰에 신고를 하면 우리는 두들겨 맞고도 쌍방 폭행으로 입건돼 벌금을 냈다. 경찰이 인지하고 있었고, 우리도 조사를 받으면서 충분히 설명을 했지만 결과는 늘 똑같았다. 어느 누가 돈 몇 푼 더 받자고 용역들 행패를 견디며 버틸 수 있나. 무서워서 다 도망가지. 엄연히 계획적이고, 기획된 기업형 조직폭력인데 그에 맞는 처벌이 이뤄지지 않았다.→당시 망루를 짓자 경찰이 당황한 것 같았다. 예상보다 빨리 진압 작전이 이뤄졌다. -영화를 보면 극악무도한 흉악범을 검거할 때도 협상을 몇 차례 한 뒤 진압을 한다. 우리는 인질극을 벌인 것도 아니고, 강제로 철거당하는 게 너무 억울하다며 얘기를 들어달라고 망루에 오른 것 뿐인데 경찰특공대를 투입하더라. 결국 철거민 다섯 명과 함께 경찰관 한 명이 목숨을 잃었다. 공권력에 의한 살인 아닌가. 그런데 10년이 지나도록 처벌을 안 한다.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다. →얼마 전 대검찰청을 항의 방문했다. 검찰총장을 만나겠다고 했는데.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용산 사건을 재조사한다고 했을 때 마지막 희망을 걸었다. 그런데 현직 검사들 외압 때문에 진상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눈이 뒤집히고 속에서 천불이 나더라. 그래서 검찰총장에게 따지러 갔다. →검찰총장을 만났나. -연좌농성을 벌였지만 끝내 못 만났다. 누군가 우리한테 와서 검찰총장에게 직접 전달하겠다며 우리의 요구안을 들고 갔다. →요구안에는 어떤 내용이 담겼나. -크게 세 가지다. 진상조사가 제대로 이뤄지게 조치해달라. 조사단이 외압을 받고 있다고 하니 외압을 가한 사람에 대해 수사해서 처벌해라. 조사 기간이 촉박하니 연장해달라. →요구안대로 조사 기간은 3개월 연장됐던데. -그래봤자 시간이 얼마 없다. 3월 말까지 보고서 마무리하려면 2월 안에 조사가 끝나야 하지 않겠나. 그런데 지금껏 단 한 번도 우리를 부른 적 없다. ‘어떤 부분에서 부당함을 느꼈는지’ 물어봐야 하지 않나. 대체 무슨 조사를 하는 건지 답답하기만 하다. →지난해 경찰청에서 용산참사 사건에 대해 진상조사를 했다. 기대를 했었나. -처음에는 진상조사 뭐하러 하느냐고 반대를 했다. 당시 진압 책임자는 현재 국회의원이 돼 있다. 조사받으러 오라고 해도 강제수사권이 없어 안 오면 그만인데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그래도 지난 정부에서는 자료 수집조차 하지 않았으니 자료라도 확보하는 차원에서 나름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이었지. →경찰청 진상조사 결과 어떻게 받아들이나. -참사 9년 9개월 만에 정부의 첫 번째 공식 조사 결과가 나왔다. 안전 조치가 부실한 상태에서 경찰 지휘부가 무리한 진압을 지시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공적인 부분에 대한 책임을 인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하지만 진압 책임자에 대해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예상된 결과였다. 진상규명을 해나가는 과정의 일부일 뿐 완벽한 진상규명으로 볼 수 없는 이유다. →당시 진상조사위원회에서 경찰청에 유가족 사과를 권고했다. 경찰이 사과를 했나. -연락 온 적 없다. 말뿐인 사과도 없었다. 적어도 사과를 하려면 앞으로 용산참사와 같은 진압은 절대 하지 않을 것이라는 재발 방지 대책을 갖고 와야 한다. 그런데 정권이 바뀌면 경찰도 바뀌겠지. 아직까지 그 우려가 가시지 않는다. →왜 경찰이 사과를 못하고 있다고 보나. -경찰이 과거 잘못을 거울 삼아 앞으로 공권력을 남용하지 않겠다고 해놓고선 잘못이 드러났는데도 인정을 하지 않고 있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경찰 지휘부가 조직의 눈치를 봐서는 안 된다. 경찰은 국민을 위해 복무하는 조직 아닌가. 경찰이 변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면 경찰 눈높이가 아닌 시민의 눈높이에서 바라봐야 한다. →책임자 처벌을 줄기차게 요구해 왔다. 현실적으로 처벌 가능할까. -당시 대통령, 서울시장, 서울경찰청장은 반드시 처벌 받아야 한다고 본다. 물론 불가능할 만큼 어려운 일이라는 건 잘 알고 있다. 그래도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는 우리의 의지는 죽을 때까지 그 누구도 꺾지 못할 것이다. 어떤 식으로든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대로 놔두면 우리 같은 사람들 또 나타난다. 이런 일이 반복되고 당연시되는 사회는 정말 무섭지 않나.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서지현 “안태근 관련 검사들 새빨간 허위진술”…노무현 임명장 추억

    서지현 “안태근 관련 검사들 새빨간 허위진술”…노무현 임명장 추억

    안태근 전 검사장에게 성추행과 인사 보복을 당했다고 폭로하면서 한국 사회에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을 촉발시킨 서지현 검사가 이 사건 재판에서 관련 검사들이 거짓 진술을 했다고 주장했다. 서지현 검사는 4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증거기록 일부에 대한 열람 복사가 허가됐다”면서 “관련 검사들의 새빨간 허위 진술을 본 뒤 시작된 메스꺼움이 며칠째 가라앉지 않는다”고 밝혔다. 서지현 검사는 “일부 정치검사를 제외한 대부분 검사는 선량하다 믿고 15년을 살았다”면서 “이제 명백히 비주류로 분류된 나를 향한 그들의 멸시와 조롱에 그들도 예외가 아니라는 사실이 사무친다”고 심경을 밝혔다. 서지현 검사가 열람했다고 밝힌 증거기록은 성추행 피해자인 자신에게 부당한 인사 보복을 가한 혐의로 기소된 안태근 전 검사장의 사건과 관련된 증거기록이다.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 당시 소문의 진상을 확인하는 과정에 관련됐거나, 서지현 검사의 인사 조치과정에 관여한 검사들이 검찰 조사나 재판에서 사실 관계를 두고 진실과 다른 진술을 했다고 서지현 검사가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안태근 전 검사장의 변호인은 지난달 열린 결심 공판에서 관련자들의 진술이 모두 검찰의 공소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무죄를 주장한 바 있다. 서지현 검사는 “하나로 전체를 일반화하면 안 된다는 명백한 사실을 알면서도 나와 함께 15년을 살아온 저 검사들의 행태를 보면서 서기관, 사무관 한 명 한 명의 행위 역시 단 한 명의 오만에서 벌어진 일은 아니라는 삐뚤어진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지금은마구삐뚤어져있습니다 너무 메스꺼워서요ㅠㅠ’, ‘#니들도가치가다하면 순식간에 버려져 비주류가 되는 걸 왜 모르니’, ‘#진정한창피가무엇인지 좀 알아야 할 텐데’라고 덧붙였다. 서지현 검사는 이러한 내용과 함께 노무현 전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검사 임명장 사진을 함께 올리면서 ‘비주류’에 대한 생각을 적기도 했다. 서지현 검사는 자신이 검사가 된 2004년 2월 임관 검사는 노무현 대통령 명의의 임명장을 받았고, 4월 임관 검사는 당시 국회 탄핵으로 대통령 직무대행인 고건 명의의 임명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서지현 검사는 “4월 임관 검사 중에 2월 임관 검사들을 보고 ‘우린 고건한테 임명장 받아 너무 다행이다. 노무현한테 임명장 받은 애들은 창피해서 어떻게 검사하냐’고 비아냥거리는 자들이 있었다”고 회상했다. 서지현 검사는 “사실 그땐 그 말의 의미를 잘 알지 못했지만, 검사 생활은 그 말의 의미를 알아가는 과정이었다”고 했다. 그는 “비주류에 대한 멸시와 조롱, 주류라는 오만, 주류에의 동경…. 대부분의 검사들이 멸시받지 않기 위해, 주류가 되기 위해, 주류 속에 남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면서 “비주류로 분류되었을 때는 현직 대통령조차 어떤 수모를 당하는지를 너무나 잘 알았고, 여검사들에 대한 성폭력 역시 비주류에 대한 멸시와 조롱이었으며, 검찰 내 주류는 정권과 상관없이 항상 같았기 때문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검찰 내 주류는 여전히 우병우 라인이다”라고 주장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내부 폭로 金·申…과연 ‘공무상 비밀누설’ 성립되나

