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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법시험 ‘35학점 이수제’ 무용론

    오는 2006년부터 사법시험에 응시하려면 35학점 이상의 학점을 따야 하는 학점이수제가 도입될 예정이지만 법학계는 ‘필요없는 제도’라면서 무용론을 펴고 있어 주목된다. 학점이수제는 법학교육을 정상화하고 ‘고시 낭인’이 양산되는 사회문제를 줄이기 위해 법무부가 지난해 내놓은 대책이다. ●“이수학점 높이고 과목 수는 줄여야” 법대 교수들의 지적은 두가지다.하나는 학점이수 인정과목 수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다른 하나는 이수학점 기준으로 제시된 35학점은 너무 낮아 법학교육 정상화라는 제도 도입 취지를 충족시키지 못한다는 것이다. 법무부가 마련한 학점이수 대상과목들은 ‘법’자가 들어간 과목들이 총망라돼 있는 것같다.법대 전공과목과 교양과목은 기본적으로 포함됐고 사시와는 동떨어진 환경법·관광법·건축법 등도 포함돼 있다.‘현대사회와 법’,‘기업과 법률’처럼 개론 수준의 교양과목도 들어가 있다. 한양대 권형준 교수는 22일 “수험생들의 부담을 우려한 법무부의 고충은 이해한다.”면서도 “하지만 너무 나열식이어서 차츰 대상 과목 수를 줄여 갈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이수학점이 지나치게 낮다는 비판은 더 강력하게 제기된다.고려대 하태훈 교수는 “소위 ‘고시 법학’이라는 비아냥에서 벗어나 법에 대한 시야를 넓힌다는 점에서 좋다.”면서 “35학점은 너무 낮아 법학교육 정상화에 도움이 될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서울대 성낙인 교수는 “35학점 기준은 교육부의 복수학위 인정기준에서 나온 것으로 보이는데 법학에서는 그 정도 가지고는 기본 과목 이수도 어렵다.”고 지적했다.이수학점 기준을 높이고 인정 과목의 폭도 좁혀 나가야 한다는 얘기다.경희대 서보학 교수는 “법무부로서는 졸업생과 재학생의 형평성을 감안했겠지만 연차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해야 제도도입 취지에 맞다.”고 말했다. 연세대 박상기 교수는 “졸업생의 경우 학점인증기관에서 학점을 얻으라고 하는데 학점인증은 평생교육 차원에서 도입된 제도이기 때문에 사시의 성격이나 학점이수제 취지와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학점이수제 보완계획 없다” 법무부는 학점이수제가 최선의 방안이라는 입장이다.사법시험 시험주관부처로서 학점이수제 도입으로 받게될 기존 수험생들의 불이익을 최소화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관계자는 “사시는 원래 응시자격에 제한이 없던 일종의 자격에 관한 국가시험이라 대학 재학생 뿐 아니라 각계 각층의 수험생들이 준비하고 있다.”면서 “그런 상황에서 조건을 너무 높게 설정할 경우 불평등 논란을 불러올 수 있다.”고 말했다. 사시 합격자 3명 가운데 1명은 비법대생이고 수험생 가운데서는 반 이상이 비법대생인 현실을 감안해야 한다는 것이다.법무부는 진입장벽을 높일 경우 초래될 부작용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설명한다.조건을 까다롭게 할 경우 대학재학생들 가운데 저학년생들은 2∼3년 계획을 세워 학점이수제에 그런대로 대비할 수 있겠지만 졸업했거나 졸업이 임박한 수험생들은 결국 학원가에 몰릴 수밖에 없을 것이란 얘기다. 법무부는 그래서 과목 범위를 조정하고 학점 기준을 높이는데 대해 “현재로서는 계획이 없다.”고 부정적인 입장이다.사시선발제도 자체의 근원적인 개혁방안에 대해서는 사법부가 추진하고 있는 사법개혁방안 논의를 지켜보자는 반응이다. ●수험생은 미리미리 대비해야 전문가들은 “법무부에서는 원서접수 때 제출된 이수학점증명만으로 판단한다.불안하다면 차라리 2005년 1학기 때까지 35학점을 모두 이수한다는 생각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졸업생들은 한국방송통신대학이나 사이버대학에 등록하면 된다.사설학원 한 곳도 학점인증기관으로 등록되어 있다.독학사 과정을 밟을 수도 있다.수험전문가들은 독학사 과정을 추천하는 편이다.한 전문가는 “독학사는 취득하기 어렵지 않은데다 공부시간을 자기가 조절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리하다.”고 말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
  • [자문위원 칼럼] 세계·미래가 ‘소통하는 신문’

    새해 들어 제호를 바꿔 새롭게 출발한 서울신문이 내건 화두는 ‘오픈 코리아-소통하는 사회를 만들자’이다.대화와 소통은 민주주의 사회의 기본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신문이 새삼스럽게 소통하는 사회를 새해의 화두로 내건 것은 우리 사회의 대립과 갈등이 상당히 염려스러운 정도이고 소통의 장벽이 그만큼 두껍고 높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일사불란과 국론통일이 강요되던 권위주의가 물러난 지금 다양한 주장과 요구가 분출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그러나 각 분야의 이익집단들이 저마다 결사반대 또는 결사쟁취를 주장하며 대화와 타협의 여지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우리 사회는 성숙한 민주사회로 발전하지 못할 것이다.그런 점에서 서울신문이 소통하는 사회를 화두로 제시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소통하는 사회에서 언론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일이다.사회 각 분야의 이해관계가 원천적으로 대립하는 경우,부정확한 정보와 편견에 의해 갈등이 증폭되고 확대될 때가 많기 때문이다. 한국과 칠레간 자유무역협정(FTA)의 국회비준안 통과를 반대하는 농촌출신의원들의 상당수가 정확한 근거 없이 농심을 자극하는 발언으로 일관하였음을 지적한 1월10일자 5면의 기사는 정확한 정보가 올바른 의사소통을 위한 중요 요소라는 점을 일깨우는 좋은 예이다.이 보도에 따르면 “칠레가 농산물 수출 3대 강국이다.” “칠레와 FTA를 체결한 유럽연합에 비해 예외조항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다.”는 일부의 주장이 사실에 근거를 두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다만 아쉬운 것은 이러한 사실이 좀더 일찍 확인되었더라면 보다 생산적인 논쟁이 되었을 것이라는 점이다. 이와 관련하여 서울신문이 새로 기획하는 ‘낮은 소리,높은 소리’는 각종 시위나 농성현장 등의 밀착취재를 통해 각자의 요구와 주장을 분석하고 대안이나 해결방안을 함께 고민하고자 하는 반가운 시도이다.이 경우에도 이해당사자나 찬반양측의 주장을 나열하기보다는 그러한 주장과 요구를 뒷받침하는 사실을 확인하고 실현 가능한 대안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소통하는 사회는 우선적으로 우리 사회 내부의 소통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화두의 전제인 오픈 코리아는 우리 사회 내부에서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소통의 참다운 의미가 서로 열려있음을 뜻하는 것이라면 뉴밀레니엄 시대에 우리가 추구하여야 할 소통은 우리 내부의 소통 외에 두 가지가 더 있어야 한다. 그 중 하나는 세계를 향한 소통(열려있음)이며,다른 하나는 미래를 향한 열려있음이다. 대외교역의 비중이 유별나게 높은 우리나라에서 세계를 향한 소통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이다.과학기술과 정보통신의 발전을 토대로 한 지식산업이 삶의 질의 수준을 결정짓는 밀레니엄시대에 미래를 향한 소통도 내일이 아닌 오늘의 현실이다. 그런 점에서 새해에는 서울신문에서 세계와 미래에 관한 중요한 정보를 더 많이 제공하여 주기를 바란다. 국제면이나 정보과학면을 양적으로나 질적인 면에서 더 보강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새해에는 취재원의 다양화를 기대해본다.1월7일자 행정면의 30개 국책사업에 대한 보도는 자세히 살펴보면 정부의 보도자료를 주요 취재원으로 하여 작성되었다.독자의 입장에서는 국책사업의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이유에 대해 해당 부처나 관계 전문가의 의견을 추가한 기사가 좀더 이해하기 쉬웠을 것이다. 심재웅 한국리서치
  • 非FTA 한국산 車 ‘차별’ 멕시코, 50% 관세

    새해부터 멕시코 정부가 자동차 시장을 완전 개방하면서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지 않은 나라에 대해서는 관세율을 50%로 인상,한국 자동차의 대(對) 멕시코 수출이 큰 장벽을 맞게 됐다. ▶관련기사 5면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9일 “멕시코 정부가 지난 1일부터 자동차 수입 제한 조치를 철폐하면서 FTA 미체결 국가에 대해 50%의 차별 관세를 부과했다.”고 말했다.그동안 다임러 크라이슬러사와의 업무협조 등을 통해 멕시코에 간접 수출해온 우리 자동차 업계는 직접 수출길이 열렸음에도 전혀 혜택을 볼 수 없게 된 것이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체결 10년차’를 넘어선 멕시코는 현재 32개국과 FTA를 체결하고 있다.지난 1일부터 북미산 자동차에 대해 전면 무관세로 수입을 허용하고 있고,브라질·아르헨티나 등 중남미산과 EU산도 멕시코와 FTA 체결 혜택으로 일정량은 쿼터에 의해 거의 무관세로 수입되고 있다.EU산은 오는 2007년부터 전면 무관세화하기로 했다.현재 멕시코는 일본과 FTA를 체결하기 위한 막바지 협상을 기울이고 있고,한국 정부와의 FTA 협상은 전면 중단된 상태다.외교부 당국자는 “그동안 NAFTA체제에서 성숙한 멕시코의 FTA 정책 추진으로 남미 시장에서 공산품 수출이 타격을 입을 것이란 우려가 현실화 된 것”이라면서 “FTA를 하지 않아도 별 문제 없지 않느냐는 주장을 반박하는 단적인 증거”라고 말했다. 김수정기자 crystal@
  • 공짜 핸드폰 의 덫

