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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NLL 해안포 발사] 긴급 안보대책회의

    정부는 27일 북한이 백령도 인근 북방한계선(NLL)에 해안포를 발사한 것과 관련, 정정길 대통령실장 주재로 긴급 안보대책회의를 열어 상황을 점검했다. 오전에 열린 회의에는 김태영 국방부 장관, 현인택 통일부 장관과 청와대 외교안보라인 비서관들이 참석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인도 순방을 수행했던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과 김성환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참석하지 못했다. 이 대통령은 스위스로 떠나기 직전 숙소에서 김 수석을 통해 상황을 보고받았다. 국방부는 오후 1시27분쯤 남북 장성급군사회담 우리 측 수석대표인 류제승 육군 소장 명의로 장성급 군사회담 북측 단장에게 전통문을 보내 실제 포사격으로 불필요한 긴장을 조성하는 북측의 위협적인 행위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면서 이러한 모든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전통문은 “북측이 지난 25일 서해상 우리 해역에 항행금지 및 사격구역을 설정한 것은 명백히 정전협정과 남북 간 불가침합의를 무시한 중대한 도발행위”라며 “이를 즉각 취소하라.”고 요구했다. 전통문은 “우리 군은 북측의 도발행위에 단호하게 대처해 나갈 것이며, 이후 야기되는 모든 사태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북측에 있다.”고 엄중 경고했다. 현인택 장관은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반도 미래재단 창립 세미나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재로서는 개성공단 실무회담(2월1일)을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 “北 군사도발” 일제히 비난 정치권은 한목소리로 북한의 해안포 사격에 대해 ‘군사적 도발’이라고 비판했다. 한나라당 조해진 대변인은 “북한의 행동은 영해에 대한 침범행위이고 휴전협정 정신을 위반한 것”이라면서 “서해 NLL이 사실상의 해상 경계선으로 존재하는데 북한이 임의로 항행금지구역을 설정하고 군사적 도발을 하는 것은 북한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인식하고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우상호 대변인은 “북측의 강경파들이 남북대화에 저해되는 군사적 도발을 한 것에 대해 강력한 유감을 표시한다.”면서 “개성관광, 금강산관광 등 남북 간에 막혔던 교류협력이 재개되려는 이 시점에 이런 군사적 행동은 남북관계와 한반도 평화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명백한 국토침범이자, 대한민국에 대한 도전”이라면서 “북한의 도발에는 강력한 응징만이 묘약”이라고 성토했다. 김정은 허백윤기자 kimje@seoul.co.kr
  • 남북 실무회담 개최 기싸움

    강온 양면 전략으로 남한을 길들이려는 북한과 이에 휘둘리지 않으려는 남한의 팽팽한 기싸움이 점입가경이다. 정부는 25일 현인택 통일부 장관 명의로 김양건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통일전선부장에게 통지문을 보내 금강산·개성 관광 관련 실무회담을 2월8일 개성에서 갖자고 제안했다. 앞서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위)가 26~27일 이틀간 금강산에서 금강산·개성 관광 재개를 위한 실무회담을 갖자고 제의한 것에 대해 정부가 회담 일정과 개최 장소, 대화의 격을 각각 수정, 역(逆) 제의한 것이다. 경제협력 분야에서 유화공세를 펼치는 반면 군사 및 체제 문제를 둘러싸고 강경 일변도를 걷고 있는 북한의 의도를 분석, 남북 대화의 주도권을 갖고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눈길을 끄는 것은 회담의 주체를 놓고 남북이 팽팽한 기싸움을 벌이고 있는 점이다. 북한은 이번 실무회담의 주체로 아태위와 통일부를 거론한 반면 정부는 북측에 회담을 제의하며 전통문 수신자로 김양건 노동당 중앙위원회 통일전선부장을 특정했다. 김 부장은 현재 당 중앙위 통전부장과 아태위 위원장을 겸임하고 있다. 통일부가 북측에 실무 회담을 수정 제안하며 김 부장의 노동당 직책을 명시한 것은 현대아산의 금강산 관광 사업 파트너인 아태위를 당국으로 간주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이번 회담이 관광객 신변 안전 제도화 문제가 걸려 있는 만큼 민간이 아닌 당국간 회담으로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와관련, 정부 당국자는 “아태위 창설 당시 스스로 밝힌 성격 규정에 따르면 아태위는 비정부적인 평화기구이기 때문에 형식상 당국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북한이 남측의 수정 제안에 동의해 다음달 8일 개성에서 금강산·개성 관광 실무회담이 열리더라도 남북의 기싸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남측 관광객 고(故) 박왕자씨 피격사망 사건 진상규명 및 재발방지 안건과 함께 기존 남북 출입·체류 관련 합의를 변경해야하는 ‘신변 안전 제도화’를 놓고 남북 간 줄다리기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정부는 북한이 26일 개최하자고 제안한 개성공단 ‘3통(통행·통관·통신)’ 관련 군사실무회담을 2월1일 이후 열자는 내용의 회신을 이날 보냈다. 국방부는 남북군사실무회담 우리측 수석대표 명의의 전통문을 통해 “2월1일 열리는 개성공단 실무회담 결과를 본 후 회담을 개최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며 “적절한 시점에 회담 개최 일자를 통보하겠다.”고 밝혔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워런 버핏 “포스코에 제 지갑 맡겼어요”

    워런 버핏 “포스코에 제 지갑 맡겼어요”

    ‘오마하의 현인(賢人)’이 포스코에 흠뻑 반했다. 세계적 금융투자가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철강산업은 잘 모르지만 포스코는 세계 최고의 철강회사라는 사실은 잘 안다.”고 극찬한 것이다. 버핏 회장은 18일(현지시간)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의 버크셔 해서웨이 본사에서 정준양 포스코 회장과 가진 면담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포스코가 19일 밝혔다. 버핏은 지난해 2월 기준으로 포스코 발행주식의 4.5%를 보유하고 있으며, 포스코 회장과 만난 것은 처음이다. 버핏은 이 자리에서 “포스코를 조금 더 일찍 찾아냈더라면 더 많이 투자했을 것”이라며 “지난해 금융위기로 주가가 하락했을 때 포스코 주식을 좀 더 샀어야 했는데, 그 시기를 놓친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390만~400만주의 포스코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데 더 확보하고 싶다.”는 말도 했다. 그는 포스코의 국내 인수·합병(M&A)에 대해 “포스코가 지금까지 체력과 역량을 비축했고 재무구조도 탄탄하기 때문에 투자할 필요가 있어 적극 찬성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 회장에게 포스코의 인도 투자사업에 대해 질문하면서 “글로벌 투자가 잘 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정 회장이 포스코 경영에 대해 조언을 구하자 버핏은 “결혼할 때 배우자의 있는 그대로가 마음에 들어서 하는 것이지 배우자를 바꾸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하며 “포스코 주식을 매입할 때 포스코에 대해 모든 부문에 만족했기 때문이며 지금의 경영진이 잘하고 있다는 걸 확실히 안다.”고 깊은 신뢰를 나타냈다. 그는 정 회장에게 올해 가을쯤 한국을 방문할 의사도 밝혔다. 정 회장은 20일 뉴욕에서 열리는 해외 최고경영자(CEO) 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 17일 출국했다. 정 회장은 포럼에 올해 인도네시아와 인도의 일관제철소 추진 등 해외 주요 프로젝트와 국내 M&A 계획을 공개할 예정이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씨줄날줄] 스타의 꿈/함혜리 논설위원

