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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 주석의 마지막 외출?(이정연칼럼)

    북의 김주석은 지금 80노구에 각별히 반기는 동지도 없고 별로 즐겁지도 않은 39번째의 중국여행에 올라 9일엔 산동성의 공자묘(사당)를 찾아 공자에게 제사 지내는 전통의식을 주의 깊게 관람했다고 북경방송은 전했다. 그 미덥던 지난날의 크렘린 동지들은 그 막대한 핵,장비,병력을 정치수단으로 한번 써보지도 못한채,공산주의의 조종을 스스로 치고 자기가 그렇게 매도해 마지않는 한국에 손벌려 30억달러를 얻어가는 처지요,비록 한반도가 이미 열강의 이념의 대결장을 벗어나긴 했으나 그래도 의리있던 자금성의 주인공들마저 자기가 아직 중국지방을 여행중에 있음에도 「중국과 북한이 한국전쟁을 통해 우정이 맺어지긴 했으나 북한은 이제 중국에게 있어 동맹국이 아니다」고 말하는 이 차가운 현실속에서 그는 중국이 권하는대로 10일 강소성의 경제특구라는 곳을 둘러봐야 했다.그 경제특구란 바로 한국에서 모방해간 유사자본주의 방식들로서 중국 또한 손내밀고 배워가는 곳이 한국의 자본주의 방식들이고 보면 그의 심사는 미뤄 짐작할만 하다. 배고픈 군사강국은 싫다는 소련,우리도 좀 먹고 살아야겠다는 중국,배를 곪면서도 「우리는 행복합니다」는 저 북의 2천만 인민을 언제까지 환상적인 구호속에 묶어 둘수는 없는 현실,그의 딜레마는 거기에 있다. 김정일은 「외부의 잡음」에 개의치 말라고 당원들에게 교시를 내리고 있으나 그 「잡음」이 소련 동구는 물론 중국에서도 「희망의 복음」으로 여기고 그 길에 빨리 적응 못해 안달인데 김부자만은 아직도 「오판」「맹판」을 계속 일삼고 있으니 그들을 「맹신」하는 인민들만 불쌍한 처지다. 루마니아나 동독에서 배우기가 두렵거든 중국쯤에서라도 배우고,그보다는 「남」에서 직접 배우고 협력을 구하는것이 지름길임을 알것이나 스스로 쳐놓은 장벽을 거둘때 생길 불상사가 두려워 저 모양이니 또한 딱하다. 그가 이번 방중에서 새삼 확인한 것은 이제 별쓸모 없는 「이념적 유대는 재확인」해주면서도 경제적 지원이나 북의 핵사찰거부에는 뜻을 같이 할 수 없음을 나타낸 사실이다. 김주석은 핵으로 버텨보려 하나 중국도 이미 더 이상 핵무기개발을 추진할 여력이 없어 개발 초기단계에서 그대로 주춤하고 있는 상황속에서 북의 무모한 핵개발에 찬동 할 수는 없는 입장이다. 북의 연간 원유 소비량은 1백47만t으로 이는 한국의 25일분의 소비량에 불과하다.그나마 연간 80만t의 원유를 국제시세보다 싼 바터 무역방식으로 팔아 주던 소련이 이제는 국제시장 가격에다 현금결제방식 요구로 수입량은 반으로 줄어든 처지요,기껏 자동차나 오토바이는 약 3천명의 특권계급만이 소유하고 있는 북한에서 핵개발이란 당치 않다는 것이 중국이 북한에 대한 기본인식이고 보면 김주석의 이번 여행은 대단히 불편한 행차가 될 수 밖에 없다. 소련 공산당은 가장 극적으로 끝장이 난 처지로 모스크바와 평양관계를 보면 소련은 북한에 경제 군사원조를 삭감하고 민주화 개혁을 보다 강하게 요구하고 있어 김부자는 시베리아로부터 불어오는 때아닌 훈풍에 불안한 마음이고 보면 김주석의 초조한 마음은 북경보다는 공자묘에서 오히려 편안했을 수도 있을것 같다. 어쩌면 김주석은 이제야말로 자력경생과 내식대로의 길밖엔 없을 듯 싶으나 이미 이념적 사명감을 상실한 내부적 부패,석기시대의 사고를 가진 김에 맹종하는 사람으로 이뤄진 비전없는 무모한 모험주의로는 어떤 해결책도 기대되지 않고 있다. 김주석이 들으면 심히 불쾌할 것이나 일본의 한 한반도 전문가는 ▲김일성정권이 쓰러지고 ▲한국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북한주민들이 알게되고 ▲수백만의 난민이 38선을 넘어 남으로 내려오고 ▲사실상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이 소멸하고 ▲북조선 지역이 대한민국 관할하에 들어 온다는 시나리오의 실현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에 우리는 결코 동의하고 싶지 않다는 사실 또한 이해해 주기 바란다. 김주석은 이제 해를 넘기면 80이요,중국의 장정세대가 아직 일부 남아있긴 하나 이념의 시대가 이미 끝나고 경제적 이해가 앞서는 냉혹한 현실주의 토대위에서 그를 접대한 지도층을 본 이상 다시 중국땅을 밟고 싶지도 않을 것이고 보면 이번이 그의 마지막 외출일 수도 있을 것같다. 그가 이제 할 수 있는 일은 새로운 현실에 눈을 가리지 말고 엄청난 변혁에 대처,난파선의선장다운 자세를 크렘린과 자금성의 지도자들의 경험을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길밖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그밖에 또 하나의 유일한 길은 남북이 진지하게 마주앉아 민족의 장래를 서로 도와가며 협의해 나가는 길이다. 남과 북의 교역은 벌써 1억달러를 넘어섰다.이제 뒷구멍 말고 대문을 열고 떳떳이 나서는 길밖에 없다.한국에 먹힐까봐 겁낼 것도 없고 지금 어버이 수령을 따르는 북의 동포들이 공자묘에 제사를 지내듯 위대한 수령으로 사후에도 모셔주기를 바라는 허망한 꿈도 하루 빨리 버려야 한다.그것은 스탈린·모택동·차우셰스쿠를 보면 금방 알 것을 공연히 되지도 않을 희망사항에 매달려 꿈자리만 괴롭힐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그러나 누구나 다 아는 이 명명백백한 사실을 역사상 어느 독재자도 스스로 깨닫고 택한 일이 없다는 사실이 비극일 수밖에 없다.비민주적 방법으로 출범한 정부가 민주적 통치를 할 수는 없다는 것도 역사에 기록돼 있는 사실이고.
  • 통독 1년의 후유증/이기백 베를린특파원(오늘의 눈)

    독일의 통일은 우리와 같이 반세기 가까이 분단의 고뇌를 함께 겪었다는 점에서 우리에게는 특별한 의미를 느끼게한다.독일의 통일은 동서독의 재결합 뿐만 아니라 유럽의 통일을 의미하며 동서진영의 화해와 냉전의 종결이라는 뜻에서 역사적인 사건으로 인식되고 있다. 1년전 역사적인 순간을 취재하기 위해 옛 독일제국의사당(라히흐스탁)광장에 모인 1백여만명의 독일인들 틈에끼여 마치 내나라가 통일이 되는 듯한 기분에 휩싸여 함께 열광하던 감격을 기대하고 3일 통일의 현장을 찾았으나 허탈감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베토벤의 장엄한 「환희의 송가」와 롯시니의 쾌활한 멜로디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횃불과 깃발이 물결치고 밤하늘을 수놓는 불꽃 아래 지칠줄 모르고 『독일은 모든 것 위에 있네』라는 독일국가를 외쳐대던 그 군중들은 간곳없었다.그 대신 지난 1일부터 구서베를린의 주택값 수준으로 임대료가 인상된 구동베를린의 임대주택입주자들 1천여명이 1년전의 그자리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라고』라며 정부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며 절규하는목소리가 청량한 가을하늘로 맥없이 빨려들어갈 뿐이었다. 통일은 이상이지만 현실로 부딪쳤을 때는 환멸도 뒤따른다는 것을 통일의 현장에서 맛보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우리가 통일이 되었을 때는 동서의 경우와는 달리 남과 북의 동포가 천년 만년 얼싸안고 기뻐할 수 있게 희한없는 치밀하고 완전한 통일을 이루어야겠다는 다짐이 절로 우러나오는 것은 통일1주년의 분위기가 너무 달라졌기 때문이리라. 한겨레가 다시 결합한 통일기념일을 맞아 온국민이 너와 나를 잊고 격정에 빠져 그날의 감격을 두고두고 되새겨야 할때 콜총리는 서독국민의 겸손성과 동서국민의 단합을 강조하고 바이츠제커대통령은 전염병처럼 위험수위를 넘어선 외국인혐오증을 경고하는등 통일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 독일통일의 현실임을 부인할 수 없다. 더욱이 통일1주년을 만 나흘 앞두고 지난달 30일 실시된 브레멘시 지방의회선거에서 통일후 집권기민당(CDU)에 대한 실망감에 반비례해 인기가 상승하던 사회당(SPD)이 87년 선거때 54석에서 41석으로 패하고 CDU가 25석에서 32석으로 인기를 되찾은 배경에는 통일독일의 분위기가 반영돼 개운치 못한 여운을 남기고 있다. 동서독의 장벽은 헐렸지만 마음의 벽이 아직 두텁고 내셔널리즘을 앞세운 일부계층들의 외국인에 대한 테러가 연일 신문에 보도되는 가운데 맞는 통일1주년 기념일은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를 자아낼 정도다. 매년 각주의 수도에서 돌아가면서 통일 행사를 치르기로해 뜻깊은 첫 통일기념축제가 벌어지는 함부르크시에는 때마침 올해의 첫 북해 태풍이 몰아쳐 더욱 스산한 분위기지만 통일후유증을 모두 휩쓸어 갔으면 하는 것이 분단국기자가 보는 시각이다.
  • 통독 1년/아무는 「경제상처」 여전한 「동서갈등」

