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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병영인권 난상토론

    병영인권 난상토론

    “너무 인권 인권 하다 보면 병사들이 이기주의로 흐를까 염려된다.”(사관생도) “지휘관들이 실제로 생각하는 인권의 잣대는 무엇인가.”(대학생) “군내 인권 개선은 도도히 흐르는 큰 물줄기다.”(3성장군) 2006년도 연례 육군 토론회가 열린 8일 휴전선 부근 ‘도라산 전망대’ 안의 분위기는 신선한 충격을 줄 만했다. 현역 군인과 민간의 젊은이들이 한데 섞여 열띤 토론을 벌이는 광경이 생경해서만은 아니다. 군의 ‘아킬레스건’이라 할 수 있는 병영 내 인권이 주요 주제로 내세워졌다는 사실 자체가 격세지감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현역장교·사관생도·대학생 참석 육군이 주최하고 서울대학교와 서울신문사가 공동주관하는 토론회는 올해로 7년째. 하지만 올해는 토론주제뿐 아니라 참석자 면면이 크게 젊어졌다는 점에서 예년과는 확연히 구분된다. 참전용사 등 노년층 위주의 참석자에서 올해는 젊은 장교들과 부사관, 사관생도, 남녀 대학생, 육군 서포터스(인터넷 팬클럽) 등 400여명의 군인과 시민이 참석했다. 부모의 손을 잡고 온 코흘리개들도 눈에 띄었다. 특히 ‘강한 육군 건설을 위한 미래 구상’이라는 제목의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정운찬 서울대학교 총장과 채수삼 서울신문사 사장, 조영황 국가인권위원장 등은 한목소리로 병영문화 개선과 병영 내 인권 개선을 강조해 토론의 무게를 더했다. 김장수 참모총장은 환영사에서 “육군은 장병 기본권을 보장하고 복무여건과 병영시설을 개선하는 등 선진 병영을 육성키 위해 전력을 경주하고 있다.”며 “이러한 개혁을 바탕으로 과학화·정보화된 정예 강군으로 거듭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운찬 서울대 총장은 기념사를 통해 “아무리 최첨단 장비와 강력한 무기 체계를 갖춘다 해도 운용은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인 만큼, 인력구조의 혁신은 강력한 육군 건설을 위해 반드시 추진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영황 국가인권위원장은 축사에서 “병사들의 인권을 존중하고 보장하는 것이 진정으로 군의 전력을 강화하고 군기를 바로 잡는 데 도움이 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병영 내 인권 해결 방향 발표자로 나선 정근식 서울대 교수는 “일반 사회의 자살률보다 훨씬 낮은 자살률 등 육군이 최근 수년간 급속한 인권개선 상황을 보여주고 있음이 국가인권위원회의 통계자료에서도 확인되고 있다.”면서 “특히 최근엔 병사들에게 근무지 재배치 청구권 같은 권한을 부여하는 세세한 문제까지 육군이 검토하는 등 예상보다 속도가 빠른 느낌까지 있다.”고 덧붙였다. 토론자로 나선 진경호 서울신문 논설위원은 “군은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대체복무에 대해 수용 불가를 고수하기보다는 장기과제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면서 “국가인권위와 인권단체들도 즉각적인 수용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양심적 병역거부를 가려낼 방안을 제시하는 등 현실적 대안을 찾는 데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민 박영서씨는 “군 인권 문제를 다뤄야 하는 지휘관들의 실제 인식을 듣고 싶다.”고 질문했다. 이에 백군기(중장) 인사사령관은 “요즘 신세대들은 하기 싫은 것은 절대로 안 하는 성향이 있다.”면서 “인권이 존중됐을 때 진정한 전투력이 향상된다는 신념을 지휘관들이 공유하고 있다.”고 답했다. 도라산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발언대] 다시 호국보훈을 생각한다/윤규혁 병무청장

    이제 6월이다. 해마다 이때쯤이면 조국 광복을 위해 투신했던 순국선열,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전쟁의 포화속에 한줌의 재로 산화하신 호국영령들을 마음속 깊이 떠올린다. 그러나 일제식민지,6·25전쟁,4·19가 점차 기억속에서 희미해져 가고 젊은이들은 현충일을 단지 하루의 공휴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과거의 힘들고 참혹한 역사를 망각해 버린다면 또다시 과거의 기억하기 싫은 역사가 되풀이될 것이다. 국가의 안전은 어떤 경우에도 보장되어야 한다. 국가의 안전 보장이 로맨틱한 평화주의만으로는 될 수 없다. 이는 최근의 주변정세를 살펴보더라도 알 수 있다. 중국의 고구려사 편입시도,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 독도영유권 주장, 넓게는 경제위기, 테러 등 비군사적 측면까지 여러 가지 문제가 직면해 있다. 요즈음 세태가 다양성과 다원성을 강조한 나머지 정말 해야 할 의무를 망각하고 “나 아니어도 누군가 하겠지.”하는 이기적인 생각을 갖는다면 나와 나의 후손이 길이 살아가야 할 이 땅이 온전히 보전될 수 있겠는가. 다만 긍정적인 면은 있다. 징병검사 결과 질병사유로 보충역 또는 면제를 받았으나 그 질병을 치유하고 현역병으로 입영하는 젊은이들이 매년 300여명에 달한다. 외국영주권을 취득하여 병역의무를 연기 받을 수 있는데도 자진하여 입영하는 사람도 50여명에 이른다. 이를 보면서 “대한민국을 지탱하는 힘이 이런 것이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병역회피를 위한 국적 포기, 양심적 병역거부, 대체복무제 확대 요구 등 요즈음 제기된 이슈들에 대하여 어떠한 방법을 모색해야 병역이행이 자랑스러운 사회풍토를 조성할 수 있고 이 나라를 진정으로 지킬 수 있는 방안인가 고뇌하게 된다. 앞으로도 병역자원의 효율적 관리, 의무부과의 공정성 제고, 병역이행자 편의 확대, 민원서비스의 지속적 혁신 등을 차질없이 추진하여, 우수자원 충원으로 국가안보에 기여하겠다고 다짐한다.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선열들의 값진 얼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윤규혁 병무청장
  • 공익근무 성격 논란

    공익근무요원의 복무가 강제근로인지를 두고 국제노동기구(ILO)와 정부 사이에 한판 설전이 벌어졌다. 22일 과천 노동부 청사에서는 ‘ILO 강제근로협약’에 관한 노·사·정과 ILO의 4자 전문가회의가 열렸다.ILO와 노동단체는 공익근무를 강제노동의 관점으로 해석한 반면 정부는 군복무의 대체수단이라고 강조했다. 국방부는 “우리의 안보여건과 비상시 실제적으로 현역화하는 병력이므로 공익근무는 병역의무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홍영 충남대 교수도 “휴전이라는 우리의 특수상황과 공익성을 추구하는 업무 성격 등을 고려할 때 강제근로에 해당되지 않는 예외적인 업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그러나 정부가 공익요원들에게는 최저임금을 보장하는 등 현역병보다 다소 상향된 근무조건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한국노총은 “공익요원은 행정관서, 공기업 등에서 비군사적 업무를 지원하고 있다.”면서 “현역병 지원 업무가 아닌데다 자발적인 근로로 보기 어려운 만큼 강제노동”이라고 반박했다.ILO에서 파견된 틴 메이어 대표는 “어떤 종류의 용역이든 노동자의 자발적 동의가 없다면 강제노동에 해당된다는 것이 ILO의 원칙”이라면서 “한국 정부가 주장하는 안보적 상황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회의를 주재한 노동부 관계자는 “강제근로인지 판단은 공익요원의 자발성 여부에 있다.”고 설명했다. 공익요원 자신이 원할 때 현역병으로도 바뀔 수 있다면 강제근로가 아니지만, 어쩔 수 없이 계속 공익근무를 해야 한다면 강제근로가 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정부는 올해 안에 ILO의 8개 핵심협약의 하나로 세계 168개국이 가입하고 있는 강제근로에 관한 협약을 비준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ILO가 강제근로로 해석하고 있는 행정관서의 공익근무요원은 현재 6만 1300명에 이른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21일 TV 하이라이트]

