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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인이 집에서 후배 아내 강제추행했는데…성폭력 치료명령 못한다?

    군인이 집에서 후배 아내 강제추행했는데…성폭력 치료명령 못한다?

    원칙적으로 현역 군인은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명령 대상이 아니지만, 유죄 판결이 확정돼 신분을 잃게 될 경우 이수명령을 부과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7일 연합뉴스,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최근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이같이 판단해 벌금 800만원만 선고한 원심판결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현역 부사관이던 A씨는 2020년 후배 군인의 아내인 B씨를 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후배 군인의 집에서 후배를 포함한 다른 군 동료들과 술을 마시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범행을 부인했으나 1·2심은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해 강제추행죄를 유죄로 인정했다. 쟁점은 A씨에게 성범죄 유죄판결에 따른 수강명령·이수명령을 함께 부과할 수 있는지였다. 성폭력처벌법 16조 2항은 법원이 성폭력범죄자에게 유죄판결을 선고할 때는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500시간의 범위에서 재범 예방에 필요한 수강명령 또는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명령을 병과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다만 16조 9항은 이수명령에 관해 성폭력처벌법에서 규정한 사항 외에는 보호관찰법을 준용하도록 하고, 보호관찰법 56조는 현역 군인 등 군법 적용대상자에게는 보호관찰 등을 하지 않도록 특례 조항을 두고 있다. 현역 군인에 대해서는 군 지휘관들의 지휘권 보장이 필요하고 보호관찰과 사회봉사, 수강명령 등의 집행이 현실적으로 곤란하다는 점 때문이다. 이에 원심(2심)은 A씨에게 벌금 800만원을 선고하면서도 이수명령은 부과하지 않았다. 군법 적용 대상자에 대해서는 성폭력처벌법에 따른 이수명령 자체를 명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대법원은 해당 판결 확정 시 A씨가 군인 신분을 잃는다는 점을 짚었다. A씨에게 적용된 옛 군인사법상 성폭력 범죄로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확정받으면 현역 군인 신분을 잃는다. 대법원은 “강제추행죄로 벌금 800만원을 선고한 원심판결이 확정되면 피고인은 현역 군인 신분을 당연히 상실하게 되므로, 원심판결 선고 시 피고인이 군법 적용 대상자에 해당한다는 사정은 성폭력처벌법상 ‘이수명령을 부과할 수 없는 특별한 사정’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판결 확정과 함께 현역 군인 신분 상실이 예정된 경우라면 선고 당시에는 군법 적용 대상자라고 해도 이수명령을 부과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원심판결에 그와 동시에 선고돼야 하는 이수명령이 누락된 위법이 있는 경우 그 전부가 파기돼야 한다”며 원심을 전부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학가로 번지는 ‘참정권 침해’ 규탄 목소리[취중생]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학가로 번지는 ‘참정권 침해’ 규탄 목소리[취중생]

    1994년 성수대교가 무너졌을 때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기자가 있습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도, 세월호 참사 때도 그랬습니다. 사회부 사건팀 기자들입니다. 시대도 세대도 바뀌었지만, 취재수첩에 묻은 꼬깃한 손때는 그대롭니다. 기사에 실리지 않은 취재수첩 뒷장을 공개합니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5일 사의를 표명했습니다. 시위대에 의해 반출이 어려웠던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 투표함 두 개도 반출돼 개표까지 마쳤습니다. 그럼에도 이번 사태를 둘러싼 파장은 그치지 않고 있습니다. 6·3 지방선거 본투표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빚은 투표소 다음으로 규탄 목소리가 빠르게 번지는 곳은 대학가입니다. 대학생들은 소셜미디어(SNS)와 대자보를 통해 선관위의 책임 있는 사과와 진상 규명,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고려대 보건과학대학 3학년생 신현규(26)씨는 지난 5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정경대 후문 게시판에 A1 크기 대자보를 붙였습니다. ‘용지 부족과 야반도주식 투표함 반출, 선관위는 민주주의를 관리할 자격이 없다’는 제목의 대자보에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단순 행정 착오가 아니라 헌법상 참정권과 선거 절차의 정당성을 훼손한 일이라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절차적 정당성이 훼손된 민주주의는 독재와 다름없다’고 적힌 대자보 앞에서 학생들은 걸음을 멈췄습니다. 대학생들은 이번 사태가 정치 진영의 문제가 아니라고 말합니다. 신씨는 “투표용지가 부족해서 투표하지 못했다는 건 정치적 신념에 따라 옳고 그름이 나뉘는 게 아니라 절대적으로 말이 안 되는 상황”이라며 “여권이든 야권이든 이 문제가 흐지부지되는 움직임이 보이니 학생들 더 분노하게 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총학생회 차원의 성명도 잇따라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대·고려대·서강대·성균관대·경희대·한국외대·서울시립대 등은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한 총학생회 차원의 성명문을 발표했습니다. 개인을 넘어 총학생회 차원에서 신속하게 의견을 낸 것은 이번 사태를 단순한 선거 관리 실수가 아니라 학생 유권자들이 함께 대응해야 할 민주주의 절차 훼손 문제로 받아들였기 때문입니다. 한국외대 총학생회장인 김하은(23)씨는 “민주주의의 근간이 선거인데, 투표용지 부족은 그 근간이 흔들리는 일”이라며 “투표하지 못하고 돌아간 국민이 존재하는 만큼, 선관위를 규탄하고 비판함으로써 앞으로 똑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대학생이자 청년으로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했습니다. 대학가는 1980년대 민주화운동의 한복판에 서 있던 공간입니다. 최루탄 가스가 폐부를 찔러도 독재 타도와 직선제 쟁취를 외쳤던 선배들의 역사를 배우며 자란 후배들이, 이번에는 선거 관리의 기본 절차가 무너진 현실을 향해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민주주의 가치를 지켜내기는커녕 국민의 참정권을 훼손했다는 비판을 받는 선관위를 향한 대학가의 목소리는 클 수밖에 없습니다. 서울대 단과대학생회장연석회의는 ‘피로 싹 틔운 민주주의의 꽃을 시들게 하려는가’라는 제목의 성명문을 냈습니다. 이들은 “선거의 공정한 관리를 위해 헌법기관으로서 독립된 지위를 누리는 선관위가 오히려 그 독립성을 방패로 삼아 무능함을 숨기고자 하는 시도에 깊은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대학생들이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즉각 반응한 배경엔 청년층 전반에 쌓인 정치 불신이 있다고 분석됩니다. 공정과 상식에 대한 민감도가 높은 청년층의 특성도 한몫 했습니다. 이신화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최근 20대는 취업난과 주거 문제, 경제활동에서의 소외감 속에서 ‘나는 손해 보고 있다’는 인식이 커졌고, 공정과 상식이 무너졌다고 느끼는 사안에 대해 더 강하게 반발하는 흐름이 있다”고 짚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 역시 특정 진영의 문제가 아니라 선거 절차와 참정권이라는 기본 원칙이 훼손됐다는 점에서 청년들이 목소리를 내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 박상현 경기도의원 “‘신청해야 주는 복지’ 탈피… ‘복지직권주의’로 대전환해야”

    박상현 경기도의원 “‘신청해야 주는 복지’ 탈피… ‘복지직권주의’로 대전환해야”

