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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성범죄 전과에도 ‘입양 자격’ 인정한 입양기관

    [단독] 성범죄 전과에도 ‘입양 자격’ 인정한 입양기관

    경찰서 범죄경력 받고도 확인 안해동방사회복지회 관리 소홀로 경고성가정입양원은 회신 전 서류 발급가정방문 횟수 등 사후 관리도 부실양부모의 학대로 생후 16개월에 숨진 정인이의 입양을 주관한 홀트아동복지회가 사후 관리에 미흡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입양기관들이 과거 예비 입양가정에 대한 조사와 사후 관리를 소홀히 해 경고 등 정부의 행정처분을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성범죄 전력을 가진 신청인에 대해 ‘입양 자격이 있다’고 판단한 사례도 드러났다. 11일 서울신문이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로부터 입수한 보건복지부의 ‘최근 5년(2015~2019년)간 입양기관 지도점검 결과’ 자료에 따르면 2015년 홀트와 동방사회복지회 등은 예비 입양부모가 제출한 재산 내역과 다른 사실을 양친가정조사서에 기록해 예비 입양부모에게 발급한 사실이 확인돼 경고 처분을 받았다. 양친가정조사서는 예비 입양부모가 가정법원에 입양 허가를 신청할 때 제출해야 하는 서류다. 입양기관이 ▲입양 동기 ▲가족 상황 ▲재산 상태 ▲건강 상태 등을 조사해 작성한 뒤 양친이 될 자격을 갖췄다고 인정되는 경우 예비 입양부모에게 발급한다. 2015년 성가정입양원은 입양 신청인의 범죄경력 조회 결과를 관할 경찰관서로부터 회신받기 전에 입양 신청인에게 양친가정조사서를 발급해 경고 처분을 받았다. 2017년에는 대한사회복지회가 양친이 될 사람의 범죄경력 조회를 요청하지 않은 일로 주의 조치를 받기도 했다. 현행 입양특례법은 예비 입양부모가 ▲양자를 부양하기에 재산이 충분할 것 ▲양자에 대하여 종교의 자유를 인정하고 사회 구성원으로서 그에 상응하는 양육과 교육을 할 수 있을 것 ▲양친이 될 사람이 아동학대·가정폭력·성폭력·마약 등의 범죄나 알코올 등 약물중독의 경력이 없을 것 등의 요건을 모두 갖춰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심지어 경찰로부터 입양 신청인의 성범죄 경력 회신을 받았음에도 실수로 빠뜨린 황당한 사례도 발견됐다. 2017년 동방사회복지회는 성범죄 전력이 있는 입양 신청인에게 ‘양친 자격을 갖췄다’며 양친가정조사서를 발급한 사실이 확인돼 경고 처분을 받았다. 이 외에도 입양가족이 입양기관을 방문해 상담하는 방식으로 사후 관리를 진행한 사례(성가정입양원), 사후 관리 과정에서 가정 방문 횟수를 위반한 사례(대한사회복지회) 등이 복지부 지도점검에서 확인됐다. 신 의원은 “민간 기관에서 주도하는 입양 절차의 공공성을 강화하고 입양 후 1년이 지난 뒤에도 상담과 지원이 필요한 입양가정에 대해서는 입양기관의 사후 관리 기간을 연장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단독] 성범죄자에 “입양 자격 있다” 판단한 입양기관

    [단독] 성범죄자에 “입양 자격 있다” 판단한 입양기관

    신현영 의원, 입양기관 지도점검 자료 공개입양 신청인 범죄경력 조회 전에 서류 발급실제 재산 내역과 다른 사실 서류에 적기도양부모의 학대로 생후 16개월에 숨진 정인이의 입양을 주관한 홀트아동복지회가 아동학대 정황을 파악하고도 사후 관리에 미흡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국내 입양기관들이 과거 예비 입양가정에 대한 조사와 사후 관리를 소홀히 하여 경고 등 정부의 행정처분을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복지부가 허가한 입양기관은 홀트와 대한사회복지회, 동방사회복지회, 성가정입양원 등 4곳이다. 11일 서울신문이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로부터 입수한 보건복지부의 ‘최근 5년(2015~2019년) 간 입양기관 지도점검 결과’ 자료에 따르면, 2015년 홀트와 동방사회복지회는 예비 입양부모가 제출한 재산 내역과 다른 사실을 양친가정조사서에 기록하여 예비 입양부모에게 발급한 사실이 확인돼 경고 처분을 받았다. 양친가정조사서는 가정법원의 입양 허가를 신청할 때 제출해야 하는 서류 중 하나로, 입양기관이 예비 입양부모를 조사하여 작성한 뒤 양친이 될 자격을 갖췄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예비 입양부모에게 발급한다. 입양기관은 양친이 될 사람의 △입양 동기 △혼인생활 및 그 밖의 가족 상황 △현재 수입 및 재산 상태 △알코올 등 약물중독 여부와 그 밖의 건강 상태 △인격·품격 및 종교관 등 △그 밖의 특기사항 등을 조사한다. 입양기관은 가정법원의 입양 허가에 필요한 사항을 조사·확인한 후 양친가정조사서를 예비 입양부모에게 발급해야 한다. 그런데 2015년 성가정입양원은 입양 신청인의 범죄경력 조회 결과를 관할 경찰관서로부터 회신받기 전에 입양 신청인에게 양친가정조사서를 발급해 경고 처분을 받았다. 2017년에는 대한사회복지회가 양친이 될 사람의 범죄경력 조회를 요청하지 않은 일이 적발돼 주의 조치를 받기도 했다. 현행 입양특례법은 예비 입양부모가 △양자를 부양하기에 재산이 충분할 것 △양자에 대하여 종교의 자유를 인정하고 사회 구성원으로서 그에 상응하는 양육과 교육을 할 수 있을 것 △양친이 될 사람이 아동학대·가정폭력·성폭력·마약 등의 범죄나 알코올 등 약물중독의 경력이 없을 것 △양친이 될 사람이 대한민국 국민이 아닌 경우 해당 국가의 법에 따라 양친이 될 수 있는 자격이 있을 것 등의 요건을 모두 갖춰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2017년 동방사회복지회는 입양 신청인의 성범죄 경력이 관할 경찰관서가 회신한 범죄경력 조회 회신서에 기재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양친 자격을 갖췄다고 인정하여 양친가정조사서를 발급한 사실이 확인돼 경고 처분을 받은 바 있다. 또 2017년 성가정입양원은 양친이 될 사람의 적격 여부를 확인하고 양친가정조사서를 발급한 후에 입양아동과의 결연을 진행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양친가정조사서 발급 이전에 아동과의 결연을 진행한 사실이 드러나 경고 처분을 받았다. 이외에도 국적 취득일로부터 6개월 이상 지난 아동에 대한 국적 취득 결과를 보고하지 않은 사례, 입양기관이 입양가족을 방문하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입양가족이 입양기관을 방문하여 상담하는 방식으로 사후 관리를 진행한 사례, 사후 관리 과정에서 가정 방문 횟수를 위반한 사례 등이 복지부 지도점검에서 확인됐다. 홀트는 2016년 지도점검에서 사후 관리를 위한 가정 방문 시 최소 1회는 양모·양부가 상담에 참여하는 것이 원칙임에도 불구하고 양모만 참여한 사례가 확인돼 주의 조치를 받았었다. 신현영 의원은 “입양기관이 가정조사 과정에서 예비 입양부모가 아동을 입양하기 적합한지, 입양아동을 양육할 능력이 있는지를 정확하고 엄격하게 평가해야 하는데 그동안 그러지 못했던 사례들이 확인됐다”면서 “민간 입양기관에서 주도하는 입양 절차의 공공성을 강화하고, 입양 후 1년이 지난 뒤에도 상담과 지원이 필요한 입양가정에 대해서는 입양기관의 사후 관리 기간을 연장할 수 있도록 현행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양모, 홀트에 가족사진 보내고 “정인이 잘 지내” 거짓말