    깡마른 체구의 한민관을 주목받는 개그맨 반열에 올려 놓은 것은 “스타가 되고 싶으면 연락해!”라는 유행어 한마디다. KBS 2TV ‘개그콘서트’의 ‘봉숭아학당’에 출연 중인 그는 스타 지망생들에게 명함을 뿌리는 연예 매니저 캐릭터로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그의 개그가 인기를 끄는 것은 우리 사회에 스타의 꿈을 가진 사람들이 그만큼 많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과거에는 용맹한 장군이나 정복자, 지혜가 뛰어난 현인들이 우상이었지만 20세기 들어서 매스미디어 보급이 일반화되고 대중문화가 발달하면서 대중 스타들이 우상이 됐다. 이들은 영화, 텔레비전, 라디오, 대중음악, 스포츠 등 대중 문화를 통해 빼어난 외모와 재능, 기량을 발휘하며 대중들의 열광과 흠모를 받는다. 대중스타의 우상화를 부추긴 것은 할리우드의 스타시스템이다. 1930∼40년대 스타들을 대량 확보한 할리우드의 영화제작사들은 이들의 이미지를 영화 흥행에 활용해 막대한 수익을 올렸다. 스타시스템이 대중문화 발전에 기여하기도 했지만 스타들의 출연료를 지나치게 높인 원인으로 작용했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영화에서 시작된 우리 대중문화의 스타시스템은 1990년대 중반 이후 전 장르로 확산되고 있다. 2000년대 들어 한류 열풍으로 TV드라마, 가요, 영화에서 고액의 출연료를 받는 한류 스타들이 등장하면서 우리 스타들의 몸값은 수직 상승했다. ‘겨울연가’의 한류스타 배용준은 드라마 ‘태왕사신기’에서 1회 출연료로 1억원이 넘는 돈을 받았다고 한다. 이병헌도 ‘아이리스’에서 편당 1억원을 받았다. MC 유재석과 강호동은 회당 출연료가 900만원에 육박한다. 가히 부러움의 대상이 될 만하다. 하지만 이는 극히 예외의 경우다. 한국방송연기자협회에 따르면 회당 50만원 이상을 받는 연기자는 10%에 불과하다. 회당 출연료가 수천만원에 해당하는 스타들은 연기자협회에 등록한 1700여명의 연기자 가운데 0.01%에 속하는 사람들이다. 연기자들의 70%는 월 100만원도 벌지 못한다. 무명배우들은 출연료가 회당 10만∼15만원에 불과하다. 엑스트라의 경우 생활고는 이들보다 더 심하다. 2008년 국세청에 소득세를 신고한 가수, 배우, 탤런트 등 연예인은 2만 7115명이라고 한다. 대중스타가 인간소외의 산물이라거나 소비적인 우상에 머물던 시대는 지났다. 스타의 꿈을 버리지 않고 노력하는 이들도 언젠가는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를 기원한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폭설대란] 靑 신년 인사회 취소…국무회의 장관들 지각

    폭설에 정치권도 발이 묶였다. 4일 수도권에 내린 폭설로 청와대와 각 정당은 예정된 일정을 취소하거나 늦추는 등 몸살을 겪었다. 청와대는 오후 3시에 이명박 대통령이 주재하려던 신년 인사회를 취소했다. 5부 요인과 국무위원을 비롯한 정부 고위 관계자, 경제 5단체장, 한나라당 지도부 등이 참석 대상이었다. 청와대는 수도권에 폭설 경보가 발령되는 등 기상 상황이 심각하다고 판단, 국무위원 등이 관련 행정업무에 충실할 수 있도록 행사를 급히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오전에 열린 국무회의는 시작 시간을 당초 8시에서 20분 늦췄다. 그러나 윤증현 기획재정부·최경환 지식경제부·현인택 통일부·임태희 노동부·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 등 5명이 지각했다. 회의에 앞서 이 대통령은 “불가항력이라고 이해를 해야 한다.”면서 “옛말에 눈이 올 때는 쓸지 말라는 얘기가 있는데….”라고 말했다. 여의도 정치권도 폭설 대란을 피하지 못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당초 오전 9시 국회에서 각각 열려고 했던 최고위원회의를 30분씩 미뤘지만, 참석자는 평소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에는 정몽준 대표, 장광근 사무총장 등 6명만 참석한 채 회의를 시작했다. 정 대표는 “참석자가 단출하니까 소수 정예로 회의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역시 상당수가 불참한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세균 대표는 “이 눈이 이 대통령의 오만과 독선을 덮는다면 서설이 될 것이고, 아니라면 힘든 출근 투쟁길로 이어질 것”이라고 빗댔다. 자유선진당은 시무식을 취소한 데 이어 주요당직자회의도 이회창 총재 등 주요 당직자들이 제 시간에 도착하지 못해 2시간쯤 늦췄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뉴스&분석] 남북정상회담 청신호?

    [뉴스&분석] 남북정상회담 청신호?

    올해 남북정상회담이 열릴 것 같은 분위기가 연초부터 조성되고 있다. 북한은 1일 노동신문 등 3개 신문을 통해 발표한 신년공동사설에서 올해가 6·15 남북공동선언 발표 10주년임을 거론하면서 “북남 관계를 개선하려는 우리의 입장은 확고부동하며 남조선 당국은 북남공동선언을 존중하고 북남대화와 관계개선의 길로 나와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신년공동사설에서 이명박 정부를 ‘파쇼 세력’으로 규정하며 맹비난했던 것과 비교하면,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북한 당국의 적극적인 의지가 읽힌다. 대외적으로 북한 입장을 대변하는 재 일본 조선인 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보다 노골적으로 나왔다. 이 신문은 이날 북한의 신년공동사설에 대해 “정상회담에 기초해 관계를 개선하려는 북한의 입장을 나타낸 것이며 올해 극적인 사변을 예감케 하는 의지 표명”이라고 보도했다. 정상회담 추진에 신중론이 우세했던 우리 정부 내에서도 변화의 흐름이 뚜렷하다.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지난 31일 “2010년에는 남북정상회담 가능성이 열려 있다.”면서 “남북이 상생하는 방향으로 관계를 진전시켜 나간다면 최고위급 대화를 포함한 어떤 수준의 대화도 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남북 당국이 약속이나 한듯 정상회담에 적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나선 것은 양측 모두에 올해가 정상회담의 적기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5월 2차 핵실험 단행 이후 유엔의 대북제재가 지속되는 가운데 화폐개혁까지 단행한 북한은 내부적으로 주민들의 동요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일련의 경제조치 성공 및 2012년 강성대국 건설 완성을 위해선 올해 남한으로부터의 원활한 재화의 공급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게 대북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우리 정부 입장에서도 집권 3년차인 올해가 성공적인 정상회담 개최의 ‘마지노선’으로 인식될 법하다. 올해를 넘기면 정권 말기로 접어든다는 점에서 노무현 정부 때의 2차 남북정상회담처럼 동력이 떨어질 우려가 있다. 관건은 우리 정부가 정상회담 개최의 ‘필요조건’으로 제시하고 있는 북핵 문제와 국군포로·납북자 문제 등에 북한이 어느 정도의 성의를 보이느냐다. 정부는 이 문제를 반드시 남북정상회담의 의제로 삼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한 정부는 이 대통령의 북핵 일괄타결 구상인 그랜드바겐을 남북대화와 6자회담을 통해 본격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어 향후 6자회담 재개 여부도 정상회담 개최에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남북 양측의 이견이 원만하게 조율될 경우 잘 하면 정상회담이 3~4월쯤 열릴 것이란 성급한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정상회담이 열리려면 먼저 북핵 6자회담이 정상화 수순을 밟아야 하는 데다, 6월 지방선거 전 개최는 정치적 논란을 부를 여지가 있어 6월 이후 하반기 개최가 더 유력하다는 관측이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궁·절 뒷간에 무슨 일이… 여자도 서서 일을 봤다?