    - 경인방송 인터뷰서 현행 복지 사각지대 지적 및 스마트 행정 촉구- “행정 데이터 기반 자동 판별 시스템 및 ‘AI 복지 컨트롤타워’ 구축 필요” 현행 복지 제도의 최대 한계로 지적되는 ‘신청주의’ 방식을 탈피하고, 공공이 선제적으로 위기 가구를 발굴해 지원하는 ‘복지직권주의’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경기도의회 기획재정위원회 박상현 의원(더불어민주당, 부천)은 최근 경인방송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현행 복지 시스템의 사각지대와 모순을 조목조목 지적하며,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행정 체계 도입의 시급성을 피력했다. 박 의원이 복지직권주의를 핵심 의정 아젠다로 설정한 데에는 개인적인 경험이 깊게 작용했다. 과거 그의 어머니가 뇌출혈로 뇌병변 1급 장애를 입어 거동이 불가능한 상황임에도, 행정복지센터로부터 당사자가 직접 방문해 신청해야 한다는 답변을 받은 바 있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비장애인 전문가가 보기에도 복잡한 수많은 서류를 장애 당사자가 직접 준비해야 하는 현실의 장벽을 보며 큰 충격을 받았다”고 회고했다. 현재 정부가 온라인 복지포털 ‘복지로’를 운영 중이나, 정보의 양이 방대해 수요자가 자신에게 적합한 혜택을 직접 찾아내야 하는 또 다른 장벽이 존재한다. 일례로 기초연금이나 아동보육 등의 분야에서 매년 30만 건이 넘는 신청을 도민이 직접 수행하고, 공무원들이 이를 일일이 대조·검증하면서 막대한 행정력 소모가 초래되고 있다. 박 의원이 제안한 복지직권주의는 도민이 데이터 활용에 한 번만 동의하면, 국가 행정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격을 자동 판별해 선제적으로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박 의원은 “카카오뱅크나 토스 등 민간 플랫폼은 마이데이터와 대리인 승인 기술을 통해 단 몇 분 만에 복잡한 금융 검증을 처리한다”며, “부천시의 ‘부천 인앱’ 같은 공공 앱도 이미 자격 데이터를 연동할 기술적 토대를 갖추고 있으나, 부처 간 데이터 칸막이와 공무원 조직의 책임 부담감 때문에 현장에서 서류를 재요구하는 어처구니없는 모순이 발생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인터뷰에 배석한 경기도 복지정책과장 역시 ‘송파 세모녀 사건’ 이후 위기 가구 발굴 노력을 지속하고 있으나 관내에 여전히 약 10만 가구의 복지 사각지대가 존재함을 인정하며, 전 도민 대상 직권 신청 체계 구축과 AI 기술 활용 필요성에 공감했다. 박상현 의원은 “대통령도 복지 신청주의의 불합리함을 질책했지만 관료 사회의 저항으로 정체되어 있다”고 지적하며, “경기도가 선도적으로 ‘The 경기패스’처럼 한 번 가입하면 자동으로 환급되는 단일 성공 사례들을 늘려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이러한 단일 사업들을 하나로 통합해 복지 자격을 자동으로 판별하고 즉시 지원하는 ‘AI 복지 컨트롤타워’를 경기도에 구축하겠다”며 향후 의정 활동에 대한 강한 포부를 밝혔다.
  • “성형전 얼굴 보인다”…박서진, ‘체중 11㎏’ 찐 최근 모습

    “성형전 얼굴 보인다”…박서진, ‘체중 11㎏’ 찐 최근 모습

    가수 박서진이 체중 증가로 인한 외모 변화를 고백하며 대대적인 다이어트 돌입을 선언했다. 오는 6일 방송 예정인 KBS 2TV 예능 프로그램 ‘살림하는 남자들 시즌2’(이하 ‘살림남’)에서는 최근 몰라보게 체중이 불어난 박서진이 다이어트에 대한 의지를 불태운다. 이날 방송에서 그는 “‘살림남’ 첫 출연 때보다 11㎏ 정도 쪘다”며 화면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던 당시에 비해 체중이 급증했음을 고백한다. 아울러 “현재 몸무게가 73㎏”이라고 구체적인 수치를 밝히며 본인 역시 현재의 상태에 적잖은 위기감을 느끼고 있음을 드러냈다. 그는 살이 찐 후 자신을 향한 시청자들의 반응을 직접 확인했다. “예전 얼굴 돌아올 때까지 ‘살림남’ 안 본다”, “살찌니까 성형 전 얼굴이 보인다” 등 댓글을 읽으며 깊은 충격에 빠진다. 평소 박서진은 방송을 통해 성형 수술 사실을 유쾌하게 고백하며 대중과 소통해 왔지만, 시청자들의 이런 반응에 의기소침해졌다. 하지만 다이어트 스트레스에 그는 현실을 도피하듯 탕후루를 폭풍 흡입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오랜 기간 음악 무대를 함께하며 인연을 이어온 홍경희 무용단장조차 그의 변해버린 몸 상태를 언급했다. 과거 박서진의 유연함과 춤 실력을 높이 평가했던 홍 단장은 무대 연습 도중 “몸이 많이 무겁다”며 예전과 확실히 달라진 그의 둔한 움직임을 날카롭게 지적했다. 결국 박서진은 혼자만의 힘으로는 감량이 불가능하다는 판단하에 제작진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그 길로 동생 효정과 손을 잡고 찾아간 인물은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극적인 금메달을 목에 걸며 ‘한국 마라톤의 전설’로 추앙받는 황영조 감독이다. 황 감독은 두 사람의 다이어트를 돕기 위해 직접 러닝 코치로 나섰다. 그러나 의욕만 앞선 박서진의 엉뚱하고 기괴한 달리기 자세를 목격한 황 감독은 급기야 “러닝 할 생각하지 마”라며 초반부터 지도 포기를 선언하기도 했다. 우여곡절 끝에 훈련을 재개한 박서진 남매는 황 감독의 스파르타식 맞춤 지도를 받으며 생애 첫 3km 야외 달리기라는 혹독한 시험대에 오른다. 박서진과 동생 효정은 서로를 이끌며 3km 완주에 성공해 다이어트의 첫 단추를 끼웠다. 박서진의 다이어트 도전기를 담은 ‘살림남’은 6일 오후 9시 20분 방송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 민형배 당선인, 새벽 시내버스 찾아 ‘민심투어’ 첫 시동

    민형배 당선인, 새벽 시내버스 찾아 ‘민심투어’ 첫 시동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당선인이 첫 민심투어로 새벽 시내버스 운행 현장을 찾았다. 운수 종사자들의 어려움을 청취한 민 당선인은 지난해 침수 피해를 입은 광주 신안동 현장을 방문, 장마철 대비 상황 등을 점검했다. 민 당선인은 지난 4일 광주시선거관리위원회에서 당선증을 교부받고 한국에너지공과대학을 방문한 데 이어 5일 오전 5시 15분께 광주 첨단 공영차고지를 방문해 시내버스 운수 종사자들과 만났다. 이번 일정은 시민의 하루가 가장 먼저 시작되는 대중교통 현장에서 당선 이후 첫 민생 행보를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새벽부터 일터로 향하는 시민들과 운수 노동자들을 만나고, 시민 생활과 직결된 대중교통 운영 실태를 직접 살피기 위한 취지로 풀이된다. 민 당선인은 이날 차고지 식당에서 운수 종사자들과 아침 식사를 함께하며 현장 애로사항을 들었다. 운수 종사자들은 식당 환경 개선과 현재 4000원 수준인 식대 현실화를 건의했다. 또 효율적이고 안전한 운행을 위해 시내버스 기·종점을 포함해 차량 내부에 모바일 음주 측정 기기를 비치할 수 있도록 지원해 달라는 요청도 제기했다. 민 당선인은 이어 국립광주과학관 앞 정류장에서 시내버스에 탑승해 약 1시간 가량 대중교통 운행 실태를 살폈다. 휠체어 이용객 등 교통약자의 승하차 불편 사항, 정류장과 차량 간격 등도 세심히 점검했다. 버스 안에서는 승객들과 일일이 인사하며 목적지까지 걸리는 시간과 이용 시 불편 사항 등을 청취했다. 현장에서는 도로 상태에 대한 민원도 제기됐다. 버스 기사들은 “도로 곳곳의 요철과 맨홀 뚜껑 주변의 높낮이 차이 때문에 운행 중 차량이 흔들리고, 안전 운행에도 위험 요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버스 노선 운영에 대한 의견도 나왔다. 한 버스 기사는 “급행버스임에도 정차 정류장이 계속 늘어나면서 ‘빠른 이동’ 이라는 본래 취지가 퇴색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류장 확대가 접근성을 높이는 측면은 있지만, 급행 노선의 정시성과 속도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이야기다. 민 당선인은 시내버스 현장 점검에 이어, 지난해 침수 피해를 입었던 광주 신안동 현장을 방문했다. 이 자리에는 신수정 광주 북구청장 당선인, 안평환 전남광주통합시의원 당선인, 광주시청 공무원 등이 참석했다. 민 당선인은 “올해도 많은 비가 예상되는 만큼 같은 피해가 반복되지 않도록 사전 점검과 예방 조치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주문했다. 광주 북구 신안동은 2025년 여름 집중 호우로 신안교 일대가 침수되며 주택·상가 등에 광범위한 피해가 발생한 바 있다. 민 당선인은 앞으로도 전통시장, 환경미화기관 등 시민 생활 현장을 중심으로 민심투어를 이어갈 예정이다.
  • 원빈, 뭐하고 사나 봤더니 ‘체육교사’ 된 근황