    양모, 홀트에 가족사진 보내고 “정인이 잘 지내” 거짓말

    양부모의 학대로 태어난 지 16개월 만에 숨진 정인이의 양부모가 입양기관인 홀트아동복지회에 “아이는 잘 지낸다”는 취지로 여섯 차례 사진과 영상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7일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확보한 홀트아동복지회 상담 및 가정방문 일지에 따르면 정인이를 입양한 양부 안모씨와 양모 장모씨 부부는 홀트 측에 지난해 5월 28일부터 9월 1일까지 총 여섯 차례 정인이의 근황이 담긴 사진과 영상을 보냈다. 반복적으로 학대를 의심받자 정인이가 입양가정에 적응하고 있는 모습을 꾸미려 한 것으로 보인다. 일지에 따르면 최초로 학대 의심 신고가 접수된 지 사흘 후인 지난해 5월 28일 양부모는 홀트의 요청으로 정인이 사진을 보냈다. 7월 2일에도 정인이의 일상 사진을 보냈다. 정인이 쇄골에 금이 가고 멍이 든 것에 대해 장씨가 “엎드려 자면서 돌아다녀 부딪힌 것”이라고 둘러댄 날이다. 장씨 부부는 같은 달 6일과 13~14일에 정인이가 언니와 노는 동영상을, 8월 21일에는 휴가 사진과 영상을, 정인이가 숨지기 한 달 반 전인 9월 1일에는 제주도 여행 영상을 홀트에 보냈다. 부부의 태도는 지난해 9월 18일 돌변했다. 이날 감정이 격앙된 장씨는 홀트에 전화를 걸어 “(정인이를) 아무리 불쌍하게 생각하려 해도 불쌍한 생각이 들지 않는다. 화를 내며 음식을 씹으라 소리쳐도 말을 듣지 않는다”고 소리치며 항의한 것으로 기록에 적혀 있다. 세 차례 학대 의심 신고에도 부실 수사한 경찰에 대한 질타가 쏟아지고 있지만, 검찰도 2차 신고 때 송치된 정인이 양모에 대한 재수사를 지시하지 않고 6일 만에 불기소 처분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서울남부지검은 “정인이의 사망을 막지 못한 데 대해 책임을 통감하며 안타까운 마음”이라면서도 “당시 사건은 피해자가 차 안에 방치된 시간이 10여분에 불과하고 경찰이 CCTV 등 물증을 확보하지 못해 보완 수사가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해명했다. 양모 장씨는 이날 변호인을 통해 정인이에 대한 사과와 함께 범행을 반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장씨는 아파트 청약을 받으려고 입양을 결정했다는 의혹을 부인하면서 “남편과 오래전부터 입양을 계획했다는 증거가 있다”고 주장했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정인이 양모, 학대 중에도 ‘재난지원금 받을 수 있냐’ 문의”

    “정인이 양모, 학대 중에도 ‘재난지원금 받을 수 있냐’ 문의”

    학대·폭행으로 생후 16개월 만에 사망한 정인이의 양모가 ‘한시적 재난지원금’을 정인이 몫으로 받을 수 있는지 문의했던 사실이 알려졌다. 문의 시점은 아동보호전문기관 담당자가 어린이집을 방문해 정인이에 대한 폭행 흔적(쇄골에 난 실금)을 발견한 지 일주일 뒤였다. 아이를 때리고 학대하면서도 그의 몫으로 주어지는 지원금을 챙기려 했던 사실이 드러난 것.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이 7일 홀트아동복지회로부터 제출받은 상담·가정방문일지에 따르면 정인이의 양모는 지난해 7월 2일 아동의 한시적 재난지원금 관련 문자를 받고 ‘자신의 가정은 해당이 안 되는 것이 맞는지’를 상담원에게 문의했다. 상담원은 이미 입양이 완료됐기 때문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당시 재난지원금은 가정 단위(4인 기준 100만원)로 지급됐다. 입양 전 아동의 경우 이의신청을 통해 별도로 신청해야 했는데, 이 경우에 해당하는지 문의한 것으로 보인다. 쇄골이 부러지고 차량에 방치했다는 등 정인이에 대한 학대와 폭행 신고가 이어졌지만, 양모는 5월 말부터 9월 초까지 상담원에게 여섯 차례에 걸쳐 정인이의 근황이 담긴 사진과 영상을 보내며 아이가 잘 지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더니 9월 18일에는 상담원에게 먼저 전화를 걸어 격양된 목소리로 “아이가 요즘 너무 말을 안 듣는다. 일주일째 거의 먹지 않고 있다”며 “아무리 불쌍하게 생각하려고 해도 불쌍한 생각이 들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상담일지에 따르면 상담원은 정인이의 병원 진료를 권했으나, 양모는 일정이 있다며 이를 꺼렸다. 체중 감소로 재차 신고가 접수됐던 9월 말에는 정인이의 양부가 상담원에게 “아동에 대한 감독이 더욱 강화된 데다 홀트에서도 자꾸 확인하려 해 양모가 불편해한다”며 앞으로는 자신과 연락해달라고 한 내용이 담겨 있다.한편 법사위는 이날 오후 법안소위를 열고 아동학대범죄 처벌 특례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은 아동학대가 신고되면 즉각적인 조사·수사 착수를 의무화했다. 또 경찰관과 아동학대 전담 공무원이 현장조사를 할 때 출입 가능한 장소를 확대하고, 피해아동의 즉각 분리 등 응급조치를 할 때 가해자의 주거지나 자동차 등에 출입할 수 있는 권리를 명문화했다. 경찰관과 전담 공무원은 가해자와 피해 아동을 분리해 조사할 수 있고, 가해자가 출석이나 자료제출 의무를 위반하면 제재할 수도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정인이는 잘 지낸다” 여섯 차례 사진·영상 보내온 양부모

