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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후단지 48곳 안전진단 지원… 서울시 “폭염정전 총력대응”

    노후단지 48곳 안전진단 지원… 서울시 “폭염정전 총력대응”

    폭염으로 냉방 수요가 급증하면서 서울 곳곳에서 정전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갑자기 늘어난 전력 사용량을 감당하지 못하는 노후 아파트에 사고가 집중되고 있다. 기후재난에 따른 불볕더위가 모두에게 똑같지 않듯 정전마저 불평등한 상황에서 서울시가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7월 1일~8월 5일 사이 서울에서만 아파트 정전이 36건 발생했다. 매일 1건꼴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19번밖에 발생하지 않았던 것과 비교하면 올여름 폭염에 따른 냉방 수요 급증을 짐직할만 하다. 정전이 주로 발생하는 곳은 노후 아파트다. 서울시 관계자는 12일 “폭염으로 전력수요가 늘면서 다양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면서 “특히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이 오래된 아파트”라고 설명했다. 한국전력공사 자료를 보면 공동주택 자체 설비로 인한 정전사고는 서울에서 연간 100건쯤 발생한다. 시는 노후 아파트 대상으로 전기설비 안전진단과 정전예방 및 대응교육을 하고 있다. 기존에는 준공 15년 이상 된 공동주택이 지원대상이었지만, 준공 20년 이상(2005년 이전 준공)으로 집중해 48개 단지에 전기설비 안전진단비 90%(서울시 75%, 전기안전공사 15%)를 지원하고 있다. 안전진단은 한국전기안전공사에서 전력품질 분석기와 열화상 진단기 등 첨단 측정기기를 활용해 진행된다. 조사 결과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고효율 변압기로 교체토록 안내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노후 시설 교체가 정전을 막는 데 가장 효과적인 것은 사실”이라면서 “폭염일수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커서, 추가 대응책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설안전진단뿐만 아니라 예방과 현장 대응 교육도 진행한다. 2024년 시작한 교육은 현재까지 1683명이 받았다. 올해 교육은 공동주택 관리소장이나 정전 담당 관리자 등을 대상으로 하는 기본교육과 전기안전관리 관련 종사자를 대상으로 진행했다. 시 관계자는 “전기차 충전시설과 태양광 발전시설 등에 대한 점검은 물론 정전 발생 시 대응 방법 등 실질적으로 필요한 것들을 알려준다. 만족도가 97%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윤재삼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장은 “시는 한전·전기안전공사와 24시간 비상대응체계를 가동해 신속 복구와 선제 점검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면서 “정전 예방과 전력 위기 극복을 위해 저녁 피크(오후 6시~9시)에 불필요한 전력 사용을 줄이는 데 시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동참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 “전쟁 없는 평화로운 세상 향한 거센 돌풍 만들 것”

    “전쟁 없는 평화로운 세상 향한 거센 돌풍 만들 것”

    증언 35주년 맞아 500여명 참석“전쟁 없도록 세계 시민들 뭉쳐야”박필근·이용수 할머니 영상 소회 “여러분이 기억해 주시고, 더운 날에도 나와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 김학순(1924~1997) 할머니가 최초로 위안부 피해 사실을 증언한 지 35주년이 되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기림의 날)을 이틀 앞두고 서울에서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정의기억연대는 12일 소녀상이 설치된 서울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세계 10개국 222개 단체와 함께 기림의 날 맞이 제14차 ‘세계연대집회’를 개최했다. 기림의 날은 1991년 8월 14일 김학순 할머니의 피해 사실 최초 증언을 기리는 날로, 2017년 위안부피해자법이 개정되면서 이듬해부터 국가기념일이 됐다. 30도를 넘는 더위에도 주최 측 추산 500여명이 참여한 이날 세계연대집회는 ‘평화돌풍’을 주제로 진행됐다. 평화로운 세상을 바라는 피해자들과 시민의 마음이 뭉쳐 평화로 나아간다는 취지다. 현장에는 청소년부터 중장년층까지 다양한 시민이 찾았다. 역사학을 전공하는 대학생 김진형(22)씨는 “세월이 더 흐른 뒤에는 역사를 위해 어떤 움직임을 이어 가야 할지 고민하게 됐다”며 “이런 움직임이 반복되면 훗날 뭐라도 바뀔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용은(51)씨는 “여전히 세계 곳곳에서 전쟁이 일어난다는 점이 답답하지만, 우리 사회의 인권 감수성이 높아진 것은 피해자들과 연대자들의 헌신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피해 생존자인 박필근(98)·이용수(98) 할머니는 영상을 통해 소회를 밝혔다. 박 할머니는 “나라(일본)한테 배상과 사과를 받고 싶다”면서 “(집회에) 많이 와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 할머니도 “여러분 앞에 건강하게 설 수 있는 건 다 여러분 덕분”이라고 전했다. 이날 행사에는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선민·정춘생·백선희 조국혁신당 의원, 김종훈 진보당 대표, 권영국 정의당 대표 등 정치권 인사들도 참석했다. 한경희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은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자들이 굳세게 싸우며 만들어낸 평화의 바람을 이어받아 전쟁 없는 평화로운 세상을 향한 거센 돌풍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밝혔다.
  • 차 부품 정렬 50분 → 7분… 현대차그룹 ‘전사 AX’ 속도전

    차 부품 정렬 50분 → 7분… 현대차그룹 ‘전사 AX’ 속도전

    자료 탐색·생산 중단 시간 90%↓정비·리뷰 대응 기간도 대폭 감소 정의선, 바이브 코딩도 직접 배워中 신차 대응하고 피지컬 AI 강화 현대자동차그룹이 인공지능(AI)을 업무 현장에 적용하면서 충돌 안전 관련 자료 탐색·검토 시간을 90%, 생산라인의 불필요한 중단 시간을 86% 줄이는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향후 전사 AX(AI 전환)를 바탕으로 중국 업체들의 신차 개발 ‘속도전’에 대응하고 피지컬 AI 혁신의 범위도 넓힐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12일 서울 서초구 양재 본사에서 ‘현대차그룹 AX 성과 발표회’를 열고 2019년부터 단계적으로 추진해 온 디지털 전환(DX)과 AX 과정 및 성과를 공개했다. 남양기술연구소의 ‘충돌안전 AI 어시스턴트’는 여러 시스템에 흩어진 과거 충돌 시험 결과와 이미지, 해석 자료를 한곳에서 검색하고 유사 사례를 비교하도록 지원한다. 관련 사례 탐색과 분석 자료 검토 시간은 약 90% 감소해 연구원 한 명당 월평균 약 20시간을 절감하는 효과를 봤다. 생산 현장에서는 카메라와 비전 AI가 차량식별번호(VIN)를 읽고 실제 차량과 시스템 등록 차량 정보를 대조하는 ‘AI 자동화 인식 서비스’를 세계 70여개 생산거점에서 운영하고 있다. 작업 오류를 조기에 찾아내 연간 52억 4000만원의 비용을 절감했다. 생산 라인에 부품을 공급하는 대차 공정에서 발생하는 복잡한 이동 경로를 AI가 최적화하는 ‘대차 정렬 최적화 기술’을 통해 최대 50분가량이 걸리던 대차 정렬 시간은 7분 이하로 줄었다. 불필요한 생산 중단 시간을 약 86% 단축한 셈이다. 정비·고객서비스에서도 효과를 보였다. 해외 정비 현장에서는 차량 오류코드나 증상을 자연어로 입력하면 AI가 매뉴얼과 과거 정비 기록을 분석해 진단 결과와 대응 방안을 제시해 정비 대응 시간이 약 42% 단축됐다. 현대차·기아·제네시스의 모바일 앱에 올라온 고객 리뷰도 AI가 내용을 분류하고 답변 초안을 작성한다. 과거 담당자가 리뷰 한 건을 처리하는 데 평균 35분이 걸렸지만 AI 도입 이후 약 5분으로 줄었다. 이 밖에 현대차그룹의 사내 생성형 AI 플랫폼 ‘H 챗 프로’ 사용자는 지난달 기준 3만명을 넘어섰다. 현대차·기아 전체 일반·연구직 직원의 약 80%다. AX 전환은 2018년 정의선 회장이 “IT기업보다 더 IT기업 같은 회사가 되겠다”고 강조한 데서 비롯됐다. 정 회장은 올해 초 경영진을 대상으로 ‘바이브 코딩’ 교육을 실시하자고 제안했고, 정 회장 본인도 코딩을 배웠다.
  • 다시 열린 홈플러스, 한국판 ‘트레이더조’ 재기할까

