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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중음악 ●2011 이승기 희망 콘서트 12월 10일 오후 7시, 11일 오후 5시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배우나 MC가 아닌 노래하는 가수로서의 이승기를 만날 수 있는 콘서트. 최근 발매한 5집 앨범을 비롯해 발라드, 댄스, 록, 트로트까지 다양한 무대를 선보인다. 5만 5000~13만 2000원. 1544-1555. ●이승철 크리스마스 콘서트 ‘리퀘스트 쇼’ 12월 22~25일 오후 8시 서울 삼성동 코엑스홀 D. 팬들의 신청곡으로 꾸며진다. 뒤쪽 관객의 시야를 위해 계단식 좌석이 설치된다. 유아놀이방도 준비돼 있다. 7만 7000~13만 2000원. 1544-4997. 클래식·국악 ●플루티스트 박지은&마타도르 기타 콰르텟 27일 오후 7시 서울 삼성동 올림푸스홀. 서울시향 플루트 수석 박지은과 한국예술종합학교 선후배(고의석, 김진택, 김현규, 박종호)로 이뤄진 4중주 실내악단 마타도르 기타 콰르텟의 협연. 4만 4000~5만 5000원. (02)6255-3270. ●안수련 해금 독주회 30일 오후 7시 30분 서울 여의도 우리예술문화원 여의도소극장. 국립국악관현악단에서 해금을 맡고 있는 안수련이 지영희류 해금산조는 물론 팝송과 창작곡까지 들려준다. 5만원. (070)8827-2771. 미술·전시 ●박경선&정성원 개인전 12월 11일까지 서울 평창동 가나컨템포러리. 젊은 신진 작가들을 집중 발굴하는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인간과 동물의 모습을 통해 인간의 상처를 치유하려는 두 작가의 노력을 엿볼 수 있다. (02)720-1020. ●정헌조 개인전 12월 3일까지 서울 청담동 유아트스페이스. 극히 단순한 도형을 연필 드로잉으로 그려냄으로써 흑과 백, 물과 불, 채움과 비움이라는 동양적 맛을 풍겨 낸다. (02)544-8585. ●김광문 개인전 12월 22일까지 서울 신사동 갤러리에스피. 다양한 화분과 식물을 정물처럼 배치해 옛 동양화에서 드러난 기명절지(器皿折枝) 느낌이 나는 작품들을 선보인다. (02)546-3560. 연극 ●‘자웅이체의 시대’ 11월 30일~12월 4일 서울 혜화동 연극실험실 혜화동1번지. 플라톤의 ‘향연’에는 남자와 남자, 여자와 여자, 남자와 여자가 한 몸인 이야기가 나온다. 신의 분노를 사서 둘로 나뉜 뒤 늘 자신의 반쪽을 갈망한다. ‘둘’이 함께 해야 완벽한 존재가 될 수 있음을 말하는 작품. 2만원. 1544-1555. ●‘대학살의 신’ 12월 17일~2012년 2월 12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놀이터에서 벌어진 두 소년의 싸움을 원만히 해결하기 위해 가해자 부모와 피해자 부모가 만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다룬 코미디. 3만 5000원~5만원. 1544-1555.
  • 문화부 국립극장장 공모

    문화체육관광부가 오는 국립극장장을 공모한다. 2008년 말 취임한 현 임연철 극장장의 임기는 올해 말 종료된다. 문화부는 내외부 인사들로 국립극장장 선발시험위원회를 구성, 서류와 면접 심사를 거쳐 극장장을 선정한다. 신임 극장장의 임기는 2년으로, 근무 실적이 우수할 경우 5년 범위 내에서 연장 가능하다. 취임은 내년 1월 초로 예정됐다. 아울러 국립극장 산하 3개 단체의 예술감독 임기도 연말에 종료돼 후임 인선이 진행된다. 3개 단체는 국립국악관현악단(예술감독 황병기), 국립창극단(유영대), 국립무용단(배정혜)이다. 신임 예술감독은 극장장이 문화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 임명한다. 이들의 임기는 3년이다.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라이스 “나에게 꺼림칙할 정도로 집착”

    2009년 9월 23일 밤, 미국 뉴욕 유엔총회의장. 리비아 국가원수로서 유엔총회에 처음 참석한 무아마르 카다피는 길고 품이 넓은 화려한 리비아 전통의상을 입고 연단에 올랐다. 그에게 할당된 연설시간은 15분. 그러나 무려 1시간 30분 동안 연단에서 내려오지 않았다. 시간을 초과했다는 주최 측의 메모를 공중으로 던져버리고 준비한 메모를 보며 자신이 하고 싶은 얘기만 속사포처럼 쏟아냈다. “신종 플루는 군사실험실에서 만들어진 생물무기 아니냐.”, “유엔 안보리는 ‘테러이사회’로 불러야 한다.”등 좌충우돌하는 그의 연설이 계속되는 동안 동시통역사가 기진맥진하는 바람에 교체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20일 사망한 카다피는 42년간 리비아를 철권통치하면서 ‘방탄 텐트’ 설치, ‘처녀 보디가드’와 ‘글래머 간호사’ 수행 등 수많은 기행(奇行)으로 지구촌에 ‘큰 웃음’을 선사했다고 미 ABC뉴스 등 외신들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기행의 전매 특허로는 방탄 텐트가 꼽힌다. 카다피는 해외 여행을 할 때마다 베두인족 텐트를 치고 숙박을 해결했다. 방탄 텐트는 너무 무거워 이를 수송하기 위해 별도의 비행기를 띄워야 했다. 그가 직접 뽑은 처녀 보디가드는 세계인의 눈길을 끌었다. 카다피 옆에는 40명의 정예 보디가드가 늘 따라다녔다. 이들은 모두 여성이며, ‘순결 맹세’를 했다고 한다. 서방 언론의 초점이 된 글래머 간호사로서 10여년간 카다피의 간호를 맡았던 갈리나 콜로트니츠카라는 여성은 우크라이나 출신이다. 미 국무장관을 지낸 콘돌리자 라이스에 대한 ‘애정 공세’도 호기심을 자극했다. 2007년 카다피는 라이스를 ‘달링’이라고 불렀고, 2008년 라이스가 트리폴리를 방문했을 때 20만 달러(약 2억 3000만원) 상당의 반지와 류트라는 현악기를 선물했다. 카다피의 숙소가 공개됐을 때 라이스의 사진집이 발견되기도 했다. 라이스는 곧 출간되는 두 번째 자서전에서 “나를 ‘아프리카 공주’라고 불렀다.”면서 “나에게 꺼림칙할 정도로 집착했다.”고 털어놨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지휘자 vs 단원 파열음 KBS 교향악단 파행 왜

    21일 오후 8시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KBS교향악단 관계자들은 공연 직전까지 발을 굴렀다. 플루트 객원수석으로 섭외한 필립 윤트(강남대 교수)가 오후 7시 30분부터 서초동의 또 다른 공연장에서 실내악 연주를 마치고 오기로 했기 때문이다. 금요일 밤이라 KBS 측은 연주자가 도착할 때까지 진땀을 빼야 했다. 전날 여의도 KBS홀에서 있었던 공연도 단원들이 한때 거부에 나서 하마터면 ‘펑크’날 뻔했다. 공연의 감동은 여느때만큼 크지 않았다. 국립교향악단의 후신인 KBS교향악단이 국내 최고 자리를 서울시립교향악단에 내준 것은 불과 10년도 안 됐다. 서울시향이 정명훈 예술감독을 영입하면서 ‘탈(脫)아시아’에 성공한 반면 KBS교향악단은 2004년 이후 상임지휘자를 구하지 못했다. KBS 직원보다 3년 긴 만 61세 정년이 보장되는 데다 평균 5300만원의 연봉, 레슨 등 외부활동 규제도 헐거운 터라 ‘철밥통 교향악단’이라는 냉소가 적지 않다. 지난해 7월 함신익 미국 예일대 교수가 상임지휘자에 취임하면서 힘 겨루기가 다시 시작됐다. 1998년 정 예술감독마저 성에 차지 않아 단원들이 쫓아내다시피 했다는 게 KBS 주변의 얘기다. 게다가 함씨는 대전시향 시절 ‘청바지 음악회’ 등으로 “음악적 깊이보다는 퍼포먼스나 쇼맨십을 우선한다.”는 비판도 적지 않았을 만큼 평가가 엇갈리는 인물이다. 지휘자로 인정하지 않으려는 단원들과, 지휘권을 행사하려는 함씨 간에 갈등이 누적되면서 폭발하기에 이른 것. 한 클래식 기획사 관계자는 “단원들의 모럴해저드가 분명하지만 (함씨의) 임명 과정에 정권 실세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등 루머가 적지 않았던 만큼 예고된 인재(人災)”라고 지적했다. A교향악단 관계자는 “현악기 재배치는 지휘자의 고유 권한이다. 그런 조치들을 설득하지 못하는 운영조직의 전문성 부재가 더 문제”라면서 “지휘자 한 명 바꿔서 될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재숙 KBS시청자사업부장은 “과다한 외부 레슨에 나선 단원들에 대한 징계가 갈등을 촉발한 것 같지만 사실은 현악 파트 재배치가 본질”이라면서 “한해 93억원의 시청료로 운영되는 교향악단 단원들의 지금 같은 행태는 곤란하다.”고 비판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미스코리아 이하늬 친언니 이슬기, 가야금 단독공연 개최

    미스코리아 이하늬 친언니 이슬기, 가야금 단독공연 개최

    미스코리아 출신 방송인 이하늬의 친언니인 이슬기가 오는 28일 금호아트홀에서 단독공연을 갖는다. 이슬기는 중요무형문화재 23호 ‘가야금산조 및 병창’ 보유자인 어머니 문재숙과 가야금 전공인 이하늬와 함께 외국에서 활발한 공연활동을 해 왔다. ‘그리고 그리다’라는 제목으로 펼쳐지는 이번 단독 콘서트는 다양한 인간의 삶을 반영한 시조 8수를 주제로 가야금과 현악사중주 앙상블 창작곡들로 이뤄진다. 특히 평소 대중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은 시조를 소개하고 선보여, 우리 시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불러일으킬 뿐 아니라 시조에 숨겨진 해학과 풍자를 미디어 아트로 쉽게 표현해 관객들의 공감대를 이끌어낼 것으로 기대된다. 또 기존의 국악과 서양 현악기와의 자연스러운 조화를 괴하고, 가야금 연주자로서만이 표현할 수 있는 국악적 느낌을 한껏 살린 이슬기 본인의 자작곡도 소개될 예정이다. 이슬기의 ‘그리고 그리다’ 가야금 단독 공연은 오는 28일 금요일 저녁 8시 금호아트홀에서 열리며, 예매는 인터파크, 티켓링크, YES24에서 가능하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부산서 세계 최대 불꽃쇼 열린다