    “정인이는 잘 지낸다” 여섯 차례 사진·영상 보내온 양부모

    양부모의 학대로 태어난 지 16개월 만에 숨진 정인이의 양부모가 입양기관인 홀트아동복지회에 “아이는 잘 지낸다”는 취지로 여섯 차례 사진과 영상을 보내온 것으로 나타났다. 양부모가 학대 의심을 벗기 위해 입양기관과 아동전문보호기관에 거짓말을 일삼은 정황도 드러났다. 2차 방문날 쇄골뼈 멍 흔적 묻자···“자면서 부딪혀” 7일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로부터 제공받은 홀트아동복지회 상담 및 가정방문 일지에 따르면 정인이를 입양한 양부 안모씨와 양모 장모씨 부부는 홀트에 지난해 5월 28일부터 7월 2일, 6일, 13~14일, 8월 21일, 9월 1일 총 여섯 차례 정인이의 근황이 담긴 사진과 영상을 보냈다. 반복적으로 학대를 의심받자 정인이가 입양가정에 적응하고 있는 모습을 꾸며내려 한 것으로 보인다. 일지에 따르면 지난해 5월 28일 정인이가 잘 지내는 사진을 보내달라는 홀트의 요청에 따라 양부모는 정인이의 사진을 보냈다. 사흘 전인 25일은 안씨·장씨 부부에게 학대의심으로 1차 신고가 들어온 날이다. 홀트의 요청으로 처음 사진을 보냈던 양부모는 이어 지난해 7월 2일 정인이의 일상사진을 보내온다. 이날은 홀트의 입양 사후 2차 방문이 있었던 날로 정인이의 쇄골뼈에 실금이 가고 곳곳에 멍이 든 것에 대해 장씨가 “정인이가 자꾸 엎드려 자면서 돌아다니다보니 부딪히는 경향이 있다”고 말한 날이다. 이날 장씨는 문자로 정인이의 한시적 재난지원금에 대해 묻기도 했다. 사흘 전인 6월 29일에는 2차 아동학대 의심 신고가 접수됐다.2차 의심 신고 후엔 첫째 딸과 노는 영상 보내 이후 장씨와 안씨는 홀트에 정인이가 첫째 딸과 놀고 있는 영상 등을 보내온다. 이들은 지난해 7월 6일 첫째 딸과 함께 차에 앉아 노는 영상을 보내고, 7월 13~14일에는 첫째 딸과 함께 노는 모습과 정인이가 앉아서 로션을 바르는 시늉하는 영상을, 8월 21일에는 정인이와 가족이 휴가를 다녀온 사진과 영상을 보냈다. 9월 1일에는 제주도 여행 동영상을 보내오기도 했다. 안씨는 이날 제주도 여행 영상을 보내면서 “두 자녀의 연령이 커지면서 함께 노는 시간도 부쩍 많아져서 자매로 성장하는 모습에 흐뭇한 마음이 든다”면서 “종종 아동이 지내는 소식을 전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부터 돌변···소아과 방문 권유도 거부 종종 소식을 전하겠다던 이들 부부의 태도는 지난해 9월 18일부터 바뀌기 시작한다. 이날 장씨는 홀트에 전화를 걸어 정인이가 말을 너무 안 듣는다며 화를 냈다. 장씨는 홀트 상담원에게 “정인이가 말을 너무 안 듣는다. 일주일째 거의 먹지 않고 있고 오전에 먹인 퓨레를 현재(오후 2시)까지도 입에 물고 있다”면서 “아무리 불쌍하게 생각하려 해도 불쌍한 생각이 들지 않는다. 화를 내며 음식을 씹으라 소리쳐도 말을 듣지 않는다”고 격앙된 어조로 소리쳤다. 홀트가 이에 대해 장씨에게 소아과 방문을 권유하자 장씨는 거부감을 드러냈다. 이날 이후 양부모는 홀트와 연락이 잘 되지 않고, 홀트의 가정방문을 꺼리기 시작했다. 일지에는 장씨의 말투가 평소와 다른 사무적 말투로 바뀌었다는 내용도 적혀 있다. 이후 한 달도 되지 않아 지난해 10월 13일 정인이는 사망한다.코로나19로 정인이 어린이집 안 보낸다더니, 첫째 딸만 보내고 거짓말 일지에는 이들 부부가 거짓말을 일삼은 정황도 담겼다. 1차 학대 의심 신고가 접수된 다음날인 5월 26일 홀트가 가정방문을 해 아이의 멍자국에 대해 묻자 안씨는 멍이 언제, 왜 생겼는지 발생 경위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 했다. 9월 3일 강서아보전이 안씨에게 코로나19를 이유로 정인이를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는 것과 달리 첫째 딸은 어린이집에 등원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묻자 안씨는 “첫째 딸은 등원하고 있지만 점심 먹고 하원 하는 등 평소보다 이른 시간에 하원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강서아보전이 해당 어린이집에 확인한 결과 첫째 딸은 평소와 동일한 시간에 하원하고 있는 등 거짓말한 정황이 드러났다. 신 의원은 “일지를 살펴보면 홀트·경찰·아보전 담당자들이 영아 학대 사건에서 부모의 말에만 의존하면 안 된다는 사실을 인지하면서도, 학대 의심을 받는 양부모의 말을 바탕으로 아이의 학대 여부와 발달 수준을 판단했다”면서 “학대 정황이 애매모호한 경우 부모의 일방적인 진술로만 판단이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전문가에게 2차 현장조사를 맡겨 살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자녀 체벌 금지·가해 부모와 즉각 분리

    자녀 체벌 금지·가해 부모와 즉각 분리

    의사·교사 등 신고 땐 수사·조사 의무화 부모 주장으로 무혐의 처분 방지 나서 국회가 양부모의 학대로 숨진 16개월 정인이에 대한 뒤늦은 후회와 반성을 담아 부모의 체벌을 금지하고 학대 가해자와 아동을 즉각 분리하는 아동학대 방지 관련법을 8일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소위는 여야 합의에 따라 7일 관련법 심사에 착수한다. 정인이 사건이 알려진 후 여야가 앞다퉈 관련법을 냈으나 8일 본회의에서는 이미 법안소위에 올라온 법들을 먼저 처리하고 새로 발의된 법들은 추후 논의할 방침이다. 가장 먼저 손질하는 법은 친권자 징계권을 삭제해 체벌을 금지하는 민법 개정안이다. 민법 제915조는 친권자가 보호와 교양을 목적으로 필요한 징계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는데, 마치 부모나 양부모가 아이를 체벌해도 된다는 오해를 빚어 왔다. 지난해 정부가 제출한 개정안도 “아동학대를 유발하는 문제가 있으므로 해당 규정을 삭제해 자녀에 대한 체벌이 금지됨을 명확히 한다”고 입법 취지를 밝히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신현영·국민의힘 황보승희 의원 등이 같은 취지의 개정안을 발의하는 등 여야 합의 처리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인이 사례처럼 신고가 접수된 후에도 가해 부모와 아동이 함께 지내는 참사를 막기 위해 ‘즉각 분리’ 제도도 도입할 예정이다. 현행 아동학대범죄 처벌 특례법은 분리 사유를 ‘재학대의 위험이 급박·현저’ 등으로 모호하게 규정하고 있다. 이에 장기간 학대, 전치 2주 이상의 상해, 현장 출동과 학대 현장 발견 2회 이상의 경우 반드시 피해 아동을 즉시 분리해 안전한 시설에서 보호하는 게 핵심이다. 신고의무자의 아동학대 신고를 받으면 즉시 수사 또는 조사에 나서야 하는 의무도 부과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이 발의한 아동학대범죄 처벌 특례법 개정안은 신고의무자가 신고하면 자치단체 또는 수사기관이 반드시 신속한 조사를 하도록 했다. 정인이 사건의 경우 3번의 학대 의심 신고를 받고도 서울 양천경찰서가 양부모 측 주장만으로 내사 종결 또는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정인이 사건에 대한 국민적 공분에 여야가 쏟아 낸 법들은 다음 임시국회에서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친권자 체벌 금지·가해자 즉시 분리…‘#정인아’ 뒤늦은 반성 담아 8일 본회의

    친권자 체벌 금지·가해자 즉시 분리…‘#정인아’ 뒤늦은 반성 담아 8일 본회의

    국회가 양부모의 학대로 숨진 16개월 정인이에 대한 뒤늦은 후회와 반성을 담아 부모의 체벌을 금지하고 학대 가해자와 아동을 즉각 분리하는 아동학대 방지 관련법을 8일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소위는 여야 합의에 따라 6일 관련법 심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정인이 사건이 알려진 후 여야가 앞다퉈 관련법을 냈으나 8일 본회의에서는 일단 법사위 고유법들을 먼저 처리하고 보건복지위 소관 법 등은 추후 논의할 방침이다. 가장 먼저 손질하는 법은 친권자 징계권을 삭제해 체벌을 금지하는 민법 개정안이다. 민법 제915조는 친권자가 보호와 교양을 목적으로 필요한 징계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는데, 마치 부모나 양부모가 아이를 체벌해도 된다는 오해를 빚어 왔다. 지난해 정부가 제출한 개정안도 “아동학대를 유발하는 문제가 있으므로 해당 규정을 삭제해 자녀에 대한 체벌이 금지됨을 명확히 한다”고 입법취지를 밝히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신현영·국민의힘 황보승희 의원 등이 같은 취지의 개정안을 발의하는 등 여야 합의 처리가 가능할 전망이다.정인이 사례처럼 신고가 접수된 후에도 가해부모와 아동이 함께 지내는 참사를 막고자 ‘즉각 분리’ 제도도 도입한다. 현행 아동학대범죄 처벌 특례법은 분리 사유를 ‘재학대의 위험이 급박·현저’ 등으로 모호하게 규정하고 있다. 이에 장기간 학대, 전치 2주 이상의 상해, 현장출동과 학대 현장 발견 2회 이상의 경우 반드시 피해아동을 즉시 분리해 안전한 시설에서 보호하는 게 핵심이다. 신고의무자의 아동학대 신고를 받으면 즉시 수사 또는 조사에 나서야 하는 의무도 부과할 전망이다.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이 발의한 아동학대범죄 처벌 특례법 개정안은 신고의무자가 신고하면 자치단체 또는 수사기관이 반드시 신속한 조사를 하도록 했다. 정인이는 3번의 학대 의심 신고를 받고도 서울 양천경찰서가 양부모 측 주장만으로 내사종결 또는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다만 해당 법안들 모두 국회가 묵혀 둔 숙제의 벼락치기 수준이다. 정인이 사건에 대한 국민적 공분에 여야가 쏟아낸 법들은 다음 임시국회에서 논의할 전망이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정인이 폭행한 양부모 “아이 몸무게 감소는 입 안 염증 때문” 진술