    ●사이언스+(YTN 오후 1시35분) 학교에서 대부분 하루를 의자에서 보내는 학생들에게는 누구보다 의자가 밀접하다. 이러한 의자가 자신의 몸에 맞지 않는다면 목과 어깨뿐만 아니라 허리까지 영향을 미친다고 하는데, 체형에 맞는 의자를 도입한 학교가 있다. 그 학교를 찾아가 보고,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방법을 알아본다. ●리얼다큐 여자(EBS 오후 9시30분) 짧은 팔다리에 주먹도 쥐어지지 않는 작은 손. 화장실을 갈때 조차 도움을 받아야 하는 중증장애인 유미씨가 엄마가 된 이야기.130cm 작은 몸으로, 다른 엄마들이 그러하듯 꼬박 열달을 품어 건강한 딸아이 유빈이를 얻은 것이다. 장애와 사회의 편견을 딛고 쓰는 유미씨의 행복한 육아일기를 들여다본다. ●신동엽의 있다! 없다?(SBS 오후 7시5분) 우리나라 정부에서 발행하는 ‘결혼면허증’이 있는지 없는지, 박명수가 1992년 스타 닮은꼴 대회에서 대상을 탄 적이 있는지 없는지 살펴본다. 또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2만원짜리 동전이 있는지 없는지, 실제로 먹을 수 있는 사람 키 높이만 한 초대형 샐러드가 있는지 없는지도 살펴본다. ●레인보우 로망스(MBC 오후 6시50분) 경호학과에 편입한 신영을 희진 교수님이 부끄럼 많고 착한 아이로 소개한다. 남자 아이들은 신영에게 물건을 강매당했던 기억을 가지고 있는데, 과연 신영의 진짜 모습은 무엇일까.? 한편, 명훈은 의철의 휴대전화를 우연히 줍게 되고, 사례금을 받고 싶은 마음에 의철과의 우정 사이에서 갈등…. ●사랑과 전쟁(KBS2 오후 11시5분) 입양되었다가 그 집에 아기가 태어나는 바람에 파양된 아이 정훈은 한 때 부모였던 사람들에 대한 그리움과 미움을 간직한 채 자란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회계사가 된 정훈은 우연을 가장한 채 수민에게 접근한다. 아무것도 모르는 수민의 부모는 결혼을 승낙하고, 얼마 후 실체를 알게 되는데…. ●청춘! 신고합니다(KBS1 오후 7시30분) 이번 시간에 함께 하는 육군 제1군수지원사령부는 10년 전 윤인구 아나운서가 운전병으로 군복무를 했던 곳이다. 그 시절 윤 아나운서의 군 복무 추억 속으로 들어가본다.10년 전 익힌 실력으로 펼치는 공구 맞추기 게임. 현역 군인과 예비역 병장 윤 아나운서가 함께 하는 한판 대결도 펼쳐진다.
  • [문화마당] 워드의 어머니,내 어머니/이옥순 연세대 인문과학연구소 연구교수

    인도의 고전 마누법전은 “스승은 다른 사람보다 열배 더 존경해야 한다. 아버지는 스승보다 백배 더 존경해야 한다. 어머니는 아버지보다 천배 더 존경해야 한다.”고 적었다.4월 언론을 온통 장식한 하인스 워드와 그의 어머니 김영희씨를 보면서 마누의 말이 백번 옳다고 생각했다. 워드 선수의 반듯한 말과 행동은 어머니가 자식에게 들인 사랑의 위대함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워드의 어머니는 4년 전에 갑자기 돌아가신 내 어머니를 생각나게 만들었다. 아니, 내 안에 자리한 그 존재를 아프게 실감케 했다.“내 인생은 소설 한 권으론 부족해.” 굴곡진 우리 근현대사를 헤치며 살아온 어머니들이 말씀하듯 내 어머니도 징용나간 남편을 기다리는 새댁으로 일제시대를 지냈고, 어린 아들을 데리고 홀로 피란하며 한국전쟁을 견뎌냈다. 전쟁이 끝날 즈음에 극적으로 해후한 아버지와 고향에 정착한 어머니의 삶은 이후에도 당대 농촌의 아낙네들처럼 고단하고 힘들었다. 아이들은 많고 살림은 궁핍했으며 아버지는 냉정했다. 하나 늘 내 기억을 붙잡는 건 고생과 고단함이 진득하게 밴 억척여성으로서의 모습이 아니라 따뜻하고 섬세한 맘을 소지한 어머니이다. 푸시킨의 시처럼 지나간 것은 그리워지는 모양이다. 어머니는 나보다 열 살 위인 오빠가 군대에 가있는 동안 저녁마다 밥을 담은 주발을 부뚜막 뒤편에 두었다. 어려운 시절이라 군대에서 배를 곯지도 모를 아들을 걱정하는 맘일 거라고 어린 나는 알아챘다. 어머니는 다음날 아침식사를 부뚜막에 두었던 그 찬밥으로 해결하였다.“난 찬밥이 좋아.”라는 뻔한 거짓말과 함께. 때로 주발에는 수제비나 칼국수 등이 담겼으나 어머니는 불어서 떡이 된 그것들을 버리지 않았다. 문제는 어머니에게 건장한 아들이 세 명이나 더 있다는 사실이었다. 어머니에게 행인지 불행인지 그들은 서로 다른 시기에 모두 현역으로 군복무를 마쳤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아들을 기억하며 밥을 떠놓는 어머니의 의식은 내내 계속되었다. 나는 요새 군인들이 누가 밥을 굶느냐고 어머니의 사랑의 행사에 가끔씩 제동을 걸었지만, 어머니는 들은 체도 안하였다. 어머니의 막내아들이 제대할 무렵엔 내가 외국유학을 위해 집을 떠났다. 더구나 내가 유학한 곳은 가난하고 못산다고 소문난 인도였다. 어머니는 다시 7년을 밥을 떠놓고 그 묵은 밥을 들면서 열대지방에 간 딸을 가슴에 품었다. 타국의 자식이 맘에 걸려 맛난 음식은 들지도 못하였다. 그런 식으로 어머니는 ‘우리’를 만들고 자식을 기억하며 무사하게 돌아올 날을 기다렸다. 부모는 자식 열 명을 키울 수 있어도 열 명의 자식은 한 부모를 모시지 못한다고 하던가. 나와 내 형제는 번듯한 성공을 안기지 못했는데, 어머니는 기다림을 접고 갑자기 먼 곳으로 떠나셨다. 이제는 내가 어머니를 기억할 차례이건만, 부뚜막보다 편한 주방시설을 가진 나는 종종 제 먹기에 바쁜 자신을 발견하곤 쓴웃음을 짓는다. 사랑은 아무래도 아래로만 흐르나 보다. 효심이 지극해 더 주목받은 워드가 민속촌에서 어머니에게 엎드려 절하며 웃는 사진을 보았다. 나도 지난주에 동생과 함께 어머니의 묘소를 찾아 최근에 낸 책을 영전에 바쳤다.15년이 넘게 지속된 어머니의 ‘부뚜막 의식’을 전해들은 동생은 눈물을 글썽였다. 요즘 직장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동생은 ‘항상 내편’인 어머니를 더욱 그리워한다.“신이 모든 악을 더해 만든 것이 여자”라는 금언을 가진 인도에서 어머니를 다른 사람보다 백만 배 더 존경하라고 이르는 건 어머니의 자식사랑이 언제 어디서나 준비된,‘무조건’이라는 데 있다. 언젠가 여행 중에 만난 거지행색의 한 인도여인은 집이 어디냐고 걱정스레 묻는 내게 현답을 돌려주었다.“내 아이들이 있는 곳이 바로 내 집이지.” 그처럼 세상 모든 어머니의 마음은 늘 거기에 산다! 이옥순 연세대 인문과학연구소 연구교수
  • 육군 훈련병에 사상 첫 출산휴가