    부산서 세계 최대 불꽃쇼 열린다

    제7회 부산세계불꽃축제가 오는 21일부터 아흐레 동안 광안리해수욕장에서 세계 최대 규모로 열린다. ‘2011 위대한 비상! 부산’을 주제로 한 이번 불꽃 축제에는 지난해보다 3만발이 늘어난 무려 16만여발의 불꽃이 가을밤 하늘을 화려하게 수놓는다. 조직위원회는 올해 부산세계불꽃축제가 지난해 3일에서 9일로 기간이 대폭 늘어나 체류형 문화 관광 축제로 전환하는 등 외국인 관광객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고 12일 밝혔다. 또 안전 대책 및 조기 입장 관람객을 위한 식전행사도 보강했다고 덧붙였다. 올해는 300만명의 국·내외 관람객이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불꽃축제는 첫날인 21일 ‘사랑 나눔 패션 대축제’를 시작으로 28일 ‘한류 콘서트 공연’까지 이어진다. 22일에는 부산세계불꽃축제의 특별 이벤트인 ‘해외불꽃경연대회’가 열린다. 미국, 폴란드, 일본, 중국 등 국외 유수의 불꽃업체 4개 팀이 참가해 다양하고 특색 있는 불꽃쇼를 연출한다. 29일에는 불꽃축제의 하이라이트인 ‘최첨단 멀티 불꽃쇼’가 50분간 연출되는데 국내 최장 길이인 1㎞ 나이아가라 연출, 국내 최대 크기인 25인치(63.5㎝) 타상연화 연출, 5m 크기의 대형 불새를 비롯한 7마리의 희망 불새 등 다양한 캐릭터 불꽃으로 지난해보다 한층 더 화려하고 감동적인 불꽃쇼를 선보일 전망이다. 또 22일과 29일에는 조기 입장객을 위한 키다리 피에로 등의 거리 공연과 아카펠라, 전자 현악 연주 등이 있으며 행사 종료 후에는 중앙 무대의 축하 공연이 이어진다. 이 밖에 문화행사 기간(22~27일) 중 외국인 관광객 및 시민들에게 볼거리, 즐길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주간에는 널뛰기, 그네뛰기, 제기차기 등 체험 민속 공연을, 야간에는 야외 오페라(투란도트)·국악·관악·힙합 공연 등을 기획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강남구, 임산부 위한 특강

    강남구는 8일 오전 10시 삼성2문화센터 대강당에서 임산부와 가족을 위한 특별한 음악회와 특강을 개최한다고 6일 밝혔다. 행사는 풍요와 수확의 달인 10월과 임신기간인 10개월을 상징하는 ‘임산부의 날’(10월 10일)을 앞두고 임산부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사회 분위기 확산을 위해 마련한 것이다. 1부는 ‘아기가 좋아하는 음악’과 ‘시대별로 듣는 클래식 음악’, ‘다시 들어도 좋은 영화 음악’ 등 산모의 마음을 안정시켜 주고 태아의 감성과 감각 발달에 도움을 주는 현악 4중주와 성악으로 구성한 ‘임산부 배려 음악회’로 꾸민다. 2부는 ‘엄마랑 아기랑 통(通)하다’라는 주제로 아기가 무엇을 원하는지 쉽게 알 수 있도록 ‘베이비 사인’을 배우는 시간을 준비했다. 행사장 밖 홀에서는 ‘임신 체험 조끼 입어보기’, ‘모유수유에 대한 질의응답(Q&A)’, ‘아기모형으로 수유 자세 해보기’ 등 부대행사도 진행된다. 구는 저출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예비 부부와 예비 산모를 위한 건강검진, 태교법, 산전체조, 라마즈분만법, 신생아 돌보기, 산후 우울증 등 출산 준비교실, 모유수유 클리닉 정책 등 출산 준비에서 산후관리까지 적극 지원하고 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노원구청 가면 세계 악기들 多 본다

    노원구는 15일까지 구청 2층에서 각 나라의 다양한 악기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세계악기전시회’를 연다고 3일 밝혔다. 특히 18세기경 가곡의 왕 슈베르트가 작곡을 위해 항상 지니고 다녔다 해서 불린 ‘슈베르트 기타’도 선보인다. 전시회에서 주목할 것은 독일의 ‘베이스 루트’, 영국의 ‘포터블 오르간’ 등 30여개 국가의 현악기와 타악기, 관악기 등 200여점의 악기를 선보인다는 점이다. 전시 악기는 제작된 지 50년에서 최고 200여년 된 것들이다. 당시 슈베르트의 기타를 제작한 제작자의 다른 기타도 전시된다. 특히 전시회 악기 중 영국의 ‘포터블 오르간’은 현재 교회에서 사용하는 대형 파이프 오르간의 시조다. 이 악기는 뒷부분에 바람을 넣을 수 있는 주름 튜브가 있어 한 사람이 지속적으로 바람을 넣어줌으로써 연주자가 연주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또한, 젬베와 봉고는 아프리카의 대표적인 타악기로 치는 부분마다 다른 소리를 냄으로써 다양한 리듬으로 연주할 수 있다. 젬베는 슈퍼스타K 시즌3에서 이건율이 사용하던 악기라서 더 많은 관심을 끈다. 악기를 직접 두드리고 소리를 내는 체험공간도 마련돼 있다. 또 악기를 배경으로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포토존도 운영한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문화마당] 그들을 ‘춤추게’ 하라/조혜정 중앙대 예술대학원 교수·영화평론가

    [문화마당] 그들을 ‘춤추게’ 하라/조혜정 중앙대 예술대학원 교수·영화평론가

    해외에서 K팝(K-Pop)을 좋아하는 세계인들이 부쩍 늘고, 국내에서도 ‘슈퍼스타 K’나 ‘나는 가수다’ 같은 가요 오디션 프로그램이 경쟁적으로 등장하면서 대중음악은 그 어느 때보다 대중의 관심을 끌고 있다. 물론 이러한 관심이 산업에 긍정적으로 연계될지는 추이를 더 지켜봐야겠지만, 대중음악이 대중문화의 중심에 진입하고 있는 현상만큼은 대세인 듯하다. 그런데 정작 우리의 음악 국악은 아직도 대중의 관심에서 멀다. 당연히 대중음악과 국악을 단순 비교할 수는 없다. 국악에는 크게 정악과 민속악이 있고, 정악이 클래식에 해당된다면, 민속악은 포크나 팝음악에 해당하지만, 정악이나 민속악이나 클래식과 팝의 생활화·대중화에 비한다면 인지도나 현황은 한참 떨어지기 때문이다. 대중에게 국악은 그저 문묘제례악과 같이 근엄한 의식이나 행사에 쓰이거나, 판소리처럼 명절 분위기를 띄우고, 이따금 TV에서 전통문화 공연을 방송할 때 접할 수 있는 음악 장르일 뿐이다. 어떤 예술 분야든 그것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좋은 작품과 예술가, 그들을 발견하고 지지하는 후원자, 그리고 작품을 소비(향유)하는 대중이 있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국악은 아직 갈 길이 먼 것 같다. 물론 전문가의 분석과 평가가 필요한 부분이지만, 적어도 작품을 소비(향유)하는 대중이 형성돼 있지 않다는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근래 국악의 정태적이고 고답적인 분위기를 바꾸면서 대중에게 특히 젊은 계층에 다가가려는 시도들이 발견된다. 클래식이나 대중가요와의 융합 혹은 협연을 비롯해 사물놀이나 비보잉과의 접목, 드라마나 영화음악으로서의 현대적 국악 등 이른바 퓨전, 장르의 융합 혹은 통섭의 형태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가야금으로 연주한 파헬벨의 ‘캐논 변주곡’은 우리 전통 악기가 서구의 클래식 음악을 얼마나 은근하고 정감 있고 신비롭게 표현해 내는지 보여 준다. 영화 ‘서편제’에서 송화(오정해)의 먹먹하고 절절한 소리가 당시 판소리에 대한 관심을 온 나라에 환기시켰고, 드라마 ‘동이’에 삽입된 해금 연주곡 ‘천애지아’는 또 얼마나 애절하게 극의 분위기를 이끌었던가. 그래서 이후 백화점 문화센터 등에 해금 강좌가 늘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이와 같이 우리 음악에 대한 관심과 기호는 어떻게 대중에게 다가가느냐에 따라 엄청나게 수요가 촉발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며칠 전 보았던 국악 공연 ‘춤추는 관현악’은 그런 의미에서 국악이 대중에게 다가가는 또 하나의 흥미로운 사례일 것이다. ‘춤추는 관현악’은 중앙국악관현악단의 기획 공연으로서 기존 국악 관현악 편성에 디지털 악기 음원을 보태고, 소리와 랩을 추가한 형태다. 독특한 것은 이들의 공연이 타이틀처럼 춤을 추며 연주한다는 것이다. 기존에 형성된 국악의 엄숙하고 장중하고 정태적인 분위기는 춤과 퍼포먼스에 의해 흡사 ‘난장’과도 같은 활력 넘치는 장이 됐다. 종래 ‘듣는’ 연주에서 ‘보는’ 연주, ‘춤추는’ 연주로 바뀌면서 객석과 함께하는 연주가 된 것이다. 베네수엘라의 청소년교향악단 ‘엘시스테마’의 공연에서 지휘자 구스타보 두다멜과 악단이 춤추며 연주하고 관객이 흥겹게 호응하던 것이 무척 인상적인 기억으로 남아 있는데, 그 분위기를 우리 국악 공연에서 보게 됐다는 게 흥미롭고 신선했다. 물론 자칫 이러한 시도들이 아직 낯설고 공연을 산만하게 만드는 부분도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인상적이었던 것은 연주자들이 끊임없이 관객과 함께하려는 의지였다. 그들은 춤을 추기 위해 보면대를 아예 설치하지 않았다. 이는 악보를 다 외우지 않으면 가능하지 않은 일이다. 그만큼 그들의 소통 노력과 의지는 강했다. 그래서 차라리 공연장 형태를 스탠딩으로 했으면 더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있다. 적어도 연주장의 절반은 좌석을 치우고 관객이 연주에 맞춰 혹은 흥에 겨워 함께 박수 치고 춤출 수 있도록 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관객을 춤추게 하는 것. 어쩌면 그것은 국악이 대중에게 살갑게 다가가는 상징적 시그널이 아닐까.
  • ‘건대 음악영재’ 22일 데뷔

