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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소시효에 막힌 미투… 피해자 일관된 진술이 처벌 ‘열쇠’

    성폭력 공소시효는 통상 10년 친고죄 폐지 전은 처벌 어려워 서지현 검사가 촉발한 미투 운동이 번지면서 성폭력을 당한 경험을 폭로하는 여성들이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피해자 진술의 일관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미투 운동은 비방 목적이 없고 공공의 이익을 위한 일인 만큼 명예훼손이나 무고로 처벌받을 가능성이 낮다고 조언했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강제추행, 강간 등 성폭력 사건도 일반 형사 사건과 마찬가지로 피해자의 진술과 목격자가 중요하다. 재경지검의 한 검사는 “당시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증거로 회식 자리에 참여했던 동료 직원 등 목격자 진술이 필요하다”면서도 “성범죄의 경우 목격자가 아예 없거나 나서지 않는 경우가 많아 목격자를 확보하는 게 쉽지는 않다”고 말했다. 실제 성폭력 범죄 불기소 비율은 2016년 기준 36.1%로 전체 평균(25.5%)보다 높았다. 증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문자메시지, 카카오톡,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메시지 등이 간접 증거로 채택된다. 재경지법의 성폭력전담부 부장판사는 “가해자들이 범죄를 저지른 후 ‘미안했다’면서 연락을 하는데 이것이 당시 정황을 파악할 수 있는 증거가 된다”고 말했다. 성범죄 이후 가해자와 피해자의 관계, 태도 등도 중요한 판단 요소다. 성범죄를 신고한 뒤 재판까지 가는 과정은 쉽지 않다. 한국성폭력상담소에 따르면 피해자의 25%가 수사 기관과 재판 과정에서 2차 피해를 입는다. 경찰, 검찰, 법원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점은 피해자 진술의 일관성이다. 검사와 판사 모두 피해자 진술이 일관돼야 신뢰할 수 있다고 여긴다. 피해자들이 처음에는 피해 사실을 일부만 밝히거나 피해 사실 자체가 없다고 부인하다가 나중에 말을 바꾸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재판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반대로 자신이 진실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피해 사실을 부풀려 말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가해자가 공격하는 빌미가 되기도 한다. 실제로 연인을 강간한 혐의로 기소된 사안에 대해 법원에서 “범행의 핵심적인 부분에 대해 피해자의 진술이 일관되지 않는다”며 무죄를 선고한 사례가 있다. 이후 항소심은 “피해자의 진술이 일부 일관되지 않는 것은 사실이지만 허위 신고할 만한 동기가 없고 이후 피해자의 태도 등을 종합했을 때 유죄로 판단된다”며 판결을 뒤집었다. 2013년 6월 친고죄가 폐지돼 이전 피해 사례는 처벌하기 어렵다는 한계도 있다. 성폭력 공소시효는 통상 10년인데, 사건 당시 피해자가 미성년자였다면 19살 성년이 된 날부터 공소시효를 계산한다. 무고나 명예훼손으로 역고소당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여성들이 우려하는 부분이다. 성폭력을 고소했다가 가해자가 무혐의로 처분되거나 무죄 판결을 받으면 맞고소하는 일이 잦다. 전문가들은 미투 운동의 일환으로 SNS나 인터넷에 피해 사실을 올리는 자체로 처벌받을 가능성은 낮다고 말한다. 노영희 법무법인 천일 변호사는 “상대방을 비방하려는 목적이 있지 않는 이상 무고죄나 명예훼손으로 처벌받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 심형섭)는 이날 직장 상사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다가 명예훼손과 무고 혐의로 기소된 청소용역업체 직원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이 직원이 가해자로 지목한 현장소장은 검찰에서 무혐의 처리됐지만 재판부는 피해 장소와 피해 전후 상황에 대한 피해자 진술이 일관된 점 등을 들어 무죄로 판단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해외에서 온 편지] “뭉치면 산다”… 베네수엘라 ‘혼돈의 7월’ 견뎌낸 우리

    [해외에서 온 편지] “뭉치면 산다”… 베네수엘라 ‘혼돈의 7월’ 견뎌낸 우리

    국제 유가가 하락하기 시작한 2014년 하반기부터 베네수엘라 경제는 몰락의 길을 걸었다. 경제가 나빠지면서 민생고는 악화되고 범죄율은 상승했으며 정치 갈등은 증폭됐다. 결국 지난해 상반기 전국적으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발생했다. 시위대와 경찰이 곳곳에서 충돌하며 수천명이 죽거나 다쳤다.# 반정부시위ㆍ치안불안에 함께 출퇴근ㆍ장보기 우리 대사관이 위치한 지역은 시위대의 주된 이동 경로였다. 덕분에 시위가 정점이던 지난해 5~7월 3개월 동안 모든 공관원들은 매캐한 최루탄 냄새를 맡고 눈물과 콧물을 쏟으며 근무해야 했다. 어떤 날은 진압 경찰이 쏜 총탄이 대사관 바로 아래층 외벽 유리창을 박살내기도 했다. 일반 국민의 관심을 끌어내기 위해 반정부 시위대는 시내 곳곳에서 도로를 봉쇄하곤 했다. 지리에 충분히 익숙하지 않은 공관원들은 출퇴근 과정에서 우회로를 찾지 못해 주변을 배회하기도 했다. 전 세계 살인율 1위 도시인 카라카스 시내에서 저소득층이 주로 거주하는 지역은 치안이 매우 불안한 곳이다. 시위 기간에 공관원들은 불상사에 대비해 한 차량으로 함께 출퇴근했다. 부인들도 식료품 구입을 위해 장 보러 갈 때는 날을 정해 단체로 이동해야만 했다. 시위가 최정점에 다다른 7월 말에는 대사관 인근 호텔에 비상사무실을 차리고 24시간 대응 체계를 구축했다. 도로 봉쇄로 집에 들르는 게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 외신 담당 직원은 일주일간 호텔에 상주하며 야간 근무를 했다. # 대사관ㆍ한인회 위기 상황별 대응책 머리 맞대 대사관과 한인회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위기 상황별로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준비했다. 교민들은 오랜 현지 경험을 토대로 다양하고 현실적인 제안들을 제시했다. 위기 상황에서 당장 대피에 나서는 것이 오히려 더 위험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지역별로 거주지 가까운 곳에 1차 대피 거점을 구축하기로 했다. 사태가 악화되면 1차 대피 거점으로 모인 뒤 최악의 상황에 처하면 대사관저로 피난하는 단계별 대피 계획과 구체적인 행동 요령이 다듬어졌다. 대사관저는 물론 지역별 1차 거점에도 쌀과 물 등 비상식량을 비축했다. 기간통신망 붕괴에 대비해 거점별 책임자들과 대사관 간 비상통신수단도 마련했다. 전 교민들을 대상으로 비상연락망을 재정비하고 할당된 거점별 책임자 및 대사관과 연락 체계를 유지하도록 조치했다. # 우리 근로자 500명 현대건설도 수시 안전 소통 지방도시 푸에르토 라 크루스에서 현대건설은 베네수엘라 국영석유회사(PDVSA)가 발주한 30억 달러 규모의 정유공장 확충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대규모 사업이라 반정부 시위 기간에도 우리나라 근로자 500여명이 상시 체류하며 근무하고 있었다. 정부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어 우리 근로자들이 반정부 시위대의 공격 표적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실제 시위대가 현지인 근로자 통근버스를 탈취해 불태우는 불미스러운 사고도 생겼다. 현대건설 현장 및 근로자 안전 확보를 위해 대사관은 현장소장 등 책임자들과 수시로 소통하고 함께 고민했다. 7월 초에는 필자와 영사가 현장을 직접 찾아 안전대책을 검검하고 지역 치안책임자를 만나 협조와 지원을 당부했다. 대사관, 한인회, 현대건설 모두 세심하게 점검하고 분주하게 움직였다. 다행히 반정부 시위로 사회가 극도로 혼란스러웠던 베네수엘라의 지난해 7월을 우리는 별 피해 없이 잘 넘겼다. 2018년 올해 베네수엘라 경제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갈등도 다시 고조되고 있다. 그래도 우리는 대비태세를 재점검하고 대응 방안을 준비하며 힘을 합쳐 잘 헤쳐 나갈 것이다.
  • ‘삼성특검’ 이후에도…삼성, 4000억대 차명계좌 관리