    정랑(淨廊)·동사(東司)·서각(西閣)·북수간(北水間)·통시. 모두 한 장소를 가리키는 다른 이름들이다. 어디를 지칭하는 말일까. 이런 표현이라면 퍼뜩 떠오른다. 칙간(厠間)·해우소(解憂所)·통숫간·변소·매화틀. 하나같이 ‘똥을 누다’란 뜻의 순 우리말 표현인 ‘뒤를 보는’ 장소, 곧 뒷간을 이르는 말들이다. 점잖은 우리 겨레의 성품이 반영된 때문인지, 부르는 이름이 많기도 하다. 최근 ‘뒤를 보는 장소’마저 훌륭한 연구주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일깨우는 책이 나왔다. ‘뒷간’(김광언 지음·기파랑 펴냄)이다. 뒷간의 어원과 역사부터 지역별 특징, 절집과 궁궐의 뒷간, 그리고 관련 속담에 이르기까지, 뒷간의 모든 것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됐다. 사라졌거나 사라져 가는 우리 풍습과 도구, 음식, 그리고 주거 형태 등을 재조명할 ‘한 권에 담은 우리생활’ 시리즈의 첫 번째 책이다. 국립민속박물관장 출신의 민속학자인 저자는 산간 너와집 뒷간을 비롯해 경남과 제주도에 남아 있는 돼지 뒷간, 선암사·송광사·내소사·개심사 등 명찰들의 뒷간, 궁궐 뒷간 등을 샅샅이 추적했다. 특히 선암사 뒷간의 바닥 사진을 찍기 위해 ‘뒤를 보던’ 사람에게 들킬까 봐 숨죽이며 뒷간 바닥에서 기다리던 일화도 나온다. 이렇게 저자가 직접 찍은 250여장의 사진들은 흙벽에 둥근 볏집으로 지붕을 얹은 농가의 뒷간과 깔끔하고 고졸한 상류층 뒷간 등 다양한 형태의 우리나라 뒷간을 완벽하게 보여준다. 책 후반부에는 각 나라의 똥·오줌의 민속과 누는 자세, 방법 등에 대해서도 민망할 정도로 세세하게 묘사했다. 흔히 남자는 서서, 여자는 앉아서 오줌을 누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몽골, 네팔, 방글라데시, 인도, 이집트, 이란 등지의 남자는 앉아서, 일본 간사이(關西)지역 등의 여성들은 19세기까지 서서 일을 보았단다. 또 ‘쥐구멍에 오줌을 누면 생식기가 붓는다.’는 등 대·소변과 관련된 속담편에서는 선조들의 해학과 재치에 박장대소가 절로 나온다. 저자는 이처럼 생활 풍속을 조사하는 가운데 얻게 된 풍수에 관한 자료를 모아 시리즈 두 번째 책인 ‘바람·물·땅의 이치’를 동시에 출간했다. 각 1만 5000원.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통일부 21개월만에 이사 왜?

    현 정부 출범 직후인 지난해 3월부터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별관을 외교통상부와 함께 사용해온 통일부가 1년9개월만인 21일 ‘옛 집’인 중앙청사 본관으로 돌아간다. 통일부는 중앙청사로 옮기는 이유에 대해 겉으로는 “장·차관실을 비롯해 모든 사무실의 공간이 협소하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속사정은 다르다. 한 정부 소식통은 “지난 2월쯤 통일부 최고위 당국자가 출근길에 일명 ‘황금마차’로 불리는 간부 전용 엘리베이터에서 외교통상부 최고위 당국자를 만났는데 이때 외교부 당국자가 ‘남에 집에 전세로 들어와 사시느라 힘드시죠.’라고 비아냥거렸다.”고 전했다. 이런 이야기에 자존심이 상한 현인택 통일부 장관이 사무실 이전을 적극 추진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지붕 아래에서 집주인 행세를 하는 외교부와 셋방 아닌 셋방살이를 한 통일부는 그동안 다소 껄끄러운 관계를 유지해왔다. ‘독립청사 마련’이 숙원인 외교부 입장에선 같은 건물을 사용하는 통일부가 눈엣가시였다. 통일부는 외교부에 비해 장·차관 집무실, 일반 부서 사무실 크기 등이 좁다는 이유로 불만이 많았다. 통일부 이전 계획이 본격 거론되던 지난 10월, 외교부는 통일부와 공동으로 사용해온 별관 1층 출입문 앞 벽면에 지름 1m가량의 외교부 로고를 일방적으로 내걸어 통일부 당국자들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기도 했다. 한편 통일부는 21일부터 중앙청사 본관 3~4층을 사용한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北 “南 타미플루 받겠다”