    서울시가 지원하는 음악 장학사업인 ‘건국대 음악영재교육원’ 재학생들이 데뷔 연주회를 갖는다. 건국대는 22일 오후 7시 30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 ‘2011 서울시 음악영재 콘서트’를 연다고 20일 밝혔다. 2011년 음악교육신문사 콩쿠르 중등부 1위에 입상한 한승진(15·피아노)군을 비롯해 12개 팀이 피아노와 관현악을 연주한다.(02)456-7240.
  • [김문이 만난사람] 국악음반 국내 최초 그래미상 후보 올린 악당이반 김영일 대표

    [김문이 만난사람] 국악음반 국내 최초 그래미상 후보 올린 악당이반 김영일 대표

    누가, 그리고 또 누가 물었다. 국악 녹음을 위해 전국을 떠돌아다니는 사나이에게 국악이 무엇이냐고 말이다. 사나이는 망설임도 없이 늘 “이 땅에서 국악은 모르는 음악이 아니냐.”고 반문한다. 그럴 것이 국악 음반을 만들어 본들 국내에서 겨우 수십장 정도 팔리는 현실을 너무나 잘 알기 때문이었다. 특히 요즘 ‘케이팝’(K-POP)이 대세인 상황에서 국악에 대해 관심을 갖거나 환호할 리 만무할 터. 월드뮤직의 흐름 또한 ‘영·미 팝’을 따라 하는 분위기여서 더욱 그렇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나이는 오래전부터 홀로 심산유곡에 내려앉은 국악 가곡을 일구고 찾아나섰다. 가곡은 우리 고유의 정형시인 시조를 노랫말로 하는 한국의 전통 성악곡으로 가야금, 거문고, 대금, 피리, 해금, 단소, 장구 등의 관현악 반주에 맞춰 부르는 아정(雅正)한 노래다. 사나이는 이러한 가곡을 좇아 전국 팔도를 누비며 녹음 원본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러기를 15년. 지성이면 감천일까. 이달 초 사나이는 우연히 자신의 이메일을 열었을 때 ‘와~’ 하는 환호성을 절로 내뱉었다. “당신이 보낸 ‘정가악회 풍류Ⅲ-가곡’이 제54회 그래미상 후보에 올랐습니다.”라는 짤막한 내용이었다. 사나이는 뛸 듯이 기뻐하며 외쳤다. “말로만 듣던 그래미상, 드디어 이제부터 시작이야. 내년에는 국악과 클래식에도 도전해야지!” 그래미상은 영화 아카데미상에 견줄 만한 세계적 권위의 음악상이다. 그래미(Grammy)는 축음기를 뜻하는 그래머폰(Gramophone)의 애칭으로, 미국 레코드 예술과학아카데미(NARAS)가 해마다 우수한 레코드와 앨범을 선정해 주는 상이다. 5000여명의 심사위원이 수차례에 걸쳐 투표를 해 선정한다. 수상자에게는 나팔관이 부착된 축음기 모양의 기념패가 주어진다. 대상은 레코드, 앨범, 가곡, 신인 등 4개 부문이며 녹음기술, 재킷, 디자인 부문까지 세세한 항목으로 나뉜다. ‘정가악회 풍류’는 ‘월드뮤직’과 ‘녹음기술’ 등 동시에 2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이는 국내 음반 사상 처음있는 일이며 특히 소외된 국악 음반으로 해냈다는 점이 높이 평가되고 있다. 그렇다면 국악을 그래미상 후보에 올린 주인공은 도대체 어떤 사나이일까. 그래미상은 보수적이며 매우 까다롭기로 소문나 있기에 더욱 궁금해진다. 추석 직전인 지난 9일 서울 성북동에 있는 주식회사 ‘악당(樂黨) 이반’을 찾았다. 조용한 골목에 한옥을 약간 개조한 건물이었다. 가는 도중 내내 궁금했던 것 중 하나가 ‘악당’은 얼추 알겠는데 ‘이반’의 뜻이었다. 김영일(49) 대표가 마중 나오면서 반갑게 인사를 했다. 안으로 들어서면서 슬쩍 ‘이반’이 뭐냐고 했더니 “원래 사진을 했는데 그때가 1학년 1반이라고 하면 음악을 하는 지금은 2학년 2반이다. 굳이 한자로 쓰자면 이롭게 모여서 같이 나누자는 뜻에서 이반(利班)이다.”며 웃는다. 원래 김 대표는 대학에서 사진학과를 나와 일찍부터 초상 작가로 출발했다. 드러내 놓고 활동은 하지 않았지만 그의 실력이 입소문으로 번져 전직 대통령과 내로라하는 많은 재벌 회장들이 그에게 인물 사진을 찍을 정도였다. 연예인과 스포츠 인사 등 유명인들도 그의 카메라 앞에 섰다. 김 대표와 마주 앉으며 ‘악당이반’의 위치가 아주 조용하다고 했더니 “2013년에는 파주 영상문화단지로 이사를 한다.”면서 “그곳에서 음반 제작에 더욱 심혈을 기울일 계획”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이번에 그래미상 후보에 오른 것을 계기로 국악 음반 제작을 위해 거듭 태어나겠다는 새로운 의욕을 밝힌다. “2~3년 전부터 우리들의 (음악) 모습을 보니 케이팝입니다. 오늘 아침에도 음악 정책을 논의하는 회의에 참석했습니다. 저는 국악 제작자여서 그런지 맨 말석에 앉히더군요. 참석자 대부분이 케이팝 얘기를 했습니다. 우리 음악의 앞날을 얘기하는 자리인데 계승 발전시켜야 할 국악은 뒷전으로 밀리고, 참 큰일이구나 싶더군요.” 김 대표는 이런 상황을 씁쓸하게 여기면서 “케이팝이든 대중음악이든, 클래식이나 국악이든 현재 우리나라에 있는 것이라면 모두가 우리의 음악이다. 차라리 케이뮤직(K-Music)이라고 해서 발전성과 지속 가능성에 대해 정책적으로 관심을 갖고 논의해야 하는 시점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국악 발전을 위해서는 “재능 있는 국악인 중에 상 운이 없는 사람들이 많고 국악을 하면서 음반 하나 내지 못한 사람들도 많다. 그들에게 음반 하나를 만들어 주고 기운을 불어넣어 주면 얼마나 신이 나서 노래를 하겠는가.”라고 말했다. 김 대표가 평소 국악에 대해 어떤 열정을 갖고 있는지 짐작이 가는 대목이다. 잠시 숨을 고르는 사이 화제를 바꿨다. 어떻게 해서 그래미상을 노크했을까. “지난 3월부터 무역협회에 정식 등록을 해서 본격적으로 해외 수출을 시작했습니다. 이때 미국에 에이전트를 두었지요. 그 에이전트가 그래미상에 대한 귀띔을 해 주었습니다. 저는 그래미상에 대해 잘 몰랐습니다.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아는 게 전부였지요. 그런데 미국의 에이전트가 제게 틈틈이 정보를 많이 주었습니다. 예를 들면 미국의 온라인과 오프라인 시장에서 반드시 팔리고 있어야 하고, 그래미상 운영자 70%가 유대인이기 때문에 폐쇄적이고 정치적 성향이 있으며, 또 월드뮤직 부문에서 한 개의 상을 준다는 것 등을 전해 들었지요. 결국 에이전트를 통해 신청을 했고 이번에 뜻밖의 소식을 받게 됐습니다.” 까다롭기로 유명한 그래미상 측이 어떻게 해서 우리 국악에 관심을 갖게 됐는지에 대한 그의 설명이 이어진다. “후보에 오른 음반은 전통 가곡 ‘우조 이수대엽’(羽調二數大葉)과 ‘우락’(羽)을 비롯해 ‘태평가’와 ‘편수대엽’ 등 9곡으로 여류명창 김윤서씨의 노래와 국악 실내악단 ‘정가악회’의 연주로 담았습니다. 특히 이 음반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경북 경주 양동마을 관가정의 대청마루에서 녹음을 했지요. 한옥은 말 그대로 맞춤형 스튜디오입니다. 마당 넓은 집에서는 판소리가 어울리고 대청 넓은 집에서는 가곡과 같은 음악이 기가 막히게 어울립니다. 또 한옥의 사랑채와 안채에서는 산조 독주가 어울립니다. 아마 이런 녹음 기술이 이번 ‘서라운드 사운드’ 부문에 오르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원래 그래미상 ‘녹음기술’ 부문 후보에 오르려면 5.1채널(스피커 5개통에다 저음부 1개통)에서 9.1채널 사이에 해당하는 기술이 있어야 한다. 김 대표는 “관가정에서는 5.1채널로 충분했다. 한옥 마당의 울림을 들어 보면 악기가 어디에 놓였는지 알 수 없을 정도다. 훌륭한 자연의 스튜디오였다. 국악은 한옥에서 녹음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번 그래미상의 절차를 보면 지난 8월 말까지 접수해 1차 예선을 거쳐 후보를 정하고 본선(12월 말)을 치른 뒤 내년 2월 시상식을 갖게 된다. 사진을 하던 그가 국악과 인연을 맺은 것은 1994년 한 잡지사로부터 젊은 음악가들의 인물 사진을 찍어 달라는 부탁을 받았을 때였다. “당시 클래식, 재즈, 대중가요, 국악도 있었는데 그중 채수정씨라는 국악인의 사진을 찍게 됐습니다. 저는 카메라를 들었고 채씨는 ‘아서라 세상사 쓸 것 없다~’(단가 편시춘)라고 소리를 했습니다. 도무지 셔터를 누를 수가 없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훌륭하다는 사람들을 많이 찍어 봤지만 그런 적이 한 번도 없었지요. 몸이 얼어붙었다고나 할까요. 결국 사진을 못 찍고 채씨와 차를 한 잔 마시면서 국악에 대해 얘기를 나눴고 저절로 국악에 빠지게 됐습니다.” 이후 녹음기를 들고 전국 각지에 흩어진 소리꾼들을 찾아나섰다. 지리산에 북을 들고 들어가 7년이나 안 나온 배일동씨 등 산자락에서 홀로 가곡을 부르는 외로운 국악인들과 만나 밤을 새우며 이야기하고 소리를 채록하곤 했다. 그렇게 소리 채집자로 8년을 돌아다니다 보니 마스터 테이프가 300장(음반 100장 분량)에 이르렀고, 2005년엔 아예 음반 제작사를 차렸다. 그동안 사진으로 번 돈을 몽땅 투자했다. 팔리든 안 팔리든 상관없이 매년 10여장씩 꾸준히 음반을 제작했고 지금까지 52장의 음반을 냈다. 그는 “국악 음반 100장을 찍으면 판소리는 10장, 산조는 20장 정도 팔린다.”면서 “전망은 밝지 않더라도 그 안에 들어 있는 것 자체가 문화적 가치가 아니냐.”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러한 가치를 들고 매년 그래미상에 도전하겠다는 포부를 밝힌다. 김 대표는 이 밖에 매년 1월 프랑스 칸에서 열리는 미뎀(Midem)이라는 음반 박람회에 5년째 참석하고 있다. ‘성냥팔이 소년’처럼 우리 국악 음반을 들고 묵묵히 세계에 알리고 있는 것이다. 김문 편집위원 km@seoul.co.kr
  • 소설가 김훈·시인 정호승은 왜 KIST에 갔을까