    폭로서 언급된 기관들 ‘사실무근’ 해명 비밀 누설 적용 어렵게 만들 가능성도 공익적 폭로 경우 형사처벌 성립 안 돼 김태우 검찰 수사관과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은 각각 청와대와 기획재정부로부터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 등과 관련해 고발당했다. 이어질 수사·재판 과정에서 이들의 행동이 징계·비난 대상으로 삼는 정도를 넘어 형사처벌 대상이 되는지를 놓고 법조계 해석은 분분하다. 공무상 비밀누설죄는 항상 논란의 대상이었다. 형법 127조는 ‘전·현직 공무원이 법령에 의한 직무상 비밀을 누설한 때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년 이하 자격정지에 처한다’고 규정했지만 ‘직무상 비밀’이 정확히 무엇인지, 공익적 폭로의 경우 형사적 책임이 성립 안 하고 조각되는지가 쟁점이 돼 왔다. 앞서 사법농단 수사 중 판결문 초고 등을 유출한 유해용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할 때 검찰이 적용한 주요 혐의가 공무상 비밀누설죄였지만, 법원은 “범죄가 성립되지 않거나 법리상 의문이 있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역으로 단속 정보를 미리 흘린 경찰, 수사 상황을 수사 대상자에게 알린 검찰 직원 등이 이 혐의로 처벌된 바 있다. 김 수사관과 신 전 사무관에게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가 적용될지에 대한 관측은 변호사들끼리도 엇갈렸다. 차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김 수사관이 개인적 일탈 과정에서 취득한 정보라도 업무 추진 과정에서 우연히 취득한 정보 역시 모두 공무상 비밀로 보호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골프 접대 등 자신의 비위사실 때문에 징계를 받을 처지가 되자 폭로를 이어 간 대목 역시 김 수사관의 ‘공익 목적 폭로’ 주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둘의 폭로 뒤 나온 기관들의 해명이 역설적으로 이들에게 직무상 비밀누설죄 적용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법무법인 공간의 김한규 변호사는 “(신 전 사무관이 폭로한) KT&G 인사권 관련 문건이 상부에 보고되지 않았다고 기재부가 평가절하하며 해명했는데, 그렇다면 실질적으로 보호할 가치가 있는 정보라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서울 서초동의 또 다른 변호사 역시 “(신 전 사무관) 폭로 내용이 사실무근이라고 하는 기재부가 공무상 비밀 누설 혐의로 고발한 것은 모순적”이라면서 “신 전 사무관 같은 폭로 사례가 더 나오지 않도록 방지하기 위한 측면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한편 청와대와 기재부는 고발장에 허위 사실 공표에 의한 명예훼손죄는 포함시키지 않았다. 김한규 변호사는 “국가는 국민의 기본권을 지켜 주는 존재이지 기본권의 주체는 아니다”라면서 “대법원 판례상 (고발인인) 청와대와 기재부가 국민들로부터 명예훼손이나 모욕을 당했다는 것 자체가 법리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조국 판정승’에 민주당 對野 압박 고삐

    한국당 국조·특검 요구에 응하지 않기로 집권 3년차 굵직한 입법 처리 속도 방침 더불어민주당이 12년 만에 현직 청와대 민정수석까지 출석한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판정승을 거두면서 대야 압박의 고삐를 바짝 조이는 모양새다. 민주당은 한 달여 동안 지속한 청와대 전 특별감찰반 김태우 수사관에 대한 논란과 조국 민정수석 관련 의혹이 말끔히 해소됐다는 판단이다. 민주당은 2일 야당에 대한 협조 압박 수위를 끌어올리며 집권 3년차 개혁 입법 완수 자신감을 드러냈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이날 자유한국당을 향해 “김태우에 대한 미련을 깨끗하게 버려 주길 바란다”며 국정조사와 특별검사 등 관련 요구에 일절 응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그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재인 정부에서는 민간인 사찰이나 블랙리스트는 있을 수 없다는 사실이 명백하게 밝혀졌다”며 “비리 수사관 김태우라는 범법자의 개인 비리와 불법 행위, 그리고 이를 정쟁으로 악용하려는 한국당의 고성과 비방만 있었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한발 더 나아가 “고장난명이란 말이 있듯이 야당의 변화와 협조가 필요하다”며 “정쟁과 비방 대신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는 야당의 모습을 기대하겠다”고 훈수를 뒀다. 박주민 최고위원도 “지금까지 이어졌던 논란은 정치적 공세였다는 것이 운영위를 통해 밝혀졌고 많은 국민도 그것에 공감하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당은 어떤 증거도 제시하지 못하는 정치적 공세를 지속하지 말고 일하는 국회, 국민을 위한 국회로 거듭나도록 협조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야당의 김태우 수사관,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 주장 관련 상임위 소집 요구에도 여유 있는 분위기다. 홍 원내대표는 통화에서 “원내지도부 차원의 방침은 없다”며 “필요하면 각 상임위에서 소집 여부를 개별적으로 논의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3일 상임위 간사가 참석하는 정책조정회의에서 관련 논의를 진행한다. 민주당은 집권 3년차 국민이 체감하는 성과를 위해 국회에 발이 묶여 있는 굵직한 입법 과제 처리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유치원 3법,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법, 국가정보원 개혁법안, 공정거래법 개정 등이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야당의 요구로 합의한 공공기관 채용비리 국정조사도 유치원 3법과 연계해 처리할 계획이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사법 수뇌·김앤장 곳곳에 ‘민판연’… 강제징용 재판 개입 지렛대