    삼성그룹이 2008년 ‘삼성 비자금 의혹 수사’(삼성특검) 이후에도 4000억원대 차명계좌를 관리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건희(76) 삼성전자 회장은 이 차명계좌를 통해 수십억원의 조세를 포탈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이 회장은 회삿돈을 자택 수리비로 쓴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8일 삼성그룹이 복수의 임원 명의로 차명계좌를 만들어 82억원의 세금을 탈루한 사실을 확인하고 이 회장과 그룹 자금 담당인 미래전략실 출신 사장급 임원 전모(57)씨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 혐의로 입건해 기소 의견으로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해 5월 삼성 총수 일가 자택의 인테리어 공사비 횡령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이 회장의 차명계좌가 다수 존재한 정황을 포착하고 차명재산에 대한 수사를 함께 벌여 왔다. 수사 결과 경찰은 2008년 삼성 특검 때 누락된 260개의 차명계좌가 있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차명재산 규모는 4000억원으로 그룹 임원 72명의 명의로 분산돼 있었다. 이후 차명계좌는 2011년 삼성그룹이 국세청에 신고하면서 과세 대상이 됐고, 2014년 이 회장 명의로 모두 전환됐다. 이에 따라 경찰은 삼성이 차명계좌를 통해 세금을 탈루한 기간을 2007년부터 2010년까지 총 4년으로 보고 있다. 2007년 이전은 공소시효 문제로 혐의를 적용하지 못했다. 경찰은 이 회장이 그 기간에 양도소득세 52억원과 종합소득세 30억원 등 모두 82억원의 세금을 탈루한 것으로 파악했다. 삼성 측은 경찰 조사에서 “삼성 창업주인 고 이병철 회장이 가지고 있던 차명재산을 상속받은 것”이라면서 “이대로 놔뒀다가는 안 될 것 같아 국세청에 신고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2008년 특검에서 누락된 배경에 대해선 “분산해 보관하다 보니 260개 계좌를 깜빡 잊고 특검에 제출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경찰은 이 회장 자택을 비롯해 이재용 부회장 등 자녀 3명의 자택 인테리어 공사비에 삼성물산 법인자금 30억여원이 쓰인 점을 확인하고, 이 회장과 삼성물산 임원 A씨, 현장소장 B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입건했다. 다만 이 회장에 대해서는 생존해 있는 것은 맞지만 의사소통이 어려운 것으로 파악돼 시한부 기소중지 의견으로 송치하기로 했다. 경찰은 A씨와 B씨가 도주 우려와 증거 인멸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이 두 사람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경찰, 삼성 4000억대 차명계좌 확인…이건희 회장 피의자 입건

    경찰, 삼성 4000억대 차명계좌 확인…이건희 회장 피의자 입건

    삼성그룹 총수 일가의 자택 공사비 대납 사건을 수사해 온 경찰이 이건희 회장과 삼성 임직원 3명을 조세 포탈과 횡령 혐의로 입건했다.경찰청 특수수사과는 삼성그룹이 임원들 명의로 다수의 차명계좌를 개설해 세금을 탈루한 사실을 확인해 이건희 회장과 사장급 임원 A씨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조세포탈 혐의로 입건해 기소 의견으로 송치한다고 8일 밝혔다. 경찰은 이 회장과 그룹 자금담당 임원 A씨가 그룹 임원 72명 명의로 차명계좌 260개를 만들어 자금을 관리하면서 2007∼2010년 이 회장이 내야 할 양도소득세와 종합소득세 등 82억원 상당의 세금을 탈루했다고 판단했다. 경찰이 발견한 차명계좌는 2008년 삼성특검 당시 발견되지 않은 것이다. 삼성그룹은 2011년 해당 차명계좌를 국세청에 신고해 세금 1300억여원을 납부했고, 2014년 계좌를 실명으로 전환한 것으로 조사됐다. 차명계좌 규모는 국세청 신고 시점인 2011년 기준 4000억원대이며, 대부분 증권계좌로 파악됐다. 경찰은 차명계좌에 자금이 유입된 시기를 199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로 추정했으나 공소시효 문제로 2007년 이후 행위에만 혐의를 적용할 수 있었고, 관련 자료도 남아있지 않아 수사에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회삿돈을 차명계좌에 비자금으로 빼돌리는 횡령·배임이 있었을 개연성도 염두에 두고 수사했으나 이 부분은 공소시효가 지나 의미가 없다는 이유로 법원에서 압수수색영장이 기각돼 수사가 더 나아가지 못했다. 삼성 측은 차명계좌 자금의 정체에 대해 “이병철 회장의 차명재산을 상속받은 것”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명의를 빌려준 임원들은 경찰에서 “그룹에서 필요하니 신분증 사본을 달라고 해 줬다”고 진술했다. 삼성 특검 당시 이들 계좌가 발견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임원들은 “특검 수사를 앞두고 자료를 분산 보관하다 깜박하고 제출하지 못했고, 이후에는 엄두가 안 나 국세청 신고가 늦어졌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경찰은 이건희 회장 등 삼성 총수 일가의 자택 인테리어 공사비를 삼성물산 법인자금으로 대납한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횡령)로 이 회장과 삼성물산 임원 B씨, 현장소장 C씨를 입건했다. 이들은 2008∼2014년 삼성 일가 주택 수리비용 가운데 30억원을 삼성물산 자금에서 빼돌려 쓴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인테리어 업체의 탈세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삼성과 관련한 혐의를 포착해 수사했다. 경찰은 조세포탈 혐의는 이 회장을 직접 조사하지 않고도 관련자 진술과 증거 등으로 입증이 가능하다고 봤지만, 자택공사비 횡령과 관련해서는 이 회장을 직접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대면조사를 시도했다. 그러나 이 회장이 의식불명 상태여서 진술이 어렵다고 의료진이 확인함에 따라 횡령 혐의와 관련해서는 이 회장을 시한부 기소중지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횡령에 관여한 B씨와 C씨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이 보강수사를 지휘해 관련 증거 등을 추가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그때의 사회면] 불편했던 60년대 아파트