    정인이 폭행한 양부모 “아이 몸무게 감소는 입 안 염증 때문” 진술

    생후 16개월 된 입양아 정인양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양부모가 아동학대 의심 신고를 계기로 진행된 조사에서 정인양의 체중이 감소한 것은 입 안 염증 때문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양부모가 이런 진술을 한 시점은 지난해 9월로, 검찰 조사 결과 양모가 정인양을 폭행한 것으로 확인된 시기다. 6일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9월 23일 정인양을 진료한 소아청소년과 원장은 정인양의 영양 상태가 부족한 사실을 확인하고 112에 신고해 “아동학대가 의심된다”고 밝혔다. 소아과 원장에게 정인양을 데려간 사람은 양부모가 아닌 어린이집 원장이었다. 소아과 원장은 경찰에 “과거에도 경찰이랑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몇 번 출동을 했던 아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이 신고를 접수한 이후 서울강서아동보호전문기관은 정인양과 양부모 안모·장모씨, 소아과 원장을 대상으로 아동학대조사를 실시했다. 그런데 이 조사에서 양모인 장모씨는 “정인이 입 안에 염증이 생겨서 정인이가 이유식이랑 물을 섭취하기 어려웠고, 이로 인한 체중 감소일 뿐 다른 상황은 없었다”고 진술했다. 앞서 장씨는 지난해 9월 18일 정인이의 입양을 주관한 입양기관인 홀트아동복지회에도 연락해서 정인양이 음식을 잘 먹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양부인 안모씨도 “정인이 입 안에 구혈이 나는 것처럼 하얗게 (상처가) 올라와 있었고, 이로 인해 이유식과 물을 잘 먹지 못했다”며 배우자인 장씨와 같은 취지로 진술했다. 그러면서 안씨는 “병원 진료는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소아과 원장은 “아동의 입 안 상처가 심각해서 음식물 섭취가 어려울 수는 있지만, 음식물 섭취가 어렵다고 해서 몸무게가 1kg 가까이 빠지기는 어렵다”며 양부모의 진술에 의문을 제기했다. 지난해 9월은 양모인 장씨가 정인양을 폭행하던 시기다. 서울남부지검에 따르면 장씨는 지난해 9월 정인양을 폭행하고, 정인양이 밥을 제대로 먹지 못해 체중이 현저히 감소하고 건강 상태가 극도로 쇠약해졌음에도 불구하고 정인양을 병원에 데려가 치료를 받게 하는 등의 조치를 하지 않았다. 양부인 안씨 역시 장씨의 폭행 사실을 알면서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런데 서울강서아동보호전문기관은 양부모와 함께 정인양을 다른 소아과에 데려가 진료를 보게 했고, 이 소아과는 단순 구내염으로 진단했다. 이후 서울강서아동보호전문기관은 아동 입 안 질병이 양부모의 학대로 인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아동학대 혐의없음’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정인양에 대한 아동학대 의심 신고가 지난해 9월 이전에도 두 차례(지난해 5월과 6월)나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아동학대가 있었다고 판단하고 정인양을 양부모로부터 분리 조치를 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공혜정 대한아동방지협회 대표는 “아동보호전문기관이 정인양의 안전과 이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하지 않고 학대를 인정하지 않는 양부모에게 유리한 판단을 했다”면서 “정인양을 진단한 두 의사의 의견이 다르게 나왔다면 제3의 의료진의 의견을 추가로 청취하거나 이미 앞서 두 차례 아동학대 의심 신고가 있었던 사정을 감안해 아동학대를 의심한 의사의 의견을 존중해야 하는데, 학대로 인한 상처가 아니라는 취지의 의사 의견에 근거해 아동학대가 없었다고 판단한 것은 대단히 큰 문제”라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1점’ 모자라서…정인이 죽음 못 막은 학대 평가(종합)

    ‘1점’ 모자라서…정인이 죽음 못 막은 학대 평가(종합)

    아동보호전문기관, 세 차례 평가했지만‘1점’이 모자라 즉각 분리조치 못 해“평가 자체가 허술하다” 지적 이어져 16개월 입양아를 학대해 사망에 이르게 한 ‘정인이 사건’에 국민적 공분이 일고 있는 가운데 정인이의 학대 위험도를 평가한 아동보호전문기관은 부모와 즉시 분리조치를 할 수 있는 점수에서 ‘1점’ 모자란 평가를 함으로써 정인이의 죽음을 막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동보호전문기관 역시 책임을 벗어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이 제공한 아동보호전문기관의 학대 평가 자료를 보면 정인이는 1~3차의 조사에서 각각 아동학대 위험도 3점, 2점, 3점을 받았다. 즉각적인 아동보호 조치는 4점부터다. 아동보호전문기관은 학대 의심 신고가 들어올 때마다 9가지 평가로 학대 가능성을 파악했다. 9점 중 4점 이상이면 학대 위험이 크다고 의심돼 아동을 가정에서 분리조치 할 수 있다. 하지만 정인이는 ‘1점’이 모자랐던 셈이다. 특히 3차 조사의 경우 ‘즉각 조치가 필요’에 체크했지만 분리보다는 방문 면담 등 사후 관리로 결론을 내렸다. 세 번째 신고를 한 소아과 의사가 112에 신고한 녹취록에 따르면 정인이가 혼자 걷지 못할 정도로 영양 상태가 나쁘고 체중 감소도 있었지만 아동보호전문기관 측은 발육 상태가 부진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평가 자체가 허술하고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신 의원이 입수한 경찰 녹취록에 따르면 지난해 9월 23일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A씨는 정인이가 병원을 방문한 직후 경찰에 아동학대가 의심된다는 신고 전화를 했다. A씨는 2분 58초간 이어진 경찰과의 통화에서 정인이의 영양 상태가 좋지 않았으며 이전에도 아동학대 의심 신고 전력이 있었던 점, 어린이집 원장이 병원에 데리고 온 점 등을 설명했다. A씨는 “오늘 아이를 병원에 데리고 온 보호자는 어린이집 원장님이다. 과거에도 경찰이랑 아동보호기관에서 몇 번 출동했던 아이라고 한다”면서 “한두 달 만에 (어린이집에) 왔는데 혼자 걷지도 못할 정도로 영양 상태가 너무 안 좋아서 엄마 모르게 선생님이 저희 병원에 데리고 오셨다. 멍이 옛날에 자주 들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사실상 방치” 홀트 향한 비판도 거세져 또한 입양을 주선한 홀트아동복지회가 학대 정황을 파악하고도 사실상 방치한 정황이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홀트 측은 학대 정황을 파악하고도 넉 달 넘게 아이를 방치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특히 세 번째 의심신고 이후인 지난해 10월 3일에는 양부와 통화한 이후 “아동이 이전의 상태를 회복해 잘 지내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기록했다. 이에 온라인 상에서는 홀트 측을 향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인스타그램에서는 홀트를 비판하는 ‘안티 홀트’ 챌린지도 이어지는 중이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인사] 부산시, 에스넷그룹, 한국저작권위원회

    ■ 부산시 ◇ 3급 △ 부산시 교육파견 배병철 △ 시민행복소통본부장 유규원 △ 농업기술센터 소장 김정국 ■ 에스넷그룹 <에스넷시스템> △ 부사장 김형우 △ 전무 최동수 △ 상무보 김창규 <굿어스> △ 상무보 유일영 <굿어스데이터> △ 부사장 이진철 ■ 한국저작권위원회 △ 종합민원센터장(겸직) 이영록 △ 등록임치팀장 김근태 △ 조정감정팀장 한 호 △ 경영지원팀장 현영민 △ 기획홍보팀장 정재우 △ 건립추진팀장 김남철 △ 심의조사통계팀장 임기현 △ 국제협력팀장 최성배 △ 저작권기술팀장 김상진 △ 교육기획팀장 김정묵 △ 교육운영팀장 안성섭 △ 감사팀장 김태영
  • 학대 알고도 “잘 지낸다”…‘정인아 미안해’ 글 내린 홀트(종합)