    새달 4일까지 회생 가능성 보여야오늘부터 한우·치킨 등 50% 할인식품·PB 집중… 입고율 상승 전략정식 재개장을 하루 앞둔 12일 낮 서울 구로구 홈플러스 신도림점에는 아직 치우지 못한 임시휴업 안내문 옆에 ‘홈플이즈백’ 광고물이 나란히 붙어 있었다. 직원들은 분주히 빈 매대에 상품을 채워 넣었고, 한 시민은 “그래도 물건 많이 들어왔네”라고 일행에게 말했다. 한 달 전만 해도 팔 물건이 없었던 매대에는 과일, 채소, 수산물, 정육 등 신선식품이나 과자와 주류 등 구색이 제법 갖춰진 모습이었다. ‘한국판 트레이더조’로 재기를 노리는 대형마트 홈플러스가 13일 67개 점포를 임시휴업 한 달 만에 정식 재개장한다. 지난 5일 긴급운영자금 2000억원을 확보하면서 납품 대금 지급 등에 숨통이 트였고 지난 일주일간 가오픈 기간을 두고 영업과 점검·보완 작업을 병행했다. 법원이 정한 회생계획안 가결 기한은 다음달 4일로, 이전까지 실질적인 영업 정상화를 완료해 회생 가능성을 입증하는 게 관건이다. 홈플러스는 모객을 위해 대규모 할인 행사를 한다. 13일부터 나흘간 홈플러스 회원을 대상으로 한우 전 품목을 50% 할인한다. 또 ‘당당후라이드치킨’ 50% 할인(3490원), 한돈 삼겹살·목심 40% 할인 등 먹거리 행사를 전면에 내세웠다. 이달 말까지 수산물, 과일, 과자, 델리, 베이커리까지 인기 먹거리를 최대 50% 할인 또는 원플러스원(1+1)으로 제공한다. 하지만 자금 사정이 여의치 않은 만큼 협력업체와의 신뢰 회복과 납품 안정 등이 선결 과제다. 일부 납품대금 문제로 가오픈 초기 상품 입고율이 30% 수준에 머물렀으나 홈플러스는 정식 재개장 시점까지 입고율을 최대한 끌어올릴 계획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매장마다 3만~4만개에 달하던 상품 종류를 평균 7000개 수준으로 줄이고 영업면적도 거의 절반으로 줄였다”며 “입고율이 100%까지는 아니어도 거의 채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홈플러스는 미국 유통업체 ‘트레이더조’를 본떠 식품과 생필품, 자체 브랜드(PB) 중심으로 매장 규모와 상품 구색을 축소해 운영하겠다는 전략을 제시했다. 회사 측은 영업 정상화와 함께 본사·대형마트·온라인 등 잔존 사업 부문 매각(M&A)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대형마트 업계 2위였던 홈플러스는 한때 매장 140여개, 직원 2만명에 달했으나 회생 과정을 거치며 매장 67개, 직원 약 9000명 수준으로 줄었다. 마트 현장직원 7600명 중 절반가량인 3800명이 출근하고, 나머지는 휴직 중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홈플러스가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많이 이용해 달라”고 말했다.
  • 신한銀 ‘SOL클러스터 부산’ 개소… 조선·방산 등 지원

    신한은행이 부산에 조선·방산 등 지역 주력 산업을 지원하는 금융 거점을 열었다. 신한은행은 지난 11일 부산에 ‘신한SOL클러스터 부산’을 열었다고 12일 밝혔다. 조선과 방산, 함정 유지·보수·정비(MRO)를 중심으로 항만·물류 기업에도 금융을 지원하는 곳이다. 기업이 자금 조달이나 투자, 경영 상담 등이 필요할 때 신한금융의 여러 금융 서비스를 한곳에서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현장에는 해당 산업에 익숙한 기업금융 전문가와 대출 심사 담당자도 배치해 금융 지원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정상혁 신한은행장은 “지역 기업과 가까이 호흡하며 필요한 금융 솔루션을 먼저 발굴하고 실질적인 성장을 함께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 동대문 청년정책엔 특별한 것이 있다 [현장 행정]

    동대문 청년정책엔 특별한 것이 있다 [현장 행정]

    경희·시립·외대 회장단 정례차담청년행사 기획, 생활밀착 건의도“지속적 교류… 지원예산도 확대” “총학생회와의 소통을 기반으로 현장 제안이 정책과 변화로 이어지도록 하겠습니다.” 최동민 동대문구청장은 지난 10일 경희대·서울시립대·한국외국어대 총학생회 회장단과 ‘상호협력 협약식 및 차담회’를 열고 “청년정책은 일방적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청년 목소리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주거, 취업, 창업, 문화 등 청년이 직면한 과제를 하나씩 해결하고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지속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12일 구에 따르면 구와 3개 대학 총학생회는 ▲청년정책 홍보와 의견 수렴 ▲청년 행사 기획·추진 ▲청년 사회참여와 지역사회 공헌을 위한 협력사업 등에 다 함께 힘을 모으기로 했다. 이찬민 서울시립대 총학생회장은 “청년정책의 관건은 효능감”이라며 “청년들에게 구의 좋은 지원 정책이 알려질 수 있도록 사업 정보를 총학생회와 정기적으로 공유하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신창훈 경희대 총학생회장은 “무료 법률 상담 대상을 구 소재 대학생까지 확대해 달라”며 “‘동대문구에 필요한 변화’를 주제로 열리는 경희대 전공 융합 해커톤 대회에 구청장 참석을 비롯한 지원을 요청드린다”고 전했다. 청년 삶과 밀접한 생활형 건의도 이어졌다. 김하은 한국외대 총학생회장은 “외대역 공영주차장을 낮 시간대 학생들도 이용할 수 있도록 검토를 부탁드린다”며 “리모델링이 진행 중인 역 앞 광장은 외대생들이 상징으로 여기는 공간인 만큼 대학의 정체성을 담아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 구청장은 “상설 기구인 ‘청년 정책 네트워크’의 기능을 강화해 각 대학 회장단 임기와 상관없이 지속적인 교류와 협력을 이어갈 것”이라며 “월 1회 차담회를 정례화하고 청년 지원 예산도 확대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 돌봄기관 16곳과 맞손… 촘촘한 구로

