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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대용/김태준 지음(화제의 책)

    ◎조선후기 실학자 학문과 삶 발자취 조선 후기 실학파의 선구자이자 과학사상가인 담헌 홍대용의학문과 삶의 발자취를 담은 평전.학문적으로 볼때 담헌은 지전설과 우주무한론을 근거로 그 당시까지 엄청난 영향을 끼쳤던 회이관을 부정,우리 민족의 주체성을 일깨우는 데 크게 기여했다.또한 북학파의 실질적 태두로 이후 북학사상가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그는 당대의 유학자 미호 김원행을 스승으로 삼았으며 연암 박지원과도 친교를 맺었다.그러나 담헌은 현실정치에서 관직을 통한 출세는 하지 못했다.그의 업적은 정치가나 행정가로서 보다는 1766년 초 북경방문을 계기로 서양과학의 세례를 받아 쌓아올린 심오한 학문세계에 있다고 할 수 있다.그 결과물이 바로 실학사상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 전거가 되는 ‘담헌서’다.그는 현실 학문을 ‘허학’으로 규정하고 ‘실학’에 정진했으며,실학을 오로지 하기위해 과거공부를 폐하고 북학을 세웠다.18세기의 실학은 그로 말미암아 조선 역사의 전면에 자리매김하게 됐다.담헌에게서 빼놓을 수 없는 또 하나의저서가 일종의 철학소설이라고 할 ‘의산문답’이다.실옹과 허자라는 2명의 허구적 인물의 문답형식으로 된 이 작품에는 담헌의 자연관은 물론,문학관·철학관 등이 그대로 녹아 있다.담헌은 무려 2천600여 쪽에 이르는 우리나라 최장편 한글일기 ‘을병연행록’도 지었다.‘을병연행록’은 김창업의‘노가재연행록’,서유문의‘무오연행록’과 함께 우리 문학사를 대표하는 3대 한글 연행록으로 꼽힌다.담헌은 음악적 조예로도 당대를 대표했다.그는 거문고·가야금 등 줄풍류에 능해 지식인의 현악 전통을 계승했으며,상사람들인 악공 기예자들의 후원자로도 나서는 등 예술운동을 선도했다.한길사 9천500원.
  • ‘…아르모니코’의 ‘사계’·‘크로노스‘의 ‘초기음악’

    ◎신선함·실험성 가득한 연주 2선 상업적 이름하나 걸어놓고 속주,묘기부리기로 때우는 구태의연한 연주가 진력난다.어디선가 신선하고 진지한 실험의 바람 한줄기 불어오지 않을까. 이렇게 목마른 이들이라면 다음 두장을 주목하라.이탈리아 실내악단 ‘일지아르디노 아르모니코’(조화로운 정원사들이란 뜻)의 ‘사계’와 현악사중주단 ‘크로노스 콰르텟’의 ‘초기음악’(이상 텔덱). 지난해 소량 수입됐다가 이번에 라이센스로 다시 나오는 ‘사계’는 비발디 원전의 격식에 연주자들의 젊은 에너지가 결합,독특한 패기를 풍기는 음반.85년 탄생한 ‘…아르모니코’는 이탈리아에서 귀하다는 정격연주(고음악을 옛 격식대로 연주하는 것)단체.‘사계’는 허구 많은 이들이 녹음한 잘 팔리는 레퍼토리지만 ‘…아르모니코’의 연주가 신선하게 느껴지는 건 갈수록 빨라지기만 하는 연주 풍토에서 오히려 느긋하게 제 템포를 지키면서도 바로크 특유의 돌출적인 격렬함을 제때 집어내주고 있기 때문인듯. 한편 ‘초기음악’은 ‘크로노스…’의 최신보.지난 96년 내한연주로 더욱 친근해진 유명한 현대음악 연주단체 ‘크로노스…’가 타임머신을 타고 ‘초기음악’의 세계로 귀환한게 특이하다.하지만 몇곡 들어보면 ‘초기음악’이란 화두가 ‘크로노스…’의 갑작스런 선회나 변절(?)은 아닌듯.차라리 이들은 초기음악에 이미 간직된 ‘현대음악’의 맹아를 궁구하고 있는 것 같다.중세의 카시아,힐데가르트 빙엔부터 케이지,슈니트케,다울랜드 등 현대작곡가들까지 1200년 격조한 이들이 한 음반에서 소리로 협력,하나의 완결된 세계를 엮어냈다.
  • 전자 가야금­거문고 개발/KBS 국악관현악단 ‘에디슨’ 김용식씨

    ◎현마다 마이크 붙여 원음 그대로 전달 우수수 낙엽 지는 날 마시는 뜨끈한 설록차처럼 소릿결이 정갈한 가야금과 거문고.하지만 큰 무대에만 나서면 매력이 반감된다.워낙 담백하고 음량이 적은지라 먼 구석까지 올찬 소리를 전달하기 난처하기 때문.마이크를 쓰자니 농현의 섬세함을 접어둬야 하고…. KBS 국악관현악단 악기담당 김용식씨(54)는 이런 고민끝에 해결책 하나를 내놨다.현마다 마이크를 하나씩 배당한 전자 가야금,전자 거문고 개발이 그것. “서양 철사줄 악기와 달리 가야금,거문고는 명주실을 쓰기에 마이크 쓰기가 여간 고약하지 않지요.조금만 속도를 내도 금새 소리가 뭉그러지고.개별소리를 그대로 살릴 방법은 없을까 궁리하다 현마다 마이크 따라 붙일 아이디어가 떠올랐어요” 현악기 개량하면 현의 수 늘리기가 주 됐지만 김씨의 가야금과 거문고는 전래의 12줄,6줄 그대로다.마이크도 가야금의 안족(줄 괴는 것),거문고의 현침(줄 감는 것)에 내장해 모양도 변형되지 않았다.그저 앰프만 연결해 주면 쩌렁쩌렁한 소리가 울려나온다.“시주를 해본 우리 국악관현악단 단원들이 예민하다고 입을 모았지요.마이크 하나만 달땐 실수해도 대충 넘어갈 수 있었지만 이것은 조금만 삐끗하면 틀린 것이 그대로 드러나거든요.악기의 소릿결은 다치지 않으면서 대중 연주용으로 변신한 것이지요” 김씨는 지난해 11월 전자 가야금과 거문고를 특허청에다 특허신청해 뒀다.얼마전엔 해금의 저음파트를 보강한 ‘용금’도 개발했던 국악관현악단의 ‘에디슨’인 그는 KBS 국악관현악단 정기연주회에서 새 악기를 첫선 보일 것을 추진중이다.
  • 국채판매 촉진 서울콘서트/새달 1일 예술의 전당 음악당