    학대 알고도 “잘 지낸다”…‘정인아 미안해’ 글 내린 홀트(종합)

    입양기관 홀트 ‘정인이 학대 방치’ 지적멍 보고도 조치 안해…사망 10일전 통화만“이전 상태 회복해 잘 지내고 있다” 기록SNS에서 비난 거세지자 ‘챌린지’ 글 내려 양부모의 학대로 생후 16개월에 숨진 정인이 사건과 관련해 입양을 주선한 홀트아동복지회가 학대 정황을 파악하고도 사실상 방치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홀트 측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렸던 ‘정인아 미안해’ 챌린지 글을 내렸다. 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에서 제출받은 ‘서울시 양천구 입양아동 사망사건 보고’ 자료에 따르면 홀트아동복지회는 학대 의심 신고가 접수된 뒤인 지난해 5월 26일 2차 가정방문을 통해 정인이에 대한 학대 정황을 파악했다. 홀트 측은 당시 보고서에 “아동의 배, 허벅지 안쪽 등에 생긴 멍 자국에 대해 양부모가 명확히 설명하지 못했다”고 기록했다. 같은 해 6월 26일에 홀트 측은 아동보호전문기관으로부터 정인이의 쇄골 골절, 2주간의 깁스 사실 등을 전달받았지만 별다른 조치 없이 양부와 전화통화만 했다. 또 ‘양모가 아이를 30분가량 자동차에 방치했다’는 추가 신고가 접수된 뒤, 7월 2일 3차 가정방문에 나섰으나 별도 대응은 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정인이의 체중이 감량돼 아동학대가 의심된다는 신고가 들어온 이후에는 9월 18일에서야 방문 없이 통화만 이뤄졌다. 홀트 측은 가정방문을 요청했으나 양모가 거부한다는 이유로 가정방문을 10월 15일로 한 달가량 늦춘 것으로 조사됐다. 10월 3일에는 양부와 통화한 이후 ‘아동이 이전의 상태를 회복해 잘 지내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기록하기도 했다. 정인이는 열흘 뒤인 10월 13일 결국 숨졌다. 반복적으로 학대 신고가 접수됐고 학대 정황을 파악했음에도 입양기관이 넉 달 넘게 아이를 방치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온라인 상에서는 홀트 측을 향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네티즌들은 “입양만 보내면 끝이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 앞서 홀트 측은 지난달 31일과 지난 2일 홈페이지, 인스타그램을 통해 ‘정인아 미안해’ 챌린지 참여 관련 글을 올렸다. 이에 대해 책임 있는 사과와 진상규명 의지보다는 챌린지에 편승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인스타그램에서는 홀트를 비판하는 ‘안티 홀트’ 챌린지도 이어지고 있다. 이에 홀트 측은 전날 인스타그램을 통해 “해당 챌린지 취지에 따라 끔찍한 죄를 저지른 가해자가 엄중한 처벌을 받는데 힘을 보태고자 한 것이었지만 해당 게시물이 사건의 책임을 회피하는 것으로 해석된다는 의견이 있어 5일 오후 7시에 게시물을 내린다”고 밝혔다. 이어 “홀트아동복지회는 가해자가 합당한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경찰 수사와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인터뷰에 적극 협조했으며, 전사적으로 진정서 제출을 진행하고 있다”며 “앞으로 더욱 세심한 관리와 주의를 기울여 불편함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혼자 걷지도 못할 정도” 녹취록도 공개돼 학대를 받을 당시 정인이가 ‘혼자 걷지도 못할 정도’로 건강상태가 나빴음을 짐작케 하는 녹취록이 공개되기도 했다. 신현영 의원이 입수한 경찰 녹취록에 따르면 지난해 9월 23일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A씨는 정인이가 병원을 방문한 직후 경찰에 아동학대가 의심된다는 신고 전화를 했다. A씨는 2분 58초간 이어진 경찰과의 통화에서 정인이의 영양 상태가 좋지 않았으며 이전에도 아동학대 의심 신고 전력이 있었던 점, 어린이집 원장이 병원에 데리고 온 점 등을 설명했다. A씨는 “오늘 아이를 병원에 데리고 온 보호자는 어린이집 원장님이다. 과거에도 경찰이랑 아동보호기관에서 몇 번 출동했던 아이라고 한다”면서 “한두 달 만에 (어린이집에) 왔는데 혼자 걷지도 못할 정도로 영양 상태가 너무 안좋아서 엄마 모르게 선생님이 저희 병원에 데리고 오셨다. 멍이 옛날에 자주 들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정인이 사건’ 양천경찰서장 파면 청원, 하루만에 20만명 동의

    ‘정인이 사건’ 양천경찰서장 파면 청원, 하루만에 20만명 동의

    양부모의 학대로 16개월 입양아동이 숨진 ‘정인이 사건’ 과정에서 경찰이 소극적인 대응을 하는 바람에 아이를 구해내지 못했다는 비판이 쏟아지는 가운데 관할 경찰서장과 담당 경찰관을 파면하라는 국민청원이 하루 만에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받았다. 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따르면 전날 등록된 ‘아동학대 방조한 양천경찰서장 및 담당경찰관의 파면을 요구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은 이날 오후 8시 기준 20만 1000여명의 동의를 받았다. 청원인은 “최전선에서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보호해야 하는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하는 국가기관이 아동학대 신고를 수차례 받고도 묵인·방조했다”며 “그 책임의 대가를 반드시 묻고 싶다”고 적었다. 경찰은 정인이가 사망하기 전까지 3차례의 아동학대 의심 신고를 받고 출동하고도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아이를 양부모에 돌려보냈다.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신현영(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입수한 경찰 녹취록에 따르면 소아과 의사 A씨는 지난해 9월 23일 정인이가 병원에 다녀간 직후 경찰에 아동학대 의심 신고를 했다. A씨는 2분 58초 동안 이뤄진 통화에서 ▲부모 몰래 어린이집 원장이 아이를 병원에 데리고 온 점 ▲이전에 신고된 전력이 있다는 점 ▲멍 자국이 자주 발견되고 영양 상태가 안 좋은 점 등을 설명했다. 특히 “아이가 혼자 걷지도 못할 정도로 영양 상태가 너무 안 좋아서 엄마 모르게 어린이집 원장님이 우리 병원에 데리고 왔다”고 상당히 명확하게 아동학대가 의심된다고 진술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아동보호전문기관과 함께 출동해 양부모와 소아과 전문의, 정인이를 상대로 아동학대 여부를 조사했다. 그런데 정인이를 다른 소아과 의원에 데려가 진단을 받은 결과 ‘단순 구내염’이라는 소견이 나오자 ‘혐의없음’ 결론을 내렸다.경찰은 이전에 두 차례 아동학대 신고 때에도 내사 종결(2020년 6월 16일), 불기소 의견 검찰 송치(2020년 8월 12일)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아동학대 사건을 직접 접하는 학대예방경찰관(APO) 제도가 개선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경찰 내에서 APO는 대표적인 기피 보직으로 꼽힌다. 아동학대 사건은 피해자가 의사표현을 못하는 경우가 많고, 학대가 발생하고 한참 뒤에 신고가 이뤄져 증거를 찾기 어려울 때가 많기 때문이다. 게다가 아동학대뿐만 아니라 노인·장애인 학대 등도 다루는 데다 이미 처리한 사건의 사후점검까지 도맡아 업무가 계속 쌓이는 부서다.이 때문에 APO 담당자들은 절반 이상이 1년 만에 다른 보직으로 옮기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무 전문성을 키우기 어려운 현실인 것이다. 정인이 사건의 신고를 받고도 적절히 조치하지 않은 경찰관들은 줄줄이 징계 조치를 받거나 받을 예정이다. 그러나 대부분 ‘경고’나 ‘주의’ 정도의 징계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양천경찰서 홈페이지에는 시민들의 비난 글이 폭주하면서 한때 접속에 차질이 빚어졌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홀트, 정인이 학대정황 알고도… “잘있다” 기록