    [그때의 사회면] 불편했던 60년대 아파트

    지금은 최고의 주거 수단이 된 아파트가 처음 생겼을 때는 어땠을까. 광복 이후 일반인들에게 분양한 최초의 아파트는 서울 고려대 옆 종암아파트다. 수세식 화장실을 설치하고 연탄보일러를 놓은, 판잣집이 즐비하던 당시로는 고급 주거시설이었다. ‘58 개띠’가 태어난 1958년 열린 낙성식에는 이승만 대통령까지 참석해 “정말 현대적인 아파트”라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설계는 독일에서 했다지만 국내 건설업체가 시공한 이 아파트가 처음에는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었다. 5층에 152가구인 이 아파트는 연통을 10가구가 같이 써서 옆집의 연탄가스가 새서 입주민이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입주민들은 가스 걱정 때문에 겨울에도 창문을 열고 살았다고 한다. 또 수세식 화장실은 물이 하루 두 차례 10여 분밖에 나오지 않아 무용지물이나 마찬가지였고 위층에서는 아예 수돗물이 나오지 않아 화장실을 쓰지 못했다. 높은 분양가 때문에 입주민들의 분규가 끊이지 않아 국회가 조사단을 꾸려 현장답사까지 했다.(동아일보 1959년 6월 5일 자) 이 아파트는 1993년 철거돼 종암선경아파트로 재건축됐다. 1962년에 완공된 서울 마포아파트는 국내 최초의 단지형 아파트로 시공도 주택공사가 했다. Y자 형태의 6개 동 650가구였고 9~17평의 6개 평형이 있었다. 역시 연탄보일러로 연탄가스의 위험이 있어 처음에는 입주율이 10%도 되지 않았다. 빈집이 많아 수도관이 터지는 일도 잦았다. 현장소장이 연탄가스가 샌다는 아파트에 들어가 직접 잠을 자는 ‘실험’을 하기도 했다고 한다. 애초 ‘맘모스 아파트’로 명명됐던 이 아파트의 입주 자격이 재미있다. “월세를 낼 수 있는 능력자, 식구는 5인 이내, 단체생활을 잘 영위할 수 있는자, 지적 수준을 갖춘 사람”이다.(경향신문 1962년 11월 1일 자) 매점, 유치원, 어린이놀이터, 미장원, 식당 등 편의시설과 상가를 갖췄지만 역시 불편한 점이 없지 않았다. 원래 10층짜리로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기로 한 계획이 바뀌어 입주민들은 계단을 이용해야 했다. 주부로서는 무거운 김장재료나 연탄재 등을 들고 계단을 오르내리기가 힘겨울 수밖에 없었다. 또 마당이 없는 것은 감수하겠지만 가정의 필수품인 장독을 놓을 공간이 부족한 점도 불편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엘리베이터가 없는 당시의 아파트 층별 분양가가 1층과 2층이 제일 높았고 위층으로 올라갈수록 쌌던 것은 당연했다. 날림 공사도 문제였다. 1967년에 완공된 서울 서부이촌동 공무원아파트는 방마다 물이 새고 방바닥과 벽에 물이 괴는가 하면 수세식 화장실도 고장 났고 연탄 불길이 막혀 가스가 새는 등 입주민들에게 큰 불편을 주었다. 사진은 마포아파트 항공사진. 손성진 논설주간 sonsj@seoul.co.kr
  • 크레인 이상무!…성장현 용산 구청장 새해 행보

    크레인 이상무!…성장현 용산 구청장 새해 행보

    서울 용산구는 최근 크레인 전복 등 공사장 안전사고가 이어짐에 따라 현장 안전점검을 했다고 3일 밝혔다.성장현 용산구청장은 지난 2일 효창5구역 주택 재개발 정비구역 공사장을 찾았다. 효창5구역은 효창동 13-2 일대로 지하 4층, 지상 22층 규모 아파트 7개 동(487가구)을 짓고 있다. 공사장 내 4곳에서 타워크레인을 운영 중이다. 성 구청장은 현장소장으로부터 브리핑을 받고 공사장을 둘러봤다. 그는 “지난해 전국 각지에서 발생한 크레인 전복사고로 무려 20명이 숨졌다”면서 “이곳에서는 불미스러운 일이 생기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해 달라”고 당부했다. 용산구는 전국에서 개발이 가장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지역 중 하나다. 호텔 서울드래곤시티와 초고층 주상복합 래미안용산더센트럴, 용산푸르지오써밋, 아모레퍼시픽 신사옥 등이 모두 지난해 준공됐다. 구는 ‘개발 속도보다 무사고’란 원칙 아래 수시로 공사장 안전점검을 시행하고 있다. 구청 공무원은 물론 토목·건축 등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된 안전관리 자문단이 주요 시설을 합동으로 점검한다. 각 동 명예동장을 중심으로 ‘주민과 함께하는 위험시설물 안전점검’도 주기적으로 이어 오고 있다. 구는 공사장 외에도 주민안전 확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구는 주민참여예산 1억 8000만원을 들여 안전등급 D등급의 중산시범아파트 보수공사를 진행했다. 자치구 최초로 도로함몰 등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노면하부 동공탐사도 실시했다. 구는 이러한 노력을 통해 서울시 ‘안전도시 만들기’ 평가에서 3년 연속(2015~2017) 우수 구로 선정됐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지하 공사장에 갈탄 피우고 일하다가…김포서 작업자 2명 질식사

    경기 김포시의 한 빌라 신축 공사장에서 작업자 2명이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7일 경기 김포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 16분쯤 김포시 운양동 공사장에서 작업자 A(52)씨와 B(50)씨가 숨져 있는 것을 119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과 경찰이 발견했다. 이들 중 한 명은 전날 오후 9시 36분쯤 “동료 작업자와 갈탄을 태우다가 쓰러졌다”며 119에 신고했으나 위치를 미처 말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과 경찰은 휴대전화 위치와 차량 번호를 추적해 이날 오전 0시 28분쯤 공사장 인근에 있던 작업자 차량을 먼저 발견했다. 이후 공사장 현장소장과 함께 주변을 수색해 이날 오전 1시 16분쯤 공사장 지하 1층에 쓰러져 숨진 A씨와 B씨를 발견했다. 하청업체 소속인 이들은 사고 당시 갈탄을 피우고 콘크리트 양생 작업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겨울철 공사장에서는 콘크리트가 얼지 않도록 갈탄이나 난방기구를 틀고 작업하는 일이 잦아 화재나 질식사고 발생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들이 좁은 지하 공사장에서 갈탄을 피웠다가 질식해 숨진 것으로 추정하고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단독] 2주동안 휴일 ‘0’… 공사기간 단축·실적 압박에 ‘만신창이’

    [단독] 2주동안 휴일 ‘0’… 공사기간 단축·실적 압박에 ‘만신창이’

