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현직 감독
    2026-09-20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492
  • [커버스토리] “돈 나와라 뚝딱” 전관예우는 도깨비 감투

    [커버스토리] “돈 나와라 뚝딱” 전관예우는 도깨비 감투

    법무장관을 지낸 K씨는 2002년 고검장을 퇴직할 때 재산이 8억 4000여만원이었다. 그러나 불과 6년 뒤 다시 공직에 입문할 때는 재산이 7배인 57억 3000여만원으로 늘었다. 이 중 집값 상승분 15억원과 부인의 상속재산 등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고검장 퇴직 후 변호사 개업과 함께 4개 대기업의 사외이사를 맡아 벌어들인 수입이다. ●“집값 상승·상속 늘어… 변호사 개업·사외이사 수입” 그런가 하면 현 정권에서 장관을 지낸 뒤 금융권에 몸담고 있는 또 다른 K씨는 과거 공직 퇴임 후 민간에서 일했던 10년 동안 6억여원의 재산을 31억여원으로 불렸다. “변호사 수입 등 순수입은 20억원에 못 미친다.”는 전 법무장관 K씨 측 해명에도 불구하고 전관예우의 ‘위력’이 막대하다는 사실을 웅변해 주는 대목이다. 이처럼 전관예우를 바탕으로 한 한국형 출세의 전형을 보여 주는 전·현직 고위관료의 사례는 헤아릴 수 없이 많다. 그렇다면 미국에서는 어떨까. 사실상 ‘전관예우’라는 단어 자체가 없다. 법조계만 놓고 봐도 변호사로 떼돈 벌겠다며 옷을 벗는 판검사들은 찾기 힘들다. 미 연방사법센터(FJC)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연방 지방법원 판사의 연봉은 평균 17만 4200달러, 연방 고법판사의 평균 연봉은 18만 4500달러, 연방 대법판사의 평균 연봉은 21만 3900달러다. 반면 로스쿨을 졸업하고 로펌에 취직한 1년차 변호사의 평균 연봉은 18만 달러로, 연방 지법판사와 고법판사의 중간 정도다. 돈을 많이 번 유능한 변호사들 중 일부가 판사가 됐다가 다시 민간으로 나오는 경우가 간혹 있으나 그 판사가 전관예우 덕분에 좋은 로펌에 들어갔다는 인식은 찾기 힘들다. 금융권도 마찬가지다. 빌 클린턴 정부 시절 재무장관을 맡아 미국 역사상 최장기 호황을 이끌어 낸 로버트 루빈은 월가에서 엄청난 돈을 벌고 골드만삭스 공동회장까지 올랐던 인물이다. 장관에서 물러나 씨티그룹 임원으로 자리를 옮겼지만 미국에선 이를 전관예우의 관점으로 보지 않는다. 한국과 달리 미국에 전관예우라는 개념 자체가 없는 것은 물론 제도와 관행, 문화가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젊어서 관(官)에 들어가 명예와 권력을 누리다가 퇴임 후 그 기반을 업고 기업에서 부(富)를 쌓는 것이 한국형 출세의 전형이다. 반면 미국은 젊어서 민간부문에서 능력을 발휘하고 돈을 많이 번 사람 중 일부가 명예를 추구하기 위해 관에 들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금융기관에 대한 감독권을 쥐고 있는 연방준비은행(FRB)은 아예 ‘민간 금융기관 근무 경력 5년 이상’을 채용 조건으로 하고 있다. 이렇게 채용된 공무원들은 몇년 근무하다가 다시 민간으로 자리를 옮기는 등 이동이 잦다. 그러나 한번 퇴임한 사람이 옛 직장에 연줄을 찾아 선을 대기란 쉽지가 않다. 판사들 역시 한국처럼 사시를 패스해야 하는 게 아니라 민간 변호사 중에서 유능한 인물을 그때그때 시험 없이 채용하는 시스템이어서 한국처럼 서로 끌어주는 조직문화를 찾아보기 힘들다. 그러나 ‘전관예우’라는 개념이 없는 미국의 공직사회는 또 다른 함정을 내포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한마디로 미국에서는 행정부와 의회, 그리고 기업의 유착 정도가 워낙 강해 따로 전관예우를 해야 할 필요성이 없기 때문으로, 전관예우가 없다는 것만을 공정사회의 척도로 삼을 수는 없다는 것이다. ●韓, 젊어서 官→퇴임후 기업… 美, 거꾸로 기업→官 따라서 전관예우 문제는 당장 공정사회 실현을 저해하는 사회악으로서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거대자본을 정부 등 공공부문이 제어할 수 없는 단계로까지 우리 사회가 나아가는 것을 선제적으로 제어하는 차원에서라도 강도 높게 대응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김동춘 성공회대 교수(사회과학부)는 13일 “전관예우 관행이 고착화되는 것은 우리 사회가 미국처럼 기업이 지배하는 사회로 나아가고 있다는 하나의 징후로 볼 수 있다.”면서 “아직 (완전한 기업사회인) 미국 수준은 아니지만 우리도 점점 기업이 정부의 힘을 압도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기업은 힘의 우위를 바탕으로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맞는 입법을 관철시키려 할 것”이라면서 “결국 정부나 국회의 조정기능이 약화하면서 약자들에게는 더욱 불리한 사회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서울 유대근기자 carlos@seoul.co.kr
  • SPC 통한 비자금 조성? 정·관계인사 ‘특혜인출’?

    검찰이 13일 금융감독원의 전직 비은행검사국장까지 체포함에 따라 금감원 고위층과 저축은행 간의 ‘검은 커넥션’이 점차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이날 붙잡힌 유모(61)씨는 검찰이 저축은행 비리와 관련해 체포·구속하거나 기소한 금감원 전·현직 인사 13명 중 직급이 가장 높다. 광주지검 특수부가 보해저축은행 검사 과정에서 편의를 봐 주고 시가 15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뇌물수수) 등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김모씨는 금감원 3급 검사역이다. 또 같은 은행으로부터 4100만원 상당의 풀옵션 그랜저를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된 정모씨는 2급 검사역이었다. 이 밖에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부산저축은행으로부터 1억 2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한 이모씨는 부국장급(2급) 간부였고,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 기소한 최모씨는 부산지원 수석조사역(3급) 신분이었다. 금감원도 전·현직 인사들의 비리가 속속 드러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수사 초기만 해도 금감원은 검찰이 여론에 밀려 무리한 수사를 하고 있다는 불만이 일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미 붙잡은 인사 외에 지난 수년간 저축은행 검사를 담당했던 5개 팀 30여명이 저축은행과 유착관계를 형성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이르면 이번 주말부터 소환할 예정이다. 부산저축은행 영업정지 직전 있었던 ‘특혜인출’ 의혹과 관련한 검찰 수사도 활기를 띠고 있다. 검찰은 부산저축은행의 영업정지 방침이 정해진 지난 1월 25일부터 실제 영업이 정지된 2월 17일까지 3주간 총 4300여명이 예금을 인출한 것으로 파악하고,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이들의 신원조회를 의뢰했다. 검찰은 이 중 5000만원 이상의 예금을 찾아간 사람과 가족 및 지인 등 차명으로 거액의 예금을 맡겼다가 빼낸 사람을 상대로 인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다. 만약 금융당국 관계자가 이들에게 영업정지 방침을 사전에 흘린 사실이 드러나면, 공무상 비밀누설죄로 처벌한다는 방침이다. 검찰이 이번 ‘특혜인출’에 정관계 인사가 연루돼 있는지를 살펴보고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특히 검찰이 저축은행 등으로부터 인출자들의 신원을 확인했음에도 건보에 추가로 신원조회를 요청한 것이 관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건보공단 자료를 보면 인출자들의 직업이 나온다.”고 밝혔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저축銀검사부·기업공시 심사부 금감원 인력 대대적인 물갈이