    육군훈련소에 입소한 훈련병이 출산휴가를 받아 아내의 출산을 곁에서 지켰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6일 육군에 따르면 육군훈련소는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당시 훈련병 신분이었던 윤형진(29)씨에게 ‘출산휴가’를 줬다. 훈련병에게 출산휴가를 준 사례는 훈련소 사상 처음이다. 의대를 마치고 공중보건의 복무를 앞두고 훈련을 받던 윤씨가 휴가를 얻게 된 것은 부인 최지선(29)씨의 민원 덕분이었다. 분만 예정일이 남편의 훈련기간과 겹칠 것을 예상한 최씨는 지난달 ‘출산 때 남편에게 딱 하루만 휴가를 달라.’는 민원을 청와대 인터넷 신문고에 올렸고, 이를 전달받은 국방부가 긍정적으로 검토해 남편을 만날 수 있게 해준 것. 훈련소측은 훈련병에게 출산 휴가를 준 사례가 없어 고심하다가 현역 소집자에게 휴가를 주도록 한 육군 휴가규정 148조를 적용해 최씨의 요청을 들어줬다. 최씨는 서울 M병원에서 3.4㎏의 건강한 딸을 순산했으며, 남편 윤씨는 훈련을 마치고 지방병무청의 징병관으로 복무하고 있다.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주말탐방]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선 지금