    연장 근무와 실적 경쟁, 명예퇴직 압박 등이 일상인 우리 사회에서 과로사 위협에서 자유로운 직업은 없다. 정부의 공식 문서를 분석한 결과 건설업과 금융업에 켜진 경고등이 특히 강력해 보인다. 현장 관계자들은 “기업들이 비용은 한 푼이라도 아끼고, 수익은 극대화하려다 보니 노동자 건강은 안중에도 없다”고 토로한다.“원청 건설사 간부가 현장 나와서 공정회의를 하는 날엔 분위기가 살벌해요. 공사 기간 줄이라는 건데, 쌍소리는 기본이죠.” 국내 건설 대기업 하청업체 소속인 중간관리자 A씨는 29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공기 단축 압박이 만성화된 험악한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빠듯한 일정에서 조금이라도 늦어지면 ‘공정 만회 대책을 내놓으라’며 인간 이하의 취급하기 일쑤”라고 말했다. 매일 아침 6시 출근해 12시간씩 일하는 그에게 쉬는 날이라곤 2주일에 하루 정도가 전부다. A씨는 “그나마 쉬는 날에도 공정표 작성과 서류작업을 해야 한다”면서 “스트레스로 온몸이 만신창이가 됐다”고 털어놨다.●“과로로 쓰러져도 치료비만 주고 끝내” A씨가 겪는 현실은 서울신문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함께 근로복지공단이 2008~2017년 6월 처리한 뇌심혈관계 질환(과로사) 신청 사건 6381건을 전수 분석한 결과에서도 확인됐다. 과로사 신청이 5건 이상 접수됐고, 2건 이상 승인된 국내 사업장은 모두 31곳이었는데 이 중 13곳이 건설사였다. 과로사 승인자가 가장 많은 기업은 현대건설로 9건(승인건 기준)이었고 2위 GS건설(8건), 3위 롯데건설(6건)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 10년간 건설업 종사자 중 뇌혈관 질환으로 사망했다며 산재 신청을 한 건 800건이었는데 이 중 155건(19.4%)만 과로사 판단을 받았다. 건설업계에서는 최저가를 써내야 건설 물량을 낙찰받을 수 있기 때문에 단가를 낮추려 하고, 착공을 한 뒤에는 무리한 속도전을 강요한다. 이런 사이 현장 노동자들은 허덕이고 쓰러진다. 한 노동자는 “공사를 너무 빨리 끝내려다 보니 건물 품질은 엉망이 되고 노동자가 죽어 나가는 게 모든 건설사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건설 노동자가 처한 상황은 서울신문이 입수한 현대건설 하청업체 용접공 B씨의 ‘업무상질병판정서’에도 드러난다. B씨는 2012년 8월 현장에서 급성 심장사로 숨졌다. 복지공단이 작성한 판정서에 따르면 그는 공기가 지연되면서 업무가 몰려 14일째 휴일 없이 일했다. 최고 기온 30.9도에 이르고 장마가 겹친 당시 그는 두꺼운 작업복을 입고 용접 작업을 했다. 현장소장과 싸우기까지 한 것이 고혈압을 악화시켜 결국 심장이 멈췄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건설 일용직 중에는 고령에 영양상태가 좋지 않은 사람이 많고 중간관리자들은 직무 스트레스가 크다”고 말했다. 나이든 노동자들이 공기에 쫓겨 밤늦게 일하다 보니 과로로 쓰러지는 일이 흔하다는 얘기다. 더 큰 문제는 건설업 특성상 은폐되는 과로 산재가 더 많을 것이라는 점이다. 홍원표 건설노조 교육선전부장은 “전문 건설사들은 노동자를 직접 고용하지 않고 ‘오야지’(인력을 제공하는 무등록업자)를 통해 구한다”고 말했다. 이 노동자가 과로 등으로 쓰러지면 치료비만 주고 끝내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산재가 쌓이면 공사 수주 때 불리해지기 때문이다. 금융권의 과로 실태도 심각하다. 과로사 다발 사업장 31곳 중 5곳이 금융보험업이었다. IBK기업은행에서는 최근 10년간 직원 6명에 대해 과로사 관련 산재 신청이 들어왔고 이 중 5명이 인정됐다. 은행 중 가장 많은 숫자다. 또 NH농협은행에서도 3명이 과로사로 승인받았고,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에서도 각각 2명씩 과로사한 것으로 결론 났다. 금융업에서는 같은 기간 160명이 과로사 신청을 했고, 승인율은 31.9%(51명)를 보였다. 지난해 3월에는 입사 2년차 우리은행 직원인 C(당시 30)씨가 사내 단합대회 중 사망했다. 산행 뒤 약수터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다가 쓰러진 것이다. 사인은 뇌출혈이었다. C씨의 업무상질병판정서에 따르면 가계대출업무를 하던 그는 동료의 휴직으로 여신·예금·카드 등 업무까지 맡고 있었다. 개학 철이라 신입생 학생증 카드 발급 업무가 더해졌고, 본사 감사부서가 “2월 말까지 개인연금 담보대출 전산자료와 대출 약정서 보관 유무를 확인하라”는 지시까지 내려 단합대회 전날에도 밤 11시 54분에야 퇴근했다. 오랜만에 맞은 휴일에는 쉬지 못하고 산에 올랐다가 변을 당했다. 당시 우리은행 측은 과로가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복지공단은 격무 탓에 평소 운동할 시간이 없던 C씨가 만성 과로와 갑작스러운 산행으로 혈압이 치솟아 사망했다며 과로사로 인정했다. ●“실적경쟁 피해는 고객에게 전가”  은행권 관계자들은 “사내 온라인 게시판에 과로사로 추정되는 부고가 잊을 만하면 올라온다”고 말했다. 과도한 실적 압박과 승진 부담이 직원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악명 높은 금융권의 핵심성과지표(KPI)가 과열 경쟁을 부추긴다. KPI란 은행이 각 지점이나 직원별 업무성과를 평가하는 지표인데 수익 규모, 판매 실적, 신규 거래 고객 수 증감 등 평가항목이 100여개에 달한다. 한 시중은행 직원인 “KPI 달성률은 인사고과와 직결돼 승진 문이 좁은 부지점장 이상급은 매우 민감하다”면서 “덩달아 부하 직원들도 강한 압박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은행 직원들 사이에서는 “KPI 지표에 남북통일을 목표로 넣으면 통일도 이룰 수 있다”는 농담까지 돈다. 실적 경쟁의 피해는 고스란히 고객에 전가된다. 금융경제연구소가 14개 은행 직원 7만 420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87%는 “고객 이익보다 KPI 실적 평가에 유리한 상품을 판 적이 있다”고 답했다. 특별기획팀 dynamic@seoul.co.kr 유대근·김헌주·이범수·홍인기·오세진 기자 ■ 서울신문은 기업과 사회가 노동자에 과로를 강요하거나 은폐하는 현실을 집중 취재해 보도할 예정입니다. 독자들이 회사에서 겪은 과로 강요 사례나 과도한 업무량을 감추기 위한 꼼수, 산업재해 승인 과정에서 겪은 문제점 등 부조리가 있었다면 dynamic@seoul.co.kr로 제보 부탁드립니다.
  • 주민사는 재개발 지역 빌라 무단 철거한 업체 소장 등 2명 구속