    금융감독원이 저축은행 검사 부서와 기업공시심사 부서의 인력을 대폭 교체하며 조직 개편 및 인사를 마무리했다. 권혁세 금감원장은 13일 1031명의 미보임 직원 가운데 516명(50%)을 다른 부서에 배치하는 팀원 인사를 단행했다. 이로써 취임 뒤 이어진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를 마무리했다. 특히 저축은행 검사 부서 인력은 지난해 8월 인사와 이번 인사를 통해 89명 가운데 85명(96%)을 교체했다. 대신 공인회계사(CPA) 자격증 등 전문성을 갖춘 우수 인력을 재배치했다. 기업공시심사 부서에서도 2년 이상 장기 근무자 17명 가운데 16명(94%)을 교체하는 등 비리 빈발 부서의 인적 구성을 대폭 바꿨다. 금감원 관계자는 “저축은행의 경우 일부 검사역이 검사 대상 저축은행과 유착해 금품을 받고 부실을 감추거나 검사를 소홀히 했다는 지적이 제기돼 물갈이 폭이 컸다.”고 말했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달 28일 국·실장을 포함한 현직 부서장 55명 가운데 47명(85%)를 교체하고, 지난 9일에는 팀장급 262명 가운데 185명(71%)을 교체한 바 있다. 이와 관련, 권 금감원장은 ‘고난의 행군’을 주문하며 내부 분위기를 단속했다. 이날 아침 임원 회의에서 권 원장은 “무척 힘든 시기라는 것은 모두 알고 있을 것”이라면서 “이럴 때일수록 본연의 업무에 매진해 일반 금융소비자가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안이 생기면 재빨리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업무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여 신뢰를 되찾아야 한다.”면서 “그러다 보면 금감원이 일 잘한다는 얘기가 언젠가는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감원에 대한 검찰 수사와 국무총리실 주도의 금융감독 혁신 태스크포스(TF)와 관련해서는 ‘몸 낮추기’를 당부했다. 그는 “검찰 수사나 금융감독 혁신 TF는 그쪽에서 알아서 잘 하지 않겠나.”라며 외부 상황에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해 불필요한 잡음을 일으키지 말라고 했다. 인사를 마무리한 것과 관련해서는 “임원과 간부들이 잘 다독여야 한다.”며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에 따른 내부 동요를 차단하려고 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저축銀 73명 90억 가압류 신청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돼 영업정지된 7개 저축은행의 부실 책임자에 대한 은닉재산 환수 및 재산보전 조치가 착수됐다. 13일 검찰과 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예보는 박연호 부산저축은행그룹 회장 등 부산·부산2·중앙부산·대전·전주·보해·도민저축은행 대주주 및 전·현직 임원 73명의 금융자산 90억원과 부동산 437필지에 대한 가압류 신청을 했다. 예보는 부산저축은행그룹과 관련해 대주주 등이 국내외에서 사업을 벌이고 있는 120여개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은닉한 재산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대출약정서류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부산저축은행그룹 비리 사건을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김홍일 검사장)는 이날 저축은행 검사 등 감독기관 업무와 관련해 거액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로 금융감독원 전직 국장 유모(61)씨를 체포했다. 유씨는 2003~2004년 저축은행에 대한 검사를 총괄하는 금감원 비은행검사국장으로 재직했으며, 퇴직한 뒤 2007년 모 캐피탈 회사의 감사와 부사장을 지냈으며 현재는 한 저축은행 고문으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검찰은 부산저축은행그룹이 전남 신안군 개발사업에 3000억원대 불법대출을 하면서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을 포착하고, 사실 관계를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비자금 조성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부산저축은행이 개발사업 인·허가 권한을 지닌 지자체 관계자 등을 상대로 로비를 벌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할 계획이다. 홍지민 임주형기자 icarus@seoul.co.kr
  • [사설] 금융감독권 ‘밥그릇 다툼’ 변질 안 된다