    원빈, 뭐하고 사나 봤더니 ‘체육교사’ 된 근황

    ‘환승연애2’ 출신 원빈이 교사가 된 근황을 밝혔다. 지난 4일 유튜브 채널 ‘규민 JAYQ’에는 ‘방송 이후, 선생님이 된 원빈 (feat. 인플루언서의 현실)’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공개됐다. 이날 영상에는 티빙 연애 예능 ‘환승연애2’에 출연했던 박원빈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최근 중등교사 임용시험에 최종 합격한 그는 방송 이후의 삶과 연애, 결혼에 대한 생각을 솔직하게 전했다. 원빈은 “‘환승연애’ 출연 당시에도 시험 준비 중이었다”며 “이후 임용시험을 준비해 한 번은 떨어지고 두 번째에 붙었다. 요즘 너무 좋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임용고시를 준비할 당시 기다려준 여자친구를 언급했다. 원빈은 “지금도 잘 만나고 있다. 결혼 생각이 있다”며 직장인으로 알려진 여자친구와의 결혼 계획을 전했다. 이어 “일에도 어느 정도 적응해 가고 있으니까 (결혼)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며 “이제 추진해 볼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원빈은 2022년 ‘환승연애2’에 출연하며 대중에게 얼굴을 알렸다. 그는 지난 2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2026학년도 경기도 공·사립 중등교사 임용시험 체육 과목 최종 합격 소식을 전한 바 있다.
  • “친구인 줄 알았는데”…내 실패 바라는 사람의 5가지 신호 [라이프+]

    “친구인 줄 알았는데”…내 실패 바라는 사람의 5가지 신호 [라이프+]

    겉으로는 친구처럼 보이지만 속으로는 내 성공을 불편해하거나 실패를 바라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심리학자의 조언이 나왔다. 성취를 깎아내리거나 걱정인 척 기회를 막는 행동이 반복된다면 관계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 매체 바이스는 4일(현지시간) 임상심리학 박사이자 캘리포니아주 면허 심리학자인 섀넌 프랭클린의 조언을 토대로 ‘당신이 실패하길 은근히 바라는 친구의 신호’ 5가지를 소개했다. 프랭클린 박사는 친구나 가족처럼 가까운 관계일수록 서로를 비교하기 쉽고 질투와 불안이 관계의 긴장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질투, 자신감 부족, 불안감, 버려질지 모른다는 느낌이 관계 안에서 긴장을 만든다”며 “자신의 선택에 확신이 없는 사람은 타인의 성공을 자신의 부족함을 드러내는 일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밝혔다. 성과는 깎아내리고 좋은 일엔 시큰둥첫 번째 신호는 성취를 깎아내리는 태도다. 진짜 친구라면 작은 성과도 함께 기뻐하지만, 질투심이 있는 사람은 축하하는 듯하다가도 곧바로 성과의 의미를 낮춘다. 예를 들어 승진이나 합격, 새 기회를 얻었을 때 “운이 좋았다”거나 “그 정도는 별것 아니다”라는 식으로 반응하는 경우다. 프랭클린 박사는 이런 태도가 상대의 성공 때문에 자신이 뒤처졌다고 느끼는 감정에서 나올 수 있다고 봤다. 좋은 일이 생겼을 때 진심으로 기뻐하지 않는 모습도 경고 신호다. 상대의 성취에 무심하거나 시큰둥한 태도를 보이고 축하보다 비교와 냉소를 앞세운다면 숨은 질투가 작용하고 있을 수 있다. 프랭클린 박사는 “당신을 아끼는 친구라면 지지하고 함께 축하할 것”이라며 “자신감이 부족한 사람은 타인의 긍정적 경험에 무관심하거나 냉담한 방식으로 질투를 드러내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걱정돼서 하는 말”에 숨은 만류세 번째 신호는 걱정으로 포장한 만류다. 새로운 기회나 도전을 말했을 때 반복해서 “그건 안 될 것 같다”, “기대를 낮추는 게 좋다”고 말하는 사람이 이에 해당한다. 물론 현실적인 조언과 건설적인 비판은 필요하다. 하지만 매번 부정적인 전망만 내놓고 도전을 말리는 태도가 이어진다면 문제다. 프랭클린 박사는 “반복되는 부정적 반응은 당신이 앞으로 나아가기보다 현재 자리에 머물기를 바라는 마음을 드러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수만 집요하게 언급하는 태도도 주의해야 한다. 어떤 사람은 성취보다 실패나 문제를 더 열정적으로 이야기한다. 좋은 일에는 관심이 적지만 실수나 손해, 좌절에는 유난히 오래 머문다면 관계 안에 경쟁심이나 원망이 쌓였을 가능성이 있다. 마지막 신호는 끊임없는 비교다. 친구 관계가 건강하려면 서로가 각자의 속도로 성장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누군가가 늘 자신의 삶을 당신의 성취와 비교한다면 관계는 쉽게 경쟁 구도로 바뀐다. 프랭클린 박사는 “다른 사람의 발전을 기준으로 자신을 계속 평가하면 부정적 감정과 행동이 커질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런 신호가 한두 번 나타났다고 곧바로 관계를 끊을 필요는 없지만, 반복적으로 내 성취를 깎아내리고 기회를 만류하며 실패에만 집중하는 사람이 있다면 거리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가까운 사람의 말일수록 영향이 큰 만큼 응원처럼 보이는 말 속에 숨은 질투와 경쟁심을 구분해야 한다는 것이다.
  • 코인 거래소서 주식·채권도 살 수 있을까

    국내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 코인원이 국내 대형 증권사와 글로벌 거래소, 정보기술(IT) 기업과 손잡고 제도권 디지털 금융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다. 지금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같은 가상자산을 사고파는 거래소지만, 앞으로는 부동산·채권·주식 등을 디지털화한 투자 상품까지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성장하겠다는 구상이다. 코인원은 4일 서울 여의도 사옥에서 국내 대형 증권사인 한국투자증권, 세계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인 OKX, 게임·블록체인 사업을 하는 IT 기업 컴투스홀딩스와 공동 기자간담회를 열고 협력 계획을 발표했다.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대표는 “주식이나 채권, 펀드 같은 전통적인 자산들이 디지털 자산화되고 있다”며 “이 시장에 참여해서 같이 동반 성장하지 않으면 흐름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과 OKX벤처스는 최근 각각 코인원 지분 20%를 확보하며 공동 3대 주주에 올랐다. 이에 따라 주요 주주는 차명훈 코인원 대표(30.36%), 컴투스홀딩스(24.54%), 한국투자증권(20%), OKX벤처스(20%)로 재편됐다. 기존 창업자·게임사 중심 구조에 증권사와 글로벌 거래소가 새롭게 합류한 것이다. 이번 연합의 핵심은 증권사의 금융 노하우와 글로벌 거래소의 기술력을 결합하는 데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금융상품 설계와 리스크 관리 경험을, OKX는 거래 시스템과 보안 기술을, 컴투스홀딩스는 IT 역량을 제공한다. 코인원은 단순 거래소를 넘어 채권·주식 등을 디지털화한 투자 상품까지 거래할 수 있는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다만 이런 변화가 현실화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정부가 추진 중인 가상자산 2단계 입법에서 법인 투자 허용, 스테이블코인 규제, 가상자산 발행·유통 규칙 등이 확정돼야 하기 때문이다. 차명훈 코인원 대표는 “국내 가상자산 투자자가 1300만명을 넘어설 정도로 시장이 커졌다”며 “더 안전하고 다양한 투자 서비스를 제공하는 거래소로 발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성낙인 칼럼] 무책임한 비상임 선거관리위원장이 낳은 참사