    국채판매촉진콘서트 ‘조국을 위하여’가 서울 무대에 왔다.3월1일 하오 3시,7시30분 2회 공연.서울 예술의전당 음악당. 이번 콘서트는 정부가 발매하는 외평채(외국환평형기금 채권)의 홍보와 판촉을 위해 지휘자 정명훈씨를 축으로 우리 음악인들이 힘을 모아 마련하는 시리즈.2월 하순 미국에서 2회 공연했고 3월2∼3일엔 일본에서도 행사를 갖는다. 나라마다 레퍼토리가 조금씩 틀린데 서울공연은 오케스트라와 한국음악의 만남 위주로 화사하게 꾸몄다.브람스 교향곡 2번으로 막을 올린뒤 이영조 작 ‘관현악을 위한 판소리 춘향전 중 사랑가’,정윤주 작 ‘가야금과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강준일 작 ‘사물놀이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마당’을 잇달아 들려준다.곡마다 인기절정의 우리 소리꾼들이 협연자로 나선다.차례로 판소리 명창 안숙선씨,가야금 연주자 양승희씨,이광수 사물놀이패 순.관현악은 정명훈씨가 지휘하는 아시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로비에선 주택은행이 임시창구를 개설,외평채 매출확인서를 판매하는 행사도 곁들인다.이걸가지고 오는 4월 각 은행에 가면 실물채권으로 교환해준다.음악회 표를 달러로 사면 조금씩 할인도 해준다.하오 7시30분 공연 4만원짜리 R석은 20달러,1만원짜리 B석은 5달러면 구입할 수 있다.518­7343.
  • 짜임새 있는 취임식 연출/매드컴 배종섭 대표

    ◎화합·도약 기원 원형 식단 제작/합수제는 백미 25일 국회의사당 앞 광장에서 열린 김대중 대통령의 취임식 행사를 총괄 연출한 배종섭씨(36·광고기획회사 매드컴의 대표). 그는 “국제통화기금(IMF) 한파 등 격변의 상황에서 화합과 도약을 위한 새 출발을 부각시키는데 역점을 뒀다”고 말했다.그는 “식단을 원형으로 한 것은 ‘화합’을 상징하며,양쪽의 오케스트라와 국악관현악단으로 양날개로 삼은 것은 ‘도약’을 의미한다”며 “특히 16개 시.도의 흙과 물을 섞는 합토·합수제’ 행사는 취임식 행사의 백미”라고 자평했다. 중앙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한 그는 지난해 세종탄신 600돌 기념행사로 문체부장관상을 수상하면서 부상한 광고계의 ‘젊은 기수’다.
  • 김대중 대통령 취임­미리 본 취임식

    ◎남북 합수·합토로 통일기원 기념식수/민족 웅비 그린 파노라마 영상에 “다시 뛰자”/식후 어가행렬·동래학춤 등 퍼레이드 장관 제15대 김대중 대통령의 취임식이 25일 상오10시 여의도 국회의사당 광장에서 거행된다. ▷식전행사(상오 8시30분∼10시)◁ 초청인사들은 이른 아침부터 식장에 몰려든다.초청인사는 4만여명.지위의 높낮음에 따라 자리가 구분돼 있지 않아 취임식을 잘 보려면 앞자리에 앉아야 한다. 단상 초청인사가 자리에 앉으면서 식전행사가 시작된다.서울시향이 ‘DOC와 함께 춤을’‘젊은 그대’같은 대중적인 노래를 하고 국립국악관현악단은 ‘성주풀이’‘선뱃노래’ 등의 전통음악을 들려준다.그룹 코리아나의 취임축하 공연에 이어 다듬이 소리,광복의 환희,88 올림픽개최의 순간 등을 편집한 파노라마 영상 ‘민족의 터전’이 상영된다. 코라손 아퀴노 전 필리핀대통령,폰 바이체커 전 독일대통령,마이클 잭슨,나카소네 전 일본수상,사마란치IOC위원장 등 세계 유명인사들도 단상에 자리한다.북타악 주자 30명이 북을 연주하고 무용‘도약을 향한 맥박’이 참석자들의 흥을 돋운다.이어 식전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합수·합수제가 열린다.16개 시·도와 이북 5도의 흙과 물을 함께 섞어 겨레의 화합을 기원하는 순간이다. ▷취임식(10시∼11시) 김새대통령은 국립묘지 참배(상오 8시35분)와 청와대 도착 및 훈장수여(9시20분)에 이어 청와대를 떠나 상오 10시 취임식장에 도착한다.김신임대통령은 참석자들의 우뢰같은 박수를 받으며 단상에 올라 대통령 취임선서를 한다.21발의 예포가 발사되고 ‘15대’를 상징하는 1천500마리의 비둘기가 하늘을 힘차게 비상한다.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소프라노가수 조수미씨가 ‘오,동방의 아침나라’를 열창한다.이 곡은 겨레의 노래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곡. 김새대통령은 국난극복,지역차별철폐,남녀평등,민족화합,안보의 중요성,인권보장 등의 메시지를 담은 취임사를 22분동안 낭독한다. ▷식후행사(11시∼12시) 김새대통령은 단상에서 최규하·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을 환송한뒤 떠나는 김영삼 전 대통령과 단 아래로 나란히 내려와 김이임대통령을 환송한다.김새대통령은 이어 국회의사당 앞마당 국기게양대 뒷편에서 12년생 소나무 한그루를 기념으로 식수한다.식전행사에서 만들어진 합수·합토가 여기서 뿌려진다. 이어 김새대통령이 중앙통로를 따라 행진하면 군장성단은 새로운 군 통수권자에게 거수경례를 한다.김새대통령이 국회의사당 바깥에서 기다리던 국민화합대행진에 합류하면 각 시·도에서 올라온 퍼레이드가 여의도를 꽃피운다.1천9백여명의 퍼레이드단은 서울시의 어가행렬,부산 동래학춤,울산의 처용무,경남의 통영 승전무,충북의 평화의 꽃,인천의 은율탈춤,경기의 남사당패 등의 순으로 진행된다.마포대교까지의 퍼레이드가 끝나면 김새대통령은 청와대로 돌아와 정식으로 집무를 시작한다. ◎여야 표정/2여 자축… 한나라 “야 실감나게/거야선 소야될까 우려속 취임식 참석 “알아서” 김대중 새 대통령의 취임을 하루 앞둔 24일,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야당으로의 마지막 날을 ‘기쁨과 부담’이 교차하는 가운데 보냈다.반면 한나라당은 취임식을 하루앞두고 야당을 실감하는 표정이었다. 국민회의는 이날 조세형 권한대행 주재로 열린 간부간담회는 당비 납부를 의무화하는 당헌개정안이 상정됐다.앞으로 집권여당의 살림은 당원들의 ‘헌금’으로 운영하겠다는 방침인 동시에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겠다는 단호한 의지표현이었다. 조대행은 “오늘이 마지막 간부회의인가”라며 잠시 감회에 젖는 듯했지만 IMF위기 속에서 집권여당을 기념하는 행사도,당원들에 대해 감사의 표시도 못하는 점에 대해 ‘서운함’을 표시했다는 후문이다. 한편 ‘김대중 대통령’만들기에 앞장섰던 동교동 측근들도 “평생 소원이 이뤄졌다”고 기뻐하면서도 내심 ‘이별’의 서운함을 감추지 못하는 눈치였다. 자민련은 JP총리 인준이라는 ‘발등의 불’ 때문에 여당으로의 변신을 즐길 겨를이 없었다.야당으로서 마지막 당무회의도 7분만에 종결하고 소속의원들을 한나라당 의원설득을 위해 현장으로 급파시켰다. 이에반해 한나라당은 15대 대통령 취임식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자 정권교체를 실감하는 분위기.특히 고난의 연속인 앞으로의 야당생활에 대해서도 우려가 교차하는 표정이며,김대중 새 대통령측이 여소야대 정국 탈피를 위해 의원빼가기를 본격화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모습이었다.그러나 당지도부는 의원들의 취임식 참석문제는 자유의사에 맡기기로 결정했다. ◎해외 반응/“한국 정치·경제 대변혁 돌입”/각국,남북관계 진전 점치며 우호지속 희망 대선때부터 이례적 관심을 가져왔던 미국을 비롯한 아시아각국·유럽 등 각국정부와 언론들은 25일 김대중 대통령의 취임은 한국이 정치 경제 등 여러방면에서 새로운 변화를 맞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반응들을 보였다. 미국의 뉴욕타임즈가 1면에 김대통령의 칼라사진과 함께 장문의 소개 기사를 게재한 데 이어 뉴스위크도 최근호에 김대통령에 관한 기사를 싣고 ‘아시아의 넬슨 만델라로 불리는 그는 추방자에서 대통령으로의 놀라운 대장정을 마무리했다’고 전했다. 또 미 평화연구소의 한반도 전문가인 스캇 스나이더는 24일 워싱턴포스트에 ‘오늘 김대중 당선자의 새 대통령 취임과 함께 한반도의 평화정착 노력은 지난 수십년간보다 훨씬 전도가 밝아 보인다’며 희망섞인 보도를 했다. 유럽의 경우 한국이 현재 경제위기에 처해있으나 김대통령은 경제개혁에 대한 신선한 생각을 갖고 있으며,한반도 최대현안인 남북관계 있어서도 전임대통령보다 훨씬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새대통령에 대한 기대감을 표명했다. 중국은 특히 김대통령의 취임으로 한중 선린우호협력관계가 유지,발전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히면서 김종필 자민련 명예총재를 통해 제시한 남북한과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6개국의 동북아 평화와 안정을 위한 선언구상을 면밀히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언론들은 김대중 대통령이 이끄는 새 정권이 여러가지 어려움 속에 출범하게 됐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 낭만적 러시아 음악의 만남/샤함·플레트네프의 바이올린 협주곡