    돌봄기관 16곳과 맞손… 촘촘한 구로

    서울 구로구가 돌봄SOS 서비스 제공기관 16곳과 업무협약을 맺고 돌봄체계를 강화한다. 구는 전날 신규 참여기관 3곳과 재협약 기관 13곳 등 돌봄SOS 서비스 제공기관 16곳과 업무협약을 맺고 실무자 전문교육을 했다고 12일 밝혔다. 돌봄SOS는 갑작스러운 질병이나 사고, 돌봄 공백 등으로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주민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연계하는 사업이다. 협약에 참여한 기관은 돌봄이 필요한 가정을 방문해 일상생활을 지원하는 일시재가 서비스와 병원·관공서 방문 등에 동행하는 동행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 실무교육에서는 돌봄SOS 사업 내용과 서비스 운영 실적, 품질관리 방법 등 현장에서 필요한 사항을 안내했다. 구는 향후 제공기관의 서비스 운영 상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해 돌봄서비스의 안정성과 질을 높일 계획이다. 장인홍 구청장은 “돌봄이 필요한 순간에 주민 가까이에서 필요한 서비스가 연결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전문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돌봄 공백을 줄이고 주민들이 살던 곳에서 건강하고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촘촘한 돌봄체계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 개 식용 금지 前 마지막 복날… 업주들 “우째 살라고”

    개 식용 금지 前 마지막 복날… 업주들 “우째 살라고”

    “이제는 섭섭한 마음도 없어예. 앞으로 우째 살지 걱정이지….” ‘개의 식용 목적의 사육·도살·유통 종식 특별법’ 시행 전 마지막 복날을 앞둔 12일 낮 대구 북구 칠성종합시장. 과거 여름철이면 복날 보신탕을 즐기러 오는 손님들로 장사진을 이뤘던 곳이지만, 말복 이틀 전인 이날은 거리가 한산하기만 했다. 칠성시장에서 30년 넘게 보신탕 식당을 운영 중인 황모(70)씨는 “다른 메뉴로 장사를 이어갈지, 아예 접을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며 “법 제정 이전과 비교하면 매출이 10% 수준도 안 돼 생계가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개 식용 종식법은 내년 2월 본격 시행된다. 이에 따라 개를 식용 목적으로 사육하거나 도살·유통·판매하는 행위가 전면 금지된다. 5000년간 이어진 식문화가 곧 사라지게 된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24년 8월 법 제정 당시 전국 1537곳에 이르던 육견 농가는 올해 5월 기준 272곳으로 줄어드는 등 2년 사이 약 82%가 사라졌다. 칠성시장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남아 있는 마지막 개 시장이다. 한때 보신탕 식당과 건강원 50여 곳이 40여m 골목에 빽빽하게 들어서 있었지만 현재는 식당 4곳과 건강원 7곳만이 간신히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이날 점심 시간에도 골목은 썰렁했다. 이따금 나타나는 손님들은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다 “개(보신탕) 합니까?”라고 조심스레 물어본 뒤 식당으로 들어섰다. 빈 점포는 임대 안내문만 붙은 채 방치됐고 찢어진 현수막과 차양막이 너덜거려 을씨년스러웠다. 업주들은 앞으로 생계가 막막하다고 입을 모았다. 정부가 폐업 업주에게 철거 비용 등 최대 400만원, 전업하는 업주에게 간판·메뉴판 교체 비용 명목으로 최대 250만원을 지원하는데 현실적으로 너무 부족하다는 하소연이다. 2대째 가업을 잇고 있는 장연수(46)씨는 “가업으로 개고기 파는 게 죽을죄는 아니잖느냐”며 “생계를 끊어 놓고 돈 몇 푼 쥐여주면 우리는 뭘 먹고 살란 말이냐”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면서 “제발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현실적인 보상안을 마련하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 ‘상생 소각’ 군포·광명, 경기도 적극행정 대상 수상

    ‘광명·군포 공공소각장 상생소각 협약’이 경기도 으뜸 행정으로 인정받았다. 12일 경기도에 따르면 전날 도가 주최한 ‘2026년 적극행정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광명시와 군포시가 대상을 받았다. 두 시는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이 금지되고 소각장 정기보수에 따른 폐기물 처리 차질과 민간 위탁비용 증가 우려가 커짐에 따라 전국 최초로 지방자치단체 간 ‘1대 1 상호 교차소각’ 연대망을 구축했다. 소각장 여유 공간을 공유하고 정기보수 일정을 조정해 한쪽 소각장이 가동을 중단할 때 다른 쪽을 이용할 수 있는 상호 대체 가동 체계를 마련했다. 지난 3월 협약 체결 이후 총 542t의 쓰레기를 교차 해결하면서 두 시는 쓰레기 대란을 사전에 막고 민간 위탁처리비 3억 3000만원을 절감했다. 두 시는 상호 처리 물량을 점진적으로 늘려 전국 표준 자원순환 모델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수원시는 ‘전국 최초 우편자동연계 통합·맞춤형 전자고지’로 최우수상을 받았다. 우편과 전자고지를 자동 연계해 시민이 행정 고지를 더 편리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송달 체계를 개선한 사례다. 주민등록 사실조사 때 비대면 참여 안내를 전자고지와 연계해 비대면 참여율을 크게 높였고, 통장의 현장 방문을 25만건 줄였다. 행정안전부가 전국 확산을 추진 중이다.
  • LG디스플레이, 연세대 계약학과 입시설명회

    LG디스플레이가 24일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연세대 디스플레이융합공학과 진학을 희망하는 수험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입시 설명회를 개최한다고 12일 밝혔다. 대입 단계부터 업계 이해도를 높여 우수한 인재들을 유치하려는 취지다. 연세대 디스플레이융합공학과 홈페이지에 게시된 안내 자료를 통해 설명회 신청을 하면 된다. 디스플레이융합공학과는 LG디스플레이와 연세대가 운영하는 계약학과로 기업 현장에서 즉시 활용 가능한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프로그램이다. 급변하는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 환경에 대응하고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전문 인력을 육성하기 위해 시작됐다. 양측이 공동으로 커리큘럼을 설계해 재학 중 현장 실습 기회를 제공하며 장학금은 물론 졸업 후 해당 기업으로의 채용을 보장한다.
  • 1대1 상담부터 면접 전략까지… ‘맞춤형 진학박람회’ 연 강동 [현장 행정]

    1대1 상담부터 면접 전략까지… ‘맞춤형 진학박람회’ 연 강동 [현장 행정]

    지난 4일 서울 강동아트센터에서 열린 강동구 주최 ‘2027학년도 진로진학박람회’. 1600명 가까운 학부모와 학생들이 몰려 행사장은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대입 제도 개편을 앞두고 현행 9등급제가 마지막으로 적용되는 해인 만큼 고교 3학년 학생과 졸업생의 입시 준비를 돕기 위해 마련됐다. 공교육 입시 전문가이자 진학지도서 ‘수박먹고 대학간다’의 저자 박권우 이대부고 교사가 대입 전략을 설명했다. 뜨거운 호응에 힘입어 예정 시간을 1시간 이상 넘긴 오후 7시쯤 설명회가 끝났다. 박람회에서 만난 고교생 백모(18)양은 “외동이라 위에 형제자매가 없고 정보 얻기도 어려웠는데 학교 선생님의 추천으로 오게 됐다”며 “(학생부종합전형) 면접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감이 안 왔는데 입학사정관님이 어떻게 하면 될지 자세하게 알려줬다”고 전했다. 함께 온 어머니 이모(51)씨는 “면접 준비를 위해 학원에 다녀야 할지, 어디서 정보를 찾을지 막막했는데 입학사정관이 이렇게 자세하게 알려주니 너무 좋다”며 “개인적으로 알아보면 상담 비용이 30만원은 기본이라 부담되는데 여기서는 무료다. 1대1 상담 인원을 더 늘려주면 좋겠다”고 전했다. 주요 대학 입학사정관과 진학전문교사가 참여하는 1대1 맞춤형 상담 창구에도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 창구에는 서울권 주요 대학부터 지역 거점 국립대까지 총 26개 대학에서 온 34명의 입학사정관과 19명의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진학전문교사가 참여했다. 상담에는 246명의 학부모와 학생들이 참여했다. 이날 140명 이상의 학생·학부모와 상담을 한 파주고 교사 권익현(43)씨는 “구의 우수한 교육 환경과 여건의 변화가 학생과 학부모들의 상담에서도 실제로 느껴졌다”며 “한영고, 한영외고 등 우수한 학교가 몰려 있고 명일동, 고덕동에 새로 입주하는 아파트를 중심으로 입시 학원가 등이 조성되며 전통적인 강남 학군보다 오히려 학생·학부모님들의 관심이 더 많아졌다”고 분석했다. 권씨는 “학생이 그동안 기울였던 학교생활에 대한 노력을 중심으로 소신 있게 지원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수희 구청장은 “수험생들이 변화하는 입시 환경에서 박람회를 통해 자신에게 맞는 대입 전략을 세웠기를 바란다”며 “앞으로도 학생들을 위한 맞춤형 교육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 울산시, 공정수당 신설… 비정규직 처우 개선