    [주말탐방]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선 지금

    당신이 갈겨 쓴 메모 한 줄만 가지고 언제 쓴 것인지 맞힐 수 있다면 믿을 수 있겠는가. 무심코 레이저 컬러프린터로 출력한 종이 한 장으로 당신의 프린터 종류와 출력한 시간까지 알아낼 수 있다면, 섬뜩하지 않은가. 지난 13일 오후 서울 강서구 신월동 국립과학수사연구소 2층 화학분석과에서는 ‘시간을 되돌리는 싸움’이 벌어지고 있었다. 시험관 안에 흩어져 있는 깨알 같은 점들은 바로 글씨가 씌어진 종이에서 떼어낸 시료. 연구실에서는 직경 0.5㎜의 시료 20여개를 가지고 글씨가 씌어진 시기를 알아내는 실험이 한창이었다. 원리는 의외로 간단했다. 펜의 잉크를 만들 때 넣는 용제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휘발돼 씌어진 지 오래된 글씨일수록 적게 검출된다는 것. 하지만 시료를 초, 분 단위로 분석하는 정밀 작업을 할 수 있는 사람은 고분자연구실의 홍성욱 실장 한 사람뿐이다.2003년부터 이 기법을 개발하기 시작해 2004년 첫 감정을 시작했으며, 현재까지 200건에 대해 작성 시기를 판별해냈다. ●복사기에도 ‘지문´… 범인 딱 걸렸어 필적조사·위조지폐 감별·문서감정 등의 업무를 맡고 있는 국과수 문서영상과에서는 ‘복사기 지문(指紋)’을 통해 진급 관련 ‘괴문서’를 유포한 예비역 장교를 적발해 냈다. 지난해 10월 충남 계룡대 군인아파트 근처에 현역 대령이 장군으로 승진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의 괴문서가 뿌려진 사건이 발생했다. 육군 중앙수사단은 충남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와 공조해 수사를 벌였다. 검경수사단은 용의자를 압축할 수 있었지만, 확실한 물증이 없었다. 결국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괴문서가 용의자의 복사기에서 복사됐다는 사실을 검증할 수 있는지 국과수에 의뢰해 왔다. 복사기를 통째로 들고 왔다. 문서영상과 나기현(32) 박사는 “복사기의 핵심 부품인 드럼을 교체하지 않는 이상 특정 복사기에서 복사된 종이는 똑같은 위치에 똑같은 모양의 점(흠점)을 갖게 된다.”면서 “괴문서에 나타난 몇 개의 점이 해당 복사기에서 사용된 것과 일치했다.”고 말했다. 나 박사의 결정적 분석으로 괴문서는 진급 예정자에 대해 평소 서운한 감정이 있었던 예비역 대령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물 성분으로 ‘식품 산지´ 콕 짚고 약독물 분석과 식품연구담당실에서는 성분 분석을 통해 가짜 양주와 가짜 참기름 등을 가려내고, 혈중 알코올 농도를 분석한다. 감정 건수는 보통 한 달에 20∼30건 수준이지만 수사기관의 기획 수사로 가짜 상품들이 무더기로 적발될 때는 한꺼번에 300건씩 감정 의뢰가 들어오기도 한다. 단골 의뢰 상품은 참기름. 옥수수 기름 등과 섞어 놓으면 향이나 맛에서는 별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에 판가름이 쉽지 않다. 하지만 참기름에는 참깨과 식물에만 들어있는 성분이 있기 때문에 분석을 통해 진위를 가려낼 수 있다. 현재 식품연구담당실의 가장 큰 과제는 바로 중국산 식품을 가려내는 일이다. 현재로서는 정상식품의 경우 원산지를 알아낼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이에 식품연구담당실은 지역마다 토양과 물이 다르다는 점에 착안해 물을 구성하고 있는 수소의 동위원소 함량비를 통해 식품의 산지를 알아내는 기법을 개발하고 있다. ●뺑소니범 피해자 봤나 못봤나도 알수있어 뺑소니 사고를 담당하는 교통공학과 분석연구실에서는 ‘마디모(MADYMO)’라는 프로그램을 교통사고에 적용해, 교통사고 상황을 3차원으로 재현해 낼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했다.‘마디모’는 원래 자동차 범퍼에 가해지는 충격 등을 측정하기 위해 외국에서 사용하던 프로그램이다. 그런데 분석연구실 박성기(41) 박사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교통사고 상황 재현에 적용하도록 개선했다. 이 프로그램에 사고를 당한 피해자의 부상 정도와 사고 차량의 정보를 입력하면, 교통사고 상황이 3차원으로 파악된다. 교통사고에서 가장 중요한 최초 사고 발생지점 등도 비교적 쉽게 파악할 수 있게 된다. 분석연구실 손성건 실장은 “이 프로그램을 좀더 개발하면 운전자가 사고 당시 보행자를 인지했는지도 알 수 있게 된다.”고 덧붙였다. 김기용 유지혜기자 kiyong@seoul.co.kr ■ 아동11명 ‘얼굴없는 성폭행범’ 최면요법 검거 지난 2003년 평택과 아산에서 초등·중학생 11명이 성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받은 피해 아동들이 기억하는 것은 무서운 아저씨가 파란 트럭으로 끌고 갔다는 사실 뿐, 동일범이 분명한데도 사건은 도무지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결국 수사진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국과수 범죄심리과를 찾아 최면을 실시했다. “지금 당신의 손에는 상상의 리모컨이 있습니다. 범인은 당신을 보지 못하고 당신이 범인을 통제합니다.1,2,3까지 세다 범인의 얼굴과 주변의 물건이 가장 잘 보이는 순간에 멈춤버튼을 누르세요. 이제 그 장면을 기억의 카메라에 저장합니다.” 놀랍게도 피해 아동 중 2명이 최면요법을 통해 “끝자리에 둥근 모양의 숫자가 두 개 반복된다.”며 트럭의 차량번호를 거의 정확하게 기억해냈다. 차량 안에 바퀴 하나가 빠진 빨간 자동차 모양의 방향제가 있었고, 범인의 신체 특정 부위에 점이 있었다는 사실도 떠올렸다. 수사진은 당장 비슷한 번호의 트럭으로 대상을 좁혔고 며칠 지나지 않아 범인을 검거할 수 있었다. 국과수는 우리나라 최고의 전문가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머리카락 한 올도, 감쪽같이 조작한 사진도 국과수에 오면 ‘딱’ 걸리기 마련이다. 국과수의 사건 해결담과 그동안의 에피소드를 들어봤다. 지난해 12월 강원도 고성 휴전선 인근에 위치한 육군 모 부대에서 발생한 K-2소총 2정과 실탄 700발, 수류탄 6발 도난 사고도 국과수에서 결정적인 단서를 잡아냈다. 나중에 밝혀진 사실이지만 범인은 사건 발생 4∼6개월 전인 6월과 8월 각각 이 부대에서 복무하다 전역한 장모(23·예비역 병장)씨와 정모(26·예비역 중사)씨였다. 누구보다도 부대를 잘 아는 사람들이 저지른 ‘완전범죄’였지만, 무기고 주변 철조망에 남아있던 머리카락 한 올이 해결의 열쇠가 됐다. 국과수 분석 결과 밝혀진 범인의 혈액형은 A형. 이때부터 수사는 급진전돼 혈액형이 A형인 전역자들을 면밀히 검토하던 중 장씨와 정씨를 검거할 수 있었다. 육군 장성진급 비리사건도 국과수가 해결한 사건으로 유명하다. 진급 심사 비리를 폭로하는 문건이 뿌려진 데서 출발한 수사는 결국 2004년 10월5일부터 8일까지 진급 심사가 있었던 회의실의 CC(폐쇄회로)TV 검증으로 이어졌다. 군검찰은 육군본부에서 증거자료를 인멸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었으나, 육군본부는 진급심사 장면을 녹화하지 않았다는 주장만 되풀이했다. 난처한 상황에 몰린 군검찰은 결국 CCTV 전체를 국과수로 보내 조작 여부 분석을 의뢰했다. 국과수 문서영상과에서는 “여러 차례 실험 결과 ‘육군장성진급 심사’가 있었던 당시 CCTV에는 녹화가 됐고 하드디스크(녹화저장자료)도 바뀌었다.”는 소견을 발표했다. 문서영상과 이중(37) 박사는 법정 증언에서 “해당 CCTV 시스템은 기계가 작동해 녹화를 할 때 항상 시스템 로그 파일이 생기는 동시에 디버그 로그 파일도 존재해야 한다. 그러나 육군의 CCTV에는 시스템 로그파일은 존재하나 디버그 로그 파일은 없었다.”면서 조작 사실을 확인했다. 약독물 분석과 식품연구담당실에서는 가장 먼저 2000년대 초반에 가짜로 의심된다고 의뢰가 들어온 동충하초를 분석하다 난데없이 본드 성분이 나와 당황했던 일화를 떠올렸다. 알고 보니 곰팡이를 누에에 접종해 동충하초를 만드는 과정이 복잡해 그냥 누에에 곰팡이를 본드로 붙인 것. 비슷한 시기에 당뇨에 좋다고 인기를 끌었던 누에 가루에 뽕잎 가루를 섞어 양을 늘리고 속여 팔았던 일당도 연구팀 분석으로 꼬리가 잡혔다. 연구팀은 숯가루를 넣은 칡냉면, 공업용 알코올과 캐러멜 색소를 섞어 만든 가짜 양주 등도 밝혀냈다. 유지혜 김기용기자 wisepen@seoul.co.kr ■ 한국 과학수사 CSI도 깜짝? “현장을 철저히 보존하라. 과학수사의 성패를 좌우한다.” 경찰의 과학수사 요원들은 한결같이 이 부분을 강조한다.119구조대 대원이나 경황이 없는 가족들이 현장을 흐트려 놓으면 현장에서 대부분 단서를 취득하는 과학수사가 허사가 되기 때문이다. 한 과학수사 요원은 “현장이 흐트러져 있으면 ‘김이 샌다.’”고 했다. 경찰이 구조대원을 교육시킬 때 ‘지혈한다고 커튼을 찢지 말라.’‘현장에 놓여있는 물을 먹지 말라.’고 당부하고 있다. 과학수사의 핵심은 지문과 유전자(DNA) 분석. 요즘은 지문채취 기법이 발달해 썩은 피부도 뜨거운 물에 3초 동안 담갔다가 한꺼풀 벗기면 뜰 수 있다고 한다. 단백질이 굳어져 지문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동남아의 쓰나미사건 때 시체 신원확인에 유용하게 쓰였다. 분말이 많이 쓰이지만 액체시약을 이용해 종이에서 지문을 뜨는 법도 개발됐다. 고운 섬유에서도 마찬가지다. 산화철을 이용해 스티로폼에서 지문을 뜨는 기법도 개발돼 있다. 지문채취법의 압권은 피살자 피부에서 지문을 채취하는 방법. 미국에서 개발돼 국내에서도 시험하고 있다. DNA 감식은 정액은 물론 침, 머리카락, 혈액에서 모두 가능하다. 뼈나 땀에서도 DNA가 나오고 있다. 대전 ‘원조발바리’도 그의 아들이 버린 담배꽁초에 묻은 침의 DNA를 분석한 뒤 피해 여성에게서 검출한 것과 대조해 검거했다. 몸속의 정액은 72시간 동안 남는다. 올해 초 발생한 천안 연쇄살인사건의 한 피해자에게서 정액이 검출됐으나 범인의 것인지, 사망 전 관계한 다른 남자의 것인지 확인하기 어려웠다. 경찰관들이 주로 사용하는 과학수사 장비는 음모를 빗을 때 쓰는 빗, 면봉, 가위 등이 들어있는 현장종합감정세트와 잘 안 보이는 신발자국이나 차바퀴 흔적을 뜨는 족·윤적감정시스템, 얼굴 샘플이 수없이 들어가 몽타주 그릴 때 참조하는 몽타주 그래픽 등이 있다. 과학수사 요원들은 시장에 틈나면 가서 새로 나온 신발 바닥을 찍어오고 있다. 과학수사기법은 지문채취에서 유전자분석으로 옮겨가고 있고 구더기와 알 등 곤충을 활용하는 법도 늘고 있다. 경찰은 CCTV에 찍힌 얼굴과 주민등록 사진의 일치 여부를 판독하는 ‘얼굴인식시스템’ 개발이 끝나면 과학수사가 획기적으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 경찰관은 “‘CSI’ 등 드라마에서 과학수사 요원이 범인검거에 나서거나 지문이 겹치는 등의 내용은 과장된 것”이라면서 “우리나라는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해 장비도 뒤지지 않지만 범인검거율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말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과학수사요원 선발·양성은전문적인 과학수사기관인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말고도 경찰과 경찰도 자체 과학수사 조직을 운용하고 있다. 경찰은 과학수사 요원을 경찰관 중에서 선발하고 있다. 보통 지원을 받지만 ‘일방적으로’ 선발하는 경우가 많다. 한 경찰 관계자는 “일선 경찰서에서는 혼자 맡는 경우가 많아 힘들기 때문에 과학수사 요원이 되길 꺼린다. 그래서 신참 경찰을 뽑아 보내는 경우가 흔하다.”고 귀띔했다. 선발된 과학수사 요원은 3단계(초중고급) 교육을 받는다. 초급과정은 국과수에서 감식과정을 견학하고 2∼3일간 지방청을 돌면서 교육을 받는다. 중급은 2주 정도씩 서울에 있는 수사보안연구소에서 지문채취 등 종합적인 과학수사 기법을 배우게 된다. 고급은 자신이 선택한 분야를 전문적으로 배운다. 분야는 지문채취, 화재감식, 거짓말탐지기 등 10여개로 교육기간이 짧게는 2∼3주에서 3개월까지 있다. 거짓말탐지기 다루는 기법처럼 자격증이 필요한 분야도 있다. 이후 한국가스공사 등 전문분야 관련 기관에 1주일 정도씩 위탁교육을 시킨 뒤 실무 현장에 투입하고 있다. 특채하는 분야도 있다. 경찰청은 지난해부터 심리학과 사회학을 전공한 이들을 대상으로 범죄분석 프로파일링 요원을, 간호사 등을 상대로 현장에서 시체를 검시하는 요원을 선발하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는 석·박사 학위자를 뽑는다. 연구직 공무원이다. 현재 240명이 이 연구소의 법의학 및 법과학 분야에서 감식 업무를 맡고 있다. 법의학은 부검, 유전자분석, 문서감정,CCTV분석 등이 있고 법과학은 마약과 전기(화재) 등의 업무를 맡고 있다. 전문의를 비롯, 유전자 및 화학·전기공학도가 이 연구소에서 일하고 있으나 의사들은 낮은 보수와 과중한 업무 등을 이유로 기피하는 실정이다. 미국 등 외국에서는 일부 대학에 과학수사 관련 전공이 있고 경찰은 전문가 등을 중심으로 요원을 뽑고 있다. 이동주 충남경찰청 과학수사계장은 “전문가를 중심으로 요원을 채용하는 시책이 필요하며 인력을 확충하고 장비도 더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메디컬 라운지] 군의·보건의 복무단축 제기