    길 샤함과 미하일 플레트네프.연주도 잘하지만 우리나라에서의 인기는 웬지 프레미엄까지 붙어있다.한국 음악팬이 좋아하는 이 두사람이 처음으로 만나 차이코프스키 계보를 정리해봤다.플레트네프가 러시안 내셔널 오케스트라를 지휘하고 샤함이 바이올린 협연을 한 ‘글라주노프·카발레프스키 바이올린 협주곡’이 도이치 그라모폰에서 나왔다. 글라주노프와 카발레프스키는 차이코프스키의 대를 잇는 러시아 낭만주의의 아들들.상념이 서린 서정적 가락,러시아 민속정서 등은 물론 작법까지 물려받았다.당연 차이코프스키 그늘에 가려 뒷전으로 돌려지기 일쑤였다.이번 바이올린 협주곡집은 그런 의미에서 ‘재발견’을 시도한 ‘학구적’ 기획.음악은 나른하다 싶을 정도로 아른아른 거리며 샤함의 연주도 굴곡없이 평이하게 그 음악적 색채를 쫓고 있다.차이코프스키의 바이올린·피아노 작품에 글라주노프가 관현악을 편곡해 붙인 ‘그리운 고향생각’도 실려있다.
  • “개런티 보다는 팬서비스”/국내외 음악가들 실비·자선공연

    ◎IMF 감안 출연료 한화로 계산도 음악가도 80% 세일(?) 달러값이 두배로 뛰면서 이리저리 펑크날 줄 알았던 해외연주자 공연이 대부분 순조롭게 열리게 됐다.외국 아티스트들이 IMF 우산 아래 들어간 국내 사정을 감안,잇달아 개런티를 세일하기 때문.깜짝 놀랄만한 것은 할인율.절반가는 보통이고 80%를 내리깍는 ‘선심 세일’도 출현했다. 주인공은 피아니스트 겸 지휘자 블라디미르 아쉬케나지.1회 개런티로 5만불을 챙기는 최정상급 연주자지만 원화폭락으로 그 절반수준 밖에 여력이 없다는 공연기획사의 통보에 그럴 바엔 상징적인 금액만 받고 아예 ‘채리티(자선) 콘서트’를 갖겠다고 나섰다.이래서 5월10일 그의 한국공연 개런티는 평소의 20%인 한화 1천5백만원으로 결정됐다.기획사인 크레디아측도 장단 맞춰 입장권 가격을 전석 낮췄다.5천원하는 학생석을 마련하고 최고 7만원짜리 200석은 판매금 전액을 IMF 외채 상환에 기부하기로 했다.중국의 ‘상하이 쿼텟’도 개런티를 안받는 자선공연을 갖기로 했으며 오는 5월25일 금호갤러리에서 금호현악4중주단과 ‘우정의 합동콘서트’를 연다. ‘환율대란’ 이전의 원화 가격에 맞춰 절반정도의 개런티만 받고 공연에 응해준 연주자들도 많다.피아니스트 라르스 포그트(16일·예술의전당),바이올리니스트 레일라 조세포비치(3월24일·〃),재즈 피아니스트 클로드 볼링(12월20일·〃) 등이 그들.팝 피아니스트 조지 윈스턴(4월21∼22일·〃)은 40% 삭감을 양해했고 첼리스트 오프라 하노이(5월23일·〃)도 한국에서 95년 내한 당시의 금액만 받는 대신 극동지역 공연횟수를 늘려 부족분을 충당한다는 방침.피아니스트 코바세비치(3월3일·〃),리프시츠(7월24일·〃) 등이 선뜻 60∼70%를 깎아줬고 스타니슬라프 부닌(22일·〃)은 연주회 2회를 1회로 줄이는 대신 캐런티를 큰 폭으로 깎고 각종 부대행사 출연료는 한화로 받아간다. 외국연주자들이 앞다퉈 개런티를 깎는 것은 공연을 무산하느니 저가격대로 라도 강행하는게 수익·효과 측면에서 낫기 때문.일본에 이어 아시아 두번째인 국내 음반시장의 잠재력을 감안할 때 장기적 흥행을 위해 한국시장을 그저 버려둘 수 만은 없는 게 외국 기획계의 속셈이다. 한편 국내 연주자들의 경우 종전 수준의 한화로 개런티를 받는 이들이 늘고 있다.바이올리니스트 줄리엣 강,피아니스트 백건우씨 등이 모두 원화 베이스로 계약을 체결했다.피아니스트 백혜선씨도 전처럼 원화 개런티를 받는다.
  • 지휘자 정명훈씨 국악인 안숙선씨와 첫 호흡