    ‘이동통신시장에 소비자는 없다?’ 고객 서비스를 내걸고 내놓은 이동전화 번호이동성제도와 약정할인제가 취지와 달리 단말기 제조업체와 서비스업체만 배부르게 하고 있다. 재주는 곰이 부리고,과실은 엉뚱한 곳에서 빼먹는 주객이 전도된 상황이다.특히 SK텔레콤과 KTF,LG텔레콤 등 이동통신 3사는 연일 볼썽사나운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공짜 휴대전화에 ‘공짜’는 없다 이통3사의 일부 대리점에서 주장하는 공짜 휴대전화는 사실상 약정할인제를 호도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단말기 할부 금액을 약정할인가로 메워 나가면 공짜로 휴대전화를 구입하는 셈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실상은 전혀 다르다.약정할인가에 포함된 요금은 기본료와 국내음성통화료뿐이다.무선인터넷과 국제전화,CID(발신자번호표시 서비스) 등은 예외다. 예컨대 이동전화 월 사용 금액이 4만 5000원(기본료+국내음성통화료=3만 5000원,국제전화+CID+무선인터넷=1만원 기준)인 사람의 경우를 보자.이 가운데 약정할인 대상 금액은 3만 5000원이다.여기서 할인 혜택이없는 2만원을 빼면 1만 5000원에 대한 20%,즉 월 3000원을 할인받는 셈이다.약정할인 기간 2년을 적용하면 총 7만 2000원을 절약할 수 있다.이는 최소 20만원대인 단말기 할부 금액을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모자라는 금액이다.결국 소비자가 2년 후에는 부족한 단말기 금액을 물어야 한다. 일선 대리점들은 이런 속사정을 감추고 공짜 휴대전화를 장만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선전만 하고 있다.소비자를 속이는 것과 다름없다.현실적으로 공짜 휴대전화를 얻기 위해서는 기본료와 국내음성통화료를 최소 월 7만원 이상 쓰는 수밖에 없다.특히 전체 월 사용금액으로는 10만원 가까이 써야 한다는 계산이다.통신 과소비를 조장한다는 비판도 따르고 있다. 현재 SKT와 KTF,LG텔레콤 가입자의 월평균 사용금액은 각각 4만 5000원과 3만 9000원,3만 1000원 수준이다.이 가운데 약정할인 제외 요금을 뺀다면 공짜 휴대전화를 얻기가 쉽지 않음을 보여준다. ●듀얼밴드 단말기 의무화는 지지부진 011과 016,019를 모두 이용할 수 있는 ‘듀얼밴드(두개의 주파수대에서 통화 가능)' 단말기 채택도 제자리 걸음이다.번호이동이 이뤄질 때마다 단말기를 구입하는 것은 소비자에게 부담이 되는 것이 현실.특히 번호이동성제도가 시행되면서 듀얼밴드 단말기를 사용하면 소비자에게 가장 큰 혜택을 가져올 수 있지만 이통3사의 이해 관계가 엇갈려 수년간 지지부진하다. 듀얼밴드 단말기 도입을 위해서는 이통3사의 주파수 공유가 필수적이다.그러나 좋은 주파수 대역을 가진 쪽이 반대하고 있다. 번호이동 장벽이 없어질 뿐 아니라 그동안 타사보다 서비스망 구축에 많은 비용을 투자한데 따른 반발로 보인다. 이와 관련,한 관계자는 “차별적인 서비스를 못할 뿐 아니라 단말기 가격 상승 등으로 득보다 실이 많다.”고 설명했다. 현재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은 듀얼밴드 단말기를 제작하지만 전량 수출하고 있다.LG전자 관계자는 “통화 품질이나 기술에 전혀 하자가 없다.”면서 “서비스업체와 정보통신부가 의무화에 합의한다면 공급에는 전혀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잇속은 단말기 제조업체 번호이동성과 약정할인제 도입으로 가장 큰 잇속을 챙기는 곳은 단말기 제조업체.시행된 지 일주일밖에 안됐지만 기대감은 곳곳에서 묻어난다. 업계에서는 올해 국내 휴대전화 판매량이 지난해(1400만대)보다 200만대 이상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팬택&큐리텔 관계자는 “1월 국내 휴대전화 전체 판매량이 140만대를 돌파한다면 연 10∼20% 정도의 성장은 무난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현대홈쇼핑의 단말기 판매 프로그램은 이런 혜택을 톡톡히 누린 사례다.1시간 동안 13억 7000만원어치의 단말기를 팔아 ‘대박’을 터뜨린 것.평균 2억원대를 판매한 다른 프로그램보다 매출이 7배 가까이 늘어났다. 김경두기자 golders@
  • 올 발등의 불 3대 농업협상/쌀 관세부과·유예연장 선택 기로에

    우리나라는 올해 우리 농업의 운명을 좌우할 중요한 농업협상을 세 가지나 한꺼번에 떠안고 있다.우루과이라운드(UR) 농업협상 이후 10년만에 재개되는 국제 쌀 협상과 WTO(세계무역기구) 산하 농업기구에서 주관하는 DDA(도하개발어젠다) 농업협상,FTA(자유무역협정)의 농업부문 협상 등이다.이 모두 농산물 시장개방이 기본 취지여서 국제 경쟁력이 취약한 우리 농촌으로선 피하기 어려운 시간이 임박한 것이다. ●쌀 협상 배경 및 일정 1993년 12월 타결된 우루과이라운드(UR) 농업협정은 농산물에 대한 각국의 무역장벽을 없애는 대신 일정한 관세를 부과하는 방향으로 다자간의 합의를 이끌어냈다.이에 따라 우리나라도 상당수 농산물에 대한 수입규제를 풀었지만 쌀만은 식량안보 및 국민정서 등을 내세워 10년 동안 사실상 수입금지에 해당되는 ‘관세화 유예’를 받았다.대신 단계별로 국내 소비량의 1∼4%를 10년 동안 의무도입하기로 했다.이를 ‘최소시장접근(MMA)’ 방식이라 한다.당시 쌀 생산국인 일본,타이완,필리핀도 관세화 유예를 받았다. UR협상당시 우리나라는 수입규제 또는 관세화를 계속해서 유예받고 싶으면 미국 등 농산물 수출국들과 재협상을 갖기로 약속했다.협상은 2004년에 시작해 연내 끝내기로 못박았다.관세화 유예를 포기하고 관세화를 선택한다면 이해 당사국들과 90일간의 세부사항 검증기간을 두기로 했다.때문에 적어도 오는 9월30일 이전에는 ‘관세 부과’ 또는 ‘유예 연장’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일본은 지난 99년,타이완은 2002년에 각각 남은 유예기간을 포기하고 관세화로 돌아섰다.새로운 관세율을 적용해 관세를 부과하고 쌀을 수입키로 한 것이다.이로써 관세유예는 우리나라와 필리핀만 받고 있다. ●관세 부과냐,유예 연장이냐. 쌀 재협상에서 우리나라는 수입규제를 풀어 관세를 부과하거나,지금처럼 수입규제를 연장하면서 외국산 쌀의 의무 도입량을 대폭 늘리는 방법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농림부 김주수 차관보는 “정부의 기본 입장은 관세화든 관세화 유예든,농민들에게 유리하고 쌀산업을 지켜낼 수 있는 방안을 선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농촌경제연구원 서진교 부연구위원은 “UR 협정은 관세화 유예를 연장하기 위해선 재협상이 필요하다고 명시했기 때문에 결국 올해 쌀 재협상은 관세화 유예를 연장받기 위해 필요한 협상이지,일본이나 타이완처럼 우리나라가 관세 부과로 돌아선다면 다자협상 자체가 필요없다.”고 말했다.즉,관세화 유예 포기를 선언한 뒤 막바로 미국·중국·태국·호주 등 이해 당사국들과 개별적으로 관세율 규모를 결정하는 개별협상에 착수하면 된다는 말이다.그러나 그는 어떤 쪽을 택하는 것이 좋을지에 대한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각국의 선례에 따른 비교기준 UR협상 당시 수입을 규제하는 조건으로 받아들인 의무도입 수입 쌀의 규모는 일본은 자국 소비량의 7.2%,타이완은 8%였다.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99년 관세부과를 결정한 일본은 수입 쌀에 대해 지난해 말 현재 1㎏당 341엔의 종량세를 매기고 있다.이를 국제 시세로 환산하면 480∼490%의 높은 관세율이다.이 정도면 자국산 쌀과 충분히 경쟁할 수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일본 정부는 80년대부터 추곡수매가를 꾸준히낮춰 자국 농업의 경쟁력을 갖추면서 과감히 문호를 개방한 뒤 고율의 관세로 보호정책을 펴고 있다. 타이완은 2002년 관세화로 전환하기 직전 미국으로부터 관세화 유예연장을 한다면 그 조건으로 수입 쌀의 의무도입 비율을 8%에서 16%로 두 배 올릴 것을 요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결국 개방을 선택한 뒤 이듬해의 쌀 소비자가격은 개방 이전인 2000년에 비해 16%나 하락했다.농민들은 피해를 감수하며 자구책을 찾고 있다.정부도 쌀 가격안정을 위해 농민회 등에 쌀 구입을 독려하고 있다. 재협상에서 우리나라가 ‘관세화를 통한 쌀수입’을 받아들일 경우 문제는 많다.농업 선진국들은 쌀 수입국에 쌀의 관세율을 150%로 요구하고 있다.농촌경제연구원은 이런 최악의 상황이 빚어진다면 국내 쌀생산 농가의 소득은 2002년 기준 7조 2000억원에서 2010년 2조 700억원으로 7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농림부 관계자는 “국제협상의 관행을 종합하면 관세화 첫해인 2005년 수입 쌀에 대한 관세율은 380% 정도로 추정되기 때문에 국내산도 가격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다만 “관세율은 매년 낮춰야 하기 때문에 수입 쌀의 비중은 점차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관세 감축률을 매년 0.5∼1%포인트를 넘지 않게 하는 것이 관세화를 선택했을 때의 선결과제”라고 강조했다. 쌀 재협상에서 수입 쌀에 대한 높은 관세율을 확보하기 위해선 쌀 재협상과는 별개인 DDA(도하개발어젠다) 농업협상에서 쌀을 별도의 보호품목(SP)으로 묶어야 한다.즉,수입 쌀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는 것을 인정받으려면 현재 마늘(380%),고추(285%),양파(135%) 등에 매겨진 높은 관세율은 대폭 낮춰야 한다.2004년 기준 국내 수입물 가운데 100% 이상 고율 관세가 부과되는 농산물은 125가지나 된다. 김경운기자 kkwoon@ ■‘관세 반대' 박정근 전북대 농업경제학과 교수 관세화 유예는 협상 결과에 따라 ‘시장기구’와는 독립적으로 쌀 수입량이 결정된다.반면 관세화는 관세를 매개로 국내외 시장과 연결돼 인구,소득,생산요소가격 등의 변화에 따라 시장기구에 의해 수입량이 결정된다.경제학자들이 관세화를 선호하는 이유는 시장에 의해 농민들의 생산활동이 장기적으로 조정되며,현실적으로 관세화 유예보다 쌀에 대한 보호 효과가 크다고 보기 때문이다.쌀이 단순한 경제재라면 이 주장은 논리적으로 타당하고 적절할 뿐 아니라 국제사회에서 WTO 체제를 만들기 위해 8년이라는 긴 세월을 UR협상으로 허비하지도 않았을 것이다.쌀은 단순한 경제재가 아니라 농민의 후생문제와 농촌의 지역불균형 문제가 혼합된 사회문제다.농업의 역사성까지 뒤섞인 정치문제라는 데 그 본질이 있다. 시장논리로 쌀 문제를 풀었을 때,농업구조조정을 통해 농업문제는 해결될 수 있다.그러나 쌀 생산농가의 75.7%에 이르는 1㏊ 미만의 영세농가와 농촌을 지키는 절반이 넘는 50세 이상의 농민,피폐한 농촌문제를 관세화로 해결할 수 있는가.정부가 선택한 쌀 수매정책은 어려운 농업,농촌,농민문제를 손쉽게 해결하는 간단하고 효율적인 방법이긴 했지만 결국 오늘날과 같은 결과를 가져왔다.총인구의 8.7%에 불과한 농민들의 표 때문에 수매가를 올리는데 앞장 선 정치인들도 책임을 져야 한다.농민들도 WTO체제에서는 수입개방의 현실을 직시하고 수매정책에만 매달려선 안된다. ■‘관세 찬성' 송유철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쌀은 우리의 주곡으로 농업총생산의 30% 이상,총 경작면적의 60%를 차지하는 품목이다.쌀에 대해 최소시장접근방식(MMA·수입쌀 의무도입)을 유지할 것인지,관세화로 갈 것인지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점은 우리 쌀과 농민소득을 지키는 데 어떤 방식이 더 유리한가에 달려 있다.관세화는 쌀의 가격인하와 재배면적의 급속한 감축을 가져와 농업기반 자체가 붕괴될 것이라는 신앙과 같은 믿음이 존재하고 있다. 재협상에서 관세화를 유예받으려면 더 많은 양의 쌀을 의무적으로 수입해야 한다.이렇게 되면 소비패턴의 변화에 따라 쌀 소비량이 줄어들고 지금도 쌀이 남기 때문에 우리 경제가 떠안아야 할 부담은 매우 커질 것이다.일본은 필요하지도 않은 쌀을 의무적으로 수입하는 부담에서 탈피하기 위해 예정기간보다 먼저 쌀을 관세화했다.이후 수입량은 종전의 의무수입량보다 그다지 증가하지 않았다.쌀 가격이나 재배면적도 급속히 감소하지도 않았다.우리도 관세화를 하더라도 적절한 보상수단을 통해 농민의 영농의지를 유지시킬 수 있다면 쌀 산업을 지킬 수 있다.쌀 가격이 낮아지더라도 농민들의 소득을 보전해 준다면 생산량은 약간 감소하는 데 그칠 것이다.WTO에서도 허용되는 여러 보조금을 활용하고 관세수입을 농민에게 이전해 주는 방안을 강구하면 관세화가 유리한 방법이다. ■DDA 농업협상·FTA 협정이란 DDA 농업협상은 2001년 제4차 WTO(세계무역기구) 각료회의를 계기로 시작된 다자간 무역협상이다.140여개국이 참여해 UR협상 이후 농업,서비스,비농산물 분야 등에 대한 국제무역 규범을 만들기 위한 협상이지만 근본 취지는 시장개방이다.협상의 종료 시점은 2005년 1월1일이다.쟁점은 관세율과 적용한도,정부보조금 지급 금지,의무도입 수입물량 제한 등이다. FTA협정은 이와 달리 특정 국가와 개별적으로 체결하는 무역협정이다.우리나라는 칠레와 협정을 체결했지만 국회비준 무산으로 시행하지 못하고 있다. 칠레에 4억달러에 이르는 자동차 등을 무(無)관세로 수출하고,대신 포도 등 농산물을 무관세로 들여오는 게 요지다.
  • [CEO 칼럼] 40돌 ‘무역의 날’ 생각하며