    대한의사협회가 국방연구소에 의뢰해 군의관과 공중보건의의 군 복무기간을 분석한 결과 현행 36개월에서 군의관은 24개월, 공중보건의는 26개월로 각각 단축하는 게 바람직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최근 밝혔다. 의협은 이번 연구 결과를 토대로 군복무 단축안을 마련, 국방부 등 관계부처에 전달할 계획이다. 현재 현역병과 공익요원의 복무기간은 각각 24개월,26개월인데 비해 군의관과 공중보건의는 36개월을 복무하도록 돼 있다.
  • [발언대] 국방의무와 혼혈인/윤규혁 병무청장

    얼마전 미국프로풋볼(NFL) 슈퍼볼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한국계 혼혈인 하인스 워드가 화제가 되면서 단일민족국가인 우리나라에 혼혈인에 대하여 재인식하는 계기가 마련되었다. 혼혈인의 병역에 관한 문제도 국회 국방위를 비롯한 각 부문에서 뜨거운 이슈로 부각되었다. 그동안 병무청에서는 외관상 식별이 명백한 혼혈인에 대하여 제2국민역 처분으로 사실상 병역면제 처분을 하였다. 그러나, 작년 6월30일자로 병역법의 관련규정이 개정됨에 따라 올해 징병검사를 받는 1987년생부터는 외관상 식별이 명백한 혼혈인의 경우에도 본인이 원하면 현역병 또는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할 수 있게 되었다. 지금까지는 조직생활을 강조하는 군에서 외모나 피부색이 다른 혼혈인의 경우 자칫 적응에 어려움을 겪게 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병역면제 처분을 하여 왔으나, 오히려 이것이 또 다른 차별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이런 결정을 하게 되었다. 따라서, 이제 병역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취업 등 사회생활에서 불이익을 당하는 혼혈인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혼혈인의 사유로 병역면제를 받은 인원은 연간 10명 내외로 병역자원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없으나, 인권차별의 소지를 없애는 측면과 병역의무 부과의 형평성을 높이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 우리나라는 반만년 역사동안 많은 외침과 전쟁속에서도 단일민족을 유지하여 왔다. 요즈음에는 다원화되고 다양한 삶의 방식이 공존하는 글로벌 시대에 해외 외국인들과의 잦은 교류와 국제결혼 등에 의해 많은 혼혈인이 생겨나고 있는 것은 하나의 추세가 되고 있다. 개정된 병역법시행령을 계기로 혼혈인도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당당하게 의무를 다하며, 차별이나 불이익을 받지 아니하고 적극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사회 분위기가 조성되어 혼혈인에 대한 편견이 해소되기를 기대해 본다. 또 우리 국민이 혼혈인에 대한 특별한 관심이 사라지고, 진정한 나의 이웃이라는 사회적인 공감대가 형성되면 현행 병역법 관련 규정자체도 폐지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 믿는다. 윤규혁 병무청장
  • [사설] 국방부, 나라사랑카드 재고해야

    국방부가 징병검사를 받은 장정들에게 발급하려는 나라사랑카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프라이버시 침해소지가 있는 데다 자칫 잘못해 군복무기록, 군자원 등 중요 국방정보가 외부로 유출될 경우 국가안보에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카드 보급계획을 전면 재고해줄 것을 촉구한다. 나라사랑카드는 군인공제회 등의 주도 아래 지난해 말부터 추진되고 있다. 카드는 군 입대자가 소지하는 만큼 군인임을 말해주는 인식표로서의 기능을 한다. 군 생활 중에는 월급과 휴가비 등이 현금 대신 카드로 입금돼 PX·PC방에서 사용할 수 있다. 전역 후에는 예비군 훈련통지, 출석 확인, 여비 지급 등의 용도로 쓰일 수 있다. 카드를 인식기에 대면 개인신상 정보, 군부대 정보 및 훈련이력, 혈액형 등이 나오게 된다. 현역부터 민방위대원까지를 담당하는 국방부, 병무청 등은 참 편리할 것이다. 카드 하나로 군생활, 급여 및 경비지급, 예비군 출석 등 18∼45세 까지의 병역을 일괄 관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40대 중반까지 나라사랑카드에 얽매여야 할 국민들은 불안하다. 최근의 리니지 사태에서 보듯 주민등록번호만으로도 온갖 개인정보를 알 수 있는 세상이다. 또 하나의 개인정보 유출창구가 돼 제2, 제3의 범죄로 이용될 수 있다. 카드가 신용카드의 기능을 겸하게 되면 현역병 자식을 둔 가계의 부담도 크게 늘어나게 된다. 합리적인 소비훈련을 받지 않은 젊은이들이 병영내에서 갇혀지내다 보면 무분별하게 카드를 사용, 낭비하는 것이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이런 부작용이 적지 않은 만큼 나라사랑카드를 발급해야 한다면 그 범위를 직업군인으로 최소화해야 한다.
  • [박기철의 플레이볼] 체육분야 병역특례 기준 언론보도 횟수는 어떨까