    소설가 김훈·시인 정호승은 왜 KIST에 갔을까

    요즘 서울 홍릉에 위치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직원들 사이에서는 소설 ‘칼의 노래’를 두고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24일 KIST 존슨강당에서 소설가 김훈씨가 강연을 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부터다. 저마다 책장 속에 꽂아두었던 ‘칼의 노래’를 다시 꺼내들고 오래 전에 읽었던 기억을 되살리고 있다. 흔히 과학자는 ‘자신의 분야 외에는 관심이 없는 외골수’로 통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KIST의 분위기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KIST 역시 과거 명사 강연을 개최하려고 해도 무관심한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KIST의 한 책임연구원은 “젊은 연구원들이 항상 실험실에만 틀어박혀서 심지어 뉴스조차 제대로 보지 않는 현실에 대한 자조 섞인 비판들이 많았다.”면서 “무식한 공돌이, 무식한 이공계라는 말을 스스로 입에 달고 살았다.”고 토로했다. 그러던 KIST 내부에서 올해 들어 과학계에 불고 있는 ‘인문학 열풍’을 벤치마킹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기 시작했다. 포스텍, 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 이공계 대학들이 인문학 강의를 강화하고 있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었다. 각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예술가와 인문학자를 불러 생각을 나누자는 것이 기본적인 지향 방향이었다. 지난 3월. 첫 주자로 학문 간 융합을 의미하는 ‘통섭’을 한국사회에 처음으로 소개한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가 연단에 섰다. 최 교수는 “수백년 동안 경제학을 연구해 왔지만 경제위기를 정확히 예측하고 대안을 내놓는 명쾌한 해법은 아직 없다.”면서 “자연과학이나 공학에서도 한 곳만 보고 달린다면 결국 같은 문제에 봉착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4월에 연단에 선 정호승 시인은 연구원들이 고등학교 시절 이후에 접해본 적 없는 ‘시’를 직접 건드렸다. 시를 이해하는 기쁨을 말한 정 시인의 강연은 KIST 구성원들의 가슴에 큰 울림으로 남았다. 기획실 박한라 행정원은 “과학보다 더 딱딱하게 생각하던 시가 왜 낭만적이며, 어떻게 삶의 의미를 담고 있는지에 대해 느끼게 됐다는 의견이 많았다.”면서 “그 후 누구누구를 강사로 만나보고 싶다는 민원들이 접수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김형철 연세대 철학과 교수, 박재희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이원진 구글코리아 사장이 각각 5, 6, 7월에 강의를 이어갔다. 하반기에도 KIST의 인문학 탐구는 계속된다. 9월에는 김정운 명지대 심리학과 교수, 10월에는 류춘수 이공건축 회장, 11월에는 이덕일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장, 12월에는 황병기 국립국악관현악단 감독의 강연이 예정돼 있다. 문길주 KIST 원장은 “과학을 하는 연구원의 합리성에 인문학의 상상력을 결합시켜 새롭게 과학의 지평을 넓히려는 참신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고 최근의 달라진 분위기를 전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선물가게를 지나야 출구’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선물가게를 지나야 출구’

    프랑스인 티에리는 1980년대 초에 미국으로 건너왔다. 그는 옷가게를 운영해 돈을 버는 한편 비디오카메라에 재미를 붙인다. 스스로 집착이라 부를 만큼 주변에서 벌어지는 모든 상황을 줄곧 테이프에 담았다. 1999년 프랑스에서 ‘스트리트 아트’를 목격한 그는 새로운 문화의 중심으로 진입한다. ‘그라피티 아티스트’라 불리는 인물들과 그들의 작업을 카메라로 찍기 시작한 것. 급기야 신비에 싸인 인물 뱅크시와 우연히 만나면서 그의 인생은 전환점을 맞는다. 반체제적 예술운동의 기록자를 자처하던 티에리는 ‘미스터 브레인워시’라는 이름의 예술가로 거듭난다. 데뷔 전시회는 큰 성공을 거두었고, 그는 ‘제2의 앤디 워홀’로 평가받는다. ‘선물가게를 지나야 출구’를 연출한 뱅크시는 세계적인 그라피티 아티스트다. 그가 평소 신분을 공개하지 않은 까닭에 영화의 정체가 우선 흥미를 끈다. 한 한량의 엉뚱하고 유쾌한 성공담을 다룬 다큐멘터리로 소개되고 있으나 영화가 과연 진실한 기록물인지 의심스럽다. 티에리의 행적은 너무 수상해서 가공의 인물로 느껴지며, 목소리와 얼굴을 가린 채 출연하는 뱅크시가 진짜인지도 알 수 없다. 심지어 후드를 뒤집어쓰고 변조된 목소리로 말하는 뱅크시는 티에리와 동일인으로 보이기도 한다. 영화 전체가 거짓말로 들리기에 결말부의 주제도 선뜻 수용하기 어렵다. 만약 영화를 본 뒤에 ‘가짜가 판치고 자본이 지배하는 현대미술의 위기’를 운운한다면 그것은 뱅크시의 농담을 생각 없이 뒤따라 하는 철부지 행동이다. 티에리와 뱅크시는 정반대 성향의 인물이다. 극비리에 작업한 다음 현장에서 재빨리 사라지는 뱅크시와 반대로 티에리는 노출과 유명세를 적극적으로 즐긴다. 기성 질서와 문화에 저항하는 뱅크시의 스텐실 작업이 ‘반달리즘’의 상징인 것과 비교해 티에리의 작품은 자신을 드러내는 데 급급한 자의 단순 복제품에 불과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정(正)과 반(反)에 해당하는 두 존재는 양극에서 밀고 당기며 영화를 이끌어가는 운동 주체로 기능한다. 뱅크시의 목소리만 반영됐다면 ‘선물가게를’은 쥐 그림 하나 그려놓고 우쭐대는 얼치기 예술가의 자기 자랑에 그쳤을 것이다. 뱅크시의 작품이 수십억원을 호가하는 상품이 된 지금, 뱅크시는 본인의 딜레마를 티에리라는 인물에게 투영한다. 그리고 순진하고 단순한 인물에게 고민거리를 슬쩍 넘겨버리는 영악함을 발휘한다. ‘선물가게를’의 가장 흥미로운 점은 창작의 진정한 주체를 따지는 데 있다. 티에리와 뱅크시의 판이한 성향이 부딪치듯이 영화 속에서 두 사람이 각기 준비한 결과물 또한 충돌한다. 카메라를 팽개친 티에리는 붓을 들고, 뱅크시는 스프레이를 잠시 놓아두고 카메라를 잡는다. 영화는 뱅크시가 티에리의 기록을 손보는 형식을 취한다. 그러니까 극 중 영상은 대부분 티에리의 손을 거친 것이고, 편집과 효과 등을 담당한 건 전문 스태프들이다. 감독이 손을 댄 부분은 과연 어디일까. 뱅크시의 질문은 관현악단에서 지휘자의 무용론이 대두되던 때를 연상시킨다. 뱅크시는 자기를 희생양으로 삼아 감독의 ‘보이지 않는 손’을 도마에 올린다. 현대미술의 이단아가 돈에 놀아나는 영화시장을 고운 시선으로 보았을 리 없다. ‘선물가게를’은 국외자의 조소다. 영화평론가
  • [15일 TV 하이라이트]

    ●스파이 명월(KBS2 밤 9시 55분) 대본대로 연기를 하지 않은 강우와 명월이는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안타까운 현실에 괴로워한다. 강우는 명월이를 좋아하지만 함께할 수 없는 상황에 인아와 다시 커플이 되고 그 조건으로 명월이를 계속 활동할 수 있게 한다. 한편 류는 주 회장의 부탁으로 나머지 사합서의 행방을 쫓다가 도깨비란 인물이 배후에 있다는 사실을 알아낸다. ●승부차기쇼-심장이 뛴다(KBS2 오전 11시) 프로그램 ‘승부차기쇼-심장이 뛴다’에 자타공인 연예계 대표 축구 마니아 김용만·이수근이 진행을 맡았다. 그리고 대한민국 최고의 연예계, 스포츠계 스타들이 승부차기 대결을 벌인다. 승부차기를 컨셉트로 제작된 페어플레이 정신과 스포츠의 긴장감을 시청자들에게 고스란히 전달한다. ●몽땅 내 사랑(MBC 밤 7시 45분) 미선과 김 원장은 옥엽과 순덕이 연애하는 것을 막기 위해 계획을 세운다. 초롱과 만나고 있는 옥엽을 보게 된 순덕은 옥엽과 홧김에 헤어진다. 한편 샛별과 결별한 태풍은 김 집사에게 혜옥과 복수를 위해 헤어지라고 말한다. 하지만 혜옥에게 애정을 갖게 된 김집사는 차마 헤어지자는 말을 하지 못한다. ●광복절 특집다큐(SBS 오전 10시 50분) 조선 독립에 목숨 걸었던 일본인들이 존재했었다. 일본에서 대(大)역적으로 처형된 뒤 오랜 세월 묻혀 있었던 진실이 무려 1세기 만에 드러난 것. 국가와 민족을 초월해 정의와 평화를 추구하며, 기득권을 초개와 같이 버리고 약자 편에 섰던 이들. 투쟁과 희생은 한·일 두 나라의 과거와 현재, 미래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알아 본다. ●60분 부모(EBS 오전 10시 30분) 관심 있는 것에만 집중하고 그 외의 것에는 멍하고 듣는 척도 안 한다는 초등학교 1학년생. 알림장을 쓰라고 하면 딴짓을 하고 받아쓰기를 하면 분명 아는 글자인데도 틀리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런데 학교에서 실시한 창의력 검사에서 점수가 높게 나와 아이의 진짜 재능이 무엇이고 어떻게 키워줘야 하는지 혼란스럽다는데…. ●마에스트라의 여름-장한나, 꿈을 지휘하다(OBS 오후 5시 10분) 여름방학을 맞아 ‘꿈’을 주제로 청소년들을 위한 특집방송을 내보낸다. 세계적인 첼리스트이자 지휘자인 장한나. 오디션을 통해 선발한 30세 미만 연주자 80여명을 훈련해 지휘하는 관현악 대축제가 시작된다. ‘제3회 장한나의 앱솔루트 클래식’을 들려주고 해설도 곁들인 무대를 함께한다.
  • “후배들이 꿈 이루도록 활력 불어넣고 싶어”

    “후배들이 꿈 이루도록 활력 불어넣고 싶어”