    울산시가 행정 지원이나 현장 업무에 종사하는 기간제 근로자에게 최대 257만원의 ‘공정수당’을 지급하는 등 처우 개선안을 마련해 내년부터 시행한다. 시는 기간제 근로자에게 공정수당, 명절수당을 지급하는 등의 처우 개선 방안을 내년 1월 시행한다고 12일 밝혔다. 행정·민원 업무 지원, 환경·청소, 공원·녹지 관리, 주차·교통 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계절적·일시적으로 발생하는 업무 수요를 담당하는 근로자가 대상이다. 기간제 근로자가 겪는 고용 불안에 대한 보상인 공정수당은 근무 기간과 근로 여건에 따라 차등 지급한다. 39만 6000원(근무 기간 1~2개월)부터 257만 9000원(11~12개월)까지다. 시는 물가 상승을 고려해 급량비를 60% 인상하고 근로자의 소속감과 만족감을 높이기 위해 명절수당도 새롭게 지급하는 등 복리후생도 강화한다. 시 관계자는 “근로자의 권익 보호, 복리 증진을 위한 의미 있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현장 의견을 지속 반영해 안정적인 근무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 가뭄에 타는 農心… 단비 대신 소방차

    가뭄에 타는 農心… 단비 대신 소방차

    저수율 33%로 평년의 절반 이하 “수압 너무 올리지 마. 논 망가진다.” 12일 오전 11시 경남 밀양시 부북면 청운리의 한 논. 소방호스를 잡은 대원들이 목소리를 맞췄다. 화재 현장이라면 더 강한 압력이 필요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벼가 쓰러지지 않도록 물줄기를 부드럽게 만들어야 했다. 강원 홍천소방서 물탱크차 홍천2호와 소방대원들은 이날 새벽 5시 홍천을 출발해 밀양까지 달려왔다. 폭염에 이은 가뭄 장기화로 경남 지역 용수 부족이 심화하자, 지역 소방력만으로는 급수 지원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정부가 전날 오후 8시 국가소방동원령을 발령해서다. 가뭄으로 국가소방동원령이 발령된 건 지난해 8월 강원 강릉에 이어 역대 두 번째다. 전국 16개 시·도 소방본부에서 물탱크차 200대와 소방 인력 400명이 이날 오전 9시까지 경남에 집결했다. 이들은 13일까지 14개 소방서 관할에서 급수 지원을 한다. 밀양에 배치된 홍천2호는 6000ℓ가량의 물을 실을 수 있다. 평소 5~5.5kgf/㎠ 수준인 수압을 이날은 2.5kgf/㎠까지 낮췄다. 벼를 살리려면 힘보다 섬세함이 먼저였다. 김명학 소방장과 정병재 소방교는 호스 방향을 조금씩 바꿔가며 2479㎡ 규모 논에 물이 고르게 퍼지게 했다. 20분 남짓 물을 쏟아낸 뒤에는 대용량 배수펌프 시스템이 마련된 밀양강 둔치로 다시 향했다. 청운리 일대에서는 이틀 동안 물탱크차 2대가 총 1만630㎡ 논에 물을 댄다. 밀양 전체로 보면 경남에서 가장 많은 물탱크차 40대가 움직인다. 김 소방장은 “대민 지원도 소방관의 중요 업무인 만큼 맡은 역할에 충실하겠다”고 말했다. 같은 날 부북면 운전리에서도 1322㎡ 규모의 논에 소방차가 물을 댔다. 대형 물탱크(1만 2000ℓ)차를 몰고 온 경기 이천소방서 장호원119안전센터 방재호 소방위는 “10년 전쯤 경기 안성에서 가뭄 급수를 지원한 적이 있는데 그 이후로 처음”이라고 말했다. 폭염 기세는 다소 누그러졌지만 강우 부족으로 경남의 가뭄은 심해지고 있다. 최근 6개월 누적 강수량은 586.7㎜로 평년의 60% 수준이며 도내 농업용 저수지 평균 저수율은 33.3%로 평년(70.9%)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이 때문에 이날 오후 6시까지 경남 전역에서 4700t이 넘는 농업용수 급수가 이뤄졌다. 농업가뭄관리시스템 기준 밀양·거제·함안은 농업용수 가뭄 ‘심각’ 단계다. 전국 심각 단계 3곳이 모두 경남에 있다. 가뭄이 가장 심한 밀양의 농업용수 저수율은 25.7%로 평년의 34.4%에 불과하다. 통영 등 10곳은 ‘경계’, 사천 등 4곳은 ‘주의’ 단계이며 함양만 가뭄 단계에 진입하지 않았다. 생활·공업용수는 대체로 정상 공급되고 있지만 농작물 피해는 확산하고 있다. 지금껏 벼와 과수, 밭작물을 중심으로 5703농가, 2121㏊(서울 여의도 면적 7.3배)에서 가뭄 피해가 발생했다. 김태용(64) 밀양시 부북면 청운마을 이장은 “지난해에는 수해, 올해는 가뭄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며 “저수지 하류에서 농사짓는 곳은 반포기 상태”라고 말했다. 하늘이 야속하다는 농민들은 밀양 운주암에서 기우제를 지내기도 했다. 경남도는 가뭄 해소에 200㎜ 안팎의 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고 가뭄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했다. 8월 말까지 비가 내리지 않는 상황을 가정해 저수율이 낮은 170개 저수지에 비상급수 대책을 마련하고 84곳에서는 양수저류·직접급수 등에 돌입했다. 또 정부가 내려보낸 재난관리기금 등을 활용해 농업용수 확보, 농작물 피해 예방을 추진 중이다. 이러한 가운데 기상청이 광복절 연휴인 15~17일 비를 예보해 경남권 가뭄 해갈에 도움이 될지 주목된다.
  • 아동 227만명 줄었는데, 장애아는 2만명 늘었다