    북한이 10일 우리 정부의 신종플루 관련 지원을 받겠다는 입장을 전격적으로 밝혔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8일 국무회의에서 지원 방안을 모색하라는 지시를 내린 후 이틀 만이다. 천해성 통일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북측은 판문점 연락관 전화 접촉에서 ‘신종플루 지원을 받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우리 측이 신종플루 지원 의사를 담은 공식 전통문을 보내고 싶다는 뜻을 이날 오전 북측 연락관에게 전달하자, 북측 연락관이 오후에 바로 지원 수용 의사를 밝혔다는 것이다.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국내 비축분 중 타미플루 등 신종플루 치료제 50만명분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지원은 이명박 정부 들어 우리 정부 당국 차원에서 북한에 직접 인도적 지원품을 제공한 첫 사례가 된다. 북측의 수용 의사 표명은 이례적일 정도로 상당히 신속하게 나왔다. 그만큼 북측의 신종플루 대처 상황이 매우 다급하다는 방증이란 관측이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접촉이 경색된 남북관계 해빙의 단초가 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 2004년 용천역 폭파사고와 2005년 조류독감 유행 당시에도 우리 측의 지원과 함께 대화의 물꼬가 트였던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사안은 전염병이란 특수성 때문에 남북 접촉이 신속히 이뤄진 것일 뿐 정치적인 측면으로 확대해석하긴 이르다는 게 정부 측의 설명이다. 남북관계 정상화는 북핵 문제 해결이 선행돼야 가능하다는 게 한국과 미국 정부의 일치된 입장이기 때문이다. 북한이 지난 10월 우리 측이 제안한 옥수수 1만t 지원에 대해서는 50여일째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는 사실도, 사안의 특수성을 대변한다는 분석이다. 남과 북은 앞으로 지원 시기, 방법 등은 연락관 전화 접촉 등을 통해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주현진 김정은기자 jhj@seoul.co.kr
  •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위대한 침묵’ 20년의 기다림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필립 그로닝이 알프스의 1300m 고지에 위치한 ‘그랑드 샤르트뢰즈 수도원’을 카메라에 담기로 마음먹은 건 1980년대 중반이었다. 그는 침묵을 다룬 구름 같은 영화를 만들고 싶었고 자기 영화에 그 수도원보다 적격인 곳은 없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1688년 설립된 이래 몇 세기 동안 외부인의 접근을 제한해 왔던 수도원이 그의 요청을 쉽게 허락할 리 만무했다. 그로부터 15년이 지난 1999년, 그로닝은 수도원으로부터 기적 같은 연락을 받는다. 수도원이 제시한 여러 까다로운 조건에 맞춰, 그는 직접 수도원에서 생활하며 2년에 걸친 촬영에 돌입했고, 다시 몇 년이 흘렀다. 20년의 기다림이 녹아 있는 ‘위대한 침묵’의 간략한 연대기는 이러하다.  ‘위대한 침묵’은 분명 종교적 색채가 짙은 작품이지만 가톨릭 신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지레 발길을 돌릴 필요는 없다. ‘위대한 침묵’은 종교를 강요하는 류의 영화가 아니며, 보는 이의 관점에 따라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작품이기 때문이다. 또 하나, 잘못 알려진 것처럼 ‘위대한 침묵’은 상영 내내 침묵으로 일관하진 않는다. 어떤 소리도 없는 스크린을 뚫어져라 봐야 한다면 세 시간에 가까운 상영시간을 버티기가 괴로울 테지만 ‘위대한 침묵’은 ‘침묵에 관한 영화’이지, 결코 ‘침묵의 영화’가 아니다. 실제로 필자는 이보다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영화를 보지 못했다. 영원의 시간과 이미지를 통과하는 데 160여분은 오히려 짧게 느껴졌다.  감독 로베르 브레송은 ‘소음들이 (영화의) 음악이 되어야 한다.’고 쓴 바 있다. ‘위대한 침묵’은 그 말을 실천한 듯 보이는 작품이다. 침묵은 언어, 기호, 잡생각으로부터의 해방을 의미하며, 침묵을 맹세한 자들은 자연의 소리 한가운데로 침잠한다. 들리나 듣지 못했던 소리를 듣는 것. 그것은 신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과 같으며, 자연의 소리는 ‘영원한 존재’의 현현인 것이다. 그러므로 영화는 고요에 빠지는 대신, 자연과 그 속에서 호흡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온갖 소리에 귀를 연다. 계절이 변화하는 소리, 수도사들이 작업하며 내는 소리, 물체의 작은 움직임이 빚어내는 소리 등은 불멸의 존재에 다가가려는 열망과 하나가 되어 관객을 숭고한 상태로 이끈다. 그 곳에 기도의 염원, 불꽃의 따스함, 눈(雪)의 가벼움, 구름의 침묵이 나란히 자리한다.  ‘가진 모든 것을 포기하지 않는 자는 나의 제자가 될 수 없다’는 자막이 영화 내내 자주 나온다. 수도원의 생활은 청빈 자체다. 자족하는 공동체의 미덕을 따라 수도사들은 각자 맡은 노동을 기꺼이 행하는데, 최소한의 조건으로 유지되는 삶의 검소함은 ‘버림의 가치’를 깨닫도록 만든다. 그러한 삶을 영위하면서 구도의 길을 멈추지 않는 수도사들을 때때로 정면으로 바라보는 ‘위대한 침묵’은 아름다운 얼굴에 관한 영화이기도 하다. 그 중, 길게 자란 눈썹으로 나이를 쉬 짐작할 수 있는 수사는 눈이 먼 사람인데 그의 피부는 소년처럼 부드럽고 그의 표정은 아기처럼 천진난만하다. 믿고 따르는 것에 평생을 헌신한 자의 얼굴은 그토록 경이로운 것이어서, 매일 거울을 보지만 아름다운 얼굴을 지니지 못한 우리에게 작은 미소만으로도 깊은 울림을 안겨준다.  영화평론가
  • [남북한·美 북핵 외교전] 삼국지 뺨치는 두뇌싸움… 北 통미봉남 운명은

    [남북한·美 북핵 외교전] 삼국지 뺨치는 두뇌싸움… 北 통미봉남 운명은

    ■ 3국 강온전략·전망 북핵 문제를 둘러싸고 남북한과 미국 등 3자가 고난도의 외교전을 펼치고 있다. 채찍과 당근으로 양수겸장하는 수준을 넘어 앞에선 주먹을 휘두르고 뒤로는 손을 내미는 삼국지 뺨치는 기법도 동원된다. 다음달 8일 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방북이 다가오면서 이런 머리싸움은 한층 가열되는 양상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 19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핵 포기가 전제되지 않는 대북지원은 있을 수 없다는 강경 입장을 확인했다. 서울에서 보즈워스의 방북 일정을 전격 공개함으로써 북한의 통미봉남(通美封南) 전략에 보란 듯이 ‘채찍’을 내보였다. 오바마는 또 보즈워스에게 방북 목적은 (북한이 원하는)1대1 담판이 아니라 6자회담 개최를 위한 사전협의로 제한하라고 못박았다. 반면 몇 시간 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아프가니스탄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북한이 검증가능한 방식으로 비핵화를 추진하면 관계정상화와 정전협정을 대체하는 평화협정 체결, 경제 지원 등을 검토할 수 있다.”며 ‘당근’을 제시했다. 앞서 지난달 그녀는 “핵무기를 가진 북한과 관계 정상화는 결코 있을 수 없다.”고 일축했었다. 북한은 어떤가. 겉으론 뻣뻣함을 유지하는 듯 보였던 북한이 알고 보니 미국 측에 6자회담 복귀 의사를 넌지시 내비쳤다는 얘기가 나왔다. 남한에 대한 북한의 머리싸움은 더욱 현란하다. 지난달 서해상에서 무력 도발을 감행했던 북한은 21일 현인택 통일부장관의 실명을 거론하며 맹비난을 퍼부었다. 그런 그들이 지난 19일 금강산을 찾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을 통해 우리 정부에 금강산·개성관광 재개를 타진했다. 뿐만 아니라 그동안 완강히 거부했던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망사건 관련 남측 당국자의 현장방문 문제를 협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22일 알려졌다. 북한 이종혁 조선 아시아·태평양 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은 현 회장에게 “금강산·개성 관광 재개를 위한 당국간 회담과 현장방문 등 (남쪽과) 무엇이든 협의할 용의가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 측은 현 회장이 금강산에서 돌아온 이후 이 같은 북측의 제의를 서면으로 통일부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북한의 공식 제의는 없었다.”면서 짐짓 무표정으로 일관하고 있다. 정부는 북핵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남북관계 정상화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정부는 지난달 싱가포르에서 비밀리에 남북 접촉에 나서는 등 남북정상회담 등에 대비한 대북 채널을 열어놓고 있다. 전반적인 구도는 한·미 협공으로 북한이 궁지에 몰린 분위기다. 예전 같으면 북·미 대화 국면에서 북한은 대남 적대 노선으로 일관하며 통미봉남 전략을 즐겼었다. 하지만 지금은 남한에 하릴없이 손을 내밀고 있다. 이런 정황으로 미뤄 북한의 6자회담 복귀가 시간문제라는 관측에 점점 힘이 실리고 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비즈&피플] 3세경영 신호탄…참신한 시도로 새바람

