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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음악, 하모니

    고음악, 하모니

    첼로의 전신인 비올라 다 감바(비올)는 아랍의 현악기 레밥을 기원으로 한다. 레밥이 유럽으로 건너가 작고 가벼운 음을 내는 현악기 레벡이 됐고 비올을 거쳐 첼로로 변화했다. 현대 악기의 근원이 된 아랍 악기의 고색창연한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이 오는 29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펼쳐진다. 고음악의 거장 조르디 사발(73)이 1974년에 창단한 고음악 연주 단체 ‘에스페리옹 21’과 함께 올리는 ‘동양과 서양: 영혼의 대화’다. 옛 스페인 음악사를 조망해 온 사발에게 이번 공연은 “평생 추구한 예술 세계의 압축판”이기도 하다. 이준형 음악칼럼니스트는 “그리스도교, 이슬람교, 유대교 문화가 함께 어우러져 생성된 이베리아반도의 음악 전통을 거슬러 올라가 마침내 아르메니아,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등 동방으로 향한, 자연스러운 여정”이라고 풀이했다. 동서양의 음악적 화합을 시도하는 이번 공연에는 아랍 전통악기 연주자 3명도 함께한다. 이들은 레벡, 레밥을 비롯해 카눈(손으로 뜯는 현악기), 모레스카(무어인들이 사용하던 기타), 산투르(나무망치로 철선을 두드리는 타악기)를 연주한다. 아랍·세파르디(사라예보) 곡들은 기교가 많고 다양한 즉흥성을 보인다. 살타렐로 같은 이탈리아 곡은 밝고 간결하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이들 사이에 공통적으로 흐르는 감성은, 비록 민족과 종교로 나뉘었지만 “음악으로는 얼마나 밀접했는가”다. 3만~9만원. 고음악을 즐기는 또 하나의 공연이 30일 같은 무대에서 이어진다. 올해 가장 기대되는 클래식 공연 중 하나로 꼽히는 카운터테너 필리프 자루스키(36)와 베니스 바로크 오케스트라의 협연이다. 자루스키는 빈틈없는 기교와 감미로운 음색으로, 안드레아스 숄 이후 최고의 카운터테너로 평가받는다. 1999년 데뷔 후 매번 흥미로운 테마와 구성으로 바로크 오페라와 콘서트 무대를 누벼 왔다. 이번 첫 내한 공연에서 펼치는 주제는 ‘전설의 배틀’이다. 두 라이벌 카스트라토인 파리넬리(카를로 브로스키), 조반니 카레스티니를 지지한 작곡가 포르포라와 헨델의 곡을 대결 구도로 선보인다. 그는 아름다운 오페라 아리아의 절정으로 꼽는 포르포라의 ‘위대한 조베여’(Alto Giove, 오페라 ‘폴리페오스’)와 헨델의 ‘부정한 여인’(Scherza Infida, 오페라 ‘아리오단테’)을 노래하면서 “그때(18세기)를 상상하고 그 분위기를 재현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4만~11만원. (02)2005-0114.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 4월 현대음악과 함께하는 봄바람… 서울시향 20일부터 ‘아르스 노바’

    서울시립교향악단이 동시대 음악 경향을 소개해 온 현대음악 콘서트 ‘아르스 노바’(Ars Nova)를 통해 새로운 작품을 선보인다. 서울시향은 2006년부터 진은숙 상임작곡가의 기획으로 매년 네 차례 현대음악 공연을 펼쳐 왔다. 오는 20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 열리는 실내악 공연 ‘아르스 노바 시리즈Ⅰ: 체임버 콘서트’에서는 베를린 필하모닉이 위촉한 하비의 ‘장면’을 서울시향 부악장 웨인 린의 협연으로 한국 초연한다. 독일 작곡가 휠러의 ‘게겐클랑’과 뉴욕 필하모닉의 상임작곡가를 지낸 린드베리의 ‘코렌테’가 연주된다. 24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아르스 노바 시리즈Ⅱ: 관현악 콘서트’에서는 서울시향과 쾰른 귀르체니히 오케스트라가 공동 위촉한 독일 작곡가 횔러의 ‘항해’를 세계 초연한다. ‘첼로 협주곡’은 첼리스트 이상 엔더스가 협연하고, 한국 초연인 쇼스타코비치의 오페라 ‘코’ 모음곡은 유럽 무대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테너 강요셉, 베이스 함석헌과 함께한다. 1만~5만원. 1588-1210.
  • 무려 480억원…스트라디바리 ‘비올라’ 경매 나온다

    무려 480억원…스트라디바리 ‘비올라’ 경매 나온다

    이탈리아의 현악기 제작자 안토니오 스트라디바리가 1719년 제작한 세계 최고의 비올라가 경매에 나온다. 최근 국제 경매회사 소더비는 “스트라디바리가 제작한 단 10대의 비올라 중 하나인 ‘맥도널드’가 50년 만에 시장에 나온다”고 밝혔다. 현대 바이올린의 창시자인 악기 명장 스트라디바리가 만든 이 비올라는 그의 전성기 시절 제작돼 전문가들에게는 희귀성과 더불어 가장 높은 평가를 받고있다. 경매회사 측이 제시한 입찰가는 역대 악기 최고가인 무려 4500만 달러(약 480억원). 경매사 관계자인 팀 잉겔스는 “이 비올라는 보존상태가 매우 양호하다” 면서 “지난 50년 동안 스트라디바리의 비올라가 시장에 나온 적이 없기 때문에 경매 참여 자체가 일생일대의 기회”라고 밝혔다. 이어 “입찰이 4500만 달러 부터 진행돼 악기 사상 역대 최고가 기록을 세울 것”이라면서 “비밀리에 가격을 제시해 입찰하는 방식으로 경매가 진행돼 오는 6월 25일 낙찰자가 발표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역대 악기 최고가 경매기록은 역시 1721년 스트라디바리가 제작한 바이올린 ‘레이디 블런트’로 지난 2011년 1590만 달러(약 170억원)에 낙찰됐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무려 480억원…역대 최고가 ‘비올라’ 경매 나온다

    무려 480억원…역대 최고가 ‘비올라’ 경매 나온다

    이탈리아의 현악기 제작자 안토니오 스트라디바리가 1719년 제작한 세계 최고의 비올라가 경매에 나온다. 최근 국제 경매회사 소더비는 “스트라디바리가 제작한 단 10대의 비올라 중 하나인 ‘맥도널드’가 50년 만에 시장에 나온다”고 밝혔다. 현대 바이올린의 창시자인 악기 명장 스트라디바리가 만든 이 비올라는 그의 전성기 시절 제작돼 전문가들에게는 희귀성과 더불어 가장 높은 평가를 받고있다. 경매회사 측이 제시한 입찰가는 역대 악기 최고가인 무려 4500만 달러(약 480억원). 경매사 관계자인 팀 잉겔스는 “이 비올라는 보존상태가 매우 양호하다” 면서 “지난 50년 동안 스트라디바리의 비올라가 시장에 나온 적이 없기 때문에 경매 참여 자체가 일생일대의 기회”라고 밝혔다. 이어 “입찰이 4500만 달러 부터 진행돼 악기 사상 역대 최고가 기록을 세울 것”이라면서 “비밀리에 가격을 제시해 입찰하는 방식으로 경매가 진행돼 오는 6월 25일 낙찰자가 발표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역대 악기 최고가 경매기록은 역시 1721년 스트라디바리가 제작한 바이올린 ‘레이디 블런트’로 지난 2011년 1590만 달러(약 170억원)에 낙찰됐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쌉쌀한 두 여자 랄라스윗