    사법 수뇌·김앤장 곳곳에 ‘민판연’… 강제징용 재판 개입 지렛대

    강제징용 소송에서 일본 기업을 대리한 김앤장의 송무팀을 맡은 한상호 변호사는 어떻게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독대할 수 있었을까. 그 배경에는 민사판례연구회가 있다. 그동안 민판연은 대법관 수십명을 배출한 엘리트의 산실 혹은 전관예우의 통로 등으로만 알려졌다. 그러나 사법농단 사태에서 민판연은 판사와 변호사를 잇고 재판 개입을 실현하는 지렛대가 됐다.서울신문은 18일 2018년 민사판례연구회 명단을 분석해 사법농단 사태와 민판연과의 상관관계를 따져 봤다. 외부에 문호를 개방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엘리트 판사 위주의 모임이었다. 민판연 소속 판사들과 판사 출신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들은 민판연을 고리로 강제징용 소송을 논의하는 등 재판에 개입했을 가능성이 크다. 2018년 민사판례연구회 전체 회원은 236명이었다. 이 가운데 판사 126명, 교수 76명, 변호사 31명, 검사 1명 등으로 나타났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박병대·차한성 전 대법관 등 사법농단 의혹의 정점에 있는 최고위층 법관들 대다수는 민판연 회원이었다. 강제징용 재상고심과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댓글조작 재판의 주심을 각각 맡은 김용덕·민일영 전 대법관도 현재 민판연 소속이다. 사법농단과 관련해 이날 대법원 징계 내용이 공개된 판사 8명 중 4명도 민판연이다. 이민걸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민판연에서 탈퇴했고, 행정처 심의관으로 재판 개입 문건을 작성하거나 판사 사찰 행위에 가담한 의혹을 받는 박상언·정다주·김민수 부장판사도 모두 민판연 소속이다. 이들 중 상당수는 정의당에서 탄핵을 추진하는 판사 15명 명단에도 올라 있다. 주목할 점은 민판연이 단순히 전관예우 통로 역할만 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통합진보당, 국정원 댓글조작, 전교조 법외노조 등 수많은 재판 개입 의혹이 있지만 변호사까지 연루된 것은 강제징용이 유일하다. 사법농단을 수사하는 검찰이 지난달 국내 1위 로펌 김앤장을 사상 최초로 압수수색하며 드러났다. 김앤장 송무팀을 이끄는 한상호 변호사는 양 전 대법원장과 수차례 독대하며 재판을 의논한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대법원이 김앤장의 소송서류를 검토해 주고, 관련 지침을 전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상호 변호사는 법원행정처 심의관과 법원도서관장을 지낸 엘리트 판사 출신으로 과거 대법관 후보로 추천되기도 했다. 민판연 소속 박찬익 김앤장 변호사는 2013년 사법정책실 심의관 시절 ‘강제동원자 판결 관련 검토’ 등 강제징용 관련 문건 등을 작성하고 이를 대법원 재판연구관에게 전달했다고 앞서 구속기소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공소장에 적시돼 있다. 역시 민판연 소속인 백창훈 김앤장 변호사는 행정처 기획조정실에서 작성한 국회의원 관련 문건에서 상고법원 입법 로비를 위한 의원들의 접촉 경로로 지목됐다. 민판연 소속 변호사 31명 중 절반에 가까운 14명이 김앤장 소속이었다. 민법, 민사소송법, 상법 등을 전공하는 교수 76명도 민판연에 가입돼 있는데 이들 중 7명도 김앤장 변호사 출신이었다. 민판연 판사 대부분은 법원행정처 심의관이나 대법원 재판연구관 경력을 갖고 있었다. 민판연은 본래 대법관의 산실이었다. 이용훈·양승태 전 대법원장, 김황식·김소영·김용담·김용덕·민일영·박재윤·박병대·박우동·서성·손지열·양창수·윤일영·윤재식·이일수·정귀호·차한성 전 대법관, 권성·목영준·이공현 전 헌법재판관이 민판연 소속이다. 현직 김재형 대법관은 취임 직전 탈퇴했고, 송상현 전 국제형사재판소장과 권오곤 국제형사재판소 당사국총회 의장도 회원이다. 이들은 모두 서울대 법대, 연수원 성적 최상위권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민판연은 이런 기준에 부합하는 판사들 극소수만 가입할 수 있었다. 폐쇄적인 모임에 대한 비판이 일자 외부에 문호를 개방해 2010년 181명에 불과하던 회원은 올해 2월 기준 236명으로 늘었다. 그러나 여전히 판사, 교수, 변호사 대부분은 서울대 법대 출신이고 검사는 1명뿐이다. 민판연 회장을 맡고 있는 윤진수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사법농단 수사 이후 재판을 담당할 특별재판부 도입에 부정적인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히며 사법농단 사태에 대한 법조 엘리트의 시각을 드러냈다. 윤 교수는 지난 10월 25일 페이스북에 독일연방헌법재판소 결정을 인용하며 특정 사건만 심리할 재판부를 따로 구성하는 것은 위헌적 발상이라고 밝혔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돈봉투 만찬’ 이영렬 전 지검장, 뇌물수수도 ‘혐의없음’

    ‘돈봉투 만찬’ 이영렬 전 지검장, 뇌물수수도 ‘혐의없음’

    후배 검사들에게 저녁식사를 사준 뒤 격려금 봉투를 돌린 ‘돈봉투 만찬’ 사건으로 고발된 이영렬(60·사법연수원 18기) 전 서울중앙지검장에 대해 검찰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서울중앙지검 외사부(부장 예세민)는 시민단체로부터 뇌물 수수,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고발된 이영렬 전 지검장과 안태근 전 검찰국장 등 이른바 ‘돈봉투 만찬’에 참석한 전·현직 검사 10명에게 모두 ‘혐의없음’ 처분을 내렸다고 28일 밝혔다. 최순실게이트를 수사한 검찰 특별수사본부(특수본) 본부장이던 이영렬 전 지검장은 수사를 마친 지난해 4월 21일 특수본 검사 6명, 안태근 전 검찰국장 등 법무부 검찰국 검사 3명과 서울 서초구의 한 식당에서 만났다. 이 자리에서 이영렬 전 지검장은 1인당 9만 5000원 상당의 식사를 한 뒤 법무부 과장 2명에게 격려금 조로 현금 100만원이 든 봉투를 건넸다. 식사자리에서 돈봉투가 돌려진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그는 지난해 6월 품위 손상과 법령 위반을 이유로 면직당했으며 부정청탁 및 금품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이영렬 전 지검장에게 1·2심에서 모두 벌금 500만원을 구형했으나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어 대법원도 지난달 25일 무죄를 확정했다. 음식물과 현금 모두 이영렬 전 지검장이 상급자로서 하급 직원에게 격려 목적으로 제공한 것이므로 김영란법 처벌 예외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뇌물수수 혐의도 이번 검찰 수사에서 무혐의 처리되면서 이영렬 전 지검은 ‘돈 봉투 만찬’ 사건과 관련된 각종 혐의에서 모두 벗어나게 됐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안전사고 배후엔 ‘위험의 외주화’ 있었다