    [비즈&피플] 3세경영 신호탄…참신한 시도로 새바람

    경영에 첫발을 내딛는 재계 3세 경영인 가운데 새롭게 주목받는 이들이 있다. 주인공은 SKC 최신원 회장의 장남인 최성환(28) 과장과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의 막내딸인 조현민(26) 팀장. 이들은 경영 수업을 받으면서 기업에 새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최 과장은 지난해 SKC에 입사해 SK그룹 오너가(家) 3세 중 가장 빨리 경영 수업에 들어갔다. 3세 경영의 신호탄인 셈이다. 올해 과장으로 승진해 기획 파트에서 근무하고 있다. 최 과장은 부친인 최 회장으로부터 강도높은 경영 수업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최 과장을 강하게 키우기 위해 중국 복단대학을 마치자, 바로 해병대에 자원 입대시켰다. 부자(父子) 모두가 해병대를 나왔다. 한진그룹의 통합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실(IMC)을 맡고 있는 조 팀장은 2005년 9월 LG애드에 입사해 광고, 홍보 업무를 하다가 2007년 3월부터 한진그룹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대한항공, 진에어 등의 광고, 홍보업무는 모두 조 팀장의 손을 거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전파를 타고 있는 대한항공의 ‘중국, 중원에서 답을 얻다’ 광고가 조 팀장의 작품. 이 광고는 기존의 여행 광고와 달리 노자, 한비자 등 중국 현인들의 명언과 현지 풍경만 보여줘,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궁금증을 자아낸 광고다. 재계 관계자는 “무슨 광고인지 궁금하게 만든 다음 인터넷에서 검색을 하도록 유도하려고 했던 게 조 팀장의 아이디어였다.”면서 “항공사 광고에는 늘 비행기 한 대가 하늘을 날아가는 장면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고정 관념을 깼다.”고 말했다. 미국비자 면제 프로그램 시행 이후 한동안 방송됐던 ‘미국, 어디까지 가봤니’ 광고도 조 팀장의 손을 거쳤다. 특히 대한항공이 100% 출자한 저가 항공사 진에어에 대한 애정도 짙은 것으로 알려졌다. 진에어는 ‘세이브 디 에어’라는 친환경 캠페인을 펼치면서 다수의 젊은 연예인을 등장시켜 신생 항공사답게 신선한 마케팅 전략을 쓴다는 평가를 받았다. 재계 관계자는 “보수적인 회사 분위기를 젊고 진취적인 이미지로 바꾸는 새로운 시도들을 많이 해서 내부에서도 평가가 좋다.”면서 “광고나 마케팅 분야의 전문지식이 있고 영어에도 능통해 국제 업무능력이 뛰어나다.”고 말했다. 김경두 윤설영기자 golders@seoul.co.kr
  • 부자답지 않은 부자 버핏의 투자역설 10

    역설(Paradox)은 겉으로 보면 자기 모순적이지만 그 속에서 관심과 긴장 관계 등을 유발하면서 창조를 낳았다. 세계적 투자실력과 기부활동으로 유명한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의 삶과 투자도 이 ‘역설’로 설명이 가능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주인공은 버핏 전기 작가인 앨리스 슈뢰드. 그는 26일 영국 BBC의 ‘버핏을 만나다’라는 프로그램에서 버핏의 면모를 역설을 중심으로 설명했다. 버핏의 투자 철학이 “간단하지만 쉽지 않다.”고 전제한 뒤 버핏에 얽힌 역설 10가지를 소개했다. 1 버핏은 욕심을 덜 부림으로써 다른 투자자들보다 많은 돈을 벌었다. 내로라하는 월스트리트의 투자자들이 대부분 돈을 빌리면서까지 고수익을 노렸지만 버핏은 빚을 내지 않고 꾸준하게 안정적 이익의 조합을 선택했다. 2 그는 투자대상을 고를 때 “돈을 잃지 말자”라는 보수적인 접근법을 선택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그의 투자금 대부분은 고수익을 추구하는 보험사로부터 나왔다. 3 버핏은 숫자에 대한 분석적인 접근과 시장에 대한 냉정한 대응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실제 그의 가장 큰 자산은 계량화할 수 없는 그의 품성과 평판이다. 그리고 이 두 요인 덕분에 그는 잠재적 사업파트너들의 신뢰를 얻었다. 4 그는 돈에 대해 매우 조심스러운 사람이었지만 좋은 회사나 주식을 발견하면 ‘큰 베팅’을 하면서 행복해한다. 5 버핏은 자신의 생애에서 멀고 먼 길을 걸어 왔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태어난 곳에서 1~2마일(약 1.6~3.2㎞) 이내에 살고 있다. 6 그는 누구보다 많은 돈을 벌었지만 그 자신을 위해선 돈 쓸 일이 거의 없어 보인다. 예외는 있다. 유일한 호사로 개인 제트기에 몰두해 있다. 7 버핏은 세상에서 가장 많은 것을 획득하려는 사람이지만 가장 유명한 박애주의자다. 3년 전 그는 빌 게이츠 재단에 310억달러(약 36조원)를 기부하는 것을 포함, 재산 대부분을 사회에 환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8 1965년 버크셔 해서웨이를 인수한 뒤 “전략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시장에 대한 그의 아이디어를 전달하고 회사를 운영하기 위해 무한한 시간과 에너지를 퍼부어 왔다. 9 버핏은 돈을 벌기 위해 단순하고 현실적 가치 위주로 접근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실제의 그는 외환시장과 파생상품에 투자하는 투자은행 살로먼 브러더스의 회장으로 재직했다. 10 그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사업가다. 그러나 자기 기업인 버크셔 해서웨이의 홍보나 마케팅 측면에서는 기여한 바가 거의 없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국감 하이라이트] 玄통일 “남북 비밀회동설 아는 바 없다”