    한국 야구드림팀이 극적인 승부 끝에 일본을 꺾고 월드베이스볼클래식 1라운드를 1위로 통과했다. 비록 마쓰이 히데키 등 몇 선수가 빠지긴 했지만 일본은 미국을 꺾고 세계 1위를 차지해보자는 속내까지 드러냈던 사상 최강의 전력이었다. 일본 프로야구는 역사적 깊이에서 아직 한국보다는 한참 앞서 있는 게 사실이고, 한두 선수가 빠져도 전력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 두꺼운 선수층을 자랑한다. 반면 심정수가 대표팀에 선발도 되지 못했고 김동주는 타이완전 때 부상으로 일본전에는 나서지 못한 한국은 얇은 선수층 때문에 전력 손실이 상당했다. 만일 이승엽이나 박찬호 등 핵심 선수가 군복무 중이라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했다면 일본을 이기기란 불가능했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병역은 대학입시와 함께 외형적인 평등만을 강조하는 기형적이고 민감한 문제다. 그런데도 월드컵 16강이나 올림픽 메달을 딴 선수에게 병역 혜택을 부여하는 데 국민적 저항감이 적은 것은 앞서 말한 것처럼 워낙 선수층이 얇은 덕분이다. 야구대표팀의 선전에 힘입어 대회전부터 거론되던 병역 혜택 부여가 다시 검토되고 있다. 필자는 신체적인 장애를 제외하고는 모든 국민이 예외 없이 병역의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는 주장을 지지한다. 다만 현역 복무보다 대체 복무를 시키는 것이 국가적으로 이익인 사람들에게는 다른 방법으로 병역을 이행할 기회를 부여해도 좋다. 현재 선수들에게 주어지는 혜택도 많은 다른 평범한 청년들처럼 병역법상으로는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하는 것이지 병역 면제의 혜택을 받는 것은 아니다. 물론 공익근무도 현역 복무에 비하면 혜택이다. 따라서 문제는 형평성이다. 현재 체육 분야에서 공익근무요원으로 편성되는 기준은 올림픽 3위 이내, 아시안게임 1위, 월드컵 16강으로 병역법 시행령에 규정돼 있다. 이 기준은 우리가 올림픽 메달 하나에 목말라 할 때, 월드컵 1승을 염원할 때 정해진 것으로 프로화가 대세인 최근 스포츠 추세와는 어울리지 않는다. 올림픽 3관왕과 월드컵 8강 가운데 어느 쪽이 더 가치가 있고 국위 선양을 했는가를 논하는 것은 병아리의 암수를 투표로 결정하자는 말만큼이나 부질없는 일이다. 과학 논문의 질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SCI가 사용된다. 과학적으로 권위 있는 잡지에 게재된 논문이 많이 인용될수록 그 논문이 가치 있으리란 가정에서다. 스포츠 대회의 국내외적 영향력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국내외 주요 언론사에서 보도된 횟수를 기준으로 삼으면 공정하지 않을까.‘스포츠투아이’ 전무이사 tycobb@sports2i.com
  • “한국 특유의 예절 배웠죠”

    육군사관학교 제62기 졸업 및 임관식이 열린 3일 서울 태릉의 육사 연병장에서는 한눈에 보아도 확연히 다른 얼굴을 한 생도 한 명이 눈길을 끌었다. 사상 처음으로 우리 육사에서 4년간 위탁 교육을 받은 터키의 비르칸 생도가 주인공이다. 임관식에 맞춰 고국에서 날아온 가족들에 둘러싸인 비르칸 생도는 “낯선 새로움 속에서 동기생들의 고마움을 크게 느꼈고, 초코파이 하나에 행복을 느꼈던 훈련시절이 떠오른다.”면서 “터키로 돌아가려니 시원섭섭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특히 “겸손하게 살아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상급자를 존중하고 그들에게 예의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해 한국 특유의 ‘예절’에 깊은 인상을 받았음을 내비쳤다. 비르칸은 터키로 돌아가 육군 장교로 복무하게 된다.●김장수 육참총장 장남도 임관 비르칸은 터키에서 우리 육사 입교 테스트를 받을 때부터 한국어 구사 능력을 인정받아, 육사에서 수업을 받을 때 큰 어려움은 없었다고 한다. 외국인 생도로는 비르칸에 이어 지난해 터키인과 태국인 생도가 추가로 우리 육사에 입교해 교육을 받고 있다. 이날 졸업식에선 미국, 프랑스 등 해외 육사에서 교육을 받은 한국인 육사 생도 4명도 임관을 했다. 이중 프랑스에서 유학한 김용우 소위는 김장수 육군참모총장의 장남이다.●`부자 육사동기생´ 3쌍 탄생 유준호·서진석·양희식 소위는 각각 29년 선배인 육사 33기 유경빈·서한필·양윤모 현역 대령의 아들로,‘부자(父子) 육사동기생’ 3쌍이 탄생했다. 오동진 소위는 오동환 대위(육사 57기)의 동생으로, 형제 육사 동문도 4명이 배출됐다. 육사는 이날 임관식에서 총 214명의 신임장교를 배출했는데, 이중엔 여성 장교 17명도 포함돼 있다. 서동현 소위와 문권 소위가 각각 대통령상과 국무총리상을 받는 등 모두 25명의 신임장교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아버지·형 보고 군인의 길 각오”

    “아버지·형 보고 군인의 길 각오”

    “충성, 육군 소위 양휘모, 임관을 명 받았습니다.”“충성, 육군 소위 양현모, 임관을 명 받았습니다.” 28일 경기도 성남시 학생중앙군사학교 연병장에서 똑같은 얼굴의 쌍둥이 아들로부터 잇따라 거수경례를 받은 아버지 양승국(54)씨는 감격에 겨운 표정으로 두 아들을 부둥켜안았다. 옆에 서 있던 형 윤모(29)씨도 “축하한다.”는 말과 함께 동생들의 어깨를 연신 두드렸다. 이들은 학군 장교 역사상 최초로 ‘4부자 장교가족’이란 진기록을 세운 주인공들이다. 아버지 양씨는 3사 10기 출신의 예비역 육군 소령이며, 형 윤모씨는 3사 34기 출신으로 현재 76사 포병대대에서 육군 대위로 복무중이다. 임관식장에서 휘모씨는 “아버지와 형을 보고 자연스럽게 군인의 길을 마음에 담게 됐다.”고 말했다. 2006년도 학군장교(ROTC) 44기 임관식이 거행된 28일 경기도 성남 학생중앙군사학교에서는 이들 말고도 눈길을 끄는 임관 장교들을 만날 수 있었다. 해병대 송지훈 소위는 예비역 육군 중위인 아버지 송명철(52·14기)씨와 현역 해병 대위인 형 창훈(24·42기)씨를 합쳐 ‘3부자 ROTC 출신’이라는 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송 소위는 “자식을 군에 보낸 부모님 마음처럼 따뜻하고 자상한 소대장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해군의 한성의·성재(24·목포 해양대) 소위도 식별이 거의 불가능한 일란성 쌍둥이다. 후보생 기간 이들을 구별하기 위해 훈육관들이 동생의 얼굴에 점을 찍어둘 정도였다고 한다. 또 동생의 실수 때문에 애꿎은 형이 대신 얼차려를 받은 웃지 못할 에피소드도 있었다. 이밖에 육군의 이정민(23·인제대) 소위는 교육기간중 정보처리기능사 자격증을 포함해 무려 18개의 자격증을 취득했고 김종오(23·호남대) 소위도 인터넷정보검색사 자격증을 포함해 16개의 자격증을 따내는 기염을 토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Hi - Seoul 잉글리시

