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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이버클라우드 “군이 주도하고 민간이 뒷받침”…국방 소버린 AI 전략 제시

    네이버클라우드 “군이 주도하고 민간이 뒷받침”…국방 소버린 AI 전략 제시

    네이버클라우드가 군이 데이터와 인공지능(AI) 모델의 통제권을 직접 확보하면서 민간 기술을 빠르게 전력화하는 ‘국방 소버린 AI’ 전략을 제시했다. 단순히 AI 모델이나 인프라를 공급하는 데 그치지 않고, 민간 기술을 군의 실제 작전 환경에 맞게 연결·검증해 지속적으로 고도화하는 역할까지 맡겠다는 구상이다. 네이버클라우드는 18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 각 군 관계자 등 550명이 참석한 가운데 ‘국방 AI 전략 세미나’를 열었다.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는 “국방 AI는 기술 도입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군이 필요로 하는 문제를 정의하고 현장에서 검증해 전력화하는 과정까지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핵심은 데이터와 모델의 통제권을 군에 두는 것이다. 네이버클라우드는 민간의 인프라·AI 모델·애플리케이션 역량을 결집한 뒤 폐쇄망에서 군 데이터와 연결하고, 효과를 확인할 수 있는 임무부터 단계적으로 실증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이후 현장배치 엔지니어(FDE)가 실제 운용 과정에 참여해 요구사항을 반영하고 성능을 지속적으로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민간의 빠른 기술 발전을 활용하면서도 보안과 자립성이 중요한 국방 분야에서는 특정 외부 모델이나 사업자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의미가 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자체 클라우드 인프라와 AI 모델, 보안 기술을 바탕으로 인프라부터 실제 임무 적용까지 국방 AI 전환 전 과정을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기술적으로는 자율 무기체계가 서로 다른 센서와 플랫폼에서 수집한 정보를 같은 상황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공동 의미 체계’를 강조했다. 이를 위해 드론 영상과 센서 정보를 3차원 공간으로 구조화하는 공간지능과, 지형·기상·레이더 등 전장 변수를 가상 환경에서 학습·예측하는 월드모델을 활용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김 대표는 “기업의 역할은 전면에 나서기보다 군이 필요로 하는 영역에서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기술을 지원하는 것”이라며 “군과 방산기업, 스타트업, 연구기관의 역량을 연결하고 뒷받침하는 핵심 파트너가 되겠다”고 말했다.
  • 젠슨 황·저커버그, AI 규제기구 제동…앤트로픽 “AI가 AI 개발 26% 주도”

    젠슨 황·저커버그, AI 규제기구 제동…앤트로픽 “AI가 AI 개발 26% 주도”

    인공지능(AI) 개발 속도를 둘러싼 실리콘밸리의 논쟁이 ‘멈출 것이냐, 계속 달릴 것이냐’는 찬반을 넘어 실제 규제 방식과 통제의 주체를 둘러싼 문제로 옮겨가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등이 민간 주도의 AI 규제기구 설립에 제동을 건 가운데 앤트로픽은 자사 AI가 이미 AI 연구개발 업무의 26%를 주도하고 있다고 공개했다. 누가 안전 기준을 만들고, AI가 차세대 AI 개발에 관여하는 속도를 어디까지 허용할지가 새 쟁점으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황 CEO와 저커버그 CEO,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CEO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민간 주도 AI 규제기구 설립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다. 이들은 별도 기구가 만들어질 경우 오픈AI와 앤트로픽, 구글 등 선두 AI 기업에 영향력이 쏠릴 수 있다는 점을 문제 삼은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구상은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가 미국 금융산업규제국(FINRA)을 본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가 참여하는 별도 조직을 두고 AI 안전 기준과 평가 체계를 마련하자는 취지다. 황 CEO와 저커버그 CEO 등은 AI 안전의 필요성 자체보다는 특정 기업이 규칙을 만드는 구조와 외부 감독 방식에 우려를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규제기구에는 선을 그었지만 안전장치의 필요성에는 공감대가 이어지고 있다. 같은 날 찰스 3세 영국 국왕은 스코틀랜드 덤프리스 하우스에서 엔비디아와 구글 딥마인드, 오픈AI, 앤트로픽 관계자들을 만나 AI가 통제에서 벗어날 위험에 대비한 협력을 촉구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황 CEO도 ‘책임 있는 낙관론’을 강조하며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AI 시스템을 성급하게 내놓아선 안 된다는 취지로 말했다. 그동안 이 논쟁에서 비교적 말을 아껴온 아마존도 입장을 내놨다. 아마존은 로이터에 “진보와 안전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고 보지 않는다”며 모델을 출시하기 전 엄격한 시험과 강력한 안전장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다만 업계 전체가 일제히 개발 속도를 늦추는 방안에는 동참하지 않았다. 개발 자체를 늦추기보다 각 기업이 검증과 안전조치를 강화해야 한다는 쪽에 가깝다. 규제 방식을 둘러싼 공방과 별개로 AI 개발 현장의 자동화 속도는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앤트로픽은 이날 공개한 자료에서 지난달 기준 클로드가 자사 AI 연구개발 업무의 26%를 사람의 감독 아래 사실상 주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람이 긴밀하게 지시하며 함께 수행하는 단계까지 포함하면 클로드가 관여한 업무 비중은 90%를 넘었다. 지난 2월만 해도 AI가 주도하는 업무 비중은 1% 미만이었다. 앤트로픽 내부에서는 약 3만개의 AI 에이전트가 동시에 연구·엔지니어링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회사는 이들 에이전트의 행동을 실시간 또는 사후 감시하고 있으며, 지난달 10억건이 넘는 판단 가운데 약 0.002%가 실시간 감시 시스템에 의해 차단됐다고 밝혔다. 앤트로픽은 AI가 차세대 AI 개발 과정에 얼마나 깊게 관여하는지 보여주는 지표를 다른 기업들도 공개하고, 제3자의 검증을 받는 방안을 제안했다. AI가 실제 연구 속도를 끌어올린 사례도 함께 공개됐다. 앤트로픽에 따르면 클로드는 생체분자 예측·설계에 쓰이는 오픈소스 모델 30개 이상을 약 4주 동안 최적화해 평균 처리 속도를 약 4배 높였다. 단순히 연구자를 보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연구도구 자체를 개선하는 단계까지 AI의 역할이 넓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외신들은 최근의 논쟁이 ‘개발 속도를 늦출 것이냐’보다 안전장치를 AI 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 조건으로 받아들일 것이냐의 문제로 옮겨가고 있다고 짚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충분한 검증 없이 속도 경쟁을 밀어붙일 경우 대형 사고와 여론 악화가 더 강한 규제로 이어져 오히려 산업 전체의 개발 속도를 늦출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안전에 드는 비용이 혁신을 가로막는 부담이라기보다 장기적으로 혁신을 이어가기 위한 조건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 24일 전면 개방… 관음사 코스로 다시 한라산 백록담 간다

    24일 전면 개방… 관음사 코스로 다시 한라산 백록담 간다

    낙석방지시설 보수와 노후 데크 교체로 통제됐던 한라산 관음사 탐방로 삼각봉~정상 구간이 오는 24일부터 다시 열린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지난 8월 1일부터 진행한 관음사 탐방로 정비공사를 마치고 24일부터 해당 구간을 전면 개방한다고 18일 밝혔다. 탐방 예약은 21일 오전 9시부터 한라산 탐방예약 시스템에서 신청할 수 있다. 이번 공사에서는 훼손된 낙석방지책을 정비하고 안전사고 위험이 있는 구간의 노후 데크를 전면 교체했다. 재개방에 앞서 지난 15~16일 이틀간 공원시설팀이 현장을 찾아 안전시설과 탐방로 상태 등을 최종 점검했다. 세계유산본부는 오는 23일까지 관음사지소팀을 중심으로 현장 점검과 환경정비를 이어가며 탐방객들에게 재개방 일정과 안전수칙 등을 안내할 계획이다. 이번 정비는 지난해 수립한 ‘한라산국립공원 탐방로 정비계획(5개년)’에 따른 것이다. 세계유산본부는 관음사·어리목·성판악·영실·돈내코 등 5개 지구에 총 25억원을 투입해 탐방로 안전 정비를 진행하고 있다. 김형은 세계유산본부장은 “통제 기간 불편을 감수하고 협조해준 도민과 탐방객에게 감사드린다”며 “새롭게 정비된 관음사 탐방로에서 안심하고 쾌적하게 산행을 즐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 “살려주세요” 맨발로 도망친 피해자 쫓은 스토커…가짜 스펙에 속아 시작된 53일간의 악몽[듣는 그날의 사건현장]

    “살려주세요” 맨발로 도망친 피해자 쫓은 스토커…가짜 스펙에 속아 시작된 53일간의 악몽[듣는 그날의 사건현장]