    홀트, 정인이 학대정황 알고도… “잘있다” 기록

    멍 보고도 조치 안해… 사망 10일전 통화만법조계 “아동학대 아닌 살인죄 적용해야” 양부모의 지속적인 학대로 생후 16개월에 숨진 정인이 사건과 관련해 입양을 주선한 홀트아동복지회가 학대 정황을 파악하고도 사실상 방치한 정황이 드러났다. 학대 의심신고가 세 차례 접수될 때마다 정인이의 학대 위험도를 평가한 아동보호전문기관(아보전)은 부모와 즉시 분리조치할 수 있는 점수에서 1점 모자란 평가를 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정인이의 죽음을 막지 못했다. 부실 수사한 경찰뿐만 아니라 입양기관과 아보전 역시 책임을 벗어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에서 제출받은 ‘서울 양천구 입양아동 사망사건 보고’에 따르면 홀트 측은 첫 번째 학대의심신고가 접수된 지난해 5월 25일 정인이의 피해를 눈치 챘다. 2차 가정방문에서 양부모는 정인이의 배, 허벅지 안쪽의 멍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 한 달 뒤인 6월 26일엔 아보전으로부터 정인이의 쇄골 골절 사실을 전달받았지만 가정 방문 없이 양부와 통화만 했다. 홀트 측은 두 번째 의심신고(6월 29일) 직후인 7월 2일 3차 가정방문에 나섰지만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 세 번째 의심신고(9월 23일) 이후인 10월 3일에는 양부와 통화만 하고서 “아동이 회복해 잘 지내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기록했다. 정인이는 열흘 후인 13일 숨졌다. 학대 정황을 파악하고 반복되는 학대 신고에도 넉 달 넘게 아이를 방치한 셈이다. 신 의원이 확보한 정인이의 ‘아동학대 위험도 평가서’에서도 아동학대 전문가들의 안이함이 드러난다. 아보전은 학대 의심신고가 들어올 때마다 9가지 평가로 학대 가능성을 파악했다. 9점 중 4점 이상이면 학대 위험이 크다고 의심돼 아동을 가정에서 분리조치할 수 있다. 하지만 세 차례 평가에서 정인이는 각각 3점, 2점, 3점을 받았다. 특히 세 번째 신고를 한 소아과 의사가 112에 신고한 녹취록에 따르면 정인이가 혼자 걷지 못할 정도로 영양 상태가 나쁘고 체중 감소도 있었지만 아보전 측은 발육 상태가 부진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법조계에서는 정인이를 학대해 숨지게 한 가해자들에게 살인죄를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아동학대치사죄보다 권고형이 높은 살인죄를 물어야 엄중한 처벌이 가능할 거란 판단에서다. 아동학대치사죄의 법정형은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으로 살인죄(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 징역)에 비해 가볍지 않지만 대법원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일반적인 살인죄는 피해자에게 귀책이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가중요소가 있을 때 무기징역까지 선고가 가능하다. 반면 아동학대치사죄는 가중요소가 2개 이상인 경우에 한해 징역 15년까지만 선고된다. 법조계에서는 유사 범죄가 발생했을 때를 대비해 아동학대치사죄의 권고형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이 나온다. 한국여성변호사회 이수연 공보이사는 “같은 강도의 물리력이 행사됐더라도 아동이 피해자인 경우 더 중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홀트, 정인이 학대 알고도 통화만…“아이 잘 지낸다” 기록

    홀트, 정인이 학대 알고도 통화만…“아이 잘 지낸다” 기록

    양부모의 학대로 16개월 입양아동이 사망한 ‘정인이 사건’의 입양기관 홀트아동복지회가 사실상 학대 정황을 파악하고도 방치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학대신고가 반복적으로 접수됐는데도 해당 가정을 직접 방문하지 않고 전화 통화만 하고서 “잘 지내고 있다”고 기록한 것이다. 열흘 후 정인이는 고통 속에서 숨을 거뒀다. 5일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의 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서울 양천구 입양아동 사망사건 보고’ 자료에 따르면 정인이 입양을 담당한 홀트아동복지회는 지난해 5월 25일 학대 사실을 파악했다. 학대 의심 신고가 접수된 이후 2차 가정방문 때 양부모가 정인이의 배, 허벅지 안쪽에 생긴 멍에 대해 제대로 설명을 하지 못한 것이었다. 6월 26일엔 아동보호전문기관으로부터 정인이의 쇄골 골절 사실을 전달받다. 그러나 홀트 측은 가정방문 없이 양부와 통화만 했다. 정인이의 체중이 크게 줄어 학대가 의심된다는 신고가 또 들어왔다. 그러나 9월 18일 다시 통화로만 관련 사실을 문의했다. 10월 3일, 홀트 측은 양부와 통화한 뒤 “아동이 이전의 상태를 회복하여 잘 지내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기록했다. 정인이가 숨지기 열흘 전이었다. 2차 가정방문에서 학대 정황을 파악한 것은 물론 이후 반복적으로 학대신고가 접수됐는데도 지속적으로 이를 방치한 셈이다.신 의원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경찰 역시 정인이를 방치했다. 경찰청이 제출한 아동학대 의심신고 녹취록에 따르면 소아과 의사 A씨는 지난해 9월 23일 정인이가 병원에 다녀간 직후 경찰에 전화해 “혼자 걷지도 못할 정도로 영양 상태가 너무 안 좋다”며 아동학대 의심 정황을 상당히 명확하게 설명했다. 그러나 출동한 경찰은 다른 병원에서 정인이를 진찰한 소견을 토대로 아동학대 혐의없음으로 결론내렸다. 당시 아동보호전문기관이 작성한 아동학대위험도평가척도 검사에서도 ‘조치 고려’ 기준인 총점 4점에 1점이 부족하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아동에게 신체외부 손상이 관찰되거나 신체 내부의 손상 또는 정서적 피해가 의심된다’는 항목에는 ‘즉각적인 처치가 필요하다’는 결정문항이 체크되어 있었다. 이 평가척도는 총점과 상관없이 결정문항에 하나라도 해당되면 조치를 실시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경찰은 이러한 적용기준조차 지키지 않은 것이다. 신 의원은 “아동학대 징후를 발견한 전문가의 의학적 소견을 참고해 이를 담당자가 현장평가에 적극적으로 반영했다면 정인이를 구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겨울철 불청객’ 뇌졸중, 초기 증상 무시 말고 병원 찾아라