    주민사는 재개발 지역 빌라 무단 철거한 업체 소장 등 2명 구속

    주민이 사는 재개발 지역 빌라를 한겨울에 무단철거한 시행사 관계자와 현장소장 등 9명이 경찰에 붙잡혔다.부산 남부경찰서는 특수손괴 혐의로 시행사 직원 백모(39) 씨와 현장소장 최모(38) 씨를 구속하고 조합장 김모(54) 씨 등 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3일 밝혔다. 백 씨 등은 지난해 12월 26일 오전 11시쯤 재개발 예정지인 부산 남구 문현동의 4층짜리 빌라를 포크레인(굴착기)으로 무단 철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빌라에는 애초 6가구가 살고 있었지만 2가구는 이주했고 당시 4가구 주민 10여명이 살고 있었다. 이들은 주민들의 출근시간과 외출정황을 면밀히 살피는 등 철거시점을 노렸다. 범행 당일 주민 대부분이 출근하거나 등교 등으로 집을 비우고 주민 1명만 빌라에 남아 있자 “매매협상을 하자”며 밖으로 유인한 뒤 기습적으로 건물을 철거했다. 이로 인해 주민들은 졸지에 가전제품과 옷, 귀금속, 자녀의 어린 시절 사진 앨범 등을 모두 잃고 모텔 등지를 전전해야 했다. 경찰조사결과 백 씨 등은 7억 4000만원에 매입하기로 한 빌라를 철거한 뒤 감정가인 3억 6000만원만 주려고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이들은 무단 철거 후 “매매협상이 끝나 철거하면 되는 줄 알았다”고 둘러대다가 주민들이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하자 법원에 3억 6000만원을 공탁한 뒤 애초 합의한 매매대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구속된 현장소장 등이 철거과정에서 조합장 김 씨의 지시를 받았는지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남양주 타워크레인 붕괴 “사제 부품 사용이 원인”

    지난 10일의 경기 의정부시 타워크레인 붕괴 사고에 앞서 지난 5월 경기 남양주 다산신도시에서 5명의 사상자를 낸 타워크레인 전복사고는 비(非)순정 부품(속칭 사제 부품) 사용이 원인이라는 경찰 수사 결과가 나왔다. 깨진 부품을 수입산 순정 부품으로 교체하지 않고 철공소에서 자체 제작해 사용했다는 것이다. 남양주경찰서는 12일 원청업체인 H사 현장소장과 비순정 부품 제작을 지시한 하도급업체 관계자 등 6명을 업무상과실치사상 등의 혐의로 입건하고 그중 3명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당시 현대 힐스테이트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사고는 크레인 키를 높이는 인상작업 중 80t가량의 상부 구조물 무게를 지탱하는 ‘보조 폴’이 깨지면서 발생했다. 하도급업체는 사고 이틀 전 인상작업을 할 때 보조 폴의 거치 부분이 조금 깨진 사실을 발견했다. 타워크레인 제조사인 스페인 업체로부터 순정부품을 주문받아 교체해야 했지만, 철공소에서 자체 제작한 부품을 사용했다. 순정부품으로 교체하면 1개월 이상 공기 연장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원청업체가 2~3일 안에 해결하라고 독촉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비순정 부품은 순정 부품만큼 무게를 견디지 못했고, 타워크레인이 휘어지며 붕괴했다는 게 경찰 설명이다. 그러나 해당 업체 관계자는 “타워크레인 붕괴는 보조 폴 때문이 아니라 근로자들이 사다리에 코를 제대로 걸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했다”며 “크레인이 무너지며 폴을 때려 깨진 것이지, 폴이 깨지면서 크레인이 붕괴된 것은 아니다”라고 반박하고 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월요 정책마당] 돈과 시간이 생명과 안전을 지킨다/김왕 고용노동부 산재예방보상정책국장

    [월요 정책마당] 돈과 시간이 생명과 안전을 지킨다/김왕 고용노동부 산재예방보상정책국장

    조선소 건설현장에서 안전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초부터 최근까지 두 달 남짓한 기간 동안 119명의 근로자가 아까운 목숨을 잃었다. 더욱 안타깝게도 사망자가 대부분 소규모 하청업체 근로자다. 도대체 왜 이런 사고가 계속 반복되는 걸까. 1994년 성수대교 상판이 한강 위로 떨어지고 이듬해 삼풍백화점이 무너질 때만 해도 ‘우리나라가 국민소득 1만 달러 국가여서 그런가 보다’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2014년 경주 마우나리조트 붕괴사고에 세월호 참사까지 소득 2만 달러를 넘어 3만 달러를 바라보는 지금까지 우리는 안전후진국의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다. 안전 전문가들은 사고발생 원인에 대해 작업 자체의 위험성을 잘 관리하지 못해서라거나 작업자의 실수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사고 자체만 보면 맞지만 조금 더 깊이 들어가면 돈과 시간을 충분히 들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느 기업에나 그 기업의 돈을 언제, 어디에, 얼마나, 어떻게 쓸 것인지 결정하고 그것을 지시하는 사람들이 있다. 개인이 경영하는 기업은 사장이 이런 문제를 결정하고 집행할 책임주체다. 법인화된 기업은 형식적으로 볼 때 그 결정권이 법인에 있으므로 실제 누가 책임주체가 되는지 문제가 된다. 우리나라 대기업의 경영 실태를 보면 우선 대표이사가 책임주체다. 대표이사 위에 회장이 있다면 기업의 돈을 사용하는 결정권, 즉 경영지배권은 회장이 가진다. 바로 그 사람들이 공장에서, 건설현장에서, 마트에서, 사무실에서, 도로 위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생명과 안전을 결정해 버린다. 지난달 1일 경남 거제에 있는 조선회사에서 크레인이 충돌해 6명이 사망하고 25명이 부상을 입은 대형사고가 발생했다. 조사해 보니 모든 근로자들이 유급휴일로 보장된 ‘근로자의 날’까지 작업해야 했던 이유가 선박인도 일정 때문이었다. 선박 건조가 늦어지고 있었음에도 지체보상금을 내지 않기 위해 무리하게 인도일을 맞추라고 지시한 누군가가 근로자의 날까지 나와서 서두르며 일하다 사고를 당한 사람의 죽음에 최종적이고 실질적인 책임이 있다. 문제는 그런 결정을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책임의식을 느끼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건 그들이 양심이 없거나 나쁜 사람이어서가 아니다. 선박인도 일정에 차질 없이 작업을 마무리하라는 말이 잘못된 지시라고 생각할 경영 책임자는 없다. 그들에게 그렇게 무리한 작업을 요구하는 결정을 하면 법적 책임이 뒤따르도록 하는 시스템이 없는 게 문제다. 현재 산업안전보건법은 사업주에게 안전·보건관리 책임을 부여하고 있고 사고 발생 시 사업주를 처벌한다. 개인 기업이면 기업의 대표자가 사업주가 돼 안전보건관리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지만, 대기업들처럼 법인이 사업주인 경우에는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진다. 법인이 사업주여서 사고가 발생해도 법인이 벌금형 처벌을 받는다. 사망·사고에 대한 평균 벌금액이 400여만원에 불과해 대기업에는 처벌 효과가 미약하다는 지적이 많다. 물론 사업주가 법인인 경우에도 안전조치를 하지 않은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관리자들이 처벌을 받는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업들이 안전관리책임을 공장장이나 현장소장에게 미뤄놓고 있어 이들에게만 벌금형이 부과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기업의 대표이사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으로 처벌받은 사례는 없다. 어떤 문제에 대해 자신이 법적으로 아무런 책임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그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열심히 챙기기를 기대할 수는 없다. 이제 대기업의 대표이사나 이사회 회장과 같이 그 기업의 돈을 어떻게 쓸지를 결정하는 경영의 최고 책임자들이 현장 작업자의 생명과 안전에 대해 책임지는 사회가 되도록 해야 한다. 그들의 결정 하나하나가 작업자의 생명 보호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안전은 돈으로 지켜진다’라는 단순한 진리를 제도화하는 그날이 안전선진국으로 진입하는 디데이다.
  • 검찰, ‘하수처리장 질식 사고’ 감독 책임 물어 공무원 2명 기소