    은 대한민국을 뒤흔든 주요 사건들을 통해 숨겨진 진실을 추적하는 시리즈입니다. 과거의 기록을 되짚으며 사회적 경각심을 일깨우고 정의와 안전의 가치를 깊이 있게 고찰하는 서울신문의 특화 기사입니다. 서울신문은 기사 내용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AI 음성을 이용해 기사 내용을 재구성했습니다. 이 비극적인 사건은 벌건 대낮의 서울의 아파트 단지에서 벌어졌다. 2016년 4월 19일, 평온하던 서울 송파구의 한 아파트 단지 주차장에 찢어질 듯한 비명 소리가 울려 퍼졌다. “살려 주세요!”라는 다급한 외침과 함께 한 젊은 여성이 맨발로 아파트에서 뛰쳐나왔고 한 남성이 그 뒤를 무서운 속도로 쫓아왔다. 순식간에 여성의 덜미를 낚아챈 남성은 경비원과 주민들이 보는 대낮 아파트 주차장 한복판에서 흉기를 마구 휘둘렀다. 10년 전 그날 발생한 이 충격적인 참극은 단순한 우발적 범죄가 아닌 두 달 가까이 끈질기게 이어진 스토킹이 낳은 예견된 살인이었다. 완벽해 보였던 연인, 그리고 서서히 드러난 기만과 거짓말참혹하게 희생된 고(故) 김정은 씨(당시 31세)는 한 대형 병원의 총괄 실장으로 일하며 어려운 집안의 가장 역할을 도맡아 하던 똑부러지고 정 많은 장녀였다. 가해자 한 모 씨와 김 씨는 2015년 5월 우연한 만남을 계기로 알게 되었고 약 한 달 뒤인 6월경부터 정식으로 교제를 시작했다. 당시 한 모 씨는 185cm의 훤칠한 키에 자신이 유명 증권회사에 다니고 있으며 부모님과 남동생 등 가족들은 미국에 거주하는 영주권자라고 스스로를 소개했다. 교제 초반만 해도 한 모 씨는 매일같이 김 씨의 출퇴근을 데려다주고 바래다주는 등 주변 사람들이 모두 부러워할 정도로 다정하고 헌신적인 연인의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한 모 씨의 태도는 변하기 시작했다. 김 씨가 직장 동료들과 있을 때면 수시로 전화를 걸어 “누구와 있느냐”, “남자 직원도 있느냐”고 끊임없이 캐묻는 등 전형적인 감시와 집착 증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이에 이상함을 느낀 김 씨는 한 모 씨가 근무한다고 했던 유명 증권회사에 연락해 보았고 그곳에 한 모 씨라는 이름의 직원은 애초에 없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확인하게 된다. 신뢰가 무너진 상황 속에서 거짓말이 발각되었음에도 한 모 씨의 집착은 오히려 더 심해졌고 일반적인 연인 사이라면 이별을 택하거나 신뢰를 회복하려 노력했겠지만 한 모 씨는 극도의 통제 성향을 보이며 잦은 다툼을 유발했다. 시작된 비극, 잠실대교 위에서의 살해 협박과 53일의 공포결국 만난 지 8개월여 만인 2016년 2월, 김 씨는 한 모 씨에게 “생각할 시간을 좀 갖자”며 이별을 요구했다. 그러나 한 모 씨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우리가 헤어진 지 정확히 12시간이나 흘렀네”라는 소름 끼치는 내용의 편지를 보내며 본격적인 스토킹을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모 씨는 과거 수술비 명목으로 김 씨에게 빌려 갔던 340만원을 갚겠다며 직접 만날 것을 끈질기게 강요했다. 돈을 받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한 모 씨의 차 조수석에 올라탄 김 씨를 태운 채, 한 모 씨는 잠실대교 한복판으로 차를 몰고 가 차를 세우고는 문을 잠가 버렸다. 그리고는 건네주려던 돈 봉투를 쥐고 이 돈은 못 주겠다며 위자료로 생각하라면서 다음과 같은 무서운 협박을 가했다. “전에 만났던 여자도 너처럼 날 버렸다. 그 여자 가족들까지 죽여버리려고 했는데 아쉽게 실패하고 다리만 부러뜨렸다. 하지만 이번에는 실패하지 않을 거다. 나하고 헤어지면 너하고 네 가족들 전부 죽여버릴 거다.” 이 사건 이후 공포에 질린 김 씨는 극심한 스트레스로 5kg 이상 살이 급격히 빠졌으며 결국 실어증 증세까지 보였다. 작은 소음에도 예민해져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지경이었고 언제 가해자가 나타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출근조차 할 수 없었다. 한 모 씨는 “내가 집 앞에서 죽어 있으면 좋겠냐”며 협박성 전화와 문자를 멈추지 않았고, 김 씨와 가족이 함께 사는 아파트 앞에 차를 대 놓고 옥상 등에서 치밀하게 감시를 이어갔다. 심지어 한 모 씨는 정체 모를 동영상을 USB에 담아 미국에 있는 김 씨의 남동생에게 우편으로 보내며 유포하겠다는 협박까지 일삼았다. 온 가족이 끔찍한 고통 속에 있었음에도 경찰에 선뜻 신고하지 못했던 이유는 당시 법의 한계 때문이었다. 사건이 벌어졌던 10년 전 당시 스토킹 행위 자체는 고작 범칙금 8만원짜리 ‘경범죄 처벌법’ 위반에 불과했고, 신고를 해 봤자 제대로 된 보호조차 받지 못한 채 도리어 보복만 당할 것이라는 두려움이 앞섰기 때문이다. 단 하루의 방심, 비극으로 끝난 출근길김 씨의 직장 생활을 위해 아버지는 딸의 출퇴근길을 매일같이 동행하며 밀착 보호했다. 안타깝게도 아버지는 위암 수술을 받아 지속적인 운동이 필수적인 상황이었으나 딸의 목숨을 지키기 위해 무려 2개월 동안 운동마저 포기한 채 딸의 곁을 지켰다. 한 번은 아버지가 직접 집 앞을 서성이는 한 모 씨를 만나 타일러 보내기도 했고 이후 한동안 한 모 씨의 연락이 끊기면서 상황이 호전된 듯 보였다. 시간이 흘러 사건 당일인 2016년 4월 19일, 스토킹이 포기 단계에 이르렀다고 안심한 김 씨는 자신 때문에 쇠약해진 아버지에게 오랜만에 운동을 다녀오시라고 권유했다. 아버지가 운동을 하러 집을 나선 오전, 먼발치에서 이 모든 것을 감시하고 있던 가해자 한 모 씨가 양복 차림에 검은 가방을 든 채 아파트로 침입해 김 씨의 집으로 올라갔다. 집 안에서 단둘이 남겨진 약 1시간 동안, 한 모 씨와 김 씨 사이에는 끔찍한 실랑이가 벌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극도의 공포에 질린 김 씨는 살려 달라며 맨발로 아파트 주차장을 향해 도망쳤다. 그러나 한 모 씨는 흉기를 들고 쫓아와 경비원이 말릴 틈도 없이 김 씨의 몸을 여섯 군데나 무참히 찔렀다. 31살의 이 피해자는 병원에 도착하기 전 구급차 안에서 결국 숨을 거두고 말았다. 도주와 검거, 그리고 뻔뻔한 변명으로 가득 찬 가방칼부림 직후 한 모 씨는 자신을 막아서는 주민의 차량을 피해 전력 질주하여 도주했다. 도중 자신이 놓고 온 가방을 챙기기 위해 다시 김 씨의 집으로 올라갔으나 문이 잠겨 버린 탓에 가방을 포기하고 뒷문으로 빠져나가 미리 준비해 둔 번호판 없는 오토바이를 타고 현장을 벗어났다. 사건 발생 24시간 만에 경찰의 추적 끝에 한 모 씨는 현장에서 15km 떨어진 경기도 구리시 교문동의 한 비닐하우스 옆 풀밭에서 긴급 체포됐다. 체포 직후 기자들 앞에서 한 모 씨는 태연하게 “죽일 생각은 없었습니다”라며 철저하게 고의성을 부정하고 우발적 범행임을 주장했다. 하지만 현장에 남겨진 그의 검정 가방은 명백한 계획살인임을 증명하고 있었다. 가방 안에는 손잡이를 압박 붕대로 꼼꼼히 감아 놓은 칼 3자루, 나일론 끈, 넥타이, 등산용 로프, 테이프, 면 수건, 그리고 염산이 담긴 박카스 병 2개가 고스란히 들어 있었다. 이러한 수많은 살인 도구와 증거 앞에서도 한 모 씨는 “자살하려고 가져갔다”며 어처구니없는 변명을 늘어놓았다. 검경의 조사와 재판 과정에서는 “내가 이별을 요구했는데 김 씨가 거부했다”, “김 씨가 먼저 흉기를 들었다”, “너무 사랑했는데 김 씨가 내 사랑을 배신해서 홧김에 죽였다”라며 단 하나의 진실도 없이 피해자에게 모든 원인을 뒤집어씌우는 파렴치한 언행을 일삼았다. 남겨진 유가족의 눈물가해자 한 모 씨는 재판에 넘겨진 후 변호사를 무려 4명이나 선임했다. 한 모 씨 측은 과거 미국 유학 시절 자해를 한 적이 있다며 우울증과 정신 병력을 핑계로 감형을 주장했다. 딸을 지키지 못했다는 깊은 죄책감과 슬픔에 빠진 김 씨의 부모님은 매일같이 거리에 나가 시민들에게 서명을 호소했고, 그렇게 모인 탄원서는 무려 3만 8천여통에 달했다. 피해자의 어머니는 가해자에게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선고해 달라는 탄원서를 매일같이 제출했다. 1심 재판부는 검찰의 사형 구형 끝에 한 모 씨의 잔혹한 수법과 계획적 살인이라는 점을 양형 가중요소로 삼아 무기징역을 선고하고 20년간의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했다. 한 모 씨는 정신 이상을 주장하며 항소하여 재판을 지연시켰으나 법무부 감정 결과 ‘이상 없음’으로 판명 났고, 2심에서도 무기징역이 내려졌으나 위치추적 부착 명령은 기각됐다. 결국 2017년 9월, 대법원은 상고를 기각하며 한 모 씨에게 무기징역을 최종 확정 지었다. 어느덧 참혹했던 그날로부터 1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하지만 정은 씨는 2016년 4월 19일 하루에 살해당한 것이 아니다. 스토킹이 시작된 그날부터 53일간 서서히 진행된 잔혹한 연쇄 살인의 희생자였다. “피해자의 부모가 애쓰지 않아도, 서명 하나 탄원서 한 장 더 받으려고 뛰어다니지 않아도 엄정한 법의 처벌이 내려지는 그런 세상이 되길 바란다” 당시 손수 탄원서를 돌리던 김 씨 부모의 애달픈 외침이다.
  • ‘공공데이터·AI가 만드는 새로운 부산 여행’ 공모전 우수 아이디어 3건 선정