    KT 통신대란·KTX 단전·고양저유소 화재 비용 절감 위해 인원 감축·시설관리 소홀 안전업무까지 하청업체 넘겨 ‘불씨’ 제공 국가 재난에 준하는 ‘통신 대란’을 일으킨 서울 KT 아현지사(국사) 화재, 충북 오송역 KTX 단전 사고, 경기 고양 저유소 화재 등 최근 잇따른 안전사고의 배후로 ‘위험의 외주화’가 지목된다. 기업이 비용 절감을 위해 무리하게 인원을 줄이고 시설 투자와 관리를 소홀히 하면서 안전과 관련된 업무를 비정규직 직원에게만 떠넘긴 것이 안전사고의 ‘불씨’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국가 중요 산업의 무분별한 민영화와 자회사를 세워 돈이 되지 않는 안전 업무를 넘기는 것이 ‘위험의 외주화’의 대표 경로다. 지난 24일 지하 통신구(통신 케이블 등이 지나는 통로)에서 불이 난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KT 아현지사는 마포구·서대문구·중구·용산구 등을 담당하는 주요 거점인데도 주말 출근자는 2명에 불과했다. 2002년 민영화 이후 비용절감을 이유로 국사·지사·지점을 통폐합하면서 이곳도 ‘폐쇄형 전화국’으로 강등돼 지점장 등 팀장급 이상 관리자가 없는 전화국급으로 축소됐기 때문이다. 전·현직 KT 직원들로 구성된 KT전국민주동지회 측은 “아현지사처럼 백업 시스템을 갖추지 않아도 되는 D등급으로 분류된 전국 27곳의 상황이 비슷할 것”이라면서 “민영화 과정에서 직원들을 많이 해고했기 때문에 시설은 그대로 남아 있거나 오히려 더 커졌어도 본사 관리 직원은 없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조태욱 KT노동인권센터 집행위원장은 “KT가 민영화 이후 철저한 관리가 필요한 국가신경망인 케이블 관리를 하청업체에 넘겼다”고 말했다. 실제 1998년 5만 6600명이던 KT의 정규직 직원은 지난해 말 기준 2만 3420명으로 줄었다. 황창규 회장 취임 뒤에도 2014년 인건비 절감 목적으로 8300여명을 한꺼번에 정리했다. 2013년 3조 3130억원에 이르던 설비투자는 지난해에는 2조 2500억원까지 줄었다. 이에 KT 관계자는 “통신구는 지역별로 차이는 있지만 대개 정규직원과 하청업체 직원이 공동으로 관리한다”면서 “효율성 측면에서 하청업체를 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난 20일 충북 오송역 역내 전기 공급이 끊기면서 경남 진주에서 서울로 향하던 KTX 414 열차에 타고 있던 승객들은 3시간 넘게 열차 안에서 어둠과 싸워야 했다. 일부 승객들은 승무원들에게 내려달라고 아우성을 쳤지만 안전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승무원들은 당황한 것으로 전해졌다. 10년차 승무원 A씨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1명의 승무원이 20량 가까이 되는 열차의 반을 돌아다니며 고객들의 이야기를 들어야 했다”면서 “승무원들이 받은 교육은 비상 사다리 설치나 심폐소생술뿐이며, 단전 사고에 대비한 안전 교육은 없었다”고 밝혔다. KTX(18량 기준)에는 코레일 소속 팀장 1명과 코레일관광개발 승무원 2명이 탑승한다. 팀장 1명과 승무원 1명만 타는 KTX도 적지 않다. 현행 규정에 따르면 열차 내 안전 업무는 팀장이 맡는다. 2015년 2월 대법원도 “KTX 승무원은 안전 업무를 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한 바 있다. 철도노조 관계자는 “팀장이 승무원에게 안전업무 지시를 내리면 불법 파견이 된다”며 “본사에서 승무원을 직접 고용해 안전 매뉴얼을 교육하고 안전 업무를 맡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7일 발생한 경기 고양의 저유소 화재 당시에도 관리 주체인 대한송유관공사의 안전관리 부실이 도마에 올랐다. 대한송유관공사는 1990년 설립된 뒤 10년 동안 해마다 880억원이 넘는 시설 투자를 했지만 2001년 민영화되면서 투자 금액이 반 토막 났다. 설립 초기에 투자가 집중된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민간 기업으로 넘어간 뒤 투자 금액이 급격하게 줄었다는 점에서 ‘민영화의 그늘’로 비쳐진다. 저유소 화재 사건을 수사한 경찰에 따르면 화재 당시 근무자는 4명에 불과했다. 폐쇄회로(CC)TV가 설치된 통제실에서 근무한 1명은 다른 업무를 하면서 불이 난 것을 알아채지 못했다. 대한송유관공사가 관리하는 전국 저유소 8곳 중에서 7개 저유소는 외부기관에 맡기는 정밀진단을 11년에 한 번, 안전점검은 매년 1회 자체 검사를 해 관할 소방서에 보고하면 됐다. 건설 현장은 안전 책임자까지도 비정규직 직원으로 채우는 현실이다. 포스코건설에서만 올해 상반기 5건의 산재 사망 사고가 발생했고, 8명의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6~7월 해당 건설사 본사와 시공 현장 24곳을 대상으로 특별근로감독을 시행한 결과, 안전관리자 315명 중 259명(82.2%)이 비정규직인 것으로 파악됐다. 고용부 관계자는 “100대 건설사의 정규직 안전관리자 비율은 20~30%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소영호 건설노조 조직국장은 “비정규직 신분으로는 비용에 관련된 사안으로 본사에 의견을 내거나 현장의 노동자들을 관리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사법농단 수사, 이제 양승태 전 대법원장만 남았다

    사법농단 수사, 이제 양승태 전 대법원장만 남았다

    지난주말 고영한 전 대법관을 끝으로 전직 대법관 조사 마무리檢, 박병대 전 대법관 신병 처리 결정 뒤 소환 시기 확정할 듯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을 기소한 뒤 박병대, 고영한 전 대법관을 연이어 공개 소환한 검찰이 양승태 전 대법원장 소환 조사만 남겨두고 있다. 임 전 차장 공소장에도 현직 대법관은 공범으로 기록돼 있지 않아 검찰 수사는 양 전 대법원장에서 끝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양 전 대법원장 소환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 15일 임 전 차장을 구속기소한 뒤 19일 박병대 전 대법관, 23일 고영한 전 대법관을 연이어 공개 소환조사하며 전직 법원행정처 처장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했다. 박 전 대법관은 세차례, 고 전 대법관도 두차례 조사를 마쳤다. 차한성 전 대법관은 지난 7일, 민일영 전 대법관은 지난 9일 비공개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앞서 세 차례나 불러 조사한 박 전 대법관의 신병처리 방향을 정한 뒤 양 전 대법관의 소환 일정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법관의 경우 혐의를 일관되게 부인하고 있고, 임 전 차장이 구속된 점 등을 고려하면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이 크다. 이럴 경우 양 전 대법원장 소환 시기는 다음 달 초로 예상된다. 재판 개입 의혹에 대해서는 의혹의 정점으로 꼽히는 양 전 대법원장만 남아 있을 정도로 수사가 상당 부분 진척됐지만, 일명 ‘판사 블랙리스트‘라고 불리는 인사 불이익에 대한 조사는 많은 부분이 남아 있다. 피해자로 특정된 판사들에 대한 참고인 조사 위주로 진행하고 있다. 검찰은 현직인 권순일, 노정희, 이동원 대법관 수사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임 전 차장의 공소장에도 양 전 대법원장과 고·박·차 전 대법관만 공범으로 적시돼 있다. 일부 범죄사실에 현직 권·노·이 대법관도 당시 법원행정처 차장이나 재판장으로 이름을 올렸지만 공범은 아닌만큼 피의자로 입건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현직 대법관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할 수는 있지만 개입 정도에 따라 피의자 입건 여부는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검찰 출석한 이재명 “형님 강제 입원시킨 건 형수”