    #1. 혼혈인 군대 입대 가능 Koreans with a mixed heritage born later than 1987 are allowed to enter the military for the first time this year. 1987년 이후 출생 혼혈인들도 올해부터 처음으로 군대에 입대할 수 있게 됩니다. In accordance with the law,the volunteers would become active service members or perform alternative duties to benefit the country. 혼혈인들은 개정된 병역법 시행령에 따라 본인이 원할 경우 현역사병이나 공익 근무 요원으로 복무할 수 있습니다. Until now,Military Manpower Administration believed the mixed-bred people would not successfully adapt themselves live in the barracks due to their differences in appearance and skin. 지금까지 국방부는 겉모습과 피부색이 다른 혼혈인의 군대 적응 여부를 우려해 제2 국민역으로 판정했었습니다. But MMA decided to remove the restriction out of concerns that this prejudiced assumption could lead to another. 그러나 이번에 더 많은 차별을 낳을 이번 규제를 없애기로 했습니다. #2. 집안일 도우미 로봇 등장 Robots that can perform house chores such as cleaning, reading books and teaching beginner-level English to children will be available to the public starting October. 청소하거나 아이들에게 책 읽어 주기, 기초 영어 가르쳐 주기 등의 기능을 가진 집안일 도우미 로봇이 10월부터 시판될 것으로 보입니다. The robots will cost about one million won each. 로봇의 가격은 대당 100만원선이 될 예정입니다. In March and July prototypes will be made and 650 household with broadband network will be selected and will be supplied the robots. 정통부는 우선 3월과 7월 각각 시제품을 내놓고, 초고속 인터넷 네트워크가 설치된 650가구를 선정해 배포할 예정입니다. ●어휘풀이 *heritage 혈통 *volunteer 자원자 *alternative 대안의 *adapt 적응시키다 *barracks 병사(兵舍) *restriction 규제 *prejudice 편견(을 갖게 하다) *beginner-level 초보적인 *available 이용가능한 *cost (비용이)∼들다 *prototype 시제품 *household 가구 ■ 제공 tbs 교통방송, FM 95.1 MHz, ‘Hi Seoul’(9:06∼9:09), ‘I Love Seoul’(21:06∼21:09)
  • “나라보다 가정을 지키고 싶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등에서 테러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군 당국이 장교 부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라크 전쟁 등이 장기화되면서 전역해 집에 돌아가려는 장교들이 많아 이들을 붙잡기 위해 장학금과 고속 승진 등 갖가지 인센티브를 내놓고 있지만 장교 부족 사태가 쉽게 해결될 전망을 보이지 않고 있다. 내년에 새로 창설되는 전투 여단을 이끌 지휘관 등 현역 장교가 3500명 정도 부족해질 전망이라고 워싱턴 포스트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대위에서 대령까지의 지휘관은 7% 정도, 특수직 종사자는 15∼50%가 모자라게 된다. 이같은 장교 부족을 부른 첫째 원인은 9·11 테러가 일어나기 10년 전인 1990년대 초 너무 작은 수의 장교만 뽑았다는 데 있다. 그후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전쟁을 잇따라 벌이면서 비행과 통역, 정보 분야의 숙련된 장교가 많이 필요해졌다. 특히 헌병과 대민 업무를 담당할 인력 수요가 급증했다. 이에 따라 미군은 이미 전역한 장교 수백명을 다시 불러들여 부족한 수요를 채우고 있다. 그러나 이라크에서 복무한 경험이 있는 장교들은 여간해서 소집에 응하려 하지 않는다는 데 당국의 고민이 있다. 복무 중인 장교들마저 버티지 못하고 하나둘씩 가족들 곁에 돌아가길 원하고 있어 당국의 걱정을 키우고 있다. 전역 희망자는 지난 2004년 갑자기 평년 수준을 웃돌더니 이후 계속해서 늘고 있다. 정보 장교로 이라크에서 두번 순환근무를 한 애덤 스미스 대위는 “이제 아내와 정상적인 삶을 살고 싶다.”며 전역을 결정했다.2년간의 이라크 근무 동안 10개월간 고국에서 지낸 그는 “실은 이라크가 집이었고 열달을 카슨 요새에 파견됐다.”고 농담조로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있던 부대에서만 40%가량의 장교가 고통스럽게 전역을 결심했다.”고 전했다. 프랜시스 하비 육군부 장관은 “그들을 붙들어매는 방법은 획기적인 인센티브뿐”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내놓은 ‘당근’이 3년을 추가로 복무하면 1년간 대학원에서 공부할 수 있는 장학금 전액을 지급한 것이다. 종전 400명이던 수혜 대상도 600명으로 늘렸다. 또 과거와 달리 보병과 야전군 장교들도 전장 순환 중에 교육 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미군은 일반 기업처럼 승진 연한을 줄여주는 방안도 도입했다.2년 전에는 소위와 중위가 대위 계급장을 다는 데 42개월이 걸렸지만 지금은 38개월이면 족하다.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현역병 건강검진 이르면 연말 의무화

    현역 사병들에 대해 건강검진을 의무화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13일 “군 복무 중 질병이 발생한 사실을 모르고 전역했다가 질병이 악화돼 사망하는 사례를 막기 위해 복무 중 건강검진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르면 올해 말부터 군 병원 및 민간 병원에서 건강검진을 실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국방부는 양질의 의료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대학병원급의 조교수급 이상으로 3년 이상 근무한 경력자를 영관급 장교로 임용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우울증 환자 軍복무 면제

    우울증 환자 軍복무 면제

    앞으로 갑상선 기능저하증을 앓고 있는 사람은 군 복무가 면제된다. 반면 위궤양 또는 십이지장궤양이 있더라도 심각한 정도가 아니라면 현역으로 군대에 가야 한다. 국방부는 24일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징병신체검사규칙’ 개정안이 다음달부터 적용된다고 밝혔다. 병역 회피에 악용될 소지가 있거나 의료기술의 발달로 치료 가능성이 높아진 질환 12개는 기준을 강화하고, 심각성이 새롭게 인정된 희귀성 난치 질환 14개는 완화했다. 개정된 규칙에 따르면 갑상선 기능저하증, 강직성 척추염, 양안 망막박리로 수술한 경우나 비뇨생식기계 결핵으로 합병증이 있는 경우, 양측 정류고환으로 합병증이 있는 경우 등은 기존에 현역 또는 보충역 대상이었으나 다음달부터는 면제받게 된다. 이와 함께 기관지 확장증으로 3회 이상 치료받았거나 기관지 천식이 악화돼 최근 1년 이내 3회 이상 입원치료를 한 경우나 우울·기분장애 및 신경증적 장애로 입원경력이 1개월 이상일 경우 등도 면제 대상이다. 반면 흉터자국이 심한 켈로이드성 반흔, 손가락이 6개 이상인 수지과다증이지만 기능장애가 없는 경우, 팔 관절 회전이 30도 이내에서만 가능한 경우 등 7개 항목의 경우는 기존엔 보충역 판정을 받았지만 앞으로는 현역으로 복무해야 한다. 레이노드 증후군으로 합병증이 없는 경우나 비루관 협착은 기존의 면제에서 보충역 대상으로 강화됐다. 병역면탈용으로 악용돼 온 사구체신염과 눈의 굴절이상, 건선 등의 피부질환 등은 면제 대상으로 유지하되 판정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하기로 했다. 자세한 내용은 국방부(www.mnd.go.kr)나 병무청(www.mma.go.kr) 홈페이지에서 열람할 수 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논술 길라잡이] 시사 키워드/대체복무제 논란