    [국감 하이라이트] 玄통일 “남북 비밀회동설 아는 바 없다”

    23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의 통일부 국정감사에서는 최근 주목 받고 있는 남북 정상회담이 주로 도마에 올랐다. 남북 비밀회동설의 진의와 남북 정상회담의 가능성에 대한 질의가 이어졌다. ●현인택 “북핵 해결이 회담 선결조건”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이 자리에서 “우리 쪽 고위 당국자와 북한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이 싱가포르에서 만났느냐.”는 한나라당 정옥임 의원의 질의에 “아는 바 없다.”고 답했다. “만약 정상회담을 한다면 장소는 어디인가.”라는 질문에도 “가정적 질문에 답변하기 어렵다.”며 비껴갔다. 현 장관은 “가장 중요한 사안은 북핵문제 해결이라는 측면”이라며 남북 정상회담의 선결 조건을 언급했다. 민주당 이미경 의원이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서라도 정상회담을 할 수 있지 않느냐.”고 묻자 현 장관은 “현재로선 여러가지 단계적으로 남북관계가 진전되는 상황이 있어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라고 답했다. 한나라당 홍정욱 의원이 “핵 문제가 반드시 다뤄지지 않더라도 (정상회담에 대해) 열린 자세를 가질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핵 문제에 대한 기본적인 의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나라당 간사인 김충환 의원은 “직접 만나는 것이 상대방의 의중을 알고,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일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민주당 박주선 의원은 “정상회담을 기왕 추진할 것이라면 원샷 타결이 아닌 점진적 개선에 목표를 두고, 전제조건 없이 빨리 개최해 대통령 임기 중에 이뤄지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안병만 교육 “외고 대책 연말까지 마련” 이날 교육과학기술부에 대한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의 국감에서는 초반부터 ‘외국어고 폐지’ 문제가 논란이 됐다. 안병만 장관은 “입학사정관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사교육비를 절감하는 등의 외국어고 관련 대책에 대해 연말까지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김영진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정부가 외국어고의 특성화고 전환 방침을 사실상 정하고, 특정 여당의원을 통해 이 방침을 교육 수요자에게 고지한 것이라는 의혹을 떨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안민석 의원도 “야당이 ‘외국어고 폐지’를 주장했을 때는 수월성 교육을 위해 필요하다고 하더니 이제 와서 바뀐 것은 선거를 앞두고 여론을 호도하기 위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한나라당 김선동 의원은 “여당 의원들과 정부와의 교감은 일절 없었다.”고 일축했다. 같은 당 이군현 의원은 “이명박 정부의 교육철학은 자율과 다양성, 경쟁인데 외국어고를 획일적으로 전환, 규제하는 것은 문제가 있고 지방교육자치 정신도 훼손하는 것”이라며 신중한 접근을 당부했다. 김지훈 허백윤기자 kjh@seoul.co.kr
  • [환경플러스] 정크아트 공모전 대상 정재영씨

    한국환경자원공사(사장 고재영)가 주최한 ‘대한민국 자원순환 정크아트 공모전’에서 정재영씨의 ‘희망을 찾는 사람들’이 영예의 대상을 차지했다. 정크아트란 생활 속의 잡동사니나 망가진 기계 부품 등 폐기물을 이용해 작품을 만드는 것을 말한다. 대상작은 유통기한이 지난 라면을 사용해 사람의 발을 형상화해 바쁜 현대인의 일상을 표현했다. 공모전에는 폐기물을 주제로 총 111점의 작품이 출품됐다. 일반부 최우수상은 농촌의 폐비닐을 사용해 높이 3m의 거대한 펭귄이 알을 품고 있는 모습을 형상화한 신현종씨의 ‘너는 날았으면 좋겠다’가 수상했다. 또한 학생부 최우수상은 신문지와 셀로판테이프를 사용하여 장구 치는 한국인을 형상화한 현인섭군의 ‘다이나믹 코리아’가 차지했다.
  • [국감 현장] 玄통일 “남·북·미·중 회담 현실적으로 어려워”

    6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의 통일부 국감에서는 여야 의원들이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쏟아내며 통일부의 적극적인 대처를 주문했다.민주당 송민순 의원은 최근 원세훈 국가정보원장이 국회 정보위에서 ‘이산가족상봉에 상응하는 대북 지원 검토’ 의견을 밝힌 점을 상기시킨뒤 “통일부가 가만 있으니 정보를 담당하는 국정원장이 그런 말을 하는 게 아니냐.”며 통일부의 소극적인 행보를 문제 삼았다. 송 의원은 남북 대화를 재개하기 위해 “(북핵 폐기를 확인한) 2007년 10·4 남북 정상선언의 이행을 북한에 적극 요구하라.”고 주문했다. 이에 현인택 장관은 “(원 원장의 발언은) 와전된 것으로 확인했다. 통일부가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비켜갔다. 무소속 정동영 의원은 “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평양에서 ‘북·중 관계의 끊임없는 발전’을 말한 것은 유엔의 대북 제재가 끝났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그러자 현 장관은 “대북 제재는 여전히 작동하고 있다. 국제정세가 변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그 급물살에 누가 서 있느냐는 점에 대해서는 판단이 다르다.”고 이견을 보였다.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는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남북과 미·중이 참여하는 4자 정상회담’을 제안했다. 현 장관은 “현재 남북 관계를 고려하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답했다.또 한나라당 정의화·황진하·윤상현 의원은 이산가족 상봉과 납북자·국군포로 상봉을 유도하기 위해 동·서독간 ‘정치범 석방거래’ 방식을 빌린 대북 현물 지원제도 도입을 제안하기도 했다.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미국의 400대 부호들 “아예 나라 하나를 사버릴까”