    ◎예산 25% 구동독 투자… 실업자 크게 줄어/생활수준은 제자리… “장벽 다시 쌓자” 불평/“거만”·“게으름뱅이” 서로 비난… 「마음의 골」은 깊어져 3일은 독일통일 1주년­.지난해 1백여만명의 인파가 몰려 열광했던 통일의 현장인 옛독일제국 의사당과 브란덴부르크개선문광장은 차분한 분위기속에서 통일의 날을 맞이하고 있다. 통일독일은 지난 1년동안 구동독 5개주의 경제부흥,동서국민들의 동질성회복,구동독사회주의 체제의 청산에 주력했다.통일은 독일국민들에게 값비싼 대가를 요구했으며 많은 부작용과 갈등을 불러일으켰으나 전체적으로는 성공적으로 통일 마무리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평가이다. ◎한해 44조원 쏟아 부어 ▷통일비용 갈등◁ 독일은 국가예산의 4분의 1을 구동독복구비용으로 투자하고 있어 큰 부담이되고 있다.내년도에도 독일은 구동독지역의 생산보조금·사회간접시설확충비등으로 1천90억마르크와 지방단체교부금으로 1백20억마르크등 모두 1천2백10억마르크(약44조4천억원)를 투자하는등 해마다 1천억마르크 정도를 쏟아부어야 한다.독일의회는 통일1주년을 맞는 축제보다는 동독지원금 확보를 위해 내년에 부가가치세를 15%로 인상하는 문제를 놓고 토론을 벌이는가 하면 그동안 각종 물가가 인상돼 일부국민들 사이에는 『아무런 준비도없이 통일을 이뤘다』『장벽을 다시 쌓아야 한다』는등 불평과 비난이 일고 있다.이 때문에 정부는 통일축제행사를 매년 각도시를 순회하는 방법으로 간소하게 치르기로 했으며 올해 첫번째 통일기념축제는 한자동맹의 본고장인 함부르크시에서 열기로했다. 구동독기업에 대한 국가적인 지원에도 불구하고 뮌헨의 경제연구소(IFO)조사에 따르면 6개월이내에 경영상태가 개선될 전망이 있는 기업은 절반도 되지못하며 5개기업중 4개가 판로등이 불확실해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동독기업들은 사회주의 체제에서 누려왔던 계획생산·가격통제기능의 상실에다 생산시설노후·사회간접시설미비·과잉고용상태등으로 시장경제체제로 바뀌면서 과도기적인 진통을 겪고있어 전체독일경제에 짐이 되고 있다.이때문에 독일은 그동안매년 5백억마르크이상의 경상수지흑자를 보여왔으나 통일 첫상반기중에 2백억마르크의 적자국신세가 되는 통일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비난에도 불구하고 통일마무리 작업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 전체적인 평가이다.구동독기업의 폐쇄로 한때 2백만명을 넘어섰던 실업자가 국영기업의 민영화를 추진하고 있는 트로이한트의 성과가 착실하게 이루어지면서 지난 8월 처음으로 그 수가 줄어들어 현재 불완전실업자를 포함해 1백70여만명으로 감소했으며 경제상황도 여러면에서 개선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민영화작업으로 1백25억마르크의 매각대금과 7백4억마르크의 신규투자가 이루어져 5∼6년안에 구동독지역 기업의 생산성과 국제경쟁력이 크게 개선되리라는 기대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의료진들도 연일 데모 ▷동질성 회복◁ 45년동안 동서독을 갈라놓았던 장벽은 무너졌어도 동서독국민들사이의 마음의 벽은 더욱 높아지고 있어 가장 큰 문제가 되고 있다.통일로 인한 경제적인 부담은 시간이 지나면 해결되겠지만 마음의 벽은 내적통일을 저해하는 가장 어려운 걸림돌이 되고 있다. 분단의 시절 상대방을 낮춰부르는 오씨스(동독사람)과 베씨스(서독사람)라는 단어가 통일후 발간된 두덴사전에 새로 등장할 정도로 동서의 골은 깊어졌으며 통일이 된뒤에도 서베를린 사람들은 옛서독지역을 방문할때 「서독」에 다녀온다고 표현하고 있어 마음의 벽은 그대로 남아있음을 알 수 있다. 통일후유증으로 대량실업의 고배를 맛본 구동독사람들은 마치 점령군처럼 당당하게 행동하는 구서독사람들을 거만하고 독선적이라고 비난하는가 하면 통일후 동독경제부흥책에 자신의 호주머니를 털어야만하는 구서독사람들은 구동독사람들이 게으르고 독립심이 없다며 서로 멸시하는 태도이다. 이같은 분위기는 시간이 지나면서 더욱 첨예한 대립을 보여 최근 통일후 집권당이 된 기민당내에서도 구서독출신의 주류와 구동독출신의 비주류사이에 알력이 심화,드 메지에르 전동독총리이자 기민당부총재가 『이제 더이상 못참겠다』고 사임해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베를린의 가장 큰 병원인 샤로테병원의 의료진들이 구동독시절의 경력을 인정해주지 않는데 대해 반발,연일 데모를 벌였으나 지금까지 해결되지 않고 있으며 구동독교사와 판사들이 교단과 법정에서 쫓겨나 하루아침에 실업자가 되고 극히 일부만 심사에 의해 구제되는등 통일당시의 환호는 가혹한 현실에 분노로 바뀌었다. 한편 통일에 기대를 크게 걸었던 구동독국민들은 그들의 생활이 개선되지 못한데 대한 불만으로 외국인혐오증이 더욱 심해져 얼마전 콜총리가 외국인에 대한 공격을 중단할 것을 호소하는 사태까지 발생하는등 통일이후 가장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통사당 비리 처벌 논쟁 ▷구동독 청산◁ 통일 1년이 가까운 지난달 베를린법정에서는 처음으로 베를린장벽이 무너지기 직전인 89년 2월6일 서베를린으로 탈출하기 위해 장벽을 넘던 크리스군에게 총격을 가해 사망케한 구동독경비병 4명에 대한 재판이 지대한 관심속에 열렸다. 이 재판에 독일인들이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재판결과에 따라 구동독의 과거청산이 가늠지어지기 때문이다.통일독일은 구서독이 구동독을 홉수해 통일되었기때문에 이들이 유죄판결을 받을 경우와 그렇지 않을 경우 구동독 독일통일사회당(SED)의 비리에 대한 처리방향을 가늠할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피고인들에 대한 유무죄여부를 놓고 일반국민들도 열띤 논쟁을 벌이고 있으며 논쟁의 쟁점은 피고인들이 과잉행동을 했느냐는 점이다.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발포최고명령자를 처벌하지 않는 상태에서 상부명령에 따라 보초근무를 하던중 탈출자에게 위협사격을 한 경비병들은 동정받아 마땅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구동독이 없어지고 그 비리가 속속 밝혀지지만 지금까지 책임자가 처벌받지 않고 있다는 것이 이상스러워 보일정도로 통일후 특정인에 대한 보복이 없다는 것이 특이한 점이다. 장벽탈출자에 대한 발포명령의 책임을 지고있는 호네커전동독서기장은 지난봄 소련으로 탈출했으며 비밀경찰인 슈타시의 책임자인 볼프도 역시 모스크바에서 살다 지난달 오스트리아의 빈으로 갔으나 역시 법정에 서리라고 기대하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또 구동독의 외환관리 책임자로 「코코」라는 무역회사를운영해 구서독의 정치인과 기업가로부터 거액의 기부금을 받은 코르도비치는 동서독통일조약에 의거 처벌대상에서 제외됐다. 통일후 구동베를린의 법원창고와 슈타시의 문서보관소에서는 트럭 2백대분이상의 각종 문서가 발견되고 이문서에서 구동독의 비리가 발견되자 독일정부는 문서의 공개를 법으로 금지시키고 있다. 독일정부는 통일과업을 완수하는데 국민들의 단결이 어느때보다 절실한 시기에 과거사에만 매달릴 수 없다는 판단인 것이다. 그러나 국민들 사이에서는 SED의 과거를 청산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 통일독일정부는 이를 매듭지어야하는 부담을 안고있다.
  • “남북 동시가입은 통일의 시발”/이 외무 가입 수락 연설내용

    ◎상호대화·협력 통해 냉전 잔재 청산/한국,세계평화 증진등 책무 다할것 존경하는 총회의장과 사무총장 그리고 각국 대표여러분,본인은 오늘 대한민국이 유엔에 가입함에 따라 대한민국 정부와 국민을 대표하여 모든 유엔회원국 정부에 충심으로 감사의 뜻을 전하고자 합니다.또한 총회의장과 각지역 그룹대표들 그리고 미국대표의 따뜻한 환영의 말씀에 사의를 표하며,아울러 페레스 데 케야르 사무총장에게도 우리정부의 깊은 존경의 뜻을 전합니다. ◎한국인엔 뜻깊은 날 오늘은 우리 한국민 모두에게 매우 뜻깊은 날입니다. 대한민국이 유엔의 후원하에 탄생한지 43년만에 유엔의 정회원국으로 새로이 출발하는 날이기 때문입니다.대한민국의 유엔가입에 이르는 그간의 여정이 실로 험난하고 길었던 만큼 우리의 감회도 남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정부수립이래 우리의 유엔가입 노력은 동서냉전 체제하에서 번번이 좌절되었고 유엔은 종종 남북한의 대결 무대가 되곤 하였습니다.유엔의 보편성 원칙은 때로 냉혹한 국제정치의 현실에 부딪혀 한낱 탁상공론에그치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이제 이 모든 것은 과거지사가 되었습니다.우리는 새로운 출발을 하고자 합니다.동서화해를 바탕으로 새롭게 형성되고 있는 국제질서하에 유엔의 역할이 크게 증대되고 있는 오늘날 대한민국의 유엔가입은 세계적 화해를 더욱 촉진시킬 것이며,우리로서도 유엔의 정회원국으로서 응분의 역할을 다해나갈 것입니다. 더욱 뜻깊은 것은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이 우리와 함께 유엔에 가입하게 된 것입니다.이제 남북한은 정회원국으로서 국제평화와 번영을 위한 유엔의 노력에 건설적인 기여를 할 수 있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남북한간에 새로운 대화와 교류의 마당을 마련함으로써 남북한 상호관계에 있어서도 새로운 장을 열 수 있는 중요한 계기를 마련하게 되었습니다.「세계평화의 날」이기도 한 오늘,남북한의 유엔가입은 한반도에서 냉전의 잔재를 청산하기 위한 새로운 출발을 예고하는 날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남북군사 대치 계속 이러한 의미에서 비록 남북한이 각각 별개의 회원국으로 시발하였으나 오늘은 또한 한반도의평화통일을 기어이 달성하겠다는 한민족의 굳은 결의를 더욱 새롭게 하는 날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40여년전 그 치열했던 한국전이 종료된 이래 한반도에는 아직도 전쟁도 평화도 아닌 불안한 휴전상태속에 남북한간의 첨예한 군사적 대치상태가 계속되고 있습니다.한반도에서의 전쟁재발을 방지하고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수립하는 것은 우리정부의 가장 우선적인 목표가 아닐 수 없습니다. 흔히 「평화는 불가분」이라고 합니다.한반도의 평화는 동북아의 평화와 안전뿐 아니라 세계평화와도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오늘 남북한이 모든 유엔회원국 앞에서 유엔헌장에 규정되어 있는 모든 의무를 수락할 것을 엄숙히 선언한 것은 한반도를 40년 이상 지배해오던 냉전구조가 질적인 변화를 하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입니다. 우리의 북방외교는 다수국가와의 관계를 정상화시켰으며,주변 국가들과의 새로운 선린관계 구축을 가속화 시키고 있습니다.우리는 남북한을 가로막고 있는 불신과 대결의 차디찬 장벽도 새로운 화해와 협력의 훈풍에 결국은 무너질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이제 대한민국 정부는 이 위대한 세계기구의 당당한 정회원국으로서 유엔의 고귀한 목표실현을 위한 노력을 배가해 나가고자 합니다.지난 반세기 수많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오늘날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에 바탕을 둔 선발개도국으로 성장한 대한민국은 국제평화와 안전,군축 및 군비통제,국제경제 및 사회개발,인권존중과 사회정의의 실현,환경·마약·범죄 등 유엔을 통한 범세계적 문제해결 노력에 있어 응분의 책임과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자 합니다. ◎모든 회원국에 감사 다시한번 대한민국의 유엔가입을 지원하고 축복해준 모든 유엔 회원국에 감사를 드리고,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미크로네시아연방,마셜군도공화국,에스토니아공화국,라트비아공화국,그리고 리투아니아공화국의 유엔가입을 환영하면서 대한민국 정부는 유엔이 중심이 되어 보다 자유롭고 평등하며,풍요로우며 정의와 법의 지배가 실현되는 새로운 세계질서를 형성해 나가는데 적극 동참할 것임을 다짐합니다. 감사합니다. □남북한 유엔가입 일지 ▲49.1.19=한국,고창일외무장관서리 명의의 가입신청서한을 유엔사무총장에 제출(소련의 거부권행사로 부결) ▲49.2.9=북한,박헌영외교부장 명의의 가입신청전문을 유엔사무총장에게 발송(가입심사위원회에 회부할 것을 요청하는 소련측 결의안 부결) ▲49.4.8=자유중국,한국가입권고 결의안 안보리제출(소련 거부권행사로 부결) ▲51.12.22=한국,장면총리명의로 가입신청서 제출(처리안됨) ▲54.11.11=미국,아르헨티나등 3개국의 「10개국 가입권고」공동결의안에 한국과 베트남을 추가하는 수정안 총회제출(표결 없었음) ▲55.12.10=자유중국,한국가입권고결의안 안보리 제출(표결 없었음) ▲57.1.22=미국등 13개국,한국 유엔가입문제 재심촉구 공동결의안을 총회 특정위제출(총회에서 가결됐으나 소련의 거부권행사로 안보리 불상정) ▲58.12.9=미국등 4개국,한국가입권고 공동결의안 안보리 제출(소련거부권행사로 부결) ▲61.4.21=한국,정일형외무장관 명의로 가입신청 재심요청(처리안됨) ▲75.7.29=한국,김동조외무장관 명의로 가입신청 재심요청(안보리 의제채택부결) ▲75.9.21=한국,김동조외무장관 명의로 가입신청 재심요청및 북한가입 불반대서한 사무총장에 제출(안보리 의제채택부결) ▲91.4.5=한국,유엔가입문제에 대한 정부각서를 안보리 문서로 배포,연내 가입의사 천명 ▲91.5.28=북한,외교부 성명통해 유엔가입 반대입장을 수정,연내에 유엔가입 신청서를 제출키로 결정했다고 발표 ▲91.7.8=북한,박길연 주유엔대사를 통해 유엔가입신청서 제출 ▲91.8.5=한국,노창희 주유엔대사를 통해 유엔가입신청서 제출
  • 남북한 유엔공존시대 개막(사설)