    쌉쌀한 두 여자 랄라스윗

    한때 ‘홍대 여신’이라는 호칭이 유행처럼 번졌다. 달달한 목소리와 감성적인 음악, 예쁜 외모까지 갖춘 홍대 여성 싱어송라이터들을 이르는 이 말은 이들의 대중적 인지도를 높임과 동시에 음악을 이미지에 가둬 버리는 한계로 작용했다. 어쿠스틱 듀엣 랄라스윗은 ‘여신’이 아닌 자신들만의 색깔을 부단히 만들어 왔다. 이들의 음악은 대중이 여성 싱어송라이터에게 기대하는 ‘분홍색’ 대신 청연한 ‘하늘색’, 때로는 먹먹한 ‘회색’을 뿜어낸다. 기타와 건반을 치는 2인조로 시작했지만 대담한 밴드 음악을 시도하는 등 음악적 지평을 넓혀 가고 있다. 27일 공개한 정규 2집 앨범 ‘너의 세계’를 통해 싱어송라이터로서 또 한번 발전을 일궜다. 어쿠스틱 음악과 밴드 음악 위에 현악기와 플루트 등 클래식 악기의 선율을 얹어 풍성한 사운드를 들려준다. 최근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이들은 “다양한 각도에서 음악에 접근했다”고 말했다. “지난 앨범보다 악기 편성이 다양해지고 편곡에서도 프로그래밍을 도입하는 등 많은 시도를 했습니다.”(박별·건반 담당) 노래의 주제도 사랑을 넘어 자아에 대한 성찰로 외연을 넓혔다. 타이틀곡 ‘오월’은 실제 5월에 태어난 김현아(기타, 보컬 담당)의 자전적 이야기다. “날씨 좋은 날에 태어났다고 주변에서 축복해 줬을 텐데, 저는 그 기대와 축복만큼 잘 살아왔을까 돌아보게 됐어요.”(김현아) 소소한 행복부터 그리움과 체념, 후회까지 다크 초콜릿처럼 쌉싸름하다. “20대를 마무리하고 30대를 준비하는 시기에 지난날을 돌아보는 과정이 가사에 담겼습니다.”(박별) 각각 15, 16세 때 악기를 배우겠다며 청소년 직업체험센터인 ‘하자센터’를 찾았다가 만난 별난 소녀들은 여느 10대가 그렇듯 대학 입시를 거쳐 무미건조한 대학 생활을 이어 갔다. 그러다 “우리가 잘 살고 있는 걸까” 하는 의문이 머리를 스칠 때쯤 다시 만나 악기를 잡았다. 밴드들의 틈바구니에서 “일단 둘이서 해 보자”며 합주와 작곡 연습을 시작했고, 첫 번째 작품인 ‘나의 낡은 오렌지나무’로 2008년 대학가요제에서 은상을 거머쥐었다. 이들은 실용음악학원이나 대학에서 음악을 배우지 않았다. 동영상을 보면서 독학하고 연주자들의 어깨 너머로 배운 게 전부다. 하지만 “체계적으로 배우지 않았으니 제약도 없다”고 말한다. “저희가 곡을 쓰면 ‘과감하다’는 말을 종종 들었어요. ‘이런 코드를 여기서 쓰네?’ 하는 이야기들이죠.”(김현아) 이것이 랄라스윗을 여성 그룹, 어쿠스틱 등 어떤 전형에 안주하지 않게 하는 힘이다. 29세(박별)와 28세(김현아)인 이들의 음악은 또래 젊은이들의 어깨를 애써 토닥이지 않는다. 대신 ‘너도 나와 같구나’ 하는 반가움을 준다. “세상과 동떨어졌다는 생각이 들 때 나 같은 사람이 또 있구나 하는 느낌을 주고 싶어요.”(박별) “시험을 망쳤을 때 옆 친구도 같이 망친 것 같은 느낌 말이죠. 하하.”(김현아)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신촌에 야외공연장

    신촌에 야외공연장

    서울 마포구는 26일 포화 상태인 홍대 지역의 공연 수요를 분산하고 비교적 공연장이 부족한 신촌 지역을 보강하기 위해 야외공연무대 ‘서강나루’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신촌역 인근 다주쇼핑상가 건물을 철거하며 80면 규모의 임시공영주차장을 설치한 지역의 유휴지역이다. 홍대 걷고 싶은 거리와 윗잔다리공원에 마련된 야외무대와 함께 신촌지역 야외공연장으로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마포 지역문화정책 총괄기구로 공연개최 경험을 많이 가진 마포문화재단이 무대 사용 및 공연 프로그램 관리 운영 등을 도맡는다. 공연 목적, 내용, 규모 등을 밝혀 신청하면 된다. 무대 사용료는 받지 않는다. 하지만 주변 지역이 준주거지역임을 감안해 조명을 따로 설치하지 않고 운영시간도 오전 9시부터 일몰 전까지로 정했다. 개장 기념으로 28일에는 작은음악회도 연다. ‘양희봉 팝스오케스트라’, 국악팀 ‘뒷돌’, 현악4중주 쿼텟 ‘서경 뮤직소사이어티’ 등이 무대에 오른다. 박홍섭 구청장은 “신촌, 홍대 지역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풍부한 볼거리를 제공하며 인근 상권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담담히 연주해 좋은 성과… 음악 접근하는 법 알아가는 듯”

    “담담히 연주해 좋은 성과… 음악 접근하는 법 알아가는 듯”