    얼마 전 경제잡지 ‘포브스’가 발표한 미국의 400대 부호들 재산은 대체 어느 정도일까. ’포브스’는 막연한 수치만으로 이들의 재산 규모를 재빨리 알아채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이들이 돈으로 살 수 있는 나라들을 한번 꼽아보았다.불손하기 짝이 없는 짓이다. 프랑스의 성채나 카리브해의 섬들,개인 제트기로 만족하지 못한다면 모두 1조 2700억달러의 부를 거머쥔 이들 각자가 다음 나라들을 아예 돈으로 사버릴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미 중앙정보국(CIA)이 매년 내는 국가별 통계집 ‘팩트 북’에 따르면 부동의 1위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는 500억달러(약 58조 7250억원) 재산으로 140개 국가의 국내총생산(GDP)을 앞질렀다.코스타리카,엘살바도르,볼리비아와 우루과이 등이며 마이크로소프트의 1년 순익 전망치는 탄자니아와 미얀마 등의 GDP를 약간 밑돈다. 지난 1년동안 100억달러를 잃어 400대 부호 가운데 가장 많은 손실을 기록한 워런 버핏은 여전히 400억달러 자산으로 북한을 사들일 수 있는 재력을 자랑한다.하지만 ‘오마하의 현인’은 여전히 투자가 본분이라고 여길 것이다. 실제로 400대 부호 가운데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 시장은 작은 단위이긴 하지만 일종의 국가를 공식적으로 경영하고 있다.그가 금용정보 서비스와 블룸버그 통신으로 벌어들인 175억달러의 재산은 남아프리카의 잠비아 공화국 경제규모와 맞먹는다. 캘리포니아주 오렌지 카운티의 업무용 빌딩 475개를 비롯해 115개의 아파트 단지,41개의 소매점,리조트 등을 소유해 사실상 오렌지 카운티의 모든 것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부동산 개발업자 도널드 브렌은 120억달러의 자산으로 이론상으로는 아이티 경제를 인수할 수 있다. 카지노 재벌 셀던 아델슨의 90억달러 자산은 미얀마 GDP와 똑같다.세계최대의 인터넷 경매 사이트 eBay 창업자인 피에르 오미댜르 55억 자산으로 소말리아 경제를 좌지우지할 수 있다. ’스타워즈’와 ‘인디애나 존스’를 만든 할리우드 감독이며 세게 최대의 특수효과 회사인 ILM 회장인 조지 루카스는 30억달러 자산으로 아프리카 기니의 GDP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 헤지펀드 창업자 데이비드 쇼의 25억달러 재산은 중남미 벨리즈의 시장가치와 맞먹고 투자자 존 폴슨은 부동산 거품이 꺼지고 2007년 서브프라임 위기로 재산이 축나긴 했지만 그래도 68억달러 재산으로 몬테네그로의 GDP와 똑같다. 지난해 가을 AIG의 붕괴로 인해 엘리 브로드의 재산도 13억달러나 축났지만 은행에 넣어둔 돈만으로도 바베이도스의 경제 54억달러와 맞먹는다. 재산이 10억달러 미만인 400대 부호들도 여전히 지구촌의 상당수 경제 단위들을 먹여 살릴 수는 있다.콜로라도의 수자원을 소유한 개리 매그네스는 9억 9000만달러의 자산으로 남태평양 바나투 GDP를 약간 앞지른다. 400대 부호의 맨 끄트머리 세 사람도 재산을 합치면 29억달러가 돼 벨리즈의 전체 경제규모를 앞지른다. 인터넷서울신문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특파원 칼럼] 하토야마 정권의 GNI 성장전략/박홍기 도쿄특파원

    [특파원 칼럼] 하토야마 정권의 GNI 성장전략/박홍기 도쿄특파원

    ‘분배냐, 성장이냐’, ‘성장없는 분배, 분배없는 성장’. 한국에서 한때 뜨겁게 달아올랐던 쟁점이다. 새삼스럽게 떠올리는 이유는 역사적 정권교체를 이룬 하토야마 유키오 정권이 분배중시 정책을 채택한 까닭에서다. 출범한 지 10일째를 맞은 하토야마 정권은 ‘탈관료·정치주도’의 정책결정시스템을 별 탈 없이 가동시켰다. 54년간 독주해온 자민당의 구태에서 탈피하는 ‘열도 개조’는 비교적 순조롭다. 국민들의 바람도 높다. 지지율이 75%다. 문제는 경제정책이다. 정치개혁의 기대와는 달리 시끄럽다. 무엇보다 공약에서 자민당에 비해 똑 부러지게 성장전략을 제시하지 않은 탓이다. 자민당의 ‘2010년까지 연 2% 국내총생산(GDP) 성장 달성’과 같은 성장전략이 없다. 출범 이후에도 성장전략을 밝히지 않았다. 성장전략은 지속적으로 경제를 키우는 목표설정이자 수단이다. 명시하지 않았지만 ‘성장전략=내수확대’라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핵심은 분배다. 아동수당 지급과 고속도로 무료화 등을 통해 가계의 소득이 커지면 소비가 활성화돼 경기가 진작되고 기업의 생산성이 상승하는 ‘선순환 구조’가 성장전략이라는 설명이다. 자민당 정권과는 정반대다. 자민당은 생산성을 견인, 기업의 수익이 증대되면 근로자의 임금도 올라 가계도 윤택해진다는 공급, 즉 성장 쪽에 무게를 뒀었다. 결과는 자민당 의도와 달랐다. 기업은 정규직을 줄이고 비정규직으로 대체한 데다 주주 배당과 임원 보수로 수익을 분배, 가계의 몫까지 돌아가지 않았다. 기업만 호황이었다. 하토야마 정권의 정책은 패러다임의 전환이다. 자민당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가계에 직접 현찰을 주는 정책을 채택했다. 비정규직과 격차문제를 해소하는 차원에서 제조업의 파견제를 원칙적으로 금지한 데다 최저임금도 인상키로 했다. 고용보험 가입조건도 31일 이상 고용으로 대폭 낮췄다. 수출을 내수로, 기업지원을 국민생활 지원으로 방향을 틀었다. 기존의 잣대로 보면 파격이다. 경기침체에다 엔고 영향으로 국제경쟁에서 뒤처지는 기업 입장에서는 불만이 만만찮다. 가는 길은 달라도 종착점은 경제재생이다. 따져보면 성장전략을 수치로 나타낸 실질 GDP 상승은 국민생활을 끌어올리기 위한 중간점이지 최종점이 아니다. 국민 개개인의 생활과 직결되는 실질 국민총소득(GNI)의 증대가 더 필요하다. 하토야마 정권은 “GDP뿐만 아니라 GNI를 안정적으로 늘리는 게 성장전략”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일리가 있다. 하토야마 정권의 목표는 기본적으로 ‘국민생활’에 있다. 자립과 공생의 ‘우애사회’ 구현이다. 하토야마 총리는 ‘나의 정치철학’이라는 글에서 “시장지상주의로부터 국민생활과 안전을 지키는 정책으로 전환, 공생의 경제사회”라며 지향점을 분명히 밝혔다. 사회적 유대와 빈곤·격차 해소를 위해 사회안전망에 충실했던 국민경제의 전통을 되찾으려는 노력이다. 한편으로 202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 25% 삭감이라는 버거운 방안을 국민과 기업에 과제로 던졌다. 새로운 세계에 대한 도전의 메시지를 건넨 것이다. 과거 오일쇼크 때 절약과 기술개발로 산업구조를 혁신, 세계 경제에 우뚝 섰던 전례에 따른 자신감의 표현인 듯싶다. 또 신산업에 대한 방향타다. 하토야마 총리는 25일 유엔총회 연설에서 “일본은 바뀌었다.”고 역설했다. 또 실제 바뀌고 있다. 외적으로는 대등한 미·일 관계, 동아시아 공동체 구축에, 내적으로는 새로운 일본 만들기에 나서고 있다. ‘성장이냐, 분배냐.’하는 부질없는 이분법적 논쟁을 떠나 하토야마 정권의 ‘우애사회’는 어떤 형태로든 가시화될 것이다. 시작에서부터 결과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지켜볼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 박홍기 도쿄특파원
  • [사설] 정부 당국자 북핵 발언 신중해야