    검찰, ‘하수처리장 질식 사고’ 감독 책임 물어 공무원 2명 기소

    수원지검 안산지청 형사1부(부장 김연곤)는 지난해 1명이 숨진 안산 하수처리장 질식 사고의 감독책임을 물어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및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A(45)씨 등 안산시 공무원 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25일 밝혔다.검찰은 또한 하수처리장 관리회사와 현장소장(49)도 같은 혐의로 기소했다. 검찰은 이번 사고는 전형적인 인재로 공무원의 관리 감독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하수처리장 관리 회사와 현장소장만 검찰에 송치했으나, 검찰이 감독기관인 안산시의 책임이 중하다고 판단해 담당 공무원 2명도 함께 재판에 넘겼다. 이들은 지난해 9월 6일 안산시 성곡동 안산하수종말처리장에서 근로자 4명에게 안전장비 없이 황화수소 가스가 분출되는 공간에서 작업하도록 해 1명이 숨지고 3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전남경찰, 레미콘 규격 미달로 306억원 챙긴 6명 구속

     전남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20일 한국산업표준(KS) 규격에 미달하는 레미콘을 규격품으로 속여 공사현장에 납품해 310억원을 챙긴 레미콘 제조업체 회장 A(73)씨와 레미콘 배합비율을 조작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한 임원 B(48)씨, 규격미달 레미콘 생산을 지시한 임원 C(49)씨 등 6명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구속했다. 불량 레미콘을 생산한 후 공사현장에 납품한 품질관리 직원 2명과 4개 법인에 대해서는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전남지역 4개 레미콘 업체를 운영 중인 회장 A씨는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동안 건설사들과 약정한 배합비율보다 시멘트 함량을 줄이는 수법으로 업체별로 40억∼137억원 등 306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건설현장에서 품질시험이 형식적으로 이뤄지는 점을 악용했다. 원래 계약한 양만큼 시멘트가 투입된 레미콘을 생산한 것처럼 허위 기재한 후 배합설계표나 변조된 자동생산기록지(배치리스트)를 해당 건설사들에 제출해 속여 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레미콘 배합비율 조작행위가 업계에 만연된 것으로 보고 점검에 활용할 수 있도록 국가기술표준원에 통보할 것”이라며 “현장소장 등 건설회사 측과 공모한 범행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무안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뇌물 받고 설계변경 묵인 공기업 공사 감독관 등 구속

    서울·경기 택지개발지구 내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뇌물을 받은 공기업과 대기업 관계자들이 경찰에 구속됐다. 경기남부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모 공기업 감독관 이모(52)씨와 오모(51)씨를 뇌물수수 혐의로, D건설 입찰 담당 김모(56)씨와 전직 현장소장 강모(53)씨를 배임수재 혐의로 구속했다고 1일 밝혔다. 또 이들에게 뇌물을 건넨 전기공사업체 대표 이모(47)씨 등 12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이들로부터 금품을 받은 공기업과 건설업체 직원 등 21명을 형사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A공기업 공사 감독관 이씨는 2013년 8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하남 미사지구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150억원대 전기공사의 설계변경을 승인해주고, 현장점검도 무마해 주는 대가로 이씨로부터 42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B공기업 공사 감독관 B씨는 같은 기간 서울 내곡지구 아파트 공사과정에서 비슷한 요구를 받고 2600만원을 받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D건설 김씨 등은 2012년 12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위례신도시 아파트 공사 입찰 정보를 알려주고 설계변경을 해주는 대가로 이씨로부터 3억 50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8차례 설계변경을 해주고 최초 27억원이었던 전기공사비를 43억원으로 부풀린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씨가 안전관리비·노무비·폐전선 매각비를 횡령해 20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 공기업 및 대기업뿐 아니라 도로·박물관 공사 등을 수주해 같은 방식으로 로비를 벌인 것으로 보고 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아파트 공사로 몸살 앓는 ‘봉국사 대광명전’

    아파트 공사로 몸살 앓는 ‘봉국사 대광명전’

    경기도 유형문화재 101호 봉국사 대광명전이 재건축 아파트 공사장의 터파기 공사로 벽화에 균열이 생기고 벽체 일부가 떨어져 나가는 등 몸살을 앓고 있다. 봉국사는 1028년 고려 현종 때 창건돼 잠시 폐사됐다가 1395년 조선 태조의 명으로 중수한 천년 사찰이다.26일 봉국사 측에 따르면 성남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로 국가보물 승격을 준비하는 대광명전이 인근 아파트 재건축 공사장의 암반 발파 작업 등으로 벽화와 단청부의 균열·박리·뒤틀림 현상이 나타나는 등 훼손돼 경기도와 성남시, 시공사인 두산건설에 수차례 공사 중단과 대책을 요구했다. 봉국사 측은 대광명전의 벽면이 떨어져 나갈 때 암반 발파 작업의 진동이 평소보다 심하게 느껴졌다며 법정 기준치인 1초당 0.2㎝를 넘은 것으로 보고 자체적으로 설치한 진동측정계의 데이터를 분석하고 불교문화재연구소에 모니터링을 의뢰했다. 불교문화재연구소 유주성 소장은 지난해 8월 12일 기준조사를 하고 10월 14일과 12월 20일 두 차례 대광명전을 모니터링한 결과 지속적인 균열 증가 및 신규 균열을 확인했다. 유 소장은 “4곳에서 신규 균열을 확인했고 10곳에서 균열이 진행되고 있다. 신규 균열처럼 비교적 큰 변화는 좌측면과 배면의 외부에서 주로 발생했다”고 밝혔다. 그는 “벽화를 보존하려면 정밀진단을 한 뒤 빨리 보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봉국사 관계자는 “성남시는 경기도 지정문화재를 문화재보호법이 아닌 환경관련법을 적용해 소음진동관리법 위반 등만 적발하는 등 6차례에 걸쳐 과태료 부과 및 공사 중지 명령만을 내렸다”고 비판했다. 시공사인 두산건설 현장소장은 “발파 작업을 했지만 대광명전과 인접한 지역은 무진동 공법으로 작업을 해 문화재가 훼손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메타폴리스 화재경보기 ‘6년간 꺼져있었다’…경찰, 5명 구속영장 신청