    늘 ‘최초’라는 수식어를 앞세우며 국내 클래식 음악사를 새로 써 나가는 연주 그룹이 있다. 평균 나이 26세인 젊은 연주자 네 명으로 이뤄진 현악사중주단 노부스 콰르텟이다. 2007년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의기투합한 바이올리니스트 김재영(29)과 김영욱(25), 첼리스트 문웅휘(26), 비올리스트 이승원(24)이 주인공들이다. 이들은 유명 솔리스트와 오케스트라에만 열광하던 국내 클래식 시장뿐 아니라 유럽을 중심으로 한 해외 무대에서도 기량을 과시하며 현악사중주의 매력을 한껏 알리고 있다. 특히 올해는 노부스 콰르텟의 해였다. 국내 현악사중주단 최초로 지난 2월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국제모차르트콩쿠르에서 우승한 데 이어 세계적인 클래식 매니지먼트사 지멘아우어의 소속 연주자가 됐다는 낭보를 잇따라 전했다. 2008년 일본 오사카 국제실내악콩쿠르(3위), 2009년 프랑스 리옹 국제실내악콩쿠르(3위), 2012년 독일 ARD국제콩쿠르(2위), 하이든국제실내악콩쿠르(3위 및 청중상) 등 오롯이 실내악에 집중해 온 결과였다. “ARD콩쿠르만 해도 ‘영혼을 다 바쳐서 해 보자’고 벼르고 허리가 아파서 승원이가 제 악기(첼로)를 들어주기까지 하면서 힘들게 치렀어요. 이번에도 그렇게 비장하게 ‘해내야 한다’고 했으면 못 했을 텐데 오히려 담담하게 임해서 더 좋은 결과가 있지 않았나 싶어요. 순수하게 음악에 접근하는 방법을 알아 가고 있다고 할까요.”(문웅휘) 우승을 거머쥔 잘츠부르크 국제모차르트콩쿠르는 대회 일주일을 남기고 하루 8시간씩 혼신을 다한 결과였다. 멤버들은 “콩쿠르 우승 자체보다 부상으로 주어진 연주 투어와 하겐 콰르텟(오스트리아의 세계 정상급 현악사중주단)의 레슨을 언제든지 받게 된 게 가장 기뻤다”고 입을 모았다. 오는 6월 하겐 콰르텟을 만나기로 한 시간과 장소까지 기억해 놓고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저희에게 하겐 콰르텟은 선망의 대상이에요. 그 멤버들이 저희 연주를 보고 무대 뒤에 와서 ‘너무 좋았다’고 칭찬해 주고 결과가 나온 뒤 열린 파티장에서도 심사위원장인 루카스 하겐이 격려해 주니 뛸 듯이 기뻤죠.”(이승원) 하지만 콩쿠르 도전은 이제 종지부를 찍기로 잠정 결정한 상태다. “콩쿠르에서는 어느 정도 궤도까지 오르지 않았나 싶어요. 좋은 공연 기회를 마련해 주는 소속사가 생겼으니 더 이상 콩쿠르를 나가는 게 의미가 없기도 하고요.”(김재영) 창단 초기 멤버들은 무대 기회가 없어서 거듭 좌절해야 했다. 하지만 하겐 콰르텟, 아르테미스 콰르텟, 비올리스트 킴 카슈카시안 등 세계적인 연주자들을 거느리고 있는 지멘아우어에 소속되면서 이제 국내에서 보기 힘들 만큼 ‘핫’한 연주자가 됐다. “2017년까지 스케줄이 다 찼어요. 한 달에 4~5번은 보통이고 오는 11월에는 11건의 공연이 잡힐 정도로 해외 공연이 가득해요. 그간 콩쿠르 우승 때마다 독일·네덜란드 등 다른 에이전시들의 제안을 마다하고 지멘아우어를 기다린 보람이 있었죠.”(이승원) 저마다 개성도 성격도 다른 네 명이 뭉치다 보니 균열이 없었던 건 아니다. 하지만 음악에 대한 믿음과 책임감이 이들을 강하게 결속시켰다. “무엇보다 콰르텟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좋은 곡들이 너무 많아서 자꾸 하게 되는 매력이 있어요. 그래서 계속해 나가야겠다는 책임감이 생기죠.”(김재영) 노부스 콰르텟의 연주회 프로그램은 늘 도전의 연속이다. 지난해 8월 바흐의 푸가의 기법 전곡 연주로 팬들과 평단의 관심을 한몸에 받은 데 이어 오는 29일 2년 만의 정기연주회에서는 난해하기로 유명한 베토벤의 후기 현악사중주 12번과 슈베르트의 마지막 현악사중주 15번을 꺼내 든다. “멤버 모두 새 곡을 받아들 때마다 ‘이건 힘들겠다’는 소리 대신 ‘해 보자’는 도전 정신으로 뭉쳐 있어요. 그렇게 한 단계 한 단계 매번 새롭고 어려운 곡에 도전하는 게 젊은 연주자들에겐 숙명인 것 같아요.”(김영욱) “콰르텟 연주자가 솔리스트보다 행복한 건 자기 자신이 갖고 있는 소리가 어떤 건지 곁에 있는 동료들이 얘기해 주고 기량을 수시로 체크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저희 연주를 계기로 사람들이 음악의 아름다움을 알게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실내악의 저변을 확대할 수 있을 거예요.”(문웅휘)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창작국악 꽃할배 셋의 인생악보

    창작국악 꽃할배 셋의 인생악보

    한국창작음악의 거장 3인이 뭉쳤다. 이해식(왼쪽·71), 강준일(가운데·70), 김영동(오른쪽·63) 등 국악의 현재를 빚어낸 주역들의 곡이 오는 20~22일 국립국악관현악단 ‘작곡가 시리즈3’ 무대를 채운다. 라디오 프로듀서로 일하며 전국 각지의 토속민요를 채집해 악보에 담아낸 이해식 작곡가의 음악은 춤, 바람, 굿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로 모아진다. 40여년간 그가 성실히 쌓아올린 음악 작업을 20일 젊은 연주자들이 재해석해 선보인다. 피아노 협주곡 ‘춤두레’는 피아노 조율을 배운 피아니스트로 유명한 이진상의 내공이, ‘호적을 위한 트럼펫’은 재즈 트럼페터 배선용과 태평소 연주자 박세라의 이색적인 호흡이 기대된다. 물리학도 출신 작곡가 강준일은 서양악기를 통해 한국 음악 고유의 정신을 고민해온 만큼 동서양 악기가 조화를 이룬 이중협주곡을 다수 발표했다. 21일 공연에서는 국악관현악과 해금, 바이올린을 위한 이중협주곡 ‘소리 그림자 No.2’를 통해 바이올리니스트 이보연과 해금 연주자 정수년이 풀어내는 애조 섞인 음색을 감상할 수 있다. 사물놀이와 피아노를 위한 ‘열두거리’에서는 타악그룹 푸리 멤버들과 피아니스트 이기준의 앙상블이 펼쳐진다. ‘동양의 바그너’로 불리는 김영동 작곡가는 22일 서사음악극 ‘토지’의 하이라이트 장면들을 압축해 보여준다. 고 박경리 작가의 대표 소설 ‘토지’를 원작으로 하는 작품으로, 한국오라토리오합창단이 소리를 떠받치는 가운데, 국립창극단이 서희, 길상 등 주요 인물들을 맡아 극을 이끌어간다.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2만~5만원. (02)2280-4114~6.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치마 올리고 있던 北 여성, 단속반원 다가오자…

    북한의 장마당 등에는 치마를 위로 훌쩍 걷어올려 하체를 드러내 놓고 있는 여성이 많다. 치마를 허리춤에 붙여 고정시킨 것으로 이를 규찰하는 단속반과의 숨바꼭질이 벌어지곤 한다. 북한 당국의 과도한 여성 패션 규제 때문이다. 북한 젊은이들이 헐렁한 바지를 입고 짧은 머리를 하고 규찰대를 피해 다니느라 고생이 이만저만 아니라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규찰대, 뺑대바지·장발 엄정 단속’이란 기사를 통해 최근 보도했다. RFA는 함경북도 국경 지방에 여행 나온 북한 대학생과의 인터뷰 내용을 보도했다. 이 대학생은 “요즘 자본주의 사상 문화를 뿌리 뺀다고 평양 시내 도처에 규찰대가 쫙 깔렸다. 엉치가 드러나게 바지를 입고 다니는 여성들을 집중 단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학생은 “규찰대들이 단속된 여성들의 시민증 번호와 손전화 번호, 집주소까지 일일이 적어 가서 아침 새벽에 3방송(주민 내부 방송)에서 불어 망신시키고 있다. 그러면 해당 직장과 학교에서는 단속된 여성을 비판 무대에 세워놓고 사상 투쟁을 벌여 수치심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2009년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이 등장한 후 여성들에게 바지를 입게 허용하자 젊은 대학생들은 한국 드라마에서 나오는 청바지처럼 뺑뺑하게 만들어 입고 다녔다”고도 전했다. 하지만 지난해 여름부터 북한 당국이 “여자들이 야하게 입고 다니는 현상은 자본주의식이라면서 헐렁하게 입고 다니라”고 지시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학생은 “젊은 여성들은 머리카락이 어깨에 조금만 닿아도 규찰대의 단속 대상이 되고 있으며 김정은의 젊은 아내(리설주)가 커트 머리를 하고 나온 것도 긴 머리를 통제하는 사회적인 분위기 때문에 짧게 자르고 나온 것”이라고 추정했다. 평양 일대를 중심으로 불어닥친 단속은 지난해 여름 북한 국가안전보위부가 은하수 관현악단 예술인들의 음란물 유출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 평양시 젊은이들이 자본주의 생활문화에 푹 절었다는 것을 발견하고 북한 지도부가 심각하게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김정은 제1위원장은 노동당과 공안기관에 강력단속을 주문했다고 보도된 바 있다. 앞서 탈북자 인터넷 매체 ‘뉴포커스’(www.newfocus.co.kr)도 요즘 북한에서 주민들의 용모 단속에 대한 빈도와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뉴포커스는 최근 ‘北 젊은 여성 “강연이 좋은 이유!”…치마바지? 원조는 북한’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북한 정권이 주민 단속을 위해 각종 강연회를 실시하고 있는 가운데 상당수 젊은 여성들은 이를 오히려 최신 유행 정보 습득의 창구로 이용한다고 보도했다. 뉴포커스는 기사에서 “북한의 강연회에서 옷차림 단속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최신 유행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다. 다른 지역에서는 어떤 옷을 입고 다니는지, 머리 모양은 어떻게 하는지 다양한 단속 사례를 말해 주는데 도리어 내가 모르던 최신 유행을 알게 된다”고 한 탈북 여성 최희영(가명)씨의 말을 전했다. 특히 아무리 단속을 강조한다고 해도 북한의 여성들은 일관되지 않고 흐지부지 되어버리는 분위기 탓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도 단속을 피해가는 다양한 방법들이 동원되는데 대표적인 것이 바지 위에 치마를 입는 것이라고 한다. 혜산 출신의 탈북자 김주미(가명)씨는 “한때 여자들에게 무조건 치마를 입고 다니라는 지시를 내린 적이 있었다. 그런데 장사하는 입장에서 치마는 일하기에 불편하다. 그래서 바지를 입은 후 치마를 입고 둘둘 말아서 허리춤에 맨다. 만약 단속을 당하면 바로 풀어서 치마를 내리면 된다”고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합주서 거문고 왕따 싫어, 첼로 거문고 만들었죠”