    ◎KBS교향악단 정기연주 무대도 관객도 줄어든 IMF시대에 오히려 바빠진 지휘자 정명훈씨.예술의전당 10주년 공연,국채콘서트 등에 겹치기 출연하는데다 올해부턴 KBS교향악단 음악감독 및 상임지휘자도 맡게 돼 눈코뜰새 없어졌다.바쁜 틈을 쪼개 다음주 KBS 상임지휘자 신고식을 올린다.12(KBS홀)·13일(서울 예술의전당 음악당 이상 7시30분) KBS교향악단 493회 정기연주회 자리가 그것. 뜻깊은 무대에 시기도 시기인지라 우리 작곡가 작품에 초점을 맞추고 우리 음악인들을 협연자로 불렀다.베토벤 ‘레오노레 서곡’ 3번으로 막을 올린뒤 이영조 작곡 ‘춘향가’ 중 ‘사랑가’,윤이상의 ‘대편성 관현악을 위한 예악’,안익태 ‘한국 환상곡’ 등을 잇달아 들려준다.‘사랑가’에선 인기 국악인 안숙선씨가 정씨와 첫 호흡을 맞춰 이채.또 지난해 차이코프스키 청소년 콩쿠르서 우승한 중1 샛별 고봉인이 발탁돼 차이코프스키 ‘로코코 주제 변주곡’을 협연한다.합창은 서울시립합창단,대학연합합창단. 올해 주제를 ‘나라사랑’으로 정한 KBS는 어느때보다한국인 협연자를 많이 초빙할 계획.앞으로 소프라노 신재민,메조소프라노 김미순,피아니스트 백혜선,김혜정,김유리,바이올리니스트 안젤라·제니퍼 전 자매 등이 차례로 정기연주회 무대에 선다.781­1582.
  • 중견 바이올리니스트/안네 소피 무터·기돈 크레머

    ◎2인2색의 “브람스” 바흐,베토벤 작품과 나란히 독일 3‘B’ 협주곡이라는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브람스의 대표적 인기 레퍼토리의 하나인 이 곡을 많은 바이올리니스트들이 한번쯤 녹음해보고 싶어한다.하지만 흔하다고 함락하기 호락호락한 곡은 결코 아니다.교향악 파트가 워낙 웅장해 가녀린 현으로 맞서려면 빈틈없이 정교해야 자기소리를 낼까 말까다.브람스의 미묘하게 어른거리는 음영을 까다롭게 읽어내는 섬세한 눈도 필수적. 안네 소피 무터와 기돈 크레머는 현존 중견 바이올리니스트 중 간판급.두사람이 요리한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 ‘최신판’이 나란히 나왔다. 무터의 연주는 지난해 12월 내한에 맞춰 도이치 그라모폰에서,크레머의 것은 지난해 9월 소량 수입됐다가 최근 라이센스로 텔덱 레이블을 달고 다시 나왔다.각각 쿠르트 마주어 지휘의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아르농쿠르 지휘의 로얄 콘서트헤보 오케스트라와 협연했다. 내한때도 그랬지만 무터의 연주는 여성스럽고도 풍부한 음색,속 깊은데서 울려나오는 깊은 공명으로 귀를붙든다.속에 슬픔을 가둬두고 오래 삭인 이처럼 고적하면서도 뭔가 무르녹은 표정의 브람스다. 이에 비하면 크레머의 연주는 한결 꼼꼼하다.날선 면도날로 잔털을 하나씩 말끔히 잘라나가듯 브람스의 흔들리는 기복,그 요철을 예리하게 깎아나가는 활긋기가 마음을 후벼판다.함께 수록된 브람스 ‘이중협주곡’도 좋다. 우리나라에도 팬이 많은 하겐 현악사중주단의 첼리스트 클레멘스 하겐이 가세,브람스의 예민한 얼굴을 정교하게 조각했다.
  • ‘IMF’와 문화위기/임영숙 논설위원(서울논단)