    [성낙인 칼럼] 무책임한 비상임 선거관리위원장이 낳은 참사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다.” 공정하지 못한 선거관리는 민주주의를 뿌리째 파괴하는 것이다. 역사가 이를 증명한다. 제1공화국의 종말은 1960년 3·15 정·부통령 부정선거로부터 비롯되었다. 불의에 항거한 민주시민과 청년학도들의 4월학생혁명으로 이승만 정권이 종언을 고했다. 선거관리는 성격상 집행부의 행정사무다. 제1공화국 시절 내무부(현 행정안전부)가 선거사무를 담당했다. 하지만 정작 그 내무부에서 공공연히 부정선거를 자행했다. 이에 행정부가 아닌 헌법상 독립기관이 선거사무를 처리하도록 선거관리위원회를 설치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대통령이 임명하는 3인, 국회에서 선출하는 3인과 대법원장이 지명하는 3인으로 구성한다. 위원장은 위원 중에서 호선한다.”(헌법 제114조 제2항) 중앙선관위원장은 관례적으로 대법원장이 지명한 위원 중에서 현직 대법관인 위원이 선출된다. 지방 선관위원장도 현직 법관이 선출된다. 즉 중앙선관위를 비롯해서 전국 선관위 위원장은 현직 법관이 겸임한다. 이에 여러 가지 문제가 현실화된다. 첫째, 헌법기관의 장을 타 헌법기관의 구성원인 대법관이 겸임한다. 예컨대 대통령의 청와대5부요인 초청 행사에 국회의장, 대법원장, 헌법재판소장에 이어 대법원 소속의 대법관인 중앙선관위원장이 참석한다. 무엇보다 위원장이 비상임이다 보니 책임 있는 선거관리를 하지 못하고 사무총장이 업무를 실질적으로 총괄한다. 위원장인 대법관은 재판 격무에 시달리기에 업무보고는 대법원에 가서 한다고 한다. 2022년 실시된 대통령 선거에서 ‘소쿠리 투표’가 자행되고 있는데도 중앙선관위원장은 선거 당일 출근도 하지 않고 집에서 보고받고 있었다. 선거의 공정성과 신뢰성 확보를 위한 외부 감사가 불가피하다. 하지만 감사원의 직무감찰은 중앙선관위의 반대로 무산되었다. 헌법재판소조차 헌법상 독립기관이라는 이유로 중앙선관위의 입장을 지지한 것은 실존적 현실을 외면하고 이상에만 치우친 결정이다. 둘째, 헌법기관의 장을 비롯해서 각종 선관위의 장이 비상임이기 때문에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할 수 없다. 위원장의 기관 통솔에도 한계가 뒤따른다. 6·3 지방선거에서 일부 투표소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했다. 전무후무한 일이다. 겨우 투표용지를 구해 와서 오후 6시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된 이후에도 밤 10시가 넘도록 투표가 진행되었다. 선관위의 대처도 비판받아 마땅하다. 중앙선관위 사무총장은 밤 9시 사과성명에서 책임을 시도 선관위로 돌렸다. 그로부터 얼마 후 중앙선관위는 부랴부랴 밤 12시에 전체회의를 소집했다. 그사이 국민의힘 대표단이 항의 방문했다. 정작 중앙선관위원들의 도착이 늦어져 12시에 정상적으로 회의가 진행되지 못했다. 초박빙 선거에서 투표용지 부족으로 인한 결과가 당락을 가를 수 있는 정도라면 재선거가 불가피하다. 2021년 독일 베를린 선거에서 투표용지 부족에 대하여 헌법재판소가 재선거를 명한 바 있다. 셋째, 대법관을 비롯한 법관들이 선관위원장을 맡게 한 것은 선거관리에 대한 법관의 공정성에 기댄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법관이 선관위원장을 맡고 있으면서 동시에 당선무효·선거무효 소송을 비롯해 갖가지 선거사범에 대한 소송의 재판을 담당한다. “누구도 자신의 사건에서 재판관이 될 수 없다”는 법언(法諺)에 어긋난다. 결론적으로 선관위의 비상임 위원장 체제는 종식되어야 한다. 주요 국가에서 선거관리는 행정부에서 담당한다. 국가 차원의 기구로는 선거정치자금 투명성 기구만 존재한다. 향후 전국적으로 조직되어 있는 선거관리기구도 행정부로 통합해 정부가 선거관리 책임을 다해야 한다. 일본의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내각 총무청에 설치되어 있다. 현 체제에서 청와대는 소관업무가 아니라고 손을 내젓는다. 문제는 선관위 제도의 근본적인 개혁과 소관 사무의 이관은 헌법 개정사항이다. 그렇다면 현행 헌법에서 가능한 선관위원장이라도 상임위원장 체제로 제도화해야 한다. 더이상 부실한 선거관리로 부정선거론자들에게 빌미를 제공해서는 안 된다. 성낙인 전 서울대 총장·헌법학
  • ‘폭발 사고’ 한화에어로 압수수색… 김영훈 “재발 방지책 마련을”

    ‘폭발 사고’ 한화에어로 압수수색… 김영훈 “재발 방지책 마련을”

    폭발 사고로 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대해 정부와 경찰이 강제 수사에 나섰다. 고용노동부 대전고용노동청과 대전경찰청은 4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서울 본사와 대전사업장·연구개발(R&D) 캠퍼스 등 3곳에 노동부 근로감독관 20명과 경찰 34명 등 54명을 투입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사고 발생 사흘 만에 이뤄진 첫 강제 수사다. 당국은 추진제 세척 공정 절차와 도면 등 폭발 원인 관련 자료와 안전보건 관리 체계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2018년과 2019년에 발생한 인명 사고 이후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마련한 재발 방지책이 제대로 이행됐는지를 파악할 자료도 찾았다. 폭발 사고 현장 내부에 폐쇄회로(CC)TV와 스프링클러 등은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대전노동청은 “산업안전보건법이나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이 확인되면 엄정하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전경찰청은 “대전 R&D 캠퍼스에 안전관리를 총괄하는 조직이 있어서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했고, 서울 본사는 안전 관련 결재 상황을 파악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이날 전국 기관장 회의를 열고 “철저하게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김 장관은 “살자고 나간 일터에서 목숨을 잃는 일이 반복되는 현실에 안타까움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그간 방산업체가 국가 보안시설이라는 이유로 외부 감시와 견제가 소홀했던 건 아닌지 무겁게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생산 활동이 급증한 반도체와 방산 업체에 대한 즉각적인 산업안전과 근로기준 합동 지도·점검에 총력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 조용한 비극을 차가운 문장으로 응시하다

    조용한 비극을 차가운 문장으로 응시하다

    불행은 조용하게 그러나 확실하게 찾아온다. 소설가 주영하(48)의 첫 단편집 ‘굴과 모래’는 확실한 비극 앞에 선 인간의 심정을 그린다. 슬픈 것을 슬프다고, 두려운 것을 두렵다고 말하는 건 문학이 아니기에, 주영하의 문장은 한없이 차갑고 건조하다. “무덤 같은 바다가 검은 물결을 삼켰다가 한꺼번에 뱉어내는 장면에서, 거대한 모래 더미가 해안가를 삼키며 쏟아져 들어오는 모습에서 그는 그제야 굴에 굴이라고 이름 붙이고 모래를 모래라고 부르기 시작한 건 자신들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굴과 모래’ 부분) 주영하에게 소설가의 이름을 안긴 등단작이자 단편집의 표제작인 ‘굴과 모래’는 파국적 상상을 현실적 필치로 담아내는 작가의 매력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작품이다. 소설은 굴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 세계를 그린다. 노르웨이 작은 해안 도시에서 시작된 굴의 실종은 단숨에 우리에게까지 덮쳐든다. 바렌츠해에서 유조선이 터지는 사고로 수천톤의 굴이 폐사하고, 이후 굴은 전 바다에서 빠른 속도로 자취를 감췄다. 누구도 막을 수 없는 일이었다. “굴이 사라지면 모래의 세상이 온다.” 굴은 생명이고 모래는 죽음이다. 그러나 여기서 작가는 질문한다. 굴을 굴이라고, 모래를 모래라고 부른 것이 누구냐고. 생명과 죽음을 멋대로 갈라놓은 것이 누구냐고. “그는 이제 알 것 같았다. 어디에나 삶과 죽음이 나란히 어깨를 기대고 있었다.” 그리고 생각한다. 굴이 없어진 세상에서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굴이 사라져간 속도로 우리도 사라질” 세상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소설의 마지막 문장은 이렇다. “그와 아내는 온 힘을 다해 서로를 껴안았다.”(이상 ‘굴과 모래’) 생생하게 밀려드는 죽음 앞에서 부부의 포옹은 무엇을 의미할까. 담담한 수용일까 아니면 적극적인 저항일까. “요즘 들어 한 가지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우리가 인생을 산다기보다는 어떤 인생이 우리를 지나갈 뿐이에요.” (‘아이오와’ 부분) 미래는 두렵고도 궁금한 것이다. 미래를 알고 싶어 하는 것은 인간의 가장 근원적인 욕망에 가깝다. 인간의 문명과 역사는 어쩌면 ‘미래를 통제하기 위한 투쟁’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가 우리의 미래를 볼 수 있다면 어떨까. 그 미래가 희망차고 밝다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만약 그것이 우리 삶에서 벌어질 수 있는 ‘최악’의 모습을 띠고 있다면 어떨까. 그런 미래라도 여전히 우리는 궁금해할까. 자신의 미래를 볼 수 있는 옥수수밭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단편 ‘아이오와’는 운명과 우연의 관계를 성찰케 하는 작품이다. 미래를 볼 수 있다는 것은 그것이 ‘이미’ 정해져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작가의 문장이 이해되기 시작한다. 어쩌면 우리는 우리 삶을 개척하는 주역이 아닐 수 있다. 자유의지 없이 정해진 대로 맡은 소임을 다하는 기계에 불과하다. 미래를 알고자 한다는 건 인간의 운명이 기계와 다르지 않다는 걸 받아들이는 것과 같다. ‘나’의 의지와 능력을 부정하고 결정된 흐름에 존재를 내맡기는 것이다. 정말로 그러한가. 판단은 독자의 몫이다. 앞선 두 작품을 포함해 ‘새해’, ‘아쿠아리움’, ‘얌은 어디에나’ 등 7편의 소설은 재난이나 상실, 폐허의 상황 속에서 인간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질문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주영하는 2022년 ‘굴과 모래’로 창비신인소설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코로나19가 발발하기 얼마 전 하던 일을 그만두고 소설을 쓰기 위해 다시 펜을 잡았다. 이어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맹위를 떨치던 때 작가로 발을 디뎠다. 그는 작가의 말에 이렇게 적었다. “이 소설들에는 그 무렵에 내게 새겨진 기억들, 이후 잘 회복되지 않는 몸과 마음들이 담겨 있다. 아프고 무력한 사람들. 살아남아야 할 이유를 찾으려는 사람들. 하지만 잘은 모르겠다. 과연 이것뿐일까. 소설을 쓰면서 자신이 무엇을 쓰는지, 쓰게 될지 잘 알고 있는 이가 정말 있다면 그는 행복할까.”
  • 美, 나토에 “군용기·군함 뺄 테니 알아서 메워라” 통보