    “합주서 거문고 왕따 싫어, 첼로 거문고 만들었죠”

    ‘거문고팩토리의 밴드 이름에 있는 공장(Factory)은 상품을 찍는 조립 라인이 아닌 앤디 워홀 식의 워크숍 혹은 아틀리에다. 그들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첼로 거문고, 전자 거문고, 실로폰 거문고를 연주하는 밴드다.’ 지난해 6월 영국 런던 K뮤직 페스티벌에 선 ‘거문고팩토리’를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렇게 정의했다. 그도 그럴 것이 거문고팩토리는 악기 연주뿐 아니라 새로운 악기를 만들어내는 단체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고교와 대학(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인연을 맺은 거문고 연주자 이정석(32), 유미영(32), 정인령(31)과 유일한 가야금 주자 김선아(29)는 우리 음악을 재료로 월드 뮤직을 만들어 보자고 의기투합했다. 160~170㎝ 길이의 거문고를 1m로 댕강 잘라내 기타처럼 메고 연주하는 담현금, 첼로처럼 세워서 연주하는 첼로 거문고, 줄 수를 늘리고 안족을 세워 투명한 소리를 내게 한 실로폰 거문고, 전자 음향을 내는 전자 거문고…. 이들의 손에서 태어난 악기는 창의적이다 못해 파격적이다. 팀원들이 연주하다 떠올려낸 색다른 음색을 탄생시키기 위해 전통악기를 만드는 인간문화재, 기타 수리점 등을 찾아가 부지런히 발품을 판 결과다. 이들의 동력은 합주에서 ‘왕따’당하는 거문고의 매력을 알리려는 오기와 투지였다. “정말 무모한 시도였죠. 그냥 일단 자르고 보자 싶었어요. 2000년대 초 거문고는 국악 실내악과 관현악이 활성화되면서 음량이 적다는 이유로 계속 배제, 배척됐거든요. 합주에서 대접 못 받는 거문고를 연주자가 직접 매력적인 소리로 만들어 보여주자는 투지 때문에 시작했어요.”(이정석 대표) 초기에는 원로 국악인들에게 전통음악을 흐린다는 쓴소리도 많이 들었다. 하지만 2008년 이들이 거문고 산조 명인들의 고음반을 되살리는 복원 연주회를 갖고 악보집, 음반 등으로도 내놓자 주변의 시선도 달라지기 시작했다. 유일한 가야금 연주자 선아씨는 원래 그룹의 팬이었다가 2010년 팀에 합류한 케이스다. “1집 음반을 듣고 거문고의 박력 있고 터프한 소리에 푹 빠졌어요. ‘내가 거문고팩토리의 팬클럽 회장을 하겠다’고 나서기까지 했죠(웃음). 처음엔 주변에서 ‘너는 가야금인데 왜 거문고팩토리에 껴 있느냐’는 말도 했어요. 그럴 때마다 정체성도 흔들리고 소외감도 느꼈지만 이젠 다 잊어버렸죠.”(김선아) 거문고팩토리는 2012년 세계 최대 월드뮤직 박람회인 워멕스(WOMEX)에 공식 쇼케이스 그룹으로 초청되면서 해외 무대에 불려다니기 바빴다. 지난해에도 네덜란드 루츠페스티벌에 초대됐고 올해도 6월 스웨덴, 7월 캐나다 4개 도시 투어가 예정돼 있다. 더욱 단단해진 음악 세계는 오는 8~9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열리는 2집 발매 기념 콘서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거문고는 음정이 있으면서도 타악기의 요소를 지닌 유율타악기예요. 웅장하고 묵직한 소리와 그 에너지 덕분에 수천년 세월을 살아남았죠. 거문고의 음색처럼 더 성숙한 음악을 위해 철현금(철줄을 사용한 현대 국악기)도 배워 연주하고 페루 타악기 카혼, 브라질 타악기 카바사 등을 곁들이는 다양한 실험도 합니다. 한국 전통 현악기 앙상블로 진화하고 있다고 할까요. 이번 음반 제목을 ‘이마고’(성충, 성숙이란 뜻)로 지은 것도 그 때문이죠.”(유미영)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K팝·클래식 연계 ‘서초 한류특구’ 만든다

    서초구가 빠르게 한류문화 메카로 변신하고 있다. 구는 12일 대강당에서 ‘K-한류문화특구’ 지정 공청회를 열었다. 계획안을 곧 중소기업청에 제출해 상반기 결정된다. 참가한 전문가와 주민들은 2019년까지 지역 특성을 활용, 케이팝과 케이클래식(한국형 고전음악)을 주제로 하는 ‘특구’ 조성에 대부분 긍정적인 의견을 냈다. 케이팝 전용 공연장이 들어서는 리버사이드 호텔 일대에 특화 거리와 케이팝 스타 벽화 거리가 들어선다. ‘케이팝 구역’이다. 자유로운 상상력과 실험정신을 엿볼 수 있는 홍익대 앞 ‘프린지 페스티벌’에 버금가는 케이팝 프리마켓도 열어 다양한 거리공연, 벼룩시장, 전시회, 먹거리장터 등을 마련한다. 신사동 가로수길과 더불어 해외 관광객이 한류를 느끼는 명소로 가꿀 참이다. 예술의전당~서초역을 잇는 반포로(1.3㎞)와 국립국악원~아쿠아아트 육교의 남부순환로(1.1㎞) 구간, 좌우측 간선변 30∼50m는 ‘케이클래식 구역’이다. 전문 악기점 100여곳이 밀집한 서초3동 효령로는 악기 거리로 조성된다. 클래식악기 박물관과 민속악기 박물관도 세워진다. 아마추어 예술인들이 관현악을 연주하는 거리 음악회가 열리고 독특한 디자인의 조형물과 벽화로 가득한 클래식 특화거리도 만든다. 진익철 구청장은 “특구로 지정되면 지역경기 활성화는 물론 대한민국 한류를 재생산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뉴욕 필하모닉 스쿨 파트너십 프로그램 ‘꼬마 작곡가’

    뉴욕 필하모닉 스쿨 파트너십 프로그램 ‘꼬마 작곡가’