    ‘음악이 사회를 변화시킨다’라는 메시지를 내세운 지휘자 장한나(29)의 ‘앱솔루트 클래식’ 프로젝트가 세 번째 시즌을 맞이했다. 100여명의 젊은 연주자들을 오디션으로 선발한 뒤 장한나가 직접 훈련을 시켜 오케스트라 무대에 세우는 ‘앱솔루트 클래식’은 어느새 한여름의 대표 클래식 페스티벌로 발돋움했다. ●단원들과 합숙하며 하루 7시간씩 강행군 장한나는 11일 경기 이천 마임비전빌리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합숙을 하면서 아침 9시부터 하루 7시간씩 단원들과 강행군(연습)을 하고 있다. 단원들은 그러고도 자정까지 개인연습을 한다.”며 다가온 공연에 대한 기대감과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어 “베네수엘라의 엘시스테마 프로그램(빈민층 유소년 대상 클래식 교육)이 사회를 치유하는 의사 같은 역할을 한다면, 우리나라는 그들과 상황이 다른 만큼 음악을 전공하는 학생들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활력을 불어넣는다는 데 프로젝트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장한나와 성남아트센터는 2009년 이 프로젝트를 3년간 진행하기로 구두 합의를 한 상황. 장한나는 “성남이 (클래식 페스티벌로 유명한 오스트리아의 도시) 잘츠부르크처럼 될 만한 인프라를 갖췄다고 봤기 때문에 프로젝트를 시작한 것”이라면서 “다른 지방자치단체 여러 곳에서 비슷한 프로젝트를 제안받았지만, 내년에도 성남과 인연이 닿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지휘자는 사람의 마음을 연주해야” 1994년 로스토포비치 국제 콩쿠르에서 11세의 나이로 우승하면서 세계 정상급 첼리스트로 올라선 장한나는 2007년 제1회 국제 관현악축제 마지막 무대를 통해 지휘자로 데뷔했다. 첼리스트로 아쉬울 게 없는 그가 지휘를 시작한 건 음악의 사회공헌적 가치를 실천하기 위해서다. 장한나는 “내가 적절한 시기에 최고의 스승들을 만나 영향을 받은 것 만큼 우리 단원들에게 음악을 대하는 태도와 왜 음악가가 되고 싶은지, 연주자로 사회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등 본질적인 부분들을 깨닫도록 도와주고 싶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장한나는 첼리스트의 연주 일정 못지않게 지휘 스케줄도 늘려가고 있다. 장한나는 “첼리스트는 다른 음악가들과 깊이 교류할 기회가 적다. 모든 솔리스트들은 외롭다.”면서 “반면 지휘자는 악기가 아닌 사람의 마음을 연주해야 하기 때문에 단원들과 일종의 음악적 가족이 된다.”며 매력을 설명했다. ●“가장 좋아하는 지휘자는 클라이버” ‘여성 지휘자로서 롤모델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장한나는 “꼭 여자를 롤모델로 들어야 하나.”라고 말해 회견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어 “포디움(지휘대)에 올라가면 남자, 여자는 보이지 않아야 한다.”면서 “독일 출신 지휘자 카를로스 클라이버를 가장 좋아한다. 마술이라도 부린 것처럼 오케스트라 전체의 소리 하나하나를 마치 한 사람이 내는 것처럼 정교하고 섬세하게 연출한다.”고 덧붙였다. 공연은 13일 성남 중앙공원 야외무대에서 시작된다. 기타리스트 장대건의 협연으로 로드리고의 ‘아랑후에즈 협주곡’ 등 귀에 익은 명곡들을 선보인다. 20일에는 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 올해 차이콥스키 콩쿠르 입상자(피아노 부문 2위)인 조성진과의 협연으로 프로코피예프 교향곡 5번 등을 선사한다. 28일 피날레는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으로 장식한다. 1만~5만원. 야외 공연은 무료. (031)783-8043.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우쿨렐레는 평화의 악기… 느껴보세요”

    “우쿨렐레는 평화의 악기… 느껴보세요”

    그의 나이 불과 서른다섯. 천진난만한 동안(童顔)의 그에겐 ‘우쿨렐레 비르투오조(거장)’ ‘우쿨렐레 마술사’란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 출신의 일본계 미국인 제이크 시마부쿠로가 주인공이다. 국내에도 그의 추종자 혹은 비공식(?) 제자들이 수두룩하다. 5년 전 그가 유튜브에 올린 비틀스의 ‘와일 마이 기타 젠틀리 윕스’(While My Guitar gently Weeps) 동영상은 860만 클릭을 기록했다. 지난해 미국 롱비치에서 열린 지식축제 테드(TED)에서는 퀸의 ‘보헤미안 랩소디’를 연주해 기립박수를 받았다. 그가 13일 연세대 100주년기념관 콘서트홀에서 첫 내한공연을 한다. 클래식과 재즈, 록, 하와이 전통음악, 포크를 넘나드는 다양한 레퍼토리는 물론, 4줄짜리 현악기와 2옥타브 음역이란 한계를 무색게 하는 현란한 연주를 만날 수 있다. “우쿨렐레는 평화의 악기입니다. 모든 사람이 우쿨렐레를 연주한다면 세상은 더 나은 곳이 될 것입니다.”라는 그의 메시지를 가슴으로 느껴볼 기회다. 5만~10만원. 1544-1555.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가족 건강을 위한 100% 천연온천수 워터파크에서 물놀이를! – 덕산 리솜스파캐슬

    가족 건강을 위한 100% 천연온천수 워터파크에서 물놀이를! – 덕산 리솜스파캐슬

     - 여름이벤트 종결자 리솜스파캐슬의 ‘여름 극복 쿨 썸머 페스트벌’  - 개콘 ‘감수성’을 패러디한 ‘온천성’ UCC 동영상 인기 급상승    가족과 함께 건강까지 챙기면서 온천욕을 즐기기에 좋은 100% 천연 온천수 워터파크인 리솜스파캐슬이 여름 성수기를 맞아 인기 개그프로그램 ‘감수성’ 패러디 동영상 등 다양한 이벤트로 고객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 화려한 볼거리가 풍성한 이벤트 마련  천연온천수 워터파크인 리솜스파캐슬 천천향은 특설무대에서 8월 31일까지 다이나믹한 공연들을 한 자리에서 관람할 수 있는 ‘여름 극복 쿨 썸머 페스티벌’을 펼친다. 올 여름 천천향을 방문하는 고객들은 비보이댄스, 힙합댄스, 칵테일쇼, 전자현악 등 다채로운 공연을 천천향 곳곳에서 관람할 수 있으며, 고적대, 장대삐에로, 샤인스피닝 등 화려한 쇼도 감상할 수 있다.  리솜스파캐슬을 찾는 가족 단위 고객이 많은 점을 감안해 약초새순 비빔밥과 명상여행 이벤트, 예산 황토 사과쨈&사과 만들기, 전통한과 만들기, 방울 토마토 따기, 예산 슬로우 시티 버스투어 등 가족 단위 체험 이벤트도 마련했다. 체험 비용은 별도이며 리솜리조트 회원일 경우 각 이벤트에 따라 10~20% 할인혜택이 주어진다. (체험문의 02-3470-8076)  리솜스파캐슬은 또 무더위에 지친 고객들의 피부를 위해 고추탕과 홍삼탕, 머드탕을 운영 중이며, 연인들의 취향에 따라 장미탕, 레몬탕, 냉녹차탕을 준비했고, 어린 아이들을 위해 분수광장에 1,000평 규모의 안전한 물놀이 시설인 에어바운스를 개장해 운영 중이다.  ● 개콘 ‘감수성’을 패러디한 ‘온천성’ UCC 화제  올 여름 리솜스파캐슬을 방문할 계획이라면, ‘온천성’ UCC를 주목하자. ‘온천성’은 이달 초 워터파크 천천향 내에서 개그콘서트 ‘감수성’팀을 초청해 ‘감수성’을 패러디한 ‘온천성(스파캐슬)’편을 촬영한 UCC이다.  개그콘서트 내에서도 엔딩 코너로 자리잡을 만큼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감수성 온천성편’은 극중에서 병사들의 휴식을 위해 ‘온천성’ 함락을 결정하고 왕을 처단한다는 내용 등 총 4개 에피소드로 구성돼 있으며, 감수성 특유의 개그와 함께 올 여름 리솜스파캐슬에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물놀이 시설들을 미리 만나볼 수 있다.  감수성에 출연중인 개그맨 김준호는 “리솜스파캐슬에서 촬영하면서 무더위를 한방에 날려버릴 수 있었다.” 며, “ 건강하고 즐거운 여름휴가도 함께 즐길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 고 소감을 전했다.  현재 동영상은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를 만큼 큰 인기를 끌고 있으며, UCC는 유튜브(http://youtu.be/qnwvmgUbJN0)와 리솜스파캐슬 홈페이지에서 감상할 수 있다.  리솜스파캐슬 워터파크 여름성수기(~8/31) 요금은 성인 59,000원, 소인 39,000원이다. 연중 대전,충남지역민에게 40% 특별우대할인을 제공하며 오후 5시 이후에 입장하는 나이트스파의 경우 정상가에서 40% 할인된 가격으로 환상적인 스파데이트를 즐길 수 있다.  리솜스파캐슬 이용문의 : 041) 330-8000 / http://www.resom.co.kr/spa ※본 콘텐츠는 기업 제공 자료로 서울신문 의견과 다를수 있습니다
  • “노숙자도 클래식 즐길 권리 있기에 무료공연 고수”

    “노숙자도 클래식 즐길 권리 있기에 무료공연 고수”