    ◎남북협력의 시대 남북협력의 시대 남북한 유엔동시가입이 마침내 이루어졌다.유엔의 남북한 공존시대가 개막된 것이다.감격스러운 일이 아닐수 없다.통일한국의 유엔가입이었으면 더더욱 감격스러웠을 것이다.그러나 분단된 2개 한국의 가입이면 어떤가.통일후 가입보다 가입후 통일이 더 많지 않은가.독일이 그랬고 예멘이 그랬다.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다지고 평화민주통일을 앞당길 새시대의 역사적 출발이 아닌가. 남북한 유엔동시가입은 통일대장정의 중요한 첫 관문이라고 생각한다.문제는 이제부터다.중요한 것은 남북한유엔동시가입·공존의 이 새시대를 어떻게 살리고 발전시켜 꽃피울수 있을 것인가라고 생각한다.민주통일과 번영의 도약대로 만들어 나가는 일이 무엇보다도 중요할 것이다.오랜 대립과 갈등의 불신을 청산하고 진심에서 우러나는 상부상조의 남북한 화해,협력의 시대를 열어 그것을 토대로 이 민족 숙원의 통일로 갈수만 있다면 그이상 더 바랄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가까운 시일내의 통일이 어려운 것이라면 화해와 협력의 공존·공영이라는 사실상의 통일시대도 좋다.남과 북 어느쪽도 희생시키지 않는 통일 그것을 우리는 원한다.유엔 동시가입은 그럴수 있는 문을 열어준 것이 아닌가. ◎평화민주통일 촉진 세계와 역사가 우리에게 제공한 이 기회를 우리는 살릴수 있을 것인가.남북한 우리 모두의 과제다.남북한 당국은 물론 7천만 우리겨레 공동의 과제인 것이다.살릴수만 있다면 남북한을 통틀어 오늘을 살고 있는 한반도의 우리세대는 역사의 승자가 될 것이며 세계의 존경과 후세의 칭송을 듣게 될 것이다.그렇지 못하면 우리는 역사의 패자로 몰락할 것이며 세계의 경멸과 후세의 원망을 면할 수 없을 것이다.유엔 동시가입으로 우리는 이제 온 세계가 주목하는 역사의 심판대에 오른 것이다.남북한을 막론하고 새로운 각오와 결의를 다져야할 중대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무슨일이 있어도 우리는 이 기회를 살려야 한다.살릴수 있을 것이다.희망과 기대에 가슴 부풀어 있다.그러나 일말의 불안을 지울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그것은 우리만의 노력으로 충분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북한이 있고 북한과 손발이 맞아야 하는 것이다.그러나 우리의 북한은 아직은 우리와 손발을 맞추고 화해와 협력을 해나갈 생각이 없는 것 같은 것이 안타깝다.그럴 여유가 없는지도 모르겠다.개혁과 개방의 공산권 붕괴와 탈냉전의 엄청난 변화의 소용돌이속에 생존의 위기의식마저 느끼고 있는 것이 분명한 오늘의 북한이다.북한은 유엔가입자체를 세계의 대세와 한국의 가입강행결정에 밀리고 강요당한 본의아닌 결과요 패배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유엔동시가입이 분단의 고착화라는 잘못된 생각을 여전히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을 본다.유엔밖에서도 북한은 희망보다 실망을 안겨주는 행동을 많이 하고 있다.콜레라 핑계의 남북한 고위급회담 연기등 남북접촉과 교류의 기피라든가 핵사찰 수용문제를 둘러싼 신경질적인 반응과 행동 등은 앞으로의 유엔에서 북한이 보여주게될 행동이 어떤 것일지를 예고하는 불길한 징후들일지 모른다. ◎북한 호응에 기대 우리는 그런 북한을 상대로 달래고 감싸고 설득하며 새시대를 만들어가야 하는 것이다.북한은 변함없는 냉전적 대결자세로 유엔을 평화공세와 정치선전의 대남공격 무대로만 활용하려들지 모른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기본원칙문제를 제외하고는 이해와 협력과 설득으로 신뢰를 쌓는 일이 중요할 것이다.인구나 경제력등 어느면에서 보나 비교우위에 있는 우리가 보다 많은 이해와 노력과 인내를 해야 할 것이다.북한을 비난하거나 더이상의 궁지로 몰아넣는 대립과 갈등은 가능한한 최대한 피해야 할 것이다.그것은 남북어느쪽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못한 비생산적 낭비일 뿐이기 때문이다. ◎신뢰와 화합의 노력 어느 일방의 이익이 아닌 남북한 쌍방의 이해가 일치되는 공동의 관심사를 발굴하고 협력하는 공동의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남북한공동의 이해에 관계되는 문제에 대한 남북공동의 노력과 협력은 상호의 신뢰를 증대시키고 같은 민족으로서의 이해관계를 조정하며 공동의 입장을 모색하게 하는 귀중한 경험을 쌓을 수 있게 해줄 것이 틀림없다.그것은 대립과 대결의 경험뿐이지 협력의 경험이라고는 조금도없는 남북한에 협력의 유익함을 일깨우는 교육의 훌륭한 계기가 될수도 있을 것이다. ◎공존 그리고 통일로 세계는 지금 민주화 개혁과 개방 그리고 화해와 협력의 공존분위기로 충만해있다.세계의 축소판인 유엔의 분위기도 다를수가 없다.유엔에 가입한 북한이 이 분위기를 계속 외면하고 무시할수는 없을 것이다.폐쇄의 장벽에 숨어있는 북한에 있어서 유엔은 세계에 노출되는 최초의 개방무대다.세계적인 화해와 협력의 공존분위기와 역사의 방향및 현실을 배우게 하는 산교육장이 될수도 있을 것이다.유엔을 통해 세계의 화해·협력·공존의 분위기가 북한에 전파되고 한반도전역에 확산되기를 우리는 진심으로 바란다. 북경 아시안게임의 남북한 공동응원이라든가 남북한탁구및 축구단일팀을 통해 우리는 이미 조그마한 공존과 협력과 통일의 연습을 시작했으며 보람을 거둔바있다.남북한이 동시가입을 하고 정회원이된 유엔도 남북한공존및 협력과 통일의 보다 크고 귀중한 실험실이자 연습장일수 있을 것이다.남북한유엔동시가입을 통해 우리는 분단의 고착화가 아니라 평화민주통일의달성이 앞당겨지기를 기대한다.
  • 역대 유엔대사는 말한다(유엔코리아)

    ◎남북 새 관계 정립·통일의 발판 구축/세계 무대에 당당히 참여… 민족 자긍심 회복/남북 외교 소모전 지양,「통일플랜」 만들때 17일(한국시간 18일 새벽)은 우리외교사에서 매우 뜻깊은 날이다.꿈에도 그리던 남북한유엔동시가입이 유엔회원국들의 만장일치속에 실현되기 때문이다.남북한유엔가입은 남북한관계는 물론 동북아지역의 지각변동에도 한몫을 톡톡히 할 것으로 예상된다.이런 점에서 그동안 유엔가입을 위해 현지에서 동분서주해왔던 전직유엔대사들의 감회는 남다르리라 생각된다.이들의 소감을 간추려본다. ▷한표욱씨◁ 그동안 유엔외교에서 우리나라가 정식회원국이 아니라는데 깊은 공허감을 느낄 정도로 유엔가입은 우리외교의 최대현안이었다.그만큼 늘 아쉬움의 대상이었던 유엔가입 실현으로 인류의 대명제인 세계평화유지를 위해 우리나라가 회원국으로서 떳떳하게 참여할 수 있게 됐다는데 가장 큰 의미를 두고 싶다.또한 우리외교의 활약무대가 보다 넓어짐으로써 그야말로 전방위외교를 소신있게 펼쳐나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특히 남북한 모두 회원국이 된만큼 앞으로 유엔은 남북대화의 커다란 광장이 될 것이 분명하다. 전세계 대표들이 지켜보는 마당에 북한이 어찌 판문점에서나 할 수 있는 엉뚱한 행동을 할 수 있겠는가. 때문에 유엔에서의 남북한고위접촉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본다. 유엔가입은 중국과의 관계개선에도 상당한 역할을 할것으로 전망됨은 물론이다. 이제 전세계를 대상으로 유엔외교를 펼치게 된다는 점에서 주유엔대표부 진용의 보강과 함께 유엔근무 외교관들의 전문성이 보다 강화돼야할 것이다. ▷윤석헌씨◁ 이번 유엔가입은 그동안 우리정부가 꾸준히 추진해온 북방정책의 산물로 볼수 있다.70년대와 같이 비동맹권의 지지를 얻기 위해 남북이 경쟁적으로 「달러외교」를 펼쳤던 때를 생각하면 「격세지감」그 자체일 수밖에 없다.유엔가입으로 남북간 접촉도 늘어나겠지만 결국 유엔가입은 분단이라는 냉전체제 아래서 생긴 종적인 문제일 수밖에 없으며 따라서 근본적인 문제는 통일이라는 사실을 이번기회에 확실히 알았으면 한다.유엔가입에 너무 들뜬 나머지 통일을 잠시라도 잊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북한의 개방과 개혁만이 통일을 앞당길수 있고 여기에 우리 정부당국이 가일층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특히 이를 위해서는 남한사회를 건전하게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그중에서도 경제력이 국력의 척도인 오늘의 현실에서 볼때 우리는 통일실현이라는 목표를 위해 다시한번 허리띠를 졸라매 경제발전에 진력해야할 것이다. 그러나 북한을 무시하거나 도외시한 통일노력은 분명 경계해야 될 대목이다.북한도 국제사회에서 나름대로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근씨◁ 유엔가입은 첫째 남들이 다 하는 것을 하지 못한다는 심리적 수치심에서 벗어나 민족적인 자긍심을 회복시켜 줬다는 점에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둘째로는 남북한 모두 동시가입을 했기 때문에 이제부터는 서로 상대방을 부인해온 허구를 깨고 현실에 입각한 새로운 관계정립의 계기가 된다는 사실이다.바로 이점에서 북한도 현실인정을 바탕으로 한 대남관계및 대서방외교를 펼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당국도 종전과는 달리 훨씬 유연한 자세로 북한을 포용해야 한다고 믿는다.그리고 경제력 신장에 온힘을 기울여야 한다.그러나 유엔동시가입이 자칫 잘못하면 통일을 지체시킬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유엔가입이 실현됐다고 곧바로 통일이 성취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유엔가입 이후에 새로운 출발이 이뤄지지 않고 안주하려는 자세를 보인다면 통일은 더욱 멀어질 수밖에 없다.동서독유엔동시가입때 서독이 보여준 행태가 우리에게는 좋은 모델케이스라 여겨진다.서독은 수많은 동독인들이 목숨을 잃으면서까지 베를린장벽을 넘는 사태에 직면하고서도 유엔에서 이 문제를 일체 거론한 적이 없다.민족문제라는 이유에서다. 따라서 우리도 남북간의 문제를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유엔에서 끄집어낼 필요가 없다.오히려 북한이 체면을 의식,경직될 가능성도 높다. ▷한병기씨◁ 유엔가입은 한소수교와 함께 우리외교의 커다란 분기점이다.북한도 국제조류에 밀려 빠른 시일내 개방을택할 수 밖에 없을 것이며 우리당국은 능동적으로 이에 대비해야만 한다.그러나 산모가 아기를 조산해서 좋을 것이 없듯이 남북통일도 분위기가 충분히 무르익은 다음에 이뤄져야 바람직하다.따라서 북한이 갑자기 무너져서는 안되며 경제력등에 의한 남한의 북한흡수통일은 파생되는 많은 부작용으로 해서 지양해야 될 것이다. 더욱이 남한 자본주의와 북한 통제경제간의 통합으로 야기될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남북 양측 모두가 접점을 찾을 수 있는 노력을 해야된다. 따라서 우리는 주요시설의 공유화등 사회민주주의적인 요소를 보다 많이 가미해야 하며 북한도 지나친 통제경제에서 벗어나 획기적인 시장경제방식을 점차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특히 남북통일에 대비,치밀한 중·장기 마스터플랜을 마련할 시점이 바로 지금부터다. ▷박쌍용◁ 남북한 유엔동시가입은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정세에 커다란 변화를 몰고올 신호탄임이 분명하다.정부수립 이후 절대절명의 과제인 유엔가입이 이뤄짐으로써 이제 남은 것은 통일밖에 없다. 북한의 경우 유엔회원국이 된만큼 그전같이 터무니없는 엉뚱한 수작을 부리지 못할 것으로 본다.결국 북한도 어느정도 합리적인 사고로 우리와 대면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남북관계개선을 위해 바람직한 현상이다.북한의 대미·일관계개선도 유엔가입을 계기로 진척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외교적인 측면에서는 전방위외교에 걸맞게 내실있는 외교를 펼쳤으면 한다. 유엔가입으로 너무 들뜨지 않고 차분하게 우리 외교의 나아갈 길을 생각해볼 때다.
  • “방위체제 수술” 압력받는 펜타곤/워싱턴 김호준(특파원수첩)

    ◎“쿠데타 실패 이후 소 군사력 급속 강화/미도 군비 삭감·핵­항모감축 서둘러야” 지난 수십년간 단일 조직체로서 막강한 위용을 자랑했던 소련 군사력의 토대변화는 미국에 대해 곧 군사전략의 재검토를 강요할 것으로 보인다.미군사전문가들은 엄청난 펜타곤 예산과 이를 뒷받침하는 방대한 방위산업축소에 재검토의 초점이 모아질 것으로 내다보고있다. 1970년대에 미국방장관과 CIA(중앙정보국)국장을 지낸 제임스 슐레진저는 『소련의 쿠데타좌절은 세계의 변화가 끝나가고 있음을 뜻한다』고 전제,『지난 45년간 미국이 사용해온 대외정책및 군사력 결정방법은 바르샤바조약 해체때보다 더 시급히 재검토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미 수세로 들어간 체니 국방장관은 2백만명 규모인 미국의 현 군사력을 가리켜 『한국전이래 최저수준』이라고 엄살을 떨며 『내년도 국방예산 2천9백10억달러는 GNP비율로 대비할 경우 진주만피습 당시 보다 적은것』이라고 주장하고있다. 앞으로 체니장관은 군사비 삭감외에 초강국 핵무기의 대폭 감축여부,비용이 많이드는 전략방위 계획의 포기여부,해군 항모전단의 축소여부,육군과 해병대의 고위장교 감축여부등 주요방위 문제의 재검토요구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스텔스 전투기,폭격기,헬리콥터등의 신세대 기종을 비롯하여 전투순양함과 공격 잠수함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의문을 나타내고있다. 체니장관과 콜린 파월합참의장이 발전시킨 새로운 전쟁 시나리오에 의하면 미국은 걸프전같은 전쟁과 이보다 적은 국지전에 동시 대처하고 소련군사위협 재발에 대비하기 위해 충분한 군사력과 무기를 유지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소련에 관한한 이 시나리오는 완전히 빗나갈 판이며 중동 시나리오도 현실성이 박약해졌다는 것이 많은 전문가들의 지적이다.이들은 고르바초프축출 쿠데타실패후 소련에서 계속되고 있는 주요변화와 더불어 40년 묵은 동서군비경쟁 개념은 곧 사라질 수 있다고 전망한다.그렇게 될 경우 미국은 자신과 군비경쟁을 하는 초강국으로 비칠지 모른다는 것이다. 모스크바 우주연구소장 출신인 로알드 사그디예프 같은 전문가는 『쿠데타 실패후 소련군 와해가 촉진되고 있을 뿐 아니라 군수산업체의 용도 전환을 가로막던 장벽들이 무너지고 있다』고 말했다. 소련 군사력의 궁극적인 형태는 모스크바의 새로운 정치 구조에 의해 좌우되겠지만,미 군사전문가들은 4백50만 소련 병력이 지원병및 직업군인만으로 축소 개편돼 집단지도체제 아래서 순전히 각 공화국 방위 역할만 담당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집단지도체제는 모스크바의 대외군사 개입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펜타곤 관리들은 말한다. 주권 공화국들의 집합체로 변신할 소연방은 핵무기 감축 군축협정을 더욱 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소련 내에선 군부 고위층의 대량퇴역과 숙청,군수산업 예산삭감,KGB및 국가보안군 해체와 더불어 군사 자원의 민수전환이 곧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다시 말해 미국에선 이같은 변화와 새로운 안보정책을 둘러싼 대토론이 불가피하게 전개될 판이다. 미국은 세계전 전략의 일환으로 편성한 12개 항모전단을 과연 유지할 필요가 있는가? MIT대 명예교수 윌리엄 카우프만은 전 세계에 걸친미국의 국가 이익을 보호하는데 6개 함대만 있으면 충분하다고 주장한다. 척당 건조비가 무려 20억달러에 달하는 시 울프 공격잠수함을 80∼90척이나 건조할 필요가 있는가? 제3차대전 발발시 소련 함대를 북극에 묶어 두는 것이 임무인이 잠수함 건조 계획에 대해 의회 일각에선 이미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쟁점중의 하나는 미국의 과잉 군수산업에 대해 펜타곤이 보조금을 지급하면서까지 이를 계속 유지할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
  • 듀폰사등에 「반덤핑관세」 부과 안팎