    아동 227만명 줄었는데, 장애아는 2만명 늘었다

    저출산 심화로 지난 10년간 국내 아동 인구가 227만명 줄어드는 사이 장애아동은 2만명 가까이 늘었다. 특히 학령기 장애 청소년의 증가세가 두드러졌고 지적·자폐성 장애 비중이 커졌다. 그러나 장애를 발견한 뒤 의료·재활·교육·복지서비스로 이어주는 공적 체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부모들은 직접 발품을 팔며 ‘각개전투’를 벌여야 하는 처지다. 12일 한국장애인개발원이 펴낸 ‘통계로 보는 장애아동’을 보면 만 18세 미만 아동 인구는 2015년 889만 7409명에서 지난해 662만 5299명으로 227만 2110명(25.5%) 급감했다. 반면 장애아동은 같은 기간 7만 2583명에서 9만 2094명으로 1만 9511명(26.9%) 늘었다. 전체 아동 중 장애아동 비율도 0.82%에서 1.39%로 두 배 가까이 뛰어올랐다. 장애아동 10명 중 8명은 발달장애인이었다. 지난해 기준 지적장애가 42.6%, 자폐성 장애가 34.0%로 둘을 합치면 76.6%에 이른다. 발달검사가 확대되고 진단 문턱이 낮아지면서 예전에는 발견하지 못했던 발달장애가 통계에 잡히기 시작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진단과 발견이 늘어난 것과 달리 정작 그 이후의 공적 지원 체계는 제자리걸음이다. 선별검사부터 정밀 평가, 치료·재활, 교육·복지서비스까지 한 번에 이어주는 체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보호자가 직접 기관을 전전하며 어떤 서비스부터 받아야 할지까지 홀로 판단해야 한다. 송연숙 느린학습자시민회 이사장은 “현장에서 만나는 부모들은 정작 아이를 키우는 일보다 평가·치료·교육·복지기관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서비스를 연결하는 과정이 더 고되다고 입을 모은다”고 전했다. 부모의 고단함은 교육 현장에서도 반복된다. 한국장애인개발원이 보건복지부의 2023년 장애인실태조사 원자료를 분석한 결과 장애아동의 27.5%는 어린이집·유치원·학교생활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큰 어려움은 수업 내용을 이해하고 진도를 따라가는 것(32.6%)이었고 특수교사 부족(11.6%)과 특수교육 지원 인력 미배치(10.0%)가 뒤를 이었다. 해법으로는 국가 차원의 통합 연계망이 제시됐다. 지난 10일 국회에서 열린 발달장애·발달지연아동 조기 개입 국제 심포지엄에서는 호주 사례가 소개됐다. 프랭크 오버클레이드 호주 머독아동연구소 수석책임연구원은 아동과 가족이 필요한 서비스를 받기 위해 여러 기관을 전전하지 않도록 지역 서비스를 한데 묶은 ‘블루 스카이 프로젝트’를 언급하며 “보건·교육·복지서비스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단독] 감사원 사전컨설팅, KTX·SRT 조기 통합 이끌었다

    [단독] 감사원 사전컨설팅, KTX·SRT 조기 통합 이끌었다

    담당 공무원의 ‘배임 공포’로 멈춰 있던 KTX와 SRT의 통합 후속 조치가 감사원의 사전 컨설팅으로 조기에 마무리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12일 감사원 및 해당 업체에 따르면 SRT 운영사인 SR은 지난 2024년 8월 예산 절감과 자체 영업 등을 위해 올해 말을 목표로 한 통합정보시스템 구축 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기존에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매년 197억 원을 지불하며 정보시스템을 빌려 쓰는 ‘더부살이’를 하다가 자체 시스템 마련에 나선 것이다. 문제는 지난해 12월 SRT와 KTX의 완전 통합 목표가 발표되면서 발생했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좌석 부족에 따른 국민 불편 해소를 위해 2026년 말까지 SRT와 KTX 완전 통합 목표를 발표했고, 지난 3월 국무회의에서 통합 일정을 오는 9월로 앞당겼다. 자체 시스템을 구축하던 SR로서는 2년간 공들인 사업을 종료해야 했다. 현장에선 미완성 사업 대금 78억 원의 지급 여부가 문제가 됐다. 자칫 ‘업무상 배임’ 우려가 컸던 탓이다. 고민하던 SR은 감사원에 사전 문의를 했고, 감사원은 8일 만에 “적극행정 취지에 부합해 면책된다”는 취지로 회신했다. SR은 지난달 16일 구축 중이던 통합정보시스템 구축 사업 계약을 해지하고 조기 종료키로 결정했다. 감사원은 “기관 통합 추진에 따른 불가피한 사업 중단에도 수행사와 원활한 사업 종료 합의를 통해 산출물을 최대한 자산화하고 재활용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적극행정 취지에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사전 컨설팅은 감사원이 공공기관 등의 적극행정을 지원하기 위해 주요 사업이나 조치에 앞서 법적·행정적 문제를 미리 검토하는 제도로, 정부의 적극행정 기조에 따라 확대 활용되고 있다. 사후 문제가 생긴 뒤 감사를 통해 수사 의뢰를 하는 방식보다 미리 문제 소지가 있는 부분은 컨설팅을 통해 해결해 행정 효율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김호철 감사원장은 지난 4월 공직사회에 적극행정을 주문하며 “선례가 없거나 규정이 미비해 적극적 행정 조치가 주저될 때는 거리낌 없이 적극행정위원회를 활용하거나 사전 컨설팅을 신청해 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 5.7m 다리서 떨어져도 툭툭…  우주·재난현장 ‘불사조 로봇’

    5.7m 다리서 떨어져도 툭툭…  우주·재난현장 ‘불사조 로봇’

    요즘 인공지능(AI)과 로봇 기술의 발전 속도가 따라가기 힘들 정도로 빨라지고 있다. SF 속 로봇처럼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충격을 견뎌내고 착지한 뒤에는 스스로 자세를 파악해 다시 거친 지형을 이동하는 로봇까지 나왔다. 미국 예일대, 스워스모어 칼리지, 미시간대, 럿거스대, 프린스턴대, 이탈리아 볼로냐대 공동 연구팀은 5.7m 높이의 다리 위에서 아스팔트 바닥으로 떨어지고도 부서지지 않고 다시 움직이는 로봇 ‘트라이바’(Tribar)를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인공지능 분야 국제 학술지 ‘네이처 머신 인텔리전스’ 8월 11일 자에 실렸다. 트라이바는 딱딱한 막대를 탄성 있는 케이블 그물망에 매달아 만든 ‘텐세그리티 로봇’이다. 막대끼리 서로 맞닿지 않고 팽팽한 줄의 장력만으로 형태를 유지하는 구조여서 유연하고 가벼우면서도 외부에 가해지는 충격을 쉽게 흡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서는 오래전부터 이 구조를 행성 탐사 로버에 적용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로봇 몸체가 충격을 흡수한다면 착륙선을 따로 보내지 않고 로봇만 떨어뜨려도 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비행기나 헬기에서 텐세그리티 로봇을 떨어뜨려 재난 현장에 물자를 전달하겠다는 기업도 등장했다. 문제는 ‘살아남는 것’과 ‘살아남은 뒤 제 역할을 하는 것’이 별개라는 점이다. 충격 저항성이 확인된 텐세그리티 로봇들은 대부분 스스로 움직이는 구동 장치가 없고 반대로 잘 움직이는 텐세그리티 로봇들은 외부 충격을 견디는 성능이 검증되지 않았다. 연구팀이 개발한 트라이바는 막대 3개짜리 텐세그리티 로봇으로 36㎝ 길이의 탄소섬유 막대 3개에 모터 6개, 배터리, 제어 기판으로 구성돼 있다. 핵심은 센서다. 로봇을 지탱해 주는 줄 자체가 잘 늘어나는 신축성 센서를 겸한다. 상온에서 액체 상태인 금속을 얇게 두 층으로 깔고 실리콘으로 감싸 만든 센서는 줄이 늘어나면 전기용량이 그에 비례해 커지면서 줄이 얼마나 늘어났는지 알려주는 방식이다. 여기에 관성측정장치가 막대마다 붙어 있어 트라이바는 자기 몸이 어떤 모양이고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지를 실시간으로 계산할 수 있다. 기존의 텐세그리티 로봇의 자세 추정은 대부분 외부 카메라나 로봇을 세워둔 정지 상태에서만 가능했다. 그렇지만 트라이바는 움직이는 도중에도 자기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연구팀은 트라이바를 잔디, 얼음, 자갈, 모래 위에서 주행 능력을 측정했다. 중력을 이용해 몸을 기울여 넘어지는 방식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지면에 따른 속도 차이는 크지 않았다. 또 기존 텐세그리티 로봇의 최대 등반 경사는 24도였지만 트라이바는 28도의 오르막도 문제없이 이동했다. 가장 주목할 부분은 낙하 실험이다. 연구팀은 5.7m 다리 위에서 아스팔트 바닥으로 떨어뜨렸는데도 트라이바는 금세 형태를 회복하고 이동했다. 연구팀은 충격 저항성과 장애물 감지 능력, 제어 능력이 더 보완되면 현재 로봇으로 접근할 수 없는 환경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반 로봇이라면 절벽을 만났을 때 우회 경로를 계산해야 하지만 텐세그리티 로봇은 그냥 굴러떨어진 뒤 가던 길을 계속 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행성 표면의 크레이터 바닥을 탐사하거나 항공기에서 재난 지역으로 로봇을 투하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 “이재명 정부 1년… 정책 착수 충실, 국민 체감은 아직”