    자고 나면 몇 개씩 클래식 연주단체들이 생겼다가 사라지는 곳이 미국 뉴욕이다. 최소 3년 정도는 지속적인 활동을 펼쳐야 주(연방) 정부나 기업 후원을 기대할 수 있다. 신생단체가 주목받기는커녕, 생존도 쉽지 않다는 얘기다. 지난해 만들어진 뉴욕클래시컬플레이어스(이하 NYCP)에 눈길이 가는 까닭이다. 100% 무료공연을 펼치면서도 10만 달러가량의 기부를 끌어내는 등 성공적인 데뷔 시즌을 마무리한 것. ‘무료공연’이라고 하면 아마추어들을 떠올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NYCP는 다르다. 다쑨 장(더블베이스·텍사스주립대 교수) 등 실력파 연주자들은 물론 음악감독을 맡은 지휘자 김동민(39)이 중심을 잡고 있다. 뉴저지에 머물고 있는 김 감독을 24일 전화 인터뷰했다. 김 감독은 기억이 미치지 못하는 나이부터 음악을 듣고 자랐다. 현악기 장인 김현주(71)씨가 그의 아버지다. 국내 두 사람뿐인 바이올린 마이스터(독일 정부가 최고 기능인에게 주는 자격증) 김동인(42)씨가 형이다. 연세대에서 비올라를 전공한 김 감독은 인디애나주립대로 유학을 떠나 비올라와 지휘를 복수전공했다. NYCP의 아이디어를 처음 떠올린 것은 2년 전. “인디애나의 공공도서관을 갔는데 홈리스(노숙자) 행색의 흑인 할아버지가 세상의 모든 걱정을 초월한 듯 두 시간쯤 클래식 음악을 듣는 모습을 봤다. 이후로도 3일 연속 오더라. 당장 생계가 급할 텐데, 그 이상의 무언가를 얻는 것이다. 처음으로 음악을 해야 하는 이유와 방향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했다.” 이후 인터넷을 검색하다 교회나 학교 강당에서 무료공연을 하는 실내악단 홈페이지를 발견했다. 씨줄과 날줄이 엮이는 순간이었다.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뉴욕의 젊은 연주자들이 의기투합했다. 인디애나주립대 동문이자 10년 지기인 콘트라베이시스트 다쑨 장이 그랬다. 김 감독은 “음악을 접하는 데 어떤 이유로도 소외되는 분들이 없도록 하자는 게 NYCP의 설립 취지다. 굳이 링컨센터나 카네기홀에 오지 않더라도, 혹은 갈 수 없는 사람도 음악을 즐길 권리가 있다. 통상 미국의 전문 연주단체는 연간 예산의 35%를 티켓 판매로 충당한다. 하지만 우리는 이 부분을 포기하고서라도 원칙을 지켜 나갈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때문에 NYCP의 공연은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 옆 교회나 학교 강당 등에서 관객들을 맞이한다. 2011~2012시즌에는 도약을 꿈꾼다. 확정된 공연만 10회. 3회 정도 더 늘릴 계획이다. 미국 내 투어와 레코딩도 준비 중이다. 클래식 아이돌 ‘앙상블 디토’의 멤버 스테판 피 재키브(바이올린)가 10월 1~2일 시즌 오프닝 공연에 협연자로 나선다. 고(故) 피천득 수필가의 손자로도 유명한 그는 2012~2013 시즌부터는 NYCP의 상임연주자로 연 1회 이상 함께 무대에 선다. 김 감독은 “한국에서도 기회가 있다면 공연하고 싶지만, 막 걸음마를 뗀 상태라 NYCP의 인지도를 쌓아올리는 게 우선”이라면서 “섣불리 (한국에) 갔는데 아무도 안 찾아주면 곤란하지 않겠나.”라고 농담 속에 진심을 내보였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WHO&WHAT] 인류 첫 셀레브러티 ‘클레오파트라’… 베일 속의 그녀 얘기 들어보니

    [WHO&WHAT] 인류 첫 셀레브러티 ‘클레오파트라’… 베일 속의 그녀 얘기 들어보니

    빅토리아 베컴, 패리스 힐턴, 비욘세, 킴 카다시언, 린지 로한…. 결혼과 이혼, 출산 같은 사생활은 물론이고 들고 다니는 가방이나 즐겨 찾는 마사지숍까지 전 세계인의 관심을 받는 사람들이 있다. 식당에서 사용한 포크나 한입 베어 물은 사과조차 인터넷 경매에 올라올 정도로 뜨거운 인기를 누리는 그들. 우리는 그런 사람들을 ‘셀레브러티’(유명인)라고 부른다. 셀레브러티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미디어가 발달하지 않았던 과거에도 존재했다. 프랑스 마리 앙투아네트(1755~1793)와 같은 왕실의 여인들이 대표적이다. 미국과 유럽 호사가들의 최대 관심사가 ‘사교계의 여왕들’에 대한 얘기였음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럼 과연 실존인물 가운데 역사상 최초의 셀레브러티는 누구였을까. 이 물음에 관한 한 영국의 문학평론가 헤럴드 볼룸의 답에 이견을 제시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1540년부터 1905년까지 발레 5편, 오페라 45편, 연극 77편으로 만들어진 여성. 역사상 가장 유명한 여왕이자 위대한 왕국 이집트의 마지막 파라오. 바로 클레오파트라다. 서울신문 가상인터뷰 ‘후 앤드 왓’(Who&What)은 이번 호에서 인류 최초의 셀레브러티 클레오파트라를 집중 탐구해 보기로 했다. 역설적이게도 클레오파트라는 어디에나 있었지만, 그 어디에도 없었다. 너무나 당연하게 믿고 있던 그의 미모나 업적은 역사책 어느 곳에서도 자세하게 묘사돼 있지 않다. 심지어 그는 변변한 초상화나 조각조차 남기지 않았다. 클레오파트라는 ‘패자’(敗者)였고, 역사는 예나 지금이나 철저히 ‘승자’(勝者)의 시각에서 쓰였기 때문이다. 지금도 수많은 고고학자와 미술사학자들이 클레오파트라를 찾기 위해 이집트와 이탈리아를 뒤지고 있다. 트로이의 경국지색 헬레나와 거대한 목마가 등장하는 어릴 적 동화의 실체를 직접 확인해 보고자 했던 독일 고고학자 하인리히 슐리만(1822~1890). 그의 노력으로 트로이 유적이 실제 눈앞에 모습을 드러냈던 것처럼, 꿈을 좇는 사람들의 소망대로 클레오파트라의 무덤과 기록이 발견될 수 있을까.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여인과 마주하게 될까. 실존했지만, 아직은 사람들의 상상 속에서만 살고 있는 클레오파트라와 가상 대담을 통해 해답의 실마리를 구해보자. →‘인류 최초의 유명인’으로 불리는 당신과 내가 마주 앉다니, 정말 믿기지 않는다. 2000년이 넘게 지난 오늘날에도 당신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른다. -나라를 지키지 못하고 결국 내 치세 중에 말아먹은 거나 마찬가지인데, 쑥스럽다. 그런데, 도대체 내가 얼마나 인기가 있다는 건가. →웬만한 상품에는 종류마다 다 당신 이름이 붙어 있다고 봐도 된다. 고급스러운 상품은 물론이고 슬롯머신, 보드게임, 드라이클리닝 세제도 ‘클레오파트라’ 상표가 꽤 유명하다. 벨리댄서들 사이에선 여전히 인기 있는 이름이고. 태양계의 한 소행성에도 ‘216 클레오파트라’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 최근 진행되고 있는 지중해 오염 감시 프로젝트의 명칭도 당신 이름이다. 중동에서 가장 인기 있는 담배 상표도 당신 이름과 같다던데. -그런가. 하지만 내 시대에도 클레오파트라는 흔한 이름이었으니 별로 놀랍지는 않다. →뜻밖이다. 원래 왕의 이름은 아무나 못 쓰는 것 아닌가. 예전에 우리 한국에서도 왕의 이름에 쓰는 한자는 백성들은 못 쓰도록 했는데. -그건 이집트 왕조의 전통을 몰라서 하는 얘기다. 내 정확한 이름은 ‘클레오파트라 7세’다. 내 앞에도 이미 클레오파트라라는 이름을 가진 왕비나 여왕들이 여럿 있었다. 클레오파트라는 ‘아버지의 영광’이라는 뜻으로 우리 라지드 왕조에서 상당히 인기있는 이름이었다. 라지드 왕조는 혈통을 중시했기 때문에 내 묘비는 ‘엄청나게 많은 왕들로부터 나온 여왕’으로 시작한다. →그 시절에는 왕의 이름에 호칭을 붙이는 게 일반적이었다는데, 당신도 별칭이 있었나. -‘필로파토르’다. ‘아버지를 사랑하는 여인’이라는 뜻이다. 뭐 별칭이라고 해봐야 사실 이집트의 파라오들이 다 거기서 거기다. 일단 부모를 신격화한다. 그래야 그 다음 왕도 역시 신이 되지 않겠나. 그 결과 대부분 ‘필라델페’(형제와 누이를 사랑하는 사람)라거나 ‘테오이 필로파토레스’(아버지를 사랑하는 신들) 같은 식이었다. 프톨레마이오스 1세는 왕조의 시조답게 ‘소테르’, 구원자라는 영예로운 칭호가 있었다. →지면 관계상 빨리 진행하자. 당신은 이집트인인가. -그렇다. 이집트 여왕인데 당연한 것 아닌가. →솔직하게 말해줬으면 한다. 실제로 당신은 그리스인 아닌가. -(당황하며) 음…. 사실 난 그리스인이면서도 이집트인이다. 위대한 정복자 알렉산더대왕과 동일한 혈통이다. 굳이 따지자면 마케도니아인이라고 해야겠지. 시조 프톨레마이오스 1세는 알렉산더의 아버지인 필리포스 대왕의 사생아로 알려져 있다. 