    올해 음악무대에는 피아노 공연이 많아질 것이라고 한다.예술의 전당,세종문화회관 등 주요공연장의 대관일정이 이를 예고하고 있다는 것이다. 피아노는 성악이나 현악과 달리 반주자 없이 독주가 가능하다.공연기획사로서는 다른 연주회 보다 경비를 줄일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이런 상황이 바로 지금 우리 문화계의 현주소다. 그만큼 문화계는 얼어 붙었다.아니 얼어 붙은 정도가 아니라 뒷걸음질 하고 있기도 하다.지난 시대의 신파극이 국제통화기금(IMF)시대 중·장년층의“울고 싶은 마음”을 겨냥해 때아닌 흥행 성과를 올리고 있다.문화적 퇴행현상이다. “21세기는 문화의 세기”라고 하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지금 우리 문화는 위기에 처해 있다. 나라가 총체적 경제위기에 직면한 판에 “문화가 밥 먹여주느냐”고 이런 현실을 무시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정치·경제는 수단에 불과하며 그 수단이 봉사하는 목적은 문화다.따라서 아무리 경제가 어렵더라도,아니 그럴수록 더욱 문화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사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국가적 위기는 넓은 의미에서의 문화적취약성에서 비롯된 것이다. 문화계는 김대중 대통령당선자에게 큰 기대를 갖고 있다.대통령 선거 이전에도 문화현장과 가장 가까운 후보로 꼽혔던 김당선자는 당선 다음날 기자회견에서 문화정책에 대한 소견을 “빠뜨리지” 않았다.국가부도 위기의 숨막히는 상황에서 비록 몇마디 안되는 이야기라도 문화에 대한 관심을 표명했다는 것에 문화계는 감동했다. 그럴수 밖에 없는 것이 지난 ‘문민정부’에서는 오히려 문화가 홀대 받았기 때문이다.군사정권 시절에는 그 정통성을 치장하기 위해 문화에 대한 배려가 장식적으로나마 이루어졌으나 지난 5년동안은 그런 들러리로서의 역할마저도 무시 당했다.문화부가 문화체육부로 바뀌었고 대통령의 연두교서에서도 문화에 대한 언급은 사라졌다. 당선자에 대한 기대에서인가,아니면 위기의식의 발로인가.지금 문화계에서는 문화정책에 관한 논의가 한창이다.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민예총)이 두차례에 걸쳐 문화정책 포럼(15·21일)을 마련했고 평론가들을 중심으로 ‘IMF시대 문화불황 극복 방안’세미나도 열렸다.출판계에서도 새 문화청사진을 제시하기 위한 모임을 준비중이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논의의 초점이 좁은 의미의 문화에 모아지고 있는 듯하다.정부조직 개편과 관련해 문화체육부가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가 하는 것도그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 ○부처통합 능사 아니다 중요한 것은 문화체육부를 문화부로 바꿀것인가 교육문화부로 통합할 것인가가 아니다.우리 사회의 가치와 이념,목표에 대한 합의를 확보하는 문화정책을 어떻게 수립하고 실천하느냐 이다. 민예총의 2차 문화정책 포럼에서 주제발표자로 나서는 도정일 교수(경희대)는 “해방이후 어느 정권도 민주주의 체제로의 변화와 함께 민주주의 문화가 필요하다는 인식과 이를 뿌리내리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았다”면서 “우리사회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합리적 시민문화의 부재”라고 말한다.문화에 대한 보다 근본적이고 폭넓은 인식이 필요하다는 그의 발언은 경청할만 하다. ○‘가난한 예술’ 바탕으로 비트겐슈타인이 말했듯이 “문화란 커다란 유기체”로서 “그 구성원 한사람 한사람에게 각자가 전체의 정신에 의거하여 일 할 수 있는 장소를 할당”해 준다.사회 통합 기능으로서의 문화를 중요시 하는 문화정책이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다. 문화의 생산과 향유라는 좁은 의미의 문화도 이 위기의 시대가 기회가 될 수 있다.기업의 지원을 받아 외형적으로 팽창했던 우리 문화계의 거품은 사실 “참을수 없는 문화의 가벼움”을 안겨 주었을 뿐이다.20~30년대 경제공황기의 미국,IMF시대 멕시코의 문화예술계가 그랬듯이 우리 문화예술계도 ‘가난한 예술’을 바탕으로 문화의 건강성을 회복해야 한다.‘문화의 세기’ 21세기 한국문화는 그런 단련을 통해 진정한 꽃을 피울 수 있을 것이다.문화계의 자기반성은 그 시발점이다.
  • 청소년에게 우리음악을/국립국악원·KBS 국악관현악단 연주회

    겨울방학을 맞아 청소년음악회가 특수를 누리고 있다. 한산한 1월 무대를 누비는 유일한 활황종목이다.이런때 청소년들에게 다른 무엇보다 국악을 들려주자.감수성 예민할때 우리 선율을 익히면 절로 우리것을 아끼는 어른으로 커나간다. 국립국악원과 KBS국악관현악단에서 때맞춰 우리 선율로만 짠 청소년음악회를 기획해 내놨다. 국립국악원의 ‘청소년과 함께 하는 우리 음악 연주회’는 20∼24일 하오 5시 서울 국악원 예악당에서 펼쳐진다.국악원 학예연구사 송성범씨의 해설,신임지휘자 김철호씨의 지휘로 궁중아악곡 보허자,가야금 창작곡 ‘침향무’부터 부채춤,판소리 흥보가 박타는 대목,민속기악 합주,국악가요,창작곡까지 노래,무용,속악과 정악을 망라했다.무형문화재 판소리 보유자 김일구,경기민요 보유자 이춘희,경기민요 보유후보 김혜란씨 등이 국악원 연주단,무용단과 어우러진다.580­3333. KBS 연주회(22일 하오7시 KBS홀)는 ‘그래,시작이다!’를 큰 타이틀로 교향악단 연주회(21일)와 청소년음악회 시리즈를 이룬다.상임지휘자 김용진씨가 해설까지 맡는다.간단히 우리 악기를 소개한뒤 정악 ‘수제천’생황과 단소의 연주 ‘수룡음’,즉흥연주 ‘시나위’,산조느낌의 ‘가야금 협주곡 7번’등을 들려준다.집박 박용호,가야금 민의식,생황 강영근,단소 곽진우 등.781­1571.
  • 도이치 그라모폰 11월까지 미발표작 12장 발매

    ◎슈투트가르트 시절의 첼리비다케와의 만남 레코딩을 ‘통조림 음악’이라 혐오했던 지휘자 첼리비다케.지난해 12월 EMI가 그의 뮌헨 필 시절 라이브를 11장짜리로 내놨을때 ‘첼리’의 신도들은 안개에 가린 영봉 한 귀퉁이가 모습을 드러낸듯 반겼다.그 첼리가 올해 또다시 한꺼풀 벗는다.이번엔 창립 100주년을 맞은 도이치 그라모폰에서 미발표 CD를 발매하는 것. 이번 음반이 팬들을 더욱 설레게 하는 것은 70∼82년 슈투트가르트 방송교향악단과의 녹음이란 점.EMI의 90년대 녹음이 소 여물 씹듯 완미하는 정교하고 절묘한 앙상블을 들려준다면 슈투트가르트 시절은 한창때의 활력이 넘쳐 흐른다.생동감 넘치는 프레이징,힘차고 웅장한 스케일,다이내믹한 활력이 압권.첼리의 50년대부터 96년 죽음까지 지켜봐 왔던 이들 가운데서는 거장으로 자리매김을 시작한 이 때를 진정한 전성기로 평가하기도 한다.발매 예정인 음반은 3차에 걸쳐 모두 12장. ▲브람스 교향곡 전집 3장 ▲브루크너 교향곡 7,8,9번 등 4장 ▲차이코프스키 ‘로미오와 줄리엣 환상서곡’‘프란체스카 다 라미니’,라벨 ‘어릿광대의 아침노래’‘어미거위 조곡’‘라 발스’‘쿠프랭의 무덤’,프로코피예프 ‘로미오와 줄리엣’,스트라빈스키 ‘요정의 입맞춤’,드뷔시 ‘바다’‘관현악을 위한 야상곡’,리하르트슈트라우스 ‘돈환’‘죽음과 변용’,레스피기 ‘로마의 소나무’ 등 관현악곡집 5장이다. 그의 중요한 레퍼토리면서 EMI에디션에선 빠지거나 (브람스,브루크너) 빈약했던(라벨) 곡들이 대폭 보강됐다.이밖에 드뷔시,슈트라우스,차이코프스키 등 첼리의 단골 레퍼토리들이 상다리가 휘어지도록 차려진다. DG는 이 앨범을 오는 11월까지 순차적으로 완간,전세계에 내보낸다.환율이 터무니없는 지경에 이르지 않는 한 우리나라에도 수입된다.첼리를 EMI와 DG가 분점하게 된 배경은 첼리의 후손들이 뒤탈 없게끔 메이저 레코드사를 모아놓고 판권을 나눠 팔았기 때문이라는 후문.
  • 음악(’97문화계 결산)