    “이재명 정부 1년… 정책 착수 충실, 국민 체감은 아직”

    상법 개정, 150조원 국민성장펀드 출범, 한미 관세협상 타결, 돌봄통합지원법 전국 시행…. 이재명 정부 1년간 다양한 법·제도 개혁의 착수 속도가 빨랐지만, 국민 삶에 닿는 성과는 미진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한국정책학회가 교수 30명으로 평가단을 꾸려 8개 분야 국정과제를 평가한 결과, 전 분야에서 이행충실성은 높고 국민체감도는 가장 낮은 동일 패턴이 확인됐다. 한국정책학회(회장 이석환)는 12일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열린 하계학술대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이재명 정부 1년 공약이행관련 국정과제평가 대토론회’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부회장 주효진 교수(가톨릭관동대)를 평가단장으로, 경제산업·외교안보·교육문화·사회복지·과학기술·정치행정사법·에너지·보건의료 8개 분야 전문가 교수 30명이 45일간 이행충실성·정책효과성·국민체감도·정책포용성·지속가능성 5개 지표(각 7점, 35점 만점)로 평가를 수행했다. 종합점수(100점 환산)는 외교안보 73.7점, 교육 73.4점, 에너지 68.6점, 문화 67.4점, 사회복지·과학기술 각 61.2점, 보건의료 58.3점, 경제산업 57.1점 순이었다. 주택 체감도 2점·북핵 19점… 분야별 명암 뚜렷경제산업(57.1점)은 8개 분야 중 최하위였다. 이행충실성은 68.3점으로 양호했으나 주택공급 과제는 체감도 7점 만점에 2점을 받았다. 분과위원장 이동규 교수(동아대)는 “정부 발표 절감액과 국민 실체감 사이의 간극을 방치한 채 대책 발표만 반복한다면, 2년 차에는 체감도가 아니라 신뢰도가 무너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외교안보(73.7점)는 최고점이었으나 과제별 편차가 컸다. 국민 참여형 통일정책(117번)이 33점/35점으로 최고, 북핵 문제 해결(122번)은 19점으로 최저였다. 분과위원장 정준호 교수(전북대)는 “국민과의 직접적인 접점, 성과의 측정 가능성, 외부 환경에 대한 의존도에 따라 평가 결과가 뚜렷하게 달라졌다”고 분석했다. 사회복지(61.2점)는 양육비 선지급제, 의료급여 부양비 26년 만의 폐지 등이 우수 평가를 받았으나 연금개혁 공전이 약점이었다. 분과위원장 조경훈 교수(한국방송통신대)는 “제도가 만들어진 속도만큼 돌봄 인력과 전달체계가 따라가지 못하면 국민이 느끼는 변화는 더딜 수밖에 없다”고 했다. 보건의료(58.3점)는 국민체감도가 5개 과제 전 지표 중 예외 없이 최저였다. 분과위원장 황석준 교수(국립공주대)는 “의료 현장의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의료계와의 신뢰 회복이 최우선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에너지(68.6점)는 재생에너지 대전환(71.4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국민체감도(57.1점)는 가장 낮았다. 분과위원장 은재호 교수(한국외대)는 “지금까지의 성과는 아직 ‘투입과 산출’ 단계에 머물러 있어, 2년 차부터는 사업 지정 건수가 아니라 주민이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편익을 중심으로 정책을 관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교육문화(교육 73.4점·문화 67.4점)는 마음건강지원·관광할인 등에서 성과를 보였다. 다만 분과위원장 김민희 교수(대구대)는 “달성하기 쉬운 목표를 제시하여 정책 추진 성과가 높은 것으로 보고하는 관행은 극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과학기술(61.2점)은 AI 인프라·인재 양성 투자 확대가 긍정적이었으나, 분과위원장 김태희 교수(서울과학기술대)는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정책 성과로 확산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성과 관리와 정책 환류가 필요하다”고 했다. “2년 차 관건은 제도를 체감으로 바꾸는 것”정치행정사법 분과위원장 이승혁 교수(성균관대)는 “국민의 관점에서는 제도나 사업의 존재 자체보다 행정 서비스, 안전, 권익, 지역 생활이 실제로 얼마나 개선됐는지가 더욱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될 수 있다”고 짚었다. 평가단장 주효진 교수는 “지나간 1년이 아닌 남은 4년의 정책 성공을 위해 객관적 분석과 지속 가능한 정책 제언을 목표로 평가를 수행했다”고 밝혔다. 이석환 학회장(국민대)도 “국정과제에 대한 정책 평가 과정과 정보 공개가 국민에게 얼마나 필요한지를 보여주는 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 천안시 “깊은 애도”, 아동학대 대책 강화…숨진 아동 4차례 신고

    천안시 “깊은 애도”, 아동학대 대책 강화…숨진 아동 4차례 신고

    충남 천안시는 최근 교회 아동 사망사건과 관련해 깊은 애도를 표하며 대응체계 전면 재구축과 위기 의심 아동 선제 보호를 위한 재발 방지 종합대책을 추진한다고 12일 밝혔다. 피해 아동이 사망에 앞서 지난 2021년부터 최근까지 4차례에 걸쳐 시와 경찰에 방임과 폭력 등의 신고가 접수된 것으로 확인됐다. 시는 아동학대 신고 접수부터 분리 보호, 사례관리, 사후 점검까지 전 대응 과정을 아동 안전 최우선 체계로 개편한다. 교육청·읍면동 행정복지센터와 협력해 보호 체계 밖에 놓인 위기 의심 아동을 적극 발굴하기로 했다. 부모가 아동을 보호·양육하지 못하고 지인, 친인척 등 제3자가 양육하는 가정과 재학대 우려 아동은 특별관리대상으로 지정해 월 1회 전담 공무원이 참여하는 합동점검 회의를 열고 모니터링을 지속할 계획이다. 제3자가 양육하는 가정에는 경찰, 아동보호전문기관과 함께 전수조사를 진행한다. 장기간 비공식적으로 제3자가 양육해 온 가정은 가정위탁 등 공적 보호제도로 연계해 행정 관리 공백을 없앤다. 장기 미인정 결석(홈스쿨링) 아동은 분기별 소재와 안전을 확인할 수 있도록 천안교육지원청에 협조를 요청할 예정이다. 아동학대 신고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안으로 아동학대전담공무원도 증원해 현장 대응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시에 따르면 사망한 아동과 관련해 2021년 12월 1일 아동을 방치하고 있다는 내용의 신고가 접수됐다. 시는 당시 3차례에 걸친 조사를 통해 아동학대로 판단해 아동보호전문기관으로 이관했다. 시는 2024년 3월 외조모가 아동을 때렸다는 내용의 신고도 접수돼 6차례에 걸쳐 조사를 실시하여 아동학대로 판단했다. 올해는 지난 2일과 3일 외조모에게 학대당하고 맞았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시는 경찰과 동행해 외조모에 대해 긴급 임시 조치했다. 천안의 한 교회에서 생활하던 11세 아동은 지난 5일 8시 50분쯤 고열·의식 저하 증상을 보인 뒤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3시간여 만에 사망했다. 병원 측은 당시 고열과 탈진 증세를 보인 아동 몸에서 학대를 의심할 만한 정황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숨진 아동의 상처 등을 토대로 전날 해당 교회 60대 목사와 외조모를 각각 아동학대치사 등의 혐의로 구속 수사 중이다. 장기수 천안시장은 “아동학대 사건을 매우 엄중하게 인식하고 다시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응체계를 점검하고 있다”며 “아동의 안전을 모든 판단의 최우선 기준으로 삼아 유관기관과 긴밀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 차 부품 정렬 50분→7분…현대차그룹 ‘전사 AX’ 속도전