    ◎미­일 덤핑공세에 「정공법」 대응/국내산업 피해 심각… 자구 절실/미 반발 의식,덤핑률 4% 낙착/정부 규제의지의 약화로 비칠 우려도 23일 관세심의위원회가 내린 폴리아세탈수지에 대한 덤핑방지관세부과결정은 국제적으로 공인된 합법적인 국내산업보호장치의 첫발동이라는 점에서 국내외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특히 덤핑방지관세의 부과대상이 우리의 주요 교역상대국인 미국과 일본계의 다국적기업이기 때문에 이들 기업에 대한 관세부과 결정은 앞으로 이들 국가와의 통상관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가 대표적인 불공정 무역행위인 덤핑에 대한 합법적인 규제권을 갖게된 것은 지난 86년 GATT(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의 덤핑방지협정에 가입하면서부터다.그러나 정부는 그동안 덤핑규제권의 행사를 자제해왔다.우리가 국내수입품의 덤핑을 규제하면 우리의 수출품에 대한 상대국의 더욱 가혹한 덤핑규제를 촉발하게 된다는 점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통상관계 파장 우려 지난 86년 GATT의 덤핑방지협정 가입이후 국내기업이 외국기업을 상대로 신청한 덤핑제소 건수는 지난 5년동안 모두 8건에 이르고 있다.이 가운데 이번에 덤핑방지관세를 물리기로 한 폴리아세탈수지건을 제외한 나머지 7건은 모두 제소대상 기업이 수출자제 또는 수출가격의 인상을 약속하는 선에서 중도화해 형식으로 처리됐다.덤핑규제에 대한 정부의 소극적인 대응방침을 반영한 것이었다. 그러나 우루과이라운드(UR)협상이 시작되면서 가속화하고 있는 시장개방 추세는 덤핑규제 문제에 대한 정부당국의 종래대응방식에 전면적인 전환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정부도 물밀듯이 쏟아져 들어오는 외국상품을 구태의연한 관세및 비관세 장벽으로 막을 수 없을뿐더러 우리의 덤핑수출에 대해 상대국이 「아량」으로 눈감아주기를 더이상 기대할 수 없다고 판단하기에 이르렀다. 따라서 듀폰·훽스트셀라니스·아사히케미컬등 미·일본계 3개사에 대한 덤핑방지관세 부과는 개방화 시대에 불가피한 통상정책의 전환으로 평가할 수 있다.즉 덤핑규제권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국내산업을 보호하는 방향으로정부의 대응방식이 바뀐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번 조치는 또 한편으로 기술·자본·정보를 독점하고 전세계에 걸친 거대한 조직을 통해 독점이윤을 노리는 다국적 기업의 무자비한 국내시장 침탈행위에 처음으로 정부가 제동을 걸었다는 점에서 평가할만 하다. ○조선반사 생리 발동 문제가 된 폴리아세탈수지는 금속과 비슷한 정도의 강도와 내열성을 갖고 있으면서도 무게는 금속의 10분의1 수준으로 차세대의 금속대체물질로 각광받는 첨단소재이다.세계적인 추세인 제품의 경량화를 위해 필수적인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의 소재로서 각종 자동차부품·컴퓨터·전자·오디오비디오테이프 등의 재료로 사용되고 있다. 이번에 덤핑방지관세를 물게된 듀폰등 외국3개사는 국내업계가 자체생산능력을 갖기 시작한 지난 88년 이전까지는 국내의 폴리아세탈수지시장을 과점해 왔다.그러나 이들 3개사는 국내에서 한국엔지니어링 플라스틱(KEP)사가 설립돼 폴리아세탈수지 생산을 개시하자 폴리아세탈수지의 국내공급가격을 자국내 판매가격의 거의 절반 수준으로 낮추기 시작한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관세청의 조사결과 덤핑률이 듀폰의 경우 최고 92.2%,아사히케미컬은 최고 1백7.6%에 이른 것으로 확인됐다.국내업계는 듀폰등의 이같은 덤핑공세를 경쟁자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는 국내 생산기반을 초기에 초토화하기위한 전략이라고 보고 있다. 『어린 싹은 자라기 전에 잘라 없애야 한다』는 다국적기업들의 조건반사적인 생리가 발동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국기업 전면 공세 이같은 덤핑공세로 국내생산업자인 KEP사의 89년 세전순이익률은 1.6%로 국내화학산업의 평균수익률 3.24%에 훨씬 못미치고 있으며 90년 들어서는 적자를 보였다.폴리아세탈수지산업이 엄청난 시설투자를 요하는 대규모 장치산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동종산업의 평균수익률에도 못미치고 있는 것은 듀폰 등의 덤핑수출로 인한 국내산업피해가 어느정도인가를 보여주는 것이다. 적극적인 통상정책으로의 전환과 다국적기업의 국내시장 침탈에 대한 제재라는 매우 긍정적인 취지에도 불구하고 관세심의위가 4%의 낮은 덤핑방지관세율을 부과한 것은 이같은 취지를 크게 퇴색케 했다는 아쉬움을 남겼다. 이번 덤핑관세율은 듀폰등 3개 덤핑업체의 실제 덤핑률의 5%에 불과한 수준이다.이같은 결정은 듀폰사등이 미통상대표부(USTR)를 앞세워 협의를 요청하는 등의 「실력행사」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측되고 있으며 모처럼 어렵게 결정한 정부의 덤핑규제 의지가 상징적인 것으로 비추어지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 미 종속 탈피… 중남미 「자조의 틀」 마련

    ◎이베로­아메리카 정상회담의 함축/“역내 관세장벽 철폐·교역확대” 선언/“인권·시장경제 존중”… 쿠바도 탈 고립 정치불안과 경제침체의 늪에서 지난 80년대를 고통스럽게 지내온 2억5천만 라틴아메리카인들이 90년대에는 과연 장미빛 꿈을 가질수 있을 것인가. 19일 하오(한국시간 20일 상오)멕시코 과달라하라에서 폐막된 제1회 이베로­아메리카 정상회담은 구체적 결실은 없었다 하더라도 이지역의 유일한 사회주의국가로 폐쇄돼있던 쿠바의 카스트로대통령을 대화테이블로 끌어냈으며 참가국 모두가 공통된 경제위기 인식의 바탕 위에 이의 타개를 위한 공동노력의 방향을 설정했다는 점에서 큰 성과를 거둔것으로 볼수 있다. 라틴아메리카의 19개국과 과거 식민종주국이었던 스페인·포르투갈을 포함,모두 21개국의 국가원수가 한자리에 모인 이번 회의는 그 결과에 앞서 과거 미국을 중심으로 종속적인 경제관계를 가져왔던 이들 국가들이 처음으로 스스로 문제해결을 모색하는 「자조」의 움직임을 보였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높게 평가돼왔다. 이들이 이틀간의 회의끝에 합의 발표한 「과달라하라선언」에는 ▲인권및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존중 ▲역내 무역장벽철폐를 통한 자유무역 실현 ▲이베로­아메리카 정상회담의 연례화를 통한 지역통합기구의 설립 ▲역내교역위원회 설립 ▲UN에의 대표 파견및 UN의 민주화 촉구 ▲경제성장및 안정의 장애요소로 외채(중남미 총4천3백20억달러)에 대한 인식 일치 ▲식량 마약 주택 교육 환경문제에의 공동대처 등을 포함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회담에서 실질적인 성과는 쿠바가 변화 가능성을 보인것과 몇몇 국가들끼리의 쌍무적 관계에서 나타나고 있다. 비록 카스트로는 강한 어조로 미국의 대중남미정책을 비난하고 사회주의체제의 고수를 강변했지만 결국 인권및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존중을 내세운 과달라하라선언에 서명함으로써 벼랑끝에 선 쿠바경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더이상의 고립정책이 불가능하다는 현실인식을 대내외에 보여준 셈이다. 이같은 카스트로의 태도변화에는 다른 국가들의 끊임없는 압력도 작용했다.한예로 엘살바도르의 크리스티아니대통령은 18일 개막연설에서 『이 모임은 대립을 위한것이 아니라 상호이해를 모색하기 위한것』이라고 쿠바에 대한 직접적인 비난은 회피했으나 카스트로의 오만스러운 기조연설을 들은 후에는 『카스트로는 세계 모든 나라가 버리고 있는 것에 집착을 계속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또 차모로 니카라과대통령과 곤살레스 스페인총리등도 민주화와 시장경제로의 전환을 충고했다. 결국 쿠바는 좌익게릴라에 대한 무기지원을 중단한다는 조건으로 칠레·콜롬비아와 20여년 이상 단절돼왔던 영사관계와 부분적 교역관계를 트기로 하는데 성공했으며 29년만에 미주기구(OAS) 복귀 가능의 언질도 들었다. 또 현재 쿠바와 외교관계가 없는 엘살바도르·과테말라·온두라스·코스타리카·도미니카·파라과이등에 대해서도 쿠바의 자세변화에 따라서는 수교가 시간문제일 수밖에 없다. 한편 이번 회의중 콜롬비아·멕시코·베네수엘라 3국은 별도의 정상회담을 갖고 내년 1월부터 발효될 자유무역협정에 조인키로 합의했다.이같은 라틴아메리카 국가간의 자유무역협정은최초의 것으로 이 지역의 자유무역지대화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또한 이 지역에서 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별도로 정상회담을 열어 자국 영토내에서 핵무기의 생산및 저장을 금지하는 협정에 조인하기도 했다. 이번 회의는 멕시코의 살리나스대통령이 88년 취임후부터 추진해온 것으로 원래 내년 콜럼버스의 아메리카대륙 도착 5백주년을 기념하는 형태로 마련되었지만 이번 첫회담에서부터 라틴아메리카의 지역경제협력문제와 공동관심사가 폭넓게 논의되는등 정치적 성격이 강하게 부각되었으며 앞으로도 이를 피하기는 힘들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라틴아메리카 각국의 정치와 경제에 있어서 미국이 워낙 깊숙히 개입되어 있기 때문에 이 모임의 성패는 쿠바의 태도변화보다도 미국과의 협력관계를 어떻게 지속시켜나가고 또 기존 OAS와의 조화를 어떻게 이뤄나가느냐에 달려 있다고 볼수 있다.
  • 「아태협력체」 모색… 남방외교 본격화