    부산저축은행 비리 및 부실검사 사태를 계기로 금융감독원의 감독권 독점 문제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견제받지 않는 권력은 반드시 부패하기 마련’이라는 논거를 앞세워 한국은행을 비롯한 일각에서는 금융감독권의 분산을 기대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과 영국 등 선진국들이 거시 건전성 강화를 위해 중앙은행의 직접조사권을 강화하고 있고, 공정한 금융거래 질서 유지 및 소비자 보호를 위해서도 감독권의 분산을 통한 협력과 견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반면 금융당국은 이번 사태의 원인은 저축은행 대주주의 도덕적 해이와 금감원 전·현직 직원의 개인적인 유착 비리에 있지 통합감독체계의 문제점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제도나 구조적인 문제가 아니라 운영 과정에서 빚어진 참극이라는 얘기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9일 출범한 ‘금융감독 혁신 태스크포스(TF)’가 명칭에 걸맞은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냐에 대해 벌써 회의적인 시각마저 대두되고 있다. 지난 3년간 되풀이된 것처럼 한은과 금융당국 간의 ‘밥그릇 다툼’으로 변질되지 않겠느냐는 우려다. 따라서 우리는 TF가 이해당사자의 목소리에 휩쓸리지 않고 금융시장 건전성과 소비자 보호라는 금융감독의 기본 취지에 맞춰 혁신안을 마련해 줄 것을 당부한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헌법의 행정권 조항을 들어 감독권 분산에 반대하지만 행정 제재의 최종 결정권을 금융위에 부여하면 위헌의 소지에서 벗어날 수 있다. 김 위원장은 상근감사제도 대신 사외이사로 구성된 감사위원회 제도 도입의 필요성을 주장했지만 지금처럼 사외이사가 연고 중심으로 선임되어서는 상근감사보다 더 부실해질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금융위기에서도 확인됐듯 금융영역별 칸막이가 사라지면서 금융상품은 감독당국이 미처 따라가기 어려울 정도로 복잡하게 발전하고 있다. 우리나라와 같은 통합감독권이 훨씬 더 효율적일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따라서 TF는 금융 검사 및 감독의 모든 부문을 검토대상에 올리되 무조건 바꿔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서도 안 된다. 그 이전에 감사가 대주주나 경영진의 그늘에서 벗어나 선량한 감시자로서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 줘야 한다. 이해당사자들은 더 이상의 장외투쟁을 자제하기 바란다.
  • [사설] 금감원 수사도 개혁도 부패척결이 요체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어제부터 부산저축은행그룹의 검사에 관여한 금감원의 검사역 30명에 대한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부산저축은행 불법·비리의 경중을 가리자면 임직원보다 오히려 금감원 전·현직 직원이 크다. 그래서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격이라는 말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들은 감시·감독을 하기는커녕 저축은행 임직원과 유착해 각종 불법행위를 방조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중점 조사 대상은 대출 청탁 및 알선, 횡령·배임을 묵인·방조하면서 금품이나 향응·접대를 받았는지 여부다. 상식선으로 보더라도 금품과 향응이 오가지 않고는 그런 불법이 나올 수가 없다. 어제 구속기소된 금감원 부산지원 수석 조사역 최모씨 역시 건설업자로부터 8000만원을 받고 부산저축은행 감사에게 부탁해 220억원을 대출받게 해준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금품 수수 비리를 밝혀내야 할 책임이 있다. 또한 검사역 몇명을 전시성으로 사법처리해서는 안 된다. 금감원은 2009년부터 20차례에 걸쳐 부산저축은행에 대해 검사를 벌였지만 문제를 확인하지 못했다. 그동안 시늉만 냈다는 것을 뜻한다. 그만큼 비리가 고질적이고 뿌리 깊다. 따라서 검찰은 윗선을 포함해 비리의 고질적인 구조를 밝혀내야 한다. 불과 얼마 전까지 금융검찰이라는 말을 들은 금감원이지만 지금은 그런 말을 했다간 비웃음만 사기 십상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우려할 정도의 대수술이 필요한 곳이다. 마침 금감원 개혁을 위한 태스크포스팀도 가동되기 시작했다. 주요 방향은 반관반민의 괴물이 된 금감원에 대한 감시·견제 기능을 회복하고, 금감원 출신의 전관예우를 방지하는 것으로 모아지고 있다. 하지만 검찰의 수사를 통해 먼저 한점 의혹이 없게 비리의 실체를 규명할 필요가 있다. 그와 더불어 비리 연루자들은 일벌백계 차원에서 엄정하게 사법처리해야 한다. 실상 파악은 금감원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부산저축은행을 감사했던 감사원 역시 늑장대응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감사원의 문제도 투명하게 밝혀 태스크포스팀에 전달해야 한다. 그래야 총체적으로 문제를 파악하고 부패 척결과 개혁의 요체를 깨닫고 추진력도 얻을 수 있다. 이번 기회에 대검 중앙수사부가 거악 척결의 중추라는 명예를 회복하기를 기대한다.
  • ‘신한銀 감사’ 사퇴 이석근씨 “감사추천제 공정한 절차 아니지만 전문성 갖추면 무조건 배제 말아야”

    ‘신한銀 감사’ 사퇴 이석근씨 “감사추천제 공정한 절차 아니지만 전문성 갖추면 무조건 배제 말아야”

    최근 신한은행 감사 내정자 자리에서 스스로 물러난 이석근(53)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 그는 금감원이 감시 대상인 금융회사에 전·현직 임직원을 감사로 내려보내는 ‘낙하산 인사’로 도마에 올랐었다. 논란 끝에 감사직을 내놨지만 할 말은 많은 듯했다. 이 전 부원장보는 8일 서울신문과 가진 전화 인터뷰에서 “내가 물러나야 낙하산 논란이 일단락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전문성을 갖췄다면 낙하산이라고 낙인 찍을 수 없다.”면서 “금감원 인사라도 전문성을 갖추고 능력이 있다면 (감사) 자리를 줘야지 무조건 배제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 전 부원장보는 금감원 감사추천제의 마지막 대상자이자 유일한 낙오자로 남게 됐다. 감사추천제란 금감원이 임직원 가운데 금융회사 감사 적임자를 추천해 내려 보내는 관행인데 지난 4일 금감원이 자체 조직 쇄신안을 발표하면서 폐지됐다. 그는 이에 대해 “감사추천제는 주관이 개입할 수 있어 공정한 절차라고 보기 어렵다. 폐지한 것이 옳다. 나도 감사추천을 받았기 때문에 사퇴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덮어놓고 금감원 출신은 금융회사 감사를 하면 안 된다는 식은 곤란하다. 불공정한 관행을 바로잡겠다고 헌법이 보장한 직업선택의 자유까지 침해하는 것이야말로 오히려 공정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이 전 부원장보는 “금융 전문가로서 평소 감사와 유사한 역할을 하는 금감원 직원이 (금융회사 감사의) 가장 적임자일 수밖에 없다.”면서 “금감원 출신자의 상당수는 (감사 선임에서) 공개경쟁을 해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자신의 사퇴를 계기로 현재 보험, 증권사 등에서 감사로 재직 중인 금감원 출신들에게 사퇴 압력이 가해지는 것에 대해 이 전 부원장보는 “당혹스럽다. 이렇게 되면 전직 감사까지 문제 삼아야 하는 등 혼란이 끝도 없이 계속될 것”이라면서 “정당한 절차를 거쳐 선임된 현직 감사들을 압박하는 것은 가혹하다.”고 말했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프로축구] 이운재·정성룡 “매운맛 기대해”

    [프로축구] 이운재·정성룡 “매운맛 기대해”

    참 얄궂은 인연이다. 전·현직 국가대표 수문장 이운재(왼쪽·38·전남)와 정성룡(오른쪽·26·수원). 2008년 허정무호가 출범할 때 주전 골키퍼는 정성룡이었다. 대표팀 수문장은 웬만하면 바뀌지 않는 자리였기에 정성룡의 미래는 장밋빛이었다. ●허정무호 출범 땐 이운재 웃어 그러나 월드컵 예선에 나선 대표팀 경기력은 위태로웠고, 허정무 당시 대표팀 감독은 ‘어린 거미손’을 신임하지 못했다. 허 감독은 음주 파문으로 대표팀 자격정지 중이던 이운재의 사면을 거론하며 정성룡을 작아지게 만들었다. 1년 징계가 끝나고 이운재가 돌아오자 장갑은 그의 몫이었다. 수비진을 조율하는 압도적인 카리스마와 골문의 안정감과 노련함은 정성룡이 넘기 힘든 벽이었다. 위치가 바뀐 건 지난해 남아공월드컵. 허정무 감독은 월드컵 최종예선 등 주요 경기에 모두 출전했던 이운재 대신 정성룡을 선택했다. 이운재의 기량이 떨어진 탓도 있었지만, 정성룡의 경기력에 합격점을 내린 까닭이었다. 월드컵 본선 8실점(4경기). 하지만 한국은 첫 원정 월드컵 16강에 진출했고, 정성룡은 넘버원 골키퍼로 입지를 다졌다. 태극 유니폼을 벗고 K리그에서도 둘의 얄궂은 인연은 이어졌다. 수원은 “1년만 더!”를 외치던 이운재 대신 성남의 정성룡을 데려오며 골키퍼 세대교체를 선언했다. 선수로 더 뛰고 싶었던 이운재는 수원의 코치직 제안을 뿌리치고 전남으로 향했다. 이운재로선 서운할 법한 마무리. 이운재는 1996년 수원의 창단 멤버로 15시즌간 골문을 지키며 343경기에 나서 20여개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미스터 블루’였기에 더욱 그랬다. 그리고 7일 K리그 9라운드 수원-전남전. 이운재는 ‘전남맨’으로 수원 빅버드를 찾는다. 감회가 남다를 터. 수원은 ‘돌아온 레전드’를 위해 깜짝 퍼포먼스를 준비했다. 수원 시절 이운재의 등번호였던 ‘1’을 세 번 강조한 111초 동안 기립 박수를 치는 행사다. 킥오프 전 수원서포터스 그랑블루를 비롯한 경기장 관중들이 111초 동안 기립 박수로 이운재에게 존경과 애정을 보여 준다는 의미다. 대형 전광판에는 이운재가 수원에서 뛰었던 영상물도 상영된다. 정성룡은 “운재형을 이기고 싶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 축구는 혼자 하는 경기가 아니기 때문”이라면서도 “전남전에서 운재형의 변함없는 기량을 확인하고 싶고, 나도 많이 성장했다는 걸 보여 드리고 싶다. 실점하지 않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운재는 “빅버드에 가는 건 가슴 벅차는 일이다. 내가 있던 팀이지만 단단히 준비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고 다짐했다. ●“실점 안한다” vs “단단히 준비” 소속팀에도 중요한 일전이다. 수원은 승점 13(4승1무3패)으로 4위, 전남은 승점 10(3승1무4패)으로 9위에 올라 있다. 순위표가 촘촘한 만큼 한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는 요동친다. 수원과 전남은 최근 리그 2경기에서 모두 졌다. 연패 사슬을 끊기 위해 이운재와 정성룡은 서로를 뛰어넘어야 한다. ‘띠동갑’ 골키퍼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VIP실체 밝혀 금융당국 커넥션 ‘정조준’