    차 부품 정렬 50분→7분…현대차그룹 ‘전사 AX’ 속도전

    현대자동차그룹이 인공지능(AI)을 업무 현장에 적용하면서 충돌 안전 관련 자료 탐색·검토 시간을 90%, 생산라인의 불필요한 중단 시간을 86% 줄이는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향후 전사 AX(AI 전환)를 바탕으로 중국 업체들의 신차 개발 ‘속도전’에 대응하고 피지컬 AI 혁신의 범위도 넓힐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12일 서울 서초구 양재 본사에서 ‘현대차그룹 AX 성과 발표회’를 열고 2019년부터 단계적으로 추진해 온 디지털 전환(DX)과 AX 과정 및 성과를 공개했다. 남양기술연구소의 ‘충돌안전 AI 어시스턴트’는 여러 시스템에 흩어진 과거 충돌 시험 결과와 이미지, 해석 자료를 한곳에서 검색하고 유사 사례를 비교하도록 지원한다. 관련 사례 탐색과 분석 자료 검토 시간은 약 90% 감소해 연구원 한 명당 월평균 약 20시간을 절감하는 효과를 봤다. 생산 현장에서는 카메라와 비전 AI가 차량식별번호(VIN)를 읽고 실제 차량과 시스템 등록 차량 정보를 대조하는 ‘AI 자동화 인식 서비스’를 세계 70여개 생산거점에서 운영하고 있다. 작업 오류를 조기에 찾아내 연간 52억 4000만원의 비용을 절감했다. 생산 라인에 부품을 공급하는 대차 공정에서 발생하는 복잡한 이동 경로를 AI가 최적화하는 ‘대차 정렬 최적화 기술’을 통해 최대 50분가량이 걸리던 대차 정렬 시간은 7분 이하로 줄었다. 불필요한 생산 중단 시간을 약 86% 단축한 셈이다. 정비·고객서비스에서도 효과를 보였다. 해외 정비 현장에서는 차량 오류코드나 증상을 자연어로 입력하면 AI가 매뉴얼과 과거 정비 기록을 분석해 진단 결과와 대응 방안을 제시해 정비 대응 시간이 약 42% 단축됐다. 현대차·기아·제네시스의 모바일 앱에 올라온 고객 리뷰도 AI가 내용을 분류하고 답변 초안을 작성한다. 과거 담당자가 리뷰 한 건을 처리하는 데 평균 35분이 걸렸지만 AI 도입 이후 약 5분으로 줄었다. 이 밖에 현대차그룹의 사내 생성형 AI 플랫폼 ‘H 챗 프로’ 사용자는 지난달 기준 3만명을 넘어섰다. 현대차·기아 전체 일반·연구직 직원의 약 80%다. AX 전환은 2018년 정의선 회장이 “IT기업보다 더 IT기업 같은 회사가 되겠다”고 강조한 데서 비롯됐다. 정 회장은 올해 초 경영진을 대상으로 ‘바이브 코딩’ 교육을 실시하자고 제안했고, 정 회장 본인도 코딩을 배웠다.
  • 잇단 공무원 자살에 뒤숭숭한 관가…지난해 자살 순직 요청 49명, 3명 중 2명은 탈락 왜 [강 기자의 세종실록]

    잇단 공무원 자살에 뒤숭숭한 관가…지난해 자살 순직 요청 49명, 3명 중 2명은 탈락 왜 [강 기자의 세종실록]