    ◎이 외무 아세안 순방의 의미/경협증진·새 공동체 구성을 타진/확대회담 첫 참석,국제정치 발언권 확보 이상옥외무장관의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확대외무장관회담 참석과 동남아3국 순방은 「아시아·태평양시대」에 대비한 「남방외교」를 본격화하는 것이라 할수 있다. 특히 한국이 아세안 확대외무장관회담에 처음으로 참석하는 것은 한·아세안 협력관계가 공식화된다는 측면에서 중요한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 아세안 확대외무장관회담은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필리핀·태국·싱가포르·브루나이 등 6개 아세안정식회원국과 역외협의대상국으로 지정된 주요국가의 외무장관이 참석해 국제정치·경제 및 지역협력문제를 협의하는 지역협력체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89년11월 정치부문을 제외한 부문별 대화상대국으로 참여해오다 지난1월 아세안 상임위원회에서 완전대화상대국으로 승격시킴으로써 미·일·캐나다·호주·뉴질랜드·유럽공동체(EC)등 역외국가와 함께 확대외무장관회담에 참석하게 됐다. 이장관이 확대외무장관회담에 참가,아세안및 선진 6개국과 국제문제 전반을 정기적으로 논의하게 됨에 따라 국제정치현안에 대한 발언권을 확보했다고 할수 있다. 이번 확대외무회담 참가로 정치적·상징적 중요성 못지 않게 한·아세안 경제협력이 더욱 증진될 수 있는 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통상·투자·관광 뿐 아니라 기술이전 개발협력 인적자원 육성 등 제반 분야에 대한 양자간 협력문제를 논의할 수 있는 「틀」이 마련된 것이다. 아세안 국가들은 경제발전을 위해 한국의 기술과 경험을 필요로 하고 있다.또 아세안 회원국들은 석유 천연고무 원목 등 자원이 풍부하기 때문에 우리의 주요자원 안정공급면에서 상부상조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대아세안 총교역규모는 지난86년이후 연평균 증가율 31.3%를 나타내 꾸준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대아세안 투자도 88년이후 급격히(약8배) 증가했으며 제조업분야(54.5%)에 집중되고 있다. 이번 확대외무회담 참석국중 EC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모두 아태각료회의(APEC) 참가국이다.따라서 아태지역내 선진국과 개도국간 교량역을 맡으려는 우리 입장에서이번 회담참석은 APEC과 아세안의 위상을 설정할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장관은 참가국 외무장관과 개별회담을 갖고 노태우대통령의 아태협력체 구상을 설명,이에대한 각국의 반응을 타진한뒤 오는 8월 APEC 고위실무자회의(서울)와 제3차 APEC회의(서울)에서 노대통령의 구상을 구체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나타야마(중산) 일외상은 이번 회담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지역안보문제협의를 위한 「이사아안보포럼」창설을 제의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이는 일본의 경제적 영향권내에 들어있는 아세안을 기반으로 그들의 경제력에 상응하는 정치적 영향력을 높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정부는 일단 일측의 설명을 들어본뒤 대응하겠다는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으나 미·호주·캐나다등과 함께 APEC을 중심으로 아태협력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인만큼 일본측의 제의에 반대입장을 나타낼 것으로 관측된다. 콸라룸푸르에서 이장관과 아세안 확대외무장관회담에 앞서 열리는 아세안 6개국 외무장관회담에 옵서버자격으로 초청됐던 전기전중국외교부장및 마슬류코프 소부총리와의 회담 가능성도 점쳐져 왔으나 일정이 맞지 않아 결국 성사되지 않았다. 따라서 한중외무장관회담은 오는 9월 제46차 유엔총회장에서나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24차 「아세안회담」 뭘 논의하나/세계경제 블록화 대응방안 강구/자유무역지대 설치등 타결은 어려울듯 제24차 동남아국가연합(ASEAN) 6개회원국 외무장관회담이 19·20일 이틀간 말레이시아의 콸라룸푸르에서 개최된데 이어 한국 미국 일본등 7개 주요 무역대상국을 포함한 13개국의 ASEAN 확대외무장관회담이 22일부터 열린다. 이번 회담에서는 특히 세계경제의 블록화 움직임에 따른 적극적인 대응방안과 냉전종식시대에 걸맞는 지역안보문제가 집중적으로 논의될 예정이어서 지대한 관심을 모으고있다. 경제분야의 주의제는 태국이 제안한 아세안 자유무역지대 창설과 필리핀이 내놓은 아세안 무역협정,말레이시아가 제시한 동아시아경제그룹(EAEG) 등 3가지다. 10년 이상 끌어온 아세안 자유무역지대 창설문제는 전체무역량의 20%에불과한 회원국간 교역량의 증진을 위해 회원국내의 관세장벽을 철폐하자는 것으로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이 지지하고있으나 당장 실현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따라서 이 문제는 내년 1월 싱가포르에서 열릴 제4차 ASEAN 정상회담에서 시작목표시점을 10∼20년후로 한다는 원칙적인 합의선에서 마무리될 공산이 크다.아세안무역협정은 제안국인 필리핀 자체가 경제의 자유·개방화에 가장 미온적이라는 이유때문에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하고있다. 동아시아경제그룹은 아세안회원국외에도 한국 일본 중국 대만 홍콩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등을 포함해 확대지역경제협력체제를 구축하자는 것으로 가장 첨예한 문제로 부각되고있다.92년말로 예정된 유럽공동체(EC) 통합과 멀지않아 실현될 미국 캐나다 멕시코의 북미자유무역권,18·19일 멕시코에서 열린 중남미 21개국 정상회담에서의 경제협력 강화선언 등 세계경제의 블록화추세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더이상 EAEG의 출현을 늦출수 없다는 논리를 내세워 태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이 지지하고있다.그러나 미국 등 대상에서 빠진 국가들은 미국 호주 뉴질랜드 등 12개국으로 89년 발족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각료회의(APEC)와 상충된다는 이유 등을 들어 강한 반발을 보이고 있다.EAEG의 핵심이 돼야할 일본도 기본적으로 아시아경제가 세계경제와 고립돼서는 곤란하다는 입장에서 미국의 눈치를 보며 주저하고 있는 실정이다.따라서 매사를 만장일치로 처리해온 관례에 비춰볼때 이번 회담에서는 새로운 제안이 승인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무의미하지만은 않을 격렬한 토론이 예상된다. 미국이 필리핀의 클라크 미공군기지를 포기하고 수비크만해군기지만 10년간 연장사용하기로 지난 17일 협정을 체결했고 소련이 베트남의 캄란만등 동남아지역에 배치된 병력을 감축하겠다고 선언한 시점이어서 더욱 관심을 끌고 있는 안보분야에서는 5가지 제안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본의 나카야마 타로(중산)외상은 22일 기조연설에서 ASEAN확대외무장관회담을 아시아태평양지역의 안보문제 등을 협의하는 「정치적대화의 장」으로 전환시키고 참가국 차관급 또는 국장급으로 실무협의기구를 구성하자는 현실적인 방안을 제의할 예정이다.소련이 제의한 미국 소련 중국 일본 인도 등 5개국이 아시아태평양안보계획을 마련하는 방안과 호주 캐나다의 환태평양협력기구 제안은 미국으로부터 소련의 영향력 확대 기도 또는 비현실적인 것이라는 부정적인 반응을 얻고있다. 이번 ASEAN외무장관회담에는 소련과 중국의 고위관리가 사상 최초로 옵서버자격으로 참가,적극적으로 교섭을 벌이는 등 이지역과의 교류증진에 대한 양국의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중국이 지난해 인도네시아 등과 수교함으로써 브루나이를 제외한 ASEAN 5개회원국 모두가 소련·중국과의 외교관계를 맺고 있다. 지난 67년 발족된 ASEAN의 회원국은 84년 독립한 브루나이를 포함해 6개국으로 총인구 3억명이고 전체 국내총생산은 2천억달러이며 교역의 70%이상이 아시아태평양지역과 이뤄지고있다.
  • 노 대통령 평통5기 출범 개회사

    ◎“혈육마저 오갈수 없다면 통일은 공허한 외침” 「민주평통」은 온 국민의 지지와 신뢰위에서 겨레의 통일 역량을 결집하여 평화통일을 실현하는 구심체가 될 것입니다. 지난 2∼3년새 세계는 이 세기를 매듭짓는 혁명적인 변화를 거듭했습니다. 우리 겨레와 국토의 분단을 가져온 냉전체제가 그 바탕으로부터 무너졌습니다. 세계를 바꾸고 있는 이 대변혁의 불길은 이제 우리가 사는 동북아시아와 한반도에도 밀려오고 있습니다. 냉전체제 자체가 붕괴된 상황에서 남북한이 여전히 상대방을 전복의 대상으로 보고 적대적 행동을 계속할 수는 없습니다. 남북은 단절과 대결의 비극을 종식시켜야 합니다. 남북한은 비정상적인 관계를 하루속히 청산하고 대화를 통해 서로가 서로를 돕고 신뢰하고 화해하는 길로 함께 나아가야 합니다. 한반도 문제는 이제 남북한이 스스로 해결의 길을 찾고 이를 실천해 나가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남북고위급회담과 여러 통로의 회담과 대화가 지체없이 재개되어야 합니다. 남과 북이 만나 대화를 통해 해결하지 못할문제는 없습니다. 남북동포간의 인도적문제,남북간의 교류협력은 물론 정치군사문제의 해결도 남북간의 협의를 통해 가능한 것입니다. 우리는 남북동포간에 분단의 고통을 덜고 이땅의 평화와 통일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북한측과 논의하고 전진적인 조처를 취할 태세를 갖추고 있습니다. 나는 남북한이 공존공영의 관계를 이루어 평화통일의 여건을 우리 스스로가 성숙시켜 나가기 위해 다음과 같은 일을 하루빨리 실천해 나가야 한다고 믿습니다. 첫째,남과 북은 한겨레로서 민족적 동질성을 회복하기 위한 일들을 가능한 것부터 추진해나가야 합니다. 나는 북한측이 주장해온 것처럼 남북의 동포와 젊은이들이 참가하여 광복절 경축행사를 함께 치르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며 올 8월15일을 기하여 그것이 실천되기를 바랍니다. 남북한 공동주관으로 판문점에서 남북한동포가 다함께 모여 공동 경축행사를 개최하고 통일문화축전을 갖는 것은 우리 겨레의 한결같은 통일의지를 스스로 확인함은 물론 이를 온 세계인의 가슴에 심어줄 것입니다. 광복절의 뜻을 기리기 위해 남북의 젊은이들이 백두산에서 한라산까지 통일대행진을 실시하고 남북의 각계 대표들이 서울과 평량에서 통일대토론회를 갖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 될 것입니다. 남과 북이 40년이 넘는 오랜 단절속에 생활양식과 사고마저 달라지고 있는 가슴아픈 현실에 비추어 민족공동체를 회복하는 구체적인 노력을 이제 본격적으로 해나가야 합니다. 남과 북의 학자와 전문가가 민족문화유산을 공동으로 조사·연구하고 언어의 이질화현상을 해소해가는 일 등을 추진하기 위해 「민족문화공동위원회」를 구성하는 것도 바람직한 일일 것입니다. 둘째,남과 북은 서로에게 절실하고 당장 실천할 수 있는 가능한 일로부터 교류협력을 추진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야 합니다. 남북으로 갈라진 부모형제마저 오갈 수도,만날 수도 없는 상태에서 불신의 벽을 허물 수 없으며 이러한 현실을 그대로 두고 통일은 공허한 외침일 수 밖에 없습니다. 남과 북은 무엇보다 나이든 이산가주부터라도 생전에 고향을 찾고 혈육을 만나볼 수 있도록 해야합니다. 남북간의 인적교류는 모든 분야에 걸쳐 이루어지고 촉진되어야 합니다. 나는 남과 북의 동포들이 서로를 올바로 보고 이해하도록 텔레비전 라디오 방송부터 우선 상호교류하고 개방해 나갈 것을 촉구합니다. 서로 다른 송출방식의 문제는 남북한이 비무장지대안에 공동전환시설을 설치운영함으로써 해결될 수 있습니다. 남북간의 교역과 경제협력,과학기술분야의 폭넓은 교류는 남북한 모두 반대할 이유가 없으며 남북동포 모두에게 혜택을 주는 일입니다. 셋째,남북한간의 정치·군사적 개결을 지양하여 한반도에 긴장의 시대를 종결하고 평화를 정착시켜야 합니다. 우리는 남북한이 오는 9월 유엔에 함께 가입하는 것을 계기로 국제사회에서 남북이 한반도와 국제적 문제에 협조협력하는 관계를 적극적으로 모색할 것입니다. 한반도에 평화를 확고히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실효성있는 불가침 선언을 채택하고 현재의 휴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해야할 것입니다. 새로운 평화체제는 남북한이 당사자가 되어야 하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관련이 있는국가들도 필요한 협조와 공동의 노력으로 이를 확인하고 보장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이제 통일은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우리의주도적 노력으로 이루어야 합니다. 분단의 시대는 이 세기안에 막을 내릴 것입니다. 화해와 협력의 물결이 서로를 가르는 모든 장벽을 허물고 있는 이 세계에서 자유와 번영을 이루고 동북아시아와 한반도에 새로운 질서를 이끌고 있는 우리의 역량이 통일의 여건을 성숙시키고 있는 이제 한반도만이 냉전으로 얼어붙은 분단된 땅으로 남아 있을 수 없습니다. 세계의 변혁속에 맞고 있는 이 통일의 기회를 살리는 것은 우리에게 주어진 절대절명의 소명입니다. 지금은 통일에 들 비용과 노력,통일과정에서 맞게될 도전에 대비하고 통일한국의 위상을 생각할 때입니다.
  • 노 대통령 방미 성과… 워싱턴의 평가