    美, 나토에 “군용기·군함 뺄 테니 알아서 메워라” 통보

    미국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동맹국들에 군용기와 군함 등 군사 자산 감축에 따른 전력 공백을 자체적으로 메우라고 통보했다. 유럽의 ‘안보 무임승차론’을 제기하며 나토 기여도 축소를 시사해 온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압박이 가시화하는 모양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알렉서스 그린케위치 미국 유럽사령부 사령관 겸 나토 유럽군 최고사령관은 3일(현지시간) 성명에서 유럽 국가들과 캐나다를 향해 나토의 방위 계획에 필요한 유무인 군용기와 군함 수를 신속히 늘려야 한다고 밝혔다. 그린케위치 사령관은 “나토 전력 모델은 미군에 지나치게 의존해 왔다”며 이번 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을 비롯한 주요 인사들이 이러한 상황이 바뀌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고, 실제로 바뀔 것”이라며 “이는 여러 전장에서 분쟁이 동시에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 현실 때문에 필요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부터 유럽이 안보에 무임 승차한다며 국방비 지출을 늘리라고 압박해 왔다. 최근에는 동맹국들이 이란 전쟁에 협조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나토 탈퇴를 시사하기도 했다. 이런 기조에 따라 미국은 지난달 유럽 동맹국에 위기가 발생할 경우 지원할 수 있는 군사력 규모를 축소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당시에는 구체적인 감축 대상이나 규모, 시점 등을 밝히지 않았으나 이날 그린케위치 사령관의 발표를 통해 감축 자산이 처음 드러났다. 그린케위치 사령관은 “미국이 유럽의 나토 전력 모델에 투입되는 병력을 감축하고 다른 곳으로 재배치함에 따라 캐나다와 유럽 동맹국들이 현재 그리고 가까운 시일 내에 강화할 수 있는 분야는 유무인 항공기와 해군함”이라고 밝혔다. 급변하는 안보 지형 속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유럽 안보에서 발을 빼는 움직임을 보이자 우려를 드러내고 있다. 이에 대해 나토의 대변인인 마틴 오도널 미 육군 대령은 그린케위치 사령관이 언급한 분야는 동맹국들이 충분한 역량을 갖추고 있다며 “방위력 공백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부산은 민주, 서울은 국힘 ‘초유의 크로스’… 교차투표 뚜렷했다

    부산은 민주, 서울은 국힘 ‘초유의 크로스’… 교차투표 뚜렷했다

    오세훈 당선으로 ‘샤이 보수’ 확인부산 시민, 기초단체장은 국힘 선택경남지사 창원에서만 3만표 격차울산시장 단일화 효과에 당락 갈려대구시장 기회 민주 후보에게 안 줘캐스팅보트 충청권은 민주당 전승“출구조사보다 보수 후보 득표 높아”“전화면접·ARS 방법론 재점검 필요” 6·3 지방선거의 표심은 ‘이재명 정부의 안정’에 힘을 싣되 최소한의 ‘견제 장치’를 마련해둔 것으로 요약된다. 더불어민주당은 부산을 되찾고 중원 지역까지 탈환했지만 핵심 승부처인 서울을 확보하진 못하며 초유의 ‘크로스 구도’가 만들어졌다. 4일 최종 개표 결과 민주당은 서울시장 선거에서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막판 역전을 허용하면서 서울·부산 동시 수복의 기회를 놓쳤다. 결국 8년 만에 부산만 되찾아왔는데 민주당 후보가 부산시장에 당선되고 서울시장을 놓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반대로 진보 정당 후보가 서울시장에 당선됐지만 보수 정당에 부산을 내준 크로스 구도는 과거 세 차례(1회·2회·6회 지선) 있었다. 특히 서울에선 강남 3구와 ‘한강 벨트’를 중심으로 한 막판 보수층 결집이 일어나면서 선거 전 각종 공표 여론조사와 지상파 3사 출구조사를 정면으로 뒤엎는 이변이 연출됐다. 이런 상황에서도 서울 25개 구청장 선거에선 민주당이 17곳을 쓸어 담는 결과가 나오는 등 교차 투표가 두드러졌다. 부산·울산·경남에서는 여야의 희비가 엇갈렸다. 전재수 부산시장 민주당 후보는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과 이재명 정부 초대 해양수산부 장관직 자진 사퇴라는 대형 악재 속에서도 부산 시민의 선택을 받았다. 새 정부 출범 이후 ‘해양수도 부산’ 공약에 따라 해수부 부산 이전이 현실화하고, HMM 등 해운 대기업 3곳의 부산 이전이 확정된 것이 당선의 결정적 배경이 됐다는 평가다. 선거 후반부에는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이 직접 부산을 찾는 등 막판 보수 결집을 노렸지만 판세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부산 역시 기초단체장 선거에선 민주당이 7곳을 차지하는 데 그쳤지만, 시장 선거에선 11곳에서 전 당선인이 앞서는 교차 투표가 뚜렷했다. 울산은 단일화 여부가 당락을 가른 것으로 분석된다. 김상욱 민주당 후보는 선거 종반전에 김종훈 전 진보당 울산시장 후보와 단일화에 극적으로 성공하며 진보층 결집을 이끌었다. 반면 현직 김두겸 국민의힘 후보와 박맹우 무소속 후보 등 야권 주자들은 단일화 무산으로 표심이 분산되며 3.01% 포인트 차로 희비가 교차했다. 경남에선 국민의힘 후보인 박완수 지사가 김경수 민주당 후보를 꺾고 수성에 성공했다. 박 지사는 김해·양산·거제에서 밀렸지만, 경남의 최대 도시 창원에서만 3만표 가까운 차이로 김 후보를 제쳤다. 사전투표 직전 전희영 전 진보당 후보가 사퇴하며 김 후보 지지를 선언했으나, 현직 프리미엄과 서부 경남의 견고한 보수 조직력을 쌓은 박 당선인의 벽을 넘기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다. 역대 선거마다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온 충청권은 민주당이 전승을 거뒀다. 4년 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이 대전·세종·충북·충남 등 4곳을 모두 휩쓸었지만, 이번 선거를 통해 공수가 뒤바뀌게 됐다. 민주당 후보의 선전으로 관심을 모았던 대구는 끝내 김부겸 민주당 후보에게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 대구는 모든 지역에서 추경호 국민의힘 후보가 김 후보를 앞섰다. 특히 서구·남구·군위에선 20% 포인트 안팎의 큰 격차가 벌어졌다. 김 후보는 중산층과 전문직 등이 많이 거주하는 수성구에서도 추 후보에게 밀렸다. 공천 파동으로 진통을 겪은 전북 선거는 이원택 민주당 후보가 김관영 무소속 후보를 누르며 ‘텃밭 수성’에 성공했다. 이 당선인은 14개 시군 가운데 군산·부안·진안을 제외한 모든 곳에서 김 후보를 앞섰다. ‘민주당 원팀 파워’를 강조한 선거 캠페인과 전북도민의 ‘정권 안정론’ 우세 정서가 맞물리면서 각종 여론조사에서 드러났던 이 당선인의 열세가 뒤집힌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실제 표심과 판이했던 여론조사의 원인으로 ‘샤이 보수’(숨은 보수 지지자)와 조사 방법론의 한계를 지목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최근엔 여론·출구조사 결과에 비해 보수 후보들이 실제 선거에선 더 높은 득표율을 얻는 경향이 있다”고 짚었다. 김봉신 메타보이스 대표는 “전화 면접과 ARS(자동응답시스템) 등 모든 여론조사가 빗나간 만큼 방법론을 재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진보 교육감 시대’ 어게인…현직 불패·분열 필패 공식도 재현