    지난 10월 30일 공직에서 물러난 마하티르 모하마드 전 말레이시아 총리의 정치·경제적 슬로건은 한마디로 ‘아시아적 가치’로 요약할 수 있다.가난한 농업국인 말레이시아를 총리 재임 22년 만에 세계 17위의 무역국으로 탈바꿈시켜 놓은 마하티르.그에게 있어 아시아인 특유의 근면성과 충성심 그리고 단결력이 최고의 가치로 비쳤던 것이다. 필자는 말레이시아에서 10년 가까이 근무하면서 말레이시아의 근대화 과정이 우리나라와 흡사하다는 생각에 빠지곤 했다.그래서 오늘날 우리나라가 이 만큼의 경제 발전을 이룬 데에는 말레이시아의 아시아적 가치에 필적할 만한 우리만의 ‘한국적 가치’가 분명히 있다고 믿는다. 과연 그 가치는 무엇일까? 어제는 바야흐로 40돌을 맞은 무역의 날이었다.한국무역협회는 올해 우리나라의 수출과 흑자 규모를 각각 1920억달러와 135억달러로 전망했다.수출액은 사상 최대이며 흑자 규모도 1998년(390억달러)과 1999년(239억달러) 이후 세번째로 많은 것이다. 지난날 우리가 맨주먹으로 시작해 오늘날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룬 이면에는 1964년 수출 1억달러로 출발,지난해 세계 13위의 교역규모를 이룬 무역의 역할이 컸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올해만 해도 내수와 투자 부진에 환율 불안마저 겹쳐 우리 경제의 유일한 버팀목은 수출뿐이었다. 이것이 가능했던 것은 아프리카 오지에서부터 쟁쟁한 무역 경쟁력을 갖춘 선진시장에 이르기까지 우리 무역인들의 투철한 근면성과 ‘하면 된다.’는 특유의 추진력이 각국의 무역장벽을 무너뜨린 결과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무역에 몸담아온 필자의 경험으로 볼 때,단순히 열심히 일한다고 해서 모든 거래가 순조롭게 이뤄지고 우리나라가 무역 강국의 반열에 서게 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시 마하티르로 돌아가 보자. 마하티르 전 총리가 지난 22년간 추진해온 정책은 ‘크게 생각하기(Think Big)’다.‘자신이 작다고 느낄 때 때때로 상자 위에 서서 보라.’는 구체적 조언을 했을 정도로 그는 평소 시각의 전환을 강조했다. 말레이시아가 세계에서 가장 큰 빌딩을 짓고 매머드급 공항을 세운 것은 결코 우연한 일이 아니다.특히 동남아시아에서 정치·경제 대국으로 성장한 것은 그만한 노력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지금은 그 명성을 좇아 국제물류 허브국을 향해 발돋움하고 있다. 지금 우리 앞에는 세계무역기구(WTO)로 대표되는 ‘세계경제주의’가 기다리고 있다.지역경제 통합에 의한 ‘블록경제’와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한 이른바 ‘권역별 통합’이 세계의 무역 현실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주어진 현실이 불리하다고 해서 움츠러들지 말고,어려우면 어려울수록 서로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찾아냈던 우리의 민족성을 떠올려 보자. 그럴 때마다 우리는 현실을 더 크게 생각하게 됐고,각 개인이 전체를 위하는 소명의식을 가져 지혜롭게 현실을 극복할 수 있었다. 현재 우리에게 있어 ‘한국적 가치’는 자신과 가족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근면성뿐 아니라 내 나라까지 생각하는 열린 ‘큰 사고’라고 생각한다.바로 ‘한국적 가치’를 지켜내기 위해 우리 무역인은 5대양6대주 곳곳에서 오늘도 신시장과 새 바이어 개척에 혼신의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이 태 용대우인터내셔널 사장
  • “과학교육 기회·관심등 제공 이공계 선택 자신감 심어줘”/‘이공계 女대학원생 장학 프로그램’ 큰 호평

    이공계 기피현상은 여성에게 더욱 두드러진다.“이공계로 가면 취직하기 어렵다.”는 말에 “여자가 무슨 이공계냐.”는 말까지 겹쳐지면서 장벽은 더욱 높아진다. 과학기술이 국가경쟁력의 원동력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21세기,여성의 이공계 기피현상은 결국 여성들은 주변부로 밀려날 수밖에 없을 것이란 현실적인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생활속 과학' 실험·연구 그래서 지난 7월부터 11월까지 여성부 주최로 열린 대학원생과 중·고등학교 여학생 3명이 한 팀으로 프로젝트를 이뤄 연구를 한 ‘이공계 우수 여자대학원생 장학지원 프로그램’은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전국 65개팀이 참여한 이 행사는 19일 이화여대 강당에서,공동실험에 참가한 대학원생,중·고교생 192명 및 학부모와 지도교수 등이 참가해 공동실험 결과를 발표하고 우수상 시상식도 가질 예정이다.참여대학원생에게 장학금도 수여한다. 학생들의 연구는 다양한데 ‘가상생명체 아바타 탄생과 10대 사용자 인터페이스 연구’,‘애니메이션 속의 수학’ 등 최근 학생들의 관심사항은 물론‘대기중 포름알데히드 분석장치 구성과 농도 측정’,‘단체급식소의 생채소 세척 및 소독효과에 대한 실험연구’ 등 생활 곳곳에 눈길을 돌린 것 등도 있었다. 창원대 윤미선 화공시스템공학과 대학원생을 팀장으로 창원에 살고 있는 여학생 3명이 한 팀이 되어 수행한 ‘폐가죽 발효’는 실제로 적용해볼 만한 단초를 마련했다는 호평을 듣는 연구다.최근 가죽 수요가 급증해 매년 수십만톤의 폐가죽이 소각이나 매립돼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을 환경친화적 측면에서 폐가죽을 미생물에 의해 발효시켜 나오는 질소액상비료를 수경재배에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이 실험에 참여한 이지민(창원 사파고 1)양은 “학교에서는 진도나가기에 바빠 조그만 실험도 거의 해볼 수가 없었다.그런데 과학자가 된 듯한 기쁨도 느꼈고 작은 실수 하나도 차이가 큰 결과를 가져온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평소 공부하는 자세도 달라졌다.”고 말했다.유전학 박사가 되고싶다는 꿈과 달리 이공계 선택을 망설여왔지만 “이번 실험을 통해 대학선택의 마음을 굳혔다.”고 웃음을 보였다. 고려대학원생 김지은씨는 “어린 학생들이 그동안 어렵게만 생각했던 과학에 흥미를 느끼게 된 것이 무엇보다 반가웠다.”며 지속적으로 이런 지원이 있기를 기대했다. ●여성을 위한 과학정책,어디까지 왔나 현재 과학기술계 대학원의 여성분포는 38%이지만 박사학위를 받고 21개 과학기술계 정부출연 연구기관에 근무하는 비율은 불과 6.9%에 지나지 않는다. 여성부는 여학생들을 대상으로 1998년부터 추진한 과학친화 프로그램 등을 올해를 마지막으로 모두 과학기술부로 넘긴다. 과기부는 ‘여성과학기술인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제정과 함께 과학기술계 정부출연 및 국·공립 이공계대학에 매년 신규로 채용하는 연구원 및 교수(전임강사 이상)중 여성과학기술인을 일정비율 이상 채용케 하는 적극적인 조치를 도입해 2010년까지 20%,최종목표 비율은 30%로 정해두고 있다. 허남주기자
  • [열린세상] 북한의 민주화를 위하여