    ◎“떠오르는 아태 강국” 한국위상 재정립/언론/탈냉전시대 한반도평화 공조 확고히/정계 2박3일에 걸친 노태우대통령의 워싱턴방문에 대한 미국의 정계·학계·언론계의 평가는 과거와 달리 대단히 긍정적이었다.한국측의 일방적인 필요에 의해 치러지다시피했던 과거의 경우와는 달리 이번 노대통령의 방미는 워싱턴의 큰 관심과 평가를 받았다. ▲리처드 솔로몬(국무부동아태담당차관보)=한국의 국가원수로는 26년만에 처음인 노태우대통령의 국빈 방문은 아주 성공적이었다고 본다.이번 방문은 한미 양국간의 밀접한 유대를 재확인하고 쌍무관계 해결을 위한 건설적인 협조와 동북아지역의 평화증진에 기여했다. 이번 방문은 탈냉전 시대의 협조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조지 부시 대통령은 『남북한의 모든 국민들은 미국이 한국의 영원한 평화를 위한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대통령의 국빈 방문은 우리의 지속적인 우의와 새시대 문제에 공동 대처하려는 의지를 과시하는데 긍정적으로 기여했다. ▲셀틱 해리슨(카네기국제평화재단 수석연구원)=노­부시 회담은 워싱턴과 서울이 당면한 위험한 문제,즉 북한의 핵무장 위험 제거방안에 스폿 라이트를 비췄다.미국이 북한에 대해 핵무기 개발의 일방적 포기를 요구하면서 남한내 미군핵무기 배치권리를 주장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다. 한반도에서 안정적인 평화를 달성하기 위해 부시 미행정부는 미국 소연 중국 남북한 일본이 남북한에 대해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고 한반도에 핵무기를 배치하지 않을 것을 약속하는 포괄적인 비핵지대 협정의 논의준비를 선언해야 한다. ▲뉴욕타임스=부시 대통령과 노대통령은 태평양 경제 강국으로 부상중인 서울의 역할과 북한의 정치 군사적 변화 전망을 논의하기 위해 만났다. 실질적이기보다는 의전적인 40분간의 회담에서 노대통령은 부시 대통령에게 남북한이 금세기 말까지 통일을 이룩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부시대통령은 한국이 하나가 될 때 비로소 한국에 영원한 평화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두 대통령은 주로 아시아에서의 한국의 군사적·경제적 역할과 북한의 핵무기 개발문제에 관해 논의했다.노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서울에 대한 군사 보호자이자 경제 후원자로서의 워싱턴의 옛 역할이 크게 변화하는 가운데 이뤄졌다.이번 회담의 대부분은 전략 문제 토의에 할애됐다. 미국은 한국에 대해 농산물 수입장벽 완화,외국 특허비밀 보호,투자 자유화 등을 바라고 있다.노대통령은 가급적 교역 자유화를 지지하겠다고 부시대통령에게 말했다. ▲월 스트리트 저널=노대통령은 무역 확대 방향으로 한국 경제를 개방하는 노력을 지지하겠다고 부시 대통령에게 다짐했다.그는 또 우루과이 라운드 협상의 성공적 타결을 원한다고 말했다. ▲워싱턴 포스트=부시 대통령과 노대통령은 한미 맹방관계를 강조하면서 탈냉전시대의 새로운 협조를 제기했다.부시대통령은 대한 안보공약과 더불어 한반도 사태 발전을 위한 미국의 확고한 지지와 관여를 재확인했다. 노대통령은 한미 양국이 한반도와 동북아에서 냉전의 대결을 종식시켜 아시아 태평양의 안정과 평화를 이루는데 공동의 노력을 펴 나가자고 역설했다. ▲워싱턴 타임스=노대통령은 한국이90년대말까지 통일될 것이라고 전망했고 이에대해 부시대통령은 이의를 달지 않았다. 부시대통령은 한국의 농업보조금 폐지 반대입장을 철회시키기 위해 노력했다.집무실에서의 40분간 회담에서 노대통령은 서울­모스크바,평량­도쿄,북경­모스크바간 관계가 급변하고 있기 때문에 이 지역에 혼란이 있다고 말했다.
  • 「다 끝난 이념」에 왜 매달리는가/장정행 국제부장(데스크시각)

    최근 실시된 소련 러시아공화국의 대통령선거를 지켜보며 세상이 정말 빠른 속도로 엄청나게 변하고 있음을 다시 한 번 실감했다. 세계 공산주의의 원조격인 소련,그 가운데서도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러시아공화국의 대통령선거에서 공식적인 공산당 후보가 없었다는 사실은 정말 놀랄 만한 변화였다. 옐친을 비롯한 6명의 후보가 대권을 놓고 뛴 이번 선거에서 리슈코프가 공산당후보로 알려져 있었으나 사실 그도 주요 지지기반이 공산당이었을 뿐 공산당이 공식적으로 내세운 후보는 아니었다. 소련에서 이제 공산당을 업고는 표를 얻을 수 없다는 것이 너무나 분명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소련 역사상 최초의 직선 대통령으로 당선된 옐친의 제일성도 『공산주의는 끝났다』였다. 옐친의 당선이 확실하긴 했지만 공산당과 고르바초프의 지지를 받고 있는 리슈코프의 세력이 만만치 않아 2차투표까지는 가지 않겠느냐는 예상을 뒤엎고 1차투표에서 압승을 거둔 사실이 옐친으로 하여금 공산주의의 원조국에서 「공산주의의 종언」을 자신있게 선언할 수 있도록만든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런 엄청난 변화가 모두 고르바초프의 등장과 함께 개혁이 추진된 85년 이후 5년 만에 일어난 것이다. 동구공산주의의 몰락과 베를린장벽의 붕괴에 이어 서울올림픽 때까지만 해도 가까이 하기가 주저되던 소련이 이제는 미국보다 더 가까이 다가오고 있는 실정이다. 바깥 세상이 이처럼 급격히 변해가고 있는 데 비해 나라 안에서는 여전히 「좌경혁명세력」들이 판을 치고 있으니 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다. 무슨 「대책회의」니 「국민회의」니 하며 국민들이 선거에 의해 합법적으로 수립한 정부를 뒤엎고 「임시정부」를 세워야 한다며 나라를 어지럽히고 국민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으니 세상 변해가는 것을 몰라도 한참 모르고 시대착오도 이만 저만한 정도가 아닌 것 같다. 더욱 가관인 것은 이번의 모든 행동이 「민주화」를 앞세우고 있으며 순수한 시민·학생운동에 교묘히 편승,이를 조종하고 있는 듯하다는 사실이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선거에 의하지 않고 어떻게 정부를 바꿀 수 있고 법질서를 파괴하면서 어떻게 민주화가이루어질 수 있다는 말인가. 설사 현정권이 실정을 많이하여 영 못마땅하다거나 불만이 많아 바꿔치워야 하겠다면 다음 선거에서 표로 의사표시를 하는 것이 대다수 국민들이 바라는 진정한 민주화일 것이다. 세상이 워낙 급속히 변하기 때문에 변화를 미처 실감하지 못하거나 애써 믿으려하지 않는 사람들이 우리 사회에는 아직도 많은 것 같다. 얼마전 KBS가 서울과 모스크바를 위성으로 연결해 양쪽 학자 학생 기업인 문화인들의 토론을 방영한 적이 있다. 이 자리에서 오늘날 소련이 겪고 있는 여러 가지 어려움을 있는 대로 얘기하는 소련측 인사들의 말이 아무래도 믿기지 않는 듯 서울의 한 대학생이 『그래도 소련에는 분배만은 잘 되고 있지 않느냐』고 질문했다. 대답에 나선 모스크바의 대학생은 조금도 주저함이 없이 『분배할 것이 있어야 잘되고 못되고를 평가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잘라 말해 묻는 쪽을 머쓱하게 만들었다. 소련의 어려움,70여 년 이상의 공산주의체제가 가져온 참담한 실패를 좀처럼 믿지 않고 그래도 뭔가 좋은 것이 있지 않겠느냐는 서울측 참석자들의 반응에 모스크바측이 오히려 답답함을 느끼는 듯한 인상이었다. 지금은 우리나라 시골 구멍가게에서도 손쉽게 살 수 있는 말보로 한갑,해외에 나가는 우리 관광객들의 푼돈으로도 여기지 않는 1달러의 위력이 소련에서는 얼마나 대단한가를 소련에 다녀온 사람들은 누구나 얘기하지만 잘 믿지 않는다. 치약 치솔 나일론 스타킹 등 우리에게는 흔하디 흔한 생필품들이 소련에서는 어느 정도 구하기 힘든가를 상상하기도 어렵다는 것이다. 북한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세상에 이런 나라가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할 정도의 1인 독재에 폐쇄된 북한을 「지상의 천국」이라고 떠받드는가 하면 그들 스스로도 한계를 느껴 국제사회에의 참여를 꾀하고 있는 판에 북한체제나 이념을 동경하는 부류가 있다. 김일성 부자의 우상화,인간성의 말살,가난의 평준화 등 북한의 엄연한 현실들을 애써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 최근 계속된 우리의 시위사태를 보는 바깥의 시각도 한결같이 이해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민주화를 부르짖는 시위대가 이제 겨우 자리잡아가고 있는 민주주의체제와 질서를 마구 뒤흔들고 분신과 폭력이 난무하며 급기야 국무총리를 계란과 밀가루로 범벅을 만들어 놓으니 무엇을 노린 시위인지 도대체 알 수가 없다는 논조들이다.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정도의 무서운 노력과 집념으로 기적 같은 경제성장을 이루어놓고 정치민주화까지 착실히 추진해 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민주화를 내세우며 「실증적 실험」 끝에 이미 실패로 판정난 이념과 체제를 새삼스레 들먹거리고 있으니 이해될 리가 없을 것이다. 게다가 걸핏하면 4천만국민,1백만 학도의 뜻이라고 하는 시위에 적극 동조하거나 선뜻 지지하는 시민들을 보기가 어렵다는 것도 바깥의 눈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 중의 하나이다. 하루가 다르게 세상은 변하고 있다.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고 제몫을 지키거나 늘리려는 경쟁 역시 치열하다. 자칫 잘못하거나 방심하다가는 나라 전체가 거덜날 판이다. 국민 모두가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세상 변하는 것을 제대로 지켜보며 단단히 대비해야 민주화도 이루고 나라 발전도 계속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 “국민과 함께하는 정부로/정 총리서리 취임/사회안정회복에 역점”

    정원식 국무총리서리는 27일 상오 정부종합청사에서 거행된 취임식에서 새 내각은 국정운영의 중점을 사회안정 회복에 두고 흐트러진 민심을 수습하는 데 전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새로 인명된 재무·법무·동자·보사부 장관을 포함한 전 각료와 2백여 명의 재경 3급 이상 공무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취임식에서 정 총리서리는 ▲국민과 정부간의 신뢰회복을 통한 사회안정 ▲정치·경제 및 국민의식의 민주화를 통한 민주화의 조기정착 ▲21세기를 향한 과학기술의 발전과 교육개혁의 지속적 추진 ▲민주질서원칙에 입각한 일관성 있는 행정 등을 새 내각의 4대 시정방향으로 제시했다. 정 총리서리는 또 『이제 정부는 대결이나 제압보다는 국민의 시각에서 현실을 통찰하고 끈질긴 대화와 필요한 설득으로 모든 현안을 순리적으로 풀어나가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면서 『국민과 정부 사이의 거리를 좁히고 불신의 장벽을 넘어 「국민과 함께하는 정부」가 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조흥 이어 상은도 일시대출금리 올려

    ◎“금리 실질자유화”… 은행가에 인상 러시/제일은등 일부선 연동대출제 도입키로/재무부등 당국자도 불가피성 인정 태세 금리자유화가 서서히 추진되고 있다. 자유화의 내용과 시기가 아직 구체화되지는 않았지만 정부나 해당 금융기관들은 금리자유화를 더 이상 늦추기 어렵다고 보고 최근 금리의 실질자유화를 위해 다각적인 접근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조흥은행이 지난 10일 기업의 일시대출(20일 미만)금리를 12.5%에서 13%로 0.5%포인트 올린 데 이어 13일 상업은행이 같은 조치를 취함으로써 시중은행들이 그 동안 금융당국의 규제에 묶여 있던 기업대출금리의 상한선을 풀어버렸다. 0.5%포인트밖에 되지 않는 금리인상이지만 은행들이 스스로 금리장벽을 허물었다는 사실과 금리에 관한 한 예민한 반응을 보여오던 재무부도 불가피성 때문에 별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점은 금리자유화가 본격 추진될 것을 예고해주는 대목이다. 따라서 최근 잇따르고 있는 은행들의 기업대출금리 인상은 조만간 시장실세금리에 따른 대출금리의 자유화로 자연스럽게 이어질 것으로 보여 그 동안 자금흐름을 왜곡시켜온 파행적 금리체계에 전면적인 손질이 가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제일·조흥은행 등 일부 은행에서는 금리인상에 이어 기업의 당좌대출금리를 조달금리에 연동시켜 결정하는 이른바 「시장금리연동대출제」의 도입도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금융기관들이 요즘 들어 서둘러 대출금리를 자유화하려는 데는 나름대로 절박성이 깔려 있다. 우선 지난 88년 금리자유화조치로 명목상 대출금리가 자유화됐지만 실질적으로는 당국의 규제 때문에 기업의 당좌대출금리가 12.5%에 묶여 있는 등 대출금리가 조달비용에도 못 미침으로써 은행의 경쟁력을 구조적으로 약화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는 국내 금융산업의 발전을 명분으로 지난 88년말 대출금리 및 일부 수신금리의 자유화조치를 시도한 바가 있다. 그러나 곧이어 나타난 금리상승으로 기업의 자금난이 가중되자 창구지도라는 명분으로 금리규제에 들어가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최근 단기금융시장에서 은행이 조달하는 금융비용이 15% 내외인 점을 고려하면 은행이 이 자금으로 12.5%에 대출할 경우 은행으로서는 2.5%의 금리손실을 감수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더욱이 이달초부터는 그 동안 은행권과 비은행권으로 이원화돼온 콜시장(금융기관간 단기자금거래시장)이 통합됨으로써 은행이 조달하는 돈값(금리)이 비싸지자 기존의 금리로는 대출하기가 어렵다고 은행들은 하소연하고 있다. 금융당국으로서도 은행의 수익구조가 악화돼가고 외국자본의 국내 금융시장 개방압력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언제까지 은행의 경쟁력 약화를 방치할 수도 없게 됐다. 그러면서도 시중금리가 높게 형성돼 있는 현실에서 대출금리자유화가 자칫 대출금리 상승→기업의 금융비용 부담 증가→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자유화 시기에 신중론을 펴고 있다. 그러나 최근 국내 금융시장에 대한 미국 등 선진국의 개방압력이 거세지고 규제금리를 피하기 위한 금융기관들의 꺾기행위(대출금의 일부를 예수금으로 다시 잡는 것) 등 부작용이 극심해짐에 따라 금리자유화는 이제 더 이상 늦추기 어려운 과제가 됐다.이에 따라 재무부 등 금융당국은 금리자유화의 불가피성을 수용하면서 금리상승을 막기 위해 단계적 금리자유화 쪽으로 일단 방향을 잡은 듯하다. 즉 88년말 금리자유화조치가 급작스럽게 단행됨으로써 시중금리 상승의 후유증을 심화시켰던 사실을 교훈삼아 기업의 초단기대출금리부터 서서히 풀어나가겠다는 의도를 갖고 있는 것을 관측되고 있다. 일부 시중은행이 최근 기업의 당좌대출금리를 인상한 것도 금융당국의 묵인 아래 단계적 자유화라는 정책선상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 있으며 조만간 시중금리가 안정세로 돌아서는 대로 기업의 당좌대출금리는 물론 2년 이상 장기대출금리와 CD(양도성 정기예금증서),2년 이상 정기예금 등 일부 수신금리도 자유화의 길로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 박관용 민자의원의 IPU총회 참가기/평양 8박9일:3