    검찰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저축은행 영업정지 직전 예금을 인출한 예금주들의 신원조회를 요청한 것은 차명계좌의 실제 명의자를 끝까지 추적해 밝혀내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검찰의 수사 의지가 강한 만큼 거액의 예금을 차명으로 맡긴 ‘VIP’ 등 사전 인출자들이 금융감독기관이나 다른 권력기관과의 ‘커넥션’이 있었는지도 밝혀질 가능성이 높다. 검찰이 지난달 29일 금융감독원의 자료 제출에도 불구하고 사전 인출 계좌에 대한 추적 영장을 청구한 것은 CIF(Customer information file)라고 불리는 고객정보 파일을 확보하기 위해서였다. CIF에는 예금주가 계좌를 개설하면서 은행에 제출한 인적사항과 주민등록번호, 주소, 연락처 등이 담겨 있다. 하지만 CIF만으로는 3588개에 달하는 계좌의 주인이 누구인지 정확히 알기 어렵다. 직업 등은 선택적 기재사항이기 때문에 정보가 없는 경우가 많다. 특히 차명으로 계좌를 개설했을 경우 실제 예금주가 누구인지를 파악하는 게 중요한데, CIF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에 검찰은 건보의 자료를 통해 예금주들의 직업이나, 재산, 가족관계 등을 파악하려는 것이다. 검찰이 차명계좌의 실제 예금주를 찾아내면 부산저축은행그룹에 거액의 돈을 맡긴 ‘VIP’의 실체를 파악할 수 있다. 검찰은 이들을 상대로 예금 인출과 영업정지 소식 입수 경위 등을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VIP들이 재력가이거나 사회적으로 지위가 있는 인물이라면, 금융 당국 등과 모종의 ‘관계’가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 금융 당국 관계자가 영업정지 사실을 흘린 게 사실로 드러날 경우 공무상 비밀누설죄로 처벌할 수 있다. 우병우 대검 수사기획관은 지난 2일 수사 결과 브리핑에서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3억원을 은행에 예금할 때 한 계좌에 모두 넣지 않는다. (가족 등 지인들 계좌로) 쪼개서 넣는 게 관행이다. 5000만원 이하 (소액) 계좌라고 제쳐 버리면 실체를 추적하지 못한다.”며 예금주 전수조사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부산저축은행그룹 주요 임직원들에 대한 기소를 마친 검찰이 다음 ‘칼끝’을 금융 당국으로 정조준하고 있다는 관측도 많다. 건보공단을 통한 사전 인출자들의 신원 확인 과정에서 금융감독기관 인사들의 차명계좌가 나올 공산도 크다. 검찰은 이미 금감원 전·현직 간부 상당수를 사법처리했으며, 점점 ‘그물망’을 조이고 있다. 금감원 출신인 부산2저축은행 문모 감사가 구속기소됐고, 중앙부산·대전·전주저축은행 감사 3명도 불구속 기소됐다. 광주지검 특수부는 금감원 출신인 이모 KB자산운용 감사를 전국에 수배했고, 보해저축은행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2급 조사역 정모씨를 구속했다. 이 밖에 금감원 부산지원의 3급 조사역인 최모씨도 부산저축은행 그룹 부실대출 수사 과정에서 개인 비리가 밝혀져 구속됐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금감원은 어떤 곳…인허가·조사·제재… 금융기관 ‘저승사자’

    “반민 반관으로서 항상 이익이 되는 쪽으로 움직이며,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른다.” 금융감독원에 대한 한 금융권 인사의 평가다. 금감원은 국내 모든 금융기관에 대한 ‘컨트롤 타워’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은행, 증권, 보험감독원, 신용관리기금 등 4개 감독 기관이 하나로 통합하며 출범했다. 은행, 증권, 보험, 저축은행, 카드, 할부금융사 등 3000개가 넘는 금융회사의 건전성을 검사하고 관리 감독하는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다. ●3000여개 금융기관 관리 감독 금융회사와 관련한 각종 인허가와 규제, 불공정 거래 조사에다가 제재까지 맡고 있다. 금융기관 입장에서 보면 ‘저승사자’나 다름없다. 예를 들어 최근 직원 비리가 끊이지 않는 기업 공시 업무는 한마디로 기업의 자금줄을 심사하는 것이다. 이처럼 권한이 크고 이해 관계가 맞물린 업무가 많다 보니 크고 작은 비리에 얽히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2000년 ‘정현준 게이트’의 핵심 인물로 지목돼 검찰의 추적을 받던 장모 국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금감원의 권력을 보여준 대표적 사례다. 부실 상호신용금고 구조 조정에 앞장선 것으로 유명했던 그가 비리에 깊숙이 연루됐다는 의혹에 파장은 일파만파로 번졌다. 하지만 장 국장은 결백을 주장하는 유서를 남겼다. 정치권에서는 금감원을 놓고 금융 사고를 방지할 능력이 없는 ‘금융 깜깜원’이라며 해체할 것을 제기하기도 했다. ●정현준 게이트·제이유 사건 ‘얼룩’ 단군 이래 최대의 금융 사기로 평가받던 ‘제이유 사건’에 연루된 금감원 직원도 있었다. 2007년 다단계업체 제이유의 주수도 회장에게 사채를 빌려 주도록 알선하고 수천만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금감원 직원 김모씨가 구속 기소됐다. 김씨는 자신이 알선해 준 대부업체 대표로부터도 금감원 조사와 관련해 금품을 챙긴 혐의를 받기도 했다. 최근 한 달 사이 기업 공시 업무나 저축은행 사태와 관련해 기소되거나 수사 대상에 오른 금감원 전·현직 직원은 10명에 달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4급까지 재산등록·감사 추천 금지… 금감원 ‘환골탈태’