    [논술 길라잡이] 시사 키워드/대체복무제 논란

    지난 6일 안모(20)씨가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입영을 기피, 병역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구속됐다. 지난해 12월26일 국가인권위원회가 국가기관으로서는 처음으로 양심적 병역거부권을 인정하고 정부와 국회에 대체복무제 도입을 권고한 이후 나온 첫 형사처벌이었다. ●병역거부 실태 우리나라에서 양심의 자유를 이유로 병역의무를 거부한 최초의 사례는 1939년 여호와의 증인 신자 38명이 병역법위반으로 체포되면서 나왔다. 이런 젊은이들은 한해 평균 600∼700명이다. 대부분 특정종교의 신도들로 현행 법에 따라 처벌받는다. 이로 인한 수감자는 1100여명이라는 게 국방부 설명이다. 앙골라, 싱가포르 등 7개국에 70여명이 같은 이유로 수감된 것에 비하면 많은 숫자다. 이와 관련, 현재 국회에는 대체복무제 도입을 골자로 한 병역법 개정안이 발의된 상태다. 종교·양심상의 이유로 집총이 수반되는 병역을 거부하는 이들에게 징역대신 보충역인 사회복지요원으로 복무할 수 있도록 하자는 법안이다. 근무기간은 현역병 근무기간의 1.5배인 36개월로 이 기간동안 현 공익근무요원들의 업무나 소방업무 등을 시킨다는 것이다. 하지만 “나라를 지키는 것이 양심”,“인권보다 국가가 우선”이라는 등 인권위 권고에 비판적인 여론이 압도적인 상황이다. ●사법부, 헌재판단은? 서울남부지법에서 2004년 5월21일 종교적 병역 거부자 3명에 대해 처음으로 무죄선고를 내렸다. 하지만 대법원은 그해 7월 “양심의 자유가 국방의 의무에 우선할 수 없다.”며 이들에게 유죄를 확정한 바 있다. 헌법재판소도 그해 8월27일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한 병역 거부를 허용하지 않는 현행 병역법 제88조 1항에 대해 ‘합헌’결정을 내렸다. ●양심의 자유냐, 병역의무냐? 대체복무제와 관련해서 알아야 할 것은 헌법과 병역법 관련 조항이다. 헌법 제19조에는 ‘모든 국민은 양심의 자유를 가진다.’고 되어 있다. 반면 병역법 제88조는 정당한 사유없이 입영하지 않으면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유엔인권위원회는 1997년 종교적 병역 거부자를 어떠한 정치·종교적 이유로도 차별해선 안 된다고 결의했다. 정부는 ‘병역의무 우선’이라는 입장에 아무런 변화가 없다. 대체복무제 도입을 국가인권위에서 권고했음에도 불구하고 양심적 병역거부자라는 안씨를 구속한 것도 이 때문이다. 여기에는 현행 병역법말고도 무시할 수 없는 국민정서가 깔려 있다.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병역의무를 거부하도록 허용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예외를 두면 모든 국민이 병역의무를 진다는 개병주의 원칙이 무너지고 병력자원 확보도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반면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은 이같은 논리를 반박한다. 양심의 자유는 법에 우선하는 최우선적인 인권이라는 것이다. 때문에 개인의 양심이 허락하지 않는 일을 국가가 안보논리를 내세우며 무조건 강요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대체복무제는 이런 논리의 연장선상에서 생각할 수 있다. 개인의 양심의 자유도 존중하고 국방의무도 지키는 절충책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들어 정부에서도 미묘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윤광웅 국방부 장관은 지난 6일 정례 브리핑에서 양심적 병역거부로 인한 대체복무와 관련,“올해 민·관·군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이른바 정책공동체를 만들어 연구한 뒤, 시행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혀 주목됐다. ●외국은? 현재 우리나라처럼 징병제를 실시하는 나라는 80여개국. 이 가운데 법적으로 대체 복무제를 도입한 나라는 독일 러시아 오스트리아 타이완 이스라엘 등 30여곳이다. 대체복무는 사회봉사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어떻게 해야 하나? 대체복무제 도입에 대한 찬반논란은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우선 국가입법이나 정책은 그 시대상황과 사회적 여건, 국민정서의 결집체라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는 병역제도도 마찬가지다. 병역법 개정안이 나온 것이나 국방부에서 감군방안을 발표한 것은 그러한 사례다. 남북한 이산가족 상봉이나 금강산 관광 등도 과거에는 생각할 수 없는 일이었다. 이런 점에서 인권위 권고안은 사법부의 판단과 별개로 상징적인 의미가 적지않다 할 수 있다. 대체복무제 도입에 긍정적이라면 도입시 예상되는 문제점에 대한 지적도 잊지 말아야 한다. 일부 사회지도층 자식들의 불법적인 병역면제나 비리사건으로 인해 군복무 판정에 대한 국민적 불신감이 팽배한 현실에서 대체복무제가 도입될 경우, 불신만 조장하는 우를 범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해야 한다.‘양심적 병역거부’라는 표현과 ‘종교적 신념에 따른 병역거부’라는 표현 중 어느 것이 더 객관적인지에 대해서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포인트 양심의 자유와 국방의 의무가 충돌할 경우, 어떻게 해야 하나?대체복무제를 둘러싼 논란을 짚어본다.
  • 尹국방 “대체복무제 연구”

    尹국방 “대체복무제 연구”

    윤광웅 국방부장관은 6일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제 도입 논란과 관련,“민·관·군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정책공동체’를 만들어 신중하게 연구한 뒤 시행시기를 건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여론조사에는 이 제도 도입에 대해 우려하는 것으로 나오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면서 “(도입이 시기상조라는) 기존 입장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는 국가인권위원회의 대체복무제 도입 권고에 사실상 부정적 입장을 밝힌 셈이어서 논란이 확대될 전망이다. 윤 장관은 특히 “올해는 이 제도에 대한 연구를 해보겠다는 것”이라고 말해 도입에 대한 가부간 결정은 내년 이후로 장기화될 것임을 시사했다. 한편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달 양심적 병역거부권을 인정하고 대체복무제 도입을 권고한 이후 처음으로 병역거부자가 구속돼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6일 지난해 11월 22일 충북지방병무청으로부터 현역입영 통지서를 받고도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입영을 거부한 안모(20·서울 마포구)씨를 병역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 관계자는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한 것은 대체복무제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아직 이뤄지지 못한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구속영장을 발부한 서울 서부지법 이석웅 판사는 “병역거부자는 실형 선고가 확실하기 때문에 구속하는 것이 원칙”이라면서 “인권위의 결정은 알고 있지만 관례대로 영장을 발부했다.”고 말했다. 김상연 김기용기자 carlos@seoul.co.kr
  • “31㎏ ‘필승감량’ 성공하니 임관이네요”

    3일 임관한 제 115기 공군사관후보생 가운데 장교가 되기 위해 몸무게를 무려 31㎏을 필사적으로 감량하는 등 이색 졸업자가 적지 않아 화제를 모았다. 공군에 따르면 이병훈(24) 소위는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키 187㎝에 몸무게 126㎏이었다. 현역이 되기 위한 몸무게 상한선인 113㎏을 맞추기 위해 꾸준한 식사조절과 헬스로 지난해 9월에는 110㎏으로 무려 16㎏ 감량에 성공했다. 이 소위는 “훈련기간에 규칙적인 훈련과 체계적인 체력단련으로 지금은 몸무게가 15㎏ 더 줄여 95㎏”이라고 가볍게 웃었다. 김정훈(23)·박장진(26)·김현(26) 소위는 미국 시민권이나 영주권을 갖고 있어 군복무 의무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공군장교로 자진 입대한 케이스다. 김정훈 소위는 미국에서 태어난 데다 습관성 어깨 탈골이 있는데도 자원입대했고, 김현 소위도 1989년에 미국으로 이주해 영주권을 갖고 있다. 박장진 소위는 1995년에 미국으로 이주해 시민권을 갖고 있으며 미국 하버드대 안보정책 석사를 마치고 입대했다.이들은 “공군 장교로서 나라를 지킬 기회가 주어져 기쁘고 앞으로 군 복무에 최선의 각오를 다해서 건강하고 믿음직스러운 공군인이 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행정고시 16명, 기술고시 4명, 외무고시 1명 등 고시에 합격해 정부 부처에 근무하다 공군 장교가 된 이가 모두 21명이었다. 하버드대, 베이징대 등 외국의 명문대 출신자는 16명이었고, 러시아어·아랍어 등에 능통한 어학특기자는 25명이었다. 이날 경남 진주의 공군 교육사령부 연병장에서 김성일 참모총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제115기 공군사관후보생 임관식이 열려 228명의 신임 장교가 배출됐다.공군사관후보생은 대학 출신으로서 3년간 군복무를 대신하는 것으로, 이른바 ‘학사장교’라고 볼 수 있다.대부분 지상 근무 요원이며, 그중 별도 시험을 거친 일부만 조종사 훈련을 받게 된다.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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