    검찰 출석한 이재명 “형님 강제 입원시킨 건 형수”

    친형을 강제로 정신병원에 입원시켰다는 의혹을 받는 이재명 경기지사가 오늘(24일)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이날 오전 11시쯤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들어선 이 지사는 “(형님을) 강제 입원시킨 것은 형수님”이라며 “정신질환자의 비정상적 행동으로 시민들이, 특히 공직자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어서 정신보건법에 의한 절차를 검토하도록 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어서 “정신질환으로 사람을 살해하는 일이 비일비재한데, 시장의 형이라는 이유로 방치하게 되면 그 피해를 누가 감당하겠느냐”고 덧붙였다. 또 경찰 수사를 비판한 데 대해서는 “검찰이 잘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직권남용 및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공표) 혐의를 받는 이 지사에 대한 기소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보강 조사를 할 방침이다. 앞서 경찰은 이 지사를 둘러싼 6가지 의혹 중 친형(이재선·작고) 강제 입원과 대장동 개발 업적 과장, 검사 사칭 등 3건에 대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은 이들 사건 말고도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받은 ‘여배우 스캔들’, ‘조폭 연루설’, ‘일베 가입’ 등 3건에 대해서도 추가로 조사할 방침이다. 특히 여배우 스캔들의 경우 검찰이 처음부터 다시 살펴볼 예정이다. 조사는 장시간 이뤄질 전망이다. 현직 도지사인 이 지사와 일정 조율이 쉽지 않은 데다 선거사범 공소시효일인 12월 13일(선거일로부터 6개월)이 얼마 남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이날 계획된 조사를 끝내는 것을 목표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단독] ‘미스 함무라비’ 문유석 판사도 블랙리스트에…세월호 기고글 ‘미운털’

    [단독] ‘미스 함무라비’ 문유석 판사도 블랙리스트에…세월호 기고글 ‘미운털’

    저서 ‘미스 함무라비’, ‘개인주의자 선언’, ‘판사유감’ 등으로 알려진 문유석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도 세월호 특별법 관련 글을 기고한 이후 양승태 사법부 ‘블랙리스트’에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서울중앙지검 사법농단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지난 6일 법원행정처 인사심의관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양승태 사법부가 작성한 인사 불이익 ‘블랙리스트’를 확보했다. 지난 2015년 1월 법원행정처가 작성한 ‘물의 야기 법관 인사조치 보고서’에는 음주운전, 성비위, 폭행 등으로 물의를 일으킨 법관들뿐만 아니라, 사법행정에 비판적이거나 진보 성향을 띈 법관들도 포함돼있는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커졌다. 20일 서울신문 취재 결과 해당 문건에는 문 부장판사의 이름도 등장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문 부장판사는 지난 2014년 인천지법 부장판사로 재직할 당시 한 언론사에 기고한 ‘딸 잃은 아비가 스스로 죽게 할 순 없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세월호 특별법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당시 세월호 사태 유가족들은 수사권과 기소권을 부여하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요구했으나, 박근혜 정부는 “예외는 있을 수 없다”고 거부하는 상황이었다. 문 부장판사는 기고글에서 “원칙을 생명으로 하는 법도 꼭 필요한 경우에는 예외를 인정한다”며 “어느 나라의 법률가든 이런 경우 혹시나 모를 후속 비극의 방지를 최우선적 목표로 보고 예외적인 절차적 배려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출간된 ‘판사유감’을 통해 이미 대중적으로 알려진 현직 법관의 글이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자, 청와대와 재판거래를 시도하던 양승태 사법부는 문 부장판사를 물의 야기 법관 명단에 포함시켰다. 다만 2015년 문 부장판사는 인사 대상자가 아니었기 때문에 실제 불이익을 받진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박상옥 전 한국형사정책연구원장이 대법관 후보로 추천된 것을 비판한 송승용 수원지법 부장판사는 실제로 명단에 오른 직후 창원지법 통영지원으로 전보됐다. 이 외에 원세훈 전 국정원장 댓글조작 사건 1심 판결을 두고 판사 내부망 ‘코트넷’에 사자성어 ‘지록위마’를 언급하며 비판한 김동진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도 명단에 올랐다. 서울중앙지법 단독판사회의 의장 출신이자 진보 성향 학술모임인 국제인권법연구회 창립회원인 김예영 인천지법 부장판사도 2014년 법원장 등이 주도하는 사무분담지침규정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명단에 포함됐다. 검찰은 전날인 19일에 이어 이날도 박병대 전 대법관(법원행정처장)을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음주운전이 품위 손상? 심각성 못느끼는 정부