    ‘진보 교육감 시대’ 어게인…현직 불패·분열 필패 공식도 재현

    6·3 전국 시도교육감 선거에서 진보 후보들이 16곳 중 10곳을 석권하며 ‘진보 교육감 시대’를 다시 맞이했다. 이에 따라 민주시민교육, 무상교육 등 진보 교육의 ‘브랜드’ 격 정책들이 다시 힘을 받을 전망이다. 이번 교육감 선거는 역대급 후보 난립으로 전국 곳곳이 다자구도로 치러진 가운데, 진보 진영 분열로 중도·보수 후보가 당선되는 이변도 발생했다.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표 결과에 따르면, 전체 16개 시도 중 서울·경기를 비롯한 10개 지역에서 진보 교육감이 당선됐다. 보수 후보가 당선된 지역은 대구·경북·경남·충북 등 4곳, 중도 교육감이 탄생한 지역은 세종·대전 2곳이었다. 2022년 선거 땐 17개 시도교육감 중 보수가 8석을 차지하며 선전했지만, 이번 선거를 통해 진보 진영 교육감의 힘을 재확인한 셈이다. 교육감 직선제가 시행된 2007년 이후 2010년을 제외하곤 모두 진보 진영이 승리했다. 사상 처음 8파전으로 치러진 서울에선 정근식 교육감이 30.32%(오후 5시 30분 기준)의 득표율로 재선에 성공했다. 조전혁(23.44%), 윤호상(14.54%), 한만중(9.45%) 후보가 높은 득표율로 추격했지만, 현직의 아성 앞에 무너졌다. 다만 양 진영 모두 표가 분산되면서 ‘역대 최저 득표율 당선’이 현실화됐다. 기존엔 2010년 지방선거 당시 34.34%로 당선된 곽노현 전 교육감이 역대 최저 득표율 기록을 유지했지만 이번에 그 기록이 깨진 셈이다. 이번 선거에선 진보 교육감이 직전 보수 교육감이 임기를 마친 지역을 다수 탈환했다.경기 지역의 경우 안민석 교육감이 직전 교육감이었던 임태희 보수 후보를 상대로 신승했다. 이로써 보수 진영은 사상 처음으로 차지한 경기 교육감 자리를 4년 만에 다시 진보 진영에 내주게 됐다. 제주 지역의 경우 48.08%의 득표율을 얻은 고의숙 교육감이 보수 진영 김광수 전 교육감을 10%포인트 이상 앞서며 승리했다. 강원 역시 진보 강삼영(41.54%) 교육감이 보수 신경호(33.09%) 전 교육감을 약 8%포인트 따돌려 ‘현직 불패’를 깨고 당선됐다. 대다수 지역에선 ‘현직 프리미엄’이 여전히 유효하게 작용했다. 이번 선거에 출전한 11명의 현직 교육감 중 7명이 당선됐다. 특히 대구 강은희 교육감, 부산 김석준 교육감, 광주전남 김대중 교육감, 충북 윤건영 교육감은 부동의 1위를 달리며 일찍이 당선을 확신했다. 광주전남의 경우 ‘현직 대 현직’의 대결에서 전남교육감 김 후보가 광주시교육감 이정선 후보를 압도적 표차로 이겼다. 진보 진영 ‘표 분산’으로 중도·보수 후보가 당선된 지역들도 눈에 띄었다. 대표적인 게 세종이다. 당초 세종은 전 세종시교육감 출신인 최교진 교육부 장관이 연달아 3선을 지내며 진보 텃밭으로 자리잡은 곳이다. 이번 선거에선 단일화에 실패한 임전수·원성수·안광식 등 진보 후보 3명이 끝까지 선거를 완주하며 표가 분산됐다. 임 후보를 향한 최 장관의 잇따른 지지 의사 표명에도 진보 유권자의 표심이 모이기엔 역부족이었다. 세 후보의 득표율을 모두 합치면 63.72%에 달하지만, 결국 36.25%를 얻은 중도 강미애 교육감에게 자리를 내줬다. 대전 역시 진보 후보 3명과 보수 후보 2명이 난립한 곳이다. 선거 초반엔 진보 진영 성광진(26.85%) 후보의 당선이 유력해보였지만, 중도 오석진(27.48%) 교육감이 막판 뒤집기에 성공하며 당선됐다. 하지만 진보 진영 득표율을 모두 합산하면 61.34%로, 보수 진영 득표율(38.64%)의 1.6배 수준이다. 경남 역시 진보 송영기 후보를 뒷심으로 따라잡은 보수 권순기 교육감이 승리를 거머쥐었다. 송 후보와 같은 진영 김준식 후보의 득표율을 합치면 50%가 넘는다. 한편 이번에 당선된 전교조 출신 교육감은 7명에 달했다. 진보 진영 당선자 중 3명을 제외한 모든 교육감이 전교조 출신인 셈이다. 조용식 울산시교육감, 이병도 충남교육감은 출마 지역에서 전교조 지부장을 지냈고, 고 교육감은 전교조 제주지부 사무총장을 역임했다. 도성훈 인천교육감, 김대중 광주전남교육감 역시 전교조 출신이다. 이번 교육감 선거도 유권자 무관심 속 ‘깜깜이’로 치러졌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논쟁적 교육 어젠다 및 차별성 있는 정책들이 실종되면서 대부분의 지역에선 광역지자체장과 같은 당선 흐름을 보였다. 조상식 동국대 교육학과 교수는 “교육감 선거가 무관심 속에 정치 지형에 따른 양상을 띠고 있다”면서 “교육 정책 대신 당파성을 내비치는 후보들이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육학과 교수 역시 “계엄에 대한 거부감이 아직 남아있어서 진보 지지세가 강하고 보수는 약화된 상황”이라면서 “그게 시·도지사 선거와 교육감 선거에 나란히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 “美 일 아니었어?” 강남 한복판서 차 유리 ‘와장창’ 韓도 찍힐 수 있다 [지금, 지구]

    “美 일 아니었어?” 강남 한복판서 차 유리 ‘와장창’ 韓도 찍힐 수 있다 [지금, 지구]

    ‘쾅! 쾅! 쾅!’ 비명과 함께 하늘에서 날아든 주먹만 한 얼음 덩어리들이 자동차 유리를 와장창 깨부순다. 순식간에 구멍이 뚫린 지붕들, 한 해 농사를 망치고 밭에 주저앉아 통곡하는 농민들. ‘괴물 우박’의 공포는 이제 더 이상 다른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기후변화로 인해 지구온난화가 지속될 경우 세기말에는 파괴력이 큰 ‘대형 우박’이 훨씬 빈번해져 전 세계 우박 피해 규모가 최대 42%까지 급증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중국 베이징대 연구팀은 지난달 27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올린 논문을 통해 기후 변화가 우박 형성과 낙하에 미치는 메커니즘을 시뮬레이션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 결과는 미국 미주리주 스프링필드시를 강타한 우박 폭풍 이후 몇 주 만에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우박은 야구공이나 자몽 크기에 달했으며, 건물에 피해를 주고 차량을 파손시키는 등 주민들에게 피해를 줬다. 연구팀은 온실가스 배출 시나리오에 따라 21세기 후반 글로벌 우박 유도 피해 잠재력이 역사적 시기 대비 36.5%에서 최대 42.1%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소형 우박은 비로, 대형 우박은 더 거대하게 연구팀은 2014년부터 2021년까지 전 세계에서 발생한 1만 4000건 이상의 실제 우박 폭풍 데이터를 고해상도 컴퓨터 모델에 적용했다. 대기 온도가 상승하면 두 가지 상반된 현상이 동시에 일어난다. 첫째, 따뜻해진 공기는 더 많은 수증기를 머금을 수 있어 우박이 자랄 수 있는 원료가 풍부해진다. 둘째, 지표면 가까운 곳에 우박을 녹일 수 있는 두꺼운 온난 대기층이 형성된다. 이에 따라 크기가 작은 우박은 땅에 떨어지기 전 온난층에서 완전히 녹아 빗방울로 변한다. 반면, 강한 상승 기류를 타고 크게 발달한 대형 우박은 미처 다 녹지 못한 채 지상으로 떨어지게 된다. 결과적으로 전체 우박 발생 빈도는 줄어들 수 있지만, 한번 떨어질 때의 크기는 훨씬 커져 파괴력이 배가된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특히 지름 30㎜ 이상의 대형 우박 발생 빈도는 전 세계적으로 37.9%에서 51.8%까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됐다. 고위도 지역 위험성 고조…남아시아 농가도 ‘비상’ 특히 이 같은 위협은 고위도(적도에서 먼 지역) 지역에 집중될 것으로 분석됐다. 극지방의 급격한 기온 상승이 폭풍우 구름 내의 상승 기류를 강화하고, 이 강력한 바람이 우박을 상공에 더 오래 머물게 해 크기를 키우기 때문이다. 반면 열대 및 아열대 지역의 우박 위험은 다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지역별로는 남아시아와 인도 북부 지역의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이들 지역은 이미 몬순 전 기후에 우박을 동반한 폭풍우를 겪고 있어 대형 우박이 증가할 경우 농작물과 가축에 막대한 피해가 우려된다.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원 기후학자 다비드 파란다는 “이번 연구는 물리학 법칙과 기후 모델을 효과적으로 결합해 기후변화와 우박 위협의 관계를 진전시켰다”고 평가했다. 연구를 이끈 베이징대 장칭훙 교수는 “지구온난화를 제어하지 못하면 대형 우박은 도시의 차량, 태양광 패널, 지붕 등 인프라와 농업에 치명적인 재앙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국도 안전지대 아니다…우박 피해 잇따라 우박 피해는 국내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농협중앙회는 지난 4월 발생한 우박·저온 피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가의 영농 회복을 지원하기 위해 총 2억 4000만원 규모의 영농자재를 긴급 지원했다고 밝혔다. 지난 4월 전국 곳곳에서는 갑작스러운 우박과 이상 저온 현상으로 농작물 피해가 잇따랐다. 특히 대표적인 배 주산지인 전남 나주 지역은 착과 불량에 따른 생산량 감소와 상품성 저하 우려가 커지면서 농가들의 경영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인간이 저지른 환경 오염은 지구 온난화를 불렀고 이는 결국 인간의 생명을 위협하는 기후 위기라는 거대한 부메랑으로 돌아왔습니다. 더 이상 기후 위기는 남 일이 아닌, 현재 우리가 직면한 뼈 아픈 현실입니다. [지금, 지구]는 지금 지구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기후 위기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 코인 거래 넘어 투자상품까지… 한투·OKX 손잡은 코인원