    “형이 내 목소리를 자꾸 바보같이 따라해 화가 나서 곡을 만들었어요. 이 곡을 듣고 형이 반성했으면 좋겠어요.” 5일 오후 7시 서울 종로구 신문로1가 금호아트홀에서는 색다른 음악회가 열렸다. 작곡 교육을 전혀 받지 않은 학생 8명이 만든 곡을 뉴욕필하모닉 단원들이 직접 연주했다. 이날 발표한 8곡은 기존 곡들과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형과 싸우고 나서 곡을 만들었다는 송동령(10·하남초3년)군의 곡은 힘이 넘쳤다. 호른의 박력 있는 도입부로 시작해 플루트와 클라리넷, 바이올린 등과 어우러지면서 변화무쌍한 리듬을 선보였다. 겨울방학에 탔던 썰매를 떠올리며 곡을 만들었다는 김하늘(11·유천초4년)양의 곡은 높낮이가 다른 쇠봉이 달린 윈드차임으로 썰매를 타는 듯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현악기의 특수주법에서 영감을 받은 소범진(13·봉황초6년)군의 곡은 가야금과 바이올린의 치찰음으로 눈길을 끌었다. 맨 앞줄에서 이들을 지켜보던 뉴욕필하모닉의 베이스 연주자 존 딕은 아이들의 곡이 연주될 때마다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고 박수를 치며 “브라보!”를 외쳤다. 10일 서울신문과 만난 딕은 “아이들은 눈을 가린 시인과도 같다. 원래 창의적인데 눈이 가려져 있어 그 재능을 내보이지 못하고 있다”며 “어른들이 안대를 풀어준다면 재능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해 ‘꼬마작곡가’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가 개발한 꼬마작곡가는 뉴욕필하모닉의 스쿨 파트너십 프로그램으로, 초등 3~5학년 어린이들의 작곡을 도와준다. 딕이 1995년 개발한 이래 핀란드, 영국, 베네수엘라, 스페인 등 세계 9개 나라에서 20년째 호평을 받고 있다. 한국에서는 2010년 한국문화예술진흥원과 뉴욕필하모닉이 워크숍을 열어 시범 운영한 후 2013년 정식으로 시도됐다. 지난해 11월 1~3일 한국의 교사 12명이 뉴욕필하모닉과 2박3일 워크숍에서 지도법을 배운 후 11월 16일부터 경남 김해시, 대전시, 전북 익산시, 경기 하남시 등 4개 지역에서 10주 동안 초등학교 3~6년생 96명을 가르쳤다. 학생들은 악기를 의인화한 수업을 통해 악기와 질문을 주고받으며 악기의 소리를 익혔다. 그리고 자신이 표현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그림으로, 시로 몇 주 동안 표현하는 과정을 거쳤다. 강사들은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마지막 2~3주 동안 오선지에 곡을 완성시켰다. 하남 지역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던 소수정(26·성신여대 음악대학원 작곡과)씨는 “작곡법을 가르치는 게 아니라 아이들의 잠재된 창의력을 최대로 끌어올리는 게 프로그램의 취지였다”며 “강사들은 아이들의 상상력을 이해하고 아이들이 표현하고 싶은 것을 악보에 옮겨주기만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처음에는 의구심을 품었지만 최종 결과물을 듣고는 깜짝 놀랐다”고 덧붙였다. 이들의 음악을 들은 딕은 “나라별로 음악의 성향이 다른데, 한국 학생들의 곡은 진보적이고 역동적이며 변화를 예측할 수 없는 점이 특징”이라며 “베네수엘라에서 4년 동안 했던 것들을 1년 만에 모두 끝내 상당히 놀랐다”고 극찬했다. 딕은 그러면서도 “한국의 부모들의 교육열이 대단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아이를 좋은 작곡가로 키우려면 조바심을 내지 말고, 작곡 기법보다 우선 창의력부터 길러줘야 한다”는 조언도 덧붙였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노부스 콰르텟, 모차르트콩쿠르 현악사중주 1위

    노부스 콰르텟, 모차르트콩쿠르 현악사중주 1위

    현악사중주단 ‘노부스 콰르텟’이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열린 제11회 국제 모차르트콩쿠르에서 현악사중주 부문 1위를 차지했다. 노부스 콰르텟은 지난 5일(현지시간) 열린 최종 결선에서 슈베르트 콰르텟자츠, 베르그 서정 모음곡과 모차르트 현악 사중주 K.428을 연주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국내 현악사중주단이 국제 음악 콩쿠르에서 우승한 것은 처음이다. 해당 콩쿠르에서 현악사중주 부문에서 1위가 나온 것도 첫 사례다. 모차르트의 고향 잘츠부르크에서 1975년 시작된 모차르트콩쿠르는 3~5년 주기로 열린다. 바이올린 김재영·김영욱, 비올라 이승원, 첼로 문웅휘 등 한국예술종합학교 졸업생으로 구성된 노부스 콰르텟은 2012년 독일 최고 권위의 콩쿠르인 ARD 국제 음악 콩쿠르 현악사중주 부문에서 2위에 입상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방콕’하긴 아까운 설 연휴… 재미난 것 없을까