    음주운전이 품위 손상? 심각성 못느끼는 정부

    2년 동안 음주운전 2회 적발돼도 ‘정직’ 처분 만취 상태에서 교통사고 낸 검사, 감봉 1개월 “경찰 수준으로 징계 수위 강화“ vs ”인사상 불이익 감안해야“ 지난 3월 21일 부산지검 동부지청 소속 A검사는 면허 정지 수준인 혈중 알코올농도 0.08% 상태에서 운전대를 잡았다가 경찰에 적발됐다. 그로부터 7개월 후인 지난달 23일 A검사는 징계 수위 중 가장 낮은 수준인 ‘견책’ 처분을 받았다. 법무부 관계자는 “지난 6월 징계 양정 기준이 바뀌면서 음주운전 1회 적발 시 감봉 이상의 처분을 받지만, A검사는 기준 개정 전에 적발됐고 당시 상황을 고려해 견책 처분이 내려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음주운전을 한 검사에 대한 징계가 솜방망이에 그친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음주운전에 대한 사회적 비난 여론이 거세지면서 정부가 처벌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지만, 정작 음주운전 위반 사범을 처벌하는 검사는 음주운전을 해도 경징계에 그치는 경우가 많아서다. 음주운전을 단속하는 경찰과 최소한 같은 수준의 징계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법무부가 대한민국 전자관보에 공고한 ‘징계 처분 결과’를 보면 2015년 1월부터 지난달까지 음주운전 사유로 징계를 받은 현직 검사는 5명으로 나타났다. 이중 정직 이상의 중징계를 받은 검사는 한 명 뿐이었다. 지난해 7월 ‘정직 1개월’ 처분을 받은 B검사는 2015년과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음주운전을 하다 경찰에 적발됐다. 2015년 6월 음주운전을 했을 때는 혈중 알코올농도가 0.179%로 면허 취소 수준이었고 교통사고까지 냈지만, 당시 B검사는 감봉 1개월 처분을 받는 데 그쳤다. 나머지 4명은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라는 취지의 ‘견책’ 또는 월급이 일부 깎이는 ‘감봉’ 처분을 받았다. 이중 감봉 3개월 처분을 받은 C검사는 2014년 3월 혈중 알코올농도 0.130% 상태에서 음주운전을 하다 교통사고를 내놓고도 즉시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2015년 만취 상태에서 차량을 운전하다 교통사고를 낸 또 다른 검사는 감봉 1개월 처분을 받았다. 법무부는 음주운전을 한 검사에 대해 징계를 내릴 때마다 징계 사유로 “품위를 손상했다”는 점을 들었다. 음주운전을 하다 사고를 내 하마터면 다른 사람의 삶을 완전히 무너뜨릴 수도 있는 상황에서도 단순히 검사로서의 위신을 손상했다고 보는 대목은 정부가 여전히 음주운전에 대해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음주운전 사고는 실수가 아니라 살인 행위가 되기도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검사에 대한 징계 양정 기준은 일반 공무원들이 적용받는 징계 기준보다는 다소 높지만, 경찰청이 마련한 징계 기준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경찰관은 단순 음주운전으로 1회 적발되더라도 중징계인 정직 처분을 받는다. 2회 적발되거나 교통사고를 내면 직급이 한 단계 이상 떨어지는 강등 처분을 받거나 해임된다. 반면 현직 검사는 2회 적발이 되더라도 강등보다 한 단계 아래인 정직 처분을 받을 수 있고, 교통사고를 내도 중징계를 피할 수 있다. 경찰청이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정부 부처 음주운전 징계 현황’을 분석한 결과, 법무부는 직원 1000명당 연 평균 1.95명, 대검찰청(검사, 일반 직원 포함) 1.28명, 경찰청 0.52명 순으로 나타났다. 음주운전 위반자 수는 경찰관이 가장 많을 수 있어도 상대 비교를 하면 법무부, 검찰 직원들의 음주운전 비율이 더 높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범죄자들에 대한 기소 권한을 가진 검사가 사회의 모범이 되기 위해서는 자신들의 법 위반에 대해 보다 엄격한 잣대를 적용해야 한다”면서 “현행 음주운전 징계 기준도 경찰과 비슷한 수준으로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한영선 경기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경징계를 받더라도 승진 등 인사 상 불이익을 감안하면 개인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면서 “사회 여론에 따라 무조건 처벌 강화를 외치기 보다 정해진 기준 안에서 공정하게 심사를 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주장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의무없는 보고서’ 작성한 행정처 심의관… 피해자? 피의자?

    18개 재판 시나리오·보고서 작성 의혹 검찰, 일부 현직 판사들 피의자로 입건 문건만 작성땐 직권남용 공범 해당안돼 재판부 전달은 업무분담…피의자 신분 검찰이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을 구속기소하면서 임 전 차장의 지시로 재판 개입 등 검토 보고서를 작성한 행정처 심의관들의 사법처리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이들은 임 전 차장의 직권남용 혐의에서는 피의자도 피해자도 아니지만, 다른 혐의가 추가되면 피의자로 기소될 수도 있다. 15일 임 전 차장 공소장 등에 따르면 임 전 차장이 기소된 8개 죄명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직권남용이다. 직권남용은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거나, 다른 사람의 권리행사를 방해하는 죄다. 임 전 차장의 혐의 대부분은 행정처 기획조정실·사법정책실·사법지원실·윤리감사관실 심의관에게 보고서를 작성하게 해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것이다. 심의관들은 강제징용 손해배상, 위안부 손해배상, 전교조 법외노조 통고처분, 국정원 대선개입 등 18개에 달하는 재판의 검토 시나리오나 문제점을 지적하는 보고서를 작성한 의혹을 받고 있다. 직권남용이 보호하는 법익은 국가인만큼 국가가 피해자다. 심의관들은 검찰에서 ´임 전 차장이 시켜서 했다´고 주장했지만, 그렇다고 해도 직권남용의 피해자가 될 수는 없다. 검찰은 심의관이었던 일부 판사들을 피의자로 입건한 상태다. 지난 6월 수사에 착수한 뒤 8월부터 전직 심의관인 현직 판사들을 가장 먼저 불러 조사했다. 이들은 임 전 차장의 기획조정실장 시절 함께 일했다. 재경지검의 한 검사는 “단순히 문건만 작성했다면 직권남용의 공범이 되기는 어렵다”며 “수사를 하다 보면 공무상비밀누설이나 다른 혐의가 발견될 수 있는데, 그 혐의로 기소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일부는 직권남용의 피의자가 될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단순히 문건을 작성한 것뿐만 아니라 이를 대법원 재판연구관이나 재판부에 전달하거나, 판사 동향을 파악하고 서울중앙지방법원 단독판사회의 의장 선거에 개입하려 했던 경우 등과 관련해서다. 판사 출신인 서기호 변호사는 “단순히 문건을 작성한 데서 그치지 않고 실제로 실행하거나 전달했다면 업무를 분담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그 행위가 재판장 등 업무 관련자의 권리행사를 침해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사법농단 첫 피고인’ 임종헌… ‘공범’에 현직은 빠졌다

    ‘사법농단 첫 피고인’ 임종헌… ‘공범’에 현직은 빠졌다

    “권순일, 강제징용 건 지연 과정 보고받아” 공소장엔 적시하면서도 공범 포함은 안 돼 이동원·노정희도 사법처리 대상 제외될 듯 박병대 19일 소환… 고영한·양승태도 수사 국정원 댓글訴 개입 혐의 추가 기소할 듯재판개입 의혹 등을 수사 중인 검찰이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을 구속기소했다. 공소장에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법원행정처장을 지낸 고영한·박병대·차한성 전 대법관이 공범으로 적시됐지만 권순일 대법관 등 현직은 빠졌다. 향후 수사도 전직에 한정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임 전 차장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공무상비밀누설,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직무유기, 위계공무집행방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국고손실, 형사사법절차 전자화촉진법 위반, 공전자기록 등 위작 및 행사 혐의로 14일 재판에 넘겼다. 지난 6월 수사 시작 이후 첫 기소다. 공범에서 제외된 권 대법관은 2012년 8월부터 2년간 법원행정처 차장을 지냈다. 차장 시절 그는 강제징용 소송과 관련해 청와대를 방문한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강제징용 재상고심 판결 지연 과정에서 권 대법관이 임 전 차장(당시 기조실장)에게 보고받은 사실을 공소장에 명시하면서도, 공범에선 제외했다. 법조계에서는 또 다른 의혹이 제기된 이동원·노정희 현 대법관도 사법처리 대상에 포함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행정처 간부가 청와대에 갔다는 사실만으로 의혹이 생기는 건 아니고 당시 상황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임 전 차장의 공소장은 242쪽에 달하고, 범죄사실은 30개가 넘는다. 공소장 1쪽에는 공범관계가 적시돼 있고, 사법행정의 역할·한계·직무권한에 대한 서술도 포함됐다. 7쪽부터는 상고법원 추진, 국제인권법연구회 출범 등 당시 상황 설명도 자세히 적혔다. 15쪽부터 기재된 범죄사실은 상고법원 추진, 판사 사찰 및 탄압, 법원 조직 보호, 공보관실 운영비 등 내용상 크게 네 부분으로 나뉜다. 직권남용을 적용한 재판개입 혐의는 관련 사건만 18개에 달한다. 강제징용 손해배상, 위안부 손해배상,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법외노조, 옛 통합진보당 의원 지위 확인 소송 등이 대표적이다. 헌법재판소 파견 법관을 이용해 헌재 내부 평의 결과를 수집하거나 현대차 비정규직노조 관련 헌법소원에 개입하려 한 부분도 포함됐다. 검찰은 메르스 사태 당시 국가 배상책임, ‘박근혜 가면’ 형사처벌, 국정농단 사태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 혐의 검토에도 직권남용을 적용했다. 공보관실 운영비 3억 5000만원을 현금으로 바꿔 격려금이나 대외활동비로 유용한 혐의도 있다. 당초 구속영장에 포함됐던 국회증언감정법 위반은 공소장에서 빠졌다. 국회 고발이 있어야 기소가 가능한데, 아직 고발장이 접수되지 않았다. 위증 혐의를 포함해 현재 수사 중인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댓글사건 파기환송심 개입 의혹 등에 대해서는 추가 기소 가능성이 크다. 앞으로 검찰은 최고위 법관에 대한 조사에 전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19일 오전 9시 30분 박병대 전 대법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부른다. 전임인 차한성 전 대법관은 지난 7일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박 전 대법관의 후임인 고영한 전 대법관도 조만간 공개소환할 방침이다. 이들에 대한 조사가 끝나면 양승태 전 대법원장에 대한 조사가 불가피하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장관님·檢총장님 또 고소·고발 당했네요” 쉴 틈 없는 공무원 범죄수사