    지난주 안식년 연구차 체류하고 있는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정치학과 교수들과 대학원생들을 상대로 북한문제에 관한 특강을 하였다.강연에서는 지난해 8월과 지난 3월 두만강 북·중 접경지역에서 탈북자들을 만나 조사한 자료와 지난 7월과 9월 2차례에 걸쳐 평양과 인근 지역을 방문한 경험들을 디지털 카메라 사진과 함께 발표하였다.최근 북한에 대한 관심 탓에 1시간 강연에 이어 40분의 질의 응답도 시간이 부족하여 정작 북한 핵문제는 내년 2월에 보다 큰 규모의 학술회의로 미룰 수밖에 없었다. 20세기 미국의 국제정치학은 현실주의 이론을 중심으로 국제문제를 분석 설명하고 예측하였다.현실주의에 대해 이상주의는 도덕과 법 그리고 제도에 의한 평화를 구축하고자 끊임없이 상호 의존과 자유주의적 대안을 제시해왔고,현실주의 역시 체제의 균형과 억제이론을 중심으로 신현실주의의 비전을 제시해왔다.그러나 이 모든 이론들이 물질적 요소를 중심으로 국가의 생존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의 산물인 냉전의 불안정한 평화는 설명했지만 소련 및 동유럽사회주의체제의 해체로 도래한 탈냉전의 새 시대를 예견하지 못했다. 베를린 장벽이 붕괴한지 14년이 지났건만 국제정치학자들은 아직도 그 당시의 충격과 자괴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코소보 내전 등 민족분쟁이 지구촌 곳곳에서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고 9·11사건 이후 대 테러전쟁은 조만간 종식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북한 핵문제는 한반도와 동북아지역의 최대 안보 위협으로 등장하고 있는 현실에서 학자들의 고민과 상실감은 그만큼 더 깊어진 것 같다.국내 정치적 요소가 새삼 강조되고 보다 정교한 정책결정과정이론이 개발되는 동시에 정체성과 가치관,문화와 상호작용 등을 중시하는 구성주의가 새롭게 조명되고 있으나 요동치고 있는 국제사회를 명쾌히 규명하기엔 역부족이다.이러한 지적 풍토에서 현존하는 마지막 스탈린식 체제이자 동양적 전제군주제 요소가 가미된 북한체제는 최적의 연구 대상이 아닐 수 없다.더욱이 현실주의와 네오콘의 영향을 받고 있는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문제의 해결 방안으로 민주주의 평화론에 기반한 민주화 정책추진을 예고한 상황이어서 향후 북한문제는 더욱 흥미로운 연구 대상이 될 전망이다. 우리 국내에서 북한문제는 냉전적 대결과 전쟁 억제 등 안보차원과 영토적 통일에 대한 관심에서 민족화해와 교류협력 등 탈냉전의 남북관계 개선에 초점을 맞추어 다루어져왔다.굳이 국제정치이론으로 설명하자면 신(新)현실주의에서 신(新)기능주의로 전환되어 정책이 추진되어 왔다고 할 수 있다.그러나 햇볕정책이 시행된 지 6년이 되도록 아직까지 한반도에는 군사적 긴장상태가 상존하고 있으며,체제로서의 북한 수령독재는 유지되고 있다.국제정치이론이 냉전 해체에 기여하지도,예측하지도 못했듯이 우리의 학계나 정부도 북한체제의 향방에 대해 아무런 예측이나 기여도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자문하지 않을 수 없다. 누구보다 북한 지도층이나 사회 전반의 정체성과 문화를 체험적으로 파악하고 있는 황장엽 비서는 망명 이후 지금까지 북한문제의 해결책으로 북한사회의 민주화를 제시하고 있다.그가 지난달 워싱턴을 방문하여 그의 주장을 되풀이했지만 국내외의반응은 한물간 망명객의 넋두리 정도로 흘려버린 것만 같아 안타깝다. 북한 군사력은 남한의 적수가 되지 못한다거나 북한 경제력이 남한의 20분의1도 되지 못한다는 이유로 전쟁불가론을 주장하는 햇볕론자들은 아이로니컬하게도 냉전시기 현실주의론자들의 기본 가정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신남북관계를 주도한다는 우리 정부가 북한의 변화 방향을 중국이나 베트남식 개혁으로 상정하고 있다면 남북관계와 상관없이 북한 지도부가 중국이나 베트남의 경험을 배우면 그게 더 빠른 길이다.체제변화와 관련한 규범과 가치,그리고 상호작용의 중요성을 인식한다면 우리 정부는 본격적으로 북한 민주화에 대한 황장엽 비서의 제안에 귀기울일 필요가 있으며,학계도 이와 관련한 체계적 연구를 통해 냉전 해체 이후 미국 국제정치학계가 겪었던 자괴심을 반복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유 호 열 고려대교수 비교정치학
  • [편집자문위원 칼럼] 여성면과 여성주필

    신문의 여성면은 여성을 위한 지면이 고정적으로 확보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반면 일부에서는 여성 관련 기사를 특정 지면에 몰아놓음으로써 여성 등 일부 독자만 읽게 되는 문제가 있다고 비판하기도 한다.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은 전 지면이 여성의 시각으로 제작돼야 한다는 주장을 펴기도 한다.그러나 여성면이 따로 없는 일간지의 경우 전체 지면에서 여성의 시각은 거의 반영되지 못하고 여성 관련 기사도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대한매일은 여성면이 있는 몇 안 되는 신문의 하나로 여성 관련 쟁점을 과감하게 다루고 있어 단연 돋보인다.예를 들어 아내 강간 문제의 경우 오해와 과장으로 여성들이 고통을 겪고 있는 문제임에도 진지한 토론이 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서,대한매일은 2회(7월)에 걸쳐 과감하게 이 문제를 공론화했다. 또 여성들이 오랫동안 감수해 왔던 차별을 보상하는 여성할당제 등의 제도가 마련되면서,직접 드러내지 못하지만 남성들이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고 있는 현상을 포착해 남성들의 솔직한 생각을 토로하는 좌담을 이끌어낸 기사(8월5일자)도 돋보였다. 그밖에 ‘불륜시대-아내의 외도’(8월19일자),‘오늘의 결혼문화’(9월23일,30일자) 등의 기사는 대한매일이 여성과 관련된 사회적 쟁점을 놓치지 않고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만하다.더구나 이러한 기획기사를 거의 한 사람의 기자가 감당하고 있는 것이 놀랍고 그의 열정과 노력은 칭찬받아 마땅하다.다만 여성면에서 기획기사 외에 여성계의 움직임에 관한 소식도 적극적으로 알려주었으면 한다. 최근 대한매일에는 여성면뿐만 아니라 다른 지면에도 여성 관련 기사와 여성필자의 글이 실리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는 것 같다.11월6일자에는 마주보는 두 개의 지면(12,13면)에 실린 세 편의 칼럼을 통해 여성필자들이 호주제,아동성폭행,결혼과 이혼 등 여러가지 쟁점을 다각도로 논하고 있다. 그 중에도 임영숙 주필의 칼럼은 그동안 호주제 폐지를 주장해 왔던 그 어떤 글보다도 설득력이 있었다. 임영숙 주필은 국내의 중앙일간지로서는 두 번째로 임명된 여성 주필이다.첫 번째 여성주필의 임명이새로운 장벽을 뚫었다는 데에 의미가 있었다면,두 번째 임명은 여성도 이제 의심할 바 없이 언론계의 중심축으로 자리잡아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임영숙 주필은 그동안 칼럼을 통해 따뜻한 시각을 가지고 다양한 사안을 논의해 왔으며,여성들을 대변하는 일도 결코 소홀히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대한매일이 여성 관련 기사를 놓치지 않을 것이란 기대를 높이게 한다. 그러나 아쉬운 점도 없지 않다.최근 호주제 폐지를 골자로 하는 민법 개정안에서 가족 개념에 관한 조항이 개정돼 국무회의를 통과하자 비로소 사설에서 가족 개념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한 점을 예로 들 수 있다.국무회의에서 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간에 논란이 되고 난 직후 이러한 문제를 예견,가족개념 조항 삭제가 문제가 되지 않음을 지적해 미리 적극적으로 여론을 환기시켰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우리나라 여성 기자들은 서구와는 달리 여성지위 향상에 지대한 공헌을 해 왔다.여성주필이 있는 대한매일이 앞으로도 현실에 더욱 밀착되는 내용으로 여성면을 기획하고또한 적시에 여성 관련 기사를 실을 뿐만 아니라 모든 기사에서 여성의 시각이 결코 무시되지 않는 신문이 되기를 기대한다. 김 경 애 동덕여대교수 여성학
  • 기고 / 인재 육성위해 교육제도 손질 마땅

    얼마전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이 모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는 천재 한 사람이 10만명,20만명을 먹여 살리는 시대가 될 것이다.총칼이 아닌 사람의 머리로 싸우는 두뇌전쟁의 시대에는 결국 뛰어난 인재,창조적 인재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게 된다.”라면서 인재양성의 중요성을 천명했다.그러면서 분야별로 우수한 인재를 많이 확보한 기업이나 국가는 어떤 위기 상황이 닥쳐오더라도 두려울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국가간 장벽이 사라진 세계화 시대에는 우수 인재를 얼마나 많이 확보하여 적시에 활용하느냐에 따라 기업이나 국가의 경쟁력이 좌우된다.인재는 타고나기보다는 길러진다는 말이 있다.아무리 뛰어난 자질을 지녔다 해도 능력에 맞는 적절한 교육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결국 사장되고 만다.특히 물적 자원이 전무하다시피 한 우리 현실에서 우수한 인재의 육성은 국운이 걸린 중대한 사안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간한 ‘2003년도 OECD 교육지표’의 학업성취 부분에서 ‘국제학생평가프로그램(PISA2000)’검사 결과 우리나라의 만 15세 학생들은 과학(1위)수학(2위)읽기(6위)과목의 평균 성적은 상위권이나 상위 5% 학생을 대상으로 한 비교에서는 과학(5위)수학(6위)읽기((21위)과목의 성적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나 우수학생 교육에 문제가 있음이 드러났다. 또 이번 발표에서 학교·학생·계층간 성적 격차는 OECD 국가 중 가장 작은 것으로 나타나,일단 교육의 형평성은 확보했으나 수월성 측면에서는 실패했다고 볼 수 있다.이것은 현재 서울을 비롯한 전국 23개 지역이 고교평준화 제도를 시행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평준화가 학교간 서열화를 막고 사교육을 완화하여 중학교 교육을 정상화하는 데 기여했는지는 모르나,학생의 학교 선택권을 제한함으로써 학습능력 차이를 고려하지 않은 획일적 교육으로 수업 능률이 떨어지는 등 전반적으로 학력의 하향 평준화로 이어졌다. 특히 이번 발표에서 관심을 끄는 대목은 학습동기와 학습전략을 포함한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이 OECD 국가 중 최하위권으로 나타난 점이다.이것은 인재 양성의 핵심이 되는 자율적이며 창의적인 학습이 교육현장에서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의미하는 것이다.개혁을 외치고는 있으나 입시에 발목이 묶인 학교 교육이 창의적 능력의 계발보다 박제된 지식의 전수에 급급해 주입식 교육으로 일관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런 현실에서 어떻게 국가 미래를 이끌어갈 인재를 길러낼 수 있겠는가? 차리리 인재양성이 아니라 ‘인재 도태’에 가깝다는 표현이 맞을 듯싶다.우수한 자질을 갖춘 학생을 조기에 발견하여 적절한 교육환경을 제공하는 것은 공교육의 당연한 의무이다. 그러나 열악한 교육여건으로 인하여 해마다 유학생이 급증하는 현실에서 인재 유출을 걱정하는 목소리만 점점 높아가는 실정이다. 교육당국은 인재 양성 없이는 국가의 미래도 없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방안 마련에 전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선진국일수록 능력별 교육을 선호하는 점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미국에서는 상위 30%에게까지 영재교육을 실시하며,최근에는 공립학교도 일반학급과 영재학급을 별도 편성하여 교육의 수월성을 추구한다.학사운영에서부터 교육과정 선택에 이르기까지 학교·학생·학부모의 자율성을 최대한 존중하는 점도 눈여겨 보아야 할 것이다. 국내총생산(GDP)대비 5%가 넘는,가장 많은 예산을 쓰고 있다는 교육부문이 투자에 비해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만일 국가 장래를 좌우할 인재 양성에 걸림돌이 되는 제도나 관행이 있다면 과감하게 공론화를 통하여 개선책을 모색하는 것은 국민의 공복이 해야 할 당연한 소임이다. 최진규 서산 서령고 교사
  • NGO / 시민단체 “개혁과제 입법” 전방위 압박