    코인 거래 넘어 투자상품까지… 한투·OKX 손잡은 코인원

    제도권 금융·글로벌 거래소 결합증권사 상품기획·리스크관리 접목2단계 입법 따라 사업화 속도 좌우국내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 코인원이 국내 대형 증권사와 글로벌 거래소, 정보기술(IT) 기업과 손잡고 제도권 디지털 금융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다. 지금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같은 가상자산을 사고파는 거래소지만, 앞으로는 부동산·채권·주식 등을 디지털화한 투자 상품까지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성장하겠다는 구상이다. 코인원은 4일 서울 여의도 사옥에서 국내 대형 증권사인 한국투자증권, 세계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인 OKX, 게임·블록체인 사업을 하는 IT 기업 컴투스홀딩스와 공동 기자간담회를 열고 협력 계획을 발표했다.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대표는 “주식이나 채권, 펀드 같은 전통적인 자산들이 디지털 자산화되고 있다”며 “이 시장에 참여해서 같이 동반 성장하지 않으면 흐름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과 OKX벤처스는 최근 각각 코인원 지분 20%를 확보하며 공동 3대 주주에 올랐다. 이에 따라 주요 주주는 차명훈 코인원 대표(30.36%), 컴투스홀딩스(24.54%), 한국투자증권(20%), OKX벤처스(20%)로 재편됐다. 기존 창업자·게임사 중심 구조에 증권사와 글로벌 거래소가 새롭게 합류한 것이다. 이번 연합의 핵심은 증권사의 금융 노하우와 글로벌 거래소의 기술력을 결합하는 데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금융상품 설계와 리스크 관리 경험을, OKX는 거래 시스템과 보안 기술을, 컴투스홀딩스는 IT 역량을 제공한다. 코인원은 단순 거래소를 넘어 채권·주식 등을 디지털화한 투자 상품까지 거래할 수 있는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다만 이런 변화가 현실화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정부가 추진 중인 가상자산 2단계 입법에서 법인 투자 허용, 스테이블코인 규제, 가상자산 발행·유통 규칙 등이 확정돼야 하기 때문이다. 차명훈 코인원 대표는 “국내 가상자산 투자자가 1300만명을 넘어설 정도로 시장이 커졌다”며 “더 안전하고 다양한 투자 서비스를 제공하는 거래소로 발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자녀돌봄 휴직, 여직원만 쓸 수 있다네요” 공기업 남직원 진정에… 인권위 “차별”

    “자녀돌봄 휴직, 여직원만 쓸 수 있다네요” 공기업 남직원 진정에… 인권위 “차별”

    자녀돌봄 휴직제도를 시행하는 회사가 그 대상을 여성 직원으로 한정한 것은 차별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이 나왔다. 4일 인권위에 따르면 서울 소재 공기업 A사에 다니는 남성 직원 B씨는 회사가 만 6~8세 또는 초등학교 1~2학년 자녀를 둔 직원의 양육을 위한 ‘무급 자녀돌봄 휴직제도’를 여성 직원에게만 적용하는 것이 차별이라며 지난해 12월 진정을 제기했다. A사는 문화체육관광부를 주무부처로 하고, 서울에 본사를 두고 있는 공기업으로 확인됐다. A사는 현실적으로 여성에게 양육 부담이 편중돼 있고 경력 단절의 위험이 큰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노사 합의에 따라 직원 복지 차원에서 법정 휴직제도 외 추가적으로 무급 자녀돌봄 휴직제도를 도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인권위 차별시정위원회는 “휴직의 대상을 여성 직원으로만 한정하는 것은 전통적인 성역할 고정관념을 강화할 우려가 있고, 현행 법질서가 지향하는 성평등한 돌봄 문화 및 공동 양육의 가치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회사의 조치가 차별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A사에 자녀돌봄 휴직제도가 남성 근로자 및 다양한 가족 형태에 따른 근로자의 양육권을 제한하지 않도록 향후 제도의 적용 대상을 남성 직원에게도 점진적·단계적으로 확대할 것을 권고했다. 인권위는 아울러 변화하는 가족 형태와 양육 환경, 남성의 육아 참여 확대 및 공동 양육에 관한 사회적 요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노사간 충분한 협의를 거쳐 제도의 적용 대상을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등 더욱 성평등한 방향으로의 개선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거대 야당 횡포 철저히 견제… 오직 시민 행복이 최우선”

    서울시의회 국민의힘은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보여주신 천만 시민의 위대한 선택을 겸허히 받들어, 절대다수 거대 야당의 출현이라는 엄중한 현실 앞에서도 결코 흔들림 없이 오직 시민만을 바라보며, 의회 본연의 책임과 사명을 다할 것을 엄숙히 다짐하며 다음과 같이 논평했다. 다음은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이성배 대표의원 논평 전문 거대 야당의 횡포를 견제하며, 서울 시민의 행복과 미래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번 선거에서 보여주신 서울 시민 여러분의 선택을 가슴 깊이 받들겠습니다. 시민 여러분께서는 오세훈 시장에게 다시 한번 서울 시정을 맡겨주시면서도, 서울시의회에는 엄격한 견제와 균형의 구도를 만들어 주셨습니다. 이는 대한민국이 한쪽으로 완전히 기울어지지 않도록, 서울을 민주주의의 생생한 현장으로 남겨두려는 시민 여러분의 확고한 결단으로 받아들이겠습니다. 서울시의회 국민의힘은 시민의 뼈아픈 회초리를 달게 받되, 앞으로 서울시의회를 장악할 거대 야당이 ‘숫자의 폭력’으로 시정을 발목 잡고 시민의 삶을 정쟁의 볼모로 삼는 독단과 횡포만큼은 결단코 좌시하지 않겠습니다. 또한 시민의 준엄한 명령을 받들어 오직 시민을 위한 정책과 실력으로 승부하겠습니다. 한편 이번 선거는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에 ‘부정 선거 관리’라는 선명한 얼룩을 드러냈습니다. 본투표 당일, 서울 송파·강남·광진구 등지에서 투표용지가 바닥나 투표가 중단되는 헌정 초유의 참극이 벌어졌습니다. 특정 지역구의 ‘유권자 50%의 투표용지만 인쇄했다’라는 선관위의 어처구니없는 해명은 온 시민을 경악하게 했습니다. 출구 조사 결과가 생중계되는 와중에 연장 투표가 진행되는 등 선거의 공정성이 심각하게 오염되는 혼란 속에서, 서울 시민 여러분은 고귀한 참정권을 지키기 위해 불의에 저항하였습니다. 선거 과정에서 수많은 서울 시민의 참정권을 침해하고 민주주의에 모욕을 준 선관위의 행태에 대해서는 국민적 심판이 있어야 합니다. 선관위가 유독 특정 지역구만 투표용지를 적게 인쇄한 경위와 의도, 그밖에 사전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여러 의혹을 비롯해 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한 총체적인 조사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선관위의 비리 및 선거 관리 부정’에 대한 국정조사도 필요합니다. 서울시의회 국민의힘은 이번 투표용지 부족 사건의 철저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강력히 촉구해 나갈 것입니다. 다시 한번 서울 시민의 준엄한 선택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저희는 오직 ‘천만 시민의 행복과 서울의 미래’를 위해 더 낮게, 더 겸손하게 일하겠습니다. 2026년 6월 4일서울시의회 국민의힘 대표의원 이성배
  • 대법 “5·18 피해자 가족, ‘정신 피해 손해배상’ 청구권 소멸 안 돼”