    ‘공공데이터·AI가 만드는 새로운 부산 여행’ 공모전 우수 아이디어 3건 선정

    부산관광공사는 2026년 부산관광공사 공공데이터·AI 활용 아이디어 공모전 결과 BUSAN SAFE-FLOW(최우수), BUSAN LOCAL LOOP(우수), 다누비 AI(장려) 등 3건을 우수 아이디어로 선정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공모전은 공공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창의적인 부산 관광 서비스를 발굴하기 위해 전 국민을 대상으로 지난달 18일부터 9일까지 진행됐으며, 총 68건의 아이디어가 접수됐다. 최우수상에 선정된 ‘BUSAN SAFE-FLOW’(출품자 김모씨)는 기상·혼잡·교통통제 등 돌발상황 발생 시 공공데이터와 AI를 활용해 대체 이동 경로와 관광 일정을 재설계하는 안전 여행 서비스다. 우수상 ‘BUSAN LOCAL LOOP’(출품자 오모씨)는 관광객의 반복 질문과 현장 정보 차이를 AI로 분석해 정보 공백을 발굴하고 공공 관광 정보 개선으로 환류하는 로컬지식 순환 체계이며, 장려상 ‘다누비 AI’(출품자 윤모씨)는 태종대 관광객의 체류시간·이동방식·관광목적 등을 반영해 실제 가능한 맞춤형 관광코스를 제안하는 의사결정 AI 서비스다. 공단은 우수 아이디어와 기존 관광사업 및 서비스와의 연계를 검토하고, 실현 가능성이 높은 아이디어는 향후 신규사업 기획과 관광 서비스 개선에 활용할 예정이다. 이정실 공사 사장은 “이번 공모전을 통해 단순 공공데이터 개방에서 나아가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AI 기술이 더해지면 실제 관광 서비스와 정책으로 확장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라고 말했다.
  • [포착] “미국인은 모르는 현실” 폭로…이란이 박살 낸 미군 기지들, 현직 군인이 제보

    [포착] “미국인은 모르는 현실” 폭로…이란이 박살 낸 미군 기지들, 현직 군인이 제보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선제 공습으로 전쟁이 시작된 뒤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의 공습에 파괴된 중동 내 미군 기지들의 실상이 폭로됐다. 미국 CBS뉴스는 15일(현지시간) “미군 내부의 엄격한 언론 통제로 인해 익명을 요구한 현역 군인들이 CBS뉴스에 제보한 것”이라며 여러 장의 사진을 공개했다. 해당 사진은 중동의 여러 미군 기지의 건물과 차량, 항공기 등이 광범위하게 파괴되고 손상된 모습을 담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프린스 술탄 공군기지에서 촬영된 한 사진은 4개의 엔진을 탑재한 보잉 E-3 센트리(Sentry) 조기경보기의 뒷부분이 직격탄을 맞아 잘려 나간 채 검게 그을린 모습을 담고 있다. 해당 공격은 지난 3월 27일에 발생했다. 사우디에서 촬영된 또 다른 사진에서도 뼈대만 남은 건물과 병영의 모습을 볼 수 있다. CBS뉴스는 “이 구조물들은 수류탄과 박격포 공격을 막아내는 T자형 시멘트 방벽 바로 옆에 서 있었지만 공습에는 속수무책이었다”고 전했다. 쿠웨이트의 캠프 부에링 상황도 비슷했다. 해당 기지는 쿠웨이트 시티에서 멀리 떨어진 북서쪽 외딴 사막 지역에 있으며 미 육군 지상군과 장갑차, 일부 항공기들이 집결하는 전략적 기지로 꼽힌다. 이란 공격 직후 파괴된 캠프 부에링의 모습도 처참했다. 트레일러들이 파괴돼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인데다 그 범위도 상당히 광범위한 것이 특징이다. 해당 지역에 파병 중인 한 현역 군인은 CBS뉴스에 “이 사진들은 미국인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우리 기지의 심각한 피해 현장”이라며 “우리는 눈을 감은 채 서서 얼굴에 펀치를 맞고 있었다”고 말했다. “미군 항공기 50대 넘게 망가졌다”앞서 미 국방부 감찰관실은 지난 14일 이란 전쟁에서 중동 내 미군 기지와 외교 시설의 손실 규모를 처음으로 공식 집계한 특별보고서를 공개했다. 감찰관실은 이 보고서에서 전쟁이 발발한 2월 28일부터 6월 30일까지 이란의 공격으로 쿠웨이트, 바레인,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오만, 이라크, 요르단의 미군 기지 내 건물과 구조물 수백 곳이 파손·파괴됐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전쟁 동안 F-15E 4대, KC-135 공중급유기 7대, AH-6 헬리콥터 4대, MQ-9 리퍼 드론 최소 30대를 포함해 50대 이상의 미군 항공기가 손상을 입거나 파괴됐다. SM-3, PAC-3(패트리엇 요격미사일) 등 핵심 함대공·지대공 요격미사일과 공습용 정밀유도폭탄(JDAM 등) 등 주요 탄약 재고가 심각하게 소모됐다는 사실도 보고서에 포함됐다. 보고서는 이번 전쟁으로 미군의 전통적 작전 수행 방식이 변화했다고 짚기도 했다. 중동 작전을 관할하는 미 중부사령부(CENTCOM)가 이란과 그 대리세력의 공격이 계속되자 인력과 자산, 군수 저장시설을 이동 배치했다는 것이다. 바레인에 주둔한 미 해군 거점기지의 파괴로 인도양의 디에고가르시아섬이 군수 거점이 되면서 재보급 주기가 14일에서 18일로 길어지기도 했다. 바레인 기지와 관련해 훙 카오 미 해군장관 대행은 지난 9일 미국 매체 에포크타임스에 “이란이 바레인을 박살냈다”고 평가한 바 있다. 트럼프, 이란 전에 52조원 지출미국은 개전 이후 최근까지 이란 전쟁에 약 380억 달러, 우리 돈으로 52조원 가량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 의회의 초당파적 예산 분석기관인 의회예산국(CBO)이 15일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8월 1일 기준 이란과의 무력 충돌에 따른 미 국방부 지출 비용을 약 380억 달러로 추산했다. 여기에는 전투로 인해 소모된 탄약과 손실된 장비의 교체 비용, 비행시간 증가에 따른 비용, 기타 작전 관련 비용과 연료비 등이 포함됐다. 문제는 이란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전쟁 수행에 따른 비용이 계속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CBO는 “전투가 지난 5~6월처럼 낮은 강도로 지속되면 매달 20억 달러(한화 약 2조 7000억원)이, 지난 7월 수준으로 격화하면 매달 30억 달러(약 4조 1000억원)의 비용이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 뉴몰든 K팝 어워즈 2026, 현지인 3000여 명 모였다… 한국 문화·식품 접점 확대

    뉴몰든 K팝 어워즈 2026, 현지인 3000여 명 모였다… 한국 문화·식품 접점 확대

    영국 런던 뉴몰든에서 열린 ‘New Malden K-POP Awards 2026’이 이틀간 약 3000명의 방문객을 모으며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은 뉴몰든 K팝 어워즈는 K팝 커버댄스와 보컬 경연에 한국 식품과 문화 체험을 더한 영국 한류축제로 확대됐다. 행사는 지난 8월 28일부터 29일까지 뉴몰든 하이스트리트와 New Malden Methodist Church에서 진행됐다. 특히 뉴몰든 지역 최초로 킹스턴어폰템스 왕립구(Royal Borough of Kingston upon Thames)로부터 하이스트리트 전면 도로 통제 허가를 받아 야외 축제 형태로 개최됐다. 실내 공연장에서는 K팝 경연이 진행됐고, 야외에서는 한식과 한국 식품, K-뷰티, K팝 굿즈, 한국 문화 체험 부스 등이 운영됐다. 첫날 열린 K팝 커버댄스와 보컬 경연에는 46개 팀이 참가했다. 예선을 거쳐 25개 팀이 둘째 날 결승에 진출했으며, 300석 규모로 마련된 결승전은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최종 우승은 ‘NV’, 준우승은 ‘Libby’가 차지했으며, 공동 3위에는 ‘Meowchi’와 ‘Mike’가 올랐다. SNS 스타상은 ‘Daon’이 수상했다. 영국 K팝 그룹 dearALICE도 특별 게스트로 참여했다. 무대 공연에 이어 팬사인회가 진행됐으며, 행사 진행은 한국어 콘텐츠 크리에이터 ‘코리안빌리’가 맡았다. 둘째 날에는 판소리 공연으로 개막 무대를 열어 한국의 전통문화와 현대문화를 함께 선보였다. 이번 행사는 K팝 공연을 관람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한국 식품과 지역 특산품을 현지에서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자리로도 꾸며졌다. 런던 기반 한국 식품 유통·정육·외식 기업 트리스톤(Treestone)이 메인 후원사로 참여했으며, 담양군과 샘표가 공동 후원했다. 야외 도로 통제 구간에는 조리 한식과 한국 식품, 음료, K팝 굿즈, K-뷰티 등 다양한 부스가 마련됐다. 담양군은 지역 브랜드 홍보관을 마련해 대표 특산물인 담양쌀을 비롯해 대잎차, 한과, 대나무 가공품 등을 선보였다. 방문객들이 제품을 직접 맛볼 수 있도록 한과와 대잎차 시식을 운영했으며, 담양쌀은 현장 판매를 진행해 준비된 물량이 조기에 판매되는 등 높은 관심을 받았다. 또한 담양군에서 제작한 홍보 리플릿을 배포하고 특산품과 지역에 대한 설명을 곁들여 담양의 먹거리와 관광자원을 알렸다. 샘표는 고추장을 중심으로 다양한 소스와 양념, 조미료, 김 등을 소개하는 홍보·판매 부스를 운영했다. 제품을 직접 시식해 볼 수 있도록 하는 동시에 음식별 활용법과 조리 방법 등을 안내해 방문객의 이해를 높였다. 특히 인근 한식 부스에서 떡볶이와 파전 등을 경험한 방문객들이 샘표 부스를 찾아 관련 소스를 구매하는 등 한식 체험이 실제 제품 구매로 연결되는 모습도 확인됐다. 행사 참가자와 관람객 가운데 현지 영국인의 비중이 높았다는 점도 눈에 띈다. 뉴몰든은 영국 최대 한인 밀집 지역으로 한인 소비자와 현지 소비자가 함께 존재하는 시장인 만큼, 이번 행사는 K팝을 매개로 한국 문화와 식품을 현지 소비자에게 알리는 접점을 넓혔다는 평가다. 주최 측은 올해 도로 통제와 야외 부스 운영을 통해 지역 축제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2027년에는 방문객 5000명 규모의 행사를 준비하고 유럽 다른 도시로 참가 범위를 넓히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어, 향후 기업과 지자체의 참여를 확대할 수 있는 행사로 발전할지 주목된다.
  • 김승원 “의혹으로 심려 끼쳐 송구…수사정보 정치적 이용 바로잡겠다” 한동훈 정조준