    7월 기후부 소속 공무원 2명 잇단 자살 김성환 장관 “직장 문화 뼈아프게 자성” 공무원 49명 중 16명만 자살 순직 인정 3년간 120명 자살 순직 신청…70명 탈락 소송서 ‘자살 순직’ 인정 판례 수두룩 자살 통계·원인 분석 미흡…순직 요건 손봐야 요즘 세종 관가가 뒤숭숭합니다. 공무원들의 잇단 자살 때문인데요. 지난 2월 재정경제부 세제실에 파견된 국세청 30대 신입 사무관에 이어 지난달에는 근무한 지 2년도 안 된 기후에너지환경부 30대 사무관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기후부 사무관이 숨진 지 일주일도 안 돼 어린 두 자녀를 둔 기후부 산하 영산강유역환경청 주무관(6급·총괄팀장)도 자살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소속 공무원들이 잇따라 숨지자 지난달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비통함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깊이 사과드린다”며 “기후부의 직장 문화와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되돌아보고 조직의 인사시스템과 일하는 문화에 잘못된 부분이 없는지 뼈아프게 자성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행정고시(재경직) 출신 사무관의 죽음에 대해서는 “경찰 조사와 병행해 자체 감사를 벌여 진상을 규명하겠다”며 “유족의 요청사항에도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공직에 대한 인기가 예전만 못하다고 하지만 여전히 들어가기는 어렵습니다. 올해 국가공무원 공개경쟁채용시험 경쟁률은 5급 31대 1, 7급 38대 1, 9급 기준 29대 1로 치열합니다. 흔히 공무원은 우리 사회에서 이른바 ‘모범생’들이 치열한 시험을 뚫고 들어가 비교적 규칙적인 출퇴근과 안정된 생활을 누리는 직업으로 인식됩니다. 자살 사유에 대해선 여러 의견들이 있지만 여기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조직 개편과 성과지향적인 공직 분위기 속에 업무 스트레스와 사람 간 관계 문제는 빠지지 않고 등장합니다. 공무원 자살은 해마다 되풀이되지만 알려지는 건 극히 일부입니다. 인사혁신처는 “공무원 자살 통계는 법적 근거가 없어 현황 통계를 갖고 있지는 않고 경찰청에서 집계하는 자살 통계에 공무원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습니다. 자살은 중앙부처를 넘어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을 가리지 않고 발생합니다. 대책이 나오려면 정확한 통계를 기반으로 해야 하나 모든 부처나 지자체 등 기관들은 대체로 “자살 수치가 없거나 알지 못한다”거나 있다 해도 내놓길 꺼려합니다. 지난 9일 다소 충격적인 수치가 공개됐습니다. 인사혁신처가 최근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인데요. 지난해 재직 중 자살한 공무원의 순직 신청 건수가 49명에 달했습니다. 2023년 31건, 2024년 40건 등 최근 3년간 최소 120명의 공무원이 자살을 했다는 사실이었죠. 순직 신청을 하지 않은 수를 고려하면 자살한 공무원 수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런데 49명 중 실제 공무상 재해인 순직으로 인정된 건수는 16건으로 32.7%에 그쳤습니다. 2023년 16건, 2024년 18건 등 해마다 순직 인정 건수는 비슷한데 자살로 인한 순직 신청이 늘어나니 인정 비율은 3명 중 2명 이상이 탈락하는 셈입니다. 왜 이렇게 인정 비율이 떨어질까요. 12일 인사처와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등에 확인해보니 자살과 업무의 관련성이 입증이 간단치 않다는 것입니다. 인사처 관계자는 “자살이 공무상 재해로 인정돼 순직으로 처리되려면 상당한 업무와의 인과 관계가 입증돼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며 “최근에는 갑질·직장 내 괴롭힘 등은 대부분 인정해주는 경향이 있는데 그외 실제 심사를 해보면 개인적 사유로 인한 자살이 많아 업무상 관련성을 인정해주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순직을 심사하는 공무원재해보상심의회에는 전문가인 정신과 의사들도 포함돼 있으며 우울증 등 병원 기록들을 참고해 심사합니다. 죽어서도 업무 관련성을 입증해야 하는 셈입니다. 박중배 전공노 대변인은 “유족들이 숨진 공무원의 자살 원인이 업무 관련성을 입증하기가 매우 까다롭고 어렵다”며 “공상처리요건은 12주 평균 근로시간이 52시간이 넘어야 하고 사고 전 일주일 평균 근무시간이 11주보다 30% 이상 증가해야 하나 이런 것들을 유족들이 확인하기 쉽지 않고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업무 관련성은 얼마든지 해당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기관장 및 기관 평가에서 자살자가 나올 경우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내부적으로도 자살자가 나와도 쉬쉬하거나 심지어 유족에게 협조해주지 말라고도 하는 씁쓸한 광경이 펼쳐지기도 합니다. 박 대변인은 “자살자가 있으면 기관장 평가에 좋지 않다 보니 주변 동료들에게 진술서를 받아야 하는데 내부적으로 협조해주지 않으면 유족들이 어떻게 할 도리가 없어 포기하는 경우들도 많다”고 전했습니다. 심지어 일부 자살 공무원들의 유족들은 자신의 자녀 등 가족이 ‘부적응자’ ‘미성과자’ 낙인이 찍힐까 봐 순직 심사 자체를 스스로 포기하고, 공개되는 것을 불명예스럽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박 대변인은 “우리 사회에서 자살을 ‘안 좋은 것’이라고 부끄럽게 여기다 보니 순직에 해당된다고 유족에 권유해도 마다하는 경우들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박 대변인은 “순직 요건을 현실에 맞게 바꿔야 한다”며 “시간 외 근무(초과근무)로만 인정해 줄 게 아니라 갑질, 괴롭힘, 우울증을 심화시키는 조직 내부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순직 처리 요건으로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실제 인사처 심사에서 공무상 재해로 인정받지 못했지만, 유족들이 행정소송을 제기한 끝에 법원에서 판단이 뒤집혀 순직을 인정받은 사례는 적지 않습니다. 2018년 경찰관 자살 사건에서 대법원은 공무상 자살의 경우 업무와 질병·사망 사이의 인과관계를 판단할 때 업무의 내용과 강도, 근무환경, 정신적 부담, 질병의 경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로 판단했습니다. 단순히 자살이라는 결과만을 놓고 볼 것이 아니라, 고인이 생전에 처했던 업무 환경과 그로 인한 정신적·육체적 영향을 폭넓게 살펴야 한다는 것입니다. 2014년 대구시 공무원 자살 사건에서도 법원은 공무상 과로와 극심한 스트레스로 우울증이 유발되거나 악화되고, 이로 인해 정상적인 인식능력이나 행위선택능력이 현저히 저하된 상태에서 자살에 이르렀다면 공무와 사망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유족보상금 부지급 처분을 취소했습니다. 최근에도 비슷한 판단이 이어졌습니다. 한 군무원이 과도한 업무 부담과 스트레스로 우울증을 겪다 육아휴직에 들어갔지만 업무에 대한 부담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증세가 급격히 악화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입니다. 서울행정법원은 지난해 망인이 업무로 인해 정상적인 인식능력 등이 뚜렷하게 저하된 상태에서 자살에 이르렀다고 보고 공무와 사망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했습니다. 이처럼 행정심사 단계에서는 인정되지 않았던 공무와 사망의 인과관계가 법원에서 뒤늦게 인정되는 사례가 반복되면서, 유족이 소송까지 감수해야 비로소 순직을 인정받을 수 있는 현행 심사체계가 적절한지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들이 많습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난달 발표한 ‘OECD 보건통계 2026’에 따르면 한국의 자살률은 여전히 OECD 회원국 가운데 1위였습니다. 2023년 기준 우리나라의 인구 10만명당 자살 사망률은 24.8명으로, OECD 평균인 10.9명보다 두 배 이상 높습니다. 자살 문제는 특정 직업이나 계층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회사원부터 자영업자, 학생,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하는 공무원까지 우리 사회 곳곳에서 스스로 삶을 포기하는 비극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공직사회에서 정신건강 문제는 더 이상 개인의 문제로만 치부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공무원연금공단에 따르면 공무원 자살 순직은 2018년 8건에서 2022년까지 22건으로 175% 증가했다. 공무원 질환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질환이 ‘정신질환’입니다. 겉으로는 안정적인 직장으로 여겨지는 공직사회에서 적지 않은 공무원들의 마음이 병들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정부도 대응에 나서고 있습니다. 인사혁신처는 재해보상 심사를 담당하는 조사인력을 내년에 2명 충원할 계획입니다. 다만 늘어나는 정신질환과 자살 순직 문제를 고려하면 단순한 심사 인력 확충을 넘어, 공무원이 왜 정신질환을 앓고 극단적인 선택에 이르는지 원인을 파악하고 이를 예방하는 제도적 대책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한 사회부처 과장급 공무원은 “공무원 마음건강센터가 있지만 상담기록이 남아 리더십에 문제가 있다는 인상을 주거나 인사상 불이익을 받을까봐 잘 가지 않게 된다”며 “외형적 시설 확대도 필요하겠지만 기존 제도가 제대로 잘 굴러가고 있는지부터 살펴봐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성과와 실적에 대한 압박에 더해 계엄·탄핵과 같은 정치적 변수까지 겹치면서 공무원들이 크고 작은 부담과 피해를 떠안고 있다고 현장의 공무원들은 입을 모읍니다. 그러나 조직은 이러한 어려움에 충분한 관심을 기울이지 않은 채 개인의 ‘약한 멘탈’ 탓으로 돌리는 경우도 있다는 하소연이 나옵니다. 공무원 자살에 대한 정확한 통계를 구축하는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사망에 이르게 된 원인을 업무 과중, 조직 내 갈등, 민원, 인사 문제 등으로 세분화해 면밀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토대로 근무환경과 처우, 정신건강 지원체계를 현실에 맞게 개선해야 합니다. 공직자가 업무로 인한 고통 끝에 안타깝게 삶을 포기하는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정부와 공직사회가 보다 적극적인 예방·개선책을 마련해야 할 때입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같은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109 또는 SNS상담 마들랜(www.129.go.kr/109/etc/madlan)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강 기자의 세종실록’은 대한민국 행정의 수도 세종시에서 생산되는 정부 정책과 관가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생생하게 보도하는 코너입니다. 세종시에 포진한 각 정부부처가 내놓는 모든 정책이 역사의 한 페이지로 남고, 오늘의 행정이 내일의 역사가 된다는 관점으로 ‘세종 현대사(現代史)’를 기록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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