    ‘알맹이 없는 국회,총선용 국회를 경계한다.’참여연대,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을 비롯한 주요 시민·사회단체들이 올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처리돼야 할 입법 및 정책과제를 조목조목 제시하는 등 ‘국회 압박’에 들어갔다.특히 경실련은 55개 단체로 구성된 공명선거실천시민협의회(공선협) 참가단체와 공동으로 ‘반부패정치개혁국민행동’을 결성,기업 및 정치권을 상대로 한 국민참여행동 프로그램을 실행키로 했다. 이번 정기국회가 16대 회기중 개혁과제의 입법화를 위한 마지막 기회이며,국회의원 개개인의 지난 4년간 의정활동을 종합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잣대라는 게 시민사회단체의 시각이다.무엇보다 총선을 코 앞에 두고 있는 이번 국회가 전반적으로 부실하게 진행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여론에 민감한 개혁법안의 처리를 미루고 총선을 겨냥한 ‘선심성’ 입법활동이 성행할 것이라는 관측도 무성한 실정이다. ●감시활동에 초점 맞춘 참여연대 참여연대는 정치개혁,반부패,사회인권,경제개혁,민생,평화군축 등 6개 분야에 걸친 19개 입법과제와 15개 정책과제를 제시했다.입법과제 관철을 위한 공익로비 및 밀착모니터를 진행,‘국민이 참여하는 국회’로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정치개혁분야에서는 정치자금에 관한 법률개정,공직선거 및 선거부정에 관한 법률 개정,정당법 개정,국회법 개정 등 4대 입법과제를 제시했다. 정치자금법의 경우 정치자금의 수입 및 지출을 투명하게 공개하면서 모금을 양성화·현실화하는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또 정치자금 수수시 영수증 발급을 의무화하고 이를 어기면 처벌할 수 있는 조항을 신설토록 추진한다.선거관리위원회의 정치자금 실사권을 강화하는 방안도 포함됐다.공직선거 및 선거부정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1인2표 방식의 정당명부제 도입을 통해 사표(死票)를 방지하고 비례대표의 비율과 의원 정수의 합리적인 조정 등을 핵심사안으로 추진한다. 정당법 개정안은 당내 민주적 후보선출 방안을 명문화하고 현행 ‘제왕적 지구당위원장제’를 폐지하고 관리형 위원장제를 도입토록 추진된다.지역구 국회의원 공천시 여성후보 30% 의무공천제 도입도 권고할 방침이다.국회법 개정안에는 현재 가장 부실하다는 평을 받고 있는 정책보좌기능을 활성화하기 위해 입법지원처를 신설하는 등 정책기능 강화방안이 포함될 예정이다. 반부패분야에서는 공직자윤리법 개정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특히 공직자의 소유재산과 직무 사이에서 발생하는 이해충돌을 규제하기 위해 재산의 매각,직위의 사퇴,백지위임신탁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법률적 근거를 마련하는 데 힘을 모을 방침이다.납세자에게 위법적 예산에 대한 환수와 공무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납세자소송법의 제정도 추진키로 했다. 경제개혁분야에서는 주식시장에 만연해 있는 주가조작,분식회계,허위공시 등 불법행위로 인한 소액다수 투자자들의 피해를 효과적으로 구제하는 증권관련집단소송법의 제정에 주력키로 했다.이 법은 16대 이전,16대 개원 초기부터 입법이 시도됐고 논의됐지만 결국 불발에 그쳤다. ●정치관계법에 주력하는 경실련 경실련은 국회에 정치관계법 개정에 관한 의견청원안을 제출했다.또 이번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통과돼야 할 정치개혁 3대 핵심과제를 선정했다. 청원내용은 선거구제도 및 선거운동관련 개정방향(선거법),정당조직 개혁 및 민주성 강화(정당법),정치자금 투명성 강화 및 국고보조금제도 개선(정치자금법) 등 정치개혁의 방향을 제시하는 16대 방향과 60개 세부과제로 구성돼 있다. 정치개혁 3대 핵심과제는 첫째 정치자금의 투명성 강화를 통해 불법정치자금의 수요와 공급을 차단하는 데 맞춰져 있다.연간 100만원 이상의 당비나 후원회비 기부자의 금액과 명단을 인터넷을 통해 공개토록 했다.두번째는 정당민주화를 위한 정당시스템 개혁이다.마지막으로 선거일로부터 120일 전부터 선거운동이 가능하도록 해 정치신인들의 정치진출 장벽을 제거하는 등 선거제도를 개혁하자는 것이다. 경실련 고계현 실장은 “정치개혁안이 향후 입법에 반드시,온전히 반영될 수 있도록 국회 산하에 비정치 민간인사들이 과반수 이상 참여하는 범국민정치개혁특별위원회의 조속한 설치를 촉구할 계획”이라면서 “정치개혁은 정치인에게 맡겨서는 성공할수 없으며 당리당략이나 기득권에 의해 왜곡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말했다. 경실련은 이에 따라 정치권을 감시하고 압박할 수 있도록 공선협 참가단체를 비롯, 시민사회단체와 종교계,학계를 대거 참여시킨 범국민적 정치개혁운동연대기구인 ‘반부패정치개혁시민행동’의 활동에 기대를 걸고 있다.이달 중순까지는 기업 및 경제단체에 불법정치자금 수수관행 근절에 동참할 것과 대국민 선언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기로 했다.오는 29일에는 전경련회관 앞에서 집회를 갖는다. 특히 국정감사가 끝나고 정개특위가 가동되면 ‘정치권 행동 프로그램’을 가동,국회 앞에서 집회를 갖고 정개특위 및 교섭단체 대표를 방문키로 했다.국회 입법논의 모니터링 및 국회 압박활동에 박차를 가한다는 것이다.입법 막바지에 접어들면 ‘범국민정치개혁 행동주간’을 선포하고 정치개혁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여는 한편 정치개혁촉구 시한부 농성에 들어간다는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노주석기자 joo@
  • 송두율 파문 / 송교수부인 본보 단독인터뷰

    송두율 교수의 부인인 정정희씨는 5일 밤 11시쯤 서울 수유리 아카데미하우스 숙소에서 국내 언론으로는 처음으로 대한매일과 단독 인터뷰를 갖고 귀국배경과 공안당국의 조사 등에 대해 비교적 소상하게 밝혔다.그는 “서울의 10일은 상상하고 싶지않은 10일”이라면서 “빨리 마무리짓고 싶어 수사에 임했는데 상황이 악화되는 게 너무 가슴 아프다.한국사회 민주화를 위해 애썼는데 사법처리 운운하는 걸 보니 가족으로서 참기 힘들다.”고 말했다.송 교수는 옆방에서 검찰조사 자료를 준비하느라 사진만 찍고 인터뷰에는 참석하지 않았다.정씨는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조사 받는 중이고 당사자가 아니므로 말하는 게 적절치 않다.”며 대답하지 않았다. 입국 계기는. -제일 먼저는 아이들 때문이다.두 아들 박사과정도 거의 끝나가는 시점이고 남편 나이도 있고,한국 사회의 민주화가 어느 정도 이루어졌다고 생각해 오게 됐다.지난 94년 (애들)아빠가 국제학회를 위해 한국에 갈 수 있었는데 결국 무산됐을 때 아들이 목욕탕에서 울었는지 눈이 퉁퉁 부어있었다.크면서 눈물로 상황을 표현한 적이 없던 아이였다.독일 장벽이 무너졌을 때 큰 아들이 14살이었다.분단국가가 이제 우리 밖에 없다는 얘기하면서 부모를 돕고 싶다고 말했다.통일을 위해 일했는데 남과 북 어느 하나를 선택하라고 강요하는 현실이 너무 가슴 아프다.고향가고 싶을 때는 남의 여권이라도 빌려서 가고 싶었다. 초청과정을 설명해달라. -초청을 받았지만 여러번 무산됐다.민주화기념사업회가 요청했고 가족적 상황,민주화 성숙 조건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됐다.초청과정에서 관계자들이 “지금이 가장 좋다.”고 권유했다.특히 박호성 교수가 간곡히 권유해 입국을 결심했다.그러나 체포영장 발부와 사법처리 부분은 우리가 직접 통보받은 적이 없다.약간의 조사만 있을 줄 알았는데 강도가 이렇게 높을 줄 몰랐다.기념사업회 측도 송교수가 구속되거나 추방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기에 초청한 게 아니겠는가.기념사업회는 정부기관으로 신뢰할 수 밖에 없었다.(기념사업회는 행자부 지원을 받는 공공특수법인이다.) 국정원 조사에 대해. -한마디로 조작됐다.너무나 사실과 달라 경악스러웠다.진술서 조서를 몇 번씩이나 읽고 사인했다는 것만 봐도,2000페이지가 넘는 조서를 어떻게 자세히 읽겠는가.우리의 말을 선의로 받아들여주길 바랬는데 목말라서 물을 마시면 애타서 물을 마신 식으로 조작한 것 같다.충성맹세문도 조작됐다.조사는 첫날부터 어그러졌다.변호사 입회 부분에 대한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변호사 입회 보장은 청와대도 알고 있는 것이다.특히 국정원 조사는 필요에 맞게,구미에 맞게 조작됐다.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과 관련,뒤늦게 알았을 당시 왜 거부하지 않았느냐라는 질문이 있는데 여기에 대해 이미 거부했다는 진술이 다 나와있다. 독일국적을 포기할 생각은 없나. -지금 단계에서는 국적 문제를 언급할 필요를 못 느낀다.가족이 다 방문했다는 게 모든 걸 말해주지 않는가.경계인이라고 하지만 남한에 올 수 없는 상황이라 북측에 기울어질 수 밖에 없었다.독일어보다 한국말로 책을 더 많이 출판했다.10권 정도 된다.북한을 비판한 것은 알려지지 않았다. 검찰 조사에 어떻게 응할것인가. -국정원 수사 과정에서 조작된 내용을 다시 정확하게 지적·반박하겠다. 바람은. -송 교수는 학자의 길 만을 갈 수 없는 상황을 보낸 사람이다.학자로서만 살았으면 더 많은 업적을 남길 수 있었는데 고국의 민주화를 위해 열심히 노력했던 삶이 제대로 이해되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다.지금 겪는 상황이 송 교수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분단 상황에 놓인 민족의 문제로 보고,관대하게 풀어가는 아량이 있었으면 좋겠다.진실이 아닌 것처럼 보도되는 현실에서 한 번만이라도 우리의 입장을 들어주면 안 되는가.후진 양성을 하고,젊은이들과 진솔하게 이야기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왔다.그리고 수사에 응했지만 이용당했다는 생각이 든다.정씨는 1시간 동안 가진 인터뷰를 마치면서 “한국에 와서 지금 겪는 상황은 무척 괴롭고 힘들다.”면서 “그러나 후회라기 보다는 순조롭게 해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구혜영 이두걸기자 koohy@
  •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 프리랜서 기자천국 日