    김승원 “의혹으로 심려 끼쳐 송구…수사정보 정치적 이용 바로잡겠다” 한동훈 정조준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국민이 안심하고 신뢰하는 책임형 형사사법 체계를 정착시키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모두발언에서 “이재명 국민주권정부의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서 국민의 권리와 안전을 지켜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공소청의 조직·인력·예산을 빈틈없이 준비하고, 수사·기소 분리의 취지를 직제와 운영에 반영하겠다”며 “공소청이 인권을 지키며 기소와 공소 유지의 책임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발언은 최근 입법 예고된 공소청 직제안을 두고 여권을 중심으로 비판이 나온 데 따라 주무 부처 장관 후보자로서 입장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법무부가 지난 4일 입법 예고한 공소청 직제안은 일반직 정원을 8414명에서 6120명으로 줄이면서도 검사 정원은 2292명을 유지하고, ‘사법통제부’를 둔다는 내용을 담았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수사 기능이 폐지됐는데도 기존 검찰청의 검사 인력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재명 대통령은 수정과 보완을 지시했다. 김 후보자는 또 “관계 부처와 협력해 사건을 덮거나 증거를 누락하는 등 위법·부실 수사를 막고, 처리 지연을 해소하겠다”며 “수사 정보의 정치적 이용도 바로잡겠다”고 강조했다. ‘수사 정보의 정치적 이용’은 앞서 김 후보자를 둘러싼 ‘코로나19 신약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을 제기한 한동훈 무소속 의원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민주당이 지적한 부분이다. 민주당은 한 의원이 검찰 내 일부만 알 수 있는 정보를 확보해 언론에 공개해 김 후보자를 공격하며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 후보자는 “장관으로 일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입법으로 마련한 개혁을 현장에서 완성하겠다”며 “권력과 자본에는 엄정하고, 피해자와 사회적 약자에게는 든든한 법무행정을 펼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자신을 둘러싼 신약 임상시험 승인 청탁과 현직 판사와의 유착, 배우자·자녀 관련 가족 특혜 등 각종 의혹에 대해선 “청문회를 준비하는 동안 제가 걸어온 길과 부족했던 점을 돌아봤다”며 “저와 관련한 의혹으로 국민께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고 말했다.
  • [단독] 회장·사외이사도 ‘성적표’ 받는다… 금융사 ‘연임 동맹’ 제동

    [단독] 회장·사외이사도 ‘성적표’ 받는다… 금융사 ‘연임 동맹’ 제동

    경영진 정기 평가, 연임 심사에 반영 법 강제 아닌 금융사 ‘자율 쇄신’ 유도영국식 ‘CEO 사전 승인제’도 검토“낙하산 우려” “형식적 평가” 엇갈려 금융당국이 금융지주 회장과 사외이사를 정기적으로 평가하고, 그 결과를 연임 심사에 반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회장과 이사회가 서로에게 후한 점수를 주며 임기를 이어가는 ‘그들만의 연임’을 막겠다는 취지다. 장기적으로는 영국처럼 감독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최고경영자(CEO)를 선임할 수 있게 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1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조만간 발표할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방안에 이러한 방향을 담을 계획이다. 우선 법으로 강제하기보다 은행권 자율규제 지침인 모범규준에 평가체계를 넣는 방안이 유력하다. 금융회사가 회장과 사외이사의 경영성과, 내부통제, 위험관리 등을 평가하고 이를 연임 여부에 실질적으로 반영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최근 KB금융지주 이사회가 업계 예상을 깨고 CEO 교체를 선택하면서 금융회사 스스로 경영진을 검증하고 부적합한 인사를 걸러내야 한다는 쪽으로 무게가 실리고 있다. 경영진 평가체계를 당장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에 못박지 않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하지만 회사의 자체 평가만으로 회장과 이사회 간 유착을 끊을 수 있느냐는 의문도 남는다.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지주 사외이사 32명 가운데 75%인 24명은 현 회장이 선임된 뒤 이사회에 합류했다. 대부분 사외이사의 임기가 4~5년에 이르러 회장과 상당 기간 임기를 함께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회장과 사외이사가 소통하는 자리가 적지 않고 회장 임기 중 선임된 사람은 ‘내 사람’이라는 인식도 있어 끈끈한 관계가 유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당국은 금융감독원이 가장 객관적인 평가 주체가 될 수 있을 것이라 보고 있다. 모범규준을 통해 각 사가 자체 평가한 CEO 성적표를 금감원이 받아보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별도의 외부 평가기구를 만들면 제한된 금융권 전문가들이 또 다른 인맥 집단을 형성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자체 평가에 문제가 드러나면 평가자에게 법적 책임을 묻는 방안도 논의 대상이다. 현재도 금감원은 개별 금융사의 경영실태평가를 통해 내부통제와 리스크 관리 체계를 살피고 있다. 다만 보다 직접적인 CEO 평가를 하게 되면 관치 논란이 일 수 있다는 점에서는 당국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당국의 참고 모델은 영국이 2016년 도입한 ‘고위경영자 인증제도’(SM&CR)다. 영국에서는 금융사 CEO나 상급 임원 자리에 오르기 위해서는 해당 경영자의 적합성에 대한 자체 평가 등을 감독당국에 제출해 승인을 받아야 한다. 부적격하다고 판단되면 감독당국이 승인을 거부해 사실상 선임을 무산시킬 수 있다. 영국에서는 2016년 이 제도가 도입됐는데, 당시 금융사의 불완전 판매에 대한 사회적 비판이 일며 제도 도입의 필요성이 공감을 얻은 덕에 관치 논란이 크지 않았다. 금융권에서는 벌써부터 반발이 감지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존의 이사회 내 내부통제위원회나 회장후보추천위원회 등이 자체 평가 역할을 하고 있는데 금감원이 선임 절차에 개입하면 정권 입맛에 맞는 낙하산 인사가 오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반대로 법률로 강제하지 않고 모범규준으로만 평가체계를 만들도록 두면 강제성이 떨어져 변화가 미미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금융위는 2014년에도 사외이사 평가체계를 강화하는 안을 제시한 바 있으나 현장에선 ‘가장 우수’ 또는 ‘우수’ 등의 관대한 자체 평가가 이어졌다. 정석호 한국의결권자문 대표는 “현재 이사회 평가는 출석이나 찬반 여부만 따지는 등 형식적인 면이 있다”며 “실질적인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창민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는 “관치 논란을 피하기 위해서는 감독당국의 평가요소 설계가 관건일 것”이라며 “중대한 결격사유를 보는 정도라면 당국의 업무 범위로 볼 수 있다”고 제언했다.
  • [단독] 금융지주 ‘연임 동맹’ 제동…회장·사외이사 ‘성적표’ 받는다

    [단독] 금융지주 ‘연임 동맹’ 제동…회장·사외이사 ‘성적표’ 받는다

    금융당국이 금융지주 회장과 사외이사를 정기적으로 평가하고, 그 결과를 연임 심사에 반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회장과 이사회가 서로에게 후한 점수를 주며 임기를 이어가는 ‘그들만의 연임’을 막겠다는 취지다. 장기적으로는 영국처럼 감독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최고경영자(CEO)를 선임할 수 있게 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1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조만간 발표할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방안에 이러한 방향을 담을 계획이다. 우선 법으로 강제하기보다 은행권 자율규제 지침인 모범규준에 평가체계를 넣는 방안이 유력하다. 금융회사가 회장과 사외이사의 경영성과, 내부통제, 위험관리 등을 평가하고 이를 연임 여부에 실질적으로 반영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최근 KB금융지주 이사회가 업계 예상을 깨고 CEO 교체를 선택하면서 금융회사 스스로 경영진을 검증하고 부적합한 인사를 걸러내야 한다는 쪽으로 무게가 실리고 있다. 경영진 평가체계를 당장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에 못박지 않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하지만 회사의 자체 평가만으로 회장과 이사회 간 유착을 끊을 수 있느냐는 의문도 남는다.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지주 사외이사 32명 가운데 75%인 24명은 현 회장이 선임된 뒤 이사회에 합류했다. 대부분 사외이사의 임기가 4~5년에 이르러 회장과 상당 기간 임기를 함께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회장과 사외이사가 소통하는 자리가 적지 않고 회장 임기 중 선임된 사람은 ‘내 사람’이라는 인식도 있어 끈끈한 관계가 유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당국은 금융감독원이 가장 객관적인 평가 주체가 될 수 있을 것이라 보고 있다. 모범규준을 통해 각 사가 자체 평가한 CEO 성적표를 금감원이 받아보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별도의 외부 평가기구를 만들면 제한된 금융권 전문가들이 또 다른 인맥 집단을 형성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자체 평가에 문제가 드러나면 평가자에게 법적 책임을 묻는 방안도 논의 대상이다. 현재도 금감원은 개별 금융사의 경영실태평가를 통해 내부통제와 리스크 관리 체계를 살피고 있다. 다만 보다 직접적인 CEO 평가를 하게 되면 관치 논란이 일 수 있다는 점에서는 당국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당국의 참고 모델은 영국이 2016년 도입한 ‘고위경영자 인증제도’(SM&CR)다. 영국에서는 금융사 CEO나 상급 임원 자리에 오르기 위해서는 해당 경영자의 적합성에 대한 자체 평가 등을 감독당국에 제출해 승인을 받아야 한다. 부적격하다고 판단되면 감독당국이 승인을 거부해 사실상 선임을 무산시킬 수 있다. 영국에서는 2016년 이 제도가 도입됐는데, 당시 금융사의 불완전 판매에 대한 사회적 비판이 일며 제도 도입의 필요성이 공감을 얻은 덕에 관치 논란이 크지 않았다. 금융권에서는 벌써부터 반발이 감지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존의 이사회 내 내부통제위원회나 회장후보추천위원회 등이 자체 평가 역할을 하고 있는데 금감원이 선임 절차에 개입하면 정권 입맛에 맞는 낙하산 인사가 오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반대로 법률로 강제하지 않고 모범규준으로만 평가체계를 만들도록 두면 강제성이 떨어져 변화가 미미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금융위는 2014년에도 사외이사 평가체계를 강화하는 안을 제시한 바 있으나 현장에선 ‘가장 우수’ 또는 ‘우수’ 등의 관대한 자체 평가가 이어졌다. 정석호 한국의결권자문 대표는 “현재 이사회 평가는 출석이나 찬반 여부만 따지는 등 형식적인 면이 있다”며 “실질적인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창민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는 “관치 논란을 피하기 위해서는 감독당국의 평가요소 설계가 관건일 것”이라며 “중대한 결격사유를 보는 정도라면 당국의 업무 범위로 볼 수 있다”고 제언했다.
  • “자치경찰제, 투명성·민주적 통제 강화해야” 지방자치학회 학술대회