    지난 18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중국 국가주석의 특사자격으로 방북한 다이빙궈 외교담당 국무위원을 만나 핵문제 해결을 위해 양자 대화뿐 아니라 다자 대화에도 참여할 뜻을 밝혔다. 북한의 속내야 어찌됐든 북·미 간, 북·중 간에 대화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북·미 양자회담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다. 이런 미묘한 시기에 우리 정부 당국자들의 입에서는 대북 강경발언이 이어졌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대한상공회의소와의 조찬간담회에서 “북한의 목표는 적화통일이며 핵무기는 남한을 겨냥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영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북한의 핵 보유 장소를 확인했으며 북한이 핵을 사용하기 전에 한·미 연합능력으로 선제타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신중치 못한 언행이라고 본다.특히 외교부 장관이 ‘적화통일’이라는 용어를 거론하며 북핵을 대남 위협요인으로 언급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북·미 대화 재개를 앞두고 북핵 문제의 직접적 당사국으로서 우리 정부의 입장을 소신 있게 밝힌 점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지나치게 강경한 목소리는 오히려 소외를 자초하고, 북한의 심기를 건드림으로써 예측 불가능한 사태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최근 이명박 대통령은 북한의 유화적 자세에 대해 “북한이 핵포기에 진정성을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남북 간에도 핵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북관계와 북핵 문제를 별개로 보지 않겠다는 입장을 천명한 것이라고 본다. 강한 메시지가 요구될 때도 있지만 북한의 대남 유화 몸짓에 강경한 목소리만 퍼부으면 역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고도의 전략적 접근이 필요한 시기다. 당국자들의 신중한 언행을 당부한다.
  • [정책진단] 시간과 싸우는 고령 이산가족… 수시상봉만이 해결책

    [정책진단] 시간과 싸우는 고령 이산가족… 수시상봉만이 해결책

    올해 추석(10월3일)을 앞두고 26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금강산에서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진다. 지난 2007년 10월 이후 2년만의 이상가족 상봉이다. 상봉을 위해 금강산에 가는 남과 북의 이산가족은 각각 100명이다. 이산가족 상봉 숫자가 제한되다 보니 당첨되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을 뚫기보다 어렵다는 말도 나온다. 이산가족 상봉이 어떻게 개선돼야 할지 남북한과 같은 분단국인 중국과 타이완의 사례는 어떤지 알아본다. 이산가족상봉 추첨에서 또 떨어진 92세 이풍석옹. 그는 “북에 두고 온 아내와 아들 딸을 살아생전 만날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힘없이 말했다. 이산가족은 분단으로 빚어진 안타까운 흔적이다. 때문에 어느 정권을 막론하고 정부는 이산가족 상봉에 공을 들여왔다. 하지만 북측은 남북관계가 경색될 때마다 이산가족 상봉 행사부터 제한하는 행태를 보여왔다. ●추석 南방문단 95%가 70대 이상 정부 당국자 및 남북관계 전문가들은 이산가족상봉 행사가 북측의 정치적 카드로 이용되는 비정상적인 구조부터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데 이견이 없다. 지난달 말 기준 남한 내 이산가족상봉 신청자는 12만 7547명이다. 이중 4만 1195명은 이미 세상을 떠났다. 8만 6352명의 생존자 중 76%는 이산가족 1세대인 70대 이상 고령자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번 추석 이산가족 상봉행사에 참가하는 남측 방문단의 경우 70대 이상 고령자가 95%다. 북한에 사는 딸 리혜경(75)씨가 찾아 상봉단에 포함된 김유중(경기 파주) 할머니는 최고령자로 기록됐는데, 올해 만 100세다. 전두환 정부시절인 지난 1985년 5월27일 남북적십자 제8차 본회담에서 이산가족 고향 방문단을 교환하기로 한 뒤 그해 9월20일 남측 157명이 고향을 방문한 적은 있지만 이산가족상봉이 비교적 정례화된 것은 2000년 이후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2000년 6월15일 역사적인 정상회담을 통해 이산가족상봉이 포함된 5개항에 합의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산가족상봉 수는 매우 적다. 2000~2007년 남북당국간 이산가족상봉을 통해 헤어진 가족을 만난 사람은 남북을 합쳐 1만 9960명에 불과하다. 해마다 남측의 이산가족 2000명 정도가 북측 가족을 만났다. 현재와 같은 시스템으로는 생존자 8만여명이 북측 가족을 만나는 데 40년이 넘게 걸린다. 고령 이산가족이 많아지면서 이산가족 문제는 시간과의 싸움이 됐다. ●남북관계 가변성에 인도적 문제 흔들 사실상 유일한 해결책은 수시 상봉밖에 없다. 정부는 수시상봉을 위해 금강산면회소를 설치했지만, 북측의 미온적인 태도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이산가족 문제 해결을 대북정책의 주요 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적인 해결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산가족 상봉은 북한 당국의 협력이 있어야 할 사안이기 때문이다. 구조적으로 남북관계 가변성에 따라 좌우될 수밖에 없게 돼 있다. 현인택 통일부 장관이 지난주 한·미클럽 초청 강연에서 남북이산가족 수시 상봉 문제와 관련, “앞으로 인도적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최우선적 과제로 다뤄야 한다고 보고 있다.”고 밝힌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앞서 이명박 대통령도 지난해 8월 ‘국민과의 대화’에서 “남북대화가 재개되면 70세 이상 이산가족이 남북 자유 왕래를 할 수 있도록 최우선적인 노력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북측의 긍정적인 답변은 없는 상태다. ●상호신뢰 속 대규모 상봉 정례화해야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20일 “정부는 북측이 이산가족상봉문제를 남북관계와 연관해 생각한다는 점에서 이산가족 수시상봉 등을 위해 남북간 교류협력 촉진 및 대화를 통해 나름의 신뢰를 쌓도록 노력해야 한다.”면서 “남북은 신뢰를 토대로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 등을 이끌어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물론 상봉 정례화의 규모도 대폭 늘어나야 이산가족이 생전에 한번이라도 북에 두고온 가족을 만날 수 있다. 이산가족들은 정부의 공식 상봉행사에 참가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렵자 민간 단체를 통한 제3국 상봉에 마지막 희망을 걸고 있다. 이산가족교류주선단체를 통한 상봉은 수백만원에 이르는 비용이 들지만 현실적으로 극소수만 당국 간 이산가족 상봉에 당첨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990년부터 올 8월까지 정부가 집계한 민간단체의 생사확인 건수는 3814건, 서신교환 1만 1363건, 제3국 상봉 1684건, 방북상봉 34건이다. 현재 통일부의 승인을 받은 민간 이산가족교류주선단체는 11개이다. 이들을 통해 매년 적게는 30건, 많게는 100건 이상의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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