    “여자에게 금단(禁斷)의 세계라 할 수 있는 스모(일본 씨름)를 취재하다 보면 승부에 전력투구하는 ‘남자’를 가까이서 실감할 수 있어 매력을 느낀다.”사토(35·여)는 스모 전문기자이다.신문사나 방송국,잡지사에 소속되지 않은 ‘프리 라이터’(프리랜서 기자의 일본식 표기)이다.프리 라이터의 길을 택한 것은 9년 전.대학을 졸업한 24살 때 사진 주간지인 ‘프라이데이’에 입사,스모를 맡게 된 것이 “평생의 운명을 결정한” 스모와의 만남이었다.2년 뒤 안정된 월급,이름있는 주간지의 명함을 버리고 사토는 ‘프리 선언’을 했다.“명령받고,쫓기는 생활이 싫었다.”는 것이 이유다.신문·방송의 스모 담당기자를 제외하고 스모계를 취재하는 프리 라이터는 10여명으로 그 가운데 여자는 2명이다.거물 스모선수를 연속 인터뷰한 적이 있었다는 그녀는 “주위에서 ‘몸을 이용한 것 아니냐.’는 시샘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그만큼 벽이 높고 보수적인 스모계에서 여성이 10년 가까이 프리 라이터로 ‘생존’하고 있는 것만 해도 “대단한 일”이다. |도쿄 황성기특파원|일본에는 득실거린다고 할 정도로 유난히 프리 라이터가 많다.숫자를 헤아릴 만큼 희소한 한국과는 딴판이다.어떤 프리 라이터는 “2만명 정도 있을 것”이라고 하지만 별다른 자격이 필요없는 것이 프리 라이터인지라 그 숫자를 훨씬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내가 본 다나카 가쿠에이’란 책을 쓴 바 있는 쓰루(59)는 그 이유를 “뭔가 기록하고 남기고 싶어하는 활자문화가 발달했기 때문”이라고 풀이한다.뿐만 아니라 웬만큼 글을 쓰면 글 하나로 살아갈 수 있는 현실적 조건이 갖춰져 있는 점도 프리 라이터를 다량 배출하는 환경의 하나다.일단 글을 실어줄 매체가 많다. 수천종의 잡지가 쏟아져 나오는 일본은 프리랜서가 활동할 공간이 넓은 편이다.뭔가 쓰고 싶은 사람,기자가 되고 싶은 사람들은 굳이 신문이나 방송사를 택하지 않아도 일정한 실력을 갖추면 프리 라이터가 될 수 있는 셈이다.출판·잡지사는 사원을 고용하는 부담보다는 프리 라이터를 그때그때 활용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다양한 전력의 소유자들프리 라이터의 대부분은 어릴 때부터의 꿈이 뭔가를 쓰고 싶었던 사람들이다.그래서 여러가지 직업을 전전하다가도 오랜 시간에 걸쳐 꿈을 이루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간노(40·여)는 대학 졸업 후 은행에 들어가 “평범한 OL 생활을 하다,이게 아니다 싶어” 박차고 나와 A신문사 광고국에 계약직 사원으로 재입사했다.“기자로 가는 길에 가깝기 때문”이었다.신문사에 들어갔으나 광고국인 탓에 글을 쓸 수 없었던 그녀는 다시 경제전문 주간지로 옮겨 편집자의 길을 걷는다.결국은 2000년 한국 젊은이들의 반일 감정에 관한 책을 써 프리 라이터의 직함을 갖게 된다.14년 만에 목표를 달성한 것이다. 재일교포 2세인 이택수(35·가명)씨는 조총련계 기관지에서 7년간 기자로 일하다 2001년 프리로 독립했다.기관지 기자 생활은 “프리 라이터를 하기 위한 과정”이었다.지난 7월 ‘한국은 드라마틱-엔터테인먼트로 보는 한국 스타일’이라는 책을 쓴 다시로(37·여)는 방송국 아나운서 출신.게이오대 국문과를 나온 그녀는 대졸 여성들이 선망하는 아나운서 자리를 박차고 나온 뒤 홍콩 유학을 거쳐 4년 전부터 한국 연예계에 관한 기사를 취재하는 프리 라이터의 길에 들어섰다. ●프리여서 좋지만 수입은 불안정 자기가 취재하고 싶은 분야를 취재하고 기사를 쓰는 매력에 빠져 프리 라이터의 길에 들어섰지만 수입이 적어 불안정한 생활을 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다시로는 “아나운서 시절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못미치는 아슬아슬한 생활”이라고 털어놓는다.세무소에 신고한 2002년도 수입은 월 평균 20만엔을 넘지 않았다.올해는 좀 넉넉한 편이다.한국 드라마 ‘겨울 소나타’가 일본에서 크게 히트를 친 덕분에 한국 연예계에 갖는 일본인들의 관심이 높아져 책이 잘 팔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한국을 드나드는 취재경비나 집 월세,생활비 등을 빼면 여유로운 생활은 꿈꾸기 힘들다. 이택수씨는 “작년 고이즈미 총리의 방북 이후 북한과 조총련 사정에 관한 원고 의뢰가 많이 들어와 올해 700만엔의 수입을 예상하고 있지만 프리로 전업한 첫해에는 월 5만엔에도 못미치는 수입으로 힘겨웠다.”고 말한다.우익계 잡지건 좌익계이건 “거절하지 않고” 원고를 쓰고 있는 그는 이런저런 이유 때문에 가명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이택수씨의 경우만 해도 행복한 편이다.상당수 프리 라이터는 살인적인 일본의 고물가 속에서 월 20만엔에도 못미치는 불안정한 원고 수입으로 근근이 생활을 이어간다.그래서 자유로운 활동이 보장되는 프리에서 조직의 룰이 지배하는 신문사나 공무원의 세계로 역류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생활고로 프리에서 재취업 주간지 기자로 활동하다 이름을 얻어 작년 프리 선언을 했던 마쓰모토(36·가명)는 얼마전 신문사에 경력직으로 입사했다.중학생을 포함,세 아이를 둔 가장인 그는 고액의 연봉이 보장되는 신문사 정치부 기자로 변신했다.쓰루는 지방의 조그만 지방자치단체의 촉탁직원으로 일한다.도쿄의 출판사,잡지사의 인맥 관리가 힘든 지방에서 프리로 활동하기가 어려운 만큼 고정적 벌이를 확보하기 위한 궁여지책으로 뒤늦게 공무원이 된 것이다. 이씨는 다른 이유에서 전업을 궁리하고 있다.그는 “일본의 지방경제를 취재하고싶지만 프리 라이터의 신분이나 불안정한 수입으로는 엄두가 나지 않아 몇년간 신문사의 지방 지국에 입사해 취재를 하는 방법도 생각 중”이라고 귀띔했다.이름만으로도 통하는 초일류 프리 라이터가 되지 않는 한 ‘프리 라이터’라는 명함 한 장으로는 취재 장벽이 너무나도 높기 때문이다.간노는 “○○잡지의 기획을 취재하고 있는 기자 간노라고 소개하지 않으면 프리 라이터가 무엇을 하는 직업인지조차 모르는 사람도 더러 있다.”고 전한다. ●어둠의 세계 취재하다 봉변 지난 12일 도쿄항 해상에서 흉기에 찔려 숨진 사체가 발견된 사건이 있었다.사체의 신원은 프리 라이터 소메야(38).조직폭력배 취재를 하고 있던 그는 “살해당할지 모르겠다.”고 평소 주변사람들에게 말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그는 옴 진리교의 관련시설에 신자를 가장해 잠입취재를 하는 등 평소 접근이 힘든 조직폭력배,중국인 범죄조직,고리업 세계 등을 취재,기사를 쓰고 책도 펴냈다. 이처럼 프리 라이터 가운데는 신문·방송이 좀처럼 다루지 않는 분야에 목숨을 걸고 취재 활동을 펼치는 사람도 더러 있어,언론의 영역을 넓히는 데 언론사의 기자 못지않은 활약을 하기도 한다. marry01@ ■프리 라이터 스즈키 아키라 |도쿄 황성기특파원|스즈키 아키라(사진·57)는 이색 경력을 지닌 프리 라이터이다.거품경제 시절 일본 증권가인 가부토초에서 ‘시테카부(주가 조작)’로 이름을 떨친 마법의 손이었다. 일본 경제에 거품이 한창이던 1980년대 수천억엔대를 주물렀던 장본인.많았을 때에는 130억엔의 개인수익도 올려봤다는 그는 1990년 거품의 종언을 알리는 일본 정부의 ‘총량규제(總量規制)’ 발표와 함께 가부토초에서 바람처럼 자취를 감추었다. 그런 그는 수개월 뒤 프리 라이터로서 재기에 나선다.“마이니치신문사가 발행하는 주간지 ‘선데이 마이니치’로부터 주가 조작에 가담했던 사람들의 행적을 써달라는 의뢰를 받고 4쪽짜리 원고를 15만엔에 써주었던 것이 출발이었다.” 그는 모두 15권의 책을 써냈다.올 3월에는 ‘뒷골목 비즈니스,어둠의 연금술’이라는 경제의 추한 이면에 관한 문고본을 출판했다.지금은 2차대전 패전 직후 일본 지하경제에 관한 문고본 출간을 같은 출판사에서 의뢰받고 자료를 수집 중이다. “국회도서관 같은 큰 도서관과 신문사를 돌며 몇십년 전 자료를 모으는 외에 알려지지 않은 비화를 증언해 줄 옛날 사람을 만나는 게 큰 일”이라는 그는 “이 나이에 다리품 팔아 이곳저곳을 전전하는 것이 고충이라면 고충”이라고 말한다. 컴퓨터로도 집에서 자료 검색을 할 수 있으나 워낙 검색료가 비싸 엄두를 못낸다.“경기가 좋았을 때 같으면 출판사에서 경비를 다발로 주었을 테지만 지금은 어림도 없다.”고 한다.그가 작년도 세무소에 신고한 수입총액은 500만엔쯤.“잘 나갈 때의 10분의 1에도 못미치는 수입으로 ‘거지’같은 생활을 하고 있다는 그는 지금 자료수집 중인 책을 쓰게 되면 150만엔쯤의 인세 수입을 올려 “당분간 먹고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빙긋 웃는다. “우리처럼 400자 원고지에 글을 써서 1장당 얼마에 팔아 살아가는 프리 라이터를 자학적으로 ‘100엔 라이터’라고 부른다.”는 스즈키는 “이 직업은 50살 넘으면 힘들어서사실상 생명이 끝난다.”고 손을 저었다.
  • [젊은이 광장] 베를린에서 통일을 고민하다