    서울중앙지검에 정부 고위직에 대한 직권남용 고소·고발이 몰리며 형사부 선임부서인 형사1부가 ‘특수부 같은 형사부’가 되고 있다. 8일 검찰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김남우)는 최근 고위 공무원 직권남용 사건을 전담하고 있다. ‘성완종 리스트’로 기소됐다가 무죄가 확정된 이완구 전 총리가 당시 수사팀장인 문무일 검찰총장을 직권남용으로 고소한 사건이 대표적이다. 임은정 검사가 성폭력 사건 감찰을 무마했다며 직권남용과 직무유기로 김진태·김수남 전 검찰총장을 고발한 사건도 있다. 전·현직 검찰총장뿐만 아니라 각 부처 장관들도 직권남용으로 줄줄이 고발당했다. 시민단체가 조명균 통일부 장관을 고발한 사건, 변호사단체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을 고발한 사건도 이곳에 배당됐다. 자유한국당이 수사 의뢰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만 심재철 의원실의 비공개 예산 정보 유출 사건을 수사하는 형사4부(부장 이진수)가 함께 수사 중이다. 수사 대상 면면만 보면 전통적으로 대형 사건을 다루는 특수부에 못지않은 것이다. 현재 서울중앙지검 특수부는 사법농단 수사에 ‘올인’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부 고위직 직권남용 외에 사회적 이목을 끄는 사건 또한 형사1부에서 도맡다시피 하고 있다. 최근 법무부 산하 검찰 과거사위원회에서 수사를 권고한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 등 임직원의 위증 사건은 위성호 신한은행장의 위증 고발 사건을 수사하던 형사1부가 배당받을 가능성이 크다. 함승희 강원랜드 사장의 횡령·배임 사건 등도 형사1부의 몫이다. 재경 지검의 한 검사는 “형사1부는 검사도 제일 많고 항상 일이 많은 편인데 요즘 직권남용 고소·고발이 늘어나다 보니 더 바빠졌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서지현 검사 “가해자에게 위자료 청구 소송, 피해자의 당연한 권리”

    서지현 검사 “가해자에게 위자료 청구 소송, 피해자의 당연한 권리”

    안태근 전 검사의 성추행 가해 및 인사 부당 개입 의혹을 폭로한 서지현 검사가 안 전 검사와 국가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한 이유를 6일 직접 밝혔다. 서 검사는 이날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소송 취지와 ‘미투’ 이후 겪고 있는 2차 피해에 대해 설명했다. 앞서 서 검사는 안 전 검사와 국가를 상대로 1억원의 위자료를 청구하는 민사소송 소장을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했다. 소장에서 서 검사는 “피고 안태근은 2010년 10월 고의로 원고를 강제추행하고 (법무부) 검찰국장으로 승진한 뒤 직권을 남용해 보복인사를 하는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면서 “다른 무엇으로도 치유가 되지 않고 어쩌면 평생 짊어지고 가야 할지도 모르는 원고의 정신 및 신체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지난 1월 안 전 검사로부터 성추행과 인사 불이익을 당했다고 폭로한 이후 서 검사는 “굉장히 고통스러웠다”고 말했다.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검찰 안팎에서 ‘유명해져서 좋겠다’랄지, ‘정치하려고 폭로했다’는 등의 2차 피해를 당하고 있다고 서 검사는 털어놨다. 서 검사는 “말도 안 되는 얘기에 일일이 해명하기가 싫어서 국내 언론 인터뷰를 하지 않았지만, 입을 다물고 있는 것만이 상책이 아니라고 생각했다”면서 기자회견을 연 이유를 설명했다. 서 검사는 “성폭력 피해자들은 먼저 유혹했다는 등 기막힌 얘기를 들으며 꽃뱀이라고 손가락질 당하고, 말투와 행동이 피해자다운 처참함을 갖췄는지 평가받는다”면서 “절도·강도·상해 피해자 누구도 이런 고통을 겪지 않는데 왜 성폭력 피해자만 겪느냐”고 토로했다.이어 “성폭력은 남녀의 문제가 아니라 권력의 문제”라면서 “강자인 가해자가 본인 멋대로 성폭력을 저지르고 피해자 입을 틀어막기 위해서 모든 음해가 진행돼 온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 검사는 “많은 성폭력 피해자들이 ‘결국 돈 받으려는 거 아니냐’, ‘꽃뱀이다’ 이런 얘기 때문에 민사소송을 꺼린다”면서 “하지만 (손해배상은) 피해자의 당연한 권리다. 그 점을 말하기 위해 이 자리에 앉았고, (다른 피해자들도) 당연한 권리를 당당히 행사할 수 있으면 한다”고 밝혔다. 소송 대리를 맡은 서기호 변호사도 “현직 검사이기 이전에 피해자의 한 사람으로서 소송을 제기한다는 것을 명확히 하고, 앞으로는 피해자의 권리를 정당하게 행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안 전 검사는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음주운전 처벌 강화법’ 동의해 놓고… 만취 운전한 국회의원 민낯