    ◎세계 음악제 개최 ‘신선한 자극’/외국 오케스트라·대형 오폐라 줄어/실내악 공연·국내연주인 무대 호평 97 음악계는 불황의 터널을 지나면서 그로기가 됐다. 설상가상으로 IMF 태풍까지 얻어맞아 아무도 내년에 잡힌 공연들이 살아남을지 자신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불황 음악계를 가시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는 외국 오케스트라와 대형 오페라의 격감. 이 진공을 메우려 기획사마다 실내악 시리즈,국내연주인 앙상블등공연개발에 머리를 짰다. 올해 내한한 유명 외국 오케스트라는 몬트리올 심포니,BBC심포니,이스라엘 필,산타체칠리아 등 손으로 꼽을 정도. 이중 몬트리올은 장영주·조수미,이스라엘 필은 장한나를 협연자로 세워 흥행에서 재미를 봤다. 또 경쾌한 크로스오버 앙상블의 보스턴팝스,베토벤 ‘운명’ 교향곡을 정열넘치게 해석했던 이탈리아 산타체칠리아 등도 인상적이었다. 산타체칠리아 상임지휘자로 취임,국내무대를 진두지휘했던 정명훈은 올해화제의 인물. 내년부터 KBS 상임지휘자도 맡겠다고 밝혀와 국내팬에 성큼 다가섰다. 실제로정씨는 한해동안 아시안 필 연주,‘오텔로’ 갈라콘서트,KBS향의 베르디 ‘레퀴엠’ 등에 지휘봉을 잡아 바쁘게 국내무대를 오갔다. 국내 그랜드오페라로는 국립오페라단의 ‘리골레토’‘아라리공주’,시립오페라단의 ‘맥베스’,김자경오페라단의 ‘아이다’‘춘향전’ 등이 고작. 바리톤 고성현,테너 김남두·김영환,메조소프라노 장현주,소프라노 김성은 등은 이들 무대의 수확이다. 창작음악에 끼친 자극면에서 올해 국내 유치된 세계음악제는 단연 첫 손꼽히는 행사. 일반인들의 관심과 동떨어져 조용히 치뤄졌지만 작곡가 및 음악전공자들에게 세계 현대음악의 현황을 한 눈에 조감할 기회가 됐다. 음악회의 즐거움이 그 크기나 화려함에 반드시 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알버트 해링’ 등 예술의전당이 만든 소극장오페라들과 작곡가 강석희씨의 현대오페라 ‘초월’은 이를 반증한 알짜공연들. 특히 올해 유달리 쏟아진 실내악 공연은 ‘작은 것의 아름다움’을 톡톡히 보여줬다. 보자르트리오,하겐현악4중주단 등 신선하고 우아한 외국단체 연주에다 이에조금도 뒤지지 않는 화음쳄버,세종솔로이스츠 등 국내 실내악단의 앙상블이 가세했다. 솔로로는 피아니스트 우고르스키,플레티네프,장 이브 티보데,첼리스트 슈타커,바이올리니스트 주커만·바딤 레핀·안네 소피 무터·기돈 크레머,성악가 흐보로스토프스키·바바라 보니·세릴 스튜더·고르차코바·하게고드 등의 고수들이 관객을 흡족케 했다. 베토벤 교향곡 ‘합창’의 투(TWO) 피아노편곡을 연주한 백건우씨,국내에서 드문 강질의 소프라노를 선보인 서혜연씨등의 연주도 화제를 모았다. 한편 조수미·장영주·장한나 등을 필두로 세계 톱스타 8명을 한 무대에세운 ‘평화와 화합의 갈라콘서트’,오페라 세트와 해설,의상까지 곁들여 아리아 4곡을 들려준 조수미 콘서트 등의 기획공연이 이어졌다.화려한 이벤트성일뿐 음악적으로 무의미하다는 비판이 높았지만 어쨌든 화제거리였다. 거대기업이 자본력과 스타시스템을 동원,순수음악에 오래 몸담아온 대부분 군소기획사들을 멸종시킬지도 모른다는 우려의 시각도 뒤따랐다.
  • 승자에게 안겨진 짐은 무겁구나(박갑천 칼럼)

    새 대통령이 탄생되었다. 반세기 헌정사상 처음으로 투표로써 여야의 정권이 바뀐 선거였다.가름난 승패.이젠 승자도 패자도 겨룸질 끝의 앙금을 씻고함께 나라와 겨레 위해 고개 맞대야 할 시점이다. (태백편)에 “임무는 무겁고 갈길은 멀다”는 말이 나온다.증자의 선비론이다.새대통령이 그렇다.당선의 기쁨에 앞서 두어깨에 얹힌 무거운 짐과 험한 된비알길을 생각해야할 처지이다.새 지도자는 “싸움에 이기기는 쉬워도 그승리를 지속시키기는 어렵다”고 한 옛 병가의 말을 곱씹어봐야 할 듯 싶다.“승리를 지속시키기” 위해서는 지나온 선거전보다 더한노력과 용기와 영도력이 필요할 것이기 때문이다. ‘김대중호’란 이름의 배를 생각한다.실은 짐부터 너무 무겁다.기우뚱거릴 만큼.그러나 선장은 침착하게 망망대해의 앞을 내다봐야 하고 걸려들지 모를 암초도 조심해야 한다.그런 가운데서도 어려운 것이 욕구와 불만에 찬 승객들의 마음 다독이기.그들은 IMF 폭풍우속에서 개개 풀려 갈팡질팡한다.그마음들에 중심을 잡게 하면서 믿음을 심어주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라 할 것이다. ‘김대중관현악단’도 생각해 보게한다.지휘자가 아무리 빼어나도 단원 하나하나의 ‘소리’가 제대로 나지 않고 워걱거릴때 그 결과는 음악아닌 잡음으로 이어질 밖에 없는 것.그러므로 훌륭한 대통령을 생각하기에 앞서 훌륭한 국민이 될 마음부터 다져야 한다.지도자와 국민이 한살되어 뽑아내는 화음앞에서는 어떤 난국이고 스러져 갈것이기 때문이다.어려움을 이겨내려는 그 마음가짐이 어느 때보다 요청되는 시점에 우리는 서있다. “…세계에 흩어져 있는 우리동포 여러분.여러분은 미국이 여러분을 위해 무엇을 해줄 것인가 묻지 마시오.그대신 인류의 자유를 위하여 우리 모두가 함께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 것인가를 물으시오”.선거운동중의 J.F.케네디 대통령이 했던 이말은 오늘의 우리에게도 교훈이 된다.나라가 나에게 해주길 바라기에 앞서 내가 나라에 어떻게 이바지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할 때이다.그런 마음으로 될때 두려울게 무엇이겠는가. 1997년은 아프고 쓰리게 어두워져 간다.김대중호가 돛에바람을 한껏 안을 1998년의 세밑은 서산마루 꼭두서니 구름빛에 희망이 어리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 금세기 지휘계 개성파 2인 대작음반 둘 국내 상륙