    ‘겨울철 불청객’ 뇌졸중, 초기 증상 무시 말고 병원 찾아라

    뇌졸중(뇌혈관 질환)은 기온에 큰 영향을 받는다. 겨울철에 더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된다. 차가운 공기가 혈관을 수축시키고 혈압은 상승시켜 뇌혈관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2009~2018년 월별 뇌혈관 질환 사망자 수’를 보면 12월 사망자가 2만 2530명을 기록한 뒤 1월에 2만 3630명으로 정점을 찍었다. 계절적 요인과 별개로 뇌졸중은 우리나라에서 사망 원인 4위의 질환이기도 하다. 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한 ‘대한민국 사망 원인 통계’를 보면 인구 10만명당 사망자가 뇌혈관 질환은 42.0명으로 암(158.2명), 심장질환(60.4명), 폐렴(45.1명)의 뒤를 이었다. 전문가들은 심한 두통이 나거나 자꾸 어지럽다면 무조건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뇌졸중은 혈관이 막히거나 터져서 뇌 조직이 손상되는 질환이다. 정확한 의학용어로 말하면 뇌혈관 질환이다. 혈관이 막혀 뇌가 손상되면 ‘뇌경색’이고, 혈관이 터져서 뇌가 손상되면 ‘뇌출혈’로 분류한다. 뇌경색이 전체 뇌졸중의 80%를 차지한다. 중풍이라는 표현도 쓰지만 뇌졸중 또는 뇌혈관 질환이라고 말하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이다. 구자성 서울성모병원 뇌혈관센터장은 “중풍은 한방에서 사용하는 말로 통상적으로 뇌졸중뿐 아니라 뇌졸중과 유사한 증상을 일으키는 병(파킨슨씨 병, 안면 마비, 손떨림 등)까지 포함해 일컫는 말”이라면서 “중풍은 의사들이 말하는 뇌졸중보다 더 크고 모호한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혈관 막히면 ‘뇌경색’… 혈관 터지면 ‘뇌출혈’ 뇌졸중의 가장 큰 원인은 동맥경화로 인한 뇌경색이다. 동맥경화는 동맥이 딱딱해진다는 이야기다. 고혈압이 있으면 동맥경화가 가속화되기 쉽다. 실제 정상인보다 고혈압이 있는 사람은 뇌졸중에 걸릴 확률이 4~5배 높다. 혈압이 높으면 혈액이 혈관을 지날 때마다 혈관 벽에 계속 압력이 가해지고, 혈관 벽이 망가지면 혈관 속을 지나다니는 지방질이나 불순물이 혈관벽 안으로 들어온다. 지방질에 염증 반응이 일어나 벽은 점점 두꺼워지고 딱딱해진다. 동맥경화로 혈관이 좁아지면 혈액이 원활히 흐르지 못하고 잠깐 쉬어 간다. 이 과정에서 핏덩어리인 혈전이 생긴다. 이 혈전이 그 자리에 가만히 있으면 별문제 없지만 뇌혈관을 막으면 뇌졸중이 온다. 결국 산소 공급이 안 되어 뇌손상이 진행된다. 보통 뇌졸중은 55세 이후로 발병률이 높아진다. 열 살이 증가할 때마다 뇌졸중 발생률은 약 2배씩 증가한다. 즉, 60세에 비해 70세는 약 2배, 80세는 약 4배 정도 뇌졸중이 많이 발생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뇌졸중으로 진료받은 환자 약 60만명 가운데 60~70대 환자가 전체 환자의 3분의1을 차지한다. 다만 통계상으로 보면 뇌졸중은 고령에서 더 주의해야 하는 게 맞지만 젊다고 안심해선 안 된다. 지난해 50대 환자는 6만여명, 40대 환자도 2만여명에 달했다. 권순억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교수는 “나이에 상관없이 비교적 젊은 사람이어도 고혈압이 심하면 콜레스테롤 지방질과 찌꺼기가 혈관에 쌓여 뇌졸중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근 의학 발전으로 뇌졸중도 발병 직후 3시간 안에는 치료가 가능하다. 3시간 안에 막힌 혈관을 뚫어주면 뇌손상을 크게 낮출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 골든타임이 지나서 병원을 찾는다. 2018년 기준으로 뇌손상을 줄일 수 있는 마지노선인 3시간 이내에 응급실로 온 환자는 전체 환자 11만 3455명 가운데 4만 7971명(42.3%)에 불과했다. 뇌졸중 발병 후 1시간 내에 치료를 받은 환자는 2만 2904명, 20.2%이었다. 오히려 6시간이 경과한 이후에야 치료를 받으러 온 환자가 전체의 5만 1030명, 45.0%로 가장 많았다. 뇌졸중 환자 대부분은 지속적인 언어장애, 기능 마비 같은 문제를 겪는다. 살아남은 3명 중 1명은 영원히 장애를 갖고 살아야 한다. 그보다 더 많은 사람들은 오랜 기간 치료를 받아야 한다. 뇌졸중에 걸리지 않았더라면 15년 정도 더 살 수 있는 수명인데 뇌졸중으로 기대수명이 4~5년 정도 짧아진다. 남효석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교수는 “증상을 느꼈을 때 할 수 있는 응급조치는 딱 하나다. 1분 1초라도 빨리 병원에 가는 것이고, 시간이 지연될수록 상태는 악화돼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진다”면서 “아스피린이나 청심환을 먹는다든지 손을 따는 분들이 있는데, 이런 행위는 시간을 지체하게 만들어 뇌세포 손상을 심화시키고 치료 효과를 떨어뜨릴 수 있어 상당히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작년 50대 환자 6만명… 40대도 2만여명 병원 방문이 지체되는 이유는 평소 뇌졸중 증상을 대수롭지 않게 여긴 점이 크다. 머리가 아파 오는 것을 단순 두통으로 생각하기 쉽고, 어지럽고 저린 느낌을 피로와 영양섭취 부족 탓으로 돌릴 수 있기 때문이다. 김현영 한양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갑자기 심한 두통이 생기거나 어지럽고 자꾸 넘어지면 뇌졸중을 의심해봐야 한다”면서 “만약 주변에 도움을 요청할 사람이 없다면 바로 119로 전화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이외에도 ▲세상 반쪽이 잘 안 보인다 ▲한쪽 팔과 다리가 저려온다 ▲갑자기 말을 못하고 발음이 어눌해진다 등도 뇌졸중 증상으로 꼽힌다. 한 번 뇌졸중에 걸렸다고 해서 반드시 재발하는 건 아니다. 다만 뇌혈관이 이미 손상된 상태라 재발 확률이 높은 건 사실이다. 따라서 뇌혈관이 더 나빠지지 않도록 하고 손상된 혈관에 핏덩어리가 생기지 않도록 처방약을 잘 복용해야 한다. 하지만 약물 복용만으로는 안심할 수 없다. 약 복용과 함께 환자가 가지고 있는 위험요소를 철저히 조절하고, 운동이나 식이요법을 겸한 건강한 생활습관을 갖는 게 훨씬 중요하다. 특히 평소 고혈압 관리가 중요하다. 뇌졸중은 여러 번 재발할수록 회복이 더 어려워진다. 한번 뇌졸중을 겪었다면 생활 습관을 고쳐야 한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권덕철 “코로나19, 독감처럼 백신 주기적으로 맞아야 할지도”

    권덕철 “코로나19, 독감처럼 백신 주기적으로 맞아야 할지도”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코로나19도 인플루엔자(독감)처럼 주기적으로 유행하는 감염병이 될 수 있다며 독감 백신을 맞듯이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할 가능성이 있다는 견해를 내놨다. 권 후보자는 이날 오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연 인사청문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이 “코로나19가 풍토병처럼 매년 ‘엔데믹’(endemic)하게 발생할 가능성을 어떻게 보나”는 질의에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엔데믹은 특정 지역에서 감염병이 주기적으로 발병하는 현상을 뜻한다. 앞서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가 팬데믹(pandemic·세계적 대유행)을 넘어 엔데믹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권 후보자는 “그렇기 때문에 더 안전하고 유효한 것들을 접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앞서 민주당 김원이 의원의 질의에도 “집단면역이 돼도 확진자가 나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권 후보자는 두번째 접종 시기부터 국내 백신을 접종할 가능성에는 “정부에서 R&D 투자를 통해 국내에서도 SK바이오사이언스 등을 통해 2022년 쯤엔 나올 수 있도록 투자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코로나 이어 ‘계절성 독감’도 잡는다