    ‘방콕’하긴 아까운 설 연휴… 재미난 것 없을까

    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이는 민족 최대의 명절 설. 나흘간의 짧은 시간이지만 연휴를 더욱 알차고 보람 있게 보낼 수 있는 문화 공연이 풍성하다. 오랜만에 만난 가족, 친지, 친구들과 함께 재충전도 하고 문화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영화, 공연, 전시 등을 소개한다. ◆코미디 한편에 ‘소문만복래’ 이번 설 극장가는 어느 해보다 상차림이 푸짐하다. 특히 한국 영화는 전 세대를 아우르는 코미디가 주류를 이루고 있어 명절 분위기를 한껏 돋울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초강세를 보이고 있는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겨울왕국’과 칸영화제 수상작 등 볼 만한 외화도 포진해 있다. 이번 연휴에는 한국 영화 네 편이 치열한 경합을 벌인다. 지난 22일 개봉해 승기를 잡은 ‘수상한 그녀’는 욕쟁이 칠순 할매가 20대의 몸으로 돌아가 가수의 꿈을 이룬다는 타임슬립형 코미디. 오두리 역을 맡은 심은경의 구수한 사투리와 ‘나성에 가면’ 등 1970~80년대 구성진 노랫가락이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좌충우돌 코미디 속에 숨겨진 가슴 아픈 러브스토리도 흥미를 끈다. 카메오로 등장하는 김수현은 꼭 놓치지 말아야 할 포인트. ‘수상한 그녀’를 바짝 추격하고 있는 ‘피끓는 청춘’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드라마와 코미디가 적절히 어우러진 학원 로맨스로 나팔바지, 맥가이버칼 등이 유행했던 1980년대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국민 연하남’ 이종석이 충청도 사투리와 야릇한(?) 손동작 하나로 여학생들을 홀리는 홍성농고 최고의 카사노바 역을 맡아 연기 변신을 선보인다. 여주인공 박보영도 과격한 학교 일진을 잘 소화해 가벼울 법한 코미디에 무게 중심을 잡는다. 영화 ‘신세계’의 제작진이 내놓은 ‘남자가 사랑할 때’는 언뜻 진부해 보이지만 은근하면서도 강한 여운을 남기는 멜로 영화다. 연애와는 거리가 멀 것 같은 사채업체 부장 태일(황정민)이 채권 회수 때문에 만난 호정(한혜진)에게 끌리면서 사랑하게 되는 이야기를 담는다. 후반부에 신파조로 흐른 것이 다소 아쉽지만 개연성 있는 전개와 소박한 에피소드가 쏠쏠한 재미를 준다. ‘조선미녀삼총사’는 할리우드 ‘미녀 삼총사’의 조선판으로 조선 팔도의 수배범들을 잡는 현상금 사냥꾼의 이야기다. 하지원이 비상한 두뇌와 뛰어난 무술 실력을 가진, 삼총사의 리더 진옥 역을 맡았다. 진옥은 푼수 같은 주부 검객 홍단(강예원), 활과 쌍절곤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터프한 막내 가비(손가인)와 함께 사라진 십자경을 찾아 달라는 왕의 밀명을 받고 미션 완수에 나선다. 현재 관객 350만명을 넘기며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겨울 왕국’이 역대 국내 애니메이션 흥행 1위인 ‘쿵푸팬더 2’(506만명)의 기록을 깰 것인지도 관심거리. 화려한 볼거리와 귀에 착 감기는 OST 등 뮤지컬 애니메이션의 흥행 요소를 두루 갖춘 작품으로 아이는 물론 어른 관객들의 관심도 받고 있다. 도도한 얼음공주 언니 엘사와 밝고 쾌활한 동생 안나 등 자매의 이야기로 기존의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이야기를 뒤틀어 눈길을 끈다. 명절 때 안 보이면 왠지 섭섭한 청룽(성룡)은 이번엔 신작 영화 ‘폴리스 스토리 2014’로 돌아왔다. 1985년부터 시작된 시리즈의 6번째 이야기로 청룽의 격투기 등 고난도 액션은 여전히 화끈하지만 미스터리를 강조한 스토리로 전작에 비해 분위기는 다소 어두워졌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굿판 공연보며 ‘무병장수’ 서울 예술의전당은 30일부터 2월 1일까지 공연 할인, 사인회, 선물증정 등 다양한 행사를 마련했다. CJ토월극장에서 상연 중인 뮤지컬 ‘해를 품은 달’(해품달)은 설 당일인 31일 오후 2시와 6시 2회 공연을 40% 할인된 가격에 제공한다. ‘해품달’은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왕과 액받이 무녀의 사랑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이날 공연엔 지난해 한국뮤지컬대상에서 신인상을 받은 전동석이 이훤을 연기하고, 정재은과 조휘가 각각 연우와 양명을 맡는다. 정통 국악 공연도 풍성하다. 서울 국립국악원은 설 기획 ‘청마의 울림’을 31일과 2월 1일 오후 4시 예악당에서 공연한다. 국악관현악과 민요, 판소리, 국악동요, 전통연희가 어우러지는 흥과 신명의 무대다. 소리꾼 남상일이 진행을 하면서 판소리 ‘흥보가’의 ‘흥보 박타는 대목’도 부른다. 공연시간 2시간 전부터 야외광장에서 널뛰기, 팽이치기, 짚신썰매, 제기차기, 투호 던지기 등 민속놀이를 무료로 체험할 수 있다. (02)580-3300. 부산시립국악관현악단은 30일 오후 5시 부산문화회관 중극장에서 ‘설맞이 국악한마당’을 연다. 수제천, 천년만세, 태평무, 민요, 판굿으로 이어지는 공연은 무병장수와 풍요를 향한 소망을 담은 시간으로 꾸몄다. (051)607-3123. 31일부터 2월 2일까지 서울남산국악당에서는 마당극 ‘허생전’을 앙코르 공연한다. 연암 박지원이 쓴 소설 ‘허생전’ 속 허생의 집이 남산골 자락이라는 점에 착안해 만들었다. 정치·사회·경제적 의제에 대한 통렬한 비판과 해학을 춤과 연주, 재담으로 버무렸다. (02)3676-3676. 아이들을 위한 공연도 할인행사를 준비해 관객을 맞는다. TV 애니메이션 시리즈 ‘머털도사’를 퍼포먼스로 옮긴 ‘위저드 머털’은 31일까지 새해 맞이 이벤트로 관람료를 20% 할인한다. 대표적 넌버벌쇼로 꼽히는 ‘점프’의 오리지널 배우들이 뭉쳐 태권도, 애크러배틱, 마술 등을 한데 섞어 판타지 뮤지컬을 만든다. 서울 대학로 AN아트홀에서 공연한다. (02)2038-8182. 유럽 정통 목각인형인 마리오네트를 만나는 ‘목각인형 콘서트’는 2월 1~2일 공연을 60% 할인 판매한다. 관절 마디마다 줄을 연결해 동작을 만드는 마리오네트는 속눈썹까지 움직일 정도로 정교하다. 현장에서 선착순 40팀에 ‘박물관은 살아있다’ 관람권을 선물로 증정한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 윤당아트홀. (02)766-6007. ‘맛있는 공연’을 표방한 넌버벌 퍼포먼스 ‘비밥’은 2월 2일까지 가족 할인 이벤트를 준비했다. 3인 이상 가족이 예매하면 적용된다. ‘비밥’은 전 세계 대표 요리를 만드는 과정을 비보잉, 아카펠라, 비트박스 등 다양한 소리와 역동적인 움직임으로 표현하면서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서울 종로2가 시네코아 비밥 전용관에서 상설 공연한다. (02)766-0815.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민속박물관 윷점으로 ‘운수대통’ 다양한 장르의 전시가 이어지는 미술관은 설 연휴 가족과 함께 여유롭게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숨은 ‘보고’(寶庫)다. 국립현대미술관은 30일부터 2월 2일까지 덕수궁관을 제외한 서울관, 과천관을 무료로 개방한다. 지난해 개관한 서울 종로구 소격동 서울관에선 개관 특별전으로 5개의 주제 전시가 이어진다. 연휴 마지막 날인 2일에는 말의 해를 맞아 말 그림 다색판화로 연하장 만들기 체험행사가 마련된다. 과천관에선 건축가 이타미 준의 대규모 회고전인 ‘바람의 조형’전과 인도·중국의 현대미술을 조망하는 ‘중국·인도 현대미술전’이 계속된다. 서울 중구 서소문동 서울시립미술관 본관에선 ‘사진과 미디어: 새벽 4시’전을 비롯해 ‘북유럽 건축과 디자인’전, ‘태도가 형식이 될 때’ 등을 감상할 수 있다. 노원구 중계동 북서울미술관에선 ‘2013 서울 포커스-한국화의 반란’전과 ‘스토브가 있는 아뜰리에’전 등이 열린다. 종로구 부암동 서울미술관에선 ‘운보 김기창 탄생 백주년 기념’전이 계속된다. 이곳 야외공원의 너럭바위와 수백년 된 소나무, 흥선대원군 별장인 석파정 등은 가 볼 만한 명소다. 이 밖에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선 디자이너 하비에르 마리스칼의 대규모 개인전과 사진작가 애니 레보비츠의 사진전이 각각 마련됐다. ‘애니 레보비츠’전은 31일 방문 고객 중 3대 가족, 또는 모녀 관람객에게 사은품을 증정한다. 관훈동 가나인사아트센터에선 ‘국민화가’ 박수근 화백의 탄생 100주년 기념전이 이어지고 있다. 설 연휴 박물관과 고궁, 왕릉 등에선 전통문화를 이해하며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민속놀이 체험행사가 마련된다. 국립민속박물관은 30일부터 2월 2일까지 각종 민속놀이 체험은 물론 공연, 전시 등 40여건의 행사를 진행한다. 말띠 해를 기념하는 체험행사에선 직접 말을 타 볼 수 있고, 대막대기로 걷는 죽마놀이를 즐길 수 있다. 죽마놀이와 말 장난감 놀이를 결합한 가족대항 ‘말로 이겨 보자!-말 놀이 경연대회’, ‘청말이 있는 풍경-한지 쟁반 만들기’, ‘내 손으로 꾸미는 말 저금통’ 등 말을 소재로 한 체험 코너가 풍성하다. 말의 해 특별전인 ‘힘찬 질주, 말’의 관람도 가능하다. 설 세시 행사로는 운수대통을 기원하는 토정비결·윷점 보기, 설빔 입어보기, 전통가옥 오촌댁 안에서의 세배 등이 마련된다. 또 윷놀이, 제기차기, 팽이치기, 투호, 쌍륙, 고누놀이 등 민속놀이 체험을 즐길 수 있다. 가래떡, 한과, 식혜 등을 나누는 자리도 마련된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절제된 보컬 6년의 공백을 채웠다