    ◎“수령께서 곧 통일”… 어디 가나 한목소리/어린이까지 외치는 가식적 구호에 실망/“왕래부터 하자”에 “콘크리트장벽 없애라” 북한에 체류하는 동안 필자가 진지하게 관심을 가졌던 문제는 과연 북한주민들의 통일에 대한 열정과 인식이 어느 정도 수준인가 하는 점이었다. 국회통일정책특별위원회 위원장이라는 나의 직분 때문이기도 했지만 평소 통일문제를 필생의 과제로 삼아 공부해온 필자로서는 현실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말해 북한 당국자들은 말할 것도 없고 어린아이에서부터 나이든 주민에 이르기까지 그들이 갖고 있는 통일관은 가식과 위선으로 왜곡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고 실망했다. 다시 말해 우리 쪽이 민족의 번영과 행복,그리고 공동체의 인간성을 회복하기 위해 통일염원을 자연스럽게 표출하고 있다면 저쪽은 공산이데올로기의 실현에만 그 목적이 있다고 느꼈다. 이때문에 그들은 증오와 편견·적개심으로 가득찬 꾸며낸 목소리만 낼 뿐 통일을 이룩하기 위한 진지함이나 진실성을 찾아볼 수 없었다. 우리 일행이 평양에 있는 「소년궁전」을 방문했을 때 40평 정도의 서예반에서 인민(국민)학교 어린이 20여 명이 붓글씨를 쓰고 있었다. 장방형 방안에 어린이들이 ㄱ자형태의 자연스럽지 않은 배열로 앉아 있는 모습을 보고 「전시용」임을 한 눈에 알 수 있었다. 나는 열심이 글을 쓰고 있는 한 남자 어린이에게 다가가 질문을 했다. 『몇 살이냐. 잘 쓰는구나. 얼마동안 배웠느냐』 『인민학교 2학년이고 6개월 동안 배웠습니다』 첫 물음에 또박또박 대답하던 이 어린이는 갑자기 고개를 발딱 쳐들면서 목소리를 높여 나에게 『아저씨,남조선에는 이런 궁전이 있습니까. 남조선 어린이들은 돈이 없어 공부를 할 수 없지요』라고 물었다. 소년의 질문내용은 귀에 못박히도록 들어온 내용이어서 별것이 아니었다. 그러나 그 어린 소년의 도전적인 말투와 적개심 품은 눈빛에 필자는 전율했다. 철없는 어린이가 시킨 말을 내뱉는 정도가 아니라 정서까지도 이미 황폐화되었다는 생각이 뇌리를 강하게 스쳤다. 바로 곁에는 인민학교 4학년 여자어린이가 「제일강산」을 쓰고 있었다. 나는 『정말 잘 썼다. 기념으로 갖고 싶은데 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이 소녀는 한 가지 약속을 하면 주겠다고 대답해 뭐냐고 묻자 『통일을 위해서 열심히 일해줄 수 있느냐』고 말했다. 나는 『우리들은 통일을 위해서 평양에 왔고 남쪽 동포들은 모두 통일을 이룩하려고 애쓰고 있다』고 말해주었다. 필자 이외의 다른 동료의원들도 그곳에서 유사한 말을 들었으며 모두 충격을 받은 듯 『왜 어린이까지 저렇게 만들었나』며 한숨 지었다. 북한에서 만난 남녀노소는 누구나 『통일해야 한다』는 똑같은 목소리를 냈으나 『어떤 방법으로 해야 하느냐』는 되물음에는 전혀 대답을 못 했다. 그들은 다만 「임수경 석방」 「콘크리트장벽 해체」 「미군철수」 「고려연방제 채택」을 앵무새처럼 외쳐댔다. 우리가 평양 근교의 대성산유원지에 갔을 때 곳곳에서 10∼20명의 주민들이 둘러앉아 오리고기를 구워먹으며 놀고 있었다. 차림새가 초라한 것과는 달리 코냑 술을 마시고 있었으며 여자들은 한결같이 비로도치마를 입고 있었다. 그들은 모두 직장에서 모범일꾼으로 뽑혀 휴가를 받은 사람들이라고 했다. 그들은 우리가 도착한 사실을 알고는 일제히 일어나 장구와 북을 치면서 노래를 부르고 춤을 췄다. 집단농장에서 일한다는 약 40대 남자에게 『남쪽은 여러분들이 서울을 구경하고 싶다면 언제든지 환영한다』고 말을 걸었다. 이 남자는 대뜸 『콘크리트장벽이 있어 못간다』고 대답했다. 나는 『그것은 방어용 전차방벽일 뿐이며 꼭 필요한 평지지역에만 부분적으로 설치되어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70도가 넘게 경사진 산에 있는 콘크리트장벽이 어떻게 전차방벽이냐. 거짓말하지 말라』고 눈을 부라렸다. 나는 이야기를 계속하고 싶었으나 더 이상 대화하기 싫다는 표정임을 알고 돌아섰다. 통일문제에 있어 북한주민들이 말하는 용어나 논리는 모두 「로동신문」이나 평양중앙방송의 보도내용과 똑같아 하루에 2시간씩 학습을 받는 세뇌효과가 얼마나 대단한 것인가를 실감했다. 주민들은 대응논리나 비판없이 당위론적이고 선전적·감정적으로 「통일」을 외쳐대고 있어 도무지 허심탄회하게 터놓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우리 일행이 금강산 구경길에 올랐을 때 온정리지역의 휴게소에서 만난 스무살의 여자 안내원은 『언제 결혼할 예정이냐』는 질문에 『남조선을 통일시키고 난 뒤에 결혼하겠다』고 서슴없이 대답했다. 『그러면 언제쯤 통일이 될 것으로 보느냐』고 묻자 『위대한 수령 김일성 어버이께서 멀지 않아 통일을 이룩하게 된다』고 청산유수처럼 말을 이었다. 실제로 북한주민들은 통일문제에 관한 한 당에서 교육받는 내용 이외는 전혀 아는 것이 없었고 북한당국도 선 정치·군사문제 해결을 통일의 전제조건으로 강변하면서도 이에 대한 기본노선조차 주민들에게 제대로 인식시키지 못하고 있었다. 다만 우리들을 수행한 안내운들은 철저한 교육을 받은 탓인지 우리 의원들의 말뜻을 금방 알아듣고 더 이상 주민들과 대화를 못 하도록 끼어들어 가로막았다.
  • 휴일 성당·교회 찾아 “통일기원 미사·예배”

    IPU대표단 방북 이틀째 이모저모/설교목사,핵문제등 정치연설 일관/합동미사 때 감정 북받친 북 여신도들 흐느껴/“김 주석이 구세주”… 평양시민 주장 평양 주암산 초대소에서 첫날밤을 보낸 국회 방북대표단은 체류 이틀째인 28일 상오 각자 종교에 따라 북한의 성당·교회·절을 찾아 예배 및 예불을 드린 뒤 만경대 소년학생궁전을 방문하고 저녁에는 윤기복 북한최고인민회의 통일정책심의위원장이 주최하는 만찬에 참석하는 등 바쁜 일정을 보냈다. ▷소년궁전 방문◁ ○…국회 대표단은 28일 하오 만경대 소년학생궁전을 방문,가야금 연주실과 수예교실·서도실 등을 돌아본 뒤 인민학교 학생 및 고등중학교 학생들이 펼치는 공연을 약 1시간 동안 관람. 대표단 중 서예에 능한 김용채 의원은 서예실에서 「조국통일,대한민국 국회의원 김용채」라는 휘호를 써주었으며 한 학생은 답례로 「조국통일」이라는 붓글씨를 김 의원에게 선사. 서예공부를 하고 있던 팔골고등중학교 1학년 최경환군은 대표단의 방문을 받은 자리에서 『남조선 어린이들에게 통일이 된 다음에 함께 공부하고 싶다는 말을 전해 달라』고 했고 평양 쇠고리고등중학교 2학년 박춘미양은 『북과 남,그리고 해외동포들이 단합해서 통일을 이룩해야 한다』고 어린학생 답지 않게 주장. 이날 소년학생궁전에서 공부를 하고 있던 학생들은 우리측 대표단원들을 만나면 이구동성으로 『남쪽에도 이런 궁전이 있느냐』고 물어 대표단의 방북에 앞서 사전교육을 받은 듯한 인상. ○조국통일 글씨 선사 ▷예배·미사◁ ○…평양 선교구역 장충동에 위치한 장충성당에서 이날 상오 진행된 미사에는 김현욱·박관용 의원 등 천주교신자 의원들이 참석했으며 미사도중 북측 여신도들이 남북한 신자 합동미사에 감정이 북바친 듯 간간이 흐느껴 울어 숙연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이날 미사는 북한에 신부가 없는 관계로 차성근 평양 장충성당 부회장이 봉수예절을 인도했는데 이 자리에 참석한 장재철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겸 천주교인협회 중앙위원장은 인삿말에서 남측을 비판하는 자극적인 표현은 구사하지 않았으나 임수경양과 문규현 신부의 석방문제 등을거론하는 등 정치선전 냄새를 풍기기도. 김 의원은 미사가 끝날 무렵 잠시 발언시간을 얻어 『김수환 추기경을 최근 만나 뵈었더니 북한동포들을 위해 항상 기도하고 있음을 북측 신자들에게 전해 달라고 하더라』며 김 추기경의 메시지를 전하고 『어디에 있든 간에 우리는 서로 형제애를 나누고 북녘땅과 여러분의 가정에 하나님의 축복이 내려질 것을 바란다』고 기원. 김 의원은 이와 함께 삼익악기사에서 보낸 피아노 1대 기증서를 차 장충성당 부회장에게 전달. 박 의원도 『목이 메어 말을 못하겠다』고 서두를 꺼낸 뒤 『우리 함께 남북이 자유롭게 미사드릴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며 벅찬 감회를 토로. ○…김·박 의원은 미사가 끝난 뒤 북측 신도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는데 평양 대성동에 산다는 중년부인 이레나(세례명)씨는 『김 추기경을 꼭 한 번 뵙고 싶다』며 간절한 소망을 피력했고 하얀 미사보를 쓴 채 기도를 하고 있던 원루시아 부인(평양 선교구역 거주)은 『언제부터 미사를 드렸느냐』는 질문에 『나는 어려서 유아세례를 받은 신자인데 88년에 성당이 생겨 그때부터 미사를 드릴 수 있었다』면서 『남조선 신자들과 미사를 함께 드리니 정말 기뻐 눈물이 난다. 남북이 자유롭게 미사를 함께 드릴 날이 오면 얼마나 좋겠느냐』고 통일에 대한 염원을 표현. 한편 남북한 신자들의 합동미사는 지난 89년 문 신부와 임 양이 방북했을 때 장충성당에서 미사를 올린 이후 이날이 처음. ○89년 후 첫 미사 올려 ○…이날 대표단 중 박정수 단장·김원기·조세형·김광일 의원은 봉수교회의 일요예배에 참석했고 정재문 의원과 박상문 국회사무총장 등은 평양의 중심지에서 승용차로 20분 거리에 위치한 광법사라는 절을 찾아 예불. ○…박 단장 등이 봉수교회에 도착할 때 강용석 조선기독교연맹 중앙위원장과 고기준 서기장,리성동 담임목사가 우리측 일행을 맞이했으며 박 단장 등은 좌측 맨 앞줄에 앉아 1시간20분 동안 진행된 이날 예배에 참가. 리성동 목사는 설교에서 문익환 목사,문 신부 등 방북인사들의 최근 근황을 소개하면서 「방북인사 석방」 「한반도의 비핵지대화」 「콘크리트장벽 철거」 등 정치적인 연설로 일관. 박 단장은 예배가 끝난 뒤 봉수교회에 피아노 1대를 기능하겠다고 제의했으나 이 목사는 『추후 얘기하자』면서 즉답을 회피. ▷여성의원 회의◁ ○…박영숙·도영심 의원 등 여성의원 2명은 다른 의원들이 교회·성당·절(광법사)에 다녀오는 동안 인민문화궁전에서 열린 여성국회의원회의에 참석,IPU총회의 의제 중의 하나인 「아동 및 여성에 대한 폭력종식」 대책 및 여성지위 향상에 관해 논의. 도 의원은 여연구 북한최고인민회의 부의장이 사회를 본 회의 초반에 발언권을 얻어 『분단사상 처음으로 한국여성 의원들이 판문점을 넘어 이 회의에 왔다』고 운을 뗀 뒤 『앞으로 북한의 여성의원들도 국제회의에 많이 참석해 줄 것』을 촉구. 한편 우리측 여성의원들을 만난 호주 여성의원대표들에 따르면 북한 IPU관계직원들은 우리 대표단이 도착한 27일 외국대표들이 『한국대표단과 어떻게 연락을 취할 수 있느냐』고 묻자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평양에 도착한 뒤 현재 산에 갔다』고 답변하는 등 우리 대표단과 연락을 취하지 못하도록 하려는 의도를 노출. ▷안내원 반응◁ ○…우리측 기자 5명을 안내한 북측 안내원들은 봉수교회와 장충성당의 예배 및 미사에 참석한 신도수가 1백∼1백50명밖에 안 되는 사실에 『청년들은 종교가 비과학적이기 때문에 믿지 않고 있으며 우리는 주체사상을 마음의 기둥으로 삼고 있다』고 설명. 평양신문에 근무한다는 40대 후반의 유명철 안내원은 『위대한 김일성 주석님을 구세주로 믿고 있기 때문에 종교를 믿지 않는다』며 『천당과 지옥은 모두 비과학적이라서 청년들은 모두 교회에 다니지 않는다』며 교인들이 대부분 50세 이상임을 적시. ○“종교는 비과학적” 또 다른 북측 안내원인 동승환씨는 『육체적 생명은 유한해도 주체사상으로 무장된 정치적 생명은 더 중요한 것으로 김일성 주석의 사상과 뜻,업적은 영원히 남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북측 보도자세◁ ○…북한의 신문·방송 등 관영 언론매체는 우리측 대표단의 평양도착 사실을 뒤늦게 보도했을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 대표단 관련보도에 한줄로 포함시키는 등 축소보도 자세로 일관. ○「남북 직교역」 깜깜 로동신문과 민주조선은 28일 평양통신을 인용,27일 도착한 각국 대표단을 소개하면서 17개국 대표단 중 맨 마지막에 「남조선 국회의원단 대표」라고만 보도. 북한 중앙방송과 평양TV는 이날 자정 뉴스시간을 통해 27일 평양을 방문한 각국 국회대표단을 보도하면서 파키스탄·몰타·잠비아 등을 소개한 후 맨 마지막으로 남조선 국회의원대표단의 도착을 언급. 북한방송들은 우리측 대표단의 동정을 보도하지 않는 것은 물론 분단 후 처음으로 한국국회의원들이 판문점을 통해 평양을 방문한 사실 등은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한편 북측의 기자들까지 남북한 직거래가 조금씩 이루어지고 있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하고 있어 북측이 이에 관한 보도를 통제하고 있음을 반증. 한국기자들을 안내한 평양신문의 유병철씨는 남측의 천지무역과 북측의 금강산무역회사간에 쌀 등을 직거래하기로 계약을 맺은 사실을 아느냐는 질문에 『쌀을 직교역하다니 그럴 리가 없다. 북조선은 알곡을 충분히 자급자족하고있다』며 『남쪽 보도는 신빙성이 없다』고 주장. ▷대표단 소감◁ ○…평양에서 첫날밤을 보낸 여야의원들은 정작 눈으로 확인한 북한의 산하와 현실에 대해 적지 않은 충격을 받은 모습. ○변모된 산하에 충격 평양 출신인 신민당의 박영숙 의원은 개성으로부터 평양에 이르기까지 열차 차창으로 내다본 산야들이 대부분 「다락밭」으로 개간돼 예전의 울창했던 산림 대신 「황토」로 변한 사실이 못내 가슴이 아픈 듯 『북녘 산천이 이렇게 변할 수야…』라며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고 박정수·박관용 의원(이상 민자),조세형·김원기 의원(이상 신민),김광일 의원(민주) 등은 한결같이 『백문이 불여일견』 『남북교류를 통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북을 알아야겠다』고 한마디씩. 북측은 『시내상점을 한 번 가봤으면 좋겠다』 등 의원과 기자들의 요청에 대해 『나중에 보자』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평양체류중 한정된 사람을 제외하고는 평양의 일반 시민들과의 접촉이 어려울 듯. ▷주암산초대소◁ ○…우리 대표단이 묵고 있는 주암산초대소는 능라도를마주보고 있는 모란봉 기슭에 위치한 수반급 외빈 숙소. 지난 58년 건립된 이 초대소는 2층 한옥건물로 62년 주은래 중국 총리가 다녀갔으며 이후락 전 중앙정보부장이 7·4 남북공동성명을 위해 북한을 방문했을 때도 이곳에 투숙. ○이후락씨 묵었던 곳 박 단장이 사용하는 2층 21호실에는 대형침대 2개 이외에 응접실 서가·일제TV와 냉장고 등을 구비. 이 초대소는 건평이 1천9백여 평에 이르며 영화관과 오락실·회담실을 갖추고 있고 정원 넓이만 1만8천여 평. ○…초대소측은 대표단을 위해 왕새우·털게를 준비했고 불고기용 옥돌판을 특별제작하는 등 우리 대표단 접대에 신경을 쓰는 모습. 송정성 초대소장은 『통일열기가 높아가고 발전되어 가는 시기에 남측 대표들이 찾아와 반갑다』고 말하고 『남북이 호상(서로) 이해하는 정도가 깊어지면 통일은 멀지 않은 날에 실현될 것』이라고 소감을 피력.
  • 「쌀 파문」 부른 외신보도/정종석 경제부기자(오늘의 눈)