    한 달 동안 유럽 등지로 배낭여행을 다녀왔다.여행 안내 책자에 소개된 코스를 따라가는 ‘그저 그런’ 여행은 하고 싶지 않아 남들의 발길이 닿지 않는 곳을 찾아다녔던 여행길에는 흘렸던 땀만큼 평생 간직할 추억이 남았다. 프랑스,네덜란드,스위스,오스트리아,체코 등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경험하고 만났던 낯선 환경과 사람들.젊은 시절의 여행은 삶에 큰 밑거름이 된다는 말처럼 이번 여행의 의미는 앞으로의 인생에서 두고두고 꺼내 쓸 수 있는 든든한 화수분이 될 것 같다.그 중에서도 일주일가량 머물렀던 독일은 아직까지 분단 상황에 처해있는 우리를 되돌아보게 해줬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동서 냉전의 상징이었던 베를린.1948년부터 동서 베를린을 가로막던 브란덴부르크 문이 독일 통일의 상징이 된 지도 어느덧 13년째로 접어들었다.물론 서로 다른 이념 속에서 지배되었던 탓에 통일 이후 겪었을 경제적,사회적,문화적 혼란이 여행객의 눈에는 아직 존재하는 것 같았다.하지만 지금 이 도시는 소니센터를 비롯한 최첨단 건물이 곳곳에 들어서며새로운 통일 독일의 수도로 거듭나고 있었다.여행 중에 만난 사람은 베를린이 10년 안에 세계적인 도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기서 부딪친 사람들의 표정에서도 변화에 대한 ‘어지러움’보다는 진행되고 있는 변화에 대한 ‘자신감’이 묻어 났다.이제는 분단의 상흔을 분단 당시 국경 검문소였던 체크포인트 찰리 주위에 남아있는 베를린 장벽에서만 느낄 수 없는 이 곳.전쟁이 끝난 지 50년을 맞이했지만 아직도 세계 유일의 분단국으로 남아있는 땅을 밟고 사는 내게 이 곳은 큰일을 치러냈다는 부러움을 넘어 왠지 모를 억울함을 느끼게 해주었다. 어릴 때부터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노래를 입버릇처럼 불러왔지만 정작 우리의 마음속에 통일이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 예전에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통일의 당위성은 인정하지만 통일이 이뤄진다면 그 시기가 지금이 아닌 후세였으면 좋겠다는 결과를 본 기억이 있다.‘하기는 해야겠지만 막상 한다면 엄두가 나지 않는 것’,‘경제적,문화적 부담이 따르는 것’.이것이 바로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새겨놓은,혹은 외부에 의해 새겨진 통일의 의미가 아닐까. 며칠 전 신문사 후배들이 금강산을 해로가 아닌 육로를 통해 버스로 다녀왔다는 소식을 들었다.그 말을 듣자 나도 모르게 놀랐던 적이 있었다.경계만 지나면 걸어서라도 갈 수 있는 북녘땅을 나는 왜 바다를 통해서만,혹은 중국 국경을 넘어서만 갈 수 있다고 생각했을까.북녘을 거치면 저 넓은 시베리아 벌판과 유럽대륙이 모두 나의 것인데 왜 그렇게 멀고 불가능하게만 느꼈을까.이같은 이유로 ‘통일’이라고 하면 막연하고 불편한 감정을 가졌던 것은 아닐까. 분단이라는 상황 속에 저당 잡힌 내 반쪽짜리 사고가 더없이 부끄럽고 안타깝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통일 운동을 꿈꾸던 한 친구의 말처럼 분단 이후 태어난 세대에게 쳐진 사고의 철조망은 국가의 손실을 떠나 개인의 인생에 크나큰 손실임에 틀림없다.이제는 더욱 열린 자세로 통일 이후의 시대를 맞이할 근본적인 사고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한 시인의 간절한 잠꼬대가 아닌 ‘꿈꾸던 현실’이 될 통일의 그날을 기대해 본다. 염 희 진 성균관대 신문사 前 편집장
  • 편집자에게/ “이제 금강산에서 ‘정치’를 빼자”

    -‘금강산 육로관광 새달 재개’기사(대한매일 8월18일자 2면)를 읽고 오는 9월1일 금강산 육로관광이 재개된다는 소식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지난 4일 유명을 달리한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 때문이다.‘며칠만 빨랐더라면…’하는 생각이 주마등처럼 머리를 스친다.정 회장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온 나라가 들썩거렸으며 금강산 관광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해가자는 온 국민의 관심도 높아졌다. 그것도 잠시뿐.현실적인 문제와 부딪쳐 있다.북핵문제와 금강산 관광이 연계되고 있고,관광대가의 현금 지급 불가 등의 얘기도 나온다.이런 시점에 육로관광이 재개된다니 반갑기 그지없다. 사실 우리는 금강산관광사업을 통해 경제외적으로 얻은 것이 참으로 많다.동쪽 바다에선 서해와는 달리 남북 충돌없이 금강산관광선이 평화로이 1년 365일 남북을 오갔고,또 동쪽 육로에선 우리의 아들들이 전쟁의 위험없이 국방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던가. 이는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소득이다.한 민간기업이 분단 50년의 장벽을 뛰어넘어 남북화해와 협력을 위해 많은 희생속에 금강산관광사업을 유지해왔다면 이젠 금강산관광사업을 정상 운영해 나가는 방법에 대해 국회,정부,그리고 온 국민이 새로운 해법을 찾아야 한다.금강산에서 정치를 뺐으면 좋겠다. 조우석 회사원·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이매동
  • [사설] 연기금이 증시부양 수단 안돼야

    정부가 어제 연·기금의 주식과 부동산 투자를 금지하는 조항을 삭제하는 내용의 기금관리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연·기금의 운용 수단을 다양화하고,증시 기반 확충을 통해 직접 자본시장의 건전성을 확보하겠다는 취지다.지금까지 국민연금·공무원연금·사학연금 등 3개 기금만 예외적으로 주식 투자가 허용됐으나 연·기금의 운용 주체들이 금지 조항을 이유로 주식 투자를 꺼렸던 점을 감안해 장벽을 없앴다는 설명이다.하지만 정부의 이러한 조치는 안정성이 최우선적이어야 할 연·기금의 운용이 증시 부양을 위한 수단으로 전락할 소지가 있다는 점에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는 연·기금 운용 주체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들어 이같은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지만 증시 침체기 때마다 ‘연·기금의 주식 투자 확대’라는 부양책을 동원했던 사실을 상기할 때 설득력이 떨어진다.주식시장의 종합주가지수가 정권의 성적표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는 현실에서 각 부처가 운영하는 연·기금도 정치적인 고려에서 벗어나기란 쉽지 않다고 봐야 한다.게다가 노태우 정부 시절의 ‘12·12 증시부양책’처럼 관의 입김이 개입된 반(反)시장대책은 모두 참담한 실패로 귀결됐다. 현재 정기예금이나 채권 투자 수준에 머물고 있는 연·기금의 운용이 증시로 확대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그러나 먼저 운용 주체들이 정부나 정치권의 영향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또 미국처럼 연·기금이 투자할 수 있는 다양한 상품도 개발해야 한다.특히 주식에 공격적으로 투자했다가 증시의 장기 침체로 위기에 처한 선진국의 연금 실상도 충분히 감안해야 할 것이다.
  • 편집자에게/ 선관위 정치개혁안 후속조치 필요

    -‘국회 문턱 낮춘다’ 기사(대한매일 7월21일자 1면)를 읽고 중앙선관위에서 내놓은 정치개혁안은 정치신인들의 정치권 진입장벽을 대폭 낮추고 정치자금의 투명성을 높이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이다.그러나 개혁안을 현실화하는 데는 몇 가지 점에서 충분한 논의가 있어야 한다. 우선 총선 6개월 전부터 선거운동을 허용하면 선거의 조기과열을 부추기고 혼탁·금권선거를 초래할 수 있다.예비후보자가 후원회를 열어 선거자금을 모금할 수 있도록 한 것은 공정성 측면에서는 공감하지만,정치신인들의 출마러시와 후원회만 열고 출마하지는 않는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정치자금의 투명화를 위해 정치자금 제공자의 실명확인이 가능하도록 한 것은 야당에 대한 양성적 정치자금을 막는 수단으로 악용될 소지가 있다.특히 민주당의 신주류에서 주장해온 내용들이 대폭 선관위안에 담겨있다는 점에서는 논란의 소지도 적지 않다.끝으로 그동안 정치개혁안이 여야의 당리당략과 입법권을 가진 기성정치인들에 의해 좌우돼 왔다는 점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선관위는 지난 10년간 16차례에 걸쳐 정치관계법 개정 시안을 내놓았으나,선거비용과 선거운동방식에 대한 상당부분은 현실화되지 못했다. 정용대 여의도연구소 선임연구위원
  • 선관위 정치개혁안 안팎/‘선거권 19세’ 핫 이슈로