    절제된 보컬 6년의 공백을 채웠다

    삭발에 가까운 짧은 옆머리와 오른쪽으로 삐죽삐죽 세운 앞머리, 진한 아이라인과 큼직한 노란색 구슬이 달린 귀고리까지…. 지난 24일 만난 가수 리아(39)는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개성’을 외치던 스물한 살 모습 그대로였다. 최근 싱글 ‘심장이 울어요’를 발표하며 가요계에 돌아왔지만 6년의 공백도, 그가 가요계에 몸담아 온 18년의 세월도 그를 다듬어내지 못했다. 1996년 가요계에 혜성처럼 나타났던 리아는 ‘여성성’을 거부한 외모와 보컬로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개성’, ‘난 그래’, ‘눈물’ 등 신세대의 감각과 정서를 자신만의 어법으로 풀어낸 노래들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하지만 전성기도 잠시, 폭행과 마약 등의 혐의로 경찰서를 오가는 처지가 됐다. 결론은 무혐의. 그러나 그는 ‘폭력 연예인’이라는 오명을 덧쓴 채 서서히 잊혀져 갔다. 그가 다시 대중들 앞에 선 건 2012년 SBS 오디션 프로그램 ‘내 생애 마지막 오디션’이었다. 잠깐 활동하고는 잊혀진 가수들에게 재기의 발판을 마련해 준다는 이 프로그램에서 그를 본 사람들은 안타까움을 느꼈다. 그의 전성기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보기에 이 무대는 너무 작았기 때문이다. 그 역시 아쉬움을 느꼈지만 훌훌 털어버렸단다. “가수로서 듣는 사람을 가려 가며 노래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스스로 마음을 다잡는 계기를 만들고 싶었죠.” 그의 새 싱글 ‘심장이 울어요’는 1990년대의 리아에게 익숙했던 팬들에게는 생소할 법한 정통 발라드다. 현악기와 피아노 선율 위에서 담담한 듯 애절한 목소리로 실연 후 고독을 노래한다. 그는 이 곡이 ‘운명처럼 찾아왔다’고 말한다. “‘들어달라’고 먼저 제안을 받은 곡이었는데, 이상하게 와닿았어요. 그래서 냉큼 제가 부르겠다고 했죠.” 데뷔 때부터 작사를 도맡았던 그는 3시간 30분 만에 이 노래의 가사를 뚝딱 써냈다. ‘토스트와 핫커피 들고/ 애써 태연한 척하지만 난 이상한걸요/ 내 심장은 끝이 났는데’ 굳이 사랑 노래로 해석하지 않아도 그의 지나간 나날을 그려낸 듯하다. “누군가에게 위로받을 수도, 하소연할 수도 없는 고독을 가사에 담았어요. 삶이 나를 버렸다고 생각했던 경험들이죠. 그런 걸 떨쳐 버리려고 일상을 살아가는 여자의 모습이에요.” 무대 밖에 있을 동안 누구보다도 바쁘게 살았다. 2010년에는 민간 외교사절단으로 타이완을 방문했고, 2011년에는 서울 은평구에 실용음악학원을 열었다. 산악인 아버지를 닮아 타고난 ‘방랑벽’ 때문에 배낭여행도 많이 다녔다. 티베트와 네팔, 안나푸르나 등의 척박한 환경에서 생기를 흡수했다. “티베트 사원에서 얼굴에 주름이 가득한 할아버지 스님을 만났어요. 버터와 보릿가루 등을 뭉친 음식을 저에게 쥐어주셨는데 저는 사탕 몇 개밖에 드릴 게 없었죠. 그런데도 고맙게 웃으시는 모습에 가슴이 찡해졌어요.” 최근에는 ‘리아 앤 트레블’이라는 여행사도 설립했다. 그는 “올봄에는 야생적인 모습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보컬 트레이너들한테서 ‘누나, 요즘 이런 스타일로 노래하지 않아’라는 핀잔을 많이 들었어요. 하지만 가수 개개인의 야생적인 매력이 없어지면 무슨 재미인가요? 예전과 변한 것이라면 절제력이 생겼다는 거예요. 마이크를 잡아먹을 듯 소리지르는 게 아니라 절제된 보컬에서 오히려 감동이 느껴지는 것 말이죠.”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北 유명 예술인들, 음란한 경험 다 해봤다”

    “北 유명 예술인들, 음란한 경험 다 해봤다”

    지난해 북한 장성택의 처형에 ‘기쁨조’가 관련돼 있다는 보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북한의 예술인과 기쁨조에 대한 다양한 증언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부인인 리설주 역시 인민보안부 예술단, 은하수관현악단 출신의 엘리트 예술인이다. 북한 전문매체 데일리NK는 최근 북한에서 ‘예술인’으로 선발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면접을 거쳐야 하며 부모가 고위 간부가 아니거나 뇌물을 줄 정도의 재력이 없다면 면접관의 요구에 순순히 응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매체와 인터뷰 한 소식통은 “면접관은 응시자의 얼굴, 자세, 몸매를 본다는 명목으로 벗으라는 주문도 서슴 없이 한다”면서 “얼굴이 반반하고 몸매에 손색이 없으며 특별한 병이 없는 여성들은 선정적인 무용만 따로 배우는 곳으로 차출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반 주민에게는 절대 공개하지 않는 이른바 ‘기동조’가 되는 것인데 기동조의 의미는 고위 간부가 전화를 하면 바로 올 수 있게 한다는 의미로 고위 간부의 기쁨조인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은 윗사람 눈에 들어야 성공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예술인은 돈과 관계가 없으면 남에게 밀린다는 인식이 깊게 깔려 있다”면서 “최고지도자에게 공연할 수 있는 예술인들은 전부 이 단계를 거치고 올라온 사람이기 때문에 음란한 경험을 이미 다 했다고 보면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런 기쁨조가 간부들 사이에 성행하면서 예술인을 문란하게 만든 것”이라며 “퇴폐적 문화를 조장했다는 반발이 커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처형된 장성택도 기쁨조 등 ‘여성 편력’이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바 있다. 지난달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장성택 처형 결정 특별군사재판 판결문에도 “장성택은 2009년부터 온갖 추잡하고 더러운 사진자료들을 심복 졸개들에게 유포시켜 자본주의 날라리풍이 우리 내부에 들어오도록 선도했다”는 대목이 나온다. 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전속요리사를 지낸 일본인 후지모토 겐지는 지난 9일 자유아시아방송(RFA)·NK뉴스와 가진 공동 인터뷰에서 “장성택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기쁨조를 공급하는 책임자였으며 일종의 ‘탤런트 대행사’ 대표 역할을 했다”면서 그 과정에서 저지른 “여성편력 때문에 처형됐다”고 주장했다. 후지모토는 “할아버지 김일성은 물론 아버지 김정일도 여성편력이 화려했다. 이를 보고 자란 김정은 제1위원장는 (결혼해 아이를 낳고 살며) 자신은 다르다는 걸 증명하고 싶어 했다. 북한 특권층이 기쁨조를 끼고 노는 관례를 근절하려 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김 제1위원장이 고모부인 장성택이 여러 여성과 난잡한 관계를 맺는 것을 몹시 혐오해 후견인인 장성택을 제거했다”면서 “장성택을 최대한 빨리 잊기 위해 특별군사재판 직후 기관총 90발을 쏜 후 화염방사기까지 동원해 처형했다”고 밝혔다. 그만큼 장성택에 대한 분노가 컸다는 뜻이라는 게 후지모토의 설명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노원구 ‘실버스타 K’는 누구?