    메타폴리스 화재경보기 ‘6년간 꺼져있었다’…경찰, 5명 구속영장 신청

    화재로 4명의 사망자를 낸 경기 동탄신도시 메타폴리스 부속상가의 화재경보기가 개장 이후 6년여 동안 사실상 꺼져 있었던 사실이 새롭게 밝혀졌다. 이로 인해 화재 초기 진화나, 대피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피해를 키웠다고 경찰이 밝혔다. 화성동부경찰서는 8일 메타폴리스 부속상가 화재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시설운영업체 M사 관계자 정모(45)씨 등 5명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산소용접기로 철제시설을 절단(용단)하면서 안전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은 작업 보조자 임모(55)씨 등 7명과 상가 운영업체 등 3개 법인도 같은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수사 결과 이번 화재는 지난달 4일 오전 10시 58분쯤 용단 작업을 하던 중 불꽃이 바닥에 있던 스티로폼·카펫 조각·목재 등 가연성 물질에 떨어져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용단 작업자 정모(50·사망)씨와 보조자 임씨는 불꽃이 튀어 가연성 물질에 불이 붙으면 수시로 물을 뿌려 끄면서 작업할 만큼 위험한 상황이었으나 방화포를 설치하는 등의 안전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 특히 당초 알려진 것과는 달리 화재경보기와 스프링쿨러 등 부속상가 내 방재시스템이 2010년 9월 부속상가 개장 이후 화재 당일까지 6년 5개월여 간 ‘사용정지’ 상태에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전기·전원 등은 연결돼 있었으나 소음발생 등을 우려해 관리차원에서 경보음이 울리지 않도록 화재연동장치들을 ‘정지’ 상태로 조작해 놓았다는 설명이다. 이로 인해 화재를 감지해 상가 전체에 사이렌을 울리는 지구경종, 방화셔터, 급배기팬 등 14가지 소방시설이 화재 발생 후 ‘작동’ 상태로 되돌려 놓을 때까지 무용지물이었다. 스프링쿨러 알람밸브가 차단돼 초기 진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수신기 또한 정지돼 있어 대피가 늦어졌다.경찰은 방재시스템 전산기록을 분석해 개장 이후 2345일 중 지구경종이 2336일(99.6%)간 꺼져 있던 사실을 확인했다. 방화셔터(2179일)나 급배기팬(급기팬 2118일, 배기팬 2033일)도 소방점검 날 등 특별한 날에만 잠시 켜둔 것 외엔 거의 꺼져 있었다. 당초 관리업체 측은 “용단작업 과정에서 화재경보기 오작동할 것을 우려해 방재시스템을 일시 정지시켰다”고 경찰에서 진술했었다. 그러나 시설관리업체 A사 관계자 박모(51·구속영장 신청)씨는 추가 조사에서 “부하직원들에게 피해(화재 책임)가 가지 않도록 혼자 책임지려고 허위 진술했다”고 번복했다. 이에 대해 관할 화성소방서 측은 “화재 발생 직후 화재경보음이 안 나도록 하고 방화 셔터가 내려가지 않도록 방재설비의 작동 스위치를 정지 상태로 조작해 놓은 사실은 확인했으나 평소 때도 인력이 부족해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경기도 재난안전본부는 메타폴리스 부속상가 화재 후 도내 초고층빌딩 및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특별안전점검을 벌이고 있으나 이날 현재 화재경보기 등을 정지 상태로 조작해 놓은 곳은 적발하지 못했다. 경찰은 화재로 숨진 철거업체 B사 현장소장 이모(63)씨와 용단작업을 하다 숨진 정씨에 대해서는 ‘공소권 없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고, 나머지 10명과 법인 3곳에 대해서는 기소의견으로 곧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휴일 잊은 20대의 열정 삼킨 ‘안전불감’

    휴일 잊은 20대의 열정 삼킨 ‘안전불감’

    놀이시설 철거 작업하다 불나 유독성 가스에 입주민 긴급대피4일 경기 화성 동탄 메타폴리스 대형 상가건물에서 불이 나 4명이 숨지고 14명이 병원치료를 받았다. 상가건물은 동탄신도시의 랜드마크인 66층짜리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 4개 동(1266가구 입주)과 접해 있어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이번에도 스티로폼 등 불에 타기 쉬운 소재가 가득한 곳에서 용접작업을 하다가 불이 났다는 점에서 2008년 12월 8명의 목숨을 앗아간 서이천물류창고 화재와 2014년 5월 사망자 9명 등 60여명의 사상자를 낸 고양종합터미널 상가 화재가 연상된다. 5일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불은 토요일 오전 11시 1분쯤 메타폴리스 B블록 상가동 3층 뽀로로 파크 철거 현장에서 발생했다. 주말을 맞아 상가건물을 찾은 수천명의 손님들은 ‘꽝’ 소리와 함께 검은 연기가 실내를 가득 메우자 여기저기서 손으로 코와 입을 막고 밖으로 뛰쳐나갔다. 미처 빠져나가지 못한 사람들은 소방당국이 설치한 에어메트로 뛰어내렸다. 이 불로 철거업체 현장소장 이모(62)씨와 용접기술자 정모(49)씨 등 2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맞은편 상가 두피관리실 안에 있던 남자 손님 강모(50)씨와 직원 강모(29·여)씨는 의식이 없는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겼으나 끝내 숨졌다. 상가 안에 있던 손님 중 14명은 유독가스를 마셔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날 화마에 희생된 용접기술사 정씨의 형(56)은 “없는 형편에도 가족들을 먼저 챙기는 살가운 동생이었어요”라면서 “동생이 갑자기 떠나버릴 줄을 누가 상상이냐 했겠느냐”며 눈시울을 붉혔다. 또 다른 화재 희생자 두피관리실 직원 강씨의 아버지(57)는 “집안 형편이 넉넉지 않다 보니 스무 살 나이에 취업해서 스스로 돈을 벌었다”며 “매사에 긍정적이고 정말 착해서, 법 없이도 살 아이였다”며 오열했다. 대학 진학을 않고 취업한 강씨는 두피관리 관련 자격증을 취득해 자신의 이름을 건 관리실을 내 운영하겠다는 포부로 열심히 살았다는 것이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불이 날 당시 현장에 있던 유일한 생존자인 A(상가 관리업체 직원)씨가 “10m 떨어진 지점에서 원인 모를 연기가 피어올라 불이 난 것을 알았다”고 말함에 따라 산소절단기를 사용해 뽀로로 파크 구조물들을 철거하던 중 불티가 스티로폼 등 가연성 소재에 튀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경찰의 이날 1차 조사에 따르면 당시 현장에서는 모두 10명이 철거 작업 중이었다. 정씨는 산소절단기를 이용해 점포 내부에 남아 있던 시설을 철거했고, A씨는 뒤에서 지켜보고 있었다. 현장소장 이씨는 다른 작업자들과 함께 현장 바로 옆 상가 3층 흡연공간에 나가 있다가 연기를 목격, 소화기를 들고 현장에 뛰어들었으나 정씨와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미미한 4억짜리 연구용역이 9000배 ‘잭팟’