    4급까지 재산등록·감사 추천 금지… 금감원 ‘환골탈태’

    금융감독원이 1999년 출범한 뒤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바람 앞의 등불 신세다. 금융 보안 대란, 저축은행 부실 및 도덕적 해이 사태 등에 대한 책임론과 전·현직 직원 비리 의혹이 집중되며 신뢰가 땅에 떨어졌다. 현직 직원이 자살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급기야 4일 이명박 대통령의 전격적인 금감원 방문이 이뤄졌다. 외부 행사에 참석 중이던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대통령의 방문 소식에 부랴부랴 돌아왔다. 이 대통령의 호된 질책에 김 위원장과 권혁세 금감원장은 고개를 숙여야 했다. 이 대통령은 금융 당국에 대한 국민의 분노를 전하면서 제도와 관행 혁파를 지시했다. 사상 유례없는 대통령의 전격적인 방문과 강도 높은 질책은 금감원의 엄청난 변혁을 예고한다. 금감원은 이 대통령 방문 직후 전 직원의 청렴도를 평가해 업무에 반영하고, 금융기관 감사 추천 관행을 폐지한다는 내용 등의 쇄신책을 제시했다. 특권적 지위를 전면 포기하고 법과 원칙에 충실한 본연의 업무 자세로 새롭게 출발한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공직자 재산등록 대상을 현행 2급에서 4급으로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보고했다. 하지만 이 정도 쇄신책만 가지고는 부족하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최근 사태로 드러난 문제점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부실 감독과 정책 실패, 전관예우다. 대검찰청 중수부는 부산저축은행그룹 비리 사건 수사 결과를 발표하며 금감원의 검사·감독 부실을 직접적으로 언급했다. 제대로 된 현장 검사가 이뤄지지 않아 대형 비리를 오랫동안 적발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감사원도 지난해 비슷한 감사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금감원의 독점적인 검사·감독 권한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지적은 그래서 나온다. 정책 실패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저축은행 문제는 글로벌 금융위기 등을 거치며 잘못된 대안으로 구조 조정 시기를 놓쳐 문제가 심화됐다는 것이다. 윤석헌 숭실대 금융학부장은 “감독 부실 이전에 정책의 문제도 있다.”면서 “저축은행 문제를 조기에 해결하지 않고 질질 끌어 온 금융위원회를 비롯한 정책 당국의 문제도 있다.”고 꼬집었다. 금감원은 저축은행은 물론 은행과 증권사, 보험사 등에 내부 임직원들을 감사로 내려보내곤 했는데 이번 부산저축은행그룹 사건을 보면 이는 결과적으로 ‘비리의 씨앗’이 됐다. 금감원은 낙하산 감사에 대한 비난 여론에 전문성을 강조했지만, 부산저축은행그룹 사건은 대주주와 경영진의 비리를 견제하지 못하고 외려 동조한 ‘눈먼 감사’의 현실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최근 김황식 국무총리는 “금융 당국 퇴직자가 민간 금융회사에 재취업해 오던 관행에 너무 관대한 기준을 적용했던 측면이 없는지 돌아봐야 한다.”며 관행을 고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임직원에 대한 채찍만 거세졌을 뿐 문제를 일으킨 근본 원인에 대한 고민은 부족한 것 아니냐고 지적한다. 전문가들은 금융 감독 시스템 자체를 변경하는 것도 검토해야 한다고 말한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규제, 감독 권한의 독점을 막아서 경쟁 시스템으로 바꿔야 한다.”면서 “금감원 외에도 예금보험공사, 한국은행으로 감독 분야를 나눠야 한다.”고 말했다. 이필상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도 “단일 감독 체계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면서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복합 감독 체계를 구축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독립성과 중립성을 보장하며 전문성과 권한, 책임 소재를 명확하게 하는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는 설명이 뒤따른다. 이 대통령 입장에서 금감원 차원의 수습책이 미흡하다고 판단되면 외부 수술 가능성도 높다. 그만큼 이 대통령의 이번 방문이 갖는 엄중한 의미를 금감원이 제대로 새겨야 할 것이다. 홍지민·오달란기자 icarus@seoul.co.kr
  • 금감원, ‘감사추천’ 폐지 검토

    금융감독원이 금감원 직원을 금융회사 감사로 추천해 내려보내는 관행을 폐지하거나 감사의 독립성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는 ‘낙하산 감사’에 대한 비난 여론에 더해 전·현직 금감원 직원이 수사선상에 오른 상황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3일 “금감원 직원을 추천하는 형식으로 금융회사에 감사를 보냈지만 앞으로는 이를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금감원 출신을 완전 배제하는 게 능사는 아니라고 보고 감사의 독립성을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저축은행의 경우 대부분 1년인 감사 임기를 2~3년으로 늘리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아울러 금감원이 추진하는 금감원·예보의 교차검사제도 도입과 예보의 단독조사 활성화 방안이 성사돼 금감원의 검사 독점구조가 깨질지 금융계는 주목하고 있다. 현재 국내 모든 금융기관의 감독과 검사는 금감원이 담당하는 단일 감독체계다. 공동검사 제도가 있지만 한국은행과 예보는 보조적인 역할에 그치고 있다. 금융 보안 대란에 이어 저축은행 부실 및 도덕적 해이 사태가 불거지며 금감원의 검사 독점이 ‘눈먼 검사’로 이어진다는 비난이 일자 금감원은 최근 입장 변화를 보이고 있다. 부산저축은행에 이어 보해저축은행·제일저축은행이 총체적 비리상을 보이며 수사대상이 된 것이 금감원의 입장 변화에 직접적인 기폭제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금감원이 이 참에 추진하는 포괄적 계좌추적권 도입에는 비난 여론이 비등하다. 계좌추적권이 없어서 저축은행 부실과 비리사태를 막지 못했느냐는 것이다. 서울 고검의 한 검사는 “금융시장의 건전성 확보라는 행정적인 목적을 갖고 있지만 포괄적인 계좌추적은 최근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라면서 “계좌추적은 수사기관도 법원 통제를 받아야 하고, 혐의를 특정해야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박선숙 의원(민주당)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해 부산저축은행을 대상으로 138일 동안 검사를 벌였다. 하지만 대주주의 비위 사실을 파악하지 못하는 부실 검사에 그쳤다. 금감원은 임직원이 금품을 받고 부동산개발업체에 600억원을 대출해줬다가 검찰로부터 기소된 제일저축은행을 대상으로 뒤늦게 현장 검사에 착수했다. 한편 한국은행과 금감원은 해외사용 목적인 김치본드(국내 시장에서 발행한 외화표시채권) 발행 자금을 국내에서 사용하는지 등을 점검하기 위해 외환공동검사 대상을 확대하고 검사기간도 연장키로 했다. 김치본드 인수형태 및 연계거래, 발행자금 용도,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을 포함한 선물환 거래내역 보고, 선물환 포지션 운영 및 관리 실태, 내부통제장치의 적정성 등을 중점 점검할 계획이다. 홍지민·오달란기자 icarus@seoul.co.kr
  • “정현준 게이트 이후 11년만의 최대 위기”