    코로나 이어 ‘계절성 독감’도 잡는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휩쓴 지 거의 1년 만에 예방 백신이 개발돼 영국에서 지난 8일 세계 최초로 백신 접종이 이뤄졌다. 한국에서도 내년 상반기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1년 가까이 코로나19에 밀리던 인류가 본격적인 반격에 나선 것이다. 코로나19의 위세에 눌려 잊고 있었지만 겨울이 되면 나타나는 계절성 독감의 위력도 무시할 수 없다.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지난겨울(2019~2020) 미국에서는 3800만명이 독감에 걸리고 2만 2000명이 사망했다. 2017~2018년 독감 대유행기에는 미국인 4500만명이 감염되고 6만 1000명이 사망했다. 지난 10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이 통계청 사망통계 데이터를 통해 최근 10년간 독감 사망률을 분석,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독감 사망자 수도 2009년부터 매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코로나19만큼 계절성 독감의 정복도 시급하다. 독감 백신은 거의 매년 변이를 일으켜 유행하는 바이러스가 달라지기 때문에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세계 각지 바이러스 유행 정보를 종합해 다음해에 유행할 바이러스 종류를 예측 발표하면 각 제조사에서 이에 맞춰 백신을 만든다. 3가, 4가 백신이라고 하는 것은 예방할 수 있는 바이러스 종류와 범위를 이야기하는 것이다.과학자들은 다른 감염병 백신처럼 모든 독감 바이러스를 차단할 수 있는 ‘종합 독감 백신’(universal influenza vaccine) 개발에 나서고 있지만 지금까지는 성공하지 못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미국 마운트 시나이 아이칸의대, 국제보건·신종병원균연구소, 티슈 암센터, 백신혁신·접근센터(CVIA), 신시내티대 의대 소아과, 신시내티 아동병원, 듀크 임상의학연구소, 듀크대 의대 인간백신연구소, 시카고대 의대,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벨기에 연구소, 오스트리아 자연자원생명과학대 생명공학과 공동 연구팀은 다양한 종류의 독감 바이러스에 면역반응을 유도할 수 있는 종합 독감 백신을 개발해 사람을 대상으로 한 소규모 임상 1상 시험에 성공했다고 9일 밝혔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의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디슨’ 8일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독감 바이러스 표면에 돌기처럼 솟아 있는 헤마글루티닌(HA) 단백질의 줄기 부분을 표적으로 하는 백신 후보물질을 만들었다. HA 단백질 줄기 부분은 변이를 많이 일으키지 않으면서도 다양한 변종 바이러스의 특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HA 단백질 줄기 부분을 타깃으로 한 백신은 만들기가 어려워 지금까지 나온 백신들은 HA 단백질 머리 부분을 대상으로 했다. 이에 연구팀은 HA 단백질 줄기 부분을 안정화시킬 수 있는 머리 부분 단백질을 따로 만들어 결합시킨 ‘키메라 HA 단백질’을 만들고 이를 A형 독감 바이러스와 결합시킨 종합 독감 백신을 개발했다. 연구팀이 미국 내 거주하는 성인 남녀 65명을 무작위로 선정해 종합 백신 후보물질의 안전성과 면역유전성 평가를 위한 임상 1상 시험을 실시한 결과 다양한 독감 바이러스에 면역반응을 보였으며 백신 효과도 최소 18개월 지속된 것으로 확인됐다. 플로리언 크레이머 아이칸의대 교수(백신개발·바이러스학)는 “종합 독감 백신은 새로운 독감 바이러스와 변종까지 막을 수 있어 코로나19에 버금가는 피해를 입히는 독감 대유행 가능성을 차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징계 끝난 빙속 이승훈, 2년 9개월 만에 복귀전

    징계 끝난 빙속 이승훈, 2년 9개월 만에 복귀전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금메달리스트 이승훈(32·서울일반)이 약 2년 9개월 만에 복귀한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은 19일 “이승훈이 서울 태릉 국제스케이트장에서 오는 25일 개막하는 제51회 회장배 전국남녀 스피드스케이팅 대회 남자 일반부 1500m와 남자 일반부 5000m에 출전한다”고 밝혔다. 이승훈은 문화체육관광부 특정감사에서 후배 선수 2명을 수차례 때리고 가혹행위를 했다는 사실이 확인돼 물의를 빚었다. 이후 지난해 7월 대한빙상경기연맹 관리위원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서 출전정지 1년 징계를 받았다. 징계가 끝난 이승훈은 지난 8월 4일 유튜브 영상을 통해 사과했다. 이번 대회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열리는 첫 국내 빙상 대회다. 남자 일반부 경기에는 정재원(서울시청), 엄천호(스포츠토토), 김민석(성남시청), 김태윤(서울시청), 차민규(의정부시청) 등 국가대표 선수들이 모두 나온다. 여자부도 평창올림픽 매스스타트 은메달리스트 김보름(강원도청), 김민선(의정부시청), 김현영(성남시청) 등이 출전한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어린이 재활병원은 모든 장애우들의 꿈”…강선우 의원, 입법 및 예산 처리 촉구

    “어린이 재활병원은 모든 장애우들의 꿈”…강선우 의원, 입법 및 예산 처리 촉구

    어린이 재활난민 문제 해결을 위한 의원모임 출범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의원이 18일 ‘권역별 공공어린이재활병원 건립 추진을 위한 의원모임(대표의원 박범계·김성주)’을 열고 재활난민 문제 해결을 위한 입법과 예산 처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도 가졌다. 문재인 정부는 장애아동이 거주하는 지역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권역별 공공어린이재활병원 및 센터 건립을 국정과제로 추진해왔지만, 어린이 재활치료의 특성상 구조적 운영적자가 예상되는 탓에 사업 추진이 원활하지 못한 실정이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권역별 공공어린이재활병원 건립 추진을 위한 의원모임’의 대표의원 민주당 박범계 의원을 비롯하여 사단법인 토닥토닥, 제대로 된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을 위한 전국시민TF연대(경기, 대전충남, 충북, 인천, 전북, 광주, 경북, 경남), 한국장애인부모회, 대한물리치료사협회, 대한작업치료사협회, 전북 한걸음부모회, 광주 도담도담, 충북 THE한걸음, 성남 공공어린이재활병원설립 운동본부, 공공병원설립운동연대가 함께했다. 박 대표의원은 “지난 20대 국회에서 제정법을 대표발의하는 등 꾸준한 노력 끝에 대전 충남대병원에 공공어린이재활병원 건립이 확정되는 등 소기의 성과를 일구기도 했지만, 여전히 가야 할 길이 멀기에 ‘권역별 공공어린이재활병원 건립을 위한 의원모임’을 결성하게 되었다”라고 의원모임 출범의 배경을 설명했다. 해당 의원모임의 간사를 맡은 강선우 의원은 “어린이 재활난민 문제 해결을 위하여 지난 7월, 공공어린이재활병원과 센터의 운영비를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장애인건강권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라고 밝히며, “해당 법안뿐만 아니라, 공공어린이재활병원 건립과 운영에 필요한 내년도 예산 역시 현재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심사 중으로 예결위까지 무사히, 또 조속히 처리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라고 말했다. 중증장애아동 건우의 아빠이자, 사단법인 토닥토닥의 김동석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께서 후보시절 건우에게 직접 약속하셨던 공공어린이재활병원 건립은 건우만의 꿈이 아니라, 모든 장애아동의 꿈”이라며, 코로나19로 인하여 장애아동의 치료가 더욱 어려운 상황 속에서 장애아동의 건강권 보장을 위한 국회의 노력을 거듭 촉구했다. 한편, 박범계 의원과 김성주 의원이 공동대표를, 강선우 의원이 간사를 맡은 ‘권역별 공공어린이재활병원 건립 추진을 위한 의원모임’에는 정성호·조승래·고영인·김원이·김주영·박영순·배진교·서영석·신현영·장철민·최혜영·허종식·황운하 의원 의원이 함께한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지방의료원 의료기기 40% 내구연수 넘겨”...신현영 의원 실태 공개

    지방의료원에서 사용하는 의료기기 노후화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문재인 정부의 공공의료 홀대가 누적된 결과로 풀이된다. 2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로터 받은 ‘34개 지방의료원 의료기기 노후화 현황’에 따르면 전체 의료기기 4만 5799개 중 내구 연수를 넘긴 의료기기는 1만 8148개로 39.6%를 차지했다. 34개 지방의료원이 보유한 주요 의료기기인 MRI는 36개 중 18대가 내구연수를 넘었고, CT, 인공호흡기, 마취기 등 주요 기기들도 절반 이상 내구연수를 초과했다. 지방의료원 내구연수 초과기기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전남 순천의료원으로 84.6%나 됐다. 전북 군산의료원 81.4%, 경기도의료원 포천병원 79.7%, 충북 충주의료원 78.5%, 강원 속초의료원 77.0%, 서울의료원 75.0%, 충북 청주의료원 70.9% 등으로 노후화가 심각했다. 반면 경기도의료원 안성병원 4.7%, 경기도의료원 이천병원 0.4%, 전북 진안군의료원 0.1% 등은 내구연수를 초과한 의료기기가 적은 것으로 나타나 지방의료원간 의료기기 노후화 격차도 상당했다. 신 의원은 “의료기기가 내구연수를 초과하더라도 당장 고장이 나거나 사용 불가한 것은 아니더라도 노후된 의료장비는 치료 중 고장이나 에러 발생 가능성이 높아 진료 과정에서 불편감을 초래할 수 있는 만큼 적절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방 공공의료 활성화를 위해 인력수급뿐 아니라 의료시설·기기의 올바른 관리를 위해 정부와 지자체의 충분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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