    ◎‘첼리비다케 에디션’­유족 동의로 공개된 11장짜리 앨범/크나퍼츠부쉬의 ‘니벨룽의 반지’­방대한 바그너 작품 56년 실황 첫선 자신이 ‘아웃사이더’라고 느낀적 있는지.북적대는 세상에서 멀리 떨어져 나와 외로움을 양식삼아 몇날이고 ‘청산’에 살리라 했던 밤이 있었는지.육체는 온통 탈화되고 오롯이 혼만 남는 그런 정화된 밤의 비밀을 아는 이라면 당신은 분명 다음 두 이름에 매혹되리라. 세르지우 첼리비다케와 한스 크나퍼츠부쉬.모두 20세기 지휘계의 상봉들로 ‘김삿갓’이나 ‘달마’정도를 연상시키는 괴짜들.최근 이들의 대작 음반 두종이 나란히 국내 상륙,‘신도’들의 마음을 달뜨게 하고 있다.‘첼리비다케 에디션’(EMI·3449-9424)과 크나퍼츠부쉬 ‘니벨룽의 반지’ 전곡(뮤직 앤 아트·208-5333). 두 대가는 알게모르게 공통분모가 많다.누구보다 내면이 옹골찼지만 번쩍이는 가짜명성을 외면했던 이들.도통한 지휘봉을 신봉하는 골수 추종자들을 거느렸으면서도 ‘외통수’로 찍혀 음악계에서 신수편할 날 없었던 팔자도 유사하다. 음악적 개성도 닮음꼴.44회전을 33회전으로 잘못 놓은것 아닌가 싶게 느긋한 템포,그러면서도 구조를 장악해 이리저리 밀고당기며 한치도 흐트러지지 않게 음의 벽돌을 쌓아간다. 그런 공력이 빛을 발하는 둘의 주종목은 브루크너.세속의 황금을 외면하며 음의 진수를 만나기위해 칩거했던 이들은 정도차는 있지만 레코딩이 못마땅했던 ‘라이브’주의자라는 점에서도 통한다. 상업적 녹음을 혐오했던 첼리비다케의 드문드문한 녹음을 정리한 것이 ‘첼리비다케 에디션’.그가 분신으로 다듬고 깎아낸 뮌헨필과의 연주다.EMI 100주년에 맞춰 유족의 동의로 공개하는 11장짜리.당연히 세상 햇빛을 처음보는 녹음들로 신비의 첼리비다케 전모에 근접해볼 충분한 물량이다. ▲하이든 교향곡 103,104번 ▲모차르트 교향곡 40번,하이든 교향곡 92번 ▲드뷔시 ‘바다’,관현악을 위한 영상중 ‘이베리아’ ▲베토벤 교향곡 4,5번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5번 ▲ 〃 6번 ▲바그너 ‘탄호이저’서곡,‘뉘른베르크의 명가수’전주곡 ▲슈만 교향곡 3,4번 ▲무소르그스키 ‘전람회의 그림’,라벨‘볼레로’ ▲슈베르트 교향곡 9번 등 10장에 ▲바르토크 ‘관현악을 위한협주곡’과 리허설 스케치를 담은 보너스 CD를 곁들였다.그의 ‘브루크너교향곡 에디션’도 발매 추진중. 한편 ‘니벨룽의 반지’는 크나퍼츠부쉬 최고의 음질이라는 56년 실황을 첫선 보이는게 포인트.권력과 부를 보장하는 라인의 황금을 둘러싸고 인간과 신들이 한데 엉켜 쫓고 쫓는 ‘반지’는 바그너의 세계관을 집약해 보여주는 방대한 작품으로 그 상징성은 통시적으로 유효하다.이번 음반은 ‘라인의 황금’‘발퀴레’‘지크프리트’‘신들의 황혼’4부작을 16장에 담았다. 일급 바그네리안들이 성대의 단단함과 탄력을 다투듯 ‘반지’를 입체화시키는 가운데 바이로이트 페스티벌 관현악단과 합창단이 합류했다.그 음악세계는 격렬하고도 단단해 모노 사운드의 단조로움을 훌쩍 뛰어넘는다.
  • 국악 선율로 맞이하는 세밑/양악기법 접목시킨 재해석 작품 많아

    ◎김덕수·최종실씨 풍물놀이 각각 공연/임동창씨 전국 4개도시 콘서트 불만 불황의 그림자로 더욱 추워진 세밑,은근한 국악 선율로 어수선한 마음을 달래보자.국악의 골동품 냄새가 달갑지 않은 이들이라도 상관없다.12월 무대에 양악 기법,현대적 추세와 접목시킨 재해석 작품이 쏟아져 나오기 때문.국악‘비틀기’를 통해 국악을 경쟁력 있는 새 감각의 주류음악으로 일으켜 세운다는 작업이다. 풍물쪽에서는 김덕수·최종실씨가 나란히 한마당씩 펼친다.‘사물놀이’원년 멤버로 같이 일한 두사람이 데뷔 40주년을 맞아 개성대로 꾸며본 자축무대. 최씨 공연은 ‘님이주신 소리’라는 타이틀로 10일 서울 국립국악원 예악당에 오른다.하이라이트는 40분짜리 종합극 성격의 ‘사계절’.현선율이 매끈하게 뽑아낸 비발디 ‘사계’와 달리 100여가지 타악기의 두툼하면서도 속정깊은 소리에 실린 한국판 ‘사계’다.타악기들은 기존의 악기가 아니라 옛 생활의 소도구들이다.물동이·다듬이·빨래방망이·호미·엿장수가위·절구·지게·떡치개 등.이를 번갈아 두드리며 창과 무용까지 곁들여 아련한 옛삶을 재현해보는 시간.841-3275. 한편 김덕수씨는 10,11일 이틀간 서울 호암아트홀에서 각기 다른 메뉴를 올린다. 10일 ‘코리아환타지’는 김씨 풍물데뷔 40주년 전국순회의 종점에서 펼치는 사물놀이며 11일 ‘미스터 장고’가 본격 크로스오버 무대.디제이덕의 래퍼 이하늘·로커 신해철·버클리 출신의 재즈 연주자 김광민·정원영·한상원씨 등이 찬조출연,국악과 대중음악이 만나는 다채로운 모습을 아기자기하게 엮는다.765-7951. 임동창씨의 ‘우리가 원하는 우리나라’도 국악의 별미를 보여주는 이벤트.▲대구(5일 문화예술회관 대극장) ▲대전(9일 엑스포아트홀) ▲전주(삼성문화회관) ▲서울(63빌딩 국제회의장)을 순회하는 임씨의 첫 전국콘서트.피아니스트 임씨가 전인삼 판소리명창,아쟁의 김영길씨,사물놀이패 ‘쟁이골사람들’ 등 요소요소의 국악계 쟁이들을 모두 불러 국·양악 경계를 허물어보는 자리.질그릇이 악기로 등장하는 ‘놀이 2’,판소리창법과 벨칸토창법이 경합하는 ‘상주아리랑’,다듬이와풀벌레의 정취가 느껴지는 ‘또닥또닥’ 등 재미있는 레퍼토리 일색.042)256-5116. 국립국악관현악단이 5,6일 서울 국립극장 대극장에서 펼치는 송년무대는 국악 명인들을 협연자로 초청,국악 앙상블을 보여준다.이생강의 대금산조,안숙선의 수궁가,김일구의 아쟁산조 등이 협주와 어우러진다.관현악과 이매방 승무,김영재 거문고 병창 등과의 만남은 희소가치도 높아 꼭 챙겨볼만 하다.273-0237.
  • 컬러판 ‘겨울 나그네’(객석에서)