알렉산더가 이집트를 정복하면서 세운 알렉산드리아가 우리 왕조의 근거지였다. 어떤 사람은 그래서 우리 왕조를 ‘마케도니아 왕조’로, 나는 ‘마케도니아 공주’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래도 분명히 해야 할 것은 내가 혈통으로는 마케도니아인이고, 문화는 그리스인(클레오파트라는 그리스식 교육을 받았는데, 당시 그리스에서는 여성은 교육이 허용되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왕족이었고, 왕위를 물려받을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에 예외였다)이라고 해도 난 이집트의 기반 위에서 통치를 했다는 거다. 내가 알렉산드리아의 그리스인을 대표한 것이 아니라, 이집트인 전체를 통솔했기에 난 분명 이집트의 파라오다. →당신은 18세에 13세인 동생 프톨레마이오스 13세와 결혼하면서 여왕이 됐다. 말하자면 근친혼이었는데, 아버지는 어떤 사람이었나. -남동생과 결혼하는 것이 뭐가 이상한가. 우리 아버지도, 그 아버지도 모두 여동생과 결혼해 왕이 됐고 여동생들은 여왕이 됐다. ‘신’의 위치에 있는 우리들이 혈통을 지키기 위해서는 그 방법뿐이었다. 아버지 프톨레마이오스 12세는 탁월한 정치가였다. 폭력적이고 억압적인 페르시아 왕조에 탄압받고 있는 상황에서, 정복을 멈추지 않았던 로마를 교묘히 이용해 페르시아를 몰아냈다. 처음엔 꽤 괜찮은 방법이었다. 다만 로마에 너무 많은 돈을 쏟아부은 게 문제였다. 아버지가 줄리어스 시저에게 매년 바친 돈이 거둬들이는 세금보다 많았다. 결국 내가 왕좌에 올랐을 때는 파라오의 창고 따위는 별 의미가 없었다. →당신의 정치는 결국 로마 장군을 상대로 한 미인계 아니었나. -그렇게만 이해하면 곤란하다. 내가 미인계를 쓴 건 정말 마지막 수단이었다. 나와 동생은 친척과 친구, 궁정인들의 도움을 받으면서 상당히 효율적으로 나라를 운영했다. 그러나 이집트는 주변 국가들 입장에서 정말 탐나는 존재였던 것 같다. 오죽하면 그리스의 역사학자 헤로도토스가 우리 이집트를 ‘나일강의 선물’이라고 불렀겠나. 당시 인구가 700만명(이중 그리스인이 150만명 정도를 차지했다)이나 됐고 엄청난 양의 곡물을 생산하는 농업국이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평화롭게 산다고 해서 가만히 내버려둘 상황이 아니었다. →하지만 당시 이집트가 그다지 풍요롭지 않았다는 얘기도 있는데. -사실 그랬다. 국가는 파피루스나 기름, 발효 음료수 같은 품목들에 대해 독점권을 행사하면서 부를 축적했는데 이미 내 시대에는 이런 체계가 무너져 있었다. 무엇보다 관리들이 장부에다 무조건 ‘가득 차 있음’이라고 기재하는 게 문제였다. 실제로는 텅 비어 있는 곳간이 서류에는 가득 차 있다고 표기되다니, 정말 환장할 노릇이었다. 결국 이런 문제가 이집트의 발목을 잡았다. 로마와 로마 군단은 점점 다가오는데, 군대를 키울 돈이 없었다. 아버지가 로마를 이집트에 끌어들였다는 이유로 국민들은 나 역시 믿지 않았다. 완전히 내우외환인 상황이었다. →결국 그래서 미인계를 썼다는 얘기 아닌가. -군대를 유지할 수 없는 상황에서 가장 효율적인 게 뭔가. 로마와 동맹을 맺거나, 로마 장군 한 명을 포섭할 수 있다면 싸우지 않아도 원하는 걸 얻고 이집트를 지킬 수 있지 않겠나. 무엇보다 그 로마 장군 한 명이 시저나 안토니우스라면, 더 이상 말할 필요도 없지 않나. →이쯤에서 오늘 가장 중요한 질문을 해보자. 당신은 트로이의 헬레나와 함께 가장 아름다운 여인으로 사람들 머릿속에 박혀 있다. 그런데, 실제 당신의 얼굴은 아는 사람이 없다. 얼굴이 정확하게 나와 있는 초상화나 조각은 한 점도 없고, 찌그러진 동전에 옆 얼굴이 새겨진 게 전부다. 당신 정말 미인 맞나. -내 입으로 말하긴 좀 그렇지만, 뭐랄까 미(美)를 가꾸는 데 많은 공을 들인 건 사실이다. 당나귀를 항상 데리고 다니면서 그 젖을 짜서 목욕도 했고. 내가 자부심 높은 여인이기는 하지만 내가 미인이네 아니네를 평가하는 건 적절치 않은 것 같다. →내가 모은 정보에 따르면 경국지색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다. ‘영웅전’으로 유명한 그리스 역사학자 플루타르코스는 당신에 대해 “그의 미모가 사람들이 경탄할 정도로 빼어난 것은 아니었다.”고 썼다. 다만 “그와 대화를 나누다 보면 마음을 빼앗길 수밖에 없었다. 그의 외모는 논쟁할 때 보여주는 설득력이나 의견을 개진할 때 드러나는 개성과 어우러져 도발적인 매력을 자아냈다.”고 했다. 결국 미모가 아닌 ‘말발’이 당신의 주무기였던 것 아닌가. -내 목소리를 두고 많은 사람들이 ‘현악기의 선율’이라거나 ‘듣기만 해도 즐거운 목소리’라는 평가를 내리기는 했다. 하지만 내 화술은 부단한 노력의 결과다. 난 누구와 말할 때도 통역이 필요 없었다. 에티오피아인, 아프리카 동굴인, 히브리인, 아랍인, 시리아인, 메데스인, 파르티아인과도 그들의 말로 얘기할 수 있었다. 마케도니아어와 그리스어는 기본이었고, 당연히 내가 통치하는 이집트인들의 민간언어도 잘할 수 있었다. 질 높은 교육과 유능한 스승들이 있었지만 결국 난 내 힘으로 ‘지적이고, 교양 높으며, 대화에 능란한 여왕’이 된 거다. →제왕 ‘시저’의 연인이었고, 한때 천하를 호령했던 ‘안토니우스’와 함께 살았지만 지나칠 정도로 당신에 대한 기록은 찾아볼 수 없다. 자료조차 없는데. 심지어 전기 작가인 마이클 그랜트는 당신을 ‘생존 당시부터 지금까지 줄곧 수많은 허구와 추문에 가려져 있는 존재’라고 표현했다. -결국 내가 방패로 삼았던 안토니우스가 옥타비아누스에 지면서 모든 것이 사라진 셈이다. 좀 더 강대한 이집트를 만들어, 로마에 대적하고 이겼다면 그들 대신 내 이름이 모든 문서에 기록됐을 텐데 말이다. →당신의 실체를 찾기 위한 학자들의 노력이 드디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무덤 얘기다. 많은 사람들이 당신이 패배자이기 때문에 변변한 무덤조차 없을 거라고 했지만, 더 많은 사람들이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당신의 후예인 이집트 정부조차도 타포시리스 마그나에 있는 오시리스 신전의 유적 속에서 곧 당신과 안토니우스의 무덤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실 신화나 전설은 그대로 남는 게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름다움과 신비로 포장돼 있는 영원한 안식에서 갑자기 깨어나고 싶지 않기도 하다. 그래도 패배자의 입장에서 철저히 묻힌 ‘나의 이집트’가 세상에 알려진다면 후손들이 좀 더 자부심을 느끼게 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한다. 내가 이집트인인지 아닌지, 미인인지 아닌지는 중요한 게 아니다. 말년에 난 ‘필로파트리스’라고 스스로를 칭했다. ‘조국을 사랑하는 왕비’라는 뜻이다. ‘요부’, ‘유혹의 화신’ 같은 불명예스러운 이름도 난 부끄럽지 않다. 모두 내 조국을 위해 한 일이었다는 점을 알아주면 된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참고문헌 내셔널지오그래픽 7월호 마지막 파라오 클레오파트라(마르탱 콜라·임현/ 해냄) 클레오파트라, 파라오의 사랑과 야망(에디트 플라마리옹·지현/ 시공사) 클레오파트라(아델 제라스·이정아/ 맑은가람) 클레오파트라(래티시아 앵그라오·김이정/ 종이비행기) 서울신문은 매주 1회 독특한 포맷의 가상 인터뷰 [WHO&WHAT(후 앤드 왓)]을 1개면에 걸쳐 연재하고 있습니다. 일반 신문기사로는 다루기 힘든 동서고금의 지식과 역사의 정수들을 만남 또는 대담의 형식을 통해 알기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는 지면입니다. 청소년, 어른 모두에게 즐겁고 색다른 지식의 장이 될 것으로 자부합니다. 특히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는 훌륭한 논술교재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WHO&WHAT] “퀴즈쇼서 인간에 완승한 슈퍼컴 왓슨(Watson)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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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부’를 부끄러워하지 않은 클레오파트라, 조국을 위해...