    ‘음주운전 처벌 강화법’ 동의해 놓고… 만취 운전한 국회의원 민낯

    언론 보도 후 “자숙 하겠다” 뒤늦게 사과 李의원 “음주운전은 살인행위” SNS 글 무너진 도덕성·‘이중성’ 드러나자 삭제 “윤창호법 발의 동의했는데 참담” 성명서 현직 의원 299명 중 음주운전 전과 19명 시민단체 “공천 탈락 등 무관용 원칙 필요”음주운전으로 창졸간에 가족을 잃은 사람들의 눈물이 마르지 않고 있는 가운데 누구보다 앞장서 국민의 안전을 대변해야 할 국회의원이 면허정지 수준으로 술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았다가 경찰에 적발되는 일이 일어났다. 국민들은 큰 충격과 함께 분노를 쏟아내고 있다. 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이용주(50·전남 여수갑) 민주평화당 의원이 전날 밤 10시 55분쯤 술을 마신 채로 운전하다가 강남구 청담공원 인근에서 경찰에 적발됐다. 경찰은 음주운전 의심 차가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이 의원의 차를 붙잡았다. 혈중알코올농도는 0.089%였다. 이 의원은 여의도 국회 근처에서 동료 의원 및 보좌관들과 술을 마신 뒤 집이 있는 강남구까지 15㎞가량 운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출퇴근 시 직접 운전을 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 의원을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입건한 뒤 조만간 소환해 조사할 계획이다. 더욱 충격을 주는 것은 이 의원이 최근 부산에서 음주운전 차에 치여 뇌사 상태에 빠진 윤창호씨 사건을 계기로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이 발의한 음주운전 처벌 강화 법안(윤창호법)에 동의했다는 점이다. 이 의원은 불과 열흘 전인 지난달 21일 블로그에 법안에 동참한 사실을 밝히면서 “음주운전은 실수가 아닌 살인행위로 윤창호법은 음주운전에 대한 인식과 의식을 바꾸자는 바람에서 시작된 법”이라고 했는데, 정작 음주운전에 대한 자신의 인식은 바꾸지 않은 셈이다. 현재 블로그의 글은 삭제됐다. 이 의원은 이날 오전 음주운전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자 뒤늦게 사과문을 통해 “물의를 일으켜 정말 죄송한 마음뿐”이라며 “음주운전은 용서할 수 없는 행위로 저 스스로도 용납할 수 없다. 깊은 반성과 자숙의 시간을 갖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누구보다도 모범을 보여야 할 국회의원이 음주운전을 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의원직을 사퇴해야 한다는 여론이 빗발쳤다. 네티즌 usw4****는 “최소한의 양심이 있다면 당장 사퇴하는 게 올바른 길”이라고 했다. 뇌사에 빠진 윤씨의 친구들도 성명서를 내고 “윤창호법 발의에 동의한 이 의원의 음주운전에 참담한 심경을 감출 수 없다”며 “(이것이) 대한민국 음주운전의 현실”이라고 했다. 이들은 이 의원이 윤창호법 발의에 동의했을 때 감사의 뜻으로 편지까지 보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사 출신인 이 의원은 지난 9월 본인과 배우자 명의로 강남 등에 다주택(16채)을 보유한 사실이 알려져 비판을 받는 등 논란이 되기도 했다. 고위 공직자가 ‘노블레스 오블리주’는커녕 일반 국민보다 못한 도덕성으로 질타를 받는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닌데도 도무지 개선되지 않고 있다. 현재 국회의원 299명 가운데 음주운전 전과자는 19명에 달한다. 음주운전은 인사청문회에서도 단골 논란 소재다. 현 정부만 해도 송영무 전 국방부 장관과 안경환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 조대엽 전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음주운전 이력으로 청문회에서 곤욕을 치렀다. 박근혜 정부 때는 이철성 전 경찰청장이 음주운전 이력에도 임명돼 논란이 됐고 정성근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는 음주운전 이력 등으로 끝내 낙마했다. 김삼수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치사법팀장은 “음주운전 이력이 단 한 번이라도 있으면 공천에서 탈락시키는 등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팩트 체크] 사법농단 법관 직권남용죄 적용 가능…탄핵 소추, 위헌 아니다

    [팩트 체크] 사법농단 법관 직권남용죄 적용 가능…탄핵 소추, 위헌 아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과 재판 개입 등 사법농단에 적극 가담한 현직 판사를 탄핵 소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헌정 사상 최초로 법관 탄핵 소추가 이뤄질지 관심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 국정농단에 대해 특별검사제 도입과 국회 국정조사, 탄핵 소추로 대응했듯이 사법농단에 대해서도 특별재판부 도입과 국정조사, 탄핵 소추를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사법농단과 관련해 직권남용죄 적용은 가능한가. -시민사회와 정의당은 현재까지 법원의 세 차례 내부조사와 검찰의 수사 결과로도 직권남용죄 적용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법원행정처 심의관에게 재판의 독립이나 판사의 독립을 침해하는 문건을 작성하게 한 행위와 개별 재판에 개입한 행위는 형식적·외형적으로 ‘직무집행의 외관’을 갖췄고 직권남용죄의 ‘의무 없는 일’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최근 우병우·최경환·박근혜·이명박 피고인에 대한 직권남용죄 관련 재판에서도 이 같은 판단이 이어지고 있다는 게 정의당 등의 생각이다. 다만 일각에선 사법농단 의혹이 불거진 이후 법원 스스로 직권남용죄 판단에서 ‘직권’의 범위를 좁게 해석하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사법부 독립을 침해하는 삼권분립 위배인가. -법관 탄핵 소추는 헌법이 삼권분립에 기초해 국회가 사법부를 견제하도록 마련한 제도란 점에서 삼권분립 위배 등 위헌성 논란과는 무관하다. 특히 시민사회에서는 사법권 독립 역시 국민 주권과 기본권을 지키기 위해 마련한 수단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신성불가침의 가치는 아니란 입장이다. 검찰이 사법농단 수사와 관련해 법원에 청구한 압수수색영장 208건 중 185건이 기각돼 기각률은 90%에 달한다. 국민은 이런 현상을 사법부가 사법농단에 대한 검찰 수사에 반발하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하고 있다. 법관 탄핵 소추는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이 있기까지 권한행사를 정지한다는 점에서 이 같은 사법 불신을 불식할 수 있는 유효한 수단으로 평가되고 있다. →법관 탄핵 소추는 사상 초유의 사태인가. -제헌국회 이래 국회는 현직 법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두 차례 발의했지만 모두 통과되지 못했다. 1985년 당시 유태흥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발의됐으나 부결됐다. 2009년 당시 신영철 대법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은 발의된 지 72시간 이내 표결이 이뤄지지 않아 자동 폐기됐다. 일본의 경우 1948년부터 2017년까지 탄핵 소추가 청구된 사건은 1만 9814건이며 이 중 탄핵 소추된 것은 총 9명의 재판관 대상 48건에 달한다. 미국도 총 15번의 법관 탄핵 사건이 있었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31일 “사법농단이라는 헌법 질서 유린의 사태에 직면해 관련 법관에 대해 탄핵 절차를 개시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상의 절차”라고 지적했다. →법관 탄핵 소추 의결은 가능한가. -법관 탄핵 소추를 위해선 국회 재적의원 3분의1 이상의 발의와 재적의원 과반수의 찬성 의결이 필요하다. 현재 법관 탄핵 소추에 공개 찬성 입장을 보인 건 정의당 소속 의원 5명과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 등 6명에 불과하다. 민주당(129석)도 한국당(112석)에 대한 특별재판부 설득에 앞서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바른미래당(30석)과 민주평화당(14석)도 특별재판부 구성이 우선이란 입장이다. 다만 향후 여론 추이에 따라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법관 탄핵 소추를 진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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