    “자치경찰제, 투명성·민주적 통제 강화해야” 지방자치학회 학술대회

    자치경찰제도의 투명성과 민주적 통제 강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대한지방자치학회 하계학술대회에서 나왔다. 14일 대한지방자치학회에 따르면 최근 ‘지방시대, 주민의 삶을 바꾸는 지역정책의 새로운 방향과 과제’를 주제로 열린 학술대회에서는 최근 사회적 현안으로 떠오른 자치경찰제의 성과와 향후 발전 방안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가 이어졌다. 박동균 대구한의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현장에서 본 자치경찰의 성과와 과제’를 주제로 발제에 나섰다. 제1기 대구시 자치경찰위원회 상임위원 겸 사무국장을 지낸 박 교수는 “대한민국의 높은 치안 수준 배경에는 현장 경찰관들의 헌신과 주민·지방자치단체·지역사회가 함께하는 협력치안이 있다”며 “경찰과 주민이 소통하고 지역 위험요인을 함께 해결하는 커뮤니티 폴리싱(지역사회 경찰활동)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진행된 토론에서는 자치경찰제도의 투명성과 민주적 통제 강화 필요성이 제기됐다. 지정토론자로 나선 손경희 경국대 교수는 최근 제기된 ‘향찰’ 논란을 언급하며 “경찰과 지역사회 간 부적절한 유착, 수사정보 유출, 외부 압력과 이해충돌의 위험성을 보여준 사례”라고 진단했다. 좌장을 맡은 정윤길 동국대 교수는 자치경찰위원회 독립성·전문성 제고와 함께 주민참여형 외부통제기구 마련, 수사 독립성, 감찰 공정성, 이해충돌 방지 및 내부고발자 보호체계 강화를 발전 과제로 제시했다. 참석자들은 이상동기 범죄, 정신건강 문제, 가정폭력, 학교폭력, 고독사 등 복합화되는 지역 안전문제 해결을 위해 경찰·지자체·복지·교육·의료기관·주민조직이 참여하는 ‘지역안전 거버넌스’ 구축에 뜻을 모았다. 이와 함께 경찰을 국가경찰과 자치경찰로 이원화하고, 인사·조직·재정 권한을 지방정부로 이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박동균 교수는 “자치경찰의 성공은 시민과 현장 경찰관에게 달려 있다”며 “지역주민과 가장 가까운 읍면동 단위의 공동체 예방치안 확립이 시급하며, 이번 경찰개혁 추진과정에 자치경찰의 현실적 발전방안이 반드시 반영돼야 한다”고 밝혔다.
  • 섬진강유역환경청 유치전 후끈···전남·북·경남 5개 시·군 경쟁

    섬진강유역환경청 유치전 후끈···전남·북·경남 5개 시·군 경쟁

    섬진강 유역을 전담할 ‘섬진강유역환경청’ 신설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지방자치단체들의 유치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올해 주요 업무계획에 ‘섬진강을 포함한 5대강 물관리 체계 전환’을 담았다. 이에 따라 국내 5대 강 가운데 유일하게 독립적인 유역환경청이 없는 섬진강 수계를 둘러싸고 섬진강유역환경청 신설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유치전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현재 적극적으로 뛰어든 지역은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광양시·구례군·곡성군과 전북 남원시, 경남 하동군 등 5곳이다. 섬진강 상·하류와 하구에 자리한 이들 지자체들은 유역환경청이 들어설 경우 수백명 규모의 상주 인력 유입과 지역 경제 활성화 효과는 물론 환경 행정의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어 저마다 최적지임을 주장하고 있다. 광양시는 섬진강 하구와 광양만을 연결하는 거점도시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섬진강 수질과 수생태계 보전뿐 아니라 하류지역 염해 피해와 물 이용 갈등, 광양만권 국가산업단지 환경 문제까지 종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시는 지난 7일 ‘제7회 푸른 하늘의 날’ 기념행사에서 시민과 광양시의회, 환경단체, 기업인 등이 참여한 가운데 섬진강유역환경청 신설과 광양 유치를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열었다. 박성현 광양시장은 “섬진강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전담 환경행정기관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섬진강 하구와 광양만을 연결하는 광양이 최적의 거점인 만큼 시민들과 함께 유치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구례군도 유치전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군은 섬진강 상·하류를 연결하는 지리적 중심에 있고 지리산과 섬진강이 만나는 생태적 상징성을 갖췄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2020년 섬진강 수해 당시 큰 피해를 본 지역이라는 점도 현장 중심의 재난 대응체계가 필요한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곡성군은 섬진강 유역의 중심부이자 상류와 하류를 잇는 지역이라는 점을 부각하고 있다. 섬진강과 보성강이 만나는 수계 특성과 침실습지 등 생태자원을 바탕으로 통합 물관리와 현장 대응에 유리하다는 입장이다. 전북 남원시는 상류 수계 관리와 홍수 대응 기능을 앞세우고 있다. 남원에는 2022년 설치된 섬진강홍수통제소 출장소가 있어 기존 시설과 전문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경남 하동군은 섬진강 종착지이자 하구지역이라는 점을 전면에 내세웠다. 하천과 하구, 연안을 하나의 체계로 관리하려면 최하류에 환경청이 들어서야 한다는 논리다. 섬진강은 전남광주통합특별시와 전북, 경남 등 3개 광역자치단체에 걸쳐 흐른다. 한강·낙동강·금강·영산강과 달리 독립적인 유역환경청이 없어 현재 영산강유역환경청 등의 관리체계에 포함돼 있다. 유역 특성과 수해·가뭄, 하구 염해 문제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 종전 합의 하루 만에 판 엎어졌다…이란 내부서 벌어진 강경파 vs 온건파 ‘역대급’ 충돌 [밀리터리노트]

    종전 합의 하루 만에 판 엎어졌다…이란 내부서 벌어진 강경파 vs 온건파 ‘역대급’ 충돌 [밀리터리노트]

    미국과 이란 간의 종전 양해각서(MOU)가 이행되던 지난 7월, 평화적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돌발 사태가 발생했다. 이란 군부가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민간 상선 3척을 전격 공격하면서 합의 이튿날 미국의 반격과 함께 MOU가 사실상 폐기된 것이다. “누구 마음대로 쐈나”…대통령 격노에도 통제 불능에 빠진 권력 14일 뉴욕타임스(NYT) 보도 등에 따르면 이번 사태의 배경에는 이란 수뇌부를 거치지 않은 군부 현장 지휘관들의 ‘독단적 판단’과 함께 평화 협상을 추진하던 온건 실용파를 무력화하려는 극단적 강경파의 공작이 자리 잡고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상선 공격 소식을 접한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아흐마드 바히디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총사령관에게 즉시 전화해 고성을 지르며 강하게 질타했다. 그러나 돌아온 답변은 황당하게도 “사전에 보고받지도, 공격을 승인하지도 않았다”는 해명이어서 통제 불능에 빠진 국가 안보 시스템의 단면을 그대로 드러냈다. 안보 정책을 총괄하는 최고국가안보회의(SNSC)조차 이번 공격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현장 지휘관들이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위반하는 선박을 공격하라”는 기존 내부 지침을 빌미로 지도부 승인 없이 독단적으로 행동을 감행한 것이다. 이후 이란 수뇌부 내부에서는 “역사상 가장 격렬하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피 튀기는 정치적 충돌이 벌어졌다. 장성급 인사 2명이 사임하겠다고 압박하고 SNSC 사무총장이 전격 교체되는 등 지휘부 전체가 극심한 혼란에 휩싸였다. 6개월째 모습 감춘 최고지도자…‘권력 공백’ 틈탄 강경파의 도발 이처럼 군부 강경파가 정부 지휘봉을 건너뛰고 판을 엎을 수 있었던 근본적 원인으로는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부재’가 꼽힌다. 그는 지난 3월 취임 이후 6개월째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으며, 심지어 지난 7월 부친의 장례식에마저 불참해 생사조차 불분명하다는 의구심이 증폭되는 상황이다. 최고 권력자의 부재로 생긴 권력 공백을 틈타 미국과의 협상에 반대해 온 호세인 타에브 등 혁명수비대 출신 극단적 강경파 세력이 득세하기 시작했다. 강경파는 “협상이 파탄 나 국제 유가가 폭등해야 이란에 유리하다”는 명분을 내세우며 예멘 반군,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 등 ‘저항의 축’을 동원한 공격적 전쟁 계획을 밀어붙이고 있다. 경제 회복 꿈꾸던 온건파의 좌절…벼랑 끝으로 내몰린 이란 페제시키안 대통령과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의장 등 온건 실용파는 미국의 경제 제재를 풀고 파탄 난 민생 경제를 회복하기 위해 공들여 MOU를 성사시켰다. 하지만 군부 강경파의 ‘뒤통수’ 도발로 미국과의 대화 채널이 다시 닫히면서 온건파의 노력은 순식간에 수포로 돌아갔다. 미국과의 군사적 충돌 수위가 다시 높아지는 가운데 내부 주도권마저 강경파에게 빼앗긴 온건파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고 있다. 최고지도자의 가시적인 영도력이 회복되지 않는 한, 군부의 독단적 행동을 막을 통제 장치가 사라진 이란은 향후 한동안 극단주의 강경파의 폭주 속에 국제적 고립과 안보 위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 환각성 대마초 10배 ‘해시시’ 밀수입 외국인 2명 구속