    미미한 4억짜리 연구용역이 9000배 ‘잭팟’

    지난해 5월 국토교통부가 4억원짜리 입찰 예비타당성 연구용역 1건을 발주했을 때 이를 눈여겨본 곳은 거의 없었다. 한 해 40조원이 넘는 국토부 예산과 견주어 보면 4억원짜리 용역은 미미한 액수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연구용역은 약 8개월 뒤 9000배 가까운 3조 5000억원 규모의 ‘대형잭팟’으로 터졌다.연구용역이 처음 나왔을 때 다른 곳과 달리 대림산업 측은 유독 관심을 가졌다. 내용이 터키 다르다넬스해협 현수교(주탑과 주탑 사이의 길이 2023m), 가칭 ‘차나칼레 1915’ 프로젝트를 위한 기초연구여서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31일 “전남 여수에 1945m 길이의 이순신대교를 건설한 이후 초장대교 사업 진출을 준비하고 있던 때라 규모는 작았지만 꼭 따내야 했던 용역이었다”고 설명했다. 대림산업은 연구비 4억원을 활용해 다르다넬스해협의 지질과 해류 등을 꼼꼼하게 분석해 현수교 건설을 위한 기술과 비용에 대한 검토를 미리 마칠 수 있었다. 일이 되려다 보니 운도 따랐다. 지난해 말이나 올해 초로 계획됐던 차나칼레 1915 프로젝트의 입찰은 예상보다 빠른 지난해 10월 시작됐다. 글로벌 건설사들은 그때부터 현지 상황을 파악하기 바빴다. 유일한 경쟁자인 일본만 이미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대림산업은 일단 이순신대교 건설 현장소장을 맡았던 윤태섭 부사장을 터키로 급파했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기술력에선 낫다고 자부했지만, 아베 총리가 직접 뛰는 일본과 승부 예측이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더구나 대림산업에 터키 공사는 일종의 ‘원정경기’다. 세금·인력·자재 등에 대한 정보는 물론 어떤 협력업체를 써야 할지도 정보가 없었다. 결국 국내 건설사 중 터키를 9년째 안방처럼 쓰는, SK건설과 손을 잡았다. SK건설은 보스포루스 3교와 유라시아 해저터널 건설을 통해 구축한 터키 현지 네트워크가 탄탄했다. SK건설의 터키 현지 노하우는 공사비를 낮출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SK건설 관계자는 “유라시아 해저터널 건설 이후 인력도 빠지지 않았던 상황”이라면서 “해외에서 겪을 수밖에 없는 시행착오와 그에 따른 비용을 이번 터키 수주전에서 줄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SK건설·대림산업 컨소시엄이 써낸 공사비는 26억 8000만 달러, 운영기한은 16년 2개월이다. 일본은 27억 2000만 달러에 운영기한을 17년 10개월로 잡았다. 두 건설사가 각각의 장점을 살린 결과 경쟁력에서 일본을 압도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례는 앞으로 국내 건설사들이 해외에서 보여야 할 모범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한화건설 올해 매출 4조원 목표

    한화건설 올해 매출 4조원 목표

     한화건설은 올해 수주 3조 8000억원, 매출 4조원을 경영목표로 세웠다.  한화건설은 12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2017년 경영설명회’를 열고 이 같이 밝혔다. 경영설명회에는 본사 임원과 팀장·현장소장 등 180여명이 참석했다. 최광호(사진) 한화건설 대표이사는 올해 경영방침을 ‘내실경영 강화 및 재도약 기반 구축’으로 정하고 재무 유동성 확보, 사업 안정성 강화, 원가·안전·품질 중심의 현장경영을 중점 추진 과제로 꼽았다. 최 대표이사는 “일하는 방식의 ‘선순환 시스템 작동’을 통해 재도약의 기반을 구축하는 한 해가 되도록 앞장서달라”고 직원들에게 당부했다.  한화건설은 올해 경영시스템을 고도화하는 한편 외주·구매·조달 부문의 혁신을 추진해 체질을 개선할 계획이다. 토목부문은 민자·민간사업을 확대하고 건축부문은 기획제안·개발 사업을 늘리기로 했다. 플랜트부문은 이슈 사업장을 해소하는 한편 국내 사업의 비중을 키운다. 해외 부문은 신도시 사업 확대와 수처리 등 신규 공종의 신시장 개척에 역량을 집중한다. 한화건설은 올해 서울·광교·부산 등에서 총 7개 단지 5299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살려 달라’ 한마디 외치지도 못하고 잔해에 깔려 숨진 청각장애 노동자

    ‘살려 달라’ 한마디 외치지도 못하고 잔해에 깔려 숨진 청각장애 노동자

    서울 도심의 건물을 철거하는 중에 현장이 무너지면서 60대 근로자가 숨지고 40대 근로자는 매몰된 채 생사를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7일 오전 11시 30분쯤 서울 종로구 낙원동의 한 모텔 철거공사장이 붕괴됐다. 현장에 있던 근로자 김모(55)씨 등 2명은 경상을 입고 병원으로 후송됐다. 그대로 매몰된 근로자 김모(61)씨는 사고가 난 지 약 20시간 30분이 지난 8일 오전 7시쯤 지하 2층에서 발견돼 서울 중구 국립의료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현장 관계자들은 “사망한 김씨는 청각장애자로 소리를 듣지 못하고 말도 하지 못한다”며 “사고 직후 구조요청을 제대로 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무너진 현장에서 아직 찾지 못한 근로자 조모(49)씨에 대해 소방당국은 “살아 있다고 보고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사고가 난 건물은 본래 지상 11층, 지하 3층 규모의 모텔로 지상 1층을 남겨두고 대부분 철거된 상황이었다. 지상 1층에서 굴착기 작업을 하던 중 바닥이 꺼진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사망한 인부 김씨가 속했던 인력업체의 대표를 참고인 신분으로 이날 소환 조사했다. 아직 매몰돼 있는 조씨도 해당 인력업체에서 파견됐다. 인력업체 대표의 경우 안전관리 책임은 없는 것으로 보고 사실관계를 확인한 후 돌려보냈다. 경찰은 현장소장 등 기타 관계자들을 차례로 불러 사고 원인을 조사한 뒤 업무상 과실이 인정된다면 혐의를 적용할 방침이다. 현장에서 구조된 포클레인 기사 문모(43)씨는 경찰 조사에서 “철거 작업을 할 때 세운 쇠파이프 기둥이 약해서 무너진 것으로 생각된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앞으로 이 부분에 중점을 두고 조사할 계획이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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