    저축은행 부실 및 도덕적 해이 사태로 책임론에 휩싸인 금융감독원이 끊이지 않는 악재에 망연자실 상태에 빠졌다. 저축은행 비리 의혹 등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되며 금감원 전·현직 직원들의 연루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2000년 ‘정현준 게이트’와 연관돼 당시 국장이 자살한 뒤 11년 만의 최대 위기라는 게 금감원의 반응이다. 3일 검찰에 따르면 보해저축은행 비리를 수사하고 있는 광주지검은 금감원 부국장 출신인 KB자산운용 감사 이모씨에 대해 뇌물 혐의로 수사를 벌이고 있다. 금감원 내부에서는 이씨가 저축은행 검사 때 횡령을 적발해 내는 등 피검기관으로부터 우수 검사역으로 추천돼 2005년 포상까지 받았던 터라 더욱 허탈하다는 분위기다. 이에 앞서 광주지검은 금감원 부국장 검사역(2급) 정모씨를 역시 뇌물 혐의로 구속하기도 했다. 정씨의 경우 이번 저축은행 수사와 관련해 검찰에 파견된 직원이라 충격을 줬다. 금감원 전·현직 직원에 대한 사법 처리는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달 23일 대검찰청 중수부는 부산저축은행그룹 수사 과정에서 적발한 개인 비리 혐의로 금감원 부산지원 수석조사역(3급) 최모씨를 구속했다. 또 서울남부지검은 부실상장기업 유상증자 과정에 도움을 건네는 대가로 금품을 받아 챙긴 혐의로 금감원 선임조사역(4급) 황모씨와 전 금감원 직원 조모·김모씨를 구속기소하기도 했다. 금감원의 한 선임조사역은 “권혁세 원장 부임 뒤 파격적인 인사와 조직 쇄신으로 새롭게 도약하려는 마당에 악재들이 끊이지 않아 힘이 빠진다.”면서 “요즘 일할 맛이 안 난다고 이야기하는 동료들이 많다.”고 말을 잇지 못했다. 금감원 직원들이 걱정하는 것은 사법처리 사태가 언제 끝날지 가늠할 수 없다는 것이다. 검찰 수사가 진행되며 금감원 직원들의 비리가 고구마 줄기처럼 이어져 나오고 있는 탓이다. 게다가 이날 부산지원 수석조사역 김모씨가 투신자살하는 사건이 일어나자 금감원은 공황 상태에 빠졌다. 김씨의 업무가 기획·홍보 담당으로 저축은행과 관련이 없지만 사건 발생 시점 때문에 불필요한 오해가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특히 검찰은 부산저축은행그룹 비리와 관련해 불법대출 과정에 가담한 금감원 간부 출신 감사에 대해서 수사를 벌이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김씨의 자살이 저축은행 사건과 관계가 없어도 앞으로 검찰 수사가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총감독 오바마, 재선 ‘파란불’

    총감독 오바마, 재선 ‘파란불’

    오사마 빈라덴 사살에 따른 정치적 수혜는 다른 누구보다 버락 오바마(얼굴) 대통령에게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그는 군 통수권자로서 이번 사살작전을 총지휘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1일 밤(현지시간) 자신이 빈라덴 제거 작전 개시 명령을 내렸다고 밝힘으로써 이번 작전이 본인의 직접적 결단에서 비롯된 것임을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특히 전임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7년 동안이나 추적했어도 잡지 못했던 빈라덴을 취임 2년여 만에 제거하는 데 성공함으로써 국민들에게 유능한 군 통수권자의 이미지를 과시할 수 있게 됐다. 이로써 오바마 대통령은 그동안 보수세력으로부터 약점으로 공격받아 온 점들, 즉 안보에 무능하다거나, ‘후세인’이라는 중간 이름(middle name)으로 미뤄 무슬림이라거나, 미국 외 출생 의혹이 있는 등 애국심이 박약하다거나 하는 등의 의구심을 일거에 날려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의 발표 내용을 보면 본인의 이 같은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빈라덴 제거에 각별한 공을 들인 것을 알 수 있다. 그는 “취임하자마자 빈라덴을 잡기 위해 중앙정보국(CIA) 등과 긴밀한 작전을 가동했다.”는 비화를 공개했으며, 이 같은 노력의 결실로 임기를 시작한 지 불과 1년 7개월 만인 지난해 8월에 벌써 빈라덴의 행적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결국 오바마 대통령은 빈라덴 제거라는 뚜렷한 업적으로 내년 재선을 앞두고 결정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제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 가도에 남은 변수는 경제다. 아무리 다른 쪽에서 공을 세워도 민생이 팍팍하면 재선에 실패할 수 있다는 교훈은 누구보다 오바마 대통령이 잘 인식하고 있다. 그가 리비아 공습에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아프가니스탄 철군을 서두르는 것도 전쟁에 쓸 돈을 민생에 투입하려는 계산이다. 반면 경제가 중요하긴 하지만 너무 엉망으로 하지만 않는다면 재선은 무난할 것이란 시각도 있다. 미국 국민 입장에서 10년 만에 ‘나라의 원수’를 잡은 대통령을 선거에서 떨어뜨리는 일은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에서다. 특히 9·11테러는 미국이 진주만 피습 이후 당한 가장 자존심 상하는 공격이었다는 점에서, 빈라덴 제거로 분출되는 애국주의는 고스란히 현직 대통령에게 투영될 공산이 크다. 1일 밤 워싱턴 시민들이 백악관으로 몰려가 기쁨을 분출한 것이 단적인 현상이다. 만일 빈라덴 사살에 대한 보복으로 알카에다가 다시 테러를 자행한다면 그것 역시 오바마 대통령 재선에 결정적으로 유리한 사건이 될 것이다. 미국은 위기에 처할 수록 대통령을 중심으로 뭉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사설] 금감원 출신의 낙하산 재취업 막아라