    한미 통상관계의 신뢰회복을 위해 워싱턴과 뉴욕을 방문중인 이봉서 상공부 장관에 대한 미국측의 반응은 예상 외로 호의적인 느낌이다. 이 장관은 방미 기간 동안 모스배커 미 상무장관 및 칼라 힐스 미 무역대표부 대표와 굳은 악수를 나눈 것을 비롯해 워싱턴의 내셔널 프레스센터 기자회견,그리고 대한 통상압력의 진원지인 미 상의 및 아시아 소사이어티 초청연설 등에서 미국측 인사들로부터 우뢰와 같은 박수를 받았다. 미국측의 이같은 환대는 양국 통상현안에 대한 미측의 요구를 우리 정부가 대부분 수용하는 등 전향적인 통상외교를 펴는 데도 큰 이유가 있지만 유창한 영어를 구사하며 친화력이 강한 이 장관 개인의 이미지가 크게 작용했다는 생각이다. 이처럼 미국을 잘 아는 바탕에서 유창한 영어를 구사하며 내셔널프레스센터에서 이루어졌던 미국 언론인들과의 회견에서 쌀시장 개방문제에 관한 파문이 일어난 것은 의외라고 할 수 있다. 이 장관은 농산물 수입개방 문제에 관한 질문을 받고 『GATT(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에서 농산물관련 수입장벽을 축소하려고 하는 미국의 입장에 보다 협조적인 자세를 보일 것』이라며 쌀문제를 거론하지 않은 채 원론적인 수준의 답변을 했다. 그런데 이 자리에 참석한 로이터통신 기자가 이를 확대해석,『한국이 쌀 수입금지 등을 포함한 농산물 수입제한정책을 자유화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문제는 한국의 농산물 개방대상 품목에 쌀이 포함되느냐 여부에 달려 있었는데 한국적인 현실에서 극히 민감한 쌀문제를 로이터통신이 임의로 하나의 예시품목으로 기사화한 것이 파문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쌀은 우루과이라운드(UR)협상에서 우리나라가 도저히 시장개방이 불가능하다고 버틴 NTC(비교역적품목) 가운데서도 마지막 보루에 해당하는 민감한 품목이다. 로이터통신이 이러한 한국적 특수성과 심각한 파장을 고려하지 않은 데서 공연한 소동이 벌어졌던 셈이다. 이 장관의 방미를 계기로 미국내에서는 대한 신뢰의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이번 「쌀 소동」에서 보듯 각국의 사회문화적 배경의 차이,특히 시장개방에 관한 상대방 국가의특수성 등에 대한 이해는 양측이 다 모자라는 상태이다. 모처럼 싹트는 신뢰의 싹을 꾸준히 키워나가는 장기적인 노력이 상호간에 절실하다고 하겠다.
  • 외언내언

    상대가 변하지 않으면 스스로 변함으로써 상대방으로 하여금 변하게 하는 것이 신사고의 요체라고 고르바초프는 말한 적이 있다. 85년 3월11일 소 공산당 서기장이 된 후 그가 주도한 소련의 변화는 동구자유화를 가져왔고 베를린장벽을 허물었으며 동서냉전의 세계를 탈냉전과 평화공존의 세계로 바꾸어놓았다. ◆그가 오는 16일부터 동아시아 순방길에 오른다. 일본을 방문하고 19일엔 한국에 온다. 소련 대통령은 물론 공산당 서기장이 한국에 오는 것은 남북한을 통틀어 처음 있는 일이다. 한반도는 아직도 냉전의 장벽이 살아 있는 세계 유일의 곳이다. 북쪽에는 여전히 변화를 거부하는 소련의 오랜 우방이 버티고 있다. 기다리다 지친 나머지 소련의 변화를 보여 주려는 것인가. 시대의 변화를 실감케 하는 또 하나의 역사적인 사건이 아닐 수 없다. ◆걱정스러운 것은 소련의 집안사정이다. 고르바초프의 개방과 개혁은 이미 7년째. 그런데도 가장 긴요한 경제는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90년의 GNP(국민소득)는 4% 감소. 금년에는 11%가 감소될 것이라는 비밀자료가 나돌고 있다. 소수민족의 독립요구는 거세어지기만 하고 사임을 요구하는 소리가 요란하다. 그의 국내 인기는 89년의 52%에서 지난 2월엔 15%까지 떨어졌다. ◆체니 미 국방장관같은 이는 그의 사임가능성이 점점 더 현실성을 더해가고 있다는 진단까지 하고 있다. 그러나 시각은 다양하고 낙관적인 견해도 많다. 그를 대신할 대안이 없다는 것이 낙관론의 근거다. 그는 민주주의 없는 사회주의 지향의 교조적 보수파도 사회주의 없는 민주주의 지향의 급진개혁파도 배제하는 중도노선을 지향하고 있다. 보수·개혁 어느 쪽도 단독으로는 오늘의 소련을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곤란을 겪더라도 장기적으로는 결국 위기를 극복해나갈 것이라는 것이 낙관론의 시각이다. 지난달 2일로 60세의 회갑을 맞은 그의 운명이 어떻게 될 것인지 불확실한 것만은 사실이다. 그래도 지금은 그를 신뢰하고 도와야 한다는 세계 여론이 우세한 것 같다. 서울거리에 나타난 고르바초프를 보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
  • 북한은 올바른 현실인식을(사설)

    우리는 북한의 주장이나 행동의 황당함과 모순에 당황하고 실망할때가 많다. 터무니 없는 주장이나 말을 예사롭게 하는가 하면 어제와 오늘의 말과 행동이 다르고 모순되는 경우도 흔히 보아왔다. 한국군장성의 군사정전위 유엔군측 수석대표 보임에 대한 북한측의 주장과 반응을 보면서도 같은 생각을 하게 된다. 주한유엔군사령부의 이번 결정은 군사정전위의 현실화·실세화란 점에서 환영할 일이며 오히려 때늦은감마저 있는 것이었다. 그것은 한반도휴전의 관리와 긴장완화문제의 한반도화를 위한 한단계요 출발점이란 면에서도 바람직한 조치라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또 외세개입의 배제와 주한미군의 철수를 끈질기게 주장해온 북한의 입장에서도 반대할 일이 아니라 오히려 환영해야 할 일이 아닌가 생각한다. 탈냉전시대의 당연한 귀결로 한반도 긴장완화를 위한 군축문제가 이미 관심의 초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주한미군의 단계적 철수문제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고 주한유엔군사령부 작전지휘권의 한국군 이양문제도 공공연히 검토되고 있으며 시기를 언제로 할 것이냐만 문제로 남아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탈냉전과 평화공존을 지향하는 세계적 시대조류를 반영하는 한반도정세의 변화인 것이다. 그리고 미군장성으로 보임해 오던 군사정전위의 한국군장성으로의 교체도 바로 그러한 변화의 연장선상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보아야 한다. 북한은 상투적인 반대와 비방만 할 것이 아니라 변화하는 시대 조류를 읽고 수용해야 할 것이다. 지금도 한국 방위의 실세는 한국군이지만 언젠가 미군도 그야말로 상징적인 숫자만 남게되고 한국군이 명실상부하게 한국방위를 전담하게될 때도 북한은 미군장성과만 회담하겠다고 고집할 것인지 묻고 싶다. 정전위의 앞으로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전쟁재발 방지라는 소극적인 것보다 전쟁재발가능성 축소라는 보다 적극적인 것이 되어야 하며 그것은 바로 군축문제에서 출발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이야말로 남북의 당사자요 실세가 마주앉고서야 가능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북한이 한국군수석대표임명반대를 언제까지 계속하면서 트집을 잡을 것인지는 분명치 않으나 정부와 유엔군측은 단호한 자세를 보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북한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하등의 하자가 없으며 철회할 생각이 없다는 유엔군사측의 대응은 바람직한 것이라 할 수 있다. 한국이 휴전선내에 장벽을 쌓았다든가 유엔에는 한 의석을 남북이 함께 갖는 방식으로 가입하자라든가 한소수교는 한반도긴장을 고조시킨다는 식의 터무니 없는 주장을 북한은 다반사로 해왔고 우리는 북한을 자극하지 않는다든가 관용의 입장에서 해명하며 끌려다닌 측면이 없지않았다고 생각한다. 북한이 그나마 형식절일망정 대화에 응하고 일본·미국과의 관계개선에 나서고 있는 것은 한국의 소·동구와의 관계정상화와 중국과의 실질관계증진의 결과라고 생각한다. 한반도에서 모종의 사태가 발생할지도 모른다는 북한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연내 유엔가입강행결정 등은 북한을 개방과 개혁으로 끌어내기 위한 우리의 채찍일 수 있는 것이다. 한국군수석대표임명도 같은 범주에 속한다고 생각한다. 북한에 대응하는데는 홍당무 뿐만아니라 채찍도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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