    대법 “5·18 피해자 가족, ‘정신 피해 손해배상’ 청구권 소멸 안 돼”

    5·18 민주화운동 피해자 가족이 보상금을 받고 30여년이 지나 제기한 정신적 손해배상 청구에 대해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았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헌법재판소가 2021년 관련 법을 위헌으로 판단하기 전까지 권리를 행사하지 못했다는 취지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5·18 민주화운동 피해자 가족 23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고법으로 돌려보냈다. 1980년 5·18 계엄군의 폭행·총격 등으로 숨지거나 다친 피해자들의 가족들은 옛 광주민주화운동보상법에 따라 1990~91년 보상금을 수령했다. 헌재가 2021년 5월 옛 광주민주화운동보상법의 정신적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한 부분을 위헌으로 판단하자, 이들은 같은 해 11월 소송을 제기했다. 쟁점은 위자료 청구권에 대한 소멸시효였다. 민법상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권은 피해자가 그 손해를 안 날로부터 3년 내 행사하지 않으면 소멸한다. 1심은 헌재의 위헌 결정이 2021년에 이뤄져 피해자 가족들의 손해배상 청구가 인정 범위에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사망자들의 나이와 시대 상황에 비춰 보면 가족들이 겪은 고통도 상당했을 것”이라며 “국민의 인권을 보장할 책무가 있는 국가 공무원들에 의해 인권 침해 행위가 자행돼 유사 사건의 재발을 억제, 예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반면 2심은 형제자매 등 일부 원고의 청구에 대해 “보상금을 받은 1990~91년 불법행위를 현실적, 구체적으로 인식할 수 있었는데도 3년이 훨씬 지나고 소송을 제기했다”며 소멸시효가 완성됐다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피해자 가족은 위헌 결정까지 위자료 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었고 그로부터 3년이 경과하기 전에 소를 제기한 이상 위자료 청구권 소멸시효는 완성되지 않았다”며 원심을 뒤집었다. 보상금을 받으면서 국가의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를 알았더라도 위헌 결정 전까진 위자료 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이번 판결은 지난 1월 22일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 따른 것이다.
  • 차악을 선택한 영웅, 약소국의 총독이 제국의 칼이 된 이유 [한ZOOM]

    차악을 선택한 영웅, 약소국의 총독이 제국의 칼이 된 이유 [한ZOOM]

    크로아티아의 수도 자그레브. 그 중심에 위치한 ‘반 옐라치치 광장’은 언제나 생동감이 넘친다. 광장 앞을 지나는 푸른색 트램, 노천카페에서 들려오는 사람들의 웃음소리 가운데서 이 모든 것을 지켜보고 있는 한 남자의 기마상이 있다. 그는 크로아티아의 국민적 영웅, ‘반 요시프 옐라치치(1801~1859)’ 백작이다. 당당하게 칼을 거머쥔 모습은 영락없는 영웅이지만, 역사의 눈으로 들여다보면 그 칼끝에 서린 고독하고도 잔인한 리더의 고뇌가 읽힌다. 그는 약소국의 생존을 위해 ‘제국의 칼’이 되기를 자처했던 현실적인 리더였다. ●‘마자르족만의 자유’ 크로아티아의 소멸 위기 1848년 프랑스에서 시작된 2월 혁명으로 전 유럽에 자유주의와 민족주의의 물결이 퍼져 나갔고,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제국’마저 흔들었다. 이 혼란을 기회로 헝가리에서는 ‘코슈트 러요시(1802~1894)’를 중심으로 독립혁명이 일어났다. 그 명분은 분명 헝가리의 자유주의 혁명이었다. 하지만 크로아티아 총독 옐라치치의 생각은 달랐다. 그에게 헝가리 독립혁명은 그들만의 허울 좋은 명분일 뿐 크로아티아를 집어삼키려는 의도가 보였다. 실제로 헝가리 혁명정부는 자신들의 독립을 외치면서도 정작 제국 내 자신들의 영토에 속해 있던 크로아티아의 민족주의는 철저히 탄압했다. 헝가리어를 유일한 공용어로 강요하는 ‘마자르화’ 정책을 고수했고, 크로아티아의 자치권조차도 인정하지 않았다. 정리하면 옐라치치에게 헝가리의 자유주의란 ‘마자르족만의 자유’이며 동시에 ‘크로아티아의 소멸’을 의미했다. ●제국의 칼이 된 총독의 선택 결국 옐라치치는 실리적 결단을 내렸다. 당시 새로운 시대를 열고자 했던 독립혁명 세력이 아니라, 구시대를 유지하고자 했던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왕가의 손을 잡았다. 비유하자면 헝가리라는 포식자를 막기 위해서 합스부르크 제국이라는 더 큰 포식자의 사냥개가 되는 길을 선택했던 것이다. 1848년 9월 옐라치치는 크로아티아 군대를 이끌고 헝가리 영토로 진격했다. 그는 오스트리아 ‘빈디슈그레츠’ 장군과 연합하여 헝가리 독립혁명군을 격퇴하는 선봉장이 됐다. 크로아티아를 지키기 위해 독립혁명을 방해한 사냥개라는 오명을 감당하는 차악(次惡)을 택한 고독한 결단이었다. ●토사구팽 그는 목숨을 바쳐 헝가리 독립혁명군으로부터 합스부르크 왕가를 구해냈다. 하지만 전쟁이 끝난 후 돌아온 청구서는 가혹했다. 오스트리아 제국 신임 황제 프란츠 요제프 1세는 대군을 파병한 러시아 제국의 니콜라이 1세에 대해서만 감사의 인사를 전했고, 크로아티아의 희생과 헌신에 대해서는 인정하지 않았다. 나아가 내무장관 ‘알렉산더 폰 바흐’를 앞세워 오스트리아 제국 전체를 하나의 강력한 중앙집권 체제로 묶어버렸다. 합스부르크 왕가를 구해낸다면 그 보답으로 자치권을 일정 부분 인정받을 것이라는 기대는 산산이 부서졌다. 오히려 크로아티아는 오스트리아 제국의 일방적인 통제를 받는 하나의 행정구역으로 전락해 버리고 말았다. 유럽의 자유주의와 민족주의 확산이라는 ‘명분’을 버리고 합스부르크 왕가와의 동맹을 맺는 ‘실리’를 선택했으나, 상대가 더 거대한 강대국일 때 약소국의 리더가 마주해야 하는 외교적 한계이자 비극적인 결말을 맞닥뜨린 것이었다. 결과적으로 헝가리에게는 원수가 됐고, 오스트리아에게는 철저히 이용만 당한 셈이다. ●꺼뜨리지 않은 불씨 그렇다면 옐라치치의 선택은 과연 실패한 리더십이었을까. 결코 그렇게만 볼 수는 없다. 비록 결말은 씁쓸했지만 크로아티아는 그때부터 역사적 기반을 다졌다. 그는 신분제 의회인 ‘사보르’를 근대적으로 개혁하고 총선거를 도입하여 민중의 목소리를 제도화했으며, 봉건적 농노제를 전격 폐지하여 민중의 삶을 근본적으로 바꾸었다. 또한 크로아티아어를 공용어로 정착시켜 민족의 근간을 지켜냈다. 거대한 제국들의 싸움 속에서 다음 세대가 살아남아 훗날 독립을 도모할 수 있는 불씨를 지켜낸 그는 크로아티아의 국부(國父)로서 존경받고 있다. 이것이 이곳 자그레브 광장의 활기차고 생동적인 기운 가운데서 칼을 들고 있는 옐라치치의 기마상을 보는 것이 가볍지만은 않은 이유다. 오늘날 우리는 매 순간 수많은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 명분과 실리, 가치와 생존을 각각 저울에 두고 어느 한쪽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 선택의 결과에 따라 자신과 가족, 나아가 민족의 생존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는 고독한 선택을 해야 할 수도 있다. 기마상 위에 앉아 있는 옐라치치가 되살아나 묻는 것만 같다. “그대는 생존을 위해 어디까지 고독해질 수 있는가. 그리고 그 선택의 무게를 감당할 준비는 되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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