    “금융 안정과 신뢰의 종결자가 되겠다.”고 선언했던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이 금감원 개혁의 칼을 빼들었다. 감독 부실과 전·현직 직원의 구속 등으로 전례 없는 위기를 맞은 금감원을 일신하기 위해 국·실장 85%를 교체하고 검사 인력을 대폭 보강하는 등 출범 이후 최대 규모의 인사를 단행했다. 조만간 내부통제시스템 강화 등 제도 개선책도 내놓을 예정이라고 한다. 인적·제도적 쇄신을 통해 추락한 신뢰를 회복하고 존재감을 시장에 분명히 각인시키겠다는 뜻인 것 같다. 하지만 우리는 금감원 임직원들의 낙하산 착지 지점으로 변질된 금융기관 감사자리부터 정상화시키는 것이 급선무라고 본다. 금감원 출신의 금융기관 감사 낙하산 재취업이라는 먹이사슬부터 끊으라는 얘기다. 지난 2009년 ‘금융회사 감사 공모제’가 도입됐지만 금감원이 낙점한 자기식구 외에는 들러리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현재 증권·투신사 15명, 저축은행 9명, 은행 8명, 보험사 7명, 카드사 5명 등 모두 45명의 금감원 출신이 감사 자리를 꿰차고 있다. ‘퇴임 후 2년간 유관기관 취업 금지’라는 공직자윤리법을 피하기 위해 조직 차원에서 ‘경력 세탁’을 지원해 주고 있는 것이 금감원의 현주소다. 전문성을 살린다고 강변하지만 금융기관 내부감시보다 금감원 상대 로비스트 역할이 주된 임무 아닌가. 금감원이 금융기관 감사라는 마약을 끊지 않는 한 어떤 쇄신책도 공염불이 될 수밖에 없다. 재취업 금지기간을 획기적으로 더 늘려야 한다. 금감원 출신 감사들이 식사나 골프 접대와 같은 방식으로 후배들에게 접근하는 통로도 차단해야 한다. 그리고 로비를 통하지 않더라도 감독당국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게 예측 가능성과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 금감원은 저축은행 사태를 계기로 금융기관 감사에 대한 감사를 강화하겠다고 공언했다. 감사가 선량한 감시자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 주되 감시 소홀 등 법적인 의무를 다하지 않는 행태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감사는 감사(感謝)하는 마음으로 대주주와 금감원에 봉사하라는 자리가 아니다. 금감원의 환골탈태를 지켜보겠다.
  • 금감원 파격인사로 분위기 쇄신

    ‘최대 위기’를 맞은 금융 당국이 29일 분위기 일신과 수습책 마련에 나섰다. 금융위원회는 부당 예금 인출 사태 재발을 막기 위해 영업 정지된 저축은행 임직원과 대주주에 대해 미공개 정보 누설 금지 의무를 부과하기로 했다. 이를 어기면 처벌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유동성이 현저히 부족한 상태가 아니면 강제로 영업 정지 조치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영업 정지를 할 수 있는 유동성 부족 기준도 마련하기로 했다. 영업 정지 사실을 사전에 저축은행에 귀띔해 준 의혹을 사고 있던 금융 당국은 ‘부산 지역 국회의원이 알려줬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안도하는 분위기를 보이기도 보였다. 금융 당국의 분위기 일신책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것은 ‘권혁세식 인사’다. 금융감독원의 현직 부서장 55명 가운데 47명(85%)을 교체할 정도로 규모가 대대적이다. 검사 기능 강화를 위해 감독 부분에서 검사 부문을 분리했고, 인력도 101명이나 늘렸다. 서민·소비자 보호 기능과 정보기술(IT) 보안 강화를 위해 금융서비스개선국을 신설하고, IT서비스실을 IT감독국으로 승격시켰다. 금감원 내부적으로도 놀란 이유는 인사 규모나 조직 변동 때문이 아니라 권역 파괴에 있다. 은행통인 양현근 국장이 금융투자감독국장으로, 증권통인 이은태 국장이 은행감독국장으로, 역시 은행통인 허창언 국장이 보험감독국장으로, 보험통인 박용욱 국장이 특수은행검사국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업권별 ‘끼리끼리’ 문화를 없애고 같은 권역에서 오래 근무할 경우 생겨날 수 있는 유착을 차단하기 위한 장기 포석으로 풀이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런 인사는 정말 처음”이라면서 “조직 쇄신을 위한 원장의 고뇌와 의지가 고스란히 묻어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금감원 ‘눈 먼 감독’

    서울남부지검 형사5부(부장 김주원)는 뇌물을 받고 부실 코스닥 기업의 유상증자를 허가해 주도록 알선한 현직 금융감독원 선임조사역(4급) 황모(41)씨와 전직 조모(42)씨를 각각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와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25일 밝혔다. 검찰은 또 불구속 기소된 코스닥 상장기업 P사의 전 대표 이모(45)씨에게서 금감원 로비 명목으로 돈을 받아 이 중 일부를 황씨와 조씨에게 돈을 건넨 혐의로 전 금감원 선임조사역 직원 김모(41)씨도 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2008년 8월 이씨는 유상증자 가장납입을 위해 사채업자 최모(56·여)씨와 김모(51)씨에게 빌린 110억원 중 김씨에게 3차례에 걸쳐 5억 6000만원을 건넸고, 김씨는 이 돈 중 일부를 황씨와 조씨에게 건넸다. 가장납입이란 회사의 자본금을 장부상으로만 내고 정상적으로 납입한 것처럼 속이는 것이다. 이씨는 또 2009년 10월 유명 재벌가의 사위인 박모(38)씨가 P사를 인수할 것이라는 정보를 흘린 뒤 305억원 규모의 가장납입 유상증자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이씨와 박씨는 각각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P사 주식을 팔아 거액의 불법이익을 챙겼으며 이후 P사는 주가가 폭락해 2010년 12월 상장폐지됐다. 검찰은 이혼 후 국외로 달아나 잠적한 박씨를 기소중지 처분하고, P사의 가장납입에 돈을 댄 사채업자 최씨와 김씨를 상법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사설] 저축銀 청문회 결국 면죄부만 준 꼴 아닌가

    저축은행 부실의 원인과 책임 소재를 규명하기 위한 국회 청문회가 그제와 어제 이틀간 진행됐다. 전·현직 금융수장들을 대거 출석시킨 가운데 열린 청문회는 전 정권과 현 정권의 잘못만 따지는 ‘네탓 공방’으로 끝나고 말았다. 청문회가 아니라 추태였다. 저축은행 부실의 원인을 규명해 대책을 마련하겠다던 당초의 취지와는 달리 일방적인 추궁과 변명으로 일관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진념·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등은 첫날만 참석하고 둘째 날엔 빠지는 등 여야가 ‘증인 보호’에만 신경을 쓴 게 아니냐는 오해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이런 식이라면 청문회는 왜 하자고 했던가. 청문회에 대한 기대는 의원들의 질의 양태를 보며 일찌감치 접을 수밖에 없었다. 여당은 전 정부의, 야당은 현 정부 재임 수장들의 정책 판단 잘못으로 저축은행 부실사태가 초래됐다고 윽박질렀다. 미리 결론부터 내린 상태이다 보니 의원들은 주장만 잔뜩 늘어놓았다. 면박을 주는 데 시간을 허비하는 볼썽사나운 일도 있었다. 청문회라고 하면서 증인의 증언도 제대로 듣지 않는 구태는 여전히 반복됐다. 전·현직 금융수장들 역시 당시 상황에서는 최선의 정책 선택이었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오죽했으면 한나라당 이성헌 의원이 “전직 장관들의 금융학 개론을 듣는 자리가 아니다. 청문회를 통해 진심 어린 사과를 받고 싶은데, 여기서 지금 강의하는 것이냐.”고 질타했겠는가. 정책적 판단을 할 당시의 불가피성은 그렇다 치더라도 부작용까지 헤아리는 데 소홀했었다는 반성조차 하지 않는 ‘당당함’에 분노마저 치민다. 저축은행 사태로 애써 모은 재산을 날리게 된 서민들은 누구를 원망하라는 말인가. 저축은행 위기는 참여정부 때 부실을 낳고, 이 정부 들어 부실을 키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책 판단 잘못과 감독 부실, 저축은행 대주주의 도덕적 해이, 부동산시장 침체 장기화 등이 한데 어우러지면서 저축은행 시한폭탄의 뇌관이 터지게 됐다는 게 정설이다. 그럼에도 누구도 ‘폭탄 돌리기’를 하지 않았다니 참으로 뻔뻔스럽다. 당리당략에 빠져 이들에게 면죄부를 준 국회가 더 큰 문제다. 각성을 촉구한다.
  • [저축은행 청문회] 與野 책임 전가… 추궁도 대책도 없는 ‘네 탓 청문회’