    ‘요부’를 부끄러워하지 않은 클레오파트라, 조국을 위해...

     빅토리아 베컴, 패리스 힐턴, 비욘세, 킴 카다시언, 린제이 로한...  결혼과 이혼, 출산 같은 사생활은 물론이고 들고 다니는 가방이나 즐겨 찾는 마사지숍까지 전 세계인의 관심을 받는 사람들이 있다. 식당에서 사용한 포크나 한입 베어 물은 사과조차 인터넷 경매에 올라올 정도로 뜨거운 인기를 누리는 그들. 우리는 그런 사람들을 ‘셀레브러티’(유명인)라고 부른다.  셀레브러티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미디어가 발달하지 않았던 과거에도 존재했다. 프랑스 마리 앙투아네트(1755~1793)와 같은 왕실의 여인들이 대표적이다. 미국과 유럽 호사가들의 최대 관심사가 ‘사교계의 여왕들’에 대한 얘기였음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럼 과연 실존인물 가운데 역사상 최초의 셀레브러티는 누구였을까.  이 물음에 관한 한 영국의 문학평론가 헤럴드 볼룸의 답에 이견을 제시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1540년부터 1905년까지 발레 5편, 오페라 45편, 연극 77편으로 만들어진 여성. 역사상 가장 유명한 여왕이자 위대한 왕국 이집트의 마지막 파라오. 바로 클레오파트라다.  서울신문 가상인터뷰 ‘후 앤드 왓’(Who&What)은 이번 호에서 인류 최초의 셀레브러티 클레오파트라를 집중 탐구해 보기로 했다.  역설적이게도 클레오파트라는 어디에나 있었지만, 그 어디에도 없었다. 너무나 당연하게 믿고 있던 그의 미모나 업적은 역사책 어느 곳에서도 자세하게 묘사돼 있지 않다. 심지어 그는 변변한 초상화나 조각조차 남기지 않았다. 클레오파트라는 ‘패자’(敗者)였고, 역사는 예나 지금이나 철저히 ‘승자’(勝者)의 시각에서 쓰였기 때문이다.  지금도 수많은 고고학자와 미술사학자들이 클레오파트라를 찾기 위해 이집트와 이탈리아를 뒤지고 있다. 트로이의 경국지색 헬레나와 거대한 목마가 등장하는 어릴 적 동화의 실체를 직접 확인해 보고자 했던 독일 고고학자 하인리히 슐리만(1822~1890). 그의 노력으로 트로이 유적이 실제 눈앞에 모습을 드러냈던 것처럼, 꿈을 좇는 사람들의 소망대로 클레오파트라의 무덤과 기록이 발견될 수 있을까.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여인과 마주하게 될까. 실존했지만, 아직은 사람들의 상상 속에서만 살고 있는 클레오파트라와 가상 대담을 통해 해답의 실마리를 구해보자.  ‘인류 최초의 유명인’으로 불리는 당신과 내가 마주 앉다니, 정말 믿기지 않는다. 2000년 넘게 지난 오늘날에도 당신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른다.  -나라를 지키지 못하고 결국 내 치세 중에 말아먹은 거나 마찬가지인데, 쑥스럽다. 그런데, 도대체 내가 얼마나 인기가 있다는 건가.  웬만한 상품에는 종류마다 다 당신 이름이 붙어있다고 봐도 된다. 고급스런 상품은 물론이고 슬롯머신, 보드게임, 드라이클리닝 세제도 ‘클레오파트라’ 상표가 꽤 유명하다. 밸리댄서들 사이에선 여전히 인기있는 이름이고. 태양계의 한 소행성에도 ‘216 클레오파트라’라는 이름이 붙어있다. 최근 진행되고 있는 지중해 오염 감시 프로젝트의 명칭도 당신이름이다. 중동에서 가장 인기 있는 담배 상표도 당신 이름과 같다던데.  -그런가. 하지만 내 시대에도 클레오파트라는 흔한 이름이었으니 별로 놀랍지는 않다.  뜻밖이다. 원래 왕의 이름은 아무나 못 쓰는 것 아닌가. 예전에 우리 한국에서도 왕의 이름에 쓰는 한자는 백성들이 못 쓰도록 했는데.  -그건 이집트 왕조의 전통을 몰라서 하는 얘기다. 내 정확한 이름은 ‘클레오파트라 7세’다. 내 앞에도 이미 클레오파트라라는 이름을 가진 왕비나 여왕들이 여럿 있었다. 클레오파트라는 ‘아버지의 영광’이라는 뜻으로 우리 라지드 왕조에서 상당히 인기있는 이름이었다. 라지드 왕조는 혈통을 중시했기 때문에 내 묘비는 ‘엄청나게 많은 왕들로부터 나온 여왕’으로 시작한다.  그 시절에는 왕의 이름에 호칭을 붙이는 게 일반적이었다는데, 당신도 별칭이 있었나.  -‘필로파토르’다. ‘아버지를 사랑하는 여인’이라는 뜻이다. 뭐 별칭이라고 해봐야 사실 이집트의 파라오들이 다 거기서 거기다. 일단 부모를 신격화한다. 그래야 그 다음 왕도 역시 신이 되지 않겠나. 그 결과 대부분 ‘필라델페’(형제와 누이를 사랑하는 사람)’라거나 ‘테오이 필로파토레스’(아버지를 사랑하는 신들)같은 식이었다. 프톨레마이오스 1세는 왕조의 시조답게 ‘소테르’, 구원자라는 영예로운 칭호가 있었다.  지면 관계상 빨리 진행하자. 당신은 이집트인인가.  -그렇다. 이집트 여왕인데 당연한 것 아닌가.  솔직하게 말해줬으면 한다. 실제로 당신은 그리스인 아닌가.  -(당황하며) 음... 사실 난 그리스인이면서도 이집트인이다. 위대한 정복자 알렉산더 대왕과 동일한 혈통이다. 굳이 따지자면 마케도니아인이라고 해야겠지. 시조 프톨레마이오스 1세는 알렉산더의 아버지인 필리포스 대왕의 사생아로 알려져 있다. 알렉산더가 이집트를 정복하면서 세운 알렉산드리아가 우리 왕조의 근거지였다. 어떤 사람은 그래서 우리 왕조를 ‘마케도니아 왕조’로, 나는 ‘마케도니아 공주’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래도 분명히 해야 할 것은 내가 혈통으로는 마케도니아인이고, 문화는 그리스인(클레오파트라는 그리스식 교육을 받았는데, 당시 그리스에서는 여성은 교육이 허용되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왕족이었고, 왕위를 물려받을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에 예외였다.)이라고 해도 난 이집트의 기반 위에서 통치를 했다는 거다. 내가 알렉산드리아의 그리스인을 대표한 것이 아니라, 이집트인 전체를 통솔했기에 난 분명 이집트의 파라오다.  당신은 18세에 13세인 동생 프톨레마이오스 13세와 결혼하면서 여왕이 됐다. 말하자면 근친혼이었는데, 아버지는 어떤 사람이었나.  -남동생과 결혼하는 것이 뭐가 이상한가. 우리 아버지도, 그 아버지도 모두 여동생과 결혼해 왕이 됐고 여동생들은 여왕이 됐다. ‘신’의 위치에 있는 우리들이 혈통을 지키기 위해서는 그 방법 뿐이었다. 아버지 프톨레마이오스 12세는 탁월한 정치가였다. 폭력적이고 억압적인 페르시아 왕조에 탄압받고 있는 상황에서, 정복을 멈추지 않았던 로마를 교묘히 이용해 페르시아를 몰아냈다. 처음엔 꽤 괜찮은 방법이었다. 다만 로마에 너무 많은 돈을 쏟아부은 게 문제였다. 아버지가 줄리어스 시저에게 매년 바친 돈이 거둬들이는 세금보다 많았다. 결국 내가 왕좌에 올랐을 때는 파라오의 창고 따위는 별 의미가 없었다.  당신의 정치는 결국 로마 장군을 상대로 한 미인계 아니었나.  -그렇게만 이해하면 곤란하다. 내가 미인계를 쓴 건 정말 마지막 수단이었다. 나와 동생은 친척과 친구, 궁정인들의 도움을 받으면서 상당히 효율적으로 나라를 운영했다. 그러나 이집트는 주변 국가들 입장에서 정말 탐나는 존재였던 것 같다. 오죽하면 그리스의 역사학자 헤로도토스가 우리 이집트를 ‘나일강의 선물’이라고 불렀겠나. 당시 인구가 700만명(이중 그리스인이 150만명 정도를 차지했다)이나 됐고 엄청난 양의 곡물을 생산하는 농업국이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평화롭게 산다고 해서 가만히 내버려둘 상황이 아니었다.  하지만 당시 이집트가 그다지 풍요롭지 않았다는 얘기도 있는데.  -사실 그랬다. 국가는 파피루스나 기름, 발효 음료수 같은 품목들에 대해 독점권을 행사하면서 부를 축적했는데 이미 내 시대에는 이런 체계가 무너져 있었다. 무엇보다 관리들이 장부에다 무조건 ‘가득 차 있음’이라고 기재하는 게 문제였다. 실제로는 텅 비어있는 곳간이 서류에는 가득차 있다고 표기되다니, 정말 환장할 노릇이었다. 결국 이런 문제가 이집트의 발목을 잡았다. 로마와 로마 군단은 점점 다가오는데, 군대를 키울 돈이 없었다. 아버지가 로마를 이집트에 끌어들였다는 이유로 국민들은 나 역시 믿지 않았다. 완전히 내우외환인 상황이었다.  결국 그래서 미인계를 썼다는 얘기 아닌가.  -군대를 유지할 수 없는 상황에서 가장 효율적인 게 뭔가. 로마와 동맹을 맺거나, 로마 장군 한 명을 포섭할 수 있다면 싸우지 않아도 원하는 걸 얻고 이집트를 지킬 수 있지 않겠나. 무엇보다 그 로마 장군 한 명이 시저나 안토니우스라면, 더 이상 말할 필요도 없지 않나.  이쯤에서 오늘 가장 중요한 질문을 해보자. 당신은 트로이의 헬레나와 함께 가장 아름다운 여인으로 사람들의 머릿 속에 박혀 있다. 그런데, 실제 당신의 얼굴은 아는 사람이 없다. 얼굴이 정확하게 나와 있는 초상화나 조각은 한 점도 없고, 찌그러진 동전에 옆 얼굴이 새겨진 게 전부다. 당신 정말 미인 맞나.  -내 입으로 말하긴 좀 그렇지만, 뭐랄까 미(美)를 가꾸는 데 많은 공을 들인 건 사실이다. 당나귀를 항상 데리고 다니면서 그 젖을 짜서 목욕도 했고. 내가 자부심 높은 여인이기는 하지만 내가 미인이네 아니네를 평가하는 건 적절치 않은 것 같다.  내가 모은 정보에 따르면 경국지색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다. ‘영웅전’으로 유명한 그리스 역사학자 플루타르코스는 당신에 대해 “그의 미모가 사람들이 경탄할 정도로 빼어난 것은 아니었다.”고 썼다. 다만 “그와 대화를 나누다 보면 마음을 빼앗길 수 밖에 없었다. 그의 외모는 논쟁할 때 보여주는 설득력이나 의견을 개진할 때 드러나는 개성과 어우러져 도발적인 매력을 자아냈다.”고 했다. 결국 미모가 아닌 ‘말발’이 당신의 주무기였던 것 아닌가.  -내 목소리를 두고 많은 사람들이 ‘현악기의 선율’이라거나 ‘듣기만 해도 즐거운 목소리’라는 평가를 내리기는 했다. 하지만 내 화술은 부단한 노력의 결과다. 난 누구와 말할 때도 통역이 필요 없었다. 에티오피아인, 아프리카 동굴인, 히브리인, 아랍인, 시리아인, 메데스인, 파르티아인과도 그들의 말로 얘기할 수 있었다. 마케도니아어와 그리스어는 기본이었고, 당연히 내가 통치하는 이집트인들의 민간언어도 잘 할 수 있었다. 질 높은 교육과 유능한 스승들이 있었지만 결국 난 내 힘으로 ‘지적이고, 교양 높으며, 대화에 능란한 여왕’이 된 거다.  제왕 ‘시저’의 연인이었고, 한때 천하를 호령했던 ‘안토니우스’와 함께 살았지만 지나칠 정도로 당신에 대한 기록은 찾아볼 수 없다. 자료조차 없는데. 심지어 전기 작가인 마이클 그랜트는 당신을 ‘생존 당시부터 지금까지 줄곧 수많은 허구와 추문에 가려져 있는 존재’라고 표현했다.  -결국 내가 방패로 삼았던 안토니우스가 옥타비아누스에 지면서 모든 것이 사라진 셈이다. 좀 더 강대한 이집트를 만들어, 로마에 대적하고 이겼다면 그들 대신 내 이름이 모든 문서에 기록됐을 텐데 말이다.  당신의 실체를 찾기 위한 학자들의 노력이 드디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무덤 얘기다. 많은 사람들이 당신이 패배자이기 때문에 변변한 무덤조차 없을 거라고 했지만, 더 많은 사람들이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당신의 후예인 이집트 정부조차도 타포시리스 마그나에 있는 오시리스 신전의 유적 속에서 곧 당신과 안토니우스의 무덤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실 신화나 전설은 그대로 남는 게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름다움과 신비로 포장돼 있는 영원한 안식에서 갑자기 깨어나고 싶지 않기도 하다. 그래도 패배자의 입장에서 철저히 묻혀진 ‘나의 이집트’가 세상에 알려진다면 후손들이 좀 더 자부심을 느끼게 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한다. 내가 이집트인인지 아닌지, 미인인지 아닌지는 중요한 게 아니다. 말년에 난 ‘필로파트리스’라고 스스로를 칭했다. ‘조국을 사랑하는 왕비’라는 뜻이다. ‘요부’, ‘유혹의 화신’ 같은 불명예스런 이름도 난 부끄럽지 않다. 모두 내 조국을 위해 한 일이었다는 점을 알아주면 된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내셔널지오그래픽 7월호  마지막 파라오 클레오파트라(마르탱 콜라·임현/ 해냄)  클레오파트라, 파라오의 사랑과 야망(에디트 플라마리옹·지현/ 시공사)  클레오파트라(아델 제라스·이정아/ 맑은가람)  클레오파트라(래티시아 앵그라오·김이정/ 종이비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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