    환각성 대마초 10배 ‘해시시’ 밀수입 외국인 2명 구속

    환각 성분이 대마초보다 10배 많은 마약인 해시시를 국내로 들여와 유통하려던 외국인 2명이 세관에 적발됐다. 관세청 부산본부세관은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국내 불법체류 중인 스리랑카인 30대 A, B씨를 구속 송치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 3월 국제특급우편으로 시가 1023만원 상당인 해시시 85.25g, 시가 300만원 상당 대마 페이스트 30g을 밀수입한 혐의를 받는다. 해시시는 대마를 농축한 마약으로 환각 유발 성분 함량이 일반 대마초보다 적게는 3~4배, 많게는 10배 이상 높아 중독성이 강하다. 이번에 밀수한 85.25g은 850~1220회 흡입할 수 있는 양이다. 세관은 마약이 든 국제특급우편을 발견한 뒤 통제배달 수사를 통해 경남 양산 우편물 수취 현장에서 A씨를 검거했다. 통제배달은 수사관의 감시·통제 아래 우편물을 배송해 실제 수취인 등을 특정하고 검거하는 수사기법이다. A씨의 휴대전화를 분석한 결과 이들은 국제특급우편으로 밀수한 마약을 인근 지역 외국인들에게 유통하려고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우편물 수취 주소를 한국에 체류하다 출국한 다른 외국인의 집으로 하는 등 추적을 피하려고 계획한 정황도 드러났다. B씨는 A씨가 검거되자 휴대전화를 끄고 잠적했지만, 4개월간 수사 끝에 경북 경주 한 공장에서 긴급체포됐다. 혐의를 부인하던 B씨는 세관이 범행 공모 정황이 담긴 페이스북 대화 내용 등을 제시하자 인정했다. 세관 관계자는 “끈질긴 추적으로 도주한 공범까지 검거해 국내 마약 확산을 차단했다. 앞으로도 반입 경로별로 촘촘히 구축된 관세청의 다중 저지선 감시체계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라고 밝혔다.
  • 무인기·전술미사일·초대형 방사포까지…北이 작정하고 선보인 무기들 [밀리터리노트]

    무인기·전술미사일·초대형 방사포까지…北이 작정하고 선보인 무기들 [밀리터리노트]

    북한이 최근 동해상에서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방사포 등을 동원한 합동 타격훈련을 감행하며 군사적 긴장감을 다시 올리고 있다. 이번 훈련은 한미일 3국의 다영역 연합 군사훈련인 ‘프리덤 에지’(Freedom Edge)가 종료된 직후 전격적으로 진행됐다. 특히 이번 훈련은 단순한 무력시위를 넘어 무인기부터 전술탄도미사일, 대구경 열압 방사포까지 북한의 최신 화력 전투체계들이 대거 동원됐다. 다양한 화력의 ‘혼합 타격’…실전 자동화 지휘체계 검증 북한 대외 매체 보도에 따르면 이번 훈련에는 5개 포·미사일 연합부대에서 선발된 구분대들이 참가했다. 동원된 전력의 면면을 살펴보면 공격무인기, 전략순항미사일, 대구경 열압 방사포, 전술탄도미사일(화성-11 계열 및 600mm 초대형 방사포 추정) 등 북한이 자랑하는 신형 타격체계가 망라됐다. 일각에서는 이번 훈련의 핵심을 ‘통합 화력 지휘체계의 실전 검증’으로 보고 있다. 유창선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 포병국장은 “통합 자동화력 지휘 실현의 전문성을 제고하며 적 사격에 대한 대상물 격파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중시하는 과업”이라고 밝혔다. 이는 서로 다른 종의 미사일과 방사포, 무인기를 한꺼번에 연동해 동시다발적으로 타격하는 포병·미사일 복합 운용 능력을 정밀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정은 대신 박정천 참관…메시지 수조절과 대외용 보도의 의미 이번 훈련에서 눈길을 끄는 대목 중 하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불참이다. 현장 지도 및 참관은 박정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맡았다. 최고지도자가 직접 전면에 나서는 대신 군사 실무 및 지휘 책임자를 내세움으로써 무력시위의 수위를 미세 조정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한 훈련 소식이 북한 주민들이 접하는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나 관영 방송에는 실리지 않고, 대외용 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을 통해서만 공개된 점도 주목할 만하다. 한미일의 연합 훈련에 대응해 군사적 대응 태세를 과시하면서도, 대외 리스크나 대화 가능성 등을 감안해 내부 선전 수위는 철저히 통제하는 ‘이중적 미디어 전략’을 취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미일 안보 협력 강화 속 북한의 셈법 한미일 3국은 최근 제주 동·남방 공해상에서 다영역 연합 훈련인 프리덤 에지를 전개하며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억제 및 정보 공유 태세를 강화했다. 북한의 이번 합동 타격 훈련은 이러한 한미일의 밀착 행보에 맞불을 놓음과 동시에 자체적인 반격 태세가 즉각 가동될 수 있음을 보여주려는 반사적 조치로 해석된다. 북한이 화성-11 계열 전술탄도미사일과 열압 방사포 등 한국과 역내 주요 시설을 직접 타격할 수 있는 전력을 연이어 선보임에 따라 한반도를 둘러싼 강 대 강 대치 구도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군 당국은 한미 간 긴밀한 공조 바탕 아래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을 주시하며 대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 총리실 간부의 일탈?… 공무원 정치 중립은 근대국가 핵심[노정태의 뉴스 인문학]

    총리실 간부의 일탈?… 공무원 정치 중립은 근대국가 핵심[노정태의 뉴스 인문학]