    중앙선관위가 20일 발표한 정치개혁안은 선거운동 자율화,정치자금 투명성 강화,정당 구조 전환 등을 주요내용으로 하지만 논란거리도 적지 않다. 당내 경선에 출마,낙선한 후보는 본 선거에 출마할 수 없도록 하는 경선불복 방지책이 대표적이다.헌법상의 참정권을 제한하는 내용이기 때문이다.현재 20세 이상인 선거권 연령을 19세 이상으로 낮춘 것도 마찬가지다.유권자의 권리를 확대하자는 취지이고 외국도 하향조정한 나라가 많지만,민·형법상의 성인기준에 대한 근본적인 논란이 재연될 수 있다.더구나 한나라당은 이를 오래 전부터 반대해 왔다. 또한 좋은 의도와는 달리 뜻하지 않은 부작용을 초래할 만한 대목도 적지 않아 보인다.총선 6개월 전부터 선거운동을 허용하면 선거의 조기과열을 부추기고 혼탁·금권선거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정치자금이나 선거운동을 공개,투명화하도록 했으나 선관위 단속인력이나 단속체제 등 ‘현실’을 감안할 때 오히려 불·탈법을 조장할 여지도 없지 않다는 얘기다. 선관위는 조만간 개혁안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지만 정치권에서의 협상 과정도 문제다.우선 기성정치인과 정치신인들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대목도 많아 입법권을 쥔 기성정치인의 수용 여부가 관건이다.또한 ‘100만원 이상 고액 기부자 명단공개’를 야당 탄압 의도로 여기는 등 한나라당은 일부 조항을 받아들이기 어려워하고 있다.다만 이 개혁안이 시민단체와 학계 등의 의견이 상당부분 반영된 것이어서 정치권이 예전처럼 무작정 외면하기는 어려워 관련법 개정 추진이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선거법 선거운동에 대한 규제를 줄여 신인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추되,선거과열 등 부작용 방지를 위해 선거비용 불법지출에 대한 제재를 강화했다.당선무효 사유를 확대,선거비용 제한액 초과지출 등도 그 대상이 되도록 했다.선관위의 선거비용 조사권을 확대했다. 여론조사 결과공표 금지기간을 단축하고 출구조사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조사거리제한을 폐지했다.유권자의 알 권리 차원에서다.선거범죄에 대한 제재를 강화했다.피고인의 고의적 재판 지연 방지를 위해 제한적궐석재판제도를 도입하고,선거범죄로 인한 당선무효시 기탁금과 선거비용을 환수하기로 했다. ●정치자금법 정치자금의 수입지출에 대한 조사권과 자료제출 요구권,임의동행,출석요구권을 부여키로 했다.불법 정치자금 수수로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이나 징역형을 선고받으면 선거사범과 마찬가지로 공직선거의 피선거권과 공무담임권을 제한키로 했다. 예비후보자들은 인터넷 결제,지로입금,ARS 전화,신용카드 등의 방법으로 자유롭게 정치자금을 모금할 수 있다.국회의원 선거에서 여성후보자를 30% 이상 추천하면 보조금을 추가로 지급하는 제도도 제안했다. ●정당법 당내 경선에 출마,낙선한 후보는 본 선거에 출마할 수 없도록 하는 경선불복 방지책이 눈에 띈다.또한 정당 요청이 있을 때 선관위가 대통령선거의 당내 경선을 수탁관리하는 방안도 제시했다.당내 경선에 당원 이외에 비당원인 선거구민도 절차에 따라 참여할 수 있게 했다. 지구당은 현행 지구당 체제 대신 ‘구·시·군당’ 체제로 전면 개편하되 구·시·군당에는 당원총회 또는 그 대의기관에서 선출하는 3인 이상의 공동대표자를 두도록 했다.특히 여성의 정치참여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국회의원 비례대표에서 후보자 3명마다 여성 1명을 포함하도록 했다.아울러 인터넷을 통한 입당 및 탈당을 허용할 방침이다.또 당원총회나 대의기관 결의도 정당 해산 및 합당 등 일부 경우를 제외하고 인터넷 투표로도 가능하게 했다. 이지운기자 jj@
  • ‘권역별비례’ 의원 나오나 / 국회 정개특위 공청회 도입 주장

    2일 국회 정치개혁특위가 주최한 선거구제 개편 공청회에서는 현행 소선거구제 유지와 권역별 비례대표제로의 전환이 바람직하다는 견해가 주종을 이뤘다.현행 전국구 제도에 대한 위헌 판결로 1인2표형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 도입이 불가피한데,그 방식으로 ‘전국 정당득표율과 권역별 명부’에 따른 의석배분이 지역주의 극복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분석됐다. 민주당은 중대선거구제 주장을 포기하고,대신 한나라당은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받아들이는 방식의 ‘빅딜’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이와 함께 의원수의 증원도 적극 추진될 전망이다. ●중대선거구 비현실적 한나라당이 반대하는 가운데 여권에서 지역주의 타파책으로 제시된 중대선거구제는 대통령제와 맞지 않고 비례대표 중복이라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특히 인하대 홍득표 교수는 “취약 지역에서 자당 후보가 2등으로 당선되고 지지기반이 견고한 지역에서 1,2등을 싹쓸이하겠다는 계산이라면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선비율 상한제는 민의 왜곡 전국 단위의 정당득표율에 따른의석배분을 반대하는 의견도 있다.동국대 박명호 교수는 “전국 득표율로 할 경우 권역별로 다르게 나타나는 민심을 왜곡할 수 있다.”면서 “‘권역별 정당득표율’을 사용하되 일정비율 이상의 전국구 독점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제기했다. 실제로 여권에서는 한 지역에서 3분의2 이상 비례대표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도록 하자고 제시한 바 있다.그러나 건국대 최한수 교수는 “당선비율 상한제도 유권자 의사의 자의적 왜곡”이라고 지적했다. 독일식이냐,일본식이냐의 문제도 있다.독일식은 전국 득표율에 따라 지역별 의석을 먼저 할당하고,그 할당에서 지역구 의석수를 제외하는 방식이다.일본식은 정당투표와 지역구투표가 별개이다. 군소정당 난립을 막기 위한 봉쇄조항의 경우 전국유효투표율 3∼5%나 1∼3석 이상 획득 정당에만 비례대표 배분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였고,상지대 정대화 교수만 진입장벽을 보다 낮출 것을 주문했다. 지역구와 비례대표 중복입후보 허용은 한신대 조정관 교수를 제외하고 대부분 반대했다.지역구에서 떨어진 후보가 중앙당에 의해 비례대표로 선출될 경우 유권자들이 용납하겠느냐는 것이다.한나라당 최병렬 대표가 최근 “중복입후보를 허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앞으로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의원수 확대 불가피 국민 정서상 어려운 측면이 있지만 정당명부식 비례대표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비례대표 의석 확대에 따른 전체 의원수 증가가 불가피해 보인다.대체로 300석을 잡고 있어 현행 273석보다 늘어나게 된다. 지역구와 비례대표간 비율은 1대1 또는 2대1이 거론된다.이밖에 선거구간 인구편차는 헌법재판소 제언대로 3분의1을 넘지 않도록 조정해야 한다는 데 이견이 없었다. 박정경기자 olive@
  • [편집자문위원 칼럼] 선택과 집중 장점을 살려야

    지금 우리 언론에 절실하게 요청되는 역할은 국가적 어젠다를 설정,사회 통합을 위해 다양한 의견들을 조율하고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는 ‘상관조정자’가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이를 위해 언론은 잡다한 백화점식의 의제 설정이 아니라 하나의 주제를 집중적으로 파고들어 대안을 제시하는,선이 분명한 편집을 해야 한다.최근 나라 사정이 혼란스럽고 갈피를 잡을 수 없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조흥은행 파업으로 돈줄이 막히고 ‘한ㆍ칠레자유무역협정’(FTA) 반대시위로 고속도로가 정체를 빚고,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과 관련한 전교조의 연가투쟁으로 학교수업이 차질을 빚고 있다.사회는 이해 당사자들의 대립과 갈등으로 극도의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도대체 누구의 말이 맞는지 가닥을 잡을 수 없다.신문을 보아도 방송을 들어도 헷갈리기는 마찬가지다. 이러한 때에 최근 대한매일의 선택과 집중의 편집방향이 나름대로 빛을 발했다고 본다.흔히 메이저 언론으로 불리는 신문들이 많은 지면을 활용,백화점식 편집을 하는데 반해 대한매일은 32면의지면을 효율적으로 활용한다는 생각이다. 특히 조흥은행 파업사태에 집중하여 정부와 노조의 상반된 주장을 소개하고 17일자에서 ‘누구 말이 맞나’라고 물은 대목은 독자가 묻고 싶은 바를 대변했다.속보를 통해 조흥은행 파업의 파장과 후유증을 전달하고,정부의 개입 속에 협상이 타결된 것에 대해서는 21일자 1면에서 “정부 또 밀렸다”는 비판을 아끼지 않았다.또 ‘조흥은 파업 타결은 다행이지만’이라는 23일자 사설에서 “노사정 대화로 전산망 마비라는 최악의 사태를 막은 것은 다행이지만 노무현 정부가 강경 투쟁을 하면 들어주고 합리적인 투쟁을 하면 안 들어 준다는 식으로 노동계에 비쳐지고 있다는 점을 깊게 생각해 봐야 한다.”고 지적한 대목은 많은 국민들이 지금 노무현 정부에 하고 싶은 말이라는 점에서 대단히 시의적절했다.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저지를 위한 전교조의 연가투쟁에 대해서도 ‘전교조 투쟁,수업희생은 안 돼’라는 사설(21일)을 통해 “전교조의 집단연가는 법적으로도 불법행위일 뿐 아니라 NEIS 저지라는 목표 실현에도 도움 안 된다.”고 분명한 목소리를 냈다.또 ‘부동산 이중계약서 관행 단죄’(19일), ‘부동산 이중계약서 관공서 조장’(20일) 등의 기사를 통해 부동산 거래 투명화의 의지를 드높이고 우리 사회의 부패구조를 혁신하기 위한 대안을 모색한 점도 의미 있는 편집이라고 생각한다. 정당놀음에 민생법안이 표류하고 있는 현실에 대해서 ‘잠자는 국회… 민생 실종’(19일)등의 기사를 통해 일침을 가한 것도 돋보였다.‘수평사회를 만들자’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실시하고 있는 학벌타파 시리즈는 우리 사회의 건강성 회복을 위한 국가적 어젠다라는 점에서 18일자 ‘고위공직자 분포’ 분석 기사의 “지역간 불균형과 특정고별 장벽도 허물어질 조짐을 보인다.”는 대목과 잘 어우러졌다고 생각한다. 지난주 편집에서 옥에 티라면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살고 있다’(18일)를 통해 프랑스 국민들의 검소한 생활을 상징하는 ‘빵 부스러기 시장’을 크게 다뤘으면서도 20일자 쇼핑 면에서 장마철용품 관련 기사가 주로 백화점의 세일정보로 채워진 점이었다.선택과 집중을 더욱 강화하고 할 말은 하는 신문을 지향할 때 독자의 사랑을 받는 강소지(强小紙)의 정체성 확보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김 덕 모 호남대교수 커뮤니케이션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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