    ‘카사블랑카’나 ‘로마의 휴일’을 컬러영화로 본 적 있는지.오리지널 흑백필름에 물감을 푼 주인공은 컴퓨터였다.기술 발달,시대 돌변은 예술에도 새 해석을 몰고오기 마련. 한국페스티벌앙상블의 슈베르트 ‘겨울나그네’(23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공연을 보고 컬러판 ‘로마의 휴일’이 떠오른 것은 왜일까.슈타인웨이 피아노에 시커먼 남자 둘이 들러붙어 실연타령을 늘어놓는 침울한독창회를 염두에 두고 객석에 들어선 이들은 하나둘 소란스럽게 무대를 채워가는 연주자들 모습에 우선 어깨를 편다.으례 연미복을 기다리던 관객앞에 성악가는 까만 폴라,미색 바바리,흰 머플러로 어디 훌쩍 떠나기라도 할 듯 하다.가뿐한 차림의 두 남자(성악가와 지휘자)가 실내악 앙상블을 이끌고 떠난 음악여행은 원전의 칙칙함을 사뿐 걷어내고 오색소리를 입혀 몰라보게 산뜻한 ‘겨울나그네’를 보여줬다. 현대 작곡가 한스 첸더는 실내악 ‘겨울나그네’를 일종의 ‘기차여행’처럼 썼다는게 박은희 페스티벌앙상블 단장의 설명.말 그대로 무대는 역사처럼 복닥거렸다.기차를 탄 연주자들이 모두 종착역까지 가는 것이 아니었다.오프닝때 객석에서 걸어온 관악기들은 여행이 진행되면서 칸을 바꿔타거나(자리 이동) 목적지를 바꾸거나(악기 교체) 내렸다(퇴장).때로 간식거리 카트(기타,하프)가 지나가고 가끔 비바람도 유리창을 몰아쳤다(퍼커션).이처럼 한꺼번에 주인공으로 나서지 않고 오밀조밀 번갈아 얼굴을 내밀기 때문에 타악기 30개 등 총 50여개의 악기가 동원된 오케스트레이션이 두껍잖게,한결같이 미끈한 소릿결을 뽑아냈다.트럼펫 ‘경적’으로 출발,현악기·관악기 등이 차례로 참여한 뒤 퍼커션이 한껏 고조시키는 전개로 여러 템포를 노닐듯 넘나들며 풀어나간 ‘우편배달부’는 작은 교향시 같았다. 이날 객석은 근래 드물게 성황이었다.그래선지 흐름을 끊는 노래 사이의 박수가 유난히 잦았다.그럼에도 차장(지휘자) 정치용씨는 끝까지 여유있게 안전운행을 조직해냈다.안정되고 윤기넘치는 테너 강무림씨의 음색도 들을만 했다.한스 첸더가 기획,페스티벌앙상블이 운행한 이번 여행은 이채롭게도 겨울나그네의 우수보다 홍안을 보여줬다.
  • KBS 국악관현악단 정기연주회 100회 기념

    ◎교향악단 협연 합동연주 눈길 KBS 국악관현악단이 정기연주회 100회째를 기념연주회로 꾸린다.13일 하오 7시30분 서울 여의도 KBS홀.이 무대에는 KBS교향악단이 축하하러 합세,‘형제’의 우애를 보여준다. 관심을 끄는 축하 레퍼토리는 김희조 작곡 ‘아름다운 농촌풍경’.국악관현악단과 교향악단이 협연하는 매머드급 국악·양악 합동연주곡이다.국악관현악단 상임지휘자 김용진씨 지휘로 초연되는 이 곡은 싱그러운 전원의 여명과 해돋이,새벽을 여는 부지런한 농부들,시원한 막걸리가 곁들여지는 즐거운 새참,삼복더위·풍수해와 맞서는 모습,추수와 풍년맞이의 기쁨,축제 등을 일곱개 악장으로 나눠 표현했다. 이밖에 국악관현악단이 정악 ‘수제천’,교향악단이 라벨의 ‘어릿광대의 아침의 노래’를 차례로 들려준다.김희조 작곡,김덕기 서울대교수 지휘로 교향악단이 연주하는 ‘관현악단을 위한 산조’에는 국악관현악단 가야금파트 멤버들이 전원 협연자로 나선다.736­3200.
  • 민원으로 전시회와 음악감상을…

    ◎금호미술관­현악사중주관 입장료 현실화 1만원권 한 장으로 음악 듣고 전시회 보고 떡라면으로 배도 채울수 없을까? 금호미술관이 발매하는 문화 복합티켓을 사면 고민이 해결된다.전시회와 음악회 입장료를 원체 낮게 매긴데다 패키지로 감상하면 표값을 더 깎아주기 때문. 대상 품목은 ①미로전(서울 금호갤러리 22일­12월21일) ②금호현악사중주연주회(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31일 하오7시30분) ③피카소전(서울 한국경제신문사12층 11일­11월16일).차례로 5천원,7천·5천원,3천원짜리.하지만 ①②,①③,①②③을 함께 묶은 표를 살 경우 각각 6천원,5천원,8천원만 내면 된다. 이중 금호현악사중주단은 평범한 사람들이 돈내고 음악회 오는데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입장료를 현실화,지난 9월19일 콘서트에서 이미 초대권없이 관객모으기에 성공했다.이번엔 플루티스트 송여진씨·클라리네티스트 김현곤씨를 초빙,하이든 현악사중주 ‘종달새’·모차르트 플루트사중주 1번·모차르트 클라리넷 오중주 A장조 등을 들려준다.754­8736,8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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