    [저축은행 청문회] 與野 책임 전가… 추궁도 대책도 없는 ‘네 탓 청문회’

    20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저축은행 부실 원인 및 대책수립을 위한 청문회’는 원인 추궁도, 대책 마련도 부실했다. 여야는 각각 전·현 정부의 금융정책에 대한 책임론 공방에만 바빴다. 한나라당은 김대중 정부 시절 상호신용금고의 명칭을 저축은행으로 변경하고 예금자보호한도를 확대한 것과 노무현 정부 시절 ‘88클럽’(우량저축은행) 여신한도 우대조치 등이 저축은행의 부실을 촉발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은 현 정부 금융당국의 감독 부실을 질타하며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급증에 원인이 있다고 맞섰다. 정무위 한나라당 간사인 이성헌 의원은 “김대중 정부 시절 상호신용금고의 예금자보호한도를 당초 2000만원에서 5000만원까지 상향조정하고 ‘저축은행’으로 명칭을 변경하면서 예금고가 엄청나게 늘어났다.”고 말했다. 경영능력이 부족한 저축은행의 몸집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반면 민주당 간사인 우제창 의원은 “저축은행 부실의 가장 핵심 문제는 PF 대출이 급증한 것”이라면서 “2006년 윤 장관이 한 ‘88클럽’ 우대 조치가 결정적으로 시발이 됐고 현 정권 들어 계속 부동산 경기를 살리는 데 목숨 걸면서 저축은행과 건설사 간의 위험한 공생관계를 조장해온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영택 의원도 “현 정부는 2008년 9월 부실 저축은행에 대한 자율 인수·합병(M&A) 조치를 취하면서 철저한 지도감독과 부실 대주주에 대한 책임 추궁 없이 규제를 대폭 완화했으며 정부의 대책 부실로 저축은행의 PF 대출 급증 사태로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김용태 의원은 “저축은행이 PF 대출에 끼어든 가장 결정적인 초기 단계는 2002년 소형 금융기관들에 대한 소액신용대출 활성화 조치”라고 반박했다. 오후 늦게 전·현직 경제 수장들이 증인으로 참석하면서 청문회는 긴장감을 더했다. 그러나 증인신문마저 여당은 이헌재·진념 전 경제부총리 등 전 정권 인사에게, 야당은 김석동·진동수·전광우 등 이명박 정부의 전·현직 경제수장들에게 쏟았다. 핵심 증인들 역시 정책 실패를 인정하기보다는 “당시로서는 최선의 정책이었다.”며 책임을 비켜 갔다. 예금자보호한도 상향에 대해 여당의 질타를 받던 진 전 부총리는 “당시로 돌아가더라도 그 정책을 쓰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저축은행 명칭에 대해 이 전 부총리는 “당시 한나라당이 다수인 국회에서 의결해준 것”이라면서 “저는 단지 상호저축은행, 서민은행, 지방은행 등 여러 가지로 예시해 상호 변경을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원칙만 제시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 금융감독위원장으로 재직하며 88클럽 우대 조치를 주도했던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여야 모두의 공격을 피할 수 없었다. 그러나 야당은 윤 장관 개인에 초점을 뒀고 여당은 윤 장관 재직 시절이 노무현 정부였음을 강조하는 등 미묘한 차이가 드러났다. 윤 장관은 “당시로선 최선의 합리적 선택이었다. 개인의 문제가 아닌 종합적인 판단을 해 달라.”고 토로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저축은행 청문회] 前·現 경제수장 3인 ‘증인’으로 만나다

    [저축은행 청문회] 前·現 경제수장 3인 ‘증인’으로 만나다

    20일 저축은행 청문회에 증인으로 나선 전·현직 거물급 경제 관료들 가운데 ‘빅3’인 이헌재(67) 전 경제부총리, 진념(71) 전 경제부총리, 윤증현(65) 기획재정부 장관의 얽히고설킨 인연들이 새삼 눈길을 끌었다. ‘구조조정의 전도사’로 불리는 이 전 부총리에게 시선이 가장 많이 쏠렸다. 이른바 ‘이헌재 사단’으로 꼽히는 진동수 전 금융위원장, 김석동 현 금융위원장이 함께 증인으로 나섰기 때문이다. 이 전 부총리는 1968년 제6회 행정고시에 수석 합격해 재무부 관료로 승승장구하다가 1979년 ‘율산 사태’로 공직을 떠난 뒤 무려 20년 동안 재야 생활을 했다. 1998년 3월 초대 금융감독위원장을 맡았던 이 전 부총리는 외환위기 탈출의 일등공신으로 평가받는다. 2000년 1월 재정경제부 장관을 맡았다가 7개월 만에 중도하차했으나, 3년 4개월 만에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으로 부활하기도 했다. 재경부 장관 시절 예금보호 한도를 5000만원으로 올리고, 소액신용대출을 활성화하는 한편, 금고였던 명칭을 저축은행으로 바꿔 부실 사태의 단초를 제공했다는 이유에서 증인으로 채택됐다. 진 전 부총리는 재무부 모피아 출신의 이 전 부총리와는 달리 경제기획원에서 잔뼈가 굵은 정통 관료다. 국민의 정부 후반기 경제 사령탑으로 공공 부문 개혁을 주도했다. 1962년 제14회 고등고시 행정과에 최연소로 합격하며 공직에 입문했고, ‘직업이 장관’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수차례 장관직을 역임했다. 2000년 8월 이 전 부총리의 뒤를 이어 재경부 장관이 됐다. 그래서 이 전 부총리와 같은 이유로 증인으로 나서게 됐다. 윤 장관(행시 10회)은 이 전 부총리에 이어 금융당국 수장을 거쳐 경제 수장까지 오른 두 번째 경우다. 이 전 부총리가 외환위기 극복 과정에서 스타로 떠올랐다면, 윤 장관은 외환위기 발생의 책임을 지고 재경부 금융정책실장에서 물러나 오랫동안 재야에 머물러야 했다. 참여정부 시절 금융감독위원장을 지냈다는 딱지가 붙었으나, 이명박 대통령에게 능력을 인정받아 2009년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발탁됐다. 금감위원장 시절 88클럽 제도를 도입해 저축은행들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쏠림 현상에 책임이 있다고 지목됐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