    한동훈 회견 때 질문한 총리실 과장단독 우발 행위라도 정치중립 위반공무원 신분 숨기고 정치 현장 개입국방부 소속이라면 군사정변 해당국가는 ‘폭력’ 독점한 유일한 조직 그래서 관료엔 정치 아닌 행정 요구분노도 편견도 없이 직무 수행해야투쟁해선 안 되고 비당파성도 필수 “그건 사찰입니다. (중략) 이건 무소속 의원 한동훈을 사찰한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국회를 사찰한 것이고, 대한민국 국회를 능멸한 것입니다.” 지난 11일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국회에서 기자들과 나눈 백브리핑의 한 대목이다. 한 의원은 전날 국회 로텐더홀에서 벌어졌던 사건을 ‘사찰’로 규정하며 한성숙 국무총리와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정치적 책임을 묻고 있었던 것이다. 지난 10일 사건의 맥락을 되짚어 보자. 한 의원은 여러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누군가 격앙된 목소리로 “오늘 페이스북에 총리께서 수사 지휘를 했다고 올리셨던데 무슨 취지로 수사지휘라고 올리셨는지”라고 질문했다. 한 의원은 관련된 맥락을 설명하다가 문득 질문자에게 물었다. “어디 기자시죠? 어떤 부의 기자시죠?” 질문자는 머뭇대다가 “일반인입니다”라고 답했고, 한 의원은 “아, 일반인이세요? 기자회견이니까요. 여기까지 질문 받아들이죠”라며 대화를 마쳤다. 문제는 그 질문자가 ‘일반인’이 아니었다는 것. 그의 정체는 국무총리실 기획총괄과장 이모씨였다. 만약 총리실 차원에서 한 의원의 기자회견을 방해하고 기자들에게 ‘한성숙 총리를 두둔하는 여론이 있다’는 인상을 심으려 한 것이라면, 이것은 한 의원의 주장처럼 ‘사찰’ 의혹으로 확산될 수 있는 매우 심각한 문제다. 설령 총리실의 해명처럼 이씨의 행동이 개인의 단독적 우발 행위라 해도 문제는 남는다. 총리실 직원은 공무원이며, 공무원에게는 정치적 중립의 의무가 있는데, 그것을 정면으로 어긴 셈이기 때문이다. 이 대목에서 우리는 어떤 질문을 떠올려 보지 않을 수 없다.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는 왜 존재하는가? 왜 우리는 그것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법에 정해져 있으니 그렇다고 답한다면 그것은 동어반복일 수밖에 없다. 대체 그런 법이 왜 있으며, 그것을 어기는 것이 왜 문제라고 보아야 하는 걸까? 공무원이 ‘일반인’에 비해 겪는 제약은 그뿐만이 아니다. 대한민국은 공무원의 정치적 참여뿐 아니라 직장 내 단체행동까지 엄격하게 금지해 왔다. 공무원노동조합의 설립이 허용된 것은 2006년의 일로, 고작 20년밖에 되지 않았다. 대체 왜 공무원이 스스로 정치 집단으로 나서지 못하게끔 가로막고 있었던 것일까? 왜 우리의 헌법과 법률은 공무원의 정치 중립을 그토록 강조하고 있는 것일까? 1919년 1월, 독일. 뮌헨대학 사회학 석좌교수 막스 베버가 학생들을 향해 연설을 시작했다. 진보적 학생 단체인 ‘자유학생연맹’의 초청을 받아 특별 강연을 시작한 것이다. ‘소명으로서의 정치’라는 제목의 강연을 듣기 위해 학생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었다. 베버는 구체제를 무턱대고 수호하는 유형의 보수주의자가 아니었다. 하지만 그를 초청한 학생들의 성향이나 바람과는 달리 급진적인 개혁이나 혁명에는 더욱 거리를 두었다. ‘단호한 온건파’라는 형용모순적 표현이 잘 어울리는 인물이었다. 베버가 그러한 입장을 지니게 된 것은 국가를 바라보는 특유의 관점 때문이었다. 국가란 무엇인가? 베버가 볼 때 그가 살고 있던, 우리가 살고 있는 근대에 초점을 맞춰 보자면, 답은 분명했다. 근대국가는 군대와 경찰로 대표되는 ‘폭력’을 독점한 채 합법적으로 지배하는 유일한 조직인 것이다. ‘소명으로서의 정치’의 한 대목을 읽어 보자. “사회학적 관점에서 볼 때, 다른 모든 정치적 결사체들과 마찬가지로 근대국가란, 국가만이 하는 고유 업무에 의해서가 아니라 그것이 고유하게 지니고 있는 수단을 준거로 정의될 수밖에 없게 되는데, 그 수단이란 곧 물리적 폭력·강권력(Gewaltsamkeit)이다. (중략) 왜냐하면 근대에 와서, 국가 이외의 다른 모든 조직체나 개인은 오로지 국가가 정하는 범위 내에서만 물리적 폭력/강권력을 행사할 수 있을 뿐이기 때문이다. 국가는 폭력·강권력을 사용할 ‘권리’(Rechts)의 유일한 원천으로 간주되고 있는 것이다.” 어디선가 읽어 보신 것 같다면, 맞다. 바로 이 지면에서 지난 4월 인용했던 그 문단이다. 그때는 ‘소명으로서의 정치’에 기대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에게 ‘책임정치’를 촉구한 바 있다. 그러나 고전이란 마치 고대 그리스의 조각상처럼 입체적인 감상과 해석이 가능한 법. 베버의 같은 책에서 우리는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에 대해서도 근본적인 통찰을 얻을 수 있다. ‘소명으로서의 정치’는 정치인뿐 아니라 정치와 관련된 다양한 직군의 영역을 다루고 있으며, 공무원 혹은 관료 역시 당연히 그 속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근대국가는 폭력을 독점한다. 다르게 표현하자면 “근대국가의 발전은 어디서나 군주가 그와 공생해 왔던 독립적이며 ‘사적인’(privaten) 행정 권력을 소유한 계층의 권한을 박탈함으로써 시작된다.” 판소리 춘향전을 떠올려 보자. 춘향을 버리고 한양으로 떠났던 이몽룡은 과거에 급제해 암행어사가 되어 남원으로 돌아왔다. 백성의 고혈을 빠는 탐관오리 변학도를 엄히 벌하려 한다. 암행어사 출도요!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든다. 이몽룡은 마패 하나 들고 거지 행세를 하면서 남원에 왔다. 변학도와 남원 관아의 탐관오리를 때려잡을 병력을 데려오지 않았다. 그럼 대체 어디서 그 많은 장정들을 구했을까? 춘향전의 이몽룡뿐 아니라 실제 역사 속 암행어사들이 부딪히지 않을 수 없었던 현실적인 문제다. 조선은 근대국가가 아니었기에 ‘폭력의 독점’이 완전하게 이루어지지 못했다. 임금의 권위를 등에 업고 있던 암행어사라도 실질적으로 권력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다른 고을 유지의 머슴, 보부상 등 ‘사적 폭력’을 임시로 동원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오늘날 중앙에서 파견 나온 공무원이 지방에서 벌어진 비리를 발견하고 해당 공무원을 파면·징계한다고 해 보자. 이몽룡과 달리 현대의 감찰직 공직자는 사적 폭력을 빌려 쓰지 않는다. 국가가 모든 공적 권위와 수단, 폭력을 독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베버는 그 변화를 이렇게 설명한다. “결국 우리가 목격하게 된 것은 근대국가에서 모든 정치적 조직체가 운용할 수 있는 수단에 대한 통제권이 단 하나의 정점에 집중되었고, 그 결과 이제 그 어떤 관리도 자기가 지출하는 돈의 사적 소유자가 아니며, 자신이 관리하는 건물·재고·도구·무기 등의 사적 소유자가 아니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근대국가는 전례 없이 강한 힘을 독점적으로 갖게 되었다. 근대는 국가를 견제할 수 있는 외부의 힘이 사라진 시대다. 또한 근대국가는 그 자체가 관료제로 작동하는 일종의 ‘기계’와도 같다. 그 기계를 운용하는, 좀더 정확히 말하자면 그 기계의 구성품으로 살아가는, 공무원에게 정치적 중립을 요구할 수밖에 없게 된 건 그래서다. 베버는 단언한다. “진정한 관료는 그의 본래적 사명에 비춰 볼 때 정치를 해서는 안 되고 단지 ‘행정’만 하게 되어 있으며, 무엇보다도 비당파적 자세로 행정을 해야 한다.” 근대국가라는 폭력의 독점자, 리바이어던이 정치적인 이유로 편파성을 띠어서는 안 될 일이기 때문이다. “관료는 ‘분노도 편견도 없이’ 그의 직무를 수행해야 한다. 다시 말해 그는 정치가, 지도자 및 그의 추종자들이라면 항상 그리고 불가피하게 하지 않을 수 없는 바로 그것, 즉 투쟁을 해서는 안 된다.” 우리의 현실로 돌아와 보자. 이 사건은 유사한 사례를 떠올리기 어려울 정도로 특이하다. 공무원이 정치인의 기자회견이라는 정치 현장에 들어가 기자처럼 질문하면서 신분까지 숨겼기 때문이다. 한성숙 총리실 이 과장은 자신이 공무원의 정치 중립 의무를 어기고 있다는 사실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다는 방증이다. “나는 대한민국 공무원으로서 헌법과 법령을 준수하고, 국가를 수호하며, 국민에 대한 봉사자로서의 임무를 성실히 수행할 것을 엄숙히 선서합니다.” 국가공무원 선서의 내용이다. 폭력을 독점한 지배 기구, 근대국가로부터 국민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우리의 헌법과 법률은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을 엄중히 명하고 있는 것이다. 정치적 중립을 어긴 공무원이 행정부가 아니라 국방부 소속이라면 그것이 바로 군사정변이다. 이것은 민주공화국의 근본에 대한 문제다. 한 사람의 주권자로서 정부의 책임 있는 해명과 대응을 요구한다. 노정태 작가·경제사회연구원 전문위원
  • 사법통제부 명칭 우려에… 법무부 ‘불송치 사건 심사부’로 검토

    사법통제부 명칭 우려에… 법무부 ‘불송치 사건 심사부’로 검토

    검찰 수사권 우회 행사로 오해 우려검사 정원 조정은 공소청 출범 후로고위당정서도 명칭 변경 적극 검토수사기획관 직제 폐지 방안도 추진 법무부가 공소청에 신설할 예정이었던 ‘사법통제부’ 명칭을 ‘불송치 사건 심사부’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수정·보완 요구에 따른 조치다. 또 다른 지적 사항이었던 검사 정원 조정 문제를 두고는 공소청 출범 이후에 검토하기로 했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사법경찰의 불송치 사건을 심사하는 신설 부서인 사법통제부의 명칭을 이같이 변경한다는 방침이다. 경찰이 수사를 종결한 불송치 사건을 면밀히 검토한 뒤, 사건 암장 및 부실 처리 등 수사권 남용 여부를 사후적으로 점검한다는 부서의 설립 목적에 맞게 변경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10일 프랑스 방문을 마치고 공소청 직제안을 보고받은 뒤 사법통제부란 명칭이 과하다는 점과 검사 정원을 유지한 점 등을 지적했다. 사법통제부란 명칭이 자칫 검찰 수사권을 우회적으로 행사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고, 수사권이 폐지된 마당에 검사 인원을 그대로 둘 필요가 있느냔 취지다. 법무부가 지난 4일 발표한 공소청 직제안에 따르면 공소청의 전체 정원은 8412명인데, 이 중 검사 인원은 2292명으로 현원과 같은 수준이다. 법무부는 공소청 출범 후 정밀한 업무 분석 및 인력 진단 작업 등을 통해 정원 재조정 여부를 검토하겠단 계획이다. 현장에선 당장 검사 정원을 줄이는 것은 실무적으로 어렵다는 목소리가 우세하다. 이론적으론 검사 정원이 유지된다고 하지만, 이미 정원 자체가 12년째 동결돼 있는 데다 중수청 임용 예정자(90여명), 사직 예정자 등을 포함해 실제 공소청 검사 현원은 기존보다 약 130명이 줄어들 예정이기 때문에 사실상 유지라고 볼 수 없다는 설명이다. 수사권은 사라지지만 기소 등 1차 수사기관의 송치사건을 처리하는 주 업무는 그대로 처리해야 하는 상황에서 보완수사요구 증가, 중대범죄수사청 신설 등을 이유로 각 수사기관과의 기록 송부·관리 업무는 외려 증가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공소유지 및 각종 공판 보조업무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이날 고위당정협의회를 열고 ‘불송치 사건 심사부’ 명칭 변경을 적극 검토하고, 형사기획관과 중대범죄수사기획관이라는 직제를 폐지하는 방안 등도 검토한다고 밝혔다. 이용우 민주당 대변인은 고위당정 직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민석 대표는 경찰개혁에 대해 검찰개혁보다 더 강력한 진행을 주문했다”면서 “김 대표는 ‘떠밀려 개혁하면 경찰이 밀려날 것’이라며 적극적·선제적 개혁을 주문했다”고 밝혔다.
  • “AI 시대, 기술보다 ‘지혜’가 먼저…청년들이여, 산업현장으로 가라”

    “AI 시대, 기술보다 ‘지혜’가 먼저…청년들이여, 산업현장으로 가라”