    서울 노원구가 구립 실버악단 전속가수를 모집한다고 16일 밝혔다. 모집인원은 45세 이상 2명으로, 노원구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주민이면 가능하다. 접수기간은 오는 20일부터 다음 달 12일까지로, 구청 어르신복지과를 방문해 신청하면 된다. 구는 다음 달 14일 오후 상계 3·4동 복합청사에서 응모자를 대상으로 실기시험을 치른다. 응시자는 자유곡 1곡을 반주기의 연주에 맞춰 부르면 된다. 합격자는 다음 달 20일 구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실버악단 전속가수 활동기간은 오는 3월부터 12월까지로, 주 1회 정기연습과 각종 공연무대에 출연할 기회를 준다. 매월 30만원의 사례비도 지급된다. 실버악단은 2009년 4월 음악을 사랑하는 노인들이 모여 음악으로 인생을 나누고자 결성됐다. 단원 14명의 평균 연령은 72세로, 군악대와 방송국 관현악단, 지방자치단체 오케스트라, 주한 미8군 쇼무대 등에 올랐던 단원도 있다. 노원구 관계자는 “청마의 해 구립 실버악단이 한층 더 발전하고 새로 거듭날 수 있도록 관심 있는 지역 주민의 많은 참여로 실버 아이돌의 꿈을 이루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치마 올리고 있던 北 여성, 단속반원 다가오자…

    북한 젊은이들이 헐렁한 바지를 입고 짧은 머리를 하고 규찰대를 피해 다니느라 고생이 이만저만 아니라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규찰대, 뺑대바지·장발 엄정 단속’이란 기사를 통해 보도했다. RFA는 최근 함경북도 국경 지방에 여행 나온 북한 대학생과의 인터뷰 내용을 보도했다. 이 대학생은 “요즘 자본주의 사상 문화를 뿌리 뺀다고 평양 시내 도처에 규찰대가 쫙 깔렸다. 엉치가 드러나게 바지를 입고 다니는 여성들을 집중 단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학생은 “규찰대들이 단속된 여성들의 시민증 번호와 손전화 번호, 집주소까지 일일이 적어 가서 아침 새벽에 3방송(주민 내부 방송)에서 불어 망신시키고 있다. 그러면 해당 직장과 학교에서는 단속된 여성을 비판 무대에 세워놓고 사상 투쟁을 벌여 수치심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2009년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이 등장한 후 여성들에게 바지를 입게 허용하자 젊은 대학생들은 한국 드라마에서 나오는 청바지처럼 뺑뺑하게 만들어 입고 다녔다”고도 전했다. 하지만 지난해 여름부터 북한 당국이 “여자들이 야하게 입고 다니는 현상은 자본주의식이라면서 헐렁하게 입고 다니라”고 지시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학생은 “젊은 여성들은 머리카락이 어깨에 조금만 닿아도 규찰대의 단속 대상이 되고 있으며 김정은의 젊은 아내(리설주)가 커트 머리를 하고 나온 것도 긴 머리를 통제하는 사회적인 분위기 때문에 짧게 자르고 나온 것”이라고 추정했다. 평양 일대를 중심으로 불어닥친 단속은 지난해 여름 북한 국가안전보위부가 은하수 관현악단 예술인들의 음란물 유출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 평양시 젊은이들이 자본주의 생활문화에 푹 절었다는 것을 발견하고 북한 지도부가 심각하게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김정은 제1위원장은 노동당과 공안기관에 강력단속을 주문했다고 보도된 바 있다. 앞서 탈북자 인터넷 매체 ‘뉴포커스’(www.newfocus.co.kr)도 요즘 북한에서 주민들의 용모 단속에 대한 빈도와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뉴포커스는 최근 ‘北 젊은 여성 “강연이 좋은 이유!”…치마바지? 원조는 북한’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북한 정권이 주민 단속을 위해 각종 강연회를 실시하고 있는 가운데 상당수 젊은 여성들은 이를 오히려 최신 유행 정보 습득의 창구로 이용한다고 보도했다. 뉴포커스는 기사에서 “북한의 강연회에서 옷차림 단속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최신 유행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다. 다른 지역에서는 어떤 옷을 입고 다니는지, 머리 모양은 어떻게 하는지 다양한 단속 사례를 말해 주는데 도리어 내가 모르던 최신 유행을 알게 된다”고 한 탈북 여성 최희영(가명)씨의 말을 전했다. 특히 아무리 단속을 강조한다고 해도 북한의 여성들은 일관되지 않고 흐지부지 되어버리는 분위기 탓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도 단속을 피해가는 다양한 방법들이 동원되는데 대표적인 것이 바지 위에 치마를 입는 것이라고 한다. 혜산 출신의 탈북자 김주미(가명)씨는 “한때 여자들에게 무조건 치마를 입고 다니라는 지시를 내린 적이 있었다. 그런데 장사하는 입장에서 치마는 일하기에 불편하다. 그래서 바지를 입은 후 치마를 입고 둘둘 말아서 허리춤에 맨다. 만약 단속을 당하면 바로 풀어서 치마를 내리면 된다”고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정은 시대’ 2막 개막] 나타난 리설주

    [‘김정은 시대’ 2막 개막] 나타난 리설주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부인 리설주가 62일 만에 공개석상에 등장했다. 조선중앙방송은 17일 김 제1위원장과 리설주가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2주기를 맞아 김 위원장의 시신이 안치된 평양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는 장면을 공개했다. 검정 투피스 정장을 입은 리설주는 금수산태양궁전 광장에 도착한 순간부터 김 제1위원장의 바로 옆에 서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 도열하고 있던 고위 간부들과 반갑게 악수를 나눴다. 금수산태양궁전 내부에 들어갈 때는 김 제1위원장과 팔짱을 끼기도 했다. 부부 사이가 여전히 좋다는 인상을 주려는 행동으로 풀이된다. 다소 수척한 모습에 이례적인 짙은 화장이 눈에 띄었지만 표정은 어둡지 않았다. 리설주는 ‘국가전복음모죄’로 처형된 장성택이 ‘퍼스트레이디’로 추천했다는 설과 함께 장성택과의 염문설 등도 나돌았으며 그녀가 한때 몸담았던 은하수관현악단의 성추문 사건 등이 제기되면서 공개석상에서 모습을 감춰 거취에 대한 의혹이 제기됐었다. 리설주가 참배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일단 위상에는 특별한 변화가 없어 보인다. 북한은 장성택 처형 이후에도 김 제1위원장과 리설주의 부부 동반 공개활동 기록영화를 상영한 바 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北 리설주,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행사만 참석 왜?

    北 리설주,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행사만 참석 왜?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 부인 리설주가 17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2주기를 맞아 평양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 그러나 리설주는 이번에도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외 행사에는 불참했다. 지난해 리설주는 금수산태양궁전 행사에만 참석한 바 있다. 정치 전면에 내세우기보다 김정은 제1위원장의 부인과 김정일의 며느리로서 지켜야 할 본분을 위해 최소한의 행사만 참석하도록 한 것으로 보인다. 조선중앙방송은 이날 오후 2시 방송에서 김정은 제1위원장과 리설주가 “김정일 동지의 서거 2돌에 즈음해 12월 17일”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위원장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고 보도했다. 북한 매체가 리설주의 공개행사 참석을 보도하기는 지난 10월 16일 평양에서 러시아 21세기관현악단의 공연 관람 이후 두 달여 만이다. 리설주는 최근 장성택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숙청 여파로 거취가 주목됐지만 위상에 특별한 변화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제1위원장과 리설주는 작년 김정일 위원장의 1주기 때도 나란히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은 바 있다. 올해 금수산태양궁전 참배에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박봉주 내각 총리, 최룡해 군 총정치국장, 리영길 총참모장, 장정남 인민무력부장, 김기남·최태복·박도춘 당 비서, 김영춘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양형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 강석주 내각 부총리,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 등 당·정·군의 고위 간부가 함께했다고 방송이 전했다. 그러나 김 제1위원장의 고모인 김경희 당 비서는 이날 오전 중앙추모대회에 이어 금수산태양궁전 참배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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