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특집/ 사상 첫 4,000만㎾ 소비…전력수급 비상
올 여름 전력수급은 어느 해보다 심각할 전망이다.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올 여름 최대 전력수요(하루 중 전력소비 최대치)는사상 처음으로 4,000만㎾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산자부는 올초 발표한 ‘2000년 전력수급안정대책’을 통해 국내총생산이 6% 성장하고,전력 사용량이 지난 해보다 7.4% 증가할 것을 전제로 최대 전력수요가 4,004만5,000㎾가 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이상 고온시에는 이 보다154만8,000㎾ 증가한 4,159만3,000㎾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국내 전력공급 능력은 4,644만6,000㎾.전력 예비율이 16%로 안정적이며 이상 고온이발생할 경우에도 11.7%의 예비전력을 확보할 수 있다. 전력 예비율이란 총전력공급 능력에서 최대 전력수요를 뺀 것을 최대 전력 수요로 나눈 것이다.
하지만 올해 1·4분기 실적을 토대로 한 올 경제성장률이 8%선으로 예측됨에 따라 최대 전력수요도 4,200만∼4,300만㎾로 늘어날 것으로 산자부는 보고 있다.그렇게 되면 공급예비율은 적정예비율(15%)에 훨씬 못미치는 10% 미만으로 떨어진다.이상 고온현상으로 전국의 냉방기기 사용량이 급증하는 등예상치 못한 ‘피크 수요’가 발생하면 지역별로 전력수급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다.
경제규모가 커지고 소득수준이 높아지면 전력 소비량은 자연히 증가한다.가전제품의 대형화와 에어컨 보급확대로 해마다 여름철 전력수요가 급증하고있다.98년 외환위기의 영향으로 3.5% 줄었던 것을 제외하면 전력 소비규모는매년 폭발적 증가세를 보인다. 전력소비 증가율은 경제성장률을 크게 앞서는수준인 연평균 10% 이상이 지속되고 있다.
전체 1차 에너지의 약 30%를 전력에서 소비하고 있다는 데에 문제의 심각성은 더 한다.따라서 이같은 전력 소비증가는 에너지 수입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로서는 무역수지 흑자목표 달성에도 큰 걸림돌이 된다.우리나라의 경우전력의 64% 가량이 수입에너지를 사용하는 화력발전으로부터 공급되기 때문에 전력사용량 급증은 곧 에너지 소비증가로 이어진다.
산자부는 이처럼 전력 사용량 급증이 예상됨에 따라 올 여름 전력수급대책을 조정하는 한편 에너지 소비억제와 에너지 절약운동을유도하는 등 비상수단을 강구 중이다.
예방정비 계획을 축소해 시행하고,민간 열병합 발전 구입을 확대하는 등 공급능력을 확충하는 한편 7월 말∼8월 초의 하계 피크수요 억제를 위해 절전요금제도 및 절전기기 보급 등 수요관리를 적극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사용자들이 적극적으로 절전운동에 동참하는 것이다.
산자부 김동원(金東源) 에너지산업심의관은 “에너지의 97% 이상을 수입에의존하고 있으며 수입비용만 해도 올해 300억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에너지 소비를 10%만 줄여도 30억달러 이상의 무역수지 개선효과가있는 만큼 에너지 절약 운동에 국민 모두가 적극 동참해야 한다”고 말했다.
함혜리기자 lotus@.
*이러면 전기료 덜 나와요.
여름철 급증하는 전력수요를 충당하려면 발전소를 계속 건설해야 하지만,막대한 자금이 들어가는 발전소 건설에는 경제적·시간적 한계가 뒤따른다.발전소를 건설하더라도 한여름을 제외한 평상시에는 유휴시설이 되기 때문에국가경제 측면에서 커다란 낭비요인이다.
따라서 여름철의 안정적인 전력공급과 경제·생산활동 및 일상활동을 원활히 하기 위해서는 전기를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해 최대 전력수요를 완화시켜야 한다.이를 수요관리라고 하는데 정부에서는 전략 요금 등 각종 지원제도를 도입,수요억제를 유도하고 있다.
◆절전요금제도 여름철 최대 전력수요는 7월 하순∼8월 중순,오후 2∼4시 대에 발생한다.이 때의 전력사용량을 줄여 다른 시간대로 유도하되,사용자들에게 실익이 돌아가게 하는 제도이다.우선 공단·공장 등 전력을 많이 사용하는 업체들이 집단 휴가를 갈 경우 일정 비율로 전기요금을 인하(휴가보수조정 요금제)해 준다.업체들이 자율적으로 오후 2∼4시에 절전하면 전체 요금을 인하(자율절전 요금제)해 준다.특정시간대에 집중되는 전력수요를 분산시키고 전력사용이 비교적 적은 심야 전력을 합리적으로 이용하도록 값 싼 요금을 적용하는 심야전력 요금제도도 기업체들에게 반응이 좋다.심야시간(밤10시∼아침 8시)에 전기를 공급받아 축열·냉축전에 의해 사용되는 기기에적용하도록 하는 것이다.
◆보급지원제도 냉방시간이 오전 9∼12시,오후 2∼5시를 포함해 최소한 6시간 이상인 고객(기업체)에 한해 한전은 특별부담금을 감소전력에 따라 지급한다.감소전력은 수급계약에서 약정한 축열조의 용량 및 표준냉방시간 등을고려해 산정하고,준공 후 한전에서 현장조사를 실시,확정한다.축냉설비를 이미 설치한 건물 이외의 건물에 축냉설비를 새로 설치하면 특별부담금을 지급한다.빙축열을 설계에 반영한 설비설계사무소에는 설계장려금을 주고 있다.
◆세제혜택 및 융자제도 축냉식 냉방설비로 정격 소비전력의 합계가 30㎾ 이상인 시설에 대한 투자금액의 5%를 투자 완료일이 속하는 사업연도에 법인세에서 공제해 준다.산자부는 에너지 이용 합리화를 위한 자금지원 지침에 따라 축냉방식의 냉방설비를 설치하는데 드는 자금의 90% 이내에서 연리 7%로건물 당 10억원 이내에서 융자해 준다.고효율 조명기기의 경우 한전이 설치장려금을 지급하는 것은 물론,건물당 30억원 이내에서 설치비 전액을 7%의이자율로 융자해 준다.
함혜리기자 lo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