    “인공지능은 만들 수 있지만, 인공지혜는 만들 수 없습니다.” AI가 인간의 지능을 넘어서는 시대, 임문영 국회의원(전남광주통합특별시 광주을·전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부위원장)이 던진 화두는 ‘기술’이 아니라 ‘지혜’였다. AI가 아무리 똑똑해져도 무엇이 옳고 그른지 판단하고, 사회와 역사의 방향을 결정하는 일까지 대신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청년들에게는 더 직설적이었다. AI와 디지털로 무장한 청년들이 연구실과 사무실에만 머물지 말고 공장과 지방, 산업 현장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했다. 1930년대 농촌 계몽운동의 정신을 오늘에 되살린 ‘21세기 상록수운동’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12일 오전 나주대학교 5층 강당. ‘AI 시대의 지식 리더십’을 주제로 초청 특강에 나선 임 의원은 AI 시대의 철학에서 국가 산업전략,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청년 세대의 역할까지 거침없이 화두를 던졌다. 이에대해 김수연 나주대 총장은 “나주대는 반도체 산업을 이끌 전문 인재 양성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지역의 미래 전략산업과 연계한 교육 혁신을 통해 청년들이 지역에서 배우고 일하며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강연에 앞서 나주대 김수연 총장 사무실에서 가진 사전 인터뷰에서 임 의원은 자신의 저서 『파레오로스』를 꺼내 들며 AI 시대의 본질을 ‘지식의 폭주를 통제하는 지혜’라고 규정했다. ‘파레오로스(Pareorus)’는 고대 로마 전차를 끄는 말 가운데 멍에를 메지 않은 채 전체 마차의 속도와 방향을 조절하는 존재를 뜻한다. 임 의원은 “역사를 이끄는 힘은 권력과 지식, 민중이라는 세 축에서 나온다”며 “권력은 승리를, 지식은 진리를, 민중은 행복을 지향하지만 이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 지혜가 없다면 모두 위험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임 의원은 특히 “AI 시대에는 지식이 폭발적으로 늘어나지만, 더 많은 지식이 반드시 더 나은 사회를 보장하지는 않는다”며 “기술의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그 기술을 어디로 가져갈 것인지 결정하는 인간의 지혜”라고 했다. 임 의원은 특히 “인공지능은 만들 수 있지만 인공지혜는 만들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AI는 수많은 데이터와 패턴을 학습해 인간이 풀지 못한 문제를 해결하고 각종 분야에서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고 있다. 그러나 가치 판단과 도덕적 자각, 역사적 맥락을 읽는 지혜는 여전히 인간의 영역이다. 지능이 폭증할수록 이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 인간의 주도성과 지혜가 더 중요해진다.” 임의원은 시선은 곧 국가 산업전략으로 향했다. 임 의원은 이날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계획과 관련, “전남·광주에 896조원 규모의 반도체 투자를 유치하고 송정 군공항 부지를 반도체 클러스터 핵심 기지로 확정한 것은 단순한 지역 균형발전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대한민국 산업 구조를 바꾸는 역사적 전환점”이라며 “제 미션은 단 하나다. 2030년 6월 광주에서 반도체 제품이 차질 없이 양산되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도체 공장 유치만으로 지역 발전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라고도 했다. “전력과 용수, 환경 문제부터 세수와 일자리까지 운영 전반에서 지역 주민에게 실질적인 이익이 돌아가야 한다. 산업의 이익을 지역과 공유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진짜 성공이다.” AI와 반도체를 국가의 미래 산업으로 키우려면 한국 사회의 낡은 사고방식부터 바꿔야 한다는 지적도 내놨다. 임 의원은 한국 사회에 뿌리 깊게 남아 있는 ‘숭문주의’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미국은 번개가 전기라는 사실을 밝혀낸 벤저민 프랭클린을 100달러 지폐의 인물로 기린다. 중국도 과학자를 국가적 영웅으로 대접한다. 그런데 한국은 여전히 법학과 의학 중심의 사회다.” 임의원은 “AI 전문가가 군에 가면 이등병이 되는 현실에서 어떻게 과학기술 강국을 말할 수 있겠느냐”며 “과학자와 기술자를 존중하고 우대하는 사회로 체질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현대 반도체 발전의 토대를 닦은 MOSFET 개발자 강대원 박사와 ‘한국 인터넷의 아버지’로 불리는 전길남 박사도 언급했다. “세계적 성과를 낸 과학자들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사회는 미래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 이제는 관념과 학벌, 직업 서열에서 벗어나 과학자와 엔지니어가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이날 강연의 마지막은 청년 세대를 향한 메시지였다. 임 의원은 일제강점기 농촌 계몽운동에 헌신한 『상록수』의 최용신과 한국 최초의 여성 의사 박에스더를 언급하며 시대를 바꾼 사람들은 결국 ‘현장으로 들어간 사람들’이었다고 말했다. “1930년대 선구자들이 무지와 가난을 극복하기 위해 농촌으로 들어갔다면, 오늘의 청년들은 AI와 디지털 기술을 들고 공장과 지방, 지역사회로 가야 한다.” 그는 “혁신은 연구실과 사무실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며 “현장에는 아직 해결되지 않은 수많은 문제가 있고, 청년들이 기술로 그 문제를 해결할 때 진짜 혁신이 시작된다”고 했다. 임 의원은 이를 ‘21세기 상록수운동’이라고 불렀다. “AI와 디지털로 무장한 2030 청년들이 지방과 산업 현장으로 들어가야 한다.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고 산업을 혁신하는 새로운 상록수운동이 필요하다. 그것이 지방 소멸을 막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바꾸는 길이다.” 약 1시간 동안 이어진 이날 특강은 AI 시대의 철학에서 국가 산업전략, 지역 균형발전과 청년의 역할로 이어졌다. 메시지는 분명했다. AI가 모든 것을 바꾸는 시대일수록 인간은 더 인간다워져야 한다는 것이다. 더 많은 정보를 갖는 것보다 무엇을 선택하고 어디로 갈 것인가를 판단하는 지혜가 중요하다. 임 의원은 “AI 시대의 진정한 리더십은 더 많은 지식을 아는 데 있지 않다”며 “지식의 홍수 속에서 방향을 결정하고, 기술을 사람과 사회를 위해 쓰는 데 있다”고 말했다. AI와 반도체라는 거대한 산업 전환의 시대. 임 의원이 청년들에게 던진 주문은 결국 하나였다. “기술을 배우되 기술에 지배당하지 말고, 지식을 쌓되 현장을 떠나지 말라.” 대한민국의 미래는 결국 AI를 가장 잘 다루는 사람보다, AI를 통해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고 사회의 방향을 바꿀 사람에게 달려 있다는 것이다.
  • 전석훈 경기도의원 “중국 상해 GBC 직접 가보니 안내판도 없어… 수출 지원 먹통에 현장 직원 전원 부재”

    전석훈 경기도의원 “중국 상해 GBC 직접 가보니 안내판도 없어… 수출 지원 먹통에 현장 직원 전원 부재”

    전석훈 경기도의회 의원(더불어민주당, 성남3)이 지난 9일 열린 제393회 임시회 미래과학협력위원회 국제협력국 업무보고에서 경기비즈니스센터(GBC)의 운영 실태를 지적하고, 혈세 낭비 방지를 위한 원점 재검토와 고강도 통폐합을 촉구했다. 전 의원은 지난 7월 중국 상하이(상해마트)에 위치한 상하이 GBC를 현지 중소기업 대표의 관점으로 직접 방문해 운영 실태를 서류가 아닌 현장에서 점검했다. 전 의원이 확인·제시한 실태에 따르면, 상하이 GBC는 건물 내에 안내 문구조차 없었으며 타 지자체가 상품 전시관과 상시 상담 인력을 갖춘 것과 달리 구석진 자리에 입주해 있었다. 특히 방문 당시 현장에는 중국인 직원 1명만 자리를 지킨 채 한국인 및 수출 상담 담당 인력은 ‘외근’을 이유로 전원 부재해 도내 기업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 체계가 전면 마비된 상태였다. GBC(경기비즈니스센터)는 도내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기 위해 운영되어 왔으나, 과거 고액 연봉 논란과 부진한 성과가 도의회 도마 위에 오른 바 있다. 그럼에도 현장에서는 여전히 원격 중심의 자체 보고 체계에 의존해 근태 관리와 실적 검증이 이루어지고 있어, 도 집행부가 현황을 명확히 파악하고 통제하는 데 한계를 보인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전 의원은 “정책의 의도는 도내 기업의 글로벌 진출 지원이었으나, 현장에는 기본적 안내조차 없고 상담 인력 전원 부재라는 괴리를 보여주고 있었다”라며 “현지 사무소의 자체 보고서만 믿고 수십억원의 혈세를 투입하는 관리 방식은 잘못이며,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도내 기업을 향해야 한다”라고 단호히 지적했다. 이어 전 의원은 “성과 없이 혈세만 축내는 유명무실한 GBC는 과감히 통폐합하고, KOTRA 등 전문 수출기관과의 연계 및 디지털·AI 기반 수출 지원 체계로 전면 재편해야 한다”라고 대안을 제시했다. 한편, 전 의원은 개선안에 대한 세부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전 의원은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실태를 재차 점검하고, 방만한 예산 삭감과 제도 개선을 지속적으로 압박할 계획이다.
  • 새마을금고, ‘소비자 중심’ 금융상품 판매 과정 정비한다

    새마을금고, ‘소비자 중심’ 금융상품 판매 과정 정비한다

    새마을금고가 사실상 상호금융권 중 처음으로 금융소비자보호법 도입을 위한 선제 대응에 나선다. 현행 금소법의 직접 적용 대상은 아니지만 향후 제도 변화에 발맞추고 있다. 1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새마을금고는 상호금융업권 금소법 도입에 대비해 상반기 동안 진행한 컨설팅을 마무리하고 관련 부서별로 담당자를 지정했다. 우선 새마을금고는 소비자 보호 원칙을 반영한 금융소비자보호지침을 만들었다. 적합성·적정성 원칙, 설명의무 등 금소법상 핵심 판매원칙을 현장에서 참고할 수 있도록 했다. 광고가 소비자에게 오해를 일으키지 않도록 관련 내부통제 절차도 정비했다. 금융상품 판매 절차 역시 소비자 권리 관련 사항을 반영해 개선했다. 대출심사에서도 소비자의 상환능력과 거래 목적을 면밀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금융상품 판매 과정에서 소비자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금소법은 지난 2021년 시행됐다. 은행, 저축은행, 보험사 등에 적용되고 있고 상호금융업권에 적용하는 법안은 국회에서 아직 논의 중이다.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제도 시행 이후 대응하기보다 소비자보호에 필요한 부분을 미리 점검하고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제도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금융소비자 권익과 신뢰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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